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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물가 대 폭인상 단행/우유 200%·주식 호밀빵은 400%까지

    【모스크바 AP 로이터 연합】 소련 소비자들은 2일부터 발효된 전국적인 물가인상 조치를 앞두고 1일 생필품을 사기 위해 상점 앞에서 장사진을 이뤘으며 일부 상점들은 불안에 떠는 소비자들이 몰려 드는 것을 막기 위해 저녁 일찍부터 문을 닫아버리는 등 일대 혼란을 빚었다. 이 같은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세르게이 스탄케비치 모스크바시 부시장은 물가인상 조치가 인민의 희생을 대가로 정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정적 조치에 불과할 경우,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물가 인상조치로 우유는 종전보다 두 배가 오르며 쇠고기·돼지고기·양고기 등 육류는 3배,주식인 호밀빵은 4배,그리고 TV 수상기·냉장고·아기용품·의복·신발 등은 최저 2백50%에서 최고 1천%까지 인상된다.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는 이날 정부가 새로 설정한 가격을 위반하는 국영점포들은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위협하는 대통령 포고령을 보도했다.
  • “동유럽의 고도”… 온건개혁 선택/공산당 재집권의 의미와 파장

    ◎급진파 민주당,도시서 압승 “체면유지”/경제난에 국민불신 겹쳐 앞날 불투명 지난 31일 46년 만에 첫 자유총선을 실시한 동구의 고도 알바니아의 선거결과 예상을 뒤엎고 집권노동당(공산당)이 압승했다. 노동당은 대도시에서는 패배했으나 이를 농촌지역에서 만회했다. 노동당의 승리는 알바니아의 1백90만 유권자들이 제1야당인 민주당의 급진개혁보다는 라미즈 알리아인 민간부회의 의장(대통령)의 온건한 개혁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다른 동구국가들의 선거결과와도 일맥상통하는 점이다. 지난 89년 동구를 휩쓴 민주화혁명 이전 반체제운동이 비교적 활발했던 폴란드 체코 등 개혁선두그룹에서는 선거를 통해 정권이 교체됐지만 상대적으로 반체제움직임이 거의 없던 루마니아에서는 공산당과 뿌리를 같이하는 사회당이 선거를 통해 승리했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여촌야도의 경향이 특히 두드러졌다. 알바니아 유권자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농촌지역 주민들은 급격한 변화에 반대하며 노동당을 지지한 것으로 드러났다.또한 급격한 변화에 대체로 부정적인 경향이 있는 군 경찰이 유권자의 10∼15%를 차지했다는 사실도 노동당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학생노동자 등 젊은층과 지식인을 기반으로 지난해 12월 창당된 민주당이 노동당 정권을 뒤엎기에는 아직도 역부족이었다. 노동당은 시장경제체제로의 이행과정에 과도기를 두어 실업과 물가인상에 대한 충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농업부문에서는 국영집단 농장과 사영농장의 공존을 주장하는 등 점진적인 개혁을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정치무명인 엔지니어 출신의 프란코 크로키 후보가 수도인 티라나에서 출마한 알리아 대통령을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당선,노동당에 치명타를 입혀 민주당도 「상징적」인 승리를 주장할 명분은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신헌법초안에 따르면 대통령이 의원이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알리아가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알리아가 낙선된 것은 지난해부터 개혁을 도입한 노동당에는 커다란 타격이라는 지적이다. 이것은 알바니아 국민들이 식량부족·실업·빈곤이 만연되어 있는 현재의 알바니아사태에 대해 집권층에 깊은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알리아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안겨 준 민주당은 또한 노동당의 거물인 카플라니 외무장관과 데데 당중앙위 의장도 낙선시키는 등 티라나 슈코더르블로라시를 비롯한 대도시 지역을 석권,체면을 유지했다. 비록 유럽 최후의 스탈린주의국가로 통하는 알바니아가 자유총선을 실시,알바니아의 현대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지만 알바니아의 앞날은 지극히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 85년 2차대전의 영웅인 엔베르 호자의 뒤를 이어 집권한 알리아는 지난해부터 조심스런 개혁정책을 실시하고 있으나 앞으로 알바니아의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알바니아는 2년간 계속된 한발로 극심한 식료품난을 겪고 있으며 전력을 수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공장가동률도 현저히 떨어져 있다. 게다가 최근 알바니아의 주요수출품인 원유 크롬 등의 가격하락이 경제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알바니아는 크롬구리 등 광물자원이 풍부하지만 외국인의 투자를 금지하는 조항이 헌법에 규정되어 있을 정도로 폐쇄적인 정책을 추구해 왔던 것도 경제난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89년까지 동구의 개혁을 비웃던 알리아가 지난해 소규모상업과 농토의 사유화 기업경영의 자율성 부여 외국인 합작투자 허용 잉여농산물판매 23년 만의 종교자유화 등 개혁조치를 발표한 뒤에도 서방으로 향한 알바니아인들의 엑소더스(대탈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알바니아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알리아는 지난달말 알바니아의 난국타개를 위해 연정을 제의했지만 민주당이 노동당과의 연정에 반대하고 있어 총선에도 불구하고 알바니아의 장래는 앞으로도 게속 험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알바니아 민주화 이뤄질까/내일 총선… 공산·민주세력 접전

    ◎농민등 보수세력 업고 점진개혁 표방/공산당/집단농장 폐지 주장… 젊은층 지지 기대/민주당 31일 46년만에 첫 자유총선을 실시하는 동구의 고도 알바니아의 「정치사건」에 전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럽 최빈국인 알바니아는 지난 44년 2차 대전의 영웅인 엔베르 호자장군을 수반으로 하는 좌익정권이 들어선 이래 40여년간 고립·자급자족정책을 펴온 동구권 마지막 스탈린주의 국가. 지난 85년 라미즈 알리아 인민회의간부회 의장(대통령)이 집권한뒤 쇄국정책에서 탈피,동서독(현 독일)을 비롯,지난해와 올해는 소련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하기도 했으나 알리아 역시 개혁이라면 기를 쓰고 반대해온 터여서 이번 총선결정은 「역사적」 사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총선은 알리아가 지난해 12월 반정시위에 굴복,다당제 도입을 허용한 뒤 2월10일로 예정됐던 당초일정을 야당의 요구로 늦춘후에 치러지는 것으로 의원정수 2백50명에 1천여 후보가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은 지난해 알리아가 외국인투자,잉여농산물 판매,종교자유허용등 조심스런 개혁정책을 발표한 뒤에도 서방으로의 엑소더스(대탈출)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학생이 주축이된 반정시위대가 국부 호자의 상까지 끌어내리는 등 과격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실시된다는 점에서 선거에 실린 무게는 상당히 무겁다. 알바니아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게될 이번 총선판도는 노동당(공산당)과 급진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으며 온건정당을 표방하는 공화당이 그 뒤를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노동당의 낙승을 점치고 있지만 일부에선 폭넓게 퍼진 반정움직임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이 선전,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는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들 3대당은 경제난타개를 위한 시장경제로의 전환과 외국원조의 필요성에 대해선 한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방법론에선 이견을 드러내고 있는 등 색깔의 차이로 구별이 되는 지지계층을 갖고 있다. 2백43명의 후보를 내세우고 있는 노동당은 시장경제체제로의 이행과정에 과도기를 두어 실업과 물가인상에 대한 충격을 막아야 한다고주장하고 있다. 노동당은 또 산업의 사영화는 소비재부문부터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농업부문에서는 국영 집단농장과 사영농장의 공존을 지지하고 있다. 노동당은 급격한 변혁에 저항하는 농촌지역과 노년층,군·경찰,그리고 남부지역을 지지저변으로 하고 있어 그만큼 유리한 싸움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야당으로는 처음 창당된 뒤 10만의 당원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은 급격한 산업의 사영화와 자유기업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2백50명의 후보를 낸 민주당은 국가 보조금제도와 지난 67년 완료된 비효율적인 집단농장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알바니아의 경제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충격요법」을 써야 한다는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티라나 슈코더르 등 대도시 유권자와 지식인,그리고 학생 노동자 등 젊은층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알바니아 국민의 평균연령이 유럽에서 가장 낮은 27세라는 점과 35세 이하가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민주당에게는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있다. 한편 공화당(공천후보 1백65명)은 외국인투자 및 합작투자를 유도하며 사영화를 완만히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공화당은 급진적인 민주당과 노동당 모두에 싫증을 느끼고 있는 계층의 지지를 이끌어 내려 하고 있으나 제3당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농민당,생태당,그리스계가 주축인 오미노 등 군소 정당도 총선에 나서고 있으나 대세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알리아는 지난 26일 2년째 계속된 한발로 인한 대흉작과 원유·크롬 등 주요수출상품의 국제가격 하락으로 인한 경제난국타개 및 정치개혁을 위해 연정의 불가피성을 역설했으나 총선에서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는 민주당이 27일 노동당과의 연정거부를 밝혀 향후 알바니아 정국의 얼개가 어떻게 짜여질지가 관심사다. 베리샤·파시코 등 민주당지도부는 더 나아가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알리아를 대통령직에서 축출할 것』이라고 밝혀 알바니아의 정치기상도에 한랭전선이 감돌고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 알바니아가 다른 동구국가들처럼 별다른 무리없이 체제변화를 이끌어내 개혁의 열차에 동승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선거결과가 나와봐야 알수 있을것 같다. 그리고 어떤 정당이 승리하건 알바니아 변혁의 과정이 지극히 고통스러울 것이란 사실만은 분명하다.
  • 외언내언

    시(특별시·직할시)도별 3·26 투표율을 보자니 「역시」 서울이 42.3%로 가장 낮다. 그 다음이 42.7%의 인천직할시. 지난 13대 총선거 때의 서열과 다름이 없다. 수도권의 면모는 낮은 투표율로서 나타나는 양하다. ◆「최저의 영예」에 빛나는 서울특별시를 다시 구별로 들여다보니 흥미롭다. 30%대가 4구. 서초가 35.5%,강남이 37.1%,송파가 38.7%,강동이 39.2%의 순이다. 그 모두가 강남쪽의 구. 으뜸 투표율을 보인 「정치 1번지」 종로의 48.2%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어째서일까. 권세로나 돈으로나 잘난 사람들이 사는 서울에서도 그중 잘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여서 그렇다는 것일까. ◆그렇다. 위의 4구에는 비싼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다. 따라서 돈 많고 지식 많은 신흥 상류층과 권세 높은 사람들이 많이 산다. 그것은 지방자치제를 해야 한다고 소리 높인 사람이 많이 산다는 뜻이고 우리 사회체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보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산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그들이건만 이날의 뜻을 「투표일」보다 「노는 날」쪽에 두었던 것. 하는 오만이 도사렸을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일수록 자기의 직접적 이해관계에는 두눈을 부라린다. 철저한 이기주의의 패각 속에 들앉아 산다. 『행복은 인간을 이기주의자로 만든다』고 갈파했던 사람이 레프 톨스토이. 그는 다시 『부자와 훌륭한 지위에 있는 관리치고 이기주의자 아닌 사람은 없다』고도 매도한다. 그가 말한 「관리」는 「권세가」 「지식인」 같은 말로 갈음해 볼 수도 있는 것. 다 그렇다는 것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잘못이라 해도 그런 경향인 것만은 사실 아닌가 한다. 이번 투표 결과도 그를 말해 주는 사례다. ◆민주의 꽃을 피움에 있어 무관심은 최대의 저해 요소. 강한 주권의식·참여의식 속에서 만이 민주의 앞날은 밝아온다. 앞으로의 선거에서는 서울특별시도 참여로써 그 「특별」함을 보여주어야겠다.
  • 「범양상선」 다시 표류위기/유족·신탁은 인수협상 난항 안팎

    ◎유족,주식양도약속 철회… “국가헌납”/“경영권 재장악 노린 술수” 의혹 일어 범양상선이 다시 표류위기를 맞고 있다. 고 박건석회장 사망이후 3년동안 주인을 잃고 표류하다 지난해 6월 유족들의 전격적인 주식인도 의사표명으로 제3자 인수가 추진됐던 범양상선이 최근 유족들이 은행에 주식을 양도하지 않고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나섬으로써 또다시 장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족들은 박회장 사망이후 3년동안 주주총회에 한번도 참석치 않다가 오는 29일에 있을 정기주총에서 이같은 자신들의 입장을 천명하겠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유족들은 지난해 6월 박회장이 생전에 범양상선의 경영과 관련해 10개 은행에 진 연대 보증채무를 모두 면제해줄 경우 자신들이 갖고 있는 주식을 돌려주고 아울러 범양상선에 대한 경영권도 포기하겠다고 전격 제의를 했었다. 박회장이 10개 채권은행에 지고있던 채무는 4천5백억원,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채무는 7천6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제의에 따라 주거래 은행인 서울신탁은행을 비롯,외환·산업·상업·조흥·한일·광주·전북·장기신용은행 등 범양상선 채권은행단은 지난해 10월 범양상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유가족들의 제의를 수용하는 합의서에 서명함으로써 범양상선이 곧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지난해말 당초 요구조건과는 달리 박회장의 제2금융권에 대한 보증채무도 은행측이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또 소유주식을 양도한 뒤에도 범양상선에 대해 구상권을 갖겠다고 함으로써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들었다고 서울신탁은행측은 밝히고 있다. 현재 유가족들이 갖고 있는 주식 4백29만6천6백23주(56.16%) 가운데 한일은행이 박회장의 채무보증과 관련,5만주를 갖고 있을 뿐 나머지는 성북세무서가 박회장의 상속세와 종합소득세 2백89억원의 미납을 이유로 박회장 사망이후 강제압류중이며 아직까지 유가족들은 1백3억원의 세금을 미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이 유가족과 서울신탁은행간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유가족측이 최근 자신들의 주식을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전격 발표함에 따라 범양상선의 정상화가 다시 험난한 파고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유재산의 국가헌납과 관련,현행 국유재산법에는 ▲정부가 필요로 하는 재산만 취득하도록 돼있고 ▲사권(권리의무)이 개입된 재산은 취득하지 못하도록 돼있어 유가족들의 국가헌납은 현실성이 적은 것으로 보여진다. 이 때문에 유가족들의 입장에 어떤 복선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해운업계 일각에서는 박회장 사망이후 범양상선을 제외한 미륭상사와 범양식품·범양냉동을 이끌고 있는 박회장의 장남 박승주씨(30)가 올들어 미륭상사의 자금담당이사에서 사장으로 오른데 이어 3월초 범양식품 회장으로 발탁되는 등 경영일선에 전면 부상한 점과 이번 범양상선 주식의 국가헌납 천명과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즉 국가헌납이라는 호의적 의사를 밝힘으로써 범양그룹의 재기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어쨌든 유족과 은행간의 협상이 지리멸렬해지면서 범양상선의 제3자 인수도 실기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유가족들이 주식인도를 제의했을 때만해도 해운경기가 호황을 누렸으나 이후 해운경기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범양상선의 경영상태도 악화돼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36억원으로 전년도의 1백21억원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아울러 해운경기의 악화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유가족과의 협상이 지연될수록 범양상선의 정상화는 더욱 멀어질 전망이다.
  • 지금 바로 투표장에 나가자(사설)

    30년만에 부활되는 지방자치제 기초의회 의원선거의 투표일이다. 내 고장을 내가 가꾸고 내 스스로 다스리는 것이 지자제라고 한다면 오늘이 바로 주민에 의한,주민을 위한,주민의 민주주의 출발의 날이다. 그것이 또한 3·26 지방선거의 가장 큰 의미이기도 한 것이다. 민주주의를 가꾸고 키워 지키려면 말로써가 아닌 행동으로 참여하고 애정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민주주의를 얘기할 때 많은 사람들이 권리만을 주장하나 권리에는 의무가 따른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려면 앞으로는 더이상 민주주의를 논의하지 말고 정치가 어떻다느니 탓하지 말아야 한다. 후보이름조차 모른다면 그것은 확실히 유권자 자신의 무관심일 수 밖에 없다. ○기초단위 지방의회의 큰몫 다시,오늘이 무슨 날인가. 주민 모두가 스스로 자기를 다스리고 발전시키는 자치가 과연 우리에게 가능한가,그리고 가능하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이로부터 얼마나 발전할 것인가,아니 우리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가가 판가름나는 날이다. 우리 민주주의의 앞날이 시험대에올라있는 것이다. 참으로 엄숙한 순간에 귀중하고 소망스러운 명제앞에 서 있다는 사명감을 갖고 지금 바로 투표장에 나가야 한다. 지방자치는 곧 지방정치의 민주화이다. 만약에 한 나라가 중앙정치는 민주화되는데 지방정치는 여전히 구태를 벗지 못하고 비민주적으로 나간다면,다시말해 지방자치를 실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전체적으로 불균형하고 형식면에서 불완전한 민주주의라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사람은 지방수준에 무슨 정치가 있겠는가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지방정부의 역할과 그몫에 대한 지금까지의 그릇된 인식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국민의 잘못이라기보다 그런 오해를 가질 수밖에 없게끔 하는 여건을 의도적으로 조성해온 오랜 권위주의 정치의 산물이라 할수 있다. 이제 우리는 이런 오해를 불식하고 참다운 민주주의 기초를 다지기위해 지방자치와 「동네 모임」을 다시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투표에 즈음하여 지방자치와 민주화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를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지금까지 지방자치가 제대로 되지않은 나라중에서 민주주의가 잘된 나라가 있는가 하는 사실에 주목할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그러하고 오늘날 세계의 1백50여 국가중에서 민주주의가 정착되어 잘되고 있는 나라로서 지방자치가 안된 나라는 없다. 어떤 의미에서는 지방자치의 발달사는 곧 민주주의의 발달사이기도 하다. ○일꾼 선택과 판별의 기준 그동안의 선거과정을 지켜보았고 이제 투표를 하고자 나가는 마당에서 이런 사람은 괜찮고 「이러이러한 사람은 안된다」고 쉽게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깨끗한 한표로써 자신이 원하는 어느 한사람을 선택하는 행위는 다른 한편으로는 지방자치제도의 정착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 결코 뽑혀서는 안될 사람을 낙선시키는 행위도 되는 것이다. 당선과 낙선의 두 측면을 아울러 포괄하는 투표행위에서 그 선택과 판별의 기준이 중요한것도 이 때문이다. 후보자와 유권자는 모두 선거주체이다. 그리고 두 주체의 관계에 있어 구체적인 판별기준은 상대적인 것이라 할수 있다. 더구나 개개인의 직업·능력·자질뿐아니라 각지역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수 있다. 여기서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기초단위 지방의회선거는 중앙정치를 한 단위로 하는 대통령선거 또는 국회의원선거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예컨대 국회 전국구의원자리 가운데 상당수는 돈과 직접적으로 관계된 자리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사람들 대부분이 국회에서 제구실을 다하지 못함은 물론 자기의 이익보호에 앞장서다가 물의를 빚은 사례를 우리는 종종 보아왔다. 다른 어느 분야보다 정치에 있어서 돈쓰는 사람은 반드시 쓴 만큼의 돈을,아니 그 이상을 벌충하기 위해 정치 아닌 다른 일을 꾸미는 사람이다. 이점만은 지방의원의 경우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그러니 돈 쓰는 사람은 절대로 안된다. ○깨끗한 한표 바로행사해야 이렇게 볼때 바람직한 지방의원 상은 대개 이러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역발전에 기여할 사람이어야 한다. 중앙무대에는 이미 지역주민의 또 한 대표로서의 국회의원이 진출해 있다. 기초의원은 어디까지나 동네살림꾼이어야 한다. 다음으로 지방의회의원은 청렴결백한 사람이어야 한다. 보다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말하면 돈쓸 힘이나 여유가 없거나 돈을 써보지 못한 사람이 동네 일꾼으로서는 보다 알맞다. 그런 사람만이 돈과 관계된 일에 개입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어떤 이권에 개재할 주변머리가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평범한 상식인이고 시정인이면서 「사람좋은 이웃」이어야 동네 일꾼이 될 수 있다. 또 지방의회와 그 의원들이 이른바 정치에 맛을 들여 중앙무대를 닮겠다고 정치성이나 권력성을 띠려한다면 지방의회존립의 목적과 의의는 이미 퇴색한 것이 된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조금이라고 관심을 갖고 지켜본 유권자라면 지방의원 하겠다고 나선 후보자들중 누구누구가 그런 「정치적 인물」이고 「돈에 관계될 인물」인가 알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을 차단하고 제어하기 위해서라도 투표장에 나가야 한다. ○잘 가꾸고 키워가는 지혜 오늘 또다시 구태여 「풀뿌리」라는 표현을 들출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지자제는 아래로부터 위로 오르는 민주주의 정치를 우리와 한몸으로 붙잡아 매놓는 정초과정이라는사실을 알면 된다. 그 기초가 흔들리면 기둥이 설 수 없고 대들보와 서까래와 기와가 오를수 없다. 유권자들이 모두 투표장에 가는 것만으로 다 되는 것도 아니다. 민주주의기초를 다진다는 경건한 마음가짐과 함께 여기에 장애가 되는 사람을 골라서 내친다는 날카로운 감시의 눈도 가져야 한다. 깨끗한 한표를 바르게 행사하자는 것이다.
  • 「페놀소동」 계기로 알아본 현황

    ◎생수업체 전국 2백∼3백곳 “성업”/정식인가 14곳뿐,작년매출액 3백억/품질관리 허술… 마음놓고 먹기엔 “찜찜”/국내시판은 사실상 불법… 업계선 판매자유화 요구 생수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최근 페놀유출에 따른 낙동강유역의 식수오염사태가 발생하면서 「깨끗한 마실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이에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생수가 품귀현상을 빚는가 하면 생수업체들은 올해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크게 올려잡고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J사의 경우 지난해 70억여원이었던 판매액을 올해는 30% 늘려 90억원으로 잡았다. 그러면 생수는 과연 안심하고 마실만한 물인가. 지난해 생수판매량은 모두 13만9천t에 달해 시장규모가 최초로 3백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판매량은 89년의 10만9천9백t에 비해 26.5% 늘어난 것이며 88년의 5만9천8백t과 비교하면 거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보사부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은 생수업체 14곳에서 생산된 물량만을 집계한 수치다. 현재 생수업계에서는 무허가업체들이 난립해 전국적으로 모두 2백∼3백개에 달하고 이들 업체를 포함하면 시장규모는 1천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정식허가된 상표들은 다이아몬드정수·풀무원샘물·크리스탈생수·일화생수·마운틴·진로석수·스파클·제주생수·크리스탈정수·산수·싸파이어생수·아리랑생수·에메랄드·설악생수 등이다. 이들 생수라고 해서 모두 「합법적」인 것은 아니다. 현재 식품위생법상으로는 생수의 판매로를 「전량 수출하거나 주한외국인에만 팔도록」 제한하고 있기 대문에 일반시판은 못하도록 돼 있다. 업계는 이에따라 관련법규를 고쳐 생수의 국내 시판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수도의 취수원이 심하게 오염돼 있어서 국민이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지 못하는 상황인만큼 「깨끗한」 식수를 마시려는 욕구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보건당국도 생수판매를 자유화하기에는 고충이 많다고 밝히고 있다. 우선 식수마저도 따로 마실 경우 계층간에 위화감이 조성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 생수시판을 허용하면 외국 생수업체들이 국내 진출을 요구할 때 이를 거부할 수 없다는 점도 이유의 하나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생수」시판 자체가 불법으로 치부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따른 품질관리 등은 무방비상태에 놓여 있다. 먼저 「생수」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점을 들 수 있다. 보사부는 생수에 대한 별도의 규정없이 생산업체들을 보존음료제조업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생수에 대해서는 「지하암반층을 뚫고 나오거나 굴착채수한 물」로 막연히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생수」는 끓인물과 비교할 때 산소가 많이 녹아 있으며 칼슘·마그네슘·인 등 미네랄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신체의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관계당국에서 생수에 대한 수질검사를 한 결과 많은 업체에서 염소를 사용,수돗물과 같이 살균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생수는 엄연히 시판되고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는 것은 소비자인 국민만 골탕먹는 셈이며 이에따라 품질 및 관리기준을 명확히 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한국 재야세력 급속 쇠퇴”/일지서 최근동향 상세보도

    ◎민주화 진전따라 국민지지·기반 잃어/내부 분열로 리더등 제도정치권 합류 한국의 이른바 「재야세력」이 급속히 영향력을 잃고 있으며 민주화의 진전에 따라 「재야」의 존재자체마저 다시 평가되기 시작했다고 일본 아사히(조일)신문이 21일자 국제면 톱기사로 보도했다. 지난 85년이후 「한국 재야세력의 변천」이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과거의 재야세력은 민주화운동의 선두에 서서 국민의 지지를 받았으며 한국정치의 「태풍의 눈」같은 존재였으나 민주화발전에 수반하여 차츰 그 기반을 잃어가고 있다고 상세한 도표까지 곁들여 분석했다. 그것은 합법활동의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재야인사」로 불렀던 활동가들이 속속 체제의 테두리속에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재 한국사회구조는 이러한 면에서도 확실히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지난 16일 최대의 재야단체인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이 개최한 「수서의혹 규탄대회」를 예로 들었다. 서울에서 학생 등 약 5천명이 화염병 등을 던지며 경찰과 대치함으로써 금년들어 최대 규모의 시위로 기록됐던 이 집회도 일반시민이 호응을 하지 않은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사회의 독특한 정치세력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재야세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강권정치아래서의 반체제운동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하고 당시 김대중씨를 비롯한 지식인·종교인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투쟁한 것이 그 시발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이들 인사들은 제5공화국 정권하에서도 정권의 정통성을 부정하며 기성정치제도의 범주밖에서 저항 집단을 형성했고 지도자들은 「재야인사」로 불려왔다고 전했다. 재야는 본래 강권정치에 대항하는 비합법세력으로서 형성돼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형태로 민중의 소리를 대변해왔다. 그러나 민주화가 진전되자 재야인사들에게 있어서도 체제의 전면에 나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며 재야 그 자체의 존재의의도 의문시 되게 된 셈이다. 재야세력이 이대로 소멸될 것인가,아니면 세력을 다시 확장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한국사회의 민주화 진전 상황이 그 해답을 내릴 것이라고 이 기사는 결론짓고 있다.
  • 기업공개 새달 재개/증관위/호남석유화학 공개 허용

    2개월동안 중단되었던 기업공개가 내달 재개된다. 22일 증권관리위원회는 대신증권이 제출한 호남 석유화학에 대한 공개주간신청서(주식인수심사서)를 접수,검토한 끝에 공개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호남석유화학의 신주 공모 규모는 7백33억4천만원이며 발행가는 9천5백원이다. 호남석유화학은 이번 공모로 현재 9백억원인 납입자본금이 1천2백86억원으로 늘어나며 공모주청약은 내달 15,16일 있을 예정이다. 올들어 기업공개는 지난 1월 6개사를 끝으로 2개월 동안 중단되어 왔다.
  • 박형규목사의 언동(사설)

    말이란 왕왕 잘못 전달되는 수가 있다. 첫째는 듣는 쪽에서 잘못 듣거나 지레짐작 등으로 임의해석하여 곡해한 경우이다. 둘째는 말을 한 쪽에서 표현이 서툴렀거나 미진했거나 불분명했거나 하는 데서 본디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되어 버린 경우이다. 말의 속성이 이러한 것임으로 해서 세 입만 건너가면 본래의 내용이 많이 달라져 버리기도 한다. 또 그래서 이러한 말의 속성을 악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음을 우리는 보아온다. 사회 지도급 인사들이 어떤 발언을 해놓고서 세론이 악화하면 그런 말을 한 일이 없다느니,본디의 자기 뜻이 잘못 전해진 것이라느니 강변하면서 언론이 잘못 보도한 탓이라고 그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들이 그것이다. 우리에게는 반체제 정치투쟁 목사로서의 인상이 더 짙은 박형규목사의 최근 언동에서도 한번 더 그같은 말의 속성을 곱씹어 보게 된다. 미국 UC버클리대에서의 「한반도 통일전망 심포지엄」에 참석한 그는 한국을 독하게 매도하면서 북한을 고무·찬양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는 『남한은 미제의 앞장이로 주체성도없는 불평등한 나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45년간이나 잘 버티어 오지 못했다면 한반도는 이미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었을 것이다. 이런 북한에 박수를 보내자』고도 했다. 상대적으로 북한은 평등·자주성을 잘 지켜오고 있다고 찬양한 것이 그의 언동이었다. 그런데 그는 그후 『현지 언론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 펄쩍 뛰었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복음을 전파하는 목자가 거짓말을 할리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의 「펄쩍」을 일응 긍정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편 그의 지나온 행적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보도 내용의 언동쯤 얼마든지 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하게도 한다. 또 간담회에 참석하여 그의 발언을 들은 현지 교인들이 항의소동까지 벌였다는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아무래도 그의 「펄쩍」에는 의심이 간다. 발언해 놓고서 말썽이 이니까 시치미를 뗀다는 인상이 짙은 것이다. 그렇다 한다면 그는 목자로서의 자격도 잃는다는 뜻이 된다. 1공 이후 6공에 이르기까지 국내 정세에 불만이 있는 정치 지도자 등 일부 지도층 인사들이 밖에 나갔다 하면 국내문제를 거론하면서 헐뜯고 까발리고 과장 비방하는 사례들을 적잖이 보아온다. 누워 침뱉기식의 그런 행태는 지각있는 사람들의 눈에 그렇게나 용렬하고 추하게 비칠 수가 없었다. 비록 국내에서는 싸우고 억압 받는 처지였다해도 그럴수록 밖에 나가서는 자중하는 것이 지식인이며 지도자다운 인품이라고 생각한 때문이다. 또 그럴 수 있을 때 국내에서의 그는 언행은 더큰 설득력도 갖게 되는 법이 아니던가. 박목사도 그런 대로 재야인사로서 알려져 있는 처지이다. 그렇다 할 때 그 점에 대한 깨달음은 진작 있었어야 한다. 더구나 그는 이제 고희를 바라보는 연령이다. 해야 할 말과 삼가야 할 말,또는 때와 장소에 따라 어떻게 언행해야 할 것인가쯤 알수있는 연륜 아닌가 싶은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기만이 애국애족한다는 미망에 사로잡혀 아집으로 구태를 되풀이 하는 타성에서 헤어나야 한다. 이번 일이 그것을 깨닫는 계기로 되었으면 한다.
  • 기초의회 선거 출마판도 분석

    ◎“농다 도소”… 자영업출신이 절반 넘어/40∼50대 76%… 정당경력자 60% 차지/경쟁률 저조,“과열방지” 긍정적 평가/전문지식인 빈곤 지역이익 집단화 우려도 시·군·구의회 의원선거 후보등록이 13일 마감됨에 따라 전국의 유권자들은 어떤 사람이 어느지역에 얼마만큼 나와서 당선의 고지를 향해 뛰고 있는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국 3천5백62개 선거구에서 4천3백4명의 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마감일인 13일까지 총 1만1백24명이 후보등록을 마쳐 전국평균 2.3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난 13대 총선 경쟁률이 4.7대 1이었던데 비하면 경쟁률이 절반수준에 머문 셈. 당초 선관위측과 정치권에서는 30년만에 재개되는 지자제선거가 주민자치를 갈구하는 국민들의 관심으로 미루어 볼때 평균 4∼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후보등록 마감결과 경쟁률은 3대 1에도 못미쳤고 전국의 전 선거구중 12.4%나 되는 4백40여곳이 경합자가 없어 무투표당선이 확실시되는 등 당초 예상보다 무투표 당선지역도 훨씬 많았다. 이같은당초 예상보다 낮은 경쟁률을 보인 것은 정치불신이 국민들간에 뿌리깊이 자리잡은데다 각 정당들이 후보난립을 막기 위해 친여야 후보들을 사전조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후보등록률이 저조하다고 해서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지역내 유지그룹과 문중·동창들간의 사전조정에 의한 후보난립 방지는 오히려 과열·타락선거의 예방효과와 함께 주민자치의 조기정착 효과를 가져온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으며 일본의 경우도 무투표 당선지역이 평균 13%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등록률이 저조한 가운데서도 경기·강원·충남 등 중부권 지방은 평균 3대1 가까운 높은 경합을 나타냈으며 서울·부산·대구·대전 등 대도시는 2대 1에도 못미치는 낮은 경쟁률을 보여 대도시 일수록 입후보자가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주민자치를 위한 지방의원 후보들이 어떤 사람들로 돼있나 하는 점이다. 12일까지 등록한 8천5백29명의 후보중 자영업을 포함한 상업종사자가 2천5백14명(29.4%)으로 가장 많고 농축수산업 2천4백96명(29.2%),기업가 1천4백95명(17.5%),사회단체종사자 4백43명(5%),전직공무원 3백25명(4%)순이며 기타직종이 1천2백29명 등이다. 직업을 세분해보면 기업체사장·농협조합장·의사·약사·간호사·세무사·부동산중개인·건설업자·운수업자·새마을금고 이사장·농어민후계자·자영농어민 등 1백여종이 넘는다. 특히 서울지역의 경우는 상업 및 회사원·의·약사 등 자영업·전문직종인의 등록이 70%를 상회하고 있으며 이중 운수업과 공인중개사·세무사·노조관계자 등의 진출도 눈에 띄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방에서는 농·축·수산업 및 자영사업자의 후보등록이 과반수를 넘고 있으며 전문직종인의 등록은 20%에 못미치고 있다. 이들 직종중에는 자영사업이외에 지역방범위원·새마을관계자·구동자문위원 등 명예직을 겸직하고 있는 친여성향 후보자가 두드러지고 있다. 탄광촌이 있는 강원도와 공단 밀집지역엔 전·현직 노조간부들도 입후보했는데 한국노총은 전국적으로 모두 44명에 이른다고 밝혔다.그러나 이들 후보자중 지역문제 또는 교육·공해·교통 등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 거의없어 자칫 지방의회가 주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명예 또는 사익보호 차원에서 「지역이익 집답화」할 우려도 없지않다. 또 이들중 정당경력자가 59.7%나 되고 친여야 무소속후보자까지 합치면 전체 75% 이상이 정당 색을 띠고있어 기초의회가 지역문제보다는 기존 여야 정치권을 소규모화한 대결상을 나타낼 가능성도 크다. 현재 후보자중 정당출신을 보면 민자당 45.2%,평민당 12.6%,민주당 1.8%,민중당 0.1%이며 무소속은 39.3%에 이르고 있다. 이번 기초의회선거가 정당추천을 배제했음에도 60%가 정당소속 임을 미루어 볼때 지난 60년 시·읍·면 의회선거에서 정당추천을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81.3%나 되는 무소속이 당선된 사실과 크게 대비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3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국민들의 정치성향이 높아진데다 현재의 정당들이 기초의회를 중앙정치의 「말단신경조직화」를 겨냥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전국 지방의회 의원후보자중 연령별 분석을 보면 50대가 43%,40대 33.9%,60대 12.5%,30대 9.8%,20대 3%순이며 70대 이상 고령자도 몇명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40∼50대가 주축이된 지방의회가 될 것이 분명하다. 참고로 지난 60년 시행된 시·읍·면 의회선거 당시에는 40대 34.8%,30대 42.1%,20대 12.2%,50대 10%,60대 이상이 0.9%로 나타나 30년전보다 현재가 평균 10년 정도 고령화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60년 기초의회선거 당시에는 직업별 분포가 농업이 85.7%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현재의 상업 또는 전문직종 출신이 두드러지는 점과도 크게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번 기초의회선거 후보자들의 학력을 살펴보면 12일 마감기준으로 전체 8천5백29명중 국졸이하 6백80명(8%),중졸 9백87명(11.6%),고졸 4천10명(47%),대졸 2천8백43명(33%)으로 고등학교졸업 수준이 가장 많으며 다음이 대졸학력순이다. 60년 지자제선거에서 국민학교졸업이 60.5%나 되는 대졸자가 2.4%에 불과했던 사실로 미루어보면 30년간 국민들의 학력도 엄청나게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재 91.5%가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국회의원들과 비교해본다면 기초의회 의원후보자의 학력은 한단계 정도 낮은 수준이며 연령면에서는 비슷한 수준이다. 또 이번 기초의회의 여성후보자는 12일까지 총 71명으로 전체후보자의 8.3%에 이르고 있다. 지난 13대 총선에서 여성후보자의 비율이 2.2%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지방의회에서의 여성참여 및 활동에 대한 기대가 상당수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이들 여성후보들의 직업 및 학력을 보면 대부분 새마을부녀회 회장 등 주민들과 접촉이 많은 활동을 벌이고 있거나 사회단체 또는 유아원 운영 등 자영사업자이며 특히 고졸 또는 대졸의 학력을 가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남성후보들보다 학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북한,원폭공장 마무리 단계/일지,영변의 핵시설군 폭로

    ◎값싼 「플루토늄 239형」 공사 박차/94년부터 한해 7개까지 제조 가능 북한이 원폭제조에 착수하고 있다는 정보는 김일성주석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제 하나의 기정사실로 서방측은 강하게 믿고 있다. 다음은 일본 아사히(조일)신문이 발행하는 유력 주간지 아에라(AERA) 최신호가 머리기사로 소개한 북한의 원폭제조공장 실상이다. 평양에서 직선거리로 90㎞쯤 북쪽으로 가면 영변이 있다. 그 부근의 산간으로부터 평야에 걸펴 구룡강이 커다랗게 또아리를 틀면서 황해로 흐르는 청천강과 합류한다. 구룡강이 굽히치는 일대에 한번 발을 들여 놓는 다면 각종 대공포화가 실전 배치된데 깜짝 놀랄 것이 틀림없다. 이들 대공포화는 표고 4백89m의 약산을 사이에 두고 영변 반대편 산기슭을 지키는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약산 기슭에는 약간 높은 산들로 둘러싸인 분지가 펼쳐진다. 핵공학 전문가들이라면 금방 알수 있는 핵시설군이 대충 3개소에 나뉘어 들어서 있다. 비교적 대형의 원자로,여기서 사용된 핵연료를 재처리하는 공장,그리고 원자로에 들어가는핵연료 제조공장 순으로 북쪽에서 줄줄이 늘어섰다. 그러나 이 핵시설을 자세히 관찰하면 원자력 발전소가 어디에도 없다는 점을 곧 알게된다. 송전시설이 전혀 눈에 띄지 않을 뿐 아니라 건설되고 있다는 낌새도 없다. 미국의 정찰위성 「KH2」가 작성한 영변지구 사진에 대형 원자로의 노심부분을 격납하고 있는 원통 모양의 커다란 구조물이 분명하게 윤곽을 나타낸다. 건물의 형상으로 미루어 볼 때 이 대형 원자로는 천연 우라늄을 연료로 쓸수 있는 흑연감속형 가스냉각식인 것 같다. 북한은 우라늄을 자급할 수 있고 흑연도 국내산으로 충분해 이 같은 형의 원자력를 갖출 경우 정련 등 필요한 가공 시설만으로 핵연료 사용이 가능하다. 사용된 핵연로의 재처리 공장에는 굴뚝이 높이 솟아있다. 이 시설이 가동되면 극히 미량일지라도 방사성 물질이 반드시 배출되게 마련이다. 이것을 대기중에 확산시키기위해 굴뚝을 높이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우라륨 농축 및 핵연료 가공공장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영변에서도 방대한 면적을 차지한다. 미국의 정찰위성은 콘크리트를 부어넣는 작어까지도 잡아냈다. 원자폭탄은 어떤 조건하에서 핵분열을 일으키고 그때 거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우라늄 235,또는 플루토늄 239의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우라늄 235로 원폭을 만들 경우 대부분이 동위체의 우라늄 238인 천연 우라늄을 1백% 가깝게 농축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라늄 농축은 기술적으로 어려울 뿐 아니라 막대한 비용이 든다. 그러나 플루토륨 239라면 70% 정도의 농축으로 원폭제조가 가능하다. 미국은 북한이 발전 및 송전시설을 갖추지 않은 대형원자로를 만들고 그 부근에 재처리 공장을 세우는 것은 나가사기형 원폭제조에의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보고 있다. 미국의 정찰위성에 의하면 대형 원자로와 재처리 공장은 거의 완성 단계다. 원자로에 핵연료 투입을 끝내 그 제어봉을 뺀후 실제 핵분열을 일으키게 하는 시기는 각국의 예로 보아 늦어도 94년쯤이 될 것 같다. 이때 핵연료 재처리 공장도 가동 대기상태로 들어간다. 대형 원자로의 열출력에 관해 미국측은 5만∼20만Kw,그리고 일본측은 10만∼20만Kw정도로 각각 보고 있다. 또 연간 18∼50Kg의 플푸토늄 239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루토늄 239 7Kg이면 원폭 한개를 만들 수 있다.
  • 「은행장 선임방법론」 입장따라 제각각

    ◎재벌/주주가 뽑아야/은행/자체선임 필요/학계/자격요건 강화/정부/재벌독점 우려 올해 은행의 주주총회에서는 어느해보다도 임기만료 임원들이 대폭 교체되는 인사개혁이 이루어졌다. 그동안 인사적체에 시달려온 은행들은 인사 숨통이 트였으며 사기진작과 조직활성화의 계기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금융자율의 핵이라 할 은행장인사에 정부가 직접 개입함으로써 또다시 「관치금융」이라는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형식적으로는 은행경영진과 주주대표로 구성된 임원선임전형위원회에서 행장후보를 추천,주총에서 결정하는 식으로 됐지만 실상은 정부가 내정한 인사를 주총이 추인하는 형식적인 절차만 거쳤을 뿐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민주화 추세는 물론이고 금융자율화 추세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행장선임이 정부의 개입없이 각 은행 자율에 맡겨져야 한다는게 지배적인 여론이다. 그러나 누구나,심지어 재무부까지도 행장의 자율적 인선이라는 「총론」에는 찬성하고 있지만 어떻게 뽑아야 하는가하는 「방법론」에 들어가면 당국이나 당사자인 은행 그리고 주주들의 의견이 모두 제각각이다. 정부는 은행장선임을 일반 민간기업체처럼 주총에 맡길 경우 현재와 같은 지분율 8%의 제한 아래에서도 재벌주주들이 담합,나눠먹기식으로 각 은행의 행장을 차지할 소지가 크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은행에 행장선임권을 부여하자니 현 행장의 「장기집권」 가능성이 높아져 이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개선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없어 낙점식인사가 지속되고 있다는 역설적인 설명이다. 재벌의 금융지배보다는 정부의 간여가 훨씬 낫다는 논리이기도 하다. 반면 은행의 과점주주인 재벌기업들은 주쥐들로부터 임원선임권을 빼앗아간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며 어떤 형태로든 주주들이 행장선임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가가 은행장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면 경영자에 대한 주주의 통제기능이 없어지게 된다는 주장이다. 또 일부 학계에서도 대주주의 참여는 인정하되 그들의 인사전횡을 막도록 은행법상 임원의 자격요건을 강화하고확대이사회에 대주주외에 소비자대표 등 공익대표를 포함시켜 은행장을 추천토록 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당사자인 시중은행들은 현재와 같은 행장인사는 행장의 소신경영을 막고 결과적으로 관치금융을 재연시킬 우려가 크기 때문에 자율적인 인사 관행을 정착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선임과정에서 주주의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돼야겠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주어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은행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회장제가 합리적인 행장인선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일본의 도시은행과 같이 행장이 퇴임후 회장 자리에 앉고 회장 퇴임 후에는 고문으로 활동함으로써 행내의 원로그룹을 형성,행장인사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은행들은 대부분 회장제를 도입,퇴임행장들의 경험을 살려 대외활동과 경영자문역할을 맡김으로써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회장제가 제대로만 운영되면 정부는 물론 주주인 재벌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은행이 자율적으로행장을 선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회장제 역시 지난해부터 각 은행이 추진했으나 위인설관이라는 여론에 부딪쳐 무산되고 말았다. 결국 관련당사자들의 의견이 이처럼 제각각이기 때문에 뾰족한 묘수가 나오지 않는한 정부가 임명하는 식의 은행장 인사는 당분간 더 지속될 전망이다.
  • 「환한반도경제권」 구상(사설)

    걸프전의 소용돌이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계속 움직이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주변환경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91년들어 한국과 중국은 무역사무소를 교환했고 일본은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2차회담을 11일부터 1주일간 도쿄에서 갖는다. 오는 4월엔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역사적인 동아시아 일본방문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모든 것이 잘되면 고르바초프의 한국방문 혹은 남북한동시 방문이 금년중에 이루어질 공산도 크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일본방문을 계기로 「환 동해경제권」 구상을 발표하고 구체화 시킬 것이라는 일본의 최근 보도는 이처럼 활발한 동아시아 국제사회의 움직임의 일환으로 우리는 물론 동아시아인들의 주목을 받을만 하다고 본다. 이 구상은 당초 일본의 지식인·경제인들간에 거론되던 것으로 일본에 의한 주도는 군국 일본의 「대동아공영권」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경계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다. 그것을 이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제창하고 나서게 되었다는 보도인 것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종래의 「극동·시베리아개발」 구상을 확대,이번 동아시아 방문을 계기로 「환 동해경제권」 구상을 발표함으로써 「아시아·태평양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상징적 신호로 삼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상이 일소 정상회담의 공동선언문을 빌려 제창된다면 세계적인 반향과 주목의 대상이 될 것이 틀림없다. 광대한 영토의 소련이 갖는 풍부한 자원과 경제대국 일본과 선진개발도상국 한국의 기술·자본·경험 그리고 인구 10억 중국의 노동력을 결합하겠다는 이 구상은 21세기를 지향하는 야심에찬 계획으로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미경제권 및 유럽공동체 경제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3대 경제권의 하나를 형성하게 될 것이 틀림없다. 국가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이해관계다. 경제부진을 극복해야 하고 극동시베리아 개발을 서둘러야 하는 소련과 비슷한 이유의 중국 그리고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불어닥치는 무역풍을 견디며 돌파구가 될 제2의 뉴프론티어가 필요한 일본 그리고 한국 등 지역국가들의 이해관계는 상당히일치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입장에서 기본적으로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정학적으로 보면 한반도는 「환 동해」 보다는 「환 한반도」라는 포현이 더 어울릴 만큼 그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표현이야 어떻든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 경제권 구상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가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한반도 분단상황의 종식이야말로 그러한 구상의 전제조건이 아닐까 하는 점이다. 반드시 남북한이 통일되는 상황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남북한의 평화공존과 상호협력의 상황은 전제되어야 「환 한반도경제권」 구상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란 것은 지도를 한번만 들어다보면 곧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소련과 일본은 물론 중국과 북한도 한반도의 분단과 대립상황이 이 지역 경제의 자연스럽고 유익한 흐름을 얼마나 방해하고 있는가 하는 것을 다시한번 곰곰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환 동해경제권」 구상이 한반도 분단의 동아시아에 대한 비생산적 모순성을 주변국들에 일깨우는 계기도 되었으면 한다.
  • 정치는 돈이 있어야 한다는데…/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돈없이는 정치를 하지 못한다. 정치는 곧 돈이다. 그것은 정치판의 오랜 명제이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정상적인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못하다. 돈벌이가 못되는 정치를 직업으로 하는 정치인들이 한사코 돈이드는 정치를 하고자 하는것은 왜 그런가. 범인들의 눈으로는 불가사의한 일이다. 정치와 돈은 본래부터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아무리 깨끗한 도의정치가 구현된다해도 정치·사회공동체의 총체적 구조상 정치자금은 필수불가결의 요소이다. 민주주의 정당정치는 비슷한 사상과 행동양식을 가진 사람들을 조직화해서 그 집단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하려 한다. 따라서 무언가 일을 꾸미고 추진하며 전개시키는 정치에는 돈이야말로 가장 긴요한 윤활유가 된다. 바로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아무리 긴요한 기름이지만 그것은 정치를 정치이게 하는 즉 「정치를 있게하는」 최소한에 그쳐야하며 누구에게나 떳떳해야 한다. 정치인들을 놓고 한심스럽고 불쌍한 「족속」들이라고 단정하는 사람들이 우리사회에는 꽤나 많다. 정치인들 스스로도 더러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보지않는다. 그들도 어엿한 직업인이고 우리 공동체사회의 구성원이며 게다가 대개는 건전한 지식인이다. 누구나처럼 상식선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회인이라고 볼때 그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데 인색치 말아야한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으로 관찰컨대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가장 불안정하고 위험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정치인 자신들은 긍지를 갖겠지만 세상이 그렇게 보려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를 보자. 『이 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간호사·육체노동자·교사·농민·기술자·우체부·경찰 등이다. 기업인·판사·은행원·예술가도 사회에 유용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기능으로 볼때 사회에 가장 유익하지 못한 직업이 있다. 창녀·국회의원·고급공무윈이다』 이 무슨 변고인가. 참으로 면구스럽다. 국민의 대표(의원)로서 또 공복(공무원)으로서 국가운영을 주름잡는 선량과 고급공무원이 창녀와 다를게 없다니 말이다. 작년말인가 프랑스의 주간지 누엘 옵세바퇴르(새관찰자)가내놓은 여론조사 결과였다. 그 보고서 「프랑스인의 값어치­프랑스사회와 노동에 관한 조사」는 이른바 「사회지도층」이나 「권력계급」에 대한 민중의 불신이 얼마나 큰가를 잘 보여준다. 월급값도 못하는 대표적인 직업군에 바로 이들 지도급 인사들이 속해있고 그러면서도 국가권력은 「직업적 책임감」 또한 낮은편인 이들에게 집중돼있어 문제라는게 이 조사의 결론이다. 나라안의 시각도 그러하다. 지난해말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소가 펼친 국민의식 조사에 나타난 정치인들 점수는 말이 아니다. 학교의 훈육점수로 보면 낙제보다 더한 제적에 해당하는 점수이다. 즉 성인국민의 70% 이상이 정치인을 「가장 부패한 계층」이고 「가장 싫은 직업」이라고 응답했다. 대개 여론조사에서 70% 이상이면 만장일치와 다름없다. 이쯤되면 정치인들도 달리 생각하는바 있어야 할 것이다. 막스 베버는 직업정치인을 두 유형으로 분류한 바 있다. 「정치를 위해 사는 정치인」이 그 하나이고 「정치에 의해 사는 정치인」이 다른 하나이다. 괜한 말장난이 아니다. 그에따르면 전자는 한마디로 정치에 전력투구하는 사람이다. 「몸을 던진다」는 말은 남을 위해 희생을 무릅쓰며 최선을 다하고 봉사한다는 뜻으로 새길 수 있다. 그 정도면 정치인으로서도 보람도 있고 대중의 신뢰와 아낌을 받을 것이다. 다른 하나 즉 「정치에 의해 사는 정치인」은 쉽게 말해 정상배를 말한다. 정치에 얹혀서 무슨 이문이나 챙길까 하고 밤낮으로 두리번거리는 무리들이다. 「가장 부패한 계층」이 바로 이들인데 주변 우리 정치판에서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불행한 일은 이런 정치꾼들이 빨리 정치무대에서 사라져야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런 정치현실을 극복하는 길이 없지는 않다. 선거때 표를 안주면 된다. 민주정치는 국민이 정치인을 선택하는 제도이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윤활유가 위력을 발휘한다. 근본적으로는 유권자 의식에 달려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기름의 힘은 아주 크다. 우리 정치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은 그 기름이 과다하고 그 출처와 용도가 다같이 흑막에 싸여있다는 데에 있다. 정치인 자신들은 물론 국민 대다수가 그것을 알면서도 그냥 간과하는데 문제가 있다. 그것이 「관행」이고 「불가피」 할수록 그것을 고쳐야 한다. 무엇보다 선거로 고쳐야 한다. 민주주의는 선거다. 선거가 곧 민주주의라 해도 좋다. 또 민주주의는 단순한 정치원리가 아니라 하나의 생활방식이어야 한다. 민주주의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의식의 문제라고 할때 국민의식의 개혁으로써만 그 병폐와 부조리는 차단될 수 있다. 우리 정치권은 지난 2월 한달동안 의원 8명이 구속되는 난리를 치렀다. 이미 그 이전에 5명이 구속되어 13대 국회는 13명의 구속자를 낸 결과가 됐는데 그 모두가 돈과 관계되는 사안들이다. 이쯤되면 만신창이라는 표현도 틀리지 않는다. 이미 입법부의 권위가 거의 재기불능에 이르렀다고도 할 수 있다. 정부의 권력남용을 감시·견제해야 할 국회가 거꾸로 기업로비와 권력형 비리의 들러리가 됐다고해도 틀리다고 할 사람없다.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 모두가 돈 때문이다. 그러니 어떻게 할 것인가. 한마디로 정치는 돈이라는 등식을 깨야한다. 정치인에게 정치 즉 선거,선거 즉 돈이라는 등식관념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 돈을 끌어 모으는 방법도 다양하고 대담해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확대되면 아무런 죄의식을 갖지않고 그 자신과 자파의 생리적 정치생명에만 집착을 갖게 된다. 특히 지금처럼 소선거구제도 아래서 개개인이 사생결단의 경쟁을 벌이는한 금권선거의 폐습은 근절될 수 없다. 그런 풍토 아래에선 정치인과 정당지도자의 능력은 돈을 잘 끌어대는 「타락지수」와 비례하게 된다. 또 그것이 자금의 흑막이다. 수서사건의 정치인 연루도 그것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다.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데 그것을 바로 제도가 아닌 사람으로써 하자는 것이다.
  • 유권자 89%,“지자제선거 참여”/선관위 조사

    ◎「지역공헌」 많은 후보 먼저 선택/절반이상이 “금전·물품 받은적 있다” 중앙선관위가 일반유권자·국회의원·정당간부·지식인층 등 2천7백94명을 대상으로한 여론조사결과 89.4%가 지방의회선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나 지자제선거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선관위가 지난 1월 실시해 6월 밝힌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6.9%가 지방의회선거에 「반드시 참여」,12.5%가 「아마 참여」,9.2%가 「그때가서 결정」으로 나타났고 1.2%만이 참여치 않겠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선거전의 과열 여부와 관련 ▲기존선고보다 더 과열 35.9% ▲변함없은 29.9% ▲덜 과열 26.9% ▲모르겠다 6.9%로 나타나 지자제선거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 못지 않게 과열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응답자들은 또 후보자 선택기준으로서 지역사회발전에 대한 공헌도(61.4%)를 인물(32.9%) 정당(4%)에 비해 압도적으로 꼽음으로써 지자제선거에서의 정당역할 축소를 희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들은 이제까지의 각종선거에서 물품수수(44.1%) 음식접대(33.9%) 금전수수(14.6%) 등의 위법선거운동사례를 경험했다고 밝혔으나 금품 및 향응제공이 투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영향없음 65.7% ▲오히려 다른 후보에게 투표 14.2% ▲주는 후보에게 투표 5.6% ▲기권 1.5%라고 대답,금품공세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응답자들은 이어 선거에서 걱정되는 점으로 과열선거운동(50.4%) 연고의식심화(25.1%) 유권자타락(11.0%) 관권개입(8.0%) 등을 들었다.
  • “옐친등 급진파,정권탈취 기도”/고르비,내전발발 경고

    【모스크바 AP 연합】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26일 만일 최근 발생한 가두시위를 조종중인 급진 개혁파 세력들이 자신을 대통령직에서 축출하는데 성공을 거둔다면 소련에는 내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르바초프는 이날 백러시아의 수도 민스크에서 지식인들에게 연설을 통해 급진 개혁파의 기수인 러시아공화국 대통령 보리스 옐친을 비난하면서 옐친 등은 최고회의와 인민대표대회 등의 기관을 이용,합법적으로 정권을 차지하려다 실패하자 가두시위 및 파업,단식투쟁 등을 꾸미고 선동하는 「신볼셰비키주의」 방식의 전술로 정권탈취의 지침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급진 개혁파들은 기존체제의 해체 등을 요구하면서 합법적인 의회가 아닌 근로대중들에게 직접호소,대통령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려고 획책중에 있으며 이같은 그들의 기도는 성공할지 모른다고 내다보면서,그러나 그들의 강제적인 정권탈취는 거의 틀림없이 내란을 몰고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 도덕성 인식과 그 실천 사이(사설)

    오늘의 우리 사회에서 도덕성의 회복이나 윤리의 재건을 외치는 일은 허공을 향한 독백으로 그치기 쉽다. 외치는 자체부터 쑥스럽고 듣는 이에게는 자칫 자조·자탄의 실소나 자아내게 할 뿐이라는 것도 현실이다. 그만큼 전반적으로 양심과 양식이 황폐해 있다. 더구나 그 황폐화를 주도한 사람들이 다름 아닌 우리 사회 지도층이며 지식인이다. 그래서 더욱 더 암담해진다. 돈을 먹고 부정입학을 시킨 대학 교수가 누구인가. 뇌물로 외유한 국회의원이 누구인가. 이른바 「워터웨스트(수서)」 사건에 연루된 고위 공직자나 기업인이 누구인가. 그들은 하나 같이 우리 사회의 상층부를 구성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윤리 도덕의식이 마비되어 있는 마당에 누가 어디에 대고 어떻게 그 회복과 재건을 외친다고 할수 있을 것인지 망연해진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긴 해도 그 와중에서나마 도덕성 회복을 위한 자정의 외침이 있었음을 본다. 그 하나가 지난 7일 채택된 「국회의원 윤리강령」이고 다른 하나는 20일에 한국경영자 총협회가 채택한 「기업윤리 헌장」이다. 그 내용들을 훑어보면 그야말로 공자 말씀이다. 「국회의원 윤리강령」의 경우 그 내용대로만 처신을 한다면 얼마나 믿음직스러운 선량이 될 것인지 알수 없게 한다. 7개항의 「기업윤리 헌장」도 그렇다. 오는 3월4일까지의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 시한을 앞두고 1월31일 현재 18.4%밖에 처분하지 않은 재벌도 끼였을 이 총회의 자정선언은 참으로 훌륭하다. 그대로만 된다면 노사분규도 없어질 것 같고 소비자단체들도 설 땅을 잃을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같은 강령이나 헌장이 미사여구의 구두탄으로 끝나지 않게 하는 결연한 실천의지이다. 세상이 시끄러우니까 호도용으로 혹은 전시용으로 내놓았다가 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할 때는 차라리 처음부터 않느니만 못하다. 잘해 보자고 채택한 터이니까 박수는 쳐야겠지만 황폐할 대로 황폐해진 윤리·도덕의식 속에서 어느만큼 실효성을 거두게 될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 할 듯싶다. 이런 움직임과도 관련하여 제 아무리 메아리 없는 외침이 된다 하더라도 그래도 거푸거푸 외치고 싶은 것이 역시 우리 사회의 도덕성 회복이다. 그것을 이루어내지 못할 때 우리는 끝내 공멸의 늪으로 빠져들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되어 온 일이기는 하지만 20일 노태우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와 당직자 회의에서 깨끗한 공직풍토의 조성을 재강조한 뜻도 거기에 있다고 할 것이다. 이 말을 평범하고 진부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우리의 자정노력은 공직자사회와 윗물부터 시범을 보일 때 비로소 설득력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탄하고 자조하는 데에서 그쳐 버린다면 내일이 어두워진다. 또 최근의 일련의 사태들은 기실 어제 오늘의 일이라고만 할 수 없는 적폐이기도 하다. 그것이 민주발전 과정에서 도마위로 표출되었다는 것뿐이다. 그렇다 할 때 우리는 그를 슬기롭게 극복하여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그점에서 「국회의원 윤리강령」이나 「기업윤리헌장」의 정신은 그들만의 것이 아닌 국민 모두의 것으로 삼아야 한다. 그 실천의지로써 건강사회를 이룩해 나가야 한다.
  • 외언내언

    우리 나이로 치자면 올해 80세의 일본노인 와카마쓰 미노루(약송실)씨. 이 노인은 웬만한 한국의지식인보다도 한국의 전통·문물에 대한 이해의 폭이 훨씬 넓고도 깊다. ◆그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젊은 날부터 시작된다. 1932년 천리외국어학교의 조선어부를 졸업하고 한국에 건너와 당시의 경성제대 법문학부의 문학과에서 조선어를 전공하는 것부터 그렇다. 원로 국어학자 김형규박사와 동기동창. 공무원 생활을 끝내고서는 계속 한국에 대한 책자들을 펴내어 온다. 그 첫째가 75년에 내놓은 「대역주해 한국속담선」. 이어 「한국의 수수께끼」(77년),「한국의 고시조」(79년),「한국의 길흉화복」(81년)을 일본어와 대역하면서 주해를 달아 펴냈다. ◆82년에는 「한국의 관혼상제」,83년에는 「한국말 편지쓰기」를 펴내고 85년에는 「한일 속담사전」과 「한국 풍류얘기」를 펴낸다. 「풍류얘기」의 경우 서거정의 「태평한화골계전」,강희맹의 「촌담해이」 등등 여러 문한에서 발췌한 것. 그 다음 그의 관심은 「조선통신사일기」 쪽으로 기운다. 그것을 일본말로 번역해 낸 것이 「해차록」 등 10여권. 노령을 무색케 하는 정력적 저작활동이다. ◆이 한국통 노인이 이번에는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를 일역해 냈다(서울신문 19일자 11면). 그는 이렇게 말한다. 『국가관이 희박한 요즈음의 일본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이순신장군의 위대한 모습을 본받았으면 합니다』 표지에는 일본의 「그림책 태합기」에 실린 「이순신의 지혜가 왜병을 물리치는 그림」을 복사하여 더욱 인상적. 그는 이 책을 번역하면서 충무공의 충효신의에 새삼 감복했다고도 말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뒷돈을 대주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는 숱한 일본사람에게 한국을 올바로 이해시키는데에 보람을 느끼면서 이 일을 해오고 있는 일본인. 「와카마쓰(약송)」가 아니라 이젠 「오이마쓰(노송)」라면서 서글피 웃는다. 한국이 보내는 영예를 안겨줬으면 싶은 마음이다.
  • 북의 말못할 사정은(사설)

    오는 25일 평양에서 열기로 예정돼 있던 남북 고위급회담이 북한측의 일방적인 중단선언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북한은 18일 방송을 통해 「회담을 예정대로 할 수 없게 만든 책임은 전적으로 대화를 기피하고 대결과 전쟁소동을 일으키고 있는 남조선 당국에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그 예로 팀스피리트 훈련과 걸프전쟁으로 인한 우리의 경계태세 강화를 트집잡았다. 북한이 발표한 성명내용에 「중단」이라는 명확한 표현이 없어 회담이 속개될 수도 있다는 여백을 남겨놓긴 했으나 예정된 회담을 일방적으로 거부한 것은 예상밖이다. 북한이 4차 회담을 중단하거나 연기할 것이란 조짐은 그동안 여러가지 채널을 통해 감지되어 왔었다. 북한 외교부는 지난 1월26일 팀스피리트 훈련을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비난했고 김영남 외교부장은 2월1일 기자회견에서 『팀스피리트 훈련은 회담에 인위적인 장애가 되고 있으며 회담 취소 문제를 심각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내부사정을 감안한다고해도 회담을 중단하기보다는 연기하는 쪽을 택할것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였다. 그렇다면 어째서 북한이 예상외의 강경한 입장을 선택했을까. 팀스피리트 훈련이 회담 중단의 명분이긴 하지만 그 보다는 북한의 내부사정이 회담을 도저히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직면해 있는 것을 반증한 것으로 보여진다. 팀스피리트 훈련을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선동해온 북한 당국으로서는 고위급회담을 평양에서 열 경우 스스로 선동논리를 뒤집는 결과를 자초한다는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식량난을 포함한 경제위기와 함께 김정일의 세습을 반대하는 반체제 세력의 끊임없는 도전이 보다 중요한 이유라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권력핵심을 장악하고 있는 군부강경파는 남북 관계를 보다 경색시킴으로써 위기감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민들을 결속시키려는 속셈을 드러낸 것으로 보여진다. 걸프전운운도 이와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평양에서 전시와 같은 수준의 방공훈련을 4번이나 실시한 것은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식량난으로 고조되고 있는주민들의 불만을 억누르고 지식인계층을 중심으로한 반체제세력의 도전을 철저히 분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또 지자제 선거를 앞둔 남쪽사회의 혼란을 부채질 해보자는 속셈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같은 근시안적인 전락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북한이 현재의 경제위기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근본적이고도 효율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하고 반체제세력을 없애기 위해서는 보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폐쇄를,대내적으로는 강압만을 고수한다면 북한의 현체제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급변하는 주변의 정세를 냉엄한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며 새로운 사고로의 전환이 시급함을 직시해야 한다. 남북간의 대화는 끊임없이 진전되고 교류는 축적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북한이 체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대일 수교협상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믿는다. 편협되고 근시안적인 자세에서 탈피,대승적인 사고의 전환을 받아들이길 다시한번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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