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식인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사죄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도약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연애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신부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999
  • [김삼웅 칼럼] 매카시와 정형근과 언론

    주한 미국대사관 문정관을 지낸 그레고리 핸더슨은 한국 정치를‘회오리바람형 정치’라고 분석한 바 있다.무슨 일이 벌어지면 회오리바람처럼 일시에모든 것을 휩쓸고만다는 것이다. 핸더슨의 지적은 지금도 바뀌지 않는 것같다.‘언론문건’을 둘러싸고 정계와 언론계는 한바탕 회오리바람에 휩쓸렸다.한국 정치의 후진성과 언론의 저급성이 한목에 드러난다.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정부가 언론장악을 기도하고 있다는‘언론문건’을폭로하면서 정국은 삽시간에 태풍권으로 진입하고 회오리바람은 여야관계를대치상태로 만들었다.탈선 언론인이 문건을 만들고 또다른 탈선 언론인은 문건을 훔쳐 정치인과 거래했다. 일부 언론은 본질 규명보다 자사에 유리 또는 불리한 내용을 확대 또는 축소하거나 선정적 보도로 정쟁을 부추긴다. 정 의원의 무책임한‘폭로’와 죽기 아니면 살기로 공방에 나선 여야의 대결에서 정치는 실종되고 국회는 밀림의 싸움판이 되었다.‘막가파’식의 대결에서 정치는 자정기능을 상실했다.마치 반세기 전 명예욕과 증오심에 가득찬매카시 상원의원의 폭로로 미국 정계가 광기에 휩쓸렸듯이 그런 양상이다. 정 의원의 언행은 매카시와 비슷한 대목이 적지않은 것 같다.1950년 2월20일매카시 의원은‘볼록하고 흠집이 많이 난 황갈색 손가방’을 들고 의사당에나타났다. 장내가 긴장되었다.며칠 전‘예고편’을 폭로한 바 있었기 때문이다.매카시는 다시 많은 정치인과 관료를 공산주의자 혹은 그 동조자라고 폭로했다. 정 의원은 11월25일 국회 본회의장 발언대에 섰다.여야 의원과 기자들이 긴장했다.‘폭로’가 예고되었기 때문이다.그는 7쪽짜리 보고서를 공개하고,“이 문건은 이강래 전 청와대정무수석이 극비리에 작성해 현 여권 실세를 통해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매카시의 경우와는 달리‘폭로’는 이틀 후 문일현 중앙일보기자가문건을 만든 것으로 밝혀지면서 거짓임이 드러났다.그런데도 문건 작성자를이종찬 국민회의부총재와 이강래씨라고 지목하고 입수 경위를 언론사 간부→이 부총재 측근→여권에 가까운 사람→여권 실세→평화방송 이도준 차장으로말을 바꾸면서 폭로전을 계속하고 언론보도의 중심자리에 섰다. 매카시가 그랬듯이. 매카시는 연일 시간과 장소를 바꿔가면서 적대세력과 무고한 관리·지식인들을 공산주의자로 매도했다.그의 선동적 발언을 부채질한 것은 언론이었다. 매카시가 폭로전을 벌이는 동안‘완전히 새로운 기자집단’이 생겨나 그의참모진을 돕고 언론에 대서특필했다. ‘매카시 광풍’의 큰 책임은 그가 속한 공화당 지도부의 방조와 방관이고,다음은 상업주의와 정파의식에 물든 언론이었다.정 의원의 폭로와 말바꾸기행각에 일부 언론이 보인 행태는 반세기 전 매카시 선풍 당시 미국 언론의보도와 크게 다르지 않는 듯하다.더욱이‘문건거래’에서 보인 추악상까지겹치면서 한국판‘정(鄭)카시즘’의 절정을 이루었다. ‘미국의 치욕’으로 자리매김된 매카시 선풍은 얼마 후 매카시가 의회에서제명되고 언론이 이성을 회복하면서 마무리되었다.매카시의 충동적 발언이단지‘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것’이라는 이유 하나로 언론의 본래 책무인진실규명을 외면한 채 무책임하게 대서특필한 신문이 그의 정치적 광기에 후원자 노릇을 한 것이다.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일종의 해프닝에 가까운 사건을 음모와 공작으로부풀려서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는 정치 작태는 청산돼 마땅하다.이 사건이 정치와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확인시켜준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지금은 금세기 마지막 정기국회 기간이다.민생과 개혁법안이 쌓여 있다.새천년을 준비하느라 밤을 새워도 모자랄 때이다.국민이 IMF체제에서 고통을겪으며 개혁에 땀을 흘릴 때 자체 개혁마저 외면해온 국회가 국력 소모에만땀을 흘린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언론 또한 마찬가지다. 문제의 문건이 권력의 작용인지 해프닝인지 검찰조사를 통해 밝히도록 하고면책특권의 악용 방지까지를 포함하여 국회의원의 자질, 제도, 기능 등 정치개혁을 서둘러야 한다.정치가 언제까지 스스로의 자정력을 갖지 못한 채 자학과 타학의 질곡에서 메르포스의 새처럼 거꾸로 날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아닌가.언론 또한 마찬가지다. 김삼웅 주필
  • [인천 화재참사] 이모저모

    인천 중구 인현동 ‘호프러브’ 화재사고 희생자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 영안실에는 유가족들의 통곡이 그치지 않았다.학생들의 문상도 끊이지 않았다. 참사의 한 단면을 엿보게 했다. ■인하대 병원과 인천 길병원 등 시신이 안치된 영안실과 응급실은 화재가난 다음날인 31일까지 그을음 냄새가 진동했다.연기에 그을려 온몸에 화상을입은 부상자들의 신음소리가 응급실을 가득 메웠다. 서영민군(15·중학 2년)의 빈소가 차려진 길병원 영안실에서는 서군의 어머니 김분녀씨(38)가 “영민이 찾아 와….어떻게 키운 자식인데…”라고 흐느끼다 끝내 실신.서군의 큰어머니 김일순씨(52)는 “짧은 시간에 어린 학생들이 한꺼번에 많이 죽은 것은 단순한 화재사고가 아닌 분명한 ‘인재’”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책임자를 엄중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하대 병원측은 신분증이나 소지품 등이 발견되지 않자 사망자들의 사진을 병원 응급실 입구에 붙여 신원을 확인했다.사진이 나붙자 가족 수십명이순식간에 몰려 큰 혼잡이 빚어졌으며,사진을 확인한 뒤안도하는 가족과 사망사실이 확인된 가족들의 통곡이 터지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가천의대 부속 길병원 응급의학과 이근(李瑾)교수는 이번 화재사고 부상자들은 앞으로 3일간이 생사의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이교수는 대부분의부상자들이 유독가스 흡입자들이라며 가스 흡입량에 따라 조금 차이가 나지만 폐부종의 경우 3일 이내에 환자의 60∼70%가 사망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 교육청은 31일 낮 12시 현재 이번 사고 사상자 134명 가운데 중·고교생은 인천 시내 34개교 105명인 것으로 잠정집계했다.이중 49명이 숨지고 56명이 중경상을 입었는데 고교생은 전체 82개교중 30개교 96명이,중학생은 4개교 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참사가 발생한 30일 인천지역 82개 고교중 13개 학교가 이날 축제일이어서 학생 사망자가 많은 것으로 풀이.교육청은 일단 축제를 마친 학생들중 일부가 호프집에서 뒤풀이를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피해 학생들의 출신교가 무려 34개에 이른 점을 들어 이 호프집이 청소년들에게 술을 파는업소로 널리 알려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녀를 잃은 유가족들은 31일 오전 인천 중구청을 찾아가 합동분향소 설치를 요구하며 강하게 항의했다.김준호군(16)의 아버지 김용식씨(40) 등 인하대 병원에 시신이 안치돼 있는 유가족 10여명은 “말로만 합동분향소를 세워주겠다고 하고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면서 “싸늘하게 식어가는 아이들을 냉동실에 다시 넣으란 말이냐”며 울부짖었다. ■얼굴을 못 알아볼 정도로 심하게 불에 탄 사체에서 나온 학생증이 남의 것으로 확인돼 죽은 줄 알았던 학생이 무사히 구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 사랑병원으로 옮겨진 사체에서 진상호군(18·인천 계산공고 1년)의 지갑이 발견돼 경찰과 진군의 부모는 진군이 죽을 줄 알았으나 확인 결과,진군은 가벼운 타박상만 입고 인하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특별취재반]
  • [현장] “촛불 지키듯 키운 자식인데…”

    “바람앞에서 촛불을 지키듯 하루하루 지성으로 키워온 자식들이라 더욱 가슴이 쓰리고 아립니다” 28일 웃으며 나간 아들 딸을 한순간에 싸늘한 시신으로 맞이해야 했던 5명의 어린이 부모들은 목이 메어 통곡마저 제대로 토해내지 못했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시내버스에 어이없게 희생된 5명의 어린이가 모두 정신지체아 교육학원 ‘샘터조기교실’의 원생들이었음이 밝혀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고양시 원당의 세란병원에서 아들의 죽음을 확인한 천호준(5)군의 어머니안은란(31)씨는 “조금 다쳤다고 해서 놀라 병원에 와봤더니 이게 무슨 청천벽력이냐”고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아침에 웃으며 인사하고 나간 호준이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는 안씨는“호준이가 숨졌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며 “어릴 때부터 온갖 정성을 다해 키워 왔는데 하늘이 원망스럽다”며 끝내 넋을 잃었다. 사고 소식을 듣고 허겁지겁 병원으로 달려온 방선욱(4)군의 아버지 방창식(41·사업)씨도 아들의 죽음 소식이 믿겨지지 않는 듯 병원측에 확인 또 확인을거듭한 뒤에야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방씨는 “선욱이가 정신장애에 자폐증세까지 보여 그동안 정성을 다해 키워 왔다”며 “지난 1월부터 샘터조기교실에 보내 최근에는 증세가 다소 호전되는 것 같아 모두 기뻐했는데 웬 날벼락이냐”고 울부짖었다. 끔찍한 사고를 현장에서 보았던 부상자들도 사고 당시의 기억에 몸서리쳤다.고경실(35·여·서울 은평구 구산동)씨는 “버스가 원당 지하차도를 들어서기전 대형트럭을 스친 이후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곧바로 2차 충돌사고를 냈다”며 “버스안은 승객들이 손잡이 등을 잡느라 뒤섞였고 고함과 비명으로 아비규환이었다”고 사고 당시를 떠올렸다. 고씨는 “승객들이 ‘브레이크를 잡아라’고 소리쳤지만 버스는 전혀 속도가 줄지 않았다”며 “마지막으로 충돌한 뒤 정신을 차려보니 사고가 난 승합차에 어린아이들이 가득해 너무 안타까웠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전국팀 한만교기자mghann@
  • [외언내언] 김치왕

    가끔 만화를 읽는다.아이들이 보는 만화가 무언지 들여다 보다가 읽게 되는 것이다.혹시 나쁜 내용이 들어 있지 않은지 검열작업으로 시작한 일이 때로는 몇십권의 만화시리즈를 통독하는 것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2∼3년 전 ‘미스터 초밥왕’을 그렇게 읽었다.일본 만화다.국내에 소개된많은 일본만화와 달리 폭력도 없고 섹스도 없다.줄거리는 간단하다.시골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주인공이 도쿄의 초밥집에서 일하면서 초밥요리사 신인왕선발대회에 나가 신인왕으로 뽑히고,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가 아버지가 운영하다 몰락한 초밥집을 일으켜 세울 꿈을 가진 채,계속 최고의 초밥 만들기에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이다. ‘미스터 초밥왕’에 앞서 역시 일본만화인 ‘오 나의 여신님’이나 ‘드래곤 볼’을 아이들이 볼 때는 그 기발한 상상력과 독특한 캐릭터에 감탄하면서도 잔소리를 했다.일본문화나 폭력성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까 염려해서 였다. 그러나 대표적인 일본음식인 초밥을 주제로 한 이 만화 앞에서는 할 말을잃었다.초밥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초밥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데압도당한 것이다.계절별 생선 고르기,최고의 맛을 이끌어 내기 위한 재료 다듬기,재료의 속맛 끌어내기,밥과 물맛의 조화 이루기,요리를 통한 옛추억 되살리기 등 초밥을 매개로 한 무궁무진한 음식 이야기는,인간의 3대 욕망 가운데 하나가 식욕임을 떠올리지 않는다 해도,국경을 초월할 만큼 재미있었다.우리 김치 이야기를 이처럼 만화로 풀어 낸다면 만화를 무조건 불량식품처럼 취급하는 어른들도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 ‘미스터 초밥왕’의 작가 다이스케 데라사와(40)가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리는 초밥축제 ‘미스터 초밥왕 에피소드1’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한 신문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의 생선이나 김치를 소재로 한 만화도그리고 싶다”고 밝혔다.‘미스터 초밥왕’이 일본에서 1,000만부 이상 팔리고 TV드라마로 만들어졌으며 한국에서도 100만부 이상 팔렸다니 그가 만일‘미스터 김치왕’을 낸다 해도 크게 성공할 듯 싶다.일본에서는 지금 김치가 인기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다.게다가 만화를 뜻하는 일본어 ‘망가(manga)’가 국제적인 보통명사로 쓰일 정도로 일본 만화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은 만큼 김치의 국제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김치 이야기를 일본 만화가가 먼저 다룬다면 한국의 ‘김치’가 일본의 ‘기무치’로 변질되지 않을까. 오는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총회에서 김치 국제규격 최종 확정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 양국간에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마당이기도하다. 任英淑 논설위원 ysi@
  • [박정희 전대통령 서거 20주년] (하) 인물평가의 두 시각

    -유신시절 고초 설훈의원 유신 시절 여러 고초를 겪으며 민주화운동을 했던 국민회의 설훈(薛勳)의원은 아무래도 박정희(朴正熙)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이다.‘박통(朴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독재자의 이미지’라고 말했다.다음은 설 의원과의 일문일답. ?박정희 전 대통령이 우리 사회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민주주의 개념의 부재(不在)를 들 수있다.유신독재는 우리의 민주주의 성장을 가로막았다.민주주의는 경제·문화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연계되어있다.막대한 악영향이 아닐 수 없다. ?고도 경제성장을 가져온 대통령으로서의 평가도 많은데 공은 인정한다.그러나 IMF국난의 뿌리인 재벌경제 성장의 주인공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약자나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정책으로 성장에만 집중,‘IMF국난’을 잉태시켰다.‘IMF국난’이 재벌경제의 폐해가 극치에 달해 발생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 않는가.분배의 원칙에도 귀를 기울였더라면 오늘의 경제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최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일고 있다.그본질은 과(過)는 작아지고 공(功)은 커진 느낌이 짙다.이는 두 가지 이유에서다.70년대 이후 세대들은 민주주의 교육을 받지 못했고 50·60대들은 교육 자체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독재를 비판할 능력이 없는 것이다.또 그 뒤를 이은 전두환(全斗煥)전 대통령 등의 독재 횡포가 더 극심했다.결국 단점은 약하게 인식되어지고,공로는 돋보이게 됐다.박 전 대통령이 우리 사회의 근대화를 착근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민주주의를 억압했다는 부분도 객관적이고공정하게 평가되어야 한다.추모사업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돼야 한다. ?박 전 대통령에게 긍정적 면이 있다면 한국전쟁 이후 우리 국민은 자기 비하와 무력감에 쌓여 있었다.‘엽전 의식’이 팽배했던 당시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우리나라 국민에게 자신감을불어넣어 주었다.수출 증진과 새마을운동 등으로 우리나라 근대화에 크게 기여한 것도 인정할 만하다.주현진기자 jhj@ -맏딸 박근혜의원 고(故) 박정희(朴正熙) 전대통령의 맏딸인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의원은25일 “아버지는 가난의유산을 후손에게 물려주지 않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공산주의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밤낮으로 생각하신 분이다”고 강조했다.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 ?10·26 20주기를 맞은 소감은 돌아가신 아버지 시대를 국민이 긍정적으로 평가·재조명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기념관이 건립되는 시점에 20주기를 맞아 감회가 깊다. ?10·26을 평가해달라 10·26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문턱에서 꿈이 좌절됐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어떻게 보나 장기 집권을 위해 권력을 휘두르고 나라를 망쳤다는 시각은 옳지 않다.장기 집권은 생각지도 않았고 물러날 계획에 대해서 많이 얘기했다.독재라는 용어는 부정부패와 연결되고 권력을 개인의 이익과 부의 축적을 위해 썼다는뜻인데 아버지의 경우 개인을 위해서 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박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계획은 무엇이었나 아담한 산을 마련,나무를 가꾸면서 조용히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가장 큰 업적을 든다면 어려운 시기에 나라를 지킨 것과 가난을물리친 것이다.또 국민의 잠재력을 끌어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을 들고 싶다. ?현정권 들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바뀌고 있다고 보는지 과거 정권의 매도가 심했다.정권적인 차원에서 권력 장악을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차단했다.국민이 IMF 과정 등을 지켜보면서 스스로 재평가한 것이다.정부도 국민이 원하는 것을 거스를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여권의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을 어찌 보나 정치적 차원에서 총선을 겨냥해서는 안된다.국민이 원하는 일을 하는 차원이어야 한다.잘하는 일이지만 한편에서 선친을 깎아내리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최광숙기자 bori@ -3共 주요인사 현주소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제3공화국 당시 각료와 집권당의 핵심 인사들은 대부분 타계했거나 일선에서 은퇴했다. 총리와 국회의장을 지낸 정일권(丁一權)씨는 94년 임파선암으로 사망했다. ‘피스톨 박’으로 불렸던 박종규(朴鐘圭) 당시 청와대경호실장도 85년 고인이 됐다.한때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권세를 자랑했던 이후락(李厚洛)전 중앙정보부장은 경기도 광주의 농장에서 지내다 최근 서울에 올라와 칩거하고 있다.이씨는 민족중흥회 고문을 맡고 있지만 건강이 나빠져 바깥 나들이는 거의 안하고 있다. 신현확(申鉉碻)전 경제부총리는 현재 한·일협력위원회 회장과 ‘박정희 대통령기념사업회’ 회장이다.신씨는 광화문의 한·일협력위원회와 무교동의박정희 기념사업회 사무실에 일주일에 3∼4차례 들리는 것 외에는 특별한 활동을 안하고 있다.79년 10월27일 오전 박 전 대통령의 서거 사실을 눈물을쏟으며 처음 공식 발표했던 김성진(金聖鎭) 당시 문공장관은 박정희 기념사업회 이사를 맡고 있다.김씨는 5년 전 ‘박정희시대’라는 추모집도 발간했다. 69년부터 무려 9년3개월간 박 전 대통령을 지척에서 보좌했던 김정렴(金正濂) 당시 비서실장도 현재 박정희 기념사업회 이사다. 남덕우(南悳祐) 당시 경제부총리는 산학재단 이사장직을 맡아 거의 매일 서초동 사무실로 출근한다.공화당 의장을 지낸 4선 의원 출신의 백남억(白南檍)씨는 자동차보험 회장을 거쳐 지금은 민족중흥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3공에서 공화당 원내총무·대변인을 지낸 김재순(金在淳)전 국회의장은 지금은 월간 ‘샘터’ 발행인이다.61년 5·16때 민간인으로 참여,5선 의원을 지낸 김용태(金龍泰)씨는 동서문화교류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데 최근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중이다. 대통령공보수석,문공장관을 거친 윤주영(尹胄榮)씨는 20년 넘게 전문사진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윤씨는 공화당 사무국 출신 모임인 은행나무동우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검찰총장,법무장관,중정부장,대통령 법률담당특보를 지낸신직수(申直秀)씨는 81년 변호사로 개업했지만 최근에는 거의 활동을 안한다. 이밖에 김재춘(金在春)전 중정부장은 5·16민족상 이사장,길전식(吉典植)전 공화당 사무총장은 민족중흥회 상임부회장이다.10·26 당시 궁정동 술자리의 유일한 생존자인 김계원(金桂元)전 비서실장은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기념사업과 10·26행사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것처럼 ‘박정희기념관’ 건립을 둘러싸고도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가난을 퇴치한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찬성론이 있는 반면 비민주적인 권력자의 일방적인 업적 위주 홍보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기념관 건립은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회장 申鉉碻)에서 추진하고 있다.정부와 여당은 내년 예산에 기념사업비 지원을 위한 100억원을 책정,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기념관 후보지로는 서울 근교와 구미가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건립 기본계획이 결정되지 않았다.정부 예산안이 확정된 뒤 내년 초쯤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기념관 건립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기념회측은 “기념관 건립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많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있는 그대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애와 업적을 보여줘 후손들을 위한 역사교육의 장(場)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서거 20주년을 맞아 각종 추모행사도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25일 저녁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전 어록을 담은서적 ‘우리도 할 수 있다’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한나라당이회창(李會昌)총재를 비롯해 여야 정치권과 구여권 인사,그리고 일반시민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김종필(金鍾泌)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 일정 때문에 불참했다. 26일 오전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민족중흥회(회장 白南檍) 주도로 열리는박정희 전 대통령 20주기 추도식에도 많은 참배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수기자 sskim@ - 재조사 전망@ 박정희 전 대통령의 3공 및 유신체제하에서 수많은 의혹사건들이 발생했다. 아직도 대부분의 사건들이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채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지난 75년 발생한 장준하씨 의문사는 유신체제에서 일어난 대표적 의혹사건이다.그후 ‘민주당 장준하 선생 사인규명조사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진상규명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렇다 할 실적은 올리지 못하고 있다.당시유신독재 반대투쟁에 앞장선 재야 지도자였던 장씨는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약사봉 등산길에서 하산도중 사망했다.그러나 검찰은 사건발생 3일 만에 단순변사로 처리,사건을 조기 매듭지었다.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받다가 투신자살한 것으로 처리된 최종길 서울법대교수사건도 진상규명이 필요하다.인혁당사건은 민주화운동을 탄압하기 위한 이념조작사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지난 74년 ‘유신독재’가 절정으로치닫던 때 공산혁명을 꾀했다는 이유로 관련자 8명을 사형시킨 사건으로 사법관행상 이례적으로 판결 다음날 사형이 집행됐다.지난 98년 ‘인민혁명당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을 위한 대책위’가 구성됐지만 진상규명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60년대 말 고(故) 이응로 화백 등 많은 지식인과 예술가가 연루된 것으로 발표된 동백림사건도 재조명이 요구된다. 경우는 다르지만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실종사건도 대표적 미제사건이다. 김씨는 지난 79년 프랑스 파리에서 실종됐다. 지금까지 이런 의혹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어려웠던 가장 큰 이유는 역대정부의 미온적 태도 때문이었다.그러나 지난해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의혹사건에 대한진상규명 활동이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특히 여당은 지난 8월 대통령 소속하에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를 두도록 하는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했다.이번 정기국회에서 무난히 처리될 것으로 보여 과거 의혹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의 길이 열리게 됐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안’도 국회에 제출돼 있어 3공과 유신 시절 의혹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박준석기자 pjs@
  • [오늘의 눈]‘性 해방’과 시대조류

    ‘성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탤런트 서갑숙씨(38)의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가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벌써 5만부 이상팔리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는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올 상반기 ‘O양의 비디오’는 PC통신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비정상적인 관계’를 그린 영화 ‘거짓말’도 엄청난 관심을 끌고 있다.최근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되자 인산인해를 이뤘다.이뿐만 아니다.TV,인터넷,서점가 등에는 ‘성’이 넘쳐 흐른다. 이같은 요즘의 ‘성의 해방’은 한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여성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일부에서는 이런 현상이 상업적인 ‘성의 판매’에 불과하다고 폄하한다.스토리와 구성의 탄탄함보다는 말초적 감각을 자극해 ‘손님’을 끌려는 얄팍한 수법이라는 것이다.특히 세기 말에 편승한장삿속이라고 개탄한다. 그러나 당사자격인 여성계의 시각은 전반적으로 다르다.서씨의 책을 ‘괜찮게 썼다’고 후하게 점수를 준다.“남성의 음성적인 성뿐 아니라 여성의 음성적인 성도 떳떳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특히 서씨의 경우 “공인이면서도 솔직하게 자기를 표현했다”고 칭찬하는 여성학자들도 많다.‘거짓말’ 등의 영화도 마찬가지다.다소 문제가 있지만 창작의 자유로운 정신을막으면 안된다는 입장이다.우리 문화의 가장 큰 맹점이 창작성 부족이기 때문에…. 그러면서 여성계는 서씨의 책에 모아진 ‘이상 열기’에 고개를 갸우뚱한다.“여자가 주인공이라 그런 것 아니냐”고.여성 장관,방송인 백지연,남자접대부 처벌,옷 로비 등 여성과 관련된 사안 등이 크게 화제를 부르는 것과 동일선상이 아니냐는 시각도 갖고 있다. 요즘 여성들이 달라지고 있다는 증거는 무척 많다.이혼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여자가 먼저 이혼을 신청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또 미혼여성의 48%는 ‘결혼은 선택’이라고 답한다. 물론 성의 무분별한 해방은 사회발전을 가로막는다.그러나 댐이 무너질 때는 물이 격류로 흐른다.또한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이번 서씨의 ‘도발’은 이런 차원에서 봐야 되는 게 아닐까. 21세기에는 여성과 남성이 평등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건 남성 지식인등도 강조한다.그렇지만 서씨의 책이 화제가 되는 것은 말로는 21세기의 패러다임 변화를 떠들지만 아직 의식이 봉건적으로 낙후돼 있다는 반증이다.사족 한마디.검찰이 이 책을 ‘건전한 풍속을 해치는 것’으로 보고 처벌하려한다면 도도한 사회변화의 흐름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당랑거철(螳螂拒轍)의 몸짓이란 생각이 든다. 박재범 특집기획팀 차장jaebum@
  • [박정희 전대통령 서거 20주년](상) 집권 18년의 功·過

    역사적 인물의 평가는 시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특히 시간이 지나도 영향력이 줄지 않는 지도자 일수록 평가의 스펙트럼은 폭넓고 다양하다.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역사적 평가도 현재진행형이다.객관적이고 엄정한 공(功)·과(過)의 분석 토대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26일 박 전대통령 서거 20주기를 맞아 역사에서 차지하는 그의 위상을 상·하로 나눠 살펴본다. 【 功 】 ‘박정희(朴正熙) 시대’가 우리 현대사에 남긴 긍정적 의미는 ‘한강의 기적’으로 요약된다.‘하면 된다’라는 자신감으로 유례없는 경제성장의 업적을 이룩했다는 평가다.초고속 성장의 잔영으로 사회 곳곳에 부작용을 남겼다는 지적도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이 근대화에 기여한 통치자라는 사실에 물음표를 던지는 시각은 드물다.일부 ‘박정희 옹호론자’는 “위로부터의 경제개발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야말로 대한민국의운명을 바꿔 놓은,존경받아 마땅한 통치자”라고 찬사를 보낸다.이른바 ‘개발독재 불가피론’이다.박 전 대통령의 독재적 리더십은 경제 근대화의 동력(動力)을 제공한 ‘필요악’이었다는 시각이다. 특히 62년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전후(戰後) 복구에 치중한 50년대를 극복하고 60년대 성장의 물꼬를 튼 경제개발 모델로 기록된다.이는 가난과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미래의 희망과 도약의 의지를 심어준 계기였다.국가가 주도한 수출위주 공업화 정책은 이후 여러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의 발전 모델로 ‘차용’됐다.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우리 사회에 ‘박정희 붐’이 일고 있는 현상도 ‘박정희 시대’의 ‘경제 신화(神話)’에 기대려는 향수 때문이다. ‘박정희 시대’의 결집된 국가적 에너지는 70년대 새마을운동이란 이름으로 더욱 고조됐다.대중동원식 개발 프로그램은 일제 치하의 1930년대 조선농촌진흥운동이나 일본의 농촌경제갱생운동 등을 비롯,2차세계대전을 전후해사회주의나 자본주의 진영 곳곳에서 전개됐지만 ‘박정희 시대’의 새마을운동이 보기 드문 성공사례로 꼽힌다. 남북관계에서 ‘박정희 시대’는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이라는 조국통일3대원칙에 합의한 72년의 ‘7·4남북공동성명’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만든 것으로 기억된다.‘7·4남북공동성명’은 유신체제를 유도하기 위한 정치 수단으로 활용되는 한계를 드러냈지만 6·25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간 공식대화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분단 이후 통일운동사에서 간과할 수 없는 사건이다. 【 過 】 ‘박정희(朴正熙)정권’이 우리 사회에 드리운 암영(暗影)은 그의 공적(功績)을 무색케 할 정도로 짙고 투박하다.민주주의와 인권,분배 정의 등의 가치를 부정한 폐해가 ‘보릿고개의 극복’과 ‘초가지붕의 개량’이라는 ‘박정희 옹호론’을 일축하는 근거로 제시된다.박 전 대통령과 무원칙한 화해를 시도하면 자칫 민주주의의 가치와 역사의식의 왜곡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같은 맥락이다. 헌법을 무시한 쿠데타로 막을 올린 박정권은 영구집권을 위한 3선개헌과 유신체제,연고주의와 지역감정을 조장한 지역패권주의 등으로 우리 정치사에씻기 어려운 오점을 남겼다.경제성장 지상주의로 인한 물질만능 풍토와 정경유착 등 왜곡된경제구조도 박정권이 후세에 남긴 부채(負債)로 꼽힌다. 이를 두고 일부 ‘박정희 비판론자’는 “쿠데타로라도 정권만 잡으면 되고,돈이면 다 되는 관행을 만든 장본인이 박정희”라면서 박정권의 민중억압성과 냉전적 권위주의,비합리적 정치행태 등을 비판한다.최근 ‘박정희기념관건립과 국고지원’문제와 관련,강만길(姜萬吉)고려대·조동걸(趙東杰)국민대 명예교수 등 일부 역사학자가 토론회와 각종 모임을 통해 부당성을 강조하는 등 ‘박정희 비판론’은 우리 사회에 여전히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박정권의 국가중심 발전지상주의적 산업화가 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의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선단식 경영 위주의 재벌경제를기본축으로 하는 ‘박정희식(式)’ 권위주의 발전모델이 역사적 한계를 보이면서 한보부도,기아부도 등 IMF 위기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새마을운동도 ‘박정희 비판론자’에게는 비난의 대상이다.농민운동가나 비판적 지식인들은 새마을운동을 전시행정이라고 폄하한다.이들은 “박정권이장기집권체제를꾀하면서 사회적 저항을 희석시키기 위해 새마을운동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한다.유신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정적(政敵)을 무자비하게 처형하거나 의문의 주검으로 몰아 넣은 대목에서는 ‘자연인 박정희’를 옹호하는 주장이 설득력을 잃는다는 지적이다. 박찬구기자 *朴정권 탄압사 ‘제3공화국’은 오랜 통치기간 만큼이나 많은 반체제인사를 만들어냈다.현대사의 한획을 그을 만한 굵직굵직한 ‘사건’과 ‘파동’,‘의혹’이 잇따랐고 그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박해와 탄압을 받았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그 대표적인 표본이다.71년 7대 국회의원 선거를앞두고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했고,73년 납치사건을 겪는 등 죽을 고비를 수차례를 넘겼다. 잡지 ‘사상계’를 이끌면서 정권비판에 앞장선 장준하(張俊河)선생도 마찬가지다.한·일회담과 월남파병문제 등 계속되는 비판으로 정권의 미움을 샀다.이로 인해 여러차례 구속됐고 세무사찰로 생활고를 겪어야 했다.75년 장선생은 결국 의문의 추락사로 생을 마감했다.최종길 서울대교수도 비슷한 경우다.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도 ‘유신체제의 위험인물’로 꼽히면서 수난을 겪었다. 72년 유신체제 등장은 이른바 ‘민주인사’를 대량으로 양산하는 계기가 됐다.정계 뿐 아니라 학계,종교계,언론계,문인계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반민주·반독재 항거가 일어났다.74년 ‘긴급조치1호’는 이에 대한 탄압의 신호탄이었다.장준하·백기완씨를 시작으로 함석헌·안병무·문동환·계훈제씨 등수백여명의 재야인사와 교수들이 기소됐다.그해 ‘긴급조치4호’를 발동시킨 ‘민청학련사건’으로는 253명의 민주인사,학생들이 구속됐다.이철,유인태씨 등이 사형선고를 받았고 대부분 무기징역 등 중형을 선고받았다.배후조종자로 김동길교수,박형규목사,지학순주교,김지하시인 등이 기소됐다.75년 긴급조치9호가 선포되기까지 구속자는 수천명이나 됐다. 정치인들은 중앙정보부 지하실에서 혹독한 고문에 시달렸다.이세규·조윤형·조연하·이종남·강근호·최형우·김상현씨 등이 대표적인 피해자들이다. 이지운기자 jj@. [특별기고] 朴正熙 리더십의‘이중성’정치인의 행위나 업적을 평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시대적 상황에대한 인식이 다를 수 있고 나타난 결과의 중요성을 보는 각도도 다를 수 있는 까닭이다.특히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통치를 경험했던 우리 세대는지극히 주관적·감정적으로 그를 평가할 개연성이 높다. 개인을 상황과 연계시켜 구분해볼 때 정치 리더십은 이상주의자,현실주의자,그리고 창조적 지도자로 나누어진다.현실주의 리더십은 목적을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기에 미사여구로 그 사회가 지향하는 목표를 제시할지언정실제 행동은 다분히 이에 부합하지 않는 형을 지칭한다. 반대로 이상주의 리더십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은,경우에 따라서는 불가능한 이념에 집착하여 추구하는 목표에 근접하지도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보통이다.창조적 리더십은 역사의 흐름에 부합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현실적 제약을 극복하면서 이를 단계적으로 성취해 가는 유형이다. 이러한 리더십 유형에 비추어 박정희 전 대통령은 현실주의 지도자였음이분명하나 창조적 리더십의 특성도 부분적으로 갖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가 내걸었던 국정목표는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로 상징화된 조국 근대화였다.경제성장 지상주의 정책은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이행하는 계기를마련했고 경제의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는 점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물론 ‘선(先)성장 후(後)분배’정책에서 나타난 심각한 경제불평등과 재벌에 집중된 자본,그리고 다원화되어 가는 시민사회의 강압적 통제는 문제로지적할 수 있다. 60년대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관 주도의 경제정책과 선성장 후분배정책이최선의 것이었는가는 먼 훗날 역사가 평가할 몫이다. 그의 ‘근대화’정책이 가진 본질적 문제는 정치영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산업화가 진행될수록 다원적인 사회로 이행되고 좀더 제한적·분권적권력구조가 성립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권위주의 체제로 역행했기 때문이다. 3선개헌은 ‘나 아니면 안된다’는 오만의 상징이다.공작정치는 야권을 회유하거나 분열시켜 정권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자행되었다.시민사회의 자율성 신장에 관한 요구는 공권력을 동원하여 제도적으로,그리고 실질적으로 억압되었다. 권위주의의 제도화를 기도했던 유신체제는 결국 권력 엘리트들의 균열로 비극적 종말을 맞이하고 말았다. 거대한 민주화의 흐름이 70년대 중반 포르투갈을 시발로 나타나기 시작했으나 자유민주주의가 시대의 보편적 흐름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그의 정치행보는 잘못된 것이었다.분명히 그는 정치적인 측면에서 정권의 유지와 재창출이라는 목적을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은 현실주의자였다. 그러나 ‘조국근대화’를 경제적 측면에서 국한시켜 볼 때 그는 어느 정도창조적 역할을 했었다.여기서 박정희 리더십의 이중적 성격을 찾아볼 수 있다.나는 그가 만일 3선개헌으로 정권을 연장하고 유신을 통해 권력의 영속화를 시도하지 않았다면 아마 위대한 대통령으로 남았을 것으로 본다. 사회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정치도 변해야 하고 역사 흐름에 부응한 현실의변화도 아울러 추구해야 정치가 안정적으로 발전한다는 점을 우리는 박정희통치가 남긴 역사적 교훈으로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柳勝男 국민대교수·정치학]
  • [외언내언] 태백산맥

    소설‘태백산맥’의 이적성(利敵性)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최종 결정을 앞두고 각계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다. 흥미롭다.검찰은 여론수렴을 하는데 보수,중립,진보진영의 의견을 고루 묻겠다고 한다.검찰이 보수와 진보를 어떻게 나눌 것이며 그 여론수렴 결과를어떻게 반영 할 것인지,또 여론과 현행법 사이에 심대한 마찰이 발생할 경우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궁금하다. 그러나 검찰이 소설의 범법성 여부를 가리는데 여론을 참작하겠다는 발상이재미있고 변화라면 변화다.시대의 변화를 실감케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검찰의 전진적 접근이나 법률적 해석 이전에 소설 ‘태백산맥’에대한 이적성 논란 자체가 과연 적절하느냐에 대한 의문이 없지않다. 우선 ‘태백산맥’은 냉전체제가 엄혹하고 전두환(全斗煥)군사정권의 폭압정치가 극에 달했던 1983년부터 월간‘현대문학’에 연재됐던 대하소설이다. 86년부터는 책으로 엮어나오기 시작했다.그러나 그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런 작품이 문제가 된 것은 94년 이름을 대면 다 알만한 이(李)모씨가 이작품이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에 해당하지 않느냐며 당국에 고발하면서 부터.시각에 따라서는 빨치산 미화 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는 ‘태백산맥’을법적으로 문제를 삼으면 삼을수록 더욱 더 세인의 관심을 모으는 결과가 되리라는 것을 사법당국이라고 모를 리 없으나 고발된 사안을 덮어 버릴수도없는 게 검찰의 고민인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백산맥’문제는 사실상 결론이 나 있는거나 다름 없다.문학평론가 권영민(權寧珉)서울대교수는 이 문제에 대해 “태백산맥은 역사가 아니다.삶의 진실을 찾아가는 허구의 형식인 소설일 뿐이다.특정개인의명예훼손이니 보안법위반이니 하는게 사실과 허구를 분간치 못하는 이념시대의 소산이다”라고 잘라 말한다. 문학적 판단을 떠나서도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은 대한민국의 존립·안정등을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하며 작성동기도 종합적으로고려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다.90년 헌법재판소도 국가보안법은 국가기본 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이있을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돼야 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미 500여만부 가까이 팔려 나갔고 일본에서까지 번역 출판되기 시작한 소설을 보안법으로 재단하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일인지도 모른다.법을 있는대로 다 써 먹으면 백성이 남아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보안법 개정의 필요성이 여기에도 있다. [林春雄 논설위원 limcw@]
  • 동대문구, 영어등 정기강좌 개설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柳德烈)가 요즘 배움의 열기로 뜨겁다. 동대문구는 21세기 정보화시대를 맞아 직원들의 전문지식과 기술력이 자치역량을 좌우한다는 판단에서 최근 청사에 직원들을 위한 외국어강좌를 개설하고 직무와 관련한 워크숍 개최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직원들의 업무능력향상을 핵심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있다.우선 ‘공무원도 신지식인이 되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올 연말까지 분위기 조성 및 직원 개개인의 마인드 확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특별소양교육을 실시하고 직무와 관련된 위크숍을 개최할 때는 장소를 제공하는 등 최대한 지원해주기로 했다. 또 외부강사를 초빙,영어·일본어·중국어 등 외국어강좌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기로 하고 1차로 지난 1일 일본어와 중국어 강좌를 열었다. 동대문구는 이와함께 내년부터는 서울시 공무원교육원과 민간전문기관에 5급이하 하위직 직원들을 위탁,정보화능력 함양을 위한 교육과 함께 고유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배가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병행 실시할 계획이다. 민간어학원과 협약을 맺어 수강을 원하는 직원에게는 1인당 20만원 한도로교육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유덕열(柳德烈) 구청장은 “이번 직원들의 직무능력 향상교육이 1회성으로끝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창동기자 **
  • [대한시론] 국가적 명분의 허와 실

    “기무치는 김치가 아니다” ‘김치’는 소금에 절인 배추에 젓갈을 넣고 발효시킨 것이지만 ‘기무치’는 그렇지 아니한 ‘아사즈케’(淺漬)라는 ‘겉절이’ 김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Kimchi가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인정한 김치의 국제적 표기이므로 일본의 아사즈케는 2001년부터 Kimuchi로 표기해 수출해야지 김치로 표기할 수 없다. 이렇게 되자 일본은 기무치를 김치의 국제규격에 포함시키려는 방향으로 물꼬를 트려고 하며,우리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다.문제는 일본 시장의 80%를 기무치가 차지하며 기무치가 이미 세계 김치시장의 78%를 선점하고 있다는 점이다.기무치가 국제규격을 갖추지 못한다 하더라도 세계시장에서 김치가 기무치를 극복하여 이기지 못한다면 기무치가 배추를 원료로 한 반찬의국제적 대명사로 되고 김치는 한국 등 일부에서만 선호하는 국지적 먹거리로 전락할 것이다. 세계인의 입맛을 김치로 먼저 길들여놓는 것이 실(實)이고 김치의 원조가이러하며 규격이 저러하다 하는 것 역시 중요한 사안이지만 실은 허(虛)임에도 불구하고 우린 명분의 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1603년 일본은 교토(京都) 천왕은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실권을 쥔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정이대장군(征夷大將軍)으로 일본 통치의 대권을 잡고 에도(江戶·지금의 도쿄)에 막부(幕府)를 세워 260년 이상 지속한다.천왕이 상징하는 정당성과 쇼군(將軍)이 ‘칼’로 보여주는 실효성의 균형이 팽팽하게 이어져 온 것이다.신적인 존재로까지 떠받들어진 쇼군의 치세는 그러나 1853년에도 근방 우라가(浦賀)에 무쇠덩어리로 만든 미국 페리제독의 흑선(黑船)의 함포 앞에 무력하게 스러진다. 지구의(地球儀)에서 본 먼 곳의 저들을 올 수 있게 한 흑선을 만든 서양오랑캐의 기술이 칼잡이 무사들의 마음을 깊은 곳에서부터 흔들어놓았다.패러다임의 전환이었다.세계는 넓으며 육지보다 더 광대한 부분을 차지하는 바다를 통해서 쉽게 이동할수 있는 서세의 동점(東漸)에 굴복하지 않을수 있는유일한 길은 선진기술의 습득,이를 가능케 하는 교육,사회 전체가 뒷받침할수 있는 체제의 개편 등이었다. 그 몫을‘지사’라고 불리는 일군의 개혁가들이 담당하였고 그들 대부분은 칼을 업으로 하는 무사들이었다.기득권으로서 칼을 버리고,신분을 버리고,그리고 자기를 버렸다.명치유신은 이로써 이루어졌다.그들에게 명분은 천왕과 쇼군이었겠지만 흑선 제조라는 실질,즉 국가적 명분을 위해 버렸다. 우리의 김치가 이름에서 기무치를 이겼음을 일간지가 반은 대견하고 반은호기심으로 보도했을 때 적어도 인터넷으로 뒤져 본 일본의 중요 일간지에서는 이를 찾기 어려웠다.명분의 실은 그게 아니었다고 생각한 것일까. 명치유신을 이끈 일군의 지사라 불리는 자들은 혐한파(嫌韓派),정한론자(征韓論者)들이 많았다.페리제독이 했던 수법과 똑같이 운양호라는 흑선을 몰고 와 속칭 ‘강화도조약’을 체결케 하고 그들 중 질이 나쁜 낭인은 우리의명성황후를 자살(刺殺)하였다.국가란 무엇이고 국익은 또 무엇이며 국부는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이를 이끄는 정치 지도자,지식인들은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북한 대포동 미사일에 온 일본이 2년여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면서미·중의 원격조정까지 유도하는 등 민감하게 대응하여 결국 자위대의 세력을 키워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태연자약한 우리는 어디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며,일본 방위청 장관인 니시무라 신고(西村眞悟)의 핵무장과 대동아공영권 발언에대범한 그런 우리들이야말로 일본 문화의 전면 개방이 임박한 21세기 한국의 진로를 어렵게 한다. 김치에 관하여 끝을 맺자면,오늘의 컴퓨터 시대를 주도하는 n세대,햄버거와 샐러드를 즐기는 신세대들은 혹 소금으로 절여 젓갈로 삭힌 김치보다 겉절이로 매콤하게 만든 ‘기무치’를 샐러드와 함께 더 찾을지도 모르겠다. 姜 京 根 숭실대교수·헌법학
  • 현대·대우車 日공략 선언

    현대자동차와 대우자동차가 20일 일본 지바시 마쿠하리에서 열린 도쿄 모터쇼 보도발표회에서 일본 자동차 시장 진출을 각각 선언했다. 현대자동차는 내년부터 트라제XG,산타페 등 레저용차량(RV)을 일본 시장에중점 수출하고 점차 일반 승용차 모델로 수출차종을 늘릴 계획이다.이를 위해 도쿄 오사카 고베 히로시마 등 일본 6개 도시에 판매 및 사후서비스망을구축키로 했다.도쿄와 오사카에는 대형쇼룸도 운영한다.세계 3대 자동차시장인 일본의 RV시장 규모는 94년 110만대에서 지난해 200만대로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김태구(金泰球) 대우자동차 사장도 다음달 7일부터 경차인 마티즈를 인터넷을 통한 판매방식인 ‘사이버 클럽’방식으로 일본에 시판한다고 밝혔다. 대우는 후쿠오카에 판매법인인 ‘마티즈 코퍼레이션’의 설립을 마쳤다.첫해인 올해는 경차 판매량이 많은 후쿠오카지역 등을 집중 공략한뒤 내년부터판매지역과 판매차종을 넓혀나가기로 했다. 사이버클럽방식은 인터넷 회원을판촉요원으로 활용하고 이들이 차량을 구입할 때 할인 등 인센티브를 주는대신 대리점을 통한 판매과정이 없어 비용을 혁신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대우는 밝혔다. 조명환기자 river@
  • ‘신지식인’ 이수만씨 예산처서 강연

    인기그룹 HOT와 SES 등 스타군단을 거느린 SM기획의 대표 이수만씨(47)가 20일 기획예산처를 찾았다.각계인사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예산처가 마련한 ‘신지식인과의 대화’에 초대된 것이다. 강당에 모인 200여명의 ‘넥타이부대’는 이날 전문MC에서 잘 나가는(?) 음반기획사 대표로 변신한 이씨로부터 대중문화 개방의 산업적 효과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씨는 먼저 우리 방송광고시장의 규제와 대중문화시장의 폐쇄성을 꼬집었다.방송광고의 단가가 획일적이어서 전문화되고 다양한 방송프로를 제작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씨는 이어 대중문화를 적극 개방하고 그만큼 해외로의 진출노력도 강화할것을 주문했다. “우리 영화나 음악이 해외에 적극 진출해 호응을 얻게 되면그만큼 ‘한국’이라는 브랜드의 가치가 올라가고, 이것이 곧 우리 상품의수출확대로까지 연결될 것”이라는 얘기다.일과를 서둘러 마치고 오후 3시부터 1시간 30분 남짓 이씨의 강연을 들은 기획예산처 관료들의 표정은 다양했다.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다가도 지루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기획예산처는 이씨에 이어 내년 1월말까지 인터넷 전문가 김동수씨(28일),시(時)테크 전문강사 윤은기 국제기업전략연구소 소장(11월 11일),전동수 삼성전자 상무(11월 25일),토론전문가 허경호 경희대교수(12월 23일) 등 9명의각계 전문가들을 초청,강연을 들을 계획이다. 정부와 공공부문의 개혁작업을지속적으로 추진할 개혁마인드를 키우자는 생각에서다. 진경호기자 jade@
  • M-TV 새 심야토론 차별화로 승부

    MBC-TV 최초의 정례화된 생방송 토론프로 ‘정운영의 100분토론’이 21일 밤11시 첫 전파를 탄다. 이 프로는 총선을 반년 앞둔 동일한 시점에서 SBS역시 비슷한 토론프로를 신설하는 바람에 외압설에 휘말렸는가 하면 방송계 내부로는 ‘심야토론’으로 대변되는 KBS의 10여년 생방송 토론 아성에 대한 도전이라는 점 등에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때문에 제작진은 기성 권력 계보에서 비교적 무공해 지식인으로 남아 있는정운영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를 진행자로 택하고 보도제작국 차원에서 외풍근절의지를 거듭 밝히는 등 세심한 차별화 전략을 펴왔다. 첫 토론에서 ‘무엇이 언론개혁인가’라는 주제로 민감한 중앙일보 사태를다루기로 한 것도 프로 성격 정립을 위한 정면돌파라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 진행자 정씨는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에 대한 고려도 있었으나 첫 프로는 ‘디스커션(토론)’이기보다 ‘디베이트(논쟁)’였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토론은 홍석현 사장 구속으로 촉발된 중앙일보 사태에 대한 쌍방 주장을 듣는 ‘언론탄압인가 개인비리인가’와 DJ정권 언론정책을 자율성이라는 잣대로 점검할 ‘무엇이 언론개혁인가’의 1·2주제로 나눠 전개된다.패널리스트로는 조현욱 중앙일보 비상대책위원장,손석춘 한겨레신문 여론매체부장,국회 문광위 소속의 신기남 국민회의,박종웅 한나라당 의원,이효성 성균관대 교수,장기표 신문명정책 연구원장이 출연한다. 이 프로는 과거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등을 거치며 대표적 비제도권 논객으로 활동해온 진행자가 공중파 고정프로를 맡아 제도권으로 본격 진입하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진행자 후보로 20여명 가량을 인터뷰했다는 MBC측은 정씨 낙점의 이유로 “대중인지도,저술과 경력 등을 통해 검증된 지적 능력,불편부당한 이미지,그간의 행적에 나타난 일관성” 등을 꼽았다. 정씨는 “한 두 달에 한번 정도는 대중 모두와 관련되지 않더라도 매체에서소외돼 온 협소한 영역들에까지 손을 뻗어보고 싶다”면서 “비전향 장기수,386세대로부터 잊혀진 4·19세대 이야기까지 다소 현학적인 소재들도 다뤄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손정숙기자 jssohn@
  • 평생교육 강화… 능력사회 구축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9일 오후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와 함께 서울올림픽공원 제1체육관에서 열린 평생교육자 신지식인운동 추진대회에 참석,“형식적인 학력 위주의 사회를 실질적인 능력 위주의 사회로 유도해야 한다”면서 “평생교육기관의 학습비 지원 등 지원체제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다가오는 지식기반사회에서는 누구든지 원하는 교육을 연령에 관계 없이 언제든지 받을 수 있는 평생학습사회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평생교육기관들이 자율과 경쟁,창의를 바탕으로 학원을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학원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국학원총연합회(회장 文尙柱)가 개최한 이날 대회에는 전국의 각종 학원종사자 1만2,000여명이 참석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담양 종합하수종말처리장 준공

    생활하수와 분뇨,축산폐수를 한 곳에서 연계처리할 수 있는 종합 하수종말처리장이 전국 처음으로 전남 담양군에 설치돼 오는 27일 준공식을 갖고 가동에 들어간다. 18일 담양군에 따르면 영산강 최상류인 담양천의 수질 정화를 위해 담양읍강쟁리 담양천변에 사업비 216억원을 들여 조성한 1일 7,000t 규모의 종합하수종말처리장이 착공 3년만에 최근 완공돼 시험가동 결과 방류수가 기준치 이하로 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 종말처리장은 각 처리장을 별도로 운영하는 과정에서 드는 건설비와 인력 등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피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집단민원도 줄일 수 있다. 이 종합처리시스템은 3년전 경기도 Y시가 처음 시도했으나 운용단계에서 축산폐수 농도를 줄이지 못해 방류수 기준치가 초과하는 등 연계처리에 실패했다. 이 처리장은 수거된 분뇨와 축산폐수에서 이물질을 제거하는 등의 전(前)처리 과정을 거친 뒤 생활하수 라인에 연결,미생물 처리방식인 산화구법을 활용해 정화한다.담양군은 최첨단 정화방식인 토양성 균을 이용한 자연정화방법을 활용,유입 농도가 ℓ당 3만㎎ 안팎인 축산폐수를 전(前)처리 과정에서500㎎으로 낮춰 실용화에 성공했다.시험가동 결과 기준치가 ℓ당 20㎎인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과 부유물질(SS)은 ℓ당 11㎎과 15㎎,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20㎎(기준치 40㎎/ℓ)으로 각각 조사됐다. 담양 남기창기자 kcnam@
  • [쉽게 읽기]폴 존슨 ‘벌거벗은 지식인들’

    ‘지식인을 조심하라고요?’ ’지식인은 위험하다.왜? 그들은 지독하게 이기적이고 과대 망상적이며 자기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착취하기 때문이다.’ 그렇습니다.저자는 ‘지식인을 조심하라!’고 경고합니다.물론 우리 사회에서도 지식인이란 존재를 마뜩찮게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않지요.그래서 시쳇말로 ‘먹물’이라고 부르지 않던가요.헌데 저자의 전언은 단순히 지식인의권위를 폄하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습니다.우리가 인간성과 사회의 행복을 지키려면 위대한 지식인들의 주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단 의심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럼,이 책에서 다루는 ‘벌거벗은’ 지식인들의 모습을 알아볼까요.근대지식인의 시조이자 원형인 루소,그는 진리와 덕성의 예언자로 명망이 높았지만 다섯명의 자기 아이들을 고아원에 내팽개쳤습니다.노동해방의 선각자 마르크스는 45년간이나 가정부에게 단 한푼의 봉급도 주지 않았고,‘나만큼 도덕적으로 선한 사람은 없다’고 자부하던 톨스토이는 사창가를 줄창 드나들면서도 성생활의 타락을 극렬 비난했지요. 또한 헤밍웨이는 자신의 소설이 우정의 미덕을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동료작가들과는 잔인하고 악의에 찬 언쟁을 일삼았으며,‘노동자복’을 입고 이름도 ‘좌파적’으로 바꾼 브레히트는 당시 민중의 굶주린 생활상에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논리학의 대가 러셀도 돈과 명성 앞에서는 ‘논리 좋아하네!’라는 행태를 보였으며,사르트르와 촘스키는 각기 실존주의와 언어학으로얻은 학문적 명성을 무책임한 현실 참여로 인해 망가뜨린,슬픈 본보기라고합니다. 이렇듯 이 책은 ‘위대한’ 지식인들의 추악한 면모를 폭로합니다.혹자는‘인간적인 약점은 누구에게나 있다,중요한 건 그들이 내놓은 사상과 이론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요.이에 대한 저자의 입장은 단호합니다.그들의사상과 이론이란 것도 인간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결여한 채 관념으로 만들어진 모래성에 불과하다는거죠. 꽤 두툼한 책인데 단숨에 책을 읽었습니다.좋은 번역인데다 남의 비밀을 엿보는 재미 탓이 컸지요.그간 내가 좋아하고 지지했던 몇몇 사상가가 한갓 자기 홍보의천재거나 야비한 독설가로 재조명되는 대목에서는 ‘아,이렇게 나쁜 놈이 있나’를 되뇌며 모종의 배반감도 맛보았지요.지식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숭배와 추종이 얼마나 허망하고 때론 위험할 수도 있음을 새삼 일깨워줍니다. 김성기 현대사상 주간
  • [20세기 문명기행] 4. 대량학살과 세계대전

    “1917년 육군에 입대한 나는 1차대전중 프랑스 육군에 배속됐다.우리가 속한 807 파이어니어 보병대원은 350여명이었다.파이어니어 보병대는 전투부대가 아니고 교량부설이 주임무였다.그런데도 귀국한 사람은 나를 포함해 모두 12명 뿐이었다”(뉴스위크지에 실린 미국인 참전용사 허버트 영 회상 중에서). 1차대전은 세르비아 민족주의자 가브릴로 프린치프의 흉탄으로 어처구니 없이 시작됐으나 9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희생자수가 19세기 최대의 국제전이었던 보(普)·불(佛)전쟁의 15만명보다 무려 60배나 많다.1차대전이 20세기 ‘대량살상의 시대’를 연 셈이다. 대량살상의 시대를 여는 데는 과학기술도 ‘한몫’을 했다.독일군의 독가스,영국군의 탱크가 처음 등장함으로써 대량살상을 부추긴 것이다.대량살상 신무기는 지상에만 있지 않았다.독일군은 당시 혁명적 교통수단이었던 비행기를 폭격에 동원,영국을 초토화시켰고 U보트(잠수함)로 연합국 전투함을 수장시켰다. 30년대말부터 히틀러의 광기로 세계는 초토화됐다.반(反)공산주의 및 인종차별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나치즘은 악의 뿌리인 소련지역까지 영토를 확장,독일의 생존권을 확보하고 유대인을 배척하자고 주장했다.이 때문에 600만명의 유대인이 학살되고 2차대전이라는 극단으로 몰고 갔다.히틀러의 전격적인 폴란드 침공으로 촉발된 2차 대전은 6년간의 전쟁으로 6,500만명의 생명이빼앗긴 인류 최악의 전쟁이었다.전쟁이 끝날 무렵 등장한 원자폭탄은 대량살상 무기발전의 ‘절정’을 이뤘다. 2차대전이 끝나자,또다른 불행의 역사가 기다리고 있었다.세계 맹주로 떠오른 미국이 유럽을 원조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자,소련과 소련이 이끄는 공산진영이 모습을 드러내며 냉전의 시대가 왔음을 알렸다.소련이 동유럽을 장악한데 이어,중국마저 공산화됨으로써 공산주의는 전세계 인구의 30%를 지배하게 됐다.50년대 벽두는 냉전을 알리는 신호들로 시작됐다.소련과 중국,두 거대 공산국가는 2월15일 ‘중소동맹’결성을 발표,공산주의 연합전선의 탄생을 선언한 것이다. 냉전의 ‘유탄’은 은둔의 나라 한반도로 튀었다.북한군이 6월25일 새벽 전격남침하자 미군과 유엔군이 급파됐고,소련에 이어 중국이 참전함으로써 동서냉전이 열전으로 바뀌었다.3년동안 계속된 한국전쟁은 한민족에 엄청난 피해를 안긴채 ‘미완의 전쟁’으로 막을 내렸다.250만명의 한국인과 100만명의 중국인,5만여명의 미국인 등 40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동서진영이 맞붙은 두번째 결전장인 베트남전쟁은 ‘무적함대’ 미국에 첫패배를 안겼다.동남아지역에 공산주의의 확산을 저지한다는 명분 아래 전쟁에 개입한 미국은 50만명 이상의 미군을 투입하고 폭탄을 무차별 쏟아부었으나 결국 쫓겨났다.5만5,000명의 미국인과 100만명 이상의 목숨을 바치고서야수렁에서 빠져나왔다. 냉전의 악순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프랑스 유학중 공산주의에 심취한폴 포트(98년4월 사망)가 무장투쟁을 통해 정권을 장악한 뒤 ‘농민천국’을 구현한다며 지식인 등은 물론 노동자·농민·부녀자·어린이까지 닥치는대로 학살했다.인구의 4분의 1인 200만명이 희생돼 캄보디아를 ‘킬링필드’로만들었다. 소련의 개방·개혁정책을 실시로 냉전에 종지부를 찍자마자 민족 분규로 대량학살이 자행됐다.보스니아와 코소보에서는 ‘인종청소’가 그치지 않고 르완다 등 아프리카에서도 무차별 살육전이 벌어지고 있다.그러나 동티모르가오랜 내전을 딛고 독립을 쟁취했고,북아일랜드는 신·구교도간의 유혈분쟁을종식시켰다.새천년을 앞둔 세계에 실낱같은 희망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김규환기자 khkim@ *인류의 공포 核무기 사라질까 1945년 일본에 원자폭탄이 투하된뒤 지구촌은 핵무기의 악몽에 시달려왔다. 미국과 옛 소련은 세계 패권을 잡기 위해 핵경쟁을 시작,전인류를 수십번죽이고도 남을 양의 핵무기를 생산,배치했다.여기에 19세기의 강자 영국과프랑스가 뛰어들었고 중국도 뒤질세라 핵무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46년부터 96년 말까지 50년간 이들 5개 핵강국들은 무려 2,045회의 핵실험을 실시했다.이중 미국이 1,030회로 가장 많고 러시아(715회),프랑스(210회),영국 및 중국(각각 45회)의 순이었다.지하핵실험이 1,517회였다. 핵강국들은 이같은 핵실험을 거쳐 다량의 핵무기를 생산,배치했다.96년 말현재 모두 3만9,047개나 된다.실전배치한 것과 비축분,폐기대기중인 것을 다합한 것이다. 러시아가 2만5,000개로 가장 많다.미국은 1만2,937개로 미국과 러시아가 전세계 핵탄두의 97%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엄청난 숫자의 핵실험과 무기는 인류복지 증진에 쓰였을 돈을 투입함으로써 가능했다.브루킹스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40년부터 96년까지 핵무기 개발과 생산 등에 5조5,00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다. 이는 경제주간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총매출과 맞먹는 돈으로 미국인 한사람이 2만2,000달러를 부담한 꼴이라는 계산이다.옛 소련은 미국과의 군비경쟁 패배로 해체됐으나 ‘핵유산’은 여전히 옛 소련의 자식들인 동구국가들에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는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을 통해 추가 핵실험과 핵무기 확산을 막으려 하지만 실효성은 없다는 지적이다.그나마 미 의회의 비준 거부는업친데 덮친격이 되고 있다. 더우기 미국은 2008년까지 매년 36억달러 이상을 핵실험과 운반수단의 개발 등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인도,파키스탄,북한 등 제3세계 22개 국가들은핵프로그램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때문에 새천년에도 핵무기가 전인류의 최대 악몽으로 남을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박희준기자 pnb@
  • 인터넷株 상승행진 이어갈까

    인터넷주가 뜨는가. 최근 인터넷 관련주가가 급등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대표적인 인터넷 주식인 한글과 컴퓨터는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연 4일 상한가를치며,3,000원대에서 순식간에 5,000원대로 뛰어 올랐다.인터파크도 7일부터연 5일간 상한가를 기록했다.삼성물산도 1만4,000원대에서 2만원대로 올랐으며,다우기술과 한솔CSN,디지털조선도 급등했다. ■왜 올랐나-얼마전만해도 지나치게 고평가됐다고 지적됐던 인터넷 주가에대한 평판이 차츰 좋아지고 있다.ING베어링증권의 경우 이달초 “한글과 컴퓨터의 주가가 현재보다 2배 이상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여기에 미국의 대표적 인터넷 기업인 ‘야후’의 올 3·4분기세전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153%나 폭증하는 등 상상을 초월한 실적이 확인되자 미국은 물론 국내 인터넷 주가에도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아직은 조심스럽다-서울증권 김장환(金壯桓) 투자분석팀 대리는 “미래 인터넷 사업의 방향이 아직 뚜렷하게 설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섣불리 장담하기어렵다”며“단기적으로는 주가지수 870선에서 매물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기업들이 시대변화에 무난하게 대응할 경우 연말부터는 주도주 역할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오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연기자 carlos@
  • [지구촌 밀레니엄 준비] 일본/ 부에 걸맞는 ‘품격있는 국가’지향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는 일본의 화두는 ‘제3의 개혁’이다.밀레니엄을 맞는 행사와 기념사업은 지방 또는 민간차원으로 넘기고 정부차원에서는 21세기 일본의 나아갈 방향과 국가전략을 내실있게 세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 근대화의 기초를 닦은 명치유신 이후를 ‘제1의 개혁’시대,경제대국일본을 가져온 2차대전 패전 후를 ‘제2의 개혁’시대라고 할 때,앞으로를‘제3의 개혁’시대로 설정하고 있다.21세기 일본이 지향해야 할 국가적 이념과 목표를 설정하는데 부심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제3의 개혁’을 모색하는 배경에는 더 이상 서구로부터 배울 것이없다는 자부심에서 출발한다. 나아가 일본 스스로 독자적·주체적으로 국가의 진로를 모색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상황인식도 깔려 있다.경제 일변도의 성장과정에서 전통적 가치관과 미덕이 쇠퇴하고 문화적으로도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는 등 일본사회의 내적인 동요에 대한 우려도 주요 요인이다. 일본은 제3의 개혁을 통해 국가로서의 총체적 변화와 거듭남,그리고 일본적전통과 가치관의현대적 재해석과 재수용을 지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경제적 부국 뿐만 아니라 ’품격있는 국가’,‘덕이 있는 국가’ 즉,물질과 정신이 균형을 이루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는 이른바 ‘부국유덕(富國有德)’의 국가건설을 21세기의 과제로 삼고 있다. 오부치 게이조 총리는 99년 3월26일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구성된 ‘21세기 일본의 구상’ 간담회를 총리실 산하에 설치했다.51명의 지식인들로 구성된 이 간담회는 세계속의 일본,풍요로움과 활력,안심과 여유로움의 생활,아름다운 국토와 안전한 사회,일본인의 미래라는 5개 주제를 설정했다.일본의 국제적 지위와 역할,인간다운 삶의 충족 등 국가사회 전반의 종합진단과 처방을 마련중에 있다.21세기의 일본을 짊어지고 나갈 젊은이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젊은이들로 구성된 ‘21세기 일본의 구상’ 간담회도 추진할 계획이다.E-메일을 통해 국민들의 의견도 다각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총리 자문기관인 경제심의회도 2010년을 목표로 ‘경제사회의 바람직한 위상과 경제신생의 정책방침’이라고 보고서를 작성,지난 7월8일 각의에서 승인을 받았다.일본을 지탱해온 근대 공업사회의 규범이 더 이상 시대의 흐름에 적합하지 않으며,일본사회의 급속한 노령화·소자화(少子化)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특히 새로운 세기가 지혜의시대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다양성과 창조적 변혁을 기본이념으로 관주도 경제운용의 민간주도 전환,지식산업 중시 등 향후 일본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21세기 일본이 어떤 국가적 이념 하에서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인가. 이는 한·일 관계의 장래 뿐만 아니라 동북아는 물론 전세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지금까지 일본의 발전 모델을 참고해왔던 우리에게도 일본의 21세기 구상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외 일부에서 일본의 우경화,군사 대국화 움직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다행히 21세기 일본의 구상은 품격있고 덕이 있는 국가를지향하고 있다.그러나 품격과 덕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한 개인이품격과덕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자기 희생과 절제가 뒷받침될때 비로소 가능하듯 국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이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자기의 색깔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21세기의 진로를 모색하는 일본이 아무쪼록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바탕으로 품격있고 덕이 있는 국가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석규 주일본 대사
  • 20일 문화의 달 기념행사 다채

    정부가 주관하는 기념일 행사는 늘 대동소이하다.국립극장이나 세종문화회관에서 몇몇 관계자들에게 훈포장을 수여하는 것으로 진행되는 획일적인 기념식은 ‘문화의 날’이라고 해서 딱히 다를 게 없었다.그런데 이번엔 달라졌다.정부는 뒤로 물러서고 대신 문화예술계의 양대 단체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예총)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오는 20일 대학로,인사동,홍익대앞,신당동 일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문화의 달,파티’는 그렇게해서 만들어졌다. ●대학로 메인파티‘돌아보며 내다보며’를 주제로 오후 6시부터 3시간동안마로니에 공원 특설무대에서 마련된다.세대와 계층,취향과 쟁점을 가로질러다양한 문화적 화두를 돌아보는 동시에 현재 새롭게 떠오르는 경향을 전망하는 자리.조용필에서 HOT까지,이애주의 도당굿 살풀이에서 젊은 춤꾼들의 현대무용까지 각 세대별로 향유해온 당대의 문화 코드들이 ‘버라이어티 쇼’로 펼쳐진다.맞은 편 무대에서는 틈틈이 테크노DJ들의 레이브 파티가 벌어진다. ●신당동 ‘떡볶이페스티벌’신당동을 대표하는 음식인 떡볶이를 축제의 테마로 당당히 끌어올렸다.떡볶이 가게 주방장 30명과 일반인 30명이 골목에서벌이는 ‘떡 신(神)선발대회’와 외국인 떡볶이 경연대회, 젊은 퍼포먼서들의 호객 행위 예술 등이 열린다.이밖에 떡볶이 DJ경연대회,떡볶이촌 바닥그림과 조형물 등 깜짝 아이디어가 다채롭다. ●홍대앞 ‘다함께 차차차’오후 6시30분부터 홍대앞 피카소거리가‘공인된’춤판으로 탈바꿈한다. 무용교수,전문 무용수는 물론이고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어울려 스텝을 밟을 수 있다.테크노DJ,래퍼,록밴드,오케스트라 연주단,라틴 악단이 참여해 라이브연주로 춤의 생기를 더할 예정.춤에 자신 없는 사람들도 걱정할 필요없다. 홍대앞 댄스 전문공간, 소극장,클럽 등 10여곳에서는17∼19일 오후 7시부터 2시간동안 전문 춤꾼들이 다양한 춤을 무료로 가르쳐준다. ●인사동 ‘미스터 김을 위하여’‘전통의 거리’라는 이미지에 맞춰 고전과현대, 장년층과 청년층의 만남을 시도하는 전시·설치 기획전을 연다.‘미스터 김’은하루하루를 옥죄여사는 우리 시대의 샐러리맨을 상징한다.아트 포장마차,우리 시대의 표정그리기 등이 마련된다. ●대학로 ‘유랑극단’연극의 메카 대학로에서는 마당극과 마임이 펼쳐진다. 오후 1시부터 ‘형설지공’‘경신난장’‘호랑이 이야기’등 세 편의 마당극이 공연되고,20여개 마임팀이 트럭을 개조한 마차를 타고 거리 곳곳을 누빈다.(02)720-9272이순녀기자 coral@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