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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金대통령 국회개원 연설 요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5일 국회 개원식 연설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앞두고 초당적·범국민적 지원을 확고히 담보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총선 후 야당이 원내 1당을 차지한 상황에서 정국을 원만히 이끌어나가기위해서는 여야간 ‘대화와 협력’의 정치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다시 강조했다.이와 함께 16대 국회가 생산적인 국회로 거듭나 줄 것을 당부하는 데도역점을 뒀다.다음은 연설 요지. 현재의 한국 경제는 금리 등 각종 거시지표로 볼 때 상당히 좋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IMF(국제통화기금)등 국제금융기관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그러나 정부는 결코 자만하거나 방심하지 않겠다. 앞으로도 금융·기업·공공부문·노사관계 등 4대 부문의 개혁과 지식정보화를 더욱 촉진시켜 우리 경제가 세계 시장에서 자신있는 경쟁력을 이룩할 때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 아울러 남북의 화해와 협력 속에 민족 단합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에서 평화와 화해의 출발점이 되도록 모든 정성과 노력을 다하겠다.베를린 선언에서 나는 남북간 평화와 냉전 종식을 주장했다. 북한을 지원하기 위한 경제협력도 약속했다.이산가족 문제의 해결을 주장했고, 남북한 상설기구를 두어 계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회담에서 남북은 서로 모든 문제를 격의 없이 논의해야 한다.그러나 합의에 있어서는 가능한 일부터 성사되도록 하겠다. 합의 안된 것은 2차,3차 회담에서 처리해나갈 것이다. 앞서 밝힌 경제와 남북문제를 포함해 5대 국정목표를 성취하고자 한다.먼저이제 굳건히 뿌리내리기 시작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보다 큰 나무로 키워내고 세계에 자랑할 인권국가를 이룩하겠다.둘째로는 흔들림 없이 경제개혁을 완수하고 한국을 세계의 지식정보강국으로 부상시키겠다. 셋째는 생산적 복지를 정착시키는 일이다.국민의 기초생활을 보장하고 일할수 있는 모든 사람들이 지식정보화 교육을 통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고 고소득을 얻을 수 있는 신지식인이 되도록 하겠다.넷째는 국민적 대화합을 이룩하는 것이다.계층간·지역간·세대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서로 화합·협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또 남북한 사이에 평화를 이룩하고 교류·협력을 추진하면서 장차 있을 평화적 통일에 대비하는 것이다. 이러한 다섯가지 국정목표는 21세기 우리의 국운을 새롭게 개척하는데 빠짐없이 성취해야 할 과제다.그 성공을 위해 무엇보다도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치가 안정되고 여야간에는 대화하고 협력하는 관계가 이룩돼야 한다.이번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존중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이를 위해 여야간에 대화와 협력의 관계를 유지해 나가기를 충심으로바란다. 대화와 협력이 없는 불모의 정치풍토가 계속되는 것은 여야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되며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줄 뿐이라는 것을 지난 15대 국회가 말해주고 있다.다시는 이러한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을 우리 모두 맹세해야 한다. 나는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존중하고 중요 국사를 대화 속에 추진하도록할 수 있는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하겠다는 것을 굳게 약속한다.
  • ‘일상속 파시즘’을 고발한다

    파시즘의 어원은 파시스모(fascismo).고대 로마 근위병의 장식인 파쇼(fascio)에서 유래했다.무솔리니 체제의 전체주의적·집단적·민족주의적 이데올로기를 지칭했던 말은 다시 스탈린 시대에 가서는 혁명에 맞서는 무장자본주의자들을 적대시하는 뜻이 되기도 했다.오늘날 그 쓰임의 영역은 크게 확장돼있다.파시즘의 현재적 개념은 권위주의 이데올로기들에 대한 통칭에 가깝다. 한양대 사학과 임지현 교수를 비롯해 각계 필자 11명이 참여한 책 ‘우리안의 파시즘’(삼인)은 같은 뿌리에서 싹터 민중의 삶과 의식속에 다양하게 가지를 쳐온 ‘일상적 파시즘’에 주목했다. 책은 “민중은 독재권력의 희생자였지만 동시에 공범자였다”는 통렬한 자기비판으로 논의를 펴나간다.예컨대 4월 총선에서 재확인된 지역주의(‘자발적’이라 단정짓는다)는 ‘합의독재’의 기반을 민중 스스로가 마련해주고 있는 사례라는 것. 무의식중에 일상을 잠식한 파시즘의 흔적은 예상치도 못했던 곳에서 드러난다.김기중 변호사는 주민등록제를 전체주의적 법질서의 토대라 꼬집는다.지난해 주민등록증 일제갱신때 ‘나라가 시키는 일’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단두달동안 2,500만명의 성인이 강제없이 동원된 사례는 우리가 ‘병영사회’이자 ‘동원국가’에 살고 있음을 입증해준 근거라고 주장한다. 세칭 386세대인 권인숙씨(미국 클라크대 여성학과 박사과정)는 여성문제에서파시즘의 뿌리를 본다. “학생운동에서건 조직사회에서건 성공을 꿈꾸는 여성의 전략은 거개가 여성성을 부인하고 자신을 남성과 동일시하는 형태로 나타난다”면서 이를 남성권위를 중시하는 사회경향 탓이라 풀이한다. 무심코 뱉는 일상언어 속에서도 파시즘은 살아있다.“너 뉘집 아들이냐?”내지 “넌 애비 애미도 없냐?”는 식의 이야기들.논리가 막힐 때 상대의 체계텍스트를 들먹이는 이런 말들은,전체에 누를 끼치면 윤리적 중죄자로 취급되는 전체주의 사고방식에서 나왔다는 해석이다(김근 서강대 중국문화학과교수). 또 전진삼씨(월간 ‘건축인 포아’ 편집인)는 한국 건축을 파시즘의 증식로라 파악하고,엘리티즘을 추구하는 건축물들의 파쇼적 혐의를 거침없이 따진다.“세종문화회관,예술의 전당,독립기념관 등의 건축양식이 하나같이 정권안정을 희구하는 기념적 상징들로 가득하다”는 등의 문제제기는 퍽 의미가깊다.값 8,500원. 황수정기자 sjh@
  • 6월4일 中 天安門 사태 11주년/ 현주소

    6 ·4 톈안먼(天安門) 사태 11주년을 이틀 앞두고 재평가와 책임자 처벌을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왕훙쉐 등 반체제인사들은 톈안먼사태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하는 공개 탄원서를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 등 중국 지도층에게 보냈다.톈안먼의 어머니 ‘딩즈린(丁子霖)전 중국인민대 교수를 비롯한 6·4 유족108명이 리펑(李鵬)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에 대한 형사고발안 신속처리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은 보내 중국 사법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하지만 이같은 연례적인 재평가 요구운동 이외에 올해에는 사회 곳곳에서예년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임박하면서 사회·경제·정치개혁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진 것.중국 관료 출신으로 현재 연구소를 운용하는 리판은 “WTO 가입은 개혁과 개방을 의미하며 이는 언론의 자유를 확대시킬 것이다.더 많은 자유는 민주주의의 가속화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이는 중국 지도부가 가장 경계하는 것이다. 중국 지도부는 경제개혁은 가속화시키되 정치개혁에는 난색을 표하며 정경분리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중국 당국은 지난달 말부터 사회주의 이념을재무장하기 위한 대대적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이미 정치·사회 민주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나섰다.또 지식인층에 대한 ‘옥죄이기’에도 들어갔다. 장쩌민 주석은 지난달 말 상하이와 장쑤,저장성 등 동부지역을 순시하면서서서히 밀려오는 서구화 물결을 경계하는 연설을 했다.그는 “민간사업 부문을 위한 당 대책기구 구성은 전혀 새로운 일”이라며 서구문명의 창구 역할을 하는 민간 부문에 대한 통제를 강조했다. 중국 당국은 또 정치·사회 민주화를 지지하는 지식인들의 블랙리스트를 작성,배포하면서 이들에 대한 감시도 강화했다.외신에 따르면 현재 민영화와민주적 개혁을 지지하는 8명의 지식인들 명단이 돌고 있고 최근에 17명의 이름이 추가돼 출판사와 언론사에 배포돼고 있다고 전했다.이들의 책이나 글이일반인들에게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이다. 중국 당국이 언론과 지식인층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면서 민주화를 요구하는목소리가 다소 잦아들기는 했다.그러나 국제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정보화와 시장개방이 가속화되면 언제까지 이같은 방법으로 중국인들의 민주화 요구를 잠재울 수 있을 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6·4사태와 관련 213명이 복역중이다. 김균미기자 kmkim@. * 텐안먼(天安門) 사태 당시의 주역들 어디서 무얼하나. 89년6월4일 텐안먼(天安門) 시위를 이끌었던 반체제 주역들의 현주소는 11년이 지난 지금 다양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아직도 반혁명분자의 꼬리표를 달고 수감중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외국으로망명해 유학하거나 첨단산업에 종사하면서 행복한 생활을 하는 이들도 있다. 중국이 사태 진압 직후 수배령을 내린 21명의 학생지도자중 서방에 망명한인사는 류강(劉剛·38)을 비롯해 12명.중국에 남은 9명중 2명은 수감중이며나머지 7명은 당국의 감시 속에 장사 등으로 생계를 꾸려나가거나 행방이 불확실한 상태다. ‘수배 1호’였던 베이징대 역사학과생 왕단(王丹·31)은 6년5개월간의 복역 끝에98년5월 병보석으로 풀려나 미국으로 건너갔다. 매년 6월이면 민주화와 인권보장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여온 그는 96,97년 연속 노벨 평화상 후보에 추천됐다.지난달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의 취임식 참석 여부를 놓고 중국을 긴장시켰으나 모습을 나타내지는 않았다. ‘수배 2호’였던 시위대 대표 우얼카이시(吾爾開希·32)는 중국을 탈출한뒤 미국의 한 중국어 방송사에서 일하다 타이완 여자와 결혼,미국과 타이완을 오가며 사업을 하고 있다. 96년5월 홍콩으로 탈출한 뒤 미국에 망명,중미관계를 불편하게 했던 류강(劉剛)은 뉴욕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여학생 지도자 차이링(紫玲·33)은 미국에서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으며 보스턴 금융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 남은 학생지도자중 왕여우차이(王有才·34) 등 2명은 현재도수감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신지식인’선정 송혜자 우암닷컴 대표

    “이제 중소기업계도 디지털 마인드와 아이디어로 무장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31일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중소기업 분야 ‘신지식인’으로 뽑힌 송혜자(宋惠子·33) 우암닷컴 대표이사는 “그동안 중소기업의 정보화를 위해 신기술개발에 힘써온 것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소업계에서 ‘정보화의 첨병’으로 불리는 송 대표가 정보통신업계에 뛰어든 것은 지난 93년.대기업 전산실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생산 및 회계,인사관리 등 모든 경영정보를 전산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뒤,이를사업화하기 위해 스스로 회사를 차렸다. “정보를 전산화하는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경영정보 시스템을 제공,중소기업의 정보화에 기여하고 싶었습니다”송 대표가 보급해온 경영정보시스템은 기업의 영업 및 생산,품질,원가관리등의 정보를 전산화할 수 있는 ‘전사적 자원관리(ERP)시스템’.모든 작업과정에서 경영자들이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지역의 정보화 사업에도 열심이다.수원에서 공장을 경영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부터 지역 초등학교에 컴퓨터를 기증,정보화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 역점을 둘 사업은 서로 다른 ERP프로그램을 연결시키는 토털솔루션(ERTP)을 개발하는 것.ERTP는 지난 3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신기술 혁신개발사업을 선정,올해말에 완성될 계획이다.또한 성균관대와 함께 ERP를 대신 검색해주는 ‘검색엔진로봇 에이전트’ 기술도 개발중이다. 송 대표는 “정보통신업계는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이에 발빠르게 대처하려면 새로운 아이템 개발이 필수”라면서 “10년안에 정보통신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컨소시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지식경영 리더그룹’ 한국대표 (주)아이리스 윤준수대표

    “21세기 지식산업 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세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엔토베이션 인터내셔널이 ‘지식경영 리더그룹’한국대표로 선정한 ㈜아이리스 윤준수(尹準洙·33) 대표이사는 우리나라의 21세기를 장미빛으로 전망했다. 산업화 시대와 달리 지식산업시대에서 만큼은 우리나라의 ‘지식경영’을바탕으로 한 기술력이 선진국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식경영 리더그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럽연합(EU),세계은행의후원으로 지식경영에서 21세기를 선도할 인물을 나라별로 1∼2명씩 선정해만든 모임이다.현재 미국의 칼 윅데보라 아미돈과 일본의 노나카 이쿠지로등 유명 지식경영 전문가 80여명이 등록돼있다. ‘지식경영’이란 수많은 정보 가운데 때와 장소에 따라 가치가 다른 정보를 가장 필요한 곳에 제때 제공해 부가가치를 최대화하는 것을 뜻한다.인터넷 보급으로 정보의 홍수시대를 맞고 있는 요즘 적절한 키워드인 셈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주임 연구원으로 일하던 윤씨가 사업에 뛰어든 것은인터넷 관련정책을 연구한 것이 계기가 됐다.연구 도중 ‘지식경영’의중요성을 깨닫고 연구대상보다는 사업으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98년 2월동료들과 함께 ㈜아이리스를 설립,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한때 자금난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지식경영’을 바탕으로한 기업혁신시스템이 컨설팅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지난해말 제2건국위원회가 선정한 신지식인에 뽑혔으며,지난 2월에는 중앙인사위원회 국가인재 데이터베이스(DB)에 오르기도 했다.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사 등 세계 유명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함께 지식관리시스템인‘kmn21’개발에 성공,오는 6월 미국시장에 진출한다.최근엔 삼성과 현대 등 대기업들과 컨설팅 제휴를 맺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단재상 학술부문 수상 ‘녹색평론’ 김종철발행인

    ‘녹색평론’이 25일 제14회 단재상(한길사 제정)의 학술부문을 수상한다.학자가 아닌 잡지가 이 상을 받기는 이례적이다.환경·생태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간이 산업사회에 휩쓸리지 않고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방안을 모색하는 진지한 노력이 그만큼 돋보인다는 얘기다.전국 11곳에 자발적인 독자모임이 결성됐고,다른 건 안 믿어도 ‘녹색평론’만은 믿는다는 사람들도 꽤 생겨났을 정도다. 발행인 김종철교수(53·영남대)는 70∼80년대 필명을 날렸던 문학평론가다. 그러나 최근 52호까지 10년째 이 잡지를 거의 혼자 만들다시피 하다 보니 “이제는 문학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안든다”고 한다.당초 교수직을 본업으로여겨 2∼3년만 해볼 생각으로 시작했고 “지금도 개인적으로는 쉬고 싶은 마음이 태산같지만 그럴 수 없는,호랑이 등에 올라탄 기분”이란다.이 일이 자신의 본업이고 학교와 양립하기 힘들다는 느낌만 자꾸 든다.남미 여행이 의학도였던 체 게바라로 하여금 인간의 질병보다 세계의 모순을 치료하는 일이 더 본질적인 문제라고 판단,혁명가로 변신하도록 만든 것과 처지가 비슷하다.그만큼 우리 사회의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식인들이 환경과 농촌문제에 왜 이리도 관심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이러다간 아무런 대책 없이 환경이 파괴되고 농촌이 망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어요.환경은 돈을 쓴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생활양식을 바꿔야지요.답답하니까 모기 소리나마 정신을 차리자고 계속 얘기해야죠”김대표는 “이제는 과학기술 제국주의 시대이고 전문가들이 편견에 갇혀 잘못돼 있을 때는 속임수를 당할 수도 있는 만큼 우리에게도 시민 과학자 개념이 필요하다”면서 “원칙적인 얘기는 꾸준히 하면서 구체적인 방법론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김주혁기자 jhkm@
  • [외언내언] ‘난민 1호’

    우리나라가 92년 세계난민협약에 가입한 지 8년만에 처음으로 카메룬 국적의 반체제인사 타크위씨(33)가 난민 지위를 인정받게 됐다.‘난민 1호’를기록하게 된 타크위씨는 카메룬의 야당 사회주의민주전선당의 홍보·재정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여섯차례 체포된 경력이 있으며 반정부 시위 주도와 관련,지명수배를 받고 있는 가운데 98년 2월 카메룬을 탈출해서 99년 3월 국내에들어왔다고 한다. 난민제도는 정치적으로 박해를 받고 있는 사람이 본국으로 송환돼 다시 박해를 받지 않도록 보호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인도주의적 장치다.현재 세계난민협약에 가입한 나라는 138개국.지금까지 우리 정부에 난민신청을 낸 사람은 12개국 75명으로 이 가운데 41명은 불허 판정을 받았고 10명은 신청을취하했으며 현재 3명이 심사를 기다리는 중이다.최근 미얀마 반체제인사 샤린이 강제퇴거 명령을 받아 본국으로 송환될 뻔했다가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져 난민 문제가 새롭게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당국의 박해를 피해 해외로 탈출해서 몇년씩이나 ‘난민’으로 지낸 한국인들도 몇 있다.‘광주 5·18 마지막 수배자’로 미국으로 탈출해서 난민지위를 인정받은 윤한봉씨와 ‘파리의택시운전사’로 널리 알려진 ‘남민전’ 관련 진보적 지식인 홍세화씨 등이그들이다. 난민 문제와는 다소 성격이 다르지만 과거 우리 민주화운동은 외국 양심세력의 격려와 지원에 큰 빚을 지고 있다.그럼에도 우리는 외국의 민주화운동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데 인색했던 게 사실이다.세계난민협약에 가입하고도 무려 8년이 흘러서야 ‘난민 1호’가 나왔다는 사실이 그것을 말해준다 하겠다. 국민의 정부에 와서야 난민을 처음 인정한 것은 인권국가를 지향하는 이 정부의 의지를 대내외에 명시적으로 천명한 것으로 이해된다.그동안 민주화와인권존중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명해왔던 우리는 정부의 이번 조처를 당연히 높게 평가한다. 또한 우리는 정부에 대해 몇가지 당부할 말이 있다.외국인의 인권도 존중하겠다는 뜻을 명시적으로 천명한 이상 내국인의 인권존중에 가시적인 후속조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인권위 설치와 국가보안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최근 광주항쟁 관련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하려던 독일 뮌스터대 송두율 교수가 ‘준법서약서’ 시비로 귀국을 포기했다.아직도 준법서약서 타령인가. 장윤환 논설고문
  • 집중취재/ 선거법-새국회서 이것부터 고쳐야

    지난 4·13 총선은 과다한 선거비용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을 남겨 놓았다.국민들은 정치권이 당장 선거제도 개선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선거를 코 앞에 두고 당리당략에 따라 밀고 당기던 구태에서 벗어나 16대국회 개원과 함께 허심탄회한 자세로 선거제도 발전방향을 논의해야 한다는지적이다.고쳐야 할 선거제도의 문제점과 대안을 살펴본다. “솔직히 신고금액의 몇배를 썼습니다.사람 동원않고 밥 사먹이지 않아도그렇게 됩니다.당선된 상대후보는 30억원을 썼다고 합디다.선거비용 신고요? 그거 웃기는 겁니다.선관위가 어떻게 다 밝혀냅니까”.서울 강남지역에서출마했다가 낙선한 A후보의 항변이다. 16대 총선은 후보자의 전과·납세·병역 등 신상정보 공개와 시민단체의 낙선운동 등 우리 선거의 제도와 문화를 한단계 끌어올렸지만 이런 변화의 뒤안에는 적지 않은 문제점도 남겼다. ◆선거비용과 실사=후보가 실제로 쓴 돈과 신고한 돈에 너무 큰 차이가 난다.앞의 A후보의 사례처럼 ‘체감비용’은 높은데 신고비용이 낮다보니 국민들의불신만 높아진다. 실제비용과 신고비용의 격차는 후보들의 고의적인 축소·은폐와 정당행사에 드는 비용을 선거비용으로 산정하지 않는 제도상의 맹점에서 비롯된다. 고의적인 축소·은폐는 선관위의 엄정한 실사로 가려내야 하나 핵심수단인계좌추적에는 원천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선거법은 후보와 배우자,직계 존비속,선거 사무장,회계 책임자의 특정계좌만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돈이 흘러간 계좌는 열어볼 수 없다.‘앉은뱅이’ 추적이 될 수 밖에 없다. 뭉칫돈이 들어가는 당원단합대회나 의정보고회 등을 선거비용이 아닌 정당활동비용으로 규정한 대목은 정당활동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타당성이 있다. 다만 이들 비용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행사의 불법여부를 가릴 검증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후보 신상정보 공개=재산·병역·전과·납세 등 4대 신상정보 공개는 형평성과 검증수단,처벌 미비 등이 문제로 꼽힌다. 특히 납세실적과 재산 공개는 실사체계가 허술하고 처벌조항이 없어 실효가낮다. 납세실적 신고는 종합토지세 등토지관련 세금과 직계가족의 납세실적이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재산도 고의로 누락하거나 은폐하면 허위공표죄로 처벌할 수 있지만,선관위는 이를 밝혀낼 여력이 없다.실제재산공개와 관련해 처벌된 예는 단 1건도 없다. 전과기록은 공개대상을 죄목 대신 형량(금고 또는 징역형)으로 정한 점이가장 큰 문제다.사기나 강간,간통 등 파렴치한 범죄는 상당수가 벌금이나 선고유예,기소유예,구류 등의 처벌을 받지만 공개대상에서 빠져 있다. ◆현역의원 프리미엄=정당 소속 현역의원은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나 정치신인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공식 선거운동기간 전까지 당원단합대회나 의정보고회,당원교육·훈련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정당활동 보장을 명분으로 기득권을 앞세운 정치권이 지난 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법을 개악(改惡)한 결과다. ◆낙선운동=시민단체 낙선운동 방법과 기간,참여수단 등을 명확히 하고 낙선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의 자격도 보완해야 한다. 시민운동을 빙자한 악의적 선거운동을 예방할 대책이 필요하다.유권자의 정치불신을 낳았던 낙선운동의 방법론도 문제다.16대 총선 투표율을 50%대로떨어뜨렸다.이런 역효과에 대해 ‘투표 인센티브제’ 등 보완책이 따라야 한다. 진경호기자 jade@. *여야 손질방향과 전망. 정치권은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야는 16대 국회 개원과 함께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할 방침이다.총선과정에서 드러난 선거법상의 문제점에 대한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어 다른 정치개혁 입법보다 선거법 개정문제가 최우선으로 다뤄질 가능성이높다. 선거법 개정에 가장 적극적인 그룹은 ‘386 당선자’.현역 의원들과 싸워어렵사리 당선된 이들 정치신인은 ‘이대로는 안된다’며 선거법 손질을 벼르고 있다.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당선자 등 정치 신인들은 당 지도부에이런 뜻을 직·간접으로 전달하고 당 사무처에 관련 자료를 요구하는 등 나름대로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1인2표제와 정당 명부식 비례 대표제 관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있다.15대 정치개혁 협상에서도 첨예한 쟁점이었던 중·대선거구제로의 개편문제도 버린 카드는 아니다. 특히 지역구도 완화를 위해 석패율제 관철의지도 강하다.이 경우 지구당을폐지하고 연락사무소를 두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20세인 투표 연령을 19세로 낮추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나라당도 선거법 수사에 대한 검찰의 중립성 여부에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특검제’를 도입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시민단체의 낙선운동 등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진행된 측면이 있다면서이에 대한 ‘보완장치’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여권의 1인2표제와 정당명부식제 도입에는 반대 입장이다.투표연령도 그대로 유지하고 오후 6시인 투표종료시간을 오후 8시로 연장하려는 여당의 생각에도 반대다. 여야는 이밖에 의정보고회 등 현역 의원들에게만 유리한 규정과 선거비용의 수입·지출의 투명성확보를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재산 신고와 병역·납세·전과공개의 문제점도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선거법 협상이 총선 직전에야 타결된 과거의 예를 보면 과연 ‘개혁선거법’ 협상이 개원초부터 본격적으로 다뤄져 개정까지 이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최광숙기자 bori@k daily.com. * 박기수 선관위 실장 문답. 박기수(朴基洙) 중앙선관위 선거관리실장은 21일 “16대 총선에서 드러난문제점을 보완해 개원 국회에 정치관계법 개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박 실장은 “개정안에는 후보 신상공개의 범위를 보완하고 국고보조금에대해 회계감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담겠다”고 덧붙였다. ◆후보의 전과·병역 공개를 놓고 논란이 있다.=신상정보 공개범위를 재점검하겠다.벌금형도 공개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형량보다 죄목이다. ◆낙선운동의 보완점은.=합법화된 만큼 후보의 해명기회도 보장돼야 한다.어떤 시민단체가 낙선운동을 할 수 있는지 기준도 필요하다. ◆선거제도가 정치신인이나 무소속 후보에게 불리한데.=신인의 선거운동 기회를 넓히는 대신 기성 정치인의 선거용 정치활동은 억제토록 하겠다.특히당원단합대회나 의정보고회는 금지기간을 늘리고,횟수도 제한하겠다. ◆후보들이 신고한 선거비용이 턱없이 적어 불신이 크다.=선거비용으로 잡히지 않는 정당비용이 많다.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없지만 투명하게 공개하는게 중요하다.적어도 선거를 전후로 총선은 6개월,대선은 1년간 정당비용을공개해야 한다.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제를 도입할 계획은.=16대 총선 투표율이 대의정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50%대로 떨어졌다.인센티브나 벌칙을 둬야 할 지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기권하면 벌칙을 주는 나라는 몇몇 있지만투표했다고 인센티브를 주는 나라는 없다.인센티브를 노린 투표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지도 생각할 문제다.투표율이 가장 낮은 20∼30대 유권자를 투표하게 하는 방안이 시급하다. 진경호기자. *전문가 제언. ◆임혁백(任爀伯)·고려대 정외과교수=정치인들의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정치(선거)자금에 대한 보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정치인은 물론,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모든 자금은 하나의 통장에서 처리돼도록 해야 한다.선진국에서는 이같은 ‘1정치인(후보) 1통장제’를 실시하고 있다.돈이 얼마나 들어오고나가는지,하나의 통장에서 정리함으로써 정치·선거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1정치인(후보) 1통장제’가 법제화될 경우,강력한 처벌 규정도 함께 제정되어야 효과적이다.지정 통장이 아닌 다른 통장에서의 입출금이 적발될 경우 불법으로 간주,강력한 형사처벌을 받도록 해야한다. 이밖에 미래에 실현될 전자민주주의의 맥락에서 인터넷을 통한 정치 및 선거 헌금 기부 방식인 ‘클린 펀드’제를 추가로 도입해야 한다. ◆손호철(孫浩哲)·서강대 정외과교수=우리 정치권은 시민사회의 대표성이결여되어 있다.다양한 정치세력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선거법이 개정되어야 한다.1인2표제가 실시돼야 한다.사표(死票)를 모아 의석을 만들어야 신진세력의 정치권 진입이 가능하다.주요정당의 경우 공천과정에서 총재 지명식이 아닌 상향식 공천이 전제되어야 제대로 된 비례대표 당선자가 선출될 수 있다. 후보등록 요건을 바꿔야 한다.기탁금을 올려 후보난립을 막기 보다 유권자의 서명을 받는 등 추천인수를 늘려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후보로나설 수 있도록해야 무소속·군소정당의 정치권 진입이 쉬워진다. 선거 전후를 막론,금품·향응을 제공하는 후보자나 정치인은 범법자로 간주해야 옳다.사전선거운동 개념이 사라져야 무소속·군소정당·정치신인의 정치권 진입이 공평해진다. ◆김형문(金炯文) 한국유권자운동연합 이사장=현행 선거법에는 국회의원 선거일을 임기 만료 50일 전으로 정하고 있다.이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 위배등 여러 폐단을 낳는 배경이 되고 있다.총선일을 2월 첫째 주로 앞당기는 안을 제안한다.정기국회가 종료되는 그 전해 12월까지 각종 민생관련법 및 예산 등의 처리를 원활히 끝내도록 함으로써 국회가 일을 하지않는 기간이 대폭 줄어든다.2월에 선거를 치른 뒤 개원일을 앞당긴다면 낙선 현역의원들의불출석 사태로 인한 국회공전 및 무노동 세비수납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국회의 연중무휴 개원이 전제된다면 총선일을 아예 5월 중순으로 늦추는 방안도 있다.신진인사는 재산·납세·병역·전과 등의 공개,현역은 국회 출석및 의정활동이 유권자 평가의 기준이 되도록선거법을 손질해야한다.
  • 재기의 등불 18회 교정대상 영광의 열굴/ 특별상

    ◆면려상◆임상주 인천구치소 교위. 소년수형자의 취미활동 지원에 남다른 관심을 쏟아왔다.71년부터 91년까지인천소년교도소에 근무하면서 4차례에 걸쳐 소년수형자 148명을 이끌고 잼버리대회에 참가했으며 84년에는 멜버른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송순천씨의 도움을 받아 소년수형자 24명에게 복싱을 지도,전국아마복싱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5개를 땄다. ◆박애상◆허부경 광주교도소 종교위원. 88년부터 광주교도소 독지가로 활동해오다 93년 종교위원으로 위촉돼 12년 4개월동안 수용자 교화사업을 벌였다.89년 3월부터 수용자 정신교육에 나서지금까지 53회에 걸쳐 5,200여명에게 강의를 했으며 장기수형자와 자매결연을 하거나 생활지원금을 후원,명랑한 수형생활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성실상◆백평선 천안소년교도소 교위. 어려운 재소자와 불우이웃을 많이 도왔다.장흥교도소에서 근무하던 81년 재소자의 가족이 피해자와 합의,생계가 막연하다는 사실을 알고 본가의 전답 4,900평을 4년간 무상임대해줬다.96년에는 연고가 없거나 의지할 곳 없는 불우수용자 116명과 직원들간의 자매결연을 주선하고 수시로 상담을 갖도록 해고충을 덜어주었다. ◆자비상◆권향임 군산교도소 종교위원. 84년 군산교도소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래 16년동안 종교교화 활동에 매달려왔다.89년 종교위원으로 위촉된 이후 106회의 불교법회를 주관,6,344명의 수용자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법하고 2,042명의 수용자를 불자로 귀의케 했다.또 명절과 석가탄신일 등에는 수용자들에게 음식물과 속옷 등 생활필수품을 지원했다. ◆창의상◆강익구 경주교도소 교위. 출소자에게 중국음식점 점포를 차려줄 정도로 어려운 재소자들을 많이 돕는다.97년에는 수용자들이 나이로 자주 다투는 것을 보고 40살이 넘는 수용자에게 크로바 표식을 달아 줘 교정사고를 방지했다.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94년부터 해마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때에는 자녀들과 함께 고아원과 양로원을 방문한다. ◆자애상◆김부광 안양교도소 종교위원. 신진자동차 운전학원장으로 있으면서 86년부터 교정교화에 일익을 담당해왔다.90년 10월부터 해마다 열리는 춘·추계 수용자 체육대회에 참석,모두 1,100만원의 상품을 지원했으며 수용자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악기 등 200여만원의 물품을 제공했다.또 한자교육을 위해 교재를 지원하고 성적 우수자를 위한 상품도 내놓았다. ◆교화상◆박병선 제주교도소 교사. 한라대학에서 컴퓨터정보학을 배우고 있는 신지식인 교도관.지난해 3월 제주교도소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6월에는 교정 판례연구회를 발족할 정도로 창의적이다.조선족들의 밀입국이 잦자 이들을 위한 안내책자를 제작,비치하기도 했다.지난 2월에는 교정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화상면회제도의 실용화에 성공했다. ◆공로상◆홍남용 의정부교도소 교화의원. 84년 교화위원이 된 이래 16년 동안 교화활동을 벌여왔다.95년부터 98년까지의 초대 의정부 민선시장 시절에도 교화에 나서 많은 출소자들을 취업시켰으며 출소자가 사망하자 그의 아내를 시에서 운영하는 재활용센터에 취업시켜자립기반을 다지게 했다.지난 2월에는 브라질 민속공연단을 초청,수용생활의안정을 다졌다. ◆권영만 육군교도소 상사. 20년 넘게 육군교도소 교도관으로 일해오면서 재소자 교정교화 업무에 헌신해온 모범 교도관.81년부터 10년간 명절에는 사비를 털어 아내와 함께 음식을 장만,재소자들을 찾았으며 90년부터 행형업무를 맡게 되자 상·중·하로구분돼 애매했던 행실심사제도를 점수제로 개선,불만의 소지가 없도록 했다.
  • 이동통신업계 ‘스카웃전쟁’ 안팎

    IMT-2000(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을 둘러싸고 정보통신업계에 전쟁이 붙었다.휴대폰 기술인력 스카우트 문제를 놓고 삼성전자가 LG정보통신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앞으로 이동통신 사업자들간에 이전투구식 주도권 다툼이 잇따를것임을 예고한다. ■법적 공방으로 비화 삼성전자의 경우 올들어 지난 4월까지 회사를 떠난 직원이 1,100여명.이중 연구개발인력이 490명으로 절반에 가깝다.특히 이번에문제된 유럽식 비동기 방식인 GSM(시간분할접속방식) 부문에서는 80명중 7명이 회사를 옮겼다.인력유출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게 삼성측 판단이다. 삼성전자측이 이번에 문제된 4명 뿐아니라 지난 1월의 스카우트 파동까지법적 시비를 제기한 배경은 또 있다.삼성전자는 LG정보통신이 GSM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보고 있다.때문에 LG정보통신측의 ‘기술 업그레이드’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배제할 수 없다. ■스카우트전쟁은 전초전 IMT-2000은 이슈가 산적해 있다.첫째 기술표준방식을 정해야 한다.미국 주도의 동기식으로 하느냐,유럽 주도의 비동기식으로하느냐가 관건이다.또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3∼5개를 놓고 정부는 고심을거듭하고 있다. 사업자들간의 인수·합병이나 전략적 제휴도 복잡하게 이뤄질 전망이다.장비제조업체들은 그 틈새에서 시장을 파고들어야 한다.경쟁은 급속도로 가열되고,그 과정에서 난타전은 불가피하다.유능한 인력을 둘러싼 쟁탈전은 더확대될 수밖에 없다. ■왜 장비부문에서 시작됐나 GSM단말기는 지난해 1억3,400만대가 팔렸다.전세계에서 판매된 2억5,000만대의 55% 규모다.올해는 25% 성장한 1억7,000만대가 팔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IMT-2000이 본격화되면 시장규모는 더 엄청나다. 그런데 장비제조업체부터톡톡한 재미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최근들어 제기되고 있다.동원경제연구소양종인 수석연구원은 “서비스업체보다 장비업체가 먼저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삼성전자측이 민감하게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대출기자 dcpark@
  • 남북정상회담/ 합의서 어떤 내용 담을까

    18일 판문점에서의 남북 5차 준비접촉에선 정상회담 실무절차 합의서가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양측은 기자단 수에 대한 이견을 절충한 뒤 준비접촉을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도 17일 “북측이 기자단 수와 선발대 일정에 대해 무리한 주장을 하지 않는다면 타결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의제/ 7·4남북 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조국통일 3대 원칙의 정신을 명기한다.민족의 화해·단합,교류·협력,평화·통일을 위해 협의한다는 포괄적인 표현의 ‘수위’에도 의견을 모았다. 이에따라 두 정상은 적대관계 해소 및 평화정착 등 한반도 현안문제 전반에 대해 제한없는 논의를 진행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의제 명기에는 빠졌지만 양측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답방문제는 정상회담에서논의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핵심 합의사항/ 두 정상은 두차례 이상 단독회담을 갖는다. 기록원 1명을 포함,3∼4명이 배석하기로 했다.방북에는 항공과 육로를 모두이용할 수 있도록 명기하고 북측 지역에선 북측 자동차를 이용한다는 데도 의견을같이 했다. 기자를 제외한 대표단 수는 130명.모두 합의서에 명문화된다. ◆기타 명기사항/ 총리 명의의 신변안전보장서 전달,남측 대표단의 편의보장을 위해 남측과의 행낭 운반 보장 및 휴대품에 대한 불가침 보장도 합의서에 포함된다.생중계를 위한 북측의 시설지원 등도 명문화되고 기타 절차 문제들은 남북 고위급회담 등의 관례를 따를 것도 명문화된다. ◆쟁점 및 이견/ 기자단 수와 생방송 여부는 막판까지 합의를 가로막는걸림돌이었다.보도진 숫자에 대해 북측은 40명,남측은 80명을 주장했다. 양측은 50∼60명선으로 절충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생방송에는 북측도 원칙적으로 동의한 상태.그러나 위성 생방송장비인 SNG 반입문제 등 장비문제에걸려 합의가 지연됐다. 남측은 생방송 기자재를 갖고 들어가겠다는 입장인 반면 북측은 북측의 시설·기술진을 이용하라며 실랑이를 벌였다. 실무자의 현장점검을 위한 방북시기와 관련한 줄다리기도 있었다.남측은 최소 한달전에는 경호·의전,통신·보도 등 실무 전문가들을 방북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북측은 1주일 남짓한 시간이면 충분하다며 이견을 보였다. 또 남측은 베를린선언의 4대 과제에 대한 논의 명기를 희망했으나 결국 구체적인 표현 대신 포괄적인 명기로 만족해야 했다. 이석우기자 swlee@. *실무 초점… 국가 연주 않기로.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절차가 세부적으로 진전되고 있다.남북간에 의전절차에 대한 의견이 구체적으로 오가고 있고 나름대로 법적 절차도 매듭지어지고 있다. ◆의전 절차/ 정부는 평양에서 대규모 환영행사는 불필요하다고 보고 있다.‘실무방문’형식으로 불필요한 의전 행사를 축소하고 정상회담 이외의 행사는피하겠다는 것이다. 국기게양,국가 연주도 생략된다.남북간 이념적 갈등을최소화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대통령의 일정은 분 단위로 철저하게 짜게 되며 ‘김일성 묘소’,‘단군릉 방문’ 등 북한의 이념적 조형물 방문 행사는 없을 것”이란 게 정부 당국자들의 지적이다.그러나 북한내 고구려 유적지 방문 등 역사 유적지 방문은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허가 절차/ 남북 정상회담을위해 북한을 방문하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통일부의 정식 승인절차를 받아야 한다.일반 국민보다 간소하긴 하지만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반인이 북한을 방문하려면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 등에 따라 통일부로부터 방북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먼저 방북 20일전에 통일부에 방북증명서 발급을 신청한다.본인이 작성한 신원진술서와 사진,북측의 신변안전 보증서 등을 첨부한다. 통일부는 이들 서류를 토대로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방북증명서를 발급한다. 통일부는 그러나 이번 방북이 정상회담이라는 특수성을 띠고 있는 점을 감안,장관 직권으로 특례를 만들어 절차를 간소화할 방침이다.남북교류협력법제20조는 ‘통일부장관은 남북 당국간 합의가 있는 경우 특례를 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통일부는 92년 남북고위급 회담 때와 98년부터 시작된 금강산 관광의 특례조항 중 하나를 참고하기로 했다. 92년 때는 당시 정원식(鄭元植) 총리 이하 대표단 모두가 신청서를 작성했지만,신원진술서 등 나머지 서류는 생략했다.금강산 관광은 신청서 작성마저도 생략하고 관광객의 주소 등 간단한 인적사항만 제출하면 통일부가 승인공문을 내주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97년 발표 통일지침 ‘8·4노작’소개. 북한 언론매체들이 최근들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방안 등 통일관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17일 “평양방송 등 북한 언론들이 이달초 일주일동안 김국방위원장의 이른바 ‘8·4 노작’의 논문 전체를 소개하고 별도 해설도 곁들였다”고 밝혔다. ‘8·4 노작’은 김 국방위원장이 97년 8월4일 발표한 통일지침.‘위대한수령 김일성 동지의 조국통일 유훈을 철저히 관철하자’는 제목의 논문으로북한의 대남정책 및 통일방안을 담고 있다. 김 국방위원장은 논문에서 “남북 사이의 관계개선은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한 절박한 요구”라면서 “불신·대결을 신뢰와 화해 관계로 전환해 민족의단합된 힘으로 평화통일을 실현해 나갈 수 있다”고 남북간 화해와 대화를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은 김일성의 통일 유훈을 실현하려는 김정일의결단으로 이뤄지는 것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한다.형식은 김일성의 유훈을 받들자는 것이지만 내용은 김정일을 민족통일의 선도적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어제까지의 주적(主敵)인 남한의 대통령을 국빈으로 맞을 준비를 하며어리둥절해 할 북한주민들에게 관계개선의 급진전이 북한 정부의 주도 아래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그 과정에서 김정일의 지도력을 부각시키려는 시도란 해석이다. 김 국방위원장은 이 논문에서 통일의 실현방안으로 자주·정치대결의 해소·남한사회의 민주화문제 등 기존의 북한측 주장을 강조했다.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이같은 북측 언론들의 움직임은 최근 ‘조국통일 3대헌장’등 통일노선 선전강화와 맥을 같이한다”고 지적했다. 오는 10월 조선노동당 창건 55주년을 맞는 북한과 최고지도자 김정일이 남북 관계개선의 당위성을 국민들에게 최대한 알리고 설득하면서 국내외적으로북측 통일노선의 정당성을 선전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풀이다. 이석우기자. *생중계 쟁점 뭔가. 남북정상회담을 안방에서 생중계로 볼 수 있을까. 남북 양측은 아직 방송장비 반입 등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하진 않았으나 최소한 몇몇 주요 장면을 생방송한다는 데는 의견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지고있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양도착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의첫 대면,정상회담 오프닝 장면 등은 역사적인 순간인데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생중계에 이견이 없다는 것. 문제는 생중계의 질(質)이다.남측은 가급적 위성 생중계 장비인 SNG를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북측 중계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화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한 방송 전문가는 “유럽식 PAL방식인 북한의 방송 시스템과 달리 우리는 미국식 NTSC방식이라 시스템 전환과정에서 화질이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북측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실제 전송 과정에서 약간의 시차를 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 경우 약간의 ‘편집’을 통해 북측에 유리한 화면을 내보낼 수도 있다. 92년 남북고위급회담 때 김일성(金日成) 주석만 일방적으로 얘기하고 우리대표단은 “예”,“예”하는 장면만 방송돼 마치 김 주석이 훈계하는 듯한인상을 준 적 있다.94년 카터 전 미 대통령이 김 주석을 만날 때는 카메라각도와 자리 배치에 교묘히 차이를 둬 카터 대통령이 김 주석보다 왜소하게보인 화면이 나간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우리측은 곧 있을 평양 사전답사에서 카메라 각도는 물론 양 정상을 카메라에 담는 횟수까지 세세하고 공평하게 협의한다는 방침이다.특히 SNG반입이 끝내 거부되고,북측 장비를 이용할 경우 화면 송출 과정에 우리측 전문가를 반드시 입회시키도록 할 계획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 [승화되는 ‘5·18’정신](3)치유되지 않은 상처

    5·18은 80년대의 어둠을 뚫고 나가는 선봉에 선 거대한 횃불이었다.‘산자여 따르라’는 외침처럼 지식인들은 행동에 나섰고 민중의 힘도 이와 함께했다.그 힘은 민주화와 정권 교체를 가능하게 했다.하지만 횃불의 그늘에는아직도 아픔을 안고 신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참상의 아픔은 ‘현재진행형’이다.아픔엔 가해자와 피해자가 따로 없다. “끌려간 다음에 많이 맞았어.머리가 아파” 지난 97년 어딘가를 떠돌다가 경찰에 의해 전남 무안의 한 부랑인 수용시설에 들어온 김모씨.자신의 가족과 나이,주변상황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 어디선가 맞았다는 기억만 흐릿할 뿐. 그는 5·18피해자로 등록돼 보상금을 지급받았다.그뒤 보상금을 챙긴 가족이 떠나버리고 지금은 복지시설에 수용된 채 쓸쓸하게 보내고 있다.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5·18 때 겪은 참상의 후유증으로 인한 정신질환자는 사망한 30여명을 빼고도 120여명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머리를 심하게 다쳤거나 여자인 경우 집단 성폭행당한 경험을갖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의 불행을넘어 가족에게도 이루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의 슬픔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80년 5월 11공수여단 소속으로 진압작전에 투입됐다가 정신질환으로 병원을전전하다 최근 숨진 하모씨(전남 나주시).그의 어머니 김모씨(65)는 “5월만 되면 가슴이 저며온다”고 말한다.아들은 5·18을 겪은 후 “누군가 날죽이려고 해요… 살인마가 와요”라고 넋두리를 하며 고통에 시달렸다.그 모습을 생각하면 어머니 김씨는 지금도 온 몸이 떨린다. 광주시립 S병원에 입원중인 김모씨(38)는 80년 당시 전교 1∼2등을 다투던고교 3년생이었다.하지만 5월19일 금남로에서 공수부대원에게 맞아 피투성이가 돼 집으로 돌아온 김씨는 6월쯤부터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병아리새끼를 죽인다.나와”하고 악을 쓰거나 혼잣말을 해댔다. 그는 모 의과대 장학생으로 입학했으나 정신분열증으로 판명돼 학업을 중단했다.이어 82년 겨울에는 철도레일에 오른팔을 올려 놓고 자해를 했다. 이들 말고도 당시의 충격으로 알코올중독에 시달리거나 이혼 등으로 가정파탄에 이른 피해자가 갈수록늘고 있다고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전했다. 광주시립정신병원 정신과 최재영(崔宰榮·35) 전문의는 “5·18 피해자들이공통적으로 겪는 질환으로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우울증’‘불안장애’ 등을 꼽을 수 있다”며 “이들은 사고 당시의 기억이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는 악몽에 시달리고,심해지면 정신분열증까지 앓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수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병원 설립을 희망하고 있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그동안 보상이 충분히 이뤄졌다며 병원 설립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20년째 유족회 활동 鄭水萬회장. 정수만(鄭水萬·53) 5·18유족회장은 5·18 20주년을 맞는 감회가 남다르다. 80년 동생(31)을 잃고 유족회를 이끈 지 20년째를 맞은 그는 수많은 좌절과고통을 감내하면서도 5·18의 위상을 오늘에 이르게 한 핵심 인사중의 하나다. “5·18이 세계 인권과 평화·민주주의의 견인차로 우뚝 서게 된 데는 광주시민과 국민,전세계의 양심적인 지식인들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그런의미에서 5·18은 ‘과거 완료형’이 아니라 5월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가는 ‘현재진행형’,나아가 ‘미래진행형’이라고 덧붙였다. 5·18 정신선양을 위한 투쟁과정은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참담했다. 81년 5·18 구 묘역에서 열린 첫 추모제 행사 때는 경찰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다. 그는 추모제를 주도하면서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현장에서구속된 뒤 검찰 조사과정에서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추가돼 8개월을 감옥에서 보냈다.추모제 때 제물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제는 5·18이 국민통합과 지역·계층간 갈등을 해소하는 매개체가 돼야합니다”정회장은 정치적·지역적 이유로 5·18의 전국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광주 최치봉기자. *진실규명 앞장선 해외인사 방문. 지난 80년 이후 5·18 진실규명에 큰 도움을 준 다른 나라의 민주인사들이16일 대거 광주를 찾았다. 5·18 광주민중항쟁 20주년 행사위원회가 ‘보은’의 뜻으로 이들을 초청했다. 특히 해외인사 중에는 81년 광주방문 체험담을 담은 ‘거대한 강물처럼 한국의 기억’이란 책을 펴낸 루이스 M 윌슨 캐나다 연합교회 총회의장과 광주항쟁 3일 후 희생자와 유가족 후원활동을 위해 독일 교회 대표로 당시 광주를 방문한 헬무트 알무쉐 목사가 이곳을 다시 찾았다. 또 이날 광주를 방문한 해외인사는 패리스 하비 국제노동권리재단 사무총장과 댄 존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대표,폴 슈나이스 독일 동아시아 선교회 의장 등 모두 12명이다. 이들은 18일까지 광주에 머물며 비엔날레를 관람하고 5·18 전야제 및 기념식 등 각종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전 5·18묘역에서는 전국 시사만화 작가회의 주관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친숙한 만화를 통해 광주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5·18 시사만화 전시회가 열렸다. 광주 남기창기자. * 5·18 광주민중항쟁 20주년…대구서도 다양한 기념행사. 5·18 광주민중항쟁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대구지역에서도 다양한 행사가열린다. YMCA를 비롯한 대구지역의 23개 시민단체들은 광주민중항쟁 20주년을 맞아18일 오후 7시 대구 YMCA강당에서 ‘5·18정신 계승 결의대회 및 기념강연회’를 개최한다.또 대구참여연대는 이날 오후 3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앞광장에서 광주항쟁 사진전과 홍보 캠페인을 벌이고 희망의 시민포럼은 17일부터 사흘간 경상감영공원에서 광주항쟁 사진전을 갖는다. 이밖에 극장 ‘열린공간 큐’는 17일부터 사흘간 영화 ‘꽃잎’ 등 광주항쟁 관련 영화 6편을 상영하는 ‘광주항쟁 영화제’를 개최한다.한편 대경연합은 이미 지난 14일 200여명의 회원들이 망월동 묘지를 참배하고 돌아왔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5·18광주민주화 운동…망월동묘역 정치인 발길 줄이어. 5·18 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을 맞아 망월동 묘역에는 여야 정치인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6일 정권교체 이후 처음으로 강창성(姜昌成)부총재,이부영(李富榮)총무,권철현(權哲賢)대변인,맹형규(孟亨奎)총재비서실장,이원창(李元昌)총재특보 등 당직자들과 함께 망월동 묘역을 찾아헌화·참배했다.이총재는 지난 96년 총선과 97년 대선을 앞두고 ‘전략적’ 차원에서 망월동을 방문했었다. 허경만(許京萬)전남지사와 고재유(高在維)광주시장이 이총재를 영접했고,묘역에서는 정수만(鄭水萬)5·18유족회장 등이 안내를 맡았다. 이총재는 “5·18은 특정지역 사람만의 사건이 아니라 우리나라 민주주의발전에 큰 획을 그은 역사적 사건으로 거듭나고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전 국민의 통합과 지역발전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5·18 기념식에는 민주당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박상천(朴相千)원내총무,이해찬(李海瓚)정책위의장,정동영(鄭東泳)대변인 등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다. 이에 앞서 여야 386 당선자 16명과 원외 지구당 위원장 4명은 17일 오후 망월동 묘역을 공동 참배한다.민주당에선 김민석(金民錫)의원과 임종석(任鍾晳)·장성민(張誠珉)·정범구(鄭範九)·송영길(宋永吉)·김성호(金成鎬)·이종걸(李鍾杰)·함승희(咸承熙)당선자,한나라당에선 원희룡(元喜龍)·오세훈(吳世勳)·김영춘(金榮春)·안영근(安泳根)·정병국(鄭柄國)·심규철(沈揆喆)·김부겸(金富謙)·심재철(沈在哲)당선자가 공동참배단에 합류한다. 광주 최치봉기자. *5·18광주민주화 운동…계엄군 훈·포장 영예인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위를 진압하거나 시민군과의 전투에서 공을세웠다는 이유로 일부 계엄군에게 수여된 훈·포장은 과연 영예인가? 5·18 광주 진압작전인 충정작전에 계엄군으로 참가해 훈·포장을 받은 사람은 장성 3명,영관장교 7명,위관장교 11명,하사관 19명,사병 28명 등 모두69명에 이른다. 이들은 충정작전이 마무리된 직후인 8월20일 훈·포장을 받았다.포상 이유는 광주시내 일원에서 벌어진 시민들의 시위와 시민군을 효과적으로 진압해공을 세웠다는 ‘충정작전 유공’이다. 이 가운데 훈장은 36명,포장은 33명에게 수여됐는데 5·18에 대한 사법적,역사적 평가가 광주사태에서 민주화운동으로 바뀐 이후에도 이를 반납한 사람은 현재까지 1명도 없다.다만 당시 특전사령부 정호용 소장과 제3특전여단최세창 준장 등 2명만이 지난 김영삼 정권때 5·18재판으로 형을 받아,수여받은 훈장이 정부에 의해 박탈됐을 뿐이다. 이에대해 5·18관련단체들은 당시 계엄군의 활동이 엄연히 불법적인 것으로확인된 만큼 그들이 받은 훈·포장은 당연히 자진 반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수만 5·18유족회장은 “용서와 화해는 죄를 뉘우치는 사람에게 베풀어지는 것”이라며 “5·18로 받은 훈·포장을 자랑스럽게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용서와 화해의 손짓을 할 수 있겠느냐”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광주 남기창기자
  • [김삼웅 칼럼] 분노도 슬픔도 잃은 광주항쟁 20년

    “아우슈비츠 이후에 시를 쓴다는 것은 야만이다.”(철학자 아도르노), “아,게르니카의 학살도 이렇게 처참하지 않았으리.”(김남주 ‘학살1’)그래서 어쨌다는 말이냐고 묻는가. 과거보다 현재,미래지향,국민화합,상생정치가 중요한 마당에 어쩌자고 과거사를 꺼내느냐고 힐난하는가. 해방후 친일파 척결하잘 때도 그랬고 4·19후 반민주행위자 처벌하잘 때도 비슷했고 89년 5공청산때도 똑같았고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런 악순환으로 역사는 역류하고 국민은 피를 흘렸다.청산할 때 청산하지않고 범법자들을 처벌하지 않음으로써 나타난 역사의 악순환인 것이다. ‘게르니카의 학살’보다 더 처참한 광주학살은 지금 ‘역사의 평가에 맡기는’것으로 매듭지어진 상태다.“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E H카)라는 것은 중학생도 아는 상식인데 당대사의 진실을 과거라는 무덤에 매장하고 우리는 지금 ‘화해’와 ‘상생’의 신소리나 외쳐댄다.회칠한 무덤가에서 양심에 털난 위선의 합주곡이랄까. 우리는 광주항쟁의 역사성과 혁명성 그리고 현재적 실천성을 거세하고 광주학살을 과거완료형으로 묻어두길 바란다.‘흘러간 과거사’로 화석화하고 ‘광주지역사건’으로 지역화시키면서 ‘오래된 사건’의 하나로 박제(剝製)화를 노린다. ■프랑스혁명과 광주항쟁. 발포명령자,학살자 등 가해자들의 반성과 참회가 없는 터에 피해자들만 용서하고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설익은 ‘용서의 미학’을 비웃기라도 하듯 민주주의를 압살한 무리들이 민주의 가면을 쓰고 날뛰고,인권을 유린한 자들이민주투사로 행세하고,광주항쟁을 폭도로 매도한 언론인들이 유력한 논객행세를 한다.한 줄기 분노도,슬픔도 잃어버린 당대사(인)의 모순,허위 그리고이중성이여! 근대의 역사는 프랑스혁명·산업혁명과 함께 시작됐다고 한다.이미 토크빌이 지적했듯이 혁명가(프랑스)들이 군주제를 철폐하고 루이 16세를 단두대에 보냈음에도 결국 혁명은 중앙집권화를 추구하던 절대주의의 오랜 역사적 과제를 계승해 완성하게 됐다.광주학살은 ‘단두대’는커녕 가해자들의 사과한마디도 받지 못했다.프랑스혁명이 반봉건·반귀족의 부르주아 혁명이라면광주항쟁은 “4·19의 자유민주주의 혁명으로 반독재 투쟁에 머물렀던 한계를 극복하고 그것과 결탁한 외세의 제국주의 침략까지 분쇄하고자 했던 민중해방운동”(전남사회문제연구소·1988)으로서 ‘현대사의 일대 분수령’이다. 80년대 이후의 민족민주운동은 광주의 피를 먹고 자랐다.광주의 피가 아니었다면 6월항쟁은 상상하기 어렵고 6월항쟁이 아니었다면 군부독재의 종식은불가능했다.1789년 프랑스에는 단 하나의 혁명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연쇄적인 충돌을 일으킨 세 종류의 혁명 즉 도시하층계급의 분노와 농민들의 불만이 짧은 기간에 지도적인 개혁가들의 의지와 마주치게 되면서 시민혁명으로 나타났듯이 광주항쟁도 현대사의 제반 모순에서 역량을 키워온 민족·민주·민중 세력에 의해 분출됐다.5·18광주민중항쟁은 민주화운동인 동시에궁극적으로는 민족통일운동에 연결되는 위치에 있다.특히 갑오농민전쟁·호남의병전쟁·광주학생운동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전통에서 5·18의 성격은 그참모습을 찾게 된다. ■무장한 비폭력저항. 신군부가 다시 광주를 무력으로 장악하면서 시민들의 무장은 시작됐다.아우슈비츠나 게르니카에 못지않는 학살에 대항하는 자위수단이었다.그러나 많은 총기가 시민들 손에 쥐어졌는데도 항쟁기간 10일동안 은행·백화점·금은방은 물론 구멍가게 한 곳도 털리지 않았다.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고립무원의 공간에서 라면과 김치를 나눠먹고,총상으로 피가 부족하자 헌혈자들이 줄을 이었다.노점상과 부녀회원들은 김밥과 음료수를 시위대원은 물론 계엄군에도 나눠주었다. 세계혁명사상,민중봉기사상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이런 광주항쟁을 일부에 서 폭력성으로,지역주의로 매도했다.폭력이 아닌 ‘무장한 비폭력주의’의 성격과 함께 왜 광주에서만 항쟁이 일어났는가를 묻기 전에 왜 다른 지역은 침묵했는가를 먼저 물어야 옳다. 광주학살로 희생된 259명의 영령과 지금도 고통을 겪고 있는 수백명의 부상자들 앞에 분노도 슬픔도 잃어버린 생자(生者)들은 어찌해야 하는가.5월은 묻고 있다. 김삼웅 주필 kimsu@
  • 전국 아파트대표 450명과 벤처기업 만든 김용진씨

    “시민운동과 결합된 건전한 벤처기업 활동을 펼치겠습니다” 김용진(金容震·41)‘아파트실천학교’(www.digitalapart.co.kr) 대표는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 ‘아파트 운동가’로 불린다.아파트관리의 비리문제가 불거졌던 96년,동대표를 맡으면서 알게 된 허술한 관리 실태를 PC통신을 통해 알려온 그는 최근 전국 450명의 아파트 동대표들과 함께 ‘아파트 실천학교’라는 벤처기업을 결성했다. 10년간의 수학교사 생활을 뒤로 하고 아파트문화 개선을 위한 활동에 뛰어든 것은 주민 스스로가 아파트의 투명한 관리를 감시해야 한다는 믿음에서였다.그는 “아파트를 단지 ‘소비시장’으로만 보는 기업들의 상술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아파트 주민이 중심이 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입주할 사람들이 건설업체를 직접 결정하는 ‘온라인 아파트 공개입찰’이나 건설교통부에 제안한 아파트관리사 제도 도입,아파트의 유통구조 개선사업 등이다.아파트 문화운동을 펼치는 단체들과 함께 홈페이지 구축과 주민참여 사업도 벌일 계획이다. 그는 “아파트 건설업체들과 관련 업체들이 담합하면 주민들은 당할 수밖에 없다”면서 “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 관리에 적극 참여해 입찰가격을 공개하고 필요한 제품을 공동 구매할 수 있는 ‘아파트 네트워크’를 구성,합리적인 아파트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정부에서 선정한 아파트 비리분야 ‘신지식인’으로 뽑히기도 했던김 대표는 “도덕적으로 무장된 아파트 ‘벤처사업’을 통해 구청 주택과 직원들과 시민들을 연결하고 민원을 해결해 주는 감시자 역할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02)3491-9603. 김미경기자 chaplin7@
  • 은행권 제2‘감원 공포’에 떤다

    제2차 합병설이 꼬리를 물면서 은행권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은행들은 저마다 ‘이래서 이 은행과는 안된다’며 합병 불가론을 흘리면서도 제2의 감원 바람이 불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정부는 ‘시장원리에 맡기겠다’는 말을 되풀이하면서도 합병을 ‘강요’하는 시그널을 끝없이 내보내고 있다. ●정부는 합병을 원한다. 이기호(李起浩) 청와대 경제수석이 지난 1일 ‘은행수가 너무 많다’고 말해촉발된 제2차 합병설은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장관의 “전산망 공유” 발언으로 절정에 이르는 양상이다.한 시중은행장은“전산망을 공유하라는 얘기는 곧 합병을 기정사실화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정부는 이달말까지 새로운 자산건전성분류기준(FLC)에 따른 추가 부실채권규모를 보고하도록 했다.이어 은행별 자구계획서를 받아 자율합병이 여의치않으면 ‘압박용’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괜스레 불안하다. 합병의 표적이 되고 있는 우량 시중은행의 한 부행장은최근 서울 강남의 25개 지점을 순회했다.고객은 물론 직원들의 관심은 ‘정말 합병당하느냐’고 할 정도로 합병설에 온통 쏠려 있었다.그만큼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 합병의 축으로 거론되는 국민은행은 최근 대상자 500명 가운데 380명이 명예퇴직했다.한빛은행도 500명 명퇴설이 나돌고 있다.한동안 주춤하던 은행가의 이직률이 최근 다시 높아지고 있는 추세도 무관치 않다. ●생존전략에 부심한다. 은행장들은 최근 ADB총회에서 돌아오자 마자 “6월말까지 사력을 다해 대손충당금을 쌓으라”고 지시했다.전산망 공유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아웃소싱을 적극 검토하는 선에서 정부측의 공세에 화답하고 있다. 피합병이라는 최악의 신세를 피하기 위해 은행들은 자구노력 등 안전장치마련에 들어갔다.국민·외환·신한은행은 각각 외국지분인 골드만삭스,코메르츠,재일교포를 방패로 삼아 자구노력을 강화중이다.주택은행은 미국 증시직상장을 추진중이고,조흥은행은 본점의 지방이전을 통해 합병 파고를 비켜나가겠다는 계산이다. ●정부 방침이 헛갈린다. 합병방식에는 하나의 지주회사가 여러 개의 은행을병렬식으로 거느리는일본식,씨티와 트래블러의 경우처럼 페이퍼컴퍼니 밑에 여러 개의 사업부제를두는 미국식,도이치와 드레스드너가 합친 유럽식이있다.정부 구상은 금융지주회사를 이용한 합병,그중에서도 일본식 쪽에 기울어 보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구조조정을 경쟁력 강화가 아닌 생존의 논리로접근하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라면서 “정부도 일본식인지 미국식인지 최소한의 방향은 잡아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안미현기자 hyun@
  • [새세기를 새롭게 비전’한국21’](15)정보화사회의 지식인상

    21세기 정보화사회에서 요구되는 지식인의 대표적인 덕목은 도전의식과 창의력이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지식기반형 사회에서는 지식인의 모습도 바뀔수 밖에 없다.‘사회에 대한 비판과 경고’라는 전통적 개념은 물론,‘도전과 창의’라는 새영역까지 추가돼야 한다.이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야 하고 그 것이 바로 지식인의 소명인 것이다. 구한말 실학파부터 개발독재기를 거쳐 ‘신지식인’의 개념까지 나온 2000년까지 지식인은 사회변화를 이끄는 데 주도적인 몫을 해왔다.그러나 지식인들에 대한 이같은 평가는 때로 엇갈리는 게 사실이다. 시대별로 구한말 혼돈기에는 “기존 세계관 붕괴 등에 맞서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하는데 앞장섰다”는 긍정론이 펼쳐지기도 했지만 군부정권과 권위주의 통치때는 “정권을 지나치게 미화했으면서도 자신들의 발언을 적극 설명하거나 사과한 일이 없다”는 폄하를 받기도 했다. 이같은 사회일반의 태도는 지식인의 엘리트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그러나 첨단기술과 정보가 주도하는 지식산업이국부 창출의 원천으로 바뀌고 있는 외부환경의 변화는 지식인의 변신을 부추기고 있다. 고전적인 개념의 토지 노동 자본 등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반면 이미지식은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할수 있게 된 것도 과거처럼 지식인이 계몽가적역할만 하도록 놔두지 않고 있다.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화 사회에서는 누구나 클릭 한번만으로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수많은 정보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독점적인 정보소유권을 지녔던 지식인의지위도 함께 허물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쉽게 얻은 정보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바탕으로 재가공돼야비로소 참된 지식으로서 빛이 난다. 21세기형 지식인이 적극적으로 떠맡아야할 부분이다. 때문에 지식인의 모습도 바뀔수 밖에 없다.과거처럼 지식을 수동적으로 습득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나서 자신의 것으로 찾아가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성균관대 정외과 김일영(金一榮)교수는 “전통적인 의미의 '지식인'이라는 용어 자체도 이제 걸맞지 않다”면서 “21세기에는 새로운 분류의 지식인층이생겨 또다른 불평등 영역을 만들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국가간의 경쟁도 지식인들을 얼마나 활용하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 국가는 이들 지식인들이 창의적으로 일을 찾아내도록 하고 또 도전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지식과 정보를 이용해 다양한 부가가치를창출하도록 여건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면서도 새로운 지식을 만들수 있는 시스템 변혁이 필연적이다.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으로 틀에 박힌 학생만을 양성하는 학교부터 변해야 한다. 한글과 컴퓨터 전하진(田夏鎭)사장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제한적이었던 과거와 같은 수동적인 교육은 21세기에는 백해무익하다”면서 “자신의 분야에서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창의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새로운지식계층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학자서 기업가 변신 嚴峰成사장. “새시대에는 지식인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현실에 참여해 목소리를 분명히내야 합니다” 인터넷 금융서비스업체인 ‘아이낸스’의 엄봉성(嚴峰成·47) 사장은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게 변화하지 않으면 지식인들도 살아남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엄 사장은 금융·거시경제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이다.서울대와 미국 코넬대에서 경영학과 경제학을 공부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17년간 근무하며 부원장까지 지냈다.경제기획원 장관과 재무부 장관의 자문관으로 정책형성에 직접 ‘훈수’를 두기도 했다. 이런 엄 사장이 지난 2월 직장을 그만두고 벤처기업을 세워,‘전쟁터’에뛰어들었다.“한 자리에 너무 오래 있다 보니 타성에 젖는 것 같아 새로운분야에서 일해보고 싶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이다.그러나 대기업 간부나 정부산하단체의 관리자 등 ‘일신이 안락한 자리’를 뿌리치고 벤처기업을 창업한 데에는 엄 사장의 고민과 철학이 배어 있다. “편안한 것 보다는 도전적인 것,노력한 만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자리”를 엄 사장은 원했다.기존 개념의 지식인이 아닌 도전하는 새 지식인이 되고 싶었다는 것이다. 엄 사장은 이미 지식인의 개념이 변화하고 있고 서서히 정착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그는 “지식인이라고 하면 고루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사람들이라는선입견이 아직 남아있다”면서 “그렇지만 현실 관련 학문을 연구하는 지식인들 가운데는 실무자 못지 않은 현실 감각을 지닌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엄 사장은 현재 임시홈페이지(www.inance.com)를 열어 회사 홍보와 함께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금융 컨설팅과 금융거래 중개 사업을 하고 내년 중반쯤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엄 사장은 “그동안 익힌 이론과 실무를 접목시켜 기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시스템 컨설팅을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증권,보험,채권은 물론 은행까지 만들겠다”고 포부를 펼친다. 장택동기자 taecks@. [기고] “지식인 성격 시대따라 변모”. 지식인은 어떤 시대,어떤 사회에도 존재해왔다.그것은 ‘지식’ 혹은 ‘지혜’가 인간이 생활을 영위해나가면서 후대에 그 유산을 물려줌에 있어 필수불가결의 요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지식의 종류는 변화하며,그에 따라 지식인의 성격도 역사를 통해 바뀌어 왔다.예컨대,원시사회에서 지식인들은 신관이나 예언자의 역할을 담당하며 위계질서의 수호자 노릇을 하였고,고대의 그리스나로마에서는 정치가,웅변가,학자로서 자신의 정략과 철학을 대중들에게 설파했다. 중세 유럽에서는 성직자들이 문자를 독점하며 기독교왕국의 정신적인 지배자로 군림하면서 세속계의 군주들과 권력 다툼을 벌일 정도로 세력을 확장시켰다. 물론 한 시대의 지식인들이라고 하여 동일하게 성격을 규정지을 수는 없다. 고고하게 학문에 정진하는 지식인이 있는 반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뜻을 현실에 적용시키려는 지식인도 있다.기존의 체제를 옹호하는 보수적 지식인이 있는 한편으로는 개혁을 넘어 목숨까지 걸고 혁명을 추진시키려는 급진파의 지식인도 있다.자신의 출신 성분의 이해관계에 충실한지식인이 있는가 하면 러시아의 인텔리겐차처럼 귀족 출신이되 숙명적으로자신의 출신 배경을 파멸시켜야 하는 비극적 지식인도 있다.그러나 지식인의성격 규정이 아무리 어렵다 할지라도 하나의 자유롭고 자율적인 집단으로서지식인이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18세기의 계몽사상가들로부터 비롯된다고 보는 견해에는 큰 이견이 없는 듯하다.그 이전까지 지식인들은 아무리 개혁적이라 할지라도 외부적 권위의 규범이나 전통의 유산을 무시할 수있을 정도까지 도덕적·이념적 혁신을 부르짖을 수는 없었다.그러나 계몽사상 이후 지식인들은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지적인 모험가가 되었다.그들은감히 사회의 악폐를 진단하고 자신들의 지성을 사용하여 그것을 치료하겠다자신감과 용기를 갖게 되었다.18세기 지식인들은 '백과전서'를 통해 스스로 지식을 새롭게 편성하여 성직자들로부터 빼앗아 오려고 하였던 것이다. 계몽사상가들이 성직자를 대신하여 새로운 종류의 정신적 스승으로 떠오른 이후 지식인들은 꾸준히 영역을 넓혀왔다.사회의 기능이 분화되면서 지식의분야 역시 세분화되고,당연한 결과로서 그 세분화된 영역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숫자가 증가하였다.미립자 속의 미립자를 탐구하고 우주의 팽창을 논하며,생명과 유전의 물질적인 조건을 밝힘으로써 금기의 영역을 축소시키는 가운데 과학자의 숫자는 유례없이 급증하였다.이렇듯 첨단적인 과학의 발전은예측할 수 없었던 철학적,윤리적 문제를 야기시켜 인문학의 분야에 있어서도 새로운 성격의 논쟁으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과연 정보화의 시대에 정보를 소유하고 있는 지식인들은 사회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정말로 그럴까.모든 것을 물질적 재화의 가치로 환원시켜 평가하면서 ‘신지식인’을 찾으려는 몰지성적인 행태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우리의 상황에서 지식인들은 오히려 또 다른 하나의 전문적인 이익집단의 일원으로 강등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현실적인 세계에서의 성공이 보장되는 대중매체나 상업계에서의 유혹이 강력하게 존재하는 곳에서 지식인들만 초연한자세를 유지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오늘날 지식인의 위상을 만들어준 기본적인 덕목이 그들이 소유한 비판 정신에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오늘날의 상업주의적,물질주의적 세태에 대해서도 비판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평생 자신의 마을을 떠나지 않았던 칸트가 철학에 있어서의 ‘코페르니쿠스혁명’을 주도했고, 유럽의 뒷골목 나폴리에서 연구에 전념했던 비코가 탄생300주년을 맞는 국제학술대회로 새롭게 발견되면서 사람들의 지성과 감성과상상력을 자극했다는 사실은 21세기의 세계를 이끌어갈 지식인이라면 되새겨봐야 하지 않을까. 조한욱 교원대 교수·서양사
  • 근대계몽기 학술·문예사상 집약

    1894년 갑오경장에서 1910년 일제에 국권을 빼앗기기까지 한국사회 지식인들은 나라를 되살리고자 온힘을 기울였다.이는 교육·출판·언론·문학·산업 등 여러 부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그 노력은 비록 큰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지금껏 학술사에 소중한 유산으로 남아 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나온 주요 저서의 서문과 발문을 한데 모은 책‘근대계몽기의 학술·문예 사상’이 최근 나왔다(소명출판,값 2만원). 책 첫머리에 나오는 서문이나 맨뒤에 붙이는 발문에는 발간 취지가 집약돼있으므로 서발문만 보아도 편저자의 의식을 알 수 있다.따라서 ‘근대계몽기…’는 당시 한국사상을 원형 그대로 집약한 셈이다. 수록된 저서는 모두 77종으로 그 줄기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하나는 ‘옛것을 몰아내고 새것을 널리 퍼뜨린다’는 제구포신(除舊布新)이었다.이는교육을 비롯해 여성·정치·법률·사회사상 등에 폭넓게 퍼졌다. “오늘날에는 여권이 해방되니 여자의 배움이 남자의 배움보다 시급하다”(이원긍의 ‘초등여학독본’)는 주장이나 “천자문과 동몽선습으로 자제들을가르치며 나아가서는 통감·사략 등에 이르니 이런 유의 책들은 천부의 자유를 포기하고 노예 습성을 양성하는 것”(현채의 ‘유년필독석의’)이라는 비판이 강력하게 제기됐다. 또 하나의 줄기는 우리 전통에서 부국강병의 방도를 찾는 것이었다.정약용의 ‘흠흠신서’‘목민심서’‘경세유표’와 박지원의 ‘연암집’등 실학자의 저작들이 이때 인쇄,유포됐다. 성균관 대사성을 역임한 민치헌이 ‘흠흠신서’ 발문에 쓴,“황제(고종)께서 권장함에 힘입어 (출판사인) 광문사를설치했는데 이 책이 가장 먼저 나왔다”는 구절은 대한제국이 실학서 발간에큰 관심을 가졌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국내외 역사서와 영웅들의 전기를 국민에게 알려 흥망(興亡)의 교훈을 전하고 애국심을 고취하는 일도 계몽운동의 큰 몫이었다.신채호가 지은 ‘을지문덕’ ‘이순신전’이라든지 번역서인 ‘서사(스위스)건국지’ ‘애급(이집트)근세사’‘월남망국사’들을 앞다투어 출간했다. 한시대 사상의 흐름을 알기 쉽게 전달하기란 그야말로 쉽지 않다.그러나 이책은 서발문을 통해 접근함으로써 무거움을 벗어버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보인다.귀중본들을 한데 모아 자료로서의 가치도 뛰어나다. 어문,소설,역사,지리,정법(政法)·사회,과학·기술 등 6개 분야로 구분해수록했고 각 저서의 내용을 해제와 번역,원문 순으로 소개했다.원문은 대부분 한문 또는 국한문혼용체이다.이밖에 책자 77종 전부와 당시 대한매일신보등에 실린 신간서적 광고를 원색화보에 담았으며,부록으로 저자 및 서발문필자의 약력을 소개했다. 편역한 이는 임형택 성균관대 교수 등 민족문학사연구소 회원 4명이다.연구소는 여러차례 세미나를 열어 수록대상 저작을 선정했다. 이용원기자 ywyi@
  • [김삼웅 칼럼] 남북한 ‘신채호전집’ 공동출간하자

    6월에 열리게 될 평양의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의 냉전종식과 평화정착이라는 민족적 과제를 크게 앞당기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지금까지 남북간에는 부분적이나마 인적·물적 교류와 스포츠·음악회,그리고 간혹 제3국에서 학술세미나가 열렸을 뿐 본격적인 학문연구나 출판의 공동작업과 같은 ‘정신문화’사업은 거의 성사되지 못했다. 남북한이 확실한 냉전종식과 평화정착,그리고 통일에이르기 위해서는 가시적 교류협력과 함께 동질성을 회복하는 정신문화차원의교류와 공동작업이 추진돼야 한다. 그 한가지 방안으로 단재 신채호선생 전집을 공동출간하면 어떨까. 다행히단재는 양측에서 함께 존경받는 애국자·사학자로서 이념과 체제를 뛰어넘는연구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남한에서는 불완전하나마 1972년에 ‘전집’이 출간된 바 있고 북한은 많은 미발표 유고를 보존하고 있는 관계로 양측이 협력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대상으로 생각한다. 독일에서는 분단시절인 1980년대 초 당시 동베를린 소재 아우프바우 출판사와 서독 프랑크푸르트의 수어캄프 출판사간에 ‘동서독문화협력 공동작업’의 일환으로 극작가 브레히트의 작품전집을 내기로 합의하고 1984년의 첫권에 이어 작업이 계속되어 통독 이후인 1998년 제30권이 발간되고 이달(5월)에 제31권으로 완간된다고 한다. ◆양독 브레히트전집 공동출간 독일 통일은 '정치역학' 으로만 이뤄진 것이 아니다. 양측 지식인들의 끊임없는 교류협력과 그 과정에서 동질성을 찾게 되면서 불가능성을 가능케 만들었다. 더구나 브레히트는 좌파적 극작가였는데도 서독은 통일이라는 대의와세계적인 작가의 명예와 작품을 존중하여 ‘이념의 벽’을 뛰어넘은 것이다. 브레히트는 독일어권 무대에서 한때는 공연횟수가 셰익스피어를 앞지르기도한, 세계적으로 고전작가의 반열에 오른 독일극작가다. 나치에 반대하여 10여년 동안 해외망명을 하면서 ‘갈릴레이의 생애’등 수많은 걸작을 썼다. 동유럽에서는 비정통적 미학이론으로 핍박을 받고 서유럽에서는 사회주의적견해때문에 배척당했다. 전후 귀국한 브레히트는 베를린에 정착하여 사회주의 성향의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스탈린상도 받았다. 그런데도 서독이 그의전집 공동출간에 참여한 것이다. 브레히트 전집은 분단시절 동서독에서 두 출판사가 공동으로 자료수집을 하고 공동으로 편집 출간하여 분단시대 첫 공동협력 출판작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 프로젝트였다. 양측에서 2명씩 전문편집자들이 책임을 맡고 수십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거대하고 완벽한 전집을 만들어 냈다. 현재 평양인민학습당에는 상당량의 단재 유고가 보존돼 있다. 위체사건으로단재가 대만에서 일본군에게 체포된 후 유고는 톈진에 있는 모 인사가 보관하던 것을 해방 후 북한으로 넘어가 60년대 초 평양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발견되어 현재의 장소로 옮겨졌다(중국 옌볜대학 김병민부총장 증언). 유고 중에는 역사학 연구물로서 ‘조선사통론’·‘사상변천편’·‘인물고(考)’·‘강역고(疆域考)’·‘선랑사통론(仙郞史通論)’·‘전설시대사’·‘고구려사’·‘단군강역도 만주국’·‘해상열국과 고구려’ 그리고 중국사 분야의 논문, 문학관련 유고는 ‘조선의 지사(志士)’·‘단아잡감록(丹兒雜感錄)’, 기행문관련으로 ‘태산행기(泰山行記)’,소설은 ‘건륭황제의 꿈’, 사화집에는 ‘아방윤리경(我邦倫理鏡)’등이다. 그외에도 많은 유고가 보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 신채호 유고보존 실태 이와함께 단재가 베이징 망명시대에 손수 만든 잡지 ‘천고(天鼓)’ 6권(베이징대학 도서관 소장)과 상하이 시절에 만든 신문 ‘신대한(新大韓)’,그리고 블라디보스토크 망명시절 ‘권업신문’등에 쓴 글과 자료를 찾아 방대한‘단재 신채호전집’을 남북이 함께 만들었으면 한다. 단재의 전집이 끝나면,또는 동시에 윤이상 선생의 작품집을 공동으로 출간한다든가 그의 오페라를함께 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국조(國祖)’ 단군에 관한 공동연구와 연구집 발간 등 민족문화 창달과 동질성 회복에 남북이 함께 나서야 한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란 말이 있듯이 새천년을 맞아 남북이 각분야에서한걸음씩 함께 걷는 노력이 필요하다. 엄혹한 냉전시대에 브레히트 전집을만든 독일지식인들의 열정과 애국심을 배웠으면 한다. 김상웅 주필
  • 전북대 강준만교수 계간 ‘인물과 사상’서 심층 분석

    최근 김성재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이 모 주간지와 인터뷰한 내용을 두고 말들이 많다.김 수석은 지난 4·13총선과 관련,“영남과 호남의 단결을 같은맥락에서 보고,양쪽에서 싹쓸이를 한다고 양비론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면서 “소수의 단결은 정의지만,다수의 단결은 불의”라고 했다.곧이어 여당 대변인은 비난성명과 함께 김 수석의 교체를 촉구했다.각 신문들도 일제히포문을 열었다.지역감정의 망령이 다시 도질 우려마저 낳고 있다. 거침없는 글쓰기와 실명비판으로 ‘성역과 금기에 도전’해온 전북대 강준만 교수가 최근 계간지 ‘인물과 사상’ 14호에서 지역감정 문제를 정면으로다뤘다. 우선 이번 호를 아우르는 머리말의 제목 ‘지역감정 예찬론’이 인상적이다.한마디로 패러디다.그는 “이번 총선결과를 두고 ‘국민의 절묘한선택’이라며 언론과 지식인은 민의를 잘 헤아리라고 정치권,특히 김대중정권에 호통을 쳐대기 시작했다”며 “그렇다면 ‘지역감정 망국론’이 아니라‘지역감정 예찬론’이 아닌가”라고 묻고 있다.나아가 그는 이제 ‘지역감정 망국론’을 과감히 쓰레기통에 내던질 때가 됐다고 단언한다.그간의 ‘지역감정 망국론’은 존재하지도 않는 허깨비와의 싸움,즉 허공에 대고 주먹을휘두른 격이라는 것이다. 물론 강 교수의 ‘지역감정 예찬론’이 지역감정을 예찬하자는 건 아니다. 그나름대로는 타파책이다.지역감정을 생산해내는 적(敵)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해야만 헛발질을 멈추고 급소를 가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그는 지역감정을 생산·조장하는 5적으로 ▲국민의 일상적 정실주의 ▲수구기득권 세력의 분할지배주의 ▲언론의 상업주의 ▲개혁세력의 보신주의 ▲호남차별을 외면하는 근본주의를 들고 있다.학술적 접근보다는 현상적 접근방식인 셈이다. 5적의 첫번째가 ‘정실주의’, 즉 연고주의라는 지적은 낯선 게 아니다.애향심과 지역감정을 구분하는 잣대는 바로 ‘정실주의’의 유무라는 것.한국인의 일상적 삶은 모든 것이 ‘줄’에 의해 돌아가고 이를 따라가는데 정권교체 이후 영남인들이 분노한 가장 큰 이유는 권력의 ‘줄’의 단절,파괴 때문이라고 한다.강교수는 “한국의 정실주의 문화에서 지역감정은 ‘감정’의문제인 동시에 경제적 이해득실과 연결돼 있다”고 지적한다. ‘수구기득권 세력의 분할지배’는 기존 지역감정의 지속,내지 강화를 도모하는 집단이라는 점에서 5적에 올랐다.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한 후 일부 신문들은 이구동성으로 ‘지역감정 해결’을 주문했는데 이는 역대정권들이 저질러온 기존 ‘호남차별’정책의 고수를 요구한 것이라고 강 교수는 해석한다. 한나라당과 일부 신문이 현정권의 인사정책을 두고 ‘호남 독식론’을 주장하다가 반론에 부딪히면 슬그머니 ‘알맹이 독식론’,‘껍데기 안배론’을내놓은 것이 그 예라고 말한다.특히 언론은 한쪽에선 ‘지역감정은 망국병’이라고 외치면서 다른 한쪽에선 ‘지역감정은 현실’이라며 지역감정을 부추겨 왔다고 지적한다.한마디로 언론은 영남 대 호남의 비율이 65대 29인 현실에서 65에 영합하는 ‘시장논리’를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진보적 지식인들의 ‘호남차별을 외면하는 근본주의’도 5적 반열에올랐다.‘호남은 변혁의 기수로서의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지역주의 투표를먼저 그만둬야 한다’는 식의 ‘호남차별’심리에 있어서는 진보·보수 구분이 무의미하다고 강 교수는 분석했다. 강 교수는 이같이 장황한 설명끝에 의외의 간결한 결론을 맺는다.그는 “순진하다 못해 어리석은 냄새가 풀풀나는 제안”이라고 전제한 뒤 “‘반DJ정서’를 극복하고 영남인들에게도 설득력을 가지려면 김 대통령이 스스로 ‘김대중 죽이기’를 해야한다”고 고언했다.이제 ‘희망’의 공은 김 대통령에게 넘어갔다는 것이다. 정운현기자 jwh59@
  • 한국전쟁 ‘양민학살’ 체계적 진상규명

    한국전쟁 50주년을 앞두고 전후 군·경 등 공권력에 의한 민간인(양민)학살문제가 일부 지식인들에 의해 ‘시대적 과제’ 차원에서 다루어질 것으로 보인다.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국회에서 ‘4·3사건특별법’제정과 ‘노근리사건’으로 양민학살문제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고조되어 있는 반면 대부분의 사건들이 아직도 학계는 물론 당국,일반인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지식인 사회의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다.이들은 강정구(동국대)·강창일(배재대)·김동춘·한홍구(이상 성공회대)교수와 김삼웅 대한매일 주필,조용환 변호사,차미경 국제민주연대 강사,한성훈 한국인권재단 간사,정희상시사저널 정치팀장 등 10여명.현대사나 사회학 전공교수,양민학살 관련 취재나 저서를 출간한 언론인,사회·인권단체 실무책임자,관련 소송을 맡은 변호사들로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 한글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가칭)한국전쟁전후 민간인 학살문제 진상규명을 위한 모임’(민간인학살모임·대표 강정구동국대교수)을 결성했다.이들은 오는 6월14일 ‘양민학살문제 왜 해결돼야하나’,‘전쟁전후 양민학살의 실태’를 주제로 한 심포지움과 함께 양민학살 사건으로 숨진 사람들의 유족으로부터 증언을 청취하기로 했다. 이들이 양민 학살문제에 주목하는 것은 사건발생 반세기가 지남에 따라 더이상 이 문제의 진상규명과 해결방안 마련을 늦출 경우 영원한 ‘미제사건’으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양민학살 관련 자료수집차 학살현장을돌아본 김동춘 성공회대(NGO학과) 교수는 “경북 경산 코발트광산학살사건의 경우 10분이면 들어갈 수 있는 동굴 내의 유골이 50년동안 그대로 방치돼있어 시간이 50년간 정지된 느낌을 받았다”면서 “당사자들은 거의 사망한데다 대부분의 유족들이 연좌제의 악몽을 떨치기 위해 뿔뿔이 흩어진 상태여서 유족들이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문제해결의 1차 책임자인 당국은 해결보다는 오히려 관련자를 탄압해 왔다.대전·대구형무소 피학살자유족회가 61년 좌익으로 몰려 가혹한 탄압을 받은 이후 각 지역의 피해자 유족들은 아예 입을다물어버렸다는 것.그러나 거창사건,제주 4·3사건 관련 특별법이 제정되고 지난해 노근리사건으로 문제가 우리사회에서 표면화되면서 겨우 입을 열기 시작했다. 한국인권재단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유족회나 대책위가 결성돼있는 곳은 경기 고양과 강화를 비롯해 경북 문경 경산 구미 포항,전남 함평 나주,충북 영동 단양,전북 익산,경남 사천·마산·창녕·함안·의령 등 10여곳이고,지방의회에 특위가 구성된 곳은 경북·경기·전남 함평군 등 3곳으로 나타났다. 피해지역이 집중된 경남의 경우 지난 2월 도 차원의 대책위를 결성하고 서명운동 등을 통해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문경사건유족회는 지난 3월헌법소원을 제출했으며 함평사건유족회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특별법이 제정된 거창·제주지역은 법 시행,또는 시행령이 마련 중인데 일부 지역에서는 이념적 갈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의 대표를 맡은 강정구교수는 “한국전 전후의 민간인 학살은 개별 사건마다 다소 차별성은 있지만 우선 인권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각지역의 민간인 학살사건을 포괄적으로 다룰 단체 결성과 여론 확산작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임시연락처는 (02)733-4163. 정운현기자 jwh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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