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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나고 싶었습니다] ‘인기강사’ 된 극작가 신봉승씨

    최근 TV에서 치맛자락에 휩싸인 궁중사극이 판치자 ‘정사(正史)에 바탕을 둔 정통역사극’을 썼던 것으로 평가받는 작가 신봉승(辛奉承·69)씨를 다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늘었다.80년대에 방영된 드라마 ‘조선왕조 500년’을통해 5공화국 당시를 빗대 역사의 교훈을 가르쳤던 기억은 드라마가 끝난 지 12년이 지났어도 잊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신씨는 방송에의 관심은 아예 접은 듯 ‘역사분야의 최고인기강사’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고 있다. 교수와 공무원,대기업 직원 등 지식인층이 그의 강의를앞다퉈 듣고 있고,역사학자 모임에서도 강연요청이 올 만큼 그의 강의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그는 역사의자긍심과 존경할 인물을 잃어버린 이 시대인들에게 조선시대 선비정신인 ‘지행(知行)’과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강조하며 지금이야말로 그릇된 역사인식을 바로잡아야할 때임을 강조하고 있다. 28일 그가 운영하는 서울 인사동 ‘한국역사연구소’의문을 열고 들어서니 ‘조선왕조실록’이 먼저 눈을 맞춘다.‘홈페이지 제자’인 10대 후학들의 질문에 답글을 올리느라 컴퓨터 앞에 앉았던 노작가는 ‘인기강사’란 호칭이 쑥스럽다며 웃음지었다. “역사학자의 ‘대타(代打)’라는 생각으로 역사인식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한국의 진로에 대해 위기감을 느낀 지식인층이 우리 역사를 알려고 하는 것은 대단히 기쁘고 중요한 일이라 어디든 달려갑니다.” 쇄도하는 강의요청이힘에 부친다면서도 한달에 10회 이상의 강연일정을 마다하지 못하는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조선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나라’라고 규정한다.‘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기를 쓴 나라가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느냐.’면서 역사를 두려워하고,역사에서 배우는나라가 바로 조선이었다고 말했다. ‘당쟁으로 나라가 망했다.’는 식민사관에 익숙한 사람에게 그의 조선 예찬은 좀 낯설다.그러나 작가에게 2시간여 조선역사 강연을 듣고나면 ‘민족적 자부심’은 자연스레 깊어진다.그래서 일부 역사학자들은 그를 ‘계몽사학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가 역사에 진정한 관심을 갖게된 것은 70년대 ‘연려실기술’등 야사를 기본으로 한 드라마를 집필하며 적잖은비난에 직면한 뒤였다.그후 사료공부를 본격 시작했고 역사의 행간을 읽어내면서 작가의 역사관은 정립됐다. 늘 고증이 문제되는 역사드라마에 대해서도 그의 견해는명쾌하다.“역사드라마에서 사실(史實)이 맞느냐,틀리느냐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예를 들면 정몽주가 선죽교에서죽었다는 사실이 달라져서는 안되겠지만 그것만큼 중요한것은 우리 선대의 삶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는가,잃어가는우리 고유한 정서를 복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민족의 장래에 대한 비전이 담겨 있느냐가 더 문제죠.” 최근 대덕연구단지에서의 역사강연 후 한 과학자로부터“앞으로 국가관을 갖고 연구해야겠다.”는 소감을 듣고무척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행정고시 등 공무원이 되기 위해 역사를 단한 줄도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현실에 대한 비판도 잊지않았다.“민족의 가능성을 선도해 국민들로 하여금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은 역사학자의 몫이 아니라,역사드라마를쓰는 작가,역사소설과 역사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의소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요즘은 서울 추계예술대학원에서 시나리오작가 교육을 맡고 있다. 허남주기자 yukyung@
  • “십자군 전쟁은 문명 짓밟은 살육전”

    ■아랍인이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아민 말루프 지음 / 아침이슬 펴냄] 교과서에서 본 십자군 전쟁은 이슬람의 기독교 성지 침범에 맞선 서방세계의 ‘성전(聖戰)’쯤으로 기억된다. 경과며 파급효과 역시 철저히 유럽인 시각에서 요약되기일쑤다.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김미선 옮김)은 때문에 제목부터 비주류다.렌즈를 거꾸로 뒤집어,이슬람인들조리개에 비친 전쟁상을 복원하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공쿠르상 수상자인 레바논 출신 작가.역사와 문학에 두루 능통한 인물이다.그런 재능을 십분 살려 조각조각 흩어진 무슬림 사료들에 대하 역사소설의 호흡을 불어넣는다. 아랍인 입장에서 볼 때 십자군 전쟁은 성전은 커녕 문명을 짓밟은 야만적 침탈.온갖 오합지졸들의 집합소인 십자군은 진군길 물자조달을 위해 갖은 약탈과 살육을 마다않는다.아랍땅의 그리스도교도,유대인들까지도 비켜날 수 없다. 마라 마을에서 십자군이 일으킨 식인사건과,예루살렘 탈환직후 아랍 성군 살라딘의 관대한 처분을 맞세우며 지은이는 진정 누가 야만이고 누가 문명 계승자인지 따져 묻는다. 책의 유용성은 피압박민족의 역사 되찾기에 그치지 않는다.지은이는 적진앞에 사분오열을 연출한 이슬람 종파간 갈등도 가차없이 그려냈다.십자군전쟁을 탓하기 전에 지도자들의 무능과 패권다툼에서 아랍 침체가 비롯됐음을 자인해야 한다는 솔직한 토로는 시대불문,새겨들을 만하다. 수니파니 시아파니 신문 국제면을 단골로 장식하는 이슬람 종족분쟁의 뿌리를 엿보고 싶다면 일독해 볼 것. 이슬람-유대간 오랜 반목의 역사도 한 갈피에 그림자를 비추고 있다.1만5000원. 손정숙기자jssohn@
  • 선사시대인과의 상상적 대화 ‘고고학박물관’

    ■고고학박물관 [박정근 지음/다른세상 펴냄]. 고고학자들에게 고고학의 참 매력은 출토된 유물의 주인공들과 부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이들은 무언가새로운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렘을 가지고 고단한 발굴작업을 인내한다.고고학자들은 또 다양한 추론을통해 무한한 상상의 영역까지 사고의 폭을 넓혀 유물의 실체를 밝혀낸다.즉 ‘트로이의 목마’처럼 상상의 부분이 실현될 수도 있는 학문이 고고학인 것이다. 그러나 출토된 유물을 연구하고 해석하는 과정은 복잡하고전문적이다.이것은 일반인들에게 고고학이 생소하고 어렵게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다. ‘고고학박물관’(박정근 지음, 다른세상)은 이러한 전문적인 과정은 과감히 생략하고,대신 유물을 통해 추론 내지 상상이 가능한 부분들을 서술한 ‘상상의 고고학 이야기’이다. ‘네발 보다는 두발이 낫다.’‘신이 선물한 불’‘구석기시대에 살았던 어느 한 남자의 일생’‘밥이 먼저일까,떡이먼저일까?’ 등 소제목에서 보듯 선사인들의 이야기를,마치?F은 다큐멘터리 영화?? 찍듯 풀어냈다. 이는 저자가 고고학자(세종대박물관 특별연구원)이면서도선사시대 예술품 연구를 통해 선사인들의 정신문화를 연구해온 경력이 작용한 듯 하다.책은 구석기,신석기,청동기시대를 대변하는 총 42개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특히 고고학이 수만,수십만년전의 이야기로,상당한불확실성을 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며 독자의 상상력을 이끌어낸다. 인류가 두 발로 걷게 된 것은 단순히 도구를 사용하기 위해서였을까? 좀더 넓은 지역을 걷기 위한 에너지 효율성 측면이 작용하지는 않았을까? 음식 수집과 먹거리 운반을 위한의도가 아니었을까? 연모를 이용한 방어와 먹거리 운반을 위한 복합적 목적 가설이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저자는 이처럼 지금까지 연구된 다양한 가설들을 제시하며독자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이야기 소재는 독자들이 보다 궁금해할 만한 것을 추려서찾았다.초기 인류는 석기보다는 나무를 더 많이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돌연모는 경우에 따라 나무연모를 제작하기 위해 사용했을 것이라는 ??,선사인들의 식인습속은 식문화가 아닌 일종의 의례형식으로 행해졌다는 점 등을 강조하고 있다. 또 경남 통영 앞바다 욕지도에서 출토된 장년 남성 유골에서 발견된 외이도골증(전문 잠수부에게 발생하는 일종의 직업병),꽃을 사랑했던 청원 두루봉 동굴의 한 남자 이야기 등 선사인의 문화적 측면을 드러내는 이야기도 많다. 책 전체를 통해 드러나는 저자의 핵심 메시지는 ‘선사인들은 지금까지 일반인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우리와 비슷한 모습과 사고의식을 가졌으며,주어진 환경에 최대한 적응하며살았다는 것’이다.9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
  • 운현궁 고종·명성황후 혼례 재연

    서울시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전통 궁중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오는 20일과 6월8일 종로구 운니동운현궁에서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혼례)를 재연한다고 17일 밝혔다. 가례는 간택된 왕비에게 사자(使者)를 보내 청혼하는 납채(納采),예물을 보내는 납징(納徵),가례일을 택해 알려주는 고기(告期),왕비책봉 의식인 책비(冊妃),임금이 왕비를 맞아 대궐로 돌아오는 친영(親迎),임금과 왕비가 술과 찬을 나누고 첫날밤을 치르는 동뢰(同牢) 순으로 진행된다. 시는 또 월드컵축구대회를 계기로 운현궁을 관광명소화하기 위해 가례 행사외에 흥선대원군을 비롯한 부대부인 등이 입었던 복식들도 당시의 모습대로 제작,노안당과 노락당에 전시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네티즌 칼럼] 정치는 正이다

    공자는 “정치라는 것은 올바르게 하는 것이다.”(政者正也)라고 말했다. 유교의 도덕적인 정치사상은 공자가 활동할 당시인 춘추시대엔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당시 제후국들은 부국강병으로 천하의 패권을 잡는 데 혈안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권모술수가 횡행하고 이 때문에 나라의 흥망이 계속 이어졌다. 법가를 국정에 썼던 진나라는 오래 가지 못하다가 다시 분열되고 말았으며 곧이어 한나라가 천하를 통일하면서 왕조를 수성한다는 차원에서 유교를 국시로 정하게 된다. 이 때부터 중국의 역대왕조는 정치에 있어서 유교를 국시로 하였다. 우리도 통일신라,고려시대에 유교가 국시는 아니었지만 국정에 반영을 했었고 조선시대에는 국시로 정해져 500년 동안 끊임없는 영향을 끼쳐왔다. 조선시대 정치가들이 이를 바탕으로 한 정책들로 인하여 백성들이 안정되기도 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율곡의 수미법(收米法)이다. 이러한 수미법은 훗날 대동법으로서 전국적으로 시행되어 백성들의 경제생활에 안정을 가져왔다. 그러나 일제 36년을 거치면서 유교의 정치이념은 단절됐고 해방 후 서구의 자유민주주의가 수입되면서 전통과 단절된 채 오늘에 이르렀다. 서구의 자유민주주의는 개인주의에 바탕을 둔 것이다. 국민들이 대표를 직접선거로 뽑는데 이때의 선거는 후보들이 어디까지나 국민들을 위하여 정책을 선보이면서 경쟁하는 제도이다. 이 점 때문에 한국민주주의 역사상 최초로 당원뿐만 아니라 국민들까지 포함된 선거로 모처럼 유권자들의 정치 참여와 희망을 꽃피우고 있는 민주당 후보경선의 시작과 끝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역대 선거 문화를 볼 때 후보들간에 인신공격이 난무했으며 현재 치러지는 여야의 대선 후보경선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런 네거티브 선거전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전 국민의 축제 분위기를 특정 후보가 ‘대통령' 야심으로 혼탁하게 만드는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그런 식으로 승리를 해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지 답답한 심정이다. 지금은 유권자들이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정책으로 경쟁을 하는 게 필요하다. 또 도덕적으로 올바른정치문화를 펼치는 것도 주요한 정책으로 삼는 것이 어떨지 여야 후보들에게 제의해본다. 상식인 바름(正)의 정치도 실천하지 못하고 남의 흠을 부각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선동이나 한다면 국민들은 더 이상 표를 주지 않을 것이다. 순간의 승리를 위한 권모술수는 법가,진시황의 예와 같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후보들은 명심해야 할 때이다. 이 종 우 홍익대 강사 daecho1@hanmail.net
  • [굄돌] 인문학의 힘

    요즘 대학가에 인문사회 분야 연구자들의 몸값이 많이 오르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기초학문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지원사업이 나름대로 효과를 거두고 있는 모양이다.전체 강사 수를 감안하면 그 혜택(?)을 누리는 연구자들은 고작 10% 내외라는 불만도 있지만,첫술에 배부르길기대할 수는 없지 않겠나.일단 불이 붙은 것은 분명 고무적이다. 이것저것 잡다하게 책을 읽기는 해도 체계적이고 깊이있는 공부를 하지 않은 것이 후회스러워서,뒤늦게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역사,미술과 미학을 두루 배울수 있는 고고학 쪽이 어떨까 했더니 주변에서 ‘21세기에웬 고고학’이냔다.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21세기니까 이제 정말 문학,역사 쪽을 공부할 때가 된 게 아닐까.‘잘 살아보세’라는 말이 슬로건이었던 시절,그때는 뭐니뭐니해도 기술이 최고였다.하지만 밥을 먹어도 단순히배부르기 위해서가 아니고,공부를 해도 그저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아닌 때가 되었다.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나 뒤도 돌아보고,어떻게 하면 아름답게살 것인가 심미안도 키우고,예술이 주는 윤택함도 누릴 때가 된 것이다. 고백컨대,글을 쓰기로 마음 먹으면서,이런 생각을 한 적이 내게도 있었다.전혀 다른 전공,예를 들어 의학이나 공학 혹은 법학을 공부했더라면 보다 폭넓은 글쓰기를 할 수 있을텐데….그러나 이제 나이를 조금 먹으면서 철이 드는지 생각이 달라진다.그나마 내가 잘한 일은 인문학을 선택한 것이었다.치열한 법정공방전을 쓰든,의학 관련 이야기를 다루든,문제는 법조문이나 전문용어가 아니었다.중요한 것은 언제나 ‘사람’이었다.모든 이야기는 사람에서 출발하여 사람 가운데서 살아 움직이며 결국 사람으로 귀결되어야 비로소 가치를 갖게 된다는 것을,이제야 깨친 것이다. 사람이 없는 글쓰기만 공허한가.안전을 생각하지 않은 자동차,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의술,인격을 무시한 법률….사람이 없는 것은 무엇이나 무모하다.인문학은,사람다운 사람,큰 사람을 키워내는 학문이다.큰 사람을 키워내는 데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고 보이지 않는 공이 많이 든다.그래서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물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그러나,사람다운 사람이 법정에 서고,컴퓨터를 만들고,정치를하게 되었을 때,머리뿐 아니라 마음도 함께 큰 ‘기능인’이 아닌 ‘지식인’이 곳곳에서 사람을 위해 일하게 될 때,비로소 인문학의 힘이 발휘되는 것이다. 고은님 시나리오작가
  • 나들이 손짓하는 봄축제/ 안동하회마을 물돌이축제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의 방문을 기념하는 ‘제2회 안동하회마을 물돌이축제’가 19∼21일 경북 안동시 풍천면하회마을에서 열린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지난 99년 안동을 방문했으나 축제는지난해 처음 시작됐다. 이번 행사는 지역의 유교문화와 영국 전통문화의 진수를맛볼 수 있도록 꾸민 것이 특징.엘리자베스 여왕이 하회마을을 방문한 뜻을 되새기기 위해서다. 19일 열리는 전야제는 포졸행렬·탈춤놀이·양반행렬이마을을 도는 것으로 시작된다.옛날의 서당과 돌잔치·전통혼례 등이 재현된다.또 수명이 길고 물에 강한 안동포(安東布)를 만드는 과정도 관광객들에게 선 보인다. 20일에는 만송정 특별무대에서 전주국악이 연주되며 저전농요 시연과 때껸시범이 있다.엘리자베스 여왕이 73회 생일상을 받았던 담연재에서는 성년의식인 관례(冠禮)가 펼쳐진다.영국의 전통 민속악기인 백파이프 연주와 엘리자베스 여왕 방문사진전도 열린다.충효당에서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흉상 제막식이 있다. 특히 60년 갑자(甲子)주기로 하회마을에서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온 하회별신굿탈놀이 완판도 공연된다. 21일에는 조선시대 경로효친사상을 높이기 위해 노인들을 모셔놓고 지팡이와 음식을 나눠 주었던 양로연이 열린다. 또 여자의 성인의식인 계례가 재현된다.계례는 혼기가 된여성의 땋은 머리를 풀고 쪽을 찌어 비녀를 꽂는 의식이다. 행사기간에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마당도 있다.옛날 소달구지 타보기·찰떡 만들어 먹기·안동김치 담그기·짚신삼기·탈춤배우기·전통연날리기·투호 등이다. 중앙고속도로 서안동인터체인지에서 내려 예천방향으로가면 하회마을을 만날 수 있다.(054)851-6114. 안동 한찬규기자 cghan@
  • 성희롱 남성 피해 첫 인정

    직장 내에서 여성에 의한 남성 성희롱이 처음으로 공식인정됐다. 생산직 업체에 근무하는 A씨는 나이든 여직원 2명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하다 못해 결국 그들을 성희롱 혐의로 노동부에 고소했다.앳되고 곱상한 ‘꽃미남’인 A씨를 두 여직원이 가만두지 않았던 것.이들은 성적 언어로 놀리는 것은다반사고 A씨를 뒤에서 껴안고 엉덩이를 치기도 했다. “A는 내꺼야,손대지 마라.”는 등 서로 ‘소유권’을 주장하며 싸우기까지 했다. 노동부는 여러 정황을 검토한 결과 “여직원들이 연하의남성 동료에게 성적인 언어와 행동을 한 것으로 인정된다. ”고 판정했다.A씨는 성적 수치심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었지만 그들에 대한 처벌은 원하지 않았다. 류길상기자
  • “재벌에 대한 부정적 인식 친사회주의 성향 때문”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색깔논쟁이 재계로도 번질 조짐이다. 자유기업원은 9일 전용덕(田容德) 대구대 교수의 ‘재벌정책의 올바른 방향과 대책’이란 글을 인용한 정책제안에서“통제일변도의 재벌정책이 수립된 원인은 일부 지식인의 반시장적,친사회주의적 성향이 국민의 의식에 영향을 미쳤기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이어 “재벌의 경제행위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은 이런 성향의 지식인과 산업조직 이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추진한 빅딜 정책도 위기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했고 자본주의의핵심인 사적 소유권만 부정하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빅딜 정책도 일부 지식인과 국민의 지지가 없었다면 시행되지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올바른 재벌정책의 방향과 관련,“대중주의에 입각해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방법으로 재벌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일부 지식인을 친사회주의적이라고 규정한 것이색깔론 공세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친사회주의적이란 용어는 경제적 측면에서 제기한 것일 뿐 과거 70∼80년대 정치적·이념적 용어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한편 참여연대 김상조(金商祖) 경제개혁센터소장(한성대 교수)은 “재벌의 경제행위를 일부 규제하고 통제하는 것은 재벌 스스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이며 재벌의 문제점은 외환위기가 증명하고 있다.”면서 “시류에 편승,시대착오적인 색깔론 제기는 적절치 못하다.”고 설명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책/ 폭력과 상스러움

    ‘지식게릴라’,혹은 ‘삐딱이’(아웃사이더)라는 신진지식인그룹의 중심에 서서 혈기방장하면서도 재기 넘치는글쓰기로 우리 사회의 극우 파시즘을 공격해 온 진중권이사회평론서 ‘폭력과 상스러움’(푸른숲)을 냈다.90년대베를린 유학시절,한국에서 벌어진 정치적,사회적 의제에대해 쓴 글들을 비롯해 ‘폭력’‘자유’‘공동체’‘성(性),‘지식인’‘정체성’‘민족’등을 주제로 한 담론들을 모았다. 책에선 우선,현대의 철학적 사유에 대한 그의 폭넓은 독해가 눈길을 끈다.가령 자신이 ‘잡글’을 쓰는 이유를 해명하는 ‘정의와 힘’이란 글을 보자.그는 하나의 담론은현실에서 생성되는 힘들의 관계의 표현이며,지배적인 담론이 자기 정당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이용하는 것은 대중들사이에 오가는 세론,혹은 대중들의 몸 속 깊숙이 주입돼있는 습속(아비투스)이기 때문에 오늘날의 이념비판은 담론,세론,습속 이 세가지 영역을 모두 포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는 이 부분에서 하버마스의 소통이론과 푸코의권력이론을 비교 분석해 보이고 하이데거와 부르디외를 끌어온다.이어 그는 ‘민심’ 혹은 ‘여론’이란 이름으로악용되곤 하는 대중의 아비투스를 부수기 위해서는 대중과 함께 웃으며 과거와 결별할 수 있는 놀이적,충격적 글쓰기가 필요하다며 들뢰즈의 놀이 이론과 벤야민의 촉각에관한 이론을 동원하는 것이다. 다음으론,철학적 사유들을 현실에 연결시키는 적용력과상상력이 주목할 만하다.그는 “학문이 살아 있으려면 어느 심급에선 생동하는 현실의 운동과 매치되어야 한다.”며 실천적 학문을 자신의 소명으로 천명한다.그가 주요 실천작업으로 삼은 것은 ‘철학적 문제는 문법적 착각의 문제’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명제.그는 이를 이데올로기에 확장해 적용시키며 ‘말의 오용’을 공격하는 글들을 쓴다. ‘이문열과 젖소부인의 관계’는 이런 계열의 글. 그의 글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이념적 그림은 정치적 국가주의,경제적 자유지상주의,문화적보수주의의 세 축으로 이뤄져 있다.그는 이런 거시적 이념의 좌표가 우리 사회의 미세단위에까지 반복적으로 무수히 작용하고 있다면서 레드 컴플렉스,패거리정신,노조탄압,언론조작,소수자 인권침해,부당한 국가권력 행사 등의 폭력적 상황을 고발한다. 결국 그가 이런 작업을 통해 지향하는 사회는 ‘애국심’과 같은 텅 빈 관념이 아니라 분배정의,사회보장,약자및소수자에 대한 보호등 실질적인 사회적 연대를 통해 통합을 이루는 공동체로의 길이다.그는 개인 또한 집단주의에서 해방돼 개성과 주체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책임감과 연대의식을 가지는 개인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개성의 발로일까.그의 글들은 벤야민 등 철학자의 인용으로 시작돼 ‘문학적 몽타주’형태를 띠고 있고 ‘철학적 광대’를 자처한 그의 글쓰기는 웃음과 놀이,조롱으로 점철돼 있다.책제목 ‘폭력과 상스러움’은 르네 지라르의 ‘폭력과 성스러움’을 비틀었다.1만2000원. 신연숙기자yshin@
  • 책/ 가비오따쓰

    ▲가비오따쓰-앨런와이즈먼 지음,황대권 옮김,말 펴냄. 마약과 마피아의 상징인 나라 콜롬비아.정부군과 우익 민병대,좌익 게릴라들이 핏발선 눈길을 주고 받는 그 땅 한켠에 유토피아가 들어서 있다.생태공동체 운동이 튼실하게 뿌리내린 오지 마을 가비오따쓰(Gaviotas). 미국의 진보적 저널리스트 앨런 와이즈먼이 쓴 ‘가비오따쓰’(황대권 옮김,말)는 콜롬비아의 성공한 생태공동체마을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있다.일군의 지식인과 과학자들이 황량한 오지에 공동체를 만드느라 벌이는 자연과의싸움은 그대로 한편의 서사드라마이다. 가비오따쓰 공동체를 설립한 이는 파올로 루가리. 주로 제3세계 발전문제에 관심을 갖고 아시아와 남미를 돌아다니다 30여년 전 자연과 원주민,이주민들이 생태적으로 공존하는 공동체 문명 건설에 들어갔다. 책은 새 문명을 일궈가는 과정을 기록일지를 펼쳐보이듯생생히 재조명한다.자연을 다치지 않으려는 노력과 거듭되는 시행착오는 인류문명의 초기 진화단계를 방불케 한다. 예컨대 1980년 말 석유 대신 풍력(風力)을에너지로 개발할 때의 경우.나사(NASA)의 우주비행선 보조날개의 횡단면을 본따 알루미늄판 풍차 날개로 에너지 개발에 성공하기까지 70명이 58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가비오따쓰는 완전한 자연현상”이라는 설립자 루가리의 말대로 그곳 생필품의 소재도 되도록이면 ‘자연’ 그자체.해먹이나 숄더백조차 야자섬유 실로 짤 정도이다. 자연과 인간이 수평관계로 공존하는 생태공동체의 세계가 현장감 넘치게 옮겨진 데는 역자의 역할이 컸다.옮긴이황대권씨는 생태학 및 농업생태학을 전공한 국내의 대표적 생태공동체 운동가이다. 황수정기자 sjh@
  • [대한광장] 他집단에 말걸기

    동서고금을 통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개 ‘문제적인 개인’이다.이들이 특히 그 시대상이나 시대정신을구현함에 있어서,또는 인간성의 한 전형을 형상화함에 있어 보편성을 획득하면 그 인물은 시공을 초월하여 천의 얼굴로 부활한다.우리의 경우에는 ‘춘향’이 그러하다.홍명희의 ‘임꺽정’에 상응하는 황석영의 ‘장길산’이 각각일제하의 감옥속에서,유신독재 암흑기에 씌어진 사실은 우리 소설사를 관류하는 짙은 사회성과 정치성을 웅변한다. 이 시대의 사랑받는 작가인 은희경의 소설에는 사랑에 대한 환상을 거부하는 여성들의 삶이 펼쳐지고 있다.그녀들의 삶에서는 ‘도덕’과 ‘윤리’와 ‘공동체’가 없다.그들의 사랑은 늘 어긋나며,짐작과는 다르며,정형과 상식으로부터 이탈한다.사람과의 소통이 단절된 삶은 그래서 끔찍하게 외롭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어법은 실로폰연주처럼 경쾌하고 발랄하다.은희경은 전시대처럼 소설가가 지식인이고 스승이라면 자신은 소설가가 될 수 없었을거라고 말하고 있다. ‘타인에게 말걸기’의 “검고깊은 구멍처럼 벌어진”텅빈 눈의 주인공은 사랑의 허위의식을 부수고 외로움의진실로 귀환하면서 냉정함을 통해 편안함을 깨닫는다.타인과의 소통이 부재하는 삭막하고 황폐한 현실을 조롱하며부유하는 삶의 방식.이에 대한 동의와 대리만족이 은희경인기의 코드이다.부연하자면 이는 사회와의 소통에 상처입고 단자화된 개인들의 풍속도이기도 하다. 길고도 참혹했던 독재시대를 지나 민주화 이행기에 있는우리 사회에 지금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끊임없이 ‘타인에게 말걸기’를 시도해야 한다는 점이다.소설의 주인공은 타인과 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유목민처럼 떠돌 수 있지만 집단은 결코 그럴 수 없는 운명을 안고 있다.개인과마찬가지로 집단 역시 생존본능을 지니고 있다.지루한 의약분업 사태에서 목격했고,현재도 그칠 새 없이 분출하고있는 집단이기주의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들은 대화와 소통에 의하지 않고는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인 합의와 조정에이를 수가 없음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개인이 합리성과 도덕성으로부터 일탈하여 부패하고 타락하듯이 생존본능에 얽매인 집단은 그 힘이 개인에 비해 훨씬 더 팽창적이며 권력적임을 기독교 윤리학의 거장 ‘라인홀드 니버’는 경고한다.개인은 천부의 양심으로 인해도덕적일 수 있으나 집단의 경우는 자기초월능력이 부족해서 무제한의 이기심을 절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인권과 관련한 몇 가지 국가적 의제가 있다.한국의국가보안법에 대한 국제인권기구의 지속적인 폐기 요구,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비합리적 연수제도로 인한 차별적 대우와 인권침해,장애인의 낮은 고용률,성적 소수자 등. 그런데 문제는 분단국가의 냉전의식이 가로놓인 문제에서는 대화가 이루어 지지 않는 데 있다.이 심각하고도 중요한 의제를 두고 진지한 논쟁이 쉬이 형성될 수 없다는 점이다.막대한 국고를 들여 건립하려는 박정희 기념관을 둘러싸고 논쟁이 들끓자 모방송사에서 토론회를 기획했지만기대에 못미친 적이 있었다.찬성하는 측의 논객들이 줄줄이 출연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사회의 의사소통에 기여해야 할 지식인의 책무를 망각한무책임한 짓이 아닐 수 없다.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한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비롯한 여러 국민의 권리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이 헌법정신을 위반하는 법률에 대한 사회적 심의와 통찰이 필요하다.그것은 다름아닌,부단히 ‘타인에게말걸기’와 같은 시도를 지속하고 그것이 일상화될 때 가능해진다.냉전의식의 덫에 포획된 몇 가지 용어부터 걷어내는 설득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사회집단이 결여하고 있는 이기심에 대한 자기초월능력은 구질서를 개혁하려는 쪽에서 훨씬 더 많이배양하지 않으면 안된다.소설 속의 개인은 단절과 괴리의황야 속에서 오히려 자유로울 수 있지만 현실의 개인과 집단에게 그것은 곧 마비와 부패와 파멸에 이르는 길이기 때문이다. △유시춘 작가·국가인권위원
  • 행자부 낙하산인사…광주시공직협 반발

    행정자치부가 광주시에 신설되는 도심활성화대책추진기획단장과 현재 공석인 감사관 등 4급 보직에 96년 승진한 사무관급 인사를 발령하려 하자 시 공무원들이 ‘낙하산식인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29일 광주시에 따르면 행자부는 지난해 11월 이후 공석중인 감사관에 박모 사무관,4월1일 발족되는 도심활성화대책추진기획단장에 이모 사무관의 임용을 요구하는 인사협의를 펴고 있다. 이와 관련,광주시공무원직장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승진한 지 겨우 5년이 넘은 행자부 사무관을 이들 보직에 배정하는 것은 낙하산 인사의 전형”이라며 행자부의 인사관행 개선을 촉구했다. 공직협은 “우리는 그동안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감내하며 열심히 일해 왔다.”며 “이처럼 인사질서를 파괴하는인사가 이뤄질 경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 LG카드 청약자금 4조원

    LG카드 공모주 청약자금이 IMF이후 최대규모인 4조 1300억원을 기록했다. 29일 주간사인 대우증권에 따르면 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한 LG카드 공모에 30개 증권사가 1억 4244만 2210주를 청약해 4조 13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이날 LG카드 공모주청약의 최종경쟁률은 89.03대 1로 집계됐다. 대우증권 주식인수팀 관계자는 “IMF이후 외환카드가 1조 2000억원,안철수연구소가 1조 6000억원으로 조단위를 넘어섰었으나 LG카드가 이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찾아가는 복지’의 걸림돌

    근년에 보건복지부가 안고 있는 고민중의 하나는 ‘찾아가는 복지’이다.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어떻게 하면 찾아가는 복지행정을 펼칠 것이냐 하는 것이다. 복지행정 요원들이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이웃에게 직접다가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는 현실에 대한 문제인식인 셈이다.이는 우리 복지부가 꼭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과제인 것만은 틀림없다. 복지부는 그동안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복지체계의 정비와 행정전달 체계 확충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왔다. 일선의 복지행정 요원들이 어려운 이웃을 만나려면 우선만날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기초·노인·장애·어린이 등각종 복지체계가 수급자격이나 기준에서 제각각이고 16종에 달하는 복지 서비스도 따로따로 제공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이중노동’이 너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최근에 와서 8종에 걸친 복지 서비스의 창구와 시기를 단일화하고,여러 과에서 따로따로 내려보내던 지침도 복지정책과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이 문제는 어느 정도 정비를 할 수 있게 됐다. 복지행정 전달체계를 확충하는 문제는 우선은 일선 복지행정 요원의 숫자를 늘리고 중간허리를 보강하는 것이 급하다.요원 1인당 200가구를 맡기면서 찾아가는 복지를 실천하라는 주문은 무리인 것이다. 올해 1700명을 증원해 6월까지 일선에 배치하고 시·도와 시·군·구에도 복지직을 포진시키도록 했다.복지행정의전달체계를 원활히 해야 찾아가는 복지행정의 여건이 정비된다고 본 것이다. 또 하나 찾아가는 복지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일선기관장들이 사회복지 요원을 복지행정이라는 독립적 영역에 종사하도록 하지 않고 일선 기관의 종합행정력으로 두루 운용하고 있는 일이다.쓰레기 청소나 묘지관리,고지서통보까지 담당토록 하고 있기 때문에 찾아가는 복지는 고사하고 찾아오는 사람에게 서비스하는 것조차도 버거운 실정이다. 복지행정 요원 운영에 소요되는 인건비의 80%를 우리 부가 지급하고 있으므로 이에 상응하게 복지업무의 전문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점검을 해 나갈 계획이다. 찾아가는 복지가 안 되는 이유는 또 있는 것 같다.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어지겠다고 복지사를 선택한 일선의 복지행정 요원들은 대부분 심성이 착하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다.그런데 일선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처음의 순수한 마음과는 달리 자기들이 서 있는 관료라는 틀의 울타리에 안주하는 사람이하나 둘 늘어나 물을 흐리기도 한다. 사회복지 요원들이 관료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언제나 초심을 유지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태복 복지부장관
  • 광주 시내버스 협상타결

    광주시내버스의 임금 협상이 타결돼 29일 오전 6시부터정상운행에 들어간다. 노사는 28일 오후 3시부터 광주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 사무실에서 협상을 재개,오후 6시쯤 임금과 상여금 각각 7.6% 인상안에 합의하고 지난 2월분부터 소급 적용키로 했다. 그러나 이날 협상에 참여한 9개 버스회사(운행대수 933대) 노조 가운데 201대를 보유하고 있는 삼양버스 노조는 체불임금 해소 등을 요구하며 인상안에 서명하지 않았다. 이로써 28일 새벽 4시부터 파업에 들어갔던 버스운행이 하루만에 부분 정상화됐다.제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인 29일부터는 파업에 따른 혼잡은 피하게 됐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책세상 ‘위대한 작가들’ 시리즈 14번째

    도서출판 책세상이 지난 1997년부터 펴내온 ‘위대한 작가들’ 시리즈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 모리악(1885∼1970)의 전기(전2권) 출간으로 14번째를맞았다. ‘위대한 작가들’ 시리즈는 시대를 뛰어 넘어 문학사가와 평론가들로부터 대가라고 평가받는 인물들을 선정해 그들의 삶을 좇는 본격 전기물로 문학전공자 등 관계자들에게 꾸준한 관심의 대상이었다.매번 출간 때마다 2000∼1000권이 팔렸다. 이 시리즈가 다룬 작가들은 진정 ‘위대한 작가’들이다. 1권 릴케 2권 토마스 만 3권 플로베르 4권 횔덜린 5권 엘리엇 6권 콘라드 7권 포크너 8권 프루스트 9권 카뮈 10권도스토예프스키 11권 말로 12권 버지니아 울프 13권 조이스였다.연말까지 헤밍웨이 투르게네프 마르케스가 출간될예정.이후로도 각 문학권의 대표적 작가들의 삶과 문학세계를 소개할 계획이다. 이번에 나온 책은 전기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장 라쿠튀르가 1980년에 발표한 것으로 모리악전문가인 최병곤 건국대 불문학과 교수가 번역했다.이전의모리악 전기들과는 달리 작품세계보다는 지식인으로서 작가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특히 1,2차 세계대전의 격동기를 거치며 ‘폭력에 저항한 지식인’ 모리악을 되살렸다는점에서 주목받았다. 모리악에 큰 영향을 미친 모라스 바레스,앙드레 말로,앙드레 지드,마르셀 프루스트,카뮈,드골,미테랑 등과의 교류와 논쟁이 잘 소개돼 있다.각권 600쪽 내외.1권 2만 1000원,2권 2만 6000원. 유상덕기자 youni@
  • 조선 女성리학자 ‘강정일당’ 유고집 국역

    ‘방금 들으니,당신이 남을 책망하실 때는 노여움이 지나치시다 하니,이것은 중도가 아닙니다.이렇게 하여서 비록남을 바로잡는다 하더라도 자신이 먼저 바르지 않으니,옳은 일이겠습니까?깊이 생각하시기를 바랍니다.’ 조선시대 몇 안되는 여성 성리학자중 하나인 ‘강정일당’(姜靜一堂)의 유고문집엔 이처럼 평소 남편이 경계해야할 점을 지적한 글이 많다.정일당은 또 남편에게 끊임없이 학문을 통해 덕을 쌓을 것을 권유했으며,탁월한 식견으로 남편은 물론 그의 스승 및 학우들과 더불어 학문을 논했다. 이영춘 국사편찬위원회 연구관이 지은 ‘강정일당-한 조선 여성 지식인의 삶과 학문’(가람기획 펴냄)은 ‘靜一堂遺稿’를 국역한 책이다.이 유고집은 오로지 집안 살림과남편 내조만을 아내의 유일한 덕목으로 여겼던 조선조의전통적 여성상을 뛰어넘는 한 차원 높은 여성상을 담고 있다.극한상황 속에서도 의연히 자아실현의 길을 걸어갔던한 여성의 치열한 삶과 학문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강정일당(1772∼1832)은 조선 후기인 정조∼순조대를 살았던여성 성리학자이자 문인이었다.20세에 몰락한 선비윤광연(尹光演)과 결혼,끼니를 잇기 어려울 정도의 빈한함과 잇따른 우환 등 극도로 불행한 생애를 학문의 힘으로극복해 안심입명(安心立命)의 경지에 들었던,어떤 측면에선 실존주의 철학자와도 같은 면모를 보여준다. 그녀는 시·서·화에 능했던 신사임당(申師任堂·1504∼1551)의 예술적 재능과 조선조 대표적 여성 성리학자였던임윤지당(任允摯堂·1721∼1793)의 학문적 재능을 겸비했다는 말을 당시 주변으로부터 들었다. 정일당은 시집와서 남편의 학문을 독려하며 늦은 나이에자신도 공부를 시작,사서 등 13경을 두루 읽고 연구하고암송하였다.탁월한 바느질 솜씨로 생계를 이어가며 학문에 매진했다. 그녀의 수행경지는 임종 직전에 지은 ‘평생 성현이 되고자 수양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이루지 못하고 죽으니 부끄럽지만,평소에 존경하는 증자(曾子)와 같이 바른 자세로죽음을 맞고자 한다.’는 내용의 시 한편에서 잘 볼 수 있다. 정일당은 30여권에 이르는 책을 저술했으나,대부분 그녀생전에 유실되었다.오직 전하는 것은 그녀의 사후 남편 윤광연이 아내의 글을 수습하여 남긴 유고문집 뿐이다.남편이 거의 전재산을 쏟아부어 유고집을 펴냈다고 하니 아내에 대한 존경심과 사랑이 어느 정도였는지 가히 짐작할 만하다. 윤광연은 아내 사별후 제문(祭文)에서 ‘…바른 말과 지당한 논리에 종신토록 승복하였다.매번 그대와 마주할 때는 신명을 대하는 것 같았고,그대와 이야기할 때는 눈앞이 아찔해지는 것을 느꼈다.’며 애통해 했다. 유고집은 38편의 시를 비롯하여 편지,일기,행장(行狀),묘지문 등을 담고 있다.그녀의 학문은 최근에야 주목받게 되어,주로 문학적 방면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진면목은 평생을 통해 추구했던 성리학과심성수련을 통한 자아실현에 있었다.또한 ‘남녀의 품성은 차이가 없고,여성도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윤지당의 문장을 평생 신념으로 삼았다고 하니,이미 두 세기 전 남녀평등의 삶을 이룬 여성 철학자였던 셈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 만화경] 엑스터시

    ‘종교는 인민의 마약’이란 칼 마르크스의 말은 종교가가진 중독성과 세력화의 위험을 지적한 것이다.실제로 종교는 맹신과 광신의 특성을 갖고 있으며 특히 집단성을 띨 때 이 특성은 ‘악마적으로’ 증폭되기도 한다.그럼에도불구하고 종교의 영혼 구제와 믿음의 미덕은 수많은 사람을 종교에 귀의케 만든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만족감을 추구해왔고 그것은 독일 학자 알렉산더 쿠퍼가 지적했듯 ‘중독의 역사’를 만들어냈다.더 좋은 세계를 희구해온 인간은 종교뿐 아니라 마약을 발명해냈다.그러나 기다림과 견딤이란 시련을 통해 현실을 극복하고 초탈해서 더 좋은 세계로 가고자 하는 종교와는 달리 마약은 현실의 시련을 맹목적으로 피한 채 ‘가짜’의 더 좋은 세계로 도망가는 일탈에 지나지 않는다.종교는 권유할 바가 많은 선인 반면 마약은 마땅히 피해야 하는 악인 것이다. 종교와 마약의 얽힘은 굳이 마르크스의 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곳곳에서 발견된다.신종 마약을 가리키는 ‘엑스터시’도 내면에서 신을 보거나 신과 합일되는 체험을 묘사할때 사용되는 그리스어 ekstasis에서 유래된 말이다.원시 종교에서 엑스터시는 영혼의 비약으로 병을 고치고 영혼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샤먼(무당)이 사용하는 고도의 기술이었다.체험을 강조하는 신비종교 집단들은 마약과 같은 약물을 사용해왔지만 동서양 대부분의 종교집단은약물이 인격의 항구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며사용을 반대해왔다. 최근 마약복용 혐의로 연예인들이 잇따라 구속되고 있다. 대학가에 마약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섬뜩한 소식도 들린다.‘중독의 역사’라는 말마따나 더 강도높은 신종마약도 속속 출현한다.일련의 연예인과 대학생 등의 마약복용은 비정상적이고 비윤리적인 현실도피 및 탐닉의 현상으로 비치기 때문에 지탄받은 것이다. 많은 지식인들이 ‘종교의 위기론’을 주장한다.삶이 어지럽도록 복잡해지고 도덕적으로 혼란스러워지면서 종교가 점차 대중적 신뢰와 지지를 잃어가고 있다는 주장이다.사회의 도덕심과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종교이기주의나 세속화로 치달아 더 이상 도덕적 우위를 지킬 수 없을 것이란 종교 내부의 우려도 크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6월 방한했던 세계적인 마약퇴치 운동가인 이탈리아의 성 프란치스코회 엘리지오 젤미니 신부가 남긴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마약 중독은 범죄가아니라 단지 인생의 항로를 잃은 위기상황일 뿐이다.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치료가 아니라 믿음과 사랑이다.”김성호기자 kimus@
  • 춘심 유혹하는 봄축제/ 경주 ‘한국 술·떡잔치 2002’

    ‘지붕 없는 박물관’ 경북 경주는 요즘 벚꽃으로 뒤덮였다.천년고도 서라벌에서 술과 떡 잔치 준비가 한창이다. 머리를 들면 유물과 벚꽃이,숙이면 떡과 술이다.길손은춘심(春心)에 취한다.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한국의 술과 떡잔치 2002’가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경주보문단지내 세계문화엑스포 공원에서 흥겹게 펼쳐진다.전국의 명주와 이름난 떡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올해로 5번째인 이번 잔치는 ‘세계속의 우리 맛·멋,그리고 흥!’을 주제로 마련된다. 우리의 전통 음식인 떡과 술에 담긴 조상의 지혜와 예술정신 계승은 물론 이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한 자리다. 잔치에는 팔도의 명인·명가의 전통 명주를 비롯,일본과중국 등의 주선(酒仙)들이 즐겼던 명주 등 모두 80여 종이 전시된다. 이 가운데 국가와 시·도가 지정한 무형문화재인 서울의문배주와 경주 교동법주,경기도의 계명주·홍로주 등 60종을 음미해 볼 수 있다.물론 판매도 한다. 또 우리 떡 70여 종도 선뵌다. 충청도의 쇠머리떡과 구름떡,경상도의 인절미와 무지개떡,서울·경기의 단호박떡 등 45가지는 즉석에서 빚어진다. 방앗간도 준비돼 있다. 잔치의 절정은 체험행사.▲떡 따라 만들기 ▲주도예절 배우기 ▲떡메치기 ▲누룩 디디기 ▲술 이름맞히기 ▲가래떡 썰기 ▲송기절편 만들기 등과 같은 행사가 푸짐하다.관광객들의 또다른 즐거움이다. 또 일본의 무형문화재인 ‘전통 떡치기’와 백산예술단의 해학적 마당극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 공연도 펼쳐진다. 특히 최대의 이벤트는 한국 씨름단과 일본 스모단의 한판 승부.관람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할 빅게임이다.친선 경기지만 양국의 자존심이 은연중에 걸렸기 때문이다. 개막식 날인 30일엔 현철,주현미,현숙,배일호,오승근 등인기 가수와 탤런트 10여명이 대거 초청돼 축하공연을 벌인다. 행사 내내 해가 지면 마당극과 신라국악예술단,월드컵 치어리더,도립국악단 등의 공연도 펼쳐진다. 이밖에 전통 혼례·관례 복식 및 누비옷 전시,각종 민속놀이,해병 의장대의 시범 퍼레이드,월드컵 성공기원 사인볼 등의 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경주는 대구를 중심으로 자동차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경주 인터체인지(IC)에서 내리면 되고,철도를 이용할 경우 동대구역에서 내려 가까운 대구고속버스터미널에서 경주행 버스를 타면 된다.(054)779-6396. 경주 김상화기자 s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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