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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 (7)

    사연 : 누드 보는 고교생 아들, 불량해진 게 아닐까요 저의 외아들은 올해 16세의 고등학생입니다. 지금 같아서는 성격이 쾌활하고 공부는 보통보다 상(上),「스포츠」도 몇 가지 취미로 하고 있는 데다가 친구들도 모두 집안이 좋고 어른들에게 사근사근한 모범소년입니다. 누이도 없이 자란 외아들이어서 어떨까 싶어 가끔 교회의 학생회(남녀)를 집에 초대하는 정도로 여학생 교제를 허락하고 있어요. 그런데 몇 달 전부터 저에게는 심각한 고민이 생겼습니다. 얘가 글쎄「누드」가 실린 잡지나 책을 탐독하는 것을 알아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서재에서 그 애가 훔쳐다 보는 명화집을 열어보니 맨 나체화예요. 요즘은 또 아버지가 하 오시는 어른 잡지(물론 그 중에는 선데이서울도 끼어 있음)를 열심히 보는군요. 아이가 갑자기 불량소년으로 변신한 것 같아 견딜 수가 없습니다. <서울 정릉 김(金)> 의견 : 강압적으로 막지 말고 자꾸 사주는 것이 좋아 애지중지 곱게 키운 외아드님에 대한 그런 걱정은 어머니로서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어느 틈에 여자의 나체사진을 보고 싶어 하는 나이가 되었구나 싶어서 아마 퍽 놀라셨겠죠. 그러나 벌써 열 여섯 살이라니 자기 일은 자기가 하고 싶어할 나이입니다. 강압적으로 금서(禁書)목록을 제시하거나 책을 압수해 버리려 들지는 마셔요. 아드님 같은 모범소년이 반항적인 소위 불량소년으로 변하는 첩경은 바로 어른의 강압적인 명령이니까요. 아무「힌트」도 주지 말고 당신이 원하시는 양서를 자꾸 사주시는 길 밖에는 없을 것 같군요. 그리고 한 가지 김부인, 성범죄나 폭력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춘화도 같은 것을 즐기는 층이 아닙니다. 오히려 외설물을 즐기는 층은 건전한 상식인이라고 미국의 심리학자「데오도어·루빈」박사가 말하고 있으니 이 일 한 가지 때문에 아드님의 불량성을 걱정하는 것은 기우가 아닐까요. <Q> [ 선데이서울 68년 11/3 제1권 제7호 ]
  • 문학시장 서서히 기지개 켜나

    침체의 늪에 빠진 문학 시장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걸까. 교보문고가 지난 21일 발표한 ‘2005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분석자료’에 따르면 종합순위 20위권 작품 중에 소설과 시, 비소설을 아우르는 문학 분야가 12종이나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지난해 패션 열풍을 일으킨 ‘다빈치 코드’와 파울로 코엘류의 ‘연금술사’가 종합 순위 2·3위를 차지한 가운데 류시화의 시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9위),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10위), 김별아의 ‘미실’(17위)등이 순위에 올랐다. 종합 50위권내 분야별 분포도에서도 소설이 14종으로 지난해보다 2종 늘어났다. 매출액 점유율에서도 지난해 4.46%에서 4.99%로 아동 도서에 이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은희경의 ‘비밀과 거짓말’,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등 중견 여성 작가들의 신작이 소설 독자들을 끌어들인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소설 분야 10위권안에 외국 작가들이 7명이나 포진하는 등 극심한 편중 현상을 나타낸 것은 우려할 만하다. 문학류의 강세 속에서도 여전히 개인들의 자기 개발과 실용적 성향에 대한 욕구는 강하게 나타났다.‘설득의 심리학’(7위)과 ‘선물’(12위) 같은 스테디셀러는 물론 ‘2010 대한민국 트렌드’(4위),‘블루 오션 전략’(11위) 등 혁신과 미래 예측을 다룬 경제·경영서적이 많이 포함됐다.분야별로 보면 인문과학에서는 신영복의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이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미쳐야 미친다’가 2위에 올랐다. 정치·사회 분야에서는 리영희의 ‘대화-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이 1위에 올랐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경기침체 속에서도 지난 1∼5월 도서 출간 종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8%나 증가한 2만 67종으로 집계됐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거짓말 염증” 최연소 대의원이 정치판 떠난 까닭

    “거짓말 염증” 최연소 대의원이 정치판 떠난 까닭

    “청소년 권리를 두고 특정단체와 어른들이 주도권 싸움을 하는 것도 싫고 ‘정치 지망생’이라는 시선도 부담스러웠습니다.” 올 2월 고교생 신분으로 민주노동당 최연소 중앙대의원으로 뽑혀 화제가 됐던 이계덕(18)군이 대의원직 사퇴와 동시에 민노당을 탈당했다. 지난 15일 탈당계를 낸 이군은 “당분간 쉬고 싶다.”는 말로 그간 어려움이 많았음을 내비쳤다. “최근 청소년 단체끼리 서로 돕기 보다는 세력 다툼을 하는 것을 보고 선배로서 충고를 했죠. 하지만 제게 돌아오는 건 ‘정치 지향적인 사람은 빠지라.’는 식의 얘기뿐이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난 3월 한 교사가 일진회의 실태를 폭로한 데 대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주장을 편 뒤, 수많은 비난을 받았을 때도 사퇴를 생각했지만 임기를 채우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당을 벗어난 외부활동을 하려고 해도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고 농담조차도 색안경을 끼거나 왜곡되어 기사화되는 바람에 힘들었습니다. 당내에서도 특정 단체소속들이 청소년을 대표하는 식인 것을 보고 의견 수렴 절차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쉬고 싶다는 마음으로 대의원직을 내놓았지만 청소년 문제에 쏠리는 관심은 여전했다.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데 힘을 써온 그는 ‘여야가 19세에 잠정합의했다.’는 소식에 “국민을 배신했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서명 운동에 동참할 때는 18세에 찬성하던 여야 지도부가 이제 와서 서명을 종이쪼가리 취급하는 것 아닙니까. 이렇게 거짓말을 밥먹듯하면 정치인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다. 끝내 19세로 최종 합의된다면 다음 총선 때 서명했던 의원들을 대상으로 낙선운동을 벌일 생각입니다.”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이군은 “부모님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들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탈당이 민노당에 대한 지지 철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후원회원으로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클래식 ■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리사이틀 30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 이번 공연은 한국의 클래식 스타 시리즈 공연중의 하나로 지난 4월 첼리스트 정명화씨의 공연에 이어 두번째 공연. 한국 바이올린계의 스승으로 불리는 김씨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음악원장으로 재직하며서 제자들을 키우고 있다. 그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하노버 국제콩쿠르 등 국제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며 한국 음악계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인물. 이번 공연은 로맨틱한 낭만파 음악에서부터 프로코피예프, 황성호의 최근 작품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꾸며졌다.(02)1588-7890. ■ 김지미·태정화 피아노 콘서트 23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트홀 (02)1588-7890. ■ 양인영 피아노 독주회 26일 오후 3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트홀 (02)780-5054. ■ 조지 윈스턴 내한공연 22일 오후 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 (02)548-4480. ■ 조혜린 바이올린 독주회 2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586-0945. 콘서트 ■ 마야 and JK 김동욱 콘서트 25일 오후 4시·7시 평택청소년문화센터 (031)655-4020. ■ 뜨거운 감자-LIVE ADDICTION 2005 25일 오후 10시30분 서울 정동극장 (02)751-1535. ■ 김종환 7집 발매 기념 빅 콘서트-둘이 하나되어 25·26일 오후 7시 세종대학교 대양홀 (02)511-6745. 무용■ 정미란 창작발레 ‘나의 빛깔 하나의 움직임’ 28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02)2263-4680. 뮤지컬 ■ 인당수 사랑가 8월15일까지 발렌타인극장3관. 고전소설 ‘심청전’과 ‘춘향전’을 재해석한 신세대식 사랑이야기에 판소리와 도창 등 전통의 옷을 입힌 한국형 퓨전 뮤지컬. 박새봄 작·최성신 연출, 서정금 강은경 출연.(02)741-9141. ■ 헤드윅 26일까지 라이브극장. 이지나 연출, 조승우 오만석 김다현 송용진 출연. 여성과 남성의 경계에 선 록가수 헤드윅과 앵그리인치 밴드의 파워풀한 콘서트.1588-7890. ■ 오페라의 유령 9월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19년간 한결같은 사랑을 받아온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흥행 뮤지컬.1588-7890. ■ 갓스펠 7월3일까지 한전아트센터. 김학민 연출, 류정한 소냐 출연.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히기 전 7일간의 이야기를 다룬 록뮤지컬.(02)3446-9820. ■ 더 씽 어바웃 맨 무기한 대학로 신시뮤지컬극장. 한진섭 연출, 성기윤 이정열 김경선 출연. 뮤지컬 ‘아이 러브 유’의 작가 조 디피트로와 지미 로버츠 콤비의 야심작.1544-1555. ■ 리틀 샵 오브 호러스 7월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이항나 연출, 김학준 양소민 박지일 출연. 식인식물을 내세워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풍자하는 코믹호러극.(02)556-8556. ■ 그리스 8월7일까지 충무아트홀. 이지나 연출, 로큰롤 선율에 실린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02)556-8556. 미술 ■ 밀레와 바르비종파 거장전 8월28일까지 예술의 전당. 밀레, 코로 등 19세기 바르비종파 작가를 비롯한 화가 31명의 작품 106점이 전시됐다. 바르비종파는 19세기 파리 교외의 퐁텐블로 숲 어귀에 있는 작은 마을인 바르비종에 모여 살며 작업을 한 작가들을 일컫는다. 농부들의 일상을 화폭에 담아낸 밀레의 ‘우물에서 돌아오는 여인’‘밭에서 돌아오다’, 프랑스 낭만주의 풍경화가로 평가받는 코로의 ‘해질 무렵 어망을 끄는 어부’등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02)580-1300. ■ 김류현의 달마도 전시회 30일까지. 강남 교보문고 (02)375-7722. 국내 첫 여류 달마작가로 10년째 달마도를 그리는 김씨의 작품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 단순히 달마도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이 구도생활을 하기에 그의 달마도에서는 특별한 기가 느껴진다. ■ 금동원 작품전 29일부터 7월5일까지. 공평동 공평아트센터화랑 (02)733-9512. 작가 특유의 초가 풍경이 돋보이는 전시회.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초가 풍경 외에 들꽃 등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을 화폭에 담아냈다. 연극■ 비 7월17일까지 아리랑소극장. 세 할머니의 갈등을 통해 전쟁범죄의 참혹함을 고발한다.199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2004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재미작가 김정미씨의 작품. 방은미 연출, 김용선 조한희 윤혜영 출연.(02)741-5332. ■ 코리아 환타지 23일∼7월3일 연우소극장. 최치언 작·최용훈 연출, 홍성경 최현숙 출연. 시대별 인간유형에 대한 보고서.(02)764-3380. ■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7월17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손기호 작·연출, 김학선 염혜란 장정애 출연. 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심성을 지닌 선호네 가족의 가슴시린 사랑이야기.(02)762-9190. ■ 벽속의 요정 7월24일까지 우림청담시어터. 배삼식 극본, 손진책 연출. 벽속에 숨어살게 된 아버지와 그의 아내, 딸이 그려내는 가슴따뜻한 가족이야기. 마당놀이 스타 김성녀의 첫 모노드라마.(02)569-0696. ■ 셜리 발렌타인 7월17일까지 산울림소극장. 윌리 러셀 작·글렌 월포드 연출, 손숙 출연. 홀로서기를 꿈꾸는 40대 중년여성의 유쾌한 일탈.(02)334-5915. ■ 라이방 무기한 정보소극장. 송민호 작·문삼화 연출, 이진우 오민석 출연.386세대의 꿈과 좌절. 그래도 세상은 살아볼 만하다는 그들의 이야기.1544-1555. 어린이■ 완희와 털복숭이괴물 7월14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02)382-5477. 주인공 완희가 털복숭이괴물을 만나 두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을 그린 성장드라마. ■ 돌아온 리틀 드래곤 7월3일까지 라트어린이극장(02)560-0999. 어린이 영어연극으로 처음 선보였던 ‘리틀 드래곤’의 업그레이드 버전.  
  • 신기술도 잘 써야 ‘보배’

    ‘신기술을 갖고 있는 예비 창업자나 기존 창업자들은 다 오세요.’ 전남테크노파크(순천대학 소재)는 다음달 8일 중소기업진흥공단 광주연수원에서 신기술 창업스쿨을 열고 판매전략 등 기업운영 기법과 정보를 제공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창업스쿨에서는 창업절차와 자금조달 방법, 사업계획서 작성기법, 사업분야별 진출방안, 경영전략 수립 등에 대해 전문가들이 강의한다. 교육 대상자는 광주·전남지역 대학 내 창업보육센터 입주자와 입주예정자, 대학 창업동아리 회원, 행정자치부에 의해 선정된 신지식인, 창업보육사업 관련자 등이다. 수강을 원하는 사람은 다음달 1일까지 전남테크노파크 사업국(061-749-4031)으로 참가 신청서를 접수해야 한다. 이번 강좌는 전남도와 광주시가 주최하고 전남테크노파크와 중소기업진흥공단 광주연수원이 주관해 해마다 한 차례씩 열린다. 전남테크노파크는 지난해 전남도 등이 606억원을 출원, 창업보육사업이나 도내 중소기업에 대해 자금지원 및 기업운영 등을 도와준다. 전남테크노파크 관계자는 “이번 창업강좌는 생생한 현장경험과 정보를 교환하고 정책적인 자금지원책 등을 알 수 있는 유익한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순천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옛 노래 속의 낭만 연인/ 이민홍 편역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녀간의 사랑만큼 보편적이고 지속적인 것이 있을까?그래서 서구에선 고대로부터 신화와 문학의 가장 중요한 테마가 사랑이었다. 이미 그리스 신화에서 사랑의 신은 풍요의 신인 아버지와 빈곤의 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가 이를 잘 보여준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나도 또 만나고 싶은 것은 어머니의 빈곤의식을 닮았고, 만남의 장소를 화려하고 근사한 곳으로 택하고자 하는 속성은 아버지의 풍요로움을 닮았기 때문이라는 신화적 해석이 그럴 듯하다. 하지만 유가이념이 지배한 동아시아에서 상류층 사람들은 내심 뜨거운 사랑을 나누면서도 이를 말하거나 글로 표현하는데 인색했다. 도덕군자로 알려진 저명한 선인들 대부분이 열렬한 애정행각을 벌였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건만, 이들이 남긴 ‘사랑의 시’는 가뭄에 콩나듯 희귀하다. 삼국시대의 향가나 고려조의 몇몇 가곡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엄밀한 의미에서의 사랑노래는 아니다. 대부분은 남녀간의 애정에 의탁해 왕에 대한 충성심을 노래한 것이기 때문이다.“내 님이 그리워 우는 것은 산 두견새와 비슷하다.”는 피맺힌 노랫말을 남긴 ‘정과정’,“이 몸 생기실 때 님을 쫓아 생겼으니, 천생연분이 하늘 모를 일이런가.”의 ‘사미인곡’을 애절한 사랑노래로 해석할 수 없는 것이 이같은 이치에 있다. 그러나 작자를 알 수 없는 수많은 만횡청류(漫橫淸流), 이른 바 사설시조엔 애정과 애욕이 넘쳐 흐른다. 조선시대 풍류와 사랑의 ‘진정한 주인’이랄 수 있는 명기들의 사랑노래는 애틋하고 진솔해 지금 읽어도 그 절절함이 가슴을 적신다. 또 일부 지식인들도 솟구쳐 오르는 사랑의 마음을 시로 남겼다.‘낭만연인·浪漫戀人’(이민홍 편역, 국일미디어 펴냄)은 이처럼 우리 선조들이 남녀간 애정을 꾸밈없이 읊은 한시 108수를 뽑아 해설을 붙인 것이다. 편역자의 표현대로라면 ‘조선시대의 3년간 나눌 애정을 3일 동안에 탕진할 수 있는 요즘, 애틋한 중세의 사랑을 그리워하며’ 한 수 한 수 뽑아 해설을 붙인 책이다. 책은 사랑이 싹트기 전부터 시작해 이별과 죽음 이후의 감정까지, 마치 사랑의 일대기를 그리듯 9개의 테마속에시를 담았다. 이성에 대한 설렘, 불꽃 같은 사랑, 이별, 그리움, 외로움, 꿈속의 사랑과 기다림, 체념, 다음 생의 사랑 등등. “열 다섯 아리따운 아가씨(十五越溪女)/부끄러워 이별의 말도 못하고(羞人無語別)/중문까지 닫아걸고 들어가서는(歸來掩重門)/배꽃 사이 달 보며 눈물 흘리네.(泣向梨花月)” 이성에 대한 설렘과 부끄러움이 잘 드러난 이 시는 임제(1549∼1587)의 ‘규원’(閨怨)이라는 한시. 열 다섯이면 요즘 중학교 2학년. 시대가 바뀌어 사내아이보다 더 기운이 넘쳐 악을 쓰며 뛰어다니기도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얼굴이 붉어지고 말도 잘 못하는 마음은 지금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편자는 기대를 가져 본다. 당대 최고의 실력자 남곤(1471∼1527)의 첩이었던 조운. 첩이었던 것이 못내 한스러웠는지 그녀는 “…초가집 한 칸이면 당신과 누울 수 있으니/가을바람 밝은 달과 오래도록 삽시다.”라며 사랑의 도피를 애원한다. 조선 영조 때 평양의 명기로 소문났던 계월은 누구를 그리 떠나보내기 괴로웠는지 “대동강 강가에서 정든 님 보내는데/천가지 버들로도 잡아매지 못하네….”(送人)라고 으며 애를 끓이고 있다. 파격의 지식인답게 다산 정약용도 ‘꿈속의 아내에게’(如夢令寄內)란 사랑시를 남겼다.“…언제나 침실에서 아름다운 인연 맺을까나/그리워 말자 그리워 말자/서글피 꿈속에서 본 그 얼굴을.”시국사건으로 전라도 강진에서 오랜 귀양살이를 하던 그는 언제나 보고 싶은 아내랑 한 방에서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괴로워하고, 결국은 “그리워하지 말자.”며 체념을 드러낸다. 근엄과 격식의 사회에서도 ‘꿀과 설탕’같은 사랑이 흘렀고, 많지 않은 한시를 통해 이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98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부산시 공무원 세계100대 과학자 깜짝 선정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 결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이 무엇보다 기쁨니다.” 부산시청 환경정책과 자연생태팀 이근희(41) 팀장은 17일 “최근 영국국제인명센터(IBC)로부터 ‘2005년 100대 과학자 정상성취상 대상자’에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상성취상은 뚜렷한 과학적 업적을 이룬 과학자들에게 주어지는 영예로 이 팀장은 페놀 등이 포함된 폐수를 분해할 때 다이옥신 등 독성물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처음 밝혀낸 업적을 인정받았다. 부산대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한 그는 부산시 공무원이던 지난 1997년 총무처가 실시하는 외국파견시험에 합격,2000년까지 일본 도쿄대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당시 물과 수증기의 경계가 없어지는 상태인 초임계수를 연구, 초임계수산화법으로 페놀 등이 포함된 폐수를 독성물질 발생 없이 분해처리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규명해 냈다. 이 팀장은 2001∼2002년 사이언스지 등 국제학술지에 연구논문을 발표했으며 논문내용이 자주 인용됐다. 이 팀장은 이같은 과학적 업적을 인정받아 마르퀴즈 후즈후의 과학자 부문에 등재됐고 올해 IBC가 발행하는 ‘21세기 위대한 과학자 2000’과 ‘21세기 위대한 지식인 2000’, 마르퀴즈 후즈후 인더월드 부문에도 등재될 예정이다.IBC는 미국의 마르퀴즈 후즈후, 미국인명연구소(ABI)와 함께 세계 3대 인명사전을 편찬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팀장은 “이제는 공무원인 본업으로 돌아가 업무에 충실하겠다.”며 소감을 대신했다. 그는 91년 기술고시에 합격, 환경부에서 근무하다 교사인 아내와 함께 생활하기 위해 94년 부산시로 전출을 자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황장석기자의 아시아 창] ‘대선 조작 의혹’ 아로요 축출 가능성 낮은 이유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남편과 아들이 불법 복권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챙겼다는 폭로에 이어 지난 대선 당시 선거 관리에게 부정행위를 지시하는 내용의 도청 테이프가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야당측은 특히 도청 테이프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로요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발이 거세지고 있지만 현지 언론과 외신 등은 전임자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로 쫓겨난 것과 달리 아로요의 경우 축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한다. 가톨릭교회와 대기업, 군대 등 권력의 ‘이너서클(핵심부)’이 에스트라다에게 했던 것과 달리 아로요에게는 쉽게 등을 돌리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역대 필리핀 대통령들은 배우 경력의 빈민가 출신 에스트라다를 빼곤 모두 상류층 자손이었다. 아로요 역시 1960년대 필리핀을 이끈 디오스다도 마카파갈 대통령의 딸이며 미국 조지타운대학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은 엘리트. 뇌물수수 혐의 하나만으로 에스트라다를 내쫓은 기득권층은 (에스트라다)취임 때부터 에스트라다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었다. 아로요의 스캔들에 대해 이렇다 할 압력을 행사하지 않는 것은 ‘계급적 동질성’을 느낀다는 점과 서로 비슷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로요를 대체할 인물도 마땅치 않은 현실론도 배어 있는 것 같다. 필리핀대학 사회학과 월든 벨로 교수 등 진보적 지식인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아로요는 취임 이후 성장 위주 발전정책을 추진했을 뿐 기득권층의 반발을 의식해 분배 문제엔 소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일부 의원들이 테이프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필리핀 상·하원은 그다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하원은 아로요에게 별다른 해명을 요구하지 않고 있으며 상원은 테이프 내용에 대한 ‘예, 아니오’의 답변이 아닌 단순한 ‘코멘트’ 수준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surono@seoul.co.kr
  • [열린세상] 인간배아복제와 파우스트의 계약/이필렬 방송통신대 교수·에너지대안센터 대표

    우리 중에서 유전자조작 식품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시장에서 콩이나 두부를 살 때 값이 아주 싸지만 않으면 우리 대다수는 유전자조작 상품보다는 유기농 상품을 고를 것이다. 생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유전자를 조작해서 만든 생명체를 먹게 된다는 사실이 아무래도 께름칙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태도는 황우석 교수가 개발했다는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소로 넘어가면 이상하게 흐려져 버린다. 유전자조작을 통해 동료의 시체를 먹어도 아무렇지 않은 소를 만들어 퍼뜨리고, 그것을 먹게 될지도 모르는데 오히려 신기한 상품을 대하듯 한다. 무균돼지로 가면 상황은 더 이상해진다. 유전자 조작된 돼지를 만드는데도 께름칙한 심정이 아니라 열광에 가까운 감정을 가지고 대하는 것이다. 유전자조작 식품에 대한 태도와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소나 무균돼지를 보는 태도는 이렇게 이율배반적이다. 분명히 이유가 없지 않을 터인데, 아마 가장 큰 이유는 이것들이 세계 최초이거나 세계의 주목을 받는 결과물이고, 굉장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이야기되기 때문일 것 같다. 그렇게 생명을 조작하는 일이 바람직한가 아닌가를 떠나서, 단지 그것이 세계적인 주목거리가 되고 큰 돈을 벌어줄지 모른다는 점이 조작에 대한 거부감을 눌러 버린다. 자기나라 사람이 세계의 유명인사가 되고, 자기나라가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다른 모든 고려를 압도하는 것이다. 황우석 교수의 생명조작에 대한 열광은 최근의 인간배아복제와 이 배아의 파괴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이제는 그의 연구가 유전자를 조작하는 행위이고 생명을 조작하는 행위라는 것에 대해서 문제삼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작년에 그가 미국에서 배아복제 연구로 기자회견을 하고 귀국하자마자 이제 인간배아복제 연구는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사실을 기억하고, 그 ‘약속’을 왜 스스로 깨버렸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도 없다. 세계에서 얼마나 주목하고, 노벨상위원회에서 얼마나 관심을 보이고, 언제 난치병 치료에 성공하여 상업적인 성과를 낼지에 대해서만 요란하게 이야기할 뿐이다. 무슨 일을 했든 그것이 세계적인 것, 큰 돈을 가져오는 것이면 괜찮다는 식이다. 게다가 배아복제 연구는 난치병 치료라는 선한 결과도 가져오는데 비판적인 견해는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나는 이번 우리사회의 열광을 보며 1950년대 초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둘러싸고 미국에 불었던 열광을 상기한다. 미국정부가 원자탄이란 가공의 무기를 만든 후 그것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면 에너지문제가 영구히 해결될 것처럼 선전했을 때 미국인과 유럽인들은 열광적으로 환영했다. 원자력에 대해서 잘 모르는 철학자조차도 이제 사막이 옥토가 되고 시베리아가 지중해처럼 되리라는 희망의 철학을 노래했다. 그러나 그 열광과 희망은 신기루처럼 사라졌고, 이제 원자력은 처치곤란의 골칫덩어리가 되었다. 원자력은 물질의 근본인 핵을 조작하는 것이다. 배아복제나 유전자조작은 생명의 근본을 건드리는 것이다. 원자핵을 분열시킬 때 얻어지는 에너지는 엄청나지만, 부작용도 심각하다. 마찬가지로 유전자라는 생명의 핵심과 난자라는 생명의 모체를 정교하게 조작하면 정말 굉장한 결과가 나오겠지만, 그 후유증은 원자력의 경우보다 훨씬 심각할지 모른다. 원자력의 부작용과 생명조작의 후유증은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근원적인 것을 건드리는 일에 수반되는 불가피한 것이다. 평화적인 원자력 이용에 앞장섰던 어떤 과학자는 원자력 이용을 ‘파우스트의 계약´이라고 불렀다. 인류의 에너지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파우스트처럼 혼을 내놓는 일쯤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전자조작과 배아복제에 대해서 파우스트의 계약이란 표현을 쓰는 과학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우리사회의 열광은 파우스트처럼 하면 어떠냐는 식인 것 같다. 이필렬 방송통신대 교수·에너지대안센터 대표
  • 한·일관계 ‘溫故知新’

    조선시대 한·일문화교류의 첨병 역할을 한 조선통신사의 활동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조선통신사학회가 공식 출범한다. 조선통신사학회 창립준비위(위원장 강대민 경성대 교수)는 국내외 학자 100여명과 일본총영사, 부산시 관계자 등이 참가한 가운데 17일 부산시청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 이 학회는 최근 독도와 역사교과서 문제로 한·일 관계가 소원해지기는 했지만 국교정상화 40주년을 맞아 우호관계를 회복하고 양국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는 지식인들로 구성됐다. 이 학회는 그동안 사단법인 조선통신사문화사업회를 중심으로 진행된 통신사의 복원작업을 학문적으로 뒷받침하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교류의 폭을 넓히는 활동을 하게 된다. 창립총회에 이어 열리는 학술심포지엄에서는 미국 일리노이대 로널드 토비 교수와 이원순 전 국사편찬위원장의 주제발표 및 토론회가 있을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 미술 ■ 중국작가 왕샹밍 개인전 29일까지 인사동 선화랑. 현재 상해사범대학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작가의 국내 첫 전시회.1980년대 ‘평화를 염원하며’라는 작품을 통해 명성을 얻은 이래로 전 세계로 활동영역을 넓히며 창작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의 유명한 ‘홍등’시리즈를 비롯하여 ‘새’로 대표되는 작품세계는 소박한 대상을 관조해 창조한 특유의 단순화된 형태와 구성, 화사한 색채로 폭넓은 애호가 층을 형성하고 있다. 유화작품 30여점 전시.(02)734-0458. ■ 한국화가 구창서 화백의 미수전 15∼21일. 공평동 공평아트센터(02)733-9512. 경기고와 경기여고에서 32년간 교편을 잡은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산수화 등 수묵화 30여점을 선보인다. 서예, 시화, 사군자에 두루 능하지만 특히 그의 매화그림은 독창적이라는 평. ■ 여성패키지 디자이너전 19일까지. 사간동 갤러리 편도나무(02)3210-0016. 여성패키지 디자이너들이 처음으로 전통식품인 한과라는 테마를 가지고 패키지디자인을 전시. 패키지 작품들의 성격은 우리의 전통 이미지를 현대적 감성으로 다양하게 접근하였고 소재 및 구도 또한 대중적이면서도 실험적 성격이 강한 작품들로 디자인되어 있다. 전통포장연구가 김시삼선생의 작품도 전시된다. ◇ 무용 ■ 무용극 ‘놀당갑서’ 17일 오후7시30분,18일 오후4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516-1540. ■ 리을무용단 ‘행장Ⅲ-미친 치마 꼴라쥬’ 16·17일 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02)6406-3306. ■ 윤수미 ‘무인구’ 16·17일 오후8시 포스트극장(02)337-5961. ◇ 어린이 ■ 하륵이야기 7월14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02)977-4856. 인형, 가면, 소품 등 다양한 오브제와 재활용품 악기를 활용한 극단 뛰다의 가족극. ■ 완희와 털복숭이괴물 7월14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02)382-5477. 주인공 완희가 털복숭이괴물을 만나 두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을 그린 성장드라마. ■ 돌아온 리틀 드래곤 7월3일까지 라트어린이극장(02)560-0999. 어린이 영어연극으로 처음 선보였던 ‘리틀 드래곤’의 업그레이드 버전. ◇ 클래식 ■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16∼26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씨어터 일. 화∼금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ㆍ8시, 일요일 3시ㆍ7시관객과의 호흡을 같이 맞출 수 있는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것이 특징. 지난 3월에 활동을 시작한 소극장 오페라 동인모임 ‘오페라 쁘띠’의 공연. 연출은 국립오페라단 이상균 사무국장이 맡았다. 가수들의 노래와 표정 하나까지도 객석에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큰 극장에서 보는 것과 비교, 색다른 오페라 감상이 될 듯.(02)1588-7890 ■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 17,18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741 ■ 오유진 바이올린 독주회 19일 예술의 전당 리사이트홀 오후 3시 (02)586-0945 ■ 이혜전 피아노 독주회 19일 모차르트홀 오후 7시(02)3436-5222 ◇ 뮤지컬 ■ 헤드윅 26일까지 라이브극장. 베를린 장벽처럼 여성과 남성의 경계에 선 록가수 헤드윅과 앵그리인치 밴드가 펼치는 파워풀한 콘서트형 뮤지컬. 이지나 연출, 조승우 오만석 김다현 송용진 출연.1588-7890. ■ 오페라의 유령 9월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9년간 한결같은 사랑을 받아온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흥행 뮤지컬.1588-7890. ■ 카르멘 19일까지 리틀엔젤스예술회관. 고선웅 작·연출, 나현희 김영민 출연. 불꽃같은 여인 카르멘과 지고지순한 청년 돈 호세의 파멸적인 사랑을 그린 창작뮤지컬.(02)545-7302. ■ 밑바닥에서 19일까지 예술극장 나무와 물. 막심 고리키 작·왕용범 연출, 이주원 황지영 출연.1890년대 러시아의 부랑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창작뮤지컬. 기계음을 배제한 언플러그드 음악으로 원작의 풍부한 정서를 표현한다.(02)745-2124. ■ 리틀 샵 오브 호러스 7월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이항나 연출, 김학준 양소민 박지일 출연. 식인식물을 내세워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풍자하는 코믹호러극.(02)556-8556. ■ 그리스 8월7일까지 충무아트홀. 이지나 연출, 로큰롤 선율에 실린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02)556-8556. ■ 아이 러브 유 26일까지 연강홀. 한진섭 연출, 남경주 이정화 정성화 오나라 출연. 이땅의 모든 커플들에게 바치는 뮤지컬.(02)501-7888. ◇ 연극 ■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7월 17일까지 예술의 전당.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심성을 지닌 선호네 가족의 가슴시린 사랑이야기. 웃음과 눈물이 조화롭게 교차한다. 손기호 작·연출, 김학선 염혜란 장정애 출연.(02)762-9190. ■ 벽속의 요정 7월24일까지 우림청담시어터 전쟁통에 40년간 벽속에 숨어살게 된 아버지와 그의 아내, 딸이 그려내는 가슴따뜻한 가족이야기. 마당놀이 스타 김성녀의 첫 모노드라마다. 배삼식 극본, 손진책 연출.(02)569-0696. ■ 물보라 19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오태석 작·연출, 전무송 문영수 이은정 출연. 남도 작은 어촌을 배경으로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풀어낸다.(02)2280-4115. ■ 셜리 발렌타인 7월17일까지 산울림소극장. 윌리 러셀 작·글렌 월포드 연출, 손숙 출연. 홀로서기를 꿈꾸는 40대 중년여성의 유쾌한 일탈.(02)334-5915. ■ 짬뽕 7월3일까지 인아소극장. 윤정환 작·연출, 윤영걸 공상아 출연.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처를 웃음으로 승화한 연극.(02)2266-0867. ■ 위트 7월10일까지 정미소. 마거릿 에든슨 작.‘죽음조차 나를 죽일 수 없다’는 배우 윤석화의 모노드라마.(02)3672-3001.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3)정감록과 혹세무민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3)정감록과 혹세무민

    ‘정감록’ 때문에 민중이 울었다. 정감록은 민중의 희망이었지만 늘 그랬던 것은 아니다. 정감록을 이용해 자기 한 몸의 안락과 치부(致富)를 꾀하는 못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물론 정감록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지배층의 평가는 늘 부정적이었다.‘혹세무민’(惑世誣民)이라는 것이다. 이런 평가는 지배층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잣대로 삼은 것이었다. 민중의 입장에서 보면 다른 판단이 내려질 수도 있었다. 그렇다 해도 상당수 민중이 정감록 때문에 재산을 잃거나 심지어 목숨을 앗기는 일도 심심치 않았다. ●백백교(白白敎)의 아전인수(我田引水) 일제시대 백백교 사건은 그야말로 혹세무민의 대표적인 사례다.1937년 백백교 간부 150여명이 집단살인사건으로 검거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조사 결과 핵심 간부 18명이 최소한 신도 314명을 살해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이경득은 61회에 걸쳐 166명을 살해했고, 문봉조도 129명이나 되는 교인을 죽여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백백교는 교단 이름부터 ‘정감록’을 빌렸다. 정감록에 보면 말세에 사람이 다 죽은 뒤 “사람의 종자를 양백(兩白)에서 구한다.”고 했다.‘양백’은 곧 백백(白白)으로 풀이된다. 백백교에서는 이 구절을 끌어다 구원을 받을 사람들은 오직 백백교도뿐이라고 내세웠다. 또 한 가지. 정감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전라도운봉두류산(全羅道雲峰頭流山) 성인출어함양림중(聖人出於咸陽林中)”이란 대목이 있다. 글자 그대로는 “전라도 운봉에 두류산 즉, 지리산이요, 성인은 함양 땅 수풀 속에서 나온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백백교에선 색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앞부분은 “전(全)씨가 도(道)를 열(라)고 운(運)을 만(逢)난다.”고 보았다. 뒷부분은 성인이 출현하기로 예정된 ‘함양림’이란 장소를 백백교가 창시된 함(咸)경도 운림(林)면 마양(陽)리로 풀이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란 말이 있긴 하지만 이쯤 되고 보면 정말 기발한 해석이었다. 나로선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억지 춘향이다. 그러나 20세기 초 많은 한국 사람들은 백백교 식의 정감록 해석을 환영했다. 그들은 도리어 기상천외한 해석에서 비결의 힘과 매력을 발견했다. 그만큼 순리대로 살기가 어려웠다는 뜻이다. ‘백백’이란 “한 가지 흰 것으로 천하를 희게 만들자(一之白將欲白之於 天下地).”는 구호를 요약한 것이기도 했다.‘흰 것’은 정감록에서 말하는 “계룡산 바위가 희어진다.”는 구절과 관련이 있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흰 바위란 전통적으로 미륵을 상징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 가지 흰 것”은 정씨 진인이 출현할 시기이자 미륵부처나 다름없는 백백교의 교주를 가리켰다. 요컨대, 새 종교 백백교와 더불어 이 세상이 완전히 바뀐다는 선동적 믿음이 구호에 담겨 있었다. 백백교의 남자 신도들은 “백백백의의의적적적”이라는 주문을 줄곧 외워댔다. 그러면 무병장수하고 말세에 살아남는다고 했다. 그들은 말세에 서양은 불로 망하고, 동양은 물로 망한다고 했다. 불로 심판을 받는다는 것은 본래 기독교 성경에 나와 있다. 그런 이유로 기독교의 본고장 서양은 불로 망한다고 보았다. 동쪽은 서쪽의 반대라 물에 약하다고 풀이했다. 중요한 점은 백백교를 믿는 사람만이 무사히 살아 남는다는 주장이었다. 교단 측은 신도들에게 일단 한국의 53개 성지에 들어가 기다리라고 했다. 그러다 말세의 심판이 닥치면 곧바로 금강산으로 들어가라 했다. 금강산엔 ‘피수궁’(물의 재난을 피하는 궁궐)이 있고 거기서 잠시 기다리면 백백교의 교주 대원님이 하강해 신도들을 이상향으로 인도한다는 것이었다. 백백교의 이상향은 동해의 섬이었다. 동해 바다 한 가운데 3000리나 되는 영주란 섬이 있다고 했다. 그 섬엔 봉황과 기린이 살고 불로초도 있다. 신선처럼 살고 싶은 백백교 신도는 누구나 그리로 인도된다. 그러나 만일 부귀영화를 한껏 누려보고 싶은 이라면 계룡산으로 안내된다. 백백교의 수장인 대원님이 새 세상의 왕이 되어 교단에 대한 공헌도에 따라 신도들에게 관직을 준다고 했다. 교단에 재산을 많이 헌납한 사람은 당연히 큰 벼슬을 받게 된다. 이런 감언이설로 백백교 지도층은 세상 삶에 지친 민중을 유혹했다. 백백교를 세운 이는 가난한 농부 전정운(全廷雲)이었다. 본래 동학교도였던 그는 1900년 평안남도 영변군 근산면 화현동에서 백도교(白道敎)란 간판을 걸었다. 얼마 뒤 그는 앞에서 설명한 이유로 교명을 백백교로 바꿨다. 그는 1904년 6월 사상 초유의 대홍수가 한국을 휩쓸어 말세가 된다면서 이상향에서 살고 싶으면 무조건 백백교에 입교하라고 선동했다. 물론 전정운의 예언은 빗나갔다. 그럼에도,1905년 강제로 을사보호조약이 맺어지는 등 세상은 무척 어수선해졌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백백교의 거짓 예언을 뿌리치지 못했다. 교주 전정운이 늙어 죽자 아들 전해룡이 뒤를 이었다. 전해룡은 1923년 경기도 가평에 궁궐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교당을 지었다. 교단에 대한 일반의 신뢰를 높이려는 술책이었다. 그는 평소 단식을 잘했다.20일 동안 단식한 뒤에도 평소와 같은 기력을 과시해 신도들 사이에 신비감을 조장했다. 이 역시 28수라는 그의 허다한 고등 사기수법의 하나였다. 전해룡은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해 신도들의 재산을 갈취했다. 그뿐 아니었다. 만일 신도들의 자녀 가운데 아직 미혼인 여성이 있으면 성적 노예로 삼아 착취했다. 유부녀라 해도 용모가 아름다우면 마음껏 유린했다. 전해룡은 변태성욕자가 분명해 자기의 정사(情事) 장면을 숱한 여신도들이 지켜보게 했다. 그는 이를 신(神)의 행사라고 불렀다. 그는 마음에 들지 않는 신도가 있으면 이상향에 보낸다며 산으로 끌고 가 남몰래 살해했다. 살인을 담당한 간부들은 벽력사(霹靂使)라는 명칭으로 부를 만큼 백백교 지도층은 집단광란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들의 살인극은 무려 14년간 지속됐다. 만일 교주 전해룡의 명령을 따르지 않거나, 교단을 배신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엿보이는 경우는 물론 간부나 첩이라도 태도가 변한 기색이 보이면 즉시 살해되었다. 또한 신도들은 재산을 전액 헌금하게 돼 있었는데, 이를 조금이라도 어길 경우 생매장 당했다. 엄청난 범죄행위에도 불구하고 백백교는 무사했다. 교단 간부들이 해마다 거액을 상납했기 때문에 일제 경찰은 눈을 감아준 것이었다. 그러다 1937년 우연한 일로 백백교의 비리가 세상에 폭로된다. 백백교 사건의 충격과 파장은 컸다. 소설가 박태원은 ‘금은탑(金銀塔)’이라는 제목으로 이를 소설화해 장안의 화제가 됐다. 이런 사건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일제시기 한국의 민중은 정치에 실의하고 생활에 궁핍했다. 근대 한국 민중의 불안한 사회심리를 이용해 우후죽순 격으로 뻗어난 것이 바로 백백교 따위의 악질적인 사이비 종교단체였다.1930년 6월 현재 정체불명의 그런 사이비 단체가 55개, 신도 수는 10여만명을 헤아렸다(동아일보 1930년 6월16일자 사설). 백백교 같은 사이비 종교단체는 암울한 시대배경 속에서 자라난 독버섯이었다. ●정감록을 이용한 재물 뺏기 ‘정감록’을 이용한 사기행각은 식민지 시기 사회 전반에 꽤 널리 퍼진 병리현상이었다.1930년께 김창하라는 사람은 ‘천병만마’(千兵萬馬·무수한 군대)를 격퇴할 해인(海印)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병통치약이라며 가짜 약을 판매하다가 검거됐다. 비슷한 무렵 경상북도 봉화군 내성면에 살던 경호창과 최성기는 태백산 기슭의 벽촌을 돌아다니면서 곧 세계대전이 일어난다, 보천교도 외에는 살아남을 수 없으니 입교하라고 강요했다. 물론 입교 시에는 소정의 돈을 납입하게 돼 있었다. 경호창 등은 유언비어를 살포한 죄로 20일의 구류처분을 받았다(중앙일보 1932년 3월16일자). 이런 일은 식민지 사회에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비슷한 사건은 조선 후기에도 많았다.1826년(순조 26) 충청도 청주에서 정상채라는 사람이 붙들려 처벌을 받았다. 그는 여러 고장을 들락거리며 나이와 이름을 멋대로 속였다고 했다. 도술을 부린다고 거짓을 늘어놓고 ‘환묘문(幻妙門)’과 같은 도술 책을 친구에게 주어 타인의 물건을 빼앗게 했다. 마침 홍경래의 난이 일어나자 그것은 전주곡에 불과하며 진짜 난리는 얼마 뒤에 일어난다며 민심을 선동했다. 그러면서 정상채는 진인이 이미 섬에 와 있다고 황당한 말을 꾸미는 한편 진인의 당에 가입하려면 이름을 직접 서명하라고 사람들을 졸라댔다. 뿐만 아니라 섬에 있는 진인의 군대에 군복을 지어 입힌다며 군자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모은 돈을 그가 착복했음은 물론이다. 정상채의 동료 박형서도 비슷한 혐의로 체포돼 사형을 받았다. 주된 죄목은 남의 재물을 속여서 빼앗고 ‘흉언(凶言)’ 즉 거짓 소문과 예언을 지어내 인심을 소란케 했다는 것이다. 그 역시 전쟁이 박두했다는 둥, 해도(海島)에 진인이 있다는 둥 거짓 예언을 퍼뜨리며 자기가 살길을 아노라 했다(실록·순조 26년 10월27일 을해). 비슷한 예는 정말 많았다. 박형서나 정상채 같은 사람들을 변호하는 입장에서는 그들은 조선왕조를 전복시키기 위해 군자금을 마련했다고 주장할 것이다. 변호인들은 왕조사회의 한계와 모순을 지적하면서 ‘범인들’이야말로 실은 ‘혁명아’였다고 강변하겠지만, 과연 그랬을까? 남의 호주머니를 털어 마련한 군자금을 생활비와 용돈으로 소비한 사람들이 과연 혁명아일지 의문이다. 그들이 말한 진인은 결국 환상적인 존재였을 뿐이다. 그들에게 금품을 건네준 사람들의 기대는 처음부터 어긋났다. 한마디로 그들은 사기꾼이었다. ●홍경래의 난 그런데 어떤 경우엔 도무지 이것이 ‘혹세무민’인지, 사기행각인지 또는 진정한 의미로 민중의 투쟁이었는지를 잘라 말하기가 어렵다. 결코 백백교와 동렬에 놓일 성질은 아니지만 경계 짓기의 어려움을 확인하기 위해 홍경래의 난을 예로 들어 보겠다. 결코 홍경래 난을 매도하려는 뜻은 아니란 점을 다시 강조한다. 홍경래 난은 1811년(순조 11) 12월18일 시작됐다. 반란군은 순식간에 청천강 이북을 장악했다. 그러나 전열을 재정비한 관군의 반격을 받고 곧 정주성에 갇혀 버렸다. 정주성 싸움은 이듬해 4월19일까지 제법 오래 계속됐지만, 결국 관군의 승리로 끝났다. 장기간 싸움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반란군 측은 여러 차례 격문을 내걸었다. 격문엔 정감록이 예언한 정진인(鄭眞人)도 언급됐다. 서북 사람들에 대한 차별대우를 철폐하라, 세도정권의 가렴주구는 악행이라는 등 그 시대 서북 사람들의 고민과 희망도 모습을 드러냈다. 참고로 정감록과 관련된 부분만 발췌하면 대개 이런 식이었다. “지금 나이 어린 국왕과 주위의 간악한 무리들 때문에 나라가 어지럽다. 그런데 다행히도 세상을 건질 성인이 청북 선천 검산 일월봉 아래 군왕포 위 가야동 홍의도에서 탄생하셨다. 성인은 나서부터 비범하신데 평안도 지역은 성인의 고향이라 직접 손을 대지 못하시고 우리들에게 명하여 반란을 일으키게 하셨다.” 정감록이 예언한 새 왕조의 창건자가 이미 홍경래의 곁에 와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로써 반란이 반드시 성공할 거라는 인식을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시키려 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격문을 짓게 한 홍경래 자신은 각종 병서(兵書)와 술서(術書), 특히 ‘정감록’에 조예가 깊었다고 한다. 그는 풍수지리에도 능통해 전국을 유람했다고도 전한다. 홍경래 일당은 정감록에 의지하는 바가 컸다. 그런 까닭이겠지만 난이 실패로 돌아간 다음에도 사람들은 정감록과 해도 진인에 대해 더욱더 이야기하게 되었고, 심지어는 홍경래가 아직 살아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홍경래 난은 무려 10년 동안 사전에 준비됐다고 했다. 조직적인 반란이었던 셈이다. 풍수 전문가 홍경래를 비롯해 우군칙, 김사용, 김창시 등 유랑지식인 또는 몰락 양반들이 반란군의 지도부를 구성했다. 그들은 중국과 무역을 통해 벼락부자가 된 이희저의 가산 다복동의 사저를 거점으로 삼아 평안도 각지의 부자들과 연합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운산에 광산을 열어 빈농과 유이민 등을 모아 훗날 군사로 동원했다. 이 당시는 청나라와 국경무역이 활발했을 때라 평안도 출신 가운데는 이희저의 경우처럼 대상인이 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수요에 맞춰 평안도엔 유기(鍮器) 등 수공업이 발달했으며 광산 개발도 상당히 활발한 편이었다. 홍경래 일파는 이런 시대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이 기회에 서북지역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서울로 진격해 일거에 정권을 장악하려 했다. 연구자들이 지적하듯 홍경래를 지지한 계층은 민중이라기보다는 평안도 각지의 부호들이었다. 좌수와 별감을 비롯한 향임(鄕任·행정보조집단)과 별장(別將)과 천총 등 무임(武任·군사 및 치안담당자) 가운데 재산이 넉넉한 사람들이 홍경래를 후원했다. 민중의 지지는 정주성을 지킬 때 엿보이는 정도였다고 한다. 본래 유랑지식인이었던 홍경래나 자칭 제갈공명이라 불렀던 우군칙은 반란을 모의하는 과정에서부터 갖은 방법으로 부자인 이희저를 포섭하는 데 주력했다. 결과적으로 이희저는 반란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책임지게 됐으며, 비슷한 처지에 있던 평안도 유지들을 후원자로 끌어들인다. 그런 점에서 홍경래 난은 일부 유랑지식인과 상층부 인사들이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홍경래 등은 서북지방의 숙원이던 지역차별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했고, 그 점에 있어 해당지역 민중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을 만했다. 하지만 일반 민중과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평안도의 부호들이 반군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한 점으로 보아 실상은 평안도 지배층의 정치적 이해를 반영하는 반란이었다. 실제로도 격문을 분석해 보면 소농과 빈농 등 하층민의 요구를 반영하는 내용은 거의 없다.1894년의 동학농민운동과는 천양지차가 있다. 만일 이 점을 확대 해석한다면 홍경래의 난은 평안도 지배층이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싸움이었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홍경래 등이 자주 거론한 ‘정진인의 출현’은 민중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민중을 동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조선왕조의 입장에서 보면, 홍경래 난은 두말할 나위 없이 ‘혹세무민’이었다. 왕조의 입장은 그렇다 해도 반란이 실패로 끝난 뒤 한때 홍경래 일파를 적극 지지했던 평안도의 부자들은 어떤 태도를 보였을까? 한마디로 판단하기는 참 어려운 문제다.‘사물은 하나지만 해석은 구구하다.’라 했던 어느 역사가의 주장이 문득 뇌리에 떠오른다. 홍경래의 난은 복잡했다 해두자. 어쨌거나 틀림없는 한 가지 사실은 때로 정감록은 민중에게 고난과 아픔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시대가 어려울 때일수록 그런 경향이 심했다. 이 점을 인식한 듯 근세의 종교지도자 소태산은 이렇게 말했다.“근래의 인심을 보면 사술(邪術)로 대도를 조롱하는 무리와 모략으로 정의를 비방하는 무리들이 세상에 가득하여, 각기 제가 무슨 큰 능력이나 있는 듯이 야단을 치고 다니나니, 이것이 이른바 낮도깨비니라. 그러나 시대가 더욱 밝아짐을 따라 이러한 무리는 발 붙일 곳을 얻지 못한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먹습니까, 보리? 먹습니다!

    먹습니까, 보리? 먹습니다!

    보리밥. 미끌미끌하고 거칠거칠한 맛은 다른 맛과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 달착하게 입 안에 착착 감기는 쌀밥과는 달리 보리밥은 한참 씹어도 입 안에서 따로 논다. 과거 춘궁기 서민들의 주린 배를 채워준 가난한 시대의 고마운 음식이다. 보리죽, 보리떡, 보리숭늉, 꽁보리밥…. 지겨웠던 가난 때문일까, 눈물겨운 애환이 서린 보리밥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 이런 보리밥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장년층 이상에겐 추억의 맛으로, 젊은층에겐 다이어트식으로 보리밥이 새롭게 대접받고 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보리밥이라고 간판을 당당히 내걸고 도심 한가운데로 진출한 것이다. 금싸라기땅 서울 강남에서도 보리밥 음식점들이 ‘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은 여성과 넥타이부대가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보리밥은 외식분야에서 새로운 성공의 역사를 쓰고 있다. 산기슭, 낡은 토담집에서나 겨우 명맥을 이어왔고 한식집에서 곁다리 메뉴로 홀대를 받았던 몇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보리밥이 위풍당당하게 된 이유는 건강식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 안명수 성신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보리는 쌀과 밀에 비해 지방의 함량은 떨어지지만 칼슘·철분 등과 같은 무기질과 비타민B군은 월등히 앞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섬유질은 쌀의 5배나 되며, 보리밥 특유의 섬유질 탓으로 먹으면 위에 머무르지 않고 곧바로 장으로 내려가 장의 기능을 촉진시켜 장염이나 대장암의 발병 인자를 제거한다.”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혈관 내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치를 낮춰줘 고혈압과 심장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장은 “보리는 인스턴트 식품으로 약화된 우리 몸을 알칼리화해 건강체질로 만들어준다.”며 “평소 밥에 보리를 10% 정도 섞어 먹으면 변의 양이 늘어나고, 뇌졸중이나 심장질환 발병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리의 영양분을 그대로 흡수하려면 볶아서 미숫가루 형태로 먹는 게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보리는 껍질이 단단한 까닭에 10여분간 볶아야 한다. 보리밥은 야채나 나물을 듬뿍 넣고 된장이나 고추장으로 쓱쓱 비벼서 먹어야 제격이다. 열무김치를 넣어도 좋다. 이때 빠지지 않는 것이 풋고추. 맵싸한 풋고추를 한입 베어물면 거칠거칠한 보리밥이 단숨에 넘어간다. 마지막에 마시는 구수한 숭늉은 화룡점정. 꺼칠한 입맛을 깔끔하게 씻어준다. ‘가난의 음식´ 보리밥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 가운데 하나로 격상되고 있다. 실내도 함지박과 같은 토속적인 인테리어에서 벗어나 현대적이고 감각적으로 꾸며야 팔리는 식품이 됐다. 또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연수리 일명 ‘보릿고개마을’은 보리밥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보리밥을 비롯해 1960년대 이전의 음식인 보리개떡 등을 먹어볼 수 있게 했다. 입맛이 없고 식욕이 떨어질 때 큰 그릇에 보리밥과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어보자. 풋고추를 된장에 찍어 아싹아싹 씹으면서. 입 안에 벌써 침이 고인다. 글 사진 이기철·한준규기자 chuli@seoul.co.kr ■ 서울밖에서 먹어보리 경기도 분당의 먹자촌인 보릿골(031-709-1238) 역시 보리밥(5000원)으로 내공이 깊다. 밥에는 울타리에 심는 빨간 콩인 울콩을 넣고 뜸을 들여 독특하게 내온다. 콩과 보리는 모두 토종을 쓴단다. 또 남산 케이블카 타는 곳 근처의 남산골산채집(755-8755)의 보리밥(5000원)은 쌀밥과 보리밥을 반반 비율로 섞어 낸다. 계절별 나물과 된장찌개를 함께 넣고 비벼 먹는다. 부추전(5000원)도 별미다.장릉보리밥(033-374-3986)은 강원도 영월에서 손님이 찾아오면 안내하는 영월군의 대표적인 토속음식점이다. 보리밥은 보리쌀을 앉히고 뜸을 들인 다음 강원도 대표음식 감자를 한 알씩 넣는다. 부산 자갈치시장의 우리보리밥(051-245-4397)과 사직야구장근처의 3·3보리밥 뷔페(051-501-6776) 역시 보리밥으로 나름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 사월에 보리밥(596-5292) 지하철 3호선 강남역 5·6번 출구 뒤 음식점 골목에 있다. 세련된 청담동 스타일을 따르고 있는 곳. 음식만큼은 지극히 전통적이다. 보리밥(7000원)은 큰 그릇에 감자 한 알과 함께 밥이 담겨 나온다. 큰 접시에 취나물·도라지·버섯·호박나물 등 10가지 나물과 고소하면서 매콤한 고추장, 들기름을 넣고 비벼 먹으면 된다. 또 우렁된장은 시원하고 담백하다. 보리밥은 100% 보리로 지은 것은 아니다. 자세히 보면 쌀이 섞여 있다. 물어보니 보리 7할에 쌀과 찹쌀 각 1할을 섞었다고 한다. 토속적인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연출한 인테리어도 눈여겨볼 만하다. 여기에다 잔잔한 재즈음악이 나온다. 보리밥이라도 손님을 접대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보리밥으로만 접대가 서운하다면 돔베고기(1만 8000원)를 주문할 수도 있다. 어른 2∼3명으로 부족함이 없다. 돔베는 도마의 제주도 사투리. 보쌈용 돼지고기를 도마 위에 썰어 묵은김치와 갓김치 등과 함께 내온다. ● 고향보리밥(720-9715) 경복궁에서 금융연수원쪽으로 들어가서 삼청동 버스종점 골목에 있다. 보리밥(5000원)이지만 상차림에 격조가 있어 간단한 접대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반들하게 닦인 놋그릇에 치커리와 적채 등의 향채와 비빔감을 넣고 내온다. 나무그릇에 구수한 보리밥과 찰진 조밥이 나온다. 보리밥을 비벼 먹을 수 있는 고추장과 된장, 푹 삭힌 젓갈이 정갈하게 나온다. 시큼한 김치와 무청이 들어간 우거지찌개도 맛깔스럽다. 자극적인 입맛을 원하는 사람을 위해 매운 풋고추도 나온다. 목기에 나온 차조밥은 보리밥을 본격적으로 먹기 전에 맛돋움으로 즐겨도 된다. 하지만 보리밥과 함께 비벼 먹어도 별미다. 고소하게 씹히는 조밥은 구수하지만 접착력이 약한 보리밥을 엉겨붙게 한다. 향긋한 야채류가 골고루 씹히는 맛이 ‘웰빙푸드´임을 실감케 한다. ● 봄날의 보리밥(722-5494) 세종문화회관 뒤쪽 메드포갈릭의 3층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사월에 보리밥과 상호만 유사한 게 아니라 보리밥(6000원) 식단의 짜임새도 거의 비슷하다. 보리밥에 부추와 삶은 고구마 절편을 올려내고, 고사리·취나물·호박나물 등 10가지 나물과 잡맛이 없는 된장찌개가 나온다. 마지막으론 누룽지탕이 나온다. 성인남자 중에는 “보리밥과 나물반찬의 양이 조금 부족한 듯하다.”고 말했다. 보리밥 외에도 고등어, 김치찌개 등 메뉴가 다양하다. ● 엄마손(814-2207) 지하철 7호선 장승백이역 4번출구에 있는 한식당. 아침에는 조기축구 회원들이, 점심엔 직장인과 계모임 하는 주부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여러가지 식단이 있지만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보리밥(5000원)이다. 보리밥을 큼직한 그릇에 담아내고,5가지의 비빔나물과 된장찌개, 열무김치가 기본으로 상에 오른다. 싱싱한 쌈과 쌈장을 곁들인 상차림이 매우 깔끔하다. 별다른 꾸밈은 없지만 소박하고 정성이 깃들어 있다. 비빔감을 골고루 갖춰 얹고 고추장으로 비비고, 새콤하게 익은 열무김치로 마무리하는 뒷맛에 옛날 보리밥 맛을 추구하는 이들이 찾는다. 모든 음식을 가족들이 직접 만들어낸단다. 간장과 된장도 직접 담가 쓴다.  ■ 보리밥 짓는 법 (4인분) 재료 통보리 3컵, 보리 삶은 물 6컵, 밥물 31/3컵 보리삶기-통보리는 잘 씻어 물을 2배 이상 충분히 붓고 삶는다.건지기-너무 퍼지지 않도록 15분 정도 삶아 탄력있게 되면 보리쌀을 체에 건져 물기를 뺀다. 보리 밥짓기-(1)두꺼운 냄비나 솥에 삶은 보리쌀을 담고 물을 맞춘다.(2)센 불에서 밥을 해 끓어오르면 불을 낮추어 중간 불에서 짓다가 밥물이 잦아들면 약한 불로 줄인다.(3)물이 거의 없어져서 타닥거리는 소리가 나면 아주 약한 불로 줄여 20∼30분간 충분히 뜸을 들인 뒤 불을 끈다.팁 보리밥을 지을 때 찹쌀풀을 되직하게 끓여 섞어 지으면 찰기가 생겨 좋다.■ 도움말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02-833-1623)
  • [이번 주말엔 뭘먹지]

    ●르네상스서울호텔 일식당 이로도리(2222-8659)는 8월 말까지 여름 보양식인 계란찜·장어튀김·장어덮밥 등의 장어코스와 생선회·농어튀김·농어매운탕 등으로 구성된 농어 코스요리(이상 7만원)를 내놓고 있다.●호텔홀리데이인서울 중식당 왕후(7107-286)는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줄 여름 특선 세트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점심세트 3만 3000원, 저녁은 5만원부터.●임피리얼팰리스호텔(3440-8170)은 주말과 공휴일 오후 6시부터 야외 수영장에서 주말 풀사이드 바비큐 뷔페를 연다. 해산물과 육류가 준비된다.5만 5600원. 수영장 이용료는 별도.●밀레니엄서울힐튼 일식당 겐지(317-3240)는 8월말까지 장어와 농어요리를 낸다. 농어회·농어튀김·농어지리·장어구이·장어초밥 등을 코스와 함께 단품으로도 즐길 수 있다.5만원부터.●서울프라자호텔 뉴하마(310-7349)는 8월말까지 산바닷가재구이·해산물과 가지볶음, 강진 맥우 꽃등심 등을 9만원에 내고 있다.
  • [논술이 술술] 소유의 종말/글쓴이 : 제레미 리프킨

    최근의 광고들을 보면, 새로운 정보화 기술과 기기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을 이용해 환상의 이미지를 유포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무척 분주하다. 또한 일부 지식인들은 그에 편승하여 기술적 유토피아의 도래로서 정보화의 현실을 포장하는 데 한몫하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우리의 현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보화는 모두에게 동등한 혜택을 가져다 주는 것만은 아니었다. 리프킨은 ‘노동의 종말’을 통해 정보화의 진전이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라,‘노동으로부터의 추방’으로 나타나면서 사회의 양극적 분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바 있다. 그는 ‘접속의 시대’(The Age of Access)라는 원제를 지닌 이 책에서 사회·경제·문화의 모든 영역으로 시각을 넓히며, 정보화의 현실에 대해 좀더 총체적이고 근본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그는 이 책에서 정보화와 더불어 경제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현실 공간에서 가상 공간으로, 산업자본주의에서 문화자본주의로, 소유에서 접속으로 이동하는 거대한 조류’이다. 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경제적 패러다임의 특징은 인간관계의 구조가 소유물의 생산과 상업적 교환에서 상품화된 서비스의 관계로 탈바꿈하고 있다는데 있다. 상품이 점점 정보집약화·쌍방향화하면서, 제품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진화를 거듭하는 서비스로서의 성격을 띠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상품의 가치도 물리적 형체보다는 그 안에 들어 있는 독특한 서비스를 중시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으며, 고객이 정말로 구입하는 것도 물품에 대한 소유권이 아니라 시간에 대한 접속권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리프킨의 말에 따르면 우리는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자본주의의 새로운 단계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상품의 점진적인 탈물질화, 물질적 자본의 비중 감소, 무형 자산의 부상, 물품의 순수한 서비스로의 변신, 모든 관계와 경험의 상품화 등을 특징으로 하는 역사의 새로운 시대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속의 시대는 이제까지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심각한 문명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우선 소수의 막강한 다국적 미디어 기업이 통신을 철저히 장악함에 따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인간들의 삶의 경험을 담보로 펼쳐지는 새로운 종류의 전지구적 독점’이 나타날 수 있으며,‘연결된 사람과 연결되지 못한 사람의 격차’가 발생한다. 또한 인간 삶의 모든 영역이 상업화하면서, 상업적 영역이 개인과 집단의 운명을 좌우하는 결정권을 쥐게 된다. 따라서 접속의 시대는 ‘우리는 타인과 맺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관계를 과연 어떤 방향으로 재설정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을 던지고 있다. 접속의 문제는 단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수 있는 능력, 서비스의 지원 범위, 컴맹 등의 문제로 협소하게 이해되어서는 안되며, 어떤 유형의 체험과 세계가 접속할 만하고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따지는 더 근본적이고 진지한 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를 위해서도 접속에서 배제당하지 않을 권리가 인간의 기본권으로 충분히 보장되어야 하며, 문화 영역과 상업 영역의 적절한 균형을 회복하고, 풍요로운 문화적 다양성을 지키고 끌어올릴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접속의 시대’에 그가 우리들에게 던지는 충고이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고1∼고3 -관련 교과: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정치, 경제, 사회문화 -함께 읽어 볼 책:노동의 종말(제레미 리프킨·민음사), 바이오테크 시대(〃), 권력 이동(앨빈 토플러, 한국경제신문사), 제3의 물결(〃, 홍신사상신서) -기출논제:한국외국어대 2002학년도 정시 논술, 연세대 2002학년도 자연계 정시 논술, 서강대 2003학년도 모의 논술 ■ 생각해보기 -근대 산업기술과 정보화 기술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해보자. -사회의 변화에 따라 인권의 개념과 범주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최근 나타나는 사회 변화에 비춰 새롭게 요구되고 강조되는 인권의 내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문화적 다양성이 지니는 중요성과 의의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 탈출소동 코끼리 속죄의 ‘재롱’

    탈출소동 코끼리 속죄의 ‘재롱’

    11일 오후 4시30분쯤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코끼리 월드’ 사육장. 지난 4월20일 집단탈출 소동을 빚었던 미증유의 사건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까맣게 잊혀진 모습이었다. ●테마쇼 관람객 장사진 정문쪽 환경연못 옆 공연장 입구에서는 “코끼리와 함께 멋진 추억을 남길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안내방송이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 하루 4∼5차례 펼쳐지는 테마쇼의 3회 공연이 다가오자 매표소엔 입장권을 사려는 손님들로 길게 장사진을 쳤다. 코끼리 등에 올라 100여m 길이의 공연장 바깥을 한바퀴씩 도는 트래킹 코스에는 아이들이 ‘V’자를 그리며 찰칵찰칵 기념촬영을 하느라 바빴다. 라오스에서 온 조련사들은 코끼리 목에 타고 발을 구르는 등의 신호로 속도를 조절하며 ‘안전운행’에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트래킹을 마친 이들은 높이가 2m 넘는 하차장에서 아쉬운 듯 한번 더 소중한 추억을 앵글에 담기도 했다. 축구 경기장처럼 관중석(902석)을 갖춘 4각형 공연장에는 유모차 행렬이 길어지나 했더니 5시10분 코끼리 쇼가 막을 올렸다. 공연장 한쪽에 쳐진 빨간색 커튼을 헤집고 주인공인 코끼리 9마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코를 도넛 모양으로 말아올리는 인사로 상견례를 가진 뒤 무대 뒤로 사라졌다. ●물구나무 서기에 박수갈채 관객들이 관중석 앞을 지나는 코끼리에 당근을 먹이로 건네는가 하면 더러는 지폐를 팁으로 주자, 코끼리들은 코를 뻗어 낚아올린 돈을 등 뒤로 넘겨 주인인 조련사에게 바쳤다. 일곱살 먹은 막내 ‘탬’이 첫번째 무대를 장식했다. 국기 게양대에서 코를 빙빙 돌려 태극기를 게양하자 260여명의 관객들이 갈채를 보냈다. 아기 코끼리들이 물감을 묻힌 붓으로 꽃을 그리는 재주를 선보인 데 이어 훌라후프 돌리기와 물구나무 서기 등의 묘기를 부리는 모습에 관객들이 박수를 보내자 코끼리들은 앞발을 들어올리며 ‘만세’를 불러 화답했다. 풍선 터뜨리기, 코끼리 피라미드에 이어 지난번 탈출소동의 주범인 ‘뻥’이 출연하는 ‘누워 있는 사람 타넘기’ 순서에서는 관중석이 숨을 죽였다. 앞발과 코로 관중석에서 뽑힌 3명의 출연자를 톡톡 쳐가며 탐지한 끝에 무사히 인간장벽을 뛰어넘자 다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코끼리와 축구하기,‘코끼리와 빨리 달리기’ 등 관객이 함께하는 순서에서는 상품도 주어졌다. 관객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깜짝 쇼’도 마련됐다. 농구 골 묘기에 가서는 갑자기 맏이 ‘탐’이 절뚝거리며 쓰러졌다. 쇼 진행자 이홍규(27)씨가 식은땀을 흘리며 왔가갔다 하더니 ‘뻥’이 나와 주사를 놓는 장면에 이르러서야 쇼의 한 장면임을 관객들은 어렴풋이 짐작하게 된다. 쇼는 6시쯤 거북이의 인기곡 ‘빙고’에 맞춰 거구를 흔들어대는 댄스파티로 끝났다. ●난입 식당엔 오히려 손님 부쩍 늘어 공연장은 코끼리떼 대탈출 뒤 지난달 10일 재개장한 지 30여일을 맞았다. 그러나 사건 당시 코끼리들이 난입해 집기를 부쉈던 인근의 한 삼겹살 식당은 리모델링을 해 ‘코끼리가 들어온 집’이라는 간판을 달아 인기를 끄는 바람에 손님이 북적대는 등 때아닌 대박으로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 몸무게 800㎏∼1.5t인 코끼리들은 주식인 옥수수 건초와 영양식인 ‘알팔파’ 등 한 마리가 하루 40∼50㎏씩 먹어치우며 건강하게 지낸다.‘코끼리 월드’ 문병진 실장은 “코끼리 때문에 갈비뼈를 다쳤던 시민은 완쾌됐지만 정밀검사를 한번 더 해줄 계획”이라면서 “그러나 코끼리는 코를 이용해 1t 이상의 물건을 들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정말로 코를 휘둘렀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 등 뒤에 코끼리가 나타났다는 소리를 듣고 피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02)3437-5959.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학교급식 냉장시설 기준없어 시설차이 극심

    학교급식 냉장시설 기준없어 시설차이 극심

    학교급식소의 냉장·냉동시설기준이 구체화되지 않아 학교별로 많게는 33배나 시설규모에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행정기관의 관리소홀로 잔류 농약과 항생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농·축산물이 여전히 적지 않게 시중에 유통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 2002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2년 7개월간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 7개 중앙부처와 서울시 서초구 등 22개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한 식품 단속활동에 대해 3개월간 정밀감사를 벌인 결과 이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12일 밝혔다. 감사원이 밝힌 ‘식품과 농·축산물 안전성 및 품질검사제도 운영실태’ 등에 따르면 각급 학교의 냉장·냉동시설기준이 제각각이어서 급식인원 1인당 냉장·냉동시설 규모가 학교별로 0.8ℓ(500명 미만 시설)에서 3.78ℓ(1000명 이상 시설)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급식재료 상온 보관… 식중독 위험 이같은 시설규모의 차이는 학교급식법 시행규칙에 시설규모를 ‘급식학생수를 고려한 크기의 것’으로 막연하게 규정해 놓았기 때문으로, 이같은 시설부족 때문에 식재료를 상온에 보관하는 학교가 적지 않아 매년 증가하는 집단 식중독 사고의 원인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도축 축산물의 간이검사에서 항생물질 양성반응이 나오면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그 기간(4∼11일 소요) 해당 농가의 가축 출하를 제한해야 하는데도 농림부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2003년 1월부터 작년 6월까지 항생제 기준치 초과 가능성이 높은 돼지 893마리가 시중에 그대로 유통됐다고 밝혔다. 또 항생물질 등 잔류위반농가에 대한 지자체의 규제검사 소홀로 2003년 8월과 지난해 7월 경기도 연천과 포천에서만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돼지 88마리가 출하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인력부족 이유 단속 손 놓아 이와 함께 부적합 농산물에 대한 정보교환 미흡과 부적절한 처리로 지난해 7월 한달간 수원 농수산물도매시장 등을 통해 농약잔류 초과 시금치 299상자,1196㎏이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위생업소 자가품질검사에 대한 사후관리체계도 부적절해 서울 도봉·서초·강동·성북구 등 14개 시·군·구는 2003년 기준으로 관내 3516개 즉석판매제조·가공업체 중 48.1%인 1690개가 자가품질검사를 하고 있지 않은데도 단속인력 부족을 이유로 그대로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튀김제품 상당수 ‘산가’ 기준 초과 이밖에 휴게음식점과 패스트푸드점의 튀김제품도 상당수가 기준에 부적합해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2003년 5월과 지난해 6월 117개 휴게음식점에서 판매중인 감자튀김과 닭튀김 표본 331건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12.1%인 40건이 ‘산가(튀김기름의 산화된 정도)’ 기준을 초과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지난해 2,3월 패스트푸드점 검사에서도 검사대상 튀김제품 40건 가운데 12.5%인 5건이 산가기준을 웃돌았다. 감사원은 농림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청, 각 지자체 등에 개선책을 마련하고 관련 공무원을 문책하도록 통보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청년작가 9인과의 만남

    해외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을 위한 무대가 펼쳐지고 있다. 권남희, 김송이씨 등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 9명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해외청년작가전 ‘양식의 수수께끼’를 통해 외국 현지에서 쌓은 기량을 맘껏 발휘하고 있다. 이들은 현 미술동향인 회화의 강세를 반영하면서도 이국적인 이미지로 빚은 다양한 기법의 회화 작품을 내놓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인 유화, 아크릴을 이용한 작품에서부터 최근 새로운 개념의 드로잉, 테이프, 영상매체를 이용한 작품들이 총 출동하고 있어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권남희씨의 설치미술 ‘고요한 세상’은 최소한의 형식 요소를 이용해 삶의 소소한 인상을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으로 표현하고 있다. 파리에서 활동중인 민정연씨의 작품 ‘무제’는 캔버스 위에 셀 수 없는 작은 점들로 가장 큰 단위인 우주적 풍경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하나의 점처럼 가장 작은 단위가 궁극적으로 모든 만물의 기본임을 이미지화한 것이다. 계란 노른자를 이용한 ‘템페라’ 재료를 사용하는 박웅규씨는 생활주변의 인물·사물을 사실 그대로 표현하는 리얼리즘 계열의 작가로 현재 베이징에서 활동하고 있다.‘념(念)-어머니를 생각하며’처럼 유·불·선 사상이 담긴 그림을 그린다. 정석희씨의 ‘섬’은 미국에서 이방인으로 느끼는 삶의 무게와 자신의 존재감을 사진과 회화를 결합한 이미지와 비디오 영상으로 나타내고 있다. 서민석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미술에서 가졌던 난해한 인상을 벗어내고 생활속에서 미술가와의 만남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26일까지.(02)580-1300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톱 셀러]식단불문 즉석식품 맛도 그만

    [톱 셀러]식단불문 즉석식품 맛도 그만

    ‘즉석식품이 똑똑해지고 있다.’ 맞벌이 부부와 주 5일제가 확산되면서 간편 음식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까닭이다. 업계는 즉석식품 시장이 올해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즉석밥이 선두 대표주자는 즉석밥이다. 지난 1997년 ‘햇반’이 처음 나온 이후 해마다 매출이 30∼40% 증가하고 있다. 웰빙 열풍 덕에 흑미밥·현미밥·오곡밥 등 후속작도 인기를 얻고 있다. 즉석밥에 낙지·송이버섯·류산슬·마파두부·돈부리(일본식 덮밥) 등을 얹은 덮밥류는 반찬이 따로 필요치 않아 나들이용으로 제격이다. 버섯·해물·김치·쇠고기 야채 등을 넣은 이탈리아 리조토도 나왔다. 밥 용기 비닐을 벗기고 소스를 부어 전자레인지에 2∼3분 데우거나 끓는 물에 살짝 익히면 먹을 수 있다. 술먹은 다음날 속 풀고 싶다면 즉석국을 찾아보라. 쇠고기국밥·미역국밥·추어탕국밥·육개장밥 등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고급스럽다. 끓는 물을 붓거나 전자레인지에 물을 데운 후 밥을 말아서 5분 만에 먹을 수 있다. 상온에서 6개월간 보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먹어보니 ‘맛있는 낙지덮밥’은 종이 겉포장지를 잘 사용해 뜨거워진 밥 용기에 손을 데지 않도록 배려했다. 겉포장지에 구멍을 뚫어 밥 용기를 집어넣어 전자레인지에 돌리도록 고안한 것. 밥 용기를 만질 필요가 없다. 낙지와 당근, 양파 등을 손톱만하게 잘랐다. 붉은 빛이 감돌지만 맵진 않다. 오히려 단맛이 강해 어린이들이 좋아할 듯.340g 2500원. ‘햇반 송이버섯밥’은 당근 등 야채를 잘게 썰어 건데기가 씹히지 않는다. 죽처럼 색깔은 투명하지만, 후추 맛이 뚜렷하다. 특히 밥 용기가 뜨거워 밑부분을 잡으면 손을 다칠 위험이 있다.350g 3000원.‘해물리조또’는 고추 맛이 강해 매콤하다. 가로·세로 1㎝짜리 오징어가 눈에 띈다.300g 2400원.‘얼큰한 육개장밥’은 밥과 육개장을 따로 데워 섞어야 한다. 펄프 용기에 육개장 건데기와 물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여기에 뜨거워진 햇반을 말아 먹는 것. 술 먹은 다음날 해장하기 좋을 만큼 얼큰하다. 그러나 조리시간이 짧아 깊은 맛은 덜하다.210g 3000원. ●죽과 수프는 아침식사 대용 즉석죽과 수프는 아침식사 대용이나 다이어트식, 별미식으로 그만이다. 전복, 연어·발아현미·녹차·참치·꿀호박·홍게살·인삼닭 등 다양한 죽이 출시되고 있다. 전복 등 주재료를 30% 가까이 넣어 맛이 진하다. 참기름·꿀 등 소스를 추가로 넣어 기호에 맞게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분말 수프를 물에 풀어 끓여 먹는 불편함을 없앤 액상수프도 나왔다.‘프레시안 브로콜리 치즈수프’는 적당히 익힌 브로콜리 야채에 고급 치즈와 감자 등을 넣어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다. 이밖에 감자를 주로 한 ‘베이크 포테이토수프’ ‘양송이 수프’가 있다. 유통기한이 짧고 냉장 보관하는 게 흠이다.40∼50대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누룽지. 전기밥솥으로 사라진 누룽지가 뜨거운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는 즉석식품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 바삭바삭거려 어린이용 과자로도 손색이 없다. 먹어보니 ‘인삼닭죽’은 인삼 향을 가득 머금고 있다. 실처럼 가늘게 찢어진 닭은 쫄깃하다. 찹쌀과 쌀 입자가 고와 유아식으로도 좋을 듯.230g 2100원. 햇반 녹차죽은 녹차와 김, 다시마 맛이 잘 어우러져 있다. 초록색 죽에 향긋한 다시마 향에 더해져 개운하다. 아침식사로 적당한 양.273g 1650원 ●카레·짜장도 재탄생 3분 짜장·카레도 옷을 갈아 입었다. 건강음식인 백색카레는 기존 제품보다 강황 함량을 50% 높이고 로즈마리, 월계수잎 등도 넣었다.‘그대로카레’와 ‘그대로짜장’은 데우지 않고 밥에 바로 부어 먹는 제품. 나들이용으로 적합하다. 여러가지 야채와 고기를 볶아 느끼하지 않은 ‘사천식 짜장’도 나왔다. 매운 고추, 파, 마늘, 생강 등 갖은 양념이 들어가 붉고 매콤하다. 먹어보니 그대로카레는 뜨거운 밥에 먹으면 데우지 않고도 3분카레, 짜장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당근·감자도 깍두기처럼 큼직하게 썰어져 씹히는 맛이 제법 난다. 차갑게, 혹은 뜨겁게 먹으면 강한 카레 맛을 느낄 수 있다.200g 1380원. 이밖에 밥에 뿌려먹는 후리가케 ‘밥이랑’, 화로에 구운 ‘맛밤’, 전자레인즈용 팝콘 ‘액트투’, 실온에서 3개월간 보관 가능한 ‘영양떡’ 등도 즉식식품이 주말 식탁을 점령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 (3)

    사연 : 구식 엄마가 싫어요 지금 18살 밖에 안된 고등학교 3년생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 18살이란 몸차림을 단정하게 꾸미는 것이 이상하리만큼 어린 나이는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도 어머니는 어린 것이 모양만 낸다고 늘 꾸중이세요. 이제 마흔 밖에 되지 않은 어머니가 왜 그렇게 구식인지 모르겠어요. 저는 집에서도 항상 깨끗한 옷을 입고싶고 지저분한 차림으로 밖에 나가는 것은 질색이에요. 며칠 전에는 동생의 생일떡을 돌리는 심부름을 시키시기에 머리를 빗고 거울을 들여다본 뒤「블라우스」를 갈아 입었거든요. 그랬더니 어머닌 펄펄 뛰시면서 불같이 화를 내시잖아요. 꼭 저희 친할머니를 닮았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어머니의 시모님을 말예요. 2, 3년 전까지도 우리는 정말 의좋은 모녀였어요. 그런데 요즘은 의가 좋기는커녕 서로 미워하는 사이라고 해야 할 정돕니다. 슬퍼서 못 견디겠어요. <서울 성북구 수유리. 이현자> 의견 : 풀어질 때까지 참아요 정말 얼마나 슬플까요.「틴·에이저」때의 그런 슬픈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랍니다. 나도 어른이기 때문일까요. 아무래도 일을 감정적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어머니와 따님이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군요. 어머니 편에서 보면 따님이 다 커서 심부름 같은 것도 잘 해주지 않고 어쩐지 자기 품에서 떠나 버리는 것 같은 데다가 몸차림에 마음을 쓰는 것도 어른이 되어 버리는 듯 해서 싫다는 느낌이 드셨던 거죠, 아마. 어머니께서 따님이 성장했다는 사실을 납득하실 때까지 참고 기다리기를 권하고 싶군요. 지금 새 사실에 당황하고 있는 어머니에게 자꾸 대항하면 어머니는 아마 현자양이 어머니를 조금도 사랑하지 않는 걸로 오해하실까 겁나는군요. <Q> [ 선데이서울 68년 10/6 제1권 제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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