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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무기에 ‘1호’자 쓰지 ‘1번’자 안써? 南 “부품조립때 ‘번’자 사용”

    北, 무기에 ‘1호’자 쓰지 ‘1번’자 안써? 南 “부품조립때 ‘번’자 사용”

    정부가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조사결과를 북한이 지난 28일 반박한 데 대해 재반박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30일 연어급 잠수정은 없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확보한 영상정보 사진을 공개해 반박했고, 어뢰 공격이면 형체도 없을 가스터빈을 공개하라는 요구에는 인양 사진 공개로 맞섰다. 장광일 국방정책실장은 “북한의 주장에 반박할 가치가 없으며 이번 사태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행위”라면서 “본질은 북한 어뢰에 의한 공격이며, 결정적 증거를 찾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군 출신 탈북자 및 군사 전문가들도 북한의 반박이 터무니없는 억지 주장이라고 분석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북한은 개량형 무기에는 광명성 1·2호처럼 ‘호’라는 표현을 쓰고, 동종 무기를 생산할 때는 ‘번’자를 쓴다.”면서 “이는 군부 출신 탈북자 등이 공개해 남측에서도 많이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군 당국 차원에서 북한이 연어급·상어급 잠수정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확보된 사실”이라면서 “북한이 북아프리카 국가 등에 무기를 수출하며 카탈로그를 제공했고, 어느 나라나 무기 거래시 제원과 설계 정보가 제시된 카탈로그를 주고받기 때문에 북한의 주장은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북한 총참모부 산하 4군단 출신의 서재평 NK 지식인연대 사무국장도 “북한 국방위가 북한 내 130t 급 잠수정도 없다고 주장했는데 1988년 서해 4군단에 근무할 당시 300t급 잠수정을 멀리서 실물로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무기에 번호를 매길 때 ‘호’자만 쓰고 ‘번’은 안 쓴다고 주장했는데 무기 조립품 등을 생산할 때는 순서를 구분하고자 ‘번’자를 쓴다.”면서 “이미 북한산 무기 제품 카탈로그가 다 공개돼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때문에 북한의 반박은 되레 합조단의 조사결과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종철 국방대학교 안보문제연구소장은 “한·미 연합군이 북한이 보유한 잠수정에 대한 정보를 이미 알고 있고, 천안함 사건 발생 전후 비파곶 해군기지의 잠수정 동향까지 파악한 상황에서 130t 잠수정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북한의 논리는 억지스럽다.”면서 “국가 간 무기 거래에서 성능, 제원, 설계도는 물론 폭발력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심지어 성능 실험과정까지 거치는 게 일반적인데 설계도면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북측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부품을 조립할 때 ‘번’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북한의 주장은 신뢰성이 없으며 남측 합조단의 조사결과에 대해 오히려 신뢰하게 만든다.”고 했다. 한편 열상감시장비(TOD) 녹화 화면 논란과 관련해 국방부는 이날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화면은 TOD 감시병이 3배율로 해안선을 감시하다가 천안함이 공격을 받고 침몰이 시작된 후 30초가 지나 발견해 촬영한 것으로, TOD병은 천안함이 어뢰 공격에 의한 침몰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채 곧이어 다른 방향으로 TOD를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당시 화면은 함수 부분은 이미 옆으로 누워 있었으며 파도와 분간이 어려웠다.”면서 “TOD병이 10배율로 높여 찾아낸 화면이 4월7일 언론에 공개했던 침몰 화면”이라고 설명했다. 오이석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韓·中 정상회담] MB, 北어뢰 카탈로그 보여주며 설명… 원총리 고개 끄덕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회담은 단독 30분(오후 2시45~3시15분), 확대 45분(3시15분~4시) 등 당초 1시간15분간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단독회담 시간이 100분을 넘겼다. 이에 양측은 확대 회담을 예정보다 15분 줄어든 30분 만에 끝냈으나 총 단독·확대회담 시간은 2시간10분으로 예정보다 55분이 길어졌다. 단독회담에서는 이 대통령이 주로 설명하는 입장이라 말을 많이 했고, 원총리는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원 총리에게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결과’라는 중국어로 된 문건을 보여주면서 북한 소행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침몰과정과 함께 북한이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 만든 카탈로그의 어뢰 모형과 이번에 발견된 어뢰 스크루의 일부가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원 총리는 이 문건을 안경을 벗고 꼼꼼하게 살펴본 뒤 이 대통령이 설명을 할 때마다 수긍한다는 뜻으로 여러 차례 고개를 끄떡였다고 배석했던 관계자는 전했다. 회담을 마친 뒤 원 총리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 대통령 주재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에 앞서 이 대통령과 원 총리는 대기실에서 20분간 배석자 없이 독대를 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오늘 예정된 시간보다 길게 정상회의를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 “남북관계에 있어서 (두 나라는) 의견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늘 회의는 성공적인 회의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국속담에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좋을 때나 힘들 때 가장 빨리 알고 서로 도울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두 나라는 좋은 이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답사에서 “가까운 이웃은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서로 지지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한 뒤 “오늘 회담은 우호적이고 솔직한 분위기 속에서 심도 있게 진행됐다.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더 좋고 빠르게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 메뉴로는 한식인 망고 메밀전병, 성게 알죽, 오방색 도미찜, 궁중신선로, 한우 소고기 수육과 야채, 해신 삼계탕 등이 나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아이리스’ 日지역경제 살린다

    ‘아이리스’ 日지역경제 살린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지난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KBS 드라마 ‘아이리스’ 속편의 일본 촬영지를 놓고 6개 현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다 돗토리현으로 27일 결정됐다. 돗토리현의 히라이 신지 지사는 아이리스의 속편인 ‘아테나-전쟁의 여신’의 촬영지로 돗토리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아테나는 돗토리현 우라도메 해안, 다이센 등에서 오는 8월부터 촬영을 시작해 가을부터 방영될 예정이다. 아이리스 촬영지를 놓고 그동안 일본 지자체들은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여 왔다. 전편 촬영지였던 아키다현의 아름다운 경관이 드라마를 통해 알려지면서 한국 여행객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일본 지자체들은 방만한 재정운용으로 잇따라 부도위기에 몰리는 등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홋카이도현 유바리시와 나가노현 오타키무라 등 사실상 파산 선고를 받은 지자체만도 40여곳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리스 속편의 촬영 유치에 성공하면 관광특수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키타현 공항은 적자운영으로 유일한 국제선인 아키타~서울편이 폐지위기에 몰렸으나 아이리스의 특수로 인해 살아났다. 지난 1월 아키타~서울편 이용자는 607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가운데 한국 관광객이 4819명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쇄도하는 한국 관광객을 실어나르기 위해 대형 여객기(약 300석)를 투입하기도 했다. 한국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아키타의 관광지와 식당, 숙박업소 등도 특수를 맞았다. 한국에도 아키타의 명물 음식인 이나니와 우동과 아키타의 쌀을 이용한 야키 오니기리 등이 소개돼 인기를 끌고 있다. 지자체로서는 드라마 한편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한류 잡지인 ‘한류피아’의 편집장인 다나카 히데키는 “한류 드라마는 스토리가 쉽고 타이완, 태국, 중국, 싱가포르 등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한류드라마 촬영지를 유치하면 아시아 전체에서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rlee@seoul.co.kr
  • 서경석, ‘한밤’서 女교제 공식인정

    서경석, ‘한밤’서 女교제 공식인정

    개그맨 서경석이 MC로 출연 중인 SBS ‘한밤의 TV연예’를 통해 열애사실을 공식 시인했다.서경석은 27일 밤 전파를 탄 ‘한밤의 TV연예’에서 “하루 종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열애설 맞나요?”라는 공동MC 송지효의 질문에 “맞습니다. 지금은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서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가고 있는 단계”라고 답했다.이어 서경석은 “나중에 두 발짝 다가가면 더 밝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결혼계획을 포함한 향후 교제 진로에 대해 말을 아꼈다.한편 서경석은 20대 후반의 미술학도와 6개월째 교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사진 = 서울신문NTN DB서울신문NTN 장기영 기자 reporterja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對北제재조치 이후] 北 확성기 공포증… 반발의 총성 울릴까

    북한은 우리 군이 재개하기로 한 대북 심리전 수단 중에서도 휴전선 일대 전선에서 확성기를 이용한 선전방송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확성기 선전방송을 할 경우 북한은 ‘조준 격파 사격’까지 불사하겠다는 공격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군은 휴전선 일대 전선에 확성기를 모두 설치하는데 2주가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까지 들려 체제붕괴 위협 하지만 북한의 위협처럼 당장 무력 충돌이 발생하진 않을 전망이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은 방송을 통해 대대적인 위협을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비무장지대 초소에 사격을 가하는 것은 우리 군의 적극적인 대응이라는 부담을 안게 되는 행동으로 실제 조준 격파사격은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 확성기를 통한 방송은 북한의 전방지역과 후방 10㎞까지 청취가 가능해 휴전선 일대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군은 이와 함께 살포할 대북 전단에는 천안함 침몰 사건의 조사결과와 함께 국제정세 등이 담겨 있다. 또 남한의 경제생활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아 북한군과 주민들을 동요시킬 수 있도록 했다. 독재체제를 유지하면서 모든 정보를 통제해 오던 북한의 수뇌부 입장에서 우리 정부의 심리전은 체제 붕괴를 가속화시키는 치명적 위협이 되는 셈이다. 앞서 북한은 우리 군의 대북심리전을 중지하라고 요구하면서 국지도발을 비롯해 무력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했었다. 남한에 대한 무력행위보다 자신들의 체제를 위협하는 심리전이 더욱 위협적이라고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탈북단체 “김정일 전투태세 명령” 한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천안함 사고 관련 민·군 합동조사단의 발표가 있었던 지난 20일 인민군과 전 민간 예비병력, 보안기관에 전투태세 돌입을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 학술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25일 “지난 20일 오후 7시쯤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3방송에 나와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김정일 위원장이 전군, 인민보안부, 국가보위부, 노농적위대, 붉은청년근위대에 만반의 전투태세에 돌입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의 3방송은 각 가정에 스피커로 전달되는 유선 라디오 방송망이다. NK지식연대는 또 북한 노동당이 21일 평양 등 전국 각지에서 ‘적들의 보복에는 보복으로, 전면 전쟁에는 전면 전쟁으로!’라는 구호아래 군중대회를 열도록 산하 조직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군 고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서해상과 휴전선 일대 북한의 수상한 움직임은 포착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오이석·김정은 기자 hot@seoul.co.kr
  • [사설] 천안함 유언비어 대책 대증요법 넘어서야

    지난 3월26일 천안함이 침몰된 뒤 각종 유언비어가 그치지 않고 있다. 현역 해군 소령을 사칭해 인터넷에 “천안함이 낡아서 침수됐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린 20대 누리꾼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지만 민·군 합동조사단이 지난 주 사고원인을 발표한 뒤에도 유언비어는 계속되고 있다. “미군 핵잠수함 하와이호가 천안함과 짜고 친 고스톱이다.”, “미 해군과 이명박 정부가 짜고 천안함을 폭파시켰다.”고 인터넷에 퍼뜨린 40대 누리꾼이 그제 불구속 입건됐다. 근거도 없는, 여과되지도 않은 누리꾼의 글을 다른 누리꾼이 퍼나르는 과정에서 더 그럴듯하게 유언비어는 확대, 재생산된다. 여기에 일부 야당 정치인과 지식인까지 가세하고 있다. 유언비어는 과거 권위주의적인 정부 시절에 많았다. 신뢰가 없고 소통이 부족하면 유언비어는 늘고 유언비어를 믿는 국민들도 많아지게 된다. 천안함과 관련한 유언비어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신뢰와 소통의 부족 외에 이념과 세대에 따라 사회가 나눠져 있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검찰과 경찰이 악의적인 유언비어 유포자를 처벌하는 식의 대증요법은 근본대책이 될 수 없다. 천안함 침몰 뒤부터 우왕좌왕하고 침몰시간도 오락가락하면서 신뢰를 잃은 군과 정부에도 책임이 없지 않다. 정부는 2년 전 촛불시위 때를 교훈으로 삼아 천안함과 관련한 유언비어가 왜 생기고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침몰원인과 관련한 각종 의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성실한 답변과 대응을 해야 한다. 국무총리실이 주관하여 유언비어 대책을 총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 [《복에 관한 담론》(돌베개) 중에서 | 무덤을 찾아다니며] 무덤에도 시대가 보인다

    [《복에 관한 담론》(돌베개) 중에서 | 무덤을 찾아다니며] 무덤에도 시대가 보인다

    언제부터 생긴 기묘한 버릇인지, 나는 젊은 시절 외국에 나가 살 때 어느 새로운 도시를 방문하면 곧잘 그 고장의 묘지부터 찾아보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독일 하이델베르크 유학 시절에 그곳 공동묘지에 묻힌 막스 베버와 마리안네 베버 부부, 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철학자 쿠노 피셔 등의 무덤을 찾은 것이 시작이 아니었나 회상됩니다. 유럽의 묘원(墓園)은 우리나라의 공동묘지와는 달리 그 꾸밈새가 아름답고 잘 정리돼 있기도 해서 꽤 볼 만하고 관광객에게도 충분히 눈요깃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자동차로 드라이브하면서 둘러봐야 되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의 광대한 중앙묘지(zentralfriedhof)는 그 좋은 보기입니다. 그곳의 가령 음악가 묘역 단지에는 베토벤, 브람스, 글루크, 슈베르트, 후고 볼프, 요한 슈트라우스 부자 등 세계 음악의 기라성 같은 작곡가들이 한데 모여 묻혀 있습니다. 더욱이 그 무덤들은 천편일률적인 우리나라의 무성격한 봉분과는 달리 무덤마다 각 시대 양식의 조각 작품을 장식하고 있기도 해서 다양하고 개성적인 형상을 보여줍니다. 장엄하기도 하고 우아하기도 한 유럽의 그러한 묘지들을 우리나라의 초라한 분묘와 비교하고 나면, 과연 한국이 세계에 자랑할 조상 숭배의 나라라 할 수 있는지 자신이 없어집니다(물론 선조들의 무덤 자리로 명당을 찾으려는 한국인의 성심과 열성만은 단연 세계 제일이란 믿음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가령 프랑스의 여행 가이드북 《기드 뒤 미슐랭》에는 작곡가 베를리오즈, 시인 보들레르, 독일의 망명 문인 하이네, 또는 실존주의 작가 사르트르와 보봐르 등 명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묘역 지도까지 자세히 기재된 파리의 몽마르트르와 몽파르나스의 공동묘지에 관한 안내가 있습니다. 그곳은 가보신 분들도 많으시리라 믿기 때문에 그곳에 관한 긴 얘기는 생략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비교적 근래에 가본 묘지 몇 군데에 관한 얘기만 해볼까 합니다. 나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20여 년 전 처음 방문했습니다만 그때는 다른 곳은 둘러보지도 않고, 그럴 시간 여유도 없고 해서 오직 한군데만 구경하고 돌아왔습니다. 베네치아 시내에서 택시(모터보트)로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산 미켈레 섬(Isola S. Michele)만을 둘러보고 온 것입니다. 그 섬의 공동묘지에 묻힌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1882~1971)의 무덤을 찾아보고자 했던 것이었습니다. 물론 스트라빈스키는 러시아, 프랑스, 미국의 국적을 차례로 가진 세상이 다 아는 코스모폴리탄이었기 때문에 그가 어디에 묻히건 놀랄 일은 아니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뉴욕에서 숨을 거둔 그가 영면의 장소로 마지막 국적을 얻은 그 광활한 미 대륙의 땅이 아니라 굳이 대서양을 횡단해서까지 유럽으로 건너와, 하필이면 그것도 예전에 한동안 국적을 취득하고 살았던 프랑스가 아닌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로 건너와서 거기서도 다시 한참 떨어진 한적한 외딴섬에 묻혔다는 것이 내게는 도무지 궁금하기만 한 수수께끼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산 미켈레 묘지를 찾아가 봤고, 거기서 그 수수께끼를 풀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이고르와 베라 스트라빈스키 부부의 묘가 있었고, 거기에서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세르게이 디아길레프(1872~1929)의 무덤이 있었던 것입니다. 나는 그걸 확인하고 그때 그곳에서 잔잔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발레 뤼스(Ballet Russe)’를 창단해 20세기 발레의 부흥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디아길레프는 스트라빈스키에게 발레 음악의 명작 <불새> <페트루슈카> <봄의 제전> 등의 작곡을 위촉해 그를 세계적인 음악가로 키워 준 사람입니다. 산 미켈레에 못지않게 나를 감동시킨 것은 서베를린의 첼렌도르프 공원묘지에 묻힌 전 독일 총리 빌리 브란트의 무덤이었습니다. 사생아로 태어나서 서베를린 시장을 거쳐 유럽대륙 최고(最古)의 정당 당수가 돼 제2차 세계대전 후 첫 사회민주당 출신의 총리로 취임한 빌리 브란트(1913~1992), 그는 냉전시대에 동·서유럽의 화해에 기여한 업적으로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무덤에는 아무런 장식이나 가공도 하지 않은 자연석이 하나 덩그렇게 세워져 있고, 거기에는 일체의 경력이나 관직에 관한 표시 없이 - 심지어 드골 프랑스 전 대통령(1890~1970) 묘비에도 그것만은 새겨 두었다는 생년과 몰년(沒年) 표시도 없이 - 다만 WILLY BRANDT라는 이름만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도 나를 감동시킨 것은 브란트의 묘역 바로 뒤가 에른스트 로이터(1889~1953)의 묘역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로이터와 브란트는 둘 다 베를린 시장을 역임하면서 저마다 스탈린의 베를린 봉쇄와 흐루시초프의 베를린 장벽에 맞서 분단 도시의 자유를 지켜낸 독일 사회민주당 지도자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노르웨이 군복을 입고 망명지에서 귀국한 젊은 브란트를 정치가로 키워 준 사람이 역시 터키의 망명지에서 귀국한 베를린의 선배 시장 에른스트 로이터였습니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가히 압권이라 할 만한 사례를 나는 최근 모스크바의 한 공동묘지에서 구경했습니다. 그곳은 가령 정치가로는 흐루시초프와 옐친, 문인으론 고골과 체호프, 무대인으론 샬라핀과 울라노바 등이 묻혀 있는 명소 노보데비치 수도원의 묘원이었습니다. 나는 거기에 전년에 타계한 러시아의 세기적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1927~2007)가 묻혀 있다 해서 2008년 6월 초 짬을 내어 찾아가 봤습니다. 로스트로포비치의 무덤은 묘비가 완성되지 않아 가묘 상태로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치 제2차 세계대전 전의 세계에서 드림 트리오라 일컫던 파블로 카살스(첼로), 자크 티보(바이올린), 알프레드 코르토(피아노)의 3인조와 마찬가지로 제2차 세계대전 후엔 로스트로포비치와 함께 소련의 ‘드림 트리오’를 이루었던 에밀 길렐스(1916~1985, 피아노)와 레오니드 코간(1924~1982, 바이올린)의 묘소가 오래전부터 거기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이들이 형제도 부부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길렐스와 코간은 같은 자리에 묻혀 있고, 묘비도 둘이 붙어 있었던 것입니다. 사후의 영원한 안식처로 생전에 특별히 가까웠던 은인이나 선배, 친구나 동료들 곁을 찾아간다는 것이 동북아에는 없는 서양의 기독교 문화권에만 있는 풍습인가 생각해 봤습니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의 거리인 고도(古都) 가마쿠라(鎌倉)에는 도케이지(東慶寺) 묘원이 있습니다. 원래 비구니 사원이라고 하는 이 절의 후원에 마련된 공동 묘역에는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 근대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출판사 이와나미서점의 창업자 이와나미 시게오를 비롯해서 일본 근대철학을 대표하는 니시다 기타로와 아베 요시시게, 와쯔지 데쓰로, 다니카와 데쓰조, 문학자 고바야시 히데오와 아베 도모지, 기시다 구니오 등의 무덤이 모여 있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일본 문화계의 주요 인물 가운데 그곳에 묻히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로 도케이지 묘원은 근대 일본의 지식인과 예술인의 네크로폴리스(necropolis)라 할 만한 곳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다른 나라와 같이 순국한 군인들을 위한 국립묘지는 있습니다. 가족 묘지를 마련할 땅을 매입하기가 일반 서민들에겐 갈수록 어려워진 근래에 와서는 망우리를 위시해서 여러 군데에 공원 묘지, 교회 묘지 등이 개발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음악가, 학자, 작가들을 위한 공동묘지는 없는 것 같고, 앞으로도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한 것이 도대체 가능한지, 아니 그러한 발상부터 가능한 것인지…, 나는 회의적입니다. 살아서는 넓은 세상에 나와 이름도 군청이나 시청의 열린 호적부에 오르지만, 죽어서는 좁은 선영(先塋)의 가족묘에 돌아가 묻히고 이름도 닫힌 족보에 기록되는 것이 괜찮게 사는 한국 사람들의 생사입니다. 왜 그럴까? 그러한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나는 우리나라 기복사상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글·사진_ 최정호 울산대학교 석좌교수
  • 공격 주도 北 누굴까

    민·군 합동조사단이 20일 ‘북한 소행’으로 결론을 내린 천안함 사태를 주도한 북한 내 주요 조직과 인물은 누구인지, 무슨 의도로 이 같은 공격을 감행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국가정보원 등 정보 당국은 천안함 공격 배후로 북한의 대남공작 총괄기구인 정찰총국과 북한 총참모부 산하의 4군단을 주목했다. [포토]천안함 ‘北소행’ 결정적 증거 정찰총국은 지난해 2월 인민무력부의 정찰·작전 기능 등을 통합, 국방위원회 산하에 신설한 조직으로 업무는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직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전문가들은 2008년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부터 막강한 세(勢)를 얻은 것으로 추정되는 군부를 중심으로 김 위원장의 동의하에 지난해 11월 서해상에서 발생한 대청해전에 대한 복수 차원에서 천안함 사태를 기획, 실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총참모부 산하 4군단 출신의 서재평 NK 지식인 연대 사무국장은 “북한군이 최고사령관인 김 위원장 지시 없이 1000t 이상의 남측 군함을 공격한다는 것은 북한 사회에서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 연구소의 연구원도 “지난해 11월 대청해전에서 패배한 뒤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됐던 김명국 총참모부 작전국장이 천안함 침몰사건 이후 다시 대장 계급장을 달고 훈련장에 등장한 것이 확인된 것은 다소 의심스러운 대목”이라면서 “대청해전에서 패배한 북한 군부가 대남 복수 차원에서 천안함 사건을 기획, 김 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의 동의 하에 이 같은 도발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천안함 사건은 김 위원장 등 상부의 승인을 받은 북한 군이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급변사태 계획인 ‘부흥’이 공개되고 북미대화와 남북 3차 정상회담,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이 난항을 겪으면서 김 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이 군부측에 천안함 공격에 대해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서울팔래스호텔, 원기 회복 ‘장어·농어’ 선봬

    서울팔래스호텔, 원기 회복 ‘장어·농어’ 선봬

    서울팔래스호텔 일식당 다봉은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장어·농어 페스티벌을 실시한다.이번 페스티벌은 여름철 원기회복 음식인 장어를 주재료로 기력 보충에 중점을 뒀다.구성으로는 주방장 특제소스로 맛을 낸 장어 양념구이(35,000원)와 고소한 맛 철판구이(50,000원), 장어 스시(50,000원)를 포함해 4가지 요리를 선보인다. (세금 및 봉사료 별도)또한 농어는 타우린과 아미노산 등의 필수 영양소가 다량 함유돼 있는 일품 음식재료다.메뉴는 농어 생선회 코스(170,000원)를 비롯한 2가지 음식을 선보인다. (세금 및 봉사료 별도)예약문의 : 02-2186-6888~9사진=서울팔래스호텔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해안 식인상어 조심

    서해안 식인상어 조심

    ‘조스’의 계절이 다시 왔다. 충남도는 17일 도내 서해안 어민들에게 식인상어 주의보를 발령했다. 식인상어는 영화 ‘조스’에 나오는 백상아리나 청상아리로 수온 15∼23도인 난류를 타고 서해안으로 올라오다 한류와 만나 먹잇감이 풍부해지는 이맘때 충남·전북 해역에 머물며 자주 출몰한다. 몸통 길이가 3~6m로 여름철을 앞두고 해녀와 스쿠버다이버 등을 해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상어가 물속에서 작업하는 해녀를 물개나 돌고래로 착각해 공격한다.”고 말했다. 서해안에서는 1959년 7월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에서 헤엄을 치던 대학생 1명이 상어에게 물려 숨진 뒤 1996년 5월 전북 군산시 옥도면 연도 앞바다에서 키조개를 캐던 잠수어민 1명이 숨지기까지 모두 6명이 식인상어로 목숨을 잃었다. 2005년 6월에는 충남 태안군 가의도 앞바다에서 전복 등을 따던 해녀 1명이 물려 중상을 입는 등 해마다 식인상어가 출몰, 서해안 해저를 공포 분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충남도는 어업지도선 6척을 상어출현 예상 해역에 집중 배치해 순찰활동을 벌이면서 어민들에게 상어사고 대처요령을 적극 알리고 있다. 도는 대처요령을 통해 바닷물 속에서 어로행위를 하려면 2명 이상 짝지어 들어가고, 상어습격을 받으면 바닥에 엎드릴 것을 당부했다. 또 몸에 상처가 있거나 생리할 때 물속에 들어가지 말 것, 상어 활동이 가장 활발한 저녁부터 새벽까지 어업활동과 물놀이를 삼갈 것, 상어가 공격하면 주둥이를 갈고리 등으로 힘껏 내리치라고 주문했다. 현재 보령과 태안 등 충남 서해안에는 키조개를 잡은 잠수어민 수십명과 전복, 해삼 등을 따는 해녀 수백명이 바닷물 속에서 조업하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열린세상]촛불 백서에 담아야 할 것들/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촛불 백서에 담아야 할 것들/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많은 억측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 “반성이 없으면 그 사회의 발전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촛불시위에 관한 공식보고서를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한 발언이다.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석 달이 넘도록 지속된 당시 촛불집회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고, 역사의 기록으로 남길 가치가 충분하다. 공식 보고서 발간작업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문제는 백서에 담을 내용이다. 누가, 무엇을 반성하고 그리고 역사에 어떻게 남길 것인가에 대해 찬찬히 생각해 보자. 우선 광우병 괴담과 억측에 대한 원인을 밝혀야 한다. 촛불기간 동안 떠돈 ‘뇌송송 구멍탁’과 같은 광우병 괴담, 여성 시위자 사망설과 성폭행설 같은 잘못된 소문이 시민들을 흥분하게 만들고 시위를 증폭시킨 것은 사실이다. 광우병 위험을 지나치게 과장하여 전달한 언론과 지식인도 반성해야 한다. 그렇지만 더 본질적인 문제는 왜 시민들이 정부의 발표보다 괴담과 억측에 더 귀 기울였는가 하는 점이다. 청와대는 끊임없이 광우병 괴담의 잘못을 지적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소문을 바로잡기 위해 청와대 블로그에 ‘미국 쇠고기 공포 알고 보면 아니죠.’ ‘광우병 괴담 10문 10답’과 같은 정보도 올렸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시민들을 이해시킬 수 없었다.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고소영 내각’, ‘강부자 인사’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를 우리들의 정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를 자신들과 아무런 상의 없이 턱 결정해 버린 정부를 믿지 않았다. 촛불 백서에 담을 첫 번째 교훈은 국민의 신뢰를 잃은 정부가 괴담과 억측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점이다. 정부 신뢰가 우선이다. 신뢰가 전제되었을 때 비로소 괴담과 억측에 대한 대책을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괴담과 억측을 유포한 자를 밝혀 책임을 묻고 처벌하면 문제는 해결될까? 2008년 광우병 파동에 이어 미네르바 사건까지 겪으면서 정부는 사이버 공간의 루머와 악성댓글을 법적 규제를 통해 다스리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인터넷 실명제 적용을 확대하고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하고자 했다. 규제와 징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지만 바르지 못한 것들은 그 바르지 못함을 금지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바름을 세움으로써 경계할 수 있도다.”(김탁환 ´방각본 살인사건´) 사이버 공간은 네트워크를 통해 끊임없이 연결되는 흐름의 공간이다. 애초에 잘못된 것을 다 틀어막는 것도 불가능할뿐더러, 그렇다 하여 올바른 온라인 문화가 자리잡는 것도 아니다. 촛불백서에 담을 두 번째 내용은 규제와 처벌이 아니다. 그보다는 양질의 정보를 더 확산하고 건전한 토론을 만드는 온라인 토론 모델에 대한 방안이 담겨야 한다. 괴담과 더불어 2008년 촛불에 대한 잘못된 이해도 짚어야 한다. 2008년 촛불집회는 2002년 효순·미선 추모 촛불집회나 2004년 탄핵반대 촛불집회와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달랐다. 2008년 촛불은 정부와 여당뿐 아니라 진보세력과 야당도 거부하였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운동이었지만 반미 시위로 번지지 않았다. 철저하게 비정치적이고 탈이념적인 성격이었다. 6월 중순 이후부터는 촛불의 성격이 정치적 집회로 변질되었지만, 적어도 그 출발은 그랬다. 진보단체가 촛불의 선도에 서는 것을 마땅치 않아 했고 80년대 운동가요와 운동구호조차도 선뜻 받아들이지 않았다. 2008년 촛불의 주역은 운동권 대학생이나 진보단체가 아닌 중·고생과 주부들이었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정치적 무관심 층으로 분류되었던 집단이었다. 왜 이들이 나섰는지, 운동조직도 없이 어떻게 전국적으로 몇 달 동안 수백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집회가 가능했는지, 촛불백서에서 답해야 할 부분이다. 이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었고, 이념이나 정파가 아닌 생활이슈를 중시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한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의 변화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지방선거 D-15] 서울시교육감 후보 8인 인터뷰

    [지방선거 D-15] 서울시교육감 후보 8인 인터뷰

    서울시에는 1200개가 넘는 초·중·고교가 있다. 서울시교육감은 이 학교와 학생들을 돌보고 교육하며, 서울 교육의 방향을 설정한다. 한 해 주무르는 예산 규모만 6조원이 넘는다.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지정부터 학부모 지원사업까지 모두 서울시교육청의 업무에 속한다. 학업성취도 평가를 모든 학교에서 일률적으로 실시할 것인지를 따지는 교육철학 문제에서부터 일선의 각급 학교에 영어교사를 몇 명 투입할 지 등 소소한 교육현장 문제까지 교육감이 모두 관장하는 셈이다. 이런 서울의 교육정책은 전국에서 이뤄지는 교육활동의 지침이 된다는 점 때문에 서울시교육감을 흔히 ‘교육대통령’으로 부르곤 한다.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지만 백년대계라는 교육의 수장을 가려낸다는 점에서 보면 어떤 선거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에 출마한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하나같이 교육에 대한 열정과 교육감 역할에 대한 강한 소신을 피력했다. 혼돈과 격변의 와중에 있는 서울 교육의 ‘개혁’과 ‘안정’을 이끌 후보들을 만나 소신과 포부, 정책 방향 등을 심도있게 점검했다. 인터뷰에서는 교육감의 성격과 후보 자신의 특징적 개념으로 빈 칸을 채우는 질문부터 시작했다. (인터뷰 게재 순서는 투표지 후보자 명기 순서를 따랐음.) ■ 이원희 후보 “부적격 교원 10% 퇴출할 것” “평생의 절반이 넘는 30년을 교실에서 살았습니다. 학부모의 불만, 교사의 고충,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전국 20만 교원의 지지로 첫 평교사 출신 한국교총 회장으로 뽑혔던 이원희 후보가 공약 선두에 ‘부적격교원 10% 퇴출’이란 고육지책을 들고 나왔다. 뿌리 깊은 교육계 비리를 잘라내고, 공교육을 살리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그는 “성적 조작·성추행 교사가 버젓이 강단에 서고, 능력 없는 교원이 측근을 통해 강남의 좋은 학교로 몰린다.”면서 “잘 가르치는 교사는 연봉 1억원을 주더라도 키워야지만, 무능력 교장·교감·교사는 스스로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총이 지난해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로 불리던 교원 평가를 수용한 데 이어 교장 공모제, 비리 원스트라이크 아웃 같은 고강도 개혁방안을 제시한 것도 “교사들의 경쟁을 통해 공교육이 살아나야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올 수 있다.”는 그의 교육 소신 때문이다. 현 정부 교육정책의 개혁 필요성에 대해서는 ‘유아 교육의 공교육화’를 꼽은 뒤 “초등학교는 누구나 가듯이 유아 교육도 의무화시키면 젊은이들의 출산 기피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사교육에 따른 지역별, 소득별 교육격차 해소 방안에 대해서는 “60년대 섬마을 선생님은 교육자·의료인·법조인도 될 수 있었지만, 2010년 현재 타성에 젖은 교육자들이 서울 왕국이란 섬 안에 갇혀 있다.”면서 “사회와 동떨어져선 시대의 변화를 따라갈 수 없듯이 교사 스스로 경쟁을 통해 공교육 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우선 개혁 대상은 폭력과 음란물, 각종 사고와 불량먹을거리로부터 아이들을 지켜내겠다. 학교는 어떤 곳보다 안전해야 한다. 알몸 졸업식, 아동 성폭행 등 지난 3년간 학교 폭력 피해자만 4만명에 이른다. 지역사회와 함께 아동안전망 구축에 나서 스쿨존 사고, 급식사고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겠다. ●교육비리 근절대책은 학부모 인사위원회 참여를 통한 교원 평가로 교육감에게 쏠려 있는 인사권을 통제해야 한다. 부적격 교사 퇴출 방안으로 밀실 속 라인 인사를 근절하겠다. ●교육감 선거 라이벌은 진보 단일화 대표 곽노현 후보. 세 번의 맞짱 토론을 통해 이념이 아닌 공약 대결로 유권자들도 충분히 수긍할만한 결과를 이뤄냈다. 30년 교육 경력의 현장 전문가와 법학자 출신의 인권운동 전문 교수 간의 대결이다. 글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사진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 남승희 후보 “특목고·자율고 확대 않겠다” 남승희 후보는 공교육 개혁 전도사인 미국 워싱턴DC 교육감 미셸 리와 비교되곤 한다. 교육부 초대 여성교육정책담당관을 거쳐 2006년부터 서울시 초대 교육기획관을 역임한 이력이 닮았다. 사무실에 걸린 ‘엄마의 마음을 압니다’라는 구호는 ‘학생이 최우선’이라는 미셸 리 원칙의 한국판일까. 남 후보는 “힘 없고 말 못하는 학부모의 힘이 되기 위해 정성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남 후보는 “미셸 리도 나중에 지지도가 많이 떨어졌지만, 개혁한 학교의 만족도는 올라갔다.”면서 “개인적으로 외로운 길이더라도 교육의 바른 방향을 위해 짐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남 후보에게 학군별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물었다. 남 후보는 “학력 격차는 지역 문제보다 복잡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노력을 격려해주는 여러 변인들이 종합적으로 모여서 만드는 것인데, 이를 단칼에 해결하겠다고 하면 교육이 점점 왜곡된다.”고 말했다. 비선호 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를 과감히 줄이고, 이 학교에 행정 보조교사를 배치해 교사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서울의 25개 구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낮은 하위 30%를 우선 지원하고, 기초생활수급자가 가장 많은 학교를 중심으로 교육격차를 완화시키겠다.”고 말했다. 행정 경험이 많아서인지 남 후보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진보 대 보수 선거구도에서는 약점이 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그는 “진보나 보수 세력에 업혀있지 않기 때문에 힘이 없어 보이는데, 사실은 어느 쪽에도 빚을 지지 않은 것”이라면서 “거침없이 불편부당하게 개혁할 수 있는 태생적인 힘이 있으니, 학부모발 교육혁명의 적임자가 아니겠느냐.”고 자신했다. ●최우선 개혁 대상은 평생 공부해야 하는 지식기반 사회에서 암기한 정도로 학력과 성적을 구분하는 과거지향적인 교육정책이 있다면 최우선적으로 개선하겠다.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는 더 이상 확대하지 않겠다. ●교육비리 근절대책은 현재 4급인 감사담당관의 직급을 2~3급으로 조정하고, 비리가 적발될 경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겠다. ●교육감 선거 라이벌은 특별히 특정한 후보를 생각하지 않았다. 유권자들은 후보가 서울의 교육정책을 얼마나 경험했는지, 고민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글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이상진 후보 “전교조 정치투쟁 사라지게 할 것” “공교육을 활성화하고 교육을 일으키려고 도로를 달리는데, 큰 돌이 하나 박혀 있습니다. 계속 가려면 돌을 치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상진 후보가 말하는 ‘큰 돌’ 가운데 하나는 전국교직원노조다. 그는 “평등주의를 주장하는 전교조는 학력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감이 되면 전교조의 정치투쟁이 바로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면서 “교사가 교실에서 이상한 것을 가르친다는 제보가 오면 척결 방안을 만들어 시행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보수후보 단일화를 주도한 바른교육국민연합이 중도 교육감을 뽑는 쪽으로 변질됐기 때문에 예비후보 단계에서 단일화에 불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른교육국민연합을 시작한 장본인인 이 후보는 “중도는 보수와는 전혀 다른 형태”라면서 “보수의 정체성을 천명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의 비판은 현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거침이 없었다. 이 후보는 “사교육비 절감 대책으로 국가에서 방과 후 교육 활성화를 들고 나왔는데, 학원을 방과 후 학교로 끌어 들인다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국 공·사립 초중고 교장협의회 회장을 거쳐 서울시 교육위원으로 활동한 이 후보에게 서울의 학력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을 묻자, 교사 개혁에 초점을 맞춘 답을 내놨다. 그는 “과목별로 교사들이 도달할 수 있는 목표치를 설정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강력한 퇴출 방안을 가동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학력 취약지구에 가급적 능력있는 교사를 배치하겠다.”면서 “현실적으로 강남에서 열심히 한 교사들이 취약지구로 가면 제대로 안 가르치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의 해결 방안도 찾겠다.”고 했다. 사교육을 완화시킬 방안과 관련해서는 IPTV에 교육 방송 채널을 여러 개 만들 계획이다. 그는 “전국 곳곳에서 이뤄지는 것을 모두 촬영해 실시간으로 전 학년 학생들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우선 개혁 대상은 30만원짜리 사교육을 끌어들여 3만원으로 하는 방과 후 학교는 진정한 교육이 아니다. 방과 후 학교에서는 특기·적성 교육을 통해 학습 부진아들이 자기주도적인 공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비리 근절대책은 교육감과 분리된 독립기구로서의 감사관실을 운영하겠다. 교육위원회에 감사 평가기구를 설치해 감사 결과를 재감사하겠다. ●교육감 선거 라이벌은 선두를 달릴 것으로 보이는 진보 단일화 후보 곽노현 후보다. 글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사진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 박명기 후보 “경쟁 필요… 특목고 확대엔 반대” “교육감 후보를 진보와 보수로 가르지 맙시다. 교육자치 정신에 입각해서 좋은 정책이라면 정부 정책도 받아들이고, 학생에게 나쁘다면 무엇이든 수술하는 게 소임 아니겠습니까.” 박명기 후보는 보수 대 진보의 대결로 고착돼 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구도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박 후보는 “굳이 따지자면 미래 서울시교육감에게 필요한 자질은 합리성”이라면서 스스로를 “민주개혁 후보”라고 규정했다. 그는 “12년 동안 교육위원을 하면서 상식적·합리적으로 일했다고 자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경쟁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는 “경쟁은 발전의 원동력이기 때문에 적정한 수준의 경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쟁이 한 쪽만을 향하고 오로지 학력 위주의 줄세우기식 경쟁 교육만 남은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 후보는 “초등학생들이 캐리어책가방을 끌고 다니는 것은 해외토픽감”이라면서 “경쟁은 적절한 시기에, 일정한 방식으로,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은 학생들에게 자기 소모적인 상처만 낼 뿐 실질적인 학력향상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학생들이 자기 소질과 적성을 찾고 기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의 교육철학은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 글을 못 읽었지만 선생님에게 격려받던 경험, 1남1녀를 국내 일반계고에 보내며 터득한 상식, 3선 교육위원으로서 지켜본 정책에 대한 소회가 융합되어 생성됐다고 소개했다. 현 정부의 정책을 잘 알고, 정책별로 입장이 분명하다는 점은 박 후보의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초등학교 일제고사는 반대하지만, 중·고교 일제고사는 필요하다고 봤다.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마이스터고처럼 직업전문교육을 시키는 학교는 좋지만, 입시교육만 강화하는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사립고의 확대는 매우 우려되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최우선 개혁 대상은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사립고는 설립 취지에 맞지 않을 경우 일반계고로 전환하거나 폐지하는 게 옳다. 소질과 적성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으로 창의적인 인재를 기르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교육비리 근절대책은 투명성과 비리 불관용 등 2가지 원칙을 세우며, 감사관을 교육감으로부터 독립시키고 10년 임기를 보장해줘야 한다. ●교육감 선거 라이벌은 이원희 후보가 라이벌이다. 글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김성동 후보 “문학·화학고 등 학교 다양화” 초등학교 교사, 교육청 국장, 교육과학기술부 실장, 대통령 교육비서관, 대학교 총장,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김성동 후보자의 교육 관련 약력을 소개받는데만도 한참의 시간이 걸린다. 폭넓은 현장 경험과 교육 행정력을 겸비했다는 평이 붙는 이유다. 김 후보는 교육감 재수생이기도 하다. 그는 “지금은 모든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2008년 선거 당시 청렴도 꼴찌인 서울시교육청의 개혁 문제를 주장한 유일한 사람이 바로 나”라면서 “결국 진보와 보수, 편 가르기로 2년 동안 철저한 대가를 치른 만큼 이번에는 비리 타도, 교육 개혁을 위해 제대로 된 적임자가 나와야 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입시 개혁 없이는 교육 개혁도 없다.”면서 대학 입시 위주의 철저한 경쟁 체제하에서 현재의 특목고, 자율(사)고 확대는 오히려 과거 입시 명문고 부활 같은 부작용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문학고, 수학고, 화학고처럼 모든 학교를 다양화해서 한 가지만 잘해도 대학에 갈 수 있어야 ‘조앤 롤링’ 같은 창조적인 지식인이 나올 수 있다.”면서 “자율과 경쟁을 핑계로 학생을 성적 순서로 세울 것이 아니라, 독서력, 체력, 사고력 등을 갖춘 종합적인 인재를 만드는 데 교육이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와의 차별성을 묻자 “후보 8명 가운데 가장 돈이 없다.”면서 “‘저비용 선거 선포식’을 통해 자원봉사자로 선거캠프를 꾸렸지만, 덜 쓴 만큼 당선 후에도 되돌려줄 빚이 적은 셈”이라고 말했다. ●최우선 개혁 대상은 자율(자립)형 사립고. 자율과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학생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대학입시에 뛰어난 기계적인 인간을 양산하고 있다. 등록금도 2배 이상 비싼데다, 자율적인 커리큘럼을 짠다는 핑계로 입시위주의 수업을 진행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교육비리 근절대책은 교육감이나 교장 취임 때 전 직원 앞에서 청렴의무 선서를 시키겠다. 민간인을 고용해서 교육계 내부자가 감사관을 맡지 않도록 하겠다. 또 민간인이 수장인 고발 센터를 운영해 비리 제보를 상설화시키겠다. ●교육감 선거 라이벌은 이원희 후보. 평교사 출신으로 곧바로 교총 회장에 당선돼 다른 교육 행정 경험이 짧다. 반쪽 단일화로 대표성도 부족한데다가, 정치권 등 특정 세력과 야합하려는 행태를 보면 서울 교육의 CEO를 맡기기엔 부족하다. 글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김영숙 후보 “교육청을 학교 지원기관으로” 김영숙 후보 사무실 입구에 자전거 한 대가 있었다. 학교를 마음놓고 즐겁게 다닐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아 놓았다고 했다. 김 후보의 구호는 ‘영숙아, 학교가자’이다. 덕성여중 교장 시절 ‘사교육 없는 학교’를 만들어 유명해진 후보답게 그는 ‘공교육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김 후보도 젊은 교사 시절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닌 적이 있다. 경기도 평택에 있는 고교에 근무하던 시절, 방과 후에 결석한 학생의 집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서 기어코 학생을 학교로 데려왔다가 돌려 보냈다. 그렇게 하자 지각하거나 결석하는 학생이 사라졌다. 불가피하게 결석한 학생은 선생님이 넘어질세라 자전거가 오는 시골길을 미리 평평하게 닦아 놓기도 했다. 김 후보는 “학생들이 모두 같은 분야에서 1등을 하도록 입시 위주로 줄을 세울 게 아니라 진로와 적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를 “학교를 바꿔 성공해 본 경험이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덕성여중 교장 시절, 방과 후 학교를 통해 사교육비를 3분의 1로 줄이고, 교사와 학부모 만족도를 95% 이상으로 높인 경험을 소개했다. 김 후보는 “서울의 학군별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열악한 지역에 우수교사를 배치할 수 있도록 교육감이 교사를 임의 배정하는 권한을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비리 척결 방안으로는 “교육감 취임과 동시에 청렴서약을 하고, 교육청 안에 청렴TF팀을 만들겠으며, 교육청 최초로 학부모 감사관제를 도입하겠다.”고 제시했다. 33년 동안 교육 현장에 몸담은 점이 강점이라면 행정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김 후보의 약점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김 후보는 “누구보다 학생·학부모·교사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관료 조직과는 연과 빚이 없는 깨끗한 사람이 교육행정에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우선 개혁 대상은 서울시교육청과 11개 지역교육청을 학교 교육활동 지원기관으로 바꾸겠다. 교육청에 교사·학생·학부모를 위한 지원센터를 만들겠다. 교육청 고위직 공무원 30%를 개방형 직위로 임용하겠다. ●교육비리 근절대책은 촌지를 포함해 비리와 연루된 교직원과 교육청 명단을 공개하고 자격을 박탈하겠다. 교원의 자질을 5년 주기로 점검해 재교육과 연수를 시키겠다. ●교육감 선거 라이벌은 모든 공약에서 선명한 대척점에 서 있는 곽노현 후보다. 글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사진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 곽노현 후보 “점수 경쟁 반대·국제中 재검토” 곽노현 후보는 초·중·고교 교직 경력이 전무하다. 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인 그는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을 거쳐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을 지냈다. 이런 곽 후보가 교육감 선거에 나선데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부탁을 받고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제정 자문위원장으로 활동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런 인연으로 곽 후보는 지난 10일 경기도 김상곤 후보, 인천 이청연 후보와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 학생인권신장 정책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곽 후보는 “공부 잘하는 20%를 뺀 나머지 학생들을 모두 포기하는 교육은 공교육이 아니다.”라면서 “학생들이 교과서에서만 민주주의와 인권을 배우고, 몸으로는 인권 대신 폭력·통제·간섭·차별 등을 느끼며 ‘복지 없이 잇몸으로 사는 법’만 배운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가 꽃필 수 없다.”고 했다. 곽 후보는 ▲경제력과 학력 대물림을 끊는 희망교육 ▲학생 누구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 ▲21세기에 맞는 혁신교육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획일적인 기준을 맞추기 위한 무한 점수경쟁이 극한까지 갔다.”면서 “특수목적고와 같은 특권 교육 정책과 수능성적 공개에 따른 학교 줄세우기가 점수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교육은 창의성 교육이며, 수업방식을 혁신하고 일제고사식 평가가 아닌 과정 중심의 서술형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보 단일화 후보인 곽 후보는 현 정부와 대척점에 서 있음을 분명히 했다. 곽 후보는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의 확대를 금지하고, 자율고의 경우 입학기준을 낮추겠다. 초등학교 사교육을 유발시키는 국제중은 전면재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신 25개 구별로 12개씩 서울형 혁신학교 300개를 신설하겠다. 학생의 적성과 필요에 따른 맞춤형 책임교육을 실시하고, 토론·협력형 수업을 확대해 과정 중심의 질적 평가를 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우선 개혁 대상은 현 정부의 경쟁만능교육, 특권교육 정책에 반대한다. 특목고·자율고·국제중 등 특권학교 확대 정책을 재검토하고, 일제고사·수능 성적 공개에 따른 줄세우기 정책을 없애겠다. ●교육비리 근절대책은 교육행정의 투명성과 개방성을 높이겠다. 교육청 내에 공익제보센터를 설치하는 등 조직의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겠다. ●교육감 선거 라이벌은 보수 단일화 후보인 이원희 후보와 정책적 경쟁이 필요하다. 글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사진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 권영준 후보 “공립형아카데미로 사교육 해결” “사교육이 없으면 김연아도, 박태환도 없다.” 사교육 거품을 뺄 묘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권영준 후보는 오히려 역공을 취했다. 국제경영학 전공 교수로,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소장을 지낸 그는 사교육을 타도 대상이 아니라 공교육의 또 다른 대안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권후보는 “사교육의 50%가 거품이다. 임대료와 가맹점 비용을 빼면 학부모 부담은 40%가 줄고, 교사 연봉은 10%가 오른다.”면서 “군포 국제교육센터(GGC)처럼 지자체와 교육청이 나서 공립형 아카데미를 만들고, 사회혁신 기업을 들여와 교육의 질을 높인다면 공교육의 질 저하와 사교육비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감 교육’ 주창자인 그는 “위대한 헬렌 켈러 뒤에는 40여년간 그를 지켜봐준 셜리번 선생님이 있었다.”면서 “정직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문제가 되는 교원 단체 명단 공개에 대해서는 “일부 편향된 종북주의적 가치관을 가르치는 사람을 제외한다면,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전교조 교사들은 오히려 지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교수 외에 일선 교육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초중등 교육계에 오래 몸담은 사람만이 반드시 서울 교육의 수장이 될 필요는 없다.”면서 “경영 전문가로, NGO 출신 사회혁신 운동가로 교육 개혁의 신호탄을 이끌 수 있는 선구자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자신의 교육 소신을 한마디로 정의해달라는 주문에 권 후보는 “250년 전, 한평생 일관된 신념으로 노예제도를 폐지해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를 이뤄낸 윌버포스 같은 소신있는 교육개혁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우선 개혁 대상은 포괄적 의미의 교육에서 인터넷 음란물과 폭력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을 버려두는 게임산업진흥법을 총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사교육의 노예로 놀거리가 없어진 아이들이 포르노물을 탐닉해 혜진, 예슬이 사건을 일으키고, 또 다른 조승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교육비리 근절대책은 부패방지본부를 설치해 검찰청의 부장검사를 파견·임용하겠다. 검찰청 안의 깨끗하고 소명 있는 사람을 뽑아서 교장·교사 등 교직원 비리척결 임무를 맡기겠다. 또 ‘학교 신문고’ 제도를 운용, 비공개 비리제보 제도를 상설화하겠다. ●교육감 선거 라이벌은 공정택 반사 효과를 보는 곽노현 후보다. 글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이스라엘, 유대인 촘스키 입국 불허

    이스라엘, 유대인 촘스키 입국 불허

    진보적인 유대인 지식인인 놈 촘스키(82)가 이스라엘 입국을 거부 당했다. 영국 BBC방송은 17일 촘스키 교수가 이스라엘-요르단 국경인 알렌비 다리를 통해 이스라엘 입국을 시도했으나 이스라엘 당국이 입국을 불허했다고 보도했다. 촘스키는 강연 차 요르단 서안에 있는 비르 자이트 팔레스타인 대학을 방문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입국하려고 했다. 세계적인 언어학자이자 철학자로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 재직 중인 촘스키는 유대인으로서는 드물게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비판하는 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반 이스라엘 노선을 견지해 왔다. 촘스키는 “이스라엘 출입국 당국이 정중하게 대했지만 자신의 여권에 ‘입국 거부’ 도장을 찍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이스라엘 당국)은 내가 말해온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내가 단지 비르 자이트 팔레스타인 대학에서만 강연을 하고 이스라엘의 대학에서는 강연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사비네 하다드 이스라엘 내무부 대변인은 “문제 해결을 위해 (출입국을 담당한) 군 관계자들과 접촉 중”이며 “요르단 서안에 한해 입국을 허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2008년에도 유대계 미국 정치학자 노먼 핀켈슈타인 전 드폴대 교수에 대해 추방 및 10년간 입국 금지조치를 취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생존자를 부모로 두기도 한 그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을 게슈타포의 방법과 비교하며 비판하면서, 팔레스타인인의 비폭력 저항을 지지해 왔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주거문화 新 패러다임] (하) ‘아파트시대 이후’ 전문가 대담

    [주거문화 新 패러다임] (하) ‘아파트시대 이후’ 전문가 대담

    아파트 다음에 등장할 주택은 어떤 형태일까. 주거문화는 어떻게 변화할까.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미래 주택은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절감형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집보다는 집을 둘러싼 환경 즉, 마을이라는 개념이 집을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창득 한국부동산연구소 이사장은 “정부가 주택의 공급방식을 양에서 질로 바꾸고, 민간이 수요에 맞게 다양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인구구조는 어떻게 변화하고, 이에 따른 주택 문화는 어떻게 바뀔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지규현 교수 이미 통계청 자료에서 추정한 바와 같이 인구는 감소하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실제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이들은 집 크기를 줄이고, 대도시 중심에서 가까운 곳에 살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 -신창득 이사장 저출산과 고령화가 가속화돼 단독세대가 늘어날 것이다. 사회문화적인 배경을 보면 저출산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노인의 취업기회가 적기 때문에 고령세대도 일본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 교수 1~2인 가구는 일반 가구에 비해 직주근접(직장과 주택이 가까운 형태)에 대한 선호가 강하다. 소득계층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대형아파트보다 입지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집을 사기보다는 임차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 →아파트 형태의 주택은 얼마나 오래갈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지 교수 아파트 형태의 주택공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다만 그동안은 4인 가구에 맞춘 대량공급 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앞으로는 건설사로서도 대량공급은 위험이 크다. 아파트도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LH(토지주택공사)의 한스타일 아파트처럼 아파트에 새로운 트렌드나 선호도가 반영되고 있지 않나. 신 이사장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편리한 삶을 단기간에 바꾸진 않을 것이다. →건설업계와 정부는 이에 맞춰 어떻게 대비해야 합니까. -신 이사장 정부는 그동안 물량공급 위주로 주택계획을 짜왔지 공간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다. 계층을 골고루 섞는다는 이유로 판교에 임대주택을 넣고, 강남 보금자리에 임대아파트를 넣는 식인데, 무조건 임대주택을 끼워 넣는다고 해서 실제 임대주택 주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겠는가. 주택관련 법령이나 규제에 창의성, 문화, 소비자의 욕구수준 등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에서 택지구획은 크게 하되 주거형태의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 -지 교수 이미 양적인 주택부족 문제는 완화됐고, 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건설업계도 과거에 비해 수요를 더 면밀히 분석해 파악하려고 해야 한다. 정부가 지금 주도해야 할 것은 공급에 의한 방식이라기보다 민간이 주택공급을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이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쪽으로 정책을 바꿔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신 이사장 정부가 국토나 주택에 대한 정책을 다 쥐고 있고 택지개발을 통해 외형적인 확대에만 신경쓰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 민간이 그때그때 시장 수요에 맞춰 변화, 대처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미래의 한국형 주택은 어떤 형태가 되겠습니까. -지 교수 형태는 예측하기 어려울 것 같고 어떤 공간, 어떤 커뮤니티냐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한국의 전통적인 주거문화에 대한 가치가 높아지면서 집이라는 주거공간과 더불어 마을이라는 개념이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은 집 자체가 어느 단지이고 몇 평이고 얼마인지가 중요하다면 앞으로는 동네의 분위기, 살기 좋은 환경 등에 가치를 더 두게 될 것이다. -신 이사장 한옥에 대해 관심은 높지만 한옥이 한국형 주택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규격화, 통일화하기 어렵고 건축비가 일반 주택보다 2배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오히려 타운하우스의 경우 지금은 고급화, 대형화되어 있지만 중산층 수요를 고려하면 편리성, 쾌적성, 자연친화성을 갖추고 가격도 낮추면 보편화할 수 있다. 도심에는 싱글족, 젊은 층이 문화생활과 여가,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가까운 서울 외곽도시에는 고령자를 위한 의료시설과 편익시설을 갖춘 전원주택형 타운하우스가 자리잡을 것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데스크 시각] 왜 또 일본인가/이종락 도쿄특파원

    [데스크 시각] 왜 또 일본인가/이종락 도쿄특파원

    아직도 기분이 영 개운치 않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시 보인 중국의 태도 때문이다. 오만함이 현해탄을 넘어서까지 느껴질 정도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진상이 밝혀지기 전까지 양국(남북한)은 냉정하고 절제하며 언행을 신중하게 해야 된다.”고 말했다. 상대 국민들에게 언행을 신중하게 하라니. 일국의 외교부 대변인이 할 말인가. 이웃나라 국민을 가르치려는 듯한 결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중국 공산당에서 발행하는 국제전문 기관지인 환구시보는 한술 더떴다. “중국은 대국(大國)으로서 주변 국가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논쟁과 충돌에 대해 한쪽이 원하는 대로 편을 들어줄 수는 없다.”며 거들먹거렸다. 중국의 이런 태도를 보고 다소 엉뚱하지만 그럴 듯한 상상을 해봤다. 우리 역사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던 20세 초부터 국교가 수립된 1992년까지가 양국 간 외교사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대로 기록될 거라고. 미국과 함께 G2의 한 축으로 성장한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은 해 왔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상대국의 위신을 업신여길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설 줄은 몰랐다. 당장 한반도에 놓여 있는 최근의 정치상황을 보더라도 중국의 위상을 실감케 한다. 북한을 어떻게든 6자회담에 복귀시키려는 중국에 맞서 한국과 미국, 일본이 이를 제지하며 유엔안보리에 제소하려는 형국이 꼭 그렇다. 경제분야에서도 중국의 파워는 압도적이다. 한국과 중국의 교역 규모는 1992년 63억 7911만달러에서 지난해 1409억 4930만달러로 22배나 증가했다. 이는 한국이 일본(712억달러), 미국(667억달러)과의 교역규모를 합친 것보다 많다. 지난해 취재차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를 간 적이 있다. 이들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상권들은 이미 중국에 넘어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에서 만난 한 기업인은 “싱가포르가 홍콩이나 마카오처럼 중국의 지배하에 들어가더라도 대부분의 싱가포르인들은 환영할 것”이라는 말까지 했을 정도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도 이들 국가처럼 중국의 영향권에 편입돼서는 안 될일 아닌가. 그러려면 공동전선을 펼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일본이 해답이다. 혹자는 일본은 ‘지는 해’라며 선뜻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위치에서 내려오고 있지만 여전히 선진 강국이다.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 경쟁력을 보이는 첨단 제품의 핵심부품·소재는 대부분 일본이 제공한다. 중국이 중저가 시장을 석권하고 고가 시장에서 한국과 경쟁할 때 공동 연합전선을 펴며 맞설 수 있는 파트너도 일본이다. 공교롭게도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핵위협과 중국의 고도성장이라는 최대 도전에 공동으로 직면해 있다. 양국이 교과서와 일본군 위안부 등 민감한 문제들을 안고 있지만 긴밀한 관계를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다행히 어두운 과거를 지닌 양국이 최근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긍정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 일방적으로 몰렸던 한국이 최근들어 일본을 상대하는 여유가 생겼다.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결과다. 1980년에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의 9%를 점한 것에 비해 한국은 0.5%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2008년에는 일본이 8.1%로 하락한 반면 한국은 1.6%까지 존재감을 높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국기업들도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의 산업계가 한국을 쫓는 장면도 부각된다. 일본 내 분위기도 몇년 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일본 지식인들이 도쿄 시내 한복판에서 “한·일병합은 원천 무효”라고 선언한다. 지상파와 위성 TV 11개 채널에서 매주 35개의 한국 드라마를 틀어댄다. 일본과의 불행했던 100년을 넘어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되고 있다. jrlee@seoul.co.kr
  • [사설] 정파적 주장에 국민 이름 팔지 말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이후 서울 도심을 달궜던 촛불 시위의 여진이 2년이나 지난 요즈음 새삼스럽게 정국을 흔들고 있다. 지난 2008년 우리 사회를 반토막 내다시피 했던 광우병 파동이 정치권과 일부 언론들의 감정적 논쟁으로 부활하고 있는 꼴이다. 무엇보다 합리적 대화 대신 날선 비방과 편가르기가 앞서는 양상이 걱정스럽다. 이명박 대통령은 얼마 전 광우병 파동의 전말을 담은 ‘촛불 보고서’를 만들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그 진의야 “촛불시위 2년이 지나 많은 억측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는데도 참여했던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는 언급에서 읽혀지듯 우리 사회의 공론화 과정의 문제점을 되짚어보자는 취지였겠지만, 즉각 정치권으로 논란이 확산됐다. 당장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촛불시민’에 대한 협박”이라고 발끈하면서다. 물론 쇠고기 협상을 타결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국민정서를 잘못 판독한 측면이 있었다. 일본 등 다른 쇠고기 수입국이 규제하고 있던 월령 30개월 이상을 수입하기로 덜컥 합의하면서 상당수 국민에게 식품안전기준에 대한 불신의 빌미를 준 게 단적인 사례다. 정부도 그런 문제점을 인정했기에 추가협상에 나서지 않았던가. 그렇다 하더라도 일부 세력이 광우병 위험성을 과장한 점도 분명히 있었다. 한 여성 연예인은 미국산 햄버거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마시겠다고 했지만 지난 2년간 세계 어디에서도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인간광우병에 걸린 보고는 없다. 2년 전 시위대 속에는 건강주권에 대한 불만으로 촛불을 든 순수한 시민들과 정부에 대한 적대감을 가진 선동세력들이 뒤섞여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 이제 와서 광우병 파동을 “거대한 광란극”이라고 매도하거나, 정반대로 “촛불을 비난하는 것은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역성을 든다면 모두 딱한 일이다. 정상적 국정운영을 마비시키다시피 했던 광우병 파동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자성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좌든 우든 파당적 선입관에 따라 미리 결론을 내놓고 국민을 자신들 편으로 끌어들이려 해선 안 될 것이다. 언론도 사회의 공기라면 이럴 때일수록 철지난 ‘주창 저널리즘’에 빠지지 말고 상대의 주장을 경청하며 합리적 절충점을 찾아가는 숙의민주주의를 고양하는 데 일조해야 한다.
  • 아내 살해한 뒤 장기 먹은 엽기男 15년형

    아내 살해한 뒤 장기 먹은 엽기男 15년형

    선혈이 낭자하는 잔인한 영화 속 주인공처럼 자신의 부인을 칼로 살해하고 장기의 일부를 먹는 엽기적인 범죄를 저지른 남성에게 15년형이 내려졌다.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모하매드 솔라이먼이라는 이름의 살인범은 2007년 뉴욕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부인을 칼로 250차례 찌르고, 그녀의 폐와 피를 마신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4살이었던 딸은 엄마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진 않았지만, 옆방에서 모든 소리를 들었을 뿐 아니라 사방이 피로 물든 살해현장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동생은 법정 진술에서 “그가 언니의 간과 폐를 꺼내 먹고, 피를 마시기도 했다. 그녀의 딸이 이 모든 것을 직접 봤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피해자의 변호사인 존 스카파는 “살인범이 인육을 먹는 식인은 아니지만 아내를 죽이고 장기를 먹은 사실은 분명하다.”면서 강력한 처벌을 주장했다. 이에 퀸즈 법원의 리차드 벗터 재판관은 “그간의 조사 결과, 솔라이먼이 아내의 목과 배 등을 수차례 칼로 찌른 점은 인정이 되나, 왜 아내를 살해했는지에 대해서는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면서 “그가 딸 앞에서 살해를 한 야만적인 모습 등을 보아 15년형을 선고한다.”고 말했다. 사진=살인범 모하매드 솔라이먼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檢·警개혁 범정부 TF 만든다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검·경개혁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국무총리실 주도로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직후 정운찬 국무총리로부터 주례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같이 지시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검·경개혁을 위한 범정부 TF는 총리실 주도로 행정안전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참석한다. TF에서는 특별검사 상설화를 비롯해 기소심의제도, 검찰심사제 등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완화 방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 여부 등이 논의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3대 비리 척결에 나설 검찰과 경찰을 국민들이 불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검찰과 경찰이 스스로 개혁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제도적 해결책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F를 주재하는 ‘장(長)’은 정운찬 총리가 맡되, 실무는 관계부처 차관 또는 실·국장들과 각계 전문가들을 참여시키는 가운데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이 주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과 경찰 자체의 개혁방안이 있고, TF의 개혁 논의가 있는 만큼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면서 “이후에 범정부적으로 하나의 견해로 모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과 관련, “촛불시위 2년이 지난 지금 많은 억측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는데도 당시 참여했던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 어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성이 없으면 그 사회의 발전도 없다.”면서 “이런 큰 파동은 역사적 기록으로 남겨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리실과 농수산식품부, 외교통상부, 지식경제부 등 관련 부처가 이와 관련한 공식보고서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면서 “촛불시위는 법적 문제보다 사회적 책임의 문제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만들도록 애써 달라.”고 주문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촛불시위가 나름대로 성찰의 계기가 된 만큼 이를 역사에 남길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면서 “어느 한편을 일방적으로 탓하려는 게 아니라 책임 있는 자세를 환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인터뷰] ‘한일병합 무효’ 근거 제공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인터뷰] ‘한일병합 무효’ 근거 제공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소회를 물으니 울컥하네요. 그러고 보니 횟수로 18년 만입니다. 기분이 마냥 흐뭇한 게, 무척 좋네요.” 11일 소회를 묻는 질문에 이태진(68)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의 목소리는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공동성명을 힘주어 낭독할 때와 달랐다. 전날 한·일 양국 지식인은 한일병합 무효를 선언했다. 일본 지식인의 입장을 고려해서 그렇지, 사실상 한일병합은 불법협약으로 원천무효라는 선언이다. 1910년 한일병합 이후 100년 만의 일이다. 선언의 내적 논리를 제공한 이가 바로 이 교수다. 그는 1992년 한일병합이 무효임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발굴했다. “연구가 묻히면 어쩌나 했는데, 역사의 진실은 아무도 외면할 수 없구나 싶어 기쁩니다. 모쪼록 이번 공동선언이 한·일 양국의 공동번영에 기초가 되었으면 합니다.” ●규장각 정리 중 한일조약 허점 발견 이 교수는 알려진 대로 고종황제의 ‘수호천사’를 자임한다. 우유부단해서 나라를 뺏긴 나약한 인물이라거나, 기껏해야 봉건왕조를 연장시키려 했던 구닥다리 황제에 불과했다는 비판에 맞서 왔다. 이런 이 교수의 신념은 한일병합 무효론과 맥이 닿아 있다. “1988년 서울대 규장각 도서관리실장을 맡았습니다. 그때 규장각에는 대한제국 공문서들이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이를 제대로 보는 사람이 없었어요. 어차피 망한 왕조인데 볼 게 있겠느냐는, 말하자면 식민사관적인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왕조시대에도 전 왕조가 망하면 뒷 왕조가 그에 대한 역사서를 만드는데 왜 대한제국은 없는가, 이건 나랏돈을 받는 국립 서울대학교의 직무유기라는 생각에 자료를 정리했습니다.” 의외의 성과는 여기서 나왔다. 국가 서류다 보니 법령 자료부터 손대기 시작했는데 정미조약(1907년·대한제국 정부를 일본 통감부 산하에 두는 내용)과 관련된 법령 사인 가운데 순종황제의 필체와 다른 게 6개나 나왔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일본과 맺은 각종 조약의 원본을 다 찾아봤다. 을사보호조약(1905년)에는 제목도, 명칭도, 비준서도 없었다. 정상적인 문건이 아니라는 얘기다. “국가 대 국가의 약속이란 게 간단한 게 아닙니다. 협상 대표가 받아가는 위임장, 협상 뒤 만들어지는 조약문, 여기에 서명날인, 다시 국가원수에게 재가를 받는 비준서가 있어야 합니다. 한·일 간 조약을 보면 조약문 하나 달랑 있는 게 대부분입니다.” 한일병합 문건도 마찬가지다. “병합 문건도 비준서가 없어요. 다른 서류도 한일 양국이 쓰는 종이나 필체가 똑같아요. 일본이 서류를 다 만들어 강제로 서명하게 했다는 뜻이에요. 게다가 순종황제 서명도 없어요. 행정절차 처리하는 엉뚱한 도장 하나 찍힌 게 전부입니다. 한마디로 문건상 효력이 인정되지 않도록 한 것이지요.” 1992년 관련 연구를 종합해 학계에 보고했다. 나라를 빼앗긴 건 사실이지만,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저항한 황제들이었다는 주장이다. “순종황제의 유언이 뭔지 압니까. 시종 조정구에게 ‘역신(逆臣)들이 강린(强隣)과 함께 한 것이지 내가 승인한 적 없다. 내가 죽어서도 명명한 가운데 여러분을 돕겠다. 광복에 힘쓰라.’라고 합니다. 참 슬픈 얘기지요.” 서류 문제는 일본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저항이 워낙 심하다 보니 을사보호조약에는 제목이 없어요. 외교자문을 받으라는 1904년 한일협약은 메모랜덤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일본이 미국, 영국에 관련 서류를 보여줄 때는 을사조약에는 convention(협약), 한일협약에는 agreement(조약) 같은 단어를 제목에 집어넣어요. 한마디로 조작인 거죠.” ●국호도 고종 독살설과 3·1운동 연관 3·1운동도 이 때문에 일어났다는 주장이다. “초대 총독이었던 데라우치가 일본 내각 총리로 있을 때, 미국 윌슨 대통령이 민족자결주의 원칙을 내세웁니다. 고종황제가 또 헤이그밀사사건 같은 걸 일으킬까봐 데라우치가 후임 총독인 하세가와에게 지시해요. 고종에게서 을사보호조약을 추인받으라, 거부하면 죽이라고. 그 이틀 뒤에 고종황제가 죽어요. 당연히 고종황제가 독살됐다는 풍문이 나돌고, 그 때문에 3·1운동이 터져나온 겁니다.” 우리의 국호가 대한민국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상해임시정부에서 원래 논의됐던 국호는 ‘조선공화국’이었습니다. 지금의 국회 격인 당시 의정원 기록을 보면 긴급발의가 나와요. 임정이 3·1운동 덕에 세워진 것이고, 3·1운동은 고종황제의 독살을 슬퍼한 사람들이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시위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그러니 대한제국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으로 해야 한다는 거죠.” 감흥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 길은 멀다. 한·일 지식인 공동선언은 시작에 불과하다. “‘유효부당론’(도덕적으로는 부당하지만 국제법으로는 유효)에 머물던 일본 진보 지식인들이 ‘불법무효론’에 동의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지요. 파도가 자꾸 쳐서 바위를 부수듯, 앞으로 자꾸 번져나가길 바랍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장우혁, ‘열애설’ 막문위와 커플댄스 ‘환상호흡’

    장우혁, ‘열애설’ 막문위와 커플댄스 ‘환상호흡’

    가수 장우혁이 중국의 톱스타 막문위와 커플댄스를 췄다. 장우혁은 지난 8일 중국 우커송 체육관에서 첫 단독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공연에는 중국 여배우 막문위가 게스트로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막문위는 사전에 촬영된 영상 상영이 끝남과 동시에 무대에 올라 장우혁의 노래 ‘써니(SUNNY)’에 맞춰 함께 커플댄스를 추는 등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장우혁 측근에 따르면 막문위는 일찌감치 공연장에 도착해 대기실에서 장우혁의 안무지도에 따라 함께 춤 연습을 하는 등 연신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다. 한편 두 사람은 지난 2월 중국 유명 음악시상식인 ‘북경유행음악시상식’에서 함께 시상대에 올라 퍼포먼스상을 시상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장우혁의 뮤직드라마 촬영사진이 공개돼 열애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사진 = 장우혁 소속사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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