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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립신문 창간’ 서재필 정신 기린다

    ‘독립신문 창간’ 서재필 정신 기린다

    국가보훈처는 8일 독립신문 창간, 독립협회 창립 등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친 송재 서재필 선생의 65주기를 기리는 추모식인 ‘제3회 송재 문화제’ 행사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사단법인 송재서재필기념사업회(이사장 김중채) 주관으로 전남 보성의 서재필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이용부 보성군수와 각계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서재필(1864~1951) 선생은 개화사상의 거두인 김옥균 등과 함께 1884년 12월 갑신정변을 일으켰으나 청나라의 개입으로 3일 만에 실패하고 일본으로 망명했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고학으로 조지워싱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895년 12월 귀국한 선생은 1896년 4월 독립신문을 창간해 국민계몽운동을 전개했고 1896년 7월 국내 동지들과 함께 독립협회를 창립했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려 1977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세계로 눈돌린 2551억… 신흥·선진국 섞어 투자해야

    세계로 눈돌린 2551억… 신흥·선진국 섞어 투자해야

    출시 한 달을 맞은 비과세 해외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9년 전처럼 해외펀드 붐이 일어날 조짐은 안 보이지만 비과세 혜택을 누리는 동시에 자산 배분 전략으로도 유용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다만 300개가 넘는 펀드 중 무엇을 고르느냐에 따라 비과세 혜택 대신 원금손실을 볼 수도, 반대로 기대 이상의 투자수익을 올릴 수도 있어 투자자의 선택이 중요하다. 비과세 해외펀드 출시 후 자금이 많이 몰린 펀드와 일정 기간 동안 높은 수익률을 올린 펀드들을 모아봤다. 지난 2월 29일 비과세 적용 대상으로 출시된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에는 5주간 6만 6660개 계좌에 모두 2551억여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가입일로부터 최장 10년간 전용계좌 내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발생하는 매매·평가차익과 그로 인한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적용돼 해외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눈여겨봐야 할 상품이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712개의 해외주식형 펀드 중 절반에 가까운 310개가 비과세 대상으로 전환됐거나 신규 출시돼 선택폭은 넓다. 출시일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가장 많이 판매된 펀드는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385억원)이었다. 이 상품은 해외주식 가운데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지는 선진국의 고배당 주식에 주로 투자해 시장 상황에 영향을 덜 받는 펀드로 분류된다. 다만 배당수익은 비과세 혜택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다음으로는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169억원),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151억원), ‘KB차이나H주식인덱스’(127억원) 순서로 많은 자금을 모았다. 판매 상위 10개 펀드 중 절반(중국 4개, 베트남 1개)이 모두 신흥국 투자 펀드였다. 이 중 신규 출시를 제외한 3개 펀드 모두 연초 이후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수익률이 높은 펀드에 자금이 몰린 것은 아니었다. 수익률만 놓고 보면 전혀 다른 성격의 펀드들이 눈에 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블랙록월드골드’는 연초 이후 38.50%의 수익률을 올려 이 기간 최고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어 ‘IBK골드마이닝’(33.59%),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20.20%), ‘도이치브러시아’(19.69%) 순이었다. 몇 년간 꾸준히 하락하던 원자재 가격이 최근 급반등하며 원자재에 투자한 펀드의 단기 성과가 두드러졌다. 원자재 가격에 민감한 브라질 증시도 같은 이유로 크게 올랐다. 그러나 기간을 3년으로 늘려 보면 적게는 -20%대에서 많게는 ?50% 가까이까지 손실을 입고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3년 동안의 장기전에서는 ‘한화중국본토’ 펀드가 71.16%로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한화차이나레전드A주’(58.53%)와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57.59%)가 뒤를 이었다. 이 펀드들은 반대로 연초 이후 수익률이 좋지 못했다. 이처럼 같은 펀드라도 투자시점과 가입기간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일 수 있다. 따라서 펀드 하나에 ‘올인’하기보다는 지역·섹터별 분산투자가 바람직하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7년 해외펀드 투자가 중국 등 신흥국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이듬해 금융위기 때 큰 손실이 나는 등 부작용이 컸다”며 “신흥국과 선진국을 섞어 분산투자로 위험을 줄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비과세 해외펀드는 투자자의 자산을 좀 더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자국투자 쏠림현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강화된 측면이 있다”며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비과세 해외펀드는 자산증식 용도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소고기 등급 판정때 마블링 비중 축소

    소고기 등급 판정에서 ‘마블링’(근내지방 분포도) 비중이 줄어든다. 지금은 마블링이 좋으면 최고 등급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육색이나 지방색, 조직감, 성숙도 등 다른 항목의 비중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예컨대 마블링으로 최고 등급인 ‘1++’(투플러스)를 받은 소고기도 조직감이나 성숙도가 떨어지면 한 단계 아래인 ‘1+’(원플러스)로 내려갈 수 있다. 거꾸로 그런저런 마블링으로 2등급을 받았지만 육색이나 지방색이 좋으면 1등급으로 상향 조정될 수 있다. 백종호 축산물품질평가원장은 4일 세종시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근내지방의 양을 중심으로 판정한 소고기 등급 방식을 지방의 질적인 부분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축평원은 오는 6월까지 이런 내용의 소고기 등급 판정 개선안을 내놓기로 했다. 현재 소고기 육질 등급은 5개로 1++, 1+, 1, 2, 3등급으로 표시하고 있다. 마블링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져 소고기 맛은 고소함과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을 최고로 쳤다. 하지만 소고기 지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마블링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에 따라 축평원은 육색과 지방색, 조직감, 성숙도 등 다른 항목의 판정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김관태 축평원 R&BD 본부장은 “앞으로 고기에 지방이 굵직하게 박힌 이른바 ‘떡지방’보다는 미세하고 촘촘하게 박힌 섬세한 지방이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서열식인 등급 명칭도 소비자가 등급별 특징을 알기 쉽도록 변경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260여명의 멘티, 2200여명 멘토에 경험 전수한다…한국장학재단 ‘코멘트 데이’

    260여명의 멘티, 2200여명 멘토에 경험 전수한다…한국장학재단 ‘코멘트 데이’

    한국장학재단(이사장 곽병선)은 지난 2일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제7기 차세대리더육성멘토링 발대식인 ‘코멘트데이(KorMent Day)’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국장학재단에서 운영하는 차세대 리더 육성 멘토링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젊은 대학생 인재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는 국가 인재육성지원 프로그램이다. 사회 저명 인사들의 재능기부를 바탕으로 그동안 사회로부터 받은 유·무형의 혜택을 환원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0년 5월 출범해 올해로 7년차를 맞았다. 이번 멘토링에는 ▲곽덕훈 시공미디어 부회장 ▲권대욱 아코르 앰베서더 호텔 대표 ▲김선태 LG유플러스 부사장 ▲김재춘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김한호 한국 HP부사장 ▲변도윤 전 여성부 장관 ▲팽경인 그룹세브코리아 대표 ▲한정아 한국IBM 상무 등 대기업 CEO와 석학, 사회 각 분야 리더로 구성된 ‘나눔지기(멘토)’ 260여명과 대학생 ‘배움지기(멘티)’ 2200여명이 참여한다. 제7기 나눔지기(멘토)는 1년 동안 배움지기(멘티)와 매월 정기적으로 만남을 갖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수시로 접촉하며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젊은 인재들에게 전수한다. 멘토는 사회 지도층 인사 중 가운데 경력 심사 및 멘토링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추천된다. 4년 이상 참여 중인 멘토가 60%에 달한다. 이 가운데 33명은 7년 연속 멘토링에 참가했다. 한편, 한국장학재단 곽병선 이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개회사를 통해 대학생들에게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지는 멘토링을 통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고, 먼 훗날 사회에서 다시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피부 미인 그녀 순대 마니아?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피부 미인 그녀 순대 마니아?

    오래전부터 동양에선 순대를, 서양에서는 소시지를 즐겨 왔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그대로 먹기 어려운 육고기의 잡육을 양념과 함께 잘게 다져 기름진 맛이 풍부한 창자 속에 넣어 만들었다.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순대는 물에 삶거나 찌고, 소시지는 훈제를 했을 뿐이다. ●고구려인도 먹은 순대, 단백질·비타민·철분 가득 순대는 돼지고기 창자를 소금과 밀가루로 깨끗이 빨아 잡내를 제거한 뒤 겉과 속을 뒤집어 표면을 매끈하게 만든다. 여기에 두부, 숙주나물, 찹쌀과 각종 향신료를 다져 돼지 피와 함께 넣는다. 순대를 가마솥에 찌면 기름기가 자르르 도는 표면에다, 안의 소에는 적당히 간이 배어들고 선지는 녹말풀처럼 차지게 엉겨 붙어 감칠맛을 더한다. 고기의 단백질과 채소의 비타민, 찹쌀의 탄수화물, 선지의 철분까지 갖췄으니 술안주로나 피부 미용에 좋지 않을 수가 없다. 순대에 쓰이는 돼지 창자로는 작은 크기의 소창이 많이 쓰인다. 서울이나 중부 지방에선 순대에 찹쌀과 당면을 주로 넣는다. 풍부한 식감은 덜하지만 깔끔한 맛을 낸다. 소창의 아래에 대창이 있는데, 아바이 순대 등은 김밥 둘레보다 더 굵은 대창을 쓴다. 기름기가 많고 더 쫄깃해 추운 함경도에 어울릴 것이다. 그 아래에 막창이 있는데, 껍질이 더 두껍다. 대구 등지에선 술안주로 막창 구이의 씹는 맛을 즐긴다. 북방 음식인 순대의 원형은 찹쌀과 맵쌀을 가득 넣은 아바이 순대일 것이다. 충남 병천은 조선 때 한양을 향한 길목으로서 5일장이 번성하고, 1960~70년대 대규모 양돈장이 주변에 들어서면서 순대가 발달했을 것이다. 병천 순대는 소창에 채소와 돼지 피를 풍부하게 넣고 약간 길게 잘랐다. 경기 백암도 병천과 비슷한 환경에서 역시 순대와 국밥이 발달하게 된다. 백암 순대는 특이하게 소창에 돼지 피 대신에 소 피를 넣었고 채소를 많이 쓴다. 이 때문에 순대의 표면이 흰색이다. 그러나 일부 식객들이 우리 3대 순대로 아바이 순대, 병천 순대, 백암 순대를 꼽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순대는 추운 북쪽에서 남쪽으로 전해진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주는 영 다르다. 순대를 서울이나 중부 지방에서는 후춧가루를 뿌린 소금에, 호남에선 초고추장에, 또 영남에선 막장(양념 된장)에 찍어 먹는다. 비슷한 순대인데 이렇게 찍어 먹는 기호가 다르기도 쉽지 않다. 반면 제주에서는 순대 옆에 간장이 있어야 한다. 중국 만주 지역에서도 아바이 순대를 양파가 들어간 간장과 함께 먹는다. 혹시 제주에 정착한 고구려인들이 순대를 간장에 찍어 먹던 관습이 지금도 남아 있는 것은 아닐까. ●소시지도 전통 간식… 비엔나·프랑크 질감 달라 고기 내장에 잡육을 넣은 순대나 소시지는 상당히 많은 나라의 전통 음식이다. 인류에게 이만한 간편식과 보양식도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소시지 역시 순대와 마찬가지로 고기의 소창이나 대창 속에 양념한 잡육을 갈아 넣은 뒤 언제든 편하게 먹었던 음식이다. 우리가 아는 독일의 프랑크 소시지는 속 알갱이를 굵게 했고,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소시지는 그 속에 곱게 갈아 더 부드러운 양고기를 넣었다. 요즘 프랑크 소시지는 잡고기 케이싱(먹을 수 있는 껍데기)으로 길게 만들어 비엔나 소시지와 다른 모양이다. 우리나, 서양인이나 먹는 게 별반 다른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kkwoon@seoul.co.kr
  • 한 마리에 약 5억원…사우디 ‘매’값이 ‘금’값이네

    한 마리에 약 5억원…사우디 ‘매’값이 ‘금’값이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조(國鳥)인 매 한 마리가 최근 4억 원을 호가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매가 멸종위기에 놓이면서 가격이 하늘을 찌를 듯이 치솟고 있다.매 한 마리가 사우디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150만 리얄(약 4억 6천만원)에 팔렸다고 현지 영문일간지 아랍뉴스가 1일 보도했다.매는 대부분의 중동 국가에서 나라를 상징하는 동물로 여기며 전세계 매사냥꾼의 3분의 1이 아랍인일만큼 매사냥은 중동에서 인기 있는 오락스포츠다. 웬만한 차 한 대 값의 몸값을 자랑하다 보니 밀거래가 횡행하여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국경을 넘을 때 여권이 필요한 유일한 조류이기도 하다.일반적인 매 가격은 3천만원 내외로 부리, 깃털 색 등 외견과 나는 속도 등 사냥 능력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희귀종은 억대에서 거래되기도 한다.매조련사인 압둘라흐만 알-사이예드는 “매의 주식인 후바라(작은 들기러기의 일종)가 밀렵꾼들에게떼죽음을 당하면서 매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아랍뉴스에 말했다.사우디 야생동물 학회는 밀렵이 증가해 이에 적용되던 벌금이 3백만원에서 15억 3500만원으로 대폭 상향됐으며 반복 위반할 시 액수는 두 배가 된다고 밝혔다.윤나래 중동 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열린세상] 정치적 불평등과 막말, 어디까지인가/허만형 중앙대 행정대학원장

    [열린세상] 정치적 불평등과 막말, 어디까지인가/허만형 중앙대 행정대학원장

    대한민국의 자부심은 반세기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세계 유일의 국가라는 점이다. 산업화는 고도성장의 밑거름이 돼 2015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7000달러를 넘겼다. 잘사는 나라처럼 보이던 스페인이나 포르투갈도 우리 아래다. 3만 2000달러로 세계 24위인 일본보다 3계단 아래 27위가 한국이다. 고비는 있었지만 민주화의 성공으로 대통령을 국민 손으로 직접 뽑고, 5년마다 정권 교체도 된다.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로 나누어 실시되는 지방자치도 외형적으로는 안정적이다. 그런데 산업화와 민주화의 그림자가 너무 짙다. 소득 불평등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심각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이른다. 싱가포르는 42%, 일본은 41%, 뉴질랜드는 32%이다. 15~29세 청년 실업률은 12.5%로 1999년 통계 작성 후 최고치다. 고도성장이 불평등 심화라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초래했다는 증거다. 지식인을 비롯한 국민 대다수가 이런 불평등의 심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정치적 불평등은 특정 집단의 정치권력 독식을 뜻한다. 직선 대통령도 독식이 지나치면 독재로 불릴 수 있다. 독식은 권력자에 대한 추종으로 이어지고, 반대급부로 자리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전·현직 대통령과 그 추종 세력을 보면 알 수 있다. 청와대에 입성하면 장·차관과 공공기관장 등 자리가 그들에게 주어진다. 전문성보다 권력과의 거리 순으로 기관장, 임원, 심지어 비상근 자리까지 챙긴다는 말도 돈다. 이런 정치적 불평등 풍토에서 계파가 자라고, 줄서기가 일상화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적 불평등 폐해는 중국의 ‘관시’를 방불케 한다는 지적도 있다. 계파 싸움은 총선 때만 되면 치열해진다. 과거에는 양김의 상도동계와 동계동계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이, 박근혜 대통령의 친박과 진박 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친문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친김이 가세할 태세다. 한때 ‘친이에 의한 친박 학살’로 친박연대가 급조됐지만 이제 친박에 의한 공천 탈락자 중심의 비박연대가 거론된다. 선거 때마다 ‘친○’가 등장해 피선거권의 기회균등보다는 상대편 찍어 내는 기회박탈 행태는 정치적 불평등의 극단적 사례다. 이게 우리의 정치 현실이다. 계파가 있어도 계파 간 공정 경쟁을 하면 정치적 불평등은 해소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여당을 보면 당대표는 비박이고, 공천관리위원장은 친박인데 두 인사 사이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수준의 막말이 오갔다. 신문에서 본 당대표와 공천관리위원장의 언사가 가관이었다. “무식한 소리”나 “침 뱉는다”라는 등의 저속한 말도 예사였다. 미국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에게 경고를 보냈는데 우리는 지도부가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독식을 놓고 벌이는 싸움이라 그런지 상대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야당 쪽을 보자. 안철수·김한길 의원이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친노 패권주의를 넘어 정치적 평등이 명분이었지만, 추가 합류한 천정배 의원을 포함한 3인의 갈등으로 위기다. 그들이 떠난 야당은 더민주로 당명을 바꾸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는데 그 중심에 김종인이라는 인물이 섰다. 그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이었고,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참모였다. 그가 박근혜 후보와 싸웠던 문재인 후보 진영에 가서 친노 다수를 공천에서 배제했다. 아무 배나 갈아타는 야릇한 선택이 정치의 일상인지 몰라도 그의 손을 거쳐 간 야당 공천이 참으로 아이러니다. 정치적 불평등 폐해는 경제적 불평등보다 심할 수 있다. 선택받은 집단과 버림받은 집단의 갈등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그 갈등은 사회통합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현 여당에서 친이에 의한 친박 배제가 4년 전에 있었고, 이제 친박에 의한 친이와 비박 배제로 재현되는 등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한 집단의 정치권력 독식은 경제적 불평등을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 특정 정치집단의 등장은 특정 경제집단과의 야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원칙은 이렇다. 각인에게 기회가 균등히 배분될 때 국민으로부터 나온 권력은 정당성을 얻는다.
  • “실험실 밖 인문 - 공학도 만남이 혁신의 시작”

    “실험실 밖 인문 - 공학도 만남이 혁신의 시작”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교육과 연구 환경을 송두리째 바꿔 놓고 있습니다. 대학이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으려면 대학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도 달라져야 합니다. 양적 규제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대학이 정원을 줄이지 않으면 지원을 안 해 주겠다는 식인데, 그런 게 과연 옳은 정책인지 고민해 봐야 할 것입니다.” 지난달 1일 취임한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기쁨에 들떴던 건 총장으로 선임된 그날 딱 하루뿐이었다”며 “이후로 지금까지 무거운 부담감에 짓눌리는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캠퍼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생 선발과 교육, 연구 등 모든 면에서 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 고등교육은 시대 변화에 맞는 경쟁력을 절대로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청년 창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재원 확충을 위해 학생과 독지가를 연결하는 이른바 ‘매칭형 기금’을 제안했다. 비영리단체 ‘키바’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키바는 사람들의 소액대출을 통해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의 저소득층에 자립자금을 전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창업 아이디어가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업을 시작하지 못하는 빈민의 사연을 접한 사람들이 25달러씩 소액대출을 해 주고, 자립자금을 받은 사람이 향후 성공하면 대출금을 갚는 식이다. 특히 김 총장은 ‘네트워크를 통한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동료 학습’을 학부 및 대학원에 도입할 계획이다. 학부 1학년을 대상으로 서로 다른 학과의 학생 5~6명이 팀을 짜서 넓게는 인류와 지역사회, 좁게는 대학 등 여러 인문·사회계열 주제로 연구를 할 경우 지원금 10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별도로 팀당 100만원의 창업지원금도 학생들을 상대로 제공할 방침이다. 김 총장은 “현재 박사 학위 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셜 다이닝’을 매개로 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인문·공학·의학 등 서로 다른 분야의 학생들이 함께 밥을 먹으며 대화를 하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지금은 여러 아이디어를 연결할 수 있는 ‘외지능’(ex-telligence)이 중요한 네트워크 사회”라면서 “모든 혁신은 이질성의 만남에서 시작하며, 실험실에만 있으면 혁신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른바 ‘문사철’(문학·사학·철학)로 대표되는 인문학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전문 지식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반면 인간의 수명은 늘고 있다”며 “이런 불균형을 메우기 위해서는 생명력이 긴 교육, 즉 문학·사학·철학 등 기초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2100년까지 살아갈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생각하는 능력, 상상력, 그리고 창의력인데, ‘문사철’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통조림 부산물로 만든 고깃국, 담백한 나주곰탕 되다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통조림 부산물로 만든 고깃국, 담백한 나주곰탕 되다

    한국인은 국물에 주식인 밥을 말아 먹는 특징을 지녔다. 그 대표적인 국밥에 곰탕과 설렁탕이 있다. 곰탕은 우리말 ‘고다’에서 나온 말이다. 가마솥에 물을 붓고 소고기의 사태, 곱창, 양, 곤자소니와 무, 다시마 등을 넣고 푹 끓인다. 곤자소니는 대창의 끝으로 기름기가 많은 부위다. ●소 푹 끓인 곰탕·설렁탕, 흔치 않은 서울 음식 반면 설렁탕은 도가니, 양지머리를 기본으로 우설, 허파, 지라 등과 함께 사골과 소머리뼈 등 잡뼈를 넣어 허연 국물이 나올 때까지 곤다. 국물 찌꺼기를 걷어내며 몇 번씩 끓인다. 곰탕이 비교적 누런 국물이라면 설렁탕에는 소뼈가 들어가 뽀얗다. 본래 곰탕은 간장으로 간을 하고 설렁탕은 소금으로 입맛에 맞췄다. 둘 다 반찬은 깍두기만 있으면 된다. 소는 우리 땅에선 귀한 고기였다. 설렁탕은 조선 때 매년 경칩이 지난 첫 번째 해(亥)일, 축(丑)시에 동대문 밖에서 임금과 신하들이 백성들과 함께하는 신농제를 지내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때에는 소 사육 정책에 따라 소고기를 쉽게 접했다. 덕분에 서울 무교동과 청계천 수표교를 중심으로 가마솥을 걸어 놓은 곰탕집과 설렁탕집이 늘었다. 따라서 곰탕과 설렁탕은 흔치 않은 서울 음식 중 하나다. 깍두기의 무는 그 어디보다 한양의 것을 제일로 꼽았다. ●6·25 이후 전국에 퍼져… 현풍·마산 등 유명 곰탕은 6·25전쟁 이후 전국적으로 퍼졌다. 전남의 나주곰탕, 경북의 현풍곰탕, 경남의 마산곰탕, 황해도의 해주곰탕 등이 유명하다. 함경도에는 갈비탕과 비슷한 가릿국이 있다. 현풍곰탕과 마산곰탕은 고기를 넣기 전에 설렁탕처럼 사골로 깊은 맛의 육수를 내는 게 특징이다. 영산강을 끼고 있는 나주에는 사연도 많다. 일제 때 나주에는 군납용 통조림 공장이 있었다. 고기는 통조림에 쓰고 가죽으로는 군용 벨트와 신발, 가방 등을 만들었다. 통조림 공장에서 내장 등 부산물이 버려졌는데, 이를 마을 사람들이 주워 고깃국을 만든 게 나주곰탕의 효시다. 탕을 끓이며 부산물의 비릿한 노린내를 잡기 위해 국물 위에 뜨는 누런 기름기를 밤새 걷어냈다. 그 결과 영양이 더 뛰어나면서도 담백한 맛과 맑은 빛깔의 나주곰탕이 탄생한다. 어머니의 놀라운 지혜가 아닐 수 없다. 영산강과 나주 일대에는 청동기 후기부터 1000년 가까이 존속했던 문명 집단이 거주했다. 장례에 쓰인 분묘의 경우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옹관묘를 사용했다. 옹관묘는 대형 항아리 2개를 서로 붙여 시신을 담은 묘를 말한다. 그때는 고열에서 항아리를 굽는 것만 해도 어려운 기술인데, 큰 항아리를 상용했다는 게 신기한 일이다. 나주인은 비슷한 시기인 그리스 문명기의 지중해인처럼 풍요로운 해상 세력이었다. 300여년 후 영산강과 나주는 다시 역사에 등장한다. 왕건이 고려를 창건하기 전 후백제의 견훤과 패권을 다툴 때 나주를 공략하기로 했다. 나주는 후백제 도읍인 완산주(전주)의 배후 지역이다. 왕건의 밀사는 나주의 토착 귀족을 몰래 찾았고, 후백제를 치는 데 협조를 구한다. 야사에서는 개성의 해상 세력인 왕건이 “오랜 인연을 지닌 해상인들끼리 뭉쳐야지, 왜 북방계 부여인(백제)을 따르느냐”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왕건을 도운 귀족은 나주 오씨의 시조가 되고, 그 딸이 장화왕후가 된다. 곰탕 한 그릇에 진한 얘기가 배어 있다. kkwoon@seoul.co.kr
  • 영국 군 ‘쓰레기 배식’에 사이버 시위

    영국 군 ‘쓰레기 배식’에 사이버 시위

    구더기가 나온 토마토소스, 푸른 곰팡이가 핀 달걀프라이, 덜 익어 핏물이 나오는 닭고기, 철수세미 조각이 나온 샐러드... 군 부대에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쓰레기 음식이 배식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영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군인들은 비위생적이고 질 낮은 급식을 개선하라며 ‘사이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24일(현지시간) 영국 군인들이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에 잇따라 저질 급식 사진을 올리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육군과 해군, 공군의 80개 부대에 급식을 제공하고 있는 소덱소(Sodexo)는 세계 최대 단체급식 업체다. 군인들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은 소덱소 페이스북 등에 ‘쓰레기 급식’ 사진을 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소덱소 영국·아일랜드 지사는 “소덱소가 군에 제공하는 급식이라고 주장하는 질 낮고 비위생적인 음식 사진이 돌고 있지만 언제 어디에서 제공된 음식인지 알 수 없어 진위 여부를 조사하기 어렵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소덱소 측은 이어 “급식에 대한 불만이 있다면 배식대 직원에 즉시 항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SNS에 음식 사진을 퍼나르지 말고 소덱소 게시판에 올려주면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군인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알피’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군인은 영국 군 당국에 보내는 공개 편지에서 “노숙자에게 안 익은 치킨을 먹일 수 있느냐. 레스토랑에서 이런 음식을 돈 받고 팔겠느냐. 당신의 아이에게 저녁으로 이런 음식을 주겠느냐. 아니라면 왜 돈 내고 밥 먹는 군인한테는 이런 저질 음식을 주느냐”며 비판했다. ‘알피’는 구더기가 나온 토마토 소스와 곰팡이 핀 달걀요리 사진을 소덱소 SNS에 올렸지만 바로 삭제당하고 친구도 차단당했다며 소덱소 측에 불만을 터뜨렸다. 이 와중에 영국 군 당국이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병사들이 SNS에 급식 사진을 올리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익명의 병사는 자신의 SNS에 “선임부사관이 나를 불러 급식 사진을 SNS에 계속 올리면 소덱소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다”며 겁을 줬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영국 국회의 청원 사이트에 영국 군 급식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고 현재 1만 8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청원사이트에 1만 명 이상이 서명하면 영국 정부가 대책을 논의하면 10만명 이상이 서명할 경우 영국 의회에서 해당 안건을 심의하게 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1채 남은 제주 이색농가 ‘테쉬폰’ 살리기 나선다

    1채 남은 제주 이색농가 ‘테쉬폰’ 살리기 나선다

    ‘테쉬폰을 아시나요?’ 임피제(P J 맥그린치) 신부 기념사업회는 제주 성(聖)이시돌목장에 있는 제주 개척시대 농가 주택 등으로 사용한 ‘테쉬폰’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마치 야외 텐트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모양의 아일랜드 건축 양식인 테쉬폰은 국내에서는 맥그린치 신부가 제주에서 처음 지었다. 이후 다른 지방으로도 보급됐으나, 현재 제주에만 남아 있는 독특한 건축물이다. 테쉬폰은 곡선 형태의 텐트 모양과 같이 합판을 말아 지붕과 벽체의 틀을 만들어 고정한 후 틀에 억새, 시멘트 등을 덧발라 건축물을 만드는 방식이다. 맥그린치 신부가 고향 아일랜드에서 이 건축 기술을 배워 1961년 4H 회원과 함께 성이시돌목장의 주택인 이시도레하우스를 만들었다. 이후 1963년 성이시돌목장의 사료공장, 1965년 협재성당, 1970년대 돼지우리 등을 테쉬폰 방식으로 건축했다. 다른 건축물보다 공사가 수월해 1960∼1970년대 주택과 창고, 돼지우리 등의 용도로 제주 곳곳에 보급됐고 현재 성이시돌목장에 1채가 남아 있지만 훼손이 심한 상태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이국적인 외관 등으로 테쉬폰이 최근 영화·광고·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어 복원 사업을 통해 제주의 독특한 관광자원 등으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아일랜드 출신인 맥그린치 신부는 성골롬반 외방선교회 사제로 1954년 한림공소(현 한림천주교회)에 부임 이후 제주에 축산 기술을 보급했다. 1961년 제주지역 최초의 기업형 목장인 성이시돌목장을 설립했고, 면양과 젖소를 보급하고 우유와 치즈를 생산하는 등 제주 축산업의 기반을 다져 놓았다. 맥그린치 신부의 업적을 널리 알리고자 2014년 한림지역 자생단체가 기념사업회를 발족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피라냐’ 친척 뻘…고환 사냥꾼 ‘파쿠’ 신종 발견

    ‘피라냐’ 친척 뻘…고환 사냥꾼 ‘파쿠’ 신종 발견

    식인물고기로 잘 알려진 ‘피라냐’의 친척 뻘이자 이빨이 사람과 유사해 국내에서는 ‘인치어’로 불리는 담수어가 있다. 바로 국내에서는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위해우려종으로 수입이 규제된 파쿠(Pacu)다. 최근 브라질 파라 연방대학 연구팀이 파쿠의 신종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마존 강의 남쪽 지류 중 가장 큰 마데이라 강에서 발견된 이 파쿠의 정식이름(학명)은 '마이로플러스 조로리'(Myloplus zorroi). 마이로플러스는 파쿠의 속(屬)을 의미하며 조로리는 만화와 영화로도 널리 알려진 조로에서 따왔다. 이 파쿠에 ‘조로리’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그간 진짜 신분을 감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처음 발견된 조로리는 당초 다른 속으로 분류됐다가 이번에 제 '족보'를 찾게됐다. 파라 대학 연구팀이 분석한 이 파라의 특징은 다른 종과 구별되는 몸매와 날카로운 앞니, 특별한 먹이 분쇄능력이다. 연구를 이끈 마르첼로 C. 안드라데 박사는 "최대 크기는 대략 47.5cm이며 붉은 빛이 감도는 은색의 모습을 띄고있다"면서 "몸통 상단 부위에 검은색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로리는 수심 2~8m 사이의 바위 틈과 모래 속에서 서식하면서 날카로운 이빨로 먹잇감을 사냥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희귀어류인 파쿠는 남성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별명인 ‘고환 사냥꾼’으로도 유명하다. 파쿠는 주로 동물성 먹이와 수면에 떨어진 견과류, 해초를 먹고 살지만 알몸으로 헤엄치는 남자들의 고환을 먹이로 착각해 공격하기도 해 ‘볼 커터’(Ball Cutter)라고도 불린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대학 특집 - 경희대학교] 교양교육 혁신… 학문의 융합·가치·실천에 역점

    [대학 특집 - 경희대학교] 교양교육 혁신… 학문의 융합·가치·실천에 역점

    중핵교과에 과학 분야 추가 창의적·자율적·지구적 시민 강화 수강자는 모둠 만들어 현장활동 ‘교육에서 학습으로.’ 지난 5년에 걸쳐 대학 교양교육을 획기적으로 쇄신해 온 경희의 교양교육이 2016년 ‘후마니타스 2020’과 함께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한다. 학생들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학습권을 보장하는 ‘독립연구’ 교과를 신설, 교수·학생 간 일방적 교육 방식에 변화를 도모한다. 또 중핵교과(Core Courses)에 과학 분야를 추가하고 자유교양 트랙, 신입생 세미나(서울캠퍼스) 등을 설치해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한다. 미래학·과학사·예술철학 분야의 국내외 석학을 적극 영입하고 연계협력 클러스터와 협력해 융·복합 교과와 실천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관·산·학 협력사업도 전개해 기후변화로 대표되는 문명사적 대전환과 고등교육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인재상도 새롭게 가다듬었다. 기존의 ‘탁월한 인간, 책임 있는 시민, 성숙한 공동체의 성원’을 지향하면서 ‘스스로 탐구하는 지식인(창의적 주체), 자기를 표현하는 시민(자율적 주체), 타자와 함께 실천하는 세계인(지구적 주체)’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경희대는 2011년 교양교육을 혁신하면서 후마니타스의 의미를 보다 적극적으로 재정의해 왔다. 경희대는 교양교육 혁신을 통해 ▲성실하고 품격 있는 교육의 실행 ▲대학의 사회적 책임 실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비전 제시로 압축되는 대학의 소명과 역할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후마니타스칼리지는 교양교육을 쇄신하고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해 ▲인문·사회·과학을 통합하는 3개의 융합적 중핵교과 ▲시민적 역량과 실천력을 함양시키는 시민교과(Civic Engagement Education) ▲사유와 표현 능력을 키우는 글쓰기 ▲소통 역량으로서의 외국어 등 4개 교과를 공통 필수교과로 정하고 있다. 여기에 우주·생명·상징·역사·문화·윤리·수량 등 7개 주제 영역별 배분이수교과, 예술·체육·고전읽기 분야를 아우르는 자유이수교과들이 개설되어 교육의 균형과 조화를 도모한다. 후마니타스 교양교육의 특징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학문 간 경계를 가로지르는 융합적 교육,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교육 그리고 구체적 현장과 연계되는 실천 교육이다. 미래사회는 융복합적 사유를 요구한다. 다양성, 상호의존성, 복합성, 순환성 등이 크게 중요해지는 미래사회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깊고 넓은 이해 위에서 공감과 소통, 배려와 존중, 상상과 창조의 가치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비판적 성찰과 과학적 사고 능력을 통합하는 실천 능력을 갖춰야 한다. 후마니타스는 국내 최초로 ‘시민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교과 수강자들은 매 학기 500개가 넘는 모둠을 만들어 배움과 실천을 연결하는 현장활동을 전개한다. 후마니타스 시민교육은 사회봉사, 참여학습, 현실 개선을 종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실천 교육이다. 교양은 단순 지식이 아니다. 시대가 바뀌고 삶의 외적 조건이 바뀌어도 이 자산은 줄어들지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다. 더 성숙한 인간, 더 나은 인간, 더 유용한 인간을 최종적으로 정의해 주는 것이 바로 교양이다. ‘후마니타스 2020’은 올해부터 윤곽을 드러낼 경희의 ‘인류문명 클러스터’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후마니타스칼리지는 경희가 추구하는 대학다운 미래대학의 최전위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증권사도 뛰어들었다, 크라우드펀딩 시장

    증권사도 뛰어들었다, 크라우드펀딩 시장

    코리아에셋·KTB 등 등록 신청 증권사 가세로 시장 활성화 전망 일부 부도덕한 업체 악용 우려도 “영화 ‘인천상륙작전’ 제작에 동참해 보세요.” 지난주 증권업계 최초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온라인 소액투자) 중개업자 등록을 마친 IBK투자증권은 21일 이색적인 투자 상품을 선보였다. 하반기 개봉하는 영화 인천상륙작전 제작비 5억원의 모금을 중개한 것이다. 모금에 참가한 사람은 관객 500만명 돌파 시 5.6%의 수익률을 배당받는다. 10만명이 추가로 늘어날 때마다 수익률도 1% 포인트씩 증액된다. 관객 1000만명을 달성하면 54.6%의 수익률을 챙길 수 있다. 할리우드 스타 리엄 니슨이 맥아더 장군 역을 맡아 화제를 모은 인천상륙작전은 16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블록버스터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그간 문화 콘텐츠 산업은 자금 조달이 쉽지 않고 개인도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며 “모기업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인천상륙작전 크라우드펀딩을 제안받아 모금에 나섰다”고 말했다. 모금은 다음달 11일까지 진행되며 이날 오후 4시 현재 9명이 1300만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개인이 온라인을 통해 창업 7년 이내 중소·벤처 기업에 연간 최대 500만원(업체당 200만원)을 투자할 수 있는 제도다. 과거엔 후원형과 기부형, 대출형 크라우드펀딩만 가능했으나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투자와 동시에 기업의 지분을 얻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국내에도 도입됐다. 목표 금액의 80% 이상이 모금되면 펀딩이 성공한 것으로 간주하고 투자자들에게 증권이 발행된다. 펀딩에 성공한 기업은 코스닥 전 단계인 코넥스 상장이 쉬워진다. 최근에는 증권사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뛰어들어 전기를 맞았다. IBK투자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지난 16일 중개업자 등록을 마친 데 이어 KTB투자증권도 오는 25일 금융위원회에 등록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그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와디즈 등 핀테크(금융+기술) 업체가 주로 중개했으나 인지도가 높은 증권사가 가세하면서 한층 시장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47개 업체가 이들 중개사를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섰다. 1460명의 투자자가 27억 5000만원을 투자했다. 화장품 제조업체 마린테크노 등 15개 업체가 모집 금액의 80%를 넘겨 펀딩에 성공했다. 이들 업체는 5000만~3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구상한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계약 방식인 크라우드펀딩은 위험도가 높아 주의해야 한다. 일부 부도덕한 업체가 사기 등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도 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중개 업체가 책임감을 갖고 투자자에게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투자자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생각보다는 경영에 동참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식음료 특집] 대상 청정원, 첨가물 없이 말린 고구마·사과 간식

    [식음료 특집] 대상 청정원, 첨가물 없이 말린 고구마·사과 간식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간식으로 즐기는 스낵류도 자연 재료 그대로 첨가물 없이 만든 건강한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대상 청정원이 이를 반영, 지난 2013년 5월 고구마로만 만든 간식 ‘고구마츄’는 고구마를 쪄서 첨가물 없이 그대로 말린 건강 간식이다. 고구마 본연의 단맛을 쫀득한 식감과 함께 즐길 수 있다. 특히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 있는 고구마를 주원료로 활용해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의 지지를 얻었다. 고구마츄에 이어 대상은 자연간식인 ‘츄앤리얼’ 시리즈로 군고구마, 군밤, 감 등을 선보였다. ‘츄앤크리스피’ 시리즈는 자연의 맛에 바삭한 식감의 재미를 더한 제품이다. ‘완두’와 ‘대추’는 낮은 압력과 온도를 활용하는 진공저온공법으로, ‘치즈마일드’와 ‘치즈리치’는 치즈를 그대로 구워 만들었다. ‘츄앤디저트’는 슬라이스한 사과를 말려 초콜릿을 입힌 간식으로 밀크초코와 다크초코 중 선택할 수 있다. 최근 ‘츄앤디저트 프룻앤넛츠’로 ‘푸룬·호두’와 ‘무화과·호두’ 등 2종류로 출시됐다. 푸룬엔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 해소에 효과가 있고, 무화과엔 단백질 분해효소가 많아 소화에 도움이 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국내여행 | 남쪽바다가 건네는 말①욕지도가 피었다

    국내여행 | 남쪽바다가 건네는 말①욕지도가 피었다

    육지는 섬을 꿈꾸고 섬은 육지를 그린다. 그렇게 남해를 사이에 두고 통영과 욕지도는 서로에게 꿈과 그리움으로 일렁인다. 둘 사이를 가르는 쪽빛 파도에 육지와 섬이 보내는 연서戀書가 실려 온다. 남쪽 바다가 수줍게 건네는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 보자. 욕지 앞바다의 고등어 양식장. 동그란 양식장이 마치 꽃 모양 같다 욕지항의 모습. 작은 항구가 정겹 ●욕지도가 피었다 오랜 시간을 섬은 물고기와 사람을 그리워했다. 그래서일까. 섬 곳곳에 그리움에 지친 꽃 ‘동백’이 빨갛게 피었다. 지금 욕지도에는 물고기와 사람의 꿈이 퐁퐁 피어난다.이름에 품은 ‘알고자 하는 마음들’ 섬 이름이 제법 거창하다. 욕지欲知, ‘알고자 하거든’이라는 뜻이다. 이 섬에 머물기만 하면 저절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섬은 어리석은 육지 사람들을 이름으로 유혹한다. 욕지도의 지명은 ‘辱知蓮華藏頭尾問於世尊욕지연화장두미문어세존’이라는 불교 경전에서 유래한 것이다. ‘연화장극락세계를 알고자 하거든, 그 처음과 끝을 부처님께 물어보라’는 뜻이다. 욕지도와 함께 연화열도를 이루는 연화도, 두미도, 세존도 역시 같은 문구에서 유래했다. 극락을 찾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통영의 삼덕항에서 출항한 배는 45분을 달린다. 곤리도, 추도, 두미도, 노대도와 같은 이름의 섬들을 밀어내며 달린다. 섬들이 가까워졌다가 이내 멀어진다. 바다에 점점이 박힌 섬들을 눈으로 좇다 보면 어느새 욕지도다. 배에서 마주한 섬의 얼굴이 말쑥하다. 바다는 눈부시고 바람은 시원하다. 남해 바다에 고요히 떠 있는 섬에서 극락세계, 파라다이스를 구하는 것은 인간의 끈질긴 허영심이다. 인간이 던지는 초라한 질문에 섬은 말없이 스스로를 내어 준다. 그리고 아무리 초라하고 한심한 꿈일지라도 섬은 넉넉하게 그 마음을 품어 준다. 배가 도착하는 욕지항의 오목한 항구처럼 말이다. 비렁길 옆으로 해가 지고 있다 벼랑이어도 괜찮은 비렁길 벼랑을 뜻하는 비렁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비렁길은 절벽을 따라 이어진 옛길을 다듬은 곳이다. 이곳에는 후피향나무, 돈나무, 팔손이 등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나무들이 자생하고 있다. 누가 심어 주고 가꾸어 주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묵묵히 살아내는 나무들이 어여쁘다. 숲에서는 바다 냄새가 나고, 바다에서는 숲의 향이 풍긴다. 절벽 위의 고불고불한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출렁다리 앞이다. 출렁다리는 욕지도의 또 하나의 비경. 이름처럼 걸을 때마다 다리가 출렁인다. 한 걸음 내딛으면 출렁, 잦아들길 기다렸다가 한 걸음 내딛으면 다시 출렁, 걸음을 조심하게 만든다.출렁다리를 건너면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는 전망이 눈앞에 펼쳐진다. 마당바위가 너르고, 바위 양쪽의 풍광이 시원하다. 마당바위의 끝으로는 그저 바다, 바다, 바다뿐이다. 탁 트인 바다 앞에 서자 버거웠던 것들이 사라락 사그라지는 것만 같다. 하늘이 붉어지고 바다도 붉어진다. 해질녘이다. 다시 하루 동안의 나와 화해하는 시간이다. 좌부랑개로 불리던 자부마을동백꽃이 욕지 바다를 향해 만개했다양식장에서 일하는 욕지도 주민 입 안에 생생한 고등어 놀던 바다 욕지도가 좋은 것을 고기가 먼저 알았다. 욕지도 인근 바다는 수온이 높고 잔잔한 대신 조류가 빨라 물이 깨끗하다. 인간보다 예민한 고기들이 몰리지 않을 이유가 없고, 고기가 몰리는 곳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 시대, 가장 먼저 근대화가 이루어졌던 섬이 바로 욕지도다. 욕지도 바다에는 주야로 고깃배들이 몰렸다. 또 돈이 몰렸다. 욕지항 근처에 있는 자부마을의 옛 이름은 ‘좌부랑개’다. 그 옛날 좌부랑개의 골목마다에는 100여 개의 술집이 있어, 뱃사람들이 거친 하루를 달래던 노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의 자부마을은 조용한 어촌이다. 그러나 골목길을 걷노라면 뱃사람의 호주머니를 가볍게 만들던 그 옛날의 니나노 가락이 고샅마다 들리는 것만 같다. 자부마을에 술집과 유곽은 사라졌지만 일제 강점기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다. 바로 고등어 간독이다. 고등어 간독은 만주에서 전쟁 중이던 일본군에게 생선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아래로 땅을 판 후 그 안에 내장을 제거하고 살짝 말린 고등어를 소금과 함께 차곡차곡 쌓아 저장하던 곳이다. 욕지도 인근 바다에서 자연산 고등어가 한창 좋았던 시절까지도 된장독, 고추장독처럼 집집마다 있는 고등어 간독에다 고등어를 저장했었다. 그러나 이것도 고등어가 좋았던 시절 이야기다. 지금은 욕지도 인근의 수온이 상승해 자연산 고등어를 잡으려면 먼 바다로 나가야 한다. 욕지도 앞 바다에 고등어의 발길이 끊어지자 고등어 간독도 비었다. 빈 고등어 간독은 물이 차거나 야생동물이 빠지는 골칫거리가 되었다. 그렇게 집집마다 있던 고등어 간독은 고등어 좋았던 시절과 함께 하나둘씩 메워지거나 헐렸다. 최근에는 고등어 간독의 역사적 의미를 보존하고자 대형 간독의 복원이 한창이다. 다행히 고등어가 욕지 바다에서 놀던 시절을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 욕지도 사람들은 욕지 바다를 떠난 고등어를 좇는 대신 기르기 시작했다. 고등어 양식 말이다. 욕지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고등어 양식에 성공한 곳이다. 욕지도 바다 여기저기에 동그란 그물이 꽃처럼 피었다. 바로 내파성 가두리 양식장이다. 이곳에서 체포된 치어가 성어로 길러진다. 고등어는 배양기술이 없다. 치어를 체포해 기르는 방식으로만 양식이 가능하다. 그래서 내파성 가두리 양식장 옆에는 반드시 치어를 체포하기 위한 정치망이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이곳 욕지도에서 고등어 양식이 가능한 이유는 치어 체포가 비교적 쉽고, 고등어가 겨울을 날 수 있을 정도로 수온이 따뜻하기 때문이다. 고등어 양식은 수질도 중요한데, 욕지도는 물길이 하루에 4번 바뀌므로 바다 속 부유물 제거가 용이함에 따라 항상 물이 맑고 깨끗하다. 가두리 어장 안에서 좁은 공간에 적응한 고등어는 수차 안에서도 생존 가능하다. 그래서 서울에서도 고등어 회 맛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수차보다는 바다에서 건진 고등어가 맛이 더 좋을 것이다. 욕지도에서 기른 고등어 회 맛을 안 볼 수 없다. 솜씨 좋게 손질된 고등어 회가 꽃잎처럼 접시 한 가득 담겨 온다. 붉은 살 한 점을 얼른 입에 넣는다. 살이 단단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눅진하게 배어 나오며 달다. 욕지 바다가 기른 맛이 참 생생하다. 깻잎에 쌈장과 생강을 넣고 쌈을 싸 먹으니 고등어의 기름진 고소한 맛과 깻잎의 청량한 향, 생강의 알싸한 맛이 씹을수록 한데 어우러져 일품이다. 입 안에 욕지 바다가 번진다. 할매 바리스타가 능숙하게 주문 받은 음료를 제조한다아기자기한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커피숍 고운 우리 섬 할매바리스타 욕지도가 부유한 어촌이던 시절, 통영에서 섬으로는 시집을 보내지 않았으나 욕지도만은 예외였다고 한다. 욕지도로 시집온 이야(언니를 뜻하는 통영 사투리)는 세월 따라 꽃다운 섬 할매가 되었다. 자부마을 항구에 아리따운 섬 할매들의 꿈이 자박자박 부풀었다.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이야기다. 다방커피와 커피믹스만 알던 섬 할매들이 이름마저 생소했을 바리스타의 꿈을 키웠다. 이를 위해 할매들과 커피 선생님은 6개월간 통영과 욕지도를 오가며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다. 바리스타 과정을 수료한 12명의 할매들과 이사장, 총무를 포함한 총 14명은 ‘자부마을 섬마을 쉼터 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커피숍을 차렸다. 의자와 테이블 몇 개로 소박하게 시작했던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커피숍은 지난해 4월 마을기업으로 지정되어 정부 지원을 받았다. 덕분에 지금은 꽤 근사한 커피숍이다.커피숍에 들어서자 손으로 쓴 메뉴판과 작지만 편안한 분위기의 공간이 여행자를 맞는다. 꼬불꼬불 파마머리에 얼굴이 고운 할매가 주문을 받는다. 뜨거운 라떼 한잔을 주문한다. 안쪽에서는 다른 할매가 먼저 주문받은 라떼를 내리고 있다. 조금 느려도 우유 거품을 능숙하게 뽑아낸다.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커피숍의 메뉴는 아메리카노, 라떼, 핫초코, 스무디. 여기에 향토음식인 빼떼기죽, 고구마라떼, 고구마 케이크 등 욕지도 특산물인 고구마를 이용한 메뉴가 더해졌다. 가격도 착하다. “심심했는데 언니들캉 동생들캉 여서 시간 보내는 기 제일로 좋다.” 아무래도 할매들은 느지막이 시작한 바리스타 일이 재미있기만한가 보다. 커피숍에 출근하기 위해 안하던 화장도 곱게 하신단다. 할매들은 자신들이 만드는 커피 중 어떤 커피가 가장 맛있는지가 슬며시 궁금해진다. “우리도 자주 마신다. 아무끼나 묵어도 다 맛나다.” 컵에 가득 담긴 라떼를 호로록 마시며 창밖을 바라본다. 고기가, 어부가, 노랫가락이 그득하던 항구에 향기가 차오른다. 커피에서 참 고운 맛이 난다.할매바리스타 경남 통영시 욕지면 욕지일주로 15 055 645 8121 아메리카노 2,500원, 빼데기죽 5,000원, 고구마라떼 3,500원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윤정 취재협조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 www.hanbada.or.kr,통영시 www.tongyeong.go.kr
  • 삼성·LG 세탁기 반덤핑 분쟁서 美에 승소

    대미 수출 호재로… 美는 제도 바꿔야 우리나라가 세탁기 반덤핑 분쟁에서 승소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2013년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에 9~13%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조치에 대해 WTO 협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패널보고서(판정문)를 1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WTO가 반덤핑 조치에 대한 미국의 위법성을 인정한 것으로, 우리 주력 제품의 대미 수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WTO 분쟁 해결 패널은 미국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판매를 ‘표적 덤핑’(특정 구매자와 시기, 지역에 집중적으로 덤핑 판매하는 것)으로 판단한 것과 전체 덤핑 마진을 부풀려 계산하는 방식인 ‘제로잉’을 적용해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 모두 WTO 협정에 위반된다고 판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번 판정이 최종 확정된다면 미국은 반덤핑 관세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보조금 분야에서도 패널은 연구·개발(R&D) 세액공제가 사실상 특정 기업에 지급된 보조금이라는 미국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세탁기 제조사에 대한 임시투자세액공제는 특정성 있는 보조금으로 인정했다. 이번 판정 결과로 미국은 세탁기뿐 아니라 향후 반덤핑 사안에 대한 제도적 변경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은 현재 한국산 수출품 19건(철강 15건, 전기전자 2건, 기타 2건)에 대해 표적 덤핑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 품목의 대미 수출액은 53억 달러(2014년 기준) 수준이다. 한국과 미국은 60일 내에 상소할 수 있으며, 상소 결과는 3개월 내로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은 무조건 상소할 것으로 본다”면서 “우리도 임시투자세액공제가 보조금으로 인정된 만큼 이에 대한 상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상소를 안 하면 임시투자세액공제가 보조금으로 최종 확정되면서 상대국이 보조금 상계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의 감동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의 감동

    유배인들의 일상은 고통과 좌절의 연속이었다. 유배지를 일컬어 ‘산무덤’(生塚)이라고 했으니 오죽했겠는가. 그들은 죽음 외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는 자기 상실의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와중에도 유배지 주민들과 어울려 의미 있는 자취를 남긴 유배인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다산 정약용은 유배지 강진에서 황상(?裳)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과 사제의 연을 맺었는데 대부분 현지인들이었다. 그 인연이 오죽 깊었으면 스승이 돌아가신 지 15년이 지났음에도 “간밤에 선생님 꿈을 꾸었다”(昔夜夢夫子)고까지 할까. 더욱이 제주 유배인 추사 김정희는 “귀양 사는 집에 머무르니 멀거나 가까운 데로부터 책을 짊어지고 배우러 오는 사람들이 장날같이 몰려들어서 겨우 몇 달 동안에 인문이 크게 개발됐다”고 할 정도였다.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동파 소식도 해남도 유배 시절 자신의 억울함과 굴욕은 제쳐 놓고 주민들과의 어울림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 덕에 해남 인문이 흥성했고 영재가 배출됐다. 그러기에 “동파는 불행했지만 해남은 행복했다”고 한다. 러시아의 이르쿠츠크도 서유럽의 분위기를 경험한 장교들이 일으킨 데카브리스트 혁명으로 많은 지식인들이 유배를 가게 되면서 크게 변한다. 보잘것없던 개척 도시가 유배인들의 영향으로 ‘시베리아의 파리’라 불릴 정도로 문화예술을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이다. 차관을 지내고 데이콤 회장까지 했던 박운서씨는 지난 10년간 필리핀에서 교회 14곳을 세우고, 농사 기술을 가르치다가 지난해 교통사고로 초주검이 돼 서울로 후송됐다. 오른발은 엄지발가락 하나만 남은 채 죽음 직전에 의식을 찾았는데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고 있다. 그런가 하면 명문 예일대를 졸업하고 잘나가던 앤드루 윤(윤수현)은 학창 시절 아프리카에서 받은 충격을 잊지 못해 빈곤퇴치 사업에 뛰어들었다. 농사 자금을 저리로 대출해 주고, 물류창고를 지어 좋은 씨앗과 비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농사 기술을 교육시켜 주는 ‘원 에이커 펀드’를 설립했고 10년 만에 40만 가구를 지원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그 도움으로 약 200만명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필리핀의 민도로섬이나 아프리카의 케냐, 르완다는 현대판 유배지다. 그곳은 여전히 궁핍한 오지라는 점에서 과거의 제주도나 시베리아와 다르지 않다. 이런 꿈과 미래가 없는 곳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려 의미 있는 자취를 남기고 있는 현대판 유배인들도 적지 않다. 그들 중에는 40년을 봉사하다 귀국해 “눈을 뜨면 한국 생각을 하고, 잠이 들면 소록도 꿈을 꾼다”는 독일 수녀도 있다. 유배는 철저히 이율배반적이다. 닫혀 있으면서 열려 있고 열려 있으면서 닫혀 있다. 패배하면서 승리하고 승리하면서 패배한다. 우리 인생 자체가 이런 유배 생활이다. 그렇기에 편한 곳이 없고, 편한 날이 없다. 또 혼자 편하면 무얼 할 것인가. 퇴계 이황이 “푸른 하늘 높이 솟아오를 때까지(待得昂靑霄), 풍상을 몇 번이나 겪어야 할 것인가(風霜幾昂靑霄)”라고 했던 소나무처럼 인생의 풍상은 당연한 것이고 함께 겪는 것이다. 이런 이치를 일찍 깨닫고 어려운 곳에서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현대판 유배인들이야말로 누구 말마따나 ‘완전 감동’이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그렇게 살아야 한다. 그것이 유배의 교훈이며 감동이다. 제주대 교수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7] 좋은 식습관이 정말 암을 예방해줄까

    암을 두려운 질병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줄곳 회자되는 금언이 바로 ‘좋은 식습관으로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음식을 찾아 나서고, 좋은 식습관을 체화하기 위해 고민들도 합니다. 이런 가운데 생겨난 새로운 풍조를 반영해 ‘힐링 푸드(Healing Food)’나 ‘웰빙 푸드(Well-being Food)’ 같은 개념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헷갈리는 일들이 뒤를 이었습니다. 암은 타고난 기질, 즉 유전적인 소인이 문제라는 인식입니다. 많은 저명 학자들이 유전학적·분자생물학적 근거와 함께 이런 논지를 폈습니다. 이런 논리를 의학계에서는 정설로 인정합니다. 암은 발현 통로가 어디든 유전적인 소인이 유력한 발병 원인이라는 것이지요. 실제로 의료계에서 제시하는 수많은 암 관련 자료나 정보에는 어김없이 ‘가족력’이라는 게 거론됩니다. 간단하게 말해 ‘당신의 가족 중에 누군가가 특정 암을 앓은 전력이 있다면, 당연히 당신도 그 암의 위험군에 포함된다’는 논리입니다. 이런 환자들은 진단 과정에서부터 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혈통을 따라 유전적 소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찰·관리해야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의료 소비자들은 이 대목에서 혼란을 겪습니다. “좋은 식습관이 암을 예방해 준다고 해서 좋다는 것만 골라 먹었는데, 헛물만 켠 거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좀 막연하지만 “좋은 식습관이 유전적 소인까지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줄 꺼야”라고 믿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혼란을 일소할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이 글은 대한암예방학회(회장 김나영)의 결정과 권고를 근거로 쓴 것임을 밝힙니다. 또, 광범위한 암을 모두 다룰 수 없어 음식과 가장 깊은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대장암을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참고로, 대한암예방학회는 1996년에 설립된 전문 학회로, 암 예방과 관련된 기초 및 임상과 관련된 연구자들이 모인 공신력 있는 단체입니다. ‘암 예방을 통해 국민건강 증진에 이바지한다’는 미션(Mission)만 봐도 이 학회의 정체성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식습관이다” 에둘러 갈 것 없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래도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2000년 미국 하버드 의대는 자체적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70% 이상의 대장암이 식습관 및 생활습관을 개선함으로써 예방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버드 의대는 이어 2009년에 ‘대장암 예방 모델연구 결과, 생활습관이 좋지 않은 여성은 생활습관이 좋은 여성에 비해 대장암에 노출될 위험성이 4배 이상 높았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장암 발병군에서 70%나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미국 대장암 환자 10명 중 7명은 환자 자신의 가족력과 상관없이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꿈으로써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나머지 3명이 유전성에 따른 불가피한 발병이었음을 인정(물론 연구 결과에 이런 내용이 포함되었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한다 하더라도 대장암 예방에 있어 바른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늠하게 하는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나 미국은 전 세계를 통틀어 대장암으로 인해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나라이며, 대장암 연구 분야에서도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많은 임상 실적으로 가진 나라입니다. 우리가 대장암을 말할 때 위험요인으로 자주 거론하는 ‘서구식 식생활’이란 바로 미국인의 일반적인 식생활을 의미합니다. 즉, 과다한 붉은 살코기 섭취, 패스트푸드 등 인스턴트 음식에 대한 높은 의존도, 권고 기준치를 훨씬 넘어선 당분 및 나트륨 섭취와 지나친 흰 밀가루 사용 등이 여기에 해당되지요. 이런 문제 때문에 미국은 우리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해 암 연구 및 진단·치료를 위한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한 나라이기도 합니다.미국에서 수행된 연구 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여기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식습관은 그렇다 하더라도 생활습관을 바꿔서 사는 게 가능한 일이냐고 반문할 사람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말하는 생활습관의 개선이 자신이 살아온 삶 자체를 개조하는 그런 큰 변화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먹는 음식(섭취한 총열량)에 비해 크게 부족한 운동량을 늘리라거나 식사나 수면 패턴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라는 정도이니까요. 미국 등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우리 나라에서 좋은 식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지출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나친 상업주의의 폐해일 수도 있고, 일단 몸에 좋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식품은 하나 같이 너무 비싸니까요.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몰라서가 아니라 엄두가 안 나서 뻔히 보이는 좋은 음식을 먹지 못하는 일도 많습니다. 좋은 식습관의 기본인 ‘좋은 음식’을 두고 더러는 “돈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호사”라고 시덥잖게 받아들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배추나 시금치, 토마토만 해도 그렇습니다. 생산자는 생산 원가도 못 받는다고 아우성인데, 소비자들은 비싸서 못 먹겠다고 볼멘 소리들입니다. 이유는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유통 마진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이거 돈 좀 되겠다 싶으면 유통업체들이 과점을 한 뒤 비싼 이문을 붙여 시장에 푸는 것이지요. 그래서 ‘직구’라는 방식이 부각되고 있지만 아직은 규모가 유통 혁명으로 이어질 수준은 아닙니다. 그러니 정부가 나서 유통 단계도 줄이고, 지나친 유통 마진도 규제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여기에도 ‘자유’나 ‘자본주의’의 논리가 개입되는 모양입니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은 흔히 ‘자유’를 ‘내 맘대로’라고 해석하고, ‘자본주의’를 ‘돈 놓고 돈 먹는 게임’으로 아니까요. 하지만 틈새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유통마진이 쏙 빠진 ‘꽤나 좋은 식재료’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 주거지에서 가까운 둔촌동 재래시장이나 성남 모란시장, 양평 재래장 등을 자주 갑니다. 요새는 대형 마트에 밀려 갈수록 규모가 줄고, 그래서 거래되는 품목도 제한적이지만 철 바뀔 때마다 당기는 체철 식재료는 싸게 구할 수 있습니다. 또 대형 마트라도 다 같지는 않습니다. 거기도 들여다 보면 ‘번개 세일’ 등 틈새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도리없는 일입니다. 당장은 좋은 음식을 위해 좀 더 많은 수고를 할애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장암을 이기는 좋은 식생활이란 대한암예방학회의 권고에 따르면 ‘대장암을 이길 수 있는 식생활’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과식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과식 자체가 대장암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는 없지만, 과식이 비만을 초래해 대장암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과식을 경계하라는 뜻이지요. 다음은, 밥의 문제입니다. 밥은 한국인의 주식이지만, 최근에는 이런 전통 주식 패턴이 빠르게 해체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빵과 패스트푸드 등 밀가루 제품이 밥의 자리를 대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밥이나 빵을 먹을 때는 최소한의 경계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주식 원료는 고탄수화물식이어서 자칫 혈당의 변화를 초래하기 쉽고, 이런 혈당 문제는 당뇨병으로 이어져 비단 대장암 뿐만 아니라 갖가지 부작용을 초래니까요. 따라서 밥이나 빵을 먹을 때는 백미 대신 현미나 잡곡을 먹는 게 좋습니다. 현미밥이나 통밀빵을 먹는 방식인데, 이런 음식은 식감이 떨어지지만, 확실히 탄수화물 섭취량은 줄여 주고, 식이섬유 섭취량을 늘려줍니다. 이런 섭생을 ‘당지수가 낮은 탄수화물 섭취’라고 합니다. 당지수란, 탄수화물을 섭취한 뒤 체내에 흡수되는 속도를 감안해서 당질의 질을 비교할 수 있도록 수치화한 것입니다. 당지수가 높은 식품을 섭취하면 체내에서 혈당 수치를 빠르게 올려 2차적으로 대장암 발병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채소와 해조류, 버섯류를 자주 먹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짜지 않게 조리한 야채를 자주 먹으면 양질의 식이섬유와 비타민, 칼슘을 비롯한 무기염류 섭취량이 늘어나 장 건강은 물론 인체 대사활동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과일도 대표적인 권장 식품이므로 매일 적정량을 먹어줘야 합니다. 단, 과일은 생과일 상태로 먹는 것이 좋으며, 한 번에, 한 가지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한 가지 짚고 갈 것은, 채소와 과일의 경우 대장암과의 연관성이 최종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인식은 대장암 예방에 나쁠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질환에서 이런 식료품이 보이는 유효성을 감안할 때 과일과 채소가 유익하다고 판단할 근거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바람직한 섭생을 말할 때마다 강조하지만, 가능한 쇠고기·돼지고기와 햄·베이컨·소세지 등 육가공식품의 섭취량을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신 닭고기와 생선·두부 등을 먹으면 육류 섭취 제한에 따른 단백질 부족분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습니다. 육가공식품의 문제는 붉은 살코기를 많이 먹는다는 생각조차 없이 많이 섭취하게 하기도 하지만, 가공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나트륨이 들어갈 뿐 아니라 착색제와 보존제, 합성 향료 등 많은 첨가물이 들어가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최근 소세지 등 육가공식품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가 전 세계 육가공 단체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만, 그 발표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붉은 살코기를 아주 안 먹고 살 수는 없는데, 적당한 양을 먹더라도 먹는 방법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고기를 구워서 먹을 때 가능하다면 숯불로 굽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 타지 않게 조리해 먹어야 합니다. 아시겠지만 단백질을 비롯한 육류는 고온에서 탈 때 발암물질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땅콩이나 호두, 잣 등 견과류를 매일 조금씩 먹어주면 좋습니다. 견과류에는 불포화지방산, 섬유소, 각종 미네랄 등 영양소가 풍부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견과류도 과다하게 섭취하면 고지혈증이 심해지고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사실, 지금과 같은 영양학이 정립되기 전에도 견과류는 좋은 식품으로 꼽혔습니다. 특정 영양 성분을 생각했던 건 아니고, 껍질이 딱딱한 과실류는 땅의 정기를 한껏 품어서 먹으면 기를 축적할 수 있다고 믿었던 까닭이지요. 어느 새 대장암 위험국가가 된 한국 우리 나라에서 대장암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많았던 위암이 감소 추세인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2010년 전국 암 발생률을 보면 남성 암의 경우 위암에 이어 대장암이 2위에 올라 있습니다. 여성 암도 갑상선암과 유방암에 이어 3위에 오를만큼 빈발합니다. 이런 대장암의 위험인자로는 고지방·고열량식과 육류가 꼽히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서양식이 대장에 좋은 섭생이 아니라는 점은 자명합니다. 반면, 한식은 고섬유식이어서 대장암의 발생 빈도를 낮춰주는데, 문제는 갈수록 한식의 식탁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수많은 건강상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이 알게, 모르게 서구형 식단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 나라에서 대장암 발생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현상이 식생활의 서구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시겠지만, 대장암은 대표적인 서구형 암이었습니다. 불과 30∼40년 전만 하더라도 임상 사례가 많지 않아서 우리 나라에서는 대장암 연구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희귀했는데,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3대 암에 들어있으니, 그동안 우리의 먹거리와 섭생이 어떻게 바뀌었는 지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장암은 무엇을 먹느냐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물론 유전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앞에서 거론한 식생활과 대장암의 밀접한 관련성을 이로써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개최된 대한암예방학회에서 이정은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영양학 측면에서의 대장암 예방을 주제로 한 연구를 통해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교수는 대장암 발생율을 높이는 확정적인 요인으로는 붉은 살코기와 가공육, 복부비만과 남성의 음주를 들었고, 가능성이 높은 요인으로는 여성의 음주를 꼽았습니다. 반대로 대장암의 발생율을 낮추는데 유효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식품으로는 마늘과 우유, 칼슘을 명시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 분석에서도 앞서 거론한 문제는 거듭 확인이 됩니다. 밥이든, 빵이든 다 탄수화물의 주요 공급원이지만, 이 두 가지를 같은 선상에 놓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밥을 먹을 때 필요한 반찬류에는 채소류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빵과 함께 먹는 식품은 주로 치즈, 버터 등 유제품이나 단 맛이 강한 잼류이지요. 같은 탄수화물 창고이면서도 밥과 빵을 달리 보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건강 상의 관점에서는 빵보다 밥이 우위에 있다는 뜻입니다. 확실히 빵류는 밥보다 간편하게 식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적당하게 가미해 입맛을 돋우기에도 좋습니다. 빵의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은 더 편하고 싶고, 입맛 당기는 대로 음식을 취하려는 현대인의 취향이나 욕구를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이 현상을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 나라에서 치솟고 있는 대장암 발생율이 당장 떨어질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그들이 우려하는 식생활의 문제가 단기간에 개선될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건강을 걱정한다면, 먹고 싶은 것만 먹어서는 곤란합니다. 먹어줘야 되는 것을 먹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래서 어쩌라는 말이냐고요?” 만약 누군가가 “그래서 어쩌라는 말이야”라고 반문한다면, 정답은 이미 수도 없이 나와있다고 설명할 도리 밖에 없습니다. 개개인의 실천의 문제일 뿐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앞서 서구형 식단이 문제라고 지적했지만, 이를 서양 사람들이 먹는 모든 음식이 문제라고 인식해서는 곤란합니다. 거기에도 틀림없이 건강한 식단이라는 게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걸 즐겨 먹습니다. 그 쪽의 문제는 이런 각성이 일어나기 전의 식단을 말하는데, 그런 식단은 채소류에 비해 기형적으로 육류가 많고, 짤 뿐더러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의존도가 상상 이상으로 높습니다. 이런 식단의 문제를 간파한 뒤 서구인들이 주목한 것이 바로 지중해 식단(Mediterranean diet)입니다. 붉은 살코기의 양을 최대한 줄인 대신 싱싱한 해산물과 야채, 과일, 발효식품과 올리브유가 어우러진 식단인데, 이런 추이를 반영해 개선·개량한 식단이 ‘DASH(Dietary Approaches Stop Hypertension diet)’입니다. 또 미국 정부에서도 따로 ‘미국 건강식사 지표(Healthy Eating Index)’라는 걸 만들어 보급하고 있는데, 핵심 내용은 육류 섭취량의 제한 및 저지방 육류 섭취 권장, 나트륨 섭취량의 저감, 채소와 과일 섭취량 확대, 패스트푸드와 지나친 당류 섭취 제한 등입니다. 당연히 국내에서도 수 없이 많은 웰빙 식단이 만들어 졌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개가 상업적 이해와 관련이 있어 선뜻 취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좋은 식단을 만드는 수고를 감내하자는 것입니다. 좋은 음식이 대장암을 예방한다는 사실, 비단 대장암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암을 예방하는데 있어 좋은 식단의 순기능이 확인된 마당에 이를 주저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 좋은 식단이 꼭 비싼 비용을 치르는 것도 아닙니다. 육류 섭취를 제한하는 것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붉은 살코기를 어떤 식품으로 대체해도 상대적으로 경제적입니다. 또 야채나 과일도 비싼 것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과의 때깔이 좋다고 맛까지 좋은 것은 아닙니다. 품질 등급을 정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영양 분석이 아니라 겉모양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불량식품만 아니라면, 그래서 모든 식품을 백화점에서만 구입해야 한다는 편견을 갖지만 않는다면 쌀과 밀가루의 구입 비용을 적절히 줄이는 대신 이를 유효성이 검증된 다른 식품 구입에 사용하게 되는만큼 식단을 바꾼다고 당장 가계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요. 암은 무섭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예방할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니 일상적으로 암의 공포감에만 주목해 스스로 위축되고 주눅 들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예방책을 수용해 건강을 얻으려는 의지와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필자가 강조하는 결론을 다시 한번 짚습니다. ‘좋은 음식을 바로 먹는 좋은 식습관은 암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대장암이 그렇지만, 다른 암에도 두루 적용되는 중요한 원칙입니다. jeshim@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한 조각 글이 영웅·악마 가른다

    [고전으로 여는 아침] 한 조각 글이 영웅·악마 가른다

    조선 후기 명재상이었던 채제공이 붓을 사용할 때 경계해야 할 일에 대하여 적은 글입니다. 붓을 사용한다는 것은 글을 쓴다는 말인데,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글을 통해 소식을 듣고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며,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고 역사를 기록하였습니다. 공자는 ‘춘추’라는 역사책을 쓰면서 의리를 기준으로 인물을 평가하여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역사의 심판을 받게 하였습니다. 역사 속의 수많은 문인은 자신이 쓴 글이 빌미가 되어 죽음을 맞았으며 어떤 경우에는 죽은 뒤에 문제가 되어 관이 파헤쳐지고 시신이 갈기갈기 찢기는 부관참시의 형벌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 근대화의 시기에 백성을 계몽시키는 수단도 글이었고 일제 침략기에 일본 제국주의를 선전하며 백성을 현혹시킨 것도 글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현대사에 들어선 독재 권력은 언론을 통제하고 왜곡하여 국민의 눈과 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정권에 비판적인 글을 썼던 수많은 지식인을 탄압하였습니다. 과거에는 글을 생산해 내는 역할이 언론인과 지식인 정도에 한정되어 있었지만 인터넷 시대인 오늘날은 각기 영향력은 달라도 읽고 쓸 줄 아는 모든 사람이 글의 생산자가 되었습니다. 한 조각의 글로 인해 평범한 사람이 순식간에 영웅도 되고 악마도 되는 세상입니다. 때로는 그 글이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기도 합니다. 글은 그만큼 힘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 매 순간 쏟아지는 글자의 홍수 속에서 제대로 된 붓놀림은 과연 얼마나 될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채제공(蔡濟恭·1720~1799) 조선 후기의 문신. 자는 백규(伯規), 호는 번암(樊巖), 본관은 평강. 71세에 좌의정이 되었을 때에는 정조의 절대적인 신임 아래 우의정과 영의정 없이 혼자 3년간 정승의 자리에 머물면서 국정을 도맡아 처리하였다. 문집으로 ‘번암집’이 전한다. 이정원 한국고전번역원 책임연구원 ●한국고전번역원 홈페이지(www.itkc.or.kr) ‘고전산책’ 코너에서는 다른 고전 명구나 산문, 한시 등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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