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식인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서원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헌재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위력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델피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006
  • 슈니첼 레시피 공개한 김소희 셰프 “내 시그니처 메뉴”

    슈니첼 레시피 공개한 김소희 셰프 “내 시그니처 메뉴”

    ‘마리텔 V2’ 김소희 셰프가 시그니처 메뉴를 공개한다. 21일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연출 박진경, 권성민, 권해봄, 이하 ‘마리텔 V2’)에서는 김소희 셰프가 셋째딸 송하영과 ‘슈니첼’을 만드는 모습이 공개된다. 김소희 셰프가 ‘단디 키친’에서 자신의 ‘시그니처 메뉴’를 공개한다. 그녀는 “이걸로 내가 이름이 알려졌어!”라며 오스트리아 현지인들의 극찬을 받아 지금의 김소희를 있게 한 음식인 ‘슈니첼’을 소개했다고 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특히 김소희 셰프는 ‘슈니첼’ 레시피를 낱낱이 공개할 예정이라고. 오스트리아를 사로잡은 그녀만의 특급 비법이 무엇일지 호기심을 모은다. 뿐만 아니라 그녀가 오스트리아 음식에 ‘한국의 맛’을 더한 메인 메뉴와 달콤한 디저트까지 선보였다는 후문. 그녀는 김치와 오스트리아의 돼지비계 튀김인 그람멜을 결합한 두 번째 메인 요리와, 자두와 설탕으로 만드는 달콤한 디저트까지 선보여 보는 이들의 군침을 돌게 만들었다고 전해져 기대를 높인다. 그런가 하면 송하영이 보다 능숙한 요리 솜씨를 뽐내는 것은 물론 흥을 돋우는 노래까지 부르는 등 보조 역할을 톡톡히 해 김소희 셰프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고. 그녀가 김소희 셰프의 부산 사투리까지 극복, 완벽한 소통으로 한층 무르익은 ‘쿡방 케미’를 보여 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편, MBC ‘마리텔 V2’는 21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25~26일 전국역사학대회 개최…현대의 탄생이 갖는 의미 고찰

    한국역사연구회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현대의 탄생’을 주제로 한 제62회 전국역사학대회를 오는 25~26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과 고려대 운초우선교육관에서 연다. 이 행사는 역사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연례행사로 꼽힌다. 전국역사학대학협의회 측은 “현대는 나라별로 역사적 경험이 달라 태동한 시점에 차이가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반제국주의 운동과 민족주의 발흥, 민주주의 확산, 공화정 수립이라는 공통적인 움직임을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국의 현대가 지닌 특수성을 검토하고 세계사에서 현대의 탄생이 갖는 의미를 고찰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사 부문은 1919년을 전후해 민족의식이 높아지고, 민중 계몽과 공공이익을 위해 단체조직이 확산한 과정을 다룬다. 중국의 근대와 현대를 나누는 기점 등을 살피는 중국사 부문, 보수 지식인 집단의 운동 등을 돌아보는 독일사 부문, 러시아혁명과 소비에트 체제 등을 점검하는 러시아사 부문도 마련했다. 협의회는 일반 시민도 참가할 수 있도록 첫날 국립중앙박물관 회의를 영상으로 담아 축약본을 공개할 계획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설] 성희롱까지, 분별없는 ‘알릴레오’ 유시민 자성하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의 여기자 성희롱 발언 후폭풍이 거세다. 유 이사장이 사과 입장문을 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문제의 성희롱 발언은 지난 15일 알릴레오 생방송을 통해 여과 없이 공개됐다. 남성 패널이 “검사들이 KBS의 모 기자를 좋아해 술술술 흘렸다”며 실명까지 공개했는데도, 다른 남성 패널이 “좋아한다는 것은 그냥 좋아한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검사가 다른 마음을 갖고 있었는지는 모르겠고, 친밀한 관계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불필요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 방송의 진행자인 유 이사장은 부적절한 발언이 오가는데도 특별히 제지하지 않았다. 댓글창에서 성희롱 발언으로 지적될 때까지 그는 문제의식조차 없었던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유 이사장은 불특정 다수의 기자들에게 문자로 사과했으나,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해당 방송을 통해 해당 기자와 시청자들에게도 공식 사과해야 한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유 이사장의 돌출 언행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조국 반대 촛불집회를 하는 자식뻘 대학생들을 공개적으로 조롱했고,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PC 반출을 ‘증거보전’이라는 궤변으로 아연실색하게 했다. 지난주엔 정 교수 자산관리인 인터뷰에서 유리한 내용만 뽑아 ‘악마의 편집’ 시비를 낳더니 객관적 근거가 부정확한 가운데 KBS 법조팀이 검찰과 유착해 조국 일가 취재 내용을 흘렸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 초기에 ‘어용지식인’을 자임했지만, 자신의 활약이 현 정부에 과연 도움을 주는지, 부담을 주는지 판단해 보라. 오히려 궤변 퍼레이드에 알릴레오를 ‘모를레오’, ‘알리지마오’라고 부르는 시민이 늘지 않았나. 싫건 좋건 여권의 대선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면, 깨어 있는 시민의 분별력을 얕잡아 보는 무책임한 언행을 삼가야 한다. 자성하기를 당부한다.
  • 美 정가·IT업계, 화웨이 제재 회의론 확산

    美 정가·IT업계, 화웨이 제재 회의론 확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미중 전쟁 여파가 미국에 실질적인 경제적 피해를 입히면서 미국 정계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화웨이 제재 유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독일은 15일(현지시간)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기로 결정, 미국의 반(反)화웨이 동참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유럽·중동 등지에서 화웨이 장비 수용 결정이 잇따르는 와중에서다. 미국 내 화웨이 제재 회의론은 악화된 실물경제 지표가 제시되면서 커졌다. 이달 초 미 공급관리협회(ISM)는 기업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경기동향지표인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7.8로 2012년 10월 이후 최저치라고 발표했다. 화웨이 제재로 인해 퀄컴, 마이크로소프트(MS), 마이크론과 같은 IT 기업 매출 감소가 뚜렷해진 게 제조 업황 부진을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실적 악화 공포는 기업들의 ‘소신 발언’을 이끌었다. 지난달 11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화웨이에 대한 제품 판매가 미국 기업 발전에 유리하다는 내용을 담은 서신을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에게 보냈다. SIA는 서한에서 “휴대전화부터 스마트워치까지 민감하지 않은 제품을 화웨이에 판매하는 것은 국가안보에 문제가 되지 않고,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 조치로 미국 기업들이 규제를 받지 않는 외국 기업과 경쟁하는 것이 더 어렵게 됐다”고 진단했다. 미 상무부에 화웨이와의 거래 허가를 신청한 MS의 브래드 스미스 사장 겸 최고법률책임자(CLO)는 같은 달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화웨이 제재 종결을 촉구했다. 스미스 사장은 당국으로부터 화웨이 거래 제한 근거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정부가 아는 것을 밝히는 것이 미국의 방식인데, 화웨이 제재는 비미국적”이라고 비판했다.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미국 내 중국 투자 제한은 결국 미국에 해를 입히고 벌을 주는 방식”이라면서 “화웨이와 관련된 우려가 있지만, 미국은 우리의 상업적 이윤과 이슈에 대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밖에선 독일뿐 아니라 노르웨이 정부, 인도의 통신사 바티에어텔, 사우디의 자인, 말레이시아 맥시스 등이 화웨이 5G 통신장비를 배제하지 않고 채택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정부 주관행사 더욱 의미” 참석자들 눈시울… 부산·창원 시민 “민주정신 계승되길”

    “정부 주관행사 더욱 의미” 참석자들 눈시울… 부산·창원 시민 “민주정신 계승되길”

    기념재단 “피해자들 보상 등 대책을”부산과 경남 창원 시민들은 10·16 부마민주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40주년 기념식이 정부 주관 행사로 열리면서 4·19 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과 함께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4대 민주항쟁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반겼다. 이날 창원 경남대 대운동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이 진행되는 동안 참석자들은 국가기념 행사 감회에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도 보였다. 행사장에 입장하지 못한 시민·학생들은 행사장 외곽에서 기념식을 지켜보기도 했다. 부마민주항쟁 유일한 사망자로 공식 인정된 고 유치준씨 아들 성국(59)씨는 “40년간 고통스러웠을 아버님 영혼에 국가의 공식 사과를 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민 이춘기(55)씨는 “유신독재에 항거한 대규모 시민민주항쟁으로 유신독재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 새벽을 열게 한 위대한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식이 첫 정부 행사로 열려 더욱 의미가 있다”고 환영했다. 부마민주항쟁 당시 경남대 학생으로 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에 붙잡혀 고문을 당한 최갑순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는 “앞으로 부마민주항쟁에 대한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관련 피해자 상처 회복 및 치유, 보상 등의 대책이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기 부산 민주공원 관장도 “올해 연말로 부마항쟁 특례법이 끝나는데 아직 조사와 발굴을 비롯해 피해자 보상 관련 등 여러 과제가 남아 있어 시효 연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현재 민주화 운동 보상법에는 구금 일수가 30일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당시 부마항쟁 피해자들은 대부분 10·26 사태로 15일 정도에 풀려나 보상법에서 제외된다”며 “구금일수를 15일 이하로 줄이는 등 법 적용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항쟁이 일어난 지역에서조차도 부마민주항쟁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정부 주관 기념행사 개최를 계기로 국민들에게 부마민주항쟁이 기억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은진 경남대 명예교수는 “국가기념일로 제정한 것은 부마민주항쟁이 대한민국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받는 것을 넘어서, 현 시점에서 파편화되고 이기화된 사회적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창원시민 이종영(57)씨는 “늦었지만 국가기념일 지정을 계기로 부마민주항쟁 역사와 참뜻을 알리는 활동이 활발히 이어져 부마항쟁 정신과 가치가 계승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이디오크러시 2019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이디오크러시 2019

    ‘이디오크러시’(Idiocracy)는 2006년 개봉한 마이크 저지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바보, 멍청이(idiot)들이 지배하는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다. 실험이 어긋나는 바람에 500년 후 깨어난 조 바우어스는 세상에 온통 바보들만 산다는 사실을 알고 기겁을 한다. 거리는 쓰레기로 덮이고 언어는 퇴보해 사람들은 속어와 욕설을 남발한다. 대통령은 프로레슬러에 포르노 스타 출신이며 반쯤 벌거벗은 남녀 앵커들이 방송에 등장해 거짓과 혐오 발언을 쏟아낸다. 지적 호기심과 사회적 책임은 사라지고 정의와 인권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주인공 조 바우어스가 피실험자로 선발된 이유는 지능, 외모, 지위, 모든 점에서 가장 평범하기 때문이었다. 감독은 지극히 평범한 시민을 내세워 미국 사회가 얼마나 터무니없고 어리석은지 고발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500년 후의 미국만 그럴까? 지능, 외모, 지위가 대한민국 평균임을 자부하는 나이건만, 내 눈에 비친 대한민국 사회도 그다지 다르지 않은 듯싶다. 말은 분명히 말이건만 너무나 황당해서 말인지 막걸리인지 헷갈리는 말들이 정치인의 입에서, TV에서, 신문에서 걸러지지 않은 채 흘러나온다. 광화문에 나가 보았는가? 태극기, 성조기를 흔들며 대통령을 독재자니 빨갱이니 우기는 사람들이 있다. 정부는 김정은의 끄나풀이고 우리나라는 일본이든 미국이든 쳐들어와 구해야 할 지옥이다. 그중에는 전·현직 국회의원도 있고 정부 장관 출신도 있다. 정말 저런 얘기를 사실이라고 믿는 걸까? 저 멍청한 얘기를 믿는 멍청이가 있기는 한 걸까? 아니면 믿지 못하는 나만 멍청이인 걸까?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의 투자를 기대하나?” “문재인 정권발, 한일 관계 파탄의 공포” 어느 신문의 일본어판 제목이란다. 설마, 잘못 알았겠지? 한글 제목을 일본어로 바꾼 게 아니라 원래 일본 신문의 일본어 제목일 것이다. 바우어스는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 세계로 갔건만 나는 과거로 날아와 일본 식민지에 갇혔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여기가 바로 ‘이디오크러시’란 말인가? 난 애먼 뺨을 꼬집어도 본다. 도대체 누구를 웃기려고 이렇듯 집요하게 B급 코미디를 만드는지 모르겠다. 진영의 이익이라면 논리와 윤리는커녕 최소한의 양심도 고민도 없다. 내가 괴로운 건 바로 이 점이다. 500년 후 미국에서나 가능한 일들이 지금 내 눈앞에, 코앞에 펼쳐진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온 국민을 눈먼 바보로 만들 수 있는 사람들. 그런 생각도 해 본다. 실제로 멍청한 건 우리가 아닐까? 저들은 늘 그랬다. 검찰, 경찰, 소위 보수언론 등 기득권 세력은 그렇게 한통속이 돼 우리 눈과 귀를 막고 바보로 만들었다. 간첩을 조작하고 인권을 유린하고 지식인을 협박하고 기업의 불법을 눈감아 주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보호하고 장자연 자살의 내막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엉터리 수사 결과를 공표해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고 입맛에 맞는 정권에서 특권을 공고히 다졌다. 그때도 지금처럼 법과 정의와 형평성을 내세우고 진실만을 얘기한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우린 멍청하게도 그 말을 믿었다. 이제 그들이 다시 뭉쳤다. 며칠 전 서초동에 갔다. 적어도 이곳은 광화문과 달리 혐오 발언이 없고 막무가내가 없고 민망한 폭력이 없다. 이곳에서 지능, 인물, 지위가 평균인 나도 속이 편하다. 거짓과 협박은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단식, 삭발 등 야당의 정치 쇼는 해학과 풍자 속에서만 존재감을 드러낸다. 광장의 구호는 사실 조국 수호도, 검찰, 언론 개혁도 아니었다. 시민들은 다시는 멍청이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더는 바보로 살지 않겠다고 외쳤다. 터무니없는 세상에 터무니를 세우고 어처구니없는 세상에 어처구니를 돌려놓으라고 명령하고 있었다. 적어도 내 눈에 비친 광장은 그런 모습이었다. 2019년 우리는 이 시대의 ‘이디오크러시’를 끝낼 수 있을까?
  • 걸그룹에 청순·섹시·애교 뺐더니… “예쁜 애 말고 멋진 애”

    걸그룹에 청순·섹시·애교 뺐더니… “예쁜 애 말고 멋진 애”

    Mnet 경연 프로그램 ‘퀸덤’의 인기가 뜨겁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집계 결과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3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퀸덤’은 한날한시에 새 싱글을 발매할 케이팝 대세 걸그룹 6팀의 컴백 대전을 표방하고 나선 프로그램이다. 치열한 경쟁 콘셉트는 설핏 잔인해 보이지만, 연일 걸그룹들의 매력이 재발견되는 것이 흥미를 돋운다. 걸그룹 A.O.A의 ‘너나 해’는 슈트 차림의 강렬한 퍼포먼스와 함께 여장한 남성 댄서들의 보깅댄스(모델의 워킹에서 따온 댄스)로 성 고정관념을 타파했다는 평가를 들었고, 오마이걸의 ‘데스티니’는 동양적인 편곡과 안무로 눈길을 끌었다. ‘퀸덤’을 기화로 보이는 달라진 걸그룹들의 모습은 무엇일까. 청순·애교·섹시라는 기존 콘셉트를 넘어 제3의 영역으로 가고 있는 게 과연 맞을까. 대중음악평론가·시인·기자는 머리를 맞대 달라진 걸그룹상을 조명해 봤다.●프로 정신으로 무장한 걸그룹 이정수 기자 ‘퀸덤’ 보고 계세요? 서효인 시인 N차로 보고 있어요.(웃음) 이정수 초반부터 본 건 아닌데, 무대에만 그치지 않고 멤버들 간 케미가 흥미로워서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김윤하 평론가 아이돌 덕질하는 데 엄청나게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아이돌들끼리의 관계성이거든요. 지금까지는 남성 아이돌 쪽에서 흔하던 ‘덕질’ 방식인데, 퀸덤을 통해서 여성 아이돌 쪽에서도 얘기가 많이 되고 있어요. 같은 95년생 보컬 유닛으로 두려움 없는 직진 캐릭터 러블리즈 케이와 그런 케이의 기세에 수줍게 리드당하는 마마무 화사가 요즘 화제죠. 기존 이미지와 전혀 다르기도 하고요. 그런 식의 관계성, 캐릭터 소비가 흥미로워요. 이정수 무대는 어때요?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를 꼽는다면. 서효인 가장 최초의 환호는 A.O.A의 ‘너나 해’였어요. 추석 때 부모님 댁에서 송가인을 못 보게 하고 ‘너나 해’를 볼 정도였죠.(웃음) 처음에 밴드로 나왔던 A.O.A가 흥행이 잘 안 되고 ‘짧은 치마’로 섹스 어필하는 모습에 거부감을 느낀 적도 있어요. 인기를 얻은 이후에도 ‘역사 의식 논란’이나 자연스럽지 못한 멤버 탈퇴 등 그룹 자체가 실력이 돋보인 적은 없었죠. 그런데 ‘퀸덤’ 무대를 보니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장난이 아닌 거예요. 역시나 연차에서 오는 구력이 있었어요. 특히 ‘너나 해’에서는 멤버 지민이 프로듀싱했던 게 무대에서 고스란히 이뤄져서 ‘능력자구나’ 했어요. 도입부의 랩도 상당했고요. 김윤하 그 도입부가 ‘솜털이 떨어질 때 벚꽃도 지겠지 나는 져버릴 꽃이 되긴 싫어 I’m the tree(나는 나무다)’로 시작하잖아요. 그 랩 가사만으로 지금의 여성 아이돌들이 처해 있는 여러 상황을 보여 줬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든다는 것만으로 인기가 하락하고 주목도가 떨어지는 상황을 얘기하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 여성들에게도 깊게 다가갈 수 있는 메시지였어요. ‘너나 해’ 끝날 때 슈트 입은 설현이 무표정을 짓다 싱긋 웃음을 지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여성 아이돌의 사랑스럽다거나, 사랑을 바란다거나 하는 식의 웃음이 아니라 자신만만한 웃음이어서 매력적이었어요. “봤지? 이게 우리야” 하는 느낌이랄까요.서효인 이른바 사극풍(?)이었던 오마이걸의 ‘데스티니’도 좋았죠. 멤버들 여섯 명 회의하던 내용이 그대로 무대에서 재현되는 것도 재미였고요. 댄스팀도 그렇고 편곡이 굉장히 많이 들어갔는데, 소속사나 멤버나 각별히 정성을 들인 무대인 것 같았어요. ‘데스티니’ 후반부에 흰 천이 걷히며 아린과 지호가 나란히 서서 나오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은 역사에 두고두고 남을 ‘짤’이다…. ●무대 구성에 목소리 내는 걸그룹 멤버들 이정수 ‘퀸덤’을 위시해서 걸그룹 이미지가 많이 바뀌고 있어요. 특히나 최근 편에는 멤버들이 무대 구성이나 프로듀싱에 직접 아이디어를 낼 때가 많더라고요. 걸그룹들은 보이그룹에 비해 작사, 작곡을 안 하는 수동적 이미지가 많이 강조됐었죠. 서효인 ‘아이들’의 전소연을 필두로 더 많이 알려지는 게 좋아요. 김윤하 사실은 일종의 고정관념이었죠. 여자 아이돌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만한 노래를 받아 부르고, 성적 대상화에 익숙해져 있다는 생각들이요. ‘퀸덤’은 재미있게도 출연진이 신인이나 연습생들이 아니라 경력 있는 아이돌들이라는 데서 아이돌로서의 프로페셔널함을 보여 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됐어요. 소연이나 지민 등이 셀프 프로듀싱을 하는 모습에 놀란 사람들이 많은 게 그 증거죠. 프로그램을 통한 이미지 재고도 놀라워요. 요즘 퀸덤 출연 그룹들의 프로그램 전후 이미지 변화 ‘짤’이 인기예요. 러블리즈 같은 경우에는 청순이나 여신 느낌에서 열정과 야망이 넘치는 캐릭터로 바뀌었고, 박봄은 멀게만 보이는 월드스타에서 푸근한 옆집 언니 이미지가 됐더라고요. 기존의 고정된 이미지를 타파하면서 새로운 캐릭터를 입게 된 셈인데, 그룹의 미래나 생명연장에도 좋은 효과가 있을 거라고 봐요. 팬이나 대중도 걸그룹을 좋아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새롭게 알아 가는 거죠. 서효인 다소 납작했던 여성 아이돌들의 캐릭터들이 입체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아 반가워요.●사회 전반에 상향되는 젠더 관련 기준 이정수 걸그룹들 콘셉트나 이미지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다고 하셨는데, 다시 한번 짚어 본다면요? 서효인 예전에 여자 아이돌 타깃은 주로 남성인 철새 팬이었어요. 쉽게 왔다가 쉽게 떠나는 팬들에게 어필해서 물 들어올 노 젓는 방식이었죠. 지금 아이돌들은 마마무 같은 성공 케이스를 기점으로 남녀 팬 타깃을 굳이 나누지 않고, 되레 여성팬들도 주 타깃층이 되었어요. 단순히 행사용 그룹이기보다 앨범이나 콘서트 등 활동 방향성이 커졌죠. ‘이달의 소녀’나 CLC, 로켓펀치, 에버글로우 같은 경우 나올 때부터 남성팬 눈길을 확 끌기 위한 콘셉트가 보이지 않아요. 청순, 섹시, 애교에서 벗어난 콘셉트가 오히려 잘 먹힌다는 게 시대적 흐름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김윤하 재작년쯤부터 신 전반적으로 그런 변화가 느껴져요. 모두가 ‘걸크러시’라고 퉁쳐 버리기도 하지만, 섹시·청순·애교라는 기존의 걸그룹 프로토타입에서 벗어나 제3의 영역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할까요. 물론 ‘걸크’가 유행이라며 가볍게 접근한 기획도 많고, 아직은 성공보다 실패 사례가 많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무적인 건 어쨌든 이런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거죠. 이야기를 조금 확장시켜 보면, 전 가끔 지금 우리가 여성을 좋아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배워 가고 있는 중이구나 싶은 생각도 들어요.서효인 우리나라에서 젠더 이슈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면, 여자 아이돌 좋아하는 게 괴로운 일이에요. 낮은 기준조차 통과하지 못하거든요. 우리 사회에서 논란의 유무와 상관없이 실제로 많은 분야에서 젠더 관련 기준이 많이 상향된 게 사실이고, 그 한복판에 걸그룹 산업도 있죠. 부지불식 간에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고, 갈 길은 멀지만 달라지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이정수 변화가 있는 건 맞지만, 그 변화가 유의미한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어요. ‘청순’ 말고 다양한 콘셉트가 나왔다고 하셨지만 아직도 기본은 청순이고요. 케이팝 팬덤의 해외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고, 해외에서는 애교가 먹히는 콘셉트가 아니어서 블랙핑크가 해외에서 인기가 있는 게 아닐까요. 과거에도 ‘머리하는 날’처럼 센 캐릭터를 유지했던 베이비복스 같은 그룹이 있었고, 샤크라처럼 이국적인 그룹도 있었어요. 김윤하 저도 아예 없던 게 갑자기 나타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베이비복스, 샤크라 등이 대중적 인기를 끌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들이 아이돌신의 주류인 적은 없었어요. 그들이 당시 걸그룹 가운데 좀 튀는 존재들이었다면, 지금은 최근 주목받는 걸그룹 이미지에 가깝죠. 세계의 주인공이 되겠다며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에버글로우’나 ‘절대 기 죽지말고 네 꿈을 쫓으라’는 ‘있지’처럼요. 서효인 지금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의 니즈가 달라진 것도 살펴봐야 해요. 예전엔 ‘예쁜 애 옆에 예쁜 애’였는데 이제는 누구는 춤, 누구는 중저음 하는 것처럼 각 멤버마다 특성을 부여해요. 실력에 기반한 장점과 매력을 만들고 나오는 게 중요하거든요. 김윤하 중요한 건 누구 하나만 잘해서 될 일은 아니라는 거예요. 기획하는 사람, 행하는 사람, 소비하는 사람 모두가 이러한 변화에 동의를 하고 의식적으로 노력을 해야 궁극적으로 바뀔 수 있을 거예요.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대담자 소개합니다 김윤하(오른쪽) 대중음악평론가. 무대에 반해 시작한 케이팝 ‘덕질’도 어언 1n년차. 서효인(가운데) 시인, 작가, 문학편집자. 그러나 무엇보다 가요 애호가일 때가 가장 평화로운 사람. 이정수(왼쪽) ‘덕업일치’를 실현 중인 문화부 대중음악 담당 기자. 그룹 소방차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던 꼬마가 몸만 자랐다.
  • “진보·보수 깊은 반목·대립… 曺장관 사퇴를 검찰개혁 기회로”

    “젊은층, 불공정사회 트라우마로 남을 것 ‘엘리트 지식인까지 문제있는 것’ 드러내 진보서도 가치 판단이 다르다는 것 확인 ‘괴물’ 넘어선 檢 개혁은 더 미룰 수 없어 교육 불평등·공정성 문제 해결도 고민을”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됐지만 ‘조국 사태’가 남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쟁은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은 물론 진보 내부에서도 깊은 반목과 대립을 남겼다”면서도 “조 장관의 사퇴를 검찰개혁과 정치개혁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자들은 이번 사태가 한국 사회에 남긴 가장 큰 흔적은 ‘배신감’이라고 분석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특히 젊은 세대에게 이번 사건은 사회의 불공정성에 대한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라고 봤다. 송 교수는 “일부 보수층뿐 아니라 대다수 국민이 조 장관을 도덕적으로 심각한 하자가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했다”며 “물론 과거에 더 심한 부정부패도 있었지만, 조 장관은 많은 사람에게 강한 신뢰를 준 중요한 공직자였다는 점에서 배신감이 더 컸다”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그간 각종 사회문제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엘리트 지식인까지도 그 안에는 문제가 있는 ‘양두구육의 사회’라는 게 드러났다”면서 “국민 여론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조 장관을 끌고 갔다면 15일 예정된 법무부 국정감사,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영장 청구 여부 등으로 더 사태가 악화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판단이 다르다는 게 드러났다. 같은 편인 줄 알았던 이들끼리 정치적 입장 차가 더 커졌고, 당분간 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진보 진영 내부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진보 가치를 달성하자’는 쪽과 ‘과정도 목표만큼 중요하다’는 쪽으로 갈라졌다”면서 “이번 일로 과거 보수 세력은 말할 것도 없고, 이른바 ‘운동권’ 진보 정치인들의 시대도 저물고 있다는 게 드러났다. 정치권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조 장관의 사퇴를 기회로 삼아 검찰개혁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교수는 “검찰이 청와대와 맞설 수 있을 정도로 검찰 권력은 이미 ‘괴물’을 넘어섰고, 이에 대한 개혁은 더이상 미룰 수 없다”며 “조 장관 사퇴를 오히려 검찰개혁의 동력으로 삼아 반드시 이뤄 내야 한다”고 밝혔다. 박상인(서울대 행정학과 교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은 “조 장관의 결단을 존중한다. 적절한 시점의 사퇴다. 검찰개혁이라는 게 일반 국민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조 장관의 사퇴로 의제화됐다”고 짚었다. 교육 공정성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검찰개혁도 그렇지만 특목고와 대학 입시를 둘러싼 교육 불평등과 공정성 문제 역시 큰 화두인데도 서초동이나 광화문 집회에서 나오지 않았고, 정당도 덜 중요하게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며 “계급 불평등이야말로 이번 사건이 폭발적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여론·수사 압박에 졌다… 조국, 35일 만에 사퇴

    여론·수사 압박에 졌다… 조국, 35일 만에 사퇴

    “대통령·정부에 부담돼선 안 된다고 판단 만신창이 된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겠다” 오전엔 특수부 폐지 개혁 방안 직접 발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돌연 사퇴했다. 지난달 9일 취임한 지 35일 만이다. 자녀의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취임한 조 장관은 검찰개혁을 주도해 왔지만 결국 여론과 수사의 이중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자진 사퇴하게 됐다. 정작 본인 가족이 수사를 받는 만큼 검찰개혁에 부적합하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됐다.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이날 오전 9시쯤 검찰에 다섯 번째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지만 조 장관 사퇴 소식이 알려진 뒤 귀가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입장문을 공개하며 사퇴의 뜻을 밝혔다. 조 장관은 A4용지 네 장짜리 입장문의 상당 부분을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느낀 소회도 털어놨다. 그 후 오후 3시 30분쯤 퇴근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하고 고맙다”고 짤막하게 소감을 밝혔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다”며 “검찰개혁을 위해 민정수석으로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2년 반 전력 질주해 왔다”고 말했다. 급작스레 사퇴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서는 “가족 일로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취임 과정에서 자녀의 입시 특혜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가족 수사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했다”고 말했다. 가족 수사와 관련,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며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가족들 곁에 있겠다”는 말을 남겼다. 조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검찰개혁을 속도감 있게 밀어붙였다. 이날 오전 11시에는 직접 카메라 앞에 서서 검찰의 직접 수사 개편 방안을 발표했지만 두 시간 만에 사퇴 입장을 밝혔다. 조 장관은 오전 기자회견에서 특별수사부 명칭을 폐지하고 반부패수사부로 대신하는 내용의 특수부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특수부는 서울중앙, 대구, 광주 3개 검찰청에만 남고 나머지는 폐지된다. 조 장관이 사퇴하면서 15일 열릴 법무부 국정감사에는 김오수 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으로 참석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문 대통령, 조국 법무장관 사표 수리…자정 기해 임기 종료

    문 대통령, 조국 법무장관 사표 수리…자정 기해 임기 종료

    曺, 2주 전 당·청 지도부와 상의曺 “검찰개혁 위한 ‘불쏘시개’ 여기까지”취임 35일 만에 사의 표명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조 장관의 임기는 이날 자정을 기해 완전히 종료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문 대통령이 오늘 오후 5시 38분 조 장관의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조 장관의 임기는 오늘 밤 12시까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5일부터는 김오수 차관이 법무장관의 직무 대리를 맡게 된다. 앞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조 장관의 사표수리 절차와 관련해 “법무부와 인사혁신처의 행정적인 절차 등을 거쳐 이낙연 국무총리가 면직을 제청하면, 문 대통령이 면직안을 재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자진 사퇴를 발표하기 전 ‘검찰개혁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청와대와 여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 따르면 조 장관은 결심을 굳힌 뒤 2주 전부터 청와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상의를 거쳤다. 여권 관계자는 “마지막 사퇴 발표 타이밍이나 절차는 본인의 결심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조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사직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9일 취임한 지 35일 만이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다”면서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 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 더 이상 알아서 각자 견디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며 검찰 수사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조국 “검찰개혁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사퇴의 변 전문

    조국 “검찰개혁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사퇴의 변 전문

    14일 오전만 하더라도 검찰의 특별수사부를 축소하고 장시간·심야조사를 제한하겠다고 발표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같은 날 오후 갑작스럽게 사퇴 의사를 밝혔다. 조국 장관은 “제 가족 일로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면서 “저의 쓰임은 다했다”고 밝혔다. 조국 장관은 이날 오후 “가족 수사로 인하여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했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밝혔다. 조국 장관은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에 불과하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면서 “이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딛고 검찰개혁의 성공을 위해 지혜와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래는 조국 장관의 사퇴의 변 전문.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법부무장관직을 내려놓습니다.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습니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기초한 수사구조 개혁”,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 등은 오랜 소신이었습니다.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 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습니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가족 수사로 인하여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하였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합니다. 지난 10월 8일 장관 취임 한 달을 맞아 11가지 ‘신속추진 검찰개혁 과제’를 발표했습니다. 행정부 차원의 법령 제·개정 작업도 본격화 됐습니다. 어제는 검찰개혁을 위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계획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제 당정청이 힘을 합해 검찰개혁 작업을 기필코 완수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이제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어느 정권도 못한 일입니다. 국민 여러분!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합니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입니다. 국민들께서는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합니다. 검찰개혁 제도화가 궤도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이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합니다. 저보다 더 다치고 상처 입은 가족들을 더 이상 알아서 각자 견디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특히 원래 건강이 몹시 나쁜 아내는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습니다. 가족들이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그저 곁에서 가족의 온기로 이 고통을 함께 감내하는 것이 자연인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 저의 쓰임은 다하였습니다. 이제 저는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허허벌판에서도 검찰개혁의 목표를 잊지 않고 시민들의 마음과 함께 하겠습니다. 그 동안 부족한 장관을 보좌하며 짧은 시간 동안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준 법무부 간부·직원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후임자가 오시기 전까지 흔들림 없이 업무에 충실해 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딛고, 검찰개혁의 성공을 위하여 지혜와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한흥수와 박영인

    [이해영의 쿠이 보노] 한흥수와 박영인

    일제 식민지시대의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역사가 고통의 그것이었음은 굳이 길게 말할 필요는 없다. 해서 그 통증이란 것이 아직도 우리 삶과 앎 속에 알게 모르게 스며 있음도 당연하다 하겠다. 일본인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시기, 2차 대전이라는 세계체제 차원의 대충돌 속에서 유럽 특히 중동유럽의 극소수 ‘코리안’들이 아차 하면 목숨 줄 놓을 판에 자기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인류학자 혹은 고고학자 한흥수(1909~?)는 개성생으로 일본의 상지대학을 거쳐 오스트리아 빈대학에서 수학했다. 스위스 프라이부르크대에서 박사학위를, 그 뒤 2차 대전 직후 빈대학에서 하빌리타치온 즉 교수자격논문이 통과되어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내가 알기에 한흥수는 독일어권에서 교수 자격을 취득한 최초의 코리안이다. 전시에 체코 프라하에 거주하면서 빈대학 민족학박물관에 근무했다. 인류학자 전경수 서울대 명예교수의 한흥수 연구에 따르면 그는 미주 코리안 좌파와도 연결되어 활동했다. 그들 중 핵심이 미군정에 의해 스파이 혐의로 추방된 뒤 입북해 박헌영의 비서로 활동했던 엘리스 현(玄)이었다. 한흥수는 1948년 북측의 해외인재 유치작업의 일환으로 김일성의 친서를 받고 입북해 내각수상 직속의 이른바 ‘물보’(조선물질문화유물조사보존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했다. 그러나 한흥수는 한국전 말기 남로당계열과 함께 숙청되어 흔적도 없이 역사무대에서 사라진다. 나치독일의 제국안전본부(RSHA) 제6부는 해외첩보부를 말한다. 이 해외첩보부의 C4국은 극동국을 말하는데 여기 국장이 페터 바이라우흐다. 이자는 전후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 회부되는데 이와 관련해 연합국 측의 심문기록이 남아 있다. 그 뒤 바이라우흐 등의 진술에 근거, 미육군 유럽사령부 정보부가 1949년 ‘전시독일의 첩보활동보고서’라는 비밀문서를 펴냈다. 그런데 이 보고서 코리아편을 보면 한흥수는 ‘첩보원’(intelligence agent)이라고 표기되고 위 극동국이 그를 “온건 자치론자로 간주”했으며 도나트 교수와 밀접히 접촉했다고 되어 있다. 극동국이 운영한 기관 중의 하나가 동아시아연구소인데 여기 소장이 도나트였다. 또 4인으로 구성된 코리안 ‘스터디 그룹’이 있었는데 그룹의 장이 한흥수였다. 한마디로 한흥수는 나치 해외첩보부 정보원이었다는 말이다. 박영인(1908~2007)은 울산생으로 알려지기로 도쿄제대 출신의 ‘일본’ 무용가다. 일본명은 구니마사미(邦正美), 나라의 바른 아름다움, 그런 말이다. 일본정부장학금으로 당시 베를린대에 유학, 나치독일의 선전성이 설립한 당시 세계유일의 국립무용학교에서도 수학했다. 전시에는 독일군을 위한 종군위문단의 일원으로 유럽 각지에서 공연했다. 그는 당시 국내 언론에도 음악에서 안익태 못지않게 ‘세계적인’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소개되었던 인물이다. 이후 미국에서도 활동하였고 일본 현대무용에서 빠질 수 없는 일본에 귀화한 코리안이다. 그런데 전시 터키 이스탄불의 미전략첩보국(OSS)이 생산한 1944년 4월 18일자 ‘일본의 터키 내 첩보 및 프로파간다 활동’이란 보고서가 있다. 뜬금없이 터키가 등장하는 이유는 전시 일본은 중립국에서 대연합국 첩보활동을 전개했는데, 베를린에 본부를 두고 처음엔 포르투갈의 리스본, 다음은 터키 이스탄불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웨덴 스톡홀름이 그 전방기지였다. 그런데 이 보고서는 다양한 일본 첩보원의 명단을 밝히고 있다. 그중 “에지리, 동맹통신 베를린 지국장. 그는 흥미로운 타입의 첩보원인 구니를 특수첩보원(special agent)으로 운용하고 있다. 그는 일본 무용가로서 언제나 자신의 직업으로 위장된 특별한 임무를 띠고 유럽 각국의 수도에 나타난다. 그는 그들이 데리고 있는 첩보원 가운데 가장 영리한 자 중 하나다. 그가 곧 여기로 온다.” 전시 일본의 국영통신사였던 동맹통신사의 베를린지국장 에지리 스스무(江尻進)는 동시에 박영인의 대학동문이기도 했다. 전후 일본신문협회전무이사, 일본저작권협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전시유럽의 코리안 디아스포라, 한흥수와 박영인. 일인은 나치독일의, 다른 일인은 군국일본의 스파이였다. 지금 기준으로도 뛰어난 지식인들인 이들의 소명을 현재로선 들을 수 없다. 고문서를 뒤지다가 툭 튀어나오는 옛날 지식인의 깨알 같은 행적에 학문하는 즐거움보다 나라 없는 민족의 씁쓸함이 앞설 따름이다.
  • 참여정부 추진했던 핵잠 ‘수면위’… 한미 원자력협정 암초 넘어야

    참여정부 추진했던 핵잠 ‘수면위’… 한미 원자력협정 암초 넘어야

    비밀리 진행되다 2차 핵위기 고조로 중단 올 3월 국방부 정식인가 후 이달 공식화 군사목적 우라늄 제한… 美 승인 받아야 디젤잠수함 비해 수중작전 능력 무제한 평균 시속 37~47㎞로 속도 2~3배 빨라 해군이 10일 국방부 승인 아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 보고서를 통해 밝힘에 따라 앞으로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핵’을 연료로 쓰는 데서 짐작할 수 있듯 핵추진 잠수함 도입은 사실상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민감한 사안이어서 그동안 현실화 가능성이 불투명했었다. 앞서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여부에 대한 질의에 “도입이 추진됐을 때를 대비해 TF를 운영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이렇게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소극적이었던 해군이 올해 국감에서는 공개 문서에 TF 가동 사실을 밝힌 점은 매우 적극적인 자세 변화라고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해군 자체적으로 운영해 온 TF가 지난 3월 국방부의 인가를 정식으로 받았음을 이날 해군이 밝힌 점도 주목된다. 조심스러운 타진 단계가 아니라 완전히 공식적인 프로젝트가 됐다는 얘기다. 지난해까지는 비상근 근무체제로 운영하다가 올해부터는 일부 상근 체제로 근무방식이 변경된 것도 군의 적극성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TF는 현재 10여명 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추진 잠수함 사업은 자주국방이라는 기조하에 노무현 정부 시절 비밀리에 사업이 진행된 바 있다. ‘362사업’으로 불린 사업은 하지만 당시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면서 2차 핵 위기가 고조된 분위기에 더해 정부가 사업을 추진 중인 사실이 언론을 통해 외부에 알려져 논란이 되면서 흐지부지됐고 해군의 숙원사업으로만 남아 있었다. 군이 핵추진 잠수함을 강력히 원하는 이유는 수중에서 무제한 작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디젤 잠수함은 수중에서 오래 견디는 데 취약하다. 연료를 재보급받을 필요가 없어 수중작전 지속능력이 무제한인 핵추진 잠수함과 비교하면 한계를 가진다. 또 핵추진 잠수함은 평균 시속이 37~47㎞로 디젤 잠수함에 비해 속력이 2~3배 빠르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잠수함 방어에도 유리한 전략 자산이다. 하지만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가지려면 한미 원자력협정이라는 걸림돌을 넘어야 한다. 2015년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은 한미 간 합의로 미국산 우라늄을 20% 미만으로만 저농축할 수 있다는 점과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부분이 명시돼 있어 핵을 연료로 잠수함을 운용하는 것이 제한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4월 대선후보 시절 진행된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며 핵추진 잠수함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었다. 이에 따라 해군이 송영무 장관 재임 당시인 2017년 민간단체에 맡긴 연구용역을 통해 핵추진 잠수함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사실도 이날 국감에서 공개됐다. 하지만 아직 협정 개정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미국이 쉽게 개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제3국에서 20% 미만의 저농축 연료를 들여오는 방법이 있다”며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을 위해선 국제사회에 한국이 핵무기를 만들 이유가 전혀 없으며 언제든 사찰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유시민 의혹 제기에 KBS 조사위 구성…기자들 반발 목소리

    유시민 의혹 제기에 KBS 조사위 구성…기자들 반발 목소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KBS 법조팀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 관리인 김경록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던 KBS가, 하루 만에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국 법무부 장관 및 검찰 관련 취재·보도 과정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KBS 사회부장이 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히는 등 KBS 기자들 사이에서 회사의 결정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건 개요는 다음과 같다. 유시민 이사장은 지난 8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프라이빗뱅커(PB)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의 인터뷰 녹취를 공개했다. 당시 유시민 이사장은 전체 약 1시간 30분 분량의 녹취 중 20분 분량만 공개했다고 밝혔다. 인터뷰에서 김씨는 지난달 10일 KBS와 인터뷰한 내용을 검사가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KBS에서 인터뷰를 하고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왔는데, 인터뷰한 내용이 (조사) 검사 컴퓨터 대화창에 떠서 (그 검사가) ‘KBS랑 인터뷰했대. 털어 봐. 무슨 얘기 했는지. 조국이 김경록 집까지 쫓아갔대. 털어 봐’(라고 말하는 것을) 제가 우연찮게 봤다”고 말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김씨를) 인터뷰하고는 (KBS가) 기사도 안 내보내고, 검찰에다 그 내용을 거의 실시간으로 흘려보낸다는 게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KBS를 비판했다. 이에 KBS는 유시민 이사장의 주장은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KBS는 “지난달 10일 김씨와 직접 통화한 후 김씨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변호사가 동석한 가운데 (김씨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씨를 설득해 KBS 인터뷰룸으로 이동한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면서 “해당 보도는 지난달 11일 ‘뉴스9’을 통해 2꼭지가 방송됐다”고 밝혔다. 또 “인터뷰 직후 김씨의 주장 가운데 일부 사실관계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는 부분을 검찰 취재를 통해 확인한 적이 있다”면서 “하지만 인터뷰 내용을 일부라도 문구 그대로 (검찰에) 문의한 적이 없으며, 더구나 인터뷰 내용 전체를 어떤 형식으로도 검찰에 전달한 적이 없다. 또 조국 장관 측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법무부와 정경심 교수 측에 질의했지만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그러자 유시민 이사장은 지난 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그건 인터뷰 기사가 아니다. 검찰발 기사에 음성이 변조된 김씨의 발언을 원래 맥락에서 잘라서 원래 이야기한 취지와는 정반대로 집어넣어서 보도를 하는 데 이용한 것이지, 그걸 인터뷰한 당사자가 어떻게 자기 인터뷰 기사라고 생각하겠냐”면서 ‘기사도 내보내지 않았다’는 종전의 말을 바꿨다. 이어 “제가 KBS 보도부장이나 보도국장이거나 사장이라면 그렇게 서둘러서 해명하기 전에 (KBS 법조팀이 갖고 있을) 한 시간 정도 분량의 김씨 인터뷰 영상을 먼저 볼 것 같다. 그걸 보고 지난달 11일 방송된 KBS 뉴스를 보고 ‘과연 이 인터뷰에서 이 뉴스 꼭지가 나올 수 있냐’ 그것부터 점검해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KBS는 외부인사를 포함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최근 의혹이 제기된 조국 장관 및 검찰 관련 취재·보도과정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면서 “진상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조국 장관 및 검찰 관련 보도를 위한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관련 취재 및 보도를 담당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회사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법조팀을 총괄하는 성재호 KBS 사회부장은 10일 사내게시판에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성재호 부장은 “(김씨를 인터뷰할) 당시 조국 장관과 정경심 교수는 사모펀드 투자 과정에서 운용사의 투자처와 투자 내용 등을 사전에 전혀 몰랐다고 계속 주장해왔다. 그런데 (김씨) 인터뷰 취재 과정에서 정경심 교수가 사전에 알았다는 정황 증언이 나온 것”이라면서 “(김씨) 인터뷰 90% 이상은 정경심 교수의 펀드 투자 관련 얘기였다. 이 얘기보다 중요한 다른 맥락이 있는지 지금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성재호 부장은 유시민 이사장이 제기한 ‘인터뷰 내용 유출’ 의혹에 대해 “자산관리인의 피의사실 즉 ‘증거인멸’ 혐의를 검찰에 물은 게 아니다. 자산관리인이 말한 정경심 교수의 의혹을 검찰에 물은 것”이라면서 “검찰에는 당시 우리 보도가 별반 새로울 게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MB(이명박 전 대통령) 집사에게 들은 얘기를 바탕으로 ‘MB 집사의 의혹’이 아니라 ‘MB의 의혹’과 관련된 증언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 수사 중인 검찰에 확인 시도를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당시에도 그랬다”고 덧붙였다. 성재호 부장은 또 유시민 이사장을 언급하며 “그는 스스로 ‘어용 지식인’을 자처했고, 자신의 진영을 위해 싸우며 방송한다”면서 “유시민 이사장에게는 자산관리인이 정경심 교수 때문에 범죄자가 될 위기에 몰려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현재 KBS 기자들 사이에서는 “단지 조국 장관 수사 관련 취재를 하고 보도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기자들이 집단 린치에 가까운 피해를 입을 동안 회사는 어디 있었냐”, “일부 기자들의 얼굴과 전화번호가 인터넷 상에 공개돼 조리돌림 당할 때 회사는 어디 있었냐. 무엇을 했냐”면서 회사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두 학자가 바라본 ‘광장 정치’

    두 학자가 바라본 ‘광장 정치’

    서초동과 광화문. 광장의 세 대결이 이번 주를 기점으로 전환점을 맞이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서초동 집회 주최 측은 “12일 집회를 끝으로 당분간 집회를 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첨예하게 갈라선 민심은 쉽게 수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조 장관을 비판해 온 이택광(51)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 교수와 서초동 집회에 적극 참여한 김민웅(63)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에게 사태의 원인과 해법을 물었다. 이 교수는 “조 장관을 감싸는 정부와 여당은 상위 10%를 위한 민주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광장의 대립을 “촛불혁명으로 일궈 낸 성과를 발전시키려는 세력과 이에 저항하는 움직임의 충돌”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자들 없는 서초동 촛불…상위 10%를 위한 민주주의” -한글날에도 광화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반대 집회가 열렸다. 집회의 성격을 어떻게 보나. “광화문 집회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자유한국당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큰 축이지만 이들만 참여하는 건 아니다. 원래 이들 집회에는 100명도 안 모인다. 이번에 수십만명 모인 건 조 장관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곳곳에서 싸움이 나는 등 집회가 일사불란하지 않은 것도 참가자들이 이질적이었기 때문이다.” -조 장관을 지지하는 서초동 집회는 어떻게 보나. “서초동 집회는 광화문과 달리 성격이 간단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집회다. 박근혜 정부 시절 ‘촛불 세력’의 연장이라고 볼 수 없다. 민주노총을 비롯해 당시 촛불집회에서 주요 역할을 한 단체는 다 빠졌다.” -민주당 지지자 외에는 검찰개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인가. “그건 아니다. 검찰개혁에는 모든 사람이 다 동의한다. 다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톨게이트 노동자로 대표되는 비정규직 문제, 노동시간 단축 적용 등 일반인에게 검찰개혁보다 더 절실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런데 ‘조국 사태’에 묻혔다. 이렇게 노동자를 버리고 가는 건 상위 10%를 위한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조 장관 찬성 쪽 일각에서는 의혹이 장관 본인의 문제가 아니고 다른 정치인과 비교하면 큰 흠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도덕적 타락이다. 지금까지 진보가 보수를 이긴 유일한 자산이 도덕성이었다. 그런데 그마저도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건가. 딸의 단국대 논문 1저자 문제만으로 충분히 낙마 사유다. 정부와 여당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딸 의혹을 끌고 올 게 아니라 오히려 고위공직자 자녀 전수조사를 주장했어야 한다.” -조 장관이 물러나면 검찰개혁 추진력이 떨어지지 않겠나. “왜 조 장관만이 검찰개혁을 해야 하는지 설득되지 않는다. 조 장관 외에도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여 준 사람은 많다. 정부와 여당이 조 장관만 감싸면서 검찰개혁 문제를 장관 개인의 문제로 좁혔다.” -서초동 집회가 대의제를 보완하는 직접 민주주의라는 평가도 있다. “직접 민주주의라고 보기 힘들다. 직접 민주주의는 대의제를 파괴하거나 발전시켜서 더 많은 목소리를 담으라는 거다. 그런데 서초동 집회는 단순히 지지 세력의 결집이다. 현 제도를 더 강화하자는 주장만 한다. 사람이 많이 모였다고 직접 민주주의가 아니다.” -진보의 이중성이 드러났다는 점은 어떻게 보나. “이때까지의 진보가 ‘강남 좌파’ 진보였다는 게 드러났다고 본다. 조 장관 딸이 ‘고졸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발언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대학에 가지 않은 고졸 청년이 얼마나 많나. 그런데 그런 발언을 하고 그 발언을 옹호하는 건 이들이 생각하는 진보라는 개념이 그 정도였다는 뜻이다.” -대통령과 여당은 어떻게 해야 하나.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지금 정부 여당은 조 장관만 있으면 검찰개혁이 될 것 같은 판타지를 만들고 있다. 그런데 검찰개혁 주체는 대통령 아닌가. 청와대와 국회가 당사자가 돼야 하는데 왜 조 장관 지키기로만 끌고 가나. 선거 공학적 관점에서 청와대와 여당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이 아니라 국민이 동의하는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 그게 정부와 조 장관이 사는 길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檢 정치적 역할에 강한 분노…‘조국수호’ 자체가 검찰개혁” -시민들이 서초동에 모인 이유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 검찰이 하지 말아야 할 정치적 역할을 과도하게 한 것에 분노했다. 대통령의 임명 행위를 검찰이 개입해 교란한 것은 민주주의 작동원리와 헌법 정신에 대한 전면 공격이다. 확인되지 않은 검찰발 언론보도로 사안을 단정 짓게 하고 유죄가 확정된 것처럼 만들어 버리는 것에도 시민들이 분노했다.” -조국수호가 어떻게 검찰개혁으로 연결되나. “검찰개혁의 최전선에서 대통령의 개혁의지를 수행할 장관이 바로 그 개혁 대상의 공격으로 물러나면 검찰개혁은 첫 단계에서 좌초되는 것이다. 청문회나 검찰 수사를 보면 (정치권과 검찰이 타협한) 인물이 아니면 법무부 장관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조국수호’ 구호는 조 장관에 대한 강력한 지지다. 그 힘을 가지고 검찰개혁을 하지 않으면, 검찰개혁의 시기나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 조국수호가 곧 검찰개혁이고 조 장관 자체가 검찰개혁의 중요한 깃발이 된 셈이다.” -검찰개혁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민주적 통제가 핵심이다. 법무부를 통해 권력기관에 대한 지휘체계를 확실히 하라는 것이다. 검찰 본연의 기능은 보존하고 과잉된 권력은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게 개혁의 기준이다. 그동안의 수사 관행을 정리하는 것을 넘어 이를 뒷받침했던 제도와 관습을 해체해야 한다.” -광화문 집회에는 어떤 사람들이 모였다고 보나. “태극기부대, 자유한국당, 보수 기독교. 세 가지 요소가 결합한 집회이고, 기본적으로 동원체제다. 서초동은 미래로 나아가는 집회인 반면 광화문은 이미 정리된 과거를 복원해서 시대의 발목을 잡으려고 한다. ‘폐기된 과거의 낡은 사진’ 같은 집회다.” -서초동의 촛불을 보면서 정작 노동자나 취약 계층은 소외감을 느낀다고 한다. “저 힘의 10분의1이라도 노동 문제에 쏟아 주면 좋겠다는 섭섭함이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 노동자의 권리나 사회적 취약 계층의 문제를 연대해서 푸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반영하기도 한다. 검찰개혁에만 집중함으로써 절박한 사안이 방치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는 정당하다고 본다. 검찰개혁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 모두가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진보의 분열이라는 진단에 동의하나. “동의할 수 없다. 시대를 정확히 읽고 앞으로 가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갈리는 것이다. 지식인은 민중의 삶과 미래에 헌신해야 한다. 현장 없이 논평만 하는 지식인들은 그런 역할과 임무로부터 스스로 퇴각하거나 아니면 역사에 기여하지 못한 자로 전락하고 있다.” -대통령과 정치권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나. “대통령은 조 장관의 검찰개혁에 힘을 확실히 실어 줘야 한다. 잘못된 관행과 헌법 유린 사안이 있다면 책임을 묻는 엄격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거리정치에 나선 것을 비난하며 광장의 파시즘을 이야기하는 비판도 잘못됐다. 정치는 거리와 일상에서도 이뤄진다. 국회의원들이 민주주의 현장에서 어떤 요구가 있는지 성실하게 듣고 성찰하는 게 먼저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나. “우리가 정확하게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진실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 검찰과 언론이 이 지형을 비틀어버려서 교란됐다. 서초동 촛불집회를 통해 의회권력의 내용이 바뀔 것이고 언론의 지형도 변화될 것이다. 검찰권력의 변화도 꾀할 수 있다고 본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남프랑스의 영국인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남프랑스의 영국인

    로저 프라이는 한국에서 문학비평가로 알려졌지만 화가이자 미술비평가, 큐레이터이기도 했다. 예술 잡지 ‘벌링턴 매거진’의 창립 멤버였으며,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회화 담당 큐레이터 직을 맡아 세잔의 중요성을 알렸다. 그는 1906년 발표한 논문에서 ‘후기 인상주의’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후기 인상주의는 점묘파, 나비파, 앵티미즘, 생테티슴 등 인상주의로부터 갈라져 나온 다양한 경향을 가리키는 용어로 예술사에 채택되었다. 그림도 잘 그렸다. 딜레탕트 수준이 아니라 추상과 표현주의를 흡수한 아방가르드 화풍을 개척해 영국 미술사에 발자취를 남겼다. 프라이는 강연으로도 성공했다. 명석한 내용과 부드러운 목소리는 강연장을 찾은 청중을 매료시켰다. 입바른 소리 잘하기로 유명한 버나드 쇼가 인정한 목소리니 믿어도 좋을 듯하다. 부잣집 아들에다 뛰어난 머리, 예술적 재능, 근사한 목소리까지 신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지만 그에게도 인생의 아픔이 있었다. 서른 살 되던 1896년 헬렌 쿰과 결혼했으나 아내에게 정신이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헬렌은 1910년부터 1937년까지 요양원에 있다 죽었다. 홀아비와 다름없게 된 프라이는 런던의 지식인 서클인 블룸즈베리 그룹에서 만난 화가 바네사 벨과 사랑에 빠졌다. 바네사 벨은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언니로 이 자매의 미모는 당대 상류사회에서 유명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애정은 오래가지 못했다. 바네사 벨이 이번에는 후배 화가 던컨 그랜트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프라이는 가슴이 무너졌지만 그래도 그녀와 죽을 때까지 우정 관계를 유지했다. 프라이는 여행을 많이 다녔다. 그의 그림에는 이탈리아, 남프랑스, 모로코, 불가리아 등 다양한 장소가 나타난다. 남프랑스를 특히 좋아했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망통 인근에 집을 얻어 누이동생과 한동안 살았다. 1915년 파리 북쪽의 전선을 방문해 전쟁의 참화를 목격한 프라이는 인간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 해변의 작은 마을에 은둔해 그림에서 위안을 찾았다. 테라스에 그늘을 드리운 나뭇가지 사이로 에메랄드빛 해안이 아득히 펼쳐진다. 가을인가 보다. 잎이 누릇누릇하다. 미술평론가
  • 화성시 민선7기 공약 “시민이 직접 평가한다”...‘공약 주민배심원제’ 도입

    화성시 민선7기 공약 “시민이 직접 평가한다”...‘공약 주민배심원제’ 도입

    경기 화성시가 서철모 시장의 공약 이행여부를 주민에게 심의·평가 받는 ‘공약 주민배심원제’를 도입한다. 화성시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8일 이같은 내용의 ‘공약 주민배심원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민선 7기 공약 이행의 상호 협력과 주민배심원제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마련됐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주민 중심 심의 평가방식인 주민배심원제 정착에 협조하고, 주민배심원의 원활한 공약 실천 계획서 평가에 협조하기로 했다. 또 매니페스토 운동 활성화를 위해서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주민배심원제는 민선7기 화성시 공약실천 계획의 실효성과 이행가능성 여부를 주민에게 심의·평가 받고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다. 공약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주민소통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참다운 지방자치와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지난달 ARS를 통한 주민배심원단 모집을 시작했으며 이날 배심원단 선정을 마쳤다. 배심원단은 다음달 최종 보고회를 갖고 공약 이행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공약은 시민과의 약속이다. 지역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체감하고 있는 주민들의 객관적인 평가와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 드리며, 앞으로도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완성도 있는 공약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화성시는 지난 7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대전 세종연구원이 공동으로 주관한 ‘2019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참여가 시민의 삶을 바꾼다 화성시민 지역회의’ 사례를 발표해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내년 차량 1만대 확장” vs “영업 근거 규정 없앨 것”

    “내년 차량 1만대 확장” vs “영업 근거 규정 없앨 것”

    박재욱 대표 “입법 시 서비스 어려워져 회사 망하면 국가가 면허권 되사줄지” 정부 의견 안 따르면 법 고쳐 ‘퇴출’ 경고실시간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가 정부의 ‘택시·플랫폼 상생 방안’에 대해 거듭 반발했다. 2020년까지 운행 차량을 1만대로 늘린다는 계획도 밝혔다. 타다 운영사 VCNC 박재욱 대표는 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출범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상생 방안에 대해 “실제 법안으로 올라가면 (좌초된 승차공유 스타트업) 콜버스나 (카카오) 카풀 사례처럼 실질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매년 1000대 이상 택시 면허를 매입해 택시 허가 총량을 관리하게 한 데 대해서는 “만약 회사가 (이 때문에) 잘 안 돼 망하게 된다면 국가가 (면허권을) 되사줄지 등 법적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경 대응하며 법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치길 주문했다. 박 대표가 비판한 상생 방안은 지난 7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것으로 타다·카카오T와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국토부가 운송사업자를 선정·허가하는 규제혁신형(타입1) ▲법인택시를 프랜차이즈처럼 운영하는 가맹사업형(타입2) ▲T맵택시처럼 승객과 택시를 연결하는 중개사업형(타입3) 등 세 가지 형태로 허용하고 플랫폼 업체가 수익 일부를 사회적 기여금으로 내게 하는 방안이다. 11인승 이상 렌터카와 기사를 단거리로 임대하는 방식인 타다의 사업 모델은 상생 방안에서 일단 배제됐다. 플랫폼 업체에 리스 아닌 렌터카를 허용할지, 택시 면허를 타다에 얼마나 공급할지 등의 세부 내용은 시행령 개정 단계에서 다룬다. 특히 이 가운데 ‘타입1’에 대해 박 대표는 “상생 방안이 아직 법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큰 입법 규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현재 총 1495대인 타다 차량을 내년에 1만대로 늘리고 현재 서울·수도권 일부 지역에 국한된 서비스 지역을 전국 도시권별로 늘린다는 구상을 밝혔다. 약 1000곳, 3만건의 서비스 요청이 있었고, 특히 부산에서 수요가 많았다고 박 대표는 전했다. 지난 1년 동안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차량 운영 효율화, 모빌리티 생태계 발전, 이용자 이동 편의 확대, 사용자와 드라이버 9000명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박 대표는 소개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입장자료를 내고 “새 플랫폼 운송사업 제도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타다의 1만대 확장 발표는 사회적 갈등을 재현할 수 있는 부적절한 조치이며, 현재 타다 서비스가 법령 위반인지 검찰 수사까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면서 “타다가 현재 영업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손보겠다”고 했다. 국토부가 7월 발표한 스마트 택시 제도화 방안과 후속 논의인 플랫폼 택시 제도화 및 택시 업계상생 방안 실무 논의에서의 정부 의견을 따르지 않으면, 현재 시행령으로 허용된 렌터카 활용 승차공유 서비스 법제를 손봐 타다 영업 근거를 없앨 수 있다는 경고까지 읽히는 대목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시크릿 부티크’ 김선아, 비선 실세 행보 정리 ‘현실감 만렙’

    ‘시크릿 부티크’ 김선아, 비선 실세 행보 정리 ‘현실감 만렙’

    ‘시크릿 부티크’ 김선아가 비선 실세 제니장 역을 리얼리티 넘치는 묘사로 완벽하게 소화, 시청자들로부터 ‘현실감 만렙’ 드라마로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시크릿 부티크’(연출 박형기 l 극본 허선희)는 재벌기업 데오가(家)의 총수 자리, 국제도시개발 게이트를 둘러싼 독한 레이디들의 파워 게임을 담은 ‘레이디스 누아르’ 드라마. 매회 긴장감 넘치는 반전 엔딩과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사건의 향연으로 ‘몰입감 최강 드라마’로 손꼽히며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무엇보다 극중 J부티크 대표이자 정·재계 비선 실세인 제니장으로 열연 중인 김선아의 현실감 넘치는 비선 실세 행보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 ‘시크릿 부티크’ 제니장(김선아 분)의 행보를 통해 현실과 닮아 더 소름 끼치는 ‘비선 실세 행보 1, 2, 3’을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조사실’ FOOD- “여기 국밥 한 그릇” ‘시크릿 부티크’ 1회에서는 중앙지검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는 제니장이 부장검사와 국밥을 두고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서민 음식의 대표주자이자, 한때 선거 광고에까지 등장할 정도로 국민대표 음식인 국밥은 단순한 음식이라기보단 ‘소통’의 메멘토 같은 역할을 해왔던 상황. 비선 실세 제니장은 비록 조사실에 갇힌 신세였지만 부장검사와 조사실에서 국밥과 소주를 함께하며 후일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어디서나 힘을 발휘 할 수 있는 비선 실세 제니장의 ‘인맥 보고’의 면모를 보여준 장면. 모든 것을 휘저으며 끝내버릴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은유적으로 표현, 호응을 얻었다. #‘세컨’ 네임 - ‘사모님들의 메시아’ ‘시크릿 부티크’에서 제니장은 남편의 폭력으로 이혼을 원하지만, 사회적 지위 때문에 조용한 처리를 원했던 장교 부부 의뢰 건을 맡았다. 더욱이 약속을 어기고 다시 한 번 아내에게 손을 댄 장교 남편을 “의뢰인은 제가 선택합니다”라는 쿨내 나는 한 마디로 제압했던 것. 이 밖에도 재벌 사모님의 세 번째 결혼식 등 중요 행사에 드레스를 골라주고, 부장검사 사모님 등 정·재계 인사들의 중매와 재벌그룹 부부들의 은밀한 사생활 처리까지 도맡아 하며, 정재계 사모님들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았다. 그로 인해 ‘집에 들어온 노루’라는 말로 김여옥(장미희 분)을 교란한 박수무당 김부사(김승훈 분)에게 “지금 내가 이 자리서 전화 돌리면 그 싸모들 싹 다 돌아설 텐데?”라고 맞짱뜨는 호기를 부릴 수 있었던 터. 하지만 이런 전폭적인 신임으로 인해 제니장은 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지난 6회 극 후반에 나왔던 한 사모가 “제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제니장을 불러주세요. 장대표가 살해하도록 교사했습니다”라는 전화 한 통을 하면서 제니장이 위기에 처하고 말았던 것. ‘사모님들의 메시아’로 불리는 제니장의 면면이 권력자들 뒤에서 조용히 그들을 움직이는 비선 실세의 포스를 고스란히 재현해내면서 소름 돋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다. # ‘코드’ is ‘F’ - 로비 IN 패션 & 비난의 의상 블레임룩 비선 실세 제니장은 J부티크를 통해 화려한 장신구와 옷을 팔며 부티크를 거점 삼아 정·재계 인맥들과의 교류는 물론 후원하는 행보를 거듭했고, 특히 이를 이용, 정관계 뒷 라인 로비까지 연결했다. 정,재계 사모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스타일을 이용해서 접근, 결국 비리의 온상이 되고 마는 ‘패션 정치학’을 담아냈던 것. 특히 조사실과 구치소에서 보여준 런웨이 급 제니장 패션은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의 패션이 주목받는 ‘블레임 룩’을 떠올리게 만드는, 흥미로운 장면들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됐다. 제작진 측은 “재벌과 비선 실세라는 소재를 더욱 현실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현실에 가까운 묘사를 하는데 집중했다”라며 “김선아가 보여주는 비선 실세 제니장의 행보가 어디까지 닿게 될지, 점점 더 격랑 속으로 들어갈 ‘시크릿 부티크’를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한편 ‘시크릿 부티크’는 오는 9일 오전 10시 20분부터 3시간 동안 ‘1~6부 모아보기’를 특별 편성, 한 번 본 사람도 다시 보고, 못 본 사람들은 새롭게 볼 수 있게 만드는, ‘시크릿 부티크’ 만의 매력에 빠질 수 있는 정주행의 기회를 선사한다. SBS 수목드라마 ‘시크릿 부티크’는 7회는 오는 9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 갔다, 하와이] 1등도 꼴찌도 없는 ‘이상한’ 훌라 축제를 가다

    [임지연의 내가 갔다, 하와이] 1등도 꼴찌도 없는 ‘이상한’ 훌라 축제를 가다

    연간 평균 온도 26도의 온화한 날씨 덕분일까. 하와이 거주민들의 성격과 그들의 생활 방식 역시 이곳의 날씨를 닮아 온화하다는 것이 정평이다. 실제로 하와이의 와이키키 해변을 떠올리며 이곳을 찾아오는 여행자들 중 다수는 푸른 바다보다 더 인상적인 하와이의 특징으로 거리에서 마주치는 하와이안의 온화한 성품을 꼽을 정도다. 필자의 생각 역시 여행자들의 시각과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로 대도시라면 으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교통 신호 위반 문제와 무수한 여행자와 차량이 뒤섞여 만드는 소음 등을 이곳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호놀룰루 시는 미국에서도 제법 큰 규모의 대도시로 꼽힌다. 여기에 더해 하와이에는 매년 약 990만 명에 달하는 서로 다른 국적의 여행자가 찾아오는 지역이다. 더욱이 올해에는 그 수가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배려가 상식인 이곳에서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빠르게 달리는 운전자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은 하와이 현지 문화의 성숙도를 가늠하기에 좋은 부분일 것이다.그리고 이 같은 하와이 현지 원주민들이 만들어 내는 눈에 띄는 행사가 바로 ‘1등’과 ‘꼴찌’를 선발하지 않는 ‘훌라’ 대회다. 매년 한 차례 성대하게 치러지는 ‘프린스 랏 훌라 축제'(prince lot hula festival)는 하와이 원주민들이 주축으로 진행하는 대표적인 훌라 축제다. 매년 여름이면 어김없이 호놀룰루 시 중심지에서 진행되는 프린스 랏 훌라 페스티벌의 가장 큰 특징은 경연을 목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훌라’를 즐기는 이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공연을 일반인들에게 선보이는 자리인 셈. 매년 이올라니 궁전에서 개최되는 이날 축제에는 약 20개의 팀과 개인 자격의 훌라 공연자들이 참여 해오고 있다. 그런데 이들 20여개의 팀과 개인 참여자들에 1등부터 20등까지 점수를 매겨 서열화하지 않는다는 점이 눈이 띄는 특징인 것이다.축제 현장의 분위기는 토~일요일 양일간 진행되는 기간 동안 끊임없이 무대 위를 오르는 참여자들의 공연을 여유롭게 즐기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현장에는 먹고 마실 수 있도록 각종 현지 음식 부스가 마련돼 있는 덕분에 현지를 찾은 여행자들과 현지인들이 함께 어울리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되는 셈이다. 이 같이 1등부터 20등까지 서열화 하지 않고, 공연 자체를 순수하게 즐기려는 행사의 전통은 프린스 랏 훌라 대회가 처음 개최됐던 지난 4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하와이 원주민의 전통을 기념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된 이 대회는 훌라를 배우는 학교나 단체라면 누구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의 문을 열어뒀던 것. 특히 이는 곧 앞서 총·칼을 앞세웠던 서양 문화가 강제로 유입됐던 하와이 원주민의 아픈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서방 세력이 하와이 섬을 점령한 이후 줄곧 섬 원주민들은 누구도 전통 언어인 하와이어와 문화를 자유롭게 교육하거나 배울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같은 원주민에 대한 강압적인 금지정책은 오히려 더 많은 이들에게 원주민 고유의 문화를 지켜내야 한다는 의식을 가져왔는데, 지난 1978년 무렵에 이르러 훌라 춤에 대한 정부의 금지 정책이 풀리자 ‘훌라’에 대한 대중화 운동 분위기는 원주민들 사이에서 급격하게 확산됐다.이 시기 가장 먼저 실시된 대회가 바로 프린스 랏 훌라 축제다. 축제 명칭 역시 카메하메하 왕 5세(1863~1872)로 재위했던 ‘랏’ 왕자에서 유래했다.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랏’ 왕자 또는 프린스 랏 카푸아이와로 불리는 인물은 카메하메하 5세로 약 9년에 걸쳐 하와이 전역을 통치했던 왕이다. ‘랏’ 왕자는 하와이 주민들 사이에서도 유독 서구 문화가 범람하는 혼란 속에서도 하와이 전통 문화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창 서양 세력의 난입으로 인해 혼란했던 당시, 그는 훌라 춤을 수호하는 것이 하와이 원주민의 의식을 지켜내는 길이라고 여겼던 것. 본래 훌라는 하와이어로 ‘춤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와이 섬을 지켜온 원주민들이 고대시기부터 전통 음악에 맞춰 춤을 추던 독특한 무용이었던 셈. 당시 불의 여신 펠레를 위해 언니 피아카 여신이 춤을 춘 데서 비롯됐다는 설이 전설처럼 전해진다. 특히 훌라가 처음 발생했을 당시에는 종교적인 의식을 목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주로 남자들을 위한 춤으로 전승됐는데, 서양 세력에 의해 성격이 변질되면서 최근에는 일반적인 오락 무용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이처럼 1등을 뽑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훌라’ 축제에는 하와이 원주민들이 자신들의 문화와 전통을 수호하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는 셈이다. 특히 올해 축제의 주제는 ‘오 젊은이들이여, 앞으로 가자’였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하와이 현지 세대들에게 훌라 전통 의식의 의미를 전달하자는 뜻을 담았다는 후문. 더욱이 대회 참여자에 대해서도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유롭게 운영되고 있는데, 하와이 전통 춤인 훌라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이라면 그가 누구든 경연을 함께할 수 있도록 했다. 누가 더 잘하고 못하고를 가늠하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전통 문화를 함께 한다는데 의의를 두고 운영되고 있는 것. 실제로 행사 현장은 매우 여유롭게 진행된다. 이른 오전부터 저녁 시간대까지 양일간 끊임없이 진행되는 축제 현장에는 먹거리와 마실거리 등이 마련돼 있고, 이곳을 오고가는 관람객들은 현장에 배치된 좌석 또는 잔디 위에서 대회 참여자들의 경연을 자유롭게 관람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자유로운 참여 분위기 덕분에 프린스 랏 훌라 대회에서는 이제 막 훌라춤을 습득한 유치원생 참여자부터 수 십 년 경력의 베테랑까지 한 곳에서 구경하는 재미가 존재한다. 그리고 올해 역시 현장에 함께한 관람객들 누구도 섣불리 참여자의 공연에 점수를 매기려 하지 않았다. 다만 전통 문화를 더 많은 이들에게 선보이고 함께 관람하는 문화를 지켜나가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는 모습이었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