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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짐짓 속내를 떠보려다가 짐을 떠안게 된 배고령이 봄 꿩 제 울음에 놀라듯 화들짝 놀라 손사래를 치는데, 켕기는 구석이 있다 보니 손사래가 과장되어 대중이 없었다. 정한조는 아니래도 짐을 떠안길 작자가 나타나서 잘되었다 싶어 손사래를 치는 배고령의 손을 허공에서 잡아 앉히었다. 정한조는 발명할 틈도 주지 않고 윽박지르고 들었다. “아니 임자, 부리는 먼저 헐어놓고 발뺌은 왜 하나? 나로 말하면 오지랖 챙길 겨를도 없다는 것을 임자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기왕 말이 나온 김에 구월이 중신애비는 자네가 맡아서 혼사를 성사시키도록 하게. 성사만 시킨다면 술값 용채는 내가 책임을 짐세.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우리 행중에 임자같이 신실한 중신애비가 있을 줄은 미처 몰랐네.” “아닙니다요. 월천댁에게 허튼소리 몇 마디 했다가 쥐어박히고 나면 그 망신살을 어찌 감당하겠습니까.” 호랑이를 그리려다 똥개를 그려 면목이 없게 된 배고령이 머쓱한 얼굴로 아닌 보살하고 간신히 접소를 빠져나오긴 하였는데, 등골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울타리 밑에 앉아 담배를 연거푸 두 대나 죽이고 나서 도방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자리에 있는 이웃 숫막을 찾았다. 천봉삼은 무릿매를 맞아 얻은 장독이 삭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휘진 몸뚱이에 간혹 가다가 뒤틀린 오장육부를 죄다 쏟아낼 듯 토하곤 했지만 치명적인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간병이 알뜰하던 월이는 아직까지 몰골이 파리하고 초췌하였으나 다소 기운을 차리고 도방에서 시키는 대로 동자치 노릇을 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적굴에서 붙잡혀 와서 엄살을 부리는 늙은이들 수발에도 품앗이를 아끼지 않았다. 음성도 침착하고 두길보기하지 않는 처신이 처량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서 정한조도 뒤를 싸주는 것 같았다. 배고령이 머쓱한 얼굴로 나간 뒤에 턱을 고이고 앉아 있던 정한조가 뒤뜰에서 궁싯거리는 만기를 불러 앉히었다. 불러 놓고 만기의 기색을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던 정한조의 입에서 천만뜻밖의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만기… 자네 본래 이름이… 연임이 아니던가?” 그 말이 떨어지자, 멀뚱한 얼굴로 앉아 있던 만기가 금방 파랗게 질려 얼른 고쳐 앉으며 정한조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적당을 소탕한답시고 북새통을 벌이느라,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네만, 샛재 비석거리에 있는 월천댁 말일세. 얼마 전에 임자를 데릴사위 삼겠다고 나더러 정색하고 중신애비가 되어 달라는 청을 넣었다네.” 느닷없고 어처구니없어 말구멍이 막혀버린 만기가 대꾸를 못 하고, 처연하게 정한조를 쳐다만 보는데, “임자의 본색이 계집사람이란 것을 아는 사람은 지금 행중에서 나 하나뿐이지만, 언제까지 숨길 수 있을까? 소금 상단에 끼어들기 위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소년 때부터 변복으로 사내 행세하고 있지만, 나 역시 이런 생뚱맞은 일이 생기리라고는 미처 예측을 못 했네.” 평소에는 정한조 앞에서 우물쭈물 얼버무리기 잘하던 만기가 그 대목에 이르자 분명한 어조로 말하였다. “지금까지 잘 견뎌왔는데, 하찮은 일로 본색을 드러낼 까닭이 없습니다.” “임자의 심사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차제에 본색을 밝혀 월천댁이 일찌감치 단념토록 하는 것도 도리가 아닌가. 월천댁으로 말하면 십이령길을 넘나드는 우리 행중과는 20년 가까운 인연을 맺고 있어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가 아닌가. 식솔이나 다름없지. 그런 사람에게 오래도록 딴청 피워 속내를 괴롭힌다는 것도 도리가 아닐세. 뿐만 아니라, 지금 접소에서 동자치 노릇하는 월이란 아낙네 말일세. 그 여인네를 지켜보자니 매우 총기도 있고 심덕도 무던해서 같은 계집사람으로서 서로 심금을 털어놓고 의지하고 살아도 무방할 것 같으니 내가 권할 때, 아주 본색을 밝혀버리면 마음 편할 것 같지 않은가.” “지금 와서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럴 수 없다니? 그럼 평생 동안 남장으로 행세하며 살겠다는 것인가? 언젠가는 본색을 밝혀야 하지 않겠나. 본색을 밝혀야 한다면 지금이 바로 그때가 아닌가.” “월천댁 일은 시생이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본의 아니게 밖에서 서성이다가 엿듣게 되었습니다만, 배고령이 그 댁 구월이에게 정분을 둔 것 같습니다. 배고령이 야밤에 월이의 손목을 낚아채서 집 밖으로 나가 정분 나누는 것을 우연히 엿본 일도 있습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더니 세상에 비밀이 없군그려. 그 말이 적실한가?” “뉘 앞이라고 거짓 발고하겠습니까.” “그것 참…그런 일이 있었군.” “월천댁 일은 시생에게 맡겨주십시오. 사내 행세하는 것이 몸에 배어 그지없이 편안할 뿐 아니라, 딱히 염두에 둔 남정네도 없습니다. 또한 우리 행중과는 한 식솔이나 다름없는 나귀들에게도 정이 들어서 떨어져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시생에게 낙이 있다면 나귀들을 돌보는 일입니다. 나귀들도 시생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아마도 뿔뿔이 흩어져 사방으로 튈 것 같습니다. 말이 없어 그렇지 눈치와 속내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시생과 같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합니다. 이번 일은 더이상 거론하지 말아주십시오. 나귀들과 동행으로 도감 어른을 모시고 작반하는 것이 시생에겐 더없는 낙인데 어찌 하찮은 일로 시생을 내치려 하십니까.” 그때, 정한조는 황급히 손사래를 치며 만기를 나무랐다. “그만 하게…임자의 고집도 어느새 나귀들 뺨치겠군그려. 그렇다면 만기가 배고령과 구월이 혼사가 무사히 맺어지도록 중신애비가 되어주면 좋겠군. 하냥다짐을 해도 좋겠지?” “도감 어른께서 더이상 시생을 두고 거론하지 않으시면 주선하겠습니다.”
  • [깔깔깔]

    ●이런 맙소사 어느 중년 부부가 자던 중 남편이 소리를 치며 일어났다. 남편이 겁에 질린 듯 식은땀을 뻘뻘 흘리자 부인이 물었다. “당신 왜 그래요?” “끔찍한 악몽을 꿨어.” “무슨 꿈이요?” “글쎄, 이효리와 당신이 서로 나를 차지하려는 꿈이었어.” “아니. 그게 왜 막몽이에요?” 그러자 남편은 깊게 한숨을 쉬며 실망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건 말이지. 결국 당신이 이겼거든….” ●머니의 종류 ▶도둑이 훔쳐간 돈 슬그머니. ▶계란 살 때 지불한 돈 에그 머니.
  • 문 닫힌 당번 약국, 눈 감은 복지부… 휴일 환자들만 식은땀

    문 닫힌 당번 약국, 눈 감은 복지부… 휴일 환자들만 식은땀

    서울 성북구 월곡동에 사는 직장인 박모(41)씨는 지난 13일 밤 머리에 통증을 느껴 근처 병원의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 의사는 박씨의 증상을 대상포진으로 진단했다. 박씨는 처방전을 들고 ‘당번 약국’ 서비스를 통해 약국을 찾았지만 병원에서 가장 가까운 당번 약국 두 곳의 문이 모두 닫혀 있었다. 박씨는 두 곳을 더 돌아다닌 끝에 가까스로 문을 연 당번 약국을 찾았지만 그곳엔 필요한 의약품이 없었다. 결국 박씨는 종로구 혜화동까지 가서야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 한때는 약국 밖에서 상비약 판매를 허용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저지하기 위해 ‘당번 약국 시행 5부제’까지 검토했던 약사업계가 지난해 11월 개정안이 시행된 뒤로는 당번 약국 시스템을 사실상 나 몰라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휴일·야간 응급환자에 대한 약속이자 서비스인 당번 약국 시스템이 약사업계의 입맛에 따라 휘둘리고 있는 셈이다. 서울신문이 일요일인 지난 23일 당번 약국 시스템에 접속해 서울지역 당번 약국 중 40곳을 무작위로 선정해 직접 방문과 전화로 실제 개점 여부를 조사한 결과 당번 약국 9곳이 문을 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번 약국 가운데 22.5%가 개인적인 이유로 환자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약국 문을 연 양천구 신정동의 한 약사는 “가급적 당번을 어기지 않고 있지만 수당이나 벌칙이 있는 것도 아닌데 100% 지키기는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당번 약국 제도는 약사회에서 200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약사들이 자발적으로 영업할 날짜와 시간을 정해 입력하면 인터넷사이트 등에서 환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다. 문제는 당번 약국 시스템에서 컴퓨터 자동신호로 확인되는 극소수 약국을 빼고는 당번 약국이 문을 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119나 다산콜센터 등도 이 시스템과 약사회에서 보내준 자료를 통해 환자에게 당번 약국을 안내하고 있다. 때문에 당번을 서지 않는 약국으로 안내받은 환자는 헛걸음을 하는 셈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4일 “당번 약국이 문을 열지 않아 종종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약사회에 전달하고 있지만 그 외에는 복지부가 당번 약국을 관리할 권한이 없다”고 했다. 약사회는 지난해 11월 편의점 등 약국 밖에서 상비약을 팔 수 있게 된 뒤로 회원들의 당번 약국 수행 의지가 많이 꺾여 참여를 강요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약사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이전부터 개인 사업자인 약사들이 일종의 봉사 개념으로 당번 약국을 성실히 수행했는데 개정안이 통과되고 많은 회원들이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런 마당에 아무런 인센티브나 정부의 제도적 지원도 없는데 회원들에게 당번 약국 참여를 강하게 요구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휴일에도 문을 여는 종로구의 한 약사는 “당번 약국을 의무화하려면 편의점 등의 의약품 판매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면서 “약은 다 (편의점에) 빼앗기고 주말·야간까지 문을 열어 손님도 없는 약국을 지키느라 고충이 심하다”고 말했다. 약사회 측은 “환자들이 잘못된 당번 약국 정보 탓에 헛걸음을 하지 않도록 회원들을 계도하고 인터넷사이트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보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디지털 치매’ 방치했더니… 공황장애 불렀다

    ‘디지털 치매’ 방치했더니… 공황장애 불렀다

    김모(23·여)씨는 스스로 숫자 건망증이 있다고 생각하고 숫자 암기와 관련된 것들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에 의존해 왔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본인의 휴대전화 번호 말고는 숫자 암기가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김씨는 “4~5년 전부터 휴대전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으면 식은땀이 흐르고 불안해진다”면서 “휴대전화가 꺼지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멍해질 때가 많다”고 말했다. 김씨는 “얼마 전에는 자취집 도어록 카드를 잃어버렸는데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아 찜질방을 찾은 적도 있다”고 했다. 이모(32·여)씨의 증상도 처음엔 김씨와 비슷했다. 숫자 암기가 잘 안될 때가 많았고 종종 지인들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계속 중요한 업무에서 실수가 이어지자 강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2년 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는 건망증이 점점 심해지더니 때로는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이씨는 결국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24일 부산 강서구 신호대교 위에서 자살을 시도했다. 경찰 도움으로 병원을 찾은 이씨는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가 필수품을 넘어 현대인의 생활 전반을 지배하면서 ‘디지털 치매 증후군’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디지털 치매 증후군은 무의식적으로 디지털기기에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과 계산 능력이 저하되고 각종 건망증 증세를 보이는 상태를 뜻하는 신조어다. 뇌 질환이라기보다 정보 과다로 인해 뇌가 주변 정보를 밀어내는 현상이지만 이씨처럼 극단적인 상태로 치닫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치매 증후군은 인지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당장 일상 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건 아니지만 뇌의 특정 부분의 발달과 기능에 부조화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요 동인이 되면 디지털기기가 없을 때 자력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홍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치매예방센터 교수는 28일 “치매 직전 단계인 경도 인지장애 환자 8명 가운데 1명이 1년 내에 치매로 악화된다”면서 “지금 당장 치매라고 할 수는 없어도 (디지털기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인 김기웅 국립중앙치매센터장은 “디지털 치매 증후군을 일반 치매 범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디지털 치매 증후군은 디지털 기기에 대한 과도한 의존, 중독으로 인해 또 다른 정서장애 문제를 동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스스로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뇌를 자주 활용하는 습관을 들이고 동시에 일부 기능을 뺀 디지털기기를 선택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 교수는 “디지털기기의 사용 시간을 잘 통제해야 뇌가 불균형적으로 발달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면서 “각종 편리한 디지털기기에 의존하기보다 의식적으로 적절한 두뇌 활동과 신체활동을 병행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20대女, 숫자 못 외운다고 하더니 결국…

    20대女, 숫자 못 외운다고 하더니 결국…

    김모(23·여)씨는 스스로 숫자 건망증이 있다고 생각하고 숫자 암기와 관련된 것들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에 의존해 왔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본인의 휴대전화 번호 말고는 숫자 암기가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김씨는 “4~5년 전부터 휴대전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으면 식은땀이 흐르고 불안해진다”면서 “휴대전화가 꺼지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멍해질 때가 많다”고 말했다. 김씨는 “얼마 전에는 자취집 도어록 카드를 잃어버렸는데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아 찜질방을 찾은 적도 있다”고 했다. 이모(32·여)씨의 증상도 처음엔 김씨와 비슷했다. 숫자 암기가 잘 안될 때가 많았고 종종 지인들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계속 중요한 업무에서 실수가 이어지자 강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2년 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는 건망증이 점점 심해지더니 때로는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이씨는 결국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24일 부산 강서구 신호대교 위에서 자살을 시도했다. 경찰 도움으로 병원을 찾은 이씨는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가 필수품을 넘어 현대인의 생활 전반을 지배하면서 ‘디지털 치매 증후군’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디지털 치매 증후군은 무의식적으로 디지털기기에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과 계산 능력이 저하되고 각종 건망증 증세를 보이는 상태를 뜻하는 신조어다. 뇌 질환이라기보다 정보 과다로 인해 뇌가 주변 정보를 밀어내는 현상이지만 이씨처럼 극단적인 상태로 치닫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치매 증후군은 인지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당장 일상 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건 아니지만 뇌의 특정 부분의 발달과 기능에 부조화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요 동인이 되면 디지털기기가 없을 때 자력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홍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치매예방센터 교수는 28일 “치매 직전 단계인 경도 인지장애 환자 8명 가운데 1명이 1년 내에 치매로 악화된다”면서 “지금 당장 치매라고 할 수는 없어도 (디지털기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인 김기웅 국립중앙치매센터장은 “디지털 치매 증후군을 일반 치매 범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디지털 치매 증후군은 디지털 기기에 대한 과도한 의존, 중독으로 인해 또 다른 정서장애 문제를 동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스스로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뇌를 자주 활용하는 습관을 들이고 동시에 일부 기능을 뺀 디지털기기를 선택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 교수는 “디지털기기의 사용 시간을 잘 통제해야 뇌가 불균형적으로 발달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면서 “각종 편리한 디지털기기에 의존하기보다 의식적으로 적절한 두뇌 활동과 신체활동을 병행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감기 증세와 비슷… 5년마다 예방접종 받아야

    감기 증세와 비슷… 5년마다 예방접종 받아야

    김영삼 전 대통령이 폐렴 증세로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가벼운 감기증세로 입원했으나 폐렴으로 악화돼 상당 기간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고령자가 감기 증세를 보일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노인들의 폐렴은 초기 감기와 증세가 비슷해 식별이 어려울 뿐 아니라 진행 속도가 빨라 갑작스레 늑막염·뇌수막염·패혈증 등의 합병증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65세 이상의 노인이 폐렴에 걸릴 경우 10명 중 8명 이상은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며, 입원 기간도 일반 환자의 2배를 넘는다. 성인의 경우 폐렴으로 입원하더라도 7일 정도면 증세가 호전돼 대부분 외래치료로 전환되는 데 비해 노인은 15일에서 길게는 한달 이상 치료를 받아야 하며, 조기에 증상을 호전시키지 못하면 그만큼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져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노인성 폐렴의 특징은 ▲입맛이 떨어지고 기력이 없다 ▲밤에 식은땀을 흘리고 시름시름 앓는다 ▲불면증이 있고 생기가 없다 ▲탈수와 늘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대소변을 못 가리고, 헛소리를 하거나 호흡곤란이 온다는 것 등이다. 폐렴은 주로 세균과 바이러스 등 급성의 감염성 병원균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간혹 알레르기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드물게는 가루약을 복용하거나 음식물을 먹다가 기도로 흡입해 흡인성 폐렴이 생기기도 한다. 이 가운데 세균성 폐렴은 항생제요법으로 치료하지만, 노인들의 경우 평생 다량의 약물을 사용한 탓에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치료가 한층 어렵다. 게다가 노인들은 면역력이 약해져 있을 뿐 아니라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감염성 질환에 매우 취약하다. 고령자가 감기 증상과 함께 호흡이 분당 30회를 넘어서 숨을 헐떡거리거나, 38∼39도를 넘나드는 고열이 나면서 의식이 혼미한 경우, 입술이나 손톱이 파래지는 청색증, 해열제를 써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며,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노약자 등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이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생활의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심신의 안정을 취해야 하며, 과로나 과음·흡연 등을 피함으로써 몸의 저항력을 높여줘야 한다. 고른 영양 섭취가 필요한 만큼 편식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이연 서울시 북부병원 내과 부장은 “특히 면역력이 취약한 노인이나 당뇨병·신장·심장·간질환 등 내과적 질환을 갖고 있는 노인이라면 5년마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면서 “특히 노약자가 감기에 걸렸을 때는 증상이 가볍더라도 방심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인생 100세 시대에서의 행복 방정식/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인생 100세 시대에서의 행복 방정식/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복지문제와 관련해 해외출장이 잦은 필자가 최근 들어 느끼는 점은 10여년 전에 비해 복지 선진국들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자국 내의 복지 논란과 관련해 ‘한국 너희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고 전망은 어떠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과거의 무시 대상에서 관심의 대상으로 우리가 올라선 것만은 틀림 없어 보인다. 신흥국 중 유례를 찾기 어려운 높은 경제성장과 민주화 달성이 이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배경인 것 같다. 그러나 밖에서는 이처럼 우리를 부러워하며 따라오려 하는데, 정작 우리는 예전만큼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국민의 행복도가 낮다 보니 더욱더 복지문제가 시대적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요즘 화두로 등장하는 선진국형(스칸디나비아 유형) 복지제도를 도입하면 우리 국민들의 낮은 행복도가 획기적으로 올라갈 수 있을까. 참고로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0% 내외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고복지 제도를 운영하지만, 당대 세대가 그만큼 부담하면서 제도를 이끌어 나간다는 점이다. 2000년대 초까지 우리의 롤 모델이었던 일본은 어떠한가.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노인인구 급증으로 일본의 국가부채는 이미 GDP 대비 200%를 넘었다. 1990년대 초만 해도 30% 초반이던 것이 20년 사이에 6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이다. 웬만한 국가라면 이미 국가부도 위기를 여러 번 겪었을 규모지만, 일본은 그나마 전 세계 경제를 호령하면서 쌓아놓은 막대한 자산이 있어 버티고 있다. 많은 부분에서 일본과 유사한 우리나라의 20년 후는 어떠할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등에서 식은땀이 난다. 지금 우리는 역사상 최대의 인구 보너스 기간을 누리고 있다.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출생한 약 760만명의 양질 노동력이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있는 시점이다.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모두 떠나갈 때 우리는 끔찍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로 대표되는 적은 부양인구가 우리 역사상 최대 규모의 노인집단을 부양해야 하기 때문이다. 2040년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38%가 65세 이상 노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국가의 존립 차원에서도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 역사상 최대 인구 보너스 기간인 지금도 65세 이상 노인 500여만명을 제대로 부양하지 못해 쩔쩔매는 상황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3∼4배 늘어나는 미래에는 어찌할 것인가. 우리가 서구식의 복지국가 모형을 도입하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일본처럼 되지 않기 위해 지금보다 두 배 이상의 세금 부담을 전제로 높은 수준의 복지를 하면 국민들의 행복도가 획기적으로 올라갈 수 있을까. 우리 역사상 나라의 위상은 가장 좋아 보이지만 국민의 삶의 만족도는 가장 낮은 이 상황에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가. 갈수록 심화되는 소득 양극화 문제가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으로 어느 정도 해소된다 할지라도, 그것이 과연 국민의 낮은 행복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쪽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상당히 풍족한 사람들도 이런저런 이유로 삶의 만족도가 높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이 느끼는 행복도가 ‘물질적 소비수준’과 ‘행복에 대한 주관적인 기대치’에 좌우된다고 할 때, 지금까지 우리는 ‘행복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달성하기 위해 물질적인 소비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력을 다해온 것 같다. 그러나 인생 100세 시대를 조만간 맞게 될 지금 행복에 대한 우리의 가치기준을 조금은 바꿔야 할 때가 된 듯하다. 물질적 소비수준을 높이려는 노력만큼이나 ‘행복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낮추는 쪽으로 우리의 행복방정식을 바꿔 나가야 하는 것이다. 물론 최소한의 전제조건이 있다. 제 아무리 노력해도 최소한의 생활 유지조차 어려운 사람은 정부가 적극적인 정책 노력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개개인이 노력한 만큼은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통해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이건희 삼성회장 취임 25주년] 도전으로 일군 초일류, 이젠 백년기업으로 간다

    [이건희 삼성회장 취임 25주년] 도전으로 일군 초일류, 이젠 백년기업으로 간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 25주년을 이틀 앞둔 29일. 모든 삼성맨들은 이날 오전 8시 사내방송을 통해 취임 25주년 특집방송인 ‘100년 삼성을 위하여’를 시청했다. ●브랜드가치 글로벌 9위 대기업으로 “삼성이 우리 세대 안에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대한 포부를 실현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견인차가 되고자 합니다.” 1987년 취임 당시 45세의 젊은 회장은 화면 속에서 패기 있게 선언했다. 25년 전 꿈 같은 약속은 현실이 됐다. 과거 뒤통수를 바라보며 쫓아갔던 소니를 저만치 따돌렸으며 스마트 혁명을 일으킨 애플을 대적할 유일한 기업으로 떠오른 삼성은 또 다른 시작을 모색하고 있다. 이날 방송을 통해 삼성은 직원들에게 백년기업을 위한 열쇳말로 ‘초일류‘, ‘창의’, ‘상생’을 제시했다. ‘백년기업 삼성’은 부담이자 기대이기도 하다. 일류기업에서 장수기업으로 나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삼성은 지난해 의료기기,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제약 등 5대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선포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두고 후발주자였던 삼성은 늘 마음만 먹으면 일을 냈다며 “경쟁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제2의 창업’을 일궈낸 이 회장은 이러한 외부의 평가에 한번도 만족한 적이 없다.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다시 시작하자.” 2010년 경영에 복귀하면서 내뱉은 일성(一聲)은 ‘위기’였다. 취임 이후 경각심을 늦춘 적이 없다. 1990년대 초반 이 회장은 삼성이 국내 제일이라는 ‘우물 안 개구리’식 착각에 빠져 있다고 일갈했다. “우리는 자만심에 눈이 가려져 위기를 진정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의 못난 점을 알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내가 등허리에 식은땀이 난다.”(삼성 70년사 중)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1993년 신경영선언) ●그룹 매출 52% 전자… 양극화 고민도 항상 ‘경보음’을 울려온 위기 경영은 놀라운 결실을 보았다. 10조원이 안 되던 매출은 그 사이 383조원으로 급증했고,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03조 2000억원으로 급등했다. 올해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세계 9위로 뛰어 처음으로 글로벌 톱10에 올랐다. 하지만 그룹 내부는 삼페인에 취하기보다 여전히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공교롭게도 롤모델이었던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전자업체들의 몰락은 삼성의 금자탑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됐다. ‘부자 몸조심’이 심하다 싶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삼성그룹 80개 계열사 가운데 삼성전자의 비중이 나머지 계열사 모두를 압도하는 지경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 200조원, 영업이익 20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그룹 매출의 52%를 차지하는 전자와 나머지 부문의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내부의 격차도 만만치 않다. 순이익의 절반인 8조원이 휴대전화를 포함한 통신사업에서 나온다. 그룹 전체 순이익의 40% 이상이 통신사업에서 나왔다는 것으로, 그만큼 휴대전화 사업에 대한 쏠림이 심하다는 방증이다. 이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선두에 서게 되면서 더 이상 벤치마킹하거나 참고할 것이 많지 않다. 성공한 경영자인 이 회장이 ‘위대한 경영자’가 되기 위해서는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혁신이 중요하다는 게 각계의 주문이다. “고객들에게 뭘 원하느냐고 물어보면 더 빠른 말(馬)이라고 한다. 하지만 고객들은 차를 보여주면 ‘이게 바로 내가 원하는 것이다’라고 한다.”는 ‘자동차왕’ 포드의 통찰은 그런 면에서 삼성에 의미심장하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해발 3800m 호수와 잉카의 후예들

    해발 3800m 호수와 잉카의 후예들

    하늘과 맞닿은 땅,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수를 볼 수 있는 곳…. 남아메리카 대륙의 중심에 자리한 볼리비아를 일컫는다. 해발 3600m, 광활한 고원지대인 이곳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쉬이 허락하지 않는 척박한 땅이며 남미에서 가장 가난한,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이다. 하지만 잉카제국의 후손들이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고 행복지수만큼은 서구의 어느 나라들보다 높다. 찬란한 역사를 기억하지만 가난한 오늘을 사는 볼리비아인들, 그들을 행복하게 하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EBS는 12일 오후 8시 50분, 공존할 수 있어 행복한 사람들이 사는, 공존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볼리비아로 여정을 떠난다. 중남미 전문가인 차경미 교수가 여행길을 함께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넘쳐나지만, 아직도 수도 한복판에 주술사를 위한 마녀시장이 존재하는 나라, 끓어오르는 화산 옆에 물고기가 사는 곳이다. 1000년 전 풍습 그대로 살아가는 인디오와 세속적인 생업에 종사하는 인디오가 함께 존재한다. 볼리비아인들의 삶에선 이처럼 상반된 것들을 서로 인정하며 공존한다. 12일 방영되는 제1부 ‘우루족의 보물, 티티카카 호수’에선 볼리비아 융가스 지역의 죽음의 길, 일명 ‘데스 로드’를 거쳐 간다. 1930년대 파라과이 죄수들이 건설한 이 도로에선 400m에 이르는 아찔한 절벽에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위험천만한 길이 이어진다. 제작진은 촬영을 위해 데스 로드를 지나야만 했다. 매년 수백 명의 사상자가 나오는 이곳을 통과하는 동안 끈적끈적하게 묻어나는 식은땀을 쏟아냈다고 한다. 제작진은 이렇게 데스 로드를 거쳐 해발 3800m에 자리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수를 만난다. ‘신의 거울’이란 찬사를 받는 ‘티티카카 호수’다. 수많은 여행자의 발길을 사로잡은 그곳에서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특별한 사람들을 만났다. 티티카카 호수 위에 사는 ‘우루족’이다. 오래전 내전을 피해 갈대를 엮어 섬을 만든 우루족. 갈대 섬 위의 수상생활 덕분에 그들의 삶은 재미있는 풍경으로 가득하다. 등교를 위해 매일 갈대 배를 운전하는 우루족 아이들에게 갈대 섬은 최고의 놀이터가 된다. 오랜 세월 동안 갈대만으로도 물 위에서 살아갈 수 있었던 그들의 삶의 방식과 지혜는 무엇인지 티티카카 호수로의 여정 속에서 알아본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허리케인 美 동부 강타] 美심장 워싱턴 ‘CLOSED’…‘유령도시’ 된 美 수도

    초강력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의 심장’인 수도 워싱턴에 상륙한 29일(현지시간) 아침부터 기자는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엄청난 비바람이 몰아치기도 했지만, 각종 행사와 브리핑 등 ‘취재 일정’이 모조리 취소됐기 때문이다. 뉴스를 보며 태풍 피해 상황을 점검하던 저녁 7시쯤 갑자기 불이 나갔다. 어둑어둑한 집에 TV와 인터넷까지 끊겼다. 냉장고 안의 음식이 상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는 둘째치고 세상과 유일하게 이어진 마지막 ‘끈’인 휴대전화의 배터리 충전이 걱정됐다. 워싱턴 일대 대부분의 지역이 허리케인으로 인한 정전 사태를 겪는 듯했다. 아파트 관리 사무소에 문의하니 “언제 전기가 복구될지 알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기사를 송고하기 위해 자체 발전기를 갖춘 호텔을 찾아야 했다. 창밖엔 비바람이 거의 수평 90도로 불어닥치고 있었다. 태풍의 진로와 반대인 남쪽 리치먼드를 목적지로 설정하고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왔다. 벌써 대부분의 신호등이 고장 나 눈을 신호등 삼아야 했다. 어두운 도로에는 차량이 거의 없었고 간혹 구급차나 경찰차가 요란하게 사이렌을 울리며 질주했다. 마치 ‘지구 종말의 시대’를 배회하는 기분이었다. 바람의 위력에 차가 휘청댔다. 핸들을 꼭 쥐고 있었는데도 바람에 밀려 차가 저절로 2차선에서 1차선으로 이동할 정도였다. 식은땀이 났다. 라디오에서는 ‘태풍의 눈’이 이미 워싱턴을 지나 뉴저지주까지 북상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었지만, 집에서 100여㎞ 떨어진 리치먼드에 가까이 가도 비바람의 세기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대선을 1주일 앞둔 월요일인 이날 워싱턴은 1년 중 가장 분주한 시기가 돼야 했지만 허리케인은 이 ‘세계의 수도’를 유령도시로 바꿔 놓았다. 각급 학교에도 휴교령이 내려졌다. 워싱턴과 메릴랜드주의 대선 조기 투표소는 일단 이날과 다음 날은 쉬면서 상황을 봐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주택가 상점이 일찌감치 문을 닫으면서 미처 기본 생활필수품을 준비하지 못한 주민들이 주유소 매점으로 몰렸다. 이튿날인 30일 비바람은 잦아들었지만 대부분 지역의 정전 사태는 복구되지 않았다. 미국의 느려터진 복구 시스템을 감안하면 정전 사태는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워싱턴·버지니아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깔깔깔]

    ●착각과 진실 3 ▶그녀의 얘기 그가 머뭇거리며 내 옆에 앉았다. 후훗! 정말이지 넘 순수한 것 같다. 내 가슴이 이렇게 뛰는데 과연 그의 가슴은 어떨까? 서비스를 해줘야겠다. 나는 그를 위해 환하게 웃어 줬다. ▶그의 얘기 아! 피곤하다. 잠을 청해 보려고 했으나, 옆에 앉은 그 여자 때문에 여간 불편해서 잠이 오지 않는다. 허걱! 그런데 이 여자가 갑자기 나를 째려 본다. 순간 식은땀이 흘렀다. 내 몸에 손만 대봐라, 바로 주먹을 날리리라! ●난센스 퀴즈 ▶날마다 가슴에 흑심을 품고 있는 것은? 연필. ▶드라큘라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목에 때 낀 사람. ▶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시장은? 벼룩시장.
  • 외로운 여자귀신, 남자 탄 자동차만 지나면 출몰

    외로운 여자귀신, 남자 탄 자동차만 지나면 출몰

    아르헨티나의 한 지방에 외로운 여자유령이 출몰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여자귀신은 남자가 혼자 타고 있는 자동차에 올라타 말없이 앉아 있다가 사라지곤 한다. 지역에선 여자귀신을 만났다는 남자가 이미 여럿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여자귀신은 지난 4월 처음 출몰했다. 밤 11시쯤 한 남자가 귀가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가 말없이 길을 걷고 있는 미모의 젊은 여자를 봤다.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운전을 계속 하던 남자는 우연히 조수석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길에서 본 여자가 조수석에 앉아 창밖을 물끄러미 내다보고 있었다. 남자는 순간 눈을 의심했지만 분명 옆엔 여자가 앉아 있었다. 잔뜩 겁에 질린 남자는 식은땀을 흘리며 운전을 계속했다. 곁눈질로 잠깐잠깐 옆을 보면 흰 브라우스를 입은 여자는 계속 창밖을 보고 있었다. 여자가 사라진 건 남자가 도시에 들어선 직후였다. 정신없이 달린 남자가 도시에 접어든 뒤 옆을 보니 여자는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 남자는 부인에게 이상한 경험을 털어놨다. 남자의 자동차에 귀신이 탔었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동네에 퍼졌다. 이후 남자 여러 명이 비슷한 경험을 했다. 소문을 듣고 한 청년은 신비한 경험을 하러 일부러 귀신이 출몰한다는 시간에 고속도로로 차를 몰았다가 정말 여자귀신을 만났다. 귀신이 출몰한다는 곳에 다다르자 갑자기 자동차 시동이 꺼졌고, 잠깐 차를 보러 내린 사이 미모의 여자가 뒷좌석에 올라탔다. 여자는 옆으로 얼굴을 돌린 채 줄곧 뒷좌석에 앉아있다가 청년이 자동차를 몰고 도심에 들어서자 돌연 사라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귀신이 출몰한다는 곳에서는 몇 년 전 교통사고로 한 여자가 사망했다. 주민들은 사고로 숨진 여자의 혼령이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출몰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사진=LV7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까지입술

    이름도 기억나지 않지만 국민학교(초등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었고, 같은 반이었지만 한번도 같이 어울리지 못한 것도 맞다. 여학생보다 체구가 작아 항상 맨 앞줄에 앉곤 했는데, 어쩌다 보면 입술이 질린 듯 새파랬다. 얼굴도 파리해 농촌에서 선머슴처럼 자란 다른 아이들과는 달랐다. 그러나 그를 특정할 가장 또렷한 기억은 아침 조회 때마다 혼자 화단 돌턱에 덩그마니 앉아 있거나 체육시간이면 늘 혼자 은단풍나무 밑에서 다른 아이들 노는 양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 아이가 ‘열외’인 것을 다른 아이들은 무슨 특권처럼 부러워하곤 했는데, 그럴 때면 선생님은 “몸이 아파서 그런다.”고만 할 뿐이었다. 바람이 제법 부드러웠으니 아마 4월쯤이었을 것이다. 토요일 학교를 마친 애들이 우르르 교문을 나서다 몇 놈이 한 덩어리로 넘어졌는데, 맨 밑에 그 아이가 깔렸다. 다들 툭툭 털고 일어났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는 맨땅에 얼굴을 댄 채 눈만 깜박이고 있었다. 가만 보니 이마에 식은땀이 배어 있고, 숨길도 가빠 보였다. 어디가 안 좋은지는 모르지만 그가 아프다는 건 다들 아는 일이어서 일으켜주려다 깜짝 놀랐다. 팔로 껴안은 몸통이 너무 왜소하기도 했지만 기력이 없어 마치 시든 파처럼 축 늘어지는 게 아닌가. 얼른 교무실로 쫓아가 선생님께 알렸고, 놀란 선생님은 슬리퍼 차림으로 그를 안아다 교무실 한 편에 눕혔다. 그 후 그 애를 다시 보지 못했다. 병을 고치려 가족이 대처로 이사 갔고, 그 애가 심장병을 가졌다고 들은 건 그 후의 일이었다. 언제나 입술이 새파래 아이들이 “입술이 까지(가지) 같다.”고 수군댔고 더러는 ‘까지입술’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것이 선천성 심장질환의 증상인 청색증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얼마 전이다. 요즘 같으면 그런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됐을 그 아이는 다 자라도록 홀로 고통을 감당하고 있었으니, ‘병은 안 걸리는 게 좋고, 걸리려면 나중에 걸려야 한다.’는 말이 새삼 와닿는다. 항상 시진하게 풀죽어 가던 그 아이는 어디서 살까. jeshim@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하드 아이스께끼’

    6교시였으니 오후 3시쯤이었을 것이다. 장마 끝 ‘쌩볕’이 가시처럼 살갗에 박혔고, 아스팔트가 내뿜는 지열은 숨을 턱턱 막았다. 애들은 오와 열을 맞춰 그 길을 뛰었다. 코로 빨려드는 더운 바람이 화덕의 열기 같았다. 밑창이 닳은 운동화로 감싼 발바닥이 이내 뜨거워졌다. 그렇게 3∼4㎞쯤 갔을까. 뒤쪽에서 첫 낙오자가 나왔다. 자전거를 탄 교련 선생이 신경질적으로 호루라기를 불어댔다. 얼마 안 가 또 한 놈이 나자빠졌다. 대열을 세운 교련 선생은 쓰러진 애를 군화발로 냅다 걷어차며 “그따구 정신으로 뭘 하겠냐.”고 눈을 부라렸다. 항상 정신이 문제였다. ‘침략의 무리들이 노리는 조국’을 지키기 위한 대오의 전면에는 군대, 2선에는 예비군, 3선에는 학생이 있었다. 그러니 학생이라고 군사훈련을 피할 수 없었다. 애송이 고등학생들이 뭘 알까만 목이 터져라 ‘진짜 사나이’를 불러댔다. 그런 교련으로 멍이 드는 것은 몸보다 마음이고 정신이었다. ‘반공’ ‘승공’ ‘멸공’으로 이어지는 날선 구호들이 좀벌레처럼 정신을 갉아댔다. 그 집요한 세뇌는 국민정신 개조로 이어졌다. 뉴스 앞자리에 ‘영도자’ 소식이 나오지 않으면 이상했고, 챔피언이 된 복싱선수가 대통령을 먼저 외치지 않으면 불경스럽다고 쳤다. 요즘 우리가 보는 북한 선수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불과 얼마 전의 우리 자화상이었다. ‘교련대회’라는 이름으로 고등학생들에게 M-1총 들리고, 배낭 지워 달리게 해 충성의 강도를 겨뤘던 그 덥고 길었던 시절. 목이 타고 침이 말라붙어도 물을 찾지 않았다. 그런 나약함으로는 ‘호국의 간성’이 될 수 없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 날, 행군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와서도 낙오자들은 ‘쪼인트’가 까이는 가중처벌에 식은땀을 흘렸고, 하굣길 구멍가게에서 산 ‘하드 아이스께끼’를 빨며 무력한 청춘을 위로해야 했다. 어느덧 나이 들고말았을 교련 세대들은 그때 온몸으로 더위의 무서움을 배웠다. 정신만으로는 감당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극한의 폭염 속에서 몸을 자빠뜨리며 정신을 지켜냈던 세월. jeshim@seoul.co.kr
  • [미주통신] 옆좌석 시체와 꼼짝없이 10시간 비행한 여성

    [미주통신] 옆좌석 시체와 꼼짝없이 10시간 비행한 여성

    옆좌석 승객이 사망했지만, 비행기가 이륙해 꼼짝없이 죽은 사람과 10시간을 보내야 했던 스웨덴 여성에게 항공사 측이 사과와 함께 항공료의 반을 환불해 주었다고 24일(현지시각)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스웨덴 라디오의 기자인 리나 페트슨은 탄자니아로 여행을 가기 위해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케냐 국적 항공기에 탑승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옆좌석에 있던 30대로 보이는 남성이 식은땀을 흘리는 등 뇌졸중 상태에 빠진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황급히 달려온 승무원들이 응급조치를 취하고 있을 때, 비행기는 이미 이륙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륙 직후 심장 마사지 등 응급조치에도 불구하고 이 남성은 숨을 거두었고 페트슨은 죽은 시체 옆에서 꼬박 비행 10시간을 함께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시체 옆에 앉아 있을 수 없다며 다른 좌석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승무원들은 여분의 좌석이 없다며 죽은 승객을 담요로 덮어 놓았다. 이 악몽 같은 경험을 끝내고 다시 스웨덴으로 돌아온 그녀는 항공사 측에 보상과 함께 사과를 요구했다. 이후 몇 달 만에 케냐 항공은 사과 편지와 함께 그녀가 지불한 항공료의 반에 해당하는 80만 원 상당의 티켓을 보내왔다. 페트슨은 ”그 당시는 악몽이었지만 항공사 측의 환불에 기분이 나아졌다.” 면서 “아주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밝혔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18일 TV 하이라이트]

    ●오션스 일레븐(KBS1 밤 11시 40분) 잉카 제국 유물을 훔친 죄로 5년을 복역한 대니 오션은 출감과 동시에 사상 최대 규모의 카지노 털이를 계획한다. 일단 참모장 격인 러스티를 만나 각 방면의 전문가들을 불러 모은다. 천재 소매치기 라이너스, 폭파 전문가 배셔, 중국인 곡예사 옌, 현역에서 은퇴했던 베테랑 사기꾼 사울 등 총 11명의 팀이 꾸려진다. ●사랑아 사랑아(KBS2 오전 9시) 미대 입학시험을 위해 승희와 승아는 서울로 간다. 승아는 김춘봉을 만나지만 앨범 제작비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에 태범을 만나러 평화건설을 방문한다. 하지만 만나지 못하고 메모만 남기고 돌아오게 된다. 한편 명주는 한약재를 사기 위해 약재거리로 나간다. 승희 역시 윤식의 심부름을 하기 위해 약재거리로 향한다. ●천사의 선택(MBC 오전 7시 50분) 상호는 회사 내 지분 확보 문제로 수철의 보고를 듣다가 은설의 등장에 깜짝 놀란다. 은설은 키스 자국이 있는 냅킨을 보여 주며 따진다. 상호는 유란의 의도가 숨겨져 있음을 알아채고 식은땀을 흘린다. 한편 유란의 이간질로 상호가 민재의 존재를 의식하는 가운데, 은설은 봉사 때문에 늦는다며 상호를 안심시킨 뒤 예고 없이 사장실로 향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25분) 초등학교 2학년 경민이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 욕설과 폭력으로 보는 사람 모두 혀를 내두르게 한다. 또 목청도 좋아 신나는 악쓰기 한 판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게다가 지나가던 아이의 발을 걸고 가방을 휘두르며 친구들에게 무차별 공격까지 서슴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이들은 경민이가 나타났다 하면 피하기 바쁘다. ●세계의 아이들(EBS 밤 8시 50분) 아시아의 별 베트남의 정식 명칭은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이다. 국민은 베트남인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 밖에 중국인과 53개의 소수 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수도 하노이에서 차로 꼬박 3일을 달려 도착한 하장에 롱타우 마을이 있다. 첩첩산중 울창한 숲에서 사람들은 자연의 섭리에 온전히 삶을 내맡기고 살아가고 있는데…. ●해피 고 럭키(OBS 밤 11시 5분) 포피(샐리 호킨스)는 아이들에게 고루고루 신경을 쏟는 훌륭한 초등학교 교사다. 하지만 개성 넘치는 패션 스타일로 오해를 사기도 한다. 그녀는 수업을 마치면 공중돌기, 플라멩코 댄스에 도전한다. 주말이면 친구들과 클럽에서 밤새 놀기도 하며 독신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그러던 중 그녀 앞에 키다리 매력남이 등장한다.
  • [Weekly Health Issue] 춘곤증

    [Weekly Health Issue] 춘곤증

    둔감한 듯하지만 인간의 몸처럼 민감한 유기체도 없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봄을 느낀다. 이런 춘곤증과 맞닥뜨리면 말 그대로 온몸이 봄에 취해 한없이 늘어지고 또 무겁다. 매년 춘곤증을 겪는 사람도 이런 증세가 나타나면 ‘혹시 내 몸에 무슨 문제가….’라며 불안해하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춘곤증이라고 느끼지만 그 안에 증상이 비슷한 다른 질병이 숨어 있을 개연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냥 가볍게만 여겨서는 안 되는 춘곤증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로부터 듣는다. ●춘곤증을 의학적으로 정의해 달라 춘곤증이란 피로감을 특징으로 하는 신체 증상으로, 환경이나 대사 변화에 대한 일시적인 적응 과정에서 나타나며, 보통 1∼3주가 지나면 자연스레 소멸된다. 따라서 춘곤증 자체는 병이 아니다. 춘곤증이라는 용어도 의학용어가 아닌 사회적 용어다. 그러나 춘곤증이라고 믿는 증상이 만성질환의 신호일 가능성도 없지 않은 만큼 심한 피로가 한 달 이상 계속된다면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춘곤증이 왜 문제가 되나 일반적으로는 특별히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이나 공부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릴 수는 있다. 또 운전 중에 춘곤증이 나타나면 주의 집중이 안 되고 졸음운전으로 이어져 사고를 일으키기도 쉽다. 더구나 이런 경우는 대형사고인 경우가 많아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춘곤증으로 인한 이런 사고를 예방하려면 특히 장거리 운전 등 주의가 필요한 작업을 할 경우 2시간 정도마다 휴식을 취해 줘야 한다. 차를 세운 뒤 밖으로 나와 체조를 하거나 작업의 안전 여부를 점검하면서 분위기를 바꿔 주는 게 좋다. 또 창문을 열어서 외부의 신선한 공기와 실내공기를 자주 바꿔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춘곤증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 춘곤증이 왜 생기는지는 아직 과학적으로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겨울동안 움츠렸던 인체가 따뜻한 봄 분위기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호르몬이나 중추신경 등에 미치는 자극의 변화로 나타나는 일종의 피로감이라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봄이 되면 점차 밤이 짧아지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근육을 이완시켜 나른한 느낌을 갖게 된다. 여기에다 활동량과 대사량이 늘면서 단백질·비타민·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하는데, 겨우내 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생기는 영양상의 불균형이 춘곤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춘곤증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춘곤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피로감, 졸음 외에도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을 들 수 있다. 또 갑자기 식욕이 떨어져 기운이 없고, 가슴이 뛰며,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오르는 등 마치 갱년기 증상과 비슷한 신체적인 변화를 경험하는 사람들도 있다. ●춘곤증으로 오인할 만한 다른 질병은 춘곤증의 문제가 여기에 있다. 다른 질환으로 인한 증상을 춘곤증으로 오인해 방치하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질환이 결핵과 간염, 만성피로증후군 등이다. 이런 질환은 춘공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실제로 이를 춘곤증으로 잘못 아는 사람도 없지 않다. 봄철 우울증도 이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 따라서 기침과 가래가 나오고, 쉽게 피곤하며, 밤에 식은땀이 난다면 결핵을 의심해 봐야 한다. 물론 이런 질환을 가졌으면서도 별 증상이 없이 피로감만 느끼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또 춘곤증 증세를 보이면서 체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면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이나 전염성 질환 또는 각종 암 등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사람마다 춘곤증의 증상이 다른 이유는 그 이유는 평소 건강관리와 연관돼 있다고 본다. 춘곤증은 긴 겨울 동안 움츠리면서 운동을 소홀히 했거나 체력이나 영양 상태가 균형을 이루지 못한 사람, 과로가 누적된 사람에게서 훨씬 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운동과 영양 상태가 좋은 사람이라면 춘곤증을 느끼는 강도도 가볍다. 계절의 변화에 그만큼 잘 적응하기 때문이다. ●춘곤증은 어떻게 대처하는 게 현명한가 단순한 춘곤증이라면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그보다는 규칙적인 생활리듬을 유지하는 등 일상적인 생활습관을 바꿔 춘곤증을 이겨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단백질·비타민·무기질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주고, 과음이나 지나친 흡연은 피해야 한다. 춘곤증을 이겨내기 위한 일상적 대처 방식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커피·음주·흡연을 경계해야 한다. 졸리다고 커피를 자주 마시거나 스트레스를 푼다며 과음에다 흡연까지 하면 몸의 피로감을 가중시켜 더 졸리게 된다. 아침 식사도 거르지 말 것을 권한다. 그래야 오전에 뇌 등 인체가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공급할 수 있고, 점심 때 과식을 피할 수 있다. 운동도 춘곤증을 이기는 중요한 조건이다. 그러나 갑자기 심하거나 격렬한 운동을 하는 건 좋지 않다. 근육을 풀어 주는 정도의 가벼운 운동이 좋다. 맨손체조와 가벼운 스트레칭, 산책 정도면 춘곤증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잠들기 전에 가벼운 체조를 하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가볍에 몸을 풀어 주면 훨씬 거뜬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영양 섭취도 중요한데, 특히 비타민B1·C가 많은 식품이 좋다. 봄에는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면서 비타민 소모량이 무려 3∼5배까지 증가해 자칫 비타민이 결핍되기 쉽다. 따라서 채소와 신선한 과일을 많이 섭취하도록 식단을 짜면 피로회복과 면역력을 높이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특히 탄수화물 대사를 돕는 비타민B1과 면역기능을 돕는 비타민C를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데, 비타민B1은 보리 콩 땅콩 잡곡류 등의 견과류에 많고, 비타민C는 채소·과일류와 달래 냉이 등 나물류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여기에다 점심은 생선·육류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저녁은 곡류·과일 등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오전 중에 녹차를 한두 잔 마시는 것도 좋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비행 중 조종사 난데 없이 나타난 뱀에 ‘위기일발’

    비행 중 조종사 난데 없이 나타난 뱀에 ‘위기일발’

    ”뱀이다~!” 비행기를 조종 중이던 파일럿 앞에 갑자기 뱀이 나타나 긴급 회항하는 황당한 소동이 일어났다.  지난 3일(현지시간) 호주 조종사인 브래이든 브레너하셋(26)은 비행기에 화물을 싣고 다윈공항을 이륙한 지 10분만에 아찔하고 황당한 상황을 겪었다. 난데없이 나타난 뱀이 조종석 계기판을 기어다니고 있었던 것. 심지어 뱀은 조종사의 다리도 감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소동에 조종사는 식은땀을 흘렸고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다윈 공항 관제탑에 연락을 취했다. 결국 관제탑과의 원활한 협조로 비행기는 긴급 회항해 무사히 공항에 착륙했다. 브레너하셋은 “비행기 조종석에 뱀이 나타나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면서 “가슴이 뛰며 긴장됐지만 다행히 뱀에게 물리지는 않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공항 착륙후 긴급 출동한 소방관들은 사고를 일으킨 뱀 외에 개구리도 발견했으나 잡는 데는 실패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을 찾은 야생동물 구조 전문가는 “이 뱀은 황금나무뱀으로 보이며 독은 없다.” 면서 “개구리 때문에 이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터넷뉴스팀       
  • 회장님 돌출 발언에 빛바랜 나눔행사

    회장님 돌출 발언에 빛바랜 나눔행사

    지난 27일 저녁 홈플러스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나눔 캠페인 발표를 위해 마련한 기자간담회가 이 회사의 이승한 회장의 돌출 행동으로 빛이 바랬다. 홈플러스가 ‘세상을 바꾸는 따뜻한 경영운동’으로 명명한 사업의 요지는 200여개 협력사들과 매출액의 2%를 떼내 30억원을 마련해 백혈병 소아암 환자와 불우어린이 지원에 사용한다는 내용. 따라서 훈훈해야 할 간담회 분위기는 이승한 회장의 ‘작심 발언’으로 찬물을 맞은 듯 일순 냉랭해지고 나눔행사는 뒷전으로 밀리고 말았다. 홈플러스가 최근 편의점 업계 진출과 협력업체 인건비 전가 등으로 지탄을 받아온 터라 이 회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은 이와 관련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질문을 받은 이 회장은 예상 밖으로 수위가 높은 쓴소리를 쏟아내 관계자들이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간담회 말미에 “사견”임을 강조했지만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이 유례없이 높아 미리 작심하고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 회장은 우선 골목상권과 재래시장을 보호하는 정부의 동반성장정책을 포퓰리즘으로 깎아내렸다. 그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의무휴일 지정 및 영업시간과 출점 규제에 대해 “사회주의, 공산주의에도 없는 정책” “잘못된 정책으로 역사적인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더 나아가 한국경제를 수박에 비유했다. “겉은 파랗지만 안을 보면 빨간 수박처럼 되는 등 기업생태계가 사막화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동쪽에서 시작한 정권이 서쪽으로 가는 등 동문서답식 정책을 펴고 있다.”며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야 할 것없이 경쟁적으로 대형유통업체 규제안을 내놓아 걱정스럽다면서 “이러다 나라 망치는 방향으로 가지 않겠냐는 우려도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정부 정책에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노골적으로 쓴소리를 쏟아내는 것은 유통업계 전체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대형 유통업체가 싸잡아 욕을 먹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닭서리 그 이후 …

    닭서리의 대미는 ‘해치우는 일’입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듯, 한겨울에 식은땀 흘려가며 서리한 닭을 어떻게 먹어치우는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대사’를 감쪽같이 매조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남들 눈에 안 띄는 옴팍한 산골짜기나 갯가에 화톳불을 피워 구워먹는 것입니다. 한데라서 좀 그렇지만 사방으로 날리는 털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제법 괜찮은 갑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마른 나뭇가지를 그러모아 지핀 불 속에 그냥 서리한 닭을 던져넣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 뒤 불가에 둘러앉아 한 식경쯤 노닥거리다 보면 털이 새까맣게 그을려 오그라붙은 닭이 구수한 냄새를 풍깁니다. 엉겨붙은 털을 벗겨내면 잘 익어 뽀얀 닭의 속살이 드러나지요. 내장만 들어내고 준비한 깨소금에 툭, 찍어 넣고 짜릿하게 소주 한 잔 마시면 그 풍미를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갑책은 아니지만 얼큰하게 닭탕을 끓여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닭탕의 문제는 장소 제약이 따르고, 뽑은 털을 말끔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릅니다. 닭털, 그거 날리기 시작하면 골치 아픕니다. 닭서리 들통 나는 건 일도 아니지요. 해결책이 없는 건 아닙니다. 끓는 물을 부어 닭털을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사실, 이 방법이 좋지만 닭 좀 먹는다는 사람들은 이보다 수작업으로 털을 뽑은 뒤 불에 잔터럭을 살짝 그을린 걸 좋아하거든요. 닭탕을 끓일 때 냄새가 퍼진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고기 맛보기 어려운 시골에서, 한밤중에 구수한 닭탕 냄새가 진동하면 나중에 뒷감당 어렵습니다. 어쨌거나 닭 한마리 잡도리해 겨울밤을 안온하게 날 수 있었던 것은 생활공동체 의식이 강했던 옛적 시골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지요. 요새야 삶은 달걀 한 개만 훔쳐먹어도 당장 경찰 출동하니 엄두도 못 낼 일이거니와 장난 아니라면 굳이 남의 것 탐내면서 살 필요도 없지 않습니까. 문제는 함께 어우리져 산다는 정서의 교감인데, 다른 건 다 버려도 이것만은 포기하기 어렵습니다. 뚝배기 같은 친구가 그렇듯 누군가 같이할 수 있다는 믿음이야 말로 정신건강에는 더 없는 보약이니까요.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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