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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엄마가 공개한 친환경 물티슈 만드는 비법

    호주 엄마가 공개한 친환경 물티슈 만드는 비법

    최근 물티슈의 유해물질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안전한 친환경 물티슈 제작 동영상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호주 멜버른에 거주하는 세 아이의 엄마 조이 라티마의 ‘아기 물티슈 만들기’ 영상을 소개하며 지난달 31일 영국 데일리메일의 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3분 만에 아기 물티슈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는 페이퍼타올과 코코넛 오일, 베이비워시, 증류수, 플라스틱 용기다. 방법은 뜻밖에 간단하다. 칼을 이용해 페이터타올을 반으로 자른다. 미지근한 증류수에 코코넛 오일을 한 스푼 넣는다. 다음 베이비 워시를 첨가한 뒤, 스푼을 이용해 잘 섞는다. 마지막으로 반으로 자른 페이퍼타올을 넣은 플라스틱 요기에 준비된 증류수를 부으면 친환경 아기 물티슈가 완성된다. 라티마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아기 물티슈에 함유된 화학 성분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고부터 직접 아이들의 피부에 잘 맞는 물티슈를 만들게 됐다”며 “다른 사람들도 이 영상을 보고 직접 물티슈를 만들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조이 라티마의 페이스북 영상은 현재 178만 4500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사진·영상= DoItOnaDime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핫뉴스] 102kg 역기 거뜬히 드는 78세 할머니 ▶[핫뉴스] 지구를 위한 맛있는 생각 ‘식용 숟가락’
  • 멀리 있는 상대와 손길 주고받으며 대화를? ‘홀로포테이션’

    멀리 있는 상대와 손길 주고받으며 대화를? ‘홀로포테이션’

    원거리에 있는 상대와 마치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술이 공개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 리서치가 개발 중인 ‘홀로포테이션’(Holoportation)이 바로 그것이다. 이름에서부터 텔레포트(순간이동)를 떠올리게 하는 이 기술은 3D 캡처 장비로 원거리 상대자의 모습을 찍어 실시간으로 3D 이미지로 변환해 전송하는 원리다. 홀로렌즈 착용자는 3D 홀로그램화된 상대방의 이미지를 증강현실로 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지난 25일 MS 리서치의 인터랙티브3D테크놀로지(I3D) 팀이 공개한 시연 영상에는 원거리에 있는 상대와 대화하는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의 연구 매니저 샤람 이사디(Shahram Izadi)의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대화 도중 서로의 몸에 손을 대거나 심지어 하이파이브까지 하며 마치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소통했다. 샤람 이사디는 멀리 있는 딸 또한 소환해냈다. 그는 딸과 대화를 나누며 인형을 건네는 등 가슴 뭉클한 장면을 연출하고서 녹화 기능을 통해 딸과의 추억을 다시 돌려봤다. 하지만 홀로포테이션은 아직 연구 단계에 있다. 아직은 특수 장비가 필요하고 홀로렌즈 화면 중 일부 영역에서만 재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연구를 통해 이를 조금씩 해결해나가면 가까운 미래에는 멀리 있는 가족이나 연인이 좀 더 실제 같은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영상=I3D/유튜브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핫뉴스] 지구를 위한 맛있는 생각 ‘식용 숟가락’▶[핫뉴스] 아이폰 보호필름 간편하게 붙여주는 기계
  • [2016 우수기업 우수상품] 에스디생명공학 SNP 마스크팩

    [2016 우수기업 우수상품] 에스디생명공학 SNP 마스크팩

    ㈜에스디생명공학(대표 박설웅)은 아름답고 건강한 삶을 위한 과학을 실현하는 뷰티·헬스 기업으로 2008년 9월에 설립됐다.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코스메슈티컬 제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마스크팩을 통해 K뷰티(K-Beauty)의 기술력을 알리는 저력을 보여 줬다. 현재 에스디생명공학은 송승헌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SNP’와, 일상의 여유와 행복을 찾아주는 감성 코스메틱 브랜드 ‘서울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SNP ‘바다제비집 아쿠아 앰플 마스크팩’ 중화권에서 인기 SNP의 ‘바다제비집 아쿠아 앰플 마스크팩’은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제품은 지친 피부에 생기와 활력을 넣어주는 수분 집중케어 마스크팩으로, 민감해진 피부를 진정시켜 준다. 또한 바다제비집 추출물(1000㎎)을 함유해 촉촉하고 깨끗한 피부로 가꿔 준다. 예로부터 바다제비집은 금사연이라는 바다제비가 지어놓은 집을 일컫는 것으로 단백질과 다당류, 소량의 미세원소로 이뤄져 있어 식용과 미용에 좋다고 알려졌다. 바다제비집 아쿠아 앰플 마스크는 집중적으로 수분 공급은 물론 셀룰로스 시트를 사용해 밀착력이 우수하다. ●남성용 ‘타임리스 블랙 옴므’ 론칭 에스디생명공학은 최근 롯데홈쇼핑에서 남성 기초 화장품 ‘타임리스 블랙 옴므’ 라인을 론칭, 남자들의 피부 고민 케어에 앞장서며 옴므 화장품의 첫 신호탄을 쐈다. 일명 ‘송승헌 화장품’이라 불리는 이 제품은 롯데홈쇼핑에서 약 2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남성 화장품으로 방송 내 다양한 추가 구성을 마련해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타임리스 블랙 옴므는 상큼한 시트러스 향과 플로랄 향, 머스크 향으로 기존 남성 화장품과는 다른 고급스럽고 은은한 향기를 전해 주며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피부 보습과 탄력, 피부 리프팅, 주름 개선 등에 도움이 되는 안티에이징 화장품으로 남성의 피부를 화사하게 가꿔 준다. SNP 제품은 왓슨스, 롭스, 올리브영 등의 드럭스토어와 이마트 그리고 국내 유명 면세점 및 SNP 화장품 공식 쇼핑몰(www.snpcos.net)에서 구매할 수 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해 매출 740억원을 기록하며 800% 성장했다. 올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0505-846-1848.
  • 흑돼지 너… 천연기념물이었어?

    흑돼지 너… 천연기념물이었어?

    도내서 키우는 모든 흑돼지가 아닌 축산진흥원 260마리만 ‘귀하신 몸’멸종 막으려 30년 전부터 5마리 교배 순수혈통 보존·증식 축사 만들어“맛은 좋은데 개량종보다 비계 많아요” ‘제주 흑돼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지 1년이 됐다. 지난해 3월 제주 흑돼지가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됐다고 알려지자 국민들은 ‘지금까지 천연기념물을 먹었단 말이냐’, ‘제주 흑돼지 앞으로 못 먹는 거냐’며 혼란에 휩싸였다. 식용과 천연기념물 제주 흑돼지는 엄격히 구분된다. 지난 22일 한때 멸종 위기에 처했던 제주 흑돼지를 보존·번식하고 있는 제주 축산진흥원(이하 진흥원·제주시 축산마을길 13)을 찾았다. 진흥원엔 495㎡(150평) 규모의 돈사 두 곳에서 흑돼지 30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진흥원 입구에서 흑돼지 돈사까진 자동차로 10분 정도 걸렸다. 가는 곳곳에 방역 장비가 설치돼 있어 차량에 소독약품을 분사했다. 최근 충남 논산 축산 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진흥원도 비상이 걸렸다. 김대철 진흥원 행정지원담당(계장)은 “제주는 아직 구제역이 발생한 적은 없지만 천연기념물을 키우고 있는 만큼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했다. 방역복으로 갈아입고 돈사 안으로 들어갔다. 분비물 냄새가 엄습했다. 사육 공간은 울타리로 구분돼 있었다. 6㎡(2평) 안팎의 공간에 어린 흑돼지들이 10여 마리씩 나뒹굴고 있었다. 전날 태어난 새끼돼지 3마리가 어미 곁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다 큰 흑돼지들은 비좁은 공간에 칸별로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냄새가 극심했다. 숨이 막혔다. 돈사 두 곳을 둘러보고 밖으로 나온 이후에도 한동안 어질어질했다. 김 계장은 “시설이 열악한 면은 있지만 일반 돼지 농가보다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했다. 제주 흑돼지는 2~3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해 3월 17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도내 모든 흑돼지가 아니라 진흥원에서 키우는 260마리만 대상이다. 흑돼지는 과거 집집마다 화장실 아랫부분에 우리를 만들어 키웠다. 인분을 먹고 사는 돼지라 해서 ‘똥돼지’로 불렸다. 1983년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도내 화장실 개량 사업이 추진되면서 3년 만에 농가에서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진흥원은 흑돼지가 멸종될 것을 우려해 1986년 농가에서 흑돼지 5마리를 구해 와 순종 교배를 통한 순수 계통 번식을 시작했다. 김영훈 진흥원 과장은 “5마리에서 순수 개체를 증식한 뒤 흑돼지 형질이 온전하게 유지되고 순수 혈통을 보존하기에 적당하다고 판단하게 됐을 때가 260마리였다”면서 “260마리가 최소한의 개체수로 여겨져 그 수로 한정해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농가에선 돈이 되지 않아 토종 흑돼지를 키우려 하지 않는다. 다들 외래종과 교잡한 개량 흑돼지를 키운다. 순수 흑돼지는 한 번에 낳는 새끼 수가 개량돼지에 비해 적다. 개량돼지는 새끼돼지를 평균 10.7마리 낳는 데 반해 흑돼지는 5~6마리 출산한다. 사육 기간도 배 이상 길다. 개량돼지는 6개월 정도 키우면 100㎏이 되는데 흑돼지는 1년을 키워야 100㎏이 된다. 등의 지방층도 보통 40㎜로, 20㎜인 개량돼지에 비해 배 이상 두껍다. 김 과장은 “맛은 있는데 지방이 개량돼지에 비해 많아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는다”면서 “경제 논리에 밀려 흑돼지가 사라지게 됐다”고 전했다. 진흥원은 구제역 같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지난해 흑돼지 암수 개체별 체세포를 귀에서 떼어내 배양, 동결 보존했다. 올해는 생식세포도 채취해 동결 보존할 계획이다. 배서중 진흥원 수의사는 “체세포만 있어도 복원할 수 있지만 보다 안전하게 종을 보존 관리하기 위해 생식세포도 채취하려 한다”고 했다. 올 연말 ‘천연기념물 유전자원보존관’도 완공될 예정이다. 주충효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주무관은 “동물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관리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북한, 일본뿐”이라며 “그중에서도 돼지를 문화재로 지정·관리하는 건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했다. 제주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지구를 위한 맛있는 생각 ‘식용 숟가락’

    지구를 위한 맛있는 생각 ‘식용 숟가락’

    일회용 숟가락은 쓸 때는 매우 간편하지만 환경오염적 측면에서 볼 때는 골칫덩어리에 가깝다. 특히 12억이 넘는 인구를 가진 인도에서는 매년 1,200억 개의 일회용 숟가락이 버려진다고 한다. 인도 출신 남성 나라야마 피사파티(Narayana Peesapaty·48)는 바로 이 문제에 주목했다. 그는 인도 서부 구자라트인들의 과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식용 숟가락을 만들기로 하고, 식용 숟가락 브랜드 베이키스(Bakeys)를 개발해 2011년 회사까지 세우는데 이르렀다. 그가 개발한 식용 숟가락(Edible cutlery)은 수수와 쌀, 밀 등을 배합해 만든 것으로, 식사를 하는 20여 분간은 뜨거운 물과 음식에 닿아도 숟가락의 제 기능에 매우 충실하다. 물론 식사를 마친 뒤에는 부드러워져 과자처럼 씹어먹을 수 있고,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고 영양가 역시 높아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맛 또한 소금, 생강 계피, 생강 마늘, 후추 등으로 매우 다양해 기호에 따라 먹을 수 있다. 물론 먹기 싫다면 버려도 된다. 약 5일 후면 말끔히 생분해되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숟가락뿐만 아니라 포크와 젓가락도 만들어지고 있다. 한편 식용 숟가락은 총 판매량 150만 개 이상을 기록하는 등 인도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피사파티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Kick Starter)에 펀딩을 연 상황이다. 식용 숟가락은 펀딩 종료까지 19일이 남은 현 시점에서 이미 목표금액인 2만 달러(약 2330만 원)를 훨씬 넘는 10만 달러(1억 1천만 원) 가까운 금액이 모였다. 영상=The Better India/유튜브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고기 언제 뒤집을지 알려주는 스마트 프라이팬☞ 낯선 이성이 잠 깨워주는 ‘소셜 모닝콜 앱’ 인기
  • JAPAN HOFU-호후防府에서 보낸 며칠

    JAPAN HOFU-호후防府에서 보낸 며칠

    호후? 들어 본 적이 있었던가? 늘 그렇듯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짐부터 꾸렸다. 어디로 발을 떼야 할까 역전에서 두리번대는 것으로 호후에서의 초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2박 3일, 그러니까 내 인생의 무려 20만 초를 호후와 함께했다. 모자이크처럼 촘촘했던 시간들이다. 호후 일본 혼슈 남서부 야마구치현의 중앙에 위치한 도시. 현내 최대 도시인 시모노세키와 주고쿠 지방 거점 도시인 히로시마의 중간 즈음. 최남단에 면한 세토나카이해를 향해 일급 수계인 사바강이 흐르고 그 주변으로 드넓은 평야가 펼쳐진다. 사시사철 온화한 바람이 드나드는 작은 도시다. 내 오늘은 기꺼이 달린다 조용하다 못해 적막한 기운이 감돌았던 첫인상과 달리 호후텐만구防府天?宮 주변이 시끌벅적해졌다. 일 년에 한 번, 11월의 마지막 주말이면 평소의 한적한 분위기가 일시에 전복되어 호후텐만구를 중심으로 마을 전체에 활기가 넘쳐난다. 1004년부터 시작된 축제 코신코사이御神幸祭가 열리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올해가 1,012회째. 세상에, 천년이 넘게 지속되어 온 축제라니. 호후텐만구는 904년에 창건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신사이자 교토의 기타노텐만구北野天?宮, 후쿠오카의 다자이후텐만구太宰府天?宮와 더불어 일본의 3대 텐만구로 손꼽히는 곳이다. 텐만구는 일본의 ‘학문의 신’인 스가와라노 미치자네菅原道?를 모시는 신사를 말한다. 9세기 중후반 헤이안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정치가로 워낙에 똑똑한 사람이어서 천황의 총애를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를 시기 질투하고 눈엣가시로 여기던 이들이 많았는데 결국 그들에게 모함을 당해 교토에서 후쿠오카로 유배되어 생을 마쳐야 했다. 억울하게 죽은 그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축제가 시작됐고,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사람들은 바알간 매화 문양을 얼굴에 도장 찍고 텐만구 돌계단을 오르내렸다. 매화는 스가와라노 미치자네가 몹시 아꼈던 꽃으로 몸에 그 문양을 도장 찍으면 그가 매화를 아꼈던 것처럼 그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고 믿는, 일종의 행운의 상징이다. ‘학문의 신’을 기리는 축제인 만큼 한창 공부할 나이의 아이들이 눈에 띄었지만 사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한껏 들뜬 모습으로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축제는 오후 내내 추운 겨울에도 아랑곳 않고 맨몸을 드러낸 남자들이 무리를 지어 가마를 이고 “왓쇼이, 왓쇼이”를 외치며 텐만구의 돌계단을 용맹스럽게 뛰어 오르는 의식에 이어 해가 진 후 텐만구에 모신 ‘학문의 신’을 가마에 싣고 2.5km 떨어진 해안가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행렬로 이어진다. 일 년 내내 텐만구 안에서 사람들의 온갖 기원을 들어주는 신을 위해 이날 하루 바닷가까지 바람을 쐬어 주는 거라고 했다. 사실 좀 뜨끔한 기분이 들었다. 지난 가을 한가위 달밤에 네 살배기 조카 녀석이 어른들의 소원 세례를 보고는 “달님, 힘내세요!”를 외쳤던 일이 생각났기 때문. 어른들 소원을 다 들어주다 달님이 지칠까 봐 그랬는지, 아니면 달님이 힘내서 소원을 다 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는지 알 순 없지만 참 기특하단 생각을 했었다. 한편으로 때마다 해님, 달님에게 무턱대고 소원을 들어 달라고 조르기만 하는 내 모습이 조금은 쑥스럽게 느껴지기도 했고 말이다. 꽤 불량스러워 보이는 청년들은 물론이고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이들까지, 축제에 어우러지는 사람들에는 구분이 없었다. 전혀 어울릴 법하지 않은 이들이 함께 뛰고 함께 웃는 모습은 기특하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고. 그리고 나도 그들 틈에 끼어 힘껏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후의 귤빛 오후 이튿날 아침, 호후텐만구 돌계단 아래에 위치한 휴게소 우메테라스에서 자전거 한 대를 빌렸다. 한눈에 낯선 얼굴을 알아보는 마을 사람들. 빤히 쳐다보는 눈길이지만 부담스럽지는 않다. 여느 시골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이웃집 손녀를 보는 듯했기에 그 시선을 즐기며 차가운 아침 공기를 갈랐다. 고목이 드리운 스오코쿠 분지를 지나 옛 영주 모리의 저택에 단장한 모리씨 정원까지 10분 남짓이면 충분하다. 서울에선 한창 눈발이 날린다는데 이곳은 그저 단풍이 곱다.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는 일이 드물다는 말이 참말인가 보다. 조롱박 모양의 못을 크게 끼고 돌면서 단풍과 어우러진 저택을 감상하는 것도 좋고, 천왕이 머물렀다는 이곳 저택 안에서 정원 너머로 공장 굴뚝 연기가 뽀얗게 피어오르는 도시 전경을 바라보는 것도 색다르다. 저택에서 바로 연결된 박물관에서는 모리 가문에 내려오는 국보와 일본을 대표하는 산수화가 셋슈雪舟의 작품 등 다양한 보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마츠다 농원松田農園에는 키 작은 귤나무 아래 돗자리를 깐 나들이객들이 제법 있다. 종일 농원 내에서만큼은 얼마든 귤을 따 먹을 수 있다니 다 먹지도 못할 것을 괜스레 봉지가 터질 만큼 욕심을 내게 된다. 어른들이 귤 따기에 여념이 없는 사이 귤 하나 제대로 움켜쥐기에도 버거운 고사리 손 아이들은 굴러 떨어진 귤 하나를 그저 소중히 쥐고 있다. 딱 그만큼만, 제 손에 잡을 수 있는 만큼만. 호후의 오후는 그랬다. 귤껍질 깔 때 톡 터져 나오는 상큼하고도 신선한 그 찰나의 기분이랄까. 손톱에 노오란 물이 들도록 연신 귤을 까 먹으면서 귤빛 오후가 흘러간다. 우메테라스 자전거 대여 09:00~20:00 4시간 기준, 전동 자전거 300엔, 일반 자전거 200엔 추천코스 | 호후텐만구→스오코쿠 분지(절)→모리정원→도다이지 별원 아미다지(절) 모리씨 정원 09:00~17:00 성인 400엔, 중학생 이하 200엔 (박물관 관람은 요금 별도. 통합권은 1,000엔) 마츠다 농원 귤 따기 체험 10:00~17:00 성인 500엔, 학생 400엔, 미취학아동 300엔 종종걸음이 주는 여유 자전거를 반납하러 우메테라스에 들렀다가 호후 인근 야마구치에서 기모노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것도 한때 내로라했던 고급 요정 사이코테이菜香亭에서. 1878년경에 문을 열어 지난 1996년까지 영업한 이 요정은 현재 건축, 정원, 미술품, 게이샤 등 일본 전통문화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새로이 문을 열었다. 버선에서부터 머리 장식에 이르기까지 기모노 차림으로 단장을 한다. 입혀 주는 대로 가만 서 있기만 하는 데도 겹겹이 걸치고, 동여매고, 보통 일이 아니다. 30여 분을 낑낑거리고서 거울 앞에 가려다 넘어질 뻔. 보폭이 엄청나게 좁다. 그래도 그 모습이 궁금해 종종걸음을 걸으니 보는 이들이 재미있다고 깔깔깔. 내친김에 루리코지瑠璃光寺로 나들이를 다녀온다. 사실 야마구치는 교토를 동경하던 고대 일본 씨족의 하나인 오우치 가문이 교토를 모방하여 만든 도시다. 오우치 가문이 꽃피운 야마구치의 문화 가운데 가장 절정에 이른 것이 바로 이곳 루리코지. 나라의 호류지, 교토의 다이고지와 함께 일본 3대 명탑의 하나이자 국보로 지정된 고주노토五重塔를 중심으로 울긋불긋 단풍이 어우러진 모습이 절경이다. 그리고 모리씨 정원에서 만났던 화가 셋슈, 그가 직접 그의 산수화폭을 풀어놓은 셋슈테이 정원과 아주 먼 옛날 흰 여우가 상처를 치료했다는 전설이 깃든 800년 전통의 유다 온천까지 두루두루 종종걸음을 걸었다. 기모노 차림이라 더 색다르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기모노 차림이라 참 좋았다. 그 풍경에 한 폭으로 스며드는 느낌이었달까. 불편하단 생각보단 여유롭다는 기분이 더 강했다. 그냥 휙 지나치지 않고 조금조금 흰 도화지 위에 모자이크를 찍듯 발 도장을 찍어 갔으니 말이다. 그렇게 나는 2박 3일보다 조금 더 길고 촘촘한 20만 초를 보냈다. 사이코테이 기모노 체험 버선부터 머리 장식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된 방식으로 기모노를 착용하고 유서 깊은 명승지를 산책할 수 있는 체험. 기모노 착용 시간 30여 분 소요. 여름에는 유카타 착용. 09:00~17:45 (매주 화요일 휴관) 2시간 이내 2,500엔, 2시간 이상 3,500엔(착용시간 약 30분은 포함하지 않음) 하루 전 예약 필수 083-934-3312 www.c-able.ne.jp/~saikou 유다온천 FOOT SPA카페 스타일로 단장한 유다온천의 족욕시설. 일본의 온천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공 족욕탕과 확연히 구분된다. 따뜻한 온천수 증기가 온몸을 감싸는 가운데 온천의 마스코트인 귀여운 흰 여우가 하얀 거품 위에서 눈웃음치는 카페 라떼 한잔의 여유. 온천수에 몸을 푹 담그지 않아도 충분하다. 08:00~22:00 어른 200엔, 중학생 이하 100엔 083-921-8818 www.yuda-onsen.jp ▶travel info Airline야마구치현 호후시로 단번에 가는 비행편은 아직 없다. 인천에서 후쿠오카까지 항공편을 이용, 후쿠오카 하카타역에서 신칸센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인천에서 후쿠오카를 이어 주는 국내 항공편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이 매일 운항하고 있다. FOOD 계란덮밥 | 바삭한 튀김옷을 입은 계란. 그런데 속은 촉촉한 반숙 상태 그대로다. 독특하게 조리한 계란을 생선 튀김, 야채 등과 곁들여 먹는 일종의 덮밥. 19세기 메이지유신 이후 이 지역의 첫 현령인 카토리 모토히코가 즐겨 먹었던 음식을 상품화 했다. 500~1,000엔. 가와라 소바 | 야마구치현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이다. 뜨거운 기왓장 위에 올린 소바 면을 차가운 간장 국물에 적셔 먹는다. 기왓장에 닿은 소바 면은 바삭하게 익어 사뭇 다른 식감이다. 시모노세키 음식이라지만 야마구치현 어디에서나 맛있게 먹을 수 있다. 1인 1,000엔 정도. 복어 | 야마구치현은 일본 제일의 복어 산지. 때문에 싱싱하고도 맛있는, 더하여 저렴한 가격에 복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복어회가 포함된 사시미 코스 요리가 1인 7,000~8,000엔 가량. 간식용, 반찬용, 안주용으로 복어가 들어간 어묵도 좋다.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호후시 www.city.hofu.yamaguchi.jp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염재호 고려대 총장, TED 특별 강연

    염재호 고려대 총장, TED 특별 강연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오는 26일 오후 3시 서울 성북구 안암캠퍼스 백주년기념관에서 고려대 학생들이 기획한 특별강좌 ‘TEDxKorea University’에 참여해 ‘대학교육의 非틀: 개척하는 지성과 개척마을’을 주제로 강연한다. TEDx는 미국 비영리재단이 운영하는 강연회 TED에서 라이선스를 받아 독립적으로 개최하는 행사다. 염 총장 외에도 류시두 식용곤충 스타트업 이더블 대표와 황인범 크라우드펀딩 와디즈 마케팅팀장 등 5명이 강연할 예정이다.
  • [건강을 부탁해] 탈모인에게 이 6가지 음식을 권합니다…

    [건강을 부탁해] 탈모인에게 이 6가지 음식을 권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피할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흰머리다. 흰머리는 본래의 나이보다 더 노안으로 보이게 한다는 인식 때문에 특히 외모에 신경쓰는 여성들에게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영국 언론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이 일생동안 건강한 모발과 두피를 위해 투자하는 돈이 2만 8520파운드(약 4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전문가들이 이보다 더 저렴하게 모발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현지 모발학자인 사라 앨리슨은 “많은 환자들이 지나치게 가는 모발이나 예민한 두피 때문에 고민을 토로한다. 대부분의 원인은 비타민과 미네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러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식습관을 체크하고 혈액검사를 통해 몸의 영양소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모발 전문가인 잰 와드스테인 박사는 “모발은 규칙적인 단백질과 포도당, 비타민과 미네랄 등을 필요로 한다. 모발과 두피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신체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 공급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장을 토대로 모발과 두피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을 소개했다. ▲물 물은 탈모인들이 숙지해야할, 의외이거나 당연한 '식품'이다. 충분한 수분섭취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하고 노폐물 배출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탈모예방에 좋다. 실제 모발이 자라나는 역할을 하는 신장의 기운이 약하면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두피에 수분이 적으면 모발이 갈라지고 거칠어진다. 이때 건성 탈모의 기운이 스멀스멀 침투한다. 하루에 2l 이상의 물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호두 호두에는 몸의 에너지를 높여주는 비오틴(비타민B 합성체)과 비타민 C, 오메가 오일 등이 풍부하며 이런 영양소들은 모발의 색을 만들어주는 멜라닌 생산에 도움을 줘 흰머리를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퀴노아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또 다른 식품은 최근 슈퍼푸드로 각광받는 퀴노아다.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의 고원에서 자라는 퀴노아는 모발의 90%를 구성하는 단백질이 매우 풍부해 모발 건강에 도움을 준다. 특히 채식을 고수하는 사람들은 단백질이 부족해 모발과 두피 트러블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에도 고기 대신 퀴노아를 섭취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렌틸‘이효리의 슈퍼푸드’로도 유명해진 렌틸콩은 철분 결핍으로 머리카락이 얇아지거나 끊어지는 현상을 완화하는데 효과적이다. ▲계란계란은 일종의 ‘식용 헤어마스크’나 다름없다. 계란에는 단백질과 비타민B, 비타민D가 매우 풍부하며 특히 비오틴 성분이 모발의 탄성과 강도를 증강하는데 도움이 된다. ▲굴비듬이 걱정되는 사람에게는 굴이 효과적이다. 전문가들은 “많은 여성들이 비듬은 미네랄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아연이 부족해 생기는 것”이라면서 “굴이나 랍스터, 게 등은 유분을 분비해 건조함을 막고 비듬을 완화해준다”고 설명했다. ▲피망모발이 건조하고 끝이 심하게 갈라져 고민인 사람들이라면 피망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피망에 풍부하게 든 비타민C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으며, 피망 외에도 오렌지나 딸기, 토마토 등에도 비타민C가 풍부해 모발 갈라짐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가공식품 中수출 4년새 2배 급증

    가공식품 中수출 4년새 2배 급증

    중국에서 수입 조제 김은 한국산으로 통한다. 시장점유율이 65%를 넘었다. 수입 조제 김 3개 가운데 2개는 국산 김이라는 얘기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조제 김의 안전성이 의심되면서 반사 이득을 톡톡히 얻었다. 여기에 국내 업체들도 스낵용 김과 간식용 김 등을 새롭게 출시하며 현지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중국에서 김은 밥과 같이 먹는 반찬이라기보다 간식 개념이 더 강하다. 한국산 먹거리가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특히 가공식품 수출액은 최근 5년간 두 배가량 성장해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 5%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가 23일 발표한 ‘한국 농식품의 대(對)중국 수출 동향과 마케팅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산 가공식품의 대중국 수출액은 2011년 2억 9700만 달러(약 3440억원)에서 지난해 6억 2300만 달러(약 7230억원)로 급증했다. 연평균 20.3%라는 높은 성장세를 유지한 덕분에 점유율도 2011년 3.5%에서 지난해 4.5%로 상승했다. 가공식품을 포함한 한국산 농식품의 대중국 수출액은 2011년 6억 2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8억 3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설탕(9587만 달러)과 조제분유(8727만 달러)가 수출을 주도했다. 조제분유는 올해 1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설탕은 하락세다. 점유율로는 조미 김이 65.1%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조미 김 수출액은 2011년 560만 달러에 그쳤지만 지난해는 5408만 달러로 4년 새 10배가량 늘었다. 조제분유와 생우유의 수입시장 점유율은 각각 3.5%(9위)와 5.6%(4위)를 기록했다. 과일주스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수출액은 135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16.9% 증가했다. 최용민 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가공 기술을 활용해 현지 입맛을 감안한 신제품을 출시한다면 최근의 수출 부진을 극복하는 데 농식품이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웰빙 바람 탄 원물 간식 4년 새 생산액 2배 껑충

    웰빙 바람 탄 원물 간식 4년 새 생산액 2배 껑충

    밤·단감·고구마 5~14배 부가가치 소비자 40% “원료가 보여 안심” 웰빙 바람을 타고 견과류나 밤·고구마, 과일 등을 그대로 말린 ‘원물 간식’이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4년 새 생산액 기준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2일 원물 간식에 대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원물 간식을 포함한 과일·견과류·고구마 가공품의 생산액은 2010년 3323억원에서 2014년 6750억원으로 증가했다. 생산량도 9만 3779t에서 18만 8088t으로 늘었다. 소매시장에서 건조 고구마 가공품의 경우 2013년 10억원에서 2014년 50억원으로 무려 5배 성장했다. 건조 과일류(52.2%)와 견과류 가공품(20.8%)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농식품부 측은 “원물 간식이 영양 간식과 다이어트 간식, 아침 간식, 영유아용 간식 등으로 떠오르면서 수요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특히 원물 간식의 주원료인 단감과 밤, 고구마는 가공·상품화 과정을 거치면서 부가가치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물 투입 가격은 대상 감츄(38g)의 경우 684원, CJ 맛밤(80g) 240원, 대상 고구마츄(60g)는 360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판매되는 3개 제품의 가격은 각각 3500원으로 단감, 밤, 고구마의 원래 가치보다 5∼14배 올랐다. 최근에는 망고와 블루베리 등 열대 과일의 건조 제품이 늘고 있다. 지난해 11∼12월 원물 간식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40.4%가 원료가 그대로 보여 안심이 돼서 구매했다고 답했다. ‘맛이 좋아 먹는다’는 응답자는 11.0%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달콤살벌한 맛짱] 당근 컵케이크

    [달콤살벌한 맛짱] 당근 컵케이크

    ‘대한민국 치킨전’의 저자인 정은정 사회학 박사는 지금의 40대가 갖고 있는 통닭에 대한 ‘집단 기억’에 의문을 제기했다. “아버지가 월급날 식지 않게 외투 속에 꼭 끌어안고 사 오시던 통닭”이란 말과 함께 통닭은 한국인의 ‘솔 푸드’가 됐지만 실상 1970~80년대 정해진 월급날이 있었던 회사원 아버지는 소수였을 터이다. 어찌 보면 ‘아버지 월급날 통닭’은 ‘집단 착각’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통닭이 여전히 우리에게 푸근함을 주는 한 착각도 나쁠 것은 없다는 게 정 박사의 결론이다. 한국인에게 통닭이 아버지와 연결된 솔 푸드라면 영·미계 국가에서 당근케이크는 할머니 혹은 외할머니를 연상시키는 솔 푸드가 돼 왔다. 주재료인 당근의 무게감 때문에 투박해 보이는 당근케이크는 중세부터 있었지만 2차 세계대전 중 영국에서 케이크에 넣을 과일이 부족해 당근을 본격적으로 넣으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영국 정부는 심지어 매년 2월 3일을 ‘당근케이크 데이’로 정했는데, 이날 집집마다 평소 당근을 안 먹으려고 버티는 손자를 못마땅해하던 할머니들이 대거 나섰을 것이다. 단순히 서사적인 이유 때문에 솔 푸드가 탄생하진 않는다. 어릴 적 “당근을 먹으면 케이크를 줄게”라는 할머니의 주문에 설득당해 먹었던 당근은 누군가의 솔 푸드가 되기 어렵지만 ‘당근을 잔뜩 넣은 케이크’가 솔 푸드의 지위를 얻을 수 있었던 데는 분명 이유가 있었다는 얘기다. 가장 유력하게 추정되는 이유는 ‘묵직하며 재료가 그대로 느껴지는 맛’이다. ‘묵직한 맛’은 조리 과정에서 거품을 최대한 배제하는 노력이 이뤄졌을 때 완성된다.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서울요리학원에서 처음으로 베이커리를 접하게 된 김헌주 기자의 우위가 여기에서 드러났다. 당근케이크의 베이스가 되는 계란을 풀고 설탕을 녹일 때 김 기자는 거품기를 천천히 돌렸다. 역으로 그간 대여섯 차례 베이커리를 배우며 거품기를 빠르게 돌려 가벼운 거품을 올리는 데 능통하게 된 홍희경 기자의 재료에선 거품이 올라와 잠시 멈췄다 다시 재료를 섞는 과정이 반복됐다. 거품 없이 계란과 식용유, 황설탕, 소금을 섞고 채 썬 당근을 넣은 뒤에는 재료의 수분이 균형 있게 어우러지도록 잠시 둬야 한다. 이어 가루 재료를 섞어 오븐에 구워 낸다. 김 기자는 재료를 섞는 과정에서 탁월했지만 가루 재료를 균일하게 추가하고 컵케이크마다 정량의 반죽을 붓는 과정을 거치며 홍 기자가 역전을 했다. 과정을 가르친 박지현 서울요리학원 강사는 홍 기자에게 8점을, 김 기자에게 7점을 줬다. 그러나 마침 화이트데이였던 14일 생애 처음으로 만든 당근컵케이크를 가족에게 선물하며 김 기자는 번외 추가 점수를 받았다. 아마 모양이 조금 삐뚤빼뚤한 그 부족함이야말로 ‘솔 푸드 당근케이크’의 정수일 것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수강 문의는 서울요리학원(www.seoulcooking.net, 02-766-1044~5)
  • 최태원 복귀, 이재현 사퇴… 키워드는 책임경영

    최신원 SK네트웍스 대표이사에 구본준 LG화학 이사회 합류 정의선 기아차 비상근이사 재선임조석래 효성 회장도 등기이사로 SK와 LG, 기아자동차와 롯데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를 비롯한 상장사 333곳이 18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이 크게 줄고 기업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한동안 경영을 떠났던 총수 일가가 일선에 복귀하며 책임경영에 나섰다. 한편에선 눈물을 머금고 자리에서 물러난 오너도 있었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정관을 고쳐 새로운 사업의 발판을 마련한 기업들이 눈길을 끌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년 만에 지주회사인 SK㈜의 등기이사로 복귀했다. 횡령 및 배임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최 회장의 복귀를 반대하는 주주가 있어 표 대결이 예상됐으나 정작 주총은 싱겁게 끝났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은 참석 주주들의 이견이 없어 투표를 거치지 않고 통과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 회사 지분 9.4%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앞서 지난 16일 최 회장의 이사 선임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SK 쪽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는 이날 주총에서 최 회장의 사촌형인 최신원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3월 SKC 대표이사를 사퇴한 최신원 회장은 1년여 만에 그룹 경영에 복귀했다. 이로써 SK 대주주 일가 중 경영에 참여 중인 최태원 회장과 최신원 회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등 3명이 모두 계열사 등기이사를 맡게 됐다. LG화학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이자 ㈜LG의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은 구본준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대주주 가족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사업을 유기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MC(모바일)사업본부장인 조준호 사장과 H&A(가전)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해 각자대표제를 확립했다. 기아자동차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비상근이사)로, 박한우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기아차는 이날 주총 후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회 내 독립적 주주 권익 보호 기구인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롯데쇼핑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최 회장과 함께 국민연금에서 반대 의사를 밝힌 조석래 효성 회장도 등기이사로 재선임됐다. 회사 안팎의 사정상 이사직을 사퇴한 총수도 있었다. 건강 악화로 형 집행정지 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CJ㈜와 CJ제일제당의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상선의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현대상선이 고강도 자구책을 추진할 때 이사회가 중립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현대상선은 설명했다. 일부 기업은 신성장사업 추진을 위해 정관을 고쳤다. 에너지솔루션을 차세대 사업의 하나로 정한 SK텔레콤은 지능형전력망사업 등 전기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LG화학은 농화학사업을 포함한 에너지, 바이오, 무기소재 분야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해 정관을 변경했다. CJ제일제당은 곤충원료의 제조, 판매 및 수출입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고 식용곤충사업 추진 계획을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당신의 ‘머리’를 위한 음식 6가지…뇌 말고 모발

    당신의 ‘머리’를 위한 음식 6가지…뇌 말고 모발

    나이가 들면서 피할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흰머리다. 흰머리는 본래의 나이보다 더 노안으로 보이게 한다는 인식 때문에 특히 외모에 신경쓰는 여성들에게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영국 언론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이 일생동안 건강한 모발과 두피를 위해 투자하는 돈이 2만 8520파운드(약 4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전문가들이 이보다 더 저렴하게 모발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현지 모발학자인 사라 앨리슨은 “많은 환자들이 지나치게 가는 모발이나 예민한 두피 때문에 고민을 토로한다. 대부분의 원인은 비타민과 미네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러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식습관을 체크하고 혈액검사를 통해 몸의 영양소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모발 전문가인 잰 와드스테인 박사는 “모발은 규칙적인 단백질과 포도당, 비타민과 미네랄 등을 필요로 한다. 모발과 두피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신체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 공급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장을 토대로 모발과 두피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을 소개했다. ▲호두 호두에는 몸의 에너지를 높여주는 비오틴(비타민B 합성체)과 비타민 C, 오메가 오일 등이 풍부하며 이런 영양소들은 모발의 색을 만들어주는 멜라닌 생산에 도움을 줘 흰머리를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퀴노아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또 다른 식품은 최근 슈퍼푸드로 각광받는 퀴노아다.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의 고원에서 자라는 퀴노아는 모발의 90%를 구성하는 단백질이 매우 풍부해 모발 건강에 도움을 준다. 특히 채식을 고수하는 사람들은 단백질이 부족해 모발과 두피 트러블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에도 고기 대신 퀴노아를 섭취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렌틸‘이효리의 슈퍼푸드’로도 유명해진 렌틸콩은 철분 결핍으로 머리카락이 얇아지거나 끊어지는 현상을 완화하는데 효과적이다. ▲계란계란은 일종의 ‘식용 헤어마스크’나 다름없다. 계란에는 단백질과 비타민B, 비타민D가 매우 풍부하며 특히 비오틴 성분이 모발의 탄성과 강도를 증강하는데 도움이 된다. ▲굴비듬이 걱정되는 사람에게는 굴이 효과적이다. 전문가들은 “많은 여성들이 비듬은 미네랄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아연이 부족해 생기는 것”이라면서 “굴이나 랍스터, 게 등은 유분을 분비해 건조함을 막고 비듬을 완화해준다”고 설명했다. ▲피망모발이 건조하고 끝이 심하게 갈라져 고민인 사람들이라면 피망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피망에 풍부하게 든 비타민C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으며, 피망 외에도 오렌지나 딸기, 토마토 등에도 비타민C가 풍부해 모발 갈라짐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생체 이식용 부갑상선 조직 재생 성공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생체 내 직접 이식이 가능한 부갑상선 조직 재생에 성공했다. 지금까지는 이식에 바이오 지지체(스캐폴드)가 필요했다. 지지체는 외부 조직이기 때문에 감염이나 면역 거부 등의 위험이 있지만 직접 이식하면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조인호(사진) 이화여대 의대 편도줄기세포 연구센터장과 김한수 이화여대 의대 교수, 이상훈 고려대 보건과학대 바이오의공학부 교수팀은 16일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부갑상선은 갑상선 뒤쪽에 있으며 부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의 칼슘 대사를 조절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다. 갑상선암 수술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에 의해 전체 또는 일부 기능이 손상돼 부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기면 칼슘 대사 이상으로 신경, 근육, 골격, 신장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부갑상선기능저하증을 치료하려면 평생 비타민D를 복용해야 한다. 최근 합성 부갑상선 호르몬을 매일 주사하는 방법도 개발됐지만 가격이 비싸고 호르몬 투여 부작용으로 최장 2년만 사용 가능하다. 지난해 이화여대 연구팀은 편도절제술 시 버리는 편도조직으로 줄기세포를 추출해 바이오 지지체를 혼합한 부갑상선 조직 재생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지지체 없이도 3차원 형태로 편도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기술을 통해 손상된 부갑상선 조직의 기능을 복원할 수 있어 기존 연구의 단점을 극복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 결과 생체 밖에서 제조된 3차원의 편도줄기세포를 스페로이드 형태로 분화시킨 뒤 지지체 없이 부갑상선을 제거한 쥐의 생체에 이식하자 90여일이 지난 뒤에도 혈액 내 부갑상선 호르몬과 칼슘 결핍 현상이 사라지는 등 기능이 회복됐다. 부갑상선 제거 쥐에서 나타났던 사망률도 현저하게 감소했다. 편도줄기세포 조직을 이식한 쥐는 초기 4일 이내에 40%가 죽었지만 살아남은 나머지 쥐는 90여일 동안 정상적으로 기능을 회복했다. 조직을 이식하지 않은 쥐는 9일 이내에 모두 죽었다. 조 센터장은 “초기 사망률만 개선한다면 이번 연구를 통해 제안한 편도줄기세포 1회 투여로 장기간 부갑상선 기능을 거의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학술지 ‘악타 바이오메터리얼리아’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생체 이식용 부갑상선 조직 재생 성공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생체 내 직접 이식이 가능한 부갑상선 조직 재생에 성공했다. 지금까지는 이식에 바이오 지지체(스캐폴드)가 필요했다. 지지체는 외부 조직이기 때문에 감염이나 면역 거부 등의 위험이 있지만 직접 이식하면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조인호(사진) 이화여대 의대 편도줄기세포 연구센터장과 김한수 이화여대 의대 교수, 이상훈 고려대 보건과학대 바이오의공학부 교수팀은 16일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부갑상선은 갑상선 뒤쪽에 있으며 부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의 칼슘 대사를 조절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다. 갑상선암 수술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에 의해 전체 또는 일부 기능이 손상돼 부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기면 칼슘 대사 이상으로 신경, 근육, 골격, 신장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부갑상선기능저하증을 치료하려면 평생 비타민D를 복용해야 한다. 최근 합성 부갑상선 호르몬을 매일 주사하는 방법도 개발됐지만 가격이 비싸고 호르몬 투여 부작용으로 최장 2년만 사용 가능하다. 지난해 이화여대 연구팀은 편도절제술 시 버리는 편도조직으로 줄기세포를 추출해 바이오 지지체를 혼합한 부갑상선 조직 재생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지지체 없이도 3차원 형태로 편도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기술을 통해 손상된 부갑상선 조직의 기능을 복원할 수 있어 기존 연구의 단점을 극복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 결과 생체 밖에서 제조된 3차원의 편도줄기세포를 스페로이드 형태로 분화시킨 뒤 지지체 없이 부갑상선을 제거한 쥐의 생체에 이식하자 90여일이 지난 뒤에도 혈액 내 부갑상선 호르몬과 칼슘 결핍 현상이 사라지는 등 기능이 회복됐다. 부갑상선 제거 쥐에서 나타났던 사망률도 현저하게 감소했다. 편도줄기세포 조직을 이식한 쥐는 초기 4일 이내에 40%가 죽었지만 살아남은 나머지 쥐는 90여일 동안 정상적으로 기능을 회복했다. 조직을 이식하지 않은 쥐는 9일 이내에 모두 죽었다. 조 센터장은 “초기 사망률만 개선한다면 이번 연구를 통해 제안한 편도줄기세포 1회 투여로 장기간 부갑상선 기능을 거의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학술지 ‘악타 바이오메터리얼리아’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서 보신탕 될 뻔했던 개, 미국에 가더니 새 삶

    한국서 보신탕 될 뻔했던 개, 미국에 가더니 새 삶

     한국에서 보신탕이 될 뻔했던 개 한 마리가 태평양 건너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새 삶을 찾았다. 우리로서는 너무도 부끄러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골든레트리버 잡종인 ‘치치’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피닉스의 새 집 정원에서 새로 얻은 네 다리로 첫걸음을 뗐다.  서울의 한 동물병원에서 의족으로 걷는 훈련을 받은 치치는 이제는 리처드 하웰 씨 부부, 12살 딸 메건과 함께 살게 된다.  메건 양은 “치치는 걸을 수 있고 뛸 수 있다”면서 “계단 오르기를 빼고는 개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전부 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동물구조 단체인 ‘동물 구조 미디어 교육’(ARME)은 치치가 한국에서 식용으로 도살되려다 한국 동물단체에 구조됐으며, ARME가 미국으로 데려왔다고 밝혔다.  2살 2개월인 치치는 지방의 한 정육시장 밖에서 쓰레기봉투에 담긴 채 발견됐다. 당시 네 다리가 단단히 묶여 힘줄과 뼈가 보일 정도였다.  구조자들은 이 개를 즉시 동물병원으로 데려갔고, 수의사는 목숨을 살리려면 네 다리를 모두 절단해야 한다고 진단해 결국 의족을 달았다.  ARME는 치치가 회복하는 과정을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으며 하웰 씨는 이를 통해 치치를 데려오게 됐다.  하월 씨는 “치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살아갈 곳이었다”면서 “우리가 치치의 역경과 함께하면서 치치와 인연이 있음을 느꼈다. 치치는 아마 세상을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서울 흥천사 감로왕도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서울 흥천사 감로왕도

    감로탱(甘露幀)은 외래 종교인 불교를 한국인들이 얼마나 창조적으로 해석하고 신앙했는지 보여 주는 불교 회화이다. 전생에 지은 죄에 따라 육도윤회(六道輪廻)에 고통받는 중생이 구제 과정을 거쳐 극락에 이른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감로탱 중생이 구제 통해 극락 이른다는 내용 감로탱화, 감로도, 감로왕도라고도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과거-현재-미래가 인과관계로 연결되는 3단 구성으로 그려졌다. 아래부터 지옥도와 아귀도에서 헤매는 중생도 단이슬(甘露)이 상징하는 풍성한 음식이 베풀어진 의식을 거치고 나면 부처가 머물고 있는 세계로 올라설 수 있음을 상징한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감로탱은 목련존자가 아귀도에 빠져 고통받는 어머니를 구하려 도움을 청하자 부처가 가르쳐 준 방법을 담은 그림이다. 부처의 가르침대로 산천에 떠도는 외로운 영혼을 천도하기 위한 수륙재나 조상을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우란분재에서 쓰였다. 이렇듯 경전 내용을 의식용 그림으로 재창조한 독창적인 그림이 불교가 극심한 탄압을 받던 조선시대 꽃을 피웠다는 것은 흥미롭다. 제작 연대가 가장 빠른 것은 일본 나라국립박물관에 있는 약산사 감로탱(1589)이다. 감로탱은 하단의 육도윤회상이 조성 당시의 사회상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는 점에서 풍속화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1939년 조성된 서울 돈암동 흥천사 감로왕도는 특히 일제강점기 사회상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흥천사는 조선 태조의 계비인 신덕왕후의 무덤인 정릉의 원찰이다. 공주 마곡사를 중심으로 활동한 계룡산파 화맥(畵脈)의 보응 문성(普應 文性)과 그의 제자인 남산 병문(南山 炳文)이 그렸다. 두 화승은 기존의 감로왕도 도상을 바탕으로 당시의 핵심적 사회상을 서양화법으로 과감하게 담아냈다. 남산 병문은 사회주의 문화예술 운동에 가담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한국 현대 미술의 1세대 조각가로 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를 주도한 김복진과도 교류했다. 1949년 출범한 불교미술연구회에 미술부장으로 참여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하지만 6.25전쟁 이후 행적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흥천사 감로왕도 1939년 현실에 맞게 재해석 당시는 중일전쟁이 한창이었고, 일본이 1941년 미국의 진주만을 공격하기 직전이었다. 두 화승은 이 언저리의 시대상을 먹선으로 분할한 31개의 화면에 담았다. 전투함이 돌진하고 전투기가 날아가는 가운데 엄청난 위력을 가진 포탄이 여기저기서 터지는가 하면, 육군은 기세등등하게 탱크를 앞세우고 상대 진영을 불바다로 만들고 있다. 지옥도 빠져 고통받는 중생의 모습이 바로 이럴 것이다. 일제가 남산에 세운 조선신궁과 침략의 본거지 통감부의 모습도 사실적으로 담았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설치된 통감부는 1910년 한일강제병합 이후 총독부로 바뀌었으니 당대의 모습은 아니다. 자동차 여행, 기차가 다니는 어촌, 코끼리 서커스단, 전당포, 전신주 공사, 전화 거는 모습, 스케이트 타는 모습 등 이전 시대와는 다른 새로운 문물의 양상도 펼쳐진다. 흥천사 감로왕도는 최근까지 전쟁 장면이 담긴 몇몇 장면은 호분칠을 하고 흰 종이로 가려놓기도 했다. 지난해 불교중앙박물관 전시회에서는 종이를 모두 떼어냈지만 하단의 오른쪽 맨 아래 장총을 둘러메고 일렬로 행진하는 일본군의 모습은 호분칠이 짙어 흐릿하게 보일 정도다. 흥천사 감로왕도에 담긴 새로운 사회상은 이 그림을 한때 일제의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목적을 가진 불화(佛畵)로 분류하게 만든 이유가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당대 삶의 모습을 가감 없이 투영한 이 그림을 20세기 전반기를 대표하는 불교 회화의 하나로 재평가하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이 그림이 보존 및 활용 가치가 큰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등록문화재 지정을 최근 문화재청에 요청했다고 한다. 글 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조선 시대부터 김·굴 양식… 새우·넙치 등 대량생산으로 세계화

    조선 시대부터 김·굴 양식… 새우·넙치 등 대량생산으로 세계화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수산양식 강국이다. 유럽의 양식 강국 노르웨이와 한때 공적개발원조(ODA)로 우리에게 양식업을 가르쳐 줬던 일본도 제쳤다. 굴·전복 등 조개류 양식 생산량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김·다시마 등 해조류 양식 생산량은 4위다. 국립수산과학원이 낸 책자 ‘우리나라 수산양식의 발자취’를 통해 국내 수산양식의 역사를 짚어 본다. [미역] 다시마·김과 함께 해조류 ‘3대 천왕’… 매생이는 인생 역전 미역은 1963년 인공 종묘를 활용한 최초 양식 시험이 진행된 이래 1972년 양식법이 개발돼 40년간 주요 양식품종으로 자리잡았다. 미역(26.9%)은 다시마(37%), 김(32.6%)과 함께 국내 해조류 생산량 ‘3대 천왕’(총 96.5%)이다. 미역은 인공 양식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바위를 심는 투석식이나 자연산 채취에만 의존해 수요 대비 생산이 적어 고가의 귀한 음식이었지만 양식산 미역의 과잉 공급으로 1974년 가격 폭락 사태를 빚기도 했다. 2000년 후반에는 ‘바다의 산삼’인 고가 전복 양식 급증에 따른 전복 먹이용 미역과 다시마 양식기법이 개발돼 생산이 증가했다. 다이어트와 피부 미용, 골다공증과 빈혈 예방 등 여성 몸에 좋기로 소문난 매생이는 1970~80년대 그물을 이용한 말목식 김발에 혼생해 김의 상품 가치를 떨어뜨리는 부착생물로 취급돼 천대받았다. 김 양식의 진화와 연안 매립 등 환경 훼손으로 인해 자연 속 매생이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매생이의 인생은 2003년 차세대 해조양식품종으로 연구가 진행되면서 역전됐다. 매생이 성분의 우월성이 드러나면서 인공 채묘기술 개발, 대규모 채묘화 등이 진행됐다. 현재 매생이는 450~600g에 3000~5000원으로 미역, 다시마보다 비싼 귀한 몸이 됐다. [김] 해조류 첫 양식품종… 작년 생산량 지구 27바퀴 돌 수 있는 양 우리나라 최초의 해조류 양식품종은 김이다. 370여년 전 조선 중기 인조 18년인 1640년 처음 양식법이 개발됐다. 가선대부 호조참판 지의금부사를 지낸 김여익은 전남 광양군 태인도에서 은둔할 때 참나무 유목에 김이 착생하는 것을 보고 싸리 빗자루 같은 나뭇가지를 바다 얕은 데 꽂아 그곳에 붙어 자라는 김을 양식하는 ‘일본홍’ 김 양식법을 개발했다. 일본의 김 양식 시기(1673~1683년)보다 최소 30년 이상 앞서는 것이다. 당시 처음 김을 양식한 김여익의 성을 따 김이라 이름을 붙였고 임금님 수라상에도 김이 올랐다고 전해진다. 조선 헌종·철종 때인 1834~1863년에는 전남 완도에 사는 주민 정시원이 대나무 등을 길게 쪼개 엮어 묶은 떼발 형태의 반부동식 김발 ‘염홍’ 양식법을 개발해 생산을 늘리는 등 기술을 혁신했다. 김은 그물을 이용한 말목식, 부류식, 뒤집기식 등 양식기술 진화로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게 됐다. 밥반찬으로 개발된 조미김의 시초는 1986년 ‘해표김’이다. 마른 김 생산은 2000년 이후 종주국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생산량을 올렸다. 지난해 김 수출량은 5144만속(1속=마른 김 100장)으로 길게 이어 붙이면 지구를 27바퀴 돌 수 있는 양이다. 비만 등 성인병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낵김은 미국 실리콘밸리 스낵으로 불릴 만큼 국가대표 한류 상품이 됐다. [굴] 태종실록에 기록… 1958년 수하식 개발법으로 ‘대량생산’ 국내 조개류의 역사는 약 6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431년 세종 13년에 완성된 태종실록에는 섬진강 하구에서 굴 양식을 하고 여자만에서는 꼬막 양식을 했다는 기록이 나와 있다. 1912년에는 경기도 간석지에서 바지락 양식이 이뤄졌다. 1955년에는 홍합의 인공 채묘에 처음 성공했으며 1958년에는 수하식 굴 양식법이 개발돼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1960년대 이후에는 피조개·가리비 등 다양한 패류 품종의 양식이 본격화됐다. 1979년 피조개는 양산 체제에 돌입했으며 전복과 가리비는 수하식 양식기술이 개발됐다. 1980년대 굴 양식은 전성기를 맞아 당시 전체 패류 생산량의 80%가 굴이었다. 천해양식 굴의 생산량은 지난해 27만t으로 전체 패류 품종의 77.8%에 달했다. [넙치] 국민 횟감으로 본격 개발… 생산량 일본의 16배 ‘세계 1위’ 어류 양식은 1964년 방어의 단기간 축양기술로 시작됐다. 1980년 이후 경제 발전에 따른 생활 향상으로 고급 어종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양식장이 확대되고 국민 횟감인 넙치 양식기술이 본격적으로 개발됐다. 광어로 불리는 넙치는 1992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해산어류 양식산업에서 절반 이상의 생산량과 생산액을 차지하고 있다. 넙치 양식은 일본에서 먼저 시작됐지만 지금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16배를 넘는 생산량으로 양식 1위 국가다. 30여년 양식 역사의 넙치는 1986년 인공 종묘 생산에 성공했지만 초기에는 어류 종묘 생산에 필수적인 플랑크톤 배양방법 등에 대한 자료가 없어 로열젤리를 미세하게 갈아 넣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부화된 넙치 자어와 치어들의 초기 배합사료도 국내에 없어 농어촌 마을의 재래식 화장실에서 씨알 같은 구더기를 수집해 씻어 먹이로 주기도 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숭어, 참조기, 돌돔, 황복, 강도다리, 참다랑어 등 다품종 어류의 인공 종묘 대량생산 양식기술을 개발했다. [새우] 1963년 인공부화 성공… 1월 알제리에 新양식 노하우 전수 새우는 1963년 대하 인공부화에 성공하며 양식 산업이 태동했다. 1969년 두산산업이 대하 8t을 생산해 전량 일본에 수출했다. 그러나 같은 해 전국 20여곳의 양식업체가 대하 양식 실패로 문을 닫으면서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정부 지원이 중단됐다. 또 1993년 새우의 몸에 하얀 반점이 생기면서 폐사하는 흰반점바이러스에 의해 전년 생산량의 48%가 줄기도 했다. 2003년 흰반점바이러스에 강한 품종으로 개량된 흰다리새우를 미국에서 도입했다. 현재 사하라사막에 있는 새우를 포함해 전체 새우 양식 생산량의 99.9%는 흰다리새우다. 지난 1월 우리나라는 북아프리카 알제리 사하라사막에서 물 교환 없이 양식생물을 사육할 수 있는 친환경 양식기술인 바이오플록 기술을 지하수와 결합해 새우 500㎏ 양산에 성공했다. [내수면 양식] 연어, 자연 폐사율 높아 보호… 뱀장어는 고부가가치 내수면 양식은 1912년 처음으로 연어 치어를 생산, 방류하면서 시작됐다. 명정인 국립수산과학원 양식관리과장은 “연어는 알에서 치어로 자라는 과정에서 먹이사슬에 의한 자연 폐사율이 아주 높아 어족 자원을 보호하는 한편 해양자원의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방류한다”고 설명했다. 1969년 블루길, 1973년에는 식용개구리, 배스 등 포식성 좋은 외래 담수어종이 성장이 빠르고 부가가치가 높아 도입됐는데 관리 소홀로 어름치, 금강모치 등 토종 담수어종을 잡아먹는 등 자연 생태계 교란 문제를 일으켰다. 2005년에는 염색약으로 쓰이는 발암물질 말라카이트그린을 양식 과정에서 기생충을 없애는 데 썼던 사실이 드러나 민물고기 수요가 급감하는 등 파동이 일었다. 지난해 생산량이 전년 대비 59%나 늘어난 뱀장어 양식은 1965년 최초 양식 시험에 들어가 1980년대 양식 기업화를 이뤘고 고부가가치로 인기가 높다. 명 과장은 “양식은 수익을 창출하는 게 중요한 목적인 만큼 수산양식의 변천사를 알고 변화하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양식기술은 선진국의 70% 수준으로, 노르웨이, 덴마크 등처럼 기계화, 자동화, 스마트화를 통해 체계적인 양식 기술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울광장] 지금 동주가 그리운 것은/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지금 동주가 그리운 것은/황수정 논설위원

    영화 ‘동주’를 며칠 전에야 봤다. 주말 심야의 극장 안은 한적했다. 뒷줄에 앉은 아버지와 어린 딸이 어깨너머에서 자주 소곤거렸다. 젊은 아버지는 시인 윤동주와 해방공간을 미리 공부하고 온 듯했다. 이해가 쉽지 않은 대목마다 딸에게 해설을 붙여 줬다. 나는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부녀의 대화가 계속돼도 괜찮다는 작은 동조의 뜻으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에야 돌아봤다. 소녀는 중학생쯤이었다. 영화라도 있어 다행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흐뭇했다. “동주, 동주”라고 사람들이 시인을 친구처럼 부르고 있다. 영화의 흥행 덕분이다. 멀리 잊힌 시인을 기억하려는 이 시간은 낯선 즐거움이다. 옛 시인들은 서점가에도 줄줄이 현재형으로 소환됐다.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백석의 ‘사슴’, 김소월의 ‘진달래꽃’ 등 초판본 시집들이 10만부 넘게 팔리고 있다. 20~30대 독자들의 인스타그램 인증 열풍은 진기하기까지 하다. 시인 정지용과 백석이 영화 속에서 호명되지 않았더라면 언감생심. 청년 세대가 무슨 수로 그들을 알아보고 있을까. 책꽂이 장식용으로 시집을 사고 있다 한들 나쁘지 않은 일이다. 해방공간을 배경으로 문학의 시대정신을 웅변한 영화가 ‘동주’다. 이 저예산 영화의 폭발력은 감독도 몰랐지 싶다. 영화는 자본의 논리에 가장 예민한 문화 영역이다. 관심권 바깥의 문학과 오래된 시인을 조명한 시도만으로도 ‘동주’의 파장은 신선하다. 힘있는 영화가 힘없는 문학을 챙겼다는 착시현상까지 일으킨다. 흑백 다큐멘터리 같은 소품의 조용한 흥행은 의미가 더 값지다. 국어책 귀퉁이에서 잊혔던 윤동주가 살아났으니, 우리 문학도 혼수 상태에서 벗어날 가망이 있겠다는 기대를 품게 한다. 이 시대에 문학은 스스로 이목을 끌 힘이 없다. 느리고 가난한 문학한테는 빛의 속도로 진행되는 모든 유행들이 유해 환경이다. 힘과 속도를 갖춘 쪽의 물리적인 전방위 지원이 꼭 필요하다. 미국 문단은 그래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업어 줘도 모자란다. 독서광인 오바마는 미국 소설을 국제적으로 팔아 주는 초특급 실력자다. 그의 휴가철 도서 목록은 늘 핫이슈다. 그가 읽었다고 소문나지 않았다면 ‘퓨러티’(조너선 프랜즌), ‘더 화이츠’(리처드 프라이스) 같은 소설을 세상이 관심 갖기 어려웠다. 비평가들이나 주목하는 미국 작가 제임스 설터의 소설이 우리 서점에서 팔리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소설, 그것도 핫트렌드의 소설을 읽는 대통령 ‘셀렙’은 국민에게 행복이다. 정치력과 별개로 오바마의 인간적 매력이 좀처럼 후퇴하지 않는 것은 그런 모습 덕이라고 생각한다. 문학시장에 파장을 만들 줄도 아는 지도자가 우리한테도 있으면 좋겠다.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이런 책 말고, 대통령의 감수성을 교감할 수 있는 소설과 시집이 소문만 나도 문학시장에는 생기가 전해질 것이다. 청와대 진돗개 이름을 공모했던 대통령의 트위터에서 “시인 김수영 전집을 교보문고에서도 구하기 어렵다는데” 한마디만 걱정해 줘도 문학판은 움직여질 수 있다. 사람들은 김수영이 궁금할 것이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시인들의 시인’의 작품집이 어째서 절판 위기인지 대책을 살필 것이다. 문학과 담쌓고 지내게 생긴 정치인들은 페이스북에서 즐거운 뒤통수를 좀 쳐 주면 안 되는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현역 시인의 최신작을 언급했다고 하자. 동대문시장에서 순대 접시를 들고 다니는 선거 이벤트보다 공감 효율은 몇 배 크고 근사해진다. 문학의 우회로로 데려가면 누구든 마음을 얻을 수가 있다. 그 효용을 왜 알아보지 못하는지 안타깝다. 올해가 셰익스피어 타계 400주년이라고 영국은 온통 난리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연초에 국내 일간지에 특별기고까지 했다. 지난달 움베르토 에코가 영면했다고, 세상은 책의 앞날을 걱정한다. 우리에게는 더 급한 일이 있다. 박경리, 이문구를 당장 어떻게 해야 잊지 않을지 그 걱정부터 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현실을 걱정해야 한다. 지난해는 서정주, 박목월, 황순원, 강소천의 탄생 100주년이었다. 힘없는 문단도, 힘있는 문체부도 아무도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 기별도 없이 문득 우리 곁에 돌아온 윤동주가 더 애틋하고 그리운 이유다. sjh@seoul.co.kr
  • [사설] 與 여론조사 유출하며 공천개혁 꿈꾸나

    살생부 파문도 모자라 사전 여론조사 결과 유출 사건까지 벌어지는 등 새누리당의 공천 작업이 점점 혼탁해지고 있다. ‘클린공천’은 커녕 ‘더티공천’으로 변질되면서 새누리당이 공언했던 공천개혁은 이미 물 건너간 것처럼 보인다.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집권당으로서 투명하고 깨끗한 선거를 선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천 과정에서 오히려 볼썽사나운 음모극이 난무하고 있으니, 그러고도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하며 지지를 호소할 수 있겠는가. 여의도 당사 회의실 배경판에 적어 놓은 “정신 차리자”는 문구가 단지 장식용에 불과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무성 대표가 비박계 정두언 의원에게 언급했다는 현역 의원 40명 살생부 파문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에는 경선을 위한 자체 사전 여론조사 결과가 유출됐다. 그제 오후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사진 형태로 유포된 자료에는 서울, 경기, 대구를 비롯해 전국 지역별로 현역 의원이 포함된 예비후보들의 이름과 여론조사 수치가 적혀 있다. 친박계와 비박계가 각각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며 서로 상대 측을 유출 배후로 의심하는 등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이번 일로 공정성 시비가 확대되면 경선 불복 사태로 이어져 결국 본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 결과 유출은 범죄행위나 마찬가지인 만큼 중앙선관위 조사는 물론 필요하다면 검찰 수사를 통해서라도 진상을 규명해야만 할 것이다. 물론 역대 총선에서 다소간의 공천 잡음은 발생했다. 공천 탈락 후보 측 지지자들이 당사로 몰려가 난동을 부리는 모습도 종종 있었다. 과거에도 여당 내 계파 간 충돌은 빈번했다. 하지만 살생부가 돌고, 음모론이 난무했던 적은 없었다. 야권 분열 직후 새누리당은 최소 180석 획득의 압승을 예단했지만 이젠 곳곳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고 한다. 계파 간의 공천 이전투구에 민심이 돌아서고 있다는 방증이다. 소속 의원의 대거 탈당으로 위기에 직면한 더불어민주당은 친노계를 포함해 이미 10명의 현역 의원을 과감하게 공천에서 배제한 바 있다. 더민주는 2차 컷오프를 통해 추가적으로 부적격 현역 의원들을 퇴출할 방침이다. 그런데 여당은 근거 없는 ‘필승론’에 안주해 당내에서 계파끼리 공천 싸움이나 벌이고 있으니, 40일밖에 남지 않은 총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자못 궁금하다. 역대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오만한 여당과 나태한 야당을 결코 용서하지 않았다. 공천개혁에 앞장서야 할 여당이 지금처럼 공천 싸움만 계속한다면 냉정한 표심을 똑똑히 목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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