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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울 자살 부르는 장애 당신도 예외 아니다.

    화창한 봄이 되면 있던 병도 나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흔히 조울병이라고 하는 양극성 장애가 대표적인 경우다. 양극성 장애는 지나치게 기분이 들뜨는 조증(躁症), 기분이 처지는 울증(鬱症) 상태가 교차해 나타나는 질환으로, 특히 계절성의 경우 가을, 겨울에는 우울증이 심한 반면 봄, 여름에는 조증이 심해져 문제가 된다. 최근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사건을 일으킨 조승희씨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이 “혹시 양극성 장애를 가진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 데서도 이 병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종류 양극성 장애는 크게 1형과 2형으로 나눈다.1형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조울병으로, 조증과 우울증이 교차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에 비해 2형은 우울증은 1형과 비슷하나 조증의 상태가 가벼운 경우이다. 이런 경조증을 가진 사람은 분위기를 잘 띄우며, 말이 많고, 괴짜 성향이나 변덕이 심하다. 조증의 증상이 가벼워 주변에서 치료를 기피하기도 하며 이 때문에 사회적응 등에 문제가 생겨 자살을 부르기도 한다.1·2형 외에 조증과 울증이 동시에 나타나는 혼재성, 조증과 울증의 순환 주기가 매우 짧은 급속순환형, 환청이나 망상 등 정신병 증상이 동반되는 정신병형이 있는가 하면 특정 계절에 따라 조증과 울증의 증상이 두드러지게 심해지는 계절성도 있다. ●원인과 발병률 아직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의학계에서는 유전적인 소인과 함께 뇌의 변화, 스트레스 등이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전성은 강도가 낮아 부모가 모두 양극성 장애를 가졌더라도 자녀가 이 병을 가질 확률은 일반인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이에 비해 양극성 장애 환자의 뇌 상태는 일반인과 다르다. 뇌의 활동성에 변화가 뚜렷한가 하면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도 정상인과 달리 지나치게 많거나 부족하다. 이 때문에 뇌의 반응 조절이 안돼 양극성 장애로 이어진다고 보기도 한다. 정상인이 평생 동안 양극성 장애를 앓을 확률은 3∼5%선.100명 중 3∼5명은 평생 1회 이상 양극성 장애를 경험한다는 뜻이다. ●진단 한 질환이지만 조증과 울증의 진단기준은 다르다. 정신질환 진단기준(DSM-Ⅳ)에 따르면 비정상적으로 고조된 들뜬 기분이 1주일 이상 지속되고 여기에 더해 다음 항목 중 3개항 이상이 해당되면 조증으로 본다.▲지나친 자신감이나 과대한 생각 ▲수면 욕구 감소 ▲지나치게 말이 많아짐 ▲생각의 속도와 양이 빠르고 많음 ▲주의, 집중이 안 되고 부산함 ▲지나친 활동량 ▲도박, 쇼핑, 음주, 섹스 등 즐거움에 지나치게 몰두함. 우울증은 우울감이나 일상적인 일에 대한 흥미 감소와 함께 다음 증상 중 5개 항 이상이 적어도 2주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거의 하루 종일 우울한 느낌 ▲대부분의 일상생활에서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 ▲체중이나 식욕의 감소 또는 증가 ▲불면증 혹은 과수면 ▲초조감, 안절부절 못하는 상태, 축 처지고 가라앉는 느낌 ▲피로감, 활력의 감퇴 ▲스스로 가치가 없다는 생각과 과도한 죄책감 ▲생각이나 집중, 결정의 어려움 ▲죽음에 대한 반복적 생각 또는 자살 계획의 수립과 시도. ●양극성 장애와 자살 다국적 제약사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 2일부터 11일 동안 전국 26개 병원에서 양극성 장애 환자 1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1회 이상 자살 충동을 느꼈으며, 이 가운데 32%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 시도자의 평균 자살 시도 횟수는 2회였다. 전문의들은 양극성 장애의 경우 조증과 우울증 간에 감정 기복이 심해 자살률이 일반인의 20배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치료 양극성 장애의 주요 치료 수단은 약물과 전문의 상담이다. 특히 질환의 특성상 신경세포를 안정시키고, 뇌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꾀해야 하는 만큼 약물없이는 증상의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신체적 건강과 의지력 강화,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의 안정 등은 약물치료에 곁들이는 보조적인 치료 수단일 뿐이다. 치료제로는 리튬 등 기분조절제, 카바마제핀 등 항경련제, 쿠에티아핀 등 항정신병 약물 등이 주로 사용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최초의 양극성 장애 단일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쎄로켈’(성분명 쿠에티아핀)이 미국, 유럽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조증과 우울증의 적응증을 인정받아 치료의 새로운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이두한 원장의 건강이야기] 맹장염,터지기 전에

    얼마 전 친구로부터 급한 연락이 왔다. 아들놈의 배가 아파 난리라는 것이었다. 전날 저녁부터 배탈이 난 듯 더부룩해 소화제를 먹였는데 밤 사이 오른쪽 아랫배가 점점 더 아파지더니 아침에는 허리도 펴지 못하고, 토하며, 열도 난다고 했다. 아이는 병원에 들어오면서도 통증 때문에 허리를 펴지 못했으며, 잘 걷지도 못했다. 흔히 우리가 맹장염이라고 부르는 병이 있다. 대장이 시작되는 부위에 충수돌기라는 마치 벌레처럼 생긴 꼬리가 달려있는데, 여기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 흔히 맹장염이라고 하는 ‘충수돌기염’이다. 충수돌기염은 대개 충수돌기가 막히면서 시작된다. 충수돌기가 막히면 마치 체한 듯 명치 부위가 더부룩하고 갑갑한 느낌을 받다가 충수돌기에서 염증이 시작되면 통증이 오른쪽 아랫배로 옮겨간다. 통증은 배를 건드리면 더 심해지고, 허리를 펴면 당기듯 아프다. 그뿐이 아니다. 열도 나고, 식욕이 떨어지며, 구토증이 오기도 한다. 이 병은 흔하고 간단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어 더러는 환자로부터 “맹장염 하나 확실히 진단하지 못하느냐.”는 핀잔을 들을 때가 있다. 하지만 충수돌기염은 충수돌기의 위치나 염증 정도에 따라 증상이 너무 다양해 종종 외과의사들을 곤혹스럽게 하거나 골탕을 먹이기도 한다. 오죽하면 외과학 교과서에도 ‘급성 충수돌기염 수술 후 진단 정확도가 80% 이상이면 훌륭한 외과의사가 아니다.’고까지 하겠는가. 다시 말해 진단 정확도가 80% 이상이라는 것은 확실한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수술 시기를 늦췄기 때문이며, 그만큼 충수돌기의 천공 가능성도 높았다는 일종의 질책이기도 하다. 치료를 위해서는 염증이 생긴 충수돌기를 절제하고 주위의 염증을 제거하면 된다. 터지기 전이라면 합병증없이 쉽게 회복되고, 후유증도 없으나 일단 터져서 고름이 복강으로 퍼지면 수술이 어렵고, 복강 내 농양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며, 덩달아 회복도 더디다. 따라서 충수돌기염이 의심되면 빨리 확인 절차를 거치는 게 현명하다. 기왕 해야 할 수술이라면 ‘80%의 진단 정확도’에 얽매이지 말고 터지기 전에 손을 보는 게 낫다.
  • [스타일 Up 웰빙 Up] ‘무통증’ 다이내믹 지방 파괴술 1회 시술로 허리 2~5cm 줄어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성형수술을 받는 부위가 점차 얼굴에서 몸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한다. 몸매에 대한 열망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S라인 몸짱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으로 체형을 만드는 이도 있으며 다이어트와 식욕억제를 통해 살을 빼는 이도 있다. 물론 보다 빠른 효과를 보고자 병원을 찾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지방흡입술을 하는 환자의 경우 너무 뚱뚱하거나 일상생활이 힘든 환자보다 잦은 다이어트의 실패와 빠른 체형 교정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지방흡입술을 받게 되면 안정기가 필요하며 수술 후 3개월 정도 압박붕대를 하고 다녀야 된다. 체내에 주사용액을 주입하여 지방을 분해하는 주사요법이나 가스를 주입하는 시술의 경우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 시술이 비교적 간단하고 효과도 좋은 다이내믹 지방 파괴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임산부를 제외하곤 누구나, 어떤 부위에도 시술이 가능하다. 복부 1회 시술만으로 약 2∼5㎝ 정도 허리 사이즈가 줄어 들며 치료 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고주파를 이용한 열에너지가 피하 지방층 깊숙이 파고들어 지방세포를 파괴시키고 피부를 마사지해준다. 다이오드 레이저를 통하여 파괴된 지방은 소변과 땀으로 배출된다. 이후 추가적인 특별관리 프로그램인 무중력 하이폭시 운동을 통해 지방분해가 더욱 촉진된다. 이 시술은 지방을 파괴하는 것뿐만 아니라 피부 진피층의 콜라겐 활성을 유도해 출산이나 노화로 늘어진 배나 피부에 탄력까지 되돌려 준다. 기존의 지방흡입과 주사요법 등이 유발하는 통증이 없어 간편하고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 인체에 전혀 무해하며 시술 후 효과는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2주 정도 지나면 사이즈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문의전화 02)310-1945 최준영 BeS클리닉 원장
  • [먹을거리 산책] 열무

    ●열무는 이런 것 열무는 비타민 A와 C 등 인체에 꼭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혈액의 산성화를 방지하고 식욕을 높여준다. 허약한 체질이나 고혈압, 신경통에도 효과가 있고, 오래 섭취하면 시력과 청력, 기억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유황 처리된 토양에서 자란 열무는 인삼의 유효성분인 사포닌 함량이 높고, 항암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시원하고 아삭아삭한 열무김치, 새콤달콤하고 시원한 맛이 좋은 열무국수, 보리밥에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쓱쓱 비벼먹는 고소한 열무 비빔밥은 별미 중에 별미다. ●좋은 열무는 너무 큰 것보다 여리고 싱싱한 것이 좋다. 주로 이용하는 잎은 연초록색으로 연하며 줄기가 도톰한 것을, 무는 잔털이 적고 날씬한 것을 고른다. 잎이 7장 정도인 것이 열무의 효능이 좀 더 높다고 한다. 열무를 묶는 끈에는 브랜드가 적혀있다. 보통 일산지역 제품이 소비자 선호도가 큰 편이다. 서해와 가까워 해풍이 병해를 예방하고, 선도가 오래가게 한다. 아삭거리는 씹는 맛도 좋다. ●가격대는 날씨가 더워지고 김장김치가 동이 나는 이맘 때가 제철이다. 출하량도 많아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요즘은 1.5㎏ 기준으로 포천·남양주산은 700∼1000원, 일산산은 900∼1200원에 경매된다. 시중에는 한 단에 1000∼1500원을 형성하고 있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조사분석팀 김현곤 과장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27)크론병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27)크론병

    계속된 설사로 5년 사이 몸무게가 15㎏이나 줄어든 김성일(가명·40)씨. 변이 묽어지더니 나중에는 복통과 설사가 일상적으로 반복돼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었다. 장염으로 알고 1년 동안이나 치료했지만 증세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결국 병원을 옮겨 내시경검사와 조직검사를 해보고서야 자신이 크론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염증으로 대장의 대부분이 심하게 헐어 있었고, 여기에 점액과 피가 엉겨 장 기능을 상실한 상태라는 사실을 알고는 망연자실해 했다. 김씨가 앓고 있는 크론병은 대장 전체에서 만성적인 염증이 진행되는 희귀난치 질환이다. 한솔병원 이동근(병원장·외과) 박사는 이런 크론병이 주는 위험이 설사와 장의 염증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크론병은 대장뿐 아니라 소장에도 염증을 유발합니다. 통상 환자의 3분의1은 소장에만 염증이 생기며,3분의1은 대장에, 나머지는 대장과 소장에 모두 염증이 나타나는데, 문제는 이 병을 가진 환자의 대장암 발병률이 정상인보다 무려 10배나 높다는 점이지요.” 지금까지 크론병은 북미와 북유럽권에서 주로 발생했다. 그랬던 것이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20∼30대에서 발병 빈도가 높다.“지난 99년만 해도 국내 크론병 환자는 1000명에 불과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나 2005년에는 4500∼5000명으로 늘었습니다.6년만에 4∼5배가량 폭증한 겁니다.” 이 박사는 아직까지 크론병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렇지만 감염과 면역기능 이상, 유전·환경·정신적 요인 등이 작용해 발생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특히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는 것이 최근의 발생률 증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고요.” 크론병은 일단 발병하면 증상이 완화되다가도 어느 순간 재발하는 패턴이 반복되곤 한다.“염증이 장벽을 침범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배가 아프고, 설사와 장출혈이 계속됩니다. 이 때문에 빈혈과 비타민 결핍증, 탈수, 식욕부진, 발열, 체중감소 등 영양 불량상태가 계속되면서 체중이 줄게 되지요. 그뿐이 아닙니다. 설사와 복통이 계속되면서 항문 주위에 치루, 치열, 농양, 항문 협착 등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렇듯 증상이 장의 한 부분에 국한돼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장 전체에 염증이 번지고, 헐게 되므로 장 천공, 천공된 장이 생살을 뚫고 나오는 누공이나 발열 같은 전신 증상이 흔하게 동반되고, 어린이는 발육장애 등 합병증으로 평생을 시달리게 됩니다.” 임상적으로 보면 치루가 약물 치료나 수술로도 잘 낫지 않고 자꾸 재발하면 크론병일 확률이 높다. 크론병 환자의 30%는 치루, 치핵, 치열 등 항문질환을 동반한다. 설사를 자주 하고 항문 주변의 상처가 잘 낫지 않으면 크론병을 의심해 봐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그뿐이 아닙니다. 크론병 환자의 30%는 한 가지 이상의 다른 질환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이 관절 이상인데, 전체 크론병 환자의 약 16∼23%가 관절질환을 앓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 외에도 누공, 농양, 항문협착증이 발생하며, 대장암 발생률도 크게 높이지요.” 더러는 크론병의 합병증을 엉뚱한 질환으로 오진하는 경우도 있다. 크론병이 맹장 부위를 침습하면 급성 맹장염과 증상이 비슷해 맹장수술을 하기도 하는데, 이때 잘못하면 수술 후 봉합 부위를 뚫고 장의 내용물이 흘러나와 일을 키우는 사례도 없지 않다. 또 크론병 환자가 치핵수술을 하는 경우 30%는 합병증인 창상 치료가 어렵고 이 중 일부는 항문을 제거해야 하는 부작용이 따르므로 수술 전에 반드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거쳐 치핵의 발생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크론병은 병 자체도 고통스럽지만 치료도 힘들다.“일반적으로 약물치료를 우선 시행하지만 잘 낫지 않을 뿐더러 수술을 하더라도 여러번을 되풀이해야 합니다. 또 발병 부위에 따라 치료 예후도 각각입니다. 예컨대 크론병이 소장에서 나타나면 치료가 매우 어렵지만, 대장에만 발생한 경우라면 대장 전체를 절제하는 방식으로 80%의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거든요. 만약 수술이 필요없는 경우라면 꾸준히 약을 복용해 건강한 상태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입니다.” 약물치료의 경우 급성기에는 스테로이드 제제와 5-아미노살리실산, 메트로니다졸 같은 항생제를 사용하며, 항생제의 효과가 없을 경우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박사는 “크론병은 완치할 수는 없지만 치명적으로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만큼 잘 치료받으면 얼마든지 정상생활을 할 수 있다.”며 “치료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려는 환자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 중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시시때때로 되풀이되는 재발 증상. 재발 원인은 확실치 않으나 감염성 장염이나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과의 인과성이 강하며, 특히 급성은 위험도가 높아 변이 묽거나 고열, 오한이 있으며, 구토에 복통이 심해지고 배가 불러오는 경우라면 빨리 의사를 찾아야 한다.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도 만만찮다. 다행히 2002년부터 보험급여가 지급돼 환자 부담금이 외래와 입원치료 모두 20%로 낮아졌다.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효과적인 염증치료제로 손꼽히는 ‘레미케이드’의 경우 한번에 2∼3병을 사용해야 하는데 병당 70만원의 고가 약물이어서 보통은 사용할 엄두를 못낸다. 이 박사는 이 때문에 정부의 전향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지금은 누공 등 증상이 심한 환자에 한해 3회까지만 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게 이 약물을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또 최소한 크론병 환자에게는 회당 150만원이나 하는 소장 캡슐내시경 검사도 보험 적용을 해줘야 정확도가 20%에 불과한 현행 소장투시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지요.” 이 박사는 끝으로 이런 당부를 전했다.“모든 희귀난치병의 고통에서 헤어나기 위해서는 환자와 가족의 노력은 물론 사회와 정부의 깊은 이해와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크론병도 마찬가집니다. 모든 환자들이 충분히 치료받을 수 있어야 건강한 사회 아니겠습니까.”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Let’s Go] 11회 군산벚꽃축제 13일까지

    [Let’s Go] 11회 군산벚꽃축제 13일까지

    남도의 봄은 꽃의 향연으로 시작된다.2월 말 여수의 동백꽃이 봄의 출발을 알리고,3월이면 광양의 매화와 구례의 산수유가 바통을 이어받는다.4월에 접어들면 벚꽃이 만개해 향연의 절정을 이룬다. 전북은 특히 벚꽃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많다. 정읍시 천변로, 완주군 송광사 진입로, 진안군 마이산 도립공원, 김제시 금산사, 장수 논개사당 가는 길 등에는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자태를 뽐낸다. 이 중에서도 으뜸은 군산 은파유원지와 월명공원의 벚꽃터널이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군산벚꽃예술제도 4일부터 13일까지 10일동안 월명경기장과 은파유원지 일대에서 열린다. 군산벚꽃예술제는 그 규모와 지명도에서 진해 군항제와 쌍벽을 이루고 있다. 전주∼군산간 번영로를 따라 펼쳐진 100리 벚꽃길은 예나 지금이나 관광의 명소다. ●벚꽃의 향연 군산벚꽃예술제가 열리게 된 것은 1970년대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향을 그리워하던 재일교포들이 전해준 벚나무를 전주∼군산간 국도변에 심은 것이 100리길 벚꽃터널을 만들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상춘인파가 몰려들자 군산시는 1996년부터 벚꽃을 주제로 한 축제를 개최해 상품화했다. 올 벚꽃예술제는 월명경기장과 은파유원지 등 두곳에서 개최된다. 번영로변 군산시 입구 월명경기장에서는 왕벚꽃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는 야외무대공연, 마당극, 백일장대회, 국악꽃잔치, 먹거리장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먹거리장터에서는 싱싱한 생선회, 주꾸미 등 해산물과 전라도의 인심을 맛볼 수 있다. ●벚꽃 향기에 취해 은파유원지는 호수를 가로지르는 물빛다리와 호수, 벚꽃이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봄바람에 살랑이는 소담스러운 꽃가지와 호수 위로 나부끼는 눈꽃 같은 꽃잎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호숫가를 따라 거닐다 보면 저절로 봄의 향취에 취한다. 이 산책로와 물빛다리는 군산시민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산책 코스다. 상큼한 봄바람에 실려오는 벚꽃향기를 맡으며 거닐어보는 호수 주변 산책로는 연인이나 친구, 가족 모두 즐길수 있는 코스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째보선창서 회 한접시 어때요” 항구도시 군산은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성한 도시다. 전주에서 출발해 익산을 거쳐 군산에 이르는 100리 벚꽃길을 달려 금강 하구둑에 이르면 금강과 서해를 한 눈에 굽어볼 수 있다. 전북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을 가로지르는 금강하구둑에서 바라다 보면 동쪽으로는 금강호, 서쪽으로는 서해가 펼쳐진다. 해질녘 군산항을 붉게 물들이는 낙조가 장관이다. 군산시 곳곳에는 ‘째보선창’ 등 소설 속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어 기억을 더듬어 문학기행을 해봄직하다. 인근에 건립된 동양 최대 철새조망대도 새로운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천하절경을 자랑하는 고군산군도를 돌아보며 봄 바다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군산까지 어렵게 발걸음을 한 외지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긴 33㎞의 새만금방조제를 둘러보는 것도 뜻깊은 일이다. 먹거리는 해산물이 유명하다. 군산 내항 주변에는 싱싱한 활어회를 맛볼 수 있는 대형 횟집들이 즐비하다. 꽃게장, 복탕, 아구찜, 주꾸미 등 서해안의 특산물과 금강에서 잡히는 황복, 우어회 등 봄철 별미도 미식가들의 식욕을 자극한다. 꽃게장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어지간한 백반집에서도 각기 독특한 맛을 내는 군산의 토속음식이다. 해망동 수산물종합센터에는 150개 점포가 건어물, 선어, 활어를 취급하고 있어 눈요기와 미각을 동시에 충족시킬수 있다. 수산물종합센터 (063)442-4822.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이용시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우회전→국도26호선(100리 벚꽃길) 전주에서 군산 월명경기장까지 승용차로 40분 소요. 서해안고속도로 이용시 동군산나들목→대야 방향 월명경기장까지 10분 소요 ▶문의 축제 문의 군산시청 (063)450-6125, 숙박 안내 (063)450-4321, 요식업소 안내 (063)450-4323.
  • 희귀병 ‘프라더 윌리 증후군’ 상혁이의 쓸쓸한 입학식

    희귀병 ‘프라더 윌리 증후군’ 상혁이의 쓸쓸한 입학식

    “할아버지, 중학교에서도 아이들이 ‘뚱보’라고 괴롭히면 어떡해요. 여기에서는 친구를 만들고 싶어요….” 2일 오전 10시 2007학년도 신입생 입학식이 열리고 있는 경기도 하남시 신장2동 신평중학교 교정. 한 소년이 시끌벅적하게 떠들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무리에 다가서지도 못한 채 할아버지의 손만 잡고 머뭇거렸다. 할아버지는 아무런 말도 없이 애써 고개를 돌려 먼산만 바라봤다. ●‘식탐’ 희귀병 앓는 중학 신입생 이날 입학식에 참가한 김상혁(13)군은 ‘프라더 윌리’ 증후군이라는 희귀 난치병을 앓고 있다. 비만과 정신지체 등을 동반하는 이 병으로 상혁이의 키는 153㎝로 한계점에 달했고, 몸무게 73㎏에 허리둘레는 42인치나 된다. 상혁이는 몸무게 2.4㎏ 미숙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한달을 꼬박 지냈고,2살 때 큰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 부모와 떨어져 외할아버지 박명일(64·목사)씨와 외할머니 김명희(63)씨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7살 때 다운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보였지만 박씨는 심각함을 알지 못했다. 박씨는 “크는 아이라 잘 먹이기만 하면 될 줄 알았다. 유달리 식탐이 많은 줄만 알았다.”고 말했다. 이후 몸은 점점 비대해졌고 정신지체까지 앓았고, 몸이 뚱뚱한 탓에 초등학교 시절에는 아이들로부터 따돌림과 놀림을 당하기도 했다. ●“화가가 돼서 멋진 그림 그릴래요” 2005년 10월 상혁이가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 의사로부터 그때서야 병명이 ‘프라더 윌리’라는 것을 알았다. 병원에서는 음식조절을 하지 않으면 심각한 고혈당·고혈압으로 결국 숨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때부터 음식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강제로 채식을 시키고 덜 먹게 하려고 회초리도 들었지만 상혁이는 길거리에서 음식 찌꺼기를 주워먹을 정도로 식탐을 억제하지 못했다. 상혁이는 할아버지와 월세 20만원이 10달째 밀린 10평짜리 반지하 목회당에서 이불을 덮어쓰고 추운 겨울을 지냈다. 기초생활 보호대상 1급 수급자에게 나오는 생계비 30만원가량을 보조받아 근근이 살아간다. 박씨는 상혁이의 병이 장애등록 대상이라는 것도 몰랐다. 이 때문에 2달에 한번씩 1주일 정도 병원에 입원하면서 드는 각종 검사비용 30만원가량도 큰 부담이 된다. “새로운 학교 반 친구들에게 상혁이가 어떤 증상을 가진 아이인지 한번 설명해줄 생각입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상혁이를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고 아껴줄지 걱정만 가득하네요.” 힘없이 고개를 떨구는 박씨의 얼굴을 상혁이가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상혁이는 화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미술대회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요. 특히 만화 캐릭터 그리는 게 좋아요. 나중에 그림 잘 그려서 아이들한테 그림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상혁이 후원계좌는 농협 560-17-002612(예금주는 하남시종합사회복지관). ■ 프라더 윌리 증후군 프라더 윌리는 인구 1만∼2만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병으로 15번 염색체 이상으로 대뇌 기능장애가 일어나 식욕을 억제하지 못한다. 비만과 소아당뇨, 학습장애, 정신지체 등의 증세를 동반하지만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글 사진 하남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몸은 멀어도 자나깨나 자식 걱정

    몸은 멀어도 자나깨나 자식 걱정

    고향 가는 길은 항상 멉니다. 그리운 곳이라 더딘 걸음이 더 더딘 것 같지만, 반가운 사람들 생각에 귀향의 피로, 세상의 깊은 시름도 별것 아니라고 여겨질 것입니다. 부모님은 어떠십니까. 다들 건강하신가요. 자식들 생각으로야 부모님 건강이 항상 마음 쓰이지만 몸이 멀어 조석으로 살피거나 챙겨 드리지도 못합니다. 가끔 전화를 걸어도 언제나 ‘나는 괜찮다.’고만 하십니다. 그러나 험한 세파 속에서 자식들 오롯하게 키워낸 부모님들이 괜찮다고 하신 말씀은 십중팔구 마음에 없는 말일 것입니다. 나이 들면 이런 저런 병과 벗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섭리입니다. 젊어서는 자식 뒷바라지에 바빴고, 늙어서야 ‘자식들 앞세우고 사니 좀 편하겠지.’ 했지만 남은 것은 병뿐이지요.‘늙어서 자식들에게 짐은 되지 말아야 하는데….’라며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치매의 엄습은 누구도 피해 가지 못합니다. 자식들 키우느라 가슴 졸인 탓에 심장은 비닐봉지처럼 약해져 있고, 내 것으로 품고 산 것이 없어 내다 버린 것도 없는데 빈 자루처럼 바람 빠진 육신에 살거죽 주름은 깊어만 갑니다. 관절염이 깊은 뼈마디는 걸을 때마다 삐걱이고, 그런 일에 가슴 졸인 탓인지 똥오줌 누는 일까지도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이래도 ‘나는 괜찮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고 싶어 하시겠습니까. 살다가 문득 ‘이 하찮은 자식의 어이없는 위선과 질정없는 변모에 그 늙어 쪼그라진 가슴은 또 얼마나 아프고 저렸을까.’ 생각하면 걷던 걸음 멈추고 우두망찰 먼바라기라도 하게 됩니다. 돌이켜보면 자식이 내놓고 부모 위할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부모의 건강을 챙기는 일, 자식 아니면 아무도 해 줄 수 없습니다. 이번 설에는 ‘부모님 건강 챙기기’를 컨셉트로 삼아보면 어떨까요. 혹여 자식들에게 짐 될까봐 말 못하는 부모님 심정 한번쯤 미루어 짐작해 어디가 어떻게 편찮으신지 조근조근 묻고,“그러면 설 지나 한가할 때 병원 한번 모시겠습니다.”라고 허투루라도 약속 한번 하면 자식 때문에 오그라든 흉금의 응어리가 눈 녹듯 사그라지지 않을까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세상에 대단한 효도가 따로 있지 않으니까요. 고향과 그 고향의 부모님이 부쩍 가까이 있다는 생각 들지 않으십니까. 올 설에는 지나가는 말로 “건강은 좋으시지요?” 이런 상투적인 인사는 하지 마십시오. 대신 부모님 마주하고 성긴 치아라도 건드려보며 ‘늙음과 그 후의 고통’을 체험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나중에 부모를 먼 길 떠나보내는 마음이 조금은 편해질지도 모릅니다. 그럼 먼 고향 잘 다녀 오시기 바랍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부모님께 아름다운 실버를 “명절날, 부모님 뵐 때마다 건강 걱정을 하면서도 돌아서면 잊어버리지는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번 설은 ‘개념’있는 명절로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요. 주제는 ‘부모님 건강 챙기기’ 정도가 좋을 것 같습니다.” 건강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예방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건강증진’은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여러가지 건강 위험요인을 교정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해 개개인이 ‘최선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요. 특히 고령자는 건강에 위협이 되는 여러 위험인자에 노출된 기간이 길어 각종 질병을 가질 가능성이 높지만, 중요한 사실은 고령자도 얼마든지 질환을 미리 예방하거나 조기에 찾아내 건강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생활습관 교정으로 취약한 건강 챙기기 금연과 절주, 적절한 신체적 활동 및 운동, 충분한 영양 섭취 등 생활습관 교정은 젊은 사람보다 노인에게 더욱 중요하다. 그 만큼 건강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체중 관리 노인 비만은 관절염, 거동 장애, 폐기능 감퇴와 같은 육체적인 문제를 초래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가진 경우에는 무엇보다 점진적인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 체중 감량 상황도 잘 살펴야 한다. 특히 노쇠한 경우 비만보다 체중 감소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특별한 이유없이 6개월 내에 체중의 10% 이상이 감소한 경우에는 다른 질환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한다. ●운동 자신의 몸 상태에 적합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면 건강에 대한 확신이 일상생활에서의 자신감으로 표출되는 것은 물론 수명도 연장된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유산소운동 뿐 아니라 적절한 근력운동과 유연성운동, 균형운동 등을 적절히 하면 근력 감퇴나 노쇠로 인한 무기력증, 낙상에 따른 골절 등 여러 가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단, 심혈관계 또는 근골격계 질환이 있는 노약자가 자신의 몸에 적합하지 않은 운동을 무리하게 할 경우 자칫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으므로 미리 전문의와 상의해야 하며, 일상적인 운동이라면 자신의 최대 운동능력의 75% 정도로 강도와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흡연 고령의 노인이라도 금연에 의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효과는 적지 않다. 노인 금연의 경우 금연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신체 보호효과가 증가하며, 특히 협심증,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중풍)으로 인한 사망률을 급격하게 감소시킨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평생 피운 담배인데….”라며 체념하기 보다는 이런 사실을 설명하고 금연하도록 하는 것이 노후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하다. ●음주 미국의 경우 노인의 15% 정도가 일상적인 과음을 하고 있으며, 이는 노인에게 흔한 우울증과 고독감, 그리고 사회적인 지지 부족 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은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노인의 경우 체내 수분량의 감소, 인지기능의 저하, 체온 및 혈당 조절능력 장애(노인은 저혈당이 쉽게 발생함) 등의 문제 때문에 과다한 알코올 섭취가 뜻밖의 문제로 이어지기 쉽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것보다는 소량씩 마시는 사람이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점을 감안, 무조건 술을 마시지 말게 하기보다는 적절한 음주량을 지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의 적정 음주량은 성인의 절반 정도(알코올 25g·소주 3잔)이다. # 조기 선별진단으로 질병 예방 선별검사란 외견상 건강해 보이는 사람을 대상으로 검사, 진찰 등의 방법을 이용해 숨은 질환이나 이상을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 노인의 경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여러가지 질환의 발생 위험도 함께 증가하지만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뿐 아니라 비특이적인 증상, 이를 테면 체중감소, 무기력증, 식욕감퇴 등 일반적인 노화로 오해할 수 있는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노인들에게 흔한 질환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심혈관계 질환 연령의 증가는 그 자체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가 된다. 즉,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고혈압, 특히 수축기 혈압이 주로 상승하는가 하면 심부전, 관상동맥질환은 물론 뇌경색, 뇌출혈 등 뇌혈관질환이 많이 발생하므로 이들 질환의 위험인자를 동반하고 있는 경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과 고지혈증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나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검사해야 한다. ●악성질환 고령일수록 악성 질환의 발생이 늘며, 특히 최근에는 특정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넘어서 우리나라의 가장 흔한 사망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질환은 예방도 중요하지만 조기 발견이 완치의 핵심이 된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며, 일단 병이 확인된 경우라면 동요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해 가장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악성 질환은 폐암 전립선암(남성) 유방암(여성) 대장암 등 각종 암을 들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김광일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 ■ 이런질환 꼭 살펴라 노인들에게 많은 백내장이나 요실금, 관절염 등은 유병률도 높을 뿐 아니라 ‘삶의 질’ 측면에서 일상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큰 만큼 평소 유심히 살펴봐야 할 질환 들이다. ●백내장과 노안 평소 안경도 안 쓰던 부모님의 눈이 침침해 마당에 들어선 손주들의 얼굴도 못 알아 본다면 백내장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노안까지 있으면 바깥 세상이 온통 ‘흐릿하게’ 보인다. 백내장은 원래 투명한 수정체가 노화로 딱딱하게 경화되고 혼탁해진 상태를 말한다. 원래 까맣던 눈동자가 뿌연 수정체 때문에 허옇게 보여 붙은 이름이 백내장이다.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 사물이 흐리게 보인다. 보통 노인성 백내장은 가까운 곳이 잘 보이지 않는 노안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가까운 곳을 볼 때는 수정체가 두꺼워져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는 근육이 약해져 필요한 굴절각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백내장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뿌연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를 넣어줘야 한다. 지금까지는 먼 거리 시야 확보에만 초점을 맞춘 인공수정체를 사용해 노안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 후에도 돋보기를 써야 했다. 그러나 최근 개발된 ‘레스토(ReSTORE) 렌즈삽입술’은 근·원거리를 동시에 볼 수 있는 특수 렌즈를 삽입,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해결해 준다.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은 “레스토 렌즈삽입술은 비교적 안전하고, 수술시간도 5∼10분으로 짧아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해결하는 치료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요실금 노모가 외출을 꺼리거나 화장실을 유난히 자주 들락거린다면 한번쯤 요실금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여성의 4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하며, 주로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많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분만, 폐경, 노화 등으로 골반 지지조직이나 방광이 약해져 요실금이 잘 나타난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 전기자극, 골반근육 운동 등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노화로 인한 요실금에는 테이프를 이용한 간단한 수술법이 널리 사용된다. 입원 기간도 1∼2일 정도로 짧고, 치료 후 곧바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으며, 재발률도 낮다.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과 함께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 다리를 벌리고 항문을 5초간 조였다 푸는 운동을 계속하면 골반 근육이 단련돼 요실금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김장환 교수는 “요실금을 방치할 경우 외출을 꺼리는 것은 물론 대인관계를 회피, 나중에는 노인성 우울증 같은 정서적인 문제까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인성 치질 나이가 들면 항문의 기능도 약해져 노인과 치질은 떼려야 뗄 수 없게 된다. 항문 기능이 약해지면 배변이 고통스럽고, 배변 후에도 늘 뒤가 찜찜하며, 재채기만 해도 항문이 쉽게 빠져 나온다. 혹시 부모님이 어기적거리며 걷거나 자리에 앉을 때도 자세가 엉거주춤하며, 방석을 깔아야 앉을 수 있다면 치질일 가능성이 높다. 치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노인들은 내색도 못하고 무조건 참는 경우가 많다. 치질이 있으면 심리적으로도 위축되고, 자연스럽게 하체에 힘이 들어가는 활동을 피하게 된다. 그러나 노화로 인한 치질은 부끄러운 질환도 아니고, 치료도 쉽다. 경증은 약물치료도 가능하며, 수술도 부분 마취로 가능해 부담도 적은 편이다.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은 “부분 마취 후 늘어난 치핵을 세밀하게 자르고 봉합하는 수술은 시간도 20분 정도로 짧고, 입원 기간도 1∼2일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수술 후에는 매일 3∼4회 온수 좌욕을 해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수술 일주일 후면 배변 시 통증이 완화되고, 배에 힘을 주는 운동 등 활발한 야외활동도 거뜬히 할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 참기 어려울 정도로 무릎이 아프고 쑤시는 퇴행성 관절염이지만 대다수 노인들은 늙으면 으레 생기는 질환으로 여긴다. 그러나 무릎이 아프면 활동범위가 좁아지고, 자세 불균형으로 다른 근골격계 질환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통증으로 걷기 어려울 정도면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심하면 망가진 관절 대신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노령자가 관절염 증상을 보이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좋다. 특히 최근에는 여성 노인질환으로 알려진 관절염이 남성에게서도 빈발하므로 부모를 모두 잘 살펴봐야 한다. 목동 힘찬병원 관절경센터 정광암 소장은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 당연히 오는 병이 아니라 치료해야 하고, 치료 되는 병”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 김장환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 이동근 한솔병원장·정광암 목동 힘찬병원 관절경센터 소장 ■ 노인질환 체크포인트 10 다음의 증상이 있는 경우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특별한 이유없이 체중이 10% 이상 감소했다. -운동시 호흡곤란, 흉통,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운동 후 근육과 관절에 30분 이상 지속되는 통증이 있다. -흡연자에서 기침, 객담, 객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루 음주량이 3잔 이상이며, 습관적으로 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2회 이상 측정한 혈압의 평균치가 140/90㎜Hg 이상이다.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00㎎/㎗ 이상이다. -남성의 경우 소변 횟수가 증가하고, 잔뇨감이 있으며, 혈뇨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변비, 설사가 잦고, 대변의 색깔에 변화가 있다. -인플루엔자, 폐렴구군,B형 간염 예방접종을 실시하지 않았다. ■ 어르신 겨울나기 홈 스트레칭 노인들 겨울나기는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조심해야 한다. 근력 감소가 심할 뿐더러 찬 바람이 혈관을 수축시켜 혈류량이 줄면 관절 부위의 근육과 인대가 뻣뻣하게 굳어 근골격의 퇴행을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평소보다 활동량이 줄어 근력이 약해지는가 하면 풍(風)요통·한(寒)요통 등 계절성 척추질환도 흔하게 나타난다. 이런 노인들이 겨울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서는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실내에서 하루 세번, 각 3분씩 3세트로 짜여진 홈 스트레칭은 힘들이지 않고 관절질환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어 노인들에게 권할 만하다. ●노인의 몸 65세 이상 노인들의 질환은 70% 이상이 근력과 관계된 관절염과 요통, 좌골통 등이다. 이 중 퇴행성 관절질환의 경우 40∼50대에 발병해 65세 이상은 80%,75세 이상은 95% 이상이 고통을 받는다. 특히 75세를 넘긴 고령자의 경우 30대에 비해 근육의 30∼40%가 감소하므로 운동을 통해 근력을 유지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허리 근력이 약해져 만성 허리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여기에다 노인들은 대부분 골밀도가 낮아 골절상이 뜻밖의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노인 홈 스트레칭 노인들의 근력을 키우고 퇴행성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근육의 탄성을 유지, 향상시키고, 관절과 근육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운동시설을 이용하기가 어렵고, 겨울철이라 외출도 쉽지 않다. 이런 노인들에게 집안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홈스트레칭은 큰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이 특히 노인에게 좋은 것은 약한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근육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꾸준한 스트레칭 만으로도 기초대사량을 올리는 것은 물론 적지 않은 칼로리를 소모할 수도 있다. 스트레칭은 매회 3분 이상, 한 동작을 3번씩 반복하되, 하루에 3번 이상 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김기옥 자생한방병원 실버척추클리닉 원장 ■ 이것만 주의 하세요 1. 관절에 지나치게 체중이 실리거나 충격이 가해지면 안 된다. 자칫 인대나 근육 손상을 입을 수 있다. 2. 스트레칭은 수 차례로 나눠서 하는 것이 좋다. 젊은 층의 운동량이 100이라면 60∼70%가 적당하다. 3. 무리한 동작을 피해 몸을 편안히 놀릴 수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4. 자칫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는 기구를 이용하기보다 맨손운동이 좋다. 집안의 소품이나 가구 등을 의지해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 피로감을 느끼거나 어지럼증 같은 증상이 느껴지면 운동을 중단했다가 증상이 사라지면 다시 시작한다. ■ 가족에게 “누구냐?” 묻거든 치매보다 일단 ‘섬망’ 의심을 최근 뇌혈관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김모(73)씨는 밤중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붙잡고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러다 스위치를 건드려 방에 불이라도 켜지면 불이 났다고 소동을 피우는가 하면 가족들에게 “누구냐?”고 묻기도 한다. 언뜻 보기에 치매라고 여기기 쉽지만 김씨가 진단받은 병명은 ‘섬망(Delirium)’이다. ●치매와 비슷 섬망은 일시적으로,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정신의 혼란 상태를 말한다. 치매증상을 유발하거나 치매와 비슷한 소견을 보이지만 치매와는 달라 완치도 가능하다. 섬망은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는 70세 이상 노인환자의 30%가 가질 정도로 흔하다. 김씨처럼 고령에 큰 수술을 하면 수술 후 신체리듬이 깨지고, 환경이 갑자기 변하기 때문에 앞의 사례와 같은 일시적 의식장애나 혼동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한다. 고령에 큰 수술을 받은 환자가 퇴원 후 평소와 달리 산만하거나,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고 느끼며, 시간과 장소를 인지하지 못하고 멍한 상태로 하늘을 쳐다보거나 소리를 치는 등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인다면 섬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전문의들은 “섬망 증세가 나타나면 집중력과 지각력에 장애가 와서 기억장애, 착각, 환각, 해석 착오, 불면증은 물론 악몽이나 가위눌림 현상 등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원인 섬망은 전신 감염 때, 뇌에 산소공급이 잘 안 될 때, 혈액에 당분이 부족할 때, 간장·신장질환이 있을 때, 뇌세포의 각종 대사과정에 필요한 필수 비타민인 티아민이 부족할 때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다. 알코올이나 약물에 중독됐거나, 금단현상이 나타날 때 순간적인 정신착란이 일어나는 것도 일종의 섬망이다. 증상은 치매와 비슷하나 치매와 달리 급성으로 발병하는 점이 다르다. 전문의들은 “치매는 후천적인 뇌세포 이상으로, 점차 진행하는 2종류 이상의 인지기능 장애가 의식 저하 없이 일어나며, 증상이 서서히 나타난다는 점에서 섬망과 구별된다.”고 설명한다. ●유발요인 치료가 중요 섬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의 리듬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섬망으로 진단되면 일단 유발요인을 없애기 위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고, 일상생활과 수면 주기, 주변 환경을 적절히 조절해 줘야 한다. 병실에서는 주변 환경을 잘 정리정돈하고, 집에서 쓰던 낯익은 물건 한두 가지를 환자 주변에 갖다 둬서 정서적인 안정을 꾀하도록 해줘야 한다. 더러는 친근한 신체 접촉이나 환경 변화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된다. 평소 가까운 가족들이 자주 찾도록 하고, 이들이 환자와 대화는 물론 신체 접촉까지 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한 방법이다. 또 낮에는 방이나 병실을 밝게 해주고, 밤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물품을 치우는 등 편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서울시립 북부노인병원 정신과 신영민 원장은 “섬망은 치매와 다르지만 방치하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며 “유발 요인을 조기에 치료하면 1∼2주내에 완치되지만 치료시기를 놓쳐 치매가 동반된 경우나 뇌의 기질적 이상을 동반한 경우에는 오랜 기간 섬망 증상이 지속되거나 회복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신영민 서울시립 북부노인병원 정신과 원장
  • 처방전 필요없는 다이어트약 나왔다

    처방전 필요없는 다이어트약 나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사상 처음으로 처방전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다이어트 약의 판매를 승인했다. 해당 제약사는 1년 내에 500만∼600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세계 다이어트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타임스,AP통신 등은 7일 제약업체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알리(Alli)’가 올해 여름부터 판매된다고 보도했다. 하루 3회 복용을 기준으로 가격은 2∼3달러 정도.FDA는 지난해 연방자문회의에서 알리에 대해 찬성 11, 반대 3으로 처방전이 필요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알리는 지방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억제해 체중 증가를 막고 동시에 감량까지 가능하게 한다. GSK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리 복용자의 28%가 6개월만에 체중의 5∼10%를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용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알리는 전체 지방의 30% 이하에 대해서만 감량 효과가 있다는 지적이다.GSK는 알리에 대한 교육용 웹사이트(myalli.com)를 개설, 남용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FDA 찰스 갠리 박사는 “알리는 저칼로리·저지방 음식을 먹고 운동 등 체중감량 노력을 병행할 때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비만 전문가인 아서 프랭크 박사는 “임상 결과 안전한 것으로 판명됐다.”면서도 체내에 흡수되지 않는 지방으로 인해 설사나 기름진 변이 나오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DA가 다이어트 신약을 승인한 배경에는 미국인의 비만이 사회적 문제가 된 것도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성인의 31%인 6000만명이 비만 상태이며 64% 이상은 ‘과체중’으로 판정받고 있다. 1999년부터 미국에서 시판된 로슈사의 ‘제니칼’도 알리와 동일한 효과를 갖고 있지만 처방전이 필요해 대중화되지는 않았다. FDA는 현재 또다른 체중감량 신약에 대한 승인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약은 대뇌 식욕 중추를 조절하는 성분을 갖고 있지만 승인이 돼도 처방전이 필요하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대장암=‘서양 암’? 이건 아니잖아

    우리나라 초창기 프로야구를 호령한 박철순씨가 최근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예전에는 ‘서양 암’이라고 여겼던 대장암이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 서구식 식생활 등의 영향 탓이다. 대장암 발병률은 1995년 대비 2002년에 남성은 184%, 여성은 164%로 증가했다. 갈수록 발병률이 급증하는 대장암, 알면 이길 수 있다.# 대장과 직장 대장은 소장에서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하고 남은 찌꺼기에서 수분만을 흡수, 체외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대장과 소장 사이에는 회맹판이라고 하는 일종의 밸브가 있어 소장에서 대장으로 내용물을 보낼 때 열리며, 대장은 충수(맹장),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S자결장, 직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직장은 대장의 일부분으로, 대변을 저장했다가 항문을 통해 배출한다. 따라서 직장암도 크게는 대장암에 포함된다. 대장암은 대장 내에서 악성 세포가 계속 증식하는 질환으로, 대부분 처음에는 작은 양성 종양인 선종에서 시작해 크기가 커지면서 악성인 대장암으로 발전한다.# 어떤 사람이 걸리는가 50세 이상이면 누구나 대장암에 걸릴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특히 다음과 같은 사람들은 임상적으로 가능성이 높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과거에 대장의 선종, 대장암, 염증성 장질환 등을 앓았던 사람 ▲가족 중에 대장암이나 대장 선종 환자가 있는 사람 ▲가족 중에 대장용종증 환자가 있는 사람 ▲지방 섭취가 많고, 섬유질 섭취가 적은 사람 ▲과거에 유방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을 앓았던 사람# 대장 용종 용종이란 장의 점막 표면보다 돌출된 모든 종괴(혹)를 말하며, 대장 용종은 종양성과 비종양성으로 나눈다. 비종양성은 대부분 대장암과 관련이 없으나 종양성은 양성 종양, 즉 선종으로, 시간이 지나면 악성 종양, 즉 대장암으로 진행한다. 이 종양성 용종은 모양과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크기를 기준으로 보면 1㎝보다 작은 경우에는 암세포가 들어 있을 확률이 1% 정도지만 2㎝ 이상이면 암세포가 들어 있을 확률이 10∼40%나 된다. 종양성 용종은 직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40세 이상의 수검자 중 20% 이상이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용종 발견과 처리 대변 잠혈반응검사와 직장경검사, 대장내시경 검사 등으로 대장암이나 대장암의 전구 병변인 용종(선종)을 확인한 경우라도 용종의 종류에 따라 대응법이 달라진다. 증식성은 암으로 진행하지 않으므로 별도의 검사나 치료가 필요없지만 종양성이라면 내시경을 통해 전체 대장을 관찰한 뒤 치료 계획을 짜는데, 이 경우 용종 제거가 우선이다. 과거에는 개복수술이 필요했으나 지금은 내시경을 통해 간단히 제거할 수 있다. 이렇게 제거된 용종은 체외로 꺼내 암으로의 진행 여부를 가리는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검사 결과 암이 용종의 겉(점막층)에만 있으면 추가 수술이 필요없지만 깊은 점막하층까지 침범했으면 추가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럴 땐 대장암 의심해야 대장암은 다양한 증상을 보이나 특징적인 증상은 없으며, 거의 증상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평소와 달리 변비나 설사가 상당 기간 계속될 때 ▲배가 자주 아플 때 ▲대변의 굵기가 가늘어질 때 ▲대변에 피가 묻거나 섞여 나올 때 ▲대변을 본 이후 잔변감이 있을 때는 ▲나이가 40세 이상 등이면 대장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런 증상은 대장, 직장 또는 항문의 다른 질환에서도 보이므로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암은 체중 감소, 식욕 감퇴, 원인 불명의 피로감과 빈혈을 보이나 증상의 종류와 정도는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면 직장암은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오는 경우가 흔하고, 좌측 대장암은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올 수 있으며, 우측 대장암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출혈이 계속돼 빈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치료 대장·직장암 전 단계인 용종이나 용종 수준의 초기 대장·직장암은 대장내시경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그 단계를 넘어선 경우라면 수술이 완치를 위한 유일한 치료법이다. 수술방법은 부위와 진행 정도에 따라 완치를 목표로 하는 근치적 절제와 증상의 호전을 목표로 하는 고식적 절제로 나누는데, 이는 암의 위치와 직장벽의 침윤 정도, 임파선 전이 여부, 환자의 전신 상태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예방의 중요성과 예방법 대장암은 서구에서 가장 흔한 악성 종양으로,50세인 사람이 80세까지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5%나 된다. 여기에다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 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생활의 서구화 등으로 대장암 발병 빈도가 급증,2001년 현재 남자는 전체 암의 10.5%로 4위, 여자는 10.5%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장암을 예방하는 방법에는 발병을 억제하는 1차적 예방과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여 효과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2차적 예방이 있다.1차적 예방은 생활습관을 바꿈으로써 가능하고,2차적 예방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이룰 수 있다. 일반적인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동물성 단백질과 지방 섭취를 줄인다.▲과일, 채소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자주, 많이 먹는다.▲충분한 양의 칼슘을 섭취한다.▲비만 환자는 체중을 조절한다.▲적당한 운동을 한다.▲과음을 피하고 금연한다.■ 도움말 : 전호경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교수.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집안 탁한공기 맑고 은은하게 ‘향초’

    집안 탁한공기 맑고 은은하게 ‘향초’

    분위기 잡을 때만 초를 켜나? 냄새 잡을 때도 켜보자. 웰빙바람을 타고 최근 몇년 새 인기를 끌고 있는 향초, 즉 아로마 캔들은 마음은 물론 실내 공기까지 정화시켜 준다. 물주기의 번거로움이 싫어 화초 키우기가 귀찮은 이들에겐 딱이다. 촛불은 주위의 연기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냄새 제거에 효과적. 생선이나 고기를 구운 뒤 향초를 켜보자. 웬만한 환기로도 가시지 않는 비릿한 냄새가 말끔히 사라질 것이다. 향초의 종류와 가격대는 천차만별.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일반 파라핀으로 만들어진 초는 오래 켤수록 오히려 기분 나쁜 냄새를 배출, 공기를 오염시킬 수 있다. 밀납 같은 자연 소재를 이용해 수제로 만들어진 것이 좋다. 중국산일 경우 너무 진한 향기로 두통을 유발할 수 있으니 너무 싼 제품도 의심해봐야 한다. 더솝바에서 새로 출시한 퓨어 라이트 캔들은 직접 재배한 친환경 허브 분말이 함유돼 있다고 한다. 에센셜 오일의 인공적인 향이 아닌 자연향으로 오랜 시간 켜도 머리가 아프지 않다. 벌집에서 추출한 밀납으로 만들어 그을음도 줄였다.(초를 태우고 난 후 심을 약 1㎝가 되도록 잘라 주어야 차후 사용할 때도 그을음이 생기지 않는다.) 스피어민트, 베가못, 라벤더, 마리골드, 로즈마리 등 총 5종이 나와 있다. 스피어민트는 상큼한 향이 집안 공기를 쾌적하게 해주며 베가못은 부엌에 두고 쓰기 좋은 제품이다.‘인디언들의 상비약’으로 불리는 베가못은 탁월한 소독 효과가 있다. 식탁 중앙에 놓으면 대기 중의 퀴퀴한 냄새와 음식 냄새를 완화시켜 식욕을 돋우는 데 그만이다. 라벤더는 심신을 안정시켜 주며 은은한 향의 마리골드는 겨울 추위까지 감싸주는 듯하다. 로즈마리는 피로 회복에 좋다. 아베다의 캐리비안 테라피 소이 왁스 캔들은 유기농 콩기름과 콩 왁스를 기본으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연소가 깨끗하다. 지중해에서 재배한 아미리스, 월계수잎, 라임과 베티버 오일이 혼합된 향은 마음을 진정시켜 마치 스파하는 듯한 편안한 기분을 준다. 아로마 캔들은 후각적인 효과뿐 아니라 시각적인 효과도 있어 집안 분위기 바꾸는 데도 그만이다. 깔끔한 유리 용기에 담긴 파스텔톤의 향초는 거실, 화장실 등 어느 곳에 놓아도 공간을 확 살려준다. ■ 도움말:더솝바, 아베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이두한 원장의 건강이야기] 인체의 하수도

    누구나 한번쯤은 시원한 배변 후에 오는 날아갈 듯한 쾌감의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인간에게 식욕과 성욕이 가장 큰 욕망이라고들 말하지만 배설욕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욕망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그 배설이 안돼 끙끙거리기 일쑤고, 변을 본 후에도 남은 느낌이 있거나 시도 때도 없이 수시로 변이 마렵다면 그 기분이 어떻겠는가? 그뿐인가. 변을 볼 때마다 항문이 아프고 새빨간 피가 뚝뚝 떨어지며, 항문에서 생살이 삐져나온다면 더더욱 난감할 것이다. 대장과 항문은 배변의 쾌감만 주는 곳이 아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음식은 입을 거쳐 6∼7m나 되는 장관을 따라 복부의 구석구석을 이동하기 때문에 우리 몸의 상태에 관한 많은 정보를 갖고 있기도 하다. 옛날,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조선시대에도 변의 중요성을 알아 왕의 건강을 체크하기 위해 매화틀에 항상 대·소변을 받아서 어의가 직접 관찰했다. 우리가 하수도의 물을 잘 살피면 그 하수를 배출한 도시의 생활상이나 환경상태를 알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우리 몸에서 이처럼 중요한 기능을 맡은 대장과 항문인데도 일상적으로 항문이나 변에 관해 솔직하게 말할라 치면 십중팔구는 ‘교양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뭔가 이상하다고 여기면서도 아주 친밀한 사이가 아니면 터놓고 말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뿐이 아니다. 부부간에도 속시원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대장과 항문은 우리 몸에서 뭔가 감추고, 쉬쉬해야 하는 곳으로 인식돼 문제가 생겨도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장, 항문은 부끄럽다고 숨겨서는 안 될 장기이다. 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네번째로 많은 암이고, 치핵을 포함한 항문 질환 역시 2명 중 한 명이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따라서 대장과 항문을 잘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은 우리 몸 전체의 건강관리에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 이번 주부터 대장, 항문 질환에 관한 많은 임상 경험과 폭넓은 식견을 가진 이두한 대항병원장이 건강칼럼을 집필합니다.
  • [홍두식의 루어낚시 따라잡기] 전남 고흥 해창만 배스낚시

    겨울철 배스낚시 여건은 좋지 못하다. 따뜻한 남쪽으로 장거리 출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생스럽게 먼곳을 찾아도 조황을 보장받지 못하는 계절이도 하다. 겨울철 천혜의 배스낚시터로 급부상하는 곳이 있다. 전남 고흥의 해창만수로. 간척 매립공사로 인해 생긴 수로 형태의 호수다. 3개의 배수갑문 사이로 바다와 접해 있어, 저수지나 내륙의 수로에 비해 염도가 높다. 그다지 춥지 않은 날씨와 염분 덕에 한 겨울에도 결빙이 잘 되지 않아 물낚시가 가능하다. 게다가 수로 전역을 촘촘하게 뒤덮은 갈대는 매복을 좋아하는 배스들의 천연 스트럭처가 되고 있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끝없는 지류들과 그 속의 많은 배스들이 장거리 출조도 주저하지 않게 만든다. 하지만 무성한 갈대들 탓에 도보로 진입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단점. 이곳을 찾는 배서들은 땅콩보트나 고무보트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겨울철에는 아침보다는 햇살이 퍼지는 낮 시간대에 더 기대를 걸어야 한다. 배스의 식욕은 수온하고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포인트 선정. 평균 수심이 2∼3m, 깊은 곳이라도 7∼8m정도이기 때문에, 밀집된 스쿨링 형태보다는 얕은 곳과 깊은 곳을 오가며 활발히 먹이 활동을 할 수 있는 수심대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채비는 지그헤드 1/16 온스에 2∼3인치 정도의 에코기어 버그엔츠 같은 수서곤충 타입의 웜을 끼워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채비가 물에 떨어지는 순간과 액션을 가하는 순간 입질을 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해창만 배스들의 특징 중 하나는 포인트 한곳에서 많은 수의 배스를 뽑아 낼 수 있다는 것. 한 마리를 뽑아낼 때 나는 소음을 주변에 숨어 있는 배스들이 먹이활동으로 착각하여 몰려드는 것이다. 운이 좋으면 한자리에서 20∼30마리를 낚을 수도 있다. 씨알은 주로 20∼25㎝.40㎝짜리도 간간이 잡힌다. 작년 12월 중순쯤엔 하루에 300마리 가까이 잡은 배스낚시인도 있다고 하니, 손을 덜 탄 배스를 찾아 먼 곳을 오가는 열정을 쏟을 만도 하다. 에코기어 프로스탭
  • 2007년 바꿔볼 생활습관 9가지

    해가 바뀌면 누구나 한두가지 건강 관련 결심을 하게 된다. 건강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뀐 탓이다. 문제는 이런 결심이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계획 탓이다. 그런 만큼 올해에는 거창한 계획 대신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지킬 수 있는 건강 계획을 세우는 게 어떨까. 거창하지 않으면서도 실속있는 건강한 생활습관만 얻어도 인생이 바뀔 수 있다. # 소주 반병의 원칙 음주도 버릇이다. 사람마다 알코올을 감당하는 간의 능력에 차이는 있지만 보통 한 번에 마실 수 있는 적정량은 50g, 즉 소주는 3∼4잔, 양주는 3잔, 맥주는 2병이 여기에 해당된다. 또 음주 후에는 간이 기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2∼3일 정도 쉬어줘야 한다. 술과 함께 먹는 기름진 안주도 문제다. 평상시에는 간에서 만들어진 지방이 다른 조직에 옮겨 저장되지만 음주 후에는 그대로 간에 축적돼 지방간의 원인이 되므로 육류 안주보다 과일, 채소 등이 더 좋다. # 담배를 사지 말자 흡연의 폐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담배연기 속에는 20종 이상의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으며, 니코틴은 심장, 혈관, 호르몬 체계, 신진대사, 뇌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전체 암의 30∼40%는 담배가 원인인데, 특히 폐암, 구강암, 인두암, 췌장암, 후두암, 방광암, 신장암 등은 흡연과 밀접한 상관성이 있다. # 밥은 한 숟갈만 덜… 소식은 장수의 한 비결이다. 식사를 양껏 하기보다 조금 부족하다 싶을 만큼 먹는 게 좋다. 포식은 급격하게 혈당을 높이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지방합성을 늘린다. 따라서 1일 총 섭취량이 같더라도 폭식을 하면 정상적으로 먹은 경우보다 훨씬 많은 지방이 체내에 축적돼 비만, 당뇨 등 성인병을 유발할 위험이 커지며, 장내 부패물질이 많이 생겨 각종 질병에 노출될 위험도 훨씬 높아진다. 특히 육류 등 고지방, 고단백 음식은 더 많은 부패물질을 만든다. 육류가 섭취 음식의 20%를 넘지 않는 게 좋다. # 아침은 꼭 아침 식사는 건강의 기본이다. 특히 아침식사를 거르면 뇌 속의 식욕 중추가 흥분 상태에 놓여 생리적으로 불안정하고 집중력, 사고력 등이 크게 떨어지며, 점심이나 저녁의 폭식을 유도해 비만, 위장병의 원인이 된다. 반면 아침밥을 챙겨 먹으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생겨 두뇌와 내장의 활동을 촉진, 생활의 활력을 높여주고 비만도 막아준다. # 엘리베이터를 잊자 생활 속에서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도 중요한 건강수칙.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무조건 걷는 습관을 들이자. 걷기는 감기는 물론 골다공증과 암 등 각종 질병 치료 및 예방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또 심장 기능을 강화하고 혈관의 탄성을 높여 온몸에 혈액이 잘 공급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당뇨, 고혈압, 심장병 등 성인병의 80%를 예방할 수 있다. 가능한 빠르게, 큰 동작으로 걷자. # 틈만 나면 웃자 인체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등 두 가지 자율신경이 있다. 놀람, 불안, 초조, 짜증 등의 감정은 교감신경을 예민하게 만들어 심장을 상하게 한다. 반면 웃음은 부교감신경을 자극, 심장을 천천히 뛰게 하고 몸 상태를 편안하게 해 심장병을 예방한다. 또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혈압을 떨어뜨리며,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소화액 분비를 촉진해 식욕을 돋우는가 하면 인체 면역력도 높인다. # 야채와 물은 다다익선 먹는 것 못지않게 배설도 중요하다. 쾌변을 위해서는 물과 식이섬유를 많이 먹어야 한다. 현미·보리 등의 곡류나 과일, 야채 등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 운동을 활발하게 만들고 체내 독성물질도 줄이며, 이를 체외로 쉽게 배출시킨다. 식이섬유는 자기 부피의 30∼40배나 되는 많은 수분을 흡수하므로 하루 1.5∼2ℓ 정도의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되, 식사 전후에는 많이 마시지 않는 게 좋다. # 잠이 보약 과도한 스트레스와 심신의 노동으로 쌓인 피로는 즉시 풀어야 병이 되지 않는다. 여기에는 최소 7시간의 수면과 휴식이 필요하다. 오후 시간에는 숙면을 방해하는 커피, 흡연, 음주 등을 멀리하며, 취침 3∼4시간 전에는 심한 육체활동도 피해야 한다. 졸음은 몸이 피곤하다는 신호다. 졸리면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는 것이 좋다.10∼20분 정도의 낮잠은 몸의 피로를 풀어 활기를 되찾아준다. # 의사를 친구로… 건강을 과신하거나 근거없는 자가진단은 자칫 병을 키우는 원인이 된다. 작은 증상이라도 감지되면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아 체계적인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정기 건강검진은 1∼2년에 한 번씩 받되,40대 이상이면 매년 검진을 받아야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김미영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Health] 마음의 병

    [Health] 마음의 병

    글 김철환 인제대학원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우리 ‘마음’은 참으로 신비하다. 고요하다가도 이유 없이 요동치고, 일상의 항로를 잘 따라가다가도 때로는 인생을 걸만한 이유도 아닌데 항로를 이탈하여 헤맨다. 마음에 들면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요란을 떨다가도, 약간만 틀어지면 천 길 나락으로 떨어진다. 사랑한다면 폭풍우처럼, 쏟아지는 햇살처럼 사랑을 쏟아 부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때로는 잔잔한 호수에 비친 달처럼 사과나무를 기르는 농부처럼 그리움에 젖어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중략- 그러나 진정 사랑한다면 좋고 나쁨 슬픔과 기쁨을 뛰어넘어 그대 모습 그대로를 가슴에 안고 홀로 황혼이 물든 언덕길을 올라갈 수 있어야 한다. 위의 시처럼 우리의 마음이 유연하고 깊고 어떤 경우라도 본래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랑한다면 일시적인 선호나 기분에 좌우되지 않고 끝까지 믿어주고 지켜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심지가 굳지 못한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동치는 마음이 몸에 병을 일으키는데 이것을 정신신체질환(psychosomatic disease)이라고 한다. 마음이 원인이 되어 병이 생기기도 하고 낫기도 하고 악화되기도 하는 것이다. 우울증, 불안증은 마음의 병이요. 두통, 소화장애, 신경성 식욕부진, 비만, 두드러기, 고혈압, 당뇨병, 천식, 소화기궤양, 궤양성 대장염 등은 마음이 몸에 병을 만든 정신신체질환이다. 왜 그럴까? 왜 마음이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키며 몸에 병까지 만들까? 그 이유는 마음은 몸과 연결되어 끊임없이 몸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는데 해결이 안 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스테로이드 호르몬, 에피네프린, 노어에피네프린 등의 분비가 과도하게 되면서 이 호르몬의 부정적인 작용이 커지게 된다. 그 부정적인 작용이 혈압 상승, 위점막 출혈, 면역 저하이고 결과적으로는 고혈압, 당뇨병, 소화성 궤양이 발생한다. 이유 없는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불안 중에는 사람들 앞에만 서면 불안한 경우도 있고, 길 가다가, 혹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꼭 죽을 것 같은 공황에 사로잡히는 경우도 있다. 심한 충격을 받은 후 때로 밀려오는 불안과 고통에 시달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도 있고, 자식, 사업, 집단 단속 등 계속해서 확인하고 또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해 못 사는 강박장애도 불안의 한 형태이다. 이런 불안은 정신과 의사의 도움없이 헤어나기 쉽지 않은데 우리 사회가 불안해질수록 환자도 많아지는 것이 안타깝다. 북핵 문제로 우리 국민들의 마음이 편하지 못하고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여러 마음의 병과 정신신체질환이 더욱 늘어난다. 그렇지 않아도 사회 변화가 심하고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한국사회에 사는 한국인들의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데 더 심해지고 있어서 걱정이다. 문제의 본질과 관계없이 결과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대책을 세울 수 없는 민초들이다. 우리가 나라 걱정, 미래의 걱정을 안 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걱정하는 것의 90% 이상은 실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가 걱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도 변화되지도 않는다. 북핵 문제나 정치 문제는 우리가 관심을 갖고 토론하고 걱정할수록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만 무거워지고 힘이 빠지는 문제이다. 그렇다고 이런 문제를 외면하자는 것은 아니고 주어진 의사 표현의 기회 때 하면 되고 또 혹시 어려운 때, 나를 필요로 할 때가 될 때 내 의무를 다하면 된다. 그러니 평소에는 가족과 친척과 친구들과 이런 문제로 힘을 빼지 말고 나와 가족이 기쁠 수 있는 문제를 얘기하고 실제 그런 기회를 많이 갖기를 바란다. 즉, 서로 관심을 나누고, 같이 문화를, 자연을 즐기고, 운동하고, 사랑하고. 같이 삶의 아름다움을 나누는 가운데 불안도 떨치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아무쪼록 위기는 기회이니 하루 빨리 한민족의 평화공동체가 실현되어 우리 모두가 몸과 마음이 편하게 되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월간 <삶과꿈> 2006.12 구독문의:02-319-3791
  • [서울신문 신춘문예-소설당선작] 그들만의 식탁/황시운

    뼛조각을 쥔 남자의 손가락에 양념이 엉겨 붙어 있었다. 남자의 얼굴은 땀으로 번들댔다. 엄마는 간혹, 맨밥만 끼적이고 있는 내 쪽으로 슬며시 음식이 담긴 접시들을 밀어주었다. 그러나 꼬리찜의 기름이 둥둥 뜬 나박김치, 허연 밥풀이 앉은 겉절이, 되는 대로 헤쳐 놓은 나물들까지, 어느 것 하나 남자의 흔적이 묻지 않은 것이 없었다. 나는 낮게 한숨을 내쉬며 된장찌개로 수저를 가져가려다 또다시 멈칫했다. 밥풀이 잔뜩 묻은 남자의 숟가락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찌개냄비를 휘젓고 있었다. 나는 미간을 찌푸린 채 남자의 수저와 엄마를 번갈아 쳐다봤다. 내 시선을 의식한 엄마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남자는 양 볼이 메어져라 우겨 넣은 음식들을 우물대다 말고 고개를 들어 엄마를 바라봤다. 엄마는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남자의 수저를 흘끔댔다. 남자도 쥐고 있던 자신의 수저를 내려다봤다. 수저엔 여전히 밥풀과 음식의 양념들이 지저분하게 들러붙어 있었다. 커다란 식탁 앞에 둘러앉은 우리 세 사람이 같은 곳을 바라보는, 흔치 않은 순간이었다. 남자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그러나 남자는 곧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다시 식사에 열중했다. 엄마 역시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찌개를 떠먹었다. 음식을 씹고 삼키는 소리 외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맞은편의 누군가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기엔 우리들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었다. 커다란 식탁의 건너편에 앉아 있는 남자와 엄마의 얼굴이 차츰 흐릿해졌다. 나는 잠시 멀거니 찌개 위에 뜬 기름기를 바라보았다. 찜 그릇이 다 비워지자 남자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남자의 시선은 엄마가 덜어놓은 내 접시 위 꼬리에 고정되어 있었다. 속이 울렁댔다. 나는 수저를 놓고 일어섰다. “왜, 좀 더 먹지 않고…….” “그러지 그러냐. 이거, 오늘 고기가 유난히 단데 말이다.” 엄마의 걱정에 남자도 한마디 거들고 나섰다. 그러나 남자의 손은 이미 내 접시 위의 꼬리를 덥석 집어 들고 있었다. “전 다 먹었어요. 마음 쓰지 말고 더 드세요.” 나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엄마를 향해 짐짓 미소까지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집안 가득 밴 음식냄새 때문에 속이 뒤집힐 지경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뼈에 붙은 고깃점을 다 훑은 남자가 크게 트림을 하며 양념이 묻은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갔다. 엄마는 급히 남자에게 물수건을 건넸다. 그러나 남자는 건네받은 물수건으로 손가락에 묻은 음식 찌꺼기를 닦는 대신 땀이 흐르고 있는 얼굴과 목덜미를 훔쳐냈다. 남자는 엄마의 네 번째 남자였고 내게는 세 번째 저기요였다. 엄마의 남자들에게 나는 단 한번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았다. 나를 낳아준 아버지에게는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내게 아버지는 엄마의 이야기 속에나 존재하는 흰 피부의 키가 큰 남자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흰 피부와 큰 키를 가진 엄마의 다른 남자들에게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았다. 가능하면 호칭을 생략하려 애썼지만 부득이한 경우 나는 늘 그들을 저기요, 라고 불렀다. 저기요, 식사하시래요. 저기요, 전화 받으세요. 저기요……. 코끝을 쏘는 고추냉이의 냄새와 생선 비린내를 감지하는 순간, 경화제를 섞은 실리콘을 휘젓던 팔에서 힘이 쑥 빠지고 말았다. 독한 경화제 냄새 속에서도 용케 부품들의 생생한 냄새를 찾아내고야 마는 유난스러운 후각에 진저리가 쳐졌다. 모두들 퇴근하고 난 토요일 밤, 휑한 제작실의 공기가 후각을 한층 예민하게 만들고 있었다. 충분히 저은 실리콘을 골판지 틀 안에 천천히 붓자 후각을 자극하던 부품들의 냄새도 실리콘 반죽 속에 갇혀 버렸다. 드라이어의 온도를 최대한 낮춰 틀 위에 가져다 댔다. 원칙적으로 실리콘 틀은 자연건조시켜야 하지만 납품기일에 맞추려면 서둘러야 했다. 문득 고개를 들어 제작실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봤다. 지금쯤 그는 초등학교 동창이기도 하다는 아내와 저녁식사를 하고 있을 것이다. “별스러운 걸 기대했던 게 아니야. 나는 그저 소박한 식탁에 마주 앉아서 대수로울 것 없는 잡담이나 나누며 함께 밥 먹는 일상을 원했던 것뿐이라고.” 오 년여의 시간을 정리하던 날 그가 말했다. 시종일관 차분하다 못해 냉랭하기까지 했던 나와 달리, 그날 그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말들을 두서없이 쏟아놓았다. 도저히 널 이해할 수가 없어, 라고 말할 땐 눈물이 그렁하게 맺히기도 했다. 그 뒤로도 서너 번쯤 더 그를 만났지만 그때마다 우리는 막막한 심정으로 마주 앉아 서로를 말없이 바라보다 헤어졌다. 나는 누군가와 식탁 앞에 마주 앉아서 잡담이나 늘어놓으며 보내게 될 일상을 견뎌낼 자신이 없었다. 결국 얼마 후, 그는 결혼을 했다. 드라이어를 내려놓은 뒤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빼 물었다. 그러나 곧 담배를 담뱃갑 속에 도로 집어넣었다. 제작실 문에 걸린 금연 푯말을 일별한 후 문을 열고 나섰다. 복도를 서성이다 빈 사무실로 들어섰다. 책상 위에 걸터앉아 담배에 불을 붙였다.‘과식 소화불량에 파라나 정―변비 식욕부진에 카이셀 과립’. 맞은편 건물 위에 세워진 전광판의 글자들이 색깔을 달리하며 우르르 사라졌다 나타나길 반복하고 있었다. 마치 애초부터 자신들 사이에 괴리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 조화로운 모습이었다. 불을 켜지 않았지만 좁은 사무실은 전광판이 뿜어내는 빛만으로도 충분히 밝았다. 볕에 널어뒀던 북어껍질을 거둬들이는 엄마의 손이 붉게 빛났다. 노을은 엄마의 손뿐만 아니라 부엌 전체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엄마는 나무 도마 위에 북어껍질을 뒤집어 올려놓고 절굿공이로 타닥타닥 두드렸다. 좁고 동그란 엄마의 어깨가 유연하게 들썩였다. 엄마는 편편하게 다듬어진 북어껍질을 물에 담가둔 뒤 소를 만들기 시작했다. 살짝 데친 숙주를 잘게 썰고 으깬 두부를 면포에 싸 꼭 짜냈다. 핏물을 뺀 소고기까지 다져낸 엄마는 준비해둔 재료들을 한데 그러모아 양념하고 치대기 시작했다. 얇은 면 티셔츠가 등에 들러붙어 있었다. 엄마의 뒷모습엔 다양한 표정이 담겨 있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음식을 만드는 순간의 엄마는 다른 어떤 때보다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뒷모습이 만들어내는 표정은 언제나 그늘져 있었고, 그늘 속의 엄마는 날이 갈수록 창백해졌다. 엄마는 물에 불린 북어껍질을 건져 비늘을 긁어냈다. 물에 분 북어껍질은 탱탱하게 되살아나 있었다. 그러고는 반듯하게 잘라낸 북어껍질에 소를 넣어 아물린 뒤 계란 옷을 입혀 지져냈다. “너무 기름지면 개운한 맛이 덜하니까 주의해야 해. 소고기 대신 북어대가리로 육수를 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지.” 지져낸 전은 한 김이 빠지자마자 냉동실에 넣어 식혔다. 잠시 뒤 엄마는 북어대가리와 무, 그리고 파만으로 우려낸 육수에 나박나박 썬 호박과 함께 식혀뒀던 전을 넣었다. 엄마는 국물이 한소끔 끓자 된장을 풀면서 다시 말했다. “된장은 마지막에 풀어라. 처음부터 장을 풀고 끓이면 떫은맛이 나기 십상이거든. 맑게 끓이려면 국간장으로 간을 해도 괜찮고.” 엄마는 썰어놓은 파와 미나리를 끓고 있는 탕 속에 집어넣으며 처음으로 내 쪽을 돌아봤다. “지금이야 쓸데없는 소리 같겠지만 들어둬라. 들어두면 언젠가는 써먹을 날이 있겠지.” 신문을 뒤적이던 저기요가 엄마와 나를 번갈아 쳐다봤다. 나는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세 식구가 쓰기엔 너무 큰 식탁은 곧 엄마의 음식들로 가득 채워질 것이다. 저기요는 벌써부터 커다란 식탁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집안의 모든 창문을 활짝 열어뒀지만 어글탕의 비릿한 냄새는 좀처럼 빠지지 않았다. 또다시 위가 저릿대기 시작했다. 엄마의 남자들은 하나같이 엄마보다는 엄마가 만든 음식에 홀려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언제나 엄마가 야물게 차려내는 음식에만 열중할 뿐, 엄마에게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법이 없었다. 그들은 모두 엄마의 남자들이었지만 솜씨 좋은 요리사를 찾는 단골손님들 같기도 했다. 엄마 역시 그들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일 말고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사람처럼 굴었다. 그 틈에서 나는 맛깔스러운 음식을 차려내는 요리사의 딸로서 그들 모두에게 예의바르게 행동했다. 그러나 그게 다였다. 엄마의 남자들과 엄마 사이에 음식 이상의 어떤 것이 존재하지 않는 한 그들을 대하는 나의 태도 따위도 문제될 이유는 없었다. 나는 마치 잘 차려진 음식상에 어울리지 않게 놓인 이 빠진 종지 같았다. 나는 날마다 타들어 갔다. 엄마가 만들어내는 온갖 맛깔스러운 음식들도 나를 살찌우진 못했다. “어머니 음식 솜씨가 이렇게 대단하신데 어떻게 넌 그렇게 비쩍 마를 수가 있었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 어머니, 한영이 얘, 다이어트 한답시고 걸핏하면 굶고 그러죠?” 처음 인사를 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던 날 그가 말했다. 엄마는 말없이 엷게 웃어 보였고 나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서글서글한 성품의 그는 식사를 하는 내내 감탄 어린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엄마와 나의 세 번째 저기요는 흐뭇한 얼굴로 그가 먹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평소에도 음식 타박 없이 무엇이든 잘 먹는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많이 먹을 수 있는 사람인 줄은 미처 몰랐다. 그 날, 두 남자가 게걸스레 먹어댄 음식의 양은 실로 어마어마했고 그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봐야 했던 나는 저녁 내 치밀어 오르는 구토를 가까스로 참아냈다. “야, 어머니 음식 솜씨 정말 대단하시더라. 나 완전히 횡재한 기분인 거 있지? 어머니 닮았으면 너도 보통 솜씨는 아닐 거야. 그렇지?” 그 뒤로도 그는 종종 벌쭉벌쭉 웃어가며 만족스러워하곤 했다. 자신의 예상이 완벽하게 빗나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조차 실망하는 기색은커녕 넉살 좋게 객쩍은 농담을 던지며 나를 위로하려 들었다. “걱정할 거 하나도 없어. 딸은 엄마 닮는다는데, 그 피가 어디로 가겠냐? 안 해봐서 그렇지 너도 했다 하면 보나 마나 끝내줄 거라니까.” 그때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지만 혹시라도 그의 말이 사실이면 어쩌나 싶어 한동안 몹시 불안했다. 엄마는 그 유난스러운 손맛 때문에 한순간도 자신의 운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거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 “손가락까지도 어쩌면 그렇게 쭉 고르고 하얗던지, 처음 봤을 땐 꼭 멀미라도 치밀 것처럼 속이 다 울렁댔더랬지. 그렇게 훤칠한 양반이 매번 앉은 자리에서 해장국을 두 사발씩이나 뚝딱뚝딱 비워내는데, 인연이 닿으려고 그랬던 건지 볼 때마다 속이 짠한 게….” 결국 나는 솜씨 좋은 해장국집 외동딸이 자신의 가슴을 짠하게 한 남자를 위해 뚝배기에 아낌없이 퍼 담아줬던 선지 덩어리가 만들어낸 결과물인 셈이었다. 한번도 묻지 않았고 엄마 역시 이후의 일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었지만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멀미기가 치밀 만치 하얀 피부를 가졌던 그 훤칠한 양반은, 사실 선지 해장국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 하더라도 혼기 놓친 해장국집 외동딸 따위가 눈에 찰 리 만무했을 것이다. 입에 맞는 해장국을 먹기 위해 일생을 걸 남자가 도대체 얼마나 되겠는가. 엄마의 첫 번째 남자이자 나의 아버지였던 양반은 머지않아 해장국보다 더 나은 먹거리를 찾아냈을 것이다. 그리고 끝. 통속적이지만 명쾌한 결말이 아닐 수 없다.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엄마는 가정식 백반으로 식당의 메뉴를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음식 장사에 매달렸다. 타고난 손맛 때문인지 식당은 언제나 손님들로 붐볐고, 덕분에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달리 생각해 보려 해도 엄마는 그때 음식 장사를 시작해선 안 되는 거였다. 선지 덩어리를 퍼 담아 주다 만난 남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를 들쳐 업고 기껏 다시 시작한 일이란 게 음식 만드는 일이었다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는 해도 엄마는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너무 무지했고 무책임했다. 생의 대부분을 음식 냄새 속에 갇혀 지내는 동안, 엄마는 요리 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점점 무관심해져 갔다. 엄마가 찾아낸 새로운 삶이었을 저기요들조차 모두 엄마의 백반 집과 갈비 집의 단골손님들이었다. 이를테면 엄마는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며 살아온 셈이었다. 남자들과 살림을 합칠 때마다 엄마는 마치 정해진 수순을 밟는 사람처럼 담담하게 행동했다. 간혹 내 의견을 물어오기도 했지만 내가 보이는 반응에 그다지 신경을 쓰는 눈치는 아니었다. 나는 물론, 단 한번도 엄마의 결정에 반대하거나 돼먹지 못한 심술을 부려 엄마와 저기요들을 괴롭히지 않았다. 사실, 엄마의 방으로 옷가지 몇 벌을 옮겨왔을 뿐인 단골손님들에게 내가 불손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각자 어딘가 조금씩 불편하고 거북하긴 했지만 우리들의 동거는 대체로 평화로웠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랬다. “만만한 게 뭐라고, 아무튼 제작팀을 무슨 개똥대가리로 안다니까! 납품기한 하나 제대로 조절 못하는 즈이 놈들 책임은 간데 없고 허구헌날 나만 들볶으면 안 될 일이 된대? 에이, 썅!” 작업가운을 벗어 던진 제작팀장이 담배를 빼물었다. 그러고는 서너 번쯤 신경질적으로 빨던 담배를 바닥에 내던진 뒤 제작실을 나가버렸다. 부서져라 닫은 문에 걸린 금연푯말이 덜렁댔다. 팀장은 종종, 자신이 늘 하는 말처럼 제작팀을 개똥대가리 취급하는 이 개 콧구멍만 한 회사를 당장이라도 때려치우고 말 기세로 성깔을 부려대곤 했다. 그러나 그때뿐이지, 그는 덜렁대는 금연푯말이 채 멈추기도 전에 다시 제작실 문을 기세 좋게 열고 들어와 나머지 팀원들을 몰아치곤 했다. “다들 들었지? 개 썅! 드럽고 치사하지만 어쩌겠어, 까라면 까는 수밖에. 자, 분발들 하자고!” 결국 그는 이 개 콧구멍만 한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퍽 유능한 관리자인 셈이었다. 예열 된 오븐 안에 모형들을 차곡차곡 집어넣었다. 타이머를 조절한 뒤 새로 작업할 음식의 부품들을 정리했다. 팀장은 조금 전 오더가 넘어온 열한 가지나 되는 스테이크의 메뉴와 자료들을 내게 넘기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주말까지는 완성해야 된다고 지레 숨넘어가는 소리를 해댔다. 물컹대는 스테이크의 표면을 마른 수건으로 세심하게 닦아낸 뒤 작업판 위에 접착했다. 골판지로 스테이크와 부품들의 주변을 두르고 파라핀으로 테두리를 마무리했다. 온갖 음식 부품들과 화공약품의 냄새가 뒤섞인 작업실은 마치 거대한 냄새창고 같았다. 종일 쉬지 않고 돌아가는 환풍기 소음 때문에 골이 지끈거릴 지경이었지만 이 지독한 냄새를 빼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스테이크의 틀을 완성한 뒤 성형이 끝난 초밥 부품들의 착색 작업을 시작했다. 날 생선을 주로 쓰는 일식은 무엇보다도 색감의 표현이 중요하다. 각각의 생선부품들에 그야말로 날것 그대로의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하는 만큼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간단한 스프레이 작업 후, 보다 세밀한 표현을 위해 붓을 들었을 때 작업대 위에 올려뒀던 핸드폰의 램프가 깜빡였다. 발신번호를 확인한 나는 그대로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램프는 한참을 더 깜빡이다 꺼졌다. 칠 개월 만이었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동안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그리고 그 시간들을 망설임 없이 뛰어넘어도 괜찮을 만큼 달라진 상황들이 단순한 것도 아니었다. 꼬리를 무는 생각들로 머리가 무거워졌다. 잠시 후, 다시 램프가 깜빡였다. 그때까지도 나는 붓을 쥔 채로 전화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붓에 묻은 물감은 이미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시너 통에 붓을 헹군 뒤 천천히 핸드폰을 들었다. “여보세요.” “……, 나야.” 오랜만에 듣는 그의 목소리가 조금 낯설었다. “좀 만났으면 하는데……, 시간 괜찮아?” 나도 모르게 한숨이 비어져 나왔다. 전보단 확실히 낮아진 목소리도 조심성 없는 그의 성품을 감춰주지는 못하고 있었다. 달라진 상황들로 인해 망설이고 있는 것은 나뿐인 것 같았다. 결국, 아직은 서로의 목소리를 잊어도 좋을 만큼 멀리 오진 못한 셈이었다. 모형음식이 필요한 이유와 그것의 가치는 일맥상통한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대량생산으로 맞춘 듯이 찍어내는 싸구려 모형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모형음식의 예술적 승화 운운하며 걸핏하면 씨알도 안 먹힐 소릴 해대는 제작팀장이나, 직원들 보너스조차 변변히 챙겨주지 못하면서 소규모 주문제작만을 고집하고 있는 회사의 오너조차도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모형음식은 신기한 볼거리도, 획기적인 전시 아이템도 아니라는 점이다. 가짜들에 대한 환상 따위는 사라진 지 이미 오래였다. 환상만으로는 아무것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여러모로 열악한 여건들을 감수하면서까지 뒤늦게 이 일을 시작한 이유도 다르지 않았다. 모형음식은 음식을 포함한 모든 환상들로부터 나를 자유롭게 했다. 유일했고 완벽했다. 착색을 마친 모형에선 금방이라도 물기가 비어져 나올 것만 같았다. 붓을 내려놓은 뒤에야 참았던 숨을 조심스레 몰아쉬었다. 갑작스러운 그의 전화에 약간 놀라기는 했지만 언제고 그가 연락을 해오리라는 사실을 의심해 본 적은 없었다. 그가 나를 떠나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던 것처럼, 그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깨달음이었다.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을 쏘이자 딱딱하던 생선 모형들이 노골노골해졌다. 고추냉이를 표현한 초밥 위에 접착제를 바른 뒤 부드러워진 생선을 얹었다. 손으로 초밥을 꼭 감싸 쥐었다. 따뜻했다. 헛헛하던 속이 비로소 가득 차는 느낌이었다. 먹을 수 있든 없든, 그런 것은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애초부터 나는 혀를 홀리는 음식 따위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엄마가 남자들과 살림을 합칠 때 그랬던 것처럼 그들과 헤어질 때 역시 나는 별다른 감응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러나 헤어짐의 원인이 내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부터는 그럴 수가 없었다. 두 번째 저기요가 짐을 꾸리며 내뱉은 말은 적잖이 충격적이었다. “도대체 저놈의 자식이랑 같이 밥상머리에 앉아 있다 보면 내가 무슨 개, 돼지가 된 것 같단 말이야! 더러워, 아주 더러운 기분이야!” 그는 순한 사람이었다. 적어도 내가 알기론 그랬다. 식당근처의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던 남자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엄마의 식당에 들러 식사를 하곤 했다. 엄마도 단 음식을 유난히 싫어하는 그를 위해 음식의 간을 따로 할 만큼 그에게 각별한 정성을 기울였다. 그는 또, 엄마와 살림을 합친 후부터는 나에게도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을 만큼의 관심을 보였다. 실제로 나는 그가 엄마 모르게 쥐어줬던 약간의 용돈을 매번 무척 요긴하게 쓰곤 했다. 물론 그런 그에게 특별한 호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나와 함께 한 밥상머리에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느꼈을 만큼 별나게 굴지도 않았다. 그때 나는 겨우 열일곱 살이었지만, 사춘기를 무기 삼아 공연한 심술을 부려댈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았다. “마음에 담아두지 마라. 아저씨는 그저 엄마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을 뿐이야.” 엄마의 위로도 별 도움이 되진 않았다. 그때부터였다. 나는 언제나 웃었다. 엄마에게도, 저기요에게도, 심지어 엄마의 음식들에게조차 나는 웃어 보였다. 엄마의 집으로 많지 않은 짐들을 옮겨오던 날, 세 번째 저기요는 말했다. “너랑 불편하게 지내게 될까봐 은근히 마음이 쓰였는데, 내가 괜한 걱정을 했나보다. 앞으로도 잘 지내보자. 응?” 나는 그에게 환하게 웃어 보였다. 그러나 함께 산 지 오 년이 넘도록 그는 내가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종종 헛웃음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간다. 하지만 그도 어쩌면, 그것이 헛웃음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모른 체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만일 그런 거라면 나는 그에게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이유가 뭐냐? 오 년씩이나 잘 만나던 사람이랑 느닷없이 헤어졌을 땐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 아니냔 말이다. 집에 인사까지 시켜놓고 이제 와서 결혼 못하겠다고 나자빠진 이유가!” 뒤늦게 그와 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엄마가 다그쳤다. 하고 싶은 말도 해줄 말도 없었다.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내가 엄마와 엄마의 남자들에게 담담했던 것처럼 엄마도 내게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 그런 게 알고 싶은 거죠? 엄마가 그걸 알아야 할 필요가 있어요? 왜냐구요? 도무지 결혼이라는 게 현실 같지가 않아서 싫었어요. 당연한 일 아니에요?” 엄마의 삶을 비난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납득할 수 없는 삶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비난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무엇보다도 나에겐 엄마의 삶을 비난할 자격이 없었다. 비록 엄마의 잘못된 선택 때문에 내 지난 시간들이 상한 음식처럼 퀴퀴한 냄새를 풍기며 그늘 속에 방치되어 왔다 해도 말이다. 그때, 엄마의 선택 속에 내가 포함되어 있었던 것은 엄마 혼자만의 탓이 아니었다. 게다가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가장 괴로웠을 사람은 누구보다 엄마 자신이었을 테니, 나까지 거들지 않는다 해도 엄마는 이미 충분한 대가를 치른 셈이었다. 그러니까 그건, 어디까지나 몸의 문제였을 뿐이다. 엄마도 그걸 이해해야만 한다고 믿었다. 초밥모형의 주문처는 확장이전을 계획하고 있다는 회전초밥 집이다. 주문량은 회전용 접시 스물두 개 분량이다. 모리작업을 위해 색색의 접시들을 꺼내 깨끗이 닦았다. 회전초밥 샘플의 경우엔 특별한 데커레이션이 필요 없다. 자료사진과 비교해가며 각각의 접시 위에 초밥모형들을 접착했다. 그러나 업체 쪽에서 넘겨준 자료들은 조악하기 짝이 없어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 초밥 집에서 판매되는 음식들은 모형에 훨씬 못 미칠 것이 뻔했다. 그런 지경으로 어떻게 가게를 확장할 수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접착제 튜브를 내려놓고 뻣뻣해진 뒷덜미를 꾹꾹 주물렀다. 잠시 후 그를 만나면 함께 식사를 할 것인지 얼른 결정을 해야 했다. 그와 마주앉아 음식을 먹는 일은 보나마나 고역일 것이다. 그렇다고 달리 무엇을 해야 할지, 음식을 먹든 안 먹든 난감하긴 마찬가지였다. 코팅작업을 위해 클리어래커에 래커시너를 배합하고 있을 때 휴대폰의 램프가 깜빡였다. 작업실을 가득 메운 시너냄새를 뚫고, 이미 휘발되었던 그가 온전히 되살아나고 있었다. 레스토랑으로 들어서는 순간, 약속장소를 잘못 선택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별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그를 만났던 장소이기도 한 레스토랑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하긴, 채 일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달라질 것이 무엇이겠는가. 지난 칠 개월은 그와 나, 우리 두 사람을 변하게 하기에만도 벅찰 만큼 짧은 시간이었을 뿐이다. 점심시간인데도 레스토랑은 한산했다. “네가 만드는 음식모형쯤으로 생각하면 돼. 어차피 너에게 실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잖아?” 그는 빈정대고 있었다. 앞에 놓인 음식이 다 식어빠지도록 끼적대고만 있는 내게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널 다시 만나고 싶어, 라고 말했다. 나는 칠 개월 만에 다시 연락을 해온 그가 조금쯤은 초췌해졌거나, 적어도 이전보다는 깊은 눈을 갖게 되었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그는 전보다 훨씬 부예진 모습이었다. 게다가 타이핀과 커프스버튼의 디자인에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음 직한 동창생 아내의 흔적까지 덕지덕지 바르고 나타났다. 그런 그가 난데없이 빈정거리고 있었다. 화를 내야 하는 것인지, 스테이크의 붉은 속살을 포크로 쿡쿡 찔러대고 있던 나는 혼란스러워졌다. “아직도 내게 기대하는 게 남았다는 뜻이야? 도대체 당신이 내게 원하는 게 뭔지, 전혀 모르겠어.” 부지런히 음식을 씹고 있던 그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는 나이프와 포크를 양손에 쥔 채 말했다. “화가 나면 그냥 화를 내. 차라리 쥐고 있는 포크로 내 얼굴을 사정없이 찔러버려. 제발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한 얼굴로 사람 좀 질리게 하지 말란 말이야! 넌 늘 그런 식이야. 다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 이미 결정해 놓고도 망설이는 척……. 그런 식으로 너 자신을 방어하는 거라고 착각하고 있나본데, 웃기지 마. 넌 그냥 꽁무니를 빼고 있는 것뿐이야. 내가 원하는 게 뭔지, 그걸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나는 딱딱한 음식모형을 만드는 여자에게 가장 잘 어울릴 만한 표정이 뭘지 항상 궁금했다. 회사를 나서기 전에 한 움큼이나 되는 약을 먹어뒀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목구멍을 타고 신물이 역류했다. 쥐고 있던 포크를 내려놓고 물 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 “주말에 전화해. 주중엔 당신뿐 아니라 누구와도 잘 수 없을 만큼 바빠. 그리고 다시 만날 땐, 제발 그 타이핀이랑 커프스버튼은 빼고 나타나 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테이블이 흔들렸고 그릇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스레 울렸다. 동시에 뺨이 얼얼해졌다. 아프긴 했지만 화가 나거나 불쾌하지는 않았다. 나는 바닥에 떨어진 포크와 나이프를 집어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올려놨다. 나이프의 날엔 스테이크소스가 지저분하게 엉긴 채 굳어 있었다. “진정해. 혹시 포크로 내 얼굴을 찌르고 싶더라도 참아 줘. 우린 칠 개월 만에 만났어. 그 사이 당신은 결혼을 했고, 당신 말대로 난 여전히 마주앉아 함께 음식을 먹으며 사소한 잡담이나 나눌 만큼 편한 상대가 못돼. 당신도 알잖아.” 나는 천천히 일어서서 레스토랑을 나왔다. 그는 나를 붙잡지 않았다. 그러나 머지않아 다시 연락을 해올 것이다. 그때 가서 그를 다시 만나건 만나지 않건 그것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단순한 몸의 문제에 지나지 않는 일을 두고 오래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제대로 봉합해두지 않았던 탓에 꾸덕꾸덕해진 클리어래커에 시너를 다시 배합해 접시 위에 가지런히 데커레이션 된 초밥의 코팅작업을 했다. 래커의 양을 조절해가며 최대한 얇고 고르게 펴 발랐다. 실제 음식이건 모형음식이건 간에 실없이 번쩍대는 음식이 입맛을 돋울 리 없었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음식모형도 그렇고, 그와의 관계도 그렇고, 엄마나 저기요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긴장을 늦춰서도 안 된다. 자칫 어그러지기 시작하면 그 모든 것들은 대책 없이 무너져 버리고 말 것이다. 오후엔 사무실에 다녀온 제작팀장이 다시 한번 작업가운을 벗어 던지며 길길이 날뛰었고 망할 놈의 환풍기는 아예 규칙적인 박자까지 맞추며 덜덜 돌아갔다. 나는 완성된 초밥모형만을 간신히 넘긴 뒤 서둘러 퇴근했다. 한번 뒤집힌 속은 다시 약을 먹어도 쉬 가라앉지 않았다. 어둠에 잠겨 있는 방안의 공기가 미세하게 진동하고 있었다. 눈을 뜨자 침대 끝에 걸터앉아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주무시지 않고, 무슨 일이에요? 이 시간에…….” 묵직한 머리를 흔들어 남은 잠을 털어내며 물었다. “아저씨가 들어오지 않으셨다.” “겨우 그것 때문에 이 밤에 주무시지도 않고 그러고 계신 거예요? 곧 들어오시겠죠. 좀 늦어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 “며칠 전부터 꽃게가 잡숫고 싶다고 하셔서 수산시장에 다녀왔다. 새벽부터 서둘렀는데도 점심때가 다 돼서야 돌아왔지 뭐니. 돌아와선 또 한참이나 게를 손질하고 찜통에 쪄냈지. 그런데 아직까지도 들어오지 않으시는구나.” 그러고 보니 미처 맡지 못했던 비린내가 나는 것도 같았다. 순간 비어 있던 위가 저릿해졌고 동시에 신물이 올라왔다. 처음엔 그저 감전된 것처럼 저릿하기만 하던 위의 통증은 시간이 갈수록 심해졌다. 나는 이불을 덮어쓰고 누워버렸다. 허리를 구부린 채 통증을 참아내고 있는 나를 향해 엄마는 말했다. “어쩐지 영 안 들어오실 거란 생각이 드는구나. 하긴, 오 년이면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 그동안 너나 그 양반이나, 참 용케도 견뎌내는구나 싶었다.” 웅크린 몸 구석구석에서 식은땀이 배어났다. 한동안 말없이 이불을 덮어쓴 내 몸을 토닥이던 엄마가 이불을 걷어내고 나를 바로 눕혔다. “약 어디 있니. 하루 이틀 이런 것도 아닌데, 어디 약이 있을 거 아니냐.” 엄마는 비칠비칠 일어나 약을 찾아 먹고 다시 누운 내 배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만 하면 됐지 않니. 그게 다 뒤숭숭한 에미 팔자 같이 겪어내느라 얻은 병이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니다만, 너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그만 마음을 풀었으면 좋겠구나. 도대체 내가 어떤 음식을 만들어야 네가 먹어줄는지……, 정말이지 모르겠다. 네게 필요한 건 약이 아니라 차진 속을 덥혀 줄 음식이야. 이런 약 따위로 나아질 일이 아니라는 걸 너도 알잖니.” 엄마는 전에 없이 많은 말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참을 수 없이 뒤틀리던 속도 차츰 가라앉았다. 배를 쓸어주던 엄마가 이불 속을 더듬어 내 손을 찾아 쥐었다. 목구멍이 따끔댔다. 딱히 뭐라 단정지을 수 없이 복잡한 감정이었다. 무슨 말이든 해야 할 것 같았다. 나는 감은 눈을 뜨지 않은 채 말했다. “식탁을 바꿔야 해요. 지금 건 너무 커……. 너무 커서, 맞은편에 앉아 있는 엄마가 도무지 보이질 않아요. 그 커다란 식탁 앞에 앉아 있으면 온통 엄마의 음식들만 보여. 나뿐만이 아니라 거기선 누구도 엄말 제대로 볼 수 없었을 거예요.” 엄마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후 엄마는 땀으로 끈적이는 내 얼굴을 한번 더 쓸어준 뒤 방을 나갔다. 나는 방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은 뒤에야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사위는 여전히 짙은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그러나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는 담담한 시선으로 그림자만 가득한 방안을 휘둘러보았다. 빛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사람이 있는 곳에 그림자마저 묻어버릴 만큼 완벽한 어둠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디에나 존재하는 빛은 끊임없이 사물을 굴절시키고 왜곡한다. 속고 있으면서도 그걸 깨닫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쩌면 굴절된 삶 속에서 진짜를 가려내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참을 수 없는 피곤이 밀려왔다. 다시 잠들기까지도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몸으로 익힌 기억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법이다. 그러나 사소하기만 한 몸의 기억이란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가. 그는 이전과는 달라져 있었다. 묘하게 일그러진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낯설었다. 망설이듯 주춤대는 손길이나 어딘지 불편한 듯한 신음을 내뱉는 목소리까지. 하지만 어쩌면 그는 줄곧 같은 모습이었는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의 손은 차가웠고 가슴을 그러쥔 아귀의 힘은 너무 강했다. 삽입 전의 행위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태도는 지루했다. 서너 차례 타이밍을 놓치면서부터는 눈에 띄게 조급해하기까지 했다. 삽입 이후의 상황은 더욱 나빴다. 치골이 부딪힐 때마다 통증이 느껴졌고 유난히 건조하고 까슬까슬한 그의 피부가 불편했다. 모든 것이 부자연스러웠다. 나는 연속되는 천장의 무늬와 삐걱대는 매트리스의 소음에 몰입했다. 마치 커다란 식탁 위에 누워 있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런 내 기분 따위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그는 순식간에 절정을 향해 치달았다. 마지막 타이밍만은 놓치지 않고 정확히 페니스를 빼낸 그는 내 아랫배 위에 사정했다. 끈적끈적한 정액을 뒤집어 쓴 아랫배가 환한 형광등 아래서 번들대고 있었다. 나는 치밀어 오르는 구역질을 참기 위해 앙다문 입술을 파고드는 그를 힘껏 밀쳐냈다. 쫓기듯 욕실로 들어간 그는 비누의 향이 너무 강하다며 한참동안 투덜댔고, 결국 비누를 사용하지 않은 채 샤워를 마쳤다. 어쩌면 그는 뭔가 다른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게 무엇이든 조금도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함께 있는 내내 우리는 아귀가 맞지 않는 톱니바퀴처럼 삐걱댔다. 지난 밤, 샤워를 마친 그는 아무렇게나 팽개쳐져 있는 셔츠에 물을 뿌리고 단정하게 걸어놓은 뒤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천연덕스레 잠들어 있는 그를 한참동안 내려다보다 조용히 일어나 옷을 입었다. 방을 나오기 전, 화장대 위에 놓인 타이핀과 커프스버튼을 가져다 변기 속에 빠뜨리고 물을 내렸다. 그의 동창생 아내의 세심한 배려를 단숨에 삼켜버린 변기는 크릉크릉 거친 숨을 토해냈다. 아마도 그는 사라진 타이핀과 커프스버튼 때문에 한동안 몹시 곤란해질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내게 연락을 해오지 않을 것이다. 간혹 단순한 몸의 문제가 마음을 건드리기도 하므로 어쩌면 나는 그런 그가 조금쯤은 그리워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이미 그가 진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오래 전의 내게 그러한 사실은 분명히 상처가 되기도 했지만, 이미 흉터로 남은 일은 더 이상 상처가 될 수 없다. 잊혀졌던 흉터를 확인하는 일이 괴롭긴 하겠지만 역시 사소한 문제일 뿐이다. 엄마의 짐작대로 세 번째 저기요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네 번째 남자의 귀가를 포기한 엄마는 다시 식당으로 돌아갔다. 썩 달가운 일은 아니었지만 굳이 말리고 싶지도 않았다. 게다가 엄마는 전과는 달라져 있었다. 엄마는 더 이상 음식을 만들거나 권하지 않았다. 그것은 식당에서조차 마찬가지였다. 엄마는 과거와는 달리 최종적으로 음식의 간을 보는 일 외엔 주방 일에 일체 참견하지 않았다. 하지만 달라진 엄마가 네 번째 저기요를 찾는 일까지 그만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케이크 전문점에서 주문한 케이크 모형은 총 열세 가지이다. 생과일주스를 비롯한 음료까지 합하면 모두 스물다섯 가지나 된다. 나는 벌써 한 시간 가까이 음료를 만들 젤라틴에 첨가할 색을 결정하기 위해 색상표를 들여다보고 있다. 테스트용 물감을 풀어 샘플을 여러 개 만들어봤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색을 찾아내지 못했다. 가스레인지 위에선 중탕한 젤라틴이 끓고 있었다. 감색 수채물감에 흰색을 약간 섞어 젤라틴과 혼합했다. 역시 너무 들떠 있었다. 견본의 색과 별 차이는 없어 보였지만 여름 음료의 색감이 힘없이 들떠 있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심해(深海)와도 같은 색을 만들고 싶다. 한여름, 뜨겁게 달궈졌던 머리꼭지까지 서늘해질 만큼 강한 색감이어야만 한다. 완성된 샘플들을 모두 버리고 또다시 불려둔 젤라틴을 중탕했다. 건조 테이블 위에선 케이크의 틀이 천천히 굳고 있었다. 엄마는 끝내 커다란 식탁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설사 엄마가 다섯 번째 남자를 만나, 그를 다시 커다란 식탁 앞에 앉힌다 하더라도 그것이 그다지 이상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가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끝내 엄마가 진실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해도 그건 엄마 몫의 삶일 뿐이다. 누구나 그렇다. 어차피 그 모든 것들은 단순한 몸의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처음부터 마음은 한 곳을 향해 있게 마련이고 그걸 흔들어놓을 만한 몸의 문제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법이니까. 불필요한 갈등은 몸의 균형마저 깨뜨리고 말 뿐이다. 아침과 점심을 모두 거른 탓인지 비어 있던 속이 다시 저릿해졌다. 또다시 한 움큼의 약을 삼키며 엄마의 말을 돌이켜봤다. 엄마는 내게 필요한 것은 약이 아니라 차진 속을 데워줄 음식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 내 속을 데워 줄 수 있는 것은 혀를 홀리는 음식이 아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을 한꺼번에 얼려버릴 만큼 차가운 색감의 음료모형이다. 애초부터 나는 혀를 홀리고 배를 채워주는 음식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먹을 수 있든 없든, 그런 것은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지극히 사소한 몸의 문제에 지나지 않으므로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밖의 것들은 불필요한 갈등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진짜보다더진짜같아야한다진짜보다더진짜같아야한다진짜보다더……. 나를 지배하고 있는 주문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저릿하던 속이 가라앉고 포근한 열기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 [서울신문 신춘문예-소설당선작] 심사평

    언제부터인가 소설읽기가 불편해졌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전통 서사가 사라지고 엽기, 괴기가 난장을 이루면서 문체마저 왜곡되고 있는 현상이 점증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이러한 문제는 소설만에 지워지는 부담은 아니다. 극단을 지향하는 디지털/인터넷 문화와 더불어 새로운 주류를 넘보는 만화/영화와의 관련 아래에서 심각하게 논의되어야 할 일이기에 흥분과 우울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신/구 문화(소설)의 교체와 혼재는 신춘문예 응모작들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나는데, 그 가운데서도 당선작 ‘그들만의 식탁’(황시운)은 가장 좋은 의미에서 이러한 현실을 대표한다. 말하자면 전통적 서술과 새로운 메시지가 어울린 수작이다. 모형 음식을 만드는 공장 종사자인 여주인공이 진짜 음식에는 식욕을 느끼지 못한다는 설정은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후자에 기울어 있는 오늘의 문화에 대한 비유로 읽혀질 수 있다. 그것은 또한 몸에 대한 마음의 우위라는 신세대 감각의 정체를 드러낸다.‘사소한 몸의 문제’가 아닌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가짜만으로 충분한’ 새세상을 증거하면서도 재미와 가독성을 확보하고 있는 새로운 작가의 등장을 축하한다. 소금사막과도 같은 의식의 황폐함을 그리고 있는 ‘등’(윤희원), 가난한 일상에서 지구탈출을 꿈꾸는 외로운 의식을 개를 매개로 형상화한 ‘라이카’(김성욱) 등도 균형잡힌 솜씨로 작품을 훌륭하게 빚어낸 수작들이지만 자신의 고통에만 너무 집착한 감이 있다.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와 현실을 그리되, 그것을 뛰어넘어 세상을 향한 어떤 메시지를 뿜어내기도 해야 할 것이다. 많은 좋은 작품들에 대한 세세한 평을 쓰지 못해 유감이다.(김주영, 김주연)
  • 살~ 살~ 등치는 비만클리닉

    무분별한 비만 치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비만 치료를 위해 거쳐야 하는 체질량 지수(비만도) 측정이 생략되는가 하면 정상 체중인데 비만 치료를 받는 경우도 많다. 특히 허가받지 않은 약제를 처방하거나 거짓으로 급여를 청구하는 등 의료기관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9월 비만진료기관 30곳(의원 20곳·한의원 10곳)에 대해 실시한 현장실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비만 치료를 위해선 먼저 체질량 지수를 측정, 비만 정도를 확인해야 하지만 30곳 중 8곳(26.7%)은 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전체 비만 치료자 656명 중 102명(15.5%)이 체질량 지수 측정 없이 비만 치료를 받았다. 또 전문적인 비만치료가 필요한 수준은 체질량 지수가 30㎏/㎡ 이상일 때이지만 실제로 이를 충족한 경우는 체질량 지수를 측정한 554명 중 103명(18.6%)에 불과했다.10대의 47.6%,20대의 46.9%는 체질량 지수가 24㎏/㎡ 이하로 정상인데도 치료를 받았다. 식욕감퇴나 에너지 대사 증가 등을 위해 아미노필린주사(강심제), 엘칸주사(순환계 치료제) 등 비만 치료제로 허가 받지 않은 약제를 처방한 곳도 있었다. 약물 장기투여도 많았다.자율신경제의 경우 4주 이내만 처방하게 돼 있지만 의원 17곳이 31일 이상 투여했다. 비만약제 1회 처방에 사용한 품목 수는 의원 10곳(50%)이 4∼5종,8곳(40%)이 2∼3종에 달해 약제 오남용도 심각했다. 비만 치료에서 57.7%는 효과를 봤으나 14.0%는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의원은 53.2%, 한의원은 64.3%에서 효과를 거뒀다. 30곳 중 26곳(86.7%)은 진료비를 부당하게 청구했다가 적발됐다.이 중 23곳은 비만치료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치료비를 모두 받아내고서도 건강보험공단에는 위염, 십이지장염 등 급여가 가능한 병으로 속여 급여를 또 타냈다.복지부는 문제가 드러난 진료기관 26곳에 대해 업무정지·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할 예정이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HAPPY KOREA] 대전·광주·충북 탐방

    [HAPPY KOREA] 대전·광주·충북 탐방

    산해진미도 그릇이 흉물스럽거나 어울리지 않으면 맛이 반감된다. 펄펄 끓는 구수한 청국장이 뚝배기가 아닌 양은냄비에 담겨 있다면 식욕을 앗아갈 수 있다. 사람이 음식이라면, 사람이 모여사는 마을이나 동네는 바로 그릇이다. 도시는 도시답게, 농촌은 농촌답게 만들어야 주민들을 담아낼 제대로 된 그릇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시작은 마을 가꾸기다. ■ 주민 뭉치니 도시도 확 바뀌네 흔히 국민의식이 주민의식보다 상위개념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물론 성숙한 국민의식은 나라를 변화시키는 원천이 된다. 하지만 국민의식만으로 마을이나 동네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지역사회에서 국민의식은 ‘심정적 동조’, 주민의식은 ‘실천적 행동’이라는 차이로 나타난다. 대전 서구 둔산동과 광주 북구 문화동·오치동을 들여다봤다. ●둔산동, 사회지도층 참여 저조가 ‘옥에 티’ 대전 둔산동은 공영개발 방식으로 조성된 신도시 지역으로, 대전정부청사와 대전시청 등 굵직굵직한 기관들도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둔산동 일대는 대전에서 손꼽히는 부촌이며, 이곳에 위치한 M아파트도 경제력을 갖춘 중산층 이상이 모여살고 있다. 하지만 이웃간에 단절되고 삭막한 여느 아파트와는 차이가 있다. 다양한 형태의 지역공동체 활동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부터 M아파트를 포함한 인근 5개 아파트단지는 뜻을 모아 요일마다 번갈아 알뜰시장을 열고 있다. 수익금은 노인층이나 불우이웃 등을 돕는데 쓰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둔산동 일대 13개 아파트단지의 난방 방식을 중앙공급식에서 지역난방식으로 바꿔 에너지 절감은 물론,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도 일정부분 해소했다.‘담장 허물기’와 휴일에는 아파트단지 사잇길에 차량을 통제하는 ‘차없는 거리’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참여는 극히 저조한 수준이다.M아파트에도 이름을 대면 알만한 대전지역 공공기관장과 대학 총장, 전 국회의원, 의사와 변호사를 비롯한 전문직 고소득층 등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한 주민은 “가끔 행사 때만 얼굴을 비출 뿐, 사는지 안 사는지도 모를 정도”라면서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시간이 많은 사람만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문화·오치동, 참여율 높여야 동네가 바뀐다 광주 북구는 지난 2000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운동’을 시작했다.6년이 지난 현재 마을에서 콘크리트 담장이 사라지고, 불법 주차와 쓰레기 더미로 너저분하던 골목길은 꽃과 나무가 심어진 녹지공간이나 주민쉼터로 탈바꿈하고 있다. 오치1동의 경우 금호아파트 주민들은 쓰레기가 쌓인 채 방치됐던 아파트 담장을 허물어 ‘만남의 광장’을 조성했다. 쓰레기장이 이웃간 소통의 장으로 변신한 것이다. 우미아파트 주민들은 담장을 없애는 대신 화려한 동양화를 그려 넣었다. 우산중학교 정문 쪽엔 마을의 유래를 바로 알리자는 취지에서 ‘오치골 옛터의 거리’가 조성됐다. 오정초등학교 담장 100여m를 따라 ‘동화의 거리’도 꾸며졌다. 특히 오치1동 주민들은 ‘오치골 소식지’를 발행, 동네가 바뀌어 나가고 있는 소식을 이웃들에게 꼼꼼히 알리고 있다. 문화동 주민들은 각화약수터길 주변에 스스로 선정한 시와 그림을 타일에 새긴 뒤 담장에 붙여 ‘시화(詩畵)의 마을’로 꾸몄다. 집 앞에 내건 문패에는 이름 석자 대신 ‘행복이 가득한 집’,‘사랑이 넘치는 안식처’와 같은 글귀가 자리잡고 있다.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운동이 성공한 배경은 의외로 단순하다. 바로 주민들의 참여다. 운동은 지역별로 주민들이 마을 가꾸기나 생활편의시설 확충 등을 위한 추진 목표를 세우면 구가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주민들이 직접 공모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을 선정하고, 대상사업 확정에 앞서 주민설명회를 거치는 등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됐다. 구에서도 주민자치전담팀을 신설하고,‘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적극 지원했다. 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참여가 전제됐을 때 마을이나 동네가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주민의식은 바로 지역에 대한 관심과 참여”라고 강조했다. 글 광주·대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흉물’가꾸니 ‘명소’로 둔갑했네 애초부터 지역 이미지를 갉아먹는 ‘흉물’은 없다. 차츰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 관리의 ‘사각지대’가 돼 흉물로 낙인 찍히는 것이다. 주민들의 관심 여부에 따라 흉물이 명소로 둔갑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충북 제천시 백운면 덕동리 덕동산촌마을, 청원군 문의면 소전1리 벌랏한지마을, 청주시 흥덕구 평동 전통떡마을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화전 흔적도 가꾸면 문화가 된다 덕동산촌마을은 60∼70년대만 해도 150가구 1000명 이상이 모여 사는 제법 융성했던 화전민 부락이었다. 그러나 70년대 중반 정부의 화전민 이주정책으로 지금은 70가구 140명이 고작이다. 게다가 65세 이상 노인층이 전체 주민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연간 3만명 정도가 인근 덕동계곡을 찾고 있지만, 주민들의 주소득원은 여전히 약초·산초 재배이다. 마을을 들어서면 울창한 침엽수림 사이로 듬성듬성 조성된 낙엽수림이 과거 화전이 번성했던 흔적으로 남아 있다. 주민들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됐다. 이문수 이장은 “화전민의 아들, 딸로 태어났음에도 정작 화전 문화와 흔적들을 30년 가까이 방치하다시피했다.”면서 “귀틀집과 움집 등 전국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는 화전 문화를 보존하는 게 마을 가꾸기이자 뿌리찾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덕동산촌마을 인근에는 일제 당시 채굴이 이뤄졌던 금광 4곳이 있다. 주민들은 폐금광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서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개발제한, 불편함을 이점으로 벌랏한지마을의 경우 지난 1980년 대청댐이 완공되면서 농지 대부분이 수몰됐다. 마을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각종 개발도 ‘올스톱’됐다.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가 잘 자라는 환경 덕택에 주민들은 70년대까지 한지 생산에 주력했지만, 이마저도 한지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손을 뗐다. 이후 담배와 양잠, 고추 등으로 작물 전환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100가구에 육박하던 가구 수도 30여가구로 줄었다. 김장배 이장은 “30년 가까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환경과 조화된 마을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면서 “없고 불편한 게 많다고 불평만 하는 게 아니라,‘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는 대신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한지를 테마로 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 이장은 “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이 체험프로그램보다는 오히려 잘 보존된 자연환경에 깊은 인상을 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을가꾸기, 꼬리에 꼬리를 문다 전통떡마을 인근에는 널리 알려진 ‘청주 가로수길’이 있다. 가로수길은 지난 1952년 4.5㎞ 구간에 플라타너스 묘목 1600그루를 심은 게 시작이었다.50년이 넘은 지금 가로수길은 영화촬영지 등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지난달에는 ‘제1회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지역자원 경연대회’에서 당당히 도로 부문 1위도 차지했다. 쌀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농촌이었던 전통떡마을도 늘어나는 방문객의 발길을 마을까지 유도하기 위해 2000년부터 떡을 만들기 시작했다.2004년에는 영농법인으로 등록까지 마쳤다. 이곳에서 만드는 전통떡만 구름떡과 쇠머리떡, 직지떡, 인절미, 쑥개떡, 기주떡 등 20여종에 이른다. 홍순주 영농법인 대표는 “시중에서 유통되는 떡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뒤져 대량 판매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하지만 방문객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를 통한 주문생산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오는 2009년까지 가로수길을 확장해 자동차와 보행자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가로수길의 변모에 발맞춰 마을도 ‘진화’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 청주·제천·청원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세밑 술에 흥청 간 구출에 나서라

    세밑 술에 흥청 간 구출에 나서라

    연말연시, 간이 힘겨운 때다. 간은 3000억개 이상의 간세포로 구성돼 있어 인간의 장기 가운데 가장 크다. 무게가 1.2∼1.5㎏에 인체 내 혈액의 3분의 1정도가 저장돼 있다.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으로 단백질 등 각종 영양소를 만들어 저장하고, 약물이나 몸에 해로운 성분을 해독한다. 또 소화액인 쓸개즙을 생산하고, 세균과 이물질을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 이처럼 맡은 일이 많은 만큼 손상에 따른 부작용도 크다. 간질환은 병의 원인에 따라 바이러스성 간질환, 알코올성 간질환, 약물이나 독성 물질로 인한 독성 간질환,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지방간, 인체 면역계통의 이상으로 인한 자가면역성 간질환, 대사성 간질환, 기타 원인이 불분명한 간질환 등으로 구분한다. # 간 손상 술은 영양분이 없어 장기간에 걸쳐 마시면 영양 결핍을 초래한다. 술은 원료나 제조 방법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지만 종류나 마시는 방법에 따라서 간 손상 정도가 다른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섭취한 알코올의 양과 음주 횟수다. 물론 무조건 술을 많이 마신다고 모든 사람이 간 손상을 입는 것은 아니다. 유전적 요인도 작용한다. 게다가 B·C형 간염 등 다른 간질환이 미치는 영향도 크다. 술을 장기간 많이, 자주 마시는 사람은 알코올성 간질환의 위험성이 크게 높아지며, 여기에다 마시는 사람의 영양상태, 음주량과 음주 방법에 따라 간 손상의 정도에 많은 차이가 있다. 특히 여성들은 적은 양의 술을 마셔도 간이 쉽게 손상된다. # 알코올성 간질환 알코올성 간질환은 지방간, 간염, 간경변증으로 구분되는데, 환자에 따라 겹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알코올성 간질환은 별 증상 없이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진행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에 의해 간세포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상태로, 알코올성 간질환 중 가장 흔하다. 지방간은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의 90%에서 관찰되며, 혈액검사에서 중성지방이 늘어나고, 간기능검사에서 AST(SGOT)와 ALT(SGPT)에 비해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 지표인 γ-GTP가 증가한다.AST,ALT는 간세포 효소로, 이 효소의 수치가 높을수록 간세포가 많이 손상됐음을 뜻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끊으면 수 주에서 수 개월 내에 정상으로 돌아온다. 거의 증상이 없지만 갑자기 심한 피로감을 느끼거나 복부 오른쪽 윗부분에 묵직한 불편감을 느끼면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에 의해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간세포가 파괴되면서 간이 손상된다. 증상은 다양하다. 증상이 아예 없거나 발열, 황달, 상복부 동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으며, 간이 심하게 붓고 복수가 차 심하면 수개월 내에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경미한 경우라면 금주만으로도 회복되지만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거나 간이식 등 특수한 치료가 필요하다. -알코올성 간경변증 지방간이나 간염을 가진 상태에서 계속 술을 마시면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발전한다. 알코올성 간경변증도 초기에는 전신 피로감과 식욕 감퇴 외에 다른 증상이 거의 없다. 다른 원인에 의한 간경변증과 마찬가지로 진행 과정에서 복수, 식도 정맥류와 출혈, 간성 뇌증이나 혼수 등의 합병증이 나타난다. 금주로 급속한 진행은 억제할 수 있으나 정상으로는 회복되지 않는다. # 술 잘 마시는 법 폭탄주는 인체에 가장 빨리 흡수되는 20도 정도로, 맥주의 탄산가스는 알코올의 체내 흡수를 촉진해 결국 간 손상을 피할 수 없게 한다. 또 주종이 다른 술에 섞인 불순물이 반응해 중추신경계를 교란, 숙취를 심하게 한다. 간이 해독하지 못한 알코올이 체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위경련이나 알코올 쇼크 등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능력에 맞게 마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65세 이하 남성은 하루 알코올 40g 이하(포도주 2잔, 소주 반 병 정도), 여성과 65세 이상 남성은 하루 20g 이하(소주 2잔 이하)의 음주량이 적당하다. 그러나 사람마다 알코올 대사 능력이 다르므로 이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 ■ 도움말:유태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종은 고대 구로병원 교수. 이무형 다사랑병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알코올성 간질환 막으려면 ▲술을 끊자. 술을 마시면 간 손상은 피할 수 없다. ▲술에 의한 간 손상은 유전적 차이, 성별, 간질환 유무에 따라 다르므로 이런 개인차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주량을 지켜주는 게 중요하다. ▲안주를 골고루 먹자. 안주는 칼로리는 낮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 등이 좋다. ▲물을 많이 마시자. 술을 마실 때는 물을 많이 마셔 혈중 알코올 농도를 희석시키고 탈수를 막아야 한다. ▲섞어 마시지 말자.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시면 상승작용을 일으켜 흡수가 빨라지기 때문에 빨리, 많이 취해 결국 간 손상으로 이어진다. ▲중독은 자신도 모르게 진행되므로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주저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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