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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미국산 밀 검역 강화로 국민 안심시켜라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아 재배가 금지된 유전자 조작 밀이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미국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문제의 유전자 조작 밀은 미국의 최대 밀 경작지인 서부 오리건주에서 경작된 것으로, 미국의 거대 농업기업인 몬산토사가 개발한 것과 같은 종류라고 한다. 이에 미국 농무부는 승인되지 않은 유전자 조작 밀의 종자 유출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문제는 이번에 유전자 조작 밀이 생산된 오리건주의 밀 또는 밀가루를 수입한 국내 제분업체가 7군데나 된다는 점이다. 그나마 이들 업체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국산 밀 구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최근 국내 밀 소비량은 식단의 변화 추세에 맞춰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밥 대신 빵과 피자 등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선호하는 세대가 늘어가면서 쌀 소비량의 26%를 차지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만큼 국내 소비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입 밀가루의 안전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위해성은 지금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사안이다. 유전자 조작 옥수수와 콩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식품 사용을 승인했으나, 일부 실험에서 유전자 조작 옥수수를 먹은 쥐가 일반 사료를 먹은 쥐보다 일찍 죽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여전히 위해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마당에 일부 연구 목적 외에는 재배와 소비, 판매가 금지된 유전자 조작 밀과 밀가루가 시중에 유통된 것은 이만저만 비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식품 안전은 박근혜 정부가 4대악 차원에서 근절하겠다고 다짐한 국민 안전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정부는 오리건주의 밀과 밀가루를 전수검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미 수입돼 유통 중인 밀가루와 이를 이용해 만든 가공식품에 대해 수거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만으로 유전자 조작 밀로부터 식탁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식약처는 향후 검사 결과를 신속하게 공개해 국민의 불안을 덜어주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산 밀은 물론 각종 수입 먹거리에 대한 검역 시스템을 강화하길 바란다.
  • 내가 먹은 ‘버블티 알갱이’ 속에도

    흔히 ‘버블티’로 불리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음료의 주재료인 타피오카 전분 알갱이에서 공업용 가소제 성분이 검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타이완 식품업체가 제조한 전분 가공식품 ‘타피오카펄’ 제품에서 식품첨가물로 쓸 수 없는 ‘말레산’이 검출돼 판매를 금지하고 회수 조치했다고 31일 밝혔다. 반투명하고 진주알 모양인 타피오카 전분 알갱이는 씹을 때 탄력이 있어 여름철 음료의 주요 성분으로 많이 사용된다. 판매금지 대상은 서울 마포구 소재 수입업체 ‘버블퐁’이 수입한 ‘타피오카펄’ 제품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 제품에서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공업용 가소제나 윤활유 첨가제로 쓰이는 화학물질인 공업용 말레산이 32 검출됐다. 제품의 수입량은 1만 2618㎏으로 버블티 수십만 잔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앞서 지난 28일 식약처는 타이완산 일부 전분 가공식품에 말레산이 사용된다는 정보를 입수, 국내에 수입된 타이완산 전분 가공식품 9건(3개 업체)에 대해 잠정 판매금지하고 조사를 진행해 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식약처, 美 유전자조작 밀 조사 착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국 오리건주에서 수입되는 밀과 밀가루를 대상으로 유전자변형(GM) 여부에 대해 전수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미 수입돼 유통 중인 오리건주의 밀가루와 오리건주 밀로 만든 밀가루에 대해서도 수거검사를 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31일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몬산토의 미(未)승인 GM 밀(품목명 MON 71800)이 한국에 수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통보를 받고 수입단계 검사 강화 등 유통 차단에 나섰다”고 밝혔다. 모든 GM 작물은 안전성 검증을 거친 후 재배할 수 있으며 수입도 해당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주에서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승인받지 않은 GM 밀 ‘MON 71800’이 발견됐다. 식약처는 오리건주의 밀 또는 밀가루를 공급받은 CJ, 대한제분, 삼양밀맥스, 동아원, 삼화제분, 한국제분, 대선제분 등 7개 업체를 지난 30일 방문해 재고를 파악하고 검사대상물을 확보했다. 오리건주에서 밀가루를 수입하는 소규모 업체 2곳에도 검사직원을 파견했다. GM 유전자 검사결과는 다음 주에 나올 예정이다. 우리나라처럼 미국산 밀의 주요 수입국인 일본이 오리건주 밀 수입을 잠정 중단했다는 것과 비교되면서 유전자조작 식품에 대한 우려와 식약처의 대응 수위가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가 밀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특히 오리건주 수입 물량은 국내에 들어온 미국산 밀의 3분의1에 해당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미국 당국은 이번에 발견된 GM 밀이 미승인 종자이긴 하지만,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제분업계에서도 ‘미승인’이라는 점이 문제일 뿐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 자체의 안전성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더라도 상용화된 적도 없는 밀이 개발된 지 8년 이상 지난 시점에 밀 재배지에서 발견됐다는 점 때문에 종자업계의 GMO 유통 관리 부실 논란은 불가피하다. 국내외 관련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미국 밀 재배지가 GM 종자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구분 유통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GM 종자가 유출돼 토종 경작지를 오염시킬 수 있고, 나아가 GMO의 일부 유전자가 다른 작물의 유전자에 오염되는 등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이번 일이 1회성 사고로 판명된다 하더라도 미국 내 GMO 관리의 허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학사장교 출신 공직 새 파워엘리트 인맥 부상

    학사장교 출신 공직 새 파워엘리트 인맥 부상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 김덕중 국세청장. 박근혜 정부에서 주요 정부기관의 수장으로 임명된 이들 세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학사장교 출신이라는 점이다. 동문 규모가 4만 7000여명에 이르는 학사장교 인맥이 이번 정부에서 새로운 파워엘리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육군학사장교총동문회는 지난 25일 ‘2013년 명품 학사장교 교류의 장’이라는 동문행사를 했다. 과거 동문행사 참석자는 200명 내외였지만 올해에는 3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했다. 최근 학사장교 출신들이 공직의 새 그룹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사였다. 1기 출신인 유 장관은 1981년 학사장교제도의 탄생을 함께했다. 그의 1기 동기로는 현 총동문회장인 김동완 새누리당 의원과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이종배 충주시장 등이 있다. 충남도청 행정부시장을 지낸 김 의원과 행정안전부 2차관을 지낸 이 시장은 유 장관과 같은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함께 입문했다. 유 장관은 “당시 총무처에서 행정고시 출신 장교를 선발했던 것이 지원동기였다”면서 “장교로서 지휘통솔 경험이 이후 공직 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9, 10대 학사장교총동문회장을 지냈다. 이번 정부에서는 국세청의 학사장교 인맥이 눈에 띈다. 김덕중 국세청장 이외에도 이전환 국세청 차장, 이종호 중부지방국세청장 등이 학사장교로 군 복무를 했다. 이들은 모두 학사장교 7기이다. 김 청장은 “학사장교로 복무하며 리더십과 소통능력을 배웠고 내성적인 성격도 변했다”는 소회를 대내외적으로 밝힌 바 있다. 청와대에서는 오균 국정과제비서관과 박동훈 행정자치비서관 등이 학사장교 출신이다. 그 외 공직에서는 김준동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과 김낙회 국무조정실 조세심판원장, 정재근 안행부 지방행정실장, 김의도 통일부 남북출입사무소장 등이 있다. 현직 단체장 가운데는 이 시장 외에도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과 전귀권 양천구청장 권한대행 등이 있다. 학사장교는 학군장교(ROTC) 등 다른 장교임관 제도와 달리 학사 이상의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매해 6월에 입교해 16주의 양성교육을 받고 복무기간은 36개월이다. 올해 임관하는 58기는 다음 달 28일 입교한다. 학사장교의 가장 큰 특징은 사회의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인다는 점이다. 한 기수에 속한 연령대의 폭이 넓고 대학졸업자, 석·박사, 유학파 등 출신 분야가 다양하다. 박명수 학사장교총동문회 사무총장은 “학사장교 출신들의 다양성이 단결을 강조하는 군 문화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부작용 위험’ 어린이 타이레놀 판매 한국얀센 5개품목 5개월 생산 정지

    원료 약품이 과도하게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타이레놀 시럽을 판매한 혐의로 한국얀센이 형사 고발을 당하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얀센 화성공장의 제조·품질 관리 실태 전반을 조사한 결과, 해열진통제 ‘어린이 타이레놀 현탁액’과 비듬치료제 ‘니조랄액’ 등 5개 품목을 1~5개월간 생산 정지시킬 방침이라고 16일 밝혔다. 식약처는 앞서 일부 타이레놀 제품에 회수 명령을 내렸고 지난달 30일부터 같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체 품목을 대상으로 제조 실태를 점검했다. 조사 결과 식약처는 타이레놀시럽 말고도 ‘니조랄’, 진통제 ‘울트라셋 정’, 위장약 ‘파리에트 정’, 행동장애 약물 ‘콘서타 오로스 서방정’의 제조 과정에서 약사법령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 식약처는 특히 한국얀센이 자동화 설비의 작동상 문제 때문에 수작업으로 만든 시럽에 원료 약품이 과도하게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음을 인지하고도 제품을 판매한 행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 보건에 위해를 줄 염려가 있는 의약품을 판매한 혐의(약사법 62조 위반)로 회사를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한국얀센은 타이레놀 시럽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나서도 판매중지 등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김옥연 한국얀센 대표는 “타이레놀시럽으로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소비자, 환자, 의료진, 정부의 믿음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조사에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법정까지 간 ‘사카린’… 유해성 오명 못 벗었다

    과자·아이스크림 등 어린이 기호식품에 ‘사카린나트륨’(사카린) 첨가를 제한하는 것은 합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윤인성)는 사카린 제조업체 J사가 “빵·과자·캔디·아이스크림 등에 사카린 첨가를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상대로 낸 행정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설탕보다 300배나 높은 당도에도 열량은 없어 인공감미료로 인기를 끌었던 사카린은 1980년대 유해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지금까지 외면받고 있다. 모든 사카린 제조업체가 문을 닫는 와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J사는 2011년 식약처가 사카린 허용품목에서 빵·과자·캔디·빙과·아이스크림을 제외하자 해당 제품에도 사카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 대상 추가를 요청했다. 이어 사카린 사용 규제를 철폐해 달라는 청원서를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해 9월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J사는 외국 연구결과 사카린이 건강을 해칠 우려가 없다는 점이 증명된 점, 비슷한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은 규제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부당함을 호소했다. 유해성에 대한 증거가 불분명한데도 ‘막연하고 단순한 우려’ 때문에 계속 규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카린은 1977년 캐나다 연구진의 실험결과 방광암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유해성 논란에 휩싸였지만 이후 유해성 실험이 잘못됐다는 지적과 함께 인체에 무해하다는 연구 결과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2010년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사카린을 ‘유해 우려물질’ 목록에서 제외했고 국제암연구소(IARC) 등에서도 사카린은 발암성 물질이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카린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무제한적으로 허용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카린은 국제적으로 일일 섭취허용량이 정해져 있는 만큼 아동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며 “J사가 신청한 13개 품목을 모두 허용할 경우 아동의 사카린 섭취량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최근 연구 결과 등으로 과거 연구에 오류가 있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오랫동안 사카린이 해로운 물질로 인식돼 국민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거울아~ 미백 화장품 바르면 백설공주처럼 하얘지겠니?

    거울아~ 미백 화장품 바르면 백설공주처럼 하얘지겠니?

    ‘화장품 하나 바꾼다고 얼굴이 하얘지겠어?’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아니오’(NO)다. 봄이 왔는지도 모를 정도로 짧게 지나가고 여름을 맞으면서 미백 기능성 화장품에 눈길을 흔히 돌린다. 밝고 환한 여배우의 얼굴을 내세운 포스터는 여심을 판매점으로 유혹한다. 반신반의하는 마음도 잠시, 하루가 다르게 따가워지는 땡볕 아래에서 일단 사고 보자며 마음을 굳히기 십상이다. 해마다 이맘 때면 ‘이 제품 쓰면 얼마 만에 얼굴이 하얗게 되나요?’, ‘얼굴 안 타는데 자외선 차단제랑 미백 화장품 중에 어느 게 더 효과적인가요?’하고 되묻곤 한다. 그러나 미백 물질이 직접 피부를 하얗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태양에 피부를 무방비 상태로 노출한 뒤 미백 화장품을 아무리 발라도 소용없다는 얘기다. 피부가 자외선을 많이 받으면 티로시나아제 효소가 나와 멜라닌을 만드는 세포 멜라노사이트 안에 있는 단백질을 산화시키며 멜라닌을 만든다. 멜라닌이 각질층까지 올라오면 피부를 검게 보이도록 한다. 많은 소비자들은 미백 화장품이 멜라닌 색소를 분해하거나 파괴해 없애는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자외선을 잔뜩 받아 이미 생성된 멜라닌 색소는 피부 각질층이 자연스레 벗겨져 나갈 때까지 저절로 사라지거나 분해되지 않는다. 여름에 탄 피부가 다시 하얘지는 것도 멜라닌 분해의 영향이 아니라 멜라닌을 함유한 표피 세포가 각질로 변해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다. 피부의 겉 표면인 표피의 가장 아래층인 기저 층에서 생성된 멜라닌은 각질층까지 올라오는 데 약 30일이 걸린다. 그렇다면 미백 화장품은 피부에 어떤 작용을 할까. 미백 물질이 담당하는 기능은 멜라닌 생성을 최대한 늦추거나 억제하는 것이다. 피부가 더 까매지는 것을 늦춘다는 이야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미백 성분 8가지 가운데 닥나무 추출물과 알부틴, 알파-비사볼올, 유용성 감초추출물은 멜라닌을 만드는 티로시나아제 효소가 활성화하는 것을 막는다. 아스코빌글루코사이드와 에칠아스코빌에텔, 아스코빌테트라이소팔미테이트는 티로시나아제 효소에 자극을 받은 단백질이 산화되는 것을 막아 준다. 나이아신아마이드는 이미 생성된 멜라닌이 각질형성세포로 넘어가는 단계를 억제해 멜라닌이 실제 피부 세포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이미 생긴 멜라닌을 파괴해 피부색이 되돌아가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얀 피부를 바란다면 이미 시작된 멜라닌 생성을 늦추기보다 자외선을 차단해 멜라닌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확실한 방법이다. 만일 화장품을 사용한 지 하루 이틀 만에 피부가 하얘지는 경험을 했다면 수은 범벅인 화장품인가를 의심해봐야 한다. 수은은 멜라닌이 있는 피부세포를 빠르게 없애 짧은 시간에 피부를 환하게 만들지만 다른 피부세포까지 함께 파괴한다. 올해 초에는 일부 수입 화장품에서 기준치를 1만 5000배나 초과하는 수은이 검출되기도 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화장품 구입 전 식약처가 인정한 미백 기능 원료를 따져보되, 어렵다면 미백 기능성 제품으로 식약처의 인정을 받은 것인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어린이가 먹는 컵라면, 더 짜게 만들어도 안전하다는 식약처

    ‘국민 간식’ 컵라면에 들어가는 나트륨 함량이 높아져 어린이 건강을 더욱 해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8일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을 받을 수 있는 컵라면 나트륨 기준을 용량과 관계없이 현행 600㎎에서 1000㎎으로 바꾸는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의견 수렴을 거쳐 이르면 7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제는 안전과 영양 면에서 우수한 식품을 정부에서 공인하는 것이다. 인증을 받은 어린이 기호식품 72건 가운데 컵라면은 하나도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실에 맞게 기준을 낮춰 품질인증 가능성이 높아지면, 업체도 나트륨 함량을 줄일 수 있는 여지를 넓혀 자연스럽게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새 기준을 적용하면 컵라면 1개만 먹어도 초등학생 연령대 1일 권장량 1500∼1800㎎의 절반을 훨씬 웃돈다는 점이다. 2006년 1일 나트륨 섭취 권고량을 3500㎎에서 2000㎎으로 강화해 2020년까지 섭취량을 20% 이상 줄이겠다던 정책과 어긋난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한국인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007년 4453㎎에서 2011년 4791㎎ 등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은 2000㎎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컵라면 나트륨 함량이 1400~1600㎎인 상황에서 기준을 일부 완화해 단계적으로 저감을 꾀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그는 “사람 입맛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을 감안해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면서 “나트륨 줄이기 성공 사례로 꼽히는 핀란드만 해도 섭취량을 35.7% 줄이는 데 30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식약처가 2010년 6월 600㎎을 기준으로 정했던 건 그만한 근거가 있었기 때문인데 이제 와서 스스로 기준을 완화한다면 라면 업계의 눈치를 봤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막걸리 한류’ 경고등 켜졌는데 식약처 - 농식품부 샅바싸움만

    ‘막걸리 한류’ 경고등 켜졌는데 식약처 - 농식품부 샅바싸움만

    수출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막걸리 한류’에 경고등이 켜졌는데도 관련 부처들은 ‘샅바 싸움’만 벌이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전통주 제조업도 일반 식품 제조업과 똑같은 수준으로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의 식품위생법 개정안 시행일이 오는 7월 1일로 다가오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영세업종인 전통주는 예외조항을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국민건강이 달린 문제라 예외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선다. 8일 국회와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두 부처의 갈등은 지난해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류제조업도 다른 식품제조업과 같은 방식으로 식약처의 관리·감독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안을 제출했던 때다. 국무총리실 조정으로 전통주 업체에 대해서는 법령 적용을 2년 유예하기로 하고 지난해 12월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그러자 이번에는 시행규칙 개정이 문제가 됐다. 농식품부는 영세 전통주 업체에 대해서는 ▲건물 위치 ▲작업장 ▲급수시설 등에 대한 특례조항을 만들어줄 것을 올 1월 식약처에 요청했다. 한 달 뒤 식약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농식품부는 최근 한풀 꺾인 ‘막걸리 한류’를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박성우 농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장은 “막걸리만 수출해서는 (해외에) 안 먹힌다는 게 입증됐다”면서 “지역색을 살리고 다양한 전통주를 육성해야 수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2008년 442만 달러였던 막걸리 수출액은 2011년 5276만 달러로 급증했으나 지난해 3689만 달러로 30.1%나 급감했다. 국내 막걸리 소비량도 2009~2010년 가파르게(41.0%) 증가했으나 이후 주춤해졌다. 최근에는 ‘엔저’까지 겹치면서 삼중고를 겪고 있다. 충청지역의 한 전통주 업체 관계자는 “개정법령이 아직 시행되지 않았는데도 식약처 지방청 공무원들이 으름장을 놓고 다닌다”면서 “매출이 수천만원에 불과한 전통주 업체의 실정을 모르고 책상 앞에서 만든 규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이 이날 경기 포천에서 가진 업계와의 간담회에서도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박성기 우리술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관련 규제를 풀어 전통주를 활성화시키겠다고 공약했음에도 정부의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로 와인의 효능을 알린 서양처럼 우리 정부도 전통주 효능에 대한 연구·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하명희 이동주조 이사, 배혜정 배혜정누룩도가 대표 등도 이에 적극 동조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단호하다. 황성휘 식약처 주류안전관리 태스크포스(TF)팀장은 “국민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 양보할 수 없다”면서 “전통주 업체들이 막연한 공포심에 거부감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정 법령 시행 전에 충분히 설명해 업체들을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두 부처의 갈등 이면에는 서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양측의 대립이 팽팽하자 국회가 중재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윤명희 의원과 보건복지위 신경림 의원이 9일 오후 2시 관련 토론회를 연다. 이종기 한경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식품안전이 중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면서도 “일본의 우리 술 말살 정책으로 100년 가까이 전통주 산업이 억압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식품산업과 달리 (전통주 업체에) 좀 더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식중독·층간소음 과학기술로 잡는다

    ‘식중독, 산사태 및 도심 침수, 층간 소음.’ 미래창조과학부가 올해 과학기술을 이용해 해결하겠다고 선언한 사회문제들이다. 미래부는 2일 “국민 제안과 설문조사 등을 통해 사회문제 후보군 50개 안팎을 선정한 뒤 3~5년 내에 해결할 수 있는 10개 안팎의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우선 올해 100억원을 투입해 식중독, 산사태 및 도심 침수, 층간 소음 등 3개 사회문제에 대한 기술 시범 개발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부는 기술 개발과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부처가 달라 사업이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 문제 파악부터 해결까지를 정부 전체 차원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단체급식이 보편화되면서 식중독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중독 통계에 따르면 2011년 7105명, 지난해 6058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현재의 식중독 대비 시스템은 유해물질 검출에만 3~5일이 걸려 음식물 섭취 전에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미래부는 바이오·나노기술을 적용한 초고속 검출 센서를 개발해 조리 전 식재료 오염 여부를 1~2시간 내에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식약처와 지자체는 유해물질 식품 기준과 검색키트 품질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2011년 일어났던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나 매년 반복되는 도심 침수를 막기 위해서는 ‘재해 정보 시스템’ 구축과 빗물 순환 시스템이 도입된다. 칼부림과 살인 사건까지 부르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층간 소음 문제는 ‘층간 소음 저감 설계 기술’과 ‘충격 흡수 바닥재’를 집중적으로 개발해 해결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쫀디기·꿀맛나 “우리가 4대악이라고?”… ‘문방구 과자’ 눈물의 폐업

    [주말 인사이드] 쫀디기·꿀맛나 “우리가 4대악이라고?”… ‘문방구 과자’ 눈물의 폐업

    “씁쓸하죠. 요즘 같아서는 차라리 잘 그만뒀다는 생각이 들어요. 남은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겠어요.” 26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주택가. 1970~80년대 학교 앞 ‘불량식품’으로 이름을 날렸던 A제과의 공장은 텅 비어 있었다. A제과는 ‘빨대과자’로 등하굣길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과자업체. 2010년 공장 가동을 멈춘 김모(58) 전 사장은 3년간 남겨둔 공장 기계를 지난주 고물상에 내다 팔았다. 김 전 사장은 “아버지가 회사를 세웠을 때부터 40년 넘게 해온 일인데 아쉬움때문에 쉽게 기계를 정리할 수 없었다”면서 “자식 같은 기계들을 용광로에 밀어 넣은 것 같아 며칠을 끙끙 앓았다”고 했다. 문방구를 제 집처럼 드나들었던 성인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 과자업체가 문을 닫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 전 사장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먼저 학교 앞 문방구와 구멍가게가 꾸준히 줄어들면서 판로가 막혔다. 게다가 대기업 제품이 확산되면서 ‘영세 업체에서 만든 과자들은 깨끗하지 않고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정기적으로 품질 검사를 받으며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령을 충실히 지켰지만 한 번 덧씌워진 ‘불량’의 꼬리표는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김 전 사장은 “불량식품을 단속할 때만 되면 구청 직원 등이 만만한 우리 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면서 “대기업에서 만드나 영세 업체에서 만드나 과자의 성분은 같다. 전기밥솥에서 만들든 가마솥에서 만들든 같은 밥 아니냐”고 토로했다. 최근에는 한 가지 악재가 더 늘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불량식품을 성폭력과 학교폭력, 가정폭력 등과 함께 이른바 ‘4대악’으로 규정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등의 단속 강화에 애먼 영세 과자업체들도 불똥을 맞은 것이다. 김 전 사장은 “처벌받아 마땅한 비위생 업체도 있지만 양심적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장사하는 곳도 많다”면서 “평생 직장이라 생각하고 일했는데 요즘 현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뿐”이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현재 소규모 과자업체에 종사하고 있는 관계자들도 열변을 토했다. ‘맛기차콘’과 ‘호박 꿀맛나’ 등을 만드는 한진식품의 김영기(42) 대표는 “‘영세 업체는 더러울 것’이라는 편견 탓에 중소기업 매출은 줄고 대기업 매출은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적법한 신고 절차와 위생 검사 등을 마쳤는 데도 ‘불량식품’이라는 표현 때문에 우리 직원들까지 ‘불량직원’이 되는 기분”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유통기한이 지난 원료를 쓰거나 원산지를 속여 파는 것도 아닌데 억울하다. 대기업보다 부족한 것은 포장과 마케팅뿐”이라면서 “영업 허가를 줄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불량식품이라고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쫀디기’를 만드는 남일제과의 박성렬(42) 부장도 “몇 년 전부터 규제가 심해져 위생 검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대기업 제품과 공정에는 별 차이가 없지만 털어서 먼지 안 나온다는 사람 없다고 마음이 불안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북 영천에서 옥수수 과자를 만드는 한모(45) 사장은 “위해식품과 영세업체 제품은 구분해야 하는 데 불량식품으로만 매도되고 있다. 상인들끼리 모여 호소문이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얼마 전에 경찰들이 공장에 찾아왔다가 소득 없이 돌아가면서 자기들도 대체 뭘 해야 하는지 몰라 답답해서 미치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처럼 영세 과자업체가 때 아닌 된서리를 맞게 된 것은 범정부 차원의 불량식품 단속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검찰청, 지방자치단체 등은 상설 합동단속체계를 구축해 올 6월까지 집중적인 단속을 벌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경찰 역시 100일동안 부정·불량식품 집중단속을 실시하겠다며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1300여명을 식품 위해사범으로 적발했다. 문제는 ‘불량식품’의 애매한 정의와 실적 중심의 단속이다. 식약처는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불량식품을 ‘사전적으로는 비위생적이고 품질이 낮은 식품을 의미하나, 통상 국민에게 불안감을 조장하는 모든 식품을 의미한다’고 모호하게 정의해 빈축을 샀다. 서울 시내의 한 일선 경찰은 “솔직히 어디까지 단속해야 하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면서 “문책까지 운운하며 압박하는데 실적이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한 구청의 단속 담당자는 “실적 때문인지 불량식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달라는 경찰 등 관계 기관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영세 업체의 제품을 불량식품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긋는다. 오세욱 국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느낌상의 불량식품과 실제 불량식품은 다르다.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거나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 함유된 제품이 불량식품”이라면서 “똑같이 지자체 등의 관리·감독을 받는 제품인데 단순히 값이 싸고 문방구에서 판매한다는 이유로 불량식품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창순 중앙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도 “천연색소와 합성착향료 등은 대기업이 만드는 과자에도 똑같이 들어가는 성분”이라면서 “특정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만 주의를 기울이면 섭취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식약처가 품질 검사 기관으로 공식지정한 한 대학 산학협력단의 연구원 역시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은 모두 자가품질검사를 통과한 제품들로 이른바 ‘불량식품’들도 절대 다수가 검사를 거친다”면서 “검사를 통과한 제품들은 식약처에서 ‘이 정도면 판매해도 된다’고 허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속 때문에만 추억의 과자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준비물 없는 학교’ 등의 시행으로 주요 판매처였던 문방구 수가 크게 줄어든 것도 타격이 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1년 2만 4881개였던 소매문구점은 2011년 1만 5750개로 약 37% 감소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45년째 문방구를 운영하고 있는 이원구(75)씨는 “안 그래도 장사가 안됐는데 식품 단속 때문에 더욱 힘들어져 가게를 급매로 내놨다. 젤리와 껌 등 5개를 팔던 과자류도 1개로 줄였다”면서 “슈퍼에서는 팔아도 되는 과자를 학교 주변 문방구에서는 팔면 안 된다는 건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에서 과자를 만드는 조모(34) 과장은 “문방구가 줄어들면 판로가 막힐 수밖에 없다. 동네 슈퍼에라도 납품을 해볼까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시민들의 의견은 갈린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김희연(41·여)씨는 “문방구 등에서 파는 과자들은 색깔도 자극적인 데다 성분 자체가 의심스러운 것들이 많다”면서 “대기업 제품은 문제가 생기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지만 영세 업체들은 그렇게 하기 어렵다. 어렸을 때 우리가 불량식품들을 먹었던 것도 먹을 게 그것밖에 없어서였던 게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최정은(32·여)씨는 “이런 과자들을 먹고도 잘만 컸는데 불량식품이라고 몰아붙이기는 어렵다”면서 “4대악이라면서 과자업체만 단속하기 보다는 다른 중요한 사건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찬반을 막론하고 사라져가는 추억에 애틋함을 느끼는 것은 같다. 직장인 홍민규(26)씨는 “볼 때마다 학창시절이 떠올랐는데 추억의 먹거리들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광(39)씨는 “어린 학생들은 잘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기성세대는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면서 “‘달고나’도 ‘쫀드기’도 아쉬워하는 것은 언제나 나이든 사람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어린이 해열제 ‘타이레놀 시럽’ 먹이지 마세요”

    “어린이 해열제 ‘타이레놀 시럽’ 먹이지 마세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3일 한국얀센의 진통제 시럽 ‘어린이 타이레놀 현탁액’ 100㎖와 500㎖ 제품을 판매금지했다고 밝혔다. 판매가 금지된 제품은 2011년 5월부터 생산한 제품 전량으로, 100㎖ 130만병과 500㎖ 32만병이다. 유효기간은 2013년 5월에서 2015년 3월까지로 다양하다. 식약처의 조치에 따라 해당 제품은 병·의원에서 처방이 금지되며 약국과 편의점에서도 판매가 중단된다. 이번 조치는 타이레놀 시럽 제품에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 과다 함유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정해진 용량을 초과해 복용했을 경우 심각한 간독성을 초래할 수 있다. 식약처는 “업체가 자진회수 의사를 밝혀와 사실관계를 파악한 결과 일부 제품에 원료 약품이 과도하게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부작용의 사전예방 차원에서 판매금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한국얀센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전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한국얀센은 시중에 유통된 어린이 타이레놀 현탁액 전량을 자진 회수하기로 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식품공장 단속권 없는 경찰, 불량식품 전쟁에 ‘발동동’

    박근혜 대통령이 불량식품을 ‘4대악’으로 규정하면서 경찰 수뇌부가 ‘불량식품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하지만 일선 경찰 사이에선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불량식품 단속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산물품질관리원, 지방자치단체 식품 담당부서와 업무가 중복되는 것은 물론이고 경찰 본연의 업무와도 거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지난 11일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새 정부 출범 100일이 되는 6월 4일까지 4대악 척결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지역은 지휘관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수뇌부의 강한 실적 드라이브에 일선 경찰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지방청에 검거 상황을 보고하는 등 실적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보이스피싱, 대출사기 등을 수사해야 할 지능팀 경찰들이 불량식품 단속에 투입되면서 본연의 업무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서울 강북 지역의 한 지능팀 경찰관은 “안 그래도 일손이 많이 가는 불법 사기대출 사건 등으로 업무가 산더미인데 불량과자 단속까지 맡아야 하느냐”면서 “불량식품 단속은 이를 주 업무로 하는 지자체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이 맡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경찰서 지능팀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불량식품 단속에 지능팀이 매달리면서 서민을 울리는 보이스피싱 수사 등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이라고 했다. 경찰 내부에 식품 위생과 관련한 전문 인력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경찰의 불량식품 단속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강남 지역의 한 경찰관은 “식품 단속이 업무인 특사경은 영장 없이도 공장 단속이 가능하고 식약처 직원은 전문 장비를 동원해 유전자·원산지 확인, 식품 위생상태 단속을 현장에서 바로 할 수 있다”면서 “반면 경찰은 단속 현장에 가도 문서를 통해서만 식품의 유통경로 등을 확인할 수밖에 없어 단속에 한계가 많다”고 푸념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불량식품 제조 및 유통을 근절하려면 특사경의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 경찰이 다른 관계 기관들과 협력해 100일간 불량식품 집중 단속에 나서자는 취지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부처 칸막이는 높았다..공공기관 사상초유 이중관리

    부처 칸막이는 높았다..공공기관 사상초유 이중관리

    ‘부처 간 칸막이 철폐’가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말 중 하나다. 하지만 부처 간 힘겨루기는 여전하다. 정부조직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20일이 넘었지만 공공기관의 기관장 임명권이나 감독권조차 어떤 부처에 둘지 결정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가 11일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공공기관 변동 현황’을 보면 한국연구재단 등 54개 공공기관의 주무부처가 바뀌었다. 이 가운데 정보화진흥원은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에서 안행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두 부처의 공동 산하기관이 됐다. 295개 공공기관을 통틀어 유일하고,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정보화진흥원장 임명권이나 예산·결산 승인 등 업무감독권은 어느 부처가 가져갈지 결정되지 않았다. 김성진 기재부 제도기획과장은 “정보문화 조성, 정보격차 해소 등의 업무는 미래부가, 전자정부 업무는 안행부가 맡기로 해 이례적으로 두 기관이 함께 주관키로 했다”면서 “두 기관의 의견 차로 아직 기관장 임명권·감독권 등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전자정부국이 안행부에 남은 만큼 정보화진흥원을 두 부처가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시어머니가 둘이 되는 건데 당연히 두 부처가 사업마다 힘겨루기를 하고 우리만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과거 정보통신부 산하에서도 정보화진흥원은 다양한 부처를 지원했다”면서 “감독기관이 하나만 있어도 업무 지원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산물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은 농림수산식품부(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 바뀌었다. “식품 안전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업무 수행은 농식품부가 위탁받아 계속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HACCP를 농식품부가 맡아야 한다고 충분히 설명했지만 식약처의 반대에 막혔다”면서 “업무만 농식품부가 하고 기관장 임명이나 예산·결산 감독은 식약처가 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소관이던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한국연구재단은 미래부에 넘어갔다. 하지만, 교육부의 감독도 같이 받아야 한다.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라 기관 운영을 교육부와도 상의해야 한다. 미래부 관계자는 “조직 분리가 가장 효율적이지만, 두 재단 모두 조 단위 이상의 예산을 운용하고 있어 두 부처가 공동관리하는 선에서 타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통신사업진흥원 등과 함께 대표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관이다. 하지만 문체부에 남는다. 창조경제 실현 등 국정과제 실천이 ‘부처 간 칸막이’에 막힌 것이다. 김태룡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어떻게 운영될지 지켜봐야겠지만 대통령이 아무리 부처 간 칸막이 철폐를 강조해도 부처 간 힘겨루기에 밀려 불필요한 혼선과 비효율이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칸막이는 높았다… 공공기관 사상 초유 이중관리

    칸막이는 높았다… 공공기관 사상 초유 이중관리

    ‘부처 간 칸막이 철폐’는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말 중 하나다. 하지만 부처 간 힘겨루기는 여전하다. 정부조직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20일이 넘었지만 공공기관의 기관장 임명권이나 감독권조차 어떤 부처에 둘지 결정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가 11일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공공기관 변동 현황’을 보면 한국연구재단 등 54개 공공기관의 주무부처가 바뀌었다. 이 가운데 정보화진흥원은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에서 안행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두 부처의 공동 산하기관이 됐다. 295개 공공기관을 통틀어 유일하고,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정보화진흥원장 임명권이나 예산·결산 승인 등 업무감독권은 어느 부처가 가져갈지 결정되지 않았다. 김성진 기재부 제도기획과장은 “정보문화 조성, 정보격차 해소 등의 업무는 미래부가, 전자정부 업무는 안행부가 맡기로 해 이례적으로 두 기관이 함께 주관키로 했다”면서 “두 기관의 의견 차로 아직 기관장 임명권·감독권 등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시어머니가 둘이 되는 건데 당연히 두 부처가 사업마다 힘겨루기를 하고 우리만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축산물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은 농림수산식품부(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 관할 부서가 바뀌었다. “식품 안전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주요 업무는 농식품부가 위탁받아 계속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업무만 농식품부가 하고 기관장 임명이나 예산·결산 감독은 식약처가 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소관이던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한국연구재단은 미래부에 넘어갔다. 하지만, 교육부의 감독도 같이 받아야 한다.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라 기관 운영을 교육부와도 상의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통신사업진흥원 등과 함께 대표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관이다. 하지만 문체부에 남는다. 김태룡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어떻게 운영될지 지켜봐야겠지만 대통령이 아무리 부처 간 칸막이 철폐를 강조해도 부처 간 힘겨루기에 밀려 불필요한 혼선과 비효율이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오픈마켓도 불량식품 판매땐 제재

    오는 6월부터 옥션, G마켓과 같은 인터넷 오픈마켓 운영사와 구매대행 사이트들도 판매된 식품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은 인터넷에서 불량 식품 유통이 적발될 경우 해당 판매업자만 제재를 받았을 뿐 판매 중개업체들은 책임이 없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옥션, 지마켓, 11번가 같은 인터넷 오픈마켓 운영자와 포털의 블로그 등에서 영업하는 구매대행 사이트를 ‘식품판매중개업자’로 분류해 규율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불량 식품들이 오픈마켓 등을 통해 확산돼도 마땅히 처벌할 조항이 없었다”고 규제 강화 배경을 설명했다. 구매대행 사이트의 경우 해외 판매업체에 주문을 대행할 뿐 판매 당사자가 아니라는 주장으로 식품안전에 관한 책임을 회피해 왔다. 수입제품을 국내로 반입할 경우 정식 수입품과 달리 각종 안전성 검사도 받지 않았다. 오픈마켓 역시 판매자가 아닌 상거래 공간 제공자이기 때문에 규제가 어려웠다. 이에대해 식약청은 구매대행 사이트 등이 해외 제품을 국내로 반입하는 경우 제품 안전성 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오픈마켓 등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오픈마켓이 판매업체의 불법 행위를 일일이 감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식약처의 추진 계획이 구체화되면 업계의 입장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정부조직개편 입체 분석] (3)식약처의 의약품 정책

    [정부조직개편 입체 분석] (3)식약처의 의약품 정책

    식품의약품안전청을 보건복지부에서 떼어내 국무총리실 산하의 식품의약품안전처로 격상시킨 것은 박근혜 당선인이 강조한 국민안전, 그중에서도 식·의약품 안전관리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종전 사후관리에 집중했던 것에서 벗어나 식품과 의약품 안전관리에 대한 정책수립부터 집행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맡도록 한 것이다. 식의약품 안전정책과 집행기능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인 셈이다. 1998년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을 모델로 만들어진 식약청이 15년만에 FDA에 버금가는 위상을 갖게됐다. FDA는 의약품과 식료품, 식품첨가물, 의료기기, 화장품 등의 안전기준을 세우고 검사·시험·승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의약품 분야에서는 복지부의 의약품 안전정책도 식약처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의 정책, 식약청의 집행으로 구분된 의약품 안전업무가 일원화돼 업무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여기에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관리했던 동물의약품도 식약처로 이관될 수 있다. 식약청이 총리실 직속기구인 식약처로 되면 법 제·개정을 직접 입안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복지부가 담당하고 있는 약사법(藥事法)을 약사법(藥師法)과 의약품법으로 분리해 이를 각각 복지부와 식약처 소관으로 두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안전강화 환영… 식품·약품 정책은 분리해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승격되면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식약처가 기존 담당 부처였던 보건복지부 둥지를 떠나 총리 직속으로 격상된 데 대해서는 여야 모두 반기는 분위기다. 식품안전에 대한 정책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에서다. 반면 의약품 정책과 건강보험 정책 분리에 따른 혼선과 의약품 정책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의약 분야는 보건복지부 아래 그대로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 여야를 막론하고 공감대를 얻고 있다. 식품과 의약품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식품안전처가 신설되어도 소관 상임위원회는 그대로 보건복지위원회로 하는 방안이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위원회 민주통합당 간사인 이목희 의원은 25일 “보건복지부에 질병관리본부가 있는 만큼 의약품안전본부로 남겨두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약품 정책은 건강보험이나 질병·약가 정책과 한데 엮여 있어 안전만 따로 분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위원장인 오제세 민주당 의원은 “의약품 정책은 복지부에서, 의약안전 분야는 식약처에서 맡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담당 부처가 총리실과 복지부로 이원화되면 정책 효율성이 오히려 더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식품 안전성 강화라는 명분 자체는 환영하지만 부처 간 영역다툼이 불보듯 뻔해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냥 찬성하기만도 난감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새누리당 간사인 유재중 의원은 “복지부가 제약산업은 관할하더라도 의약품 안전·단속은 식약처로 가는 게 마땅하다. 식품 안전 분야도 마찬가지”라면서 “복지부 쪽에서 다소 불만이 있을지 몰라도 관할 상임위는 정책공조를 위해 정무위가 아니라 보건복지위에 그대로 두면 된다. 국회 차원의 혼선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에선 “정책 혼선을 막기 위해 의약품·식품 안전 업무를 생산 관련 부처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 나온다. 실제 덴마크, 독일 등 유럽 낙농 선진국에선 식품안전 행정을 농업 부처에서 일원화하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건강보험·의약품 정책 이원화 땐 보험재정 악화”

    외청에서 국무총리실 산하 ‘처’로 승격되는 식품의약품안전청 조직개편에 대해 전문가들은 식약청의 정책능력 향상과 인적자원 확보가 관건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박근혜 당선인의 의중이 담긴 식품안전 강화 방향에는 큰 이견이 없었지만 의약품·의약기기 등의 정책에 대해서는 혼선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25일 “의료제도는 의료서비스와 재화의 공급과 전달체계 전반을 의미하며 이 가운데 의약품과 의료기기가 의료 재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면서 “식약청의 ‘처’ 승격은 의료정책이 복지부와 식약처 등 두개 부처로 분리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신현중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조직상 ‘외청’과 총리실 산하 ‘처’의 성격이 다르다는 관점에서 이번 식약청의 승격을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처’는 부처 간 협력·조정을 하는 기능이 강하다”면서 “식약처가 부처 간 정책 조정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정 역할을 할 수 없다면 굳이 ‘처’로 승격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처럼 건강보험정책과 의약품정책이 연계되지 않으면 건보재정 악화 등 혼선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교수는 “약값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건강보험이기 때문에 건강보험재정과 의약품은 따로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면서 “건강보험 업무는 복지부가 맡을 수밖에 없는데 의료제도의 한 축인 의약품 업무를 담당하는 부처가 나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안전을 위한 조직개편이 보건의료정책까지 흔드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식품안전 강화를 위해 식약청의 기능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예측은 했지만, 위상까지 높아지며 의약품 정책 등에까지 영향을 주게 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복지부, 환경부 등으로 나뉘어진 현재 식품정책은 유럽처럼 한 부처에서 통합관리하는 형태가 맞지만, 복지부가 맡고 있는 현재 의료정책을 굳이 두 개 부처로 나눌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의약품의 안전성, 인허가 정책은 외국과의 통상 정책 등과 연관돼 어느 때보다 정책 기능이 중요한 상황에서 혼선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복지부 “인허가, 안전과 분리 안돼” 식약청 “협의체계 구축땐 문제없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격이 의약품 정책 내부의 단절과 혼란을 가져올 것인지 여부를 놓고 보건 복지부와 식약청은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복지부는 의약품의 건강보험과 약사인력관리, 유통 등의 업무와 의약품 안전관리를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며 우려하는 반면, 식약청은 복지부와의 협의 체계만 구축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복지부에서는 의약품이 건강보험 지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의약품의 안전성 평가와 허가 업무가 건강보험에서 분리돼 나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높다. 그밖에 약사 인력관리, 의약품 분류, 의약품 처방·조제지원서비스(DUR) 등 의약품 전반 업무와의 유기성도 문제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건의료정책이라는 큰 틀이 있는데 의약품 안전관리를 분리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약품의 안전이 의약품의 유통과 의료기관에 대한 관리감독과 분리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지난해 연이어 발생했던 프로포폴 등 마약류 의약품으로 인한 사망사고를 보면 의약품의 유통과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관리감독이 의약품 안전관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식약청은 복지부와의 협의 체계를 구축하면 업무의 단절과 비효율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보건의료 분야의 다른 업무들도 복지부와 다른 부처 간에 협의가 필요한 것들이 많다”면서 “기존 법에 식약처와 복지부 간 협의를 하도록 하는 규정을 넣는 등 기술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식약청을 ‘식품안전처’로 두고 의약품 안전관리는 복지부가 맡도록 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식품과 의약품이 함께 관리돼야 한다는 논리가 맞서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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