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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염병 부상 전경,서강대 총장에 편지/“면학조성 노력에 감사”

    서강대 박홍총장은 최근 한 부상전경으로부터 지난달 14일 서강대교수들이 세미나를 갖고 면학분위기의 쇄신을 위해 노력하기로 뜻을 모은데 대해 감사한다는 편지를 받았다. 어느 대학원에 재학중 전경으로 입대해 지난달 「범민족대회」관련 학생시위때 화염병에 맞아 중화상을 입고 경찰병원에 입원중이라고 밝힌 이 전경은 『나 자신 후배들의 통일열정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언제까지 젊은 우리들이 각자의 본분을 팽개치고 극한 대치를 계속해야 하느냐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면서 『새롭게 현실에 직접 대응하는 서강대교수회의 결정을 두팔 벌려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전경은 이어 『다리에 화상을 입고 피부이식수술까지 받았으나 아직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처지』라고 스스로의 상태를 전한 뒤 『시위를 막는 경찰이 꼭 옳은 것은 아니더라도 그렇다고 시위학생들이 나에게 처럼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불자국」을 남기는 화염병을 던져서야 되겠느냐』고 과격시위의 자제를 호소했다.
  • 노 대통령 멕시코방문 이모저모

    ◎“꼬레아 연호”… 멕시코 시청은 축제장/“한국 문화회관 건립 지원” 즉석 약속/여 가수 「베사메무초」 노래에 노 대통령도 합창/명예시민증 받곤 “우의의 증표로 간직하겠다” ▷교민초청 만찬◁ ○…노태우대통령 내외는 26일 하오(한국시간 27일 상오) 숙소인 카미로 레알 호텔에서 멕시코 교민대표 50여명을 초청,만찬을 같이하며 격려. 노대통령 내외는 교민들이 박수로 환영하는 가운데 만찬장에 입장,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좌정한뒤 『대통령으로 처음 중남미국가를 방문한것은 뜻깊은 일』이라고 말하고 『동포여러분의 건강하고 밝은 모습을 보니 기쁘며 앞으로도 여러분의 건강과 발전을 빈다』며 건배를 제의. 노대통령은 만찬이 끝난뒤 격려사를 통해 『86년전 이곳에 처음 이민을 왔던 한인의 후손여러분을 만나게 돼 뭐라고 말할수 없는 감격을 느낀다』고 전제,『조국은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발전을 이루고 있는 자랑스런 나라가 되었다』며 『동포 여러분들도 더큰 긍지를 갖고 멕시코와 조국의 발전을 위해 훌륭한 일을 많이 해달라』고 당부. ▷김옥숙여사 박물관 방문◁ ○…대통령 부인 김옥숙여사는 26일 하오 3시(한국시간 27일 상오 6시)부터 약 1시간동안 멕시코시티 시내 「인류사박물관」을 방문. 김옥숙여사는 박물관장 세라푸체여사의 안내로 메소아메리카문명관으로부터 아즈테카문명관·마야문명관 순으로 박물관을 관람하며 스페인정복이전 멕시코문명의 발달사에 깊은 관심을 표명. ▷애국용사탑 참배◁ 노대통령은 26일 상오 11시25분(현지시간) 차플테팩공원안에 있는 애국용사탑을 참배하고 헌화. 노대통령은 카마초 멕시코시장의 안내로 애국용사탑에 도착,헌화한뒤 군악대가 멕시코국가와 애국가를 연주하는동안 잠시 묵념. 노대통령은 이어 방명록에 「멕시코 애국용사들의 호국정신에 삼가 경의를 표합니다:1991.9.26 대한민국 대통령 노태우」라고 서명. 노대통령은 애국용사탑참배를 마치고 떠나기전 행사기간동안 도열해있던 멕시코소년군사학교 소속 어린학생들과 전문기술학교소녀들의 손을 잡으며 따뜻하게 격려. 이날 노대통령의 애국용사탑참배에는 우리측 공식수행원과 멕시코시장및 관계공무원들이 자리를 함께했고 때마침 공원을 찾은 관광객과 주민들이 행사를 지켜보면서 노대통령이 떠날때 박수로 환송하기도. ▷멕시코시청 방문◁ ○…26일 상오(한국시간 27일 새벽)노태우대통령에 대한 명예시민 증서전달및 행운의 열쇠증정식이 있은 멕시코시청은 축제장을 방불. 상오 10시30분 노대통령이 카마초 솔리스 멕시코시티시장의 안내로 시청청사로 들어서자 2층제단에 자리잡은 악단은 경쾌한 멕시코선율의 환영음악을 연주했고 청사내는 박수의 물결로 가득. 카마초시장은 명예시민증서와 행운의 열쇠,기념수장을 차례로 노대통령에게 전달한 뒤 『모든 시민의 이름으로 다시한번 각하의 방문을 환영한다』고 환영사. 노대통령은 답사에게 『멕시코시티 시민과 서울시민은 인류화합의 축전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숭고한 올림픽정신을 꽃피운 무한한 긍지를 갖고 있다』며 멕시코의 찬란한 문화를 극찬하고 『오늘 받은 명예시민증서와 행운의 열쇠는 한국민에 대한 멕시코국민의 우의의 징표로 소중히 간직하겠다』고인사. 노대통령이 이어 2층복도로 나서자 지붕없이 설계된 1,2,3층 복도 테라스를 가득메운 남녀중학생 수백명이 양국기를 흔들며 「멕시코」「코레아」를 연호,청사내는 갑자기 축제장분위기로 변모. 환호속에 파묻힌 노대통령내외가 카마초시장과 함께 1층홀로 내려와 간이무대앞에 서자 멕시코 제일의 란초음악(농가음악) 여가수인 마리아 데 루르데스가 민속의상을 차려입은 남녀중창단의 백코러스속에 「과달라하라」라는 축하노래를 열창. 노래가 끝나자 청사내는 「와」하는 함성속에 파묻혔고 노대통령내외가 간이무대에 올라 여가수의 손을 잡고 감사의 뜻을 전하는 순간 악단은 갑자기 노대통령의 애창곡인 베사메무초를 연주했고 여가수는 노대통령내외와 마주서서 다시 베사메무초를 열창하기 시작. 여가수는 노래를 부르는 도중 간간이 마이크를 노대통령과 김여사앞으로 내밀었고 노대통령이 이에 몇소절 노래를 부르자 청사내는 박수와 환호로 가득했고 1,2,3층 복도테라스에서 내려다보고 있던 학생들도 양국기를 흔들며 베사메무초를 합창,환영분위기는 절정에 도달. 노대통령내외가 여가수및 악단과 인사를 나누고 퇴장하자 청사내는 다시 「멕시코」「코레아」의 연호속에 파묻혔고 노대통령내외는 환호에 손을 들어 답례하며 몰려드는 남녀학생들의 손을 잡아주느라 분주. 이같은 열광적인 환영분위기때문에 노대통령은 예정보다 12분이나 늦은 상오 11시22분에서야 다음행사장인 애국용사탑으로 출발. ▷한국경제인 조찬간담회◁ ○…살리나스 멕시코대통령은 26일 상오 노태우대통령을 수행중이거나 한국상품전시회관계로 멕시코를 방문중인 한국경제인들을 대통령관저로 초청,조찬을 함께하며 한·멕시코경제협력 증진방안들에 관해 의견을 교환. 이날 조찬간담회에는 이봉서상공부장관,한·멕시코민간경제협력위원회 한국측위원장인 김상응삼양사사장과 정세영현대·김우중대우·최종현선경회장,조중건대한항공사장,신명수동방유량회장,최동규극동정유사장,금진호무역협회고문,최광수수출입은행장,김철수대한무역진흥공사(KOTRA)사장등 30여명이 참석. 살리나스대통령은 『한국과 멕시코간의 상호협력가능성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특히 투자부문에서 많은 협력사업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언급. ◎노 대통령 교민초청 만찬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처음 멕시코를 방문하게 된 것은 뜻깊은 일입니다. 오늘 저녁 동포여러분의 밝고 건강한 모습을 이곳에서 뵙게 된 것은 참으로 큰 기쁨입니다. 기후와 풍습,언어와 문화… 모든 것이 낯설기만한 머나먼 이국땅에서 이 분들이 겪은 고난이 얼마나 엄청난 것이었는지를 생각합니다. 우리겨레의 지난날은 시련과 수난의 세월이었지만… 여러분의 조국은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발전을 이루고 있는 자랑스런 나라가 되었습니다.한국은 이제 광섬유와 컴퓨터로부터 자동차와 거대한 선박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상품을 만들어 온 세계에 내다파는 나라가 되었습니다.10년후면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 1만5천달러의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한국은 6·29선언이후 자유와 자율이 넘치는 진정한 민주주의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이제 독일이 통일되고 동서의 세계가 하나가 되는 이 변혁속에 우리의 통일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남북한의 유엔가입은 한반도가 통일을 향해 나아갈 큰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저와 살리나스대통령은 긴밀한 동반자로서 우리 두나라 관계를 적극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습니다. 한국과 멕시코는 정치·경제·문화…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가속화해 나갈 것입니다. 교역과 경제협력이 더욱 확대되고 특히 한국기업의 멕시코 진출은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은 자유·번영·통일의 축복이 넘치는 밝은 내일에 대한 희망에 차 있습니다.동포 여러분도 더 큰 긍지를 갖고 멕시코와 조국의 발전을 위해 훌륭한 일을 많이 해 주시기 바랍니다.
  • 한·아세안 협력 강화 다짐/한·말련 정상회담

    ◎“APEC를 아태 협력 틀로” 노태우대통령은 13일 상오 청와대에서 아즐랑 샤 말레이시아국왕과 회담을 갖고 양국간의 관계를 급속도로 진전시키며 앞으로 동아시아는 물론 유엔에서 더욱 긴밀히 협조해나가기로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노대통령과 아즐란 샤 국왕은 또 한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의 관계를 더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배석한 이수정청와대대변인이 밝혔다. 아즐란 샤 국왕은 말레이시아의 동방정책(Look East Policy)정책에 따라 한국이 6백명의 말레이시아국민을 훈련시켰고 한국훈련센터를 건립하고 있는데 대해 감사를 표시하면서 계속적인 지원을 희망했다. 그는 또 한국의 북방정책을 지지하며 북한이 주장하는 1민족 2체제 2정부 연방제안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국통일정책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아시아·태평양 각료회의(APEC)의 회원국으로서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합치된 노력을 펼치고 있다』며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아태 각료회의를 모태로 아시아·태평양의 협력의 틀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한·말련 정상회담 이모저모/새 청와대 첫 국빈… 취타대 행진등 전통 환영식/“평양으로 가는길 열릴것”/노 대통령/“한국의 투자 기다리고 있다”/말련 국왕 ○…노태우대통령은 13일 상오 청와대에서 아즐란 샤 말레이시아국왕내외의 예방을 받고 한·말레이시아경제협력확대등 양국 공동관심사에 관해 약1시간동안 의견을 교환. 노대통령은 아즐란 샤 국왕과 세계정세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뒤 『모스크바와 북경으로 가는 길이 열린만큼 평양으로 가는 길도 열리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의 폐쇄노선고수가 결코 오래가지 않을 것임을 강조. 아즐란 샤 국광은 한국이 말레이시아인들을 훈련시키는등 지원을 아끼지않은데 대해 감사를 표한뒤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아세안에 대한 한국의 투자를 환영한다』고 피력. ○…이에앞서 노대통령은 이날 상오 10시 청와대 본관앞 대정원에서 아즐란 샤 국왕내외를 위해 공식 환영식을 베풀고 본관 준공후 처음 맞는 국빈을 영접. 이날 환영식은 의장대 사열과 양국 국가연주등 통상적인 외국 국빈영접절차에 취타대 행진및 전통 의장기 배치등 우리 전통문화요소를 가미,한옥양식으로 건축된 본관의 분위기에 맞춰 약30분간에 걸쳐 진행. 환영식에서는 먼저 국방부 국악대가 전통복장으로 행진했으며 취타대 선두에는 조선시대 국왕의 의장기인 청·홍·영기를 배치하고 음악도 옛 군악의 하나인 무령지곡을 연주. 또 의장대 후면에는 5방위를 지키는 장군을 상징하는 오방기(중앙황용기·동청용기·서백호기·남주작기·북현무기)와 12간지중 상서로운 것을 골라 백·흑·청 바탕에 그린 부적물인 육정기를 배치해 전통의식을 국빈의전행사에 처음으로 재현. 이날 노대통령은 아즐란 샤 국왕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한뒤 이어 2층 접견실로 자리를 옮겨 회담. ○…이날 하오 7시부터 2시간45분간에 걸쳐 계속된 노대통령이 아즐란 샤 국왕내외를 위해 베푼 공식만찬은 리셉션·만찬·민속공연관람 순으로 진행. 양국원수는 1층 인왕실에서 말레이시아측 공식수행원등 24명,주한외교사절단대표,우리측 3부요인,정당대표등 1백50명을 접견한뒤선물과 함께 서명이 든 내외존영을 교환.
  • 소 쿠데타 61시간만에 왜 실패했나

    ◎“공산회귀는 불용”… 국민이 등돌렸다/명분없는 거사에 군수뇌부 적전분열/경원동결등 서방의 강경대응도 큰 몫 전세계에 충격을 던진 소련의 쿠데타가 3일천하로 끝난 이유로는 ▲쿠데타에 대한 국민들의 강렬한 저항 ▲저항선봉장으로 나선 옐친에 대한 미온적인 대응 ▲쿠데타 지도부의 내분 ▲군장악의 실패등을 들수 있으며 그외에 간접적인 원인으로는 소련에 대한 서방세계의 강력한 압력도 들수 있다.그러나 한마디로 말한다면 소련국민들의 호응을 전혀 받지 못한 것이 쿠데타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다.그것은 또 쿠데타의 주역들이 처음부터 국민들의 동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모하게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뜻이기도 하다. 3일간의 짧은 기간동안이긴 하지만 탱크로 무고한 시민을 깔아뭉개는 무자비한 무력탄압 앞에서 국가비상사태위원회의 시위금지령과 통금령을 무시하고 20일 하룻동안에만 80만에 가까운 시민들이 반쿠데타 시위를 벌이는 한편 육탄으로 탱크를 저지한 소련국민들의 용기는 진정 놀라운 것이었다.과거 수차례에걸친 소련에서의 정변때마다 거의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소련국민들이 이처럼 용기있게 변한 것은 바로 고르바초프대통령의 개방정책이 소련국민들의 의식수준을 크게 향상시킨 결과라고 할수 있다.따라서 이번 쿠데타가 3일천하로 끝난 것은 결국 쿠데타 주역들이 고르바초프의 신병은 체포할수 있었지만 고르바초프의 개방정책이 국민들의 가슴속에 불어넣은 자유정신마저 가둬둘수는 없었던데 따른 당연한 귀결인 것이다. 지난 3일간의 쿠데타 진행과정을 지켜보면 이번 쿠데타의 주역들이 처음부터 아무 계획도 없이 『일단 일부터 일으키고 보자』는 형태로 상황이 벌어졌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이들은 그동안 누려오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지난 20일 체결될 예정이었던 신연방조약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저지해야겠다는 초조감에서 쿠데타 성패의 결정적 요인이 되는 군장악과 국민동향,지도부내의 결속등을 사전에 치밀하게 점검하지 못한 상태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이처럼 사전준비가 미비된 상태에서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쿠데타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이 과거처럼 무관심으로 나타나지 않고 적극적인 저항으로 나타나자 비상위는 당황할수 밖에 없었다. 쿠데타의 절대적 동조세력으로 생각했던 공산당이 중앙위원회 성명을 통해 쿠데타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비상위에 결정적인 정신적 타격이 된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타격은 비상위내부의 적전분열로 나타났다. 쿠데타 발생 이틀이 안돼 비상위의 8인 멤버중 3명이 『건강상의 이유로』사임했다는 것이 쿠데타 지도부의 내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도부내의 분열과 함께 군을 확실하게 장악하지 못한 것도 쿠데타 실패의 중요한 원인이다.비상위는 당초 군부내에 냉전종식에 따른 군위상 축소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판단,일단 쿠데타가 일어나면 군 대다수가 이에 동조할 것으로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물론 군부가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들의 격렬한 저항에 직면하자 평소 「국민의 군」이란 자부심을 갖고 있던 소련군은 『우리 국민들에게 총부리를 돌릴수는 없다』는 쪽으로 급선회함으로써 쿠데타가 실패로 끝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 됐다. 이번 쿠데타에서 서방이 보인 대응도 쿠데타실패를 간접적으로 도운 한 원인이 됐다고 할수 있다.고르바초프의 실각소식이 전해지자 서방측은 한결같이 고르바초프의 복귀를 요구하며 서방의 경제지원을 갈구하는 소련에의 원조를 동결시켰다.서방세계는 또 반쿠데타 저항세력의 선봉에 선 옐친 러시아공대통령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보냄으로써 옐친으로 하여금 국민저항을 극대화할수 있도록 했다. 결국 국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조속한 개혁의 완결이란 점을 무시하고 오히려 개혁을 지연내지는 후퇴시키는 쪽으로 기치를 들고 시작됐다는 점에서 소련에서의 쿠데타는 처음부터 실패할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고 국민들의 진정한 바람 앞에선 무력도 아무 소용이 없음을 보여준 하나의 해프닝이라고 할수 있다. ◎“3일천하” 쿠데타 일지/비상위 구성→불복선언→서방 경원동결→유혈충동→비상위 분열→병력 철수→고르비 귀환 소련의 강경보수파가 21일 소련역사상 처음 「월요정변」으로 기록될군사쿠데타를 야기한지 3일만에 국가비상사태위원회가 해체됨으로써 이들의 꿈은 「3일 천하」로 끝나고 말았다.모스크바정변 소식이 전해진것은 19일 상오4시.소련전역에 6개월시한의 비상사태가 선포되면서 언론과 출판물의 검열이 시작됐다.방송국들도 쿠데타군에 접수되어 방송이 통제됐다. 타스통신은 크리미아반도 휴양지에서 휴가중이던 고르바초프가 실각되었다고 전하면서 대통령직을 겐나디 야나예프부통령이 승계하고 8인으로 구성된 국가비상사태위원회가 전권을 인수했다고 보도했다.그러나 기세 좋게 몰아 붙이던 쿠데타세력들은 옐친의 시민 불복종운동촉구와 총파업선동으로 시작부터 예상치않던 장애물에 직면했다. 보수파들에 의해 야기된 쿠데타가 시련을 맞기 시작한것은 정변이 발생한지 8시간만인 19일 정오.옐친 러시아공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위원회의 포고령을 무효라고 선언하며 반쿠데타 봉기를 부추기자 모스크바 시민들은 이미 모스크바시내에 진입했던 중무장 소련군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며 강력히 저항했다. 부시 미대통령은 이날 휴가를 중단하고 긴급대책회의를 연뒤 기자회견을 갖고 하오5시 소련의 군사쿠데타를 강력히 비난했으며 대소원조를 보류할것임을 시사했다. 이튿날 쿠데타세력들은 위기감을 느꼈는지 상오6시 일류신76 수송기 60대를 동원,모스크바로의 병력을 증강했으나 이에 맞서는 소련국민들의 시위는 세를 더해갔다. 그후 러시아공내에 주둔하고 있던 무장병력들은 러시아공 의사당을 향해 진격해 들어갔으며 21일 새벽 급기야 유혈충돌로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처음의 상황과는 달리 쿠데타세력이 시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주춤거리고 서방세계의 외압이 가중되는 가운데 국가비상사태위원회는 이날 최후의 「히든카드」를 내보였다. 군내 강경파인 모이셰프군참모총장이 전면에 나서고 그로모프중장(전아프가니스탄 주둔군사령관)과 바렌니코프 지상군총사령관이 실세로 급부상한 것이 그것이다. 쿠데타 지도자들은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려는듯 「최후의 항전」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으며 무력충돌도 불사하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뒤 10시간만에 대세가 기울었다고 판단한듯 강경입장을 누그러뜨리고 고르바초프와의 면담을 시도했다. 루키아노프 소연방 최고회의의장이 크림반도로 고르바초프를 만나기 위해 떠났으며 소련 국방부는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역에 배치됐던 병력들에 대해 철수명령을 내렸다.이어 모든 포고령이 무효화되고 고르바초프가 모스크바 귀환길에 오름으로써 보수파들이 주연한 「쿠데타」드라마는 61시간만에 막을 내렸다.
  • 한·중 경협 본격화 “신호탄”

    ◎중국내 한국공단개발기본방향 발표 안팎/남북 UN가입으로 양국 분위기 성숙 판단/경제협정·수교등 현안들과 연계 추진할듯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을 계기로 한·중간 경협분위기가 한층 무르익어가고 있다. 정부가 14일 중국내 한국전용공단개발의 기본방향을 마련하고 한·중합작 해상정기직항로를 추가개설한 것도 이같은 경협진전의 분위기 속에 양국간 경협수준을 한단계 높이고 국내기업의 대중국진출을 돕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동안 양국간에 무역대표부가 설치되고 경제교류가 있었지만 투자보장협정 등 우리 기업이 중국영토내에서 안심하고 기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내실있는 경협진전이 이루어지지 못했다.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수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데다 경협관련협정의 체결도 차일피일 미뤄왔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을 추진중인 국내기업은 약1백80여업체.이들 업체는 아직 양국간 공식수교가 맺어지지 않은데다 경제협정마저 갖추어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세문제만 하더라도 중국은 한국과 남아공화국 이스라엘 등 미수교국에 대해 다른 나라보다 5∼30%의 관세를 더 물리고 있다.이같은 차별관세로 인해 국내수출기업의 마진율이 떨어져 경쟁력을 잃고 있다. 또 관련제도나 규정상으로는 우리 진출업체가 여타 국가들의 업체와 같은 대우를 받고 있으나 수교와 투자보장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만일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투자원본을 회수할 수 없게 되는 위험소지도 안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정부로서는 중국내 한국전용공단개발을 별도로 추진하기보다는 가급적 양국간 현안과제인 경제협정체결 및 수교와 연계해 추진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 78년 대외개방정책을 발표한 이후 외국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 외국기업이 개발한 토지와 건물에 대해 사용권을 주고 사용권을 양도할 수 있는 제도까지 마련해놓고 있다.이같은 정책기조에 따라 중국은 그동안 우리쪽에 발해만과 산동반도 연안지역에 우리기업의 전용공단 설치를 수차례 요청해왔다. 공단후보지로는 현재 천진·청도·진황도·영구·상해 등이 꼽히고 있으며 이들 지역중에서도 토지개발공사가 두차례 현지조사한 천진과 청도가 유력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상공부 등 관계부처도 연초 청도나 천진에 40여만평 규모로 약1백50억원을 들여 전자·섬유위주의 국내제조업체를 50년 임대조건으로 입주시킨다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한편 정부는 중국내 한국전용공단 설립이 추진될 경우 국내에서 인력확보와 고임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해외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아울러 현재 뿔뿔이 흩어져 있는 중국진출기업을 한데모아 공장부지확보 및 전기·통신·수도 등 하부시설 이용,인력확보 등 애로요인을 쉽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각하의 방문은 양국 우정의 상징”(노 대통령 북미순방여로)

    ◎멀로니 총리/노 대통령,“「6.25」 참전한 형제국에 와 친근”○영어로 반갑게 인사 ◎…노태우대통령은 4일 상오10시(한국시간 4일 하오11시) 한·가정상회담을 위해 국회의사당 중앙건물 「평화의 탑」입구에 도착,맥두갈 캐나다 외무장관(여)의 영접을 받으며 3층에 있는 총리집무실로 이동. 노대통령이 층계를 올라 총리집무실에 이르자 문앞에 서서 기다리던 멀로니총리는 환한 웃음으로 반겼고 노대통령은 다가서며 『굿모닝』이라고 영어로 인사하며 악수를 교환. 이어 양국정상은 집무실로 들어가 잠시 환담했는데 멀로니총리가 먼저 『캐나다에 오셔서 영광입니다』라고 인사말을 시작했고 이에 노대통령은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고 답례. 국회의사당내 총리집무실의 공간이 비좁은 관계로 양국취재진이 두차례로 나뉘어 촬영을 하느라 집무실에 먼저 들어섰던 캐나다 취재진이 제한된 시간관계로 방을 떠나게 되자 멀로니총리는 노대통령을 향해 『저 기자는 굉장히 집요한 사진기자이지만 시간관계로 오늘은 별 수가 없군요』라고 조크하며 취재진에게 미안함을 표시. 그러자 노대통령은 『어느나라 정치지도자도 언론,특히 사진기자들에게 맥을 못추죠』라고 수긍. 그사이 두번재 취재진이 들어서자 멀로니총리는 『각하의 캐나다방문은 양국의 모든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는 것으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고 노대통령은 『캐나다는 자유를 지키는 전쟁(한국전)에 참전해 주었고 88년에는 올림픽형제로서 참가해 한국국민 모두가 캐나다에 대해 친근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 멀로니총리는 『한국의 눈부신 발전을 이끌어 온 노대통령의 명성이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데 대해 경의를 표하며 각하의 방문을 캐나다 국민과 함께 감사히 생각한다』고 찬사의 뜻을 밝힌뒤 본격적인 단독회담을 시작. ◎…단독정상회담을 끝낸 노대통령과 멀로니총리는 루커스 외무부 의전장의 안내로 확대회담장인 국무회의실에 입장,미리 대기하고 있던 우리측 공식수행원등 양측회담 참석자들과 테이블을 돌아가며 인사를 교환한뒤 곧바로 회담에 돌입. 단독과 확대회담을 모두 마친 양국정상은 의사당내 2층리딩룸에 마련된 공동기자회견장에서 회담내용을 각각 양국기자들에게 발표. 멀로니총리의 발표에 이어 노대통령이 발표를 했고 이어 양국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으며 회견을 진행. ○전쟁기념비에 헌화 ◎…노태우대통령은 캐나다 방문 이틀째인 4일 상오9시30분(한국시간 4일 하오10시30분)오타와시 중심가의 내셔널 메모리얼 광장에 위치한 전쟁기념비를찾아 헌화하고 참배. 공식수행원을 대동하고 전쟁기념비에 도착한 노대통령은 캐나다정부 의전관계자의 안내로 기념비앞에 마련된 단상에서 애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붉은 상의에 검정바지,검정털모자 차림의 캐나다 의장병의 경례를 받은뒤 기념비에 헌화. 이어 노대통령은 한국전 기념비 앞쪽에 도열해 있던 25명의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 녹색의 예비군복에 여러 전쟁훈장들을 가슴에 단 참전용사들은 감회어린 표정으로 노대통령을 반겼으며 이중 로이 리드 캐나다 한국 참전용사회 수석부회장은 『자유를 위해 싸웠던 한국의 노대통령이 이곳에 와 한국전에서 희생된 5백16명의용사들을 위해 묵념하는 것을보니 감회가 깊으며 자랑스러움을 느낀다』고 피력. ◎…노태우대통령내외는 3일 하오4시30분(한국시간 5일 새벽5시30분) 오타와 국제공항에 도착,3박4일간의 캐나다 국빈방문을 시작. 노대통령이 탑승한 대한항공 특별기가 국제공항 우측편의 공군기지에 멈춘뒤 루카스 의전장과 박건우 주캐나다대사가 기내에서 노대통령내외를 영접,트랩을 내려와 나티신총독과 멀로니총리내외에게 소개. 노대통령은 이어 사열대에 등단,전통근위병 예복차림의 의장병들로부터 경례를 받았는데 이 사이 군악대의 애국가 연주와 함께 예포가 발사돼 장중한 환영식 분위기를 연출. 노대통령은 의장대장 안내로 사열대에서 내려와 두줄로 늘어선 의장병을 사열하고 다시 등단했고 이때 군악대가 캐나다국가를 연주. 노대통령은 방명록에 「대한민국 대통령 노태우」라고 서명하고 나티신총독의 환영사를 경청. 나티신총독은 영어와 불어를 번갈아 사용하면서 『각하의 첫 캐나다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하고 『캐나다 국민들과 한국 국민들은지난 1백년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상기. ◎…노대통령은 나티신총독을 예방한데 이어 3일 하오 7시(현지시간) 오타와시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교민초청 리셉션에 참석,5백여명의 교민을 격려. 노대통령이 여당이 압승을 거둔 지난 6월의 시도의회의원 선거결과를 얘기하면서 『그동안 대통령이 너무 무르다.너무 참는다… 그런 욕도 많이 먹었는데 참았더니 의석이 그렇게 많이 나오데요』라고 즉석에서 조크하자 참석교민들은 일제히 우렁찬 박수. ○의회직원 탁아소 방문 ◎…노태우대통령이 멀로니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동안 부인 김옥숙여사는 의회가 직원들을 위해 운영하는 탁아소를 방문. 김여사는 루크만 탁아소장의 안내로 보모들의 보호아래 뜰에서 뛰어놀거나 그림공부를 하는 어린이들을 돌아봤다.
  • “세계는 상전벽해… 북한도 변혁 불가피”(노 대통령 북미순방여로)

    ◎“영호남 화합 시급”… 조찬중 즉석 건의도/교민들,“민주화 추진에 만족” 환영무드/미 저명인사들,백악관만찬 초청받기 경쟁 ○교민 75명을 초청 격려 ◎…노태우대통령은 방미 이틀째인 30일상오 이곳 샌프란시스코 교민대표 75명등을 숙소인 페어몬트호텔로 초청,조찬을 베풀고 이들을 격려한뒤 우리의 통일정책등을 설명. 노대통령은 이날 조찬모임을 가진 베네치안룸이 1년전 고르바초프소련대통령과 회담후 기자회견을 했던 바로 그 장소라고 감회를 피력한뒤 『그간 세계가 상전벽해의 변화를 하는 가운데 북한도 변하지 않을수 없었다』며 금세기안에 통일의 날이 올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 이날 조찬모임은 한 참석자가 동서화합을 강조하는 건의문을 낭독,한때 긴장된 분위기도 연출됐으나 노대통령의 호소력있는 답변으로 원만한 가운데 진행. 노대통령과 교민대표들의 대화도중 북가주 호남향우회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진덕씨(64)는 2분만 시간을 달라고 요청,『남북통일도 중요하지만 동서화합이 더 시급하다』면서 인사행정,경제운용등 모든 면에서 지역을 초월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 이에 노대통령은 『가장 마음 아파해온 부문을 이역만리 해외동포로부터 지적을 받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한뒤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펼치는데 최우선순위의 과제로 하고 있는게 민족화합이며 그것은 크게는 남북통일이라고 강조. 노대통령은 또 서해안 개발정책도 지역감정해결에 도움이 될것이라고 밝혔는데 『인구 11억의 중국과 정식수교가 이뤄지면 이 지역이 발전 안할래야 안할수 없게될것』이라고 말하자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다소 서먹했던 장내분위기가 노대통령의 설명으로 가신뒤 한인회장이 『우리나라를 강국으로 이끈 대통령에게 기립박수를 보내자』고 제의,박수속에 종료. ◎…이날 노대통령초청 조찬모임에 참석했던 교민대표들의 반응은 만족감 일색. 최고령 참석자였던 홍을수씨(86·샌프란시스코 한인노인회장)은 『민주화를 지향하는 대통령에게 가슴 뿌듯한 신뢰감을 갖게됐다』고 말했고 김찬도씨(84)는 『노대통령이 작년에 방문했을 때는 짧은 스케줄로 악수 한번 못했으나 이번에는 가까이에서 악수까지 나눠 무척 흐믓했다』고 즐거워 하기도. 재미작가인 신예선씨(여)는 『민주화정착에 애를 쓰는 노대통령을 맞는 교민사회의 분위기는 온통 환영일색』이라고 전하고 『일부의 방미반대 데모는 전혀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이제남씨(여)는 『노대통령의 통일의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소감을 피력. 정수원관장인 김태현씨(46·여)는 미국인을 포함한 2백여명의 제자들을 동원,우리말구호와 노래를 가르쳐 노대통령일행을 환영하기도 했고 몬트레이지역 한인회장인 김상수씨는 노대통령도착 1주일전부터 샌프란시스코에 머물면서 「6인공동환영위원장」의 일원으로 환영행사를 준비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대통령 부인 김옥숙여사는 30일 상오(현지시간)샌프란시스코 한글학교 관계자들을 만난데 이어 11시부터 약 40분간에 걸쳐 시립골든게이트 공원내 아시아 박물관을 찾아 한국실과 티베트특별전을 차례로 관람. 한복차림의 김여사는 박물관현관에서 카스틸관장,로웨 이사장의 영접을 받고,반갑게 인사를 교환한뒤 박물관학예관인 재미동포 백금자씨의 안내로 한국실에 전시된 토기·백자·청자·불상·산수화등을 둘러보며 한국실의 설치과정등에 세심한 관심을 표시. 백학예관이 『한국실은 금년 1월에 설치되었으며 현재 3백50점 가량이 전시되고있는데 한국외의 유일한 한국미술 독립전시실』이라고 설명하며 『개설당시 관람객이 자주 드나드는 1층에 전시실을 마련하느라 애를 썼다』고 말하자 김여사는 『수고하셨다』고 노고를 치하. 김여사는 한국실에 이어 일반관람객과 함께 티베트특별전을 돌아본뒤 카스틸관장에게 「한국미술 5천년전」 「한국복식도감」을 전달했으며 박물관측은 「티베트특별전」카탈로그를 증정. ◎…노태우 대통령의 첫 미국 국빈 방문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2일 저녁 백악관공식만찬에는 1백30여명의 하객이 초청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미국측 초청인사들의 면면은 아직까지도 철저한 비밀속에 가려져 있다. 여기에 초대되는 것을 큰 영광으로 여기는 많은 미국인들이 서로 초청되려고 경쟁하는 바람에 백악관 당국이 섣불리 명단을공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국의 엘리자베스여왕 만찬때도 당일 아침에나 명단이 공개됐는데 우리측은 백악관 관례에 따라 노대통령부처를 포함,14명만 초청. 그러나 영국여왕의 경우 14명외에 3명이,덴마크여왕때는 1명이 추가로 초청된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한국 인사중 누가 추가될지 대사관측의 관심이 집중.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2일 정상회담을 끝낸후 하오 백악관에서 테니스를 치기로 일정이 조정. 그러나 바바라여사가 테니스를 치지 못하기 때문에 양국 정상부부의 대결은 무산되고 대통령끼리만의 복식으로 경기가 진행된다고. 이번 정상회담이 끝난후 공동성명은 발표되지 않는데 이는 국빈방문때는 공동성명을 작성하지 않는 전례때문. ◎방미외교 각국 반응/“한·미회담 아태에 큰 영향”/미지/소 방송도 「후버연 연설」 상세히 보도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와 인근지역 언론들은 노태우대통령의 방미에 관심을 표하고 상당한 지면을 할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는 29일자에서 토마시 베네트 주필의 사설을통해 『노대통령은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고 평가하고 『한미정상회담은 한반도와 아시아의 정치·군사·경제적인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 크로니클지는 또 『노대통령은 북한과의 냉전종식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통일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하고 『샌프란시스코 한국영사관에 화염병이 투척된바 있으나 지난주 광역선거에서 여당이 거둔 승리는 학생들의 과격시위에 대한 국민의 감정을 반영한것으로 평가된다』고 보도. 또 산호세 머큐리 뉴스지는 노대통령 방미를 1면 주요기사로 취급,『노대통령과 부시대통령은 대북한 관계개선의 최대 장애인 북한의 핵사찰 거부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극적인 제안에 대해 토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 【내외】 소련의 모스크바방송은 30일 미국을 방문중인 노태우대통령이 29일 상오(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스탠퍼드대학에서의 연설을 통해 아·태지역의 협력과 공동번영을 강조한 사실을 신속히 보도했다. 모스크바방송은 노대통령이 이날샌프란시스코에 도착,스탠퍼드대학에서 연설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방문일정에 들어갔다고 전하고 이 연설에서 오늘날 아·태지역이 세계발전을 이끄는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새로운 태평양시대에 걸맞는 이 지역의 경제발전과 협력증진을 강조했다고 보도.
  • 북방외교의 결실 설명…교민들 뜨거운 박수(노 대통령 북미순방여로)

    ◎“한미유대 깊을수록 동포위상 높아져”/“한국의 정치적 기적 이룩한 분” 극찬/슐츠 ○페어몬트호텔서 첫밤 ◎…방미 첫날밤을 샌프란시스코시내 페어몬트호텔에서 보낸 노태우대통령은 30일 상오8시(한국시간 1일0시)호텔로 교민대표들을 초청해 아침식사를 함께 하며 격려. 노대통령은 격려사에서 『작년 6월 고르바초프소연대통령과 회담을 하러 이곳에 왔을때는 워낙 일정이 촉박해 여러분을 만날수 없어 서운했는데 오늘 아침 이처럼 편안한 자리를 함께 하게되어 기쁘다』고 한뒤 『이지역 10만명의 우리 동포들이 화합과 결속으로 미주지역에서도 모범적인 동포사회를 이루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감사를 표시. 노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는 우리겨레가 이 대륙으로 처음 이민을 왔던 곳이며 나라를 잃은 어둠의 시기에 선열들이 몸바쳐 독립운동을 벌이는등 우리의 역사와 깊은 유대를 맺고 있는 친근한 도시』라고 지적하고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한소정상회담을 시발로한 국교수립등 양국간 관계개선과정과 북방정책의 결실부분을 소상하게 설명. 노대통령은 『이러한 관계위에 소연과 지난날의 북한동맹국들이 우리의 통일정책을 지지하고 북한에 대해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하고 국제핵사찰을 받으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세계가 유전벽해의 변화를 하는 상황에서 북한도 변하지 않을수 없다』고 단언. 노대통령은 『저의 이번 방미는 3년반동안 4번째로 매년 한번씩 미국에 온 셈』이라면서 『한국과 미국 사이는 그만큼 긴밀해지고 서로가 서로에게 중요한 나라가 되고 있다』고 말하고 『두나라의 관계가 깊을수록 우리 동포사회의 위상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 노대통령은 또 6·29선언 4주년에 대해 언급하면서 『대학생들이 스승이자 공직자인 총리에 폭행을 한 사건을 뉴스를 통해 보시고 여러분도 모두 개탄하셨을 것이고 저도 해외동포들의 질책과 걱정의 소리가 많았다고 보고 받았다』고 피력한뒤 『그러나 성숙한 국민들의 정치의식과 언론의 자유가 있고 참고 자제할 줄 아는 정부가 있는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 대하여 여러분은 더이상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역설. 이날 조찬에 참석한 교민대표들은 노대통령이 「모범적인 샌프란시스코 교민사회」라고 감사를 표시한 대목과 「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북방정책」및 「조국의 민주화 진전 상황」등을 설명할 때에는 여러차례나 박수로 환영의 뜻을 표하는등 시종 밝고 화기넘친 분위기. ○슐츠 전국무 즉석 질문 ◎…29일하오1시(한국시간 30일새벽5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샌프란시스코의 스탠퍼드대학 후버연구소 오찬장에 입장한 노태우대통령 내외는 슐츠전국무장관 내외와 레이지언 소장내외등과 헤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한시간여 오찬을 나눈뒤 슐츠전장관의 소개로 연설을 시작. 슐츠전장관은 인사말에서 『경제적 기적에 이어 6·29선언을 통해 한국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정치적 기적을 이룬 노대통령의 훌륭한 리더쉽과 넓은 안목을 접하기위해 노대통령을 초청한 것』이라고 소개. 동시통역으로 약 35분동안의 연설이 끝나자 교수 학생등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로공감을 표시했으며 슐츠전장관은 참석자들을 대표해 한국의 학생운동문제와 북한의핵사찰 수용가능성에 대해 즉석 질문. 노대통령은 한국학생운동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한뒤 『금년봄 격렬한 시위가 있었으나 시민들이 호응하지 않아 확산되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여당에 표를 몰아줘소요를 잠재우는 선택을 했다』고 말하고 『외교적 역량을 발휘해 북한의 핵개발을 막아야겠지만 북한이 핵사찰에 응할 것을 기대한다』고 대답. 연설이 끝난뒤 슐츠전장관은 세계지도가 그려진 어항을 노대통령에게 선물하면서 『한국이 세계의 일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를 지닌 선물』이라고 설명했고 노대통령은 『연설한 대가로 한국의 지도를 크게 그려준데 대해 감사한다』고 조크. ○취재진들의 이목 집중 ◎…휴게실에서 슐츠전장관,레이지언소장등과 잠시 환담을 나눈 노대통령은 오찬참석자들을 위한 옥외칵테일장과 오찬장을 잇는 복도입구에서 슐츠전장관등과 함께 참석자들을 일일이 접견. 공식수행원등 우리측 40여명과 미국측 80여명의 참석자중 국내 취재진의 카메라가 집중된 것은 노대통령이 정호용전의원과 만나는 장면. 지난해 4월 대구서갑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방미, 1년3개월째후버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샌프란시스코에 머물고 있는 정전의원은 이번 노대통령의 샌프란시스코 방문에 따른 단독대좌로 향후 거취가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 리셉션 라인에서 정전의원을 만난 노대통령은 어깨를 감싸고 두드리며 『반갑습니다』라고 악수를 나누었고 정전의원은 웃음으로 답례. 노대통령이 리셉션장에 도착하기전 양측 참석자들이 칵테일을 나눈 자리에는 정전의원의 육사 11기 동기생인 안교덕청와대 민정수석과 나란히 서서 정담을 교환. ◎…경호용 헬리콥터가 스탠퍼드대 캠퍼스상공을 선회비행하는 가운데 이날 낮12시40분쯤 모터게이트편으로 후버연구소 후버타워 앞뜰에 도착한 노대통령 내외는 슐츠전국무장관과 레이지언 후버연구소장 내외의 영접을 받고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 □특별취재반 △김호준 워싱턴특파원 △홍윤기 LA특파원 △이경형 정치부차장 △김영만 모스크바특파원 △김윤찬 사진부기자 △김종원 사진부기자
  • 외언내언

    선진화를 의미하는 것 가운데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질서의식이다. 얼마나 질서를 잘 지키느냐 하는 정도가 선진화의 수준을 나타낸다. 대중의 평소 일상적인 생활모습에서는 물론 돌발적인 사고가 났을 때의 대응정도가 특히 좋은 척도가 되고 있다. ◆좋은 실례를 우리는 외국의 경우나 영화·기록물에서 흔히 발견하고 있다. 어느 경우에나 줄을 서고 차례를 기다리는 행위가 몸에 배어 있는 것을 보고 앞선 의식수준을 알게 된다. 그런가 하면 대형빌딩의 화재나 배의 침몰사고와 같은 대형사건사고를 주제로 한 영화에서 위기상황에 처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대응자세를 배우게 한다. ◆그때 우리에게 교훈으로 남는 것이 바로 선진화된 질서의식. 아무리 위급한 처지에서도 대피에 순서가 있고 서로 협조하는 것에서 뭉클한 인간애와 협동정신이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그같은 질서는 위급상황이 제때에 제대로 전달될 때보다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음도 보고 있다. 그 정보전달이 신속하고 분명한 것이 또한 선진국이다. ◆이번에 승객 등 1백26명을태운 KAL기가 대구 상공에서 바퀴가 안 나와 동체착륙하는 소동이 있었다. 문제는 그렇게 위험한 상황인데도 승객들에게 안내방송 한 번 없었다는 것. 오히려 「보안유지」라며 비행기 창문의 커튼을 내리도록 했다는 데에는 할 말을 잃게 한다. 국제화… 운운하기에는 너무나 부끄러운 제멋대로의 한국적인 발상이 그대로 나타난 듯해 한심하다. ◆어떤 경우에서든 조종사는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기본이다. 이유야 어떻든 착륙만 하면 된다는 식은 곤란하다. 사고가 나게 되면 원인을 밝혀내 다음에 대비하고 피해는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이번 KAL기 위기일발의 경우 사고원인은 제쳐두고라도 이 원칙을 소홀히했다. 선진화·질서의식은 원칙을 하나하나 쌓아갈 때 이뤄지는 것이다.
  • 이런 후보엔 표를 주지 말자/김행수 제2사회부장(데스크 시각)

    우리의 40여 년 헌정사에서 가장 큰 병폐로 여겨져온 타락선거현상이 이번 광역의회의원선거에서도 예외없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8일 합동유세가 시작되고 전국이 선거열기로 뜨거워지면서 혼탁의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고 있다. ○“5당4락” 공공연히 이번 선거를 오는 92년 14대 총선의 전초전쯤으로 생각한 각 정당의 사활을 건 무한대결과 어떤 형태든 당선만 되면 된다는 후보들의 타락심리,그리고 먹고 마시고 챙겨보자는 유권자들의 속성이 한데 어우러져 역대 그 어느 선거보다 혼탁의 도를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 3월 기초의회의원선거를 치른 경험을 갖고 있다. 풀뿌리민주주의가 활착도 하기 전에 시든다며 두 눈을 부릅뜬 사직당국의 엄한 선거관리와 공명선거로 이끌려는 각 사회단체들의 노력 등으로 초반의 우려를 씻고 그런대로 괜찮은 선거를 치러냈다. 유권자들에게 돈봉투를 돌리고 무더기로 관광을 시키며 향응을 베푸는 타락의 사례가 적발되어 후보자들이 선거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거나 구속되는 경우가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 광역선거와 비교하면 물량 면에서나 제공빈도 면에서 월등히 적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번 광역선거도 기초의회의원선거 만큼 공명하게 치러지기를 기대해왔다. 지방자치가 기초의회와 광역의회라는 두 수레바퀴로 운영된다고 볼 때 기초의회를 원만하게 구성해놓은 상태에서 또 한쪽인 광역선거를 훌륭히 치러야 함은 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논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광역선거의 분위기가 혼탁해 타락선거로 치러질 경우 지방자치제는 기초의회의원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만신창이가 되고 30년 만에 부활된 의미를 저버리게 될 것이 틀림없다. 이번 광역선거는 정당공천 과정에서부터 부정과 타락의 양태를 보였었다. 현역 의원이 공천내정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거액을 챙겨 구속됐는가 하면 모 정당에선 수억원이 제공됐다는 제보에 따라 검찰이 수사를 펴고 있다. 또 최근에는 무소속 후보에게 사퇴하도록 압력을 가해 말썽이 되고 있다. 우리의 선거제도는 평등함이 보장되어 있고 공정한 분위기를 생명으로 하고 있다. 자당 후보의 당선에 불리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등록된 무소속 후보를 사퇴시키려 함은 국민의 참정권에 대한 제약이며 평등원칙을 저해하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 분위기를 깨는 범법행위로 간주되어야 한다. 이같은 정당의 타락행위도 문제지만 이번 선거의 공명을 좌우할 주인공은 역시 후보자 개개인이다.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의 합동유세에서 나타난 공약이 국회의원선거인지 광역의원선거인지 분간 못할 정도로 난무하다. 「그린벨트를 풀어주겠다」 「철도를 이설하겠다」 「대학을 유치하겠다」는 등 생각나는 것은 모두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그들이 약속한 거대한 사업들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타당성이 가려지고 필요한 예산 등이 수반되어야 추진될 수 있는데도 순간적인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공약 아닌 공약으로 내걸리고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사항은 유권자들에 대한 금품살포다. 5당4락이란 말이 선거공고 이전부터 공공연하게 떠돌아 타락의 조짐이 예견되기는했지만 온통 돈봉투에 향응제공·선심관광으로 「놀자판」이 벌어졌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다. 이같은 타락의 주범은 물론 주는 쪽인 후보자들이지만 받는 쪽인 유권자,즉 국민들도 공범이랄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를 진정한 공명선거로 이끌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성숙된 선택의식과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자각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30년 전 지자제가 실시될 당시와 비교하면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은 크게 성숙되어 있고 생활여건도 엄청나게 좋아졌다. 그런데도 과거와 같이 탈·불법행위가 그대로 표로 연결된다면 지난 30년 선거사는 발전없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이번 선거를 통해 부정한 방법으로 당선되려는 후보자가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풍토가 꼭 조성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적어도 이런 사람은 절대로 뽑지 말아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첫째,돈으로 표를 사려는 사람은 절대로 뽑아선 안 된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보상을 받고자 하는 심리를 갖고 있다. 거액을 선거전에 투입한 후보가 당선된 뒤 갖가지 비리와 결탁,투자한 돈을 빼내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심리다. ○허무맹랑한 공약도 돈 많이 쓰는 후보가 당선되어 본전을 뽑으려고 할때 결과적으로 손해보는 사람은 그들을 뽑은 지역주민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금품의 몇십배 내지는 몇백배로 손해의 폭이 커진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둘째는 허황된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도 당연히 배척해야 한다. 공약은 성실성과 진설성에 바탕을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후보가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의 공약에 버금가는 공약을 했을때 그 사람의 진설성을 어떻게 믿어야 하는가 한번쯤 생각할 일이다. 9일 앞으로 다가온 광역선거를 앞두고 정당과 후보 모두의 공명선거 실천과 유권자들의 냉철한 선택의식을 기대해본다.
  • “우산 쓴채 운집” 유권자들 참여열기/광역표밭

    ◎공단지역 후보들,“공해추방” 한목소리/연예인 후보에 “사인받기” 어린이 물결/주지스님 후보,개사유행가 불러 폭소도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본격 합동유세가 열린 9일 각 유세장에는 비가 내리는데도 비교적 많은 청중이 모여 후보자들의 연설에 귀를 기울이는 등 뜨겁게 달아오른 선거 중반전의 열기를 반영했다. 이날 많은 비가 내린 경남·전남지역에서는 연설회가 대부분 연기됐으나 그밖의 지역은 예정대로 합동유세가 실시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장대비 속에서도 유권자들이 몰려 후보들의 공방전을 진지하게 하는 등 선거전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날 하오 마포 신석국교에서 열린 마포갑 제3선거구 합동연설회는 인기가수 이선희씨가 민자당 후보로 출마한 탓인지 궂은 날씨에도 불구,어린 학생팬까지 포함된 1천5백여 명의 청중이 모여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 특히 국회의원 유세에서도 보기 힘든 외신기자까지 취재경쟁에 나섰으며 민자·신민 후보간 「노래논쟁」 「나이논쟁」이 벌어져 이채. 5명의 후보중 4번째 연사로 나선 민자당의 이 후보는 신민당의 이남범 후보가 「노래하는 낭만을 즐기기엔 마포는 아직 할일이 많다」는 유인물을 돌린 데 대해 『노래 속에 서민의 슬픔·기쁨이 있으며 노래에서 번 돈을 이웃돕기에 써왔다』고 반박하자 청중들의 박수가 쏟아졌고 이 후보의 한마디 한마디에 일부 여성팬들은 환호와 울음이 범벅. 신민당의 이 후보는 호적등본 등을 제시하며 『민자당 이 후보의 생년월일은 67년 3월10일 생으로 피선거연령인 만 25세가 되지 못한다』고 주장. 이에 대해 민자당 이 후보측은 『원래 생년월일이 64년 11월1일인데 호적이 잘못 등재되어 있어 지난 5월31일자로 법원판결을 받아 정정했다』고 해명. 민주당의 박일석 후보는 깨끗하고 신선한 정치,무소속 오진근 후보는 정치공해·식수공해 등을 내세우며 한 표의 지지를 요청했으며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돼 옥중 출마한 무소속의 이장우 후보는 유세에 참가치 못해 부인이 소복을 입고 유세장을 돌며 지지를 호소. 한편 이날 유세장에는 가수 현철,탤런트 나한일씨 등이 나와 민자당 이 후보를 지원했으며 이 후보의 사인을 받으려는 꼬마팬들이 이리저리 몰려다녀 혼잡. ○…이날 하오 1시 서울 종로구 대신중고교 운동장에서 열린 종로1선거구 합동연설회는 8백여 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여당 후보의 지역개발공약과 야당 후보들의 정치공세가 전개되는 가운데 1시간30여 분 동안 진행. 유세장에는 민자당에서 이 지역 출신인 이종찬 의원과 안찬희 의원,김명윤 고문,신민당의 이우정 수석최고위원,박영록 최고위원,민주당의 이부영 부총재 등 중량급이 참석,자당 후보의 득표활동을 간접지원. 첫 번째 등단한 이성호 후보(민주)는 『이번 선거는 민주 대 독재,구정치 대 신정치의 대결』이라고 규정짓고 3당 합당을 공격한 뒤 『이영호 민자후보는 해바라기성 정치인』이라고 공격. 이어 등단한 박명수 후보(신민)는 『강경대군 사건 같은 일이 민주주의국가에서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느냐』고 공세를 편 뒤 『민자당의 횡포를 막기 위해서는 민자당을 지지해서는 안 된다』면서 『야당만이 없는 자의 편에 서서 일할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 세 번째로등단한 이영호 후보(민자)는 『시의회는 정치싸움을 하는 곳이 아니라 살림살이를 다루는 곳이므로 앞의 두 후보와 달리 나는 정치연설을 하지 않겠다』며 야측의 정치공세를 피한 뒤 『대학교수·장관 등의 경력을 바탕으로 지역발전에 봉사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출마의 변을 설명. 이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 청중 3분의2가 유세장을 떠난 가운데 마지막으로 등단한 한상필 후보(무소속)는 현재를 정치불신시대로 규정하고 당본위가 아닌 인물·능력 본위로 뽑아 달라며 지지를 호소. ○…이날 상오 11시 서울 구로구 가리봉2동 영일국교에서 열린 구로5선거구 합동연설회에는 비가 내리는 데도 1천5백여 명의 청중이 참석,우산을 받쳐든 채 후보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등 열띤 분위기. 이날 연설회에서는 구로공단이 위치한 지역특성을 의식한 듯 여야는 물론 무소속까지 모두 다섯 후보가 똑같이 근로자임대주책 건설,공해문제 해결 등을 공약으로 들고 나와 이채. 이날 연설회 도중 무소속 이현희 후보(30)의 선거원 20여 명은 교문 앞에서 노래와 무용을 해보이며 「노동자 후보」를 뽑아 달라고 부탁해 눈길. ○…이번 선거에서 가장 많은 8명의 후보자가 나온 서울 송파구 제2선거구의 합동연설회는 이날 하오 1시부터 잠실4동 잠실국민학교에서 3백여 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시작. 신도현 후보(33·무소속)는 자신이 해공 신익희 선생의 손자임을 내세워 『할아버지와 아버지 신하균 의원(3·5·6대 의원)의 뒤를 이어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면서 지지를 호소. 또 이재철 후보(39·무소속)는 『정치를 잘하면 우리 국민의 주소가 「행정도 편하군 이정도면 좋으리」가 되고 정치를 못 하면 「살기도 괴롭군 죽으면 편하리」가 된다』면서 행정경험이 많은 자신을 시의회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해 이채. ○…서울 동대문구 청량중학교에서 열린 동대문갑 2선거구 합동연설회에서 김두한 전 의원의 딸인 민주당의 김을동 후보(46)가 『잃어버린 국권을 찾아 만주를 떠돌던 할아버지 김좌진 장군과 한 시대의 영웅으로 불리던 아버지 김두환 의원의 화려했던 영예를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주기 위해 출마했다』면서 지지를 호소. 유세장에는 강부자씨(49·여),윤승원씨(34) 등 인기탤런트 10여 명이 나와 김 후보의 유세를 간접지원. ○…서울 가락동 가락국교에서 열린 송포7선거구 합동연설회는 주민 3백여 명이 참석,시종일관 후보자들의 연설을 경청하는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8 대 1)을 보이고 있는 이곳 유세장은 다른 곳과는 달리 후보자들 연설 중간중간 선거운동원 및 지지자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분위기를 고조시켜 치열한 유세전임을 다시 한 번 반영. 후보들은 대부분 정치색 짙은 발언보다는 가락시장 개발,교육환경시설 보완,환경오염 방지 등 지역개발성 공약을 중점적으로 제시하며 유권자들의 관심을 유도. 정당공천 후보 3명과 무소속 후보 5명이 나서 흡사 정당 후보 대 무소속 후보간의 경합장 같은 모습을 보인 이날 연설회에서 특히 무소속 후보들은 여야 정당을 맹공하며 「지역의 참일꾼」을 뽑아줄 것을 호소. 정광수 후보(무소속)는 『여야 정당이 그 동안 국민들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비판하며 『주민을무시하는 정당정치꾼들에게 주민들의 「분노」를 보여주자』고 주장했고 정대근 후보(무소속)는 여야 공천잡음을 집중거론하며 『기존정당의 하수인이 될 정치꾼을 뽑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 각 후보들은 이 지역의 최대 현안이 가락시장 문제라는 점을 십분 인식한 듯 모두 가락시장의 환경오염 문제와 해결책을 제시해 주목. 김경곤 후보(무소속)는 『가락시장을 패밀리아파트 후문 녹지로 이전하겠다』고 말했고 김선호 후보(민주)는 오염방지세를 받아 가락시장의 환경오염을 막겠다고 약속했으며 정치색 짙은 발언을 한 김상두 후보(신민)도 연설 말미에 가락시장 악취제거와 축협 도축장 이전을 공약으로 제시. 이날 유권자들은 후보자 가운데 민자당 후보와 신민당 후보의 연설내용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 한편 인근 용마사의 주지스님으로 눈길을 끈 무소속의 유용주 후보는 등단하자마자 자신을 「무공해 인간」임을 내세우며 현정치상황을 「개구리 행동 같은 난장판 정치」라고 빗댄 뒤 「썩어빠진 정치 난지도에 버리자」는 내용의 개사유행가를 부르는가 하면 오리발 그림을 펴보여 한때 지리했던 유세장에는 폭소가 터져나오기도. ○…정한주 전 노동부 장관이 민자당 공천을 받아 출마한 안산 제1선거구의 첫 합동연설회가 열린 9일 안산 본오국교에서는 굵은 빗발 속에서도 5백여 명의 청중들이 모여 후보자들의 연설을 경청하며 「입맛에 맞는」 말이 나올 때마다 환호하는 등 열띤 분위기. 첫번째로 등단한 정 후보는 『정관까지 한 경륜을 살려 지역사회에 봉사하겠다』며 『안산을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예술,산업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다짐. 두 번째로 나온 신민당 김대영 후보는 자신의 공약보다는 정 후보와 민자당에 대한 비난으로 연설시간을 거의 때운 뒤 공약은 정 후보와 다름없는 지역개발 등을 제시. 민주당의 청문회 스타 등을 소개하며 참신성을 역설한 안상호 후보에 이어 마지막으로 등단한 민중당 이정형 후보는 『서민을 위한,서민에 의한 정치가 바로 진보정치』라고 전제하고 『개발이익이 소수 특권층에 돌아가는 개발사업을 막겠다』는 등 서민들을 겨냥한 공약을 제시. ○…이날 상오 11시 강릉국교 운동장에서 열린 강릉 1선거구 합동연설회에서 첫번째 등단한 노승현 후보(44·무소속)는 연설을 하기 전 선전을 약속한다며 미리 준비한 2개의 꽃을 두 상대방 후보의 가슴에 달아주어 눈길을 끌기도. 노 후보는 『지자제가 무슨 정치꾼들 노름이냐,주민 위해 헌신짝같이 일해보자고 나선 판에 정당인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떠냐』고 옆자리의 정당후보들을 은근히 겨냥. 또 이훈 후보(46·민주)는 『견제세력 없는 훌륭한 정치 없듯이 지자제도 멋대로 자기 갈 길만을 가는 여당 소속 의원들을 감독 지휘하기 위해 나같은 사람이 꼭 의회에 나가야 한다』며 한 표를 부탁. 마지막으로 나온 김명기 후보(54·민자)는 『현재 영동지방에 강원도청 분점형태로 운영중인 강원도 동해출장소가 이 지방사람들의 여망에 맞지 않게 기구가 작으므로 의회에 나가서 출장소 기구를 대폭 개편,강원도 동도역할을 톡톡히 해내도록 하겠다』면서,『강릉 남대천을 옛모습대로 깨끗한 시냇물이 흐르게 하고 헐어빠진 시청사를 새로지어 영동지방 주민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겠다』고 장담. ○…장대비에도 불구,10시30분부터 청주시 내덕동 청주농고 운동장에서 열린 청주 제2선거구 합동연설회에서 세 번째로 등단한 전면 후보(민주)가 주머니에서 흰 봉투를 꺼내 청중들에게 들어보이며 『어제 우리 선거운동원이 여당측으로부터 수표봉투를 하나 받았습니다』고 주장. 전 후보로부터 공격의 표적이 된 안상렬 후보(민자)는 전 후보에 앞서 첫번째로 연설을 마쳐 이에 대한 공개적인 반론기회를 얻지 못하자 합동연설이 끝난 뒤 기자들과 유권자들에게 『수표를 건네주는 멍청한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민주당 전 후보의 주장을 일축. 이에 대해 청중들은 『선관위가 전 후보로부터 문제의 수표를 넘겨받아 추적,금품제공인지 흑색선전인지를 분명히 가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 ○…이날 이리중앙국교 강당에서 열린 이리시 제2선거구 첫 합동연설회에서 첫번째로 등단한 최갑선 후보(민중)는 『수서비리·페놀오염·강군 치사사건으로 현정권의 모순과 비리가 드러났고 지자제 공천과정에서는 보수야당의 부도덕성이 낱낱이 밝혀졌다』고 민자·신민 양당을 싸잡아 공격한 다음 기층민중과 함께 호흡하는 민중당 후보인 자신의 지시를 호소. 이어 등단한 김학준 후보(민자)는 『신민당으로 출마하려 했으나 공천받을 돈이 없어 민자당으로 나섰다』고 신민당의 공천관련 금품수수설을 공박.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소병기 후보(신민)는 신민계 후보들이 단골메뉴로 올리는 정부여당의 실정을 열거한 뒤 『도의원이 되면 이리시내 도로·주택 등 도시 기반시설과 복지시설을 확충,이리시를 전북에서 가장 앞서가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장담. ○…9일 하오 2시 김해군 진예면 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열린 김해군 제1선거구 합동연설회는 비 때문에 청중수가 기대에 못 미치자 3명의 후보 중 2명의 후보가 퇴장하거나 늦게 도착,민자당 김종한 후보의 개인 연설회장으로 돌변. 3명의 후보는 당초 진예중 운동장에서 개최키로 했던 합동연설회를 상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 때문에 진예면사무소 2층 회의실로 옮겨 가졌으나 청중수가 2백여 명에 불과하자 한 후보는 연설을 포기하고 퇴장했으며 또 다른 후보는 10분이나 늦게 도착해 민자당의 김 후보만 10여 분간 연설하고 합동연설회를 마치게 된 것.
  • 시민이 「그만하라」고 외친다(사설)

    드디어 시민이 맨몸으로 화염병 앞에 막아섰다. 「총리사형」으로 모자라 또 다시 가두시위를 하겠다고 나서는,도무지 가랠길이 없는 시위꾼 대학생들을 주민이 제지했다. 주로 「아주머니」들이 많았던 이들 주민은 맨몸이었다. 시너에 설탕가루까지 섞어서 사제 수류탄 같은 무기가 된 화염병을,수북수북 길거리에 쌓아놓고 무장폭도들처럼 거칠게 뛰쳐나오는 공포스런 학생시위 세력 앞에 이 맨몸의 아주머니들은 무슨 용기로 나섰겠는가. 그들이 시위학생에게 준 첫번째 요구는 『학생이면 학생답게 행동하라』였다고 한다. 시위로 지새우며 거리의 폭력배처럼 되어가는 시위학생들이 『학생답지 않다』는 것에 시민은 우선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은 또 말했다. 『주민들을 더 이상 불안하게 하지 말라』고. 학교주변의 주민들이 겪는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은 우리가 다 함께 알고 있는 일이다. 갓난아기가 있는 집은 이사를 가야 하고 그럴 형편이 못되면 당분간 피신이라도 해야 한다. 생업에 지장이 있는 것은 이루 말로 다할 수가 없다. 시민이 맨몸으로라도 화염병 앞에 서는 비장함을 실행한 것은 생존권 차원의 결의에 의한 것이다. 「민주화」가 목표이니 참아 달라는 운동권식 수사로 설득했지만 시민들은 듣지 않고,화염병 좀 제발 던지지 말고 『시위도 이제 그만 두라』고 단호하게 맞섰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제는 학생들도 알 때가 되었다. 시위하는 일이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설명하는 뜻이다. 마침내 이 시민을 향해 분별력없는 시위학생이 『…민자당에서 돈을 얼마나 먹고 동원되었느냐』고 폭언을 했다가 멱살까지 잡혔다고 한다. 마약보다 더 무서운 이념에 중독되어 고칠 수 없도록 비뚤어져버린 그 젊은이들의 성정에 분노가 폭발되어 취한 행동이었던 듯하다. 처음에는 몇 사람 안 되던 주민이 삽시간에 1백명 가까이 불어나서 『…돈먹었다』는 수모스런 말의 대목에서는 살벌하게 항의를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뒤집어 씌우면 시민은 주눅이 들 줄로 아는 것이 아직도 운동권의 시각인 모양이지만 시민의 의식수준은 그걸 훨씬 앞서가고 있다. 순진하고 정의감이 오염되지않은 젊은 학생을 일선에 세우고 여차직하면 핵심주류는 잠적해 버리는 것이 운동권의 시위포진이다. 그런 농간에 의해 앞줄에 선 젊은 시위학생들은 운동권의 소모품 병력이 된다. 그들은 자기들을 반대하는 시민은 모두가 「돈먹고」 동원된 취로사업 근로자 정도로 알고 있는 것 같다. 이 경직되고 편향된 성향이 그들 자신을 위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어쨌든 돈먹었다는 누명씌우기를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 성숙된 시민들에 의해 3백명 가량의 고대학생 가투가 학교 안으로 밀려갔다. 공권력으로 막자면 그 10배도 더 드는 병력으로 화염병과 최루탄으로 자욱해진 거리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을 것이다. 더늦기 전에 시위로 운동권의 입지를 반전시키려는 기도가 잘못임을 알아야 하다. 시위운동권 사람들은 「범시민」이란 말을 잘 쓴다. 바로 학생들이 밀려서 거꾸로 학교로 들어가게 했던 「시민」이야말로 범시민의 자격을 지닌 확실한 사람들이다. 그런 주민을 분노케 해 버려 시위도 무산되고 말았다. 앞으로 이런 분위기는 더욱 확산되어갈 것이다. 왜냐하면 시민의 현명함이 이미 그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학생다운 학생」으로 돌아가는 노력만이 스스로 되살아날 길이다. 다른 모든 시민도 고대 앞 주민과 행동을 같이 하여 시위는 이제 『그만하라!』고 말해야 할 때가 왔다.
  • “대세가름의 요충”…수도잡기 “전력투구”(6·20광역선거풍향:2)

    ◎서울/정책·인물대결로 중산층표 겨냥/여/바람몰이 작전 속 공약홍보 안간힘/야 「서울을 잡아라」­ 광역지방의회선거를 앞둔 여야 각 정당은 서울시의회에서 다수를 확보하는 것을 최대의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 호남권에서는 신민당이,수도권을 제외한 비호남지역에서는 민자당이 압승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수도권 특히 서울이야말로 광역선거 승패를 가름하는 대격전장이 되리라는 예상이다. 서울은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25%가 몰려 있는 데다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중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 의회가 여대가 되느냐 아니면 야대가 되느냐에 따라 14년 총선이나 차기 대권가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아직 선거공고 이전이고 유권자들 사이의 선거열기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도 여야 각 정당은 「수도권대책위원회」를 따로 설치,득표기반 다지기에 착수했다. 지난 29일 각 정당이 발표한 공천자들은 벌써부터 곳곳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실질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했으나 워낙 거대한 도시인 까닭인지 농촌지역처럼 금품수수 등 타락양상은 노골적으로 표출되지는 않고 있으나 과열에 따른 부작용이 앞으로 상당히 나타날 조짐이다. 서울시의회선거에서 민자당은 55%,신민당은 40%의 의석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신민당 내부적으로 35%의 의석을 차지하면 만족스럽다는 판단이다. 민주당도 42개 지구당별로 1명씩을 당선시켜 30% 정도의 의석을 확보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으나 목표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내부에서도 일고 있다. 서울 지역선거에서 여야의 승패를 가르는 최대 변수는 중산층 유권자의 향배. 선거열기가 아직 덜 달아오른 상황에서 중산층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불신이 널리 퍼져 있으나 막상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면 중산층의 안정희구 심리가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게 민자당측의 기대이다. 민자당은 중산층의 표 확보를 기반으로 영세민 등의 저변훑기에 나선다는 전략 아래 이번 선거를 정책대결,인물선택의 장으로 이끌어 기선을 잡고 우위를 확보한다는 계산이다. 특히 지하철·도시고속도로 추가건설등 교통문제와 서민주택마련,식수·쓰레기 등 환경문제 등 서울시민들이 반길 정책공약을 다수 내세워 득표기반을 넓힐 생각이다. 또한 야권에 비해 우월할 자금·조직력도 민자당의 강점이다. 반면 신민·민주당은 여권의 공안통치나 내각제개헌 기도 등을 주장하면서 정치문제를 적극 이슈화,「바람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야당들도 유권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서울의 중산층이 정치이슈보다는 실생활과 연관된 정책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을 인식,교통·환경·교육 등 정책제시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정부·여당의 정책홍보 수준에는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여야의 이같은 움직임 탓에 서울지역 광역선거가 기초 때보다는 훨씬 강한 정치바람을 타겠지만 전반적 분위기는 역시 동네 일꾼을 뽑는 정책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선거분위기 속에서는 후보자의 인물됨이 당락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각 정당은 그 동안 서울지역에 덕망있고 비중있는 인사를 공천하느라 고심했었다. 민자당은 중심부인 종로에 이영호 전 체육부 장관,김찬회 전 산림청장 등 거물급을 내세웠고 김윤구 전 서울시 재무국장(마포) 가수 이선희(〃) 최차혜 병원장(성동) 조정순 대한체육회 부회장(〃) 코미디언 허원(서초)씨 등 전직 공직자나 유명인들도 다수 출진시켰다. 신민당도 여당의 인물선거전에 적극 맞선다는 방침 아래 의사·교수·변호사·회계사 출신인사들을 서울지역에 집중 공천했으며 민주당은 서울대·연대 학생회장 출신의 젊은 후보 7명을 내세워 20대 유권자를 겨냥하고 있다. 일반적 관측처럼 중산층 여론의 향배가 여권에 유리하게 돌아간다면 아파트 밀집지역 등 비교적 생활환경이 좋은 선거구에서는 민자당의 선전이 예상된다. 반면 외곽 달동네 등 지방 출신 영세민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신민당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이를 지역별로 나눠보면 서울의 중심부와 강남은 여권 우세가 전망되며 강북 외곽지역과 강서지역에서는 여야후보들이 대회전이 예측된다. 민자당측 분석에 따르면 종로·용산·구로·영등포·강남·송파·강동·서초 등은 여권 우세로 분류되고 있다. 여권 후보가 불리하다고 관측되는 곳은 중랑·성북·마포·양천·관악 등이다. 이밖에 중구·성동·동대문·도봉·노원·은평·서대문·강서·동작 등은 여야 경합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양천구라 하더라도 중·대형 아파트 밀집지역인 양천갑 지역은 민자당 우세가 전망되고 있는 등 좀더 세밀하게 분석해 들어가면 구별로 우세·열세를 단순하게 분류키 어려운 점도 없지 않다. 또 선거운동 기간중 정치적 돌발변수가 생길 경우 서울지역이 가장 민감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섣불리 점치긴 어렵다. 그렇지만 본격 선거전 돌입직전인 현재로서는 민자당과 친여 무소속 후보가 전체 의석의 55∼60%선을 차지할 것이란 게 대체적 관측이며 신민당은 25∼30%,민주·민중당은 10% 내외의 의석을 얻게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 “경협 최우선”… 한·소 동반관계 굳히기

    ◎소 수뇌 첫 한반도 나들이의 의미/고르비,경제난 타개 위해 일·한 연쇄방문/양국,동북아 평화 주도적 역할 모색/남북 관계개선·통일여건 조성 기대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오는 19일 방한,노태우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양국 관계가 본격적인 협력관계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우리나라 방문은 역대 소련 대통령이 한 번도 북한을 방문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한을 방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소련 국내 여건상 당초 방한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어온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방한을 통보해온 것은 양국 협력과 함께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중요시하는 그들의 정책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제주도에서의 한소정상회담은 지난해 6월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정상회담과 지난해 12월14일 모스크바정상회담에 이어 세 번째로 역사적인 한소 수교 이후 양국 협력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은 걸프전 이후 한반도를비롯한 동북아 지역이 국제사회의 주요한 관심지역으로 등장했음을 의미한다고 여겨진다. 최근 소중·일소·일중 외무장관회담이 잇따라 열린 데 이어 오는 5월 강택민 중국 총서기가 소련을 방문하는 등 한반도 주변강국들은 부산한 나들이 외교를 펴고 있는 상황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이 갑작스럽게 성사된 것은 그들의 심각한 경제난 때문에 대한 경제협력 강화의 필요성이 시급한 데 따른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오는 16일 일본방문시 북방도서 반환을 전제로 2백80억달러의 경협자금 제공문제를 협의하는 것도 그들의 심각한 경제난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무엇이든지 잘 밝히지 않는 소련의 특유한 외교관행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본은 소련측이 아직도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구체적인 일본방문일정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애를 먹고 있으며 지난 2차례의 한소정상회담도 갑작스럽게 이뤄졌었다.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방문에 대한 답방형식으로 이뤄지는 이번 고르초프 대통령의 방한은 양국간에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정세,걸프전 이후의 국제정세,양국간 경제협력증진방안 등 전반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남북대화를 비롯한 남북 관계개선 방안과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안전협정 가입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또 우리의 유엔가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밝히는 한편 방일 결과를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KAL기 피격사건에 대한 소측의 새로운 정보제공도 기대된다. 소련측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으로 인한 북한의 반발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우선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을 국빈방문이 아닌 공식실무차원으로 했으며 회담장소를 서울이 아닌 제주도로 했다는 점이다. 또 제주도 체류시간도 3∼4시간밖에 안 돼 최초로 한국을 방문하는 소련 대통령으로서는 너무 짧은 방한이라는 아쉬움도 없지 않다. 그러나 최근 각국 정상들은 휴양지 등에서 만나 화기애애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회담을 갖는 추세이며 대부분 정상회담은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 정부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또 서울이 아닌 제주도를 택한 것도 의전행사 등으로 인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반발하겠지만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 개방과 개혁이라는 국제사회의 일반적 추세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말해 북한은 궁극적으로 남북고위급회담을 재개하는 등 개방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번 한소정상회담은 남북관계를 개선,통일여건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소 외교사에서 또 하나의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다. ◎세번째 대좌 성사 안팎/소서 9일 새벽 제의… 하룻만에 전격 수락/북한입장·짧은 일정등 감안,제주로 결정 ○…오는 19일 제주도에서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간의 3번째 한소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성사된 과정은 속을 잘 내비치지 않는 「북극곰」 소련외교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것. 지난해 12월 노 대통령이 소련방문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 초청을 한 이후 「오겠다」 「못 오겠다」는 뚜렷한 입장표명을 유보해왔던 소련측은 9일 새벽(모스크바시각 8일 저녁) 공로명 주소 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로가초프 외무차관을 통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일본방문을 마치고 귀로에 방한할 의사가 있음을 전달. 9일 상오 7시 주소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이 사실을 보고받은 외무부는 즉각 청와대로 이를 보고,「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의사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확인한 뒤 상오 10시 주소 한국대사관에 이를 전했고 공 대사는 즉각 소련 외무부에 이같은 결과를 통보. 당초 양국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확정 사실을 1∼2일 후 적절한 시기를 택해 발표하려 했으나 소련측은 이날 하오 8시20분쯤 양측이 9시쯤으로 발표를 앞당겼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우리측에 전해왔으며 이에 따라 밤 9시45분 이수정 청와대대변인이 긴급히 이를 발표하는 등 이날 하룻동안 한소 양국정부간 긴박한 「접촉」이 계속. 소련측은 발표시각을 앞당기자고 요청하면서 자국언론에 대한 보도통제가 어려운 것을 이유로 들어 최근 소련의 개방화 추세를 반영.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방한했던 로가초프 소련 외무차관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던 점을 감안할 때 소련측의 이번 결정은 상당히 전격적인 것이란 관측. 외무부는 이날 하오 5시쯤 미국,8시쯤 일본 등 우방국에도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사실을 통보. ○…한소정상회담의 개최장소가 서울이 아닌 제주도로 결정되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체한시간이 3∼4시간에 불과한 것은 소련 국내사정이 복잡해 그가 오래 한국에 머물 수 없기 때문으로 관측. 특히 양국간 전화협의를 통해 회담장소가 제주도로 결정된 것은 아직 소련과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북한을 의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서울을 회담장소로 할 경우 의전절차 등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점도 감안된 듯. 또 정상회담의 장소가 휴양지나 별장지로 되는 것은 최근의 세계적 추세로서부드러운 분위기에서 격의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청와대 당국자의 설명.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국빈방문(State Visit)이 아닌 공식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 성격이라고 외무부 관계자가 전언.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 발표와 관련,양국간 정상회담의 개최장소나 의제,공식수행원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발표의 「전격성」을 입증.
  • 여·야,「광역」선거 총력체제로

    ◎선거법개정 협상·「공천위」 구성등 준비착수/조직정비·공약개발에 주력/민자/재야연대·정치쟁점 모색/평민 여야는 기초의회선거가 끝남에 따라 오는 6월에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광역의회선거에 대비,기초의회선거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중심으로 지방의회선거법 개정협상에 착수하는 한편 조만간 공천심사위를 구성하는 등 광역의회선거체제로 돌입할 계획이다. 여야는 특히 정당공천이 가능한 광역의회선거는 선거의 승패가 명확하게 드러나게 될뿐만 아니라 14대 총선 및 차기대권경쟁에도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따라 광역의회선거에 앞서 정국주도권을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광역의회선거가 조기에 가열될 가능성도 있다. 민자당은 이와관련,27일 당무회의를 열어 이번 기초의회선거에서 호남지역을 제외한 전국에서 여권성향의 후보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것은 여권이 추진한 공명선거캠페인에 기인한 것이라는 판단아래 이같은 분위기를 광역의회선거까지 지속시키기로 했다. 민자당은 이와함께 광역의회선거에서는 정당간의 대결구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여권후보의 선거운동을 측면지원하기 위한 정책 및 공약개발을 4월 임시국회전까지 마무리짓기로 했다. 또 당지도부의 지방순회방문 등을 통해 기초의회선거에서 일부 나타난 여권의 분열 등 선거후유증을 최소화하는 한편 4월 임시국회에서 개혁 및 민생관련 법안의 제정·개정작업을 주도함으로써 광역의회선거에서의 쟁점해소에 주력키로 했다. ◎“준비부족·농번기 겹쳐/5월 실시 사실상 곤란”/민자당 당무회의 한편 그동안 5월 실시와 6월 실시로 여권일각에서 논란을 빚었던 광역의회선거 실시시기는 이날 민자당 당무회의에서 선거준비기간 및 농번기 등을 이유로 5월 실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림에 따라 6월초 실시가 확실시된다. 손주환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와관련,『선거준비에 40∼50일이 소요되므로 5월중순 이전에 광역의회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선거법개정을 논의할 4월 임시국회일정이 어떻게조정될지 확실치 않으나 그 결과에 따른 선거준비조정을 해야하기 때문에 5월중순 이전의 실시는 시기적으로 난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반해 평민당은 이날 총재단회의에서 이번 기초의회선거의 부진이유를 ▲여권의 기습선거 ▲정당참여배제 ▲투표율저조 및 지자제에 대한 인식부족 등으로 분석하고 지방의회선거법 협상에서 정당참여허용 등 정당차원의 선거운동 공간확보에 당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평민당은 이와함께 4월 임시국회에서 「수서사건」 「식수오염사건」 등 정치적 쟁점 부각을 통해 정국주도권을 회복하고 「신민주연합당」과의 통합과정에서 기초의회선거 결과가 부진한 서울 등 일부지구당의 조직책을 교체하는 등 당체제를 광역의회선거에 대비한 총력체제로 전환시키기로 했다.
  • 기초의회선거 결산과 정국 전망

    ◎“유례없는 공명”… 「풀뿌리민주」 토양 일구다/투표율 최고 경북… 여권 아성 입증/야 조직열세 뚜렷… 「바람정치」 퇴색/여,정국주도력 확보… 일부지방선 여소야대 예상 기초지방의회선거가 26일 실시됨으로써 풀뿌리 민주주의시대가 개막되었으며 기초선거이후의 정국전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기초의회선거가 가지는 의미중 가장 두드러진 대목은 공명선거풍토의 기틀이 마련되었다는 점이다. 야권으로부터 정부·여당이 「공안선거」를 실시함으로써 선거분위기가 크게 위축되었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우리의 역대 선거중 이번만큼 선거자금이 덜 풀리고 과열되지 않은 선거는 없었다는게 선관위 관계자들의 얘기다. 선거양상이 이같이 과열·혼탁으로 흐르지 않았던 것은 국민 모두가 공명선거를 강력히 희망했던 탓도 있었겠지만 보다 주된 이유는 정당공천배제와 정부의 강력한 공명의지 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여당은 지자제의 본격적 실시로 앞으로 20년간 모두 29회의 선거가 실시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할때 이번 기초선거가 돈안드는 「선거혁명」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결국 선거과정에서 괄목할 정도로 그 목표가 달성되었다고 평가된다. 반면 어떻게든 「정치바람」을 불어넣으려던 야당의 기도는 국민의 냉대 때문에 무산되었다고 볼수 있다. 선거분위기가 과열되지 않음에 따라 유권자의 관심도도 상대적으로 저하,전국 평균투표율이 55%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 13대 총선(75.8%)이나 대통령선거(89.2%) 때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수서사건 등 때문에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무관심이 반영된 탓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일 등 선진국에서도 지자제선거투표율은 50%를 밑돈다는 점을 감안할때 정치이슈가 약한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투표율이 다소 낮을 것이라는 분석은 제기됐었다. 오히려 투표율저하라는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진정한 공명풍토가 정착될 수 있다면 그것이 더 선진국형 선거형태로 나아가는 것이란 주장도 다수 제기되고 있다. 지난 50년대 실시된 지자제선거가 70∼90%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던 것과 달리 4·19혁명이후 민주적분위기속에 치러졌던 서울시장·도지사선거가 38.8%라는 극히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는 사실로 미루어 이번 투표율의 상대적인 의미를 찾을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과열되지 않으면서도 다수 유권자가 신성한 권리를 행사토록하는 제도적 방안은 계속 강구되어야할 것으로 생각되며 이를 위해 지자제선거를 마을축제로 승화시키는 것과 함께 무투표 당선지구도 되도록 줄여 주민들의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선거투표율을 지역별로 살펴볼때 우리선거 풍토에서 고질병인 「도저농고」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 등 대도시의 투표율이 40%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 농촌지역은 70%에 육박하는 투표율을 보인 것은 도시지역에서는 문중·씨족 등 소위 「이웃의식」이 약하며 농촌에 비해 지방정책이슈가 크지 않았다는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대구의 투표율이 44.5%로 서울(42.3%) 다음으로 최저 참여율을 나타낸 것은 최근 사회문제가 된 낙동강 식수오염사태의 영향을 받았다는 관측이지만 친여 후보일색인 경북은 투표율이70.3%로 전국 시·도중 최고를 기록,식수파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권의 아성임을 보여줬다. 평민당의 주 근거지인 광주는 50.8%로 대도시중 가장 투표율이 높았으나 전남(69.4%) 전북(65%)은 농촌지역 평균수준에 머물렀다. 그밖의 특이사항으로는 경기지역의 투표율이 52.2%에 불과,이 지역이 점차 도시화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투표율도 중요하지만 정치권에서의 주된 관심사는 역시 선거결과에 따른 각 정당의 이해득실이다. 개표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당선분포도 입후보비율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입후보자중 40% 이상이 민자당 당적을 표방했고 무소솟 40%중 절반이상이 친여로 분류돼 여권성향인사가 60% 넘게 출마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당선비율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전국적 관점에서 볼때 일단 민자당의 승리라고 판단된다. 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조직의 열세를 절감해야 했으며 지자제가 실시되는 한 「바람정치」에 의존키는 어려우리라는 관측이다. 이에 반해 민자당은 여권불모지인 호남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많은 교두보를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광역선거 및 총선에서 이 지역진출을 노려볼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전까지 모든 행정조직이 여권의 완전장악하에 있었던 것과는 달리 이제 호남과 서울 일부지역에서는 여소야대의 지방의회가 생겨 기초행정부터 야당의 강력한 견제를 받게 되었다는 관점에서 모든 상황이 전부 여권에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여하튼 이번 기초선거가 정치권에 남긴 과제는 크게 3갈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기초선거에서 실질적 정당공천권행사나 후보조정 등 불합리한 정당개입,후보들의 담합사퇴나 유세취소 등 주민자치를 저해하는 일들을 방지키 위한 선거법 개정을 서두르는 일이다. 정당이 대규모 집회를 가져 선거분위기를 혼탁케 하는 것도 지양되어야 하겠지만 유권자가 후보자를 충분히 평가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되는 방향으로 선거법이 개정되어야 하며 선거운동기간도 적절히 축소되어야 한다는 소리도 높다. 둘째는 이번 기초선거결과를 광역의회선거나 총선승리로 연결지으려 하지말고공명선거분위기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즉 선거결과를 당리당략에 이용치 말고 이번 선거를 계기로 진정한 선거혁명을 이루겠다는 각오로 정당공천이 허용된 광역선거에서도 기초선거이상의 공명풍토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셋째는 30년만에 재개막된 지방자치시대를 계기로 지방분권화는 물론 중앙정치도 탈권위주의방향으로 개선되도록 여야 정치인이 중지를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 「페놀소동」 재발 막는 길은 어디에(식수원오염:6·끝)

    ◎모두가 오염공범… 안버려야 물이 산다/생활쓰레기 선진국의 2배… 공해예방 주력해야/기업,“환경비용 아끼려다 더 손해본다” 인식을/민·관합동감시기구 설치… 생존권 보호차원서 처벌도 현실화를 ○전문가 좌담 낙동강 식수원의 페놀오염사건은 우리사회에 엄청난 충격과 함께 환경오염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경제성장정책에 밀려 그동안 너무 소홀히 취급당했던 환경보호운동이 곳곳에서 열화같이 일어나고 있고 정부 또한 수질보전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등 수급에 골몰하고 있다. 이제는 「환경보전 없이는 국가발전도 국민번영도 꾀할 수 없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돼가고 있다. 환경문제전문가 세분의 의견을 들어봤다. ○참석자 김원만(한양대교수·도시공학 한국수질보전학회장) 박창근(한국환경보호협의회장 환경교육회위원장) 한상욱(환경처조정평가실장) ▲박창근=우리나라의 환경오염문제는 인체의 병에 비유하자면 중증을 넘어선 상태이다. 누구라 할것 없이 그 심각성을 개탄하고 있지만 너무 늦은 감이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다. 「생명의 근원」이라는 물이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대 강에서는 이미 음용수의 최하기준인 3급수 이하로 떨어져 있다. 우리가 살아있는 한 잠시도 마시지 않고는 못배기는 공기 또한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 등 대도시에서는 인체에 해로울 정도로 오염돼 있다. 최소한의 생존수단인 물과 공기가 오염돼 오히려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째서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근본적인 문제부터 짚어보자. ▲한상욱=환경오염은 도시화와 산업화,과학기술발전의 부산물이라 할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60년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고 70년대엔 경제성장일변도였으며 80년대는 현대화에 주력하느라 환경문제를 미리미리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80년대 들어 환경청이 신설되고 지난해 환경처로 승격했다. 그전까지만해도 환경행정은 사후 규제쪽에 치우치고 사전예방에는 미흡했던게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파행적인 산업화과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생활쓰레기 문제이다. 미국·일본 등 최고 수준이산업국가도 한사람앞 하루 생활쓰레기가 1㎏ 수준인데 우리나라는 2.2㎏으로 세계에서 제일 많은 것이다. 이처럼 환경오염물질의 배출량이 많은데 비해 오염방지대책이 부족해 전반적인 환경오염문제를 불러 일으켰다. ▲김원만=기업이 환경개선을 위해 마땅히 써야 할 비용을 될수 있으면 적게 쓰려하는 풍토가 큰 문제이다. 선진국에서는 오염방지시설에 드는 비용을 가장 우선적으로 투자해야 할 비용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의 경우 가장 먼저 절약해야 할 비용으로 여기는 듯하다. 이런 잘못된 사고방식을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 그렇지않다가는 두산산업의 경우에서 보듯 「언젠가는 큰코 다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와 국민 모두가 의식의 대전환을 이루어야 한다. ▲박=우리나라는 지난 89년부터 3년동안 해마다 엄청난 식수파동을 겪어왔다. 지난 3년이 아니라 앞으로도 얼마나 더 먹는 물로 위협을 느껴야 할지 걱정이다. 근본적인 대책이 서지 않는한 식수파동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정치적원인도 있고 기업의 윤리의식부재에 기인하기도 하며 국민의 감시능력부족 탓이기도 하다. ▲한=식수문제는 원수와 정수과정의 측면에서 살펴봐야 한다. 우선 식수의 원료인 지표수나 하천수 자체가 이미 오염된 상태로 정수장에 모아지는 것이 큰 문제다. 생활하수·공업하수·축산폐수 등이 오염의 주범이다. 또 식수라는 제품을 만드는 정수장의 시설도 너무 낙후되어 있다. 원수의 오염상태에 따라 정수장에서 적절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우리의 재래식 정수시설로는 이 대응력이 턱없이 모자란다. ▲김=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이나 인구밀도에 비해 곳곳에 비교적 큰 강이 있어 어찌 보면 상당한 혜택을 받고 있다. 물의 질에 있어서는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양의 문제는 별탈이 없었다. 그러나 멀지않아 양자체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물의 한사람앞 사용량이나 총량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을 뿐더러 오염속도도 가속되고 있어 앞으로는 깨끗한 물을 찾아 자꾸 상류쪽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서울 노량진에 있던 수도권 상수원이 현재는 경기도 팔당까지 거슬러 올라갔지만 팔당호도 이미 위험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곧 더 위쪽으로 다시 거슬러 올라갈게 뻔한 이치이다. 그러나 상류쪽은 유역이 좁고 수량이 적기때문에 곧 우리나라도 물의 절대량이 모자라는 사태에 직면할 것이다. 상류쪽에 더 많은 저수지를 만든다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정체된 물은 언제 어디서나 부영양화의 숙명을 안고 있기 때문에 물갈이를 자주해야 하는데 상류쪽 좁은 유역의 저수지는 절대량의 부족으로 물갈이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점을 고려하면 좀더 장기적인 안목의 범국가적 대책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쉽게 알수 있다. 이제는 질위주의 물관리체제에서 질량총체관리체제로 서둘러 바꾸어야 한다. ▲박=낙동강 페놀오염사건을 계기로 수질관리책임과 권한이 너무 흩어져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됐을 것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하수처리나 수질·음료수관리까지 환경처가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실제로 환경처가 권한과 책임을 갖고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환경처에 제도적인 뒷받침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이같은 사고는 앞으로도 계속 되풀이될 것이다. 환경처를 「부」로 격상시켜야 함은 물론 유럽국가들처럼 「부」 이상의 지위도 주어야 한다. 최근 환경운동단체들 사이에서는 경제기획원 못지않은 기능을 갖춘 「환경원」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다. 현재의 행정조직이 허술한 것 못지않게 행정법규도 지나치게 미흡하다. 기업들이 폐수처리장 하나 설치하는데 몇억,몇십억원의 돈이 드는데 「40만∼3백만원이 벌금」이나 「10일 이내의 조업정지」 등에 무서워할것 같은가. 기업이 자발적으로 공해방지시설을 갖춰 제대로 가동하게 하는 방법은 「처벌의 현실화」밖에 도리가 없다. 단적으로 중대한 해악을 끼친 공해사범에 대해서는 「살인유발죄」의 개념을 도입,적용해야 한다. 최고 사형에 처하는 나라도 있다. 또 벌금도 「얼마 이내」의 개념에서 「해당기업 총자산의 몇% 이내」 개념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한=낙동강 페놀오염사고는 점검관리와 시설의 문제로 증폭됐다. 정보교환에 의한공조체제와 이산화염소나 활성탄처리시설만 갖추어졌더라도 쉽게 수습될 수 있는 사건이었다. ▲김=이번의 경우는 현장사람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서도 환경처나 수자원공사 등과 협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처리했다는 것이 치명적이었다. ▲박=두산전자측이 환경오염문제에 대한 의식이 제대로 있었다면 소각기가 고장났을 때나 페놀처리파이프가 파열됐을 때 환경처에 알아서 「자수」해서 특별관리를 요청했어야 마땅하다. 당국도 「시민제보」에 의해 상황파악을 한 직후 역학적·기술적으로 대응했어야 하나 이 과정을 무시했다. 한마디로 이번 사건은 기업의 의식부재와 당국의 안이한 자세가 빚은 인재이다. 낙동강 페놀오염사고는 그 특이한 악취때문에 일찍 발견됐던 것이 그래도 천만다행이다. 지난 50년대에 발생해 지금까지도 후유증을 앓고 있는 일본의 미나마타병(수은중독)을 생각하면 아찔해진다. ▲한=식수오염사고가 해마다 터지는데 이제는 정부·기업·국민 모두 의식의 대전환을 이루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환경오염의 가해자요 피해자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실천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김=정부는 인구·산업·국토개발 등 모든 정책을 환경문제와 결부시켜 수립하고 수행해야 한다. 수질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4대강을 특별관리 하는 것과 전국 모든 공단의 폐수최종처리시설을 정부가 직접 운영관리하는 것이다. 오염물질배출부과금을 받아 전문가가 전문적으로 폐수관리를 하면 된다. ▲박=정부의 환경정책은 모든 정책에 우선되어야 한다. 기업 역시 환경파괴는 곧 생산비상승과 경쟁력약화로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은 공업용수를 그대로 쓰지만 언젠가는 공업용수를 반드시 사전처리 해야만 쓸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다. 국민 역시 『나 스스로는 환경보전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를 생각하며 환경감시자 역할을 제대로 하고 환경보전을 생활화해야 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의 환경점수를 「F학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빨리 손쓰면 점수를 만회할 여지는 있다. 얼마 안가 「국가발전=환경보전」이라는 등식을 쉽게 이해할때가 올 것이다. 과거에는 국토·인구·자원·국부 등이 국력이 척도가 됐으나 앞으로는 환경조건이 국력의 척도가 될 것이다. 1천만의 인구를 식수공포에 떨게한 낙동강 페놀오염사건은 「준비상사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경의 파괴는 자칫하면 사회혼란과 국가기강의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 이 시대에는 환경보전이 국가존립기반의 으뜸이다. 환경이 좋아야 사람들에게 여유가 생기고 여유가 있어야 질서가 유지되며 질서가 있어야 국가가 발전한다는 논리는 너무나도 자명하다. 국가정책은 곧 환경정책이다.
  • 「죽음의 물」한해 200억t 토해낸다/산업폐기물·폐수 실태와문제점

    ◎유해쓰레기도 연간 2천만 t씩/눈앞 이익 급급… 눈가림처리 예사 낙동강 식수원오염 사건은 페놀이라는 산업폐기물로 일어났다. 마땅히 소각로에서 태워 버렸어야할 이 폐기물이 산업폐수로 낙동강에 흘려들어 식수를 오염시킴으로써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폐기물을 비밀배출구로 몰래 강으로 흘려보낸 두산전자는 폐기물 처리에 드는 비용을 아끼려다 그 몇백배의 손해배상을 해야할 처리에 놓이고 기업자체의 기반이 흔들리는 위기를 맞고 있다. 산업폐기물·산업폐수의 불법처리가 해당 산업체에는 물론 주변사람들에게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환경처가 최근 발간한 「환경백서」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이 쏟아내는 산업폐수는 연간 2백억t이 넘고 산업폐기물도 2천여만t에 이르고 있다. 정부에서는 인체에 치명적인 이같은 유해 물질이 마구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질환경보전법·유해화학물질관리법 등 환경관리법규로 그 처리과정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으나 기업들은 막대한 경비가 드는 오염방지시설과비싼 처리비용 때문에 아예 벌금을 물 생각으로 버젓이 불법처리하거나 오염방지시설을 해놓고도 단속때만 눈가림으로 가동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때문에 업자들의 불법행위와 당국의 단속활동이 끊임없이 숨바꼭질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다. 불법처리의 수법또한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단속반원들을 골탕먹이기 일쑤이다. 산업폐수의 경우 ▲한낮에 단속반의 눈을 피해 곧바로 흘려보내거나 ▲한밤에 동력기를 이용해 호스로 뽑아버린뒤 이 장비들을 숨기고 ▲땅속에 비밀관을 묻고 묻고 그 조절장치 또한 눈에 띄지 않게 만들어 수시로 방류하는 수법 등이 흔하다. 폐기물의 경우는 그 처리비용이 일반산업용이 1t에 2만∼3만원,유해산업폐기물은 20만∼30만원씩이나 들기 때문에 경비를 줄이기 위해 ▲무허가처리업자에게 넘겨 책임을 전가하거나 ▲논·밭·도로변·야산 등에 몰래 내다버리며 ▲한밤에 트럭에 싣고 달리면서 길위에 조금씩 흘려 버리는 등의 악랄한 수법을 쓰고 있다. ▷산업폐수◁ 우리나라의 산업폐수 배출량은 89년의 경우하루평균 6백50만t으로 4년전인 85년의 3백10만t보다 배로 늘어나는 등 연평균 20% 이상의 급격한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배출업소도 85년 7천3백여곳에서 89년에는 1만1천2백여곳으로 50%나 늘어났다. 하루 3천t 이상을 배출하는 1종업소만해도 1백68곳이며 1천t 이상 배출하는 2종업소가 2백51곳,5백t 이상을 배출하는 3종업소가 3백12곳,나머지 4,5종의 소규모업소는 1만여곳이나 된다. 이 가운데 1종업소가 하루 5백70만t의 폐수를 쏟아내 전체의 88.2%를 차지하는 등 대기업들인 1∼3종 업소가 전체배출량의 95.8%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하천오염의 주범이 역시 재벌급의 대기업들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수계별로는 한강수계에 전체의 26.7%인 2천9백90곳이 있으며 낙동강 2천5백42곳(22.7%),금강 7백42곳(6.6%),영산강 3백1곳(2.7%) 등으로 나타나 절반가량의 공해배출업소가 한강과 낙동강 수계에 몰려있다. 업종별로는 육상운수 및 운수장비 시설이 33.7%인 3천7백71곳이고 조립금속 1천4백12곳(12.6%),식료품제조 1천4백11곳(12.6%),비금속광물 7백12곳(6.5%),섬유제조 7백18곳(6.4%) 등이다. ▷산업폐기물◁ 납·수은 등 특정유해산업폐기물과 폐유류·폐합성수지류·폐산 및 폐알칼리·일반산업유기물질·일반산업 무기물질 등으로 분류되는 산업폐기물은 지난 89년 하루평균 5만7천t이나 돼 일반폐기물인 생활쓰레기를 포함한 전체 폐기물 13만5천t의 42%를 차지했다. 산업폐기물은 지난 85년 3만4천t에서 86년엔 3만7천t,87년에 4만3백t,88년에 5만1천t 등으로 해마다 10% 가량씩 늘어났다. 89년의 산업폐기물은 비교적 환경오염에 영향이 적은 일반산업폐기물이 5만5천t이다. 그러나 전체의 4%에 불과한 특정유해산업 폐기물이 자연환경을 해치는데는 더욱 큰 위협이 되고있다. 산업폐기물의 배출업소는 84년 8천7백56곳에서 86년 1만1천6백곳으로 늘었다가 89년에는 9천8백22곳으로 줄어들었으나 한 업소의 평균배출량은 84년 하루 3.6t에서 89년 5.9t으로 크게 늘어났다. 특히 인체와 생태계에 치명적인 납·카드뮴·수은·시안·크롬 등 중금속을 함유한 특정유해산업폐기물은 하루 발생량이 85년 50t에서 87년 1백t,89년 1백62t 등으로 연평균 20% 이상 늘어나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자동차가 급증하면서 폐윤활유의 처리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폐윤활유는 85년 연간발생량이 9만7천㎘였으나 88년 15만8천㎘로 연간 13% 정도의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7월 윤활유 수입자유화조치 이후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재생처리는 커녕 전국 7만곳의 세차장·자동차정비공장 등에서 몰래 버려지고 있어 폐윤활유에 의한 하천과 토양 등의 생태계 파괴현상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는 방법은 매립·소각 또는 재활용이 있으며 89년에는 전체의 53.9%인 3만1천t이 재활용되고 29.4%인 1만7천t이 매립됐으며 3.3%인 1천9백t은 소각,나머지 7.9%인 4천5백t은 가보관상태에 있다.
  • 「기초선거」 이틀 앞으로… 여야움직임

    ◎「식수오염파동」 주시속 막판 표단속/「공명」 의식,“말썽소지 일체없게” 엄명/민자/김 총재 호남행… 황색바람 재연 모색/평민 시·군·구 의회선거 투표일을 이틀 앞두고 서울과 호남지역 공략을 위한 여야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여야 모두 서울에서의 선거결과가 광역선거 등 기초선거 이후의 정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이 지역에서 유권자열기와 상관없이 여야정당의 대회전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평민당의 아성인 호남에서는 민자당출신 후보가 의외로 선전,평민당측을 긴장케 하고 있다. ○…민자당은 선거초반전 여성 후보의 다수 출마로 우세했던 분위기가 낙동강 페놀오염사건 등으로 다소 영향을 받긴 했으나 서울을 제외한 중부권과 영남지역은 아직도 압승이 보장될 것으로 분석. 그러나 서울의 몇개 구와 호남지역은 김대중총재의 순회방문 등에 힘입은 평민당출신 후보들이 앞서 나가는 양상을 나타내자 『전국적으로 친여후보가 우세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엄살작전」을 펴며 마지막 득표관리에 부심. 김윤환총장도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 22개 구중 5∼6개에서는 여야출신이 우세하고 2∼3개에서는 여야백중세』라는 자체분석결과를 소개하면서 여권후보에 대한 지지를 간접 호소. 민자당은 선거 막바지까지 중앙당 개입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공명선거기조를 유지한다는 기본입장아래 여권 후보가 돈봉투살포 등 향응제공을 하지 말도록 각 지구당에 「엄명」을 내리는 한편 야권의 불법적 정당개입을 강력히 비난. 민자당은 김대중 평민당총재의 기자회견이나 지역순회방문이 불법적인 것임을 적극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나 야당에 대한 「동정표」 발생을 막기 위해 직접 고발은 지양하고 선관위측에 그 처리를 맡긴다는 입장. 민자당은 공식적 선거지원 활동은 자제한다는 원칙하에서도 내부적으로 지역에 다른 3개 득표전략을 마련. 서울지역에서는 여야가 상당한 정도로 백중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구의회가 여소야대로 될 경우 구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홍보논리를 전개중. 호남지역에서는 평민당의 적극 공세에 정면승부로 나서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판단,잠행득표전을 계속하면서 「전북홀로서기」 유도 등으로 적어도 전북지역에서만은 여대야소를 만들어 보겠다는 목표. 이밖에 영남과 경기·충청·강원권에서는 투표율 제고노력을 통해 기존의 우세분위기를 다져나간다는 계획. ○…평민당은 자당지지후보의 등록부진으로 전국적인 의석수와 득표수를 기준으로 한 선거승패문제를 이미 판가름 났다는 판단을 하고 있으나 전국선거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지역에서만은 한바탕 승부를 가려보겠다는 전략. 평민당은 서울지역 22개구 4백94개 선거구에서 의원정수 7백78명 가운데 3백97명의 당적보유자를 내부공천해 전체가 당선된다면 의원정수의 51%를 차지한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볼때 과반수 확보는 불가능한 상황. 그러나 당선율에서만이라도 여당후보를 앞지를 경우 「사실상의 승리」라는 주장아래 이 결과를 대여공세를 호재로 활용하면서 그 여세를 광역의회선거로까지 몰고가겠다는 계산. 이를 위해 김대중총재가 이미 서울지역지구당을 순회하면서 측면지원활동을 벌이는 것 외에 여성표를 겨냥해 김총재의 부인 김희호여사까지 나서도록 하는 등 가용인원을 총동원해 서울지역을 집중공략하겠다는 태세. 서울지역에 있어 평민당의 목표는 22개 구의회 가운데 10개 이상을 여소야대의 구도로 장악하겠다는 것. 이미 관악·양천·성동·중랑·영등포·구로·도봉구 등 7개구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고 강서·은평·마포구 등지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자체분석을 통해 의원정수를 기준으로 40% 이상의 당선율은 무난한다는 주장. 평민당의 표밭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지역에 있어서는 80%선 이상의 의석점유를 장담하고 있지만 민자당의 「정당배제」 전략이 주효하고 있는데다 상당수 비평민당계 후보들이 친평민당을 표방한데 따른 유권자들의 혼란으로 낙관만은 할 수 없다는 설명. 그러나 김총재가 24일 광주·전주를 방문해 당원단합대회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막바지 「황색바람」을 통한 압승을 기대. 이밖에 의원정수에 대비해 각각 21.5%,34.2%의 등록률을 보인 인천·경기지역에서도최소한 10% 이상을 당선시킨다는 전략이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광역의회선거에서나 기대해 보겠다는 「속수무책」 상태. 다만 낙동강 오염사건에 다른 반사이익으로 영남지역에 있어 최소한의 지지기반을 마련해 보겠다는 입장.
  • 두산/물로 크고 물로 위기에/「페놀방류」 계기로본 90여년 그룹사

    ◎포목상서 출발… 3대 걸쳐 23개사로/식음료품이 전체매출액의 50% 차지/코카콜라등 외국상표 많아 「로열티 장사」 별명 두산그룹(회장 박용곤)이 창업 1세기를 몇년 앞두고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2조9천억원을 기록한 대재벌이 매출규모 8백25억원에 불과한 두산전자라는 「덫」에 걸려 그룹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두산의 기업사는 1896년 현회장의 조부인 박승직씨가 서울 종로4가에서 포목점인 「박승직상점」을 연 것에서 출발한다. 당시 이 상점은 포목을 비롯,목면·식량·마포 등을 취급했는데 국내 최초의 제조화장품인 「박가분」이 큰 인기를 끌면서 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박승직씨는 1905년에 「광장주식회사」를 설립하는 등 뛰어난 사업수완을 발휘했다. 두산이 오늘날의 재벌형태를 갖춘 것은 2대인 박두병회장 때부터이다. 2대 박회장은 동양맥주를 주력기업으로 키우는 한편 60∼70년대의 경제성장기에 식품·기계·유지·전자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나갔다. 3대째인 현 박용곤회장의 두산그룹은매출액 기준으로 재계순위 12위를 차지하는 대재벌을 형성했다. 현재 그룹의 규모는 계열사 23개,투자회사 5개에 이른다. 그룹의 사업분야에는 건설·기계 등 생산재분야도 포함돼 있지만 주력업종은 역시 식·음료사업이다. OB맥주를 생산하는 동양맥주,양주 및 기타주류 제조업체인 오비씨그램·㈜백화,코카콜라 등 청량음료업체인 두산식품을 비롯,두산농산·두산유업·두산곡산·한국네슬레 등이 모두 이에 속한다. 이들 식·음료품의 매출액이 그룹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에 달해 두산그룹은 「먹고 마시는」 것으로 돈을 번 재벌이라는 평도 듣고 있다. 유리병을 만드는 두산유리나 음료용 캔생산업체인 두산제관도 식·음료사업을 뒷받침하는 기업이라고 할수 있다. 이밖에 주요기업으로는 건설회사인 동산토건·동현건설,광고대행사인 ㈜오리콤,두산기계,무역업체인 두산산업 등이 꼽힌다. 이번에 페놀유출사고를 일으킨 두산전자는 매출액에 있어 그룹 총매출의 3.3% 수준이며 순위로는 14위이다. 재계에서는 두산그룹의 특징으로 외국상표를 많이 도입하고 있는 점을 들기도 한다. 코카콜라·켄터키프라이드치킨이 대표적인 경우이며 맥주의 버드와이저·레벤브로이,위스키인 패스포트·썸씽스페셜,커피의 네슬레 등이 그 예이다. 재계 일부에서는 두산이 높은 로열티를 주고 외국의 유명브랜드를 도입,손쉽게 장사하고 있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먹고 마시는」 사업도 어파치 누군가가 할 일이며 두산이 식·음료사업에 진출하면서 내수면 개발 등 농수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어쨌든 식·음료사업을 주로 하는 대그룹에서 식수오염사고를 일으킨데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이번 사고를 계기로 재계는 스스로 공해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하며 이에 대한 국민과 당국의 감시도 더욱 철저해져야 한다는 것이 국민적 합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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