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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섭의 산으路] 남양주 축령산

    [조용섭의 산으路] 남양주 축령산

    요즘 산자락엔 생명의 기운이 넘쳐난다. 좁고 마른 바위 틈에 자리잡은 노랑제비꽃도, 단단하게 다져진 산길 한가운데 뿌리 내린 양지꽃의 모습도 눈부시기만 하다. 자르르 윤기나는 이파리의 푸른 나무 숲을 만나는 것은 또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이냐. 지금이야말로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봄산행에 나설 때다.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와 가평군 상면 행현리에 걸쳐있는 축령산(886m). 잣나무 숲으로 이름난 이 곳은 자연휴양림이 잘 조성돼 있고, 산림욕을 겸한 짧은 산행이나 서리산(832m)을 잇는 능선 산행 등의 코스도 다양하게 갖춰져 있어 가족산행에 안성맞춤이다. 산길은 휴양림 제1주차장 쪽에서 올라 수리바위→남이바위→축령산→절고개→서리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원점회귀 코스로 잡았다. 코스는 식수 구할 곳이 마땅치 않으므로 출발전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 산길 초반에 만나게 되는 암벽 약수는 겨우 목을 축일 정도로 수량이 적다. 수리바위 능선 직전의 오름길이 조금 가파르지만 산길은 대체적으로 너르고 편안하게 잘 나 있다. 수리바위까지는 산행시작 후 50여분 소요된다. 가끔씩 바위지대가 나타나나 고정 로프 등이 있어 그리 힘들이지 않고 갈 수 있다. 하지만 아득한 벼랑을 이루는 남이바위에 서면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아찔하다. 수리바위에서 약 50분 소요. 진행방향 왼쪽 멀리 솟아있는 봉우리가 정상이다. 칼날처럼 솟은 짧은 암릉을 지나다보면 2시 방향 산자락 아래 짙은 초록숲이 보인다. 가평 행현리의 ‘축령 백림’이다. 태극기가 휘날리는 정상에는 돌탑(케른)과 삼각점, 그리고 각 방향으로 조망 안내판이 있다. 한북정맥의 산이자, 경기 오악 중의 하나인 운악산의 수려한 모습이 가깝고, 그 우측 먼 뒤로는 명지산도 시야에 들어 온다. 남이바위에서 20분 걸린다. 정상에서 절고개 방향으로 내려서는 길은 꽤 가파르다.30여분 내려서면 길이 네 갈래로 갈라지는 절고개에 닿는다. 왼쪽 절골로 내려서며 곧장 하산할 수도 있고, 오른쪽은 잣나무 숲이 있는 행현리로 내려서는 길이다. 서리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꽤 너른 임도가 나 있으나 아직은 부드러운 흙길이라 온갖 이름모를 풀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다. 오른쪽 산자락에는 울창한 잣나무 숲이 들어서 있다. 작은 돌탑과 이정표가 있는 서리산 정상에서의 조망도 아주 좋다. 절고개에서 약 50분 소요. 정상에서 350m 지점의 산자락에는 온통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철쭉화원으로 잘 알려진 ‘철쭉동산’이다. 아직 만발하지는 않았다. 화채봉 갈림길을 지나면서부터는 급경사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주차장 갈림길 이정표가 나올 즈음이면 계곡의(절골) 물흐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시원한 숲길을 내려서서 휴양림 관리사무소 옆 다리를 건너며 산행을 마친다. 서리산에서 1시간 걸린다. 구리시~46번 국도~화도읍(마석·좌회전)~수동면 방향~362번 지방도~외방리~휴양림. 청량리역에서 마석행 버스로 이동, 마석에서 외방행(축령산행) 갈아탐.(하루 10회 운행. 첫차 06:30, 막차 21:20) 축령산→마석:첫차 07:00, 막차 21:50 축령산휴양림 입장료 1000원, 주차료 3000원, 문의 (031-592-0681,www.chukryong.net). 남양주시 문화관광과(031-590-2474).
  • [재계 인사이드] 베일벗은 신동빈 롯데부회장 지분

    [재계 인사이드] 베일벗은 신동빈 롯데부회장 지분

    ‘롯데 비상장 계열사의 등기이사 10관왕,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 수는 11개사’ 그동안 베일에 가려있던 신동빈 롯데 부회장의 비상장 계열사의 보유 지분과 등기 임원 현황이 드러났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달 19일부터 29일까지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롯데알미늄 등 비상장된 24개 계열사에 대한 최대주주 현황 등 소유지배구조를 공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그룹은 36개 계열사 가운데 공개된 기업은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 5개사에 불과할 정도로 비상장 계열사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 때문에 그동안 오너가(家)의 소유지배력이 어느 정도인지 관심을 끌었다. 신 부회장은 우선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롯데쇼핑 지분 21.19%(423만 7627주)를 보유해 최대주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격호 회장(1.77%)보다 12배 가량 더 많은지분이다. 또 롯데산업(11.03%)과 롯데물산(0.01%), 롯데닷컴(3.09%), 롯데기공(7.57%), 롯데햄·우유(2.10%), 코리아세븐(7.17%), 한국후지필름(9.79%), 롯데역사(8.73%), 롯데상사(9.34%), 롯데건설(0.63%) 등 10곳의 비상장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롯데정보통신 등 아직 공시하지 않은 비상장 계열사도 있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신 부회장이 보유한 11개 비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얼마나 될까. 지금까지 드러난 신 부회장의 비상장 계열사 총 주식수는 561만 2219주. 단순히 액면가 5000원으로 계산해도 28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롯데쇼핑(보유주식수 423만 7627주) 등 ‘알짜’ 비상장 계열사의 경우 주당 최소 20만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돼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상장사인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삼강, 롯데제과 지분도 각각 5.10%(6만 3040주),1.93%(2만 4336주),4.88%(6만 935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이날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1100억원을 웃돈다. 그러나 신 부회장은 개정 5%룰에 따라 보유주식과 주식구입 자금출처를 금융당국에 신고해야 하지만 자금 출처를 공개하지 않아 어떻게 이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됐는지 의혹이 적지 않다. 신 부회장은 또 비상장 계열사의 ‘감투’도 상당하다. 롯데닷컴 대표이사를 시작으로 롯데알미늄, 롯데캐논, 대홍기획 등 총 10개사의 이사직에 올라 있다. 상장사로는 롯데제과 대표이사와 호남석유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어린이 유해물질 노출 실태] 중금속·환경호르몬에 무방비…대책은 ‘느림보’

    [어린이 유해물질 노출 실태] 중금속·환경호르몬에 무방비…대책은 ‘느림보’

    아이들의 건강이 위태롭다. 대표적 ‘환경 약자’인 어린이들이 일상 생활환경의 유해물질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이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중금속과 환경호르몬 등 유해물질이 실제로 아이들에게 어떤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조사는 지금까지 사실상 ‘전무’한 상태였다.1일 국립환경연구원이 내놓은 이번 보고서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당국은 어린이 건강보호를 위한 대책을 나름대로 고심 중이지만 부처간 엇갈린 이해관계 등으로 발걸음이 한참 더디다는 평가다. 이번 조사(2003년 6월∼2004년 6월)는 환경연구원과 서울대·영남대·인하대 등이 공동 수행했다. 도시(대구 S초교)와 농촌(울산 E초교), 어촌지역(경북 K초교)에서 1개교씩 골라 설문조사와 건강검진, 중금속의 생체노출 정도와 신경계 영향 등 다방면에 걸쳐 심층조사를 벌였다. 평균 혈중 납 농도는 혈액 ㎗당 2.68㎍(마이크로그램·1㎍=100만분의 1g)으로 안전기준을 넘어서지는 않았다. 성인의 경우 50㎍ 이상이면 신체적 이상이 나타나는데, 선진국에선 유해물질에 취약한 아이들의 ‘의학적 우려수준’은 10㎍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저농도의 납에 노출되더라도 신경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결과 드러났다. 환경연구원은 “생활환경 주변으로부터 저농도의 납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아동의 신경계 발달과정이 영향을 받아 지능지수가 낮을 수 있다는 외국 연구결과와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공단지역 초등생 검사결과 주목 이번 조사는 자칫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할 수 있는 잠재적 폭발력을 갖고 있다.1997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실시된 울산공단 지역 초등학생의 평균 납 농도(5.1∼5.4㎍)가 이번 조사보다 두배가량 높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그래프 참조).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중 울산공단 초교생에 대한 추가적 검사결과를 내놓고, 내년엔 경기 시화·반월공단 초교생에 대해서도 같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혈중 납 농도가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공단지역 학생들의 지능이 낮거나 인성에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날 경우 사회적 파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납 노출은 ▲중금속 오염원(광업이나 제련소가 있는 도시) 인근 거주지역과 ▲납 성분이 든 페인트가 벗겨지고 있는 오래된 집에 사는 아동들 ▲주요 교통요지에 사는 아동들에게서 특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구원은 “뇌가 빠르게 발달하는 유아기의 납 노출은 특히 위험한데, 이 시기의 인지기능 감소는 나중에 혈중 납농도가 감소하더라도 부분적으로 회복될 뿐이라고 보고돼 있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환경호르몬도 대거 검출 중금속뿐 아니라 환경호르몬(내분비계장애물질) 노출도 심각한 상태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이 최근 놀이방매트와 어린이옷, 장난감 등 23개 제품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포름알데히드와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 등이 대거 검출됐다. 환경호르몬은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켜 정상발육을 저해하고 생식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시모는 “1998년 컵라면 용기의 환경호르몬 논란 이후 정부는 일이 터질 때마다 땜질식 처방을 하고 있다. 어린이 건강을 위한 안전관리특별법 제정 등 조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중금속이나 환경호르몬 등의 인체영향에 대한 장기추적 사업(2003∼2022년)에 이어 올해는 환경부와 보건복지부 공동으로 10세 이상 아동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국민 혈중 중금속 오염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환경부가 환경보건정책과를 별도 조직으로 신설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인데, 요컨대 정부의 환경정책 무게중심이 물·대기·토양 등 오염매체에서 사람의 건강을 염두에 둔 수용체로 옮아가는 단계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환경에 대한 우리의 의식수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증거”(환경연구원 김대선 환경역학과장)라는 자체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어린이의 유해물질 심각성이 오래 전부터 문제제기돼 왔고, 선진국에선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경우 성과는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일례로 올해 초 어린이용 풍선에 든 유해물질이 사회문제화되자 환경부는 ‘어린이용품 유해성 사전검증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몇달 지나지 않아 벌써 유야무야 상태다. 관계자는 “사전검증제 도입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산업자원부 등의 입장과 상충돼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건강보다는 산업계 등에 미치는 파장이 더 중시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세계최고 생체 간이식술 한수 배우려고 왔습니다”

    “세계최고 생체 간이식술 한수 배우려고 왔습니다”

    “한국의 생체 간이식술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이런 선진 의료기술은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갈수록 생체 장기이식이 활발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적인 강점이 틀림없고, 그래서 저도 이곳에서 그 기술을 배우는 중입니다.” 세계 최고의 병원으로 손꼽히는 미국 존스홉킨스병원의 간이식센터장이자 이식외과 과장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로버트 몽고메리(45) 박사가 최근 삼성서울병원에서 생체 간이식술을 연수 중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몽고메리 박사는 지난해 2월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끼리의 신장이식을 위해 혈장교환술을 적용, 각 3명의 기증자와 수혜자간 릴레이 생체신장 이식술을 성공시켜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던 부적합 신장이식술의 세계적 권위자. 그가 한국 연수를 택한 것은 미국의 경우 전문의가 간이식술을 집도하기 위해서는 국립장기이식센터(UNOS)가 정한 소정의 시간 이상 간이식술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 그는 “주변의 다양한 의견을 들은 결과 이 분야에서 가장 탁월한 기술을 가진 곳이 한국이기도 하고, 또 이 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인 이석구 교수와의 친분도 나를 이곳으로 오게 한 계기가 됐다.”며 “내 선택이 옳았음을 이곳에 와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몽고메리 박사는 “한국은 미국과 달리 생체 기증자가 많고 수술도 활발해 축적된 경험이 놀랄 만큼 많고 다양한 데 놀랐다.”며 “연수 3주 동안 5차례나 이식수술을 참관했는데, 우수한 의료인력과 시설 때문에 수술 결과가 매우 좋았다.”고 돌이켰다. 그는 “이번 연수가 미국에서의 실제 수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며 “세계 각지에서 갈수록 장기이식이 활발해질 것이 분명해 세계 다른 나라의 더 많은 의사들이 한국을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안동환기자의 현장+] 독도 경비대와 보낸 2박3일

    [안동환기자의 현장+] 독도 경비대와 보낸 2박3일

    산란기를 맞은 괭이갈매기의 요란한 울음소리가 독도경비대 막사까지 들려온다. 아니나 다를까. 저녁 무렵 먹구름이 몰려오고 세찬 비바람이 분다. 새벽녘에 강풍과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서 뱃길마저 끊겼다. 기자가 울릉군으로부터 받은 체류 허가는 24시간. 자연 앞에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 이곳에서 관청의 허가는 무용지물에 지나지 않았다. 식사 대용으로 가져온 초코파이도 다 떨어졌다. 지난 19일 만 하루를 기약하고 독도에 들어간 기자는 풍랑에 묶여 21일까지 염치없게 경비대원들과 한솥밥을 먹으며 내무반에서 생활했다. 밤새 뒤척이다 밖으로 나가자 바닷바람이 온 몸에서 선 잠을 툭툭 털어내준다.“독도야 잘 잤니?” ●대한민국 독도 경비대. 오버! “독도는 ‘전국구’입니다.”2003년 경찰대를 졸업하고 독도에 자원한 성대규(26·경위) 경비대장과 서울 근무를 마다하고 독도에 온 석장준(35·경장) 부대장의 자부심이 배인 말이다. 대장부터 막내 대원까지 37명 모두가 섬 생활이라곤 해 본 적 없는 전국에서 모여든 뭍사람들이라는 뜻일게다. 등대원 3명과 종일 심드렁하게 누워 있는 천연기념물 368호 삽살개 곰이(수컷)와 몽이(암컷)도 외지에서 왔다. 대한민국 동쪽 땅끝. 해발 98.6m 동도(東島) 정상은 사방을 둘러봐도 바다뿐이다. 대원들은 24시간 수평선을 마주한 채 경계근무를 선다. 독도는 울릉경비대 소속인 6개 소대가 2개월씩 돌아가며 근무한다. ‘우리 땅’ 독도이지만 반경 12해리를 지나는 배는 외국 상선이 10척 중 9척꼴로 훨씬 많다. 외국 상선과의 무전 교신은 우리의 독도 주권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This is Korea Police Dokdo dispense station.Welcome to Korea.(여기는 대한민국 경찰 독도경비대. 한국에 온 것을 환영한다)”상황실에서 교신을 시도하자 외국 상선은 즉각 국적과 항로를 말하며 화답한다.“Thank you.(고맙다)” 20일 새벽 2시. 온 몸을 때리는 비바람 속에서의 경계근무. 칠흑같은 어둠에 잠긴 적막한 순간이다. 이날 오전 최대 순간풍속은 22.7㎧. 몸을 가누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초소 양 옆은 천길 낭떠러지다. 대원들의 가장 큰 적은 일본 순시선도 괴선박도 아닌 험준한 지형과 외로움이다. 근무 중 추락 사고 등으로 사망한 젊은 대원만 6명에 달한다. ●“돌 하나씩만 집어가도 독도는 없어져요.” 지난 3월부터 독도 입도가 허용되면서 경비대는 바빠졌다. 오전과 오후 하루 두차례 독도에 들어오는 인원은 모두 140명. 울릉도에서 출발한 삼봉호가 접안을 할 때마다 경비대의 ‘선박 경계조’가 출동한다. 주 임무는 관광객의 안전을 챙기고 통제구역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감격에 겨운 관광객 1명이 해안가에서 검은 돌 하나를 집어들자 석 부대장이 제지한다.“여러분이 돌 하나씩만 가져가도 독도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독도는 천연기념물 336호로 지정된 섬 자체가 천연보호구역이다. 토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화산암으로 이뤄진 독도는 풍화작용만으로도 계속 깎여 나가고 있다. 보급선에서 물을 공급받는다는 기자의 잘못된 상식과 달리 경비대는 바닷물을 사용하고 있었다. 기계로 걸러낸 식수의 최대 담수용량은 3t. 물탱크를 가득 채워도 경비대의 일주일 사용량에 불과하다. 대원들은 샤워도 순번대로 한다. 한번 사용한 물과 빗물은 그냥 버리는 법 없이 화장실과 청소에 사용한다. ●불어라 “북동풍아….” 독도에 머문 지 사흘째에 불과한 눈썰미로도 파도와 바람 방향만 보고도 배가 뜰지 안 뜰지, 접안이 가능할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일반인이 독도에 들어갈 수 있게 된 지난 3월 24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울릉도∼독도간 유람선 삼봉호(106t·정원 210명)의 운항횟수는 40회. 이 중 23회는 독도 접안에 성공했으나,17회는 실패했다. 삼봉호 선장 송경찬(50)씨는 “북동·북서풍이면 독도가 바람을 막아 접안시설 인근에 파도나 너울(바다의 크고 사나운 물결)이 거의 일지 않게 돼 접안이 가능하지만, 남동·남서풍이면 해풍을 막아 줄 아무런 시설물 등이 없어 2∼4m의 높은 파도가 일어 접안이 불가능하다.”고 귀띔했다. 21일 오후 삼봉호가 독도를 향해 출발했다는 소식에 짐을 꾸렸다. 그러나, 높은 파도에다 풍향은 여전히 접안에 맞지 않는다. 삼봉호의 접안이 불투명해지자 경비대가 체류 시한을 24시간 이상 넘긴 기자를 울릉도로 보내기 위해 인근에 머물던 오징어잡이 배에 연락을 취했다.‘기자 독도 방출 작전’은 파도가 잦은 독도의 반대편에 위치한 옛 접안 시설에서 어선을 타고 바다에서 삼봉호로 옮겨 타는 것으로 계획이 잡혔다. 숨가쁘게 달려간 옛 선착장. 어선은 보이지 않고 입도에 실패한 삼봉호가 우리를 발견했다. 별안간 ‘뿌∼웅’ 뱃고동 소리를 울리며 방향을 튼 삼봉호. 선착장 1m 앞까지 접근하자 몸을 날린 기자를 뱃머리에서 붙잡는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독도야. 인간의 욕심에 상처입지 말고 이 땅의 모든 생명들에게 푸르게 푸르게 생명 그대로 살아가는 법을 보여주렴.”한 점으로 작아져가는 독도를 향해 기자는 두손을 모았다. ● 76년 접안시설 기념글엔 유신흔적이… 기자는 독도경비대가 주둔하는 동도(東島)의 통제구역에서 독도의 여러 모습을 찾아냈다. 접안 시설인 물량대에서 동도 정상까지 난 외길을 타고 들어가, 독립문 바위 동쪽 방향으로 계단을 내려가면 옛 접안시설 부근에 새겨진 한 글귀가 있다.‘총화로 단결하여 유신과업을 완수하자.’1976년 7월 18일 울릉경찰서가 접안시설을 준공한 기념으로 새긴 글이다. 뱃사람들이 오가는 이곳에 유신이라니…. 참담한 마음에 고개를 돌리게 된다. 독도는 괭이갈매기의 집단 서식지이다. 독도에 마을이 생긴다면 ‘괭이부리말’이라고 부를 성 싶다.4월 산란기를 맞은 괭이갈매기들은 이방인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사람의 발길이 뜸했던 동쪽 계단은 그들의 둥지가 됐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는 기자에게 괭이갈매기는 여지없이 ‘똥벼락’을 날린다. 그들 나름의 불청객 퇴치법이다. 유난히 상징물이 많은 독도. 경비대 막사 앞에 새겨진 ‘韓國領(한국령)’이라는 글자는 예전 ‘독도의용수비대’가 새긴 것이다. 그러나, 물량대 인근에서 발견한 한 비석은 오랜 세월에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라는 글자만 보일 뿐 누가 세웠는지는 글자가 희미해 분명치 않았다. 괭이갈매기의 텃세를 피해 경비대 막사 지붕에 자리잡은 한 쌍의 비둘기. 동해 묵호항에서 울릉도까지는 161㎞, 독도는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89.5㎞ 거리에 있다. 통신을 목적으로 훈련시킨 전서구(傳書鳩)로 추정된다. 글 독도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휘발유 연료첨가제 지하수 오염

    휘발유 연료첨가제 지하수 오염

    두통·방향감 상실 등 신경장애 물질인 MTBE(Methyl T-Butyl Ether)로 지하수가 오염된 사실이 정부 용역조사를 통해 공식 확인됐다.MTBE는 휘발유에 10%가량 함유된 연료첨가제다. 동물실험 결과 발암물질로 입증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0여년 전부터 규제물질로 지정, 관리해 오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규제조항 및 환경기준조차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환경부와 공주대학교 신호상(환경교육과)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실시한 ‘MTBE 오염실태 기초조사’ 결과, 주유소 근처의 지하수 63개 지점 가운데 16곳(25%)에서 MTBE가 검출됐다. 특히 이 중 생활용수로 쓰이는 3개 지점(서울·충주·대전)의 지하수에서는 105∼448ppb(ℓ당 ㎎으로 10억분의 1g)가 검출돼 미국환경청(EPA)의 먹는물 허용 권고치(20∼40ppb)보다 5∼22배 높았다.1곳은 10.9ppb, 나머지 12곳은 3ppb 이하로 나타났다. MTBE의 지하수 오염 가능성은 2003년 환경부 국정감사 등 수년 전부터 제기돼 왔으나, 정부에 의해 오염사실이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호상 교수는 “총 63개 지점 가운데 53곳은 무작위로,10곳은 오염 가능성이 높은 곳을 골랐는데, 무작위로 선정한 지점에서 MTBE가 검출돼 의외였다.”면서 “고농도로 검출된 3곳에선 다행히 식수로는 사용하고 있지 않았지만 (피부·호흡기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될 수 있어)강력한 주의를 환기시켰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의 주유소는 1만 3700여개로 이 가운데 인근에 지하수를 개발, 사용 중인 시설은 모두 2030곳에 이른다. 환경부 관계자는 “2030개 주유소 중 300∼500여곳을 골라 올해 안에 정밀 실태조사를 벌인 뒤 오염물질 지정 등 대책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미국 45개주와 스웨덴·덴마크 등은 MTBE의 규제·정화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특히 캘리포니아주 등 일부는 아예 사용금지 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무연휘발유 정책이 도입된 1993년부터 국내정유사가 휘발유 제조시 첨가하고 있는데, 휘발유에 함유된 다른 독성물질인 BTEX(벤젠·톨루엔·에틸벤젠·자일렌)와는 달리 토양·지하수 오염물질로 지정돼 있지 않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의회]서울시 ‘물 박사’ 아시나요

    [의회]서울시 ‘물 박사’ 아시나요

    흔히 ‘물박사’라면 권위가 떨어진다는 의미로 사용되기 일쑤다. 하지만 서울시의회에 ‘진짜 물(水)박사’로 불리며 많은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의원이 있다. 주인공은 김성구(한나라당 은평3) 의원. 최근 서울시가 각 가정의 노후 옥내 배수관 교체에 따른 비용을 지원하는 방침을 세운 주인공이다. 그는 수돗물 오염의 상당 부분이 옥내 배수관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개선을 위해 연구해 왔다. 그 결과 서울지역 각 가정의 옥내 배수관 가운데 90%는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을 꾸준히 집행부에 알려, 제도개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그는 의정활동의 대부분을 서울의 수돗물과 수자원 관리분야에 헌신해 왔다. 서울시 수돗물 수질평가위원회 위원, 서울시의회 수질개선조사소위원회 위원장,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위원 등의 경력도 이를 증명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의정단상에서 “수도행정은 모름지기 오염된 물을 시민이 먹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하며 서울시의 수돗물 정책을 질타해 왔다. 지난해말 서울시의 페트병 수돗물 상표 ‘아리수’에 대한 역사성 논쟁을 이끌어내 집행부 관계자와 많은 시민들에게 한강의 유래와 소중함을 되새기게 했다. 특히 그는 서울, 수도권 2500여만 주민의 식수원인 한강의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준설밖에 없다.”며 정부와 서울시에 한강 준설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그는 먹는 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는 “남한강, 북한강, 경안천, 안양천 등을 관할하는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충북 등 수도권 5개 시·도의 공동 관리·운영 대책이 절실하다.”며 정부와 관련 자치단체의 조속한 결정을 주장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인간시대]‘…역사와 정치를 본다’ 펴낸 조광권 서울시 교통연수원장

    [인간시대]‘…역사와 정치를 본다’ 펴낸 조광권 서울시 교통연수원장

    ‘몽유청계천도(夢遊淸溪川圖).’ 낭만적인 청계천변을 5년째 꿈꾸는 조광권(59) 서울시교통연수원장은 이른바 ‘청계천 멀티플레이어’다. 서울시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위원, 청계천포럼(www.reseoul.c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청계천 강의를 한다. 최근 ‘청계천에서 역사와 정치를 본다.’는 책을 펴내면서 역할이 또 하나 늘었다. ●‘복원시민위’ 위원·인터넷 포럼 운영·대학 강의… 조 원장이 청계천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1년 소설가 박경리씨 등이 ‘청계천 살리기 연구회’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다. 특히 박씨는 문학평론가인 아버지 조연현(81년 작고)씨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알아왔다. “박경리 선생님이 청계천 복원운동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서울의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박태원의 소설 ‘천변풍경’에서처럼 청계천이 한때 아낙네들의 빨래터였고 아이들의 놀이터였다는 사실이 그제서야 떠오른 거죠.” 조 원장은 이듬해 토지문학관에서 청계천 복원과 관련된 심포지엄을 연다는 얘기를 듣고 방청객 자격으로 참석했다. 당시 이명박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정책팀장을 맡고 있던 조 원장은 “멋진 아이디어가 실현되려면 행정력이 필요하지 않으냐.”는 의견을 전달했다. 당시 고건 시장은 청계고가 보수에 1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시에서도 청계고가를 없애면 교통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논란은 뒤로하고 일단 청계천 복원의 필요성 알리기에 나섰다. ●관련 기록·자료 남겨야 2002년 이 시장이 당선된 뒤 조 원장은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에서 부위원장으로서 서울시 실무진과 시민들 사이에 다리 역할을 했다. 동시에 일지를 쓰고 관련 자료를 모아 개인 홈페이지에 올렸다. 청계천 복원 사업의 입안단계부터 일련의 과정을 담은 책을 내기로 마음 먹었다. “굵직굵직한 사업에 대한 기록·자료는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그나마 남아있는 것은 공문서가 전부죠. 하지만 공문서는 공(功)에 치우치기 쉽고 사업에 대한 배경도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숨가쁘게 달려왔던 개발시대에는 자료를 정리할 여유도 없었겠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습니까.” 조 원장은 청계천 복원 과정 이외에도 조선시대 청계천을 준설했던 영조의 정치철학을 책에 담기로 했다.96년 서울시에서의 공직생활을 접고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조선시대 정치인들의 정치철학에 대한 공부를 했던 것과 청계천에 대한 관심을 접목시킨 것이다. 영조가 청계천을 준천하는 과정을 담은 ‘준천사실(浚川事實)’, 준천의 절차 규정인 ‘준천사절목(浚川司節目)’, 영조가 세손인 정조를 대동하고 광통교 석축을 살펴보며 지은 ‘어제준천명병소서(御製浚川銘幷小序)’ 등을 탐독했다. “영조는 개천(開川·청계천의 옛 이름) 준설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백성들을 부려야 한다는 점을 고민했습니다. 절대왕권을 세습한 군주였는데도 백성을 생각하며 공사를 벌였던 거죠. 오늘날 민주주의에서도 백성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되새겨봐야 합니다.” ●주변도 친환경적으로 개발해야 오는 10월 청계천 복원공사의 준공을 앞두고 소회를 물었더니 “청계천 복원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단순한 물흘리기가 아니라 주변 개발을 친환경적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개발 문제를 놓고 이해 관계자들끼리 첨예하게 대립을 할 겁니다. 그 결과 만들어지는 청계천의 모습이 시민들의 의식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글 사진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서울이야기] 어떤 동식물들이 사나

    [서울이야기] 어떤 동식물들이 사나

    빽빽이 들어선 건물,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포장된 길, 수없이 오가는 자동차와 사람들…. 서울을 비롯해 큰 도시에는 사람들만 가득히 모여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도시에도 수많은 동식물이 사람과 함께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서울에 사는 동식물만 해도 3000여종이 넘는다.특히 동물의 경우 척추동물에 대한 조사 위주여서 생물종수는 휠씬 많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벽면에 귀를 귀울이면 귀뚜라미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고, 메마른 땅 위를 자세히 살피다 보면 부지런히 움직이는 개미들도 관찰할 수 있다. 주택가 화단은 물론이고, 아파트의 정원, 공원, 길가의 가로수, 하천변, 나대지, 매립이 완료된 폐기물매립장 등 도시의 다양한 공간에 수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다. 편집자주 서울을 비롯한 도시라는 공간에는 어떤 종류의 생물이 얼마나 많이 살고 있을까. 사람들은 오랫동안 도시라는 공간이 생물들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도시에서 생존할 수 있는 동물과 식물의 수도 적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도시에서의 생물종 조성은 우연의 산물로, 규칙성과 인과성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에 이르러 중부유럽을 중심으로 도시의 생태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도시생태에 대한 인식이 전환될 수 있었다. 도시생태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시에서는 인간에 의한 토지이용이 비교적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므로 다양한 유형의 토지 이용패턴에 따라 다양한 생물서식지가 형성되고 이에 따라 다양한 생물종 조성을 보여주고 있다. 개발지와 녹지 및 수(水)공간 등의 오픈스페이스로 구성된 도시는 생물서식지라 할 수 있는 비오톱 네트워크로 이루어져 있다. 비오톱(Biotop)이란 그리스 어원의 생명을 뜻하는 bios와 장소를 뜻하는 topos가 합쳐진 독일어로 특정생물군집의 공간적 경계를 가지는 서식지를 의미한다. 도시의 비오톱 네트워크는 일반적으로 상당히 조밀하게 연결돼 있다. 벽면, 주택과 아파트의 정원, 공원, 길가의 가로수, 하천변, 나대지, 매립이 완료된 폐기물매립장 등 도시의 다양한 공간에 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다. 인간은 이러한 공간에서 생명체가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서식지를 개발해야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도시의 생물은 척추동물 및 고등식물로, 생물종 관련 자료들은 조사된 생물분류군이나 조사의 정밀도에 따라 종수의 편차가 비교적 큰 편이다. 오래전부터 도시의 생물상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방대한 도시생태자료가 축적되어 있고 이를 도시 관리에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도시가 베를린이다. 베를린에는 6000종 이상의 동식물이 함께 어우러져 서식하고 있으며 이중 식물종(균류 및 지의류 포함)은 1854종, 조류가 160여종에 이른다. 일본 도쿄의 경우 7582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중 식물종은 4323종, 조류는 422종이 살고 있다. 히로시마는 총 생물종수가 7659종으로 이중 식물종은 3115종, 조류는 278종이 도시에 살고 있다. 이러한 수치를 통해 도시의 생물종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깊이 있게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604㎢의 면적에 10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서울에는 얼마나 다양한 생물서식공간이 있으며, 얼마나 많은 생물이 살고 있을까. “우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만 슬퍼한다.”는 자연사가 알도 레오폴드의 말처럼 우리 주변의 동식물에 대한 인식수준이 높아지면 그들의 어려움과 그들의 사라짐에 대해 슬퍼하게 되고, 그 마음은 다시 그들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은 한강 중류의 남북에 걸쳐 있다. 뚝섬·한남동·서소문·북아현동을 경계로 서남방은 편마암이, 동북방은 화강암이 분포한다. 도심부인 낮은 평지는 충적층이 지표를 덮고 있다. 북쪽에는 태백산맥에서 서쪽으로 뻗친 북한산의 지맥인 북악과 이에 연(連)한 인왕산이 위치하고 있다. 남쪽의 관악산은 북한산과 마주보고 있으며, 그 중간에 남산이 있고, 그 사이에 많은 구릉과 산악이 산재해 토지의 기복이 심하다. 동서로는 한강이 관통하여 녹지와 수계가 조화된 자연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산지 사이를 한강의 지류인 중랑천, 청계천, 홍제천, 불광천, 탄천, 안양천, 양재천 등이 흘러 주요 수계를 형성하고 있다. 서울에는 지금까지 여러 조사 결과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대부분 척추동물 및 고등식물에 대한 조사가 많아 실제 서울에 서식하는 생물종수는 이들 조사결과보다는 훨씬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기존자료에 기록된 서울의 총생물종수는 식물종 1463종을 포함하여 총 3000여종에 이르고 있다. 서울시 산림지역에 대한 생태계 조사에서는 환경부지정 법적 보호식물인 고란초, 끈끈이주걱, 땅귀개, 관중, 금강제비꽃, 산개나리, 삼지구엽초 등 총 10종의 주요 서식처가 계곡 주변부와 암반틈에서 발견되었다. 관악산을 비롯한 8개 산에서 발견된 총 식물종수는 주요교목인 신갈나무·소나무를 비롯해 582종이며, 이 중 버섯류는 영지버섯·곰보버섯 등 123종이다. 산림에서 나타나는 동물종은 총 531종으로, 한국특산종인 도롱뇽, 무자치와 황조롱이가 발견됐다. 생태계 먹이사슬의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포유류로는 고슴도치, 너구리, 족제비 등 12종이 확인됐다. 한편 조류는 황조롱이, 큰오색딱따구리, 꾀꼬리 등 총 46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중 황조롱이는 천연기념물 제323호로 법적 보호종이다. 한강은 오랫동안 서울시민의 상수원 및 친수공간으로 이용돼왔다. 과거 한강유역의 인위적인 이용은 한강의 자연생태계에 큰 영향을 줬으나 하상정비·한강종합개발사업 등 다양한 한강정비사업으로 수질환경이 향상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02년 제5차 한강생태계조사에서는 수십년간 사라졌던 은어·황복 등 57종의 물고기가 발견됐다. 물고기·새·곤충 등 한강 생태계에 대한 종합조사를 통해 생물다양성을 파악하고 생태적인 관리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시에서는 1986년부터 4년 주기로 한강생태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은 인구 증가를 수반하는 급격한 도시성장으로 토지이용이 고밀화되었기 때문에 도심지역에서는 생물서식 환경이 파괴되어 야생동식물이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상당부분 불투수포장이 된 도심에서도 흙이 있으면 식물이 자라고 식물이 자라면 이를 먹이로 하는 곤충이 날아든다. 불투수 토양포장이란 건물을 비롯해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와 같이 기타 불투수성(不透水性) 재료로 포장된 공간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주거단지를 비롯한 다양한 개발사업에서 가급적 많은 녹지공간을 확보하고자 하고 있고 서울시에서도 기성시가지 내에 소규모공원을 조성하는 등 도심에 녹지공간이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도심에서도 토지이용 유형에 따라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특히 낮은 불투수포장비율로 토지이용이 이루어진 비오톱에서는 생물 다양성이 높다. 예를 들어 주거지와 상업 및 업무지의 경우 건물의 층수와 같은 물리적 환경이 유사할 때 불투수포장면적비율이 크면 출현하는 생물종 수가 적다. 따라서 토지이용에서 불투수포장면적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도록 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서울의 도심에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생물종은 개나리, 단풍나무, 사철나무, 아까시나무, 장미, 토끼풀, 서양민들레 등의 식물과 꼬마꽃등에, 푸른부전나비 등의 곤충류, 그리고 조류로는 까치, 박새, 참새 등이다 서울시자연환경보전조례는 자연환경보전법에서 위임된 사항과 서울시 자연환경을 종합적·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여 시민이 쾌적한 자연환경에서 여유 있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생물종 보호와 관련해서는 관리야생동식물을 지정·보호하고 포획을 금지하고 있다. 서울시관리야생동식물은 첫째 멸종위기에 있거나 개체 수가 감소하는 종, 둘째 산림·하천·습지·고지대 등의 일정지역에 국한하여 서식하는 종으로 보호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종, 셋째 학술적·경제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종, 넷째 기타 시장이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종 중에서 지정·고시한다. 현재 서울시에는 서울오가피, 삼지구엽초 등 7종의 식물과 노루, 오소리 등 4종의 포유류, 두꺼비, 도롱뇽 등 6종의 양서·파충류를 비롯하여 총 35종이 관리 야생동식물로 지정돼 있다. 생태적으로 보전가치가 높고 생물종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을 인위적인 훼손 및 오염으로부터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생태계보전지역을 지정·관리하고 있다. 자연환경보전법에 근거한 생태계보전지역은 현 상태 그대로의 보전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시 최소한의 복원을 실시하고, 주변지역 주민·단체들의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관리한다.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 원칙적으로 출입을 제한하고 생태계보전지역 내에서 야생동식물을 포획, 이식하거나 고사시키는 행위, 하천·호소(호수와 늪) 등의 구조를 변경하거나 수위 또는 수량에 증감을 가져오는 행위, 토석 채취와 수면 매립 그리고 불을 놓는 행위는 할 수 없다. 2005년 1월 현재 생태계보전지역은 8곳으로 209만 7574㎡에 달한다. 특히 한강 밤섬 생태계보전지역은 대도시에서는 보기 드문 생태계의 보고로 여의도 북쪽 마포대교와 서강대교 사이에 위치한다. 1990년대 들어 철새도래지로 널리 알려지면서 관심의 대상이 됐으며,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쇠부엉이, 원앙, 흰꼬리수리 등 4종과 밤섬 번식 조류인 흰뺨검둥오리, 개개비, 해오라기, 꼬마물떼새, 할미새 등을 비롯하여 25종의 조류가 확인되었다. 식물은 버드나무, 갯버들, 용버들, 느릅나무 등 189종이 자생하고, 어류는 붕어, 잉어, 뱀장어, 누치, 쏘가리 등이 관찰되고 있다. 현재 한강시민공원사업소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있다. 겨울철새 먹이주기 및 여름철 장마 이후 청소 등을 위해 일시적으로 개방된다.
  • 통신CEO ‘해외로 해외로’

    통신CEO ‘해외로 해외로’

    주요 통신업계 수장들이 일제히 해외출장길에 올라 ‘귀국 보따리’에 잔뜩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 대통령 공식수행은 물론 해외업체와의 사업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외유길에 오른 이도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용경 KT 사장은 전날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해 독일로 출국했다. 오는 15일 돌아올 예정이며 아직 초고속인터넷이 발달되지 않은 유럽지역 진출 여부가 주목된다. 이번 독일 순방에서는 우리의 앞선 정보기술(IT)과 서비스를 독일에 진출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 사장은 이번 대통령 수행중 한·독 비즈니스 포럼에 참가해 초고속인터넷 분야에 관심있는 독일 통신업체들을 상대로 KT의 선진 서비스를 소개하고 상호협력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포럼에서 ‘한국의 정보통신 성과와 발전 방향’에 대한 주제 발표도 한다. 이밖에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을 수행해 한·독 IT장관 회담에도 참석하는 한편 도이치텔레콤 회장과도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초고속인터넷 2위업체인 하나로텔레콤 윤창번 사장은 지난 9일 미국 올랜도로 떠났다. 지난 1월에도 해외채권 발행을 위해 미국에 다녀온 바 있다. 이번 방미에서는 컨설팅 회사인 엑센추어가 주최하는 글로벌 컨설팅 포럼에 참석해 ‘컨버전스 시대의 통신사업자 역할’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오는 16일 돌아온다. 관계자는 “미국의 통신·방송 융합 산업은 기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제도적 측면에서도 앞서 있는 만큼 선진 시장과 새로운 흐름을 직접 보는 한편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데이콤의 자회사인 파워콤 박종응 사장도 미국에 일주일간 머물다 최근 귀국했다.TPS(초고속인터넷+전화+방송)서비스 시작에 앞서 해외 트렌드도 살펴볼 겸 사업 구상차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말부터 데이콤과 함께 TPS서비스를 시작하는 파워콤은 기존에 자사 망을 빌려 쓰던 종합유선사업자(SO)들의 반발을 가라앉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정통부에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허가해 달라고 신청한 바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어촌은 지금 구조조정중] ④연근해 어업 구조조정

    [어촌은 지금 구조조정중] ④연근해 어업 구조조정

    ■ 최저입찰제 도입… 어선감척 보상 ‘갈등’ 바다에는 지금 ‘사라호’보다 강력한 구조조정 태풍이 휘몰아 치고 있다. 50년 이상 ‘관행’을 이유로 지속된 싹쓸이 조업이 해경의 날선 단속으로 자취를 감추거나 꽁무니를 빼고 있다. 이와 맞물린 연·근해 어선 감척도 보상 액수와 범위로 폭풍전야다. 통상 10t이상인 근해어선은 지난해까지 보상이 마무리됐다. 문제는 국내 등록어선의 90%를 웃도는 10t미만의 연안어선을 정리하는 일이다. 다음달 말부터 보상에 들어간다. 전남은 전국 등록어선의 절반을 웃도는 3만 6898척이 있으며, 이 가운데 1000척을 2008년까지 줄인다. 지난해까지 485척을 줄였다. 이 가운데 근해어선이 127척, 연안어선이 160척이다. 전남 여수 국동항에서 만난 근해어선 선주 이관형(51)씨는 “10t짜리 근해유자망 보상가로 1억 600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5t짜리 5000만원 보상설… “부족” 하지만 연안어선은 대상자가 많고 예산이 부족하다. 전남도는 올해 134억원으로 124척을 보상한다. 어민들은 노령화와 채산성 악화 등을 이유로 감척보상 확대에 적극적이다. 여수시 화양면 용진어촌계장 채형채(54)씨는 “연안어선 5t짜리 보상가로 5000만원설이 나오지만 어가마다 4000만원이 넘는 빚이 있다.”며 “수협이 먼저 보상비를 챙기면 어민들은 배만 날리는 꼴”이라며 가슴을 친다. 이 마을 어민들은 최소한 8000만원을 요구했다. 현재 전국 어촌계는 1913개, 어촌계별로 1척씩 5000만원에 보상한다고 쳐도 950억원이 든다. 정부의 올 감척보상비는 470억원이다. 정부는 이번에 감척 보상가를 매기는 데 입찰제를 도입한다. 정부가 어선별·업종별 위판실적 평균가를 내 어업손실액(폐업)을 제시하면 어민들이 폐업 응찰가를 써내는 최저 입찰제 방식이다. ●입찰제 도입으로 보상금 줄까 걱정 하지만 어민들은 폐업액은 물론 어선·어구에 대한 감정평가액이 시가보다 턱없이 낮을 것을 우려한다. 1t짜리 연안낭장망배가 있는 임채운(57·전남 여수시 남면 송고리)씨는 “멸치와 새우만 잡아도 한해 7000만원 이상을 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어선정리에 따라 양식업과 관광업 등으로 업종 전환을 꾀하고 있다. 어민들도 감척보상 대가로 양식업 면허를 요구한다. 그러나 국내 양식장도 이미 포화상태다. 양식 어류는 수입량이 늘고 소비가 줄면서 설상가상이다. 전남 완도의 한 수입업자는 “중국산 점성어(점민어)는 ㎏당 5000∼6000원에 소매상에 넘긴다.”고 말했다. 완도 어류양식수협 관계자는 “국내 양식산인 광어는 ㎏당 1만원선에, 우럭은 500g당 1만 1000원선”이라고 밝혔다. 여수·완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어선감척 후 대안은-값싼 중국산 공세에 양식업도 위기 정부가 어선 감척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양식업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어민들에게는 녹록지가 않다.‘대박’보다는 ‘쪽박’이 될 확률이 훨씬 더 높다는 게 양식업자들의 주장이다. 지금 국내 어류와 패류, 해조류 등 3대 양식업은 총체적인 위기다. 경기침체로 횟감 소비량이 크게 줄면서 어류 양식업자들이 빚더미에서 허우적거린다. 값싼 중국산의 공세에 국내 양식업이 송두리째 거덜날 상황이다. 지난해 전남지역 수산물 생산량(68만t)만 보더라도 양식업이 53만t(79.4%)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고기잡이로는 14만t(20.6%)에 그쳤다. 지금 국내 양식업 중 그래도 목돈이 되는 것은 전복이다.3년가량 키워 ㎏당 5만원 이상이면 남는데 지금 6만원선을 웃돌고 있다. 하지만 전복도 3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 최대 전복 양식장이 있는 전남 완도군. 지난해 2400가구가 2463㏊에서 1270t을 생산해 670억원을 벌었다. 김종식 완도군수는 “완도군에서는 지난 3년 동안 단 한 건도 신규로 전복양식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며 “지금 시설로도 포화상태인데 이제 시작한다면 내다 팔 때쯤에는 공급 과잉이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또 굴이나 홍합 등 패류는 생산량에 비해 소비량이 뒷받침해 주질 못한다. 김·톳·다시마 등 해조류는 젊은층이 외면하면서 소비량이 급감, 어민들 사이에서는 사양업종으로 인식된다. 한창 미역을 출하중인 완도군 금일읍 하화전 안정길(50)씨는 “지난해 양식 미역을 ㎏당 80∼100원에 팔았는데 올해는 홍수출하로 40∼50원이라도 공장에 넘긴다.”고 말했다. 가장 문제는 어류양식장이다. 한마디로 풍전등화다. 어민들은 해놓은 시설물을 놀릴 수 없어 고기를 넣는다고들 스스로 비하한다. 심하게 말하면 어류 양식업자 열에 다섯은 신용불량자 신세다. 국내산에 비해 절반 값도 안 되는 중국산 점민어를 비롯해 농어 등이 시장을 석권하면서부터다. 지난해 중국산 활어 수입량은 2만 3000t(940억원)으로 집계됐다. 육상 축양장은 열에 아홉 곳은 광어를 기른다.2002년부터 “광어 기르면 돈 번다.”는 소문에 엄청난 시설자금을 들여 앞다퉈 뛰어들었다.3년이 지난 지금 공급과다와 소비 급감으로 광어는 판로가 막혔다. 양식어민들은 한 푼이라도 사료값을 줄이기 위해 생산원가도 안 되는 값에 앞다퉈 출혈판매 중이다. 축양장에서 만난 직원 이일주(35·완도군 신지면 동고리)씨는 “광어는 ㎏당 생산원가가 1만 5000원인데 1만원에 팔고 있으니 마리당 5000원을 손해보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나마 바다 가두리에서 키우는 우럭은 지난해 태풍과 중국에서 수입량이 줄면서 값을 물고 있다. 박홍광(65·여수시 남면 화태도)씨는 “우럭은 물량이 달려 500g에 1만 1000원을 넘고 있어 그나마 괜찮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홍해삼과 청해삼 양식에 성공한 김용덕(38·완도군 완도읍 군내리)씨는 주위에서 성공한 양식어민으로 통한다. 양식장 400여평에서 해삼 130만마리를 부화시켜 연간 2억원 벌이를 한다. 그러나 김씨는 “다시마와 미역 등 사료를 직접 길러 전복을 기른다. 전기료와 기자재, 시설비 소모품비 등으로 연간 8000만원이 들어가고 재투자비를 제하고 나면 손에 쥐는 건 사실상 2000만∼3000만원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을 벌려면 전복과 미역 등을 함께 기르거나 종묘를 직접 생산하는 복합양식밖에 없지만 어민들에게는 기술력 때문에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바뀐 위판장 풍경 위판장이고 시장이고 펄떡거리는 쓸 만한 자연산 활어는 이제 ‘천연기념물’쯤으로 치부된다.99%가 국내외 양식산으로 자리바꿈됐다. 전국에서 하루 2000여명이 찾는다는 활어 판매 전문인 전남 여수 남산시장. 수족관에서 양식농어를 꺼내 바쁜 손놀림을 하던 순천횟집 여주인 기은정(49)씨는 “여그와서 자연산 찾으먼 바보라고. 인자 손님들도 국내산 양식을 선호한당게.”라고 웃었다. 위판장도 1995년을 정점으로 가파른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바다에 고기가 없다 보니 고깃배가 크게 줄었다. 여수를 상징하던 안강망배(돔·농어·조기잡이배)는 160척에서 지금은 26척만 남아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8일 새벽 4시 여수 중앙시장. 고테구리 단속 이전 발디딜 틈이 없이 붐비던 경매시장이었으나 상인과 어민 등 합쳐봐야 50명 남짓이다. 여수시 남면 서고지 양식장에서 들어온 값싼 양식 숭어 수백마리가 시장바닥에 널부러져 그나마 고기맛(?)을 불어넣었다. 어른 팔뚝만 한 게 마리당 1700∼2000원이다.8년째라는 강종남(42·여수시 중앙동) 경매사는 “고테구리 단속 이후 사실 경매 물량이 없다.5t 미만 채낚기로 잡은 돔이나 농어 몇 마리가 보다시피 전부”라고 말했다. 활어가 사라진 자리는 냉동처리된 수입산 상자로 채워졌다. 병어·민어·삼치·갈치·명태·가오리·도다리는 상자당 3만∼4만원선에 낙찰됐다. 양태·서대·민어·조기도 80% 정도는 중국산이었다. 한 아주머니는 “갈치는 요즘 독도를 들먹거리는 일본 것인디. 안 먹어야 한디, 고기가 있어야제….”라면서 갈치 상자를 끌고 갔다. 같은 날 새벽 5시30분. 국동 여수수협내 위판장. 소흑산도와 동지나해 등에서 조업 보름 만에 들어 온 안강망과 저인망 등 중선배 4척이 냉동 고기상자 3000여개를 토해냈다. 입찰자 200여명, 트럭 10여대가 있었지만 위판장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요즘 동지나해에서 잘 잡힌다는 조기와 아귀가 위판장을 점령하다시피 했다. 조기는 상자당 10만원, 젓갈을 담그는 송어는 3만원. 양식장 사료로 쓰이는 조기 새끼인 깡다리는 위판장에 못 들어오고 산더미처럼 밖에 쌓아뒀다. 동이 훤히 틀 때쯤 대여섯 번 위판장소를 옮겨가던 경매는 싱겁게 끝이 났다. 수협위판장 김향모(55·여수시 신월동) 경매실장은 “올 들어 위판장 반입량도 지난해 대비 2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95년까지만 해도 이곳 하루 위판량은 10만 상자. 연간 위판액이 18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800억원대로 곤두박질쳤다고 한다. 경매사들은 “고기가 적어 흥이 나질 않는다.”고 푸념이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유서깊은 사찰 산불에 강하다

    유서깊은 사찰 산불에 강하다

    목재에서는 세월이 지날수록 수분이 빠져나간다. 산불 앞에서 목조 건물 일색인 사찰은 화약고나 다름없다. 하지만 불국사와 해인사·선운사·전등사 같은 유서깊은 절들은 산불을 대비하는 전통도 남다르다. 자체적으로 산불에 강한 사찰을 만드는 내화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들은 수분이 많아 쉽게 타지 않는 수종으로 내화수림대를 조성하고, 불이 쉽게 옮겨붙지 않도록 공간을 넉넉히 남겨두었다. 절의 연륜이 쌓이고 심어놓은 나무가 자라나면서 산불을 방어하는 능력도 든든해졌다는 것이다. ●선운사 동백나무 방화림 역할 고창 선운사의 대웅전 뒤편에는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된 500살짜리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겨울철에도 화려한 꽃봉오리로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선운사 동백나무는 그러나 산불이 가람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내화림으로 심어졌다. 국립산림과학원 임주훈 박사는 “옛 문헌에는 산불을 방지하기 위해 선운사 대웅전 뒤에 동백나무 숲을 조성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면서 “상록활엽수인 동백나무는 잎이 두껍고 수분함유율이 높아 사철 산불의 진행을 최대한 더디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선운사는 또 대웅전에서 동백나무 숲까지 15m 이상 공간을 띄워 산불이 동백숲에 옮겨붙는다 해도 절 마당까지는 쉽게 침범하지 못하도록 했다. 선운사에는 최근 학계의 관심사인 내화수림대가 이미 훌륭히 조성되어 있는 것이다. 내화수림대는 선운사 같은 방법도 있지만 산불이 번지지 못하도록 산 정상에는 나무를 심지 않은 채 길을 만들고, 길 주변에 불에 강한 수종을 심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전등사 건물 옆엔 식수 안해 불국사가 있는 경주 토함산은 동해안지역의 특성대로 소나무가 주종을 이룬다. 하지만 불국사는 대잎나무·개잎갈나무 등으로 수종을 다양화하는 방법으로 내화체계를 갖췄다. 사찰 특유의 조림방식으로 나무 사이를 멀찍이 띄워 산불이 나도 번지지 못하도록 했다. 합천 가야산 해인사는 수령 300∼500년에 이르는 나무가 죽어도 함부로 베어버리지 않는다. 죽은 나무를 양분으로 토양이 비옥해지자 소나무 일색의 식생이 참나무·서어나무로 다양화됐다. 가야산 국립공원사무소 유창우 관리계장은 “해인사 주변의 졸참나무와 잣나무는 소나무보다 산불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강화도 전등사는 사찰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25만평에 이르는 사찰림을 관리한다. 경내의 숲은 500∼600년짜리 느티나무, 은행나무로 이루어졌으며, 역시 건물 옆에는 나무를 심지 않는 방법으로 대비한다. 한국도시건축병리연구소 양성욱 박사는 “전등사 주변의 수종은 30년 전부터 소나무 중심에서 참나무 중심으로 바뀌고 있지만, 왜송과 아카시아 등 외래종도 많이 자라나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삼성CEO 스톡옵션 525억 0원

    삼성CEO 스톡옵션 525억 0원

    삼성그룹이 2000년 3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한지 5년이 지났다. 삼성 최고경영자(CEO)들의 스톡옵션 차익은 매번 화제를 몰고 왔고 LG그룹도 올해부터 스톡옵션 제도를 본격 도입하는 등 ‘성과주의’가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스톡옵션 명암은 생각보다 깊었다.500억원대의 차익이 기대되는 CEO가 있는가 하면, 현 주가로는 한 푼도 건질 수 없는 CEO들도 적지 않았다. ●전자·SDI 경영실적 좋아 ‘돈방석’ 3일 현재 삼성 사장단 가운데 가장 많은 스톡옵션 차익이 기대되는 사람은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이다. 둘은 2000년과 2001년 나란히 10만주씩을 받았는데 자사주 소각으로 주식수가 약간 줄었지만 여전히 18만 9548주씩 갖고 있다.1일 종가(51만 2000원)로 계산하면 각각 525억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이윤우 부회장과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두 차례에 걸쳐 7만주씩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최근 2001년 물량 4만주를 행사한 뒤 3만주를 처분해 76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진 장관은 삼성전자를 떠나는 바람에 2001년 물량은 취소됐지만 2000년에 받은 스톡옵션으로 158억원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도석 경영총괄 사장, 김인주 구조본 차장(사장), 이상완 LCD총괄 사장,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 임형규 사장은 5만주씩 두번을 받았다. 그동안 1만 6500주를 처분한 최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사장들의 기대차익은 262억원에 달한다. 최 사장은 222억원이다.3만주씩 두번을 받은 최지성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은 157억원이 기대된다. 삼성SDI 김순택 사장은 2000년 10만주를 행사가격 3만 7500원에 부여 받았는데 기대차익이 64억원에 달한다. 삼성SDS 김인 사장도 SDI 재직시절 받은 물량으로 19억원을 기대할 수 있다. ●스톡옵션도 ‘운칠기삼?’ 삼성전자 시절 스톡옵션을 부여받았다가 행사기간 전에 회사를 떠난 CEO들은 수십억∼수백억원을 날린 셈이 됐다. 이우희 에스원 사장은 2000년 3만주를 받아 68억원의 차익이 기대됐지만 에스원으로 소속을 옮기면서 스톡옵션이 취소됐다. 대신 2002년 에스원에서 받은 20만주가 43억원의 차익이 기대돼 위안을 삼게 됐다. 삼성전기 강호문 사장은 삼성전자 재직시절 두 차례에 걸쳐 6만주를 받았지만 소속이 바뀌면서 2001년 부여물량은 취소됐다.2000년 물량도 2만주는 이미 행사했고 현재 8434주만 남아 있다. 강 사장은 삼성전기에서도 10만주를 받았지만 행사가격이 시가보다 높아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내일은 오르리…. 일부 CEO들은 주가가 오르지 않거나 떨어지는 바람에 기대차익이 아예 없는 처지다. 스톡옵션은 행사기간의 시가가 행사가격보다 낮으면 권리를 포기할 수 있어 이들이 직접적인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 주가 흐름에 따라 희망을 가질 수 있다. 호텔신라 이만수 사장은 2002년 4만주를 1만 400원에 받았지만 현재 주가가 6820원에 불과하다. 제일기획 배동만 사장도 3만주의 행사가격이 시가와 큰 차이가 없다. 삼성테크윈 이중구 사장은 1만 1708원에 20만주,5032원에 20만주를 받았는데 지난 1일 5032원짜리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식으로 바꿨다. 삼성물산 정우택 사장과 이상대 사장도 2000년 14만주씩을 받았지만 행사가격이 1만 4500원으로 시가(1만 4000원)보다 높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5)통영의 해양문화와 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5)통영의 해양문화와 굴

    국방, 예술, 수산, 관광, 생태. 이 복잡하고 동거가 불가능해 보이는 항목들이 한 동네에 밀집된 곳을 한 곳만 들라면 나는 주저없이 남해안 통영을 꼽겠다. 무언가 하나쯤이 돋보이는 바닷가는 많지만, 통영같이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곳이 또 있을까. 이름하여 ‘조선의 나폴리’. 섬과 섬이 꼬리를 문 한려수도의 미려한 절경이 펼쳐진 가운데 하얀 집들이 초록빛 바다색과 어우러지고, 비구름이 섬 봉우리를 감싸도는 풍광은 가히 ‘조선의 나폴리’란 별칭이 어울릴 만하다. 솔직히 말한다면 ‘이탈리아의 통영’이란 표현이 오히려 걸맞을 것 같기도 한 곳. ●군사와 예술이 묘하게 어우러진 곳 그래선지 예술가들이 유난히 많이 배출된 곳이기도 하다. 윤이상 김상옥 박경리 유치환. 그들의 고향도 통영이다. 임진왜란의 엄혹했던 시절,‘지고도 이긴 그 전쟁’을 상징하는 세병관이 있는 곳인가 하면, 코 앞에 한산도가 있어 당대의 피어린 해전을 돌이켜보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삼도수군통제영이 있다 보니 승전무 같은 ‘국방예술’을 비롯, 나전칠기, 통영갓, 소목, 두석 같은 수공업이 발달했다.1604년 통제영이 이곳으로 옮겨 오면서 육방이 설치돼 군수품·관수품·민수품 등 다양한 수공예품이 생산되었다. 통영오광대, 남해안별신굿 같은 국가 중요무형문화재가 가장 많이 밀집된 곳 또한 통영이다. 군사와 예술이라는, 언뜻 서로 조화될 것 같지 않은 양자가 절묘하게 결합해 예부터 예향의 본거지로 꼽혔다. 세계 해전사에 빛나는 한산대첩도 기실 어부 김천손의 첩보에 힘입은 것이었다. 숱하게 왜구에 시달려 온 이곳 어부들은 평소에는 고기를 잡지만 유사시에는 전선에 배치돼 그들을 물리치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순신의 전략가적 자질을 과소평가할 수 없지만 그 바탕에 어부들의 숨은 공로가 있음은 무엇을 말하는가. 통영 사람들은 배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방이 바다인 곳에서 살아 바다생활에 체화되었기 때문이다. 태평양 팔라우제도의 원주민들을 보면 그들이 천부적인 뱃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작은 배로 망망대해를 용하게도 떠다닌다. 자잘한 다도해의 섬 사이를 누비면서 거칠 것 없이 달리고, 맘 먹은 곳에 닻을 내리고, 정확하게 낚시를 던진다. 해저 지형은 물론이고 조류, 어종, 바람, 암초 등 선대에게 배우고 스스로 체득한 온갖 바다정보를 유전인자처럼 내장하고 바다삶을 살아가고 있다. 통영사람들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 바다를 마당 삼아 살아온 덕분에 왜병을 물리치는 든든한 파수 역할을 해낼 수 있었으리라. 이순신이 새삼 강조되는 시대에, 그 이순신을 가능하게 한 인적 토대로서 바다사람들의 삶을 한번쯤 진지하게 되돌아 봐야 하지 않을까. ●왜란 때 통신수단으로 사용… ‘충무 방패연’ 통영의 삼덕포구, 한산도, 사량도, 견내량, 적덕, 착량, 걸망포 등은 당시 승첩의 현장이거나 함대의 병참·기항지로 제 역할을 다한 곳들이다. 전쟁이 끝나면서 지금의 통영땅 전신인 두룡포에 경상·전라·충청도 3도의 수군을 관장하는 삼도수군통제영이 옮겨오게 된다. 두룡포기사비문에 ‘서쪽으로는 판데목에 의지하고 동으로는 견내량을 끌고 있으며, 남으로는 큰바다와 통하고 북으로는 육지와 이어져 있어 깊어도 구석지지 않고 얕아도 드러나지 않아 진실로 수륙의 형세가 국방의 요충’이라 하였다. 말하자면 임진왜란이란 미증유의 전란을 겪으면서 국가적으로 건설된 계획적인 군사도시가 곧 통영이니, 그로부터 일제에 의해 통제영이 철폐될 때까지 300여년간 지속되면서 독특한 해양문화를 형성해 온 셈이다. 돌이켜 보면 ‘상처입은 용’ 윤이상 선생이 애타게 보고싶어 하던 고향도 바로 통영의 푸른 바다였다. 그는 루이제 린저와의 대담에서도 ‘보고 싶은 고향땅 쪽빛 바다’를 애달프게 증언하지 않았던가. 그는 아마 꿈 속에서 훨훨 날아오르는 유명한 ‘충무 방패연’을 상상했을 것이다. 내륙지방에서 만든 한지 반장짜리 연과 달리 바람이 센 바닷가 통영의 연은 대문짝만 하게 만들었다. 임진왜란 때 통신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유서깊은 그 연 아닌가. 그 연에 날지 못한 윤이상 선생의 비원이 서려 있는 듯하다. ‘통영문화의 지킴이’ 김세윤 문화원장은 “윤이상 선생이 통영에서 살 적만 해도 국악을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며 통영의 문화적 환경을 설명한다. 그의 음악에서 한국적 정서를 읽을 수 있다면 이는 전적으로 고향 바닷가에서 싹 틔우고, 배불린 것이리라. 그는 “통영이 예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통제영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활발한 수산업에 기반한 물적 토대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향’ 만들어낸 또 다른 공신, 굴 옳은 말이다. 수많은 통영의 예술인이 외국 유학을 떠날 수 있는 배경에는 수산업으로 형성된 진취적 기질과 풍요가 바탕이 된 셈이다. 이렇듯 통영의 역사와 문화라는 것도 모두 어업에 종사하며 삶을 일궈 온 통영 사람들만의 독특한 삶의 방식이 배태한 것 아니겠는가. 그들이 전통시대의 뛰어난 해군이자 노련한 어민들이었다는 사실이 곧 이곳의 역사이자 문화인 셈이다. 오늘날의 통영 어업을 이해하려면 통영항에 위치한 ‘굴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이란 다소 긴 이름의 조합을 찾아가야 한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굴의 80%가 이 조합에서 생산되고 있으니 굴이 없다면 통영경제도 사실상 ‘끝’이며, 도시의 소비자들도 굴 대신 금을 먹는 게 더 쉬울지도 모른다. 굴껍데기를 까는 여성 노동력, 굴 양식에 필요한 자재를 공급하고 판매하는 이들, 굴을 조리해 파는 음식점까지 모두 포함한다면 무려 4만여명이 굴에 생계를 의지하고 있다. 그만큼 굴은 통영 경제에 절대적이다. 20대에 굴조합에 뛰어들어 30년이 넘는 세월을 오로지 굴 하나에 바친 이 조합 이종훈 전무를 만났다. 그에 따르면 굴은 바위에 붙어사는 바위굴, 그리고 줄에 매달아서 물 속에 드리워 키우는 수하식 굴로 나누는데, 바위굴은 전체 생산량의 10%도 안 된다.90%의 굴이 수하식이다. 그런데 그 수하식을 사람들은 ‘양식’이라고 ‘오해’한다. 굴은 엄밀하게 말해 양식이 없다. 긴 줄에 수직으로 매달아 키워낼 뿐 인공 먹이를 주거나 하는 따위의 양식과는 전혀 다르다. 굴은 양식어류와 달리 제공하는 사료가 아닌 자연 플랑크톤을 먹고 성장한다는 아주 간단한 상식을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 한국인의 수산물 선호도는 높아가지만, 정작 수산물 이해도는 아직 낮다. 굴에 대해서도 엄청난 오해를 갖고 있지 않은가. 이곳에서도 처음에는 일본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맹종죽을 이용한 뗏목식 시설을 도입했다. 그러나 비싼 대나무값 때문에 물 속에 줄을 드리워 굴을 매다는 연승로프식인 수하식을 개발했다. 한국 굴의 대부분이 자라는 통영, 거제, 고성, 여수 바닷가에 둥둥 떠있는 긴 줄과 부표들이 바로 수하식 굴밭의 표지판이다.“수하식은 바다면적을 늘리는 일대 전환으로, 오늘날 우리가 이만큼 싸게 좋은 굴을 섭취할 수 있는 것도 전적으로 수하식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FDA도 인정한 통영의 굴 한국인들은 전통적으로 바위에 붙은 작은 굴, 즉 석화를 선호한다. 반면에 알이 큰 수하식 굴은 상대적으로 낮게 친다. 바위굴은 썰물 때 성장을 멈추는 반면 수하식굴은 항상 물 속에 잠겨 있어 물때의 영향을 받지 않고 성장한다. 이런 이치를 아는 외국에서는 그래서 우리와 달리 수하식 굴을 더 위로 친다. 실제로 미국 FDA는 매년 조사관을 파견해 통영, 고성, 여수, 고흥, 거제 일대의 굴밭을 샅샅이 조사한다. 미국은 물론 EU 및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수입식품으로 인한 자국민의 공중보건상의 위해를 차단하기 위해 자국으로 수입되는 수산물에 대하여 수출국이 그 위생상태를 보장하여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이렇게 현지조사를 벌이고 있으니, 그들의 검증이 곧 상품의 보증이기도 하다. FDA는 고흥, 여수, 남해, 통영, 거제, 고성 등의 남해안 일대를 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으로 설정, 엄정한 검사기준을 적용해 수입을 허가하고 있다. 말하자면, 까다로운 선진 외국에서 그 청정성을 인정해 사들이는 굴이 이곳 남해안의 수하식 굴이며, 국내 소비량도 90% 이상을 이곳에서 공급한다. 한려수도가 한국 최고의 청정해역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씨알 작은 자연산 굴이 아무래도 좋다.”는 오해로는 더 이상 우리의 식탁 안전과 소비량, 낮은 가격 등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이곳에서는 오후 6시면 전국 유일의 굴공판장이 열린다. 저마다 자신들이 생산한 굴을 박스에 담아 낸다. 굴조합 엄철규 과장은 “생산자들의 이름이 모두 등록되며, 같은 굴이라도 실명제로 체크되어 가격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고 설명한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굴이 클수록 비싸다. 이곳에서는 ‘벗굴’이라고 부르는, 크기가 주먹만 한 굴을 접시에 올려놓고 칼로 썰어먹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가 선호하는 ‘쪼잔한 굴’은 상품으로 치지도 않는다. 알이 꽉 차서 영양가가 오를대로 오른 큰 굴이 그들의 기호에 어울린다고 믿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예전에 먹던 식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해 전국 생산량의 10%에도 못미치는 바위굴을 선호한다. 사실 바위굴 중에는 깨끗한 곳에서 나는 것도 있지만 갯가의 오염된 환경에서 채취되기도 해 식탁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일도 없지 않다. 한국인의 보수성과 과거 집착은 굴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거기에서 비롯된 온갖 편견과 오해가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회는 물론 전, 찜, 튀김, 구이, 국이나 죽, 밥, 젓 등 세기조차 어려운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굴은 그저 날로 먹는 것으로만 아는 실정이다. 중국에서 선호하는 굴은 말린 건굴이며, 미국인들은 통조림문화에 길들여져 면실유로 만든 통조림을 수입해 간다. 반면 우리는 이만큼 다양한 굴음식을 향유하고 있으니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그럼에도 우리의 인식은 이렇듯 보수적이다. 술꾼들 해장용으로 선짓국, 콩나물국 등은 알려졌지만 굴국은 아는 사람조차 드물다. ●철마가 새끼치고, 돌계집은 노래하고 통영을 떠나오면서 습관처럼 미륵섬 미륵사를 찾았다. 조계종 초대 종정이었던 효봉선사가 창건한 절이다. 그가 미륵섬에 온 것은 한국전쟁 때. 도솔암에서 도솔선원을 차려 문제(門弟)들을 거느리고 선정(禪定)에 들었다. 아름다운 다도해에 고즈넉하게 자리잡아 미래사라는 현판을 걸었으니, 그도 미륵의 당래하생을 염원했던 것일까. 미래사 입구에 세운 효봉 스님 비문에 담긴 화두를 떠올린다.‘천지가 뒤바뀌고, 철마가 새끼치며, 돌계집은 노래하고, 나무장승 춤을 추다.’ 이 뒤집힘의 엄청난 미학까지 통영 바닷가에서 배우고 온다.
  • [조용섭의 산으路] 수원 광교산

    [조용섭의 산으路] 수원 광교산

    깨어나는 봄의 숲, 그 상큼한 숲향에 취해 느긋하게 봄산의 정취에 빠질 수 있는 곳을 찾으라면 수원의 광교산(582m)을 꼽고 싶다.‘낮지만 큰 산’, 이 산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말인 것 같다. 낮은 만큼 사람들의 삶과 가까이하여 왔고, 큰 만큼 보듬고 베풂이 많다는 이야기일 게다. 광교산은 남동쪽으로 안성 칠장산, 북서쪽으로 안산 수리산~문수산(통진)으로 이어지며 한강의 남서쪽 물길을 모으는 한남정맥의 산이기도 하다. 산길은 경기대 입구 3거리에서 시작해 광교산(시루봉)에 오른 뒤, 백운산~바라산을 거쳐 바라산재에서 북골로 의왕시 백운저수지 앞 학의리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 경기대 3거리에서 광교저수지 쪽 도로를 따라 잠시 올라가면 오른쪽에 반딧불이 화장실이 나온다. 오른쪽 계단 오름길로 산길이 열린다. 계단을 올라선 뒤 이어지는 산길은 푹신한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부드러워 마치 산보를 하듯 걷기 쉽고, 산길 좌우의 소나무 숲은 너무나 정갈해서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듯하다. 천년수약수, 백년수약수 등 등산로에서 조금 비켜있는 약수터의 이름들이 재미있다. 만약 식수를 준비하지 않았다면 이 곳에서 수통을 채우면 된다. 1시간가량 나른한 봄기운과 숲향에 취해 휘적휘적 걷다 안부를 올라서면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다른 암봉으로 이루어진 형제봉이 나온다. 고정로프를 타고 올라도 되고 왼쪽으로 우회길도 있다. 들머리에서 1시간20분 소요. 한남정맥은 형제봉 오르기 전의 고개인 문암재 직전 322고지에서 비로소 만나게 된다. 형제봉 내려서는 산길은 비교적 경사가 심하다. 비로봉 직전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은 봉우리에서 내려서는 길과 만난다. 비로봉을 내려서서 토끼재에 닿으면 산길은 사방으로 연결된다. 왼쪽으로 내려서는 곳으로는 나무계단으로 산길을 만들어 놓았다. 산길 오른쪽 용인 수지로 내려서는 길도 군데군데 잘 나있다. 시루봉 앞 능선 3거리에서 왼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백운산 방향이다. 주봉인 시루봉은 주능선에서 약간 비켜 서있다. 성문(城門)형태의 특이한 정상석 모습에서 이 고장의 사람들의 문화적 자부심이 느껴진다. 형제봉에서 1시간10분 걸린다. 주능선으로 되돌아 와 백운산 쪽으로 향하다 보면 노루목대피소가 있고 억새밭이 지척이다. 능선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통신중계탑 옆을 지나면 백운산 못 미친 곳에 부대가 자리잡고 있고 길은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왼쪽은 지지대 고개로 이어지는 한남정맥길이고 백운산은 오른쪽 부대 철망 옆으로 난 길로 가야 한다. 백운산은 봉우리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밋밋하지만 조망은 매우 좋다. 관악산과 청계산이 손짓하듯 가까워져 있고 백운저수지의 모습도 잘 보인다. 고분재로 내려서면 역시 사방으로 산길이 연결되는데, 힘겨울 듯한 바라산 오름길은 의외로 쉽게 올라서게 된다. 능선에는 가지가 뒤틀어진 소나무들이 자주 눈에 띈다. 소나무에 걸린 팻말이 정상 표시를 알려주는 바라산의 풍광도 아주 좋다.11시 방향에서 줄곧 따라오던 백운저수지가 어느새 9시 방향으로 가깝다. 바라산 바로 아래 삼거리에서는 왼쪽 급경사 내리막길로 바라산재로 내려선다. 바라산재에서 그대로 직진하면 하오고개~청계산으로 이어지고 오른쪽은 용인 고기리로 내려서는 길이다. 왼쪽 북골쪽의 너른 길로 내려서며 산행을 마치게 된다. 지하철 수원역 앞에서 광교산행 버스를 이용하거나, 잠실에서 경기대행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산행 후 학의리에서는 마을버스로 인덕원으로 이동, 지하철을 이용한다. 학의2리 마을버스정류소 인근 구판장 느티나무집(031-426-3549) 식단이 비교적 깔끔하고 부담이 없다.
  • [나눔세상] 삼성서울병원 신장이식 모임 ‘나누미’

    [나눔세상] 삼성서울병원 신장이식 모임 ‘나누미’

    “이식받은 신장은 몇 년밖에 못 쓴다고들 해서 투석만 받았어요.”“제가 이식받은 지 10년이 다 된 ‘산 모델’이에요. 진작 만났어야 했는데….” 지난 28일 삼성서울병원 7층 상담실에서는 9년 전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장경주(55·여)씨가 수술을 앞둔 ‘후배’들을 안심시키고 있었다. 이 자리는 ‘나누미’라는 신장이식인 자조(自助)모임으로 이미 수술을 받은 환자가 같은 처지에 있는 환자에게 상담을 해주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이날은 수술을 앞두었거나 퇴원을 기다리는 환자 3명이 ‘나누미’를 찾았다. 딸에게 신장을 받기로 한 최모(47·여)씨는 “전에 다니던 병원에서는 수술을 받아도 거부반응 때문에 죽는 사례가 많다고 하던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장씨는 “물론 그런 일도 없지는 않지만, 음식조절이나 운동 등 생활습관에 신경쓰면 충분히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음식을 싱겁게 섭취하되, 육류보다 생선을 많이 먹고, 가벼운 산책을 꾸준히 해야 한다.”면서 “그게 바로 ‘웰빙’ 아니냐.”고 대화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최씨가 “수술을 받고 나면 약 때문에 얼굴에 털과 여드름이 많이 난다는데 어떠냐.”고 묻자 7년 전 이식을 받은 임명희(47)씨가 나섰다.“처음엔 남편이 산에서 내려온 사람 같다고 놀릴 정도로 ‘털보’가 됐는데 몇 달 지나니 자연스럽게 사라지더라.”라고 말하는 임씨의 얼굴을 보면서 최씨도 안심이 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2시간 동안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자 환자들은 한층 밝아진 얼굴로 병실로 돌아갔다.6년 전 이식수술을 받고 2년 전부터 ‘나누미’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이은경(54·여)씨는 “신장이식수술에 대한 정보를 잘 몰라 고생하는 환자가 많다.”면서 “아픈 환자를 만나면서 ‘나도 아직 환자이니 조심해야겠다.’는 경각심도 갖게 된다.”고 말했다. 2003년 3월 발족한 ‘나누미’에서는 15명의 자원봉사자가 번갈아 상담을 한다. 매주 한 차례, 한달 평균 20∼30명의 환자가 도움을 받는다. 이 모임은 ‘같은 질병을 앓은 사람이 정말 잘 살고 있는가.’라는 궁금증을 느낀 환자가 제의해 만들어졌다. 자원봉사자는 상담에 나서기 전 14시간 동안 의료 지식과 상담기법을 사전에 교육 받는다. 상담이 끝난 뒤에도 6개월 동안 퇴원한 환자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챙긴다. 사회사업실 한대흠 의료사회복지사는 “최근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가 늘고 있는데 이같은 질병은 자기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자조모임은 병원에서 제공하는 치료 위주의 의료서비스 말고도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해 질병의 악화나 재발을 막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연예인 뺨치는 의원님들의 ‘변신’

    연예인 뺨치는 의원님들의 ‘변신’

    쌍꺼풀 수술… 모발 이식… 잡티 제거… 다이어트…. 정치권의 ‘외모 리모델링’ 붐이 연예계의 추세를 방불케 하고 있다. 후보의 이미지가 발휘하는 영향력이 갈수록 증대되면서 정치인들의 변신 수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공격적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가장 확연한 세태변화는 성형수술의 대명사격인 쌍꺼풀 수술을 스스럼없이 감행한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초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쌍꺼풀 수술을 했는데, 노 대통령의 후원회장 출신인 이기명씨와 대표적 친노(親盧)인사인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도 비슷한 시기에 같은 수술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는 노화로 윗눈꺼풀이 아래로 처져 시야를 가리는 것을 막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젊어 보이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란 평가가 많다. 정치권 관계자는 “16대 국회 때만 하더라도 정치인이 쌍꺼풀 수술을 하는 것은 상상키 어려웠다.”고 말한다. ‘2대8 가르마’의 정형적 헤어스타일이 일반적인 남성 의원들에게 모발의 다소(多少)는 또다른 고민의 기준이 된다. 열린우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갈수록 훤해지는 앞머리를 ‘위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모발이식 수술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도 모발이식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목희 의원 노 대통령 권유로 ‘드라이파마’ 반대로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은 직모에 머리숱이 너무 많아 처치 곤란인 케이스. 그는 비슷한 처지인 노 대통령의 권유로 일명 ‘드라이파마’ 머리를 고수하고 있다. 이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노 대통령이 ‘당신이나 나같은 사람은 1주일마다 머리를 다듬거나 아니면 아예 파마를 하는 방법이 있다. 나는 전자를 택했지만, 당신은 후자를 택해 보라.’고 했다.”고 공개했다. 이 의원은 부인이 단골인 E여대 앞 미용실을 다니고 있다. ●김근태 장관 뒷머리 웨이브 ‘아톰머리’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유인태 의원 역시 드라이파마를 유지하는 스타일이다. 직모인 신계륜 의원은 특이하게도 “스트레이트파마가 오히려 손질하기 쉽다.”는 케이스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모범생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최근 뒷머리에 웨이브를 주는 ‘아톰머리’로 변신한 바 있다. 젊어 보이는 데는 피부관리도 필수다.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지난달 뺨에 포진해 있던 잡티를 말끔히 제거했다. 그런데 이달 초 1주일 동안 히말라야 등반을 다녀온 뒤 강렬한 햇빛에 잡티가 재발해 울상이다. 천정배 의원도 올 초 원내대표직을 사퇴한 뒤 왼쪽 빰에 있던 검버섯을 솎아냈다. 주름을 제거하는 보톡스나 박피 수술은 이제는 너무 일반화돼서 화젯거리도 안된다. 그러나 이들은 “젊어 보이긴 하지만, 표정이 부자연스럽다.”는 수군거림을 들어야 한다. ●민병두 의원 단식으로 10㎏ 빼고 ‘몸짱’ 몸짱 열풍은 의원들이라고 해서 비껴가지 않는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지난달 10일간 단식으로 10㎏을 줄였다.“그렇게 배불뚝이로는 여성 표를 얻을 수 없다.”는 한 여성 당직자의 일침에 자극을 받았다는 고백이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도 올초 한방병원에 입원해 1주일간 단식을 한 덕택에 피부가 훨씬 맑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식’남경필 의원 다시 도수없는 안경 안경을 벗는 것도 손쉬운 이미지 변신 요법이다. 지난해 부친의 친일 의혹 파문으로 사퇴한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원은 이후 라식수술을 받고 안경을 벗어던졌다. 열린우리당 김영주,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도 라식수술파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도 라식수술을 했는데, 오히려 안경을 쓰는 게 훨씬 부드럽고 똑똑해 보인다는 주변의 지적에 지금은 다시 도수없는 안경을 쓰고 있다. 이같은 정치인의 무차별 변신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판결은 일단 ‘무죄’다. 국민대 김형준 교수는 “유권자들이 정치인의 이미지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시대에 정치인들이 외모를 가꾸는 것을 나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지 정치에만 너무 몰입하는 것은 자멸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지난 대선 때 외모와 이미지가 출중했던 후보들이 콘텐츠 부족으로 고배를 들었던 경험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울산 “눈·비가 효자네”

    올초 잦은 눈·비가 울산시에 40여억원을 벌게 해주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25일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잇따라 눈·비가 내린 덕분에 식수를 넉넉하게 확보해 돈을 주고 낙동강물을 끌어올 필요가 없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30㎜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올들어 지금까지 강수량이 158.3㎜로, 지난해 같은 기간 82.3㎜보다 76㎜가 많다. 이에 따라 울산지역의 주요 식수원인 회야댐 저수량이 앞으로 비가 전혀 오지 않더라도 오는 5월25일까지 쓸 수 있을 만큼 확보됐다. 회야댐은 울산 남·동·북구지역에 하루 평균 16만t씩 수돗물을 공급한다. 지난해의 경우 2∼4월 사이 자체 저수량이 모자라 34억 7200만원을 주고 낙동강물 1134만 8000t을 끌어 썼으나 올해는 일년 내내 끌어 쓸 필요가 없게 됐다. 올해 원수단가(t당 213원)와 물이용 부담금(t당 120원)으로 계산해 40여억원을 벌게 된 데다 낙동강 원수보다 수질이 좋은 물을 확보해 일석이조의 혜택을 보게 됐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절감된 예산은 오래돼 낡은 수도관 교체 등 수질개선을 위해 쓸 계획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발언대] 쓰나미피해 장기적 구호 필요/김보경 한국 월드비전 홍보팀장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은 동남아시아 지역 지진해일 발생 후 90일이 되는 3월26일부터 2단계 긴급구호사업에 돌입한다. 월드비전은 90일 이전에는 긴급대응,90일 이후에는 지역사회재건, 경제회복, 사회기반시설 재건의 4단계로 구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긴급구호에 있어 90일은 의식주 지원 위주의 초기 활동을 마치고 생존자들의 자립기반을 마련해 주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는 전환점이다. 세계 각국의 구호활동 덕분에 이재민들은 생리적 필요는 해결할 수 있지만, 언제까지나 이재민 대피소에서 나눠주는 식량이나 구호물품으로 살 수만은 없다. 생계수단을 잃은 그들에게 일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원, 붕괴된 지도층을 새로 형성하는 작업, 집·학교·병원을 세우는 일을 포함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한국 월드비전은 3월11일까지 13억 3000여만원의 후원금으로 식량과 구호 물품을 배분하고 식수 및 위생시설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벌였다. 특히 스리랑카 오지 마을에 의료봉사단을 파견,524명을 치료하고 위로했다. 마을 주민 딜라니(여)는 “내 평생 이 마을에 외국사람이 온 것은 처음”이라며 “지진해일로 인해 생긴 몸의 상처는 물론 마음의 상처까지 치료해줬다.”고 감사해 했다. 이와 더불어 한국 월드비전은 이재민들의 경제력 회복을 위해 어선과 그물을 지원하는 한편, 세계 각국의 월드비전과 힘을 합해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입은 아동들의 심리치료를 위해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 수십개의 ‘아동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월드비전 국제본부는 지진해일 피해지역의 재건 및 복구사업을 위해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오는 2009년까지 모두 3억 5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비야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은 “무너진 집을 다시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무너진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90일 이후 구호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의 (02)783-5161,www.worldvision.or.kr 김보경 한국 월드비전 홍보팀장
  • LG 주가 상승률 종합지수 밑돌면 스톡옵션 50% 깎는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임원에게 스톡옵션을 주기로 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스톡옵션 부여 문제가 논란이 됐던 만큼 단순한 ‘임원 배불리기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까다로운 조건을 붙인 점이 눈길을 끈다. LG전자는 23일 이사회를 열어 김쌍수 부회장 등 임원 22명과 진념 전 재경부 장관 등 사외이사 4명에게 총 76만 6000주의 스톡옵션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LG전자 지분의 0.49% 수준. 이에 앞서 LG전자는 최근 주총에서 발행주식수 1% 미만 한도에서 이사회 권한으로 임원에게 스톡옵션을 줄 수 있게 정관을 고친 바 있다. LG측은 “이번 스톡옵션 부여건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LG그룹의 성과주의가 뿌리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LG 계열사 중 처음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했고 다른 계열사들도 조만간 임원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방안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사인 LG필립스도 이날 주총에서 발행주식수 1%안에서 이사회 결의를 통해 스톡옵션을 줄 수 있도록 정관을 고쳤다. 관계자는 “업계 최초는 아니지만 성과연동제와 현금차익보상제 등 조건을 붙인 점이 일반적인 스톡옵션과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이 받은 스톡옵션은 13만주다.3년 이후부터 주식으로 바꿔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행사가격은 7만 1130원. 그러나 현금차익보상제란 조건이 붙어 있어 3년 뒤 LG전자 주가가 이보다 낮으면 스톡옵션을 통해 남길 차익이 한푼도 없다.3년 후 주가가 1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김 부회장은 37억 5000만원 상당의 차익을 남긴다. 조건은 또 있다.3년동안 LG전자 주가 상승률이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보다 높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받은 스톡옵션의 50%만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종합지수보다 덜 오른다면 스톡옵션 차익은 줄어들게 된다. LG전자측은 “임원들이 스톡옵션을 통해 차익을 얻으려면 LG전자의 경영실적이 다른 경쟁사보다 월등히 좋아야 하고 또 시장의 상승을 크게 웃돌아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장기적인 경영마인드 제고와 주주 가치를 높이는 데 힘쓰도록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우수한 연구·개발(R&D) 인력을 중심으로 평직원에게도 스톡 옵션을 부여한다는 당초의 취지는 이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변호사는 “LG전자의 이번 스톡옵션안은 경영성과와 상관없이 행사가격보다 주가가 높아지면 무조건 이익을 가져가도록 해 시비가 붙는 다른 스톡옵션 건들과는 다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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