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식수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선비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쇼크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싸인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581
  • “방사능 풍문 따른 휴교, 무지의 소치”

    “방사능 풍문 따른 휴교, 무지의 소치”

    “교육감님에게 전화라도 걸까 싶었습니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런 생각까지 했을까. 추적추적 ‘방사능비’가 내린 7일 오전, 서울 한양대 공과대학에 있는 서울지방방사능측정소에서 만난 이재기(61)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기회 있을 때마다 방사능 피폭을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는데도 여전히 불안 심리가 가시지 않아 문제”라며 이날 경기도교육청이 재량휴교 공문을 돌린 것은 “무지의 소치”라고 개탄했다. 이 교수는 세계에서 12명 밖에 없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의 유일한 한국인 위원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회 있을 때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재량휴교령까지 내렸다. 과학자로서 답답하지 않은지. -유의할 만한 위험이 있으면 재량권에 따라 학생 보호를 위해 그런 조치를 취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다. 기회있을 때마다 후쿠시마 원전과 1000~1100㎞ 떨어져 있고 어떤 경우에도 국민들에게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비행기로 10시간만 이동해도 우주방사선 때문에 0.2mSv 피폭량이 는다. 그런데 이번 일본 원전사태로 국민들이 피폭될 것으로 추정되는 방사선량이 연간 0.1mSv다. 그런 미미한 수준인데 국민들은 점점 더 위험한 쪽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과민반응이다. 풍문만 갖고 휴교하는 건 학생들로 하여금 ‘정말 위험하구나.’ 인식하게 한다. →방사성물질이 몸에 묻어도 샴푸나 비누로 깨끗이 씻긴다고 했는데. -오늘 비에는 방사능뿐만 아니라 황사 성분도 들어가니 당연히 샤워해야 한다. 옷이 비에 젖거나 피부에 닿았더라도 방사능 피폭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워낙 의미 없는 농도이기 때문에 샤워하면 방사성물질은 전부 제거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수습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하다고 하셨는데 어떤 근거로. -원자로가 정지되고 나면 핵분열은 나지 않는다. 이제 방사능 에너지가 잔류열인데, 잔류열이 원자로가 바로 서고 난 뒤에는 정상 출력의 6.6%가 된다. 후쿠시마 원전은 200만㎾짜리인데 6.6%면 13만㎾ 정도 된다. 이 정도면 꽤 많은 열이다. 라면 끓이는 전기 히터가 보통 2㎾이니 그런 게 6만개가 들어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식혀줘야 하는데 그걸 못해 핵연료가 녹는 건데, 이번처럼 발전소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 진행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사실은 며칠 안 가서, 얼마 못 가서 원전이 ‘붕괴’되는데 이번에는 굉장히 천천히 진행됐다. 거진 한달이 다 돼가는데 그 열이 점점 준다. 하루 지나면 그 열이 10분의 1로 준다. 원래 6.6%였던 게 0.8% 줄고, 그 다음에는 더 천천히 준다. 현재 원자로에 남아있는 열이 5000㎾ 정도 될 것이다. 초기에 비해 엄청 준 것이다. 그렇다면 원자로 바닥이 녹고, 압력 용기가 녹아 밑으로 뚫고 들어가는 그런 심각한 사고가 일어나려면 벌써 일어났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일이 초기에 일어나는 것이니까. 그러나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 그리고 이미 원자로 내에 물이 들어갔다. 들어갔으니까 더이상은…. 물론 경계하는 것은 물이 없을 때는 괜찮았는데 물이 들어갔기 때문에 수소폭발처럼 다시 수소가 발생하고 또 어떤 2차 폭발이 있는 것 아닌가 걱정하는데. 일단은 원자로 속에 물이 들어가 있고. 물론 핵연료가 녹아있고 부서져 있겠지만 일단 그런 것들을 덮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온도가 올라가지 않고, 또 수소를 발생시키려면 1200도까지 올라가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되지는 않을 것 같고. 특별하게 더 악화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환경에서 나오는 방사능도 줄어든 형태이고, 고비는 넘긴 것 같다. →식품 방사선 기준이 일관되지 않고 샘물 기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을 지적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산물이 오염됐을 때 어느 정도까지 소비하도록 할 것인가 하는 비상시에 적용하는 기준이 있다. 일본은 다행히 국토 일부만 오염됐지만 재수가 없었으면 국토 전체가 오염될 수 있었다. 방사능 농도가 조금 높더라도 위험을 조금 더 감수하고라도 식품을 소비해야 하는,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우리는 아직 비상시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 영향을 받지만 비상시라고 보지는 않으므로 여전히 평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식품 기준은 식품의약청 기준이 있고 국제 협약으로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기준이 있다. CODEX는 체르노빌 사고 이후 만들었는데 유럽 국가들이 방사능 날아오는 것에 대해 굉장히 민감해지고, 상대적으로 더 오염된 나라에서 자란 농산물을 다른 나라들이 수입 안하려는 것이었다. 실제 영향은 미미한데도 방사능 조금만 검출되면 수입 안하겠다, 이렇게 되니까 무역 분쟁이 생겼다. 그래서 그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미리 국제적으로 기준을 정해놓고 그 기준보다 낮으면 무역 거부를 할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 아직까지는 권고로만 돼 있다.국제 협약이라는게 국가마다 이해하는 것이 다르니까, 체르노빌 영향 때문에 토지가 더 오염된 나라는 기준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려고 할 것이고, 오염이 덜 된 나라는 더 낮추려 할 것이고…. 서로 합의가 잘 안 돼 강제 규정이라기보다 그냥 권고 수준으로 돼 있는, 그런 의미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일본 사고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CODEX 기준에 맟추고 하는, 그런 기준은 전혀 안되니까 문제는 없다. 다만 이제 일본에서 수입되는 농·수산물이 오염된 것이 들어올수 있지 않은가, 물론 그럴 가능성은 있다. 당연히 일본도 자국민 보호를 위해 이미 오염이 심한 지역의 농·수산물은 반출을 금지시켰다. 마찬가지로 원자로 자체가 어느 정도 수습되고 나면 전국의 토지 오염도를 다 조사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어느 수준 이상이 되는 지역에서는 무조건 경작을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 방법들이 있다. 세슘은 토양에다 칼슘 같은 것, 석회석을 많이 뿌려주면 칼슘하고 세슘은 화학적으로 성질이 비슷하니까 토양 속에 칼슘이 많아지고, 어차피 식물은 칼슘이나 세슘 모두 필요한데 많이 빨아들이면 세슘의 농도가 약해진다. 희석 효과가 있다. 그렇게 되면 세슘에 토양이 오염되더라도 농산물의 방사능은 많이 줄일 수 있다. 그렇게 하면 기준치 이하로 내려갈 수 있고. 그런 것은 일본이 장기적인 계획과 전략을 세울 것이다. 어류들이 동해로, 남해로 들어오고 오염된 수산물이 잡힐 수도 있지 않나 이런 건 수산하시는 분들이 어류 이동이라든가 그런 것들을 장기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아직은 바다로 나간 방사능이 꽤 되긴 하지만 넓은 범위까지 심각한 영향을 줄 정도라고 보지 않는다. 그래서 좁은 해역은 어차피 어업이 제한될 것이고 그밖에 영역의 어류들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식약청 기준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비상시 기준이다. 비상시 기준이라 조금 높고 CODEX 기준과 비슷하다. 하나가 먹는샘물이라고 돼있지 않고 염지하수라고 돼있다. 이번에 알게 됐는데 만든 배경을 살펴보니 제주도에서 식수가 모자라니까 관정을 해서 지하수를 퍼서 쓰는데 바닷물이 들어와서 염분이 많이 있는데 그 물에만 적용되는 기준이라고 하더라. 제주도 지하수에만 해당되고 육지 지하수에는 특별한 기준이 아직 없는 셈이다. 제주도 지하수에만 적용하는 기준이라 해도 너무 턱없이 낮다. 왜 그렇게 낮게 했는지 모르겠는데. 이왕 말이 나왔을때 유관 부처들이 다시 검토를 해서 정립을 하는 것이, 그러니까 평시 기준과 비상시 기준을 맞춰서 정립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얘기한 것이다. →어제(6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국내 방사선 영향’) 토론회에서 일본과 2005년 방사선 비상 진료 합의회의에서 약속한 바를 일본이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종순 인제대 의대 핵의학과 교수가 지적했는데 민간기관끼리의 양해각서(MOU)니까 지바현에 있는 기관 NIRS와 한국 방사선보건연구원의 문제이고 그걸 왜 안했느냐고 하는 것은 글쎄, 의무는 아니라고 본다. 심각한 사고가 나면 IAEA 협약에 따라 즉각 해당 국가에 통보를 강제할 수 있게 돼 있다. 두 기관이 앞으로 관계를 끌고 나가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적어도 정부간 채널은 아니다. →우리 정부가 잘 대응하고 있나. -관점에 따라 다르다. 기본적으로 현재 우리의 상황이 비상이 아니다. 매뉴얼대로 하면 되고 정부가 별로 할 일이 없다.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니까 측정 주기도 15분에서 5분으로 단축하고 일주일에 한 번 하던 공기필터 교체는 매일 하는 등 감시 활동을 증가시키고 바로바로 알리는 활동 정도는 해야 한다. 더이상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할 일은 없다.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업무를 떠넘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건 모든 걸 KINS가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은 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식으로 불똥 튈까봐 너무 염려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정부는 비상상황이 아니고 원래 국가방사선방재계획의 대상이 아니다. 정부가 그렇게 비난받을 정도는 아니다. →청와대에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로 한 것도 ‘헛소동’이라고 보는 건가. -과민반응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적절하게 사태에 맞춰 대응해야지. 실태는 요만큼인데 이렇게 키워서 대응하면 많은 자원이 낭비되는 일이 나중에 돌아보면 일어나지 않는가. 체르노빌 사고때 독일이 원래 반핵 기질이 강하지 않은가. 방사능이 날아온다고 하니까 정말 난리가 났다. 국토도 일부 오염됐지만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한 1986년 한해에 독일인들이 평균적으로 더 피폭된 방사선량이 0.2msv로 별 의미가 없었다. 그런데 워낙 시끄럽고 하니까 옛서독의 임신중절 건수가 전년보다 4000건이 늘었다는 보고가 있다. 사실 단 한 명도 방사선 때문에 죽지 않았는데 풍문만 믿고 공포심에 소중한 아이들 4000명이 희생된 것이다. 후쿠시마와 우리가 1000~1100㎞ 떨어져 있고 옛서독과 체르노빌 거리가 비슷하고, 그런 과거의 경험이 가장 좋은 실험이 된 셈이며,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아는데 너무 펄쩍펄쩍 뛸 이유가 없다. →일본이 이번에 축적한 원전사고 대응의 노하우를 우리가 어떻게 전달받고 공유해야 하는지 중요한 과제가 된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하나. -노하우라고 특별하게 숨길 정보라고 보지 않는다. 일본은 기록문화가 뛰어난 국가니까 시간은 걸리겠지만 아주 좋은 보고서가 나올 것이다. 정말 배워야 할 교훈, 값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운 교훈을 우리 원자력발전소를 안전하게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체르노빌 사고 때는 워낙 우리 원자로 노형과 다르기 때문에 고쳐야 할 점이 많이 없었는데 스리마일 사고 때는 우리 발전소에 굉장히 많이 소급적용을 해서 문제점을 바로잡았다. 일본 발전소가 우리와 유형은 많이 다르지만 많은 공통점도 있으니까 많은 액션 플랜이 나올 것이니 우리 발전소에 필요한 것을 선별해서 조치할 것이다. →일본 정부나 일본인들이 자존심 때문에 (정보 공유를) 주저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그렇지 않을 것이다. 원자력 안전에 관해선 정보를 공유한다는 게 소위 패러다임이고 만약에 안하면 IAEA에서 압력을 가할 것이다. 더욱이 IAEA 사무총장이 일본인이니까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글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인터뷰 동영상은 8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의 ‘TV 쏙 서울신문’ 방영.
  • 백두산 화산 연구 20년 윤성효 교수 
 “백두산 폭발땐 아이슬란드 1500배 위력”

    백두산 화산 연구 20년 윤성효 교수 “백두산 폭발땐 아이슬란드 1500배 위력”

    애국가 첫 소절이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이는 동해물이 마르지도 않을뿐더러 백두산 또한 없어지지 않기에 영원히 우리나라를 사랑하자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만약 활화산인 백두산이 대폭발을 일으킨다면 어떻게 될까. 애국가를 손질해야 하나. 민족의 영산 백두산이 폭발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요즘 백두산 화산 문제가 자주 화제에 오르내리고 있다. 북한에서 이례적으로 남측 학자들과 백두산 화산 연구를 하자고 제의해 올 정도니 말이다. 결론적으로 관심은 크게 세 가지다. 백두산 화산이 폭발하느냐는 것과 만약 한다면 언제 어느 정도의 폭발성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모든 것이 불명확하다. 하여 백두산 신령한테 몇 가지만 물어보자. “신령님, 백두산이 폭발하는가요.” “그럼, 하지.” “왜요.” “산 밑이 점점 뜨거워지는데 안 할 수가 없어.” “언제가 될까요.” “학자들은 화산학적으로 100년 이내라고 하는 것 같아.” “폭발하면 그 위력이 어느 정도인가요.” “그건 옛날의 기록을 한번 뒤져 봐.”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1668년과 1702년에 함경도 경성, 부령 지역에 화산재가 비처럼 내려 3㎝ 정도 쌓였다고 한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20년 동안 백두산 화산연구에만 몰두해 온 부산대 윤성효(54·지구과학교육과) 교수를 만나 들어봤다. “당시 기록을 보면 그 분화의 양이 ‘화산폭발 지수 5’에 해당하는 규모로 아이슬란드의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폭발 지수보다 10배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이 정도면 천지의 20억t 물이 쏟아져 항공대란은 물론 강진으로 인해 제주도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지요. 또 역사상 최대의 화산 분화사건으로 기록되는 1000년 전의 폭발적인 대분화(100~150㎦ 정도. 화산폭발 지수 7 이상)가 다시 발생하면 아이슬란드의 화산폭발의 1000~1500배에 해당하며 이때에는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 백두산 화산폭발로 생긴 분출물의 일부가 일본 홋카이도와 혼슈 북부지역에서도 발견되고 있지요.” 대폭발의 경우 양강도와 함경도 지역은 화산재가 수m 두께로 쌓일 것이며 지역 대부분이 초토화될 것으로 윤 교수는 예상했다. 또한 식수 오염(산성비), 식생 파괴, 식생 고사 등은 물론 두만강과 압록강을 따라 화산 이류(泥流)가 발생해 제방을 파괴하고 강 주변의 경작지 및 주택가를 황폐화시킬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현재 백두산의 상태는 어느 정도일까. 윤 교수는 “백두산은 활동적인 활화산으로 언젠가는 분화할 것이 확실하다. 지하 마그마방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분화 가능성의 징후를 다음과 같이 나열한다. 첫째, 최근 들어 천지 바로 지하 2~5㎞ 하부의 화산 지진 증가(2003년 월 250회). 둘째, 백두산 천지 주변 외륜산 일부 암반 붕괴와 균열 발생(2003년). 셋째, 백두산 천지 칼데라 주변의 암석 절리(틈새)를 따라 화산 가스 분출로 주변 일부 수목이 고사. 넷째, 2002년 8월부터 2003년 8월까지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을 이용해 백두산 천지 주변 지형의 연간 이동 속도를 관측한 결과 약 45~50㎜로 활발. 다섯째, 천지 주변 온천수의 수온(최대 섭씨 83도)과 가스 성분(헬륨, 수소 등) 증가. 여섯째, 지진파토모그래피에 의해 천지 지하 10~12㎞ 지점에 규장질 마그마방 존재 확인 등이다. “백두산은 현재 지구상에서 존재하는 가장 위협적인 화산 중의 하나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특히 천지 지하 규장질 마그마방 내에는 엄청난 양의 용존 고압가스가 있으며, 이 마그마가 지표로 상승해 깊이가 얕아지고 임계조건을 넘으면 일시에 대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우려됩니다. 게다가 천지에 담긴 20억t의 물이 지하 암반 틈새를 따라 지하 마그마와 만나는 경우 수증기와 화산재를 뿜어내는 초대형 화산폭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요.” 윤 교수는 또한 이럴 경우 백두산 반경 약 100㎞ 내에는 산사태와 대규모의 산불이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그렇다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발해의 멸망도 화산활동에 기인했을까. “발해의 멸망은 926년이고, 백두산 화산폭발은 936년의 일이니까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요. 다만 폭발 이전부터 이미 분화 전조 현상 등 화산활동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에 따른 지각변동이 생기면서 재해가 발생하니까 백성들의 마음이 떠났겠지요. 아무튼 그 무렵 발해 유민들이 고려에 대거 유입되면서 요나라가 무혈입성한 것이 아닙니까.” 그 다음 궁금증. 백두산 화산활동으로 인해 주변의 수많은 나무가 고사했고 뱀 떼가 출현했다는 얘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뱀 떼 출현은 2010년 봄과 가을에 두번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중국 만주 쪽에 사는 청나라 후손들이 중국 남방에서 사육된 뱀을 사다가 누르하치가 태어난 백두산 북서쪽에 일시에 방생한 것입니다. 당시 방생한 뱀들이 야생에 적응하지 못해 먹을 것을 찾아 도로 쪽으로 기어나온 것이 관광객들에게 발견됐고 국내 한 언론이 화산의 전조현상이 아니냐고 추측보도하면서 그런 얘기가 확 퍼졌습니다.” 우리나라 불교인들은 방생할 때 주로 물고기로 하지만 중국인들은 뱀을 용처럼 여겨 방생하는 관습이 있다. 중국인들 중에서도 특히 청나라의 후손들은 백두산을 장백산으로 부르며 민족의 영산으로 여겨 방생지로 자주 선택하는 데서 발생한 해프닝이라는 설명이다. 나무가 고사한 것과 관련해 윤 교수는 “2004년에 천지 주변의 많은 나무가 말라죽었는데 처음에는 병충해를 원인으로 생각했으나 나중에 분석해 보니 당시 단층 절리를 따라 흘러나온 화산가스(이산화탄소)에 의해 질식사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백두산의 높이를 중국이나 북한에서는 2744m가 아닌 2750m라고 주장한다는 것에 대해 윤 교수는 “만주지역의 지각변동과 화산활동으로 산이 융기돼 어느정도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화산폭발은 언제쯤 일어나게 될까. 일부 언론에서는 2014년에 폭발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 보도는 잘못됐습니다. 기상청 세미나에서 한 질문자가 ‘2014년에 백두산 화산이 폭발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제게 물어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 화산학적으로 봤을 때 100년 이내의 가까운 장래라고 대답했는데 그렇게 보도가 나가더군요. 화산폭발이 꼭 언제다 하고 못 박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다만 과학적으로 접근하면서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최소 일주일 전에 예측이 가능하도록 해 대피명령을 내리고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관건이지요. 남북한이 공동으로 계속 연구해 나가면 예측의 가능성은 좀 더 정확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남북한의 공동연구는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한 국가 안보적 차원뿐만 아니라 백두산의 지질, 자연환경, 생태계 연구와 같은 학문적 차원과 중국의 동북공정에 의한 고구려, 발해역사 왜곡을 막아 백두대간을 올바로 세우는 민족정립의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더 나아가 백두산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를 위해 지질, 생물, 역사, 물리탐사공학 등을 포함하는 최정예 학술연구단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화산 전문가 양성 또한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당장 연구할 과제는 천지 지하의 마그마 양을 파악하고, 마그마의 이동 방향과 속도, 깊이 등을 알아내는 것이라고 윤 교수는 말했다. 그가 백두산 화산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은 20년 전. 부산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교수로 임용된 지 얼마 안 된 1990년이었다. 이 무렵에 논문 ‘화산구조 칼데라’를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독일에서 국제 화산학회가 열렸는데, 백두산에 대한 논문이 하나 있더라고요. 그런데 논문을 쓴 사람이 일본학자였어요. 우리 민족의 영산으로 여겨지는 백두산 논문을 일본인이 썼다는 생각에 자존심이 좀 상했습니다.” 이때부터 백두산 화산연구로 방향을 잡은 윤 교수는 이듬해 옌볜의 지질학자와 함께 백두산에 처음 올랐다. “산에 오르는 순간 살아 있는 화산임을 단번에 알았습니다. 분화구를 보면서 여러번 화산활동을 했구나 하는 점과 과거에 폭발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을 알게 됐지요. 지진이 끊임없이 일어난 흔적도 있었고 온천물도 계속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도 직접 느꼈습니다.” 이후 매년 시간만 나면 백두산에 갔다. 1996년에는 중국에 교환 연구원으로 가서 백두산에서 아예 살다시피 했다. 그는 연구하면 할수록 ‘백두산은 1만년 전부터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젊은 화산’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중국인들은 처음에 ‘백두산이 활화산’이라는 것을 믿지 않았습니다. 1996년 당시 중국에서 국제지질학회 회의가 열렸고 서양 학자들도 백두산을 답사했지요. 그들이 위험한 화산이라고 하자 그때서야 중국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중국은 1999년 ‘천지화산관측소’를 세우는 등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1000년 전의 백두산 대폭발이 인간이 역사를 기록한 이래 최대였다는 점도 밝혀졌다. 그 이전까지 유사 이래 최대 화산 폭발은 1815년의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폭발로 화산재가 지구 전체를 떠돌아 유럽에 미니 빙하기와 대기근을 몰고 오기도 했다. 그는 백두산과 천지에 대한 연구 열의로 한때 중국에서 간첩이란 오해를 받아 일주일 동안 공안당국의 조사를 받은 적도 있다. 하지만 그런 고초가 그의 열정을 꺾지 못했다. 일본과 뉴질랜드 등을 다니면서 칼데라 연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백두산에 대해서는 국제 공동연구가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다시 말하지만 대폭발이 일어나면 북한 함경도는 화산재로, 백두산의 중국 쪽은 홍수로 초토화되며 일본 홋카이도와 혼슈 북부에는 화산재가 함박눈처럼 내리게 됩니다. 분화 경험이 풍부하고 첨단 연구실적을 가진 일본의 도호쿠대학, 실제적으로 ‘천지화산관측소’를 운영하는 중국 국가지진국 활화산연구센터, 그리고 러시아와 북한의 핵심연구자들과 함께 협력교류를 통한 백두산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윤성효 교수는 경남 함안 출생인 그는 1976년 부산 중앙고를 나와 부산대 사범대를 졸업(1980년)했다.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1982)와 박사(1987년) 과정을 마쳤다. 1989년 부터 지금까지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로 몸담고 있다. 현재 사단법인 제주화산학연구소 운영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백두산 대폭발의 날’(해맞이, 2010년) 등이 있다.
  • 중대본 파견 6개 부처 과장들, 숨가빴던 4개월을 말하다

    중대본 파견 6개 부처 과장들, 숨가빴던 4개월을 말하다

    구제역은 지난해 11월 28일 경북 안동에서 첫 발생 신고가 접수된 이후 요원의 불길처럼 전국으로 확산됐다. 수많은 소·돼지가 동시다발로 살처분되다 보니 부실 매몰지에서의 침출수 유출로 인한 2차 환경오염 문제가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정부는 원활한 사태 수습을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5개 부처에서 선발된 인력으로 부처합동 매몰지관리 지원팀을 꾸렸다. 또 행정안전부 재난대책과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중대본은 3월 31일 자로 해체되고 파견자들은 1일 소속 부처로 복귀했다. 서울신문은 중대본에 파견됐던 6개 부처 과장들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숨가쁘게 일했던 그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행정안전부 안병윤, 보건복지부 권준욱, 농림수산식품부 신현관, 환경부 백운석, 문화체육관광부 김재환, 국토해양부 이철조 과장 등이 인터뷰에 동참했다. →처음 합동 근무 명령을 받았을 때의 심정과 각오는. 권준욱 복지부에서 신종플루로 한동안 정신없었던 일을 떠올리며, 다른 부처 일로만 여겼던 구제역이 나의 일이 됐다는 것에 사실 두려운 생각마저 들었다. 근무를 시작하고 맞이한 토요일(2월 19일), 파견자들이 모여 구제역 괴담 등 국민들의 불안감을 없애는 데 최선을 다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마치 전투 중에 최일선에 선 첨병과도 같은 심정이었다. 신현관 축산정책과장으로 구제역 중심에 있다가 중대본 파견 근무 명령을 받고 당황스러웠다. 구제역이 방역 지원과 조정(1차 백신접종이 거의 완료단계)에서 매몰지 침출수 문제가 이슈로 등장하면서 매몰지관리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 파견 중이던 국장이 국립식물검역원장으로 발령 나, 교체 파견자로 발탁된 것이다. 농식품부가 주무 부처였다가 여러 부처 공동 일이 돼 구제역과 매몰지 문제 종식을 위해 일익을 해내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마음을 추슬렀다. 안병윤 재난대책 과장으로 지난해 9월 태풍 곤파스와 수도권 홍수피해, 연평도 포격 등 재난대응과 피해복구 지원에 직원들이 녹초가 된 상황이었다. 구제역 문제가 제발 중대본 체제로 가지 않기를 바랐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경기 북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경기 제2청사에 정부합동 지원반을 구성한 것을 시작으로 본부에 구제역 매몰지 지원팀까지 구성하게 됐다. 중대본 총괄과장이다 보니 휴일과 낮과 밤 구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다. →합동 근무의 의의와 성과를 꼽는다면. 백운석 정부 부처 직원들이 합동으로 지원팀을 구성해 운영한 것은 재난 대응에 있어서 통합적인 관리체제의 한 모델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전 부처가 힘을 합쳐 대안을 제시하고, 중대본 지휘체제로 일원화해 전국 지자체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재난대응에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소속 부처 업무를 가리지 않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모습에서 큰 동료애도 느낄 수 있었다. 이철조 당초 예정됐던 3월 말까지 매몰지 정비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한 것이 최대 성과이다. 전국 매몰지에 대한 전수조사, 정비대상 매몰지 선정, 정비를 위한 설계 시공 등 일련의 과정을 계획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중대본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향후에도 좋은 본보기로 남을 것이다. 중앙부처 외에도 각 부처 산하기관 소속 전문가들의 참여도 큰 힘이 됐다. 정비 대상 매몰지에 대한 설계와 시공상황을 점검해 준 기술 전문가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신현관 중대본이 꾸려지기 전에는 각 부처 일에만 충실하다 보니 의견이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방역에 초점을 두고, 환경부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다 보니 제대로 조율이 안 된 내용이 국민에게 전달돼 혼란을 야기시켰다. 중대본이 설치됨으로써 정부 내 의견이 조정돼 언로가 일원화되고, 군·경 병력의 동원과 지자체장의 관심을 유도하는 등 범정부적인 대처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본다. →힘들었던 점과 보완이 요구되는 사안은. 김재환 구제역과 매몰지 정비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언론과 인터넷에서 ‘식수대란’, ‘침출수 비상’, ‘축산업 붕괴’, ‘대재앙’ 등 극단적인 표현들이 나와 힘들었다. 물론 상황이 그만큼 심각했기 때문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달랐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보다 과도한 표현들이 국민에게 큰 불안을 안겨 준 측면이 크다. 특히 인터넷의 경우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잘못된 정보도 많고, 과장된 해석도 많았다. 실제 구제역으로 인해 치러야 할 ‘언어의 비용’도 많았다. 백운석 연일 아침 일찍 나와서 밤늦게 들어가다 보니 육체적인 피로와 잘해야 된다는 정신적 부담감도 컸다. 무엇보다 일부 언론에서 매몰 초기 급박한 상황에서 발생한 부실 매몰지에 대한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기하고, 매몰지가 아닌 지역의 일반적인 오염도까지 매몰지 때문으로 보도할 때는 힘이 빠졌다. 안병윤 재난 대응 인력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오랜 기간 연일 긴장된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피로를 해소해 줄 수 있는 메커니즘이 부족했던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현재 우수한 전문인력이 재난관리 분야에 근무하도록 유인하는 조직상의 메리트가 부족하다. 또 교대근무를 할 수 있는 인력도 부족하다. 이번 중대본 운영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지만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본 지진을 계기로 우리는 어떤 대비책이 필요한가. 이철조 기존 시설물의 내진 성능을 효과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 매뉴얼과 분야별 대응 전략도 정비가 필요하다. 평소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대응훈련도 내실 있게 실시해야 한다. 국민들이 행동요령을 숙지해 따를 수 있도록 반복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권준욱 미국 유학 시절 토네이도가 온다는 경고를 텔레비전을 통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재난 시 자동으로 텔레비전이 켜지면서 경고 방송이 나왔다. 우리도 통신·방송수단 등을 통해 신속히 알리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정부 역시 부처 간 합동 태스크포스를 가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기반이 필요하다. 신현관 자연에 순응하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을 만큼의 정부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가축 매몰 매뉴얼만 봐도 현실 대응능력이 떨어진다. 각 지역의 상황이 다르지만 일률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도록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큰 틀의 가이드라인으로 해당 지자체장이 지역 여건에 맞게 운용하도록 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합동근무를 마치고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재환 구제역 방지 업무를 하다 유명을 달리한 9명의 명복을 빈다. 이런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흙더미에 묻혀 사라진 347만 마리 가축의 영혼도 위로하고 싶다. 죽어가면서까지 새끼에게 젖을 먹였던 횡성의 어미소 사연은 가슴 아팠다. 우리는 살처분된 동물에게 미안함을 갖고, 두번 다시 이런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권준욱 중대본 매몰지 지원팀 팀장으로 어깨가 무거웠던 게 사실이다. 이제 파견근무를 끝내고 소속 부처에 복귀해 새로운 과제에 매달리고 있다. 당분간 주말에는 부족한 잠을 푹 자고 싶다. 전국의 많은 공직자들이 구제역으로 고생했다. 특별히 지면을 할애해 지원팀 근무자들의 뒷얘기를 취재한 서울신문에도 감사드린다. 백운석 구제역이 동시 다발적으로 확산되다 보니 부적절한 장소에 매몰하거나 침출수 유출 방지를 위한 차수시설이 미비한 곳도 있었다. 이번 사례를 거울로 매몰 처리 시 침출수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고밀도 폴리에틸렌라이너를 차수재로 사용하는 등 매몰 방법의 개선이 필요하다. 과거 사례를 답습해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구제역에 걸리지 않은 가축들도 살처분했는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도 진지하게 모색해 볼 때이다. 신현관 구제역 매몰지 문제해결을 위해 부처합동 근무로 지원팀을 꾸렸던 것이 국민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자리였던 것 같아 좋았다. 구제역 위기에 관련 부처들이 상시적인 정보와 협의를 통해 대처한 것은, 향후 어떤 위기상황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여하는 계기가 됐다. 안병윤 최선을 다해 구제역을 막았는데 한 세기 만의 혹한으로 방역효과가 잘 먹히지 않았다. 또한 사료차량 등 축산 관련 차량으로 인해 계속해서 구제역이 확산될 때는 맥이 풀렸다. 구제역 예방과 종식은 축산농가의 환경개선에 있다고 본다. 아울러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재난안전에 대한 요구를 정부 시스템상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재난안전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맞는 시스템 개선과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日원전 40㎞ ‘체르노빌 수준’ 세슘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일본 정부의 무능하고 안일한 대응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고 발생 17일이 지난 28일에는 원자로의 노심이 녹아내리는 노심용해(meltdown) 현상이 진행되고, 플루토늄까지 검출되는 등 제2의 재앙이 가시화하고 있는데도 일본 정부는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한 채 ‘우려스럽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1일 원전 사고 발생 직후부터 구체적인 원전 상황에 대한 정보를 은폐하면서 국제적 불신을 자초해 왔다. 이제는 일본이 스스로 사고를 수습할 능력이 있는지조차 의문시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인접국인 한국, 중국과의 협력은 물론 원전 강국인 미국과 프랑스 등 국제사회가 공동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31일 중국 ‘국제통화제도 개혁을 위한 고위급 세미나’에서 개막 연설을 할 예정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방중 일정을 조정, 일본을 찾을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프랑스와의 정상회담을 놓고 신중한 입장을 지켜왔다. 하지만 원전 사태가 악화되자 사용후 연료봉 재처리 등 핵 관련 노하우를 갖고 있는 프랑스와의 정상회담을 뒤늦게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원전 사고에 대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대응은 미숙하기 이를 데 없었다. 특히 일본 정부는 국내외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방사능 누출 사실을 계속 축소·은폐하는 데 급급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 17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공지한 식품 방사성물질 기준치 가운데 식수(성인 기준)의 요오드 함유량은 ℓ당 300㏃(베크렐), 세슘은 200㏃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기준보다 각각 30배, 20배나 높게 검출되자 식수의 방사능 허용치를 슬그머니 30배나 높였다. 플루토늄 유출 문제에 대해서도 줄곧 함구하다가 27일에서야 비로소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문부과학성이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40㎞ 떨어진 이다테 마을에서 26일 채취한 잡초를 분석한 결과, 1㎏당 최고 287만㏃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이다테 마을의 토양오염은 이미 1986년 발생한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1)벼랑 끝에 선 노인들 ④사랑 잇는 전화 참여한 국민연금공단

    [독거노인 사랑잇기] (1)벼랑 끝에 선 노인들 ④사랑 잇는 전화 참여한 국민연금공단

    전국의 독거노인들에게 정기적으로 안부 전화를 하는 ‘사랑의 메신저’ 전화 상담원들은 “보람 있는 일이지만 연중 한두번이라도 서로 대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친근한 관계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람을 피력했다. “할머니, 오늘은 별일 없으셨죠?” “전화도 좋은데, 언제 한번 강원도로 놀러 와요.” 지난 18일 서울 논현동 국민연금공단 강남지사의 상담원 하지인씨는 강원도에 거주하는 한 독거노인과의 통화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하 상담원이 담당하는 독거노인은 강원 고성군에 사는 전춘선(83) 할머니. 하 상담원은 전 할머니 등 2명의 홀로 사는 노인에게 매주 2~3회 정기적으로 안부전화를 하고 있다. 1월 31일부터 보건복지부와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의 ‘독거노인 사랑잇기-사랑 잇는 전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318명의 국민연금공단 상담원들은 강원 지역 독거노인 648명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안부전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화 주제 1위는 ‘날씨’ 대상 노인이 대부분 강원 지역에 거주하다 보니 통화 내용에서도 지역색이 자연스럽게 배어난다.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사 조금숙 상담원과 통화하는 권오운(71·강원 태백시) 할아버지는 교통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권 할아버지는 “사는 곳이 엄청 오지인데, 교통이 불편해 10리나 떨어져 있는 경로당까지는 갈 엄두도 못 낸다.”면서 “무엇보다 늘 식수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권 할아버지는 “상담원하고 이런 말이라도 하니 그나마 속이 시원하다.”고도 했다. 큰 눈이 자주 내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날씨와 안전 얘기가 통화의 화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난 2월 폭설 때 지역에 피해는 없었는지, 건강에 별 문제는 없는지 등이 주된 상담 내용이었다. 하 상담원은 “강원도는 서울과 날씨가 다른 날이 많다.”면서 “상담 전에 강원 지역 날씨를 확인하고 안부를 묻는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사랑 잇는 전화 사업에 계속 참여하게 되면 계절별로 노인들이 겪는 문제와 바라는 점 등에 대한 사전 지식도 많이 쌓일 것”이라며 사업의 지속성에 기대감을 표했다. 상담원들은 ‘사랑 잇는 전화’를 두달가량 진행하면서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다고 전했다. 바로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는 한계다. 늘 목소리로만 소통해야 하니 노인과 교감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노인들이 고령에 난청인 경우가 많아 상세한 상담이 다소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 상담원은 “1년에 한두번은 직접 찾아뵙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독거노인이 거주하는 해당 지역에서 안부전화를 하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노후 책임지는 ‘평생 월급’ 국민연금공단은 ‘사랑 잇는 전화’를 비롯해 국민의 노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60~75세 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긴급 생활자금 대출사업을 추진한다. 생활이 어려운 연금 수급자의 생활비와 의료비 등 긴급자금을 대여해 위기 노인들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긴급자금 대여사업을 통해 2년간 최대 500만원까지 빌려주게 된다. 수급자는 5년에 걸쳐 원리금을 연금에서 균등 분할해 갚으면 된다. 이 사업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는 3년간 1만 8000명으로 900억원의 자금을 빌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국민연금공단 측은 밝혔다. 미래가 막막할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직원들이 보험료를 지원하는 사례도 노후 사각지대 해소에 나선 공단의 대표적인 사회 공헌 프로그램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보험료 납부가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현재까지 232명의 가입자에게 1억 4500여만원의 보험료가 지원돼 수급자 89명이 노령연금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다른 사회 공헌 활동처럼 이번 사랑 잇는 전화 사업도 연금공단의 대표적인 나눔 활동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면서 “지금의 정기적인 안부전화 사업이 정착되면 상담원들이 직접 노인들을 찾아뵙는 봉사활동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프로농구] LG·동부 2연속 6강PO 격돌…25일 1차전 승자는

    [프로농구] LG·동부 2연속 6강PO 격돌…25일 1차전 승자는

    이제 최종 승자를 가릴 시간이 왔다. 2010~11시즌 프로농구 포스트시즌이 25일 원주에서 시작된다.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첫 경기, 4위 동부와 5위 LG가 만난다. 묘한 인연이다. 지난 시즌에 이어 두 번째 6강 대결이다. 팀 순위만 맞바꿨다. 지난 시즌엔 동부가 5위, LG는 4위였다. 그 외 조건은 지난 시즌과 비슷하다. 동부는 수비의 달인 김주성, LG는 최고 공격력 문태영이 키플레이어다. 의존도가 높다. 한쪽은 막아야 하고 다른 한쪽은 뚫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지난 시즌 승자 동부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다. ●동부 트리플 포스트 ‘ 질식 수비’ 동부의 질식수비는 정평이 나 있다. 그 중심엔 김주성-윤호영-로드 벤슨의 트리플 포스트가 있다. LG가 뚫기 쉽지 않다. 답이 잘 안 나온다. 동부 트리플 포스트는 올 시즌, 특히 LG에 강했다. 동부는 LG와 6번 만나 경기당 65.3점만 내줬다. 팀 평균 실점 70.3점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LG는 동부에 두번 이겼는데 그나마 김주성이 뛰지 않은 경기였다. 김주성이 뛰는 동부와 없는 동부는 질적으로 다른 팀이다. LG는 문태영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문태영이 터지면 이기고, 막히면 진다. 그런데 매치업상 김주성을 뚫는 게 만만치 않다. 김주성을 제쳐도 윤호영과 벤슨이 버티고 있다. 모두 빠르고 신장에서도 앞선다. 문태영 혼자 상대하기엔 버겁다. 개인기에는 한계가 있고, LG 골밑이 날카로운 컷인 능력을 보유한 것도 아니다. 반면 LG 골밑은 상대적으로 허술하다. 윤호영을 막을 카드가 없다. 김주성과 윤호영의 2대2 공격은 더욱 막기가 힘들다. 크리스 알렉산더도 시즌 내내 벤슨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래저래 골밑 승부에선 동부가 앞설 수밖에 없다. ●LG, 외곽서 활로 열어야 동부의 변칙적인 지역방어를 뚫으려면 외곽에서 활로를 열어야 한다. 동부의 지역방어는 45도 각도와 사이드가 헐겁다. 김주성이 혼자 모든 공간을 커버하진 못한다. 외곽포가 터져주면 동부의 골밑 진영을 흔들 여지가 생긴다. LG 강을준 감독은 “해법은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한발씩 더 움직이면 외곽에서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경기 초반 외곽슛 몇개가 터지면 김주성을 밖으로 끌어낼 수 있다. 김주성은 발목과 체력에 문제가 있다. 내구력이 강한 선수는 아니다. LG에 기회가 올 수도 있다. 이런 점을 동부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크게 우려하진 않았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외곽에서 가드진이 제 몫을 할 것이다. 특별히 수비 전략을 따로 준비하진 않고 있다.”고 했다. 실제 외곽슛 기회는 내외곽이 함께 움직여야 생긴다. 그런데 LG는 그게 안 된다. 동부 가드진은 그저 상대 슈터에 달라붙기만 하면 된다. LG로선 답답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객관적인 전력은 확실히 동부가 앞선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음식속 요오드 인체 축적… 공기중 방사능보다 더 위험”

    “음식속 요오드 인체 축적… 공기중 방사능보다 더 위험”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시작된 방사성물질 유출 위험이 식수에서 농수산물까지 먹을거리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당국은 뒤늦게 판매 금지에 나섰고 세계보건기구(WHO)는 공기 중 방사성물질보다 더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등 먹을거리 문제가 공포를 넘어 현실화되고 있다. 22일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서 방사능이 대량 검출되면서 인근 해역 수산물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방사성물질이 바다에 대량 유출된 경로는 여러 갈래로 추정되고 있다. 원전에서 새어 나와 공중을 떠돌던 중 비와 함께 바다에 떨어졌거나 사용후 핵연료 보관 수조에서 흘러나온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바다로 흘러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원전 앞바다에서 검출된 방사성 요오드는 하루 2ℓ씩 사흘간 마실 경우 연간 방사선 한도를 넘어서는 양이다. 문제는 수산물이다. 방사성 요오드의 경우 반감기가 8.05일로 비교적 짧지만 함께 발견된 세슘137과 세슘134는 각각 30.1년과 2.1년에 이른다. 바닷물뿐 아니라 수돗물도 비상이다. 이날 수돗물에서 기준치인 ㎏당 300㏃의 3배가 넘는 965㏃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된 후쿠시마현 이타테 마을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북서쪽으로 40㎞ 떨어진 곳에 있다. 지난 20일 기준으로 후쿠시마현을 비롯한 9개 현과 도쿄도 등 10개 지역의 수돗물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 이 가운데 3개 지역에서는 세슘137도 나왔다. 모두 기준치를 밑도는 수치이긴 하지만 마시는 물이라는 점에서 위험에 대한 체감도가 더 클 수밖에 없다. 농산물의 경우 당초 일본 정부는 방사성물질이 검출되긴 했지만 인체에 해를 미칠 수준은 아니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바라키현의 히타치에서 재배한 시금치에서 기준치의 27배에 이르는 ㎏당 5만 4100Bq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일본 정부는 21일 이 지역 농산물의 출하 중단을 지시했다. WHO도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면 즉각 판매 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레고리 하르틀 WHO 대변인은 수일 내로 분산되는 공기 중의 방사성물질과 달리 음식에 함유된 방사성물질은 인체에 축적될 수 있기 때문에 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출하 중단 결정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농축산물 유통시장이 큰 혼란을 빚고 있다. 출하 중단 지역이 후쿠시마를 비롯한 4개 현에 한정돼 있지만 이들 지역의 농산물이 수도권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쿄 중앙도매시장에 이달에 입하된 시금치 중 이바라키산이 29%, 군마산이 25.1%를 차지했다. 출하 제한으로 당장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시금치를 공급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오타 청과물 시장에서는 평소 하루 20t 정도의 시금치가 취급되지만 이날은 8t으로 줄었다. 시장 관계자는 “지진과 쓰나미로 야채 소비가 감소한 상황에서 후쿠시마 주변 지역 시금치의 출하중단 조치는 설상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슈퍼에서 이바라키산 등 4개 현의 시금치 유통을 중단하면서 시금치 가격도 10분의1 이하로 폭락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나길회 정서린기자 jrlee@seoul.co.kr [용어 클릭] ●베크렐(Bq) 방사능의 강도를 나타내는 국제단위. 방사성동위원소가 방사선을 방출하면서 1초간 붕괴하는 원자핵의 수를 나타낸다. 1Bq은 1초에 붕괴되는 원자핵 수가 1개라는 의미다. 베크렐선을 발견한 프랑스 물리학자 앙투안 앙리 베크렐의 이름을 땄다.
  • 하루아침에 ‘시뻘겋게 변한 마을’ 미스터리

    중국의 한 마을이 하루아침에 시뻘겋게 물드는 미스터리한 사건이 발생했다. 저장성 항저우 시의 한 마을에서 지난 11일(현지시간) 갑자기 논과 밭, 일부 집과 도로가 시뻘겋게 변하기 시작했다고 중국 언론매체 씨이(CE)가 최근 보도했다. 주민 400명가량인 작은 마을에서 느닷없이 일어난 충격적인 상황에 마을은 공포에 휩싸였다. “마을이 치명적 화학약품에 오염됐다.”는 소문이 나면서 일부 주민들은 긴급대피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을은 더욱 시뻘겋게 변했다. 마을을 관통하는 하천에는 붉은색 물이 흘렀고 3km²가량의 넓은 논과 밭이 시뻘겋게 물들었다. 식수인 우물까지 오염되자 정부 당국은 조사관을 파견하고 긴급 급수를 시작했다. 마을 주민인 교사 루 한(43)은 “마을이 시뻘겋게 변하는 건 공포 그 자체였다. 치명적인 화학약품이 마을에 퍼질까봐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목도 따갑고 속이 매슥거렸으며 눈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목격자들은 전날 한 트럭이 적색분말이 담긴 포대 3개를 실수로 하천에 떨어뜨리고 간 뒤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찰의 조사 결과, 트럭에서 떨어진 건 의류 염색용 붉은 염료로, 다행히 인체에 치명적인 성분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마을주민들은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다. 마을 주민 정 씨는 “정부에서는 인체에 무해하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화학약품이 마을에 다 퍼진 상황에서 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고 하소연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 식량난·인플레… 방사능 ‘2차후유증’ 심화

    원전지대에서 자란 농작물의 방사능 수치가 높아지면서 식량난과 인플레이션 등 ‘2차 후유증’의 공포도 점점 커지고 있다. 21일 교도 통신에 따르면 지바현 아사히에서 자란 쑥갓에서 규정치의 2배에 달하는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이 발견됐다. 유채와 국화녹차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성물질이 나왔고, 도쿄에서 자란 작물에서도 4300㏃(베크렐)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35㎞ 떨어진 이와테현을 비롯, 원전 인근 4개 지역에서는 우유가 방사성 요오드에 오염됐다는 검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후쿠시마현 당국은 각 축산농가에 우유 출하와 소비를 삼가라고 요청했다. 후쿠시마현 낙농협회는 우유의 출하를 중지하고 재고를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식수 오염 상태도 심각하다. 도쿄를 비롯, 원전 주변 5개 현의 수돗물에서도 미량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에서 30㎞ 떨어진 리타테 마을에서는 기준치(300㏃)의 3배가 넘는 965㏃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이날 후생노동성이 밝혔다. 후생노동성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수돗물을 마시지 말라고 지시했다. 원전지대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식량자급률이 40%에 불과한 일본의 식량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식품 수출액은 연간 33억 달러로 전체 수출 규모의 0.5%밖에 안 되는 반면, 2009년 기준 전체 식품 수입액은 530억 달러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본 내부의 식량 부족 사태가 심화되면 수입을 늘리면서 세계 곡물가격도 연쇄 상승, 중동사태로 이미 고공행진 중인 에너지 가격과 맞물리면서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위험이 크다. 일본 내부의 정유시설도 이번 대지진으로 전체 생산량의 30% 정도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는 데다, 일본 정부가 대지진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양적완화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후쿠시마 원전發 방사능 공포 日 토양·해양 ‘초비상’

    후쿠시마 원전發 방사능 공포 日 토양·해양 ‘초비상’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주변 바다가 방사성 물질에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부근 해양 심각한 오염  22일 NHK방송에 따르면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방수구의 남쪽 100m 지점 바닷물을 조사한 결과 기준 농도를 크게 웃도는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됐다.  방사성 요오드131은 기준치의 126.7배였고 세슘137은 16.5배, 세슘134는 24.8배에 달했다.  이에 따라 후쿠시마 원전 주변 수산물의 방사성 물질 오염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한 곳만의 조사로 해역 전체와 수산물에 대한 영향을 평가할 수는 없다.”면서 향후 조사 범위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방사능 토양오염 불안 심화  식품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불안은 후쿠시마현과 인접한 이바라키(茨城)현에서 시작됐다. 일본 정부가 지난 20일 이바라키현의 히타치(日立)시에서 재배한 시금치에서 기준치의 27배에 달하는 ㎏당 5만 4000Bq(베크렐)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후쿠시마현에 인접한 기타이바라키(北茨城)시에서 재배된 시금치에서도 잠정 기준치의 약 12배인 ㎏당 2만4천Bq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이 시금치에서 검출된 방사성 세슘의 양도 기준치를 넘는 690Bq이었다.  이어 후쿠시마현에서 생산된 우유 원유,지바(千葉)산 쑥갓,도쿄(東京) 등 10개 지자체의 수돗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차례로 검출됐다. 일본 정부는 이들 먹거리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긴 했지만 인체에 해를 미칠 수준은 아니라고 발표했으나 불안감이 확산되자 해당 지역에서의 농산물 출하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요오드보다는 세슘이 문제  후쿠시마 원전발 방사성 물질 오염으로 인한 공포는 어디까지 확산될지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것은 일부 농축산물과 수돗물 정도지만 수많은 다른 농축산물과 토양,수산물 등도 오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후쿠시마 원전발 방사선 오염 확산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IAEA 관리인 게르하르트 프뢸은 지난 20일 연 기자회견에서 “일본 원전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식품 및 식수의 방사성 물질 오염이 걱정”이라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AEA는 방사성 요오드가 소화되면 체내에 축적돼 갑상선을 손상시킬 수 있는데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이 위험하다며 안정화 요오드를 복용하면 갑상선에 유해 물질이 축적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 요오드-131과 달리 반감기가 30년에 달하는 세슘137은 장기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완전히 붕괴되는 데 수세기가 걸릴 수도 있다고 IAEA는 밝혔다.   ●국내에서도 일본산 식품기피 확산  롯데마트의 경우 대부분이 일본산인 생태를 22일부터 판매하지 않기로 했으며,신세계백화점도 일본에서 들여오던 생태와 꽁치 등 수산물의 수입을 지진 직후부터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통관 시 안전하다고 확인됐지만 방사능에 오염됐을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걱정이 커져 현재 확보한 물량이 소진될 것으로 보이는 21일까지만 생태를 팔기로 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생태 판매를 중단하는 대신 러시아산 동태 물량을 평소보다 30% 정도 더 확보했으며,고등어는 일본산을 대체하기엔 국내산이 생물과 냉동품 모두 가격이 너무 높아 노르웨이산 냉동고등어를 들여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주부 김지나(37.마포구 상암동) 씨는 “일본 정부 등에서는 방사성 오염이 인체에 해가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불안해서 먹을 수 있겠느냐”며 “당분간 일본산 농수축산물은 사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佛 “방사성 오염 수십년 지속될 것”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의 부작용이 수십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프랑스 원전 전문가가 경고했다. 프랑스 원자력안전위원회(ASN) 앙드레-클로드 라코스테 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누출이 심각한 상태로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일본이 방사성 누출의 영향을 장기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일본이 수십년 동안 대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ASN의 방사능 관리 책임자인 장-뤽 고데는 “방사능 오염 지역이 반경 20㎞를 넘어섰을 것”이라면서 “기상상태를 감안하면 방사성 오염 물질이 최대 100㎞까지 이르렀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美최초 얼굴전면 ‘페이스오프’ 수술한 20대 남성

    미국서 최초로 얼굴 전면이식수술을 받은 남성이 나왔다고 LA타임즈가 22일 보도했다. ‘페이스오프’ 수술을 받은 남성은 텍사스에 사는 달라스 와이언즈(25). 그는 최근 보스톤의 한 병원에서 전문의 30명의 집도하에 15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2008년 고압전선이 얼굴을 스치는 사고를 당한 그는 코와 눈이 모두 함몰됐고, 입술과 안면피부·근육 등이 마비되거나 무너진 상태였다. 지난 해 안면이식수술을 결심했지만 심리적인 불안과 사고 후 트라우마로 인해 수술이 미뤄지던 차에,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다른 남성의 기관과 조직을 만나 수술이 진행됐다. 수술을 집도한 전문의는 “모든 기관의 이식 자체가 도전이었다.”면서 “현재 건강상태는 양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 후 3개월 동안은 혼수상태와 합병증의 위험이 반복될 것“이라면서 ”3개월을 무사히 버틴 후에도 20여 차례의 수술을 더 받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에서 2008년과 2009년에 이어 3번째로 안면이식수술을 받은 환자지만, 얼굴 전체를 새로 이식한 수술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2005년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안면이식수술은 총 11건이며, 이중 9건은 성공적이었다고 전했다. 실패한 2건은 수술 뒤 감염을 막지 못해 사망한 중국 남성과, 심장마비로 사망한 프랑스 남성의 사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지구촌 식수난 다룬 다큐 ‘원 워터’

    지구촌 식수난 다룬 다큐 ‘원 워터’

    미국 마이애미대학은 2003년 연합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에 물의 중요성과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알리기 위해 영상·음악·현장음으로만 구성된 22분짜리 다큐멘터리 ‘원 워터’(One Water)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2008년 완성됐고, 마이애미 필름 페스티벌에서 첫선을 보여 호평을 받았다. 이후 전 세계 여러 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상영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KBS 1TV ‘특선월드’는 22일 밤 12시35분 ‘영상으로 보는 지구촌 물 부족-원 워터’(One Water)를 방송한다. 이번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은 22분짜리 다큐멘터리의 TV 버전이다. 원본에 내러티브와 저명인사들의 인터뷰를 더해 2010년 제작됐으며 ‘물은 남용하거나 간과되어서는 안 되는 이 세상의 하나뿐인 것이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수도꼭지만 돌리면 콸콸 쏟아지는 물은 우리 주변에서 편하게 함부로 쓰이지만, 지구 한편에서는 생과 사를 넘나들게 하는 치명적인 무기이기도 하다. 물이 넘치는 지구에서 우리가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단 1%에도 못 미친다. 이 1% 물의 주인은 누구일까. 기본적인 권리라고 생각했던 물마저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세상 한편에서는 많은 사람이 풍족한 물로 목욕을 즐기며 고단한 몸을 치유하지만, 또 다른 곳에선 오염된 물 때문에 병에 걸린 아이들이 8초에 한 명씩 죽어가고 있다. 프로그램은 모든 사람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하는 당연한 권리인 줄 알았던 물을 사고파는 현실이 과연 옳은 것인지, 가진 자들의 물 낭비와 가지지 못한 자들의 극심한 물 부족을 조명하며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황성기 에디터 도쿄 프리즘] ‘무라’ 버리고 대이동… 폐쇄성도 버릴까

    무라(村)는 일본에서 마을을 뜻하는 말이다. 도쿄도·홋카이도·오사카부 등 광역의 도·도·부·현(都道府縣) 아래 시·정·촌(市町村)이 있는데 무라(지역에 따라 손으로도 발음)는 최하위 행정 단위이기도 하다. 어찌 됐건 무라는 태어나고 자란 소중한 곳이자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울타리다.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원전의 피해를 본 3개 현 재해지역 대부분이 태평양에 접하고 있는 조그만 시·정·촌이다. 쓰나미에 쓸려 나가고, 불에 타 버리고, 방사능 공포에 노출되자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정든 마을을 떠나고 있다. 21일 집계로는 40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자기 마을이 아닌 낯선 곳에서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쓰나미가 덮친 그날 생사를 알 길 없는 가족을 둔 채 피난소 생활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원전 피해에서 벗어나려고 마을 전체가 사이타마현으로 이동한 후쿠시마현 후타바 같은 곳도 있다. 유사 이래 겪어 보지 못한 ‘재해 이동’을 지금 1억 2500만명의 일본인이 직간접으로 집단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20년간의 경제침체가 이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풍족한 부국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일본이다. 그런 일본인들에게 피난지에서 일어나는 식수와 식량, 물자 부족은 상상조차 못한 일이다. 심지어 재해지역의 병원에선 약품이 모자라거나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해 이재민이 다수 사망하는 일도 발생했다. 그런 일을 3·11 대재앙 이후 날마다 겪고 있다. 물자 부족은 재해지역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도쿄나 수도권의 식료품 품귀 현상이 재해와는 무관했던 간사이(關西) 지방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물류라는 게 사람 몸의 피처럼 순환을 해야 하는데 동북 지방에서 물류가 끊겨 버린 뒤로는 일본 열도 전체가 순환장애에 걸린 듯 곤란을 겪고 있다. 많은 일본인들이 모금을 하고 자원봉사에 나서 피난민을 돕고 있다.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는 모습, 참 보기 좋다. 저 멀리 떨어진 오키나와조차도 최악의 원전 사태에 대비해 몇만명의 이재민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니 전 일본이 국난 극복에 팔을 걷어붙인 것 같다. 그러나 분명히 세계 각국이 지진과 쓰나미 구호를 외치고 원조를 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일본 현지에서는 그 실체를 확인하기가 힘들다. 세계인들이 분명 돕겠다고 발 벗고 나섰는데도 말이다. 일본의 국격(國格)과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섬나라 일본은 대륙과는 달리 전통적으로 ‘무라 의식’이 강했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폐쇄적이고 집단적 규율이 엄격했다는 뜻이다. 무라의 질서를 깨는 자가 있으면 가차 없이 쫓아냈다. 무라하치부(村八分)라고 해서 공동절교하는 무서운 제재를 가하기도 한다. 무라는 고향의 동의어이지만 자급자족이 이뤄지는 조직체란 의미가 더 짙다. 이번 대재앙은 결코 일본이라는 나라의 품격과 관계가 없다. “일본이란 나라가 이렇게 될 줄이야” 하는 시선도 있지만 대부분은 하루빨리 재해를 극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웃 나라든 우방이든 경쟁국이든 세계인들에게 솔직히 도움을 청하는 모습, 그리고 도움을 받아들이는 모습 그것도 하나의 품격이다. 열도 전체가 거대한 무라가 되어 세계인의 손길에 배타적이거나 폐쇄적이지 않은지 여유를 갖고 되돌아볼 시점에 온 것 같다. marry04@seoul.co.kr
  • 수습·운반·안치… 망자 떠날 길도 막막

    수습·운반·안치… 망자 떠날 길도 막막

    동일본 대지진 및 쓰나미가 발생한 지 열흘이 넘으면서 일본 정부는 실종자 수색에서 피해 복구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일본 정부는 무너진 도로와 항만 등을 우선적으로 복구해 피해지역에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1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려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대지진과 쓰나미로 파괴된 동해안의 11개 항만을 부분적으로나마 복구해 22일부터는 긴급 구호물자를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망자와 실종자가 2만명을 넘어서면서 피해지역에서 수습한 시신들의 신원 확인과 처리 방법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21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해지역의 안치소는 밀려드는 시신들로 이미 꽉 찬 상태이고, 화장장도 처리능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시신을 보관할 드라이아이스와 부대조차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매장을 검토하는 지방자치단체들도 나오고 있지만 땅을 확보하는 것 또한 여의치 않다. 시신의 신원도 확인할 길이 없는 경우가 많아 일본 정부는 일단 화장을 한 뒤 유골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족들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이와테현 야마다에서는 지난 16일부터 화장장을 재개했지만 시신 한구 화장하는 데 50ℓ의 등유가 필요한데 등유마저 부족해 하루 다섯구 정도밖에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가 비교적 적은 내륙 지자체에서 화장을 하려 해도 운송할 차량의 연료가 부족해 산 너머 산이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도호쿠와 간토지역 11개현의 88만 가구는 여전히 수돗물이 끊겨 무엇보다도 식수 공급이 시급하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농민들은 농산물의 방사능 오염으로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시에서 우유판매점을 하는 한 남성(47)은 “지진, 생활고에 더해 먹을거리까지 부족해 삼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앞일을 생각하니 막막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와 여당은 대지진 피해를 수습하기 위해 88년 만에 ‘부흥청’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일본은 지난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총리 직속으로 부흥청을 설치해 복구와 부흥 업무를 담당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과 쓰나미로 가옥 등 건물 11만동, 도로 1500여곳과 교량 48개, 철도 15곳이 파손됐다. 세계은행은 이날 발표한 일본 대지진 보고서에서 재산피해가 1230억~2350억 달러에 이르고, 재해 복구에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한국구조대 임무 끝 전원 니가타로 철수

    동일본 대지진 피해 현장에 급파돼 구조작업을 벌여 왔던 우리 정부의 긴급구조단이 19일 전원 센다이 지역에서 철수했다. 센다이 지역에 머물고 있던 잔류 구조대원 31명 등이 버스를 타고 3시간 30분가량 떨어진 니가타에 도착했다고 현지 관계자들이 전했다. 앞서 구조대원 76명은 전날 니가타로 철수한 상태였다. 107명으로 구성된 한국 긴급구조단은 지난 14일 피해 지역 내 최대 도시인 미야기현 센다이에 본부를 차리고 구조활동을 펼쳐 왔다. 구조대 전원이 니가타로 이동한 것은 대원들이 방사성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데다 일본 정부로부터 요청받은 지역에 대한 임무가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대원들은 니가타에서 휴식을 취하며 일단 대기한 뒤 일본 정부와 협의해 구조 임무를 재개할 계획이다. 이동성 긴급구조단장은 이날 “한국 구조대는 피해 지역에 머문 각국의 국제 구조대 가운데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가장 오랫동안 미야기현 피해 현장에 머무르며 활발한 구조활동을 펼쳤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구조활동의 어려움에 대해 “눈, 비, 바람, 추위에 시달렸으며 야외에서 숙영을 하다 보니 휴식도 충분히 취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며 “식수 외의 생활용수가 없어서 일주일 넘게 전 대원들이 샤워는커녕 세수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구조대의 니가타 이동은 본국 철수를 위한 수순이냐.”는 물음에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후쿠시마 원전 상황 등을 보고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초교 200여곳 올해 신입생 ‘0’

    초교 200여곳 올해 신입생 ‘0’

    전남 진도군 조도면 대마도의 조도초등학교 대마분교. 수업을 받는 학생은 3학년 김다솜(9)양과 6학년 김푸른하늘(12)양 단 둘뿐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10여명의 학생들이 교실을 채웠다. 신입생을 받지 못한 게 벌써 3년째다. 내년이면 1명만 남는다. 채병성(38) 교사는 “1~2년 뒤 취학연령에 도달하는 아이가 1명 있다.”면서 “이 학생이 들어오면 전교생 2명이 유지되지만 학년 차이가 커 복식수업을 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저출산 등으로 취학아동이 점차 줄어들면서 도서지역과 농·산촌의 상당수 학교가 문 닫을 위기를 맞고 있다. 20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200여개 초등학교가 신입생을 받지 못했다. 섬마을이 많은 전남지역이 특히 심하다. 초·중·고교 학생수는 2009년 28만여명에서 2010년 27만 600여명, 2011년 26만 500여명 등으로 해마다 1만여명씩 줄고 있다. 고령화와 저출산, 이농에 따른 취학아동 감소 탓이다. 신입생이 아예 없는 학교도 여수 초도초교 등 47곳에 이른다. 지난해 10개교에 비하면 5배 가까이 늘어났다. 초등학교의 신입생 단절은 중학교로 이어진다. 2학년 3명, 3학년 1명에 불과한 여수화양중 낭도분교는 중학교로는 유일하게 올해 신입생이 끊겼다. 전국 농어촌의 사정도 비슷하다. 강원은 지난해보다 13개교가 늘어난 39개교가 신입생을 받지 못했으며, 경남과 전북도 분교를 포함해 각각 18개교와 8개교에서 신입생 없이 새 학기를 맞았다. 경북은 27개 학교에 신입생이 입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은 지난해보다 1개교가 늘어난 6개 학교가 신입생을 채우지 못했고, 섬지역인 인천 옹진군은 2개 분교에서 새내기를 받지 못했다. 통폐합과 폐교도 속출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지난해 해남군 군곡초와 영광서초 등 본교 3곳과 분교 10곳을 통폐합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올해 초·중·고교 986곳의 8.6%인 115곳의 소규모 공·사립학교 통폐합을 추진한다. 경북도교육청 역시 학생수 감소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132개교(초등학교 80·중학교 48·고등학교 4개)를 대상으로 통폐합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권역별 학교 재배치, 장학기금 확충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정주 여건을 개선해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도록 하는 것이 근본적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종합·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의 위기극복을 위한 다자협력/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일본의 위기극복을 위한 다자협력/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미증유의 대지진과 쓰나미에 이어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능 누출문제가 위협적으로 다가오면서 일본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참혹한 인명피해와 천문학적 재산 손실은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도로·항만·공항 등 기간시설이 마비되고 각 분야의 최첨단 공장들이 멈춰 섰다. 전기와 식수 공급이 중단되고 통신망은 두절되어 일본 동북부의 경제는 마비 상태다. 대지진 이후 여진이 지속되고 있고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능 누출 위험이 가중되면서 일본 열도 전역은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일본의 대재앙 앞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명과 재산 손실이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이런 자연 재난과 방사능 재앙이 일본에 국한된 게 아니라 모두에게 예상도 못한 때에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재앙이 세계화된 국제사회에 연쇄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일본의 경제적 고통이 다른 국가에 기회로 분석되기도 하지만 세계 3대 제조업 국가의 생산 중단은 인접한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에는 상당기간 어려움을 주게 될 것이다. 20세기 국제정치의 큰 화두는 이데올로기와 전쟁이었다. 제국주의가 첨예화하고 이로 인한 두차례의 세계대전을 국제사회는 겪어내야 했다. 그러나 20세기 역사의 종말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승리로 심판이 끝난 것처럼 보인다. 21세기 현재 국제사회는 새로운 현상으로 세계화가 가속화하면서 국가 상호 간의 영향력이 그 어느 시기보다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화란 우리가 사는 지구촌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거리감이 없어지면서 전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이 되어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여전히 국제사회에서 국가가 가장 중요한 행위자이지만 정보와 교통수단의 발달로 세계가 가까워지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러나 지금은 세계화가 주는 기회의 가능성보다는 위기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 준비할 시대이다. 경제가 더욱 상호의존하게 되면서 부의 창출을 증가시키는 기회인 동시에 최근 금융위기에서 보듯 한 국가의 불안정성이 다른 국가로 옮겨가는 위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메커니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특히 21세기 들어 늘어나고 있는 대지진과 쓰나미 현상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일본 원전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이로 인한 방사능 노출 등에 따른 재난의 범위가 늘고 있다. 재난의 세계화 현상 속에서 국제체제를 관리하는 구조의 결핍성을 인정하고, 한 국가의 역량으로 재앙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가 간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일본 대지진과 방사능의 공포로 인명의 손실이 1만명을 넘고 손실액도 수백조원이 될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한·일 협력은 중요하다. 일본의 경악할 만한 재앙과 시련 앞에서 한·일관계를 과거 역사의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관계, 가깝지만 먼 이웃이라는 과거의 도식적 사고에서 벗어나 일본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지원을 정부는 모색해야 할 것이다. 대지진으로 고통을 겪는 일본을 향한 한국민들의 온정 또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다양한 모금 행사를 보면 성원의 분위기가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전혀 원치 않는 위기지만, 이를 통해서 정부와 국민이 일본에 대한 인식의 통합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하여야 한다. 한국과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상호 중요성을 인정하고 더욱 성숙한 협력적 동반자로 격상되기를 기대한다. 한국은 적극적인 일본 지원을 위해 동아시아 국가들의 협력을 끌어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 전통적 동맹인 미국을 중심으로 한·미·일 삼각 협력체제로 일본 위기에 대한 사후처리 방안과 향후 동아시아에서의 예방적 위기관리에 대한 협력체제 구축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한국은 신흥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위상과 역할을 강조하고 새로운 한·중·일 다자협력의 실현을 일본의 위기극복 과정을 통해 구체화시킬 수도 있다. 한국의 주도적 역할은 불확실성과 새로운 위기의 시대에 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

    지진과 쓰나미가 휩쓸고 간 자리,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생존자들은 잃어버린 가족에 대한 슬픔과 여진의 공포로 밤을 지새운다. 하지만 마실 물도, 먹을 식량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제2의 생존 공포’는 이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든다. ●물 역시 물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NHK 방송은 16일 일본후생노동성의 집계 결과를 인용해 12개 현 160만 가구가 단수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도로와 통신 불능으로 연락이 닿지 않은 지역이 많아 실제 단수 가구는 더 많다고 분석했다. 몇 시간을 기다려 식수를 받아 가거나, 이마저 구하지 못해 바닥에 고인 물을 퍼 가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석유·가스 도호쿠 지방에 석유와 도시가스를 공급했던 센다이와 시오가마의 석유 단지와 가스 제조 공장은 지진으로 폐허가 됐다. 당장 주유소 주변에는 기름을 받아 가려는 사람들의 행렬로 끝이 없다. 난방이 불가능한 데다 한파까지 겹치면서 임시 거처에 머물고 있는 피해 주민들은 추위에 견디기 위해 몸을 웅크린 채 밤을 보내고 있다. ●화장실 물이 부족하다 보니 화장실 문제도 만만찮다. 변기가 넘쳐흘러 전염병 위험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또 미야기 현에서는 석유와 가스 부족으로 조만간 화장실 사용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와테 현의 리쿠젠타카타 지역 대피소가 설치된 한 학교의 사사키 야스노부 교장은 “1800명이 있는데 화장실이 10개도 채 되지 않는다.”고 심각성을 알렸다. ●식량 이재민 수용 시설에는 식량 조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주요 고속도로와 국도가 지진과 쓰나미로 파손되거나 침수돼 통행이 불가능한 까닭이다. 해안 접안 시설도 대부분 파괴돼 수송선으로 전달하는 것도 어렵다. 이와테 현 야마타 지역의 수용 시설에서는 하루 종일 1인당 주먹밥 1개만 제공되고 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구조 헬기가 비스킷이나 바나나 등을 뿌리며 음식을 지원하고 있지만 수십만 피해 주민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하다. ●의료품 이와테 현 오쓰치의 피난소에는 위급 환자 30여명이 수용돼 있지만 도로 문제로 약품이 오지 않고 있다. 특히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면서 요오드제 함유 제품이나 마스크가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고 있지만 정작 피해 지역은 수송이 안 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은 이날 한 제약회사 간부의 말을 인용해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마스크가) 전해질 수 있도록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지진 피해보다 방사능 누출 공포가 더 불안했다”

    “지진 피해보다 방사능 누출 공포가 더 불안했다”

    “이제야 마음이 놓입니다.” 일본 센다이지역을 빠져나온 교민들은 인천공항에 도착해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5일 교민, 유학생 등 200여명은 대한항공 KE764편을 타고 일본 니가타를 출발해 오전 11시 55분 인천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한시라도 빨리 일본을 빠져나가고 싶다는 뜻을 밝힌 센다이 지역 교민들은 이날 새벽 2시에 버스로 4시간을 달려 일본 서북부 항구도시인 니가타에 도착, 비행기에 올랐다. 일본 지진 이후 교민들이 단체로 귀국한 것은 처음이다. 두꺼운 외투에 간단한 가방 한두개만을 손에 든 교민들은 피곤한 얼굴로 취재진에 현지상황을 알렸다. 센다이에서 9시간 만에 인천공항에 도착한 손인자(43·여)씨는 “지진이 발생한 후 전기·수도·가스 등 모든 것의 공급이 중단됐다가 14일부터 전기가 일부 공급되기 시작했다.”면서 “생활이 불편한 것보다 방사능 누출 등 추가적인 사고 위험이 높다는 소문이 나돌아 더 불안했다. 한국에 도착하니 이제 안심이 된다.”면서 눈물을 훔쳤다. 손씨는 한국에 거처가 없어 일단 자신이 소속해 있는 수원의 교회를 임시 숙소로 삼을 계획이다. 부모를 따라 10년 전 일본으로 건너간 안진실(17)양은 “학교가 무기한 방학에 들어갔다.”면서 “선생님이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학교에 오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지진 여파로 원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방사능 유출에 대한 걱정이 일본인은 물론 교민들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었다. 일본에서 유학 중인 김병철(24)씨는 “도쿄 도심에 있어서 지진 피해는 적었다. 도시도 평화로운 상태였다. 하지만 원전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학생들이 방사능 노출을 걱정하는 말들을 많이 했다.”면서 “일본 방송에서는 안전하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그걸 믿는 유학생은 거의 없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교민들은 현지의 식량과 식수 부족도 심각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에 남편을 남겨두고 귀국한 김옥기(41)씨는 “남편과 통화를 했는데 오늘부터 식사배급을 두 끼로 줄이고 물도 1컵씩만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면서 “교민들에게 물과 식량 지원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면서 울먹였다. 평소 알고 지내는 아저씨를 따라 일본을 벗어난 이지원(14)군은 “대피소에 1000여명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식사로 제공되는 것이 식빵 한 조각과 1ℓ짜리 물 3통밖에 없었다.”면서 “그나마 물은 14일부터 1통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항공사들과 협의를 거쳐 이날부터 니가타 정기편을 중대형 항공기로 바꿨다. 일본 영사관은 아이와 여성을 우선적으로 센다이 지역에서 니가타로 이동시켜 한국으로 수송하고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물·식량·추위와 ‘또다른 싸움’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로 하루아침에 가족과 집을 잃은 이재민 수십만명이 이제는 물과 식량, 추위와 또 다른 싸움을 벌이고 있다. 미야기현의 이재민 32만명은 지진과 쓰나미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기쁨도 잠시, 음료와 의약품, 방한복, 모포 등이 턱없이 부족해 체육관 등에서 밤을 지새우며 추위와 고통에 떨고 있다. 이들은 그마나 나은 편이다. 아직도 상당수의 이재민이 고지대와 폐허 더미 위에서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피해 정도가 워낙 심해 구조의 손길이 언제 미칠지 기약할 수도 없다. 나토리 시내 41개 임시 대피소에는 현재 8340여명의 이재민이 수용돼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이 위치한 후쿠시마현 가와마타에는 3000명이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식량은 이재민의 30% 정도에게만 돌아갈 수 있는 정도여서 어린이와 노인에게 우선적으로 배급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후쿠시마 시내의 주유소와 식료품점, 식당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편의점에도 먹을 것과 식수가 바닥이 났다. 적십자사가 식수탱크를 동원해 임시방편으로 물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현재 14개현의 140만 가구에 식수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수도 및 식수공급 회사들은 급한 대로 규슈와 간사이 지방에서 식수를 실은 트럭 210대를 피해 지역으로 보내 이재민에게 먹을 물을 공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구호품의 신속한 운송을 위해 닛폰익스프레스와 야마토운송, 사가와 익스프레스 등 주요 화물회사들을 총동원해 육상으로 식수와 쌀, 라면, 손전등, 기저귀 등을 실어 나르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도쿄 등 수도권 등지에서 사재기 현상이 심해지면 피해지역에 생필품 등을 우선 공급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복구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한 종합대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일본 재해당국은 전국에 3만개의 임시 거처를 마련하기 위한 텐트 재료를 확보하고 있다. 전염병이 발생할 것에 대비한 방역·위생 대책도 함께 세우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