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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돗물 개선에 좀더 노력을(사설)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없앨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수입생수의 수질이 서울지역 수돗물보다 못하다는 환경부 분석결과는 생수에 대한 맹신을 일깨우는 것이긴 하지만 물까지 수입하는 낭비를 없애기 위해서는 결국 우리 수돗물의 수질을 좀더 높이는 시책을 시급히 추진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수돗물은 그간 말썽도 많았지만 많은 투자로 지금은 전국보급률 81·1%,시설용량 하루 2천만t,1인당 하루 급수량 3백94ℓ, 급수도시 6백25개에 이르렀다.양적인 면에서는 크게 신장되었고 급수지역도 계속 넓어지고 있다.문제는 수돗물의 질적 안전성 확보와 국민들의 신뢰성 회복이다. 수돗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우리 상수도 수원은 하천표류수(60.3%)와 저수지물(30.2%)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이들 물은 주로 지표에서 흘러들기 때문에 하천오염에 따라 상수도 수원의 수질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91년 3월의 낙동강 페놀사건,94년 연초부터 연이어 터진 낙동강과 영산강 오염사고 등이 바로 국민들이 수돗물에 등을 돌리게 한 수원 오염의 예이다. 상수원 오염을 근원적으로 방지하는 대책과 식수전용댐 건설 등으로 원수를 청정하게 공급하는 대책을 가장 시급히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원수가 깨끗해야 정수에 드는 약제를 줄일 수 있고 냄새 없는 수돗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낡은 수도배관과 저수조의 개선책을 중앙과 지방당국이 함께 추진해야 한다.우리 급수관 총연장은 6만7백54㎞로 상당히 확장되어 있다고 한다.그런데 이중 상당부분이 녹이나 부식에 약한 관들이고 20년이상 낡은관도 아직 5.6%나 된다고 한다.저수조의 구조불량 부식성재질 청소불량도 개선해야 한다. 지금 수돗물 수질기준은 선진국과 다르지 않다.먹는샘물(생수) 수질기준도 수돗물 기준에 맞춘 것이다.좀더 개선에 힘쓰면 굳이 외제 생수까지 마시려 들지 않을 것이다.
  • 1인분의 허구(외언내언)

    서울의 땅값은 세계에서 5번째,아파트값은 15번째로 비싼것으로 밝혀졌다.부동산시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음식값이 턱없이 비싼 것으로도 유명하다. 외국인이나 해외교포들이 우리 음식값에 깜짝깜짝 놀라는 것은 당연하다.물가 비싸기로 소문난 미국 뉴욕에서도 10달러정도면 식당에서 점심을 들 수 있다.우리돈 7천5백원으로 설렁탕·곰탕말고 괜찮은 점심을 먹을 수 있겠는가. 비싼 음식값중에 고기류는 한술 더 뜬다.값도 값이려니와 「1인분」이란 황당무계한 개념이 손님들에게 엄청난 바가지를 씌우고 있는 것이다.쇠고기 1인분이란 기준자체가 모호한 주관적 계산 방식이다. 고기를 잘 먹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노인과 젊은이등 식성이나 세대에 따라 1인분의 양은 오르락내리락한다.실제로 최근 소비자보호원에서 서울시내 50개 대중음식점을 조사한 결과 쇠고기등심 1인분이 1백20∼2백50g으로 최고 2배이상 차이가 났다. 1인분의 중량을 정하는 것은 음식점 주인들이다.주인 마음대로 무게를 정해놓고 90%이상이 그것을 게시조차 않고 있다.그러니까 소비자는 1인분이 몇g인지 알 수가 없다.그나마도 정량을 지켜주면 다행이고,주방에서 나올 때면 무게가 또 줄어든다.주인이 정한 정량(평균 194g)보다 평균 18g이나 적다는 것이 소비자보호원의 분석이다.먹지도 않은 18g값을 더 내고 있으니 손님으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심한 경우 1인분 200g으로 정해놓고 나오는 것은 1백20g에 불과해 80g이나 빠진 경우도 있다.값으로는 4천8백원어치.1인분의 허구속에 담긴 폭리가 어느 정도인가 알만하다. 모든것이 계량화하는 시대에 음식점 고기값은 아직도 「몇 인분」에 머물러 있으니 이야말로 불공정거래가 아닌가.저울을 준비해놓고 무게를 달아 파는 정량제로 바뀌어야 한다.100g 단위로 판매한다면 주먹구구에서 오는 바가지는 시정될 것이다.
  • 볼가강(시베리아 대탐방:18)

    ◎3,530㎞ 굽이마다 러시아제국 정취가…/유람선·주변 성벽 어울려 한폭의 그림/8∼9월 2주간 뱃놀이 코스는 환상적/섬유도시 이바노바시는 “남소여다” 문제점 노출 모스크바를 출발한지 4시간25분만에 야로슬라블역에 도착했다.모스크바에서 2백90㎞ 떨어진 도시다.블라디보스토크 도착 때까지 오른쪽 철로변에 작은 말뚝에다가 매 ㎞마다 모스크바로부터의 거리표시가 돼있다. 주민 63만명의 비교적 큰 도시인 야로슬라블은 1010년 당시 키예프에 있던 러시아왕국의 왕 야로슬라블 무드리히(현명한 야로슬라블)가 건설했다.그뒤 러시아가 여러 왕국으로 갈라지면서 1280년 야로슬라블왕국이 세워졌다가 이후 1463년에 다시 모스크바왕국에 합쳐져 지금까지 남아있게 된 것이다. 이 도시가 러시아인들에게 유명한 것은 이런 역사적 배경보다도 이곳에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이 있기 때문이다.물론 페테르부르그,모스크바에도 당시 극장이 있었지만 야로슬라블극장은 유독 클래식만 무대에 올린 극장이었기 때문에 이를 제일 오래된 것으로 꼽는다. ○옛러시아의 왕도 혁명 뒤 볼셰비키들은 오랜 종교전통을 가진 야로슬라블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래서 영국의 맨체스터 같이 순수 섬유노동자 도시인 남동쪽 2백50㎞ 지점의 이바노바시를 집중육성했다.재정러시아 때 유명한 섬유공장이 건설됐던 야로슬라블과 이바노보는 이렇게 해서 한때 경쟁관계에 놓였으나 이바노보가 판정승을 거두었다.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섬유도시로 볼셰비키의 총애를 받은 이바노보는 섬유노동자들인 여자들의 도시가 되다보니 요즈음 많은 사회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한다.여자가 많고 남자 수가 적음에 따라 생길 수 있는 갖가지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야로슬라블부터 모스크바와 1시간의 시차가 벌어진다.야로슬라블역을 출발한지 꼭 5분만에 한강 정도의 강폭을 가진 푸른 볼가강이 차창밖으로 펼쳐졌다.모스크바에서 2백93㎞ 떨어진 지점이다.강 한쪽에는 요트 수대가 매어 있고 그뒤로 휴양지가 꾸며져 있다.볼가강.볼가강의 뱃놀이를 해보지 않고는 러시아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북부 트베르스카야주와 노보고르드스카야주 경계 지점에서 발원해 트베르,야로슬라블,카스트로마,니주니노브고로트,카잔,사마라,사라토프,볼고그라드 등 혁명전 러시아제국의 심장부를 두루거쳐 카스피해의 아스트라한으로 흘러들어가는 길이 3천5백30㎞의 장강이다. 8월 말에서 9월 초사이 모스크바에서 증기유람선을 타고 아스트라한까지 2주간의 볼가강 뱃놀이를 떠나는 것을 러시아인들은 최고의 여행으로 꼽는다.도중에 각기 다양한 크렘린(성벽),교회를 갖고 있는 도시들을 구경하며 내려가 마지막 아스트라한에서 9월이 최고 적기인 아스트라한 수박을 맛본 뒤 비행기로 모스크바로 돌아오는 것이다.아스트라한 수박 5덩이만 먹으면 신장병은 깨끗이 낫는다는 속설도 있다. 야로슬라블의 볼가강 다리가 건설된 해는 1903년도인데 이 지역의 철도건설연도는 1873년이다.30년동안 열차 승객들은 볼가강까지 와서는 페리로 강을 건넌 다음 기다리고 있는 다른 열차를 타고 여행을 계속해야 했다. ○8∼9월이 여행 적기 볼가강을 건너자 사스나,옐 등 드디어 침엽수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타이가의 전조인 것이다.비슷하게 생겼지만 사스나는 모래땅에서 자라고 옐은 진흙땅에서 자란다.볼가강을 넘으면서 열차는 진짜 러시아의 품으로 들어간다.모스크바는 여러 잡다한 문화,사람이 뒤섞인 메트로폴리탄일 뿐 러시아가 아니다.모스크바에서 멀어질 수록 진짜 러시아인 것이다.볼가강을 넘어 계속 북으로 올라가면 철로는 다닐로프역에서 양쪽으로 갈라진다.북으로 곧장 가 볼로그다를 거쳐 아르항겔스크로 가는 선과 동으로 돌아 시베리아로 진행하는 선등 2개 노선이 갈라지는 것이다.다닐로프시는 16세기에 건설된 버터,치즈의 주산지이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시베리아행 열차의 전동차를 교환하는 일이다. 시베리아행 열차는 매 3백∼4백㎞마다 전동차를 바꾸고 전동차 운전사를 교대해주는데 다닐로프는 모스크바에서 3백50㎞ 떨어져 있어 그 첫번째 순번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20분을 정차하는 동안 모스크바에서 달고온 국방색 전동차는 날씬한 붉은색의 체코제 전동차로 바뀌었다.객차는 몸체와 내부의 시설들이 모두 동독제,화물전동차는그루지아의 트빌리시에서 만든다고 한다. 우리가 탄 객차의 복도 한쪽 끝에는 「티탄」이라고 부르는 물 끓이는 대형티포티가 마련돼 있는데 컵을 들고가서 꼭지를 틀면 항상 뜨거운 물이 나온다.한켠에 온도표시가 돼있는데 보니까 90도∼1백도 사이를 가리키고 있다.우랄에서 생산되는 티탄으로 만든 용기인데 그 이름이 그냥 용기의 보통명사가 된 것이다.식성이 까다로운 승객이라면 컵라면을 준비해가서 언제든지 뜨거운 물을 부어먹을 수 있다. ○전동차 새로 교체 오랜 기차여행중 맛볼 수 있는 작은 즐거움중 하나는 이렇게 장시간 기차가 정차할 때 플랫폼으로 내려가 걸으며 맑은 공기를 듬뿍 마시는 것이다.기차의 스팀 내뿜는 소리가 「슉슉」 나고,식당칸의 물 쏟아내는 소리,쇠망치를 들고 기차 아래쪽을 툭툭 치며 지나가는 나이든 노동자,저녁 요깃거리를 준비하라고 외치며 지나가는 상인들…하나 같이 여행의 맛을 더해주는 소중한 장면들이다. 다닐로프를 지나며 기차는 북진을 끝내고 동으로 방향을 틀어 드디어 본격적인 시베리아행을 시작한다.저녁을 들기 위해 식당칸을 찾았다.옛날 소련 시절에는 음식값도 싸고 사람도 많았다는데 너무 비싼 탓인지 사람들도 별로 없다.다만 한쪽켠에 우리 옆칸 손님들인 덴마크인,영국인,독일인 승객들이 언제 친구가 됐는지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벌써 술이 거나해 있다.덴마크 사람들이 이렇게 술을 잘 마시는 줄은 처음 알았다.밤늦게 보드카를 마시는 것을 분명히 봤는데도 이튿날 좋은 구경거리가 생겼다 하면 어김없이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방에서 뛰어나오는 사람들이었다.
  • 기초과학에 우선 투자를/한민구 서울대교수·전기공학과(일요일아침에)

    공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공학과 사회의 발전과는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산업이 발전하고 국가 경제가 융성해지고 국민생활이 윤택해지려면 지금보다 그리고 다른 나라보다 좋은 기술과 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명제이다.제도는 문화와 사회의 여러 요소를 반영하기 때문에 매우 느리게 개선되어가게 마련이며,또 급격히 바꾸어도 곤란하다.따라서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은 보다 윤택한 사회를 만드는 좋은 방법중의 하나이다.기술이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는 학문이 공학이다. 사회발전의 핵심인 기술,즉 공학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었고 과거와는 달리 국내에서 필요한 기술은 국내에서 개발하여 기술자립을 이루자는 것이 얻어진 방침이다.이를 실생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제 이견이 있다.기초과학 연구를 지원할 것인가,또는 응용공학 연구를 지원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제품을 만들어서 이익을 얻는 것을 사과를 따는 것에 비유해 보자.과거에는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 과수원에 입장료를 내고들어가거나 몰래 들어가서 돈주고 산 사다리나 가위로 사과를 따서 팔았다.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우선 과수원에 몰래 들어가는 것은 엄청난 벌금 때문에,또한 지위때문에 엄두도 못낸다.다음으로 기술로열티인 입장료도 올랐다.어떤 과수원은 돈을 준대도 싫다고 한다.용케 과수원에 들어가서도 문제다.제작 장비나 부품인 사디리나 가위값도 올랐고 더러는 안 판다고 한다.대학강사로 발령받느니 대학을 설립하는게 빠르겠다는 인문계 박사학위자의 푸념처럼 과수원 차리는게 더 나을 수도 있다.또 앞으로는 그래야 할 것이다.과수원 차리기는 쉬운가? 말할 필요도 없이 외롭고 괴로운 길이다.땅의 성분을 조사하고 거름을 주어서 기름지게 하고 좋은 씨앗을 뿌려서 열매를 따기까지 몇년을 가꿔야 한다.열매가 잘 열렸다고 성공한 것이냐 하면 꼭 그렇지 않다.수입농산물이 헐값에 들어오면 소비자의 식성이 그새 바뀌어 버리면 헛농사를 지은 것이다. 연구로부터 제품생산까지는 1차산업이다.농업이나 어업과 다를 바가 없다.처음 하는 연구라면 1차산업이다.그러나 같은 또는 관련된 제품의 연구라면 더이상 1차산업이 아니고 선진국의 산업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과수원을 차린 예가 극히 드물다.반도체 메모리나 자동차가 비슷한 예중의 하나이나 아직도 많은 기술과 부품,제작장비를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모든 분야에서 기술자립을 이루어야 하겠지만 이것은 모든 농축산물·수산물을 생산하는 인력 및 장비·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이므로 이는 불가능하다.우리나라의 재정능력과 인력·기술에는 한계가 있다.결국 어떤 과일·어떤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기술과 연구·인력은 무엇인가를 따지고 지원을 하게 된다.이것이 현재 국가적인 연구프로젝트인 G7 프로젝트이다. 우리나라 제품이 외국에서 받는 비판중의 하나가 전체적인 성능은 좋으나 사소한 결함이 있으며 극히 우수한 성능이 없다는 것이다.세계 최고의 제품이기 위해서는 아주 사소한 결점도 허용해서는 안된다.이런 사소한 결점을 보완하려면 여러분야의 연구결과가 총괄적으로 묶여야 한다.즉,문제의식이 뚜렷한연구는 값어치가 있고 즉시 활용된다. 기초과학 연구를 지원할 것인가,응용공학 연구를 지원할 것인가 하는 물음은 어리석은 것이다.요컨대 우리 형편에서 쓸모가 있느냐 없느냐,투자의 효용가치가 어떠하냐에 지원의 여부가 결정되어야 한다.응용공학은 비교적 효용가치가 쉽게 판정되지만 기초과학은 그렇지 못하다.그러나 응용공학에서 연구개발을 필요로 하는 기초과학 분야는 효용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수년내에 활용될 기초과학연구는 수십년 이후에 활용될 기초과학연구보다는 우선적으로 지원되어야 한다.
  • “로 스쿨제 반대”/변협 공식성명

    대한변협(회장 김선)은 27일 최근 정부가 추진중인 미국식 로스쿨제도 도입에 대해 반대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변협은 이날 성명을 발표,『법조인을 대폭 증원한다는 차원에서 로스쿨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국가의 사법발전을 저해하는 것으로 단호히 반대한다』며 『우리의 법조 전통과 사회상황에 맞지않는 로스쿨제도의 도입보다는 인력수급,교과과정 및 연수기간 등 전반에 걸쳐 기존의 사법연수원 제도를 대폭 손질해 법조인을 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 “경수로협상 유리한 고지선점 속셈”/북「핵합의 파기위협」 정부분석

    ◎“상투적 전술” 판단이 대세… 일부선 “심상찮다” 북한이 16일 외교부대변인을 통해 제네바 북·미기본합의서 「파기경고문」을 발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외견상 『한국형 경수로를 거부하면 합의가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한미의 거듭된 원칙천명에 반사이익을 노린 「초강수」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의도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다수의 당국자들은 일단 이번 발표가 북한의 상투적인 「벼랑끝 전술」이라고 분석한다.정부 당국자는 『공식성명이 아니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고 발언과정을 설명하면서 『답변말미에 한국으로부터의 차관이나 설비 반입은 용인하겠다는 부분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그런 면에서 북한이 완전하게 한국형을 거부한 것은 아니며 몇가지 복합된 의도에서 이번 발표가 나온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북한의 노림수는 우선 한국형경수로의 수용과 남북대화의 재개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한국과 미국정부의 일치된 목소리에 불협화음을 일으켜보자는 것이라고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한국형을 둘러싸고 계속될 경수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보자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것이다.정부는 또 북한이 지난달 베를린에서 열린 경수로 전문가회담에서 제시한 5억∼10억달러의 추가지원 요청을 관철하려는 의도로도 해석하고 있다.이와 함께 최근 한국과 미국정부가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팀스피리트훈련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데 대한 반발로도 보인다. 그러나 북한측의 발언을 『심상치 않은 것』으로 판단하는 시각도 있다.경수로 기획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한국형경수로를 거부하는 것은 단순히 명칭 때문이 아니다』면서 『한국형경수로는 실제로 북한이 받아들일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런 분석에는 『그렇다면 왜 북한이 북·미합의에 서명까지 했는가』라는 의문이 뒤따르게 된다. 김덕 부총리 겸 통일원장관은 최근 관훈토론회에서 그 이유를 두가지로 분석했다.첫째는 합의를 이룸으로써 초기과정에서 나타나는 열매를 따먹자는 것이다.중유의 제공이나 미국의 경제제재조치 완화등이열매에 해당된다.또 하나는 좀더 심각한 상황으로,북한이 아직도 핵개발 의도를 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북·미합의로 특별사찰까지 5년정도의 시간을 벌고 그 기간안에 내밀하게 핵개발을 계속하려 한다는 것이다.이러한 관측 때문에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4월21일로 예정된 코리아에너지기구(KEDO)와 북한간의 경수로 공급계약이 늦어질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복제송아지」 국내 첫 출산/핵 이식기법 이용… 1백여두 임신중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핵이식기법에 의한 복제젖소 송아지가 생산돼 학계는 물론 축산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 생물제어연구실 황우석 교수팀은 8년여간의 연구끝에 10일 상오2시 경기도 이천군 모가면 두미리 달성목장에서 몸무게 60㎏짜리 복제송아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이 복제송아지 외에도 현재 1백여두의 대리모 소가 임신중이어서 올해안에 젖소와 한우의 복제송아지가 대거출산될 예정이며 96년에 1천5백두,97년부터 연간 5천두씩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핵이식 복제송아지는 우유의 양이나 질·육질·내병성·번식성 등 유전능력이 탁월한 한개의 수정란을 실험실에서 동일한 유전형질을 지닌 수백·수천개의 수정란으로 복제해 생식기에 이식해 생산하는 것이다.
  • 문학평론가 김현 번역유고/푸코작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출간

    ◎벨기에 하가 마그리트 작품 비평한 미술비평서/김씨 사후 4년만에 햇빛… 해설 곁들여/푸코의 초기이론 「인식의 장」이해 도와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는 자신의 이론을 한국에 소개하는데 앞장선 문학평론가 김현씨(19 42∼90)에게 최근 다시 한번 빚을 졌다.그의 미술비평서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를 번역한 김현씨의 유고가 민음사에서 출간된 것이다. 푸코에 대한 연구서 「미셸 푸코의 문학비평」「시칠리아의 암소」등을 낸 바 있는 김현씨는 이 책의 유려한 번역과 함께 버금가는 분량의 해설로써 에피스테메(인식의 장)이론으로 대변되는 푸코의 초기이론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그동안 푸코의 주변적 저작물로 여겨져 출간이 미뤄져 오다가 김씨 사후 4년만에 빛을 본 이 책은 따라서 김씨의 푸코론이자 푸코의 미술론으로 읽힌다. 「이것은 파이프…」는 벨기에 출신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에 대한 비평서로 푸코의 놀라운 통찰력과,그의 이론이 미술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잘 보여준다.푸코는 담배파이프를 그려놓고 그 밑에「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쓴 마그리트의 작품들이 애매모호한 진술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파이프 모양의 이미지는 결코 파이프란 단어와 같지 않다」「이것이란 단어는 파이프 모양의 이미지와 같거나 대체될 수 없다」「글씨를 포함한 그림 전체가 파이프는 아니다」라는 등등의. 푸코는 그림의 제목으로 그 그림이 무엇이며 무엇을 그렸다고 판단하는 기존의 도식성을 구조주의적인 분석으로 부정하면서 현대미술의 논란거리인 재현의 문제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는 15∼20세기의 서양 그림이 조형적 재현(그림)과 언어적 지시(제목)를 분리하고 유사함을 재현과 동등시함으로써 그림 이해의 도식성을 가져왔다고 본다.그러나 마그리트의 그림은 언어와 그림의 공통공간을 없애 「결국 어느곳에도 파이프가 없다」는 식의 비확언적·비재현적 공간을 만들어냄으로써 재현의 해체를 실현했다는 해석이다. 푸코는 마그리트의 그림을 에피스테메이론의 마지막 단계이며 구조적인 성격을 띠는 「동시대적 에피스테메」쯤에 위치시킨다.과거문서들의 분석을 통해 정립된 에피스테메이론은 어떤 에피스테메가 한 시대의 지식의 장을 지배하면 나머지 에피스테메에 속하는 것은 비과학적인 것으로 여겨지며 각 에피스테메 사이에는 역사적 불연속과 인식론적 단절이 존재한다는 이론.푸코는 마그리트의 작품을 자신의 이론에 부합시켜 설명하기 위해 작품분석에서 유사,상사,계열화 등의 개념을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역자인 김현씨가 푸코의 분석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한 예로 김현씨는 마그리트의 작품이 「동시대적 에피스테메」보다는 이전 단계인 19세기적 「역사적 에피스테메」에 속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며 에피스테메의 단절을 부정하고 있다.푸코 자신도 지난 69년 「지식의 고고학」 출간이후 에피스테메이론을 포기했다.
  • 일 디자이너/「아우슈비츠 패션」 “물의”

    ◎수용복 연상 잠옷에 번호… 군화자국 새겨/“박해받은 불행 비속화” 유태인 강력 반발 일본인 여성 패션 디자이너가 아우슈비츠 수용수들의 유니폼을 본뜬 옷을 패션쇼에 선보여 유태인 사회 등으로부터 강한 비난과 반발을 받고 있다. 레이 카와쿠보씨(여·52)는 지난달 27일 파리에서 열린 올해 가을 및 겨울철 남성복 패션쇼에 이른바 「아우슈비츠 패션」을 내놓았다.죽음의 수용소인 아우슈비츠가 해방된지 꼭 50년 되던 날 수용수들이 입고 있던 줄무늬 수용복을 그대로 본뜬 파자마가 상품으로 등장한 것이다. 카와쿠보씨는 이 복장에다 수용수들의 수감번호를 의미하는 듯한 일련의 번호까지 새겼다.게다가 군화자국도 집어넣어 독일군이 유태인을 학대하는 장면을 연상케 했다. 이를 알게된 유태인측은 당연히 펄쩍 뛰었다.유태인협회 유럽지역 사무총장인 세르쥬 콰젠바움씨는 2차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의해 박해받은 불행했던 유태인들의 이미지를 비속화시키는데 일단 우려의 뜻을 나타냈으며 6일 공식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카와쿠보씨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게 줄무늬 의상의 의미』라며 『패션쇼의 주제는 파자마에서 나타나듯이 「잠」에 관한 것』이라고 변명했다.그녀는 『오해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슬프며 놀랍다』고 주장했다. 카와쿠보씨는 한술 더떠 『개인적으로 나는 항상 유태인을 존경해 왔으며 마음속으로 그들을 가깝게 여겨 왔다』고 했으며 그녀가 소속된 회사인 일본의 「콤 데 갸르송」측도 의상에 새긴 숫자는 어린이가 벽에 그림을 그리듯 「천진난만한」 표현일 뿐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카와쿠보씨는 지난해 패션쇼에서도 보스니아 내전을 묘사하는 군복을 선보이다 비난을 받은 전력이 있다.카와쿠보씨 뿐 아니라 나치의 만행과 유태인의 불행했던 과거를 상품화시키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는데 유태인들은 더욱 흥분한다.
  • 삼성 사업확장 어디까지…/「승용차」 성공후 무차별 공세

    ◎시외전화 참여선언/중형항공기 주사업자로/시계·항공기 외국사 인수/민항·정유업 등에도 눈독/한국중공업 민영화 참여도 관심 최근 재계에선 「문어발리제이션」이란 신조어가 유행한다.승용차사업 진출 이후 기세가 올라 닥치는대로 사업을 확장하는 삼성을 일컫는 말이다.지구촌화를 뜻하는 글로벌리제이션에서 나온 말이다. 얼마 전 국내 5대 그룹의 한 전문 경영인은 사석에서 이런 말을 했다.『요즘 삼성은 거칠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승용차 사업진출이후 기세가 등등해 마음만 먹으면 어떠한 일도 할 수 있다』 그의 말은 계속됐다.『과거 정권에선 특정 현안이 있을 경우 10대 그룹의 총수들이 모였다.그리고 합의를 거쳐 공평하게 사업권을 땄다.물론 정치자금이 오갔지만 그것은 보험료의 성격이었다.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힘 있는 자의 전리품이다』 이는 약자의 하소연일 수 있다.무한경쟁의 시대에선 적자생존의 원칙만 적용되기 때문이다.그러나 승용차사업 진출 이후 나타난 삼성의 일련의 행보는 문어발을 넘어 잡식성에 가깝다는 지적이다.이러한 양상은 정권과의 친소 관계에 기인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삼성은 지난 16일 시외전화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올 하반기로 예정된 시외전화 신규사업 허가와 관련,자가 통신망을 보유한 한전과 제휴해 대주주로 참여한다는 구상이다.삼성은 한전 및 중견 우량기업들로 컨소시엄을 구성,한전의 망을 이용한 사업계획으로 허가받은 뒤 국제전화 전용회선,개인 휴대통신,주문형 비디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18일 결성된 「한국 중형 항공기 사업조합」에선 삼성항공이 주 사업자로 뽑혔다.이로써 삼성은 바다를 제외한 땅과 하늘을 갖게 됐다. 삼성은 지난 93년 제 2차 계열사 정리 때 삼성시계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첨단 사업이 아니고 경쟁력도 없기 때문이란 설명을 곁들였다.그러나 지금은 스위스의 시계업체인 피케레사를 인수하려 하고 있다.삼성항공이 하는 카메라 사업에선 독일의 롤라이사를 인수할 계획이다. 아직까진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지 않지만 민간 항공기 사업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삼성은 최근 임직원들의 출장과 반도체 등 계열사의 화물수송을 위해 보잉 및 에어버스 기종으로 3대의 자가용 항공기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발만 먼저 쌀짝 넣었다가 괜찮은 것 같으면 몸까지 담그는 그 동안의 관행에 비춰보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여건이 성숙되면 민항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 포스코(포항제철)가 매각키로 한 거양해운·정우석탄·포스코켐 등 3사에 대한 선별 인수도 검토 중이며 정유업에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보이는 상황이다. 이같은 삼성의 행보는 당장 올해 안에 민영화 방안이 결정되는 한국중공업의 향방에서 보다 구체화 될 것 같다.
  • 돼지해… 「돈=돈」 꿈들 꾸셨나요(박갑천칼럼)

    「장자」(인간세편)에 돈지항비라는 말이 나온다.돼지 들창코라는 뜻이다.귀신은 이마흰 소와 들창코 돼지를 싫어한다.그래서 치질걸린 사람과 함께 제물로 바칠수 없다면서 쓰이고 있다. 하지만 고사라도 지낼양이면 들창코 돼지머리 올려놓는게 우리네 습속 아니던가.그런 흔적은 「삼국사기」에도 보인다.고구려 유리왕19년 제천때 그 희생으로 쓸 돼지(교시)가 달아난 사건에 관한 기록이 그것이다.하늘에 제사지내려면서 조심스레 키웠던 것임을 알게하는 내용이다. 성서는 돼지를 부정한 동물로 친다.『너희, 진주를 돼지앞에 던지지말라』(마태복음7­6)는 말만이 아니다.『아름다운 여인이 삼가지 아니하는 것은 마치 돼지코에 금고리 같으니라』(잠언11­22) 『돼지가 씻었다가 더러운 구덩이에 다시 누웠다』(베드로후서2­22)등등. 마태복음 8­31의 기록도 그것이다. 성서뿐이랴.『신은 죽었다』고 선언했던 니체도 『돼지한테 비극이 있겠는가』면서 비유법으로 이죽거린다.우리도 그렇다.『돼지같은놈』이라는 말에 화 안낼 사람 있겠는가.하다못해음정·박자 안맞는 노래에 대해서까지 『돼지 멱따는 소리』라고들 끌어대지 않던가. 흔히 갈신들린 듯한 식성을 두고 돼지같이 먹는다고 빈정댄다.그러나 돼지야말로 절제를 안다는 것이니 사람이 배워야 한다.몸집에 비겨 작은눈이 착하고 애교있어 보인다고 말하는이도 있다.작기로 말하면 꼬리는 어떤가.언론인 설의식은 그 꼬리를 예찬한다(「도야지의 대덕」).누옥에서 청빈에 만족하는 처지이니 꼬리칠 일이 없어 그렇다면서.있는듯 없는듯한 목도 그렇다.좌우 눈치 볼것 없이 목표만 보는 돼지한테 목은 필요없다는 눈길이었다.그런 시각이라면 퇴화한건지 발달 못한건지 모를 네발도 고관대작 문앞 기웃거릴일 없어 그렇다 할것인가. 새해는 돼지해이다(사실은 음력이라야겠지만).그래서 돼지 도둑질하여 뼈를 베푼다(도돈시골)는 말을 생각해보게 한다.환경오염에 저임금·탈세등 몹쓸 수단방법으로 열냥돈 번 사람이 고작 한푼짜리 선행을 하면서 목에 힘주는 경우를 두고 이른다.않는것보다야 낫다 하겠으나 어쩐지 돼지가 들창코 벌름거리며 웃을것만같다.「돈=돈」이어선가,돼지꿈은 복꿈이다.어젯밤 돼지꿈들 꾸셨는지.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 돼지해 복꿈(외언내언)

    예로부터 돼지는 풍요와 다산,재물과 복의 상징으로 통해왔다.그래서 돼지꿈은 「복꿈」이라 해서 길조로 여긴다.먹는게 게걸스러워 탐욕의 대명사로도 통하는 돼지는 고대로부터 제천의식의 제물로 사용되었다. 유태인들이 양을 희생제물로 썼듯이 우리조상들은 일찍부터 「희생돈」을 바친 것이다.조선시대에도 종묘사직의 대제때는 으레 멧돼지와 토끼가 사용되었다. 민간의 고사나 큰 굿에서 돼지머리는 빠질수 없는 진상품.지그시 두눈 감고 지폐 몇장 입에 물려져 있는 돼지머리는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희화적인 정경이다. 설화에는 도읍을 정해주는 신통력을 지닌 동물로 등장한다.고구려 유리왕때 제물로 바칠 돼지인 교시가 달아나자 관원이 뒤쫓아 잡은 곳이 국내성 위나암.고구려의 도읍지가 된 땅이다.서양에서 「돼지같다」는 말은 가장 심한 욕설이고 유태인이나 이슬람교도에게는 부정과 금기의 대상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인류가 돼지를 사육한 것은 기원전 6천년,우리나라에서는 「부여사람들은 소나 돼지 기르기를 좋아한다」는 기록이 전한다.신의 뜻을 전하는 사자로 여겼다.2천5백년전 신석기시대 울주 암각화에 우리에 갇힌 돼지모습을 볼 수 있다.8천년전부터 돼지는 인류에게 친근한 동물로 식육을 제공해 왔다. 멧돼지의 성격으로 저돌성과 잡식성,군거성이 꼽힌다.중국 고대소설 「서유기」에 나오는 돼지형상의 괴물 저팔계는 얼마나 용감무쌍하고 의협심이 강한가.돼지의 저돌성을 대입한 것이다. 속담에 『돼지는 목청 때문에 백정 신명을 돋운다』는 말이 있다.오죽하면 돼지 멱따는 소리라 했을까.새해는 간지로 을해년,돼지해이다.돈공의 상징처럼 복되고 풍요로운 한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 불 정치인/어떤 요리 즐기나

    ◎불서 「정치인의 식탁」 출간… 2만여명 식성 담아/미테랑→해산물,시라크→송아지 고기/발리뒤르→양 넓적다리,돌로르→연어 미식가의 나라 프랑스의 정치인들과 그들이 즐기는 음식을 소개하는 책이 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치인의 식탁」이라는 이 책은 대통령에서부터 국내 작은 도시의 시장에 이르기까지 2만여명의 정치인들과 좋아하는 음식을 싣고 있다.그들은 정치 스타일 만큼이나 각기 개성있는 음식을 찾고 있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해산물을 유독 좋아하는 것으로 이 책은 소개하고 있다.얼마전 숨겨진 딸인 마자린과 함께 오찬을 함께 했다가 주간지 파리마치의 카메라에 잡힌 것도 해산물 음식점 「르 디벨렉」에서였다.이날 오찬은 당시 딸 마자린이 4등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에 입학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 내년 대통령 선거의 강력한 후보인 자크 시라크 파리시장은 송아지 머릿고기를 좋아한다.그는 프랑스인들이 즐기는 포도주 대신 맥주를 마시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시라크 시장의 라이벌인 에두아르발라뒤르 총리는 7시간 동안 푹 삶은 양의 넓적다리를 좋아하며 샴페인에 아이스크림을 넣어 마시는 미식가. 대통령선거 불출마를 선언해 프랑스 정가에 충격을 주었던 자크 들로르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스코틀랜드산 연어 요리와 피자를 즐긴다.지스카르 데스탱 전대통령은 집에서 식사하는 것을 좋아하고 샤를르 파스콰 내무장관은 재미있는 얘기를 나누면서 바다가재 요리를 먹는 회의 진행으로 유명하다. 지난 88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던 레이몽 바르 전총리는 미식가라기보다는 결코 식사를 건너뛰는 일이 없는 성실형으로 꼽힌다. 프랑스의 정치인들이 찾는 음식점은 파리시내에서 최고로 선정된 음식점들은 아니다.해산물 음식점 「르 디벨렉」도 최고의 음식점은 아니며 유명 정치인들과 연예계의 스타들이 즐겨 찾는 피에르 샤롱 거리의 음식점 「르 피셰」도 최고의 축에 끼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 미테랑 대통령은 개인적인 생일축하연을 엘리제궁이 아니라 「폴 미셀리」라는 음식점에서 측근들과 만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한편 프랑스 정치인들이 주로 찾는 음식점의 한끼 음식값은 최하 3백프랑(4만5천원)에서 7백프랑(10만5천원)을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 러군,체첸수도 포위망 압축/목표물 미사일공격 강화

    ◎대책회의/“단호한 공세… 분리독립 궤멸” 결의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특약】 러시아지도자들은 20일 공식성명을 통해 체첸공화국 분리주의자들의 저항을 일소하기 위해 폭격과 미사일공격을 강화하고 「단호한 공세」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타르 타스통신은 공식성명서를 인용,『러시아부대는 체첸공 주요목표물에 대한 미사일공격과 폭탄공격을 계속할 것이며 단호한 공세를 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공식성명서는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가 주재한 고위급회담이 끝난 뒤 나온 것이다. 성명서는 『러시아병력은 더욱 단호하게 행동하기 시작했으며 체첸공 병사의 희생은 늘어나고 있다』며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체첸군 장갑차 15대와 포 10문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타스통신은 그로즈니에 있는 소식통을 인용,러시아부대는 페트로파블로로브스카야마을 근처의 체첸군 근거지를 포위하고 있으며 시경계에서 10㎞지점에 있는 다리에까지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인테르 팍스통신은 러시아 내무부성명을 인용,『러시아부대는 체첸군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치고 있으며 전투가 시작된 뒤 내무부소속 병사 4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AFP 로이터 연합】 체첸공화국에 파견된 러시아 공식 대표단은 20일 보리스 옐친 대통령에게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에 대한 러시아 지상군의 공격을 중지토록 하라고 촉구했다. ◎러군 대규모 공격에 파괴된 체첸 표정/35만 그로즈니시민들 대부분 탈출/여성·노인들 「인간사슬」… 러침공 항의/러병사 술취해… 마약주사바늘 발견 ○…러시아군의 공습은 그로즈니의 주민들을 공포속으로 몰아넣어 인접공화국이나 시골지역으로 대피토록 하려는게 가장 큰 목표라는 분석이 유력.이같은 분석은 러시아군당국이 표적으로 삼은 목표물들이 대부분 빗맞았지만 35만인구의 그로즈니 시민들 대다수가 벌써 수도를 빠져 나왔다는 사실에서 뒷받침되고 있다. ○…그로즈니 주민들은 군사시설은 물론 주택가와 가스관,송전시설,상수도시설,TV중계탑 등 목표를 가리지 않는 러시아전투기의 무차별 폭격으로 그로즈니에서는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사상자가 속출하고 주요시설들이 대거 파괴되고 있다며 러시아군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토로.병원관계자들은 대통령궁에서 1㎞ 떨어진 주택가에서 폭격으로 2명이 죽고 8명이 다쳤으며 또 그로즈니시 주택가 미누츠카지구에서 공습으로 2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고 전언. ○…그로즈니시 중심가에서는 두다예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수백명의 무장병력이 모래부대가 쌓여 있는 대통령궁 앞 「자유의 광장」에 모여 체첸공의 독립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 ○…그로즈니시에서 서쪽으로 나가는 눈덮인 도로에서는 대부분이 여성과 노인인 수백명의 체첸주민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항의로 서로 어깨에 어깨를 걸고 「인간사슬」을 만들어 시위를 벌이기도 시위여성들은 대부분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흰색 머리띠를 매고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하는 플래카드를 흔들고 있었다. ○…체첸공화국접경 잉구세티아공화국의 아우세프 대통령은 19일 러시아군의 체첸난민 총격사건 조사를 지시.아우세프 대통령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한 러시아 병사들은 술에 취해 있었으며 마약과 관련이 있는 주사바늘도 발견됐다』고 공개.그는 이와 관련,러시아의 니콜라이 예고로프 부총리에게도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청. ○…체첸공화국에 집결한 러시아군 병력 규모는 2만4천5백명으로 3백대의 장갑차,MI8 무장헬기및 수호이 25,27 전투기로 무장.반면 체첸공화국에서는 2천∼3천명의 정규군과 수천의 자원병이 이에 대항.러시아군 병력중 2만3천명은 3개 공정및 2개 경보병연대,4개 공군부대이고 나머지 1천5백명은 내무부소속 돌격및 폭동진압 특수병력.체첸군은 8백명의 돌격대를 포함,40대의 공격용 탱크와 60대의 무장수송차,두대의 MI8 헬기및 수대의 체코제 L39 훈련기로 무장. ◎러의 체첸공격과 옐친 앞날/소수민족 독립열망 잠재우기 난망/협상 유도용 평가불구 민간희생 커 부담/주변국 확산·내부반발 소지도 불안요인 러시아군을 체첸영토에 투입시킨지 1주일을 넘겼지만 옐친 대통령은 여전히 문제해결의 최종방안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19일의 대규모 무력공세도 두다예프를 무릎꿇게 만들기에는 부족한 위협용이었다.수도 그로즈니를 무력으로 점령하겠다는 최종결심을 망설이는 것이다.그러기에는 넘어야할 문제와 장애가 너무 많다. 그래서 많은 관측통들은 여전히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에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니콜라이 예고로프 민족문제담당 부총리를 체첸의 임시통치자로 임명한 것도 실질적 조치라기보다는 두다예프를 협상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위협용의 일환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전력만으로 보면 러시아군은 그로즈니까지 단숨에 점령하고 두다예프를 몰아낼 수 있다.그러나 이런 식으로는 체첸은 물론 인근 코카서스지방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잠재우는 근본처방이 되지 못한다는데 옐친 대통령의 고민이 있다.무력점령을 감행하면 대규모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다는 부담도 크다. 체첸영토 대부분이 산악지역이어서 이들이 산악으로 숨어들어가 게릴라식 전법으로 대항할 때 대처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지 불과 5년 밖에 안된 시점이라 러시아 국민들은 이런 장기전에 빠져드는데 심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무력해결을 감행하면 두다예프의 희망대로 체첸주변에 산재한 코카서스산악민족들의 동조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체첸을 비롯해 잉구세티야,다게스탄,카바르디노­발카리아,카자차예보­체르케시야,아디게야공화국 등 코카서스 산악민족들은 90년초부터 소위 「코카서스민족연맹」을 결성,유대를 다져왔다.이들을 모두 합하면 인구 5백만의 무시못할 집단이다.만약 체첸에서 대규모 민간인 희생이 발생하면 이들의 반러시아 유대는 그만큼 더 강화될 것이다.그루지아,아제르바이잔 등 인근 국가들로 불똥이 튈 여지도 배재할 수 없다. 옐친 대통령이 가장 부담으로 느끼는 것은 무엇보다도 국내에서 겪게될 정치적 부담이다.이번 군대투입을 계기로 옐친은 지난 89년 이래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민주진영과 거의 결별했다.예고르 가이다르 전총리,샤흐라이 전부총리 등 개혁세력들은 일제히 군대투입을 반대하고 있다.옐친 측근에서 이번 작전을 보좌하는 사람들은 그라쵸프 국방장관,스테파신 방첩부장,빅토르 예린 내무장관 등 보안부서장관들과 코르자코프 경호실장 등 측근의 강경파 보좌관들이다.옐친으로서는 무력을 통한 해결을 시도할 경우 95년 총선과 96년 대통령선거에서 입을 정치적 손실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 돼지/부·복의 상징/95년 돼지해 관련 강연회

    ◎내일 국립민속박물관서/BC 6,000년부터 식용으로 사육/중동 회교도들에게는 기피동물 국립민속박물관은 오는 16일 박물관2층 회의실에서 『돼지의 생태와 관련민속』이라는 주제로 학술강연회를 개최한다. 95년 을해년을 맞아 12지 동물인 돼지를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하고자 열리는 학술강연회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천진기 학예연구사의 『한국문화에 나타난 돼지의 상징성연구』와 서울대공원 오창영연구원의 『돼지의 생태와 종류』 등 두 논문이 발표된다. 천진기씨는 민속학적인 측면에서 돼지가 갖고 있는 상징성으로 ▲재산과 복의 근원,집안의 재신등 좋은 의미와 ▲탐욕,더러움,게으름,우둔함등 나쁜점의 이중성이 복합적으로 있다고 설명했다.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신화에서 돼지는 도읍을 정해주고 왕자를 낳을 왕비를 알려주어 왕통을 잇게 하는 등 신통력을 지닌 동물로 그려져 있다. 「고려사」의 기록에 따르면 고려태조의 조부가 용왕에게서 얻은 돼지의 안내로 송악산 남쪽 기슭에 집을 짓고 살았는데 훗날 이곳에서 고려를 창건한 왕건이 태어났다. 또 「고구려는 항상 3월 3일에 낙랑 구릉에 모여 사냥하고 돼지와 사슴을 잡아 하늘과 산천에 제사지낸다」(삼국사기)고 적힌 것처럼 돼지는 고구려때 부터 제사희생으로 쓰였다. 한편 서울대공원 연구원인 오창영씨는 『돼지는 기원전 6천년전부터 가축이 되었으며 그 종류가 다양하며 주로 육용으로 쓰이지만 중동의 회교도들에게는 기피대상이 되는 동물』이라며 『 돼지의 성격은 저돌성,잡식성,군거성,다산성등으로 인류에게 친근한 동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멧돼지의 특성에 관해 『유럽 멧돼지와는 달리 정수리에서 등줄기로 긴 갈기털이 나 있고 윗입술부터 목까지 연한 빛깔의 무늬가 있다』고 밝혔다.
  • 일,수입쌀 98만t/사료용으로 판매

    【도쿄 AFP 연합】 일본 식량청은 미국 등지에서 수입한 쌀 가운데 팔리지 않고 남아있는 7만여t을 가축사료용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것으로 교도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 해 작황이 좋지못해 올 초부터 미국 대만 호주 중국 등 4개국으로부터 모두 2백55만t의 쌀을 긴급 수입했으나 이 쌀이 일본인들의 식성에 맞지않는 데다 외국 상표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98만여t이 팔리지 않고 재고로 남아있는 상태다.
  • “사병통솔 현실에 맞게”/「군총기난동」 추궁 국방위 간담회

    ◎“하사관 집중양상,장병 교략역 수행하게”/“「사병고충처리 첨모부서」 신설도” 제의 장교는 무장탈영을 하고 사병은 장교를 총으로 쏴 죽이는 군대­이런 군대를 인공호흡이라도 시키면 기사회생할 수 있느냐,아니면 사망선고를 내려야 할 정도의 군기공백 상태냐.2일 이병태 국방부장관과 김동진 육군참모총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위원장 황명수의원) 간담회에서는 군의 흐트러진 기강문제를 놓고 심각한 우려와 추궁이 잇따랐다. 여야 의원들은 한건도 일어나서는 안될 불행한 사건들이 한달도 안되는 사이에 거푸 일어났다는 사실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이처럼 문제 투성이의 군에 우리의 안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것인지 매우 걱정된다는 점에서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정석모의원(민자당)은 사병의 총기난동 사건에 대해 『군을 사랑하는 국민들에게 부고장처럼 던져준 사건』이라고 개탄했다.강창성의원(민주당)은 『사병과 장교의 패싸움』이라고까지 몰아세웠다.정의원은 『지난번 장교 무장탈영사건 뒤 전군의 하극상 실태를파악한 결과는 뭐냐.이런 하극상의 심각성을 왜 알지 못했느냐』고 질책했다.강의원은 『사병을 어떻게 교육했길래 실탄과 총을 갖고 있는 다른 사병들이 사고자를 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윤태균의원(민자당)은 『북한이 일련의 군사고들을 보고 오판을 하면 어쩔 것이냐』라고 우려했다.이건영의원(민자당)은 분대장인 병장이 사고를 일으킨 서문석일병의 총을 빼앗고도 도망간 일을 꼬집어 『이런 군대가 어디에 있느냐』고 나무랐다.사병의 심층부 얘기도 듣고 하사관도 많이 확보해 군을 강력하게 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장준익의원(민주당)은 『군 수뇌부가 사고를 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다』면서 서일병이 휴가전에도 여러번 「쏴 죽이겠다」는 말을 했는데도 휴가를 다녀온 뒤 결심했다고 발표한 것은 물론 모범사병으로 기록돼 있는 것도 모두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사고 수습대책에 대해서는 여야의 시각이 아주 달랐다.사고 현장에 다녀온 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이장관과 김총장의 사퇴만이 해결책』이라고 주장했으나 민자당의원들은 『사퇴만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반대했다.보안사령관을 지낸 강창성의원은 『나도 사고를 많이 낸 사람으로서 동정이 간다』고 하면서도 『장관과 총장이 물러나는 것만이 군을 살리는 길』이라고 했고 장준익의원은 『군의 발상과 분위기의 전환을 위해 용퇴해야 한다』고 거들었다.그러나 곽영달의원(민자당)은 『수습이 더 중요하다』고 했고 구자춘의원(민자당)은 『무조건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파괴일 뿐』이라고 맞섰다.윤태균의원(민자당)은 『대통령이 그만두라는 명을 내릴 때까지 소신을 갖고 일하라』고 독려하면서 『현실에 맞는 사병 통솔기법을 개발할 것』을 주문,대책에 비중을 뒀다.정석모의원도 각 연대에 영관급 장교를 책임자로 하는 「사병고충처리 참모부서」를 신설하라고 제의했다.임복진의원(민주당) 또한 『사병의 선발과정및 인성검사의 개선과 사병의 소청제도 도입,내무반 개선등을 위해 과감한 투자연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장관은 『사회환경의 변화와 신세대 의식성향에 부응하는 새로운 지휘통솔 기법을 개발하고부대관리 모델을 정립하기 위해 장·단기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 모스크바의 손익계산(북핵타결 이후:11)

    ◎러시아/북·미 직거래속 입지강화 부심/“한반도서 핵위협 제거” 원칙론에 충실/남북관계 개선유도… 주도권 장악 모색 북·미 합의 이후 러시아정부의 반응을 보면 비록 짧은 기간 동안이기는 하지만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느끼게 하는 입장변화를 보인 대목들이 있다.외무부 공식성명의 내용들이 처음 「환영」에서 「검토중」을 거쳐 「몇가지 사안에 의문제기」 순으로 변화를 보인 것이다. 북미합의가 발표되자 러정부는 즉각 『한반도의 비핵화와 핵확산금지체제(NPT) 강화라는 측면에서 환영한다』고 밝혔다.그것이 며칠뒤엔 『합의내용을 면밀히 검토중이며 합의이행 과정에 따라 러정부의 입장을 정리해 나갈 것』이라는 다소 유보적 입장으로 변했다.그러다 지난 27일에는 『북·미 합의에 몇가지 의문을 제기한다』며 ▲NPT의 기본원칙이 어떻게 준수·유지될 것인가 ▲한반도비핵화 방안 ▲러시아의 국익이 반영될지 여부 등에 특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간단히 말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위협이 감소된 것은 환영하지만 이 합의가 한때 북한정권의 「관리자」였던 자신들을 제치고 북·미간 직거래로 성사됐다는데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의 비핵화·남북한 비핵화 공동선언의 실현 등 한반도에서 핵위협이 사라져야 한다는 대명제에 있어 러시아의 지지는 확고한 듯하다.북핵 위기가 최고조에 달해 안보리 제재 문제가 거론될 당시 러시아가 중국과 달리 한·미 등의 입장에 일찌감치 동조의사를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물론 러국내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스스로의 입지를 약화시킨 「전략적 미스」였다는 자성도 없지 않으나 역시 핵확산 방지라는 확고한 원칙에 중국보다는 더 충실했기 때문이라는 자평이 우세하다. 문제는 핵문제 해결과 함께 북한의 개방이라는 미지의 문턱에서 어떻게 하면 뒷전에 밀려나지 않고 「주역」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가라고 할 수 있다.러시아는 그동안 한국에 편중하는 외교를 폄으로써 북한과는 다소 소원한 관계가 됐고 이것이 북·미의 접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한다.그러나 러시아는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가져오는데 러시아의 역할은 어차피 빼놓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과거의 군사·경제적 지원 뿐 아니라 지정학적 관계가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러시아는 미국이 북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는 방편의 하나로 남북한간 대화 및 경협 활성화를 강조한다.미국과 일본이 북한개방에 갖고 있는 기대는 안보·전략적 측면이 더 강하지 경제적인 기대는 미약하다는 분석이다.미국은 산적한 국내문제 때문에 북한 지원에 본격적으로 매달릴 수는 없는 입장이라는 것이다.맥도날드,피자헛 정도가 진출해 서방바람은 불어넣을지 몰라도 그 이상 큰 투자는 기대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역시 가장 확실한 파트너는 남한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물론 이를 위해서는 북한측이 군사력 감축,군대의 후방배치 등과 함께 남한에서는 주한미군 감축,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완전철수 등의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김정일의 북한이 고립정책을 완전히 탈피,현대화·산업화를 위한 대외개방에 진실로 나설 것이냐는문제이다.러시아는 북한이 현재 미·일과는 이미 수교를 전제로 한 협상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들어 관계개선에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남쪽과의 관계는 체제유지와 직결된 문제여서 다소간 시일과 우여곡절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남북한 관계가 개선된다면 러시아로서는 한결 홀가분하게 남북한과 공히 협력하며 경제·안보 등 모든 면에서 일정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구상이다.그러면서 때가 되면 한반도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룰 국제회의 개최 등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하겠다는 구상인 것같다.
  • “환상회화 창시” 크리스탄센 한국전

    ◎안토니 카로 금속조각전도 오늘부터 열려 후기 색면파 회화의 대표적 화가인 미국작가와 현대 조각계의 거장인 영국작가가 나란히 한국전을 가져 이채를 띠고 있다.「단 크리스탄센 작품전」(25일∼11월8일,갤러리이즘)과 「안토니 카로 금속조각전」(26일∼11월23일,국제화랑)이 그것. 단 크리스탄센은 미국에서 활동중인 가장 뛰어난 추상화가중 한사람으로 원의 이미지를 이용한 그림,즉 환상회화의 창시자로 평가 받고 있다.원은 빛과 더불어 일체감·영원성·완전성을 나타내기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상징.이같은 원의 이미지를 통해 미묘한 추상적 공간과 환상적인 색감의 조화미를 연출해내고 있는 것이 단 크리스텐의 특성이다.특히 단순화된 구성과 표면의 협소성을 명료하게 함으로써 보다 시각적인 색면을 강조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이번 전시는 바로 이러한 유의 근작회화 14점을 선보이고 있다. 한편 서구 조각계의 거목 헨리 무어의 수제자인 안토니 카로는 산업용 철제물과 그 표면에 칠해진 밝은 색체와의 결합을 통해 힘이 강조된 작품을다뤄온 세계적인 금속조각가.특히 쓸모없는 산업용 철조각들이나 청동의 재료를 녹슨 상태로 용접하거나 자르고,구부린 표면에 색채와 광택을 주어서 새로운 대상으로서의 조각을 창조함으로써 조각언어의 확장을 추구해온 작가다.조각의 장식성 보다는 환경과의 상호관계를 강조 하기도 하는 그는 지난 70년대 이후 최근까지의 작품 15점을 내놓았다.
  • 넉넉한 마음/최인학(연변 조선족 1백년:1)

    ◎“상다리 휘게 손님 대접” 풍습 그대로/학술회의 쉬는 시간마다 술·음식 우리가 흔히 북간도로 불려온 오늘날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외롭고 고달픈 민족의 땀과 한이 얼룩진 수천리 밖의 북지다.그 미지의 땅을 찾아 이민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연지도 어언 한 세기를 맞게되었다.그럼에도 거기에 뿌리를 내린 이른바 조선족은 중국속의 영원한 소수민족이다.서울신문은 그들 삶의 애환을 민족지(민주지)시각에서 추적,매주 금요일에 연재키로 했다.집필은 현지를 장기답사한 인하대 최인학교수(비교민속학)가 맡았다. 올해 중국 길림성 연길시를 방문한 것은 제1회 중국조선민족민간문예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연길시내 신화반점이 회의장소였는데 40명 정도의 학자들이 참석했고 이중에 22명이 주제발표에 나섰다. 민간문예는 구비문학을 말한다.문학성에 비중을 두어 구비문학이라는 명칭을 보편화 한 우리로서는 약간 생소했다.민간문예는 연희성을 더 강조한데서 붙여진 용어다.일본의 구승문예와도 맥을 같이하는 용어라 할 수 있다.회의가 시작된지 얼마 안되어 의장이 상오회의를 종결했다.정확히 상오11시30분에 식당으로 몰려갔다.참가자 전원이 식탁에 둘러앉았다.『낮이어서 술은 약간 들겠습니다』라고 건배를 자청했다.그러나 사정은 사뭇 달라 독한 술병이 계속 비워졌다.음식 역시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날라왔다.가져올 만큼 다 가져와야하는 접대모습 때문에 중간에서 그만 둘 수도 없었고,나중에는 채 비우지 목한 음식접시에 다른 음식 그릇들이 포개포개 쌓였다. 서울에서 학술회의를 자주 해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대뜸 경비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참가비도 없고 요리는 고급인데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그렇다고 연회상을 앞에 놓고 궁금증을 물을 수도 없다.꾹 참을 수 밖에.하오2시가 되자 분과회의가 시작되었다.소파에 앉아 정담을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술기운에 졸음을 참느라 고생했지만 그들은 늠름했다.낮술이 열기를 더 해 줬는지 회의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하오5시가 되자 모두 식당으로 안내되었다.낮보다 성대한 만찬이 베풀어졌다.다음날도같다.더는 참을 수 없어 귓속말로 의장에게 물었다.『경비가 많이 드실 테지요』하자 의장은 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북경(중앙정부를 지칭)에서 지원을 해주었으나 모자라서 몇몇 회사로부터 찬조금도 받았고,잡지사로부터 책을 내는 조건으로 공동주최를 한다는 것이었다.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북경에서 지원금을 받을 정도라면 이 회의의 성격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고 보니 연변 뿐아니라 요령·흑룡강성에서도 참가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결국 동북 3성이 모이고 한국을 넣어 국제회의 성격이 되었다.처음 계획단계에는 북한 학자도 참석하기로 했으나 김일성사망으로 인해 불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어떻든 회의는 진지하게 진행됐지만 잔치분위기도 만끽할 수 있었다.일상 먹는 것보다 특별하게 차려 먹으면 그게 잔치가 아니겠는가.그렇지만 우리 시각에서는 과소비요 낭비임에 틀림 없다.얼마전 조선족의 박경휘씨가 쓴 「조선족의 미풍양속의 계승과 제거해야 할 몇가지 풍습」이란 글을 읽었다.이 글에는 장점과 단점을 명료하게구분하여 항목을 늘어놓았는데 단점으로는 첫째 대식풍습,둘째 허례허식 풍습,셋째 과소비풍습,넷째 체면과 겉치레 풍습,다섯째 어린이를 황제처럼 모시는 풍습의 5개항목이다.어쩜 한국인의 단점이라고 해도 무방 할 만큼 공감이 가는 항목들이 아닌가.「나쁜 버릇 개 줄까?」하는 속담이 떠 올랐던 기억이 난다. 지금 한국은 현실적으로 빠른 국제화의 물결을 타고 있는데 비해 중국조선족은 그 속도가 느리다는 것 뿐이다.그러나 우리 마음속에 있는 의식은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 먹고 남아야 식성이 풀리는 것 아닌가.중국조선족 스스로가 악습이라고 하는 이 잔치의식은 결코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잘못인지도 모른다. 첫째는 대접정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우리에게는 가난한 선비 부인이 자신의 머리를 깎아 술을 받아와 남편의 벗을 대접했다는 설화가 있다.대접한다는 것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다.마음이 넉넉하지 아니하고서는 남을 생각할 수 없다.옛날엔 부인들이 끼니 때가 되면 이웃집 굴뚝을 버릇처럼 쳐다보곤 했다는것이다.만일 굴뚝에서 연기가 나지 않으면 양식이 없는 것으로 알고 보리쌀을 바가지로 퍼다 주었다는 미담은 설화가 아니라 실화로 남아있다. 둘째는 넉넉함이다.우리가 생각한만큼 조선족은 가난하지 않다°그들은 우리처럼 자가용차나 개인 아파트를 소유하지 않고,집안에 수세식 변소나 무엌에 냉장고가 없다 뿐이지 마음마저 가난한 것은 아니다.그리고 최소한의 의식주는 넉넉하며 생활에도 불편이 없다.국민학교 학생들의 의복을 보면 한족이나 다른 소수민족들의 아이들보다 한결 사치하게 입혀 놓았음을 알 수 있다.아이들의 얼굴도 명랑하고 동심이 활짝 피어 있다.백화점에 가면 전기제품을 비롯한 상품이 넉넉하지 못함을 실감한다. 그러나 시장거리를 가보면 야채가 풍부함을 느낀다. 셋째 황금만능주의가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다.아직은 위험선에 도달하지는 않았으나 곧 한국처럼 황금만능주의가 생겨 겉치레 경제가 만연해질까 걱정이다.그러나 한국처럼 오랜지족,야타족이 생겨나지는 않으리라 믿는다.그것은 아직도 성인사회가 자녀들의 장래를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황금만능주의가 중국조선족에 파급된 요인은 한국 방문객 탓이라는 조선족 지성인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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