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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밥·혼술 이어 혼육시대

    혼밥, 혼술 열풍에 이어 이어 혼육(혼자 고기 구워 먹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8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지난 1~9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냉동식품 매출이 지난해 대비 12.1% 늘었으며 이 가운데서도 삼겹살, 스테이크 같은 냉동육류 매출이 80.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가까운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고기를 구매해 집에서 구워 먹는 소비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1인용 화로인 ‘미니화로’ 판매율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 쇼핑사이트 G9는 지난달 미니화로 판매율이 8월 대비 80% 늘었다고 밝혔다. 혼육족은 고기를 식사보다는 주로 안주로 즐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토요일 매출이 18.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시간대별로는 오후 10시 이후 늦은 밤 매출은 전체의 19.0%였다. 오후 6시 이후부터 자정까지 6시간의 매출은 51.9%였다. 김수빈 세븐일레븐 냉동MD는 “편의점의 소용량 냉동식품은 시간적 효율이 높고 보관도 용이해 수요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1인 가구 증가 영향으로 간편 냉동육 매출이 급부상하고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메뉴를 다양화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아하! 우주] 국제우주정거장서 스테이크를…우주서 첫 ‘배양육’ 만들었다

    [아하! 우주] 국제우주정거장서 스테이크를…우주서 첫 ‘배양육’ 만들었다

    이제 우주에서도 고기로 만든 스테이크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해외언론은 지구에서 399㎞ 떨어진 국제우주정거장(ISS) 내에서 사상 처음으로 배양육을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배양육은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인위적으로 만든 고기를 말한다. 기존에 동물을 키운 후 도축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미래에는 매우 중요한 식량 공급원이 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ISS에서의 배양육 실험은 지난달 26일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회사인 알레프팜스에 의해 이루어졌다. 우주에서 배양육을 만드는 과정은 이렇다. 먼저 지상에서 소의 세포를 채취해 ISS로 보내고 이후 작은 크기의 근육 조직은 무중력 상태에서 3D 바이오프린터를 사용해 배양육이 된다. 간단한 방식처럼 보이지만 사실 배양육이 사육된 동물의 고기만큼이나 복잡한 모양과 질감, 맛을 내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그러나 우주에서 배양육을 만드는 기술은 장시간 탐사를 떠나야하는 우주비행사들에게는 매우 중요해 식사 재료가 될 수 있다. 알레프팜스의 CEO 디디에 투비아는 "쇠고기 1㎏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물 1만~1만5000리터가 필요한데 우주에서는 그같은 조건이 되지 못한다"면서 "이번 실험을 통해 배양육이 언제 어디서나 생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사실 배양육은 우주에서 뿐 만 아니라 지상에서도 미래의 식량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유는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생기는 여러 문제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환경문제로 축산업은 전체 온실가스의 15%를 차지한다. 또한 살아있는 동물을 도축하면서 생기는 동물 윤리 문제와 식량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다만 배양육의 경우 높은 가격 문제와 맛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이 넘어서야 할 벽이다. 이 때문에 보다 활성화 된 것이 식물성 고기 시장이며 곤충식품도 주목받고 있으나 소비자의 혐오감이 큰 장벽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천주교 탄압받던 조선과 ‘최후의 만찬’ 시대는 닮은꼴”

    “천주교 탄압받던 조선과 ‘최후의 만찬’ 시대는 닮은꼴”

    “천주교가 탄압받던 조선 시대는 ‘최후의 만찬’이 말하는 시대와 본질적 내용이 교차합니다. 예술을 둘러싼 음모가 있었고, 사람들이 처형당하기도 했죠. 조선 시대에도 똑같이 ‘불온한’ 길을 걷는 사람이 있었던 겁니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기 전날 열두 제자와 함께 나누는 만찬을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널리 알려진 이 그림이 조선 정조 때 천주교를 처음 이 땅에 들여온 이들이 겪은 박해, 고난과 묘하게 겹쳤다.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서철원(54) 작가의 ‘최후의 만찬’(다산북스)이다. 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 작가는 집필 이유에 대해 “조선은 통치 이념으로 ‘민본’을 내세운 국가인데 ‘서학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만으로 희생을 당하는 백성들이 등장한다”며 “그 시대의 자유, 평등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설은 1791년, 전라도 진산군의 선비 윤지충과 권상연이 신주를 불사르고 천주교식으로 제례를 지냈다는 이유로 완산 풍남문 앞에서 처형당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들은 우리나라 최초의 순교자다. 이들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정조는 윤지충의 집에서 그림 한 점이 압수됐음을 보고받는다. 죽기 전 윤지충이 말하길 예수와 그 열두 제자의 식사 모습이 그려져 있다는 그림인 ‘최후의 만찬’ 모사본이다. 여기에 조선과 연관된 원대한 꿈과 수수께끼 같은 비밀이 있음을 직감한 정조는 도화서 별제 김홍도를 불러들여 그림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맡긴다 소설은 ‘최후의 만찬’뿐만 아니라 천주교 박해 시기로부터 4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인물 장영실까지 끌어오며 조선 역사를 종횡무진 누빈다. “‘최후의 만찬’을 소설에 가져오면서, 그 시대 화원인 김홍도라는 인물을 필연적으로 가져와야 했고요. 다빈치가 활약했던 ‘르네상스’라고 하는 시기와 다빈치의 과학 탐구, 예술 정신 등과 어울리는 조선의 인물은 누가 있을까 추적하다가 장영실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장영실은 조선 시대 최고의 과학자이지만 1442년 세종이 탈 가마를 부실하게 만들었다는 죄목으로 곤장 80대형에 처해진 뒤 그 행적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바로 그 점이 소설가의 상상력에 날개를 더했다. “(장영실이) 서해 앞바다에 있는 율도라는 섬으로 갔다는 말도 들려오는데, 율도는 홍길동전에 나오는 이상향인 그 율도국이에요. 스케일을 확장하면 장영실은 어디든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가의 소설을 두고 심사위원장이었던 한승원 작가는 “같은 작가로서 시샘이 날 정도”라며 극찬을 했다. 혼불문학상 제정 때부터 다섯 번 응모해 결실을 거뒀다는 작가는 “현대 문명 속 이야기들이 너무 빨리 변하기 때문에 쓰는 순간 허공에 흩어져 ‘늦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제가 살고 있는 전주의 역사 문화적인 콘텐츠가 제게 역사 소설을 쓰게 한다”고 말했다. 작가는 다음 소설로 천 년 전 세월을 다루는, 판타지를 접목한 역사 소설을 구상 중이다. 글 사진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한국형 블록버스터 ‘쉬리’… 영화 한류, 그 시작을 알리다

    한국형 블록버스터 ‘쉬리’… 영화 한류, 그 시작을 알리다

    1990년대 중후반 한국 사회는 ‘문화의 시대’라고 불리기 시작한다. 정치권력에 예속되지 않은 독자적인 문화 영역이 부각됐고, 한국영화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1992년 ‘결혼이야기’와 ‘미스터 맘마’를 위시로 한 기획영화의 등장은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영화산업에 진출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1999년 ‘쉬리’의 전국 580만명 흥행 성공은 한국 영화산업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와이드 릴리스(광역 개봉 방식)로 상징되는 ‘규모의 경제’가 작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한국영화가 맞이한 르네상스는 양적 성장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2000년대 한국영화의 완성도를 책임질 신인감독들이 대거 등장했고, 세계영화제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주의 감독들도 이 시기에 출현했다. 문자가 아닌 영상의 시대, 한국의 ‘영화청년’들은 시네마테크(예술영화전용관), 영화저널, 국제영화제 등과 역동적인 관계망을 구축하며 분명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풍성한 영화문화를 꽃피우게 된다.●한국형 블록버스터 등장… 영화 판을 바꾸다 1990년대 초중반 한국영화는 할리우드 외화 직배로 위기를 맞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고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며 문화계의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는 수치로도 설명된다. 1993년 외국영화 대비 한국영화 점유율(서울 관객 기준)은 15.9%로 가장 낮았지만, 1997년부터 25% 선을 회복한 후 1999년 39.7%까지 올랐다. 물밀듯이 들어오는 외화의 틈바구니 속에서 흥행작들이 버텨 준 덕분이었다. 1995년 ‘닥터 봉’(이광훈, 37만명 흥행), 1996년 ‘투캅스 2’(강우석, 63만명), ‘은행나무침대’(강제규, 45만명), 1997년 ‘접속’(장윤현, 67만명), 1998년 ‘편지’(이정국, 1997.11 개봉, 72만명), ‘약속’(김유진, 66만명), 1999년 ‘주유소습격사건’(김상진, 96만명) 등이 한국영화의 상업적 존재감을 만들어 갔다. 특히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성공작으로 기록되는 ‘쉬리’(강제규)가 한국영화 흥행을 견인했다. 전국 스크린 수가 600개를 기록하던 시절(KOBIS 기준 현재 3127개), ‘쉬리’는 처음으로 전국 58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2000년대 한국영화의 ‘천만 관객 시대’를 예고했다고 할 수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차용한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말은 1998년 여름에 개봉한 ‘퇴마록’(박광춘)의 홍보 문구에서 처음 등장했다. ‘블록버스터’의 어원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 공군이 사용한 폭탄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으로 설명되는 할리우드 대작 영화의 제작·개봉 방식을 의미한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대규모 흥행을 목적으로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여 제작한 후, 최대한 많은 극장에서 동시에 개봉해 단기간에 큰 흥행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75년 ‘죠스’(스티븐 스필버그)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흥행 수입 1억 달러(약 1200억원)의 벽을 돌파하면서부터다. 매끄러운 이야기 전개보다는 화려하고 압도적인 스펙터클 위주의 영상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특징이다. 다시 1990년대 후반의 한국영화계로 돌아오자.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가 15억원 수준이던 당시, ‘퇴마록’은 상대적으로 많은 24억원의 제작비를 들였고, 특수 효과에 기반한 볼거리를 앞세웠으며, 거액의 마케팅 비용과 함께 서울 27개관, 전국 70개관의 대규모 전국 동시 개봉을 추진했다. 한국 시장에서 추진한 첫 번째 블록버스터 방식의 영화였던 것이다. 개봉 첫 주 제작진의 의도대로 전국 45만명을 동원하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지만, 결과적으로 그해 한국영화 흥행 5위에 그치며 블록버스터 전략을 완벽하게 성공시키지는 못했다. 한국 영화산업의 현실에 맞지 않는 공허한 방법론이 될 뻔했던 한국형 블록버스터는 1999년 ‘쉬리’를 통해 유의미한 제작 전략으로 정착한다. ‘쉬리’의 제작발표회에서 강제규 감독은 “할리우드에 대적할 만한 한국형 액션 블록버스터를 만들겠다”는 출사표를 던졌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메이킹 영상을 돌려보며 한국영화 기술 수준에서 가능한 것들만 추려 냈다. 마침내 ‘쉬리’는 개봉 21일 만에 ‘서편제’(1993, 서울 기준 103만명)가 보유한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돌파, 서울에서만 24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당시 전 세계 최고의 흥행작이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타이타닉’(1997)의 제작비가 무려 2억 5000만 달러(약 3000억원)였는데, ‘쉬리’는 100분의1에 불과한 32억원의 제작비만 들여 국내 흥행에서 승리한 것이다. ‘쉬리’의 성공 신화는 IMF 외환위기 사태라는 국가적 상처를 치유하는 담론이 되었고, 김대중 정부의 국민영화로 등극했다. 특히 이 영화는 일본시장에서도 처음으로 130만 관객을 동원하며 영화 한류의 기반이 되었다. 한국의 영화산업이 ‘쉬리’의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후 한국영화는 새로운 방향으로 접어들었다. 2배 이상 뛴 제작비와 급상승한 마케팅비, 광역 개봉 방식 등 ‘규모의 경제’라는 유사 할리우드 전략을 이어 간 것이다. 1995년 10억원(순제작비 9억원, 마케팅비 1억원)이었던 한국영화 평균 총제작비는, 불과 4년 만인 1999년 19억원(순제작비 14억원, 마케팅비 5억원)으로 뛰었다. 2004년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2003.12 개봉)와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가 1000만 관객 시대를 연 것은 분명 1990년대 말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경험이 귀중한 자산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1000만 관객 영화’라는 호명 앞에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말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2004년 시점 한국영화는 평균제작비가 40억원을 넘고, 점유율은 무려 59.3%를 기록하는 급격한 성장을 맞게 된다. ●작가주의 감독들 성장… 상업영화 새 모델로 1990년대 중후반의 산업적 활력이 작가주의 감독들의 시대를 만들어 낸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젊은 감각의 영화사들은 흥행뿐만 아니라 작품성까지 고려할 패기가 있었고, 신인 감독들 역시 대중영화와 예술영화의 접점을 적극적으로 고민했으며, 그들의 작품들을 지지하는 젊은 관객들이 한국의 영화문화 지형을 새롭게 짜고 있었다.국내외 대학의 영화과, 대학 영화동아리, 영화아카데미(1984년 영화진흥공사 산하 설립) 등에서 단편영화 연출로 단련한 ‘영화청년’들이 신진 감독군을 형성, 상업영화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1994년 데뷔한 ‘장미빛 인생’의 김홍준, ‘세상 밖으로’의 여균동, 1995년 ‘은행나무 침대’의 강제규, ‘돈을 갖고 튀어라’의 김상진, ‘내일로 흐르는 강’의 박재호, 1996년 ‘세 친구’의 임순례, ‘박봉곤 가출사건’의 김태균, ‘고스트맘마’의 한지승, 1997년 ‘접속’의 장윤현, ‘넘버3’의 송능한, ‘억수탕’의 곽경택, 1998년 ‘아름다운 시절’의 이광모, ‘내 마음의 풍금’의 이영재 등은 충무로 상업영화 시스템 내에서 그들만의 개성적인 스타일을 보여 주며 1990년대 르네상스를 꽃피웠다. 특히 1990년대 후반 등장한 일군의 감독들은 관객과 비평을 두루 만족시켰던 2000년대 한국영화의 세련된 흐름을 예견하고 있었다. 1998년 ‘8월의 크리스마스’의 허진호는 ‘봄날은 간다’(2001), ‘미술관 옆 동물원’의 이정향은 ‘집으로’(2002), ‘처녀들의 저녁식사’의 임상수는 ‘눈물’(2000)에 이은 ‘바람난 가족’(2003), ‘정사’의 이재용은 ‘순애보’(2000)에 이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 ‘조용한 가족’의 김지운은 ‘반칙왕’(2000), ‘기막힌 사내들’의 장진은 ‘간첩 리철진’(1999)에 이은 ‘킬러들의 수다’(2001)로 21세기 한국영화의 서두를 장식했다. 1999년 역시 세련된 화법을 선보인 감독들의 데뷔가 이어졌는데, ‘해피엔드’의 정지우는 ‘사랑니’(2005),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의 민규동, 김태용은 각각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과 ‘가족의 탄생’(2006)으로 안정된 연출력을 선보였다. 2000년대 해외 영화제를 통해 인정받은 작가주의 감독들이 등장한 것도 이때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로 데뷔한 홍상수는 ‘강원도의 힘’(1998)을 이어 가며 모더니즘 미학의 본격적인 흐름을 만들었고, ‘악어’(1996)로 데뷔한 김기덕은 원초적인 에너지와 남근중심적인 폭력성이 찬반의 평가를 낳는 가운데 국내외 마니아층을 확보해 갔다.치열한 창작의 고통을 원고지에서 스크린으로 옮겨 간 이창동은 ‘초록물고기’(1997)에 이은 ‘박하사탕’(2000)으로 세계적인 작가주의 감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편 박찬욱은 영화광으로서의 취향을 앞세운 데뷔작 ‘달은 해가 꾸는 꿈’(1992)과 ‘삼인조’(1997)를 내놓으며 관객과의 접점을 찾는 데 더딘 행보를 보였지만, ‘공동경비구역 JSA’(2000)로 일거에 도약했다. 이 영화는 한국 상업영화 특유의 뛰어난 완성도를 의미하는 2000년대 ‘웰 메이드 영화’의 장대한 흐름을 선취한 것으로 평가된다.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검찰, 오후 9시 이후 심야조사 폐지…윤석열 “능동적 개혁”

    검찰, 오후 9시 이후 심야조사 폐지…윤석열 “능동적 개혁”

    윤석열표 세번째 검찰개혁안 시행“조사 대상자 인권 보장 위한 조치”대검 측 “조국 부인 조사와는 무관”尹 “인권 보장 최우선 가치에 입각”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끄는 검찰이 오후 9시 이후 심야조사에 대해 원칙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조사 대상자의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검찰개혁안 마련에 나선 검찰의 세번쨰 개혁안이다. 대검찰청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건관계인의 인권 보장을 위해 향후 ‘오후 9시 이후의 사건관계인 조사’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조서 열람은 오후 9시 이후에도 가능하도록 했다. 대검은 “앞으로는 피조사자나 변호인이 ‘서면’으로 요청하고 각 검찰청 인권보호관이 허가하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오후 9시 이후의 조사가 허용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공소시효나 체포시한이 임박한 경우에도 심야조사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오후 9시’가 기준이 된 건 검찰이 통상 오전 9시부터 조사를 시작해 오후 9시면 조사시간이 총 12시간이 되는 점 등이 고려됐다. 검찰은 오전이 아닌 오후부터 조사를 시작하더라도 오후 9시 이후에는 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개혁안은 이날 자로 윤석열 검찰총장 지시 형태로 일선 청에 전달될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검찰개혁안과 관련, “인권 보장을 최우선 가치에 두는 헌법정신에 입각해 검찰이 아니라 국민의 시각으로 검찰 업무 전체를 점검해 검찰관 행사 방식, 수사관행, 내부 문화를 과감하게 능동적으로 개혁해나가자”고 말했다고 대검 측은 전했다.대검 측은 이와 관련한 능동적 검찰개혁 방안이 차후 발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검 관계자는 “검찰 수사관행이라 제도 개정 관계없이 바로 시행가능하다”면서 “인권보호수사준칙이 법무부 훈령인데, 검찰에서 수사관행이 개선되면 준칙도 그에 맞춰 개선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검 관계자는 점심·휴식시간 등을 제외하면 하루에 조사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 조사 일수가 늘어나지 않겠냐는 지적에 “효율적으로 조사해 최대한 조사 횟수도 줄여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대검 측은 이번 개혁안 발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조사의 조사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정 교수와는) 전혀 관계가 없고, 전부터 수차례 검토해 왔던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검찰 수사관행 등을 개혁하라는 지시가 있어 검찰총장 취임 뒤 본격 검토해 시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개천절 휴일인 지난 3일 오전 9시 비공개 소환된 뒤 오후 5시까지 식사 시간 등을 제외한 5시간 정도 조사를 받고 건강 악화를 이유로 조기 귀가해 ‘황제 소환’ 논란이 일었다. 이후 지난 5일 두 번째 검찰 조사에서 자정에 가까운 시간까지 조사를 받은 뒤 15시간 만에 귀가했다. 검찰은 그동안 ‘인권보호수사준칙’을 통해 자정 이후 조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피조사자 측이 동의한 경우 인권보호관 허가를 받아 예외적으로 자정 이후에도 조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피조사자의 조서 열람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검찰 조사가 다음 날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어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집안의 가장인 피의자가 체포·구속돼 나머지 가족의 생계 유지가 어려워진 경우 긴급복지지원법에 의해 필요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돕는 ‘구속피의자 가족 긴급 생계지원’ 제도도 시행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윤 총장에게 ‘검찰의 형사부, 공판부 강화와 피의사실 공보준칙 개정 등 검찰 개혁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후 검찰은 하루 만인 지난 1일 ‘서울중앙지검 등 3개청을 제외한 특수부 폐지’와 ‘외부기관 파견검사 복귀’, 4일에는 ‘공개소환 전면 폐지’ 등의 개혁안을 발표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레버리지’ 폭발적 인기 미드, 韓리메이크작 어떨까?

    ‘레버리지’ 폭발적 인기 미드, 韓리메이크작 어떨까?

    ‘레버리지:사기조작단’ 원작 미드 ‘LEVERAGE’의 크리에이터 존 로저스가 응원과 함께 뜨거운 기대감을 드러냈다. 13일 첫 방송 되는 TV조선 새 드라마 ‘레버리지:사기조작단’(이하 ‘레버리지’/연출 남기훈/극본 민지형)은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 보험 조사관에서 최고의 사기 전략가로 다시 태어난 태준(이동건 분)이 법망 위에서 노는 진짜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 각 분야 최고의 선수들과 뭉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사기에는 사기로 갚아주는 본격 정의구현 케이퍼 드라마다. 특히 미국 TNT 채널에서 5시즌 동안 방영돼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동명 원작 미드 ‘LEVERAGE’의 리메이크작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가운데, 원작 미드 ‘LEVERAGE’의 크리에이터인 존 로저스가 한국에서의 리메이크를 축하하며 인터뷰에 답했다. 우선 그는 공동 크리에이터 크리스 다우니와 맥주를 마시다가 기획했다고 밝히며 허심탄회하게 원작 미드 ‘LEVERAGE’의 탄생 비화를 털어놨다. “우리는 미국 TV시장에서 케이퍼 장르물이 왜 실패를 하는지 논의 중이었고, 실패의 원인이 한 시즌에 걸쳐 하나의 굵직한 범죄를 심도있게 다뤄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관객들은 나쁜 놈들을 잡았을 때의 짜릿한 희열을 원하고, 팀원들의 ‘마술 같은 트릭’을 더 자주 보길 원한다. 나쁜 놈들과 관객들은 매주 팀원들의 마술 같은 그 트릭에 속는 거다. 하나의 사건을 심도 있고 무겁게 다루기보다는 가볍게 다루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며칠 후 우리는 딘 데블린 프로듀서와 식사를 했고, 그 역시 ‘로빈훗’ 같은 시리즈를 만들길 원했다. 그렇게 우리는 한 배를 탔다”고 원작 미드 ‘LEVERAGE’의 시작점에 대해 밝혔다. 원작 미드 ‘LEVERAGE’는 미국 TNT 채널에서 5시즌이나 방영한 장수 드라마 중 하나로, 존 로저스는 “타이밍이 좋았다”며 “뉴스에는 경제를 망친 부자들이 결국 법망을 피해 빠져나가는 이야기로 가득했다. 관객들은 가상의 세계에서라도 정의가 구현되길 바랬다. 우리 작가들은 모두 다른 배경에서 자란 사람이었고, 매우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 수 있었다”며 롱런의 비결이 부패한 세상 속 ‘정의’를 향한 대중들의 열망이었다고 밝혀 ‘레버리지’가 전할 짜릿한 희열을 기대케 했다. 또 5명의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가 있냐는 질문에 “’팀원들이 각각 유니크한 기술을 가지고 있길 바랬다. 동시에 각 팀원들이 정서적으로 어딘가 꼬인, 부족한 부분이 있길 바랬다”고 밝힌 존 로저스. 이어 ‘레버리지’ 캐릭터의 반전 매력들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밝힌 후 “특별히 더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없다. 팀원들 모두 각자만의 매력이 넘치니까”라고 밝혀 ‘레버리지’ 팀원들의 매력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존 로저스는 원작 미드 ‘LEVERAGE’가 한국에서 리메이크된다는 사실에 큰 기대를 드러냈다. 이번 리메이크는 할리우드와 한국의 문화적 교류가 한번 더 발전했음을 공고히 한 프로젝트로, 존 로저스 역시 한국 콘텐츠를 예전부터 주목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한국 드라마, 한국 문화를 꽤 접했다고 스스로 자부한다. 특히 ‘살인의 추억’, ‘추적자’, ‘악마를 보았다’, ‘아저씨’와 같은 한국 범죄영화의 오랜 팬이다”라고 밝혔고, “최동훈 감독의 ‘암살’을 매우 좋아한다. 현대에 보기 드문 수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암살’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뿐 만아니라 “할리우드에서는 이미 한국 콘텐츠를 주목하고 있다. 소재의 참신함을 비롯해 한국 콘텐츠의 우수함은 익히 알려져 있기에, 난 친구들이 추천하는 한국 드라마들을 꼭 챙겨보려 한다. ‘피노키오’, ‘태양의 후예’도 봤고..개인적으로 ‘불야성’이라는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밝혀 한국 콘텐츠에 대한 방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어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드라마에 대해 더 알아가려고 한다”며 ‘레버리지’ 제작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제작팀에게 “한국에서 ‘레버리지’를 만드는 모든 친구들에게 축하와 응원의 인사를 보낸다. 만들기 까다로울 수도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잘 만들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레버리지’가 한국 제작팀에게도 보람찬 작품이 되길 바란다”라고 기대와 응원을 담은 메시지를 전한 후 한국 시청자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만약 법 위에 군림하는 자들이 마침내 심판을 받는 내용을 원한다면, 그리고 거기에 액션과 로맨스가 가미된 드라마를 원한다면, ‘레버리지: 사기조작단’이 바로 당신을 위한 시리즈입니다”고 자신에 찬 시청포인트를 전해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한편 이처럼 원작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나쁜 놈만 골라 터는 선수들의 정의구현 사기극 ‘레버리지:사기조작단’은 10월 13일 첫 방송 되며, 2회 연속 방송된다. 사진 = TV조선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좋은 자영업 공간 만들기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좋은 자영업 공간 만들기

    우리나라는 전체 고용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 곧 자영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고들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영업 비중은 2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5.3%보다 10% 포인트 가까이 높다. 여전히 OECD 36개 회원국 중 5위를 지키고 있다. 문제는 자영업의 비중보다 그 생존의 어려움이다. 자영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식업의 평균 생존 기간은 3년 정도라고 한다. 국세청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8년 10만 2830명이 음식업을 개업했고 9만 8124명이 폐업했다. 폐업하는 사람 수가 창업하는 사람과 별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아무리 어렵다 해도 자영업을 성공적으로 지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리라. 음식업의 경우 흔히 QSC라 해서 품질(Quality)·서비스(Service)·청결(Cleanliness)을 성공의 요소로 꼽는다. 음식이 맛있고 서비스가 좋으며 매장이 깨끗하면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그런데 해마다 문을 닫는 음식점들이 그렇게 많음을 생각할 때 이 세 가지만으로 족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나 자신의 경험으로도 QSC를 갖추었지만 다시 갈 생각이 들지 않는 음식점들이 있다. 그렇다면 고객이 음식점에서 소비하는 것은 음식만이 아니지 않을까. 음식점은 음식을 먹는 곳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는 QSC 이상을 떠올리기 어렵다. 그러나 생각을 한층 더 구체적으로 해서 먹는다는 행위가 아니라 어떠한 방식으로 먹는가 하는 ‘행태’(behavior)에 주목할 때 음식점의 공간과 그 분위기로 생각이 확대된다. 행태란 물리적 환경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특정한 행동방식을 말한다. 식사 장소를 찾는 사람들은 신속하게 먹기를 원하는 사람, 형식을 갖추지 않고 잘 먹기를 바라는 사람, 훌륭한 음식을 음미하는 사람, 음식과 의식·이벤트·사교 등 다른 활동을 연관시키는 사람 등 여러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C M 디지 지음·한필원 옮김, ‘사람·장소·건축디자인’, 기문당, 2006), 이들 부류의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공간은 서로 다르다. 커피전문점이라면 풍경을 감상하거나 조용히 사색하며 커피를 마시는 사람,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는 사람, 대화 혹은 회의를 하며 커피를 마시는 사람 등 커피를 마시는 활동 혹은 행위는 같지만 구체적으로 커피를 마시는 모습, 곧 행태는 다양하다. 따라서 좋은 재료로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그토록 격심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어떤 행태로 커피를 마시고자 하는지 잘 이해하고 그러한 행태를 뒷받침하는 공간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대상 고객층에 따라 요구되는 공간이 달라지지만 어느 자영업에도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좋은 공간의 요건이 있다. 개성과 품격이다. 개인 자영업은 결국 프랜차이즈와 경쟁해야 하는데, 이는 참으로 쉽지 않다. 음식업의 경우 QSC 어느 것 하나 자영업이 프랜차이즈를 능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개인 자영업이 확실히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공간이다. 일정한 디자인코드를 사용해 틀에 박힌 공간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가 곳곳의 영업장 공간에 개성과 품격을 갖추기는 어렵다. 이에 비해 개인이 운영하는 자영업에서는 뜻만 있으면 개성 넘치는 공간을 만들기도, 품격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비교적 쉽다.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에 사는 고객들이 개성 있는 공간에서 흥미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사람은 자신이 소비하는 공간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존중하는 사람은 품격 있는 공간을 찾기 마련이다. 흥미롭고 또 존중받는 느낌을 주는, 그런 수준 높은 공간은 고객의 재방문을 이끌어 자영업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한다.
  • ‘염전노예’ 호소했지만 노동청도 경찰도 외면… 잃어버린 11년

    ‘염전노예’ 호소했지만 노동청도 경찰도 외면… 잃어버린 11년

    지적장애 3급의 정신장애인인 김상엽(가명·54)씨는 ‘염전노예’였다. 지인의 꾐에 2003년 전남 완도 인근의 한 섬에 들어간 김씨가 그곳을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11년이 흐른 2014년이었다. 김씨는 섬에 갇혀 임금 한 푼 받지 못하고 밤낮없이, 주말 없이 말 그대로 노예처럼 일해야 했다. 염전 주인 A는 김씨에게 매일같이 욕설을 퍼붓고 주먹도 휘둘렀다. 김씨는 경찰은 물론 고용노동청에도 손을 내밀었지만 지옥 같은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결국 ‘신안 염전노예’ 사건이 전국적으로 알려진 뒤에야 경찰은 허겁지겁 일제단속을 벌여 김씨를 구출했다. A는 근로기준법 위반, 폭행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은 지난 4월 국가의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김씨의 삶에서 사라진 11년이란 세월은 그 누구도 보상해 주지 못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1일 국가배상 소송 법률지원을 맡은 원곡법률사무소 최정규 변호사와 함께 김씨를 직접 만났다.-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일하던 공장이 폐업하면서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찾고 있어요. 까막눈이라 한글도 공부하고 있고요. 그 와중에 가끔 아는 사람들한테 염전에서 또 일해 볼 생각 없냐는 전화가 오기도 하네요. 요즘 사람이 없다면서요.” -염전에서 전화가 온다고요?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알면서? “제가 A의 염전에서 일했던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에요. 이번에도 돈을 준다는 말은 따로 없더라고요. 당연히 거절했지만, 가끔 연락이 오곤 해요.” 대법원은 지난 4월 5일 김씨를 비롯한 염전 노예 사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피해자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고용노동청, 피해자가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는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 피해자를 보호할 의무를 게을리한 경찰 모두에게 이번 사건의 책임이 있다는 취지였다. 특히 김씨는 2심 마지막 변론기일에서 피해자 가운데 유일하게 법정에 출석해 진술 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털어놓기도 했다. -국가의 잘못이 인정됐습니다. 국가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어떠셨나요. “좋았죠. 처음(1심)에 졌을 때, 다음에도 못 이기면 죽어야겠다는 생각마저 했어요. 다행히 두 번째(2심)에서 이겼고, 세 번째(3심)까지 남았다고 했을 때 무척 괴로웠지만, 결국 이겨서 매우 기뻤어요.” -법원은 노동청의 잘못을 지적했습니다. 당시 상황이 듣고 싶은데요. “처음 노동청에 갔는데 바로 옆에 A가 앉았어요. 따로 떼어놔 주질 않았더라고요. 근로감독관한테 돈을 못 받았다고 말하니까 옆에서 A가 ‘무슨 돈을 안 주냐’고 바로 말하더라고요. 오히려 ‘돈을 주고 일을 시켰는데 왜 여길 나오게 하느냐’고까지 말하더라고요. 첫 조사가 끝나고선 노동청 주차장 차 안에서 A에게 맞았어요. 왜 말을 똑바로 안 하느냐고.” 실제로 A의 형사 재판 판결문엔 폭행 경위가 상세히 나타나 있다. A는 2011년 6월 22일 목포 고용노동지청 주차장에서 김씨가 원하는 대로 진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말아져 있는 달력으로 김씨의 머리를 때리고, 한 식당에서 식사하면서 또다시 국자 손잡이로 머리를 때렸다. A는 폭행 혐의를 포함해 준사기, 장애인복지법 위반,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로 최종 확정됐다. -노동청 두 번째 조사에서도 A는 옆에 앉았나요. “네. 거기서 어떻게 말을 해요. 근로감독관이 저쪽 편인데. 그냥 ‘돈 필요 없다’고만 말했어요. 그랬더니 끝나더라고요. 그대로 섬으로 돌아가 다시 전과 다를 바 없이 일해야 했습니다. 최근 법정에서 당시 근로감독관과 비슷한 사람을 만났는데, 바로 성질이 나서 ‘너 나가’ 하고 뛰쳐나왔습니다.” 노동청은 2차례 조사 끝에 김씨 사건을 내사 종결시켰다. 김씨가 돈이 필요 없다고 하니 근로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김씨가 겨우 용기 내 진실을 말했던 1차 조서는 남아 있지도 않았고, 그나마 기록으로 남은 2차 조서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리되지 않은 채 진술을 받은 정황이 그대로 드러났다. 당시 감독관은 ‘잘못이 없다’, ‘규정대로 했다’는 취지의 서면 진술서를 법원에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의 염전에는 어떻게 가게 되신 건가요. “원래 경기도 곤지암 부근에 살았어요. 어느 날 지인이 ‘친형이 염전에서 일하는데 가서 일해 보지 않겠느냐’라고 해서 왔어요. 당연히 돈도 준다고 했고요. 섬에 도착했을 땐 이미 새까만 밤이었어요. 그곳에서 만난 A는 ‘잘해 보자’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돈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어요. 임금은 주느냐고 물어보니 ‘돈은 주면 써버리니까 줄 필요가 없다’면서 보관하고 있겠다는 식으로 말했어요.” -이후에도 돈 얘기는 안 꺼냈나요. “염전에 도착한 다음날 A와 함께 염전을 둘러봤어요. 그때 다시 돈 얘기를 꺼내니 ‘월급은 일하는 거 봐서 주겠다’고 하더군요. 계약서 같은 것도 없었습니다. 섬에 도착하고 하루만 쉬고, 그다음날부턴 바로 노예처럼 일해야만 했습니다.” -염전에선 무슨 일을 하셨나요. “기본적인 염전 일은 당연히 하고, 소를 돌보는 등 농장일도 도와야 했습니다. 낮도 밤도 없었어요. 비가 오면 염전 소금이 묽어지니까 언제든 나가서 탱크를 청소해야 했어요. 심지어 A 가족 집에 가서 집안일도 해야 했습니다.” -거주는 따로 하셨나요. “네, 전 A 가족이랑 따로 살았어요. 산꼭대기에 있는 오래된 기와집에 혼자 지냈어요. 가재도구는 이불, 담요뿐이었어요. 일하고 밥 먹을 때는 산 아래 염전에 있다가, 잠만 자러 산꼭대기로 올라와야 했죠.” -도망칠 생각은 못하셨나요. “당연히 도망가고 싶었죠. 동네 사람들한테 ‘나 빠져나가게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그때마다 A가 쫓아오더라고요. 숨어 있으면 다 찾아내서 잡아가더라고요. 도망치다 걸리니 ‘물에 빠져 뒈져라’고 욕설을 들은 적도 많고요. 아마 주민들이 제가 도망치는 걸 A한테 바로바로 일렀던 거 같아요. 애초에 섬을 나가려면 배를 타야 하는데, 임금을 받지 못하니 뱃삯을 살 돈도 없었어요.” -경찰에 도움을 요청 못 하셨나요. “경찰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가끔 돌아다니면서 확인을 했고, 그때마다 돈을 못 받았고 욕설·폭행도 당했다는 말을 했지만, 반응은 시큰둥했습니다. 불만을 말해 봤자 A한테 바로 얘기가 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나중엔 아예 말을 못했습니다. 섬에서 탈출하고 난 한참 뒤에 한 언론사와 같이 섬에 다시 방문했어요. 제가 염전에서 일할 때 근무하던 경찰이 그대로 있더라고요. 아주 욕설을 퍼부어줬습니다.” -동료는 없었는지요. “저보다 먼저 A의 염전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원래 그 지역 출신이라지만, 저랑 마찬가지로 임금은 전혀 받지 못했어요. 매일 술 마시고 약 먹고 하다, 제가 오고 나서 5년 뒤에 세상을 떠났어요. 이젠 이름도 기억이 잘 안 나요. 떠난 사람 얘기해서 뭐해요….” -지금도 염전노예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분명히 있습니다. TV를 보다 보면 염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중에서 돈을 못 받고 노예처럼 일하는 사람이 있으면 바로 느껴져요. 제가 그 생활을 10년 넘게 했으니까 단박에 알죠. 그러나 아무도 그들을 도와주지 않아요. 관심도 없어요.” -기나긴 재판 과정을 모두 마치셨습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그냥 일이 하고 싶어요. 정당하게 임금을 받으며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이요.” 글 사진 광주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서울포토] ‘잔혹한 동물 대학살 중단하라’

    [서울포토] ‘잔혹한 동물 대학살 중단하라’

    동물해방물결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살처분되지 않으면 도살되는 축산피해 동물의 현실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은 “이번 퍼포먼스에선 실제 살처분 당시 발생하는 돼지들의 울음소리와 함께 돼지로 분한 인간 퍼포머들이 대형 비닐 속에서 질식사하는 고통을 표현할 계획”이라며 “퍼포먼스 후 지나가는 시민에게 육식을 중단하고 채식을 권하는 탈육식 거리 캠페인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9.10.6.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서울포토] ‘돼지 살처분 중단하라’… 도살 중단 촉구 퍼포먼스

    [서울포토] ‘돼지 살처분 중단하라’… 도살 중단 촉구 퍼포먼스

    동물해방물결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살처분되지 않으면 도살되는 축산피해 동물의 현실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은 “이번 퍼포먼스에선 실제 살처분 당시 발생하는 돼지들의 울음소리와 함께 돼지로 분한 인간 퍼포머들이 대형 비닐 속에서 질식사하는 고통을 표현할 계획”이라며 “퍼포먼스 후 지나가는 시민에게 육식을 중단하고 채식을 권하는 탈육식 거리 캠페인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9.10.6.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해외언론 “한국의 먹방(Mukbang), 이제 세계인에게도 먹힌다”

    해외언론 “한국의 먹방(Mukbang), 이제 세계인에게도 먹힌다”

    한국에서 시작된 이른바 '먹방'이 이제는 세계를 사로잡는 대표적인 한류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은 '먹방'이 많은 새로운 팬들을 모으고 있으며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는 흥미로운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먹방'은 '먹는 방송'의 줄임말로 우리에게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이미 하나의 인기 장르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같은 '국산' 먹방 콘텐츠에 국경은 없었다. 유튜브를 타고 전세계인들에게도 먹방이 '먹히면서' 새로운 한류 바람을 일으킨 것. AP통신은 "한국에 뿌리를 둔 먹방(Mukbang)이라 불리는 영상이 유튜브와 페이스북를 타고 미국과 전세계로 퍼졌다 "면서 "일부 먹방 스타들은 큰 돈을 벌고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먹방을 보고 팬이 된 사람들과 실제 먹방을 통해 큰 수입을 얻고있는 유튜브 스타들의 사례를 전했다. 달라스 출신의 제품 디자이너 베키 비치는 "나는 단 음식이나 패스트푸드를 먹고 싶을 때 먹방을 본다"면서 "하루 3편을 보는데 보는 것 만으로도 즐겁고 이 덕에 살도 뺐다"며 웃었다. 워싱턴 D.C.에서 교편을 잡고있는 애슐리 콥도 "학생 중 한명이 먹방 비디오를 보내준 이후 팬이 됐다"면서 "마치 좋은 책을 읽을 때 처럼 현실을 잠시 떠나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특히 AP통신은 유튜브 먹방 채널을 운영하며 22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베다니 가스킨(44)의 사례를 소개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로 100만 달러 이상의 광고비를 벌어들인 가스킨은 "나는 처음에 요리 영상으로 시작했다"면서 "사람들이 내가 만든 요리를 먹는 것을 보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비평가들은 먹방이 건강에 좋지않다고 비판하지만 좋아하지 않으면 보지말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먹방이 2009년 경 한국에서 싹트기 시작했으며 유튜버들이 돈을 벌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면서 "먹방의 핵심은 사회적 활동으로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도 식사를 통해 사람을 연결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조국 나왔을 때만 ‘반짝’…환노위 국감, 원론만 되풀이

    조국 나왔을 때만 ‘반짝’…환노위 국감, 원론만 되풀이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정부의 정책과 제도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뜨겁게 달아오른 것은 단 한 번이었는데, ‘조국’이라는 이름이 거론됐을 때였다. ●조국 거론되자 고성으로 이어진 환노위 국감 이번 환노위 고용부 국감은 신선한 내용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지표와 노인일자리 논란, 사고가 끊이지 않는 건설업, 최근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나온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등 이미 많이 거론됐던 내용들이 주가 됐다. 고용노동 현안은 맞지만 의원들의 질의는 새로울 게 없었다. 이미 제기됐던 문제들을 이재갑 고용부 장관에게 확인하는 수준이었고, 이 장관은 준비된 답변을 하면 그만이었다. 환노위 의원들이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조국 장관의 이름이 나왔을 때다. 최근 고용지표가 나아지고 있다는 정부의 해석을 비판한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정부가) 조국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신보라 한국당 의원이 고려대 대학원생 임효정 씨를 참고인으로 세운 오후부터 갈등은 본격화됐다. 신 의원이 임씨를 참고인으로 부른 이유는 정부의 청년일자리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정부의 청년일자리 정책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임씨는 “조국 장관 자녀 사태를 보며 무기력에 빠졌다”면서 “대학원생들은 (조 장관 딸이) 제1 저자로 쓴 논문을 우린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신청하지도 않은 장학금을 받은 것에는 기가 막혔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씨를 강하게 몰아세웠다. 이용득 의원은 “사회에서 가담하고 있는 단체나 직위 같은 게 있는가”라고 물었고, 임씨가 “없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청년일자리 정책을 언급한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어서 소속을 물어봤다”고 말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도 “최근 조 장관 딸이 한 말을 봤느냐. 지금까지 나온 것들과 비교했을 때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조 장관과 그의 가족들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조 장관과 관련된 발언이 이어지면서 생긴 갈등으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기대 모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증인을 앞두고 의미 있는 답변을 끌어내지 못했다. 일본기업 아사히글라스 파인테크노코리아의 홋타 나오히로 대표는 이날 환노위 고용부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기존 회사의 입장만 반복했다. 아사히글라스는 일본 미쓰비시그룹의 계열사로 국내 노동자들에 대한 불법파견과 부당해고 등을 저지른 기업이다. 지난 6월 사측을 규탄하는 집회에서 공장 앞 아스팔트에 락카칠을 했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에게 5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낸 바 있다. 홋타 대표를 증인으로 세운 설 의원은 왜 한국정부의 불법파견 판단에 불복했는지, 별로 큰 문제도 아닌데 거액의 소송을 낸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물었지만 기존 입장을 듣는 데 그쳤을 뿐 의미 있는 성과는 없었다. 설 의원은 저녁식사 이후 한 차례 더 홋타 대표를 증인석에 세웠지만 홋타 대표는 “아까도 반복했지만…”이라는 말로 시작하면서 똑같은 말을 했다. 노동계 출신(한국노총)인 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질의로 민주노총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임 의원은 이날 이 장관에게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각하고 최근 노사분규 점점 증가하고 있다”면서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면 우리나라에서 기업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논평을 내고 “온갖 노조혐오로 가득 찬 단어의 무의미한 나열”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오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의신청을 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격도 이어졌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박 시장은 감사 결과가 나오면 책임지겠다고 했지만 이제는 감사원의 이해가 부족하다고 한다”면서 “서울교통공사는 앞으로도 채용비리를 저지르겠다는 것과 같은 얘기”라고 비판했다. 이장우 의원도 “김일성 3부자 세습은 들었어도 공기업에서 고용 세습을 하고 있다는데 젊은이들이 얼마나 불공정하게 느끼겠는가”라면서 “감사원에 반기를 든 서울시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 박원순 시장도 대한민국 불공정 인사의 가장 핵심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장관은 “감사원법에 따라 이의 신청 절차가 있고 그에 따라 다뤄질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환노위서도 ‘조국 설전’…“불공정한 것에 대한 분노” vs “딸 얘기 들어봤냐”

    환노위서도 ‘조국 설전’…“불공정한 것에 대한 분노” vs “딸 얘기 들어봤냐”

    조국 법무부 장관과 크게 관련이 없는 상임위원회에서도 ‘조국 국감’은 여지없이 이어졌다.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는 ‘조국’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까지 오가면서 소란이 벌어졌다. 환노위 고용부 국감은 이날 오전 10시에 개시했다. 12시 30분쯤 점심식사를 위해 정회하기 전까지는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주요 정책에 대한 질의와 이재갑 장관의 답변이 이어졌다. 다만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정부가 고용지표 개선이 됐다고 홍보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조국스럽게 거짓말과 위선을 하고 특권 의식이 있으며 국민을 속이려 해 분노했다”고 지적하면서 조국 국감의 포문을 열었다. 오후 2시 30분 재개된 감사에서 본격적으로 여야 의원들은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정부의 청년일자리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참고인으로 고려대 대학원생이라고 밝힌 임효정 씨를 소환하면서다. 임씨는 정부의 청년일자리 정책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조 장관의 딸을 언급했다. 이에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씨에게 혹시 어느 단체에 소속돼 있는지 묻기도 했다. 임씨가 그렇지 않다고 답하자 이용득 의원은 “정부의 청년일자리 정책에 대해 언급한 것이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기 때문에 소속을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어 오전에 포문을 열기도 했던 이 의원이 발언 수위를 높이면서 본격적인 설전이 시작됐다. 이 의원은 “젊은이들이 조국 때문에 (어제) 촛불을 들었다.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청년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공정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고 (임씨는) 그것을 대변하는 사람”이라면서 “조국은 불공정의 핵심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인사고,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온 서울교통공사는 대표적인 불공정한 고용세습의 전형적인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채용비리에 대해서 다른 의원님들이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왜 KT 채용비리 관련 황창규 회장에 대해서는 증인채택에 합의하지 않았느냐. 다시 논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당 의원의 딸에 대한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서도 논의 선상에 올리자는 것이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최근 조 장관 딸이 목소리를 낸 것과 관련, “지금까지 나왔던 내용과는 전혀 다르다. 그 내용을 봤는지, 지금까지 나왔던 것들(조국 관련 보도)과 비교했을 때 어느 것이 진실인지 간단하게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득 의원도 “신보라 의원이 추천한 임효정 참고인인은 청년일자리 정책 때문에 나왔는데 갑자기 조 장관 딸 얘기는 갑자기 뭐지, 국민이 다 그렇게 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장우 의원이 이정미 의원을 지목하면서 “정의롭고 공정한 문제에 대해서는 더 강하게 나오셔야 하는 것 아니냐. 왜 조국 얘기만 나오면 발끈하느냐”면서 “국민은 거짓말하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정말 불공정한 게 무엇인지 따지시길”이라고 말했다. 이장우 의원이 발언하는 동안 이정미 의원 등 여야 의원이 강하게 항의하면서 환노위는 일대 소란이 빚어졌다. 환경노동위원장인 김학용 한국당 의원이 이들을 중재하면서 다음 차례인 전현희 의원에게 마이크를 돌렸고 전 의원이 환경미화원에 대한 재해문제를 거론하면서 조국 장관에서 비롯된 설전은 멈췄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조국 “제 가족, 앞으로도 검찰 수사 성실히 임할 것”…딸은 “어머니 진실 밝히실 것”

    조국 “제 가족, 앞으로도 검찰 수사 성실히 임할 것”…딸은 “어머니 진실 밝히실 것”

    조국 법무부 장관이 4일 “제 가족은 앞으로도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있었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첫 검찰 조사에 대한 생각을 묻자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일절 말씀드릴 수 없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며 면서 짧게 밝힌 입장이다. 검찰은 전날 정 교수를 비공개로 불러 8시간 가량 조사한 뒤 정 교수의 건강상 이유로 귀가 조치했다. 조 장관은 이에 대한 입장과 함께 일각에서 정 교수에 대한 검찰의 소환 방식을 두고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한 의견을 물었지만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으며 말을 아꼈다. 조 장관은 대신 “오늘도 법무부 장관으로서 할 일을 다하겠다”면서 “제 소명인 검찰개혁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법무부와 여당의 합의가 있었고 대통령님의 지시도 있었다”면서 “향후 법무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속도감 있게 과감하게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조 장관의 딸 조민씨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어머니가 하지 않은 일을 저 때문에 책임지는 것을 견딜 수 없다”며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조씨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방송된 인터뷰를 통해 “봉사활동이나 인턴을 하고 나서 받은 것을 학교에 제출했고 위조를 한 적도 없다”면서 “그런데 주변에서는 어머니가 수사를 받고 있는 저를 보호하려고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들도 다 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많이 한다. 그래서 저는 어머니께 그렇게 하지 마시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나름대로 걱정이 많이 돼서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재판에 넘겨지고 대학이나 대학원 입학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그러면 정말 억울하겠죠, 제 인생 10년 정도가 사라지는 거니까”라고 말한 조씨는 “그런데 저는 고졸 돼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시험은 다시 치면 되고 서른에 의사가 못 되면 마흔에 되면 되고 의사가 못 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회에서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런데 어머니가 하지 않은 일로 저 때문에 책임을 지는 것은 견딜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또 정 교수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발부를 생각하면 정말 끔찍한데 언론 보도만 보면 어머니는 이미 유죄인 것처럼 보이더라”면서 “어머니는 이제 어머니의 진실을 법정에서 꼭 밝히실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가 재판에 넘겨진 혐의인 동양대 표창장과 관련해 “발급해 준 적 없다”며 의혹에 불을 댕겼던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 대해 “가족끼리 식사한 적도 있고 동양대에 갔을 때 방(총장실)으로 부르셔서 용돈을 주신 적도 있다. 저를 되게 예뻐하셨고 어머니랑도 가까운 사이였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씨는 “제 온 가족이 언론의 사냥감이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좀 잔인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가족을 둘러싼 의혹 보도가 잇따르는 데 대해 토로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조국 딸 조민, “상의하지 않고 나섰다” 인터뷰 뭐라고 했나?

    조국 딸 조민, “상의하지 않고 나섰다” 인터뷰 뭐라고 했나?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인 조민 씨가 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의 입시 의혹과 가족 관련 수사에 대해 입을 열었다. 4일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조씨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처음에는 많이 억울했지만 이제 꼭 이겨내자고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최근 ‘조 장관의 딸이 집에서 서울대 인턴했다’는 내용의 보도에 대해 “비슷한 취지의 말을 한 적도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봉사활동이나 인턴을 하고 나서 받은 것은 학교에 제출했고 위조를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조씨는 진행자가 “대학 입학 취소된다면?”이라고 묻자 “제 인생 10년 정도가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억울하다”면서도 “저는 고졸이 되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시험은 다시 치면 되고. 서른에 의사가 못 되면 마흔에 되면 된다. 의사가 못 된다 하더라도 제가 이 사회에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다고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본인까지 만약 기소가 되면 평범한 학생이 아닌 삶을 살 수도 있다’는 말에 “그렇게 된다면 최선을 다해서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할 것이고, 제 삶도 새로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어머니가 하지 않은 일로 저 때문에 책임을 지는 것은 견딜 수 없다. 주변에서는 어머니가 수사를 받고 있는 저를 보호하려고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들도 다 했다고 할 수도 있다고 많이 한다. 저는 어머니께 그러지 말라고 말씀드렸는데 어머니에게 저는 자식이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이 방법밖에 없다 생각했다”며 그동안 직접 나서지 않다가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알리게 된 계기를 밝혔다. 또 조씨는 “압수수색 날 저는 제 방에 있었는데 검은 상의를 입은 수사관 한 분이 제 방으로 오셔서 어머니가 쓰러졌으니 물을 좀 떠다 줘야겠다, 119를 불러야 할 수도 있겠다. 제가 어머니 방으로 갔을 때 어머니는 의식을 찾았고, 밖에 기자들이 많으니 119는 부르지 말아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모친인 정경심 교수가 쓰러졌다는 것은 검찰입장에서 거짓말이라는 보도가 나왔다’는 말에 “(그런 보도에) 익숙해졌다. 검찰이 나쁜 사람으로 비치는 게 싫었나 보다. 이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 대해서는 “가족끼리 식사한 적도 있고 동양대에 제가 갔을 때 방으로 불러서 용돈 주신 적도 있고 저를 되게 예뻐하셨고 어머니와도 가까운 사이였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시 봉사활동이 있는 줄 몰랐다’는 최 총장이 엇갈리게 주장한 이유에 대해서는 “제 생각이 있긴 있는데, 그걸 밝힐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또 가족에게 쏟아지는 언론의 관심에 대해 “그분들 직업이니까...”라고 답하면서도 “괴롭다”는 심경을 밝혔다. 조씨는 “제 온 가족이 언론의 사냥감이라 할까, 그렇게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잔인한 거 같다”고 말했다. 조씨는 “어머니 건강 상태가 좀 안 좋다. 예전에 대형 사고로 후유증이 있는데 최근 이번 일로 악화가 된 상황”이라고 전하다 “이런 얘기하기도 눈치가 보인다. 엄살 부린다고 할까 봐”라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언론 보도만 보면 어머니는 이미 유죄인 것처럼 보이더라. 어머니는 어머니 입장에서 진실을 꼭 밝힐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조씨는 조 장관과 정 교수와 상의하지 않고 나섰다고 밝혔다. 조씨는 “아버지에게 인터뷰를 한다고 했더니 반대가 굉장히 심했고 오늘은 물어보지 않고 그냥 왔다”며 “부모님께는 항상 제가 어린 딸이기 때문에 걱정이 많으신데 저는 성인이고 이것은 제 일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부모님을 통하지 않고 제 입장을 직접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조국 딸 조민 “어머니가 날 보호하지 않길 바라”

    조국 딸 조민 “어머니가 날 보호하지 않길 바라”

    인턴 증명서 위조·부정행위 없었다고 주장“입학취소되면 억울하지만 고졸 상관 없어”“어머니가 하지 않은 일로 책임져선 안 돼”“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잘 아는 사이”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29)씨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학·대학원 입시에 쓰인 인턴 증명서를 위조하거나 부정한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이번 일로 대학과 대학원 입학이 취소돼 학력이 고졸로 낮아진다면 억울하겠지만 상관 없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조씨는 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결백을 강조하면서 어머니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검찰 수사에서 딸인 자신을 보호하려고 하지 않은 일(표창장 위조 등)을 했다고 말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인터뷰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자신이 서울대 (공익법센터) 인턴을 집에서 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그는 그런 말과 비슷한 취지의 말을 한 적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최성해 동양대 총장에 대해서는 “가족끼리 식사한 적도 있고 제가 동양대에 갔을 때 방으로 부르셔서 용돈을 주신 적도 있다”며 “저를 되게 예뻐하셨고 어머니랑도 가까운 사이였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자신이 동양대 봉사활동을 한 것이 사실이며 이를 최 총장이 몰랐을 리 없다는 취지다. 최 총장이 검찰 수사와 언론에 조씨를 잘 모르고 총장 명의의 표창장이 조씨에게 발급된 사실도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조씨는 “제 생각이 있긴 하지만 지금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대통령 지명을 받은 지난 8월 이후 언론의 표적이 된 것에 대해 조씨는 “온 가족이 언론의 사냥감이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좀 잔인한 거 같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어머니인 정 교수가 전날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조씨는 어머니의 건강을 염려했다.조씨는 “어머니 건강 상태가 좀 많이 안 좋다. 예전에 대형사고 후유증으로 항상 힘들어하셨는데 이번 일로 악화된 상황”이라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 엄살 부린다고 할까봐”라고 말했다. 전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 이어 이날도 언론에 직접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조씨는 “어머니가 수사를 받는 저를 보호하려고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들도 다 했다고 할 수 있다고 한다”며 “어머니께 그렇게 하지 마시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제가 자식이니까 (그렇게 하실까봐) 걱정이 많이 되어 (방송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를 빌려서 저는 상관 없으니 (어머니가 딸을 보호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검찰에 기소돼 대학원이나 대학 입학이 취소돼 고졸이 되면 어떡하느냐는 질문에 “인생 10년 정도가 사라지는 것이니 정말 억울하다”면서도 “그렇지만 고졸이 돼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시험은 다시 치면 되고 서른에 의사가 못 되면 마흔에 되면 된다. 의사가 못 되더라도 이 사회에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그렇지만 어머니가 하지 않은 일로 저 때문에 책임을 지는 것은 견딜 수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자신이 언론 인터뷰에 나오는 것에 대해 아버지인 조 장관은 강하게 반대했다고 조씨는 전했다. 조씨는 “인터뷰를 한다고 하니 아버지 반대가 굉장히 심해 오늘은 물어보지 않고 그냥 왔다”며 “부모님께는 제가 항상 어린 딸이기 때문에 걱정이 많으신데 저는 이제 성인이기도 하고 이것은 제 일이기도 하다. 부모님을 통하지 않고 제 입장을 직접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검찰이 집을 압수수색할 때 어머니가 실신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사관이 방에 있던 저를 찾아와 ‘어머니가 쓰러졌으니 물을 좀 떠다 줘야 할 것 같다. 119를 불러야 할 수도 있겠다’고 얘기했다”며 검찰도 당시 정 교수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금요칼럼] 평화는 없다/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금요칼럼] 평화는 없다/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서초동에서 광화문으로 다시 서초동으로 시위는 계속된다. 2019년 가을 대한민국에는 예년에 비해 훨씬 잦은 태풍이 몰아치고 있지만, 그것을 걱정하는 사람은 없다. 폭우와 강풍으로 지붕이 내려앉고 급류에 사람이 휩쓸려 나가지만, 그건 당사자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수십만 마리의 돼지들이 산 채로 매장되지만, 운 나쁜 농장주들의 불행이지 아직 원인도 해결책도 찾지 못한 정부의 책임은 아니다. 다섯 살짜리 어린 아이가 의붓아버지의 폭행으로 복부 손상 판정을 받고 죽었지만, 언론에는 그 흔한 보건복지부 관료의 상투적인 다짐조차 없다. 2019년 여름이 가을로 바뀌는 사이 대한민국은 ‘조국사태’라는 유례없는 광풍(狂風)에 휩쓸렸다. 간판은 ‘검찰개혁’이지만 ‘조국수호’와 ‘조국퇴진’이 실제 싸움의 목표다. 2주일 활동으로 의학논문 제1저자를 거머쥔 딸의 입시 특권에 반대해 학생들이 촛불을 들었다. 86세대의 대표적 정치논객이 그들을 열등감과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집단으로 조롱하고 마스크 쓴 것까지 나무랐다. 사회운동은 불공정 또는 불평등을 느끼는 사람들이 바로 자신들의 경험에서 출발한다는 교양사회학 1장을 깜빡 잊었나 보다. 요즘 젊은이들이 인터넷 신상털기에 대해 느끼는 공포에도 무지했던 것 같다. 일 있을 때마다 나서서 별 영양가도 없지만, 이번에도 역시 대학교수들은 서명 대열에 앞장섰다. 먼저 조국 반대 서명이 3000명을 넘었다. 그랬더니 웬걸, 조국 지지는 아니라지만 검찰개혁을 내세운 서명은 4000명을 넘었다. 세(勢)싸움이 수(數)싸움이 되었다. 이런 서명 대열이 계속되는 데는 ‘팩트체크’와 ‘가짜뉴스’ 프레임이 한몫했다. 우리 편에 불리한 소식은 가짜뉴스이고 팩트체크해 봐야 한다. 물론 우리에게 유리한 소식은 팩트체크 따윈 필요 없다. ‘가족 인질극’ ‘총칼 안 든 쿠데타’ 같은 무시무시한 말들이 난무했다. 가족인질극이라면 누가 인질범인가? 전두환 신군부는 누구인가? 만약 그 답이 검찰이라면 인질범을 그대로 두고 신군부의 쿠데타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국민은 무엇인가? 인질범의 조력자? 쿠데타의 방관자? 난데없는 ‘삭발식’이 이어지면서 저녁 8시 뉴스에서는 별로 보고 싶지 않는 초로(初老)의 정치인들의 맨머리를 매일 마주해야 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불편해졌다. 여당 대표는 늘 찌푸린 얼굴로 비난의 말을 쏟아낸다. 야당 대표는 내 목 치라며 검찰에 가더니 신원 확인만 했을 뿐 한 말씀도 안 하셨단다. 그동안 선한 얼굴로 위안을 주었던 대통령마저 ‘격노’, ‘화’ 같은 감정을 자주 느끼신다고 언론은 보도한다. 청문회 내내 ‘모른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관했던 법무장관의 말을 국정감사에서도 다시 들어야 한다. 야당 의원들은 모욕 주기에 목숨 건 것 같고 여당 의원들은 고소할 대상 찾느라 바쁜 것 같다. 한동안 여론조사 수치로 네 편이 올랐니 내 편이 올랐니 도토리 키재기에 몰두하다 별 승산이 없어 보일 때쯤 드디어 광장의 정치가 등장했다. 5만명에서 200만명이라는 헛갈리기에는 너무 차이 나는 숫자가 양 진영에서 제시됐다. 그러자 우린 더 많이 모일 수 있다며 태풍을 무릅쓰고 사람들을 소집했다. 이러다가 5000만 인구가 모두 거리로 나서야 하는 건 아닌지 책상 앞에 앉은 나는 미안해진다. 정치인의 사명은 무엇일까? 평범한 국민들이 평범한 일상을 평범하게 보낼 수 있도록 국가를 지켜주는 것이 아닐까? 발전, 성장 등의 멋진 말이 있지만 거기까진 바라지 않는다. 조용히 각자의 일상을 평화롭게 보내고 싶을 뿐이다. 우리가 원하는 평화는 북미 정상회담이나 김정은 위원장의 한국 방문으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평화를 위해 할 일은 이 광기 어린 싸움판을 하루빨리 걷어치우는 것이다. 2019년 가을, 우리에게 평화는 없다.
  • [오늘의 눈] 온통 ‘조국 국감’ 유감/오경진 정책뉴스부 기자

    [오늘의 눈] 온통 ‘조국 국감’ 유감/오경진 정책뉴스부 기자

    올해도 국정감사의 계절이 어김없이 돌아왔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개천절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열린 국감은 여지없이 ‘조국 국감’이었다. 상임위원회를 막론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으로 시작한 질의는 조국으로 끝났다.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의혹이 쟁점인 정무위원회, 조 장관 자녀의 대입 특혜 의혹과 관련된 교육위원회는 물론이고 행정안전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로도 이어졌다. 조국 사태가 국정 전반을 집어삼켰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조 장관의 의혹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무의미하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다. 마땅히 확인할 부분은 확인해야 한다. 대의 기관으로서 마땅한 책무이고 이에 시비를 걸 생각은 없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조 장관을 중심에 두고 여야가 정쟁을 벌이는 가운데 자칫 정부 정책에 대한 송곳 같은 지적이 실종되는 사태다. 그것은 국감 본래의 기능을 잃어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불길한 조짐은 이미 시작됐다. 조국 사태와 뚜렷하게 관련이 없어 보이는 곳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를테면 4일 열리는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감을 앞둔 보좌관들 사이에서다. 크게 터뜨릴 한 방이 없는 일부 보좌관들이 조 장관과 관련된 이슈를 억지로 찾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워낙 의혹이 전방위로 퍼져 있는 만큼 마음먹고 이 잡듯이 뒤지면 나올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이 바람직한 국감의 모습일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얼마 전 식사 자리에서 만난 한 고위 공무원은 “조 장관 관련해 문제 삼을 게 없는 우리 부처는 이번에 큰 관심 받지 않고 조용히 넘어갈 것 같다. 아주 잘된 일이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국감을 흔히 추수에 비유한다. 정부가 올해 벌인 농사가 잘됐는지, 혹시 그러지 않았다면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꼼꼼히 되짚는 자리다. 국회의원과 그 보좌관들에게는 그들이 정부를 견제할 능력이 있음을 국민에게 입증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제대로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맹탕 국감’이라는 말이 나온다. 사립유치원 비리를 적발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을 터뜨려 최근 감사원의 감사까지 이끌어 낸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 등은 지난해 국감을 빛낸 스타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번 국감은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집권 3년차 말뿐인 국정과제에 대한 따끔한 호통과 줄줄 새는 예산, 도대체 근절될 기미가 없는 공무원들의 비위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들을 기대해 본다. oh3@seoul.co.kr
  • 태풍이 할퀸 부산 대형 산사태…토사 3m 아래 4명 매몰·시신 훼손

    태풍이 할퀸 부산 대형 산사태…토사 3m 아래 4명 매몰·시신 훼손

    현재 매몰자 4명 중 2명 시신 발견노부부 아내·아들 여전히 실종상태“모두 찾는다” 심야 수색작업 전개전문가 7명 동원… 원인 규명 속도목격자, 검은물 콸콸 흐른 전조증상 이후 수천t 토사 400~500m 쏟아져“산 정상에 군부대, 우면산 사태 유사”태풍 ‘미탁’이 할퀴고 지나간 부산에서 대형 산사태가 발생해 일가족 3명 등 4명이 토사 3m 아래에 매몰된 가운데 2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부산 소방당국은 수색 과정에서 세번째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으나 확인 결과 두번째 시신의 일부가 훼손된 채 발견됐던 것으로 확인돼 정정됐다. 사고 현장에는 남아 있는 매몰자들을 찾기 위해 야간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부산소방안전본부는 3일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신체 일부가 세번째 매몰자가 아니라 두번째 매몰자의 것으로 추정돼 발견자를 2명으로 정정했다고 밝혔다. 부산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DNA 분석을 의뢰한 상태로 정확한 결과가 나올 때 다시 알리겠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는 야간에 접어들며 어두워지자 곳곳에서 조명을 켠 채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강한 비바람을 몰고 온 태풍 ‘미탁’ 상황이 종료될 무렵인 이날 오전 9시 5분쯤 부산 사하구 한 공장 뒤편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인근 주택과 식당 등 2곳을 덮쳤다. 매몰된 주택은 지붕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이 파묻혔고 식당은 가건물로 된 천막 1개 동이 매몰됐다. 주택에는 사고 당시 일가족 4명 가운데 노부부와 아들 등 3명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는 현재 매몰된 장소로 주변으로 뜨고 있고 통화도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다.식당에서는 주인인 배모(65·여)씨가 매몰됐다. 배씨는 사고 7시간 만에 처음 발견됐지만 병원으로 옮겨져 검안을 받은 결과 ‘압착성 질식사’로 숨졌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어 일가족 매몰자 가운데 아버지 권모(75)씨 시신이 발견됐다. 권씨는 매몰된 주택에서 아내 성모(70)씨와 아들(48)과 함께 살았다. 권씨 역시 질식사했다는 검안의 소견이 나왔다. 두번째 발견자인 권씨는 무려 검은 토사 더비 3m 아래 묻혀 있었고 시신 일부가 훼손된 상태였다고 소방본부는 밝혔다. 소방본부 등 수색대는 남아있는 매몰자를 찾기 위해 수색 장비와 인력을 보강했다. 군·경찰·소방 등에서 3교대로 수색 임무에 참여하면서 수색인원도 1056명으로 늘었다. 현장에는 토목학회와 사면전문가 7명이 나와 조사를 벌였다. 매몰자 수습작업이 마무리되는대로 되면 사고 원인 조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토사 유실 사면과 토사 성분을 확인했고, 검토 의견을 4일 부산시에 전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호권 사하구청 건설과장은 “전문가들이 둘러본 결과 무너진 사면 하부에서 용출수(지하수)가 많이 치솟았는데 지하에 있는 물이 토사를 밀어내 산사태가 난 것 같다고 추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던 군부대 배수시설에 대해서는 “배수시설은 다 마른 상태여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석탄재로 연병장을 조성한 것과 관련해서는 “일반적으로 토사와 3대 7로 섞어 성토제로 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목격자들이 사고 전 석탄재로 연병장을 조성한 산 정상 부근 군 훈련장에서 검은 물이 콸콸 쏟아지는 전조 증상을 보인 뒤, 순식간에 수천t이 넘는 엄청난 양의 검은 토사가 400∼500m를 흘러 일대를 덮쳤다며 증언했었다. 경찰은 많은 비에 비탈 지반이 약화했거나 석탄재로 조성돼 지반이 약한 예비군훈련장 운동장에 물이 한꺼번에 흘러들면서 사고를 유발했을 가능성 등 원인을 살피고 있다. 사고 10여분 전 산사태 현장에 있었던 인근 주민 류모(68)씨는 “산사태 전에 댐이 폭발한 것처럼 검은 물이 줄줄 쏟아져 내렸다”면서 “위에는 댐이 없는데 생각하면서 깜짝 놀랐다”며 기괴한 사고 전조 증상을 설명했다. 정모(57)씨는 산사태 5분 전 인근 공장에 배달을 왔다가 사고를 직접 봤다. 그는 “갑자기 큰 소리가 나면서 정전이 되고 밖을 보니 먼지가 시커멓게 치솟고 스티로폼이 이리저리 날아다녔다”고 말했다. 정씨는 “어디 공장 폭발하나 싶어 밖에 나오지를 못했다”면서 “조금 있다가 나와보니 현장이 아수라장이 돼 있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경찰은 산사태 사고 원인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한다는 방침이다.전문가는 사하구 산사태가 9년 전인 2011년 16명이 숨진 서울 우면산 사태와 닮았다고 지적한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산 정상에 예비군훈련장이 있고 비탈에서 다량의 토사가 흘러내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면산 산사태 때도 산 정상에 공군 부대가 있었고 배수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됐다”고 말했다. 그는 “예비군훈련장에 배수로가 있겠지만 한꺼번에 많은 비가 몰려 넘치면 경사진 비탈로 물이 넘쳐 토사가 흘러내릴 수 있다”면서 “비탈에 축대벽이 설치됐다면 피해가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 정상에 있는 사하구 예비군훈련장은 1980년 6월 산을 깎아 조성됐다. 산사태로 쓸려내려 온 토사는 훈련장을 조성할 때 쓴 ‘감천 화력발전소 석탄재’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물폭탄’을 퍼붓고 지나간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인한 사망·실종자 수는 14명, 이재민은 749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부산 산사태로 매몰된 4명 가운데 2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30분 기준 주택 1237곳, 농경지 1861곳 등 민간시설 3267건이 침수·파손됐고, 도로·교량 등 공공시설 359건 등 총 3626건의 피해를 입었다. 태풍 ‘미탁’은 지난 2일 오후 9시 40분 전남 해남군에 상륙해 밤사이 남부지방을 관통하며 곳곳에 기록적인 양의 비를 쏟아낸 뒤 이날 오전 동해로 빠져나갔다. 경북 울진에는 시간당 104.5㎜의 비가 내려 1971년 1월 이 지역 기상관측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제주도 고산과 강릉 동해도 시간당 강수량 기록을 경신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생활고로 다툰 뒤… 아내·두 자녀 살해한 30대 검거

    아내와 어린 자녀 2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30대 가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김해중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37)씨를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일 김해에 있는 자택에서 아내 B(37)씨와 아들(5), 딸(4)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생활고 문제로 아내와 다투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뒤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흉기로 자신을 여러 차례 찔렀다고 밝혔다. A씨는 “아내와 자녀들을 살해하고 죽으려 했는데 움직이지 못하겠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집 거실 바닥에 누워 있던 A씨를 발견, 병원으로 이송했다. A씨는 목숨에 지장은 없으나 위중한 상태여서 수술을 받았다. 검안의는 시신 상태를 봤을 때 지난 1일 오후 3시에서 7시 사이에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A씨가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하고 자녀 둘도 아내와 마찬가지로 질식사시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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