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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연구윤리 가이드라인 하반기 제정

    올 하반기에 정부 차원의 연구윤리 가이드 라인이 제정된다.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 사태를 계기로 논문작성과 발표 등 연구자들의 연구활동에 수반되는 윤리 시비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5일 이같은 연구윤리 가이드라인 제정 방침을 밝혔다. 교육부는 미국 연방정부 연구윤리 가이드 라인을 우리말로 번역, 전국 대학에 2만부 정도 배포한 다음, 공청회 등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정부차원의 연구윤리 가이드 라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황 교수 연구논문 조작사건 이후 일부 학회 등에서 연구 윤리헌장을 만드는 등 부분적인 자정 노력은 있었으나 연구 진실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연구용 기자재는 개인적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다른 대학에서 연구를 위해 빌려 사용할 수는 있다. 최근 검찰 수사결과, 한 연구자는 연구용으로 구입한 텔레비전을 자신의 집에 갖다 놓았다가 적발된 바 있다. 또 하나의 실험결과를 토대로 다수의 논문을 작성하는 행위도 연구윤리에 위배되는 사항으로 규정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연구논문 심사위원 자격도 구체적으로 명시된다. 예를 들어 논문 제안자와 친구지간이거나 같은 실험실에서 동료로 일한 사람은 연구논문 심사에 참여할 수 없게 배제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심사위원과 연구논문 제출자가 같은 대학 소속이 되지 않도록 배제하는 정도다. 관계자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되는 연구윤리 가이드 라인을 제정함으로써 연구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연구 윤리의식에 대한 경각심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각 대학이나 연구소 등에서는 이를 토대로 연구윤리를 위반할 경우 제재수준 등 구체적인 사항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연구비 활용범위를 식비나 다과비로 제한하고 연구를 위해 해외출장을 갈 경우, 비즈니스 클래스는 이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 교수들의 경우, 비즈니스 클래스를 편법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교육부 지적이다. 함께 출장하는 외국교수들은 이코노미석에 앉는 반면, 국내 학자들은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호남폭설복구비 총 6858억 새달초 개인별 통장입금

    지난해 말 호남 폭설에 따른 피해 복구비가 다음달 초쯤 개인별 통장에 입급된다. 19일 전남·북과 광주시에 따르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호남의 피해 복구비로 전남 3314억원, 전북 3141억원, 광주 403억원 등 모두 6858억원이 정부 심의에서 확정됐다. 시·군별 복구비는 전북 고창이 993억원으로 가장 많고 정읍 913억원, 나주 821억원, 장성 370억원 순이다. 특별위로금으로는 주택의 경우 전파 500만원, 반파 290만원이고 농작물과 수산시설물은 80% 이상 피해가 났을 경우 이재민에게 500만원이 주어진다. 피해 규모는 전남 2488억원, 전북 2193억원, 광주 307억원 등 5206억원이지만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라 특별위로금과 주택복구비·파종비·치어양식비 등이 포함돼 복구비가 피해액보다 많아졌다. 전남의 경우 복구비 3314억원은 국비 1039억원(31.3%)에 지방비 272억원(8.2%), 융자 1664억원(50.3%), 자부담 331억원(10%)이다. 시·도 관계자는 “복구비는 예비비로 확보했지만 시·군별 지방비 합산과 읍·면별 농가 확인절차를 거치면 개인별 지급에는 10여일 이상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구청에 출근하는 연예인들

    구청에 출근하는 연예인들

    영화 ‘마파도’와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 주었던 배우 이정진(28)씨가 공익근무요원으로 소집된 지 10개월여 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구청이 주관하는 공식 행사장이 아니라 자신이 근무하는 곳에서 일상의 모습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스타 이정진이 아닌 공익근무요원 이정진씨의 하루를 밀착 취재했다. ●광진구 어르신들에게 사랑받는 ‘정진이’ 지난 12일 오전 광진구 보건소의 50평 남짓한 체력단련실. 머리가 히끗히끗한 마을 어르신 10여명이 구슬땀을 흘리며 운동삼매경에 빠졌다. 두터운 겨울옷 몇벌을 걸어둔 옷걸이가 갑자기 ‘툭’하며 쓰러진다. 옷을 주섬 주섬 걸쳐 입던 60대 어르신이 누군가를 찾는다.“어, 정진이 어디갔어. 이거 정진이가 있어야 고치는데, 원….” 이정진씨의 임무는 고장난 옷걸이나 운동기구를 고치는 것은 물론 운동기구에 기름칠하고 청소하기, 서울 수돗물 ‘아리수’를 받아다가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공급하기 등 말 그대로 ‘잡일’이다. 보건소에서 비만이나 당뇨에 관한 설명회라도 열리는 날은 환자들이 앉을 의자를 배열하고 자료도 복사하며 쓰레기도 버리고 심부름도 하느라 더 바쁘다. 그가 일하는 체력단련실은 광진구 보건소 당뇨·고혈압 교실에 등록된 50대 이상 노인들이 주로 찾는다. 적당한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하는 당뇨·고혈압 환자들을 위해 광진구는 이들에게 체력단련실을 무료로 내주었다. 이날도 체력단련실을 찾은 어르신들은 그와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며 운동을 시작했다.“‘배우’라는데, 나야 모르지, 그냥 애가 착하고 웃으면서 인사 잘 하니까 좋지 뭐.”라고 말을 하며 할아버지 한분이 운동을 시작했다. 또 다른 어르신은 체력단련실 문을 열고 들어오며 그에게 껌한통을 건넨다. 매일 아침 보는 청년에 대한 친근감의 표시였다. 그를 편히 여기는 50·60대 아줌마·할머니 이용객들이 가져다 주는 주전부리도 쏠쏠하다. 배와 곶감, 삶은 감자와 고구마 여러개를 이씨 손에 쥐어주고 가면 함께 일하는 공익근무요원들과 나누어 먹는다고 했다. ●일본 여성 팬들 찾아와 난처한 적도 많아 오전 7시 출근, 낮 12시 점심식사, 오후 1∼2시 운동기기 점검, 오후 4시 퇴근. 퇴근 후에는 2시간 가량 운동을 하고 집에서 쉰다. 여느 공익근무요원과 똑같은 일상이다. 요즘은 노인들을 상대로 생활하다 보니 하루가 조용히 가지만 처음에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았다. 그는 광진구에 처음와서 3개월 동안 자원봉사센터에서 근무했다. 자원봉사센터에서는 관내 초·중·고교에서 자원봉사에 대한 특강을 진행한다. 공익근무요원은 강사 보조 역할을 하지만 여중·여고를 방문하는 날이면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그를 보러 몰려든 학생들 때문에 학교 측에서는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며 정중하게 그를 쫓아낸 적도 여러 차례 있다. 그가 체력단련실로 근무지를 옮긴 뒤에 이런 해프닝은 사라졌지만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방문객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로 일본 여성 여행객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영화배우 권상우씨가 일본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이정진씨가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한다는 사실도 전해졌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잘 타일러서 돌려 보내기라도 하겠지만 말도 안 통하는 일본인 아줌마 관광객들에게는 대책이 없다.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열심히 운동하는 체력단련실에서 이정진씨의 공익근무 사실을 알리는 일본 신문을 들고 찾아온 아줌마 팬들과 멀뚱멀뚱 바라만 보며 민망한 시간을 보낸 적도 여러차례 있었다고 한다. ●“당분간 배우 이정진 잊어주세요.” “근무 시간에는 사인이나 사진 촬영은 안합니다. 쟤는 2년 동안 사진이나 찍고 갔어라는 말이 들린다면 연예인에 대한 특혜로 비춰지겠죠.” 배우 이정진씨가 우려하는 것은 바로 그 부분이었다. 그는 지난 2003년 MBC 드라마 ‘다모’에 출연하기로 했다가 계약을 파기해 손해배상을 치르고 공식적으로 사과한 적이 있다. 드라마에 말타는 장면이 많았는데 말만 타면 이유없이 몸에 열이 나고 아팠다고 한다. 그는 이를 계기로 종합검진을 받았고 그 결과 자신이 천식을 앓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동물 알레르기에 천식까지 겹쳐 드라마 촬영도 포기했고 신체검사에서도 공익근무요원 대상자로 판정 받았다. “천식 때문에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는데 사람들은 연예인인 제가 공익근무요원이 된 것도 특혜라고 생각하겠죠. 그래서 근무 시간에는 일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소집 해제되면 어떤 배역을 맡고 싶냐는 기자의 질문에 “잘 모르겠어요.”라며 짧게 답한다. 항간에 떠도는 여가수 모씨와의 열애설에 대해서도 “그냥,‘설’이잖아요.”라며 대수롭지 않게 웃어 넘겼다. 그러면서 애인은 없다고 했다. 남들처럼 미팅과 소개팅도 꼭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스타 공익근무요원으로 어려운 점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는 “사람들이 연예인에게 대단한 도덕성을 요구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진씨는 이번 인터뷰에서도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무척이나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공익근무요원 신분에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행동이 보도되면 오해를 살 것을 염려한 것이다.1년 가까이 남은 근무 기간을 무사히 마치고 이정진씨가 다시 영화팬들의 품으로 돌아올 날을 기다려 본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스타 공익근무요원 활용방안 스타급 연예인 공익근무요원은 이정진씨 외에도 탤런트 소지섭(29)씨와 한재석(33)씨가 더 있다. 지난해 3월 마포구청에 배속된 소씨는 현재 구청 문화체육과 공보팀에서 일한다. 각종 행사를 진행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문화체육과에서 소씨는 보조 업무를 담당한다. 신문에 난 구청 관련 기사를 스크랩하고 각종 행사 촬영 비디오 테이프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도 한다. 야외 행사가 있는 날에는 청중이 앉을 의자를 배열하는 등 잔심부름을 한다. 마포구청 직원들은 소씨가 민첩한 편이어서 업무 처리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했다. 반면 말수가 적고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연예인이라고 의식하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2004년 11월 병역기피 파문에 연루됐던 한재석씨는 현재 송파구청 재난관리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한씨는 당초 교통지도과에 배치돼 주차 단속과 과태료 통지서 발부 등의 일을 맡았으나 결국 대민 접촉이 적은 부서로 이동했다. 송파구 관계자는 “한씨를 구청 홍보에 적극 활용할 방안을 고려했지만 병역 기피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민원인과 접촉이 덜한 부서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뀌띔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씨 역시 언론과 인터뷰를 일절 사절하고 구청 행사에 공식적으로 나서는 것을 매우 부담스러워하는 등 일반적인 공익근무요원과 똑같이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스타급 연예인 공익근무요원들이 구청에서 담당하는 업무는 주로 행정 보조 및 잡무다. 비슷한 시기에 군에 입대한 god 전멤버 윤계상씨와 탤런트 박광현·홍경인씨처럼 연예 병사들이 국방부 근무지원단 홍보지원반에 소속돼 특기를 살려 군 생활을 하고 있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국방홍보원 기획과 안병호 홍보팀장은 “가수 유승준씨 사건을 계기로 군도 연예인에 대한 시각을 달리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들은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로 군대에서 겪는 어려움과 입대와 동시에 팬들에게 잊혀질 것에 대한 두려움 등이 크다.”고 말했다. 안 팀장은 이어 “연예인들을 적극적으로 군 홍보에 활용해 보니 그 효과가 대단하다.”면서 “이들이 국민에게 다가서는 친근한 군의 이미지를 심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연예인 공익근무요원들을 획일적으로 구청의 잡무를 보도록 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부가가치를 적극 활용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마포구청에는 소지섭씨를 보려는 일본인 여성팬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일주일에도 수차례씩 구청을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소씨를 기다리는 중에 일본어와 중국어로 제작된 마포구 홍보 자료를 꼼꼼히 챙겨 보며 관내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얻어간다는 것이 구청 관계자의 말이다.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한은경 교수는 “소지섭씨와 같이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한류 스타에게 잡무를 시키는 것은 구청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손해”라면서 “소씨가 마포구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일본 관광객들에게는 마포구청의 이미지도 덩달아 좋아지는 후광효과가 있으니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인적 브랜드 자산 가치가 있는 스타 공익근무요원들을 잘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서울시는 물론 해당 자치구들이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공익근무요원 실태 서울시에서 일하는 공익근무요원(지난해 10월 현재)은 모두 8423명에 이른다. 서울시 본청에 1800명, 서울시 각 자치구에 6623명이 근무하고 있다. 대부분 구청·동사무소에서 문서를 수발하거나 도로에서 차량을 단속하는 공익근무요원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덕수궁 앞에서 매일 3차례 ‘수문장 교대의식’을 하는 ‘조선시대 병사’들도 알고 보면 공익근무요원들이다. 병무청은 공익근무요원에 대해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 및 사회복지시설의 공익 목적수행에 필요한 경비, 감시, 보호, 봉사 또는 행정업무의 지원과 국제협력 또는 예술, 체육의 육성을 위하여 병역의무의 한 형태로 운영하는 제도”라고 정의하고 있다. 공익근무요원은 행정관서요원(2년 2개월), 국제협력봉사요원(2년 6개월), 예술·체육요원(2년 10개월)으로 나뉘는데, 공익근무요원의 99.5%가 행정관서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행정관서요원의 월급은 일반 사병과 같다.▲6개월차(이등병에 해당) 5만 4300원 ▲7∼13개월차(일등병에 해당) 5만 8800원 ▲14∼21개월차(상등병에 해당) 6만 5000원 ▲22개월차(병장에 해당) 7만 2000원을 받는다. 올해부터는 연말 보너스 200%가 월급에 반영됐다. 여기에 하루 식비 4000원, 차비 1600∼2000원이 지급된다. 또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주5일 근무를 하며, 상황에 따라 특근·야근을 하기도 한다.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이들은 “일반 군대에 비해 덜 힘든(?) 일을 하고 있다.”는 놀림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공익근무요원들의 인터넷카페 ‘참공익’은 “총 대신 사회 구성원을 앞에 두는 이들, 우리는 이렇게 우리의 젊음을 그렇게 바칩니다.”라면서 공익으로서의 자부심을 표현하고 있다. 김유영 정은주기자 carilips@seoul.co.kr
  • ‘최강’ 콤비 브로드웨이 간다

    ‘최강’ 콤비 브로드웨이 간다

    다들 무모하고, 허황된 꿈이라고 했다. 이름없는 신생 뮤지컬극단이 브로드웨이에 진출하겠다니, 꿈치고는 보통 야무진 꿈이 아니었다. 하지만 기죽지 않았다. 이를 악물었다. 목표를 향해 죽어라 앞만 보고 달리길 3년.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남들에겐 불가능해 보였던 그 꿈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9월 미국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창작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얘기다. 성경 속 창녀 마리아가 주인공인 ‘마리아 마리아’는 올해 3회째인 ‘뉴욕 뮤지컬시어터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9월22일부터 10월14일까지 브로드웨이 59번가 린치극장 무대에 선다. 브로드웨이의 젊은 프로듀서들이 주최하는 이 페스티벌은 신작의 상업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일종의 뮤지컬 마켓으로, 올해 참가작 120여편 가운데 비영어권 작품은 ‘마리아 마리아’가 유일하다. ‘마리아 마리아’의 눈부신 성장 뒤에는 자칭타칭 ‘최강’콤비가 있다. 조아뮤지컬컴퍼니의 최무열(39) 예술감독과 강현철(32) 제작감독. 둘의 성(姓)을 따서 지은 별명이지만 말 그대로 손발이 척척 맞는 최강의 파트너십을 자랑한다. 뮤지컬 음악감독 겸 배우로 유명한 최 감독과 공연기획사 대표로 일하던 강 감독이 만난 건 2003년 봄.‘명성황후’‘지하철1호선’‘갬블러’ 등으로 해외 공연을 자주 다녔던 최 감독은 손수 제작한 창작뮤지컬로 해외무대에 서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오래 전 점찍어뒀던 대본도 떠올랐다. 더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작품을 만드는 건 자신 있었지만 회사 운영이나 재정은 엄두가 나지 않아 평소 안면이 있던 강 감독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출발은 소박하다 못해 초라했다. 배우 강효성을 비롯해 10여명이 모여 극단을 차렸으나 사무실 빌릴 돈이 없어 강 감독의 회사 사무실에 얹혀 지냈다. 월급은 고사하고 연습 틈틈이 먹는 간식비도 배우의 주머니에서 나와야 할 정도로 궁색했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았다. 저마다 심장 깊숙한 곳에 분홍빛 꿈을 저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해 8월 대학로의 허름한 소극장에서 첫 공연을 올렸다. 관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3개월간의 장기공연은 성공한 편이었다.2004년 또다시 7개월의 장기공연에 돌입했지만 무명 극단의 작품에 언론과 평단의 반응은 냉담했다. 행운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찾아왔다. 그해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아무도 예상못한 결과였다. 강 감독은 “나중에 물어보니 멋모르는 나만 기대했더라.”며 웃었다. 예술성을 인정받은 ‘마리아 마리아’는 이후 상업적으로도 성공가도를 달렸다. 지난해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공연은 유료관객 점유율 80%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에 안주할 수 없었다. 브로드웨이의 꿈을 이루기 위해 둘은 지난 여름 무작정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반년 간의 노력끝에 결실을 맺었다. 지금 여기가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임을 두 사람은 잘 안다. 성경이라는 인류 공통의 텍스트와 한국의 독특한 시·청각적 아름다움을 결합한 ‘마리아 마리아’가 브로드웨이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화려한 성공대신 처참한 실패가 기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은 거칠 것이 없다. 최 감독은 “악평도 두렵지 않다. 오기가 나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같은 무모함과 순수한 열정을 간직한 두 사람. 누구도 못말릴 ‘최강 콤비’임에 틀림없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문화캘린더]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 16(월)∼27일(금) 한강 선유도공원에서 ‘전통 연 만들기 교실’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연날리기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호 이수자인 사단법인 민족연보존회 노순씨와 함께 연 날리기와 연의 역사에 대해 공부할 수 있다. 참가신청은 사업소 홈페이지(hangang.seoul.go.kr)에서 하면 된다. 매회 초·중학생과 학부모 100∼180명을 선착순 모집하며 재료비는 3500원이다.●서울 마포구 온라인으로 최신 베스트셀러를 무료로 읽을 수 있는 ‘전자책 도서관’운영을 시작했다. 구청 홈페이지(www.mapo.go.kr)에 접속한 뒤 마포구 전자책 도서관을 클릭하면 본인이 원하는 전자책을 선택해 읽을 수 있다. 마포구는 특선문학, 인문사회 및 교양, 경제경영실용서, 어린이 특선 등 11개 분야 총 1416권의 전자책을 보유하고 있다. 마포구민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구청 홈페이지에 접속해 회원가입을 마쳐야 한다.●인천 여성의 광장 매달 첫째와 셋째주 금요일 오후 7시 가족영화를 상영한다. 오는 20일(금)예정상영작은 애니메이션류인 ‘마다가스카’. 관람료는 무료.(032)815-7101.●서울 서초구 서초구에 사는 초등학교 4∼5학년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엄마와 함께하는 박물관 여행’을 개최한다.19일(목) 하루 동안 엄마와 학생이 함께 서대문자연사박물관과 서울역사박물관, 경찰박물관, 항공우주박물관 등을 돌아본다. 선착순 160명 모집. 참가비 1만원.(02)570-6490∼2.●경기도 안양시 만안·동안 노인복지회관은 60세 이상된 노인들을 대상으로 취미교실 교육생을 모집한다. 만안 노인복지회관 16(월)∼18일(수) 행복한 노년만들기 등 17개 과목 1060명을, 동안 노인복지회관은 16(월)·17일(화) 요가 등 15개 과목 1580명을 각각 추첨을 통해 모집한다. 취미교실은 2∼7월 5개월 동안 진행되며 무료다. 만안 노인복지회관(031)389-5776∼7, 동안 노인복지회관(031)389-5770∼3.●경기도 부천 심곡복지회관 16(월)∼18일(수) ‘기차로 떠나는 신라여행캠프’를 마련한다. 캠프는 불국사, 석굴암, 신라역사과학관, 안압지, 천마총, 포석정 등을 돌아보는 견학 프로그램 및 역사극 꾸미기, 보드게임을 통한 공동체훈련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상은 초등학생으로 30명이며 참가비는 2박 3일간의 숙식비와 교통비, 입장료 등을 포함해 1인당 10만 8000원이다.(032)340-6601.
  • 日 장기불황에 소득양극화 심화

    |도쿄 이춘규특파원|선진국인 일본의 공립 초등·중학교에 다니는 도쿄와 오사카 학생 4명 중 1명꼴로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용품과 급식비, 수학여행비 등을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받는 것으로 3일 밝혀졌다. 일본 학교교육법은 경제적인 이유로 자녀를 학교에 보내기 어려운 생활보호대상 가구 어린이에게 지자체가 필요한 취학지원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일본 사회에 이처럼 빈곤층이 늘어난 것은 10여년에 걸친 장기불황을 거치면서 기업의 구조조정과 급여소득감소가 계속돼 소득 양극화가 심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04년 취학원조를 받는 학생들은 모두 133만 7000명으로 2000년보다 37%나 늘어났다. 전국 평균으로 지원받는 비율은 12.8%나 된다. 광역 지자체별로는 오사카가 27.9%로 가장 높다. 도쿄 24.8%, 야마구치현 23.2%의 순이다. 서민층이 많이 사는 도쿄도 아다치구의 경우 취학지원을 받는 비율은 42.5%나 됐다.아다치구의 한 초등학교는 무려 70%나 됐다. 아다치구에 있는 한 공립 중학교의 50대 교사는 “진학지도에서 사립고교를 지원하는 학생이 크게 줄었다.”면서 “3∼4교시때 학교에 와서 점심을 먹은 뒤 없어지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taein@seoul.co.kr
  • 도서 구입비는 ‘제로 수준’

    도서 구입비는 ‘제로 수준’

    한국인들은 책을 사는 데 돈을 거의 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전국 가구의 서적·인쇄물 지출액은 가구당 월 평균 1만 397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월 평균 소비지출액인 204만 8902원의 0.5% 수준이다. 2·4분기의 가구당 월 평균 9880원보다는 조금 늘었지만 지난 2003년 1·4분기의 1만 2591원보다는 2000원가량 줄었다. ‘서적·인쇄물 지출액’에는 신문과 잡지, 그림·그림책, 교양서적 등이 포함된다. 학습용 교재와 참고서는 제외된다. 신문구독료가 보통 한달에 1만 20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인들의 책 구입비는 거의 ‘제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생산직 가구의 월 평균 서적·인쇄물 지출액은 5260원으로 사무직 가구 1만 9951의 4분의1 수준에 머물렀으며 무직 가구(7213원)보다도 적었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 나라 사람들의 독서 시간은 세계에서 거의 ‘꼴찌’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다국적 여론조사기관 NOP월드가 지난해 6월 세계 30개국을 대상으로 주간 독서시간을 조사한 결과 한국 사람은 주당 3.1시간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30개국 평균인 6.5시간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세계 최고의 책벌레인 인도인의 주 평균 10.7시간의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책 등을 사는 데 인색한 것 만큼이나 책을 읽는 시간도 절대적으로 적은 셈이다. 또 취업경쟁이 워낙 심하다보니 책을 읽더라도 경영·경제, 처세술·자기계발, 재테크 등 실용서 위주로 읽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외모를 꾸미기 위한 이미용·장신구비는 같은 기간 월 평균 5만 9611원으로 서적·인쇄물의 5.7배에 달했다. 외식비는 월평균 24만 5807원으로 서적·인쇄물의 23.6배였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학원비 오를 듯”… 고시촌 ‘술렁’

    “학원비 오를 듯”… 고시촌 ‘술렁’

    4년째 서울 신림동에서 법전과 씨름하고 있는 고시생 김모(32)씨. 요즘 김씨는 담배가 부쩍 늘었다. 올해 초 학원 수강료가 10% 가까이 오른다는 소문 때문이다. 지금 김씨가 다니고 있는 학원이 다른 학원을 인수하면서 몸을 불린 뒤, 강의 1회(3~4시간)당 가격을 슬그머니 1만 1000원에서 1000원 더 올린다는 것이다. 김씨는 “나같이 사정 넉넉지 않은 고시생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라면서 “정작 오르면 집에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이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학원비 인상설 ‘무럭무럭’ 최근 신림동 고시촌이 술렁이고 있다.3∼4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던 학원비가 올해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학비와 책값으로만 한달 생활비의 절반 가까이 쓰는 고시생들에게는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 ‘인상설’의 근원지는 지난해 11월 ‘공룡’으로 등장한 V교육원.H교육원과 학원 공동운영에 대한 합작사업 계약을 맺으면서 신림동 학원가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이들 학원들의 공통점은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려 왔다는 점이다.V교육원은 ‘한때 50억원을 막지 못해 부도를 냈다.’는 말이 고시촌에 떠돌기도 한다. 이들은 경비 효율화를 위해 공동경영을 하면서 학원비 인상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H교육원 관계자는 “경기불황의 여파로 현재 수업료로는 정상적인 학원 운영이 쉽지 않다.”면서 “수강료 인상은 1월 개강 때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H법학원 관계자는 “아직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갖고 있지 않지만 올해 학원비를 올릴 때가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6년 만에 100% ‘폭등’ 공정거래위원회도 V교육원과 H교육원의 수업료 인상설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공동 운영을 통해 실제로는 하나의 거대학원으로 신림동에 등장한 이들이 수업료를 올리면 독점에 따른 가격 인상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이 협소하고 한정돼 있는 신림동 학원가에서 덩치를 무기로 가격을 올린다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림동 고시촌 수업료는 지난 1999년까지만 해도 6000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2년 9000원,2003년 1만 1000원까지 가파른 상승 곡선을 탔다.1000원 더 오른다면 6년 만에 무려 100%나 인상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평균 고시 비용도 100만원 선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고시촌에 상주하는 수험생들의 한달 평균 비용은 학원비 20만원, 잠만 자는 고시원 15만∼20만원, 식비 25만원에 책값, 용돈 등을 합치면 평균 90만원선으로 추산된다. 막상 학원비가 오르면 100만원은 충분히 넘기게 된다. 집에 손을 벌리는 대부분 고시생들의 시름이 더해지는 셈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공교육 정상화… 지금 학교에선] (5)관심 높아지는 대안학교

    [공교육 정상화… 지금 학교에선] (5)관심 높아지는 대안학교

    최근 대안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안학교의 매력은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다양한 체험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제는 이른바 ‘문제아’들의 집합소가 아니라 인성교육은 물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지닌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의 터전으로 자리잡고 있다.‘교육 실험’에서 벗어나 교육의 엄연한 한 축으로 부상하는 대안교육 현장을 찾았다. 용인 헌산중학교 “야∼” “오∼” “정말 아깝다.”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용인 헌산중학교 2층 강당에 모인 58명 학생들의 입에서 한숨과 환호성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이날은 이 학교 연례 행사의 하나인 학생 대표를 뽑는 날이었다. 회장과 부회장으로 선출된 학생 외에도 낙선한 학생들과 친구들은 모두 축제처럼 행사를 즐기고 있었다. 회장으로 당선된 2학년 기평호(15)군은 “화장실과 샤워기 등 친구들에게 학교생활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겠다고 호소한 것이 설득력이 있었던 것 같다.”며 쑥쓰러워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이날 행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학생회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서다. 말 그대로 학생들이 지켜야 할 규정이나 제반 사항을 학생회가 스스로 결정한다. 학생들은 모두 선생님과 함께 기숙사에서 공동체 생활을 한다. 하루 종일 학생과 교사가 함께 지내다 보니 공동체 생활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은 기본이 됐다. 에피소드 하나. 지난 2003년 한 명이라도 반찬을 남기면 모두 하루를 굶기로 결정한 뒤 한 명 때문에 학생은 물론 교사 모두 하루를 쫄쫄 굶기도 했다. 이후 반찬을 남기는 학생은 사라졌다고 한다. 학생들은 매일 일기쓰기 등 마음공부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공부보다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저녁마다 ‘마음 대조일기’를 쓰고 매주 한 차례 전교생이 모여 발표하고 의견을 나눈다. 친구들과 다툰 사소한 일에서부터 걱정거리, 선생님에게 서운했던 점까지 서로의 발표를 듣다 보면 그동안 부정적인 감정이 눈녹듯 사라진다고 한다. 재학생 대부분은 경기도와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집이 있는 학생들이다. 일반 중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쫓아 이 곳을 찾은 학생들도 20%나 된다.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로 지정된 덕분에 일반 중학교에서 배우는 교육과정은 6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풍물과 태껸, 사진, 수영, 재즈댄스 등 특성화 수업으로 구성돼 있다. 행정적인 부분만 담임이 맡고 하루 대부분의 생활지도는 교장과 교감을 제외한 9명의 교사가 3∼8명씩 맡아 책임진다. 방과후 활동에서부터 용돈 관리, 고민 상담, 공부, 놀이 등 모든 것을 24시간 내내 담당 교사와 함께한다. 서울 덕수정보산업고에 진학이 결정된 한은주(16)양은 “일반 학교에서는 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대안고등학교인 경주 화랑고로 진로를 결정한 오초이(16)양은 “무엇보다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 대안학교를 선택했다.”면서 “사회복지사가 되어 내가 배운 것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원 경기대명고등학교 “우리 아이들은 태풍과 같은 존재입니다. 겉으로는 거칠고 대하기 힘들지만 들여다 보면 태풍의 눈처럼 조용하고 심성이 고운 아이들입니다.” 경기 대명고 김용길 교감은 학생들을 이렇게 평가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아’지만 주위에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훌륭한’ 아이들이라고 했다. 수원 당수동에 있는 경기 대명고는 국내 유일의 공립 대안학교다. 지난 2002년 경기교육청의 인가를 받아 문을 연 뒤 올해 초 25명의 졸업생을 처음 배출했다. 현재 재학생은 94명. 모두 일반계 및 실업계 고등학교는 물론 부모조차 감당하기 어려워할 정도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23일 이곳에서 만난 학생들은 언제 그랬느냐는듯 한결같이 밝은 얼굴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경기도 수원, 안산, 군포, 안양, 의왕 등에 있는 학교에서 전학왔다. 학부모나 학생 모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이 곳을 찾는다. 그렇다고 교육과정이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학업이 뒤처진 경우가 많아 고1 때 마쳐야 할 국민공통 기본교과를 1·2학년 때 나눠서 이수하는 점이 다를 뿐이다. 정규 수업 외에 실용음악이나 조리, 태권도, 골프, 헤어미용 등 다채로운 특성화교과 수업도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켜주고 있다. 학생들이 이 학교를 다니면서 보이는 가장 큰 변화는 ‘뭔가를 할 수 있고, 해야겠다.’는 자신감과 적극성. 지난 2월 졸업한 25명은 모두 대학에 합격했다. 내년 2월 졸업할 30명도 21명이 이미 대학 진학이 결정된 상태다. 특히 선생님들은 올해 수원과학대 실내건축 디자인과에 합격한 김모(20)양을 잊을 수 없다. 지난달 어머니와 함께 학교를 찾아와 감사 인사를 전한 김양이 이 곳으로 온 것은 지난 2002년 4월. 항상 불만에 차 있었고, 반항이 심했다. 건축 일을 하는 아버지의 실직으로 가정형편도 어려웠다. 그러나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3학년 때 1년여 동안 위탁교육을 받으면서 김양의 생활은 달라졌다.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컴퓨터설계(CAD) 자격증까지 땄다. 대학에 합격한 뒤에는 아버지와 함께 작은 가게도 열어 직접 1억 5000만원짜리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서준석 교사는 “학교생활이 엉망이던 아이들도 믿어주고 또 믿어주면 졸업 후 반드시 사회에서 자신의 몫을 한다.”면서 “‘안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한 발짝 떨어져서 아이들 편에 서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인·수원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자녀들 다양한 욕구부터 이해 학교와 자녀 믿는게 가장 중요 헌산중 오병갑 교장 “자녀들의 다양한 욕구부터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경기도 용인 헌산중의 오병갑(54) 교장은 대안학교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사회에서, 아이들의 욕구도 그만큼 다양할 수밖에 없는 만큼 부모들도 자녀들을 대하는 자세를 달리 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자녀를 대안학교에 보낸 뒤 학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게 성적입니다. 자유로운 분위기는 좋지만 성적이 뒤처져 대학 진학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며 걱정합니다.” 오 교장은 “이런 걱정 때문에 학교를 다시 옮기는 학생들이 매년 서너명은 된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다르다.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인성은 물론 학생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와 학교를 믿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갈수록 사회가 다양해지고 도덕성이 강조되는 현실에서 학교역할도 지적 능력만 키워주는 데서 벗어나 더욱 다양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나 자유로운 교육과정을 원하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는 물론 아이들의 다양한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학교가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정부의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로 지정됐다고 하더라도 특성화 교과에 드는 비용은 학부모가 별도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이중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부모들이 요구하는 교육 수준이 다양해지고 있어 이에 따른 국가적 지원도 다양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용인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대안학교는 어떤곳대안학교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봤다. ▶대안학교는 모두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나. -아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대안학교는 100여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중학교 6곳과 고등학교 19곳 등 25개교만 해당 학력을 인정해주고 있다. ▶비인가 학교도 앞으로 인가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던데. -교육부는 대안학교의 학력 인정 폭을 넓혀주기 위해 지난 3월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했다. 내년 상반기 중에 시행령이 개정되면 현재 학력을 인정받지 못한 학교들도 일정한 절차를 거쳐 신청하면 학력을 인정받는 각종 학교로 구분돼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학력인정이 되지 않은 대안학교에서 학력을 인정받으려면. -해당 학력에 해당하는 검정고시를 치러야 한다. ▶대안학교에 입학했다가 다시 일반학교로 전학갈 수 있나. -그렇다. 학생측에 큰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대부분 받아준다. 반대로 일반학교에 다니다가 대안학교로 전학가려면 대안학교에 결원이 생기는 경우에 한해 받는 경우가 많다. 결원이 생기면 보통 한 달 전에 공고를 낸다. ▶대안학교에 입학하려면. -대안학교는 대부분 전국 단위에서 학생을 모집한다. 그러나 기숙사가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 등·하교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신입생을 선발하는 기준은 학교별로 모두 다르다. 중학교 다닐 때의 출결 상황이나 생활 등을 보는 곳도 있다. 학부모나 학생 본인의 면접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학생과 학부모의 의지가 중요하다. ▶모집시기는. -대부분 매년 10월쯤에 신입생을 뽑는다. 고등학교의 경우 실업계 고등학교보다 앞서 신입생을 모집하므로 미리 확인해야 한다. ▶대안학교의 학비는. -기본적으로 일반 학교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곳은 일반 학교와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받지 못하는 곳은 서너배 이상 비싸다. 특히 기숙사가 있는 경우 별도로 숙식비를 내야 한다. 학교별로 학부모가 별도로 내야 하는 비용도 있으므로 해당 학교 홈페이지에서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대안학교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은데. -이우학교의 이우교육연구소(www.2woo.re.kr)와 대안교육연대(www.psae.or.kr)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우교육연구소는 학력 인정 대안학교 관련 정보를, 대안교육연대는 비인가 대안학교 관련 정보를 주로 다룬다. 학교별로 방학 기간에 운영하는 계절 학교를 활용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2∼3일 동안 미리 경험해볼 수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성북 행정서비스 평가단 모집

    성북구(구청장 서찬교)는 행정서비스 구민 평가단 참여자를 다음달 6일까지 모집한다. 선정되면 내년 상반기에 구청 각 부서와 동사무소를 돌며 서비스 및 민원 친절도 등을 평가하는 일을 맡는다. 식비와 교통비가 주어진다.(02)920-3019.
  • 기업 1000원어치 팔아 84원 남겨

    기업 1000원어치 팔아 84원 남겨

    대기업은 ‘맑음’, 중소기업은 ‘흐림’.‘가계=불황, 기업=호황’이라는 구도가 한층 깊게 뿌리를 내린데 이어 기업들끼리도 업종과 규모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자리잡고 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3·4분기 기업경영분석결과’에 따르면 국내 상장·등록법인(조사대상 1518개)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8.4%로 전 분기(8.2%)보다 0.2%포인트나 올랐다.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84원의 이윤을 남겼다는 뜻이다. 기업의 업태와 규모에 따라서 수익성은 엇갈렸다. 제조업 가운데 수출기업(수출비중 50% 이상)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전분기보다 0.5%포인트나 오른 7.7%를 기록했다. 원화환율 상승과 수출증가세 덕이다. 반면 내수기업(수출비중 50% 미만)은 철강시장 부진과 원자재 가격상승의 영향으로 1.7%포인트나 떨어진 8.9%에 그쳤다. 기업규모별로도 30대 제조업체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10.1%로 전분기(10.2%)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30대 이외의 기업(4.9%)은 1000원어치 상품을 팔아서 50원의 이익도 못남겼다. 전분기보다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무려 1.1%포인트나 급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3분기 기업 수익성이 좋아진 것은 주로 환율상승과 수출호조에 따른 것”이라면서 “전반적으로는 나아지고 있지만 기업간 양극화는 점차 심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양극화 현상은 성장 측면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3분기 30대 제조업체의 경우 매출이 5.3%나 늘어 전분기 증가율(1.3%)을 훨씬 상회했다. 그러나 30대 이외 기업은 2.5% 증가에 그쳐 전분기와 같았다. 또 수출기업도 지난 2분기에는 매출이 2.1% 줄었으나 3분기들어 환율 상승 등으로 2.1% 증가로 돌아섰다. 반면 내수기업의 매출증가율은 7.4%로 전분기보다 오히려 0.2%포인트 하락했다. 부채비율은 9월말 현재 90.2%로 전분기 93%에서 하락하며 다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30대 제조업 부채비율은 처음으로 70%대(78.4%)로 떨어졌다. 한편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식당과 여관 등 대표적인 서민업종은 여전히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음식·숙박업의 3·4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0.1% 뒷걸음쳤다.2·4분기의 -0.4%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음식·숙박업은 지난해 연간으로도 -0.8%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0.3% 성장률을 보였던 도·소매업은 올해 1·4분기 -0.1%의 성장률을 나타냈지만,2·4분기와 3·4분기는 각각 2.5%,3.5%의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섰다. 소비지출 측면에서 살펴보면 음식·숙박업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3·4분기중 가계의 목적별 국내소비지출 항목 가운데 교통, 통신, 교육, 문화오락, 의료, 의류신발, 식료품 등에 대한 지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늘어난데 반해 음식·숙박부문에 대한 지출만 0.4%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 여행객의 증가세 둔화로 숙박부문의 성장폭이 축소된 데다 가계의 외식비 지출이 줄면서 음식·숙박업의 부진이 계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가구16% ‘빚 >재산’…한국 복지 패널 조사

    가구16% ‘빚 >재산’…한국 복지 패널 조사

    우리나라 가구의 15.8%가 재산보다 빚이 많거나 재산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상당수 가구는 가족 중 신용불량자가 있거나 식비를 대지 못할 정도의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18%는 식비 축소·굶은 경험 14일 보건복지부와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가 공개한 ‘한국복지패널조사’에 따르면 전체 재산규모에서 빚을 뺀 순재산이 2억원 이상인 가구는 13.3%였고,1억∼2억원 미만이 17.3%였다. 순자산이 억대인 가구가 30.6%인 셈이다.3000만원 미만이 16.4%,3000만∼6000만원 미만이 15.1%,6000만∼1억원 미만이 12.4%로 나타났다. 순재산이 0원 이하인 가구도 15.8%나 됐다. 이 조사는 전국 3855가구를 대상으로 각 가구마다 장시간 면접을 통해 이뤄졌으며 통계결과에 가중치를 부여, 전체 국민의 생활 및 복지 수준으로 환원한 것이다. 돈이 없어 지난 1년 동안 몇 달씩 식비를 줄이거나 끼니를 거른 경험이 있는 가구는 18%나 됐다. 거의 매달 이 같은 경험을 했다는 응답이 7.3%, 몇 달간이 5.6%, 한두 달 정도가 5.1%로 각각 조사됐다. 가구당 월평균 식비는 25만∼50만원 미만이 36.3%,25만원 미만 31.1%,50만∼100만원 미만이 28.4%였다. ● 81%는 금융소득 없어 금융소득은 전체 가구 가운데 81.2%가 전혀 없었고, 부동산 소득은 90.3%가 전무했다. 국민연금, 특수직역연금, 산재보험, 보훈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급여를 받는 가구도 13.4%에 불과했다.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로 조사 가구 중 43.8%는 노후 생활보장을 꼽았으며 건강·의료 문제(16.8%), 실업문제(8.9%), 교육문제(5%), 아동양육문제(3.9%) 등의 순이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줄줄 새는 국가 R&D예산] 교수들의 이유있는 항변

    “수억원짜리 연구과제를 따와도 정작 연구책임자인 교수에게는 한 푼의 인건비도 지급되지 않습니다. 교수도 사람인데, 당연히 연구비에 손대고 싶은 유혹을 느끼지 않겠습니까?” 서울 A대 화학공학과의 한 교수는 연구비 가운데 일부를 ‘개인 용도’로 쓰고 있다. 그는 “연구비에 학생들의 인건비는 들어가있지만, 교수는 직장에서 받는 급여가 있다는 이유로 인건비가 책정되지 않는다.”면서 “연구를 주도하는 것은 교수인데 그에 상응하는 보수를 받을 수 없다 보니 연구비에 손을 대게 됐다.”고 털어놨다. 연구비 횡령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학계에서는 연구자들의 ‘모럴 해저드’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연구비 지급 구조 자체에도 허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당사자인 교수와 연구원들이 말하는 원인을 들어봤다. 대전에 있는 정부출연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정부출연기관은 영리사업을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과제를 따오지 않는 한 자산은 한 푼도 없다.”면서 “연구원들의 봉급을 줄 예산이 따로 책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소 간부들은 돈줄인 정부나 기업에 충성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각종 비리가 파생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모 대학 공대 박모(40) 교수는 “연구비 항목에 없는 비용을 지출한 것은 모두 유용이라고 하는데, 밤새 연구하면서 학생들 야식비로 지출한 돈까지 ‘깡’을 한 것처럼 취급하니 연구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수가 본인의 능력으로 연구과제를 따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공금에 대한 의식이 희박하다는 의견도 나왔다.C대 공대 박사과정인 이모(29)씨는 “연구비로 자녀 학원비를 대주면서도 내가 따낸 돈이니 내가 쓴다는데 뭐가 잘못이냐고 떳떳하게 이야기하는 교수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대학의 경우 일부 명문대에만 과제가 몰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혔다. 서울대 고위 관계자는 “서울대는 다른 대학에 비해 연구과제가 풍부하게 주어지는 편”이라면서 “여러 기관으로부터 이중, 삼중으로 지원을 받다 보니 유용의 여지도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이효용기자 wisepen@seoul.co.kr
  • [줄줄 새는 국가 R&D예산] 교수가 연구원통장 관리…인건비 ‘슬쩍’

    [줄줄 새는 국가 R&D예산] 교수가 연구원통장 관리…인건비 ‘슬쩍’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이 줄줄 새고 있다. 특히 대학 연구비는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 어렵사리(?) 따온 연구비가 교수들의 ‘쌈짓돈’이라는 얘기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같은 일부 교수들의 모럴 해저드는 국·공립대와 사립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만연돼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서울대 교수 2명이 구속된 데 이어 최근 또다시 이 대학 교수를 포함한 명문대 교수들이 무더기 기소됨으로써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이에 각 대학은 물론 주무부처인 과학기술부와 교육인적자원부 등이 나서 근절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다. 대학 연구비를 중심으로 한 횡령, 유용 실태를 집중 점검한다. 아울러 대책은 없는지 외국의 예 등을 살펴본다. #1 서울 A대 대학원을 졸업한 B(27) 연구원은 석사과정 2년 동안 4∼5개의 연구과제에 참여했지만 책정된 인건비를 한번도 손에 쥐어보지 못했다. 입학하자마자 교수가 ‘통장을 만들어 오라.’고 했고, 통장째로 도장과 함께 제출했다. 교수는 석·박사 과정 연구원 20여명의 통장을 ‘관리’하며 지급되는 인건비를 몽땅 챙겼다. 물론 이걸 모아 장학금과 연구실 운영비로 사용한다는 명목이었고,10만∼30만원 정도의 ‘월급’도 받기는 했다. 하지만 연구과제에 연구원 인건비로 책정되는 금액이 석사 60만∼70만원, 박사 80만원 정도라는 것에 비춰보면 상당수는 교수가 꿀꺽한 셈. 게다가 연구원들은 몇개의 프로젝트에 이름이 올라가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내역을 보고 짐작할 뿐이었다. 교수가 본인도 모르게 허수로 연구원의 이름을 올리고 그 인건비를 가로챈 것이다. #2 수도권 사립 C대 공대 D교수는 지난해 정부출연기관의 연구과제를 따 받은 연구비로 1000만원짜리 대형 벽걸이TV를 장만했다. 장비 구입비로 책정된 예산으로 최신형 TV를 연구실에 들여놓고는 몇달 있다가 슬그머니 집으로 가져간 것. 이뿐이 아니다. 컴퓨터를 교체한다며 예산을 잡아 영수증까지 꾸몄지만, 실제로는 고급 히터를 사들였다. 그나마 연구실에는 싸구려 중고 히터를 대신 갖다 놓고 새것은 집으로 가져갔다. 석사과정 E(25) 연구원은 “이 정도는 평균적이고 더 심한 곳도 많다.”면서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는 연구비 횡령 사건들도 사실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3 서울 F대 공대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 학기 과학기술부로부터 1억 7000만원짜리 연구과제를 따냈으나 정작 순수하게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4분의1도 채 되지 않는다. 카드깡과 영수증 품목 바꿔치기는 기본이고, 심지어 박사과정 몇몇 학생은 숙식비를 연구비로 지원받고 있다. 연구를 위해서는 학교 근처에 사는 것이 용이하다는 명목이지만, 사실은 남는 돈 퍼주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 대학의 G(27) 대학원생은 “교수님이 대놓고 ‘불편하면 더 큰 평수로 옮겨줄 테니 말만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겨울에는 연구실 학생 전부가 교수 가족의 스키 여행에 동행해서 다녀왔다.”면서 “그 돈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다 알면서도 다들 쉬쉬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연구비는 ‘눈먼 돈’…횡령 백태 한해 7조원에 달하는 연구비가 줄줄 새고 있다. 대학 연구비 지원은 계속 확대되고 있지만 관리가 부실한 데다 연구비는 ‘눈먼 돈’이라는 인식 때문에 횡령 사건도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7월 서울대 오모 교수와 조모 교수가 연구비 1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사건이 대표적이다. 오 교수는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제출하고, 유령업체와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장부를 꾸미는 등의 수법으로 15억원을 횡령했다. 또 연구원들의 인건비 1억여원도 가로챘다.10월에는 전북대 교수 4명과 두모(51) 총장까지 연구비 횡령으로 검찰에 입건됐다. 지난 11일에는 서울대·연세대·광운대 교수 4명이 비슷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벤처기업에 ‘정보화촉진기금’ 지원을 도와주고 ‘뇌물 파티’를 벌인 혐의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전·현직 간부들이 줄줄이 구속되기도 했다. 지난 3월 감사원이 발표한 16개 대학에 대한 감사 결과에는 온갖 연구비 유용 백태가 드러나 있다. 경남의 모 대학 교수는 인건비 1억 3000만원을 유용, 이를 자신의 토지 매입비로 사용했다. 광주의 사립 C대 K교수는 2002년 S사와 형식적인 협약을 맺고 소득세 포탈 등을 도와 680만원을 챙겼다. ●과제따려면 ‘인맥’…지방대는 교수직 걸기도 이 같은 문제는 연구과제 배정과 결과물 검증의 허술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연구자 선정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맥’이기 때문에 교수들은 과제를 따기 위해 기본적인 갑을관계에서 접대를 하고 여행도 보내주며, 시시때때로 필요한 자료를 작성해 주는 식의 ‘충성’을 해야 한다. 학교측의 지원도 미미하기 때문에 연구실을 운영하려면 그렇게 해서라도 과제를 따야 하고, 그 과정에서는 돈과 노력이 들기 때문에 따온 연구비로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것. 대학원생 김모(26)씨는 “인프라가 워낙 부족하고 학교측의 투자도 미미해 연구실 유지비를 결국 연구비로 충당하다 보니 인건비를 교수가 일괄 관리하는 것이 관례처럼 돼버렸다.”면서 “그러다 보니 ‘견물생심’이라고 쓰고 남는 돈은 교수가 몽땅 챙기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H대에서 석사를 마친 박모(31)씨는 “대학의 재정이 열악한 지방대에서는 심지어 학교측이 ‘과제 따오면 교수 시켜주고 못 따오면 자른다.’는 식인 경우도 많다.”면서 “목숨걸고 따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비리와 횡령의 씨앗이 싹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씨는 “기본적으로 연구비는 ‘넉넉하게 신청하고 절대 남기지 않도록 꾸미는 것’이 철칙”이라면서 “사실상 학교측과 교수가 나눠먹고 ‘남는 돈’으로 연구를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연구성과 검증도 안돼 연구 성과에 대한 검증도 허술하다. 석사과정을 마치고 유학을 준비중인 L(29) 전 연구원은 “한 국가기관에서 통신 관련 과제를 받아 수행한 적이 있는데 정말 ‘과제를 위한 과제’였다.”면서 “그쪽에서는 과제를 주고 결과물만 받으면 고과에 반영되니 철저히 검증하거나 깊이있는 연구를 요구하지도 않았고, 현실적으로 활용도가 높지 않은 연구였음에도 원하는 대로 맞춰서 해 줬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체에서 주는 연구과제는 상품화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빡빡하고 검증도 철저해서 핵심인력을 배치해 내실있게 연구한다.”면서 “하지만 국가에서 주는 과제는 대충 해도 군소리 하나 들을 일이 없기 때문에 ‘국가기관 과제는 거저먹기나 다름없다.’ 등의 말이 공공연하게 나돈다.”고 귀띔했다. 이효용 유지혜기자 utility@seoul.co.kr
  • [알뜰살뜰 정보]

    ●한국네슬레 커피 브랜드 ‘테이스터스 초이스 카페 아도리’(www.tasterschoice.co.kr/cafeador)가 내년 1월 6일까지 차태현 송혜교 주연의 영화 ‘파랑주의보’와 함께 600만원 상당의 경품을 주는 ‘설레이는 첫사랑’행사를 진행한다. 첫사랑에 대한 느낌을 표현한 다섯 글자 문구를 홈페이지에 올리면 된다.●인터파크(www.interpark.com) 25일까지 3만 여종의 어린이 도서를 최고 40%까지 할인, 판매하는 ‘베스트 아동 도서 겨울방학 할인전’을 펼친다.3만원 이상 구입하면 산타클로스 모자를 사은품으로 준다.●GS이숍(www.gseshop.co.kr) 18일까지 ‘겨울 바겐 세일’을 실시한다. 의류, 패션잡화, 화장품, 가구, 가전 등 전 상품군을 대상으로 최고 80%까지 할인한다. 구매금액이 50만∼90만원일 경우 1만원을,90만원 이상은 2만원을 적립해 준다.●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11일까지 식품 5만원 이상을 구입하면 하루 1000명에게 선착순으로 ‘2006년 가계부’를 준다. 요리법, 식재료 보관법 등 식생활 정보도 담았다. 아이클럽(i-Club)회원에겐 어린이용 달력을 증정한다.●그랜드백화점과 그랜드마트 3만원 이상 구매하면 새해 달력을 점별로 2000명씩 준다. 기념일 스티커를 넣어 생일, 결혼기념일 등을 기록할 수 있다.●배스킨라빈스 9000원 이상 구입한 고객에게 1만 7000원 상당의 쿠폰을 포함한 테마 달력을 준다. 아이스크림을 사면 하나를 덤으로 주는 쿠폰과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사면 아이스크림을 제공하는 쿠폰을 넣었다.●롯데리아 연말까지 불고기버거, 새우버거, 불타는 오징어 버거, 샐러드샌드, 우리김치버거, 한우불고기 등 6가지 인기 세트메뉴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휴대전화 무료통화권을 증정한다.●테크노마트 ‘2005년 총결산 경매 대축제’를 열고 올해 경매행사에서 인기를 누린 가전제품을 17일,24일,31일 오후 3시에 지하 1층 아미에르 플라자에서 판매한다.●G마켓(www.gmarket.co.kr) 롯데칠성과 공동으로 ‘레쓰비 호주 원정대’이벤트를 진행한다. 레쓰비 캔 밑면에 적힌 행운번호를 통해 100명 고객에게 호주여행의 기회를 준다.LG트롬 세탁기 10대, 캔버스 운동화나 티셔츠 200개도 제공한다.●CJ몰(www.cjmall.com) 12일까지 ‘전국민 감동 세일’을 열고, 가전 컴퓨터 전 제품을 15% 할인하는 쿠폰을 발행한다. 크리스마스 선물용품, 월동용품, 새해 결심상품 등은 최고 65%까지 할인한다.●풀무원 1월31일까지 김장철을 맞아 천연양념 포기김치 2.5㎏에 무섞박지 300g을, 포기김치 4.5㎏에 무섞박지 500g을 추가로 넣어 판매한다.●호아빈과 마이닐라 12월 한 달간 직장인 송년모임 할인과 회식비 지원 이벤트를 실시한다. 송년 모임의 사연과 참가인원을 호아빈 본사 이메일(pholjh@hoabinh.co.kr)로 보내면 선정된 팀에 송년회식비를 지원한다.●파란쇼핑(shopping.paran.com) 19일까지 ‘매일매일 5만원에 행운상품을 잡아라’란 이벤트를 열고 가전제품, 난방용품, 스키용품 가운데 매일 2가지를 선정,5만원 저렴하게 판매한다.
  • 반도체·휴대전화등 수출 비상

    반도체·휴대전화등 수출 비상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으로 인해 산업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대한항공은 8일 파업으로 회사가 입는 하루 손실액이 253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운송수입 손실액(국내·국제여객운송과 화물운송) 200억원과 파업에 따른 직접 비용(고객서비스 비용, 승무원의 숙식비와 항공기의 해외공항 체류비용) 53억원을 더한 액수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화물기 결항 속출로 인해 빚어지고 있는 산업계 피해다. 파업 첫날 국제선 화물기의 경우 인천∼빈∼코펜하겐 노선 KE545편을 비롯해 모두 31편 가운데 24편이 결항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총파업으로 하루 수출입 차질액이 최대 2억달러(약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항공기를 통한 수출입 품목은 대부분 반도체와 휴대전화,LCD(액정표시장치),PDP 등 고가의 첨단 전자제품이거나 국민경제에 필수적인 전략물자여서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산업계의 피해 규모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항공수출 품목 중 반도체가 34.7%, 휴대전화 부품이 27.7%를 차지해 이들 2개 품목이 60%를 넘었다.CRT(브라운관)모니터와 LCD, 컴퓨터 등 첨단 전자·IT제품도 절대적으로 항공 수송에 의존하고 있다. 반도체와 휴대전화는 항공기를 통한 운송 비중이 100%에 육박하고,LCD는 70%에 달한다. 이에 따라 IT·전자업계는 파업 첫날부터 대체 항공편을 수소문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예정된 수출 물량을 다른 항공사의 대체 항공편이나 여객기를 통해 수송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피해가 장기화되면 전세기를 띄울 방침이다.LG전자도 휴대전화 수출물량을 대부분 항공편으로 운송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이나 외국 항공사의 대체 항공편을 최대한 확보하고 경유 노선을 통한 수송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자동차 사고 위자료 내년 최고 79% 인상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교통사고 피해자가 보험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위자료가 최고 79% 인상된다. 금융감독원은 6일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을 마련하고 내년 4월 계약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인배상’과 ‘무보험차 상해’ 담보의 부상 위자료를 지금보다 11∼79% 올리기로 했다. 지금은 상해 등급에 따라 1등급의 위자료가 최고 200만원이며 최저 등급인 14등급은 9만원이다. 그러나 앞으로 1등급은 그대로 200만원이지만 14등급은 15만원으로 오른다. 또 5등급은 42만원에서 75만원으로,6등급은 36만원에서 50만원으로,7등급은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된다. 이와 함께 교통비와 식비 등 기타 손해배상금도 지금보다 13∼60% 늘어난다. 입원비는 하루 1만 1580원에서 1만 3110원으로 인상된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연말정산 이렇게] 이러면 ‘부당공제’

    [연말정산 이렇게] 이러면 ‘부당공제’

    연말정산 과정에서 고의든 고의가 아니든 부당하게 공제를 받은 경우는 가산세를 포함해 세액을 추징당한다. 부당공제를 받으면 안되지만 중복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도 이를 모르면 손해다. 연말정산과 관련해 궁금한 점이나 자세히 알고 싶은 게 있으면 국세청 홈페이지(www.nts.go.kr)의 연말정산안내를 찾으면 된다.‘2005년 귀속 연말정산 신고안내’에서 항목별로 쉽게 설명돼 있다. 국세종합상담센터(1588-0060)를 통한 상담도 도움이 된다. 연말정산 때 주의해야 할 사례들을 정리한다. ●인적 공제를 잘못 적용한 경우 맞벌이 부부가 각각 배우자 공제를 받거나 부양가족공제를 이중으로 받아선 안 된다. 또 부양하지 않는 부모를 형제들이 각각 부양가족으로 해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다. 자영업 등으로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부모도 부양가족에서 제외된다. ●신혼부부 주의사항 배우자가 결혼 직전에 소득이 있었다면 결혼한 해에는 배우자 공제를 받지 못한다. ●신용카드 공제 제한 신용카드로 결제한 게 모두 공제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외국에서 사용한 금액, 각종 공과금과 기부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 등록세 과세대상인 부동산, 자동차 등을 구입한 경우는 공제 대상에서 빠진다. ●의료비 공제 제외 항목 미용·성형수술비, 건강증진 약품, 한의원의 보약은 제외된다. ●교육비 제외 대상 초등·중·고등·대학생의 학원비는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충수업료(특기적성 교육비)도 제외된다. 수업료에 포함되지 않는 식비, 통학버스료, 기숙사비 등도 공제 대상은 아니다. 태권도장 등 체육시설 이용료도 공제 대상이 아니다. ●‘투잡스족’ 가산세 조심 둘 이상의 직장으로부터 근로소득이 있는 경우 이를 합산·정산하지 않으면 내년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다 종합소득세마저 신고하지 않으면 가산세까지 내야 한다. ●영수증 가려야 각종 사업장 또는 기부단체, 자료상 등이 발행한 허위 영수증, 백지 영수증, 휴·폐업 사업장 명의의 영수증, 인터넷으로 조작한 영수증 등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중복 공제 혜택을 받는 경우는 6세 이하의 자녀 학원비(주 5일 이상, 하루 3시간 이상 교육받는 경우)를 신용카드로 결제했으면 신용카드 공제와 교육비공제를 받고, 자녀양육비 공제도 받는다. 의료비를 신용카드나 현금(현금영수증) 등으로 결제한 경우도 의료비공제와 신용카드 공제를 모두 받는다. 또 65세 이상의 직계존속이 장애인이라면 기본공제, 장애인 공제 및 경로우대자 공제가 모두 가능하다. 곽태헌기자 tiger@seoul.co.kr
  • 저소득층 단전·단수 안한다

    저소득층이 전기료와 수도료, 가스료 등을 체납하더라도 내년 3월까지는 공급을 끊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사회문화정책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겨울철 서민생활 안정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르면 최저생계비의 120% 이내 소득자인 차상위 계층에 대해선 정부 양곡을 절반 할인해 제공하는 한편 건강보험 소액 납부자와 차상위 계층 등 빈곤층 가운데 생활이 극도로 어려운 가구를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적극 편입시키기로 했다. 또 본격적인 겨울이 닥치기 전에 65세 이상 노인과 빈곤층 등 300만명을 대상으로 전국 보건소에서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밖에 거리 노숙인 밀착 상담, 쉼터·쪽방 거주자에 대한 건강검진 및 결핵검진,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이웃사랑 나눔운동, 저소득 아동 중 희망자 전원에게 급식비 지원 등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동절기 사회안전망 점검대책반을 가동, 사회복지시설 등 복지현장에 대한 상시 점검체계를 구축키로 했다.”고 밝혔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안타까운 생명포기 2제] 중3생, 생계난 때문에…

    부모의 별거와 가난으로 진학의 꿈을 접어야 했던 중 3년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17일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9시30분쯤 광주 남구 방림동 K아파트 101동앞 화단에서 임모(15·광주A중)군이 피를 흘린 채 쓰러진 것을 경비원 최모(63)씨가 발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 만에 숨졌다. 임군은 자신이 세들어 살던 단독주택과 가까운 이 아파트로 올라가 22층 복도 창문을 통해 뛰어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조사 결과, 임군은 10년째 별거중인 부모 곁을 떠나 누나(16·고1)와 함께 자취를 했으며, 뛰어난 재능을 보여온 그림실력으로 예술고에 진학해 미술교사를 꿈꿔왔다. 임군은 인근 성당에서 월 4만원의 급식비를 대납해 줄 만큼 생활고에 시달렸고 하루 한두끼로 버텨왔다. 얼마전부터 특수학급 교사에게 그림 그리기를 도와준 대가로 월 4만원을 받아 생활비에 보탰다. 임군은 지난 15일자로 A4용지 3장에 ‘선생님들께, 남자친구들에게’라는 제목의 유서에서 선생님과 친구들 이름과 기억들을 일일이 적은 뒤 “선생님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친구들아, 잘 대해줘서 고맙다. 울 엄마 식당일 하셔서 우리 먹여 살리는 것도 바쁜데…. 내 몫까지 우리누나 주려고….”라는 내용으로 채워졌다.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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