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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 가는 길’ 가로막는 건 우주비행사 고독감·곰팡이

    ‘화성 가는 길’ 가로막는 건 우주비행사 고독감·곰팡이

    인류의 시선이 달을 넘어 화성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9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IAC)에서 테슬라·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화성 식민지 개척’을 선언했다. 2018년 무인 화성탐사선을 발사하고 2022년 유인 화성 탐사선을 보내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어 10월에는 ‘100년 안에 100만명을 화성으로 보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제시했다. 비단 머스크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러시아 같은 전통적 우주선진국들이 지금 화성 탐사에 앞을 다투고 있다. 단순한 과학적 호기심을 넘어 ‘제2의 지구’를 찾겠다는 게 목표다. 그런데 화성으로 가는 길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을 모양이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이달 초 화성과 그 너머 우주공간을 여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5가지 걸림돌을 지적했다. 바로 ▲우주방사선 ▲고독감 ▲우주곰팡이 ▲미세중력 ▲인적 오류다. 1 우주방사선대기권 등 보호막 없어 피폭 우주방사선은 태양 흑점폭발로 인해 발생하는 태양방사선(SEP)과 초신성 폭발과 같이 태양계 밖에서 생기는 은하방사선(GCR)을 말한다. 지구는 지자기와 대기권으로 감싸여 있기 때문에 지표면과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우주 밖에서는 이런 보호막이 전혀 없기 때문에 우주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UC어바인) 의대 연구진은 지난 10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생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6개월 이상 우주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전두엽 피질의 뉴런 연결과 중추신경계의 밀도가 약해지고 뇌세포에 변형이 발생해 기억력 저하와 치매 같은 각종 인지기능 장애를 겪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 고독감고립된 공간·장시간 여행 탓 좁은 공간에 갇혀 먼 거리를 오랜 시간 여행할 경우 생기는 고독감도 큰 걸림돌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지원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행동을 관찰한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잭 스투스터 박사는 “우주선에서는 행동과 심리적 제약으로 인해 지구에서라면 하찮았을 것조차 사람을 괴롭히고 미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러시아와 유럽우주기구, 중국이 공동으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우주공간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실험자들을 생활하도록 한 ‘마스 500’ 프로젝트나 나사가 하와이에 화성 기지를 모방한 돔 모양 구조물을 설치하고 과학자 6명을 상주시킨 ‘하이 시즈’ 프로젝트도 고립된 공간에서는 나타날 수 있는 인간의 변화를 관찰하기 위한 것이었다. 3 곰팡이면역력 약화돼 병원균 감염 높아 또 다른 우주여행의 문제는 ‘곰팡이’다. 달 탐사를 위한 아폴로 계획이 시작될 때 이미 일부 미생물이 극저온과 고온, 높은 방사선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주공간에서는 인체 면역력도 약화하기 때문에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같은 병원균에 쉽게 감염될 수 있는 만큼 우주선은 청정공간으로 설계돼야 한다. 이와 관련,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 연구진은 국제우주정거장(ISS) 내에서도 지구에서 쉽게 발견되는 ‘아스페르길루스 푸미가투스’라는 곰팡이가 서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지난 10월 말 미국 생물학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에 발표했다. 호흡기관을 통해 침투해 폐렴을 비롯한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이 곰팡이는 우주 공간 내에서 변이를 일으켜 인체에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4 미세중력뼈·근육 약화시켜 디스크 우려 무중력에 가까운 미세중력은 우주비행사의 뼈와 근육을 약화시켜 각종 디스크 질환을 쉽게 일으킬 뿐만 아니라 시신경과 안구에도 영향을 미쳐 시력 약화를 가져온다는 사실도 우주여행의 걸림돌 중 하나다. 우주인들은 근육 손실을 막기 위해 매일 2시간 정도 운동을 하도록 권고받지만 골밀도가 낮아지는 것은 운동으로도 막지 못한다. 5 인적 오류예측가능한 위험 철저한 대비를 이와 함께 우주여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에 대한 사소한 판단오류 또한 화성탐사에 있어서 가장 치명적이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사이언스는 지적했다. 우주 과학자들은 “영화 ‘마션’의 주인공처럼 예측 가능한 위험에 철저히 대비하고 과거의 자료를 통해 오류를 줄일 수 있다면 화성 탐사뿐만 아니라 그 너머의 공간 여행까지도 안전하게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마션’의 주인공이 현실이 아니라 스크린 속에 존재한다는 점일 것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우주를 보다] ‘화성의 달’ 포보스…ESA 탐사선 첫 포착

    [우주를 보다] ‘화성의 달’ 포보스…ESA 탐사선 첫 포착

    인류의 식민지 후보인 화성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초미니 달’을 2개나 가지고 있다. 울퉁불퉁 감자모양을 닮은 지름 27km의 포보스(Phobos)와 지름 16km의 데이모스(Deimos)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유럽우주국(ESA)은 화성 궤도 탐사선인 TGO(Trace Gas Orbiter)가 촬영한 첫 번째 포보스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달 26일 약 7700km 거리에서 촬영된 포보스는 마치 누군가에게 얻어 맞은 듯 군데군데 파여있는 여러 크레이터와 긁힌 자국이 선명히 보인다. 반죽하다 만 듯한 볼품없는 모양이 우리의 달과는 비교조차 안되지만 이 사진 한 장에도 과학자들의 힘겨운 땀과 노력이 담겨 있다. 지난 3월 ESA와 러시아연방우주국은 화성 탐사를 위해 탐사선 ‘엑소마스'(ExoMars)를 쏘아올렸다. 7개월 간 4억 9600㎞를 날아가 화성에 도착한 엑소마스는 이후 TGO와 착륙선 스키아파렐리로 분리됐다. 안타깝게도 스키아파렐리는 화성 표면에 착륙하던 중 추락해 폭발했으나 TGO는 단 한 번에 화성 궤도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엑소마스가 달 인증샷이나 찍으러 머나먼 화성까지 간 것은 아니다. 엑소마스는 ‘화성 우주생물학'(Exobiology on Mars)의 줄임말이다. 곧 엑소마스의 임무는 화성 궤도를 돌면서 대기 속에 포함된 메탄 성분을 찾는 것이다. 메탄은 주로 미생물이 배출하기 때문에 강력한 생명체의 증거가 된다. 이제 홀로 남은 TGO는 4일을 주기로 길쭉한 타원형 궤도로 화성을 돌며 탐사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지난 1877년 미국 천문학자 아사프 홀에 의해 발견된 포보스는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갖고 있는 위성이다. 포보스는 화성 표면에서 불과 6000km 떨어진 곳을 돌고 있는데 이는 태양계의 행성 중 위성과 거리가 가장 가깝다. 지구와 달의 거리가 평균 38만 ㎞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가까운 지 알 수 있는 대목. 이같이 붙어있는 특징 때문에 결국 포보스는 화성의 중력을 견디지 못하고 점점 가까워져 짧으면 수백만 년 내에 갈가리 찢겨 사라질 운명이다. 그리스 신화의 쌍둥이 형제에서 이름을 따온 포보스는 '공포'를 뜻한다. 자신의 운명과 가장 어울리는 명칭을 가진 셈이다. 사진=ESA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경성 변천사 통해 본 한국 도시의 원류

    경성 변천사 통해 본 한국 도시의 원류

    서울의 기원 경성의 탄생/염복규 지음/이데아 펴냄/416쪽/2만 2000원 서울 종묘와 창덕궁·창경궁을 가로질러 안국동에서 이화동으로 넘어가는 율곡로. 이 도로 때문에 창덕궁·창경궁과 공간적으로 분리된 궁궐의 뒤뜰을 최근까지 비원이라 불렀다. 약 20년 걸려 1932년 완공된 이 도로는 창경궁 내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지으며 조선의 궁궐을 유원지 격인 창경원으로 격하시킨 일과 함께 흔히 일제의 패악으로 여겨지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그런데 이 도로 건설을 놓고 조선 황실과 일반인의 시각이 달랐다는 점이 흥미롭다. 조선의 지배 세력은 종묘의 존엄을 훼손하는 행위로 봤지만, 일반 백성들은 교통의 편리를 늘리는 일로 받아들였다. 1910년대 남대문과 을지로 일대 개발이나 1920년대 종로 일대 도시 개발을 당시 경성에 거주하던 일본인들이나 친일파들이 반대하며 조선인을 대변했다는 점 또한 흥미롭다. 토지 보상 등을 둘러싸고 일반 일본인들의 사익에 반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된 결과였다. 도시사 전공자로 서울을 집중 탐구하고 있는 저자는 ‘현대 서울’의 기원을 일본 제국이 설계한 식민지 시기 경성의 청사진에서 찾는다. 일제는 다양한 제도와 질서를 근대와 문명의 이름으로 한반도에 이식했는데 그중 하나가 도시 계획이다. 저자는 1910년 8월 병합에서 1945년 8월 해방까지 일본이 도입한 서구, 또는 일본을 경유한 서구와 대면한 경성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찬찬히 살핀다. 우리 근대성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나 마찬가지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일제 잔재의 상당 부분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은 우리가 품었던 탈중세에 대한 열망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식민자가 주도한 다양한 개발이 전개된 경성의 도시 건설과 변용, 그에 대한 도시 사회의 대응과 변화는 이 과정에서 내면화된 한국적 근대의 심연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또 “20세기 한국에서 도시의 발달은 전국 도시의 ‘서울화’”라면서 “식민지 시기 경성의 변화는 해방 이후 현대 한국 도시 일반의 변화를 선행적으로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진주만 방문 아베, 동북아 장악력 확대 야심

    진주만 방문 아베, 동북아 장악력 확대 야심

    트럼프 시대 평화적 대미행보 전략 韓·中·러 압박 복잡한 셈법 카드 아베 신조(얼굴) 일본 총리는 미국 하와이 진주만 방문이란 ‘패’를 던짐으로써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권과 더 유리한 환경에서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고 동북아 국제관계에서도 전략적 공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여유를 얻게 됐다.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침략전쟁 사죄 요구 등 역사 문제에 대한 미국 및 국제사회의 관심과 개입 수준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아베 총리가 진주만 방문 과정에서 직접 전쟁 사죄를 하지 않더라도 희생자 추모 등의 행보를 통해 “사실상 사죄했다”는 분위기를 만들고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6일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이 “(2차대전을 일으키는 데 대한) 사죄를 위해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문은 전쟁 희생자의 위령(죽은 자의 넋을 위로함)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대변인이 이런 발언을 하게 된 것은 아베의 진주만 방문 행보가 진주만 기습 등 2차 대전에 대한 일본의 가해 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우려를 차단하고 일본 내 극우세력의 반발을 막기 위한 것이다. 아베 총리 등은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의 전쟁 범죄를 부정하면서 정당한 교전이란 인식을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도쿄재판 등을 통해 단죄된 전쟁범죄자가 억울하게 처형당한 애국자라는 인식을 보였다. 아베 총리는 특히 트럼프 정부의 출범 직전 진주만에 방문해 트럼프에게도 선물과 메시지를 함께 전달됐다. 트럼프는 그동안 트위터에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수천명의 미국인이 목숨을 잃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히로시마를 방문한 오바마를 비판했었다. 이 때문에 진주만 방문 결정은 일본에 강경 발언을 이어 간 트럼프의 등장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아베 총리는 “두 번 다시는 전쟁의 참화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방문 의의를 강조했지만 아시아 국가와의 역사적 관계를 고려하는 균형감각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한국과 중국에 대한 침략 및 식민지배, 위안부 강제동원 등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에서 그의 발언과 행동은 진정성 없는 대미관계를 위한 전략적 수식어로 이해된다. 스캇 시먼 유라시아그룹 선임연구원은 “이번 방문에 대한 아시아의 반응은 엇갈릴 것”이라며 “중국과 한국의 많은 사람은 그들 국가에 있는 2차대전 기념비 등을 아베 총리가 방문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와이라는 아·태지역의 요충지에서 벌이는 아베 총리의 화해 행보는 최근 이 지역에 대한 군사적 진출과 영유권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 메시지로서도 풀이된다. 또 오는 15일 일본 야마구치를 방문해 일·러 정상회담을 갖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대한 압박용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산케이신문은 “러시아에 대해 진정한 화해를 지향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특파원 jun8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국정교과서 ‘비선 검토진’도 우편향…“전두환은 뛰어난 지도자”

    국정교과서 ‘비선 검토진’도 우편향…“전두환은 뛰어난 지도자”

    교육부가 ‘올바른 역사교과서’라고 홍보하는 국정 역사교과서의 편향성 논란이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국편)가 국정교과서 검토를 위해 위촉한 외부 전문위원들이 과거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씨를 미화하거나 시민들의 촛불집회를 폄하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 <머니투데이>는 국편의 ‘중등 역사과 국정교과서 내·외부 전문가 위원’ 목록을 입수해 국편이 국정교과서 제작 당시 해석에 논란이 있는 시대사별 내용을 검토하기 위해 선사·고대사, 근대사, 현대사, 세계사 등 4개 분야 외부전문위원 13명을 위촉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외부전문가 위원 중 현대사 부문에는 ‘뉴라이트’로 분류되는 인사가 집중 포진됐다. 현대사 외부전문위원은 김인섭 법무법인 태평양 명예대표 변호사, 김충남 한국군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전 육군사관학교 교수), 주익종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등 총 3명이다. 이들은 모두 ‘우편향’ 논란의 중심인 한국현대사학회에 몸 담았으며, 주 실장은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다. 김인섭 명예대표 변호사는 한국현대사학회가 지난 2011년 발족할 당시 고문을 맡았다. 그는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재단법인 ‘굿 소사이어티’가 건국 60주년을 맞아 개최한 한 토론회에서 “촛불집회와 같은 광장민주주의의 기능은 국가 기본 법질서의 메커니즘을 보완할 수 있을 뿐 대체할 수는 없다. 스스로의 한계와 분수를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법천지의 약육강식이 판을 치게 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김충남 연구위원 역시 한국현대사학회 발기인이다. 그는 지난 2014년 저서 ‘성공이냐 좌절이냐 박근혜의 외로운 줄타기’에서 목차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원칙주의를 선택한 승리의 여신’ ‘시련을 이겨낸 철의 여인’ 등으로 소개했다. 또 2006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제3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성공할 뛰어난 지도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선진국 도약의 기틀을 마련한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주익종 실장은 뉴라이트 인사들이 만든 ‘교과서포럼’이 제작한 한국근현대사 대안교과서 편집에도 참여했다. 그는 또 2014년 대한민국 건국절 제정 범국민 1000만 서명운동 추진연합회가 진행한 ‘건국절 제정 학술대회’에 참석해 “김구, 김규식과 같은 통일 추구 세력이 권력을 잡아 통일 국가를 세웠으면 그 후 한민족 국가는 세계적인 냉전 체제에서 미국과 소련 중 그 어느 쪽도 편들지 않는 비동맹주의를 택했을 것이며, 제3세계의 일원이 돼 빈곤에서 탈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태헌 한국사연구회장(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국편이 국정교과서 현대사 집필진에 이어 또 역사전공자가 아닌 이들을 현대사 부문의 검토위원으로 내세웠다”면서 “결국 검토진들은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할 뿐더러 최근 학계 연구도 폭넓게 반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놀라운 정치적 분출… 퇴진→체포 목소리 늘어”

    美외교지 FP “韓시위 굴곡 많아 경찰버스 꽃 스티커 등 방식 기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돼 한국인의 분노와 퇴진 요구의 강도를 높였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AP는 지난 3일 열린 6번째 대규모 집회에서 시민들이 청와대와 100m 떨어진 좁은 골목길까지 진격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필사적으로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미 NBC방송은 “수만명의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며 ‘박 대통령에 맞서는 수백만 시위대의 바다’라는 제목의 시위 영상을 공개했다. AFP는 오는 9일 국회 탄핵 표결을 앞두고 시위에서는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데서 더 나아가 형사 고발과 체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었다며 포승줄에 묶인 실물 크기의 박 대통령 모형이 등장한 사실을 전했다. 그러면서 탄핵 가결 여부와 상관없이 박 대통령이 5년의 임기를 마치지 못한 첫 번째 대통령이 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신화통신은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 170만명이 모인 것은 물론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62만명이 시위에 나서는 등 모두 232만명이 참석했다며 이는 지난주 190만명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일본 NHK는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항의 집회에는 지금까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며 “사임 의사를 표명한 대통령에 대한 (사퇴) 압박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6주 연속 열렸다”며 “서울 시위는 청와대 앞 100m 지점까지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러시(FP)는 지난 2일 대규모 촛불집회에 대해 “김치만큼이나 한국적”이란 분석을 내놔 관심을 끌었다. FP는 한국의 촛불집회가 “놀라운 정치적 활동의 분출”이지만 “한국 현대사의 맥락을 본다면 그리 놀랍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보통 사람들은 “식민지에서 군사정권으로, 또 불완전 민주주의 체제로” 사회를 바꿔왔다며 1400년대 조선시대의 ‘신문고’부터 1919년 일제 강점기의 3·1운동, 1960년대 4·19혁명, 1980년대 광주 민주화운동과 6월 항쟁까지 한국 시위 역사엔 굴곡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FP는 이번 시위가 돌과 화염병을 던지던 과거와 달리 시민들의 자유 발언과 유명 음악인들의 공연, 경찰 버스 차벽에 붙이는 ‘꽃 스티커’, 청와대 외곽에 등장한 푸드트럭 등 평화로우면서도 기발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어 “한국인들은 박 대통령의 단순 하야가 아니라 그가 보여준 불투명하고 권위주의적이며 뿌리 깊게 부패한 통치 방식에 종지부를 찍고자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울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사라진 강치가 증언하는 ‘일제의 독도야욕’

    사라진 강치가 증언하는 ‘일제의 독도야욕’

    독도강치 멸종사/주강현 지음/서해문집/296쪽/1만 5000원 독도강치잡이.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할 때마다 내세우는 몇 가지 근거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생태문명사적으로 보면 이는 대단히 모순적이고 반문명적인 주장이다. 자신들 손에 피 묻혀 가며 독도강치를 멸종시켰으면서도 되레 이를 ‘다케시마 영토론’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으니 말이다. 새 책 ‘독도강치 멸종사’는 이처럼 일본의 독도강치잡이를 정반대의 시각에서 해석한 책이다. 일본이 자랑스레 내세우는 독도강치잡이를 통한 독도 경영이 실은 반문명적인 범죄 행위였다는 것, 이제 우리도 고정적인 틀로만 독도 문제를 바라볼 게 아니라 생태사관에 입각해 일본의 행태를 국제사회에 알려야 한다는 것 등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가 책을 쓴 것은 일본 오키 제도 답사 뒤였다. 오키 제도는 독도에서 약 160㎞ 떨어진 섬이다. 독도 영유권 논란의 ‘진앙지’이자 여태 독도를 ‘잃어버린 땅’으로 여기는 시마네현에 속해 있다. 저자는 이곳 사람들의 독도 인식을 ‘심성사’(心性史)적 관점으로 풀어낸다. 오키 사람들의 집단적 감성지도에 독도, 즉 다케시마가 자신들의 영토라는 믿음이 있다는 것이다. 그 믿음의 연원을 따라 올라가면 독도강치가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강치를 먹거리로 삼았다는 기록은 없다. 한데 시마네현 사람들은 달랐다. 메이지 시대 이후 이어져 오던 강치잡이는 일제강점기로 접어들면서 극에 달했다. 강치 가죽과 기름은 ‘황국’으로 가져가고 고기는 먹지도 않는 ‘식민지 신민’들에게 던져줬다. 독도라는 작은 공간에서 자행된 강치 학살은 종의 절멸을 불러왔다. 19세기 중엽 4만~5만 마리로 추정되던 강치는 해방 무렵엔 종의 연속성을 담보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급감했다. 그리고 1975년 독도에서 두 마리가 목격된 것을 끝으로 독도의 오랜 주인이었던 강치는 영원히 지구 상에서 사라졌다. 일본은 1905년부터 독도를 시마네현에 포함시켰다고 주장한다. 강치가 멸종 위기에 처하자 강치어업을 허가제로 바꾸는 등의 행위를 통해 실효적 지배를 이어왔다는 것이다. 인간이 생태계의 한 종을 소멸시킬 권리가 없다는 걸 믿는다면, 이 같은 반문명적 행위에 대한 반성이 앞서야 할 텐데, 일본은 되레 이 집단학살극을 영유권 주장의 근거로 삼고 있다. 게다가 독도에서 강치절멸에 나섰던 세 가문이 아직도 독도 어장에 대한 법적 권한을 부여받고 있는 모순도 지속되고 있다. 저자는 “강치 멸종은 일본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국 역시 독도 문제에서 생태사관으로 시각 전환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호킹 “지금은 인류 역사상 최대 위기…지구 지키려면 모두 협력해야”

    호킹 “지금은 인류 역사상 최대 위기…지구 지키려면 모두 협력해야”

    세계 최고의 이론 물리학자로 인정받는 스티븐 호킹(74) 박사가 전 지구적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는 지금이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호킹 박사는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결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이 ‘지도자들에게 버려졌다고 느낀 이들의 분노의 외침’이라는 판단에 추호의 의심도 없다”면서 “엘리트들이 이런 추세와 현상을 ‘조악한 포퓰리즘’으로 여겨 거부하거나 현실을 피하려 한다면 끔찍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反) 엘리트주의의 원인은 경제적 세계화와 기술 혁신 때문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특히 공장 자동화는 전통 제조업 일자리를 없애고 있고, 인공지능 또한 서서히 고소득 일자리에까지 침투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금융 부문에서 극소수가 막대한 부(富)를 챙긴다는 사실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현실을 절감하게 된다는 호킹 박사는 부의 편중이 포퓰리즘을 득세하게 하고 이것이 이주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악순환을 이어간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이 확산함으로써 빈부 격차가 고스란히 드러나 부를 동경한 이들이 도시로 몰려들고 도시에서 꿈을 이루지 못하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주 행렬이 쳇바퀴를 돌고 있다는 것이다. 호킹 박사는 또 기후변화와 인구증가, 식량 생산, 자연재해, 생물종 감소, 해양 산성화 등 위기를 감안하면 인류는 지금이 가장 위험한 순간에 처한 상태라고 규정했다. 그는 “인류가 지구를 파괴할 기술은 갖고 있지만 아직 지구에서 벗어나는 기술은 개발하지는 못했다”면서 “수백 년이 지나야 외계에 식민지를 건설할 수 있는 만큼 현재로써는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협력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갈수록 부가 소수에게 편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원을 공유하고 일자리를 지키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지구적 관점에서 새로운 성장 방안을 찾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호킹 박사는 인류의 미래를 낙관한다면서 엘리트들은 올해 일어난 여러 일을 통해 ‘겸손’부터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열린세상] 누가 헌정 질서를 유린하는가/장재연 아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열린세상] 누가 헌정 질서를 유린하는가/장재연 아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위대한 촛불 민심이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겠다는 선언을 이끌어 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여전히 변명과 불필요한 사족을 늘어놓는 바람에 꼼수나 음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과는 자기 잘못에 대한 인정이 우선돼야 하는데, 박 대통령은 검찰이 범죄 사실로 인정한 사업을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지칭하고, 최순실의 민원 처리라는 조소를 받는 행위를 국가와 국민을 위한 마음으로 노력한 것이라고 강변함으로써 국민의 분노에 다시 한번 기름을 끼얹고 말았다. 그러나 야당의 반응 역시 아쉬운 점이 많다. 이번 담화문에는 용납하기 어려운 자기변명이 포함돼 있어 사과문으로는 실패작이지만,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선언이 적시된 문단은 하야 성명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절차나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은 국회가 정해 주는 대로 따르겠다는 뜻이어서 그렇다고 해석하면 된다. 박 대통령의 의도나 희망 사항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비박 진영이 탄핵에 동의하는 것을 막기 위한 함정이라고 하더라도 빠지지 않으면 그만이다. 담화문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서 정치적 조치를 하면 된다. ‘임기 단축’이란 용어 때문에 개헌이나 새로운 절차를 요구하는 의미라는 주장도 있지만, 담화문을 보면 열거된 사례 중 하나이기 때문에 무시해도 된다. 국회에서 여야 합의라는 장애물로 시간 연장을 노리는 해석도 있지만 담화문에는 여야 정치권의 ’논의’로 돼 있지 ‘합의’란 단어는 없다. 국회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고, 국회 결정은 당연히 다수결로 되는 것인데 야 3당의 합의로도 충분하다. 야 3당의 의견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이라면 오늘이라도 국회에서 즉각 퇴진을 결의하고 며칠까지 사퇴서를 국회로 보내라고 통보하면 된다. 담화가 진심이면 수용할 것이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담화가 음모나 꼼수임이 만천하에 밝혀진다. 의도를 추측하고 해석하면서 논란만 키우고 있을 것이 아니라, 야당이 자신감을 갖고 문제를 풀어 나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박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혼란의 근본 원인이지만, 야당도 지금 시국을 풀어 갈 역량이 크게 부족한 것은 확실하다. 언론과 국민 여론 역시 담화문을 꼼수나 음모로 읽는 것에 동의하고 있으니 남은 길은 탄핵뿐이다. 그런데 만에 하나 탄핵 결과가 대다수 국민 뜻과 다를 때는 어떤 일이 발생할까. 국회에서 부결되면 국회 해산, 헌재에서 기각될 때는 헌재 해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올 것이고 헌정 중단 사태까지도 올 수 있다. 이렇게 말하면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선동이라고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헌법기관이 절대다수 국민의 의사를 거부했을 때, 역으로 국민이 그 헌법기관을 부정하는 것 역시 막을 방법이 없다. 헌정 유린은 주로 군인들이 무력 쿠데타를 통해 하던 짓이다. 우리는 모두 누구나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믿고, 그런 세상에서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엽기적인 국기 문란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헌법에 따른 절차의 결과가 민심이나 헌법 정신을 반영하기는커녕 아예 역행하고 유린한다면,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보고 국민에게 결과를 수용하라고 하기는 어렵다. 프랑스혁명, 식민지 미국의 독립, 우리나라의 4·19혁명 등 혁명적 상황은 국민이 법을 어긴 행위로 평가되지 않는다. 설사 법에 근거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모든 국민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발생한 사건들이다. 이번 사태야말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체육, 교육, 의료 등 모든 분야에서 극소수 특권 세력들이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을 마음대로 유린한 사건이고 정치인, 검찰 그리고 언론은 손놓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음이 확인됐다. 많은 국민은 ‘이게 나라냐’라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분노에도 헌정 질서를 유지하면서 이번 사태가 해결되기를 무한 인내심으로 지켜보고 있다. 국회나 헌재가 헌정 질서 유지를 바란다면 민심을 직시해야 한다. 헌정 질서는 모든 권력의 주체인 국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기 위한 질서여야 한다. 부패한 정치인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투표나 소수 법률가의 좁은 전문적 소양에 의한 해석이 천심인 민심 위에 군림할 수는 없다.
  •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보수 성향만 짙고 정통 역사학자 없고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보수 성향만 짙고 정통 역사학자 없고

    28일 교육부가 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한 가운데 현대사 부분의 집필진 성향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6명의 집필진 중 정통 역사학자가 없다는 점과 대다수가 보수 성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총집필진은 31명으로 대부분이 중·고교 교과서 집필에 모두 참여했다. 부문별로 선사·고대사 3명, 고려사 3명, 조선사 3명, 근대사 3명, 현대사 6명, 세계사 6명, 현장교원 7명 등이다. 현대사 집필진은 교수 6명과 현장교사 1명이 참여했는데, 사학과 교수는 한 명도 없었고 대부분 보수 성향 학자였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통령자문기구인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 대해 “박 대통령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바 있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제 통치 기간에 경제발전이 이뤄졌다는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한 낙성대경제연구소를 이끌었다. 김 교수와 또 다른 집필자인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사를 연구한 경제학자다. 헌법학자인 최대권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도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김명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라이트로 분류되는 한국현대사학회 출신이다.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는 육사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거친 뒤 군사사(史)를 가르치고 있어 정통 역사학자로 보기 어렵다. 근대사 집필진 3명을 합해 9명의 근·현대사 집필진을 살펴보면 9명 중 4명이 뉴라이트 계열 한국현대사학회 소속이다. 근대 부문의 이민원 동아역사연구소 소장은 대표적 보수 인사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연구하는 ‘이승만 포럼’에서 2013년 2월 ‘청년 이승만과 상투자르기’라는 주제 발표를 했다. 고대사 집필진인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세계사 집필진인 이주영 건국대 명예교수도 보수 성향 사학자로 꼽힌다. 세계사 부문의 정경희 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도 교학사 교과서 등을 찬성한 뉴라이트 계열 학자다.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교과서 공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집필진이 뉴라이트거나, 교학사 교과서 찬성자이거나, 5·16 군사혁명을 미화한 사람들로 편향된 역사관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는 기존 검정 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성 극복을 위해 특정 이념에 치우지지 않은 권위자들로 집필진을 꾸렸다고 밝혔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는 집필 인원을 기존 검정 교과서의 약 3.5배 이상, 단원당 집필 인원은 기존 검정 교과서의 3배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국정교과서 집필진 ‘뉴라이트’ 포함···현대사 집필진에 역사학자 없어

    국정교과서 집필진 ‘뉴라이트’ 포함···현대사 집필진에 역사학자 없어

    정부가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를 집필하면서 ‘철통보안’을 유지했던 집필진 명단도 28일 교과서 현장검토본과 함께 공개됐다. 많은 역사학자들이 국정교과서 집필 참여를 거부한 상황에서 집필진이 꾸려지다보니 관변 성격이 강한 인사들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교육부가 공개한 중학교 ‘역사’와 고교 ‘한국사’ 국정교과서의 집필진은 모두 31명이다. 고교 한국사에 27명이,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31명이 참여했으며 대부분은 중·고교 교과서 집필에 동시에 참여했다. 대표 집필자로 이미 공개됐던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선사·고대) 외에 한상도 건국대 사학과 교수, 이민원 동아역사연구소 소장, 김권정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이상 근대),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김명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이상 현대) 등이 포함됐다. 기존 검정 교과서는 교원 1∼2명이 1개 단원 전체를 집필했지만, 이번 국정 교과서는 인원을 대폭 보강해 1개 단원을 교수 3명과 교원 1명이 함께 집필해 완성도를 높였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교과서 편찬을 전담한 국사편찬위원회는 “균형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공모와 초빙을 통해 학계의 전문가들로 집필진을 구성했다”면서 “기존 검정 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성을 극복하기 위해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은 해당 분야의 권위자들을 집필에 참여시켰다”는 것이 국편의 설명이다. 그러나 집필진 구성을 놓고 앞으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집필진을 두고 벌써부터 “친(親) 정부 성향의 관변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관심이 집중된 분야는 한국근·현대사 집필자들이다. 한국 근·현대사는 여전히 학계에서도 진보·중도·보수 등 진영에 따라 역사 해석이 첨예하게 엇갈려 이번 국정 교과서 집필진에 누가 포함되느냐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가장 큰 특징은 현대사 집필진에 정통 역사학자가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대 부분은 모두 5명의 교수와 1명의 현장교사가 참여했다.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는 현 국사편찬위원이기는 하지만 북한을 주로 연구해온 정치학자다. 현재 대통령자문기구인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어 ‘관변’이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 중앙대 김승욱 교수와 동국대 김낙년 교수는 한국경제사를 연구해온 경제학자들이다. 특히 김낙년 교수는 이른바 ‘식민지근대화론’의 중심에 있던 낙성대경제연구소를 이끌기도 했다. 일본 강점기나 박정희 정부 시절의 경제성장을 축적된 각종 데이터를 통해 실증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을 해왔으나 주류 역사학계와 거리를 둔 ‘뉴라이트’ 성향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김명섭 연세대 정외과 교수 역시 뉴라이트로 분류되는 한국현대사학회 출신의 정치학자이고, 나종남 교수는 육사를 졸업한 장교 출신으로 미국 유학을 거쳐 현재 육사에 군사사(史)를 가르치고 있어 정통 역사학자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학자인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는 보수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현대사 집필진에 역사학자가 거의 없는 것과 관련해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 현대사로 내려올수록 우리 역사는 세계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또 현대사학계와 사회과학계열 사이의 학제 간 연구가 깊을수록 알찬 수확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사 부문의 ‘역사학자 공백’과 더불어 집필진의 성향과 관(官) 주변 연구자가 많다는 것도 집필진 구성이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의 이유로 제시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대의 상징” vs “야만적 독재자”… 엇갈린 평가도 역사 속으로

    “시대의 상징” vs “야만적 독재자”… 엇갈린 평가도 역사 속으로

    애도기간 9일… 새달 4일 장례식 시진핑 “위대한 지도자 잃었다” 트럼프 “남긴 유산은 가난” 혹평 美이민 쿠바인들은 축제 분위기 ‘쿠바 공산주의 대부’ 피델 카스트로가 90세를 일기로 타계한 다음날인 26일(현지시간) 세계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AP는 수도 아바나의 식당이 모두 문을 닫고, 평소 크게 울리던 번화가 음악소리도 사라지는 등 쿠바 전역이 애도 분위기로 가득했다고 전했다. 기관지들은 검은색 잉크로만 지면을 제작해 그를 추모했다. 아바나대학 학생 수백명도 캠퍼스에서 쿠바 깃발을 흔들며 “피델 만세”를 외쳤다. 하지만 쿠바에서 불과 300여㎞ 떨어진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의 ‘리틀 아바나’(쿠바인 거주지역)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공산독재를 피해 목숨을 걸고 미국으로 탈출한 쿠바인들은 그의 사망 소식에 서로 얼싸안으며 폭죽을 터뜨렸다. 쿠바계 버지니아 페레스 누네스는 USA투데이에 “우리는 한 사람의 죽음을 기뻐하는 게 아니고 독재의 종말, 학살의 종말을 기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서구 국가들은 그를 ‘독재자’로 비난했지만, 과거 사회주의권 국가들은 ‘시대의 상징’으로 칭송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야만적 독재자였던 그가 남긴 유산은 총살형과 절도, 상상할 수 없는 고통, 가난 그리고 기본권의 부정이었다”고 혹평했다.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이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 성명을 통해 “역사는 그가 전 세계에 미친 엄청난 영향을 기록하고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쿠바계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공화당 상원의원은 “역사가 카스트로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바 정치범 부인들의 모임인 ‘레이디스 인 화이트’ 대표 베르타 솔레르도 라울 카스트로(85)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형 피델만큼이나 나쁘다며 “좋은 소식은 독재자가 2명에서 1명으로 줄어든 것뿐”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그를 “전설적 지도자”로 평가한 성명을 발표했다 ‘그의 독재자 면모를 무시했다’는 안팎의 비난에 시달렸다고 소개했다. 반면 쿠바의 최우방이던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라울 의장에게 조전을 보내 “이 위대한 국가 지도자의 이름은 현대 세계사의 상징”이라고 애도했다. 소련 해체 주역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도 “카스트로는 20세기 식민지 체제를 파괴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인민은 쿠바 사회주의 창시자이자 쿠바 인민의 위대한 지도자를 잃었다”고 말했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도 “사회주의와 정의를 위한 반제 자주 위업 수행에 특출한 공헌을 한 정치활동가”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에 대한 개인적 친밀함을 표하기 위해 교황청 명의가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전보를 보내 유가족을 위로했다. 한편 쿠바 정부는 9일간의 애도 기간을 거쳐 다음달 4일 장례식을 거행한다고 밝혔다. 장례위원회는 그의 유언에 따라 유골을 화장한 뒤 동남부 산티아고 데 쿠바의 산타 이피헤니아 묘지에 안치할 예정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아하! 우주] 화성 지하 속에 거대한 양 ‘얼음’ 숨어있다

    [아하! 우주] 화성 지하 속에 거대한 양 ‘얼음’ 숨어있다

    2020년대 인류가 정착할 1순위 식민지 후보인 화성 지하에 거대한 얼음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텍사스 대학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정찰위성(mars reconnaissance orbiter·MRO)이 보내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슈피리어호 만한 얼음층이 화성 지하에 숨어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슈피리어호는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걸쳐 있는 호수로 면적이 무려 8만 2,360㎢에 달한다. 이번에 연구대상이 된 지역은 화성 중북부에 위치한 유토피아 평원으로 지름이 약 3300km로 달하며 오래 전 소행성 충돌로 생긴 분지로 추정된다. 이 분지 아래에 얼음 퇴적층이 존재한다는 것은 MRO에 탑재된 지반침투레이더(SHARAD)가 600차례 이상 조사해 얻어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 결과 토양의 두께는 1~10m 정도에 불과하며 그 아래 숨어있는 얼음층의 두께는 79m~170m 정도로 계산됐다. 그러나 지구와 달리 화성의 얼음 성분은 50~85%가 물, 그리고 나머지는 먼지와 돌 성분의 혼합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는 향후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는데 있어 최고의 희소식이 될 수 있다. 인류가 거주하는데 있어 물의 존재만큼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 연구에 참여한 잭 홀트 교수는 "유토피아 평원의 얼음 퇴적층은 상대적으로 접근하기가 쉽다"면서 "우주선 착륙이 가능할 만큼 주위가 평평하고 낮은 위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하의 얼음은 꽁꽁 얼어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일부 녹아있다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유토피아 평원의 얼음이 화성 전체 얼음에 1% 수준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화성 지하에 거대한 양의 ‘얼음’ 숨어있다”

    “화성 지하에 거대한 양의 ‘얼음’ 숨어있다”

    2020년대 인류가 정착할 1순위 식민지 후보인 화성 지하에 거대한 얼음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텍사스 대학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정찰위성(mars reconnaissance orbiter·MRO)이 보내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슈피리어호 만한 얼음층이 화성 지하에 숨어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슈피리어호는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걸쳐 있는 호수로 면적이 무려 8만 2,360㎢에 달한다. 이번에 연구대상이 된 지역은 화성 중북부에 위치한 유토피아 평원으로 지름이 약 3300km로 달하며 오래 전 소행성 충돌로 생긴 분지로 추정된다. 이 분지 아래에 얼음 퇴적층이 존재한다는 것은 MRO에 탑재된 지반침투레이더(SHARAD)가 600차례 이상 조사해 얻어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 결과 토양의 두께는 1~10m 정도에 불과하며 그 아래 숨어있는 얼음층의 두께는 79m~170m 정도로 계산됐다. 그러나 지구와 달리 화성의 얼음 성분은 50~85%가 물, 그리고 나머지는 먼지와 돌 성분의 혼합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는 향후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는데 있어 최고의 희소식이 될 수 있다. 인류가 거주하는데 있어 물의 존재만큼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 연구에 참여한 잭 홀트 교수는 "유토피아 평원의 얼음 퇴적층은 상대적으로 접근하기가 쉽다"면서 "우주선 착륙이 가능할 만큼 주위가 평평하고 낮은 위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하의 얼음은 꽁꽁 얼어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일부 녹아있다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유토피아 평원의 얼음이 화성 전체 얼음에 1% 수준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분단42년 키프로스 “영토조정 합의 못해” 평화협상 또 결렬

    분단42년 키프로스 “영토조정 합의 못해” 평화협상 또 결렬

     분단국 키프로스의 양측 대표가 유엔 중재로 평화 협상에 나섰지만 성과 없이 회담장을 일어섰다.  22일(현지시간) 유엔에 따르면 키프로스공화국의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과 북(北)키프로스 터키공화국(북키프로스)의 무스타파 아큰즈 대통령은 20일 스위스 몽펠르랭에서 회담을 재개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두 사람은 이달 7일 스위스에서 닷새 일정으로 회담을 시작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잠시 중단했다 20일 다시 대화에 나섰다.  알렘 시디크 유엔 대변인은 “이번 회담의 고비였던 영토 조정 문제에 대해 더는 합의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키프로스는 1960년 독립 뒤 그리스계와 터키계 간 갈등으로 분열을 겪다 1974년 터키군이 키프로스 북부를 점령해 갈라졌다.  국제법으로는 남측인 키프로스공화국만이 정식 국가로 인정받는다.  2004년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 제안한 통일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했지만 키프로스공화국 주민들의 반대로 통일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협상은 연방체제를 인정하면서 영토를 조정하는 문제가 핵심 의제였다.  북키프로스는 1974년 분단 당시 인구가 전체 키프로스 인구의 18%밖에 안 되지만 전체 영토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북키프로스는 자신들의 관할 범위를 전체 영토의 29.2%, 키프로스공화국은 28%를 주장하고 있지만 양측이 고수하는 범위에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몇몇 도시와 마을이 포함돼 있어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에드먼드 버크와 토머스 페인의 위대한 논쟁(유벌 레빈 지음, 조미현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갈라진 미국 현대 정치 지형의 기원을 다룬 책. 프랑스혁명과 미국 독립혁명이라는 격동의 시기를 살았던 두 정치사상가의 논쟁을 조망한다. 저자는 경제·사회 정책에서부터 환경과 문화 이슈에 이르기까 폭넓은 주제에 대한 양분된 시각이 ‘인간의 삶에서 진실하고 중요하다고 믿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심층적 질문에 어떻게 답하느냐에 갈린다고 본다. 버크는 아일랜드 출신의 정치가이자 문필가로 프랑스혁명의 급진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고, 영국 태생의 페인은 계몽주의적 자유주의를 믿으며 식민지 독립을 위해 싸웠다. 한마디로 버크와 페인은 각각 우파와 좌파의 태동이다. 352쪽. 1만 8500원. 비참한 대학생활(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스트라스부르대학교 총학생회 지음, 민유기 옮김, 책세상 펴냄) 프랑스 파리에서 결성된 조직 ‘상황주의 인터내셔널’이 스트라스부르대 총학생회와 함께 1966년 11월 발표한 이 책은 68혁명의 촉매제가 됐다. 책은 가난하고 멸시받는 프랑스 대학생들의 현실을 지적한다. 저자들은 유럽과 미국, 소련, 일본에서 펼쳐진 청년 저항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한 뒤 “대학생의 극단적 소외에 대한 저항은 오직 사회에 대한 저항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총체적 해방과 삶의 자유로운 구성에 저해되는 장애물인 상품 물신화(物神化)를 뛰어넘어 인간이 노동의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172쪽. 9800원. 죽음에 대하여(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 지음, 변진경 옮김, 돌베개 펴냄) 프랑스 철학계의 독창적 아웃사이더 장켈레비츠의 죽음에 대한 사유의 정수다. 그는 ‘시간성’, ‘아이러니’, ‘죽음’, ‘용서’, ‘사랑’ 등의 주제에 천착해 독자적 사유를 전개했다. 이 책은 장켈레비치가 죽음에 대해 담론한 대담 네 개를 발굴해 그의 사후 10주년에 출간한 책이다. 그는 죽음을 1인칭, 2인칭, 3인칭으로 구분한다. 나의 죽음은 1인층으로 알 수 없는 것이며, 2인칭 죽음은 진지하게 인식하는 단계, 3인층은 타인의 것으로 취급되는 죽음이다. 경험과 인식의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는, 그래서 신비로운 죽음에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동시에 부정하는 비의미로 성찰한다. 210쪽. 1만 2000원.
  • [씨줄날줄] 트럼프의 역주행과 호킹의 경고/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트럼프의 역주행과 호킹의 경고/강동형 논설위원

    공상과학영화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와 ‘인터스텔라’(Interstella). 1982년에 만들어진 ‘블레이드 러너’의 시대적 배경은 2년 앞으로 다가온 2019년이다. 최근 30년 뒤인 2049년을 배경으로 속편 제작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핵전쟁으로 지구 환경이 파괴되자 인류가 우주 식민지 건설을 위해 로봇인간을 동원하지만 결국 이들은 인간보다 우월한 면을 보이는 등 초월적 존재로 묘사된다. 2014년 상영된 인터스텔라는 인류가 황폐화된 지구를 버리고 새로운 정착지로 떠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미국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와 영국의 우주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전혀 닮은 데가 없다. 하지만 두 사람이 공상과학영화 속으로 들어가면 대척점에선 주인공의 모습이다. 두 영화에서 핵폭발과 방사능에 의한 환경오염이 지구 종말의 원인이다. 핵에 의한 지구 종말 가능성은 일본의 원전 사고, 각국의 핵무기 보유량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은 전 세계 핵무기 보유량은 북한의 8개를 포함, 최소 3582개라고 밝혔다. 지구를 몇 번이고 파괴하고 남을 양이다. 여기에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 우려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와는 반대로 얼음이 녹으면서 해수 온도가 낮아져 빙하기가 덮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에 지구온난화는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려고 만들어 낸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파리기후협정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화석연료 채굴을 확대하는 등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세계의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여러 나라 지도자들이 트럼프의 당선으로 지구온난화가 가속되고, 인류가 재앙을 향해 더욱 빠르게 질주하게 됐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화석연료 사용을 옹호하고 파리협정 철회를 공언한 마이런 에벨 기업경쟁력연구소장이 인수위원에 들어가면서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트럼프의 역주행을 나무라기라도 하듯 스티븐 호킹 박사는 지난 15일 옥스퍼드대에서 ‘우주의 기원과 인간의 역사’에 대해 강의하던 중 1000년 후에는 지구의 오염으로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영화 속 인터스텔라처럼 다른 행성을 찾아 떠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19일에는 인공지능(AI)은 인류에게 최고의 선물이거나 최악의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많은 사람이 AI를 긍정적으로 보지만 호킹은 경고에 무게를 싣는다. 누구의 얘기가 옳은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어떤 길을 선택하든 ‘경고’에 귀를 기울이는 게 맞지 않을까 한다. 우리는 주의와 경고를 무시하다 패가망신하고 뒤늦게 후회하는 사람들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세상사나 나랏일도 마찬가지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벽돌로 쌓은 도시… 다른 듯 닮은 어울림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벽돌로 쌓은 도시… 다른 듯 닮은 어울림

    쿠알라룸푸르는 ‘흙탕물(lumpur)이 만나는 곳(kuala)’이라는 뜻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구도심의 중심에서 곰박과 클랑이라는 이름의 두 탁한 강줄기가 만난다. 그 교차점에는 이슬람을 국교로 하는 말레이시아의 수도답게 자멕 모스크가 자리 잡았다. 국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교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돼 있다는 것 또한 다민족, 다종교 사회인 말레이시아의 특징, 그리고 고민을 동시에 보여주는 듯하다. 자멕 모스크의 동남쪽 일대가 쿠알라룸푸르의 구도심이다. 동남아시아의 상가주택(숍하우스)에 관심이 있다면 꼭 가봐야 하는 곳이다. 그만큼 숫자도 많고, 건축 양식도 다양하다. 싱가포르에도 상가주택이 많이 있지만 쿠알라룸푸르가 양적으로, 그리고 다양성 면에서 앞서는 것 같다. 쿠알라룸푸르라는 도시와 상가주택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두 인물이 있다. 그 하나는 얍 아 로이라는 광둥 출신의 중국인이고, 또 다른 하나는 프랑크 스위튼햄이라는 영국인이다. 얍 아 로이는 다수파인 말레이족과 대별되는 이 지역 중국인의 지도자로서 인근 주석 광산의 배후 지역에 불과했던 쿠알라룸푸르의 근대화를 추구했던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도시 근대화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공한 인물이 쿠알라룸푸르가 위치한 셀랑고르 주의 외국인 고문 스위튼햄이었다. 1882년 고문이 되자 그가 처음으로 한 일은 거리를 청소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는 도시를 개조하기 시작했다. 마침 그 전 해인 1881년 쿠알라룸푸르에 대화재가 발생,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는 우선 초기 주석 광산 시대의 유산인 목구조의 초가 지붕 건물 대신 벽돌과 타일로 건축할 것을 법으로 정했다. 이렇게 해서 건물의 물리적인 수명을 늘리고 무엇보다 화재에 대비하려 했다. 벽돌 수요가 대대적으로 늘어나는 것에 대비해 얍 아 로이는 넓은 지역 하나를 인수해서 여기에 도시 재건을 위한 벽돌 공장을 설립했다. 그것이 지금 쿠알라룸푸르의 ‘리틀 인디아’로 불리는 ‘브릭필즈’다. 이 두 사람은 정치적으로는 서로 경쟁하는 관계였을지 모르지만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쿠알라룸푸르를 근대 도시로 변화시키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제도가 만들어지고 산업 인프라도 갖췄다. 이렇게 해서 집단적으로 출현한 것이 1880년대 중반의 과도기형 상가주택이다. 구도심 중심가로의 하나인 툰에이치에스리(Tun H. S. Lee)가(街)는 당시의 상가주택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스위튼햄이 만든 또 다른 규정은 가로에 면한 1층의 전면에 대한 것이었다. 상점의 전면을 5피트, 즉 1.5m 정도 후퇴해 일종의 아케이드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상가주택은 벽을 공유하는, 소위 합벽건축이어서 이 아케이드는 가로 전체로 확대될 수 있었다. 이것은 곧 사람들이 비가 와도 젖지 않은 채로 거리를 다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오척가로(five-foot way)다. 현대적인 언어로 풀어쓰면 사유재산에 대한 제도적인 개입을 통해 공공의 선을 확장한 정책인 셈이다. 스위튼햄이 이러한 제도를 처음 고안한 것은 아니었다. 싱가포르를 세운 스탬퍼드 래플스 경이 이미 1822년에 이 규정을 도시 계획에 포함시킨 바가 있었다. 오늘날 동남아시아의 도시적 전통으로 여겨지는 것들이 알고 보면 유럽인 식민지배자들에 의해 제도로 정착됐다. 초기 상가주택은 2층이었으나 이어 3층으로 수직 확장됐다. 그러나 대체적인 폭은 20피트, 즉 6미터 정도를 유지했다. 정면이 좁은 대신 안쪽으로는 깊었다. 너무 깊어지면 채광과 환기를 위한 중정이 추가되는 것 또한 공통점이었다. 그리고 시대에 따라 다양한 건축 양식이 반영됐다. 중국, 말레이 양식이 도입된 것은 당연했고 거기에 다양한 유럽의 영향, 즉 신고전주의, 네덜란드, 심지어 아르데코와 모더니즘의 영향까지 발견된다. 초기에 소박했던 상가주택이 본격적으로 화려해지기 시작한 시기의 모습을 쿠알라룸푸르 구도심의 거점 중 하나인 구시장 광장에서 볼 수 있다. 구시장 광장을 찾아간다. 열대지방치고는 비교적 견딜 만한 날씨다. 여기에도 상대적인 4계절이 있어서 이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있는 중이다. 두 개의 강이 만나는 지점 일대에서는 한창 강변 미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공사장이나 다름없는 거리를 지나, 현대 건축물과 오래된 건물이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는 듯한 업무 지역을 빙 돌아가자 한눈에 봐도 반듯하게 정리가 된 광장이 나타난다. 광장 서쪽에는 고층 오피스가 가지런히 서 있었지만 그 반대편인 동쪽은 완전히 분위기가 다르다. 제과점의 쇼윈도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랄까. 다채로운 색상의 상가주택들이 한 줄로 서 있다. 흰색, 하늘색, 노란색, 붉은색…. 하지만 명도가 높아 서로 싸우지 않는다. 마치 자로 잰 듯이 모두 3층이고 정면의 폭도 일정해서 가로의 연속성이 잘 유지되고 있다. 세부 디테일은 조금씩 차이가 나서 창문은 창문대로, 옥상의 페디먼트 장식은 장식대로 모두 저마다의 특성이 있다. 몇 가지 요소들에 차이를 주고 그것과 색상 몇 가지를 조합한 결과 단 한 채도 같은 건물이 없는 것이다. 통일성과 다양성을 잘 겸비하고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1층은 모두 상점인데 위에서 설명한 오척가로의 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다. 누군가는 자기 상점의 면적을 늘리겠다며 전면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인데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제도와 문화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결과가 아닌가 싶다. 다만 간판이 어지럽게 붙어 있는 모습을 보면 삶의 구석구석까지 그런 생각이 침투하지는 않은 듯하다. 다시 길을 걷시 시작해서 툰에이치에스리가를 따라 내려간다. 건축 양식이 또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감한 색상을 사용한 건물도 보인다. 간판만 좀더 정리되면 유럽 어디의 거리라고 해도 믿을 것이다.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곳’이라는 곳이라는 표현은 한국보다는 이런 곳에 훨씬 더 잘 어울린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쿠알라룸푸르가 이렇게 다양한 문화를 갖고 있는 도시인 것은 미처 몰랐다. 다만 그 수많은 다양성 중에 이슬람 문화가 상가주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실치 않다. 짧은 일정 동안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은 당연히 한계가 있고 관련 자료에서도 이에 대한 언급은 아직 보지 못했다.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어도 그것의 발현은 선택적인 것인가. 쿠알라룸푸르의 구도심은 꽤 넓고 게다가 도시적 연속성이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길모퉁이를 돌면 또 다른 분위기의 거리가 나오는 것이 아주 흥미롭다. 차이나타운에 가까워질수록 상업의 밀도는 점점 더 높아진다. 그중에서도 차이나타운의 중심가로라고나 할 페탈링가는 전체 가로 위에 거대한 유리 지붕을 덮어 놓았다. 고풍스러운 상가주택과 현대식 유리 지붕이 대비를 이루면서 거리의 풍경을 더욱 다채롭게 만든다. 이 지역에서 다시 상가주택의 층수는 2층 정도로 통일된다. 그러면서 벽돌 혹은 목재의 중국풍 장식들이 추가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대목에서 쿠알라룸푸르의 상가주택과 한국의 2층 한옥 상가를 비교해 본다. 일단 시기로 보면 1900년 무렵 등장한 한옥 상가가 다소 늦었다. 게다가 목구조 건축술의 한계, 그리고 아마도 경제적인 이유 등의 이유로 2층을 끝내 벗어나지 못했다. 쿠알라룸푸르의 상가주택도 당초 목조였으나 얍 아 로이와 스위튼햄의 지시에 따라 벽돌조로 전환했다. 지난번 연재에서 잠시 다룬 싱가포르 차이나타운의 역사박물관 건물은 기둥과 보 등 주요 구조부가 아예 콘크리트였다. 하지만 대체로 이 지역에서는 이것을 시대의 변화에 따른 당연한 건축술의 진보로 보는 듯하다. 즉 일부 문화재 건물을 제외하고는 목구조 자체의 물리적 ‘진정성’에 그리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은 그 반대다. 목구조 이외의 한옥은 상상할 수 없다. 그것이 낳은 결과의 차이는 크다. 쿠알라룸푸르의 상가주택은 벽돌이라는 새로운 구조 방식을 받아들인 결과 3층 이상의 층수를 확보하면서 근대화가 야기하는 도시적 밀도의 압박을 어느 정도 이겨낼 수 있었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그 이상의 밀도가 요구되면서 도시 건축의 보편적 유형으로서의 상가주택이 갖는 의미는 점점 더 사라지고 있으나, 적어도 상당한 기간 동안 그 역할을 해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반면 2층 한옥상가는 애초에 보편적 유형으로 보급되지도 못했고, 근대화 과정에서 도시적 밀도가 금방 2층 그 이상을 요구해 왔기 때문에 유효 기간이 길지도 않았다. 결국 현재 한국 도시에서 2층 한옥 상가는 지극히 희귀한 존재다. 최근 화제가 된 남대문로의 2층 벽돌 한옥상가처럼 문화재 대접을 받으며 가까스로 파괴의 위험을 벗어난 것은 정말 보기 드문 예다. 얼마 남지도 않은 그 나머지는 소리 없이 사라지거나, 정면을 뒤덮은 간판과 가벽 뒤에서 자기 정체성을 숨긴 채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도시란 결국 밀도와 복합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구성되는 인간의 정주 형태다. 도시 건축의 유형이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느 하나만 무시해도 결국 도시적 보편성을 상실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종종 그 유형 자체가 아예 송두리째 사라지는 무시무시한 결과를 가져온다. 특히 밀도의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그래서 문화유산이라는 이름으로 상당한 제도적·경제적 보호를 받지 못하면 명맥을 유지하기 어렵거나 특수 용도의 건축물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한다. 이것은 우리의 한옥이 밟아 온 과정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도 상가주택의 미래에 대해 수많은 고민이 쏟아져 나온다. 싱가포르, 그리고 같은 말레이시아의 도시 중에는 말라카 등이 모범 사례로 종종 제시된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가 이런 역사적 건축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들이 힘을 모아 쿠알라룸푸르 구도심의 한 가로를 ‘더로’(the Row)라는 이름의 매우 매력적인 상가주택 지역으로 탈바꿈시켰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이런 현상이 이미 2000년대의 한국에서도 시작되고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무수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북촌과 서촌, 그리고 전주와 경주 등의 한옥 마을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가 이를 증거한다. 역설적이지만 전통의 미래는 젊은 세대에게 달려 있다. 이렇게 몸은 이국의 거리에 서 있으나 생각은 한국을 향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 식민성에 갇힌 역사학, 해방은 언제 오나

    식민성에 갇힌 역사학, 해방은 언제 오나

    한국 역사학의 기원/신주백 지음/휴머니스트/448쪽/2만 3000원 한국 역사학은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일제 강점기로 인한 식민성과 분절성, 그리고 분단성에서 자유롭지 않은 ‘구속된 학문’이라는 점에서다. 역사학이 여타 다른 학문보다 해명해야 할 부분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해방 이후 70년이 흘렀지만 극복되지 않는 식민사관 또한 이중적 성격을 띠고 있다. 식민주의를 근대의 일부로 여겨 우리 역사학을 근대 역사학의 산물로 위치 짓는 시각부터 반대로 예외적인 역사 인식으로 간주하며 근대 역사학의 영역에서 배제하는 경향까지 상호 모순적 접근도 공존한다. 이 책은 19세기 말부터 1950년대까지의 ‘한국 역사학의 역사’를 제도와 주체, 역사 인식이라는 세 측면에서 세세히 관찰하며 그동안 축적된 역사학의 지형들을 더듬어 나간다. 저자는 우리 역사학의 식민성이 내재화되는 과정을 좇는다. 박은식의 ‘한국통사’, 정인보의 ‘조선사연구’(서울신문사), 안재홍의 ‘조선상고사감’(민우사) 등의 민족주의 역사학과 식민주의 역사학의 대립 구도를 짚어 내는 동시에 일제에 포섭되어 간 우리 역사학의 부끄러운 장면들을 되살려 낸다. 조선총독부 초대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의 “영구적 근본적인 사업은 조선인의 심리연구이자 역사적 연구로 저들의 민족정신을 철저히 조사”하는 것이라는 발언대로 총독부는 한반도 강점 초기부터 조선 역사에 적극 개입해 왔다. 바로 식민지 지배담론을 장악하려는 ‘관제 사학’의 탄생이다. 조선의 역사 기술을 통해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한 총독부는 식민주의 역사학을 이끌 중심축으로 경성제국대학을 활용한다. 1926년 4월 경성제국대학 시업식. 초대 총장인 핫토리 우노키치는 “지나문화와 조선문화가 일본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최적의 땅이 경성”이라며 “여러 방면에 걸쳐 조선연구를 행하여 동양문화연구의 권위가 되어 달라”고 훈시한다. 저자는 경성제국대학이 식민지 조선의 차별적 고등교육체계의 최고 정점에 위치하며 일본 도쿄제국대학이 소화하는 서구 학문체계와 내용을 조선인 사회에 유입시키는 창구 역할을 했다고 규정한다. 경성제국대학 사학과 개강 당시 조선사 강좌 교수는 조선사학 최초의 박사였던 이마니시 류와 총독부 학무국 편찬과장을 지낸 오다 쇼고다. 두 사람 모두 조선사편찬위원회와 조선사편수회의 위원으로 식민주의 역사학 형성에 관여했다. 이마니시 류는 단군이 고려 중기에 이르러 개국시조로 가작됐다고 봤고, 오다 쇼고는 조선사에서 단군과 기자 항목 기술을 배제시켰다. 저자는 “1929년 제1회 졸업생을 배출하기 시작한 경성제국대학 사학과는 식민주의 역사학을 확대 재생산하는 도구가 됐다”고 지적한다. 이 지점에서 들여다볼 인물이 총독부의 조선사 집필에 참여하며 일제의 제도권 사학 주축이 된 이병도다. 그는 해방 이후 역사학계 주류로 떠오른 이른바 ‘서울대학파’의 학맥을 대표하는 ‘학문 권력’이 된다. 식민성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 대학의 역사학이 ‘국사’(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등 3분과 체제로 고착된 건 명백히 일제에 의해 이식된 잔재다. 동북아시아 국가 중 역사를 3분과 체제로 나눈 건 한국과 일본뿐이다. 저자는 이를 제도로서의 ‘식민성 내재화’로 규정한다. 저자는 한국 역사학의 식민성이 해명되지 못한 또 다른 이유로 분단을 꼽는다. 민족주의 사학과 마르크스주의사학은 좌우 대결과 6·25 전쟁을 거치며 사라졌다. 분단은 한국 사회에서 서로 다른 이념 간의 체제 갈등을 압축하는 말이자 ‘역사적 사실’과 인식을 지배하는 강력한 잣대로 작동했다. 저자는 “분단 체제는 지금까지도 우리 역사학계를 문헌 고증사학을 추구하는 사람들로 일원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이는 역사학계 내부에 고착화된 식민성을 되돌아볼 기회마저 놓치게 했다”고 말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트럼프 쇼크 두테르테 반응은? “동질감…만수무강하길”

    트럼프 쇼크 두테르테 반응은? “동질감…만수무강하길”

    도널드 트럼프가 9일(현지시간)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가운데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보낸 당선 축하 메시지가 눈길을 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현지 필리핀 교민 행사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축하하고 싶다. 트럼프여 만수무강하라”라면서 “트럼프가 그 자리에 있는 만큼 나는 더는 (미국과) 다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를 향해 동질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두테르테는 “우리는 같다. 우리는 둘 다 사소한 이유로도 쉽게 욕설을 한다”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감을 드러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가 여전히 식민지인양 이야기한다”면서 “원조를 주지 않는다고, 빌어먹을, 그게 어쨌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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