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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태 돋보기] 코스타리카를 들여다보며/정길상 국립생태원 생태기반연구실장

    [생태 돋보기] 코스타리카를 들여다보며/정길상 국립생태원 생태기반연구실장

    코스타리카는 중미의 작은 나라다. 스페인어로 ‘풍요로운 해안’이란 뜻이다. 스페인 원정대가 상륙했을 때 원주민들이 금으로 치장하고 있어 붙여졌다고 한다. 실상은 금이 나오지 않아 원정대가 얻을 것은 거의 없었다. 그 덕분에 중남미 식민지 국가 가운데 수탈이 가장 적은 국가가 됐다. 인근 파나마만 가도 스페인식 웅장한 건물들이 꽤 있지만 코스타리카에는 그런 건축물을 찾기가 어렵다. 오죽했으면 독립 사실을 중미의 독립전쟁이 끝나고 약 한 달 만에야 알게 됐을까?홀대받던 코스타리카는 현재 중남미에서 가장 안전하고 잘살며 생물다양성이란 말이 나오면 자연스레 연상될 정도로 자연이 잘 보전돼 있다. 지폐에는 상어·벌새·원숭이 등 여러 생물들이 그려져 있다. 국토의 25%가 국립공원 등 자연보호지역으로 그 비율은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 높다. 2005년 이후 벌채가 거의 사라진 자연부국이다. 이를 이용한 생태와 관광산업은 중요한 일자리다. 밀림에선 야생 돼지들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한가로이 떨어진 나무열매를 주워 먹는다. 새며 나비며 주변에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해 설명해 주는 해설사들이 있다. 동물원의 늙은 사자 거처를 옮기는 것도 TV뉴스에 나올 정도로 일반인들 관심이 높다. 지난해 코스타리카를 방문했을 때 독일의 아마추어 탐조팀들이 쌍안경을 메고 숲길을 걷는 것을 봤다. 그들에게 물어보니 이 지역 새를 보기 위해 약 2주간 머문다고 한다. 이외에도 생물과 생태 연구를 위해 선진국에서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는 등 국가 간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이익은 사람과 자연 보전에 쓰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생물자원이 해외로 무단 반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까다로운 장치들도 구축했다. 협력을 통해 얻은 유전자 일부도 법적 해석이 있어야만 해외로 나갈 수 있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이며 동아시아·호주 철새이동경로의 핵심적 위치에 있다. 새들은 매 계절마다 먼 길을 여행하는데 우리나라 갯벌에서 한껏 배를 채우고 다시 길을 떠난다. 국토의 70% 정도는 구릉을 포함한 산악지역이며, 북방계통 생물들과 남방계통 생물들이 만나는 매우 중요한 반도 지형이다. 천혜 자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건 어떨까? 우리에게도 생태관광자원이 풍부하다. 이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생물과 생태로 향하는 시점이다. 코스타리카대학 캠퍼스 내에는 나무늘보가 살고 있다. 느리기도 하고 보기도 쉽지 않지만 일부러 찾는 이도 드물다. 그저 그렇게 자유롭게 서로의 영역을 공유하며 살고 있다. 이 땅과 물과 하늘을 우리가 많은 생물들과 서로 공유하며 살 수 있는 여러 방법 중 하나를 코스타리카 사례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 [열린세상] 올림픽 시리즈로 평화공동체를 구축하자/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열린세상] 올림픽 시리즈로 평화공동체를 구축하자/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리에 끝났다. 남북한 당국은 공동입장과 여자하키 단일팀을 성사시켜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었다. 올림픽을 계기로 엄혹했던 한반도에 봄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9일부터 개최되는 패럴림픽에서도 남북한 공동입장이 실현돼 남북 대화의 모멘텀은 패럴림픽이 끝날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정부는 당장 5일부터 6일까지 대북 특사를 파견했다. 정부는 당분간 대북 특사와 북ㆍ미 대화 성사에 모든 노력을 쏟아붓게 될 것이다. 올림픽 휴전의 유엔 결의 시한이 3월 말로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초점은 북한의 비핵화 입장을 확인하고 북ㆍ미 대화의 길을 열 수 있는가 여부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3월 한 달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무리하게 진행하다가 일을 그르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는 땅을 고르고 길을 다지면서 길게 보고 가야 한다. 이를 위해 올림픽의 평화 정신을 패럴림픽 이후에도 이어 나가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평창 다음에 2020년에는 도쿄에서 하계올림픽이, 그리고 2022년에는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이 잇달아 열리는 것은 우연이기는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모처럼의 행운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햇수로 5년, 만으로 4년 동안 평창, 도쿄, 베이징에서 열리는 세 개의 올림픽을 동북아시아 올림픽 시리즈(NEAOSㆍNortheast Asian Olympic Series)로 엮어 이 기간을 동아시아 평화공동체 구축의 원년으로 만들어 보자. NEAOS를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동북아시아 플러스 책임공동체를 가시화하기 위한 도구상자가 만들어질 수 있다. 동아시아 공동체는 지금은 스러져 가는 꿈이지만 돌이켜 보면 20년 전에 기회가 없지 않았다. 그 시작이 1998년 10월의 한ㆍ일 공동선언이었다. 일본이 식민지 지배로 한국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 준 데 대해 반성 사죄하고, 한국이 전후 일본의 평화적 발전과 기여를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었다. 그해 말 김대중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아세안+3에서 ‘동아시아 경제협력비전 그룹’을 제창해 동아시아공동체 논의를 처음으로 정치 일정에 올렸다. 동아시아 공동체 구축과 동북아시아 역사 화해를 연계하는 구상이었다. 이러한 동력을 배경으로 2000년에는 남북 간에, 2002년에는 북ㆍ일 간에 공동선언이 발표됐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21세기 진입을 앞두고 햇수로 5년, 만으로 4년 동안 진행된 일이다. 20년 만에 찾아온 기회가 다시 한ㆍ일 관계에서 열리게 됐다. 평창과 도쿄를 잇는 일이 평화의 계기를 살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1993년의 고노 담화, 1995년의 무라야마 담화, 1998년의 한ㆍ일 공동선언 등 일본의 역사 인식이 한 걸음씩이라도 진전할 때, 동아시아의 평화 구축을 위한 양국의 공동 노력이 있었다. 이 경위를 복기하면 한국이 동아시아의 평화 구상에서 일본을 파트너로 삼을 때 일본의 역사 인식도 진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창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보류했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도지사가 패럴림픽 폐회식에 참석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만일 온다면 그녀가 일본주의의 좁은 틀에서 빠져나오도록 동아시아 평화의 큰 품으로 보듬어 안아야 한다. 평창의 평화를 도쿄에 전해 시들어 가는 일본의 평화주의를 되살리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혹자는 묻는다. 우경화하는 일본을 상대로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냐고. 그러나 한ㆍ일의 신세대 젊은 선수들은 평창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이상화 선수와 고다이라 나오(小平奈?) 선수가 서로의 건투를 치하하고, 한ㆍ일의 여자 컬링 선수들이 격전을 펼치면서도 서로 예의를 다하는 모습에서 자신을 믿고 자신을 최고의 경지까지 끌어올린 사람들 사이에 진정한 존중의 정신이 고일 수 있다는 것을. 평창패럴림픽의 성화가 꺼질 때 평창에서 새로운 평화의 불을 채화해 시민들의 힘으로 도쿄에 전하자.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록된 조선통신사의 길을 따라 평화의 성화를 봉송하며, 한ㆍ일 시민사회가 선도해 동아시아 평화의 새 길을 만들어 보자.
  • 초등교과서 ‘위안부’ 표현 4년 만에 부활

    초등교과서 ‘위안부’ 표현 4년 만에 부활

    ‘유신체제’는 ‘유신 독재’로 수정 자유민주주의 용어는 그대로 초등학교 교과서에 ‘위안부’ 표현이 다시 명시됐다. 한·일 합의 직후인 2014년 교과서에서 빠진 이후 4년 만이다.5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새 학기부터 사용되는 초등 6학년 1학기 사회 교과서에는 ‘일본군 위안부’라는 제목의 사진과 함께 ‘식민지 한국의 여성뿐 아니라 일제가 점령한 지역의 여성들까지 강제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모진 고통을 당했다’는 설명이 실렸다. 이전 교과서에서는 위안부라는 표현은 빠지고 ‘강제로 전쟁터에 끌려간 여성들은 일본군에게 많은 고통을 당했다’고만 표기됐다. 교과서에 실린 사진은 1944년 9월 미군이 중국 윈난성 ‘라모’ 지역에서 찍은 위안부 모습이다. 교육부는 2014년 제작한 6학년용 사회 교과서 실험본에서 ‘위안부’ ‘성노예’라는 표현이 초등학생이 학습하기에 적정하지 않다며 “초등학생 발달 수준을 고려해 기술하되 사진 등은 삭제했다”면서 위안부 표현을 뺐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국사편찬위원회에서 다시 수록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 지난해 말 위안부 표현이 다시 들어가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새 교과서에는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이뤄진 날로 정의했고, 기존에 ‘유신체제’나 ‘유신헌법에 따른 통치’라는 표현도 ‘유신독재’나 ‘독재정치’라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최근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 기준 시안에서 빠지면서 논란이 됐던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은 소단원 제목으로 그대로 남았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부르키나파소 프랑스대사관 ·육본 피습…최소 15명 사망

    부르키나파소 프랑스대사관 ·육본 피습…최소 15명 사망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수도 와가두구에서 2일(현지시간) 프랑스대사관과 육군본부 사무실 2곳이 차량 폭탄 공격을 받았다. 테러범과 군인을 포함 최소 15명이 사망했다고 외신은 전했다.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인 부르키나파소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육군본부에서 4명, 인근 프랑스대사관에서 4명 등 모두 8명의 테러범이 사망했고, 7명의 군인이 숨졌다”고 말했다. 또 이번 연쇄 테러 사건으로 8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클레망 사와도고 보안장관이 밝혔다. 프랑스대사관에서는 사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5분쯤 무장 괴한 5명이 픽업트럭에서 내린 뒤 프랑스대사관으로 진격하면서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들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 뒤 총을 쏘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간대 이곳에서 약 1㎞ 떨어진 프랑스 문화원과 부르키나파소 육군본부 인근에서 폭탄이 잇따라 터졌다. 테러 배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사와도고 장관은 현지 방송에 출연해 “와가두구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G5 회담’을 겨냥한 테러 공격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육군본부 청사에서는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차드, 말리, 모리타니 등 5개국이 참여하는 G5 사헬 연합군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회담이 열릴 예정이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이 회의는 장소가 변경돼 다른 곳에서 열렸다. G5 사헬 연합군 창설을 지원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로슈 마크 크리스티앙 카보레 부르키나파소 대통령에게 전화해 사망자 유족에 대한 애도를 표명하고 “테러 활동 격퇴를 위한 의지와 G5 사헬 국가들에 대한 완전한 지원”을 약속했다.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성명을 내고 “폭력적인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에 맞서 안보 분야 개혁을 유지하고 국가적 화해를 촉진하며 지속 가능한 평화와 개발을 위한 환경을 만들려는 부르키나파소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옛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의 사헬을 이슬람 테러조직의 온상으로 보고, 2013년에 4천여 명의 병력을 직접 보내 테러 격퇴전을 수행하고 있으며 G5 사헬 연합군 창설도 주도했다. 특히 부르키나파소는 테러조직과의 투쟁에 있어 최전선과 같은 지역이다. 지난해 11월 와가두구에선 마크롱 대통령의 방문을 시간 앞두고 프랑스 군인을 표적으로 한 폭탄 공격이 일어났으며 같은 해 8월에도 한 터키 식당에서 발생한 테러로 18명이 숨졌다. 2016년에는 카페 폭탄 테러로 약 30명이 숨지는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의한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물속에도 외계인 존재할 가능성… 닮은꼴 찾아보니 친숙한 이것?

    [핵잼 사이언스] 물속에도 외계인 존재할 가능성… 닮은꼴 찾아보니 친숙한 이것?

    인류의 영원한 호기심 중 하나인 외계인의 존재 유무에 대한 흥미로운 의견이 나왔다. 최근 일본계 미국인인 미치오 가쿠(71) 뉴욕시립대 석좌교수가 ‘인류의 미래’(The Future of Humanity)라는 신간을 현지에서 출간해 관심을 끌었다.이론물리학계의 세계적 석학이자 독보적인 미래학자로 평가받고 있는 가쿠 교수는 그간 획기적인 이론으로 큰 주목을 받아왔다. 만물의 최소 단위가 점입자가 아니라 진동하는 끈이라는 ‘끈이론’과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와 같은 또 다른 우주가 존재한다는 ‘평행우주론’이 대표적인 이론. 이번 책에도 그는 다가올 세상에 대해 거침없는 예측을 내놨다. 인류의 종 보존을 위해 화성에 식민지화를 이루어야 하며 21세기 안에 외계문명과 접촉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대표적인 주장. 가쿠 교수는 “이번 세기가 끝나기 전까지 인류는 외계문명과 무선통신을 통해 ‘접촉’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외계문명이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바로 대화로 이어질 수 없어 그들의 언어를 해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주로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외계인의 모습과 특징을 과학적으로 예상한 주장도 책에 담아내 흥미를 끌었다. 여러 우주생물학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쿠 교수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외계인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3가지 특징을 제시했다. 먼저 외계인도 반드시 인간처럼 ‘입체시각’을 가져야 한다. 인간은 눈으로 보는 각기 다른 각도의 이미지 2개를 대뇌가 세밀하게 일치시켜 하나의 이미지로 인식한다. 가쿠 교수는 “이 같은 능력은 먹이를 사냥하는 포식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서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외계문명도 초창기에는 인류처럼 포식자로서 사냥을 하는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특징으로 가쿠 교수는 마주 보는 엄지손가락 혹은 사물을 잡을 수 있는 기관을 꼽았다. 이는 먹이를 사냥하거나 도구를 개발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주장. 마지막으로 그는 지식을 축적해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하는 데 언어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가쿠 교수는 땅이 아닌 물속에도 지능이 있는 외계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조건에 어느 정도 들어맞는 생물이 지구에도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문어 같은 두족류 동물. 지구상에서 오랜시간 생존하며 진화를 이어온 문어에게 위 3가지 조건 중 없는 것은 언어뿐이다. 이에 해외 언론에서는 2016년 개봉한 영화 ‘콘택트’에 등장하는 거대한 문어 모양의 외계인 ‘헵타포드’를 떠올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독도·위안부 부정하는 日에… 文 “미래 없다” 경고

    독도·위안부 부정하는 日에… 文 “미래 없다” 경고

    “독도 부정은 제국주의 반성 거부 위안부 문제 끝났다고 해선 안 돼” “임정 수립이 대한민국 시작” 쐐기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취임 후 처음으로 독도 영유권 문제를 거론하고 일본 정부를 향해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촉구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제99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당한 우리 땅, 우리 고유의 영토”라며 “일본이 그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독도를 언급한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노무현 대통령 때인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고 해서는 안 된다”며 “전쟁 시기에 있었던 반인륜적 인권범죄 행위는 끝났다는 말로 덮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행한 역사일수록 그 역사를 기억하고 그 역사로부터 배우는 것만이 진정한 해결”이라고 강조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명확히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한·일 간 최대 쟁점인 위안부 문제와 함께 민감한 독도 문제까지 거론한 것은 일본 정부가 최근 열린 ‘제13회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행사에 차관급 인사를 파견한 데 이어 독도 영유권 주장 홍보관을 열고, 독도 영유권 교육을 의무화한 고교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고시하는 등 독도 공세를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식민지 과거사를 전혀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강한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일본에 특별대우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답게 진실한 반성과 화해 위에서 함께 미래로 나아가길 바랄 뿐”이라며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직시하고 반성한다면 미래지향적 관계를 모색할 수 있다는 기존 원칙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새로운 국민주권의 역사가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향해 다시 써지기 시작했다”며 1919년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이 대한민국의 기점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승만 정부의 대한민국 수립(1948년)을 건국으로 봐야 한다는 ‘1948년 건국절 논란’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내년까지 남북 관계의 획기적 진전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길섶에서] 더치페이, 더티페이/김성곤 논설위원

    점심을 먹고 계산을 하려는데 젊은이들이 카드를 든 채 줄을 서 있다. 요즘은 일상화된 ‘더치페이’다. 문득 얼마 전 모임에서 들은 얘기가 떠올랐다. “피곤한데 영업이 끝나면 맥주나 피자를 먹으러 가자고 해 놓고 계산은 매번 더치페이예요. 시급 7500원짜리 아르바이트 직원의 사정을 모르나 봐요. 안 갈 수도 없고….” 대학 입학을 앞두고 동네 프랜차이즈 치킨집에서 일하는 지인의 아들 얘기다. 점장이 데리고 간 볼링도 더치페이란다. 내기를 해 아르바이트 직원이 게임비로 몇만 원을 낸 경우도 있단다. 이쯤 되면 더치페이가 아닌 ‘더티 페이’(Dirty Pay)다. 더치페이는 원래 대접한다는 의미의 ‘더치 트리트’(Dutch Treat)였다. 그런데 식민지를 놓고 경쟁하던 영국이 네덜란드 문화를 비하하려고 ‘Treat’를 ‘Pay’로 바꾸면서 더치페이가 돼 우리에게 전해졌다. 그 매니저와 점장은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경험도 전하고, 친목도 다지려는 의도였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대상이 시급에 목매는 아르바이트생이라는 점은 헤아리지 못한 것 같아 뒷맛이 씁쓸했다. 김성곤 논설위원 sunggone@seoul.co.kr
  • [아하! 우주] 외계인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아하! 우주] 외계인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인류의 영원한 호기심 중 하나인 외계인의 존재 유무에 대한 흥미로운 의견이 나왔다. 최근 평행우주론을 창시한 미치오 카쿠 뉴욕시립대 석좌교수가 '인류의 미래'(The Future of Humanity)라는 신간을 출간해 관심을 끌었다. 이론물리학계의 세계적 석학이자 독보적인 미래학자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이번 책에도 미래에 다가올 세상에 대한 거침없는 주장을 펼쳤다. 인류의 종 보존을 위해 화성 등에 식민지화를 이루어야하며 21세기 안에 외계문명과 접촉을 하게될 것이라는 것이 대표적인 주장. 카쿠 교수는 "21세기 안에 외계문명과 무선통신을 통해 접촉이 이루어 질 것"이라면서 "이를통해 외계문명이 그 곳에 있다는 것을 알 수는 있지만 바로 대화로 이어질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수십 광년 이상 떨어진 그들과 대화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면서 "접촉 기간 중 우리는 그들의 언어를 해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카쿠 교수는 주로 영화 속에서 상상되는 외계인의 모습을 과학적으로 예상한 주장도 책에 담아냈다. 우주생물학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카쿠 교수는 외계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3가지 특징을 제시했다. 먼저 외계인도 반드시 인간처럼 입체시각(stereo vision)을 가져야 한다. 인간은 눈으로 보는 각기 다른 각도의 이미지 2개를 대뇌가 세밀하게 일치시킴으로서 하나의 이미지로 인식한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인간은 정지된 화면에서 3차원 입체시각을 이용하는 것이 매우 용이하다. 카쿠 교수는 "이같은 능력은 먹이를 사냥하는 포식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서 "문명이 고도로 발달된 외계문명도 과거에는 인류처럼 포식자로서 사냥을 하는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두번째 특징으로 교수는 마주 보는 엄지손가락 혹은 사물을 잡을 수 있는 기관을 꼽았다. 이는 먹이를 사냥하거나 도구를 개발하는데 있어 필수적이라는 주장. 마지막으로 카쿠 교수는 "지식을 축적하고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하는데 있어 언어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카쿠 교수는 땅이 아닌 물 속에도 지능이 있는 외계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흥미로운 점은 이같은 조건에 어느정도 들어맞는 생물이 지구에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문어같은 두족류 동물. 지구상에서 오랜시간 생존하며 진화를 이어온 문어에게 없는 것은 언어 뿐이다. 그러나 지구와 다른 조건의 외계 생태계에서 문어같은 모습을 가진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지 말란 법은 없다. 이에 해외언론에서는 지난 2016년 개봉한 영화 컨택트(Arrival)에 등장하는 거대한 문어 모양의 외계인 헵타포드를 떠올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재미있는 원자력] 인류의 오랜 꿈과 원자력 기술의 만남/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정책연구센터장

    [재미있는 원자력] 인류의 오랜 꿈과 원자력 기술의 만남/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정책연구센터장

    별은 항상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어린 시절 마당에 놓인 평상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많은 별들이 쏟아졌다. 신화에 나오는 별자리를 찾아보거나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빌기도 했다. 때로는 과학잡지의 UFO 이야기를 나누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다. 고대인들은 별을 보며 국가나 개인의 운명을 점치기도 했다. 사실 코페르니쿠스 이전까지 우주와 천문현상은 신화와 상상의 영역이었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이자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를 설립해 우주를 민간사업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그는 2022년까지 화물을 실은 무인 우주선을 화성에 보내고 2024년에는 유인 우주선을 보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머스크의 계획이 일정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많은 도전 과제들이 남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우주 식민지 건설이 더이상 꿈 같은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원자력 기술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신 액체로켓으로는 화성까지 가는데 6~8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원자력 추진 엔진을 사용하면 이 기간을 4개월로 단축시킬 수 있다. 지난해 미항공우주국(NASA)은 이런 원자력 추진 엔진의 개념 설계를 위한 사업자로 BWXT사를 선정하였다. 이에 러시아의 원전국영기업 ‘로사톰’은 화성까지 6주 만에 갈 수 있는 원자력 추진 엔진을 개발 중이며 올해 육상 실증에 착수한다고 한다. 사실 우주에서 원자력 기술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냉전 시기에 미국과 소련은 경쟁적으로 우주에서 전기와 열을 공급하는 원자로를 개발했다. 그 후 우주 개발에 대한 관심이 식어가면서 이런 구상들이 실현되지 못했지만 최근 화성 탐사와 화성 식민지 개척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미국 작가 앤디 위어가 쓴 SF ‘마션’에서는 사고로 화성에 홀로 남겨진 과학자 마크 와트니가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수천㎞의 화성 표면을 이동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마크는 우주선에 장착된 동위원소 열전발전기(RTG)를 이용해 필요한 열을 공급한다. 방사성 동위원소의 붕괴열을 이용해 열과 전기를 만드는 RTG는 실제로 우주 탐사선과 착륙선에 활용되고 있다.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호에 탑재된 RTG는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작동하고 있다. 우주 선진국에 비교하면 우리의 우주 원자력 기술 개발은 첫발을 내디딘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동안 축적된 우리의 원자력 기술을 바탕으로 노력한다면 우리의 원자력 기술이 우주에서 쓰이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믿는다. 원자력 기술과 우주가 만나면 별나라에 가고자 했던 인류의 오랜 꿈이 실현될 것이다.
  • [우주를 보다] 화성 주위에서 춤추는 ‘2개의 초미니 달’

    [우주를 보다] 화성 주위에서 춤추는 ‘2개의 초미니 달’

    먼 미래에 인류가 정착할 식민지 후보인 화성은 초미니 달을 2개나 가지고 있다. 우리 밤하늘을 휘영청 밝히는 달과 달리 작고 볼품없는 이 달의 이름은 지름 27km의 포보스(Phobos)와 지름 16km의 데이모스(Deimos). 지난 23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오딧세이 화성궤도탐사선(Mars Odyssey orbiter)이 촬영한 두 위성의 모습을 공개했다. 지난 15일 촬영된 이 사진은 탐사선에 장착된 열감지카메라 테미스(THEMIS)에 의해 포착된 것으로 공개된 영상은 총 19장의 이미지를 합쳐 만든 것이다. 두 천체의 총 촬영시간은 17초로, 화면 위 오른쪽에서 솟구쳐 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달이 포보스, 왼쪽이 보이는 작은 달이 데이모스다. 영상에서는 달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탐사선의 움직임으로 인한 현상으로, 탐사선과 포보스의 거리는 불과 5615㎞, 데이모스는 1만 9670㎞다. 이중 울퉁불퉁한 감자모양을 닮은 포보스는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갖고 있는 위성이다. 포보스는 화성 표면에서 불과 6000㎞ 떨어진 곳을 돌고 있는데 이는 태양계의 행성 중 위성과 거리가 가장 가깝다. 이같은 특징 때문에 결국 포보스는 화성의 중력을 견디지 못하고 점점 가까워져 짧으면 수백만 년 내에 갈가리 찢겨 사라질 운명이다. 그리스 신화의 쌍둥이 형제에서 이름을 따온 포보스는 ‘공포’를 뜻하는데 자신의 운명과 가장 어울리는 명칭을 가진 셈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2000만 동포와 함께한 국채보상운동 111주년

    구한말 일제로부터 국권을 회복하고 경제적 독립을 지키고자 전개한 국채보상운동 111주년 기념식이 21일 오전 대구시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다. 사단법인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상임대표 신동학) 주관으로 열리는 기념식은 독립운동 관련 단체 대표와 회원, 시민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국채보상운동은 1904~1906년 일본에서 도입한 차관으로 경제가 파탄에 이르자 1907년 대구에서 서상돈, 김광제 선생 등이 중심이 돼 의연금을 모아 일본에 진 빚을 갚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일제는 당시 대한제국의 재정을 일본에 완전히 예속시키고 식민지 건설을 위한 정지 작업을 하기 위해 차관 공세를 벌였었다. 이에 서상돈과 김광제 등이 서울신문 전신인 대한매일신보를 통해 ‘2000만 동포가 흡연을 폐지해 모은 돈으로 국채를 보상하자’는 취지문을 발표하고 대한매일신보가 대대적인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남녀노소, 빈부귀천, 종교를 뛰어넘는 대대적인 민족적 호응을 이끌어 냈다. 국내는 물론 일본과 미국, 러시아의 동포까지 모금 운동에 참여했다. 하지만 일제의 가혹한 탄압으로 국채보상운동은 오래 유지되지 못했다. 일제는 대한매일신보 발행인 베델 선생 추방 공작을 전개하고 1908년에는 국채보상금 횡령 혐의를 덮어씌워 대한매일신보 총무 양기탁 선생을 구속했다. 이후 운동은 급속히 약화됐다. 국채보상운동은 순수한 애국 충정에서 각지 국민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전국적인 통일 지휘체계를 갖지 못했다. 그로 인해 일제의 탄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수개월 만에 좌절됐다. 하지만 국권회복을 위한 투쟁의 하나로서 독립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는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낙랑=평양’설…성호도 연암도 “北 평양 아닌 요동 평양” 갈파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낙랑=평양’설…성호도 연암도 “北 평양 아닌 요동 평양” 갈파

    2007년부터 1013년까지 동북아역사재단은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에 10억원의 국고를 지원했다. 한국고대사에 관한 여섯 권의 영문책자를 발간하는 사업이었다. 하버드대는 이 돈으로 마크 바잉턴을 임시 교수로 고용해 한국인 고대사학자들과 책자를 발간했다. 2013년에 나온 책이 ‘한국고대사 속의 한사군: The Han Commanderies in Early Korean History’인데 실제 내용이 알려지자 각계의 비난이 쏟아졌다.●국고로 세계에 전파된 동북공정 논리 한국고대사를 외국인들에게 전하려면 고조선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고조선은 없고 한사군부터 시작한 것이다. 조선총독부의 관점대로 한국사를 식민지로 시작한 것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었다. 게다가 낙랑군을 평양으로 비정한 것을 비롯해서 한사군의 위치를 모두 한반도 북부로 비정해 중국의 역사강역으로 넘겨주었다는 비판이었다. 동북공정을 시작하면서 한국 측의 반발을 우려했던 중국은 한국 국가기관들이 외국대학에 돈까지 주어가면서 동북공정 논리를 담은 영문 책자를 발간하는 것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동북아역사재단은 이 책자들을 대한민국 외교공관 등을 통해 전 세계에 배포하겠다고 자랑하다가 이 사건에 분노해 결성된 ‘식민사학 해체 국민운동본부’ 등의 항의를 받고 중단했다. 바잉턴은 ‘한국에서 가장 잘 훈련된 역사학자들’과 작업했다고 주장했는데, 역사학에서 ‘잘 훈련된 역사학자’란 관련 사료를 가장 넓고 깊게 섭렵한 학자들일 것이다. 과연 그랬을까.●위만조선ㆍ中의 국경, 패수는 어디인가 한사군의 위치를 사료를 통해서 살펴보자. 2100년 전인 서기전 108년에 설치된 한사군의 위치를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사군이 존재했던 시대에 편찬된 1차 사료들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낙랑·현도·임둔·진번군의 한사군 중에서 가장 많은 사료가 남아 있는 것은 낙랑군이다. 낙랑군 주변에 다른 3군이 있었으니 낙랑군의 위치만 알면 한사군의 위치를 알 수 있다. 낙랑군의 위치에 대해서 한·중·일 고대사학계는 모두 평양 일대라고 주장한다. ‘기자조선의 도읍지=위만조선의 도읍지=낙랑군=평양’이라는 논리다. 서기전 12세기경의 인물인 기자를 사후 2400여년 후에 고려 유학자들이 평양으로 끌어들였다는 사실은 이미 설명했다. ‘기자조선 도읍지=평양’은 사대주의 유학자들이 만든 조작된 이데올로기란 뜻이다. 낙랑군의 위치를 찾을 때 중요한 것은 위만조선과 중국 진·한(秦漢) 사이의 국경인 패수(浿水)의 위치다. 중국 후한(後漢:서기 25~220) 때 학자인 상흠(桑?)이 편찬했다는 ‘수경’(水經)에 패수가 나온다. ‘수경’은 중국의 137개 강에 대해서 서술한 책인데, “패수는 낙랑군 누방(鏤方)현에서 나와서 동남쪽으로 임패(臨浿)현을 지나서 동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간다”(東入于海)고 말하고 있다. 패수는 ‘동쪽’으로 흘러서 바다로 들어가는 강이다. 그런데 한·중·일 고대사학계는 패수를 압록강, 청천강, 대동강 등 서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는 강이라고 우긴다. 북위(北魏)의 역도원(酈道元:?~527)과 일본인 식민사학자들, 이른바 국사학계의 태두라는 이병도 박사 등이 ‘동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간다’(東入於海)는 ‘수경’ 원문의 ‘동’(東)자를 ‘서’(西)자로 바꾸어 한반도 북부의 강이라고 우겼기 때문이다. 후한 때의 학자 허신(許愼:58~147)도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패는 강이다. 낙랑 누방현에서 나와서 동쪽으로 바다로 들어간다”(東入海)고 거듭 말한 것처럼 패수는 동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는 강이다. 패수를 서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는 한반도 북부의 강으로 비정하면 안 된다. 동쪽으로 흘러서 바다로 들어가는 만주나 허베이성 일대의 강에서 찾아야 한다. ●패수 동쪽에 요동군이 있었다 패수의 위치가 중요한 것은 위만조선과 진·한 사이의 국경일 뿐만 아니라 낙랑군의 위치를 말해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낙랑군의 위치에 대한 1차 사료는 한(漢)나라의 정사인 ‘한서’(漢書) ‘지리지’(地理志)다. ‘한서’ ‘지리지’와 그 주석은 기자조선의 도읍지에 세운 것은 낙랑군 조선현이고 위만조선의 도읍지에 세운 것은 요동군 험독(險瀆)현이라고 말하고 있다. ‘기자조선의 도읍지=위만조선의 도읍지=낙랑군=평양’이라는 전제 자체가 잘못이라는 뜻이다. 요동군 험독현에 대해서 ‘한서’ ‘지리지’의 주석자인 응소(應劭)는 “조선왕 위만의 도읍이다”라고 말했다. 위만조선의 도읍지에 세웠다는 뜻인데, 위만조선의 도읍 왕험성(王險城)에서 ‘험’(險)자를 따고, 나라에서 제사를 지내는 강가를 뜻하는 ‘독’(瀆)자를 덧붙여 ‘험독’이라고 이름 지은 것이다. 요동군 소속의 험독현이 압록강 안쪽이 아니라는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중국 동북공정에서도 요동군 험독현을 지금의 랴오닝성 안산시 태안읍 부근으로 비정한 것이다. 한·일 고대사학계만 여전히 위만조선의 도읍지를 평양이라고 아무런 사료적 근거 없이 우기고 있는 중이다. 위만조선의 도읍지 왕험성에 세운 요동군 험독현에 대해서 ‘한서’의 다른 주석자인 신찬(臣瓚)은 “왕험성은 낙랑군 패수의 동쪽에 있다”고 말했다. 신찬의 말은 낙랑군의 위치에 대한 기본적인 방위를 제공한다. 낙랑군이 요동군 서쪽에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요동군 험독현을 랴오닝성 태안읍 부근으로 비정했으면 낙랑군은 그 서쪽 랴오닝성이나 허베이성에 비정해야 하는데, 남쪽 평양으로 비정하는 모순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위만조선의 도읍지가 평양이라는 한·일 사학계보다는 낫지만 역사를 조작하려니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사기’ 및 ‘한서’의 다른 주석자인 안사고(顏師古)도 “신찬의 설이 옳다”고 말했으므로 낙랑군은 지금의 랴오닝성 태안읍 서쪽에서 찾아야 한다. 낙랑군이 지금의 평양이라면 그 동쪽 강원도가 요동군이라는 뜻이니 말이 되지 않는다.●조선 후기 학자들 “낙랑은 요동” 조선 후기 성호(星湖) 이익(李瀷)이 낙랑군이 평양이 아니라고 말하고 연암 박지원(朴趾源)이 패수가 압록·청천·대동강 등이 아니라고 말한 것도 여러 사료를 검토한 결과였다. ‘삼국사기’ 고구려 동천왕 20년(246)조는 조조(曹操)가 세운 위(魏)나라 유주(幽州:현 베이징)자사 관구검(毌丘儉)이 고구려를 침략했다고 전한다. “위(魏)나라 유주자사 관구검이 1만인을 거느리고 현도로 침범해서…낙랑으로 퇴각했다”는 것이다. 그가 퇴각한 낙랑이 지금의 평양이라면 관구검은 자신의 근무지인 베이징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고구려 강역 수천 리를 통과하거나 수십 척의 배를 건조해 서해와 발해로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그런 기록은 없는 반면 ‘삼국지’ ‘위서(魏書)’ 가평(嘉平) 4년(252)조에 관구검은 양쯔강 남쪽을 정벌하는 진남(鎭南)장군이 되어 오나라를 공격하고 있다. 낙랑군이 지금의 평양이라면 순간이동 능력이 없는 관구검과 위나라 군사들이 느닷없이 양쯔강 유역에 나타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성호 이익은 ‘조선사군’(朝鮮四郡)에서 관구검의 공격로와 퇴각로를 근거로 ‘낙랑군과 현도군은 모두 요동에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연암 박지원은 ‘열하일기’ ‘도강록’(渡江錄)에서 “한나라 낙랑군 관아가 있었던 평양은 지금의 평양이 아니라 요동의 평양이다”라고 갈파했다. 중화 이데올로기나 조선총독부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1차 사료를 보면 낙랑군이 현재의 평양일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사료적 근거가 전무한 ‘낙랑=평양설’이 각 대학의 역사학과와 국사 관련 국책기관들의 이른바 하나뿐인 정설, 즉 도그마로 변질되어 중국의 동북공정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한사군을 압록강 안으로 몰아넣어 조선의 강토가 줄어들었다” 연암 박지원 ‘열하일기’서 탄식 연암 박지원은 정조 4년(1780) 삼종형 금성위(錦城尉) 박명원(朴明源)의 수행원으로 청나라 황실의 여름 별장인 열하(熱河:지금의 허베이성 청더(承德))를 방문하고 ‘열하일기’(熱河日記)를 남겼다. 이 글에서 박지원은 이렇게 말한다. “오호라, 후세에 영토의 경계를 상세하게 고찰하지 않고, 망령되게 한사군의 땅을 모두 압록강 안쪽으로 몰아넣고 사실을 억지로 이끌어 구구하게 분배(分排)했다. 다시 ‘패수’를 그 안에서 찾아서 혹은 압록강, 혹은 청천강, 혹은 대동강을 패수라고 지칭했다. 그래서 조선의 강토는 싸우지도 않고 저절로 줄어들었다. 이는 무슨 까닭인가? 평양을 한 곳에 정해 놓고 패수의 위치를 그때그때 사정에 따라 앞으로 나가고 뒤로 물리기 때문이다.” 240여년 전의 글인데도 평양을 낙랑군이라고 못박고 다른 사료들을 억지로 꿰맞추는 지금 학계의 풍토를 비판한 것처럼 읽힌다.
  • 보고있나?…화성 향해 날아가는’ 스포츠카’ 포착 (영상)

    보고있나?…화성 향해 날아가는’ 스포츠카’ 포착 (영상)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 어느 공간을 날고 있는 ‘빨간색 전기 스포츠카’가 천체망원경에 포착됐다. 주인공은 괴짜 백만장자로 불리는 엘론 머스크의 테슬라 전기차 ‘로드스터’다. 로드스터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머스크의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발사체 ‘팔콘 헤비’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다. 23층 건물 높이의 팔콘 헤비 로켓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막강한 새턴 V 달 로켓 이래 최강의 추진력을 자랑하며 순조롭게 목적지인 화성 궤도를 향해 날고 있다. 로드스터는 팔콘 헤비에 실려 함께 우주 공간을 날고 있으며,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천문학자인 지안루카 마시와 마이클 슈와츠가 애리조나에 있는 테나그라 관측소의 장비로 촬영한 ‘로드스터 비행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번에 새롭게 공개된 영상은 미국 국적의 천체촬영전문 사진작가가 자신의 장비를 이용해 촬영한 것으로, 이전에 공개된 영상과 달리 조금 더 선명한 화질과 컬러를 자랑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사로잡았다. 천체촬영전문 사진작가인 로겔리오 베르날 안드레오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9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무려 약 80만 5000㎞떨어진 곳을 날고 있는 팔콘 헤비와 로드스터를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많은 사람들이 지구에서도 로드스터를 관찰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품었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며 촬영 동기를 밝혔다. 한편 팔콘 헤비는 엘론 머스크의 화성 식민지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화성에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지구로부터 사람과 화물 등을 화성까지 실어 나를 수 있도록 개발된 초대형 로켓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NBC 망언 해설자 뒤늦은 사과…서경덕 “日 역사왜곡, 영상으로 공부하세요”

    NBC 망언 해설자 뒤늦은 사과…서경덕 “日 역사왜곡, 영상으로 공부하세요”

    평창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 중 ‘일본 식민지배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의 NBC 해설자 조슈아 쿠퍼 라모가 뒤늦게 사과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평창올림픽 개막식 도중 제 발언에 불쾌감을 느꼈을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잊혀선 안 될 한국 역사의 한 부분을 무시하거나 무례한 언급을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뒤늦은 감은 있지만 어쨌든 사과를 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이번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라모의 트위터 계정으로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잔인한 역사 동영상을 보내줬다”고 밝혔다.이번 동영상은 한국·중국·필리핀 등 일본이 아시아 각 나라에서 저지른 전쟁 만행에 대한 역사적인 자료를 보여준 후 아직도 진심 어린 사죄와 보상을 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서 교수는 “우리가 감정적으로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이번 일을 계기로 일본이 아시아에 저지른 잔인한 역사를 전 세계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려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 교수는 영국의 대표 일간지 더 타임스의 ‘disputed island of Dokdo(분쟁중인 섬 독도)’라고 잘못 표기한 것을 바꾸기 위해 편집국장에게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평창올림픽 기간 중 외신에서의 오류 표기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NBC 망언 해설자, 뒤늦은 사과 “잊혀서는 안 될 한국 역사”

    NBC 망언 해설자, 뒤늦은 사과 “잊혀서는 안 될 한국 역사”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일본의 식민지배를 미화한 망언을 한 미국 NBC 방송 해설자가 뒤늦게 사과했다.조슈아 쿠퍼 라모는 15일(한국시간) 트위터 계정을 통해 “평창올림픽 개막식 도중 제 발언에 불쾌감을 느꼈을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잊혀서는 안 될 한국 역사의 한 부분을 무시하거나 무례한 언급을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라모는 “평창올림픽은 개최국 한국이 그동안 이룩한 성과와 미래에 대한 찬사다. 한국은 고유한 가치와 경험을 바탕으로 특별하고 강력하며 중요한 발전을 이뤘다”면서 “한국은 소중한 친구와 추억이 있는 곳이다. 저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모든 상황에 유감이다. 남은 기간 평화와 화합의 정신을 상징하는 성공적인 올림픽이 되길 바란다”고 글을 마쳤다. 그는 지난 9일 평창올림픽 개회식 중계에서 “일본이 1910년부터 1945년까지 한국을 강점했지만, 모든 한국인은 발전 과정에서 일본이 문화와 기술, 경제적으로 중요한 모델이 되었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많은 국민들이 분노했고,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측은 NBC에 항의했다. 결국 라모는 논란이 불거진 지 사흘 만에 해고 조치를 당했다. 타임지 기자 출신인 라모는 중국 관련 책을 여러 권 내는 등 미국 내에서 아시아 전문가로 통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해설을 맡았으며 국제컨설팅 회사 ‘키신저 어소시에이츠’ 공동 최고경영자이기도 하다. 그는 스타벅스와 페덱스 이사로도 등재돼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도심에서 크고 오래된 나무를 보셨나요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도심에서 크고 오래된 나무를 보셨나요

    일본 도쿄 시내에 있는 신주쿠공원에 처음 갔을 때를 기억한다. 도쿄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붐빈다는 신주쿠의 중심에 있는 공원. ‘도심 공원에 있는 나무가 얼마나 크겠어.’ 별 기대 없이 정문을 지나 공원에 들어섰을 때 눈앞엔 거대한 아름드리나무들이 숲처럼 울창한 모습으로 펼쳐졌다. 높이가 15m는 되어 보이는 튤립나무와 잎갈나무, 메타세쿼이아와 낙우송. 이곳의 거대한 나무들을 올려다보면서, 그리고 나무 아래 붙어 있던 나무에 올라가지 말라는 안내문을 보면서 나는 어쩐지 서울의 나무들이 떠올랐다.나는 우리나라에서 나무에 올라가지 말라는 안내문을 본 적이 없다. 그건 올라갈 만큼 큰 나무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전쟁과 일본의 침략을 겪으며 우리나라에 터를 잡고 오래전부터 살아온 나무들은 과거 모조리 베어져, 현재 도시에 있는 대다수의 나무는 심어진 지 불과 오십 년도 채 안 된 젊은 나무들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 베어진 우리나라 나무들을 생각하니, 어쩐지 그들에게 미안하고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 돌아가면 얼마 안 남은 오래되고 거대한 나무들을 그림으로 기록해야지.’ 이럴 때마다 나는 식물을 점점 더 사랑하게 된다.수많은 전쟁과 외부의 침입,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우리나라의 나무들은 주기적으로 심어지고 베어지고, 심어지고 베어지고를 반복해 왔다. 전쟁을 치르고 배고픔에 허덕이던 우리나라 국민은 쓸모가 많아 값어치 있던 곳곳의 소나무들을 베어야 했고, 한반도를 수탈하던 일본은 우리나라의 국화이자 상징인 무궁화를 모조리 베었다. 무궁화는 수백년을 살 수 있는 나무이지만 우리나라에는 수백 년 된 무궁화 나무가 없다.오래전 나무는 가난했던 우리에게 식량이었고, 땔감이었지만 제국주의 일본에는 식민지를 지배하는 데 거슬리는 생물일 뿐이었다. 그래서 나무는 베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슬픈 역사 속에서 고맙게도 몇몇 나무는 꿋꿋이 살아남았다. 마을 입구에서 마을을 지키는 정자목인 느티나무와 소나무, 절 마당의 은행나무와 같은 나무들 말이다. 다른 나무들이 베어지는 동안 느티나무는 마을 수호신인 정자목으로서 수백년간 꿋꿋이 살아남았다. 정자목에는 혼이 깃들어 있어 함부로 베면 그 사람에게 해가 간다는 소문 덕분에 유독 이들은 베어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들에게는 살아왔다는 것보다는 살아남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다. 이런 크고 오래된 나무의 존재를 소중히 여겨 우리나라에서는 이들을 보호수로 지정해 법으로 보호하고 있다.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형이 아름답고, 크고, 희귀하고, 오래된 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한다. 그리고 느티나무는 우리나라 보호수 중 가장 많은 수종이다. 내가 사는 남양주에는 300년 된 느티나무가, 저 먼 부산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1300년 된 느티나무가 살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이런 오래되고 거대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나무는 ‘헤리티지 트리’로 관리되고 보호받는다. 몇 년 전 세계적 식물연구기관이자 식물 문화가 가장 많이 발달한 영국의 왕립식물원인 큐가든(Kew Royal Botanic Gardens)에서는 그곳을 울창하게 만든, 100년 이상 된 오래되고 거대하고 역사적인 나무 개체들을 그림으로 기록해 ‘헤리티지 트리’라는 책으로 엮고, 동명의 전시도 열었다. 사람들은 이 책과 전시의 그림으로 얼마나 다양한 나무들이 우리 곁에 오래도록 살아왔는지, 그들이 그 긴 역사 동안 어떤 형태로 진화되었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미세먼지나 황사와 같은 공기오염 문제를 겪으며 요 몇 년 새 우리나라 사람들도 나무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나무 심는 회사들이 하나둘 생기고, 어린 학생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름을 딴 나무숲을 만들고 휴일이면 전국의 학생들이 모여 나무 심기 운동을 한다. 우리나라 역사 속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풍경이 지금 펼쳐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나무 심기 운동을 하는 동안에도 다른 한편에서는 아파트를 짓기 위해 산속의 소나무를 베어내고, 불타버린 숭례문을 복원한다는 명분으로 오래된 숲의 금강소나무를 베어내고, 열매의 냄새가 지독하다며 가로수인 은행나무를 베어내고 있다. 우리는 나무를 심으면서 또 나무를 계속 베어낸다. 느티나무를 그리려 삼백년 동안 살아온 느티나무의 거친 수피를 만지면서, 두터운 잔가지들을 올려다보면서, 나는 이들이 살아온 지난 시간들을 상상할 수 있다. 긴 시간을 지나 그 어느 존재보다 묵직하고 강인한 힘을 축적해 온 나무들. 나는 그들을 더 오래 바라보고 싶다. 작업실 창문 밖으로 재작년 어느 수목원에서 사와 심은 어린 느티나무와 소나무가 보인다. 오십년 즈음 후에도 이들은 여전히 이곳에서 잘 살고 있을까. 자라고 또 자라 거대한 아름드리나무가 된 이들을 저만치 올려다볼 그날을 상상해 본다.
  • [열린세상]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 청년에게 사과했다/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 청년에게 사과했다/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우리 세대가 모든 것을 망쳤습니다.” 평창올림픽에 맞춰 한국을 방문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고백했다. 그는 자신이 포르투갈 총리를 역임하던 1990년대는 세계화로 인한 혜택이 전 세계를 풍요롭게 만들었던 시대였으며, 인류가 진보한다고 믿었던 낙관적인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무역이 늘었고, 국민소득이 증가했으며 영아사망률이 급감했다. 세계는 빠르게 하나가 돼 가는 것처럼 보였다. 당시 지도자들 사이에 팽배했던 낙관론 때문에 세계화가 초래하는 불균형을 간과했고, 오늘날 전 세계 상위 8명의 부자가 소유한 재산이 하위 50%의 재산을 합친 것과 같은 상황에 이르렀다고 반성했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당시에 열심히 노력했다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글로벌 거버넌스를 수립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반성했다. 자유무역주의에 기반한 세계화가 분명히 지구촌의 부를 증가시키는 데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의 나라가 가장 큰 혜택을 입었음에도 보호무역주의라는 역풍은 오히려 미국과 유럽에서 불었다. 세계화의 혜택이 클수록 양극화, 승자독식이라는 부작용도 더 크게 겪었기 때문이었다. 영국의 브렉시트(EU 탈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비록 마크롱에게 패하기는 했지만 큰 인기를 얻었던 프랑스의 우파 정치지도자 등장 등은 모두 세계화의 부작용에 따른 반작용 때문이었다. 구테흐스 총장의 반성에 따르면 1990년대 세계화의 혜택이 본격화될 때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지속 가능성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했더라면 지금 양극화 문제나 기후변화 문제 등은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졌으리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자유무역주의의 혜택을 입었다. 식민지와 전쟁을 겪은, 가장 가난한 나라로 손꼽히던 대한민국은 불균형 압축성장,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추진하면서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경제성장을 최우선시하다 보니 민주화, 인권 등 희생되는 것도 있었고, 재벌의존형 경제 등 부작용도 생겼지만 ‘한강의 기적’은 우리의 자부심이었고 세계적인 찬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우리도 부작용을 간과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1997년 12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면서 시작된 외환위기가 바로 그것이다. 크고 작은 기업들이 줄지어 도산했고, 여러 개의 은행이 문을 닫았으며,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야 했다. 공공, 금융, 노동, 기업 등의 분야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면서 빠르게 회복하긴 했지만 정말 뼈아픈 고통을 겪어야 했다. 우리나라는 ‘한국의 외환위기는 위기를 가장한 기회’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빠르게 회복했지만, 문제는 그 후유증이 크다는 점이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루어진 노동개혁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양극화로 이어졌고 ‘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하청과 재하청 구조가 만들어지며 질 좋은 일자리는 오히려 줄었다. 기업 개혁은 중소기업이 탄탄하게 기반을 다지는 방향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채 수출 대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수준에서 끝나 버렸다. 세계 경제가 좋았던 덕분에 회복이 빨랐던 것이 ‘제대로 개혁할 수 있는 동력’을 훼손한 셈이다. 이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됐다. 1960년대에 불균형 성장 전략을 선택한 세대, 1990년대에 세계화에 서투르게 대응했다가 외환위기를 맞았지만 근본적인 개혁을 하지 못한 채 넘어간 세대, 2000년대 경기가 좋았던 시기에 양극화가 심화됐으나 미처 대응하지 못한 세대까지 모든 기성세대는 오늘 우리가 가진 문제에 대해 책임이 있다. 물론 기성세대의 공도 있다. 하지만 너무 커진 부작용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우리의 공’을 먼저 내세우기 전에 좀더 일찍 부작용을 바로잡으려 노력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부터 하는 것이 순서일 듯하다. 하물며 포르투갈 출신 유엔 사무총장의 진솔한 고백이 우리 젊은이들의 마음을 다독거리고 있지 않은가. 진심 어린 반성과 함께 마음을 모으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다.
  • “英연방, 엘리자베스 2세 후계 논의 시작”

    영국연방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후계를 논의하는 비밀심의에 들어갔다. 여왕이 오는 4윌이면 92세가 되는 점을 고려해 서거 이후를 대비한 것이다. 영국 왕의 자리는 왕위계승 1순위인 찰스(70) 왕세자가 잇지만, 영국연방의 수장직은 세습되지 않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BBC방송, 텔레그래프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영국연방이 산하 회원국 각료 출신 7인으로 구성된 ‘고위급 그룹’을 구성하고, 지배구조 문제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영국연방은 과거 영국 식민지들과 일부 국가들이 참여한 자유 연합체로 현재 영국, 호주, 캐나다 등 53개국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고위급 그룹의 공식 논의 주제는 영국연방 사무총장 임명방식, 사무국 예산·운영, 회원국의 정부지도자와 행정부의 권력 균형 등이다. 하지만 언론은 고위소식통을 인용해 “비밀리에 누구를 수장 자리에 앉힐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면서 “엘리자베스 2세의 후임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불편한 일이지만 자연스럽게 곧 다가올 일”이라고 전했다. 여왕의 서거를 염두에 둔 것이라 “대단히 민감한 이슈”라고 보면서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BBC는 자체 입수한 문서를 언급하면서 “(고위급 그룹은) 첫 회의에서 제기된 사안들과 더욱 광범위한 영국연방 지배구조와 관련된 일들을 논의할 것”이라면서 그룹의 안건이 단순한 행정상 변경 사안에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방송은 이 그룹이 4월 런던에서 열리는 영국연방정상회의에서 논의 결과를 보고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번 회의는 엘리자베스 2세가 참석하는 마지막 영국연방정상회의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여왕 서거 시 영국연방 정상들이 수장을 결정하는데 이에 대한 공식 절차는 없다. 다만 여왕은 2015년 열린 영국연방정상회의에서 찰스 왕세자가 수장의 자리를 물려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엘리자베스 2세 뒤이을 ‘영국연방 수장’ 찰스 왕세자 아닐수도

    엘리자베스 2세 뒤이을 ‘영국연방 수장’ 찰스 왕세자 아닐수도

    영국, 호주, 캐나다 등 53개국으로 구성된 영국 연방(the Commonwealth)이 엘리자베스 2세(91) 여왕이 뒤를 이어 연방을 이끌 수장을 뽑는 논의를 시작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영 연방은 과거 영국 식민지와 일부 국가가 참여한 자유로운 연합체다. 엘리자베스 2세는 이중 13개국의 국가 원수를 겸하고 있다. BBC는 영국 연방이 회원국 각료 출신 7인으로 구성된 “고위급 그룹”을 구성했다며 자체 예산과 직원들을 둔 이 그룹이 공식적으로는 영국연방의 지배구조 문제를 검토한다고 보도했다. 영국 연방 사무총장 임명방식, 사무국 예산·운영, 회원국 내 정부지도자와 행정부의 권력 균형 등이 공식적인 논의 주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고위 소식통들은 이 그룹이 여왕 서거에 대비해 후임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BBC는 자체 입수한 문서를 인용, “논의는 첫 회의에서 제기된 사안들과 더욱 광범위한 영국연방 지배구조 관련 사안들이 고려될 것”이라고 보도했다.이 그룹이 임무를 단순한 행정상 변경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BBC는 이 그룹이 오는 4월 런던에서 열리는 영국연방정상회의에서 논의 결과를 보고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번 회의는 엘리자베스 2세가 참석하는 마지막 영국연방정상회의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엘리자베스 2세는 부친 조지 6세로부터 수장 직을 물려받았다. 그러나 수장직이 여왕의 아들이자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윈저(70) 왕세자에게 자동으로 이양되는 것은 아니다. 여왕이 서거하면 영국연방 정상들이 결정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공식 절차가 없다. 많은 영국연방 정상들이 찰스 왕세자 이외 현실적 대안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영국연방의 민주적 신임을 개선하기 위해 상징적인 지도자를 선출하자는 논의가 있었던 적이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여왕은 지난 2015년 열린 영국연방정상회의에서 찰스 왕자가 영국연방 수장의 자리를 물려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녀 동성애자 구별법은 바로 이것

    남녀 동성애자 구별법은 바로 이것

    말레이시아 유력지 분석표 게재 논란 ..게이는 수염, 레즈비언은 손깍지 말레이시아의 한 유력 매체가 동성애자들을 구분 짓는 특징이라며 일종의 점검표를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2일 보도했다.말레이시아 일간 ‘시나르 하리안’은 최근 성적 소수자에 관한 기획성 기사에서 잠재적인 게이와 레즈비언을 구분하는 방법이라며 점검표를 게재했다. 기사에 따르면 남성 동성애자는 선호하는 수염 스타일, 의류 브랜드, 헬스장 이용 여부로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이들이 헬스장에 가는 목적은 운동이 아니라 다른 남성을 탐색하기 위해서이며 잘생긴 남성을 발견했을 때 이들의 눈빛이 반짝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또 여성 동성애자는 서로를 껴안거나 손을 잡으며 남성을 얕잡아보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말레이시아에서 최근 동성애자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잇따르자 인권 활동가들은 성 소수자들에 대한 현지 매체의 보도 수위를 낮추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말레이시아의 유명 소셜미디어 활동가 아르윈드 쿠마르는 이 보도가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며 “이 나라에는 다뤄져야 할 더 중요한 이슈가 많다”고 말했다. 쿠마르의 일성은 유튜브에 게재되고 나서 지난 24시간 동안 수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동성애자로 의심된다는 이유로 살인 당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지난해 한 18세 남학생은 동성애자로 알려진 뒤 학교 친구들에게 구타를 당하고 불에 타 숨진 채로 발견됐다. 몇 달 후 27세의 한 성전환 여성은 자신이 운영하던 꽃집에서 흉기와 총기 공격을 당했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말레이시아에서는 동성애가 불법이다. 이 나라에서 동성애자로 기소되면 식민지 시대 때 제정된 ‘남색 법’(sodomy law)에 따라 징역 2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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