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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대광고 엿보기] 한강 인도교 개통 축하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한강 인도교 개통 축하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요즘도 축하의 뜻을 담은 광고기법이 통용되지만 100년 전에도 건축물 완공 등의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축하 광고가 게재됐다. 1917년 10월 7일 한강 인도교가 개통돼 사람들이 걸어서 한강을 건널 수 있게 됐다. 그날자 매일신보는 4개면 가운데 1면과 2면에 인도교 개통 소식을 전하면서 관련 사진과 조선 치도(治道) 계획에 관한 기사를 실었다. 광고면은 4개면 전체에 개통 축하 광고를 실었다. 물론 철도, 도로, 다리 등 일제의 한반도 인프라 구축은 수탈이 목적이었지만 뉴라이트 학자들의 식민지 근대화론에 이용되고 있기도 하다. 한강에 가설된 최초의 교량은 한강철교로 미국인 모스가 구한말 정부로부터 경인선 철도 부설권을 얻어 1897년 착공했다. 그러나 모스가 자금난에 빠지자 일제가 부설권을 인수해 1900년에 준공했고 1944년까지 3개 선이 완공됐다. 모스는 원래 한강철교에 보행자 도로를 만들 계획을 명시했지만, 부설권을 가로챈 일제는 공사비를 절감한다는 이유로 보도를 만들지 않았다. 총연장이 딱 1㎞(1005m)인 한강 인도교는 준공 당시 현재의 조명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여름밤에 장식 전등을 화려하게 밝혀 산책객들을 불러 모았다고 한다. 그러나 처음 준공됐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협소한 다리였다. 1925년 대홍수로 일부가 훼손되기도 했고 자동차의 증가로 교통량이 많이 늘어나자 1935년에 현재와 같은 모습의 다리를 새로 건설했다. 한강 인도교에는 전차 궤도도 부설돼 전차가 서울역에서 용산을 거쳐 한강 남쪽으로 다리를 건너다니게 됐다. 이후 전차 경유지인 노량진과 종점인 영등포 지역이 급격히 도시화됐다. 인도교는 6·25 전쟁 때 철교와 함께 폭파됐으며 1954년에 완전히 복구했다. 1981년에는 4차선이던 인도교를 8차선으로 확장했다. 한강 인도교의 이름은 제1한강교로 바뀌었다가 1984년 한강대교로 개칭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위 광고는 ‘화평당’이 실은 한강 인도교 개통 축하 광고다. 화평당은 ‘동화약방’, ‘제생당’과 더불어 당시 제약업계를 이끌던 업체였다. 광고를 자세히 보면 한강 인도교를 처음 건너는 도초식(渡初式) 행사에서 화평당의 대표 제품인 ‘팔보단’(八寶丹) 간판을 든 사람들이 다리를 떼를 지어 건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삽화를 통해 다리의 생김새를 독자들에게 알려 주는 한편 광고 효과도 노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광고에서는 팔보단 말고도 ‘태양조경환’과 ‘자양환’도 선전하고 있다. 양화점(제화점), 자동차 대여업체, 기생조합, 포목점, 정미소 등의 광고주들도 크고 작은 명함 광고로 지면을 채웠다. sonsj@seoul.co.kr
  • “지지율 떨어지니 토착왜구 프레임” 김원웅 광복절 축사 파장(종합)

    “지지율 떨어지니 토착왜구 프레임” 김원웅 광복절 축사 파장(종합)

    광복회장 “이승만, 친일파와 결탁” 기념사 논란통합당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민주당 “통합당, 친일파의 대변자냐” 날 세워진중권 “국가주의·민족주의 편향 다 경계해야”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를 두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광복회장 자격이 없다”며 맹비난했고,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친일파의 대변자냐”라며 날을 세웠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역사와 보훈의 문제를 처리하는 데서 국가주의와 민족주의 편향을 모두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승만이 국부라고 광복절에 건국절 데모를 하는 국가주의 변태들과, 5·18 광주에서도 불렀던 애국가까지 청산하자고 주장하는 민족주의 변태들의 싸움. 둘 다 청산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원웅씨는 전두환이 만든 민정당 출신이죠. 광주학살의 원흉들에게 부역한 전력이 있는 분이 어떻게 ‘광복회장’을 할 수가 있나요”라고 썼다. 이어 “김원웅씨의 도발적 발언은 다분히 정치적”이라며 “지지율이 떨어지니 다시 ‘토착왜구’ 프레이밍을 깔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데, 역사와 보훈의 문제에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그 경박함이야말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 제일 먼저 척결해야 할 구태”라고 했다. 김 회장은 광복절인 전날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파와 결탁하면서 우리 사회가 친일 청산을 완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대표적 예로 친일 행적이 드러난 음악인 안익태가 작곡한 노래가 여전히 애국가로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립현충원에 친일 군인을 비롯한 반민족 인사 69명이 안장돼 있다면서 이들의 묘 이장을 골자로 하는 국립묘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처럼 김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을 ‘친일파’로 공개 규정하자 통합당은 반발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느낀다”면서 “민주당에 차고 넘치는 친일파 후손에 대해선 면죄부를 주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앞세워 자신의 배를 채운 민주당 윤미향 의원 같은 사람도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하지 못하는 주제에 어디에 대고 친일청산 운운하냐”고 따졌다. 이어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에 광복절 기념식이 퇴색돼버려 안타깝고 아쉽다”면서 “정작 일본에는 한마디도 제대로 못 하면서, 거꾸로 국민을 상대로 칼을 겨누고 진영논리를 부추기는 사람은 광복회장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허은아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회 분열의 원흉이 된 김원웅 회장의 기념사는 도저히 대한민국 광복회장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아니 나와서는 안 될 메시지였다. 반일 친북, 반미 친문의 김원웅 회장은 파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회장의 경축사와 관련해 “미래 발전적인 메시지를 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도 날을 세웠다. 박재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 회장 기념사를 비판한 통합당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의 광복절 기념사를 언급하며 “부끄럽고 가슴 아픈 역사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태어나 보니 어쩔 수 없이 식민지 백성으로 평범하게 살아간 국민은 아무런 죄가 없다. 다만 스스로 선택해서 동족을 학살하고, 구속하고 억압한 사람은 친일파임이 당연하다. 독립운동을 하고도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가난과 핍박받았던 분들이 살아있고, 그 식장에 앉아 계시는 앞에서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친일의 기준일은 1945년 8월 14일이다. 그 이후 나라를 위해 무슨 공헌을 했건 그 사람은 친일파”라며 “지금껏 원 지사의 말과 맥을 같이 하는 논리들 때문에 이 땅의 친일파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했고, 오히려 훈장 받고 떵떵거리며 살아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기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독립유공자의 후손인 김 회장이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친일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이 잘못인가”라며 “통합당은 친일파들의 대변자냐. 당연한 말에 대한 통합당 반응이 오히려 놀랍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희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날도 아닌 광복절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분들의 유족이 대한민국 땅에서 친일 청산하자는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시절이라는 것이 서글프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당 분에게 한 말도 아닌데 친일청산 하자고 하면 왜 이렇게 불편함을 저렇게 당당하게 드러내는지 모르겠다”면서 “‘공산당 때려잡자’의 반의반이라도 친일 청산에 의지를 가졌으면 한다. 친일청산 주장까지도 어렵다면 오늘 하루는 그냥 입 다물고 조용히 있는 것이 광복절날 예의”라고 비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친일파가 작곡한 애국가” 광복회장 경축사에 통합당 반발

    “친일파가 작곡한 애국가” 광복회장 경축사에 통합당 반발

    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 사회가 친일 청산을 완수하지 못했다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작곡가 안익태 등을 비난해 야권이 반발하고 나섰다. 김원웅 “이승만 때문에 민족 반역자 청산 완수 못해” 김원웅 회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우리 역사의 주류가 친일이 아니라 독립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직함 없이 부르며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고 비난했다. 또 우리 사회가 친일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사례로 친일 행적이 드러난 작곡가 안익태가 작곡한 노래가 여전히 애국가로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복회가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관련 자료를 독일 정부로부터 입수했다며 “그중에는 안익태가 베를린에서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연주회를 지휘하는 영상이 있다. 민족 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고 성토했다. 국립현충원에 친일 군인을 비롯한 반민족 인사 69명이 안장돼 있다면서 이들의 묘 이장을 골자로 하는 국립묘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충원에 ‘야스쿠니신사’ 가고 싶다던 자가 묻혀 있어” 김원웅 회장은 “서울현충원에서 가장 명당이라는 곳에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자가 묻혀 있다. 해방 후 군 장성과 국방부 장관을 지낸 자”라고 했는데, 신태영 전 국방부 장관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김원웅 회장은 “‘조선 청년의 꿈은 천황 폐하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야스쿠니 신사에 묻혀 신이 되는 것이다’라는 게 그가 한 말”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한국이 일본을 초월할 것이란 초조감이 지난해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렇게 찬란한, 우리 민족의 미래에 발목을 잡는 것은 ‘친일에 뿌리를 두고, 분단에 기생하여 존재하는 세력’”이라고 비난했다. 김원웅 회장은 “친일 미청산은 한국사회의 기저질환이며, 반성 없는 민족 반역자를 끌어안는 것은 국민화합이 아니다”라며 “친일 청산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국민 편가르기 하는 경축사에 유감”이 같은 경축사에 곳곳에서 마찰이 발생했다. 이날 같은 시각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는 김률근 광복회 제주지부장이 자신이 준비한 경축사를 생략하고 김원웅 회장의 기념사를 대독했다. 이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즉석에서 강한 유감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국민 대다수와 도민들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매우 치우친 역사관이 들어가 있는 이야기를 기념사라고 대독하게 만든 이 처사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도지사로서 기념사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태어나 보니 일본 식민지였고, 일본 식민지의 신민으로 살아가면서 선택할 수 없는 인생 경로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있다”며 “앞잡이들은 단죄를 받아야 하지만 식민지의 백성으로 살았던 것이 죄는 아니다”라고 했다. 또 “김일성 공산군대가 대한민국을 공산화시키려고 왔을 때 목숨 걸고 나라를 지켰던 이들 중에는 일본 군대에 복무했던 분들도 있다”며 “다만 한국전쟁에서 나라를 지킨 공을 보며 역사 앞에 겸허히 공과 과를 함께 보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광복절 75주년을 맞은 역사의 한 시기에 이편 저편을 나눠 하나 만이 옳고 나머지는 단죄받아야 하는 그러한 시각으로 역사를 조각내고 국민을 다시 편가르기 하는 (김원웅 회장의) 시각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광복절 경축식은) 특정 정치견해 집회가 아니다”라며 “앞으로 이런 식의 기념사를 (제주에) 또 보낸다면 광복절 경축식에 대한 모든 계획과 행정 집행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장내에서는 여러 번 고성이 터져 나왔고, 일부 참석자들은 강하게 항의하며 퇴장했다. 통합당 “미래 발전적인 메시지 내주길” 미래통합당도 김원웅 회장의 경축사에 이의를 제기했다. 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것에는 공과가 있고, 우리가 애국가를 부른 지도 수십 년인데, 그럼 여태까지 초등학생부터 모든 국민이 애국가를 부른 행위는 잘못된 것이고, 부정해야 하느냐”며 “미래 발전적인 메시지를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우리는 과거를 청산을 미래로 가야 하는데 자꾸 과거에만 매몰돼 사소한 것까지 다 찾아내면 과부하가 걸려 앞으로 나가지 못 한다”며 “계속 유턴을 해 과거로만 가면 미래는 없다”고 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파묘법’에 대해서도 “부관참시 정치를 멈추라”면서 “공과를 떠나 반인륜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통합당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느낀다”며 개탄했다. 그는 “민주당에 차고 넘치는 친일파 후손에 대해선 면죄부를 주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앞세워 자신의 배를 채운 민주당 윤미향 의원 같은 사람도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하지 못하는 주제에 어디에 대고 친일청산 운운하냐”고 따졌다. 이어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에 광복절 기념식이 퇴색돼버려 안타깝고 아쉽다”며 “정작 일본에는 한 마디도 제대로 못 하면서, 거꾸로 국민을 상대로 칼을 겨누고 진영 논리를 부추기는 사람은 광복회장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통합당 허은아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회 분열의 원흉이 된 김원웅 회장의 기념사는 도저히 대한민국 광복회장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아니 나와서는 안 될 메시지였다”며 “반일 친북, 반미 친문의 김원웅 회장은 파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전문] 문재인 대통령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

    [전문] 문재인 대통령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 경축사를 통해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을 둘러싼 한일 갈등을 두고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한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결코 나라에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것”이라며 “한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본과 한국, 공동의 노력이 양국 국민 간 우호와 미래협력의 다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다음은 경축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광복 75주년을 맞은 오늘,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나라의 독립을 이룬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정신을 되새깁니다. 오늘 경축식은 생존 애국지사님들을 맞이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임우철 지사님은 101세이시고, 다른 세 분도 백수에 가까우신 분들입니다. 어떤 예우로도 한 분 한 분이 만들어온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발전과 긍지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 곁에 생존해 계신 애국지사님은 서른한 분에 불과합니다. 너무도 귀한 걸음을 해주신 임우철, 김영관, 이영수, 장병하 애국지사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힘찬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광복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민주공화국의 주인으로 함께 일어나 이룬 것입니다.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크고 작은 성취를 이룬 모든 분들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선열들은 ‘함께하면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신념을 ‘거대한 역사의 뿌리’로 우리에게 남겨주었고, 우리는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함께 위기를 이겨내며 우리 자신의 역량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지금 기후이변으로 인한 거대한 자연재난이 또 한 번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역시 반드시 이겨낼 것입니다. 소중한 생명을 잃은 분들을 비롯하여 재난에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재난에 맞서고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기상이변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까지 대비하여 반복되는 아픔을 겪지 않도록 국민안전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되어주신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며, 오늘의 위기와 재난을 반드시 국민과 함께 헤쳐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가 모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조선시대 훈련도감과 훈련원 터였습니다. 일제강점기 경성운동장, 해방 후 서울운동장으로 바뀌었고 오랫동안 동대문운동장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땀의 역사를 간직한 곳입니다. 그 가운데 식민지 조선 청년 손기정이 흘린 땀방울이야말로 가장 뜨겁고도 안타까운 땀방울로 기억될 것입니다. 1935년 경성운동장, 만 미터 경기 1위로 등장한 손기정은 이듬해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습니다. 일본 국가가 연주되는 순간 금메달 수상자 손기정은 월계수 묘목으로 가슴의 일장기를 가렸고, 동메달을 차지한 남승룡은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았습니다. 민족의 자존심을 세운 위대한 승리였지만 승리의 영광을 바칠 나라가 없었습니다. 우리의 독립운동은 나라를 되찾는 것이자 동시에 개개인의 존엄을 세우는 과정이었습니다. 우리는 독립과 주권재민의 민주공화국을 수립하는 혁명을 동시에 이루었습니다. 다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당당한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 국민의 노력은 광복 후에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원조를 받는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되었고, 독재에 맞서 세계 민주주의의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국가의 이름으로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고 인권을 억압하던 시대도 있었지만 우리는 자유와 평등, 존엄과 안전이 국민 개개인의 당연한 권리가 되는 ‘나라다운 나라’를 향한 발걸음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많은 위기를 이겨왔습니다. 전쟁의 참화를 이겨냈고,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위기도 국민들과 함께 이겨냈습니다. 오히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으로 ‘소재·부품·장비의 독립’을 이루며 일부 품목에서 해외투자 유치의 성과까지 이뤘습니다. 코로나 위기 역시 나라와 개인, 의료진, 기업들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극복해냈습니다. 정부는 방역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고 국민들은 정부의 방침을 신뢰하며 스스로 방역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빠르면서도 정확한 진단 시약을 개발했고 노동자들은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방역물품을 생산했습니다. 의료진들과 자원봉사자들, 국민과 기업 하나하나의 노력이 모여 코로나를 극복하는 힘이 되었고 전세계가 인정하는 모범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더 높은 긴장이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백신 확보와 치료제 조기 개발을 비롯하여 바이러스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국경과 지역을 봉쇄하지 않고 경제를 멈추지 않으면서 이룬 방역의 성공은 경제의 선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역의 성공이 있었기에 정부의 확장재정에 의한 신속한 경기 대책이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전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는 올해 OECD 37개국 가운데 성장률 1위를 기록하고, GDP 규모에서도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많은 고통을 겪으면서도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는 우리 국민들께 다시 한 번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웃’의 안전이 ‘나’의 안전이라는 것을 확인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판 뉴딜’을 힘차게 실행하며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양 날개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혁신하고, 격을 높일 것입니다.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며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입니다. ‘한국판 뉴딜’의 핵심을 관통하는 정신은 역시 사람 중심의 ‘상생’입니다. ‘한국판 뉴딜’은 ‘상생’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이며, ‘고용·사회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 번영과 상생을 함께 이루겠다는 약속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격차와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모두가 함께 잘 살아야 진정한 광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와 미래세대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길에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해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국민 여러분, 2016년 겨울, 전국 곳곳의 광장과 거리를 가득 채웠던 것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의 정신이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언제나 국민에게 있다는 사실을 촛불을 들어 다시 한 번 역사에 새겨놓았습니다. 그 정신이 우리 정부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75주년 광복절을 맞아 과연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광복이 이뤄졌는지 되돌아보며, 개인이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나라를 생각합니다. 그것은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는 헌법 10조의 시대입니다. 우리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자유와 평등의 실질적인 기초를 탄탄히 다지고, 사회안전망과 안전한 일상을 통해 저마다 개성과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한 사람의 성취를 함께 존중하는 나라를 만들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결코 우리 정부 내에서 모두 이룰 수 있는 과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국민들께 드리고, 확실한 토대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는 대한제국 시절 하와이, 멕시코로 노동이민을 떠나 조국을 잃고 돌아오지 못한 동포들을 기억합니다. 그 눈물겨운 역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조국은 동포들을 지켜주지 못했지만, 그분들은 오히려 품삯을 모으고, ‘한 숟갈씩 쌀’을 모아 임시정부에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며 해외 독립운동의 뿌리가 되어주었습니다. 우리는 해방된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끝내 돌아오지 못한 동포들도 끝까지 기억해야 합니다. 나라가 국민에게 해야 할 역할을 다했는지, 지금은 다하고 있는지,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단 한 사람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성장했고, 그만큼 자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2018년 4월 30일, 가나 해역에서 피랍되었던 우리 선원 세 명이 구출 작전을 수행한 청해부대 문무대왕함과 함께 조국으로 돌아왔습니다. 2018년 7월에는 리비아 무장괴한들에게 피랍된 우리 국민이, 2020년 7월에는 서아프리카 베냉 해역에서 피랍된 선원 다섯 명이 무사히 구출되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군용기를 이라크에 급파하여 우리 근로자 293명을 국내에 모셔왔습니다. 코로나 확산이 심각한 일곱 개 나라에는 특별수송기와 군용기, 대통령전용기까지 투입해 교민 2천 명을 국내로 안전하게 이송했고, 전세기를 통해 119개국, 4만6천여 명에 이르는 교민들을 무사히 모셔왔습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었던 지난해 해외 독립유공자 다섯 분의 유해를 고국으로 모신 것도 뜻깊습니다. 자신의 존엄을 증명하고자 하는 개인의 노력에 대해서도 국가는 반드시 응답하고 해결방법에 대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2005년 네 분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의 징용기업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2018년 대법원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대법원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의 유효성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의 ‘불법행위 배상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결은 대한민국의 영토 내에서 최고의 법적 권위와 집행력을 가집니다. 정부는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며 피해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방안을 일본 정부와 협의해왔고 지금도 협의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함께 소송한 세 분은 이미 고인이 되셨고 홀로 남은 이춘식 어르신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되자 “나 때문에 대한민국이 손해가 아닌지 모르겠다” 하셨습니다. 우리는 한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결코 나라에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것입니다. 동시에 3권분립에 기초한 민주주의,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제법의 원칙을 지켜가기 위해 일본과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한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본과 한국, 공동의 노력이 양국 국민 간 우호와 미래협력의 다리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 동대문운동장은 해방의 환희와 남북분단의 아픔이 함께 깃든 곳입니다. 1945년 12월 19일, ‘대한민국임시정부 개선 전국환영대회’가 열렸고 그날 백범 김구 선생은 “전 민족이 단결해 자주·평등·행복의 신한국을 건설하자”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1949년 7월 5일, 100만 조객이 운집한 가운데 다시 이곳에서 우리 국민은 선생을 눈물로 떠나보내야 했습니다.분단으로 인한 미완의 광복을 통일 한반도로 완성하고자 했던 김구 선생의 꿈은 남겨진 모든 이들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진정한 광복은 평화롭고 안전한 통일 한반도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꿈과 삶이 보장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평화를 추구하고 남과 북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남과 북의 국민이 안전하게 함께 잘 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가축전염병과 코로나에 대응하고, 기상이변으로 인한 유례없는 집중호우를 겪으며 개인의 건강과 안전이 서로에게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했고, 남과 북이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안보이자 평화입니다. 방역 협력과 공유하천의 공동관리로 남북의 국민들이 평화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체감하게 되길 바랍니다. 보건의료와 산림협력, 농업기술과 품종개발에 대한 공동연구로 코로나 시대 새로운 안보 상황에 더욱 긴밀히 협력하며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와 함께 생명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길 바랍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인도주의적 협력과 함께 죽기 전에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가보고 싶은 곳을 가볼 수 있게 협력하는 것이 실질적인 남북 협력입니다. 남북 협력이야말로 남·북 모두에게 있어서 핵이나 군사력의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안보정책입니다. 남북 간의 협력이 공고해질수록 남과 북 각각의 안보가 그만큼 공고해지고, 그것은 곧 국제사회와의 협력 속에서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전쟁 위협을 항구적으로 해소하며 선열들이 꿈꾸었던 진정한 광복의 토대를 마련하겠습니다. 남북이 공동조사와 착공식까지 진행한 철도 연결은 미래의 남북 협력을 대륙으로 확장하는 핵심 동력입니다. 남북이 이미 합의한 사항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실천하면서 ‘평화와 공동번영의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국가를 위해 희생할 때 기억해줄 것이라는 믿음, 재난재해 앞에서 국가가 안전을 보장해줄 것이라는 믿음, 이국땅에서 고난을 겪어도 국가가 구해줄 것이라는 믿음, 개개인의 어려움을 국가가 살펴줄 것이라는 믿음,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될 것이라는 믿음. 이러한 믿음으로 개개인은 새로움에 도전하고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이러한 믿음에 응답할 때 나라의 광복을 넘어 개인에게 광복이 깃들 것입니다. 식민지 시대 한 마라톤 선수의 땀과 한, 해방의 기쁨과 분단의 탄식이 함께 배어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역사의 지층 위에 오늘 개인의 창의성과 개성이 만발하고 있습니다. 100년 전 시작한 민주공화국의 길 너머 개인의 자유와 평등이 넘치는 대한민국을 향해 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 선열들이 꿈꾼 자주독립의 나라를 넘어 평화와 번영의 통일 한반도를 향해 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홍성룡 서울시의원,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 사용제한 조례 발의

    홍성룡 서울시의원,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 사용제한 조례 발의

    지난 12일 서울시의회 홍성룡 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3)이 ‘서울특별시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의 사용 제한에 관한 조례안’과 ‘서울특별시교육청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의 사용 제한에 관한 조례안’을 각각 발의했다고 밝혔다. 조례안은 오는 28일부터 시작되는 서울시의회 제297회 임시회에서 해당 상임위와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포즉시 시행될 전망이다. 홍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을 보면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에 대해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군사기와 조형물 또는 이를 연상시키려는 목적으로 사용된 그 밖의 상징물로 규정했다. 이러한 상징물을 서울시 본청·직속기관·사업소·시의회 사무처·시 산하 투자기관·출연기관·출자기관과 서울시교육청 본청·직속기관·교육지원청·교육감 소관 각급 학교 등에서 사용을 제한하도록 했다. 또 시장과 교육감에게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 사용현황에 대한 실태조사 및 사용 제한 문화조성, 구성원에 대한 교육, 관련기관·단체와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조례안을 대표발의 한 홍 의원은 “비록 연기되었지만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욱일기와 욱일기를 표현한 유니폼 사용을 사실상 허용하는 등 일본은 일제강점기 식민지배와 위안부, 강제징용 등 침탈행위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배상은커녕 반인륜적 과거사를 상품화 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본 제국주의를 연상시키는 상징물 사용 제한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우리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선량한 미풍양속 유지 및 올바른 역사인식 확립에 이바지하고자 조례안을 발의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홍 의원은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일본의 식민사관을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왜곡된 역사관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홍 의원은 “이번 회기에 발의한 친일반민족행위 및 일제잔재 청산 관련 조례를 전국 시·도 뿐만 아니라 민간영역에까지 확산시켜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 강제징용 피해자·일본군 위안부 등 전쟁범죄 피해자가 정당한 대우와 예우를 받고 명예를 회복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요칼럼] 유교와 돈/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유교와 돈/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돈을 밝히면 주위의 평이 부정적으로 흐른다. 너무 밝히면 ‘돈밖에 모르는 놈’이라며 대놓고 욕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밝히는 행위는 당연한데도 우리의 평가는 인색하다. “돈이면 다 돼”라는 관용어가 횡행하면서도, 돈과 거리를 두는 삶을 높게 평가하는 역설적인 한국 사회다. 이런 정서가 뿌리 깊은 데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유교의 유산이 적지 않은 지분을 차지한다. 이(利)를 밝힌다며 양혜왕(梁惠王)을 꾸짖은 맹자를 어려서부터 줄줄 왼 유학자들이 500년간 한반도를 독점적으로 지배한 역사적 경험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무본억말(務本抑末)이라 하여 상업을 말단에 두고 되도록 억제하려는 국가 경영에 익숙한 역사적 유산도 꼬리가 무척 길다. 완물상지(玩物喪志)라 하여 기묘한 물건을 무조건 멀리하라는 교육에 흠뻑 젖은 가치관도 여운이 짙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용재총화’의 격언은 조선시대 교육의 핵심을 잘 보여 준다. 돈을 먼저 말하지 않는 정서는 지금도 강고하다. 나는 강연이나 원고 등을 의뢰하는 전화를 종종 받는다. 그런데 의뢰인과 나는 통화를 마치도록 보수를 입에 담지 않는다. 의뢰인 입장은 이렇다. 강연을 부탁하면서 돈 얘기를 꺼내면 혹시라도 내가 자기를 돈을 너무 밝히는 사람으로 오해할까 봐 조심한다. 의뢰를 받는 내 상황은 이렇다. 얼마를 줄 것인지 대뜸 물어보면 의뢰인이 나를 ‘교수라는 놈이 돈을 되게 밝힌다’며 속으로 욕할까 봐 아예 말하지 않는다. 이런 현실을 미국인 동료에게 말한 적이 있는데, 그때 그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그로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기현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정교육에서도 돈 얘기를 금기시하는 편이다. 돈 문제로 부모가 다투면 자식은 본능적으로 그걸 알아채고 조심한다. 철이 조금 들면 자기도 부모의 걱정에 동참한다. 그러면 거의 열이면 열 모든 부모의 반응은 이렇다. “넌 쓸데없이 돈 걱정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엄마 아빠가 무슨 짓을 해서라도 네 학비는 책임질 테니까. 빨리 네 방 가서 공부해.” 이렇게 아이를 돌려세우고는 부부끼리 또 목소리를 낮춰 소곤소곤 다툰다. 대학생이 되면 대개 집을 떠나 방을 구해 독립하려 한다. 그런데 독립하겠다고 선언하고는 ‘독립하게 돈을 달라’며 부모에게 손을 내민다. 전혀 부끄러움도 없이. 그러면 부모는 능력이 되는 한 선뜻 돈을 내준다. 아무 조건도 없이. 역사적으로 볼 때 개인이나 국가의 독립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은 군사력이 아니다. 정치ㆍ외교력도 아니다. 경제적 자립 여부다. 부모의 돈으로 방을 얻어 나갔다면, 진정한 독립이 아니라 부모라는 제국에 긴박된 식민지(colony)일 뿐이다. 자신이 식민지 상태에 있으면서도 그것을 독립한 것으로 착각하는 대학생이 많은 현실 또한 돈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부동산 문제로 여당의 지지도가 크게 떨어졌다. 특단의 조치로 고위 공직자에게 1주택 소유를 강요한다.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그 취지를 모르지는 않지만, 21세기 민주주의 자본주의 사회에는 맞지 않는다. 맹자나 용재총화 수준의 흘러간 노래일 뿐이다. 윤리와 돈을 대척점으로 보는 유교적 가치관의 판박이이기 때문이다. 법치가 아니라 인치에 치중한 유교적 규범의 복사판이기 때문이다. 다주택 소유가 정말 나쁘다면, 누구도 소유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할 일이지, 왜 고위 공직자에게만 강요할까? 합법적으로 취득한 주택을 속히 처분하라고 강제할 명분은 솔선수범이다. 이 또한 교화를 진리로 맹신한 유교의 유산이다. 인류 역사상 윗사람의 솔선수범으로 사회 전체가 실제로 교화된 사례는 하나도 없다. 불법으로 돈 번 것을 법으로 처절하게 응징해야지, 적법하게 번 돈을 부도덕으로 매도하면 안 된다. 윤리와 돈은 무관하다.
  • 다시 광복 펴다

    다시 광복 펴다

    일흔다섯 해를 맞은 광복절을 앞두고 잊힌 독립운동가를 기억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만화라면 좀더 다가가기 쉬울듯하다.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함께 일본의 만행을 잊지 말자는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의 증언을 시로 풀어낸 재외 한국작가의 시집, 해방 후 혼란을 극복하지 못해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 원자폭탄을 재건에 활용한 일본 등 주목할 만한 책을 다양한 장르로 추려 봤다.●잊힌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하라 ‘의병장 희순’은 조선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의병장 윤희순을 다룬 만화다. 한양 선비 윤익상의 딸로 태어난 그는 1895년 을미사변과 단발령 시행으로 가문의 남성들이 의병에 참여하자 후방에서 식량 조달과 군자금 모집, 탄약 제조 등을 맡았다. 이어 여성 의병단인 ‘안사람 의병단’을 조직하고, 중국으로 망명해 ‘노학당’을 운영하며 항일 전사를 양성했다. ‘조선독립단’을 조직해 무장투쟁에까지 나선 윤희순의 삶을 설득력 있게 그렸다. 민족의 암흑기에 이국에서 조선 독립을 위해 투쟁하다 짧은 생애를 마친 김산(본명 장지락)은 ‘한국의 체 게바라’로 불린다. 신문기자인 님 웨일스가 1937년 중국에서 김산을 만나 불꽃같이 살았던 그의 삶을 기록했고, 1941년 미국에서 ‘아리랑의 노래’로 출간했다. 1984년 국내에 번역된 책을 박건웅 작가가 신간 만화 ‘아리랑’으로 다시 냈다. 의학을 공부하다 혁명을 위해 이국을 누비며 투쟁한 식민지 조선 청년의 고뇌와 투쟁이 깊은 울림을 준다. 잊힌 독립혁명가들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이가 바로 약산 김원봉이다. 영화 ‘밀정’(2016)을 비롯해 다양한 각도로 그의 삶을 재조명하지만, 월북 행적 때문에 논란도 많다. 허영만 작가가 ‘독립혁명가 김원봉’으로 약산의 삶을 만화로 복원했다. ‘정의(正義)로운 일을 맹렬(猛烈)히 실행한다’는 뜻으로 붙인 의열단의 탄생과, 그들의 일제에 맞선 폭력투쟁, 광복 이후의 삶까지 생생히 담았다. ●여전히 생생한 피해자·가해자 증언 열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에밀리 정민 윤은 대학 시절 논문을 작성하다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를 접하고 이를 시로 쓰기 시작했다. 그의 시 35편을 담은 시집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은 남성성, 군국주의, 제국주의, 전쟁, 인종차별을 다룬다. 특히 7명 위안부의 증언을 시로 풀어낸 2장 ‘증언´에서 일제의 만행을 시로써 고발한다. 위안부로 시작한 그의 시는 현대에 벌어지는 성차별, 성폭력에 관한 여성들의 이야기까지 닿는다. ‘악한 사람들’은 온갖 잔인한 방법으로 사람을 실험하고 죽인 731부대를 소환했다. 이제서야 “그때를 후회한다”고 하는 전범들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 “악을 타자화하면 결국 타인을 악으로 만들게 된다”고 주장한 저자 제임스 도즈는 인간을 괴물로 만들어 버리는 조직적, 구조적, 심리적 과정을 분석한다. ●해방 이후 한국과 일본에 주목하다 ‘26일 동안의 광복’은 한국 현대사의 첫날인 1945년 8월 15일부터 조선총독부 청사에 성조기가 게양되는 9월 9일까지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역사 다큐멘터리다. 일본 패망과 조선 해방을 직감한 여운형의 전화로 시작하는 해방 전야부터 송진우와의 좌우합작 시도까지 단 하루가 1부, 해방 이튿날부터 9월 9일까지 ‘분단’에 이르는 25일을 2부로 구성했다. 저자는 75년 전 가장 밝았던 광복, 그날 이후 25일간은 어둠이 빛을 삼켜 가는 시간이었다고 결론짓는다. 1945년 8월 15일 이후 일본은 흔히 ‘잿더미’로 상징된다. 매년 3월에 열리는 도쿄대공습 추도식 전이나 8월 ‘종전의 날’이 다가올 때마다 미디어에서는 패전 당시에 촬영된 불탄 들판 사진 등 ‘잿더미’를 끌어온다. ‘‘잿더미’ 전후공간론’은 암시장으로 대표되는 당시 일본 사회와 각종 문학 작품을 통해 일본이 피해자 이미지를 부각하고, 동시에 ‘일본인은 이 비참함에서 다시 일어섰다’라는 서사를 생산했다고 주장한다. 이런 미화한 이미지가 우리와 같은 피해자들의 현실을 가린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마포, 8·15 홍대 패션 콘서트 “코로나로부터 해방”

    마포, 8·15 홍대 패션 콘서트 “코로나로부터 해방”

    서울 마포구는 75주년 광복절을 맞아 홍대 축제거리에서 ‘홍대 패션콘서트’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15일에 열리는 이번 콘서트는 대한민국이 일본 식민지에서 해방됐듯 코로나19로부터 해방되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패션콘서트는 광복의 메시지를 담은 뮤지컬 형식으로 펼쳐진다. 독립운동가 33인을 연상케 하는 패션모델 33명이 무대에 오른다. 세대 공감을 위해 모델들은 오디션을 통해 다양한 연령층을 선발했다. 이와 함께 패션을 매개로 한 다채로운 공연들이 펼쳐진다. 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행사장 좌석 간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이번 패션콘서트로 주민들이 즐겁게 행사를 즐기며 동시에 광복의 의미와 뜻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시의회, ‘친일반민족행위·일제잔재’ 청산 나선다

    서울시의회, ‘친일반민족행위·일제잔재’ 청산 나선다

    광복절 75주년을 앞둔 지난 12일 서울시의회 홍성룡 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3)이 ‘서울특별시의회 친일반민족행위청산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과 ‘서울특별시 친일반민족행위 청산 지원에 관한 조례안’, ‘서울특별시교육청 친일반민족행위 청산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동 특위 구성 결의안과 조례안은 이달 28일부터 시작되는 서울특별시의회 제297회 임시회에서 해당 상임위와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포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특위 구성안을 대표발의한 홍 의원은 “광복직후 구성된 반민특위가 붕괴되어 친일세력 청산이 미완에 그치고 친일세력이 대한민국 주도권을 장악하는 사태가 벌어짐으로써 우리민족 정기가 올바로 서지 못하고 국가 정체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면서, “최근 강제징용 관련 대법원 판결 등과 맞물려 국내 일각에서 일본의 식민지배와 역사왜곡에 동조하고,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들을 폄훼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대한민국의 자주독립을 공표한 「대한민국헌법」에 위배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의원은 “친일반민족행위와 일제잔재 청산에 시효가 있을 수 없고 우리는 더 이상 이러한 범죄행위를 묵인해서도 안 된다”라고 강조하고, “우리 사회 곳곳에 깊숙이 파고들어 있는 친일반민족행위와 일제잔재를 온전히 파헤치고 완벽하게 청산하여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자 친일반민족행위청산 특위 구성 결의안을 발의했다”라고 제안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홍 의원이 특위 구성과 맞물려 동시에 발의한 ‘친일반민족행위 청산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시장과 교육감으로 하여금 역사적 진실 확인과 민족 정통성 확보를 위하여 친일반민족행위 청산 지원에 관한 시책과 관련 사업을 추진하도록 함은 물론, 친일반민족행위와 관련한 실태조사, 시와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공청회, 토론회 등에서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거나 일본 제국주의를 미화·찬양하는 행위자 참여 제한, 관련부처·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 등의 내용을 담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➀자치분권, 국가경쟁력 강화의 지름길 [박준희의 정 담은 자치]

    ➀자치분권, 국가경쟁력 강화의 지름길 [박준희의 정 담은 자치]

    1945년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된 신생 대한민국은 정치, 경제적으로 완전한 후진국이었다. 해방 세대들이 새마을운동을 기점으로 압축된 산업화에 나서면서 독일이 이룬 ‘라인강의 기적’에 빗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만큼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해냈다. 그사이 산업화에 매몰됐던 민주화도 진전을 거듭해왔다. 세계는 이제 산업화와 정보화 시대를 넘어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산업화 시대에는 빈약한 자원의 효율적인 투자와 빠른 성과를 위해 중앙정부가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는 것에 큰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마저 중앙정부가 과도한 권한을 독점하는 것은 국가경쟁력 제고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해 여실히 증명됐다. 앞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또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 모르지만, 최소한 현재까지는 국제적으로 성공을 인정받고 있는 ‘K방역’은 중앙정부(질병관리본부), 지방정부, 의료진, 성숙한 시민의식이 결합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다. 이 과정에서 특히 빈약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고혈을 짜 과감하게 재난지원금 지원을 먼저 결정한 것은 지방정부였다. 서울 관악구의 ‘청소차 개조 방역차’와 관내 양지병원의 ‘워크 스루’를 비롯해 고양시의 ‘드라이브 스루’, 전주시의 ‘착한 임대료와 착한 소비, 해고 없는 상생 운동’ 등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운 창의적 조치를 신속하게 도입한 것도 지방정부였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자치분권이 강화돼야 할 이유를 명확히 보여준바, 이를 계기로 지방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정책화하는 자치행정 모델을 더욱 많은 영역으로 확산시킬 필요성이 충분해졌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 1월 ‘지방이양일괄법’이 국회를 통과해 16개 부처, 46개 법률, 400개 사무에 대한 권한이 내년 1월 지방정부에 이관되는 것은 자치분권 강화를 위해 더없이 훌륭한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이 또한 부족함을 보강하는 2차, 3차 법 제정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우리보다 인구 5분의 1, 국토면적 2분의 1이 채 안 되는 스위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선진국이자 경제적 강소국이다. 스위스의 이런 배경에는 발전된 자치분권과 민주주의 시스템이 절대적이다. 스위스의 직접민주주의 제도 중 하나인 ‘란츠게마인데’(Landsgemeinde)라는 주민 총회는 주민이 직접 법률을 발의하거나 의회가 상정한 중요 법률과 세금, 제도 등을 결정한다. 이와 관련해 어떤 스위스 경제학자는 “스위스는 2500개 이상 되는 지방정부가 서로 더 잘 살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므로 잘 살 수밖에 없다. 지방정부의 조세권도 충분하게 보장돼있고, 주민총회에서 반대하면 올림픽도 포기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자기에게 유리한 자치구로 이사를 가기도 한다”고 말한다. 스위스에서 특파원을 지냈던 한 기자의 저서인 ‘따뜻한 경쟁’에 따르면 스위스의 들판에서 풀을 뜯으며 목가적 풍경을 연출하는 소나 농가 지붕에서 자라는 화초는 지원금을 받는데 그 재원은 관광객으로부터 지방정부가 벌어들이는 돈이라고 한다. 이제 우리도 스위스처럼 전국의 시·군·구 지방자치단체가 각자의 환경과 여건에서 지역 주민들이 최대한 ‘잘 먹고 잘사는 정책’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자치분권 강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력히 희망한다.
  • [열린세상] 해방 75주년을 맞이하며/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열린세상] 해방 75주년을 맞이하며/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일제 식민지로부터 해방된 지 75주년을 맞이했다. 75년 동안 동북아 관련 국가들은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회고해 보자. 대한민국은 1950년 6·25 전쟁을 치르며 나라 전체가 잿더미가 됐지만, 온 국민이 합심 단결해 세계 10대 무역강국이 됐고 정치 분야는 독재정치를 청산하고 귀중한 민주주의를 이루어 냈다. 미국이 G11 후보국에 거론할 정도니 역사 이래 가장 강성한 나라가 됐다. 북한은 김일성ㆍ김정일의 통치가 끝나고 3대째 세습되는 공산국가이며, 경제적으로는 피폐하지만 핵무기를 개발하고 대륙간탄도탄을 보유할 정도로 위협적인 국가가 돼 있다. 중국은 어떤가? 1949년 마오쩌둥이 오늘날의 공산주의 국가를 설립하고 정치적으로는 안정됐으나,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헨리 키신저의 핑퐁외교로 미중 국교 정상화를 이룬 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경제정책이 성공하며 돈을 엄청나게 벌기 시작해 이제는 미국과 어깨를 겨누는 G2가 됐다.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력 증강에 국력을 쏟아부어 일본과 한국을 압도하는 군사력을 갖게 됐고, 심지어는 미국도 경계해야 하는 나라로 변화했다. 역사는 지금도 전개되는 과정에 있다. 중국이 오늘날과 같은 경제력을 갖고 미국을 위협할 정도가 됐으니 과연 헨리 키신저의 판단이 옳았는가라는 물음은 먼 훗날의 역사가 말해 줄 것이다. 일본은 어떤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해 미국 맥아더 장군으로부터 평화헌법을 부여받고 비무장 나라가 됐으나 1950년 한국전쟁으로 1954년 자위대가 발족해 군사력을 또다시 보유하는 국가가 됐다. 군사력을 갖되 외국으로부터 공격을 당했을 경우에만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는 이른바 전수방위(專守防衛) 족쇄에 묶여 있으나, 1998년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에 낙하하면서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혔고 자위대는 군사력을 급속히 증강할 발판을 마련했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무참히 패배하고 핵폭탄 공격까지 받으면서 수백만명이 죽는 쓰라린 경험을 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군국주의를 앞세운 전쟁 국가가 되는 것을 국민들은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강력한 군사력 보유를 은근슬쩍 찬성하는 이유는 북한과 중국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일본은 군사용 인공위성도 지구 자원 관측위성이라고 평화적인 이미지를 내세웠다. 그러나 북한 미사일을 계기로 이제는 아예 드러내 놓고 정보 수집 위성 10기 보유를 선언했으며 2025년이면 완성된다. 거기에다 공격형 무기인 항공모함도 2척 보유하기로 선언했으니 실로 동북아 관련 국가들은 치열한 군비경쟁에 돌입해 있는 상태다. 러시아도 냉전체제가 종식되면서 경제력이 취약한 국가로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집권하고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를 수출하면서 경제력을 크게 회복했으며, 미국과 대항할 국력을 키우고 있다. 우려되는 건 중국의 시진핑과 러시아의 푸틴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패권주의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지정학적으로 그 틈새에 있는 한국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 커져만 간다. 시진핑과 푸틴은 장기 집권을 하기 때문에 패권적 세력을 증강시키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미국은 어떠한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에 미국의 영향력을 증대하는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감축하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국가의 고민이 크고, 과도한 방위비 상승 압력으로 한국 정부로서는 안보 부담이 큰 상태다. 크게 보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국ㆍ미국ㆍ일본이 한 축을 형성하고, 중국ㆍ북한ㆍ러시아가 한 축을 형성해 대립하는 구도인데, 한국과 일본은 과거사 문제로 관계가 최악의 상태이고, 미국은 미국 우선주의로 가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으로 3국 간 동맹이 흔들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까봐 우려되는 상황이다. 해방 75주년을 맞은 지금 한국은 해방될 때보다 강성한 국력을 갖게 된 것은 분명하나 동북아의 세력 구도가 변화하고 있는 점을 주시하며 미래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의미의 해방은 국력을 더욱 키워야 주변국들이 얕보지 않고 평화와 번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되새기는 것이다.
  • “발 밟은 사람, 밟힌 아픔 몰라”… 자국에 경종 울린 日신문

    “발 밟은 사람, 밟힌 아픔 몰라”… 자국에 경종 울린 日신문

    일본 도쿄신문이 “남의 발을 밟은 사람은 밟힌 사람의 아픔을 모르는 법”이라며 과거 식민지배의 역사에 대해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자국 정부와 사회 분위기에 경종을 울렸다. 이 신문은 일본 주요 일간지 가운데 가장 진보적인 성향의 신문이다. 도쿄신문은 오는 15일 ‘종전기념일’(광복절)을 앞두고 11일 자에 게재한 전후 75주년 특별사설 ‘일본과 한국: 역사의 그림자를 잊지 말아야’에서 “일본이 (한국을 탓하기에 앞서) 먼저 역사에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설은 첫머리에서 “역사에 어두운 부분이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의 잘못을 잘못으로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그 나라의 도의적 입장을 강하게 만든다”라는 구리야마 다카카즈(1931~2015) 전 외무차관의 발언을 소개한 뒤 “모든 나라의 역사에는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지만, 일본에서는 ‘빛’만 골라서 말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은 한국을 포함해 주변국에 깊은 상처를 남긴 러일전쟁에 대해 아베 총리가 “식민지 지배하에 있던 많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용기를 줬다”고 언급한 것을 잘못된 사례로 들었다. 일본 정부가 올봄 도쿄에 개관한 산업유산정보센터의 ‘군함도’ 관련 전시내용이 물의를 빚고 있는 것도 비슷한 범주에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일 갈등의 중심에 있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도쿄신문은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히 해결됐다고 한다”며 “그러나 법률이나 협정을 이유로 외면하기 앞서 당시의 고통에 공감하는 자세를 보였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전후 75년이 지났는데도 역사를 둘러싸고 또다시 상대방의 발을 밟는 것과 같은 행위를 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 봐야 한다”며 끝을 맺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자유·저항의 대학로… 치열했던 ‘청춘들의 행진’

    자유·저항의 대학로… 치열했던 ‘청춘들의 행진’

    문화재라 하면 으레 건축물이나 도자기 같은 것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서울미래유산은 그 폭이 좀더 넓다. 문화재로 지정되거나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가운데 미래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한다. 영화도 한 카테고리다. 대표적인 것으로 1975년 개봉한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이 있다. 소설가 최인호가 쓴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비판적 사고를 거세당한 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불안과 좌절, 비애, 상실감 등 우울한 자화상을 묘사한 영화다. 1970년대 서울 대학가와 그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영화로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미래유산이 됐다.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1회 ‘서울의 영화-바보들의 행진’을 준비하면서 이 영화를 간접적으로나마 떠올릴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고민했다. 젊음과 낭만의 거리라 불리는 대학로가 좋은 사례 중 하나일 듯싶었다. 혜화동로터리에서 이화사거리까지 1㎞ 남짓한 도로를 중심으로 펼쳐진 대학로는 연극이나 뮤지컬과 같은 공연을 볼 때면 누구나 한 번쯤 들러봤음 직한 젊은이들의 공간이다. 한복판에 있는 마로니에공원을 거닐다 보면 여유롭게 거리공연을 펼치는 악사에서부터 비보잉을 하는 댄서들까지, 자유로운 분위기에 누구나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물론 원래부터 이곳이 대학로라 불린 것은 아니고 공원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이 지역의 근대는 식민지와 함께 왔다. 애초 이곳의 터줏대감은 일제강점기였던 1924년 들어선 경성제국대학이었다. 의학부와 법문학부, 대학본부가 마로니에공원 일대에 있었고 거기에 들어가기 위한 예비학교 격인 예과가 청량리에 있었다. 이후 서울대가 이곳에 들어선 것은 광복 뒤인 1946년이었다. 법대와 문리대, 의대 등이 마로니에공원과 주변 서울사대부속 초·중교 자리에 자리잡았다.당시 풍경은 어땠을까. 영화 ‘바보들의 행진’에서 어렴풋하게나마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가수 송창식이 부른 ‘고래사냥’과 ‘왜 불러’ 등이 영화 전편에 흐르면서 무기한 휴강과 입대, 장발 단속 등 10월 유신의 풍속도가 리얼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현실은 영화보다 차가웠다. ‘왜 불러’뿐만 아니라 극 중 영철의 테마곡인 ‘고래사냥’이 대학가 시위 현장에서 곧잘 불리면서, 두 노래는 결국 금지곡이 되고 말았다. 감독 자신은 현실과 타협한 영화라고 자조했는데, 어떤 면에서는 그렇기에 더 역설적으로 당시를 이해하는 텍스트가 돼 주기도 한다. 실제로 개봉 당시 서울 관객 15만명을 동원하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던 영화에 삽입된 노래를 금지곡으로 지정한 박정희 정권은 서울대를 아예 관악산으로 이전해 버린다. 대학로 시절 서울대 주변이 유신체제 반대 시위가 연일 계속되는 등 학생운동의 중심이 되다 보니 동숭동, 용두동, 종암동, 공릉동 등 서울 각지에 흩어져 있던 단과대들을 당시만 해도 변두리이자 정문과 후문만 봉쇄하면 시위대의 시내 진출을 막을 수 있던 관악산 골프장 터로 몰아넣듯 옮겨버린 것이다. 영화 개봉연도와 같은 1975년의 일이었다.대학로의 변화는 1980년대 들어 더욱 극적으로 펼쳐진다.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신군부는 각종 공안사건을 조작함으로써 자신들에 대한 반대 움직임을 억제하려 했다. 대표적인 게 1982년 벌어진 ‘학림사건’이었다. 학생운동가들이 학생단체를 조직해 사회주의 폭력혁명으로 정권을 붕괴시키려 했다는 사건이었다. 마로니에공원 맞은편에 있는 학림다방에서 첫 모임을 열었다 해서, 또 ‘숲’(林)처럼 무성한 ‘학’(學)생운동 조직을 일망타진했다 해서 학림사건이라 불렸다. 1985년부터는 이곳의 분위기가 질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민주화운동의 현장이란 인식이 강했던 이 일대에 정부가 ‘문화예술의 거리’를 조성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서울 곳곳에 있던 문화예술단체와 공연장, 소극장 등을 유치함으로써 자유와 저항의 공간에 낭만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려 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한국의 청년들이 그리고 시민사회가 영화의 분위기처럼 순응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지칠 줄 모르는 민주화운동은 끝내 독재를 종식시키고 오늘의 한국을 만들어 냈다. 당시 피해자들도 2010년 열린 재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두환 정권에 의한 조작 사건이라는 결론과 함께. 학림다방은 그런 한국 현대 정치사의 현장이었기에, 나아가 훗날 문학으로 명성을 얻은 이청준이나 김승옥, 황지우, 김지하 등의 단골집이었다. 김민기 등 음악인들의 주요 거처이기도 했다. 학림다방도 2013년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됐다. ‘서울대 문리대 제25강의실’이라고도 불렸던 학림다방 입구에 걸려 있는 서울미래유산 동판이 흘러간 옛이야기를 담담하게 증언해 주는 듯싶다. 대학로는 내막을 모르면 그저 로맨틱해 보이기만 하는 문화 예술의 공간이자 맛집들이 즐비한 소비공간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눈앞에 보이는 모습만을 보고는 그 안의 내력이나 사건들 사이의 맥락을 이해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마로니에 공원을 중심으로 서 있는 아르코미술관과 아르코예술극장, 그리고 옛 샘터 사옥이자 현 공공그라운드 빌딩 또한 생각할 지점을 던져 준다. 적벽돌 외장이 인상적인 이 건물들은 모두 ‘한국 건축의 풍운아’라 불렸던 김수근이 설계한 건물들이다. 서울대 건축과를 다니다가 6·25전쟁 때 일본 도쿄예대 건축과에 유학해 막 대학원을 수료한 김수근은 이승만 정권 말기인 1959년 29세의 나이로 새 국회의사당 건축설계안 현상공모에서 1등을 차지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의 작품 가운데 한국인에게 익숙한 게 한둘이 아니다. 잠실 서울올림픽 주경기장을 비롯해 남산 타워호텔과 자유센터, 세운상가, 워커힐호텔, 옛 국립부여박물관과 청주 및 진주박물관 등이 있다. 단순히 건축 설계만 한 게 아니라 국내 잡지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월간 ‘SPACE(공간)’를 창간하고 다양한 예술인들을 후원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1977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를 르네상스의 예술 후원가라 평가받는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에 빗대 ‘서울의 로렌초 메디치’라 평하기도 했다. 그에게도 밝은 역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1987년 6·10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현장인 남영동 대공분실 역시 그의 작품이었다. 나선형 계단을 설치해 방향 감각을 상실케 하고 피조사자가 투신할 수 없게끔 창문 폭을 15㎝ 정도로 좁게 하는 등 전적으로 고문에 적합하도록 치밀하게 설계된 그 건물 말이다. 아르코 미술관과 예술극장, 그리고 옛 샘터 사옥은 겉으로는 수십 년이 지나도록 모던함을 유지해 오는 훌륭한 건축물이다. 하지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인간 내면의 복잡다단한 면에 대해 성찰하게끔 유도하는 경전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이번 그랜드 투어의 마지막 방문지는 서울대병원이었다. 1907년에 건립된 옛 대한의원은 광복 뒤 경성의전과 통폐합돼 현재 서울대 의대로 바뀌어 있고 그 병원은 서울미래유산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1922년 의학 실험에 희생된 동물들의 넋을 위로하겠다며 설치한 ‘실험동물공양탑’은 이번 투어의 압권 중 하나였다. 말 못하는 짐승을 위해서도 공양탑을 세웠던 이들의 마음을 자비롭다고 해야 할까. 서울 대학로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된 적이 있다. 2008년 말 한국방송통신대학 맞은편에 위치한 한 건물을 철거하면서 14구의 유골이 발견된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석 달에 걸쳐 정밀분석한 결과 유골의 주인공이 14명이 아니라 28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젖먹이의 유골도 3구나 됐다. 과연 그 뼈들의 주인공은 누구이며 왜 그곳에 집단으로 묻힌 걸까. 해답은 ‘그 땅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곳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경성의전 해부학교실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렇기에 더더욱 실험동물공양탑은 의외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다. 실험동물의 목숨도 함부로 하지 않던 이들이 정작 조선인과 일본인 사이의 인종적이며 체질적인 차이를 조사하는 등 몰인권적인 우생학과 인종론의 기초를 다지기 위한 연구도 진행했으니 말이다. 영화에서 보여 주는 이미지가 묘사 대상의 전부는 아닌 것처럼 우리가 맞닥뜨리는 여러 사안들도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다가는 본질을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또 반대로 호기심과 지속적인 문제의식을 견지한다면 묘사된 풍경 너머의 맥락을 이해하는 길에 가닿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바보들의 행진’은 언뜻 보면 명랑한 청춘극 같지만 자세히 보면 비극보다 더 진한 슬픔을 자아내는 영화이고 일견 로맨틱해 보이는 대학로이지만 그 속엔 시대의 모순을 극복하고자 했던 이들의 정열이 녹아 있다. 글 권기봉 ‘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12회 돈의문 주변 ●출발일시 : 8월 15일 오전 10시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차라리 식민통치가 낫다”… 레바논 시위대, 정부청사 습격

    “차라리 식민통치가 낫다”… 레바논 시위대, 정부청사 습격

    마크롱 대통령 만난 시민들 “통치해 달라”디아브 총리 “정부에 조기 총선 제안할 것”수도 베이루트에서 일어난 대형 폭발 참사를 계기로 레바논 시민 수천명이 반정부 시위에 동참하며 길거리로 뛰쳐나왔다. 경제위기로 지난해부터 촉발된 민심 이반이 참사 원인으로 지목된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을 6년 넘게 방치한 지도층의 구조적 부패와 무능으로 인해 한층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BBC 등은 8일(현지시간) 대규모 시위대가 베이루트 도심 순교자광장 등에 모여 정권 퇴진을 외쳤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 참사 이후 6일부터 시작된 시위는 갈수록 격화됐으며, ‘복수의 토요일’로 명명된 이날 시위 규모는 최대 1만여명에 이르렀다. 시민들은 “이 도시를 폭발시킨 것은 바로 그들(정권)”이라고 성토했다. 시위대는 외무부와 에너지부 등 4개 부처 청사를 습격했고, 일부는 의회로 향하기도 했다. 외무부를 습격한 시위대는 퇴역한 군 장교들이 이끌었다고 BBC가 전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 양측에서 각각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최소 230명 넘게 다쳤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레바논은 국가부채, 실업률 등 경제난과 기득권 정치인의 부패 등이 겹치며 지난해부터 정권 퇴진 시위가 수개월째 계속된 끝에 올해 1월 친헤즈볼라 성향인 하산 디아브 총리의 새 내각이 출범한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사실상 국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대형 참사까지 겹치며 민심은 사실상 임계점에 다다른 분위기다. 특히 이번 참사는 그동안 사고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수차례 나왔음에도 당국이 이를 무시한 정황이 드러나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앞서 6일 시위에서 시민들은 레바논을 급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붙잡고 과거 식민지 역사를 거론하며 “차라리 그 시절로 돌아가거나 모든 걸 바꿔 달라”는 호소까지 내놓기도 했다. 민심이 동요하자 정부는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내 들었다. 디아브 총리는 8일 TV 연설에서 “의회 선거를 조기에 치르자고 정부에 제안하겠다”며 “구조개혁 법안들이 의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두 달간 한시적으로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조기 총선으로 새 내각이 구성되면 디아브 총리는 임기를 1년도 못 채우고 물러나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하늘서 본 모리셔스 日선박 기름유출 현장...’인도양의 보석’ 어쩌나

    하늘서 본 모리셔스 日선박 기름유출 현장...’인도양의 보석’ 어쩌나

    ‘인도양의 보석’ 모리셔스가 일본 배 기름 유출 사고로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7일(현지시간) AP 등 외신은 일본 소유 벌크화물선 ‘MV 와카시오’ 호가 모리셔스 동남쪽 해안에 좌초하면서 기름이 바다로 유출됐다고 전했다. 선박에서 흘러나온 수천 톤의 기름으로 뒤덮인 모리셔스는 그야말로 ‘흑해’(黑海)를 방불케 한다.7일 미국 민간 인공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모리셔스 위성사진을 보면, 선박에서 흘러나온 대규모 기름이 띠를 형성하면서 쪽빛 바닷물이 거무튀튀하게 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고 수습에 동원된 군경과 팔을 걷어붙인 주민들은 사탕수수 잎을 채운 자루를 띄우는 등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역부족이다.프리빈드 주그노트 모리셔스 총리는 좌초된 선박에서 며칠 전부터 흑갈색 기름이 흘러나와 환경적 보전 가치가 높은 일대 지역으로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모리셔스 정부에 따르면 사고 선박에는 4000t에 가까운 기름이 실려 있었다. 선체에 균열이 생긴 만큼 앞으로 더 많은 기름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모리셔스 정부는 일단 프랑스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주그노트 총리는 “우리나라는 좌초한 선박을 다시 띄울 기술과 전문 인력이 없다”면서 “프랑스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지원을 호소했다”라고 말했다. 모리셔스와 가장 가까운 이웃은 프랑스령 레위니옹 섬이다. 모리셔스는 한때 프랑스 식민지였다. 사고 선박 ‘와카시오’ 호는 지난 7월 25일 밤 모리셔스 산호초 바다에 좌초했으며, 선주는 일본 오키요 해상 회사와 나가사키 해운으로 돼 있다. 사고 당시 중국에서 싱가포르를 거쳐 브라질로 가는 중이었다.모리셔스는 ‘톰소여의 모험’을 쓴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신은 모리셔스를 창조하고 난 뒤 천국을 만들었다”라고 했을 만큼 아름다운 바다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인도양의 보석, 인도양의 하와이라고 불리며 오래전부터 유럽인들에게 최고의 휴양지로 사랑받고 있다. 관광산업에 크게 의존했던 모리셔스는 그러나 팬데믹으로 직격탄은 맞은 것도 모자라, 기름 유출 사고까지 겹쳐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홍성룡 서울시의원, 광복회 주관 ‘역사정의실천 정치인’ 선정

    홍성룡 서울시의원, 광복회 주관 ‘역사정의실천 정치인’ 선정

    서울시의회 홍성룡 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3)이 7일 광복회관에서 광복회(회장 김원웅)가 선정한 ‘역사정의실천 정치인’으로 선정되어 선정패를 수상했다. 광복회는 친일잔재 청산에 관심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펼치는 정치인을 대상으로 ‘역사정의실천 정치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수상자로 선정된 홍 의원은 서울시의회 독도수호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을 하면서 ‘일본 전범기업 제품 공공구매 제한에 관한 조례’, ‘항일독립운동 유적 발굴 및 보존에 관한 조례’, ‘항일독립운동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 ‘국외강제동원 피해자 추모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를 대표 발의하는 등 친일잔재와 반민족행위 청산을 위한 왕성한 입법활동을 펼쳐온 공로를 높게 평가받았다. 홍 의원은 “독립유공자와 후손으로 구성된 광복회에서 주는 선정패이기에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고귀하고 숭고한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역사적 소임을 다해 나가고 있는 광복회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광복직후 구성된 반민특위가 붕괴되어 친일세력 청산이 미완에 그치고 친일세력이 대한민국 주도권을 장악하는 사태가 벌어짐으로써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우리 사회 곳곳에 친일반민족행위 잔재들이 만연해 있는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국내 일각에서 일본의 식민지배와 역사왜곡에 동조하고,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들을 폄훼하거나 모욕하는 행태까지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역사 해석이나 학술활동의 문제가 아니라 독립유공자 및 그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고 강제징용 피해자, 일본군 위안부 등 전쟁범죄 피해자의 인권과 존엄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대한민국의 자주독립을 공표한 「대한민국헌법」에 위배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우리는 이러한 범죄행위를 더 이상 묵인해서는 안 된다”면서, “8월에 개최 예정인 제297회 임시회에 ‘친일반민족행위청산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일본제국주의 상징물 사용 제한 조례, 친일반민족행위 청산 지원 조례 등을 발의하여 일제잔재와 친일반민족행위를 온전히 파헤치고 완벽하게 청산하여 민족정기를 올바로 세우는데 앞장서 나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오늘 ‘역사정의실천 정치인’으로 서울시의회 최웅식, 유용, 김정태, 박순규, 이광호 의원도 함께 선정되어 선정패를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크롱 베이루트 찾아 “개혁 안하면 침몰” 경고가 불편한 이유

    마크롱 베이루트 찾아 “개혁 안하면 침몰” 경고가 불편한 이유

    “오늘 거리의 민심을 들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폭발 참사가 발생한 뒤 6일 각국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 이렇게 말하는 모습을 보며 적잖이 쌉사래했다. 인도적 지원을 약속하며 인류애를 나누는 차원을 넘어 그의 이런저런 발언들이 지나치게 레바논 내정에 간섭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어서다. 옛 식민지로 거느렸던 땅과 민족에 대해 군림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치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또 하나,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하는 사실은 레바논 국민들이나 베이루트 시민들이 그의 힘을 빌어서라도 무능한 정권을 실각시키는 일이 급선무라고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독립한 지 70년이 훌쩍 넘었지만 오랜 내전과 종파 갈등으로 국가는 몰락의 길로 급전직하하고 있다. 경제는 엉망이고 실업률은 치솟고 있는 판국에 자신들의 힘으로는 이런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여전히 프랑스가 정치경제적으로 작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긴 마찬가지다. 마크롱 대통령은 베이루트 항구의 폭발 현장을 찾았고, 베이루트 대통령궁에서 미셸 아운 대통령, 하산 디아브 총리, 나비 베리 의회 의장 등 지도자들을 만났다.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발언 수위가 높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그는 “새로운 정치 질서가 필요하다”거나 “레바논을 위해 구호 기금을 모을 수 있지만 그 전에 지도자들이 개혁을 수행해야 한다”, “은폐되거나 의심스러운 일이 남지 않도록 국제 조사를 벌이겠다”, “(레바논) 중앙은행의 회계감사가 없다면 몇달 안에 더 이상 수입도 이뤄지지 않아 석유나 먹거리도 부족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도심에서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레바논에 대한) 원조가 부패한 사람들에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다”며 “난 새로운 정치적 약속을 제안하려고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 ‘데일리스타’가 전했다. 시위대는 그를 에워싼 채 “우리를 도와달라, 당신이 유일한 희망이다. 부패한 우리 정부에 돈을 주지 말라. 우리는 더 이상 이 정권을 감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취재진에게 레바논에 대한 프랑스의 연대는 조건이 없다면서도 “개혁이 이행되지 않으면 레바논은 계속 침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프랑스는 신속한 지원에 나섰다. 참사 다음날 두 대의 군용기와 한 대의 민항기에 수색요원과 응급요원, 위생 및 의료장비 등을 싣고 와 제공했다. 수색요원들은 잔해 제거 및 구조 전문가들이며, 의료요원들 역시 바로 현장에 투입 가능하다고 프랑스 정부는 설명했다. 네 번째 항공기와 프랑스 해군의 헬리콥터 구축함이 뒤따르고 다음주에는 더 많은 보급품들이 당도할 예정이다. 지난 4일 오후 6시께 베이루트 항구에서는 창고에 장기간 안전하지 않게 보관된 2750t 분량의 질산암모늄이 폭발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해 지금까지 137명이 사망하고 5000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재민이 30만명 가량 발생해 각국의 인도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지 통신에 따르면 군사법정에서 정부를 대리하는 파디 아키키 판사는 18명의 항만 및 세관 관리와 유지보수 근로자들이 연행돼 심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레바논 국민들은 6년 이상 질산암모늄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폭발할 위험성이 높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는데도 이를 방치한 정부당국이 책임을 돌리기 위해 이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레바논 고위층 질산암모늄 위험성 알고도 방치… 6년간 경고 묵살”

    “레바논 고위층 질산암모늄 위험성 알고도 방치… 6년간 경고 묵살”

    사망자 135명… 항구직원 가택연금 요청악취로 화학물질 위험 알고도 조치 안 해정치인 무능·관료사회 부패에 비난 고조‘무기 밀수 통로화’ 헤즈볼라 연관 가능성도레바논 정부가 5일(현지시간) 수도 베이루트의 항구에서 전날 발생한 폭발 대참사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질산암모늄의 부실 관리를 규명하는 조사에 착수했다. 6일 오후 현재 사망자는 135명, 부상자는 5000여명으로 늘었으며, 30만명에 이르는 이재민을 도우려는 국제사회의 손길이 이어졌다. 피해 규모가 150억 달러(약 17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마날 압달 사마드 레바논 공보장관은 5일 “군 지도부에 질산암모늄 저장 업무에 관여한 항구 직원 전원의 가택연금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강력한 인화 물질이 인구밀집지역 바로 옆 항구의 낡아 빠진 창고에 6년이나 보관돼 왔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현지 관료들의 구조적 부패와 무능을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레바논 고위 관료들이 이미 6년 전부터 질산암모늄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알자지라는 인터넷에 공개된 서류를 근거로 “베이루트 시민들은 몰랐지만, 고위 관료들은 질산암모늄 2750t이 항구 12번 창고에 저장돼 있다는 사실과 위험성을 이미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AFP는 “지난해 항구 주변 악취로 인해 보안당국이 창고 속 ‘위험한 화학물질’을 알아냈지만 아무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질산암모늄의 출처는 몰도바 국적 화물선으로 지목됐다. 이 선박은 2013년 9월 모잠비크로 향하던 중 베이루트에 정박했다가 배 소유주 관련 분쟁으로 억류되며 질산암모늄이 하역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2014년부터 현지 세관이 법원에 최소 6차례 공문을 보내 위험성을 경고했지만 묵살됐다는 것이다. 미 조지타운대 파이살 이타니 교수는 “레바논 관료 사회에 부패 및 책임 떠넘기기 문화가 만연해 있다”며 “현지 정치인들은 무능과 공익 경멸로 정의되는 계급”이라고 말했다. 현지 민심은 분노로 들끓고 있다. 올 들어 80%나 평가절하된 파운드화로 절대 빈곤에 시달리는 주민들은 “(책임자를) 교수형에 처하자”는 아랍어 해시태그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뜨리고 있다.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항구를 장악, 이스라엘 공격용 무기 밀반입의 통로로 삼고 있는 점도 사고와 연관됐을 수 있다. 미국 우주기술업체 ‘맥사테크놀로지스’의 위성사진에 따르면 폭발 충격으로 인해 부두의 건물들은 흔적 없이 사라졌고, 창고 앞에는 축구장보다 큰 지름 124m짜리 분화구가 생겼다. 이재민들은 임시 개방된 수도원, 미션스쿨에서 밤을 지새우거나 야외에서 지내고, 기부된 생수와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이동한 유엔 평화유지군이 소개 작업을 돕는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 보낸 의료진과 수색팀, 구호물자가 속속 도착했다. 유럽연합은 27개 회원국의 소방관 100여명을 비롯해 구호인력·장비를 급파했다. 네덜란드, 체코, 그리스, 폴란드 등도 의료진, 경찰 등 지원인력을 제공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레바논 보건부 장관 요청에 따라 의료품을 공수했고, 세계은행(WB)은 성명에서 “폭발 사고 피해 규모를 평가하고 재건·복구를 위한 공공·민간자금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세계식량계획(WFP)·적십자사를 통해 130만 달러 상당 지원을 약속했다. 레바논을 한때 식민지로 뒀던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6일 레바논을 직접 방문해 하산 디아브 총리 등과 지원책을 논의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5일 밤늦게 레바논을 위한 기도를 집전했다. 적대국들도 인도적 지원을 앞세웠다. 레바논과 적국 관계인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는 시청사 외벽을 ‘백향목’ 문양의 레바논 국기로 점등하며 인류애를 강조했다. 헤즈볼라의 막후 지원 세력으로 알려진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 역시 “의료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에서는 구호활동을 명분으로 중동 지역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서방 세계나 갈등 국가들의 속내가 반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文 대통령 “청년 실패해도 일어설 수 있는 환경 구축해야”

    文 대통령 “청년 실패해도 일어설 수 있는 환경 구축해야”

    오늘부터 ‘청년기본법’ 시행...만19~34세가 청년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년기본법 시행에 맞춰 청년들이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청년과 함께 꿈을 이루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날부터 시행되는 청년기본법에 대해 “청년 스스로 이겨내야 했던 어려움을 국가가 함께 나누겠다는 약속”이라며 “보다 자유롭게 삶의 경로를 선택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시대에 따라 청년들 어깨에 지워진 짐도 달라져 왔다. 어르신들이 청년이었을 때 식민지와 전쟁, 가난의 짐을 떠맡아야 했고,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에 청춘을 바친 세대도 있다”며 윗세대의 헌신에 공감을 보이는 동시에 달라진 시대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청년들에게는 일자리, 주거, 소통, 참여, 복지, 삶의 질 문제를 비롯해 예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들이 있다”며 현재 청년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 관심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청년들이 겪는 주거, 금융, 일자리, 복지, 교육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왔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더 좋은 정책이 제때에 더 많은 청년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청년기본법은 청년의 법적 기준을 만 19~34세로 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청년의 고용과 일자리 질 향상, 창업 지원, 주거 지원 등 청년을 위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일본, 강제동원 자산매각 대비 40가지 보복조치 검토

    일본, 강제동원 자산매각 대비 40가지 보복조치 검토

    일본의 강제동원 기업에 대한 한국 법원의 자산 매각 집행에 대비해 일본 정부가 40개 정도의 보복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마이니치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과 재무성, 경제산업성 등은 지난해 이후 40개 정도의 대항조치를 제시해 총리관저를 중심으로 이를 검토해왔다. 대항조치 검토안에는 관세 인상과 송금 정지, 비자발급 정지, 주한 일본대사 일시 귀국 등이 포함돼 있다.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에 발생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한국 정부에 배상을 요구하는 방안도 조율하고 있다. 2003년에 발효된 ‘한일투자협정’에 근거해 한국에 투자한 일본 기업 자산 매각을 제3국 중재인도 참여하는 ‘중재재판소’에 제소해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결정이 나오게 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한국 법원이 일제 강제동원 배상 소송 피고인 일본제철이 보유한 한국 내 자산을 원고(강제동원 피해자) 측 배상을 위해 매각하면, 한일투자협정 위반이라는 게 일본 측의 시각으로 보인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제철 자산 매각에 대한 일본의 대응책으로 ▲외교적 조치 ▲경제적 조치 ▲국제법적 조치 등 3가지를 상정하면서 국제법적 조치로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와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 등을 전날 거론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일본의 경제 침체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한국과 거래하는 일본 기업에 타격을 주는 고강도 경제제재 카드를 꺼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비자발급 정지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입국제한 조치가 이미 이어지는 가운데 추가적인 제재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정부가 검토 중인 약 40가지의 대응책에는 이처럼 실효성이 낮은 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마이니치에 “각 성(부처)에서도 묘안이 없어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는 이날 사설에서 “일본 정부는 매각에 대항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국민의 재산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신문은 “다만, 일본 측의 고압적인 자세는 역효과밖에 낳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이 한국 측에 전향적인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동시에 조용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협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사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회의에서 한일관계를 매우 중시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그에 따른 행동이 동반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비판한 뒤 일본 정부에도 “대립을 부추기는 언행은 자제하고 함께 포괄적인 해결책을 찾았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사설에서 “현금화로 일본 기업의 자산을 부당하게 빼앗긴다면 정부는 엄격한 대한(對韓) 제재를 즉각 단행해야 한다”며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산케이는 또한 2018년 한국 대법원이 일제 강제동원 배상 판결을 하면서 ‘불법적인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 수행에 직결된 반인도적 불법 행위’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 “국민징용령에 따라 1944년 9월 이후 (동원돼) 일한 한반도 출신자가 있던 것은 사실이나, 한국 측이 말하는 것처럼 강제노동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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