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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영서 연세대교수 3國 공동 부교재 ‘미래를 여는 역사’ 분석

    백영서 연세대교수 3國 공동 부교재 ‘미래를 여는 역사’ 분석

    일본의 역사·공민교과서 왜곡이 도마에 오르면서 역사왜곡의 탈출구를 찾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탈출구 모색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2001년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 이후 한·중·일 3국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과거사를 서술해보자는 움직임이 일었기 때문이다. 대구 전교조와 히로시마 교원노조, 한·일교과서연구회, 한·일역사교육교류회도 나섰고 한·중·일 3국의 공동 역사부교재 사업도 있었다. 분노하는 것만이 아니라 대안을 내기 위한 작업이다. 이 작업의 공통점은 ‘일국사’가 아닌 ‘동아시아사’의 관점에서 접근해보자는 아이디어다. 이들 작업의 의미와 노력은 인정하면서도 ‘동아시아사’의 관점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6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역사교과서에 관한 한·일학술대회’에서 연세대 백영서 교수가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 백 교수는 ‘동아시아 담론’을 주도해온 대표적 학자 가운데 한명으로 꼽힌다. 한·중·일 공동 역사부교재 ‘미래를 여는 역사’를 분석한 백 교수의 비판 논리는 ‘동아시아사로서의 관점이 불명확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각국 역사 병렬적 나열에 그쳐 동아시아적 관점으로 동아시아사를 서술한다는 것은 한·중·일 3국 역사서술을 단순히 ‘합친다.’는 뜻이 아니다.“동아시아 지역 전체를 구조적으로 연관시켜 파악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공동 부교재는 ‘일제의 수탈과 피식민지의 피해’를 비교적 상세히 다룬 것 외에는 한·중·일 3국사를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삼국지’라는 인상을 받는 이유는 동아시아사를 지향한다는 공동부교재 역시 여전히 “국가중심의 역사서술”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비판은 공동 역사부교재 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예견됐었다. 역사부교재 사업을 두고 길게 봐서는 어차피 3국 민족주의자들간의 싸움으로 끝날 것이라는 노골적인 비아냥도 있었고 “과거에 대해 ‘동일한 기억’을 갖는다는 것이 가능한가.” 혹은 “역사 서술에 있어서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는 무슨 의미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제기도 있었다. ●국가중심 역사서술 고집 여전 그렇다면 일본 역사·공민교과서 왜곡으로 벌어진 역사전쟁을 뛰어넘는, 동아시아사를 가능케 하는 조건은 무엇일까. 백 교수는 한국의 발전, 중국의 발전, 일본의 발전이라는 ‘일국사’의 관점을 유지하는 한 “휴전은 이뤄져도 평화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우리 사회에 본질적인 성찰을 가능케 하는 사건으로 ‘한승조 파문’을 꼽았다. 역설적이게도 이 사건은 지난 반세기 동안 일본의 노선을 따라 ‘선진조국’ 건설에 매진해온 한국사회에 의문을 던진 것이다. 이는 ‘야생초편지’의 저자 황대권씨가 한 일간지 기고문을 통해 현 정부에 답을 요구한 질문과 일맥상통한다.“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선진한국’ 건설과 ‘친일진상규명’을 동시에 이루려는 집권여당은 일본의 길을 따라 ‘선진조국’ 건설에 앞장서 온 친일파들과 과연 무엇이 다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日 교과서 왜곡 파문] 이라크戰도 美배려 왜곡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식민지 침략을 정당화하고 미화, 왜곡한 역사교과서 검정작업에 일본 정부가 깊숙이 개입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관여할 수 없다.’고 호언했던 일본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판명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교과서 왜곡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막후에서 감독하고, 나카야마 나리아키 문부과학상이 현장을 지휘·감독해, 검정교과서가 아니라 국정교과서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기술한 후소샤판 공민교과서는 문부과학성의 검정 의견에 따라 수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청본에 ‘한국과 우리나라가 영유권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다케시마(독도)’로 돼 있었으나 문부성이 “영유권이 애매하게 표현됐다.”며 수정을 요구했다. 특히 문부성은 후소샤가 ‘한국이 점령하고 있는 다케시마’라고 수정안을 내자 ‘불법점거’가 정부 견해라며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검정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압박, 극우적인 후소샤마저 곤혹스러워 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문부성측은 정부 견해에 맞지 않는다는 검정 의견을 제시했을 뿐 “표현을 어떻게 하라는 지시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이 약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라크전 발발이나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 부부 별성제(결혼하면 여성이 남편의 성을 따르는 걸 고치는) 기술 등도 정부측이 압박, 여러 대목이 수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문부성은 일본서적신사의 공민교과서 내용 중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기술한 대목에서 ‘대량살상무기는 없었다.’는 표현은 안 된다며 구두로 출판사측에 정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라크전 개전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는 미국 정부의 조사 결과에서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특히 검정 의견은 문서로 반드시 통보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구두로 통보했다. 이에 대해 문부성측은 “수정 과정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만 밝혔다. 문부성은 이라크전 발발에 대해서도 신청본의 ‘유엔결의 없이’라는 부분을 삭제한 뒤에야 검정을 통과시켰다. 그래서 “근린제국조항 대신 미국 배려조항이 적용됐다.”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다. 일본서적신사의 경우 지난해 2월 자위대가 파견된 이라크를 본문에 전지(戰地·전투지역)라고 신청본에 기술했으나 문부성이 ‘비전투지역’으로 바꾸도록 지시, 이를 수정한 뒤에야 통과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비전투지역이라고 주장한 것을 뒷받침한 검정 지침이었다. taein@seoul.co.kr
  • [韓·日 교과서 전쟁] (2) ‘日우경화’ 대응 전략

    [韓·日 교과서 전쟁] (2) ‘日우경화’ 대응 전략

    2001년 동북아시아를 대립과 분열로 몰아넣었던 후소샤의 역사 및 공민 교과서가 ‘복수’(당시 관계자의 말)를 다짐한 지 4년 만에 훨씬 더 ‘개악’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올해는 시마네 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에 연이은 공민 교과서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맞물려 2001년까지의 교과서 왜곡 문제와는 다른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더구나 이같은 일이 일회성이 아니라 일본의 우경화 프로젝트의 중간과정의 하나라면 문제는 앞으로 훨씬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등 일본 우익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교과서 왜곡 등의 우경화 프로젝트가 ‘정의 대 부정의’,‘전쟁 찬미 대 평화 애호 세력’ 간의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이에 따라 국가의 벽을 뛰어넘는 한·중·일 연대의 틀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마 2001년의 ‘역사적 참패’에서 그런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구도를 깨뜨리기 위해선 모든 대결을 국가간의 대치국면으로 이끌어 일본 시민을 일본 국가라는 틀로 재집결시켜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교과서문제를 영토문제와 한 다발로 묶어 국가간 대결로 가져가려는 올해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주효한 감이 있다. 다소 때늦은 감이 있지만, 외교부가 독도 문제와 역사교과서 문제를 분리해서 대응하기로 한 것은 이런 복잡한 상황을 고려한 결과일 것이다. 분리대응 방식이 교과서문제를 희석시키는 결과를 빚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역사 인식 문제에서는 한·중·일 시민연대의 틀을 만들어왔고, 또 앞으로도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독도 문제에서는 연대의 틀은 사실 불가능하다. 특히 일본의 시민단체 중에는 영토 문제를 민족주의간의 충돌로 이해하는 단체가 적지 않고, 또 일본 공산당도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인식을 견지하고 있다. 결국 독도문제에 관한 한, 일본 내에 한국 입장을 적극적으로 변호해줄 정치세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면의 대응방식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정·삭제 요구와 함께 개악된 교과서의 채택률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공립 중학교 교과서 채택은 전국에 약 570개 있는 채택지구별로 이루어지는데 지구내의 모든 공립 중학교는 교육위원 결정에 따라 동일한 교과서를 사용하게 된다. 교육위원은 지방자치단체 수장이 임명하고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따라서 교육위원의 정치적 성향이 교과서 채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교육위원은 실제로는 선정과정에서 교사 등의 의견을 반영하기도 한다. 따라서 형식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치적 성향이 교과서 선정을 좌우하듯 보이지만, 현장 교사의 소리가 어느 정도는 반영되는 통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새역모’가 지방의회를 동원해 현장의견 수렴을 금지하는 청원을 내도록 하는 것은 이와 같은 ‘현장의 소리’가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과 자매관계에 있는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교육 현장의 교사·학생·학부형에게 지속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의견 개진은 공격이나 비난이 아닌, 설득이 되어야 할 것이고, 자매관계 파기와 같은 방식은 현재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독도 문제를 공격적으로 언급하는 것도 전술적으로 무의미하다. 후소샤 역사교과서와 공민 교과서는 한 묶음이다. 역사 교과서 채택률을 낮추는 것은 동시에 공민 교과서 채택률을 낮추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의견 개진은 역사교과서 채택을 낮추는 것에 모아져야 하며, 이는 어디까지나 평화라는 보편적 가치의 실현을 위한 것일 뿐, 한국과 일본이라는 대립구도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일본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는 교과서 문제와는 달리 독도는 한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이상 한국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대응이 상책’이라는 뜻은 아니다. 단기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오히려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지속적인 노력에는 많은 품이 드는 법이다. 최근 주유엔 한국 대표부 대사가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중견국가들’과 힘을 합쳐 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외교적 판단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필자가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같은 발언이 최근의 일본 우경화 프로젝트에 대한 보복 조치의 하나로 나온 것이라면 우려되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조치가 과연 유효한 대응방식인가의 문제이다. 모든 대응에는 정당성과 함께 그 실효성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게다가 일본이 상임이사국 진출에 성공할 경우까지를 상정한 대응방식인가에 대해 혼란스럽다. 일본이 전범 국가일 뿐만 아니라, 과거사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에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유엔 외교 속에서 펼치고 국제 사회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자 한다면, 이는 한국이 반전과 반침략을 국시로 하는 ‘평화의 나라’라는 것을 외국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제국주의 침략의 희생양이었던 많은 제3세계 국가와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한국이 해방 후 걸어온 길이 과연 그러한가. 식민지 지배와 전쟁을 경험하면서도 이를 반침략과 반전이라는 보편적 가치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반일과 반공이라는 ‘특정집단에 대한 증오’로 왜소화시켜버린 것은 아닌가. 결국 일본의 우경화 파동은 우리에게 한국 사회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독도문제는 한국 사회가 ‘평화의 나라’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는 길고도 험난한 작업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고, 이 작업은 동시에 한국 사회의 방향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동반하는 것이다.
  • [日 교과서 왜곡 파문] “日, 한국인에 과거사 사과해야”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으로 꼽히는 다카하시 데쓰야(高橋哲哉) 도쿄대 철학과 교수가 6일 “일본은 역사인식을 확립하고 과거의 잘못에 대해 한국인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카하시 교수는 이날 ‘한ㆍ일 역사교과서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한국학중앙연구원과 도쿄대가 공동 주최한 학술세미나에서 “일본이 언젠가는 (한국으로부터)용서를 받아 두나라가 식민주의 극복과 민주적 가치의 실현이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하는 일이 내가 꿈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카하시 교수는 ‘정신의 자유와 일본의 민주주의’라는 주제발표에서 “일본의 평화헌법에 명기된 민주적 가치들이 정치권력과 시민사회 양쪽으로부터 공격받아 ‘개헌’이라는 이름의 개악에 직면해 있다.”며 “일본의 민주주의와 ‘정신의 자유’는 커다란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학교 졸업식과 입학식에서 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국가였던 기미가요가 제창되고 일본 국기가 게양되는 것은 헌법 19조에 보장된 사상과 양심의 자유가 유린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다카하시 교수는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참배하는 야스쿠니(靖國) 신사의 본질과 관련,“전몰 장병의 죽음을 애도하는 곳이 아니라 죽음을 찬양하는 시설”이라며 “전사자들을 따라 계속 천황과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자는 생각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에서 A급 전범이 분사되더라도 천황의 명령으로 만든 ‘천황의 신사’ 야스쿠니의 전쟁책임은 남게 된다.”며 “그 책임은 전쟁을 넘어 일본 근대 식민지주의 전체로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taein@seoul.co.kr
  • 日, 왜곡시정 거부

    日, 왜곡시정 거부

    정부는 6일 일본 정부에 독도 관련 교과서 왜곡 부분을 즉각 삭제하라고 요구하는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같은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밝혀 한·일 양국의 입장이 접점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태식 외교부 차관은 이날 다카노 도시유키(高野紀元)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교과서 왜곡에 대해 전체적으로 유감을 표시하면서 일본 정부가 시정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이규형 외교부 대변인이 전했다. 이 차관은 검정을 통과한 일부 공민교과서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차관은 특히 “공민교과서 검정 신청본의 내용이 검정 과정에서 일본 문부성의 일정 역할 및 관여로 변경 된 것으로 보인 점에 대해 설명을 요구한다.”면서 “일본 정부가 교과서 상의 독도 영유권에 관한 기술을 즉시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차관은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독도 영유권을 개선하려는 어떠한 도발행위도 용납치 않고 엄정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독도 문제로 인해 한일관계에 더이상의 긴장과 대립이 초래되지 않도록 일본이 부적절한 행동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다카노 대사는 “독도에 관한 교과서 기술은 출판사의 판단에 맡겨져 있으며 구체적 기술은 편집자가 결정하는 것으로서 정부가 지시하는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독도에 대한 양국의 입장은 상이하지만 그로 인해 어업문제를 포함해 양국관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대국적 견지에서 대처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차관은 “출판사의 독자적 결정으로 독도 문제가 기술됐다는 다카노 대사의 설명은 일본 언론의 보도내용과도 상치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라종일 주일 한국대사도 이날 일본 외무성을 방문해 일본의 교과서 왜곡 조치에 강력 항의했다.ACD(아시아협력대화)회의 참석차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 중인 반기문 외교부 장관도 7일 현지에서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을 만나 교과서 왜곡에 대한 진상을 따질 예정이다.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이날 국회 독도특위에 출석,“이달 중 개최될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와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유엔 인권위원회 등 각종 국제회의에서 교과서 문제를 집중 제기할 방침”이라며 “일제 식민지 피해 국가와의 연대를 통해 왜곡 시정을 위한 공동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기고] 개악보다 더 무서운 개선/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기획처장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이 독도문제와 함께 우리 국민 모두를 흥분시키고 있다. 이제 일본의 우익 교과서출판사 후소샤를 모르는 국민이 없고,‘新しい 歷史敎科書’(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낯설어 하는 국민이 없다. 일본 왜곡교과서의 상징이 ‘새로운 역사교과서’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후소샤의 역사교과서는 최종 검정과정에서 약간 개선되었다는 ‘다행스러운’ 보도가 있었다. 이제 같은 출판사의 공민교과서에서 독도를 일본 영토로 서술하고 독도사진을 실은 것이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이고, 개선된 후소샤 역사교과서는 다른 차원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도 보도되었다. 그렇지만 나는 생각이 전혀 다르다. 개악된 교과서보다 개선된 교과서가 더 무섭다.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개악되어 누구나 보아도 문제투성이인 저질 왜곡 교과서가 아니다. 그런 교과서는 일본 내에서도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2001년에 일본 정부의 검정을 통과하여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후소샤의 역사교과서는 우리 정부와 국민의 항의나 반대여론에 영향을 받았다기보다는 일본 시민단체의 불채택 운동, 일본 지식인들의 비판, 평범한 일본 교사나 시민들의 건전하고 상식적인 판단으로 채택률이 0.039%에 그쳤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번에 후소샤의 역사교과서가 개선되었다는 것이 더욱 염려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단어 몇 개, 문장 몇 부분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이 교과서의 기본 사관은 그대로 살아 있다. 고대로부터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었고, 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정상적이었을 뿐 아니라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하였다는 시각에는 전혀 변화가 없는 것이다. 표현이 일부 순화되고 거부감이 느껴지던 용어가 일부 삭제되었다는 것은 우리가 보아서는 개선이지만 일본의 시민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쉬워졌다는 이야기가 된다. 나는 후소샤출판사의 전략이 옳게 먹혀들어가고 있다고 본다. 굳이 반감을 살 수준의 표현으로 채택률을 떨어뜨리기보다는 거부감을 주는 표현들을 순화시킴으로써 채택률을 높이자는 전략이 통하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개악이 되어 건전한 일본인들이 물리쳐 주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이제 일본 내에서의 반후소샤 운동이 잠잠해지면 이 교과서가 다른 교과서들과 같은 반열에 오를 수도 있다. 우리 정부나 시민단체의 대응 방식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개악된 부분에 대해 거칠게 항의하는 것은 필요할지는 몰라도 별 의미가 없다. 그 정도는 일본의 시민단체에서도 할 수준이다. 문제는 표현은 개선되었으나 변함없는 일본의 역사인식 자체이다. 내가 또한 두려워하는 것은 후소샤교과서에 가려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다른 출판사 간행 역사, 세계사, 공민교과서들이다. 일본의 여타 교과서들에서도 한국사에 대한 왜곡은 분명히 드러난다. 최대의 교과서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도쿄서적을 비롯하여 오사카서적, 교이쿠출판, 데이코쿠서원, 니혼서적, 시미즈서원, 니혼분교출판 등에서 간행한 중학교 역사교과서들은 예외 없이 우리 역사의 기원인 고조선을 송두리째 무시하고 중국 한나라의 지배영역을 과장하여 마치 고대로부터 한국은 중국의 지배를 받았던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임나일본부라는 표현은 없지만 고대 한반도 남부 지방에 대한 일본의 지배를 기정사실화하여 서술하고 있는 것도 공통적이다. 임진왜란의 책임을 조선 측에 전가하는 듯한 내용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식민지 지배와 관련된 서술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채택률 최하인 후소샤에만 매달릴 때가 아니다. 일본 지도층 사이에 면면히 흘러온 뿌리 깊은 아시아멸시론, 일본식 화이(華夷)의식에 바탕을 둔 삐뚤어진 역사관 자체에 대한 체계적이고, 학술적이며, 근본적인 대책이 장기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단어 몇 자, 문장 한두 줄에 의해 일본의 한국사 인식 태도가 바뀌지는 않는다. 문제가 되는 것은 드러나는 말이나 문장 표현이 아니라 숨겨진 그들의 역사의식이다.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기획처장
  • [日 역사 ‘날조’] 우리 정부 대응은

    [日 역사 ‘날조’] 우리 정부 대응은

    일본의 교과서 왜곡에 대한 정부의 방침은 분야별 분리 대응으로 요약된다. 즉 역사 및 공민 교과서에 대해 달리 대처하는 이른바 투 트랙(two-track) 개념이다. 또 교과서 검정 결과가 이제 공식 발표된 만큼 채택률을 낮추는 문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독도·교과서 분리 대응… 2기 한·일 공동연구 지속 역사 교과서는 미흡하지만 ‘일부’ 평가할 만한 부분도 있지만, 후소샤 공민(도덕)교과서의 경우 독도전경 사진이 게재됐고 독도 영유권 주장이 실려 있어 가장 크게 ‘개악’됐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독도 관련 왜곡이 실려 있는 공민 교과서는 ‘독도 문제’로 묶어 대응하고, 역사 교과서 문제는 별도로 다뤄 나간다는 게획이다. 분리대응 방침은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에 비판적인 일본내 지식인들도 영토 문제인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 입장과 비슷해, 자칫 양식있는 일본인과 일본내 시민단체의 호응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교과서 왜곡에 대한 세세한 문제점을 정부가 직접 일본측에 제기하지 않고, 학계나 민간에 맡길 방침이다. 채택률을 낮추기 위한 방안 역시 민간 차원에서 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일 시민단체간 연대활동을 지원하고, 한·일 의원연맹 등 친선단체와 일본과 자매결연한 국내 지자체까지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일본측이 내정간섭 운운할 수도 있는 상황을 막자는 취지다. ●이달 유엔등서 위안부 발언권 검토 일단 정부는 다카노 도시유키 주한 일본대사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로 소환하고 라종일 주일 한국대사를 일본 외무성에 보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정부는 역사인식 재정립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노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제2기 한·일 역사 공동연구를 발전·지속시키고, 국제무대에서 교과서 문제를 적극 제기해 나갈 방침이다. 또 이달로 예정된 유엔 인권위 여성 및 아동권리 관련 회의와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왜곡 및 식민지 피해문제에 관한 발언권 신청도 적극 검토 중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日 역사 ‘날조’] 역사왜곡내용 항목별 분석

    [日 역사 ‘날조’] 역사왜곡내용 항목별 분석

    중국의 일부로 역사가 시작된, 근본이 박약한 나라…고대 일본도 일찌감치 지배권을 가졌던 나라…그래서 이웃에서 맘대로 깔아뭉개도 거리낄 게 없는 나라….5일 일본 정부의 검정을 통과한 왜곡교과서로 배울 경우, 일본 학생들은 ‘한국=뿌리부터 열등한 나라’라는 편견을 불가항력적으로 주입받게 된다. 그만큼 2005년판 교과서의 왜곡 수준은 가히 가학적이다. 특히 후소샤를 비롯한 출판사와 일본 정부측은 현행 2001년판을 일부 개선시키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보다 교묘하고 지능적인 방법으로 왜곡을 가함으로써 ‘사기(詐欺)성’의 극치와 함께 개전의 정이 전무함을 보여줬다. ●대방군 항목 신설 후소샤의 역사교과서는 2005년판에 ‘대방군은 중국의 왕조가 조선반도에 설치한 군으로 현재의 서울 근처’라는 내용을 추가했다. 2001년판에는 없는 것이다. 현재 한국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대방군을 황해도 일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방군이 서울 근처에 있었다는 것은 일본 학계 일부의 소수학설에 불과한 데도 이를 굳이 채택한 것이다. 결국 한국의 역사가 중국이 설치한 군현에서 시작했음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를 가진 전형적인 개악(改惡) 사례다. ●임나일본부설 유지 숱하게 논란이 돼 온 임나일본부설에 대해 좀처럼 수정을 가하지 않는 후안무치가 또 반복됐다. 후소샤의 2005년판은 2001년판의 ‘야마토 조정은 반도 남부의 임나라는 곳에 거점을 두었다고 생각된다.’라고 한 내용을 그대로 채용했다. 오히려 검정신청본에서는 ‘신라의 대두와 임나의 멸망’이란 제목으로 별도의 소항목을 새로 설정함으로써 임나일본부설을 보강하고 있다. 그런데도 일본 문부과학성은 아무런 지적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한반도 남부에 임나를 표기한 지도를 그대로 방치했다. 도쿄서적과 일본서적신사의 검정본에도 같은 지도가 있다. 일본학계에서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임나일본부설을 사실상 일본정부가 나서서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대방군과 임나일본부설에 입각한다면 한반도 북부는 중국이, 남부는 왜(倭)가 각각 지배한 역사로 학생들에게 각인될 우려가 높다. ●조선 자주성 격하 후소샤는 조선이 ‘중국의 복속국’이라는 표현을 2001년판에서 ‘중국의 강력한 정치적 영향하에 있었던’이란 문구로 약간 개선시켰었다. 이번에는 다시 ‘중국의 조공국’으로 개악했다. 조선의 자주성을 부정하고 자국의 우월성을 자랑하기 위해 이웃나라를 폄하하려는 파렴치한 유혹을 도저히 떨칠 수 없는 모양이다.2005년판에서는 곳곳에 조공이란 단어가 유달리 많이 나온다. 복속국이란 표현을 대체할 만한 단어가 조공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한반도 위협설 유지 후소샤의 2005년판은 ‘이 일본을 향하여 대륙에서 한 개의 팔뚝과 같이 조선반도가 돌출되어 있다.’고 기술한 2001년판의 ‘한반도 흉기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안전을 위해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지배해도 좋다는 역사인식을 학생들에게 심어줄 우려가 아주 높다. ●한일합방 미화 후소샤 2005년판은 ‘일본은 조선의 개국 후 그 근대화를 돕기 위해’라는 표현을 없앤 대신 ‘조선의 근대화와 일본’이라는 제목으로 별도 항목을 새로 만들었다. 내용을 순화시키는 척하면서 대신 제목과 편집으로 더욱 큰 효과를 노리는 지능적인 수법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 병합이 일본의 안전과 만주의 권익을 방위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표현도 사라지지 않았다. 한국을 수탈하고자 한 침략 의도를 왜곡하는 한편,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이웃나라를 식민지화할 수도 있다는 위험한 역사의식을 학생들에게 주입시키려는 의도다. 또 후소샤는 물론 도쿄서적 등 모든 교과서에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는 것도 양심의 한계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독도 왜곡 2005년 공민교과서의 독도 관련 검정통과본은 2001년판에 비해서뿐 아니라,2005년 검정신청본에 비해서도 왜곡의 정도가 심한 기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극우적이라는 후소샤 교과서의 경우 신청본보다 검정본의 표현이 훨씬 강한 내용으로 드러나, 의혹을 부르고 있다. 그나마 양심적인 출판사로 평가되는 일본서적신사까지 지리교과서의 검정통과본에 독도를 일본의 영해로 명시한 지도를 실었다. 이는 일본 문부과학성이 검정제도를 악용해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임을 기술토록 민간에 요구했다고밖에 해석할 도리가 없다. 시마네현 독도 조례 제정에 대해 지방정부의 일이라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대꾸했던 일본 정부의 논리가 거짓이었음이 사실상 확인된 셈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日 역사 ‘날조’] 최영호교수·신주백 박사 대담

    [日 역사 ‘날조’] 최영호교수·신주백 박사 대담

    한·일 관계에 새로운 변수가 될 일본의 새 역사 교과서가 문부성의 검정을 받고 5일 공개됐다. 역사왜곡으로 지탄받고 있는 일본 역사 교과서의 검정 결과는 한·일 관계는 물론 중·일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은 외교학자인 최영호 영산대 국제학부 교수와 사학자인 신주백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책임연구원의 대담을 마련해 앞으로의 한·일 관계를 전망하고 바람직한 대응전략을 들어봤다. ●신주백 박사 일본 교과서 8종의 한국 관련 분야를 검토했습니다. 문제가 되는 후소샤를 제외한 나머지 7개 출판사 것은 2001년 검정본 통과본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어요. 후소샤 것은 판형이 B5 크기에서 A4 크기로 바뀌어 사진을 다양하게 싣고, 문장도 다듬는 등 시장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내용은 검정을 신청했을 때보다는 완화한 측면이 있지만 여전히 문제가 많습니다. ●최영호 교수 후소샤 교과서의 근대사 부분을 집중해서 보면 19세기 조선의 국제적인 지위를 다루면서 중국에 ‘조공하였던’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검정 신정판에는 ‘복속국’이라고 썼다가 완화시키면서도 폄하하는 교묘한 논리를 썼지요.‘조선의 근대화와 일본’이라는 단원에서도 ‘군제를 개혁하는 데 일본이 지원했다.’는 표현도 있어요.19세기 조선이 근대화하는 과정에서 일본이 지원했다는 내용을 두드러지게 반영한 것입니다. 후소샤 교과서를 만든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대(對)국민 국가주의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신 검정본은 중국 관련 서술도 문제입니다. 일본이 중국을 침략한 것이 아니라 중국이 침략을 유도했다고 서술돼 있을 정도입니다. 상업전략으로 이렇게 했다면 얼마나 먹혀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국제사회가 시끄러우면 오히려 채택되기 어려울 텐데요. 중국에 대한 서술방식은 신뢰도에서 부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최 전체 교과서의 우경화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후소샤가 그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다지 문제삼지 않은 다른 교과서들이 위안부 문제 등을 2001년보다 많이 삭제했습니다. 일본 사회가 우경화하고 있음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토양은 일본의 내셔널리즘이라고 봅니다. 국민통합의 이념으로 통합의 상징이 ‘천황’ 또는 ‘천황제도’지요. 국민 통합의 방향은 크게 보수적인 색채를 띤 문화론과 국제적으로 나가는 문명론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시기적으로 1990년대부터 일본 경제가 대단히 좋지 않아요. 일부 청소년들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문화론적인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이유의 하나입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국가적 아이덴티티를 찾으려는 일본 대중과 영합하는 정치가들이 나타나 감성에 맞는 언행들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일본 정치권의 전쟁 이전 세대는 제국주의에 대한 반성은 부족했지만 전쟁을 반성하거나 재고하기는 했거든요. 하지만 전후 세대에는 브레이크가 없습니다. ●신 앞으로의 한·일 관계라고 할까, 동북아시아의 국제관계도 살펴보면 변수가 많을 것 같아요. 중국은 현재 상황에서 시장경제를 강화시켜야 하는 처지입니다.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최대의 국제행사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도 북핵 문제를 일본의 도움을 받지 않고 풀기는 쉽지 않습니다. 미국도 한국과 일본의 갈등을 좋아하지 않고요. 일본 역시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 문제에 대한 답을 내야 하는 상황 아닙니까. 서로간에 상대방을 건드려서는 부담스러운 요소가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은 평화헌법 개정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평화유지군 수준을 넘는 수준으로 헌법을 바꾸는 대의적인 명분이 되지요. 교과서 문제는 정치운동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역사 교과서로 선전전을 강화하면서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입니다. 교과서는 이같은 움직임의 발판이자 출발점입니다. 강하게 부딪쳐야 합니다. ●최 단기적인 변화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큰 방향에 있어서는 교과서 문제가 오히려 독도 문제가 이끌어온 한·일 관계의 악화를 다소 완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뢰밭 같은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검정에 통과한 검정 신청본은 완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일본의 문부성이나 외무성이 나름대로 외교적 노력을 하지 않았느냐고 평가를 해주어야 합니다. 협력과 갈등이라는 양면적 요소가 한·일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받아들여야 할 시기가 됐습니다. ●신 후소샤 교과서가 완화된 측면이 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합니다.2001년도 교과서가 아니라 1997년도 검정교과서가 기준이 돼야 합니다.1997년 검정본은 전반적으로 식민지 지배 시절의 침략행위를 반영했습니다.2001년을 기준으로 완화됐다고 인정해 준다면 후소샤 교과서 같은 일본측 역사인식의 발판을 굳혀 주는 꼴이 됩니다. ●최 한국과 일본 사이에 대치국면이 좋은지, 협력국면이 좋은지 하는 컨셉트로 보면 1990년대 중반의 한·일 관계로 돌아가면 물론 좋습니다.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는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했으니까요. 하지만 당시와 지금은 사회가 달라졌습니다. 정체성의 상실을 국가주의 노선에서 찾고 있는 일본의 구조적·현실적인 문제라는 것입니다. 일본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치를 높이면 오히려 우리에게 마이너스가 될 것입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할 대목도 필요하겠지만 우리 국익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신 역사 교과서와 독도 문제에 대한 대응 정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 보지요. 정부는 두 문제를 분리해서 대응한다는 원칙을 세웠는데요. ●최 분리대응보다는 분담대응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제까지 우리 외교정책은 단선적이었습니다. 외교문제를 외교통상부가 끌어안고 단일창구가 돼 접촉을 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어요. 정부는 일본 정부 및 일본 사회는 물론 한국 사회와도 상대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과도 게임을 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갑자기 국민들의 정서가 격앙돼 해외언론에 좋지 않은 이미지로 비쳐지는 부분도 잠재워야 합니다. 정부 안에서도 역할을 분담해 문화관광부 등은 국민 감정을 억제하는 데 나서야 합니다. 이렇게 하지 못하는 부분은 우리 정부를 질타하고 싶습니다. ●신 민족문제에 있어 동일한 목소리를 낼 수는 없습니다. 교과서 문제도 하나의 목소리인 것처럼 보이지만 아닙니다. 최소공약수는 인정하되 다양한 목소리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분리대응은 올바른 선택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독도문제는 영토문제입니다.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타협할 여지가 없지요. 하지만 교과서 문제는 인식의 문제입니다. 타협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지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독도의 핵심 포인트는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것이고, 교과서 문제는 타협의 여지가 있는 단계마다 타협으로 가야 합니다. 그렇지만 결국은 정부 레벨에서 두 나라가 공동의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종지부를 찍을 수 있지만 난망인 것도 사실입니다. 교과서 문제는 이제 출발입니다. ●최 교과서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경화하는 일본 사회와 사귀어야 합니다. 정부와 정부 사이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일 역사 공동연구는 이견을 보이고 끝났습니다. 하지만 어디에 이견이 있는지는 확인된 것 아닙니까. 정부가 지원하는 부문에서 한·일 교류가 있어야 합니다. 특히 지방정부 사이의 교류가 중요합니다. 지금까지는 그저 친선으로 끝나고 있는데 검정 교과서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은 지대합니다. 교류에서 지방 교육위원회 사이의 친목을 넘어선 대화가 필요합니다. 독도문제는 국제사법재판소로 갈 수 있다고 가정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물론 공개적으로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일본이 딴죽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영유권을 갖고 있는 이유를 철저히 민관 합동으로 규명해 일본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데이터 파일이 필요합니다. ●신 일본은 1954년부터 국제사법재판소로 가는 방향으로 독도문제의 전략을 바꾸었습니다. 우리는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이름 댜오위다오·釣魚臺)에서 일본의 주장에 대응할 논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일본 쪽에서 경제적·군사적으로 볼 때 러시아와 분쟁을 벌이고 있는 북방영토와 센카쿠열도, 독도를 비교하면 독도가 제일 비중이 떨어집니다. 셋 가운데 포기할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면 독도일 것입니다. 이것도 일본의 약점입니다. ●최 독도문제로 이렇게 한국인들의 감정을 격양시킨 장본인은 물론 일본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로 시끄러워지면 가장 기뻐할 사람은 일본의 우익들일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감정적으로 끓어오를수록 이성적으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것을 제대로 교육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신 오늘 검정 결과가 발표됐지만, 오늘부터 역사 교과서 문제를 더욱 본격적으로 다뤄야 합니다. 역사 교과서에 대한 관심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검정이 이루어진 만큼 이제는 채택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제는 독도가 아니라 역사 교과서가 문제라고 국민들에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최 역사 교과서 문제는 인식의 문제입니다. 식민지배가 무엇이냐를 우리 스스로 반추해 보기 위해서라도 역사 교과서 문제는 더욱 중요합니다. 일본 사회를 알아야 합니다. 일본에 대해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부분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국민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의 역할이 그래서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리 서동철 김준석기자 dcsuh@seoul.co.kr
  • [日 역사 ‘날조’] ‘후소샤’만 문제가 아니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우리 정부나 시민단체들이 왜곡된 교과서의 표본으로 후소샤판 교과서에 대책을 집중한 사이 다른 출판사들의 교과서나 부교재 등도 역사왜곡이나 독도 영유권 문제 등에 대해 오래 전부터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후소샤 채택률 0.039% 불과 지난 2월 서울신문사 후원 한·일수교 4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서울시립대 정재정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0.039%의 채택률에 그친 후소샤 교과서 대신 50% 이상의 채택률을 기록한 도쿄교과서를 분석, 도쿄교과서도 후소샤 못지 않다는 결론을 내려 눈길을 끈 바 있다. 실제로 도쿄서적의 중학교 지리교과서는 지도에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시했다. 그리고 양국 사이에 문제가 되고 있는 동해도 일본해(日本海)로 표기하고 있다. 이번에 공민교과서에는 아예 “다케시마(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못박았다. ●부교재 역사왜곡 적지않아 아울러 각종 부교재들도 적지 않은 기술이 왜곡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정교과서를 출판하지 않는 한 출판사의 역사교과서 부교재는 “(백제와 신라의 일부가) 391년 왜(일본 야마토조정)에 정복당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기술했다. 일제 식민지 지배 도구로 활용된 이론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우리 정부나 시민단체들의 교과서 대책은 단순히 후소샤 교과서만이 아니라 일본 대다수 중학생이 접하는 도쿄서적이나 오사카서적 등 대형 출판사 교과서와 부교재에도 맞춰져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taein@seoul.co.kr
  • [日 역사 ‘날조’] 日 15개 시민단체 “채택 반대”

    |도쿄 이춘규특파원|‘교과서에 진실과 자유 연락회’‘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21’ 등 일본의 15개 시민단체들은 일본 문부과학성의 교과서검정 결과가 발표된 5일 오후 합동기자회견을 통해 “위험한 교과서가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고, 부분적으로는 개악됐다.”면서 채택반대를 선언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담긴 공동호소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한국과 중국의 시민단체들과 연대, 채택 반대 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인권위원회에도 일본 정부와 여당이 교과서 검정과정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전해, 일본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자격이 없음을 강조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 단체는 우리측의 최대 관심사인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3개의 공민교과서에 기술된 것에 대해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라이 신이치 일본전쟁책임자료센터 공동대표는 개인적으로 “조선이 외교권을 일부 잃은 상태에서 다케시마(독도)를 일본 영토로 편입한 까닭에, 독도문제는 영토문제가 아니라 역사문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 대표로서 시민운동의 책임문제가 있다는 그는 “일본 국민과 한국민의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의 온도차가 너무도 크다.”면서 “영토와 역사문제는 인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정리한 뒤 냉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향후 왜곡 교과서 반대운동의 어려움을 드러내 주는 대목이다. 이들은 공동호소문에서 후소샤 교과서는 청일·러일전쟁 이후 일본의 전쟁을 미화, 정당화하고 있으며 태평양전쟁을 대동아전쟁이라고 부르는 등 침략전쟁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은 왜곡 교과서라고 강조했다. 또 난징대학살이나 조선인 강제연행, 종군위안부 등을 일절 기술하지 않는 등의 문제도 지적했다. 특히 일본이 다시는 침략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국제적 선언·공약인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것은 ‘국제공약 위반’이라면서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이런 국가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이 없다.”(노히라 신사쿠·피스보트 공동대표)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후소샤 교과서를 제외한 다른 출판사 교과서들도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대리 등 정치인과 나카야마 나리아키 문부과학상 등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압력을 가해 식민지 시대의 침략·가해 부분 등이 개악됐다며 국제사회에 일본 정부와 정치인의 문제점을 고발하기로 했다. 이들은 2년 전부터 활발해진 헌법 개악 반대 지역시민운동단체나 풀뿌리 시민운동조직과 연대,‘위험한 교과서’ 채택 반대운동을 전개해 후소샤의 10% 채택 추진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다짐해 귀추가 주목된다. taein@seoul.co.kr
  • 가부키극 이어 8일 한·일 공동연극 ‘침묵의 해협’

    가부키극 이어 8일 한·일 공동연극 ‘침묵의 해협’

    지난 3일 일본 전통 가부키극 ‘소네자키 신주’가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첫 공연이 열린 지난 1일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과 다카노 도시유키 주한일본대사 등 양측 VIP 몇명만이 참석했다. 초청받은 1층 앞줄 로열석 상당수가 빈 자리로 남아 있어 양국 고위 관계자들간의 심상치 않은 기류를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17년만에 무대에 오르는 가부키에 대한 일반의 관심은 높았다. 회당 일반 유료 관객이 평균 60∼70%를 차지했다. 심포지엄과 광주 공연이 취소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것 치고는 성공적인 공연이 된 셈이다. 예상보다 많은 관객은 ‘정치와 문화는 별개’라는 사실을 새삼 인식하게 해준다. 더 나아가 정치·외교문제로 꼬인 매듭을 문화교류로 조금씩 풀 수 있다는 희망까지 전해준다. 이런 가운데 8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 올려지는 한·일 공동 연극 ‘침묵의 해협’도 양국간 이해의 폭을 넓히는 무대가 될 만하다. 서울시극단과 일본 긴가도 극단의 스태프와 배우가 함께 호흡을 맞추는 이 연극은 일본 식민지 치하 징용 한국인의 삶을 다룬 것으로, 내용면에서도 의미가 각별하다.1944년 일본군에 강제 징용돼 전쟁터에서 정신병을 일으킨 뒤 60년 평생 기억을 상실한 채 일본 정신병동에 갇혀 지내다 홀로 숨진 김백식씨의 실제 이야기를 토대로 했다. 한국 초연 후 7월에는 일본에서도 공연된다. 부산에서 배를 타고 시모노세키 항으로 입항, 야마구치(7월14∼20일), 오사카(7월23∼24일), 도쿄(7월27일∼8월7일) 등 실제 징병 피해자들이 이동한 루트를 따라 공연하는 일정이다. 서울시극단측은 작은 이벤트도 마련했다. 소극장 난간 앞에 ‘나라사랑 카페’를 열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금을 ‘위안부 박물관’ 건립에 보태기로 했다. 당초 ‘한·일 우정의 카페’로 하려고 했으나 최근의 분위기를 고려, 이름을 바꿨다. 또한 공연 첫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한국실험예술정신 주최로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한·일 상생을 도모하는 굿판도 벌일 예정이다.(02)399-1795.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해군·해경 이달말 ‘독도 合訓’

    일본정부는 5일 오후 새 교과서 검정결과를 발표한다. 이에 따라 일본의 교과서 왜곡여부를 놓고 한·일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4일 지난달말 미리 입수한 일본 교과서 합격본에 대한 분석을 거쳐 최종 평가를 내렸으며,5일 오후 5시 대응책을 공식 발표할 방침이다. 정부는 문제의 후소샤(扶桑社) 공민교과서의 경우 표지에 독도 전경(全景)사진이 게재됐고 독도영유권 주장이 실려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개악(改惡)’이라고 볼 수 있으며, 역사교과서의 개선도 대체로 미흡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독도관련 왜곡이 실려 있는 공민교과서는 독도문제에 넣어 대응하면서 역사교과서 왜곡은 이와 분리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오는 8월까지 문제의 교과서 채택률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치권, 학계, 시민단체, 지방자치단체 등과 연대해 총력 대응하는 체제를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역사교과서가 많이 개선됐으며 특히 조선식민지 근대화론과 관련해 변화가 있었다.”는 입장을 우리 정부에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리 해경과 해군은 4월말∼5월초에 독도해역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청와대 김만수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합동훈련은 일본인의 독도 상륙, 독도 해역 및 상공 접근 등의 우발사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이번 훈련은 지난해 만들어진 독도 위기관리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되는지를 점검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해경이 주관하고 해군은 정보제공 등 간접지원 형태로 훈련에 참여하는 것인 만큼, 해군 군함이 동원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도 “합동훈련은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기 전인 올해 초부터 계획됐던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박정현 김상연기자 jhpark@seoul.co.kr
  • 반외교 “후소샤 공민교과서 개악”

    반외교 “후소샤 공민교과서 개악”

    |도쿄 이춘규특파원·서울 이지운기자|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의 강력한 요청에도 불구, 독도영유권 주장 및 식민지 근대화론 등으로 개악한 후소샤(扶桑社) 교과서의 주요 내용을 시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정부는 강경 대응을 준비하고, 일본 외상과 문부과학상이 또다시 망언을 해 한·일 갈등이 ‘제2라운드’로 확산되면서 전면적인 외교전으로 치닫고 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1일 “문제의 후소샤 공민교과서 검정본의 경우 독도관련 내용이 그대로 있어 개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이날 오전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열린 영사콜센터 개소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특히 공민 교과서는 독도 사진과 함께 외무성 웹사이트에 게재한 독도 관련 내용을 그대로 싣고 있다.”고 덧붙였다. 후소샤 검정본 공민교과서는 독도 전경사진과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호칭)는 역사적·국제법적으로 일본땅’이라는 기술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본이 조선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식민지 시혜론과 가학사관 부정론 등에 대한 기술도 그대로 통과됐다. 일본측은 “교과서 집필자의 사관을 손댈 수 없다.”는 입장을 우리 정부에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역사교과서 왜곡과 독도 영유권 분쟁을 시도한 공민(사회)교과서 문제를 분리 대응한다는 원칙 아래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말 한ㆍ일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를 제기한 기억이 없다는 이틀 전 자신의 국회 답변에 대해 “(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이) 좀더 허심탄회하게 솔직한 생각을 말해 주었더라면 하는 취지였다.”고 한국측의 반발에 재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사의 문제’라는 (노 대통령의)애매한 언급은 있었으나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좋지 않다.’는 발언은 없었다.”고 거듭 반박했다. 이규형 외교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추가 논평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taein@seoul.co.kr
  • 일제 피해 보상 사할린 징용자 첫 조사

    정부가 ‘사할린 강제징용자 문제해결을 위한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실태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한·일협정 당시 논의대상에서 제외됐던 일제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가 지난 17일 ‘대일 독트린’에서 종군위안부와 사할린 강제징용자, 원폭 피해자 등 한·일협정 미논의 대상자들에 대한 구제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범정부 차원의 의지를 밝힌 후 첫 실행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일제 강제징용자들에 대한 보상 문제가 탄력을 받은 것은 물론 이를 계기로 식민지 전후 피해 처리방식에 대한 양국 정부차원의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할린 강제징용자 문제해결을 위한 테스크포스’는 외교통상부와 보건복지부, 대한적십자사, 일제하 강제동원진상규명위 등 관련부처 관계자들로 구성돼, 조만간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일본측에 잘못된 역사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일제 피해자들의 보상을 촉구하기 전에 정확한 실태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논의를 진전시키기 어렵다.”면서 “조만간 관련부처가 사할린 강제징용자들의 숫자와 생활 등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를 벌인 뒤 영구귀국과 보상문제 등 지원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할린 강제징용자 문제 해결은 ‘현원징용’(이중징용)된 사람들에 대한 처리와 귀국 희망자에 대한 지원이 관건이다. 정부는 현재 3만 6000여명이 사할린에 남아 있는 것으로 잠정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939년부터 징용노동자로 사할린에 들어간 뒤 1944년 말기 일본 정부가 사할린 탄광을 폐광시키자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일본 혼슈나 규슈 지역의 탄광으로 돌아갔지만 강제로 현지에 남게 돼 이산가족 문제가 발생하는 등 중복적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사안으로 꼽히다. 한·일관계 한 전문가는 “사할린이 소련으로 넘어가면서 일본정부는 연합국 최고사령관 총사령부와 교섭, 일본인만 귀국시키고 강제징용되었던 조선인과 타국민은 ‘우리 국민이 아니다.’며 그냥 버려 두게 돼 지금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영호 부산 영산대 교수는 “징용이 확실한 데도 한·일협정 당시 이들에 대한 보상규정이 전무했다.”며 한·일 양국정부의 책임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현재 사할린에 있는 ‘이중징용진상규명협회’회원 100여명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일제 강제징용과정에서 지급받지 못한 임금과 적금 등에 대한 소송을 벌이고 있다. 한·일 양국은 1994년 9월 ‘영주귀국 시범사업’에 합의, 우리측은 거주촌 설립부지를, 일본측은 32억 2000만엔을 부담했다. 이지운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반 외교, 日문부상 망언 비판

    반 외교, 日문부상 망언 비판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나카야마 나리아키 문부과학상의 독도 관련 망언에 대해 “과거 식민지화 과정에서 불법으로 편입한 독도를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일본 땅이라고 가르친다는 것은 식민지배를 미화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30일 비판했다. 반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교과서 검정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으로서 역사를 조금이라도 반성하고 한·일관계의 미래를 생각하는지 의심스럽다.”며 이같이 말하고 “우리 영토인 독도를 학습지도요령에 일본 영토로 표기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나카야마 문부상은 29일 참의원 문교과학위원회 답변에서 “독도와 센카쿠열도가 일본의 영토라는 것이 학습지도요령에는 없다.”면서 “다음 지도요령 개정에서는 분명히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 장관은 “이미 예정된 외교일정은 그대로 추진할 것이며 정치·경제·사회·문화 및 인적 교류는 물론 한·일 우호 기조도 유지하고 정상회담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달 6∼7일 스리랑카에서 열리는 아시아협력대화(ACD)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개최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盧대통령 “국제문헌·지도서 일제잔재 청산”

    盧대통령 “국제문헌·지도서 일제잔재 청산”

    동해를 일본해로 사용하고 있는 등의 잘못된 국제표기를 우리의 주권회복 차원에서 바로잡는 외교전이 대대적으로 펼쳐진다. 아울러 독도, 신사참배, 교과서 왜곡 등에 범정부 차원으로 대처하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전세계에 존재하는 각종 지식정보자료, 문헌이나 기록에 남아 있는 식민지 잔재를 정리하고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문제는 지식정보 영역에서 우리 주권을 회복하는 의미를 갖는다.”면서 “따라서 국가가 적극 나서서 식민지 잔재를 청산하는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국제 문헌이나 인터넷, 학술자료에 기록돼 있는 표기의 문제라든지, 과거 일제식민지 침탈과 관련한 사실이 왜곡돼 기술된 게 상당히 있는 만큼 이를 정부가 적극 나서서 바로 잡아야 한다는 뜻”이라면서 “여기에는 동해 표기도 바로 잡으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 사이버 외교 사절단인 반크(VANK)는 국제기구와 국제적인 언론사 등이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거나 역사를 잘못 기술한 사례들을 낱낱이 조사해 놓고 있다. 반크 홈페이지(prkorea.com)에 따르면 미국 CNN방송이나 유니세프, 유엔, 비즈니스 위크, 국제수로기구(IHO) 등은 동해를 일본해로 기록하고 있다. 미국 의회 도서관은 일본이 한국의 근대화 부분만을 강조해서 기술하고 있고, 미 항공우주국(NASA)은 조선왕조를 이씨왕조로 기록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는 고 손기정 옹을 일본 이름인 ‘기테이 손’으로 표기하고 있다. 그동안 반크가 추진해온 잘못된 국제표기 시정작업은 앞으로 하찬호 국제지명(地名)대사를 중심으로 해 정부 차원에서 외교적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청·일, 러·일 전쟁 등 역사를 다시 공부해주기 바란다.”면서 “자주국가로서 신사참배, 독도, 교과서 문제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대응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 올린 글에서 “일본의 독도 침탈은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군사전략적 계산에 따라 주도면밀하게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1904년 5월 고종황제를 협박해 러시아로부터 울릉도 산림채벌권을 박탈한데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군함을 보내 독도를 탐문조사하고, 망루 설치가능성을 점검했다는 것이다. NSC의 이같은 글은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최근 ‘독도를 편입하면서 강제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보도한데 대한 정면반박인 셈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클릭 이슈] 한일협정후 일제피해자 보상 어디까지 왔나

    한일협정 문서가 1차 공개된 뒤 정부는 지난 2월 구성된 ‘한일수교회담 문서공개 등 대책기획단’에서 민·관 합동으로 구체적인 보상 형태와 개인 청구권 소멸 여부의 법적인 검토 등 구체적인 지원 방향에 대한 논의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일제 피해자들에 대해 금전·도의적인 ‘보상’을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상방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피해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금전보상과 기금 건립, 생활안정지원 등이 주요한 지원 형태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물론 어떤 방법이 되더라도 보상의 액수와 피해자 선정기준, 양국의 책임범위, 피해입증 여부 등은 논란으로 남는다. ●피해자들에 대한 직접 금전보상 일제 피해자들에게 일시금으로 지원하는 방법이다. 일제하 피해자에 대한 도의적인 차원의 보상이라는 점에서 가장 선명한 방법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 1974년 12월 ‘대일 민간 청구권 보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1945년 8월15일 이전 일본의 불법행위로 인한 사망자에 한해 유족 8000여명에게 30만원을 지급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일시적 금전 보상의 형태로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당시에도 나머지 생존자와 부상자들에게는 지급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야기됐던 것처럼 우선 지원의 틀을 넓혀야 하는 것이 당면과제다. 최영호 부산 영산대 교수는 “일본은 법적 책임이 없는데도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재일 한국인과 타이완인을 대상으로 사망자 270만엔과 부상자 400만엔의 기준을 마련해 일시금을 지급했다.”면서 “우리 정부가 한일협정 이후 피해자 지원을 위해 일본측으로부터 받은 돈을 제대로 쓰지 않은 책임이 분명히 있는 만큼 도의적인 차원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일제하 강제동원진상규명위에 신고되는 피해자 숫자가 하루 평균 3000여명에 이르고 있고 오는 6월 말까지 신고자만 2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피해자 선정 기준은 차치하고라도 막대한 예산 마련이 관건이 될 수 있다. 5·18 특별법에 근거한 피해자 지원방식처럼 피해자들 사이에 금전을 둘러싼 이해관계로 새로운 분란거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빠뜨릴 수 없다. ●민관기금 형태의 지원 기업과 정부, 민간이 기금을 모아 장기적으로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방법이다.2차 세계대전 7개 피해국을 대상으로 독일 정부와 기업이 각각 50억마르크씩 출연해 운용하는 ‘기업·책임·미래재단’과 중국인 징용자를 위해 일본의 건설회사가 운용하는 ‘하나오카 기금’이 모델이 될 수 있다. 태평양전쟁 피해자 보상 추진위원회 김은식 사무국장은 “보상을 하더라도 피해자들이 충분하게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고 사안별로 피해 기준이 마련되더라도 장기간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기금 운용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지원을 받기 위한 일정한 요건이 갖추어지면 기업과 정부가 기금을 내서 자체 심사규정을 마련해 지원한다는 것이다. 개인 청구권 소멸을 주장하는 일본 정부의 강경한 입장 때문에 일시적 금전 보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러나 기금 지원 방식은 지난 1990년대 종군위안부들에게 아시아 평화기금을 받지 않는 대신 정부가 생활지원 형태로 보상했던 사례처럼 일본 정부의 책임이 우선적으로 전제돼 있지 않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기금 출연을 하더라도 어느 기업이 어느 정도의 액수를 기부할 것인지, 기금을 출연한 재단과 피해국 기관과의 ‘파트너’그룹 선정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의료·주거안정 등 생활안정 지원 일제시대 피해자들의 직접적 피해에 대한 지원보다는 ‘생활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방법이다. 일부 피해자단체와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이 대표발의한 ‘태평양전쟁 희생자에 대한 생활안정지원법’이 대표적이다. 생계와 의료·임대주택 지원 등을 담고 있다. 장 의원실 관계자는 “피해자 단체가 원하면서도 보상의 분명한 주체는 일본 정부가 돼야 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원 방법”이라는 의견을 폈다. 그러나 일제시대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일본의 역사왜곡과 식민지 시대의 불법행위에 대한 고발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생활지원에 무게중심이 쏠리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방법이라는 논란도 일고 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옴부즈맨칼럼] ‘열린 민족주의’를 키우자/염희진 성균관대신문 前 편집장

    지난 16일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과 후쇼사판 역사교과서 왜곡 등 ‘일본발 쓰나미’로 한국은 반일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다. 올해는 한·일수교 40주년, 광복 60주년, 을사조약 체결 100주년이라는 역사적 상징성을 갖는 해이다. 따라서 올해 일본과 어떤 관계를 설정하느냐는 앞으로 한·일관계의 향방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시마네현의 ‘독도의 날’ 제정 조례안 상정 및 통과를 계기로 불거진 한·일간의 영토·역사 분쟁은 ‘한·일 우정의 해’라는 구호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일본의 계속된 ‘망언과 도발’, 그리고 한국 정부의 ‘신(新)대일독트린 선포’는 양국의 관계를 타협이 불가능한 극단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현실을 다루는 언론보도는 민족감정과 애국심을 부추기는 행태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격분하여 일장기를 태우는 시민들의 사진, 일본을 맹비난하는 선정적인 기사 등 반일을 넘어선 혐일(嫌日) 이미지를 여과 없이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도 또 다른 극단을 달리고 있는 셈이다. 차근차근 사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언론이 오히려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책임있는 행동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같은 ‘감정의 과잉’이 수용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 한달 동안 끊임없이 불거진 일본 관련 이슈에 대해 서울신문은 비교적 차분한 목소리를 냈다.“일본의 식민지배는 축복”이라는 한승조 교수의 기고문 파문에서 촉발된 대학 내 친일 청산 움직임에 대해서도, 친일 청산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시각과 조사기간이 짧고 검증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우려를 함께 보도했다. 또 일본을 대하는 데 있어 절제하되 일관되고 치밀한 대응을 주문하는 칼럼도 돋보였다(3월25일자 ‘대국적·대양적 시각이 필요하다’,3월24일자 ‘대일분노 무엇을 남길 것인가’,3월23일자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포커페이스). 하지만 한·일 어업협정 폐기 요구, 마산시의회의 ‘대마도의 날’ 제정, 국회가 쏟아놓는 각종 대일 정책, 정부의 신(新)대일 독트린 등에 대한 ‘다른’ 시각은 부족했다. 극단적 반일 정서와 맹목적 민족주의에 기대어, 이를 자성적으로 바라보는 목소리도 작았다. 한·일 어업협정 폐기 주장의 경우, 협정 폐기가 독도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국제사회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학계의 비판 역시 만만치 않다. 하지만 서울신문은 어업협정 폐기 주장을 비중 있게 다룬 반면(3월19일자 ‘중간수역 독소조항…한·일어협 갱신해야’),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정치권의 이슈로 단순하게 보도했다. 거시적 관점을 가지고 일본을 바라보는 기획이 부족했던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그때그때 터져 나오는 사안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닌 과거, 현재, 미래의 한·일관계에 대한 방향타를 설정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이 없었다. 냄비근성으로 인해 또다시 독도와 역사교과서 문제가 국민의 관심 밖으로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언론은 긴 호흡을 가지고 문제제기를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서울신문이 후원한 한·일 수교 40주년 세미나 관련 기획(2월19,21일자)은 더욱 돋보인다. 두 회에 걸쳐 보도된 이 기획은 민족에 함몰돼 ‘일본은 무조건 악, 한국은 선’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비판했다. 일본은 동북아 시대를 함께 이끌어나갈 협력자라는 점에서 일본에 대한 객관적이고 ‘사심 없는’ 연구는 필요하다. 또 지난해에 다루었던 일본 역사교과서 관련 기획(12월24일자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실체와 해법은’)은 국정교과서 체제 후 경직된 한국 역사교육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을 만하다. 상생을 위한 열린 서술을 주문하고 비판과 자성을 통해 건전한 대안까지 제시한, 바람직한 기획이었다. 언론은 한쪽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다루는 ‘확성기’가 되기보다 여러 주장들을 논란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즉흥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는 일시적인 감정의 분풀이는 될 수 있어도 내실 있고 장기적인 대안을 내놓지는 못한다. 배타적 민족주의가 아닌, 열린 민족주의를 키우기 위한 언론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염희진 성균관대신문 前 편집장
  • 고대 총학 ‘親日’ 10명 발표…연세대는 “반대”

    고대 총학 ‘親日’ 10명 발표…연세대는 “반대”

    고려대 총학생회가 28일 ‘친일 행적 전·현직 교수’ 1차 명단을 발표했다. 설립자인 인촌 김성수를 비롯해 2∼4대 총장 유진오, 문학평론가 최재서, 사학자 이병도 등 10명이다. 그러나 고려대 안팎에서는 ‘친일 행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이 2주일의 짧은 검증 기간을 거쳐 명단을 발표한 데 따른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김성수·유진오·최재서·이병도 포함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날 “김성수는 1932년 보성전문학교를 인수해 10,12대 교장을 지내며 일제의 전쟁 동원을 지지하고 학병제와 징병제를 찬양하는 글을 다수 썼다.”고 친일 인사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제2∼4대 총장을 지낸 유진오는 1943년 ‘매일신보’에 ‘병역은 큰 힘이다’를 쓰는 등 ‘문학을 통한 친일행적’을 선정이유로 들었다. 총학생회는 1953년부터 21년 동안 영문과 교수로 재직한 조용만은 매일신보 논설위원으로 친일문학을 했으며, 장덕수는 ‘매일신보’에 학병지원을 촉구하는 ‘대용단을 내라’는 시론을 썼다고 밝혔다. 보성전문 출신으로 1955∼1956년 교우회장을 지낸 이병도는 식민사관총서인 ‘조선사’ 간행에 참여했고, 신석호는 ‘조선사 편수회’ 수사관으로 일제의 역사왜곡 식민사관 구축에 동참했다는 것이다. 이밖에 보성전문 6대 교장으로 중추원 참의를 지낸 고원훈,‘황국신민의 서사’를 집필한 이각종, 대동동지회 회장을 지낸 선우순, 친일문학지인 ‘국민문학’주간으로 활동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최재서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총학생회는 “명단은 총학생회 및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간부 등 10명으로 구성된 ‘일제잔재청산위원회’가 조사하고, 민족문제연구소와 전·현직 교수 3명의 자문을 받아 확정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다음 달 7일 비상총학생회를 열어 교내에 있는 김성수 동상의 철거 및 백서 발간 등 본격적인 활동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다른 목소리 낸 연세대 총학생회 그러나 연세대 총학생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학교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의 ‘백낙준 초대 총장의 동상 철거’요구에 “막연한 반일 감정을 토대로 한 여론몰이에 불과하다.”면서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탈정치’를 표방하는 비운동권인 연세대 총학생회는 “반일감정이라는 막연한 논리보다 체계적·학문적·교육적인 해결책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법”이라면서 “동상 철거보다 공적과 과오를 명시한 게시판을 설치하고 판단은 학우 개인에게 맡기자.”고 제안했다. 한편 당초 이달 말 친일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던 연세대 민노당 학생위는 명단 발표를 새달 초로 미뤘다. ●“섣부른 낙인찍기는 경계” 고려대 교수들은 총학생회의 발표에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외과의 한 교수는 “식민지라는 특수상황에서 한 사람의 행적을 학생들이 몇 주일 만에 재단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섣부른 낙인찍기에 우려를 표시했다. 경제학과의 한 교수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뭔가 해보겠다는 학생들의 모습이 마치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반면 고려대 잔재청산위 유지훈 집행위원장은 “친일행적이 명확하고 누구나 인정할 근거가 있는 사람만 선정했다.”면서 “앞으로 광복 이후 식민사관을 공고히 하는 데 동참했던 사람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2,3차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효용 박지윤기자 utilit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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