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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태평 징검다리] 바이오산업 국책산업으로 발전시켜야

    [장태평 징검다리] 바이오산업 국책산업으로 발전시켜야

    옥수수로 만든 바이오플라스틱으로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는 어린이용 식기를 만들 수 있다. 그 플라스틱으로 친환경 장난감을 만들고 식품 포장에 쓰는 필름을 만들어 유해물질이 나오는 석유제품을 대체할 수 있다. 옥수수에서 천연화장품과 생약의 원료를 추출하고 우리 몸에 감촉도 좋은 천연 섬유의 원료도 만들어낸다. 특히 값비싼 에이즈 치료제의 원료를 추출할 수 있다니 놀랍다. 앞으로 이 분야가 크게 성장하여 화석연료에 의지하던 에너지원이 크게 전환될 전망이다. 그러므로 이제 옥수수는 단순한 식량자원이 아니라 식품과 사료의 재료, 그리고 각종 산업의 주요 원료를 제공하는 소재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옥수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벼의 경우에도 각종 친환경 생물비료며 화장품의 원료 등 다양한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모든 농수산물의 활용 영역이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다. 사례는 한이 없다.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더욱 자연을 알게 되고 그 원리를 이용한 새로운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기 때문이다. 홍합에서 가장 강력한 생체접착제를 만들고, 바다고둥에서 모르핀보다 훨씬 강한 진통제를 만들고, 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를 추출하고, 누에에서 성기능강화제와 인공뼈를 만들고, 귤에서 항균물질과 인공피부를 만드는 데 성공하고 있다. 전통적인 농어업은 먹거리를 생산하는 1차산업이었다. 그러나 농어업은 새로운 발전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농어업은 이미 먹거리 생산 이외에도 화훼산업, 애완용 동·식물산업, 곤충산업, 미생물산업 등의 영역으로 꾸준히 확대되어 왔다. 앞으로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가속화되고, 첨단과학기술과 융합되어 각종 소재산업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어 갈 것이다. 농어업은 바이오생명산업으로 변신하여 차세대 성장산업의 중심이 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시대적 추세이다. 이제는 자연세제, 천연염료, 천연화장품, 생약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아토피, 암 등 건강상의 이유와 환경보호 때문에 석유에 근원을 둔 많은 것들이 자연 천연소재로 전환되고 있다. 자동차 연료의 경우에도 바이오에탄올의 사용이 증대되고 있다. 브라질은 이미 자동차연료의 25% 이상을 바이오연료를 쓰도록 하고 있다. 이 바이오연료는 사탕수수나 옥수수에서 추출하고 있으며, 유채나 바닷속의 홍조류에서도 추출되고 있다. 미국은 곡물의 5%를 바이오연료 제조에 충당하고 있다.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품종 개발과 재배 및 사육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온도에 따라 변색하는 장미를 개발하고, 기능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혁신한 유전자변형품종(GMO)을 개발하고, 비타민A나 칼슘이 풍부한 쌀 또는 비타민C가 풍부한 고구마를 개발하고, 산삼뿌리를 공장에서 양산하고, 물이 적게 들어가는 농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농어업 자체가 첨단기술 산업이 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변화에 뒤지지 않도록 체계적인 대응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상황인식을 철저히 해야 한다. 바이오기술 하면 신약개발 부분이 90% 이상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나라들은 광범위한 생명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지금 세계 바이오기술 산업은 미국이 이끌어 가고 있으며, 세계시장의 약 40%는 미국이 점유하고 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우리의 잠재적 경쟁국가인 중국과 인도를 활용하여 이 바이오기술 산업의 많은 부분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생명산업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2000년대 초기에 일어났던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투자열기가 재개되었으면 한다. 다소 과열되더라도 말이다. 셋째, 농림수산식품부를 생명산업의 중심부처로 확대개편할 것을 제안한다. 현재의 제도는 부처별로 생명산업의 관련 기능이 분산되고 서로 충돌되도록 되어 있다. 제도를 혁신하여 IT산업에서 이룬 발전을 바이오생명산업분야에서도 꽃피워 보았으면 한다.
  • [사설] 곽교육감 교육현장 혼란 없게 처신하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지난해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진보후보 단일화를 위해 사퇴한 박명기 교수에게 2억원을 줬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선의로 줬고, 검찰의 표적수사이며,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등 변명에 급급하며 떳떳지 못한 처신을 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드러난 내용만으로도 법원 판결까지 기다릴 게 아니다. 한나라당은 물론 교육계, 그를 지지했던 야당과 진보진영마저 사퇴 여론이 비등하다. 곽 교육감의 변명과 처신은 구차하다. 즉각 사퇴는 물론 반(反)부패의 아이콘처럼 행세했던 위선에 대해 진솔한 반성이 필요하다. 곽 교육감은 그제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는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어제는 출근만 다소 늦었을 뿐 교장 임명장 수여 등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안팎으로 사퇴 압력이 거센데도 오불관언식으로 버티는 것이다. 그 처신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그는 거액의 돈을 준 데 대해 선의 운운하며 법망을 빠져 나가려는 자세를 보였다. 법을 전공한 학자 출신이기에 대가성 여부가 사법처리의 기준임을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알량한 법 지식이 아니라 건전한 국민의 상식에서 봐야 했지만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 둘째, 그는 돈을 준 사실을 부인하다가 이틀 만에 시인했다. 게다가 교육비리 척결을 외치며 인성교육, 도덕교육을 강조해 온 터다. 그 순수성은 훼손됐고, 학생들은 배울 게 없다. 셋째, 서울시 교육청은 직원들이 일손을 놓는 등 패닉상태에 가깝다. 그들은 아마도 교육감 당선 무효까지도 염두에 둘 것이니 곽 교육감이 자리에 앉아 있는다고 해도 정상적인 교육행정 업무가 어렵다. 식물 교육감 신세에 놓이게 되면 영(令)이 서지 않고 그로 인해 교육 행정은 표류할 공산이 크다. 이제 우군은 없다. 곽 교육감은 그 공백을 최소화하지 않으면 더 큰 과오를 저지르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곽 교육감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적지 않은 갈등을 겪었고, 이는 교육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졌다. 오 전 시장의 사퇴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교육현장의 혼란을 증폭시키지 않으려면 곽 교육감이 결단을 서둘러야 한다. 반부패 전도사를 자처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최소한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얼굴을 못 드는 일만은 피할 수 있도록 처신하기를 거듭 바란다.
  • 김영배 성북구청장 “區 인적자원 활용 일자리창출 노력”

    김영배 성북구청장 “區 인적자원 활용 일자리창출 노력”

    “잔치국수 3000원, 주먹밥은 3덩이에 1500원이에요.” 착한 가격을 제시하는 이곳은 성북구 동소문동 4가에 있는 ‘동네국수’집이다. 김영배 구청장이 지난 26일 이곳을 찾아온 이유는 성북구 마을기업 1호여서다.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음식 맛은 어떤지 감시(?)도 하고, 팔아주려고 방문했다. 가격이 비싸지도, 음식 맛이 나쁘지도 않았다. 국수의 양은 손님이 대자, 중자, 소자를 각각 주문하도록 해, 음식물 낭비를 최소화했다. 김 구청장은 “마을기업은 행정안전부가 지원하는 사업인데, 우리 구도 열심히 좋은 사업계획을 찾고 있다.”면서 “구에 산재한 인적 자원을 잘 활용해 안정적인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많은 이바지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을기업은 최근 유행하는 사회적기업과 비슷하지만, 딱딱하지 않아 훨씬 정감있게 다가간다.”며 웃었다. 엄마들의 교육 품앗이인 ‘우리동네’의 하영미 대표는 “주먹밥과 잔치국수를 팔아 수익이 남으면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급식을 지원하고 싶었다.”며 마을기업에 지원한 이유를 밝혔다. 지난 8월 가게 문을 열어서 아직 수익구조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잘 운영되면 25가구 독거노인들을 위한 반찬지원 사업을 50가구로 확대하고, 경로당 무료급식을 추진하며, 어르신과 어린이를 위해 연극, 책 읽어주기 등 문화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 국숫집은 주부 10명이 공동출자해 4300만원을 모으고, 구청 등으로부터 4700만원의 지원을 받았다. 하 대표는 “주방장 1명과 보조 1명을 고용했고 현재 아르바이트로 홀서빙을 감당하고 있지만, 앞으로 직원을 더 고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주방장과 보조 주방장은 모두 4대 보험에 들어놓았다. 마을기업으로 알려진 덕분에 주민들이 품앗이하듯이 점심이나 저녁을 먹으러 자주 온다. 하 대표는 “음식재료를 친환경 유기농으로, 국산제품만 쓰고 있어 물가상승이 걱정이긴 하지만 주민들의 염려와 도움으로 잘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서울시장 선거로 국회일정 소홀해선 안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추가로 10·26 재·보선전이 커지면서 민생국회가 실종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곧 막 내릴 8월 임시국회는 물론이고 9월 정기국회마저 부실 운영될 공산이 커졌다. 가뜩이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소홀히 할 여지가 다분한 마당에 재·보선까지 겹치면서 더욱 그러하다. 여야가 온통 선거판에 매달리는 식물국회가 되어서도, 그로 인해 결실을 못 내는 불임국회가 되어서도 안 된다. 민생 국회를 외면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음을 자각해야 한다. 여야는 재·보선을 내년 총선과 대선 전초전으로 판단하고 총력전에 들어갈 태세다. 그러다 보니 국회를 선거판의 연장으로 끌고 갈까 봐 걱정스럽다. 정기국회의 경우 선거일까지 국정감사, 새해 예산안 시정 연설, 대정부 질문 등의 일정이 정해져 있다. 그동안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 총선을 앞둔 마지막 정기국회는 대부분 맥 빠진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여야가 정쟁으로 허송세월을 보내다가 막판에 표를 구걸하기 위해 나눠 먹기식의 선거용 정책을 쏟아내기에 급급했다. 이번에는 소모적인 정쟁 놀음이 몇 곱절로 늘고, 민생이란 이름의 생색내기가 더욱 급조될 것 같아 불안하다. 정치권이 서울시장 보선 승리를 위해 사생결단하는 것 자체를 탓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정치공학적이고 선거기술적인 차원에서 얄팍하게 접근한다면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표는 상대방을 헐뜯는 과당 정쟁으로도, 나라살림을 팽개치는 포퓰리즘적 정책으로도 얻을 수 없다. 국회는 국회대로 열심히 임하면서 선거전에 매달리는 게 득표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내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 비준안 상정 여부가 주목을 끌고 있다. 여야가 물리적 충돌로 국회를 공전시키거나, 민생 현안을 뒷전으로 내몰지 않기를 바란다. 정치권이 그러하지 못하면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여야가 국회에 매진하도록 독려하고 감시하는 건 국민의 몫이다. 반(反)민생, 반민주, 반국익을 자행하는 정당에 표를 주지 않으면 된다. 10·26 재·보선은 물론이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그 성적표를 잣대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도심 속 허파를 찾아서] 개성 넘치는 경남 도시숲

    [도심 속 허파를 찾아서] 개성 넘치는 경남 도시숲

    숲은 어디에 있어도 돋보이고 제 역할을 다한다.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됐다. 여름 무더위에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쉼터로, 야간에는 아늑한 휴식과 함께 걷고 뛰고 페달을 밟을 수 있는 숲은 도시인들에게 소중한 공간이기도 하다. 주변 시설과 절묘한 조화를 만들어주는 마력까지 발휘한다. 기피시설의 존재를 망각게 하는 ‘정화작용’뿐 아니라 주변의 가치를 높여주는 ‘소금’과도 같다. 경남의 ‘도시숲’은 또 다른 형태를 보이고 있다. 진주 초전공원 숲은 도시의 녹색축이자 지역민의 여가생활 거점으로 부상해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김해 봉황동 유적지 도시숲은 소중한 유적의 가치를 높이면서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쓰레기 매립장의 ‘상전벽해’ 초전공원은 1978년부터 1995년까지 17년간 진주의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악취와 쓰레기 운반 차량으로 민원이 끊이질 않던 대표적인 기피지역이다. 도심 변두리였지만 1995년 진양군과 통합돼 위치상 시의 중심권이 되면서 매립장 이전이 불가피했다. 진주시는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3억원을 들여 매립된 쓰레기 133만 7000t을 전량 이전했다. 쓰레기 운반에 15t 트럭 8만 9000대가 동원됐다. 매립지 자리는 그동안 불편을 겪은 인근 주민들을 위해 공원을 조성키로 했다. 전체 면적(13.8㏊) 중 7.8㏊는 공원, 6㏊는 체육시설이다. 진주의 첫 도시숲인 초전공원은 총 62억원을 들여 4년여만인 2009년 6월 개장했다. 초전공원 도시숲은 쓰레기 매립장 환경 회복과 남강변 자전거도로의 시발점이 되는 입지적 특성 등을 고려해 숲과 잔디밭, 호수가 어우러진 친자연적인 공간으로 설계했다. 시설물을 최소화하고 공원 관통로를 설치해 시원한 시계를 확보했다. 관통로 주변에는 폭 5.5m, 길이 500m 메타세콰이아가 심어진 시간의 숲길을 조성했고, 사계절을 대표하는 꽃과 나무를 심은 사계절 정원도 눈길을 끈다. 8000㎡의 생명의 연못은 인근 하수종말처리장에서 고도처리된 물을 사용, 수중 식물을 통해 정화한 뒤 남강으로 방류하고 있다. 하수에 질소 성분이 많아 수초가 잘 자라는 데다 바닥에 진흙을 깔아 정화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또 연못 주변은 데크로 조성하고 분수와 폭포 등을 이용, 기포를 발생시켜 정화작용을 활성화시키는 등 환경친화성을 강화했다. 도시숲 조성에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활발했다. 메타세콰이아는 산림청 남부산림연구소가 기증했고 개인농장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수목 21종, 150그루(5000만원 상당)을 조경수로 내놨다. 진주시 녹지공원과 구본권 주무관은 “초전공원은 매립 방식이 아닌 쓰레기를 옮긴 후 숲과 호수가 있는 생태공원으로 조성했다.”면서 “남강과 연계해 휴식·체육·문화의 거점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적지·숲의 조화 ‘보기 드문 케이스’ ‘가야 고도’ 김해의 봉황동 유적지(사적 제 2호) 도시숲은 유적지와 숲을 조화시킨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형태다. 2005년 총 60억여원을 들여 조성한 숲에는 가시나무 등 130여종, 27만 6700여그루를 심었다. 잘 자란 나무들이 녹색의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준다. 국내 유적지 대부분이 땡볕 속을 걸어야 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것과 달리 봉황동 유적지는 숲길을 따라 걷는 이색 경험이다. 경주처럼 관광객은 많지 않은 대신 가벼운 옷차림의 시민들을 만날 수 있다. 봉황동 숲은 도시숲을 넘어 김해 시민들에게 가야 역사의 자부심을 높이는 계기도 됐다. 봉황동 유적지에는 회현리 패총과 금관가야 지배층의 집단 거주지인 봉황대가 있다. 김해시는 숲 조성과 함께 무분별하게 난립된 환경을 정비하고 가야시대 해상포구로 재현했다. 고상가옥과 움막, 망루 등을 설치하는 한편 여의각과 주변 산책로를 정비해 가야역사 복원 및 시민편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봉황동 숲은 가야 해상 무역의 영화를 간직한 해반천 및 수릉원·수로왕릉 등 김해의 주요 녹지축인 가야의 거리와 연계돼 경관이 뛰어나다. 봉황동 도시숲을 중심으로 잊혀진 역사인 가야 유적을 벨트화시켜 역사·문화·관광·교육 등이 가능한 문화도시로서 면모를 갖추게 됐다.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가야문화탐방’ 필수 코스로 가야 문화의 우수성을 체감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김해시 공원녹지과 이완수 주무관은 “숲이 조성되면서 봉황동 유적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유적이 생활의 공간으로 편입되면서 오히려 보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학습 및 체험의 기회도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진주·김해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114년만에 강진… 워싱턴·뉴욕 ‘패닉’

    114년만에 강진… 워싱턴·뉴욕 ‘패닉’

    초가을처럼 선선하고 화창한 날이었다. 23일 낮(현지시간) 기자는 미국 워싱턴DC의 의회 근처를 걷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땅이 움직이더니 뒤집어질 듯 옆으로 기울었다. 순간적으로 넘어지지 않기 위해 중심을 잡아야 했다. 10초 정도 그러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잠잠해졌다. 길 가던 사람들이 ‘이게 뭐지?’라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옆에 있던 30대 남성에게 “지진일까요.”라고 물었더니, 그는 “토네이도 아닐까요.”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워싱턴에서 지진이 났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었다. 9·11테러 10주년이 임박했다는 사실이 떠올라 “혹시 테러 아닐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더니 그는 “설마….”라면서도 일견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사람들이 건물들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한 몇몇이 “(테러가 아니라)지진이 났다.”고 확인하면서 사람들은 비로소 안심하는 표정이었다. 이날 만나는 미국인마다 이구동성으로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만큼 워싱턴은 지진과는 무관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지진은 오후 1시 51분 발생했고 리히터 규모는 5.8이었으며 진동은 최대 45초까지 지속됐다. 진앙은 워싱턴DC에서 남서쪽으로 135㎞ 떨어진 버지니아주 마이너럴 지역의 지하 6㎞ 지점이었다. 지진은 북쪽으로 캐나다 오타와까지, 서쪽으로는 시카고까지, 남쪽으로는 애틀랜타 이남까지 퍼졌다. USGS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에서 이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1897년 길리스 카운티의 5.9 지진 이래 114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지진은 ‘대서양판’이 ‘(미국)동해안판’을 밀어내면서 발생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 동부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1986년에도 캐나다 퀘벡에서 6.0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2억년 전에는 이곳이 활발한 지진대였다고 한다. 이날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으나 건물 파손으로 다친 사람들이 있었다. 워싱턴 시내의 건물들이 심하게 흔들렸으며, 유서 깊은 내셔널 성당 첨탑에서 장식물 3개가 부러져 떨어졌다. 168m 높이의 워싱턴기념탑의 균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헬기가 탑 근처를 근접 비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건물이 흔들리자 9·11테러 때 공격을 받았던 국방부는 곧바로 직원들을 건물 밖으로 내보냈고 헬기가 떠서 상공을 경호했다. 백악관과 의회에도 소개령이 내려졌다. 철도와 지하철 운행이 일시 중단됐고, 전화가 불통됐다. 병원, 미장원 등의 예약이 취소됐고 은행은 전산망 마비로 일찍 문을 닫았다. 특히 9·11 테러의 악몽을 겪은 뉴욕 시민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안 그래도 9·11테러 10주년을 맞아 추가 테러 가능성이 제기돼 온 터였다. 고층건물에서 일시에 뛰쳐나온 시민들로 거리는 북새통을 이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목욕탕에서 배관작업을 하던 벤 파이롤리(68)는 건물이 흔들리면서 내부 장식물이 쏟아져 내리자 테러가 난 줄 알고 “여기서 죽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결혼식 도중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대피하는 신부의 모습도 보였다. 9·11테러로 붕괴된 세계무역센터 부지에서 진행 중이던 건설 작업은 일시 중단됐고 JFK공항 등엔 한때 소개령이 내려졌다. 이로 인해 서울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한동안 발이 묶였다. 맨해튼 검찰청에서 기자들에게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사건을 브리핑하던 검사들도 화들짝 놀라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버지니아의 노스 애너 원자력 발전소는 지진 직후 안전시스템이 작동해 즉각 가동이 중단되는 등 안전상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밝혔다. 버지니아 주 컬피퍼 카운티에 있는 성인보호감호센터가 파손되면서 재소자 80여명이 다른 곳으로 이송됐다. 지진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매사추세츠 주 마서스 비니어드 별장에서도 감지됐다. 골프를 치던 중 지진 발생 보고를 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전화로 안보관계 참모회의를 열어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3) 강원도 영월 법흥사 밤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3) 강원도 영월 법흥사 밤나무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은 세월 따라 변하게 마련이다. 봄이면 꽃 피고, 가을이면 열매 맺는 나무도 세월 따라 몸피를 키우고 모양을 바꾼다. 당연한 노릇이다. 나무를 둘러싼 사람살이의 변화는 나무가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빠르다. 사람살이에 길들여진 눈으로 나무의 변화를 눈치 채지 못하는 이유다. 결국 한 자리에 오도카니 서서 살아가는 나무에게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처럼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단 한 순간도 움직이지 않는 생명은 없다. 운동과 변화는 생명의 기본 원리다. 나무 곁을 흐르는 세월은 필경 나무의 변화를 가져온다.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 나무의 작은 변화에 눈길을 돌리는 것은 우리 곁의 모든 생명을 지켜내는 첫걸음이다. ●200년 제 몫 다해 열매는 부실… 꽃은 잘 피워 입추, 처서가 지나자 강원도 영월 법흥사의 극락전 지붕 위로 불어오는 바람에도 가을 내음이 묻어나온다. 온 생명의 가을 채비가 뚜렷하다. 바람이 흐르다 머무르는 언덕 중간에는 한 그루의 오래된 밤나무가 결실의 계절을 준비한다. 법흥사 극락전 언덕의 밤나무가 세월을 희롱하는 듯 비스듬히 서서 스치는 바람을 품어 안았다. 야트막한 언덕의 곡선을 따라 살짝 비스듬하게 버티고 선 그의 모습에 여유와 풍요로움이 담겼다. 식물이 피우는 꽃 향기치고는 독특한 비린내의 유백색 밤꽃을 풍성하게 피웠던 밤나무다. 모든 나무들이 그렇듯 이제 열매를 맺을 차례다. “늙은 밤나무라서 그런지, 열매는 실하지 않아요. 꽃이 하얗게 잘 피어나긴 해도 열매는 잘 안 열려요. 그나마 열리는 열매들은 아주 잘거나 속이 빈 게 많죠. 먹을 게 못 됩니다.” 종무소 앞의 찻집 ‘다향원’에서 손님을 맞이하던 스님은 아쉬움을 드러낸다. 열매를 많이 맺는 나무들은 다른 나무들에 비해 비교적 수명이 짧은 편이다. 꽃이 화려한 나무들도 그렇다. 젊은 시절에 화려하게 부귀영화를 누린 탓이지 싶다. “오래된 나무지만, 누가 심었는지는 알 수 없어요. 특별히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도 없고요. 그저 보기에 좋은 나무이니 소중하게 여길 뿐이지요.” 법흥사 밤나무는 우리나라의 밤나무 가운데 손꼽히는 큰 나무 중 하나다. 내력이 온전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무의 나이는 200살쯤 된 것으로 짐작된다. 생식 능력은 이미 고갈됐지만, 긴 세월 동안 그가 맺었던 열매를 생각하면 한 그루의 나무가 이 땅에서 해야 할 몫은 이미 다 치러낸 셈이다. ●키 27m? 눈대중으론 15m… 안내판 부정확 나무가 서 있는 언덕 아래에는 보물 제612호인 징효대사 보인탑비와 부도가 놓여있다. 징효대사는 법흥사를 처음 세운 신라 때의 자장율사와 함께 이 절을 대표하는 고승이다. 나무와 비석과 부도 사이에는 언제나 손에 잡힐 듯한 묘한 적막감이 휘감아 돈다. 비석과 부도, 그리고 징효대사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 일부러 심은 듯한 짐작이 생뚱맞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 옆에는 오래된 법당, 극락전이 있다. 법흥사에서는 몇 해 전부터 극락전을 대웅전이라고 고쳐 부른다. ‘극락전’이라는 현판도 떼어냈다. 사람살이의 변화를 따라 절집에도 찾아오는 당연한 변화이지 싶다. 그러나 밤나무에서는 극락전일 때나 대웅전일 때나 별다른 변화를 찾아 볼 수 없다. 살아 있는 생명체인 이상 나무도 분명 키를 키웠을 것이고, 몸피를 늘렸을 텐데, 사람의 눈으로는 알아챌 수 없다. “저게 밤나무 맞아요? 안내판에는 그렇게 써 있긴 한데, 꽤 크네요. 밤나무가 저만큼 크게 자랄 수 있나?” 고개를 갸우뚱하며 지나던 중년의 관광객이 한마디 던진다. 밤나무 앞에 세워놓은 보호수 안내판에는 나무의 줄기가 430㎝라고 돼 있다. 두 아름이 훨씬 넘는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27m라고 된 나무의 키는 좀체 믿기 어렵다. 눈대중으로는 아무리 크게 잡아도 15m 안팎이다. 그 정도만 해도 밤나무로서는 무척 큰 나무다. 살아 있는 이상 나무의 키나 둘레는 변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거의 두 배 가까운 차이가 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보호수로 지정한 뒤에 벼락이나 태풍을 맞아 큰 가지가 부러지는 경우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 나무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2001년 이후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 아무래도 처음 측정에 문제가 있었지 싶다. 굳이 사람들에게 나무를 알리기 위해 세워둔 안내판이라면 보다 정확했으면 싶다. ●나무 곁으로 흐르는 사람 향기… 느린 변화를 안고 살아온 200살짜리 밤나무 앞으로 곱게 차려입은 노부부가 느릿느릿 다가온다. 중풍으로 몸의 한쪽을 못 쓰게 된 노인의 팔을 끌어안고 가만가만 걷는 노파의 걸음걸이가 조심스럽다. 힙겹게 걸음을 떼어놓는 노인에게 노파는 ‘적멸보궁까지는 못 올라간다니까요.’라는 말을 되풀이한다. 굳이 언덕 길을 따라 적멸보궁까지 오르자고 조르는 중이다. 얼핏 봐도 불편한 노인의 몸으로 500m쯤 되는 비탈 길을 오르는 건 무리다. 그러나 노파가 졌다. 늙은 밤나무를 뒤로 하고 노부부는 언덕 길로 접어든다. 한 걸음 떼어놓고는, 멈춰 서서 한숨을 내쉰다. ‘거 보세요. 안 된다니까요.’라면서도 노파는 적멸보궁을 향해 노인을 이끈다. 노부부의 몸짓에 느릿느릿 쌓이는 세월이 향기롭다. 절집이 변하고, 나무가 변해도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향기만큼은 끝내 변하지 않을 것이다. 솔숲 사이로 바람 한 점이 건듯 불어온다. 바람따라 노인이 다시 한 걸음 떼어놓는다. 노부부를 지그시 바라보는 밤나무 줄기 위로 세월이 내려앉는다. 글 사진 영월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강원 영월군 수주면 법흥리 422. 중앙고속국도의 신림나들목으로 나가서, 지방도로 88호선 영월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19㎞쯤 가면 주천면 소재지에 닿고, 여기에서 1㎞쯤 더 가면 법흥사 계곡으로 들어서는 갈림길이 나온다. 법흥사 쪽으로 좌회전하면 곧바로 주천강을 건너는 작은 다리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 800m쯤 간 뒤에 나오는 다리를 다시 건너서 좌회전하여 계곡 길을 따라 10㎞쯤 가면 법흥사다. 나무는 극락전 바로 옆 언덕 중간에 있다.
  • ”미국이 놀랐다”-워싱턴,뉴욕에 5.8 강진

     초가을처럼 선선하고 화창한 날이었다. 23일 낮(현지시간) 기자는 미국 워싱턴DC의 의회 근처 지하철역 옆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땅이 움직이더니 뒤집어질 듯 옆으로 기울었다. 순간적으로 넘어지지 않기 위해 중심을 잡아야 했다. 10초 정도 그러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잠잠해졌다. 길 가던 사람들이 ‘이게 뭐지?’라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옆에 있던 30대 남성에게 “지진일까요.”라고 물었더니, 그는 “토네이도 아닐까요.”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워싱턴에서 지진이 났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었다. 9·11테러 10주년이 임박했다는 사실이 떠올라 “혹시 테러 아닐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더니 그는 “설마?.”라면서도 일견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사람들이 건물들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한 몇몇이 “(테러가 아니라)지진이 났다.”고 확인하면서 사람들은 비로소 안심하는 표정이었다.  이날 만나는 미국인마다 이구동성으로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만큼 워싱턴은 지진과는 무관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지진은 오후 1시 51분 발생했고 규모는 5.8이었으며 진동은 최대 45초까지 지속됐다. 진앙은 워싱턴DC에서 남서쪽으로 135㎞ 떨어진 버지니아주 마이너럴 지역의 지하 6㎞ 지점이었다. 지진은 북쪽으로 캐나다 오타와까지, 서쪽으로는 시카고까지, 남쪽으로는 애틀랜타 이남까지 퍼졌다. USGS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에서 이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1897년 길리스 카운티의 5.9 지진 이래 114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지진은 ‘대서양판’이 ‘(미국)동해안판’을 밀어내면서 발생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 동부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1986년에도 캐나다 퀘벡에서 6.0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2억년 전에는 이곳이 활발한 지진대였다고 한다.  이날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으나 건물 파손으로 다친 사람들이 있었다. 워싱턴 시내의 건물들이 심하게 흔들렸으며, 유서 깊은 내셔널 성당 첨탑에서 장식물 3개가 부러져 떨어졌다. 168m 높이의 워싱턴기념탑의 균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헬기가 탑 근처를 근접 비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건물이 흔들리자 9·11테러 때 공격을 받았던 국방부는 곧바로 직원들을 건물 밖으로 내보냈고 헬기가 떠서 상공을 경호했다. 백악관과 의회에도 소개령이 내려졌다. 철도와 지하철 운행이 일시 중단됐고, 전화가 불통됐다. 병원, 미장원 등의 예약이 취소됐고 은행은 전산망 마비로 일찍 문을 닫았다.  특히 9·11 테러의 악몽을 겪은 뉴욕 시민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안 그래도 9·11테러 10주년을 맞아 추가 테러 가능성이 제기돼 온 터였다. 고층건물에서 일시에 뛰쳐나온 시민들로 거리는 북새통을 이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목욕탕에서 배관작업을 하던 벤 파이롤리(68)는 건물이 흔들리면서 내부 장식물이 쏟아져 내리자 테러가 난 줄 알고 “여기서 죽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결혼식 도중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대피하는 신부의 모습도 보였다. 9·11테러로 붕괴된 세계무역센터 부지에서 진행 중이던 건설 작업은 일시 중단됐고 JFK공항 등엔 한때 소개령이 내려졌다. 이로 인해 서울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한동안 발이 묶였다. 맨해튼 검찰청에서 기자들에게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사건을 브리핑하던 검사들도 화들짝 놀라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버지니아의 노스 애너 원자력 발전소는 지진 직후 안전시스템이 작동해 즉각 가동이 중단되는 등 안전상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밝혔다. 버지니아 주 컬피퍼 카운티에 있는 성인보호감호센터가 파손되면서 재소자 80여명이 다른 곳으로 이송됐다. 지진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매사추세츠 주 마서스 비니어드 별장에서도 감지됐다. 골프를 치던 중 지진 발생 보고를 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전화로 안보관계 참모회의를 열어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몇 종이나 될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몇 종이나 될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식물이 총 870만 종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해양생물조사프로그램(census of marine life)과 하와이대 등이 지난 10년 간 80개국 과학자 2700여 명과 함께 연구한 결과 지구상에 존재하는 870만 종 생물 중 육지에 사는 동식물은 650만 종, 바다에 사는 동식물은 220만 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수치는 과거 지구상의 동식물이 300만~1억 종에 달한다는 추정치보다 훨씬 정확한 것이다. 870만 종 중 분류가 정확한 것은 인류를 포함해 127만 종에 불과하며, 육지 동식물의 81%, 해양 동식물의 91%는 현재까지도 정확한 분류가 이뤄지지 않은 미지의 생물이다. 동물 770 만 종 중 95만 3434종, 식물 29만 8000종 21만 5644종은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분류된 종이다. 또 균류는 총 61만 1000종이며 이중 버섯이나 곰팡이처럼 분류가 정확한 것은 4만 3271종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이끈 하와이대 카밀로 모라 박사는 “현재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 종의 생물이 존재하는지는 지난 세기동안 과학자들이 가장 궁금해 한 질문”이라면서 “과거에 비해 비교적 정확해 졌지만 아직 밝혀내지 못한 종이 무수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는 우리가 그들의 존재를 알기도 전 멸종할 것”이라면서 “현재 인류로 인해 멸종하는 동식물의 비율은 가속화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DHA등 오메가3 항암효과 입증

    DHA등 오메가3 항암효과 입증

    등 푸른 생선에 많이 함유된 DHA 등 오메가3 지방산을 비타민처럼 매일 복용하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메가3 지방산이 다른 항암제와는 달리 정상세포에는 전혀 독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새로운 항암제 개발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규 충남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팀은 22일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인 DHA가 자궁경부암, 폐암 및 유방암 세포 등에서 자가포식(세포가 서로를 잡아먹는 현상)을 유도해 암세포를 죽인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포생물학 분야 권위지인 ‘자가포식’(Autophagy)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오메가3 지방산은 오메가6 지방산과 더불어 인체 내에서 합성이 되지 않아 음식물을 통해 섭취해야 하는 필수 지방산이다. 오메가3 지방산은 염증과 암 발생을 억제하는 반면 오메가6 지방산은 염증과 암 발생을 증가시켜, 두 지방산의 균형을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현대인은 식습관 때문에 오메가6 지방산의 체내 비중이 높아 상반된 효과를 보이는 오메가3 지방산이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연구팀은 4년여에 걸쳐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오메가3 지방산이 자궁경부암세포(SiHa), 폐암세포(A549), 유방암세포(MCF7) 등에서 자가포식을 일으켜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전자현미경과 각종 마커를 이용해 밝혀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 시티투어버스 어제와 오늘

    서울 시티투어버스 어제와 오늘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타는 ‘서울시티투어버스’가 일제강점기에도 있었다. 1931년 서울을 관광하는 유람자동차가 실제 있었던 것이다. 2000년 10월 첫 운행을 한 시티투어버스와 80년 전 유람자동차의 코스가 크게 다르지 않다. 2층짜리 시티투어버스를 직접 타 보았다. ●요금 ‘쌀 두어말 값’ 3원 50전 vs 1만원 지난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서울시티투어버스(아래 사진)를 기다렸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하니 1만원. “비싼 것 아니냐.”고 판매원에게 물었더니 “하루종일 탈 수 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도심순환버스는 광화문을 지나 덕수궁~남대문~서울역~국립중앙박물관~주한미군 용산기지~이태원~N서울타워~동대문시장~창덕궁~인사동~청와대~경복궁~광화문으로 오는 2시간 코스로 운행된다. 30분 간격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원하는 곳에 내려 구경하다 시간에 맞춰 버스에 오르면 된다. 2층 버스는 주로 고궁과 청계 코스를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요금은 1만 2000원. 하루 평균 이용객은 270명이지만 주말 이용객은 두 배가 넘는다고 한다. 반면 옛 유람자동차의 경우 남산~창경원~파고다공원~한강이 주요 코스였다. 조선은행(한국은행)~남대문~경성운동장(서울운동장)~보신각~경복궁 등을 관광하는 노선도 있었다. 겨울에는 운행하지 않았다. 하루 2회 운행했으며 출발시간은 오전 9시와 오후 1시. 각각 3시간 30여분 소요됐다. 요금은 초기에 어른 3원 50전이고 어린이는 반값이었다. 쌀 두말 정도의 돈이 있어야 탈 수 있는 금액이었다. 그러나 이후 가격이 떨어져 어른은 2원 20전에도 이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여름 성수기엔 버스 늘려 질 높여야” 지금 시티투어버스 안에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한국어로 가이드하는 이어폰(위 사진)이 준비돼 있어 외국인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가이드가 각 코스의 특징은 물론 배차 간격을 알려 준다. 유람자동차에도 가이드가 있었다. 일제강점기 때라 주로 경성에 처음 온 일본인들이 많이 이용했다. 시티투어버스 가이드가 국립중앙박물관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고 했다. 145년 만에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를 볼 수 있는 기회다. 훌쩍 1시간이 지났지만, 편한 시간에 도착 버스에 오르면 된다. 함께 탄 승객 김상완(42)씨는 “외국 생활을 하다가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돼 모처럼 서울의 변한 모습을 보고 싶어 나들이에 나섰다.”며 “코스 중 2~3군데 돌면 반나절은 금세 지나 버린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에겐 소문난 서울의 명소를 두루 볼 수 있는 데다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해 도심 교통편으론 제격이다. 하지만 음식물 반입이 금지됐는데 음료수며, 먹을거리를 사들고 탑승하는 승객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어떤 운전기사는 “승객도 많은데 외국인이 유모차를 태웠다.”며 투덜대는 바람에 괜스레 미안해지기도 했다. 시티투어버스를 3년째 운전하고 있다는 최병식(54) 기사는 “주말만 되면 버스가 콩나물시루가 될 때가 많다.”며 “여름 성수기에는 버스 5대는 추가 투입, 배차 간격을 줄여 서비스의 질을 높여 외국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줄 필요가 있다.”며 아쉬워했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사설] 8·24주민투표에 시장직 건 오세훈시장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불과 사흘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민투표에서 실패하면 시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오 시장은 어제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계적 무상급식안이 채택되지 못할 경우 시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복지 포퓰리즘과의 전쟁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선택”이라고 서울시 유권자들에게 적극적인 투표를 호소했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에는 2012년 대통령선거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효과가 별로 없자, 어제는 주민투표와 시장직을 연계하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이 주민투표 결과와 시장직을 연계한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전면 무상급식인지, 단계적인 무상급식인지를 놓고 벌이는 정책투표에 시장의 거취를 연계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견해가 만만치 않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오 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사퇴한다는 게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오 시장이 사퇴라는 배수진까지 친 것은 투표율을 높이려는 전략도 있지만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다. 그동안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라는 압박이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 내에서도 있었다. 주민투표율이 33.3%에 미치지 않거나, 33.3%를 넘더라도 개표 결과 전면적 무상급식 찬성이 많을 경우 오 시장은 시장으로서 영(令)이 서지 않아 현실적으로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식물시장’이 된다. 물론 한나라당에 대해, 특히 미온적인 친박근혜계에 대해 투표를 독려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사퇴 불사라는 초강수를 던진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오 시장이 9월 말 이전에 사퇴하면 오는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 그러지 않아도 이번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성격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실상 전국적인 차원의 성격으로 바뀌었다. 소위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간에 포퓰리즘 공약 여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면서 서울시민만이 아닌 전국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투표로 됐다. 이러한 상태에서 오 시장의 사퇴 불사 선언은 잘잘못을 떠나 정치판을 요동치게 만드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서울시 유권자 838만명의 판단과 선택이 더욱 중요해졌다.
  • 이색맛집! 세계를 사로잡은 불교, 사찰요리 전문 고상

    이색맛집! 세계를 사로잡은 불교, 사찰요리 전문 고상

    세계 속에서 불교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백인 스님으로 유명한 현각스님, 할리우드 스타 리처드 기어 등 세계의 저명한 인사들이 하나 둘 불교 신자라는 것을 밝히며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불교문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깨달음의 종교, 불교. 자신을 수양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불교는 생활 전반에서 생명존중사상을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그 특별함은 불교만의 특별한 식생활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스님들의 식사법을 일컫는 발우공양은 스님들이 쓰는 그릇을 뜻하는 ‘발우’와 밥 먹는 것을 뜻하는 ‘공양’을 합친 말로 네 개의 발우를 써서 공양하는 식사를 뜻한다. 음식물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친환경적인 식사법이자 육류를 사용하지 않는 채식 위주의 사찰음식으로 불교의 문화, 한국의 문화로 알려져 있다. 사찰음식을 맛보기 위해서는 깊은 산중에 있는 절을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도심 속에서도 웰빙채식을 맛볼 수 있는 사찰요리전문점이 있다. 육류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가장 한국적이고 자연을 그대로 담은 정갈한 음식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쇼핑의 거리 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명동 이색맛집 고상(http://www.baru-gosang.com)은 고즈넉한 사찰음식을 맛볼 수 있는 채식 위주의 정갈한 사찰요리 레스토랑이다. 고상 특유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조찬회의, 상견례 장소로써 주목받고 있는 분위기 좋은 사찰요리 레스토랑이다. 고상은 기본적으로 사찰요리로 밥상을 차린다. 사찰음식은 채식식단의 대표주자로 고기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자연과의 공존을 추구하는 웰빙 및 로하스적인 식생활로 다이어트식, 육식을 벗어나 건강한 식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알맞다. 사람들이 고기 한 점 들어가지 않는 사찰요리를 찾는 이유는 바로 건강에 있다. 특히 생선류, 육류, 오신채(파, 마늘, 부추, 달래, 양파)를 비롯하여 인공조미료, 합성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완전한 채식식단으로 차려지는 사찰음식은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식단 그 자체다.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몸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하여 조미료에 길들여진 입맛을 돌이켜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된다. 사찰음식은 웰빙트렌드에 가장 적합한 음식으로 여겨진다. 단, 불교라는 종교적 색깔 때문에 타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도심 속 사찰요리 레스토랑 고상에서는 종교의 색채를 덜어내고 식사로써의 사찰음식을 정갈한 코스요리로 내놓기 때문에 사찰요리전문점으로 여기는 것이 옳다. 무치고 찌고 굽는 요리법은 채소의 담백한 맛을 최대한으로 살려주며 본연의 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게 한다. 동물성 기름을 배제한 저지방, 저염, 저당을 추구하는 사찰음식은 건강에 좋은 웰빙식단으로 손색이 없다. 라이트한 채식주의자들에게도,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안성맞춤인 사찰음식으로 건강한 식생활을 권하고 있다. 사찰요리전문점 ‘고상’은 서울 도심 한복판 위치한 지리적인 이점으로 명동맛집, 을지로맛집, 종로맛집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정갈한 요리, 정숙한 분위기로 손님 접대, 가족모임, 상견례, 단체모임, 조찬모임의 장소로 많은 손님들이 찾고 있다. 특히 채식주의자나 외국인 바이어를 접대하기에는 한국의 문화, 사찰요리만큼 훌륭한 메뉴가 없다. 출처: 사찰요리전문점 고상 ※본 콘텐츠는 기업 제공 자료로 서울신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경제플러스]

    국내 첫 자연발효 화장품 LG생활건강은 청정식물의 발아발효 성분이 피부에 에너지와 탄력을 회복시켜주는 자연발효 안티 에이징 화장품 ‘숨 1102 라인’을 출시했다. ‘숨’ 은 국내 최초로 선보인 자연발효 화장품이다. 관절 개선 ‘루마큐골드’ KT&G 자회사 KGC라이프앤진은 면역력과 관절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 ‘정관장 루마큐골드’를 출시했다. 루마큐골드는 정관장 6년근 홍삼과 초록입홍합추출오일을 배합한 기존의 ‘루마큐’를 새로 만든 제품이다.
  • [구 의정 탐방] 종로구의회

    [구 의정 탐방] 종로구의회

    “주민 불편이 있는 곳엔 우리가 먼저 간다.” 종로구의회 의원 11명은 유별나게 현장을 좋아한다. 의정활동 직후인 지난해 8월 북악팔각정을 찾아 지하주차장 방수 및 지상 녹지 조성 공사를 둘러봤다. 지하주차장 천장 균열로 녹슨 물이 차량을 더럽히고, 화장실에선 악취를 풍긴다는 말을 듣자마자 점검에 나섰다. 이렇게 똘똘 뭉친 덕분에 6대 구의원 전부가 지난 1년 동안 20차례나 현장을 함께 방문했다. 같은 기간 5대와 비교하면 3배를 웃돈다. 오금남 의장을 필두로 최경애·안재홍·현택정·박노섭·이숙연·김복동·이상근·정인훈·강민경·경점순 의원 등 11명은 취임 초부터 앉아서 주민을 기다리기보다 현장 확인을 통해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생산적인 의회상을 마련하는 데 뜻을 모았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의원들 스스로 각오를 되새겼다. 구 집행부의 주요 정책이나 사업도 현장에서 직접 설명을 듣고 주민들에게 의견을 구하기도 한다. 사직로 8차로에 횡단보도를 설치한 게 대표적이다. 그 전에는 사직로를 남북으로 건너려면 200m 떨어진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이나 사직공원 앞 지하보도를 이용해야 했다. 그래서 어린이와 노약자는 물론 비장애 주민들도 불편이 컸다. 그동안 의회를 중심으로 정부와 경찰청에 두 차례나 건의문을 보내 횡단보도 설치를 요구했지만 서울경찰청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에서 번번이 부결됐다. 하지만 구의원들은 굽히지 않았다. 경찰청에 주민들의 진정서를 내고, 경찰 관계자들과 꾸준히 협의해 결국 과속·신호위반 단속 카메라 설치를 조건으로 서울경찰청 최종 승인을 이끌어 냈다. 지난 4월에는 경기 고양시에 있는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 시설을 찾아 처리 현황과 사업효과 등을 파악하기도 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설로, 고양시에서 철거를 요구하며 행정대집행을 통보하는 등 갈등의 불씨였다. 하루에 음식물 쓰레기 85t을 이곳에서 처리하는 종로구로서는 ‘발등의 불’이었다.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문제였지만 의원들은 고양시의회 의장 등을 만나 문제 해결을 꾀했다. 집행부끼리 날 선 신경전과 공방이 끊이지 않았지만, 논의의 공간을 만들고 대화의 실마리를 찾는 데 구의원들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의회는 앞으로 고궁과 문화재 등이 밀집한 지역 특성을 고려해 문화·관광 산업을 진흥하고, 종로를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만드는 데도 힘을 쏟기로 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경제 브리핑]

    초대 농림수산검역 본부장 박용호씨 초대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장에 박용호(56) 서울대 미생물학과 교수가 선임됐다고 농림수산식품부가 17일 밝혔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농식품부 소속 기관인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국립식물검역원,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을 통합한 기관으로 구제역 등 가축질병 방역체계와 수입 농수축산물 안전관리를 담당하게 된다. ‘윈저’ 스페셜 에디션 출시 디아지오코리아는 프리미엄 위스키 ‘윈저’의 새 비전을 담은 21년산 신제품 ‘W21 스페셜 에디션’(500㎖)을 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유명 디자인컨설팅 업체인 컨티늄사와 협업해 만든 도회적인 느낌의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웠고, 방패 무늬와 왕관 모양 병마개로 윈저 브랜드의 전통을 강조하는 동시에 곡선을 살린 부드러운 디자인을 적용했다. 하나銀 노사 희망퇴직 합의 하나은행 노사는 오는 2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합의했다고 17일 밝혔다. 2009년 초 320명이 희망퇴직한 뒤 3년 만이다. 차장과 과장(책임자급)의 경우 만 43세 이상, 팀장급(관리자급) 이상의 경우 만 45세 이상이면서 15년 이상 근무했을 때 희망퇴직 신청 대상이 된다. 희망퇴직자에게는 24~34개월치 월급과 재취업 준비자금 500만원이 보상금으로 지급된다. 노래방기기 담합 2개사에 56억 추징금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국내 노래방기기 시장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금영과 티제이미디어가 담합한 사실을 적발하고 각각 41억 1700만원, 15억 5700만원 등 총 56억 7400만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2) 서울 문묘 명륜당 은행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2) 서울 문묘 명륜당 은행나무

    무릇 모든 생명은 그와 관계 맺는 대상에 의해 의미가 드러난다.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의미와 가치를 지어내는 건 아무것도 없다. 누구와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존재자의 가치는 가늠된다. 나무도 그렇다. 큰 덩치로 높지거니 솟아오른 나무라고 무조건 높은 가치를 가지는 게 아니다. 바라보는 사람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거목이라 해도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다. 나무 줄기를 통해 떠나온 고향 마을의 게으른 황소 울음을 들을 수 있는 누군가가 그늘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에야 비로소 나무는 제 가치를 드러낸다. 그때라야 나무는 고향이 되고, 풍요 혹은 지혜의 상징이 된다. 모든 생명은 그렇게 더불어 살아가며 스스로의 가치를 짓는다. 생명의 이치가 그렇다. ●고향이자 학교의 상징이 된 은행나무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정문을 들어서면 우리나라 유학의 전당인 문묘 구역이 나온다. 그 문묘의 명륜당 앞마당에는 400살쯤 된 은행나무가 있다. 이 대학의 정문 주변 풍광을 압도하는 거목이다. “도시락을 먹기에 은행나무 그늘만 한 곳이 없었어요. 그늘도 좋지만, 은행나무 가까이에는 해충도 들지 않거든요. 지금은 나무 주위에 울타리를 쳤지만, 그때는 울타리가 없어서 좋았죠. 도시락이 아니어도 나무가 좋아서 짬 날 때마다 찾아와 고향을 떠올리곤 했어요.” 성균관대를 다니며 명륜당 은행나무 그늘에서 청춘을 보냈다는 홍보팀 최영록(54)위원의 이야기다. 남도의 고향을 떠나 낯선 고장에서 그리운 고향을 떠올릴 수 있는 곳은 오직 은행나무뿐이었다고 한다. 나무는 그에게 고향이었고, 평화였다. 은행나무를 찾는 건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었다. 나무는 보고 싶은 어머니의 따뜻한 품이었다. 최 위원의 대학 시절 추억의 배경에는 자연스레 은행나무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 명륜당 은행나무는 최 위원에게뿐 아니라, 우리나라 유학의 역사 속에서 매우 중요한 배경이기도 하다. 조선 초기부터 대표적인 유학의 교육기관 역할을 한 문묘의 랜드마크로, 문묘의 역사뿐 아니라 우리나라 유학의 긴 역사를 지켜온 나무인 까닭이다. 은행나무는 유학이 들어오기 전부터 널리 심어 키운 나무다. 은행나무가 유학의 상징처럼 여겨진 것은 유학의 시조인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에서 가르침을 베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부터다. 은행나무 그늘을 ‘행단’(杏壇)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래서다. 향교와 서원과 같은 유학 관련 건물에서 자연스레 은행나무를 많이 심은 이유이기도 하다. 명륜당 은행나무도 그와 같은 이유로 심은 나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유주 눈길 끌어 명륜당과 대성전을 포함한 문묘 구역의 건물은 태조 7년(1398)에 처음 세웠지만 두 차례의 화재로 모두 타버렸다. 지금의 건물은 임진왜란 후인 1602년에 새로 지은 것이고, 이 은행나무도 그때 심었다고 한다. 400년 넘게 우리나라 유학의 전당을 지켜온 한 쌍의 은행나무는 21m쯤의 높이로 자랐다. 줄기 둘레도 7m나 되는 거목이다. 웅장하게 자란 이 나무가 드리우는 그늘은 명륜당의 너른 앞마당을 가득 채울 만큼 넓다. 은행나무 그늘 아래에 오순도순 모여서 점심 도시락을 나눠 먹는 젊은 대학생들의 풍경이 빛 바랜 사진 되어 정겹게 떠오른다. 오래 전 명륜당에 드나들던 젊은 유생들도 그랬으리라는 짐작이 뒤따른다. 웅장한 자태의 이 나무에서는 은행나무의 별다른 특징도 관찰할 수 있어 흥미롭다. 유주라고 하는 은행나무의 특별한 현상이 그것이다. 유주는 오래된 은행나무의 가지에서 땅을 향해 아래쪽으로 자라는 돌기를 가리킨다. 가지처럼 보이는 이 돌기는 공기 중에서 호흡하는 뿌리로, 식물학에서는 기근(氣根)이라고 부르는 독특한 부분이다. 은행나무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지만, 그리 희귀한 건 아니다. 명륜당 은행나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유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여서 눈길을 끈다. 이 나무에 달린 여러 개의 유주 가운데 큰 것은 70㎝를 넘는다. ●선비들 제사 지낸 후 열매 맺지 않아 성(性)을 전환한 나무라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원래 이 나무는 열매를 많이 맺는 암나무였다. 가을 바람 깊어지면 나무에서 떨어지는 열매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고 한다. 명륜당 주위를 뒤덮었을 은행의 고약한 냄새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은행을 주우러 명륜당에 찾아오는 마을 사람들의 법석이 이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을 게다. 당대 최고의 교육기관이지만, 면학 분위기는 망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선비들은 나무 앞에서 제사를 올렸다. 이 은행나무를 열매를 맺지 않는 수나무가 되게 해달라는 바람을 담은 제사였다. 어이없는 제사였지만, 이듬해부터 나무는 열매를 맺지 않는 수나무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다. “다른 직장에 다니다 다시 학교로 돌아오던 때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게 은행나무였어요. 대학 때 그랬던 것처럼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었죠. 모든 생각 다 내려놓고 노란 낙엽 위에 드러눕고 싶었어요. 서울 시내에서 고향을 느낄 수 있는 나무는 우리 은행나무가 유일하지 싶어요.” 나무에서 고향을 느끼는 사람이 어디 그이뿐이랴. 누구라도 고향을 생각하면 어김없이 마을 어귀의 커다란 나무를 먼저 떠올리게 마련이다. 사람의 마음에 따라 나무는 고향도 되고, 풍요의 상징도 된다. 명륜당 은행나무는 그렇게 사람과 더불어 살며 제 가치를 지키는 법을 침묵으로 가르치는 지혜의 나무다. 글 사진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서울 종로구 명륜동 3가 53 성균관대 구내. 성균관대를 가려면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이나 3호선 안국역을 이용하면 되지만, 은행나무는 이 대학의 정문 쪽에 있으니, 혜화역을 이용하는 게 낫다. 혜화역 4번 출구로 나와서 왼쪽으로 이어진 상가 길로 200m 남짓 걸어가면 성균관대입구 사거리가 나온다. 길을 건너 학교 쪽으로 250m 가면 왼쪽으로 정문이 나온다.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명륜당이 있다.
  •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인가, 이타적인 동물인가.’  이 질문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인간은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이기도 한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소한 현대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은 ‘순수하게’ 이기적인 동물이다. 1976년 영국에서 출간된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교수의 이 이론은 여전히 생물학계의 주류로 각광받고 있다. 도킨스의 이론은 결코 이해하기 쉬운 내용은 아니다. ‘인간은 유전자의 꼭두각시이자 기계’ 정도로 요약된다. 모든 생명체가 자기 보존의 원칙이라는 한 가지 목적만을 갖고 있으며 유전자는 이에 맞춰 프로그램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흔히 인간을 동물과 다르게 하는, 남을 위한 희생정신과 이타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타성은 수많은 학자들이 진화생물학을 반박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이번 주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 & What)에서는 ‘인간의 이타성’에 대한 공개재판을 열었다. 피고석에는 역사상 가장 ‘이타적인 과학자’로 꼽히는 러시아의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1887~1943)가 앉았다.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를 떠돌며 종자를 모았지만, 정작 본인은 감옥에서 굶어죽은 비극의 주인공이다. 인간의 근원에 대한 왕성한 탐구욕을 보여 온 영화 ‘혹성탈출’ 속 원숭이들의 영웅 시저가 검사로 나서 바빌로프의 이타적 유전자를 기소했다. 바빌로프의 변호는 그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녹색혁명의 아버지’ 노먼 빈센트 볼로그(1914~2009)가 맡았다. 시저 니콜라이 바빌로프. 1887년 모스크바 출생. 작물학자이자 식물유전학자, 수집가, 탐험가. 맞는가? 바빌로프그렇다. 시저법정에 섰는데도 전혀 낯설어하지 않는다. 보통 피고인석에 서게 되면 죄를 지은 사람이나 아닌 사람이나 모두 긴장한 모습이게 마련인데. 바빌로프 2년 정도 수용소와 법정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때보다는 오히려 분위기나 의자가 편하다. 시저당신이 왜 여기에 불려 왔는지 죄목을 알고 있나. 바빌로프잘 모르겠다. 시저당신은 유전자의 법칙을 거스른 혐의를 받고 있다. 현대 진화생물학의 핵심 토대인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따르면 유전자는 오로지 생존만을 생각한다. 그런데 당신의 일생은 이 이론으로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 자리의 배심원 앞에서 그걸 입증해 보이겠다. 당신의 집안은 꽤 부잣집이었다. 당신의 부모는 당신이 섬유공장을 물려받기를 원했는데 왜 따르지 않았나. 바빌로프우리 가족이 부유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난 세 명의 형제들을 어려서 병으로 잃었다. 그 때문에 나를 포함한 나머지 형제들은 당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던 과학과 의학을 통해 이 같은 불행을 없앨 수 있다고 믿었다. 누나 둘은 의사와 세균학자, 형은 물리학자, 난 식물학자가 됐다. 시저다른 형제들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런데 왜 당신은 식물학인가. 당시에는 식물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별 의미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바빌로프사실 의사가 될지 식물학자가 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학 입학 직전 러시아에 최악의 흉년이 닥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 시저당신 자신을 위해서였다면 분명 의사가 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니었나. 잘살고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식량을 걱정해서 식물학자가 됐다는 사실부터 아이러니하다. 과학적 발견으로 인류의 고통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자만에 빠져 있었던 것 아닌가. 바빌로프그게 나의 가장 큰 희망이었다. 난 새로운 발견을 할 때마다 ‘이 발견을 어떻게 농사에 활용할 수 있을까.’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또 작물의 질병과 전염병 때문에 생겨나는 기아, 사망, 이주, 사회불안을 막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시저그래서 결국 당신은 가족조차 버리고 먼 길을 떠났다. 1916년에 처음 파미르 고원으로 ‘페르시아 밀’을 찾아 떠난 이후 1933년까지 115차례나 소위 ‘종자찾기 여행’을 했다. 첫 여행을 떠날 때는 신혼이었고, 아들이 태어났는데 안아 줄 시간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게 말이 되나. 도대체 얼마나 숭고한 여행이었기에 가족도 팽개쳤던 건가. 바빌로프작물이 지닌 질병면역력을 찾기 위해 지구상에 어떤 식물이 오랫동안 살아남았는지를 알고자 했다. 농작물이 잘 자라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다. 날씨의 영향도 있고, 병충해가 생겨서 순식간에 초토화되는 일도 많다. 무엇보다 인간이 생산성이 높다거나 하는 이유로 한 가지 작물에만 집착하면 그 작물에 병충해가 생길 경우 모두 굶어 죽게 마련이다. 하지만 다양한 생물을 키울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더위에 강한 작물, 추위에 강한 작물, 생산성은 낮은 대신에 병충해에 강한 작물을 적절하게 섞어서 키운다면 어떤 경우에도 기아를 면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작물의 근원을 찾아야했다. 밀, 벼, 콩 등이 처음 태어난 곳을 찾는다면 그곳에서 가장 강하게 자란 품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시저그래서 도대체 품종을 얼마나 모은 것인가. 바빌로프정확하지는 않지만 5대륙을 모두 돌면서 나와 동료들이 모은 종자와 덩이줄기가 14만 8000개에서 17만 5000개 정도 될 거다. 당연히 모두 땅에 심는 순간 자랄 수 있는 발아 가능한 종자들이었다. 시저그동안에 당신은 이혼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인류를 구한다는 목표 아래 결국 가족을 잃은 건데, 만족하나. 바빌로프아내 에카테리나와 아들 올레그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종자여행을 위해서 말을 배울 시간도 부족했다. 시저전 세계를 돌아다녔는데, 몇 개 국어나 할 수 있나. 바빌로프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라틴어는 기본이고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라어나 페르시아어까지 배웠다. 땅과 씨앗의 진정한 주인은 농부들이고, 종자에 대해서는 그들이 가장 잘 안다. 그들의 말로 대화하는 것이 종자여행의 핵심이었다. 시저다시 말하자면 당신은 오로지 씨앗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떠돌았고, 그 결과 가족을 잃었다. 심지어 국가도 당신을 인정하지 않았다. 러시아에 식량이 부족해지자 스탈린 체제의 농업학자들은 당신이 지나치게 많은 종자를 가져와 방치했기 때문에 식량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면서 가뒀다. 재판에서 총살형을 선고받았고, 물론 다행히 집행되지는 않았지만 결국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식량을 모은 당신이 감옥에서 굶어 죽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졌잖은가. 당신은 뭘 위해 일한 건가.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면, 당신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것 아닌가. 심지어 당신의 제자들은 연구소의 종자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다가 세계대전 중에 봉쇄된 도시에서 굶어 죽었다. 이 또한 당신의 책임 아닌가. 바빌로프…. 볼로그바빌로프의 성과가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에 대해서는 그 뒤를 이었던 내가 좀 더 보충하고 싶다. 병충해에 강하고, 식량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것이 당신의 목표였다. 맞는가. 바빌로프그렇다. 그것만이 인류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볼로그현재 러시아의 경작지 80%에서 바빌로프가 세운 연구소의 종자에서 개발된 품종을 키우고 있다. 불과 80년이 지나지 않아 수천년을 내려온 농업의 뿌리를 바꾼 거다. 종류는 1000가지가 넘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생물다양성은 지금 이 순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화두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화학비료를 뿌리고, 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약을 살포한 덕분에 땅은 피폐해졌고 새로운 병충해에 인간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결국 식물학자와 농업학자들은 80년 전 바빌로프가 주장했던 생물다양성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시저바빌로프의 노력들이 실제로 인류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것인가. 볼로그나 역시 바빌로프의 여행에서 연구의 기본을 얻었다. 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결국 밀의 근원을 찾기 시작했고, 병충해에 강한 앉은뱅이 밀을 얻었다. 이 밀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을 기아에서 구했다. 시저그 덕분에 당신은 197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평생 아쉬움 없이 연구를 하고 영광을 누렸다. 그런데 바빌로프는 결국 아무것도 얻은 것 없이 희생만 한 것 아닌가. 여러 가지 정황상 바빌로프의 유전자는 유죄가 분명하다. 볼로그시저 당신은 ‘이기적 유전자’의 가장 큰 함정에 빠져 있다. 바빌로프가 이타적이냐 하는 질문에 당신은 ‘그렇다.’라고 대답하겠지만 실제로는 바빌로프야말로 가장 이기적인 유전자를 갖고 있다. 이기적인 유전자를 주장하는 유전자 설계론의 핵심은 유전자가 자신이 속한 종이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유전자를 위해 행동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이로운 행위를 하는 이타주의자들은 결국에는 생존을 위해 교묘하게 이타성으로 위장된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바빌로프는 자기 자신이나 가족의 이익을 위하는 대신 인류라는 종의 생존을 위해 철저하게 프로그램된 유전자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가족까지 버릴 수 있는 이타성이 바로 지독한 이기적 유전자의 증거다. 오히려 바빌로프야말로 ‘이기적 유전자’ 그 자체가 아닌가. 바빌로프이기적 유전자니 이타적 유전자니 하는 부분은 잘 모르겠다. 난 그냥 내 머리와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했다. 죽는 순간까지 내가 모은 종자들에 대해 걱정했는데, 그 덕분에 인류가 기아에서 조금이나마 해방됐다니 기쁘다는 생각뿐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지상의 모든 음식은 어디에서 오는가(게리 폴 나브한·강경이/아카이브)  이타적 유전자(매트 리들리·신좌섭/사이언스북스)  이타적 과학자(프란츠 부케티츠·도복선/서해문집)  기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스코트 킬맨·이순주/에이지21)  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이상임/을유문화사)  생각의 역사2(피터 왓슨·이광일/들녘)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러시아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가 밝힌 유전자의 비밀
  • 친환경·수방대책… 동대문구 벤치마킹 ‘바람’

    친환경·수방대책… 동대문구 벤치마킹 ‘바람’

    동대문구의 친환경 정책과 수해 방지 대책을 배우려는 벤치마킹 열풍이 불고 있다. 15일 구에 따르면 지난 12일 중국 최대통신사인 ‘신화’는 서울지국 특파원을 비롯해 카메라 기자 등 취재진들을 보내 서울의 친환경 정책 취재 일환으로 동대문환경자원센터를 밀착 취재했다. 앞서 11일에는 아리랑TV 취재진이 재난대책상황실을 방문한 뒤 장안동 빗물펌프장을 직접 찾아 수방 대책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가기도 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발상의 전환으로 고집스럽게 추진하는 정책이 빛을 내고 있는 셈이다. 유 구청장은 민선2기 구청장을 지내던 2001년 공무원들부터 혐오·기피시설을 피부로 느껴봐야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도심 한복판인 구청 앞에 환경자원센터 건립을 추진했다. 처음엔 모두가 고개를 갸웃했지만 지금은 장기적인 안목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는다. 영세공장과 여인숙이 밀집했던 곳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환경 관련 업체는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남미 등 해외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곳으로 환골탈태했기 때문이다. 동대문환경자원센터는 전국 최초로 도심 속 공원 지하에 건립해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있는 친환경 종합폐기물 처리시설로 지난해 6개월 넘도록 시험가동을 거쳤다. 용두동 34-6 일대 용두근린공원 지하에 세운 이 센터는 음식물 쓰레기와 생활 쓰레기, 재활용품과 대형 폐기물 등 각종 쓰레기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특히 구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하루 98t)는 산소가 없는 3000t 규모의 대형 소화조에서 한달씩 바이오가스, 메탄가스 발효 과정을 거쳐 연간 60만㎾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원유 1만 1650배럴의 대체효과를 본다. 하루 전력 판매량은 1939㎾에 이르러 연 3억 8000만원의 수익을 낸다. 또 이산화탄소(CO2) 연간 2만 4400t 감축으로 메탄가스 1.62t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탄소배출권이 4억 2200만원으로 추정된다. 도심 폐기물 관리 시스템의 성공적 모델 덕분에 새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또 폭우만 내렸다 하면 침수 피해로 수심이 가득했던 구가 집중호우에서 자유롭게 됐다. 1998년과 2001년 잇달아 발생한 수해로 상습 침수 지역이라는 불명예를 안았지만 올해는 지난달 26일부터 사흘 동안 537㎜의 기록적인 폭우에도 끄떡하지 않았다. 유 구청장이 민선5기 구청장으로 다시 취임해 가장 먼저 한 일도 바로 빗물펌프장을 찾아 수해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점검한 것이었다. 민선 2기 때 겪은 수해의 악몽을 떨칠 수 없었다는 방증인 동시에 수방 대책이야말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사명이라고 느껴서였다. 그는 수방 5개년 계획을 세웠다. 집중호우에 대비해 배수용량이 부족한 빗물펌프장을 신·증설하고 침수 취약 지역인 저지대에 간이펌프장을 만들었다. 총 410㎞에 이르는 하수관로를 점검해 용량이 부족한 하수관로는 시간당 75㎜에도 견딜 수 있도록 확장했는가 하면 중계펌프장 건설로 침수 우려가 높던 이문동과 장안동 지역을 살려냈다. 특히 여름철 이상기후로 인한 국지성 집중호우에 지하건물, 영세공장 상가 등이 침수 피해를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침수 건물과 공무원 ‘1가구 1담당제’를 지난 4월부터 도입했다. 유 구청장은 “조금만 방심하면 천재(天災)가 인재(人災)로 변할 수 있다.”며 “우기가 끝날 때까지 1가구 1담당제는 계속된다.”고 강조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결식아동 500명 더 혜택 받는다

    외식물가 급등으로 결식 아동에게 지급되는 급식비가 부족하다는 서울신문의 지적에 따라 서울시가 2012년부터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시는 현재 25곳인 특수목적형 지역아동센터를 내년에 50여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특수목적형 지역아동센터란 서울시가 다문화가정과 장애인, 저소득층 가구가 밀집한 지역의 아동복지 강화를 위해 지정한 지역아동센터다. 현재 시는 375곳의 지역아동센터 중 323곳을 지원하고 있다. 이 중 특수목적형과 거점형 지역아동센터는 각각 25곳과 24곳이 있다. 시의 결식아동은 5만 6000여명이고 이 중 20%만이 지역아동센터에서 식사를 하고 있어 4만 5000여명은 외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시는 수용인원에 따라 200만~430만원의 운영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특수목적형과 거점형 지역아동센터로 지정되면 매월 120만원의 추가 운영비가 지원된다. 시는 24곳인 거점형 아동센터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특수목적형 지역아동센터에 소속된 아동의 수는 500여명이고 이번 조치로 특수목적형 센터가 두배로 늘어나게 되면 추가로 500여명의 학생이 혜택을 보게 된다. 결국 4만 4500여명의 학생은 계속해서 외식으로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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