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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둠의 공화국(이철수 대위의 증언:4)

    ◎전기 하루 5시간 공급… 밤이면 “암흑세상”/군서 중동에 무기팔아 군수품 자체 조달/나진·선봉지역 이주하려 뇌물 제공 만연/제대준비 군인들 식량약탈·도둑질 등 행패 잇따라 ▷전력난◁ 북한의 전력사정은 북한이 처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잘 말해준다.요즘 북한 전 지역에 「전깃불」이 공급되는 시간은 잘해야 하루 24시간중에 다섯시간 정도이다.평양도 마찬가지다.중심구역만 불이 오고 나머지는 다 「새까맣다」.야간비행을 해보면 남한은 완전 「불바다,불천지」이고 북한은 암흑세상이다.내가 살던 평안남도 온천은 김일성·김정일의 특가(별장)가 있어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온천에서 가까운 황해남도 과일군의 경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전력사정이 가장 안좋은데 자정부터 새벽 3시까지 3시간 정도만 불이 들어온다.그곳 주민들은 한밤중에 일어나 일을 한다.비행사들은 과일군에 「미개도 정전군 등잔리」라는 별명을 붙였다.전깃불이 안 들어오니 텔레비전을 볼래야 볼 수도 없고 냉동기(냉장고) 등이 아예 필요도 없다. 전기공급이 안되니 공장또한 가동되지도 않는다.그래도 군수공장,강철공장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공장에는 전기가 공급되지만 강철공장의 경우 전압이 낮아 「전기로」가 10개라면 그중에 3∼4개만 가동된다.심지어 전기기관차같은 것도 1시간 정도 잘 가다가 정전돼 3,4시간 연착되기 일쑤다.기차가 「가다 서다,가다 서다」한다는 뜻이다. ○TV·냉장고 쓸모없어 공장이 가동된다고 해도 본래의 물건을 생산하지 않는다.가령 농기계공장이라면 농기계 대신 장사할 수 있는 물건들,즉 구멍탄 집개·자전거 등을 만들어 판다.공장 자체가 장사를 해 거기서 나오는 돈으로 공장원들에게 노임도 주고 중앙당에 올리기도 한다는 말이다.그래서 북한사람들 사이에 「북한도 자본주의 다 됐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석유사정만 나쁜게 아니다.석유가 없으면 대체에너지인 석탄이라도 많이 캐야 하는데 이 또한 그렇지 못하다.북한 텔레비전을 보면 전기를 이용한 기계로만 석탄을 캐는데 그것은 텔레비전의 선전일 뿐이다.북한의 탄광은 일제시대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사람이 곡괭이로 석탄을 채취한다.굴이 무너져 숱한 사람들이 죽지만 「동발목」(갱도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모자라 일손을 놓고 있다.러시아가 개혁·개방을 한뒤 북한은 탄광에서 쓸 나무조차 모자란다.북한주민들 사이에 나도는 「개 팰 나무도 없다」는 말은 북한의 다급한 사정을 잘 말해준다.나무가 없어 굴을 뚫을 수도 없고,먹을게 없어 배가 고픈 노동자들은 일을 안한다.연형묵 전 총리가 90년 초 『전력난을 뚫자면 탄광이 잘돼야 한다』며 90년초 탄광에 간 일이 있다.하지만 연총리가 갱안에 들어갔는데도 탄부들은 일을 하기는 커녕 담배만 피우고 앉아있었다.탄부들은 연총리가 당황하면서 『왜 일 않는가』라고 묻자 『죽으러 갱도에 들어가는가.당신이나 한번 직접 해보라』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북한 군의 돈벌이◁ 경제사정이 나쁘자 중앙당은 군대도 자체 외화벌이를 해 일정액을 올려보낼 것을 독려하고 있다.인민무력부산하 「2경제위원회」에서 무기개발및 군수품조달등을 맡고 있고 「15국」은 러시아제를 토대로 개발한 각종 무기를 외국에 수출한다.자동소총,자동권총,14.5㎜ 고사총,박격포,자주포,미사일 등이 이란과 이라크,리비아,시리아,이집트,짐바브웨 등 북한의 영향권에 있는 중동·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에 팔려 나간다.무기를 팔지 않고는 1백만명이 넘는 인민군대를 먹여 살릴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인민무력부는 쌀·간장·된장 외에 군복·신발·속내의 등 모든 군수품을 자체 조달해야 한다. 북한군의 또다른 외화벌이수단은 금광개발이다.사금을 줍고 금을 캐는데 군인들이 동원된다.인민무력부의 연간 금 생산계획은 20t이다.각 군단별로 생산량을 배당한다.공군사령부의 배당량은 2t.실제 각 군은 금을 캐기 위해 병사들을 동원한다.「외화벌이 부대」가 따로 있지만 정식명칭은 아니다.임시적 개념의 비편제 부대인데 각 연대·중대·소대별로 1명씩 뽑아서 사단에 올려보내면 사단에서는 각 부대에서 올라오는 500∼600명정도의 병사들을 모아 금광을 개발하고 사금을 채취한다. ▷북한 군의 부패상◁ 북한 군의 식량배급 사정은 사회에 비해 괜찮은 편이다.그러나 일반 주민들이 어렵고 또 사단장·경리사관·부소대장 등 지휘관들이 층층으로 떼먹다보니 부족할 수 밖에 없다.군인들은 누구나 제대와 함께 2만원을 만들어 나가는 게 목표다.빈털털이로 나가봐야 직업도 마땅치 않고 제대후 장가라도 가려면 군대내에서 모든 것을 준비해 재대하려는 것이다.3원50전,5원,7원 정도의 하전사(우리의 하사관 이하) 월급으로 「제대준비」을 제대로 하려면 도둑질을 할 수 밖에 없다.하전사들은 17세에 입대해 27살에 제대한다.장교들은 장교들대로 자식들 옷을 해 입히고 남부럽지 않게 살려고 도둑질을 한다.쌀은 제대로 준다.그러나 부식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참모부 군관들에게는 하루 700g,하전사들에게는 800g을 준다.한끼에 250g으로 밥을 하면 다 먹지 못할 만큼 많다.그런데 도처에 날치기 도둑놈들이 판을 치니,제 양대로 배급될리 없다.지난 2년 동안 조종사들은 그래도 1년치 식량을 제 규정대로 받았다. ○군서도 외화벌이 독려 북한주민들은 군대를 「공산군」이라고 부른다.공산군이라는 게 남한에서 빨갱이라는 뜻으로 말했는데 이제는 북한주민들이 그런 의미로 쓴다.군인들이 물을 마시자고 민간인 집을 찾아가면 집안에 들여놓지도 않는다.물 먹자고 민간인 집에 쑥 들어와서는 뭐 있는가 쓱 한번 보고,눈들이 어찌나 빠른지,집주인이 자기를 당해내지 못하겠다 싶으면 아무 물건이나 갖고 도망친다.자칫 붙잡으려 하면 집주인이 칼에 찔려 죽든,돌에 맞아죽든 죽기 십상이다.이러한 살인죄로 총살 당하는 군인이 많다. 군인들의 도둑질은 식량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필요할 경우 공군사령부 참모부는 각 구분대(연대 이하 대대 중대 소대등의 개념) 단위로 시멘트·철근·나무 등의 필요량을 할당한다.이 때문에 일선 부대들에선 「군대가 젖짜는 암소냐」고 불평한다.지휘관들은 할 수 없이 밑의 하전사들에게 『무조건 만들어 오라』고 시키는데 하전사들은 『맨주먹 가지고 어디가서 사오란 말이냐』고 불평하면서 낮에는 공장기업소나 살림집들을 정찰하고 밤에는 옮겨온다.도둑질이라고 안하고 「옮겨온다」고 한다. ○금 캐는데 병사 동원 과거에는 하전사들도 잘 먹어서 그런 현상이 없었는데 기름기없이 소금에 밥만 먹다보니 식량약탈과 도둑질이 만연하게 된 것이다.쌀은 주는데 기름같은 것은 적게 나오고 고추장은 생각도 못한다. 군인들의 행패는 끝이 없다.얼마 전 한달에 한번씩 나오는 총정치국 통보서는 다음과 같은 일을 소개하면서 민간인들에게 군인들이 차를 세우라면 무조건 태워주라는 지시를 내린 적이 있다.「고속도로에서 군인들이 두패로 나뉘어 차를 세웠다.50m앞에 두,세명이 손을 들고 50m 뒤에서 30명정도가 돌멩이를 들고 뒷짐을 지고 있었다.그런데 운전수가 그대로 도망치니까 돌을 들고 있던 30명이 화물트럭 앞 유리창에 돌을 던지고 차가 서자 운전수의 머리를 시동기로 때려 죽인 다음 자기들끼리 목적지까지 간 뒤 차를 벼랑에서 굴려버렸다」.이 군인들은 「노동군대」에 갔다.가면 1년간 죄수생활이다.몽둥이 주먹 노동으로 단련시킨다.말 안들으면 법보다 주먹이 먼저다. ○제대시 2만원 목표 ▷나진·선봉 개발◁ 북한은 나진·선봉만 개발하게 되면 북한에서 1개 도가 1년동안 일을 하지 않고도 먹고 살수 있는 돈이 나온다고 말한다.1년에 40억달러에 이르는 돈이 저절로 들어온다고 선전한다. 그런데 선봉군당 조직비서(군수급)를 지낸 가까운 친척에 따르면 북한은 나진·선봉을 개발하면서 성분이 나쁜 불순분자들은 모두 추방시키고 이곳에는 주로 보위부 성원들이나 계급적 토대가 좋은 사람들을 이주시키고 있다.당 일꾼이라도 경제분야에 밝은 사람만 배치한다.나진·선봉은 아주 특별한 곳이어서 외국에 나가는 것보다도 더 힘들다.그곳에 들어가면 잘산다고 하니깐 모든 주민들은 누구나 가고싶어 한다.그러나 보위부의 검열이 있어야 가능하지,희망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예를 들면 내가 그곳 주민의 아들이라면 들어가는 것이 가능할지 몰라도 친척들의 방문도 허용되지 않는다.평양시보다도 대우를 잘해줄 뿐 아니라 세계적 수준에 맞추기 위해 매달 봉급도 달러로 준다고 한다.즉 외국사람에게 북한이 아주 잘 사는 걸로 보여야 하니까 먹고 입고 쓰는데 「부러움 없도록」 생활수준을 높여준다는 말이다. ○성분 좋은 사람들 이주 때문에 몇년전부터 평양에 사는 사람들도 나진·선봉에 이사가기 위해 「작전」을 편다는 말이 나돌았다.군대에 복무중인 사람들은 미리 제대해 나진·선봉지역에 있는 탄광에라도 가려고 난리다.다른 지역의 대학에 진학하라고 권해도 안한다.그곳이 연고인 사람들은 모두 귀가해서 노동자라도 되려고 안간힘을 쓴다.만 10년동안 군사복무했으니 대학도 필요 없다며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며 뇌물작전을 쓰는 것이다. 아무튼 선봉지구를 국제적으로 지원해줄 경우 북한체제는 승승장구할 것이다.외국의 지원이 없으면 아마 북한주민들 자체가 들고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자꾸 식량등을 지원해주니 문제다.
  • 사살공비 주머니엔 도토리·벼이삭…/무장공비­수색현장 이모저모

    ◎유림,실탄한발 따로 보관… 자살용 추정/군복차림 성묘객 공비의심 연행 소동/수십년 전통 모전리 노래자랑 첫 취소 강릉 무장공비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는 군 수색대는 지난 28일 공비 1명을 사살한 것을 계기로 수색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8일 상오 사살된 부함장 유림(39)의 실제 모습이 몽타주와 다른 점이 많아 혹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정찰조원(27)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한때 나돌기도. 몽타주에서는 유림이 매부리코에 살이찌고 머리숱이 많은 것으로 돼 있으나 매부리코만 일치할 뿐 볼에 살이 없고 머리가 길었기 때문. 군은 『몽타주는 진술을 바탕으로 그려진 것이어서 실제와 똑 같지는 않고 10일동안의 산속생활로 수척해졌을 것』이라고 설명. ○…유림의 군복 주머니에서는 야산이나 논에서 채취한 도토리와 벼이삭들이 나와 도피생활 중 휴대식량이 떨어져 배고픔에 시살렸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또 발에 습기가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양말속에 러닝셔츠를 찢어 만든 발싸개를 한 뒤 비닐로 감쌌고 추위를 견디기 위해 감색의 두꺼운 털 스웨터를 2개 겹쳐 입기도. 왼쪽 상의 주머니에서는 진통제인 국산 「타이레놀」 3알과 포장지 한개가 발견됐다. ○…유림은 사살 당시 국군복과 비슷한 위장복을 입고 있었으나 계급장이나 명찰은 없었으며 총번과 제조연도가 없는 M16소총 한정,실탄 91발과 캐나다제 브로닝 권총 1정,권총실탄 7발을 소지.소총과 권총에 결합된 탄창에는 실탄 1발씩이 각각 장전돼 있었고 군복 상의의 오른쪽 주머니에는 최후수단으로 자살할때 쓰려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M16소총 실탄 1발이 들어 있었다. ○…군은 공비들이 주로 새벽을 이용해 도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지난 22일 함장 정용구 등 공비 2명이 사살된 시간이 상오6시15분쯤이었던데 이어 부함장 유림도 28일 새벽 비슷한 시간에 이동하다 사살됐기 때문이다.24일과 25일 새벽에도 공비 2명이 모습을 나타내 아군과 교전을 했다. 군은 공비들이 밤샘 매복에 지친 아군의 경계가 다소 느슨해질 것이라고 판단,새벽에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 ○…28일 상오9시20분쯤 강릉시 성산면어흘리 시내버스 종점에서 20대 남자가 군복하의에 티셔츠를 입고 군화를 신은 채 서성거리다 무장공비로 의심받아 경찰에 연행됐으나 조사 결과 부산에서 온 성묘객으로 판명. ○…모전1·2리 등 강동면 주민이 추석 때면 마을어귀의 농협회관에 모여 낮에는 배구대회 등 체육대회를 열고 밤에는 노래자랑을 하던 수십년된 행사가 올해는 무산됐다. 모전1리 김옥진 할머니(70)는 『추석 때 체육대회와 노래자랑을 거른 것은 내 기억으로 올해가 처음』이라며 아쉬워했다. 칠성산 주변 주민도 밤이 되기 무섭게 문을 닫고 집안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등 이 일대에서는 한가위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 ○…무장공비 잔당 소탕작전으로 강원도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이 일부 어려움을 겪을 전망. 대회조직위에 따르면 10월7일부터 12일까지 강릉시 사천면 진리 앞 바다에서 요트경기가 열릴 예정이나 군 작전지역이어서 선수단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는 것.이 때문에 15개 시·도 선수단 가운데 미리 현지에 도착한 대전·경기·경북·인천팀은 연습을 하지 못해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 공 외무,유엔서 다각적 대응 모색

    ◎“대북 추가제재 D­데이 언제냐” 촉각/한·미·일 철저공조 “쌀지원 더 없다”/남북대표 유엔총회서 공개 설전 북한 잠수함 무장공비사건에 대한 한국측의 유엔 안보리에서의 대북추가제제 요구를 위한 준비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유엔을 방문중인 공로명 장관을 비롯,현지의 유엔주재 한국대표부 관계자들은 이번 주초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엔 안보리에서의 추가논의를 앞두고 주요우방국들과의 최종조율을 벌이는 등 대응책마련에 추석연휴도 잊고 바쁜 움직임을 보였다.지난 24일의 한·미 외무장관회담에서 합의한 「북한에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대원칙하에 본국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가졌던 대표부측은 「D­데이」만 남겨놓고 긴박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5개국 외무 만나 ○…1일 유엔방문일정을 마치고 뉴욕을 떠나는 공장관은 30일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을 만나 이번 사건에 대한 심각성을 다시한번 거론하고 한국측의 입장을 최종설명할 예정. 공장관은 지난 24일 뉴욕에 도착한 뒤부터 28일까지 25개국의 외무장관을만나 경제사회이사회 이사국선거에서 입후보한 우리나라에 대한 지원당부와 함께 이번 사건에 대한 우리의 입장지지를 강력히 구하는 등 「외교첨병」역을 톡톡히 해냈다는 후문.공장관은 30일에도 리비아·몽골·벨로루시·이란·이디오피아·인도네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할 예정. ○중 외무 “한국 지지” ○…공장관은 지난 25일에는 예정에도 없던 전기침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전외교부장으로부터 원칙적으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성과」를 이끌어 내기도.우리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회담에서 전외교부장은 『무장공비 침투사건에 대한 한국정부와 국민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하면서 『이번 사건이 독립적인 사건이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는 것.대표부측은 전외교부장의 발언이 원칙론인 차원이어서 안보리에서의 대북추가 제재에 소극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중국측의 태도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으면서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 기조연설 일정을 갑자기 변경해 26일 공장관보다 하루 일찍 기조연설을 한 최수헌 북한 외교부부부장은 무장공비사건에 대해서는 한마디의 언급도 없이 지나갔는데 대표부측은 『역선전을 할 경우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유엔의 분위기를 감안한 고도의 심리전』이라고 비판. ○1단계 조치 가시화 ○…이번 사건과 관련,「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한 한·미·일 3국은 26일 차관보급 실무레벨의 3국 고위정책협의회를 갖고 북한의 무모한 도발행위를 강력히 규탄키로 다시 합의해 3국의 공조체제전선에 「이상없음」을 또한번 과시.3국은 특히 북한의 식량문제와 관련,북한이 전반적 기근 상태가 아니라는데 공감하고 미·일 양국은 당장 현재로서는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원조를 고려하지 않기로 함에따라 북한에 응분의 책임을 묻는 1단계조치가 가시권에 들어선 느낌. ○…공장관은 27일 유엔총회기조연설에서 무장공비사건과 관련,『이들의 침투가 대규모 침투공작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고 역설.공장관의 연설에 대해 반론권을 요구한 북한 유엔대표부의 김창국 차석대사는 『남한 괴뢰정권의 날조로…』『참을성에도 한계가 있으며…』『백배천배로갚아주겠다…』는 등의 폭언을 퍼부었다.김대사는 10여분간에 걸친 반론을 통해 북한군 잠수함이 훈련중 기관고장으로 표류했다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하며 이같은 폭언을 퍼부었다. 이에 유엔대표부 천영우 참사관이 반론권을 얻어 재반박에 들어갔다.천참사관은 잠수함이 해저에 남긴 자국을 예로 들어 『좌초된 잠수함이 발견된 곳에 암석이 여기저기 패어 있어 빠져나가려고 몸부림친 자국이 선명하다.따라서 잠수함이 엔진고장을 일으켜 표류했다는 북한주장은 허위』라고 반박했다.천참사관은 또 잠수함 승무원들이 한국군 복장을 입고 중무장한 것 자체가 침입이나 파괴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반박.
  • 북한의 추석(외언내언)

    북한에는 두 종류의 명절이 있다.「사회주의명절」과 「민속명절」.「사회주의명절」은 양력설(1월1일) 김정일생일(2월16일) 김일성생일(4월15일) 노동절(5월1일) 해방기념일(8월15일) 정권창건일(9월9일) 노동당창건일(10월10일) 헌법절(12월29일) 등이다.애초에는 3·1절(3월1일)도 「사회주의명절」로 지정했으나 62년 명절에서 빼버렸다. 북한최대의 명절은 김일성 생일.그는 죽었지만 아직까지는 「민족최대의 명절」로 떠받들고 있다.그 다음에 김정일 생일.북한주민들은 이들 부자의 생일을 손꼽아 기다린다.이틀을 쉴 수 있을 뿐 아니라 「명절공급품」이란 이름으로 가족수에 따라 돼지고기·과자·술 등 약간의 특식이 배급되기 때문.올해는 그나마도 없었지만…. 「민속명절」로는 음력설·추석·단오 등이 지정돼 있다.67년5월 『봉건잔재는 뿌리뽑아야 한다』는 김일성의 교시에 따라 「민속명절」이 사라졌으나 88년에 추석이,89년에는 음력설과 단오가 다시 「민속명절」로 부활됐다. 뒤늦게 「민속명절」을 부활시켰지만 「사회주의명절」에 비하면초라하기 그지없다.추석의 경우 하루를 쉴 수있을 뿐 「명절공급품」도 없고 성묘나 차례(다례)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향을 떠난 이들은 성묘하러 갈수 없을 뿐 아니라 차례를 지내려해도 차례상에 올릴 제물이 없기 때문. 추석날 아침 온가족이 김일성부자의 사진앞에서 「대를 이은 충성」을 다짐한뒤 하루를 쉬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그러나 추석은 공휴일이 아니고 단순한 휴무일이기 때문에 추석전후의 일요일중 하나를 택해 일을 해야 한다.거기에다 극심한 식량난까지 겹쳐 흥겹고 풍성한 추석분위기는 아예 찾아 볼 수 없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중국 연변교포들에 따르면 추수기인데도 수해가 심했던 일부지방의 논에는 벼가 없다고 한다.알곡이 채 여물기도 전에 뽑아먹었기 때문이라는 것. 이런 궁핍한 생활때문에 북한주민들에게는 추석이 「고통과 한숨의 날」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가슴아픈 일이다.
  • 무너지는 사회주의 경제(이철수 대위의 증언:3)

    ◎협동농장·공장에 노동자들이 없다/주민 70% 외화벌이 노동·장사에 나서/석달에 한번 5∼15일분 식량배급 고작/송이버섯 따고 조개·뱀장어 잡아 일 수출/강냉이·벼뿌리 8대2로 섞은 국수 배급 지난 5월 남한으로 귀순할 때는 절기상 한창 모내기철이었다.그런데 논밭에서는 사람을 찾아 볼 수 없었다.지금 북한의 모든 주민들은 『농사가 되겠으면 되고 우선 내배부터 채워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농장에는 농장원들이 없고 공장에 공장 노동자들이 없다. 그런데 비행기타고 하늘에 올라가 보니 온천 앞바다에 무슨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사람이 많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평양시를 비롯한 인근에서 3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일본으로 수출되는 조개를 잡으러 온천읍의 바닷가로 몰려온 것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에 야외천막을 치고 조개잡이를 하고 있었는데 기름이 없고 뜨락또르(트랙터)가 없어 논에 써레질을 못한다는 말은 완전히 헛말이었다.숱한 사람들이 바닷물이 빠지면 뜨락또르를 몰고 갯벌에 나가 조개잡는데 그 광경이 대단했다. 조개는 일본과 중국으로 수출된다.일본으로 수출되는 것은 정확히 7㎝짜리 「합격조개」다.작아도 안 되고 커도 안된다.2∼3년생짜리이다.일본에서도 고급 연회에만 쓰인다고 한다.비만에 최고다.사람몸의 나쁜 기름을 모두 걷어낸다고 한다. ○논밭 메뚜기잡기 극성 이렇듯 『일본에서 산으로 하면 송이·도토리를 캐러 모든 북한 사람들이 산으로 가고,또 바다로 하면 바다애 나가 조개·뱀장어 등을 잡아 일본에 바친다.들판으로 하면 또 논밭에 나가 메뚜기를 잡는다』군인들은 이런 일은 안하지만 일반 주민들은 공장,농장에 나가야 기계도 안 돌아가니까 이렇게 한다.가을철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면 산에 사람들이 새카맣다.특히 함북도·자강도·함남도 등에서 송이를 많이 캔다. 물론 노동당에서 이러한 실태를 안다.그러나 당에서 알아도 재간이 없다.외화벌이에 나서 먹고 살겠다는데 배급을 못주니까 할 수 없다.물론 국가의 규율이 무너진 듯하지만 배급할 쌀이 없으니 방치한다.먹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공장이나 농장에 일 나오라고 할 수 있나.그렇게 말하면 노동자에게 골탕먹기 일쑤다. 조개잡이를 한다 해도 무작정 돈이 벌리는 것은 아니다.외화벌이 책임자는 일본회사와 조개 몇t에 밀가루 얼마만큼,냉장고·자전거 몇대와 교환하기로 개별적인 계약을 맺는다.그런데 조개 1㎏당 밀가루 3㎏을 맞교환하기로 계약했지만 중간 거간꾼들은 1대1 이라고 속여 2㎏을 중간에서 가로챈다.조개를 실제 잡는 사람들은 자기뼈를 깎아먹으며 죽도록 모든 것을 바쳐 일하지만 중간 거간꾼들은 슬슬 놀고 이익을 챙긴다.그래도 사람들은 외화벌이꾼한테 매달려 일을 하고 대가로 밀가루를 받아 빵이나 꽈배기를 만들어 「장마당」에서 비싼 값에 팔아 그 돈으로 쌀을 사먹고 한다. ○상품없어 상점 휴업 장마당은 모든 읍 단위마다 있다.원래 장마당은 농산물만 교환하도록 허용된 곳이었다.공업제품은 절대로 사거나 팔지 못하도록 돼있었다.그런데 몇년전부터 공식적인 상점들이 물건이 없어 아무 것도 팔지 않자 장마당은 모든 물건을 사고 파는 장소로 바뀌었다.배급 쌀은 1㎏에 18∼19전이지만 장마당에서는 80∼90원 한다. 결국 장사하는 사람들은 그럭저럭 살만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굶어 죽거나 도둑질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사정이 이러하니 일반주민들 상당수가 공장에 나가지 않는다.『공장 가면 돈을 주는가 배급을 주는가』하며.공장들도 또 자체적인 외화벌이 할당액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달러를 『밀어 넣어야』 배급표를 준다.그러니 기껏 외화벌이해서 배급도 주지않고,준다해도 양도 얼마 안되는 것 공장에 나갈 필요 있는가.차라리 외화벌이 일을 하는 사람한테로 가 밀가루나 쌀 받아먹겠다며 공장에 나가지 않는다. 현재 북한에선 석달에 한번 정도 많아야 5일분·보름분씩 식량을 배급한다.1년에 서너차례 배급받는데 그 양이란게 합해야 두달 정도 버틸 것도 못된다.이유는 이러하다.과거에는 한 정보당 8t의 쌀이 생산됐다면 9∼10t이 나왔다고 「후라이」(거짓)보고했다.간부들은 그러면 일 잘했다고 칭찬받았다.그런데 상부에서 실제 나와서 쌀을 올려보내라고 하나 쌀이 없다.그래서 숱한 간부들이 『떨어져나갔다』.그렇게 되니깐 이래서는 안되겠다고해서 이번에는 실제 8t이 나왔다면 5t 밖에 안나왔다고 보고한다.나머지 3t은 간부들이 나눠 먹는다.상사에게 「먹이고」 장사꾼한테 넘겨 돈이득을 보고 장사꾼은 이를 다시 장마당에서 비싼 값에 판다.때문에 주민들은 제 양대로 배급을 받지 못하고 그대신 외화벌이 노동이나 장사 등 다른 일을 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장마당에서 쌀이나 밀가루를 사서 산다. 가령 어떤 지역의 농장에서 창고장부터 작업반장·기사장·농장장까지 이런 사람들이 쌀을 빼돌린다면 안전부·검찰소·재판소 등의 계층에 있는 사무원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또 농장 간부들을 「등쳐 먹는다」.「후라이보고」를 했다는 것을 아는 이런 사람들은 그러잖아도 1년치 식량을 한번에 제 양대로 타 먹는데 또 이런 짓을 한다.일반 주민들은 석달에 한번 5∼15일 정도 탄다면 어떻게 살겠는가.그러니 일반인들은 할 수 없이 장사를 한다. 북한의 식량사정은 근본적으로 물량자체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다.게다가 밑에서부터 위에 이르기까지 꼬투리만 있으면 다 떼어먹으니 사정은 말이아니다.곡창지대 사람들은 그들대로 『식량을 다 올려 보낸다 해도 우리들한테 무슨 이익이 있느냐』며 보내지 않는다.식량사정이 제일 안 좋은 곳은 평북도·강원도·함북도 등이다.비교적 괜찮은 곳은 양강도·자강도·평양시·황해남북도 정도다.양강도나 자강도 산골짜기에 사는 사람들은 감자농사 등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런대로 괜찮다.감자와 쌀을 대개 3대 1의 비율로 바꾼다. ○백화점엔 전시용품만 우리가 흔히 가서 보는 평양의 백화점에 있는 물건들은 전시용이지 파는 것이 아니다.일례로 외국인이 진열용 담배인 줄 모르고 팔라고 하자 판매원이 할수 없이 팔았는데 주민 한 사람이 그 틈을 타서 『나도 한 보루 달라』고 해 할 수 없이 줬는데 외국인이 백화점에서 나간 다음 붙잡혀서 도로 뺏긴 일이 있다.평양 광복백화점에서 있었던 일로 지난해 5월 평양에 갔을 때 들은 이야기다. 그때 본 광복백화점은 완전히 전쟁판이었다.장마당도 그런 장마당이 없었다.서로 사겠다고 사람위에 사람이 막 덮치고.일해도 월급이 나오지 않고 일하려 해도 전력난이 심각해 공장이 돌아가지 않지만 장사하는 사람들은 돈이 있다.북한 주민들 가운데 농장이나 공장 같은 직장에 나가는 사람은 30% 정도 밖에 안된다.나머지는 다 장사한다.돈도 배급도 안 주니 직장에 안 나간다.남편이 직장에 나가면 처라도 장사를 한다.이미 사회주의 경제가 아니다. 길거리에 나서보면 사람들 투성이다.식량사정이 너무 급박하기 때문에 나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 곳이나 나간다.도둑질이라도 해서 먹을 것을 구할 수 있다면 한다는 식이다. 평양에서는 논에서 벼를 거둔 뒤 한 사람당 벼뿌리를 캐 깨끗이 씻어 말린 것 4㎏을 바쳐야 배급을 준다고 한다.강냉이와 벼뿌리를 8대 2로 섞어 가루를 내 국수를 만들어 배급하기 위해서이다.이 국수룰 먹고 대변을 보면 송이밥처럼 변비가 된다.이 때문에 엄마들이 나무꼬챙이로 아이들 대변을 파내기 일쑤이다.식량사정이 이렇다.배급도 벼뿌리 섞어서 주고.굶어죽는 사람도 생기고 차라리 감방에 들어가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다. ○식당 쌀없어 장사못해 잘 사는 사람들은 더 많은 돈벌이를 하기 위해 경제범죄를 저지른다.열차가 외국이나 남한에서 온 식량을 수송하기 위해 굴을 통과할 때면 사람들이 갈고리를 들고서 쌀을 찍어 들어낸다.실수로 쌀 호송하는 일꾼들이 갈고리에 찍혀 끌려 나오기도 한다.그런 일이 자주 있자 단속하기는 커녕 굴이 나타나면 호송원들은 갈고리를 피해 몽땅 숨어버린다.열차에서 도둑질하는 것을 「식량납치」라 하는데 북한 전역 철도가 지나는 곳에 만연해 있다.남한에 내려와 남대문시장을 보니까 과일가게가 쭉 늘어져 있는데도 보초서는 사람 한사람도 없다.북한에서는 그릇안에 먹을 게 있으면 그릇을 채 갈까봐 다 지키고 있다.통일되면 북한사람들이 이런 한가하고 여유있는 세상이 있을까 생각할 것이다. 남한에서 들여온 쌀이라고 군대 식당에서 밥을 해주는데 쌀이 시커멓고 4∼5년된 쌀 같았다.남한에서 전쟁준비로 갖고 있던 쌀 보내주는 줄 알았다.서서히 죽게 하는 약이라도 섞었는지 우려했다.『이 쌀 못먹겠다』하니까 비행사들에게는 주지 않고 원래 먹던 쌀을 줬다.남한에 내려와 보니까 남한에서보낸 쌀은 다 전쟁물자로 들어가고 전쟁물자로 갖고 있던 쌀을 「풀은」것 같다.남한에서 옥백미쌀을 보냈다는데.북한 주민들 자체가 다 들고 일어나고 해야 되는데….그렇게는 안될 것이다. 식당은 있지만 「운영」을 안한다.쌀이 있어야 운영을 하지.식당 간판만 붙어있고 남한에서 기자들이 가거나 하면 국가에서 쌀 투자해서 운영한다.그때도 굶주린 사람들이 너무 무질서하게 몰려드니까 질서정연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가격은 평양냉면 한그릇에 7원 한다. 담배가격은 1원∼2원50전 사이다.북한 사람들은 담배를 많이 피운다.그런데 담배 또한 귀하다.식량이 모자라니까 담배 심는 땅에다 강냉이를 다 심는다.그래서 지난해의 경우 담배가 모자라니까 호도나뭇잎,가득나뭇잎,담배 세가지를 섞어서 만들어 판다.공식적으로 공장에서 그렇게 만든다.담배공장원들이 가을 산에서 채취한 호도나뭇잎 등을 말려서 시약처리 한다. 1달러는 4원쯤 한다.그런데 4원 가지고 물건을 못산다.성냥 하나에 5원 하는데 4원으로 무엇을 하겠는가.북한 상점이나 장마당에서는4원은 돈도 아니다.돈 가치는 1백원부터 있다.얼마전까지만 해도 10원이면 쓸만 했다. ○“친척에도 쌀주지 마라” 북한에서 친척들에게 쌀주지 말라는 지시를 많이 받았다.『퍼 주다가는 우리 먹을 것 없다』고 경고한다.공군 비행사는 쌀 없다고 하면 모자라는 양만큼 채워준다.석탄이 없다면 다 실어다 주고 구멍탄도 준다. 북한에서는 서방 자본주의 나라들이 사회주의경제를 봉쇄해 이렇게 경제사정이 나빠진 것으로 믿는다.노동당은 『사회주의를 허물어버리기 위해서 제국주의 세력들이 경제봉쇄를 하고,이같은 압력책동으로 인해서 우리가 이렇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고 있다.난관을 극복해나가자』며 호소한다. 이같은 경제사정으로 북한 체제가 유지되겠느냐는 생각을 할수도 있겠지만 북한은 무너지지 않는다.북한 당국은 『고난의 혁명정신으로 살며 투쟁하자.오늘을 위한 오늘에 살지 말고 내일을 위한 오늘에 살자.오늘은 비록 허리띠를 졸라매도 내일은 우리가 더 행복하고 유족한 생활을 누려나갈 수 있다.이 고난을 이겨나가면 살 수 있다』고 선전한다.북한 주민들은 그말을 믿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대로는 어떻게 살겠는가.이렇게 굶어 죽을 바에야 빨리 전쟁해서 통일해야 살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오랜 교육 탓이지만 실제 그렇게 생각한다.북한 군인들 또한 『언제까지 이렇게 살겠는가.왜 빨리 싸움하지 않는가』고 공공연히 말한다.
  • 한·미·일 외무 연쇄회담 안팎

    ◎무장공비/미­북 관계개선에도 “빨간 불”/미도 강경대응 선회… 도발 규탄 거세져/국제사회 지원 위축… 평양 대가 치를듯 24일(현지시간) 뉴욕에서의 한·미,한·일 외무장관회담은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이번 북한 무장공비 침투사건을 「무력도발」로 규정,응징하려는 한국측의 전략에 크게 객관성을 부여해주는 계기가 됐다.특히 미국측이 북한측의 행동에 대해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우리측의 입장을 절대적으로 지지해 앞으로 국제사회에서의 대북규탄의 강도가 한층 세질 것을 예고해주고 있다. 미국측은 이날 회담을 통해 워싱턴의 입장이 「사건확대 불원」에서 「강경대응」쪽으로 정리됐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줬다.한때 「양측의 자제를 촉구」하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듯했던 미국측이 대북규탄의 톤을 한국측과 맞추기로 했다는 것은 미국의 대북관계개선 속도와 관련지어 볼 때 의미있는 일이다.미국의 클린턴 대통령도 이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이번 사건을 처음으로 「도발적」으로 규정해 눈길을 모았다. 미국측이 이날회담에서 우리측의 입장에 동조,「총력대응」을 천명한 것은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한 유엔안보리를 중심으로 한 국제여론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미국측으로서도 「잠수함을 통해 현역장교로 구성된 무장공비」침투 사건에 대한 심각성을 묵살하고 대북관계개선만을 고집할수 없는 외부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양국 외무장관이 특히 「북한에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데 의기가 투합됨에 따라 유엔 안보리에서 안보리결의안이나 의장성명 채택을 추가모색하고 있는 한국측의 전략이 안보리에서 큰 무리없이 주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중국을 제외하고는 13개 이사국 모두가 한국입장을 공개적으로 두둔하고 있어 지난 20일의 안보리 의장대언론성명보다 더욱 강력한 대북규탄메시지가 도출될 것같다는 지적이 많다.이번 사건이 테러성격의 도발로 최종 규정되면 우리측의 대응은 훨씬 수월해진다. 유엔안보리에서 대북규탄메시지가 나올 경우 대북 식량지원이나 추가 경제제재조치 해제 등은 한동안 봉쇄될 것이 뻔하다.장기적인 관점에서 한반도 4자회담추진은 한·미 양국이 큰 골격을 변화시키지 않는다 하더라도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사업 등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정책도 어느정도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이와함께 이번 사건에 대해 「군사정전협정위반」,「한반도는 물론 주변지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점을 재강조한 것은 양국의 방위공조체제에 이상이 없음을 국제사회에 다시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회담에서 합의된 연합방위능력 강화와 관련해서는 주한미군의 경계태세·공중조기경보체제의 강화등이 거론되고 있다.97년 팀스피리트 훈련의 재개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한·일 외무장관회담에서는 강도높은 대응책은 거론되지 않았지만 우리측 관계자들은 『오는 26일 뉴욕에서 차관보급들이 참석하는 한·미·일 고위정책협의회에서 모든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며 한·미·일의 총체적 「공동대응전략」이 나올 것임을 자신하고 있다.일본측은 26일의 고위정책협의회에서 한국과 미국의 대북대응전략에 공식 동조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따라서 이날 한·미,한·일 외무장관회담은 26일 고위정책협의회에서 구체적으로 엮어낼 대북대응전략에 대한 큰 줄기를 마련했다는데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북한측으로서는 상당기간 「반대급부」를 치를 수 밖에 없는 국제적 분위기가 조성돼가고 있다.
  • 특수임무자 식량배급 우대/생포공비 이광수 진술

    ◎일반해군 배급량 150g 줄여/“저녁엔 활동않는다” 죽배급 군의 한 관계자는 25일 북한 해군이 식량난으로 하루 곡물배급량을 1백50g씩 줄였는데도 불구하고 특수임무를 띤 잠수함 승조원의 경우 일반장병보다 2백g 더 많이 배급받는 등 특별대우를 받는다고 밝혔다.이같은 사실은 생포된 공비 이광수의 진술에서 드러났다.다음은 서울로 압송된 이후 4일째 중앙합동신문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이광수의 진술내용 요지. ▷북한군 식량난◁ 북한 해군은 수상함정 장병의 경우 하루 백미 5백60g,잡곡 2백40g을 받아왔으나 지난 5월부터 식량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육상장병 배급과 같이 백미에서 1백50g을 공제하고 배급했다.특히 아침·점심은 정량을 배급해주고 있으나 저녁은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죽을 쑤어 준다.각 부대 경리장(취사반장)이 일제히 죽 끓이는 교육을 받았다.잠수함 승조원의 경우 하루 8백50g에서 1백g을 공제했으나 특수임무자에게는 공제 없이 정량을 배급하고 있다. ▷북한 군장성 격려◁ 출항전에 인민무력부 정찰국장 김대식 상장(중장급)이 출항 이틀전인 13일 하오8시 직접 퇴조항에 나와 격려회식을 가졌다.전투원들은 김 앞에서 충성맹세문을 낭독하고 충성을 다짐했다.김이 술을 한잔씩 따라주고 일제히 건배하고 생과자·광어회·가자미·쇠고기볶음·수박 등으로 식사를 했다.김은 『임무수행을 마치고 와서 마음껏 먹어라.나는 자러가겠다』고 말한 뒤 퇴장했다.
  • 인내에 한계… 연착륙 포기/김 대통령 “대북정책 재검토” 배경

    ◎뒤통수 치는 북에 배신감… 「채찍」 들수도/“신중히” 단서 달아 북 태도 예의주시 강조 김영삼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한·일 언론사 정치부장들과 만나 북한 무장공비 침투사건과 관련된 심경을 나타내는 질문을 던졌다.『만일 일본의 오사카나 아오모리에,그리고 미국의 워싱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무장잠수함이 침투하고 고도로 훈련되고 무장된 외국의 특수부대가 침투했다면 어떻게 했겠는가』라고 물었다. 김대통령은 스스로 답변도 했다.『아마 미국과 일본은 그 나라를 상대로 전쟁을 했을 것이다.미국은 벌써 그 나라를 공격해서 그 나라가 없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무장공비 침투사건이후 대북문제를 보는 김대통령의 시각이 얼마나 「비장」한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김대통령은 취임후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문민정부이기에 북한도 어느 정도 마음을 열어주리라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북한은 우리 호의에 대해 「뒤통수를 치는」 비열한 행동을 그치지 않았다. 무장공비 침투사건까지 일어나자 김대통령도,우리 국민도 모두 「인내」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때문에 김대통령은 신중하긴 하지만 「대북정책의 재검토」를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그동안 정부의 대북정책은 「연착륙 유도」로 요약된다.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유도해 남북의 이질감을 해소한 뒤 평화적 통일을 모색하는 방안이다.정부는 북한이 4자회담 수용등 남북대화에만 성의있는 자세로 나오면 대북경협에도 적극 나설 뜻을 수차 밝힌 바 있다.같은 맥락에서 경수로지원과 함께 북한과 미국·일본과의 관계개선에도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김대통령이 밝힌 「대북정책 재검토」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단정하긴 어렵다.김대통령은 『오늘 얘기에 사족을 붙이지 말라』고 보좌진에게 엄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단은 「연착륙 정책의 포기 검토」로 추측된다. 누락 「당근」과 「채찍」이 적절히 혼합되던 대북정책이 「채찍」위주로 간다는 의미도 된다.그렇게 되면 체제불안과 식량난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의 붕괴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우리의 군사적 대응까지 있을지는 아주 중대하고,여러 사항을 종합판단해야할 문제다.김대통령도 대북정책 재검토에 「신중히」라는 토를 달아놓음으로써 북한이 이제라도 태도를 바꾸면 기존 「화해정책」이 유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새로운 삶찾아” 떼지어 국경탈출 모험(북한은 지금…:5)

    ◎「러」 접경 길목마다 탈북자 색출 검문 강화/서방소식에 밝은 외화벌이꾼 이탈 속출 북한과 인접한 중국과 러시아의 접경지역에는 지금도 탈북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북한의 「우리식 사회주의」가 참담한 실패로 돌아간 데다 중국의 보따리장사꾼이나 북한의 외화벌이꾼 등을 통해 풍요로운 서방세계의 소식이 스며들며 철저한 정보통제 사회 시스템의 이완현상이 조금씩 나타나는 가운데 보다 나은 삶을 찾아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연길에서 만난 한 북한전문가는 『현재 중국·러시아등 제3국에서 숨어지내는 탈북자들이 수백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최근들어 배고픔을 견디지 못한 주민들이 중국 접경지역을 통해 탈북하는 일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힌다.『탈북자 증가현상은 옛 소련등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이 몰락하면서 외화벌이꾼·물자조달원 등을 통해 외부소식이 점차 북한에 알려지고 있는 데다 식량난등 경제난이 심화되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고 서울신문과 합동조사에 참여한 최완규 경남대교수는 진단한다. 탈북은 요즘 중국보다 국경을 넘기가 힘든 러시아의 국경지역에도 크게 늘어나고 있었다.러시아는 노동력이 부족한데다 3D기피 현상이 심해 쉽게 일자리를 구할수 있다는 소식이 북한에 알려진 것이다.러시아 원동은 중앙정부와 워낙 멀리 떨어져 단속손길이 느슨한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러시아 원동의 심장부 블라디보토크에서 슬라비얀카를 거쳐 북한의 최접경지역 하산으로 가는데는 시간이 평소보다 2∼3배나 더 걸릴 정도로 검문검색이 강화돼 긴장감이 감돌았다.블라디보스토크에서 슬라비얀카로 가는 중간지점에는 급조한듯 벽돌에 바른 시멘트가 채 마르지 않은 군·경 합동검문소가 새로 설치해 검문을 하고 주요 길목 곳곳에서 군인들이 차량을 이용한 이동검문도 하고 있었다. ○식량난 악화로 탈북 부채질 슬라비얀카에서 만난 러시안인 샤샤씨는 『러시아는 이 지역에 탈북자들이 급증하자 1년에 5∼6번씩 부정기적으로 탈북자들의 주요 길목을 차단하기 위해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한다.하산에서 만난 외화벌이꾼 이모씨는 『이곳 하산지구에는 최근 탈북자 및 외화벌이꾼들이 1천여명으로 크게 불어났다』며 『크라스키노에는 탈북자만도 20여명이나 된다』고 귀띔한다. 북한의 경제난이 가중되며 북한의 벌목공이나 막일꾼등 외화벌이꾼들은 「잠재적인」 탈북자로 바뀌고 있었다. 이들의 월급은 1백달러 정도.월급은 북한당국 50%,개인 50%를 갖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당국이 독식하는 바람에 이탈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우수리스크에서 만난 조선족 최모씨는 『러시아에 있는 북한의 외화벌이꾼은 5만∼6만명선』이라며 『이곳에서 생활하는 동안 풍족한 서방세계의 소식을 접한 이들중 일부는 상대적 박탈감을 이기지 못하고 제3국으로 이탈하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중국쪽의 북한 접경지역에는 탈북상황이 더욱 악화돼 있는듯 했다.일부 북한주민들은 무리를 지어 국경을 넘을 정도로 과감해지고 있었다.용정시 개산둔에서 만난 조선족 유모씨는 『북한의 혜산·만포·신의주 등 도시는 물론 무산·회령·남양·은덕 농촌지역에서도 무리를 지어 국경을넘어오고 있다』고 전한다.굶을 바에야 한끼의 밥이라도 실컷 먹자는 생각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는 모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탈북자 형량도 구류에 그쳐 탈북자들이 크게 늘어나며 탈북자들에 대한 처벌의 강도는 오히려 약해지고 있는듯 했다.북한당국은 탈북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경제상황이 호전되지 않아 처벌강도를 높여봐야 별효과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화룡시 노과향에서 만난 조선족 우모씨는 『전에는 탈북자를 잡으면 「시범케이스」로 눈뜨고 못볼만큼 가혹한 형벌을 내렸지만 지금은 구류 정도에 그친다』고 말한다. 탈북자들의 발길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다.북한이 「우리식 사회주의」를 계속 고집하는 한 탈북의 원인인 식량난 등 경제난을 해결하기 힘들기 때문이다.합동조사에 참가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신종대 책임연구원은 『지금의 상황에서 북한이 탈북을 막으려면 전면적인 개혁·개방정책을 통한 경제난 해결이 급선무이지만 개혁·개방으로 인한 외부정보 유입이 체제붕괴로 이어질 것을 두려워하는 북한 지도부가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탈북의 악순환은 계속 될 것같다』고 말했다. ◎참여교수 시각/심지연 경남대교수·한국정치/사회일탈 현상/식량배급 중단에 체제불만 팽배 일반적으로 사회의 일탈 및 해체와 새로운 사회의 출현은 몇가지 단계로 나뉘어 전개된다.그 첫째가 예비적인 조짐들이 나타나는 단계로,이 단계에서는 정치체제와 지배계급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표출되며 부분적으로 무질서가 나타난다.특히 지배계급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사건의 발생은 사회의 해체를 초래하는 유인요소가 된다고 할 수 있다.두번째 단계는 정치·경제적으로 구조적인 취약성이 나타나는 단계로,이 국면에서는 정부 또한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세번째는 지식인의 이반현상이 나타나는 단계로,지식인들이 기존 정부로부터 떨어져나가 정부를 비판하는 활동을 전개한다.네번째는 혁명집단의 형성과 대중이 동원되는 단계로,지식인을 포함한 사회의 제계급을 수직적으로 연결한 집단이형성되고 이 조직이 대중을 동원하는 양상을 띠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집단이 정부를 위협하고 전복시킬 수 있을 정도로까지 성장했을 경우,지배계급은 이에 대한 대응방법을 놓고 분열하게 된다.즉 대중의 요구를 수용하여 변화를 모색하려는 개혁파와 이에 반대하는 보수파로 나뉘는 것이다.이 단계에서 개혁파가 과단성있게 개혁을 단행하는 데 성공하면,보수파의 입지는 약화되며 정치체제는 균형을 회복하고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그러나 이러한 위로부터의 개혁이 실패하여 보수파와 개혁파간에 격렬한 투쟁이 전개될 경우,체제의 기능은 마비되어 지배계급은 마침내 붕괴되고 새로운 지배세력이 등장하게 된다. 북한에서 나타나고 있는 제반 현상을 분석할 때 북한사회는 예비적인 조짐이 나타나는 첫단계를 지나 두번째의 단계,즉 재정적인 어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단계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냉해를 미처 복구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발생한 95년도의 대홍수,그리고 금년에도 황해도와 평안도를 비롯한 곡창지대를 휩쓴 홍수로 농작물 생산에 타격을 받아 북한은 지금 식량이 크게 부족한 상태이다.이로 인해 계획경제를 떠받치는 지주 중의 하나인 식량배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굶주림을 참지 못한 주민들의 탈북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연적인 재해의 발생으로 북한의 지배계급은 커다란 타격을 입었으며,그 여파로 북한은 지도체제의 정비조차 미루고 문제의 해결에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단계에서 북한의 지식인들이 과연 어떠한 생각을 하며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크게 주목된다.왜냐하면 지식인들의 집단적인 이반현상이 가시화될 때 체제의 일탈 및 해체현상은 가속화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지금 북한이 할 일(사설)

    북한정권은 이번에 두번 죽었다.잠수함을 이용한 무장공비의 남파가 남쪽 동포들로부터 엄청난 분노를 산것이 첫번째 죽음이라면,인민무력부의 허위에 찬 담화가 북한은 역시 정직하지 못한 집단이라는 불신감을 온 세계에 확산·고조시킴으로써 두번 죽은 셈이 되었다. 인민무력부가 낸 담화는 저들의 음험한 무력도발을 단순사고로 축소·호도하기 위한 기만책일 뿐 이번 사태의 본원적 해결엔 전혀 도움이 안되는 것이다.북한이 과거와는 달리 이번 사건을 시인하고 나선 것이 문제 해결의 단초를 열자는데 뜻이 있다면 좀더 진지하고 솔직할 필요가 있다.인민무력부 담화는 잘못 끼운 단추다.이제라도 늦지 않으니 북한은 대오각성해서 이번 사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북한정권이 이번 사건의 확대나 악화를 원치 않는다면 그들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지는 자명하다.첫째,북한정권은 이번에 잠수함까지 동원하여 무장공비를 침투시킨 목적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우리측에 공개 사과해야 한다.북한의 기아 해결에 보탬을 주기 위해 15만t의쌀을 보냈던 그 해로에서 무장공비와 마주친 남녘동포들의 배신감을 생각한다면 사과는 조금도 주저할 일이 아니다.그것과 함께 산속에 은신·저항하고 있는 공비잔당에게 투항하도록 조치한다면 사과의 진심을 입증하는 데 유용할 것이다. 둘째,유엔안보리의 해명 요구에 응함으로써 지구촌에 대해서도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다.그건 앞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입게될 피해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이번 사건은 한반도는 물론 주변지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인도적 대북식량지원을 해온 세계의 기대를 저버린 도발행위였음을 북한은 깨달아야 한다.셋째,북한은 이번 사건의 책임자를 처벌하고 정부 차원의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할 것이다.이와같은 조치들은 즉각적이고 동시적으로 이루어져야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북한이 요구하는 잠수함 및 사체송환문제는 그 다음에 남북한 직접접촉을 통해 논의하는게 순서일 것이다.그 자리에선 물론 재발방지 보장책이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 북한,화해­공격 이중적 게임(해외사설)

    지구상의 마지막 남은 스탈린국가인 북한은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가.북한은 지난 일주일동안 상반된 두가지 메시지를 보냈다.나진·선봉 경제특구에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개방의 몸짓을 보내는 동시에 남한에 정찰 또는 침투의 임무를 띤 무장공비를 남파해 호전성의 신호를 보내왔다. 무장공비 남파의 목적이 무엇이건간에 그것은 지난 53년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이고 국제사회를 안심시키려고 시도하는 북한의 이미지를 퇴색시킬 위험이 있다.외교적으로 고립되고 경제적으로 반파산상태에 빠져 있으며 홍수로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개방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다.지난 94년 「위대한 지도자」 김일성이 사망할때 시작된 개방정책은 가속화되는 듯하다. 하지만 개방정책은 북한 지도층내에 의견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북한은 수많은 외국기업인들을 초청한 가운데 처음으로 열린 나진·선봉 투자설명회에서 개방의 의지를 강조했다.김정우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설명회 도중 또다른경제특구 지정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그러나 설명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던 지난 13일 무장공비침투사건이 발생했다.북한의 이러한 이중적 행위는 개방파와 반대파 사이의 대립이 심화된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군부내의 강경파들이 나진·선봉 설명회로 조성된 긴장완화 분위기를 방해하려는 것일까.아니면 그들은 단순히 꾸준히 해오던 간첩침투작전 차원이었을까. 이경우 북한은 화해와 공격의 정책을 번갈아 사용하고 있는 것인가. 공비침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지난해 10월 북한 특공대가 발견돼 2명이 한국군에 의해 사살된 바 있다.하지만 나진·선봉 설명회와 동시에 발생한 이번 공비침투는 북한의 진정한 의도에 의문을 갖게 만드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무장공비의 발견으로 북한은 외교적으로 난처한 처지에 빠졌다.이런 난처함에서 벗어나려고 남한에 대한 도발을 부인하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 전문가 분석/북 공비침투 왜 시인했나

    ◎명백한 증거에 국제비난 줄이기 “고육책”/미·일 강경반응에 「책임회피용 변명」 택해 북한이 침투 잠수함과 공비들의 송환을 요구한 것은 명백한 무력도발을 축소·은폐하기 위한 의도임이 드러났다.그러나 과거 북한이 무장공비사건을 우리측의 자작극으로 몰아붙였던 점으로 볼때 이번에 잠수함과 공비들을 돌려달라고 요구한 것은 그 주장은 거짓이지만 일단 도발자체는 시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북한문제 전문가들로부터 북한이 침투를 시인한 이유와 속셈을 들어본다. ▲서재진 민족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강릉 무장공비사건은 남한이 조작했다고 할 수 없을 만큼 명백한 증거를 남겼다.북한은 이번 잠수함 침투가 국제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오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이번 무력도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난을 초래했고 4자회담등을 통해 북한과 대화하려는 미국의 입지를 어렵게 했다. ▲오관치 국방연구원책임연구위원=도발행위에 대한 미국과 일본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난이 북한으로 하여금 예전과 같이 무시해버리기 곤란하게 작용했다.북한도 한국의 대북감정 악화와 국방예산의 증가를 원치 않을 것이며 한·미·일 공조체제로 인한 경제협력이 위축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따라서 우리측의 자작극이라고 돌려댈 수도 없는 명백한 도발행위에 대해 책임회피용으로 표류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김도태 민족통일연구원 책임연구원=잠수함 침투라는 명백한 도발행위가 노출되자 어떤 형태로든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그러나 이런 주장이 북한의 외교나 경제정책 수행라인의 태도변화로 보기는 어렵다.관행적으로 북한은 대남군사노선과 외교노선은 이원적인 행태를 보여왔다.현재 북한은 국제사회에 식량을 구걸하고 다니며 미·북협상 등으로 경제회생을 시도했던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미국과 일본 등이 강경한 반응을 보이자 변명을 하고 나선 것이다.
  • 김신조씨/“핵심 공작원은 탈출했을 것”/무장공비­수색 이모저모

    ◎북 특수군 「무식량 10일 생존」 고난도 훈련/코브라헬기 등 투입 공비 섬멸작전 전환 군 수색대는 무장공비 침투 엿새째인 23일 총력을 기울여 잔당 소탕작전을 계속했다. ○…국방부와 합참은 소탕작전이 23일로 6일째가 되자 자칫 장기전에 돌입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는 모습들.국방부 관계자는 『도주중인 공작조 등은 특수훈련을 철저히 받은 프로급 공작원들로 추정된다』며 작전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 ○…군은 이에 따라 작전의 조기종결을 위해 금명 2.75인치 로켓 76발 등을 장착할 수 있는 전투헬기인 코브라를 도주중인 무장공비의 은신예상지역인 칠성산주변에 집중투입키로 하는 등 지금까지의 생포위주에서 완전섬멸위주로 작전을 전환할 방침. 군의 한 관계자는 『현재 5명으로 추정되고 있는 도주중인 무장공비가 군의 포위망을 벗어나지는 못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들의 훈련정도로 보아 장기간 은신이 가능하다고 판단,사태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 이같은 조기섬멸작전을 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 군의 이같은 방침은 생포된이광수의 진술이 시간이 지날수록 사실로 드러나 또 다른 무장공비 생포의 필요성이 줄어든 데다 작전지역내에 거주하는 민간인을 이미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켜 대규모 중화기의 작전이 가능해진데 따른 것. ○…이번에 남파된 북한 무장공비들이 소위 이상 장교로 구성된데다 나이도 평균 30세 이상이어서 상당기간 특수부대에서 근무한 베테랑일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북한군 특수부대의 복무기간은 일반 보병(10년)보다 2년 정도 긴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또 특수부대원들은 통상 보병에서 4∼5년 가량 복무한 사람 중에서 차출되며 이때 보병에서 사병으로 근무하다 특수부대에 전출되면 하사관으로,또 하사관에서 전출될 경우엔 장교로 임관된다는 것. ○…북한군 특수부대의 생존훈련은 남한 특수부대에 비해 훨씬 강도가 높다는 관측.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특전사,해군 수중폭파대(UDT/SEAL),해병 특수수색대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특수부대들의 경우 통상적으로 산악지대에서 3박4일 정도의 생존훈련 과정을 거치지만 북한군특수부대는 함경도와 강원도를 잇는 낭림산맥 등 험준한 지역에서 부대 단위로 10여일 이상 솔잎 버섯 달래 산토끼 뱀 수액 등을 섭취하면서 상대편 추격대들을 따돌리고 은폐 엄폐 생존 도피 등을 하는 고난도의 훈련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7월초 김포를 통해 귀순한 최승진씨(29·전 북한군 경보도지도국 산하 38항공육전여단 상사)에 따르면 부대 전체가 낭림산맥에서 실시된 생존술 훈련에 투입됐다 허기와 갈증으로 낙오돼 다른 부대가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투입될 정도로 혹독하다는 것. ○…도주중인 무장공비들이 북상하기 보다는 오히려 남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대두.포위망이 광범위한 상황에서 이들은 수색대가 예상 북상로를 미리 차단,매복하고 있는 점을 간파해 오히려 경계가 허술한 태백산맥 이남의 산악지대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군사관계자들은 설명.즉 이미 강원도 지역을 벗어나 경상북도나 충청북도 북부의 산악지대로 이동,비트를 구축한 뒤 북측과 무선교신을 통해 지령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지난 68년 1·21사태 당시 무장공비로 남파돼 청와대 근처까지 진출했다 생포된 김신조씨(55·기독인 귀순용사선교회 이사장)는 23일 이번 무장공비 침투사건과 관련,『도주중인 핵심공작원 2명은 이미 교전지역을 벗어났을 것』이라고 추정해 눈길.김씨는 『북한은 공작원 1명을 양성하기 위해 수년간 교육 등 공을 들인다』며 『북한에서 거물급에 속하는 이들은 승조원(전투원)이나 안내원 수백명과 비교할 수 없다』고 주장.현재 교전을 벌이고 있는 잔당들도 공작원의 안전한 도피를 위해 교란작전을 펴며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것으로,극단적으로 말하면 공작원을 뺀 승조원이나 안내원은 모두 공작원 보호를 위한 일종의 소모품이라는 것. 그는 또 『좌초된 잠수함의 임무는 분명 공작원의 대동 월북 또는 공작원 남파를 위한 것』이라며 『공작원들이 단파라디오를 통해 북한의 지령을 받고 전투원 등을 사살했을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또 『김일성부자에 대한 충성심으로 가득찬 전투원들도 공작원과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안전 등을 위해 자신을 죽이는데 순순히 동의했을 것』이라고 설명.
  • 추곡 약정수매제 최종 조율 진통(정책기류)

    ◎농림부­“선급금 50%선 돼야 영농자금 활용”/재경원­“재원확보·통화 큰부담… 30%가 적절”/계약파기 반환금리도 이견… 연 5∼11%선서 결정될 듯 내년부터 도입되는 추곡의 약정수매제에 대한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약정수매제는 정부와 쌀을 생산하는 농가가 추곡수매량과 수매가를 미리 정하는 계약재배의 일종.최근 경제 장·차관회의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이 제도를 도입하는 조항이 반영돼 국회심의만 남겨 놓고 있다. 약정수매제의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는 선급금의 지급비율과 계약파기시 선급금을 되돌려 받을 때 적용할 이자.이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연내에 양곡관리법 시행령에서 정해지게 된다. 그러나 현재 주무부처인 농림부와 예산당국인 재정경제원이 이 사안에 대해 시각 차를 보이고 있다. 선급금의 경우 농림부는 그 지급비율이 계약금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50%는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그래야 농민들이 선급금을 푼돈으로 써버리지 않고 영농자금으로 활용함으로써 계획영농을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농림부가 50%를 제시하는 이유는 또 있다.농림부 관계자는 『선급금을 50% 지급할 경우 농민들이 빌리는 영농자금에 대한 이자를 감안할 때 수매가를 3% 올려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세계무역기구(WTO) 출범으로 인한 보조금 감축계획에 의해 추곡수매량과 수매가를 예전처럼 늘리거나 올리기 힘든 상황에서 선급금 지급을 통해 간접적인 수매가 인상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재경원의 시각은 다르다.선급금의 지급비율은 30% 정도가 적당하다는 입장이다.그 이유 중 하나로 통화량 문제를 꼽는다.농림부 주장대로 수매자금의 절반인 1조원 이상의 선급금을 수확기 이전인 4∼5월에 풀 경우 통화증대로 통화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선급금의 재원확보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선급금을 포함한 추곡수매자금의 재원으로 쓰이는 양곡관리특별회계의 세입은 연중에 걸쳐 이뤄지는 정부의 양곡판매 자금이 대부분이다.따라서 선급금으로 줄 수매자금의 절반을 매년 4∼5월까지확보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고 재경원은 우려한다. 여기에다 우리나라 쌀 생산농가는 추곡수매때 평균 13.5∼15가마를 정부에 팔고,가마당 경영비는 수매가의 30%에 그치고 있는 점도 든다.즉 정부와 계약한 전체 약정수매량의 30%에 해당하는 금액만 선급금으로 줘도 영농비를 충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일본에서는 계약할 때 수매자금의 14%를 선급금으로 주고 있다. 또 선급금을 지급받은 농민이 정부와의 약정가보다 시가가 더 높을 경우 시장에 내다팔기 위해 계약을 파기할 때 적용할 선급금에 대한 반환금리의 경우 농림부는 정책금리인 5%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반면 재경원은 농민의 어려움을 덜어준다는 측면에서 이해되는 부분이지만 계약을 파기한 데 따른 「패널티」라는 시각에서 볼 때 약속을 깨는 사람에게까지 정책금리 혜택을 주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재경원 관계자는 『약정수매는 정부가 비축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식량정책이 감안된 제도인 데 반환금리에 이자율이 낮은 정책금리를 적용할 경우 계약파기로 인한 비축차질 등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처럼 두 가지 과제에 대한 시각 차가 있음에도 선급금 지급비율의 경우 30%보다는 50%를 택하는 쪽으로 부처간 의견이 조율될 가능성이 크다. 재경원 관계자는 『선급금은 전체 추곡수매자금에서 일부가 미리 빠져나가는 것이므로 재원이 추가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통화량에 부담을 주지않는 방안만 마련되면 지급비율 문제는 어렵지 않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런 기류를 엿볼 수 있다.농림부 관계자도 『재경원이 가장 우려하는 통화량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농협 선급금 통장」을 개발,농민들이 선급금을 예치함으로써 선급금이 일시에 시중으로 흘러나오지 않게 하는 대안을 재경원에 제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선급금에 대한 반환금리는 정책금리와 일반 시중금리의 중간선인 5∼11% 사이에서 결정될 공산이 커 보인다.
  • 식량∼경제난속 반김정일 감정 확산

    ◎“김부자 우상화에 돈 물쓰듯” 불만/「범법자 총살」 공포정치도 맹비난 북한에서는 최근 김정일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귀순자등 탈북자에 따르면 김정일에 대한 비난은 주로 식량난과 경제침체등 경제적인 부문에 집중되고 있으며 비판계층도 지식인·일반주민 등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김부자의 우상화사업을 전담하는 작가·조각가 등 예술인 사이에서는 「김부자 우상화」를 경제침체의 주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실례로 북한은 김일성의 시신이 보관된 금수산기념궁전 건립에 수억달러를 사용했으며 시신관리에만도 1년에 약 80만달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사이에서의 반김정일의식은 그 골이 더 깊다.북한당국은 「자본주의상품에 현혹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자본주의 풍조 만연에 부심하고 있으나 주민은 이러한 지시를 비웃고 있다고 한다.김정일이 회의석상에서 『외제담배가 좋다』는 한 고위간부의 지적에 대해 『솔직하다.좋은 것은 좋다고 해야지』라고 말한 것이 퍼지면서 주민은자본주의확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장본인이 오히려 김정일이라고 믿고 있다.주민 사이에서는 『김정일이 쓰는 물건중 북조선제는 하나도 없다.전부 외제일색이다』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고 한다. 일반간부는 김정일의 핵심측근이 아니면 선물을 받을 수 없자 『저자식은 나보다 뭘 잘했는가.한 사람을 사랑함으로써 열 사람의 적을 만든다』고 불평하고 있다. 공포정치도 비난의 대상이다.95년말 김정일이 『모든 범법자에 대해 총살을 실시,비사회주의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린 후 곳곳에서 총살형이 집행되자 『애비보다 더 지독하다』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작년과 올해 발생한 홍수피해와 이에 따른 식량난등을 김정일의 탓으로 돌리는 등 주민의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귀순자들이 전하는 북한 실정이다.
  • 단파무전기 지령 받으며 북행 시도/무장공비­잔당 예상도주로

    ◎칠성산 은거… 오대산∼설악산코스 거칠듯/군,반경 50㎞ 3중포위 칠성산주변 압박 남은 무장 공비 5명은 어디에 숨어있을까. 잠수함 함장인 정용구(42·중좌)와 안내원 김윤호(36·대위)가 22일 사살됨으로써 잔당 5명의 행방과 추격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군 수색대는 이들이 비록 특수훈련을 받은 공작원들이긴 하나 강릉 일대 50㎞ 수색 반경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소탕작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주 중인 무장공비는 부함장이자 안내원인 유림(38·소좌)과 전투원 이철진(28·소위)·김영일(30·소위),그리고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20대 정찰조 2명이다. 이들은 혼자 또는 2명씩 짝을 이뤄 강동면 칠성산 일대에 몸을 숨기고 탈출을 시도 중이라는 것이 군 수색대의 판단이다.산세가 험하고 계곡이 깊어 은신처로는 적격이기 때문이다. 22일 교전 지역은 칠성산 정상에서 남서쪽의 왕산면 목계리 계곡과 북동쪽의 강동면 언별리 계곡이다. 목계리 계곡은 오대산과 태백산 줄기로 이어져 산자락을 타면 월북을 시도하기가 쉽다.21일 구정면 어단리에서 이병희중사에게 총을 쏘고 달아난 공비가 22일 목계리에 나타난 공비와 동일 인물이라면 태백산 방향으로 2∼3㎞ 진출했다는 얘기가 된다. 칠성산 북동쪽의 언별리는 해안에서 6㎞ 떨어진 지역이다.해안 지역에서 또다른 잠수함을 타고 탈출을 시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지만 해안의 경계태세로 미루어 가능성은 희박하다. 공비들은 낮에는 비트속에 은신하고,밤에는 이동하며 포위망을 벗어나려 하고 있다.특히 지도와 단파무전기를 이용,북한의 지령을 받으며 탈출로를 찾고 있다.군 관계자는 이들이 하루에 2∼5번 가량 지령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모든 정황으로 미루어 오대산·설악산 코스를 타고 월북하려는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다. 군의 압박·정밀수색에도 불구하고 무장공비를 완전히 소탕하려면 적잖은 시간과 희생이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2일 아군 2명이 전사한 데서 볼수 있듯 도주 중인 잔당들은 대부분 전투에 능한 안내조,침투조로 저항이 강력할 뿐 아니라 AK소총과 수류탄 등으로 중무장하고 있다. 이날 사살된 공비 2명이 압축비상식량과 현지에서 확보한 것으로 보이는 옥수수 등 식량도 지닌 것으로 미루어 당초 예상처럼 식량을 구하기 위해 민가로 내려올 가능성도 희박하다.군 수색대의 선무방송에도 불구,투항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색작업의 장기화에 대비,소탕 작전을 새로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군 수색대에는 동계작전 태세에 들어가라는 지시가 하달됐다.소탕 작전 지역의 기온이 한밤에는 영상 3∼4도까지 떨어지는 등 초겨울의 날씨를 보이기 때문이다.
  • 97차 IPU총회 내년 서울서 개최/96차 총회 폐막

    【북경 이타르타스 연합】 북경에서 열린 제96차 국제의원연맹(IPU)총회는 21일 제97차 총회를 내년 4월 서울에서 개최키로 합의하고 폐막했다. 북경총회에서는 여성 및 아동인권 존중과 보호,먹을 수 있는 권리(식량권)확보를 위한 정책과 전략,지뢰매설금지 및 제거등 3건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 한­미 북 도발 대응 논의/내일 「침투」 재발없게 강력 경고키로

    한·미 양국은 북한의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한반도의 안정을 저해하는 심각한 도발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북한의 추가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대북 경고를 보내는 동시에 대북경계태세 강화 등 연합방위능력을 높이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이와 관련,공로명 외무·이양호 국방장관과,제임스 레이니 주한미국대사,존 틸럴리 주한유엔군사령관 겸 미군사령관 등이 오는 24일 4자회동을 갖고 한·미 안보공조방안을 집중 협의할 예정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22일 『한·미 양국은 이번 사건이 정규전 수준의 심각한 군사적 도발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양국의 대응은 무력도발이 북한에 대단히 큰 손실을 안겨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이같은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이 모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유엔 등 외교채널을 통해 북한의 무력도발이 대북경제제재의 해제나 추가식량지원 등에 있어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26일 한미일 대북정책협 전망

    ◎“대북 「당근정책」 한계”… 비판 고조/미·일도 현실 인정… 대안없어 고민 26일 뉴욕에서 열리는 한국과 미국·일본의 제3차 고위정책협의회는 세 나라의 대북정책 공조 과정에서 중요한 전기가 될 것 같다.3국 정상의 합의에 따라 지난 1월 하와이에서 시작된 한·미·일 고위정책협의회는 북한을 「연착륙」시키기 위해,직접적으로 말하자면 북한의 급격한 붕괴를 막기 위해,북한의 현 정권을 유지해주고,북한의 경제회생과 식량난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왔다.이러한 3국의 정책은 94년 10월21일 타결된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합의에서 기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년동안 시행돼온 3국의 「연착륙 정책」은 이제 그 유용성을 점검해야할 시기에 다다른 것 같다.18일 발생한 북한 무장공비의 잠수함을 이용한 동해안 침투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되기는 했지만,3국의 연착륙 정책은 특히 국내에서 받은 비판을 받아왔다.비판의 요지는 『변화하지 않는 북한에 보내는 3국 정부의 일방적인 짝사랑』이란 것이었다.북한은연착륙 정책에 따르는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시혜책에는 깊은 관심을 보였지만,그에 따르는 북한측의 의무(한반도 평화와 안정)는 간과해왔다.따라서 정부는 이번 뉴욕 고위정책협의회에서 이같은 연착륙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을 미국과 일본측에 요청하고,새로운 대북 공조정책의 방향을 모색해 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우리 정부도 연착륙정책에 대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지만,결정단계는 아닌 것 같다. 미국과 일본도 연착륙 정책의 한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지만,이를 수정하는 데는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다.우선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미국측은 연착륙 정책을 포기한다면,북한측과 일전불사할 각오가 있느냐고 우리정부에 되묻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특히 대표적인 연착륙 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대북 경수로 사업과 4자회담은 반드시 계속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 미국측의 입장이다. 결론이 쉽게 나지는 않겠지만,일단 시작된 3국간의 연착륙 논쟁은 계속될 것 같다.다음달 일본에서 제4차 협의회가 열릴 때쯤이면 어느 정도논쟁의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 「무장공비 침투」 정부의 대응

    ◎“무력 제외한 모든 조치 강구/더이상 대화에 연연 않겠다”/인도적 식량지원·경협 당분간 중단 북한 인민무력부 특수대원의 잠수함 침투사건이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당초의 예상보다 훨씬 커질 것 같다.정부내에서도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다양한 의견이 존재했고,이를 수렴해 지금까지 「북한 연착륙」이란 명분의 유화정책이 수행돼 왔으나,이번 사건을 계기로 강경한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추진해온 대북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에 들어갔다.한 당국자가 이번 사건과 관련,『무력을 제외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한대로 점검의 폭은 매우 넓은 것 같다. 정부는 우선 북한과의 대화재개에 더이상 매달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이같은 방침은 곧바로 4자회담의 추진과도 연계된다.외무부의 고위당국자는 『우리가 4자회담 공동제안을 취소하지는 않겠지만,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인도적인 차원의 대북지원도 당분간 중단할 예정이다.이에 따라 민간차원의 경제협력 사업이나 지원도 자연히 위축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같은 우리정부의 입장이 대외적으로도 적용된다고 말하고 있다.공로명 외무부장관은 27일 유엔 총회연설에서 북한 무장공비의 동해안 침투사건의 경위를 설명하고,북한의 무력도발을 규탄하는 한편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감시의 눈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강경정책이 단기적인 것인지,아니면 중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북한과의 모든 관계를 중단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압력을 가하면 북한도 이에 반발,핵동결 해제 등의 강경조치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크다.그렇게 긴장이 조성되면 경제가 위축되는 등 오히려 북한보다 우리가 잃을 것이 많지 않을까 하는게 정부의 고민이다.또한 대북정책은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들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이들 국가와의 협력도 매우 긴요하다.정부로서는 다양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다.그런 차원에서 26일 뉴욕에서 열리는 한·미·일 고위정책협의회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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