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식량
    2026-07-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796
  • [시론] 새만금 갈등 이성으로 풀자

    1960년대부터 제기된 환경위기론은 환경오염을 억제하고 환경보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어넣는 등 인류로 하여금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는 데 큰 공헌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최근 각종 국책사업이 환경단체 등의 격렬한 반대로 심각한 사회적 갈등과 엄청난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 또한 사실이다.개발과 환경의 대립은 이해당사자들만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단순히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결국 극한 대립이 벌어진 가운데 여론에 밀려 국책사업을 중단하거나 공론을 형성하지 못한 채 강행한다면 비타협과 불신이 사회에 만연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새만금사업은 이러한 극한 대립을 해소하고 합리적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최근의 극한적인 대립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이 사업에 관해서는 환경단체의 요구대로 지난 99년부터 2년동안 민관공동조사단이 구성되어 재조사를 실시했다.이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개토론회를 거쳐 ‘친환경 순차개발’이라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개했다.그런데도 사업을 반대하는 일부 사람들은 어렵게 결정한 정책을 받아들이지 않고 또다시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새만금사업 추진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폭넓은 대화와 이성적인 판단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일부 종교인들과 환경단체의,환경에 대한 애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3보1배’의 기도수행과 같이 대중의 감성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사업 반대의 지지를 얻으려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방조제 공사가 80%이상 진행된 현 시점에서 공사를 중단하고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공사를 중단할 경우 이미 만든 방조제의 토석이 높은 파도와 해일로 유실되어 인근 해양을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엄청난 국고 손실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식량과 갯벌은 모두 소중한 자원이라는 인식 아래 환경을 보존하고 이전보다 왕성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끝없는 소모적 논쟁과 갈등이 반복된다면 앞으로 서울외곽선 순환고속도로·고속철도사업 등다른 국책사업 역시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없게 된다.설혹 다시 논의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같은 대립으로는 합리적 대안을 이끌어내는 일이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새만금을 또다시 갈등과 국론 분열의 장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1960년대부터 에를리히(Paul R Ehrlich)의 ‘인구폭발’과 월드워치연구소의 레스터 브라운(R Brown)이 ‘세계현황’에서 제기한,개발로 인한 자원고갈론과 환경위기론은 오히려 합리적 개발과 과학 및 사회·경제 발전에 따라 점차 해소돼 왔음을 환경단체는 인식해야 한다.환경론자들은 개발을 환경위기 도래의 필연적인 과정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우리 사회는 개발과 환경의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려는 개선의지와 노력에 의해 발전되어야 한다.아울러 개발 담당자도 환경단체의 의견을 수용하면서 현세대에게는 미래의 희망을 주어야 하며,미래 세대에게는 현재보다 윤택한 삶을 영위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이제 찬성하는 측이나 반대하는 측이나 모두 국익과 환경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서로가 신뢰하고 상대를 인정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문제를 논의해 나감으로써 사회적 갈등 해결의 표본 모델로 새만금사업이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정 재 춘 연세대 교수 환경공학 ●편집자 주 새만금사업이 최근 핫이슈로 다시 등장했습니다.대한매일은 찬성쪽 견해를 싣는 데 이어 금요일자에는 반대쪽 견해를 실을 예정입니다.
  • [열린세상] ‘생태 정치’의 길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야망이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던 두세 해 전,우연한 일로 인사를 나눌 기회가 있었을 때,나는 그에게 80년대 어떤 모임에서 강연을 들은 일이 있노라고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했다.그러자 그는 뜻밖에도 이렇게 말했다.“아,또 무슨 말로 제가 실수를 했던가 싶습니다!”자신의 말이 자주 뜻하지 않은 논란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에 겁을 먹고 있음이 분명했다.초면의 자리에서 인사 삼은 말인데,반응은 과민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된 이후로는 더욱 ‘말로써 말 많은’ 구설(口舌)에 시달리는 듯이 보인다.그가 내뱉는 말은 그로서는 일상의 생활언어,또는 평소에 자주 입에 올리는 그만의 구어(口語)인 경우가 많다.‘잡초론(雜草論)’은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죠?”나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막말 투정보다는 정제(整齊)된 표현에 속한다.잡초는 정치 발전에 도움이 안 되는 수구 부패 정치인,정치판이라는 논밭에서 ‘뽑아버려야 할’ 대상을 지칭한 것이다.이 말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가 대통령이라는 권력의 자리에 있기때문이다. ‘잡초’라는 어휘 때문인지 잡초의 대가인 ‘야생초 편지’의 저자가 이의를 제기했다.제 발 저린 수구 정치인이나 수구 과점 언론들이 말꼬리 잡고 펄쩍 뛰며 반발하는 것은 예상을 벗어난 것이 아니지만,옥중서간집 ‘야생초 편지’로 유명한 황대권 생태운동가가 글을 써서 이의를 제기한 것은 뜻밖이다.그는 80년대 조작된 간첩단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30세에서 43세까지,전두환 정권 때 갇혔다가 김대중 정권 때에야 세상에 나온,우리시대의 대표적인 ‘색깔’ 희생자 중 한 사람이다. 그가 보기에 ‘잡초론’의 함정은 그것이 “선혈 낭자했던 ‘빨갱이 사냥시대’를 연상시킨다.”는 데 있다.편 가르기나 흑백논리의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제초(除草) 논란은 우리사회의 오랜 악습인 ‘색깔 덧씌우기’ 속성과 닮았다.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잡초 사냥꾼’이 횡행하는 세상이 와서야 되겠느냐는 것이 그의 진정한 우려다.잡초라는 것은 식량생산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산업농 시대에 제초제를 써서 일거에 제거하는 ‘작물 외의 모든 풀’을 말한다.독극물인 제초제는 우리 논밭에서 생물다양성을 급격히 감소시키고 심각한 환경 재앙을 부른다.제초제 농사에는 작물이냐 아니냐에 따라 어느 한쪽을 절멸시키는 극단적인 이분법의 세계만 존재할 뿐 다양성과 같은 균형과 조화는 없다. 잡초만 아니라 독초라도 그 나름의 생태적 역할이 있는 것이다.균형을 깰 정도로 번성하지 못하도록 ‘관리’하면 되는 것이지 싹쓸이 ‘제거’만이 능사가 아니다.그것이 생태 농업의 기본 철학이다.지금 ‘잡초’라는 수사(修辭)로 노무현 정부가 추구하는 과거 청산은 이런 생태 농업의 철학에서 너무 멀다.생태농업은 제초제를 쓰는 농법보다 훨씬 더 힘이 든다.그러나 일단 자리가 잡혀 생태적 균형이 회복되고 나면 그때부터 농사는 훨씬 쉬워진다. 통치 원리도 같다.제초제라는 ‘독’을 사용하고 싶은 유혹을 억누르고 국가 사회 전체의 건강을 긴 눈으로 내다보는 일,국민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여 건강한 나라를 만들어 나가도록 정책적으로 배려하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정치가 가야 할 바른 모습이다.새만금 갯벌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목숨을 건 수도자들의 3보1배 대장정(大長程)이 마침내 서울에 들어왔다.그들의 피와 땀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언어를 절하는 고난이고 희생이다.그리고 그것은 “지금 새만금 갯벌 위를 기어가는 한 쌍의 고둥을 위해 수도자들인 우리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명사랑의 절정이다.새만금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 앞에 가로놓인 무수한 ‘선택’의 문제 중 하나가 아니다.특정한 몇 사람이나 특정한 지역,그것들을 포괄하는 우리 국민이나 우리 국토에만 머무르는 일도 아니다.생명의 문제이고,지구 유기체의 문제이며,이미 거대한 철학의 명제다.새만금 생명이 내지르는 비명 앞에서 대통령의 결단은 무엇인가. 정 달 영 칼럼니스트
  • 남·북대표 막판 신경전 / 남측 “핵상황 악화 안돼야 쌀지원 원활” 북측 “추가조치 운운한 사람 책임져야”

    남북한은 5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마무리하는 23일 전체회의에서 극도의 신경전을 벌여 ‘헤아릴 수 없는 재난’ 발언을 둘러싼 앙금이 가시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전체회의에서 합의문 낭독을 마친 뒤 북측의 박창련 단장은 “관례에 따라 남측에서 먼저 종결 발언을 하라.”고 제안했다.김광림 남측 수석대표는 A4 용지 두장 분량의 원고를 파일에서 꺼내 읽기 시작했다. 김 수석대표는 중간 부분에서 “식량 지원이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서라도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등 귀측의 적극적인 협력이 있어야 한다.”,“시대의 변화에 맞게 과거의 낡은 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를 가져야 한다.”,“처음부터 이런 자세를 견지하였다면 진행이 보다 원만히 이뤄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해 북측을 긴장시켰다. 박 단장은 표정이 굳어졌다.그가 종결 발언을 읽는 도중 북측 관계자가 ‘긴급’이라고 쓰인 메모를 전달했다.박 단장은 메모를 쳐다봤고 원고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자 목소리를 높여 강도높게 비판하기 시작했다. 박 단장은 “한·미 공조보다는민족 공조를 우선해야 한다.” 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추가적 조치 운운한 것에 대해 책임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다시한번 목소리를 높였다. 이도운기자
  • 기고/‘對北지원’ 장기적 안목으로 보자

    언제부터인가 정부의 대북지원에 대해 ‘퍼주기’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어왔다.대북지원 자체에 대한 반대의사의 표시이기도 하고,총선이나 대선 등 정치적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쟁점으로 떠오르곤 하는 것으로 보아 다분히 정략적 차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올해는 북한의 핵 개발 및 보유 문제가 쟁점화되면서,대북지원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더 높아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도 갖게 된다. 대북지원에 대한 반대는 금액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흔히 하는 말로,우리 국민 각자가 북한주민들에게 해마다 ‘자장면 한 그릇’을 사주는 셈인데,이를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금액보다는 군사전용과 투명성의 문제 그리고 대가성의 문제 등 제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요약컨대,우리가 해마다 자장면을 사줘도 돌아오는 것이 없고,주민에게 분배되는 것이 아니라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 이용할 뿐이기 때문에 북한 주민이 직접 쓰거나 먹을 수 있도록 분배의 투명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인데,결코 잘못된 주장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국가안보에 대한 건전한 의식의 발로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증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우리가 북한에 대해 언제까지나 피해의식과 불신감을 갖고 살아 갈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제 우리는 GDP가 세계 12위,무역액이 세계 13위에 달하는 등 적어도 경제적 측면에서는 선진국을 바짝 쫓아가고 있다. 이런 성취는 우리 국민들이 흘린 땀과 눈물의 결실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그러나 이제까지는 우리만 열심히 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는데,본격적인 선진국 진입은 아무래도 우리의 의지와 노력만 가지고는 달성하기 힘들 것이다. 육로를 통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봉쇄되어 있는데다,한반도가 불안정하면 외국의 투자자도 망설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 당국자와 마주 앉아 대화를 하고 그들의 협력을 얻어야 하는데,그들이 처해 있는 실정을 외면한 채 결실있는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북한에 끌려만 다닌다는 비판도 없지 않아 있지만,그래도 그들이 얻는 것이라도 있기에 대화에 나오는 것이 아닌가. 대북지원은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볼 필요도 있다.우리가 통일을 이루려면 북한 주민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고,여기에는 대북지원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독일의 통일도 결국은 동독주민이 동의했기에 가능했던 것처럼,우리도 북한주민에게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매일 밤 주린 배를 움켜쥐고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북한 주민들이 우리의 ‘퍼주기’ 논쟁을 본다면 뭐라 할 것인가? 오뉴월은 우리에게는 산과 들로 나가는 여유의 계절이며 농부들도 풍년을 기약하며 땀을 흘리는 기약의 계절이겠지만,북한의 오뉴월은 문자 그대로 암울한 계절이다.가을걷이 식량도 이쯤 되면 소진되고,씨앗을 뿌리려 해도 비료가 모자라 농민들이 수심의 나날을 보내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북한 당국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식량과 비료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모양이다.어떻게 해야 할 건가? 또 ‘퍼주기’ 논쟁이나하면서,굶주림과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북한 동포를 외면할 건가.북한의 핵문제가 꺼림칙하기는 하지만,그래도 보낼 때는 보내야 하지 않을까. 북한을 ‘악의 축’이라 몰아붙이는 미국도 해마다 쌀이나 밀가루를 지원해주고 있고,올해도 이미 10만t의 곡물을 지원해주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외국 그것도 적대관계에 있는 국가도 보내는데,하물며 동포인 우리가 팔짱만 끼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정부 당국자도 국민을 설득할 필요가 있으면 설득하고,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면 동의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등 책임있는 자세로 대북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싶다.줄 때는 주자.그리고 요구할 것이 있으면 요구하자. 고성호 통일교육원교수 명예논설위원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중국인 ‘건강체조’ 뿌리내린 우슈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베이징 자오양취(朝陽區)의 룽탄후(龍潭湖)공원은 타이지취안(太極拳) 애호자들의 아침 수련장으로 유명한 곳이다.흔히 우슈(武術)로도 불리지만 우슈안에 여러가지 분야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명칭은 타이지취안이다.명승지 항저우(杭州)의 시후(西湖)를 닮은 호수 주변의 아침 운무가 채 가시지 않은 아침 7시.공원에는 수련자들이 7∼10명씩 동아리를 지어 곳곳에서 수련이 한창이다.호수 주변을 중심으로 조깅족들과 검무(劍舞)체조,건강체조를 즐기는 노인들도 눈에 띈다. 호수를 반쯤 돌아 서남쪽 공터에 이르니 멋들어진 버드나무 아래에서 10여명의 수련자들이 몸을 풀고 있다.천수(陳武) 타이지취안 3대 전수자인 톈추톈(田秋田·70) 교수(베이징 중의대)는 이곳에서 3년째 일반인들을 상대로 타이지취안을 강습하고 있다. “타이지취안으로 사스를 물리친다.” 강습에 앞서 유연한 자세로 몸을 풀던 톈 교수는 100m 앞쯤에 있는 붉은 유니폼을 입은 수련자들을 가리키며 “3년 전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열린 만인 타이지취안 시범대회에 참석한 사람들”이라며 “내 제자들도 몇명 있다.”고 웃는다. 7시30분 톈 교수의 교습이 시작된다.20분 정도 전날 배운 동작을 복습하고 20분은 새로운 동작을 가르친다.수련생들은 모두 40∼50대의 중년남녀들.동작이 서툴러 한눈에 초보자로 보였지만 하나같이 열심이다.동작의 흐름은 완만하고 발차기 등 격렬한 움직임은 전혀 없다.유장한 호흡과 함께 하는 단련 모습은 조용한 호수의 환경과 너무나 어울린다. 이날 배운 새로운 동작의 이름은 옌수훙취안(掩手肱拳)이다.톈 교수가 전체 동작을 세번에 걸쳐 시범을 보인 후 한 동작씩 따라 했다.보기에는 별로 어렵지 않았지만 동작 하나하나에 함축된 의미과 기(氣)를 익히려면 한두번 배워서는 어림도 없다고 한다. ●5분만 하면 땀이 비오듯 수련을 시작한 지 두달이 됐다는 수련생 장런즈(張仁知·46)는 “보기에는 동작이 느리고 힘든 것 같지 않지만 실제로 해보면 5분만 해도 땀이 비오듯 흐른다.”고 말한다. 다른 수련생 황구이화(黃桂花·42)는 “장소에 영향을 받지 않고 도구도 필요없어 피로를 풀고 신체를 단련하기엔 최고”라며 “아침마다 40분씩 단련을 하고 나면 정신이 맑아진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베이징 시민들의 타이지취안 사랑은 유별나다.아침 출근 전 어떤 공원이나 공터를 가봐도 용담호 공원과 비슷한 풍경이다.사스가 기승을 부린 최근 한달 동안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톈씨는 “주위를 보세요.마스크 낀 사람이 하나도 없지요.이 단련만 하면 사스에 신경쓸 필요가 없어요.”라고 환하게 웃는다. ●애호가 1억명 넘어 베이징에는 베이징무술원과 베이징 무술협회에서 운영하는 전문 강습소가 있지만 파견 교습이 성행한다. 톈 교수는 “기업집단이나 주민자치위원회에서 교습을 신청하면 전문 강습소에서 사범을 파견해 소정의 실비를 받고 가르친다.”고 설명했다.이 때문에 베이징의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어디서든지 단련을 하는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이지취안 인구에 대해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톈 교수는 대략 1억명 안팎으로 추산한다.1∼9단까지 있으며 애호가들은 대부분 1∼3단이며 강습요원들은4∼6단이 보통이다.이보다 높은 7∼9단은 고수를 뜻하는 타이지취안가(太極拳家)로 불린다. 전통 타이지취안은 진식(陳式),양식(楊式),오식(吳式),무식(武式),손식(孫式) 등 5대 문파로 나뉜다.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전문가들을 불러모아 각파의 장점을 모아 통일 타이지취안을 만들었다.가장 보편적으로 보급된 양식을 기초로 24식,42식,48식이 인기가 높다.전국대회에서는 42식,48식이 사용되고 톈안먼광장 만인 시범대회 등 행사용으로 24식이 애용되고 있다. oilman@ ■태극권은 우주를 비롯,지구상의 모든 생물체는 음과 양의 양의(兩儀)를 중심으로 이원기(二元氣),즉 에너지를 만드는 근본이 있다.타이지취안 원리는 음양오행과 팔괘(八卦)의 원리에 따라 부드럽고 둥글게,빠르고 느리게 선을 따라 움직이면서 그 속에서 에너지를 만들고 신체에 기가 흐르는 12경락을 원활하게 소통시킨다는 것이다. 뇌의 명상을 촉진하고 단전에 모태 호흡이 되어 오장육부의 기능이 활성화되어 신체가 건강해지도록 동작이 이루어져 있다.명상·의료·무술이 일치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기공운동이다. 무당산 도가선인 장싼펑(張三峰)과 명나라 말 무장 천왕팅(陳王廷),타이지취안경의 저자 왕쭝웨(王宗岳) 등 3명의 창시설이 엇갈린다.현재 명말 무장이자 하남(河南)성 온현(溫縣) 진가구(陳家溝)의 제9대 천왕팅이 창시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1912년부터 1948년까지는 현대적 발전 시기다.신해혁명 후 교통수단의 개혁과 전쟁 수단의 발전은 무술의 발전에 영향을 주었다.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립 후 현재까지 대중보급 시기다.공산당은 민족문화 유산으로 인정,사회주의 경제건설과 밀접하게 결합시켰다.1953년부터 전국 무술운동 경기종목으로 선정됐고 의료 부문에서의 병치료 효과가 확인돼 대학교에서 정식수업 종목으로 인정하는 등 전국적인 보급이 시작됐다. ■ 태극권 3대 전수자 톈추톈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천스 타이지취안(陳式太極拳) 3대 전수자로서 현재 베이징 무술협회 천스 타이지취안 연구회 비서장을 맡고 있는 톈추톈(田秋田·70·태극권 7단) 교수를 베이징 자택에서 만났다. 허베이(河北)성 완셴(完縣)출신인 그는 70 고령이 무색할 정도로 생기가 넘쳤다.6층 아파트 꼭대기층까지 사뿐한 걸음으로 오른다.고요한 눈빛과 고즈녁한 목소리에서는 50년 가까운 수련의 힘이 느껴졌다. 그는 “타이지취안을 수련함에 있어 끊임없이 탐색하고 사색해야 한다.”며 2시간이 넘는 인터뷰에서 굴곡이 심했던 자신의 무술 인생과 생활 철학을 들려줬다. 어떻게 타이지취안에 입문했는지. -타이지취안에는 계승이 있다.나는 베이징 천스진식씨 제3대 수련자이다.제1대는 천화커(陳發科·1887∼1957) 스승으로 허난(河南)성 온현 진가구 진씨 제17대 계승인이기도 하다.제2대는 숙부 톈슈천(田秀臣)이다.21살(1954년)부터 숙부와 함께 살게 되면서 자연스레 타이지취안을 접하게 됐다. 무협소설에서 보면 무림고수들은 명산에서 수련을 하던데.수련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웃으면서)현대에 와서 영화에서처럼 산 속에서 무술을 닦는 일은 거의 없다.일상 생활과 병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우리 집안은 옛날부터 마오(筆·붓)를 만들었고 나도 붓을 제작하면서 수련했다. 1960∼62년,3년 재해 당시 양식이 부족해 마음껏 수련을 할 수 없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당시 중국 전역에서 숱한 사람들이 굶어죽을 정도로 식량이 부족했다.수련시간을 줄이고 허기를 달래며 정진을 계속했던 순간 순간이 아름다운 추억이다. 타이지취안의 가장 큰 매력은. -기(氣)를 양성하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인격을 닦을 수 있다.수련을 통해 자신이 상해를 받지 않게 보호할 수 있고 상대방을 물리치는데 응용할 수 있다.중의학에서는 타이지취안을 수련하면 만성 질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일반 타이지취안과 차이는. -내가 가르치는 타이지취안은 배우기 쉽게 간소화시킨 현대식이 아니다.천스 타이지취안은 1대 천화커 스승이 1928년 베이징에 와서 다른 성씨의 제자들에게 전수하면서 형성되었다.수련시 나이에 따라 동작 폭과 힘·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본격 보급을 시작한 게 언제부터인가. -99년부터 베이징 무술원의 요청을 받고 외국인들에게 태극권을 가르치기 시작했다.미국,일본,영국,호주 등에서온 제자들이 있고 한국 학생도 7∼8명이다.84년 숙부가 세상을 뜬 후 유언대로 대중들을 상대로 진식 타이지취안을 보급하고 있다.99년부터 베이징 중의약대 교수로 초빙돼 대학생들도 가르친다. 한국에서도 타이지취안이 인기가 높은데. -한국에서 건강과 인격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무술로 알려져 사랑을 받고 있다고 들었다.내가 키운 제자가 대구에서 타이지취안 도장을 운영하고 있다.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어깨와 팔꿈치·손목 등 관절의 긴장을 풀면서 느긋한 마음으로 수련하기를 권하고 싶다.
  • [사설] 진통 끝의 남북 합의는 새 출발점

    지난 19일부터 평양에서 열린 제5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가 일정을 하루 연장하는 파행 끝에 어제 7개항의 합의문을 채택했다.북측은 이날 전체회의 기조발언을 통해 “(헤아릴 수 없는 재난)발언의 취지는 대결이 격화되어 북남관계가 ‘영’으로 되고 재난이 닥쳐와 북이나 남이나 불행하게 되지 않고 다같이 잘되기를 기대하는 의미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정부는 미국과 합의한 ‘추가적 조치’가 군사적 행동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보유 발언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 남북이 경협 관련 현안을 논의하고 합의를 이뤄낸 것은 다행이다.위기일수록 남북이 대화채널을 유지하고,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남북대화는 북측에 핵포기가 체제유지와 생존이란 사활적 목표를 달성하는 최선의 선택임을 설득하는 귀중한 통로이다. 정부가 이번에 북측의 위협성 막말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해명을 받아낸 것은 새로운 남북관계와 건설적인 회담문화의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 평가된다.이는 북측의 거친 언사나약속파기,일방주의적 대화자세 등 잘못된 관행을 고쳐 나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북한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지 않겠다.’는 정부의 대화방침이 북측에 전달되고,일정 부분 수용된 결과로 여겨진다.물론 북측의 해명이 매우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정부는 엄격한 상호주의를 주장하는 국민정서와 여론을 대북정책에 십분 반영하되,남북대화 결렬이 부를 부작용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분배 투명성 확보를 전제로 40만t의 쌀을 차관 형식으로 북측에 지원토록 한 것도 잘된 일이다.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의 올해 식량수요는 632만t에 이르나 자체 생산량 413만t과 세계식량계획(WFP)의 지원량 51만t,중국에서의 수입량 20만t을 감안해도 148만t이 부족하다.특히 식량난의 피해는 아동·여성·노인 등 취약계층에 먼저 돌아간다는 점에서 인도적 차원의 식량지원은 미룰 일이 아니다.
  • 이라크 경제제재 해제 / 유엔안보리 13년만에

    |뉴욕 연합|13년에 걸쳐 시행돼온 유엔의 대(對) 이라크 제재가 해제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2일 미국과 영국,스페인이 공동제출한 유엔 결의안 최종 수정안을 표결에 올려 14대 0으로 통과시켰다.이날 표결에서 15개 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비상임이사국인 시리아만 기권했을 뿐 나머지 14개국은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한 국제사회의 응징으로 제정,시행돼 온 대 이라크 제재는 모두 해제되며,이라크는 미국과 영국 중심의 동맹국들의 통제를 받지만,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교역과 투자 등 정상적 경제활동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이번 유엔 결의 1483호는 미ㆍ영 주도 동맹에 대해 이라크 통치와 석유수입금 처분 등에 관한 권한을 인정하면서도 유엔 사무총장이 임명하는 특사가 점령당국과 이라크통치업무 등에 관해 협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유엔에 제한적인 역할을 부여했다.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점령국의 이라크 통치 기간은 “1년 후 결의사항을 재평가해 필요한 조치를 마련토록 한다.”는타협 조항을 마련함으로써 미·영과 러시아·프랑스 등 안보리 이사국들간 이견을 해소했다. 또 이라크 석유 수출대금은 신설되는 ‘이라크 개발기금’에 이전해 이라크 재건과 인도지원 사업에 충당하게 된다. 이라크 석유수출 대금을 인도적 지원 등 한정된 용도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유엔이 이행여부를 감시토록 한 ‘석유-식량 프로그램’은 6개월간의 과도기간을 거쳐 철폐될 예정이다.
  • 北 “대결방향으로 가면 南 큰재난”/ 남북 경추위 회담 중단

    북한이 20일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첫날 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위협적인 발언을 해 회담이 중단되는 등 난항을 겪었다. ▶관련기사 3면 이날 북측 박창련 수석대표는 기조발언에서 “남측이 핵문제요,추가적인 조치요,하면서 대결 방향으로 나간다면 북남관계는 영(零)으로 될 것”이라면서 “남쪽에서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광림 남측 수석대표는 “북측의 발언은 우리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내용”이라며 엄중 항의하고 북측에 납득할 만한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북측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추가적 조치가 무엇인지 설명하라.”고 되받는 등 양측의 신경전이 가열됐다. 이에 따라 회담은 중단됐으며 양측은 이후 후속 일정을 잡지 못했다. 이와 관련,서울의 정부 당국자는 “북측에 납득할 만한 조치를 요구했으니 남은 회담기간 그쪽의 변화를 지켜볼 것”이라면서 “전례로 볼 때 북측이 마지막 순간에 위협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당국자는 또 쌀 지원 여부와 관련,“북측의 태도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라면서 “인도적 차원에서 접근한다는 기본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경추위에서 남측 대표단은 북측 발언에 대해 항의 하는 한편,“북측에서 요구하는 쌀지원 문제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북측 주민들에게 직접 돌아가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식량배분의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에 대해 북측과 협의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또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이후 대북정책의 기조가 바뀌지 않았느냐는 우려가 있으나 기본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북측에 설명하고,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나서도록 촉구했다. 북측 박 대표는 “(한·미 공동성명은) 6·15 공동선언의 근본정신에 배치되는 신의없는 태도”라면서 “우리는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남측에 납득할 만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금강산 관광 사업에 대해서는 남측이 조속한 재개를 요구한 반면,북측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도운 기자·평양공동취재단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포토맥江 있어 살맛나는 워싱턴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워싱턴의 젖줄인 포토맥(Potomac) 강에는 ‘고수부지’라는 게 없다.심야의 컵 라면과 ‘소주 파티’라는 낭만적 요소도 찾기 어렵다.휘황한 유람선이 떠 있는 것도 아니다.그곳에는 ‘흐르는 강’만 있을 뿐이다.그러나 미국인들은 늘 포토맥을 찾는다. 포토맥이 한강과 가장 다른 점은 콘크리트의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치수(治水)를 위해 강을 난도질하기 보다 자연의 생명력을 그대로 간직했다.인공적인 요소가 가미됐다면 19세기 초반 본류를 따라 300㎞에 이르는 운하를 만든 게 전부다.지금은 운송 목적이 아니라 카누와 보트·하이킹 등을 위한 일종의 ‘수상레저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부유층 아니라도 카약·요트 즐겨 메릴랜드 록빌 지역에 사는 존 휴(14)는 주말을 손꼽아 기다린다.이달 초 카약 강습을 신청한 뒤 포토맥강의 샛강인 세네카에서 물에 젖는 연습을 했다.카약이 뒤집혀도 바로잡는 법,노 젓는 방식 등을 익혔다.그러나 ‘실전’에 돌입하진 못했다. 지난 주말엔 비가 오는데다 바람까지 불어 연기됐다.당초상류쪽 급류에 도전할 생각이었으나 이번주에도 날씨가 허락하지 않으면 운하에서라도 카약을 띄울 생각이다.강습료는 인원에 따라 10시간 기준에 90달러에서 160달러까지 다양하다. 포토맥강에는 카약 뿐이 아니다.상류에서 급류타기가 겁나면 운하에서 카누와 보트를 즐길 수 있다.하류 지역인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부유층이 아니더라도 요트를 즐길 수 있다.2군데 요트 스쿨이 있어 10시간에 강습료 215∼275달러를 내면 기술을 익히고 바다로 직접 항해할 수도 있다. 부유층들이 밀집된 메릴랜드 포토맥에서 리버 로드를 타고 서쪽으로 10분쯤 가면 ‘스와니시 록’이란 곳이 나온다.숲에 가려 도로에선 잘 보이지 않지만 50m만 강쪽으로 들어가면 강과 운하에 접한 공원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자전거와 카누를 빌려준다.1시간에 6달러에서 10달러까지다.하루종일 빌리려면 20∼22달러를 내야 한다.카누 대여점을 운영하는 크리스티나는 “포토맥 강변에는 자전거와 카누 등을 빌려주는 곳이 7∼8군데 된다.”며 “주중이나 주말에 관계없이 하루 30명이상 찾는다.”고 말했다. 우체국 직원인 피터 듀크(27)는 주말마다 미니 마라톤에 나선다.운하를 따라 시내 조지 타운에서 샛강인 세네카까지 비포장도로 36.8㎞를 달린다.완주할 때도 있지만 보통 10㎞ 안팎을 뛴다고 한다. 그는 “한번 완주하면 몸무게가 2㎏ 이상 준다.”며 “월 50∼100달러 가까이 되는 시내 헬스 클럽을 다닐 필요가 없다.”고 했다.때로는 자전거로 달리며 겨울에는 스키로 ‘크로스 컨트리’를 즐기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주말에는 강변에서 바비큐 파티를 낚시를 좋아하는 러시아 출신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유진(41)은 종종 가족과 함께 샛강인 세네카를 찾는다.석쇠로 스테이크를 굽는 동안 12살짜리 아들과 함께 그물 낚시를 즐긴다.당국으로부터 특별히 낚시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하루를 보낸다. 공원에는 식탁과 바비큐를 위한 드럼통 모양의 석쇠가 준비돼 있다.고기와 음식 및 불이 잘 붙는 ‘목탄(charcoal)’만 가져오면 된다.목탄은 미국 내 모든 잡화점에서 판다. 그러나 공원에서 맥주를 비롯해 어떠한 술도 마실 수 없다.한국 사람들이 가끔 술을 마시다 공원 내 경찰에 적발돼 벌금을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일부는 요리용이라고 ‘위기’를 모면하기도 한다. 포토맥강에는 본류와 지류를 따라 크고 작은 공원들이 있다.한국처럼 ‘땡볕’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한낮에도 숲에 가려 햇볕이 부족할 정도다. 주말이면 강변의 공원들은 바비큐를 즐기는 나들이 행렬로 붐빈다. 웬만한 도로에서 강 쪽으로 난 길로 들어가면 대개 공원들이 나온다.우리처럼 대형 주차장 따로,휴식 장소 따로가 아니다.자동차 문화가 발달된 만큼 주차장에서 10m만 떨어져 피크닉을 즐길 수 있도록 돼 있다. 워싱턴 시내에는 포토맥 공원이 있다.서울의 여의도 같은 지역이지만 상업건물은 한 채도 없다.동쪽과 서쪽으로 나눠 골프장과 피크닉 장소가 들어섰다. 우리로서는 시내에 골프장이 있다는 자체가 믿기 어렵다. 주중이라도 웃통을 벗고 달리는 사람,낚시대를 드리운 사람,단체로 야유회에 나온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루즈벨트 섬에도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로가득하다. ●곳곳에 역사·문화유적 가득 포토맥의 관광명소인 ‘대폭포(great falls)’는 차 1대당 5달러를 받는 유료공원이다.낙차가 큰 게 아니라 급류지역이다.나이아가라와 같은 커다란 폭포를 기대했다면 실망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곳은 폭포가 아니더라도 가족 단위의 하이킹과 운하시대 유람선의 출발지역으로 유명하다. 포토맥 곳곳에선 과거의 ‘숨결’을 느낄 명소가 많다.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사이를 상업용 뗏목으로 처음 연결한 화이트 페리 지역은 수영도 가능하며 여전히 바지선이 차량을 싣고 강을 오간다. 불명예스런 일도 감추지 않는다. 워싱턴 남쪽 포토맥강이 체사피크만과 만나는 지점에는 ‘포인트 룩아웃’이라는 명소가 있다.남북전쟁 당시 이곳에는 군인 교도소가 세워졌다. 5만 2000명이 2년간 수용됐으나 이 가운데 3384명이 죽었다.오염된 물과 식량 부족 때문이다.지금은 당시의 상황을 재현시킨 건물이 들어섰다.하류에는 워싱턴 대통령이 살던 마운트 버넌이 관광객을 맞는다. mip@ ■포토맥강 소유권 분쟁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워싱턴 일대에 대동강 물을 판 ‘봉이 김선달’이라도 나타난 것인가.포토맥강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메릴랜드와 버지니아가 ‘물전쟁’을 벌이고 있다. 양측의 주 경계로 삼은 포토맥 강에 대한 소유권 시비는 미국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고 끊임없이 반복됐다.그러나 법정공방으로 치닫기는 이번이 처음이다.1996년 버지니아가 포토맥강의 한복판에 취수원 파이프를 박으려 한 데에서 전쟁은 비롯됐다. 버지니아는 현재 강 기슭에서 물을 끌어쓰고 있다.그러나 강에 접한 페어팩스 카운티가 급성장,식수원이 부족해졌다.게다가 강 기슭에서의 취수는 모래와 나뭇잎 등 부유물이 포함돼 수질이 나쁘다는 평판을 얻자 강 한복판에서 물을 뽑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자 메릴랜드는 ‘소유권 침해’를 내세워 파이프 건설 계획을 불허했다.관행적으로 메릴랜드의 허가를 받아 온 버지니아는 차제에 그동안의 불만을 해소하겠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메릴랜드는 1632년 영국왕 찰스 1세가 볼티모어 총독에게 포토맥강을 메릴랜드의 영토로 인정한 문서를 소유권의 기원으로 본다.문서는 강의 복판 뿐 아니라 버지니아 쪽 기슭까지를 메릴랜드의 영토로 지정했다. 버지니아는 1785년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중재한 합의문을 강조한다.당시 항해권 및 세금 부과 등과 관련해 소유권 분쟁이 재연되자 워싱턴 대통령은 포토맥강은 메릴랜드 소유이지만 버지니아에 방파제나 다른 건설물 등을 세울 수 있도록 정리했다. 버지니아는 이에 근거,취수원 파이프의 설립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볼티모어 연방순회 지법도 2001년 버지니아의 손을 들어줬다.이에 따라 1000만달러짜리 취수원 공사가 진행돼 이번 여름이면 끝날 예정이다. 그러나 버지니아는 메릴랜드의 소유권 주장을 불식시키겠다는 각오로 대법원의 심판까지 청구했다.강의 소유권을 절대 군주제의 문서로 합법화할 수 있느냐는 것.대법원은 이같은 청구를 받아들여 심리를 열기로 했으나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해묵은 논쟁이 일자 주민들은 시간과 예산 낭비라고 비난하기 시작했다.양측은 협상을 시작했으며 최근 워싱턴 시장의 중재로 법정 청문회 이전에타협점을 찾기로 원칙적 합의를 봤다. 그러나 앙금은 가시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버지니아의 취수는 허락돼야 하며 버지니아가 포토맥의 ‘이용권’과 관련 메릴랜드의 통제를 받지 않는 새로운 경계가 설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이 경우 메릴랜드가 소유권을 갖더라도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
  • 한 미 정상회담 / 盧·부시 공동성명 요약

    2003년 5월14일 노무현 대한민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합중국 대통령은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한·미 상호방위조약 50주년을 맞아 양 정상은 민주주의,인권,시장경제의 가치 증진과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역동적인 동맹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데 공동 노력키로 다짐했다. ●한·미 동맹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자유수호를 위해 헌신한 주한미군 장병들과 미군이 주둔한 한국 지역사회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부시 대통령은 한반도 및 아태지역 미군의 강력한 전진 주둔 공약을 재확인했다.양 정상은 한·미 동맹 현대화의 맥락에서 주한미군을 주요축으로 통합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조속한 시일 내 용산기지를 재배치하기로 합의했다. 양 정상은 한강 이북 미군기지의 재배치는 한반도 및 동북아의 정치 경제 안보 상황을 신중히 고려,추진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또 대한민국의 국력 신장에 따라 한반도 방위에서 한국군의 역할이 계속 증대하고 있다는 데 대해서도 유의했다. 노 대통령은 중동지역에서 항구적 평화와 안보를 구축하기 위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지를 표했다.양 정상은 ‘항구적 자유작전’과 아프가니스탄 재건에 대한 한국군의 기여에 주목했다. ●북한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양국 정상은 북한의 재처리 및 핵무기 보유에 관한 언급과 이러한 무기의 과시와 이전 위협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주목했다.북한의 사태악화 조치는 북한을 더욱 고립되고 절박한 상황으로 이끌 뿐이라고 강조했다.양 정상은 국제적 협력에 기반,평화적 수단을 통해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제거를 위해 노력해 나간다는 강력한 의지를 재천명했다. 양 정상은 4월 23∼25일 베이징 3자회담에서의 중국의 역할을 환영했다.다자외교를 통한 포괄적 해결에 있어 대한민국과 일본이 필수적이며,러시아와 여타 국가들도 건설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또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 증대될 경우 추가적 조치가 검토될 것이라는 데 유의하면서,문제의평화적 해결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표명했다. 양 정상은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지원의 최대 공여국임에 주목하면서,인도적 지원이 정치적 상황 전개와 연계되지 않고,또 주민들에게 확실히 전달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국제사회의 북한 지원 검토에 장애가 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평화번영정책의 개요를 설명하고,부시 대통령은 남북화해 과정에 대한 지지를 재천명했다.노 대통령은 향후 남북교류와 협력을 북한 핵문제의 전개상황을 봐가며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경제관계 양 정상은 한국경제의 기초 여건이 견실하고,무역·투자·성장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강력한 확신을 나타냈다.부시 대통령은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구조 개혁과 한국을 동북아의 무역,금융,투자의 중심으로 만든다는 노 대통령의 목표를 환영했다.양 정상은 협의를 통해 양자간 통상현안을 해결한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두 지도자는 범세계 무역자유화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하개발어젠다(DDA)의타결을 위해 공동 노력할 것임을 천명했다. ●완전한 동반자관계 지향 부시 대통령은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면서,한국계 미국인의 미국사회 기여뿐 아니라 한국민이 실현한 민주주의,평화 및 번영의 이상에 대해 깊은 존경을 표했다.노 대통령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미국사회에서 꿈을 이루도록 도와준 미국 정부와 국민에게 감사를 나타냈다. 양 정상은 노 대통령의 당선 이후 가진 빈번한 통화와 워싱턴에서의 깊은 협의가 양 정상의 개인적 신뢰와 존경의 기반을 형성했으며,향후 북한 핵문제 등 해결을 위한 한·미 공조에 기여할 것이라고 공감했다.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환대에 사의를 표했고,부시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해줄 것을 초청했다.부시 대통령도 한국 재방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뉴스 플러스 / WSJ “美, 對北 식량지원 지속 고민”

    한국과 미국의 정치지도자들과 인도적 지원단체들은 북한에 대한 구호식량 지원을 지속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온라인판이 14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대북 식량공급을 미국이 하나의 무기로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경고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식량원조는 계속 하되 양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이라크제재 해제案 파월 “안보리 제출”

    |뉴욕 연합|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라크에 대한 유엔 제재의 해제를 위해 이번주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관련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7일 밝혔다. 파월 장관은 이라크 제재 해제 결의안 통과를 위해 다른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의식한 듯 프랑스와 러시아,중국,독일 등 반전국가들을 “우리의 친구들”로 지칭하면서 친근감을 표시했다. 파월 장관은 새로 제출할 결의안의 구체적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채 “결의안은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밝힌 바 있는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는 내용을 담게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언론은 유엔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새 결의안이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의 즉각 해제와 4개월에 걸친 ‘석유-식량 프로그램’의 단계적 철폐 방안을 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결의안은 또 앞으로 석유수출 대금은 이라크 재건사업에 활용하되 이를 감독하기 위해 아난 총장과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등의 대표들이 참가하는 국제자문기구를 구성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미 이 결의안의 통과를 위한 외교적 정지작업에 착수했다.파월 장관은 코피 아난 총장과 회담하기에 앞서 유엔 안보리 이사국인 멕시코의 루이스 에르네스토 데르베스 외무장관과 만나 협조를 당부했다. 미국 정부는 또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을 순번제 안보리 의장국인 파키스탄에,킴 홈스 국무부 차관보를 러시아와 중국에 각각 파견해 결의안 통과를 설득키로 했다. 그러나 프랑스와 러시아는 전후 이라크 문제를 미국이 독주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유엔 제재 해제에 선뜻 동의하기보다는 시간을 끌면서 미국의 양보를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 뉴스 플러스 / 北 고려항공 베이징노선 중단

    북한 고려항공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예방을 위해 6일부터 적어도 한달간 평양∼베이징 노선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세계식량계획(WFP)이 4일 밝혔다.
  • 목숨지키려 자신의 팔 절단 / 바위에 깔린 美산악인 극적 구조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오른 팔은 바위밑에 깔려 꼼짝 못하고 식량과 물은 이미 바닥을 드러냈다면 어떡해야 할까.미 산악인 앨런 랠스턴(사진·27)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스스로 팔꿈치 밑의 팔을 주머니 칼로 자르는 상상도 못할 결단을 내렸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T셔츠 차림으로 유타주 사막지대 ‘블루존 캐논’을 암벽 등반하던 랠스턴은 뜻밖의 사고를 당했다.지름이 1m에 달하는 바위를 오르다 갑자기 바위가 구르면서 랠스턴의 오른 팔을 짓눌렀다. 그는 바위를 밀치려고 발버둥을 치고 소리도 질렀으나 깜깜 무소식이었다.바위 무게는 500㎏에 육박했다.그동안 비상식량을 활용하며 구조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사흘을 기다렸다.그러나 29일에는 물마저 떨어져 그로서는 생존의 선택을 해야 했다. 랠스턴은 결국 주머니 칼을 꺼내 자신의 팔꿈치아래 팔을 잘랐다.순간 바위에 매달렸던 자신의 몸이 수m 아래로 떨어졌다.그는 옷가지로 출혈을 막는 등 응급처치를 했으나 피는 멈추지 않았다.그는 오른 팔을 자른 상태에서 근 11㎞를 걷다가 구조됐다.그는 헬리콥터에 실려 병원에 입원했으나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mip@
  • [녹색공간] 생태적 재앙 흑사병과 사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공포가 세계를 엄습하고 있다.혹자는 이 괴질을 ‘21세기의 흑사병’ 혹은 ‘중국판 체르노빌’로 부르고 있다.이렇게 부르는 데는 이 질병이 세계화에 의해 초래된 생태적 재앙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공교롭게도 이 두 질병은 모두 중국에서 발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중국에서 생겨난 흑사병은 인도·페르시아·시리아·이집트로 확산되지만,크림반도에 정박했던 이탈리아 상선들에 의해 콘스탄티노플·제노바·마르세유 등과 같은 유럽 항구도시로 옮아갔다. 사스는 중국을 방문했다 홍콩으로 돌아온 미국인 사업가가 사망함으로써 알려지기 시작했지만,광저우(廣州)의 한 대학교수가 자신의 몸에 붙어있던 바이러스를 홍콩의 어느 호텔 엘리베이터에 풀어놓은 이후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이 두 질병은 또한 모두 도시에서 창궐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흑사병은 1348년 프랑스 항구도시 마르세유를 통해 유럽으로 전파되면서 특히 도시인구의 30∼60%를 앗아갔다. 사스는 중국의 세계교역 창구인 홍콩을 통해,또 홍콩과교류하는 도시를 통해 전파되면서 세계 26개국에서 394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5881명을 감염시켰다(지난 2일 현재). 두 질병은 모두 시대를 달리하는 세계화의 흐름을 타고 전파되었거나 되고 있다.흑사병이 몽골인에 의해 열려진 유라시아간 자유교역,즉 14세기적 세계화의 흐름을 타고 전파되었다면,사스는 지구전역을 무대로 하는 자유교역,즉 21세기적 세계화의 흐름에 묻혀 퍼지고 있다. 두 질병은 세계화의 후유증인 셈이지만,모두 세계화가 수반하는 자연생태계의 교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14세기 유럽인 3분1의 목숨을 앗아갔던 흑사병은 동양에서 옮겨온 바이러스가 유럽의 열악한 환경에서 창궐했던 것이었다.당시 유럽은 식량공급과 주거지 확보를 위해 유럽 전체를 빽빽이 덮었던 숲을 대대적으로 없앤 결과 생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있었고 이로 인해 각종 질병들이 생겨났다. 사스는 바이러스 서식이 용이한 아열대 기후인 중국 남방지역이 무분별하게 개발되면서 악화된 환경에서 돌연변이한 바이러스로 생겨난 것이다.‘코로나 바이러스’ 변종으로 알려진 사스는 생성되자마자 인구과밀도시로 침투했고,또한 도시 네트워크를 따라 세계로 퍼져 갔다. 사스는 이렇듯 오늘날의 세계화가 불러온 생태적 재앙이다.독일의 사회학자 울리 베크의 ‘세계위험사회론(World risk society)’에 의하면 이는 예견된 재앙이다.세계위험사회론에 의하면,산업화로부터 파생한 유해물질이 생태계를 타고 전지구로 확산됨으로써 지구촌 사회는 위험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생태위기가 지구전역으로 퍼지는 것은 세계위험사회가 가지는 필연적 현상이다.베크는 1986년의 체르노빌 방사능 유출 사건을 지구적 환경위기의 한 전형으로 설명했다. 사스를 ‘중국판 체르노빌’로 부르는 까닭은 바로 사스가 지구적 생태위기에 해당하기 때문이고,체르노빌 사건과 같이 국가에 의해 은폐되고 조작됨으로써 상황이 더 악화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컨대,사스는 자유주의 경제에 의해 주도되는 세계화가 초래한 생태적 재앙인 셈이다.하지만 21세기 세계화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세계화에 따른 폭력과 질병의 출현도 이제 막시작한 것에 불과하다면,앞으로 더욱 진전될 세계화를 올바르게 이끌기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될까? 조 명 래 단국대교수 한국도시연구소장
  • [맛 에세이] 초파일 음식

    울긋불긋한 연등 행렬로 화려한 축제의 날,초파일.석가모니의 탄생을 축하하는 이 날은 중생 모두 복되기를 기원하며 절에 가서 등을 다는 것은 물론이고,집집마다 오색의 종이를 붙여 만든 등을 식구 수대로 걸어놓기도 했다.그 중에서 가장 밝은 빛을 내는 등이 가장 길하다고 하여 자기의 등이 더욱 밝기를 기대하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절에서는 재를 올리고 소반(素飯·고기 반찬 없는 밥)과 느티나무의 연한 잎을 따서 멥쌀가루와 섞어 찐 느티떡과 미나리강회를 먹고 볶은 콩을 나누며 석가의 뜻을 기렸다. 무엇보다도 불교를 상징하는 것은 연꽃.꽃뿐만 아니라 뿌리,연밥(열매)도 이롭다.고려도경에 보면 연꽃,연근,연밥까지도 부처님의 보좌로 인정하여 신성시했다고 한다. 중국이나 인도에서는 중요한 식량이었으며 약초 구실도 했다.이것이 우리에게도 전해져 개성있는 민속식으로 발전했다. 어린 연잎은 살짝 데쳐서 쌈을 싸 먹었는데 이것을 연화포라 하고,연근 녹말을 우분이라 하여 이것으로 경단도 만들고 갈탕(葛湯)처럼 걸쭉하게 죽을 쑤어 마시기도 했다. 연근은 땅속 정기를 머금은 뿌리채소이다.비타민과 미네랄,당질이 주성분으로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장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준다.몸에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작용과 비타민B가 많은 보혈식품 중의 하나이다. 연근으로 정과(조린 것),저냐(지진 것),죽도 만들었다.절에서는 김치도 담갔고 연뿌리의 구멍마다 찹쌀을 넣어 밥을 지어먹기도 한다. 연밥은 연실이라 하며 연밥장아찌,연밥죽,연인죽(連仁粥),연자당(蓮子糖) 등도 있고 연육(蓮肉)은 약제로도 쓰였다.우리 고유의 명주였던 연엽주(蓮葉酒)는 찹쌀과 누룩을 버무려 켜켜이 연잎을 넣든가 연잎에 싸서 빚는 독특한 향미의 술이다.특히 연다(蓮茶)는 향미를 즐기는 민속차이다.벌어진 연꽃 속에 진한 차를 부어 꽃 향기가 배어나게 한다.이것을 따로 마련해 두고 차에 조금씩 넣어서 마시는 차로 풍류가 넘치는 차이다. ‘…맑은 물에 씻겼어도 요염하지 않으며/줄기가 곧고 덩굴지지 않고 가지도 치지 않는다.꽃향기는 멀어질수록 맑아지며/우뚝 선 깨끗한 모습은 멀리서 바라볼뿐…’ 송나라 때 주돈이의 애연설(愛蓮設)이 있는 연못에 가고 싶다.그윽한 연다(蓮茶) 한 잔만으로도 옷깃을 여미고 맑은 눈을 뜰 것 같지 않은가. 김 정 숙 전남과학대 호텔조리과 학과장
  • 美, 北제안 거부 시사 안팎/美 “대담한 제안은 시간벌기” 의구심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북핵 해법을 둘러싼 북·미간 대치국면을 푸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베이징 3자회담은 아주 유용했다.”고 말했음에도 부시 행정부 내 일부 관리들은 핵포기와 체제보장을 맞교환하는 일괄타결식 제안에 탐탁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 행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북한의 제의가 기존의 요구조건을 총망라한 것에 지나지 않고 요구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핵무기 폐기선언을 하겠다는 이유로 강경파들은 수용불가 방침을 주장,협상은 낙관하기에 이르다. 다만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9일 전화통화에서 평화적인 해결책을 거듭 다짐했고,파월 장관이 북한의 제안은 추후 논의의 대상이라고 말한 점은 어떤 형식으로든 협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북한이 여러 조건들을 달아 ‘모두 충족되면’이라는 단서를 붙였으나 핵폐기와 미사일 개발의 중단이라는 카드를 제시한 점은 미국으로서도 무시할 수 없는 진전이다. ●북한의 ‘대담한 제안’사실로 확인돼 ‘공’은 일단 미국측으로 넘어갔다고 할 수 있다.하지만 북한이 요구한 체제 안전보장에 미국이 선(先)핵포기 입장을 굽힐 의사가 없다는 점에서 접점을 찾는 데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은 3자협상에서 북핵이 검증가능하고 되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돼야 함을 거듭 주장했다.북한의 제안에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의 구체적인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으나,선 핵 폐기시 북한의 식량문제와 에너지난을 도울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제안은 미국이 추구해온 북핵의 포괄적 협상방식과 내용상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선후는 뒤바뀌었다.북한은 핵 개발 폐기와 사찰 수용,미사일 개발과 수출의 중단 등 미국이 줄곧 제기해온 이슈들을 총망라한 것으로 분석된다.다만 보상책으로 안전보장과 중유공급 재개를 포함,요구조건이 먼저 충족돼야 한다고 못박은 게 문제다. 하지만 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부시 대통령이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해결을 강조한 것은 협상 전망을 밝게 한다.북한의 핵보유가 ‘공갈게임’이라고 강경 발언을 한 부시 대통령이 대화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관건은 ‘선 핵포기’ 문제 파월 장관은 28일 마르완 무와셰르 요르단 외무장관과의 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베이징 3자회담은 아주 유용했다.”고 전제한 뒤 “북한은 자신들이 하는 많은 일들을 인정했고 이것들은 추후 논의의 대상”이라고 말했다.이는 추가 회담의 가능성을 시사할 뿐 아니라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협박용’이 아니라 ‘협상용’으로 해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미국은 강경파를 중심으로 북한의 핵 위협에 보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흘리고 있다.고농축 우라늄 개발이라든가 핵 무기 보유 등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북한이 무조건 폐기해야 할 의무사항이라는 점에서 ‘포기선언’으로는 곤란하고 실제 무장해제가 이뤄져야 대북 지원책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미 행정부 내 강온 입장도 변수 미국이 선 핵포기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협상은 불가능하다는 북한의 입장도 강경하다.북·미 핵 합의에 따른 경수로 지원이 늦춰진 데 1차적 책임이 미국에 있기 때문에 안전보장과 중유공급을 우선적으로 해달라는 것이다.그리고 핵과 미사일 문제는 처음부터 다시 협상할 것을 요구한다. 여기다 미 행정부 내에서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주도하는 대북 강경파들을 중심으로 북한의 제의가 핵무기 개발을 위한 시간벌기용이라는 시각이 엄존하고 있다.협상이 뒤틀릴 경우 이들 강경파의 목소리는 언제든 전면으로 부상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본격적인 협상이 이뤄지기까지는 여전히 적지 않은 시련이 있음을 예고한다. mip@
  • ‘5월 호국인물’ 김창학 해군하사

    전쟁기념관(관장 박익순)은 6·25 전쟁 때 대한해협 해전의 영웅으로 불리는 김창학(얼굴·1929∼1950) 해군 하사를 ‘5월의 호국인물'로 28일 선정했다. 경기도 평택 출신인 고인은 1948년 6월 해군 신병 10기로 입대,전쟁 발발 당일 부산 앞바다에서 1000t급 북한군 무장수송선을 격침시킨 백두산함(PC-701)의 조타수였다.백두산함은 6월25일 오후 8시 부산에서 30마일 떨어진 해상에 병력 600여명과 탄약,식량을 실은 무장 수송선이 침투하는 것을 발견하고 4시간에 걸친 교전 끝에 격침시켰다. 고인은 적탄에 맞아 복부 내장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고도 조타키를 끝까지 잡고 임무를 수행,수송선을 격침시키는데 결정적으로 공헌하고 사흘만에 전사했다. 대한민국 해군사상 첫 단독 해전이었던 당시 전투의 승리로 전쟁초기 남한의 전후방 지역을 동시에 전장화하려던 북한군의 기도가 봉쇄되고 아군이 해상통제권을 장악하는 계기가 됐다. 정부는 고인에게 1953년 1계급 특진과 을지무공훈장을 추서했다. 5월15일 오후 2시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고인을 추모하는현양행사가 열린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녹색공간] 숲속 공기의 ‘상쾌한 맛’

    한 번,두 번,세 번,심호흡을 한다.허파꽈리가 한껏 부풀게 숲의 공기를 들이마신다.그리고는 밑바닥에 고인 마지막 찌꺼기조차 뱉어내듯이 내쉰다.눈가엔 눈물이 고인다.싱그러운 공기 맛을 느껴본다.구수하고 상쾌한 공기의 맛에 취해본다.마음이 안정된다.기분도 상쾌하다.숲이 담고 있는 공기는 시간에 따라 다르다.숲의 정령들이 밤새 놀다 간 여운이 남아 있는 새벽 공기는 조금은 무겁지만 서기가 서려 있다.반면에 새들의 합창이 숲의 정적을 깨는 아침 공기는 싱그럽다.햇볕으로 달구어진 한낮의 공기는 심심하며,바람이 놀다 간 오후 공기는 부드럽다.그리고 땅거미가 깔리는 저녁 공기는 조금 아스스한 느낌을 안겨준다. 숲이 담고 있는 공기의 맛은 장소에 따라,계절에 따라서도 다르다.숲에서 맛본 공기에 대한 감각 덕분에 숲을 찾으면 심호흡을 하는 습관을 가졌다.그래서 고산 사막지대의 소나무 숲에서 느낀 부드럽고 메마른 공기의 맛이나,해수면 가까이 자리잡은 온대 우림에서 느낀 심심하고 습한 공기의 맛을 음미할 수 있게 되었다.매서운 된바람이 휘몰아치는 겨울 숲에서 마시는 찬 공기의 맛과 찌는 듯이 무더운 장마철에 들이켜는 습한 공기의 맛이 다르듯이 자라는 나무의 종류나 서식지의 위치에 따라서 숲의 공기 맛은 각기 다르다. 숲의 공기가 도시의 공기보다 특히 정갈하고 상쾌한 이유는 맑고 깨끗한 숲의 공기 속에 마음과 육체를 건강하게 해주는 여러 가지 유익한 물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숲 속의 공기는 대도시보다 최고 200배나 더 맑다.숲의 공기가 맑고 깨끗한 이유는 숲 속 식물들이 대기 중에 떠다니는 각종 오염물질 알갱이들을 흡착하여 정화시키기 때문이다.그런 이유로 공업지대의 먼지 알갱이 수는 숲에 비하여 250배 내지는 1000배 더 많고,대도시는 50배 내지 200배 더 많다.이것은 숲의 공기가 공업지대나 대도시에 비하여 최소 50배,최대 1000배 가량 맑고 깨끗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숲의 공기와 도시의 공기가 다른 점은 피톤치드와 테르펜의 존재 유무에서도 찾을 수 있다.식물은 다른 미생물로부터 자기 몸을 방어하고자 식물성 살균물질 즉,피톤치드를 발산한다.숲의 식솔들이 방출하는 이 살균성 물질은 공기 중의 세균이나 곰팡이를 죽이고,나무에 해로운 곤충의 활동을 억제시킨다. 테르펜은 식물체의 조직 속에 들어 있는 정유 성분을 말한다.편백,화백,잣나무,소나무 등 침엽수에 많이 들어 있는 이 성분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없앰으로써 심신을 순화하고 여러 가지 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숲 공기 중에 있는 음이온도 우리 몸의 자율신경을 조절하고 진정시키며 혈액 순환을 돕는 등 건강 유지와 문명병 치료에 대단히 유익하다고 알려져 있다. 숲 공기를 들이마시는 일은 초록 공기를 뒤집어쓰는 일(Green shower)과 다르지 않다.산림욕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활동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준다.그러나 이런 공리적인 셈보다 더 근원적인 자각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그것은 숲을 찾을 때마다 하는 심호흡이 숲과 내 자신이 다른 몸이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닫는 일이다.내 들숨 속의 산소는 바로 나무들이 만든 것이며,내 날숨 속의 이산화탄소는 나무들의 식량이 된다는 자각 말이다.숲에서 맛보는공기를 통해서 우리는 모두가 하나임을 새롭게 깨닫는다. 전 영 우 국민대 교수 산림자원학
  • 北核 보유 시인 파문 / 美 대응 시나리오

    25일 끝난 북·미·중 3자회담에서 북한이 핵보유를 시인함으로써 앞으로 미국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일단 미국은 북한의 진의를 파악해 한국·일본 등 동맹국들과 협의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만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와 8000여개 폐핵연료봉 재처리가 사실로 확인되면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행동에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미국이 밟을 수 있는 대응책 중 하나는 유엔을 통한 대북 경제제재에 나서는 것이다.이 방안은 북한 주변국들이 북한의 핵무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혀와 이같은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케네스 퀴노네스(전 미 국무부 북한 분석관) 미 인터내셔널센터 한반도 프로그램 담당 이사는 “북한이 석유와 식량을 중국과 한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경제제재는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해상봉쇄 등 다국적 군사작전이다.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핵무기를 수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핵무기 비확산을 고수하는 미국은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가 불량국가나테러리스트들에게 옮겨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을 봉쇄할 가능성이 있다. 미 정부 고위관리는 이같은 조치를 취하기 전에 미국이 이에 대한 광범위한 국제지지를 모으는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에 25일 밝혔다.단순하게 무기를 실은 선적만을 막을 것인지,북한을 들고나는 모든 선박을 봉쇄하는 전방위적 봉쇄를 할 것인지도 선택의 문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나 실현 가능성은 낮다.북한은 수십년 동안 이를 준비해왔고 한국전쟁 경험 등으로 비무장지대 인근 산악지대에 4000문 가량의 포대를 배치해둔 상태다.따라서 미국의 공격이 당장 감행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드물다. 특히 북한에 대한 공격은 서울에 대한 보복공격을 불러일으키며 이라크 전쟁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힘든 전쟁이 될 것이라고 미 정보분석가들은 보고 있다.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의 반대도 미국으로서는 부담이다. 전경하기자 lark3@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