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식량
    2026-07-25
    검색기록 지우기
  • 민심이반
    2026-07-25
    검색기록 지우기
  • 주당
    2026-07-25
    검색기록 지우기
  • 6km
    2026-07-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791
  • 온난화 재앙 선진국 책임

    온난화 재앙 선진국 책임

    |파리 이종수특파원|2080년 지구 기온은 섭씨 1.5∼2.5도 상승하고 지구상 동식물은 30%까지 멸종될 위험에 직면한다. 또 2억∼6억명이 기아로 고통받고 11억∼32억명이 물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해수면도 해마다 상승해 연안 지역과 도서국가 주민 수억명이 홍수 피해를 받게 된다.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내린 경고음이다.IPCC는 5일 동안의 격론을 거쳐 이날 지구온난화가 현재 속도로 이어질 경우 닥칠 재앙을 담은 4차보고서 2권을 발표했다. 보고서 2권은 지난 2월2일 전문가들이 발표한 1권을 바탕으로 온난화가 인간의 건강, 도시, 농업·산업, 생물 등에 미치는 영향을 담은 것으로 정책 입안자를 위한 제안서에 해당한다. ●“가난한 국가 피해 클 것” 이번 보고서의 특징은 빈곤 국가들이 온난화에 주로 피해를 볼 것이라고 적시한 데 있다. 보고서는 “인구 증가와 도시 집중 현상이 빠르게 나타나는 아시아 지역의 충격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아프리카도 기근 지역이 증가하고 수억명이 물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젠트라 파차우리 IPCC 의장은 “빈곤 국가 국민들이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며 “이같은 사실은 지구적 책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빈곤 지역이 기후변화 재앙에 대비할 수 있도록 선진국의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높다. 이번 회의 막판 보고서 요약본의 문구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미국·중국·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정치인들이 이의를 제기, 발표시한을 넘기며 진통을 겪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과학자들도 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선진국들은 혜택을 받고 책임에서 훨씬 자유로운 빈곤 국가들이 피해 보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해 왔다. ●“해수면 상승으로 매년 700만명 홍수 피해”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모기·진드기 등의 서식 범위가 늘어나 말라리아·콜레라·꽃가루알레르기·열사병·심장질환 등 질병이 확산돼 인류 건강이 크게 위협받을 전망이다. 또 가뭄·홍수·폭염 등으로 수억명이 식량부족과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농촌 주민들의 대거 이주로 도시 빈민층이 늘어나면서 전염병이 확산될 위험도 제기됐다. 한편 히말라야 등 고산지대의 빙하 면적도 크게 축소된다. 이에 따라 해수면이 계속 상승해 해마다 700만명이 홍수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IPCC는 새달 4일 태국 방콕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 대안에 무게를 둔 보고서 3권을 발표한 뒤 오는 11월16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4차 종합보고서를 발표한다. vielee@seoul.co.kr
  • [열린세상] 바이오 연료의 명암/이성형 이화여대 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바이오 연료의 명암/이성형 이화여대 정치학 교수

    유럽연합은 2010년까지 회원국들의 수송연료 가운데 바이오연료의 비중을 5.75%로 높인다고 한다.2020년까지 20%까지 높아진다. 우리에겐 ‘석유중독’에 빠진 미국과 대비되는 ‘그린 유럽’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이미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에서 바이오디젤이 팔리고 있다. 독일에는 1000개가 넘는 바이오디젤 주유소가 있고, 네덜란드가 투자한 최초의 바이오연료정유소가 공사중이라고 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수입될 43만t의 팜유로 4억ℓ의 바이오디젤을 생산한다고 한다. 네덜란드도 올해 40만t의 팜유가 에너지 생산에 투입될 것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25만t은 수입할 예정이다. 전력회사 비옥스 베베는 팜유로 가동하는 4개의 발전소를 지어서 주변국에 전력을 팔려고 한다. 유럽연합의 회원국들은 세제 혜택과 보조금 지급, 최소한 혼합비율의 의무화 등의 조치를 취해 바이오 연료 보급을 독려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바이오연료가 환영받고 있다.2006년 신년사에서 부시 대통령은 2025년까지 바이오 연료 상용화 등의 시책을 통해 석유 수입량을 현재의 25%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바이오 연료로 ‘석유 중독’도 해소하고, 농가소득도 보전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대책인 듯이 보인다. 자국에 풍부한 옥수수와 콩을 이용한 연료 생산이 고유가 덕분에 점차 경제성을 띠는 듯 보인다. 선진국들이 2020년의 미래를 짜고 있을 때 제3세계의 상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지구의 벗’ 등 세계 유수 환경단체들이 ‘바이오연료, 다가올 재앙’이란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유럽연합에 당장 바이오 연료의 수입과 수출에 대한 모든 보조금과 지원책을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유럽연합의 바이오 연료 대책은 제3세계에 대재앙이며,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거의 없다고 한다.‘수입하거나 수출된 바이오 연료는 녹색도 아니고, 전혀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아니란다. 그것은 남측 국가들에 강요하는 ‘또 다른 형태의 식민주의’이며 ‘지구의 기후체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바이오디젤의 원료가 되는 팜유나 대두 플랜테이션이 확산되면서 삼림이 벌채되고, 토지집중이 가속화된다. 자연히 소농이나 원주민들은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이미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지에서 토지를 둘러싼 갈등이 빈발하고 있다. 둘째, 주곡 생산 농지에 환금작물을 심으면, 전 세계에 식량수급의 어려움이 발생한다. 급격한 가격등락으로 저소득층은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에탄올 정제용 수요 때문에 옥수수의 국제가격이 급등하자 멕시코인들의 주식인 토르티야 가격이 연초에 ㎏당 5페소에서 15페소로 폭등한 바 있다. 멕시코시티에는 12만명이 동원된 국내소요가 있었다. 셋째, 단작농업이 증가하면 인권 침해도 심각해진다. 이미 라틴아메리카와 동남아시아에는 노예제에 가까운 노동관행, 열악한 노동환경, 저임금, 폭력적 토지갈등, 농약 과다 살포에 따른 건강 피해 등이 보고된 바 있다. 넷째, 식량과 경합 관계에 있는 옥수수나 콩은 유전자 변형 종자로 생산한다. 바이오 연료 수요가 늘면 유전자 변형 종자의 확산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를 비교적 엄격하게 금하는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왜 제3세계에는 강요하는 것일까. 다섯째,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거의 없다고 한다. 삼림벌채를 포함한 토지의 용도 변경, 바이오 연료의 생산, 정제, 사용의 전 과정을 고려하여 온실가스 방출량을 계산하면 화석연료 사용 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생태학자들의 주장이다. 심각한 것은 동남아 팜유로 만든 바이오디젤은 화석연료의 이산화탄소 방출량보다 2배에서 8배나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그린 유럽’의 이미지는 갑자기 허망해진다. 유엔의 밀레니엄개발계획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선진국들은 자신의 입을 배반하고 있다. 이성형 이화여대 정치학 교수
  • [염주영 칼럼] 쌀정책은 지속가능한가

    [염주영 칼럼] 쌀정책은 지속가능한가

    베이징 6자회담에 온국민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염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와는 매우 다른 이유로 베이징을 눈여겨보는 곳이 있다. 농림부다. 그 이유는 쌀이다. 북핵문제가 순조롭게 풀려야 북한에 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농림부는 북한에 쌀을 보낼 수 있게 되기를 누구보다 갈망한다. 농림부의 연간 쌀 수급계획은 매년 북한에 40만~50만t을 지원하는 것을 전제로 짜여진다. 만약 북핵과 같은 돌발 사태로 북한에 쌀을 보내지 못하면 재고로 남게 된다. 재고가 쌓이면 시장에 영향을 미쳐 쌀값 폭락을 야기할 수 있다.2005년 ‘11·15 농민시위’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 당시 산지 쌀값이 80㎏당 11만원대로 폭락하자 성난 농민들이 일을 벌였다. 농민폭동의 양상을 보였다. 지금의 과잉생산 구조를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않는 한 이런 위험은 상존한다. 문제는 감산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감산을 하면 농가의 소득이 준다. 또 그 일부를 정부가 보전해주어야 하므로 재정부담이 는다. 지난해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95만㏊ 논에서 470만t을 생산했다.1㏊(3000평)당 5t꼴이다. 수요량은 420만t이다. 수급을 맞추려면 쌀로는 50만t, 논으로는 10만㏊를 감축해야 한다. 전체 논의 10분의1이 넘는다. 쌀 50만t은 시가로 1조원이다. 논 10만㏊를 감축하면 농가는 매년 1조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이로 인한 농가 소득결손의 일부를 정부가 보전해준다면 매년 수천억원의 재정부담이 더 생길 것이다. 쌀농가에 지원하는 재정부담액(직접지불금)은 이미 1조 7500억원(2007년 예산 기준)으로 2001년(2500억원)의 7배로 불어나 있다. 재정부담이 이런 속도로 커진다면 효율성은 차치하고 머지않아 감당불능이 될 수 있다. 한번 늘면 다시 줄이기 어려운 것이 재정이다. 정서적인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논은 대대로 이어온 농민의 삶의 터전이다. 논을 밭으로 바꾸거나 아예 없애는 것을 농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렇다고 감산을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의 과잉생산 구조를 방치하면 수급불균형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쌀 소비량이 매년 2% 이상 줄고, 외국쌀 수입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쌀문제의 근원적인 해법, 즉 감산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 관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20일 농업 관련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열린 농·어업 정책보고회에서 “농업도 시장원리가 지배한다. 식량안보나 환경보호를 감안해도 논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감산정책 추진을 강하게 시사했다. 감산은 농업 포기가 아니다. 농업개방의 대세를 받아들이는 토대 위에서 생존가능한 농업의 길을 찾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쌀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앞으로 쌀정책이 지속가능한 것이 되려면 다음 네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본다. 농가의 소득을 유지하고, 시장가격의 완만한 하락을 유도하며, 생산을 감축하고, 그에 따른 재정부담을 적정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 네가지 조건들은 상충관계에 있다. 어느 하나를 과도하게 추구하다 보면 다른 세 개의 조건이 멀어지는 ‘네 마리 토끼’ 같은 것이다. 지속가능한 농업이 되려면 이 복잡하고 난해한 4차방정식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정부와 농민, 생산자단체와 소비자단체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읽기] (11) 누르하치, 명(明)에 도전하다 Ⅲ

    [병자호란 다시읽기] (11) 누르하치, 명(明)에 도전하다 Ⅲ

    누르하치가 만주의 패자(覇者)로 등장하기 전까지, 명이 상대하기에 가장 버겁고 까다롭게 여긴 대상은 예허였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누르하치가 하다, 호이파, 울라를 멸망시킴으로써 예허는 고립되었다. 명은 이제 예허를 다독여 누르하치의 후금을 견제하려 했고, 위기에 처한 예허도 명에 의지하여 생존을 도모하는 수밖에 없었다. 흔히 누르하치를 청 태조(太祖)라고 부르지만, 그가 애초부터 명에게 도전하려 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철저한 현실주의자였다. 명과 후금 사이의 현저한 국력 차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명과 맞서는 것을 애써 피하려 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명, 예허와 결탁해 만주 견제 누르하치에게 복종과 배신을 거듭했던 부잔타이는 1613년 울라가 망하자 예허로 망명한다. 같은 해 9월, 누르하치는 예허에 세차례나 사자를 보내 부잔타이를 송환하라고 요구했다. 예허가 자신의 요구를 일축하자 누르하치는 4만명의 병력을 동원하여 예허 정복에 나섰다. 다급해진 예허의 국주 긴타이시(錦台什)는 명에 사자를 보내 구원을 요청했다.‘누르하치가 예허를 정복하고 나면 랴오양(遼陽)을 쳐서 수도로 삼고 개원(開原)과 철령(鐵嶺)을 목초지로 만들 것’이라는 ‘경고’까지 곁들였다. 명은 누르하치에게 사자를 보내 예허를 공격하지 말라고 명령하는 한편, 병력 1000명을 예허로 파견했다. 누르하치를 견제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황제의 ‘명령’을 접한 누르하치는 명에 보내는 국서에서, 과거 예허가 주동이 된 해서(海西)연합군이 자신을 먼저 침략했던 것과 부잔타이가 배신을 거듭했던 사실을 적고 자신의 예허 공격은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명이 예허만 편드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했다. 주목되는 것은 누르하치가 국서를 들고 명군 주둔지인 푸순성(撫順城)까지 직접 가서 전달했던 점이다. 당시 누르하치는 명에게 여전히 공손한 자세를 보였던 것이다. 명과 정면으로 부딪히지 않으려는 누르하치의 바람과는 달리 명의 견제와 압박은 갈수록 커져갔다. 1615년, 명의 광녕총병(廣寧總兵) 장승음(張承蔭)은 시하(柴河), 무안(撫安), 삼차(三 ) 등지에 대대로 살았던 만주의 농민들을 내쫓고, 수확을 금지하는 조처를 취했다. 허투알라와 푸순 사이에 위치한 세곳은 누르하치가 공들여 경작하고 있던 땅이었다. 명은 경작과 수확을 막아 경제적 기반을 차단함으로써 누르하치의 숨통을 조이려 했던 것이다. 누르하치는 격렬하게 반발했다. 사실 그는 격분할 만했다. 누르하치는 1608년 푸순 지역의 명군 지휘관들로부터 과거부터 대대로 살아온 자신의 거주영역을 존중해 준다는 약속을 받아낸 바 있다. 당시 백마를 잡아 하늘에 맹서하고,‘만일 약속한 경계를 침범하면 침입자를 죽일 수 있고, 침입자를 그대로 두면 묵인한 사람이 재앙을 받을 것’이라는 내용을 새긴 비석을 세웠다. 누르하치는 명의 사자를 만난 자리에서 장승음이 맹서를 어겼다고 성토하고,“대국이 소국이 될 수 있고, 소국이 대국이 될 수도 있는 것이 하늘의 이치”라며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명과의 정면 대결을 암시하는 발언이었다. ●‘공격´ 주장 신료 말리며 역량 키워 1615년, 명이 일방적으로 예허의 편을 들고 경작까지 금지하는 조처를 취하자 누르하치의 신료들은 격앙됐다. 그들은 당장 명을 공격하자고 주장했다. 누르하치는 신중했다. 그는 신료들에게 ‘명을 치려면 하늘이 우리를 인정하여 도울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충분한 저축이 없기 때문에 명을 공격하여 약간의 승리를 얻어봤자, 백성들만 고달프게 될 뿐’이라고 공격론을 일축했다. 스스로에 대한 냉철한 진단이자 평가였다. 당시 아무리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해도 명은 여전히 대국이자 강국이었다.‘썩어도 준치’라고 했던가? 명의 인구는 만주보다 수백배나 많았고, 명의 대군은 만주가 갖추지 못한 화포(火砲)로 무장하고 있었다. 장승음의 ‘견제 조처’가 나온 직후의 ‘만주실록(滿洲實錄)’을 보면, 내실(內實)을 다지기 위해 애쓰는 누르하치의 모습이 부쩍 많이 나타난다. 만주의 각 니루(牛 )에서 장정 열명과 소 네 마리씩을 내게 하여 둔전(屯田)을 설치하고 경작에 힘쓰도록 한 것, 창고를 세워 식량을 저장하고 그것을 관리하기 위해 전담관원을 임명한 것, 신료들에게 쓸 만한 인재를 추천하라고 강조한 것, 백성들이 소송(訴訟)을 제기한 사안을 공정하게 처리하여 억울함을 없애라고 강조한 것 등이 그것이다. 이 무렵 국가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누르하치가 보인 행보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몽골과의 동맹관계를 더욱 굳게 했던 점이다.1614년 4월부터 1615년 1월까지 10개월 남짓한 기간 만주는 몽골과 모두 다섯 차례나 혼인관계를 맺는다. 1614년에는 홍타이지를 비롯한 누르하치의 네 아들들이 몽골의 자루트( 特)와 코르친(科爾沁) 부족의 딸들을 아내로 맞았다.1615년에는 누르하치가 코르친 부족의 딸을 아내로 맞아들였다.1617년 1월, 누르하치의 장인인 코르친 부족의 밍간(明安) 국주가 자신을 찾아온다는 소식이 오자, 누르하치는 왕비와 모든 신료들을 대동하고 허투알라에서 100리나 떨어진 곳까지 마중을 나갔다. 밍간은 누르하치의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허투알라에서 한달을 머물다가 돌아갔다. 이렇게 중첩된 사돈관계를 통해 우호를 유지했던 것은 만주에게 큰 힘이 되었다. 실제 1618년 누르하치가 명에게 선전포고하고 푸순을 공략할 때, 원정군 가운데는 그의 몽골인 사위들도 끼어 있었다. 당시 몽골은 남쪽으로 명, 동쪽으로 만주 사이에 위치한 전략 요충이었다. 누르하치가 명에 대한 섣부른 공격 대신 몽골을 회유하고 우대하는 정책을 취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7대 원한´ 내걸고 명에 선전포고 누르하치는 명과의 격돌을 피하면서 내실을 다지려 했지만 상황은 그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가 후금(後金)의 건국을 선포하고, 칸(汗)으로 즉위했던 1616년. 명 조정은 광녕 순무(巡撫)로 이유한(李惟翰)이란 인물을 임명했다. 광녕 순무는 사실상 요동의 군사업무를 책임지는 자리이자, 누르하치 등 여진 부족들과 교섭하는 최고위급 ‘채널’이었다. 누르하치는 이유한이 새로 부임한다는 소식을 듣자 신료 강구리(綱古里)와 팡기나(方吉納)를 인사차 파견했다. 그런데 이유한은 강구리를 비롯한 후금의 사절 11명을 쇠사슬로 묶어 구금해 버렸다. 이어 사자를 보내, 누르하치가 경계를 넘어온 한인(漢人)들을 죽인 것을 질책하고 ‘한인 살해’에 가담한 자들을 넘기라고 협박했다. 누르하치는 과거 ‘월경한 자들을 죽이지 않으면 재앙이 자신에게 미친다.’고 비석에 새겼던 내용을 상기시키며 사자를 설득하려 했지만 되지 않았다. 누르하치는 결국 광녕에 억류된 강구리 등을 살리기 위해 편법을 쓴다. 후금이 구금하고 있던 예허의 포로 10명을 ‘한인 살해자’로 이유한에게 넘겼던 것이다. 강구리 등은 약속대로 풀려났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누르하치는 명을 공격할 결심을 굳히게 된다.1618년 4월13일. 누르하치는 신료와 장수들을 모아 놓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 누르하치는 그 자리에서 명을 공격해야만 하는 ‘일곱가지 원한’, 이른바 칠대한을 제시했다.1583년, 이성량이 자신의 부조(父祖)를 살해했던 것이 첫 번째 원한이었다. 나머지 여섯 가지는 명이 예허를 편든 것, 맹서를 어기고 한인들의 월경을 방조한 것, 만주인들을 세 주거지에서 내쫓고 경작과 수확을 금지한 것 등이 골자였다. 명이 자신과 후금을 능멸하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이윽고 제천의식이 끝나자 기병과 보병 2만명으로 편성된 원정군이 푸순성을 향해 진격했다. 바야흐로 동아시아 전체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던 명청교체(明淸交替)의 서막이 올랐던 것이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한·미 FTA는 경제주권 차원서 따져 봐야”

    “한·미 FTA는 경제주권 차원서 따져 봐야”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가 21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반대하며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인 지 14일차를 맞았다. 단식 첫날에 비해 체중이 약 7㎏ 빠졌지만 건강해 보였다. 그는 “절박한 마음으로 (단식을)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안부를 채 묻기도 전에 지난 20일 노무현 대통령이 수요자중심 업무보고에서 언급한 내용부터 비판했다. 문 대표는 “식량주권을 보호하는 1차 책임자인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것은 책무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한·미FTA를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거짓말한다. 체결되면 협상에 반대하는 모든 정치인과 얘기할 것’이라고 한 부분에 대해 문 대표는 “대통령은 체결과 타결의 차이도 모르는 것 같다.”면서 “국회로 넘어가면 바로 비준과정이 남아 있다. 체결되기 전에 토론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청와대와 정부측이 한·미FTA체결의 정당성을 흔히 ‘개방불가피론’과 ‘중국위협론’,‘경쟁강화론’과 등치시키고 있는 데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했다. 문 대표는 “한·미FTA는 개방담론보다 예속이냐, 경제주권이냐의 문제로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리가 얻은 게 뭐냐.”고 반문하는 대목에선 목소리도 심하게 떨렸다. 그는 “자동차 관세율을 2.5% 낮춰 수출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미국은 10년에 걸쳐 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섬유도 관세효과가 거의 없고, 철강은 덤핑 때문에 수출증대효과가 없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한·미FTA를 국민과 언론이 너무 평면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아쉬움을 전했다. 민노당도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토로했다. 대선국면이라 사안의 본질보다 정치쟁점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고 묻자 문 대표는 “타결내용이 확인될수록 찬반 진영이 명확하게 나뉘어질 것”이라며 ‘반FTA’세력의 결집을 확신했다. 그런 차원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반FTA투쟁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22일이면 단식 15일째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한·미FTA 협상중단과 국민투표로 협상 체결여부를 결정하자고 호소할 작정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BDA 北계좌 동결 해제] 비핵화 이행 급물살 타나

    [BDA 北계좌 동결 해제] 비핵화 이행 급물살 타나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핵 6자회담 ‘2·13합의’ 이후 한달여만인 19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개막된 제6차 6자회담이 방카델타아시아(BDA) 굴레에서 벗어나면서 6자 수석대표들은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 등 초기조치에 이어 다음 단계인 핵시설 불능화까지의 이행 로드맵을 구체화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2·13합의에 따라 초기조치 이행 시한인 60일내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 및 이에 따른 중유 5만t 지원은 큰 어려움 없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초기조치 이후 핵프로그램 신고 및 핵시설 불능화 조치까지는 구체적 개념 및 이행시한 등이 결정돼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집중적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조치와 관련, 북한은 “BDA 동결자금이 전액 해제되면 영변 핵시설을 폐쇄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기 때문에 BDA 자금이 풀려 곧 북측에 반환됨에 따라 영변 핵시설 폐쇄 조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북측은 BDA 해제를 초기조치 이행의 선행조건으로 요구해왔기 때문에 동결자금을 곧 돌려받으면 초기조치 이행 시한인 다음달 15일 전에도 액션을 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북측이 조만간 BDA 자금을 받으면 이르면 이달 말쯤에도 핵시설을 가동중단하고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들이 방북하면 중유 5만t이 북한에 도착하고,IAEA의 감시·검증을 통해 핵시설 폐쇄·봉인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60일 이후 2단계 조치 이행에 들어가는 것이다.6자 수석대표들은 3개 실무그룹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중국이 오는 5월쯤 2단계 첫 지원분으로 중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원칙만 협의했을 뿐 불능화 개념과 핵프로그램 목록 신고, 불능화까지의 시한 및 로드맵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불능화 개념에 대해 각국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의 핵폐기 돌입이라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기술적 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수석대표들은 핵시설 불능화까지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핵프로그램 신고와 불능화 절차를 병행 추진하고, 불능화 조치 착수 목표시기를 올 상반기 중으로 정하는 방안을 협의했으나 북측의 호응여부는 미지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날 “납치문제에 진전이 없는 한 에너지 지원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사실도 결정적 걸림돌은 아니나, 작은 변수로 남아있다. 그러나 정부 소식통은 “신고·불능화 이행 과정을 4∼5단계로 나누고, 그에 맞춰 나머지 중유 95만t 상당을 지원하는 계획이 추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haplin7@seoul.co.kr ■ 직접 반환대신 조선무역은행 계좌로 이체 |베이징 이지운특파원|2005년 9월 이후 6자회담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2·13 합의’에 따른 북핵 폐기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부차관보는 19일 “동결자금 처리는 마카오 법에 따라 마카오 당국의 결정에 달려 있다.”면서 “북한은 마카오측과 법적이고 기술적인 조율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계좌 처리를 일임받은 마카오 금융관리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동결 계좌 처리 절차가 계좌주의 지시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동결된 북한 50여개 계좌는 대부분 한명철 전 조광무역 총지배인 등 조광무역측 관계자 명의로 돼 있다. 일단 북한측은 마카오에 대기했던 실무단 4명을 통해 예금을 인출한 뒤 전액 ‘중국은행’의 조선무역은행 계좌로 이체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금은 이후 북한 대성은행으로 다시 이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중국은행은 중국의 최대 외환은행으로 북한의 주요 거래창구 가운데 하나이다. BDA에 대해서는 미국 금융기관과의 직·간접 거래가 완전히 중단되면서 청산 과정을 거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통·폐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카오측은 북한 계좌가 미국·북한·중국의 합의에 따라 ‘반환’으로 결정된데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이 과정에서 BDA가 돈세탁 은행으로 지정된 것에 대해서는 적지 않게 ‘억울함’을 표시해 왔다. 마카오는 글레이저 부차관보가 17일 마카오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미국측에 거듭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시하며 반발했으나, 결국 미국의 설득과 압박에 굴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동결된 계좌의 돈이 대량살상무기(WMD) 거래 등 불법행위를 했거나 가담했을 것으로 보이는 ‘예금주’에게 직접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등 나름의 명분을 챙겼다.‘불법행위자’에게는 처벌이 가해지도록 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도록 한 것이다. jj@seoul.co.kr ■ 6者 틀속 식량·학교설립등에 쓰일 듯 |베이징 김미경특파원|“우리(미국)는 이것(해제된 북한 자금의 인도적 사용)이 북한의 동결자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19일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동결자금 해제를 발표한 대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부차관보는 이 자금을 인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BDA 문제의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BDA로부터 조만간 자금을 전액 돌려받으면 이를 인도적·교육적 목적을 포함, 북한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만 쓰겠다고 약속했다. 반환되는 자금의 인도적 사용은 지난 15일 실무그룹 회의가 시작된 뒤 북측이 한·미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13합의’에 따라 발전기 제공 등 대북 인도적 지원에 참여하기로 했기 때문에 북한의 이같은 제안에 선뜻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제되는 2500만달러(약 240억원)가 북한에서 어떻게 인도적으로 쓰일지가 관건이다. 우선 쌀 등 식량과 비료, 의약품 등의 구입과 학교 지원 등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인도적 용도로 제대로 쓰이는지에 대한 다른 5개국의 감시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돌려준 돈에 대해 검증제도가 있다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이를 검증할 필요가 없다고 밝혀 향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chaplin7@seoul.co.kr ■ 힐차관보 일문일답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19일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마카오 법에 따라 일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우리도 가급적 빨리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이 언제쯤 돌려받게 되나. -하룻밤 사이에 이뤄질 수 있겠나. 여러 과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 ▶북한뿐 아니라 계좌 소유주 모두 인도적 목적에 쓰는 것에 동의했나. -그렇다. 마카오 정부와 북한이 이 문제에 대해 협력할 것이다. ▶중국 은행계좌에 돈이 들어간다는 것이 중국이 이 돈을 어디에 쓰는지 감시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뜻하나. -어떤 법적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중국의 적당한 관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자금이 인도적 목적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어떻게 확신하나. -보장은 없지만 문제를 푸는 데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결정이 북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나. -그렇지 않다. 불법적 행동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으로 본다.18개월 전 상황과 지금을 비교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jj@seoul.co.kr ■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 미의회 설득 더 큰문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됐던 북한 자금을 해제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미 정부의 북핵 문제 해결 의지가 놀랍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미국이 곧 다가올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와 적성국교역법에 따른 경제제재 해제 문제도 적극적으로 처리할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망했다. ●미 국무부의 정치논리가 재무부의 법리에 승리 BDA 북한 자금 전면해제는 북핵 문제 해결과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미 결정한 사안이었다고 우리 정부 고위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불법 국제금융 거래를 단속하는 재무부 당국자들이 불법거래에 관련된 북한의 계좌까지 해제하는 데는 반대해 미 정부 내에서 의견을 조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 북한의 외교 당국자들은 미 재무부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반환된 자금을 인도적인 용도로 사용한다는 묘안을 제시하게 된 것이다. 한때 미 정부는 마카오 당국에 제재 문제를 떠넘기는 식으로 얼버무리려 했으나 북측의 강력한 반발로 직접 해결에 나섰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와 미 재무부의 대북 조사 및 협상 담당자였던 대니얼 글레이저 테러금융 및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가 함께 BDA 북한 자금의 전면해제를 발표한 것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45일전 의회에 보고해야” 미국과 북한은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지금까지 서너 차례 테러지원국 제외 문제를 협의했다. 그때마다 미국이 북한측에 제시한 해제 조건은 달랐다고 외교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러나 미측이 제시했던 조건들을 대체로 북한이 충족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 현재 남아 있는 중요한 현안은 일본인 납치 문제이지만, 반드시 이 문제가 해결돼야만 테러지원국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오히려 그보다는 부시 행정부가 미 의회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가 테러지원국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45일 전에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따라서 다음달 발표되는 국무부 보고서에서 북한이 빠지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미 정부의 테러지원국 해제 움직임에 공화당 의원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하원 외교위원회 일리나 로스레티넨·에드워드 로이스·도널드 만줄로 의원은 16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하려는 성급한 시도는 저지하겠다.”고 경고했다. dawn@seoul.co.kr ■ 5분지각 김계관 “베이징에 봄이 왔다”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베이징에도 봄기운이 찾아왔다.”(북한측 김계관 수석대표),“댜오위타이(釣魚臺)에도 봄이 찾아오고 있다.”(한국측 천영우 수석대표) 제6차 6자회담이 개막된 19일 수석대표들은 밝은 표정으로 회담장인 댜오위타이로 속속 나타났다. 이날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해결됐다는 미국 정부의 성명 발표 이후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수석대표회의에서 단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수석대표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었다. 지난 17일 베이징에 도착한 뒤 이틀간 아무도 만나지 않고 ‘칩거’했던 김 부상은 이날 엷은 미소를 머금은 채 회담장에 나타났다. 그러나 수석대표회의 이후 개막식에서 김 부상은 다른 대표단이 모두 입장한 지 5분여가 지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회담장 안팎이 한때 술렁이기도 했다. 지난 15일 시작된 6자회담 실무회의 이후 처음으로 얼굴을 맞댄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계관 부상은 약속이라도 한 듯 “봄이 왔다.”며 해빙 무드를 소재로 기조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어 “6자간 신뢰관계가 필요하다.”,“한반도 정전체제를 항구적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을 시작하자.”며 서로에 대한 압박 작전을 펼쳤다. 특히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로 북측과 갈등을 빚어온 일본은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국교정상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 주목받았다. 그러나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회의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북측 김계관 부상과 일본측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국장은 납치문제 관련 책임을 서로 떠넘기며 가시돋친 설전을 벌이다가 사사에 국장이 “향후 더 협의하자.”고 한발짝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리측 천 수석대표는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간 공동의 포괄적 접근 맥락에서 BDA 해법을 논의해 왔는데 협의대로 돼 다행스럽다.”며 BDA 해결을 위한 한·미 공조를 강조, 눈길을 끌었다. chaplin7@seoul.co.kr
  • [희망의 씨 뿌리기 귀농] (2) 귀농으로 부자되기

    [희망의 씨 뿌리기 귀농] (2) 귀농으로 부자되기

    “농사일은 즐겁고 돈이 됩니다. 농촌으로 오면 행복과 성공을 잡을 수 있습니다.”하늘과 맞닿은 마을. 경북 봉화군 소천면 현동 3리에서 고추농사를 지으며 ‘배나들 크로바 고추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홍문표(52)씨는 1995년 귀농한 뒤 지난해 고추 농사로 연간 5억원의 매출을 올린 ‘억대 부농’으로 성장했다. 홍씨는 “좀더 일찍 농촌으로 오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 모든 것에 만족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한때 대구와 구미에서 ‘잘나가는’ 사업가였다.20여년간 전자제품 대리점과 건설업 등으로 50억원이라는 큰 돈을 벌었다. 그러나 평소 믿었던 사람에게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렸다. 이 여파로 가계수표마저 부도내 억울한 옥살이를 했고 형제들에게 8000만원의 빚까지 졌다. 홍씨는 출소 후 가족과 함께 괴나리봇짐을 싸들고 전국을 정처없이 떠돌다 마침내 그해 10월 생면부지의 땅 봉화에서 봇짐을 풀었다. 마침 고추 수확철이었다.“속고 속이는 도시와 사람이 싫어 바깥 세상과 단절된 곳에서 3∼4년간 땅이나 파며 쉴 생각이었습니다.” 우선 건설업의 경험을 살려 마을 앞 계곡에서 돌을 주워 가족들이 거처할 10평 남짓한 돌집을 지었다. 지붕은 천막으로 덮었다. 이젠 먹고 사는 게 문제였다. 부부는 궁리 끝에 주민들의 주 소득원인 고추농사를 짓기로 했다. 하지만 농사 경험이 전혀 없는 홍씨는 이내 고민에 빠졌다. 결국 부부가 함께 품팔이부터 시작했고, 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고추재배 교육도 받았다. 고추 관련 책자를 탐독하느라 밤을 지새운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당시 주민들은 우리가 정착할 수 있도록 먹거리 등을 챙겨 주었고, 농업기술센터는 농사지식을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고 출장교육까지 해 줬어요.”이 같은 주위의 도움으로 어깨너머로 농사일을 익힌 홍씨는 귀농 이듬해 농사를 시작했다. 밭 2만 4700여㎡(7500여평)를 빌려 대부분 고추를 심고, 옥수수 감자 호박 등도 심었다. 몸 하나 믿고 겁없이 덤벼든 농사지만 그에겐 결코 녹록지 않았다. 새벽에 눈 뜨면 밭에 달려가기 바쁘고, 해거름 때 밭에서 돌아오면 물 먹은 솜처럼 몸을 누이는 일의 연속이었다. 비탈밭에서 익숙하지 못한 농기계를 다루다 넘어져 기계에 깔리는 등 죽을 고비도 여러번 넘겼다. 고진감래였던가. 첫해 농사부터 대풍이었다.300평당 고추 1000근(한근 600g)을 수확해 일반 농가(300∼500근)보다 수확량이 최고 3배나 많았다. 주민들이 당시 “거짓말”이라며 믿지 않을 정도였다. 책과 강의를 통해 배운 대로 실천하며 ‘죽기 살기로’ 농사를 지은 결과였다. 고추 판로도 문제가 없었다. 서울 등 외지에서 몰려든 피서객들에게 고추밭을 직접 보게 하고 홍보한 것이 수확기에 주문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수입도 이들과의 직거래로 중간상인에게 넘길 때보다 30%가 많았다. 홍씨의 고추농사는 ‘행복’을 가져왔다. 농사 3년만에 형제들에게 진 빚을 모두 갚고, 양지바른 곳에 새로운 보금자리까지 마련했다. 처음으로 밭 1만 9000여㎡(5800여평)도 장만했다. 농사 5년차부터는 농약과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고추·콩 농사를 시작했다. 상류층 5%를 소비 타깃으로 삼았다. 그 뒤 2∼3년에 걸쳐 정부로부터 무농약인증 및 유기농산물 품질인증을 받았다. 홍씨의 유기농 고추는 일반 고추(근당 5000원)에 비해 5배 높은 2만 5000원에 서울 현대·롯데 등 유명 백화점에 전량 납품됐다. 콩도 ㎏당 8000원으로 다른 콩(1800원)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팔렸다. 이들 백화점은 지금까지 단골 소비처가 되고 있다. 웰빙 열풍 때인 2000년에는 3만여평에 기장 수수 율무 들깨 등 웰빙식품 11가지 농사도 시작했다.3년 뒤엔 노후연금보험으로 3200여평에 대추 700그루도 심었다. 지난해까지 어느새 경작지가 12만여평으로 부쩍 늘었다. 홍씨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현재 안동 학가산 및 영양 일월산 일대 임야 4만평을 임차해 ‘황금알’을 낳을 밭을 조성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홍씨는 “소천 중·고교에 다니는 딸(2명)들도 도와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2등급 내에 드는 등 착실하게 잘 커 주고 있다.”며 자식농사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글 사진 봉화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홍문표씨의 성공 귀농 가이드 홍문표씨는 ‘귀농 전도사’다. 자신이 성공한 귀농인으로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한 2000년 이후 농촌에서의 새로운 삶을 상담해 오는 도시민들에게 귀농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연간 귀농 상담자가 100명이 넘을 정도다. 무한한 자원과 희망을 가진 농촌이 성공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란다. 홍씨는 “도시에서 농촌을 볼 때는 고달프고 암울하고 빚만 지고 사는 줄 안다.”면서 “그러나 농촌은 무한한 자원과 돈이 널린 곳”이라고 소개했다. 도시민들이 ‘땅과 땀’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땀을 흘린 만큼 돈을 가져다 주니까요.” 그래서 그는 농촌에서 성공을 꿈꾸는 도시민들에게 귀농을 주저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조언한다. 홍씨는 귀농 때 최소한의 돈만 가져 올 것을 충고한다. 생산문화가 중심인 농촌에서 소비문화와 전원생활을 즐겨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또 집과 땅은 먼저 사지 말고 농사를 지어 돈을 번 뒤 구입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농사기술은 품팔이와 교육, 귀농 성공자들에게 배우면 충분하단다. “농촌에서 걱정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확고한 정착 의지만 있다면요.” 자녀교육 걱정으로 귀농을 망설이는 도시민들에게 그는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반문한 뒤 “재능보다 인성위주의 교육으로도 얼마든지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씨는 “FTA는 우리 농산물을 블루오션화해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라며 농촌에서 절호의 성공 기회를 잡으라고 권유했다. 봉화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내게 맞는 작물·지역은 오랜 기간 숙고하고 준비한 귀농이 성공하려면 빠른 시일내에 농사일이 본 궤도에 올라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자신의 여건과 적성에 맞는 작목 선택이 중요하다. 농사는 자금 회수 기간이 긴 데다 농지 구입과 생산 시설을 마련하는 데도 많은 자본이 들어간다. 게다가 고도의 기술도 필요하다. 먼저 자본이 넉넉지 않다면 무·배추 등 채소나 콩·옥수수·감자 등 식량 작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낙농, 양계, 화훼 등은 초기 시설 투자에 자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농사 경험이 없는 도시 사람은 귀농후 밭 등에서 큰 어려움 없이 재배할 수 있는 작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고추, 참깨, 땅콩, 감자, 고구마, 마늘, 생강, 가을무, 배추, 파 등이 적합하다.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등 과수와 한우, 흑염소, 토종닭 등 축산 작목도 고려해 볼 만하다. 특히 동원 가능한 노동력을 감안해 적정 규모의 재배 면적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촌정보문화센터에 따르면 귀농자 부부 2명의 노동력으로 감당해 낼 수 있는 적정 수준의 재배·사육 규모는 다음과 같다. 벼는 3000∼4000평, 무·배추는 1600∼1800평, 고추와 오이는 1000평, 마늘은 1200평, 대파는 600평, 사과는 5100평, 배는 6000평이 적합하다. 또 소는 170마리, 돼지는 2000∼3000마리, 닭은 1만∼3만마리가 적당하다. 이와 함께 눈높이에 맞는 귀농 지역을 물색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향 등 기존 농지가 있는 곳이 낯선 곳보다 농촌생활에 적응하기 수월하다. 본격적인 귀농에 앞서 빈 집이나 노는 땅 등을 알선 받아 영농경험을 쌓은 뒤 정착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좋다. 특히 앞서 귀농해 성공한 ‘선배 귀농자’가 있는 곳은 실패 가능성을 줄여준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사찰단 입북 때 중유 5만t 지원”

    “사찰단 입북 때 중유 5만t 지원”

    |베이징 김미경특파원|15일 개최된 6자회담 에너지·경제 협력 실무그룹 회의에서 대북 초기 상응조치인 중유 5만t 지원 이후 이뤄질 2차 지원에서 중국이 중유 지원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중국이 다음 단계 대북 지원을 선도하게 될 전망이다. ‘2·13합의’로 60일내 이행돼야 할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 등 초기조치에 따른 중유 5만t 지원에 미국측이 발전기 지원 방법으로 동참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초기 상응조치 이행과정은 더욱 구체화됐다. 우리측은 남북협력기금 200억원을 들여 마련할 중유 5만t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북한 도착 시점에 맞춰 보내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북한과 5개국은 초기조치 이후 제공될 중유 95만t 상당의 에너지·경제·인도적 지원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느냐를 놓고 진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구체적으로 어떤 에너지를 얼마만큼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으나 중유를 우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은 2차 지원에 중유 제공 등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5개국이 각자의 형편에 맞게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강조했다. 특히 일본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등 북·일 관계정상화 현안이 풀리지 않으면 대북 지원에 동참할 수 없다는 기본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측 천영우 수석대표는 “북한은 중유 저장능력에 한계가 있어 한달에 5만t 수준 등 일정한 양을 달라고 했다.”며 “북측이 요청한 내용과 각국이 가능하다고 밝힌 지원 내용을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앞으로 실무그룹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2차 첫단계에서 중유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핵 불능화까지 어떤 단계에서 95만t 중 얼마만큼을 지원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국측은 중유 대신 북한 병원에 소형 발전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994년 ‘제네바합의’ 실패에 따른 후유증으로 중유 지원에는 참여할 수 없지만 발전기·식량 등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가능하다는 기본 입장을 구체화시킨 것이다. 중국은 2차 지원 때 중유 제공 의사를 밝혔지만 압록강 수력·수풍발전소 등 2개를 운영하고 있어 직접 송전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송전선 연결을 통해 풍부한 전력을 북한에 보낼 수 있고 북한의 화력발전소 개보수 등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chaplin7@seoul.co.kr
  • 사극 사실왜곡 “해도 너무 하네”

    사극 사실왜곡 “해도 너무 하네”

    ‘주몽’ ‘연개소문’ ‘대조영’ 등 고구려와 발해를 소재로 한 역사드라마들의 이른바 ‘역사왜곡’을 어떻게 봐야 할까. 역사드라마들이 한민족 웅비의 역사를 보여주겠다는 기획의도에 맞추느라 정작 많은 부분이 역사적 사실에서 벗어나 있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안시성 전투에서 식량부족을 겪은 것은 당나라 군대였는데 드라마에서는 고구려 군대가 식량부족 때문에 힘들었다고 묘사했다.’ ‘주몽과 소서노, 대소의 삼각관계는 역사적으로 성립될 수 없다.’ ‘발해 건국까지 주도적 역할을 한 사람은 대조영이 아니라 걸걸중상이었다.’ 고구려연구회는 오는 19일 ‘역사와 고구려·발해 드라마’란 주제의 학술세미나를 통해 이같은 역사드라마들의 ‘사실 왜곡’을 진단한다. 서길수 서경대 교수는 MBC의 ‘주몽’을 집중분석한 결과,“고구려사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높인 점은 긍정적이지만 국민이 드라마로 역사를 공부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데 더욱 충실했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주몽’의 한계 서 교수는 인물 및 사건 등에서 크게 15가지의 오류를 지적했다. 북부여 왕인 해모수(허준호 분)와 동부여 왕인 금와(전광렬)는 한번도 만난 적이 없기 때문에 친구가 될 수 없고, 주몽(송일국 분)과 소서노(한혜진 분) 그리고 대소(김승수 분)는 서로가 만난 시차 때문에 삼각관계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또 ▲유화부인(오연수 분)의 사망시기 ▲송양에 대한 평가 ▲협부의 동성애자 묘사 ▲유리의 밀수 묘사 등이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부여의 황제 칭호 사용 ▲‘현도’의 ‘현토’ 표기 ▲고구려 상징으로 삼족오 설정 등도 오류라는 지적이다. 서 교수는 무엇보다도 주인공 이름인 ‘주몽’이 중국식이라는 결정적 오류를 지적했다. 원래 ‘추모’였으나 중국의 북위 사서에 한자로 옮기면서 의도적으로 ‘난쟁이처럼 작고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뜻의 ‘주몽’을 사용한 것을 무비판적으로 차용했다는 것. 서 교수는 “결과적으로 주몽은 ‘추모’의 창씨개명과 마찬가지”라면서 “고구려 역사를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중국에서도 요즘에는 ‘추모’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조영’의 오류 KBS 드라마 ‘대조영’을 분석한 한규철 경성대 교수는 “역사의 주인공과 드라마 주인공의 불일치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고구려 멸망후 발해 건국까지는 대조영(최수종 분)의 아버지인 걸걸중상(임혁 분)이 주도적 역할을 했고, 걸걸중상과 같은 반열에 있던 걸사비우(최철호 분)는 대조영의 의형제나 부하가 될 수 없는 데도 드라마에서 잘못 묘사했다는 것이다. 당나라 장군 설인귀(이덕화 분)를 지나치게 미화·과장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고구려 멸망 당시 토번에 파견돼 있던 설인귀를 계속해서 요동지역에서 활동한 인물로 그리는 등 역사적 사실과 불합치한 점이 많다는 것. 한 교수는 고구려 멸망의 원인으로 지나치게 내재적 요인을 강조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침략자인 당나라에 의한 멸망 요인을 소홀히 다루고 내부 정쟁과 연개소문 자제들의 정치적 야욕 등을 강조한 것은 역사에 대한 패배주의 등을 부추기는 역기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시대 뛰어넘는 ‘연개소문’ SBS의 ‘연개소문’도 오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용만 우리역사문화연구소장은 연개소문(유동근 분) 등 주요인물들의 시대적 배경이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서기 618년에 사망한 수 양제(김갑수 분)를 비중있게 다루다 보니 연개소문의 출생연도를 앞당기게 됐고, 마찬가지로 김유신의 활동시기도 앞당기는 연쇄적인 ‘시대오류’를 범했다고. 수백년 뒤에 창작된 중국의 ‘삼국지연의’ 내용을 드라마 속에 차용한 것도 문제로 꼽았다. 김 소장은 “지나친 삼국지연의 베끼기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작가의 취향을 감안하더라도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사극에서 시대적 감각은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드라마 속에서 연개소문은 고구려의 인물로 그려지지 않고 있다.”면서 “고·당 전쟁을 묘사하게 될 향후 대본부터는 고증에 충실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홍환 한준규기자 stinger@seoul.co.kr
  • 2080 지구 ‘환경 지옥’

    2080 지구 ‘환경 지옥’

    2080년 지구는 사망률 급증, 자연 재앙, 빈곤과 멸종이라는 ‘환경 지옥’에 빠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제기됐다. 지난 2001년 보고서에서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변화를 ‘미래의 재앙’으로 예측했지만 올해 보고서의 핵심은 “재앙은 이미 시작됐다.”는 지적이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미국 스탠퍼드대학 테리 루트 교수는 “현재 인류는 멸종의 기로에 서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패널(IPCC) 보고서 초안이다.2080년까지 최대 32억명이 물 부족에 직면하고 2억∼6억명은 기아 상태에 빠진다. 12일 AP통신과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IHT)에 따르면 인류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전 지역에서 물 부족을 겪게 되는 동시에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홍수로 매년 1억명이 생존을 위협받게 된다. 2100년이면 유럽에서는 전 식물종의 50%가 멸종 단계에 진입하고 빙하가 급격히 녹으면서 북극곰도 사라진다. 지구 온난화는 인간의 사망률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며 대도시에서는 스모그와 오존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난다. 또 기온 상승으로 증가세를 보이던 세계 식량 생산은 물 부족으로 급감, 수억명이 굶주리게 되며 이미 기후 변화가 모든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보고서 저자인 패트리샤 로메오 란카오 미 국립기상연구센터(NCAR)연구원은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 초안은 각국 정부 전문가의 수정 절차를 남겨 놓고 있지만 내용은 거의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최근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감축하는 데 합의한 데 이어 오는 6월 세계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온실가스 규제에 주춤하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등 각국 정부의 동참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IPCC 보고서는 다음달 초 공식 발표된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동결 북한계좌 전면해제 방식 BDA 매각→자산청산 될듯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정부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11일(현지시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 계좌 50개, 자금 2400만달러의 전면 해제<서울신문 8일자 1면 보도> 방법은 BDA가 매각되면서 보유한 자산을 청산, 돌려주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북한이 국제금융 체제로 복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해 해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15일쯤 BDA를 ‘돈세탁 은행’으로 공식 지정하고 ▲이에 따라 국제금융 거래가 사실상 어려워진 BDA는 사업을 중단하고 홍콩의 다른 은행에 매각되며 ▲매각을 위한 BDA의 자산 정리가 이뤄지고 ▲그 과정에서 북한 계좌의 자금은 ‘청산’ 절차에 따라 전액을 소유주인 대동신용은행 등 북측에 돌려준다는 것이다. 정부의 다른 소식통은 미국 정부로서는 BDA를 돈세탁 은행으로 지정하는 것으로서 역할을 마무리하는 것이며, 실제로 북한 계좌를 해제하는 것은 마카오와 중국 당국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마카오와 중국이 국제신인도나 미 재무부와의 관계를 고려할 수도 있지만, 한 해에 중국이 북한에 지원하는 에너지와 식량 등의 규모가 5억달러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2400만달러의 자금을 풀어주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마카오와 중국 당국이 북 자금 2400만달러 전액을 해제하더라도 미 정부는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미 재무부의 몰리 밀러와이저 대변인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그동안 의혹을 받아왔던 불법행위들을 중단한다면 국제금융 체제로 복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밀러와이저 대변인은 “BDA 조사는 북한에 대한 조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미국이 마카오 당국이나 BDA를 대신해 북한측에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열린세상] 방위비 분담금의 몇가지 문제/김형태 변호사

    1960년대까지만 해도 악수하는 두 손이 그려진 밀가루포대를 흔히 볼 수 있었다. 이 그림은 PL480호 법안에 따라 미국이 우리에게 지원한 식량임을 표시하는 것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입장이 바뀌었다. 한·미 두나라는 1991년부터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을 맺어 주한미군 유지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한국이 부담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6차례의 특별협정이 있었고, 지난 3월2일에는 7255억원에 달하는 7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안이 국회 통외통위를 통과했다. 법안소위는 부대의견을 달았다.“정부는 종래입장을 번복하여 방위비분담금이 기지이전비용으로 집행되고 있음을 시인했으며 분담협정과 연합토지관리계획협정(LPP)이 별개임에도 불구하고 분담금으로 기지이전 비용을 충당하는 것은 불합리함은 물론 국민정서상 납득하기 어려우므로 미측과 협의를 통해 개선방안을 강구할 것” 이런 부대의견도 붙였다.“방위비분담금 관련 예산이 국회를 통과한 후 비준동의안을 제출하여 국회의 예산심의·확정권이 침해되는 절차적인 문제를 엄중히 경고하고 미국과 협의하여 개선방안을 모색토록 할 것” 국회의 지적대로 이번 7차 방위비분담금협정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 협정은 국민에게 부담을 지우는 조약의 성격을 지니므로 국회의 비준동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협정비준동의안이 현재까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미 지난해 12월 6804억원의 방위비 분담금 예산을 미리 확정했다. 이는 명백한 헌법위반이라 하겠다.2002년 5차,2005년 6차 협상의 경우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었고 국회는 매번 예산심의·확정권을 침해했다며 경고를 했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협정비준동의안도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3월1일까지 방위비분담금 일부가 미군에게 지급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점이다. 이 역시 헌법에 어긋난다. 본래 방위비 분담의 기본 원칙은 한·미 소파 5조에서 한국은 시설과 구역을 제공하고 미국은 주한미군 유지에 따른 모든 경비를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7차에 걸친 방위비분담금협정에서는 주한미군 유지에 따른 경비도 한국이 일부 부담토록 하고 있다. 상호 모순된다. 미군은 방위비분담금 중 군사건설비와 연합방위력증강 사업비를 평택 기지이전 비용에 사용하고 있는데 이 역시 국회의 지적처럼 “불합리하고 국민정서상 납득하기 어렵다.” 정부는 그동안 방위비분담금을 기지이전비용에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해 오다가 이번 7차 협정 비준동의안 처리과정에서 사용사실을 시인했다. 벨 주한미군 사령관도 방위비분담금의 50%를 미2사단 이전비용으로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와 미국은 미군기지비용과 관련하여 LPP를 체결했다. 여기서 미2사단 기지비용은 주한미군이 분담하게 되어 있었다. 방위비분담금을 어디에 쓰든지 이는 미군의 돈이며 한국은 관여할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은 LPP에 명백히 위배된다. 이번 7차 협정에서 분담금을 2006년보다 451억원 증액한 것도 문제다. 오히려 2005년도에 한국인 노동자 575명이 자연 감소되어 인건비가 267억원 정도가 줄었으며,2005년도에 대상사업을 선정하지 못해 이월한 금액만 390억원이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 주한미군의 임무 대부분이 한국군에 넘어왔고 미군의 역할은 지원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분담금 책정시 고려해야 한다. 미군이 평택으로 기지를 옮기는 것은 한반도 방위에서 다른 지역 분쟁해결을 위한 신속 기동군으로 전환하려는 포석의 일환이다. 다음 임시국회 본회의는 7차 협정안을 다루면서 이런 문제들을 충분히 살펴보아야 하겠다. 김형태 변호사
  • 벼 도열병 병원균 유전체 기능 규명

    한해 6000만명분의 식량을 축내는 벼도열병의 유전체 기능을 국내 연구진이 최초로 밝혀냈다. 서울대 이용환(45·농생명공학부) BK21 농생명공학사업단 연구팀은 벼도열병을 일으키는 곰팡이 병원균의 유전체 기능을 분석한 논문이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인터넷판에 12일 게재됐다고 9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곰팡이 병원균의 유전체를 분석해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병을 방어할 수 있는 품종을 육성하고 환경친화적으로 병을 막을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연구팀에 2005년 이 교수팀은 벼도열병균 유전체 연구 국제 컨소시엄 멤버로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밝혀내 네이처지에 실리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벼 도열병 병원균의 형질전환체(돌연변이)를 2만 1070가지로 만든 뒤 각각의 생물학적 특성을 실험해 741개 유전자의 특성을 규명했으며 이 가운데 병원성과 관련된 202개 유전자의 기능을 밝혀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이 한권의 책] ‘결코 작지않은 나라’ 신라의 재발견

    고구려사는 드라마의 인기와 중국의 역사왜곡 시도와 맞물려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됐다. 그렇다면 고구려를 정복한 신라사는 어떠한가. 역사학자가 아닌 지리학자인 저자 이기봉씨는 ‘고대도시 경주의 탄생(푸른역사 펴냄)’을 통해 작은 나라로 치부됐던 신라사의 이면을 밝혀낸다. 흔히 ‘대한민국은 작은 나라’라고 하지만 이는 중국, 일본과 비교한 것으로 조선을 15세기 유럽에 옮겨 놓으면 가장 거대한 나라에 해당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조선 정도의 인구 규모에 해당되는 나라가 지방 구석구석까지 지방관을 파견해 다스렸다는 것은 15세기의 유럽에서는 거의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시아를 제외하고 유럽 근대 이전과 비교하면 고구려, 백제를 정복했던 통일신라보다 더 많은 인구를 가진 통일제국은 많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잘해야 로마제국이나 아테네 주도의 그리스, 알렉산더제국 정도였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삼국유사의 기록이다. 삼국유사에는 “신라 전성기에 경중(京中)에 17만 8936호,1360방,55리와 35개의 금입택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호의 구성원을 5명으로 잡는다면, 당시 경주에만 약 120만명이 살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도의 인구가 이 정도였다면 신라 전체의 인구는 114만호, 약 570만명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저자는 계산한다. 신라의 수도 경주에 17만 8396호가 살았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을 잘못 기입한 것으로만 치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발로 뛰는 답사로 방증된다. 산간 오지에 남아 있는 신라 때 하층계급이 살았던 부곡을 답사하면서 생각을 굳히게 된다. 포항시 죽장면에 있는 죽장부곡 지역이나, 영양면 수비면에 있던 수비부곡 지역은 정말로 산간오지였다는 것이다. 이런 곳까지 개간되어 사람이 살았다면 통일신라 때 이미 조선 초기 못지않은 개간사업이 이루어졌고, 이는 풍부한 노동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120만명이 넘는 경주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 살았을까. 경주와 울산까지의 지형은 매우 평평한데 일단 울산까지 배를 이용해 식량을 가져오기만 하면, 경주까지 운송은 문제가 안되었다는 것이 지리학자의 시각이다. 삼국유사에서는 “밥을 짓는 데 숯으로 하지 땔감으로 하지 않는다.”고 기록하고 있다.17만 8936호나 되는 경주인들이 매일 밥을 짓는 데 나무를 썼다면 경주의 산이란 산은 모두 민둥산이 됐을 것이다. 고대 경주인들이 한정된 자원으로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숯으로 밥을 했고, 북방지역과 달리 온돌을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기존 역사학계에서 좀처럼 시도되지 않는 방식으로 그려진 신라사는 저자의 발품과 지리지를 자주 들여다 본 노력에 의해 가능했다. 이 책은 그동안 별 주목을 받지 못했던 역사지리학적 시각으로 신라사를 새로 해석하려 한 시도를 담고 있다. 수도는 곧 권력이자 국가라는 수도의 중차대한 상징성에 주목해 경주를 연구한 저자의 문제의식은 경주를 새롭게 탄생시켰다.384쪽.1만 4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열린세상] 농업도 차이나 쇼크에 대비해야/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주가 폭락이 세계 증시를 흔들었다. 진앙은 상하이였는데 미국 뉴욕 증시를 흔들고 나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던졌다. 이는 중국 경제가 커져서 언제든지 세계 주식시장의 교란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뜻한다.1978년 덩샤오핑 주석의 지도하에 개혁·개방을 선택한 중국 경제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아시아의 신흥공업국(NIEs)이란 말은 이미 옛말이 되었고,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머리글자를 딴 브릭스(BRICs), 중국과 인도를 아울러 이르는 친디아(Chindia)가 경제성장을 상징하게 되었다. 그리고 중국이 이러한 논의의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다.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우리나라의 대외 무역 판도가 바뀌었다. 광복 이후 미국이 차지하던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 자리를 2003년에 중국이 넘겨받았다. 같은 해에 중국은 그간 미국이 담당하던 우리나라에 대한 최대의 농산물 공급자 자리도 차지하였다. 분배보다 성장을 우선시하는 선부론(先富論)에 입각해 중국은 앞만 보고 달렸다. 산업화, 도시화, 지식사회화가 한꺼번에 진행되고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무역자유화도 가세하였다. 야당, 언론, 비정부기구(NGO) 같은 견제 기능이 약한 상태에서 추진된 성장 전략은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많은 모순을 안게 되었으며, 발전하는 공업과 낙후된 농업의 격차가 매우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은 후진타오 주석이 취임한 2004년부터 금년까지 4년 연속으로 새해 최우선 정책과제를 담은 ‘1호 문건’의 주제로 농업을 내세우고 있다. 금년에 이 문건은 “농업이 풍요로워야 국가 기초가 튼튼하고, 농민이 부유해야 나라가 융성하며, 농촌이 온건해야 사회가 안정된다.”는 문장으로 시작되었다. 중국 당국이 농업의 현실을 국가 기초와 사회 안정에 대한 우려와 결부시키고 있음이 나타나 있다. 중국 내 공업과 농업의 양극화는 소득 격차로 나타난다. 중국 농가의 소득은 도시가구의 약 3분의1에 불과하다. 더욱이 농민에게는 도시에 가서 합법적으로 거주할 수 없도록 하는 ‘호구제(戶口制)’가 적용된다. 도시로 나온 농민은 ‘농민공(農民工)’이라고 불리는데 ‘불법체류자’나 다름없어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없다. 교육을 통한 격차 해소의 기회마저 봉쇄되어 있는 셈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농업성장 유형은 우리나라나 일본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즉, 주곡을 포함한 곡물은 수입에 의존하고, 농업소득은 과일과 채소 같은 원예작물에 의존하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은 매년 세계 콩 수출 물량의 3분의1인 약 3000만t을 수입하는 반면에, 마늘 한 품목을 10억달러어치나 외국에 수출하는 국제 농산물 수출입 시장의 큰손이 되었다. 중국의 농가호당 경지면적은 우리나라보다 작은 0.5㏊에 불과하여 영세성에 기인한 농가소득 문제가 심각하다. 그러나 전체로 보면 경지면적 1억 4000만㏊에서 곡물 5억t을 생산하여 13억 인구의 식량을 조달하고 있다. 중국이 농업생산성 향상을 통해 농가소득 문제를 해결하건, 엄청난 인구의 식량 조달에 문제가 생기건 간에 바로 인접한 우리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중국이 수출하는 원예작물은 우리 농민의 소득 작물과 직접 경쟁하게 된다. 중국이 국제 시장에서 곡물을 대규모로 사들이게 되면 가격이 오르게 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식량자원 확보를 둘러싼 경합 관계에 놓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중국 농업의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성장하는 중국의 고품질 농산물 시장을 우리 농업의 활로로 삼을 방안 마련도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 국제적 위상엔 못 미치는 251명

    국제적 위상엔 못 미치는 251명

    현재 유엔 등 국제기구에 근무하는 한국인은 41개 기구,251명에 이른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기여도를 감안하면 크게 모자라는 수치다. 유엔의 경우 회원국의 예산 분담률과 인구 등을 기준으로 적정 정원을 산정한다. 이에 따르자면 유엔 사무국의 한국인 정원은 43명이지만, 현재 근무자는 30명에 불과하다. 특히 고위직에 진출한 한국인 29명 가운데 여성은 고작 7명. 국제기구를 통틀어도 68명이 전부다. 그러나 1996년 이후 JPO시험 역대 합격자 53명 가운데 45명이 여성인 점으로 비춰볼때 여성의 진출도 점차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기문 총장 취임 이후 한국의 위상이 크게 올라간 점도 고무적이다. 지난해까지 유엔본부 군축국에서 인턴으로 일한 김정태(31)씨는 “반 총장 당선 이후 국제기구에서 한국인이 차지하는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 괜히 아는 척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기분 좋은 변화다.”라고 말했다.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윤태영 전 교수는 “지금까지는 교육, 보건, 식량 부문에 소수만 진출했지만 앞으로는 정치, 안보, 군축, 경제무역 부문 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국력과 비교해 국제 활동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의견도 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양승함 교수는 “한국인이 NGO 분야에 더러 진출한 적은 있지만 지도자적 수준에 미치지 못해 젊은 인력들의 진출이 절실하다.”면서 “핵심기관인 유엔 본부 쪽으로 진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유엔 취업문 뚫은 한국인 3인의 경험담

    유엔 취업문 뚫은 한국인 3인의 경험담

    반기문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취임 이후 국제기구 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제기구 진입을 위해 넘어야 하는 체감 장벽은 여전히 높다.‘유엔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식의 잘못된 정보로 덤벼들었다가는 시간만 낭비하기 십상이다. 중요한 것은 실속있는 정보와 열정이다. 유엔기구에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아봤다. 국제기구에 근무하고 있는 한국인들은 어떻게 준비했을까. 이들은 국제기구에 진출하려는 후배들에게 한목소리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열정, 책임감”이라고 강조했다. 국제기구에 들어가는 데는 지름길도, 왕도도 없다는 얘기다. 오는 4월 국제무역법위원회(UNCITRAL)에 파견되는 이재성(31·JPO 10기)씨는 유엔 시험은 ‘고시’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전문성을 기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회가 찾아오는 것이지 해당 지식만 달달 외운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서울대 법대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통상법 관련 과목을 들으면서 이 부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따고 하버드 로스쿨 객원연구원을 지내는 등 관련 업무 지식을 차곡차곡 쌓았다. 유엔 인턴십 경험은 없지만, 평소 전문 분야에서 노력한 것이 도움이 됐다. 그는 “막연한 목표를 갖기보다 자신의 분야에서 실력을 쌓으면서 수시로 진출 기회를 찾아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유엔개발계획(UNDP) 동티모르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최은침(28·여·JPO 9기)씨는 인턴십으로 유엔과 인연을 맺었다. 이화여대 사회과학부 재학 시절 보스니아와 코소보 사태를 보면서 분쟁 후 평화 구축에 관심을 가졌고, 이는 국제대학원 진학과 유엔본부 정무국 7개월 인턴 프로그램 참가로 이어졌다. 최씨는 “JPO 시험을 앞두고 친구와 공부모임을 만들어 국제사회의 최신 이슈와 관련된 생각을 에세이로 써보고 토론하는 것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자영(25·여·JPO 10기)씨는 올 1월부터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세계식량계획(WFP) 본부에서 공여국 지원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다. 카이스트 입학 당시 면접 과제로 인생 계획을 스스로 세우면서 국제기구 취업을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후 유네스코 자카르타 사무소 인턴 6개월, 컨설턴트 3개월 과정을 거치면서 유엔기구 진출 결심을 굳혔다. 세계를 무대로 하는 국제 공무원이 화려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방글라데시 사무소에서 정식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채수은(31·여·JPO 7기)씨는 “국제기구에 진출하려는 후배들을 보면 유엔이 폼 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안락한 것을 원한다면 이쪽은 아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부딪칠 수 있는 사명감과 책임감,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국제기구에서는 성(性)이나 나이 차별은 없지만 언어는 중요하다.”면서 “언어가 부족하다면 다른 부분에서라도 자신의 강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도움되는 인터넷 사이트 ▲유엔관련 커뮤니티 cafe.daum.net//unitednations ▲국제기구 채용정보 www.unrecruit.go.kr ▲유엔 사무국 인턴십 홍보사이트 www.un.org/Depts/OHRM/sds//internsh
  • [정종욱 월드포커스] 북·미 관계 변화 대비해야

    지난 2월13일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핵 문제 해결의 초기조치에 합의한 후 미국과 북한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의 미국 방문이 그렇다. 그의 방문은 양국 간의 관계개선을 논의하는 실무 성격이라지만 실제로는 고도의 정치적 상징성을 갖는 외교 이벤트로 변하고 있다. 그가 만나는 미국 정부 인사들의 면면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아직 미정이지만 그가 라이스 국무장관을 만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부시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그리 높지 않다. 차관급 인사를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외교관례상 매우 예외적이다. 그러나 2·13 합의를 자신의 주요한 외교 업적으로 간주하고 싶어하는 부시로서는 외교관례 쯤은 무시할 수도 있다. 설사 만나지 않는다 해도 부시의 메시지는 김계관을 통해 김정일에게 전달될 것이다. 그 메시지는 부시와 김정일이 한국전쟁 종전 문서에 직접 서명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이래저래 미국과 북한은 관계정상화를 둘러싼 정상차원의 대화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미·북 관계 개선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도 있다. 금융제재는 사실상 해제되었고 북한을 테러지원국가와 적성국가 명단에서 빼는 일도 김계관의 방문을 계기로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그 다음 단계는 양국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이다. 연락사무소는 이름이 연락사무소이지 실제로는 대사관에 준하는 비중을 갖게 될 것이다. 적어도 북한으로서는 워싱턴에 고위급 인물을 보내려 할 것이고 미국도 이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연락사무소의 설치는 실질적으로 외교관계의 정상화를 의미하게 된다. 물론 이 단계까지 가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치들이 선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시설이 폐쇄수준을 넘어 재가동이 불가능한 단계로 진입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이미 만들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와 고농축 우라늄 시설을 포함해서 모든 핵 프로그램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이것이 2·13 합의의 초기 실천과정에서 가장 민감한 대목이지만 그렇다고 미·북 관계개선에 결정적 장애물은 아니다. 벌써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 미국 측에서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그만큼 2·13 합의를 실현시키려는 부시의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북한은 어떤가.10개 정도의 핵무기를 이미 갖고 있기 때문에 핵 시설을 계속 가동시킬 필요가 없다. 특히 금년은 김정일의 65회 생일이자 그가 공화국 원수에 취임해서 군의 통수권을 장악한 지 15년이 되는 해다. 그런 특별한 해에 식량재고가 바닥나고 에너지 부족으로 평양이 암흑세계라면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래서 한국으로부터 식량과 중유 등 필요한 경제 지원을 확보하고 미국과 관계개선을 이룰 수 있다면 핵 시설을 폐쇄해도 그야말로 남는 장사가 된다. 북한이 2·13 합의대로 초기조치들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추동시켜야 하지만 그렇다고 마샬 플랜 운운하는 것도 지나치게 성급함을 나타낼 뿐이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한 러브 콜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서도 안 된다. 통일부와 외교통상부가 따로 놀아서도 안 된다. 북한이 우리를 얕잡아 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북한에 줄 것은 주지만 받는 쪽이 감사하면서 받도록 해야 한다. 북한이 그들에 대한 지원이 우리의 국내용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은 모처럼 찾아온 역사적 기회를 놓치는 엄청난 과오를 범하는 일이 될 것이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전역병 2인 “아프간 다산부대는 안전하지 않았다”

    ■ 천영록씨 회고 “수십미터밖서 박격포탄 예상할수 없는 위험 산재” “해외 파병 경험이 없는 부대원들간의 인수인계 기간이 고작 하루뿐인 데다 간부들끼리의 갈등도 적지 않았습니다.” 2004년 8월 고 윤장호 하사와 같은 다산부대의 4진으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6개월 동안 통역병 분대장으로 근무했던 천영록(26·성균관대 경제학과 4년)씨는 현지를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이 산재한 곳’이라고 묘사했다.“부대에서 불과 수십m 거리에 박격포탄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만일 막사에 떨어졌더라면 여러 명이 숨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급간부, 보급간부 눈치 봐” 그는 우리 군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낯선 곳에서 휴가나 외박도 없이 생활하기 때문에 위험한 곳에 있는 긴장감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 곳이 없었다.”며 “특히 부대의 상급 간부가 식량 보급 등을 맡은 다른 간부의 눈치를 봐야 하는 등 간부들간의 갈등도 여러번 목격했다.”고 전했다. 인수인계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6개월 간격으로 바뀌는 파병부대간의 인수인계 기간이 최소 2주에서 한달은 걸려야 하는데 고작 하루뿐이었다.”고 말했다. ●“하루만에 인수인계… 美軍과 소통 안돼” 현지 인부들을 통솔하는 과정에서 한국군과 현지인들 간의 말다툼도 빈번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할 의욕이 없는 현지인들을 통제하기 위해 간부들이 망언을 하며 협박하는 걸 봤다.”면서 “현지인들이 ‘탈레반에 아는 사람이 있으니 폭격하라고 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강성주씨 회고 “한미회의 통역없인 不通 체니 방문 몰랐을 법하다” “작전 장교가 통역을 거쳐야 미군회의를 알아듣는 수준이니 딕 체니 미국 부통령 방문을 몰랐다는 건 신기한 일이 아닙니다.” 천영록씨와 같이 다산부대 4진으로 파병돼 6개월 동안 통역병으로 근무했던 강성주(24·연세대 경영학과 4년)씨는 파병 간부들의 자질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작전 장교들이 영어로 진행되는 부대 방어회의의 진행을 통역병을 통해 파악하다 보니 작전에 무지한 통역병의 어설픈 번역으로 내용 파악에 구멍이 많았다.”고 전했다. ●“현지인들 한국군 카불 오면 죽여버린다고 위협” 파병 전 교육의 문제점도 제기했다. 그는 “파병 전 한달간의 교육기간동안 ‘한국군들은 현지에서 신망이 높아 미사일도 피해간다.’는 형식적인 말만 되풀이했다.”면서 “도착해 보니 현지인들과의 갈등으로 현지인들이 ‘한국인들이 카불에 오면 죽여버리겠다.’는 위협을 공공연히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총기사고로 총기소지 못해” 그는 이어 “2003년 1월 동의부대에서 한 소령이 대위를 총으로 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뒤로 한국군은 경계 근무를 제외하고는 총을 차지 못하게 됐다. 전장 스트레스가 극도에 달했던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장비도 엉망이었다.”는 그는 “우리 군의 사막복은 몇번 빨면 물이 빠져 곧 흰색으로 변했고 부대 밖으로 나갈 때 입는 방탄조끼는 초록색으로 적들의 표적이 되기 딱 좋았다.”고 지적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이명박 빈둥빈둥 발언’후 한나라 빅3 행보] 孫 “냉전세력 있으면 대세론은 거품”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28일 “한나라당 주류세력이 냉전세력으로 남아 있는 한 지금의 대세론은 거품에 불과하며, 한나라당을 평화세력으로 탈바꿈시키는 일이야말로 개혁의 핵심과제”라며 햇볕정책 수용 주장에 이어 거듭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 노선 변경을 주장하고 나섰다. 손 전 지사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북한경제재건 10개년 계획’을 주요 내용으로 한 ‘광개토평화경영전략’을 소개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는 당 대선주자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상호주의적 대북정책’과 차별화되는 것이라는 게 손 전 지사측의 설명이다. 특히 이른바 ‘이명박 대세론’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손 전 지사는 미리 제출한 모두발언문에서 “국제정세 변화를 인정하지 않고 70∼80년대 남북대결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 한나라당의 정체성이라고 착각하는 세력이 당의 주류라고 자임하는 한 한나라당 집권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평화경영전략의 핵심은 ‘북한경제재건 10개년 계획’이다. 이 계획은 1단계(1∼2년차)에서 ▲중유 50만톤과 식량·비료 제공 ▲남북 정상회담 개최 ▲북·일 수교 ▲200만㎾ 화력발전소 건설 ▲테러지원국 해제 ▲남북한 군비통제 조치 등의 실행계획을 담고 있다.2단계(3∼5년차)에서는 ▲산업 인프라 지원 ▲대북 경수로 제공 ▲북·미 수교 ▲평화협정 체결 ▲남북 군비통제 등이 포함돼 있다.3단계(6∼10년차)에선 ▲산업 인프라 구축 완료 ▲군수산업 민영화 전환 ▲시장경제 전수 등을 통해 평화통일 기반을 구축한다는 것이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