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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개골은 컵으로…구석기 인류 ‘식인 흔적’ 발견

    두개골은 컵으로…구석기 인류 ‘식인 흔적’ 발견

    구석기 시대 인류가 식인(食人·cannibalism)을 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최근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 등 연구팀은 서메셋 지방의 고흐 동굴에서 발견한 유골들을 분석한 결과 명백한 식인의 증거들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30년 전 처음 발굴된 이 인간의 뼈들은 약 1만 4700년 전 것으로 놀랍게도 이빨로 뜯어먹은 것은 물론 당시 도구로 살을 발라낸 흔적까지 드러났다. 특히 두개골의 경우 컵이나 그릇으로 사용하기 위해 도구로 가공된 흔적까지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당시 인류가 다른 인류를 식량으로 활용하고 해골 등 일부 남은 것은 그릇 등으로도 광범위하게 활용했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     연구팀은 1만 4700년 전은 구석기시대 최후기인 마들렌기(Magdalenian) 단계로 이 시기 유럽에 살던 인류는 동굴에 모여 살면서 수렵과 채집은 물론 식인도 하며 살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를 이끈 실비아 벨로 박사는 "살을 발라내고 탈구시키고 뼈에 구멍을 내는 이같은 모습은 명백한 식인의 증거" 라면서 "다른 인류를 사냥해 먹었다기 보다는 가족 혹은 친척의 시신을 처리하는 장례의 풍습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뼈에서 살을 발라낸 흔적이 매우 꼼꼼하게 이루어졌으며 대부분 얼굴에 집중돼 있다" 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인간 진화(Human Evolu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와우! 과학] 구석기 인류 ‘식인’ 증거 발견...두개골은 그릇 사용

    [와우! 과학] 구석기 인류 ‘식인’ 증거 발견...두개골은 그릇 사용

    구석기 시대 인류가 식인(食人·cannibalism)을 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최근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 등 연구팀은 서메셋 지방의 고흐 동굴에서 발견한 유골들을 분석한 결과 명백한 식인의 증거들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30년 전 처음 발굴된 이 인간의 뼈들은 약 1만 4700년 전 것으로 놀랍게도 이빨로 뜯어먹은 것은 물론 당시 도구로 살을 발라낸 흔적까지 드러났다. 특히 두개골의 경우 컵이나 그릇으로 사용하기 위해 도구로 가공된 흔적까지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당시 인류가 다른 인류를 식량으로 활용하고 해골 등 일부 남은 것은 그릇 등으로도 광범위하게 활용했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     연구팀은 1만 4700년 전은 구석기시대 최후기인 마들렌기(Magdalenian) 단계로 이 시기 유럽에 살던 인류는 동굴에 모여 살면서 수렵과 채집은 물론 식인도 하며 살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를 이끈 실비아 벨로 박사는 "살을 발라내고 탈구시키고 뼈에 구멍을 내는 이같은 모습은 명백한 식인의 증거" 라면서 "다른 인류를 사냥해 먹었다기 보다는 가족 혹은 친척의 시신을 처리하는 장례의 풍습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뼈에서 살을 발라낸 흔적이 매우 꼼꼼하게 이루어졌으며 대부분 얼굴에 집중돼 있다" 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인간 진화(Human Evolu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ISS 우주인들 ‘다저스-스타트렉 유니폼’ 입은 사연

    ISS 우주인들 ‘다저스-스타트렉 유니폼’ 입은 사연

    약 350㎞ 상공 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우주 비행사들의 '패션쇼'가 한창인 것 같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테리 버츠가 메이저리그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고 ISS에서 포즈를 취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버츠는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고있는 자신의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하며 '특별한 날'을 기렸다. 이날(4월 15일)은 메이저리그가 정한 '재키 로빈슨 데이'(Jackie Robinson Day)로 그는 1947년 브루클린 다저스에 입단하며 흑인 최초의 미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 버츠는 "처음 책으로 로빈슨을 알게 됐지만 그는 나의 첫번째 우상" 이라면서 "어린시절 나에게 큰 감동과 용기를 불어 넣어줬다" 며 그의 유니폼을 입은 배경을 설명했다. 그로부터 이틀 후인 지난 17일 이번에는 이탈리아의 우주비행사 사만다 크리스토포레티가 나섰다. 미국의 인기 드라마인 '스타트렉'의 유니폼을 입고 ISS에서 셀카를 찍은 것. 평소 '스타트렉'의 팬으로 알려진 그녀는 뒷배경을 손으로 가르키며 '커피가 왔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뒤에 병풍처럼 떠있는 우주선이 바로 무인 우주 화물선 드래건이다. 지난 14일 미 플로리다에서 발사된 드래건에는 식량과 과학 실험 장비, 특히 크리스토포레티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에스프레소 커피메이커가 실려있으며 사흘 만에 무사히 ISS에 안착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네안데르탈인이 ‘식인’을? 시신 훼손 증거 나와

    네안데르탈인이 ‘식인’을? 시신 훼손 증거 나와

    네안데르탈인이 ‘식인’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14일 보도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학의 연구진은 1967~1980년 프랑스의 고대 인류 거주 지역에서 발견한 사람과 동물 뼈 및 도구들의 흔적을 정밀 분석한 결과, 이들이 네안데르탈인 시대인 5만 7600년 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발견된 뼈 화석은 오른쪽 팔과 왼쪽 다리, 오른쪽 넓적다리 등이었으며, 일부는 아이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을 또 다른 네안데르탈인의 뼈 화석 및 현생 인류의 뼈 등과 비교한 결과, 이들 뼛조각에 고의로 파손한 흔적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넓적다리뼈의 주인은 9~10세가량의 어린이이며, 여기에는 날카로운 것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0.5㎝길이의 자상의 흔적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것이 관절을 중심으로 위와 아래의 뼈를 강제로 분리하려 한 흔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마리아 돌로레스 가랄다 박사는 “네안데르탈인이 아이 또는 성인이 사망한 뒤 도구를 이용해 곧바로 시신을 훼손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뼈 조각에는 동물에 의해 공격받은 상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것은 즉 고대 인류가 고의적으로 시신을 훼손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이 고의로 사망 직후의 시신을 분리하는 등 훼손한 것은 사실이지만, ‘식인’ 여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뼈 조각이 발견된 지역에서는 훼손된 뼈 외에도 대형동물의 뼈 다수가 함께 발견됐으며, 동물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가랄다 박사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 행해지는 종교적 의식절차일 가능성, 그리고 훼손된 시신을 ‘식량’으로 사용했을 가능성 등이 있다”면서 “유럽 전역에서 발견된 다른 네안데르탈인 뼈 조각과 비교하는 연구를 하고 있으며, 네안데르탈인이 인육을 섭취했다는 것을 입증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열린세상] 물 문제의 근원 숲에 달려 있다/윤영균 국민대 특임교수·전 국립산림과학원장

    [열린세상] 물 문제의 근원 숲에 달려 있다/윤영균 국민대 특임교수·전 국립산림과학원장

    지구 표면의 3분의2는 바다가 차지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것은 바로 물인 것 같다. 바닷물 외에도 육지의 강물, 호수, 계곡 그리고 땅속의 지하수까지 있으니 말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물을 아끼는 것에 인색하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물이 부족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물이 없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지구촌 곳곳에 있다. 얼마 전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는 167년 만의 심한 가뭄으로 주지사가 절수(節水) 명령까지 내렸다. 우리도 물의 유한함과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물 절약을 실천할 때다. 물은 먹고 씻는 기본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다. 과거 물을 잘 다스리고 이용했던 지역에서는 문명이 발생했지만, 물을 잘 이용하지 못한 곳은 찬란했던 문명도 사라지기 일쑤였다. 3000년 전 세계 4대 문명의 발생지도 처음에는 나일강, 인더스강, 유프라테스강, 황하강과 같은 풍부한 물을 기반으로 발달했다. 하지만 강 유역 숲이 망가지면서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고, 이로 인한 식량 부족으로 전쟁이 일어나면서 결국에는 문명까지 소멸되고 말았다. 그래서 예전부터 숲과 물의 관계를 치산(治山)과 치수(治水)라 해 하나로 본 것이다. 그렇다면 숲과 물은 어떤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을까. 우리나라 연간 강수량을 양으로 환산하면 1297억t이다. 이 가운데 산림으로 떨어지는 물의 양은 830억t이고 이 중 192억t가량이 산림에서 저장하는 양이다. 이때 청년기의 나무들이 빽빽하게 서 있으면 증발산량이 많아 물 소비가 많아진다. 또 숲이 너무 많이 우거져 있으면 숲 바닥으로 햇빛이 닿지 못해 하층식생의 생육이 곤란해진다. 이는 생물종 다양성이 낮아질 뿐 아니라 낙엽층의 분해와 뿌리 발달에 영향을 주어 숲의 수원함양 효과가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솎아베기(간벌)와 가지치기, 덩굴류 제거 등 지속적인 숲 가꾸기가 필요한 이유다. 숲을 잘 가꿔 토양을 개선하면 홍수 때 흘러가는 물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이 물은 전체의 약 4.4%, 양으로는 57억t에 해당된다. 숲을 가꾸면 이만큼의 물을 더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영국, 남아공 등 11개국과 함께 유엔에서 정한 ‘물 부족 국가’다. 연평균 강수량은 1277㎜로 세계 평균 807㎜를 훨씬 넘어서지만, 1인당 연 강수 총량이 2629㎥로 세계 평균 1만 6427㎥의 6분의1에 불과하다. 이는 강수량의 3분의2가 여름철 장마기에 집중되는 데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전 국토가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산악 지형을 하고 있어 비가 오면 하천물이 한꺼번에 강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는 숲 가꾸기가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숲 가꾸기는 나무의 가지와 가지가 서로 맞닿기 시작할 때부터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 숲을 솎아 주면 햇빛이 충분히 들어와 바닥에 쌓여 있는 낙엽을 빨리 썩게 한다. 썩은 낙엽은 흙과 섞여 유기물이 많아지고 스펀지처럼 더 많은 물을 머금게 된다.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었다.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 세계물위원회는 1997년부터 3년마다 ‘세계물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 12일 제7차 포럼이 개막됐다. 17일까지 대구와 경주에서 포럼은 계속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번 포럼에서 맑고 깨끗한 물의 지속 가능한 공급을 위해 산림 생태계 서비스 증진에 관한 워크숍을 진행한다. 이번 세계물포럼 개최를 계기로 우리는 국제 사회에서 물 관련 이슈의 주도권을 갖고 물 관리 기술과 경험을 전 세계와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물 포럼을 통해 짧은 기간 동안 치산 녹화에 성공한 우리의 경험을 알릴 필요가 있다. 이 자리가 우리나라 산림이 갖고 있는 수원함양 기능과 같은 생태계 서비스 가치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 숲의 건강은 국토의 건강이자 지구의 건강을 의미한다. 홍수와 가뭄 등 물 부족 시대에 숲의 건강성 유지와 산림의 녹색 댐 기능 증진만이 기후변화 시대에 온실가스 감축과 지속 가능한 물 자원 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될 것이다.
  • 러, 이란에 미사일 금수령 해제…핵 협상 최종타결 전 긴장 고조

    러시아가 핵협상이 진행 중인 이란을 선점하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이란에 S300 미사일 시스템을 판매토록 허용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S300은 러시아의 대표적 요격용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방공작전의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무기다. 원래 러시아는 2007년 이란과 8억 달러의 수출 계약을 맺었으나 이란 핵위기가 심화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무기 거래 제재안을 내놓자 2010년 수출 절차를 전격 중단했다. 러시아 측은 이번 결정을 경제적 차원으로 설명하고 있다. 유엔 제재안은 핵무기에 관련된 무기의 수출입을 금지하는 것인데 S300은 여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이란은 러시아의 수출 금지 조치 이후 40억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도 했다. 핵협상이 타결 기미를 보이니 이 문제를 먼저 풀고 넘어가겠다는 얘기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고위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미 1년 전부터 대규모 교역에 대한 얘기들이 오가기 시작했으며 지금 식량, 건설자재, 중장비 등이 석유와 맞교환 형식으로 이란에 수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S300미사일 거래도 석유와 맞교환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예전에 중단된 계약을 이행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로이터통신은 “각종 제재 조치로 경제적 탈출구가 필요한 러시아와 이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아직 협상이 최종 타결되지 않았고 제재 해제 시점도 명확하지 않은 데다 S300미사일이 이란의 방공전력을 보강해 주는 무기라는 점에서 미묘한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다. 2010년 수출 중단 결정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이 핵시설에 대한 공습을 막는 데 S300미사일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고 강력하게 항의함에 따라 취해진 조처다. 2007년 계약 이후 수출용으로 만들어진 S300미사일 시스템은 이후 수출길이 막히면서 해체된 상태여서 다시 거래하기 위해서는 재조립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산과 사랑에 빠진 포로, 자유를 정복하다

    산과 사랑에 빠진 포로, 자유를 정복하다

    미친 포로원정대/펠리체 베누치 지음/윤석영 옮김/박하/424쪽/1만 2500원 동아프리카에 식민 제국을 건설하겠다는 무솔리니의 계획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짧게 막을 내렸다. 연합군이 1941년 에티오피아를 침공하면서 당시 이탈리아식민지청 소속으로 그곳에 파견돼 있던 펠리체 베누치는 전쟁 포로 신세가 된다. 영국령 케냐의 외딴 수용소에 수감된 베누치의 심정은 우기를 맞아 하늘에 가득 덮인 먹구름만큼이나 암울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시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수용소 영내 막사를 걸어 나오던 그는 일렁이는 운해를 뚫고 우뚝 솟아 있는 산을 본다. 거대한 치아 모양을 한 검푸른 색의 깎아지른 암벽, 지평선 위로 푸른빛 빙하를 두른 5200m 높이의 산을 본 순간 그는 이 산과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수용소를 탈출해 설산을 오르고야 말겠다는, 그러고는 다시 수용소로 돌아오겠다는 무모하기 짝이 없는 꿈을 갖게 된다. ‘미친 포로원정대’는 베누치가 동료 두 명과 1943년 제354 나뉴키 포로수용소를 탈출해 꿈꾸던 케냐산을 정복한 기록이다. 정치적 신념과 무관하게 포로가 됐지만 산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았던 그는 탈출을 도모하며 훔친 망치로 피켈을, 주운 넝마로 텐트를 만들면서 등산 장비를 마련하고, 피 같은 담배와 맞바꾸며 식량을 모아 체력을 비축한 뒤 열쇠까지 복제해 탈출에 성공한다. 그러나 본격적인 고생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온갖 맹수가 우글거리는 야생의 정글을 지나 악전고투 끝에 케냐산이 선사하는 장엄한 경관 앞에 섰다. 절망스러운 상황에서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고 꿈과 자유를 향해 돌진하는 이야기의 유쾌함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탈출 18일 만에 수용소로 돌아온 이들의 몸은 멍들고 상처투성이였다. 감방에 갇히는 순간에도 행복했다. 1946년 8월 본국으로 귀환한 베누치가 1947년 출간한 책은 많은 이들에게 꿈을 선사하며 산악 논픽션의 고전이 됐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무심코 오르다, 마음이 머물다

    무심코 오르다, 마음이 머물다

    전남 고흥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대한민국 우주기지’ 정도이지 싶다. 고흥반도 끝자락의 나로도에 우주를 응시하는 우주센터가 들어선 이후 생긴 변화다. 이런 표현이 그리 틀린 것도 아니다. 고흥반도를 관통해 우주로(路)가 놓이고, 우주해수욕장에다 우주카센터까지 들어섰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몇 음절의 수사로 고흥 전체를 규정할 수는 없다. 고흥은 넓다. 남북 간 길이가 약 95㎞에 이른다. 가도 가도, 캐도 캐도 끊임없이 경이로운 풍경을 내준다. 고흥 들녘에 따스한 봄 햇살이 퍼지던 날, 바람에 실린 풍경 소리를 따라 숲을 거슬러 오르다 뜻밖에 보석 같은 풍경과 만났다. 금탑사와 천등산이다. 단아한 절집은 늘 푸른 비자나무 숲과 동백꽃 붉은 카페트로 기품을 더했고, 우지끈 솟은 천등산은 남성미 물씬 풍기는 자태로 절집을 품고 있었다. 애초 목적은 천등산(554m) 산행이었다. 하늘(天) 향해 솟구친(登) 산이니, 봉우리 끝에 서서 봄물 오른 남녘 바다를 굽어보기 딱 좋겠다는 기대에서였다. 한데 정작 이방인의 시선을 낚아챈 건 산행 들머리에 있는 절집 금탑사였다. 보다 정확히는 금탑사와 주변 숲의 봄 풍경에 발목 잡혔다고 표현해야 옳겠다. 포두면 봉림리 마을 어귀에서 금탑사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곧 숲길이 이어진다. 푸조나무와 굴참나무, 느티나무 등이 숲그늘을 이룬 길은 누구라도 마음의 평화를 얻을 만큼 깊고 서늘하다. 숲길 끝에서 만나는 금탑사는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이다. 신라시대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여러 차례 전란을 겪는 동안 소실과 중건을 반복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금탑사라는 이름은 창건 당시 경내에 있던 금탑(塔)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절집은 단아하다. 수행도량이라기보다 여염집에 가깝다. 비구니 스님들의 꼼꼼한 손길이 닿았을 장독대와 꽃담, 텃밭 등에 나른한 봄이 매달렸다. 금탑사의 자랑은 비자나무숲(천연기념물 제239호)이다. 3300여 그루에 달하는 비자나무들이 절집 들머리와 주변을 빼곡하게 감싸고 있다. 계절보다 이르게 절집 주변이 푸르렀던 건 늘 푸른 비자나무 이파리 덕이었을 게다. 금탑사 비자나무는 1700년대쯤부터 식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령 300년을 훌쩍 넘긴 나무들은 높이가 9∼14m, 둘레가 1m가 넘는 거목으로 자라났다. 비자나무의 미덕은 여느 나무들과 달리 볕을 독점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봄볕은 비자나무의 빗살 같은 나뭇잎을 통과해 땅 위로 퍼진다. 한 줌 볕을 쫓아 현호색 등의 봄꽃들도 고개를 삐죽 내밀었다. 절집 뒤쪽에서 만난 숲은 그야말로 봄이 선사한 보석이다. 판타지 세계와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다. 아름드리 비자나무가 만든 초록세상 한켠엔 동백나무의 영토가 깃들여 있다. 이른 봄 피었을 동백꽃은 빼어난 자태 그대로 낙화해 산자락을 붉게 물들였다. 수십 그루 나무에서 떨어진 수백, 수천 송이 동백꽃이 산비탈 한 면을 빨갛게 붓칠한 모습, 어디서도 쉬 볼 수 없는 장관이다. 대개의 경우 지나치면 천박해지기 마련이다. 개량 동백에서 목격하지 않았던가. 수없이 많은 꽃을 매단 개량 동백은 헤픈 웃음 흘리는 노류장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동백꽃은 다르다. 땅에 떨어졌어도 꽃 하나하나에서 여전히 단단한 결기가 느껴진다. 그 덕에 한 치 이지러짐 없는 풍경이 숲 한 켠에 만들어졌다. 천등산 산행도 모자람 없는 풍경을 선사한다. 등산로는 금탑사 초입에서 시작된다. 참나무 숲을 지나 1시간 30분 정도 바삐 오르면 정상에 닿는다. 천등산 정상은 풍경 전망대다. 남녘 바다 위로 물수제비 뜨듯 올망졸망 떠 있는 섬들과 내륙에서 내달려 온 산군들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등산이라면 손사래부터 치는 이라도 천등산 주차장까지는 가봐야 한다. 정상 8부 능선까지 임도가 나 있어 차로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임도 중간중간 만나는 암벽들의 기세가 등등하고, 주차장에서 맞는 풍경도 빼어나다. 풍양읍 율치리 사동마을회관을 지나 5.5㎞ 남짓한 임도를 따라간다. 험한 구간도 있지만 승용차도 무난히 오를 수 있다. 도로폭은 좁다. 승용차 두 대가 아슬아슬하게 교행할 정도다. 안전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주차장에서 정상까지는 20~30분 걸린다. 정상 못미처 깔딱고개라 부를 만한 된비알도 있지만, 정상에서 맞는 장쾌한 풍경은 그간의 노고를 보상하고도 남는다. 꼭 발품 팔아 다녀오길 권한다. 24~26일엔 ‘고흥우주항공축제’가 박지성 종합운동장 등에서 열린다. 과학 교육과 우주 체험이 연계된 에듀테인먼트 축제로,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 나로우주센터 발사기지 견학, 모형로켓 발사체험, 등 체험행사와 우주항공 홍보관, 스페이스 매직쇼, 유등 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된다. 고흥반도 끝자락의 나로도는 우주를 향한 전진기지답게 우주 관련 교육·체험시설이 많다. 내나로도 덕흥리엔 국립고흥청소년 우주체험센터, 외나로도 끄트머리의 나로우주센터에는 우주과학관이 각각 조성돼 있다. 특히 우주체험센터의 스페이스 투어가 인기 높다. 하루 4회 운영되는데 예약을 하고 가는 게 좋다. 도양읍 용정리엔 우주천문과학관이 들어섰다. 대형 천체망원경과 천체 투영실, 전시관 등이 조성됐다. 시호도(尸虎島)는 ‘원시체험 섬’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일면 구룡마을 앞의 무인도로, 원시 움막 8동과 체험뗏목, 원시산책로, 고기잡이 체험장 등을 갖췄다. 뭍에서 배를 타면 불과 5분 안쪽에 닿을 거리지만 섬에 들어서는 순간 문명과는 이별해야 한다. 원시인 복장으로 갈아입고 낚시 체험, 사냥꾼 체험 등으로 원시 부족생활을 경험한다. 섬에는 실제 물과 전기가 없다. 발전기를 돌려 밤 10시까지만 전력을 공급한다. 물은 운영업체 측에서 제공한다. 식사는 지급된 식량으로 해결하거나, 체험객 각자가 준비해 와야 한다. 홈페이지(sihodo.goheung.go.kr) 참조. 글 사진 고흥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61)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 익산 갈림목에서 익산~포항 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완주에서 다시 완주~순천 고속도로로 갈아탄다. 순천 초입의 해룡교차로에서 남해고속도로 영암·순천 구간을 타고 벌교나들목으로 나간 뒤 15번 국도를 타고 내려가면 고흥반도다.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럽다면 KTX로 순천까지 간 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순천에서 고흥까지 차로 약 1시간 거리다. 금탑사는 고흥 읍내에서 포두·노화방면 15번 국도를 타고 포두사거리까지 간 뒤 우회전하면 된다. →맛집:도화면 중앙식당(832-7757)은 한정식으로 이름난 집. 굴을 껍질째 삶은 피굴 등 토속음식이 곁들여진다. 제철은 약간 지났지만 저 유명한 ‘나로도 삼치회’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 삼치 선어를 묵은 김치에 싼 뒤 김에 얹어 초고추장이나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다도해회관(834-5111) 등에서 맛볼 수 있다. 소록대교 가기 전 녹동항 일대에 장어통탕집들이 늘어서 있다. 장어를 통째 얼큰하게 끓여 낸다. 진미횟집(842-3111), 영성횟집(835-5303) 등이 이름났다. 고흥의 들머리 구실을 하는 보성 벌교 쪽에는 꼬막 정식 거리가 조성돼 있다. →잘 곳:고흥 읍내에선 W호텔(835-0707)이 깔끔하다. 나로2대교 초입의 하얀노을모텔펜션(833-8311~3), 발포의 빅토리아호텔(832-3711), 남열리 해안도로 부근의 전망좋은창펜션(835-9978)은 전망이 좋은 숙소들이다. 거금도의 거금도한옥민박(282-5327)은 너른 바다를 마당 삼은 집. 공룡알 해변이 코앞인 하얀파도 펜션(844-1232)과 익금해변 쪽 아마존모텔(842-4117), 녹동항 썬비치호텔(844-7661) 등도 추천할 만하다.
  • [현장 행정] 지속 가능한 미래?…강동, 세계의 물음에 “도시농업” 답하다

    [현장 행정] 지속 가능한 미래?…강동, 세계의 물음에 “도시농업” 답하다

    “도시농업은 인류 미래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강동구는 주도적으로 자원순환형 도시농업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이클레이(ICLEI) 세계도시 기후환경총회 이틀째인 9일 오후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도시농업, 식량을 생산하는 도시들’이라는 주제로 열린 분과회의에 참석해 구가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도시농업을 소개했다. 이 구청장뿐 아니라 포르투갈 알마다, 스웨덴 링코핑, 브라질 벨로 호리존테, 미국 에반스톤, 필리핀 퀘존 등 시장도 발표자로 나섰다. 이 구청장은 “도시텃밭에서 농약,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짓고 있고 2013년에는 전국에서 처음 도시농업공원을 개장했다”며 “로컬푸드 직매장 ‘싱싱드림’에서는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교육, 급식 식자재 공급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친환경 도시농업을 통해 환경을 변화시키고 도시와 삶의 방식을 바꿔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태도시, 저탄소 녹색도시를 위한 환경 친화적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동구가 이클레이 총회를 통해 세계 도시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환경도시연합체인 이클레이는 3년에 한 번씩 총회를 개최한다. 올해는 ‘도시의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해법’을 주제로 이클레이 총회 역사상 가장 많은 203개 도시 대표단이 모였다. 10일에는 이클레이 우수시설 현장워크숍 방문단이 구에 있는 도시농업, 에너지 자립마을 ‘십자성마을’, 암사태양광발전소를 직접 방문한다. 서울시 16곳 대상지 중 구에서 3곳이 선정됐다. 방문단은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캐나다, 중국, 일본 등 도시 대표단 25명으로 꾸려졌다. 특히 방문단은 도시농업 현장으로 명일근린공원 공동체텃밭, 도시농업지원센터, 싱싱드림, 도시농업공원을 둘러본 뒤 각국의 정보를 공유하는 현장토론을 진행한다. 구는 같은 날 DDP 인근에서 펼쳐지는 ‘차 없는 거리’ 행사에서 주민 30여명이 ‘선사인’ 복장을 하고 거리 퍼레이드를 벌인다. 선사시대 복장과 도구를 이용해 CO₂로부터 자유로웠던 옛 지구인을 표현하고 지구를 지키자는 의미를 담았다. 이 구청장은 이클레이 총회 의미에 대해 “전 세계 도시·지방정부가 에너지를 절약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화력·원자력이 아닌 태양광 발전, 일반 승용차 대신 전기차나 자전거를 타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기고] 숲의 소중함을 되새기자/신원섭 산림청장

    [기고] 숲의 소중함을 되새기자/신원섭 산림청장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시기가 돌아왔다. 주말엔 주변의 산을 찾아 봄기운을 즐기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오래전부터 숲과 나무는 우리 생활 속 문화의 주요한 구성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봄은 전국에서 다양한 나무심기 행사가 열려 숲 사랑이 강조되는 시기이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산림이 극도로 황폐해졌다. 하지만 부모 세대가 피땀 흘려 추진한 치산녹화로 인해 세계가 부러워하는 녹화 성공국이 됐다. 산림의 총량인 입목축적(목재의 양)은 40년간 12배가 늘었으며 대기정화, 맑은 물 공급 등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하면 2010년 기준으로 연간 109조원에 이를 정도다. 국민 한 사람당 216만원가량의 혜택을 숲에서 얻는 셈이다. 민둥산에서 푸르러진 숲을 만든 것은 우리나라의 고도성장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울창해진 숲을 찾는 국민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치유와 교육 목적으로 숲을 이용하는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이다. 그리고 숲은 숲가꾸기, 산불감시 등을 통해 많은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서민생활 안정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임산물 생산·가공, 관광, 휴양, 치유 체험 등이 연계된 6차 산업화로 지역경제의 활력을 불어넣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이처럼 숲의 가치는 숲이 성숙될수록 커지므로, 숲을 잘 관리한다면 이러한 혜택은 더욱 커져 국민행복을 실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산림자원의 활용이 다양한 분야에서 점점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산림은 사회, 환경 문제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슈 중 하나이다. 예컨대 지구환경의 최대 이슈인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등과 관련하여 산림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산림은 나무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만드는 거대한 허파의 역할을 하고 있다. 기후변화협약은 일찌감치 산림을 유일한 탄소흡수원으로 인정하고 조림(나무심기)과 산림경영을 통한 이산화탄소 감축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또한 육상생물의 75%가 산림에 서식하는 점은 생물종다양성 보전을 위한 산림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하지만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우리나라 국토면적보다 많은 13만㎢(1300만㏊)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다. 무분별한 산림개발과 농경지 등 타 용도로의 전환, 산불과 같은 재해로 인한 소실 등이 주요 원인이다. 산림의 감소는 목재 또는 비목재 자원과 대기정화, 탄소흡수, 생물다양성 유지 등 환경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기회마저 놓치게 만든다. 이는 현세대가 미래세대가 누릴 혜택을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오늘을 사는 우리는 책임감을 인식하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지난 3월 21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산림의 날’이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 내에서 열린 트리 허그(Tree Hug) 행사에는 1226명이 참가해 세계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식목일을 전후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내 나무 갖기 캠페인 등 다양한 행사가 이뤄진다. 나무와 숲의 가치를 생각하면서 집 앞, 뒷산 등에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를 심어 보는 작은 실천을 해 보는 건 어떨까. 또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농·산촌에서, 야외활동이 많은 산과 들에서 산불예방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하고자 한다. 우리 산림에 대한 사랑의 시작은 산불예방이다.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제주의 3대 별미 고기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제주의 3대 별미 고기

    제주에 가면 맛을 봐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가 흑돼지다. 관광객들이 제주에 가면 가장 먹고 싶은 음식으로 꼽는다. 두 번째는 말고기다. 말고기는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최근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세번째는 제주흑우다. 제주흑우는 전신이 흑색으로 과거에는 임금께 진상됐다고 한다. 제주에서 사육되는 제주흑돼지, 제주마, 제주흑우는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김남영 농촌진흥청 난지축산연구소 연구사 ■문의 golders@seoul.co.r [제주 흑돼지] 꿀꿀~ 난 마블링 좋다오 난축맛돈, 근내지방 일반 돼지에 비해 3~4배 높아 우리나라에서 돼지 사육은 고구려 시대 때 만주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슷한 시기에 제주도에도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흑돼지는 오랫동안 제주의 기후와 풍토에 적응한 품종으로 검은 털을 지닌 돼지를 말한다. 체구는 작지만 체질이 강하다. 새끼 수가 적고 성장 속도가 느린 반면 육질은 좋다. 예로부터 제주에서 돼지고기는 혼례 등 집안에 경조사가 있을 때 빠질 수 없는 음식이다. ‘추렴’(몇 사람이 모여 돼지를 도축해 나눠 먹던 음식 문화)을 통해 이웃과 친척, 마을 간 공동체를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1940년대 이후 외국 품종의 유입으로 사육 마릿수가 급감했지만 2010년에는 105개 농가에서 6만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소는 제주흑돼지의 우수한 육질 형질을 강화하고, 단점인 산육 능력을 개선한 흑돼지 신품종 ‘난축맛돈’을 개발했다. 난축맛돈은 일본에서 유명하다는 가고시마 흑돈보다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난축맛돈에 대한 소비자 평가는 나쁘지 않다. 국민들이 즐겨 먹는 삼겹살과 저지방 부위인 등심 부위를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난축맛돈이 많은 선택을 받았다. 난축맛돈은 고기 내 마블링이 우수하고 고기 색은 소고기 수준의 적색육이다. 등심 내 근내지방 함량은 평균 10%로 일반 돼지고기 대비 3∼4배 이상 높다. 난축맛돈의 장점은 저지방 부위도 마블링이 좋아 구이용으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품종에 비해 지방이 희고 단단하며 맛이 쫄깃하다. 또 육색이 붉고 적색 근섬유가 많으면서 가늘다. 제주흑돼지로 만든 제주 음식으로는 돼지구이, 돔베고기(수육), 고기국수, 몸국, 순대 등이 있다. 돔베고기는 삶은 돼지고기를 썰어 도마 위에 얹어서 나오는 음식으로 보쌈과 비슷하다. 고기국수는 흑돼지를 고아 낸 육수에 국수를 넣고 수육을 올려서 먹는 음식이다. 경조사 때 많이 먹는 몸국은 해초인 ‘몸’(모자반)을 돼지고기 삶은 물에 넣고 끓인 국 종류다. 제주 순대는 채소와 당면 대신에 보리, 메밀가루, 선지 등을 넣어 만든다. [제주마] 히잉~ 난 단백질 많다오 지방 함량 낮고 철분 다량 함유 웰빙식품으로 급부상 말고기는 프랑스를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와 일본에서 많이 먹는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말고기 최다 소비국이다. 일본의 최고 말고기 생산과 소비 시장은 규슈 지방으로 전문음식점이 많다. 말고기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이 낮아 예로부터 회복기에 있는 환자의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말고기는 단백질이 많고 지방이 적은 육류에 속한다. 특히 살코기가 많은 등심과 앞·뒷다리, 엉덩이 부위는 지방이 거의 없고 대부분 단백질로 이뤄져 있다. 말고기는 최근 웰빙 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말고기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법이 소개되고 있는데 떡갈비와 소시지, 햄버거 등이 대표적이다. 또 말고기는 단백질이 많아 가열하면 육질이 단단해지는 경향이 있어 육회나 샤부샤부로 많이 먹는다. 우리나라에서 말의 용도는 주로 경주용이다. 과거에는 농사용과 승마용으로 사육돼 왔다. 또 말의 70% 이상은 제주도에서 사육되고 있다. 제주마의 경주마 활용과 경주마의 한 종류인 ‘더러브렛’의 자급 정책 등으로 말의 사육 규모는 크게 늘고 있다. 2000년 8163마리, 2005년 2만 487마리, 2012년 2만 9698마리로 10여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말고기는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질기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유통되고 있는 말고기 대부분이 식용이 아닌 경주마를 잡아서 그렇다. 원래 말고기는 살코기 사이에 지방이 있어 구이로 이용하면 질긴 감이 적다. 경주용으로 사용됐던 퇴역마는 적정 비육 시기가 지났을 뿐 아니라 경주에 적합하게 근육량을 늘려 고기로는 질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말고기를 즐겨 먹는 일본과 유럽에서는 경주마나 승용마와 달리 ‘비육 전용마’ 품종을 육성하고 있다. 우리도 말고기의 소비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비육 전용마를 키울 필요가 있다. 말고기는 소고기에 비해 지방 함량이 낮을 뿐 아니라 불포화지방산 비율도 높다. 말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육색이 진한 적색을 나타낸다. 이 색소는 ‘미오글로빈’이라는 물질인데 미오글로빈의 화학적 구조를 보면 가장자리 부분에 철분이 함유돼 있다. 말고기의 철분은 쇠고기의 1.8배, 돼지고기의 3.9배가량이다. 이런 이유로 말고기는 임산부나 빈혈 환자에게 좋은 철분 공급제다. [제주 흑우] 음메~ 난 향기도 난다오 한우보다 향미·연도·육즙·기호성 훨씬 뛰어나 제주흑우는 육지의 ‘칡소’나 등과 귀, 입 주변에 황색이 묻어 있는 ‘검은 소’와 달리 온통 검은색으로만 덮여 있다. 일반 한우에 비해 몸집이 작아 힘은 약하지만 끈기가 있다. 싸움을 잘하고 머리도 좋다. 한우는 어미가 송아지를 찾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제주흑우는 송아지가 어미를 부르며 자신의 위치를 알릴 정도로 영리하다. 제주흑우는 1980년대까지 고기 위주의 소 산업정책으로 멸실 위험에 이르렀다. 1993년부터 회생의 길을 걸어 1993년 제주흑우의 영구적인 보존을 위해 농촌진흥청 난지축산연구소(13마리)와 제주축산진흥원(10마리)에서 증식을 시작했다. 극소수만이 농가에서 사육되면서 명맥을 유지하다가 2002년 정부가 제주흑우를 한우 품종으로 인정하면서 명품화 사업을 열었다. 순수 혈통을 가진 제주흑우가 많지 않아 한우와의 교배를 통한 육성이 이뤄졌다. 2006년 378마리에 불과하던 제주흑우의 개체 수는 2014년 1600여 마리까지 증가했다. 사육 마릿수가 증가함에 따라 ‘흑한우 명품관’, ‘누렁소 몰고가는’, 현대백화점 본점 등에서 제주흑우 판매에 들어갔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소비자 35명에게 제주흑우와 한우인지를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맛의 비교를 실시한 결과 향미(풍미)와 연도(연한 정도), 다즙성(육즙), 기호성의 모든 부분에서 제주흑우가 한우보다 맛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고기의 맛을 좌우하는 올레인산 함량이 49.6%로 한우(48.3%)보다 높다. 화우(50.2%)에 거의 근접하는 수준이다. 포화지방산이 한우보다 낮아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는 장점도 있다. 제주흑우는 우리나라 고유의 한우 품종으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2002년 등록됐다. 문화재청으로부터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됐다. ‘슬로푸드 국제본부’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한 토종 음식과 종자의 목록으로서 제주흑우의 가치를 인정했다.
  • ‘새알’이나 훔쳐먹어...북극곰, 좀도둑 전락하다

    ‘새알’이나 훔쳐먹어...북극곰, 좀도둑 전락하다

    육상 최강의 포식자인 북극곰이 '덩치값' 못하고 바닷새의 알을 주요 먹이로 먹기 시작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스피츠버겐 제도 등 북극 4개 지역에 사는 북극곰의 생태를 연구한 논문을 발표했다. 세간에 잘 알려진 대로 북극곰은 물개, 물고기, 바닷새, 열매 등 눈에 보이는 것은 다 잡아먹을 수 있을만큼 북극 최상위 포식자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 북극곰들이 각종 바닷새들의 서식지를 급습해 알들을 먹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시기가 과거보다 한달이나 빨라진 것으로 드러났으며 둥지의 90%가 북극곰의 습격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게 북극곰이 바닷새의 서식지를 급습해 먹는 알의 양은 2시간 만에 200개로 심지어 1000개도 먹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극곰이 과거보다 더 '알 사냥'에 열을 올리는 불편한 진실은 있다. 바로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북극이 점점 따뜻해져 해빙의 면적이 작아지면서 영양분이 풍부한 물개 등을 사냥하기 어려워지자 대체 식량으로 알을 먹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주크 프롭 박사는 "최상위 포식자인 북극곰이 알을 닥치는 대로 잡아 먹으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새끼 새 조차 보이지 않는다" 면서 "이는 결과적으로 바닷새의 개체수를 줄여 북극 생태계 전반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북극곰의 유일한 천적은 바로 지구온난화다. 지난해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캐나다 환경부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북극곰의 개체수가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극곰 주요 서식지인 보퍼트해 해역의 개체수를 조사한 이 연구에서 북극곰은 2004년 1600마리에서 2010년 900마리로 줄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파리 천국?...LA도심 ‘신종 30종’ 발견

    파리 천국?...LA도심 ‘신종 30종’ 발견

    생물학자들에게는 생명의 경이를 입증하는 놀라운 연구이지만, LA 시민에게는 상당히 불쾌할 수도 있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LA에 있는 국립 자연사 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of Los Angeles County (NHM))의 곤충학자인 에밀리 하톱(Emily Hartop)과 그 동료들은 LA 도시 지역에서 벼룩파리(Phoridae) 과에 속하는 파리 신종을 무려 30종이나 발견했다. 한 번의 연구로 신종을 이렇게 많이 발견한 것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점은 열대 우림이 아닌 도시 한복판에서 이런 연구 성과를 거뒀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바이오스캔 BioSCAN (Biodiversity Science: City and Nature)이라는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중 이와 같은 성과를 올렸다. 도시는 일반적으로 사람 이외의 생명체가 살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장소이다. 사실 종종 사람이 살기에도 너무 오염된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도시에는 사람 이외의 생명체도 번성하고 있다. 비록 인간은 원하지 않지만 파리, 바퀴벌레, 모기, 쥐 등 각종 불청객이 인간의 박해(?)에도 불구하고 도시에서 번창하고 있다. 이렇듯 많은 개체 수가 번성한다면 이 지역 생태계는 매우 큰 생물학적 다양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생물학적 다양성은 얼마나 건강하고 생산적인 생태계인지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아마존의 열대 우림에서는 한 그루의 나무에서조차 수많은 곤충이 서로 공존하면서 살고 있다. 이번 연구로 LA는 파리에 있어서만큼은 열대 우림에 맞먹는 생물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연구팀은 LA의 일반 가정집과 여러 장소에 자동화된 파리 포획 장치를 설치하고 3개월에 걸쳐 표본을 수집했다. 그리고 이들을 분석한 결과 무려 1만 종에 달하는 파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중 벼룩파리과 Megaselia 속에 속하는 파리 30종이 새롭게 발견된 것이다. 이와 같은 놀라운 생물 다양성은 LA 지역이 파리가 서식하기에 좋은 따뜻한 지역일 뿐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처럼 없어지지 않는 풍족한 식량 공급원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 결과는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까지 크게 놀라게 했다. 바이오 스캔 연구의 책임자인 브라이언 브라운 박사(Dr. Brian Brown) 이렇게 도심 지역에서 이렇게 많은 신종이 발견된 것이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곤충학자들에게는 경이로운 일이겠지만, LA 시민들과 이 지역 보건 당국에는 좋은 뉴스라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부분 파리들은 보기 흉한 것을 제외하면 해가 없지만, 일부는 질병을 옮기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여전히 파리들이 번성하긴 하겠지만, 이들을 박멸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봄이 와도 꽃구경을 하기 어렵다는 요즘 동해에는 걷어 올린 통발마다 꽃새우가 한창이다. 빛깔 곱고 예쁜 데다 맛까지 좋은 동해 새우 덕분에 김봉산 선장을 비롯한 바다사나이들은 새벽 칼바람에도 힘든 기색이 없다. 그렇게 잡아 올린 꽃새우는 속초 동명항 활어센터 앞에 즐비한 길거리 튀김 새우 등으로 둔갑해 입맛을 돋우는데…. ■시저 밀란의 도그 위스퍼러 6(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밤 8시 50분) 개 전문가인 시저 밀란은 다양한 애완견들과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애완견 주인들의 의뢰를 받는다. 하지만 늑대와 개의 교배종은 전혀 새로운 차원의 갈등을 유발시켜 왔다. 이러한 늑대 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를 느낀 시저는 늑대 개 전문가 제니퍼 매카시에게 특수한 사건을 해결해 달라며 도움을 청한다. ■언더 더 돔 2(AXN 밤 10시 50분) 소설의 거장 스티븐 킹 원작을 바탕으로 한 시리즈. 레베카와 짐의 바이러스 사건과 식량 부족 문제로 사람들의 공포심은 극에 달한다. 줄리아는 짐과 레베카가 공정한 재판을 받게 하려 하지만 마을 주민이 총에 맞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설상가상 줄리아가 마을 주민들을 설득해 모은 식량들이 저장 창고인 소방서의 폭발로 모두 사라지는 위기에 처한다.
  • [열린세상] 개도국 원조사업의 성공을 위한 조건/김교식 경제발전경험전수사업 태국 수석고문

    [열린세상] 개도국 원조사업의 성공을 위한 조건/김교식 경제발전경험전수사업 태국 수석고문

    요즘 청년들에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내면 반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반면 개도국 공무원들에게 “대한민국은 불과 수십년 전 만해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고, 당신들처럼 식민통치를 겪었고, 내전 이후 상당기간 의식주를 원조에 의존한 나라였다”고 말하면, “경이롭다”는 반응을 보인다. 필자의 초등학생 시절엔 학교에 전깃불이 들어오지 않았고, 정부가 주는 난방연료(조개탄)가 모자라 학생들이 솔방울을 주워야 했다. 외국에서 원조받은 밀가루를 학교에서 받은 날에는 집에까지 한달음에 달려와 어머니께 빈대떡을 만들어 달라고 졸랐던 기억도 생생하다. 교과서는 유엔 한국재건단의 도움으로 인쇄했고, 국립대학 설립과 병원 운영에도 세계은행 등의 원조를 받았다. 원조받은 돈으로 지은 ‘(AID)차관 아파트’도 있었다. 공무원들도 1980년대까지는 독일·네덜란드 등 선진국이 마련한 ‘개도국 공무원 훈련프로그램’에서 아프리카 공무원들과 함께 교육받았다. 이랬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서 다양한 원조사업을 펼치고 있다. 라오스에 장기저리의 대외경제협력기금으로 대학을 세워주고, 미얀마에서는 한국개발연구원 주도로 경제개발전략을 수립하고 젊은 인재를 양성할 연구기관 설립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의 캄차카 지방정부의 경제정책 수립을 컨설팅해주고 있으며 라오스, 캄보디아, 르완다 등 많은 개도국의 농촌마을에서는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교과서 삼아 ‘농촌빈곤 퇴치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의 원조사업이 개도국들에 크게 환영받는 이유는 그동안의 선진국 원조방식이 한계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아프리카의 경우, 1960년대 초 독립한 이후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수십년간 원조를 받았지만 빈곤탈피나 사회개발은 진척이 없다. 막대한 양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지만 도시만 벗어나면 전기가 없다. 일년 사계절 농사를 지을 수 있으면서도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한다. 과거 비슷하게 살던 아시아 국가들과의 격차도 점점 벌어지다 보니, 잠비아의 담비사 모요 같은 경제학자는 “원조가 중단되어야만 아프리카에 희망이 있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원조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한국은 기존의 선진국 원조 양태와는 다른 모습으로 접근하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원국과 공여국 양쪽 경험이 있는 나라’라는 장점을 활용하고 있다. 선진국이 줄 수 없는 콘텐츠, 즉 우리의 발전 경험과 ‘한국처럼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현지의 상황을 철저하게 분석해 그 나라,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을 찾아낸다. 수원국의 문화와 자존심을 존중하는 접근법도 필수다. 그 결과, 우리의 원조사업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개발경험전파사업(KSP)의 경우 사업을 시작한 지 10여년에 불과한 데도 눈에 띄는 성과가 여럿이다. 베트남에서는 개발은행 설립을,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나보이경제특구 설립을 지원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원전건설을 수주할 때도 경제협력 패키지로 KSP사업을 활용했다. 러시아 연해주 지방정부를 상대로 한 외국인투자환경 개선정책 제안이 성과를 거두자 인근 캄차카반도, 하바롭스크, 사할린 지방정부에서도 KSP사업을 요청했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페르난데즈 대통령은 공식석상에서 ‘카리브해의 한국’이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태국은 최근의 정치적 격변에도 새로운 정부 지도자들이 그동안의 일본 편향 경제협력 대신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고, 한국과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기존의 서구적 가치가 반영된 원조 방식과는 다른 형태의 다자 간 원조에 우리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앞으로도 원조개발사업은 자원확보나 수출확대 등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수원국과 눈을 맞추고 그들의 마음을 읽는 진정성 있는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그럴 때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은 개도국엔 ‘믿을 만한 내비게이션’이 되고, 국제사회에는 ‘동반성장을 위한 인류 공동의 자산’이 될 것이다. 모범적인 발전경험을 만든 것처럼, 이제 ‘모범적인 원조모델’을 만들 때다.
  • [인사]

    ■헌법재판소 ◇승진 임용△헌법연구관 송창성 ■행정자치부 △공무원단체과장 박대영△경남청사관리소장 신세용△정부3.0추진위원회 파견 김성엽 ■문화체육관광부 ◇실장급 승진△해외문화홍보원장 박영국◇국장급 <승진>△미디어정책관 박용철△국립중앙도서관 자료관리부장 이재선<전보>△문화기반정책관 박위진△콘텐츠정책관 최보근 ■농림축산식품부 △대변인 허태웅△정책기획관 임정빈△농촌정책국장 안호근△농업정책국장 조재호△식량정책관 김종훈 ■산업통상자원부 ◇국장급 승진△자유무역협정교섭관(동아시아 자유무역협정추진기획단장 겸임) 유명희△코트라 외국인투자지원센터 파견 안성일 ■국토교통부 △원주국토관리청 도로시설국장 허용△대전국토관리청 도로시설국장 전근배△대전국토관리청 하천국장 류공수△익산국토관리청 관리국장 박명주△익산국토관리청 건설관리실장 김철중△부산국토관리청 관리국장 김을겸△부산국토관리청 하천국장 우정훈△부산국토관리청 대구국토관리사무소장 지영호△낙동강홍수통제소장 김철민△교통안전복지과장(인사교류) 류호열(이상 4월 1일자)△홍보담당관 한성수△감사담당관 김태복△수도권정책과장 김규철△신도시택지개발과장 이상훈△국제항공과장 김기대△철도운영과장 주종완(이상 4월 6일자) ■해양수산부 △홍보담당관 김혜정△해사안전시설과장 노진학 ■농촌진흥청 ◇승진△강원도 농업기술원장 박흥규△경북도 농업기술원장 박소득△경남도 농업기술원장 강양수△경북도 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 서동환△경남도 농업기술원 기술지원국장 김동주△기술협력국 국외농업기술과장 오경석△국립농업과학원 생물안전성과장 조현석 ■대한적십자사 ◇본사 <실장>△기획조정 김건중△대외협력 김선철△미래전략 안근용△ICT지원 허부자<국장>△재난안전 박종술△국제남북 김성근△봉사·청소년(RCY) 손정희△병원사업 노진백◇산하기관△혈액관리본부 헌혈증진국장 고진남△혈액수혈연구원장 오덕자<혈액원장>△서울남부 권소영△경기 유성렬△강원 김상진 ■한국전력공사 △전력계통본부장 장재원 ■KBS △편성본부 협력제작국장 김용두△편성본부 아나운서실장 유애리△보도본부 시사제작국장 이현주△TV본부 기획제작국장 직무대리 신재국△라디오센터 라디오1국장 임주빈△제작기술센터 라디오기술국장 조진구△제작기술센터 중계기술국장 김두헌△편성본부 광복70년방송기획단장 조인석(이상 4월 1일자)△인재개발원장 이영태△기술본부 방송시설국장 김석기△부산방송총국장 이준안△창원방송총국장 김대회△대구방송총국장 김태민△춘천방송총국장 임오진△제주방송총국장 김칠성(이상 4월 3일자) ■KBS미디어 △부사장 권오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기획조정본부장 김태홍◇실장△성인지정책연구 유희정△가족·평등사회연구 장혜경△여성권익·안전연구 이수연△여성고용·인재연구 박성정△창의행정 권주미 ■산학협동재단 △사무총장 김무한 ■한국야쿠르트 ◇승진△경영기획부문장 전무 김병진△중앙연구소장 상무 심재헌
  • 中 이젠 ‘식품 굴기’

    중국이 전 세계의 농장과 식품 회사들을 사들이고 있다. 미국과는 ‘종자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식량 주권을 확보하고 경제성장으로 폭증한 중산층의 다양한 식단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 “중국 최대 식량 국유기업인 중량그룹(中糧集團·COFCO)이 식품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덩치를 키워 미국의 최대 곡물회사 카길의 강력한 경쟁자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중량그룹은 지난해 27억 달러(약 3조원)를 투자해 홍콩의 곡물 거래 기업 노블그룹과 네덜란드의 니데라를 인수했다. 두 기업 인수로 중량그룹은 남미와 중부유럽의 곡창지대 농산품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됐다. 특히 니데라가 소유한 미국 시카고와 밀워키의 대규모 곡물창고도 손에 넣었다. 중량그룹은 또 호주 사탕수수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툴리슈거 농장을 1억 4500만 달러에 사들였고, 칠레와 프랑스의 와이너리와 포도밭, 브라질의 거대한 콩밭도 잇따라 인수했다. WSJ는 “단순한 농산품 수입회사였던 중량그룹은 이제 미국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농축산품을 생산하는 다국적기업으로 변신했으며, 미국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현재 여러 회사와 딜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중량그룹이 보유한 인수 자금이 1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최근 170억 달러 규모의 자국 종자 시장을 지키기 위해 5200개에 이르는 토종 종자기업 가운데 50개를 집중 육성해 미국의 몬산토와 듀폰에 대항할 계획을 세웠다. 2020년까지 토종 기업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을 지금의 두 배 수준인 60%까지 높인다는 것이다. 종자 산업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파프리카나 토마토의 우수 종자는 금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WSJ는 “2018년이면 중국은 미국을 넘어서 세계 최대 식량 소비국이 될 것”이라면서 “몬산토 등 미국 기업들은 중국 종자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반면 중국 정부는 시장 개방을 최대한 늦추며 자국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최강 포식자 북극곰 ‘새 알’ 훔쳐먹고 사는 이유

    최강 포식자 북극곰 ‘새 알’ 훔쳐먹고 사는 이유

    육상 최강의 포식자인 북극곰이 '덩치값' 못하고 바닷새의 알을 주요 먹이로 먹기 시작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스피츠버겐 제도 등 북극 4개 지역에 사는 북극곰의 생태를 연구한 논문을 발표했다. 세간에 잘 알려진 대로 북극곰은 물개, 물고기, 바닷새, 열매 등 눈에 보이는 것은 다 잡아먹을 수 있을만큼 북극 최상위 포식자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 북극곰들이 각종 바닷새들의 서식지를 급습해 알들을 먹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시기가 과거보다 한달이나 빨라진 것으로 드러났으며 둥지의 90%가 북극곰의 습격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게 북극곰이 바닷새의 서식지를 급습해 먹는 알의 양은 2시간 만에 200개로 심지어 1000개도 먹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극곰이 과거보다 더 '알 사냥'에 열을 올리는 불편한 진실은 있다. 바로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북극이 점점 따뜻해져 해빙의 면적이 작아지면서 영양분이 풍부한 물개 등을 사냥하기 어려워지자 대체 식량으로 알을 먹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주크 프롭 박사는 "최상위 포식자인 북극곰이 알을 닥치는 대로 잡아 먹으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새끼 새 조차 보이지 않는다" 면서 "이는 결과적으로 바닷새의 개체수를 줄여 북극 생태계 전반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북극곰의 유일한 천적은 바로 지구온난화다. 지난해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캐나다 환경부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북극곰의 개체수가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극곰 주요 서식지인 보퍼트해 해역의 개체수를 조사한 이 연구에서 북극곰은 2004년 1600마리에서 2010년 900마리로 줄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와우! 과학] 번창하는 파리?...LA도심서 ‘신종 30종’ 무더기 발견

    [와우! 과학] 번창하는 파리?...LA도심서 ‘신종 30종’ 무더기 발견

    생물학자들에게는 생명의 경이를 입증하는 놀라운 연구이지만, LA 시민에게는 상당히 불쾌할 수도 있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LA에 있는 국립 자연사 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of Los Angeles County (NHM))의 곤충학자인 에밀리 하톱(Emily Hartop)과 그 동료들은 LA 도시 지역에서 벼룩파리(Phoridae) 과에 속하는 파리 신종을 무려 30종이나 발견했다. 한 번의 연구로 신종을 이렇게 많이 발견한 것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점은 열대 우림이 아닌 도시 한복판에서 이런 연구 성과를 거뒀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바이오스캔 BioSCAN (Biodiversity Science: City and Nature)이라는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중 이와 같은 성과를 올렸다. 도시는 일반적으로 사람 이외의 생명체가 살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장소이다. 사실 종종 사람이 살기에도 너무 오염된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도시에는 사람 이외의 생명체도 번성하고 있다. 비록 인간은 원하지 않지만 파리, 바퀴벌레, 모기, 쥐 등 각종 불청객이 인간의 박해(?)에도 불구하고 도시에서 번창하고 있다. 이렇듯 많은 개체 수가 번성한다면 이 지역 생태계는 매우 큰 생물학적 다양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생물학적 다양성은 얼마나 건강하고 생산적인 생태계인지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아마존의 열대 우림에서는 한 그루의 나무에서조차 수많은 곤충이 서로 공존하면서 살고 있다. 이번 연구로 LA는 파리에 있어서만큼은 열대 우림에 맞먹는 생물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연구팀은 LA의 일반 가정집과 여러 장소에 자동화된 파리 포획 장치를 설치하고 3개월에 걸쳐 표본을 수집했다. 그리고 이들을 분석한 결과 무려 1만 종에 달하는 파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중 벼룩파리과 Megaselia 속에 속하는 파리 30종이 새롭게 발견된 것이다. 이와 같은 놀라운 생물 다양성은 LA 지역이 파리가 서식하기에 좋은 따뜻한 지역일 뿐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처럼 없어지지 않는 풍족한 식량 공급원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 결과는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까지 크게 놀라게 했다. 바이오 스캔 연구의 책임자인 브라이언 브라운 박사(Dr. Brian Brown) 이렇게 도심 지역에서 이렇게 많은 신종이 발견된 것이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곤충학자들에게는 경이로운 일이겠지만, LA 시민들과 이 지역 보건 당국에는 좋은 뉴스라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부분 파리들은 보기 흉한 것을 제외하면 해가 없지만, 일부는 질병을 옮기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여전히 파리들이 번성하긴 하겠지만, 이들을 박멸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전북, 종자산업의 메카로 간다…민간육종단지 착공

    전북, 종자산업의 메카로 간다…민간육종단지 착공

    전북도가 종자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전북도는 30일 오후 김제시 백산면 민간육종단지 조성현장에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송하진 도지사, 이건식 김제시장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간육종 연구단지(‘시드밸리’) 착공식을 가졌다. 2011년 입지 선정 이후 4년 만이다. 정부와 전북도는 2016년 말까지 김제시 백산면 상정리 옛 축산시험장 일대 54.2㏊에 730여억원을 들여 민간육종단지 조성공사를 진행한다. 이곳에는 종자산업진흥센터를 비롯, 첨단 육종연구 시설과 시험온실 등이 갖춰지며 종자업체 20여곳이 입주할 예정이다. 입주가 확정된 20여개 기업은 몬산토, 신젠타 등 세계 굴지의 다국적 종자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세계 수준의 육종연구와 종자수출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육성된다. 전북도는 육종단지가 완공되면 ‘금보다 비싼 종자’를 개발해 수출하는 이른바 ‘골든 시드(Golden Seed)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 프로젝트는 민간기업-정부-대학 등이 공동으로 벼·감자·옥수수·배추·고추 등 20여개 식량과 사료작물 등의 새로운 종자를 개발해 세계시장에 수출한다는 것이다. 전북도는 김제에 시드밸리가 조성되면 앞으로 1300억원 이상의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아울러 입주기업과의 채종계약을 통해 지역농가의 소득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약 80조원, 국내 종자시장은 1조원 규모로 각각 추정되며 연평균 5%씩 가파르게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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