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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구조 골든타임 다 놓친 방재청·해경의 엇박자

    세월호 참사에 따른 모든 책임을 떠안고 가야 하는 것은 정부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직접 관련이 없는 부처라도 책임의 일단을 나누며 숨죽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당연하다. 더구나 안전 업무가 수반된 부처라면 위기감을 갖고 대책을 마련하는 데 하루해도 모자라야 정상일 것이다. 무엇보다 참사로 국가 운영의 그랜드 패러다임이 성장에서 안전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예측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경제부처도 급작스러운 국가의 패러다임 변화를 어떻게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을지 밤을 지새워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세월호 수습 대책을 뒷짐만 진 채 바라보고만 있어도 되는 부처는 없다. 문제는 이렇듯 긴박한 시점인데도 어느 정부기관 하나 움직이는 자세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대통령이 참사에 따른 수습 방안과 개선 대책, 그리고 대국민 사과를 포함한 담화를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더욱 심각해졌다. 세월호 참사 한 달, 정부 기관들이 지금 대통령만 바라보며 손을 놓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다. 세월호 구조 과정에서 보여주었던 정부의 ‘대책없음’은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실종자 가족의 안타까움을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마지막 실종자까지 모두 찾은 뒤 물속의 세월호 선체를 인양할 것이라는 잠수사들의 목숨 건 분투도 고마울 뿐이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수중수색에 의존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실종자 가족의 뜻을 존중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책임 있는 정부 당사자가 실종자 가족과 인양 문제를 협의하려고 시도했다는 얘기조차 들리지 않는다. 수중수색과 동시에 언제든 착수할 수 있도록 인양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은 바가 없다. 검찰 수사도 그렇다.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소유주인 유병언씨 일가의 사법 처리는 완강한 벽에 가로막혀 있다. 유씨는 지금 경기 안성의 금수원에서 1500명에 이른다는 구원파 신도들의 보호를 받고 있고, 국내외에 있는 자녀들도 검찰의 소환요구에 코웃음을 치고 있을 뿐이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장벽이지만, 아무런 대책이 없었던 검찰은 이들의 신병확보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어제 국회에서 “당장 사표를 내라”는 의원들의 책임론에 아무런 소신을 밝히지 못한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의 모습도 안쓰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정부의 안전 주무장관으로 국가의 기반이 흔들릴 정도의 대참사가 일어났는데도 자리를 보전하겠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사고 수습이 끝나는 대로 물러갈 것이라는 당연한 발언을 하는데도 청와대 눈치를 살펴야 하는가. 국민의 기대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 안전 대책과 수습 과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무총리가 이미 사의를 표명했다. 지금 같은 민심이라면 정부 개편 역시 일부 부처 대상이 아니라 조각 수준의 전면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각 부처도 이런 분위기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럴수록 무슨 대책을 만들어 놓아도 새 장관이 오면 어차피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각 부처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길 바란다. 각 부처는 세월호 참사가 능동적으로 해결책을 찾기보다 대통령의 지시만 기다리는 행태도 원인(遠因)의 하나라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설마 능동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것조차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야 하는가.
  • 선생님과 제자 ‘발 씻겨주는 사랑’

    구로구가 스승의 날인 15일 스승과 제자가 서로 발을 씻겨 주는 세족식을 한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사제 간에 정을 다지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행사는 오후 1시 안양천 둑 맨발 걷기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개봉중학교 학생과 선생님 260여명이 참여한다. 고척교~신정교 2㎞ 구간을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다. 오후 2시 신정교 옆 C축구장에서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세족식을 한다. 선생님이 먼저 제자의 발을 씻겨 준다. ‘사랑의 세족’을 마친 뒤엔 오금교~신정교 1㎞ 구간을 돌며 환삼덩굴, 돼지풀, 서양등골나물 등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식물을 제거하는 봉사활동도 펼친다. 참가자 모두가 동참한다. 구 관계자는 “기존에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맨발 걷기 프로그램만 진행했는데 올해부터는 세족식도 곁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행사가 서로 간 벽을 허물고 학교 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건설·조선·철강·항공’ 탈출구 있나

    ‘건설·조선·철강·항공’ 탈출구 있나

    올해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 대상으로 선정된 대기업들 대다수가 건설·조선·철강·항공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로 상호 연관성이 큰 업종이면서 경기침체로 수년간 제대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각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최근 은행 빚이 많은 14개 대기업 그룹을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대상으로 선정했다. 14개 대기업 그룹은 한진, STX, 동부, 금호아시아나, 성동조선, 대성, 대우건설, 동국제강, 한라, 한진, 한진중공업, 현대, 현대산업개발, SPP조선 등이다. 이 외에도 올해부터 새롭게 지정 관리되는 관리대상계열에는 이랜드와 효성 등이 포함됐다. 올해 선정된 14개 기업은 지난해 대비 9개나 증가한 것으로 이 가운데 6개가 새로 선정됐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번 재무구조 개선약정 대상 선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은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이 과거와 달리 상당히 강도 높게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유례없이 관리대상계열을 지정하고, 명목적인 재무구조가 아직 여력이 있어 보이는 계열이 포함된 것에서 그런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 대상으로 선정된 대기업들은 건설·조선·철강·항공 업종이라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경기침체 등으로 수년간 제대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38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요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11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또 성동조선과 SPP조선, STX, STX조선해양은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현대상선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185.8%나 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건설, 조선사 등이 상황이 안 좋다 보니 주문이 줄어들고 그렇게 되면 철강업종 생산도 줄어들게 돼 이들 업종이 함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어려움을 겪는 이들 업종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가지각색이다. 현대그룹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3조 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발표해 실천 중이다. 동부그룹은 채권단에 자산매각 방식을 맡긴 상태다. 동국제강은 최근 재무구조 안정을 이유로 216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으나 결국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 대상에 포함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경기가 하반기 들어 나아질 것으로 보면서 이들 업종도 차츰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건설 업종은 해외수주 증가와 주택 분양시장 호조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철강 업종은 하반기 원료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건설·조선·철강·항공’ 탈출구 있나

    ‘건설·조선·철강·항공’ 탈출구 있나

    올해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 대상으로 선정된 대기업들 대다수가 건설·조선·철강·항공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로 상호 연관성이 큰 업종이면서 경기침체로 수년간 제대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각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최근 은행 빚이 많은 14개 대기업 그룹을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대상으로 선정했다. 14개 대기업 그룹은 한진, STX, 동부, 금호아시아나, 성동조선, 대성, 대우건설, 동국제강, 한라, 한진, 한진중공업, 현대, 현대산업개발, SPP조선 등이다. 이 외에도 올해부터 새롭게 지정 관리되는 관리대상계열에는 이랜드와 효성 등이 포함됐다. 올해 선정된 14개 기업은 지난해 대비 9개나 증가한 것으로 이 가운데 6개가 새로 선정됐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번 재무구조 개선약정 대상 선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은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이 과거와 달리 상당히 강도 높게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유례없이 관리대상계열을 지정하고, 명목적인 재무구조가 아직 여력이 있어 보이는 계열이 포함된 것에서 그런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 대상으로 선정된 대기업들은 건설·조선·철강·항공 업종이라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경기침체 등으로 수년간 제대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38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요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11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또 성동조선과 SPP조선, STX, STX조선해양은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현대상선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185.8%나 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건설, 조선사 등이 상황이 안 좋다 보니 주문이 줄어들고 그렇게 되면 철강업종 생산도 줄어들게 돼 이들 업종이 함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어려움을 겪는 이들 업종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가지각색이다. 현대그룹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3조 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발표해 실천 중이다. 동부그룹은 채권단에 자산매각 방식을 맡긴 상태다. 동국제강은 최근 재무구조 안정을 이유로 216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으나 결국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 대상에 포함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경기가 하반기 들어 나아질 것으로 보면서 이들 업종도 차츰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건설 업종은 해외수주 증가와 주택 분양시장 호조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철강 업종은 하반기 원료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세월호 참사 한달-우린 뭘 잃고 얻었나] 내 아이 안전은 내가 지킨다

    ‘내 아이의 안전은 내가 직접 지킨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 국민의 안전의식도 바꿔 놓았다.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들은 그동안 아이가 싫어한다며 소홀히 다뤘던 자동차 카시트를 꼭 장착하게 됐고 학교는 통학버스 안전벨트 교육을 철저히 하겠다고 학부모들에게 다짐했다. 지난해 10명 이상이 사망하는 큰 안전사고가 없었다고 자화자찬했던 정부는 새삼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겠다고 하는 등 공무원들도 안전 시스템 개혁에 나섰다. 15년 전 유치원생 19명이 사망한 씨랜드 화재, 올 2월 대학생 9명이 숨진 경북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고등학생 250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꽃다운 생명이 스러졌다는 것 외에 모두 화재와 붕괴에 취약한 건축 자재인 샌드위치 패널이 사용됐다는 점이다. 세월호도 일본에서 들여와 개조하는 과정에서 콘크리트 패널 대신 샌드위치 패널이 사용됐는데 이는 배의 벽이 휘어져 붕괴될 위험이 크다. 지난 어린이날 경기도의 체험마을을 찾았던 한 학부모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어렵게 예약했지만 숙소가 인터넷에서 본 콘크리트 벽돌 건물이 아니라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조립식 가건물인 것을 보고는 아예 어린이날 추억 쌓기를 포기해 버렸다. 국토교통부는 경주 사고 이후 불량 샌드위치 패널을 집중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학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수학여행, 운동회 등의 행사를 취소한 데 이어 현장 학습이나 체험 학습을 가기 전에도 학부모들의 의사를 확인하고 있다. 또 학교 급식의 안전에 신경 쓰고 있다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유출 사고 이후 일본산 수산물은 쓰지 않는다는 영양사의 확인 자료를 학부모들에게 전달하는 곳도 있었다. 씨랜드 화재 이후 설립된 한국어린이안전재단 측은 “교사가 직접 찾아가는 방문 안전교육을 신청하는 사람도 늘었고 주말에 서울 송파구 어린이안전교육관에 개인적으로 아이의 손을 잡고 찾아오는 부모들도 많다”고 안전에 대한 국민의 바뀐 인식을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현대중공업 경영권 어떻게 될까

    정몽준 의원이 지난 12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결정되면서 현대중공업 경영권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13일 현대중공업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주식소유 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는 정 후보로 지분율은 10.15%였다. 그다음으로는 ㈜현대미포조선 7.98%, 아산사회복지재단 2.53%, 아산나눔재단 0.65% 순이었다. 지금은 후보지만 오는 6월 4일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정 시장’이 된 후에도 현대중공업 주식을 계속 보유하려면 취임일로부터 한 달 안에 안전행정부 산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 직무관련성 심사를 청구하고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인정을 받아야 한다. 주식백지신탁이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공개 의무가 있는 고위 공직자와 재경 분야 공직자는 직무와 관련된 주식을 3000만원 이상 보유할 수 없게 한 제도다. 정 후보뿐만 아니라 직계존비속이 보유한 주식도 모두 합산돼 심사 대상이 된다. 현재 정 후보의 장남인 정기선씨는 지난해부터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정 후보 외에) 직계 가족들이 보유한 주식은 한 주도 없다”고 밝혔다. 13일 현대중공업 주가는 정 후보의 서울시장 후보 결정 소식에 힘입어 전 거래일 대비 2.16%(4000원) 오른 18만 9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정 후보의 보유 주식(771만 7769주) 가치는 1조 4586억원이다. 정 후보는 그동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등 보유 주식과 관련성이 없는 상임위에 소속돼 백지신탁 논쟁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직자윤리법령에 따르면 직무 관련성은 주식 관련 정보에 관한 직간접적인 접근 및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하게끔 돼 있다. 이에 따라 2006년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는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의 현대중공업 주식이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결정했고 이 전 시장은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 정 후보 측은 보유 주식과 시장 업무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만약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백지신탁할 가능성이 커져 현대중공업 경영권도 바뀔 수 있다. 혹여 정 후보가 백지신탁하지 않고 가족 등에게 증여·상속하게 되면 막대한 세금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깜빡하실까 봐…이웃사랑 ‘반짝’

    깜빡하실까 봐…이웃사랑 ‘반짝’

    ■치매환자 퍼즐놀이·말벗되기…관악 전문봉사단 200명 활약 치매 노인을 돕기 위한 관악구 전문 봉사단이 눈길을 끈다. 12일 관악구에 따르면 치매전문자원봉사단 ‘은빛누리미’가 7년째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2008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모두 200명이 치매 환자 도우미로 활동하며 모범을 보인 것. 봉사단이 되기 위해서는 8시간 이상 전문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은빛누리미는 치매지원센터 직원과 함께 치매 가정을 찾아 약 복용 관리를 해 주고 노인 눈높이에 맞는 퍼즐이나 칠교놀이를 활용해 인지 활동 향상을 돕는다. 노인들의 말벗이 돼 발 마사지나 안마를 해 주는 한편 동화책을 읽어 주거나 산책 및 병원에 동행하기도 한다. 구에서는 은빛누리미 외에도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방치되기 쉬운 치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는 ‘은빛알리미’와 발 마사지와 테이핑 요법을 통해 치매 노인 건강에 도움을 주는 ‘은빛보드미’도 치매 관련 자원봉사자로 활발하게 뛰고 있다. 은빛누리미 5기인 고희선씨는 “일주일에 하루는 특별한 봉사를 하는 날”이라며 “치매를 앓는 어르신을 찾아가 책을 읽어주고 말벗이 돼 주면 아이처럼 좋아하셔 봉사의 기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매주 가족과 퀴즈풀이·음악치료…도봉구 예방프로그램 인기 도봉구의 뇌 건강 증진 프로그램 ‘세대공감-토요일이 좋아요’가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12일 구에 따르면 보건소와 치매지원센터는 2012년부터 열린보건소 사업의 일환으로 매월 셋째주 토요일 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급속한 고령화 속에 노인성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것을 예방하고 세대공감을 통해 가족 유대감과 노인 건강 증진에 보탬을 주자는 취지다. 조부모, 부모, 청소년 등 삼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2012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324명과 389명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엔 별개로 상담받은 경우까지 포함해 457명이 치매예방 상담 등을 받았다. 올해 프로그램은 치매지원센터에서 진행된다. OX 퀴즈를 풀며 치매에 대한 지식을 얻고 노인 체험 등을 통해 치매에 대한 인식도 개선한다. 특히 인지재활 프로그램은 닌텐도, 장구 프로그램, 미술치료 등 다양한 활동에 신구 세대가 함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색 체험과 자원봉사의 기회도 동시에 얻을 수 있어 호응도가 높다. 황순필 지역보건과장은 “한 달에 한 차례라도 가족이 한데 모여 서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 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안전 업그레이드] 사고는 감소… 인적과실은 여전히 ‘위험 요소’

    전문가들은 초고속열차(KTX) 안전과 관련해 인적과실(휴먼에러)과 철도자재·부품구매 방식의 변화, 불안정한 노사관계 등을 위험 요소로 지적했다. KTX의 고장 및 사고는 2011년 64건에서 2013년 39건으로 감소했고 올해는 3월 말 기준 8건으로 안정화 추세를 보인다. 그러나 고장·사고 가운데 사람의 잘못에 의해 저질러진 건수는 2012년 130건, 지난해 104건으로 여전히 획기적으로 줄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승무원들에 대한 치밀한 교육과 반복된 훈련, 탑승객은 몰론 국민 전반의 안전 의식 함양 등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스템이 구축돼도 이를 다루는 사람이 정신 차리지 않으면 ‘자동화의 덫’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KTX는 들어간 부품만 총 3만 5000여개로 고장이나 장애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또 규정이나 규격과 다르게 국내에서는 고속선로과 일반선로를 번갈아 가며 운행되는 현실이기에 고장 가능성은 더욱 상존한다. 아울러 여기에도 ‘사람이 개입되는 순간’ 위험성은 높아진다. 정비나 구매 분야 등의 직원들이 불량부품에 눈을 감고 부정을 저지른다면 고장이나 사고를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운행 초기 KTX의 고장이 빈발하면서 코레일은 중요 부품 207개에 대한 수명주기표(TBO)를 마련해 계획된 수급과 가격 안정화, 국산화를 촉진했다. 그러나 예산절감 이유를 들어 자재와 부품 구매에 ‘거래신뢰가’를 적용하면서 저가, 부실 제품 납품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일 제품이 입찰 때마다 가격이 낮아져 저가 납품 및 시험성적서 위조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철도 건설과 운영, 유지보수의 주체가 서로 다르고 차량 제작에 운영기관이 참여하지 못함으로써 총괄적인 위험 관리가 불가능한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2010년 투입된 KTX 산천에서 고장이 빈발하는데도 코레일은 차량 제작에 참여하지 못한 탓에 속수무책이었다. 현행 30년인 고속차량의 내구연한도 폐지됐다. 서울~부산(417.5㎞) 구간의 67.7%인 282.4㎞가 교량(112.3㎞)과 터널(170.1㎞)인 것처럼 터널과 교량 비중이 높아지고, 길어지는 등 철로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점도 부담스럽다. 코레일의 주장대로 노사 갈등도 문제다. 지난해 철도노조 파업으로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객차 159량에 대한 정기검수가 지연됐다. 대구역 추돌사고도 순환전보에 반발한 철도노조의 휴일근무 거부로 업무가 익숙하지 않은 대체 근무자가 탑승한 열차에서 비롯됐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현장에 경력이 많은 철도안전감독관 배치가 시급하고, 안전 관련 투자를 비용으로 산정하는 평가 방식도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영석 한국교통대 교수는 “국토교통부의 철도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면서 안전 관련 조직이 축소되고 규제가 약화되면서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응급처치 이렇게] 식도·기도 막히면 기침 유도… 숨 못 쉬면 인공호흡을

    [응급처치 이렇게] 식도·기도 막히면 기침 유도… 숨 못 쉬면 인공호흡을

    이물질을 삼켜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의 80%는 18개월에서 48개월 사이의 소아다. 소아의 경우 동전, 장난감, 크레용 같은 작은 이물질이 특히 식도 상부의 좁은 부위에 잘 걸린다. 게다가 소아는 삼킨 것을 말하지 못하거나 증상을 설명하지 못해 성인보다 더 위험한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아이가 잘 못 먹거나, 먹기를 거부하거나, 구토·구역질과 숨 막힘, 천명(그르렁거리는 소리), 목이나 목구멍의 통증, 침 흘림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뭘 삼킨 것은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특히 삼킨 물건이 날카롭거나 단추배터리, 자석 등 독성이 있는 것이라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배터리는 점막을 빠르게 괴사시키기 때문에 삼킨 후 6시간 내에 천공이 발생할 수도 있다. 차진 떡이나 산 낙지 등을 먹다 식도와 기도가 한꺼번에 막혔다면 일단 기도 확보를 위해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제법 나이가 있는 소아라면 성인에게도 하는 하임리히 방법을 사용한다. 먼저 구조자가 환자 뒤에 서서 엄지가 배꼽과 흉골 사이에 오도록 한쪽 주먹을 쥔 뒤 다른 손으로 주먹을 감싸 백허그하는 자세를 취한다. 이어 환자의 배 안쪽, 위쪽으로 강하게 주먹을 잡아당긴다. 환자가 의식을 잃었다면 환자의 허벅지에 올라탄 뒤 두 손을 포개 환자 배꼽 위 정중앙에 놓고 환자 머리 쪽으로 빠르게 밀어낸다. 하지만 이런 방법을 1세 영아에게까지 사용하면 복부 장기 손상이 올 수 있다. 영아의 경우 호흡이 가능하고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면 먼저 기침을 하게 한다. 만약 아이가 기침도 못 하면 즉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의식이 있는 경우 아이의 머리가 구조자의 손 혹은 무릎 쪽으로 향하도록 팔이나 허벅지 위에 엎드리게 한다. 이어 머리를 아래로 떨구고 양 날개 뼈 사이를 5번 두들긴다. 다시 아이를 돌려 눕히고 가슴 부위를 심폐소생술하듯이 압박하며 5회 밀어낸다. 막힌 기도가 뚫릴 때까지 5회 등 두드리기와 5회 가슴 밀어내기를 반복한다. 의식이 없는 아이는 인공호흡을 시도한다. 그래도 기도가 뚫리지 않으면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아이의 입안에 이물질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무작정 손으로 꺼내려 들면 이물질을 밀어 넣어 더 막히게 할 수 있으므로 절대 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손에 잡히는 무엇이든 입에 가져다 넣는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입에 넣을 수 있는 작은 물건은 모두 치워야 한다. 만약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병원을 찾고, 급하면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정시영 중앙응급의료센터 응급의료평가팀장
  • 만성피로증후군? 체질별 보약으로 치료

    만성피로증후군? 체질별 보약으로 치료

    인천에 사는 직장인 A 씨(41세, 여)는 지난봄부터 몸이 너무 피곤하다. 춘곤증인가 싶어서 잠을 더 충분히 자고, 비타민제와 영양제도 따로 챙겨 먹었는데 아무 효과가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종합검진까지 받아보았는데 아무 이상은 없었고 병원에서는 충분히 잠을 자며 휴식을 취하라는 말만 들었다. 그러던 중, A 씨는 “부모님의 권유로 인근 한의원에서 진맥을 통해 한약을 처방받아 복용한 후 피로가 한결 덜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할 경우 단순 피로보다는 치료가 필요한 ‘만성피로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잠깐의 휴식으로 회복되는 일과성 피로와 달리, 휴식을 취해도 호전이 되지 않으면서 환자를 매우 쇠약하게 만드는 피로가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최근 5년간 만성피로증후군을 앓는 환자를 조사한 결과 3월부터 서서히 증가해 4~5월에 가장 많아지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특히 환자 중 70~80%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집중력 장애, 기억력 장애, 두통, 근육통, 위장 장애, 수족냉증 등이 있으며, 심한 경우 일시적인 마비와 시각장애, 운동 부조화와 같은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만성 피로는 우울증이나 불면증, 수면장애, 위·식도 역류, 면역력 저하에 인한 감염,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 심한 생리통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대표원장(한의학박사)은 “만성피로증후군은 한의학적으로 허로(虛勞)의 범주에 들어가는데, 본인의 사상체질에 따라 약한 장부의 기능을 도와주고 오장육부의 균형을 맞춰줄 수 있는 체질별 맞춤 보약을 처방해 치료하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원장은 “흔히들 ‘밥이 보약이다’ 이런 말을 하는데, 만성피로증후군은 단순히 영양가 있는 음식만을 챙겨 먹는다고 치료가 될 증상이 아니며, 만성피로의 원인이 개인별로 모두 다를 수 있으므로 본인의 체질과 증상, 개인 생활방식에 맞는 맞춤 보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적절한 유산소 운동과 수면패턴 개선 등을 병행하면 근본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의료용 소모품 나라장터 통해 공급

    의료용 소모품 나라장터 통해 공급

    조달청이 금연보조제, 체온계와 같이 보건소 등의 공공기관에서 많이 사용하는 의료용 소모품을 ‘나라장터’를 통해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 1년간 대전·충남·세종 지역에서의 시범 실시를 거쳐 이번에 전국으로 확대한 것이다. 공급 대상 품목은 적외선 체온계와 금연보조제, 성인용 기저귀, 구강청량제, 생화학적 검사용 시약 등 12개 품목이다. 매번 입찰을 거쳐 의료용 소모품을 구매하는 불편이 해소됐고 특히 집중 구매를 통한 예산 절감과 구매·공급 과정의 투명성 제고가 가능하다. 조달청은 시범 사업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수요 기관, 관련 업계의 건의사항을 반영해 공급자 선정 방식도 개선했다. 수요 기관이 주요 품목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철분제와 혼합비타민제 등은 필수 공급 품목으로 지정해 공급자가 반드시 제조자의 공급확약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또 중소 의약품 판매업자 참여 확대를 위해 입찰 참가 자격을 완화하는 한편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눠 1개 권역에만 참가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백승보 조달청 국장은 “전국 보건소에서 많이 사용하는 의료용 소모품 공급에 이어 국·공립병원 수요 의약품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떠나는 선수, 보내는 팬의 ‘아름다운 이별’

    떠나는 선수, 보내는 팬의 ‘아름다운 이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최근 팀을 떠나는 선수와 그를 보내는 팬들 사이에 감동적인 이별 장면이 두 차례 포착됐다. 우선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다음시즌부터 경쟁팀이자 분데스리가의 최강자인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게 될 도르트문트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다. 도르트문트에서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한 레반도프스키는 이적료 한 푼 없이 경쟁팀에 입단하며 많은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뮌헨과의 계약이 공식 발표된 직후에는 신변의 위협을 느낀 그가 경호원을 고용했다는 소식도 있었고 한 팬이 그의 차를 파손시켰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팬들 중 하나로 널리 알려진 도르트문트의 홈팬들은 레반도프스키의 마지막 홈경기에서 그의 이름을 연호하고 그에게 기립박수를 쳐주며 그를 따뜻하게 보내줬다. 고별행사 처음에는 침착한 얼굴로 웃음을 짓던 그도 그런 뜨거운 팬들의 인사에 끝내는 눈시울이 불거진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그를 스타로 키워낸 ‘은사’라고 할 수 있는 클롭 감독도 레반도프스키가 마지막 홈경기에서 교체되어 나오자 그를 다정하게 안고 등을 두들겨주며 축구팬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레반도프스키 작별인사 영상>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경기장에서도 따뜻한 장면이 포착됐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는 골키퍼 마크 안드레 테어 슈테겐을 위해 구단은 그의 골키퍼 글러브가 새겨진 특별선물을 준비해서 증정하고 테어 슈테겐과 팬들이 작별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시간을 마련했다. 올해 만 22세인 테어 슈테겐은 4세부터 무려 18년을 묀헨글라드바흐에서 보내며 축구를 배우고, 유스팀을 거쳐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유망주 골키퍼가 됐다. 그런 그는 구단에서 마련한 선물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는 순간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하며 본인이 긴 시간을 보낸 팀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기념촬영이 끝난 후 그는 팀 동료들과 함께 관중들에게 다가가 관중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는데 스탠드를 가득 메운 홈팬들은 그의 이름을 부르고 그와 함께 뛰며 ‘묀헨글라드바흐 선수’로서의 테어 슈테겐과 마지막 시간을 함께했다. 이날 관중석에 앉아있는 두 소년 팬의 손에는 독일어로 “고마워요, 테어 슈테겐(Danke Ter Stegen)”이라고 적힌 피켓이 들려있었다. <테어 슈테겐 작별인사 영상> 사진=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는 마크 안드레 테어 슈테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사진 분데스리가 홈페이지 동영상 이미지 편집) 이성모 객원기자 London_2015@naver.com 트위터 https://twitter.com/inlondon2015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남들은 튄다지만 내겐 그냥 엄마예요

    [이 주일의 어린이 책] 남들은 튄다지만 내겐 그냥 엄마예요

    우리 엄마는 외국인/줄리언 무어 지음 메일로 소 그림/박철화 옮김/꿈꾸는 꼬리연 펴냄/44쪽/1만 3000원 엄마가 말을 하면 모두가 쳐다본다. 억양도 표현도 우스꽝스럽다는 거다. 엄마는 가끔 기묘한 음식도 해 먹인다. 머리를 특이한 모양새로 땋아줄 때도 있다. 이상한 말로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사람들은 묻는다. “왜 넌 엄마와 똑같지 않니?” 그럴 때마다 엄마와 내 얼굴은 홍당무가 된다. ‘이곳’ 사람이 아닌 엄마에겐 매번 호기심을 매단 눈길들이 쏟아진다. 학교에 들어설 때 신발을 벗질 않나, 뽀뽀를 세 번씩 하질 않나, 엄마의 행동들은 튀기 일쑤다. 외모도 말투도 행동도 다른 엄마는 ‘이곳’ 사람들에겐 ‘외국인’에 불과하다. 그들은 엄마가 더 배우고 달라지길 무언의 눈빛으로 강요한다. 하지만 내게 엄마는 더 배울 필요도, 달라질 필요도 없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나를 돌보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단 하나의 엄마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속삭인다. “누구라도 알 거예요. 우리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걸. 그렇지만 내겐 아니에요. 그냥 엄마예요.” 저자인 영화배우 줄리언 무어가 ‘외국인 엄마’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말이기도 하다. 열살 때 스코틀랜드에서 미국으로 이민한 무어의 엄마는 남편 회사의 요구로 미국 시민이 된 날 울면서 집에 왔다. 이 기억은 무어의 깊숙한 곳에 자리 잡았다. 덕분에 무어는 무구한 아이의 시선으로 타인의 편견을 걷어내고 엄마를 포용하는 화자가 될 수 있었다. 엄마들의 다양한 국적, 인종만큼이나 다채로운 색감의 그림 속에 자신의 반쪽 역시 엄마의 문화권에서 움튼 것임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아이의 인식이 돋보인다. 4세부터.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해경의 거듭된 언딘 칭찬, 우리도 이해 못해”

    “해경의 거듭된 언딘 칭찬, 우리도 이해 못해”

    “현장에 도착해 보니 해경과 해군 모두 ‘멘붕’ 상태나 다름없었습니다. 초유의 사태니 어쩔 줄 몰랐던 거죠.” 세월호 실종자 수색 작업과 관련해 민간 구난업체 언딘마린인더스트리(언딘)와 해양경찰청(해경)의 유착설, 특혜 의혹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언딘과 관련된 의혹이 불거지기 전 해경이 브리핑을 통해 “언딘은 국내 최고의 잠수업체”, “언딘의 수색·구조 실력이 해경보다 낫다”는 식의 발언을 거듭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유착설에 불을 지폈다. 김윤상(47) 언딘 대표는 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도) 해경이 왜 그런 식으로 발표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우린 한번도 나서서 발표한 적이 없다. 자꾸만 이상한 얘기가 나오니까 참으로 답답하다”고 말했다. 의혹은 선박 인양 전문 업체인 언딘이 구조 작업에 참여하면서 비롯됐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뉴스 속보를 보고) 구조가 다 된 줄 알고 인양을 하러 갔던 것”이라면서 “현장에 도착해서야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차량 사고가 나면 ‘레커차’들이 몰려들듯 선박 사고가 발생하면 구난업체들이 달려가는데 언딘도 그중 하나였다는 것이다. 그는 “현장에 가 보니 해경과 해군 모두 ‘멘붕’ 상태나 다름없었다”면서 “우리가 선사와 구두 (구난) 계약을 하고 왔다니까 해경으로서도 마침 잘됐다고 여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16일 현장으로 가는 길에 오후 2시 30분쯤 청해진해운 직원의 전화를 받았고 다음 날(17일) 오후 5시쯤 약식 계약서와 함께 (해경으로부터) 구난명령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사 직원이 해경에 추천해 달라고 한 것 같다. 그 전에 해경에서 구난이나 구조 요청을 받은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언딘은 일찌감치 인양에서는 손을 뗐다”면서 “구조 작업이 끝나면 인양 입찰 공고가 나겠지만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애초에 (청해진해운과는) 금액도 적혀 있지 않고 보험사 검증도 거치지 않은 반쪽짜리 계약서였는데 협상을 조율해야 하는 해운조합 역시 20일이 넘도록 연락 한번 취해 오지 않았다”면서 “구난 계약에 관심이 없다는 의미로 지난주 실종자 가족들을 찾아뵙고 계약서를 넘겨드렸다”고 말했다. 또한 “무슨 혜택이 있어야 특혜라고 할 수 있는데 기름값이라도 나올지 걱정”이라면서 “민간 잠수부들의 숙식도 사비로 조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조 작업이 끝난 뒤 인양을 해외 업체가 하게 되면 시간과 비용이 훨씬 많이 들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구조 작업을 하면서 기록한 현장 정보가 많지만 우리가 인양에 참여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구조가 끝나면 손을 떼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해경과의 유착 근거로 지목된 한국해양구조협회 부총재직을 맡은 데 대해서는 “국내 구난업체들 대부분이 정직원 10명 넘는 곳이 거의 없을 만큼 영세한데 그나마 우리가 제일 크고 국제구난협회(ISU) 정회원이라는 대표성 때문에 (내가)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딘이 민간 잠수부들의 공적을 가로챘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김 대표는 “해경이 언딘에서 잘했다는 식으로 발표해 무리수를 뒀는데, 이 때문에 다른 민간 잠수사들이 마음 상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도 명령에 따를 뿐 다른 잠수사를 막을 권리는 없다”고 덧붙였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국정원 2차장 ‘공안통 검사’ 출신 김수민씨 내정… ‘셀프개혁’ 관철여부 평가 엇갈려

    박근혜 대통령은 7일 공석인 국가정보원 2차장에 김수민(61) 전 인천지검장을 내정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증거 조작사건 여파로 지난달 14일 경찰 출신인 서천호 전 2차장이 경질된 이후 23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서 전 2차장을 경질한 다음 날인 15일 국무회의에서 간첩 증거조작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국정원의 환골탈태를 강도 높게 주문했다. 박 대통령이 후임을 인선한 만큼 자연스레 ‘국정원 개혁’으로 시선이 모이고 있다. 국정원 2차장은 국내 정보수집 및 분석, 대북·대테러·방첩 등 대공수사 업무를 지휘하는 자리인 만큼 업무의 상당 부분이 ‘개혁의 대상’이다. 김수민 내정자에 대한 시각은 1차적으로 ‘공안통 검사’라는 점에서 엇갈린다. 김 내정자는 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래 대검 공안4과장, 서울중앙지검 1차장, 법무부 보호국장, 서울서부지검장, 부산지검장, 인천지검장 등 검찰 내 주요보직을 두루 거쳤다. “공안을 잘 알기 때문에 공안의 부조리를 잘 수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과 “대공수사권 분리 등 근본적인 개혁에는 손을 댈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는 반응이 맞서고 있다. 개혁을 실질적으로 준비할 책임자가 교체돼 개혁안 도출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 사람이 오면서 다시 처음부터 준비 작업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에서다. 또 한편에서는 군인과 국정원 출신이 근간을 이루고 있는 현 체제에서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인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개혁은 난망하다는 부정적 인식도 없지 않다. 남재준 원장과 김규석 3차장이 군인 출신이고, 한기범 1차장과 이헌수 기획조정실장이 국정원 출신이다. 한편 김 내정자는 성균관대 법대 출신으로, 이번 정부에서 두드러졌던 ‘성대 약진’ ‘법조인 중용’을 재확인했다. ▲부산(60·사시 22회) ▲경기고 ▲부산지검 검사 ▲법무법인 영진 대표변호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6.4지방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장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후보자 인터뷰] “부암·평창·구기동 일대 세계적인 ‘아트밸리’로”

    [후보자 인터뷰] “부암·평창·구기동 일대 세계적인 ‘아트밸리’로”

    “4년 전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 만들기에 첫발을 뗐지요. 앞으로 4년은 기틀을 다잡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산업과 문화의 동반 발전을 통해 후손들이 잘살도록 해야죠.” 7일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종 종로구청장 후보는 이같이 기본을 강조했다. 그는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는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서 출발한다”며 “가령 할머니가 손주를 유모차에 태우고 매연을 걱정하지 않고 나설 수 있는, 불편이 없고 깨끗한 거리, 그런 거리들이 모여 아름다운 도시가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문을 연 선거사무실 책상에는 업무 파일이 쌓여 있었다. 미세먼지 업무 매뉴얼, 실내 공기질 관리 업무 매뉴얼, 건강도시, 안전도시 등의 파일을 펼쳐 보였다. 세월호 참사로 선거 홍보는커녕 사무실 개소식도 미룬 채 정책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4년간 추진한 정책을 정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다. 그는 “부암·평창·구기동 일대를 세계적인 ‘아트 밸리’로 조성하는 사업을 지난해부터 추진했다”며 “주민, 전문가, 예술가 등과 함께 종로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바탕으로 경제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역점 사업으로 꼽은 창신·숭인 지역 도시재생 사업도 탄력을 받는다. 최근 공모에서 ‘근린재생형 도시재생 선도 지역’으로 확정된 덕분이다. 주거·산업·경제·문화 통합재생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로부터 4년에 걸쳐 2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4대 청사진은 ▲사람 중심 마을 만들기로 지역역량 강화 ▲지역 자산을 활용한 역사문화 재생 ▲창조경제로 일자리를 창조하는 경제 재생 ▲쾌적하고 안전한 지역 순응형 주거 재생이다. 지난 2월에는 전국 230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개인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환경적 요소를 평가하는 ‘사회의 질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명품 도시의 요건으로 안전, 편리, 아름다움을 꼽는 그는 “친환경 시공으로 보도블록을 깔거나 환경에 해를 덜 끼치는 방역소독 등 눈에 띄지 않는 것까지 하나둘 챙기면 주민들도 도시를 함께 가꿔야겠다고 인식할 것”이라며 웃었다. 또 “도시가 오랜 시간 쌓인 문화 속에서 형성되듯 사람 중심 정책을 통해 명품 도시를 완성하겠다”고 덧붙였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김연아 아이스쇼 소감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결국 터져버린 눈물

    김연아 아이스쇼 소감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결국 터져버린 눈물

    ‘김연아 아이스쇼 소감’ ‘피겨여왕’ 김연아가 아이스쇼에서 은퇴 무대를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쏟았다. 김연아는 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4’ 마지막날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김연아 아이스쇼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은 “김연아의 안무가로서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내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말문을 연후 “그의 은퇴 무대를 바라보는 심정은 씁쓸하기도 하고 달콤하기도 했다. 사람이 겪는 인생의 한 부분 중 큰 고비를 지금 김연아가 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연아를 위한 기대와 슬픔의 감정이 교차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데이비드 윌슨의 따뜻한 말에 감정이 북받친 김연아는 눈물을 터뜨렸다. 데이비드 윌슨은 김연아를 다독이면서 “김연아가 매우 자랑스럽다. 뿐만 아니라 아이스쇼 함께 해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함께해서 행복하다. 김연아가 안정적으로 편안하고 아름답게, 또 우아하게 쇼를 해내는 것을 보며 뿌듯했다”고 말을 이었다. 김연아와 함께 한 시간에 대해 데이비드 윌슨은 “인생에 있어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 내가 22년간 피겨스케이팅에서 안무가를 하면서 가장 특별하다고 생각한 두 번의 관계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나의 좋은 친구 세바스찬, 두 번째가 김연아다. 칭찬과 격려, 잘했다고 포옹해주고 싶다”며 “김연아가 토론토를 떠났을 때 그가 너무 그리워서 아이처럼 운 적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데이비드 윌슨은 “어머니가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어머니는 나를 키운 이유에 대해 자신의 곁에 두기보다 세상에 내보내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했는데, 바로 그 마음이 내가 김연아를 대하는 심정이다. 김연아가 앞으로 어떻게 전진해나갈지 그 행보가 무엇보다 기대된다. 지난 시간 동안 김연아와 유지해온 관계가 무엇보다 좋았다”고 김연아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털어놨다. 김연아는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피날레가 모두 끝나고 해진이가 울더라. 울지 않으려고 억지로 참았지만 주변에서 많이들 우니까 눈물이 났다”며 “이제 잠시 휴식도 취하고 싶고 휴식다운 휴식을 취하면서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미래 계획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거 같다”고 아이스쇼를 끝낸 소감을 전했다. 네티즌들은 “김연아 아이스쇼 소감, 나도 눈물이 날 뻔”, “김연아 아이스쇼 소감, 그걸 어떻게 말로 하겠나”, “김연아 아이스쇼, 데이비드 윌슨 소감 들으니 정말 애틋하네”, “김연아 아이스쇼 소감, 내가 더 아쉽고 슬프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태극기 옆에 섰던 윤창중 성추행 사건 1년, “...”

    태극기 옆에 섰던 윤창중 성추행 사건 1년, “...”

    윤창중 성추행 사건이 7일로 일어난지 1년이다. 그러나 사건과 관련, 아무런 진척이 없다. 사건 발생 당시 ‘국가적 망신’을 우려하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신속한 사법처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지금껏 뚜렷한 처리가 없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건을 맡은 미국 사법당국은 “여전히 수사중”이라는 말만 거듭할 뿐이다. 어떻게 매듭지을 지에 대해서는 사실상 “...(묵묵부답)”이다. 외교 소식통들은 “연방검찰에서 아직 결정해야 할 사안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여러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는 원칙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DC 메트로폴리탄 경찰청은 지난해 7월 윤 전 대변인에 대해 경범죄를 적용한 체포영장을 신청했으나 사건 발생 지역을 관할하는 연방검찰은 현재까지도 기소동의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연방검찰은 아직도 이 사건을 경범죄(misdemeanor)로 다룰지 중죄(felony)로 처리할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만약 ‘중죄’로 다루는 경우, 한미 범죄인인도조약 대상인 ‘1년 이상의 자유형 또는 그 이상의 중형’에 해당한다. 반면 ‘경범죄’는 윤 전 대변인이 미국에 가지 않는 한 처벌이 불가능하다. 또 사건 발생일(5월7일)부터 3년인 미국의 경범죄 공소시효를 감안하면 경범죄로 처리되고 윤 전 대변인이 미국에 가지 않는 경우 2016년 5월 7일 사건은 자동 종료된다. 네티즌들은 “윤창중 성추행 사건 1년, 이러다 유야무야 되겠지 정말 부끄럽고 화가 난다”, “윤창중 성추행 사건 1년, 힘있고 권력 있으면 성추행도 없는 듯이 되나”, “윤창중 성추행 사건 1년, 인구의 절반인 여성에 대한 인식도 제대로 서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나랏일을 하겠나”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소영의 시시콜콜] 국가 개조가 아니라 리더십 개조다

    [문소영의 시시콜콜] 국가 개조가 아니라 리더십 개조다

    옛날에는 자녀가 많아도 “저 먹을 것은 타고 난다”며 태평했다. 1960년대에도 5~8남매를 어렵지 않게 봤다. 서울 중구 장교동의 50대 중반 치과의사는 “형제만 다섯인 집안의 막내로 태어나 경쟁하느라 힘들었다. 반찬이라고는 총각김치 하나 올라왔는데, 밥상에 앉자마자 총각 무 하나를 밥그릇 속에 묻어둔 뒤에야 밥을 먹기 시작했다”고 하며 낄낄댔다. 한창 자랄 나이에 먹을 게 충분하지 못해 밥상 앞에서 다투는 자식들을 보면서 주린 배를 하고도 부모들은 행복했던 게 아닌가 싶다. 옛 어른들의 낙관주의를 ‘못 배우고 무능한 사람들의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치부했던 정부는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에서 더 나아가 “하나만 낳아도 지구는 만원”이란 산아제한 표어를 남발했다. 정관수술자에게는 예비군 훈련을 면제해 주기도 했다. 이런 표어를 청소년기에 각인한 세대들이 30~50대들이다. 정부의 확신에 찬 캠페인 덕분에 그 세대들은 무자녀거나 한두 명만 겨우 낳았고, 한국은 세계 최저출생률을 자랑(?)하는 나라로 ‘개조’됐다. 그러나 이제 정부는 저출산 때문에 산업생산력이 저하되고 고령화가 사회적 문제라고 또 난리다. 저출산은 어찌 보면 20~30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국가정책을 신뢰하고 국민이 열심히 따라온 덕분이다. 그러니 대통령이나 정부가 또다시 어설픈 국가개조를 선언하고, ‘나만을 따르라’고 국민을 윽박지르는 것은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오히려 ‘리더십 개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터무니없는 낙관이라며 비웃던 “저 먹을 것은 타고난다”는 표현을 되돌아본다. 아기가 쌀 짐을 짊어지고 태어날 리는 만무하지만, 그 아기의 탄생과 성장을 한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의 일가친척과 이웃, 온 마을 사람들이 모두 축복하고 보살펴 주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심봉사의 딸 심청이도 마을 아주머니의 동냥젖 덕분에 효심이 가득한 소녀로 자라지 않았는가 말이다. 가난했던 시절에는 ‘내 새끼’만 잘 자라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자식도 잘 자라고 성장하도록 격려하고 힘을 주는 공동체 의식이 살아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네 자식이었으면 그렇게 구조했겠느냐’는 반문은 그래서 뼈아프다. 단원고 학생을 자녀로 둔 팽목항의 유가족 중 한 분이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가정에 이제 가난만 남았다”고 탄식했다고 한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도 한 마을이, 더 나아가 제대로 된 국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요즘처럼 절실할 때가 없다. symun@seoul.co.kr
  • [기고] 北도발 대비 민방위 태세 문제 없나/정찬권 한국위기관리연구소 연구위원

    [기고] 北도발 대비 민방위 태세 문제 없나/정찬권 한국위기관리연구소 연구위원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제4차 핵실험 가능성을 운운하는 최소한의 상식도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그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포격도발, 무인기 침투로 청와대를 촬영하는 등 다양한 전술로 우리를 위협해 왔다. 13기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김정은은 친정체제를 강화하고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사회 제재로 경제난 심화 속에 내부 단속이 절실하고, 고립된 대외관계 해결도 난망한 실정이어서 현실 타파를 위해 비대칭무기 공격이나 국지도발 감행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는 물샐틈없는 군사 대비 태세는 물론 민방위 태세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민방위 기능은 조직 열세, 관성적인 훈련, 구닥다리 경보전달시스템, 대피시설과 장비 노후화,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어려움이 적지 않다. 따라서 차제에 정부는 재난관리와 더불어 민방위 기능에 대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선, 민방위 담당조직의 확대다. 국가 민방위 업무수행을 위해서는 최소 국 단위 조직이 필요하다. 정책 및 중장기 계획수립, 업무총괄조정, 훈련 실시와 평가, 대피시설 등 자원관리 등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현행 과 단위조직으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한의 화생방 위협에 대한 전담조직 신설도 필요하다. 둘째, 민·관·군이 함께하는 민방위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그간 국민 편의를 빌미로 훈련강도를 낮추고, 국민 참여보다는 공무원이 중심이 돼 보여주기식으로 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민방위의 직접적인 이해 상관자인 민·관·군을 연계·통합해 행동절차를 반복 숙달시켜야 한다. 그리고 훈련기법과 내용은 물론 참여 대상도 기관장 등 간부중심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셋째, 민방위 경보전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고층건물, 지하연계 복합건축물과 같이 경보 사각지대에 신속한 경보 전파가 되도록 법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 또한 현행 사이렌 중심의 청각경보전달체계는 휴대전화, 옥외전광판, 버스정보시스템(BIS) 등 정보통신기술을 접목시켜 동시에 보고 듣고 느끼는 입체적 경보전달체계로 개선해 상황을 파악한 즉시 대응이 이뤄지도록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넷째, 낡은 비상대피 시설과 장비·물자를 정비해야 한다. 독립대피호, 건축물 지하층, 지하상가, 지하차도 등의 노후화로 시설관리 유지비가 과다하게 소요되거나 방호력 미흡 시설은 과감히 용도폐기하고 실제 이용 가능한 대체시설을 지정해야 한다. 방독면, 응급처치세트, 비상발전기 등 비축물자도 내구연한 초과 품목은 폐기해야 한다. 끝으로 담당자의 업무 전문성 배양이다. 각급기관은 유경험자, 전공자 등 내부 전문인력을 발굴·배치하고, 이들의 외부유출 방지책 마련과 더불어 외부 인재 영입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일찍이 손자는 유능한 장수는 적이 침범할 수 없게 먼저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적이 침범할 경우 이길 기회를 기다린다고 했다(昔之善戰者 先爲不可勝 以待敵之可勝). 북한의 위협 행태가 심상찮은 시점에 정부는 민방위 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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