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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시장, 중국스타 천쉐둥과 마무리 홍보나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중국 출장 마지막 날인 5일 원조 한류스타 강타, 1901만명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팔로워가 따르는 중국 배우 천쉐둥(진학동)과 서울관광 홍보에 나선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현지시간) 베이징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루 노천카페에서 강타, 천쉐둥, 100명의 K팝 커버댄스단과 ‘서울관광, 지금 이때다’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플래시몹을 선보인다. 강타와 천쉐둥을 서울시 명예관광홍보대사로 위촉하는 위촉식도 열린다. 박 시장과 강타, 천쉐둥은 노천카페에 모인 베이징 시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서울 어디까지 아니’ 퀴즈쇼, 스타와의 포토타임 등 각종 이벤트를 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中 러브콜 받으며…제2 수에즈로 ‘파라오’ 꿈꾸는 시시

    美·中 러브콜 받으며…제2 수에즈로 ‘파라오’ 꿈꾸는 시시

    6일 개통하는 ‘제2 수에즈 운하’를 놓고 이집트 안팎으로 복잡한 정치 셈법이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이 깜짝 발표한 새 운하 건설 계획이 1년 만에 84억 달러(약 9조 7800억원)를 들여 마무리된 덕분이다. 제2 수에즈 운하는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기존 수에즈 운하 193㎞ 구간 가운데 35㎞ 구간에 기존 운하와 나란히 건설한 새 물길이다. 이집트 정부는 폭과 깊이를 늘린 기존 37㎞ 구간을 더해 모두 72㎞에 이르는 물길을 제2 수에즈 운하라 부르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들은 이를 ‘파라오’를 꿈꾸는 시시 대통령의 ‘역작’이라고 평가했다. 현지 언론들은 1956년 영국으로부터 수에즈 운하를 국유화한 ‘국민 영웅’ 가말 압델 나세르 전 대통령과 시시 대통령을 비교하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3년이 걸릴 것이라던 공기를 1년으로 단축하고, 공사 비용은 ‘국민 펀드’란 특별 채권으로 충당했다. 기술적 문제는 네덜란드·룩셈부르크 기업의 도움을 받았으나 공사는 약속대로 이집트 기업에 맡겼다. 이집트 정부는 통행 시간 단축을 근거로 통행료 수입이 2023년까지 132억 달러(약 15조 3600억원)로 2배 이상 늘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운하 배후와 인근에 대규모 산업단지와 새로운 행정수도를 조성해 1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성대한 개통식도 열린다. 이 자리에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대출·김진태 의원을 비롯해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각국 외교사절단이 참석한다. 새 운하 개통으로 중국과 미국의 ‘러브콜’도 잇따라 받고 있다. 중국은 새 운하의 지분 확보를 목표로, 재정난을 겪는 이집트에 손을 내민 상태다. 미국도 군사 쿠데타 이후 2년 가까이 끊었던 이집트와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집트가 정치·경제적 불안감을 떨치고 도약할지는 미지수다. 2008년 이후 중동의 원유 수출 감소로 운하 통행 선박 수가 줄고 있는 데다 정부의 강압 통치로 민심이 대거 이반했기 때문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복귀하자마자 메르스 대응 ‘레드카드’… 원포인트 경질 인사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보건복지부 장관과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에 대한 ‘원포인트’ 인적개편을 단행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한 경질성 인사로 해석된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사실상의 메르스 종식을 선언한 지 7일 만, 박 대통령이 여름휴가에서 복귀한 이후 이틀 만이다. 당초 복지부 장관의 교체 시점은 이달 말쯤 정부가 메르스 종식을 공식 선언한 이후가 될 것으로 관측됐으나 박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조기 교체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휴가 전에 인사 문제에 대해 일절 말씀이 없었고, 휴가를 다녀온 뒤 바로 결심을 하신 것 같다”면서 “올 하반기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빨리 사태를 수습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이날 휴가 복귀 후 처음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새로운 마음’과 ‘속도전’을 국정 운영의 키워드로 제시한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8월 25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올해 말까지가 국정 운영의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절박감이 묻어난다. 지난해에는 세월호 여파로, 올 상반기에는 메르스 사태로 각각 일할 시기를 놓친 탓도 크다. 여기에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 등 새누리당 의원 출신 장관들이 여의도로 복귀할 경우 국정 추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도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로 예정된 대국민 담화에는 올 하반기를 넘어 임기 후반기 전반에 대한 국정 운영 구상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취임 직후인 2013년 3월 4일에 이어 지난해 2월 25일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고, 같은 해 5월 19일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기자회견 대신 일방적 대국민 담화라는 형식을 채택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월과 지난 1월 등 두 차례 신년 기자회견 외에는 기자회견 형식으로 뜻을 밝힌 적이 없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요즘 사기 트렌드? “몇백억도 아닌 몇백조 재력가”

    이제 ‘억’ 단위 돈은 ‘돈’도 아닌 시대가 됐다. 최근 붙잡힌 사기범들이 피해자들에게 투자 수익금으로 ‘조’ 단위까지 뻥튀기 하며 현혹하는데도 그 허풍이 통하고 있다.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환상이 사기 피해자를 양산하는 셈이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중국 재벌 2세를 사칭해 상속재산 210조원의 국내 반입을 위한 로비자금을 투자하면 37조 5000억원의 사례금을 주겠다며 5억 2220만원을 뜯어낸 이모(64)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기도에서 원룸을 임대하는 박모(52·여)씨는 지난해 친오빠로부터 중국 재벌 2세라는 이씨를 소개받았다. 명품 옷을 입고, 고급 승용차를 타는 그는 자신의 상속재산만 210조원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씨는 박씨에게 중국에 있는 재산을 한국으로 들여오려면 청와대와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 고위 공직자에게 로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210조원 중 150조원을 3년 만기 국공채로 전환해 거기서 25%인 37조 5000억원을 사례금으로 주겠다고 꾀었다. 박씨는 지난해 2월부터 지난 6월까지 165차례에 걸쳐 로비 자금으로 5억여원을 건넸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유모(49)씨 등 3명을 유사수신 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유씨 등은 전 세계 11개 국가에서 운영 중인 기부 클럽에 12만원을 내고 가입하면 3년 내 5조 2000억원의 수익을 분배받을 수 있다고 꾀어 노인 등 6000여명을 상대로 6억원을 가로챘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기범죄 발생 건수는 2010년 20만 3799건에서 2012년 23만 5366건, 지난해 23만 8643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대개 재력가 행세를 하며 권력기관을 들먹인 뒤 로비 혹은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는 게 전형적인 사기 행태다. 때때로 금괴나 골드바를 소품으로 등장시키는 지능적인 수법도 동원된다. 최근에는 투자 수익금으로 믿기 어려운 액수를 제시하며 불특정 다수로부터 소액을 털어내는 방식도 나오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가수 도은영 사망, “곡 발표 앞뒀는데..” 브로큰발렌타인 보컬 반 사망과 같은날..’안타까워’

    가수 도은영 사망, “곡 발표 앞뒀는데..” 브로큰발렌타인 보컬 반 사망과 같은날..’안타까워’

    가수 도은영 사망, 연규성 “곡 발표 앞두고 떠났다” 브로큰발렌타인 보컬 반 사망과 같은날.. ‘가수 도은영 사망, 브로큰발렌타인 보컬 반’ 브로큰발렌타인 보컬 반 사망 소식에 이어 가수 도은영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tvN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디바’ 출신 가수 도은영이 지난 3일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은영과 친분이 있는 가수 연규성은 4일 페이스북에 “정말 아끼고 사랑하던 동생 도은영이가 어제 하늘나라로 갔습니다”라며 가수 도은영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연규성은 “저와 함께 노래했던 은영이가 가수로서 새 출발을 위해 제 노래 ‘슬픈 노래’를 리메이크 후 녹음과 뮤직비디오 촬영을 모두 마치고 발표만을 남긴 상태에서 아쉽게 떠났습니다. 며칠 전에도 만나 함께 녹음했는데 정말 믿기지 않네요”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가수 도은영의 사망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도은영은 지난 2005년 MBC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 OST ‘기도할게요’로 데뷔 후 2007년 디지털 앨범 ‘카르멘’을 발매했지만, 연예계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잠정적으로 활동을 중단했었다. 하지만 도은영은 지난 2012년 케이블채널 tvN ‘슈퍼디바2012’에 출연하며 다시 한 번 가수로의 도약을 시도한 바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한편 이날 록밴드 브로큰 발렌타인 보컬 반(본명 김경민) 사망 소식도 전해졌다. 브로큰발렌타인 보컬 반이 3일 사망했다. 브로큰발렌타인 보컬 반의 사인은 물놀이 중 발생한 익사로 추정되고 있다. 4일 복수의 연예 관계자에 따르면 브로큰발렌타인 보컬 반은 지인들과 휴가를 떠났다 지난 3일 사고를 당했다. 소속사에서는 ‘불의의 사고’라고 밝혔지만 익사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브로큰발렌타인 측은 4일 공식 SNS를 통해 보컬 반의 사망사실을 알렸다. 브로큰발렌타인 측은 “갑작스럽게, 너무도 가슴 아픈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지난 13년간 우리 곁을 함께 했던 브로큰 발렌타인의 보컬 반이 갑작스러운 불의의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고 반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소속사 측은 “빈소는 동수원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8월 5일 입니다. 늦은 시간에 빈소가 마련된 관계로, 유가족 및 친지분들을 제외한 조문은 8월 4일 부터 부탁드리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덧붙였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길섶에서] 입맛/김성수 논설위원

    나이 들면서 입맛도 바뀐다는 말을 실감한다. 어려서는 입에도 못 대던 음식을 이젠 잘도 찾아 먹는다. 못 먹던 생김치는 술을 배우면서부터 익혔다. 생김치와 굴, 삶은 돼지고기를 함께 싸서 먹는 보쌈 안주의 기막힌 맛을 알고부터다. 결혼 전 부모님과 살 때는 나물은 생일이나 명절 등 특별한 날에만 먹는 반찬으로 알았다. 당연히 즐겨 먹지 않았다. 그런데 결혼 후 처가에서 공수해 오는 반찬에 콩나물, 시금치, 고사리 무침이 빠지지 않았다. 요즘은 나물 반찬을 찾아서 먹는다. 먹을 탐이 많지만 과일은 예외였다. 배 한 쪽이나 사과 한 쪽이면 금세 배가 불렀다. 한데 과일을 워낙 좋아하는 아내와 딸아이를 따라하다 보니 이젠 식후 과일 한 접시는 가볍게 비운다. 전에는 잘 먹었는데 끊은 음식도 많다. 낙지볶음, 닭발, 매운 떡볶이는 이제 입에도 못 댄다. 예전에 이 매운 걸 어떻게 먹었을까 싶을 정도다. 입맛에 따라 먹는 음식도 ‘제로섬’ 게임에 가깝다. 새로 늘어나는 게 있으면 또 그만큼 줄어드는 것도 생긴다. 절묘한 균형을 맞춘다. 세상 이치가 다 그렇다. 김성수 논설위원 sskim@seoul.co.kr
  • ‘동탄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Ⅲ’ 우수한 상품력으로 분양성공 거둬

    ‘동탄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Ⅲ’ 우수한 상품력으로 분양성공 거둬

    뜨거운 분양열기를 보이는 동탄2신도시중에서도 남다른 가치를 지닌 커뮤니티시범단지의 마지막 아파트 청약이 끝났다. 동탄2신도시 A19블록에 공급한 ‘동탄2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Ⅲ’가 높은 인기 속에 전 타입 1순위에서 마감된 것. 특히, 이번 청약 결과는 올해 경기 지역에서 공급된 분양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2일(수) 실시한 ‘동탄2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Ⅲ’의 청약접수 결과 196세대(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7,707명이 청약해 평균 141.4대 1의 경쟁률로 전 타입 1순위 마감됐다. 최고경쟁률은 84C타입이 기록했다. 당해지역에서만 40세대 모집에 3,540명이 몰려 29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나머지 타입들도 모두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조기 마감됐다. 특히, 84C타입의 경우 기타경기 지역에서 1,19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번 성공적인 청약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이다. 이 아파트는 동탄에서도 남다른 가치를 보이고 있는 커뮤니티시범단지의 마지막 입성 기회로 관심이 높았다. 이 아파트가 위치한 커뮤니티시범단지는 동탄 내에서도 특히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1신도시에 이어 2신도시도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어 있다. 또, KTX동탄역과의 거리가 가까운 단지들의 높은 프리미엄 소식도 이번 분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 금강주택의 우수한 상품력 또한 분양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 금강주택이 동탄2신도시에 앞서 공급한 1차와 2차분은 모두 수요자들의 호응 속에 인기를 끌며 분양에 성공했다. 특히, 2차의 경우 임대아파트임에도 일반아파트와 다를 것 없는 커뮤니티시설과 내부 특화설계로 호평이 이어진 바 있다. ‘동탄2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Ⅲ’ 분양 관계자는 이번 청약 결과에 대해 “동탄2신도시에서도 워너비 지역인 커뮤니티시범단지에 입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분양 전부터 많은 문의가 이어져 온 것이 사실”이라며 “휴가철에 분양하는 것임에도 높은 호응이 이어져 만족하고 있고, 고객분들이 기대해주시는 만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우수한 아파트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탄2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Ⅲ’는 동탄2신도시 A19블록에 위치하며, 지하 1층~지상 19층, 5개동, 총 252세대 규모다. 공급되는 면적은 전용면적 기준 ▲84㎡ 126세대 ▲99㎡ 126세대다. 앞으로 남은 분양일정은 29일(수) 당첨자 발표, 계약은 8월 4일(화)~6일(목)까지 3일간 진행된다. 견본주택은 화성시 능동 471-3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입주는 2017년 10월 예정이다.분양문의 : 1899-5733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女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12) 좌담 : 시리즈를 마치며

    [女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12) 좌담 : 시리즈를 마치며

    서울신문은 지난 5월 11일부터 두 달여에 걸쳐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라는 주제로 기획 시리즈를 연재했다. 2060년에는 노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40%가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기획은 저출산·고령화 문제의 해답을 여성 인력에서 찾아보자는 시도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일과 가정을 양립해야 하는 ‘워킹맘’들의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와 함께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가 여성 인력을 좀 더 잘 활용할 수 있는지 의견을 나눠 보았다. 기업은행과 신세계백화점 모두 여가부 선정 가족친화인증기업이다. 좌담은 안미현 서울신문 경제부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안미현 경제부장(이하 안 부장) 김 장관과 권 행장께서도 ‘워킹맘’이다. 고충은 여느 워킹맘과 똑같을 것 같은데.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이하 김 장관) 예전에 한 특강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슈퍼우먼과 알파걸은 없다. 피곤해하는 엄마만 있을 뿐이다.’(모두 웃음)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하 권 행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존경하는데, 그도 ‘완벽하게 일하는 어머니는 허상’이라고 한 얘기를 듣고 공감했다. (나 역시)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는 시간을 거쳐 왔다. ■안 부장 워킹맘을 아내로 둔 남편의 심정은 어떠한가.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이하 장 대표) 지금은 그만뒀지만 아내가 20년 넘게 교직에 있었다. 그때는 당연히 (집안일이) 여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해 도와준 적이 없다. 지금은 후회 많이 한다(웃음). 백화점만 봐도 여직원 비율이 70%로 남성보다 월등히 높다. 워킹맘의 애로 사항이 잘 해결돼야 회사도 잘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안 부장 조직의 수장으로서 바라보는 워킹맘은 다를 수 있는데. ■장 대표 이율배반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다. 어렵게 취직해 10년차쯤 되면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적지 않은 여성들이 육아 문제 등으로 이때 사표를 쓴다. 그동안 투자하고 키운 직원이 본격적으로 회사에 보탬이 되려는 시기에 그만둔다고 하면 회사로서는 큰 손실이다. ■권 행장 해마다 인력 운용 계획을 짤 때 육아휴직 예상 인원 등을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남아 있는 사람이나 (육아휴직을) 떠나는 사람이나 부담이 덜 하다. 기업은행은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나 사춘기로 힘들어할 때 육아휴직을 쓰라고 적극 권장한다. 휴직은 모두 근무 기간으로 처리한다. ■안 부장 하지만 육아휴직을 마음 놓고 쓸 수 없는 게 대부분의 워킹맘 현실이다. ■김 장관 육아휴직을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것은 대체 인력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유연 근무를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권고할 생각이다. 이번에 정부가 다 쓰지 못한 육아휴직 기간을 단축근무로 2배 연장해 쓰는 방법으로 개선했다. 예컨대 육아휴직 12개월 대신 24개월 단축근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육아휴직과 단축근무 기간을 합쳐 최대 세 번까지 나눠 쓸 수 있도록 했다. ■안 부장 제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막상 현실에서 이를 이용하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결국 인식의 문제이기도 한데…. ■김 장관 바로 그 점이다. 육아휴직을 쓰는 사람이 화제가 돼서는 안 된다. 언제고 누구나 쓸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남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육아휴직을 써야 한다. 남자든 여자든 누구나 돌아가면서 1년은 쓰는 제도가 돼야 (쓰는 사람의) 부담이 덜 하다. 한 걸음 나아가 ‘자동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필요한 사람이 육아휴직을 신청할 게 아니라 필요 없는 사람이 신청서를 내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아이를 낳으면 별도 신청이 없는 한 자동으로 육아휴직에 들어가게 하는 식이다. 따로 신청서를 낼 필요가 없으니 육아휴직을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눈치 볼 필요도, 미안해할 필요도 없다. 정부가 의무화하기 이전에 기업 현장에서 먼저 시범적으로 운용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장 대표 우리 백화점은 육아휴직자에게 복귀 부서 선택권을 주고 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고 잘할 수 있는 곳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육아휴직 뒤 복직률이 95%로 매우 높은 편이다. ■권 행장 육아휴직 뒤 아예 그만두는 여성들이 많은데 좋은 유인책이라고 본다. 기업은행은 2009년부터 매일 오후 7시면 자동으로 전원을 끄는 ‘피시 오프’(PC-off)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불필요한 야근을 하지 말고 빨리 퇴근해 가족과 함께하라는 취지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어하더니 지금은 근무시간대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 ■장 대표 자동 육아휴직제 등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워킹맘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여성 인력 활용의 필요성이나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여전히 (동료 워킹맘에게) 불만을 갖고 있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이고 국가적인 문제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미래 성장 동력을 잃게 되기 때문에 기업에도 정말 심각한 문제다. ■김 장관 요즘 제가 ‘4R’(Recruiting, Retention, Restart, Representation) 얘기를 많이 하는데 취직(Recruiting)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경력 유지(Retain)와 경력 단절 뒤의 재취업(Restart)이 여전히 열악하다. 애초 경력 단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세계의 ‘육아휴직 뒤 희망부서 선택권’ 같은 제도가 좀 더 많은 기업에 확산되면 경력 단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워킹맘의 복직을 가로막는 최대 난관은 마음 놓고 아이 맡길 데가 없다는 것이다. 직장 어린이집과 아이돌봄 서비스가 더 많이 늘어나야 한다. 정부(여성가족부)에서도 원하는 시간에 맞춰 아이돌봄선생님을 집으로 보내 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훈련받은 아이돌봄선생님인데도 요금은 매우 저렴해 인기가 폭발적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해 아쉽다. 기업들이 동반성장 차원에서 협력업체 직원들에게도 직장 어린이집을 개방해 줬으면 좋겠다. ■장 대표 우리는 이미 개방하고 있다.(모두 웃음) ■안 부장 슈퍼우먼만 성공하는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 보통 여성들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사회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권 행장 그러자면 남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집안일에 시간을 써야 한다. 예전에 주례를 서면서 신랑이 신부를 위해 아침밥을 한 번이라도 하라고 주문했다. 그랬더니 신랑이 매일 번갈아 가면서 하겠다고 하더라. 그러면 남편은 사랑을, 아내는 시간을, 그리고 두 사람은 건강을 얻게 될 것이라고 격려해 줬다. 집안일을 하라고 하면 많은 남편들이 아내의 노동력을 덜어 주라는 얘기로 알아듣는데 그게 아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맛보라는 것이다. 가족이 함께하는 의미 있는 일에 시간을 더 투자하라는 얘기다. ■장 대표 절대 공감한다. 요즘 외손녀가 크는 것을 보면서 왜 내 자식들 크는 모습은 못 지켜봤는지 후회 막급이다. 한 번도 아내를 도와준 적이 없다. 바쁘기도 했지만 사회문화적 인식도 안 따라 줬던 것 같다. 다른 남편들도 더 늦기 전에 깨달았으면 싶다.(웃음) 정리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허준규의 캠핑 액티비티] 일본의 숨은 보석 ‘자마미섬’

    [허준규의 캠핑 액티비티] 일본의 숨은 보석 ‘자마미섬’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다. 이미 자신만의 힐링 공간을 정했거나 몇몇 군데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을 터. 이제 장소를 정하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캠핑 마니아들은 여름 시즌이 달갑지만은 않다. 오히려 행락철에 ‘캠핑 휴식기’를 갖는 경우가 많다. 전국 곳곳이 사람들로 북적이기에 도심을 벗어나도 답답하긴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해서 해외로 캠핑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메르스 여파로 침체된 국내 여행을 우선 고민했지만, 캠퍼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새로운 대상지가 물망에 올랐다. 바로 일본 오키나와의 작은 섬이었다. 필리핀의 세부와 보라카이, 태국의 푸켓, 파타야.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동남아 휴양지들이다. 비교적 거리도 가깝고 물가도 덜 부담스러워 많이들 찾는다.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섬 오키나와도 비슷하다. 그런데 본섬이 아닌 자마미섬을 선택한 이유는? 먼저 짧은 일정에 거리가 가까울 것. 길어야 일주일 남짓한 기간인데 이동 동선이 길면 시간이 너무 아깝다. 두 번째는 역시나 비용. 현지 물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일본은 매력적이다. 최근 환율을 보면 엔저로 인한 원화 가치 상승에 한결 부담을 덜 수 있다. 세 번째는 많은 사람으로 북적이지 않는 곳. 잘 알려진 곳은 사람이 반이다. 특히 여름 휴가철이면 여기가 해외인지 모를 정도로 한국인들로 가득하다. 그런 점에서 아직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자마미섬은 최적의 장소다. 네 번째는 텐트와 타프 등만 간단히 챙겨 가면 자연과 대면할 수 있는 곳. 명색이 캠퍼인데 호텔과 리조트에서 잘 수는 없지 않은가. 자마미섬은 텐트를 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캠핑과 더불어 다양한 액티비티가 있는 곳. 자마미섬에선 스쿠버다이빙, 카누, 카약 등 다양한 해양 레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오키나와서 2시간 거리… 섬 전체가 국립공원 자마미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오키나와로 간다. 국내에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진에어, 부산에어 등이 오키나와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인천에서 출발해 두 시간 남짓이면 오키나와 나하공항에 도착한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도마린항으로 이동, 다시 고속선을 타고 한 시간이면 자마미섬과 마주하게 된다. 페리와 퀸 고속선 두 가지가 있는 데 운임은 퀸 고속선 기준 왕복 4만원 정도다. 섬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과연 여기가 일본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탁 트인 하늘, 맑은 공기, 뭐라 표현할 수도 없는 에메랄드색 바다. 이렇게 아름답고 맑은 바다를 품고 있을 줄이야. 자마미섬은 6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섬 전체가 국립공원이다. 유인도인 ‘자마미’, ‘아카’, ‘게루마’ 세 개의 섬과 그 외 많은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풍부한 산호초로 2005년 람사르 협약에 등록되어 자연 환경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스노클링·스쿠버다이빙… 해양 액티비티 천국 캠핑과 더불어 자마미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다.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을 비롯해 카누, 카약, 바다낚시, 서서 타는 패들 보드 등이 있는데 먼저 스노클링으로 몸을 푼다. 간단한 스노클링 장비는 민박이나 다이빙숍 어디서든 값 싸게 빌릴 수 있다. 자마미섬에서 유명한 해변은 ‘아마비치’와 ‘후루자마미비치’ 두 곳이다. ‘아마비치’는 자마미항에서 도보로 20분이면 닿는다. 스노클링으로 바다거북을 만날 수 있다. ‘용왕전’에서나 본 거북이가 내 옆에서 유유히 헤엄을 치는 상상조차 못한 풍경과 만날 수 있다. 스쿠버다이빙은 자마미섬의 백미다. 다이버들 사이에서는 세계적인 포인트로 인정받고 있다. 200여종이 넘는 아름다운 산호초와 다양한 물고기들이 한가득이다. 바다 밑 세상은 어떨까. 입수하자마자 물이 너무 맑아 다이버가 마치 아주 큰 어항 속에 들어간 느낌이 든다. 체험 다이빙도 가능하다. 1회 다이빙 비용은 장비 포함 7만원 수준이다. 캠핑협동조합 대표 jkhuh7875@gmail.com 사진 김성헌 포토그래퍼 >>자마미섬 캠핑 tip 공식 캠핑 사이트는 ‘아마비치’에 있다. 도보로 갈 수도 있고 버스를 이용해 갈 수도 있다. 버스 이용료는 약 3000원이다. 자마미항에서 약 1.6㎞ 떨어져 있다. 아마비치 캠핑장엔 샤워장, 화장실, 공동취사장이 모두 갖춰져 있다. 사이트의 경우 모래사장, 산책길에는 설치할 수 없으며 개인 화로도 이용할 수 없다. 캠프장 이용료는 1인당 하룻밤 약 3000원이다. 입장료, 숙박료, 샤워요금이 포함되어 있으며 신용카드는 사용할 수 없다. 불을 직접 사용하는 경우, 공동 취사장이나 캠프장에 마련된 바비큐 그릴을 이용해야 한다. 식수는 취사장에서 공급받을 수 있고 샤워장 온수는 겨울에만 쓸 수 있다. 캠핑 장비가 없는 경우 대여할 수 있다. 2~3인용 텐트 기준 하루 2만원 정도다. 바비큐 그릴 세트도 2만원이면 대여할 수 있다. 침낭은 5000원, 매트는 3000원 정도. 무인도 캠핑도 가능하다. 아무로섬이라는 곳인데 당연히 수도나 전기 등의 시설이 없다. 장비와 먹을 것을 직접 챙겨서 가야 한다. 무인도 캠핑을 하기 위해서는 자미미섬 동사무소에 반드시 사전 신청해야 한다. 캠핑도 좋지만 작은 민박에서의 하룻밤도 추천한다. 침대가 있는 민박도 있지만 대부분 일본식 다다미방이다. 조식도 가능하며 민박을 통해 렌터카, 다이빙도 즐길 수 있다. 홈페이지(www.vill.zamami.okinawa.jp) 참조.
  • 수도권 청약 열기 뜨겁네, 경쟁률 1천대 1 넘었다

    수도권 청약 열기 뜨겁네, 경쟁률 1천대 1 넘었다

    뜨거운 분양열기를 보이는 동탄2신도시중에서도 남다른 가치를 지닌 커뮤니티시범단지의 마지막 아파트 청약이 끝났다. 동탄2신도시 A19블록에 공급한 ‘동탄2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Ⅲ’가 높은 인기 속에 전 타입 1순위에서 마감된 것. 특히, 이번 청약 결과는 올해 경기 지역에서 공급된 분양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2일(수) 실시한 ‘동탄2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Ⅲ’의 청약접수 결과 196세대(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7,707명이 청약해 평균 141.4대 1의 경쟁률로 전 타입 1순위 마감됐다. 최고경쟁률은 84C타입이 기록했다. 당해지역에서만 40세대 모집에 3,540명이 몰려 29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나머지 타입들도 모두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조기 마감됐다. 특히, 84C타입의 경우 기타경기 지역에서 1,19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번 성공적인 청약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이다. 이 아파트는 동탄에서도 남다른 가치를 보이고 있는 커뮤니티시범단지의 마지막 입성 기회로 관심이 높았다. 이 아파트가 위치한 커뮤니티시범단지는 동탄 내에서도 특히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1신도시에 이어 2신도시도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어 있다. 또, KTX동탄역과의 거리가 가까운 단지들의 높은 프리미엄 소식도 이번 분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 금강주택의 우수한 상품력 또한 분양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 금강주택이 동탄2신도시에 앞서 공급한 1차와 2차분은 모두 수요자들의 호응 속에 인기를 끌며 분양에 성공했다. 특히, 2차의 경우 임대아파트임에도 일반아파트와 다를 것 없는 커뮤니티시설과 내부 특화설계로 호평이 이어진 바 있다. ‘동탄2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Ⅲ’ 분양 관계자는 이번 청약 결과에 대해 “동탄2신도시에서도 워너비 지역인 커뮤니티시범단지에 입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분양 전부터 많은 문의가 이어져 온 것이 사실”이라며 “휴가철에 분양하는 것임에도 높은 호응이 이어져 만족하고 있고, 고객분들이 기대해주시는 만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우수한 아파트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탄2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Ⅲ’는 동탄2신도시 A19블록에 위치하며, 지하 1층~지상 19층, 5개동, 총 252세대 규모다. 공급되는 면적은 전용면적 기준 ▲84㎡ 126세대 ▲99㎡ 126세대다. 앞으로 남은 분양일정은 29일(수) 당첨자 발표, 계약은 8월 4일(화)~6일(목)까지 3일간 진행된다. 견본주택은 화성시 능동 471-3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입주는 2017년 10월 예정이다.분양문의 : 1899-5733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 (19) 연예인 만삭화보, 그것은 꿈일 뿐…

    [독박(讀博) 육아일기] (19) 연예인 만삭화보, 그것은 꿈일 뿐…

    만 서른, 어엿한 아기 엄마가 되었지만 내 마음은 아직 풋풋했던 여고생 시절을 기억한다. 꿈 많고 순수했던 시간이 또렷하다. 아직은 ‘많다’고 말하기 어색한 나이라는 얘기다. 친구들 중에도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그런 내가 길에서 어린 아이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아줌마”라는 말을 내뱉는다. 출퇴근길에 마주치는 20대 여성들은 왜 이렇게 예뻐보이는지. 심지어 나보다 나이가 많은 미혼의 후배들을 봐도 왠지 나보다 한참은 젊어 보인다. 나에게도 저런 때가 있었을까 벌써 가물가물하다. 마치 나는 처음부터 아줌마였던 것 같다. 임신과 출산, 육아를 하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몸이었다. ‘아줌마의 몸’이 되었다는 것에 매우 복합적인 감정이 따라왔다. 불과 2년 남짓 동안 체중계 앞자리 숫자가 5에서 7로, 다시 5로 움직였다. 자연스럽게 되는 일이 결코 아니었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늘었다 줄어든 체중계 숫자 만큼 내 몸도 확 늘었다 쪼그라들었다. 거울을 볼 때마다 한숨을 내쉰다. 사랑스러운 아기를 얻은 대가이자 영광의 상처라고 다독여보지만 아쉬움을 달랠 수 없다. 외모가 여성을 평가하는 하나의 잣대가 되어버린 데 대한 반감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지만, 막상 내 몸에 닥친 변화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 “출산한다고 바로 배가 들어가는 게 아니군요” 얼마 전 뉴질랜드의 한 영양사가 자신의 출산 이후 몸의 변화가 잘 드러난 사진을 공개했다. 출산한 지 24시간이 지났는데도 그의 배는 만삭일 때와 다름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배의 크기는 작아지지만 바람빠진 공 같은 모양은 남았다. 적잖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나 역시 흠칫 놀랐다. 꼭 거울 속 내 모습을 들킨 것 같아서였다. 이 사진을 보여준 후배들이 “아기가 태어났다고 해서 바로 배가 쏙 들어가는 게 아니군요”라며 천진난만하게 물었다. 해맑음에 한 번 더 놀랐다가, 나 역시 겨우 2년 전에 똑같은 질문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른 환상을 깨주어야겠다는 결심에 문득 나의 기록도 꺼내보기로 했다. 애초에 마르거나 좋은 몸매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말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키 162㎝에 50~52㎏ 안팎의 몸무게를 유지했다. 꾸준한 운동과 몸매 관리는 전혀 하지 않았다. 이렇게 먹는 것을 좋아하고 관리도 하지 않으면서 이 체중을 유지했던 것이 오히려 감사한 일이다. 살이 조금 찐 것 같으면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그걸로 끝이었고 조금 힘들게 일하거나 피곤하면 곧 빠졌다. 이렇게 몸에 무관심하던 나였으니 임신을 하면 살이 찌는 것도 당연하다 생각했다. 오랜만에 꺼낸 산모수첩에는 2013년 5월 25일 6주째 52㎏의 기록부터 시작된다. 12주 6일째인 7월 6일까지 52.4㎏로 거의 변화가 없다가 16주부터 거의 2주~1개월 단위로 2, 3㎏가 늘었다. 11월 9일(30주)에 64㎏가 됐다. 임신부의 이상적인 체중 증가량이 10~12㎏ 정도로 알려져 있다. 8개월에 접어들기도 전에 이 한계치를 채워버린 데 대해 좌절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미 ‘먹는 입덧’에 익숙해져 있던 몸은 열심히 맛있는 음식들을 가리지 않고 먹었다. 뱃 속의 아기가 딸이라고 하니 더 열심히 과일을 집어먹기도 했다. 퇴근 후 9시가 다 되어 밥을 해 먹을 여력이 없어 인스턴트나 배달음식도 많이 먹었다. 가까이 엄마가 살아서 반찬도 좀 얻어다 먹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었으면 좋겠다고 애꿎은 투정을 부렸다. 아무튼 그 결과 수첩 속의 산전 마지막 기록은 12월 27일(37주) 69.6㎏로 끝났다. 며칠 뒤인 지난해 1월 1일 분만을 하기 전 몸무게를 쟀을 때 70㎏가 넘었다. 5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약 8개월 동안 20㎏이 늘어난 셈이다. ●임신으로 달라지는 몸…아직도 남아있는 흔적 14~15주쯤 임부복을 처음 구입한 것 같다. 이전에 입던 바지를 도저히 입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임부복으로 단정한 면바지를 몇 개 샀다가 한 두번 입고 말았고, 그 뒤로는 치마와 레깅스만 입었다. 바지는 다리가 껴서 답답하고 불편했다. 20주까지는 이전에 입던 티셔츠를 입을 수 있었다. 호르몬 영향에 따른 피부질환이었는지 원래도 예민한 편이었던 몸의 피부가 무척 가려워졌다. 임신소양증이라는 것 같았다. 좀 긁었더니 새까맣게 색소침착이 되어버렸다. 아직도 정강이에 거뭇하게 기다란 자국이 남아있어 외출할 때 치마를 거의 입지 않는다. 그나마 임신해서 가장 좋았던 일은 과일을 많이 먹은 덕분인지 호르몬 덕분인지 얼굴 피부가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뽀얗고 윤기가 흐르는 얼굴에 대한 만족감이 몸의 비대해짐을 가려주었다. 임신을 하고나니 많은 사람들이 외모와 몸매의 잣대를 임신부에게도 갖다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됐다. 누군가 임신을 했다고 하면 몸이 어떻게 변했는지 먼저 이야기했다. 나도 몸무게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 아기를 낳고 복직한 사람들을 향해서도 살이 얼마나 빠져서 돌아왔는지가 주요 관심사였다. “누구는 얼마나 살이 쪘다가 얼마를 뺐다”를 수도 없이 들었다. 내 몸이 20㎏까지 불어나는 동안 걱정되는 점은 과체중이 아기의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줄까봐, 임신성 당뇨 등으로 출산에 지장이 생길까봐 등이었다. 하지만 체중 증가에 대해 이같은 걱정이나 조언은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그저 임신부의 몸무게가 10㎏ 이상 늘어난 것에 대해 무식하게 먹어댔다는 듯한 시선이 있었고 출산 후 이전의 몸매로 돌아가지 못한 것을 두고는 게으르고 자기 관리에 소홀한 것처럼 여겨지는 듯 했다. ●임신부에도 적용되는 몸매와 외모의 잣대 그런 시선들이 불편하다고 느끼면서 솔직히 나부터도 날씬한 임신부가 되고 싶었다. 딱히 노력한 것 없이 먹기만 했으니 할 말은 없다만 희망사항은 그랬다. 살이 쪘다고 해서 미련하다는 평가는 받고 싶지 않아서였다. 누군가 “살이 많이 안 찐 것 같다”고 인사치레를 해주면 좋아서 헤벌쭉 거렸다. 다들 나의 몸이 얼마나 찌고 부었는지만 이야기하니 최대한 적게 쪄 보인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게 사실이다. 32주 무렵 나도 만삭사진이라는 걸 찍었다. 원본 사진을 보고 뒷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것 같았다. 사진의 다리 부분은 모두 자르고 팔뚝과 얼굴살, 그리고 배 주위의 튀어나온 살들을 모두 포토샵으로 다듬어 달라고 부탁했다. 아기를 낳으면 웬만큼 돌아올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는 출산 첫 날부터 무너졌다. 아기를 낳은 뒤 회복실에 누워 배를 만졌을 때의 놀라움은 출산했다고 “배가 바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말을 미리 들었다고 해서 적지 않았다. 아기가 뱃 속에 있을 때 느껴지던 단단함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언덕 하나가 솟아 있었다. 언덕의 높이가 서서히 아주 조금씩 줄어들 뿐이지 18개월이 지난 지금도 나는 물컹한 ‘푸딩 덩어리’를 한아름 안고 지낸다. 출산 사흘 뒤 산후조리원에 들어가 몸무게를 재자 62㎏이 찍혔다. 워낙 많이 불었던 터라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금방 빠졌던 것 같다. 내가 회복력이 좋은 몸이구나, 나머지 몸무게도 금방 뺄 수 있겠다 자신했다. 조리원에 머문 열흘 동안 매일 한 시간씩 필라테스 동작을 따라하며 운동을 했고 거금을 들여 한 시간씩 추가 마사지도 받았다. 그런데 퇴소 전에 자신만만하게 체중계에 올랐더니 달랑 1㎏이 빠져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뒤부터는 몸무게를 아예 잴 수 없었다. 나의 몸매 따위에 신경쓸 겨를조차 없었다. 그냥 아기가 울면 먹이고 졸려하면 재우는 일상을 반복했다. 손목과 허리, 골반까지 쑤시고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지만 병원에 갈 수도 없었다. 거울을 보면 우울감이 더 커지는 듯해 세수할 때 말고는 거울에 비치는 얼굴을 자세히 살피지 않았다. 아기를 낳았지만 여전히 임신부 속옷을 입었고 임부복 치마와 레깅스를 입었다. 허리가 조금 넉넉한 것 외엔 딱 맞았고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웃픈’ 일이었다. ●몸무게가 돌아와도 몸은 예전 같지 않다 다행히 몸무게는 의외로 빨리 줄어들었다. 아기가 8개월이 되면서 임신하기 전보다 더 적게 내려간 기적 같은 시간도 있었다. 그만큼 육아가 너무 힘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 밥을 제대로 차려 먹을 수도 없었고 우울함에 식욕이 줄기도 했다. 잠을 못자고 밤낮으로 수시로 모유수유를 했으니 살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한 유원지에 놀러갔다가 길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급성 장염에 걸리기까지 했다. 일주일 내내 물만 겨우 마셨더니 결혼할 때쯤 입었던 바지들이 다시 맞았다. 아프고 난 것이 고마울 정도였다. 그러나 몸은 예전 같지 않았다. 일단 탄력이 없었다. 누군가 내 몸 전체를 땅바닥으로 힘껏 끌어당기고 있는 듯 했다. 중력의 힘이 이토록 강했던가 싶었다. 바람빠진 풍선처럼 쳐진 뱃살과 가슴은 말할 것도 없었다. 결혼하기 전에 입었던 바지를 입게 돼 기뻤지만 앉을 때마다 뱃살이 툭 튀어나왔다. 어느 순간 사진 속 내 얼굴은 모두 ‘두 턱’을 하고 있었다. 이목구비가 모두 아래로 늘어진 느낌이었다. 하루종일 아기를 안고 다니니 이제 허리통증은 당연한 것이 되었고, 말캉말캉한 팔뚝은 더욱 더 두꺼워졌다. 이 때쯤부터 운동이 간절히 하고 싶었다. 누가 딱 한 시간만 아기를 봐주고 운동을 할 수 있다면 바랄 게 없었다. 운동삼아 유모차를 끌고 매일 동네를 다녔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제대로 운동을 배워서 살이 쳐지는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었다.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이보다는 어려보인다는 말을 줄곧 들어왔다. 요즘은 그런 이야기를 듣는 빈도가 확 줄었지만 가끔씩 “애기 엄마같지 않아요”라는 말 한 마디에 하루종일 기분이 좋다. 복직을 앞두고 머리를 정리하러 남편에게 아기를 맡기고 오랜만에 미용실에 갔다. 그런데 앉자마자 미용사가 “출산한 지 얼마나 되셨어요?”라고 물었다. 울고 싶었다. 동안 인생도 끝이 났구나 좌절했다. 출산 후 빠졌던 머리가 한참 새로 나면서 잔머리가 들쭉날쭉해 한 번에 티가 났다고 한다. 그나마 모유수유를 할 때가 좋았다. 무려 20㎏가 모두 빠졌다는 것을 나름대로 자랑거리로 생각하고 있던 나의 착각은 단유와 함께 현실로 돌아왔다. 이제 내가 먹는 그대로 내 살이 됐다. 곧바로 복직을 하니 한 달 만에 5㎏이 바로 쪘다. 그러고는 복직한 지 5개월째인 요즘까지 1~2㎏이 더 늘어 왔다갔다 한다. 아기를 갖지 않은 몸으로는 최대치의 무게다. 지난해 여름 자신있게 입었던 바지들은 무릎 위까지 올라오다 멈춰버린다. 배와 허리와 팔뚝이 너무 묵직해져 임신 초중반까지 입었던 티셔츠도 부담스럽다. 허벅지와 엉덩이가 퍼져버려서 상의는 무조건 엉덩이를 가리는 길이의 것만 고집하고 있다. 단추 있는 바지는 거의 입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부터 아예 점심식사를 포기하고 운동을 시작했다. 겨우 일주일 2~3차례지만 그토록 바라던 운동을 하게 돼 마냥 즐겁다. 한 시간 동안 땀을 한 바가지씩 흘리고 점심식사를 줄였는데도 여전히 몸무게는 제자리라는 것이 문제지만. 1년 반 동안 쌓아온 출산의 흔적들을 이제라도 줄여보려고 시도하는 자체가 나에겐 기쁨이다. ●연예인 만삭화보, 눈물나는 노력이 담겼을 것 연예인들의 임신·출산 소식을 접하게 되면 여전히 주요 관심사는 그들의 ‘변치 않는 미모’다. 매체들의 보도 주제는 거의 다 임신을 했는데도 변하지 않는 미모와 배만 볼록 튀어나온 가녀린 몸매, 출산 후 곧바로 제자리로 돌아온 몸매 등이 핵심이다. 연예인들이 공개한 만삭 화보에는 주먹만한 얼굴에 부러질 듯 얇은 팔 다리, 그리고 배만 동그랗게 봉긋 솟아있는 인형이 있다. 출산 후 한 두달 밖에 안 됐다면서, 탄력있는 완벽한 몸매를 선보인다. 애당초 내가 연예인의 얼굴과 몸매가 아니었으니 그걸 보며 스트레스를 받거나 비교하진 않는다. 그리고 아마 그렇게 가꾸기까지 정말 피눈물 나는 노력과 엄청난 돈과 시간이 투자됐을 거라 짐작해 본다. 꿈에서나 겨우 가져볼까 말까한 몸매다. 다만 그런 모습이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처럼 여겨질까 우려된다. 잔뜩 부은 임신부들의 몸에 대해 냉혹한 시선을 접했을 때 너무 당황스러웠다. 온라인상에서 아기를 품고 있는 몸을 두고 뚱뚱하다거나 미련하다거나 심지어 (도무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더럽다는 말까지 적힌 것을 봤을 때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가혹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거울 속 내 자신에 아직 완전히 쿨하지는 못하지만, 엄마들에게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설사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그것이 그렇게 비판받을 일인 것인지 의문이다. 한 생명을 잉태하고 기르는 소중한 몸으로 봐주는 시선은 왜 갖기 어려운 것인지 안타깝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10)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11)’아빠 육아’ 예능을 끊은 이유는 (12)엄마들은 왜 찌라시를 퍼다 날랐나 (13)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14)수능 성적표보다 떨렸던 아이 검진표 (15)불어난 몸무게 만큼 고통과 행복이 함께 늘었다 (16)환상 속에’만’ 둘째가 있다 (17)엄마인 나의 육아를 존중받고 싶다 (18)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
  • “먹을 것 좀…” 아마존 원주민-문명인 첫 공식 접촉

    외부 세상과 철저히 단절된 채 그들만의 삶을 영위하는 아마존의 한 원시부족과 문명인이 공식적으로 첫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페루 현지언론은 정부의 허가를 받은 전문가들이 아마존 밀림 속에서 오랜 시간 고립된 채 살아온 원시부족 '마시코-피로'(Mashco-Piro)족과 2차례 접촉했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그간 페루 정부가 아마존 원시 부족 보호를 위해 외부(문명인)와의 접촉을 일절 금지해왔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원주민들이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각종 바이러스에 면역이 없어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어서다. 특히나 한 부족의 인구수가 많아야 수백 여 명에 불과해 최악의 경우에는 모두 사망하는 극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우려에도 정부가 나서서 마시코-피로족과 접촉한 이유는 씁쓸함을 안겨준다. 정부의 통제에도 불구, 일부 사람들이 몰래몰래 원주민들과 접촉했기 때문.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일부 선교사들이 원주민들이 사는 지역 근처에 옷과 음식물을 두고가는 경우가 종종 목격됐으며 심지어 마시코-피로족을 구경하는 '인간 사파리 투어' 까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파괴로 거주지가 축소돼 종종 원주민들이 문명과의 '국경선' 을 넘어서는 사례가 확인됐다. 급기야 지난 5월에는 마시코-피로족이 지역 주민 1명을 화살로 살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에 정부 측은 마시코-피로족이 자주 국경선을 넘어오는 이유와 이로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알려주기 위해 이번 접촉을 계획한 것이다.   이번 문명과 마시코-피로족과의 접촉은 지난 주 현지 토종 언어(yine)를 통해 20분 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현지언론은 "대화는 순조롭게 이루어졌으며 가져 간 음식도 원주민들이 잘 받아들였다" 면서 "그들은 문명인의 벌목으로 인한 삼림파괴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고 전했다. 이어 "원주민들이 유카(감자과 식물), 플랜테인(바나나 비슷한 식물), 로프 등을 요청했다" 면서 "아마도 먹을 것에 대한 문제 때문에 자주 국경선을 넘어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설] 종식 선언 앞둔 메르스 사태, 교훈은 잊지 말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신규 환자가 어제 날짜로 21일째 발생하지 않았다. 추가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메르스로 자가 격리됐던 사람들 가운데 마지막 1명이 오늘 0시를 기해 격리에서 풀려났다. 누계 환자 수 186명, 총사망자 수 36명도 변동이 없다. 이로써 지난 5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두 달여 만에 메르스는 통계 수치로 보면 거의 종식됐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달 초 메르스 사태의 사실상 ‘종식’을 선언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만큼 메르스 환자가 ‘0’이 될 때까지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최종 환자가 완쾌된 시점에서 28일이 지난 후 메르스 종식을 선언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렇기에 공식적인 메르스 종식은 다음달 중하순쯤에야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정부가 서둘러 “일상으로 돌아가 달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는 것으로 사실상 메르스 종식 선언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메르스발(發) 불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메르스 사태는 정부와 방역 당국의 무능, 병원의 허술한 환자 관리 등 우리 사회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 빚어냈다. 종식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무엇보다 메르스 대응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어떻게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는지 등을 찬찬히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후진국 수준이던 정부와 방역 당국의 위기관리 역량을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메르스 확산은 메르스의 감염력을 낮게 보고 첫 번째 환자가 발생한 경기도 평택성모병원에서 격리 범위를 좁게 잡는 등의 오판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그 이후에도 환자가 발생한 병원의 공개를 지연시켜 병원 내 감염환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도록 방치했다. 정부와 방역 당국의 책임이 무겁다. 대형 병원들의 오만과 허술한 환자 관리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삼성서울병원은 결과적으로 80여명에게 메르스를 전파시킨 슈퍼전파자인 14번째 환자가 응급실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고 사흘 내내 병원 곳곳을 누비게 했다. 메르스 초기 정부 당국의 관리감독이 이 병원에 미치지 못한 것에 대한 갖가지 의혹이 나도는 것은 결국 병원의 책임이다. 메르스 환자의 절반 가까운 이들이 병원 응급실에서 메르스에 감염될 정도로 우리의 응급실은 각종 전염병의 온상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응급실 환경 개선도 시급하다. 감염 가능성을 알고도 목욕탕에 가고 여행을 한 ‘민폐 환자’들의 실종된 시민 의식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마저 인정한 정부의 실책에도 불구하고 지금 관련 조직 확대나 수장의 승격이 거론되고 있다. 책임져야 할 이들에게 오히려 상 주자는 격이니 공무원들은 뒤에서 대형사고만 터지길 기다린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정부는 ‘조직 타령’ ‘전문가 타령’만 하며 엉뚱한 일을 벌이지 말고 ‘메르스 실패 백서’나 만들라. 실패한 경험에서 교훈을 얻지 않는다면 ‘제2의 메르스’가 닥칠 때 또다시 우왕좌왕할 것이다.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위 속의 친위쿠데타’ 위산 역류증

     위산은 사람의 몸에서 분비되는 가장 강한 독성 물질입니다. 물론, 위산이 일상적으로 몸 속에서 독성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그렇게 말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강한 산성입니다.  이런 위산은 사람이 먹는 음식물을 소독하고,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은 삭혀 소화 흡수를 돕지요. 즉, 섭생에서 위산이 없다면 인간은 생존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지능적이고 적응력이 뛰어난 유기체인 인간의 몸은 만약 위산이 없는 환경이 주어진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형태와 기능을 가진 생명체로 거듭 나는 적응력을 보이겠지만, 그러기까지 시간이 너무나 많이 걸려 인류가 살아남을 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어림잡아 추산을 해 볼까요. 인류는 지금으로부터 400만∼500만년에 출현했습니다. 아마도 원숭이에 가까운 형태였을 것입니다. 그 후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에렉투스, 베이징원인이 나타났고, 지금부터 10만년 전에는 인류의 사촌 격인 네안데르탈인이, 4∼5만년 전에는 호로 사피엔스와 크로마뇽인이 등장하며, 이 직후에 현생인류의 직계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나타났지요.  대략 이렇다고 보면, 터무니없는 얘기지만, 위산을 분비하지 않는 쪽으로 집중적인 진화가 이뤄진다고 가정할 때 적어도 4∼5만년, 길게 잡아서 10만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요. 그러니 이런 황당한 상상보다는 위산의 문제를 알고, 여기에 대응하는 편이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위에서는 아군, 식도에서는 적군  이처럼 강한 위산이 위를 손상시키지 않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위벽의 세포에서 염산의 강한 산성을 중화시키는 중탄산염을 분비해 보호막을 치기 때문입니다. 물론, 위산이 위 속에서 항상 바람직한 역할만 수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가끔은 일탈적으로 독성 물질의 본성을 드러내기도 하지요. 만약, 위벽의 보호막이 어떤 이유로 뚫리면 위벽이 위산에 의해 손상을 입는데, 이렇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위염과 위궤양입니다.  위염과 위궤양은 위산이 위장 속에 머물때 생기지만, 위산이 더러는 위를 벗어나 자기 경로가 아닌 곳으로 흘러들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바로 위산 역류현상입니다. 위산과 각종 소화효소가 느닺없이 윗쪽으로 역류하는 일탈을 자행하는 것이지요. 안타깝게도 위의 상부인 식도는 위산에 버틸 수 있는 보호막을 갖추고 있지 못합니다. 여기에 강한 산이 흘러들어와 고이면 순식간에 화상을 입을 수밖에 없지요. 이를 의학적으로는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합니다.  타고난 기질 탓에 위산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분비되는 위산과다증이나 노화 탓이기도 하지만, 과식이나 야식, 비만, 음주, 흡연 등도 위산 역류의 요인이 됩니다. 위산이 인체의 소화 및 생리활동에 매우 중요한 물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게 식도로 역류해 일으키는 문제는 가히 친위쿠데타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위나 사람이나 허술한 문(門)이 문제  일상적으로 느낄 수는 없지만 위에도 두 개의 문이 있습니다. 위의 상부 식도 쪽에는 분문, 하부 십이지장과 닿는 곳에는 유문이 있고 항문처럼 괄약근이 있습니다. 위산의 역류는 이 중에서도 분문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 분문이 열려야 할 때 열리고, 닫혀야 할 때 닫히지만, 노쇠하거나 앞서 지적한 문제를 가진 사람이라면 닫혀야 할 때 닫히지 않고 열려 있어, 위에 들어가 위산과 버무려진 음식이나 위산의 역류를 억제하지 못하게 됩니다. 중년을 넘기면서 생기는 위산 역류의 상당수는 몸이 전반적으로 노쇠해지면서 덩달아 이 분문을 통제하는 근육까지 약해져 필요할 때 문단속을 못하는 것이 원인입니다. 뻔한 얘기지만, 문이 허술하면 나가지 말아야 할 것이 나가거나, 들어오지 말아야 할 것이 들어와 문제가 되지요.  이처럼 위산이 역류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위의 근육을 조종하는 신경의 교란이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즉, 뇌의 중추신경은 식도를 통제하고, 소화기의 자율신경은 위 운동을 조종하는데, 이 두 신경계 간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일종의 ‘사인 미스’가 발생해 문을 엉뚱하게 여닫거나, 위산과 소화효소를 질정없이 분비하게 하는 것이지요.  필자가 어렸을 때의 기억입니다. 마을의 아주머니 한 분이 늘상 몸이 편치 않아 시난고난 했는데, 사람들은 묵은 가슴앓이 때문에 그렇다고들 말하곤 했습니다. 말 못하고 속을 끓이는 마음의 병을 가슴앓이라고도 하지만, 구체적인 병증을 뜻하기도 했는데, 그런 증상의 특성을 가져다가 붙인 이름이 바로 가슴앓이(heart burn)였던 것이죠. 그 아주머니는 한번 병증이 나타나면 토방마루에 걸터앉아 맹물 같은 침을 줄줄 흘리며 꺽꺽댔는데, 어떤 때는 주먹으로 가슴을 툭툭, 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마루에 널부러져 몸을 뒤틀기도 했습니다.“살면서 하늘 보고 주먹질한 일도 없는데, 왜 맨날 가슴이 틀어오르는지 모르겄다”며 외꽃처럼 노랗게 가라앉던 그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 아주머니의 경우 기질적인 문제가 있었던 듯 하지만, 그렇지 않고도 쉽게 위산의 역류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지지리도 궁핍했던 예전에는 일년에 고깃국을 몇 번이나 먹고 나는 지 셀 수 있을 정도였는데, 그러니 쥐구멍에 볕 들듯 맞은 제사나 명절 때면 부침이며 떡을 실컷 먹고는 목구멍을 차고 오르는 ‘쓴물’ 때문에 곤욕을 치렀던 기억 쯤이야 누구나 갖고 있지요.  참, ‘개대가리 등겨 털어먹듯이’ 살았습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인 세상에 조석으로 독한 위산이 차고 올라 식도의 화상이 심해지다가 마침내 밥 한술도 넘기기 어려우면 고작 한다는 게 푸닥거리 굿판이나 벌리는 것이었지요. 그러다 더러는 명줄 끊기는 일도 없지 않았을 터이니, 요즘에야 ‘절대로’ 죽을 병이 아닌 역류성 식도염을 ‘지독한 귀신’이 달라붙은 것 쯤으로 여길 수밖에 없었던 기억도 우리가 살아낸 세상의 아픈 편린 아니겠습니까.  옛날 일만은 아닙니다. 왜 해운대라는 영화에서 주인공 설경구가 만취해 잠들었다가 속이 쓰리다며 일어나 엉겁결에 1회용 삼푸를 짜먹고 곤욕을 치르는 장면, 기억나시는지요? 요즘도 야식을 즐기거나 음주·흡연을 자주 하는 사람들 중에 더러는 자다가 쓴물이 차고 올라 잠을 깨기도 합니다. 그러면 흔한 제산제를 먹어 속을 달래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치료는 아닙니다. 분비된 산의 일부를 중화시켜 증상을 진정시킬 뿐,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되거나 거꾸로 차고 오르는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니까요. 또 이런 제산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할 경우 위의 반사반응 때문에 더 많은 위산이 분비된다는 연구도 있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아주 사소하거나 너무 심각하거나  이런 위산 역류는 증상이 다양해 헷갈리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식도의 상부는 물론 울대 윗쪽 인두부까지 위산에 닿아 타는 듯한 작열감이나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이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흉통처럼 느끼거나 헛배가 부르면서 트림을 할 때 역겨운 위산의 맛을 느끼기도 합니다. ‘신물이 넘어온다’거나, 폭음 후에 ‘똥물까지 다 게워냈다’고 할 때의 그 신물이나 똥물이 위산을 비롯한 위 속 소화효소지요.  증상이 항상 가벼운 것은 아니지만, 무시하고 지나치는 사례가 훨씬 많습니다. 가슴이 쓰리거나 답답한 가슴앓이 증상을 보이는가 하면, 속쓰림과 신트림은 기본이고, 목에 뭔가 걸린 듯 하거나 식도 상부가 쓰리기도 합니다. 개중에는 역류한 위산이 성대를 건드려 쉰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고, 위산 역류로 생긴 가슴 통증을 엉뚱하게 심장병이라고 오인하는 사람도 없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증상이 모두, 그리고 항상 위산과다나 위산 역류에 의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식도열공, 헤르니아, 담낭염이 원인이기도 하니까요.  그런 만큼, 이런 증상을 사소하게만 여겨 간단한 제산제로 수습하는 일을 반복하지 말기 바랍니다. 심해진 궤양이 천공이 되거나 큰 혈관을 건드리면 위와 십이지장을 절제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고, 위산 역류가 오랫동안 반복되다가 식도암으로 발전한 사례도 드물지 않으니까요.  더 심각한 문제는 갈수록 위산 역류질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의료계에서는 전체 인구의 40%인 2000만명 이상이 위산 역류를 경험했으며, 이 중 절반 가량은 병원 진료를 받은 적이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치료가 잘 되지도 않습니다. 치료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들이 증상을 사소하게 여겨 자신의 나쁜 습관을 못 버리는 탓이 큽니다. 이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 중 최대 70%가 재발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사소하게’ 시작하는 위산역류질환을 ‘더 이상 사소하지 않다’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요?    ■서구형 식생활이 주는 속 쓰린 결과  ‘서구형 식생활’을 말하면 먼저 떠오르는 계층이 젊은 층입니다. 기성 세대보다 훨씬 다양하고 폭넓게 서구형 식생활을 수용하고 있지요. 바로 이 계층에서 위산 역류질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더 기이한 사실은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199만명이던 것이 5년 뒤인 2012년에는 336만명으로 늘었습니다. 연평균 14.2%씩 증가한 셈이지요. 또 이후 5년간 진료받은 위·식도 역류질환자는 여성이 58%로 남성(42%)보다 많았는데, 젊은 층인 20대의 경우 여성 위식도 역류질환자가 805만명으로, 남성(435만명)의 2배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 뒤를 50대와 40대 여성이 잇고 있더군요.  여기에서 흔히 말하는 서구형 식생활이 어떤 식생활인지 간단히 짚고 가지요. 흔히 쓰면서도 애매한 말이니까요. 서구형 식단의 대표적인 특성은 우리에게 패스트푸드로 익숙한 밀가루 음식과 저질 육류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커피, 콜라 등 카페인 음료와 초컬릿, 스넥류 등이 포함되겠지요.  물론, 충분한 단백질과 싱싱한 채소 및 과일 섭취 등 제대로 된 서구형 식단은 장점이 많지만, 햄버거와 피자로 대표되는 싸구려 서구형 음식은 다릅니다. 이걸 ‘패스트푸드’도 모자라 ‘정크푸드’(쓰레기 같은 음식이라는 뜻)로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이처럼 입만 즐겁고, 몸에는 어울리지 않는 음식에 길들여진 세대가 바로 젊은 층입니다. 간단히 먹고 치울 수 있는 데다 상당한 습관성까지 보이니 왠만 해서는 떨치기 어려운 버릇이지요.  물론, 이런 식습관과 무관한 중년 이후 여성의 위산 역류는 간혹 호르몬치료와 연관이 있기도 합니다. 유방암이나 골다공증 치료를 위해 에스트로겐 치료를 받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에서의 연구 결과, 호르몬 치료를 받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위식도역류질환 발병 가능성이 46%나 높았으며, 에스트로겐 호르몬을 사용할 경우 그 가능성이 66%까지 높아졌다고 보고되고 있으니까요.  한국 전통음식이라고 이런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 건 아니겠지만, 그 빈도는 높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카페인과 알코올, 초콜릿 등이 신경계에 작용해 분문의 식도괄약근을 약화시키기도 하고, 기름진 음식, 인스턴트 음식, 밀가루 음식과 불규칙한 식습관, 야식·편식과 비만이 훨씬 쉽게 위산 역류를 초래합니다.    ■모든 증상에는 대책이 있다  위산 역류는 초기 증상이 더부룩함이나 간단한 속쓰림 등 마치 소화불량 같지만, 이 단계를 넘어서면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이나 작열감 등이 나타납니다. 이 정도라면 위와 식도가 더 상하기 전에 치료를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치료의 시작은 내시경검사입니다. 약물치료는 양성자펌프억제제(PPI)가 주로 사용되지만, 모든 약이 그렇듯 오래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마땅한 약제도 없는 한밤중에 위산 역류가 생겨 잠을 깼다면, 한 컵 정도의 생수를 천천히 마셔 식도의 위산과 소화효소를 씻어내린 뒤 바로 눕지 말고 얼마간 위장이 정리될 시간을 갖기 바랍니다. 잠자리에 누울 때는 상체를 약간 높여주면 위산의 역류를 막는데 효과적입니다. 만약, 집에 생감자가 있다면 믹서 등으로 얼른 즙을 내서 마셔도 좋습니다. 이건 저의 경험담입니다.  명심할 점은, 이런 방법만으로 위산 역류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가장 중요한 근치법은 식습관 등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입니다. 이런 노력 없이 알루미늄이 함유된 위산 중화제에만 의존하다가는 예기치 않는 위의 반란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중화제의 존재를 깨달은 위가 위장 내부를 산성화하기 위해 더 많은 위산을 분비하게 되니까요.  다행인 것은, 대부분의 위산 역류가 심각하게 큰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겪어본 사람들은 그게 얼마나 귀찮고 짜증나는 일인지 압니다. 또 당장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드물게는 매우 위중한 사태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사람의 몸에서 나타나는 모든 증상에는 대책이 있게 마련입니다. 만약, 이런 증상이 걱정이라면 곰곰 생각해 보세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난 거지?’라고. 그런 다음, 문제가 손에 잡히면 그걸 과감히 폐기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비만이든, 과식이든, 싸구려 서구형 식습관이든 모두.  jeshim@seoul.co.kr
  • [커버스토리] 형님 대신 회장님… 명함 파는 조폭들

    [커버스토리] 형님 대신 회장님… 명함 파는 조폭들

    깍두기 머리에 검은 정장. 금목걸이를 목에 건 조직폭력배 수십명이 유흥가를 무대로 난투극을 벌이는 장면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버젓한 회사 명함을 갖고 다니며, ‘형님’ 호칭은 “부장님”, “이사님”, “회장님” 등 평범한 직함으로 바꿔 부른다. 그렇다고 조폭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2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올해 7월 현재 전국적으로 216개 폭력조직 계파 소속 5300여명이 활동한다. 서울 진출 3대 호남 패밀리라 불리는 서방파·양은이파·OB파도 건재하고, 대구 동성로파, 부산 칠성파 등 토호 조직도 세는 여전하다. 대한민국 조폭은 합법적으로 기업체를 운영하면서 탈세, 횡령·배임 등 화이트칼라 범죄를 저지르는 쪽으로 선회했다. 기업 인수합병(M&A) 등 수백억~수천억원대 대형 금융 범죄도 이들의 사냥감이다. 불법에서 합법으로 활동을 전환했지만 그 피해는 소액투자자와 경쟁업체 등으로 이전보다 더 광범위해지고 있다. 지난 4월 구속기소된 범서방파 두목급 김모(45)씨. 그는 기업 인수합병 전문브로커 최모씨 등과 협력해 2012년 11월 위조지폐감별기 제조사 S사를 인수했다. 그리고 회사 돈 200억여원을 빼돌려 빚을 갚는 데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3년 사망한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의 양아들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알짜배기 코스닥 상장사였던 S사는 이듬해 상장폐지됐다. 명동 사채시장에서 빌린 돈으로 지분을 인수해 바지사장으로 경영진을 바꾸고, 양도성예금증서(CD) 등 회사 자금으로 빌린 돈을 갚고서 몰래 지분을 매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알빼먹기’라는 방식으로 조폭들이 기업을 인수해 망가뜨리는 것은 이 바닥에서 흔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 나이트파 출신인 김모(47)씨는 2010년 290억여원으로 유명 속옷 브랜드 ㈜쌍방울을 인수해 회장직에 올랐다. 역시 주가 조작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는 지난 5월 300억원대 불법 사채업을 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쌍방울 회장’이라는 명함을 내밀며 외친 말이 바로 “나는 조폭이 아니라 사업가”라는 항변이었다. 최근 탈퇴 조직원을 청부살해하려 해 구속기소된 봉천동식구파 두목 양모(48)씨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주유소 26곳을 운영하는 업주로 밝혀졌다. ‘주유소 재벌’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렇듯 조폭이 진출한 사업 분야는 규모도 커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 검찰이 지난해 조폭 운영 업소 383곳을 분석한 결과 룸살롱 등 유흥업소나 식당이 61.4%(235개)로 여전히 많았지만 건설 및 제조업14.4%(55개), 유통업 8.9%(34개), 프랜차이즈업 2.6%(10개), 주유소 1.3%(5개) 등으로 세분화됐다. 2013년 1월 서울 현대아산병원.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 씨의 빈소에 검은 정장을 입은 건장한 남성 10여명이 2열로 서 조문객을 맞았다. 범서방파뿐 아니라 칠성파와 양은이파 등 30여개 계파 수백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조폭들이 공개적으로 경조사에 참여하는 일은 과거에는 단속 대상이었지만 2009년 9월 이후에는 활발해졌다. 대법원이 단순 경조사 참여 등은 조폭 활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직 간 집단 난투극인 이른바 ‘전쟁’이나 칼부림은 크게 줄었고, 오히려 다른 계파 경조사에 조직원 수십여명을 이끌고 참석해 행사장 주변에 도열시키면서 세를 과시한다”고 말했다. 전쟁을 피하기 위해 조직 간 평화 협정을 맺는 일도 있다. 최근에 조폭들의 새로운 사업으로 뜬 해외 원정 도박 사업의 경우엔 서로 지역을 처음부터 나눠 충돌 자체를 차단한다. 범서방파는 마카오, 파라다이스파는 필리핀, 영산포파는 캄보디아를 맡는 식이다. 그렇다고 전쟁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상대 조직으로 인해 경제적 손실이 커지면 ‘역시 법보다 주먹’이 앞선다. 지난해 11월 전주 월드컵파 조직원들이 오거리파 조직원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 2013년 2월 국제PJ파 부두목 조모(54)씨가 범서방파 두목급 나모(48)씨를 납치·폭행한 사건 모두 이권 다툼이 전쟁으로 번진 결과다. 조씨가 나씨 사업에 투자한 수억원을 날릴 처지가 되자 전쟁을 벌인 일이었다. 해외 연계 ‘주먹들’… 日 야쿠자 간부 필로폰 10㎏ 들고 서울 활보하기도 검찰은 최근 일본 야쿠자와 미국 마피아 등 해외 폭력조직과 연계한 국내 조폭의 마약거래가 점점 대형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최근 한국에 들어와 필로폰 10㎏을 팔아넘기려 한 혐의로 구속한 일본 야쿠자 간부급 조직원 A씨(34)와 국내 조폭과의 연계 단서를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33만명 투약이 가능한 분량인 10㎏은 지난해 수사당국이 압수한 필로폰 총량(47㎏)의 21%에 이르는 양이다. 검찰은 A씨가 이 정도 필로폰을 들고 서울을 활보한 대담성에 비춰 야쿠자들이 이전에도 한국에서 필로폰을 판매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난해에만 전북지역 정읍식구파, 아파치파, 충북의 조가파, 파라다이스파, 전남 사거리파 등 많은 조직이 마약거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요즘 트렌드는 조직원이 수백 명이라도 활동은 소규모 그룹 단위로 쪼개는 식이 대세다. 일부 불법 행위가 적발돼도 조직 전체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지능화된 셈이다. 부산 칠성파의 경우, 칠성파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온천장 칠성’, ‘서동 칠성’, ‘기장 칠성’, ‘서면 칠성’ 등의 분파로 활동한다. 실제 지난해 범죄 행위에 가담한 조폭 수를 분석해 보면 사건당 20명 이하인 경우가 71%로 나타났다. 반면 40명 이상 대규모 사건은 5%에 그쳤다. 국내 조폭의 활동 양상이 달라진 계기로는 1990년 10월 13일 노태우 정부의 ‘범죄와의 전쟁 선포’가 손꼽힌다. 원래 국내 조폭은 정치권과 유착된 ‘정치 깡패’가 출발점이다. 1957년 자유당 사주를 받은 동대문파 행동대장 유지광 등이 서울 장충단공원에서 야당이 주최한 시국 강연회장에 난입해 참가자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이후 1970~80년대 산업화 시대에 향락 문화 확산과 부동산 투기 열풍을 등에 업고 폭력조직들이 크게 성장한다. 호남 3대 패밀리도 이때 등장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맨주먹으로 싸우던 조폭들은 회칼 등을 쥐게 됐고, 경쟁 조직과 ‘전쟁’을 벌이는 경우도 잦아 사회 혼란을 일으켰다. 1975년 오종철파 행동대장이었던 조양은(64)씨가 서울을 장악하던 신상사파의 명동 사보이호텔 신년회에 난입한 ‘사보이호텔 사건’이나 1986년 서울 역삼동 서진룸살롱에서 진석이파 조직원들이 맘보파의 출소 축하연에 난입해 4명을 살해한 ‘서진룸살롱 사건’등 굵직굵직한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1990년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전국 175개 조직 2만 4000여명이 구속된 뒤 변화가 뚜렷해졌다. 여러 조직이 재건되는 과정에서 합법 위장 기업형 조직이 등장하는 등 음성화·지능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덩달아 검·경 수사 방식도 기업 수사 형태로 바뀌기 시작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폭들의 탈세, 횡령·배임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조폭 수사에도 특수·금융 수사 기법이 도입됐다”며 “이제는 범죄 수익금 환수 등 불법 행위의 ‘밑천 제거’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과식하는 이유? ‘배’ 보다는 ‘머리’ 때문” (美 연구)

    “과식하는 이유? ‘배’ 보다는 ‘머리’ 때문” (美 연구)

    먹어도 먹어도 숟가락을 놓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배' 보다는 '머리' 탓을 해야할 것 같다.최근 미국 러트거스 대학 연구팀은 특정 호르몬의 불균형이 과식을 초래하는 '주범'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논문에서 연구팀이 주목한 호르몬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다. 장에서 분비되는 GLP-1은 뇌신경인 미주신경을 활성화시켜 뇌의 포만중추에 영향을 미친다. 쉽게 말하면 '배가 부르니 이제 그만 먹어라'라는 신호를 뇌에게 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 연구팀은 피실험 쥐의 GLP-1 수치를 인위적으로 조정한 후 음식을 투여해 그 반응을 지켜봤다. 그 결과 GLP-1 수치가 떨어진 쥐의 경우 과식은 물론 고칼로리 음식에 집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대로 그 수치가 높은 경우에는 식욕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번 연구가 의미있는 것은 GLP-1과 같은 특정 호르몬의 확실한 기능이 밝혀지면 비만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람의 과식은 생활습관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는만큼 단순히 호르몬의 영향으로 치부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또한 인위적인 호르몬 투입시 췌장이나 신장 등에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어 이같은 실험에 미 식품의약국(FDA)도 신중한 입장이다. 이에대해 이번 논문의 제 2 저자 진핑 팽 연구원은 "사람에 따라 과식의 원인은 물론 다양하다" 면서도 "우리는 과식도 마약 중독같은 '음식 중독'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만인에게 GLP-1 같은 특정 호르몬을 투여해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비만 치료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18)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

    [독박(讀博) 육아일기](18)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

    늘 머리보다 가슴이 앞섰고, 이성보다는 감정에 충실했다.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서 준비하는 것보다 그냥 앞에 주어진 상황 대로 일을 처리했다. 여행을 가도 꼼꼼하게 일정표를 짜는 대신 크게 목적지를 정해놓은 뒤 발길이 닿는 대로 움직였다. 덜렁거리고 귀는 얇았다. 불편하고 어려운 사람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기가 싫었고 마음이 내키지 않는 사람에게 굳이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았다. 항상 실력보다는 운이 더 따랐던 것 같다. 공부는 체계적이기보다는 거의 벼락치기에 가까웠다. 나는 이렇게 30년을 살아온 사람이었다. 육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엄마가 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될 순 없었다. 물론 생활의 우선순위가 아기로 바뀌면서 이전에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심한 성격에 조금은 용기가 보태진 것 같다. 그러나 어디까지 나는 나였다. 아기를 키우면서도 어떠한 계획이나 치밀한 준비 없이 그냥 나와 내 아기에게 주어진 상황에 따라 움직였다. 그것이 이런 성격을 갖고 살아온 나의 육아방식이었다. 크게 잘못된 건 없었지만 정확한 답을 알 수 없기에 늘 불안하고, 또 남들과 비교하며 주눅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남들 만큼’만 하는 것도 때로는 버거웠다 육아 스트레스가 심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주변에서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욕심이 과해서 더 힘들어 한다는 거였다. 그러나 나의 기대는 그저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서 잘 먹고 잘 자는 것. 무탈하게 잘 크는 것 뿐이었다. 내가 슈퍼맘이 된다거나 육아의 달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 그냥 남들 하는 정도만, 부족한 엄마만 되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때로는 그 ‘남들 만큼’조차 유독 나에게만 버겁게 느껴졌다. 임신을 했을 때에는 태교를 어떻게 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곤혹스러웠다. 일개 임신부의 태교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지 놀랄 정도였다. 하지만 정작 나는 일을 하느라 흔한 산모교실 근처에도 한 번 가보지 못했고, 솔직히 과연 무엇을 했다고 해야 잘한 태교인지 알지 못했다. 그저 “엄마 마음이 편한 게 좋은 태교”라고 주장하며 위안을 삼았다. 휴일에 남편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자기 전에 아기와의 미래를 그리며 즐거워하고 가끔 동화책을 소리내 읽어준 것이 전부였다. ●자연주의 출산을 하지 않은 나, 무심한 엄마일까 다른 임신부들이 멋지게 유화를 그리거나 요리나 제과제빵을 하며 작품을 만들어낸 모습들을 보면 다른 세상 사람들 같았다. 나는 하루종일 각종 사건 사고 기사들을 쓰다가 화장실 변기 위에 앉아서 쪽잠을 자는데, 우아하게 클래식을 듣고 산전마사지를 받는 산모들이 아주 많다는 것은 가끔 허무함을 주었다. 아기에게 가장 좋은 조건을 제공하기 위해 자연주의 출산을 하거나 무통주사를 맞지 않는 산모들도 많은데, 함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아무런 고민도 하지 않고 당연히 산부인과에서, 12시간 동안 무려 세 번이나 연달아 무통주사를 맞았던 나는 조금 무심한 엄마인가 아주 살짝 자책해 본 일도 있다. 출산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비교질’이 시작됐다. 아기가 태어난 순간부터 하는 모든 행동이 궁금했다. 아기 있는 집의 필수서적처럼 돼있는 건강백과 책에 나오는 몇 줄이 유일한 전문가의 조언이었다. 반면, 비(非)전문가의 정보는 차고 넘쳤다. 육아 카페에 들어가면 정보가 쏟아졌다. 한 가지 궁금증에 대해 검색을 시작하면 수십, 수백가지 답을 얻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글을 올린 사람, 댓글을 올린 사람이 수십, 수백명에 달한다는 뜻이다. 아기에게 어떻게 젖을 먹이고, 어떻게 잠을 재우라는 의견이 저마다 달랐다. 출산 전에 육아 서적을 한 권 읽었지만, 정작 현실에 부딪히니 책 내용이 한 자도 떠오르지 않았다. 육아가 책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카페에 올라온 다른 아기들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을 금방 깨우쳤다. ●육아는 책 대로 되지 않았다…적어도 내 아이에게는 기억을 더듬어 보면 40, 50일 쯤이 가장 극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20~30분 동안 젖을 먹였는데 한 시간도 안 돼 “앵~”하고 우는 아기. 배를 채우고 잠이 든 것 같아 침대에 내려놓으면 곧바로 눈을 뜨는 아기. 이런 패턴을 24시간 동안 보이는 아기. 가뜩이나 잠이 많은 나에겐 극기훈련이 따로 없었다. 내내 안고 지내다 어느 날은 수유 자세로 두 시간을 졸기도 했다. 조금 뒤에는 머리를 굴려 아기를 침대에 눕히려는 시도도 하지 않고, 그냥 쇼파에 누운 채로 배 위에 아기를 안고 그대로 잤다. 어쨌든 엄마 품인 줄 알 것 같아서였다. 다행히 그 방법이 먹혀서 거의 한 달 가까이 쇼파에서 꼼짝도 못하고 아기를 안고 누워 잤다. 그나마 3~4시간 잘 수 있으니 행복했다. 엄청난 발견을 해낸 듯이 뿌듯했다. 침대에서 잠을 잔 건 거의 80일이 지나서야 가능했다. 100일을 앞두고 아기가 드디어 통잠을 자기 시작했다. 새벽 3시부터 오전 8, 9시까지라는 게 문제였지만. 아무튼 두어 시간 눈을 더 붙이게 되면서 점점 살 만해졌고, 본격적으로 육아 카페를 탐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후 6주 이후부터 아기에게 밤낮을 가르쳐야 한다거나 모유 수유에 일정한 간격이 있어야 한다는 것, 심지어 어떤 아기들은 벌써 밤이 되면 아침까지 푹 잔다는 등의 사실을 접하고 대단히 충격을 받았다. ●이미 생활 패턴이 잡힌 아기들… ‘모든 게 잘못됐다’ 특히 7~8개월쯤에 그나마 잠깐 찾아왔던 ‘백일의 기적’은 온데간데 없고, 모든 생활 패턴이 엉망이 된 시기가 있었다. 그 때 집중적으로 카페에 잠과 관련된 글을 검색했다. 다른 엄마들의 글은 거의 절망에 가까웠다. 이미 6개월 전후로 아기들의 생활 패턴이 일정하게 잡혀있었다. 나는 아기의 낮잠 시간이 언제인지, 심지어 아기가 얼마나 먹는지 계량화하지 못했다. 일찍부터 밤낮을 가린다는 프랑스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뒤늦게 사서 읽었는데 ‘늦어도 너무 늦었다’는 생각만 맴돌았다. 그동안 나의 육아가 모두 잘못됐다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압박감이 들어 남편과 날을 잡고 수면교육에 돌입했다. 젖을 물다 잠이 든 아기가 다시 깨기까지 두 시간도 안 걸렸다. 그 때부터 아이를 그대로 울리기 시작했다. 쉬지 않고 두 시간을 울었고, 우리도 뜬 눈으로 울음소리를 다 삼켰다. 세 시간이 넘어갈 때쯤 내가 먼저 두 손을 들었다. 아기를 울리다 큰 일이 날 것 같았다. ‘독하게 며칠만 참으면 될 것’이라는 댓글들을 보며 매일 밤 의지를 다져봤지만, 아기가 무려 네 시간 동안 우는 모습을 그대로 지켜본 뒤 깨끗이 포기했다. 밤중수유도 단유하는 순간까지 끊지 못했다. 아기가 심하게 울면서까지 규칙적인 생활을 주입시키느니 그냥 더 많이 안아주고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자고 생각을 바꿨다. 잠을 푹 못 자서인지 계속 체중이 적게 나갔던 아기는 9개월부터는 먹는 걸로 속을 썩였다. 키가 ‘뒤에서 5등’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엄마는 조급해서 견딜 수가 없는데 아기는 너무나 느긋하게 이유식을 뱉었다. 다른 엄마들처럼 매끼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주지 않아서 그런 걸까, 비슷한 종류의 이유식만 만들어줘서 그런 걸까, 온갖 자책에 시달렸다. 소고기·닭고기·생선 재료를 매 끼니별로 나눠서 이유식을 먹이는 엄마들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과연 그게 가능할까 싶었다. 나도 매일 땀을 흘리며 이유식을 만들고 나름대로 정성을 다했다고는 생각했는데 스스로가 한없이 작아 보였다. 그래도 아기 식욕을 돋우는 데 좋다는 얘길 듣고 비싼 구기자도 사와 물을 끓여서 죽을 쑤기도 했고, 해산물보다는 고기를 좋아하는 내가 난생 처음 생선을 직접 손질해 쪄서 먹이기도 했다. 맛이 없어서 그런 듯해 동네에 있는 수제 이유식 전문점에서 사다 먹여보기도 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거의 절반 이상이 쓰레기통으로 갔다. ●“첫 아이 맞아요?” 엄마들의 불편한 시선 몸이 조금씩 편해지니 마음이 괴로워지기도 했다. 외로움의 동굴에서 빠져나와 동네 엄마들도 사귀고 사람들을 부쩍 많이 만나려고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가끔은 상처를 받고 돌아온 날도 많다. 정말 나는 아기를 보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체력이 약한 내 탓도 있었고 반대로 아기는 또래에 비해 너무 활발했다. 무엇보다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는 핑계가 있었다. 애 하나 쫓아다니면서 보는 것도 헉헉거렸고 워낙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이 못 됐기에 아기와 관련해서도 무던하고 관대한 편이었다. 다들 나를 보며 “첫 아이가 맞느냐”고 물을 정도였다. 또래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신기한 존재가 되어 있기도 했다. 돌쟁이 아기에게 빵을 주는 내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라던 한 엄마의 표정은 좀 아팠다. 알고보니 세 돌이 다 되도록 시판 과자 한 조각 먹이지 않고, 외식도 안 하던 엄마였다. 정말 궁금해서 물었을지 모르지만 마치 “너 엄마 맞아?”라며 한심하게 여기는 것처럼 느껴졌다. 36개월까지 엄마의 품에서 자라는 것이 아이에게 가장 좋다는 것을 학교 다닐 때부터 배웠던 나였다. 하지만 복직을 앞두고 아기를 봐줄 사람이 없었고, 어린이집과 베이비시터에 의존해야 하는 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런 나에게 “그렇게 어린 아기를 남에게 맡기고 일이 되겠느냐”고 묻던 사람의 눈빛은 나를 매몰차고 이기적인 엄마로 보는 것만 같았다. 누구는 친정엄마에게 반찬을 얻어다 먹고 부모님이 몇 시간씩 아기를 돌봐주시고, ‘친정 찬스’를 통해 커피 한 잔을 하거나 남편과 영화를 보러 나간다는데, 부러움을 넘어 질투가 났다. 그렇게 하면서도 육아가 너무 힘들다고 투덜대거나 또는 육아 별 거 아니라고, 힘든 줄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내 자신은 더욱 초라해졌다. 오롯이 혼자인 나에게는 도저히 허락될 수 없는 여유를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왜 나만 이렇게 살고 있는 건지 우울했다. 육아 경력 이제 겨우 만 18개월. 아기가 자라날 시간에 비하면 아직도 초보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마음 속에서 여러 차례 소용돌이를 경험하면서 왔다. 나와 내 아기의 상황, 내 방식의 육아가 제일 중요하다고 스스로 강조하면서도 중심을 잡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남들은 다 수월하게 잘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늘 아둥바둥 사는 것 같을 때 잠깐씩 침울해지곤 했다. ●아이들에겐 모두 때가 있다…엄마와 맞지 않을 뿐 그래도 한가지 큰 깨달음이 있다면 아이들에게 모두 저마다의 때가 있다는 것이었다. 산후조리원에서 다른 산모에게 항의를 받을 만큼 울면서도 젖을 물지 못해, 모유 수유는 실패했구나 좌절했던 아기가 집에 오자마자 거짓말처럼 돌변해 13개월까지 완모에 성공했다. 도저히 두 시간 이상 연속으로 자는 일이 없던 아기가 100일이 다가오자 낮잠만 두 시간을 거뜬히 자주었다. 밥을 안 먹어 온갖 스트레스를 안겨주었던 아기가 단유를 하자마자 1일 10식에 가까운 왕성한 식욕을 보여주었다. 태교를 소홀히 했던 점이 늘 미안했는데, 아기 때부터 방긋방긋 잘 웃는 덕분에 보는 사람들마다 “엄마가 태교를 잘 했다”고 칭찬을 해주기도 했다. 아직까지도 너무 작은 체구에 어깨가 무겁지만, 큰 병치레 한 번 안 하고 다른 아기들보다 빠른 발달상태를 보이며 야무지게 자라주고 있다. 나와 아이의 시간이 서로 달랐을 뿐, 결국 내가 원하는 것들을 아이는 모두 해주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육아를 잘 한다는 칭찬을 듣고 싶어 비교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던 나를 가장 위로해주고 달래주는 것은 바로 건강히 자라고 있는 아이다. 30년 동안 이어온 성격의 내가 있듯이, 모든 엄마들의 성격과 방식이 제각각이듯이, 아기들도 모두 다르다. 그래서 육아에 자로 잰 듯 정확한 기준이나 정답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나의 방식, 다른 엄마들의 방식이 서로 다를 순 있어도 그게 꼭 틀린 건 아니라는 점을 새기고 있다.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말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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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대문 ‘청렴 제일’ 區

    동대문 ‘청렴 제일’ 區

    동대문구가 청렴도 최우수 자치구로 변신했다. 2010년 7월 민선 5기 유덕열 구청장이 취임하면서 “친절과 청렴은 공직자의 기본 덕목이다. 친절하고 청렴하면 인센티브를 주고 그렇지 않으면 패널티를 부여하겠다”며 청렴도를 강조하면서 일궈낸 값진 성과다. 그동안 구는 민선 3기와 4기 구청장이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되는 등 크고 작은 사건이 이어졌다. 동대문구는 청렴교육 이수 의무화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뿐 아니라 지난 7월 서울에서 유일하게 감사담당관 내 청렴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각종 청렴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10년부터 올해까지 5년 동안 단 1건의 불미스러운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유 구청장은 “청렴은 공직자의 최고 덕목”이라면서 “구청장인 나부터 부끄럽지 않은 공직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동대문구는 2013년 11월에 공공기관 최초로 다산연구소와 청렴 실천 협약을 체결하고 청렴 특강과 다산 정약용 유적지 탐방 등 활발한 교육을 했다. 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 100만원 이상 뇌물을 수수할 때 공직에서 퇴출하는 제도도 마련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시스템을 구축했다. 친절·청렴 직원을 특별 승진시켰을 뿐 아니라 승진 가점도 줬다. 자연히 직원들도 검은돈에 흔들리지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5급 이상 간부들의 청렴 서약식도 해마다 열고 있다. 청렴 의지를 직원들에게 드러내기 위한 선언적인 행동이다. 또 국장급 간부들이 ‘청렴 이야기’ 방송도 한다. 자신이 검은 거래에 유혹을 받을 때나 거절하는 방법 등 청렴 노하우를 모든 직원이 공유하는 자리이다. 이런 5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 직원들 간 청렴 분위기가 정착되고 이는 곧 불미스러운 사건 ‘0’으로 나타났다. 유 구청장은 “5년 동안 모든 직원의 노력으로 최근 동대문구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평가에서 청렴도 최우수구로 선정됐다”면서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을 섬기고 공직자로서의 참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각종 교육과 교차 점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정자 기증, 외국은 ‘되고’ 한국은 ‘어려운’ 이유

    [송혜민의 월드why] 정자 기증, 외국은 ‘되고’ 한국은 ‘어려운’ 이유

    영국에 사는 20대 남성인 켄지 킬패트릭(26)은 불과 13개월 사이 아이 10명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됐다. 동성애자(게이)인 이 남성은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레즈비언 여성 9명에게 ‘기꺼이’ 자신의 정자를 내어주었고 그들은 가족이 됐다. 켄지 사례의 경우 같은 성소수자인 레즈비언 커플에게 정자를 기증했다는 ‘특이성’이 있지만, 해외에는 이처럼 정자 또는 난자 기증을 통해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일부 국가에서는 켄지처럼 개인간 정자공여 및 증여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긴 하나 원한다면 공공정자은행을 통해 ‘합법적’으로 정자를 주고받는 일이 가능하다. 현재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공공정자은행 시스템이 유일하게 없는 나라다. 1997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정자은행을 연 곳은 부산대병원이다. 이후 서울대병원과 차병원 등 주요 병원이 정자 동결보존과 해동시설,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문제는 정자의 부재(不在)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정자 기증자의 부재다. 기술과 시설의 뒷받침에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에서 정자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자 기증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각 한국은 혈연주의가 강하다. 정자 기증을 향한 불편한 시선은, 입양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해도 여전히 입양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과 같은 이유다. 특히 부계사회의 특성이 짙은 한국 사회에서는 난자 기증보다 정자 기증이 더욱 어렵다. ‘내 핏줄’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집착은 타인에게 ‘핏줄’을 기증하거나 받는 것을 불편하게 만든다. 생명윤리를 존중하는 정자 기증 반대 진영 측은 정자와 난자라는 생식세포도 엄연한 생명이라고 본다. 이를 주고받는 행태 자체를 윤리학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교 문화적 측면에서, 정자 기증을 통해 태어난 아이는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닌 친권자에게서 자랄 경우 행복권이 침해되고 가족관계가 혼란스러워 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다양한 이유 탓에 한국에서 정자 기증자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니 공공정자은행 설립이 난항을 겪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반면 공공정자은행 및 정자 기증 활성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출산율 저조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시점에서, 불임·난임 부부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자(혹은 난자) 기증뿐이라고 말한다. 2008년~2012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 분석 결과, 불임 환자는 2008년 16만 2000명에서 2012년 19만 1000명으로 연평균 4.2% 증가했다. 특히 남성의 불임 증가율은 11.8%로, 여성의 2.5%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출산율을 늘이려면 무엇보다 정자 기증이 늘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인 셈이다. ▲미국 및 유럽, 민간·공공정자은행 혼합 운영…부작용 우려도 외국 사정은 어떨까. 미국에는 최대 규모의 정자은행인 ‘캘리포니아 크라이요 뱅크’(CCB)가 있다.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한국의 국민건강보험과 같은 정부 차원에서 운영하는 공공정자은행이 있다. 아시아의 경우 일본은 비영리 및 영리정자은행을 함께 운영한다. 특히 산아제한정책을 일부 고수하는 중국에서도 공공정자은행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은 꽤 이색적으로 들린다. 한국과의 분명한 차이점도 있다. 한국은 결혼한 부부만 정자를 공여받을 수 있지만 영국이나 미국, 일본 등 많은 국가는 독신 여성이나 동성 부부에게도 정자를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외국에서는 정자 기증을 통한 임신과 출산이 비교적 자유롭고 인식도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부작용은 존재한다. 2011년 미국 시카고 인근의 ‘미드 웨스트 정자은행’에서 정자 공여를 받은 한 여성은 정자은행의 실수로 흑인 남성의 정자로 현재의 딸을 임신·출산했다. 당시 이 여성은 백인 기증자의 정자를 선택했지만 병원의 실수로 흑인 남성의 정자로 임신하게 되면서 결국 혼혈 딸을 갖게 된 것이다. 올해 초에는 미국 뉴저지주에 사는 레즈비언 커플이 정자 기증자와 부모의 권리를 두고 법정공방을 펼치기도 했다. 생명을 돈벌이에 악용한다는 문제제기도 있다. 실제로 2003년 영국의 한 정자판매 전문 웹사이트는 정자를 기증하는 익명의 남성에게 50~100파운드 가량의 대가를 지불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인 바 있다. 국내에서는 2011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전국 139개 정자은행 가운데 일부가 정자 기증에 대해 5만~20만원 수준의 보상금을 제공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미국처럼 민간정자은행이 활발하게 운영되는 국가에서는 잡음이 더욱 심하다. 키 180㎝이상, 운동신경 상급, 파란 눈동자 등 마치 자판기에서 물건을 골라 뽑는 것처럼 유전자를 가려 정자를 선택할 수 있는 민간정자은행은 생명을 상품으로 취급한다는 비난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개인의 행복 추구권을 상위에 두는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도 정자 기증 및 정자 은행은 양날의 검을 모두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인식의 차이 존중하고 합리적인 대안 찾아야 민간·공공정자은행이 한국에 비해 활발히 운영되는 국가에서조차 논란은 있어왔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시각차를 넘어 문화적·종교적 관념과도 연계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이탈리아에서 실시된 ‘불임치료와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 규제를 완화하는 '생명윤리법 개정안' 국민투표에서 “생명은 투표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투표 거부를 독려했고, 결국 투표율 미달로 부결됐다. 이 개정안에는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 제안뿐만 아니라 정자와 난자의 기증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가톨릭을 국교로 채택한 나라이자 국민의 95%가 가톨릭교도인 나라이기에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정자 기증 및 정자은행을 둘러싼 시각은 국가별로 다양하다. ‘내 핏줄’을 마치 물건 기부하듯 타인에게 건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시각과, 사회구성의 기본단위인 가족 형성을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고 보는 시각 중 어느 것이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외국에 비해 한국에서 정자 기증이 활발하지 않은 것은 인식의 차이가 빚은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른 생각’을 존중하되, 불임·난임 증가 및 출산율 저조 등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풀리는 문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현장 행정] 노원 ‘사랑이 꽃피는 옥상’

    [현장 행정] 노원 ‘사랑이 꽃피는 옥상’

    “4년째 옥상에서 직접 기른 수박, 참외로 잔치를 엽니다. 로컬푸드로 팔기도 하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내놓자마자 순식간에 나가죠.” 21일 노원구 하계동 한신아파트 1동 옥상텃밭에서 만난 고창록(65) 입주자대표회장은 “1200세대 중에 매해 40명 정도가 텃밭가꾸기에 참여하는데 이제는 모든 주민들이 농작물을 통해 서로 인사를 건네는 사이가 됐다”면서 “한신에코팜이라는 공동체를 만든 지 5년째인 내년에는 4개 동으로 옥상텃밭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1동과 2동에는 총 1121㎡(약 340평)의 텃밭이 있다. 노원구가 지난 4년간 2845만원을 지원했다. 이삿짐을 나를 때 쓰는 플라스틱 바구니에 흙을 넣은 모습이 투박하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다. 고 회장은 “시중에 있는 텃밭용 상자보다 이삿짐 바구니는 구멍이 많아 흙의 통풍이 잘되고, 유연성도 가장 좋았다”면서 “흙도 건물에 하중을 주지 않게 일반흙 절반에 침엽수 퇴적물, 부식토 등을 섞어 무게를 절반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흙의 개발 기간은 2년이었지만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더 공을 들였다. 한 주민은 “처음에는 건물 하중의 증가, 옥상 방수층 약화, 농약 살포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면서 “무엇보다 다른 동 사람이 우리 동 옥상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을 꺼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옥상은 법적으로 모든 주민의 공동공간인 점을 알리고 농약 없이 유기농으로 재배했다. 또 텃밭이 강한 햇빛을 차단하고 적당한 습기를 공급해 옥상 방수층에 금이 가는 현상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에 주는 물은 빗물저장탱크를 이용했다. 그 결과 현재 옥상텃밭 공동체 중 전국적인 모범사례가 됐다. 현재 450개 상자에 농작물을 재배하며 개인용이 300개, 공동경작이 150개다. 개인 경작은 수도비 등으로 연 2만원을 내고 본인이 경작물을 가져간다. 공동경작은 농업기술학습장으로도 쓰이는데 경작물 중 과일은 동네 잔치에 쓰고 엽채류는 지난 6월부터 시작한 마을 입구의 유기농 매장에서 판매한다. 지금은 로컬푸드로 입소문이 나면서 하루 매출이 평균 25만원에 달한다. 치커리, 겨자채, 수박, 참외, 토마토, 가지, 감자, 옥수수 등 경작물도 다양하다. 김성환 구청장은 “옥상텃밭은 로컬푸드를 공급하는데다 공동체 의식도 함양하며 유휴 노인인력이 참여할 수 있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면서 “아파트가 많은 구의 특성상 지속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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