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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치단체장 25시] ‘영동대로 지하도시’ 등 트리플 개발 성사 ‘천지개벽 강남’

    [자치단체장 25시] ‘영동대로 지하도시’ 등 트리플 개발 성사 ‘천지개벽 강남’

    “모든 게 우리 강남구청 직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열심히 뛰어 준 덕분입니다.”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은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선 5~6기를 지내면서 메가톤급 개발 계획들을 다수 마무리 지은 데 대해 “모두 직원들의 공로”라며 낮은 자세를 보였다. 신 구청장은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수서역세권 복합개발·구룡마을 도시개발 등 강남 내 메가톤급 개발 계획들을 완성시킨 여장부다. 2010년 취임 당시 5등급 중 최저 수준이던 강남구청 청렴도를 2016년 기초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최고 수준인 1등급으로 끌어올렸고, 만년 골칫거리인 아파트 관리비 문제에서는 전국 최초로 찾아가는 컨설팅 서비스를 내놓는 등 생활정치에서도 만족도를 자랑하고 있다.신 구청장은 지난 6월 말 확정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 기본계획’을 성사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계획의 핵심은 2023년까지 영동대로 아래 철도노선 7개가 지나가는 지하 6층 규모의 복합환승센터를 짓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강남 삼성동의 코엑스와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들어설 옛 한국전력 부지 사이 영동대로 일대에 국내 최대 크기의 차 없는 광장과 함께 지하에는 통합역사가 들어선다. 강남 일대에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무역센터~코엑스 일대 관광특구 지정 신 구청장은 2014년 9월 현대차그룹이 옛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한 지 4개월 만인 2015년 1월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이란 아이디어를 내놨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영동대로 일대에 국가철도사업인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A·C노선, KTX 동북부 연장 건립 등을 하고, 서울시는 위례~신사 도시철도 통과사업을 각각 진행할 계획이었다. 신 구청장은 “영동대로 밑으로 들어서는 각종 교통 개발 공사가 제각각 진행된다면 강남은 수십년간 흙먼지 날리는 공사판이 될 것”이라며 ‘원샷 개발’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한 것이다. 그는 “당시 해당 부처 쪽에선 ‘영동대로는 서울시 땅인데 도대체 왜 강남구가 나서느냐’며 핀잔을 줬지만 지금은 ‘좋은 아이디어를 내줘 고맙다’고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신 구청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2015년 11월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추진을 확정했다. 통합역사 외에도 신 구청장의 아이디어가 상당수 적용돼 있다. 그는 “통합역사 위 지상에 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외부 공기와 햇빛이 지하역사까지 유입되는 에코 스테이션 개념을 도입하고, 박물관과 같은 공공시설도 넣는 등 당시 요청한 사항들이 대부분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영동대로와 인근 무역센터~코엑스 일대는 관광특구(2014년 12월)와 국내 제1호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2016년 12월)으로 지정됐다.강남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수서·세곡 일대를 교통은 물론 업무·상업·주거 기능까지 가진 도시로 만드는 수서역세권 복합개발사업도 신 구청장의 작품이다. 그는 2009년 12월 수도권고속철도 기본계획 고시를 통해 수서가 광역교통 허브로 지정됐을 당시 “주변 개발 계획 없이 수서 역사만 나 홀로 건립된다면 유령도시가 될 것”이라며 복합개발 구상을 내놨다. 이에 따라 구는 2011년 7월부터 관계부처와 복합개발을 정식 논의하기 시작해 지난해 6월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지정이라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수서·세곡 일대 약 38만 6000㎡ 부지는 업무·유통·상업·공동주택 등을 모두 갖춘 서울 동남권 랜드마크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국내 최대 무허가 판자촌인 강남 구룡마을을 공영개발로 이끈 것도 신 구청장이다. 자연녹지인 구룡마을을 공영개발하면 땅 지분 없이 무허가 판자촌에 살던 주민이 그 자리에 지은 임대아파트에 살 수 있게 된다. 당초 구룡마을 지주들은 개발 이익 사유화 논란을 일으킨 민영방식을 선호했고, 서울시는 이 땅을 개발이 안 되는 자연녹지에서 개발이 가능한 대지로 바꿔 주는 대신 지주 지분율을 줄이는 환지방식 개발을 주장했다. 강남구는 환지방식도 결국 민영개발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원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빼앗긴다며 공영개발을 고수했다. 신 구청장은 재선 이후인 2014년 말 서울시로부터 공영개발 찬성 입장을 이끌어 낸 데 이어 토지주들이 제기한 공영개발 반대 소송에서도 올해 2월 최종 승소하면서 구룡마을 개발이 탄력을 받고 있다. 구룡마을은 2020년까지 분양 1585가구, 임대 1107가구의 대형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강남 성과 어려운 지역 주민과 나눔 사업 신 구청장은 고려대 법대 졸업 이후 1973년 서울시 7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서울시 행정국장, 여성국장 등을 거친 정통 행정가 출신이다. 그와 함께 시에서 일했던 공무원들은 “평소에는 온순한 분이지만 옳다고 판단한 일은 반드시 관철해 내는 리더십이 있다”고 신 구청장을 평가한다. 강남 내 숙원사업들을 완성시킬 수 있었던 것도 신 구청장 특유의 불도저 같은 추진력 덕분이라는 것이다. 올 들어서는 ‘찾아가는 아파트 관리비 절감 컨설팅 서비스’, ‘아파트 보수하자 받아주기 서비스’ 등 민원이 많은 생활행정 분야 서비스도 새롭게 실시하고 있다. 강력한 리더십과 달리 성품은 소탈한 편이다. 홀시어머니를 2006년 별세할 때까지 모시고 살았고, 직원들과 함께 지하 구내식당을 애용한다. 고용노동부에서 1급까지 지낸 남편과의 사이에 1남 1녀가 있으며, 고려대 법대 동문인 딸은 사법고시 출신 변호사다. 신 구청장은 강남 개발 이익을 위해 목청 높여 싸우기도 했지만 강남의 성과를 어려운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나눔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장 이달부터 문재인 정부의 ‘교육희망사다리 복원 정책’에 발맞춰 산간벽지 등 낙후 지역에 있는 소외계층에게 강남 인터넷 수능 강의(강남 인강)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 교육 1번지인 강남구가 주도하는 강남 수능 인강은 2004년 6월 지역 사업으로 시작했다가 인기를 끌면서 전국 어디서든 연회비 5만원을 내면 볼 수 있다. 8월 현재 9만명의 회원 가운데 강남 학생 비율이 4.4%(4000명)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을 나누는 것이다. 동시에 이달 중에는 강남 내 교육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청소년 3000여명을 겨냥한 강남교육복지센터를 개관하고 이들을 전격 지원할 계획이다. 신 구청장은 “이제 한숨을 돌렸을 뿐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건으로 지금도 서울시 문턱이 닳도록 시 관계자들을 상대로 관련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2021년 준공되는 현대차 GBC 건립과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시기를 맞추기 위해 지하공간 통합개발 공사 시작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며 “GBC 건립은 100만개+α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는 경제 살리기 사업인 만큼 건축 인허가 등으로 지체되고 있는 공사가 빨리 시작되도록 계속 뛰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기고]초등임용시험 지역가산점제도 개선 방향

    [기고]초등임용시험 지역가산점제도 개선 방향

    시·도간 초등 임용시험 경쟁률 양극화 문제를 완화하고, 현직 교원의 임용시험 재응시로 인한 도 지역 교사 부족 사태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초등임용시험 지역가산점제도 개선이 논의되고 있다. 지역가산점제도는 해당 지역 출신자에게 점수를 더해주는 것으로 1991년 도입됐다. 현행 교육공무원법 제11조 제①항은 “교사의 신규채용은 공개전형으로 한다. 이 경우 임용권자는 별표 2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제1차 시험성적 만점의 100분의 10 이내의 범위에서 가산점을 줄 수 있다.”라고 하여 가산점을 허용하고 있다. [별표 2]에 열거된 가산점에는 6 가지가 있는데 그 중 첫 번째가 ‘교육대학(종합대 초등교육과 포함)을 졸업한 사람(졸업예정자 포함, 교원 경력자 제외)으로 임용권자가 정하는 지역에서 응시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가산점이다. 참고로 중등 지역가산점은 2004년 위헌 결정으로 한시적으로 운영되다가 2010년에 폐지되었다. 2017학년도의 지역가산점제도는 2013학년도부터 적용된 것으로 당시 6~8점(서울 8점, 울산 1점, 그 외 6점)이던 지역가산점을 전국교육청이 3점(울산은 1점)으로 낮추었다. 같은 해에 초등임용시험도 3단계에서 2단계 전형으로, 최종합격자 결정방식도 가산점을 제외한 1차+2차 시험성적 만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당시 임용시험 주관기관이었던 충남교육청은 “지역가산점 축소로 공개경쟁을 통해 교직 적격자와 우수교사 선발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역가산점 하향과 최종 합격자 결정에서의 합산 제외라는 두 가지 제도는 가산점을 받지 못하는 현직교사들이 임용시험에 응시하도록 유인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당시 진행되던 가산점에 대한 소송 압박이 가산점 하향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부산교대 재학생과 졸업생 1,417명이 서울(8점)과 경기(6점)의 지역가산점이 ‘지나친 차별’이라며 2010년에 위헌소송을 제기하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로 2014년에 합헌 결정을 내렸다(교육공무원법 제11조의2 등 위헌확인[전원재판부 2010헌마747, 2014.4.24.]).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지역가산점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은 그런 점을 알고도 다른 지역 교대에 입학한 것에서 기인하는 점,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가산점의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수도권 지역에 합격할 길이 열려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지역가산점규정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다른 지역 교대출신 응시자들의 공무담임권,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결정 근거를 밝히고 있다. 합헌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에 초등임용시험에서 지역가산점을 10% 범위 내에서 상향조정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것은 초등 지역 가산점을 3점에서 6점으로 상향조정하는 것이다. 몇 점으로 상향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필요한 것은 지역 가산점을 최종 점수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규칙 제17조 제3항 “최종 합격자는 제1차시험(제8조 제3항 및 제4항에 따라 가산한 점수는 제외한다) 및 제2차 시험의 성적을 각각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여 합산한 시험성적이 높은 사람부터 차례로 결정한다.”의 단서 중에서 ‘제8조 제4항(지역가산점)을 삭제해야 한다. 서울시 전 장학관에 따르면 지역가산점이 8점이던 때 1500명이 응시했을 경우 내신 성적이 600등 정도를 좌우했으므로 현행 지역가산점을 그대로 두더라도 최종합격 점수에만 포함시키면 현직 교원이 응시하여 합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재학생보다는 졸업생(현직교사 포함)의 임용시험 합격 비율이 훨씬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교원경력자만이 아니라 임용시험 합격 후 미발령 대기자도 가산점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게 관련 법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헌법재판소(전원재판부 2005헌가11)는 2007년 12월 27일 지역가산점 부여에서 교원경력자를 제외한다(구 교육공무원법 제11조의 2 [별표 2])는 조항은 위헌이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판결문의 결정요지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기본적으로 교사자격자의 공무담임권과 관련된 것이지만, 다른 한편 특정 지역에서 교육을 담당할 교원의 수급과도 관련된 문제로서 피교육자의 교육받을 권리는 물론 지방의 교육자치와도 일정한 관계가 있다. 헌법 제31조의 취지를 고려하면, 국가는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교육시설이나 교육인력이 특정지역에 편중되거나 큰 질적 차이 없이 전국적으로 적정하게 분포되도록 하고 동시에 지역실정에 맞는 교육체계를 구축할 의무를 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러한 측면들도 함께 고려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전원재판부 2005헌가11. 2007.12.27.)”고 적시하고 있다. 즉, 특정 지역에서 교육을 담당할 교원의 수급과 관련된 문제, 피교육자의 교육받을 권리, 지방의 교육자치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취지에 비추어볼 때 임용시험 합격 후 발령대기중인 자를 지역가산점 제외 대상에 포함시켜도 위헌이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2013학년도 지역가산점을 하향 조정할 때 내신 성적 점수 비중도 함께 낮추고 최종 점수 합산에서도 제외시켰다. 현행 초등 임용시험에서는 대학 성적을 15.5~20점 범위 내에서 교육청이 자율적으로 반영하고 있지만 등급(총 9등급) 간 편차가 대부분 0.5점에 불과해 교대생들의 양성교육 충실도가 떨어지고 있다. 지역가산점을 상향할 경우 대학 성적 등급간 편차도 맞추어 상향조정(급간 0.5 점에서 0.7점으로)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현직교원(임용시험 합격자 포함) 응시자에게는 내신 성적 반영률을 크게 낮추거나 없애는 방안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내신 성적을 최종 점수에 포함시키려면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규칙 제17조 제3항의 단서 - 제8조 제3항 및 제4항에 따라 가산한 점수는 제외한다 – 중에서 제3항(대학성적 가산점) 부분을 삭제해야 한다. 이렇게 할 경우 무작정 대도시 시험에만 응시하려는 교대 졸업생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변호사시험법과 유사한 제한을 가할 필요가 있다. 현재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생은 5년 이내에 변호사시험에 5회만 응시할 수 있도록 규정(변호사시험법 제7조)하고 있다. 변호사법 제7조에 대한 위헌소송에서 2016년 9월 29일 헌법재판소는 위헌이 아니라고 판결하였다. 학생과 학부모 변화, 학교 변화, 교수법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교원임용시험에 대해서도 관련법을 개정하여 합당한 제한을 가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원 임용시험의 경우에는 응시 자체를 못하게 하는 방안보다는 지역가산점과 내신 성적 반영 기간을 5회로 제한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물론 이 제도를 도입하려면 교대 임용 경쟁률을 일정 비율 이하로 유지시켜주어야 할 것이다. 박남기(광주교대 교수)
  • [와우! 과학] 시속 80㎞로 먹이 잡는 개미

    [와우! 과학] 시속 80㎞로 먹이 잡는 개미

    개미는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동물 가운데 하나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집단을 이루는 사회적 곤충인 덕분에 자신보다 훨씬 큰 먹이도 사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먹이를 장기간 보존하고 집단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생존 방식도 매우 다양해서 농사를 짓는 개미부터 다른 개미나 흰개미를 사냥하는 개미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 가운데 집게턱개미(trap-jaw ants)는 집게처럼 생긴 독특한 턱을 이용해서 사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턱은 개미의 몸에 비해 엄청나게 큰 경우도 드물지 않은데, 심지어 180도 이상으로 크게 벌어진다. 그런 만큼 순수하게 근육의 힘으로 턱을 빨리 닫기가 어려워 탄성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쉽게 말해 스프링이 달린 덫과 같은 구조물로 먹이를 잡는다. 일리노이 대학의 연구팀은 집게턱개미의 일종인 미르모테라스(Myrmoteras) 속의 개미를 연구했다. 이 개미는 180도도 모자라 280도 정도 벌어지는 독특한 턱을 지니고 있다. 턱을 벌리면 그 끝부분이 눈보다 훨씬 뒤에 위치할 정도다. 하지만 근육 대신 탄성력을 이용한 구조 덕분에 턱을 닫는 속도가 매우 빨라 시속 80㎞에 달한다. 물론 이를 위해 턱을 ‘장전’하는 용도의 근육과 방아쇠 역할을 하는 근육이 따로 존재한다. 연구팀은 마이크로 CT를 이용해서 이 개미의 머리 구조를 연구했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다른 집게 턱 개미와는 다른 구조의 스프링턱(spring loaded mandible)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시 말해 이와 같은 독특한 턱의 진화가 한 번 일어난 것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두 번 이상 일어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사실 미로모테라스가 가장 빠른 턱을 지닌 개미가 아니며 다른 속의 집게 턱 개미의 경우 거의 두 배나 빠른 턱을 지닌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에서 보이는 미르모테라스의 턱은 상당히 크고 닫히는 속도 역시 빠르지만, 사실은 먹잇감을 간신히 잡을 수 있을 정도다. 실제로 고속 카메라로 찍어보면 먹이가 피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인간의 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0.5밀리 초(millisecond, 1/1000초)의 일이지만, 사냥하는 개미나 이를 피해야 하는 먹이나 죽고 사는 문제가 걸린 만큼 치열하게 경쟁을 벌인 결과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메로나 슬리퍼·꽃무늬 가방… 침체 브랜드 살린 ‘젊은 감각’

    메로나 슬리퍼·꽃무늬 가방… 침체 브랜드 살린 ‘젊은 감각’

    패션은 욕망을 소비한다. 그렇기에 직관적이다. 패션업계가 가장 빠르게 트렌드가 바뀌는 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지금은 유행을 선도하는 브랜드라 하더라도 잠깐 방심해 그 흐름을 놓치면 금방 도태돼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다. 그러나 반대의 사례도 있다. ‘전성기’가 지난 것으로 여겨지던 브랜드가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해 어두운 부진의 늪을 벗어나는 경우다. 이를 위해 브랜드를 이끄는 수장을 새로 영입하기도 하고, 이름이나 로고를 바꾸기도 한다. 인기를 끌었던 과거의 디자인을 재해석하는 전략을 쓰는 곳도 있다. 어느 쪽이든 결국 공통의 비결은 혁신이다.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은 패션 브랜드들의 성공 전략을 알아봤다.스포츠의류 브랜드 ‘휠라’는 침체를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한 가장 대표적인 예다. 휠라는 1990년대 초 국내에 들어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10~20대를 중심으로 유행이 퍼져 나가기 시작해 30대를 겨냥한 고급 라인 ‘휠라클래식’, 스포츠 전문 라인 ‘휠라스포트’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나이키’, ‘아디다스’ 등 정통 스포츠 브랜드들이 기능성 의류와 하이패션을 넘나들며 ‘문화 아이콘’으로 거듭나는 사이 휠라는 젊은 소비자들 공략에 실패하며 노후화됐다. ●휠라, 1020공략 위해 브랜드 리뉴얼 이에 휠라는 주 고객층 연령대를 기존 30~40대에서 10~20대로 낮추기 위해 지난해 봄 대규모 리뉴얼을 단행했다. ‘스타일리시 퍼포먼스’라는 주제 아래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통합하고, 아역 배우 출신 김유정 등 젊은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했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헤리티지 라인’도 새롭게 내놨다. 빅로고 티셔츠, 코트디럭스 테니스화 등으로 대표되는 헤리티지 라인은 휠라 고유의 브랜드 로고를 활용한 디자인을 강조한 상품군이다. 이는 최근의 복고 열풍과도 맞물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10~20대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9월 발매한 코트디럭스는 지난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50만개를 넘어섰다.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협업(컬래버레이션) 전략도 호응을 얻었다. 지난 4월 음료 브랜드 ‘펩시’와 손을 잡고 출시한 한정판 슬리퍼에 이어 5월 제과업체 빙그레의 장수상품 ‘메로나’를 활용한 코트디럭스, 슬리퍼 등을 내놨다. 메로나 한정판 상품은 초기 물량인 3000개가 출시 2주 만에 완판됐으며, 인기에 힘입어 현재 두 번째 협업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또 6월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스트리트(거리패션) 브랜드인 ‘해브 어 굿 타임’과 협업한 티셔츠, 반바지, 신발 등 상품군을 한·일 양국에 동시에 내놓기도 했다. 유통 방식도 젊은 세대에 쉽게 다가가기 위한 쪽으로 바꿨다. 기존에 소매 전문점 판매만을 고집하던 것에서 벗어나 ‘폴더’, ‘ABC마트’, ‘슈마커’ 등 다양한 신발을 한꺼번에 모아서 판매하는 도매형 편집매장에도 입점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사내에 ‘홀세일 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또 서울 용산구 이태원, 부산 중구 광복동 등 전국의 대형 상권을 대상으로 ‘메가숍’(2~3층 규모의 단독 건물 전체를 브랜드 매장으로 구성한 점포)을 열어 인지도를 높였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휠라의 올해 2분기 매출은 95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11% 상승했다.●톰보이는 ‘아트 프로젝트’로 차별화 여성 의류 브랜드 ‘톰보이’도 최근 승승장구하고 있다. 20~30대 여성을 위한 디자인으로 일관된 브랜드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상품군을 세분화해 변화를 주고, 다양한 문화 마케팅으로 차별화를 꾀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977년 설립된 톰보이는 국산 패션업체 1세대로 한때 연매출이 18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명확한 브랜드 정체성을 갖추지 못해 200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2010년 결국 부도 처리돼 2011년 신세계 인터내셔날에 인수됐다. 이후 톰보이는 과거의 중성적인 디자인에서 세련되고 간결한 디자인으로 탈바꿈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2년 2월 AK플라자 수원점에 매장을 열면서 백화점 영업도 재개했다. 매출이 매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2011년 인수 당시 100억원대에 달하던 영업적자를 2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2011년 259억원이던 매출액도 지난해 1413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매출 1661억원 달성이 목표라는 게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스튜디오 톰보이’라는 새 이름으로 브랜드 리뉴얼을 했다. 브랜드 로고부터 제품 라인, 매장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새롭게 재정비했다. 특히 디자인과 가격대에 따라 상품군을 아틀리에·스튜디오·에센셜·액세서리·키즈라인의 5가지로 확장했다. 이와 함께 톰보이 매장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해 국내외 신진 작가들의 작업물을 전시하는 ‘아트 프로젝트’와 같이 다양한 문화 마케팅을 이어 오고 있다. 작가·예술가와 협력한 한정판 상품 출시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미국의 젊은 삽화가 이안 스크라스키, 영국의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리처드 하인스 등이 톰보이와 손을 잡고 자신의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5월에는 판화작가 김타코와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고, 주요 매장에 작가의 목판화와 드로잉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매년 톰보이의 브랜드 성향과 맞는 지역사회의 소규모 사업장이나 작가를 발굴해 공동 전시회를 진행하면서 해당 매장의 홍보를 돕는 상생 활동도 벌인다.●‘미켈레의 구찌’ 파격으로 명품 1위 이러한 추세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여러 해 동안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구찌’는 2015년 전환점을 맞았다. 파격의 시작은 알레산드로 미켈레 수석 디자이너였다. 구찌는 당시 무명에 가깝던 액세서리 사업부의 디자이너 미켈레를 수석 디자이너로 전격 발탁했다. 미켈레는 꽃무늬 운동화와 안감에 털이 달린 블로퍼(신발 뒤축이 없고 굽이 낮은 슬리퍼 형태의 구두)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옷과 가방에는 꽃과 동물, 곤충 무늬가 들어갔다. 나이 든 명품으로 외면받던 구찌는 일약 20~30대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기존의 다른 명품 브랜드들이 이미지 하락을 우려해 온라인 판매를 꺼렸던 것과는 정반대로 온라인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영국 패션 전문지 비즈니스오브패션(BoF)이 최근 전 세계 소비자 6500만명의 쇼핑 정보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구찌는 올 2분기 세계 명품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브랜드 1위에 올랐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도 약 9억 700만 유로(약 1조 22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0%가량 증가한 수치다. 미켈레는 지난해 영국 패션협회가 주는 ‘2015 인터내셔널 디자이너 어워드’를 받기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발달로 전 세계 패션시장을 10대 후반~20대의 젊은 소비자층이 주도하면서 젊은 감각을 살려 이들을 공략하는 게 패션업체들의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文대통령·트럼프, 미사일 지침 ‘한국 희망 수준’ 개정 합의

    文대통령·트럼프, 미사일 지침 ‘한국 희망 수준’ 개정 합의

    “北에 최대한 제재… 북핵 평화적 해결, 이달 뉴욕 유엔총회서 양자회담 개최”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밤 전화통화를 해 지난달 29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 등 북한의 계속된 도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9월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양국 정상 간 통화는 지난달 7일 이후 25일 만이다. 양국 정상은 이날 40분간의 통화에서 ”북한에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가지만, 북핵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서로 합의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대북 압박을 극한까지 높이기로 한 바 있다.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강력하고 분명한 메시지 전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미사일 지침은 한국 정부가 희망하는 수준으로 개정하겠다”는 약속을 거듭 확인했다. 또한, 양국 정상은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갖기로도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 앞서 북한이 일본 상공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자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간 아베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해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며 대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6~7일 취임 후 처음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러 정상회담을 한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6일 푸틴 대통령과 단독·확대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주요 협정 체결, 양해각서(MOU) 서명식도 갖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광명 고교무상급식…“부담 줄고 질 좋은 점심 먹을 수 있어 좋아요”

    광명 고교무상급식…“부담 줄고 질 좋은 점심 먹을 수 있어 좋아요”

    “어머니가 급식비 부담이 줄었다고 좋아하세요. 우리는 값싸고 질 좋은 점심을 먹을 수 있어 좋고요.”경기 광명시가 고교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한 첫날인 1일 점심시간. 광명동 명문고등학교 급식실에서는 학생들의 수다와 웃음소리로 왁자지껄했다. 일렬로 줄을 지어 배식을 받은 학생들은 “맛있게 먹어”라고 친구끼리 말을 건네며, 여느 때와 달리 즐거운 점심시간 풍경이었다. 광명시는 이날부터 급식비 8만 5000원 중 70%를 차지하는 식품비 전액을 지원한다. 점심때 학생들의 화제는 단연 대폭 줄어든 급식비였다. 1학기에는 8만 5000원대였는데 시가 식품비를 전액 지원한 이달부터는 2만 4000원만 납부하면 된다. 18억원 예산으로 11개 고교 8700여명 학생이 무상급식 혜택을 받는다. 남동현 명문고 교장은 “많은 돈은 아니지만 학생들 가정의 교육비 부담을 줄여주는 훌륭한 정책”이라며 “경기도에 무상급식을 선도하는 광명시의 교육지원 정책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는 지난 3월 채무제로 선언 이후 고교 급식비 전액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지방재정법 규정에 따라 인건비와 운영비는 제외했다. 식품비만 전액 지원한다. 시는 내년에도 급식비 지원 예산을 반영해 고교 무상급식을 제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학부모들의 반응도 뜨겁다. 한 학부모는 양기대 광명시장의 페이스북 댓글에서 “쌍둥이를 키우고 있어 1년 급식비가 정말 부담이었는데 9월 급식비가 4분의1로 크게 줄어 놀랐다”며 “이번달부터 실시하는 무상급식은 시민들이 실제 현실에서 혜택을 보는 행복한 정책”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양 시장은 고교 무상급식 첫날 명문고를 찾아 학생·교직원과 함께 점심을 함께하며 현장의 여러 의견을 들었다. 양 시장은 이 자리에서 “학교 급식지원은 단순히 밥값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미래 지역인재에 과감한 교육투자라고 생각해서 식품비 지원을 결정했다”며 “경기도와 중앙정부에서도 결단을 내려 ‘급식도 교육’이라는 철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광명시 고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

    광명시 고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

    “어머니가 급식비 부담이 줄었다고 좋아하세요. 우리는 값싸고 질 좋은 점심을 먹을 수 있어 좋고요.” 경기 광명시가 고교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한 첫날인 1일 점심시간. 광명동 명문고등학교 급식실에서는 학생들의 수다와 웃음소리로 왁자지껄했다. 일렬로 줄을 지어 배식을 받은 학생들은 “맛있게 먹어”라고 친구끼리 말을 건네며, 여느 때와 달리 즐거운 점심시간 풍경이었다. 광명시는 9월 1일부터 급식비 8만 5000원 중 70%를 차지하는 식품비 전액을 지원한다. 점심시간 학생들의 화제는 단연 대폭 줄어든 급식비였다. 1학기에는 8만 5000원대였는데 시가 식품비를 전액 지원한 이달부터는 2만 4000원만 납부하면 된다. 18억원 예산으로 11개 고교 8700여명 학생이 무상급식 혜택을 받는다. 남동현 명문고 교장은 “많은 돈은 아니지만 학생들 가정의 교육비 부담을 줄여주는 훌륭한 정책”이라며 “경기도에 무상급식을 선도하는 광명시의 교육지원 정책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는 지난 3월 채무제로 선언 이후 고교 급식비 전액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지방재정법 규정에 따라 인건비와 운영비는 제외했다. 식품비만 전액 지원한다. 시는 내년에도 급식비 지원 예산을 반영해 고교 무상급식을 제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온라인과 SNS에서 학부모들의 반응도 뜨겁다. 한 학부모는 양 시장의 페이스북 댓글에서 “쌍둥이를 키우고 있어 1년 급식비가 정말 부담이었는데 9월 급식비가 4분의1로 크게 줄어 놀랐다”며 “이번달부터 실시하는 무상급식은 시민들이 실제 현실에서 혜택을 보는 행복한 정책”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양기대 시장은 고교 무상급식 첫날 명문고를 찾아 학생·교직원과 함께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현장의 여러 의견을 들었다. 양 시장은 이 자리에서 “학교 급식지원은 단순히 밥값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지역인재에 과감한 교육투자라고 생각해서 식품비 지원을 결정했다”며 “경기도와 중앙정부에서도 결단을 내려 ‘급식도 교육’이라는 철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천주교 순교자 현양·시복시성 내실 다진다

    천주교 순교자 현양·시복시성 내실 다진다

    한국 천주교사는 박해의 점철이다. 순교자만도 적게는 1만명, 많게는 3만명까지 천주교계는 추산한다. 1984년 방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땅에 입을 맞추며 ‘순교의 땅’이라 불렀고, 국내 최대의 순교터라는 절두산 성지로 직행했다.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울 광화문에서 윤지충 바오로 등 복자 124위의 시복식을 이례적으로 직접 주례해 세계의 시선을 끌었다.9월은 신앙 밑거름이 된 순교자들의 신앙과 삶을 기념하고 본받기 위해 한국 천주교가 제정한 ‘순교자 성월’(聖月). ‘한국 순교성인 대축일’(9월 20일)을 그 중심으로 하며 오래전부터 9월을 ‘한국 순교복자 성월’로 기념하다가 1984년 103위의 복자가 성인 반열에 오르면서 명칭을 ‘순교자 성월’로 바꿨다. ‘순교자 성월’을 맞아 전국에서 순교자현양대회와 기념미사, 도보 순례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특히 진행 중인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위해 기도운동을 더 알차게 이어 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황청 시성성이 시복시성에서 교회 공동체의 기도 열기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서울대교구는 5일 절두산순교성지에서 순교자현양미사를, 19일 명동대성당에서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기원하는 미사를 봉헌한다. 이와 관련, 절두산순교성지는 9월 한 달간 ‘순교자 성월 사랑 실천의 길’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30일 오전 10시 절두산성지 미사에서 순례자들이 모아 온 이웃사랑기금을 봉헌한다. 대구대교구는 23일 오후 1시 경북 칠곡 한티순교성지에서 순교자현양미사를 봉헌한다. 미사에 앞서 전 교구민을 대상으로 도보 성지 순례를 개최한다. 광주대교구 사목국과 평신도사도직협의회는 23일 오전 10시 소록도 일원 12.2㎞ 구간에서 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와 신자들이 ‘주교님과 함께하는 도보 성지 순례’를 진행한다. 수원교구는 교구 내 곳곳에서 순교자현양대회를 이어 간다. 수원성지는 16일 오전 11시, 어농성지는 17일 오전 11시 현양대회를 연다. 23일 오전 10시 30분 미리내성지와 수리산성지에서도 순교자현양대회가 열린다. 원주교구는 14일 오전 10시 교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충북 제천 배론성지에서 성체현양대회 미사를 봉헌한다. 인천교구는 19일 오전 10시 인천 송림동 인천교구청 마당에서 순교자 현양대회를 연다. 이날 행사에서는 교구청사 이전 축복식도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 안동교구도 17일 오전 11시 경북 문경시 마원성지에서 순교자현양대회를 개최한다. 이어 20일 오전 11시 여우목성지에서는 ‘여우목 교우촌’ 축복식을 거행한다. 의정부교구는 17일 오후 3시 경기 남양주시 다산생태공원에서 신앙선조들을 위한 음악회를 연다. 음악회가 끝난 뒤에는 마재성지에서 교구장 이기헌 주교 주례로 한국 순교자 대축일 장엄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최양업 신부의 사목지였던 원주교구에서는 14일 충북 제천 배론성지에서 오라토리오 ‘최양업 사랑의 사도여’를 공연한다. 한편 한국 천주교계는 2014년 시복된 윤지충 바오로 등 복자 124위의 시성을 비롯해 다양한 시복시성 운동을 벌이고 있다. ‘땀의 순교자’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 이벽 요한 세례자 등 조선왕조 치하 순교자 133위 시복,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 등 근현대 신앙의 증인 81위 시복 등이 그것이다. 이 밖에도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덕원의 순교자 38위 시복, 마리아수녀회는 수녀회 설립자인 가경자 소 알로이시오 몬시뇰 시복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드론 교도관’ 상공 접수… 사각지대는 없다

    ‘드론 교도관’ 상공 접수… 사각지대는 없다

    내외부 영상찍어 통제실 전송 드론 통한 금지물품 반입 땐 방어용 드론으로 포획·격추 인력난 해결·비용절감 효과… 비행시간 연장 등 과제로31일 오후 경기 안양시 안양교도소. 중앙통제실에서 무인비행장치 ‘드론’을 작동시키자 단숨에 4m가 넘는 교도소 담벼락 위로 드론이 떠올랐다. 중앙통제실에 설치된 모니터로는 드론이 보내온 영상이 전달돼 전체 수용동뿐 아니라 안양 시내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교도소 한 구석만 비추던 감시탑 폐쇄회로(CC)TV로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만약 한 수용자가 1차 철조망을 넘어 외부와 맞닿은 담벼락에 당도하더라도, 즉시 출동한 드론에 의해 모든 움직임이 포착된다. 이날 안양교도소에서 열린 ‘드론을 활용한 교도소 경비시스템’ 시범운영 설명회에서도 드론의 효과가 여지없이 드러났다. 피사체 추적기능까지 장착한 드론이 작동되자 CCTV에 크게 의존하던 교정시설 내·외부 순찰과 수용자에 대한 추적이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이뤄졌다. 법무부는 지난 7월 31일부터 안양교도소와 경북 북부제1교도소, 원주교도소에서 드론 시범 운영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드론과 교도소 보안 업무를 접목시키는 만큼 활용 분야를 발굴하고 운영 기법도 향상시키려는 취지다. 드론이 문제상황을 포착해 통제실로 전달하면 교도관들이 직접 출동해 상황을 조기에 해결하는 방식이다. 윤재흥 법무부 보안정책단장은 “교도관 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인력 문제를 해결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드론은 내부 감시뿐 아니라 외부적 위협으로부터 교도소를 지키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국내에선 사례가 없지만 외국에서는 소형 드론을 활용해 교도소 내로 마약 등 금지물품을 반입하거나 건물을 촬영하려는 시도가 이어져 공중방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실제 지난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교도소에서는 드론으로 전달된 절단기를 이용해 수용자 4명이 도주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해 영국의 한 수용자가 마약을 전달받은 방식도 드론을 통한 것이었다. 이날 설명회에서 법무부는 드론 탐지 레이더, 주파수 감지장치를 통해 침입을 확인한 뒤 그물이 달린 방어용 드론을 통해 포획하거나 격추시키는 것을 해답으로 내놨다. 또 드론을 통한 포획이 쉽지 않을 경우 전파 방해총을 이용해 조종자의 드론 작동을 무력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다른 기관으로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라면서 “비행시간 연장과 지능형 영상감지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금감원, 이유정 ‘주식 의혹’ 조사키로

    금감원, 이유정 ‘주식 의혹’ 조사키로

    금융감독원이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의 주식투자 관련 의혹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오늘 진정서 접수되면 조사” 금감원 관계자는 31일 “이 후보자의 주식 거래 관련 진정서가 접수되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이 1일 진정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이 후보자가 코스닥 상장사 내츄럴엔도텍 매입·매도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활용했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비상장사인 내츄럴엔도텍의 주식을 2013년 5월 매입한 뒤 2년간 5억 3000만원가량의 수익을 거뒀다. 2013년 10월 상장한 내츄럴엔도텍은 2015년 4월 15일 9만 1000원까지 올랐다가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그해 5월 20일 9270원까지 떨어졌다. 이 후보자는 2014년 1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주식을 매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내부 정보를 사전에 취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주가 급락 이전 주식 판 적 없어”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헌법재판소에 낸 입장문에서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주가가 급락할 시점에도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2만 7070주 가지고 있었고, 이 중 2만 3770주를 9834원에 팔았다”면서 “내부정보를 이용했다면 주가 급락 이전에 팔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소속 법무법인이 내츄럴엔도텍 사건을 맡은 것에 대해선 “가처분 및 본안 사건을 수행하다 취하한 바 있다”면서 “그 사건의 수임 및 수행에는 일절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부터 코스닥 상장사 미래컴퍼니에도 투자해 현재 기준 5억원의 수익을 냈다. 법관 출신의 이 후보자 남편이 지난해 2월 신고한 재산에서 주식 가치는 2억 9000여만원이었지만, 최근 이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에서 주식 가치는 15억원이 넘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미래컴퍼니 주식도 지인의 추천으로 매입했을 뿐 임직원, 대주주 등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한국 대 이란 축구, 중계하는 곳은...지상파 3사는 안 해

    한국 대 이란 축구, 중계하는 곳은...지상파 3사는 안 해

    31일 밤 9시에 시작하는 한국대 이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A,조 예선 9차전 경기에 대해 축구팬 뿐만 아니라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승점 13점을 확보한 한국이 이 경기에서 이기면 본선 진출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이날 경기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지만 입장할 수 없는 사람들은 TV나 모바일 등으로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 중계하는 곳은 JTBC·JTBC3·네이버 스포츠·아프리카TV 등이다.경기 중간 중간에 우즈베키스탄대 중국 경기 소식도 들을 수 있다. 지상파인 KBS, MBC, SBS는 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댓글이 지배적이었지만 한국축구가 정신차려야 한다는 글도 많았다. 아이디가 리빅아101은 “국민들이 많이 찾아가서 태극전사에게 힘을 주세요!!! 9회연속 월드컵진출 이뤄냅시다!!”고, 대한민국의저격수라는 네티즌은 “그래도 월드컵은 나가야한다 오늘밤9시 많은관심이 필요하다”고 했고, 러닝홈은 “경우의 수 지겹다. 월드컵 예선만 하면 안빠지고 꼭 나오네. 2002 4강 진출은 정녕 한여름밤의 꿈이었나”고 적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휠체어 탄 박근혜 전 대통령 검진 결과 “이상 없음”

    휠체어 탄 박근혜 전 대통령 검진 결과 “이상 없음”

    허리통증 등으로 2차 정기검진을 위해 30일 다시 병원을 찾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건강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한겨레는 30일 오전 9시부터 서울 서초구 강남성모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과 함께 위내시경, 치과 치료 등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이 최근 어깨와 허리통증, 속 쓰림 증상 등을 호소했지만 진단 결과 이는 나이에 따른 퇴행성 증상으로 건강에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위내시경 결과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있긴 하지만, 이는 일반인도 많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7월에도 발가락 통증을 호소해 본인 재판이 끝난 뒤 병원을 찾은 바 있다. 이날 재판이 없던 박 전 대통령은 진료가 끝나자 다시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정부 때 일부 공백사태·법정 다툼, 국립대 총장 직선제 부활

    앞으로는 국립대가 직선제로 총장 임용 후보자를 선출하더라도 정부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사실상 폐지 상태였던 직선제가 다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국립대가 간선제로 총장 후보자를 선출하면 정부재정지원사업에 가산점을 주는 연계 방식을 내년부터 폐지하는 내용이 담긴 국립대 임용제도운영 개선 방안을 29일 발표했다. 후보자 선정 방식을 직선제로 바꾼 국립대에 대한 사업비 환수 등 불이익 조항도 함께 없앴다. 1991년 마련된 교육공무원법(24조)에 따라 국립대가 총장 후보자를 선출할 때에는 추천위원회(간선제) 또는 교직원들이 합의한 방식(직선제)을 바탕으로 2명 이상 후보자를 추천하고, 교육부 장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총장을 임용하고 있다. ●간선·직선 선택은 대학 자율에 맡겨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2011년 8월 ‘2단계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립대는 직선제를 사실상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 방안에는 직선제를 간선제로 개선한 국립대에 재정 지원과 교수 정원 우선 배정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 간선제를 통해 선발된 총장 후보자를 교육부가 별다른 이유도 알리지 않은 채 임용 제청을 거부하면서 법적 소송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가 대학이 자유롭게 총장 후보자를 뽑을 수 있도록 하면서, 국립대는 앞으로 현행 간선제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대학 구성원의 의견을 모아 학칙을 개선해 직선제를 시행할 수 있다. 최근 제주대를 비롯한 국립대가 구성원 투표를 통해 직선제로 회귀할 방침을 이미 밝혔다. 순위 없이 후보자 2명을 추천하도록 했던 방식도 대학이 순위를 정해 추천할 수 있게 바꾼다. 정부 심의에서 1순위 후보가 부적격 평가를 받을 때 2순위자 임용을 수용할 것인지 대학이 의사를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적격·부적격 결정은 후보자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릴 예정”이라며 “다만 부적격 판단이 내려질 경우에는 교육부가 해당 후보자에게 이유를 직접 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오공대 5곳 등 2순위 임용 수용 확인 교육부는 개선 방안 발표 전 후보자 추천이 끝난 금오공대, 부산교대, 목포해양대, 춘천교대, 한경대 등 5곳은 2순위자 임용에 대한 대학 의사를 확인하는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한다. 또 대학이 추천한 후보자를 교육부가 임용 제청하지 않고, 대학도 후보자 재추천을 하지 않아 총장 장기 공석 상태인 공주대, 광주교대, 한국방송대, 전주교대 등 4곳에 대해서는 기존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다시 심의할 예정이다. 대학은 심의를 바탕으로 구성원 의견을 수렴해 추천 유지 또는 철회 의사를 표할 수 있다. 국립대 총장 직선제는 앞서 1987년 6월 민주화의 산물이다. 민주화 열기와 함께 목포대를 시작으로 사립대까지 확산되면서 한때 사립대를 포함해 전국 83개 대학이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했다. 그러나 일부 대학에서 파벌 형성, 선거 과열, 공약 남발 등이 폐단으로 지적됐다. 또 직선제에서 교원, 직원, 학생 등 대학 구성원 비율을 어떻게 정할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외국에선 교수·학생·동문 등이 참여 미국과 프랑스 등 해외 대학들은 총장을 간선제로 선출하고 있지만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교내·외를 대상으로 채용 공고를 실시하고 부총장, 처장, 학장, 교수, 교직원, 학생, 사회 인사 등으로 구성된 총장선발위원회가 선출한다. 프랑스는 학생과 교수 등으로 구성된 총장추천위원회가 1차 후보를 선발하면 심의·의결기구인 대학평의원회가 최종적으로 총장 후보자를 결정한다. 박거용(상명대 교수) 대학교육연구소장은 “총장 직선제에 따라 대학의 자율성이 커졌지만 그만큼 책임도 커졌다”면서 “부작용 발생을 막기 위해 규모나 설립 목적이 비슷한 외국 유수 대학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SOS 생계형 알바족] 1대 99 알바족의 불평등 그만…이제 마음 둘 곳을 찾았습니다

    [SOS 생계형 알바족] 1대 99 알바족의 불평등 그만…이제 마음 둘 곳을 찾았습니다

    “이제 마음 둘 곳을 찾은 것 같아요. 축구를 할 때만큼 절박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지난달 31일 서울시 남부기술교육원 바리스타학과에서 만난 한승우(26)씨는 미리 추출해 놓은 에스프레소에 데운 우유를 부어 카페라테 한 잔을 후딱 만들어냈다. 인생의 항로를 ‘프로축구 선수’에서 ‘바리스타’로 재설정한 한씨의 표정에는 불안보다 설렘이 엿보였다. 서고은 남부기술교육원 홍보담당자는 “한씨는 지난 4월 3대1의 경쟁률을 뚫고 바리스타 학과에 들어왔다”면서 “기술교육원은 각종 교육비가 전액 무료다. 많은 청년들이 지원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씨의 암흑기는 축구를 그만둔 대학교 1학년 이후 시작됐다. 시범경기 중 골반을 다쳐 어린 시절부터 10년간 정든 운동장을 떠났다. 부모는 지원금을 끊었고, 한씨는 생계형 아르바이트(알바)족이 됐다. 첫발은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 뗐다. 오전 내내 배달을 했지만 월급은 50만원에 불과했다. 알바 개수를 늘렸다. 전단지를 돌리고 음식점 서빙까지 했다. 한씨는 “월급은 늘었지만 교통비, 휴대전화 요금, 생활비 등에 쓰고 나니 모을 돈이 없더라”며 씁쓸하게 말했다. 한씨는 그러던 중 친구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좋은 일자리가 있다”고 친구는 달콤하게 속삭였다. 신문에서나 보던 불법 다단계였다. 이미 하던 일은 모두 그만둔 상태, 허름한 주택에서 또래 친구들과 합숙을 하며 한 달 동안 지냈다. 이후에도 바(Bar), 액세서리 전문점, 휴대전화 판매점 등을 거쳤다. 알바로 생계를 이어 가던 한씨는 24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입대하게 된다. 한씨는 “제대를 앞두고 신문 한쪽에서 바리스타학과 공고를 봤다. 어렸을 때부터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해 바리스타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자신의 손목에 찬 팔찌를 가리켰다. 동대문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해 직접 만들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마지막으로 한씨는 “지금도 밤에 알바를 한다. 그래도 커피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면서 “현장에서 일을 배운 후 서른 즈음에 작은 카페를 차리는 게 목표”라고 밝게 웃었다. 서울시가 청년 안전망을 촘촘히 만들고 있다. 시는 지난해 12월 지자체 최초로 중장기 청년정책 기본계획인 ‘2020 서울형 청년보장’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예산으로 1805억원을 확정했다. 2016년도(891억원) 예산의 두 배 수준이다. 기술교육원에는 청년 직업훈련 확대를 목표로 212억원이 배정됐다. 현재 기술교육원은 청년들의 ‘일자리’를 위해 동부·중부·북부·남부 등 4곳에서 운영 중이다. 서울시민 중 만 15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매년 7000명이 졸업하고, 취업률은 75%에 이른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역별로 정보기술(동부), 의류(중부), 자동차(북부), 가구(남부) 등 분야를 특화시켰다. 학과도 한국의상학과, 재봉학과, 3D 프린팅 융합 디자인과, 자동차정비산업기사학과, 옻칠나전학과 등 130여개에 이른다. 자동차 정비, 외식 조리, 피부 미용 등 청년들의 관심이 높은 분야는 ‘청년희망디딤돌과정’으로 운영해 기업 취업 연계까지 돕고 있다. 교육비는 시비로 전액 지원해 무료다. 김원균 서울시 고용훈련팀장은 “다른 교육기관들이 기술 전수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시 기술교육원은 다양한 커리큘럼을 운영 중”이라면서 “인권, 어학, 문화 강의를 함께 제공하고 창업 시 필요한 법률지식도 가르친다”고 강조했다.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은 청년들이 학업·준비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지난 6월 서울시는 청년수당을 받을 5000명을 최종 선정했다. 이들은 7월부터 최장 6개월간, 매달 50만원의 수당을 받는다. 처음 2개월(7~8월)은 조건 없이 지급되지만 그다음 달(9월)부터는 청년들의 구직 활동 보고서를 검토한 후 지급 여부를 판단한다.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27.7세로 미취업 기간은 평균 20.8개월에 이른다. 이와 함께 시는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유의자(신용불량자)로 분류돼 있는 청년들의 신용회복도 지원한다. 서울시 거주 또는 서울 출신(서울 소재 대학교 졸업) 만 19세부터 만 34세 이하인 청년 2000명이 대상이다. 현재 한국장학재단은 장기연체자들의 경우 밀렸던 이자와 대출원금의 1%를 지급해야 신용회복을 시켜준다. 이때 시는 청년들에게 이자를 지급해 부담을 덜어 주고 있다. 청년들이 마음껏 업무·회의부터 휴식까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유공간인 ‘무중력지대’는 4개를 확대해 8개로 늘린다. 서초구, 서대문구, 도봉구 등에 신설해 청년공간 인프라를 보다 촘촘히 한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정진우 서울시 일자리정책담당관은 “우리 사회는 그동안 청년의 현실과 제도 사이에 격차가 존재함에도 기존 정책에 청년이 맞춰야 했다. 이제는 새로운 우물을 파는 정책이 필요하고, 서울형 청년보장을 통해 실천해 나가겠다”면서 “생계형 알바족 등 1대99의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화로 고통받는 청년들이 좌절하지 않게 청년 안전망을 조밀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길섶에서] ‘페북’ 불청객/박건승 논설위원

    이런저런 정보를 얻기에 페이스북만 한 게 없다. 명쾌한 논리와 신념의 목소리를 간혹 접할 수 있어 좋다. 연락이 끊겼던 옛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건 보너스를 받는 기쁨이다. 그렇다고 적극적인 ‘페북’ 이용자도 아니다. 기껏해야 ‘좋아요’를 누르거나 ‘멋집니다’ 정도의 댓글을 남기고, 좋은 사진과 글을 보면 동의를 얻어 공유하는 정도다. 절친과는 ‘페친’을 맺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입만 열면 ‘자랑질’하는 사람, 극단·편향적 이념의 소유자도 예외일 수 없다. 잊을 만하면 ‘어제저녁 무슨 고급 안주를 곁들여 몇 년짜리 코냑을 마셨다’는 따위의 사진을 올리는 이들, 특히 그런 몇몇 대학교수는 불편하다. 그들의 식도락을 탓할 자격은 없으나 그 시간에 제자들이 백수 신세로 거리를 떠돌고 있음을 생각하면 마음이 언짢다. 차라리 티라도 내지 말고 마시면 될 걸?. 앞으론 이런 부류와도 페친할 생각이 없다. 요즘엔 웬 ‘미군 병사’들까지 대여섯 명씩 가세해 친구 요청 건수가 열 개를 넘기는 날이 많다. 그렇다고 보는 족족 삭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페북을 대청소한 뒤 ‘페친 권리장전’이라도 만들어 띄워야 하나.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 “울음, 삶과 맞닿아 있는 울림”

    “울음, 삶과 맞닿아 있는 울림”

    ‘세상의 눈치와 분별’ 속에서 우리는 늘 ‘못 우는 울음’을 속에 품고 산다. 하지만 시인에게 몸 안에 오랫동안 내장된 소리, 울음은 부질없는 엄살이 아니다. 시, 그리고 노래, 삶과 맞닿아 있는 울림이자 파동이다. 때문에 시인은 ‘나 자신의 물리적 현존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자주 울고 싶다’고 말한다. 노래하는 시인 강정(46)이 펴낸 울음에 관한 산문집 ‘그저 울 수 있을 때 울고 싶을 뿐이다’(다산책방)에서다.유년 시절, 걸핏 하면 울어 별명이 ‘짬보’였다는 시인은 울음, 시, 노래, 여행, 죽음을 문장으로 엮으며 ‘더 큰 슬픔의 공명통’을 울린다. 시인은 울음을 하찮은 것으로 치부하고, 울음마저 계산해야 하는 시대에 슬픔을 느낀다. ‘슬픔의 윤곽만 물수제비뜨듯 희롱했을 뿐, 더 큰 슬픔의 공명통이 터지기에는 가슴을 가로막고 있는 게 너무 많다. 문득, 우는 법을 잊어버린 건 아닌가 싶어 조금 공허해진다. 인간을 포함, 모든 짐승의 목소리는 결국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한 전면적 자기 성찰이자 그 고통의 표현이어야 하지 않겠나.’(135쪽) 시인으로 살아온 시간에 대한 회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 최근 작고한 소설가 박상륭과의 일화 등을 통해 문학과 언어에 대한 태도를 정련하는 장면들도 인상적이다. 특히 3일간의 식음 전폐 끝에 써냈다는 박상륭에게 바치는 송가에서 시인은 ‘장례식도 하지 말라, 나를 위해 울지도 슬퍼하지도 말라, 차라리 축하나 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간 선생에게 “죽음을 감축드린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삶에 대한 자성도, 자각도 없는 시정잡배처럼 떠돌아다니기만 했다는 시인은 9년 전쯤 선생에게 받은 주먹 한 대에 나사못 하나가 박혔다며 이렇게 고백한다. ‘문학이란 결국 삶의 핍진함과 비루함을 돌이키는 방식으로 우주의 전언을 온몸으로 받는 일이라 여겼지만, 이 몸의 용량 부족에 대한 자괴와 유리보다 얇은 영혼의 그릇을 깨뜨려 없애고자 하는 위악으로만 매 순간의 삶을 방기하거나 모욕했다. 그러다가 다시 선생이 들어오시면 그 앞에 가만히 앉아 저절로 죄어지는 나사못 소리를 들었다.’(172쪽) 시가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시를 쓰는가에 시인의 진심은 결국 ‘울음’과 다시 이어진다. ‘그러지(시를 쓰지) 않으면 내가 아프고 삶이 아프고 죽음이 아프고 세계가 아플 것이기에. 모두가 아프면 정말 아파야 할 것들에 대해 아무도 아파하지 않는 사태가 생길지도 모를 그러한 이생이기에.’(166쪽)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첫 교육자치정책協 “1000여개 사업 19개로 통합”

    문재인 대통령이 중앙에 집중됐던 교육 권한을 시·도 교육청과 일선 학교로 이양하기로 약속한 가운데 교육 자치 등을 논의할 협의회가 첫걸음을 내디뎠다. 올해 안에 1000개에 달하던 초·중등 재정지원 사업을 19개로 통합하고 교육감 재량으로 쓸 수 있는 ‘보통교부금’ 비율을 늘리는 등 교육자치 강화에 나선다. 교육부는 28일 서울 삼각산고등학교에서 제1회 ‘교육자치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협의회 공동의장인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물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교육감 6명, 민간 전문가, 학생, 학부모 등이 참석했다. 교육자치정책협의회는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교육현장 관계자가 모여 학교 자율화와 관련된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앞으로 매 분기 회의를 열어 교육 현안을 논의하게 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올해 이행해야 할 3대 과제로 ▲재정지원 사업 개편 ▲학사운영 자율성 강화 ▲교육청 조직·인사 자율성 확대 등을 정했다. 우선 교육부는 230개 영역, 1000여개의 세부사업을 5개 영역 19개 사업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예컨대 독서인문교육 활성화, 디지털교과서 활성화, 한·중·일 어린이 동화교류대회 등으로 세분화됐던 사업을 ‘창의융합교육’ 사업으로 통폐합하는 식이다. 사업 신청 방식도 학교와 교육청의 수요를 반영한 상향식 공모운영으로 바꾼다. 국가시책사업 운영 예산인 특별교부금 비율도 전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4%에서 3%로 줄여 시·도 교육청의 자율권을 확대한다. 이에 따라 교육감들은 정부에서 내려주는 재정교부금 가운데 97%를 재량으로 쓸 수 있게 됐다. 학교가 학사운영 자율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태스크포스(TF)도 꾸려 분야별 과제를 논의한다. 또 매년 2월을 새 학기 준비 기간으로 쓸 수 있도록 교장 인사발령을 2월로 앞당기고, 새 학기 시작일도 3월 1일이 아니라 학교장 교육감 승인을 얻어 바꿀 수 있도록 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과거 교육부의 행태를 비판하는 현장 교육 관계자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박근혜 정부가 교육부를 앞세워 교육 현장을 힘들고 아프게 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교육부가 정리해 구체화된 언어로 국민에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에서 터키의 문화를 만나다

    서울에서 터키의 문화를 만나다

    한국-터키 수교 60주년과 ‘2017 터키-한국 문화의 해’를 맞아 주한 터키대사관이 다양한 행사를 선보인다. 29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서초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선 ‘터키 음악인들의 밤’ 콘서트가 열린다. 다양한 터키 민속 음악과 오페라, 오라토리오, 아리아, 듀엣 등 터키의 문화를 전세계에 알린 작품들과 만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이스탄불 국립 오페라 발레단 독주자인 소프라노 데니즈 예팀과 딜루바 악균, 테너 자넬 아큰, 바리톤 자넬 악균 등이 무대에 설 예정이다. 공연은 무료다.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된다. 새달 1일엔 여의도 앙카라 공원에서 ‘터키의 날’ 행사가 열린다. ‘한국 속의 작은 터키’로 불리는 앙카라공원은 서울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터키의 수도 앙카라의 이름을 딴 공원으로, 터키식 건물인 앙카라 하우스가 자리해 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열리는 ‘터키의 날’ 행사에서는 터키 전통 춤과 음악 공연, 터키 전통 마블링 예술인 에브루 등을 체험할 수 있다. 터키가 자랑하는 도자기 타일 전시도 열린다. 케밥, 로쿰 등 터키 음식도 제공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KBS 기자들, 제작거부 돌입…‘일요진단’ 김진석 앵커 하차

    KBS 기자들, 제작거부 돌입…‘일요진단’ 김진석 앵커 하차

    KBS 기자들이 전면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28일부터 일부 라디오 뉴스가 결방돼 사태 장기화시 시사 교양프로그램 등 결방 프로그램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KBS 기자협회는 28일 0시부터 야근자 등 모든 주말 당직자가 업무를 중단하고 근무 장소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KBS 신관 계단에서 ‘고대영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출정식도 열었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KBS 기자들은 오는 29일 0시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한다. 서울과 전국의 모든 KBS 기자들이 동시에 전면 제작 거부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번 제작거부에는 보직 간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평기자들이 참여해 300여명의 취재·촬영기자들이 제작 현장을 떠났다. 이번 제작거부에 참여하는 전체 KBS 기자들은 47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제작거부에 이날 오후 2시에 예정된 KBS 1라디오 뉴스 중계탑이 10분 축소·방송되고 2라디오의 아침, 정오 종합뉴스가 결방된데 이어 저녁 종합뉴스도 결방된다. 2라디오의 종합뉴스 결방에 ‘김난도의 트렌드 플러스’, ‘임백천의 라디오7080’, ‘박철의 진지한 라디오’가 각 시간대에 10분 확대·편성됐다. TV 뉴스 프로그램은 조수빈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KBS 2TV의 경제타임만 유일하게 결방이 확정됐다. 나머지 대부분 KBS 뉴스는 현재까지 차질없이 정상적으로 방송되고 있다. 하지만 매주 일요일 편성된 ‘취재파일K’가 이번주부터 결방이 확정됐고 매주 화요일 편성된 시사기획창이 오는 9월 12일까지 2회 추가 방송 뒤 결방될 예정이다. 2TV의 재난방송센터, 뉴스광장 경인방송센터 뉴스도 결방이 확정됐다. 이번 제작거부로 보직자의 사퇴도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요진단 김진석 앵커가 제작 거부에 동참하기 위해 지난 27일 방송을 끝으로 하차했다. 김종명 KBS 순천방송국장도 25일 보직을 사퇴하고 제작거부에 동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저야 뭐, 적폐 아닙니까… 곧 밀려날 건데 일은 무슨” 자포자기

    [관가 인사이드] “저야 뭐, 적폐 아닙니까… 곧 밀려날 건데 일은 무슨” 자포자기

    ‘적폐 청산’을 내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각 부처 고위공무원단 인사가 속도감 있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이들 사이의 무기력과 자조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가장 격렬한 ‘방향 전환’을 겪은 외교안보 부처에서는 전 정부에서 핵심 보직을 맡았던 실·국장들이 스스로를 ‘적폐’라 규정하면서 업무 추진력도 떨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새 정부의 적폐 청산 목표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실무자들 사이에서도 업무 의욕이 저하되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된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취임 100일 맞이 기자회견에서 적폐 청산에 대해 “특정 사건에 대한 조사와 처벌, 또 특정 세력에 대한 조사와 처벌, 이런 것이 적폐청산의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 여러 정권을 통해서 이 노력이 계속되어서 그것이 하나의 제도화되고 관행화되어 문화로까지 발전돼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적폐 청산의 일환으로 검찰 개혁, 국가정보원 개혁이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고 외교안보 부처에서는 외시 출신 외교관들과 육사 출신을 비롯한 육군이 ‘개혁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적폐 청산이 일종의 ‘인사 물갈이’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외교부 공관장 60곳 중 30% 외부인사” 관측 재외공관장 인사를 앞둔 외교부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외부 출신 특임공관장 비율이 얼마나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탄핵의 여파로 올해 상반기 공관장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번에는 60곳가량의 공관장이 바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중 30%가량은 외부 인사로 채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공관장 자리를 노리던 고위직들은 대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외부 인사들이 대거 주요 지역 공관장 자리를 꿰찰 경우 내부 인사들이 외곽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에서 외교부는 본부 실장급 11명 중 공공외교대사와 의전장을 제외한 전원을 교체할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교부 고위직들 사이에서는 자포자기의 탄식도 많이 나온다. 한 고공단 소속 외교관은 “나름 국익을 위해 일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부인한다고 적폐가 아니라고 누가 얘기해 주겠느냐”면서 “인사에 대한 기대도 없다”고 말했다. 한 외교부 국장급 인사는 “늘 그랬듯 대선 캠프 인사들이 특임공관장으로 내려올 텐데 이걸 적폐 청산이라고 하면 말이 되느냐”면서 “적폐 청산이 자기 사람 심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핵심 부서 일했을 뿐인데… 적폐 취급 억울” 이런 분위기는 심지어 서기관·사무관 등 실무진에도 전염되는 양상이다. 외교부의 핵심으로 분류되는 북미·북핵 라인에서는 근무하는 한 서기관은 “북핵·북미가 한국 외교의 꽃이라고 해서 고생 한 번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왔는데 갑자기 적폐가 됐다”면서 “내가 무슨 큰 잘못을 했나 싶다”고 하소연 했다. 지난 정부에서 개성공단 전면 중단 등을 실행했던 통일부도 ‘인사 폭풍’ 앞에 떨고 있다. 통일부는 청와대에 파견됐던 백태현 국장이 대변인으로 복귀하고 이덕행 전 대변인이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부임한 것 외에 국·실장 인사가 없는 상황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업무보고 등이 끝나는 대로 인사가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자체적으로 기획조정실장을 팀장으로 하고 각 부서 총괄과장들을 팀원으로 하는 정책점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전 정부의 정책들에 대한 평가와 개선책을 논의하고 있다. 전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큰 홍역을 겪었던 국방부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위승호 정책실장이 사드 보고 누락 등의 이유로 경질된 이후 국·실장급 후속 인사가 없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위 실장이 정책실장을 맡지 않고 국방대 총장을 계속하고 있었다면 이번 대장 인사에서 호남 출신으로 38기 총장이 됐을 수도 있는 인물”이라며 “정책실장을 맡을 만한 인물이 없다 보니 본인도 고사하다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맡았는데 책임을 지는 모양새가 됐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 문제가 연일 민감한 이슈가 되면서 국·실장들은 되도록 대언론 접촉을 꺼리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업무를 대변인실에 맡긴 채 관련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도 보이곤 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미 대변인 교체에 대한 심중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지만, 청와대가 계속 지원 공고를 미루면서 대변인 교체도 미정인 상황이다. 문상균 현 대변인의 유임을 비롯해 후임 대변인 후보들에 대한 하마평도 돌면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기존 정책 전문가들 무조건 소외는 낭비” 송 장관은 육군 예비역 장성 출신들이 맡던 주요 실장 자리를 민간인 출신으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대부분 육군 장성들이 맡고 있던 주요 국장 보직에도 육·해·공군 출신들을 고르게 배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자칫 국방개혁 과정에서 육군 출신들을 적폐로 내모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합참의장 이·취임식을 비롯해 육군의 서운함을 풀어 주려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는 것도 이런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 군 관계자는 “국방개혁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기존에 정책전문가로 키워 왔던 인재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들도 있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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