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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인 목숨은 소중”… 나치 깃발 아래 핏빛 ‘백인 우월’ 과시

    “백인 목숨은 소중”… 나치 깃발 아래 핏빛 ‘백인 우월’ 과시

    “그날의 악몽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요.”17일(현지시간) 미 버지니아 샬러츠빌 유혈사태의 중심인 ‘해방공원’(Emancipation Park·리 공원)에서 만난 로이 스미스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공원 앞 주차장에서 일한다는 그는 “그야말로 ‘폭동’이었다. 로버트 E 리 장군 동상 철거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이상한 가면을 쓰고 욕설과 고함뿐 아니라 각목 등을 휘두르고 신문 판매대 등을 집어던지며 지나가는 행인을 위협했다”고 지난 12일 당시를 떠올렸다. 20여년 공원 인근에서 살고 있다는 제시카 무어는 “공원을 가득 메운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붉은색의 남부연합기뿐 아니라 독일의 나치 깃발을 흔들며 ‘우파는 집결하라’, “(인종) 다양성은 집단 사기”, “백인 목숨은 소중하다” 등 섬뜩한 구호를 외치며 광기를 보였다”면서 “평생 잊기 힘든 공포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버지니아 샬러츠빌에서는 리 장군의 동상 철거를 반대하는 백인우월주의자인 제임스 알렉스 필즈 주니어(20)가 동상 철거를 찬성하는 시위대를 향한 차량 테러에 나서, 헤더 헤이어(32)가 숨지고 20여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공원 안에는 이번 유혈사태를 촉발했던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의 ‘영웅’ 리 장군의 동상이 우뚝 서 있었다. 어른 키의 세 배가 넘는 게, 서울의 동네 놀이터만한 작은 공원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컸다. 공원에는 주변에는 당시 유혈사태 현장에 있었던 사람을 인터뷰하는 현지 언론인과 삼삼오오 모여 있는 마을 주민들, 간간이 유혈사태 현장을 찾는 사람 등으로 복잡했다. 현지 언론과 인터뷰하는 인권운동단체 관계자는 “갑자기 차 한 대가 인권시위대로 돌진하면서, 부딪친 사람들이 튕겨져 나갔고 여기저기 터져 나오는 비명과 신음소리와 함께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면서 “있을 수 없는 만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차량 테러뿐 아니다. 곳곳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인권단체 회원들을 각목 등으로 때리고 집단구타에 나서는 등 폭력이 난무했다”면서 “지옥이 따로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해방공원에는 지난 주말인 12일 벌어진 유혈사태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원 입구 바닥에 빼곡한 ‘평화’를 염원하는 글들만 참혹했던 유혈사태를 말하고 있었다.●‘시위 도화선’ 로버트 E 리 장군은 누구인가 이번 샬러츠빌 유혈사태는 미국의 남북 전쟁에서 남부연합의 ‘영웅’인 리 장군의 동상 철거를 둘러싼 ‘갈등’이 원인이었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은 동상 철거를 반대했고, 인권단체들은 동상 철거를 찬성하면서 이들 간에 충돌이 빚어졌다. 미국의 남부연합 상징물 철거를 둘러싼 갈등은 남북 전쟁(1861~18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북군(39개 주)과 사우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등 11개 주가 뭉친 남군이 벌인 내전이 남북전쟁이다. 1865년 남북전쟁이 북군의 승리로 끝나면서 노예 해방과 인종차별 철폐 등 지금 미국의 근간인 ‘다인종국가’의 기틀이 마련됐다.이번 유혈 사태의 핵심이며 미 남부에 수십개의 동상이 있는 리 장군은 당시 남군의 총사령관이었다.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리 장군은 멕시코 전쟁(1846~1848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미국의 군인으로 ‘명성’을 쌓는다. 남북 전쟁이 발발하고 상관인 윈필드 스코트 장군이 남부동맹군과 싸우라며 남부군진압 사령관 직위를 제안한다. 리 장군은 고향인 버지니아주와 싸울 수 없다며 이를 거절하고, 오히려 남부동맹군의 지휘관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1865년 4월 9일 버지니아주 법원에서 북군에 항복했다. 그럼에도 리 장군은 오늘날까지도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장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뛰어난 전략가이기도 했지만 부하들에게 소리 한번 지른 적이 없는 ‘덕장’이었기 때문이다. 미 하원은 1925년 버지니아 알링턴 국립묘지 부근에 있는 리 장군 저택의 복원 경비를 국비에서 지원했으며, 미국 조폐국은 리 장군을 기리는 동전을 내놓았다. 또 그의 사진이 들어간 우표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리 장군은 남부뿐 아니라 미국 전체를 대표 군인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남부빈곤법률센터(SPLC)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리 장군 등 남부연합의 상징물은 미국 31개 주 700여개에 달하며 지명·도로명·학교명 등 무형의 상징물까지 합치면 1500여개에 이른다. 또 미시시피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남부연합군 깃발의 디자인 일부를 차용, 주의 깃발로 사용하고 있다. ●‘남부연합 = 백인우월주의’ 과격 시위 잇따라 하지만 백인우월주의가 남부연합과 결합하면서 상황이 180도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의 흑인 교회에서 총기 난사로 9명의 목숨을 앗아간 백인우월주의자인 범인의 컴퓨터에서 남부연합군 깃발 등이 발견되면서 남부연합이 백인우월주의로 강하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흑인인권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들은 노예 해방을 반대했던 남부연합의 기념물이나 깃발 등을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규정했다. 이후 미국 각지에서 남부연합의 기념물을 철거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텍사스와 뉴올리언스, 메릴랜드, 노스캐롤라이나 등은 이미 남부연합의 기념물과 동상을 철거했고 플로리다 등은 철거 예정이다. 지난 4월 버지니아 샬러츠빌 시의회도 ‘남부연합의 영웅’이라 불리는 리 장군과 남부군 사령관 스톤월 잭슨 장군의 동상 철거안을 가결했다. 또 두 장군 이름을 따 지은 리 공원과 잭슨 공원도 해방공원, 정의공원(Justice Park)으로 바꿨다. 이에 백인우월주의자들은 두 장군의 동상이 그들의 고향인 버지니아에서 철거된다는 데 분개해 이미 몇 차례 시위를 벌였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샬러츠빌’로 몰려든 이유는 또 있다. 역사적으로 이곳은 인종차별이 심했던 곳이었다. 흑인과 백인은 식당과 화장실, 버스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없다는 이른바 ‘짐 크로’ 법은 1964년 폐지됐다. 그러나 샬러츠빌에서는 1990년대 초반까지 이 법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었을 정도로 ‘백인우월주의’가 강했던 곳이다. 이렇게 보수의 ‘아이콘’ 도시였던 샬러츠빌이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번도 공화당이 승리하지 못한 민주당 텃밭인 진보 도시로 변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에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지지도가 높았다. 이런 변화가 백인우월주의자들에게 눈엣가시였던 것이다. 그래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은 이곳을 다시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양비론’ 거론… 인종갈등에 기름 부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샬러츠빌 유혈사태 이후 성명에서 ‘양비론’(백인우월주의자와 인권단체 모두 사태에 책임)이 있음을 주장하면서 미 사회에서 인종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또 지난 15일에는 조지 워싱턴·토머스 제퍼슨 대통령 동상까지 거론하면서 ‘남부연합 동상 철거’를 비꼬는 등 연일 인종 갈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은 “대통령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가뜩이나 민감하고 복잡한 ‘역사 논쟁’이 갈피를 잃고 감정싸움으로 격화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백인우월주의 등 극우 단체들은 이번 주말(19~20일)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DC 등 9개 도시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노예 해방을 이끈 링컨 전 대통령을 기리는 워싱턴 DC 기념관엔 지난 15일 붉은 스프레이로 쓴 욕설 낙서 ‘FxxK law’(망할 법)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 소셜미디어에는 흑인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 기념상도 때려 부수자’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징물을 철거하는 것은 ‘역사를 지우고 바꾸려는 행동’이란 비판도 만만치 않다. 어떤 한 시대의 역사가 좋건 나쁘건 간에 그것은 역사의 한 페이지이고, 수치스러운 역사의 상징물도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남부연합 기념물을 무조건 파괴하지 말고 역사를 좀더 올바로 이해할 수 있는 방안을 보완해 전시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해방공원에서 만난 지역주민 매슈 애덤스는 “리 장군 동상의 철거를 주장하는 측도, 동상을 마치 자신들의 우상으로 생각하는 측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뛰어난 군인을 기리는 동상이며 그 자체가 우리 역사”라고 말했다. 샬러츠빌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내 몸이 신분증·신용카드… 편리함 뒤엔 해킹 위험 ‘양날의 검’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내 몸이 신분증·신용카드… 편리함 뒤엔 해킹 위험 ‘양날의 검’

    # 미래의 어느 날 서울의 한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 A는 태어나자마자 두피 아래에 작은 칩을 이식받았다. 이 칩에는 태어난 날짜와 시간, 장소, 이름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정보 등이 내장돼 있다. A의 부모는 아이가 태어난 뒤 출생신고를 할 때 아이의 홍채와 정맥 정보를 함께 등록했다. 이러한 장치는 아이가 실종됐을 때 GPS 신호를 통해 보다 빠르게 아이를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훗날 아이가 자랐을 때 신분증 및 각종 소비의 수단으로 활용된다.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미국 위스콘신에 있는 전자장비 제조업체 스리 스퀘어 마켓은 직원 50명에게 직원카드 대용인 반도체 칩을 엄지와 검지 사이에 이식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직원들은 출퇴근 관리부터 출입문 개폐, 사내 기기 사용 등 신분을 증명해야 하는 많은 분야에서 이식받은 이 칩을 신분증 대용으로 사용한다.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라고도 부르는 이것은 작은 칩에 정보를 저장하고 이를 무선 데이터로 송신하는 장치다. 이식 수술은 2초 정도면 끝나고 통증도 거의 없으며, 무엇보다 신분증을 잃어버리거나 도용당하는 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이쯤 되면 내 머릿속의 지우개가 아니라 내 머릿속의 신분증 혹은 신용카드가 등장할 날도 머지않았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이식을 통해 반도체 칩을 사용자와 ‘한 몸’으로 만들거나, 아예 신체 일부분을 신분증 혹은 신용카드로 대체하는 기술, 어디까지 왔을까. 미래에 신분을 인증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 첫 번째는 위 사례와 같은 소형 칩 이식이고, 두 번째는 홍채나 정맥, 얼굴 등 생체인식이다. 소형 칩 이식은 개인 데이터를 칩에 저장하는 방식이고, 생체 인식은 신체의 고유한 데이터를 개인정보 시스템에 등록하는 방식이다. 두 방식은 다른 듯 보이나 결과적으로 같은 용도에 활용될 수 있다. 예컨대 신분이 인증되면 이 신분을 이용한 경제활동이 가능하다. 소형 칩 이식이나 생체인식 기술은 모두 우리 몸 자체를 신분증과 신용카드로 활용한다. 즉 신분증과 신용카드가 우리 몸 안에서 하나로 합쳐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두 가지 방식 중 소형 칩 이식이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국가는 스웨덴이다. 스웨덴 국영철도회사는 몸 안의 칩을 티켓으로 사용하는 생체인식 티켓을 시범 운영했다. 개인정보를 담은 칩을 몸에 이식한 승객이 스캐너에 손을 갖다 대면 간편하게 티켓이 인식되는 방식이다. 이미 스웨덴정보기술(IT) 업계에 종사하는 2만여명이 개인 정보를 내장한 칩을 이식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체인식 중 가장 ‘핫’한 기술은 얼굴(안면) 인식이다. 삼성의 갤럭시8이 올 초 얼굴인식 잠금해제 기능을 탑재한 바 있지만, 2D카메라로 얼굴을 인식하는 방식은 낮은 정확도와 허술한 보안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그러나 최근 애플이 아이폰8에 2D가 아닌 3D 카메라로 얼굴을 인식하는 새로운 기술을 탑재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현재 이 기술을 스마트폰의 잠금 및 해제용으로만 탑재했지만, 머지않아 애플페이 인증 수단으로도 사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파다하다. 칩 이식과 생체인식 모두 발달된 기술이 인간의 삶에 가져다주는 편리함의 대명사로 꼽힌다. 신분증이나 신용카드, 티켓을 잃어버릴 일도 없고, 가볍게 터치하거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여전히 보안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칩 이식의 경우 해킹의 위험이 크다. 데이터화된 개인정보, 즉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사고, 무엇을 먹는지, 어디로 가는지 등의 정보가 해킹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이 자신 있게 내놓은 얼굴인식 기술도 마찬가지다. 길거리나 식당에 설치된 페쇄회로(CC)TV에 얼굴이 잡히기만 해도 개인정보가 그대로 인식되고 이것이 불법 감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생활 침해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다. 도덕적인 논란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칩 이식의 경우 인간의 사이보그화를 앞당긴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마치 물건에 찍히는 바코드처럼 인간도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영국 BBC는 “절반은 인간, 절반은 걸어다니는 신용카드가 된 우리 현실은 디스토피아의 악몽으로 느껴진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기회비용이 분명하다. 편리함을 얻는 대신 사생활을 포함한 개인정보를 노출해야 한다. 내비게이션의 대중화로 길 찾기는 편해졌지만, GPS가 내 위치를 고스란히 ‘바라보고’ 있는 것과 같다. 부정적인 기회비용을 줄이고 보다 긍정적인 편리함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더욱 정교한 기술 개발과 탄탄한 관련 법규의 제정이 필수일 것이다. huimin0217@seoul.co.kr
  • ‘택시운전사’ 송강호가 먹던 고추장 불고기·앉은 자리까지 화제

    ‘택시운전사’ 송강호가 먹던 고추장 불고기·앉은 자리까지 화제

    부산의 기사 식당에서 촬영돼 화제가 된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송강호가 먹던 고추장 불고기 메뉴와 앉은 자리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2일, 한 SNS에 영화 ‘택시운전사’가 촬영된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 위치한 ‘칠백장 기사식당’을 방문한 사진과 함께 “택시운전사에 나왔던 칠백장 기사식당! 예전에 지나가다가 ‘송강호가 먹던 고추장 불고기’라고 되어 있어서 의문을 가지고 지나갔었는데, 이제 보니 현수막까지 달렸다. 어쩌다 보니 영화에서 나왔던 위치 쪽에 앉았다”라는 글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속 플래카드에 ‘영화 ’택시운전사‘ 촬영 장소 (영화 속 삼거리 기사식당), 좋은 영화와 예쁜 추억을 만들어 주신 더램프(주) 영화 제작사, 관계자님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라고 적혀 있고, 입구에는 ‘택시운전사 송강호가 먹던 고추장 불고기’라는 문구가 있고, 해당 메뉴가 보여 눈길을 끈다.영화 속 ‘삼거리 식당’, 실제 부산 ‘칠백장 기사식당’에서 송강호(김만섭 역)와 고창석(상구 아빠 역)이 식사를 하는 에피소드가 촬영된 사실이 알려지자, SNS를 통해서 방문 후기가 올라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난 2일 개봉해 18일 현재까지 누적 관객수 94만명을 돌파하며 천만 관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승현, “딸 컴퓨터 사주고 싶어 순대국밥 집에서..” 싱글대디 고충

    김승현, “딸 컴퓨터 사주고 싶어 순대국밥 집에서..” 싱글대디 고충

    배우 김승현이 딸을 위해 순대국밥 전문점에서 사인회를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18일 방송되는 MBN ‘아궁이’는 ‘슈퍼맨이 된 아빠들’ 편으로 꾸며진다. 녹화에 함께 한 김승현은 싱글대디로서의 고충에 대해 얘기했다. 김승현은 “딸을 생각해 ‘순대국밥’ 식당 사인회를 수락한 적이 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어느 날 순대국밥 식당에서 제 사인회를 했으면 한다고 연락을 받았다. 순간 ‘내 이미지와 안 맞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을 했지만, 그와 동시에 딸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거 하나 하면 우리 딸 컴퓨터도 사줄 수 있고, 학원도 보내줄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김승현은 사인회를 수락했고, “하루 종일 순대국밥을 먹으며 팬 사인회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런 김승현이 싱글대디로서 가장 고충을 겪었던 부분은 바로 “엄마의 빈자리를 아빠가 대신 채워줄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는 “엄마의 빈자리를 평생 느끼고 자라는 딸에게 엄마처럼 살갑게 대해주지 못해 미안했다”면서 “대신 경제적인 도움을 확실하게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들어오는 일들을 가리지 않고, 딸을 생각하며 임했다”고 고백했다. ‘아궁이’는 18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경북서 살충제 계란 36만개 회수·폐기

    경북서 살충제 계란 36만개 회수·폐기

    경북도는 18일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산란계 농장 6곳에 보관중인 계란과 시중에 유통된 계란 36만 8000여개를 폐기한다고 밝혔다.현재 6곳의 농장에 보관된 계란은 21만여개, 판매처로 유통된 계란은 15만 7000여개로 파악됐다. 도는 판매처를 확인하고 계란 전량을 회수해 곧바로 폐기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북은 산란계 농장 259곳에서 검사를 실시해 농장 6곳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특히 난각(계란 껍데기) 코드가 없는 김천 개령면 농장 계란이 식당 9곳과 빵집 2곳에 판매된 사실을 확인하고 계란 1304개와 빵 60여㎏을 회수했다. 농장에 보관한 3500여개도 거둬들였다. 해당 농장은 하루 1200여개를 생산해 판매업 신고 없이 지인 등을 통해 인근 식당 등에 직접 팔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내 농장 검사는 모두 끝났다”며 “6곳 계란 이외에 추가로 부적합 판정이 나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정규 노동자 ‘꿀잠 같은 쉼’ 얻고 가세요

    비정규 노동자 ‘꿀잠 같은 쉼’ 얻고 가세요

    공연장·회의실에 숙식 공간까지 다 갖춰… 천주교·노동·문화계 추진 2년 만에 성사 기간제 근로자, 아르바이트생, 계약직 근로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쉼터가 국내 처음으로 문을 연다. 17일 천주교계에 따르면 천주교계와 노동계, 문화계 등 시민사회가 함께 설립을 추진해 온 비정규 노동자 쉼터 ‘꿀잠’이 19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도신로51길에서 개소식을 한다.‘꿀잠’은 2015년 7월부터 천주교 전주교구 원로사목자인 문정현 신부와 예수회 조현철·김정욱 신부, 한국 천주교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와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개별 남녀 수도회 등이 뜻을 모아 설립운동에 나선 끝에 성사된 쉼터다. 지난 3월 건물을 매입해 착공했으며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그동안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 등 노동계 인사들이 후원자로 참여한 데 이어 사회 저명인사들과 현장 노동자들, 학자, 법률가 등이 설립운동에 동참해 이사진과 감사진을 구성했다. 건물 매입비용 약 12억원 중 6억원은 각계에서 보탠 후원금과 전시회 물품 판매수익금 등으로 충당했고 나머지는 건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고 한다. 완공되면 지하 1층, 지상 4층에 옥탑방을 갖추게 된다. 지하는 공연장과 회의실·행사장, 1층은 식당·대담실·장애인을 위한 공간, 4층과 옥탑방은 비정규 해고노동자 쉼터로 쓰이게 된다. 4층에 20명, 옥탑방에 5명가량이 잠을 잘 수 있다. 임차인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2~3층은 2018년부터 쉼터로 사용할 수 있다. 잠을 잘 공간이 필요한 비정규 해고노동자들은 간단한 상담을 받은 뒤 무료로 공간을 이용할 수 있고 사회운동가들도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식음료 특집] CJ제일제당, ‘칼칼’ 갈치조림 ‘매콤’ 마파두부 요리사 뺨치네

    [식음료 특집] CJ제일제당, ‘칼칼’ 갈치조림 ‘매콤’ 마파두부 요리사 뺨치네

    혼자서 밥을 먹는 ‘혼밥족’에 이어 집에서 혼자 요리하거나 가족, 친구와 함께 음식을 해 먹는 ‘홈쿠킹족’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CJ제일제당은 이들을 겨냥해 올해 론칭 20주년을 맞은 간편요리 양념 브랜드 ‘다담’의 신제품 ‘마파두부양념’과 ‘갈치조림양념’을 내놨다. 각각 갈치조림 전문점과 고급 중식당 수준의 맛을 재현했다는 게 CJ제일제당의 설명이다. 갈치조림양념은 CJ제일제당이 40년 전통의 전문점 비법을 적용해 칼칼하고 매운맛이 특징이다. 갈치에 무, 양파 등 채소와 함께 넣어 주면 비린내를 잡아 주는 생선 조림이 완성된다. 마파두부양념은 볶은 돼지고기, 대파, 표고버섯, 양파, 마늘 등 재료가 풍부하게 담겨 풍미와 식감이 살아 있다. 한국인 입맛에 맞춰 두반장 대신 고추기름, 된장을 사용해 매콤하다. 가격은 할인점 기준 150g(3~4인분) 1600원이다. CJ제일제당은 다담을 통해 앞서 내놓은 찌개양념 6종(정통된장, 순두부 등) 및 조림볶음 2종(안동찜닭, 탕수소스)까지 총 10종의 요리양념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파우치 안에 마늘, 양파 등 갖은 양념이 들어 있어 주재료만 준비하면 간편하게 요리 한 그릇을 완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전지현 근황, 트레이너인 줄 알았던 남편의 등 ‘훈훈한 가족’

    전지현 근황, 트레이너인 줄 알았던 남편의 등 ‘훈훈한 가족’

    전지현의 근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배우 전지현의 고혹적이면서 우아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화보가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전지현은 둘째 임신 소식을 알리고도 화보 활동 등을 통해 팬들에게 근황을 전하고 있다. 전지현은 지난해 첫 아들을 출산한데 이어 지난 6월 둘째 임신 소식을 알렸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전지현 가족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사진 속 전지현은 아들, 남편과 함께 식당 메뉴를 고르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여신이네”, “남편 등 돋보이네”, “전지현은 얼굴 안보여도 예쁘다”, “훈훈한 가족”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전지현은 지난 1월 종영한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이후 휴식기를 갖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25년째 답사기 굴레… ‘궁궐의 도시’ 서울 다뤄”

    “25년째 답사기 굴레… ‘궁궐의 도시’ 서울 다뤄”

    “1993년 첫 책이 나올 때만 해도 3권까지 쓰곤 본업(미술사가)으로 돌아가고 싶었죠. 그런데 북한을 가게 되면서 팔자가 그렇게 안 됐어요. 답사기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든 게 우리 지역은 왜 안 써 주느냐는 항의가 심해요. 올해로 25년째, 국토의 반을 써 왔는데 아직도 안 쓴 게 더 많네요. 20권쯤 쓰면 끝나지 않을까요(웃음).”전국에 답사 열풍을 일으킨 유홍준(68) 전 문화재청장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창비)가 사반세기 만에 서울로 들어섰다. 8권의 국내 편과 4권의 일본 편을 합쳐 380만부가 팔린 스테디셀러답게 9, 10권인 서울 편은 이미 예약판매만 8000부에 이른다. 1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유 전 청장은 “문화재청장을 3년 반 했기 때문에 미세하게 알 수 있었던 게 많아 국민들이 같이 알아야 할 걸 쓰다 보니 뜻밖에 어려워졌다”면서도 “이 책을 읽고 현장에 가 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란 마음으로 썼다”고 했다. 네 권으로 구상한 서울 편 가운데 먼저 나온 1권은 창덕궁, 창덕궁 후원, 창경궁 등 궁궐 이야기, 2권은 한양도성과 자하문 바깥의 별서 등에 얽힌 서울의 매력과 내력을 짚었다. “세계적으로 일본 교토는 ‘사찰의 도시’, 중국 쑤저우는 ‘정원의 도시’로 공인돼 있죠. 하지만 세계 어디를 가 봐도 궁궐 5개가 모여 있는 도시는 서울밖에 없어요. 영욕의 세월이 얽혀 있지만 다른 나라, 도시와 다른 특성을 보여 주는 우리의 자랑이라 할 수 있죠. 궁궐에 대한 책은 많지만 대부분 건물 이야기에 그치는 데 반해 조선시대 그곳에서 국가 시스템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그 안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았는지 스토리텔링에 주력했습니다.” 화재로 그를 문화재청장 자리에서 불명예 퇴진하게 했던 숭례문 이야기는 서울편 3권에 담길 예정이다. “(숭례문 화재 사건은) 실화도 아니고 방화인 데다 지방자치단체에 관리 책임이 있으니 마지막엔 억울했죠. 포커에서 돈 잃었을 때는 빨리 털고 가야지 개평이나 얻을까 하고 있으면 추해지니 빨리 나간 거죠. 사람들은 숭례문이 불타서 없어졌다고 잘못 알고 있지만 중환자실에서 고쳐 살아난 거예요. 당시 참여정부가 언론과 불편한 관계에 있어 기사의 상품적 가치가 원없이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편에 이어 중국 편 답사기도 함께 집필 중인 그는 “속을 알 수 없는 중국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대선 과정에서 광화문 대통령 공약 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유 전 청장은 “청와대 집무실 광화문 이전과 광화문광장 변경 등은 현재까지 결정된 건 없다”며 “다음주쯤 사업 규모와 방향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느긋한 신선놀음 아직 늦지 않았다오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느긋한 신선놀음 아직 늦지 않았다오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이 경계를 맞댄 지역에 거친 산들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대야산(931m)입니다. 산이 깊으니 계곡이 발달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겠지요. 대야산은 괴산과 문경 양쪽 자락에 같은 이름의 계곡을 매달고 있습니다. 신선들이 노닐었다는 선유동(仙遊洞) 계곡입니다. 두 선유동 계곡은 각각 구곡(九曲)의 풍경을 품었습니다. 구곡은 선비의 유토피아지요. 몸을 정갈하게 하고 마음을 씻는 곳입니다. 옛 선비들이 ‘즐겨찾기’ 해 뒀던 곳이니 후세들이야 그저 믿고 찾으면 될 겁니다. 계절은 벌써 가을을 향해 갑니다. 하지만 정신이 바짝 들 만큼 시원한 물놀이와 볕에 달궈진 바위 위에서 즐기는 찜질의 재미를 아직은 놓칠 수 없지요. 게다가 이런저런 사연으로 ‘늦캉스’를 계획한 이라면 한 줌의 여름 볕이라도 허투루 보낼 수는 없을 겁니다.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망연히 신선놀음하기 좋은 곳, 선유동 계곡입니다.괴산 선유동 계곡은 화양동 계곡과 가깝다. 예부터 화양동의 유명세에 가려져 있었으나 적요한 분위기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호사가들이 규모가 크고 웅장한 화양동을 남성적,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고 아기자기한 선유동을 여성적이라 구분 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유구곡을 지은 이는 퇴계 이황이다. 퇴계가 송면리 부근의 함평 이씨 집을 찾았다가 산세와 계곡의 풍광에 빠져 아홉 달을 머물면서재구곡을 정하고 이름을 지어 새겼다고 한다. 계곡의 길이는 2㎞ 정도다. 들머리는 제1곡 선유동문(仙遊洞門)이다. 층층 시루떡 같은 바위 앞으로 너른 계곡이 펼쳐져 있다. 수심이 얕고 물흐름이 느려 천연 풀장으로 제격이다. 휴가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제2곡 경천벽과 제3곡 학소암을 지나면 곧 제4곡 연단로다. 신선들이 금단을 만들어 먹고 장수했다는 곳이다. 두 개의 거대한 바위가 인상적이다. 연단로에서 작은 다리를 건너면 제5곡 와룡폭(臥龍爆)이다. 40m는 족히 넘어 보이는 너럭바위 위로 계곡물이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며 쏟아져 내린다. 폭포 아래는 너른 소다. 물놀이 기구에 올라타고 둥둥 떠다니고 싶은 곳이다. 선유동문에 견줄 만큼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다.제6곡 난가대(柯擡)와 제7곡 기국암(碁局岩), 제8곡 구암(龜岩) 등은 나란히 붙어 있다. ‘난가’는 말 그대로 도낏자루가 썩는다는 뜻이다. 바둑 따위의 놀이에 정신이 팔려 세월 가는 줄 모른다는 의미로 흔히 쓰인다. 난가는 바둑의 옛 이름이기도 하다. 이웃한 기국암은 신선들이 바둑을 두었다는 바위다. 신선들의 바둑을 구경하다 집에 돌아가 보니 자신의 5세손이 살고 있었다는 나무꾼의 이야기가 전해 온다. 제9곡은 은선암(隱仙岩)이다. 이름처럼 신선들이 홀연히 사라졌다는 바위다. 세상 모든 것이 한여름밤의 꿈과 다름없다는 가르침이 이름에 담겨 있지 싶다. 은선암 앞은 너른 암반이다. 다리쉼하기 좋다. 은선암에서 작은 도로를 건너면 제비소다. 제비가 많았다는 제비바위 아래 푸른 빛의 소가 펼쳐져 있다. 제비소는 충북과 경북을 가르는 경계다. 제비소로 드는 물줄기 위에 놓인 작은 다리를 경계로 한쪽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 관평리, 다른 한쪽은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다.제비소에서 버리기미재를 굽이굽이 넘으면 용추계곡이 나온다. 문경 쪽 선유동 계곡의 상류에 속하는 계곡이다. 핵심 볼거리는 용추폭포다. 2단으로 쏟아지는 폭포의 상단에 하트 모양으로 파인 소가 멋지다. 대야산 등산로를 따라 20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볼 수 있다. 용추계곡 아래는 문경 선유동 계곡이다. 괴산 선유동과 마찬가지로 하류에서 상류로 이르는 구간에 순차적으로 구곡의 이름을 붙였다. 괴산 선유동에 퇴계의 숨결이 배어 있다면 문경 선유동에는 고운 최치원의 흔적이 남아 있다. 고운은 문경 선유동의 아홉 절경을 찾아다니며 ‘선유구곡’ 등의 석각 글씨를 새겼다고 한다. 신선들이 노닐었던 계곡의 들머리는 제1곡 옥하대다. 이어 영사석, 활청담, 세심대 등의 절경이 주르륵 펼쳐진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제9곡 옥석대다. 사실상 계곡의 들머리 구실을 하는 곳이어서 주차장과 식당 등의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다. 옥석대는 문경 선유동 계곡에서 가장 운치 있는 곳으로 꼽힌다. 길게 파인 너럭바위 사이로 옥빛 계곡수가 쉼 없이 흐른다. 옥석대 초입에는 학천정이 세워져 있다. 그윽한 풍모의 정자와 깊은 계곡이 어우러진 모습이 일품이다. 학천정 옆의 큰 바위에 ‘산고수장’(山高水長)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덕을 높이 쌓고 마음 씀씀이를 넓게 하라는 가르침일 터다. 문경은 일제강점기에 전국에서 가장 먼저 탄광이 들어선 곳이다. 탄광이 사라지며 기능을 잃은 폐철로를 활용해 ‘철로 자전거’를 조성했는데, 이게 ‘레일 바이크’의 효시가 됐다. 철로 자전거는 진남역, 불정역, 구랑리역, 문경역, 가은역 등에서 탈 수 있다. 선유동 계곡이 깃든 가은읍은 한때 무연탄 산지로 활황을 누렸던 곳이다. 옛 영화의 흔적이 남은 관광지들이 제법 많다. 왕릉리의 가은역은 대표적인 등록문화재(제304호)다. 1955년 세워져 이듬해부터 영업을 시작했으니 살아낸 세월이 꼬박 62년에 이른다. 2004년에 폐역이 돼 현재는 관광 시설물로 활용되고 있다. 문경석탄박물관은 광산시대의 흥망성쇠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곳이다. 가은역에서 양산천을 건너면 만날 수 있다. 가은 일대는 후백제를 세운 견훤과 그의 아버지 아자개가 근거지로 삼았던 곳이다. 가은역에서 400m쯤 떨어진 곳에 아자개 장터와 벽화거리 등이 조성돼 있다.문경에서 찾아야 할 명소 한 곳만 덧붙이자. 신라 때 열린 우리나라 ‘1호 고갯길’ 계립령이다. 문경과 충주를 잇는 고개로, ‘하늘재’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계립령이 이은 두 마을의 이름이 독특하다. 충주 쪽은 미륵리, 문경 쪽은 관음리다. 현세의 고통을 구제하는 관음의 대자대비와 내세의 염원이 담긴 미륵의 용화세상을 계립령 양쪽 기슭에서 동시에 만나는 셈이다. 충주 쪽은 걸어 올라야 하지만 문경 쪽은 포장도로다. 걷는 재미는 없어도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내친걸음 ‘김연아 소나무’까지는 다녀오는 게 좋겠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스케이팅 자세를 빼닮았다는 나무다. 정상 어름에 있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괴산 쪽 선유동 계곡은 중부내륙고속도로 연풍, 혹은 문경새재 나들목을 이용하는 게 좋다. 다소 빠른 길인 중부고속도로 증평나들목에 비해 교통량이 적고 풍경도 빼어나다. 문경 쪽 선유동 계곡 역시 문경새재 나들목을 이용한다. 영강을 따라 경치 좋은 드라이브 코스가 열린다. 가은읍 내 아자개장터는 4일, 9일 열리는 오일장이다. 주말마다 할머니 장터 등 농특산물 판매장이 선다. 토요일에는 골동품 경매시장도 열린다. →맛집과 잘 곳: 강이 많은 괴산의 특성상 민물고기 매운탕 집들이 많다. 괴강매운탕 본가할머니집(832-2974·이하 지역번호 043)과 우리매운탕(834-0005)이 그중 알려졌다. 둘 다 괴산읍에 있다. 서울식당(832-2135), 토속정(832-0979) 등은 올갱이(다슬기의 사투리)탕을 잘한다. 잘 곳은 쌍곡, 화양동 등 유명 계곡 주변에서 찾는 게 좋겠다. 괴산펜션넷(www.goesanps.com)에 다양한 펜션들이 소개돼 있다. 문경은 약돌을 먹여 키운 돼지고기가 유명하다. 화강석 비슷한 약돌을 갈아 사료와 함께 돼지에게 먹이는데,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영양 성분도 강화된다고 알려져 있다. 새재할매집(571-5600·이하 지역번호 054), 문경약돌한우타운(572-2655) 등이 알려졌다. 가은읍 가은터미널 맞은편의 대복순대국밥(571-9991)은 광부들이 즐겨 먹었다는 석쇠불고기를 내는 집이다. 묵조밥을 내는 소문난식당(572-2255)도 맛집으로 꼽힌다. 유명 관광지인 문경새재 주변에 문경관광호텔(571-8001), 문경새재유스호스텔(571-5533) 등 깔끔한 숙소들이 많다.
  • 효리네 민박까지 中서 표절? “사실 확인 후 대응할 것”

    효리네 민박까지 中서 표절? “사실 확인 후 대응할 것”

    ‘윤식당’에 이어 ‘효리네 민박’까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JTBC ‘효리네 민박’ 정효민 PD는 “사실 확인 후 회사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JTBC 관계자는 16일 “‘효리네민박’은 중국에 판권을 판매한 적이 없다”며 “제작진이 두 개 프로그램의 유사성을 파악한 뒤 대응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 후난위성은 ‘친애하는 객잔’(親愛的客棧)이라는 제목의 예능 프로그램을 방영하겠다고 밝혔다. ‘친애하는 객잔’은 두 쌍의 커플이 민박을 운영하며 겪는 에피소드로 채워지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한편 ‘효리네 민박’은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집을 민박집으로 운영하며 민박집을 찾은 민박객들과 소통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친애하는 객잔’의 표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인하대 성희롱 피해 여학생, 가해자와 함께 수업…2차 피해 우려

    인하대 성희롱 피해 여학생, 가해자와 함께 수업…2차 피해 우려

    인하대 의과대에서 벌어진 집단 성희롱 사건의 가해 남학생들과 피해 여학생들이 같은 강의실에서 함께 2학기 수업을 듣게 돼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하대 의과대는 본과 1학년 학생들의 2학기 첫 수업을 지난 14일 시작해 16일에도 남녀 학생이 같은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았다.학교 측은 강의실 맨 앞줄과 둘째 줄에 여학생들이 앉고, 남학생들이 그 뒤에 앉게 하는 좌석 배치 방식을 택했다. 여학생들은 ‘정말 학교 가기가 싫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공간에서 좌석만 분리해 수업을 받는다면 피해자가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학생들은 가해 학생들이 학교법인 이사장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을 받아들이지 말도록 법원에 탄원도 냈는데, 결국 같은 공간에서 가해 학생들과 함께 강의를 듣게 됐다며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과대 관계자는 “의예과 커리큘럼 특성상 분리수업 요구는 감당할 수없다”며 “다만 영어 등 가능한 과목에 한 해 분리수업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 거론되는 화상 수업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오늘 수업도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며 “필요할 경우 피해 여학생들에게 심리적 치료와 법률 상담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인천지법 민사21부는 지난 11일 술자리에서 같은 과 여학생들을 언급하며 성희롱해 무기정학 등 징계처분을 받은 A(22)씨 등 인하대 의예과 남학생 7명에 대한 징계 효력을 일시 정지시켰다. A씨 등 인하대 의예과 15∼16학번 남학생들은 지난해 3∼5월 학교 인근 식당과 주점 등지에서 같은 과 여학생들을 거론하며 성희롱 발언을 했고, 이 사실이 지난 4월 학교 성평등상담실에 신고됐다. 학교 측은 신고 접수 후 진상조사를 벌여 지난달 가해 남학생 21명에 대해 무기정학 5명, 유기정학 6명, 근신 2명, 사회봉사 8명의 징계를 내렸다. 이들 가운데 7명이 징계가 지나치다며 지난달 인천지법에 징계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징계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또 징계를 받은 남학생 12명이 의과대 학생상벌위원회의 징계 의결에 불복, 의과대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밤 길가 여성에게 캡사이신 쏘고 날 달걀 던진 20대

    한밤 길가 여성에게 캡사이신 쏘고 날 달걀 던진 20대

    심야에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길가는 여성들에게 캡사이신을 쏘고 날 달걀을 던진 20대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공동상해 혐의로 정모(26)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모(26)씨를 입건할 방침이라고 16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0일 오전 2시쯤 오토바이 두대에 나눠타고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에서 걸어가던 여성 행인 2명에게 캡사이신을 넣은 소주를 물총에 넣어 쏘고 날 달걀을 던져 피해자에게 안구세척 등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5분 뒤 부산 연제구 거제동에 있는 한 식당 앞에서도 다른 여성 2명에게 캡사이신을 섞은 소주를 물총으로 쏘고 날 달걀을 던지고 달아났다. 경찰은 범행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해 이들의 신원을 특정하고 검거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처음엔 우리끼리 달걀 던지기 등 장난을 치다가 남은 달걀이 있어 길 가던 행인에게 투척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내 머릿속의 ‘신분증’…당신은 괜찮나요?

    [송혜민의 월드why] 내 머릿속의 ‘신분증’…당신은 괜찮나요?

    #미래의 어느 날, 서울의 한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 A는 태어나자마자 두피 아래에 작은 칩을 이식받았다. 이 칩에는 태어난 날짜와 시간, 장소, 이름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정보 등이 내장돼 있다. A의 부모는 아이가 태어난 뒤 출생신고를 할 때 아이의 홍채와 정맥 정보를 함께 등록했다. 이러한 장치는 아이가 실종됐을 때 GPS신호를 통해 보다 빠르게 아이를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훗날 아이가 자랐을 때 아이의 신분증이자 각종 소비의 수단으로 활용된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미국 위스콘신에 있는 전자장비 제조업체 스리 스퀘어 마켓은 직원 50명에게 직원카드 대용인 반도체 칩을 엄지와 검지 사이에 이식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직원들은 출퇴근관리부터 출입문 개폐, 사내 기기 사용 등 신분을 증명해야 하는 많은 분야에서 이식받은 이 칩을 신분증 대용으로 사용한다.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라고도 부르는 이것은 작은 칩에 정보를 저장하고 이를 무선 데이터로 송신하는 장치다. 이식 수술은 2초 정도면 끝나고 통증도 거의 없으며, 무엇보다 신분증을 잃어버리거나 도용당하는 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이쯤 되면 내 머릿속의 지우개가 아니라 내 머릿속의 신분증 혹은 신용카드가 등장할 날도 머지않았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이식을 통해 반도체 칩을 사용자와 ‘한 몸’으로 만들거나, 아예 신체 일부분을 신분증 혹은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기술, 어디까지 왔을까? ◆이식이냐 인식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미래에 신분을 인증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 첫 번째는 위 사례와 같은 소형 칩 이식이고, 두 번째는 홍채나 정맥, 얼굴 등 생체인식이다. 소형 칩 이식은 개인 데이터를 칩에 저장하는 방식이고, 생체 인식은 신체의 고유한 데이터를 개인정보 시스템에 등록하는 방식이다. 두 방식은 다른 듯 보이나 결과적으로 같은 용도에 활용될 수 있다. 예컨대 신분이 인증되면 이 신분을 이용한 경제활동이 가능하다. 소형 칩 이식이나 생체인식 기술은 모두 우리 몸 자체를 신분증과 신용카드로 활용한다. 즉 신분증과 신용카드가 우리 몸 안에서 하나로 합쳐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두 가지 방식 중 소형 칩 이식이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국가는 스웨덴이다. 스웨덴 국영철도회사는 몸 안의 칩을 티켓으로 사용하는 생체인식 티켓을 시범 운영했다. 개인정보를 담은 칩을 몸에 이식한 승객이 승무원에 스캐너에 손을 갖다 대면 간편하게 티켓이 인식되는 방식이다. 이미 스웨덴에서는 IT기술에 종사하는 2만 여 명이 몸 안에 개인 정보를 내장한 칩을 이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체인식 중 가장 ‘핫’한 기술은 얼굴(안면) 인식이다. 삼성의 갤럭시8이 올 초 얼굴인식 잠금해제 기능을 탑재한 바 있지만, 2D카메라로 얼굴을 인식하는 방식은 낮은 정확도와 허술한 보안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그러나 최근 애플이 아이폰8에 2D가 아닌 3D카메라로 얼굴을 인식하는 새로운 기술을 탑재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현재 이 기술을 스마트폰의 잠금 및 해제용으로만 탑재했지만, 머지않아 애플페이 인증 수단으로도 사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파다하다. ◆‘철벽보안’ 가능할까?…인간의 ‘사이보그화’ 논란도 칩 이식과 생체인식 모두 발달된 기술이 인간에 삶에 가져다주는 편리함의 대명사로 꼽힌다. 신분증이나 신용카드, 티켓을 잃어버릴 일도 없고, 가볍게 터치하거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여전히 보안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칩 이식의 경우 해킹의 위험이 크다. 데이터화 된 개인정보, 즉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사고, 무엇을 먹는지, 어디로 가는지 등의 정보가 해킹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이 자신있게 내놓은 얼굴인식 기술도 마찬가지다. 길거리나 식당에 설치된 페쇄회로(CC)TV에 얼굴이 잡히기만 해도 개인정보가 그대로 인식되고 이것이 불법 감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생활 침해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다. 도덕적인 논란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칩 이식의 경우 인간의 사이보그화를 앞당긴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마치 물건에 찍히는 바코드처럼 인간도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영국 BBC는 “절반은 인간, 절반은 걸어 다니는 신용카드가 된 우리 현실은 디스토피아의 악몽으로 느껴진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기회비용이 분명하다. 편리함을 얻는 대신 사생활을 포함한 개인정보를 노출해야 한다. 내비게이션의 대중화로 길 찾기는 편해졌지만, GPS가 내 위치를 고스란히 ‘바라보고’ 있는 것과 같다. 부정적인 기회비용을 줄이고 보다 긍정적인 편리함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더욱 정교한 기술 개발과 탄탄한 관련 법규의 제정이 필수일 것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길가던 여성에게 캡사이신 쏘고 날달걀 던진 20대 남성들 “장난 삼아…”

    길가던 여성에게 캡사이신 쏘고 날달걀 던진 20대 남성들 “장난 삼아…”

    새벽에 길을 걷는 여성들에게 캡사이신을 쏘고 날달걀을 던진 혐의로 20대 남성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부산 연제경찰서는 공동상해 혐의로 정모(26)씨 등 2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모(26)씨를 불구속 입건할 방침이라고 연합뉴스가 16일 보도했다. 정씨 일당은 지난 10일 새벽 2시쯤 부산 부산진구의 한 식당 앞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며 여성 행인 2명에게 캡사이신을 넣은 소주를 물총에 넣어 쏘고 날달걀을 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그로부터 5분 뒤 연제구에 있는 한 식당 앞에서도 다른 여성 2명에게 똑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범행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해 이들의 신원을 특정하고 지난 15일 정씨 일당을 검거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날씨도 덥고 잠도 안 와서 장난으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길섶에서] 피서지 식당/서동철 논설위원

    전라도 지역 출장을 많이 다녔지만 음식에 ‘배반’당해 본 적이 없었다. 하다못해 다른 지역에서는 금기인 역전이나 시외버스 터미널 음식조차 맛이 덜한 적은 있어도 인심이 사나웠던 기억은 없다. 그래서 전라도 지역 곳곳에는 마음속 단골 음식점이 몇 있다. 그런데 며칠 전이다. 회사 일로 전라도 해안 지역을 찾았다. 조개가 많이 나는 것으로 유명한 고장이라는 것을 떠올리며 주문을 했다. 마침 유명한 해수욕장이 가까이에 있기 때문인지 가게가 메워지다시피 손님은 많았다. 간단한 음식을 시켜서 그랬겠지만 반찬은 딱 네 가지였다. 콩나물 무침과 미역 줄거리 무침, 무말랭이와 김치다. 가짓수 적은 게 문제가 아니라 전라도 솜씨가 아니라 서울식 구내식당 솜씨인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런 맛이라면 멀지 않아 문을 닫아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예외로 전라도식이었던 묵은지 한 가지로 밥을 먹었다. 전라도식, 서울식은 왜 따지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한 끼의 즐거움을 빼앗긴 셈이었다. 전라도 식당이 아니라 휴가지 식당이어서 그렇겠거니 스스로를 위로했다.
  • [살충제 달걀 파문] 제빵·제과 생산 중단 걱정… 식당선 달걀말이 퇴출

    [살충제 달걀 파문] 제빵·제과 생산 중단 걱정… 식당선 달걀말이 퇴출

    살충제 달걀 파문이 확산되면서 제빵·식품업계는 물론 식당가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말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달걀값 파동이 이어진 상황에서 연이어 직격탄을 맞게 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빵·과자를 비롯한 각종 가공식품부터 밥상 위 찬거리까지 달걀의 쓰임새가 다양한 만큼 파장도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대형 제과업체들은 바짝 긴장한 채 달걀 수급 상황을 예의 주시했다. 국내 최대 제빵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 관계자는 15일 “자체 조사 결과 우리가 납품받는 달걀에서는 살충제 성분이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자체 보유한 달걀로 제품을 만들겠지만, 혹 다른 대형 양계농가까지 확대되면 업계 전체가 공황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공포심이 달걀이 들어간 제품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CJ푸드빌 관계자도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을 정도로 재고 물량은 확보했지만, 자칫 제품 생산 자체를 하지 못하는 사태가 닥칠 수도 있다는 점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는 사태가 확산되지 않고 출하 중단 조치가 풀리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식당들도 달걀이 포함된 메뉴를 일단 손님상에서 제외하는 분위기였다. 평소 달걀말이와 전 등을 밑반찬으로 내놓던 서울 중구의 한 찌개 전문점 주인은 “먹어도 안전하냐는 손님들의 질문이 이어져 오늘 메뉴에서 아예 빼 버렸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살충제 달걀 파문] “일부러 비싼 친환경 달걀 사먹었는데…” 대형마트 환불 소동

    [살충제 달걀 파문] “일부러 비싼 친환경 달걀 사먹었는데…” 대형마트 환불 소동

     국내 달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국에 ‘에그포비아’(Eggphobia·달걀공포증)가 확산되고 있다. 달걀이 국민 식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당분간 그 충격과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이모(36)씨는 ‘살충제 달걀’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씨는 “일부러 더 비싼 ‘친환경’ 달걀을 사 먹었는데, 거기서 살충제 성분이 나오다니 가습기 살균제와 다를 게 있느냐”면서 “너무 화가 나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성동구 성수동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달걀 환불 소동이 벌어졌다. 마트 관계자는 “하루 종일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대부분이 구입한 달걀을 환불해 줄 수 있느냐는 문의”라며 “낮에 달걀을 환불하러 온 손님이 수십명은 됐다”고 말했다.  이날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를 비롯해 편의점과 슈퍼마켓까지 달걀 판매를 중단하자 소비자들은 “뒤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하모(38)씨는 “유럽에서 살충제 달걀이 문제가 될 때부터 의심을 했다”면서 “이미 달걀이 유통될 대로 다 됐는데 뒷북 조사를 하는 것 아니냐”며 정부를 향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마트들은 달걀 판매를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내걸고 달걀 전량을 판매대에서 빼버렸다. 달걀이 있던 공간을 아예 다른 식료품으로 대체한 마트도 있었다. 일부 마트는 “저희가 판매하는 달걀은 살충제 달걀이 아니다. 하지만 조사가 끝날 때까지 판매를 중지한다”는 내용의 안내 방송을 수시로 했다. 서울역의 한 마트에서 만난 김옥화(50·여)씨는 “뉴스를 못 보고 장을 보러 왔다가 달걀을 안 판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앞으로 달걀 없이 어떻게 음식을 할지, 앞으로 달걀값만 더 비싸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달걀대란’이 벌어졌는데도 재래시장 일부에서는 댤갈을 계속 판매하고 있었다. 서대문구의 한 소형 마트에서는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해당 마트 직원은 “다짜고짜 와서 달걀 10판을 달라는 사람이 있었다”고 전했다. 영등포구의 한 재래시장에서 달걀 소매상을 운영하는 김모(60)씨는 “공휴일에는 달걀을 사 가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오늘 식당 주인들이 70판을 싹쓸이해 갔다”고 귀띔했다.  앞으로 달걀 반찬을 아예 내놓지 않겠다는 식당도 여럿 있었다. 성수동의 한 백반집 주인 최모(56)씨는 “달걀프라이, 달걀말이는 아예 메뉴에서 제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등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이순영(49)씨는 “내일부터 김밥에 달걀을 넣지 않기로 했다”면서 “저도 무서운데 손님들 마음은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영업을 중단하는 매장도 나왔다. 성북구의 한 케이크 전문점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번 주는 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케이크 사전 예약자들에게는 환불 처리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프랑스 피자가게에 차량 돌진…소녀 1명 사망·13명 부상

    프랑스 피자가게에 차량 돌진…소녀 1명 사망·13명 부상

    프랑스 파리 교외에서 14일(현지시간) 한 피자가게로 차량이 돌진해 1명이 숨지고 최소 13명이 다쳤다.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밤 파리에서 동쪽으로 65㎞ 떨어진 작은 마을 세트-소르에 있는 한 피자가게를 향해 한 남성이 BMW 승용차를 몰고 돌진했다. 이 과정에서 식당 야외 테라스에서 피자를 먹던 13세 소녀 1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또 그의 남동생 등 중태에 빠진 4명을 비롯해 최소 1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프랑스 사법 당국은 지금 단계에서는 이 사건이 테러라는 증거가 없고, 정치적 또는 이슬람 극단주의와 연관된 동기가 있다는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피에르-앙리 브랑데 프랑스 내무부 대변인은 “용의자는 1985년생(만 31세)이며 지난주에 이미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정보당국이나 경찰에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라고 프랑스 BFM TV에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명시의회 의장이 동료의원들에게 금괴 전달說…경찰, 수사착수

    광명시의회 의장이 동료의원들에게 금괴 전달說…경찰, 수사착수

    이병주 경기 광명시의회 의장이 지난해 7월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당시 의장이었던 나상성 시의원에게 10돈쭝짜리 금괴(골드바)등을 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뇌물공여 혐의로 이 의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의장은 지난해 5월 나 의원 집을 찾아가 시가 170만원 상당의 10돈쭝(37.5g)짜리 금괴 한 개와 전복죽이 담긴 가방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의장은 당시 전반기 부의장이었고, 후반기 의장 유력후보로 꼽혔다. 뒤늦게 가방 안에 금괴가 담긴 사실을 확인한 나 시의원은 “이 의장에게 돌려주라”며 금괴가 든 봉투를 의회 사무처 직원에게 맡겼다. 그러나 이 의장은 의장단 선거가 끝난 직후 지난해 7월 광명의 한 식당에서 나 시의원을 만나 다시 금괴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으나, 나 시의원은 다시 의회사무처 직원에게 돌려주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의장은 나 시의원에게 금괴를 준 사실이 최근 경찰에 고발되자, 지난 12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가성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금괴를 준 사실을 빌미로 지난 1년간 나 시의원 등으로부터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나 시의원의 건강이 악화돼 전복죽과 후배에게 싸게 구입한 금 10돈쭝을 갖고 병문안을 갔으며, 나 시의원 부인에게 성의니 병원비에 잘 보태쓰라고 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개월 지난)지난해 7월 의장선거 후 의회 직원이 돌려주길래 이튿날 나 시의원을 만나 저녁을 먹으면서 ‘병원비에 보태라고 준 것인데 이걸 안 받아주느냐, 아우야’라며 다시 건네자, ‘알았어. 형, 고마워’라며 금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이후 지난 1일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광명동굴사업을 도시공사 업무에서 삭제하는 조례안 등을 상정하려 하자, 임시회를 무산시키려고 나 시의원과 K 시의원이 나를 협박했다”며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금품을 제공했다고 뒤늦게 고발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경찰은 최근 “이 의장이 나 시의원에게도 금괴를 전달했다는 익명의 제보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으나, 이 의장이 후반기 의장단 선거와 관련해 다른 동료 시의원들에게도 금괴를 전달했는지 등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은 이 시의원 등에게 반론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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