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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선거개입 의혹 관련 추미애 전 대표 비서실 부실장 소환

    검찰, 선거개입 의혹 관련 추미애 전 대표 비서실 부실장 소환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송철호(71) 울산시장 측 공약 논의와 관련해 당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서실의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송 시장의 공약 수립과 단독 공천 과정에 민주당 중앙당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전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대표로 있을 때 비서실 부실장 출신인 정모(53)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당 대표 비서실에 근무하면서 송 시장 측과 청와대 인사의 만남을 주선한 사실이 있는지, 그 과정에 당내 다른 인사가 관여했는지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에는 2018년 1월 송 시장과 장환석(59) 당시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이 청와대 인근 식당에서 만난 것으로 돼 있다. 검찰은 당시 공공병원 설립 등 공약 논의가 오갔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지방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한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정씨는 이보다 앞서 2017년 10월11일 송 시장과 점심을 먹었다고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써놨다. 이튿날 작성된 일정란에 ‘10/11 송철호’, ‘12:00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과 오찬’, ‘내년 울산시장 선거 대비 지역 숙원사업 해결 대책 논의’라고 돼 있다. 정씨는 2018년 5월 송철호 캠프에 정무특보로 영입됐다. 송 시장은 그해 4월 임동호(52) 전 최고위원 등을 제치고 경선 없이 울산시장 후보로 공천을 받았다. 검찰은 청와대와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 친구인 송 시장 당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소금 단장하고… 세계로 ‘간’ 고등어

    소금 단장하고… 세계로 ‘간’ 고등어

    고등어(皐登魚)는 삼치, 참치와 같은 과에 속하는 대표적인 ‘등 푸른 생선’이다. 등이 부풀어 오른 체형에서 이름 붙여졌다. 다른 이름도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등이 푸른 고기’인 ‘벽문어’(碧紋魚), ‘동국여지승람’에는 ‘옛 칼의 모습을 닮았다’ 해 ‘고도어’(古刀魚)로 기록돼 있다.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온대 및 아열대 해역에 널리 분포하며, 계절에 따라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대표적인 계절회유 어종이다. 예로부터 쉽게 구할 수 있고 값이 싸서 ‘바다의 보리’로 불렸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우리 민족이 400여년 전부터 고등어를 영양식품으로 상식하고 어업을 해 왔다고 기록돼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와 ‘동국여지승람’ 등 옛 문헌을 보면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함경도 등 우리나라 전역에서 고등어가 잡혔다는 기록이 있다. 최근 들어 주로 9~12월 거문도와 제주도, 대마도 등에서 잡힌다. 고등어 몸길이는 30∼40㎝ 정도로 등 쪽은 녹색과 검은색 물결무늬가 옆줄까지 퍼져 있다. 이런 고등어는 이제 서민들의 대표적인 먹거리가 됐다. 2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2019 국민 해양수산 인식조사’에서 ‘가장 좋아하고 즐겨 먹는 수산물’로 12.3%가 고등어라고 응답했다. 고등어는 2017년과 2018년 조사에서도 수산물 1위를 차지했다. 그래서 ‘국민 생선’으로 불린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2017년에 공급된 고등어는 14만 4000t 정도로 국민 1인당 7~8마리 정도 먹은 셈”이라고 했다. 고등어 하면 경북 안동을 가장 많이 떠올린다. ‘안동 간고등어’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어서다. 간고등어는 안동사투리로 ‘간고디’라고 한다. 내륙지방 안동의 특산물로 간고등어가 유명해진 이유와 탄생 배경은 흥미롭다. 교통과 냉동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 안동에서 고등어를 먹으려면 경북 해안지역인 영해·영덕 지역에서 잡은 고등어를 등짐과 우마차를 이용해 이틀 동안 걸려 250리를 운반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고등어 내장이 상하기 시작하면 배를 갈라 내장을 빼고 소금을 뿌려 상하는 것을 막았다. 말 그대로 ‘염장’을 질렀다. 이때 서해안에서 부산을 거쳐 낙동강 마지막 나루터인 안동 개목나루터까지 실려 온 천일염이 사용됐다. 썩지 않도록 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소금을 뿌린 고등어는 날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 영덕에서 안동 챗거리장터까지 오는 동안 고등어는 적당하게 변하고 상하기 직전에 소금을 뿌린 뒤 안동시장까지 가다 보면 간이 배면서 맛 좋은 간고등어가 됐다.안동지역에서 아는 사람만 알고 먹던 특산물 간고등어는 2000년 뉴 밀레니엄을 앞두고 새 특산품으로 출현, 전국 가정의 식탁에 오르기 시작했다. 당시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안동 방문(1999년) 등으로 안동이 한참 뜨고 있을 때였다. ㈜안동간고등어 창업을 주도한 언론인 출신 권동순씨의 브랜드화 작업 때문이다. 권씨는 비린내 나는 간고등어의 위생적 포장처리와 마케팅만 잘 받쳐 준다면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종전까지 안동신시장 어물전에서 재래식으로 생산되던 간고등어 대량 생산체계를 갖춘 공장을 설립했다. 또 전통 그대로의 맛을 보존하기 위해 안동에서 40년 간잽이로 명성이 높던 이동삼(2016년 작고)씨를 전격 스카우트해 간판 모델로 내세웠다.권씨는 “간고등어는 소금 치는 사람(간잽이)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많지도 적지도 않게 그리고 골고루 간이 배도록 쳐야 한다”고 말했다. 예로부터 간잽이가 어물전의 흥망을 좌우한다고 할 만큼 중요한 자리다. 이씨는 부산 어판장에서 물 좋은 고등어를 사는 것을 시작으로 내장제거, 세척, 습식염장, 건식염장, 저온숙성, 냉풍, 중량선별, 유해물질 검사 등 10단계 이상의 공정 과정을 철저히 감독하는 등 간고등어 제조 책임자 역할을 했다. 특히 이씨의 염장기술 덕에 안동 간고등어는 전국 브랜드로 이름을 날렸다. 이 때문에 안동간고등어는 창업하자마자 대박을 쳤다. 회사 설립 첫해 4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01년 78억원, 2003년 170억원, 2004년 300억원으로 수직성장을 이어 갔다. 회사는 올해 창업 20주년을 맞아 덩치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안동간고등어는 독특한 감칠맛으로 일본, 미국, 캐나다, 멕시코, 칠레, 파라과이,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20여개국으로 수출된다. 1998년 한국생산성본부가 평가한 안동간고등어의 브랜드 가치는 113억원. 단일 특산품으로는 국내 최고 기록이었다. 간고등어로 조리되는 음식은 여러 가지다. 노릇노릇하고 기름이 자르르 배어나는 ‘구이’, 매콤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인 ‘조림’, 갖은 양념과 채소를 곁들인 ‘찜’, 고등어를 구워 매콤달콤한 고추장 양념을 얹어 먹는 ‘양념구이’, 양념구이를 각종 채소로 쌈을 싸서 먹는 별미 ‘양념찜’ 등으로 탈바꿈한다.뭐니 뭐니 해도 간고등어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는 음식은 구이다. 안동에서 간고등어 구이로 유명한 곳은 전통목조건물 형태로 지어진 향토·종가 음식점 ‘㈜예미정’이다. 예미정의 간고등어 구이는 간고등어를 쌀뜨물에 10~20분 정도 담가뒀다 구워 비린내가 없고 쫄깃쫄깃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박정남 예미정 교육원장(대경대 외식학 겸임교수)은 “간고등어는 약한 불에 등부터 먼저 구워 기름기를 빼낸 뒤 그 기름에 속살을 구우면 살아 있는 육즙까지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최고의 맛을 선사한다”고 했다. 이어 “간고등어에 강황이나 녹차, 생강가루를 묻혀 구워 먹어도 맛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안동에서 간고등어 요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은 ‘일직식당’, ‘안동 간고등어 직영식당’, ‘안동 간고등어 숯불가든’, ‘안동 간고등어 양반밥상’ 등이 있다. 고등어는 대표적인 등 푸른 생선답게 두뇌에 좋은 EPA와 DHA가 풍부해 자라나는 아이들이나 수험생에게 좋다. 오메가3 지방산 함량이 매우 높아서 기억력 향상, 우울증·치매·주의력 결핍 장애 등 예방과 동맥경화·심장병·뇌졸중 예방에 도움을 준다. 자산어보는 ‘고등어는 간에 좋고 심장기능을 도와주며 얕은 물에서 수압을 덜 받고 자라 육질이 연하고 상하기 쉽다’고 소개했다. 고등어는 살이 단단하고 청록색 광택이 나며 손으로 눌렀을 때 탄력이 있는 게 좋다. 아가미와 내장을 제거하지 않은 고등어를 바로 먹지 않고 보관하려면 용도에 맞게 적당한 크기로 잘라 냉동 보관하면 된다. 조리 전에 식초나 레몬즙을 뿌리면 비린내가 없어지고, 굽기 1시간 전에 소금 간을 해 두면 수분이 빠지면서 육질이 단단해지고 맛도 좋아진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냠냠 남도’ … 꾸미지 않은 멋이다

    ‘냠냠 남도’ … 꾸미지 않은 멋이다

    차가운 겨울바람에 갯것들이 익어 갑니다. 뭍의 산물은 거개가 자취를 감췄지만 바다 먹거리는 지금이 한창입니다. 전남 장흥으로 갑니다. 맛으로 이름난 남도에서도 ‘맛의 방주’라 부를 만한 곳입니다. 포실하게 살이 오른 ‘바다의 꽃’ 굴이며 지쳐 누운 소도 벌떡 일으켜 세운다는 낙지, 웰빙 먹거리의 상좌 자리를 꿰찬 매생이 등이 이 계절의 대표 먹거리들이지요. 여기에 남도 고유의 발효차 청태전으로 입을 가시고, ‘한국관광의 별’로 떠오른 편백나무 숲의 청신한 공기를 마시며 머리를 맑게 할 수 있습니다. 힘찬 새해를 여는 여행지로 이만한 곳도 없지 싶습니다. 장흥의 맛은 직선적이다. 에둘러 돌아가는 법이 없다. 식재료를 이리저리 섞어 내는 조미의 힘보다, 재료 본연의 맛에 충실한 식습관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마 전능한 이가 ‘맛의 방주’를 만들어 제철 식재료로 채운다면 장흥산이 상당 부분 차지하지 않을까 싶을 만큼 장흥의 물산은 계절에 따라 다양하다. 그 가운데 한겨울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해산물은 단연 굴이다. 전설적인 플레이보이 카사노바가 즐겨 먹었다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정력 식품 중 하나다. 장흥에서라면 다른 식재료를 넣고 조리하는 것보다 굴 자체를 직화로 구워 먹는 직선적인 조리 방식이 더 잘 어울린다. 장흥에서 굴구이로 이름난 곳은 용산과 관산 등 두 곳이다. 두 지역의 거리는 멀지 않지만 먹는 방식은 꽤 다르다. 먼저 ‘용산의 맹주’ 남포마을. 소나무 몇 그루 있는 소등섬이 바다 위에 달처럼 떠 있는 마을이다. 마을 앞 바다에서 ‘돌꽃’ 석화(石花)가 난다. 남포마을 굴은 ‘한정판’이다. 11월 말부터 3월까지 잘해야 석 달 남짓 채취한다. 나머지 기간에는 마을 사람 누구도 굴을 채취하지 않는다. 당연히 굴구이 집들도 문을 닫는다.남포마을에서 파는 굴은 사실 ‘못난이’다. 자연산이어서 그렇다. 알도 잔 편이다. 굴 껍데기에는 뻘이 묻어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잘 씻어서 낸다고 해도 그렇다. 하지만 자연산을 선호하는 이들의 생각은 확고하다. 맛도 좋거니와 뻘을 조금 먹는 것 정도는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반면 양식으로 키워 낸 굴은 뻘에서 채취한 굴에 비해 알도 크고 모양도 예쁘다. 종패를 넣어 키운 양식 굴구이 집들이 늘어선 곳은 관산읍 죽청마을 일대다. 현지인들조차 두 지역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린다. 양식을 선호하는 이들의 주장은 당연히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것이다. 맛의 차이가 경미한 만큼 기왕이면 알이 굵고 깔끔한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다. 굽는 방식도 약간 다르다. 남포마을에는 장작을 때 굽는 옛날 방식을 고수하는 집이 세 곳 정도 된다. 화덕이나 드럼통 등 불을 피우는 형태만 다를 뿐이다. “용곤이 아재네 집”(공식 상호는 석화일번지)은 드럼통, “수정이네 집”(남포수산)은 황토 화덕을 쓰는 식이다. 편리하기로는 사실 가스불을 따를 수 없다. 깔끔하고 화력도 고르다. 장작은 아무래도 불편하다. 참나무 장작을 구해야 하고, 연기도 많이 난다. 재가 날릴 때도 있다. 한데 정감 넘치는 분위기라면 단연 장작불이다. 맛 역시 장작불이 구이에 가깝다면, 가스불은 찜에 좀더 가깝다. 장작불로 구울 때는 순서가 있다. 먼저 굴은 센 불에서 구워 먹는다. 이어 중불에 토종닭을 굽고, 마지막으로 숯불의 열기를 이용해 삼겹살까지 구워 먹는다. 굴은 껍데기에 묻은 뻘이 회백색으로 마를 때쯤 먹는 게 좋다. 완전히 익히기보다 약간의 수분이 남을 정도라야 특유의 향과 맛을 만끽할 수 있다. 굴구이는 치장하지 않은 자연의 맛이 일품이다. 처음엔 쌉싸름했다가 곧 달달해진다. 그네들 말로 “달보드레”하다. 여기에 짭조름한 맛이 더해지며 별다른 양념 없이도 달게 넘어간다.낙지 역시 장흥산 스태미나 식품의 대표 주자 중 하나다. ‘지쳐 누운 소도 벌떡 일으켜 세운다’는 속담의 주인공이다. 장흥은 우리나라 낙지 생산 1번지다. 국내 최대 낙지 산지인 전남에서도 40% 정도가 장흥산이라고 한다. 장흥산 낙지는 머리가 작다. 발은 오종종하고 길다. 몸 맛은 씹을수록 쫄깃하다. 낙지는 한 마리를 둘둘 말아 통째 먹는 게 최고다. 현지인들은 발을 쑥쑥 훑어 바닷물만 덜어 내고 먹는 방식을 선호한다. 뭍에서 온 사람들은 아무래도 초고추장이 곁들여져야 수월하게 먹을 수 있다. 통째 먹는 게 불편하면 ‘탕탕이’를 먹으면 된다. 낙지를 잘게 “쪼사”(잘게 자른다는 뜻의 사투리) 소고기 육회 등을 얹어 먹는 방식이다. ‘낙지삼합’도 요즘 인기다. 낙지와 키조개, 돼지고기를 한 번에 즐기는 요리다. 먼저 날것으로 낙지를 먹고 키조개는 약간 익혀 먹는다. 이어 식기 아래 깔아 둔 돼지고기가 익을 무렵 통통하게 익은 낙지 다리와 달보드레한 키조개, 기름진 돼지고기를 하나로 묶은 뒤 입에 날름 털어 넣는다. 겨울철 참살이 식품의 상좌 자리는 매생이 몫이 아닐까 싶다. 매생이는 12∼2월 추운 겨울에 잠깐 나타나 담백한 제 몸 맛을 알려 주고는 금세 사라지는 해조류다.매생이가 많이 나는 곳은 내저마을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매생이 양식이 시작됐다는 곳. 매생이는 파도가 잦아지는 굽은 곳, 바닷물과 민물이 몸을 섞는 기수역에서 잘 자란다. 항아리 형태의 내저마을 앞바다는 이 같은 조건의 최적지로 꼽힌다. 예전에는 매생이 양식발을 설치한 시기에 따라 채취 시기가 달라졌다. 초사리나 뻘벗기(가장 먼저 채취한 매생이), 두사리(20일쯤 지난 뒤 채취한 매생이), 홀치기(마지막 채취한 매생이) 등 불리는 이름도 달랐다. 요즘은 이런 모습을 찾기 힘들다. 채취 작업이 고된 데다 일손도 달리기 때문이다. 한 번에 양식발을 거둬들인 뒤 채취하면 끝이다. 장흥에선 국물이 안 보일 정도로 걸쭉하게 매생이국을 끓인다. 매생이 올이 드러날 정도로 성기게 끓인 도회지의 매생이국은 댈 게 못 된다. ‘무산김’도 겨울이 제철이다. 무산김은 ‘바다의 제초제’라 불리는 염산을 쓰지 않고 양식한 김을 일컫는다. 김으로 만든 요리는 김국 정도가 유일하다. 이름 그대로 멸치 등으로 낸 육수에 말린 김을 설설 풀어 내는 단순한 요리다. 단품 메뉴보다는 시원한 입가심용으로 즐겨 먹는다. 예전에는 ‘소울 푸드’라 할 만큼 쉽게 맛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몇몇 식당에서만 김국을 낸다.청태전은 요즘 장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전통 녹차다. ‘푸른 이끼가 낀 동전 모양 차’라는 뜻의 이름이 독특하다. 삼국시대부터 근세까지 장흥을 중심으로 발달한 발효차로, 맛이 순하고 부드럽다.■ ‘쉬이쉬이’ 겨울도 푸르다 입만큼 눈도 즐거운 장흥 이제 ‘식후경’을 말할 차례다. 장흥엔 ‘2019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여행지가 있다. 편백숲 우드랜드다. 2015년 토요시장에 이은 두 번째 별이다. 편백숲에선 한겨울에도 초록빛 샤워를 할 수 있다. 여기에 힘찬 해돋이를 마주할 수 있는 정남진 전망대와 회령진성, 안중근 의사를 배향한 해동사 등의 명소들을 돌다 보면 하루해가 금방 진다.①편백숲 우드랜드는 삼림욕을 겸한 산림휴양지다. 40~50년 된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100㏊에 걸쳐 군락을 이루고 있다. 군데군데 삼나무도 섞여 있어 ‘피톤치드의 보고’라는 상찬을 받는다. 정확히는 편백나무가 70%로 주종을 이루고, 삼나무가 30%가량 섞여 있다. 편백숲은 주민들의 울력으로 만들어졌다. 1969년부터 우목리 등 인근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노동력을 보태 우드랜드를 조성했다. 우드랜드에 들면 수직으로 높지거니 솟은 편백나무의 기세에 우선 놀란다. 한낮에도 어둡게 느껴지는 편백숲에서는 나무의 정령들이 날아다닐 것만 같다. 모든 게 삭아 내린 한겨울에 초록빛 나무와 마주하다 보면 눈이 저절로 정화되는 듯하다. 숲에 들면 나무의 향기와 청량한 공기가 동시에 밀려든다. 두 팔 벌려 마음껏 초록빛 샤워를 즐긴다. 삼림욕이란 바로 이런 것이지 싶다. 우드랜드가 깃든 곳은 억불산(518m)이다. 산세가 여인의 고운 치마폭을 닮았다는 곳으로, 장흥의 대표적인 관광 아이콘 가운데 하나다. 우드랜드에서 억불산 정상까지는 무장애 데크길이 이어져 있다. 이른바 ‘말레길’로, 편백숲 사이에 목재데크를 깔아 장애인, 노약자 등 관광 약자들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게 했다. 지난해 우드랜드가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되기까지 말레길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고 전해진다. 말레길은 ‘소금집’ 옆에서 출발해 억불산 정상까지 구불구불 이어진다. 이리저리 돌아가는 방식으로 나무데크의 경사도를 낮췄다. ‘말레’는 호남 지역에 전해 오는 옛말로, ‘대청마루’를 뜻한다. 방과 방을 연결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 ‘말레’이니, 이해와 소통을 기원하는 길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길이는 약 4㎞다.말레길 초입의 ②‘소금집’은 일종의 찜질방이다. 겨울 추위를 녹이기 좋다. 소금 마사지방, 해독방, 편백 반신욕방, 황토방 등 치유시설과 소금램프, 편백 반신욕기 등 체험물품, 풍욕장 등을 갖추고 있다.장동면의 ③해동사(海東祠)는 안중근(1879~1910) 의사를 배향하는 사당이다. 안 의사와 전혀 연고가 닿지 않는 곳에, 그것도 다른 성씨의 문중에서 이를 세우고 관리해 왔다는 게 놀랍다. 나라 안에서 안 의사를 모신 사당이 하나뿐이라는 사실도 의외다. 게다가 중국 하얼빈에 있는 안 의사 기념관과 해동사의 경도가 126도로 같다는 것도 우연치고는 기막히다. 안 의사의 위패와 영정 등을 모신 해동사는 1955년 조성됐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나라 전체가 어수선했던 혼란기에 안홍천이란 장흥 지역 유지가 세웠다. 안 의사는 순흥 안씨, 안홍천은 죽산 안씨다. 순흥 안씨에서 떨어져 나온 성씨가 죽산 안씨라고는 하지만 혈연이라 할 정도로 가까운 관계는 아니다. 당시 장흥의 재력가였던 안홍천은 안 의사의 후손이 국내에 없어 제사조차 지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사재를 털어 사당을 세웠다고 한다. 현재도 죽산 안씨 문중에서 해마다 음력 3월에 제향을 지내고 있다. 올해는 안 의사 순국 110주년이 되는 해다. 장흥군에서는 ‘해동사 방문의 해’ 등 이를 기념하는 각종 행사를 일 년 내내 이어 갈 계획이다. 해동사 편액에 적힌 ‘海東明月’(해동명월) 글씨는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썼다고 한다. 사당 내부엔 안 의사 영정 2점과 친필 유묵 복사본이 보관돼 있다.④정남진 전망대는 장흥의 랜드마크다. 서울 광화문에서 정남쪽에 있는 정남진 해변에 세워졌다. 전망대는 탁월한 해돋이 명소다. 소록도, 거금도 등 다도해의 섬들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장엄한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관산읍 삼산리에 있다. 정남진 전망대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회진포구에 닿는다. 장흥 출신의 많은 문인이 ‘장흥 문학의 자궁’이라 표현했던 포구다. 키 낮은 집들 너머로는 장흥 바다가 부드럽게 능선을 그리고 있다. 이 일대의 바다 물빛이 참 곱다. 청잣빛 바다다.회진포구 뒤편 언덕에 ⑤회령진성이 있다. 남해 일대의 왜구를 소탕하기 위해 1490년(성종 21)에 축조된 만호진성(萬戶鎭城)이다. 이순신 장군이 처음으로 조선수군 함대를 이끌고 출정한 곳이기도 하다. 1597년 당시 삼도수군통제사였던 이순신 장군은 회령포에서 12척의 배와 수군을 모아 임금의 교서를 들고 충성을 결의하는 군례인 ‘숙배’ 행사를 열었다고 전해진다. 회령진성 아래 조성된 12척 배 조형물은 이를 상징하고 있다. 글 사진 장흥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61) 낙지는 회진면 대리의 수산물어판장(867-5024)에서 싸게 살 수 있다. 매일 아침 8시쯤 경매가 이뤄진다. 보통 세발낙지 한 마리에 2000~3000원 선이다. 초고추장만 사 가면 그 자리에서 싱싱한 낙지를 맛볼 수 있다. 매생이죽, 떡국 등을 맛보려면 내저마을 인근의 대덕시장으로 가야 한다. 바다횟집(867-2332) 등 식당들이 몰려 있다. 요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청태전은 안양면의 다예원(863-8758), 상선약수 마을의 평화다원(863-2974) 등이 알려졌다. 김국은 맛보기가 쉽지 않다. 진선식육식당(863-6668) 등에서 기본 반찬으로 김국을 낸다. 한우와 표고버섯, 키조개를 함께 먹는 ‘장흥 삼합’은 이미 장흥 식도락의 ‘전설’이 됐다. 만나숯불갈비(864-1818), 탐마루(862-8292) 등이 알려졌다.
  • ‘냠냠 남도’ … 꾸미지 않은 멋이다

    ‘냠냠 남도’ … 꾸미지 않은 멋이다

    차가운 겨울바람에 갯것들이 익어 갑니다. 뭍의 산물은 거개가 자취를 감췄지만 바다 먹거리는 지금이 한창입니다. 전남 장흥으로 갑니다. 맛으로 이름난 남도에서도 ‘맛의 방주’라 부를 만한 곳입니다. 포실하게 살이 오른 ‘바다의 꽃’ 굴이며 지쳐 누운 소도 벌떡 일으켜 세운다는 낙지, 웰빙 먹거리의 상좌 자리를 꿰찬 매생이 등이 이 계절의 대표 먹거리들이지요. 여기에 남도 고유의 발효차 청태전으로 입을 가시고, ‘한국관광의 별’로 떠오른 편백나무 숲의 청신한 공기를 마시며 머리를 맑게 할 수 있습니다. 힘찬 새해를 여는 여행지로 이만한 곳도 없지 싶습니다. 장흥의 맛은 직선적이다. 에둘러 돌아가는 법이 없다. 식재료를 이리저리 섞어 내는 조미의 힘보다, 재료 본연의 맛에 충실한 식습관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마 전능한 이가 ‘맛의 방주’를 만들어 제철 식재료로 채운다면 장흥산이 상당 부분 차지하지 않을까 싶을 만큼 장흥의 물산은 계절에 따라 다양하다. 그 가운데 한겨울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해산물은 단연 굴이다. 전설적인 플레이보이 카사노바가 즐겨 먹었다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정력 식품 중 하나다. 장흥에서라면 다른 식재료를 넣고 조리하는 것보다 굴 자체를 직화로 구워 먹는 직선적인 조리 방식이 더 잘 어울린다. 장흥에서 굴구이로 이름난 곳은 용산과 관산 등 두 곳이다. 두 지역의 거리는 멀지 않지만 먹는 방식은 꽤 다르다. 먼저 ‘용산의 맹주’ 남포마을. 소나무 몇 그루 있는 소등섬이 바다 위에 달처럼 떠 있는 마을이다. 마을 앞 바다에서 ‘돌꽃’ 석화(石花)가 난다. 남포마을 굴은 ‘한정판’이다. 11월 말부터 3월까지 잘해야 석 달 남짓 채취한다. 나머지 기간에는 마을 사람 누구도 굴을 채취하지 않는다. 당연히 굴구이 집들도 문을 닫는다. 남포마을에서 파는 굴은 사실 ‘못난이’다. 자연산이어서 그렇다. 알도 잔 편이다. 굴 껍데기에는 뻘이 묻어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잘 씻어서 낸다고 해도 그렇다. 하지만 자연산을 선호하는 이들의 생각은 확고하다. 맛도 좋거니와 뻘을 조금 먹는 것 정도는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반면 양식으로 키워 낸 굴은 뻘에서 채취한 굴에 비해 알도 크고 모양도 예쁘다. 종패를 넣어 키운 양식 굴구이 집들이 늘어선 곳은 관산읍 죽청마을 일대다. 현지인들조차 두 지역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린다. 양식을 선호하는 이들의 주장은 당연히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것이다. 맛의 차이가 경미한 만큼 기왕이면 알이 굵고 깔끔한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다.굽는 방식도 약간 다르다. 남포마을에는 장작을 때 굽는 옛날 방식을 고수하는 집이 세 곳 정도 된다. 화덕이나 드럼통 등 불을 피우는 형태만 다를 뿐이다. “용곤이 아재네 집”(공식 상호는 석화일번지)은 드럼통, “수정이네 집”(남포 수산)은 황토 화덕을 쓰는 식이다. 편리하기로는 사실 가스불을 따를 수 없다. 깔끔하고 화력도 고르다. 장작은 아무래도 불편하다. 참나무 장작을 구해야 하고, 연기도 많이 난다. 재가 날릴 때도 있다. 한데 정감 넘치는 분위기라면 단연 장작불이다. 맛 역시 장작불이 구이에 가깝다면, 가스불은 찜에 좀더 가깝다. 장작불로 구울 때는 순서가 있다. 먼저 굴은 센 불에서 구워 먹는다. 이어 중불에 토종닭을 굽고, 마지막으로 숯불의 열기를 이용해 삼겹살까지 구워 먹는다. 굴은 껍데기에 묻은 뻘이 회백색으로 마를 때쯤 먹는 게 좋다. 완전히 익히기보다 약간의 수분이 남을 정도라야 특유의 향과 맛을 만끽할 수 있다. 굴구이는 치장하지 않은 자연의 맛이 일품이다. 처음엔 쌉싸름했다가 곧 달달해진다. 그네들 말로 “달보드레”하다. 여기에 짭조름한 맛이 더해지며 별다른 양념 없이도 달게 넘어간다.낙지 역시 장흥산 스태미나 식품의 대표 주자 중 하나다. ‘지쳐 누운 소도 벌떡 일으켜 세운다’는 속담의 주인공이다. 장흥은 우리나라 낙지 생산 1번지다. 국내 최대 낙지 산지인 전남에서도 40% 정도가 장흥산이라고 한다. 장흥산 낙지는 머리가 작다. 발은 오종종하고 길다. 몸 맛은 씹을수록 쫄깃하다. 낙지는 한 마리를 둘둘 말아 통째 먹는 게 최고다. 현지인들은 발을 쑥쑥 훑어 바닷물만 덜어 내고 먹는 방식을 선호한다. 뭍에서 온 사람들은 아무래도 초고추장이 곁들여져야 수월하게 먹을 수 있다. 통째 먹는 게 불편하면 ‘탕탕이’를 먹으면 된다. 낙지를 잘게 “쪼사”(잘게 자른다는 뜻의 사투리) 소고기 육회 등을 얹어 먹는 방식이다. ‘낙지삼합’도 요즘 인기다. 낙지와 키조개, 돼지고기를 한 번에 즐기는 요리다. 먼저 날것으로 낙지를 먹고 키조개는 약간 익혀 먹는다. 이어 식기 아래 깔아 둔 돼지고기가 익을 무렵 통통하게 익은 낙지 다리와 달보드레한 키조개, 기름진 돼지고기를 하나로 묶은 뒤 입에 날름 털어 넣는다. 겨울철 참살이 식품의 상좌 자리는 매생이 몫이 아닐까 싶다. 매생이는 12∼2월 추운 겨울에 잠깐 나타나 담백한 제 몸 맛을 알려 주고는 금세 사라지는 해조류다.매생이가 많이 나는 곳은 내저마을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매생이 양식이 시작됐다는 곳. 매생이는 파도가 잦아지는 굽은 곳, 바닷물과 민물이 몸을 섞는 기수역에서 잘 자란다. 항아리 형태의 내저마을 앞바다는 이 같은 조건의 최적지로 꼽힌다. 예전에는 매생이 양식발을 설치한 시기에 따라 채취 시기가 달라졌다. 초사리나 뻘벗기(가장 먼저 채취한 매생이), 두사리(20일쯤 지난 뒤 채취한 매생이), 홀치기(마지막 채취한 매생이) 등 불리는 이름도 달랐다. 요즘은 이런 모습을 찾기 힘들다. 채취 작업이 고된 데다 일손도 달리기 때문이다. 한 번에 양식발을 거둬들인 뒤 채취하면 끝이다. 장흥에선 국물이 안 보일 정도로 걸쭉하게 매생이국을 끓인다. 매생이 올이 드러날 정도로 성기게 끓인 도회지의 매생이국은 댈 게 못 된다. ‘무산김’도 겨울이 제철이다. 무산김은 ‘바다의 제초제’라 불리는 염산을 쓰지 않고 양식한 김을 일컫는다. 김으로 만든 요리는 김국 정도가 유일하다. 이름 그대로 멸치 등으로 낸 육수에 말린 김을 설설 풀어 내는 단순한 요리다. 단품 메뉴보다는 시원한 입가심용으로 즐겨 먹는다. 예전에는 ‘소울 푸드’라 할 만큼 쉽게 맛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몇몇 식당에서만 김국을 낸다.청태전은 요즘 장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전통 녹차다. ‘푸른 이끼가 낀 동전 모양 차’라는 뜻의 이름이 독특하다. 삼국시대부터 근세까지 장흥을 중심으로 발달한 발효차로, 맛이 순하고 부드럽다. ■ 쉬이쉬이 겨울도 푸르다 이제 ‘식후경’을 말할 차례다. 장흥엔 ‘2019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여행지가 있다. 편백숲 우드랜드다. 2015년 토요시장에 이은 두 번째 별이다. 편백숲에선 한겨울에도 초록빛 샤워를 할 수 있다. 여기에 힘찬 해돋이를 마주할 수 있는 정남진 전망대와 회령진성, 안중근 의사를 배향한 해동사 등의 명소들을 돌다 보면 하루해가 금방 진다.①편백숲 우드랜드는 삼림욕을 겸한 산림휴양지다. 40~50년 된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100㏊에 걸쳐 군락을 이루고 있다. 군데군데 삼나무도 섞여 있어 ‘피톤치드의 보고’라는 상찬을 받는다. 정확히는 편백나무가 70%로 주종을 이루고, 삼나무가 30%가량 섞여 있다. 편백숲은 주민들의 울력으로 만들어졌다. 1969년부터 우목리 등 인근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노동력을 보태 우드랜드를 조성했다. 우드랜드에 들면 수직으로 높지거니 솟은 편백나무의 기세에 우선 놀란다. 한낮에도 어둡게 느껴지는 편백숲에서는 나무의 정령들이 날아다닐 것만 같다. 모든 게 삭아 내린 한겨울에 초록빛 나무와 마주하다 보면 눈이 저절로 정화되는 듯하다. 숲에 들면 나무의 향기와 청량한 공기가 동시에 밀려든다. 두 팔 벌려 마음껏 초록빛 샤워를 즐긴다. 삼림욕이란 바로 이런 것이지 싶다. 우드랜드가 깃든 곳은 억불산(518m)이다. 산세가 여인의 고운 치마폭을 닮았다는 곳으로, 장흥의 대표적인 관광 아이콘 가운데 하나다. 우드랜드에서 억불산 정상까지는 무장애 데크길이 이어져 있다. 이른바 ‘말레길’로, 편백숲 사이에 목재데크를 깔아 장애인, 노약자 등 관광 약자들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게 했다. 지난해 우드랜드가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되기까지 말레길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고 전해진다. 말레길은 ‘소금집’ 옆에서 출발해 억불산 정상까지 구불구불 이어진다. 이리저리 돌아가는 방식으로 나무데크의 경사도를 낮췄다. ‘말레’는 호남 지역에 전해 오는 옛말로, ‘대청마루’를 뜻한다. 방과 방을 연결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 ‘말레’이니, 이해와 소통을 기원하는 길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길이는 약 4㎞다.말레길 초입의 ②‘소금집’은 일종의 찜질방이다. 겨울 추위를 녹이기 좋다. 소금 마사지방, 해독방, 편백 반신욕방, 황토방 등 치유시설과 소금램프, 편백 반신욕기 등 체험물품, 풍욕장 등을 갖추고 있다.장동면의 ③해동사(海東祠)는 안중근(1879~1910) 의사를 배향하는 사당이다. 안 의사와 전혀 연고가 닿지 않는 곳에, 그것도 다른 성씨의 문중에서 이를 세우고 관리해 왔다는 게 놀랍다. 나라 안에서 안 의사를 모신 사당이 하나뿐이라는 사실도 의외다. 게다가 중국 하얼빈에 있는 안 의사 기념관과 해동사의 경도가 126도로 같다는 것도 우연치고는 기막히다. 안 의사의 위패와 영정 등을 모신 해동사는 1955년 조성됐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나라 전체가 어수선했던 혼란기에 안홍천이란 장흥 지역 유지가 세웠다. 안 의사는 순흥 안씨, 안홍천은 죽산 안씨다. 순흥 안씨에서 떨어져 나온 성씨가 죽산 안씨라고는 하지만 혈연이라 할 정도로 가까운 관계는 아니다. 당시 장흥의 재력가였던 안홍천은 안 의사의 후손이 국내에 없어 제사조차 지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사재를 털어 사당을 세웠다고 한다. 현재도 죽산 안씨 문중에서 해마다 음력 3월에 제향을 지내고 있다. 올해는 안 의사 순국 110주년이 되는 해다. 장흥군에서는 ‘해동사 방문의 해’ 등 이를 기념하는 각종 행사를 일 년 내내 이어 갈 계획이다. 해동사 편액에 적힌 ‘海東明月’(해동명월) 글씨는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썼다고 한다. 사당 내부엔 안 의사 영정 2점과 친필 유묵 복사본이 보관돼 있다.④정남진 전망대는 장흥의 랜드마크다. 서울 광화문에서 정남쪽에 있는 정남진 해변에 세워졌다. 전망대는 탁월한 해돋이 명소다. 소록도, 거금도 등 다도해의 섬들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장엄한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관산읍 삼산리에 있다. 정남진 전망대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회진포구에 닿는다. 장흥 출신의 많은 문인이 ‘장흥 문학의 자궁’이라 표현했던 포구다. 키 낮은 집들 너머로는 장흥 바다가 부드럽게 능선을 그리고 있다. 이 일대의 바다 물빛이 참 곱다. 청잣빛 바다다.회진포구 뒤편 언덕에 ⑤회령진성이 있다. 남해 일대의 왜구를 소탕하기 위해 1490년(성종 21)에 축조된 만호진성(萬戶鎭城)이다. 이순신 장군이 처음으로 조선수군 함대를 이끌고 출정한 곳이기도 하다. 1597년 당시 삼도수군통제사였던 이순신 장군은 회령포에서 12척의 배와 수군을 모아 임금의 교서를 들고 충성을 결의하는 군례인 ‘숙배’ 행사를 열었다고 전해진다. 회령진성 아래 조성된 12척 배 조형물은 이를 상징하고 있다. 글 사진 장흥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61) 낙지는 회진면 대리의 수산물어판장(867-5024)에서 싸게 살 수 있다. 매일 아침 8시쯤 경매가 이뤄진다. 보통 세발낙지 한 마리에 2000~3000원 선이다. 초고추장만 사 가면 그 자리에서 싱싱한 낙지를 맛볼 수 있다. 매생이죽, 떡국 등을 맛보려면 내저마을 인근의 대덕시장으로 가야 한다. 바다횟집(867-2332) 등 식당들이 몰려 있다. 요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청태전은 안양면의 다예원(863-8758), 상선약수 마을의 평화다원(863-2974) 등이 알려졌다. 김국은 맛보기가 쉽지 않다. 진선식육식당(863-6668) 등에서 기본 반찬으로 김국을 낸다. 한우와 표고버섯, 키조개를 함께 먹는 ‘장흥 삼합’은 이미 장흥 식도락의 ‘전설’이 됐다. 만나숯불갈비(864-1818), 탐마루(862-8292) 등이 알려졌다.
  • 백석예술대학교 `한상`팀, 2019 청년외식 인큐베이팅 우수사례 선정

    백석예술대학교 `한상`팀, 2019 청년외식 인큐베이팅 우수사례 선정

    백석예술대학교(총장 윤미란) 외식산업학부와 관광학부 학생들로 구성된 ‘한상’팀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외식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의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상을 수상했다.농림축산식품부는 2019년 한 해 동안 전국의 5개 지역에 ‘청년키움식당’을 개설해 외식사업 창업에 뜻이 있는 청년들에게 매장과 시설을 제공해 스스로 외식사업의 창업을 준비하고 경영하며 창업역량을 기르고 성공가능성을 높이는 기회를 갖도록 했다. 여기에 참가한 청년과 대학생들은 팀 별로 1~3개월 동안 각각 독특한 메뉴와 서비스로 매장을 운영하는 경험을 쌓았다.지난 12월 20일 서울 강남구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우수사례 경진대회에는 전국에서 참가한 40개 팀 가운데 각 지역 운영기관의 추천을 받은 8개 팀이 사례발표에 나섰다. 백석예술대학교 ‘한상’팀은 이번 경진대회에서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백석예술대학교팀은 사업 첫 해인 2016년부터 4년 째 줄곧 이 사업에 참여해 국내산 식재료의 발굴과 트렌드를 반영한 메뉴를 개발함으로써 농업과 외식산업의 상생 발달에 기여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기는 동남아] 초등입학 첫날, 시각장애 부모에 학교 소개하는 초등생

    [여기는 동남아] 초등입학 첫날, 시각장애 부모에 학교 소개하는 초등생

    초등학교 입학 첫날, 시각장애 부모를 모시고 학교 곳곳을 소개하는 초등 1년생의 의연한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는 각급 학교의 신년 새 학기가 시작된 가운데 한 초등학교 교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이 큰 화제다. 교사는 “농아이자 앞을 못 보는 부모의 손을 잡고 학교 곳곳을 소개하는 어린 학생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눈물이 차올랐다”면서 “이 날은 아이가 생애 처음 학교를 온 날이었다”고 설명했다. 입학 첫날 한 반에 30명가량의 아이들은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설레는 첫날을 보냈지만, 이 어린 여자아이는 직접 모든 일을 처리하며 오히려 부모를 보살피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학부모 연락처를 적는 종이에 직접 숫자를 적어냈는데, 비록 거꾸로 숫자를 적긴 했지만 당찬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나자, 어린 여학생은 부모를 이끌고 학교 운동장, 강당, 식당 등을 돌아다니며 설명해주었고, 심지어 수업을 마치면 엄마가 자신을 데리러 와야 하는 장소까지도 상세히 알려 주었다. 일반적으로 초등 입학식에서 부모가 자녀들에게 하는 모든 행동을 오히려 어린아이가 부모에게 해주고 있었다. 부모를 돕는 아이의 모습은 매우 자연스럽고 당당했다. 교사는 “8살 아이의 모습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만큼 아이는 독립적이고, 강인했다”면서 이 아이의 모습을 통해 나도 강하게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다졌다고 밝혔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 역시 “대단한 초등생”이라면서 “아이의 성공적인 학교생활을 기원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월드피플+] 낯선 손님에게 ‘2020달러 팁’ 받은 美 노숙자 출신 미혼모

    [월드피플+] 낯선 손님에게 ‘2020달러 팁’ 받은 美 노숙자 출신 미혼모

    노숙자 쉼터에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던 식당 종업원에게 선물 같은 팁이 주어졌다. CNN과 폭스뉴스 등은 미국 미시간 주의 한 식당에서 일하던 미혼모가 새해를 앞두고 손님에게 2020달러의 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시간 주 앨피나시의 한 식당에서 손님 두 명이 23달러짜리 점심 식사를 주문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던 이들은 종업원 앞으로 2020달러(약 233만 원)의 팁을 남겼다. 계산서에는 ‘해피 뉴 이어, 2020 팁 챌린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손님이 서명한 2020달러짜리 수표를 받아든 종업원 다니엘 프란조니(31)는 왈칵 눈물을 쏟았다. 그녀는 “매니저에게 이게 진짜냐, 받아도 괜찮은 거냐 물었다.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겠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없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프란조니에게 2019년은 매우 힘든 한 해였다.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미혼모인 그녀는 알코올 중독자였다. 2년 전부터 새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다 1년 전 지금 사는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옷가지 외에 다른 살림은 하나도 없이 빈털터리로 앨피나시로 흘러든 그녀가 갈 수 있는 곳은 노숙자 쉼터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가 세 아이와 함께 살날을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프란조니는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나는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 노력 덕분일까. 세밑에 찾아온 2020달러의 행운에 더해 2019년 마지막 날에는 새집으로 이사하는 경사까지 겹쳤다. 프란조니는 “이제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오려 한다. 새로운 삶의 기회가 찾아왔다. 나와 내 아이들에게 미래가 생겼다”며 감격스러워했다.손님들이 남기고 간 팁으로 그녀는 무얼 하고 싶을까. 일단 운전면허를 딸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내년에는 모든 아이를 만날 수 있고 딸에게는 운전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남은 돈은 저축할 생각이다. 프란조니는 “사실 팁을 받은 날 새벽 이웃집에 불이 나 불안에 떨고 있었는데 축복이나 다름없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손님에게 감사를 전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 새해를 앞두고 내 삶의 궤적을 바꾸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것을 그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손님들은 내가 어디서 왔는지,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온 그들의 친절 덕분에 나는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받은 행운을 나누고 싶었던 그녀는 이후 다른 식당을 방문해 20.20달러를 팁으로 전했다는 후문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박기열 서울시의회 부의장, 육군 제3사단 장병 위문 방문

    박기열 서울시의회 부의장, 육군 제3사단 장병 위문 방문

    박기열 서울시의회 부의장(더불어민주당, 동작3)은 지난 31일 오전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육군 제3사단 백골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격려금을 전달했다. 박 부의장을 비롯한 방문단은 지난 연말에 이어 다시 백골부대를 찾게 됐으며, 부대시설과 역사관 등을 견학하고 장병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후 식당으로 이동해 사단장 이하 부대 장병들과 함께 오찬을 가졌다. 박 부의장은 “불철주야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는 장병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힘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번 방문에는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울 동대문구갑)과 함께 서울시의회 김생환 부의장(더불어민주당, 노원4), 서윤기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 관악2), 김용석 대표의원(더불어민주당, 도봉1) 등도 참석했다. 박 부의장은 지포리 사격장의 전차대대 훈련 현장을 방문해 마침 훈련 중이던 대대 장병들의 훈련을 참관하고 격려하면서 “전차의 위력에 다시금 놀랐으며 대한민국 안보에 이상이 없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눈보라와 맹추위 속에서도 최전방에서 밤낮 없이 국토방위를 위해 힘쓰고 계신 장병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장병 여러분 덕분에 저를 비롯한 대한민국 국민이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장병 여러분의 건강이 곧 우리 국방의 건강이라 생각하고, 추운 날씨에 항상 건강 유의하시기를 바란다”면서 “쉽지 않은 최전방의 근무 환경 속에서 앞으로도 이 땅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점심값도 줄였다… 자린고비가 된 직장인

    점심값도 줄였다… 자린고비가 된 직장인

    지난해 9월 한 달 동안 개인 고객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신용카드로 긁은 돈이 1년 전보다 0.3% 감소했다. 음식점 카드 사용액이 전년 같은 달 대비 줄어든 건 6년 7개월 만이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역세권과 회사들이 몰려 있는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직장인들이 밥값 지출을 줄인 결과로 보인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개인의 음식점 신용카드 사용액은 4조 6614억원으로 2018년 9월(4조 6770억원)보다 156억원 감소했다. 월별 음식점 신용카드 사용액이 1년 전보다 감소한 것은 2013년 2월(-7.0%) 이후 처음이다. 외식 경기는 소비심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지난해 8~9월 소비심리가 악화된 것이 원인이다. 경기가 나빠지면 소비자들이 자녀 교육비나 의료비 등 꼭 필요한 지출 대신 외식비부터 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를 보면 지난해 8월 92.5로 2017년 1월(92.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에는 96.9로 전월보다 올랐지만 전년 같은 달 대비로는 3.1포인트 하락했다. 역세권과 오피스 상권 외식업체들의 타격이 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상권별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에서 역세권은 67.30으로 전기 대비 7.57포인트, 오피스 상권은 70.76으로 1.74포인트 떨어졌다. 직장인들이 점심값을 아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잡코리아가 직장인 13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지난해 직장인 평균 점심값은 6110원으로 1년 새 120원(2.0%) 줄었다. 구내식당 대신 회사 근처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직장인의 평균 점심값도 지난해 7163원으로 전년 대비 37원(0.5%)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부터 소비자심리지수가 상승세를 보여 외식업 경기가 반등했을 가능성도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0월 98.6, 11월 100.9, 12월 100.4로 상승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비자심리지수와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는 전반적으로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내려놓으니 꿈 이뤄지네요” 50대 케이팝 스타의 행복

    “내려놓으니 꿈 이뤄지네요” 50대 케이팝 스타의 행복

    유튜브 ‘탑골GD’ ‘슈가맨3’로 신드롬 기자간담회 취재진 몰리고 팬미팅 매진 “한국 떠나야 했던 아픔, 행복으로 변해” 예전 앨범 LP 재발매·에세이 책도 준비“50대가 된 지금은 ‘케이팝 스타’가 되길 원하지 않아요. 그런데 내려놓으니까, 원하지 않으니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게 신기해요. 다 반대로 되고 있어요.” 31일 데뷔 28년 만의 첫 팬미팅을 앞둔 양준일(50)은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진 시간 동안 깨달음을 얻은 사람처럼 보였다. 엄청난 관심에 얼떨떨해하면서도 설렌 표정이었지만, 시종일관 인기나 주변 상황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초연한 태도였다. 양준일은 이날 서울 광진구 세종대 대양홀에서 기자들과 만나자 “나를 보러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다니 충격적이다. 일주일 전만 해도 그냥 식당 서버였는데, 믿기지 않는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취재진 120여명이 몰렸다. 1800석 규모 공연장에서 두 차례 예정된 팬미팅도 티켓 오픈 직후 매진됐다. 유튜브에서 ‘탑골GD’로 소환돼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를 거쳐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기까지, 그는 “계획대로 된 게 없다”고 했다. 그저 10대부터 지금까지 자신이 마주한 현실에 적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과거에 내려놓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에 다시 이런 인기를 원하는 게 옳은지 헷갈리기도 한다”면서도 “나중에 사람들이 나를 원하지 않더라도 그걸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자신의 인기 비결에 대해 묻자 “왜 인기를 얻고 있는지 내가 감히 파악할 수 없다. 기자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다. 날 왜 보러 왔나”라며 오히려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30년 가까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힘든 적도 많았다. 그러나 쓰레기 속에도 보석은 늘 있었다. 그는 “지난 과거에서 한순간도 버리고 싶은 것은 없다”면서 “비자 연장이 거부되거나 한국을 떠나야 했던 아픔이 있지만, 늘 순간순간 나를 환대해 준 사람들 덕분에 과거의 아픔이 녹아 행복으로 변했다”고 떠올렸다. 그런 따뜻한 기억 때문에 연예계 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한국에 정착할 계획이다. 미국에 있을 때나 한국에서 영어 공부방을 할 때도 마음으로 한국을 사랑했고 다가가고 싶었다는 그는 “조건만 된다면 한국에 살면서 대중이 원하는 한 활동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20대 때 자신의 음악을 LP 등으로 다시 발매할 계획이다. 자신의 삶과 생각을 담은 책도 준비 중이다. 그는 “지금은 신곡보다 기존 곡들을 충분히 표현할 생각”이라며 “음악의 90%를 몸으로 표현하는 만큼 무대에도 많이 오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내려놓으니 이뤄지네요” 50에 이룬 케이팝 스타의 꿈

    “내려놓으니 이뤄지네요” 50에 이룬 케이팝 스타의 꿈

    유튜브 ‘탑골GD’ 등 신드롬취재진 몰리고 팬미팅 매진“한국 떠난 아픔, 행복으로 변해”옛 앨범 재발매 에시에 책 준비 “50대가 된 지금은 ‘케이팝 스타’가 되길 원하지 않아요. 그런데 내려놓으니까, 원하지 않으니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게 신기해요. 다 반대로 되고 있어요.” 31일 데뷔 28년 만의 첫 팬미팅을 앞둔 양준일(50)은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진 시간 동안 깨달음을 얻은 사람처럼 보였다. 엄청난 관심에 얼떨떨해하면서도 설렌 표정이었지만, 시종일관 인기나 주변 상황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초연한 태도였다. 양준일은 이날 서울 광진구 세종대 대양홀에서 기자들과 만나자 “나를 보러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다니 충격적이다. 일주일 전만 해도 그냥 식당 서버였는데, 믿기지 않는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취재진 120여명이 몰렸다. 1800석 규모 공연장에서 두 차례 예정된 팬미팅도 티켓 오픈 직후 매진됐다. 유튜브에서 ‘탑골GD’로 소환돼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를 거쳐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기까지, 그는 “계획대로 된 게 없다”고 했다. 그저 10대부터 지금까지 자신이 마주한 현실에 적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과거에 내려놓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에 다시 이런 인기를 원하는 게 옳은지 헷갈리기도 한다”면서도 “나중에 사람들이 나를 원하지 않더라도 그걸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자신의 인기 비결에 대해 묻자 “왜 인기를 얻고 있는지 내가 감히 파악할 수 없다. 기자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다. 날 왜 보러 왔나”라며 오히려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30년 가까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힘든 적도 많았다. 그러나 쓰레기 속에도 보석은 늘 있었다. 그는 “지난 과거에서 한순간도 버리고 싶은 것은 없다”면서 “비자 연장이 거부되거나 한국을 떠나야 했던 아픔이 있지만, 늘 순간순간 나를 환대해 준 사람들 덕분에 과거의 아픔이 녹아 행복으로 변했다”고 떠올렸다. 그런 따뜻한 기억 때문에 연예계 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한국에 정착할 계획이다. 미국에 있을 때나 한국에서 영어 공부방을 할 때도 마음으로 한국을 사랑했고 다가가고 싶었다는 그는 “조건만 된다면 한국에 살면서 대중이 원하는 한 활동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20대 때 자신의 음악을 LP 등으로 다시 발매할 계획이다. 자신의 삶과 생각을 담은 책도 준비 중이다. 그는 “지금은 신곡보다 기존 곡들을 충분히 표현할 생각”이라며 “음악의 90%를 몸으로 표현하는 만큼 무대에도 많이 오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자치단체 새해 각오다지는 시무식 행사 다채

    민생경제 살리기, 부정부패 근절 등 경자년 새해를 맞는 자치단체들이 이색 시무식으로 새해 각오를 다진다. 제주도는 2일 오전 9시30분 2020년 시무식을 제주민속오일장에서 연다. 민속오일시장 시무식은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원희룡 제주지사의 의지가 담겨있다. 시무식에는 원 지사를 비롯해 5급 이상 간부공무원 200여명과 고희범 제주시장, 양윤경 서귀포시장, 출자출연기관장 등이 참석한다. 시무식을 마친 후에는 원 지사를 비롯한 공무원들이 직접 시장을 둘러보며 장보기에 나서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지원한다. 충남도는 2일 오후 2시 도문예회관에서 여는 시무식에서 간부 공무원 24명이 청렴서약을 한다. 충남도는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시·도 중 2013년과 2014년 꼴찌를 했으나 2017년 1위에 이어 2019년까지 연속 3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올해 청렴도 평가에서 상위권을 유지한 것은 전 직원이 청렴도 개선에 적극 동참한 결과며 새해에도 부정부패 추방 등 보다 투명한 행정으로 도민이 신뢰하는 도정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3일 오전 직원들과 도청 뒤편 검무산(해발 332m)에 올라 경자년 새해를 맞는다. 이어 도청 안민관 1층 로비에서 각각 새해 소원문을 작성한다. 충북 제천시는 약속나무 가꾸기 행사로 시무식을 꾸민다. 나무를 형상화한 그림 4개를 시청 대회의실 입구에 배치하면 시무식에 참석하는 직원들이 준비된 나뭇잎과 열매 모양의 메모지에 자신과의 약속 또는 새해 목표 등을 적어 나무그림에 부착한다. 시는 시무식이 끝나도 약속나무를 그대로 둬 직원들이 조회에 참석할 때마다 약속나무를 보면서 각오를 다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경기 수원시는 시무식을 없애고 시민과 직원들이 함께 음악회를 감상한다. 시는 2일 오전 8시 30분 시청 본관 로비에서 수원시립합창단·수원시립교향악단이 참여하는 신년음악회를 업무 시작 전까지 30분 동안 연다. 인천시도 종무식과 시무식을 없앴다. 시무식은 시청 구내식당인 소담홀에서 직원들과 떡국으로 오찬을 함께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가수 양준일 “한국서 난리났는데 서빙하면 어떡하냐더라”

    가수 양준일 “한국서 난리났는데 서빙하면 어떡하냐더라”

    가수 양준일이 31일 팬미팅을 앞두고 연 기자간담회에서 갑작스런 인기에 깜짝 놀란 모습을 보였다. 양준일은 이날 서울 광진구 능동로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2019 팬미팅 ‘양준일의 선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진행은 팬미팅 진행자이기도 한 작사가 김이나가 맡았다. 양준일은 무대에 올라 수많은 취재진을 보며 “저 보러 오신 게 맞냐. 저 지금 너무 놀랐다. 3~5명 올 줄 알았다. 정말 이렇게 많이 올 줄, 이런 게 처음이다”라며 깜짝 놀란 표정을 보였다. 이어 “너무 감사하다. 머리 속에 있는 나의 이미지가 아직 조금 헷갈리는 상태다. 일주일 전만 해도 그냥 (식당) 서버였는데 여러분들이 저를 이렇게 보러 왔다는 것 자체가 좀 믿겨지지 않는다.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양준일은 지난 1991년 데뷔해 히트곡 ‘가나다라마바사’, ‘리베카’ 등의 히트곡을 남겼지만 2집 이후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V2로 활동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탑골공원’ 등 유튜브를 통해 그의 음악이 새롭게 조명되며 시대를 초월한 가수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날 2회에 걸쳐 팬미팅을 연 양준일은 한국에 팬미팅을 하러 온 것에 대해 “사실 제가 대한민국을 굉장히 좋아한다. 가수 활동을 안 할 때도 영어 공부 가르치면서 한국에 있었고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며 “그런데 돌아갈 때는 한국에 다시는 안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리고 대한민국에 있으면서도 대한민국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다가가기 힘든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가 다가가고 싶어했다. 그런데 미국에 갈 땐 몸이 떠나가면서 영영 떠나갈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안 살고 있단 것이 오히려 낫다고 제 자신을 설득한 것 같다. 다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슈가맨’에 돌아온 것 자체도 굉장히 망설였다”고 털어놨다. 양준일은 유튜브로 시대를 초월한 가수로 새롭게 조명된 뒤 JTBC 음악예능 ‘슈가맨’에 출연해 50대란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춤솜씨로 각광받았다. 그는 ‘슈가맨’ 출연에 대해서는 “전화가 왔고, 원래 제가 전화를 안 받았고, 다른 서버가 전화를 대신 받았는데 대한민국에서 난리가 났는데 서빙을 하고 있으면 어떡하냐고 짜증을 내더라. 형 전화받으라고 짜증을 내더라. 실질적으로 와 닿지 않았다. 그런데 비행기를 타고 오는데 스튜어디스 분들이 다 알아보고, 제가 아이와 타고 있어서 맨 마지막에 내리는데 비행기 마무리하시는 청소하는 분들이 다 알아보시더라. 이게 무슨일이지 생각했다”며 “저도 설마했고, 그 분들도 설마 했다. 사실 아직까지 적응 중이다. 많은 분들이 저를 보러왔다는 것 자체가 쇼크다”라고 놀라워했다. 한편 양준일은 데뷔 30여년 만에 최초로 광고모델로 발탁되어 롯데홈쇼핑 광고를 촬영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파리만 날리는’ 100억 투자 농촌테마공원

    공원 내 정자 등 특정인이 무단 점거 감사원, 49곳 활성화 방안 마련 통보 농촌지역 활성화를 위해 국비와 지방비를 투입해 조성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농촌테마공원이 사실상 방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체험관 등 각종 시설은 운영이 중단됐고, 심지어 공원 내 정자 등 일부 시설물은 특정인이 무단 점거해 장기 거주하고 있다. 감사원은 이 내용을 포함한 ‘농산촌 개발 등 농산촌 지원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를 30일 공개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2006년부터 매년 4∼5개 시군을 선정해 농촌테마공원 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국비와 지방비가 각 50%씩 투입되며, 올해 7월 현재까지 모두 49개가 조성된 상태다. 감사원이 전남 화순군과 강원 고성군의 농촌테마공원을 현장 점검한 결과 화순군에 50억원을 투자해 조성한 농촌테마공원은 2016년 이후 농산물 판매장 등 전체 시설이 운영 중단된 상태였다. 특히 공원 내 정자와 팜스테이 시설에는 특정인이 텐트 등을 설치하고 무단 점유한 상태였다. 역시 50억원이 투입된 고성군 농촌테마공원의 백두대간 생태체험 전시관과 온실도 텅 빈 곳으로 놔두는 등 2017년 이후 전체 시설을 운영하지 않고 방치했다. 그러다 보니 식당, 판매점 등이 들어선 아로마체험관도 찾아오는 체험객이 없어 사정은 마찬가지다. 농촌테마공원 조성사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테마공원을 설치한 시군은 운영 현황을 점검해 반기별로 시도를 거쳐 농식품부에 보고해야 한다. 그런데 화순군은 2016년 연간 방문객 수를 1만 6863명으로, 고성군은 2017년 연간 방문객 수를 4000명으로 농식품부에 사실과 다르게 보고했다. 감사원은 농식품부 장관에게 49개 농촌테마공원 운영 실태를 파악해 부실하게 운영되는 농촌테마공원 활성화 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특히 전남지사·강원지사·화순군수·고성군수에게 농촌테마공원 운영 실태를 사실과 다르게 보고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부동산 계약 후 30일 내 신고해야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부동산 계약 후 30일 내 신고해야

    ■재정·조세 악덕 체납자 유치장 감치… 맥주·탁주 세금 종량세로 ●악의적 고액·상습체납자 감치 1월 1일부터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국세를 3회 2억원 이상 체납하면 30일 범위 안에서 유치장에 감치될 수 있다. ●노후차 교체 때 개별소비세 감면 10년 이상 노후차를 폐차한 후 신차(경유차 제외)를 구입하면 6월까지 개별소비세 70%(100만원 한도)를 깎아 준다. ●주류 과세 개편 맥주·탁주 세금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된다. 맥주는 출고가 72%에서 ℓ당 830.3원으로, 탁주는 출고가 5%에서 ℓ당 41.7원으로 바뀐다. 세율은 매년 물가에 연동돼 조정된다. 생맥주는 2년간 한시적으로 세율이 20% 경감된다. ●비과세종합저축 과세특례 적용 기한 연장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1인당 5000만원 한도로 이자·배당소득을 비과세하는 비과세종합저축을 내년 12월 31일까지 연장한다.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 기준 완화 경영 여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사후 관리 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한다. 사후 관리 기간에 업종 변경 범위를 확대한다. ●동거 주택 상속공제 공제율·공제한도 인상 1가구 1주택 실수요자의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속재산가액 공제 기준을 5억원 한도 내 주택 가격 80%에서 6억원 한도 내 100%로 변경한다. ●근로·자녀장려금 제도 정비 저소득 가구의 근로장려금 최소지급액을 3만원에서 10만원으로 높인다. 직계존속 부양 가구를 홑벌이 가구에 포함한다. 근로장려금을 신청했다면 자녀장려금도 신청한 것으로 간주한다. ●창업자금 증여세 특례 확대 31개 업종이던 과세 특례 범위를 모든 서비스업종으로 확대한다. 특례 대상도 창업 1년 이내, 자금사용 3년에서 창업 2년 이내, 자금사용 4년 이내로 확대한다.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 적용 기한 연장 근로소득 7000만원 이하 무주택 근로자를 대상으로 주택청약종합저축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하는데, 2022년까지 제도를 연장한다. ■금융·부동산 주택연금 55세부터 가입… 임대아파트 재난배상보험 의무화 ●주택연금 가입 연령 55세 이상으로 변경 자기 집에 살면서 노후 소득을 보장받는 주택연금 가입 가능 연령이 현재 60세 이상(부부 중 연장자 기준)에서 55세 이상으로 낮아진다.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내년 1분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 ●은행 예대율 산정 방식 변경 은행 자금이 중소기업 대출로 흘러갈 수 있도록 은행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산정 방식에서 가계대출 가중치를 100%에서 115%로 올리고 법인 대출은 100%에서 85%로 내린다. ●4조 5000억원 설비투자 촉진 금융지원 내년 1분기 중소·중견기업의 신규 설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총 4조 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최저 1.5% 특별우대금리를 적용해 1년간 한시 운영하며 대출 만기는 최대 15년, 지원 대상은 중소·중견기업의 신증설 투자다. ●부동산 매매계약 후 30일 이내 거래액 등 신고 2월 21일부터 부동산의 매매계약 등을 하면 계약 체결일부터 30일 이내에 시군구청에 신고해야 한다. 현재는 60일 이내에 신고하게 돼 있다. 신고된 사항이 해제, 무효 또는 취소된 경우에도 확정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다중이용 건축물 준공 후 안전점검 내년 5월부터 다중이용 건축물 등은 준공 후 5년 이내 첫 검사를 받고, 이후 3년마다 안전점검을 받아야 한다. 또 연면적 1000㎡ 이상, 높이 20m 이상 건축물을 해체할 땐 해체 계획서를 작성해 허가를 받고 감리도 받아야 한다. ●임대아파트 재난배상책임보험 의무 가입 내년 1월 7일부터 대규모 재난 발생 때 제3자의 신체와 재산 피해를 보상해 주는 ‘재난배상책임보험’의 의무 가입 대상이 15층 이하 임대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분양·임대)까지 확대된다. ■환경·농식품 조기 폐차 보조금 차등화… 닭·오리·계란 이력제 도입 ●대중교통 차량 실내공기질 관리 강화 내년 4월 3일부터 도시철도·철도·시외버스 등 대중교통차량의 실내 초미세먼지 권고 기준이 마련되고 차량 내 공기질 측정이 의무화된다. 환경부령 개정안은 대중교통 차량의 실내 초미세먼지(PM 2.5) 기준을 차종에 구분 없이 50㎍/㎥로 정했다. 차량 내 공기질 측정도 2년마다 1회(권고)에서 매년 1회(의무)로 바뀐다. ●조기 폐차 보조금 지급 차등화 미세먼지 감축 및 대기질 개선을 위해 내년부터 3.5t 미만 배출가스 5등급 경유 차량을 조기 폐차한 후 경유차를 제외한 신차를 구매하면 추가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경유차 조기 폐차 때 보조금 70%(1단계)를 지급하고 정해진 기간에 경유차 외 저공해 신차를 구매하면 30%(2단계)를 추가 지급한다. ●축산물이력제 닭·오리·계란으로 확대 소·돼지고기처럼 닭고기·오리고기·계란에도 이력 번호가 표시된다. 사육·도축·포장·판매 등 단계별 거래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제공된다. ●공익직불제로 쌀 수급 불균형 완화 농가 소득안정과 농업·농촌의 공익 증진을 위해 기존 6가지 직불제가 공익직불제로 통합·개편된다. 공익직불제는 작물과 가격에 상관없이 면적당 일정금액을 지급하고, 농업 활동이 공익을 증진하도록 생태 및 환경 관련 준수의무를 확대한다. 내년 4월 관련 법령 개정을 마치면 시행될 예정이다. ●수산직불금 인상 및 대상지역 확대 정주 여건이 불리한 도서 지역 어가에 지원하는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금이 기존 65만원에서 70만원으로 5만원 인상된다. ■복지·보건·교육 소득 하위 40% 노인에 기초연금 월 30만원 ●아동수당 만 7세 미만 모두에 지급 내년부터 정부는 만 7세 미만(0∼83개월) 모든 아동에게 보편적 권리로 아동수당을 월 10만원씩 지급한다. 지원 대상은 올해 만 6세 미만에서 내년 7세 미만(247만명→263만명)으로 확대된다. ●소득 하위 40% 노인에 기초연금 월 30만원 65세 이상 저소득자에 대한 소득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기초연금 월 최대 30만원 지원 대상을 소득 하위 20% 이하에서 소득 하위 40% 이하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기초연금이 25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오르는 대상이 156만명에서 325만명으로 늘어난다. ●장애인연금 기초급여액 월 최대 30만원 지급 장애인연금 기초급여액 월 최대 30만원 지급 대상도 올해 4월 생계·의료급여 수급자에서 내년 1월 주거·교육급여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까지 확대된다. 지난해 9월부터 모든 수급자에게 월 25만원까지 지급하는 장애인연금은 단계적으로 인상되고 있다. 2021년에는 전체 장애인 연금 수급자에게 월 최대 3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보호종료아동 자립수당 대상자 확대 보호종료 2년 이내 아동(4920명)에게 지급됐던 자립수당이 내년부터 보호종료 3년 이내 아동(7820명)으로 확대된다. 또 올해 수당을 받지 못했던 아동보호치료시설 및 아동일시보호시설 보호종료아동도 수당을 받을 수 있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단계적 확대 고등학교 3학년 대상으로 시작한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2학년으로 확대 실시된다. 고등학생 1인당 연간 158만원의 학비를 줄일 수 있다. ●경찰대학 입학 연령 제한 완화 경찰대학 입학 연령 기준이 ‘입학 연도 3월 1일 현재 17세 이상 21세 미만’에서 ‘입학 연도에 17세 이상 42세 미만’으로 변경된다. 단, 입학 연령 상한을 1세 넘은 사람으로서 1월 1일에 출생한 사람은 입학할 수 있고, 제대 군인은 입학 연령 상한 연장이 가능하다. ■여성·가족 돌봄휴가 최대 10일 신설… 임산부에 친환경 농산물 ●자궁·난소·유방·심장 초음파 건강보험 적용 확대 여성생식기(자궁·난소 등) 초음파 검사는 내년 상반기부터, 흉부(유방)·심장 초음파 검사는 하반기부터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된다. 건강보험은 의사가 질환이 있거나 질환이 의심된다고 판단해 실시한 검사에 적용된다.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지원 정부가 임산부에게 연간 48만원 상당의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는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사업이 1년간 시범 운영된다. 경북·제주 지역과 경기 부천, 대전 대덕 등 전국 14개 시군구에서 내년 1월 1일 이후 출산한 산모와 임신부가 신청할 수 있다. ●가족돌봄휴가 신설 내년 1월 1일부터 노동자는 가족의 질병, 사고, 노령 또는 자녀 양육을 목적으로 가족돌봄휴가(무급)를 청구할 수 있다. 하루 단위로 연간 최대 10일을 사용할 수 있다. 가족돌봄휴가와 가족돌봄휴직(최대 90일)을 합해 연간 90일을 초과할 수는 없다. 돌봄 대상 가족은 부모, 배우자, 자녀였으나 내년부터는 조부모와 손자녀도 포함된다.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 인상 정부에서 지원하는 출산 전후(유산·사산) 휴가급여 월 상한액이 내년 1월부터 200만원으로 인상된다. 기존에는 통상임금 100%를 180만원 한도로 지급했다. ■국방·병무 병장 봉급 33% 인상돼 월 54만 900원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도 시행 내년부터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대체복무를 한다. 이들은 심사·의결을 거쳐 대체역으로 편입된다. 교정시설에서 36개월간 합숙 복무를 하고, 복무를 마친 후에는 8년 차까지 예비군 훈련을 대신해 교정시설에서 예비군 대체복무를 한다. 개정 내용은 내년 1분기 중에 적용될 예정이며 상반기 중 대체역 편입 신청 접수가 시작된다. ●병사 영창제도 폐지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논란이 있었던 병사에 대한 영창제도가 폐지된다. 대신 징계 종류로 군기교육, 감봉, 견책 등이 도입된다. 영창 폐지는 국회 심의 중인 관련 법률안의 통과와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병사 봉급 33% 인상 내년 1월부터 병사의 봉급이 올해 대비 33% 인상된다. 병장 기준 40만 5700원에서 월 54만 900원으로 인상된다. 군 복무 중 자기개발 활동에 대한 지원금도 5만원 인상된 연간 10만원이 지급된다. ●예비군훈련 보상비 인상 내년 예비군훈련 일정이 시작되는 3월부터 동원훈련에 참가한 예비군들에게 4만 2000원의 보상비가 지급된다. 현재는 3만 2000원이다. 지역예비군훈련 실비는 1만 3000원에서 1만 5000원으로 인상되고, 교통비와 중식비도 1000원 올려 각각 8000원과 7000원이 지급된다. ●패딩 점퍼 병사 보급 패딩형 동계 점퍼가 내년에 입대하는 모든 병사에게 보급된다. 여름에는 땀과 수분을 잘 흡수하고 통풍성이 우수한 컴뱃셔츠가 새로 보급될 예정이다. ●입영 신청 때 입영 일정·부대 확정 내년 7월부터 다음 연도(2021년도) 입영 일자를 선택하면 동시에 입영부대도 전산 분류돼 확정·고지된다. 학사(취업) 등 안정적 일정 관리와 계획성 있는 입대 준비 지원에 도움이 된다. ●예비군을 위한 공기청정기 신규 설치 예비군을 위해 부대 생활관과 식당에 공기청정기 2631대가 신규 설치된다. 국방부는 미세먼지 마스크 지급 일수도 연간 18일에서 50일로 확대해 101만개를 지급한다. ●서류심사에 의한 병역감면 처분 대상에 백혈병 등 확대 내년 1월부터 백혈병 등 악성 혈액질환으로 확진된 사람은 병역판정검사장을 방문해 신체검사를 받지 않고, 서류심사를 통해 병역감면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질환 확진자는 병무용 진단서, 의무기록 등을 주소지 관할 지방병무청에 제출하면 병역판정전담 의사가 제출된 서류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병역감면 여부를 판정한다. ●AI(챗봇) 기반 언제·어디서나 민원상담·신청 서비스 시행 내년 2월부터 병무청에서 챗봇과 대화로 상담하고 민원 신청도 가능한 대화형 인공지능 민원서비스가 시작된다. 단순 민원은 AI 기반 챗봇이 24시간 365일 대기시간 없이 즉시 상담을 한다. ●병역의무자 여비 중 교통비 지급단가 인상 내년 1월 1일부터 병역의무자 여비 지급항목 중 교통비 단가가 1㎞당 15.68원으로 인상된다. 병역의무자가 병역 이행 때 지급받는 여비 항목은 교통비, 식비, 숙박비다. 이중 교통비는 현행 1㎞당 116.14원에서 131.82원으로 인상된다. ■고용·노동 최저임금 시급 8590원… 50세 이상 재취업 지원 ●최저임금 8590원으로 인상 시간당 최저임금이 8350원에서 8590원으로 2.9% 오른다. 주 40시간 근무 기준 월급은 179만 5310원이고, 고용 형태와 국적에 상관없이 적용된다.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기준 변경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사업주 부담 경감을 위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기준이 월평균 보수 기준 215만원 이하 노동자 30인 미만 고용 사업장으로 바뀐다. ●주 52시간제 확대 적용 내년부터 50~299인 기업에도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된다. 다만 1년의 계도 기간을 줘 이 기간에 주 52시간제를 위반하더라도 처벌하지 않는다. 명절·국경일 등 일요일을 제외한 관공서의 공휴일이 민간 기업에도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현재 관공서 공휴일은 민간 기업의 법정 유급 휴일이 아니다. ●기업의 재취업 지원서비스 제공 의무화 5월 1일부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은 50세 이상 비자발적 이직 예정자에게 재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부담금 기초액 인상 100인 이상 사업장의 장애인 고용 비율이 의무 기준에 미달할 경우 사업주가 납부해야 하는 부담금의 기초액이 1월 1일부터 107만 8000원(올해는 104만 8000원)으로 인상된다. ●정년 도달한 노동자 계속 고용하면 장려금 지원 중소·중견기업 가운데 정년에 도달한 노동자의 고용 연장을 위한 제도를 도입한 곳에 대해 2년 동안 노동자 1인당 분기별 90만원을 지원한다. ●60세 이상 고령자 고용지원금 지급 단가 인상 정년을 정하지 않은 사업장에서 고용 기간 1년 이상인 60세 이상 노동자를 업종별 지원 기준(1∼23%) 이상 고용한 사업주는 노동자 1인당 분기별 3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 軍 영창 제도 123년 만에 폐지…영창 대신 군기교육·감봉 도입

    軍 영창 제도 123년 만에 폐지…영창 대신 군기교육·감봉 도입

    내년부터 반(反) 인권 논란이 있었던 영창제도가 12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또 종교적 신앙 등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양심적 병영거부자’들은 내년부터 교도소에서 대체복무를 하게 된다. 국방부는 30일 이 같은 방안이 담긴 ‘2020년도 달라지는 국방업무’를 발표했다. 우선 내년부터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졌던 영창제도가 사라진다. 그동안 군은 병사 징계 방안으로 부대나 함정 내의 구금시설에 최대 15일간 감금하는 영창 징계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지휘관이 징계 차원에서 병사들을 영창으로 보내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영장주의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거듭 제기돼 왔다. 또 일부 부대는 화장실에 가림막이 설치되지 않는 등 인권 침해 사례도 빈번히 발생했다. 피징계자들은 구금된 기간만큼 군 복무기간도 연장되고 타 부대로 전출되는 등 ‘이중징계’라는 비판도 나온 상황이었다. 이에 국방부와 국회 등은 그동안 영창 제도의 폐지를 논의해 왔다. 현재 여야의 이견이 없는 상태로 빠른 시일 내로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영창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군기교육과 감봉, 견책 등의 징계 기준을 새로 신설했다. 군기교육은 징계를 받은 병사에 대해 15일 이내에서 인권교육과 대인관계 역량교육 등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 기간은 군 복무에 포함하지 않는다. 국방부는 “군기교육 명령을 받은 병사들을 대상으로 인권친화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병사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감봉은 1~3개월 범위에서 보수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감액한다. 견책은 비행 또는 잘못을 규명하여 훈계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편입을 위한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도’도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국회는 지난 27일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 및 병역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들은 대체복무역으로 편입하고자 할 경우 심사위원회의 심사와 의결을 거쳐 대체역으로 확정된다. 대체역으로 편입되면 교정시설(교도소)에서 36개월간 합숙 복무하게 된다. 복무 후 8년차까지 같은 곳에서 예비군 대체복무를 한다. 국방부는 “상반기 중 법 시행에 필요한 시행령 등 하위법령이 마련되고 심사위가 구성되면 대체역 편입신청 접수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또 병사의 봉급을 올해 대비 33% 인상해 병장 기준 월 54만 9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내년에는 병사들을 대상으로 ‘컴뱃셔츠’가 새로 보급된다. 예비군에 대한 처우도 강화된다. 국방부는 동원훈련 참가 예비군 보상비를 현행 3만 2000원에서 4만 2000원으로 인상하고 지역예비군훈련 실비를 1만 3000원에서 1만 5000원으로 인상한다. 또 예비군 훈련장에도 미세먼지 악화를 고려해 생활관과 식당 등에 2631대의 공기청정기를 새로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앞으로도 예비군의 건강보호 및 훈련성과 극대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골목에 대한 오해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골목에 대한 오해

    지난 한 해 공간과 관련해서 ‘골목’만큼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 말도 드물 것이다. 최근에는 골목 뒤에 여행 혹은 식당, 카페, 상권, 경제 등을 붙인 복합명사를 많이 쓰고 있다. 과거에 널리 쓰인 그런 말로는 골목대장 정도가 떠오를 뿐이니 요즘 부쩍 높아진 골목에 대한 관심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런데 골목의 정의와 성격을 생각해 보면 그러한 복합명사가 대부분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두 단어의 결합임을 알 수 있다. 국어사전에서 골목을 찾으면 “큰길에서 들어가 동네 안을 이리저리 통하는 좁은 길”이라고 나온다. 집들로 접근하는 길로서 마을의 내부를 수놓는 골목, 그곳에서 양팔을 뻗으면 담에 두 손가락이 달락 말락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골목의 폭은 대개 한 길 남짓, 넓어도 4m 안쪽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트루비우스 인체도’(Vitruvian Man)가 보여 주듯 사람이 양팔을 뻗은 거리는 키와 같은데 사람 키 정도의 길이를 우리는 ‘길’이라고 부른다. 한 길 너비의 골목은 어른 셋이 나란히 걷기에도 비좁다. 폭 4m 이상을 일반적인 ‘도로’라고 법적으로 정의한 ‘도시계획시설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골목은 도로 축에 끼지도 못한다. 공간의 성격은 그것이 자아내는 분위기가 말해 준다. 도시여행을 많이 한 사람은 다들 경험했겠지만 가로를 걷다가 한 켜 안쪽으로 들어가면 좁은 길이 나오고 갑자기 도시의 소음이 멀어지며 차분한 분위기가 사방에서 뽀얀 안개처럼 몰려온다. 공간을 도시가로 같은 공적인 공간과 주택 같은 사적인 공간으로 나눌 때 골목은 그 사이에 해당하는 반(半) 사적인 공간이다. 가끔 싸우는 소리나 개 짖는 소리가 담장을 넘어오기도 하지만 대개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다. 이에 반해 골목 다음에 붙는 식당, 상권 등의 단어는 개방적이고 사회적이며 공적인 성격의 상업 활동을 이른다. 따라서 골목상권 등의 말에서 앞뒤 단어는 다른 성격, 다른 분위기의 공간을 의미한다. 이렇게 양립할 수 없는 성격의 공간 이름을 갖다 붙인 새로운 단어가 암시하는 것은 무엇일까. 마을을 이루는 집집으로 이어지는 골목은 외지인이 불쑥 들어가기에는 부담스러운 공간이다. 그 골목을 함께 사용하는 대여섯, 많아야 여남은 집의 구성원들이 마치 공동의 현관이나 거실처럼 점유해 사용하는 공동체 공간이다. 그러니 골목에 일반 대중이 사용하는 식당이나 카페를 여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 일이다. 그런 상업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순간 그 골목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집들은 거주 기능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낯선 사람들이 밤낮으로 오가는 곳에서는 주생활에 가장 필요한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골목에서 상업과 관광의 활동이 결합되면 그 지역은 더욱 빨리 주거지의 성격을 잃게 된다. 이미 도시 관광지로 유명한 서울의 북촌과 전주의 한옥마을은 물론 대전의 소제동처럼 최근 도시재생으로 인기 있는 지역에서 이러한 거주 기능의 축출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거주는 도시가 존재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며 도시의 활성화에도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도시의 활기, 자립성, 공동체, 정체성, 어느 것 하나 거주자 없이 생기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왁자지껄한 모습도 도시에 필요하지만 그것은 골목이 엮어내는 마을 안이 아니라 공적인 공간, 곧 마을의 외곽에 한정돼야 한다. 골목은 나지막한 집들이 모여 있는 마을을 조직하는 반 사적인 공간다운 분위기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골목상권은 ‘작은 가로 상권’으로, 골목여행은 ‘작은 가로 여행’으로 그 개념과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 도시에서 공동체를 유지하면서 활기와 상권을 유지하는 길은 도시가로와 골목을 혼동하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 ‘2019 SBS 연예대상’ 백종원, 대상 아닌 공로상 받은 이유 [종합]

    ‘2019 SBS 연예대상’ 백종원, 대상 아닌 공로상 받은 이유 [종합]

    ‘2019 SBS 연예대상’ 백종원이 대상 아닌 공고상을 수상했다. 28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는 김성주, 박나래, 조정식의 사회로 ‘2019 SBS 연예대상’이 열렸다. 백종원은 “고맙습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받을 자격 되는지 모르겠다. 저 말고도 사실 금년에 많은 분들이 즐거움 주시려 노력하신 분들 많은데 더 열심히 하라는 것이겠죠?”라며 “더 열심히 해서 좁게는 SBS, 넓게는 국민들께 기운 드리는 일 하겠다”고 전했다. 또 백종원은 “제작진 정말 고생이 많다. 이 방송에서 몇 번 얘기했는데 정말 감사드리고 싶은 분들이 많다.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 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한마음 한뜻이 되는 것은 그분들의 역할이 컸다. 방송에 나왔던 출연했던 가게, 농어민 분들, 그리고 줄 서시고 식사 맛있게 해주시고 이런 분들 덕분에 굉장한 에너지를 얻고 사회에 영향력을 줄 수 있구나 하고 조심스럽고 더 힘을 낸다”고 밝혔다. 백종원은 “지방에서 방송을 하든, 어디서 하든 계속 찾아주셔서 응원해주시는 손님 분들 정말 감사드린다”며 “여러분들 덕분에 매번 책임감을 더 느끼고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이다.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하겠다. 골목서 고생하시는 자영업자들과 농민, 어민 분들 힘내시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서 희망 보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이며 소감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올해 많은 사랑을 받으며 최우수 프로그램상을 받았다. 정우진 PD는 프로그램을 중심에서 이끄는 백종원과 출연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앞선 인터뷰에서 백종원은 “저는 큰 욕심이 없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연예인분들이 1년 내내 고생했다. 저는 연예인이 아니다. 분명히 말씀 드린다. 대상은 1년 동안 고생한 예능인 분들이 받아야 한다. 저보고 매년 오냐고 그러시는데 참석하면 재밌다. 진짜 구경하러 온다. 우리 와이프(소유진)도 ‘왜 가냐’고 하는데 재밌으니까 온다. 너무 재밌다”고 설명했다. 김성주는 “(대상을) 주면 받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백종원은 “안 받는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디즈니 월드 놀러가 미키마우스 등 캐릭터 추행하는 이들

    디즈니 월드 놀러가 미키마우스 등 캐릭터 추행하는 이들

    월트디즈니 월드의 사랑 받는 캐릭터들인 미키 마우스와 미니 마우스, 도널드 덕을 연기하는 여성들이 관광객들로부터 추행을 당했다고 고발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이 테마파크에서 이들 캐릭터 의상을 입고 연기하는 세 여성이 이달 들어 잇따라 오렌지 카운티 보안관실에 성추행 사실을 신고했다. 미키 마우스 캐릭터를 연기하는 여성은 할머니 한 분이 머리를 쓰다듬는 바람에 목을 다쳤다고 호소했고 미니 마우스와 도널드 덕 연기자들도 비슷한 하소연을 했다. 오렌지 카운티 보안관실은 미키 마우스 건만 민사 사건으로 다루고 나머지 두 건은 피해자들이 그냥 넘어가기를 원해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디즈니 대변인은 “모든 직원은 일하면서 안전하다고 느껴야 하며 우리는 불편한 상황에 내몰린 직원들이 앞으로 나서달라고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 테마파크에서 이런 문제가 제기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디즈니 공주를 연기하는 한 직원이 사진을 찍자는 51세 남성의 청을 들어줬다가 가슴을 추행 당했다. 현지 일간 올랜도 센티널에 따르면 세 사건 모두 지난 3일과 4일 이틀 동안 벌어졌다. 3일 애니멀 킹덤의 한 식당에서 60대 여성이 도널드 덕과 방문객이 포옹하는 시간에 입을 맞추면 안되느냐고 물었다. 도널드 덕이 좋다고 하자 “온 가슴을 만져댔다”. 여직원이 밀쳐내려 하자 그 여인은 붙잡더니 두 손을 의상 아래로 집어넣어 브래지어까지 벗기고 광적으로 만져댔다. 여직원은 그 여인이 “아마도 치매 때문에 고통 받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다음날 미키 마우스는 성인 딸과 손주와 함께 놀러온 할머니를 매직 킹덤에서 만났다. 할머니는 미키 마우스가 손주를 절대 다치게 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보여주겠다며 머리를 다섯 차례나 쓰다듬었다. 미키를 연기한 여성은 목 통증 때문에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경찰에 얘기했다. 할머니가 의도적으로 자신을 다치게 했다고는 믿지 않지만 민사로, 다시 말해 손해 배상은 받아내야겠다고 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미니 마우스는 남성에게 가슴을 세 차례나 추행 당했다. 미네소타주에서 온 61세 남성이었는데 사진을 찍자면서 이런 추한 짓을 아내가 지켜보는 앞에서 버젓이 저질렀다. 하지만 여직원은 디즈니 배케이션 클럽 회원인 이 남성을 용서하기로 했다. 그는 이틀 뒤에도 다른 직원을 상대로 부적절한 언쟁을 벌였고, 디즈니는 그를 회원에서 탈퇴시켰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다이닝레스토랑 ‘배식당’, 40가지 메뉴 최상급 식재료가 한 자리에

    다이닝레스토랑 ‘배식당’, 40가지 메뉴 최상급 식재료가 한 자리에

    이영무 총괄쉐프, 이진우 헤드쉐프 등이 운영하고 있는 엔터식당 ‘배식당’이 20여 가지의 메뉴를 추가 및 개발하며 총 40가지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고객들의 오감을 만족 시키고 있는 ‘배식당’은 현재 12월 목, 금, 토 예약이 꽉 차 있는 상태이며 8시 이후로는 더 이상 예약을 받지 않고 선착순으로 입장을 진행하고 있다. 배식당에 의하면 빠르게 주변 상권 맛집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다이닝 요리들을 더 많은 고객에게 선보이고 싶어 20가지 메뉴를 추가하여 총 40가지로 늘렸다. 이 밖에도 고급한우 브랜드 ‘본앤브레드’와 손을 잡고 스테이크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고 한다. 또한 ‘바다의 별’이라고 불리는 최상급 식재료 ‘스텔라마리스 굴’을 이용한 요리도 한정 판매 중이다. 배식당의 이영무 총괄쉐프는 “손님들이 맛있게 먹고 즐기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진우 헤드쉐프는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배식당이 맛집으로 소문이 나서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압구정로데오역 인근에 소재한 ‘배식당’은 총 면적 1431㎡(약 433평)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전체 공간 내 영화관 시설은 프랑스 최고의 스피커 L-Acoustics 음향 시스템과 500인치 대형 스크린 등을 설치했다. 더불어 영화관 용 프로젝터도 구성되어 있어 영화관 동시 상영이 개봉 가능하다. ‘문화를 만드는 새로운 시도, 지금까지 없었던 공간을 만드는 공간, 누구와 함께 와도 즐겁게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배식당’은 더 다양한 다이닝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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