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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내 눈으로 직접 본 중국의 모습은/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내 눈으로 직접 본 중국의 모습은/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베이징에서 특파원 활동을 시작하고자 지난달 25일 중국 외교부 지정 격리 지역 가운데 하나인 쓰촨성 청두로 들어갔다. 도심의 한 호텔에 14일간 갇힌 채 여러 차례 코로나19 관련 검사를 받았다. 격리가 해제돼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된 9일 새벽의 기분은 20여년 전 병역을 마치고 자대(自隊)에서 나올 때의 느낌과 똑같았다. 구속에서 해방됐다는 기쁨과 타국에서 일해야 한다는 불안이 교차했다. 한국을 떠나 20일 가까이 청두와 베이징에서 생활하며 직접 보고 들은 내용을 전하고자 한다. 우선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청두는 인구 1500만명이 넘는 거대도시지만 객실 창밖을 지나가는 시민 중 마스크를 한 이들은 열에 한두 명을 꼽을 정도였다. 방역이 엄격한 베이징에서는 많은 이들이 마스크를 쓰지만 이들이 착용한 것은 비말 차단 기능이 크게 떨어지는 면마스크다. 우리나라처럼 고성능 필터가 들어간 마스크는 쓰지 않는다. 60일 가까이 본토에서 공식 감염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자 정부와 주민들이 자신감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외신에서 “중국이 올여름 내내 이어진 홍수로 식량난 위험에 처했다”고 타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지난 8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며 정부 주도 캠페인에 돌입했는데, 몇몇 매체들은 “미국의 제재가 더욱 심해져 중국이 서구세계와 단절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기자가 중국에서 식사를 해 보니 중국 정부의 고민이 곧 이해가 됐다. 대체로 이곳의 1인분은 우리나라의 곱배기 이상에 해당할 만큼 양이 많다. 여기에 중국인들은 체면을 중시해 음식을 더 많이 시킨다. 예를 들어 5명이 음식점에 가면 7인분 정도를 주문하는 식이다. 손 한 번 안 대고 버려지는 음식도 부지기수다. 시 주석의 지적은 1982년 전두환 정권이 식당에서 반찬 값을 따로 받게 한 ‘주문식단제’ 시행과 비슷한 취지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끝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수년간 이어 온 ‘중국 때리기’에도 중국인들의 미국 사랑은 여전했다. 스타벅스의 라테 커피 톨사이즈(355㎖) 가격은 29위안(약 5000원)으로, 국민소득이 1만 달러(약 1150만원)인 이곳에서 매우 비싼 편이다. 그래도 스타벅스 매장에는 저렴한 자국 브랜드 커피를 두고 일부러 찾아온 이들로 넘쳐났다.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모델3’도 가장 저렴한 모델이 25만 위안이나 하지만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시내 주요 서점에서도 미국인 작가의 콘텐츠들이 판매 상위권을 달리고 있었다. 중국인들이 혐오하는 건 꼭 집어서 트럼프 행정부였다. 기자가 이곳에서 만난 이들은 하나같이 “어떻게 저렇게 우리에게 무례하게 행동할 수 있느냐”며 모욕감을 토로했다. 일국의 지도자로 보기 힘들 만큼 정제되지 않은 언사에 저주에 가까운 감정을 쏟아내곤 했다. 국내외 일부 전문가는 “중국은 미 대선에서 내심 트럼프가 재선되길 바란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돈으로 구워 삶을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기자가 만난 중국인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바이든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간절히 염원했다. 미중이 다시 가까워지지는 못해도 서로 예의를 갖춰 품격 있게 ‘이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서다. 중국이 트럼프의 당선을 바란다는 주장은 아마도 미국 내 반중 성향 유권자들의 투표에 영향을 주려는 역정보가 아닌가 싶다. 짧은 기간이지만 지금까지 본 중국의 모습은 이렇다. 앞으로도 3년간 직접 눈으로 본 모습을 객관적으로 전하고 싶다. superryu@seoul.co.kr
  • ‘무늬만 해외여행’ 유람비행 체험 日서 인기

    ‘무늬만 해외여행’ 유람비행 체험 日서 인기

    일본 최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ANA)의 에어버스 A380 여객기가 지난 8월 22일 오후 2시 30분쯤 승객 330여명을 태우고 나리타공항을 이륙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왕복 전용으로 쓰였던 이 비행기의 객실에서는 음악, 영상, 승무원 복장 등 하와이 여행 분위기가 물씬 풍겼지만 기수는 태평양이 아닌 일본 열도 서쪽을 향했다. 여객기는 후지산 부근에서 남으로 방향을 돌려 이즈 제도 상공을 거쳐 나리타공항으로 되돌아왔다. 기착지 없이 몇 백㎞ 구간을 그냥 한 바퀴 돌기만 한 것. 이 90분짜리 비행의 요금은 이코노미석이 최대 1만 9000엔(약 20만 6000원), 퍼스트클래스가 5만엔이었지만 신청자는 정원의 150배에 달했다. 지난달 20일 같은 내용으로 실시된 2차 비행도 110대1의 탑승 경쟁률을 기록했다.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해외여행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국제선 여객기 탑승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유람비행’ 서비스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객기들이 지상에 묶이면서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는 항공사들은 높은 고객들의 호응에 따라 유람비행 서비스를 차차 늘려나갈 계획이다.지난달 26일에는 일본항공(JAL)이 ‘별밤비행’이라는 이름의 유람비행을 시작했다. 국제선 보잉767 여객기에 타고 나리타공항을 이륙, 호쿠리쿠와 시코쿠 지방을 거쳐 태평양 연안을 따라 나리타공항으로 돌아오는 3시간 30분 코스다. 해외여행 기분으로 해넘이와 밤하늘 및 지상 야경을 하늘에서 만끽한다는 개념으로 기획됐다. 승객들에게는 실제 하와이 노선과 똑같은 기내식이 제공됐다. 1인당 비용이 최고 3만 9000엔이었지만, 예약 개시 직후 매진됐다. JAL은 이달 31일에는 보름달을 주제로 한 ‘가을 밤하늘 블루문 비행’을 실시한다. 실제 비행이 아니라 지상에서 해외여행 유사 체험을 하는 식당 서비스도 인기가 급상승했다. 도쿄의 퍼스트에어라인스라는 업체가 운영하는 ‘이케부쿠로 국제공항’은 1개월 이상 예약이 차 있다. 미국, 프랑스, 핀란드 등지로의 여행을 설정하고 안내음성 및 방송, 종업원 복장, 엔진 소리, 좌석 진동, 음식 메뉴까지 모두 실제 하늘여행과 같이 꾸몄다. 4년 전에 문을 연 이곳은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좌석 수를 12석에서 8석으로 줄였는데도 손님은 외려 이전의 1.5배에 이르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어제 쓴 마스크 쓰고 병원 청소…희생 뒤엔 차별·홀대만 남았다

    어제 쓴 마스크 쓰고 병원 청소…희생 뒤엔 차별·홀대만 남았다

    2명 하던 일 혼자서 해도 인력충원 없어휴게실엔 20여명 북적… 거리두기 무색코로나 의심환자 정보 몰라 불안 속 근무입찰업체 바뀌면 간접고용 직원은 실직“병원 직접고용·협상 시스템 마련돼야”“같은 공간에서 일하는데 간호사들에게는 매일 새 마스크를 지급하면서 청소근로자들에게는 1주일에 2개를 주다 지난주부터 3개를 줍니다. 너무 차별하는 것 아닌가요?”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하는 A(49)씨는 11일 서울신문 기자에게 부당한 근무환경을 토로하며 울먹였다. A씨는 용역업체 소속으로 1주일에 6번 출근해 병실 청소를 한다. 간호사 근무공간, 화장실, 복도, 입원실 등 자기가 맡은 병동의 모든 공간이 청소구역이다. 1개 병동마다 병실은 20여개다. 근무는 2교대다.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가 1조, 오후 3시부터 오후 10시까지가 2조다. A씨 급여는 최저 시급인 시간당 8590원이다.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인력과 환자들을 지원하며 보람도 느끼지만, 비참할 때가 잦다고 그는 말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병원 내 소독을 자주 하며 의료폐기물까지 늘었지만, 인력 충원 요구는 여전히 외면당하고 있다. A씨는 “사람이 부족해 2명이 하던 청소일을 주말에는 혼자서 한다”면서 “인력 충원을 요구하면 용역업체 사장은 병원에 얘기하라고 하고, 병원은 용역업체 소관이라며 서로 떠밀기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나 간호사에 비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마스크 지급도 부족하고 환자 정보도 공유가 안 돼서다. A씨는 “수술할 환자가 오면 1인실에 머물며 코로나19 검사를 한 뒤 음성 판정이 나와야 수술을 진행하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수술 전에 그 병실에 들어가 청소를 한다”면서 “의료진은 감염을 우려해 수술 전에 환자를 1인실에 격리시켜 놓으면서 청소근로자들에게는 일언반구도 없다”고 했다. 이어 “휴식시간이 되면 휴게실에 20여명이 모이는데 공간이 좁다 보니 2m 거리두기는커녕 다닥다닥 붙어 앉을 정도”라면서 “병원은 마스크도 적게 주면서 휴게실에서 마스크를 꼭 쓰라고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급식조리원 사정도 마찬가지다. 울산 지역 종합병원에서 조리원으로 일하는 B(52)씨는 13명이 한 팀을 이뤄 오전 5시부터 병원 식당에 나와 아침과 점심을 준비하고 오후 2시에 퇴근한다. 그러면 다음 조가 출근해 저녁을 책임진다. 그런데 환자들에게 아침을 제시간에 주려면 팀원 중 2~3명은 오전 3시 30분에 나와야 하는데 이들 근무 역시 오전 5시부터 인정된다. B씨는 “환자식은 일반식, 죽, 당뇨식 등 다양하다”면서 “죽을 만들려면 1시간 정도 끓여야 해 팀원 전체가 오전 5시에 나오면 불가능하다. 누군가의 희생이 있지만, 보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병원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탓에 전국 곳곳에서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울산중앙병원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7월부터 100일이 넘도록 고용승계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속한 외주업체가 입찰에서 떨어져 1년간 일하던 병원을 떠나야 하는 신세가 됐다. 병원 청소일은 숙련 노동이라 병원 측의 권유로 새 업체가 고용승계에 나서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창원경상대병원 노동자들은 병원 측의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김형식 전략실장은 “전국 병원에 근무하는 다양한 업종의 노동자 가운데 20%가 간접고용 형태”라며 “병원이 직접고용을 하거나 또는 간접고용 근로자들이 병원과 협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수도권 교회 ‘좌석 30%’까지 대면 예배… 방문판매는 계속 금지

    수도권 교회 ‘좌석 30%’까지 대면 예배… 방문판매는 계속 금지

    확진자 감소·경제·국민 피로도 등 감안수도권 실내 50인 이상 모임 ‘자제 권고’식당·카페 등 16종은 방역 수칙 의무화 전문가 “감염 급격히 늘고 있지는 않지만거리두기 완화 결정 다소 이른 판단” 지적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12일부터 2개월여 만에 2단계에서 수도권은 사실상 1.5단계, 비수도권은 사실상 1.25단계 수준으로 하향 조정된다. 코로나19 장기전을 도모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방역과 경제의 균형, 국민들의 피로도를 고려한 절충안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좀더 상황을 지켜본 다음에 결정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2일부터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모임·행사 금지 조치가 비수도권에서는 해제되고, 수도권에서는 자제 권고로 완화되지만 100명 이상 대규모 행사는 시설 면적 4㎡(1.21평)당 1명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수도권의 경우 결혼식장, 장례식장, 음식점, 커피숍, 영화관, PC방, 오락실, 종교시설, 목욕탕, 실내체육시설 등 16종은 마스크 착용 및 이용자 간 거리두기, 출입자 명부 관리, 주기적 환기·소독 등 방역 수칙을 의무적으로 준수하도록 했다. 수도권 교회는 좌석 수의 30% 이내로 대면예배를 허용하되 식사·소모임·행사는 금지된다. 비수도권은 대면예배 허용 여부를 지방자치단체에 맡기도록 했다. 이날 중대본이 밝힌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는 총론은 1단계 완화지만 완전한 1단계가 아닌 대상별·지역별 위험도에 따라 정밀 방역을 하도록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위험시설 11종 가운데 10종은 집합금지를 해제하되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은 집합금지를 유지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고위험시설 10종 중에서도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 5종은 시설 허가·신고면적 4㎡당 1명으로 이용 인원을 제한한다. 인원 제한이 없는 노래연습장과 실내 스탠딩 공연장, 실내 집단운동(격렬한 GX류), 뷔페, 대형학원(300인 이상) 등 5종은 시설 종사자와 이용자 모두 마스크 착용, 전자출입명부 작성 등 방역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실내외 국공립시설은 수용 가능 인원의 절반 수준으로 입장객을 제한해 운영되고, 휴관·휴원 권고 대상이던 사회복지시설과 어린이집도 운영이 가능해진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거리두기 단계 완화 배경에 대해 “이제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대응해 방역의 효과성과 지속 가능성 2개의 목표를 최대한 함께 달성할 수 있는 거리두기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2주(9월 27~10월 10일)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국내 발생 확진자가 하루 평균 59.4명으로 이전 2주간(91.5명)에 비해 크게 줄었고 (확진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보여 주는 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 역시 1.0 이하로 떨어져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거리두기를 11일까지인 추석 특별방역기간이 끝나자마자 2단계에서 ‘1단계+알파’ 수준으로 완화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소 이른 판단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추석 연휴 이후 우려했던 확산세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한글날이 포함된 이번 연휴에도 관광지나 놀이공원에는 사람이 꽤 모였다”면서 “10월 말까지는 확진자 발생 상황을 보고 나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여부를 판단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가 급격히 늘지는 않지만 통제는 잘 되지 않는 뭔가 아슬아슬한 상황”이라며 “연휴에는 검진 기관 대부분이 문을 닫는 데다 코로나19의 특성상 열이 나는 환자는 50%밖에 안 되니 증상이 애매하거나 무증상인 사람은 검사를 안 받았을 것이다. 즉, 확진자 통계가 실제 상황을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에서 2차, 3차 대유행이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해 해외 유입 환자도 늘고 있어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뺏지 마세요” 골목식당 사장 호소…메뉴명 고친 ‘덮죽덮죽’[이슈픽]

    “뺏지 마세요” 골목식당 사장 호소…메뉴명 고친 ‘덮죽덮죽’[이슈픽]

    프랜차이즈 업체 레시피 표절 논란포항 덮죽집 사장 “아무런 관계 없어”해당 업체, 메뉴명 고치고 배달 중지 SBS TV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해 호평을 받은 포항 덮죽집 사장이 프랜차이즈 업체로부터 메뉴 표절을 당했다고 호소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포항 덮죽집 사장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는 다른 지역에 덮죽집을 오픈하지 않았습니다. 뺏어가지 말아주세요 제발”이라고 썼다. 그는 “수개월의 제 고민이, 수개월의 제 노력이, 그리고 백종원 선생님의 칭찬이. 골목식당에 누가 되지 않길 바라며 보낸 3개월 동안…”이라며 속상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포항 골목식당 출연 덮죽집은 서울 강남 그 외 지역의 업체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분명히 했다. 그가 글을 올린 것은 최근 포항 덮죽집과 유사한 메뉴를 내세운 덮죽 업체가 프랜차이즈 가맹계약을 체결한다는 뉴스가 보도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업체는 외식업 전문 연구진과 자체적인 메뉴를 개발했다고 소개하지만 방송에 소개된 덮죽 자체가 워낙 독특한 형태였던 데다, 프랜차이즈 업체 이름과 메뉴명도 방송에 나온 것과 비슷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덮죽은 밥 위에 건더기를 얹는 덮밥에서 착안, 밥 대신 죽을 활용한 메뉴로 백 대표에게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이런 음식 레시피는 저작권법 보호 대상이 아니어서 포항 덮죽집 사장이 손해를 주장할 경우 법적으로 이를 보전할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또 해당 레시피를 특허 냈거나, 영업비밀로 관리해온 것도 아니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업체에 대응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골목식당’ 제작진 “도울 방법 준비 중” 논란이 된 업체 ‘덮죽덮죽’은 11일 현재 메뉴 이름을 수정하고 배달 서비스를 중지한 상태다. 이날 ‘배달의민족’ 등에 따르면 ‘덮죽덮죽’은 대표메뉴 이름을 ‘소고기시금치덮죽’, ‘소라문어덮죽’, ‘돼지고기청경채덮죽’으로 고쳤다. 전날까지만 해도 해당 대표메뉴의 이름은 ‘골목 저격 시소덮죽’, ‘골목 저격 소문덮죽’, ‘골목 저격 돈채덮죽’ 등이었다. 메뉴 이름에 ‘골목 저격’이 들어가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논란이 커지자 ‘백종원의 골목식당’ 제작진은 “노력 없이 ‘카피’ 하는 업체들에 경고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포항 덮죽집 사장을 도울 방법을 다각도로 준비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미국, 여행객 자비 코로나 검사 조건으로 영국 여행 검토”

    “미국, 여행객 자비 코로나 검사 조건으로 영국 여행 검토”

    미국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조건으로 영국 여행을 허용하는 방언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00달러 남짓한 검사 비용은 여행자가 부담한다. 미국 뉴욕에서 영국 런던으로 가는 여행객이 출국 전과 영국 도착 후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의무로 받도록 하고 현재 14일로 규정된 영국에서의 자가격리 기간을 줄이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이같은 논의는 최근 코로나19 검사가 간편해지고 검사 장비 공급이 충분해지면서 미국 당국이 미국과 유럽 간 여행 재개를 추진하게 됐다고 WSJ이 설명했다. 또 북미와 유럽, 아시아가 공동의 검사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도 했다. 현재 미국에서 영국으로 입국하면 14일간 자가 격리해야 하고 유럽연합(EU) 회원국 대부분은 미국발 입국을 금지한다. 미국 역시 시민권 또는 영주권자가 아니면 영국과 EU에서 오는 여객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 신문은 미국 정부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교통부와 국토안전부 측이 코로나19 전파를 최소화하면서도 유럽행 여행과 출장이 가능한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영국·독일 정부 관계자와 협의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조치는 코로나 사태로 크게 타격받은 항공·여행업계의 요구도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8월의 지구촌 항공 수요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교해 88% 감소했다. 다만 유럽 국가가 이 방안에 동의하고 미국에 협조할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2일 코로나19 확산 수준에 따라 지켜야 하는 보건수칙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BBC 방송 등이 전했다. 에든버러, 글래스고 등 센트럴 스코틀랜드에서 2주 동안 술집과 식당 폐쇄조치를 발표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조치를 영국도 따를 가능성이 높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두 달 만에 최고치…미국 코로나 사흘 연속 하루 5만명 넘어

    두 달 만에 최고치…미국 코로나 사흘 연속 하루 5만명 넘어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환자가 5만명을 훌쩍 넘기며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CNN 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미 존스홉킨스대학의 통계를 인용해 전날인 9일 미국의 하루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5만7420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8월 14일 하루 6만4601명의 신규 환자가 나온 뒤 하루 신규 환자로는 최대치다. 미국에서는 사흘 연속으로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5만명을 넘겼다. 미네소타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 마이클 오스터홀름은 최근 술집·식당의 영업을 전면 허용한 플로리다주의 결정을 비판했다. 오스터홀름 소장은 “그들이 한 일은 거기서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모든 것을 연 것”이라며 8∼10주 후면 플로리다주가 불난 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여름 코로나19의 집중 발생지역 중 하나였던 플로리다는 술집 폐쇄 등의 조치를 통해 신규 환자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러다 지난달 25일 술집·식당의 영업을 전면 허용했다.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데비 벅스 조정관은 미 북동부 지역에서 우려스러운 트렌드의 초기 신호가 감지된다며 주민들에게 코로나19 확산 억제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초기 집중 발병지역이었다가 코로나19의 불길을 누그러뜨리는 데 성공한 뉴욕·뉴저지주에서도 불안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뉴저지주는 8일 5월 이후 최고치인 1301명의 신규 환자가 나왔다.보건 관리들은 2차 유행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뉴욕에서는 몇몇 코로나19 집단발병 지역이 나타나면서 이들 지역의 학교와 필수 사업장·점포를 문 닫도록 했다. 미국 전체적으로는 28개 주에서 최근 1주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환자가 그 전주보다 증가했다. 감소한 주는 메인·네브래스카주 등 2곳뿐이었다. 8일 기준으로 22개 주에서 1000명이 넘는 신규 환자가 발생했고, 지난주와 견준 미국 전체 신규 코로나19 환자는 10%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존스홉킨스대는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767만9534명, 사망자 수를 21만3954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코로나 퍼질라’…北, 당 창건 행사장에 외국인 접근금지령

    ‘코로나 퍼질라’…北, 당 창건 행사장에 외국인 접근금지령

    코로나19 방역에 극도의 경계령을 펼치고 있는 북한이 평양 주재 각국 대사관과 국제기구 사무실에 노동당 창건 75주년 행사장에 접근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9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8일 외무성에서 평양 내 모든 대사관과 국제기구 대표 사무실 앞으로 보낸 공문을 받았다”며 “(공문에서는) 당 창건 75주년 경축행사장에 가까이 접근하거나 사진을 찍지 말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 주재 외교단 관계자가 차량은 물론 자전거를 포함해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서도 평양을 돌아다니는 것을 삼가고 호텔과 상점,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체온 측정이나 손 소독 등 방역 절차를 따를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환자나 이상 증상이 발생할 경우 평양친선병원에 보고하라고도 당부했다. 북한은 통상 열병식 등 대규모 행사를 열 때마다 평양에 주재하는 외국인들을 초청해 대외적으로 행사 규모 등을 과시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아예 접근을 차단한 것이다. 코로나19로 평양을 떠났던 주요국 대사들도 아직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콜린 크룩스 평양 주재 영국대사는 9일 트위터를 통해 “올해 봄 영국 대사관을 임시 폐쇄하기 전에 평양에서 붓글씨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조만간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영국은 지난 3월 주북 대사관을 임시 폐쇄하고 직원을 철수시킨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미스터트롯’ 김호중과 사적으로 만난 강원병무청장 ‘경고’

    ‘미스터트롯’ 김호중과 사적으로 만난 강원병무청장 ‘경고’

    지난 4월 강원병무청 청사서 김호중과 만나권익위 신고 접수돼 병무청 자체 감사가수 김호중을 개인적으로 만난 강원지방병무청장이 병무청 자체 감사에서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체 감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병무청은 김호중을 개인적으로 만나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강원지방병무청장에게 최근 경고 처분을 내렸다. 강원청장은 지난 4월 23일 강원도 춘천 청사에서 김호중과 그의 소속사 관계자를 만났다. 이날 만남은 청장 친구의 후배 아들인 소속사 관계자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병무청은 이에 대해 “기획사 측 인맥 과시에 강원청장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10분 가량 강원청장과 차담회를 가진 김호중은 나오면서 노래 한 소절을 부르고 직원들에게 사인해주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이어 구내식당에서 청장과 점심식사를 한 뒤 청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호중은 현역병 입영을 연기하고 재검을 기다리던 시기여서 병역 특혜 의혹이 불거졌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가 접수되자 병무청은 자체 감사에 나섰다. 트로트 오디션 ‘내일은 미스터트롯’ 4위에 오르며 막강함 팬덤을 형성한 김호중은 지난해 11월 건강상의 이유로 현역병 입영을 연기했다. 지난 7월 서울병무청에서 재검을 받아 4급 판정을 받은 그는 지난달 10일부터 서초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고 있다. 병무청은 다만 만남 과정에 강원청장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청탁금지법 위반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울산 주상복합 화재 완전 진압…공포와 기적의 ‘15시간 40분’

    울산 주상복합 화재 완전 진압…공포와 기적의 ‘15시간 40분’

    울산 남구의 33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가 발생 15시간 40여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한때 외장재를 타고 번진 불길로 건물 거의 전면이 불길에 휩싸였으나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울산소방본부는 지난 8일 오후 11시 7분쯤 발생한 남구 달동 주상복합 삼환아르누보 아파트 화재가 발생 15시간 40여분 만인 9일 오후 2시 50분에 완전히 진화됐다고 밝혔다. 이날 화재는 강풍주의보 속에서 건물 외장재에 남은 불씨가 강해졌다가 약해졌다 가를 반복하면서 완전히 진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번 화재로 입주민 등 93명이 연기를 들이마시거나 찰과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불이 나자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을 비롯해 인근 주민까지 수백명이 대피하는 등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물을 적신 수건을 입에 대고 대피하기도 했고, 맨발로 집을 뛰쳐나왔다. 아파트 불티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면서 왕복 9차로인 삼산로 건너편에 있는 대형마트 옥상에 불이 옮아붙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지난 8일 오후 11시 44분 인근 6개 소방관서 소방력을 모두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화재 초기 고가사다리차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지만, 강한 바람에다 사다리차가 닿지 않은 고층부로 불이 번지는 등의 문제로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대원들이 아파트 개별 호실에 일일이 들어가 불을 끄면서 인명 수색과 구조를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화재가 발생한 지 약 1시간 30분이 지난 9일 0시 40분쯤 건물 외부에서는 노란 불꽃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불길이 잡혔다. 그러나 아침까지 몇 차례나 화염이 건물 밖으로 뿜어져 나와 번지다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일이 반복됐다. 피난 공간이 마련된 15층과 28층, 옥상 등지로 피신했던 주민들 77명은 모두 안전하게 구조됐다. 이날 화재로 소방대원 1명을 포함해 총 93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대부분 단순 연기를 흡입하거나 찰과상을 입었다. 화재로 아파트를 나온 이재민 175명은 울산시가 마련한 남구의 한 비즈니스호텔로 이동해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9일 오전 6시 아파트 외벽의 숨은 불씨가 되살아나자 인근 8개 시도에 고가사다리차 등 특수장비 동원령을 발령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날 오전 화재 현장을 찾아 진화와 인명구조 상황을 살폈고, 정문호 소방청장도 이날 오전 2시쯤 현장으로 이동해 직접 화재 진압을 지휘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9일 오전 0시 30분부터 현장에서 밤을 새우며 인명 구조가 최우선이라며 소방대원들을 독려했다. 날이 밝자 소방헬기까지 투입해 불길 잡기에 나섰다. 고층부에 부는 바람으로 31∼33층에 화염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소방대원 200여명은 피난층에서 대기하면서 서로 교대하면서 불이 난 곳을 찾아 물을 뿌렸다. 소방당국은 낮 12시 25분쯤 초진을 완료했다. 불이 난 지 약 13시간 30분 만이다. 이어 오후 2시 50분쯤 불을 완전히 진화했다. 이날 진화 작업에는 소방대원 930명을 포함한 1000여명이 투입됐다. 사다리차 등 장비도 148대나 동원됐다. 이번 화재와 관련해 울산지방경찰청은 지방청 광역수사대와 남부경찰서 형사팀 소속 경찰관 40여 명으로 구성된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전담팀은 이날 오후 4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과 함께 1차 합동 감식 나설 계획이다.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고 목격자 진술을 등을 종합해 화재 원인을 찾을 방침이다. 한편 불이 난 주상복합 삼환아르누보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33층(높이 113m), 전체 면적 3만 1210㎡ 규모로 2009년 준공됐다. 127가구에 평소 380여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 등 상가도 입주해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자연 보러 갔는데 대형 리조트가 떡하니… 제주섬 난개발 축소판 ‘우도’

    자연 보러 갔는데 대형 리조트가 떡하니… 제주섬 난개발 축소판 ‘우도’

    연평리 중턱 대규모 리조트 공사 한창 환경영향평가 피하려 부지 축소 ‘꼼수’ 제주시 수중 전망대 건설 사업도 논란 환경 파괴 우려… 경관심의 4번째 좌절“자연환경 훼손되면 관광객 외면할 것”“쾅쾅쾅~~~~.” 지난 5일 찾은 ‘섬 속의 섬’ 제주 우도 연평리에는 중장비 소리가 가득했다. 마스크를 낀 삼삼오오 관광객들이 너도나도 ‘우도에 무슨 이런 큰 공사냐’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한 여행객은 “호젓한 섬 분위기를 기대하고 왔는데 배에서 내리자마자 중장비 소리가 요란해 실망했다. 수년 전 왔을 때하곤 너무 풍경이 달라져 섬이 망가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관광객이 넘쳐 나면서 우도가 개발바람에 몸살을 앓고 있다. 우도는 청정바다 등 천혜의 자연환경에다 제주 본섬에서 다시 섬 속의 섬으로 여행할 수 있는 뛰어난 접근성 등으로 한 해 200만명이 찾는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연평리 중턱에는 대규모 리조트 공사가 한창이었다. 우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개발 사업이다. 공사장은 서쪽으로 성산일출봉이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우도에서도 가장 조망이 뛰어난 곳이다. 지난 6월부터 리조트 조성 공사가 시작됐다. 연평리 일대에 지하 1층, 지상 3층, 44실 규모의 휴양콘도미니엄과 소매점, 미술관 등을 짓는 사업이다. 사업부지는 축구장 7개 규모에 이른다. 사업부지가 5만㎡ 이상이면 환경영향평가 대상이지만 이 사업은 부지를 4만 9944㎡로 조성, 환경영향평가를 피했다. 사업자는 난개발 논란을 의식한 듯 우도는 물론 제주와도 인연이 없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화가, 환경운동가인 훈데르트바서(1928~2000)의 이름을 리조트에 갖다 붙였다. 한 주민은 “사업부지를 5만㎡ 이하로 축소해 환경영향평가를 빠져나갔고 제주와는 인연도 없고 지금은 작고한 유명 건축가의 이름을 리조트에 붙이는 등 난개발 논란을 피하기 위한 꼼수를 부렸다”고 주장했다. 리조트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요즘 우도는 굉음을 내는 중장비 소리로 날이 새고 날이 저문다. 한 주민은 “사업 부지가 우도의 절경 가운데 한 곳인 톨칸이와 가까운데 리조트 공사로 해안 기암절벽인 톨칸이 일대 암반이 무너져 내리지는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우도는 소가 누워 있는 모습과 비슷해 우도라 불린다. 톨칸이는 소의 여물통을 뜻하는 제주어. 바다와 맞닿은 해안 기암절벽은 소가 여물을 먹는 모습과 흡사해 톨칸이라 불린다. 톨칸이로 주변은 낙석위험 등으로 현재 통행이 금지된 상태다. 사업부지와 톨칸이와의 직선거리는 300여m에 불과하다. 8만~9만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톨칸이는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톨칸이 곳곳에 지하에서 용암이 터져 나올 때 기존에 있던 암석을 부수고 나온 기반암인 흰색 암석이 자리잡고 있다. 화산섬 제주에서 톨칸이처럼 기반암이 많이 보이는 곳은 드물다. 더구나 톨칸이는 화산재가 굳어 만들어진 응회암으로 구성돼 충격에도 약하다. 한 연평리 주민은 “사업자 측이 주민 동의를 얻기 위해 설명회를 열었지만 참석자는 많지 않았고 마을회와 해녀회 등에 수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객 박모(60·대구)씨는 “우도는 차량 반입 제한으로 밀려드는 렌터카 차량으로 인한 번잡함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대형 리조트 등 난개발로 얼룩진 제주 본섬의 축소판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우도에 대형 바닷속 전망대 등을 건설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어서 바다 환경훼손 논란도 빚고 있다. 2018년 제주시가 수립한 우도종합발전 계획에 따르면 해중전망대는 우도면 오봉리 전흘동 일대 공유수면 2000㎡에 길이 130m, 폭 3m의 다리를 세우는 사업이다. ㈜우도해양관광과 전흘동마을, 오봉리어촌계는 다리 시설에 추가로 원형 건물을 세워 바닷속을 조망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 원형 건물의 높이는 만조(해수면 높이 8m가량) 기준으로 해수면 위로 9m가량 더 솟아올라 총높이는 17m가량으로 아파트 5층 높이와 비슷하다.제주시는 지난 7월 사업자가 신청한 전흘동 일대 공유수면 점유 사용을 허가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제주도 경관심의위원회는 ‘제주도립공원 조성계획’을 변경한 후 경관심의를 받아야 한다며 사업계획을 반려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7월부터 이번까지 네 번째 경관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사업자 측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해중전망대 등의 새로운 볼거리가 필요하고 마을 주민들의 소득창출도 기대할 수 있어 사업 추진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반대 측은 바다 한가운데 다리와 전망대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환경 파괴가 불가피하고 건설 시 발생할 쓰레기와 하수 처리, 교통 혼잡 등 갖가지 문제가 우려된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우도 해중전망대 반대 청원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바다를 부수고, 그 자리에 해중전망대를 만드는 사업인데 사업 추진 과정도 명확하지 않고 많은 우도 주민도 이 사업을 모르거나 반대한다”며 “특히 이 사업은 추후 우도의 관광지가 아니라 흉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찬성 측 주민들은 “해중전망대는 바다가 깨끗하고 볼 게 있어야 하는 사업인데 우리가 망할 사업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반박했다. 한 우도 이주민(44)은 “우도에 관광객이 늘어나자 외지인들도 너도나도 식당과 카페 등 돈벌이에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빈 가게가 수두룩하다”면서 “우도의 자연환경이 자꾸 훼손되면 언젠가는 관광객이 외면하게 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與 “조성길 부인 송환 의사 모른 척하나” 이인영 “국민 공감대 합의 과정 가져야”

    與 “조성길 부인 송환 의사 모른 척하나” 이인영 “국민 공감대 합의 과정 가져야”

    단정적 ‘불허’ 대신 가능성 열어둔 발언국민의힘 “北, 송환 요구할 빌미 만들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8일 탈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의 부인이 북한 송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탈북민의 송환 여부는) 국민적인 공감대 합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일부 탈북민의)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요구를 이제는 우리가 덮어 두고 모른 척할 것이 아니라 입장을 정리할 때”라고 질의하자 이 장관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판단을 내려 송환 조치 등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답했다. 윤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 탈북한 북한 식당 종업원들도 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최근 조 전 대사대리 부인도 언론보도에 의하면 돌아가고 싶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장관이 송환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긋는 대신 ‘공감대 형성’를 전제로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법상 탈북자가 북한으로 돌아갈 합법적 방법은 없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조 전 대사대리 부인이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의사에 반해 입국한 것이라는 논리가 생길 수 있다”며 “북한 식당 종업원 사례처럼 북한이 송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측은 2016년 탈북한 중국의 북한 음식점 류경식당 여종업원 12명과 관련해 대외선전매체에 송환을 요청하는 가족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이 장관은 조 전 대사대리의 입국에 대해 “공개 여부에 관해서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 보도를 통해 접했다”고 말했다. 야권 일각의 입국 공개 ‘기획설’ 주장에는 “정부는 정치적으로 정보를 활용하는 일은 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사실 유출 경위에 대해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남측의 공동조사 요청에 침묵하는 상황에는 “자기들이 필요한 (조치), 예를 들면 조류에 떠밀려 오는 시신을 수습해 송환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했다”면서 “조금 더 상황을 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마냥 기다리기만 하면 안 된다”며 “공동조사 실무 협의를 위한 판문점 회담이나 평양 특사 파견 등을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부 언론은 조 전 대사대리 아버지가 조연준 전 노동당 제1부부장이라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대사대리와 외무성에서 함께 일했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조성길은 아버지와 장인이 모두 대사를 지낸 외교관 집안 출신”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태 의원에 따르면 조 전 대사대리의 부친은 30년 전 사망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與 “조성길 부인 송환 의사 모른 척하나” 이인영 “국민 공감대 합의 과정 가져야”

    단정적 ‘불허’ 대신 가능성 열어둔 발언국민의힘 “北, 송환 요구할 빌미 만들어”“北, 조류에 시신 밀려오면 보낼 방법 강구”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8일 탈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의 부인이 북한 송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탈북민의 송환 여부는) 국민적인 공감대 합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일부 탈북민의)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요구를 이제는 우리가 덮어 두고 모른 척할 것이 아니라 입장을 정리할 때”라고 질의하자 이 장관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판단을 내려 송환 조치 등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답했다. 윤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 탈북한 북한 식당 종업원들도 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최근 조 전 대사대리 부인도 언론보도에 의하면 돌아가고 싶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장관이 송환은 불가능하다고 완전히 선을 긋는 대신 ‘국민 공감대’를 언급하면서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조 전 대사대리 부인이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의사에 반해 입국한 것이라는 논리가 생길 수 있다”며 “북한 식당 종업원 사례처럼 북한이 송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조 전 대사대리의 입국에 대해 “공개 여부에 관해서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 보도를 통해 접했다”고 말했다. 입국 사실이 의도적으로 공개됐다는 야권 일각의 ‘기획설’ 주장에는 “우리 정부는 정치적으로 정보를 활용하는 일은 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사실 유출 경위에 대해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진 공무원 이모씨의 아들이 쓴 공개편지에 대해선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이 사건이 일어난 과정에 대해 정확하게 확인하고 그에 걸맞게 대통령이 방침을 만들어 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북한이 남측의 공동조사 요청에 반응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이 장관은 “자기들이 필요한 (조치), 예를 들면 조류에 떠밀려 오는 시신을 수습해 송환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했다”면서 “조금 더 상황을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부 차원의 조치보다는 ‘범정부적 대응’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통일부의 대응 따로, 국방부의 대응이 따로 있을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현장] “창문 ‘펑펑’ 깨진 뒤 불길이” 울산 33층 주상복합 화재…77명 부상(종합)

    [현장] “창문 ‘펑펑’ 깨진 뒤 불길이” 울산 33층 주상복합 화재…77명 부상(종합)

    수백명 대피, 옥상·피난층 등서 53명 구조77명 대부분 연기흡입·찰과상… 병원 이송아직 사망자 확인 안돼… 주민 대피 완료대피 과정서 가족 헤어져 애타게 찾기도한때 33층 전체 불길 휩싸여 위험천만1시간 30분 만에 큰 불길 잡혀강풍에 외벽 단열재 타고 위아래로 불 번져울산에 있는 33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에서 8일 밤 큰불이 나 주민 수백명이 긴급 대피하고 77명이 다쳤다. 불길은 1시간여 만에 저층부에서 최고층부로 매우 빠르게 타올라갔다. 지상으로 대피할 수 없는 상황 속에 주민들은 차오르는 연기를 피해 옥상과 피난층으로 탈출에 나섰고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목격자들은 불길이 갑자기 치솟아 오르면서 창문이 ‘펑펑’ 소리를 내며 터졌고 순식간에 거실과 침실에 불이 옮겨 붙었다며 위기일발의 상황을 설명했다. 한때 외벽 단열재를 타고 번진 불길로 건물 거의 전체가 불꽃에 휩싸였을 정도로 화재 규모가 컸다. 9일 오전 3시 20분 현재 77명이 연기를 마시거나 찰과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 시각까지 사망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구조됐거나 자력으로 대피한 주민 중 7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불에 잘 타는 외장단열재로 한때 건물 전체가 화염 휩싸여 불티 10차선 날아가 대형마트 옥상에 불 소방당국은 아직 일부 층에서 꺼지지 않은 불을 진화하는 동시에 각 호실을 돌며 인명 수색과 구조를 벌였고 주민 대피는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소방본부 임주택 생활안전계장은 오전 2시 20분 화재 진압 상황 브리핑에서 “연기흡입 등으로 부상자는 현재 49명이며 53명을 구조했다”면서 “12층에 4명, 피난층인 28층에 23명, 옥상에 26명이 있다. 대피하는 곳에 구조대원들이 함께 있기 때문에 안전한 상태”라고 말했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8일 오후 11시 7분쯤 남구 달동 주상복합아파트 ‘삼환아르누보’에서 불이 났다.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아파트 위아래로 번졌다. 이날 오전 7시 울산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불티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면서 왕복 10차로가 넘는 도로 건너편에 있는 대형마트 옥상에 불이 옮아붙기도 했다. 건물 외벽의 드라이비트(콘크리트 벽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붙이는 공법)도 화재 확산 원인으로 보인다. 쉽고 빠르게 불이 번지는 외장재 때문에 한때 건물 전체가 불덩어리처럼 보이기도 했다.적신 수건 입 가리고 맨발로 뛰쳐나와“제발, 가족이 안 보인다” 발동동 불이 나자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을 비롯해 인근 주민까지 수백명이 대피하는 등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혼비백산한 주민들은 연기로 인한 질식을 막고자 물을 적신 수건을 입에 대고 대피하기도 했고, 급박한 상황 속에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하고 맨발로 집을 뛰쳐나오기도 했다. 불길이 번지는 동안 주민들이 건물 밖으로 대비하는 과정에서 가족끼리 서로 흩어져 애타게 찾기도 했다. 한 주민은 “아이들을 먼저 대피시켰는데 밖으로 내려와 보니 안 보인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14층에 거주하는 50대 주민은 “소방관들 8명 정도가 ‘타는 냄새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와서 13층부터 아래로 내려가면서 확인 작업을 했다”면서 “그러던 중에 갑자기 13층에서 위로 불길이 치솟았고, 창문이 ‘펑펑’ 하면서 깨지고 거실과 침실에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대피방송 후 나왔는데 연기가 자욱해 빠져나올 수가 없었어요” 연기 속 주민들 미처 대피 못하고 고립소방관들 일일이 돌며 주민 구출 40여명 연기 속 옥상 대피 후 구조 그는 “소화기로 불을 끄면서 아내와 처제를 옥상으로 대피시켰는데, 불이 붙고 연기가 가득 차는 데도 스프링클러가 곧바로 터지지 않더니 잠시 후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 주민은 “아내가 무사하다고 연락이 돼 천만다행”이라며 한숨 돌렸다. 그는 “건물 외벽에 샌드위치 패널이라 불이 벽을 타고 순식간에 위층들로 퍼진 것 같다”고 했다. 이 건물 1층 상가 상인은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다른 곳에 있다가 달려왔다. 아직도 가슴이 뛴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연기가 퍼지면서 스스로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소방관들이 도착하고 나서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소방관들이 각층을 일일이 돌면서 인명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 주민은 “TV를 보고 있었는데 대피 방송이 나와서 문을 여니 연기가 자욱해 나갈 수가 없었다”며 “소방대원 도움으로 겨우 가족과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또 “옆집 사람은 잠을 자고 있었는지, 우리보다 조금 더 늦게 나와 걱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40여명은 불길과 연기 탓에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옥상으로 대피했다가 소방대원에 무사히 구조됐다.소방당국, 인근 6개 소방관서 총동원 ‘대응 2단계’ 발령… 발화 12층 추정 소방당국은 오후 11시 44분 인근 6개 소방관서 소방력을 모두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 화재를 진압하면서 인명 수색과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지 약 1시간 30분이 지난 9일 0시 40분쯤 건물 외부에서는 노란 불꽃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화재가 진압됐다. 다만 일부 층 내부로 번진 불을 끄느라 완전 진화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 소방당국은 불이 12층에서 최초 발화된 것으로 추정하고 위로 올라가면서 인명 수색과 구조를 벌였다고 밝혔다. 당초 헬기를 요청했으나 현재 울산에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 오지 않았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임 계장은 “현재 상황에서 헬기로 인명을 구조하는 것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당초 헬기 요청했으나 강풍에 보류,인명 구조 상황 오히려 악화시킬수도” “불, 몇 개층 건너뛰면서 확대” 임 계장은 “불은 12층 발코니 외벽을 타고 23층, 33층으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하지만 이유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현재 화재 양상을 보면 연소 확대가 12층에서 13층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23층과 33층 등으로 (몇 개 층을 건너뛰면서)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소방본부는 최초 건물 12층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했으나, 이후 소방청이 건물 3층 테라스 외벽을 최초 발화 지점으로 알리기도 했다. 소방청은 “발화 층은 화재 완전 진압 후 정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불이 난 건물은 지하 2층∼지상 33층, 전체 면적 3만 1210㎡ 규모다. 127가구에 평소 380여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식당 등 상가도 입주해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새벽 긴급지시를 내리고 “울산 아파트 화재 사건과 관련해 모든 가용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신속히 인명을 구조하고 화재를 진압하라”며 소방청과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울산시 등 지자체에 긴급 지시했다. 또 화재 진압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의 안전에도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제발, 가족과 연락이 안 돼요” 울산 33층 주상복합 큰 불…수백명 대피(종합)

    “제발, 가족과 연락이 안 돼요” 울산 33층 주상복합 큰 불…수백명 대피(종합)

    울산의 33층짜리 주상복합건물에서 8일 오후 11시 14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발생 1시간이 넘도록 불길이 저층부에서 최고층까지 번지고 있지만,아직 정확한 인명 피해 여부조차 파악되지 않는 상황이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14분쯤 남구 달동 주상복합건물 삼환아르누보에서 불이 났다. 소방본부는 최초 건물 12층에서 불이 시작,외벽을 타고 33층까지 번진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이후 소방청은 건물 3층 테라스 외벽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확인하는 등 현재까지 정확한 발화 지점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은 “발화 층은 화재 완전 진압 후 정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울산에서는 강한 바람이 불어 불길은 건물 전체로 번지고 있다.건물 외벽의 드라이비트(콘크리트 벽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붙이는 공법)도 화재 확산의 원인으로 보인다. 9일 0시 40분 현재 건물 옥상에 대피했던 40여 명은 안전하게 대피했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이 시각 건물 외벽에는 노란 불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화재가 진압된 상태다. 소방본부는 연기 흡입.찰과상 등 부상자 88명이 병원으로 이송 되었다고 설명했다. 부상자 중에는 신생아와 4살 어린이, 노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인근 소방서 소방력을 모두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화재를 진압하면서 인명 수색과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고, 강풍으로 인해 헬기는 뜨지 못했다.불이 난 건물을 포함해 인근 주민 수백명이 대피하는 등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주민들은 물을 적신 수건을 입에 대고 대피했고, 맨발로 집을 뛰쳐나온 사람도 보였다. 불이 난 건물 주변에는 “가족이 연락이 안 된다”면서 안타까움에 발을 구르는 시민들도 보였다. 불티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면서 왕복 10차로가 넘는 도로 건너편에 있는 대형마트 옥상으로 불이 옮아붙기도 했다. 5층 거주자 김 모씨는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화재경보가 울려 거실로 나오니 창밖으로 불씨가 보여 그냥 있으면 안될 것 같아 가족과 계단으로 내려왔다”며 “바람이 심해서 불길이 순식간에 번져 대피하지 못한 주민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 조건희씨는 18층~ 22층 고층에서 바람으로 인해 불길이 다시 살아나고 ‘펑’ 하고 터지는 소리도 들렸다“며 ”소방관들이 물을 뿌리며 진화작업을 하지만 강풍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있다“말했다. 불이 난 건물은 지하 2층∼지상 33층,전체 면적 3만1천210㎡ 규모다. 127가구에 평소 380여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식당 등 상가도 입주해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직업·동선 속인 ‘인천 학원강사’ 1심서 징역형

    직업·동선 속인 ‘인천 학원강사’ 1심서 징역형

    지난 5월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역학조사 과정에서 직업과 동선을 속여 ‘7차 감염’까지 초래한 인천 학원강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7단독 김용환 판사는 8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학원강사 A(24)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역학조사 때 직업·동선 속여…‘7차 감염’ 초래 A씨는 지난 5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초기 역학조사 때 직업을 속이고 일부 동선을 고의로 밝히지 않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씨는 5월 2~3일 서울 이태원과 포차(술집) 등을 방문한 뒤 감염돼 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역학조사에서 그는 학원강사임을 밝히지 않고 ‘무직’이라고 거짓말을 했고,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보습학원에서 강의한 사실을 방역당국에 말하지 않았다. 그가 제대로 진술하지 않은 사이에 학원에서 감염된 학생과 관련해 방역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고, 연쇄적으로 뷔페식당, 노래방 등 또 다른 집단감염을 낳았다. A씨와 관련된 확진자는 인천에서만 초·중·고교생 등 40명이 넘었고, 전국적으로는 80명 넘게 감염됐다. A씨에게서 시작된 전파로 ‘7차 감염’ 사례까지 나왔다. 법원 “사회적으로 큰 손실 발생”재판부는 “피고인은 초범이고 아직 20대인 비교적 어린 나이”라며 “일반인들과는 다른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이 외부에 공개되는 게 두려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채 순간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3차례에 걸친 역학조사에서 직업과 동선에 관해 20차례 이상 거짓 진술을 하거나 누락했다”며 “거짓 진술이 적발된 시점까지 피고인의 접촉자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고 많은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큰 손실이 발생했고 지역사회 구성원이 느낀 공포심도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면서 “피고인이 수사기관 조사에서 범행 일부를 부인하는 등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 “역학조사 당일에도 헬스장 방문” 앞서 검찰은 지난달 1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관련법 상 법정 최고형인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당시 “피고인은 역학조사를 받은 당일에도 헬스장을 방문했고 이후에도 커피숍을 갔다”며 “피고인의 안일함으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80명에 달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변호인 “자해까지…깊이 반성하고 있다” 결심공판에서 A씨의 변호인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사건이 언론에 알려진 이후로 피고인이 우울증을 겪으며 자해를 했고 힘든 날을 보내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A씨도 최후진술에서 “제 말 한마디로 이렇게 큰 일이 생길지 예측하지 못했다”면서 “정신병원에 있을 때 부모님께서 ‘잘못한 건 납작 엎드려 빌고 엄마 아빠랑 다시 살아가자’는 말씀을 듣고 극단적인 선택은 회피일 뿐 무책임한 행동임을 깨달았다. 평생 사죄하고 또 사죄하면서 살겠다”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자가격리 장소를 이탈했다가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역학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하면 2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왜 집회만 안 되냐” vs “코로나 확산 우려”...한글날 집회, 법원 판단은?

    “왜 집회만 안 되냐” vs “코로나 확산 우려”...한글날 집회, 법원 판단은?

    한글날인 오는 9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예고돼 방역당국과 경찰이 긴장하고 있다. 방역당국과 경찰은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지 않은 만큼 아직 옥외집회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인 반면, 집회 주최 측은 이번에도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맞섰다. 8·15비대위 “집회 금지 통고는 자유 침해”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행정법원은 8·15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서울시장·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집회 금지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심리할 예정이다. 비대위는 신청서를 통해 “실내보다 안전한 광화문·서울시청 인근 옥외집회를 8개월간 모두 금지통고했다”며 “헌법상 집회·결사의 자유가 심각히 침해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전철에는 매일 747만명이 밀집하고 이번 연휴 제주공항에 30만명의 인파가 모였다. 식당에서도 식사와 음주가 허용되고 있다”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진행되는 집회의 무조건적 전면금지는 감염병적으로도 합당한 사유가 없다”고도 말했다. 광복절 군중집회에 참여했던 이들은 집회 참가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2만8000여명 중 200여명이 확진돼 양성률은 1%가량이라며 “대한민국 전체 코로나 검사의 양성률과 유사해 집단 감염은 없었다”는 주장도 폈다. 비대위는 광화문 교보빌딩 앞 인도와 3개 차로, 세종문화회관 북측 공원 인도·차도 등 2곳에 1000명씩을 신고했다. 이들은 거리를 확보해 의자 1000개씩을 깔고 마스크 착용, 발열체크 등 규정을 준수하면서 손 소독제와 의료진, 질서유지인 등을 배치할 것이라고 했다. 방역당국 “집회·행사 등 밀집 상황 최대한 자제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방역당국의 판단은 다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사그라들었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최대한 밀집 상황을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아직 수도권에서 확연하게 진정세가 나타나지 않은 만큼 연휴 기간(9∼11일)에 다수의 사람이 대면으로 밀집하게 되는 집회·행사 등에 대해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집회 자유는 중요한 기본권이지만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로 (참가자와 접촉자 포함) 6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확산과 전파 사례를 고려할 때 일시적으로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 또한 “확진자가 1명이라도 더 나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떤 형태로든 감염이 발생하면 1명이 수십명에게 전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원도 코로나19 확산세를 주시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앞서 비대위가 개천절을 앞두고 신청한 집행정지 신청에서는 올해 8월 이후 전국에 걸쳐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를 근거로 집회 개최를 불허했다. 재판부는 “효과적인 방역 대책 없이는 연좌 시국 강연회 등의 활동이 이뤄지는 집회에서 상당히 많은 사람이 추가로 감염되는 것은 물론 후속 감염 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글날과 10일 서울 지역에 신고된 집회는 7일 정오 기준 각각 1210건, 1193건이다. 경찰은 이 중 인원이 10명 이상이거나 집회금지 구역에 신고된 137건과 132건에 개최 금지를 통고했다. 10명 이상이 참가한다고 신고한 집회도 9일 68건, 10일 64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집회 강행 시, 필요한 조치 다 할 것”개천절 집회를 원천봉쇄한 경찰은 거듭 집회 자제를 당부했다. 서울경찰청은 비대위 등이 집회 의사를 밝힌 데 대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당국이 설정한 특별방역 기간은 11일까지”라며 “집회를 강행하면 특별방역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광복절 집회 이후의 전국적 집단 감염이 재연되지 않도록 개천절에 준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페루, 의외로 가까이 있는 ‘남미의 맛’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페루, 의외로 가까이 있는 ‘남미의 맛’

    모 방송사에서 연락을 받았다. 내용인즉슨 감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려 하는데 유럽의 감자 요리 그리고 페루 요리에 대해 좀 아는 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유럽에서 맛있는 감자 요리를 맛본 경험은 있지만 난데없이 페루라니. 많은 나라를 다녔지만 가장 멀리 간 곳이 기껏해야 포르투갈일 만큼 유라시아 대륙을 벗어난 적이 아직 없다.제작진이 페루를 언급한 이유는 감자의 원산지가 바로 페루 안데스산맥이기 때문이다. 약 8000년 전부터 식량으로 재배된 것으로 알려진 감자는 페루인들에게 없어선 안 될 주식이다. 감자의 원산지인 만큼 다양한 품종의 감자가 있는데, 알려진 것만 해도 무려 5000여종에 달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형태의 노란 감자뿐만 아니라 주황 감자, 보라 감자 등 껍질 색깔이 다양하고 속의 무늬, 크기와 모양도 제각각이다. 수미 감자가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는 감자를 구분할 때 크기 정도로만 구분하지만 감자를 즐겨 먹는 곳에서는 다르다. 감자를 남미에서 가장 먼저 받아들인 스페인도 남미 못지않게 감자가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다. 스페인의 마트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감자를 구이용, 튀김용, 삶는 용으로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페루의 수도 리마에는 국제감자센터가 자리잡고 있는데, 남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감자 품종을 보존하고 연구한다. 페루가 감자의 고향이라는 걸 천명한 셈이다. 이만하면 페루에 가서 직접 감자를 맛봐야 하겠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그럴 순 없었다. 대신 제작진은 경기도 평택의 한 식당으로 안내했다. 페루인 요리사가 현지식 음식을 만드는 곳이 있다는 것이다. 엉겁결에 찾아간 송탄 국제중앙시장은 실로 놀라운 곳이었다. 인근 미군기지의 영향으로 미군들이 좋아하는 세계 각국의 음식점들이 늘어서는 등 마치 이태원 거리와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사보르 페루아노, ‘페루의 맛’이라는 이름의 식당 셰프인 마리아는 페루에서 한국인 남편을 만나 한국에 정착해 7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몇 가지 감자 요리를 선보였는데, 그중에서 ‘파파 데 우앙카이나’란 요리가 꽤 흥미로웠다. 노란 고추와 치즈를 주재료로 만든 소스를 감자에 끼얹어 먹는 요리다. 마리아 셰프는 리마에선 식전에 이 요리가 없으면 밥이 안 넘어간다는 설명과 함께 한국으로 치면 김치 같은 요리라고 전했다. 과거 우앙카요 지방과 리마를 잇는 기찻길을 건설할 때 인부들을 위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만들어 낸 것이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 심심할 수 있는 감자에 달큼한 고추의 풍미와 치즈의 고소한 감칠맛이 더해져 입맛을 한층 돋워 준다. 이 밖에도 감자를 고원에서 말린 ‘파파 데 세카’와 돼지고기로 만든 ‘카라풀크라’도 우리 식으로 치면 제육볶음에 감자를 더한 스타일로 이질감이 덜한 요리다. 페루는 최근 몇 년 사이 세계 미식가들 사이에서 남미에 가면 반드시 가 봐야 할 미식의 고장으로 손꼽힌다. 남미에 다른 나라도 많은데 왜 하필 페루인가 의문이 든다면 남미의 지도를 펼쳐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남미의 여러 국가 중 페루만큼 다양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안데스산맥과 태평양에 인접한 바다, 아마존강의 상류와 해안가의 사막, 초원지대까지 다 갖춘 나라는 사실상 페루가 유일하다. 유럽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이 그러한 것처럼 자연환경이 다양하다는 건 그만큼 식재료의 다양성도 풍부하다는 의미와 통한다. 하지만 식재료가 다양하다고 해서 반드시 음식문화가 발달하는 건 아니다. 페루가 갖고 있는 저력은 식재료의 다양성을 넘어선 문화적 다양성, 그로 인한 개방성에 있다. 페루는 옛 잉카제국의 후예뿐만 아니라 스페인인과 그들이 노예로 데려온 아프리카인, 이민 온 중국인과 일본인 등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문화가 한데 뒤섞인 곳이다. 다양한 식재료, 다양한 출신의 훌륭한 요리사들이 연대해 페루 음식을 세계인이 꼭 한번 먹고 싶어 하는 요리로 만들어 냈다. 페루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글로벌 미식가들의 눈에 띈 셈이다.페루의 대표 요리인 세비체는 한국의 김치처럼 음식에 관심 있는 세계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요리로 자리잡았다. 한국에 음식이 김치만 있는 게 아니듯 페루에도 우리가 평생 먹어도 다 못 먹어 볼 다양한 식재료와 음식이 존재한다. 다행인 건 멀리까지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감사하게도 원한다면 현지의 맛을 한국에서 언제든 느낄 수 있다. 페루의 맛은 의외로 우리 가까이에 있었다.
  • 곰탕이 ‘BEAR SOUP’? 황당 번역 이제 그만

    곰탕이 ‘BEAR SOUP’? 황당 번역 이제 그만

    한국 음식을 먹기 위해 가게를 찾았다가 잘못된 번역으로 당황하는 외국 관광객들이 많다. 곰탕을 ‘Bear Soup’, 육회를 ‘Six Times’라고 적는 것이 그 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식당 내 음식명 번역 방법과 예시를 제공하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안내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안내서는 지명과 문화재명, 도로명 및 행정구역 명칭, 정거장명, 음식명 등 공공 분야에서 쓰이는 말을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번역해 표기했다.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자연 지명과 인공 지명, 역명을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표기하는 방법과 그 원칙을 소개하고 있다. 대패삼겹살의 ‘대패’는 순우리말임에도 크게 패하다라는 뜻의 ‘대패(大敗)’로 표기하는(중국어로 올바른 표기법은 薄切五花肉) 경우도 있다. 한강의 올바른 영문 표기법은 ‘Hangang River’임에도 ‘Hangang’, ‘Han River’, ‘Hangang River’로 다양하게 표기하는 것도 예로 들었다. ‘남산’의 경우 기존에는 Namsan과 Nam Mountain 등 다양하게 표기했지만 앞으로는 ‘Namsan Mountain’으로 표기하는 것을 제시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방한 관광객이나 한국을 알고자 하는 이들이 번역·표기하는 방식이 달라서 혼란을 겪는 일이 발생한다”며 “앞으로도 ‘공공언어 통합 지원 시스템’을 통해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방법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안내서는 공공 용어의 영·중·일 표준 번역안을 제공하고 있는 공공언어 통합 지원 시스템(https://publang.korean.go.kr) 자료실에서 볼 수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여기는 중국] 10살에 대학 입학한 천재 소녀의 반전 근황

    [여기는 중국] 10살에 대학 입학한 천재 소녀의 반전 근황

    전 중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천재 소녀’의 근황이 최근 공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상하이옵저버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허난성 상추에 사는 13세 소녀 장이원은 수년 전 ‘꼬마 신동’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리며 유명인사가 됐다. 이 소녀는 4세 때 유치원에 들어갔다가 한 달 만에 그만두고 곧바로 초등학교 교과과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소녀의 아버지인 장민타오는 딸이 매우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총명함을 자랑하는 것을 본 뒤 직접 홈스쿨링을 시작했다. 장 양은 학교에 가지 않는 시간에서 학교 스케줄과 유사한 시간계획표를 세우고 이를 철저히 지켜가며 대학입시를 준비했다. 아버지의 이러한 교육 스타일 뒤에는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이 있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장 양의 아버지 역시 8세 때 중학교 과정을 모두 마치고 베이징대학에 입학했으며, 이후 5년 만에 석사학위를 취득한 신동이었다.장 양은 아버지의 소원대로 9세 때 처음 대입 시험을 치렀지만 낙방했고, 다음 해에 높은 성적을 받으면서 고향인 상추에 있는 3년제 대학인 상추공과대학 전자공학부 입학에 성공했다. 아버지가 꿈에 그리던 대학에 입학했지만 장 양의 대학 생활은 순탄하지 못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지 못했을뿐더러, 대학에서 함께 수학하는 동기들과는 10살이 넘는 나이 차이 때문에 쉽사리 대화를 나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함께 공부하는 동기들보다 어리고 키가 작은 장 양은 학생식당에서 식사를 주문할 때에도 ‘까치발’을 들어야 했고, 이를 본 같은 대학 학생들이 어린아이를 돕듯 도와주고는 했다. 일각에서는 장 양의 이러한 교육과 생활이 부모에 의해 강제로 자유를 박탈당한 동시에 전형적인 조기교육의 실패 사례라는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이에 대해 장 양의 아버지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어렸고 부모와 선생님께 순종적이었지만, 지금의 딸은 약간 반항적이다. 독립적인 의견을 내놓는 과정에서 다투기도 한다”면서 “친구가 없는 것에 외로움을 느끼겠지만, 외로움 자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스스로 내향적인 성격이라고 말하는 장 양은 지난 7월, 무사히 대학을 졸업했다. 또래는 평범한 중학교 생활을 즐길 때, 이 소녀는 대학과정을 모두 마친 뒤 현재 가정교사로 일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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