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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청 폐지·공소청 신설 법안까지 낸 與

    김용민 대표 발의… 수사·기소 완전 분리야권 “검찰 수사종결권 부활 추진” 반격 더불어민주당이 29일 검찰개혁특별위원회를 띄우고 수사권의 완전한 삭제는 물론 검찰 조직 문화를 대수술하는 검찰개혁 시즌2에 돌입했다. 민주당에서는 검찰청을 없애고 공소청을 만들자는 법안까지 나왔고, 야당은 검찰개혁을 ‘원위치’시키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나섰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날 특위 첫 회의를 직접 챙기며 “혼란은 최소화하고 지향은 분명해야 하는 그런 특위 활동이 됐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특위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전원과 판사 출신인 최기상·이수진 의원, 검사 출신인 김회재 의원 등 19명이 참여하는 대규모로 꾸렸다. 법사위와 함께 특위를 이끄는 윤호중 위원장은 검찰 조직 문화의 대수술을 예고했다. 윤 위원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사안을 “이번 검찰총장 사태”라고 표현하며 “검사동일체 원칙을 2003년 검찰청법을 개정하면서 폐기했다고 선언했지만 사실상 지휘·감독 권한을 통해 아직도 살아 있었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식구 챙기기, 선택적 정의 실현, 상명하복 조항을 통해서 마치 그 ‘보스 정치’하듯이 조직을 보호하고 보스를 보호하는 이런 데 이용됐다”고 지적했다. 과거 검찰은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하여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 등 검사동일체 원칙으로 조직을 운영했다. 이후 법개정으로 사건 지휘·감독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이의제기권이 추가됐지만 실제 검찰 내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과거처럼 상명하복만 있다는 것이 민주당의 판단이다. 내년부터 6대 범죄 분야에만 허용되는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히 떼어 온다는 로드맵도 세웠다. 궁극적인 목표는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분리해 기소 전담 조직으로 만드는 ‘힘의 분산’으로 과도적인 형태로 기소부를 두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검찰청을 아예 없애고 공소청을 만들자는 법안도 나왔다. 특위 소속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이날 검찰청법 폐지안과 공소청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기소권과 공소유지권만 갖는 공소청을 만들고, 검찰총장은 차관급 고등공소청장으로 대체하는 게 핵심이다. 김 의원은 “형사사법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독점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대한민국 검찰은 국가 최고 권력으로 군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야당은 정부·여당의 검찰개혁 작업을 되돌리고 검찰총장에게 힘을 실어 주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나섰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와 함께 검찰의 수사종결권을 부활시키고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권을 일부 제한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할 예정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與 검찰개혁특위 첫 회의… 윤호중 “檢 ‘보스정치’ 수술해야”

    與 검찰개혁특위 첫 회의… 윤호중 “檢 ‘보스정치’ 수술해야”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윤호중 의원이 29일 검찰 수사권 폐지 등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검찰개혁특위 1차 회의에서 “개혁은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과 제도를 통해서 이뤄져야 된다”며 “여러 위원들의 의견, 두 차례에 걸쳐 법무부에 설치됐던 검찰개혁위원회의 논의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모아 하나하나 과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검찰이) 기소권에 더해서 수사권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어떻게 하면 수사와 기소권을 나눠서 좀 더 효율적이고 공정하게 행사될 수 있게 할 것인가에 대해 여러 의견을 모으겠다”고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윤 의원은 “이번 ‘검찰총장 사태’로 기소편의주의에 따라 검찰권이 선택적으로 행사되는 문제에 대해서 많은 지적이 있었다”면서 “근본적인 수술이 있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검사동일체 원칙을 2003년도 검찰청법 7조를 개정하면서 폐기했다 선언했지만 사실상 지휘·감독 권한을 통해서 사실상 검사동일체의 원칙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 식구 챙기기라든가 선택적 정의실현이 상명하복 조항을 통해서 마치 ‘보스 정치’하듯이 이용됐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윤 의원은 “검찰개혁은 정치적인 사안이 아니라 이것 역시 민생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9년 한 해만 해도 형사사건이 178만건, 관련 인원 239만명”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검찰이 국민 위에 더 이상 군림하지 않고, 민주적인 통제가 강화되는 아래에서 검찰이 인권 친화적인 기관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했다. 검찰개혁특위는 위원장인 윤 의원을 비롯해 김남국, 김승원, 김영배, 김용민, 김종민, 김회재, 민형배, 박범계, 박주민, 백혜련, 오기형, 이수진, 이탄희, 소병철, 송기헌, 신동근, 최기상, 황운하 의원으로 구성됐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與 검찰 개혁 시즌 2…‘힘’ 분산하고 조직 문화 대수술

    與 검찰 개혁 시즌 2…‘힘’ 분산하고 조직 문화 대수술

    더불어민주당이 29일 검찰개혁특별위원회를 띄우고 수사권의 완전한 삭제는 물론 검찰 조직 문화를 대수술 하는 검찰 개혁 시즌 2에 돌입했다. 코로나19 가운데 ‘추·윤 사태’로 눈살을 찌푸린 민심을 의식한 듯 검찰 개혁이 곧 민생이라는 주장도 반복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날 특위 첫 회의를 직접 챙기며 “혼란은 최소화해야지만 지향은 분명해야 하는 그런 특위활동이 됐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특위는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 전원과 판사 출신인 최기상·이수진 의원, 검사 출신인 김회재 의원 등 19명이 참여하는 대규모로 꾸렸다. 법사위와 함께 특위를 이끄는 윤호중 위원장은 검찰 조직 문화의 대수술을 예고했다. 윤 위원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사안을 “이번 검찰총장 사태”라고 표현하며 “검사동일체 원칙 2003년도 검찰청법 7조 개정하면서 폐기했다고 선언했지만 사실상 지휘 감독 권한을 통해 아직도 살아있었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식구 챙기기, 선택적 정의 실현, 상명하복 조항을 통해서 마치 그 ‘보스정치’처럼 조직을 보호하고 보스를 보호하는 이런 데에 이용됐다”고 지적했다. 과거 검찰은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하여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 등 검사동일체 원칙으로 조직을 운영했다. 2006년 법개정으로 상명하복 원칙이 삭제됐고, 구체적 사건에 지휘·감독의 적법성 또는 정당성에 이견이 있을 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이의제기권이 추가됐다. 하지만 민주당은 실제 검찰조직 내에서 이의제기권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상명하복만 작동한다고 지적한다. 특위 대변인을 맡은 오기형 의원은 회의 후 “이의제기와 개별검사들의 독자적 활동을 허용하자는 검토가 있었다”고 전했다. 내년부터 6대 범죄 분야에만 허용되는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떼오고 검찰 수사에 대한 민주적 통제 장치를 마련한다는 로드맵도 세웠다. 궁극적인 목표는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떼 기소 전담 조직으로 만드는 ‘힘의 분산’이다. 완전한 분리까지 가는 과도기에 기소부를 두어 검찰 내 칸막이를 치고 조직을 이원화하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다. 특위는 매주 회의를 열어 내년 상반기에는 입법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이와 별도로 검찰청을 아예 없애고 공소청을 만들자는 법안도 나왔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이날 검찰청법 폐지안과 공소청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기소권과 공소유지권만 갖는 공소청을 만들고, 검찰총장은 고등공소청장으로 만드는 게 핵심이다. 아울러 이날 특위 회의에서는 윤 위원장이 “검찰개혁이라고 하는 게 어떤 정치적 사안이 아니라 이것 역시 민생사안이다라고 하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2019년 한해 형사사건이 178만건 달했고, 관련 인원은 239만명”이라며 “그만큼 검찰권력이 이를테면 자제돼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검찰에 지금까지 있어 왔던 악습은 이번 기회에 확실히 청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민주, 檢개혁특위 가동 “‘보스 정치’로 조직 보호…근본 대책 마련”

    민주, 檢개혁특위 가동 “‘보스 정치’로 조직 보호…근본 대책 마련”

    더불어민주당은 29일 검찰개혁특위 1차 회의를 갖고 ‘수사·기소권 분리’를 통해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고 상명하복식 문화를 개선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특위 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기소재량주의, 기소편의주의에 따라 검찰권이 선택적으로 행사된다는 많은 지적이 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이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검사동일체 원칙’이 아직도 살아있었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했다”며 “제식구 챙기기, 선택적 정의실현 등이 상명하복 조항을 통해서 마치 보스 정치를 하듯이 조직을 보호하는 부분에 대해서 근본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개혁은 정치 사안이 아닌 민생 사안”이라며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를 통해 검찰이 더는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고 인권친화적 기관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낙연 대표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어렵사리 이뤄서 관련 법에 담았고, 그 법이 새해에 시행된다. 그 바탕에 추가로 할 일이 무엇인지 체계적으로 간추려달라”라고 말했다. 또 ”혼란은 최소화해야 하지만 지향은 분명히 하는 특위 활동이 됐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특위대변인을 맡은 오기형 의원은 기자들에게 “검사동일체 원칙이 담긴 법조문이 15∼16년 전에 없어졌지만 별도조항인 상명하복 조항이 실질적으로 작동되고 있다”며 “이 부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특위는 앞으로 매주 회의를 통해 ‘검·경 수사권 조정’ 상황을 점검하는 동시에 수사·기소권 분리를 위한 세부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구·이동녕 등 요인 뒷바라지 26년… 살림 도맡은 ‘임정의 어머니’

    김구·이동녕 등 요인 뒷바라지 26년… 살림 도맡은 ‘임정의 어머니’

    “임정의 살림은 석오장(이동녕)과 백범(김구) 몇 분이 거의 다 짊어지다시피 한 상태였는데 돈이 바닥날 때가 많았고 그럴 때면 그야말로 끼니가 간데없어 이 집 저 집을 돌아다니면서 한 술씩 얻어 드시기까지 했다.”(‘장강일기’·정정화) 정정화 선생은 1920년 중국 상하이로 망명해 1946년 귀국할 때까지 임시정부 살림을 책임지고 요인들을 뒷바라지한 ‘임시정부의 안주인’이었다. 김구, 이동녕, 이시영 등 임정 요인들 가운데 선생이 지어 준 밥을 먹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김구는 여기저기 다니다가 “나 밥 좀 해줄라우” 하면서 찾아오곤 했다. 그러나 임정의 살림은 늘 궁핍해서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할 정도였고 그럴 때마다 선생은 자신의 잘못인 듯 애간장을 태웠다.선생은 1900년 8월 3일 수원 유수를 지낸 정주영의 2남 4녀 가운데 셋째 딸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고향 충남 예산에 많은 땅을 가진 부자였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신식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그러나 어깨너머로 천자문과 소학을 떼었고 성인이 돼 영어와 신학문을 공부해 신교육을 받은 여성들에게 뒤지지 않았다. 선생의 인생은 겨우 열 살에 동농 김가진의 3남 김의한과 결혼하면서 완전히 바뀐다. 김가진은 황해도 관찰사, 농상공부 대신 등을 지낸 구한말의 문신이었다. 그러면서 대한협회 회장을 맡아 국권 회복에 앞장서고 경술국치 후에도 대동단을 결성해 총재로 활동한 우국지사였다. 3·1운동 직후인 1919년 10월 김가진은 아들 김의한과 중국 상하이로 망명, 본격적으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대한제국 대신 가운데 유일하게 독립운동에 뛰어든 인물이다. 시아버지와 남편의 중국행을 뒤늦게 안 스무 살의 ‘겁 없는 여인’은 이듬해 1월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일제의 눈을 피해 단신으로 상하이로 갔다. 가자마자 접한 것은 독립운동이라는 대의명분보다 먹을 것마저 부족한 가난이었다. 상하이 임정 가족들의 생활은 주먹덩이밥과 한두 가지 반찬으로 때울 정도로 어려웠다. 누구나 값싼 천으로 만든 중국 의복 창산(長衫)을 걸치고 헝겊신을 신고 다녔다. “이름, 명예, 자존, 긍지보다는 우선 급한 것이 생활이었다. 포도청 같은 목구멍이었다. 머리를 내밀고 팔다리라도 내놓을 만한 누더기 한자락이 절실했던 것이다.”(‘장강일기’)●외동아들 김자동, 현재 기념사업회장 맡아 홀몸으로 중국에 건너왔듯이 선생은 중국에 온 지 겨우 달포쯤 지난 후 홀로 독립운동 자금을 구하러 국내로 잠입하겠다고 ‘당돌한’ 결정을 내린다. 갓 스물의 당찬 아낙네는 체포의 위험을 무릅쓰고 3·1운동 직후 일제의 서슬이 퍼렇던 국내로 숨어들어 왔다. 임정의 지시를 따라 이곳저곳을 다닌 끝에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돈을 구해 중국으로 돌아왔다. 두 번째도 돈을 구해 무사히 귀환했지만 세 번째에는 일제에 붙잡히고 말았다. 동행인이 장담하는 바람에 인력거를 타고 압록강을 건너다 체포돼 신의주 경찰서로 끌려가 이틀 동안 고초를 당한 후 풀려났다. 그로부터 얼마 후인 1922년 7월 4일 일흔이 넘은 나이에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시아버지 김가진이 세상을 떴다. 네 번째로 국내에 들어왔을 때 독립운동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던 친정아버지가 별세했고 선생은 상을 치른 후 1923년 7월 다시 상하이로 돌아갔다. 선생은 1928년 외동아들 김자동을 낳았다. ‘영원한 임시정부’ 소년으로 불리는 김자동(92)은 광복 후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의 기원’을 번역하기도 했다. 현재는 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을 맡고 있다. 망명 10년째이던 1929년 7월 선생은 여섯 번째로 다시 고국 땅을 밟은 뒤 1년 6개월간 체류했다. 하지만 국내의 분위기는 지인들도 선생을 냉대할 만큼 변해 가고 있었다. 1931년 초 선생은 다시 상하이로 돌아가면서 독립이 되기 전에는 귀국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윤봉길 의사 의거 후 임정은 일제의 체포를 피해 상하이를 탈출, 자싱(嘉興)으로 옮겨 갔다. 선생은 그곳에서도 임정 요인들과 식구들을 챙겼다. 김구는 남호라는 호수의 배 안에서 은신했다. 김구에 대한 추적이 강화되자 임정은 김구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를 가흥으로 모셔 왔다. 선생은 곽 여사의 가르침을 따르면서 김구의 식구들을 보살폈다. 한번은 곽 여사의 생신 때 비단 옷을 사다 주었는데 곽 여사는 “지금 우리가 이나마 밥술이라도 넘기고 앉았는 건 온전히 윤 의사의 피값이야. 피 팔아서 옷 해 입게 생겼나”라고 야단을 치며 물려오라고 했다.●20여년 모셨던 이동녕 선생 임종 끝까지 지켜 그 무렵인 1935년 11월 선생은 임시정부 여당으로 창립한 한국국민당에 가입했다. 독립운동 단체에 적(籍)을 두게 된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임정과 지도부는 후난(湖南)성 창사(長沙)로 옮겨 갔다. 선생은 이시영을 모시고 살았다. 그런데 이듬해 5월 우익 3당 통합 회의 도중 이운환이 3당 대표들에게 권총을 발사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김구는 중상을 입었고 현익철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절명하고 말았다. 이들을 간호하고 보살핀 것은 선생이었다. 일본의 공격이 거세지자 임정은 또다시 창사를 떠나 광주를 거쳐 포산(佛山)으로 옮겨 갔다. 1938년 가을부터 선생은 임정의 안살림을 본격적으로 맡게 됐다. 딸린 가족이 없는 이동녕 등 국무위원들을 수발하며 살았는데 선생은 혼자 망명 생활을 하던 너덧 사람을 광복이 될 때까지 모셨다. 포산 생활도 잠시였고 임정 식구 100여명은 일본군의 공습을 받으며 기차로, 배로 목숨을 건 피난을 계속했다. 힘든 여정 속의 뒷바라지는 선생의 몫이었다. “밥은 배 위에서 삼시 세끼를 다 해먹을 수밖에 없었다. (…) 국무위원 전원을 돌봐 드려야 했으므로 (…)육지로 올라가서 시장을 봐 오는 것도 일 중의 하나였다.”(‘장강일기’) 임정 식구들은 한 달 열흘을 배 위에서 지내기도 하는 등 장쑤성에서 출발한 후 장장 5000㎞의 대장정 끝에 치장(江)에 도착했다. 치장에서도 선생은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안주인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1940년 3월 선생이 아버지처럼 여기며 20여년 동안 모셨던 이동녕이 별세했다. 마지막 열흘 동안 곁을 지킨 사람도 선생이었다.치장 근처 충칭(重慶)으로 옮긴 임시정부는 1940년 5월 한국독립당을 창당하고 광복군을 창설해 당·정·군 체제를 갖추었다. 정정화도 한국독립당 창립 당원이 됐고 같은 해 6월 한국독립당 여성 조직인 한국혁명여성동맹 창립 간사로 선출됐다. 1941년 1월 임정 가족들은 충칭 근처의 투차오(土橋)로 이사해 5년 동안 모여 살았다. 여기서도 선생의 역할은 컸다. 특히 남편이 일제에 체포된 부인과 가족들의 바느질도 해 주며 보살폈다. 외국 손님 접대 등 임정의 큰일도 총책임을 맡았다. 장준하 등 일본군에서 탈출한 학병 출신 청년 50여명을 위해 선생은 투차오의 교회 강당을 개조해 임시 막사로 제공하고 동생처럼 돌봤다. 1943년 2월 한국애국부인회 재건대회에서 선생은 훈련부 주임으로 선임됐다. 한국애국부인회는 국내외 동포 여성들에게 각성을 촉구하며 독립운동 참여를 호소하고 광복군을 위문하는 등 독립운동 지원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여 갔다. 그러던 중 선생은 투차오에서 광복을 맞았다. 선생은 임정 요인들이 충칭을 떠나고 나서도 투차오에 남아 뒤처리를 마치고 이듬해 5월 9일에야 그리던 조국 땅을 밟았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리어 1982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임정 요인들은 선생의 정성 어린 뒷바라지에 힘든 투쟁 속에서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나아가 26년이라는 기나긴 임시정부의 타국살이도 선생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위기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위기

    장마가 유난히 길던 지난여름 나는 20세기 말에 본 차이밍량 감독의 영화 한 편을 떠올리곤 했다. 영화 속 도시에는 비가 그치지 않고 내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돌고 있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어둠 속으로 자꾸 몸을 숨긴다. 영화평에는 세기말, 고독, 우울이라는 단어들이 자주 등장했다. 2020년 한국의 여름도 비와 바이러스와 고독과 우울이 결코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 무렵 우연히 사진 한 장을 보았다. 짙은 잿빛으로 드러난 땅의 맨살 위를 들불처럼 달리는 선홍색 불꽃과 피어오르는 희뿌연 연기가 비현실로 보이는 광경. 영구동토층이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이미 녹았다가 얼었다가를 반복하고 있는 시베리아의 산불을 찍은 사진이었다. 너무 자주 언급돼 이제는 위기보다 일상이 돼 버린 지구온난화의 얼굴이었다. 과학자가 아니라도 사람들 대부분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해결 방법도 안다. 간단하고 유일한 방법은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은 고심한 끝에 북극에서 녹고 있는 얼음 대신 유리 가루(이산화규소)를 뿌려 태양 광선을 반사하자는 응급 처방을 내놓는다. 아직은 공장도 자동차도 비행기도 멈추지 않으며, 당장은 화석연료, 전기, 음식, 어떤 에너지 소비도 줄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지난봄에 타고 다니던 낡은 차를 없앴다. 호기롭게 결단을 내렸으나 허전함과 무기력감에 시달렸다. 마음을 달래려고 신차 모델이며 중고차 가격을 검색하다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0년 자동차 판매량은 약 40~50% 늘었다. 혹시나 대중교통에서 전파될지도 모를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가용 구입이 늘었으리라고 추측한다.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이 위기의 일부’가 돼 버리는 이와 같은 상황을 여전히 ‘위기’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산업혁명 이후 문명은 성장, 생산, 소비라는 가치를 고수하며 달려왔다. 역설적인 것은 끊임없이 지구의 위기를 경고해 온 과학기술이 생태 파괴의 문명을 이끌어 온 주역이라는 사실이다. 과학기술은 주로 소비 욕망 창출을 위한 도구적 이성으로 기능한다. 모든 욕망이 원래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건 아니다. 모니터 속 신형 테슬라를 보기 전까지 나에게 빨간 전기 자동차에 대한 욕망은 없었다. 욕망은 대부분 새롭게 태어난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운 욕망이 새로운 기쁨이 되는 한계를 넘어선 것 같다. 여기저기서 플라스틱 오염, 여섯 번째 대멸종, 호르몬을 파괴하는 POPs, 핵폐기물 같은 단어들을 만나면 위기가 아니라 이미 엄청난 재난 속에 내가 들어와 있음을 실감한다. 정치, 사회, 생태 문제들이 모두 뒤엉킨 실타래로 단단히 얽혀 있다. 어느 하나를 잡아당겨 매듭을 푼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 “우울한 얘기 좀 그만해요!” 늘 내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식구가 타박한다. “그렇게 종말이 두려우면 뭐든 막을 수 있는 일을 하면 되잖아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게 생활하는 5억명이 배출하는 탄소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나는 다만 이렇게 쓴다. 최근에 번역을 마친 책은 로마제국의 몰락 과정을 다룬 것이었다. 급격한 기후 변동과 팬데믹을 겪으면서 로마인들이 종말론에 사로잡히게 됐다는 내용이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그러나 흔히 상상하듯 파멸이 임박했다는 의식이 사람들을 절망과 불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러한 의식은 혼란스러운 시대에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했다.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파멸이 임박했다는 의식일지도 모른다. 모든 역할과 책임을 과학기술에 떠넘긴 채.
  • 1박 2일 별장서 일 시킨 사업주에 ‘박찬주賞’

    1박 2일 별장서 일 시킨 사업주에 ‘박찬주賞’

    자기 식구가 먹을 김장을 시키는 사업주, 용역업체 여직원을 성희롱하는 공공기관 관리, 정시 퇴근하면 폭언하는 상사, 폐쇄회로(CC)TV로 점심시간에도 직원을 감시하는 병원…. 올해도 직장인들은 각종 직장갑질에 시달렸다. 27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올해 접수된 신원이 확인된 2849개 이메일 제보 중 10대 갑질 대상을 선정해 공개했다. “직원들에게 매달 1박 2일 동안 회장이나 사장 별장에서 울타리 공사, 세면대 수리, 비데 설치, 김장 등을 강제로 시킨다”는 사업주에게는 공관병에게 잡무 지시를 시킨 전 육군대장의 이름을 딴 ‘박찬주상’을 줬다. “용역업체 직원에게 업무와 무관한 화단 정리 등을 지시하고, 나이가 많은 직원의 명찰을 툭툭 치거나 밥을 사라고 강요”한 공공기관 주무관은 원청갑질 부문에서 ‘물컵 갑질’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이름을 딴 ‘조현민상’을 받았다.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이름을 딴 ‘양진호상’(폭행)은 “차에서 머리를 손으로 두 차례 가격하고 실수하면 ‘XXXX, 한숨 쉬냐 죽을래’”라며 욕설과 폭언을 한 상사에게 돌아갔다. “화장실은 10분에 1명씩만 다녀오라”는 사업장은 ‘황당무상’을 받았다.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 대상을 원하청 관계, 5인 미만 사업장 등으로 확대하고, 처벌 조항을 신설해 법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눈 나린 길/박남수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눈 나린 길/박남수

    눈 나린 길/박남수 겨울 밤, 눈 나리는 밤하아얀 눈을 밟으며 밟으며 가신 이가 누구일까 머얼리 발자최 조고만 발자최 건넌 마을로 건너갔고나 한 줄기 입김에도 흐려지는 유리창 앞에호올로 호올로 금붕어처럼 직히며흰 눈 나려, 나려서 쌓이는이 아츰 우편배달부가 지날 상한 아츰 행여 돌아올 리 없을 이그이를 그리 그리며내 마음은 자릿자릿 설였다 태고 적 서름이 서린 이 아츰에알지도 보지도 못한 이 가신 길에 어찌하여 조고만 발자최에 슬픈 전설을 맺으려는 걸까 눈 오는 날은 옛 생각이 납니다. 1989년 겨울, 백두산 아래 이도백하 마을에서 하룻밤 잤습니다. 여관은 난방이 없었습니다. 옷을 있는 대로 껴입고 침낭과 이불 속에서 이를 덜덜 떨었지요. ‘잉크병 얼어붙는 밤’, 김기림의 시 구절 절로 생각났지요.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창틀을 덮었습니다. ‘눈 나린 길’은 1940년 출간된 시집 ‘초롱불’에 실린 작품입니다. 어릴 적엔 초롱불을 켜고 저녁을 먹었지요. 식구들의 얼굴 그림자가 황토벽에 어룽거렸습니다. 80년 전의 우리말 읽는 느낌 어떤지요? 지금보다 다정하지 않은지요? 눈 쌓인 들판 너머 우리가 그리워한 세상 있을 것만 같습니다. 곽재구 시인
  • 국민의힘 “정은경 청장이 대통령 지시 잘라먹었다는 거냐”

    국민의힘 “정은경 청장이 대통령 지시 잘라먹었다는 거냐”

    국민의힘이 코로나19 백신 확보와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가 잇따라 해명한 데 대해 “이를 종합하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대통령의 지시를 모조리 잘라 먹었다는 것이냐”며 24일 비판했다. 전날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백신의 구매 결정과 그 계약 절차에 대한 조치는 질병관리청장이 한다”면서 “질병관리청에서 백신 구매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청와대는 그 동안 대통령이 무려 13번이나 백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발언과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면서 “그런데도 이행되지 않았으니 화를 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종합하면 정부가 K-방역의 영웅으로 떠받들었던 정은경 청장이 대통령의 지시를 모조리 잘라 먹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골육상잔이란 말이 떠오른다. 피붙이같이, 한 몸같이 일했던 한 식구를 어떻게 한순간에 매도하고 비참하게 만들 수 있나. 무서울 지경이다”라고 비난했다. 배 대변인은 “청와대는 그렇게 대통령의 책임을 떠넘기고 싶은가. 설마, 레임덕의 위기가 왔음을 자백하고 싶은가”라고 했다. 이어 “지연된 정의가 정의가 아니듯, 지연된 대책은 대책이 아니다”라면서 “이제 체면 차릴 것 없다. 지금이라도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외교역량을 총동원해서 다른 나라가 확보한 백신을 양수받는 것은 어떤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누가 뭐래도 백신, 아니 재난의 최고 책임자는 대통령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화이자와 얀센 등의 제약사와 전날 코로나19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얀센 백신 600만명분, 화이자 백신 1000만명분을 계약했으며, 각각 내년 2분기와 3분기에 국내 도입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우성, ‘음주운전’ 배성우 대신 ‘날아라 개천용‘ 출연

    정우성, ‘음주운전’ 배성우 대신 ‘날아라 개천용‘ 출연

    배우 정우성이 음주운전으로 활동을 중단한 배성우를 대신해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 출연한다. ‘날아라 개천용’ 측은 “출연진 교체와 관련해 오랜 논의 끝에 정우성 배우가 출연을 확정했으며 이번주부터 촬영에 합류한다”고 21일 밝혔다. 드라마는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 내년 1월 초 방송을 재개하며, 이미 촬영을 마친 16회까지는 배성우의 출연 분량을 최대한 편집하여 방송할 예정이다. 정우성은 17회부터 20회 종영시까지 배성우가 맡았던 박삼수 캐릭터를 맡는다. ‘날아라 개천용’ 측은 “시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제작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우성은 배성우가 소속된 아티스트컴퍼니에 함께 몸 담고 있다. 또 다른 한솥밥 식구인 배우 이정재가 출연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정우성이 합류하기로 했다. 소속사는 이날 “이정재가 대본 숙지부터 의상 준비까지 하며 스케줄을 정리해보려 하였으나 이미 진행하던 드라마 촬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며 “자가격리를 끝낸 정우성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우성의 드라마 출연은 JTBC ‘빠담빠담’ 이후 8년 만이다. 앞서 배성우는 지난 10일 음주음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날아라 개천용’에서 하차했다. 드라마는 지난 12일 방송된 12회 이후 휴방 중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2020 SBS 연예대상] 김종국 “예능이 삶의 전부...열심히 할 것”

    [2020 SBS 연예대상] 김종국 “예능이 삶의 전부...열심히 할 것”

    16년 동안 SBS 주말 예능에서 활약한 김종국이 ‘2020 SBS 연예대상’ 주인공이 됐다. 19일 오후 생중계된 ‘2020 SBS 연예대상’에서는 SBS 장수 프로그램 ‘런닝맨’과 ‘미운 우리 새끼’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종국이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날 김종국은 “가수로 대상을 받아봤는데, 그땐 덤덤했지만 이후에 ‘내가 왜 상 받았던 걸 즐기지 못했을까’에 대해 생각했다. 이게 그만큼 나에게 가치가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종국은 “나는 가수라 처음엔 음반이 나오면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예능에 나왔다. 그땐 재석이 형이 뭘 시키면 너무 하기 싫었을 정도로 예능을 할 줄 몰랐는데, ‘X맨’을 하면서 유재석, 강호동이라는 좋은 스승을 만났고, 예능이 음악과 함께 내 삶의 전부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청자 여러분께 가장 감사하고, 팬들, 회사 식구들, 스태프들 고맙다. 사실 ‘런닝맨’ 멤버들을 보고 조금 울컥했다. 이 상의 많은 부분을 멤버들이 차지하고 있다. 일터에서 부모님을 잘 챙겨준 ‘미우새’ 팀에게도 고맙다”며 “탁재훈 형은 대상을 받고 나락으로 떨어졌는데, 나는 대상을 받고도 성실히, 열심히 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 코로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걸 더 감사하게 하는 한 해가 아니었나 한다. 교훈이 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웃음 드리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며 “부모님 건강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2020 SBS 연예대상 전체 수상자 명단 ▲대상=‘런닝맨’ ‘미운 우리 새끼’ 김종국▲프로듀서상=‘맛남의 광장’ ‘집사부일체’ 양세형▲최우수상 쇼·버라이어티=‘런닝맨’ 하하, ‘트롯신이 떴다’ 장윤정▲최우수상 리얼리티부문=‘맛남의 광장’ 김희철, ‘미운 우리 새끼’ 이상민▲최우수프로그램상=‘미운 우리 새끼’▲우수상 쇼·버라이어티=‘집사부일체’ 김동현, ‘텔레비전에 그게 나왔으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장도연▲우수상 리얼리티부문=‘불타는 청춘’ 김광규, ‘백종원의 골목식당’ 정인선▲우수 프로그램상=‘맛남의 광장’ ‘트롯신이 떴다’▲핫스타상 OTT부문=‘집사부일체’ 이승기▲핫스타상 TV부문=‘박장데소’ 박나래-장도연▲골든콘텐츠상=‘정글의 법칙’ ‘런닝맨’▲레전드 특별상=이홍렬·임성훈·최화정·이봉원·최양락·이경실·이성미▲베스트 커플상=‘미운 우리 새끼’ 임원희-정석용▲베스트 엔터테이너상=‘집사부일체’ 신성록, ‘불타는 청춘’ 박선영▲방송작가상 예능부문=‘미운 우리 새끼’ 육소영, ‘백종원의 골목식당’ 황보경▲방송작가상 교양부문=‘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이해연▲라디오 DJ상=‘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김창완▲라디오 신인상=‘허지웅쇼’ 허지웅▲함께N 팀워크상=‘동상이몽 2-너는 내운명’ 박성광-이슬이·송창의-오지영·전진-류이서·오지호-은보아▲공익 예능상=‘백종원의 골목식당’ 김성주▲명예사원상=‘미운 우리 새끼’ ‘동상이몽 2-너는 내운명’ ‘진짜 농구, 핸섬타이거즈’ 서장훈▲신스틸러상=‘미운 우리 새끼’ 탁재훈▲신인상=‘집사부일체’ 차은우, ‘미운 우리 새끼’ 오민석, ‘제시의 쇼!터뷰’ 제시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양민규 서울시의원, 성범죄 교사의 징계수위 적정성 문제 지적

    양민규 서울시의원, 성범죄 교사의 징계수위 적정성 문제 지적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양민규 의원(더불어민주당, 영등포4)은 지난 17일 제298회 정례회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서울시교육청이 일간베스트(일베)에 여학생 대상 음란행위 동영상을 올린 초등학교 교사에게 경징계인 ‘견책’의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서 교육공무원 징계수위의 정적성 문제를 지적했다. 양 의원은 “초등학교 교사가 일베에 어린 여학생을 상대로 한 음란영상물을 올린 혐의로 600만원 벌금형을 선고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이 법원 선고 전에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인 ‘견책’ 처분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특히 양 의원은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성비위의 주범이라는 점에서 개탄을 금치 못한다”면서 이에 대해 “교육청이 중징계의 엄중한 처분을 내렸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견책’이라는 경징계 처분을 내린 것은 제식구 감싸기식의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다”며 최종 책임자인 교육정책국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또한 양 의원은 금번 초등교사의 성범죄행위는 교육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인데도 교육청에서 사안의 심각성 등을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교육공무원 징계 절차와 보고 등의 전반적인 징계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양 의원은 “교육청은 금번 사안을 반면교사로 삼아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수 있는 엄격한 양정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해당 교사에 대해서는 수업 배제 등의 선제적인 조치와 성과급 배제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맷값 폭행’ 물의 빚은 당사자가 신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이라니

    최철원 마이트앤메인 대표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새 회장으로 선출됐다. 고(故)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 조카인 최 대표는 2010년 ‘맷값 폭행’ 사건을 일으킨 인물이다. 그저 동호인들의 모임이라면 새로운 회장이 어떤 경력의 소유자건 관심을 가질 일이 아니다. 하지만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대한체육회 산하 정회원 종목 단체의 하나다. 선수, 지도자, 심판 및 운영요원을 양성하고 각종 대회를 주관하며 올림픽을 포함한 국제대회 참가를 주도한다. 사건의 전말을 되풀이할 것도 없이 영화로 만들어졌을만큼 엽기적인 사건이었다. 새삼스럽게 스포츠 정신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이런 사람을 굳이 스포츠단체 회장으로 뽑아야 하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엊그제 82명의 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아이스하키협회장 선거에서 최 대표는 62표를 얻어 20표에 그친 경쟁상대를 큰표 차이로 눌렀다고 한다. 스포츠 시민단체는 일찍부터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폭행 주범 당사자는 즉각 반성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니 대의원들도 문제가 있음을 모르지 않았지만 아이스하키 전용시설 확충, 1기업 1중학클럽팀 운영 및 리그 운영, 실업팀 창단 등의 공약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이해는 한다. 그럴수록 ‘맷값 폭행’이 ‘돈이면 다 된다’는 잘못된 의식구조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번에도 공약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돈이 표심을 자극했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 스포츠는 폭력과 성추행으로 점철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철인삼종경기 종목 최숙현 선수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도 불과 6개월 전이다. 대한체육회장이 직접 나서 “통렬하게 반성한다”면서 “체육회 해체를 이야기하는 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 정비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최 대표가 아이스하키협회장에 정식 취임하려면 대한체육회의 인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이미 대한체육회에 인준 과정에서 ‘엄격한 판단’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번만큼은 ‘상식’이 작동하기를 기대한다.
  • ‘추미애 사의’에 與 “결단 깊은 존경, 윤석열 자진 사퇴해야”(종합)

    ‘추미애 사의’에 與 “결단 깊은 존경, 윤석열 자진 사퇴해야”(종합)

    文 “秋 결단 높이 평가, 새로운 출발 기대”秋 자진사퇴 계기로 尹 동반 퇴진 압박조국 “아무 도움 못돼 가슴 아파,秋 선제적 결단 정말 고뇌 깊었을 듯”尹 불복시 공수처 등 추가 압박카드 제시尹 “징계 불법 부당한 조치, 바로잡을 것”김종민 “尹에 대해 檢이 제식구 감싸기 하면공수처, 특검으로 국민이 새 견제 있을 것”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2개월의 중징계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가 이뤄짐과 동시에 전격 사의를 표명하자 여권에서는 “검찰개혁과 권력기관 개혁의 역사적 초석을 세운 추 장관의 결단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며 추켜 세웠다. 반면 윤 총장에는 검사 징계위원회의 징계에도 불복하는 점을 부각시키며 추 장관과 함께 동반 사퇴를 압박했다. 與 “尹, 검찰 새출발 기대하는 국민과 文결정에 화답해야”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추 장관의 사의를 표명한 지난 16일 논평에서 추 장관의 사의 표명에 이렇게 밝한 뒤 윤 총장을 향해 “징계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자숙과 성찰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법무부와 검찰의 새 출발을 기대하는 국민의 여망과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검찰은 화답하기 바란다”고 윤 총장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유배인 처지라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해 못해 가슴이 아프다”면서 “이유 불문하고 정무적 책임을 지겠다는 선제적 결단이다. 정말 고뇌가 깊었을 것이라 짐작한다”고 평가했다. 추 장관의 전격 사퇴는 윤 총장 징계 강행에 따른 추가적인 여론 악화를 차단하는 동시에 징계에 불복하는 윤 총장의 ‘마이웨이’를 부각시켜 여론을 돌려세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여권은 판단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17일 언론에 “윤 총장의 징계 수위를 떠나 추 장관 사의 표명까지 나온 마당에 (윤 총장의) 자진 사퇴로 끝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니겠느냐”면서 “더 이상의 갈등은 윤 총장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文, 尹 징계 재가 뒤 사실상 ‘불신임’ 표명“檢 바로 서는 계기, 법무-檢 새 출발 기대” 문 대통령 역시 윤 총장 징계 의결 당일 추 장관의 제청을 즉각 재가하는 한편 추 장관의 사의 표명에 대해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힌 것은, 이를 통해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인한 정국의 혼란을 매듭짓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즉 추 장관의 사의 표명을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동시에 윤 총장에 대해서도 동반 사퇴를 요구한 것이란 해석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징계를 재가하는 자리에서 “검찰이 바로 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검찰총장 징계를 둘러싼 혼란을 일단락짓고 법무부와 검찰의 새로운 출발을 기대한다”며 사실상 윤 총장에 대한 ‘불신임’을 나타냈다. 조 전 장관의 ‘선제적’ 결단으로 평가한 것도 이런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조 전 장관은 “법적 쟁송을 하겠다는 검찰총장과 정무적 책임을 지겠다는 법무부 장관의 대조적 모습을 보고 있다”고 적었다.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전격 사의 표명에 적지 않은 부담을 갖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與, 윤 징계 불복 후 법적대응시 공수처 추가 압박 카드 쓸 듯 윤 “임기제 총장 내쫓으려 위법한 절차실체 없는 사유 내세워, 법치주의 훼손”“추 사의표명 상관 없이 소송 절차 진행” 여권은 당분간 추 장관의 사의 표명을 계기로 윤 총장 사퇴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려 최근의 다소 수세적인 국면을 전환시키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만약 윤 총장이 공언한 대로 징계 결과에 불복하고 법적 대응을 이어갈 경우 내년 초 출범 전망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을 통한 추가적인 압박 카드가 나올 수도 있다. 윤 총장 측은 전날 검사징계위원회가 정직 2개월 처분을 의결한 것에 대해 “불법 부당한 조치”라며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잘못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징계가 임기제 검찰총장을 내쫓기 위해 위법한 절차와 실체없는 사유를 내세운 것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과 법치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비판하며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천명했다. 윤 총장 측은 또 “추 장관 사의 표명과 관계없이 소송 절차는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추 장관 제청으로 윤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처분을 재가한 뒤 나온 입장이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에서 “만약 검찰이 윤 총장 관련 사건, 제 식구 감싸기 관련 사건 등 수사를 스스로 진행하지 못한다면 특검이나 공수처, 국민의 새로운 견제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도 “(윤 총장 관련) 검찰 수사가 미진하거나 중대한 하자가 발생하면 법적인 절차로 특검을 검토할 수 있다”고도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윤석열 정직 2개월 처분...與 “검찰 개혁 이유 더 분명해져”(종합)

    윤석열 정직 2개월 처분...與 “검찰 개혁 이유 더 분명해져”(종합)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을 계기로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16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내부 과제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며 “검찰개혁을 왜 해야 하는지 더욱 분명해졌다”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공수처 출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견제와 균형 장치로도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 관련 사건들에 대한 ‘특검’ 혹은 ‘공수처 수사’에 대한 가능성도 거론됐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윤 총장 관련 사건, 제 식구 감싸기 관련 사건 등 수사를 검찰이 스스로 진행하지 못한다면 특검이나 공수처, 국민의 새로운 견제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의 징계 수위에 대해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신의 한수”라며 “이제 윤석열은 검찰을 나오고 싶어도 못나오고 붙잡혀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민형배 의원은 “그간의 작태에 비추면 새털처럼 가벼운 징계”라고 비판했다.일부 의원들 윤 총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으려면 남은 것은 자진사퇴뿐”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총장의 재판부 사찰 의혹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거론하던 민주당은 징계위가 해당 혐의를 인정했음에도 당장 국정조사를 추진하지는 않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또한 당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 쌓이는 데다 여권의 ‘윤석열 때리기’에 대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은 만큼 수위를 조절하려는 기류도 감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배민아의 일상공감] 딴짓하기의 즐거움

    [배민아의 일상공감] 딴짓하기의 즐거움

    매월 발간하는 간행물의 데스크로 일하던 때, 마감일을 기점으로 비슷한 생활 곡선을 반복하며 열두 번의 곡선을 넘다 보면 쉽게 1년이 갔다. 그렇게 파도처럼 반복되는 마감 인생으로 이십 년을 보냈다. 외부 원고 마감 후 교정 교열을 하며 내부 원고 최종 마감에 맞춰 탈고하는 해산의 진통을 겪으며 몸에 밴 루틴은 의외로 딴짓하기다. 머리는 복잡하고 마음은 조바심으로 가득한데 막상 책상 앞에 앉으면 평소 하고 싶었던 것들이 눈에 밟히며 머릿속을 맴돈다. 오랜만에 모니터의 먼지도 닦고, 책상 위 너저분한 사무용품도 제 위치를 찾아 정리하고, 서랍 속 흐트러진 물건들도 줄 세우듯 정돈한다. 사무실에서야 딴짓의 범위가 책상과 책꽂이에 머물렀지만 이제 프리랜서로 재택근무가 많다 보니 딴짓의 종류도, 범위도 넓어졌다. 제목 한 줄 써 놓고 웹서핑에 빠지거나 공연히 냉장고를 열어 비닐에 담긴 내용물을 하나씩 들춘다. 설거지가 끝난 그릇을 선반에 넣다가 그을린 냄비를 꺼내 철수세미로 닦아 놓고 다시 책상에 앉지만 얼마 못 가 마우스는 영상 몇 개를 클릭하고 있다. 아주 오래전 몽환처럼 기억되는 어린 시절의 마법 같은 공간은 친구의 아주 작은 구석방이었다. 중정인 마당을 미음자로 안고 방이 배열된 한옥의 귀퉁이 작은 방, 일명 식모방이라 불렸던 곳이 친구의 아지트 같은 골방이었다. 여섯 식구가 한방에서 지내던 시절을 지나 4남매의 공동 공간에 만족하던 때였으니 아무리 작은 방이었어도 친구가 가진 자기만의 방, 게다가 마당 건너에 있던 독립된 골방은 그 시절 세상 부러운 공간이었다. 책꽂이와 앉은뱅이책상, 작은 옷장이 차지하고 남은 공간은 둘이서 다리를 뻗을 여유도 없이 비좁았지만 그 속에서 도란도란 수다를 떨 때면 친구가 통 크게 사 주었던 떡볶이나 간식이 더해져 부러움에 질 수밖에 없었던 시간이었다. 친구의 작은 방이 마법 같은 공간이었던 이유는 좁은 공간을 십분 활용한 벽면 장식이나 몇 안 되는 가구들이 수시로 재배치됐기 때문이다. 특히나 시험을 앞두고 친구들끼리 서로 얼마나 공부에 전념하는지 은근히 견제를 할 때 생뚱맞게 방 정리에 열중인 친구를 보며 내심 안도했지만 번번이 친구의 성적이 더 좋았던 걸 보면 딴짓처럼 보였던 정리정돈이 주의집중을 위한 워밍업이었음을 한참이 지난 후에야 알았다. 늘 딴짓하기로 시간을 보내지만 결국은 발등의 불을 끄듯 집중해서 결과물을 만들었고, 다행히 한 번도 마감일을 놓친 적이 없다. 이왕이면 여유 있게 일을 마무리하면 좋으련만 급한 일을 앞둔 딴짓하기가 고질병 같은 루틴이 된 걸 보면 오히려 딴짓이 일의 집중을 도운 동력이 됐다는 생각도 든다. 꼭 해야 할 일에 대한 부담감 대신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함으로써 얻는 위로와 만족, 의무적으로 할 일에 앞서 본능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얻는 심리적 보상이 감성과 지성을 자극하고, 딴짓처럼 보이는 정리정돈을 통해 생각을 이리저리 모으고 거르며 추스르다가 서서히 일로 향하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며 워밍업을 하는 것이다. 이제 벌써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맞이 준비에 박차를 가할 시간이 다가온다. 상승곡선으로 달려온 1년을 잘 마감하고 새해 새로운 곡선을 그리기 위해 정리정돈으로 워밍업을 준비할 때다. 코로나 시대의 12월은 송년회도 없고, 크리스마스 파티도 없고, 제야의 종소리도 없는 다소 심심한 풍경이지만 각자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해 보는 딴짓하기를 통해 힘들게 한 해를 지내온 자신에게 위로와 보상을 주며 새해를 맞을 워밍업을 하자. 이번 원고를 탈고하면 몇몇 가구의 위치를 재배치해 집안 분위기도 바꾸고 냉장고 비닐봉지에서 꺼내 놓은 재료들로 요리를 준비해 조촐한 셀프 송년파티를 준비해야겠다.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함박눈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함박눈

    오랜만에 세상이 하얗다. 겨울 가뭄이 길게 이어지다 함박눈이 한없이 내리니 그 풍경에 눈을 거두기 어렵다. 새삼 한겨울 눈 쓸며 고생했던 일이 언제였던가 싶다. 겨울만 되면 눈 치우는 일이 걱정될 정도였는데 생각해 보면 몇 년 사이 눈 때문에 고생한 기억이 별로 없다.올여름 고생했던 8월 장마처럼 기후변화는 이미 현실인 것. 건넛집에서 눈 쓰는 소리가 들려온다. 눈삽과 빗자루 들고 나서는데 고양이들이 먼저 쌓인 눈에 발자국을 찍는다.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여도 눈이 녹는 자리가 있고 영상으로 올라가도 녹지 않는 자리가 있다. 우선 마당식구들에게 가는 길 쓸어내고 그늘져 빙판이 될 자리 눈도 치웠다. 모자에 쌓인 눈을 털어내고 어깨에 쌓인 눈도 툭툭 털어내며 집으로 들어오니 안경에 하얗게 김이 서린다. 엄마가 방금 쪄낸 만두를 그릇에 담아내어 주신다. 날이 추워지니 마실 나간 고양이들이 일찍 들어온다. 그 뒤로 새로 집에 거주하게 된 꼬마 냥들이 따라 들어온다. 데크에 집을 마련해 주었는데도 연신 집안으로 들어와 놀기 바쁘다. 아직도 어린 녀석들인데 밖은 더 추워지지만 쫓아내기 바쁘다. 그러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고 집고양이를 공격할 것이라는 걱정들이 쌓여 간다. 기존에 길고양이 두 마리도 밥 달라고 따라 들어온다. 한 녀석은 여전히 집고양이들을 공격해서 집에 들어오면 경계하는 소리가 심하다. 처지라는 것이 하늘에서 정해진 것이 아닌 바, 그들도 살아갈 수 있어야 하는데 굳이 집안에 들어오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다. ‘무조건 쫓아내 버리자’, ‘밥은 챙겨 줘도 집안에 들어오게는 하지 말자’, ‘9마리 고양이도 있는데 그들이 함께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어떤 것을 선택해도 답일 수 있으나 원망을 피할 수도 없지 싶다. 어떤 관계로 살아가든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일. 꼬마 냥이 작은 공을 갖고 신나게 놀고 있다. 금방 쫓겨나도 또 들어와서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어린 고양이. 그 모습을 보자 하니 절로 빙그레 웃게 된다. 그저 그렇게 자연스레 어우러져 살면 얼마나 좋을까.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신축년 소띠와 십간십이지의 상징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신축년 소띠와 십간십이지의 상징

    새해 2021년은 소띠 해 신축년이다. 소 중에서 하얀 소의 해이다. 왜 하얀 소의 해인가. 십간 중 여덟 번째인 신(辛)이 색으로 볼때 흰색이기 때문이다. 십이지 중 소의 축(丑)은 ‘뉴’(紐) 자에서 실 ‘사’ 변을 뺀 것으로 땅속에서 싹을 틔웠으나 아직 끈처럼 구불구불한 모습이다. 소는 짐승을 대표하는 의미로 쓰였다. ‘대한화사전’에서 소를 나타내는 우(牛) 변이 들어가는 한자가 무려 311자나 되고, 동물의 암수를 나타내는 모(牡:수컷)와 빈(牝:암컷) 자에 소 우변이 들어가는 것은 이를 잘 말해준다. 우리 민족은 소를 생구라 하여 한 식구나 다름없이 소중히 여겼다. 소는 신에게 바치는 신성한 희생 제물로, 소 발굽으로 나라의 중요한 일을 점쳐 결정하기도 하였다. 소띠생은 근면하며 입이 무겁고 뚝심과 추진력이 강해 성공할 확률이 높고, 반면 보수적이며 겁이 많고 사랑에 약하다고 한다. 소띠와 잘 어울리는 띠로는 뱀띠와 닭띠로, 뱀의 독은 소의 혈청을 왕성하게 해주며, 소는 닭의 울음소리에 맞추어 소화를 시킨다고 한다. 새해 신축년은 하늘과 줄기를 상징하는 천간 신(辛)과 땅과 가지를 상징하는 지지 축(丑)을 짜 맞춘 것이다. 십간십이지의 간은 갑을병정…, 지는 자축인묘…로, 때에 따라 변하는 자연 현상을 상징한 것이다. 십간의 십은 하늘의 숫자 5에서 나와 오행의 목·화·토·금·수에서 유래되었다. 지지의 십이는 땅의 숫자 6에서 나와 달이 차고 이지러짐을 보고 정한 것이다. 한자 사전의 기념비적인 ‘대한화사전’의 저자 모로하시 데쓰지는 십간십이지의 상징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십간은 자라나는 씨앗의 형상을 그린 것이다. 갑(甲)은 껍질을 뒤집어쓴 모습으로 만물이 씨앗을 깨고 나오는 형상이고, 을(乙)은 다툼·삐걱거림 뜻의 알(軋) 자와 음 소리가 같음을 취해, 만물이 싹을 틔워 들고 뻗어나가는 모습이다. 병(丙)은 다 자란 줄기의 모습으로 밝게 드러내는 것이며, 꿋꿋하게 선 모습이 정(丁)이다. 무(戊)는 만물이 무성하게 일어나는 우거진 모양이며, 기(己)는 가지가 완전히 자라 성숙한 모습이다. 경(庚)은 만물이 숙연하게 가다듬어 고치는 것이며, 신(辛)은 음기가 새로워져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임(壬)은 맡을 임(任)으로서 양기가 만물을 그 아래에 두고 맡아 기르는 것이다. 마지막 계(癸)는 헤아리고 계책을 나타낸 규(揆)로서 만물이 법칙에 따라 싹트는 것을 상징한다. 십이지의 자는 번성할 자(滋)로서 만물이 앞으로 번성하게 될 싹이 움트는 것이다. 축은 뉴(紐), 즉 끈으로서 튼 싹이 아직은 끈에 묶여 성장하지 못한 것이다. 인은 펼침과 자라남을 이른 연(演)으로서, 만물이 자신을 드러내 처음으로 땅 위에 돋아나는 것을 의미한다. 묘는 무성함을 나타내는 무(茂)로서 만물이 무성하게 우거짐을 뜻한다. 진은 늘어나고 자라는 신(伸)으로 만물이 자라는 것이다. 사는 기(己), 즉 다 자라 이미 무성함이 지극하여 열매를 맺는 시기임을 이른다. 이상 여섯 자는 모두 양기가 점차 왕성해가는 모양을 나타낸 것이다. 이하 여섯 동물은 모두 음기가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모양을 상징한 것이다. 오는 오(伍:섞임)로서 음기가 아래로부터 올라와 양기와 서로 섞이는 것, 미는 맛(味)으로서 만물이 이루어져 자양분이 많고 좋은 맛이 나게 되는 것이다. 신은 몸(신:身)으로서 만물의 본체가 완성됨을, 유는 노(老:늙음)·포(飽:배부름)자와 같은 음이라, 만물이 충분하게 성하면 노쇠함을 이른 것이다. 술은 벗거나 떨어짐을 나타내는 탈(脫)과 소멸의 멸(滅) 자와 같은 소리 음으로서, 사물이 떨어져 나가거나 소멸함을 이른다. 마지막 해는 씨앗인 핵(核)으로서 다음에 씨앗이 되는 것을 상징한 것이다.
  • “제 것에다 뒷분 것까지 계산요!” 미네소타 900여대 ‘선행 릴레이’

    “제 것에다 뒷분 것까지 계산요!” 미네소타 900여대 ‘선행 릴레이’

    미국 미네소타주 북부의 한 드라이브 스루 레스토랑에서 음식 값을 치르면서 바로 뒷사람 것까지 값을 치르는 ‘선행 릴레이(pay-it forward)’가 무려 이틀 반나절 이어져 900대가 넘는 차량 소유주들이 동참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서 북쪽으로 210㎞ 떨어진 브레이너드란 도시에서 데어리 퀸이란 점포를 운영하는 티나 젠센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점심 때 한 남성 고객이 계산원에게 놀라운 제안을 하더라고 전했다. 자신의 음식 값에 뒤의 낯선 손님 것까지 보태달라고 했다. 이렇게 해서 이틀 반나절 정도 계속 이어져 5일 저녁 때까지 모두 900대가 넘는 차량 운전자들이 릴레이를 이어가는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영국 BBC가 9일 전했다. 가게 매니저는 언젠가는 선행 릴레이가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렇게나 오래 이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젠센은 미국 CNN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을 돕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면서 “우리가 아는 사람보다 접촉하지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더 깊이 사랑할 수 있다는 점을 많은 사람들을 감명받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1만 달러(약 1087만원) 이상의 매상을 기록했다. 이 가게의 부매니저 산드라 쿠암은 미국 CBS 인터뷰를 통해 “손님들에게 물어보거나 권하거나 알게 해드렸다. 예를 들어 ‘다섯 대 동참했어요. 열다섯 대가 됐네요. 이제 서른 대랍니다’ 등등’이라면서 “사람들이 흥분하며 그렇게 계속됐다”고 말했다. 3일 마지막 손님은 다음날 첫 손님 몫으로 10달러를 맡겼다. 다음날 마지막 손님도 마찬가지였다. 성탄 시즌에 잘 어울리는 이 사건은 점포의 페이스북에 생중계됐는데 500대가 동참하자 “우리가 사는 동네가 이렇게 대단한 동네”라고 올렸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봉쇄 탓에 드라이브스루나 다른 음식점들 모두 타격이 상당하다. 팬데믹 때문에 드라이브스루점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젠센도 NBC에 “주방 식구들은 그래요. ‘그래도 우리는 장사를 하잖아요?’ 그러면 저는 ‘옙, 우리는 여전히 일하고 있어’라고 답해준다”면서 “지금도 그렇고 올 한해 있었던 일들도 그렇고 우리 가게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확실히 도움이 된다. 그들도 아주 좋아한다. 얼마나 힘든 시간도 결국 지나간다. 서로 돌보자, 알잖나. 그런 것이다. 서로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설] ‘술접대 검사’ 봐준 검찰, 이래서 공수처가 필요하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한 ‘검사 술접대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지만, 검찰이 동석했던 현역 검사 3명 중 2명을 불기소해 논란이다. 서울남부지검은 그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의 술자리를 주선한 검사 출신 변호사, 현역 검사 1명 등을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지만 동석했던 검사 2명은 불기소 처분했다. 현직 검사 2명을 불기소한 근거는 접대받은 액수를 다르게 계산한 탓이다. 밤 11시까지 술자리에 있다가 먼저 자리를 뜬 2명의 검사에 대해 접객원 봉사료와 밴드 비용 부분을 빼주는 희한한 셈법이 동원된 것이다. 1인당 접대 금액이 100만원 미만이면 형사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는 김영란법 규정을 맞추려고 봉사료와 밴드 비용까지 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네티즌들은 ‘검사님들을 위한 불(不)기소 세트 999000’이란 패러디로 검찰을 비웃고 있다. 기소 독점권을 쥔 검찰의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술접대와 관련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뇌물죄를 적용하지 않은 점도 석연치 않다. 라임 사건과 관련한 수사팀이 구성되기 7개월 전에 술자리가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뇌물죄를 적용하지 않았지만, 이들 검사 가운데 한 명은 나중에 수사팀에 합류했으니 대가성이 없다는 검찰의 판단은 너무도 자의적이다. 김 전 회장이 검사 술접대 사실을 주장하는 ‘옥중 입장문’을 폭로하자 검찰은 금융 사기꾼의 과장된 주장으로 몰아가며 수사를 기피했다. 이에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하는 법무부가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하자 마지못해 수사에 착수했으니, “살아 있는 권력도 수사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검찰은 ‘검사들, 우리는 빼고’라며 선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김학의 성접대 사건’이 겹쳐지는 대목이다.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 조직이 자의적으로 수사하고, 권력을 행사한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검찰은 피해자 증언과 성범죄 동영상 등의 물증에도 불구하고,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수사하는 시늉만 내고 모두 무혐의 처리하면서 서둘러 사건을 덮었다. ‘금융 사기범의 검사 술접대 사건’은 검찰의 비리·비위 의혹 관련 수사와 기소를 검찰에 맡겨선 안 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검찰개혁의 필요성이 확인됐다. 고위 공직자에 대한 수사권, 기소권을 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은 그런 의미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윤 총장은 술접대 사건의 의혹이 확인되면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한 만큼, 그 약속을 지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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