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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LH 또 두둔한 변창흠, 책임져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지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또다시 LH 직원들의 투기 행태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제 식구 봐주기’도 정도껏 해야지 계속 두둔하고 있으니 이번 투기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여당 내부에서조차 변 장관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겠는가. 변 장관은 그제 국회 국토교통위에 출석해 “주무 부처 장관이자 LH의 전 기관장으로서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는 지난 4일 방송 인터뷰에서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산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투기 의혹을 받는 LH 직원들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진심이냐”는 위원들의 추궁에 “제 경험으로는 그렇다”고 해 또다시 성난 민심에 기름을 끼얹었다. 지금 LH 사태와 관련해 ‘영털’(영혼까지 털렸다)이라는 신조어가 나오는 등 국민들은 불공정으로 분노와 충격에 휩싸였는데 변 장관만 사태를 절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변 장관 논리대로라면 그는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할 까닭이 없다. 불법적이지도 않은 직원들의 행태에 왜 전임 기관장으로서 고개를 숙인단 말인가. 하지만 그의 발언은 “LH 직원은 투자도 못 한단 말이냐”는 LH 내부 직원들의 대(對)국민 비아냥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대단히 부적절하다. 고구마 줄기처럼 속속 드러나는 LH 직원들의 땅투기 행태는 전문 땅투기꾼의 수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투기 의혹을 받는 LH 직원들은 신도시 예정지에서 아파트 분양권 등을 받기 위해 지분을 양파 쪼개듯 나눠 매입했고, 향후 보상을 기대해 용버들 묘목을 잔뜩 심어 놓았다. 대토 요건에 맞추려고 일정 규모 이하로 등기하고, ‘농사를 짓겠다’고 속여 거액의 대출까지 받는 등 용의주도했다. 최소한 불로소득을 극대화하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금 변 장관이 할 일은 ‘오얏나무 밑에서 신발끈을 다시 묶은’ 투기 의심 사례까지도 찾아내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국토부와 산하 조직을 점검하고 다그치는 일이다. 경기 광명시는 자체조사를 통해 신도시 예정지 땅을 매입한 공무원 6명을 적발했다고 어제 밝히지 않았나. 국토부 공무원 1명과 LH 직원 11명이 부동산 거래 내역 확인을 위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제출을 거부한 것도 변 장관의 안이한 인식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부동산 공급 안정 대책이 마무리되는 것과 동시에 변 장관 스스로 이번 사태의 책임을 어떤 식으로든 져야만 한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편견과 두려움을 넘어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편견과 두려움을 넘어

    천연두 백신은 역사상 최초의 백신으로 예방의학의 문을 열어젖혔다. 1798년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연구 결과를 인쇄물로 발행해 세상에 알려졌지만 18세기 내내 여러 사람이 백신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볼테르는 인구의 20퍼센트가 천연두로 사망했다고 하나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프랑스의 경우 매년 5만명에서 8만명이 이 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1805년 백신이 보급되면서부터 그 수는 1만명으로 뚝 떨어졌다. 부아이는 프랑스 대혁명을 전후한 격동기의 사회상을 다양하게 묘사했던 화가다. 백신 접종 장면을 그린 그림도 있어서 흥미롭다. 왕진 의사가 어머니 품에 안긴 아기의 팔에 예방주사를 놓고 있다. 온 식구가 둘러서서 이 광경을 주시하고 있다. 흰 모슬린 드레스를 입은 어머니, 유모, 애완견은 이 가정의 유족함을 보여 준다. 주사를 맞는 아기는 왼쪽에 있는 다른 아기를 바라보고 있다. 수수한 차림의 여인에게 안긴 왼쪽 아기는 손가락으로 제 팔을 가리키고 있다. 주사를 먼저 맞은 아기인가 보다 생각하겠지만 이 아기는 백신을 체취하기 위해 데려온 것이다. 백신을 상하지 않게 보관하고 운반할 방법이 없었으므로 의사는 두묘를 지닌 아이를 데리고 다니며 접종을 했다. 이런 아이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게다가 발진으로 열이 나는 아이를 데리고 이동하는 것은 아이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었다. 기술적 문제도 하나둘이 아니었고, 사회적 장벽도 높았다. 당시 백신을 둘러싼 논란에는 미신과 편견, 도시와 농촌의 갈등, 계급 문제 등 사회상이 총체적으로 투영돼 있다. 예를 들어 무료 접종을 받게 된 빈민층은 무슨 음모가 있지나 않나 의심하고 두려워했다.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공포도 횡행했다. 우두에서 추출한 백신을 맞으면 미노타우로스(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사람 몸에 황소의 머리를 지닌 괴물)가 될지도 모른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등장했다. 시행착오도 숱하게 있었지만, 백신 보급에 열정적으로 헌신한 의사들이 있었고, 백신을 맞아 목숨을 건진 사람들이 늘면서 접종은 자리를 잡아 갔다. 기다리던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아무쪼록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코로나 확산도 진정되길 바랄 뿐이다. 미술평론가
  • 간통죄 폐지 이유로 불륜 초등교사 경징계 처분

    전북 장수군 교육청이 간통죄 폐지를 이유로 불륜 행각을 벌인 초등학교 교사들에게 경징계 처분을 내려 교육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는 9일 “수업 시간과 현장 체험학습 중에도 여러 차례 애정행각을 벌인 남녀교사에게 감봉과 견책 처분을 내린 것은 지역 학생·학부모들과 전국적인 사회적 파급력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번 사안은 도 교육청의 소극적인 행정, 제 식구 감싸기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교사들에게 면죄부를 준 꼴”이라고 비판했다. 시민연대는 “어떤 학부모가 그 교사들을 믿고 아이들을 보낼 수 있겠는지 묻고 싶다. 도 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의 시선에서 이들 교사의 징계 처분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장수교육지원청은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어 불륜 당사자인 유부남 A 교사에게 감봉 1개월, 미혼인 B(여) 교사에게 견책 처분을 각각 내려 ‘솜방망이 처분’이란 논란이 일고 있다. 장수교육지원청은 두 교사가 불륜을 저질렀지만, 간통법이 폐지된 점 등을 고려해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현재 이들 교사는 인근 학교로 각각 전보된 상태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전보에 거세게 항의하자 A 교사는 6개월간 자율연수에 들어갔고 B 교사는 휴직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코로나 격차가 재난이 되지 않으려면/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데스크 시각] 코로나 격차가 재난이 되지 않으려면/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보증금 500만원이 월세로 사라지고, 석 달치 연체로 도시가스가 끊긴 서울 동대문구의 동우(가명)네 네 식구는 한기를 내뿜는 반지하방에서 전기장판과 솜이불로 버티며 두 달간 ‘집콕’했다. 초등학교 1학년 동우와 중2, 중3 세 남매는 등교하지 못했다. 네 식구는 코로나 방역보다는 궁핍한 삶과의 사투에서 생존하는 게 먼저였다. 겨우내 두문불출했던 남대문 쪽방촌 주민 최모(53)씨는 지난 1월 중순 3.3㎡(1평) 남짓 골방에서 간경화로 숨졌다. 인근 급식소가 문을 닫고 하루 한 끼도 해결하기 어려웠던 그는 지난해 단 한번도 병원을 간 적이 없다. 최씨처럼 지난 두 달간 남대문 쪽방촌에서 철저히 사회적 관심에서 배제된 채 숨진 주민이 4명이다. 서울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보름간 ‘혜지쌤’으로 시설 아이들을 돌봤던 탐사기획부 고혜지 기자는 간식을 먹기 위해 잠시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렸던 초등학교 1학년 예진(가명)이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했다. 충치가 갉아먹은 아이의 치아는 새까맣게 됐다. 마스크는 코로나19로부터 우리를 보호만 했던 게 아니었다. 예진이 같은 아이들을 사회에서 감췄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연재한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가 드러낸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다. 국가적 재난에서 사회적 약자들은 더욱 고립되고 사라졌다. 어느 때부터 광화문 네거리 지하보도에서 노숙인들이 보이지 않는 건 ‘집에만 있으라’는 정부 방역 지침 때문은 아닐 게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전대미문의 이 재난이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는 공감대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 치료제가 개발되고 백신이 접종되고 있지만 희망적이지 않다. 정부가 전쟁하듯 현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가계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3, 4분기 연속 악화일로다. 지난해 소득 상위 20% 가구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는 4.72배로 벌어졌다. 정부는 고용 불안정성이 큰 저소득층의 근로소득 감소폭이 둔화된 것이 재난지원금과 각종 지원 정책 덕이라고 자평했다. 코로나 충격으로 인한 마이너스 경제 성장부터 소득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 실업률 상승 등 경제적 후유증이 전부가 아니다. 코로나 이전 존재했던 격차와 불평등은 재난 스트레스, 삶에 대한 가치관까지 차별적으로 변화시킨다. 다들 잘사는 것 같은데 나만 못사는 것 같다는 우울감과 상대적 박탈감, 교육 저하, 지난해 내내 과로사가 이어진 플랫폼 배달 노동자들, 돌봄과 건강 결핍까지 삶의 환경 곳곳에서 격차 문제는 전대미문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신문이 지난 1월 18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진행한 초등학생 학부모(저소득·차상위계층 72명, 중산층 이상 128명) 200명에 대한 심층조사 결과를 보면 저소득층 학부모들의 스트레스와 불안감 지수가 더 컸다. 이들은 자녀의 경제적 미래마저 “더 가난해질 것”이라고 비관하고 있었다(서울신문 2월 22일자 1·4·5면). 미국의 불평등 연구 권위자인 키스 페인 교수는 불평등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건강에까지 영향을 준다며 “불평등은 공중보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년 전 취임식에서 외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슬로건이 궁색하다. 평등이나 공정, 정의는 그 가치들이 실현되는 과정이 눈에 보여야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같다. 슬라보이 지제크는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로 돌아간 그 다음날”이라고 했다. 내년 3월 차기 대선까지 꼭 임기 1년을 남겨 둔 문 대통령의 시간이 우리 사회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쓰여지길 바란다. ipsofacto@seoul.co.kr
  • 윈프리 “아치 피부색 발언한 이, 여왕 부부는 아니라고 해리가 확인했다”

    윈프리 “아치 피부색 발언한 이, 여왕 부부는 아니라고 해리가 확인했다”

    인종차별 등 영국 왕실의 아픈 곳을 드러낸 해리 왕자 부부와 인터뷰한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8일(현지시간) 부부의 아들 피부색과 관련해 얘기를 한 인물이 여왕 부부는 아니라고 말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윈프리는 전날 인터뷰를 독점 방영한 미국 CBS 방송에 해리 왕자가 “그 말을 한 사람을 알려주지 않았다”면서도 “여왕 부부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기회가 되면 이를 알리길 원했다”고 전했다. 그는 녹화 중에나 카메라가 꺼졌을 때도 발언자를 알아내려고 했지만 결국 답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해리 왕자는 인터뷰를 통해 “아들이 태어났을 때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 등에 대한 우려와 대화들이 오갔다”면서 “그들은 그를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윈프리는 인터뷰 중 이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와 함께 이날 CBS가 공개한 새로운 영상에서 해리 왕자는 인종차별 때문에 영국을 떠났느냐는 질문을 받고 “많은 부분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영국 언론사 데스크급들과 친한 이로부터 “영국은 아주 편협하다”는 말을 듣고 자신이 “영국이 아니라 영국 언론, 특히 타블로이드들이 편협하다”고 답했다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그는 “불행히도 정보 공급처가 부패했거나 인종차별적이거나 치우쳐 있다면 그것이 나머지 사회로 흘러간다”고 덧붙였다. 해리 왕자 부부는 영국 대중지와 오래 전부터 긴장관계에 있으며 여러 건의 소동도 진행 중이다. 영국 언론이 다른 왕실 일가에는 어떤 태도냐는 질문에 마클은 “무례한 것과 인종차별주의자인 것은 같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사실이 아닐 때는 방어해주는 언론팀이 있는데 우리한테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윈프리가 ‘떠나게 된 것에 대해 다른 식구들로부터 사과를 받았냐’고 묻자 해리 왕자는 “슬프게도 그렇지 않다”며 “이건 우리 결정이니 결과도 우리가 책임지는 것이란 느낌”이라고 말했다. 관심도 우려도 많았던 인터뷰였던 만큼 방영 후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마클이 인터뷰에서 연꽃이새겨진 드레스를 입고 나온 것이나 힐, 귀걸이, 목걸이 등도 입길에 올랐다. 오른쪽 가슴 부위에 흰색 연꽃이 새겨진 검은 실크 드레스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제품으로 가격은 4700달러(약 532만원)다. 마클이 세계인이 지켜보고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인터뷰에 입을 드레스를 고르면서 옷이 주는 메시지를 생각하지 않았을 리 없다며 연꽃이 새로운 탄생을 의미한다는 점을 생각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와 월간지 ‘타운앤드컨트리’ 등은 마클이 드레스를 선택할 때 연꽃의 상징성을 특히 고려했다고 전했다. 연꽃이 수 놓인 드레스를 입은 것은 ‘부부가 독립체로 재탄생’했고 ‘왕실과 확실히 분리됐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NYT는 마클이 비싼 드레스를 고른 것은 “드레스를 입은 사람의 피해자성과 ‘고통 속에서 회복하고 있음’을 보이는 데 다소 모순된다”고 꼬집었다. 다이애나빈 소유였던 카르티에 ‘다이아몬드 테니스 팔찌’를 찬 점도 눈길을 끌었다. 부부는 해리 왕자의 어머니인 다이애나빈이 함께 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이 팔찌를 착용하기로 했다고 피플지는 전했다. 아쿠아주라의 695달러(약 78만원)짜리 힐과 캐나다 브랜드인 ‘버크스’(Birks)의 귀걸이, 영국 디자이너 피파 스몰의 목걸이를 착용했다. 마클은 과거 두 차례 공식석상에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원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선물한 귀걸이를 착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빈살만 왕세자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지시를 내린 인물로 지목됐다. 마클은 2018년 피지 순방 때 귀걸이를 착용했는데 카슈끄지 암살 3주 뒤였다. 카슈끄지가 운영하던 인권단체를 이끄는 마이클 아이즈너 변호사는 데일리 메일에 “(마클이 착용한) 귀걸이는 살인자가 피 묻은 돈으로 사들여 선물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해리 왕자는 ‘제이크루 루드로우’의 회색 정장을 입었는데 자켓은 425달러(약 48만원), 바지는 225달러(약 25만원)다. 그는 재작년 5월 아들 아치의 모습을 공개했을 때도 거의 비슷한 옷을 걸쳤다. 부부에 온정적인 사람들은 이들의 주장에 공감하는 반면, 많은 영국인들은 ‘못된 며느리’가 시댁을 공격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해리 왕자까지 영국 왕실을 대놓고 비판한 것에 대해 “영원히 영국에 돌아오지 말라”거나 “국민들의 세금이 아깝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9일 새벽 5시(한국시간) ITV를 통해 인터뷰가 영국에 방영되면 논란은 더 뜨거워질 것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기자회견 도중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응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임병선 기자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확인해줄 수 없다 말하라”…LH, 입단속 단체 메일[이슈픽]

    “확인해줄 수 없다 말하라”…LH, 입단속 단체 메일[이슈픽]

    LH, 메일로 ‘언론 대응 가이드라인’ 전달“개인정보라 확인해 줄 수 없다” 명심“국회 자료 요구도 개인정보라 거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언론 등을 대상으로 직원 정보를 개인적으로 확인하면 안된다는 내용의 내부 메일을 보내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일고 있다. LH는 현재 땅 투기 의혹이 있는 제보 등과 관련해 참여연대와 국회 등의 ‘확인 요구’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입장은 ‘개인정보라 확인해 줄 수 없다’ 임을 명심” 8일 사내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엔 LH 인천본부 내부 메일이 공개됐다. 블라인드는 직장인들이 사용하는 온라인커뮤니티로, 해당 회사에 다닌다는 인증을 받아야지만 가입할 수 있다. 인천본부 경영혁신부는 내부 메일을 통해 “특정인의 근무 여부, 직급, 소속, 인천본부 내 관련 인원 등을 확인하려는 연락이 계속되고 있다”며 “회사 기본 입장은 ‘개인정보라 확인해 줄 수 없다’ 임을 명심 해야한다. 관련 토지 지번, 소유자, 직원 신상, 관련 도면·사진 등이 대외로 절대 유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영혁신부 및 광명시흥사업본부로 일원화해 신중히 대응할 예정이오니 언론 등의 접촉이 있을 시 개별 대응을 삼가고 관련 부서로 연결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이는 현재 언론 등이 광명 시흥지구 내 등기부 등본을 토대로 LH직원과의 대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에 내부 지침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LH는 ‘국회’의 자료 요구도 거부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국회는 공공기관 감시 기관으로 자료 요구권이 있다. 국민의 힘 관계자는 “국회에서도 최근 땅을 산 매수자 등을 토대로 직원 대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소유주가 LH직원 인지를 묻는 국회의 요구에도 LH 측은 ‘개인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LH관계자는 “사실을 은폐하거나 취재에 협조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메일이 아니다”며 “통로를 일원화하고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하자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수사 당국 “광명시흥 토지 구매 LH 직원 더 있다” 이런 가운데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을 받는 전현직 LH직원 15명 외에 또 다른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수사 당국에 포착됐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정부 합동조사단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조사와 수사 과정에서 3기 신도시 지역 토지를 구매한 LH 직원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애초 참여연대와 민변에 의해 투기 의혹이 제기된 LH 전·현직 직원 14명과 이후 LH가 자체조사를 통해 추가로 파악한 직원 1명 외에 다른 직원들이 3기 신도시 예정지에 토지를 구매한 사실이 파악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직원이 몇 명인지, 현직인지, 토지 보상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었는지 등 자세한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새로 확인된 직원의 토지는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 내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다음은 LH 내부 메일 전문 안녕하십니까? 000소속 000이다. 일부 언론사에서 광명시흥관련 관련자를 특정하기 위해 특정인의 근무 여부, 직급, 소속, 인천본부내 관련 인원 등을 확인하려는 연락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회사 기본 입장은 “개인정보라 확인해 줄 수 없다” 임을 명심하시고 관련 토지 지번, 소유자, 직원 신상, 관련 도면/사진 등이 대외로 절대! 유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바랍니다. 아울러, 언론사 등의 대응에 있어서는 경영혁신부 및 광명시흥사업본부로 일원화하여 신중히 대응할 예정이오니, 언론 등의 접촉이 있을 시 개별 대응을 삼가고 관련 부서로 연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아동학대 신고자 노출 경찰관 경징계에 의료계 반발

    아동학대 신고자 노출 경찰관 경징계에 의료계 반발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한 의료진의 신분을 외부에 노출한 경찰관에게 경징계 처분이 내려지자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8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순창경찰서 소속 A경위에 대해 견책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A경위는 지난해 11월 네 살배기 아동학대 신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가해 의심 부모에게 신고자를 유출할 수 있는 발언을 해 감찰 조사를 받아왔다. 당시 A경위는 신고자를 묻는 가해 의심 부모 측에 “그건 말할 수 없다”고 했으나 이후 조사과정에서 “아침에 그 의료원에서 진료받았죠?”라고 실언했다. 이로 인해 학대 의심 신고를 한 공중보건의는 두 시간 넘게 가해 의심 부모로부터 폭언과 욕설을 들어야 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비록 실수였다고는 하나 경찰관의 말 한마디가 신고자 신분 노출이라는 결과에 이른 점을 고려해 징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의료계는 경찰의 처분이 ‘제 식구 감싸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협회장은 “신고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느 의사가 아동학대를 의심하고도 신고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제 식구를 봐준 경찰의 이번 처분으로 가장 큰 피해는 부모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동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경찰은 지금이라도 양심에 따라 아동학대 범죄를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의료진을 보호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한명숙 수사팀 ‘위증교사’ 무혐의… 法·檢 충돌 불씨

    한명숙 수사팀 ‘위증교사’ 무혐의… 法·檢 충돌 불씨

    대검찰청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의 위증교사 의혹을 모두 무혐의로 마무리하면서 법무부와 검찰이 또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건 배당부터 혐의 성립 여부를 두고 대검 감찰부 내 갈등이 잇따라 표출되면서 법무부가 경위 파악에 나섰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5일 대검 감찰부는 2011년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사팀의 재소자 최모씨와 김모씨에 대한 위증교사 의혹 사건을 불입건 처리로 마무리했다. 최씨와 김씨의 공소시효를 각각 하루, 17일 남겨둔 상태였다. 대검은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소자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 처리를 두고 주임검사인 허정수 대검 감찰3과장과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은 갈등을 빚어왔다. 허 과장은 형사 불입건을 주장한 반면 임 연구관은 공소제기를 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대검은 부부장급 선임 연구관 회의를 거쳐 최종 결론을 냈다. 이에 대해 임 연구관은 “정해진 결론이었으니 놀랍지는 않다만 ‘합리적 의사결정과정’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는 알겠다”고 꼬집었다. 앞서 법무부와 대검은 사건 배당을 두고도 마찰을 빚었다. 이달 초 대검이 허 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하자 임 연구관은 “부당한 직무이전 조치”라며 반발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임 연구관을 수사하지 못하게 하는 건 그간의 대검 입장과는 상반된 것 아니냐”면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든 제 식구 감싸기와 관련된 수사든 검사는 혐의가 있으면 수사할 수 있고, 수사하게 하는 게 맞다”고 유감을 표한 바 있다. 반면 대검은 애초 임 연구관에게는 사건이 배당된 적 없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최근 감찰부가 제출한 진상조사 보고서 등을 토대로 사건 처리 과정이 적절했는지 검토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박 장관이 사건을 재배당하거나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소자 김씨의 모해위증 건은 아직 공소시효가 남아있어 수사가 가능하다.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날 공수처에 고발된 한 전 총리 위증교사 사건을 대검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공소시효 임박 등 사정에 비춰 대검이 수사를 담당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야권 러브콜 받는 윤석열… 4·7보선이 세력 결집 ‘1차 갈림길’

    야권 러브콜 받는 윤석열… 4·7보선이 세력 결집 ‘1차 갈림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계개편의 핵심축으로 떠오르면서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 판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야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미미한 가운데 반문(반문재인)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그의 총장직 사퇴가 당장은 호재로 여겨지지만, 언제든 상황은 돌변할 수 있다. 특히 4·7 보궐선거는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정계 개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력들의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국민의당은 일제히 윤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한 식구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지지율에서 10%대 중후반만 유지하면 보선 이후 정계 개편의 핵이 될 수 있다”면서 “독자 세력으로 이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당분간 정치행보를 본격화하기보다는 제3지대에 머물 것으로 보이는 윤 전 총장은 보선을 기점으로 대선을 함께할 세력과 결합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승리한다면 윤 전 총장 또한 제1야당을 등에 업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다만 입당이 아닌 연대 방식을 취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윤 전 총장의 지지 기반에는 반민주당 성향 진보·중도층도 포진한 터라 국민의힘에 몸담는다면 지지율은 거품처럼 빠질 수도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과 보수진영 지지자 중 상당수는 ‘적폐 수사’를 이끌었던 윤 전 총장에게 여전히 반감을 갖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기호 4번으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긴다면 국민의힘의 존재감은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윤 전 총장은 안 후보와 손을 잡고 제3지대에서 세를 키울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힘 이름으로 (서울시장) 보선을 못 치르고 윤석열 카드마저 빼앗기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봤다. ‘정치인 윤석열’의 폭발력에 의구심을 품는 이들도 여전하다. 2017년 대선 당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사례에서 보듯 인지도를 앞세워 제3지대에서 대권 행보를 본격화했으나 현실 정치의 벽에 가로막혀 뜻을 이루지 못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여권과 각을 세워 주가를 높였지만, 민생·경제·외교안보 분야의 철학·역량에 대한 검증은 백지나 다름없다. 국민의힘의 PK(부산·경남) 지역 의원은 “정치권 밖에서 인기를 끌었던 것과 정계에서 직접 뛰며 민심을 모으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며 “제2의 반기문 현상에 그칠 수 있어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 대선주자들의 발걸음도 더 급해졌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당 안팎과 접점을 늘리며 3강(이재명·이낙연·윤석열) 구도의 균열을 꾀하고 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이슈 파이팅’을 통해 존재감을 이어 가고 있다. 한때 야권 유력주자였던 황교안 전 대표도 책을 내고 현안에도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계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기약 없는 ‘전세 난민’ 신세… 3기 신도시 취소될까 불안”

    직장인 이모(28)씨는 지난해 6월 3기 신도시 청약 자격을 얻으려고 아파트를 사는 대신 경기 고양시에 전셋집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들의 대규모 부동산 투기 사건으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하라는 주장이 커지자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질까 봐 불안에 떨고 있다. 이씨는 “잘못은 LH 직원들이 했는데 왜 선량한 시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하느냐”며 “이제는 아파트값이 너무 올라 매수할 엄두도 나지 않는데 사업이 지체되거나 취소된다면 기약 없이 ‘전세 난민’ 생활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터지면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하거나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자 인천과 경기 고양·부천·남양주 등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공공분양을 받으려고 기다리던 무주택자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폭등과 정부의 대출 규제 때문에 3기 신도시를 내 집 마련의 마지막 기회로 여겼던 청년 신혼부부들이 대다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5일 3기 신도시 사업을 철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7일 현재 1만 2000여명이 동의했다. 각종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3기 신도시 사업 취소 필요성을 주제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 공급대책을 포함한 주택공급대책은 반드시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부천에 거주하는 무주택자 박모(32)씨는 “사업에 차질이 생긴다면 정부에서 이사 비용과 전세자금 대출 비용을 배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기 신도시 사업 차질이 집값 폭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송기균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는 “3기 신도시의 취지가 대규모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폭등할 수 있어 LH 직원들의 법적 처벌과 별개로 주택 공급이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투기 의혹을 가장 먼저 터뜨린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강제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단체들은 논평에서 “비밀정보 활용이나 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정부가 자체 조사하는 것은 제 식구 봐주기식 축소·소극 조사라는 의구심이 든다”며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와 별개로 수사기관의 강제 수사나 감사원의 감사 등이 병행돼야 하고,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행위에 확실한 환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긴급한 재난 때 집단보다 각자도생” 10년 전 지진이 日인식도 흔들었다

    “긴급한 재난 때 집단보다 각자도생” 10년 전 지진이 日인식도 흔들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집단의 규칙과 매뉴얼에 따라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동일본대지진을 통해 유사시 자기 목숨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는 쪽으로 바뀌게 됐습니다.” 윤영수(52) 일본 도호쿠복지대 교수는 “동일본대지진은 일본에서 재난대피의 패러다임을 크게 바꿔 놓은 전기가 됐다”고 말했다. 행정학 전문가인 그는 10년 전 당시 학교가 소재한 미야기현 센다이시의 참사 현장에서 직접 상황수습과 피해자 지원을 담당했던 경험이 있다. 재난 대응과 복구는 그의 커다란 관심 분야다. -동일본대지진이 일본인들의 의식구조에 미친 영향이라면. “일본인의 삶에 대한 의식이 2011년 3월 이후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쓰나미 발생 당시 이시노마키시의 오카와초등학교에서 교사의 통제에 따르지 않고 더 높은 곳으로 피신한 아이들은 살아남았고, 교사의 지시에 순응했던 아이들은 모두 희생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사회가 큰 충격을 받았다. 나를 우선적으로 챙겨야 한다는 개념은 재난대응을 넘어서 인생관이나 일상생활에도 파급됐다. -참사 발생 10년이 지났어도 피해지역의 상처는 여전한 듯하다. “물리적인 복구 못지않게 지금 절실한 것은 정신적인 치유다. 당시의 피해자들은 아직도 숨쉴 공간이 부족하다. 재난 이후 다른 지역으로 피난을 떠난 사람들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어디 출신인지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후쿠시마, 미야기 등 도호쿠 지방에서 이주한 게 알려졌을 때 주변으로부터 받을 차별과 따돌림이 두렵기 때문이다. 재해 직후인 2012~2013년 후쿠시마현에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급격히 뛰었는데, 상당수가 일부러 달리는 차에 몸을 던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일본대지진이 한국에 일러 주는 시사점이 있다면. “재난은 언제 어디에서 닥칠지 모른다는 인식 아래 비상시 대응책을 보다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일본이 코로나19에서는 엉망인 모습을 보였지만 지진, 화재 등 재난에 대한 대응 시스템은 매우 잘돼 있다. 필요한 부분은 한국도 도입해야 한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면. “잘 짜여진 자원봉사 체계다. 동일본대지진 피해 복구 과정에서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중장비로 안 되고 사람의 손이 필요한 부분에는 어김없이 자원봉사자들이 있었다. 진흙탕에 파묻힌 가족사진을 깨끗하게 세척·복원하는 일, 피난생활을 하는 어린이들과 놀아 주는 것은 언뜻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을 수 있지만,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아, 누군가 내 곁에서 나를 지켜주고 있구나’ 하는 심리적 안정을 줌으로써 또 다른 방법으로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일이 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대선 D-1년, 야권 정계개편 ‘윤석열 변수’ 어떻게 작용할까

    대선 D-1년, 야권 정계개편 ‘윤석열 변수’ 어떻게 작용할까

    대선 D-1년 요동치는 야권 대선 판도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계개편의 핵심축으로 떠오르면서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 판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야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미미한 가운데 반문(반문재인)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그의 총장직 사퇴가 당장은 호재로 여겨지지만, 언제든 상황은 돌변할 수 있다. 특히 4·7 보궐선거는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정계 개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력들의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국민의당은 일제히 윤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한 식구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지지율에서 10%대 중후반만 유지하면 보선 이후 정계 개편의 핵이 될 수 있다”면서 “독자 세력으로 이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당분간 정치행보를 본격화하기보다는 제3지대에 머물 것으로 보이는 윤 전 총장은 보선을 기점으로 대선을 함께할 세력과 결합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승리한다면 윤 전 총장 또한 제1야당을 등에 업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다만 입당이 아닌 연대 방식을 취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윤 전 총장의 지지 기반에는 반민주당 성향 진보·중도층도 포진한 터라 국민의힘에 몸담는다면 지지율은 거품처럼 빠질 수도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과 보수진영 지지자 중 상당수는 ‘적폐 수사’를 이끌었던 윤 전 총장에게 여전히 반감을 갖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기호 4번으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긴다면 국민의힘의 존재감은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윤 전 총장은 안 후보와 손을 잡고 제3지대에서 세를 키울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힘 이름으로 (서울시장) 보선을 못 치르고 윤석열 카드마저 빼앗기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봤다. ‘정치인 윤석열’의 폭발력에 의구심을 품는 이들도 여전하다. 2017년 대선 당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사례에서 보듯 인지도를 앞세워 제3지대에서 대권 행보를 본격화했으나 현실 정치의 벽에 가로막혀 뜻을 이루지 못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여권과 각을 세워 주가를 높였지만, 민생·경제·외교안보 분야의 철학·역량에 대한 검증은 백지나 다름없다. 국민의힘의 PK(부산·경남) 지역 의원은 “정치권 밖에서 인기를 끌었던 것과 정계에서 직접 뛰며 민심을 모으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며 “제2의 반기문 현상에 그칠 수 있어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 대선주자들의 발걸음도 더 급해졌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당 안팎과 접점을 늘리며 3강(이재명·이낙연·윤석열) 구도의 균열을 꾀하고 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이슈 파이팅’을 통해 존재감을 이어 가고 있다. 한때 야권 유력주자였던 황교안 전 대표도 책을 내고 현안에도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계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마지막 내집마련 기회인데”…LH 투기에 불똥튄 청약대기자들

    “마지막 내집마련 기회인데”…LH 투기에 불똥튄 청약대기자들

    직장인 이모(28)씨는 지난해 6월 3기 신도시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아파트 매수를 포기하고 경기 고양시에 전셋집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LH 전·현직 직원들의 대규모 부동산 투기 사건으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하라는 주장이 커지자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질까 봐 불안에 떨고 있다. 이씨는 “잘못은 LH 직원들이 했는데 왜 선량한 시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하느냐”며 “이제는 아파트 값이 너무 올라 매수할 엄두도 나지 않는데 사업이 지체되거나 취소된다면 기약 없이 ‘전세 난민’ 생활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LH 직원들의 투기 사건으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자 3기 신도지 청약 대기자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과 경기 고양·부천·남양주 등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공공분양을 받으려는 무주택자들은 논란을 바라보며 마냥 분노만 표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5일 3기 신도시 사업을 철회해 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7일 현재 1만 2000여명이 동의했다. 각종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3기 신도시 사업 취소 필요성에 대한 주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2·4 공급대책을 포함한 주택공급대책은 반드시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부천에 거주하는 무주택자 박모(32)씨는 “앞으로 LH 직원들의 새로운 비리가 계속 밝혀진다면 사업이 그대로 진행되리라 장담할 수 있겠느냐”며 “사업에 차질이 생긴다면 정부에서 이사 비용과 전세자금 대출 비용을 배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기 신도시 사업 차질이 집값 폭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송기균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는 “3기 신도시의 취지가 대규모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폭등해 무주택자들이 지금보다 어려워져 법적 처벌과 별개로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투기 의혹을 공론화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강제수사와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논평에서 “비밀정보 활용이나 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정부가 자체 조사하는 것에 제 식구 봐주기식 축소·소극조사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큰 상황”이라며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와 별개로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나 감사원의 감사 등이 병행돼야 하고,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행위에 확실한 환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참여연대·민변 “LH 신도시 땅 투기 ‘강제수사·환수’ 해야”

    참여연대·민변 “LH 신도시 땅 투기 ‘강제수사·환수’ 해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을 공론화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정부 합동조사와 별개로 수사기관의 강제수사와 투기 행위에 대한 환수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단체들은 논평에서 “(정부의) 대책은 여전히 추상적”이라며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와 별개로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나 감사원의 감사 등이 병행돼야 하고,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행위에 확실한 환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밀정보 활용이나 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정부가 자체 조사하는 것에 제 식구 봐주기식 축소·소극조사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3기 신도시 지역과 주변 지역에서 영농법인이나 민간인들이 농지취득 자격증명을 허위로 만들어 농지법을 위반한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며 “응당한 처벌과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구윤철 국무조정실장·김대지 국세청장 등이 참석한 부동산시장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가 확인되면 수사 의뢰와 징계 등 무관용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조정실·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경찰청·경기도·인천시가 참여하는 합동조사단은 3기 신도시 6곳(광명 시흥·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고양 창릉·부천 대장)과 택지면적이 100만㎡를 넘는 과천 과천지구·안산 장상지구 등 총 8곳을 전수 조사할 예정이다. 입지 발표 5년 전부터 현재까지 관련 기관이나 부서에서 근무한 직원과 배우자·직계존비속의 토지 거래 내역 등이 조사 대상이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지난 2일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 기자회견 후 여러 경로로 이어진 시민들의 제보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구체적이지 않은 제보도 많지만 전국에 걸쳐 수십건이 들어온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명숙 사건 무혐의 처분에 추미애 “윤석열의 검은 그림자” 비판

    한명숙 사건 무혐의 처분에 추미애 “윤석열의 검은 그림자” 비판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수사 과정에서 수사팀이 재소자들의 위증을 사주했다는 모해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대검찰청이 5일 사실상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사건에서 배제됐다고 한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의 발언과 함께 이미 무혐의 처분이 예견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검은 이날 “한 전 총리 재판과 관련해 증인 2명과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사건은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소자 편의 제공과 잦은 출정조사 등 수사팀의 비위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해 처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검이 한명숙 전 총리 사건 재판 당시 법정 증언을 한 재소자 2명의 모해위증 의혹에 사실상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공소시효 내 기소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공소시효는 각각 오는 6일과 22일이다. 이에 임 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얼마나 비합리적인 과정인지는 알겠다”며 대검의 결론에 이견을 드러냈다.그는 전날 “총장님과 차장님, 불입건 의견을 이미 개진한 감찰3과장의 뜻대로 사건은 이대로 덮일 것”이라며 무혐의 결론에 강하게 반대한 바 있다. 모해위증교사 의혹은 지난해 5월 당시 ‘한명숙 수사팀’이 재소자들을 사주해 “고(故)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말했다”는 증언을 하도록 압박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임 부장검사는 한동수 감찰부장 지시로 주무 연구관을 맡아 이 사건을 검토했고 당시 증인들을 모해위증 혐의로 기소하기로 했다. 하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일 불기소 의견을 제시한 허정수 감찰3과장을 사건 주임검사로 전격 지정했고 기소 절차는 중단됐다. 이에 임 부장검사는 SNS에 “총장님이 무엇을 지키다가, 무엇을 지키려고 저렇게 나가시는지를 저는 알 수 없다”며 ‘한명숙 수사팀’에는 윤 전 총장이 아끼는 검사도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를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으로 발령냈던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대검은 공소시효 만료 직전에 위증 교사한 검사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려 또 한번 노골적으로 제 식구 감싸기를 해버렸다”면서 “윤석열의 검은 그림자의 위력”이라고 비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임은정-윤석열’ 충돌?…직접 오보 대응 나선 임은정 검사

    ‘임은정-윤석열’ 충돌?…직접 오보 대응 나선 임은정 검사

    한명숙 전 총리 관련 사건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한 임은정 검사가 3일 오보에 대응한다며 직접 입장문을 내놓았다. 임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는 자신이 맡은 사건이 한명숙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위반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가 아니라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주었다고 증언한 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법정 증언을 탄핵하는데 동원된 검찰측 재소자 증인들에 대한 ‘검찰의 모해위증 교사 의혹’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검찰청 감찰부장은 지난해 9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단행한 인사 이후 자신을 주무연구관으로 지정하여 전날까지도 조사를 진행했다고 했다. 검찰공무원들에 대한 수사 착수에 대한 내부 결재 절차를 진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수사권에 대한 이견이 제기되었고, 결국 검찰총장의 서면 지시로 감찰3과장이 주임검사로 새로 지정되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이 사건은 감찰3과장이 재소자 증인들의 모해위증 형사 입건 여부 등을 결정하여 내부 결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임 검사는 밝혔다. 또 “국가의 사법기능을 해치는 모해위증 범죄가 있었는지, 당시 검찰의 위법하거나 무리한 수사 및 공소유지 활동이 있었는지 등에 대한 진상 조사와 수사”라고 강조했다. 임 검사는 그동안 수사권이 없어 수사관, 실무관 없이 혼자 일했고, 공문을 보낼 때도 자신의 이름으로 할 수 없어 공문을 보내 달라고 부탁해야 했다고 했다. 한 전 총리 관련 사건에 대해 과거 특수통 검사들의 무리한 수사를 입건하겠다는 취지이고, 특수통으로 알려진 윤 총장이 매우 아끼는 후배로 널리 알려진 검사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것이 자신의 직무배제와 관련있다고 임 검사는 봤다.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감찰대상인 검사는 이른바 윤사단이라 불리는 특수통이었으며, 이 사건을 편법으로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 역시 윤석열 총장과 과거 중수부 시절 대기업 비자금 수사를 함께 했던 사람이었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임은정 싸움에서는 임은정이 이긴다”라며 “임은정이 더 열정적이고 더 당당하니까”라고 임 검사를 응원했다. 반면 전여옥 전 한나라당(현재 국민의힘) 의원은 “‘한명숙 무죄만들기’에 임은정에게 수사권까지 쥐어주면서까지 올인하는 이유는 좌파의 대모라는 한명숙이 ‘뇌물총리’로 실형까지 산것이 그들에게는 치욕이기 때문”이라며 “또 한편으로는 ‘돈이면 환장하는 좌표의 자화상’을 그녀가 적나라하게 보여줘서”라고 일갈했다. 한편 대검은 “임은정 대검 검찰연구관이 언급한 사건과 관련해 검찰총장이 임 연구관에게 사건을 배당한 적이 없다”며 “금일 처음으로 대검 감찰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했다”고 전날 반박했다. 대검은 임 연구관에게 애초에 사건을 배당한 적 없기 때문에 직무 배제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란 입장이다. 임 연구관과 대검 사이의 공방이 이어지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날 “소위 대검이 얘기하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든 제 식구 감싸기와 관련된 수사든 검사는 혐의가 있으면 수사할 수 있고 수사하는 게 맞다는 원론적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법무부는 대검의 법령해석 요청에 ‘임 연구관에게 수사권을 부여한 것은 적법하며, 별도의 총장 지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박범계 “윤석열 반부패수사청 제안, 참고할 만한 의견”

    박범계 “윤석열 반부패수사청 제안, 참고할 만한 의견”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3일 법무부 청사 출근길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대안으로 수사·기소권을 가진 반부패수사청 등을 제안한 데 대해 “충분히 참고할 만한 여러 의견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날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법무부 장관 산하에 둬도 좋으니 수사·기소권을 가진 반부패수사청·금융수사청·안보수사청을 만들어 중대 범죄 수사 역량을 유지·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이에 대해 “검찰 내부에선 아직 이런 생각이 주류적 흐름이나 담론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여러 다양한 의견 중 하나인데 검찰 총수께서 하신 말씀이니 상당히 무게감을 갖고 참고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사와 기소 분리에 대해선 “이 문제는 소위 검찰권의 남용, 특히 직접 수사가 가진 여러 문제점을 극복하자는 차원에서 나온 주제”라며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이나 반부패 수사 역량이 충분히 보장되고 재고되는 건 중요한 화두”라고 전제했다. 박 장관은 “그러나 그 또한 적법절차와 인권 보호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총장께서 수사권 남용의 측면도 한 번 고민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을 향해 “직접 만나서 얘길 나누면 좋을 텐데 이렇게 언론을 통해 대화하니 조금 안타까운 측면도 있다”며 “좀 부드럽게 말씀하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사건과 관련한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의 감찰업무 배제 논란에 대해선 대검에 유감을 표했다. 박 장관은 “그간 대검은 ‘수사를 못 하게 해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말해왔고, 그것이 법무부에 대한 일종의 요구나 항의 아니었느냐”고 반문하며 “그런데 임 부장검사를 수사하지 못하게 하는 건 그간의 대검 입장과는 좀 상반된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느 쪽에 유리하든 불리하든, 그게 소위 대검이 말하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든, 제 식구 감싸기와 관련된 수사든 검사는 혐의가 있으면 수사할 수 있고 수사하게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정승민의 막론하고] 정당은 가족이 아니다

    [정승민의 막론하고] 정당은 가족이 아니다

    정치는 적과 동지를 구별하는 것이라고 한다. 까딱하면 생사가 갈리는 전쟁터 같은 곳이 정치판이다.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의 사의 논란은 피아 식별에서 비롯됐다. 검찰 인사에서 ‘우리 편’에 서지 않는다는 장관의 공격을 받으며 대통령을 보좌할 동력을 상실했단다. 당론으로 정한 법안에 기권표를 던졌다가 미운털이 박힌 전직 의원의 사정도 비슷하다. 공천을 앞두고 지금은 장관인 동료 의원이 공개 사과를 요구하면서 친구로서의 충고가 아닌 ‘우리 쪽’ 입장이라고 못을 박았다는 이야기다. 장관이나 의원은 공인이다. 대통령이 임명하든 유권자가 선출하든 명함이 나오는 순간부터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염두에 두고 일해야 한다. 정권을 잡으려는 정당도 마찬가지다. 특정한 이념과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모인 조직이지만 국민정당, 전국정당을 염불처럼 외운다. 콘크리트 지지자도 보살펴야 하지만 반대자도 대표하고 챙겨 주겠다는 명분과 도량이 없으면 권력은 까마득하기 때문이다. 정당은 사회적 관점에서는 이익집단이다. 권력을 획득하려는 목적으로 뭉친 공적 조직이다. 그런데 지금 여당은 친족집단과 같은 인상을 준다. 1980년대 군사정권에 저항하면서 형성된 유대감과 응집력이 가족처럼 강력하다. 실제로 학생 시절 ‘짱돌’을 같이 던지던 끈끈한 인간관계는 스스럼없이 서로를 ‘패밀리’로 규정한다. 그러니 문제가 생겨도 규칙과 법률 등의 공적 수단이 아니라 알음알음으로 사사로이 해결하려는 경향이 짙다. 물론 정당이 아무리 공적 기능을 강조해도 구성원들이 식구처럼 친밀해지는 것을 막을 순 없다. 하지만 실수를 감싸고 잘못을 덮어 주는 혈육 관계가 형성되면 애초의 대의는 사라지고 ‘우리가 남이가’만 남는다. 정당의 공동체화에 가속이 붙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작고한 문명평론가 사카이야 다이치에 따르면 윤리적 부패보다 무서운 윤리적 퇴폐가 횡행한다. 나쁜 줄 알고도 행하는 부패보다 무엇이 나쁜지도 모르는 퇴폐는 ‘무지의 참사’를 일으키곤 한다. 법률이나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도 대통령을 지키고 선거를 이기려면 거리낌이 없이 행해진다. 일사불란한 당론을 거역하면 정치적 곁방살이조차 쉽지 않다. 탕평·화합 인사를 약속했지만 끼리끼리 인사는 여전하다. 하물며 대통령과 정권을 보위하는 수문장인 민정수석이 이른바 적폐의 본산인 검찰의 입장을 반영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이렇게 ‘우리’를 강조할수록 여권은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다. 인사와 자원이 집중되고 정의와 가치를 독점할수록 자정 기능은 약화돼 문제점의 인식이 힘들어지고 사고가 터져도 개선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총선까지 네 번의 전국 선거에서 연달아 승리한 성공 경험이 함정이다. 선거 평가는 엇갈릴 수밖에 없지만 박근혜 정권의 실패와 탄핵의 여진으로 인한 반사적 승리라는 지적도 많다. 당시 연승의 주역으로 현재 주류가 된 세력들은 과거의 필승 체험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정권 재창출을 하는 논리와 근거를 강화하고 확충하기 위해서라도 반대편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인내심이 의문이다. 게다가 강경파들이 득세할수록 정당의 의사결정은 지적 결핍을 일으켜 독단적으로 흐르기 쉽다. 그러면 차기 집권을 위한 당내 혁신과 개혁은 어려워질 확률이 높다. 대표적 반면교사가 바로 국민의힘이 아닌가. 국민의 ‘공당’과 우리만의 ‘사당’ 사이의 간극은 어떻게 좁혀야 할까. 외부 인사 투입이나 조직 개편 카드는 참으로 식상하다. 남은 것은 야당이다. 본래 야당(Opposition)은 영어 어원으로도 항의하고 트집 잡는 것이 존재 이유다. 호시탐탐 권좌를 노리는 야당을 메기로 활용해 긴장감을 불어넣고 획기적이고 역동적인 정책 경쟁을 벌이는 것만이 ‘여당의 가족화’에 제동을 걸고 정당정치의 기능과 역할을 회복시킬 수 있다. 여야의 역학 구도가 본래 서로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견제하는 일이니까 말이다.
  • 황희 장관 거침없는 현장 행보… 튀는 발언 나올까 우려도

    황희 장관 거침없는 현장 행보… 튀는 발언 나올까 우려도

    “취임 이후 아주 바쁘게 다니더라.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길 좋아한다.” 신임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어떻느냐고 묻자 한 문체부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그가 장관 후보로 지명됐던 날 언론은 ‘문화 분야 경력이 없다´, ‘정권의 보은인사´라는 비판을 일제히 쏟아냈다. 자신을 ‘도시개발 전문가´라고 밝힌 터라, 이런 비판은 당연했다.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의도인지 황 장관은 취임 이후 곳곳을 누볐다. 서울신문이 문체부에서 받은 황 장관의 지난 11~21일 일정을 보니 이 기간 39건을 소화했다. 11일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을 예방하고, 설 연휴 하루를 쉰 뒤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본 회의에 참석했다. 이를 제외하면 대략 하루 평균 5곳 이상을 다녔다. 본격적인 일정은 일요일이었던 14일 대학로 방문부터다. 코로나19로 타격이 큰 분야여서 취임 전 일정을 급하게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청와대 임명장을 받은 뒤 국회를 방문하고, 이날 오후 5시 30분 문체부 직원들을 만나 인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신속 유전자증폭(PCR) 검사 도입과 같은 방안이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를 설득하겠다”고 했다. 그는 전날 대학로 방문에서도 신속 PCR 검진을 도입해 관광도 늘리고, 공연도 페스티벌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16일 서울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연 관광업계 현장 간담회에서도 코로나19 극복이 주제였다. 문체부는 이날 간담회를 기자들에게 알리며 “도시락을 제공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황 장관 일정이 워낙 바빠 식사를 겸해 간담회를 진행한 것이다. 17일 종교계 방문에서도 코로나19와 관련한 방역을 당부했다. 그의 발탁에는 그간 경력보다는 친화력과 기획력이 높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자들과 스스럼없이 지내 ‘프레스 프렌들리’로 손꼽힌다. 이 장점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인지, 그는 16~19일 모두 10곳이나 되는 언론사를 방문하고 언론인들과 만났다. ‘코로나19’와 ‘언론’으로 요약되는 일정을 보면 황 장관의 임명 의도를 분명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황 장관을 두고 ‘정치적 인사’라는 비판은 문체부 내부에서도 여전하다. 그러나 기대감도 다소 엿보인다. ‘친문 인사’이긴 하지만, 그래서 문화계 문제를 타개할 과감한 정책을 펼칠 수 있고, 한류 확산을 위한 홍보 전략 등도 탄력을 받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다. 다만 거침없는 행보 중 ‘튀는 사건’이 터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 장관은 지난해 9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휴가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당직 사병 실명을 언급하고 인신공격성 글을 올려 논란을 불렀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46개 계좌 개설 등에 관한 의혹도 시원하게 해소되지 않았고, 결국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됐다. 한 문체부 관계자는 “장관은 국회의원과 달리 책임질 식구가 훨씬 많다”며 “황 장관이 이를 분명히 알고 행동하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특수강간·뇌물수수·불법출금… 김학의 사건 갈수록 미궁

    특수강간·뇌물수수·불법출금… 김학의 사건 갈수록 미궁

    김학의 사건. 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 사건의 시작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때 김학의 당시 대전고검장이 법무부 차관에 임명되자, 그가 2006년부터 수년간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급기야 윤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서 촬영된 성접대 동영상 CD의 존재가 폭로되면서 김 전 차관은 임명된 지 6일 만에 사퇴했다. 내사에 착수한 경찰은 동영상을 근거로 김 전 차관을 특수강간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너무나도 명백해 보였던 김 전 차관의 성폭행 의혹은 검찰 수사 단계에서 뒤집어진다. 검찰은 동영상 속 여성이 피해자라고 특정할 수 없다며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친 수사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이 무혐의 처분에 대해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도 많았지만, 사건 기록을 자세히 뜯어본 변호사들 사이에선 견해가 갈린다. 일부는 검찰의 무혐의 처분이 적절했다고 판단한다. 반면 여성들의 진술 중 일부가 일관되지 않은 측면이 있어도 여전히 이들은 성폭행 피해자가 맞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애초에 경찰이 1차 수사에서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 혐의를 들여다보지 않고, 특수강간 혐의만 수사하면서 수사의 첫 단추를 잘못 뀄다는 비판엔 이견이 없다.●성접대는 공소시효 지나 처벌 못해 세월호 사고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소용돌이 정국 속에서 잠시 잊혀졌던 이 사건은 2017년 12월 발족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이듬해 4월 재조사 대상 사건으로 선정하면서 다시 논란거리로 등장했다. 과거사위 산하에 설치된 실무 기구인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은 검찰이 사건을 무혐의로 처분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외압이 있었는지를 비롯해 김 전 차관의 성접대 및 특수강간 의혹 등 사건의 실체 전반을 놓고 진상 조사를 벌였다.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진상조사단은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과거 검찰 조사에서 한 무혐의 처리가 적절한 판단이었다는 견해가 많아지기도 했다. 이처럼 수사가 지지부진한 채 시간이 흘러 2019년 3월이 되자 민갑룡 당시 경찰청장의 미묘한 발언이 나온다. 민 청장은 2019년 3월 14일 국회에 나와 “(경찰이 입수한) 영상에서 (김 전 차관의 얼굴을)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곧바로 같은 달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과 경찰 조직의 명운을 걸고 책임져야 할 일”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당시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검찰과 경찰, 그리고 청와대의 진통이 한창 진행 중이던 때다. 결국 진상조사단의 활동기간이 연장됐다. 이때가 네 번째였다. 이미 세 차례나 활동기간을 연장했다는 사유를 들어 재연장 불가 방침을 밝혔던 법무부 과거사위가 대통령 지시가 나온 지 일주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바로 이때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가 이어진다. 닷새 뒤인 23일 한밤중 태국으로 출국하려던 김 전 차관의 시도가 제지됐고, 과거사위 권고로 ‘김학의 특별수사단’(과거사위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이 꾸려져 검찰의 ‘김학의 성접대 의혹’ 3차 수사가 진행됐다. 결국 ‘성접대 동영상’ 의혹이 불거진 지 6년 만에 김 전 차관은 구속됐다. 법원은 1심에서 김 전 차관이 2006년 여름부터 2008년 2월 사이 원주 별장과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 등에서 윤씨로부터 13차례에 걸쳐 성접대를 받은 혐의(뇌물) 등에 대해 증거 부족과 공소시효 만료로 무죄 또는 면소 판결했다. 2심에서는 김 전 차관이 다른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받은 뇌물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됐다. 최씨에게서 받은 돈에 대가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고 무죄 선고한 1심이 뒤집힌 것이다. 김 전 차관은 즉각 상고했다.●올 들어 김학의 사건 재점화 까닭은 뇌물죄로 김 전 차관을 구속하고 끝난 줄 알았던 사건은 올 들어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불똥이 옮아가고 있다. 김 전 차관은 2019년 3월 태국으로 출국하려다가 법무부의 출국금지 조치로 붙잡혔는데, 이 긴급 출국금지 조치가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법한 처분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공익제보를 받았다면서 “법무부가 2019년 3월 김 전 차관의 출국정보를 사흘간 177차례 무단 조회했고, 김 전 차관은 피의자가 아닌 민간인 신분이었으므로 법무부의 출국 모니터링은 불법사찰에 해당한다”며 이와 관련한 공익신고서를 대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3월 23일 0시 20분, 김 전 차관은 자신에 대한 재수사 가능성이 논의되는 중에 태국 방콕으로 출국하려다 붙잡혔다. 전날 밤 출국심사대까지는 통과했지만, 출국 10분 전 출국금지 사실을 통지받고 항공기 탑승이 제지됐다. 당시 진상조사단에 파견됐던 이규원 검사가 0시 8분 전산으로 긴급 출국금지 요청을 했기 때문이다. 출입국관리법상 긴급 출국금지는 범죄 피 의자로서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 징역이나 금고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도주·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는 경우 가능하다. 그러나 이 검사가 출금 당일 제출한 긴급 출국금지 요청서엔 2013년 김 전 차관에 대해 무혐의 처분된 사건의 사건번호가 기재됐다. 이후 추가로 법무부에 송부한 출금승인 요청서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서울동부지검 내사번호가 기입됐다. 요청서에는 서울동부지검장의 직인도 생략돼 있었다. 결론적으로 허위 공문에 의해 출국이 막힌 것이다.차규근 당시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비롯해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등 결재 라인은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금 조처가 불법적으로 이뤄진 사정을 알면서도 이를 승인한 의혹을 받는다. 이성윤(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서울중앙지검장은 출금 당일 오전 동부지검에 긴급 출금 조치를 추인한 것으로 해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이 검사의 ‘윗선’으로 이광철(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 대통령 민정비서관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나온 상태다. 긴급 출금을 실행한 이 검사는 이 비서관과 사법연수원 동기(36기)다. 연수원 수료 뒤 2년간 같은 법무법인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이 비서관은 2019년 긴급 출금 조처 전에 청와대에서 근무한 윤규근 총경과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민갑룡 당시 경찰청장의 국회 발언과 관련해 “더 세게 했어야 했다”, “검찰과 대립하는 구도를 진작에 만들었어야 하는데···”라고 이야기한 사실이 공개됐다. 긴급 출금 사건에 대한 수사 중단 외압 의혹도 불거졌다.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2019년 4월 법무부의 수사 의뢰로 공익 법무관이 김 전 차관 측에 출금 정보를 유출했단 의혹을 수사하던 중 오히려 법무부 공무원들이 김 전 차관의 출국 정보를 수차례 조회하는 등 출금 자체가 불법적으로 이뤄진 정황을 포착했지만, 이성윤 지검장이 수장으로 있던 대검 반부패·강력부의 반대로 수사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이는 공익신고자가 지난달 20일 권익위에 제출한 2차 공익신고서에 담긴 내용이다.●불법출금 ‘윗선’ 수사 속도 내는 검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재임 중이던 지난달 13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 사건을 기존의 수원지검 안양지청에서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로 재배당했다. 윤 총장은 사건 재배당과 함께 대검 지휘라인도 이종근 형사부장에서 신성식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교체했다. 이종근 부장은 2019년 3월 23일 불법 출금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으로 사후 대응에 관여한 의혹이 제기됐다. 이정섭 형사3부 부장검사는 2019년 김학의 특별수사단에 차출됐었다. 사건 본류를 수사했던 이 부장검사에게 불법 출금 논란 수사를 책임지게 해 공정성을 담보하겠다는 것이 대검 측 입장이다.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건이 재배당된 지 8일 만인 21일에는 법무부와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 그리고 이규원 검사가 파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실,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검찰은 김 전 차관 출금 전후 생성된 문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규원 검사와 차규근 본부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두 차례씩 이뤄졌다. 불법 출금 조처에 개입한 ‘윗선’에 대한 수사가 어디까지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사 중단 외압’ 의혹과 관련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이성윤 지검장은 지난 17일 입장문을 내고 자신이 불법 출금 조처 수사를 막았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지검장은 소환조사 통보에 불응했다. 법조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첫 법무부 수장인 박상기 전 장관과 이광철 민정비서관 등이 관여했단 의혹이 제기된 만큼 이번 사건의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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