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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액임금/적용사업장 대폭 축소/노동부

    ◎권위주의정책 한계… 「신노동정책」 추진/쟁의발생 대기업엔 금융제재 강화 최근 노동환경의 근본적인 변화에 따라 정부가 노동정책의 혁신적인 수정을 추진중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노동부는 27일 ▲총액임금 적용사업장 축소 ▲대기업 노사관계 개입 자제 ▲인력개발정책 강화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른바 「신노동정책」을 적극 추진키로했다. 노동부의 이같은 방침은 최근 들어 노사관계가 안정추세를 보이고 근로자의 고학력화와 민주적 의식구조 형성으로 기존의 권위주의적인 정책이 한계에 달해 노무관리 방법과 노사관계의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노동정책은 기업의 자율성을 확대해 노사합의하에 근로자는 생산성을 높이고 사용자에 대해서는 기술개발,근로조건개선등을 유도해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노동부는 이에따라 임금교섭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올해 7백80개사에 달한 총액임금제 적용사업장을 대폭 축소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임금교섭때 선도적 역할을하는 기업의 타결률을 좇아가는 점을 고려해 대표적인 30대그룹을 중점관리하고 나머지 기업은 자율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와함께 산업·경제정책과 노동정책을 연계해 대기업에서 노동쟁의가 발생할경우 사전조정이나 공권력투입등의 정부개입을 자제하고 그 대신 금융제재를 강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금융혜택이 별로 없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노사관계에 대해 지속적인 행정지도를 펴나갈 방침이다.
  • 외언내언

    행불유경이라는 말이 있다.자유가 무성이란 고을의 장관이 되었을 때 공자가 찾아가서 훌륭한 인재를 얻었느냐고 묻는다.제자가 담대멸명이란 사람을 얻었다면서 그를 평하는 대답 가운데 나오는 말이다.◆길을 감에 있어 지름길을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지름길로 가면 물론 가깝다.하지만 대도가 못되니 문제도 따른다.그러니까 이 말의 참뜻은 무슨 일을 함에 있어 정당한 방법을 쓰지 않고 땜질을 하거나 임시 편법을 쓰는 것은 잘못이라는 데에 있다.그것은 뒤탈을 잉태한다.일의 과정을 중요시하지 않고 결과만을 추구하는 요즈음의 세태속에서 곰곰 곱씹어 보아야 할 말 아닌가 한다.◆지하철 공사장 붕괴사고가 너무 잦다.엊그제 일어난 신정동 5호선 사고는 그렇게 큰 것은 아니다.인명 손상은 없고 승용차와 포클레인이 손괴되었을 정도이니까.하지만 작은 사고라 해서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언제 큰 사고로 이어질지 알수 없기 때문이다.지하철 공사장의 산업재해율이 일반공사장의 3배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와 있는 터.올해 상반기의 지하철공사장 재해자수만 해도 사망 48명을 비롯,모두 1천9백89명이라는 것이니 놀랍잖은가.◆이 같은 사고들에서 행불유경을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지름길로 가고자 해서의 뒤탈들이기 때문이다.차근차근 착실하고 탄탄하게 시공을 해도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하물며 설마를 믿고 지름길을 생각하는 시공이야 더 말할 것이 없다.거쳐야 할 과정을 생략하려 함은 잘못.한두번 무사히 넘길수 있을진 모른다.그러나 한번의 사고로 하여 줄이려 들었던 공기하며 공사비는 몇배 더 결딴나고 만다.◆예정을 앞당겨 준공식 갖는 것이 표창의 대상으로 되어온 우리 사회.그것은 이제 과도기의 미덕쯤으로 치면서 도리어 죄악시해야 할 때가 되었다.잦은 지하철 붕괴사고에서 우리사회의식구조의 병폐를 읽는다.정말 못고치는 걸까.
  • 과잉순찰/최재필 명지대교수·건축학(굄돌)

    지난 추석연휴 마지막 날 하오 가족과 함께 올림픽 공원에 갔다.차들로 가득히 메워진 귀성길.귀경길 고속도로와 국도 상황을 신문에서도 보고 방송에서도 들은 뒤라 공원의 조용함을 맛보고 싶었고,그 지겨운 자동차들을 잠시라도 잊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식구는 수영장 옆 연못가 벤치에 걸터앉아 오리떼를 보고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날카로운 경적소리가 평화롭던 연못 주변의 정적을 깨는 것이 아닌가.깜짝 놀라 일어나 살펴보니 경적의 주인공은 「순찰」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관리요원이었다.이 사람은 연못의 반대편에 서서 이쪽을 바라보며 오토바이에 달린 경적을 계속 올려대었다.연못 이편에서 30대의 엄마가 세살쯤 된 어린아기를 데리고 잔디밭에 앉아 있다가 경적소리에 놀라 일어섰고,건너편의 관리요원을 바라보게 되자 그는 빨리 잔디밭으로부터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잔디는 「보호」되어야 했고,공원의 평화로운 분위기는 「보호」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이삼분도 미처 지나지 않았을 때 이번에는 큰 확성기 소리가 우리를 다시 놀라게 했다.꼭대기에 확성기를 단 「순찰」봉고차가 빠른 속도로 다가 오더니 연못 저편의 사람에게 외치기 시작했다.『어이,거기 애기 손 좀 잡아오.연못에 빠지면 어떻게 해요』그리고는 검은 매연을 내뿜더니 산책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다른곳으로 달려가는 것이었다. 오토바이와 봉고차는 거의 오분 간격으로 공원 내를 돌아다니며 마구잡이로 경적과 확성기 소리를 내고 있었다.공원의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존재해야 할 「순찰」요원들이 소음과 매연으로 오히려 그것들을 깨고 있는 것이었다.공원 내를 자전거로 순찰하면 더욱 안전할 것이고,연못 건너편에서 경적이나 확성기를 쓰는 대신 이편으로 돌아 와서 조용히 말해도 될텐데 말이다.물론 그 사람들 나름대로는 직무에 충실하느라 그리 하겠지만 그로 인해 생기는 역기능은 왜 생각해 보지 않는 것일가.주객이 전도된 「과잉순찰」을 지켜보면서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공무원의 과잉충성,과잉교통위반단속,과잉시위진압 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 유엔가입 1년/한국,이사국 맞먹는 영향력

    ◎유엔 위상강화속 우리외교 현주소/노 대통령 세번째 연설… 값진 정상외교/전체예산의 0.69% 분담,세계 21위/총리회담 활성화로 통일외교무대 활용은 미흡 15일 개막되는 제47차 유엔총회는 1백79개국의 대식구가된 총회의 규모도 규모러니와 냉전종식 이후 유엔의 영향력이 날로 확대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특히 한국으로서는 유엔가입 1주년이 됐고 이번 총회에서의 노태우대통령연설이 3번째란 의미도 곁들인다. 지난해 9월17일에 이루어진 한국의 유엔가입은 유엔의 역할이 전례없이 강화되고 있는 때라는 시점과 남북한의 동시가입이란데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유종하 유엔대표부대사의 표현을 빌면 한국은 그동안 유엔에서 「준이사국 대우」를 받아왔다.신참국 한국이 그런 대우를 받게된 것은 유엔을 사실상 조리하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등 상임이사국들과 한국이 특별한 관계에 있다는 점이 우선 적절히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5개국이 다같이 안보면에서나 경제적으로 한국과 밀접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대표부 외교관들도 처음에는 이런 대우에 당황하기까지 했다고 말한다.실례로 우리 외교관들이 직위에 상응하는 주요국 외교관들과 접촉하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상임이사국이 아니면서도 상임이사국 못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본도 한국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이곳 외교관들은 전한다. 다른 신참국들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1천1백만불 규모 주요국들과의 관계 이외에 유엔예산분담금 부담률도 한국의 영향력을 넓히는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한국의 분담률은 전예산의 0.69%로 세계 21위에 해당된다.금년 한국의 부담액은 연회비 6백80만달러,평화유지군 지원비 4백만달러등 약1천1백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전반적으로는 지난 1년동안 한국은 유엔의 각종 기구와 위원회 활동을 지켜보면서 「수습」을 받았다.지엽적인 성과라면 지난 6월 유엔환경개발회의의 부의장국으로 피선된 것과 인권위 유엔개발계획등 4개 위원회의 이사국이 된 것을 들수있다.그리고 이번 9월중 경제사회이사회의 이사국 피선이 확실시 되고있다. 그러나 기대됐던 남북한의통일외교무대는 마련되지 않았다.우선은 유엔이 아니더라도 남북총리회담등 다른 대화창구가 열려있어 필요성이 없었고 북한대표부의 판단과 역할이 예상외로 제한돼 있었다. 남북한은 유엔에서 그동안 뚜렷한 화해의 몸짓을 보이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적대적이지도 않았다.북한이 제기할 것으로 예상했던 유엔사령부 해체문제,주한미군철수문제등 미묘한 문제들을 북한은 덮어 두었다. 남북한 대표부대사가 공식적으로 회담을 한일은 없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의사전달이 가능했고 유엔내 각종 회의실에서도 남북대표들은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눴다. 특히 지난 8월28일 유엔지명회의에서 남북한이 국제적으로 「일본해」로 통용되고 있는 동해의 명칭에 공동으로 이의를 제기한 것은 뜻이 있다.남북한이 국제모임에서 협조하는 모습은 지금까지는 이례적인 것이다. ○특별한 과제는 없어 한국은 이번 47차 총회에 특별한 목표를 두지않고 있다.그러나 부트로 갈리사무총장의 평화보고서,평화집행군 창설문제,평화유지예비기금 설치문제등 이번 총회와 주의제 토의에는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유엔이 점차 정상외교의 무대가 되고있는 추세와 관련,유엔을 다시 방문하게되는 노태우대통령의 총회연설과 정상회담및 기타 주요국 외상급 접촉의 성과를 외교적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도 한일대표부의 과제다.
  • 역경 딛고 민주화·개혁기수 40년

    ◎「거산」의 정치역정… 집권당총재가 되기까지/25세에 국회입문… 9선에 야총재 4번 역임/한때 연금 등 핍박… “구국일념” 3당통합 결행/대학땐 학생운동 몰두… 「6·25」 나자 의용대 지원도 「정치 거산」김영삼총재는 이제 명실상부한 집권당의 제1인자이다.신장 1백68㎝,체중 66㎏,아담한 체구,미소띤 동안의 그는 어떤 역정을 거쳐 이 자리에 섰는가.65년동안 살아오면서 40년간을 민주화투쟁과 정치개혁의 일선에서 기수역할을 해온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9선의원에 야당총재를 4차례나 역임하고 다시 집권당총재로 선출된 그의 진기한 기록은 앞으로 찾기어려울 한국 정치사의 기념비로 꼽힌다.그의 연륜과 불굴의 정치역정을 조감해보면 그가 왜 오늘 이자리에 섰으며 또한 설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해답이 될 것이다. ○유복한 어린시절 ▷출생◁ 김총재는 1927년12월20일(음력)경남 거제도동쪽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에서 태어났다.부친 김홍조씨(82·마산거주)는 당시 어장주로 거제에서는 알아주는 갑부였고 모친 박부연씨(60년작고)는 대가집며느리답게 손도 컸고 자식들 교육에도 열성적이었다고 한다.김령김씨 충정공파 28대손인 김총재는 여동생만 다섯을 둔 외아들로 유복한 어린시절을 보냈다.이러한 성장과정은 김총재가 돈문제에 초연한 점이라든가 숱한 정치역경에 부닥쳐서도 대담하고 낙관적인 태도를 버리지 않는 심성의 바탕이 된것으로 보인다.어머니 박씨는 60년 고정간첩에 의해 살해돼 김총재식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수영·축구에 소질 ▷성장◁ 아호가 거산인 김총재는 거제 장목소학교를 거쳐 통영중학교에 진학하고 45년해방과 함께 부산에 있던 경남중학교(6년제)3학년에 편입했다.43년4월에 입학한 통영중학시절 김총재는 민족의식이 강하고 수영과 씨름을 잘하는 학생으로 동창생들에게 기억되고있다.김총재가 당시 한국인학생들을 차별하는 일본인교장을 골탕먹여 무기정학처분을 받은 일은 아직도 주위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44년 전근하는 교장의 이삿짐을 나르면서 곡물자루에 구멍을 내고 잡동사니를 채워넣은 사건으로 영삼학생은 통영경찰서 고등계에까지 불려가 조사를 받은 것이다.해방이 되던해 11월 영삼군은 경남중으로 전학했다.학업성적은 중상정도였으며 문학과 역사과목에서 재능을 보였다. ○정치학수업 열심 ▷대학시절◁ 김총재는 47년9월 서울대 문리대 철학과에 입학했다.김총재가 철학과를 지망하게 된것은 당시 모교인 경남중 안용백교장의 영향이 컸던것으로 알려져있다.경성제대 철학과 출신인 안교장이 학생들에게 윤리교육을 통해 많은 교훈을 주었으며 김총재의 학과선택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했다.철학과 동기생은 김총재와 이한조씨(서강대 명예교수)등 모두 7명.그들은 김총재가 대학시절 철학과수업보다는 웅변부에 가입하는등 학생활동에 열성적이었다고 기억한다.당시 정치학과에 다녔던 이규원씨(현대문예사대표)는 영삼학생이 정치학과 수업에 열심히 나왔고 웅변은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정치학과에 다니던 손도심씨(작고·전서울신문사장)와 「순학회」라는 우익단체를 만들어 낭산 김준연,창랑 장택상씨등을 초빙해 강연회도 갖는 등 학생운동에도 열심이었다.김총재는 51년5월 서울대를 졸업했는데 졸업논문제목은 「칸트에 관한 소고」였다. ▷군대시절◁ 김총재는 전쟁이 한창이던 50년10월 「대한학도의용대」에 들어감으로써 군생활을 시작했다.「군번은 E135」.그러나 전투병으로 전쟁에 참가한것이 아니라 후방 정훈교육요원으로 임시수도였던 부산에서 대북방송담당으로 일했다.김총재는 이시절을 매일 1시간동안 직접 원고를 써서 군가를 섞어가며 대북방송을 했는데 날마다 다른말을 하려니 무척 힘들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대북방송을 맡은지 8개월쯤 지난후 김총재는 당시 장택상국회부의장의 요청으로 비서관에 발탁되면서 군생활도 마감했다.김총재는 80년봄과 87년 대선에서 군복무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정적들의 공격을 받았으나 김총재의 복무사실에 대해서는 당시 김상구씨(유도회총본부회장)등 학도의용대관계자들이 확인해주고 있다. ○거제서 최연소 당선 ▷정치입문◁ 창랑 장택상과의 만남은 일찌감치 정치에의 꿈을 키워오던 김총재에게 현실정치입문의 계기가 됐다.서울대2학년때 정부수립기념 웅변대회에서창랑과 인연을 맺은 김총재는 50년 5월 경북 칠곡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창랑의 지원유세를 하면서 현실정치를 몸에 익혔다.이후 51년 학도의용대 복무중 장택상 국회부의장의 요청으로 비서관이 되면서 본격적인 정치수업을 받았다.장택상씨가 총리가 되면서 인사담당비서관도 지냈다.53년 창랑이 총리직을 사임하자 김총재는 다음해 5월 실시될 3대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거제로 돌아왔다.무소속출마를 준비중이던 김영삼은 선거 열흘전 유력한 무소속후보를 찾던 자유당의 눈에 띄어 정당공천을 받게 됐다. 첫 선거결과 김영삼후보는 총2만7백70표를 얻어 차점자인 1만4천1백10표의 서순영씨(작고)를 누르고 만25년6개월의 나이로 금배지를 달았다. ○사사오입에 반대 ▷야당시절◁ 사사오입개헌에 반대해 자유당을 탈당한 김영삼청년의원은 당시 야당인 민국당을 중심으로 결성된 호헌동지회에 가입함으로써 역경과 고난으로 점철된 30여년 야당인이 된다.55년9월 민주당이 창당되자 김영삼은 중앙당청년부장겸 경남도당부위원장을 맡았다.당내에서는 선이 굵은 조병옥박사의 계보인 구파로 분류됐다.김총재는 이때 56년·60년 2차례 대통령선거 유세에서 조박사를 쫓아 다니며 승부사의 정치감각을 익혔다고 한다.3대의원시절 김영삼의원은 대구매일피습사건·김창용특무대장암살사건 등의 진상규명에 뛰어난 활약을 했다.58년 4대총선에서 민주당후보였던 김영삼은 부산서갑에 출마해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당시 선거는 자유당말기로 선거부정의 공방이 치열했으며 김영삼후보는 선거소송을 제기했고 소송진행도중 4·19를 맞게된다. 4·19이후 5대 7·29총선에서 부산서갑에 다시 출마해 차점자를 무려 3배이상 표차로 제치고 원내에 복귀했다. 이후 김총재는 정치규제에 묶였던 11,12대를 제외하고 내리 9선에 달하는 헌정사상 최고다선을 기록했다. 김영삼의원의 활약은 5·16이후 구성된 6대국회부터 두드러졌다.김영삼의원은 제1야당의 대변인으로서 한일협정서명,공화당창당과 관련한 4대의혹사건,월남파병문제등 굵직굵직한 정치쟁점에 능숙히 대처함으로써 위상이 높아졌다. ○대선 낙선,좌절도 74년과 79년 신민당총재에 두차례 선출됐고 87년 통일민주당 총재와 13대 대통령후보에 이르기까지 줄곧 야당의 정상을 지켜온 그였지만 이기간중 두차례 2년간의 가택연금,23일간의 단식,총재직정지가처분및 의원직제명,정치활동규제등 핍박은 그를 불굴의 정치인으로 거듭나게 했다. 87년 대통령선거에서 야권대통령후보 단일화 실패로 대통령선거에 낙선하고 이후 88년 4월총선에서는 제2야당으로 전락하는 좌절의 시기도 겪었다. ▷3당통합◁ 김총재는 90년 1월 4당구조의 불안정을 극복하기 위해 「구국의 결단」으로 당시 노태우민정당총재·김종필공화당총재와 3당통합을 결행,오늘날에 이르렀다. 89년 당시 민주당총재자격으로 소련을 방문해 미수교국과의 초당외교의 첫걸음을 내디뎠으며 90년 3당합당후 민자당대표로 소련을 다시찾아 고르바초프대통령을 면담하는등 정당외교사의 새지평을 열었다. 민자당출범후 2년반여동안 계파간 갈등속에서도 꾸준히 여권2인자의 자리를 지켜 드디어 대통령후보경선을 치렀고 총재에 선출됐다. ▷가족관계·사생활◁ 김총재는 51년 이화여대 약학과 3학년에 재학중이던 손명순여사와 결혼,슬하에 혜영(39·연대 도서관학과졸)·혜경(37·이대 음대졸)·은철(36·한대 열공학과졸)·현철(33·고대 사학과졸)·혜숙씨(31·이대 음대대학원졸)등 2남3녀를 두고 있다. 25년째 상도동 인근 산에 올라 4㎞씩 조깅으로 건강을 다지고 있으며 술은 마주앙 1∼2잔 정도며 담배는 피우지 않는다.과거 양주2병에 하루 서너갑씩 담배를 피우기도 했으나 유신직후 가택연금을 당하자 과감히 끊어버렸다. 독실한 기독교신자로 현재 충현교회 장로이다. 좌우명은 「대도무문」으로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자신의 붓글씨를 써넣어 구운 도자기를 선물하기도 한다.
  • 외언내언

    국토의 서남단 해남의 두륜산에는 대흥사가 있다.한창 번성했을 때는 대소 가람 2백여채에 식구가 1천여명이었던 대찰.창건 이래 1천2백여년에 대종사·대선사를 23명이나 배출했다.◆초의 장의순 스님은 그 마지막 대종사였다.그는 계·경·선의 경지가 깊은데다가 시문에 통달했으며 서화에 또한 조예가 깊었다.그뿐 아니라 다도에 있어서는 다신·다성으로까지 추앙을 받았던 사람.강진에 유배되었던 다산 정약용,제주에 유배되었던 원당 김정희와 나눈 정의가 일화로서 전해진다.남화의 큰 봉우리를 이룬 진도의 소치 허유는 초의가 원당에게 소개했던 사람.보는 눈이 비범했다.◆원당과 초의는 1786년생으로 동갑.다산은 그들보다 24년이 연상이니 스승격이었다.동갑끼리여서 그랬던지 원당과 초의의 우정은 각별했다.어느 해던가 원당이 추사에게 띄운 편지의 허두만 보아도 그를 짐작할 수 있다.『초의 보소.그대가 지난해까지는 다를 잘 보내더니 올해는 장마철이 지나고 단오절이 가까워 오는데 무소식이구려.그대 두륜산의 한낱 중인 주제에 뭐가 그리 바빠못보내는고….혹 말꼬리에 매달아 보냈는데 도중하차했나…』◆그 뒤로도 원당의 이죽거리는 말투는 계속된다.원당이 제주에 유배돼 있는 9년동안 초의는 다섯 차례나 찾아갔고 그중 한번은 반년을 함께 지냈을 정도이다.초의가 남긴 「동다용」과 「다신전」은 이미 쇠퇴한 다도를 위해 쓰인 글이라는 데서 뜻이 깊다.「동다송」에서는 우리나라 다를 칭송하고 있고 「다신전」에서는 다만드는 일에서부터 끓이는법,마시는법 등이 적혀 있다.◆초의선사의 사상과 삶을 재조명하는 초의문화제가 28·29일 이틀동안 대흥사의 일지암에서 열린다.일지암은 초의선사가 수행하던 유서깊은 곳.유불선의 경지를 함께 노닌 한 선인의 유장했던 행적을 기려본다.
  • 외언내언

    셋방살이 옮겨 다니면서도 가정부(그때는 식모라 불렀지만)는 데리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60년대 초까지도 흔히 볼 수 있었던 일.지금 말하니까 우스운 거지 그때는 「당연한」 현상이었다.여성인력을 받아들일 곳이 많지 않던 시절 아닌가.◆세상은 흘렀다.이제는 셋방살이 옮겨 다니면서도 차는 데리고 다니는 시절로 되었다.젊은층일수록 그런 생각을 하는 경향.한 여론조사기관의 「한국인 신풍속」조사에도 그 의식구조가 나타난다.『집을 갖지 못한 사람이 자가용을 갖고 있는걸 어떻게 생각하나』는 문항에 「잘못된 생각」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물론 많았다.56.7%로.그러나 38.5%는 『차는 생활의 필수품이므로 집 소유와는 다르다』고 대답했다.◆잘못된 생각이 아니라 집이 없어도 자가용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반응이 20대는 42.5%,30대는 43.8%인 것으로 나타났다.젊은층들은 평균 찬성률을 웃도는 반응.더욱이 학력이 높을수록 그에대해 긍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집 마련에는 큰돈이 들지만 차마련은 그보다는 쉽다.우선 기동성을발휘하여 벌고 즐기며 살다가 집은 나중에 마련하자는 뜻일까.◆아닌게 아니라 휴일이나 연휴 같은 때 보면 젊은 부부의 자동차 나들이가 많다.애까지 낀 가족단위 나들이는 흔히 보게 되는 광경.오순도순 다정해 보인다는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걱정되는 것은 갈수록 더해질 교통체증.지난 10년 사이 우리나라 자동차는 7.4배가 늘어났다.그에 비해 도로율이 늘어난 것은 겨우 1.5배.그러니 체증은 가중될수밖에 없다.그 때문에 생기는 1년 동안의 경제손실이 1조2천억에 이른다는 것도 큰 문제다.◆자가용이 「필수품」화 해가는 추세따라 가까운 사람들의 사고 소식도 많이 접하게 되어간다.뭣보다도 교통사고로 하루 37명씩이나 죽는 나라의 꼴은 창피해진다.
  • 사회변화와 대문/최재필 명지대교수·건축학(굄돌)

    요즈음 새로 짓는 집은 거의 다 아파트 아니면 연립주택이고 전통 한옥은 이제 더 이상 짓질 않는 것 같다.어떤 통계에 의하면 현재 서울시 전체 가구의 반 이상이 아파트나 연립주택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한옥과 아파트는 서로 다른 점이 아주 많다.그중에서도 집에 드나들 때 항상 거치게 되는 대문을 한번 생각해 보자.한옥의 대문과 아파트의 출입문은 여러가지 면에서 서로 비교가 되지만,평소에 느끼지 못했으면서도 알고보면 쉽게 눈에 띄는 차이 점이 하나 있다.문이 열리는 방향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한옥 대문은 집밖에서 안쪽으로 열리고 아파트 문은 반대로 집안에서 바깥쪽으로 열리게 되어있다.그런데 이 차이점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 보면 무척 재미있다. 무릇 어떤 물체를 움직이려 할때 그것을 당기는 것보다는 미는 것이 더 쉽다.문도 마찬가지이다.문 손잡이를 찾아 그것을 잡고나서 문을 당겨 열기보다는 손바닥으로 밀어 여는 것이 더 쉽다. 한옥의 경우 밖에서 대문을 밀고 집안으로 들어선다.저녁이 되어 바깥일에 지친 식구들이 하나씩 집으로 들어올때 대문은 집 안쪽으로 열리며 이들을 따뜻이 받아들인다.아파트의 경우 밖에서 문을 당겨 안으로 들어가는 것보다는 안에서 문을 밀고 밖으로 나가기가 더 쉽다.집안보다는 집밖을 더 중히 여기는 요즘 세태를 반영한다는 생각이 드는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집에 손님이 찾아온다.한옥의 경우 집주인은 문틈으로 손님을 확인한후(한발짝 물러서서)대문을 당겨 열고 손님을 맞아들인다.예로부터 손님을 환대하는 우리네 관습이 엿보인다.아파트의 경우 집주인이 문구멍으로 손님을 확인하고(이번에는 반대로 손님이 한발짝 물러서야)문을 밀어 열고 손님을 불러들인다.현대 도시생활에서 이웃간에 오가는 정을 못느낀다는 불평을 이해할만 하다. 집은 사회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한다.집 대문이 열리는 방향이 바뀐것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그만큼 변했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외언내언

    국교없는 다양한 종교의 나라­우리나라이다.올림픽 메달리스트 가정만 봐도 그렇다.어느 선수 아버지는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고 어느 선수 어머니는 교회에 나가 하나님께 기도드렸다.­내 아들(딸)로 하여금 메달을 따게 해주십사고.◆하지만 그 아들이나 딸은 불공드리고 기도해준 부모와 종교가 다를 수도 있다.또 『그리스도의 옷은 꿰맨자국이 없지만 교회의 의복에는 여러가지 빛깔이 있다』(12세기 프랑스 사제 베르나르의 말)고 했듯이 같은 교이면서 종파를 달리 할수도 있는 것.그래서 부부와 아들딸 네식구 가정의 종교가 제각기인 경우도 생긴다.어머니는 불교,딸은 카톨릭,아들은 개신교,아버지는 무종교 하는 식으로.◆그 집안의 일요일.어머니는 사찰로 딸은 성당으로 아들은 교회로 가는데 아버지는 집에 앉아 텔레비전을 본다.개성이 뚜렷해 좋은 듯도 하지만 성당이 됐건 사찰이 됐건 모녀가 함께 가는 광경이 더 아름다운 것이나 아닐지.특히 부부의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그 자체가 평화로운 가정을 말해 주는 것이겠기 때문.그래선지 혼담이 오갈때 종교관계가 중대한 관심사로 부각되기도 한다.◆종교의 갈등이 부부싸움으로 되고 마침내 자살로까지 이어진 사건이 생겼다.「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부인은 그 남편이 성경을 태우며 그 교리에 반대하자 자살해 버린 것.이 사건은 여러 종교의 여러 교파가 공존하는 우리 사회이기에 벌로 보아넘겨지지가 않는다.더구나 우리나라 종교의 존재양태는 신자와 신자,신자와 비신자 사이가 배타성을 띠어가는 경향이기에 더욱 그렇다.◆재기환발한 볼테르가 영국을 보고 와서 프랑스 사회를 비판한 글이 「철학서간」(1734년).그 제6신 가운데 영국사회는 30가지에 이르는 종교가 있기에 평화롭고 즐겁게 산다고 써놓고 있다.다양한 종교자유시대를 사는 우리로 하여금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다.
  • 무기수의 눈물겨운 결혼식/대구교도소 김상겸씨

    ◎옥바라지 여인과 5년 열애/편지 1천2백여통 교환… 내일 혼례 교도소에서 15년째 참회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한 무기수가 6년동안 옥바라지를 하며 사랑을 심어준 여인과 화촉을 밝히게 됐다. 8일 고향인 경남 고성군 회화면에서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7박8일동안의 모범재소자 귀향휴가를 얻어 6일 대구교도소문을 나선 김상겸씨(34). 김씨는 지난87년 사촌여동생이 맺어준 박정애씨(37·양장점경영)와 눈물겨운 열애끝에 백년가약을 맺게 됐다. 강도살인죄로 기약없는 수감생활을 하던 김씨는 사촌여동생과 함께 서울의 한 봉제공장에 다니던 박씨로부터 첫 「격려」편지를 받았을때만해도 「평생 교도소에서 지낼몸」이라는 생각으로 시큰둥했고 면회요구조차 거절했었다. 김씨는 그러나 희망을 잃지말고 진실하게 살아갈것을 간곡히 당부하는 박씨의 잇단 편지에 감동,마침내 마음의 문을 열고 말았다. 그동안 박씨로부터 받은 편지만도 1천2백13통에 이르렀고 면회 또한 1백5차례나 됐다. 김씨는 박씨와 사랑을 나누면서 양복기능사2급 자격증을 땄다.기독교에 귀의,교도소에서 성가대원으로 활동하면서 교도소에서 배운 트럼펫솜씨로 악대반장까지 맡고 있다. 두사람의 사랑이 깊어지면서 박씨는 지난 88년 주위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경남 고성군 회화면 배둔리에 있는 김씨의 집옆에 그동안 배운 봉제기술을 바탕으로 양장점을 차려 김씨집 식구로 눌러앉았다. 시장에서 생선장사를 하는 김씨의 어머니(69)를 비롯한 여덟식구의 생계를 거들며 김씨의 옥바라지를 해온 박씨는 지난 90년 5월 마침내 혼인신고까지 마쳐 호적상 부부관계를 맺는 억척스러움을 보였다. 박씨는 『나의 작은 사랑이 그이에게 희망과 용기가 된다면 앞으로도 평생을 기다리며 살아갈것』이라면서 『귀향휴가가 끝나면 또다시 헤어지게되지만 우리는 소망을 갖고 누구보다 성실히 살아갈것』이라고 말했다.
  • 소형차를 타자(사설)

    정부가 에너지절약을 범국민적 운동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소형승용차의 보급을 늘리기로 한 것은 시의에 부합되는 시책이다.소형차의 보급확대는 에너지 절약,우리사회의 과소비풍조 해소뿐만 아니라 좁은 국토속에서 사는 우리의 도로사정 등을 감안할때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석유류 가운데 휘발유 소비는 가히 폭발적인 추세로 증가하고 있다.지난해 20.2%의 증가율을 보였던 휘발유소비는 올들어 5월말 현재 27.7%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정부가 자가용 10부제 운행 및 승용차 함께타기운동을 펴고 있는데도 휘발유 소비는 증가세가 꺾이지를 않고 있다. 휘발유 소비절약을 위한 지금까지의 정부시책이 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휘발유의 소비증가는 최근 승용차보급이 크게 활기를 띠고 있는 데다 보급된 승용차의 대부분이 중형차이상인데 기인하고 있다.올 상반기중 하루평균 2천1백20대의 자동차가 보급되었고 이중 1천5백50대가 승용차이다. 국내 보급된 승용차의 경우 1천㏄이하의 소형차는 전체의 1.2%에 불과하다.이웃 일본의 32%와 이탈리아의 37%,스페인 30%,영국 12%에 비해 너무나 낮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우리는 국민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큰 차를 타고 있는 실정이다.국내 승용차 보급현황을 보면 우리 국민들이 다분히 전시효과를 위해 승용차를 구입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생활의 이기에 불과한 승용차를 신분과시나 하장성세용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같다.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형차타기운동은 그러한 의식구조를 시정하는 중대한 전기가 되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고위공직자·정치인·사회지도층인사·경제계인사들이 대형차보다는 중·소형차를,외제차 보다는 국산차를 타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 기업인들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 있다.미 경제지 포브스가 올해 세계 제1의 대부호로 선정한 일본 모리빌 사장 모리 다이기치로씨가 외제차가 아닌 닛산차를 타고 다닌다든가,일본 중소기업인들은 거의가 소형차를 손수 몰고 다닌다는 사실을 한번쯤 귀담아 들어야 하지 않을까. 소형차 보급확대를 위한 최선의 길은 국민들 스스로가 차에대한 하세를 버리는 것이다.승용차는 이제 생활필수품이지 신분과시용이 아니다.잘못된 우리의 승용차보급문화를 시정하기 위한 지름길은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소형차를 선호하는 것이다.또 정부 뿐이 아니고 기업체가 업무용차를 구입할 때 소형차구입을 원칙으로 한다면 소형차보급은 빠른 속도로 확산될게 틀림이 없다. 소형차 보급운동은 정부주도 보다는 민간주도가 더 바람직하고 정부는 소형차에 대해서는 세제등 제도면에서 우대를 해야한다.반면에 중·대형차에 대해서는 세부담을 늘리거나 휘발유를 많이 쓰는 차의 경우 차량관련세를 중과하는등 제도개선이 있어야 할 것이다.자동차 메이커들도 소형차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우리의 자동차 수출역시 소형차에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다.
  • 외로운 노인 80여명에 점심도시락 대접 7년(이사람)

    ◎독립문공원서 남다른 경노 김종은씨/“셋방살아도 나누는 기쁨 더 크죠”/양복 원단 행상… 수입 60% 떼어 선행/고아원서 불우한 성장… 노모 굶주렸던 사연듣고 결심/보증 잘못으로 전재산 날리고도 돕기 계속해와 넉넉하게 가진 것도 없고 벌이도 시원찮은 한 소상인이 7년째 하루도 거르지않고 외로운 노인들에게 정성을 다해 점심을 대접하고 있다. 양복원단을 마이크로버스에 싣고 다니며 기성복제조업체에 납품해 버는 수입으로 그날 그날 살아가는 김종은씨(44·서울 중구 순화동1의97). 그는 고달픈 떠돌이 장사를 하면서도 매일 낮12시면 어김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서울 독립문공원을 찾아 이곳에 나와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80여명에게 김밥이며 빵등을 담은 도시락을 대접한다. 행여 도시락사정이 여의치않아 음식을 미처 장만하지 못하는 날일지라도 어김없이 나타나 7백원씩의 음식값을 노인들의 손에 쥐어주며 마치 큰 죄라도 지은듯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그날그날 형편에따라 수입이 다르지만 김씨의 한달평균 벌이는 2백50만원 정도. 이가운데 하루 5만∼6만원씩의 도시락값 1백50만∼1백80만원을 빼면 80만∼90만원정도가 8순노모와 부인(43),고등학교에 다니는 두아들등 다섯식구의 생활비가 된다. 그나마 두칸짜리 셋방의 방세 20만원을 제하고 나면 김씨의 생활비는 5인가족 도시근로자의 평균가계지출비 1백만원수준에도 훨씬 못미치는 형편이다. 김씨가 이처럼 어려운 생활속에서도 남달리 노인공양에 온힘을 기울이는 것은 어린시절의 불우했던 경험때문. 그는 충남부여에서 태어나 네살때 부모의 가정불화로 고아원에 보내졌다.그리고는 국민학교 6학년1학기만 마치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수색근처의 농가굴뚝을 껴안고 잠을 자기도 하고 개천옆의 공중변소 한켠에 판자를 깔고 새우잠을 자기도 했다. 풍선장사·신문팔이등을 하며 겨우겨우 끼니를 이었다.그러다 61년 남대문시장의 한 봉제공장에 들어가 일을 배우기 시작했고 16살이 되던 67년부터는 재단사가 됐다. 마침내 79년에는 18년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대가로 미싱 10대를 받아 독립했다.어엿한 「사장님」이 된 것이다.그리고 그의 이름은 자수성가의 대표적인물로 남대문시장 일대에 짜하게 알려졌다. 그러다보니 경사가 겹쳐 어머니도 찾게 됐다. 성공한 아들의 소문을 듣고 찾아온 칠순의 백발노모를 반갑게 맞은 김씨는 어머니 또한 수도없이 배를 굶주리며 서러움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며칠이고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김씨는 이때부터 「기본생활비」만 떼고는 모든 수입을 털어 양로원과 고아원등을 찾아 김씨 모자처럼 서러운 사람들에게 옷과 음식을 선물하고 오는게 습관화됐다. 지난 85년말부터는 날마다 집에서 가까운 서소문공원을 찾아 외로운 노인들의 찬손을 어루만지며 김밥이나 떡 빵등을 대접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서소문공원의 지하주차장 건설공사로 이 노인들이 독립문공원으로 옮겨가자 함께 따라가게 됐다. 그러나 시련은 또 닥쳤다.지난해말 공장직원이 부탁한 한문투성이의 은행융자보증서에 흔쾌히 도장을 찍어줬다가 5천만원을 날린 것이다. 그는 이때 1천만원짜리 전세방마저 비워야 하는 빈털터이 신세가 됐지만 그래도 노인을 돌보는 일은 멈추지 않았다. 요즈음엔 고아원시절 이웃 불량배에게 돌로 얻어맞은 왼쪽다리가 부쩍 쑤셔 절뚝거리기까지 하는 김씨는 『부모같은 노인들에게 좀더 나은 음식을 대접하고 싶은데 수입이 크게 늘지않아 늘 안타깝다』고 오히려 미안해하고 있다. 김씨에게 한달째 점심신세를 지고 있다는 진모씨(66·서대문구 천연동)는 『친부모도 나몰라라 하는 요즘 세상에 콘크리트숲사이에 버려진 늙은이들을 이처럼 보살펴주는 김씨같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더없이 고맙다』고 대견해 했다.
  • 숲속에서 1박2일/“자연사랑 배웠어요”

    ◎본사주최 「생명의 나무교실」 첫 캠프/부산 등 전국서 40가족 2백명 참석/나무이름 외고 별자리영화 보고/참가자들 “아이들과 함께 멋진 주말 보내” 『나무야.너는 우리에게 열매와 쉴 그늘을 주는데 우리는 너를 꺾으며 괴롭히기만 했구나.앞으로 잘 보살필께.약속해』­대조국교 이아름­. 「생명의 나무」로 지정된 아그배나무에는 어린학생들이 오색종이에 쓴 나무사랑의 편지가 풍선과 함께 바람에 나부꼈다. 25일과 26일 이틀동안 1천7백여종의 나무들이 울창한 경기도 안양시 서울대관악수목원에서 서울신문·스포츠서울주최로 「생명의 나무교실」(후원:쌍용제지·한국과학기술진흥재단) 첫 주말가족캠프가 열렸다. 이 수목원은 1천5백여㏊의 규모로 지난67년 조성돼 교수와 학생들의 연구및 실험등을 위해 사용되어왔으나 일반에게는 개방하지 않는 곳이다. 이날 캠프에는 서울,부산,안양등지에서 온 40가족 2백여명이 꽃잎,뿌리,줄기,열매등 4개반으로 나뉘어 나무이름과 특징을 배우고 자연사랑에 대한 강연을 들으며 자연속에서 유익한 주말을보냈다. 첫 「생명의 나무교실」은 이 캠프의 교장인 서울대 농업생명대학김태욱교수(59)의 『나무와 인간이 서로 공존할수 있는 깨끗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하자』는 개회사로 시작됐다. 첫날행사는 서울대 대학원생들이 어린이들에게 나무의 고마움을 일깨워주는 「나무란」이라는 교육과 오리 전택부선생의 「자연사랑 나라사랑」강연,「화성에서 만납시다」와 「바다속의 신비」등의 과학영화상연등이 밤늦게까지 계속되었다. 특히 하늘이 구름에 가린탓에 슬라이드로 대신한 별자리관찰(지도:변상식·어린이회관교육부장)은 한장면이 나올때마다 어린이들이 『저게 금성이야.저건 목성』이라고 화면을 가리키며 즐거워했다. 또 전택부선생은 강연을 하며 자연과 관련된「기러기노래」「울밑에선 봉선화」등의 옛노래를 직접 불러 참석자들의 많은 박수를 받기도했다. 상오8시쯤부터 시작된 둘째날은 「꽃잎」등 각 반별로 교사들을 따라 숲속을 다니며 나무의 이름,잎의 종류및 특징등을 배웠다. 10∼12가족으로 짜여진 각 반원들은 교사들의지도를 일일이 메모하면서 『왕벚나무는 일본의 국화이지만 원산지는 제주도이고 일본에는 자생지가 없습니다.우리나라에서 건너간 것』이라는 말에 『처음 안 사실』이라며 놀라기도했다. 또 노간주나무의 열매는 술 드라이진이나 쥬니퍼의 원료로 쓰이며,소위 플라타너스라고 불리는 버즘나무는 얼굴의 버즘에서 유래되었고 잎의 뒤면에 솜털이 있어 대기정화에 뛰어난 좋은 나무라는 새로운 사실에 신기해 했다. 「나무이름알기」시간뒤 가진 「누가 나무이름 많이 맞히나」퍼즐게임에서는 어린이와 부모들이 서로 상의하며 하나라도 더 맞추기 위해 메모노트를 뒤적였다. 이 게임에서 10명의 가족이 1박2일로 다시 이 수목원에 올수있는 표를 상으로 받았다. 이어 어린이들은 『나무야.건강하게 잘자라라』『산소를 주고 시원한 그늘을 주는 너의 은혜를 지구의 사람들은 모르는구나』는 등의 이틀동안 보고 배운 느낌을 솔직하게 오색종이에 써서 생명의 나무에 달았다. 부산에서 네식구와 함께 온 이종암씨(39)는 『오염되지않은 맑은 물과 푸른 숲에서 아이들과 이렇게 멋진 주말을 보내기는 처음』이라면서 『다음 기회에도 다시 이 캠프에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능라도 종합휴식터로 개발(북한의 이모저모)

    ◎5개촌 나눠 체육문화시설 조성 ○…북한은 평양시내를 관통해서 흐르는 대동강 상류의 능라도(능라도)를 5개의 「휴식구」로 나누어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능라도가 5개의 휴식구로 나뉘어져 개발되고 있는 것은 김정일이 지난해 10월 능라도를 종합적인 체육문화 휴식터로 개발할 것을 지시한데 따른 것인데 구체적으로 보면 ▲민족체육오락체육구 ▲체육문화휴식구 ▲백화원휴식구 ▲반월도 아동수영장휴식구 등이다. 야외체육휴식구는 섬의 맨 위쪽 20만㎡의 지역으로 여기에는 축구훈련장·롤러스케이트장·롤러하키장·필드하키장·송구장·야구장·투구장·활쏘기장·대동강수영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축구훈련장과 롤러스케이트장·피겨장과 송구장은 이미 완공됐고 야구장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와 함께 능라다리와 백화원휴식구 사이에 조성될 12만㎡ 규모의 체육문화휴식구에는 각 3개의 배드민턴 및 배구·농구장과 8개의 정구장 그리고 스케이트장·아이스하키경기장 및 골프훈련장이 들어설 예정. ◎「7·15 최우등상」시행 5년/학생 5천5백명 수여 ○…청소년들의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 고취와 학습의욕 제고를 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7·15최우등상」이 지난 5년동안 약 5천5백여명의 고등중학교 학생들에게 수여된 것으로 평양방송이 20일 보도했다. 평양방송은 이날 「7·15최우등상」시행5주년(7·15)에 즈음,이 상훈제도의 성과를 종합하는 프로에서 『지난 5년동안 이 상훈으로 고등중학교 학생들의 학과학습에서 새로운 전환이 일어났다』면서 그같이 밝혔다. 이 방송은 이어 같은 기간동안 「7·15최우등상 모범학급」칭호를 수여받은 학급은 모두 1천4백40여개라고 전했다. ◎봄옷 디자인 고모/3백여점 출품에 ○…북한이 최근 평양에서 내년도 봄옷 디자인을 현상공모,눈길을 끌었다. 일본 도쿄에서 발행되는 조총련기관지 조선신보 최근호에 따르면 평양시상업회관에서 진행된 내년도 봄옷 디자인 현상모집에는 평양시내 거의 모든 양복점이 참가했는데 봄양복 봄외투 투피스 스리피스 점퍼 등 여러가지 종류의 옷 3백여점이 출품됐다고. 특히 이번 행사에는 깃에 여러 형태의 장식수를 놓은 작품,옷깃을 밑깃에 덧씌워 장식단추를 단 블라우스 등 봄철에 어울리게 화려하면서도 활동적인 작품들이 호평을 받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 「고위층」에 약하고 투기에 눈먼 세태 반영

    ◎정도만 통하는 사회구조 확립 시급/대형 금융기관 공신력 회복 절실/공직 기강 확립 등 대책 서둘러야/정보사땅 사기사건이 주는 교훈 정보사부지관련 거액사기사건은 23일 검찰의 수사전모발표로 일단 매듭됐지만 경제분야는 물론 정치·사회 분야등에 적지않은 후유증과 함께 아픈 교훈을 남기고 있다. 2개의 사기집단을 축으로 벌어진 6백60억원이라는 엄청난 거액이 오고간 이번 사기극은 결국 배후가 없는 「단순사기극」으로 최종판명됐지만 가뜩이나 자금사정이 어려운 경제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고 열심히 일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많은 국민들의 가슴에 극도의 좌절감과 허탈감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우리사회에 아직까지 「고위층」이란 말만 꺼내도 오금을 못펴는 잘못된 의식구조가 남아있으며 부동산등을 둘러싼 한탕주의의 투기심리가 사라지지 않았음을 다시한번 보여준 것으로 기업가는 물론 국민 모두가 이번사건을 건전한 시민의식을 회복하는 전기로 삼아야 할것이라는 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우리사회가 민주화를 완성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하면서도 뒷거래나 뒷줄을 대면 편하게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근대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우리의 이중의식속에서 돌출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국민개개인이 건전한 생산활동에 참여,정당한 대가를 받으려는 사회분위기가 확산돼 나가야 제2,제3의 사기사건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제전문가들은 『이번사건을 계기로 금융사고의 예방을위한 보다 근본적인 제도적 보완대책이 마련돼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80년대 이후 은행직원들이 관련된 각종 금융부정사건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그동안 이에 대한 철저한 방지책이 마련되지 않아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해 왔다는 지적이다. 이번사건은 이와함께 국방부간부가 사건의 핵심인물가운데 한사람이었다는 점에서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을 뿐 아니라 정권교체기를 앞두고 보다 철저하게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잡으려는 정부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조준희변호사는 이날 『이번 사건과 같은거액사기사건이 발생하는 원인은 우리사회가 원칙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법집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제2,제3의 또다른 사건의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는 사기행각이 발붙일 수 없는 국민차원의 대응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세훈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결과적으로 일부 전문사기꾼들에 의해 저질러진 단순사기극으로 판가름났지만 이런 사기가 통할수 있는 한탕주의와 배금주의에 물든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취약성이 다시 한번 노출됐다』면서 『이런 사기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도만이 통할수 있는 건강하고 깨끗한 사회기강의 확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이재욕 대폭발/중국대륙에 주식투자 열풍(특파원코너)

    ◎「하문특구」 기업주 공개에 “인산인해”/“큰돈 번다”… 매매신청서에도 웃돈/주가폭등속 암거래까지… “투기조짐” 대만섬과 마주보고 있는 하문경제특구에서는 최근 4개 기업체의 주식을 일반주민들에게 공개했다.이들 기업들은 우선 26개소에서 주식구매신청서를 배부한후 신청을 받아 컴퓨터 추첨방식으로 주식을 공매했다.이곳을 방문취재했던 홍콩기자들은 시내 곳곳에서 이 신청서를 받기 위해 수천명씩 줄을 서 있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1매당 5원(인민폐 1원은 한화 약1백40원)씩에 판매된 신청서 40만매가 하루만에 동이 났다.아직 컴퓨터 추첨과정이 남아있어서 주식매입 보장도 없는 신청서가 한장에 70∼80원씩에 거래되는가 하면 수많은 학생과 노동자들은 몇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다 신청서를 사준 대가로 노동자 20일분 노임인 1백50원씩을 받아내는 기현상까지 보였다.이곳 주민들 뿐아니라 북경 상해 광주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이곳으로 몰려와 투기붐을 일으켰던 것이다. 중국에서 증권거래소가 문을 연것은 불과 1년반전의 일이다.90년12월 상해증권거래소에 이어 91년7월에는 심수증권거래소가 문을 열었으나 아직까지 상장된 업체수는 25개사에 불과하다.내년초가 된다해도 상해증시 50사,심수증시 30사정도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아직은 증시의 걸음마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모두가 증시와 주식열 올리는 것은 주식만 사면 큰돈을 벌수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예를들어 올해초 30원씩에 발행된 한 주식은 불과 6개월만인 요즘 1천4백원씩에 암거래되고 있기도 하다.선천적으로 이재에 밝은 중국인들이 이를 무심코 넘길수 없는 일이다. 한 경제학자는 『40년간 투자에 굶주렸던 욕구가 한꺼번에 총폭발하는것』이라며 이같은 투자열기를 식혀내기는 꽤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중국에 공산정권이 수립된후 지난 84년9월 북경 천교백화점이 첫번째 주식회사로 등장한이래 지금까지 약3백여개의 주식회사가 설립됐다° 외국인들의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상장회사중 일부회사주식은 B형을 발행,외국인만이 거래할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최근들어 중국정부는 너무 갑작스레 달아오른 주식열기를 식히기 위해 『주시투자는 손해를 볼수도 있다』고 경고하지만 맹목적인 투자열기를 가라앉히진 못하고 있다. 상해시의 경우 지방TV가 매일 6차례씩이나 증권소식을 전하고 주요 일간지들도 증권시세표와 전망분석기사등을 매일 게재하고 있다.이곳 증권인구는 약3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모두가 초심자들인 때문인지 주가동향에 너무 민감하다.상해전화국측은 아예 40개 전용회선을 설치,주가변동문의에 대처하고 있으나 하루 3만여 통화로 진땀을 흘리고 있다.하지만 전화문의 고객들중 80% 가량은 「통화중」신호 때문에 아예 통화를 포기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같은 증권투자붐과 함께 전에 공장창고지기였던 양회정이란 사내는 물건을 빼돌렸다는 모함에 분개,사료를 내던진후 증권투자에 손을 댄지 불과 1년여만에 1백만원(1억4천만원)이란 거액을 벌어 들였다.그래서 「양백만」이란 별명까지 얻었으며 상해증시의 신화적인물로 오르내리고 있다.
  • 양보의 미덕/김재기 주택은행장(굄돌)

    80년대 고도산업화 과정에서 작게는 핵가족화로 일컬어지는 가족구조의 변화,크게는 개인주의적 의식으로의 전환 등으로 전통적 삶의 방법이 바뀌어 요즘 한국인의 의식구조는 점차 이기주의로 변해가고 있다. 다행히 이런 현상을 우려한 일부에서 「양보가 미덕」이라는 합리적 의식고취에 노력하고 있고 사회전반에 좋은 반응을 일으키고 있음은 퍽이나 바람직한 현상이라 생각한다. 필자가 공무여행상 호주에 갔을 때 만난 교포 한분과 이민와서 겪은 어려움을 이야기하던 중에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교통법규를 어기는 것에 익숙한 한국사람들이 신호등을 무시,차선변경을 자유롭게 하는 「실력」을 발휘하자 그곳에 있던 차들이 길을 양보하여 주더라고 한다. 양보가 생활화된 현지인들은 처음에는 한국인의 차가 긴급한 일이 있는 줄 알았으나 평상시에도 상습적임을 알았을 때 한국인의 차는 더이상의 양보를 받지 못했다 한다. 양보는 예외를 인정하는 것으로 그 예외는 인명과 같이 화급을 다투는 일,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때만 인정되는 것이지만이처럼 한국인의 양보는 자기의 편안함,공정한 질서에 대해 자기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이기적 행동에 의해 진정한 의미를 갖지 못하고 있음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각각 특성을 가진 여러분야 집단들이 각기 상충된 이익을 가지고 복잡하게 얽혀져 있어 모든 부문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기본적 질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이런 맥락에서 볼 때 복잡하고 다변화된 현대산업사회에서 발전을 위한 발걸음이 무척이나 부산한 지금 개인은 서로의 권익을 위해 기본적 질서를 지키고 사회는 규범과 공정한 경쟁체계를 가지고 법과 도덕으로써 이를 유지할 때 사회전반에 걸쳐 이러한 의식이 뿌리내리고 우리사회는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균형발전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선진화된 사회는 기본적으로 법과 규범이 생활화된 의식구조로 국가발전과 개인의 발전을 조화롭게 이끌어 가듯이 선진화의 대열로 가는 우리사회는 집단이기주의적 성향이 팽배하여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지금,더불어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본적 질서 즉 공동의 규범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진정으로 선진화된 사회는 더불어 발전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상대적 형평성이 고려된 규범과 법은 사회구성원의 필요와 동의로서 만들어진 만큼,이를 바탕으로 보다 나은 사회발전과 서로의 행복을 추구하는 현실 속에서 개인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회의 균형발전을 위해 법과 규범을 개인의 이익이나 집단의 이익보다 먼저 생각하여야겠다.
  • “대민업무 개선 앞장” 대구북구청 기획계 이대영씨(이런 공무원)

    ◎“주민불편 덜자” 머리로 뛰는 공복/인감증명 부정방지등의 “명수”로/무의탁노인·소녀가장 가족처럼/“공익이 우선이지만 개인복지도 힘써야 할 때” 한밤은 물론 새벽녘까지 공장연기로 매캐한 대구시 북구 노곡동 일대.공장근로자들이 주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허름한 동네다. 올해로 공무원생활 8년째 접어든 청백리 이대영씨(39·대구시 북구청기획감사실 기획계직원)의 6백50만원짜리 전세집도 이 동네에 있다. 이씨의 3평짜리 단칸 셋방은 한낮에도 전등을 켜지 않으면 어두워서 앞을 잘 알아볼 수 없지만 방안에 들어서면 방문쪽을 빼고는 각종 서적이 빼곡히 쌓여있다. 『주민들의 요구에 행정서비스가 제때 뒤따르지 못하면 결국 불평과 불만이 나오게 되지요.그래서 이책 저책을 읽어가면서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들을 입안하곤 합니다』 이씨를 동료들은 신기한 눈으로 바라본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9급 동사무소 직원이 된것 자체에서부터 각종 행정제안을 제출해 내는가 하면 월급40만원으로 어렵게 살면서 불우이웃을돕는데 앞장서는 그의 생활 때문이다.이씨의 고향은 경북 예천군 하리면 우곡동. 산골짜기 다락논 열마지기에 11명의 대식구가 매달려 있는 가난탓에,당연한 것처럼 중학교 진학은 포기했다. 낮에는 농사일을 거들며 검정고시에 합격,대창고를 졸업했다.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중앙대 도서관학과에 진학했으나 학비가 없어 한학기만에 중도 포기했다. 낙담해있던 이씨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우연히 알게된 이강무목사(65·서울 청파동 제일교회)의 주선으로 76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시의 퍼시픽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하게 됐다. 책을 팔러다니고 보험세일즈맨으로 학비를 마련,3년만에 경영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그뒤 대학원에 입학했으나 한학기도 채 마치기 전에 아버지가 농사일을 하다 몸져 눕고 뒤이어 세상을 떠나는등 집안의 우환이 겹치자,가족들의 생계를 떠맡기 위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귀국했다. 운이 따르지 않는지 이씨가 입사한 회사마다 부도로 망해 버렸다. 『유학까지 다녀온 고등실업자가 되어 놀자니 죽을 맛이었죠.특히 아내보기가 민망해 있던차에 공무원채용시험 공고가 있어 곧바로 응시한 것이 평생직업이 돼 가고 있습니다』 면접시험에서도 공무원을 택한 이유에 대해 『첫째 부도가 없기 때문이다』고 대답했을 정도로 처음에는 자포자기 상태에서 첫발을 내 디뎠다. 그러나 노곡동사무소에서 첫 업무를 시작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공무원이 주민들의 어려움 해결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하지만 길안내는 할 수 있다는 보람이 조금씩 생겨났다. 인감증명의 부정방지방안·컴퓨터 바이러스 방지방안·생보제도의 예산누수현상방지 등 5건의 공무원제안을 구청에 제출,이 가운데 2건이 우수제안으로 채택돼 상을 받기도 했다. 교통사고가 예상되는 구안국도 구조상의 문제점,영문표기가 잘못된 도로표지판·관광안내문을 고치도록 하는 등 지난 89년에는 시정통보 1위자로 선정돼 대구시장상을 받았다. 이씨의 이웃사랑은 더욱 유별나다. 신쌀붕어씨(80)등 무의탁노인 2명을 양아버지로,소녀가장 박미영양(15)을 친딸처럼 보살피는 등 이웃의 아픔을 쓰다듬는 이씨의 따뜻한 손길은 지역 곳곳에 스미고 있다. 거택보호 노인48가구와 지역유지와의 결연을 추진하고,무연고노인의 장례를 도맡아 치러 동네장의사라고 불리기까지 했다. 『공익이 최우선이던 시대는 끝났습니다.개인적 이익과 공적이익이 형평성을 이뤄야 합니다』이씨는 이같은 생각때문에 주민의 어려움 덜기에 앞장 서 준다고 말한다. 그가 주민들이 고맙다고 사주는 커피 한잔 입에 대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너무 잘 알려진 얘기다. 지난2월에는 이같은 사실이 알려져 청백리 장려상을 받았다. 이씨의 부인 변숙남씨(36)는 현수(12)덕수군(10)등 두아들을 키우면서 남편의 공직생활이 항상 정도를 걷게하기위해 공장에 나가고 있다고 했다.
  • 외식비 도시가계식비의 21%/한국부인회,서울주부6백명대상 설문조사

    ◎“월3회” 31%… 1회경비 만원선 많아/비싼 외국식당 난립,과소비조장 최근 외식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불필요한 소비재수입과 함께 과소비를 조장하고 있다.이렇듯 외식문화가 가정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오자 외국의 대형체인레스토랑들이 상륙,국내시장을 대부분 잠식하는 추세마저 보였다. 한국부인회 총본부가 최근 서울시내에 거주하는 주부 6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도시주부의 소비행태에 대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한달에 1회이상 외식을 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77%나 되어 이를 입증했다.또 3회이상이라고 응답한 주부도 자그마치 31%나 됐다.한번 외식하는데 지출되는 비용은 5천∼1만원사이가 36.6%로 가장 많았고 1만원 이상이 21.6%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외식인구의 증가는 도시가계의 외식비지출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필연적 현상.국민가계연구소에 따르면 외식비가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2년 6.7%에서 90년에는 21.6%로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는 82년 13.4에서 90년 15.6%로 완만한 증가추세를 나타내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와같이 최근 도시가계의 외식비증가율이 연평균 40%에 육박함에 따라 국내 외식시장규모도 90년 3천억원대를 고비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이와더불어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 계열의 외식브랜드도 미국 일본등의 30여개업체나 되어 외식비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그 점포수가 10개를 넘어서는 브랜드도 12개 업체에 이른다.이들중 상당수는 외국본사에 2∼3%의 비싼 로얄티를 지불하는 외에도,냅킨등에서부터 조리기계까지도 들여오는 통에 외화유출에 큰 몫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음식가격도 우리 식문화와는 달리 한가지 음식에 첨가되는 재료에따라 차이를 둠으로써 상대적으로 비싸게 받는다.서울시내의 요지에만 20여개의 점포를 확보해 젊은 층의 인기를 끌고 있는 「웬디스」의 경우,햄버거1개 가격은 2천원 정도.그러나 종업원이 권하는 야채류등을 덧붙이면 결국 3천원가량이 소요된다. 이에대해 한국부인회 김연화소비자상담실장은 『우리 소비자의 생활패턴이 개인주의 경향으로 바뀌면서 영양보다는 맛과 편이성만 강조하는 외국 패스트푸드점의 집중공략 대상이 되고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거 『운송기간이 긴 음식재료를 그대로 들여와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업체들도 문제지만 우리 고유의 식생활문화를 버리고 외국 것만 찾는 소비자들의 의식구조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3부자 현역해군장교 탄생/부인외 전가족이 바다생활(조약돌)

    ○…4일 상오 진해 해군교육사령부에서 열린 제86기 해군사관학교 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공군 4부자(장교­사병 포함)탄생에 이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현역 3부자 해군장교가 탄생해 화제. 이들 주인공들은 해군본부 군수참모부에 근무하는 김종득대령(52)과 김대령의 맏아들인 김장섭중위(24·외대 무역과졸),그리고 이날 임관한 김민섭소위(23·경원대 중문과졸)로 어머니를 제외한 모든 식구가 「바다의 사나이」가 된 것. 이날 아버지인 김대령은 『평소 두아들에게 자율적인 삶의 자세를 가르쳐 온 탓에 해군장교에 대한 호감과 동경심이 생긴 모양』이라고 흐뭇한 표정. 한편 이날 김소위는 영예의 학교장상까지 받아 주변으로부터 부러움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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