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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전기「세기와 더불어」허동찬씨의 분석(신고 김일성자서전연구:17)

    ◎유년시절:5/“7세때 3·1운동 참여” 우상화 극치/“총탄속에 짚신 벗어들고 독립만세”/온가족이 함께 육탄투쟁한듯 기술/생부 투옥때 면회내용도 날조 투성이 김일성이 만6세때 만경대에서 행동했다는 「사적」의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군함바위:만경대 집 건너편 산 밑에 군함같이 생긴 바위가 있었다.김일성은 이 바위의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가 같이 탄 아이들에게 대장칼을 휘두르며 『원수 왜놈들을 베어버리자』고 돌격명령을 내렸다.그들은 만경봉 아래에 있었던 일제의 해각까지 돌격하였다.그래도 그는 부친을 투옥한 「왜놈」에 대한 증오를 삭일 수 없었다. ○“평생의 감명” 회고 ②김일성이 평양감옥에 부친을 찾아가서 면회했다는 이야기는 「세기와 더불어」에 나오므로 이것을 발췌해 놓는다. 우리가 들어간 면회실은 햇빛조차 잘들지 않는 어두컴컴한 방이었다.아버지는 나를 보자 반가워하면서 어머니더러 잘 데려왔다고 말씀하셨다. 수의를 입은 아버지의 모습은 상해서인지 알아보기 힘들었다.얼굴 목 손 발 할것없이 살이란 살은 온통 멍이 들고 상처가 나 있었다. 『네가 그새 컸구나.집에 돌아가면 어른들의 말씀도 잘 듣고 공부도 잘해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나는 『예,아버지도 집에 빨리 돌아오세요』하고 대답하였다. 그날 나는 아버지의 불굴의 모습에서 평생을 두고 잊을 수 없는 감명을 받았다. 그때 감옥에 가서 아버지를 만나고 온 것이 나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큰 사변이었다.아버지의 상처는 항일혁명투쟁 전기간 잠시도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아버지는 1918년 가을에 형기를 마치고 감옥에서 나왔다. 필자는 김일성이 김형직의 감옥살이를 1919년이라 했다가 16년으로 변경한 후 17년이라고 다시 고친 사실을 앞에서 지적하였다.그런데 면회 갈때의 나이까지 몰랐던 그가 회고록에서는 면회실에서의 회화내영까지 선명하게 떠올리고 있다. 이런데서 이 면회극은 역시 창작이라고 밖에 볼수 없지만 어쨌든 북한의 어린이들은 이런 식으로 「원수에 대한 증오」와 「김부자에 대한 효성」으로 자체를 무장하고 있는 것이다. 김일성의 유년시절 우상화의 하이라이트는 만7세때 그가 3·1운동에 참가했다는 이야기이다.「회고록」에서는 일부러 「독립만세의 메아리」라는 1절을 설정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3월 1일 평양에서는 낮 12시에 종소리를 신호로 수천명의 청년학생과 시민들이 장대재에 있는 숭덕여학교 운동장에 모여들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조선이 독립국가라는 것을 엄숙히 선언한 다음,「조선독립 만세」「일본인과 일본군대는 물러가라」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격렬한 가두시위를 벌였다.시위대열이 거리로 밀려나오자 수만명 군중이 이에 합세하였다. ○수만명 시위 주장 만경대와 칠골 인민들도 대열을 지어 평양으로 밀려갔다.우리는 이른 새벽에 조반을 지어먹고 온 집안식구가 독립만세 시위에 나섰다.떠날때 수백명에 불과했던 시위대열이 나중에는 수천명으로 불어났다.군중은 북과 징을 울리고 「조선독립 만세」를 외치면서 보통문쪽으로 밀려갔다. 그때 여덟살이던 나도 다 떨어진 신발을 신고 시위대열에 끼어 만세를 부르면서 보통문 앞에까지 갔다.성안을 향해 노도와 같이 밀려가는 어른들의 걸음을 나로서는 비슷이 따라 잡을수가 없었다.그래서 어떤때는 너덜거리는 신발짝이 거치장스러워 짚신을 벗어서 손에 들고 뜀박질로 대열을 따라갔다.어른들이 독립만세를 부르면 나도 함께 만세를 불렀다. 적들은 기마경찰대와 군대들까지 동원시켜 도처에서 군중에게 칼을 휘두르고 총탄을 마구 퍼부었다.숱한 사람들이 희생되었다.그러나 군중은 두려움을 모르고 원수들과 육탄으로 대항하였다.보통문 앞에서도 치열한 육박전이 벌어졌다. ○“양철통 두드렸다” 이날은 내가 나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처음으로 본 날이며 우리민족의 유혈을 처음으로 본 날이었다.어린 나의 가슴도 분노로 끓어 번졌다.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지자 마을사람들은 횃불을 들고 만경봉에 올라가 또다시 나팔을 불고 북을 치고 양철통까지 두드리면서 독립만세를 불렀다. 이런 투쟁이 여러날 계속되었다.나도 형복고모와 함께 어머니를 따라 만경봉에 올라가 만세를 부르며 밤늦게까지 있다가 내려오곤 하였다. ①무지개 비낀 만경봉 110∼119면 ②「세기와 더불어1」 30∼33면 ③같은책 36∼37면
  • 호구지책위한 일터는 옛말/정진항 두산식품 생산부장(일터에서)

    생산현장에서 땀흘리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이 있다.모든 사람들이 다같이 하루 일과에 보람을 느끼며 신바람나게 일할 수는 없을까. 생산현장에서는 집채만한 기계들이 큰 소리를 토하며 쉴새없이 움직이고 복잡한 공정들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질서정연하게 맞물려 돌아간다.그러나 근로자 개개인이 하는 일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이다.하루종일 똑 같은 작업을 하다보면 기계의 부속품이 돼버린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생산현장에서 「자아의 실현」이나 「삶의 의미」와 같은 단어들을 떠올리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일인지도 모른다.똑 같은 작업을 다람쥐가 체바퀴돌듯 되풀이 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패기와 포부로 가득찬 젊은 사원들을 대할 때면 나는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그들에게 어떤 포부와 비전을 제시해줄수 있을지 고민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오직 먹고 살기 위해 절박하게 일만 해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요즘에는 모두가 일하는 의미를 곰곰 생각한다.특히 젊은 사원일수록 단순한 호구지책 이상의 의미를 갖고 싶어한다.모두가 진정한 일의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다.이제 우리들의 일터는 자신과 딸린 식구들을 부양하기 위해 맡겨진 일을 피동적으로 수행하는 곳일 수만은 없다.그렇다고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해 아우성치는 경쟁의 장이 되어서도 안 된다. 우리의 일터는 일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삶의 일터」,「사랑의 일터」가 돼야 한다. 모두가 우러러보는 큰 일보다는 작은 일,그다지 남의 눈길을 끌지 못하는 일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자세가 아쉽다.날마다 반복되는 일일지라도 그일에 자신의 혼을 불어 넣는다는 각오로 성심성의를 다할 때 우리들의 일터는 보람과 사랑과 희망이 가득찬 축복의 현장으로 변할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 일 근로자/“능력본위 임금제 선호”(해외경제)

    ◎전통의 노동가치관 급변/「연공서열제」 퇴색… 20대 70%이상 “전직 희망” 일본인들의 노동가치관이 크게 바뀌고 있다.일본총리부가 최근 조사한 「노동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일본노동자의 65%가 전통적인 연공서열보다 능력본위의 임금제도를 선호하고 20대의 젊은 세대들은 70% 이상이 전직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본노동자들의 애사정신은 여전히 건재하고 있으며 여성들의 사회진출 경향은 더욱 확대되고 있음이 이번 조사에서 밝혀졌다. 일본총리부는 지난 7·8월 두달동안 20∼70세까지 직업을 가진 전국의 3천7백22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이 조사를 실시했다.회수율은 63.9%였으며 20∼39세까지가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결과 근무연수와 연령에 따라 임금과 지위가 올라가는 전통적인 연공서열제도에 대해 「좋은 제도」라는 의견은 기업과 노동자 쌍방에서 28%,「좋은 제도가 아니다」라는 견해는 24%로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그러나 「좋은 제도가 아니다」라는 견해는 5년전의 조사보다 7%가 늘어난것이다. 또 연공서열형으로부터 개인의 능력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서구형 임금제도로의 전환에 대해서는 65%가 「좋은 경향」이라고 평가한 반면 반론은 12%에 그쳐 노동자들의 의식구조가 시대변화에 따라 크게 바뀌고 있음을 나타냈다.특히 「좋은 경향」이라는 대답은 20.30대의 남성과 20대 여성층에서 많았다. 전직에 대해서도 20대 남성의 73%,여성의 70%가 「능력과 적성이 발휘될 수 있다면 전직도 좋다」고 대답,젊은 세대들의 가치관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실제로 전직경험이 있는 사람은 48.8%로 거의 절반에 가까웠다. 그러나 일본사회 특유의 애사정신은 여전히 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근무하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대해 22%가 「아주 열심히」,66%는 「어느정도」,88%가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다.또 80%는 현재 직업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취업과 관련,결혼과 출산후 재취업을 희망하는 여성이 58%로 5년전의 37.5%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결혼과 출산을 계기로 가정에 머물겠다는 여성은 21%에 지나지 않았다.
  • 대입원서 접수개시 계기로 본 교육부의 대학정책(국정탐방)

    ◎교육의 질 높인다/교수확보율 97년엔 70%로 내실화/96년엔 학과평가제 대학평가제로 확대/장기적으론 대학원중심제로 체제 개편 세상은 요즘 온통 대학입시 얘기다.해마다 대학입시가 「오늘의 화제」가 되는 이맘때쯤이면 예비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은 가슴을 졸이게 된다. 우리사회의 세칭 일류 대학병은 교육계가 주로 양적 팽장에 전념해온 나머지 내실을 다지는데는 눈을 감아버린데서 비롯됐다.대학의 알맹이가 외형만큼 알차게 무르익었다면 해마다 전국민을 노심초사하게 만드는 입시철 증후군은 이미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분명 우리 대학은 새롭게 태어나야할 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대학 신입생 선발에서부터 시시콜콜하게 대학 졸업장에 교육부 장관 직인을 찍어주기까지 일체의 대학관련 업무를 직접 총괄하고 있는 산실은 교육부의 대학정책실이다. 지난 86년 대학교육국에서 대학정책실로 승격되면서 해마다 중량은 늘어나는 것은 우선 대학입시를 관장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교육=대학입시」로 인식되어 있는 우리 형편에서 대학입시제도가 바뀌면 고교 교육내용이 바뀌고 고교 학습내용이 바뀌면 중학교,국민학교로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되는 까닭이다. 대학정책실이 교육부내 조그만 교육부로 불릴만큼 무게를 지니는데는 대학교육의 질적 개편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는 점에서 찾아진다. 사회의 민주화 추세에따라 사회 각 분야에 자율권이 대폭 확대된데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행정과 학사업무에대해서만 교육부가 통제권을 쥐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까닭이다. ○양적으로 급팽창 우리의 교육의 발전 역사는 한마디로 대학발전의 발자취이다.지난 65년 70개교에 불과했던 4년제 대학은 1백21개교로 두배가까이 늘었고 대학 식구는 학생은 10만명에서 1백만명으로 10배,교수는 5천3백여명에서 3만7천여명으로 7배나 불었다. 인구 1만명당 대학생수는 4백7명으로 영국의 1백87명,일본의 2백12명보다 능가해 양적으론 세계 정상 수준이다. 그러나 대학교육의 질적 지표가 되는 교수 1인당 학생수는 국대 최고의 교육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서울대가 21.5명으로 일본 도쿄대의 9명,영국 옥스퍼드대의 9·6명보다 2배이상 많다. 우리 대학이 웃자랐다는 단적인 얘기이고 주무 부서인 대학정책실의 숙제이기도 하다. 대학교육의 정책 입안자들도 이런 점을 오래전부터 속속들이 인식하고 있다.교육부 대학정책실이 대학의 질적 성장책을 마련한 것은 지난 86년이다.대학정책실이 대학교육국에서 정책실로 승격된 때와 시기를 같이 하고 있다. 교육부 대학정책실이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의 방향으로 제시한 청사진은 ▲대학교육의 경쟁력 제고 ▲교육·연구 여건의 획기적 개선 ▲대학교육의 자율성 제고 ▲대학의 자체 개혁에 대한 보상체계 확립등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우선 대학의 모집 정원을 국제 수준의 교육여건과 능력이 구비된 대학중심으로 중점 증원해줘 대학간의 경쟁적인 교육의 질 향상 노력을 적극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공계열 학과를 중심으로 대학별 비교우위 분야를 중점 육성,대학을 첨단과학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연구의 산실로 전환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교육여건도 개선 또대학간의 교육여건 개선노력을 부추기기위해 올해부터 처음 실시해온 대학학과평가 인정제 대상학과를 확대해가고 오는 96년부터는 대학전체를 평가하는 대학평가 인정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대학의 교수·연구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위한 방안으로는 현재의 60%남짓한 전임교수 확보율을 오는 97년까지 70%까지 끌어올려 교수 1인당 전국 평균 학생수 42명을 선진국 수준인 20명선으로 낮추기로 했다. 또 대학의 연구기능을 강화하기위해 대학을 대학원 중심으로 대폭 개편한다는 계획아래 「대학원 교육제도 개선」을 마련하고 있다.앞으로는 백화점식 대학원 설치를 지양하고 교육여건의 질에따라 대학원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행정적 지원으로 차등화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대학의 자율권 폭을 크게 넓혀준다는 방침아래 그간 대학들이 꾸준히 요구해온 신입생 선발권이나 신입생 모집정원 결정권등을 교육여건이 우수한 대학부터 단계적으로 대학 자율에 맡길 것을 검토하고 있다. 대학정책실은 이같이 질적 향상을 추구해나가는 한편 국민적 대학교육욕구를 소화하기위해 제7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이 끝나는 오는 96학년도까지 매년 대학정원은 6천명이상,전문대학은 9천여명씩 늘려간다는 방침을 확정,발표해 놓고 있다. 고급 기술인력의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국내 제조업체의 경쟁력을 강화시켜주는 한편 대학 문을 넓혀 사회 문제화되고 있는 대입과열을 누구러뜨리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 외형적 성장에만 매달려온 우리 대학은 질적 성장이라는 또 하나의 과제를 실천하겠다는 첫걸음을 이미 내디딘 셈이다. ◎역대 대학정책실장/86년 기구개편때 실무부서로 탄생/초대 조규향 현차관 정책방향 잡아 교육부 대학정책실은 교육부의 3개 실·5개 국·27 담당관직제중의 1개 실이다. 실장을 정점으로 일반 국장급의 행정심의관과 학사심의관을 두고 있어 실제에선 2개의 국을 거느리고 있는 셈이다. 대학행정 심의관밑에 대학행정과·대학학무과·대학재정과등 3개 과,학사심의관 밑에는 학사관리과·학술진흥과·학사지도담당관등을 두고 있고 총 직원이 79명으로 명실상부하게 여느 국 2개를 합한 규모이다. 대학정책실이 지금의 조직체계를 갖춘 것은 지난 86년 대통령령에의한 기구 개편때 부터이다.대학교육보다 중·고교 교육에 비중이 두어졌던 1공화국에서는 대학교육과등 3개과로 고등교육국을 이루고 있었다. 3·4공화국을 거치며 학교관리국,고등교육국,대학교육국등으로 명칭만 바꾸어오다 5공화국 탄생과 함께 대학교육에대한 중요성이 재평가되면서 대학교육국이외에 교육정책실이라는 새로운 실무부서가 신설되었다. 대학정책이 실질적으로 대학교육은 물론 초·중·고교의 학교교육내용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대학정책실의 정책하나하나는 곧바로 국가 교육정책의 구실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교육정책에서 대학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상승한 5공이후 역대 대학정책실장이나 대학정책실장의 전신인 교육정책실장은 교육 행정관료중에서 누구나 알만한 엘리트들이 맡아왔다. 지난 86년 대학정책실이 지금의 조직 모습을 처음 갖추면서 초대 대학정책실장은 조규향현차관으로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금의 대학정책 방향의 기틀을 잡았다.2대 실장 오덕렬씨는 학술진흥재단 이사장이며 3대 이천수실장은 교육부 기획실장직을 맡고 있다. 현재의 모영기실장은 4대째로 사회민주화 여파로 갖가지 대학사회의 요구가 분출한 어려운 시대를 명쾌하게 헤쳐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모 실장은 또 대학의 질적발전이라는 교육계의 여망을 착실히 실행에 옮겨나가는 추진력을 보여주고 있다.
  • “금세기 통일”거대한국 멀잖다/해외서 본 한국의 내일/특파원 좌담

    ◎냉전종식·남북대화 진전 등 여건성숙/민족동질성 회복·비용마련이 급선무/경제전쟁에 대비,전력위외교 펼칠때/내부단결 없인 아태 엑스트러로 전락 밖에서 본 우리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국제사회에서 한국은 어디쯤 자리잡고 있는가.한반도의 통일은 어떻게 될 것이며 또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할 것인가.서울신문은 창간 47주년을 맞아 해외 각 특파원들을 연결,한국이 바깥에 어떤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는지 알아보는 지상좌담을 마련했다. ▲뉴욕 임춘웅특파원=밖에서 본 한국은 때론 아주 작고 때론 아주 큰 양면성을 갖습니다.작은 땅덩어리,부정적 정치행태와 불의등이 부각될때 한국은 아주 작게 보입니다.그러나 그동안 이룩한 경제적인 부와 평화적인 민주화의 성취등이 만든 이미지는 매우 큰 한국으로 나타나지요.전반적으론 커다란 한국쪽이 훨씬더 부각돼 있습니다. ▲워싱턴 이경형특파원=최근엔 한국경제의 문제를 지적하는 시각도 많습니다.생산성 향상이 따르지 않은 임금상승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죠.세계적으로 무역전쟁의 조짐이 보이는데 우리의 대응체제는 잘 마련되는지 걱정입니다.밖에서 본 한국은 국내정치에만 몰두,국민적 에너지를 남용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우물안 개구리」처럼 안의 문제에만 집착하지 말고 국민적 에너지를 대외지향적으로 쏟아야 첨예화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수 있습니다. ▲임=외국에 비친 커다란 한국에 비해 한국인들은 몸집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옷을 입고 있다는 인상입니다.경제는 국제화됐는데 의식구조는 아직도 전근대적입니다.국제화시대에 맞는 국민교육이 필요합니다.편협한 애국심으로는 국제화시대에 적응할수 없습니다. ▲홍콩 최두삼특파원=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확실히 한단계 올라섰습니다.그전까진 경제는 좋아졌지만 군부독재의 오명을 벗지 못했죠.그러나 올림픽과 그에 이은 민주화조치들로 한국은 부러움을 사는 나라가 됐습니다.선진국들은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오는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경계합니다.최근 「한국경제는 지렁이로 변하는가」라는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아직 많은 후진국들이 한국을 발전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큰 한국」 이미지 부각 ▲파리 박강문특파원=한국문제를 자주 다루지 않던 유럽의 언론들에 최근 한국에 대한 보도가 상당히 늘고 있습니다.한국문화의 소개도 많아졌습니다.반면 한국의 경제발전에 대한 찬사는 거의 사라졌습니다.이는 한국의 경제가 퇴보했기 때문일수도 있고 한국이 경제적으로 어느정도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일수도 있습니다.한국문화의 소개가 활발해진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한국이 문화국이며 한국인이 문화국민임을 알리는 일은 중요합니다.올림픽메달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훌륭한 문화국으로 생각해주지는 않습니다. ▲도쿄 이창순특파원=일본정치인들은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고 한국을 주요 파트너라고 말합니다.그러나 우리가 일본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만큼 일본도 한국의 존재를 중시하지는 않는 것같습니다.한국이 올림픽을 개최하자 일본도 한때 한국을 경계했지만 민주화과정에서 사회가 불안해지고 경제가 악화되자 어느덧 경계심은 사라졌습니다.일본은 한국경제에 대해 낮은 노동생산성,소극적 기술개발투자등으로 국제경쟁력에서 뒤떨어진다고 보고 있습니다.일본을 따라잡으려면 적극적 기술개발투자,임금인상에 비례한 생산성의 향상,장기적 기업전략 등이 필요합니다. ▲모스크바 이기동특파원=이곳에서는 한국대사관이 러시아내 3대공관에 든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러시아외교에서 한국의 비중이 그만큼 높다는 말이죠.한국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인식은 한마디로 단시일에 경제성장을 이룩한 활기찬 나라입니다.그래서 자기들의 풍부한 천연자원,훌륭한 과학기술을 경제부흥에 활용할 방법을 한국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베를린 유세진특파원=독일에선 신나치주의의 대두와 극우분자의 테러,유럽통합등이 주관심사고 한국은 멀리 밀려나 있습니다.우리의 국력이 아직도 약하다는 반증이겠지요.그러나 한국이 국제무대의 중요세력으로 등장할 충분한 잠재력을 안고 있다는데는 대부분 동의합니다.특히 한반도의 통일에 대비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같습니다.한국의 경제력과 기술력이 아직 독일보다 한단계 아래지만 그 격차가 계속 줄고 있다는 판단인 것같습니다. ○성장의 잠재력 충분 ▲임=통일이 되면 한국은 인구 7천만의 지역강대국이 됩니다.세계은행 통계는 통일한국을 세계 12위의 강대국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이경=냉전종식으로 남북한의 통일여건은 훨씬 유리해졌다고 할수 있습니다.북한내부에서 강온파간의 갈등등 다소 진통은 있겠지만 북한이 현재 추구할수 있는 선택의 폭은 매우 좁기 때문입니다.그렇더라도 남북대화를 성실하게 계속하고 민족공동체적 통합요소와 동질성의 확산작업 등은 꾸준히 펴나가야만 할 것입니다.북한체제의 급속한 붕괴는 한반도의 안정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한국이 갑작스레 안게될 통일비용,북한주민의 남한으로의 대이동등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최=북한은 최근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달러화의 거래중단 소식이나 일·북한 수교협상에서 거의 좌절에 가까운 태도를 보인 점,그리고 중국과의 교류마저 제한하고 있는 사실등은 불길한 예감을 갖게 합니다.지금 북한이 겪고 있는 극도의 고립감과 좌절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게 주변국들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습니다.북한이 동구처럼 하루아침에 무너진다해도 당분간은 군부의 집권시대가 올것이라는 국제정치학자들의 견해에도 유의해야 할것입니다. ▲박=한반도통일에 대해 프랑스인들은 대체로 낙관적입니다.소르망 같은 이는 한국통일이 예상보다 일찍 갑작스레 올수 있으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그는 한국이 다시 러시아·중국·일본 3국의 세력다툼장이 되는 어려운 환경에 놓일 것이라고도 말합니다.내부단결과 실력양성이 없으면 인접국들에게 괴로움을 당한다는 거죠. ▲이창=국제정세의 급변속에 한반도통일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그러나 일본은 한반도의 통일에 매우 신중합니다.일본은 겉으로는 한반도의 통일을 환영한다면서도 내심으로는 이를 경계합니다.한반도에 「두개의 한국」을 바라는 일본은 통?逑畸뮌?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기=냉전종식의 장본인들이라 그런지이곳에선 한반도의 통일은 당연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대결의 한 시대가 이미 마감됐는데 이념대결이 낳은 한반도의 분단이 지속될 명분도 사라졌다는 논리죠.다만 통일이 구체적으로 언제,어떤 식으로 이뤄지느냐는데는 이견이 있습니다.스탈린체제를 겪어본 러시아인들로서는 지금 북한체제가 얼마나 경직됐는가를 잘알기 때문이죠.어떤 식으로 통일이 되든 남쪽이 부담할 통일비용은 엄청날 것이란 입장입니다. ▲유=독일의 경우를 보면 통일에 따른 후유증을 어떻게 최소화 하느냐에 대해 충분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통일은 또하나의 새로운 시작입니다.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시작한다면 처음부터 혼란에 빠지겠죠.아직 적대관계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한 남북한과 달리 오랜 교류를 해온 독일이 겪고 있는 후유증들을 보면 우리의 통일에 대한 준비는 얼마나 돼있는지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습니다. ▲임=우리는 통일에 대비한 체제의 연구를 서둘러야 할것으로 생각됩니다.흡수통일이 되면 간단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나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에서도 사회내부구조가 불균형하면 사회는 혼란스러울수 밖에 없지요.통일에 대비한 제3체제 연구가 필요하고 그에 대비해 우리 내부의 조정작업이 서둘러 이뤄져야만 합니다. ▲이경=최근 한반도주변의 세력판도는 중국의 꾸준한 경제성장과 군사강국으로의 급부상,일본의 경제대국에 발맞춘 국제사회에서의 정치적 발언권강화가 두드러집니다.지금까지 한반도주변의 세력균형은 미·소가 힘을 양분해 왔으나 이제 미국·러시아·중국·일본등 주변4강의 힘이 균점상태로 바뀌고 있습니다.이같은 과정에서 균형자 역할을 할수 있는 것이 동북아에 주둔하는 미군의 존재입니다.그러나 클린턴정권이 출범하면 해외주둔 미군의 감축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균형자의 역할도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극동 미·러·중·일 균점 ▲최=클린턴의 미대통령 당선으로 세계는 무력전쟁에서 벗어나 경제전쟁시대로 접어든 것같습니다.냉전이후 시대가 「경제전쟁」이란 얼굴로 갑작스레 우리앞에 나타났다고나 할까요.중국은 지난 14차 당대회에서 시장경제체제의 도입을 선언했습니다.이 역시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들여와서라도 세계의 경제전쟁에 참여하겠다는 의사표시로 봐도 좋을 것입니다.과거 잠자는 호랑이로 불리던 중국은 이제 완전히 잠을 깨 21세기의 아시아·태평양시대를 주도할 태세입니다.21세기 아·태시대는 일본의 기술력과 중국인(대만·홍콩·싱가포르 및 동남아 화교들 포함)의 상술이 주도역할을 할것으로 생각합니다.이 사이에서 한국이 생존하려면 남다른 각오가 필요할 것입니다.그렇지 않고선 태평양시대의 주역이나 조역은 커녕 엑스트라로 전락할지도 모릅니다. ▲이기=아태지역이 군사대결의 장에서 협력의 장으로 바뀌었다는데는 이견이 없습니다.러시아로선 경제사정,국내정치 여건등으로 이 지역에서 미국이나 여타국들과 무력경쟁을 벌일 입장이 못됩니다.아시아에서의 러시아군사력은 계속 감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최근 몇년동안은 우리 외교사의 최대격변기라 할만큼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정세에 큰 지각변동이 일었습니다.2차대전후 유지돼온 한 시대가 끝나고 새 시대로 옮기는데 따른 현상이겠죠.이에따라 우리 외교도 변해야 할것으로 생각합니다.과거 미국에 주어졌던큰 비중이 이제 유럽을 포함한 세계주요국에 고루 분산돼야 할것입니다.특히 경제이익을 앞세우는 외교로의 전환이 시급합니다. ▲최=한국하면 흔히 화염병과 최루탄을 교환하는 「가투장면」을 떠올리는게 지난해까지의 일이었습니다.TV만 틀면 이 가투장면이 단골메뉴로 나왔기 때문이죠.그러나 올해들어 이같은 장면이 TV에서 거의 사라져 교민들도 크게 안도하고 있습니다. ○경제외교에 최우선 ▲박=프랑스언론들이 한국을 폄하할 때 전에는 독재·인권문제·남북대결·잦은 시위 등을 도마위에 올렸는데 요즘은 향락과 소비·교통지옥·치안상태·범죄 등을 메뉴로 하고 있습니다.한국사회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단면이라 하겠죠.한국사회에는 새롭고 맑은 바람이 불어야만 하겠습니다. ▲이창=한국에는 권위주의·민주화 등 시대상황을 대변했던 말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일본도 한국의 민주주의는 정착됐다고 인식합니다. 그러나 아직 지역감정·빈부격차 등 사회적 불안요인은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것같습니다. ▲유=지난 몇년동안 우리사회의 변화는 너무 급격한 것 같습니다.부지런하고 근면한 한국,동방예의지국을 자랑하던 한국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힘든 일은 기피하는 한국,폭력과 범죄가 난무하는 한국 등의 소식에 접하면 한국이 지금 앓고 있는 병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구미에서 받아들일 사상과 관습은 받아들이되 우리가 이어내려온 전통적 가치는 그 나름대로 지키는 방향으로 각성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이어령과의 대화:4

    ◎가족의 붕괴/구성원의 역할 사라진 빈 둥지/집돼지 내쫓아버린 산업화/명치이전 일본에선 「자식 솎아내기」/이혼천국 미서는 친부가 아들 「유괴」/「낳기」와 「먹기」 두 기둥으로 만들어진 가정은/이제 출산아닌 산아제한의 공간으로 변천/전통적인 혈연중심의 한국 가족제도까지/산업사회로 이행따라 해체 위기에 직면 □황규호문화부장=지난번에 「21세기 정보화사회는 태내환경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씀을 듣고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특히 초음파 스크린에 비친 태아의 집을 통해서 생명과 커뮤니케이션의 신비성을 알게 된 점 감동적이었습니다.오늘은 태아가 태어나 신생아로 자라나게 되는 집,이를테면 가족이란 문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습니다.우선 집,가족에 대한 한국인의 전통적인 의식이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이어령전문화부장관=우리는 한국인이지만 동시에 한자문화권이라고 하는 아시아적 질서에서 살아왔다고 할수가 있습니다.그래서 한자를 분석해 보면 우리 생각의 씨앗들을 얻을 수가 있는데­ ○가의 두가지해석 □한자의 집가자 말씀이시군요.저도 평소에 이상하다고 생각하였는데 한자의 집가에는 사람이 사는 집인데도 사람인자는 없고 엉뚱한 돼지시(시)자가 들어 있단말이지요.왜 그렇게 된 걸까요. ■그래요.한자의 글자뜻대로 읽어보면 사람은 집이 아니라 돼지 울간속에서 사는 격이 됩니다.(웃음) 이 글자 풀이는 두가지인데 어느 것이 맞든 우리에게는 귀중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어요.집이란 자손을 번식시키는 공간이라고 생각한 것이지요.돼지는 짐승가운데 새끼를 많이 낳지요.그래서 저금통은 동서고금 할것없이 돼지모양을 한 것이 많지요.돈이 돼지새끼처럼 많이 불어나라고 말이지요.즉 한자의 집가는 다산성을 상징한 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가족을 종족 번식의 측면에서 본 것이군요.또하나의 다른 해석은 무엇인지요. 또다른 자해를 보면 집가자는 문자 그대로 돼지집에서 온것이라는 겁니다.옛날 수렵생활을 하던 사람들은 집이 아니라 동굴에서 살았잖습니까.그러다가 사람들은 돼지를 잡아다 울안에 가두어 기르는 목축생활을 하기시작하였지요.그러니까 사람은 동굴에서 살고 돼지는 집에서 산셈이지요.수렵생활에서 목축생활로 점차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어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동굴을 버리고 돼지울안으로 옮겨와서 살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돼지울이 사람집 보다 앞서 있었다는 말씀이시군요. ■돼지집에 사람이 들어와 살게 되었느냐,혹은 사람집에 돼지를 데려다 키웠느냐 그 선후야 어떻든 집은 사람만이 살고 있는 공간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나타내고 있는 글자풀이이지요.사람은 먹고 살아가기 위해서 집이라는 경제적 기반이 필요했고 그 때문에 소와 돼지같은 가축과 함께 한집에서 살아야만 했던 것입니다.그래서 가족을 우리는 식구 즉 먹는 입이라고도 부릅니다.가족의 구성원이란 바로 먹는 입으로 계산되는 집단이지요.가축을 키우려면 사람처럼 그것도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소나 돼지는 반식구라고 불렀습니다.적어도 한자를 통해서 본 가족의 개념이란 이렇게 「낳기」와 「먹기」의 두 기본과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낳기로서의 그 집가자는 혈연공동체로서의 가족을 상징하는 것이고 후자의 먹기로서의 그 집가는 가업과 같은 경제공동체로서의 가족을 상징한다고 하면 되겠습니까. ■그렇습니다.한국인은 이 지상에서 「낳기」와 「먹기」의 두 기둥으로 가장 튼튼한 집을 만들어간 민족이 아닌가 싶습니다. ○민족마다 특이성 □두 돼지의 이미지로 상징되는 집은 본능같은 것이어서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요.그러나 조금만 주의깊게 보면 가족은 그 민족문화의 기본을 이루는 것으로 그 색깔이 다 다릅니다.서구사회와 문화를 분석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에디푸스 컴플렉스라는 거지요.희랍신화에서 아버지를 죽이고 왕위에 오르는 에디푸스왕의 비극처럼 서구의 가족은 자식이 아버지를 죽이는 즉 아버지와 아들의 경쟁관계,그리고 그러한 심리의 억압이 이루어지는 장소이지요.이것을 아버지­어머니­아들의 가정 삼각형이라고도 부르는데 그것은 바로 갈등의 삼각형이기도 한 것입니다.그런데 한국 가정과 문화에는이 에디푸스 컴플렉스라는 것이 거의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약합니다.프로이트의 분석방법은 한국사회에 잘 적용되지 않습니다.모리스 반게의 말을 이용해 보지요.서양에서는 아이가 어머니와 하께 자고 싶어서 울면 아버지가 이렇게 말한다는 겁니다.『얘야 너의 어머니는 내 색시란 말이야.색시는 남편과 자야 하는 거야.너도 어른이 되면 색시를 얻어서 자게 되는 거란다』(웃음)동양의 아버지에게서는 이런 말이 나올수가 없지요. □일본은 어떤가요. ■일본의 경우에는 낳기와 먹기라는 즉 혈연성과 경제성은(가업) 서로 모순하는 것으로 갈등을 빚는 일이 많았지요.우리의 가족하고는 아주 다릅니다.상상못하실 거예요.일본에는 「마비키」(채소같은 것을 솎는다는 뜻)또는 「고가에시」라는 말이 있지요.문자 그대로 아이가 많으면 솎아낸다는 무시무시한 말입니다.그리고 고가에시란 하늘이 자기에게 준 아이를 반환한다는 즉 신에게 다시 돌려보낸다는 말입니다.요즈음 말로하면 반품을 시킨다는 말이지요. □애를 솎아내고 반품을 하다니요.즉 자식을버린다는 말입니다. ■버리는 것은 스데코라고 했고 마비키나 고가에시라는 것은 자식을 죽이는 것을 일컬은 말이지요.어찌나 그런 일이 성행했던지 에도의 막부에서는 자식을 죽이지 못하도록 엄한 금지령을 내렸지요.아이들은 쌀을 생산하는 미래의 노동력이기 때문에 나라에서는 나라대로 경제적 이유때문에 그런 조치를 취한 것이지요.마비키를 하는 부모나 이것을 말리는 나라나 다같이 경제적 이유에서였지요. □낳은 부모가 직접 제 손으로 자식을 죽였나요. ■아버지가 아니라 낳은 어머니가 그런 짓을 했지요.명치유신무렵까지 그랬지요.들키면 벌을 받게 됨으로 네가지 방법으로 아이들을 죽였다고 합니다.압살은 아이를 어머니가 직접 몸으로 깔아 죽이거나 맷돌로 누르거나 해서 죽이는 것이고 질식사는 창호지에 물을 적셔 코와 입에 대거나 유방으로 숨구멍을 막거나 해서 죽이는 것입니다.그리고 아주 잔인한 것은 한달가량 젖을 조금씩 주어 굶겨죽이는 아사법이 있었는데 이 방법을 쓰면 자연사처럼 보여서 마비키로 처벌을 당할 염려가 없었다는겁니다. 에도때의 일본인구는 2천5백만명에서 3천만명을 오갔는데 가령 1780년에서 6년뒤의 인구를 비교해보면 1백40만명이나 감소되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흉년으로 굶어 죽기도 했지만 마비키처럼 아이를 죽인 것이 그 원인이라고 합니다. □우리도 가난했지만 마비키니 고가에시라는 말은 없지않습니까. ■일본은 우리와 같은 동 아시아국가요 그리고 한자문화권에 속해 있는 유교국가이지만 그 가족관이나 제도는 우리와는 아주 다릅니다.서구사회와 그 문화의 근저에는 에디푸스같이 자식이 아버지를 죽이는 가족의 어두운 지하실에서 생겨난 것이라면 일본의 그것은 특히 그 경제는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가족의 음산한 뒤안길에서 태어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가업을 더욱 중시 □서양의 가족이 수평적인 것이고 부부중심적이라면 우리는 수직적이고 부자 중심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일본도 우리와 같은 수직사회가 아닙니까. ■일본도 우리에 비하면 수평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우리는 몇대조 위의 선조 제사를 지내고 또 족보를 보아도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분명한 혈통을 지니고 있지만 일본 사람들은 바로 윗대의 조상밖에는 모시지 않습니다.그리고 자식이라 해도 가업을 이을 만한 능력이 없다싶으면 딸에게 데릴사위를 시켜서 상속을 합니다. 오사카의 상인중에는 삼대를 계속 데릴사위로만 가업을 이어 내려오는 집들이 많습니다.우리는 혈연을 이으려고 했지만 그들은 가업을 잇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입니다.그들은 가족에서 「낳기」의 그 핏줄보다 「먹기」의 경제적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더 소중히 한 것입니다.그래서 일본사회의 특징을 의사가주주의로 설명하고 있는 학자도 있습니다.우리가 집이라고 할 때의 그 가족개념과 일본에서 이에(집)라고 할때의 그 개념은 전연 다릅니다.그들에게 있어 「이에」는 것은 자기가 속해 있는 집단을 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회사가 바로 「이에」인 셈입니다. □그러면 그 무능한 아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심하면 「간토」라하여 부모자식간의 인연을 끊고 내쫓습니다.뿐만 아닙니다.자기 아이라해서 자기 집에서 기르는 경우는 드뭅니다.구미(조)니 슈쿠(숙)이니 하는데 들어가서 마을 아이들과 공동생활을 하게 됩니다.또는 절간에 보내져 거기에서 시중을 들면서 먹고 배우기도 하고 상점 데치로 보내져 남의 집살이를 합니다.이렇게 집을 떠나 사는 아이들은 야부이레라고 하여 일년에 정월과 추석 단 이틀밖에는 외출이 허락되지 않지요.이 때 자기 집을 찾아가는 것이 뎃지고소(정치소승)의 유일한 낙이고 희망입니다. □여자애들은요. ■여자애도 마찬가지예요.지방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아오모리겐의 경우를 예로들자면 딸아이가 15세이상이 되면 메라니구미(조)의 조직에 들어가게 되고 그 집단은 마을 젊은이들의 구미(공동체)에 예속되게 됩니다.규약에 의하면 가족은 일절 그 딸에 대해 간섭할 수 없게 되며 성관계도 남자들 구미에 맡겨집니다.그래서 결혼전에 성의 트레이닝을 하게 되고 두세사람과 혼전 성경험을 한끝에 상대를 고르게 된다는 겁니다.우리 상식과는 너무나 다르지요.쉽게 말해서 아이는 가가 아니라 조,즉 마을의 공동체에 속해 있는 것이라고 할수 있지요. □한국의 가족제도가 얼마나 철저하고 뿌리깊은지 일본예를 들어보니 정말 알것 같군요.그러고 보면 산업사회의 가정붕괴 이전에 이미 인류는 가정의 해체에 대한 징후를 보여왔다고 할 수 있겠군요. ■산업사회를 쉽게 정의하자면 그것이 번식을 뜻하는 상징적인 돼지든 혹은 먹이로서의 돼지든 집에서 돼지가 나가버린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제는 누구도 어느 나라에서도 새끼를 많이 낳는 돼지를 가족의 상징으로 보지는 않습니다.그 반대지요.가족은 낳는 장소가 아니라 자식을 없애는 이른바 산아제한을 이상으로 삼는 공간이 되어 버렸습니다.먹기도 그렇지요.먹기 위해서는 가족이 아니라 가족밖으로 나가야 합니다.농촌의 가출 형상을 보면 알지요.프로이트는 20세기 초에 이미 가족의 붕괴를 예고했습니다.인류의 가장 오래된 공동체인 「가족」은 그 뒤에 태어난 문화적 공동체인 「사회」와 대립하게 되고 나날이 그 대립은 심해져 결국 가족은 붕괴되고 말 것이라고 말입니다. 가족은 인간의 유일한 그리고 기본적인 공동체였으나 산업사회가 나타나면 그 힘은 가족보다도 강력해질 것이라는 예언이었지요.산아제한으로 형제가 없는 아이들은 가족밖에 있는 제 또래들과의 생활에서 그 동질성을 구하게 됩니다.아버지들은 아버지들대로 가족이외의 집단에 의존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게 되는 거지요.그래서 남편이나 아버지로서의 역할에서 멀어지게 됩니다.남편에게서 그리고 자식으로부터 외토리가 된 여자들은 여자들대로 가정 밖으로 눈을 돌리게 되고 아내와 어머니의 의무에서 멀어지게 됩니다.그렇게 되면 집안은 빈둥지가 되고 말지요.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 산업사회가 가족을 붕괴시켰다기보다는 오히려 가족의 붕괴가 산업사회를 불러들였다고 하는 편이 옳을지도 모릅니다.가족 기반이 약한 사회일수록 산업화가 빠르다는 것은 바로 서구와 일본의 예를 두고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지 않아요.피는 물보다 짙다고 하지만 산업사회에서는 물질이나 자유 그리고 개인이 피보다 짙은 사회인 것입니다. □닭이 먼저든 달걀이 먼저든 산업사회와 가정붕괴는 손등과 손바닥의 관계처럼 밀접한것 같은데 그렇다면 21세기에 나타나게 될 후기 산업사회에서는 어떻게 될는지요. ■작은 가족이야 말로 커다란 인간의 문명을 비쳐볼 수 있는 신비한 거울이지요.가정의 붕괴는 산업사회의 붕괴이기도 한 것입니다.서로가 서로를 무너뜨렸다고 할까요.보십시오.개인주의에 기반을 둔 산업사회가 미국이라면 집단주의에 뿌리를 둔 산업사회가 소련이었습니다.그런데 세계의 양극을 이루어온 이 두 초강대국은 이혼에 있어서도 단연코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애들은 어떻게 되지요. ■주말 아버지(위크엔드 파더)니 디즈니랜드 아버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 것처럼 면회에 의해서 부자간 또는 모자간의 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그것은 그래도 괜찮은 편입니다.미국에서는 연간 15만명의 아이가 유괴되고 있는데 이중 10만건은 친부모 특히 친부에 의해 납치되는 경우라고 해요.이혼한 남편이 자기 자식이 보고싶고 함께 살고 싶어도 법이 허락지 않으므로 몰래 납치해서 도망쳐버리는 것이지요. □아버지가 아들의 납치범이 되다니요? 아무리법적으로 그렇다 해도 제 자식인데 납치범으로 처벌될 수는 없지 않아요. ■미국에서는 린드버그법이라고 해서 아이를 납치하면 살인과 동일한 중형을 내리게 됩니다.그러나 제자식을 납치해 간 것이고 또 하도 그런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별도로 친자 납치법이라는 별도 법을 만들기도 했지요(웃음). □가족주의 전통이 가장 강하다는 우리도 지금 급속한 산업화로 가족붕괴현상이 벌어지고 있지요.이런 상태에서 이제는 또 새로운 사회 21세기의 후기산업사회를 맞게 되는데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지요? 저런,시간이 다 됐네요.머리도 좀 시킬겸 다음 회로 이야기를 미루지요.(차항 미완)
  • “관권 사라졌으나 금권이 문제”/노 대통령­3당후보 등 대화록

    ◎“선거 규제조치 완화 필요” 이구동성/“시장 등 위·중간부분까진 중립 완벽” 노태우대통령은 18일상오 김영삼민자당총재 김대중민주당대표 정주영국민당대표등 3당대표와 박준규국회의장 김덕주대법원장 현승종국무총리 등 3부요인,조규광헌법재판소장 등을 청와대로 초치,공명선거실천방안 등에 대해 1시간동안 의견을 교환했다. 다음은 김학준 청와대대변인이 발표한 이날 회동에서의 대화내용이다. ▲노대통령=날씨가 추워지는데 국민들은 대선열기 때문에 추위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선거가 과열돼서는 안되겠습니다.(현총리에게)중립내각을 이끄시며 공명선거를 관리하느라 고생이 많으신데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현총리=저는 정치를 전혀 모릅니다.그런데 지내놓고 보니 그것이 오히려 편합니다.정치를 모르니 직선적으로 말할수 있어 편합니다. ▲노대통령=(정대표에게)고령이신데 참 건강하십니다.새벽3시에 일어나신다지요.대기업총수로 활동하시다 정계에 투신해 정치인의 꽃인 대통령후보까지 되셨는데 어떻습니까. ○말단사람들이 문제▲정대표=어려움은 대동소이한 것 같습니다.그런데 9·18결단을 해 주셔서 아주 편안합니다.윗부분일수록 중립이 완벽하며 중간부분도 완벽합니다.지사·시장·군수·구청장도 완벽합니다.그러나 말단에 가서는 흐려지고 있습니다.말단사람들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노대통령=지난번에도 정대표께서 그런 건의를 하셔서 총리에게 검토하라고 지시도 했고 총리와 머리를 맞대고 검토하기도 했습니다.그런데 총리와 내각의 의견은 이제와서 일선을 모두 바꿔 버리면 행정상 여러가지 혼란이 발생하므로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정대표=김복동의원 문제를 꺼내야겠습니다.송구스럽지만 김의원 문제는 국민의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노대통령=의혹이 있을 게 무엇이 있습니까.내가 불렀습니다.어제 하오 라디오에서 김의원이 탈당한다는 뉴스가 나왔다는 보고를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온 가족이 놀랐습니다.가족들도 전화로 사실확인을 해왔습니다.오보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그래서 진상이 무엇인지 알아보라고 했습니다.가족들이김의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어디 있는지 찾아보라고 했습니다.비행장에 누가 나가보라고 했더니 비행장에도 없다고 했습니다.가족들은 경찰에 의뢰해서라도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얘기했습니다.그래서 내가 찾아보라고 한 것입니다.가족들의 뜻은 이러했습니다.요새 정치인들이 당적을 너무 빈번하게 바꿔 한심하다는 것이었습니다.그런데 우리 식구가운데서도 그런 사람이 나왔다니 알아봐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남들은 그렇다해도 김의원이 가족도 모르게 이럴 수가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김의원은 어려운 형님(김익동경북대총장)의 간곡한 부탁도 있고해서 자의로 올라왔습니다.가족들이 김의원을 만나 자중하라고 권하니 따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민주대표=가족문제는 가족끼리 해결했어야지요.왜 경찰이 나섰느냐는 것입니다. ▲노대통령=가족들이 어디서 찾습니까.그래서 가족들이 경찰에 의뢰한 것입니다. ○총리의 경고에 뜨끔 ▲김민주대표=대통령선거법의 여러 규제조항을 완화해 주어야겠습니다.과거에는 선관위가 위법과 처벌대상이라고 했는데 요새는 총리가 나서서 위법이니 처벌하라고 강조하니 매일 가슴이 뜨끔뜨끔합니다.묶지만 말고 풀어주시기 바랍니다. ○왜 이제와서 고치나 ▲노대통령=묶기는 누가 묶었습니까.이번 대선법은 얼마전 3당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인데 그때 고치지 왜 지금와서 묶지말라고 합니까.(김민주대표 웃음) ▲현총리=대선법의 규제조항 완화취지에 찬성합니다.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에게 선거운동의 여유를 더 주는게 민주화시대취지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흑색선전 중점 단속 ▲김민자총재=(정대표,박국회의장이 동감을 표시하자)오늘 하오 국회의장실에 3당 정책위의장이 모여 검토하도록 합시다.그러나 너무 급하게 졸속으로 고쳐서는 안됩니다.전문가를 불러 의견도 들어봅시다.20일이 대선공고일이니 내일까지 매듭을 지읍시다(이에 3당대표 합의).중립내각 출범이후 관권선거는 사라져 다행이나 금권선거풍조가 보통 상황이 아닙니다.철저히 단속해야 합니다.또 흑색선전도 난무하므로 이것도 단속해야겠습니다. ▲정대표=증거를 잡기어려워 골탕먹이는 것이 흑색선전입니다.이를 가장 엄격히 단속해 주시기 바랍니다.
  • 동남훨타공업/금속필터 국산화… “이젠 수출 채비”(앞서가는 기업)

    ◎“「고부가전략」만이 살길”… 기술개발 6개월/88년 시판… 매출 5년새 40배로 국내외 시장 쟁탈전이 뜨겁게 달아 오르면서 이제는 고부가가치 전략을 세우지 않고서는 기업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돼 버렸다. 대기업·중소기업 할 것 없이 기업의 사활차원에서 이같은 전략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W이론을 만들자」라는 책으로 최근 선풍적 인기를 모으고 있는 서울대 공학연구소장 이면우교수(서울대 공학연구소장)는 기업의 고부가가치 전략을 「하이터치」전략이라고 부르고 있기도 하다. 경기도 안산시 시화공단의 동남휠타공업(대표 김동식)은 고부가가치 전략을 통해 불황을 이기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동남휠타공업은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오던 금속마이크로필터의 제조기술을 자체 개발해 제품 국산화에 성공함으로써 수입대체는 물론 수출까지 계획하고 있다. 섬유 또는 필름제조용으로 사용되는 금속마이크로필터는 고난도의 용접기술을 필요로 해 그동안 미국·일본·독일·벨기에 등 공업선진국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다. 더욱이 금속마이크로필터가 들어가는 설비는 대부분 이들 나라로부터 수입된 것이어서 설비에 맞는 금속필터를 국내에서 생산해 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국산화에 성공한다 해도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사줄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불리한 여건속에 동남기업이 금속마이크로필터의 국내개발에 나선 것은 지난 88년 2월. 직원이라야 김사장(36)을 포함해 3명에 불과했지만 그들의 열의만큼은 대단했다. 첫 시제품이 나오기까지 6개월간은 샤워시설을 개조해 만든 10평남짓 규모의 공장에서 3∼4일을 뜬 눈으로 지새우기 일쑤였다.시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하루밤 사이에 시가 80만원짜리 원자재(가로 1m50,세로 1m)를 몇장씩 날려보내기도 했다. 각고의 노력끝에 첫 시제품이 완성됐다.모두들 이 시제품이 성능면에서는 선진국 어느 제품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그러나 시제품 개발만으로 모든 문제들이 풀리지는 않았다. 금속필터를 사용하는 기업은 SKC·동양나이론·코오롱·제일합섬등 국내굴지의 합섬회사들이다.이들 기업을 상대로 납품한다는 것은 무명의 중소업체에게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 보다 몇배 힘든 과제였다. 우선 이들 기업의 실무자를 만나는 것 조차 정문에서부터 철저히 차단당했다. 그래서 김사장을 비롯한 이 회사 직원들은 이들 대기업의 실무자들을 만나기 위해 정문에서 또는 회사 밖에서 밤을 새운게 하루이틀이 아니었다. 이러한 노력끝에 이들 대기업을 하나하나 거래선으로 트기 시작했다. 동남휠타공업의 제품은 무엇보다 수입제품에 비해 가격이 30∼40% 싸 원매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수 있었다. 물론 제품의 성능도 수입품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냈다. 동남휠타공업이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 것은 금속필터 제조공정이 자동화 보다는 거의 수작업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선진국 업체들도 금속필터의 제조공정은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질좋은 제품을 남들보다 값싸게 공급하는 기업은 성공하게 마련이다. 88년 공장설립 당시 고작 5천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이듬해인 89년 6억원으로 불어났고 90년 9억원,지난해 12억원,올해는 2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시화공단에 번듯한 공장도 마련했다. 지난해 7월 공사에 들어가 12월 입주한 공장은 부지 5백3평에 건평 3백87평 규모이다. 공장 식구도 3명에서 현재는 30명으로 10배가 늘어났다. 동남휠타공업은 이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 김사장은 『그동안에는 주로 국내 13개 합섬회사를 상대로 판매를 해왔으나 앞으로는 금속필터를 필요로 하는 석유화학·화장품·제약·식품업계에도 판로를 뚫을 생각』이라면서 『지난해 5천만원어치를 로컬수출한 것을 계기로 해외시장에 나서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와함께 내년부터는 필터 세정설비를 집중개발,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무에서 유를 일궈내는데 밑거름이 된 회사의 직원들에 대한 배려도 각별하다. 회사는 집없는 직원들을 위해 안산시영아파트 18평짜리 5채를 구입,이달안에 모두 입주시킬 예정이며 미혼자들을 위해서는 별도로 기숙사를 마련해 두고 회사에서 하루세끼 식사를 모두 제공해 준다.현재 동남휠타에서 생산하는 필터는 크게 립디스크 필터와 주름형 필터,튜브형 필터로 나눌 수 있다. 동남휠타공업은 이 필터를 조립해서 사용할 수 있는 하우징 캐싱·초음파 세척기·오토 스트레이너·버블 포인트 검사기·에어 플로우 테스터등을 자체 개발,필터분야의 독보적 기업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 클린턴 선택은 해결 아닌 진단/미 대선현장을 지켜보고

    ◎사회전반의 변화욕구 전후세대에 해소 맡겨 허술한 점퍼차림으로 아침산책길에 나선 빌 클린턴 부부의 모습을 TV화면을 통해 바라보며 미국민들은 세상이 바뀌었음을 실감하고 있는 것 같다. 가벼운 산책길에도 한결 엄중해진 경호,미국의 오지 리틀 록에 모아진 세계의 시선들이 바로 「변화」의 신호들인 것이다. 클린턴은 3일밤 자정이 조금 지나 당선이 확정된 뒤 아칸소주 주정부청사에 마련된 특설 연단에 올라서 밤이 깊은 것도 잊고 환호하는 4만여 청중들을 향해 『미국민들은 미국의 새로운 시작을 결정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아주 상기된 표정으로 『변화를 위해 미국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왜 그토록 「변화」를 호소했으며 미국민들은 왜 선뜻 「변화」를 택했을까.기자의 질문에 한 부인은 『모든게 엉망이다』(살림살이와 여러가지 사회상을 의미 하는듯)라고 답변 했으며 한 중년 신사는 『너무 오래 됐다』(공화당집권기간을 말한듯)고 말했다.대학생인 듯한 한 청년은 『그들은 너무낡았다』(기성세대의 의식구조를 지칭한듯)고 응답했다.공원에서 만난 50대의 한 남자는 『아무도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전의 주요 이슈중의 하나는 경제였다. 미국의 서민들이 겪는 경제 상황은 외부사람들이 막연히 느끼는 것 이상으로 심각하다. 점심때 2개씩 먹던 햄버거를 하나로 줄이는 사람,음료수를 큰것에서 작은 것으로 줄여 마시는 사람,1주일에 5장씩 하던 와이셔츠 세탁을 3장으로 줄이는 샐러리맨이 수없이 많다.이처럼 어려워진 살림살이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국민의 불안심리다.내일에 대한 확신이 없어 그들은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가 「변화」를 선택케 한 모든 것일까.그렇지 않다는게 상식이다.클린턴이 오늘의 미국경제를 당장 호전시킬 요술방망이가 아니라는 것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것이다. 어떤 저널리스트는 빌 클린턴 대통령 당선자가 정말로 행복한 기간은 그가 대통령직에 취임할 내년 1월20일까지 일것이라고 꼬집고 있다. 전후 반세기동안 미국의 통치과정을 살펴보면 대공산주의 파라노이아(편집증)라는 하나의 일괄된 지배적 논리가 있었다.「강력한 미국」은 바로 공산주의와 싸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공산주의의 자멸은 미국에 통치이념의 공동화를 초래했다. 경제의 불안과 이념의 공동화가 「변화」의 요체일 것이다.지난 3월 로버트 새뮤엘슨 교수는 뉴스 위크지에 기고한 글에서 『과거에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던 번영에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정치적 허무주의와 개인의 정신적 위기가 초래됐다』고 진단하면서도 경제만으로 오늘의 미국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클린턴­고어의 선택은 해결책으로서라기 보다 하나의 진단으로서의 의미가 더 클것 같다.그들의 오늘의 미국이 안고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확실한 대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지라도 이제 새로운 세대에 일을 맡겨보자는 판단이 이번 선거의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 전후세대가 처음으로 미국을 통치하게 된 것이다. 클린턴이 미국에 수혈할 피가 과연 무엇이며 새로운 방향이 과연 어떤 것인지 아직 확실치는 않으나 그의 등장은 미국이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인 것만은 확실하다.
  • 수련활동 지휘탑 이진삼 체청부장관(인터뷰)

    ◎“청소년유해환경 추방계획 준비중”/가정·학교·사회 전인교육 3각공조를 『건전한 청소년을 육성하는 것은 국가장래와 직결되는 만큼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진삼체육청소년부장관은 『청소년육성은 그 중요성에 따라 지금까지의 지식주입식에서 과감히 벗어나 덕성과 체력을 겸비한 전인화교육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균형있는 청소년육성을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사회가 삼위일체가 되어 어느 한쪽이 기울어짐이 없이 평행선을 유지해야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에게 원천적으로 유해한 요인이 도처에 상존해 있고 이와함께 문제청소년들의 비행도 흉포화해가는 추세라서 우려의 소리가 높습니다. ▲그간의 청소년정책이 일부 문제청소년위주의 단기적,규제적으로 추진됐던게 사실입니다. 또 청소년의 도덕성과 가치관의 문제도 우리사회의 병리및 의식구조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 91년 체육부를 체육청소년부로 개칭,산하에 청소년조정실을 두어 모든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보람있는 삶을 누릴수 있도록 하고 스스로 자질을 계발할 수 있는 수련활동등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토록 했습니다. 지난해 「청소년육성 10개년계획」을 완성,올해가 시행의 원년이 됩니다. ­청소년육성계획의 첫해인 올해의 성과를 꼽는다면. ▲청소년육성정책의 효과는 하루아침에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올해 「청소년의 달」인 5월을 중심으로 기념행사·소년체전·건전문화행사·청소년 선도활동등 8개 분야에 걸쳐 8백20개의 크고작은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이 결과 지난해보다 약 2%늘어난 2백31만명의 청소년이 각종행사에 참여,심신을 단련하며 자아개발을 꾀했습니다. ­청소년의 육성책은 비록 일부지만 비행·문제청소년의 선도에 더욱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되는데. ▲사실 청소년육성 10개년계획을 입안할 당시부터 이 부문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난해보다는 비행청소년의 수가 줄었습니다만 이들 청소년의 선도및 교화를 위해 내년에 6개지역에 청소년쉼터를 설치,휴식공간을 마련해 시범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사회환경의 개선을 위해서 청소년 약물남용예방 교육지도서 1만부와 포스터 50만장을 제작,학교등에 배포해 점차적으로 개선토록할 작정입니다. 도시영세민 청소년을 위해 현재 1백40개소의 야간공부방을 2백개소로 늘리고 무직청소년 1천1백여명은 사설학원에 위탁,기능훈련을 실시해 사회복귀의 적응능력을 길러줄 계획입니다. 이장관은 금명간 관계부처와 협의,청소년 유해환경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해 범국민적 운동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청소년육성은 정부의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므로 가정 학교 사회등 모든 국민이 합심하여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 그리운 옛친구/김금지 연극배우(굄돌)

    그동안 살기 바쁘고 힘들고 내가 신경 써줘야 할 식구들.그러니까 내 아이들 남편 가게식구들,또 진돌이 똘똘이 쭈쮸들 때문에 여학교때 친구나 국민학교 때 친구들을 정식으로 만날 기회가 전혀 없었다. 가끔 연극공연때,여학교때 같은반이었던 친구들이 분장실로 찾아오면 마음과는 달리 시간이안돼 「반갑다」란 말만하고,손 마주잡고 몇번 흔들고 헤어지는게 고작이었다. 그러면서 나도 언제 팍 퍼질러 앉아 친구들과 옛날얘기도 하고 수다도 떨고,내나이 또래가 즐기는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가 큰마음 먹고 지난주에 여고동창들이 모이는 곳을 갔었다. 처음이라 손님처럼 어설픈 웃음을 띄면서 들어서는데 마흔명쯤되는 친구들이 『야! 금지왔다』하더니 그동안 가끔 만났던 김문자가 『금지야! 임광자 찾아봐!』하는게 아닌가. 나는 너무 반가워서 『임광자 왔어?어디?어디?』하면서 국민학교 4학년때 단짝이던 예쁜 얼굴을 찾느라 두리번 거렸다. 곧이어 『나야!』하고 임광자가 나섰고 우리 둘은 이내 얼싸안았다. 국민학교 3학년때 전학해 낯설어하던 나를 임광자는 포근하게 감싸주었고 둘은 그림자 처럼 붙어 다녔었다. 그러다가 뭐가 삐죽했는지 학년바뀐뒤에는 멀어졌는데 몇십년동안 가끔 『임광자는 뭘하고 있을까? 나를 생각할까?』생각했었다.어쩌다 만나는 동창들에게 소식을 물어보면 대학졸업후 결혼해서 곧바로 미국이민을 갔다고 했었다. 그런데 그토록 보고싶던 광자를 이 자리에서 만나다니! 난 복권추첨된 기분으로 마주앉아 40년의 세월을 뛰어넘느라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고 광자는 『미국에서 내내 신문이나 잡지에 너 나오면 남편에게 『내 친구야! 친한 친구야! 했었어? 꿈에서도 너 봤어!』했다. 굉장한 대접을 할수 있을줄 알았는데 광자도 바쁘고 나도 바쁘고 결국 『남편이야기』가 고작이었다.내 책 한권 받아들고 그 애는 미국으로 돌아갔고 그후 난 지난주 내내 행복했고 슬펐다.내가 그리워 했던 만큼 나를 생각했었다는 사실이 행복했고 다시는 그 시절로 되돌아 갈 수 없다는 사실이 왜 그렇게 서러운지……. 괜히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조씨들 종노릇 하느라고 세월 다 보내고… 나 내친구 임광자 만났단말야』하는데 눈물 한방울이 툭 떨어졌다.
  • 명휘원 25돌/장애인자립의 산실로 성장

    ◎영친왕 유지 받들어 67년에 설립/무과기술교육… 1,200명 재활 시켜/후원자 모자라 어려운 살림… 바자·소장품판매 계획 사회복지법인 명휘원이 오는 20일 개원 25주년을 맞아 기념미사 기념식 작품전시회 및 바자회등을 갖는다. 경기도 안산시 사동 386에 위치한 명휘원은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였던 영친왕의 아호를 따 세워진 지체부자유자 특수기관.1만5천여평의 대지 위에 3천여평에 이르는 장애인 직업재활원과 중·고등학교 과정의 학교시설을 갖추고 있다.직업재활원은 기술을 배울수 있는 13∼27살의 소아마비·뇌성마비·척추장애·절단 기타 지체부자유자와 청각 언어장애인을 대상으로 3년과정의 양재 금은세공 등 직업기술훈련을 시키고 있으며 자립장애인을 위해 기업체의 하청을 받는 근로시설도 갖추고 있다.또 부속 명혜학교에서는 국민학교·중학교 졸업및 이와 동등한 학력을 소지한 각종 장애인을 대상으로 각3년과정의 중·고교 과정교육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명휘원이 이제까지 배출한 훈련원생은 9백여명,학생은 3백여명에 이른다.이같은 외형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25주년을 맞는 명휘원 식구들의 얼굴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명휘원이 인원이나 시설면에서 큰 성장을 이뤄온 것은 사실이지만 마지막 왕의 유지를 받든 곳으로서 일반인에겐 점점 잊혀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이곳 원장인 강성숙(세례명 로욜라)수녀의 말이다.그의 말처럼 영친왕의 넋이 깃든 곳으로서 명휘원의 명성은 점점 퇴색 해 가고 있다. 명휘원은 지난 63년 일본에서 귀국한후 외롭고 버림받은자들을 위해 사회사업을 하고자했던 영친왕의 뜻에 따라 고 이방자여사가 67년 재단법인 보린회를 개칭함으로써 설립됐다.이렇게 시작된 명휘원은 이방자여사의 손으로 꾸려지다가 지난 85년 여사의 건강이 나빠지면서부터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에 의해 위탁 운영되고 있다.현재는 2백70여명의 원생들이 양재,편물,봉제,악세서리 등을 만드는 재활근로시설과 특수교육 학급에서 영친왕과 이방자여사의 따스했던 손길을 느끼며 자신들의 장애를 묵묵히 극복해가고 있다.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는 원생들이 사회에 받아들여지지 못하는것을 볼때면 너무 안스럽습니다.그들의 가장 큰 꿈은 결혼하고 마음에 맞는 장애인끼리 조그마한 그룹을 이루어 함께 사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들의 작은 꿈의 성취를 위해 사회각계와 국가로부터의 더많은 도움을 바라는 강원장은 40%의 국고보조와 연고자·후원자들의 기부금으로 꾸려지는 명휘원의 살림이 어렵다고 덧붙인다.따라서 이번 설립25주년기념행사는 재원마련의 성격도 띠고 있다.25주년기념 작품전시회에는 이방자여사가 소장했던 그림들을 비롯하여 원생및 직원 3백여명과 자립장애인 7백여명이 제작 또는 소장한 1천여점의 각종 작품이 출품,판매될 예정이다.(03 45)85­11 34∼8
  • “역시 고국…진한 동포애 느껴요”/사할린동포 76명 귀국 15일째

    ◎춘천 「사랑의집」서 안락한 생활/추수철 맞아 일손돕기도 참가 지난달 29일 사할린에서 영주귀국한 할아버지·할머니들이 강원도 춘천군 서면 안보리에 있는「사랑의 집」에서 편안하고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재「사랑의 집」에서 생활하는 교포노인들은 모두 76명. 이들은 귀국후 산업현장,민속촌등을 돌아보고 고향방문까지 마친 뒤 지난 5일「사랑의 집」에 입주했다. 이들은 새벽4시30분에 일어나 5∼6시에 새벽기도를 하고 아침9시부터 1시간동안 성경공부를 하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보내고 있다. 또「젊은」노인들은 보람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벼베기등에 참가하게 해 달라고 관리자들한테 부탁해 놓은 상태이다. 이들은『물론 벼베기를 해본지는 오래 됐지만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서 허드렛일이라도 해주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영주귀국 노인들의 생활이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게 이들을 지켜본「사랑의 집」관계자들의 말이다. 고국을 떠난지 오래돼 우리말이 서툰 노인들이 있는가 하면,비록「국내 무연고자」로 들어왔으나 어딘가에 남아 있을 가족·친지를 찾기 위해 남몰래 애쓰는 노인들도 많이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사랑의 집」은 서울 광림교회에서 운영하는 복지시설과 의료시설등을 갖춘 현대식 3층 건물.그동안 국내 무의탁노인 80명을 수용해 왔다. 이번에 사할린 동포를 새 식구로 맞아들인 것을 계기로 1백여명분의 여유 숙박시설을 추가귀국자를 위해 비워두고 있다. 최고령자인 강시동할아버지(90)는『고국이 늙고 병든 몸을 받아줘 고향에 뼈를 묻게 됐으니 이제 더 바랄 것이 있겠느냐』며 여생을 편안히 보내게 해준 고국의 동포들,특히「사랑의 집」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 민자 결속의총 대화내용

    ◎정권재창출 위해 「나」를 버리고 단합할때/예측가능한 정치되게 내각제 공론화를/탈당의원들 좀더 적극적으로 말렸어야 민자당은 13일 상오 김영삼총재가 국회본회의 대표연설에서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뒤 국회 제1백46호실에서 의원총회를 갖고 박태준최고위원의 탈당여파및 김총재의 의원직사퇴에 따른 당내 결속방안을 논의하고 대선필승을 다짐했다. 이날 의총 발언요지는 다음과 같다. ▲김총재=나는 총선이 끝나고 대통령후보로 선출된뒤 이미 의원사퇴의사를 굳히고 있었다.김종필대표에게는 이미 이같은 나의 의사를 밝혔으며 다만 의원직을 언제 사퇴하느냐는 시기만 남아있었다. 어젯밤에 만감이 교차해 잠을 이루지 못했다.의원직을 떠나는 것이 대단한 일이어서가 아니고 내자신의 땀과 눈물이 배어있는 국회를 떠난다고 하니 너무도 마음이 착잡해서였다.나는 여러분을 믿는다.위기는 기회를 만드니만큼 앞으로 더욱 단합해서 승리를 쟁취하자. ▲양창식의원=우리 민자당이 흔들리면 김대중대표가 어부지리를 얻는다.사상을 믿을 수도 없고 과거가 불분명한 사람을 지도자로 모실 수 없다.이걸 막을 사람은 김총재밖에 없다. 내가 경선때 김총재의 반대에 섰다고 나를 의심하는 모양인데 그럴 필요 없다. ▲서수종의원=김총재가 사석에서 대통령후보를 쟁취했다고 말한 것으로 아는데 그말에 대해 많은 분들은 내가 전리품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이같은 의식이 오늘의 문제를 야기한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세기의원=우리가 단합하는 방법은 당을 공당화하고 모든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 뿐이다. 지금 내각제를 공약화하는 데에는 반대하나 예측가능한 정치가 되도록 내각제도공론화해서 앞날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김종필대표=임금이 임금답지 않아도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는 말이 있다.이건 우리들에게 많은 걸 일깨워주는 얘기다.우리가 할일을 묵묵히 할때다. 우리에게는 정권을 잃을 수 없다는 명제가 있다.이직 동질화는 않됐지만 목적은 하나다.나를 버리고 내가 할일을 능동적으로 하는 것이다.떠나겠다는 사람을 붙잡을 필요는 없다. 새도 떠날때는 앉았던 자리를 더럽히지않는 법이다.김총재가 반평생을 바친 의사당을 떠나는데 심정을 다듬어 필승을 기하도록 진력하자. ▲서청원의원=김총재가 의원직을 사퇴하니 정말 마음이 착잡하다.오늘은 김총재의 의원직 사퇴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단합의 계기로 삼자.이제 말보다도 단합을 해야 할 때이다. ▲이만섭의원=우리는 자존심을 걸고라도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조국의 운명을 위해 김총재를 당선시켜야 한다는 굳은 결심을 해야 한다. ▲최운지의원=위기는 기회와 통한다는 김총재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이다.많은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들은 우리당을 지지하고 있다. 우리당은 색깔이 분명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나간다는 사람을 말리지 않은데 일말의 책임이 있다.포철 박회장의 경우 포철식구들이 포철을 떠나는 것을 말리지 않았느냐.우리가 좀더 탈당의원들을 적극 말렸어야 했다.
  • 아내·딸·장인·장모 살해/만기출소 40대,재결합 거부에 앙심

    ◎한밤 도끼 휘둘러 아들은 중상 별거중인 40대 가장이 아내가 재결합을 반대하자 새벽에 처갓집에 몰래 들어가 흉기로 아내와 딸·장인·장모등 4명을 살해하고 아들에게 중상을 입히고 자신은 부모묘소에서 극약을 먹고 쓰러져 있다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12일 상오1시57분쯤 서울 노원구 공릉2동 산53의1 한도주택 21동 201호 여영균씨(75)집에서 사위 최오림씨(49·은평구 불광3동 445의30)가 여씨와 장모 한천순씨(74),부인 여명자씨(50),딸(17·서울Y고1년)과 아들(15·G중2년)을 도끼로 내리쳐 여씨등 4명을 숨지게 하고 아들을 중태에 빠뜨렸다. 아들 최군은 『잠을 자다 머리가 아파 일어나 보니 아버지가 식구들을 도끼로 내리치고 있었으며 「살려달라」고 비는 나에게도 도끼를 휘둘러 다리에 상처를 입히고 달아났다』고 말했다. ▷현장◁ 여씨 부부는 반항한 흔적이 없이 안방 이불위에 나란히 누워 숨져있었다. 부인과 딸은 건넌방에서 잠자다 변을 당했으며 아들은 2층 침대에 누워있다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최씨는 여씨 가족 앞으로 『너희들을 다 죽이지 못하고 일부만 죽이고 가니 한없이 원망스럽다.네 어머니는 철없는 너희들에게 내가 깡패고 전과자라는등 악담만을 했다.우리 아들과 딸의 시체는 우리 누님에게 돌려주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범인주변◁ 범인 최씨는 76년 3월 숨진 여명자씨와 결혼,1남1녀를 뒀으며 부인 여씨가 전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딸(23)도 호적에 입적시켰으나 현장에 없어 화를 면했다. 최씨는 결혼직후 성동구 응봉동,도봉구 쌍문동 등에서 셋방살이를 했으며 폭력·특수절도등 전과 23범으로 결혼후에도 자주 부인과 심하게 다투는등 가정불화를 겪어왔다. 최씨는 또 88년 3월 평소 하던 자가용영업을 못하게 되자 부인과 처가 식구들이 자신을 푸대접하는데 격분,장모 한씨를 도끼로 내리쳐 살인미수혐의로 구속돼 실형 4년을 복역했다.
  • 가정집 LP가스 폭발/주부·친척 등 4명 사망/4명 중화상

    12일 하오1시30분쯤 서울 노원구 상계4동 111의421 권오영씨(45·목공)집에서 가정용 프로판가스가 폭발,권씨의 부인 김성자씨(45)등 4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권씨등 4명은 화상을 입었다. 이 폭발로 권씨집 지붕과 벽등이 무너져 내렸다. 사상자들은 지난해 재혼한 권씨부부의 결혼 1주년을 맞아 초대된 친척들이며 이들은 점심을 먹고난 뒤 식당에서 얘기를 나누다 변을 당했다. 권씨는 『처가 식구들이 놀러와 점심을 먹고난뒤 방이 차 가스보일러를 틀기 위해 지하실로 내려가 보니 가스호스에서 가스가 새 가스를 끄고 환기를 시킨뒤 보일러를 다시 켜는 순간 폭발했다』고 말했다. 사고당시 권씨 집에는 권씨 부부와 친척등 8명이 있었으며 옆방에 세들어 사는 박영만씨(29·고려대 법학과대학원)와 권씨의 아들 혁이군(17·H고3년)은 잠시 집을 비워 화를 면했다. 사고를 본 이웃주민 김리용씨(46·자동차정비업)는 『낮잠을 자다 「꽝」하는 폭발소리와 함께 현관문과 안방유리창이 깨져 나가보니 권씨집 슬래브지붕과 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비명소리가들렸다』고 말했다.
  • “장애인재활 장애인이 앞장서야죠”(일요화제)

    ◎자립부축 10년… 「에덴하우스」 정덕환원장/83년 비닐봉지공장 창업… 뒷바라지 온힘/현재 50여명 채용… 「거쳐간 동료」 3천명 『어린 나이에 운동하다 입은 부상이 내 육신을 앗아갔지만 나로하여금 새로운 인생을 살게해 불행의 시작이 아닌 거듭난 삶의 길을 열어준 축복이었던 것 같습니다』 장애인 재활의 터전인 「에덴하우스」의 정덕환원장(46)은 이 사업에 온갖 정열을 쏟아 부은지 10년이 되었다며 『세월이 무척 빠르다』면서 자신을 대견스러워 했다. 서울 구로구 개봉1동 50의8 「에덴하우스」는 종업원 70여명 가운데 50여명이 뇌성마비·척추장애·정박아등 중증장애자이며 장난감용 모터와 비닐봉지를 생산하는 영세업체이다. 정원장이 장애인 직업재활사업에 착수한 것은 지난 83년부터. 운동선수로 명성을 날리다 불구가 된뒤 남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해온 정씨는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면서 있는 재산을 모두 털어 구로구 독산동 달동네에 「에덴복지원」을 세워 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당시 장애인시설로는 최초의 자활공장인 셈이었다. 정원장은 구로공단내 태광하이텍사로부터 장남감용 소형모터를 주문받아 고정수입이 생기고 장애인 식구도 20여명으로 늘어 87년11월 현재의 개봉동에 2백30여평의 보다 넓직한 부지를 마련,「에덴하우스」를 열었다. 그는 성남고 3년시절이던 65년 라이트미들급 국가대표선수로 선발돼 전국무대를 휩쓸고 이듬해 체육특기생으로 연세대에 입학,명성을 날렸다. 정원장은 군에 입대했다 복학한뒤 72년 8월1일 명륜동 대한유도회에서 연습도중 목이 부러져 전신마비로 운동을 그만두게 됐다. 『목숨도 끊으려고 했으나 아내와 교수·선후배등의 도움으로 거듭 태어났으니 만큼 앞으로 장애인을 돕는데 온 힘을 쏟겠습니다』 정원장은 당시 교인들과의 만남으로 독실한 기독교인이 돼 지난 88년 「곰두리합창단」을 조직하는등 선교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86년 「절망이 나를 흔들어도」에 이어 89년 「절망을 넘어서」라는 장애를 극복한 과정과 신앙체험을 담은 단행본을 출간하는등 의욕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정원장은 『지금까지 「에덴하우스」를 거쳐간 장애인은 모두 3천여명에 달한다』면서 『많은 장애인들이 찾아와 자기개발에 힘써 사회에 참여,한 몫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아픈상처 감싸주기/차정미(굄돌)

    지난 23일 기독교회관 강당에서는 성폭력 추방과 올바른 성폭력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동결의대회가 열렸다.성폭력의 피해가 해마다 늘고 있고 여성의 94%가 성폭력의 불안에 떨고 있다는 한 연구소의 통계에서 볼때 이러한 행사는 만시지탄인 감마저 든다. 그러나 아직 성폭력에 관한 올바른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시점에서 이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여론을 환기시키고 바람직한 법제정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행사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날이 기교화되어 가고 있는 퇴폐향락산업의 번창과 그로 인한 도덕관의 상실,음란 비디오의 범람,저질 컴퓨터 게임 등으로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뻗치고 있는 무분별한 상혼등 성폭력을 가중시키는 이러한 표면적인 것도 문제이지만,더욱 큰문제는 우리들 의식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성에 관한 이중 구조의 가치관일 것이다.누구나 인지하고 있다시피 성폭력에 관한한 가해자임에도 남성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반면,그릇된 정조관념 때문에 피해자임에도 오히려 여성에게 가혹한 우리의 관습과 법질서,의식구조가 바로 그것이다. 피해자의 99%가 피해사실을 숨기고 있음에도 해마다 성폭행사건이 늘고 있다는 조사기관의 발표는 실제 우리주변에서 얼마만큼 성폭행이 늘고 있는지 가늠하게 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피해사실을 숨기고 있는 이유로 「피해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많지만 갖가지 사회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근래들어 일부 용기 있는 여성들에 의해 자신의 성폭행 실태를 고발하고 있어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5공시절 부천성고문 사건의 주인공 권인숙씨가 그 중 한사람이며 강정순·변욀수·김부남씨,지금도 몸이 묶여 있는 김보은씨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이 성폭행을 당했던 유형이나 그에 대응한 방법은 각각 달랐지만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성폭행 만큼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그들의 결연한 의지에 있다. 이제 우리들이 피해 여성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은 성폭행에 관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 촉구와 아울러 쉽게 아물지 않을 그들의 상처를 다독여 주고,아무런 편견없이 쓰라리고 아픈 그들의가슴을 포근히 감싸주는 일일 것이다.
  • 손남원기자,일 후쿠오카현을 가다:하

    ◎무기력 무관심 무책임/청소년 3무주의 타개에 민·관합심/건전육성 10년계획 수립 철저한 관리/절·신사엔 입시합격기원 인파로 북적 하얀블라우스에 감색치마의 교복위로 가방을 둘러멘 여학생들의 모습이 단정해보인다.까까머리에 교모를 눌러쓴 남학생들도 시내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후쿠오카 시내에서 마주친 일본의 청소년들은 마치 70년대에 유행하던 하이틴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순진하고 소박해 보인다. 일본의 청소년들이라면 흔히 도쿄 하라주쿠거리의 히피족들이나 거리를 질주하는 폭주족을 연상하기 쉽다.그러나 일본 8대도시의 하나인 이곳 후쿠오카시에선 좀처럼 그런 청소년들을 찾아 보기 힘들다.일본 전역을 놓고 보아도 대다수의 청소년들은 입시와 장래문제로 인해 고민하며 학업에 충실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럼에도 어린자녀들을 바라보는 이곳의 기성세대들은 걱정이 대단하다.현대 일본 청소년들의 특성을 간단히 삼무주의란 말로 표현하는 것이 그 일단이다.삼무주의란 요즈음 일본 청소년들의 마이너스 이미지를 나타내는 어구로 곧잘 인용되는데 무기력·무관심·무책임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그 실례로는 ▲인내력과 사회성의 부족으로 등교거부를 하는등 학교와 사회생활에 적응 못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점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심화되어 청소년들의 자립시기가 늦어진 점 ▲친구와 상하간의 신의가 약해진 점등이 꼽힌다. 이같은 청소년 문제의 해결을 위해 후쿠오카현은 최근 후쿠오카현 청소년건전육성대책추진본부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이름만 거창하게 내걸고 전시용 사업에만 몰두하다 끝나는 우리의 청소년 운동과 달리 민과 관이 합심해 계획을 추진하는 이곳 시민들의 단합된 자세라고 할수있다. 「후쿠오카현청소년플랜」으로 명명된 이 계획의 목표는 21세기를 짊어질 자질과 의욕을 갖는 밝고 믿음직스런 청소년을 육성하자는 것이다.이를위해 가정및 학교·지역사회등과 행정기관이 서로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또 청소년문제는 백년지대계라는 안목에서 「청소년플랜」의 기간을 10년으로 정하고 1차적으로 청소년 실태 및 의식구조 조사를 마친상태다. 현재 후쿠오카현내 총인구는 4백80만명.이중 청소년수는 1백63만명 정도로 전체의 34.1%를 차지하고 있다.특기할만한 사실은 청소년의 범주를 24세까지로 정한것이다.이는 최근들어 일본 청소년들의 자립시기가 늦추어진 때문으로 현청 사회교육과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30세까지도 개인능력에 따라 「청소년플랜」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 청소년들의 의식구조에관해 흥미로운 사실도 상당수 발견돼 향후 「청소년플랜」의 수행과정에 큰 도움이 될것으로 현청관계자들은 보고있다.후쿠오카 생활이 어떤가를 물어본 말에 국민학생은 94.6%,중학생 88.4%,고등학생 81.3%가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나 연령이 높아질수록 「불만이다」는 응답자가 많아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고민거리가 무엇인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학업에 대한 불안이 제일 앞선 것으로 밝혀졌다. 1만7천여개의 중·고교가 있는 일본에서 대학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수는 90만명에 가깝다.여기에 로닌(낭인)이라 불리는 재수생 30만명정도가 해마다 3대1의 관문을 뚫고 대학문을 들어선다.우리와 달리 중·고등학교를 재수하는 학생수도 상당하다.우리나라보다 입시경쟁이 심한데다 중학교부터 입시를 치러야 하는 일본 청소년들에게 학업문제가 고민거리임은 당연하다. 국민학교 6학년의 경우 가장 큰 고민거리로 34.1%의 학생이 공부와 진학을 꼽았고 어른과 친구에 관련된 것이 20.8%,성격관련 16.9%의 순이었다.중학교 2학년으로 올라가면 진학에 관련된 고민거리가 급속히 증가,56.7%를 차지했고 고등학교 2학년 역시 56.8%로 입시문제가 심각한 골칫거리인 것으로 나타났다.장래에 대한 고민도 연령이 올라갈수록 높아졌다. 후쿠오카시내에 있는 스미요시진자(주길신사)는 자녀들의 입시합격을 기원하러 오는 학부형들로 항상 만원이다.이런 모습은 일본 전역의 절이나 신사에 공통된 풍경이라고 한다.중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국민학생 딸을 위해 스미요시진자를 찾았다는 이시다 사치코씨는 『청소년플랜이 아이들의 고민과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잖은 도움이 될것으로 기대하며 학부형의 한사람으로서 적극 참가할 생각』이라면서 『그러나 탈선예방과 자질개발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입시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고생을 덜어주기는 힘들것 같다』며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청소년플랜」의 다음 단계로 청소년을 위한 각종 체육·오락시설 건립과 문화공간 확보에 애쓰고 있는 후쿠오카 주민들도 한·일 공통의 문제인 입시병에는 뾰족한 묘약이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 이상적인 집/최재필 명지대교수·건축학(굄돌)

    필자가 아주 어렸을 때 할머니 등에 업혀 「달아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라는 구전민요를 들으며 잠이 들던 적이 많이 있었다.그때 어린마음에도 계수나무로 초가삼간을 지어 양친부모 모셔다가 천년만년 살고싶다는 노래 구절이 참 푸근하고 좋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소위 전후 재건세대인 필자는 60년대 들어 외치기 시작한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세」라는 슬로건을 들으며 성장하게 되었고,70년대 초반에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사랑하는 우리님과 한백년 살고싶어」라는 가사로 된 대중가요를 신이 나서 따라 부르게 되었다. 이상적인 집을 그리고 있는 이 두 노래를 비교해 보면 참 재미있다.할머니 세대의 가치관과 필자 세대의 가치관의 차이가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우선 집터가 다르다.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꿈을 「달」나라에서나 이루겠다는 소극적 자세가 바뀌어서,산이 많은 우리나라에는 흔히 볼 수는 없지만 미국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저 푸른 초원」을 찾아서 거기 살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게 된다(이 당시 미국이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집의 규모도 「초가삼간」에서 「그림같은 집」으로 바뀐다.할머니 세대가 안빈락도를 추구한다면 우리 세대는 부귀영화를 추구한다.「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는 것이다.게다가 집의 식구도 달라진다.「양친부모」모시고 사는 옛날의 대가족제도가 아니라 「사랑하는 우리 님과」함께 오붓하게 사는 핵가족제도가 좋다는 것이다.또 「천년만년」살고 싶다는 허황된 꿈은 이제 버리고 「백년」정도의 야무진(?)꿈을 꾸기도 한다. 시대가 변하면 그 사회의 가치관도 변한다.이에 따라 이상적인 집의 개념도 또한 바뀐다.우리 다음 세대인 「샴페인」세대가 꿈꾸는 이상적인 집은 어떤 집이 될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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