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식구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구설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순직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7월 1일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남대문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551
  • 컴퓨터 게임 온식구 다함께/「자동차경주」·「너구리」등 손쉽게 조작

    ◎하이텔·천리안 통해 무료 이용 가능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명절때 즐기는 오락도 달라지고 있다.그전에는 가족단위로 즐기던 놀이들이 이제는 점차 구성원 단위의 개인오락으로 변해가고 있다.추석을 맞아 가정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컴퓨터오락을 알아본다. 집안에 컴퓨터만 있다면 기종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간단한 게임들이 있다.주로 하이텔이나 천리안같은 공중통신망에서 쉽게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쉐어웨어(일부 기능이 제한되어 있어 써보고 마음에 들면 구입하는 소프트웨어)나 공개소프트웨어(누구나 사용의 제한을 받지 않는 무료 프로그램들이 이에 속한다.꼭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30대를 넘어선 장년층도 학창시절 오락실에서 십원짜리를 넣고 즐기던 「자동차경주」,「너구리」 등의 게임을 해보면서 동심으로 돌아갈수도 있다. 이같은 게임은 비교적 용량도 적고 하기도 간단하지만 만만치 않은 것들도 많다.가상의 행성에서 적들을 물리쳐나가는 「둠」이나 자신이 시장이 되어 한 도시의 행정을 설계하는 「심시티」,부모가 되어딸을 키워나가는 「프린세스메이커」 등의 게임은 게임룰도 복잡하지만 고도의 사고를 요구하기때문에 오랜시간 집중해서 몰두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가족들과 같이 즐기기 위해서는 운명철학이나 궁합따위를 보는 프로그램을 받아서 가볍게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재미삼아 점을 보려면 천리안같은 통신망에 들어가 생년월일을 입력해서 보는 방법도 있다.후자는 볼때마다 이용료가 추가되는 단점이 있지만 훨씬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요즘 한창 주가가 오르고 있는 시디롬을 사서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시디롬오락의 장점은 사운드 지원이 확실해 거의 실제에 가까운 효과음을 즐길수가 있다는 것외에도 그래픽이 정교해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까지 가질 수 있다.
  • 송편/지건길(굄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이라는 말처럼 예나 지금이나 추석은 모든 것이 넉넉하고 푸짐한 때이다.더구나 입는 것,먹는 것 모두가 어렵기만 했던 어렸을 적의 추석은 우리 모두에게 연중 가장 기다려지는 명절이었다.모처럼 새옷과 새신발을 얻어 신을 수 있었고 햅쌀과 햇과일등 풍부한 먹거리로 여름내내 주린 배를 실컷 채울수 있었기 때문이다. 갖가지 음식 가운데에서도 한가위가 되면 누구에게나 맨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송편일 것이다.온 식구가 한자리에 둘러앉아 멥쌀반죽과 여러 종류의 소를 가운데 놓고 오손도손 서로의 솜씨를 자랑해 가며 빚은 송편은 이때만 먹을수 있었던 별식가운데 하나였다.시루 속에서 솔잎과 함께 뒤엉켜 익어 갈때의 그 아릿하고 상큼한 내음으로 그 한가위는 더욱 풍성해질수 있었던 것 같다.차례상에 오르기 전에는 안된다는 누이들의 말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을 피해 연방 부엌을 들락거리며 이것 저것 게걸대기 일쑤였고 갑작스런 포식에 신트림이 나올 지경까지 이르곤 했었다. 추석이 지나고 그때 만들어진 음식들이 거의 바닥이 난 뒤라도 약간 말라 터져 소가 드러난채 소쿠리 귀퉁이에 남아 있는 몇개 안되는 송편의 그 쫄깃한 맛은 한가위의 여운을 채워주기에 충분했었다. 지금은 그때보다 생활이 훨씬 여유로워져 굳이 명절이 아니더라도 언제나 입고 먹는 것에 별반 구애됨이 없어서인지 애들에게는 명절에 대한 별다른 기다림이나 감흥이 없는 것 같다.송편같은 추석음식도 지금은 가까운 아파트 상가에 가면 사시사철 아무 때나 기름 번지르르한 맛깔스러워 보이는 것들을 골라 사먹을 수가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 네 식구가 식탁에 둘러앉아 송편을 빚었었는데 녀석들이 커 가면서 아내 몫이 되더니만 언제부터인가는 아내도 더러 일거리를 핑계삼아 떡집에서 맞추어다 차례상에 올리는 모양이다.
  • 「X세대」 시어머니(송정숙칼럼)

    황금띠에 KBS­TV가 내 보내는 드라마 『당신이 그리워질 때』에 나오는 중년의 시어머니가 요즘 화제인 것 같다.이른바 X세대인 며느리는 직장을 가지고 자기일을 하면서 생활비도 안들이고 아이는 시어머니가 길러주는 편한 시집살이를 하고 있다.그래선 시어머니는 『내가 즈네들 애나 길러주는 사람이냐』고 심술이 나서 남편과 늙은 자기시어머니의 뜻에 맹렬히 반기를 들고 젊은 것들을 내쫓으려 한다.이를테면 「X세대 시어머니」다. 이 시어머니가 비슷한 또래인 초로의 주부들에게는 대상만족이 되는 모양이다.이제는 대가족을 거부하고 핵가족으로 살려고 하는 젊은 세대는 고전이 되었고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안맡으려 하고 며느리는 오히려 시부모에게 얹혀서 개개려고 하는 타산적인 「신세대」의 시대로 바뀐 것이다. 최근엔 이런 이야기도 들었다.그자리에 있던 중년의 한 여성이 자기는 시자가 붙은 식구는 다 싫다고 말했다.얼마나 싫은가 하면『만약에 시어머니가 금덩어리를 이고 대문앞에 와서 「아나 여기 금덩어리 가지고 왔다」한다면 「그것만 내려놓고 가세요」할지언정 가지고 들어오시라고 할 생각은 없을 만큼 싫다』는 것이었다.그렇게 말한 여성이 보통주부도 아니고 여류작가여서 듣는 동안 진땀이 날 지경이었다.그런데 그말을 듣고 있던 좌중의 젊은 주부 하나가 냉큼 이렇게 받는 것이었다.『선생님,그거 모르세요? 옛날에는 맛있는 걸 갖다가 며느리네 냉장고에 넣어놓기만 하고 가 주는 시어머니가 제일좋은 시어머니였는데요,요새는 그걸 가지고 와서 아파트경비실에 맡겨놓고만 가는 시어머니가 최고래요』 이렇게 발칙하고 가당찮은 며느리들이 그득한 세상이므로 아직 젊은 시어머니가 아들내외와 어린 손녀를 한사코 내쫓으려 하는 드라마를 보며 시어머니들이 박수를 칠만도 하겠다.죽어라고 공부 잘하게 만들어서 명문대학 출신으로 키워놓았더니 제아내밖에 모르는 아들도 이 드라마에는 나온다.제아이를 키워주는 어머니에 고마워하기는 커녕 타박만 한다.요즈음 우리가 기르고 있는 대개의 아들들이 그 비슷하다.이런 아들 며느리에게 노후를 맡길 생각은 처음부터 안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렇게 난감한 세상이 되어가므로 싱가포르에선가 「효도법」이 만들어졌다는 뉴스가 들어오자 귀가 번쩍 띄어 사방에서 관심을 보이며 우리도 따라 해보자는 여론이 일어났다.특히 70노인이 아흔넘은 노모의 목을 조른 사건이 일어나자 더욱 그랬다. 그러나 법으로 강요된 「효도」,그것이 지금처럼 자란 젊은이들을 바꿔놓을 수 있겠는가.법 때문에 마지못해 모시는 봉양이 그나마의 부모 자식관계를 또 얼마나 황량하게 만들겠는가.무엇보다도 그토록 이를 갈며 시부모를 싫어하는 며느리와 그 남편인 아들의 봉양을 받는다는 것에 이제 많은 시부모들이 미련을 갖고 싶어하지 않는다.그렇다고 딸은 어떤가.외국생활을 하는 젊은 부부들은 시어머니보다 장모를 선호해서 비행기태워 모셔간다.그러나 그것은 장모가 딸을 위해 산후구완도 잘하고 헌신적으로 살림도 해주기 때문일 뿐이다.장모의 영향력이 큰 미국사회에서는 「장모를 죽이고 싶은 충동을 받아본 사위」가 압도적 다수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장모죽이기」가 유머의 소재로 제일 자주 동원도 된다. 그러니 자기도 어쩔 수 없이 너무 오래 살게 되어 이런 자손들에 의해 길에 버릴 수 밖에 없는 딱한 대상이 되거나 차라리 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인생의 끝을 맞는 일이 모든 부모들은 공포스럽다.더욱이 사랑하는 자식에게 부모를 목누르는 패륜의 죄를 멍에로 씌우는 운명 같은 것을 부모는 상상도 하기 싫다. 이미 어차피 혼자살 수 밖에 없는 노인들이 수두룩하다.그들은 어느날 혼자맞게 될 죽음과 부패되도록 아무에게도 발견되지 못한 자신의 주검에 대한 악몽속에 시달리며 살기도 한다. 그런 노년들이 바라는 것이 그다지 과한 것은 아니다.지금 우리가 아는 것처럼 비참한 「양로원」은 아닌 그런대로 지낼만한 노인시설에서 늙음을 보내다가 호스피스 봉사의 도움을 받으며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인생을 마감하고 싶을 뿐이다. 식민지세상과 분단과 전쟁과 그 질기던 가난한 시대의 터널을 뚫고 오늘을 이룩해온 오늘의 노인들은 적어도 그런 정도의 소망쯤은 충족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연금이나 보험 같은 재산으로 그런 것을보장 받을 능력이 있는 노령도 늘어가고 있고 자식들도 「흉악한 불효」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의무를 수행할만한 각오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아직은 부모를 양로원에 보냈다는 「누명」이 부담스러워 모시는 시늉을 하고 있는 자식들의 위선적인 「모시기」에서 서로가 벗어나기 위해서도 이제는 그 해법이 시급해졌다.
  • 노·사 자율해결 “이정표”/현중 노사협정 타결 안팎

    ◎정부의 공권력투입 자제도 한몫/“노사분규 풍토 개선” 촉진제 기대 현대중공업의 논사분규 타결은 그동안 노동계의 최대과제로 부각돼온 「무노동 무임금」원칙이 사실상 처음으로 적용됐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노동운동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의 현대중공업 노사협상타결은 또한 회사측과 노조,그리고 정부의 노동정책이 한발씩 양보하고 인내함으로써 노사분쟁의 자율타결 전기를 마련했으며 앞으로 노사분규의 풍토를 크게 변화시키는 촉진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 현대중공업노조는 노조원만도 2만1천8백14명으로 그 규모가 국내 단일사업장으로 최대 규모인 까닭에 울산의 현대계열사의 맹주일 뿐만아니라 국내 산업계의 방향타 구실을 해왔다. 때문에 현대중공업 노조는 노사간의 쟁점사항에서 끝내 굽히지 안해왔고 이때문에 정부도 노사분규가 과격화되거나 장기될 때면 공권력을 투입시켜 분규를 물리적으로 해결해오곤 했었다. 사실 지난 6월24일 첫 파업에 들어간 이후 60여일동안 계속돼온 올해의 분규도 공권투입의 위기를 여러번 맞았지만 올해를 산업평화의 정착의 해로 설정해 새로운 노동정책을 펴온 정부는 이례적으로 공권력 개입을 자제했다.다소 진통이 따르더라도 노사간 자율해결을 뒤로한채 또다시 공권력을 투입할 경우 우리의 노사분규의 악순환은 종식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주효했었다. 또 정부가 이같이 노사분규 자율해제결정책을 끝내 견지한데는 파업기간 동안 조업을 하지 않고도 산업평화정착금이나 격려금 혹은 성과금 명목으로 임금이 사실상 지급되는 「무노동 유임금」이 이뤄지는 풍토가 노사분규의 악순환을 부채질해 왔다는 판단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노사의 자율해결에 맡기되 「무노동 무임금」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함으로써 다시는 임금인상등을 노린 파업은 파업대로 하고 임금은 임금대로 받을 수있다는 환상적인 인식을 완전히 불식시켰다. 사실 올해 현대중공업의 노사협상에서 최대의 걸림돌은 파업을 주도한 노조간부등에 대한 고소·고발사항과 함께 「무노동 무임금」부분이었다.그러나 회사측도 정부의 노동정책에 발맞춰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각오하면서까지 「무노동 무임금」원칙을 고수했고 노조도 결국은 이를 수용했다. 분규사태가 장기될 경우 정부의 직권중재나 긴급조정권이 발동될 경우 실질적으로 노조원들에게 실익이 없고 이제 우리 노사문화도 「무노동 무임금」원칙을 수용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질만큼 성숙됐다고 보여진다. 올해는 지난 89년 노동조합활동이 활성화된 이후 매년 되풀이돼온 장기파업→협상결렬→직장폐쇄→재협상결렬→공권력투입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겼다. 이에따라 국내 노동계의 맨주인 현대중공업 노조의 발상전환과 함께 자율협상방식의 실천은 우리 노동운동이 정치적 영향력까지를 함께 실현시켜보려는 정치적 조합주의에서 근로자의 실질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경제적 조합주의로 전환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긴정국 현중사장/무노무임 수용 노조에 감사/“노조원도 식구 고소고발 철회 수용 『어려운 상황에서 무노동 무임금의 기본원칙을 수용해준 노조측 결단에 고마움을 표시합니다』 김정국사장은 국민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자율로 협상을 마무리짓게 돼 긍지를 느낀다고 밝혔다. ­그동안 협상과정에 가장 어려웠던 점은. ▲노조의 요구사항 가운데 회사측으로서 도저히 수용해서는 안되는 부분이 포함돼 있었던 점이다.무노동 무임금등은 협상 막바지까지 걸림돌이 됐다.회사측으로서도 이 원칙은 지킬 수밖에 없었다. ­고소고발문제도 마지막에는 철회했는데 일찍 취하할 수도 있지 않았는가. ▲이 문제도 회사측이 수용하기 어려웠던 요구가운데 하나였다.그러나 어차피 노조도 우리의 한식구임에는 분명하다.간곡히 부탁한 노조위원장의 입지를 생각해 마지막 위원장과의 단독면담에서 이를 수용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무노동 무임금원칙이 다른 방법으로 보전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만약 그랬더라면 회사가 협상에 이처럼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다.끝까지 노조측을 설득시킨 결과로 얻어낸 의미있는 결과이다.올해 이원칙이 지켜진 점은 다른 사업장에도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이갑용 노조위장/61일간 노조파업 국민에 사과/노사 자율협상 통한 타결 무척 다행 『마지막까지 협상의 걸림돌이 됐던 고소고발 취하문제를 사장이 들어준데 대해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61일간 파업을 끌어오면서 국민들에게 본의아니게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이갑용노조위원장은 그러나 노사가 자율로 협상을 타결하게돼 무척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정부의 간섭이 있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었다.회사측도 막바지 협상과정에서 이같은 점을 들어 어려움을 호소했다.협상타결을 위해 이런 부분은 노조측이 양보를 많이 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은 노조측이 수용한 것인가. ▲회사측의 어려운 입장때문에 협상을 원만하게 타결짓기 위해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그대신 임금관련 부분에서 파업으로 조업을 하지못해 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동안 파업과정 등에서 조합원들이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반발이 있기도 했는데. ▲많은 조합원들 가운데는 다른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고 본다.조합원들과 마찬가지로 집행부도 사태의 악화는 원하지 않는다는게 기본 입장이다.따라서 자율협상에 의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 「40년 단절의 골」 2년만에 메웠다/북경서 본 한·중수교 두돌

    ◎항공산업 등 기술협력단체 진입/김사후 중의 대북편향자세 변화/「6·25」 성격 규정·북탈출동포 구조 등 현안으로 24일로 한중수교 2주년을 맞았다.그동안 두나라는 경제·외교·문화에서 사회·체육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협력체제를 구축하느라 총력을 경주해왔다.이때문에 일부에서는 『양국수교가 10년쯤 된것같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이제 40년간의 「단절의 역사」는 그동안에 모두 메워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문화·체육 교류 확산 지난 2년간의 변화를 간단히 꼽아봐도 91년말 44억달러 이던 양국간 교역이 지난해에는 91억달러로 2배이상 늘었고 한국의 대중투자도 92년6월말까지 약 3백건 2억5천만달러에서 올 6월말 현재 1천5백39건 13억6백만달러로 5배이상 폭증했다.양국간 왕래인원도 91년 8만7천명에서 지난해 15만명,올해는 3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그동안 경제협력은 한국한계기업들의 임가공진출로부터 이제는 자동차와 항공기의 합작문제까지 거론할 정도의 산업협력단계로까지 접어들었다.특히 이같은 산업협력체제 구성은 21세기 아시아 태평양시대를 공동으로 이끌어갈수 있는 기반조성이라는 의미에서 그 성과가 대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 대한수교를 평가하라면 지리적 인접성이나 경제발전 수준,동양적 의식구조등에서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를 만난 셈이다.한국측에서는 무한한 자원과 노동력,그리고 광활한 시장을 확보함으로써 경제적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정도이다. 어쨌든 양측간 교류와 협력이 빈번해 짐에따라 중국인의 대한인식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최근 실시된,중국인 2천5백명을 대상으로한 「대한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선진국」「개방적」「부유한 나라」라는 항목에 70∼80%가 동의를 표했었다.이는 불과 2∼3년전 조사에서 「한국을 잘 모른다」고 답변한 사람이 84%에 달했던 사실에 비춰보면 괄목할만한 변화다. ○대한인식 일대변화 그럼에도 아직 한국상품에 대한 인식도는 51%정도로 낮다는 사실이 우리기업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대목이다.그동안 한국상품이 완성품보다는 원자재나 중간재로 많이 들어온데다 아직 홍보가 부족한 점을 들수있다. ○중·북 유대관계 약화 외교적측면에서 봤을때 중국은 그동안 남북한등거리외교를 추구해왔다.우선 한국에 대해서는 경제·기술협력이라는 실리외교를 벌여온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안보적 중요성과 전통적인 우호친선이라는 명분외교를 펼쳐왔다.최근의 상황은 한국과의 실리가 북한과의 명분을 압도하고 있는듯한 분위기다.그동안 명맥이라도 유지해온 양측 혁명원로들의 유대는 김일성 사망이후 더욱 기대할수 없게돼 이제는 북한­중국관계는 평범한 국가관계로 변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북한관계가 냉랭해지고 있는 모습으로는 북경∼평양간을 왕래하는 북한측 고려항공이 1주일에 고작 2편인데다 중국민항측은 손님이 없어서 아예 1개월에 1회로 단축운항하고 있는 사실을 들수 있다. 이에반해 서울·부산에서 중국의 북경·상해·천진·대연·심양·청도등으로 이어질 양국간 항공편수는 오는 11월 항공협정이 발효되면 1주에 50편에 육박한다는 사실은 한중관계의 발전이 어느 정도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양국관계가 모두 원만하게 풀린것만은 아니다.가장 껄끄러운 문제인 6·25전쟁에 대한 성격규정에서 중국은 아직도 남침설에 대한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은채 중국 역사교과서 왜곡을 수정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을 탈출,동북3성 일대에서 헤매고 있는 수백명의 북한동포를 구출하는데도 소극적이다.북한과의 탈출자 인도협정때문에 이들을 구하려는 한국측과의 협력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 세관·체신공무원에 사법경찰권 부여/체포영장·적부심사 도입/당·정

    정부와 민자당은 18일 구속전 형사피의자의 불법구금수사 시비를 없애기 위해 정식구속에 앞서 판사의 사인을 받아 신병을 일시 구금,조사할 수 있는 체포영장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판사앞에서 체포의 적합성을 가릴 수 있는 체포적부심사제와 구속영장 발부에 앞서 판사와 대면,구속사안에 해당하는지를 심문받을 수 있는 구속전 피의자심문제(영장실질심사제)도 채택하기로 했다. 당정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박희태법사위원장과 김두희법무장관등이 참석한 가운데 법무당정회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형사소송법을 비롯,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10개 법안을 확정했다. 당정은 이와함께 검찰청법도 개정,검찰총장의 정년을 63세에서 65세로,검사의 정년을 60세에서 63세로 상향조정하고 고등검찰청이 없는 지방의 민원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고등검찰청의 검사가 지방검찰청소재지에서 고등법원의 사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제주지역부터 우선 실시하기로 했다. 당정은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안을 개정,세관공무원및 체신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함으로써 국제화·개방화추세에 따라 증가되는 불법수출입사범,지적재산권침해사범,전파법위반사범에 대한 효율적 단속을 가능하게 했다.
  • 음식:상(서울 6백년 만상:50)

    ◎주·부식구별 뚜렷… 맛·격식 중시/장·김치류 등 발효식품 개발·저장기술 탁월/반상 신분따라 상차림도 3천서 12첩까지 「피자·햄버거·돈까스·스파게티…」 요즘 어딜가나 쉽게 볼 수 있을뿐 아니라 우리의 음식인 것으로 착각이 들 정도로 생활주변에 깊숙이 자리잡아가고 있는 서양음식들이다. 하루에 햄버거 하나정도는 먹어야 사람 사는 것같고 식후에 한번이라도 커피를 거르면 왠지 찜찜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신토불이」가 무색할 지경이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적인 음식만큼은 세계 어느 나라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서울토박이는 아니더라도 소위 행세깨나 하던 집안내력을 지닌 사람이라면 서울의 전통음식이야말로 지금의 음식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맛과 품격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서울지방은 자체적으로 생산해내는 산물은 별로 없었으나 전국 각지의 생산품이 집중되어 가장 다양하고 화려한 음식을 만들었다.특히 서울음식은 서울이 조선시대의 도읍지인데다 왕족과 양반이 많이 살아 우리 음식문화를 이끌었다.이 시기에는 유교의 영향을 받아 식생활 역시 격식이 까다롭고 맵시를 따지는 음식이 많았다. 「맛은 손끝에서 나온다」는 말 그대로 반찬 하나를 만들어도 손이 무척 많이 가는등 모든 음식에 정성을 담았다.고른 식품배합을 통한 조화된 맛을 강조해 쌀을 주식으로 하되 보리·콩·팥·녹두·기장·조등을 섞어 먹었다. 음식은 재료를 복합적으로 쓰고 양념도 많이 써서 다양한 맛을 냈으며 간은 짜지도 맵지도 않은 중용을 취했다.또한 서양과는 달리 주식과 부식을 뚜렷이 구별했다.장류·김치류·젓갈류등 발효식품의 개발과 식품저장기술이 뛰어났다. 반찬의 종류를 정할 때는 재료가 중복되지 않도록 했으며 위치도 색깔과 영양배분을 고려해 정할 정도로 세심한 데까지 신경을 썼다.반찬의 가짓수가 많은 대신 조금씩 차리는 특색이 있었고 육류와 채소의 균형을 따졌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소가 운반이나 영농에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해 대체로 도살을 금했기 때문에 쇠고기는 먹기 어려웠으며 개고기·닭고기등이 주로 상에 올랐다. 특히 개고기는 양반과 서민 모두가 즐겨 파를 넣고 푹 끊인 개장국이 널리 유행했다.개장국을 먹고 땀을 흘리면 더위를 물리치고 허한 것을 보충할 수 있다하여 삼복에 개가 수난을 당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 반상을 엄격히 구분하던 조선시대에는 계급의식이 식생활에도 그대로 적용돼 음식도 신분에 따라 3첩에서 12첩에 이르는 상차림이 있었다.상민의 경우 3·5첩이었던데 반해 양반가에서는 7·9첩,왕의 수라상은 12첩이었다. 첩은 밥·국·김치·장등 기본음식을 제외한 반찬수를 말한다.첩에 들어가는 반찬은 주로 생채·숙채·구이·조림·전·마른 반찬·장과·젓갈·편육등이었다.상차림 형식이 양반·상민간에 구분되는 것과는 달리 음식종류에는 양반용·상민용의 엄격한 구분이 없었으나 형편이 넉넉지 못한 상민들은 간편한 음식을 주로 먹었다. 이 시기의 장안 토속음식으로는 신선로·장국밥·설렁탕·육개장·잣죽·추어탕·육포·어포·흡합초·비빔국수·편수·메밀만두·국화전·도미찜·솥비빔·선지국등이 있었다.
  • 2030년 지구촌 85억명이 산다

    ◎인구 증가율 50%… 개도국서 90%/아 1백16% 늘어… 독·이·일은 감소/세은 전망 개발도상국에서의 인구급증으로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인구가 현재보다 거의 50%나 증가,85억명에 달할 것으로 세계은행이 1일 예상했다. 세계은행이 이날 발표한 수정 인구전망에 따르면 개도국 사회의 인구증가가 세계 전체 인구증가의 90%를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1인당 평균소득이 하루 2달러도 안되는 극빈국에서 세계 인구증가의 70%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보고서는 또 인구증가가 가장 빠른 지역은 아프리카로 향후 35년간 1백16%나 급증,총 16억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으며 아시아지역은 47%가 증가해 51억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의 경우 인구증가가 완만해 현재의 12억에서 15억으로 느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세계인구 2위인 인도는 14억명을 거느리게 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일본은 2.4%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북미대륙은 미국의 3억2천8백만명을 포함,전체적으로 24% 증가해 3억6천6백만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럽은 1% 증가,7억4천2백만명이 될 것이지만 독일이 9.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 비롯,이탈리아(8.1%),헝가리(7.9%),스페인(3.6%),벨기에(2.7%)등의 인구는 오히려 줄 것으로 전망됐다. 이밖에 중남미의 인구는 51% 증가한 7억1천5백만명,오세아니아는 36% 늘어난 3천9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루이스 프레스턴 세계은행총재는 『누가 이들 인구의 의식주를 해결할 것인가』라고 우려하면서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은 개도국의 부부들이 식구 적은 가정이 최선이라는 결단을 내리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 노후대책 부도수표/박영(굄돌)

    가까이 지내는 분 중에 아들 셋만 두신분이 있다.셋 다 고교를 졸업하고 유학 중이거나 재수를 하고 있다.셋 모두가 인물이 출중하고 부친을 닮아 체격도 장대하여 누가 봐도 탐스럽고 대견해 보인다.나와는 같은 아파트 3층,6층에 사는 이웃이기도 한데 이 댁에는 어머니가 없어 남자 넷만 살고 있다.나는 그댁 식구들과 한가족처럼 지낸다.그런데 어느날 아침 일찍 그분이 전화를 걸어왔다.『박선생,커피 한잔 줄래?』하고.커피를 마시는 그분 표정이 영 안좋다. 『글쎄,지난 새벽 2시쯤 술에 취해 들어 왔더니 세놈이 몽땅 잠에 떨어져서 문을 열어 줘야 말이지.마구 발길로 문을 걷어찼지.한 30분 그러니까 큰놈이 부시시 눈을 부비면서 나오더군,나는 그 세놈중 한놈만 귀가하지 않아도 문을 안 잠가.그런데 저이들 아비가 귀가하지 않았는데 문을 다걸어 잠그고 잠에 떨어져?』 숨이 턱에 차서 서운하고 분하다는 얼굴이었다.『도둑이 들까봐 문을 잠갔겠죠』 그분이 내 말에 소리를 버럭 질렀다.『무슨 소리! 우리집에 도둑이 훔쳐 갈 값비싼 물건이 뭐 있다고? 제놈들 셋과 내가 제일 값나가는 물건인데』 그랬다.다 자란 아들 셋을 그 어떤 어머니보다 자상하게,성실하게 돌보시는 아버지임을 나는 곁에서 보아 알고 있다.막내가 고교에 다니고 있을 때 간밤에 아무리 술을 많이 드셨어도 새벽 5시반이면 일어나 도시락을 싸시는 분이었다. 그 뿐이랴…. 사람들이 세 아들을 보고 『참 든든하시겠습니다』하면 그 분은 『뭘요 노후대책 부도수표 3장 남발하고 있지요』하시던 그 분은 지난 밤 일이 몹시 서운하셨던가 보았다.그런데 큰 아들이 우리집에 와서 『아버님,아침 식사하세요』라고 하니까 그분은 언제 화내고 있었냐는 듯이 『응,그래』 가서 밥먹자』하고 웃는 얼굴로 일어나셨다.속은 쓰린데,사실은 미워 죽겠는데 막상 아들들 얼굴을 대하면 표정을 싹 바꾸어 상냥하게 웃는 아버지의 마음을 아들들은 알까….
  • 영어라도…(임춘웅칼럼)

    지난해 6월 18일자 이 칼럼에서 필자는 「교포들의 영어 실력」이란 제목으로 글을 쓴 일이 있다. 요지인즉슨 미국에 와 사는 교포들이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는 것,잘하지 못할 뿐 아니라 대부분은 한국서는 상상키 어려운 언어 장벽속에 갇혀 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글이 나간 후 미국에서 살다 지금은 서울에 들어가 있는 한 독자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나는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당신 글을 읽고 나니 내 영어가 엉망인 것처럼 느껴진다』는 항의였다.물론 이 전화는 평소 아는 사람이 농 삼아 건 것이었지만. 이민을 온 사람들 뿐만 아니라 유학 와 대학에서 제대로 공부를 한 사람들에까지도 현지 영어의 벽은 여전히 높아 외국에 나가 직접 공부를 해 보았거나 살아 본 사람이 아니면 그 실상을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게 외국어의 한계인 것이다.그러나 이런 얘기는 한국에서 성인이 돼 나온 사람들에 해당되는 것이고 부모를 따라서든 조기유학이든 어릴 때 나온 청소년들은 현지 외국어에 전혀 문제가 없어야 되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다. 영어의 어려움을 절절히 느끼고 있는 이곳 교포들까지 자기의 자녀들은 영어쯤 쉽게쉽게 하는 것으로 다들 알고 있다.자기들은 성인이 돼서 왔기 때문에 영어 못하는 게 당연하고 애들은 어려서 왔으니 영어 잘 하는 게 당연하다는 식이다. 이런 논리에 타당성이 전혀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외국어 습득 능력은 어릴수록 빠르다는 것은 많은 연구 결과가 이미 확인하고 있고 일상생활에서도 어린이들은 학교에서나 동네에서나 기초영어와 늘 접촉하고 있기 때문에 영어에 익숙해질 기회가 어른들보다 몇 곱절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른들의 이런 자기합리화와는 별개로 청소년들까지도 외국어에 적지아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최근 이곳 한 교포신문에 뉴욕 시내 고등학교 2,3학년에 재학중인 한국계 학생 1백명을 상대로 조사한 것을 보면 10대의 청소년들까지도 5년은 지나야 영어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조사 대상엔 이민온 학생과 조기유학생이 물론 다 포함돼 있다. 학교 생활중무엇이 가장 어려우냐는 설문에 미국에 온지 0∼2년된 학생의 88%가,2∼5년된 학생의 59%가 영어가 가장 어렵다고 응답했다.5년이 넘은 학생중에는 9명중 1명만이 영어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뉴욕시의 한 고교 교장은 한국계 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가 영어가 부족한 점이라고 지적한다.영어 때문에 수업을 따라갈 수 없고 그러다보니 학교에 흥미를 잃는 학생이 많다는 것이다.우리나라에서는 부모가 집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경우가 거의 없으나 미국에서는 부모들이 자녀의 국어 교육에 적지아니 신경을 쓰고 있다.언어 교육은 학교 교육만으론 충분치 않은 것이다. 지난해던가 중학교 3학년인 딸을 미국에 보내려 하는데 어떠냐고 상의해 온 분이 있었다.이런저런 얘기를 종합해 보니 미국에 와야 할 아이 같지가 않아 그냥 데리고 있지 그러느냐고 했더니 그 분 대답이 『엉어라도 잘할 게 아닙니까』 하는 것이었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한국 사람중에 한국신문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으면서도 미국에 보내면 영어는 다 잘할것으로 믿는 의식구조에 문제가 있다.자녀의 조기유학을 생각하는 부모에게 참고가 됐으면 한다.
  • 궁궐:7(서울 6백년 만상:44)

    ◎창경궁/1983년 옛이름 되찾아/창경원시절 73년간 서울시민의 쉼터/지금은 신랑신부들 야외촬영 명소로 서울나들이가 곧 창경원구경인 시절이 있었다.휴일이면 창경원주변은 나들이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미아가 속출했다. 창경원은 사시사철 시민들에게 항상 새로운 소식을 전했다. 봄이면 각 신문들은 「창경원의 봄맞이」라는 큼직한 제목아래 「백향의 난초들 경염 한창」 「봄은 사랑의 계절­사랑속삭이는 동물가족」 「맹수들도 기지개」 「오는 ○○일 창경원 벚꽃 만개」등 독자들의 눈길을 끄는 기사를 내보내 시민들의 발길을 창경원으로 돌리게 했다. 여름이 되면 「동물가족 건강진단」 「동물들의 피서방법」등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지면을 메웠고 결실의 계절인 가을엔 「창경원에 새식구­새끼사자 남매탄생」등 숱한 화젯거리로 독자들의 눈길을 모았다. 겨울에는 「동물가족 겨우살이준비 한창」 「맨션아파트가 부럽지 않다」등의 겨울나기 기사가 주종을 이루었다. 『시민들의 귀여움을 받는 코끼리·원숭이들은 요즘 주말이 괴롭다.창경원측이 이들을 주말나들이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야외우리로 내보내기 때문이다.원숭이들은 재롱피울 생각은 하지 않고 부둥켜안은 채 떨고 있고 코끼리는 내실로 통하는 문을 「쾅 쾅」 두드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기린 역시 관람객을 외면하고 몸을 떨며 내실쪽으로만 다가간다』(서울신문 76년11월20일자)며 이들에 대한 연민의 정을 대변하기도 했다. 창경원에 화제가 만발하던 시기는 지난 60년대.창경원 개원사상 가장 많은 인원이 입장한 것도 이 시기로 67년5월7일(일요일) 하룻동안 무려 25만명이 붐벼 6백30명의 미아가 발생했다. 창경원에는 그러나 훈훈한 이야깃거리만 있었던 게 아니다.56년11월13일엔 반달곰이 사육사를 물어 중태에 빠뜨리는 등 난동을 부려 긴급출동한 육군헌병에 의해 사살됐다. 서울시민들의 쉼터이던 창경원은 83년6월30일 73년8개월동안의 외도를 마감하고 다시 「창경궁」이라는 이름을 되찾았다.이곳에 있던 동물들은 과천서울대공원으로,일제가 심은 벚나무 1천여그루는 남양주군 동구릉으로 각각 옮겨갔다. 86년8월23일 편전인 문정전을 복원중건한 창경궁은 이틀 뒤인 25일부터 일반에 공개했다.그 많던 전각들의 모습은 찾을 길이 없지만 고궁의 한적한 멋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주인인 왕족들이 제도가 요구하는대로 자신들의 행복을 연출해냈듯이 한때 원숭이가 뛰어놀던 창경궁.그러나 이곳은 최근들어 신랑신부들이 옛날 왕과 왕비가 입던 의복을 갖추고 사진사들이 요구하는대로 포즈를 취해가며 행복을 연출하는 또다른 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 「시어머니…」(외언내언)

    우리 속담을 보면 「시어머니…」로 시작되는 것이 많다.단일 단어로는 빈도가 가장 높을 것이다.그것들이 또 거의 모두가 시어머니를 나쁘게 풍라하거나 원망하거나 비난한 것들뿐이라는 것도 흥미있다.심술맞고,가혹하고,지겨운 것의 총체가 시어머니인 것같다.시부모 모시는 일을 최고 덕목으로 가르쳐온 우리가 심정적으로는 시어머니를 이렇게 미워하고 있었다니. 예부터 시부모와의 관계란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었음을 나타내는 속담들을 보면 오늘처럼 며느리 인권이 강해진 시절에야 더 말해 무얼하겠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그러니 마침내는 혼수를 탈잡아 며느리를 구박한 시어머니가 그런 일로 이혼하는 며느리에게 위자료를 물게되고,시어머니를 구박한 며느리는 불리한 조건으로 이혼판결을 받는 현실이 된 것이다.잘되어가는 세상은 아니지만 어쩔 도리도 없어진 것이다. 여류소설가로 이름있는 한 여성이 공식에 준하는 자리에서 피력하는 것을 들은 일이 있는데 그는 모든 「시」자가 든 사람은 소름이 끼치도록 싫어서 병이 난 일이있노라고 했다.그런데 그의 피력에 대해 참석한 많은 여성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았다.도대체 시집식구가 어쨌다고 며느리들이 그모양이냐고 반론이라도 제기했다가는 뭇매를 맞을 것같은 분위기였다. 그런가 하면 미국에서는 사위가 장모를 살해하는 경우가 늘고,여론조사를 통해서는 장모를 살해하고싶은 충동을 느꼈었다는 대답을 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한다.사랑하는 배우자의 부모가 이렇게 미워죽겠는 관계로 변할수 있는 것이 인간이 지닌 모순성인 모양이다. 영원한 갈등의 관계면서 운명의 관계인 의이의 부모와 자식 사이.스스로 마음을 다스려 원만하게 노력을 하기 전에는 묘수가 없을 것이다.죽도록 미워하기보다는 억지로라도 사랑하는 편이 구원이 될수 있지않을까 싶다.
  • 삼성­금강­대림­동신주택 4개사 신청/한비 어디로…

    ◎2차입찰 마감… “제2라운드”/금강 등 막판참여 결과 예측 불허/동부,“불감” 배수진 불구 기회 상실/삼성 “화학 적극육성” 동신 “끝까지 참여” 한비의 재입찰에 「복병」들이 나타났다.한국산업은행이 오는 15일 실시될 한비주식의 2차입찰신청을 13일 받은 결과 삼성·금강·대림산업·동신주택 등 4개 업체가 신청했다.1차입찰에 불참한 동부는 이번에도 빠졌다. 금강그룹과 대림산업이 참여함으로써 경쟁입찰의 명분은 높아졌다.따라서 이번에는 한비의 주인이 가려질 것이 확실하다.1차입찰에는 동신주택만 참여했고 삼성이 들러리시비를 피하기 위해 막판에 불참함으로써 자동유찰됐다. 삼성은 제일제당·삼성전관·중앙개발·호텔신라·이건희회장 등으로,금강은 (주)금강과 고려화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신청서를 냈다.대림산업과 동신주택은 법인 단독명의로 제출했다. 마감 전에는 삼성과 동신주택만 참여함으로써 낙찰되더라도 「들러리」파문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됐다.그러나 결과는 자신만만하던 삼성마저 긴장하는 상황으로 돌변했고 한비와의 「선통합 후민영화」방안을 주장하던 동부는 사실상 한비의 경영권을 차지할 기회를 놓쳐버렸다. ○…한비와 영남화학(현 동부화학)을 합병해 남해화학과 함께 비료산업을 2원화한다는 85년 경제장관회의의 결정을 내세우며 「유찰작전」을 펼치던 동부는 「약은 고양이 밤눈 어둡다」는 말처럼 제 꾀에 넘어간 셈. 동부는 이 날 김형배그룹부회장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연 뒤 『한비의 주식구성상 담합이 아니면 제3자가 산은주식을 인수해도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하며,담합이 아니라도 공기업에 주인을 찾아준다는 정부의 민영화방안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정부쪽으로 포문을 돌렸다. ○…삼성은 이날 『들러리시비가 사라진 확실한 입찰이 됐다』며 『결과는 장담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특히 금강과 고려화학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점이 걸리는 듯 『뜻밖이다.아마도 현대와의 대리전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 한 관계자는 『유화산업 때도 우리가 하니까 현대도 무조건 들어온 적이 있다』며 은근히 자신들과 현대의 한판승부로 압축. 이에 앞서 삼성은 삼성종합화학을 창구로 내세워 『한비를 세계적인 화학회사로 육성하겠다』며 『낙찰받으면 오는 16일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한비의 총매출액 2천3백억원중 비료부분은 7백억원에 불과하므로 화학분야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동신주택은 들러리시비에 말리지 않겠다며 불참도 고려한다고 한때 바람을 잡았으나 결국 참여했다.이균보사장은 『대림산업과 금강그룹의 참여로 결과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한비를 인수,정밀화학분야를 키우라는 이준용회장의 「특명」을 받고 참여했다고.6개월 전부터 그룹기획조정실 하진태이사를 장으로 인수팀을 구성,극비리에 입찰참여를 추진.1차입찰에도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들러리시비 때문에 2차로 미뤘다.13일 하오까지 입찰참여를 안 직원은 이회장·성기웅유화부문사장·하이사 등 5명뿐이었다. 지난 87년 합병한 호남에틸렌과 한비의 정밀화학분야를 묶어 주력업종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하이사는 『총매출 1조5천6백억원중 건설을 뺀 유화부문이 5천억원에 달하며 그룹전체에서 차지하는 유화의 비중은 20%를 웃돈다』며 『한비를 인수하면 비료부문은 매각하거나 경영권을 넘겨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의 동생인 상영씨가 이끄는 금강그룹은 입찰신청서를 접수한 뒤 관계자들이 외부로부터의 전화를 일체 받지 않아 주목.특히 삼성의 한비인수를 현대그룹차원에서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설이 나오고 있어 이같은 행동은 의혹을 더해주고 있다.금강과 고려화학은 모두 현대그룹계열사에 납품하며 성장한 기업으로 현대의 계열사는 아니지만 관계사로 분류된다.
  • 능란한 화술… “협상의 귀재”/만나본 사람들의 김일성 평가

    ◎곤란한 주제 피하는 임기응변 탁월 해방 후 49년만에 열릴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베일에 싸여있는 김일성주석의 성격·화술·대인관계등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삼대통령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가질 김일성주석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까. 지금까지 공식·비공식적으로 김주석을 만난 인사들은 대체적으로 김주석이 좌중을 선점하는 능수능란한 화술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회담에서는 장황한 논리보다는 자연스럽게 핵심 문제로 이끌어가고 간단한 구어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0년10월18일 제2차 남북 고위급회담대표로 강영훈 당시 총리와 함께 김주석을 만난 이병용민족통일연구원장은 『즉흥적으로 분위기를 유도해 자기의 의도를 적절하게 관철시키는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주석은 85년10월 장세동당시안기부장이 방북했을 때에도 『내집에 온 것 처럼 푸근하게 있으라』고 말했는가 하면 92년2월 정원식전총리를 만났을 때도 『외교형식을 버리고 한식구처럼 화목하게 얘기하자』며 분위기를 잡았다.김우중대우그룹회장도 방북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주석이 앞으로 내집처럼 생각하고 들러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장전안기부장은 특히 『공산주의식 협상의 노하우는 물론 항일투쟁에서부터 고대 유적등 화젯거리가 풍부하고 상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갖고 대화를 주도한다』면서 『지난 84년9월 우리측이 예상을 뒤엎고 수재구호물자 공급 제의를 받아들이자 당황하기 보다는 오히려 「구호물자를 받는 전대통령의 용기에 감탄한다」고 치켜세우는 등 임기응변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갑수전경제기획원차관도 『오찬 당시 쏘가리 매운탕,들쭉술 등의 음식과 서울의 공해문제를 화제로 내세워 대화를 이끌어 가는 능력이 뛰어났다』고 기억했다. 그의 친화력은 불법 방북자들도 느낀 점들이었다.황석영씨는 『김주석이 소설 「장길산」을 다 읽었다』고 했으며 임수경양도 『화술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미 카터 전 미대통령이 『김주석은 솔직담백한 합리적 인물이며 인민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고 말한 대목도 그의 능란한 화술을 웅변하는 대목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그런 화려한 화술 만큼 경계해야 할 대목도 많다.반세기동안 권좌에 머물면서 인민들을 다스려온 경력이나 수없이 많은 외국 원수들을 만나 외교를 해온 풍부한 경험과 전력을 유념해야한다는 분석들이다. 이동복전안기부장특보는 『마치 위대한 배우를 대하듯 유들유들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또 한갑수전차관은 『김주석이 「우리는 핵을 개발할 능력도 의사도 없다」고 말했지만 결국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또 한 관계자는 『최근 핵문제로 궁지에 몰리자 남북정상회담을 제기해 국면을 전환시킨 것도 교묘한 외교술』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김주석과의 합의는 추상적이기 보다는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한 관계자는 『쌍방이 편리한대로 해석할 수 있는 추상적 합의는 북한에게 명분만 제공할 수 있다』면서 『실천이 담보되지 않는 합의는 공산주의 협상전술의 하나』라고 경계했다.이동복전특보도 『그들이 말하는 자주·평화·민족등의 개념은 우리의 대미 존속을 전제로 한 것이니만큼 지난 반세기동안 계속해온 대남 선전전과 용어혼란 전술에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석은 강전총리가 노태우 당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제의하자 『아무런 결과가 없는 정상회담은 인민들에게 실망만 준다』면서 『정상들이 순조롭게 만날 수 있도록 많은 사업을 해달라』며 의례적이면서도 능란하게 거절하기도 했다. 김주석의 건강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동원전외교안보연구원장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매우 건강한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이병용민족통일연구원장도 『보청기를 끼고 있어 귀가 다소 어두운 것 같았으나 전체적으로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았다』고 했다.임원장도 『연형묵 당시 총리가 서울 방문 경험담을 꺼내자 김주석은 「뭐라고 뭐라고」하면서 큰소리로 말하라는 시늉을 해 한쪽 귀의 청력이 떨어졌음을 알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전총리를 수행했던 정호근전합참의장도 『김주석의 걸음걸이는 불편이 없어 보였고 특유의 갈지자걸음을 걸으며 걸걸하고 쾌활한 목소리로 「환영합니다」,「반갑습니다」라고 말했다』면서 『그러면서도 우리와 악수하는 장면이 TV등을 통해 전세계에 알려지는 것을 잘 알고 있듯이 행동했다』고 말했다.
  • YS의 통일경쟁력/최평길(시론)

    북한지도부는 한국과 러시아 및 중국의 수교로 3백60도 외교포위를 당한데다 바닥이 드러난 경제,서독식 흡수 통일에 대한 위기의식,정권승계의 부담 속에서 가장 경제적이며 가장 파괴력이 있는 방편으로 「핵」을 선택하게 되었다.최근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 공사로 근무하다 귀국한 제니소프 러시아 외무부국장은 한달전 필자에게 『북한 정부의 과장급 이상은 남한 주도의 현실성있는 통일에 일종의 공포감을 느끼고있다』고 북한의 내부사정을 말한 바 있다. 이에반해 한국은 북한핵 개발에 미국이 무력대응을 할 때 발생가능한 전쟁공포감에 시달리고 있다.6·25에 대한 연상과 최신의 무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은 더욱 공포감을 느끼는 듯 하다.그러나 체제붕괴,흡수통합,전쟁 공포의 삼중 공포감에 시달리는 북한이 보다 어려운 위치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북한의 제의로 추진되고 있다.북측의 경우 안병수·백남준 회담꾼 말고 이번 예비회담에 나오는 김용순은 실세 중의 하나이다.김일성대학 출신으로 해외유학이나 재외공관근무경험이 없는 국내파이긴 해도 노동당 국제부장이였으며 해외감각이 있고 불어에도 능통한 김용순 최고인민회의통일정책위원장이 예비대표로 온다니 무게는 다소 실리는 것 같다.1990년말 루마니아 차우세스쿠가 무너지고 체코의 무명 지하 극작가 바츨라프 하벨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때 이를 감지하지 못한 구 소련 KGB나 외무부,당 외교 계통에서는 대경실색하여 다음의 민주화 대상국은 북한으로 보아 고르바초프의 직접 명령으로 소련 공산당 국제부 극동본부의 트카첸코 본부장은 김일성 이후 차세대 지도자 후보 1백인 리스트를 만들었는데 10위권 이내에 김용순이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민족주의자 조만식·국내 공산파 현준혁·소련파 허가이·연안파 김두봉·자기식구 박금철·심지어 신세대 이용무 장군까지 서로 이간시켜가며 숙청의 무대에서 방어자로 자란,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의 비위와 수모와 권력이동을 교묘히 이용해 오며 북한의 예수로 자처하는 80고령의 김일성은 중학교육을 받았으며 일제하의 민족 게릴라출신의 노쇠한 우회 돌파형의 정치술수가이다. 해방세대의 대학교육을 받고 야당의 정적을 처리하고 정보정치속에서 줄기찬 도전자로 성장한 투사형 김영삼대통령은 정면돌파의 정치전략가이다. 체제붕괴와 세습체제 종말,남한에 의한 흡수통합,핵무기제조로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전쟁공포의 3중고에 시달리는 김일성에게 김영삼대통령이 주저하거나 일말의 불안감을 가질 하등의 이유가 없다.따라서 가능하면 판문점이나 개성 정도에서 7월중에 북미회담과 맞물린 정상회담을 하되 시간과 장소에 너무 구애받을 것이 없다.오히려 느긋한 쪽은 남한이며 김영삼대통령 쪽이다. 그러나 반드시 관철해야 될 일은 회담의제이고 처음 만남에 간결하고 정확한 메시지가 담겨야 하는데 여기서는 다음의 다섯가지 의제를 제시하고 분명히 설명해야 될 것이다. 첫째는 북한이 핵무기제조를 중단하고 그간의 경위를 소상히 IAEA는 물론 남한에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과 그것이 불이행될때 남한도 단시일내에 북한보다도 더 빨리 핵무기제조를 할 수 밖에 없음을 통고해야 할 것이다.특히 제조능력은 갖추고 있더라도 만들지는 않는다는 메시지를 주어야 한다.둘째 정권승계나 경제난·대중봉기 등 북한의 혼란이 있다해도 경제원조 등은 있어도 남한이 먼저 의도적으로 흡수통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현재의 남한경제여건과 남한 국민이 통일비용부담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밝혀야 한다.셋째 무슨일이 있어도 남북한 관계는 전쟁이 아닌 평화적 해결이며 그 실질적·상징적 표상으로 남북한 정상 핫라인을 개설하여 항시 두 정상이 전화로 통화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넷째는 이렇게 될때 북미간의 외교수립이나 국제관계에서 남한이 협조해야 할 것이며,다섯째는 군축·남북경제·사회·문화교류,특히 북한이 원하는 식량·원유원조·남북교역·두만강 특구 등 모든 경제교류 협조의 일대 물꼬를 트는 대담한 큰 정치 회담을 이끌어야 될 것이다. 통일시대의 YS와 IS의 대좌가 임박한 이때 YS의 국제경쟁력 향상,국내 정치 주도권 장악에 이어 자유민주체제를 위한 통일정국의 장악력을 기대해 본다.
  • 이땅에 사는 일의 고달픔(송정숙칼럼)

    어두운 터널속처럼 이어오는 북핵긴장속에서 간헐적으로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다.언젠가 무엇인가에 잔뜩 표독해진 북한대표가 격앙된 말투로 내뱉던 말이다. 『너네가 잘살면 얼마나 잘산다고…』 그것은 아주 증오에 찬 모습이었다.그들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의 정체는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싶다.예부터 백성을 굶주리게 한 왕조는 떳떳할 수가 없었다. 북한은 제왕의 무류를 누리는 가부장적 지도체제를 가진 정권이다.남쪽을 「거렁뱅이가 우글거리는 곳」으로 비쳐주며 순진한 백성들을 위무할 수 있었고 그래서 백성들을 따르게 하기도 쉬웠을 터인데,현실은 그렇지가 못해졌다.배고픔이 점점 견디기 어려워져가고,닫아놓은 문틈새로 밖의 정보도 솔솔 새들어오기 시작하여 「거렁뱅이가 우글거리기는」커녕 날로 잘살며 희희낙락거리며 국제사회의 모범생이 되어가는 남쪽의 활력을 들키게 되었으니 정녕 눈꼴사나워 못견디겠는 그런 적개심에 찬 표정이었다. 「불바다」를 벼르며 악에 받친 얼굴을 내보인 남북회담대표의 표정도 그것과 유사했다.긴박하게 전쟁상황을 연상시키는 최근의 핵국면과 맞닥뜨렸을 때는 한층 더 표독해진 그 얼굴들이 우리의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토실토실 살이 찐채 국제사회에서 귀여움을 받는 나라로 존재하는듯한 「남한의 삶」을 탕탕 부숴버리고싶은 충동에 사로잡혀있는 그들의 내면이 충분히 표출되는 표정.좀 잘살게 되었다고 안하무인으로 나대는 배아픈 사촌같은 남쪽이 그들의 심술을 계속 부글부글 끓게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모습이다.그들이 핵을 쥐고 싶어한다면,그리고 그것을 도저히 버리지 않으려고 한다면 그것에는 이런 충동의 집착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그 적개심 가득한 표정을 생각하면 전쟁위기가 코앞에 닥친듯하던 지난 며칠에는 하다못해 라면이라도 몇개 사두어야 할 것처럼 절박했었다.그래도 내가 그렇게 못한 것은,성숙한 시민의식이나 이웃과 고통을 함께하려는 사려깊음때문이 아니라 굼뜨고 게으른 평소의 습성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한 지인으로부터 넋두리를 들었다.그는 어려서 부모를 따라 공산 북한을 탈출해온 사람이다.그의 말은 대체로 이런 것이었다. 「전쟁이 난다고 생각하니까 앞이 캄캄하더라.노인들 모시고 자식들하고 가긴 어디를 갈 것이며 간들 살수 있는데가 어디인가.그래서 만약의 사태가 일어나면 식구들이랑 모여서 집안에 있으면서 사태추이를 파악하도록 노력하고 당국의 지시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남을 궁리를 할수밖에 없지 않은가.그러자면 최소한도 며칠을 견딜 비상식양을 비축해두어야 가장의 도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쌀이나 라면,취사용 연료,그리고 물 정도.이런 것을 준비하는 것이 국가를 어렵게 하는 것이거나 경제를 혼란하게 하는 일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오히려 생산라인이 원활히 가동되고 있을 때 웬만한 시민들이 미리미리 대비해둔다면 전시체제가 되었을 때 국가의 구호기능을 분담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영세중립국인 스위스인들이나 지진을 대비하여 일본국민들이 평소에 살아남기 위한 준비를 해두고 있는 것을 사람들은 현명한 일이라고 칭찬한다.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했더니 신문들이 매국노취급을 한다」는 것이 그의 불평이었다.그러면서 그는 말했다.『한국인으로 산다는 것은 매우 고달픈 일이다』라고. 북쪽의 협박이 정말 못견디게 불안해서 최소한의 살아남기 장비라도 마련하려고 하면 도덕적인 비난을 하고,그런저런일 잊고 마음놓고 낙천적이려고 하면 쓸개빠진 사람이라고 야단을 맞으니 품위있게 살기가 매우 힘든 나라가 아니냐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핵무기라도 한개쯤 휘익 던져서 남쪽살림을 탕탕 망가뜨려놓고 빠져나가고 싶어하는 것이 북쪽의 속셈인지도 모른다.이미 대학가의 불온 대자보에는 그런 속셈의 반영같은 행동강령의 이론이 나붙었다고 한다.남쪽과 북쪽이 경제적으로 차이가 너무 많이 나므로 통일을 하는데 장애가 된다.북쪽이 잘살게 되어 남북의 격차를 줄이는 일은 시간이 너무 걸리고 불가능하므로 남쪽을 좀 파괴해서라도 그 경제능력을 저하시켜야 「통일을 추진할 수 있을 만큼」격차를 줄일수 있다는 논리라는 것이다.다소 과격한 우려를 펴는 사람들은 요즈음의 과격해진 시위국면도 그런 일련의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고말한다.처음부터 파괴 자체가 목적인 것처럼 보이는 대학가의 새로운 시위의 양상이라든지 지하철이나 철도들의 쟁의현장에서 보이는 과격성이 다 그런 배경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조종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파국을 예상시키며 치열한 긴장속에 내닫던 안보국면이 「정상회담」으로 반전되어 잠깐 안도의 숨을 돌리게 된 일은 짓누르던 가슴위의 바위를 내려놓은 것같게 해준다.그러자 문득 핵의 위협을 받는 일도 고달프지만 핵을 들고 위협하는 일도 대단히 고달프겠다는 생각도 든다.한반도에 사는 삶의 이 고달픔을 끝낼 수 있는 길을 우리는 정말 모색할 수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 호소카와 의회 증언/사가와사 차입금관련

    【도쿄=이창순특파원】 일본의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 전총리는 21일 중의원예산위원회에 소환되어 운송회사 사가와규빈 그룹으로부터의 1억엔 차입,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NTT) 주식구입 등 그동안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문제들에 대해 증언했다. 호소카와 전총리는 이날 하오 4시부터 시작된 증언에서 사가와규빈으로 부터 빌린 1억엔은 모두 갚았으며 문제의 NTT주식 구입은 장인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자신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빌린 돈 1억엔에 대한 이자는 정치자금으로 처리했다고 밝혔으나 다만 지난해 12월부터 4월까지 정치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고 증언했다. 호소카와 전총리의 이날 증언은 대부분 지금까지 국회나 기자회견 등에서 밝힌 것과 큰 차이는 없었다.
  • 한글 진료기록(외언내언)

    얼마전 한 병원에서 환자와 의사가 치고 받는 사건이 있었다.치료해도 차도가 없는 병이 궁금하고 돈이 얼마나 더 들어야 하는지 걱정되어 의사에게 병명이나 알자고 졸라댔는데 한참 끌다가 바쁘다고 나가며 대답한 말이 영어 한마디였다.알아 듣지도 못했지만 그 말하는 태도가 너무도 없신여기는 것 같아 순간 주먹이 올라가더라고 친 내력을 설명했다. 간암을 앓고 있던 30대 환자가 유명하다는 큰 병원서 입원치료하고 있을 때이다.식구들은 본인 의지로 이겨내도록 병명을 감춘채 기적을 바라며 지극정성으로 간호하고 있었다.그런데 환자보호자가 잠깐 자리를 뜬 사이 환자가 집으로 내빼버렸다.가슴 수술자리가 아물기 전이다.집에 와서는 투약과 간호 모든 것을 마다하고 눈감고 회한에 잠겨 더욱 까부라졌다.결국 얼마못가 죽고 말았다.가족들이 두고두고 애통해한 것은 회진온 수련의 두명이 『말기암이라 희망없다』고 환자 옆에서 주고 받은 자기들끼리의 영어대화이다.이 환자는 일류대 독문학 전공인데다가 영어도 능통한 인재였다.곧 죽는다는 절망만없었어도 환자를 좀더 살릴 수 있었다는 안타까움이다. 의사들이 영어 쓸 때와 안쓸 때를 구별못한 예는 이 밖에도 많다.나름대로 이유는 있을 것이다.해방후 의학교육이 미국에서 입수된 영어교과서로 이루어졌고 병명 의학용어를 거의 우리말로 다듬을 사이없이 따르기 바빴다.선진의술 연수도 미국일변도로 치우쳐 국내서 한국의사와 청중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집담회도 영어로 진행되는 것이 예사였다.미국 갔다오고 영어쓰는 것이 의료실력인양 과시돼왔던것. 보사부가 드디어 진료기록을 한글로 적도록 의료법으로 규제한 것은 시원한 일이다.한국에서 한국사람 대상의 병력과 가족력,주요증상 진단결과,진료경과,예견,처치같은 의사의 의료행위 내용과 소견등을 한글로 적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진료기록은 환자열람,타의료기관 이송요청에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더이상 의사들끼리의 암호문같이 짧은 영어로 적혀서는 안된다.
  • 사물놀이패 원조 한무대에 선다/새달9일 예술의 전당 음악당서 공연

    ◎김덕수·이광수·최종실·강민석씨 재결합/발전기금 마련위해 팀해체후 처 연주 장구 김덕수,꽹과리 이광수,북 최종실,징 강민석.이제는 보통명사가 되어버린 출범 당시의 사물놀이가 다시 뭉쳐 6월9일 하오 8시 예술의 전당 음악당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거친 타악기의 울림을 승화시켜 당당한 국악의 한 장르로 개발,세계화시킨 장본인들로 이제는 수백개에 이르는 사물놀이패의 원조.이번 공연을 위해 내 건 「살아있는 전설­다시 한 무대에 서는 사물놀이」라는 다소 거창한 제목이 전혀 과장되어 보이지 않는다. 이번 연주회는 국악공연으로는 드물게 국내 최고의 문화공간인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열리는데다 입장권 가격 또한 최고 5만원에서 최하 1만원으로 해외의 일류 연주단체 만큼이나 비싸다는 것이 특징.이 공연을 기획한 강준혁씨(스튜디오 메타 대표)는 『사물놀이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1급 연주단체인 만큼 그에 걸맞는 대접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입장권 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더 높여야 된다는 주장도만만치 않았다』고 밝혔다. 사물놀이의 이번 재결합 공연은 사물놀이 발전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제는 구성원들이 40대에 접어들어 각자의 활동무대가 따로 있는 만큼 항상 모일 수 는 없겠지만 사물놀이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언제든지 모여 연주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각오다. 사물놀이는 지난 78년 남사당 출신인 이광수와 김덕수 최종실 김용배가 농악가락을 무대용 음악으로 구성한 것.처음에는 이름도 없이 「민속악회 시나위」의 레퍼토리가운데 하나로 무대에 올랐으나 1년간의 연구,정리작업을 거쳐 이듬해 9월 「공간사랑」에서 독립된 사물놀이로 처음 공연을 가졌고 이들이 뿜어내는 다이내믹한 타악리듬은 짧은 시일내에 사물놀이를 가장 대중적인 국악의 한 분야로 인식시켰다.당시 「공간사랑」 공연을 기획했던 사람이 바로 이번 무대를 마련한 강준혁씨다. 사믈놀이는 지난 84년 국립국악원으로 자리를 옮긴 김용배씨(86년 작고)의 후임으로 강민석씨를 새 식구로 맞아들이면서 활동의 폭을 국외로 넓혀 세계적인 단체로 발돋움하게됐다.이제까지 국내·외 연주회만도 1천5백여회. 현재 김덕수패 사물놀이에는 김덕수·강민석씨만 남아있고 최종실씨는 서울예술단 조감독,이광수씨는 굿패 노름마치의 대표로 독자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 “D­1” 민주총무 경선 양측 전략

    ◎범주류 표단속 분주/김대식/정인망식 각개격파/신기하 수성과 설욕의 한판승부가 될 민주당 원내총무 경선이 27일로 바짝 다가왔다.하루 남은 결승점을 앞두고 막판 스퍼트에 나선 김대식현총무와 도전자인 신기하의원의 각축전이 숨가쁘다. 한때 범주류(김대식)와 비주류(신기하)의 대결구도처럼 비쳐지던 선거양상은 지연·학연등과 맞물리면서 시간이 갈수록 혼미해 지고 있다. 두사람 모두 승리를 장담하고는 있으나 결과는 전혀 예측불허라는 것이 당내의 중론.특히 지난해 첫 경선이후 거의 1년동안 절치부심해온 신의원의 저인망식 득표운동이 막판에 이르러 성과를 보이고 있어 성급한 전망을 불허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계파에 따른 수적 우위와 원만한 국회운영등을 바탕으로 연임을 자신하던 김총무측도 다급해 하는 눈치다.선거 때면 흔히 보아오던 계파보스들의 주판알 튕기는 모습이 이번 경선에서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자 발걸음이 자연 빨라졌다. 상무대사건 국정조사를 둘러싸고 한달이상 계속된 여야협상에 아까운 시간을 다 쓴 김총무측은허겁지겁 계파의원들과의 접촉을 늘리며 표단속에 나서고 있다.김원기최고위원을 등에 업고 동교동계와 북아현동쪽(이대표계)에 지원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당소속의원 96명 가운데 65명 가량이 이 3대 집안 식구들이므로 이들 표만 지키면 당선은 확실하다는 계산이다. 반면 계파간 대결구도를 희석시키는데 나름대로 성공한 신의원측은 연고를 내세워 각개격파에 부심하고 있다.29명에 이르는 광주일고·전남대 동문및 광주·전남출신의원들의 지지를 자신하면서 김총무의 지역기반인 전북출신 의원들을 골프회동등을 통해 집중공략 중이다.오탄의원 같은 이는 전북출신이면서도 신의원측의 이같은 집요한 공세에 이미 지지를 약속했다. 『3선인데도 이번마저 총무를 하지 못한다면 15대총선도 기약할 수 없다』는 읍소도 많은 의원들의 동정을 얻고 있다.비주류와 마찬가지로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돼온 초선·전국구의원들의 동병상련도 신의원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보인다. 두 진영은 서로 아전인수식 판세분석을 바탕으로 55표이상의 확보를 공언하고 있다.과반수인 49표 보다는 대략 6∼8표 정도는 더 얻지 않겠느냐는 것이다.그러나 이들의 애타는 심정과는 달리 대다수 유권자들은 선거막판에 이르러서까지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다만 당내 최대모임인 내외문제연구회(이사장 허경만) 소속의원 27명이 25일 오찬을 함께 한 것과 비주류에 총무직을 내주게 되면 당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슬며시 고개를 들고 있는 범주류측의 위기감이 선거 당일 어떤 결과로 나타날 지 관심거리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