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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인의 「일 더하기」(임춘웅칼럼)

    우리나라 사람도 들고 다니는 가방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면 샘손나이트가방 하나쯤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그 유명한 샘손나이트가방을 만드는 미국의 샘손나이트사가 70년대 초에 이상한 실험을 시도했다. 주4일 근무제를 실시해본 것이다.주5일만 일하는 미국에서도 하루를 더 놀게 하는 주4일 근무제는 하나의 새로운 실험이었던 것이다.하루 8시간씩 5일 일을 하던 것을 하루 10시간씩 4일만 일을 하고 대신 주3일을 쉬게 했던 것이다. 몇달을 시험실시해 본 결과 회사로서는 계속 해볼만하다는 결론을 얻었다.주40시간이란 근무시간에도 차이가 없었을 뿐 아니라 생산실적에서도 차이가 나지 않았다.게다가 회사관리에서는 큰 도움이 됐다.근무일을 줄임으로해서 냉·난방비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공장관리에서도 여간 편리한 부분이 많지 않았던 것이다. 문제는 근로자편에서 생겼다.미국에서는 매주 2일 휴무에 한달에 최소 1주는 3일 연휴가 되도록 돼 있다.독립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모든 국공휴일을 주말에 붙여 3일연휴가 되도록 해놓았기때문이다.그래서 미국사람들은 3일 연휴가 되는 주말에는 으레 여행을 가는 게 상례처럼 돼있다. 그런데 이 회사 사원들은 수입은 똑같은데 매주 여행을 다니자니 주머니사정이 말이 아니게 돼버린 것이다.그렇다고 3일씩이나 집에서 쉬자면 그 고통도 작지 않았을 법하다.노조의 요구로 시험실시 됐던 이 제도는 결국 노조의 요구로 철회되고 말았던 것이다. 최근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리처드프리먼과 린다 벨은 미국인들이 돈이 모자라 더 많은 일을 하려 하고 있다는 재미있는 연구조사보고서를 내놓았다.실질임금은 오르지 않고 있거나 실제로는 내리고 있는데 반해 물가는 오르고 생활비용은 점점 높아져 최소한 현재의 생활수준을 유지하려 해도 더 일하지 않으면 안되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서 1950년 이래 주평균 40시간 일해온 미국사람들이 이제는 주42시간 일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전한다.경영관리자나 변호사등 자유업종사자들은 주70∼80시간 일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이다. 이와같은 미국의 추세는 경쟁국인 독일이나 일본이 근무시간을 줄여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어서 더욱 흥미롭다.독일은 1년 휴가 두달에 지금까지 주36시간 일하던 것을 95년부터는 주35시간으로 줄일 예정이며 일본도 내년부터는 주12분을 줄여 사상 처음으로 주평균 근무시간이 40시간 이하로 내려갈 전망이다. 미국에 가서 보면 미국이 어렵게 된 사정이 무엇 때문인지를 금방 알아볼 수 있게 된다.식구 고작 3∼4명이 사는 그 거대한 저택,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자동차등 지나치게 높여 놓은 생활수준이 바로 그 범인인 것이다.생활수준을 턱없이 높여 놓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놀라는 휴일도 되돌려주고 일하는 시간을 늘려가며 일을 해야하는 모순을 지금 우리는 미국에서 보고 있다.과소비가 낳은 결과인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비록 일부 계층이라곤 하나 생활수준을 필요이상으로 높이고 있는 부류가 늘어나고 있어 안타깝다.
  • 개혁은 이미 절반의 성공/청와대 출입기자가 본 문민정부 1년9개월

    ◎사회 곳곳 맑아지고 제자리 찾아/“이젠 자율적으로” 2단계개혁을 시동/공무원 복지부동도 멀잖아 해소될듯 김영삼 대통령의 매제 한사람이 김장철을 앞두고 청와대 식구들에게 멸치액젓 한통씩을 보내왔다.그는 남해안에서 수산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대통령 스스로나,그 인척이 청와대 식구들에게 돌린 두번째 선물이다. 첫번째는 지난해 추석 김대통령의 부친 김홍조옹이 1백30포의 멸치를 청와대로 보낸 것이다.꼭 인사를 해야할 곳은 해야하지 않느냐 하는 염려와 함께였다.그때 김옹은 김대통령으로부터 『하시지 않아도 좋을 일을 하셨다』는 말을 들었다.김대통령이 멸치액젓을 보낸 매제에게 어떤 인사를 보낼지 청와대 식구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대통령의 청렴은 문민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의 출발점이자 가장 큰 동력이다.민주화투쟁 경력이나 최초의 문민정부라는 점등은 국민들 처지에서 보면 장식 같은 것에 불과하다.「청렴」「깨끗함」 이런 단어들은 개혁에 있어 사실상 최종목표로서의 성격까지 함께 지니고 있다. 물론 개혁과 변화의 궁극적 목표는 부정부패로 압축되는 이른바 「한국병」을 치유해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키고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드는데 있다.그러나 이런 목표들은 깨끗함만 이뤄지면 자연스레 달성될 수도 있는 것들이란 점에서 청렴과 깨끗함은 개혁의 출발점에서 목표까지를 일관하게 되는 주제일 수 밖에 없다. 김대통령이 『한푼의 돈도 받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깰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이제 없는 것 같다.그의 약속은 지켜져왔고 임기를 마칠 때까지 지켜질 것이란 신뢰를 받고 있다. ○군인사 혁명적 개편 김대통령은 취임후 정치개혁법을 탄생시키고 금융실명제를 단행했다.공직자의 재산등록및 공개를 실현했는가 하면 비리 정치인과 공직자를 사정했다.군인사 또한 혁명적으로 개편했다.그는 성수대교 붕괴사고 뒤 생명을 중시하는 경제발전,부실함이 없는 경제발전을 새로운 개혁소재로 제시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취임후 공식 점심행사의 대부분을 칼국수로 치르고 있다.지난 여름부터 더운 날에는 칼국수가 도토리 냉면으로 바뀌어 나오기도 한다. 어떤사람들은 우리의 국력이나 발전단계에 비추어 대통령이 칼국수만을 고집하는 것은 상징조작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한다.실제 나라를 개혁하려 한다면 칼국수 먹기 같은 정치적 제스처만 강조할 게 아니라 현실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같은 맥락에서 김대통령의 개혁에 반대하는 쪽에 선 사람들은 대통령이 개혁의 목표와 과정을 혼동한다고도 말한다.이런 사람들은 『대통령이 돈을 안받는게 목표여서는 안된다.돈을 받더라도 축재하지 않으면 되는 일이고,돈을 안받더라도 그 때문에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소용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돈을 안받는게 목표가 아니라 나라의 가용자원을 역동적으로 움직여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게 목표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부실없는 발전제시 이런 주장들은 얼핏 일리가 있어 보인다.특히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공무원의 복지부동이 개혁의 최대 걸림돌로 부각되면서 개혁세력 안에서마저 대통령의 청렴이 무조건 나라에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대통령의 생각은 단호하다.대통령이 돈을 받는 한 개혁이고 선진국 진입이고 모두 불가능하다는 생각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사회가 많이 맑아져 정상화되고 있다는 데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수긍한다.개혁이 성공했느냐,하지 못했느냐의 판단은 다르더라도 우리사회가 많은 부분에서 정상화되고 있음이 분명한 데도 일부에서 그 현상에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김 대통령 청렴이 원동력/“돈보다 명예·권위 존중” 토대 마련/“정치자금 한푼 안받겠다” 국민에 약속/“최우선 과제” 부실공사 추방에 박차 문민정부가 취한 개혁조치의 대부분이 대통령의 청렴 없이는 추진자체가 불가능 일들이다.대통령이 정치자금을 받는다면 금융실명제는 불가능하다.대통령이 축재할 의사가 있는 한 공직자의 재산등록은 제대로 시행하기 어렵다.예전처럼 여당의 선거운동을 돈으로 할 생각을 가진다면 정치개혁법도 나올 수 없었음이 분명하다. 성수대교 붕괴사고 뒤 우리사회의 최우선 과제로 떠 오른 부실공사의 추방도 앞서의 개혁조치들에 못지 않게 대통령의 청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지나간 정권들이 거둬들인 정치자금의 상당부분이 대형 건설사업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어떤 정권 때는 1백억원짜리 이상 공사는 정부의 특정기관이 맡아 일정률의 정치자금을 구별 없이 뗀 것으로도 전해진다.그런 상태에서 건실한 공사가 있을리 없고 정부가 부실공사를 추방하자고 주장할 수 도 없는 일이다.대통령과 정부가 업계와 공범관계에 있는 터에 부실공사가 추방될리 만무하다. ○호소형 연설을 시작 김영삼정부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부실공사의 추방을 외치고 관련업자를 사법처리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대통령의 청렴에서 비롯 된다.개혁의 출발이자 목표가 대통령의 청렴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런 것이다. 김대통령은 강압적이고 타율적인 방법의 개혁에서 자율적이고 양심에 호소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개혁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성수대교사고 뒤 김대통령이 공무원들에게 호소형의 연설을 하고 있는 데서 이런 변화가 읽혀진다.김대통령은 지난 5일 내무부의 전국기관장대회에서 치사를 통해 『나라를 살리느냐,불행하게 하느냐는 공무원 여러분들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나라를 살리기 위해 우리 한번 다시 뛰자』고 호소했다.위대한 조국을 후손에게 남겨주기 위해 뛰자는 이야기도 있었다. ○공명선거 풍토 정착 대통령이 추구하는 개혁은 이미 절반은 성공 했다.대통령이 돈을 받지 않는 한 개혁의 바람은 알게 모르게 우리사회를 변화시켜 갈 수 밖에 없다. 비판적인 사람들은 대통령만 돈을 안받을 뿐 나머지는 받는다고도 말한다.이들도 그러나 설령 돈을 받더라도 예전보다는 덜 받거나 조심스러워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김대통령의 개혁이 절반은 성공한 이유가 이런 것이다.대통령이 돈을 받지 않는 한 이런 분위기는 확산되게 마련이다. 한 대통령이 돈을 받지 않는 정치를 한다면 다음 대통령도 돈을 받기는 어렵다.한번 돈 안드는 선거를 치르면 그 다음에도 돈 안드는 선거가 쉬워진다. 공무원의 복지부동은 부정부패의 금단현상이라는 풀이가 있다.금단현상은 시간이 지나면 해소되게 마련이다.그리고 대통령의 돈 안받기가 변함 없이 계속된다면 공직사회에 새로운 기풍이 살아날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이 돈을 받지 않음으로써 법은 비로소 돈 위에 서게 된다.사회기강이 잡히게 되고 돈보다 명예와 권위가 존중받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대통령이 돈을 받지 않는 한 개혁은 성공하고 있고 성공하게 마련이다.
  • 여교사가 「시댁식구 4대」 봉양/아신효행상 받은 유필남씨

    ◎치매앓는 시조모 병수발 등 솔선수범/“시부모·친부모가 어디 따로 있습니까” 『자식된 도리에 시부모와 친부모가 따로 있을 수 있습니까』 부모를 해치는 패륜이 판을 치고 있는 가운데 16년동안 시조모와 시부모·시동생가족 등 4대에 걸친 시댁식구 11명을 부양해온 40대 국민교 여교사의 미담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대구황금국민교 유필남 교사(42·여·대구시 수성구 황금2동 796의6)는 지난 79년 4형제중 맏아들로 같은 교직에 몸담고 있는 손태식씨(47·성서공고교사)와 결혼하면서부터 결코 쉽지 않은 시부모봉양의 길을 걸어야 했다. 게다가 신혼의 단꿈도 잠깐,결혼 3년만에 남편이 구미로 발령받는 등 근무지를 옮겨다니는 바람에 10여년동안 주말부부생활을 하며 힘겨운 살림을 혼자 도맡아왔다. 그러나 시할머니(92)와 시아버지(71)·시어머니(67)·시동생들을 친가족처럼 여기며 한마디 군소리 없이 뒷바라지를 했고 노환으로 쓰러진 시삼촌(84년 사망)의 병간호도 마다 않고 3년동안 집에서 모시기도 했다. 또 지난 4월에는 결혼해 분가한 시동생(35)의 생활이 어려워지자 그 가족 4명도 불러들여 함께 생활하고 있다. 부부교사의 박봉으로 대가족의 생계를 이끌어가기가 어려워 제철에 맞는 옷 한벌 해입지 못하고 살아왔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억척같은 생활을 한 보람이 있어 결혼생활 4년만에 단칸 전셋방생활을 청산하고 23평 아파트로 옮겼고 다시 4년후에는 어른들을 더 잘 보살피기 위해 아담한 단독주택을 마련하게 됐다. 검소한 생활속에서도 퇴근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난 6년동안 노인성치매와 폐질환을 앓아온 시할머니와 시어머니의 목욕·대소변수발을 했고 특히 최근 두달남짓은 병원에서 밤샘간호를 했다.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만해도 힘든 40대주부로서 어머니와 맏며느리의 역할까지 1인4역의 「고단한 삶」을 16년동안 부족함 없이 해온 유교사는 『솔직히 가끔씩 힘에 부칠 때가 없지 않았다』고 털어놓는다. 유교사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연실(15·중학2)·연옥(13·중학1)양등 두 딸을 떠올리며 『내가 아니면 시댁어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아이들이 보고배울 수 있는 어머니가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채찍질하곤 했다.친정어머니와 주위사람들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 묵묵히 효행의 길을 걸어온 유교사의 생활이 같은 학교 교사들의 입을 통해 알려져 그는 18일 아산사회복지사업재단이 주관하는 아산효행대상 시상식에서 효친부문대상을 수상했다.
  • “전화 통한 가족사랑 여전히 소홀”

    ◎서울대 언론정보연·한국통신 「전화이용문화세미나」 개최/「효도 문안전화」「귀가 전화」 활성화 절실/통화예절로 「밝은사회만들기」 확살 될때 최근 한국통신이 펼치고 있는 「효도 문안전화」와 「귀가전화」캠페인이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를 범국민적 윤리정착 및 의식개혁 차원으로 끌어 올리고,나아가 정보통신에 의한 사회기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세미나가 열려 관심을 끈다. 우리는 그동안 통신시설면에서 세계 8위를 자랑하지만 전화예절을 통한 가족사랑이나 밝은 사회만들기는 물론,다른 첨단통신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소장 강현두)주최,한국통신 후원으로 18일 하오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로운 전화이용 문화에 관한 세미나」에서는 김진현 한국경제신문회장,권태준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추광영 서울대 신문학과 교수,최정호 한국미래학회회장이 주제발표자로 나서 건전한 전화문화의 정착과 함께 통신에 의한 교통대체,자원절약,환경보호 등에 관한 이론적 토대마련 등을 모색했다. 토론자로는 방석현 통신개발연구원장,현원복 과학평론가,원우현 고려대 언론대학원장,이중한 서울신문 논설위원 등이 참여,정보화사회에서의 바람직한 전화이용문화의 정착과 효율적 통신이용방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누었다. 서울대 김경동교수(사회학과)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는 제1부 「정보통신혁명과 사회경제적 의미」,제2부 「통신기술의 이용과 새로운 통신문화」란 주제로 나뉘어 개최됐다. 김진현회장은 「정보통신혁명과 한국 선진화의 길」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정보산업의 발전은 경제적 측면 뿐만 아니라 정치·행정·금융·노동·교육·의료·미디어 등의 분야에서 복합적인 변화를 야기시켜 삶의 질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따라서 부가가치가 높은 정보와 지식생산이 가능한 통신망의 확충을 통해 새로운 삶의 양식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태준교수는 「정보통신시대의 도시생활환경」이란 주제발표에서 『범지구적 정보통신체제에 따른 「축지경제체제」는 국경없는 세계 시장화를 추구하고있다』며『근대 산업화의 산물인 도시집중 경제구조는 급속한 정보통신 발전에 맞춰 교외분산구조로 가는 만큼 산업 및 생활공간의 재편에 따른 사회 계층간,직종간,지역간 불균형과 불평등 요인을 제거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화이용 실태와 한국인의 의식구조」라는 주제를 발표한 추광영교수는 『선진수준의 전화시설을 최대한 활용,이를 이용한 상거래와 민원처리체제 등을 확립하고 전화의 위상제고를 위해 전화로 이용되는 모든 정보서비스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PC통신과 무선호출기 등 각종 첨단 미디어가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에서 전화이용은 상대적으로 밀릴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청각매체인 전화는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정보가 빈곤하지만 「인간적 정보」가 더욱 풍부한 화상전화의 실용화와 전화의 부수기능을 높임으로써 전화 이용상의 편의성을 부각시켜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주제토론과 함께 한국통신이 벌이고 있는 「문안전화와 귀가전화 걸기캠페인」이 메마른 사회를 윤기있게 하는 「작은 실천」이라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이를 범국민적인 생활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가기로 했다.
  • 증언앞둔 시민 칼부림/수배폭력배 1명영장

    【인천=김학준기자】 법정증언을 앞둔 시민을 납치해 폭행한 사건을 수사중인 인천 남부경찰서는 8일 이 사건의 주범 황기성씨(24·인천시 남동구 만수동 80)를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달 12일 상오 4시10분쯤 인천시 남구 주안6동 999앞길에서 폭력사건 피해자로 같은달 21일 법정증인으로 출석키로 돼있는 인근 음식점주인 박왕구씨(37)를 승용차로 인천시 남구 연수동까지 납치한뒤 흉기로 허벅지등을 찔러 전치 6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경찰조사에서서 박씨가 지난 7월8일 「주안식구파」소속 류모씨(24)와의 말다툼끝에 류씨등으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했으나 당시 자신은 폭력에 가담치 않았는데도 박씨의 허위진술로 수배를 받는등 평소 불만을 품어오던중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 참으면서 삽시다/박정호 일본주재 문화원장(굄돌)

    첫 도쿄근무를 마치고 서울에 돌아왔을 때 우리가족에게는 작은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었다.방 셋에 거실이 딸린 35평 아파트에서 살게된다는 기대감이 그것이었다.도쿄에서는 4년 반동안 방 두개의 15평 아파트에서 네식구가 살았기 때문에 35평 아파트 생활은 사실 호화주택에 사는 기분이었다.특히 자기방이 없었던 열살짜리 막내딸의 기쁨은 더욱 컸다.방을 예쁘게 꾸미려고 이런저런 궁리도 하는듯 했다. 서울생활이 한달쯤 지난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온 딸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느닷없이 『이사가자』고 했다.자신은 그동안 우리집이 넓다고 생각해 왔는데 친구들에게 들어보니 아파트단지에서 가장 작은 것이라는게 이사가자는 이유의 전부였다.「상대적 빈곤감」때문에 생긴 불만이어서 달래느라고 애를 먹은 기억이 난다. 지금도 일본의 주택사정은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변화가 있다면 「거품경제」의 부산물로 집값이나 임차료가 다소 내려갔다는 점을 들 수 있겠지만…. 일본이라는 국가는 잘 살지만 국민의 생활은 결코 선진국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널리 알려진 일이지만 우리의 경제력,인구밀도등을 일본과 비교해 보면서 한번쯤 음미할 대목이 있다.일본의 경제규모는 우리의 13배정도이며 인구밀도는 ㎦당 328명,우리는 437명으로 우리가 훨씬 좁은 땅에 살고 있다. 세계 150여도시를 취재한 미국 언론인 친구는 지난 40년간 서울처럼 훌륭하게 발전한 도시는 없다고 단언한다.이같은 성공에 도취해서 자만할 때인가는 우리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 양양군 오산리 테라코타 토제상(한국인의 얼굴:4)

    ◎신석기인이 빚은 풍요기원 신상/진흙으로 둥그런 얼굴 만들고/눈­입 손가락으로 눌러 표현 우리나라 해안선이 지금과 같은 모양으로 그어지기 시작한 것은 약 1만여년전 신석기시대 부터다.빙하시대가 물러나고 지구를 뒤덮었던 빙하가 녹아내려 바닷물이 넘치는 통에 해안선이 다시 구획된 것이다.구석기시대에는 우리 서해안쪽은 중국 산동반도와,또 동남해안쪽은 일본과 연결된 연육상태를 이루고 있었다.그래서 신석기시대 이전에는 인류와 동물이 여러 지역의 뭍을 비교적 자유롭게 왕래했다. 그 해안선이 오늘과 비슷하게 형성된 이후 맨 먼저 이 땅에 자리잡은 신석기인은 오산리 사람들이 아닌가 한다.이들의 생활상이 엿보이는 유적은 동해안을 따라 남하하다 보면 활처럼 휘어진 부분에 해당하는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오산리에 있다.산등성이 너머로 동해를 업고 넓은 호수를 품에 안은 언덕유적.오랜 세월을 두고 분 바람이 언덕을 모래로 가득 메웠다. 그래서 오산리사람들이 살던 본래의 땅바닥은 약 4.5m의 모래톱 밑에 묻혀 있었다. 서울대 임효재 교수팀이 지난 1981∼85년까지 실시한 발굴에서 16채의 둥근 움집터(수혈주거지)와 토기 등의 귀중한 유물을 찾아냈다.이 유적은 방사성탄소연대측정과 나이테보정법(수륜보정법)을 응용한 과학적 분석방법에 의해 지금으로부터 8천년전까지 올라가는 우리나라 최고의 신석기유적으로 가려졌다.신석기인들은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토기를 만들었다.그런데 오산리사람들은 제작기술상 이른 단계의 납작밑(평저)토기와 덧무늬(융기선문)토기를 구워냈다. 오산리사람들은 토기제작기술 이외의 다른 손재주를 부렸다.사람얼굴을 진흙으로 빚어 토기와 함께 예술품을 구워낸 것이다.우리나라 최초의 테라코타인물상으로 보아도 좋은 이 소조예술품(소조예술품)은 요샛말로 비구상미술이라 할 수 있다.진흙덩어리를 두께 1.5㎝,길이 5.7㎝,너비 4.4㎝ 크기로 납작하게 얼굴모양을 만든 다음 두 눈과 입은 손가락으로 깊게 눌러 표현했다.볼은 의도적으로 더 깊게 눌러 코를 강조시켰다. 학계는 이를 신상으로 해석하면서 풍요를 기원하는 뜻이 담긴 예술품으로 보고 있다.오산리사람들이 기원하는 풍요는 고기가 많이 잡히는 것이고,먹거리 식물열매를 풍족히 거두는 일이었을 것이다.이들이 고기잡이에 일가견을 가졌다는 사실은 결합식낚시를 만들었다는 데 나타난다.혈암이라는 야무진돌을 가공,뼈바늘을 끼워 고기를 낚는 데 사용한 결합식낚시가 자그마치 72점이나 출토되었다. 그리고 움집자리에서 도토리가 무더기로 나왔다.도토리를 그냥 먹지 않고 가루를 내어 가공한 음식을 먹은 것으로 보인다.유적에서 나온 갈돌과 갈판은 이를 입증한다.오산리유적에서는 곡식을 심어 먹었다는 농사흔적은 없는데,이는 도토리와 같은 활엽수 열매들이 풍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둥근 움막집자리 한가운데에서는 화덕자리(노지)도 발견되었다.학자들 계산에 의하면 한 움집에 살 수 있는 가족은 부부와 아이들 둘,또 다른 한 사람을 포함해 다섯 식구정도.이들은 움집안 화덕에 둘러앉아 물고기나 멧돼지 바비큐를 즐겼을 것이다. 오산리유적에서는 흑요석 날돌(양기)과 럭비볼 절반만한 흑요석덩어리가 나왔다.일본 교토대 원자력연구소가 분석한 결과 이 흑요석의 원산지는 백두산으로 밝혀졌다.그리고 오산리사람들이 만든 것과 똑같은 덧무늬토기가 일본 쓰시마섬(대마도)의 고시다카(월고)유적에서 발견되고 있다.이로 미루어보면 오산리사람들은 행동반경이 넓은 마당발이었다.
  • 법정증언 못하게 칼부림/인천 조직폭력배/폭행피해자 납치·난자…중태

    ◎김경록사건 이틀뒤… 경찰 늑장보고 【인천=김학준기자】 법정에 증인으로 나서기로 돼있던 시민이 조직폭력배들에게 납치된뒤 흉기에 찔려 중태에 빠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인천지방경찰청은 3일 김경록에 의한 법정증인 보복살해사건 발생 이틀뒤인 지난달 12일 상오4시쯤 인천시 남구 주안동 J음식점 앞길에서 박모씨(38·상업·인천 남구 주안동)가 폭력조직인 「주안식구파」조직원 황모씨(24)등 20대 3명에게 승용차로 납치돼 이날 상오5시쯤 양쪽 발목의 인대가 끊어지고 허벅지 등 온몸을 흉기에 찔린채 동인천 길병원앞길에 버려진채 행인들에게 발견됐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6월쯤 「주안식구파」조직원 류모씨와의 사소한 말다툼끝에 류씨등 6명의 폭력배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한 폭력사건 피해자로 지난 10월21일 인천지방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키로 돼있었다. 관할서인 인천남부경찰서는 지난 10월10일 김경록의 법정증인 보복살해사건이 발생하자 이같은 사실을 숨겨 오다 3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뒤늦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 노재봉발언/의도된 기습… 여야 모두 당혹

    ◎정부정책 타당성 훼손… 해당 행위다/질문서 공개 늦춰 당「수위조절」 봉쇄/퇴영적 수구의 표본… 야도 강력 성토 1일 국회 본회의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민자당이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이 분야에서 대표적인 강경론자인 노재봉의원이 정부의 북한정책을 야당의원들 보다도 더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민자당은 민주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노의원의 무차별적 정부비판에 매우 불쾌해 하고 있으나 일부 의원들은 악수로 동조의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민주당쪽에서는 노의원의 진보세력에 대한 비판논리 등을 문제삼아 『파시스트적 발상』『메카시즘적 사고』라고 강력히 성토하고 나섰다. ○…민자당은 「6공」때 국무총리를 지낸 노의원의 이날 강경발언을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때문에 김종필대표가 직접 나서서 질문의 수위를 다소 낮춰줄 것을 몇차례나 주문하기도 했다.이날 발언에 앞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이한동 원내총무는 노의원의 사무실로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그러나 그는 질문원고를 미리 내달라는 총무단과원내기획실 실무자들의 몇차례 요청에도 불구하고 발언하기 바로 직전에야 원고를 제출하는 「기습작전」을 폈다. 노의원이 당의 이같은 노력들을 외면하고 끝내 강경발언을 하고 말자 모두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민주계의 서청원정무장관은 『돈키호테적 자가당착적 발언』이라고 인신공격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한 당직자는 『정부정책의 타당성을 심하게 훼손했을 뿐 아니라 당론에도 어긋나는 해당행위』라고 흥분했다. 김대표는 노의원을 직접 불러 『당의 언로가 열려 있지만 오늘 발언은 당 차원에서 적절하지 못한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앞으로는 당 조직원으로 전적으로 당의 뜻을 받들어야 될 것이라고 경고도 했다.이한동총무는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자청,그동안의 경위를 설명하면서 노의원의 독자적인 행위를 비판했다.이총무는 『당의 기존 정책방향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개인 의견을 당측과 사전 협의없이 개진한 것은 심히 유감』이라면서 『노의원의 깊은 성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군장성 출신의 윤태균의원은 질문을 마친 노의원을 찾아가 악수를 청했고 이만섭전국회의장은 노의원의 질문도중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발언이 나오게 된데 대해 노의원이 탈당까지 염두에 둔 것 같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그러나 정작 노의원은 『국가적 차원에서 얘기한 것일 뿐』이라고 이를 일축했다. ○…논리적으로 노의원의 발언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의원도 적지 않았다. 손학규의원은 『노의원의 발언은 국제정치학의 한 단면에 불과하며 냉전시대 힘의 우위론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한계를 가진다』고 말하고 『채찍과 당근은 미·소등 주변 강대국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이라는 현실속에서 선택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남치의원은 『탈냉전시대에 노의원은 지난 50년 남짓 고정돼 온 관점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힘은 잠재적 영향력일 뿐 현실적인 적응성을 갖지 못하는 힘은 환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측은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이 노의원의 비판에 대한 반박으로 답변을 시작하는등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부총리는 『노의원은 국민들 사이에 균열이 있다고 하지만 우리 국민들 사이에는 한반도의 평화유지,철저한 국가안보,분단고착의 방지,평화적 통일등에 있어 대단히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노의원의 현실인식이 잘못됐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부총리는 이어 『전에 통일원장관때 주장했던 일련의 정책들,예를 들어 7·7선언과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등은 오늘의 국가정책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고 정부정책의 일관성결여 주장을 반박했다. 정부의 대처능력 부족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이부총리는 『우리의 경제가 성장·팽창해 (북한에 대한)부의 상대적 우위가 더 커진 것이 엄연한 사실』이라면서 『이에따라 우리의 상황대처능력도 높아졌고 외교역량에 대한 외부의 평가도 높다』고 주장했다. 이영덕국무총리도 이날 하오 답변에서 『외교정책이란 단기적 결과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국제적인 흐름을 종합적으로 판단,결정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정부의 신외교정책은 이같은 종합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의원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성토 일색이다. 박지원대변인은 『그런 사고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총리를 역임했고 민자당의원직을 수행하고 있는 지 실로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특히 친북세력 운운은 면책특권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간과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비난하는 논평을 냈다. 문희상의원은 노의원에 뒤이은 대정부질문에서 『노의원의 안보논리는 이미 낡은 냉전사고의 잔재로 권위주의 시절 정권유지의 수단』이라고 혹평했다. 이우정의원은 『한마디로 히틀러식 사고이며 김일성이 6·25전쟁을 일으켜 힘으로 통일하려 했던 것과 똑같은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으며 『퇴영적 수구주의자의 표본』(장기욱의원) 『거론할 가치도 없는 망발』(신기하 원내총무) 『대세에 역행하는 것으로 파도에 밀리는 거품에 지나지 않을 것』(권노갑 최고위원) 등의 성토발언도 나왔다. ◎노재봉의원 국회발언 요지 갇혀진 말을 풀기 위해 열린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북한이 NPT(핵확산금지조약)에 복귀만 하면된다는 정부의 말을 믿었던 우리는 지금 비참한 국제적 지위로 전락하고 말았다.우리의 외교와 안보는 북·미합의 이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하게 됐다. 핵무기개발이라는 절대적 위협에 대해 정부는 국제정치에 있어 평화수단에 해당하는 무력시위나 제재조치까지도 거부했다.진정한 평화를 위한 채찍 한번 써보지 못하고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전체주의 왕조의 후계자 김정일의 등극에 「당근」 명목으로 수십억달러의 축하금까지 바치게 됐다. 이 지경이 된 근본원인은 그동안 우리사회 일각에서 전파된 의식구조가 신한국이데올로기와 접목된 데 있다.미국을 겨냥해 80년대를 반핵시대로 잡은 소위 진보세력이 사용한 「민족」이라는 구호가 바로 신한국의 외교 이데올로기로 나타났다. 새정부는 「민족」만을 강조,탈미접북의 외교노선을 형성한 결과 핵문제에서 처음부터 빠지고 미국과 북한의 협상기반만 조성했다.북한의 통미봉남정책을 밀어주는 결과만을 빚었다. 대북문제를 북이라는 상대는 완전히 접어둔 채 대한민국 속의 권력투쟁의 수단으로 변질시키고 말았다. 지금 통일논의에 있는 것은 좌와 우가 아니라 환상과 현실 뿐이다.이제 정치권은 환상주의와 현실주의로 분명히 새로이 정체성을 갈라잡아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사상 처음으로 야당과 친북세력의 박수를 받고 있는 것이 지금 이 나라 정부의 모습이다.국가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이 원칙없이 친북세력을 영입함으로써 야기시키고 있는 혼란은 이 나라의 위상에 대한 정치권의 착각이 어느 정도인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정부의 개혁은 총체적인 구도를 갖지 않고 찰나적인 영합주의로 진행돼 결과적으로 국력을 소모하고 있다.대통령의 직을 걸고 쌀수입 개방을 반대하겠다는 한마디에 UR(우루과이라운드)협상타결 직전 쌀문제에 대해 쌍무협의를 하자던 미국의 제의를 완전히 묵살했고 결국 예산이 통과된 지 한달도 안되어 15조원의 목적세를 신설한 국력낭비정책을 정부는,국회는 어떻게 정당화할 것인가.얼마전 행정구역개편정책으로 정부의 국력과 안보개념이 노출됐다.군사적인 면에서 타격목표의 분산을 도모해야하는 전략적 필요를 깡그리 도외시하고 어쩌자는 것인가. 앞으로 외국들의 대북수교 러시등에 이 정부가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해 사려깊은 국민들은 전혀 긍정적인 판단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이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갈 것인가.
  • 김치축제/나무김칫독·첨단포장재 눈길/김치여왕 선발대회 등 열려

    ◎서울신문사·농협 주최 「세계화를 위한…」 이틀째 행사 서울신문사와 농협이 주최한 「세계화를 위한 94김치축제」 이틀째인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한얼광장에서는 김치포장재용기 품평회및 주한외국인들의 김치담그기대회와 김치여왕선발대회등이 펼쳐져 많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94김치축제를 맞자 제정된 김치종주국 선언문및 이틀째 행사를 알아본다. ▷축제 이모저모◁ ○…김치용기는 김치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킴으로써 비타민과 유산균 생성에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소로 국내 각기업들이 첨단공법을 이용한 포장재및 용기들을 선보인 것. 이날 김치용기부분에서는 삼천정공에서 개발한 전자김치통 바이오냉장고가 눈길을 끌었다.6ℓ짜리인 이 첨단냉장고는 인공지능을 채택해서 만들어진 것.덜 익은 맛,익은 맛,잘 익은 맛으로 명령을 해두면 식구들의 입맛에 따라 0도에서 자동숙성되며 3개월간 맛을 유지시켜준다.이런 전자냉장고 한옆에는 나무김칫독도 출품되어 대조를 이뤘다.강원도지방에서 쓰이던 이 김칫독은 아름드리 통나무속을 파서 김장김치를 저장하던 것으로 오늘날의 첨단기능을 갖춘 것과는 비교가 되면서도 온도에 변화 없이 김치맛을 지키려 한 조상의 지혜를 보여줬다. ○별미김치로 실력 겨뤄 ○…김치여왕선발대회는 즉석에서 심사위원들이 보는 가운데 김치 담그기 실력을 겨루는 형태로 진행됐다.참가자들은 배추김치·배추말이·배추속김치·보쌈김치·황해도 호박김치·과일김치·깻잎김치 등의 별미김치로 실력을 겨뤘다. 이날 김치여왕선발대회 참가자 가운데 최고령자인 백순자씨(71·서울 송파구 문정동)는 『평생김치를 담그며 살아왔는데 이렇게 콘테스트까지 나오게 돼 너무 기쁘다』며 자신이 담는 배추김치는 멸치속젓과 갈치속젓 자애젓 새우젓등 네가지의 젓을 함께 섞어 끓인 젓국에 맛의 비법이 있다고 귀뜀했다. ○미·일 등서 50여명 참가 ○…일본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 10여개국에서 온 50명의 주한 외국인들이 참가,실력을 뽑낸 외국인 김치담그기대회에서는 일본인 안양자씨(25·여)가 대상인 외무부장관상을 수상했고 우수상은중국인 주연씨(45)미국인 김승배씨(22)가 차지했으먀 미국인 애덤스 이솝씨(32)등 5명이 장려상을 차지했다. 이날 외국인 김치담그기대회는 참가자들의 70%가 남성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번 외국인 김치담그기대회참가자들을 위해 4명의 남녀 도우미가 동원됐으나 참가자들의 대다수가 연세대 외국어학당등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어서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대회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식은 29일 상오11시 올림픽공원 한얼광장에서 열린다. ○외국인들도 어깨 들썩 ○…김치축제 행사장인 올림픽공원 한얼광장에는 1천여명의 관람객이 지겨보는 가운데 풍물놀이패(풍물뭉치)의 흥겨운 공연이 이틀째 이어져 축제분위기를 연출.놀이패 유자유씨는 『우리의 풍물놀이가 보편적인 리듬을 갖고 있어서 인지 몇번만 듣고도 어깨를 들썩이는 외국인들이 많다』며『관람객의 호응이 커 전혀 힘든줄 모르겠다』며 만족감을 표시. ▷김치 종주국 선언문◁ 김치는 우리의 문화요 얼이다. 단군시대부터 우리의 역사와 함께 해온 김치는 조상의 슬기가 담겨진 전통식품으로,쌀밥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민족의 먹거리로 잡리잡아 왔다. 김치는 과학적인 발효식품으로서 그 맛과 영양이 뛰어나 세계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민족의 값진 유산이다. 그러함에도 외래식품의 무분별한 섭취로 우리의 식탁에서 김치가 멀어지고,다른 나라에서 김치에 대한 연구와 상품화가 활발해지는 현상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우리는 대한민국이 김치의 종주국임을 만방에 선언함과 동시에 김치가 한민족의 자랑거리로서 세계적인 식품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임을 엄숙히 천명하는 바이다. 1994년10월27일 ◎김치여왕으로 선발 엄선희씨/“외국인에 김치 알리는데 최선”(인터뷰) 『김치를 외국인에게 알리는데 더욱 힘쓰겠습니다』 28일 김치담그기대회에서 김치여왕으로 선발된 엄선희씨(45)는 자신이 김치여왕으로 선발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엄씨는 이날 김치만들기 경연 시작부터 다시마등 다른 참가자들이 준비해오지 않은 특이한재료와 꼼꼼한 조리법으로 시선을 모아 대상으로 발표된 순간 주위사람들로부터 『당연하다』는 반응을 얻을 정도. 엄씨가 이날 대상작품으로 출품한 김치는 「배동김치」.황해도식 백김치를 변형한 것으로 독특한 국물과 자연재료를 최대로 이용했다.다시마 멸치 콩등을 믹서에 갈아 국물을 내고 사골국물도 곁들였으며 통배추안에는 갖가지 양념을 넣었다.배를 깎아 반으로 뚝 자른 사이사이에는 배추채와 밤채 등을 끼워넣어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는게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평. 서울 강남구 그랜드 백화점 뒤편에 있는「한혜원요리학원」의 강사이기도 한 엄씨는 『학원에서 주부들을 가르치는대로 그냥 실연했을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엄선희씨는 『주부들이 김치를 담글때 조미료에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자신이 만든 김치에는 인공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았다고 강조.엄씨는 이어 『외국인에게 김치를 담가 선물하면 매우 좋아한다』면서 『이번 대회 참가를 계기로 앞으로도 계속 김치세계화를 위해 새로운 김치를 연구개발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김치담그기」 대상 교포 3세 안양자씨/“양념량 조절이 어려웠어요”(인터뷰) 외국인 김치담그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일본인 안양자씨(25·여·교포3세).평소에도 김치 없이는 밥을 못먹는다는 그는 현재 연세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유학생.연세어학당에서 함께 공부하는 외국친구들의 권유로 이번 행사에 참가하게 됐다고. 「꽃김치」를 만들어 대상을 차지한 그는 『제힘으로 만들었다기보다는 이웃아주머니들이 많이 도와주셨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만들어준 김치를 물에 씻어 먹으며 한국김치맛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안씨는 『그 전에는 한국김치가 매워서 입에는 못댔는데 지금은 오히려 일본김치는 싱거워 먹을 맛이 안난다』고 말한다. 『한국김치에는 깊은 맛이 있어요.일본의 기무치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어떤 특유의 맛이 있는 거죠』 앞으로 결혼을 해서도 자녀들에게 꼭 김치를 먹여 키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씨는 『한국에서 혼자 살게 되면서 김치를 먹고 싶어 3개월정도요리학원에 다녔다』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양념량을 조절하는 것을 꼽은 그는 『너무 맵고 짜지 않으면서 한국김치의 맛을 살리기 위해 소금을 전혀 넣지 않고 새우젓과 고추만으로 맛을 냈다』며 대상김치의 비결을 밝혔다. 내년 3월이면 유학을 끝내고 일본에 돌아간다는 안씨는 지난해 「고베대학」을 졸업한 약학도.김치외에도 닭도리탕·떡볶기 등을 잘 만든다는 그는 이번 대상수상에 자신을 얻어 앞으로 물김치·갓김치등 다양한 김치를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상한 평등사상(최두삼 귀국 리포트:9)

    ◎사장부터 평사원까지 똑같은 책상/파티 초청인사 모시고 온 기사도 한자리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연변이나 흑룡강성등 중국 동북지방을 순회취재하다보면 여러가지 생소한 경험을 하게된다.예를 들어 손님으로 초청돼 가보면 이미 배가 부른데도 계속 요리가 쏟아져나와 요리접시가 3중,4중으로 쌓여 그야말로 상다리가 부러질 듯한 접대에 이들 인정의 훈훈함을 느낄수도 있고 맥주에 밥을 말아먹는 모습에는 넋을 잃고 쳐다보며 이국의 정취에 흠뻑 젖어들기도한다. 그중에서도 잊을 수 없는 경험중의 하나는 운전기사에 관한 사회적 대우였다.한번은 우리 기자 일행이 한 조선족 신문사의 사장단과 저녁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사장 부사장을 비롯,3∼4명의 고위 간부들이 참석했는데 그 중 한사람은 약간 남루한 옷차림에 자기소개도 없이 조용히 식사만 들고 있었다.식사도중 계속해서 이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 했었는데,식사후 안녕히 가시라는 인사를 나눈뒤에 보니 그는 사장단이 탈 차량의 운전석으로 제빨리 들어갔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이곳에서는 사장이든 시장이든 고위층이 귀빈을 모시고 만찬을 할 경우 운전기사도 한자리 차지한다는 것이었다.과연 평등을 추구하는 사회주의로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그러나 개혁개방이 앞서가는 대도시에서는 좀 다른 습관이 생겨나고 있었다. 처음 북경에 근무했을 당시 놀랬던 일중의 하나는 중국인 손님을 저녁식사에 초대했을때 이 손님을 모시고 온 중국인 운전기사가 자꾸 손을 내밀며 돈을 달라는 것이었다.처음에는 당황하기도 하고 기분이 나빴는데 반대로 우리 한국특파원들이 초청을 받아 어떤 모임에 갔을 경우 우리를 태운 운전사들에게 저녁식사값을 충분히 줬는데도 이들은 우리를 초청한 사람을 찾아내 저녁값을 또 받아내는 것이었다.나중에 알고보니 초청자측이 상대편 운전사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든지 아니면 식사값을 주는 것은 확고부동한 관례로 굳어있었다.그래서 어느 기관이나 기업체가 만찬관련 행사에 초청장을 보낼때 보면 반드시 운전기사용 식권을 별도로 보내든지 아니면 기사가 식사할 장소를 알려주곤 했다. 사회주의중국에 살면서 그들의 평등사상 추구에 대한 집념을 여러 군데에서 읽을 수 있었다.우선 어느 기관에 들러 이들의 사무실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도대체 누가 과장이고 누가 부장이며 누가 평직원인지 구분 할 수가 없었다.의자나 책상의 크기와 모양이 상하 구분없이 모두 같기 때문이다. 한번은 외국인 학생들의 교육을 전담하는 북경 55중학에 가서 교장실에 들어갔었다.한국 같으면 큼직한 교장 책상 하나만 있을텐데 이곳에는 책상 두개가 나란히 마주보고 있었다.모양새도 수수하고 크기도 두개가 똑같았으며 의자마저 같은 것이었다.두사람의 외모를 봐도 누가 교장인지 구분이 되지않아 아무한테나 가서 당신이 교장이냐고 묻자 앞사람을 가리켰다.이 사람은 후에 보니 영어교사였다. 북경대학교의 한 연구소에 갔을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연구소 부소장 방이라는 말만 듣고 문을 열어보니 똑같은 크기의 책상이 3∼4개쯤 보여 잘못 들어온게 아닌가하고 잠시 머뭇거렸다.그러자 한 귀퉁이에 앉은 사람이일어서면서 자기가 부소장인데 서울신문에서 왔느냐고 물었다. 주택구조도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주택의 크기를 결정하는 요인도 직장에따라 다양하지만 식구들이 몇명이냐가 직위의 높낮이보다 더 중요시 되는것 같았다.정부기관의 부장급(장관급)이상의 영도자들이 산다는 주택들은 우리나라 호화주택들 정도로 규모가 큰 경우를 볼수 있었으나 국장급이하는 거의가 비슷해 보였다.도시 아파트들의 경우 대체로 10∼15평 정도로 방 1∼2개에 조그만 거실·부엌과 화장실등으로 구성되는게 보통이다. 그래서 하루는 한 중국기자에게 『사장과 평직원의 의자 책상이 똑같고 주택구조마저 비슷하다면 도대체 누가 사장이 되기위해 땀을 흘리고,누가 국장이 되기위해 머리를 싸매겠는가?』고 묻자 『우리도 평등이 만능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그래서 지금 개혁개방을 하고 있고 또 부자들의 출현을 용인하고 있지않은가』고 설명했다.
  • 장례 못치른 2명 기막힌 사연/학원강사 유진휘씨·비인 아이다씨

    ◎“죽어도 아들곁에” 노모 빈소 안떠나/“불법체류자” 시신 모국운반 기다려 성수대교 붕괴사고 희생자 32명 가운데 25일 현재 30명은 장례를 마쳤으나 나머지 유진휘씨(42·학원강사)와 필리핀인 아델 아이다씨(40·여) 등 2명은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딱한 사정이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순천향병원 영안실에 마련된 유씨의 빈소에는 홀어머니 이기순씨(63)가 문상객조차 알아보지 못할정도로 탈진한 채 누워 있다.이씨는 『죽어도 아들옆에 있겠다』면서 빈소를 떠나지 않아 가족들이 장례 얘기조차 꺼낼 수 없는 형편이다.이씨는 아들이 숨졌다는 사실을 전혀 받아 들이지 않고 계속 『그럴리가 없어…』라는 말만 되뇌어 주위 사람들을 울리고 있다. 이씨는 남편이 사고로 사망하는 바람에 20대 초반에 홀몸이 됐고 평생을 유복자인 아들 하나를 위해 행상·공사장 잡부 등 온갖 궂은 일을 하며 길렀다.효심이 지극했던 유씨는 열심히 공부해 당시 명문인 광주서중과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전남대에 입학,학비를 벌어가며 학업을 마쳤다. 유씨는『평생 고생만 해온 어머니를 호강시켜 드리겠다』며 수입이 좋은 학원가로 뛰어들었고 6년전에는 서울로 진출했다.3년전에 조그만 연립주택을 사서 집없는 설움에서도 벗어나 부인(37)과 딸(12)·아들(8)등 다섯식구가 행복하게 살다 참변을 당했다. 한편 아이다씨는 지난 90년6월 입국,불법체류하면서 남의집 가정부로 일하다 변을 당해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그녀의 빈소에는 꽃다발 몇송이가 놓여 있을뿐 문상객도 없다.당국은 다음달 초 그의 아들 마이클군(15)이 입국하면 시신을 본국으로 운구해 가도록 최대한 협조할 방침이다.
  • 이젠 신뢰를 쌓자/최재필(기고)

    성수대교 붕괴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사건이 터진 후 이제 48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이 사건 자체에 대한 정보는 물론이요 그원인에 대한 설명과 분석,사후 대책 등에 대해 수많은 정보가 신문 지면을 온통 차지하고,방송 전파를 쉴새 없이 타고 있다.너도 나도 모이는 곳마다 한 목소리로 이 사건을 비난하기도 하고 나름대로의 원인규명과 대책방안 마련에 열심이다. 그런데 왜 다리 하나 무너진 것이 이토록 큰 충격과 국민적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일까.냉정히 따져보자면 성수대교 붕괴의 직접적인 피해는 그리 크지않다.물론 이 사고로 희생당한 30여명의 사람들과 부상을 당한 이들의 개인적인 피해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크다.건설인의 한사람으로서 필자는 참담한 심정으로 깊이 머리숙여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그렇지만 나라전체로 볼 때 일년에 교통사고로 희생되는 사람의 숫자는 얼마나 많으며,이곳 저곳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산업재해는 또 얼마나 많은가.게다가 전반적인 환경오염으로 인한 각종 피해는 성수대교 붕괴사건에 비해 몇 곱절이나 큰 희생을 낳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수대교 사건은 초미의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의 믿음이 산산조각이 났기 때문이다.우리는 매일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는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잘 알고 충분히 불안해 하고 있다.핸들을 요리조리 돌려가며 쌩쌩 달리는 자동차들은 본질적으로 불안의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공작기계에 자칫 손이 빨려들어가면 큰 부상을 입게 될 것도 너무 명백하다.그래서 우리는 달리는 자동차에,돌아가는 기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사고나 산업재해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나게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건물이나 교량,댐은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우리의 주위를 끌지 못한다.이것들은 대지 위에 굳건히 서 있기 때문이다.내가 살고 있는 고층 아파트 바닥은 언제나 내식구와 가재도구를 받쳐주어 왔기 때문에(사실은 바닥이 이런 것들을 받쳐준다는 생각조차 해보지않고 있지만),아파트 건물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한번도 의식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그만큼 우리는 건물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물론 성수대교나 그 밖의 한강다리들에 대해서도 우리는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믿음이 성수대교와 함께 무너져 내리면서,우리는 일상의 삶에 대한 전반적인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었다.내 아파트 바닥도 불안하니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되고,평소 잘 지나다니던 지하도도 언제 무너져 내릴지 불안하다.이제껏 그저 튼튼하게 주어져 있다고 생각되던 우리의 삶터가 온통 불안해지니 이것만큼 심각한 문제가 따로 없다.결국 이토록 온 나라가 술렁거린다. 사실 알고보면 우리는 많은 믿음 속에서 살고 있다.나는 내 맡은 일을 제대로 하고,너는 네 맡은 일을 제대로 한다는 믿음,나는 집을 튼튼히 지어 네가 안전하게 신경쓰지 않고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하고,너는 내가 내는 세금을 받아 한푼의 낭비도 없이 나와 내 이웃을 위해 효율적으로 쓴다는 믿음,이런 식의 상호신뢰에 의해 우리의 사회는 돌아가는 것이다.그런데 이 믿음이 여기저기서 깨어지고 있다.성수대교 붕괴는 그 중에서도 가장 최근의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우리를 지켜주는 건물과 다리와 댐들이 튼튼하다고 믿고 지낼 수 있는 권리가 있다.그런데 문제는 이 다리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도 이것들을 믿고 있었다는 것이다.어제도,그제도,일년 전에도 잘 서있던 다리가 오늘 밑부분에 조그만 생채기가 하나 보인다고 해서 설마 무너지랴하는 믿음 말이다. 우리가 굳게 믿고 있는 건조물들도 순간의 실수로 핸들을 잘못 돌려 자동차 사고를 내고야마는 인간의 손으로 세워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성수대교 붕괴사고의 교훈이다.건조물들의 애초의 시공,사후 보수나 관리가 부실하게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그러나 이보다 앞서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내는 만사가 결코 완벽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항시 잊지말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제대로 만들어 놓아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 청원군 두루봉동굴 조각(한국인의 얼굴:1)

    ◎20만년전 사슴뼈에 새긴 첫 인물상/높이 27㎜,가로41㎜의 예술품/짝 눈에 벌린 입… 귀여움이 가득 사람의 얼굴은 감정의 희노애락에 따라 표정이 무한하게 변한다.천의 얼굴이라 말하는 까닭도 여기있다.특히 지역과 민족,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얼굴이라고 한다.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얼굴을 가진 사람들인가.여기 해답을 던져주기 위해 유구한 역사를 더듬어가며 우리 스스로가 그려낸 얼굴들을 살펴보기로 했다.이는 역사속에 투영된 민족의 자화상이기도 한 것이다. 얼굴에는 눈·코·입이 달려있다.사람의 몸을 대표하는 부분이 얼굴이기도 하다.얼굴은 인격을 상징하거니와 저마다 독특한 특징을 갖는다.그래서 원시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얼굴을 신앙의 대상으로도 삼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20만년 이전부터 얼굴을 표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음이 밝혀졌다.그 대표적 유물이 충북 청원군 문의면 노현리 두루봉 동굴에서 나온 구석기시대 인물상이다.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이 인물상은 사슴 왼다리 위쪽뼈를 새기개로 쪼아 조각한것이다.비록 코를 만들지 못했을 지라도 눈과 입은 뚜렷이 표현되었다.귀도 어느 정도를 형상화한 두루봉 뼛조각 인물상은 한마디로 귀여운 모습이다. 처음에는 얼굴 전체를 둥굴게 만들 작정을 했던 모양이다.그러나 여의치 않자 관절부분을 다듬어 평행을 이루게 했다.왼쪽 모서리를 떼어내려고 쪼았던 흔적이 본의 아니게 귀가 되어버렸다.눈과 입은 뽀족한 새기개를 가지고 만들었는데 오른쪽 눈은 2번,왼쪽 눈은 1번을 쪼았다.입 만큼은 5번 정도를 쪼아서 벌린 입을 만들어냈다. 눈은 왼쪽과 오른쪽이 서로 차이를 보인다.입을 중심으로 해서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불균형수법이 적용되었다고나 할까….볼록한 면을 얼굴이 되도록 한 것도 다분히 의도적이다.아래턱은 약간 길쭉하게 표현했다.예술성이 분명히 들어있다.높이 27㎜,가로 41㎜,무게 49.8g에 불과한 뼛조각 인물상은 품에 넣고 다녔던 지닐 예술품인듯 싶다. 불교가 융성했던 역사시대에 작은 불상을 만들어 품에 지녔다.이같은 호신불 처럼 원시인들은 사람 얼굴을 만들어 신앙의 대상으로 여기면서 늘 몸에 지녔을 것이다.실제 구석기시대 사람들은 머리숭배 신앙을 가지고 있다는 학설도 나왔다.이는 오스트리아의 인류고고학자 요하네스 마링거에 의해 제기되었다.특히 가족일원의 머리뼈에서는 경외심마저 느낄 정도였다는 것이다.조상의 머리뼈를 빌려 수호신의 역할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청원 두루봉은 석회암 동굴지대.인물상 뼛조각이 출토된 동굴은 발굴 당시 명명한 제2굴이다.충북대 이융조(이융조)교수팀이 지난 1976∼8년까지 3차례에 걸쳐 발굴했다.불을 피우는 화덕자리와 숯,열매를 깨는데 썼던 돌망치,짐승의 가죽을 벗기거나 자르는데 사용한 긁개와 자르개 등의 석기도 발견되었다. 이 동굴에서는 지금은 멸종되어 사라질 젓소·쌍코뿔이·큰원숭이·사슴 등의 뼈도 나왔다.모두가 중기 홍적세 더운 시기에 살던 짐승들이다.가장 많이 잡혔던 사슴 이빨의 분석에서 사슴사냥은 9∼10월에 성행했다는 결론도 얻어냈다.인구고고학 방법으로 출토된 뼈를 분석한 결과 5식구가 이 굴에서 2천7백일 살았다는 문화모형이 만들어졌다.
  • 검증 안된 중국 「암치료제」 나돌아/특효약 둔갑… 한달치 2백만원

    ◎“열달내 완치”“예방효과” 현혹/여행사,중국의사 초청… 불법 진료도/“신종 악덕상술… 속지 말아야”/전문가 과학적으로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값비싼 중국 암치료제가 말기 암의 특효약으로 둔갑,국내에 마구잡이로 유입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일부 중소규모 여행사및 무역회사들은 현지 의사를 국내로 초청,무면허 진료를 주선한 뒤 암치료약 판매에 나서는등 암환자를 돈벌이에 악용해 큰 폐해가 우려되고 있다. 11일 하오 국내 한 여행사가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마련한 중국 의사 내한 강연회에는 암환자및 가족 3백여명이 몰려들었다.이 여행사는 3∼4일전 일간지에 「말기 암환자 치료율 96.7%」라는 내용의 대대적인 광고를 내는 한편 종합병원의 암환자 병동에 홍보전단을 살포하는등의 심리자극요법을 통해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이날 강연회에서 중국의사는 『가문 의 밀방인 암치료약을 쓰면 어떠한 암환자도 10개월안에 치료될수 있다』면서 자신이 개발한 약을 복용하면 암이 예방된다고까지 선전했다.이어 진료기록용차트를 참석자들에게 배포한 뒤 1인당 20만∼30만원의 「면담료」를 받고 사실상 진료도 실시했다. 이 암치료약의 값은 한달에 2백만원선.열달이면 무려 2천만원이나 들어가는 셈이다.그러나 효능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인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이날 강연회를 주선한 여행사는 오는 19일까지 대전·부산·광주등 전국 6개도시를 돌면서 이같은 암치료약 판매를 계속할 예정으로 있다. 더구나 이 여행사는 앞으로 매달 한차례씩 암환자및 가족들을 관광 명목으로 중국에 보내 암치료약 구입을 본격적으로 주선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앞서 지난 6월 또 다른 중소무역회사도 명의를 자처하는 한 중국의사를 국내로 불러들여 「국제 암협회」라는 단체를 결성,암치료약의 반입을 합법화하는 구실로 삼기도 했다. 이들 중국의사들은 한결같이 한중 의학교류및 의료기기 시장조사를 입국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현행 의료법상 외국인은 국내에서 진료활동을 할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중국 암치료약의 무분별한 유입은 의료소비자들의의식구조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부작용으로 꼽힌다. 2년전 유방암 2기로 진단받고 현재 대학병원에 통원치료중인 박진희씨(45·여·서울 강남구 삼성동)는 『병세가 호전되고 있다는 주치의의 말을 믿을수 없어 앞으로 병원치료는 그만두고 중국 암치료약을 복용할 생각』이라고 밝혀 주위사람을 놀라게 했다. 지난 1년간 중국 국립의료기관에서 암연구를 한 경희대 한의대 최승훈교수는 『중국의사들의 통계는 자의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를 액면대로 믿어선 안된다』며 『특히 요즘 국내에 들어오는 중국의사들의 경우 중국 국립암치료기관인 중의연구원에서 전혀 인정하지 않는 부류』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최근 중국 암치료술의 국내유입이 말기암환자들의 절박한 심경을 교묘히 이용한 신종 악덕상술이자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에 다름 아니다』라고 지적,당국의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 정부에 강한 채찍… 문정위 민자총장(국감 스포트라이트)

    ◎“공직 무소신·무기력·무기강 심각”/「재산등록」 정도론 불신 못씻어/감사강화·조직개편안 등 제시 집권여당의 사무총장이 국회에 「행차」할 때는 보통 「돌아보기」에 그치는 것이 상례였다. 바쁜 당무일정 사이로 어쩌다 생긴 짬을 내서 자기당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격려」하는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민자당의 문정수사무총장은 이같은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고 있다. 문총장은 5일 총무처에 대한 국회 행정경제위의 국정감사에서 공직부조리와 지지부진한 정부조직 개편문제등 다방면에 걸쳐 「매서운 채찍」을 휘둘렀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신분보장을 의식한 보신주의가 만연,공직자의 무소신·무기력·무기강 현상이 심각하다』『정부가 발표한 재산등록범위 확대정도로 국민의 정부에 대한 불신을 씻을 수 있으리라는 것은 오만이다』 『인천 북구청 세무비리사건 처럼 일선 행정기관의 감사부서는 고유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고 오히려 비리에 면죄부만 주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 강원도교육원과 광주시 모공무원이 5급이하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인사방침이 공정한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20%와 18.1%에 불과했다』는 통계도 들이댔다 문총장은 행정감사 10% 감축이라는 정부방침에 대해 『감사대상을 부서별·기능별로 세분화,필요한 곳은 중복감사를 무릅쓰고라도 행정감사와 지도방문을 강화하라』는등 감사제도의 개선방안과 지방자치를 앞둔 행정사무의 대폭적인 지방이양,조직진단에 근거한 행정조직개편,민원사무 간소화방안등 대안도 고루 제시했다. 회의가 끝난 뒤 의원들 사이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잘했어.야당보다 더 매섭다』는 탄성이 쏟아졌고 민주당의 문희상의원은 문총장의 비서진을 찾아 『준비를 참 잘했다』고 격려까지 했다. 총무처의 한 관계자도 『한식구라 믿었다가 아픈 곳을 찔렸다』면서 『보약을 마신 기분』이라고 했다. 문총장은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총리실과 30일 정무2장관실·여성개발원에 대한 감사에서도 『정부가 97년까지 직장보육시설을 1천4백72개로 확대하겠다는 것은 예산만을 의식한 비현실적 구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여성범죄·성폭력방지책과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방안등에 대해 비판과 대안을 동시에 쏟아 놓았다.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10년동안 정들었던 내무위를 동료의원에게 넘겨주고 행정경제위로 옮긴지 불과 며칠만의 맹활약이었다.그는 『이제 여당 총장이라고 폼만 잡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비서진들을 이끌고 지난 개천절 연휴에도 출근,직접 원고를 다듬는등 남다른 의욕을 보였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 통일후의 독일 미술경향 소개/경주 선재미술관/21명의 작품 선보여

    ○…독일 현대미술을 국내에서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한독협회와 주한독일문화원의 후원으로 오는 7일부터 내년 1월10일까지 경주 선재미술관에서 열리는 「독일 현대미술의 파워」전시회가 그것으로 독일 현대미술의 신화적 존재로 인식되는 요제프 보이스(19 21∼86년)를 비롯해 폴케,리히터,베허등 21명의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참여작가의 근작을 주로 선보여 독일 현대미술의 위상파악과 함께 통독후 독일 미술의 변화와 미술계의 문제점,젊은 작가들의 의식구조와 표현법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전시기간중엔 대학교수가 진행하는 독일 현대미술 관련 강의가 4차례에 걸쳐 열릴 예정이다.오는 15일 이화여대 마순자교수의 「독일현대미술의 이해」를 시작으로 22일 부산대 김해성교수의 「현대미술과 독일미술의 이해」,11월1일 서울대 정영목교수의 「보이스와 독일의 신낭만주의」,12월6일 동국대 김정희교수의 「독일 현대미술의 경향」순으로 진행된다.
  • “여존남비”… 매맞는 남편 많다(최두삼 귀국리포트:3)

    ◎사회주의 영향… 남편의 절대적 권위 상실 최근 중국의 한 TV연속극에서 남자가 여자의 뺨을 후려치는 장면이 방영되자 북경등 주요 도시에서 시민들의 화젯거리로 등장했었다.그 이유는 뺨때리는 장면이 잔혹했다거나 멋있어서가 아니다.단지 남자가 어떻게 여자의 뺨을 칠수가 있느냐는 점 때문이었다.뺨을 치는 것은 여자가 남자를 때릴때 사용하는 방식이지 감히 남자가 여성의 뺨을 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서방세계에서는 남편이 아내를 구타하는 경우는 흔한 일이지만 중국에서는 그 반대인 것같다.중국신문이 보도한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6대 4정도로 아내가 남편을 구타하는 횟수가 더 많은게 오늘의 중국사회다. 북경에 진출한 한 한국업체에 고용된 중국인 운전사는 퇴근시간만 가까워지면 초조한 모습을 보인다.중국 직장에서는 하오 5시만 되면 어김없이 퇴근을 할수 있지만 외국인 회사,특히 한국 회사에 다니다보면 월급은 좀 많다고 하지만 퇴근시간이 일정치 못해 뭔가 고민이 생긴것 같았다. 그래서 이 회사 간부 한사람이『당신이 좀 늦으면 무슨 큰일이 벌어지느냐,좀 늦게 들어가서 부인이 차려놓은 식사를 마친후 TV앞에 앉아 있는 일밖에 다른 무슨 할일이 있는가』고 물었다.그러자 이 운전사는 『가족들 저녁밥을 지어야 하는데 밥짓는 시간이 늦어져 식구들의 불평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국인에겐 깜짝 놀랄 얘기를 꺼낸 것이다. 『아니 당신 부인은 뭘하고 당신이 식사준비를 한단 말인가?』 『글쎄 저녁식사는 내가 만들고 아침식사는 처가 준비하기로 되어있어요』 중국에서는 생각외로 여자들의 권위가 높았다.하늘은 남녀가 반반씩 떠받들고 있다는 모택동의 사상 때문인지 남녀간 평등이 많이 실현되고 있었다.아니 그보다는 여자들의 파워가 남자를 초월하는 경우가 어쩌면 더 많은 것도 같았다. 기자가 살던 외교관 전용 아파트의 한 청소부 아줌마는 자기 남편을 우습게 보고 있었다.40대초반의 그녀는 『제까짓 놈 없으면 밥 못먹나』,『남편이 저녁식사를 준비해 놓지 않아 어제 저녁 식사는 할수 없이 친정 어머니집에 가서 신세졌다』는 등의 말을 서슴없이 내뱉없다. 중국여인들은 남편들을 떠받드는 기풍이 거의 없었다.남녀가 똑같이 직장에 나와 같은 일을 하고 월급도 비슷하게 받아오는데 집안 일이라해서 여자가 주도적으로 해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집에서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일 따위는 남녀가 공동으로 해야한다는 생각이 뿌리박혀 있었다.그래서 남자가 술이나 마시고 비틀거린채 밤늦게 귀가했다가는 아내로부터 준엄한 꾸지람을 들을 각오를 해야한다. 그래선지 직장에서 퇴근시간이 되면 시장으로 나가 야채며 고기따위를 사서 귀가하는게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아보였다.운전기사들은 퇴근시간 직전에 할일이 없으면 으레 차를 몰고 시장에 나가 저녁 찬거리를 미리 사다 놓은후 퇴근때 가져가곤 했다. 어느 기관에 가봐도 여자 간부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은게 중국의 특색이기도 하다.장관급 이상 최고위직을 제외하면 대체로 남녀간 간부비율이 비슷해 보였다.그래서 어떤 기관에 취재차 찾아가면 설명을 위해 나오는게 여자가 더 많을 정도로 중간간부진에는 여자가 많다.또 길거리나 백화점등에서 남녀가 다투는 경우 대체로 여자가 이긴다.기자가 목격한 경우만 해도 여자가 크게 호통을 치며 꾸짖는 경우는 많았으나 남자가 호통치는 모습은 거의 없었다. 이같은 여성우월주의 경향은 한국인인 기자의 눈으로 봤을땐 여존남비로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듯 하다.과거에는 찾아볼수 없는 풍조다. 요즘들어 여성의 기세가 당당해진 것은 전적으로 사회주의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사회주의 체제아래선 남녀간 수입에 차이가 없어서 남편이 절대적인 경제권을 행사할수 없기 때문이다.따라서 전통적으로 남자가 처자식을 먹여살린다는 유교적 관념이 사라지면서 중국남자들의 기세가 여성에게 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전쟁」은 실패했는가/양해영(서울광장)

    계절의 조숙탓인지 올단풍은 예년보다 2∼3일 빨리 찾아 올 것이라고 한다. 하루,이틀쯤 단풍구경도 하고 심신을 이완시킬 계획이라도 세워봄직한데 올해는 도통 그럴 마음이 내키지 않는 것이 요즘 사람들의 심사인듯 싶다. 오히려 빨갛게 달아오르는 단풍처럼 국민들의 감정 또한 격앙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인천시북구청의 세금도둑질 사건 하나만으로도 국민심사가 뒤틀릴대로 뒤틀린 마당에 지존파의 전대미문의 살인공장사건은 국민심사를 너무나 답답하게 만들어 놓았다. 무서운 세상이 오늘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공중전화를 오래 건다고 살인하고 왜 쳐다보냐고 흉기를 휘둘러대는 인명경시의 풍조가 지난 90년에도 만연해 있었다.당시 정부는 특단의 대책으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종교나 사회단체들은 경쟁적으로 도덕성 회복운동을 전개했다. 전쟁선포가 어디 범죄하나 뿐인가. 부정부패와의 전쟁도 있었고 마약과의 전쟁도 있었다.또 물가가 폭등한다고 물가와의 전쟁도 벌였다.사면팔방으로 벌인 전쟁의 승패는 어찌 되었는가.현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개혁을 단행했다.그 개혁은 따지고 보면 정치적 의미 이상으로 부정부패·범죄·물가와의 전쟁을 모두 포괄하는 뜻을 담고 있다면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셈인데 승전보다는 패전의 소식만이 들리고 있다. 오히려 범죄가 더욱 대담해지고 폭악해지는 것이 최근 범죄의 특성으로 나타나 있다면 전쟁에 대처하는 수단방법에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인천북구청의 세금도둑 사건이 터지니까 공무원의 박봉을 해결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지존파사건이 터지니까 우리사회의 갈등구조에 원인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식의 시각이나 의식구조로는 범죄와의 전쟁은 백년하청일수밖에 없다고 본다. 공무원의 봉급수준이 문제였다면 인천사건은 매일 터져야 하고 모든 공무원이 우범자여야 한단 말인가.빈부의 격차나 세상풍조가 원인이라면 수백 수천의 살인을 막을 길이 없다. 대다수 공무원에게 박봉의 불평은 있을지 몰라도 그들은 여전히 성실한 공복으로 존재하고 있다.못배우고 가난한 사람이 전국민의 10%(생활보호대상자를 기준으로 한 것임)에 이르고 있으나 그들 역시 생활의 질 향상을 위해 1년을 하루같이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지금 우리사회는 심각한 다면불감증에 걸려있다.도덕불감증에 걸려있고 범죄불감증에 걸려있다.잘못을 꾸짖는 노인을 기분 나쁘다고 구타하고 길가에서 어린여학생을 희롱해도 구경만 했지 이를 제지할만한 용기를 갖춘 사람이 없다. 미국 흑인범죄자의 정신분석 결과 과반수가 범행당시 죄의식을 느끼지 못했다는 통계조사가 있다. 매일처럼 보고 듣는 것이라고는 범죄현장이나 폭력영화이니 그것이 범죄라고 생각지 않을 수준이 된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의 부정부패나 살인행위도 이같은 불감증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회의 갈등구조는 어느 사회에서나 있게 마련이다.잘사는 나라는 잘사는 나라대로 거기서 생성된 갈등이 있고 못사는 나라는 못사는 나라대로 또다른 사회적 모순이 있다. 지금 해야할 최우선순위는 갈등구조나 모순의 해소에 있는게 아니다.이 문제부터 해결할라치면 문제에의 접근만 어려워질 뿐이다.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준엄한 사회기강의 확고한 정립이다. 질서파괴자에 대한 철저한 법집행이 가장 급한 과제라는 얘기다. 교통질서 파괴자에 대해서는 교통활동에 제재를 하고 신용질서 파괴자에 대해서는 신용사회의 불구자가 되게 해야만 한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다같이 도시국가다.그러나 범죄발생이나 사회기강은 판이하다. 무섭도록 엄격한 법질서의 집행이 서로의 차원을 갈라놓은 것이다. 「전쟁」에서의 전사는 정부가 아니라 국민이다. 개개인의 국민이 전쟁의 방관자일때 그 전쟁은 패배할 수 밖에 없다.국민 하나하나가 감시자가 되고 참여자가 되어야 한다.
  • 대통령과 최 전인천시장(청와대)

    대통령의 여름휴가가 끝난 8월중순,대통령집무실 책상 위에 한통의 보고서가 놓여졌다.「시도지사 복무동향에 관한 보고서」. 전국의 시도지사에 대한 업무성적·주민여론·조직관리실태등을 종합평가한 성적표다.경찰과 국가안전기획부,청와대 민정비서실등 3개 기관이 따로 조사한 내용을 민정비서실이 종합한 것이다.이 가운데 최기선인천시장의 부분은 「시민의 기대가 높으며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소신 있게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행정경험이 없는데도 조직을 잘 관리하고 있고 북항 개발,송도신도시 개발등을 통해 대북방 전진기지로서의 인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고 기록됐다.종합평점에서 최시장은 아주좋음·보통·분발요구의 3단계중 아주좋음의 최상위로 랭크됐다.김영삼대통령은 혼자 빙긋 웃으면서 최시장부분을 다시 한번 읽었다. 북구청 세금착복사건 회오리에 낙마한 최시장은 김대통령의 큰 사위처럼 대접받는 특이한 인연을 갖고 있다.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데도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최시장의 사표를 수리한 사건은,때문에김대통령에게는 정권출범후 최초의 「읍참마속」일 수도 있다.김대통령은 가슴 아프게 「사위」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제2사정의 의지를 가다듬었을 것이다. 최시장이 김대통령의 사위대접을 받게된데는 지금은 민주당의원인 이협씨의 역할이 있었다.김대통령과 연을 먼저 맺은 사람은 최시장의 부인인 최영숙씨(47)였다.최씨는 대학을 마치고 70년대 상도동사단의 비서로 일했다.이때 중앙일보기자로 상도동에 출입했던 이협씨는 서울법대 동창으로 외환은행에 근무하던 최시장에게 「미스최」를 중매했다. 김대통령 진영과 혼인으로 연을 맺은 최시장은 그 뒤 외환은행을 그만두고 상도동사단에 합류,주로 외신창구역을 맡아왔다.『상도동식구들 중에서 영어를 제일 잘했다』는 것이 이원종정무수석이 밝힌 그 이유다.최시장은 87년 대선 때는 김덕용의원의 뒤를 이어 김대통령의 비서실장에 올라 확실한 가신그룹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됐다. 「친화력이 뛰어나다」는 시도지사 업무동향보고서의 구절은 기자들이 보는 것과는 조금 다른 측면이 있다.최시장은 부끄럼을 잘타고 마음이 여린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속된 말로 얼굴이 두껍지 못한 편이다. 14대 총선에서 낙선한 최시장은 14대 대선에서 보스가 대통령에 당선됐는데도 한동안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모두들 당선자 곁에 모여들어 「눈도장」을 찍으려는 세태와는 달리 당선자에게 자신이 짐이 될 것을 염려한 듯하다.인천의 자택에서 그는 두문불출했다. 김당선자가 지나가는 말로 비서들에게 『기선이는 요새 뭐하고 지내나』라고 물었다.눈치 있는 몇몇 비서들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자 앞에 얼굴 한번 보이라』고 권했는데도 그는 나타나지 못했다.그의 성격의 한 단면을 드러내는 일화다.당선자가 『기선이 좀 보자고 해라』하고 직접 독촉을 하고나서야 그는 고개를 푹 숙이고 당선자 집무실에 들어섰다고 한다. 김대통령은 김포출신인 그를 인천시장에 임명해 놓고 좋은 보고가 올라올 때마다 대견해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김대통령은 인천에서 열리는 행사가 있을 때는 되도록 다른 일정을 제쳐두고 참석하는 것으로 그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김대통령은 취임후 5차례 이상 인천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그리고 최시장이 김대통령의 개혁을 전파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던 것은 그의 복무동향보고서에 그대로 기록됐다. 청와대의 민주계 사람들은 사건이 종결되기 전에 그를 그 자리에서 빼준 것이 상처가 적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어떤 사람들은 사건이 매듭된 뒤 빼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란 이야기도 한다.사람 일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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