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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판의 한국병(「부실」을 파헤친다:8·끝)

    ◎“적당히” “빨리 빨리” 고질 고쳐야/외형적 성장 치중… 의식교육 뒤로 밀려/전문·합리성 키울 제도적 장치 도입을 지난달 17일 서울 정동극장이 개관했다.그러나 말이 개관이지 간단한 개관식과 기념공연만을 갖고 바로 문을 닫았다. 2달남짓 공사를 다시 해야 하기 때문이다.4백석의 객석 의자와 의자 사이가 너무 좁고 급경사 때문에 위험한 탓이라고 한다.예술인의 기대 속에 2년6개월동안 56억여원을 들여 새로 지은 공연예술장의 가장 중요한 곳에 결함이 드러난 것이다. 『천천히 고치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하지만 우리 사회의 앞날을 걱정하는 사람은 단호하게 『안된다』는 쪽이다. 특히 성수대교 붕괴,대구 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삼풍백화점 붕괴사고등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의식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할 때가 왔다고 진단하고 있다. 잇따른 사고에서 드러난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점은 흔히 「한국병」이라고 불린다.「적당주의」,「빨리 빨리」,「무책임」등이 대표적으로 지적되는 「한국병」의 증세다. ○사회 정교화로 괴리 이에 대해 고려대 임희섭(58·사회학)교수는 『이제 후기산업사회를 지나 정보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다.지금까지와 같은 의식수준으로는 날로 정교화하는 사회를 지탱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외형적으로는 고도의 산업화와 도시화를 이룩해 명실상부한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사회의식은 산업사회의 일반적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사회는 합리성과 전문성을 의식의 근간으로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30여년동안 급속한 외형적 성장에만 치중하여 의식수준은 농경사회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간을 물어보면 「몇시몇분」보다는 「몇시쯤 됐다』는 대답이 일반적이다.이 습관이 정밀한 분야에까지도 그대로 이어져 대강 맞추는 적당주의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허술한 제도도 문제 적당주의에 급속도의 경제성장과정을 거치면서 「빨리빨리」증세가 더해졌다.「빨리빨리」가 발전해 『안되면 되게 하라』는 발상까지 나와 「한국병」은 더욱 깊어졌다. 60∼80년대초는 정교한 기술이나 합리성보다는 열정이 우선인 시절이었다.남보다 덜 자고 더 노력하고,안될 것 같은 것도 「뚫으면」 되는 그런 시절에는 본받아야 할 행동준칙이었는지도 모른다. 서울대 차재호(61·사회심리학)교수는 『이러한 사정 때문에 치밀함과 합리적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훈련받을 기회가 없었다』고 분석한다. 「대강대강」 「빨리빨리」를 못하게 막을 만한 제도도 거의 없었다.있는 제도마저 제대로 시행하려는 사람도,지키려는 사람도 없었다. 한마디로 『해방이후 우리는 산업사회의 외형만 도입하고 산업사회를 이루는 근본적 의식구조는 도외시했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래서 서울대 손봉호(57·사회철학)교수는 『우리 사회는 자전거정도를 타는 책임의식을 가지고 대형버스를 운전하는 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잘못 받아들인 자본주의의 병폐인 배금주의 때문에 생명이 돈보다 훨씬 중요한 사회의 자산이라는 점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서구의 산업사회는 합리적 사고방식이 물질적 성장을 뒷받침해왔다.우리는 안전이라는 말을 경제적 개념이 아닌 도덕적 개념으로만 여겨왔다.하지만 고도산업사회에서는 안전이 도덕적 영역만이 아니라 장래를 위해 지불해야 할 필수적인 경제비용이라는 것이다. ○안전비용은 필수적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병」이 결코 극복할 수 없는 것은 아니고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본다.미국에서도 1900∼1930년 산업화의 초기에는 댐의 붕괴며 도심지에서의 다이너마이트 폭발사고등 수많은 대형사고가 있었다. 차교수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긴 했지만 이제부터라도 산업사회에 맞는 전문성과 합리성에 대한 제도적 훈련이 필요하다』는 처방을 내놓았다. 손교수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할 소수 엘리트의 모범과 의식교육 없이는 과도기를 지나는 데 삼풍보다 더한 수업료를 치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중,재미 반체제 해리 우 구속/불법입국·기밀입수 혐의

    ◎석방 요구한 미국과 관계 악화될듯 【북경 AP 연합】 중국은 중국내 형무소에 잠입하여 학대사례를 폭로한 것으로 유명한 중국계 미국인 인권운동가 해리 우(58·중국이름 오홍달)를 국가기밀을 훔친 혐의로 8일 정식구속했다. 오씨는 중국 중부 무한에서 체포됐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으나 그가 어떻게 해서 지난달 19일 체포되어 억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부 신강에서 수천㎞ 떨어진 무한까지 오게 됐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당시 오씨는 카자흐스탄에서 국경을 넘어 신강으로 입국하려다 체포됐다. 이 통신은 오씨가 『가명으로 중국에 입국해 불법으로 중국의 국가기밀을 수집하고 범죄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통상 구금인을 48시간내에 방문할 수 있게 돼 있는 양국간 영사협정에도 불구하고 미국 관리들에게 오씨의 면회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이와 관련,미·중관계 전문가들은 오씨의 정식구속으로 미·중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인 「인권감시 아시아」의 연구원 로빈 먼로는 『해리 우를 정식구속함으로써 (중국은) 실제로 인권문제에 관한 한 미국에 전쟁을 선포했다』고 전제하고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미국정부는 가장 강력하고 엄격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DJ 「정치재개」 싸고 공방전/서울시장후보 「빅3」 움직임

    ◎“행정실명제 도입­노인수당 인상” 약속­정원식/“영구임대주택 보급 확대”… 서민층 공략­조순/“대국민약속 파기” 김 이사장에 첫 포문­박찬종 서울시장 후보 「빅3」인 민자당의 정원식,민주당의 조순,무소속의 박찬종 후보는 16일 유세에서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등장에 따른 선거판도의 변화 조짐을 의식한 듯 김이사장의 「정치재개」 문제등을 놓고 공방전을 펼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원식 후보◁ ○…이날 상오8시20분부터 30분간 서울시청 앞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선전전단을 나눠주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후보는 또 관훈동 당사에서 열린 택시기사 모임에 참석,『서울시내 교통의 10%를 담당하는 택시도 아침 출근시간을 제외하고 버스전용차선을 이용할 수 있겠다』고 밝히고 『사주보다는 택시기사 위주의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종로·은평·중구 정당연설회에 참석,『서울시장에 당선되면 행정쇄신을 통해 서울시가 「복마전」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고 『대민서비스 위주로 열린 행정을 펴기 위해 「6·27 전화」를 개설,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정후보는 『투명한 행정을 위해 시장의 판공비 사용내역을 공개하는 등 부정일소에 솔선수범하는 한편 정책입안자가 무한책임을 지도록 행정실명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당연설회가 열린 사직공원과 장충단공원이 노인들의 「소일 터」임을 의식한 듯 『노인수당을 월 2만원에서 7만원으로 올리고 노인의 취업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노인취업훈련원을 설치,운영하겠다』고 약속하고 『임기 중 결식노인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당연설회에서 찬조연사로 나선 박명환 의원은 『말단공무원이 되려해도 보증인 2명이 필요한데 7억원의 빚을 진 박찬종 후보는 단 1명의 보증인도 없다』고 꼬집고 『그렇다고 허구헌 날 집안식구끼리 싸우는 정당후보에게 서울의 살림을 맡길 수 없지 않느냐』며 정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이세기 서울지역선대본부장은 『서울시장은 우유광고 모델이 앉는 자리가 아니다』며 박찬종 후보를 비꼰 뒤 경제부총리 출신인 민주당 조 순후보도 『오락가락하는 줏대없는 사람』으로 매도했다. 종로지역 정당연설회에서 정후보에게 경선에서 패배한 이명박 의원은 『나도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당내 경선에 나섰던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더욱 힘을 합쳐 정후보를 밀어줘야 한다』고 지지를 촉구했다. ▷조순 후보◁ ○…이날 상오9시30분 부인 김남희여사와 함께 관악구 봉천동 현대시장을 방문,장바구니 물가를 점검하는 것으로 6일째 유세를 시작했다.. 조후보는 이어 봉천7동 주민 채순덕씨의 집을 찾아 서민생활의 어려운 점을 물은 뒤 『당선되면 「경제시장」으로서 서민들의 복지 수준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오에는 동작구 원불교회관,금천구 별장산공원,영등포역 광장 등에서 잇따라 유세를 갖고 『이번 선거는 김영삼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다.야당이 승리하면 정권교체의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고 「정치성짙은」연설을 했다. 조후보는 특히 『공권력 투입에 대해 종교계에 사과하고 파국으로 치닫는 지하철 사태는 반드시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공격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또 『정부는 세계화를 부르짖기 보다 「수명대로 살게 해달라」는 시민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서울시의 안전사고를 비꼰 뒤 『당선되면 6개월 이내에 서울시내 모든 시설물에 대한 종합적인 안전진단을 실시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함께 금천구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영구임대주택의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영등포역에서는 『가구주와 세입자 모두가 기존 거주지를 떠나지 않게하는 재개발사업을 원칙으로 삼겠다』고 제시,서민층 표밭을 집중 공략했다. 조후보는 하오7시30분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이종찬 고문,이해찬 의원,김민석 대변인 등의 합동후원회에 참석,승리를 다짐했다.한편 정대철·이부영·홍사덕·이철 의원 등은 이에 앞서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앞과 서초구 뉴욕제과앞 등에서 조후보를 위한 별도의 거리유세를 벌였다. ▷박찬종 후보◁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민주당 지원유세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였다.이날 상오 돈암동 전철역 사거리와 종로 제일은행 본점앞에서 가진 두차례의 거리유세에서 그는 어느 때보다 비장한 어조로 김이사장에 대한 공격에 열을 올렸다. 김이사장이 민주당 지원유세에 나서면서 서울시장선거구도가 민자당과 민주당의 정당대결로 변질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후보는 유세에서 『김이사장의 정치재개는 전적으로 그의 자유이며 누가 만류할 일이 아니다』고 말하고 『그러나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것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심판할 것으로 본다』고 김이사장에 대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박후보는 『김이사장이 이번 시장선거를 지역할거주의와 당리당략적 파쟁의 대상으로 변질시켜 시장자리의 순수성을 타락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시장자리를 대권과 정쟁·당쟁·패싸움·땅따먹기 대상으로 삼아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언제까지 이 나라를 「죽은 정치의 사회」로 만들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후보는 이어 『이번 선거는 나의 마지막 공직선거이며 만일 이번에 쓰러지면 박찬종은 정치적으로 소멸한다』며 청중들의 동정표를 유도했다. 박후보는 『정치적 중립지대인 서울에서 마저 출신지역에 따라 투표한다면 더이상 양금정치에 저항하지 말라는 뜻으로 알고 정치무대에서 사라지겠다』고 밝히고 『그러나 그런 결과가 온다면 앞으로 상당기간 세대교체의 상징인 박찬종 같은 사람은 당분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오에는 거리유세를 생략하고 참모들과 함께 김이사장의 민주당 지원유세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등을 숙의했다.
  • 호화판 생활:하(북한특권층 심층 해부:4)

    ◎당간부 전용차 거의가 벤츠·볼보·도요타/유류난에도 휘발유 무제한 공급/년 2­3차례 김정일의 「선물가방」받고/휴가 연 15일… 외화난속 해외여행도 ▷승용차◁ 노동당 정치국 위원들은 벤츠300형과 380형 두대의 승용차를 굴린다.그보다 직급이 낮은 당중앙위 비서들은 벤츠280을 타며 당부장이나 정무원 부장들에겐 벤츠230형이나 250형이 주어진다.정무원 부부장들은 스웨덴제 볼보승용차를 주로 타는데 차가 낡을 경우엔 일제 도요타로 바꿔준다. 정무원 국장들은 전용승용차가 없고 부서단위로 배당된 차를 이용한다.그 가운데서도 돈을 만지는 부서는 일제 도요타승용차를 굴리며 그렇지 못한 부서의 국장들은 볼보를 탄다. ▷운전사 제공◁ 당정치국 위원들에겐 경호차원에서 호위사령부 소속 현역군관(장교)운전사가 붙는다.대개 상위나 대위급 군관이 배치되는데 강성산 총리의 경우는 편제에 따라 현역 소좌(소령·60세)가 벤츠 380형 전용차를 운전한다. ▷휘발유 공급◁ 유례없이 심한 연료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긴 하지만 정치국원이상 특권층승용차에는 휘발유가 무제한 제공된다.그러나 당중앙위 부장이나 정무원 부장들에게 제공되는 월정량은 1백20ℓ로 넉넉한 양은 못된다.이용하는 주유소도 직급에 따라 다르다.정치국원들의 승용차는 모란봉구역에 있는 호위사령부 경비운수부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다.한편 당중앙위 부장과 부부장,정무원 부장 및 당중앙위 위원들은 중구역 연화동 소재 중앙당주유소를 이용한다.이처럼 특권층은 별도의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넣지만 자가용을 가진 일부 북송동포는 낙원백화점에서 외화로 주유권을 구입한 후 백화점 직영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방법 외에는 달리 주유할 길이 없다. ○가족들 이용은 금지 그러나 아무리 특권층이라고 해도 가족의 관용차 이용만은 철저히 금지되고 있다.북한의 특권층 승용차엔 식별이 용이한 216XXX번호가 부여돼 있어 사회안전부 요원이나 교통지도원의 눈을 피해 이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현재 김일성대학 3학년에 재학중인 강성산총리의 아들 강영일(29)도 집에서 15분쯤 걸어나가 지하철을 타고 통학한다. ▷김정일의 선물◁ 북한의 특권층은 김정일로부터 많은 선물을 받는다.김정일은 해마다 정월 초하루와 2월16일(자신의 생일),4월15일(김일성 생일) 빼놓지 않고 선물을 한다.또 당창건 50돌 등 소위 꺾어지는 해(정주년)에도 많은 선물을 내려보내 입막음과 함께 다른 마음을 먹지 못하도록 손을 쓴다. 김정일 선물의 기본은 흔히 「명함시계」로 불리는 스위스제 오메가나 롤렉스시계이며 팬티로부터 속내의·양복지·외투감 등이 빼꼭이 담긴 트렁크채로 전해진다.강성산 총리는 김정일의 명함시계를 여섯개나 갖고 있으며 1월1일엔 꿩(15마리)이나 기러기 같은 진귀한 선물을 받기도 한다.또 정주년엔 냉동기(냉장고)와 컬러TV·VTR 등이 선물로 내려와 강총리집의 가전제품은 늘 신품이나 다름없다. ○자녀결혼 대비 저축 ▷저축◁ 북한의 특권층도 일반주민과 마찬가지로 저축을 한다.저축은 각 지역 체신소(우리의 우체국)내 중앙은행 저금소에 계좌를 개설하고 한다.강성산 총리의 예금총액은 약 8천원(한화 약 2백80만원).20수년이 넘는 공직생활기간에 비해 그 예금액수가 너무 적어 사위인 강명도씨도 감짝 놀랐다고 한다. 강성산 총리가 받는 월급은 대략 2백50원(한화 약 8만7천5백원).여기에 가급금 70원이 붙어 그가 집에 가져오는 액수는 대략 3백20원(한화 약 11만2천원)쯤 된다.물론 공무와 관련한 접대비는 정무원에서 별도부담하기 때문에 어디서든 수표(서명)만 하면 통한다.강성산 총리 가계부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가는 곳은 부식비다.식구는 셋이지만 월부식비가 3백원 가까이 된다.따라서 별로 저축할 여유가 없다.고위관리의 경우 종전에는 식품류 일체가 무료공급됐으나 지난 90년이후 그 체계가 바뀌어 요즘엔 모두 현금을 주고 사먹는다. 강성산 총리를 비롯,북한주민이 저축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처럼 노후생활을 대비해서가 아니라 자녀 혼수비용 충당을 위해서다. ▷휴가◁ 특권층에겐 연 15일간의 휴가가 주어진다.그러나 대개는 1주일만 쉬고 나머지 1주일의 휴가는 반납한다.이들에겐 외국휴가도 허용된다.열악한 외화사정을 생각하면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대목이나 사실이다.이는 순전히 동구국가와 맺은 교류협정의 프리미엄이라고 한다.즉 외국과 관광교류협정을 맺을 경우 일정수 북한인의 상대국 방문의무가 따르게 되기 때문에 만부득이 특권층에 한해 외국여행을 허용하고 있다는 것.강성산 총리도 이 케이스로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인 88년 부인과 함께 러시아를 다녀왔다. ○수훈자는 연금받아 ▷퇴직시 주택 공급◁ 고위직 당·정간부들은 철직(사업과 관련,비판받고 쫓겨남)되지 않는 한 현직에서 물러날 경우에도 각 도행정위원회 주택배정처에서 20∼25평 크기의 주택을 공급,집장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그러나 현직서 물러난 뒤 아무데서고 일을 하지 않을 경우 월급은 나오지 않는다.하지만 여기에도 예외는 있다.앞서 얘기한 김일성 명함시계를 받은 사람과 김일성 훈장이나 국기훈장1급 수훈자는 현직에 있을 때 받던 월급의 70%를 받는다.또 급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각종 훈장 5개이상을 받은 사람에겐 종전급여의 60%까지 지급된다.
  • 서울 빅3 동향(“열전” 6·27선거)

    ◎역·중심가·시장 돌며 “한표 호소” 강행군/난지도 거쳐 2곳서 잇따라 거리연설­정원식/명동·신림동서 유세… 상오엔 화랑 방문­조순/막힌 다리앞서 출근시민에 “지지” 부탁­박찬종 서울시장선거후보 가운데 「빅3」인 민자당의 정원식,민주당의 조순,무소속의 박찬종 후보는 12일 정당 또는 개인연설회를 갖고 각종 공약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등 본격적인 유세대결을 벌였다. ▷정원식 후보◁ ○…이날 상오 난지도를 방문,서울의 쓰레기실태를 파악한 뒤 마포구 서교동의 철도부지에서 처음으로 정당연설회를 가진 데 이어 지하철로 청량리역으로 옮겨 두번째 정당연설회를 가졌다. 정 후보는 1천여평의 철도부지와 청량리역전을 가득 채운 유권자를 대상으로 연설을 시작하자마자 서울시가 안고 있는 교통·오염·안전·주택문제 등을 거론하며 『지금까지 중앙정부와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려는 성의는 물론 의지도 없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정 후보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앙정부와 씨름을 벌여 돈을 따와야 하고 민자도 과감하게 유치해야 한다』며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중 이러한 능력을 가진 후보는 자신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순한 이미지를 지적하는 일부의 시각을 의식한 듯 『민선시장은 과거 상부의 눈치만 살피던 임명직시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중앙정부와 사안에 따라 협조하기도 하고 씨름도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후보는 『과거에는 시행정을 몇몇이 밀실에서 결정함으로써 시민의 안위는 도외시되는 일이 허다했다』고 지적하고 자신은 시민의 중지를 모으고 시민을 시정에 참여시키는 「열린 행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정 후보가 입장하거나 퇴장할 때,또 연설 중간중간에 청년당원들은 「정원식」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또 정 후보의 연설이 시작되기에 앞서 탤런트 출신인 최영한 의원과 코미디언 황기순·김미화씨,탤런트 김용건씨가 찬조연사로 나서 정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상대후보에 대한 비방을 극력 자제했으나 마포유세에서 이 지역출신 박명환 의원은 『허구헌날 집안식구끼리 싸움을 벌이는 후보,독불장군인 후보에게는 시정을 맡길 수 없다』고 민주당의 조순,무소속의 박찬종 후보를 겨냥했다. 박명환 의원은 박 후보를 빚대어 『말단공무원이 되는 데도 보증이 필요한데 빚이 7조원이나 되는 모후보에게는 보증을 서겠다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며 『그러나 정 후보는 대통령부터 2백만명의 당원이 보증한다』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날 정당연설회는 평일인 탓인지 연설회장은 대부분 중장년층의 여성유권자로 메워졌다. ▷조순 후보◁ ○…이날 하오 명동 상업은행앞과 관악구 신림극장앞에서 후보등록후 첫 유세를 갖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낮 12시50분 명동에서 가진 연설회에서 조순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무능하고 오만한 집권층에게 각성을 촉구하겠다』며 5백여명의 청중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조 후보는 『현정부는 마지막 순간까지 지방선거를 연기하려 한 집단』이라며 강력히 비난한 뒤 정부의 실정을 열거해가며 『이번 선거를 현정부 2년반에 대한 중간결산으로 삼자』고 촉구했다.이날 명동유세에는 조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인 정대철 고문과 이부영 부총재·이철 의원등이 찬조연사로 나서 청중에게 지지를 호소했으며 탤런트 정한용씨와 번효정씨등이 동행해 눈길을 모았다. 이어 서울시 각 구청장후보 20여명이 대거참석한 가운데 하오3시30분 신림동 신림극장앞에서 가진 정당연설회에서 조 후보는 『야당이 승리하지 못하면 역사는 20년 퇴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린유세」로 이름붙인 조 후보의 이날 유세에는 대학생등 5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나서서 행사장주변의 휴지를 줍는 등 「깨끗한 후보」의 모습을 부각시키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앞서 조 후보는 이날 상오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현대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화가 박수근 작품전시회에 참석한 뒤 인사동을 방문,경인미술관에 들러 「치원여민」이라는 휘호를 직접 붓으로 써 보였다. ▷박찬종 후보◁ ○…이날 상오7시50분부터 1시간동안 한강대교 남단에서 출근하는 시민을 상대로 「다리유세」를 벌였다.박 후보는 앞으로도 매일 아침 시내 주요교량에서교통체증을 체험하며 이를 해결해줄 「실무시장」후보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박 후보는 이날 정체돼 있는 일부 차량이 경적을 울리거나 일부 운전자가 손을 흔들어 격려하자 『교통체증 덕을 볼 때도 있다』고 농담을 한 뒤 『내가 시장이 되면 막힌 서울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시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노량진수산시장을 돌며 상인들과 악수를 나눈 뒤 의자를 받쳐 만든 즉석연단에 올라 핸드 마이크로 「반짝유세」를 폈다.박 후보는 『시민의 눈치만 보는 청지기시장이 되겠다』면서 상인들의 출신지역분포를 의식한 듯 『지역을 떠나 우리가 사는 서울을 고향으로 느끼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낮 12시쯤 여의도백화점앞에서 개인연설회를 가진 박 후보는 점심식사를 끝내고 모여든 넥타이차림의 샐러리맨들을 상대로 『여러분이야말로 정치권에서 독불장군으로 질시를 받아온 이 사람을 이 자리에 세워준 주인공』이라고 젊은층과의 일체감을 강조했다.1억원의 비용을 들여 임대한 멀티큐브차량에서 울리는 효과음악과 함께 연예인자원봉사단으로 구성된 「박찬종 도우미」 10여명이 명함형 소형인쇄물을 나눠주며 박 후보를 거들었다. 박 후보는 이어 영등포 연흥극장과 영등포시장·노량진역등으로 옮겨가며 유세를 계속했다.한편 박 후보의 부인 정기호 여사는 이날 노원·상계역등 전철역등을 따로 돌며 지지를 호소한 것을 비롯,앞으로도 지하철·시장등지에서 민자·민주당의 대규모유세와 대비되는 「맨투맨식」유세의 역할을 분담하기로 했다.
  • 이농현상/개방바람 타고 돈벌이 찾아 도시로(두만강 7백리:14)

    ◎문혁이후 젊은이 떠나고 부녀자만 남아/7백가구 부동촌엔 농사꾼 한사람도 없어 연변의 조선족들은 지금 식생활에는 걱정이 없다.해방전 대지주들 보다 더 잘 먹고 산다.옛날의 지주집이래야 호주만 이밥을 먹어대고 다른 식구들은 조밥에 된장국이 고작이었다.그러나 요즘은 웬만하면 모두가 이밥을 밥상에 올려놓는다. ○옛 지주보다 더 잘살아 농촌의 소득도 높아졌다.용정시 백금향의 1인당 연간수입은 1천6백원으로 조사되었다.화룡시 숭선진은 1천3백원,두만강 연안 산골의 향진지역도 1천2백원을 웃돌았다.문화대혁명 시기 뙤약볕에서 동이땀을 이틀은 흘려야 10원을 벌었던 때에 비하면 천양지판이다.당시 편지 한통 부치는데 8원이었으니 기가 막힌 노임이었다.그래서 문화대혁명 이야기만 나오면 목청 안 높이는 사람이 없다. 『사시사철 뼈 빠지게 일하고도 굶기는 밥먹듯 했수다.쑥에 소나무 껍질에 안먹어 본 별식이 없드랬시요.그런 주제에 밭고랑 타고 앉아서 세계 혁명에 관심을 가지라고 족쳐댑데다.미친 광대놀음을 한 거디요.등소평동지 개혁개방 안했더라면 모두 굶어죽었을 겁네다』 연변지역 신문에는 농촌소식들이 왕왕 실린다.예전같이 해방전 살림에 비교하는 잠꼬대는 없어졌으나 농촌수입이 해마다 올라간다는 기사가 많아졌다.그런데 물가가 오른 것을 생각하면 농촌소득 높아진 것 만을 자랑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한다.이러한 사실은 농가와 인구가 함께 줄어드는 것을 보아도 알수 있다.화룡시 숭선진의 경우 지난 1990년 1천25가구의 농가가 지금은 9백90가구로 줄었다.호적만 숭선진에 두고 도시로 빠져나간 사람만도 6백20명이나 된다. ○초가집 한채에 1천원 두만강 연안에 임자를 잃은 밭들은 풀이 무성하고 마을마다 주인없는 집들이 쓸쓸히 서 있다.화룡시 노과진 호곡촌은 무산과 마주한 오붓한 17호 인가를 가진 마을이었는데 지금은 3개의 굴뚝에서만 연기가 날뿐이다.그리고 화룡시 덕화진 부동촌은 독립군 안무 일가가 자리잡고 항일을 해온 유서깊은 마을로서 광복후 7백여호였다.그런데 이제는 황폐해져 농사꾼은 한 집도 없다.두만강 언덕에 자리 잡은 초가들은 문짝이 떨어져나가고 대머리 모양으로 볏짚이엉이 훌렁 벗겨져 귀신 살기 알맞는 마을이 되었다.그같이 을씨년스러운 마을에 유독 한 집만이 앞마당에 닭 몇마리가 구구구 모이를 쪼고 개가 행인을 보고 콩콩 짖는다. 지나가던 걸음에 그 집을 들렀다.늙은 양주가 따뜻한 온돌에 앉아서 이불을 꿰매고 있다가 내가 들어서니 대단히 반가워했다.아이들 소꿉장난 모양으로 개와 닭 하고 동무하며 적적하게 살아가던 양주는 낯도 성도 모르는 길손이지만 찾아온 것이 무척 기뻤던 모양이다.인간무리에서 살면 인간이 혐오스럽다가도 인간이 없는 곳에 살면 오히려 그리워 한시도 인간을 떠나 살수 없는 것이 사람인가 보다. 주인의 이름은 이성국(60)인데 화룡시에 거주하는 퇴직 노동자였다.지난해 8월 4백원에 버린 집을 사서 들었다고 한다.오랜 간염환자라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휴양삼아 와 있다는 것이었다.화룡시에 있는 자식들이 쌀이며 채소며를 날라오기도 하고 어떤 때는 영감이 운동삼아 자전거를 타고 십리 밖 남평에 가서 사오기도 한다는 것이다.농사꾼들이 삶을찾아 버리고 간 산수 좋은 이 땅은 서서히 주인이 바뀌고 있다.텃밭이나 가꾸면서 여생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휴양지로 변해가고 있다. ○도시인 「별장」 구입 늘어 도문시 위자구진 하남촌은 20여호의 마을인데 2∼3년 사이에 절반정도의 초가를 도시에서 퇴직한 노인들이 차지했다.연길에서 40리 거리라 집값이 꽤나 비싸다고 하는데 한채의 초가가 1천원 내외다.마을을 통째로 산다고 해도 3만원이면 남는다.한국을 드나들면서 현대 문명에 머리가 튼 젊은 사람들은 초가를 사서 주말 별장삼아 쓰고 있다. 화룡시 덕화진 용현촌 박서양(69)노인은 일제때 울릉도에서 속아 이민을 온 사람이지만 연변의 농촌을 지키고 있다.일본인들이 만주로 가면 들판에서 해가 뜨고 지는데 감자가 하도 커서 둘이서 하나를 다 못먹는 복지라고 하는 말을 듣고 19 38년 고향을 등졌다.그런데 웬걸,무산에서 두만강을 건넜더니 하늘만 보이는 산골이었다.아름드리 나무를 베어 부지런히 농토를 개간,그런대로 배불리 먹었다. 그러다 해방에 이어 문화대혁명을 맞았다.문화혁명 시기에는 겨우 감자톨을 구워먹으면서도 거지로 빌어먹고 산다는 고향(한국)으로 돌아가지 안은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모른다.고향에서 연변땅 밀림지대로 함께 이주했던 24가구가 해방 이후 거의 귀국해버린 뒤였다.혼자 남은 그는 그저 공산당 은덕에 감사했다. 『일본놈한테 속고 공산당에 속아 살다가 이 나이가 됐제.지난 90년에 고향 울릉도에 갔더니 없는게 없이 살데.나도 밥술이나 먹어 잘 사는줄 알았더니 그게 아이데.그래도 여기 살수 밖에 없제.땅파먹고 사는 사람은 땅 떠나면 몬 산다구…』 노인은 「농자천하지대본」이 다시 올 날을 기다렸다.고지식한 땅을 믿는 노인 역시 고지식한 마음으로 또 한해 농사철을 맞고 있다.
  • 한통노조 준법투쟁/합법 가장한 업무방해

    ◎쟁의대상 아닌 공권력 투입 등 항의 한국통신 노동조합의 「준법투쟁」은 과연 법을 지키는 쟁의행위인가. 결론적으로 노동부등 관계당국은 불법적인 집단행동으로 보고 있다.「합법을 가장한 업무방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적법한 쟁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조합원들이 점심때에 여러개의 식당 배식구 가운데 1곳이나 극소수의 배식구만을 이용,급식을 받음으로써 지정된 점심시간을 늦추거나 점심시간 끝나기 5분전에야 일렬로 서서 배식받는 행위,근로시간에 줄지어 화장실에 가거나 신용협동조합에 단체로 예금·인출하는 행위 등도 불법에 해당된다.또 간부사원과 단체로 면담하거나 근무시간중 의무실에서 단체로 약을 타는 행위,집단 연월차휴가·집단조퇴 등도 모두 불법이다. 이같은 「준법투쟁」은 정당한 쟁의목적 아래 적법절차를 거치면 합법으로 인정된다.지난해 시내버스 노조가 임금인상을 관철하기 위해 차선위반·부당추월·과속 등 근무관행을 무시하고 교통법규를 지켰던 「준법투쟁」은 말 그대로 합법이었다. 그러나 한국통신 노조의 경우 쟁의의 대상이 되지 않는 목적,예컨대 공권력투입과 노조간부 사법조치 등에 항의하기 위해 쟁의절차도 거치지 않고 집단행동을 했으므로 불법인 셈이다. 노동부는 한국통신 조합원들의 「준법투쟁」은 근로조건개선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노동쟁의조정법을 적용하기 보다는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형법상의 업무방해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상오 9시로 돼있는 출근시간은 출근부에 도장을 찍는 시간이 아니라 업무를 시작하는 시간이며 9시에 출근,작업준비 시간을 거쳐 뒤늦게 작업에 들어갔다면 당연히 정상적인 업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 「정신건강 1만달러」를 아울러야(박갑천 칼럼)

    화씨의 구슬(화씨지벽)이란 것이 있다.춘추전국시대 최고의 보물이다.초나라의 화씨가 초산에서 이를 발견하여 여왕에게 바친다.옥을 다듬는 사람에게 감정시켰더니 돌멩이라 했다.그는 임금 속인 죄로 월형(발뒤꿈치 깎는 형벌)을 당한다.그뒤 무왕이 즉위하자 다시 갖다 바친다.감정결과는 역시 「돌멩이」였다.또 월형.그다음 문왕때 이르러서야 보옥임이 밝혀진다. 이 이야기를 쓴 「한비자」는 보옥임을 평가받기가 이처럼 어렵다면서 그의 법가이론을 펼친다.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여왕·무왕은 그 보옥을 가질 만한 자질이 없었다고도 할 일이다.돼지눈에 비친 진주였다고나 할까.이 구슬은 그뒤로도 가질 만한 주제가 못된 사람들에 의해 갖은 희비극을 엮어낸다. 돈이고 권력이고 다 그렇다.가질 만한 사람이 가져야 한다.그러지 못할 때 불협화음 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다.화씨의 구슬같이 독소로 되어버린다.하루 천리를 달려도 피곤한 법 없는 적토마도 관운장이나 여포같은 주인을 만나야 고분고분해지는 법.범용한 자가 주인이 되려 하다가는 도리어채어죽고 만다. 영국작가 존 골즈워디의 「포사이트집안 이야기」를 잠깐 들여다보자.주인공 솜즈 포사이트변호사는 미학을 아는 재산가다.대학교수 딸이면서 미모인 아이린을 아내로 맞을 수 있었던 것도 돈힘이었다.이 아름다운 아내도 그로서는 투자를 많이 한 「재산」일 뿐이다.그림수집가로서 안목이 높으면서도 투자가치쪽을 앞세운다.아내는 건축가와 사랑의 도피행을 하고 그는 화재현장에서 그림틀 모서리에 머리를 맞고 죽는다.그는 돈 가질 만한 사람이 못되었지만 그런 사람이 돈을 갖게 돼 있는 것이 또 이세상의 오묘한 얼개이기도 하다. 돈을 갖지 못해야 할 사람이 돈을 가질 때 그 돈은 「흉기」로 될 수도 있다.칼이 주부의 손에 쥐인 것과 도둑의 손에 쥐인 것과의 차이를 보인다.그는 돈이라는 이름의 흉기로 사회의 올바른 가치관에다 난도질을 한다.그래서 사회를 병들게 하면서 비참하게 만들어간다.아내도 「재산」으로 생각하는 의식구조를 흩뿌린다.그런 돈은 바로 화씨의 구슬 그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 넘어선다는 일만을기뻐할 일은 아니다.우리국민 모두가 진실로 1만달러를 지닐 만한 정신의 건강을 갖추고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한 대목이다.가질 만한 자격이 없는 자가 가질 때 사회의 독소로 된다는 점에 대한 생각들을 깊이 해야 할 시점 아닌가 한다.
  • 법질서의식/어릴때부터 질서지키기 생활화(세계화 이렇게 하자:13)

    ◎“서둘면 손해” 학교·가정서 엄격히 교육/위반자 법적 규제­국민편익시설 확충 병행을 선진경제국들의 모임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기초질서 위반사범을 벌금을 물려가며 주기적으로 단속하는 나라는 아직 없다.우리나라가 곧 회원국으로 가입하면 이 기구의 「유일한」 기초질서 위반사범을 단속하는 나라가 되는 셈이다.세계 13위의 무역국,세계 17위의 1인당 국민소득(GNP)을 자랑하고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하려는 나라의 국민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초질서 위반사범이란 거리에 침을 뱉거나 휴지·담배꽁초를 마구 버리는,또 차도를 무단 횡단하는 등 선진시민이면 반드시 지켜야할 기본질서를 위반하는 사람을 일컫는다.질서의식이 철저히 생활화 되어있는 선진 시민들의 눈으로 보면 이를 경찰력으로 단속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의 질서의식 부재를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서울경찰청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6일동안 3만5백51명의 경찰력을 동원,단속을 벌인 결과 모두 3만4천9백99건의 기초질서위반사범이 적발됐다.하루에 5천8백33명의 시민이 망신을 당하고 벌금을 문 것이다. ○후진성의 극치 달려 이를 4월의 단속결과와 비교하면 전체 단속건수는 2천2백건,하루평균 단속건수는 3백67건이나 늘어난 수치다.비록 단속경찰관의 수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이는 그만큼 어기고 있는 시민이 어디엔가는 항상 있다는 반증이다. 질서의식에 대한 우리의 현주소는 경제규모에 맞지않게 아직은 후진국형에 가깝다.당연히 지켜야 할 줄서기,뇌물 안주기,휴지 안버리기,술마시고 고성방가 안하기,무단횡단금지…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지켜지는게 없다. 법질서 측면에서 후진성의 극치는 무질서한 도로교통이다.도로가 혼잡하든,안하든 조그마한 접촉사고만 났다하면 도로 한복판에 차를 세워놓고 핏대를 올려가며 멱살을 잡고 싸우기 일쑤다. 그 뿐이 아니다.남들이 길게 직진차선에 줄을 서고 있는데 좌회전 차선으로 달려와 끝에서 얌체같이 살짝 끼어들고,앞차에 밀려 도저히 교차로를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인데도 파란불이라고 꾸역꾸역 밀어붙여 교차로를뒤엉키게 하는 모습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도심의 풍경이다.경찰이 지난 4월1일부터 기초질서 위반사범에 대한 벌금을 크게 올렸으나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상아탑 조차도 엉망 서울경찰청 방범부장 김형진(58) 경무관은 『엄격한 법질서 가꾸기의 출발은 학교와 도로다』라고 말하고 『단속을 해보면 우리사회의 법질서 지키기는 개인적인 각성을 통해 고쳐져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은 공존의 이유에서다.전문가들은 너와 내가 어우러져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않고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엄격한 법질서 지키기라고 밝히고 있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김동일 교수는 『우리사회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급격히 바뀌면서 물질적인 토대는 크게 향상되었으나 의식구조 변화가 제대로 뒤따르지 못했다』고 분석하고 『이 간격이 기초질서 의식 결여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법질서 지키기는 엄밀히 따지면 단속대상이 아니라 의식의 문제라는 사회학적 진단이다. 단속이 거의 없는 선진사회에서 거리에 함부로 침을 뱉거나 휴지·담배꽁초를 버리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외국 폭력영화에서나 차도를 무단 횡단하지,실제 생활에선 차량 접촉사고가 났더라도 서로 집전화번호와 보험사전화번호를 교환한뒤 가볍게 헤어지는게 예사다. 그들은 이미 어렸을 때부터 질서지키기가 생활화되어 있는 까닭이다. 서울대 법대 최종고 교수는 『미국에서는 유치원이나 국민학교에서 조차 학교급식 시간에 새치기를 하다 들키는 학생이 있으면 그날 점심을 굶긴다』고 전하고 『그러나 우리는 지성의 산실인 대학에서 마저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의 무질서를 자주 목격할 수 있다』고 개탄했다. ○「빨리빨리병」이 문제 이는 교육과정에서 질서교육이 소홀히 다뤄지고 있다는 증거다.또 가정에서도 남보다 앞서기 위해 저지르는 질서파괴 행위를 철저히 나무라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둔다.나아가 우리사회가 나보다 먼저 와 줄을 선 사람의 노력과 권리를 깡그리 깔아뭉개는 도덕성과 양심부재의 「조급문화」의 사회임을 말해주고 있다. 서점에서 책을 사 하루만에 읽고 독후감을 써와야되고,한달이 아니고 월요일에 내야 할 국민학교 2학년의 토요일 숙제가 「민족공동체 의식함양」을 주제로 한 5분가량의 거창한 연설문이라면 그것은 이만 저만한 불합리가 아니다.이런 식의 교육을 받으니 법질서에 대한 의식이 싹틀 턱이 없다. 최 교수는 『법질서 의식은 성인이 된 뒤의 교육이나 규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하고 『유아기부터 질서중심의 가치관을 심어주고 생활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함으로써 터득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찌보면 최근 우리사회의 잇단 대형사고도 이같은 질서중심의 가치관이 없고,법질서의 공정한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데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열번 조여야되는 나사를 정확히 열번 조였더라면 막을 수 있는 사고들이었다. 교통개발연구원 도시교통연구실 김수철 실장은 『질서위반자에 대한 엄한 법적 규제와 이러한 위반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의 편익을 증대하는 두가지 방안이 병행되어야 우리사회의 질서의식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일 두 지식인/상대국 「정치·사회 비평서」 화제

    ◎김용운 한양대명예교수·다나카 일탁식대 교수/왜 일본인…/힘 숭배하는 일인의식 꼬집어/한국정치…/양반정치 문민정부서 맥 이어 한국과 일본에서 지난해 시작된 「출판물을 통한 상대방 깎아내리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이같은 경향을 대표하는 책들인 「일본은 없다」와 「추한 한국인」의 속편이 얼마전 양국에서 각각 출판됐고 그밖에 비슷한 성격의 책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이런 가운데 한·일 양국의 지식인이 상대방을 깊이 있게,그리고 점잖게 비평·충고한 책 2권이 최근 국내에서 출간돼 눈길을 끈다. 김용운 한양대 명예교수가 쓴 「왜 일본인은 오만한가」(한길사 펴냄)와 일본 탁식대학 다나카 아키라(전중 명)교수의 「한국정치를 투시한다」(길안사 간)가 그것. 「왜 일본인은 오만한가」에서 김교수는 일본인의 의식구조가 힘(무력)을 숭상하는데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해부한다.곧 「강함」에는 쉽게 굴복하고 약자는 무시하는 것이 일본문화의 본질이라는 분석이다.따라서 일제 때 한국인·중국인에게 저지른 만행을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고위인사의 「망언」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김 교수는 『어제는 복종했으나 오늘은 강해졌으므로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일본식 발상은 결국 국제사회에서 외면당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김교수는 이와 함께 한국인의 이름으로 발표된 책 「추한 한국인」의 문제점에 대해서 깊이 파헤쳤다.「추한 한국인 저자규명 모임」을 이끄는 김 교수는 이 책을 쓴 직접적인 동기가 「추한 한국인」을 읽고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책에서 한국인의 「추한」모습으로 인용된 사례들이 얼마나 왜곡된 것인지를 조목조목 따지는 한편 실제 저자인 가세 데아기(가뢰영명)의 실체를 폭로했다. 한편 「한국정치를 투시한다」는 19 61년 이후의 한국정치 상황을 날카롭게 비평한 정치평론서이다.지은이 다나카교수는 어려서 한국에서 지내다 52년 귀국했고,65년 아사히신문 기자로 되돌아와 한국에서 여러해 체류한 지한파 지식인. 그는 한국정치의 전통이 조선의 양반정치에 있다고 보았다.이같은 전통은 「4·19」후의 민주당 정권까지 이어지다 「5·16」으로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면서 단절됐으며,문민정부 출범으로 다시 이어진다고 풀이했다. 또 북한에 대해서는 『김일성주의라는 것이,즉 정치적 허구 위에 성립되어 있는 김일성주의 따위가 과연 철학적 비판의 대상으로 될 수 있을까』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 책은 지난 92년 일본에서 출간한 내용에 그 이후의 한국상황을 다룬 정치평론을 보완한 것으로,재일 한국인 학자 윤학준씨(63·도쿄 메지로대학 객원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일본인의 눈으로 본 것이라 잘못 이해한 부분도 가끔 눈에 띄지만 지식인의 눈으로 냉철하게,객관적으로 한국정치 흐름을 분석한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 노사화합이 외국인투자 부른다/황광하 서울대교수·경제계획론(시론)

    정부는 제15회 신경제 추진회의에서 외국인투자의 적극유치를 위해 지자체의 외국인 기업유치에 대해 중앙정부지원을 확대하고 광주 평동외국인전용공단의 입주조건을 개선하고 수입선다변화제도의 예외를 인정하고 대일투자유치 사절단의 활동을 강화하고 우수외국인력의 체류상한기간을 연장하는 조치를 발표하였다.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투자유치촉진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91년을 정점으로 답보상태에 놓여있는 실정을 감안할 때 때늦은 감이 있지만 적절한 대책이라고 본다.갈수록 치열해지는 국제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에 중점을 두지 않을 수 없고 이는 신기술개발이나 고도기술 도입에 의해 달성될 수 있다.외국인 직접투자는 선진기술을 도입하는 유용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적극 권장되어야 한다. 외국인 투자유치가 활성화되려면 정책수립에 있어서 외국기업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떡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부터 먼저 마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는외국기업이 해외투자에 적극적인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일본을 위시한 선진제국이 국내의 노동력 부족과 높은 임금수준 때문에 해외생산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특히 과거의 노동집약적 저부가가치산업 뿐만아니라 고부가가치산업의 생산거점 이전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부품수출·단순조립의 생산거점형이 아닌 상품수출을 대체하는 시장접근형이 증가하고 있다.더욱이 일본은 엔고 때문에 불가피하게 해외생산확대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진국의 해외투자는 분명 증대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해외투자지역으로 우리나라를 선택할 것이냐가 문제다.일반적으로 말한다면 투자국과 도입국의 산업구조,경제 발전단계 및 여건,국제 경제관계,기업의 경쟁관계 및 전략,정부의 산업·기술정책 등이 해외투자지역선정에 기준이 되고 있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는 한마디로 투자환경이 좋은 나라를 선택할 것이 분명하다. 외국기업이 본 한국의 투자환경은 그렇게 좋지 못하다.임금·지가 등 높은 생산비용,높은 금융비용 및조달의 어려움,노사분규에 대한 우려,각종 행정규제 및 법제도 운영의 불투명성,그리고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의식이 그것이다.그리하여 생산비면에서는 후발개도국에,투자환경에서는 선발개도국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그러나 노동력의 질적 수준,경제의 기반구조,국내시장규모 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많으므로 이를 잘 홍보하는 한편 투자장애요인을 제거내지 축소시켜나간다면 해외투자 유치는 결코 절망적이지 않다. 이번 정부조치로 몇가지 불리한 여건이 제거될 수 있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노사화합을 통한 산업평화의 정착,안정적인 사회분위기의 조성과 외국기업에 대한 국민의식의 전환이다.우리가 외국에 진출하려고 할 때 그 나라의 노사관계가 불안하다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는가.또한 외국인에 대한 인식이 부드럽지 못하다면 생산거점을 그곳으로 이전하겠는가.이제 세계속의 한국을 생각할 때가 되었으니 우리도 선진형 노사관계의 정착을 앞당기고 세계인의 의식구조를 갖추어야 하지 않겠는가.이 두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많은 외국기업이 다투어 우리나라로 올 것이고 그래야만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산업,기업을 선택적으로 유치할 수 있다.그런 연후에 이들을 통해 우리 기술능력을 제고하고 외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수용태세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노사화합과 의식개혁 모두 정부보다는 국민의 노력에 달렸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가 이를 위해 노력하자.
  • 총무처의 행정제도 개선 주요내용

    ◎공장설립서류 264종서 107종으로 감축/석유수출입 등록제로… 주유소 개방추진/동구권 일부국가 무사증입국 허가방침/자동차 사고로 멸실땐 폐차서류 없어도 등록말소 허용/준농림지 공장 용지 50%까지 증설허용/학원설립 등록제로 일원화… 수요기준 폐지/외국기업 국내주식 발행 완전자유화 방침 2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올해 행정제도개선 종합계획은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규제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정부가 올해 개선을 추진할 과제는 파급효과가 크고 다수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40건의 중점과제와 2백7개의 개별과제를 합쳐 모두 2백47건.상반기에 78건,하반기에 1백56건을 완료하고 나머지 13건은 96년이후 단계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올 1·4분기 동안 이미 13건이 개선됐다.개선작업을 통해 폐지 또는 정비되는 행정규제 및 민원사무는 올 한해만 모두 8백12건에 이른다.중점과제와 개선내용은 다음과 같다. ◇경쟁 제한적 법령·제도의 개선(공정거래위원회)=보험업법·자동차운수사업법 등 50여개 법령을 대상으로 경쟁제한조항을 삭제 또는 수정.대한행정서사회 등 60개 단체 소속사업자의 사업활동에 부담을 주는 관련규정 및 정관을 정비. ◇유가 및 석유산업 자유화(통상산업부)=원칙적으로 석유제품의 국내가격을 완전 자유화.다만 서민용 연료인 LPG는 경쟁연료인 LNG가 고시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유가자유화 뒤 1∼2년 뒤에 시행하는 것을 검토.석유수출입에 대한 허가제를 등록제로 변경.석유정제업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꿈.현재 외국인투자를 50%까지 허용하고 있는 석유정제업과 주유소등 석유유통업의 동시개방을 추진. ○음반수입 추천제로 ◇영화·출판 및 음반·비디오산업의 규제 완화(문화체육부)=외국영화의 원판수입 복사프린트 제작허가제를 폐지.국산영화 수출때 추천제를 없앰.극영화 상영때 뉴스영화 상영 의무제를 폐지.영화업 등록요건을 16㎜이상 극영화 제작자에서 35㎜이상으로 완화.현재 1편으로 제한하고 있는 미등록 영화사의 연간 제작 편수를 2편으로 확대.합작영화 제작때 출자비율과 국내촬영 의무비율을 각각 30%이상에서 10%이상으로완화.음반·비디오물 휴업 또는 폐업 미신고때 부과하던 과태료를 폐지.음반·비디오물 수출때 추천제와 복제때 허가제,비디오물 제작때 신고의무를 폐지.음반·비디오물 수입허가제를 추천제로 완화.음반·비디오물 반입허가 범위를 5장 이내에서 10장 이내로 확대.음반·비디오물 제작업등록 처리기간을 30일에서 20일로 단축.등록증 재교부 수수료를 폐지.외국간행물 수입업등록 처리기간을 7일에서 5일로 줄이고 수입업 변경등록 처리기간을 5일에서 3일로 단축.외국간행물 수입추천 처리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단축.외국간행물 수입실적 매분기 보고를 매반기(반기) 보고로 완화. ◇낙농업관련 제도 개선(농림수산부)=▲우유등록제 ▲젖소등록상황 보고제 ▲젖소의 특수공제 가입을 위해 필요한 사항의 명령제도 ▲등록한 젖소의 태사·분만 신고제 및 소유자 이동신고제 ▲생유 거래에 관한 분쟁조정 신청조항 ▲낙농지대 안에서의 토지형질변경 등 허가제 ▲낙농규모 제한 ▲사업실시 의무제 ▲토지이용 허가제 ▲임차국유지 전대 ▲권리양도 허가제 ▲담보 허가제 ▲허가없이 사업을 한 사람등에 대한 벌칙조항 ▲낙농진흥기금 관리에 필요한 명령조항 ▲특수가축공제 가입상황 보고제 ▲낙농지대의 지정·고시를 위한 낙농심의회의 심의절차를 폐지.생유의 규격·가격을 생산자·관련단체·유업체가 자율적으로 협의해 결정하도록 위탁. ○휴대폰 사업자 지정 ◇통신사업진입규제 완화(정보통신부)=데이콤의 사업에 시외전화서비스를 추가 지정.주파수공용통신사업(TRS)의 아날로그 전국사업자 지정은 한국항만전화의 사업구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대신.디지털 전국사업자를 허가.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춘 개인휴대통신사업(PCS)자 1명을 허가.무궁화위성을 이용한 국내 위성방송사업은 올 상반기 기본방침을 확정해 허가. ◇해운경영 자율화(해운항만청)=외항화물해운업의 사업제도를 면허제에서 등록제로 전환.선박의 매매·임대차·용대선을 인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부정기 원양면허사업자의 부정기 근해사업을 허용.정기 원양면허사업자의 정기 근해사업을 허용.자신이 소유한 선박뿐아니라 점유하고 있는 선박도 빌려줄 수 있도록 선박대여업의 업무범위를 확대.용대선 신고와 운임 신고등 업무를 선주협회등 사업자단체에 위탁. ◇학원의 설립·운영 규제 완화(교육부)=학원 설립때 등록과 인가의 이원 구조를 등록제로 일원화.학원설립 수요기준을 폐지. ◇대학원교육제도 개선(교육부)=석사과정에 입학하면 박사과정까지 이수할 수 있도록 석·박사과정을 통합. ◇외국인투자환경 개선(재정경제원)=1단계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주식연계증권 포함) 발행을 자유화하고 국제기구의 원화표시 채권발행을 자유화.2단계로 외국기업의 원화표시 채권발행을 자유화. ◇해외직접투자제도 개선(재정경제원)=해외직접투자제도의 자유화 폭을 확대하고 절차를 간소화. ◇사증발급절차 개선(법무부)=▲문화예술(D­1)가운데 한국국제교류재단 등의 초청을 받은 사람▲무역경영(D­9)의 자격 가운데 조선및 산업설비 제작감독을 위해 파견돼 근무하려고 하는 사람▲연구(E­3)의 자격 가운데 기업부설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려고 하는 사람▲동반(F­3)의 자격 가운데 등록외국인과 동거 목적으로 입국하는 배우자에 대한 체류기간 1년이하의 단수 사증 발급권한을 재외공관장에게 위임.사증발급인정서 발급대상에 문화예술(D­1) 취재(D­5) 종교(D­6) 상사주재(D­7) 무역경영(D­9)의 자격에 해당하는 사람을 포함. ◇무사증 입국허가제도 확대(법무부)=무사증 입국이 제외된 35개 국가 가운데 체류관리상 문제점이 적은 동구권 일부 국가에 대해 무사증 입국을 허가.무사증 입국허가기간을 30일 범위 안에서 탄력적으로 운용. ○1회 체류기간 늘려 ◇외국인 체류허가제도 개선(법무부)=1회에 부여할 수 있는 최장 체류기간을 6개월∼3년에서 1∼5년으로 확대. ◇외국인 재입국 허가제도 개선(법무부)=긴급하거나 부득이한 사유로 출국한 외국인에 대해서는 공항·항만 소재 출입국관리소에서 재입국을 허가.외국에서 여권을 분실한 외국인이 입국할 때 입국심사관이 재입국허가사실을 확인해 입국 조치. ◇공장입지 규제 완화(건설교통부)=공업단지 지정·개발 등의 행정처리기간을 3백50일에서 1백40일로 단축.공업단지 지정·개발 및 공장설립때 구비서류를 2백64종에서 1백7종으로 감축.시·도지사의 지방공단 지정 권한을 30만㎡미만에서 1백만㎡미만으로 확대.공업배치 및 공업생산시설이 부족한 전남·전북·강원·충남에 있는 공단 가운데 일부를 지방중소기업 특별지원지역으로 지정해 법인세·소득세·지방세를 감면하고 지방중소기업 육성자금을 우선 지원.아산공단의 미분양 해소를 위해 대기업 입주제한을 해제.준도시지역 가운데 시설용지지구의 공장설립 규모제한을 폐지.준농림지역에서 기존 공장용지의 50%까지 공장 증설을 허용. ◇택지소유 상한제도 완화(건설교통부)=택지소유상한법령상의 허용기준면적을 상향 조정. ◇택지개발방법 완화(건설교통부)=시·도지사에게 위임된 택지개발 예정지구에 대한 경미한 변경지정 및 택지개발계획 승인 범위를 60만㎡미만에서 3백33만㎡미만으로 확대.택지개발지구 안에 토지를 소유한 주택업체가 택지를 마음대로 매각할 수 있는 소유기간을 1년 이상에서 3개월 이상으로 완화.큰 평형 주택에서 작은 평형 주택으로 사업계획 변경을허용.기존 용적률 범위를 넘지 않을 때는 개발계획의 승인없이 가능. ○신용융자 제한폐지 ◇금융 규제완화(재정경제원)=증권분야 주간 간사회사 지정 취소제와 해외증권 발행때 우선주 발행의무를 폐지.신용융자 가격제한을 폐지.외국인 투자기업 주식에 대한 외국인 취득한도예외 승인제를 신고제로 전환.증권사 상호 변경인가제를 폐지.투자신탁회사의 출장소 지점승격 인가제를 신고제로 전환.증권회사의 자본금 증액명령과 증권거래소의 유가증권 상장승인을 폐지.보험회사의 유상증자에 대한 인가제를 폐지.초과사업비에 따라 보험회사의 점포설치 제한을 폐지.보험회사 점포설치 한도 및 모집인 도입한도를 없앰.보험회사의 다른 사업 경영제한 완화.지방 생명보험회사의 주주자격 및 지분한도제한 완화. ◇수출입통관제도 개선(재정경제원)=세관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 ◇식물 방역및 검역제도 개선(농림수산부)=방제비용의 민간부담을 폐지.방제용 기구의 ▲대여신청·심사제 ▲수령증 제출 ▲대여기간 연장신청제 4멸실보고제 ▲보상조항 ▲반납의무조항 ▲반납명령제 ▲반납위약금 납부제를 등을 폐지. ◇수출승인제도의 단계적 완화(통상산업부)=수출승인 면제범위를 수출자동승인 품목으로서 대금결제방법상 별도의 규제가 없는 경우의 일람불신용장방식의 2만달러이하의 수출에서 일람불신용장방식 전부 및 기타 방식의 3만달러이하의 수출로 확대.수출승인 사후관리 면제범위를 수출대금의 미결제 금액 5천달러미만에서 3만달러미만으로 확대. ◇무서류 수출통관 신고대상 확대(관세청)=EDI(서류없는 수출통관제도) 대상을 넓혀 수출대상 금액이 5만달러이하인 경우만 신고대상으로 하던 것을 수출자동승인 품목에 대해서는 금액제한을 철폐. ◇중계무역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관세청)=절차를 간소화. ◇수입물품검사 생략범위 확대(관세청)=수출입 업체별 통관고유번호를 부여해 업체별 성실도에 따라 검사를 차등화.수입신고물품의 품명과 규격을 표준화해 위법 가능성이 높은 최소한의 물품만을 검사. ◇복합운송주선업체계의 일원화(건설교통부)=해상화물운송주선업을 복합운송주선업으로 일원화.자본금 요건을 완화.요금신고제를 폐지. ◇비관리청 항만공사시행제도 개선(해운항만청)=대규모 프로젝트사업을 제외한 비관리청 항만공사의 시행허가권한을 지방청에 위임.실시계획승인 신청기한을 6개월이내에서 1년이내로 연장. ◇건설 제 기준의 민간이양(건설교통부)=학회·협회등의 단체에게 건설기준 제·개정권 및 판권을 이양. ◇건설업 면허체계 개선(건설교통부)=건설공제조합 출자 및 협회가입 의무를 완화.매년 1회 실시하는 면허주기를 폐지. ◇자동차및 건설기계관리제도 규제 완화(건설교통부)=교통사고·화재 등으로 자동차가 사실상 멸실되었을 경우에는 폐차증명서류가 없더라도 말소등록을 허용.자동차를 매수한 사람이 이전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차를 판 사람도 말소등록을 신청·말소할 수 있도록 개선.자동차등록번호판을 도난당한 사람도 새로운 번호를 신청·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도로주행빈도가 적은 불도저 등 17종의 건설기계의 형식승인제를 신고제로 완화.건설기계 형식 확인검사를 민간기관에서도 할 수 있도록 개선.오토바이 형식신고 구비서류 가운데 설계도를 생략.오토바이 형식신고 수리기간을 25일에서 7일로 단축. ◇일정 규모이상 규사채취시 환영영향평가 적용(환경부)=해안의 규사 체취를 위한 공유수면 점용허가신청 면적이 동해안은 2만㎡,서·남해안은 3만㎡이상인 경우에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으로 지정.해안모래를 골재로 채취할 경우 단일허가 신청사업으로서 골재채취 면적 25만㎡이상,용량 1백만㎡이상일 때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으로 지정. ◇배출시설 조업정지처분 곤란 사업장에 대한 과징금제도 도입(환경부)=조업정지에 상응하는 과징금 부과제도를 도입해 업주에게 조업정지 또는 과징금 선택권을 부여. ◇운행차 배출가스 검사대행자 징수제 폐지(환경부)=운행차 배출가스검사대행자 정수제를 폐지. ◇KS표시허가제도 개선(공업진흥청)=표시허가자의 허가(승인)증 게시의무규정을 임의규정으로 완화.허위문서를 작성한 사업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범위를 축소. ◇전기용품안전관리제도 개선(공업진흥청)=1종 전기용품의 제조구분별시설기준 가운데 「도금 또는 도장두께측정기」를 삭제.전기용품 기술기준을 IEC(국제전기전자기술위원회) 규격에 부합하도록 개선.지나치게 세분화된 1종 전기용품의 형식승인을 위한 형식구분기준을 통합. ◇특허·실용신안제도 정비(특허청)=특허법 조약안에 대한 우리측 입장을 올 상반기 개최 예정인 제2차 외교회의에 최대한 반영. ◇소방행정 개선(내무부)=▲소방설비공사업 면허갱신제도 ▲위험물 제조소등의 용도폐지 및 지위승계 신고 ▲소량 위험물 저장·취급 신고▲알킬알루미늄·알킬리듐 운반 신고 ▲위험물 임시저장 취급승인 ▲소방시설 점검업 휴·폐업 신고 ▲소방기기제조업 상속및 휴·폐업 변동 신고▲소방설비공사업 상속및 휴·폐업 신고 ▲예방규정제정 인가및 공동방화관리규정 신고 ▲청원소방원 배치신청을 폐지.건축허가 동의 대상범위를 연면적 4백㎡이상에서 6백㎡이상으로 축소.소방설비공사 시공자의 신고사항 가운데 비상벨·자동화재 탐지설비·피난설비 등 경미한 소방시설을 제외.연면적 33㎡이상 소방 대상물에 대해 매년 1회이상 실시하던 소방서의 화재예방검사를 민간전문업체에 점검용역을 주었을 때는 면제.소방호스결합금속구등 16개 품목을 소방용 기계·기구 검정대상에서 제외.방화관리자 선임 대상을 6백㎡이상에서 1천㎡이상으로 축소하고 1·2급 방화관리대상을 통합. ◇기상사업 민간참여 추진(기상청)=특수 기상정보서비스를 민간 기상사업자가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
  • 일가3명 영정 나란히…「가족재난」에 가슴쳐/대구가스참사 이모저모

    ◎30대 여인,“내 남편 시신 좀 찾아달라”절규/목숨던진 구출… 용감한 시민 미담 잇따라/잇단 정치인방문에 대책본부 직원들 “업무방해”일침 대구 도시가스폭발사고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수습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고 이틀째로 접어든 29일 사고대책본부 등에는 전날에 이어 전국 각지에서 성금이 계속 답지하고 있으며 졸지에 중경상을 당한 부상자들을 위한 헌혈도 줄을 잇고 있다. ○…이번 사고의 희생자 가운데는 일가족 3명이 포함돼 있어 최악의 가족재난을 기록. 경북대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는 김종철씨(47·회사원)와 부인 오점수씨(37),아들 동우군(대구 남중학교1) 등 일가족 3명의 영정이 나란히 놓인 채 유족이라고는 김씨의 형인 명철씨(55)부부와 누나(52),부인 오씨의 친청 식구 3명뿐이어서 주위의 눈시울을 붉히기도. 형 명철씨는 『동생이 93년초쯤 중국에 돈을 벌러 간다며 집을 나섰으나 별다른 돈벌이도 하지 못한 채 지난해말 귀국했다』면서 『네가 이럴 수 있느냐.동우까지 데려가다니…』라고 울부짖다가 한때 실신. ○…사고현장의 지하 30m 아래에서 일하던 우신종합건설 인부 50여명은 대폭발에도 불구,LPG가스의 특성때문에 대부분 무사했던 것으로 밝혀져 눈길. LPG가스는 압력이 없는 상태에서는 낮은 곳으로 흐르지만 일정량의 산소와 결합하면 위로 올라가면서 폭발을 일으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사고당시 지하 30여m 지점에서 목공일을 하던 김유덕씨(33)는 『지하에 있으면 더 위험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우리의 피해가 적었다니 놀랍다』고 어리둥절한 표정. ○…이날 하오 5시쯤 사고대책본부가 차려져있는 달서구청에는 이틀째 소식이 끓긴 회사원 김태진씨(45)의 부인 윤인숙씨(39)가 친척들과 함께 달려와 『남편의 시신이라도 찾아달라』고 통곡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평소 남편이 사고시각에 현장을 지나기 때문에 변을 당한 것이 확실하다는 윤씨는 『병원에서 남편의 것이 확실해 보이는 시신이 있어 거두어가겠다고 했지만 확인이 될 때까지는 안된다고 거절했다며 한시라도 빨리 신원을 확인해달라』고 통사정. ○…사망자의 유가족 및 부상자를돕기 위한 성금이 전국 각지에서 답지,슬픔과 비통에 잠긴 이들을 다소나마 위로하고 하루빨리 재기하도록 격려. 농협 대구·경북지역본부 임직원은 이날 상오 대책본부에 성금 1천만원을 전달하고 12개 병원에 흩어져 있는 유가족에게 1천개의 도시락을 전달.대구·경북농협 주부대학 수료생 3백여명도 1백10만원의 성금을 모금. 인천시도 대구시에 성금 2천만원을 기탁하고 이날부터 공무원을 비롯한 범시민 헌혈운동을 전개. 한편 포항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훈련단 장병 1천여명은 이날 상오 대대적인 헌혈운동을 벌여 4만㏄의 피를 긴급공수. ○…대구 달서구청에 설치된 사고 대책본부에는 사고가 발생한 28일부터 정치인들이 계속 방문해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낮에는 유족들까지 들이닥쳐 책상과 집기를 집어던지는 등 한때 소란을 피워 직원들은 매우 곤혹스런 모습. 한 직원은 『정치인들의 얼굴내밀기식 방문이 바로 업무방해』라면서 『대구민심을 달래려면 과시용 방문보다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뼈있는 한마디. ○…28일 사고현장에서 이용선씨(51)는 7명의 고귀한 생명과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맞바꿔 「살신성인」을 구현. 목격자들은 『사고지점 이웃구간의 지하철공사를 맡은 화성산업 소속 교통정리반장인 이씨가 이날 부서진 차안에 갇혀 있던 부상자 2명을 구해낸 뒤 공사장 지하로 내려가 쓰러져 있던 5명을 업어 올렸다』고 증언. 이씨는 부상자 등을 구출하기 위해 다시 지하로 내려가다가 무너져내린 복공판에 깔려 그자리에서 숨졌다고 목격자들이 전언. ○…사고현장에서는 또 용감한 시민 3명이 온몸을 던져 30여명의 생명을 구출한 사실이 밝혀져 훈훈한 인간애를 발휘. 개인택시기사 손중오(42)씨와 버스기사 임해남(29)·전기배관공 제갈천(40)씨등 「의인」3명은 2차폭발의 위험도 아랑곳없이 철제빔에 매달려 있거나 지하공사현장에 쓰러져 있는 시민 30여명을 구출해냈다는 것. 특히 손씨는 지난 81년 경산역 열차사고때도 우연히 사고현장에 있다가 20여명의 인명을 구조한 공로로 대통령표창을 받은적이 있어 대형사고와 묘한 인연을 갖게 된 셈. ○…이날 상오11시쯤 대구 보훈병원 영안실 합동분향소에 정호용 의원 등 민자당 대구시 출신 의원 7명이 찾아왔으나 유족들은 이들의 분향을 저지하는 등 한때 실랑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정의원이 『국회의원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문상하고 정부측에 적절한 보상을 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다짐.그러나 유족들은 『시체를 눕혀놓고 보상이 웬말이냐』고 분향을 마치고 돌아가려는 의원들을 시신이 안치된 영안실로 끌고가 강제로 밀어넣기도. ○…대구광역시교육청은 이번 사고로 학생 49명이 숨진 것과 관련,각 교육청 교육장및 각급 학교 교장회의 등을 긴급소집하고 사망자에 대한 조문을 직접 하라고 지시. 또 교사들을 보훈병원 등 8개 병원에 교대로 보내 입원·치료중인 학생을 위문하도록 조치하고 학생회및 간부학생에게도 위문하도록 적극 권장. ○…이날 사고현장감식에는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 아현동 가스폭발사고때 참여한 가스전문가들이 다시 등장해 관심을 증폭. 검·경합동수사본부측의 자문요청을 받고 대구에 급히 내려온 김홍일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를 비롯,김외곤 한국가스안전공사 기술지도부장·김윤회 국립과학연구소 일반물리실장 등 3명이 이날 현장감식에서도 맹활약. 김 실장은 『지난번 사고와 이번 사고는 가스누출경로나 누출경위 등 내용면에서는 공통점을 전혀 찾을 수 없지만 약간만 주의를 했더라도 막을 수 있는 인재였다』고 아쉬움을 토로.
  • 적당주의 버리고 「원칙시공」을/대구가스 참사/재발방지 전문가 제언

    ◎기업 재난예방투자 인색해선 안돼/시설물 관련기관 협조체계 구축을 ○컴퓨터 체계 구축을 ◇김덕찬 교수(서울시립대 화학공학과)=우리가 사용하는 가스는 무색무취의 성질을 가지고 있지만 여기에 냄새를 가미,이상이 생겼을 때는 금세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대부분의 가스사고는 사고 전에 틀림없이 심한 악취가 나게 마련인데도 이를 무시하는데 일차적인 사고원인이 있다. 여기에 근본적으로 대형공사를 시행하는 사람들의 무지나 적당주의가 끼어드는 것이다.공사 전 가스배관등에 대한 안전진단도 필수적이지만 처음 시공 때부터 배관 자체가 설계대로 안되는 일이 다반사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가스사고의 엄청난 폭발력을 감안하여 철저히 원칙에 입각한 시공을 해야만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와 함께 선진국처럼 가스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정형화할 필요가 있다.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연중 사고빈도와 사고가 일어날 확률등 가능한 모든 수치를 분석,가스사고에 대비하고 있다.우리로서는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형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 이제부터라도 우리 실정에 맞는 자료를 만들고 분석하는 일에 투자를 해야 한다. ○지하지도 조속 완비 ◇남동익 건설교통부 건설기술 심의관=우리나라 건설공사 안전관리는 지하매설물에 대한 정확한 사전조사와 공사시행단계에서 관련기관 상호간의 협조 체제가 미흡한데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하매설물의 각종 정보를 전산화하는 GIS(지리정보시스템)사업이 시급하고 관련기관간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작업 기능공을 포함한 공사관련 종사자의 안전관리에 대한 기술수준과 의식구조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현장 종사자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안전관리 교육 강화와 더불어 이들이 장인정신과 책임의식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와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국가차원의 안전관리시스템을 조속히 확립하여 안전을 최우선으로 건설공사가 추진되도록 각종 제도가정비되어야 한다.특히 가스공사등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공사는 공사 전에 반드시 해당시설물 관리기관의 자격있는 책임자의 입회하에 공사를 진행하도록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안전점검 일상화를 ◇윤재덕 가스기공 사장=무심코 버리는 담배꽁초나 순서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빨리 해버리려는 습성이 사고를 크게 만든다.이른바 위험에 대한 총체적 불감증도 대형사고 저변에 자리잡고 있다. 무엇보다 질서의식의 회복과 위험시설에 대한 불감증 극복이 절실하다.가스가 편리하고 좋지만 먼저 위험하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공사현장의 작업자들도 자신의 일이 매우 중대한 일이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자부심 부족이 난센스같은 대형사고를 자꾸 불러오는 것이다. 도심의 지하에는 가스관 수도관 전화·전기선 등이 거미줄처럼 깔려 있다.굴착공사를 할 때 지하 매설물을 건드리지 않도록 관계기관간의 협의가 이루어져야 하나 제대로 안됐다.가스관 등의 매설상태를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지하지도」를 하루 빨리 완성해야 한다. 유관기관간의 사전협의 기능도 강화,이중 체크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기업들의 안전관리 투자 역시 강화돼야 한다.기업 스스로 안전관리 투자를 하도록 강력히 유도해야 한다. ○국가차원 기구 필요 ◇장승필 교수(서울대 토목공학과)=고도성장을 통한 선진화를 추구해온 우리나라의 구조적인 특성에 미뤄볼때 성수대교 붕괴사건과 대구 지하철공사장 폭발사고는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 분석 없이 관계기관과가스공사 등이 개별적으로 공사를 벌이거나 가스관을 설치,통제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기때문이다. 현재우리나라에 건설되고 있는 지하철의 총 길이가 4백50㎞에 달한다는 것이 이를 잘 입증하고 있다. 한마디로 정책적인 측면이 기술수준을 무시한 채 너무 앞서 나간 때문이다. 사회간접시설물을 총괄하는 국가차원의 기구설립이 시급하다. 성수대교·대구지하철사고는 서울시와 대구시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다. 예를들어 올여름에 전기관련 시스템에 이상이 생기면 대구지하철 폭발사고보다 더한 사회혼란을가져올 수도 있다.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돼 있는 지하 매설물에 대한 지리정보시스템의 구축 역시 시급한 과제다. ○책임자 입회 지켜야 ◇최상렬 쌍용건설 전무=상황을 종합해 보면 지하철 공사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가스가 유출돼 지하철 공사장 안으로 들어간 것 같다.사고현장을 점검해 보니,지하철 내부시설은 별로 파괴되지 않았다.정밀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1주일 후면 통행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다.부분적인 수선만 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파괴되거나 유실된 복공판을 새로 놓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이번 사고에서 나타난 것처럼 구조물 안전점검을 위한 가스경보기를 모든 현장에 설치해야 한다.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경보기를 설치해 사고를 막아야 한다.또 안전점검을 일상화하는 노력도 있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안전의식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도시가 광역화·복잡화하면서 사고가 나면 대형화하는 위험성이 상존한다.따라서 앞으로는 정부와 기업들이 안전비 투자 및 점검에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사고를계기로 다시는 이런 유형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당국과 업계가 합동으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삼성 임금 변칙인상 물의/5∼6% 발표… 실제는 2∼3배 더줘

    ◎자동차주 지급·복지혜택 확대/정부·업계 “임금체계 왜곡” 비판 삼성그룹이 공식 임금인상률의 2∼3배 이상을 실질 인상시켜 줄 계획 때문에 정부·관련단체·다른 기업 대부분이 난처한 입장에 빠지고 있다.시장경제에서 많이 벌어 많이 주는 것을 법률상 제어할 방법은 없지만 국가 전체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우려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특히 임금안정을 외쳐 온 정부입장에서는 5%선의 공식인상률을 내놓고 뒤에서는 이보다 2∼3배 높게 인상시키는 삼성의 조치에 머리를 싸매고 앉았다.삼성은 다음달부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개인연금에 가입하거나 이미 가입한 임직원들에게 급여액의 3%까지를 회사가 부담키로 했다. 과장급 이상의 간부사원에게 주는 차량유지비를 8만∼20만원에서 15만∼30만원으로,직급수당은 현재의 4만∼10만원에서 6만∼20만원으로 올렸다. 각 계열사별 생산성 장려금도 현재의 최고 1백60%에서 2백%로 높였다.의료비 지원도 늘려,하반기부터는 월별로 지출한 의료비를 실비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지원대상에는 의료보험이 배제되는 각종 검사와 특진 등 고가진료를 포함시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자녀 2명에 한해 대학생은 연 3백만원,중고생은 1백50만원씩 지원해줬던 학자금 지원은 금액과 수에 관계없이 지원키로 했다.상반기 중에 전 임직원들에게 본봉 기준 1백%의 특별보너스로 삼성자동차 주식을 액면가로 주는 것도 복지혜택의 일환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정밀화학을 제외한 삼성그룹의 전 계열사들이 발표한 올해의 공식 임금인상률은 5·6∼6%.그러나 재계나 정부관계자들은 최상급인 삼성의 임금상승률이 실질상 20%에 달해 다른 기업에 심각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장승우 재정경제원 제1차관보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나 정부가 어떻게 개입할 수도 없다』며 정부의 곤혹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의 높은 수준의 임금과 복지 등의 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노동비용 가운데 생산성과 관계 없는 복지비용의 증가는 임금체계마저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지난 25일 이형구 노동부장관과 이석채 재경원 차관이 대기업의 임금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등 대기업의 임금안정을 소리 높여 외쳐온 정부로서는 다른 대기업과 근로자들에게 할 말이 없어지는,난처한 지경이 됐다. 파급효과를 바로 받지만 대안이 없는 중소기업의 입장은 더 심각하다.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의 김청성 조사제1부장은 『정부가 올 초 발표한 임금정책은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임금격차 최소화인데,삼성의 복지 정책은 이에 역행한다』고 비난했다.그는 『돈이 많아 사원들의 복지에 신경쓴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사기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한국경영자총협회의 한 관계자도 『대기업 노조들은 삼성과 유사한 복지정책을 주장할 것이 확실해 순조롭게 진행 중인 임금 협상에 복지문제가 새로운 걸림돌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삼성쯤 되면 자기식구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 경쟁력을 생각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삼성그룹 관계자는 『노사화합을 위해 임금가이드 라인 안에서 각종의 복지혜택을 주려는 것』이라며 『다른 그룹이나 업체에 나쁜 영향을 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 「우리교육 바뀌어야 한다」/엄규백 중등교육협 회장

    ◎획일적 교육으론 「정보화」 대응 못한다/첨단 멀티미디어 교육현장에 도입해야/획기적 개혁 단행… 21세기 주인공 기르자 앞으로 5년이면 21세기 새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21세기 미래사회는 고도의 국제화·정보화 사회로 예견되고 있다.세계의 정보화 흐름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이러한 흐름은 우리나라에도 크게 영향을 미쳐 정치·사회·문화는 물론 우리의 의식구조에 이르기까지 일대 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변혁에 우리의 교육도 예외일 수 없으며 따라서 학교교육도 크게 바뀌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교육제도를 비롯해 교육방법과 교육내용이 사회변혁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와 함께 학교교육이 개혁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사회전반에 팽배해 있는 것이다. 우리 교육이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걱정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문제에서 연유한다. 첫째,고등학교 진학률이 96% 이상으로 급상승한 오늘,고교교육이 사회변화에 올바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사회가 급속도로 변하고 가정과 학생들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데도 학생들의 다양화에 학교가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학생은 다양화되고 있는데 학교교육의 내용은 다양화된 학생들에게 전혀 매력이 없다는 현실이다.교육과정의 획일화로 학생들의 선택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학교교육 특히 고교교육을 획일적인 교육으로 몰고가는 요인으로 우리의 대학입학 시험제도를 꼽을 수 있다.고교교육이 대학진학 준비를 위해서만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지배적이며 졸업생들의 대학진학 성적으로 출신 고등학교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생각하는 풍조가 고등학교를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풍토에서는 결코 심신의 건전한 발달은 물론,개성이나 창의성의 신장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학교교육의 황폐화로 21세기 정보화사회의 바람직한 인간상으로서 요구되는 창의적이고 개성적인 사람,스스로 문제의식을 갖는 자율적인 사람,넓은 관점에서 일을 파악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사람,생산적인 탐구를 할 수 있고 사고가 유연한 사람을 육성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교육에서 커다란 전환이 요구되는 또 다른 문제는 세계적으로 혁명적이라고 할 만큼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정보화 흐름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이른바 「멀티미디어 혁명」이 새로운 산업혁명으로 사회구조를 개혁하고 있는데도 학교가 대응은 커녕 준비조차 못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우리의 교육현장에서는 컴퓨터에 능숙하고 컴퓨터게임 등에 익숙한 「하이테크 아동」들을 칠판 중심의 19세기적인 「로우테크 교실」에서 일제수업 형태로 교육하고 있으니 언제 새로운 미래사회의 주인공을 육성할 수 있을는지 한심스럽기만 하다. 21세기 미래사회를 향하는 근원적인 산업구조의 변혁,나아가 사회변혁은 교육현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 하나의 실례를 미국 뉴욕 시내에 있는 한 사립학교에서 찾아 볼 수 있다.이 학교는 유치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는 이른바 「K­12」라고 불리는 초·중등 교육의 일관교육 학교인데 현재 이 학교에서 멀티미디어와 네트워크를 연결한 새로운 교육실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어느 독지가의 기부로 시작되었다고 하는 이 프로젝트는 「새로운 수업과 학습을 위한 실험실(New Laboratory for Teaching and Learning)」이라고 불리며 멀티미디어와 네트워크 기술을 교육현장에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학생의 학습을 실현시켜 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예컨대 셰익스피어 드라마가 수록되어 있는 레이저 디스크를 이용,유명한 극 장면마다 다른 연출가에 의해 연출되는 서로 다른 배우들의 연기 모습을 영상을 통해 비교해가며 학습할 수 있다고 한다.「정보기술은 교육현장을 어떻게 변혁하는가」라는 인식으로부터 시작한 이 프로젝트를 통해 고속 디지털·네트워크와 대화형 멀티미디어가 미래의 학교 교육현장에서 커리큘럼과 그것들을 활용하는 교사와 학생의 교수·학습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이같은 새로운 정보기술을 활용하면 다음의 두가지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첫째로 모든 교재를 교사와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나 입수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둘째로 교재는 이제까지 종이에 인쇄된 것이 주류였는데 훨씬 넓은 범위로 확대될 것이며 학습효과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그리고 학습활동이 커리큘럼의 고정적인 순서에 구애받지 않으며 학습대상도 이제보다도 훨씬 넓은 영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따라서 현재로서는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학생 스스로 잠재적으로 갖고 있는 능력에 따른 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의 새 시대는 서두에서 언급하였듯 국제화시대이며 고도의 정보화시대로 전망되고 있다.국제화·정보화 사회로의 진전은 우리들에게 이제와는 상당히 다른 새로운 행동양식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21세기의 주인공이 될 오늘의 청소년을 육성해야 할 우리 교육은 오늘과 같은 획일적이고 대학 입시위주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우리의 교육도 21세기 새 시대를 대비하는 획기적인 교육개혁을 과감히 추진하여야 할 것으로 믿는다.
  • 야권 통합/「지분」 암초에 좌초 위기

    ◎신민 “호남지역 지구당 12개 달라” 고집/민주 계파간 이해득실 달라 확답회피 민주당과 신민당의 통합이 끝내 지분이라는 고비를 넘지 못하고 무산될 조짐이다.동서화합이라는 거창한 명분 아래 시작된 양쪽의 협상은 결국 「밥그릇」싸움만 벌이다 끝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통합협상에서 최대의 암초는 호남지역에서의 지구당배분문제였다.신민당의 김복동 대표측은 당대당 통합원칙에 따라 이곳에서도 민주 7,신민 3의 비율에 따라 민주당이 12개의 지구당을 할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민주당측은 먼저 통합을 선언한 뒤 양당 15명씩 30명으로 구성되는 합당수임기구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하자며 확답을 피했다.세차례의 통합실무대표회담을 거쳐 민주당은 18일 광주와 전남·북에서 각각 1석씩,3석을 양보할 수 있다는 최종카드를 제시했지만 김 대표측은 최소한 7개 지구당과 광역단체장 1석은 보장받아야 한다고 맞서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러나 이같은 이유는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다.보다 큰 문제는 계파마다 통합에 따르는 이해득실이 다른 신민당과 어느 누구도 확실한 지분을 보장할 수 없는 민주당의 내부사정에 있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신민당의 TK(대구·경북)인사들은 통합에 대해 일종의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는 눈치다.지역의 「비민주」정서를 감안할 때 민주당간판으로는 이곳에서 정치생명을 이어가기가 어렵다는 판단인 것이다.따라서 민주당이 진정 통합을 원한다면 「앞마당」인 호남을 어느 정도 양보,신민당식구들을 「먹여 살려야」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와는 달리 임춘원 최고위원 등 협상대표로 나선 인사들은 대부분 서울등 비TK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어 김 대표와 같은 부담이 없다.오히려 차기총선을 위해서는 통합이 절실한 처지다. 결국 이런저런 손익계산의 차이 때문에 임 최고위원이 나선 실무회담에서는 순조롭게 합의가 이뤄지면서도 김 대표의 손에만 들어가면 부결되는 수순이 협상과정 내내 반복됐다. 통합이 무산되면 신민당은 책임소재를 놓고 고질적인 내분에 휩싸일 전망이다.자력으로 지방선거를 치르기에는 역부족인 신민당의 형편을 감안할 때 자칫 선거가 실시되기도 전에 공중분해돼 민주당과 자민련으로 흡수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
  • 김현희씨·여금주양이 말하는 남과 북/서울신문 첫 합동인터뷰

    ◎“진한 화장 짧은 머리… 평양패션 서양화”/“KBS듣고 남쪽 잘 산다는 것 알았어요”/“외화벌이 남자와 결혼하는게 여성의 꿈”/김/“요즘도 북한의 가족 찾는 꿈 꿔요”/여/“영어에 깜깜… 학교공부 힘들어요” 『현희언니,정말 만나고 싶었어요』 『나도 금주양이 보고 싶었어요』 15일 한국 프레스센터 20층 동백실에서 첫 대면한 김현희씨(34)와 여금주양(21)은 한동안 포옹을 풀지 않았다. 김현희.올해로 서울생활 9년째를 맞는 그가 북한탈출 귀순자를 만난 것은 김만철씨에 이어 두번째.그러나 여성 귀순자를 만나기는 여양이 처음이었다. 검은 블라우스 위에 베이지색 재킷차림의 김씨와 체크무니 재킷차림의 여양은 흡사 친자매같았다.지난해 4월30일 사회안전부 대위출신인 아버지 여만철씨(49)등 일가족 5명과 함께 동남아를 거쳐 귀순한 여양은 서울에 오기 전까지 김씨가 누구인지를 몰랐다고 한다.그도 그럴 것이 북한에선 KAL 858기 폭파사건에 대해 일절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여양은 서울에 온 뒤 비디오 「마유미」와 그의 고백록 「이제 여자가 되고 싶어요」를 읽고 나서 김씨의 아픔을 알게 됐고 언니가 가여워 울었다고 한다. 『화면을 통해 봤을 때와 달리 가까이서 보니 정말 언닌 젊고 예쁘네요.언니가 똑똑하고 예쁘지 않았으면 공작원으로 뽑히지도 않았을 텐데…예쁘게 태어난게 「원수」인 것 같아요.아마 언니가 남쪽사람으로 북한에서 그런 일을 저질렀다면 벌써 죽었을 거에요』 ○93년 평양 많이 변해 김씨와 여양의 연령차는 13살.그러나 나이차보다 더 큰 간극은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시차 7년이었다.김씨가 마지막으로 평양을 떠난 87년까지 북한여성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먹고 사는 일이 전부였다.그러나 여양이 전하는 그 뒤의 북한,특히 여성사회엔 미미하나마 나름대로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88년 처음 평양에 갔을 때는 그곳 여자들이나 내가 사는 함흥여자들이나 별로 다른게 없었어요.그러나 93년 다시 평양에 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달라진 여자들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머리모양이 짧아졌을뿐 아니라 브래지어 바람에 속이 훤히 드려다보이는 옷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더라니깐요.거기다 화장도 서양식으로 진하게 하는 등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한 느낌을 받았어요』 여양이 전하는 북한의 이성교제 역시 김씨의 재북시절과는 많이 달라진듯 했다.김씨가 공작원 교육을 받던 87년엔 남녀가 대동강변을 손을 잡은채 돌아다니는게 「첨단 데이트」에 속했다는 것.그러나 요즘엔 남녀가 껴안은채 밀어를 나누는 모습을 대동강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여양은 말했다. 밝고 활달한 여양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던 김씨는 여양이 가족과 함께 자유를 찾은 사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북한이 어떤 사회인데,일가족이 고스란히 탈출할 수 있었다니 정말 천행에요』.김씨는 여양 일가의 귀순보도를 대하면서 함남 요덕 「2951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간 가족생각에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이젠 가족생각도 희미해졌다』고 말한 김씨는 『가끔씩 여동생 현옥이와 남동생 현수가 나타나 큰 누나 때문에 식구들이 고생을 하게 됐다고 말하거나 아니면 내가 스웨터 등 보따리 꾸려들고 우리가족을 찾아가는 꿈을 꾸기도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가 지난 91년 3월 여의도침례교회서 세례를 받은후 신앙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에 의해 목숨을 잃은 무고한 KAL858기 희생자들에 대한 속죄와 아울러 가족들의 무사함을 하느님께 빌기 위해서라고 한다. 올해 중앙대학교 유아교육과에 입학한 여양이 한국에 와서 놀란 것은 그가 북한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판자집과 거지 천국」에 판자집과 거지 대신 하늘을 찌를듯이 솟은 빌딩숲과 흘러 넘치는 경제적 풍요였다고 한다.여양은 북한에서 KBS 사회교육방송등을 통해 남한이 잘 산다는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알았지만 이렇게 잘사는 줄은 몰랐다고 한다.북한에선 라디오를 구입하면 의무적으로 안전부에 등록하도록 돼있고 안전부는 채널을 납땜,남한방송청취를 원천봉쇄한다고 한다.그러나 일단 등록만 하고 나면 추후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상당수의 주민들이 몰래 고정납땜을 뜯어내고 남한방송을 듣고 있다는 것.특히 친한 학생들끼리는 남한방송에서 들은 내용을 서로 주고 받기도 하는데 그 가운데는 『남조선에선 거리 청소부도 집에 전화를 매놓고 산다』는 얘기도 들어 있다고 한다.놀랍게도 여양은 친척이 중국에 있는 남학생으로부터 6·25가 남침이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북한당국이 주민들에게 북조선이 「지상의 낙원」임을 끝없이 세뇌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주민들은 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잘산다는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다고 여양은 말했다.북한주민들은 주로 「귀국자」나 중국연변의 조선족,러시아벌목공들로부터 바깥 세상정보 특히 남한정보를 듣고 있는데 러시아벌목장에서 일하다 귀국하는 벌목공의 경우 품질이 좋은 남한치약을 압수당하지 않기 위해 「MadeinKorea」란 글자를 긁어낸채 갖고 들어온다고 한다.여양은 그래도 평양에서 만든 치약은 품질이 괜찮은 편이지만 지방산 치약은 흰 치분을 물에 반죽해놓은 정도여서 대부분의 가정에선 소금으로 이를 닦고 평양치약은 손님 접대용으로 모셔놓는다고 말했다. ○6·25는 남침 들었다 북한청소년들의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여양은 『북한 청소년들은 꿈을 위대하게 갖지 않는다』고 말하고 요즘엔 고등중학교를 졸업하면 장사에 나서 돈을 벌겠다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최근들어 북한에서 군복무기피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한 여양은 이같은 풍조 역시 돈을 벌어 잘살아보겠다는 청소년들의 가치관과 무관치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씨가 『그전엔 김일성과 조국을 위해 청춘을 바치겠다』며 입대를 자원하는 청소년들이 많았다고 말하자 여양은 『이젠 어쩔 수 없어 군에 가는 경우가 더 많다』며 김일성종합대학의 경우 전엔 고등중학교 추천 70%,군추천 30%로 신입생을 받아들였으나 이제는 고등중학교 추천 30%,군추천 70%로 그 비율을 바꿔 청소년들의 군입대를 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양은 젊은이들의 군입대를 기피하는 이유는 영양실조로 인한 질병과 사망,핵문제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전쟁이 일어날 경우 맨먼저 죽게 될것이란 두려움 때문이라고 말했다.물론 군인은 일반 주민에 비해 훨씬 많은 식량(1일 800g)이 지급되지만 변변한 부식없이 쌀 30%,잡곡 70% 비율로 지은 밥만 먹곤 엄청 강도가 높은 훈련을 감당못해 영양실조에 걸리는 장병이 적지 않다는 것.이런 소문이 쫙 깔리는 바람에 젊은이들이 그럴듯한 구실이나 꾀병을 이유로 입영을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여양은 인민군의 요양소는 대부분 영양실조로 쓰러진 군인들을 수용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젊은이들이 군입대를 기피할 목적으로 자주 써먹는 방법은 신검수검 직전에 엿을 잔뜩 집어 먹고 혈압을 올려 고혈압환자로 위장하거나 X레이 촬영시 러닝셔츠속 가슴팍에 담배곽에서 떼낸 은박지를 붙여 필름에 폐결핵 환부가 나타나도록 위장하는 것 등이라고 한다. 서울생활 1년을 맞는 여양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햄버거.『북한에선 돼지고기도 꿀처럼 먹었는데 여기와선 너무 자주 먹는 탓인지 이젠 신물이 났다』는 여양.그러면서 그는 『사람의 입이 참으로 간사한 것 같다』고 했다. 이미 4권의 고백록과 2권의 번역서를 낸 김씨가 독서에 취미를 가진 반면 여양은 TV시청을 즐기는 편이다.여양이 즐겨 보는 드라마는 KBS­2TV의「딸부잣집」과 SBS의 「이 여자가 사는 법」.김씨 역시 즐겨보는 TV프로로 「딸부잣집」과 뉴스프로를 꼽았다. 강연이나 신앙간증에 나서는 틈틈이 책을 읽고 쓴다는 김씨는 최근에 펴낸 「이은혜,그리고 다구치 아예코」를 얼마전에 구입한 컴퓨터로 썼다면서 『요즘엔 컴퓨터가 생활의 또다른 즐거움으로 추가됐다』고 말했다. 한편 얼마전부터 친구들을 사귀기 시작했다는 여양의 가장 큰 고민은 학교공부다.특례입학으로 진학은 했지만 영어에 깜깜한데다 교과과정이 북한과 다르기 때문에 따라가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고 한다.또하나,여양을 괴롭히는 건 미팅이다.얼마전 같은 대학 법대생들과 그룹미팅을 가졌을 때 마음에 쏙드는 남학생을 발견,「찍었는데」 그 남학생이 다른 여학생을 파트너로 정하는 바람에 요즘 「열을 받고」있다는 것이다. ○청소년 군기피 확산 여양은 나이로 보면 분명 X세대지만 부를줄 아는 노래가 주로 가요곡집의 앞쪽에 실린 노래들 뿐이어서 노래방 가기를 꺼린단다.그러나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요즘 독한 마음 먹고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이상적인 남성상을 『비록 자판기 커피일망정 함께 나누며 나를 기쁘게 해주는 남자』라고 밝힌 여양은 같은 또래의 여대생들이 브랜드옷을 고집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몸에 잘맞고 색깔만 잘 받으면 됐지 메이커가 무슨 상관이냐』는 의젓함을 보였다. 서울엔 미인이 많은 것 같다는 여양 말에 김씨는 아마도 식생활이나 환경 탓일 것이라고 설명.북한여성들도 성형수술을 하느냐는 질문에 여양은 『돈을 주고 병원에서 쌍꺼풀수술을 하는데 시술수준이 낮은 탓인지 3년 못가 풀린다』고 말하고 수술이 잘못돼 고등중학교 학생이 할머니로 변하는 웃지 못할 일이 자주 벌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여성들의 꿈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김일성종합대학이나 평양외대를 졸업,외화벌이 기관에서 근무하는 남자와 결혼하는 것』으로 두사람이 똑같았다.여양은 그래서 『요즘 북한여성들 사이에선 시집 잘가는게 대학 15곳 다닌 것보다 낫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생지옥」에서의21년의 생활을 마감하고 자유를 마음껏 호흡하게 된 여금주양.그는 이제 배고픔과 유일사상체제의 속박으로부터 완전히 풀려난 것이다.더는 금요노동에 나오라는 지시도 받지 않게 됐으며 영농철 두달간의 노력동원으로부터도 해방이 됐다.어디 그뿐인가.스스로 능력을 키우고 노력만 하면 원하는 것을 움켜쥘 수 있는 가능성의 문앞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그래서 여금주양은 이제 행운의 여신과 손을 잡은 것이나 다름없다. ○인세 고스란히 저금 그러나 같은 북한에서 태어났어도 평생 벗지 못할 무거운 멍에를 지고 있는 김현희씨.그는 한 인간이 겪어야 하는 불행의 끝이 어디인가를 가늠하지 못한채 오늘도 번민과 죄책감속에서 몸부림치고 있다.그는 10억원에 가까운 출판인세를 한푼도 쓰지 않은채 고스란히 저금해놓고 있다.KAL기 희생유족들과 합의가 이뤄질 경우 그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는데 쓰기 위해서다.자유의 땅 대한민국에서 거듭 자유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북한의 억압속에 신음할 가족생각에 하루도 눈물 마를 날이 없는 김현희.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 두 여인에게 기쁨과 고통을 동시에 안겨준 이 불행한 시대상황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하루 빨리 청산해야할 공동의 빚이 아닐는지.여양은 4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끝내고 일어서면서 『언니,외롭거나 마음이 아플 때면 제게 전화 하세요』라며 김현희씨를 다시 껴안았다.
  • 세월의 흔적/김영화 한림대교수·영어학(굄돌)

    ㅁ씨는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경제적인 자립을 한 셈이다.취직을 한 후부터는 동생들 학자금보조를 비롯해서 부모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가계의 일부분을 지금껏 맡아 왔다.결혼할 때는 빚을 지고 전세 단칸방에서부터 시작했지만 그래도 맞벌이 20여년만에 조그마한 아파트도 한채 마련했고 골드 크레디트카드로 한달에 한번쯤 식구들과 외식을 즐길 수 있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애들도 이제 그럭저럭 대학에 다니고 있고 이제는 좀 홀가분하게 자신의 일을 하는데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ㅁ씨는 요즈음 자신의 모습을 보기가 두려워진다.며칠전 버스에서 좌석을 양보해주던 어린 학생의 모습과 거울속의 백발섞인 자신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어느덧 돌이킬 수 없는 세월이 흘러간 흔적이 크게 남아 있다.대학입시에서 막 벗어나 친구들 만나기에 한창 바쁘던 막내딸이 『엄마 아빠는 왜 함께 음악회도 좀 다니고 그러지 않으세요?』하던 말이 생각나 가슴이 휑해진다. ㅁ씨는 지금껏 선배님들을 섬겨온 셈이다.그들의권위와 연륜을 존경하고 뒤따르려고 해왔다.감히 선배님을 앞설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그래서 50이 넘은 이후에는 윗사람 노릇을 올바르게 해보려고 마음도 단단히 먹고 있다.그런데 어느날인가 ㅁ씨의 친구가 명예 조기퇴직을 하게 되었다며 찾아왔다.그 친구는 다행히 먹고 사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듯 하나 아무튼 바삐 굴러가던 바퀴가 갑자기 서야되는 순간처럼 온통 마음이 혼란스럽다.경험과 지식이 큰 재산이라고 믿어온 ㅁ씨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 “죽음의 향연”… 6·25(두만강 7백리:8)

    ◎“조국위해 몸바쳐라” 조선족 징집/인민군에 편입… 2달 훈련받고 출전/연합군 폭격에 화룡시 일대 “쑥대밭”/돌아온 포로들 “차라리 남쪽에 남았더라면” 중국에 사는 전 북한의 인민군 부소대장이상 퇴역 군인들이 불합리한 대우에 항의하여 서명운동을 일으킨 적이 있다.오늘 중국에 자리잡은 인민군 퇴역 군인들은 거의 모두 중국 인민 해방군 출신이다.이들은 본래 중국 내전의 공로자들인데 1949년 모택동과 주덕의 명령에 좇아 조선으로 건너가 조선인민군에 편입되였다.이들은 6·25전쟁에서 주역 노릇을 했지만 퇴역하여 중국으로 돌아온 후 농민이 아니면 공장 노동자가 될 수 밖에 없었다.이에 비해 중국 지원군에 소속되었던 군인들은 간부대우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자연 분통이 터질 일이기도 했다. ○두달간 훈련받다 출전 이들은 연변 자치주 정부의 지지를 받아 대표를 파견하여 중앙에 신소,끝내 승소하였다.모든 조선인민군 부소대장이상 퇴역 군인들은 현재 간부대우를 받고 있고 자식들도 취직시켰다. 화룡시 승선진 고성리촌의 김성묵(70)은 1947년 중국 내전에 참전,1950년 4월 조선으로 나가 인민군 7사단에 편입되었던 사람이다.중국군의 군사민주에 젖어 있던 그들은 인민군 명령제에 잘 습관이 되지 않았다.소련군인식으로 다리를 꼿꼿이 펴고 행군하고 총도 왼쪽에 메야 했다.돌격시에는 꼿꼿이 서서 달렸다.두달동안 훈련을 받다가 전쟁에 휘말려 들었다고 한다. 『6월25일 새벽 맹렬한 포사격을 끝내고 국군진지로 돌격해보니 여자 방송원 한사람만 남았습데다.참말로 포탄 값도 못한 셈이디요.인민군들이 물밀듯 탕크를 몰고 서울에 들어가니끼리 우리를 소련군인줄로 알았다고 기래요.인민군이 탕크에서 나오자 깜작 놀라는 눈치였읍네다.내가 소속된 사단은 이천에서 국군의 반격을 받아 쌍방이 숱한 사망자를 냈수다.국군 포탄이 대피호에 떨어지면서 부상을 당했는데 팔이 끊어지고 다리를 상했디요.평양 웽그리아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다가 매일 20리씩을 걸어서리 평양에서 신의주를 거쳐 압록강을 건넜지 뭡네까.유수현에서 치료를 받고 다시 이듬해 3월에 전쟁에 참가했디요.그 전쟁 말도 말라우요』 연합군의 인천상륙으로 후퇴한 북한 인민군은 중국경내로 전이했다.겨울에 두만강을 건너 온 인민군은 연변의 화룡·용정 등에 집중하여 사민들 집에 10여명씩 거주했다.중국에 친척이 있는 백성들도 강을 건너 피란을 했고 그외는 산속에 땅굴을 파고 살았다.그해 음력 10월1일(상사날)미군 비행기가 무산을 처음으로 폭격했고 이틀 후에 두번째로 폭탄을 내리부었다.화룡시 덕화진 천증백노인의 말을 들어보면 당시 상황이 잘 떠오른다. 『첫 폭격을 당한 무산에서는 17살 최호림학생이 죽었디요.비행기는 중국쪽에서 선회하여 조선쪽으로 꽂히면서 대두병같은 폭탄을 투하하고 기관포를 갈겨댔지 뭡네까.비행기가 어찌도 낮게 떴던지 자루 긴 올개미로 잡아댕기면 떨어질것 같습데다.조선쪽에서 폭파하는 진동에 중국쪽 마을 유리며 문짝이 떨어져 나갔디요.공습 사이렝이 울리면 조선 사람들이 새까맣게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넘어왔는데 그러면 중국 쪽에서는 못오게 막더라 이 말입네다.사람들은 울면서 같이 삽시다고 손이 발이되게 빌어댔디요』 ○온마을 온통 울음바다 화룡시 승선진 고성리와 조선의 삼장은 한 마을이나 다름없어 폭탄세례를 당했다.한족 한사람이 수레를 몰고 가다가 폭탄에 맞아 죽었는데 유일하게 재수 없는 사람이었다.승선진 소학교 운동장에는 땅에 박힌 불발탄이 70년대에까지 있었다.그것은 반미 교육의 증거로 오래오래 써먹었다.천증백노인의 회고담을 계속 들어보면 연변의 조선족들도 6·25전쟁에 많이 시달렸다. 당시 민심은 황황하기 짝이 없었다.생사를 가늠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사람들은 식구들이 살아 있을 때 먹는다고 가축들을 잡아 얼려두고 먹어댔다.군인 모집이 나오면 적령 청년들은 물론 온집안이 숨이 후줄근했다.참전하면 영광이라고 온마을이 나서서 환송했지만 참전당사자와 가족들은 상사가 난 집 모양으로 울음바다였다.용정시 백금향의 박창묵(67)은 당시 6·25전쟁에 참전한 조선족의 한 사람이다.『나는 국민당군과 싸우다 47년에 부상을 입고 대퇴했수다.그후에 연변 통역학교를 다닐 때에 조선전쟁이 터졌디요.하루는 주장이자 우리 학교 교장인 주덕해동지가 와서 조선전쟁의 준엄한 형세를 이야기하면서 청년들은 국가를 위해 몸바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동원을 하데요.총알에 죽을 팔자거니 생각하니 눈앞에 아뜩합데다.우리 학급은 33명인데 여성 6명을 빼고 몽땅 잡혀갔디요.결국 절반이 죽었디만….다행이 지원군에 편입되어 통역을 맡는 통에 살아왔디요.물론 싸움판이었습네다만,안전지대에서는 남한 구경을 하고다녔디요. 마을에 열사증이 내려오면 군인가속들은 잔뜩 긴장해서 촌장과 말다툼하기 일쑤였다.국가를 위해 죽는 것은 영광이요 뭐요 하고 말꼭지를 떼면 개나발을 불지 말고 이름부터 대라고 소리를 질러댔다.일단 희생자를 알게 되면 가속들은 기절해 버리고 다른 가속들도 자기의 불행처럼 여겨 통곡을 했다.화룡시 용화향 상화촌에서만도 한국전쟁에 나갔다가 12명이 목숨을 잃었다.이번에 찾아온 화룡시 노과진 노과촌의 김진수(65)는 동해바다 함포사격에 부상을 입고 1952년 9월23일에 붙잡혀 거제도에서 포로로 있다가 정전후 1954년 8월5일 포로 교환에 넘어왔다.포로병을 반역자처럼 대했던만큼 문화대혁명시기까지 인간이하의 대우를 받고 살아왔다.지금은 매달 소대장급으로 3백50원의 연금을 받고있지만 알코올중독으로 흐리멍텅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차라리 남에 떨어져 살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괜히 돌아와서 고생을 했수다.부암에서 나와 같이 참전했다가 포로되었던 남원준과 이동준은 한국에 남았었는데 지금 꽤 잘 사는가 봅데다.나한테 편지가 왔댔소.보고 싶다면 보여주갔수다』 ○약혼녀… 다른데 시집가 화룡시 노과진 노과촌의 조창렬(84)노인의 둘째 동생 봉룡(1926년생)은 1945년 중국내전에 참군했다가 용케 살아났으나 한국전쟁에 나가 경상남도 창원군에서 전사했다.그는 결혼날까지 받아놓고 미처 성례를 이루지 못하고 군에 갔었다.매년 두번씩 오던 편지가 한 이년 끊기더니만 하루는 문득 열사증이 왔다.약혼자가 돌아와 머리를 얹어주기를 오매불망 기다리던 미혼녀는 다른 데로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열사증과 함께 무흘금 2백80원을 줍데다.지금은 매달 45원씩의 돈을 부모 대신내가 받고 있디요.동생 목숨 값이라 생각하니 돈을 받아 쥘 때마다 가슴이 미여집네다』 벌써 미수를 바라보는 조창렬노인은 벽에 가지런히 걸려 있는 동생의 열사증 앞에서 한숨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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