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식구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가면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SNS 소통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신작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시흥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551
  • 노숙자 이대로 둘순 없다­노숙자 상담 조사

    ◎40대·중졸·서울 출신 가장 많아/30대 30%·60대 9%… 전문대졸 이상은 6%뿐/“안정된 직장 구할때까지 노숙 계속” 66% 노숙자의 70%가 중졸 이상의 학력자다. 또 3명 가운데 2명은 안정된 직장을 구할 때까지 노숙자 생활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6월15일부터 보름동안 서울역 영등포역 청량리역 용산역 종묘공원 을지로지하도 서소문공원 등 7곳에서 노숙자 2,553명을 상담,실태를 분석한 결과다. 조사결과 노숙자의 98%가 남자며 여자는 2%에 불과했다.연령은 평균 41세로 ▲40대 33% ▲30대 30% ▲60대 이상 9% 등의 순이었다. 학력은 고졸 42%,중졸 28%,국졸 19%,전문대졸 이상 6%였다. 대부분이 IMF 이후 실직한 일용직 근로자이고 상습 부랑인은 6%에 그쳤다. 51%가 미혼이었고 기혼은 25%,이혼 및 별거·사별 등 가족이 해체된 경우가 24%였다. 주민등록증을 소지한 노숙자는 80%,분실 16%,말소 4%였다. 출신지역은 서울 53%,경기 17%로 수도권지역이 전체 노숙자의 70%를 차지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67%가 노숙기간이 3개월 미만이었고,이들을 포함해 IMF 이후 노숙자가 전체의 94%였다. 실직 전 직업은 일용직 근로자가 70%,사무직·자영업 등 화이트 칼라가 16%였다. 실직 전 월평균 임금은 136만원이었다. 67%가 비교적 건강한 편이었으나,27%는 질병을 앓고 있었으며 정신질환자는 5%였다. 쉼터나 합숙소를 이용하겠다는 노숙자는 50.6%인 반면 49.4%는 노숙을 택하겠다고 응답했다. 쉼터나 합숙소 대신 노숙을 선호하는 이유는 ‘자유롭지 못해서’(37%),‘어떤 곳인지 몰라서’(14%),‘일자리와 멀어서’(13%),‘한달 이상 있을 수 없어서’(13%) 등의 순이었다. 아울러 노숙자 가운데 34%가 ‘갈 곳이 없어서’,33%가 ‘식구들 보기가 미안해서’ 귀향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 벤처산업의 토양(朴康文 코너)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시작된 데는 그럴 만한 바탕이 있었다. 한 가지는 활발한 기술 개발인데,강한 유인 요소가 있었다. 성공하면 큰 돈이 들어오고, 더러는 작위까지 받기도 해 사회적 지위가 껑충 뛰었다. 야망과 능력이 있는 젊은이들이 여기에 뛰어들었다. 18세기에 일어난 산업혁명은 잘 알려져 있듯이 리처드 아크라이트의 방적기 발명과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급격히 촉진되었다. 이 기계들의 발명가로 일컬어지는 두 사람은,좀더 엄밀히 말하면,벤처 사업가라고 하는 편이 더 맞다. 두 사람보다 먼저 그런 기계를 만든 이들이 있지만,이 기계들의 상업적 가치를 알고 크게 개량하여 실용화한 것은 이 두 사람이다. ○막대한 富·신분상승 보장 아크라이트는 교육이라고는 거의 받아보지 못했어도,스스로 아이디어를 보태 실뽑는 기계를 훌륭하게 만들었다. 특허받은 이 기계의 제조와 판매로 그는 당대의 거부가 되었다. 그때 벤처 자본이란 말은 없었으나,개발 과정에서 모험적으로 자본을 대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증기기관이란 것도 사실은 와트가 태어나기 전에 발명된 것이었다. 젊은 기계 기술자인 그는 증기기관의 열 손실을 막고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와트는 마침내 증기기관 제작 공장에 망대까지 세워 기술 유출을 막으면서 독점적으로 생산했다. 영국에서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던 배경으로서,발명품이나 훌륭한 개량품을 낸 사람에게 독점적인 이익을 보장하는 특허제도가 잘 시행되었다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당시 영국은 이발사 출신인 아크라이트 같은 이에게도 공적이 크면 왕이 기사 작위를 줄 만큼 활력있고 탄력있는 사회였다. 이제 우리 사회는 산업시대에 이어 정보시대를 맞고 있으며 정보혁명이 진행되고 있다고들 한다. 의식구조도 산업사회의 것에서 정보사회의 것으로 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하고,정보산업이 희망의 등대라고도 하며,벤처 정신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런데,요즘 우리 젊은이들이 너도나도 공무원 수험서에 매달려 있다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전공과 관계없이 공학도도 인문학도도 공무원이 되겠다고 기를 쓴다. 이 현상만 놓고 보면,산업사회 이전 왕조시대에 있던 과거가 되살아난 듯하다. 그 많은 청년들이 부와 지위,그리고 자아 성취를 공무원직에서만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테고,달리 일자리 구할 수 있을 것 같지 않기 때문일테니,이들에게 벤처 정신이 없다고 말한다면 잔인한 일이 될 것이다. 벤처 정신이란 것은,산업혁명 무렵을 보더라도,그것이 자랄 토양이 있어야 깃든다. ○효율성 가로막는 구조 그러나 과연 우리 사회가 성숙한 산업사회인가조차도 의문이다. 성숙한 산업사회의 생명은 효율성인데,그것을 막는 뇌물과 정실,그리고 투명성 없는 경영이 잡초처럼 무성하다. 이런 부실한 바탕 위에서 정보사회가 이루어진다 해도 쭉정이가 되기 십상이다.감출 것이 많은 사회라면 정보의 공개와 공유는 원활히 될 수 없다. 또한,투자 가치를 판별할 눈이 없으니,뭉칫돈이 범상한 돈놀이에나 몰리고 목마른 벤처 기업에 가지 못한다.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이가 ‘천사’(벤처 투자가)를 만나기는 아직 쉽지 않다.
  • ‘사오정’ 국회/朴大出 기자·정치팀(오늘의 눈)

    ‘사오정시리즈’가 장안에 화제다.동문서답(東問西答)이 핵심인 유머다. 이 말을 건네면,저 말로 받는다.서로가 엉뚱하다.‘너’는 없고 ‘나’만 있다.이기주의 세태를 풍자하고 있다. 요즘 국회를 보면 사오정과 닮은 꼴이다.‘원조(元祖)사오정’이란 비아냥마저 나올 법하다.여야 모두에게 적용된다.국민회의는 ‘사오정1’,자민련은 ‘사오정2’인 셈이다.‘사오정3’은 물론 한나라당이 된다.서로가 치고받으며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다. 18일 하오 국회 본회의장.정기국회 개회 이후 8일만에 회의가 열렸다.사오정1과 사오정2가 참석했다.그런데 사오정3은 엉뚱한 데 갔다.서울 강남고속터미널 앞에서 장(場)을 벌였다.‘야당파괴 저지를 위한 1,000만 서명운동’이 명목이다.결국 朴浚圭 회의장은 사오정3이 불참한 본회의는 의미가 없다며 산회를 선언했다. 사오정3은 강경하다.장외투쟁의 외길만을 갈 뿐이다.생사를 건듯한 모습이다.사오정1과 사오정2가 국회로 돌아오라고 외쳐도 대꾸를 않는다.표적수사,보복수사 등을 주장하며 고함만 내지르고있다.사오정1이 자기들 주장을 인정하지 않자 단단히 화가 났다. 사오정1과 사오정2는 한식구다.하지만 목소리는 똑같지가 않다.사오정1은 여당 단독국회를 거듭 제의했다.다급한 민생현안을 계속 방치할 수 없다는 분을 내세운다.이왕 일이 틀어졌으니 사오정3은 개의치 말자는 자세다. 사오정2는 연일 사오정1의 속을 태우고 있다.본회의 소집 요청만 응했다. 그러나 현안 처리에는 계속 반대다.사오정3이 들어올지도 모르니 기다리자는 입장이다.그래도 사오정1이 신경이 쓰이는지 다음주 중반을 1차 시한으로 정했다.그 때 가서 단독처리를 생각해보자는 자세다.사오정1이 연일 항의해 보지만 묵묵부답이다. 최근 사오정 완결편이 나왔다.물론 시리즈가 완전히 끝났다는 얘기는 아니다.유머의 일부일 뿐이다.내용인즉 이렇다.“사오정이 하도 말을 듣지 않아 병원에 끌고 갔다.가서 보니 귓구멍이 꼭 막혀 있었다.뚫어주었더니 말을 잘 듣더라.그래서 사오정시리즈도 끝났다” 여야는 지금 귓구멍이 막혀 있다.서로의 말이 들리지가 않는다.뚫어줘야할 때가 지났다.더 늦어지면 막힌 데가 완전히 굳어버리게 된다.
  • “은행감독원은 서럽다”/韓銀서 분가 6개월째 더부살이 신세

    ◎새 건물로 이사하고 싶어도 돈없어 울상/임직원 520명 속앓이 ‘끙끙’ 韓銀 처분만 고대 “은행감독원은 서럽다.” 은감원은 한국은행법 개정에 따라 지난 4월1일자로 한은에서 분가(分家)했다. 호적 정리를 한 셈이다. 그러나 6개월째 한은에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2실(室) 9국(局)중 기획조정실과 경영지도국,신용감독국 등은 이달 안에 금융감독위원회가 있는 서울 여의도 증권감독원과 대한투신 건물로 이사하기 위해 한은과 ‘협상’중이다.하지만 이사비용과 운영경비 문제가 풀리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520명의 식구를 가진 은감원은 당연히 한은이 은감원의 이사비용 3,000억원 가량(임대료와 이사비용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은감원 설립에 필요한 비용은 한은이 부담토록 돼 있는 금융감독기구 설치에 관한 법률 부칙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한은 입장은 판이하게 다르다. 은감원 설립 비용의 범위는 등기비와 이사비 등 최소한의 경비로 국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상법상 주식회사 설립 절차를 준용해야 한다는 이치인 듯 하다. 한은은 이같은 입장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인지 지난 14일 “은감원이 건물을 새로 취득하고,소요경비를 담은 증빙서류를 내면 증권·보험감독원의 자산을 실사해 부족할 경우 지원할 수 있다”는 공문(기획부장 명의)을 은감원에 보냈다. 운영경비 문제도 사정은 비슷하다. 은감원은 한은에 운영자금으로 7,00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간청하고 있다. ‘시드 머니(Seed Money)’ 성격이다. 지난해 은감원 예산 기준으로 10년분 가량에 해당하는 금액으로,통화증발 방지를 위해 통안증권을 구입한 뒤 이자로 생활을 꾸려가겠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은감원은 매년 한은으로부터 지원받으려면 한은과 재정경제부 등 2개 기관의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자칫 금융감독기관이 재경부와 한은에 예속될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예산은 재경부(금융정책국)가 심의해 승인하게 돼 있다. 법적 은감원 운영경비는 은행과 정부 및 한은이 공동 부담하게 돼 있으나 실제 한은이 99%,은행은 1% 가량을 분담해 왔다. 그러나한은은 이 부문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한꺼번에 줄 수 없으며 매년 심사해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은과 은감원 실무진들간 이견 차이가 너무 커 기획예산위원회 등 관련부처가 교통정리를 하지 않는 한 해답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 흔들리는 가정/임수경 통일운동가(굄돌)

    얼마전 시장에서 살아 있는 꽃게를 사들고 온 적이 있다. 계속 움직이는 꽃게를 칼로 치는 것은 정말 못할 일이어서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몇번을 시도하다가 결국 친정 어머니의 도움으로 꽃게를 다듬어 찌개를 끓였다. 식구들은 싱싱해서 맛있다며 좋아했지만 나는 꼼지락대던 집게 다리가 생각나서 꽃게탕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열살 난 아들의 손가락을 가위로 잘라버렸다는 아버지 때문에 온 사회가 떠들썩하다. 우발적인 경우도 아니고 몇달 전부터 계획된 범죄라고 한다. 그것도 돈 천만원 때문에 멀쩡한 아이의 손가락을 자른 일은 상상만 해도 속이 울렁거리고 욕지기가 난다. 산 꽃게를 다듬는 일과는 비교도 안되는 일이다. 뉴스를 보기가 두렵다. 아버지를 살해한 아들,딸을 성폭행한 아버지,남편을 죽인 아내,모두가 지난 주말에 보도된 내용들이다. 경악할 만한 사건을 곰곰들여다 보면 한쪽이 어긋나고 깨진 가정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라,가족의 소중함과 가정의 따뜻함이 있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식을 두고떠난 손가락 잘린 아이의 어머니도 원망스럽다. 이쯤 되면 부모가 되는 것도 자격증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아버지 자격증,어머니 자격증,아예 결혼할 때부터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했으면 좋겠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최소한의 예의와 인격 등의 자격 요건을 만든다면 우리 사회가 이처럼 비참하게 타락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나에겐 생후 2개월 된 아들이 있다. 누군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아이를 꼽을 것이다. 아이가 귀하게 느껴 질수록 ‘엄마 노릇 하기’에 어려움을 느낀다. 이 아이에게만큼은 가정의 따뜻한 사랑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 잠든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새삼 머리를 쓰다듬어 본다. 이 아이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주어야 할지,그저 마음이 무겁다.
  • 한국 하우톤/산업용 윤활유 생산(한국경제 여기에 길이 있다)

    ◎‘상품&서비스’ 묶어 수출/수출국에 직원 파견 서비스 토착화/비결은­대기업 의존 탈피 중국 독자 진출.평생바이어 전략 타사 진출 봉쇄/성과는­180명이 세계시장 50.8% 점유.IMF이후에 되레 목표 상향조정 올해 수출누계액이 지난달 마침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이 추세라면 올 수출이 40년만에 감소하리하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세계경기 침체와 환율 불안 속에서 생존을 위협받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우리 중소 수출업체의 현실이다. 그러나 극심한 한파 속에서도 기술개발과 틈새시장 개척으로 수출을 늘려 나가는 기업들이 있다. 악조건에서 이들이 수출증진에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이들의 IMF생존법을 통해 우리 수출이 나아가야 할 방안을 모색해본다. 컨테이너의 부식을 막기 위해 바닥에 칠하는 방청도료 등 산업용 윤활유를 생산하는 (주)한국하우톤(회장 金光淳). 생산직을 포함해 직원이 180명인 이 회사는 90년대 초부터 중국진출을 모색해오다 94년 50만달러를 투자,마침내 상해에 지사를 세웠다. 그리고는 그해 1,1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전년도보다 91% 증가한 수치다. 이듬해인 95년 역시 1,560만달러 어치를 수출하며 42%의 고속성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96년들어 전세계 컨테이너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수출은 21%가 감소하며 1,250만달러로 추락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곧바로 이듬해 1,340만달러 어치를 수출,6.5%의 증가세를 회복했다. IMF한파가 몰아닥친 올해에도 회사는 꾸준한 수출증가세를 보이며 올 목표치를 12.5% 증가한 1,530만달러를 잡아놓고 있다. 이같은 수출증가세는 그러나 이 회사의 자랑이 아니다. 정작 주목할 점은 세계 컨테이너 하부방청도료 시장의 절반(50.8%)을 이 회사 제품이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이 수입하는 컨테이너의 80%가 이 회사의 손을 거쳤다. 종업원 180명이 지구의 절반을 제패한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는 철저한 시장조사로 틈새품목을 찾았다는 점이다.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을 적기에 적절한 제품으로 파고든 것이다. 회사측은 90년대 초반 한차례 위기를 맞았다. 국내 대기업의 발주에만 의존하다 이들이 생산공장을 저임금의 동남아로 옮겨가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궁여지책으로 회사측은 대기업을 끼고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승산이 적다고 보고 과감히 포기했다. 대신 지사를 만들어 직접 진출했다. 면밀한 시장조사가 바탕이 된 이 ‘상해상륙작전’은 대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보다 큰 비결은 고객감동 서비스. “한번 잡은 바이어는 놓치지 않는다는 데 서비스의 목표를 뒀다”고 이 회사 崔俊基 사장은 말한다. ‘기존 바이어를 잘 유지하는 것이 새 바이어를 찾는 것보다 비용을 5배나 줄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한국하우톤은 제품을 수출할 때 현지 종업원도 함께 바이어 회사에 보냈다. 상주하면서 아예 그 회사 사람이 되게 했다. 이른바 ‘서비스 토착화’ 전략이다. 효과는 컸다. 수출품의 하자를 제때 발견,즉시 해결할 수 있었다. 바이어 측은 파견직원을 제 식구처럼 생각하며 신뢰를 높였다. 다른 경쟁업체가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없었다. 기술서비스도 철저했다. 아주 사소한 문제점까지 열거하고 해결방법을 기록한 책자를만들어 모든 직원들이 숙지하도록 했다. 무역부 林幸根 팀장은 “생산과 판매도 중요하지만,복잡다양한 상대의 욕구와 감정까지 배려하는 신속한 서비스가 중국시장 제패의 성공요인”이라고 자평했다.
  • 3D업종 구인난/鄭信模 논설위원(外言內言)

    그야말로 실업대란이다. 지난 7월의 실업자는 165만1,000명으로 그 전 달에 비해 12만2,000명이나 늘어났다. 실업률은 7.6%로 지난 66년 4·4분기의 8.4% 이후 31년 7개월만의 최고치다. 민간기업은 물론 공기업들도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어 실업자는 앞으로도 더 늘어나게 돼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국민은 국민대로 모두 분수를 모르고 흥청망청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게 된 탓이다. 그래서 국민의 41.1%는 IMF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 44.7%는 식구 중에 실직을 당할까봐 불안하고,52.7%는 외제품을 살 때 죄책감까지 느낀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 최근 서울·경기지역의 1,0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제위기에 대한 소비자 의식 및 소비행동 변화’의 주요 내용이다. 이런 속에서도 1만6,000개의 일자리가 비어있다니 선뜻 믿어지지 않는다. 힘들고 위험하고 지저분하다는 이른바 3D업종이다. 노동부 중앙고용정보관리소가 올 상반기 중 국·공립 직업알선기관의 고용정보 전산망을 이용한 구인인원과 구직자의 수를 비교한 결과 구인배율(倍率)이 0.25였다. 하나의 일자리를 놓고 4명이 경합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생산직과 단순노무직 등 12개 직종은 사람을 못 구해 쩔쩔맨다. 구인배율이 1을 넘는다는 얘기다. 방문외판원,전화외판원,문서송달원 등의 구인배율은 23에서 3.79나 된다. 택시운전사,쓰레기수거원,제품단순검사원 역시 1.4∼1.01로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취업할 수 있고 창고운반원(0.94),공장청소원(0.81)도 취업이 쉬운 업종이다. 그러나 다른 편에서는 독지가와 복지시설의 무료급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방황하는 노숙자들이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아직도 배가 덜 고픈 실업자들이 꽤 있다는 증거라며 그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충고한다. 노동부와 인력은행이 전국에서 올 상반기 중 취업을 알선한 실직자는 74만명이지만 성사건수는 7%인 5만4,000건에 불과했다. 실직자의 눈이 높은 탓이다. 공공근로사업의 하나인 경기도 광주군의 간벌작업에 참여한 어떤 실업자는 일당 3만3,000원이 금싸라기 같다고 말했다. 일당 10만원을 받던 페인트공 출신으로 석달동안 서울역 부근의 무료 급식소를 전전했던 사람이다. 적지만 땀흘려 돈을 벌면 이처럼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먹이고 재우는 일만 걱정하는 노숙자 대책도 자력갱생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재고해야 한다. 우리의 유일무이한 자원인 사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경제가 산다.
  • 연하 남편/李啓弘 논설위원(外言內言)

    서른 아홉살 노처녀 탤런트 김미숙씨가 결혼한다고 한다. 그의 결혼 뉴스보다 4살 연하의 남자와 결혼한다고 해서 화제다. 이에 앞서 이혼경력이 있는 황신혜씨가 얼마전 두살 연하의 총각과 결혼했고,역시 이혼경력이 있는 탤런트 견미리씨도 지난 4월 두살 아래의 총각과 결혼했다. 리즈 테일러가 20몇살 연하의 남자와 결혼한 것에 비하면 이들은 좀 ‘손해’본 부분도 있지만 우리네 현실에선 복받은 여성들로 부러움을 살만하다. 연예인 뿐아니라 일반 여성들도 요즘 연하의 남자와 결혼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어느 화장품회사는 ‘연하의 남자가 좋다. 연하의 피부가 좋다’는 메시지의 TV 광고를 내보내 재미를 보았다. 연상의 여인과 결혼하는 풍조는 우리만이 ‘특허’를 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세계적 조류가 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상의 아내가 70년 16%이던 것이 87년 22%,90년대초에는 26%로 늘었다. 일본도 연상의 아내가 70년 10.3%에서 95년 17.7%로 배가까이 중가했다. 우리의 경우최근 한 결혼전문업체 조사에 따르면 20,30대 미혼남녀중 70%안팎이 연상의 여성,연하의 남자와 결혼해도 상관이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어느 직장에서 있었던 일. 37세 노처녀 직장인이 결혼을 하려고 발버둥을 쳐도 마땅한 남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결혼조건은 까다로운 것도 아닌 그저 자신보다 두세살 위의 남자라는 것. 그런데도 상대가 없었다. 체념한 나머지 잠시 눈아래로 시선을 돌렸더니 뭔가 분위기가 달랐다. 손쉽게 4살 연하의 남자를 골랐으며,지금은 아이 하나와 함께 세식구가 ‘날마다 축제’처럼 살고 있다는 것. 이를 근거로 하면 올드 미스라고 해서 가족이나 본인이 애가 달아 있을 필요는 없을 것같다. 따지고보면 우리는 연상의 아내 역사가 깊다. 그러나 그것은 다분히 노동력을 얻는 수단으로 활용된 것이 동기의 전부였다. 지금은 그 동기가 여러가지로 나온다. 성취욕구가 강한 여성이 일에 파묻혀 결혼적령기를 놓친뒤 남자를 찾지만 머리는 반쯤 벗겨지고 배가 불룩한 볼품없는 가장들만 만나게 돼 아예 어린 남성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많은 사람은 경제능력 사회적신분확보 등의 상품성이 있으나 이젠 여성도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고,무엇보다 정형파괴,장르파괴,영역파괴라는 개성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선택의 폭은 넓어졌다. 가부장적 권위의식 대신 친구처럼 누나처럼 살 수 있는 풍토도 조성됐다. 한때 최상의 남편상으로 헝그리 정신의 생존력과 돌파력을 쳤지만 지금은 이런 강인함보다 섬세한 동반자로서의 가치,상호 보완의 의미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더니 이젠 결혼에는 규격이 없는 시대인 것같다.
  • 강남너구리/李啓弘 논설위원(外言內言)

    최근 서울 강남구 양재천 주변에 너구리 식구가 서식하고 있다고 해서 화제다. 이 지역은 인근 대모산이나 구룡산과도 상당히 떨어져있어 너구리서식이 경이로운 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너구리가 서식하게 된 것은 양재천과 탄천의 하수처리가 잘돼 수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나아지고,습지가 조성되면서 이들이 인근 산에서 하천을 따라 이주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너구리들은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먹이를 주면 달아나지않고 잘 받아먹으며 재롱까지 피우는 여유도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또다른 다정한 이웃으로 대접받고 있다는 것이다. 95년 환경부가 도로와 주택지 개발로 끊어진 국토의 자연생태계를 잇는 생태환경벨트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적이 있다. 마구잡이 국토개발로 조각조각 끊어지거나 절단된 산과 산을 이어 야생동식물의 이동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인공구조물과 구름다리,또는 터널을 만들어 동물이 이동할 수있게 하고,사람도 이 길을 따라 산책을 하는 환경친화적인 생태벨트를 구축한다는 것이었다. 이를위해 대관령 진부령은 물론 미시령 덕유산 오대산 월악산 치악산 등 길로 4∼5등분된 것을 생태벨트로 연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것이 착실하게 추진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산간의 고속도로나 국도를 지나다 보면 차에 치여죽은 동물을 자주 본다. 오소리 여우 노루 뱀은 물론 천연기념물 수달도 보았다. 바로 생태환경벨트가 끊어지다 보니 생긴 결과다. 얼마전 강원도 산간지역에서 호랑이배설물이 발견됐다고 해서 TV까지 나서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에대해 반신반의하는 의견이 많았다. 호랑이의 행동반경은 500㎞나 되는데 생태환경벨트가 백두대간중 휴전선에서 두동강이 나고 남으로 내려오는 사이 정맥과 지맥이 여기저기 토막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두산 호랑이가 강원도에 출몰했다는 것은 먼 전설같은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는 아쉬움을 갖게했다. 하지만 양재천의 너구리를 보며 결코 그것이 전설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가져본다. 생태환경벨트를 위해 폭 20∼30m의 육교 양쪽에 풀을 심고 나무를 식재하면 메뚜기 나비 개미가 지나가고,이들을 따라 개구리 뱀이 지나가고,그것들에 이어 크고 작은 동물도 따라가게 되어 동물서식의 공간은 그만큼 넓어진다고 한다. 산과 산,공원과 공원이 연결되는 생태환경 조성은 우리 생활반경의 폭도 그만큼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컴퓨터시대,개인주의시대의 한 단면이긴 하나 인간 개체는 각자 고도가 되어 외롭게 분화되어가고 있는데,생태환경벨트는 이런 마음을 따뜻하게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리라고 본다. 강남의 너구리가 종로까지 진출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 젖먹이 버리고 10년전 가출/非情의 어머니 親權 박탈

    ◎남편실종 보상금 노려 귀가/법원 시댁식구에 승소 판결 남편이 원양어선을 타고 장기 출항하자 생후 100일도 안 된 딸을 두고 가출한 지 10년 만에 남편이 사고로 실종되자 거액의 보상금을 노려 뒤늦게 친권을 찾으려던 비정(非情)의 여성에게 법원이 “어머니 자격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재판장 李敎林 부장판사)는 24일 “시댁식구들이 부당하게 딸에 대한 친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A씨(30·여)가 낸 친권행사 변경 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갓난아이를 버린 뒤 거의 10년 동안 한번도 찾아보지 않다가 뒤늦게 남편의 보상금 문제로 딸에 대한 친권을 주장하는 것은 인륜을 저버린 행위”라고 지적하고 “시댁식구들이 원고의 딸을 잘 키우고 있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 파시즘 怪談/서해성 소설가(굄돌)

    거의 날마다이다시피 신문기사나 광고 글귀에서 제국의 나팔소리가 들려온다.그들은 제국의 위대한 지도자들을 연호한다.시황제에서 카이사르,칭기스칸,나폴레옹,저 에굽의 람세스,하물며 히틀러,박정희,영어공용화론까지,때로 터미네이터라는 괴물은 미래의 영도자 혹은 동양적인 관점에서 좀 억지를 부리자면 미륵불의 형상까지 띠고 출몰하고 있다.인터넷은 이들 사이를 매개하는 제국의 거미줄 역할을 수행해내는 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이들은 대개 역사적인 인물이자 동시에 책이나 영화제목들이다. 옆 뒤 안보고 성장으로만 치닫다 닥친 좌절을 숙주로 하여 언제부터인가 이들은 우리의 일상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다.시쳇말로 파시즘 괴담이라고 해도 좋을 퇴행적 문화 분위기가 바야흐로 마지못해 근신하던 몸을 일으키고 있는 형국이다.다만 그 방식이 시장에 맡겨진 것일 뿐,이것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민주주의에 대한 모종의 딴지걸기가 시작되었다는 암시인지도 모른다.비록 곳간이 비었다고는 하나 민주주의 원칙을 구구하게 지켜내는 인내를 귀찮아하는 만큼 파시즘은 그 틈바구니를 비집고 독버섯처럼 피어난다는 것을,사회문화적으로 진단해볼 필요가 있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전제의 유혹은 결코 멀리 않다는 뜻이다.언론 등속에서 이들에 대해 여과없이 책읽기를 권하는 일은 장마진 뒤 걸러내지 않은 물을 마시게 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해 보이기만 한다. 큰물이 쓸고 지나간 구제금융의 여름 끝물, 저녁상을 물리고 식구들끼리 둘러앉아 끝내 다 읽지는 못할지라도 서로에게 권할만한 책목록을 한번 만들어보는 일은 어떨까.우리가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민주화의 노정을 이야기 삼는 것 또한 그에 버금가는 일이리라.참과 정의를 구할진대,도란도란 반짝이는 게 어디 밤하늘의 별빛뿐이랴.
  • 제주(지방정부 싱크탱크:13)

    ◎정통공무원­외부연구원 환상콤비/21세기 제주 도약의 첨병/정통 공무원­梁鍾守 부지사 진두지휘.제주발전 청사진 제시.개발특별법 개정 담당/연구원 그룹­30∼40대 엘리트 중심.지역개발 전략 등 수립.외국투자 유치도 앞장 禹瑾敏 제주도정의 싱크탱크는 크게 청 안팎의 그룹으로 나뉜다. 청내 그룹의 경우 지사가 바뀌고 정책기조가 변하면서 다소 어색한 구석이 없지 않으나 구조조정 작업이 마무리되면 보다 체계적이고 투명한 조직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공직 34년째인 정통 내무관료 출신의 梁鍾守 행정부지사(59)를 머리로 金漢昱 기획관리실장(50)­金榮俊 기획관(51)­金暢禧 법무담당관(48)­吳聖休 기획1계장(50)으로 이어지는 기획통들이 禹지사에게 도정 청사진을 제공하고 있다. 근래 이뤄지고 있는 도의 구조조정 및 정원감축 밑그림과 제주도개발특별법 개정작업도 이 그룹이 맡아 추진하고 있다. 청외그룹은 다양하다. 지난해 5월 개원한 제주발전연구원,6·4 지방선거에서 禹지사의 정책개발 과제를 담당했던 제주대 교수팀,외국 투자자들을 불러들이는 나팔수격의 金榮澤 관광개발정책고문 등이 주축을 이룬다. 禹지사와 학연이나 혈연으로 맺어진 사이라기보다는 지인관계로 얽힌 인맥들이다. 제주발전연구원은 21세기 지식산업 사회에 대비,지역발전에 필요한 지식을 가공하고 확대 재생산하는 일종의 지식공장이다. 고려대 출신의 농업경제 전공 高成寶 책임연구원(36·박사)을 중심으로 수질환경 전공의 金泰閏 연구원(부경대·33·박사과정 수료),도시행정을 전공한 梁德淳 연구원(경희대·37·박사과정 수료) 그리고 최근 공채로 새식구가 될 교통공학 전공의 黃京洙 연구원(서울시립대·33·박사),관광개발 전공의 金義根 연구원(경기대·30·박사) 등 30대 소장 엘리트군으로 꼽히는 5명의 연구원이 21세기 제주 도약을 위한 각종 지역개발 전략을 발굴,수립하고 있다. 개원 이래 △감귤 수급 안정정책의 효과분석 △21세기 제주형 환경도시 조성을 위한 연구 등 25개 연구·사업을 실시했고 올해도 △21세기 읍·면별 발전전략 △지역개발 사업의 추진실태와 효과분석 등 12개 연구·사업을 추진중이다. 제주대 高富彦(숭실대·49·경영학)·張聖洙(경기대·45·관광개발)·玄榮珍(연세대·47·화학공학)·梁永五(부산대·45·수학) 교수 등 4명의 박사가 팀을 이룬 이른바 제주대 교수팀은 禹지사의 123개 공약에 대한 사업별 실천가능 여부와 필요 예산액,완급여부 등을 파악,그 결과를 도로 이관하는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한국경영인리더십(HLC) 회장으로 있는 金榮澤 고문(48·고려대 교육학)은 지난달 30일 미국 펄토넥스사의 짐 앤더슨사장 등 미국·영국·스위스·일본·홍콩·중국 등 6개국 13개 업체 대표 27명을 제주로 불러 투자설명회를 가진 후 3개 업체로부터 6억5,000만달러의 투자약속을 받아냈고 7개 업체로부터는 투자 의향서를 받는 쾌거를 올렸다. 북제주군 한림읍 금악리 출신인 金고문이 禹지사와 본격적인 친교를 맺은 것은 선거 전후 외자유치 관련 리포트를 제출하면서다.
  • 실직으로 신분 추락 중산층이 무너진다

    ◎중산층으로 생각하는 사람 반년새 60%서 34%로 줄어/대출 연체 등 가계파산 속출/해고 본격화땐 몰락 가속화 서울역 앞 지하도 입구에서 만난 安모씨(39)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 부러울 것이 없는 중산층 사업가였다.서울대 농대 졸업 후 제약회사에 근무하다 8년 전 친구와 함께 식품유통업체를 차려 네 식구가 비교적 여유있는 생활을 할 수 있었다.매달 2백만원 이상을 생활비로 아내에게 건네주고도 여유자금 1,000여만원을 따로 관리했다. 그의 풍족한 삶이 풍비박산이 난 것은 지난 2월.1억여원의 부도를 맞은 것이다.서울 양천구 목동의 집은 채권자들의 손에 넘어가고 자가용도 처분했다.아내와 초등 2년과 4년짜리 두딸은 처가집으로 내려보냈다.자신은 서울역지하도를 전전하며 4개월여 동안 노숙으로 보내고 있다. 중랑구 묵동에 사는 任모씨(49).지난 3월 말 중소 건설회사에서 영업부 차장으로 일하다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일자리를 잃었다.실직 충격으로 두달간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했다.평생 손에 기름때 한번 묻혀보지 않았지만 보일러 기술을 배우기로 작정,5월부터 서울 종로구 효제동 C열관리학원(재취업 교육기관)에서 무료 수강중이다. “남의 일로만 알았던 실직을 당한 순간 너무 황당했다.한동안 폐인같은 생활을 했다.기술을 배우더라도 취직이 될 수 있을지…” 그는 평생 살림밖에 모르던 아내와 대학다니는 딸아이,고등학생인 아들을 생각하면 더 이상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IMF 사태 이후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이 중산층의 몰락이다.물가와 금리,실직으로 생계가 위협을 받으면서 생활과 신분의 하향조정으로 중산층들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작년 조세연구원 조사결과 60%에 달했으나 올 6월 현대경제연구원 조사에서는 34.8%로 줄었다.반면 ‘나는 중산층에서 하층으로 추락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응답자의 20.4%에 달한다. 중산층은 평균적으로 20평의 주택을소유하고 연평균 가구소득 2,289만원,한달 지출 126만원,평균부채는 695만원인 사람들이다.(조세연구원 조사) 대량 가계파산의 조짐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은행의 가계대출금 연체가 40% 가까이 급증했다.연체와 부도 등으로 금융제재를 받은 신용불량자가 200만명에 육박했다.금리가 오르자 분양받은 아파트를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蔡昌均 노동연구팀장은 “올 초까지 실직자가 주로 임시직이나 일용직 등에 집중된 것과 달리 앞으로 1∼2년간은 기업퇴출과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화이트 칼라인 중간계층의 해고가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질 경우 올 연말 실업률을 7.2%(실업자 150만명),구조조정이 실패할 경우 9.3%(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연세대 사회학과 宋復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저축률이 높아 실직자가 6개월∼1년까지는 저축으로 버틸 수 있지만 장기실업의 경우 중산층이 급격히 무너질것”이라고 우려했다.
  • 李基澤 대행체제 難題 산적/한나라당 앞날

    ◎원구성·법 개정 총무·총재 선출/조기 등원론 등 해결 만만찮아 8월31일 전당대회에서 새 총재가 선출될 때까지 한시적인 과도 집행부인 ‘李基澤 총재권한대행’ 체제는 비상지도체제라는 성격에 걸맞게 난제(難題)가 산적해 있다. 당장 국회문제부터 풀어야 한다.국무총리 인준안이나 원구성 문제가 시급하다.국회법 개정이나 민생 법안도 밀렸다.국회의장 선거에서 패배했다고 무작정 ‘떼’를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여론도 악화되고 있다.당 내부에서도 조기등원론이 만만찮다. 문제는 李대행체제가 대여(對與)협상 창구로서 책임있는 ‘실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원내총무 자리를 권한대행체제로 끌고 갈 가능성이 있지만 힘이 실릴 지 고민이다.후임 총무 경선을 실시하면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간 갈등을 부채질할 수 있다. 당내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의 이견을 수렴하는 일도 李대행의 몫이다.李대행은 강경론쪽에 가깝다.그는 4일 의원총회에서 “현 정권은 유사이래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랄한 정권”이라며 국회의장 선거 패배의책임을 현정권의 ‘공작정치’로 돌렸다.그러나 사견(私見)과 총재권한대행의 선택은 다를 수 있다.대여 협상에는 응하되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 전당대회 이후인 9월 정기국회로 주요 현안을 미루는 절충안이 힘을 얻고 있다. 당내 총재 경선을 공정 관리할 임무도 쉽지 않다.李대행은 당내 지분이 확고한 계파 보스다.필마단기(匹馬單騎)인 趙총재와는 다르다.차기 총선 공천이나 당내 자리 싸움에서 챙겨야 할 ‘식구’들이 있다는 얘기다.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의 ‘캐스팅 보트’로서 ‘계산’이 복잡한 처지다. 때문에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서로 李대행을 끌어 안으려다 불협화음이 생기면 당이 심각한 내홍(內訌)에 휘말릴 우려도 있다.최악의 경우 불공정 경선 시비로 비화할 수 있다.李대행 계보인 ‘민주동우회’소속 전현직 원내외위원장 50여명이 6일 1박2일 일정으로 갖기로 한 연수회도 기대반 우려반속에 전당대회에서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 목숨 건 水難 구호/119구조대 그들은 누구인가

    ◎선발­UDT경력자 등 특채·소방 공채 혼합/근무­24시간 맞교대 큰 사고땐 귀가 꿈못꿔/처우­경찰과 같은 봉급… 수당 12만원 많아 요즘 국민들에게 가장 믿음을 주는 공직자들은 누구일까. 정답이 ‘119구조대’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을 별로 없을 것 같다. 지리산 폭우참사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와 위험에 처한 생존자들을 구해낸 것도, 유해를 수습하러 급류에 들어갔다 목숨을 잃은 것도 이들이다. 강물 속에 잠긴 차량을 인양하기 위해 한가닥 로프로 공중에 매달려 견인차에 연결하는 작업을 한 것도,사체 수색을 위해 20㎞나 되는 강을 공중수색하고 있는 것도 119구조대다. 지리산 폭우사태를 계기로 부쩍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119구조대원,그들은 누구인가. ▲누가 대원이 되나=119구조대원이 되는 방법은 3가지다. 먼저 최근에는 각 시·도가 119구조대원을 특채한다. 해군 UDT나 공수하사관으로 4년 이상 경력을 지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산악과 수난(水難)구조대원들의 상당수는 이들이다. 다음은 기존의 소방대원이 119구조대로 전직하는 것. 희망자가 많아 보통 3∼4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대장급 이상의 지원자 가운데는 월남전에 참전했던 역전의 용사들이 많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일반 소방공무원 공개채용시험을 거쳐 119구조대에 배치되는 방법이다. ▲대원의 나이는=규정상으로는 대장이 50세,대원은 48세 이하로 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일선 구조대장의 평균 나이는 40세,대원은 35세 정도다.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업무수행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구조대원의 제한 연령이 높게 규정되어 있는 것은 중앙119구조대장을 소방정(경찰의 총경에 해당)이 맡도록 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 30대에 소방정으로의 승진은 어렵기 때문이다. ▲근무는=일선 구조구급대의 대장은 소방위(경찰 경위 해당).구조대는 서울의 경우 11∼13명,시·도는 9∼10명의 대원으로 이루어진다. 구급대는 서울이 7명,지방도 편제상으로는 6명이다. 근무방식은 24시간 맞교대. 매일 상오 9시에 교대한다. 구조대가 하루에 4∼6명씩,구급대가 2∼3명씩 근무하는 셈이다. 그러나 대장은 하루는 일과중에만,다음날은 24시간 근무하고,하루는 쉬는 체제가 많다. 현재 지리산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중앙119구급대나 지리산수난구조대 등 특수구조대는 사건발생 시각부터 마무리되는 시각까지 틈없이 근무한다. 일반 구조대의 경우도 건물붕괴 등 큰 사건일때는 집에 갈 생각을 말아야 한다. ▲처우는=경찰과 기본급 체계는 같지만 위험수당 2만원과 구조수당 10만원이 더 붙는다. 소방교(경찰 경장 해당) 10년차의 기본급은 66만7,000원. 각종 수당과 상여금을 합치면 한달에 111만원 정도를 받는다. 여기에 얼마간의 야간근무수당이 더해진다. 이처럼 고생에 비해 보수는 박하다. ▲문제점=역시 인력부족. 1소방서 1구조대 원칙에 따라 경기도의 경우 21개 소방서 모두 구조대를 갖고 있지만 정식 구조대는 8개뿐이다. 13개는 화재진압요원들이 구조업무를 대신 맡고 있다. 경남도 12개 소방서 가운데 4곳에만 정식구조대가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지방조직 구조조정에 따라 상당수의 구조구급 인력을 조만간 감축해야 한다.
  • 교육학자 김영진씨 ‘아이 하나 키우는 데는 세상의 지혜가‘펴내

    ◎아이 변화시키려면 부모가 변하라/일방적 잔소리 금물… 스스로 깨닫게 유도/낭비벽 있는 아이들 가계부 쓰기 시키도록/맞벌이 부부 자녀 교육법 등도 상세히 실어 먹고사는 것을 제외한 부모의 가장 큰 관심거리가 내 아이를 어떻게 기르느냐 하는 점. 하지만 개발시대를 허리띠 졸라매고 어렵게 살아온 부모와 경제호황기 거품 맛에 익어버린 자식 사이의 세대차가 자꾸 대화를 가로막는다. 교육학자 김영진씨가 최근 펴낸 ‘아이 하나 키우는 데는 세상의 지혜가 다 필요해’(집사재)는 ‘명태찌개 세대’ 아빠가 피자를 좋아하는 청소년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교육해야 하는지 주제별로 나눠 조언하는 책. 흥사단을 비롯,각종 매체를 통해 청소년 상담을 해온 지은이가 체험을 토대로 썼기 때문에 아주 세세하고 현실적이다. 김씨에 따르면 부모자식간은 영원한 평행선이 아니라 한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리는 협력자. 단지 그리는 위치와 주제가 다를 뿐이다. 이때 부모가 “어릴때 우리도 다 해본 것인데 뭐”하면서 자기 경험세계로 아이를 이해하려는 것은 금물. 아이를 변화시키려면 부모부터 변해야 한다. 책은 세장으로 나눠져 있다. 생활에서 자주 불거지는 아이와의 갈등 몇가지,아이 학습증진법,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노력 등 아이·학습·부모 삼박자를 고루 짚었다. 아이의 문제는 △IMF시대에 용돈주기 △아이의 유명메이커 선호 △고집센 아이 △오락과 만화 중독 △가출문제 △외국에서 온 학교 부적응아 △청소년 다이어트와 담배 등. 테마 자체가 현실적이고 어느 부모라도 한번쯤 고민해 봤음직한 것들이다. 해법 또한 구체적인데다 일방적 잔소리보다 아이 스스로 깨닫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예를 들어 용돈을 펑펑 쓰면서 늘 또 달라는 아이에겐 “그 많은 돈을 벌써 다썼니”“저축은 언제하니”하는 잔소리보다 ‘개미가계부 기록법’을 활용하자. 개미가계부란 식구 각자 쓰는 자기 가계부. 2주 단위로 가계부를 들고 모여앉아 필요했던 부분,추가할 부분 등 서로의 지출 내역을 따져본다. 이렇게 해서 아이가 집안경제 규모를 이해하면 아빠 신발 몇 켤레값이 되는 고급운동화를사달라고 무턱대고 조르는 일은 거의 없어진다. 부모 항목에서도 △맞벌이 부부의 자녀교육 △이성교제 △창의적 아이로 키우는 법 등 현실에 밀착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 金 대통령 71년 장충단 유세 통해 본 국정철학

    ◎민주주의·대중경제 주창 30년 한결같이/부정부패 척결·금융개혁 추진 등 일관된 의지/노사정위 설치·여성지위 향상도 그대로 실천 金大中 대통령을 잘아는 사람들은 ‘오랜 야당 생활속에 굴곡의 역정을 겪었지만 일관성있는 정치 철학을 추구 해온 인물’이라고 말한다.이들은 최근 입수, 공개된 지난 71년 야당 대통령후보 당시의 장충단 공원 유세 내용도 그 구체적인 사례의 하나라고 설명한다.그 때나 지금이나 국정 개혁의 구상은 수미일관(首尾一貫)한 확고한 정치철학을 바탕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당시 유세 내용과 대통령 취임후 각종 어록을 비교해 보면 이같은 일관된 국정철학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특히 당시 주장했던 민주주의와 대중경제 실현을 비롯,중앙정보부의 개편,노사위원회 설치,여성지위향상위원회 구성,은행 민주화,세제 개선,민주주의적 논의 절차,정치보복 반대 등은 현재 추진중인 국정운영 방향과 흡사하다. 쉽게 말을 바꾸거나 의지를 꺽는 일이 없다는 측근들의 얘기를 실감케하는 대목이다.서울신문은 金대통령의 정치철학과 국정운영 구상의 역정을 조망하기 위해 71년 장충단유세와 대통령 취임후 주요 발언 내용을 비교,점검해 봤다. ▷부정부패 척결◁ ­朴正熙씨는 말하기를 ‘중단하는 자는 승리가 없다’고 했습니다.이 나라의 부패는 중단없이 전진하고 있습니다.만일 중단없이 전진하는 부패를 빨리 중단시키지 않으면 우리는 멸망을 면하지 못합니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정경유착 속에서 관치금융이 횡행하고 부정부패가 판쳐왔습니다.기업들이 경쟁을 통해서 성공하기 보다는 권력과 결탁해서 부를 축적하는 현실이 계속되었습니다.정부가 은행장을 마음대로 지명하고 또 한보의 경우처럼 부당한 대출을 허용해서 금융도 망쳐 놓았습니다.그래서 은행도 약화되고 기업의 경쟁력도 사라지니까 국제경쟁에서 패배하고 지금과 같은 IMF 체제의 관리를 받게 된 것입니다. ▷정치보복 반대◁ ­정권을 잡더라도 누구에 대해서 보복이 없이 신분을 보장하겠습니다. ▲국민 여론에 따라 여당이 다수가 되려는 노력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을 더 이상 못하면 못했지 정치보복은 안합니다. ▷국가정보기관 개혁◁ ­잡으라는 공산당을 잡지 않는 중앙정보부에 대해 우리는 일대 결심을 하겠습니다.중앙정보부는 외국의 예를 보더라도 외국에 대한 정보업무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우리나라에서 공산당을 잡는 일은 검찰이나 경찰이 하면 됩니다. ▲지금 안기부는 대폭적으로 인사를 단행하고 개혁을 하고 있습니다.그래서 모든 역량을 국가안보,그리고 또 해외정보,예를 들어 경제·문화·외교의 정보입수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또 국내에서는 법에 정해진 한계 내에서만 움직이도록 하고 정치에 일체 개입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금융개혁 추진◁ ­은행을 민주화해서 은행이 몇 사람의 개인 소유물이 아니라 전 국민의 자산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관치금융과 정경유착으로 권력과 결탁해 부자가 되는 현상이 나라를 망쳤습니다.은행 인사에 개입하지 않고 특정기업에 대한 대출을 강요하지 않는 등 은행의 독립성과 함께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한 금융기관의 자율적 경영을 보장하겠습니다. ▷불로 소득 및 탈세에 대한 단속◁ ­대기업체의 탈세와 감세를 막고 부유세와 특별소비세를 신설할 것입니다. 탈세한 돈으로 잘 사는 일부 사치층과 권력층의 행위에 대해서는 고지서로 철추를 내릴 것입니다. 또 세금이라는 무거운 바윗돌에 짓눌려서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중소 상공업자들을 구제하기위해 세금의 일대 혁명을 단행하겠습니다. ▲불로소득자·사치생활자에 대해서는 세금을 중과해서 사회정의에 알맞게 대처해야 합니다.고삐를 늦추지 말고 나아가야 합니다.잘못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은 견제를 해서 국민에게 정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면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아버지가 재벌이라고 해서,아들이 손가락에 물도 안 묻히고 부자가 되는 데 이는 민주주의도,시장경제도 아닙니다.내가 벌면 내가 쓰는 것이지,자식까지 쓰는 것은 아닙니다.그런의미에서 우리는 대단히 잘못됐으며 국세청장에게 이같은 점을 시정토록 하라고 강력히 지시했습니다.땀을 흘리지 않은 사람이 큰 몫을 차지하거나 은행에 돈을 넣고 이자를 받는 사람이 있다면 정당하지 않은 돈을 세금으로 거둘 것입니다. ▷노·사·정위원회 설치◁ ­노·사·정 공동위원회를 만들어서 노동자가 생산에 참여하는 동시에 분배에도 참여토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된 것들을 이행해야 합니다.대표적인 것이 정리해고 문제인데,거기에 보면 반드시 2개월 전에 통고하게 되어 있고 사전에 노조와 협의하게 되어 있습니다.그런데 지금 기업은 이것을 무시하고 노동자를 해고하고 있습니다.과격한 노동자들에게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이렇게 되면 정부와 기업이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이런 점에 대해 우리가 경각심을 갖고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환경보호 대책 강구◁ ­정권을 잡으면 즉시로 공해문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서적극적인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환경문제가 경제건설과 똑같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들이 알고 소신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여성문제 담당기구 설치◁ ­이 나라의 반이 넘는 우리나라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대통령 직속의 여성지위향상 위원회를 두도록 하겠습니다.여성의 보건과 교육,취직,대우등 사회적 지위를 높이도록 하는 기구로 활용할 것입니다.여성으로서,아내로서,직업인으로서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여성 문제가 나왔는데,사실 지난번 지자제 때도 우리가 애를 썼습니다. 지금도 국무위원 2명을 여성으로 임용했고,여성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 국무위원 대우를 할 뿐만 아니라 여성특별위원의 수를 7∼8명으로 해서 이 분들이 여성문제에 계속 관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여성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국무회의에도 참여합니다. ◎테이프 27년 간직 尹善弘씨/그동안 이사때 마다 가보처럼애지중지 보관/당선후 그때 음성 다시듣고 나도 모르게 눈물 쏟아져 “3번이나 강산이 변한 뒤에야 ‘장충단테이프’가 빛을 보게 됐습니다” 지난 71년 金大中 신민당 대통령후보의 서울 장충단공원 선거유세 녹음테이프를 간직해 왔던 尹善弘씨(60·당시 신민당 선전국 간사·현 한국마사회 계약직 직원).그는 27년 전의 녹음테이프를 들으며 감회가 새로온 듯 눈시울을 붉혔다. “인파가 장충단공원부터 동대문까지 가득 메웠습니다.시민들의 함성에서 정권교체가 이루어질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尹씨는 27년 전의 광경을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게 묘사했다. “당시 金후보는 연설 끝부분에 ‘여러분,함께 청와대로 갑시다’라고 말했습니다.말없는 청중 1만여명이 중앙청까지 행진을 했습니다.당시 장충단의 100백만명 인파는 ‘침묵하는 다수’였습니다.유세 다음 날 당시 중앙정보부는 간첩조작사건을 발표했습니다” 71년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 곧바로 8대 국회의원 공천문제로 당내 파동이 일어났다.尹씨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이 테이프를 집에다 보관했다.그 뒤 7차례나 이사했지만 테이프만은 가보(家寶)처럼 소중히 간직했다. 尹씨는 지난해 金大中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테이프가 머리 속을 스쳤다.그러나 너무 깊숙히 보관한 탓에 집안 식구들이 1주일을 뒤져 겨우 찾았다.또 보존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용산전자상가를 4개월 동안 뒤진 끝에 구형녹음기를 구입할 수 있었다. “녹음기에서 金대통령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순간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尹씨는 金대통령이 취임식 때 말했던 안기부 개혁과 노사정위원회 구성 등 이 테이프에 고스란히 녹음돼 있는 사실을 알고 또 한번 놀랐다. 尹씨는 “金 대통령의 일관성있는 정치철학에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인다”면서 “무엇보다도 테이프가 원 주인에게 돌아가 마음이 가볍다”고 말했다.
  • ‘사랑아 길을 묻는다’/‘분단의 작가’김원일씨 연애소설로 외도?

    ◎혼돈·질곡의 구한말 몰락양반·참봉 후실 운명적 사랑이야기/유창한 우리말 구사 토속미 가득한 묘사 중진작가 김원일이 처음으로 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 ‘사랑아 길을 묻는다’(문이당 간)를 내놓았다. 민족 분단의 아픔과 줄곧 씨름해온 작가가 사랑으로 잠깐 곁눈질 한 이유가 궁금하다. “작년 ‘불의 제전’을 끝내고 통일될 때까지 분단문제는 소설로 다루지 않기로 생각했습니다. 다른 종류의 작품을 찾던 중 지금까지 한번도 쓰지 않은 연애소설로 변신을 시도하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역사의 정도라는 큰 줄기에서 불륜이라는 지류로의 외도에 대한 변 치고는 밋밋하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몇가지 실타래가 얽혀 있다. 먼저 몰락한 양반 서한중과 김참봉의 후실 사리댁이 엮어가는 금지된 사랑 혹은 (주인공에게는)거역할 수 없는 사랑이 있다. 또 혼돈과 질곡의 구한말(舊韓末)이라는 현실과 그 옆에 작가가 “통속소설로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장치로 천주교라는 초현실의 영역이 있다. 두 사람은 운명적인 사랑을 완성하려고현실의 굴레인 집에서 야반도주,화전생활을 한다. 꿈같은 행복은 잠시,김참봉이 풀어놓은 추적의 손길이 미치자 가시밭길 떠돌이 삶에 접어든다. 이리저리 떠돌던 ‘운명적 사랑’의 주인공의 마지막 운명은 사리댁의 실명과 서한중의 죽음이다. 그 모습은 불륜의 덧없음을 담고 있지 않고 현실의 냉소를 이겨낸 당당함으로 그려진다. 작가는 신이 내린 구원의 길을 외면한 인간의 편을 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눈에는 엄연히 용서받지 못하는 사련(邪戀)이다. 더구나 공소(公所·신부가 상주하지 않는 작은 카톨릭교회)라는 만남의 첫 다리를 놓아준 천주교의 눈으로 볼 때는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서한중과 사리댁을 불륜의 덫에서 구해주는 작가의 시선은 영원한 사랑을 그리는데 머무르고 있다. “삶에는 세속의 부나 성공에 비중을 두는 시민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예술성의 영역이 있지요. 세속의 잣대를 넘어서는 곳에 있는 예술성은 운명처럼 다가오지요”. 작가는 시민성과 예술성의 비유로 의중을 에두른다. 예컨대 두 사람의 도피행위를 이해못하는 서한중의 식구들 등이 시민성을 구현하고 있다면 서한중과 사리댁은 방황과 고난 속에서도 예술성의 삶에 속해 있는 인물들이다. 어쩌면 ‘밑바닥까지 내려가도 후회하지 않겠다’는 예술의 운명을 시대를 초월한 사랑에 담아 그린 것인 지도 모른다. 유창한 우리 말(모으면 어휘책 1권 분량이라고 작가가 자랑한)구사,동양화를 떠오르게 하는 토속미가 물씬 배인 장면묘사 등에 힘입어 소설은 막힘이 없다. 발빠른 감성보다는 꾸준한 노력으로 일관해온 이제까지의 자세가 여실히 드러난다. 마치 국적없는 감각을 자랑하는 신세대에 대해 한 중진이 뚝심어린 도전장을 던진 품이다. 그런데 감각적인 작품들에 입맛이 익은 요즘의 독서풍토에 같은 주제를 점잖게 요리한 이번 작품이 어떻게 읽힐까. 이 호기심은 우리 소설의 앞길을 되새겨 보는 하나의 풍향계처럼 보인다. 해서 ‘사랑아 길을 묻는다’는 우리 소설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묻는다.
  • 병든 아버지에 ‘내집이니 비워라’ 제소/반윤리적 딸의 승소 파기

    ◎大法,재산권 행사 제동 정당한 재산권 행사라도 윤리에 어긋나면 권리 남용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金炯善 대법관)는 12일 金모씨(42·여·서울 강동구 명일동)가 자신 명의의 집에 살고 있는 병든 아버지(85·서울 강동구 암사동)와 생활능력이 없는 남동생(42) 등을 상대로 낸 건물명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은 ‘정당한 권리 행사라도 신의를 저버릴 때에는 권리 남용에 해당한다’는 민법 제2조의 신의성실의 원칙을 폭넓게 해석한 것으로 앞으로 친족 간의 재산권 분쟁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양 의무가 있는 원고가 생활에 여유가 있으면서도 주택 소유권자임을 내세워 늙고 병들어 갈 곳도 없는 부모와 형제를 내쫓으려 하는 것은 부모 자식 간의 인륜을 파괴하는 행위로 권리 남용”이라고 밝혔다. 원고 金씨는 91년 8월 호주로 이민을 가면서 19평짜리 연립주택에 노부모와 남동생 등 5식구가 그냥 살도록 했다가 3년 뒤 비워줄 것을 요구했다.이에 남동생이 2년만 더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애원,월세 25만원을 받되 2개월이상 세를 내지 못하면 집을 비워주기로 합의했다.그러나 金씨는 간염 등의 지병으로 경제력이 없는 남동생이 늙은 부모를 부양하느라 월세를 내지 못하자 95년 명도소송을 냈다.
  • 金鍾泌 총리서리 취임 100일 간담

    ◎“내각제 가까운 장래 실현돼야”/동서융화만 된다면 지분 상관안해 金鍾泌 국무총리서리는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9일 삼청동 공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계개편 등 주요 정치현안과 관련한 입장을 피력했다.金총리서리는 지난 100일 동안 대과없이 내각을 이끌어 왔다고 자평했으며,내각제추진의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정계개편 전망은. ▲그동안 경제 사정 때문에 유보했지만,가까운 장래에 내각제로 바뀌는 것이 바람직하다.때가 되면 내각제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질 것이다.우리 의식구조로 볼 때 양당제는 극단적인 대결로 흐르기 쉽다.3,4개의 건전한 정당이 대화를 통해 정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체적인 정계개편 방법은. ▲과반수를 가져야 한국적 의회정치가 가능하다.하지만 한나라당을 인위적,물리적으로 훼손해서는 안된다.무리한 방법을 덜 쓰며 개편하는 방법을 모색중이다. ­내각제를 전제로 한 정계개편은 대통령과도 충분히 협의한 것인가. ▲대통령도 최근 자민련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최근 깊은 얘기를교환한 적은 없다.지켜봐 달라. ­공동정권 운영협의회 구성은. ▲때가 됐다면 양당 공조 아래 그런 것을 할 수 있다. ­대통령의 지역연합 추진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자민련의 지분이 줄어드는것 아닌가. ▲한나라당이 어떤 형태로든 집권세력에 협력하는 체제를 만들어 동서를 융화해야 한다는 바람을 말한 것으로 해석한다.그렇게 된다면 자민련의 지분이 2분의 1이든 3분의 1이든 관계없다. ­개각설에 대해 ▲밖에서 볼 때 불만족스러운 점을 지적할 수 있지만 더이상 좋은 내각을 구성하지 못할 만큼 유능한 각료로 짜여졌다.지금 개편할 이유는 없다. ­지난 100일을 평가하면. ▲대통령께서 직접 선두에 서서 해결하겠다고 해,될 수 있는 한 나타나지 않고 물밑에서,옆에서 최선을 다해왔다.대과가 없었다고 자임한다. ­한나라당에서 내각제를 검토한다는 설이 있는데. ▲잘 모르겠다.다만 내각제 논의가 될 수 있는 단계라면 환영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