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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고싶은 그대]꽃미남 뱀파이어역 이켠

    [보고싶은 그대]꽃미남 뱀파이어역 이켠

    “1등보다 2등이 좋은데요.” MBC 주간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어리어리 꽃미남 뱀파이어 ‘켠’ 역할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게(?) 소화하고 있는 탤런트 이켠(23)이 내세운 ‘2등 주의’는 다소 의외. 모두 진지하게 대사를 읊조리는 가운데 초롱초롱 눈망울로 엉뚱한 말을 던져 웃음을 자아내는 극중 모습과 닮았다. 하지만 “따라잡을 목표가 있잖아요.”라는 설명에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2등 주의’는 독특한 이력에서 나온 것 같다. 햇수로 치면 올해 벌써 연예계 9년 차. 고교 1학년이던 1997년 ‘뿌요 뿌요’로 인기를 끌었던 혼성 그룹 ‘UP’의 멤버로 데뷔했다.“2년 뒤 그룹이 해체되자, 주변 동료들에게 무시를 받기도 했어요. 솔직히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때부터 에이전시 없이 ‘혼자’ 뛰었다. 직접 수십 개의 오디션을 쫓아다니며 작은 CF와 모델부터 시작한 게 어엿한 연기자 생활로 이어졌다.“주어진 역할이 크든 작든 상관하지 않아요, 언제나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라고 말하던 그는 “그래도 여우주연상(웃음) 빼고는 모든 상을 받고 싶다.”며 슬쩍 욕심도 내비친다. ‘프란체’로 뜬 이후 무척 바빠졌다. 일주일에 2∼3일 놀 수(?)있었는데 이제는 아침·저녁 스케줄이 가득 들어찼다.“다소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알차게 하루를 지내는 것 같아 오히려 즐겁다.”고 방긋 웃는다. 쌓인 피로는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YTN스타 ‘타워 스테이지’ 등에서 MC를 보며 ‘말발’로 시원하게 풀어버린단다. 후속 작품을 생각할 때 ‘프란체’의 ‘바보+느끼+동성애’적인 캐릭터가 너무 강하게 느껴지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그는 “처음에 흡혈귀라고 해서 힘들겠구나 했는데, 게다가 바보라고 해서 당황스러웠죠.”라면서 “하지만 제 또래에 이런 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제겐 행운이죠.”라고 오히려 되묻는다. 진짜로 엉뚱한지 ‘쿡’ 찔러봤다. 아니라고 부인도 하련만, 이내 “사실 그런 면이 있다.”고 심각하게 수긍하더니 “워낙 바보 역할을 하다 보니 실제로는 눈치가 빨라지는 좋은 점도 있다.”며 너스레를 떤다. ‘프란체’ 2부 시작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이켠은 “분위기도 한창 물이 올랐고, 선배들과 호흡도 너무나 잘 맞습니다.”라면서 “기대해주세요, 여름이 오기 전까지 즐겁게 해드릴 자신이 있습니다.”라고 눈을 빛냈다.“그거 아세요? 연기할 때 (심)혜진이 누나가 휙 얼굴을 돌리면 오싹할 때도 많아요. 하하하.”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안녕, 프란체스카’ 2부 시작 ‘더욱 재미있다, 그러나 엔딩은 슬프다.’ 뱀파이어 가족의 ‘서울 정착기’라는 참신한 소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강력한 ‘뱀파이어 바이러스’를 퍼뜨렸던 MBC 주간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연출 노도철·극본 신정구)가 2일 2부의 막을 올렸다. 지난 1월24일 첫 방송된 ‘프란체’는 같은 시간대에 편성된 SBS 토크쇼 ‘야심만만 만명에게 물었습니다’와의 시청률 대결에서 밀렸지만, 친근한 일상에서 발굴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출연진의 탄탄한 연기 등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등 시청자로부터 순도 높은 지지를 받아 ‘컬트 시트콤’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외모 지상주의를 비판한 ‘두근두근 체인지’라는 색다른 시트콤으로 열혈 팬 층을 끌어 모은 노도철 프로듀서(PD)와 신정구 작가의 앙상블이 빛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달 25일 1부 마지막 12회에서는 우연히 서울에 둥지를 틀게 된 뱀파이어들이 오매불망 기다려왔던, 앙드레 대교주의 등장과 함께 자체 최고 시청률(TNS미디어코리아 전국 11.1%)를 기록했다. 특히 가수 신해철이 대교주로 호연을 펼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당초 6개월 24회로 기획된 터라 2부에서도 내용이나 스타일면에서 커다란 변화는 없을 예정이다. 하지만 단순히 웃음만 전달하는 기존의 시트콤과는 달리,1부에서 드러났던 것처럼 현대 가족에 대한 신랄한 패러디와 풍자는 여전할 전망. 우연히 뱀파이어의 생계를 떠맡게 됐던 두일을 남겨놓고 앙드레 대주교를 따라 루마니아로 떠났던 프란체스카 등이 다시 서울로 돌아오며 무대는 한남동에서 성북동 ‘안전가옥’으로 옮겨졌다.2부에서는 두일과 프란체스카가 ‘엽기 열애’ 끝에 결혼에 이르게 되지만, 두일의 실직으로 더욱 가난해진 뱀파이어 식구들은 더욱 처절하게 ‘살아남기’ 전선에 뛰어들게 된다. 일상생활을 그대로 그려냈을 뿐, 풍자가 돋보인다는 평가는 부담스럽다며 손사래를 치는 신 작가는 “앞서 타인이 가족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면,2부에서는 가족을 이뤄서도 그것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가족이든 경험했을 수도 있는, 아주 슬픈 끝맺음을 생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5개월째 한솥밥을 먹으며 진짜 가족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이르게 된 출연진들은 예전에 1시간 걸렸던 촬영분을, 이제는 20분에 끝낼 정도로 호흡이 척척 들어맞는다고 한다. 2부의 시작이지만, 벌써부터 ‘프란체’ 후속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노 PD는 “프란체스카 식구들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있다면,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고 여운을 남기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24회를 마무리하는 데 모든 아이디어를 쏟아 부을 뿐”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어버이날 드리는 행복만찬

    어버이날 드리는 행복만찬

    엄마 아빠 사랑해요! 야근이다 회식이다 매일같이 늦게 들어오는 딸 때문에 마음 많이 상하셨죠? 오늘은 어버이날을 맞이해서 제가 맛있는 저녁식사를 준비했어요. 오랜만에 우리식구 이야기도 나누고 즐거운 시간 보내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2005년 5월8일 딸 최윤선 드림- ■우영희 선생님과 요리조리 서울신문 독자들을 위한 요리교실이 열렸습니다. 서울신문 We에서 ‘출동!요리구조대’를 진행한 요리연구가 우영희씨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한 음식 비법을 공개했습니다. 여러분을 그 현장으로 초대합니다. 지난달 22일 서울 신사동 황규선리빙컬처. 요리교실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조금은 서먹서먹했다. 하지만 충북 청주에서 올라왔다는 새댁 윤연진씨가 “선생님,TV보다 실물이 훨씬 예쁘네요.”라며 인사를 건네자 어색한 분위기는 이내 화기애애하게 변했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요리를 잘 할 수 있어요?” 다음주 결혼날짜가 잡혀있다는 최향미씨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결론부터 물었다. “음식은 머리가 아니라 기능이에요. 많이 연습해야 해요. 그러자면 우선 요리에 재미를 붙여야 합니다.” 우씨의 답변이다. “선생님 요리는 항상 새로운 음식같아요.” 테이블세팅을 배우고 싶다는 최윤희씨의 질문이다.“이건 비밀인데요, 요리 선생님들이 내놓는 음식은 사실 모두 있던 거예요. 하지만 시대감각에 맞게 변화를 주니까 아주 새롭게 보이는 것이지요.” “5월은 가정의 달이니까 가족 모두가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보겠어요.” 싱크대로 다가선 우씨은 “먼저 돼지고기는 등심으로 준비하세요. 그리고 비계는 잘라내세요, 기름기 즉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아요.”라고 찬찬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어떤 고기를 사야 돼요?” 예비신부 최씨가 물었다.“음식은 재료를 고르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요리는 싱싱한 재료를 고르는 안목에서 출발하거든요.” 눈으로 봤을 때 깨끗하고 선명하고 윤기가 있으며, 손으로 만졌을 때 탄력이 있는 고기가 좋다고 덧붙였다. “선생님, 넛맥이 뭐예요?”푸드코디네이션을 공부한다는 여대생 한보람양의 질문이다.“이거요, 동양에선 육두구라 해서 한약재로 사용해요. 서양에선 육류와 생선 요리에 넣지요. 비린내와 고기 특유의 냄새를 잡아주거든요. 냄새 한번 맡아보세요. 달콤하면서 매콤한 향이 나지요. 큰 백화점이나 향신료 전문점에서 살 수 있어요.” 싱크대 주위로 수강생들이 다가섰다. 밑간해서 재워둔 고기에 밀가루로 옷을 입히던 우씨의 당부는 계속됐다. “가능하면 우리밀, 통밀가루를 사용하세요.” “보통 밀가루보다 3∼7배 정도 더 비싸기는 하지만요.” “아니, 왜그렇죠?”와인에 관심이 깊다는 최윤선씨가 되물었다. “밀은 곡류 가운데 가장 저장하기가 어렵다고 해요. 벌레도 잘 생기고 변질도 잘 되거든요. 그래서 벌레들이 생기지 못하도록 방부, 방충처리를 하지요. 그래서 수년이 지나도 벌레가 안 생겨요. 벌레도 못먹는 밀가루를 사람이 먹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우씨은 버터와 식용유를 넣고 팬을 달궜다. 밀가루 옷을 입힌 고기를 익혀냈다. “포크찹은 뜨거울 때 먹는 것보다 실온에서 식힌 후 먹는 것이 더 맛있어요.” 포크찹이 식는 동안 샐러드를 준비했다.“야채는 씻어 냉수에 담갔다가 먹기 직전에 뜯는 것이 좋아요. 야채를 뜯어 냉수에 담그면 야채의 영양분이 물속으로 빠져 나와버리거든요.”수강생 모두 “아하∼”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씨은 야채의 영양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며 새싹채소를 추천했다.“새싹 채소는 밀봉된 것을 사세요. 냉장고 안에서도 미생물이 자라거든요.” “손님 초대나 집들이 때 큰 접시에 이렇게 둥근 모양으로 예쁘게 담아주세요. 그리고 앞접시를 준비하면 모두 필요한 만큼 덜어먹을 수 있겠죠.” 포크찹 샐러드를 맛보던 수강생들.“너무 맛있어요. 야채의 싱그러움과 고기의 고소한 맛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우씨은 이어 팽이버섯 무침과 즉석 단호박 수프를 만들었다.“단호박을 쪄낸 다음 믹서기에 넣고 갈아요. 따뜻한 우유와 꿀을 넣고 한번 돌려줘요. 단호박 완성.” 너무나 쉽게 만드는 데 수강생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다고 맛도 간단할까? 종이컵으로 맛을 봤다. 모두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웠다. 요리를 모두 마친 우씨은 마지막으로 너무 레서피에 얽매이지 말 것을 당부했다.“자기 입맛에, 가족 입맛에 맞게 만들어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청주 새댁 윤씨는 “포크찹 샐러드와 단호박 수프로 시부모님께 해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젠 나도 남부럽지 않은 요리사! 수강생은 모두 가슴뿌듯해하며 아쉬운듯 자리를 마쳤다. ■ 장소 협찬 황규선리빙컬처(02-541-2824)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혼자서도 요리조리 ●포크찹과 샐러드 재료 돼지고기 등심 300g(생강가루 ½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포도주(또는 청주) 1큰술, 육두구(넛맥) 약간으로 밑간을 한다. 고기는 한입크기로 두께는 0.4㎝로 썬다),고기소스(케첩 2큰술, 고추씨기름 ½큰술, 간장·파인애플주스·설탕 1큰술씩, 물 2큰술),채소(치커리·양상추·레디시·홍피망·파인애플-찬물에 담가둔다),드레싱(마요네즈 ½컵, 체다치즈 1장, 키위 큰 것 1개, 설탕 2큰술, 마늘 2쪽, 식초 2큰술, 양겨자 1작은술, 파인애플 ½쪽, 양파 ¼개, 레몬 ¼개, 소금 1작은술-모두 갈아 섞고 차게 준비) 만드는 법 (1)밑간한 고기에 밀가루를 입혀 달군 팬에 버터와 식용유를 절반씩 넣어 익혀낸다.(2)익혀낸 고기를 소스에 졸여 실온에서 식힌다.(3)접시를 준비해 중앙에 치커리를 놓고 가장자리로 양상추, 홍피망, 레디시 순서로 돌려가며 담고 마지막으로 치커리 위에 고기를 올려 놓는다.(4)드레싱은 곁들여 내든가 먹기 직전 돌려가며 뿌려도 된다. ●팽이버섯 무침 재료 팽이버섯 1봉지(반으로 나눠 썰어 준비한다), 오이 1개(돌려깎기하여 채썬다), 게맛살 3줄(오이와 같은 길이로 찢어 놓는다),소스(식초·설탕·레몬즙·통깨 1큰술씩, 참기름 2큰술, 소금 1작은술) 만드는 법 위의 재료를 모두 소스에 버무려 낸다. 먹기 직전 버무려 차갑게 먹으면 더욱 맛있다. ●즉석 단호박 수프 재료 단호박 700g(단호박의 씨를 제거하고 찜통 또는 전자레인지에 15∼20분간 찐다), 따뜻한 우유 3컵, 꿀 2큰술 만드는 법 먼저 믹서기에 단호박을 넣고 간 다음 나머지 재료를 넣고 섞어 한번 돌리면 된다. 팁 같은 방법으로 단호박 차가운 수프도 만들 수 있다. 재료는 찐 단호박 150g, 사과 ½개, 찬 우유 2컵, 꿀 2큰술을 넣고 믹서기에서 갈면 된다.
  • 세식구 오붓하게 제천으로 가족여행

    세식구 오붓하게 제천으로 가족여행

    ‘첫 돌을 앞둔 딸아이와의 여행지로 어디를 택할까. 일단 황사가 심한 도심은 벗어나야 하고, 그렇다고 아이가 어린 만큼 너무 멀어서는 안되는 곳이어야 하는데.’이런 저런 고민을 하며 여행 지도와 인터넷을 뒤적거리다 한눈에 들어온 곳은 충북 제천.‘시원한 바람이 불고 밝은 달빛이 비춘다.’는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고장. 멋진 호반에서 딸아이의 사진을 찍어주면 좋을 듯 싶어 주저없이 제천을 여행지로 택했다. 눈부신 호수와 시원한 강바람, 여기에 초여름 푸른 녹음이 우거진 제천으로 출발! 제천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설레는 첫 나들이 토요일 오전 8시.9개월에 접어 든 영은이 3시간 이상 장거리 여행이 처음이어서 철저한 준비를 하느라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과일을 갈아만든 이유식과 뜨거운 보리차를 담은 보온병, 여기에 유모차와 함께 혹시 바람이 불어 감기에 걸릴까 비닐 커버까지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오전 10시 드디어 서울 양천구 목동을 출발. 가는 길은 올림픽대로→중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남제천IC→82번 국도(금성경유)→청풍문화재단지로 정했다. 출발전 고속도로 교통정보안내(1588-2505)로 문의, 고속도로 상황을 체크했다. 문을 나서자 바람 한점 없는 화창한 날씨가 반겼다. 창밖은 짙은 녹음이 우거져 벌써 초여름 풍경이다. 오전 11시 30분. 중부고속도로 만남의광장 휴게소. 차에 기름을 가득 채우고, 구운 감자와 맥반석 오징어, 사이다, 과자, 물 등 본격적인 소풍채비를 완료했다. ●눈이 시원한 청풍호반 서울을 떠난 지 2시간 30분. 고속도로 주변으로 펼쳐진 풍광을 감상하며 달리다 오후 1시 남제천 IC에 도착했다. 톨게이트 통행료는 6200원.IC를 나와 꾸불꾸불 굽은 호반길에 접어들자 눈이 시원하다.“우거우거∼, 까르르∼” 난생 처음으로 큰 호수를 본 영은이는 창밖으로 펼쳐지는 호수를 신기한 듯 바라보며 몸을 들썩 거렸다. 왼쪽으로는 초록으로 물든 금수산의 영봉이 반갑게 맞이하고, 오른쪽으로는 맑은 비취 빛을 띤 호수가 상쾌하게 다가온다. 이 길은 내륙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처녀 총각시절 데이트의 감회도 느낄 수 있다. 처음 만난 것은 금월봉. 호반길을 시작할 무렵 갑자기 기괴한 암석바위가 눈 앞에 펼쳐졌다. 삐죽삐죽 솟은 거대한 바위가 마치 금강산의 축소판. 관광객들이 바위 여기저기서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다. 금월봉을 지나면 드라마 KBS 드라마 태조왕건 촬영장이 나온다. 멀리 호숫가에 띄워진 배와 나루터가 이색적이다. 도로에서 언덕을 넘어가면 실물 크기의 초가마을과 성이 있다. 히 이 곳에 있는 국내 최대 높이(62m)의 번지점프대와 사람의 몸에 줄을 묶어 하늘을 날게 하는 이젝션시트는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스릴을 느끼게 한다. 번지점프 3만 5000원, 이젝션시트 2만원. 영은이의 시선을 끈 것은 번지점프대와 이젝션시트에서 쏟아지는 비명 소리. 보는 이들까지 비명을 지르게 만드는 짜릿한 놀이기구를 보는 영은이는 마치 ‘저렇게 무서운 것을 왜 타나.’하며 눈을 찌푸렸다. ●여유로운 호반 속의 점심 산책 경치에 취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내다 어느덧 3시. 밥 달라는 영은이의 칭얼거림에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도로변 ‘처음그자리’(644-1600)라는 음식점에 들어섰다. 나무로 지어진 건물과 어울리는 야외 테라스의 비치파라솔이 아름답다. 영은이의 배를 채워준 뒤 청풍떡갈비(1인분 1만 5000원)와 시원한 물냉면(5000원)을 주문했다. 인근 농가에서 키운 상추쌈과 나물, 청국장에 떡갈비를 곁들여 먹는 맛이 일품이다. 시원한 물냉면은 답답하던 속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배가 불러오자 청풍대교를 건너 청풍문화재단지(640-6503)로 발길을 옮겼다. 입장료는 어른 1500원. 수몰지역 옛집들을 옮겨놓은 이 곳에는 수몰 동네와 관아, 향교 등을 재현해 뒀다. 한벽루와 청풍석조여래입상 등 보물 2점과 망월산성이 있다. 망월산 정상의 팔각정에 오르면 청풍호와 이를 둘러싼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뒤편에는 SBS TV드라마 ‘대망’ 촬영장이 있고, 앞에는 국제규격의 필드 하키 경기장이 멋있다. 단지 아래로 내려가면 청풍나루터(647-4566)에서 장회나루, 신단양, 충주댐까지 유람선이 운항한다. 왕복 1시간에서 1시간 30분 걸리는데 청풍명월의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왕복 요금은 어른 9000원, 어린이 4500원. 어느덧 오후 6시가 넘어섰다. 하루종일 첫나들이에 취해 즐거워하던 영은이가 졸린 듯 눈을 비비기 시작했다. 계획상으로는 박하사탕 촬영지와 배론성지, 박달재, 월악산 등 제천 10경중 2∼3곳을 더 가야 하는데 오늘은 이만 작전상(?)후퇴. 다음을 기약하며 서울로 향했다. 제천시청 문화관광과 640-5680.
  • 역경딛고 파릇파릇 자라는 새싹들

    역경을 딛고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제 83회 어린이날을 맞아 ‘서울사랑시민상’을 받는다. 서울시는 5일 월드컵 공원에서 열리는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모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서울시장 표창인 서울사랑시민상을 수여한다고 4일 밝혔다. 효행예정·봉사협동·용기·창의·근검절약 및 글로벌리더십 등 총 6개 부문에 걸쳐 모두 69명의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상을 받을 예정이다. 어린이상 대상은 몸이 불편한 조부모님을 모시고 어린 동생을 돌보고 있는 손수경(서울용두초등학교 6년·여)양이 받는다. 손양은 지난해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도 집을 나간 상황 속에서 가장의 역할을 하며 밝게 생활하고 있어 주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있다. 정부 보조금 40만원으로 네 식구의 한 달 살림을 꾸려가는 손양은 할아버지·할머니와 동생을 돌보며 집안의 실질적인 ‘어머니’ 역할을 하고 있다. 매일 집안 일을 도맡아 하면서 거동조차 하기 어려운 할머니의 식사를 돕고, 초등학교 2학년인 동생을 챙기고 있다. 손양의 할아버지 손정용(76)씨는 “아들이 가정불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술로 지새우다 세상을 떴지만, 이에 주저앉지 않고 착하게 살아가는 손녀 덕분에 산다.”면서 “집안 일을 다 하고 밤이 되어서야 공부를 하는 수경이가 너무나 안타깝지만, 늘 밝은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매우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효행예절부문 본상을 받는 홍정민(서울성원초등학교 6년)양의 사연도 이에 못지 않다. 뇌성마비 1급 장애를 지닌 오빠를 부축해 매일 재활병원을 따라다니는 홍양은 어머니를 도와 두 명의 어린 동생까지 돌보고있다. 지난해에는 트럭 운전을 하던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해 크게 다쳤지만 손양은 좌절하지 않고 현재 반에서 회장직도 맡을 정도로 모범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홍양의 어머니 김옥희(42)씨는 “오빠와 동생들을 챙기는 딸이 너무나 고맙다.”면서 “정민이는 무엇이든 열심히 해서 매번 학교 대표로 글짓기 대회도 나가는 등 지금까지 받은 상이 70개가 넘는다.”며 뿌듯해했다. 이 밖에 소년부 대상은 실업고등학생 창업대회에서 산업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하고 연합창업동아리 대표 활동을 하고 있는 강민구(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 3년)군이, 어린이상 봉사협동부문 본상은 정기적으로 노숙자들에게 리코더·단소 등으로 위문공연을 해온 ‘문맥엔젤스(서울문맥초등학교)’ 단원 등이 수상할 예정이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큐! 아름다운 노년] ⑤ 존엄하게 오래사는 법

    [큐! 아름다운 노년] ⑤ 존엄하게 오래사는 법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것은 모든 인간의 희망이다. 전문가들은 뾰족이 장수의 비결이나 비책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장수하는 노인들에겐 몇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장수 노인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낙천적으로 생활한다는 점, 항상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음식타박을 하지 않는다는 점 등…. 또한 질병에 크게 시달리지 않고 어느 순간 고통 없이 숨을 거둔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건강하게 사는 노인들의 생활을 통해 무병장수의 해법을 찾아본다. ●골고루 먹고 잠을 푹 자라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동의 이씨(본명 이은봉) 할머니.1899년생으로 올해 106살이다. 이 할머니는 단독주택에서 막내 딸(61·신준기)과 외손자 셋이서 생활하고 있다. 가장인 딸은 직장생활을 위해, 외손자 역시 공익요원이라서 아침 일찍 출근하고 나면 낮에는 할머니 혼자서 집을 지킨다. 최근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집을 찾았다. 대문을 손수 열어주며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이 너무 정정해 나이가 의심될 정도였다. 할머니는 “누추한 곳에 찾아와 내놓을 것도 없다.”면서 미안해했다. 현재 할머니의 건강상태는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것 말고는 특별히 아픈 곳이 없다고 했다. 딸 신씨는 “어머니의 건강 장수비결은 외가쪽 식구들이 모두 90살 이상 산 것으로 미뤄볼 때 유전적 요인이 큰 것 같다.”면서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드시고 참 부지런히 움직이는 성격을 가졌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음식을 놓고 투정을 부리거나 식사를 거른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한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아침 6시면 일어난다. 잠이 들면 ‘흔들어도 모를 정도’로 숙면을 취한다. 딸은 “온통 하얗던 머리가 언제부턴지 검은 머리로 바뀌고 있다.”며 할머니의 머리 속을 헤쳐 보여준다. 할머니는 지금도 본인의 속옷은 손수 빨고, 목욕도 자주하는 등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지난해 종합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했는데 70살 노인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병원측에선 할머니를 연구하겠다며 계속 러브콜(?)을 하고 있다는 귀띔이다. 좋아하는 음식은 흰 쌀죽에 양념간장. 커피도 하루 꼭 한잔씩 마신다. 간혹 딸이나 외손자 친구들이 찾아와 맥주나 소주를 마시면 같이 술도 한잔씩 먹는다. 하지만 담배는 못 피운다.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부지런히 움직여라 올해 85살인 임순원 할아버지.82살인 부인과 함께 영등포구 문래동에 살고 있다.4녀1남의 자녀를 키우느라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아플 시간도 없었다며 웃는다. 팔순을 훌쩍 넘은 나이지만 관내 노인회장을 맡아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구청 자문위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임 할아버지는 “젊을 때부터 욕심 부리지 않고 살아온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됐다.”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욕심을 버리면 마음도 몸도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1시간 정도 산책을 즐기고 9시에 집을 나서 사무실로 향한다. 식사는 특별히 신경쓰는 것은 없지만 될 수 있는 한 양을 적게 먹는 편이라고 했다. 술·담배와는 담을 쌓았다. “건강한 비결은 음식이 아니라 마음가짐에 있다.”면서 “늙을수록 품위를 갖추고, 될 수 있으면 많이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젊을 때부터 건강을 지켜라 전북 김제시 주갑식(94) 할머니.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지만 아직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 없다. 아흔을 훌쩍 넘긴 고령에도 경로당 노인들과 함께 노래도 배우고 게이트볼을 즐긴다. 주 할머니는 “자식이라도 늙은이가 곁에 있으면 자유스럽지 못한 법”이라며 “여력이 있는 한 자식한테 의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건강한 비결은 또래의 노인들과 어울려 항상 즐겁게 생활하는 것.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하는 경로당은 주 할머니에게 생활의 활력을 불어넣는 사랑방이자, 배움터다. 경로당 친구들과 함께 얘기하고 놀다 보면 하루가 금세 가버린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서울 구로구의 전용찬(66)씨. 동네 헬스장에서 열심히 운동하며 땀을 흘린다. 치매나 중풍에 걸려 가족에게 무거운 짐을 안기는 주변 친구의 모습이 추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전씨는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면서 “품위있게 늙기 위해서는 몸이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부터 헬스장에 나와 젊은이들과 함께 운동을 하다 보니 삶에 활력이 솟는다고 자랑한다. 노후에 고생하지 않으려면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라고 충고를 잊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건강하게 장수하는 노인들은 유전적인 요인도 있지만 자기관리를 잘하기 때문”이라며 “당뇨·심장병 등 노화를 가속시키는 나쁜 습관, 즉 흡연이나 과다한 음주·비만 등을 피하고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100세 연구’ 박상철 서울대 교수 “그저 목숨만 연장해 장수하는 것보다 주어진 수명을 건강하게 보전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국내 최초로 ‘100세 장수 노인들의 연구’를 개척한 박상철(56) 서울대 의과대 교수. 각기 다른 체질을 타고 나는데 장수하는 비결을 공식화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3일 “전국의 100세 이상 장수 노인들의 공통점은 한결같이 부지런하게 움직인다는 점이었다.”면서 “육체와 마음을 많이 부리는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장조사를 해본 결과,100세 장수인들은 무엇보다 삶의 의지가 강하고 ‘움직여야 산다.’라는 생명의 기본원칙을 충실히 따르는 사람이란 것을 입증시켜 줬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수지역은 반드시 공기·물·기후 등 자연환경이 좋은 곳만은 아니었다.”면서 “환경적인 요인보다는 주어진 여건을 극복하는 의지와 적응력 등 마음가짐이 장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 덧붙였다. 최근 웰빙 바람과 함께 건강 장수를 표방한 프로그램들이 난립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주의를 당부한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소개되면서 마치 특정한 방법의 운동이나 식단이 만병을 고치고 장수를 보장하는 걸로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간의 일상생활은 먹고, 마시고, 움직이고, 마음쓰고, 잠자는 일로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다.”면서 “이 모든 일들을 뭉뚱그려 특정한 식품이나 약물, 특수한 운동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우리 몸은 정직하기 때문에 특정한 음식에 집착하게 되면 다른 영양소와의 균형이 깨져 새로운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불규칙한 생활·음식습관을 개선하지 않고 특별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한마디로 난센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운동역시 상업적 목적의 프로그램들이 도입돼 현혹시키고 있지만 “특별히 건강 장수에 좋은 운동 프로그램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일상에서 운동하며 스스로 만족을 찾아가고 젖어들며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수노인들의 식생활 조사에서도 “특별한 식단이 따로 있는 게 아니고 통상적이고 전통적인 식단이었다.”면서 “특별하다면 규칙적이고 적정한 식사량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베일벗은 신동빈 롯데부회장 지분

    [재계 인사이드] 베일벗은 신동빈 롯데부회장 지분

    ‘롯데 비상장 계열사의 등기이사 10관왕,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 수는 11개사’ 그동안 베일에 가려있던 신동빈 롯데 부회장의 비상장 계열사의 보유 지분과 등기 임원 현황이 드러났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달 19일부터 29일까지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롯데알미늄 등 비상장된 24개 계열사에 대한 최대주주 현황 등 소유지배구조를 공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그룹은 36개 계열사 가운데 공개된 기업은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 5개사에 불과할 정도로 비상장 계열사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 때문에 그동안 오너가(家)의 소유지배력이 어느 정도인지 관심을 끌었다. 신 부회장은 우선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롯데쇼핑 지분 21.19%(423만 7627주)를 보유해 최대주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격호 회장(1.77%)보다 12배 가량 더 많은지분이다. 또 롯데산업(11.03%)과 롯데물산(0.01%), 롯데닷컴(3.09%), 롯데기공(7.57%), 롯데햄·우유(2.10%), 코리아세븐(7.17%), 한국후지필름(9.79%), 롯데역사(8.73%), 롯데상사(9.34%), 롯데건설(0.63%) 등 10곳의 비상장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롯데정보통신 등 아직 공시하지 않은 비상장 계열사도 있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신 부회장이 보유한 11개 비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얼마나 될까. 지금까지 드러난 신 부회장의 비상장 계열사 총 주식수는 561만 2219주. 단순히 액면가 5000원으로 계산해도 28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롯데쇼핑(보유주식수 423만 7627주) 등 ‘알짜’ 비상장 계열사의 경우 주당 최소 20만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돼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상장사인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삼강, 롯데제과 지분도 각각 5.10%(6만 3040주),1.93%(2만 4336주),4.88%(6만 935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이날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1100억원을 웃돈다. 그러나 신 부회장은 개정 5%룰에 따라 보유주식과 주식구입 자금출처를 금융당국에 신고해야 하지만 자금 출처를 공개하지 않아 어떻게 이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됐는지 의혹이 적지 않다. 신 부회장은 또 비상장 계열사의 ‘감투’도 상당하다. 롯데닷컴 대표이사를 시작으로 롯데알미늄, 롯데캐논, 대홍기획 등 총 10개사의 이사직에 올라 있다. 상장사로는 롯데제과 대표이사와 호남석유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보면 볼수록 신선한 맛 !

    신문 지면에도 한 제품을 갖고 주인공이나 내용을 달리해 여러편의 광고물을 제작, 동시에 선보이는 멀티스팟이 유행이다. 신선감이 높고 반복 효과가 강해 올 들어 꾸준히 사랑받는 형식이다. SK는 주변에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연을 추천받아 심사를 거쳐 ‘참 좋은 당신’으로 선정, 자사 지면 광고에 게재한다. 최근에는 식사를 가득 실은 봉고트럭을 뒤로 한 채 환하게 웃고 있는 무료도시락배달 자원봉사 김영춘씨, 병상에서 책을 읽어주고 있는 호스피스 자원봉사 안기순씨 등 두 사람의 사진을 지면 배경으로 번갈아 쓰고 있다. 김씨가 등장하는 광고면에는 “이 냥반이 우리 밥 주는 냥반이요.”라는 제목 아래 ‘지나던 할머니가 그를 보고 반가워한다. 김씨는 독거노인과 장애우 가정, 소년소녀 가장 등 매주 500여명의 대식구에게 도시락을 배달한다.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한 끼’의 행복과 따뜻한 대화를 배달하는 밥 아저씨, 김영춘씨. 당신을 만나 행복합니다.OK!SK’라고 쓰여 있다. 빅 모델을 쓰지 않아 광고료도 적게 들고 자사의 사회공헌 활동도 널리 알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아이디어란 평. 모델로 나온 두 사람에게 주어지는 후원금은 각각 300만원씩이다. 삼성SDI의 PDP TV 지면 광고도 눈길을 끄는 멀티스팟 중 하나다. 국내 30인치 이상 TV시장에서 PDP와 LCD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PDP TV의 주요 부품인 PDP 패널을 만드는 회사에서 PDP TV 제품 광고에 나선 것. 광고는 ‘영화광·스포츠광·다큐멘터리광은 PDP로 본다’는 3개 배경으로 각각 진행되고 있다. ‘스포츠광’편의 경우 거실에 배치된 TV속에서 투수가 공을 화면 밖으로 세게 던지는 그림이 배경. 그 밑에 ‘TV는 컷과 컷의 응답속도가 빨라야 영상에 잔상이 남지 않는다.PDP는 응답속도에 강하다.’고 적었다. 응답속도 등 광고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PDP의 강점이면서도 LCD의 약점. 국내 LCD 제품을 만드는 대표 업체가 계열사인 삼성전자라는 점에서 이 광고는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한편 최근 동아제약 박카스도 지면에 멀티스팟을 시도 중이다. 광동제약 비타500의 1·4분기 판매(314억원)가 1등인 박카스(340억원)를 바짝 따라붙으면서 조만간 드링크 시장의 순위 역전현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톱스타 최민식과 임수정을 내세워 각각 박카스D를 들고 있는 배경의 광고를 번갈아 게재 중이다. 광고에는 모두 ‘오늘 나는 새로나온 박카스D와 함께 좋은 사람을 만나러 갑니다. 박카스D에는 타우린이 2000㎎으로 두배나 보강됐다.”고 쓰여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세계 각국에서 벌이는 자사 사회공헌 활동들을 지면광고로 이용한다. 예컨대 중국 어린이의 사진을 배경으로 ‘샤오링의 희망이 이루어지길 삼성이 희망합니다.’라고 쓴 뒤 중국 황사방지림 조성 등 관련 내용을 소개하는 식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마니아] 꿍꿍딱, 쿵딱…드럼이 좋아

    [마니아] 꿍꿍딱, 쿵딱…드럼이 좋아

    쿵따닥 쿵딱, 쿵쿵, 쿵따닥 쿵딱…. 남보다 못한 ‘웬수’같은 지아비 때문에, 그것도 모자라 부모 뜻과는 멀어져가는 자식 때문에, 맵기로 치면 고추에 비할까 하는 시집살이 때문에, 쌓인 한숨을 털어낼 길 없어 개울가로 빨래를 싸들고 달려나가 소리친 아낙네들의 방망이질에도 리듬이 있었다.“이렇게 살아야 하나.”면서도 집안을 위해 참아야 했기에, 숙명으로 여기며 짓눌린 가슴을 가라앉히려고 노래를 흥얼거렸을 터이기 때문이다. 흥이 오를라 치면 숟가락으로 냄비를 두드려 구겨놓는 것도, 술상을 젓가락으로 두드려 ‘곰보자국’을 남기는 버릇도 두드리기 즐기는 모습의 하나다. 우리 민족에 대해 일컫기를, 무슨 물건을 쥐어주기만 하면 두드려댄다고 할 만큼 두드리기 좋아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것이라고 한다. 전통음악으로는 사물놀이, 바깥에서 받아들인 문화로는 드럼을 빼놓을 수 없다. ●“사람의 심장을 울리는 악기” 지난달 30일 오후 4시 서울 종로3가 국일관 12층 노래방에 20∼30대 젊은이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더러는 기타를 짊어진 모습이었다. 옷차림이 범상치 않았다. 주위에서 시끄럽다는 소리도 듣지 않고, 모이기도 대체로 쉬워 이곳에 6평 남직한 방 2개를 빌려 연습장으로 쓰고 있다. 그들만의 아지트인 셈이다. 회원 4960여명을 거느린 드럼 동호회 ‘쿵쿵딱’ 식구들이다. 보통 동호회라고 해봐야 회원이 200∼300여명이기 때문에 전국 최대라고 그들은 뽐낸다.2001년 6월1일 발족했으니 곧 4주년을 맞는다. “도대체 드럼에 어떤 매력이 숨어 있는 것이냐.”는 물음을 던졌다. 동호회 창설자이자 회장인 문철수(32·서울 강동구 천호동)씨는 “사람의 심장이 뛰는 쿵쿵 소리와 가장 비슷한 소리로, 스트레스 해소에도 그만”이라고 자랑했다. 심장이 박동할 때 들리는 소리와 같은 음파라는 것이다. 그는 “그래서 우리나라의 사물놀이처럼 드럼 소리도 들으면 심장이 뛰게 되는 것이고, 음악의 원천인 ‘두드림’을 활용했기 때문에 가장 친근한 소리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쿵쿵딱 회원 한장현(15·서울 동대문구 휘경중 3년)군은 “4개월 전 밴드부에 있는 친구의 소개로 가입했다.”면서 함께 실력을 기르기 위해 연습장을 찾은 동급생을 소개했다. 회원 가운데는 유치원생까지 끼었을 정도로 젊은이들이 많고, 특히 여성들이 60%로 남성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게 동호회의 특징이다. 문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농수산물 유통)센터에서 열린 ‘서태지마니아 2004 페스티벌’을 통해 알려진 에피소드를 이렇게 들려줬다. 드럼이 얼마나 큰 매력을 갖고 있는가를 일러준 사례다. 쿵쿵딱 회원인 김도윤(8)군이 가수 하늘(본명 김하늘·17·여)의 곡 ‘웃기네’를 드럼으로 연주했는데 워낙 덩치가 작아 웃음꽃이 피었다. 드럼에 파묻혀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 쿵쿵딱 소리가 들려와 관객들이 의아해하자 위에서 찍은 동영상이 대형 스크린에 비치자 기립박수를 보냈단다. 김군의 경우 어머니 손에 이끌려 회원으로 가입한 경우다.2003년 여름 쿵쿵딱이 YWCA(여자기독교청년회)로부터 ‘청소년 커뮤니티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아들의 심성 발달에 좋다고 여긴 어머니가 이를 알고 가입시킨 것이라는 설명이다. ●“드럼 갖춘 노래방도 있죠.” 회원 조성욱(24·경민대 2년)씨는 “드럼이 음악의 속도와 박자를 잘 맞춰야 하기 때문에 기타, 베이스, 보컬을 리드하는 부문”이라고 말했다. 처음엔 낯설어 접근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일단 접하고 나면 신명에 휩싸여 헤쳐나가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다른 장르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수준을 만들어 나가기란 수월치 않다고 설명한다. 또 노래에 있어서 음치와 같이 ‘박치’(박자를 잘 맞추지 못하는 사람)도 자꾸 하다 보면 음감(音感)을 찾으니 일단 도전해 보라고 권유한다. 6개월 정도면 웬만큼 연주할 수 있다고 회원들은 말한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드럼 한 세트 가격이 1억원대나 하지만, 좀 괜찮다 하면 1000만원 한단다. 그러나 잘 해야 회사원인 회원들이 갖기에는 어렵다. 하기는 욕심이 많은 식구들 가운데는 드럼을 집안에 갖춘 경우도 100명 가까이 된다. 아주 고급은 아니고 적당한 100만∼300만원짜리다. 겉보기만 드럼 흉내를 낸 중국산은 80여만원 한다. 4비트를 시작으로 8비트,16비트,32비트 등 수준별로 교본을 따라 연습하고 나면 외국에서 활동하는 드러머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자료를 구해 ‘카피’(Copy=모방)하는 등 실력을 키우려고 노력한다. 이날의 경우처럼 주말이면 연습실에 20여명이 찾아온다. 또 3개월 정도에 한번씩 갖는 정기모임 때에는 전국에서 200∼300명이 모여들어 축제를 벌인다. 초보 경연대회 등 이벤트가 다양하다. 그러나 정도(正道)가 따로 있는 게 아니어서 음악 장르에 따라 연주법이 수백가지로 나뉘고, 자신만의 창작도 나올 수 있다는 매력도 맛보게 된다. 스스로 음악에 젖어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드럼을 치던 김유진(25·여·회사원)씨는 “회원 중에는 70대 교수 부부도 있다.”고 말했다. 너무 드럼을 좋아해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전념하는 ‘모험파’도 있다고 한다.2002년 어느 날 다른 볼일 때문에 종로에 나왔다가 드럼의 매력에 빠져 가입했다고 경험을 들려줬다. 김미선(20·여)씨도 “연습실에 오면 길게는 3시간씩 방음장치 속에서 비지땀을 흘린다.”며 “대학교 동아리 회원들이 배워 밴드를 결성하기도 한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오명진(25)씨는 “스틱을 놓치거나 가사를 까먹어 어렵게 오른 무대를 망칠 때도 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당황하지만 말고 실토를 해서 가볍게 넘기는 게 가장 좋은 위기극복 방법”이라며 따라 웃었다. ●밴드 만들어 음반까지 낸 실력 동호회 쿵쿵딱에는 밴드가 모두 6개 있으며 그 중에는 지하 음악세계에서 꽤 알려진 팀도 끼어 있다. 드럼은 기본이고, 한걸음 더 나아가 종합적으로 결합해 음악을 선보이는 팀들이다. 허니밴드는 여성 4인조로 지난 3월에는 ‘해피락’(Happy rock)이라는 제목으로 음반도 냈다.‘요들 락’이라는 재미있는 노래와 ‘네잎 클로버’ 등 모두 5곡을 담았다. 기타리스트인 김미선씨와 보컬 차지영(25·회사원)씨, 베이스 인한희(23·방송대 3년)씨 등으로 이뤄졌다. 회장 문씨가 멤버로 활약하는 MM(Metal Monster)도 강력한 비트의 곡이 실린 음반을 취입했다. ‘드롭’이라는 이름의 5인조 밴드에서 뛰고 있는 김상화(20)씨는 “쿵쿵딱 창립멤버인데 드럼을 배운 것이 계기가 돼 대학에 진학하면서 실용음악과를 선택했다.”면서 “뒤지지 않기 위해, 아니 살아 남으려면 손이 부르트도록 연습해야 한다.”고 수줍어했다. 회원들은 연습실에서 저마다 맡은 파트의 악기를 연습한 뒤 음악 전용으로 쓰이는 녹음장치를 통해 합성해 무엇이 문제인지를 점검한다. 한자리에 다 모일 수 있다면 최선이지만 말처럼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드롭은 이날 오후 8시까지 서태지의 ‘너에게’와 운도현의 ‘잊을게’, 박진영의 ‘허니’(Honey) 등 5곡을 놓고 호흡을 맞춰봤다. 다음날인 1일 오후 4시30분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어서였다. 한쪽에 태극기가 내걸려 인상적인 연습실에서 회장 문씨는 “외국에서는 교회와 학교 등 우리가 생각하기 힘든 곳에도 드럼 소리가 울려퍼진다.”면서 “기껏 피아노가 덩그렇게 놓인 우리 현실에서 누구나 두드릴 수 있는 문화를 가꾸는 데 한몫을 해내는 게 꿈”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사람들이 흔히 시끄러운 악기로 여긴다거나 어렵게 생각하지만 ‘뽕짝’이든 발라드든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연주할 수 있는 게 드럼이라는 인식을 심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라고 거들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드럼을 갖춘 노래방이 생겼어요.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꼭 멀지만은 않다고 봐도 그리 틀리지 않은 게 아닐까요. 쿵쿵딱, 쿵쿵딱 하고 스틱을 칠 때만큼은 아무런 잡념도 용납하지 않는 무아지경의 세계로 한번 들어와보지 않으렵니까.”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쿵쿵딱’이 출발한 사연 쿵쿵딱은 오락실에서 ‘이지(easy) 드럼마니아’라는 게임을 즐기던 학생 10명이 의기투합해 출발했다. 이유는 물론 마냥 ‘그림’으로만 즐길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문 회장은 “열여덟살부터 언더그라운드에서 음악을 해왔는데 결혼을 위해 스믈여덟살 때 음악을 접었다.”면서 “그러나 이번엔 드럼의 세계에 빠져 서른살부터 동호회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들어 흔한 것은 아니지만 중·고교에서도 특별활동으로 드럼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달에 한번(토요일)강의를 다닌다.3시간씩 강의를 한다. 회원 가운데 초등생 200명, 중·고생이 1000명이나 된다는 사실은 학생들의 과외활동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내추럴(natural) 드럼’ 말고도 전자기타처럼 전자드럼도 있다. 전자드럼의 가격은 최소한 300만원대다. “드럼을 배워 실력이 늘면 점점 빨라져 손끝으로만 치게 된다.”는 쿵쿵딱 식구들에게는 가슴 아린 사연도 있다.2003년 여름 동대문의 한 쇼핑몰에서 공연할 때 일이다. 10차 정모(정기모임) 때였는데 상인들이 몰려와 “시끄러워 장사가 안된다.”며 항의하는 바람에 입구에 천막을 치고 회원들이 상인들을 막아가며 공연을 끝냈다고 한다. 관객들을 실망시켜서는 안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문회장은 “스피커 소리도 보통의 절반 정도로 줄여가며 오후 3시부터 3시간 예정된 공연을 2시간 반으로 축소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클릭이슈] 지자체 모럴해저드 천태만상

    [클릭이슈] 지자체 모럴해저드 천태만상

    모 군청 전직원의 70% 이상이 기부금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받아 부당 소득공제를 받았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 감사원이 벌인 공직비리 직무감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민간기업 직원들 사이에선 허위 기부금 영수증을 이용해 탈세를 공공연하게 하다 적발되곤 했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같은 수법을 사용해 집단적으로 탈세에 가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국고보조금 지급 업무를 소홀히 해 국고낭비를 초래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는 상상을 초월했다. 감사원은 250개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이같은 비리가 근절될 때까지 연중 감사체제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측은 성명서를 내는 등 집단 반발할 조짐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자칫 충돌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이 단체로 부당 소득공제 감사원은 지난해 초 일부 지자체 직원들 사이에서 가짜 기부금 영수증이 유행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직무감찰을 벌인 결과, 전라북도의 모 군청 본부와 7개 읍·면 사무소,3개 보건의료원 등 소속 기관 직원들이 지정기부금 공제제도를 악용,2년간 탈세를 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사찰과 교회 등 종교단체로부터 기부금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받아 연말정산시 소득공제를 받았다. 군 전체 소속 공무원 480여명 가운데 70%를 웃도는 350여명이 연루됐다. 이들이 탈세한 금액만도 1억 1000여만원에 달한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조사결과 해당 군청 공무원들이 2002년부터 2년간 총 723건의 지정기부금 공제신청을 했으나, 이 중 123건(17%)을 제외한 600건(83%)이 허위신청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신청된 600건 가운데 388건은 실제 기부사실이 없음에도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았고, 나머지 212건은 기부금액을 부풀렸다. 감사원 관계자는 27일 “탈세에 가담한 공무원이 너무 많아 해당 공무원을 모두 징계하지는 않았다.”면서 “사실을 알면서도 방조한 관리책임자 4명을 징계조치하고, 가산세를 포함해 총 1억 2000여만원에 대해 환수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금품 수수 및 공금유용 금품을 수수하다 적발된 공무원도 다수다. 서울시 모 구청 공보과 관계자 A씨 등은 구청 홍보업무를 처리하면서 특정 업체에 부당한 특혜를 제공하고, 명절에 인사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적발돼 정직 등의 징계를 받았다. 성남시 모 구청 지방건축주사보 B씨는 건축허가 사용승인 업무를 담당하는 직위를 이용, 건축업자의 사무실에 직접 찾아가 200만원 상당의 텔레비전 1대를 받아냈다. 공공예산을 제 돈 쓰듯 유용한 사례도 적지 않다. 문화관광부 소속 한국청소년상담원의 고위인사 C씨는 기관 예산 400만원을 명목없이 직원들에게 선심성으로 지급하는 등 예산을 부당하게 집행한 사실이 드러났다.C씨는 또 2002년 공무를 위한 해외출장 기간 중 개인적으로 여행을 한 데 이어 2003년에도 무단으로 11일간 해외여행을 했다. 특히 야근 등 특근매식비용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철도청 소속 D씨는 특근매식비용을 결제하기 위한 관용카드를 관리하면서 업무용카드를 개인카드처럼 사용했다.D씨는 자신의 술값 50만원 등 총 87회에 걸쳐 2000여만원을 본인과 동료들의 음주비용으로 물쓰듯 사용했다. ●불성실 등 근무기강 해이 건설교통부 소속 감정평가업무담당 E씨는 서울시가 감정평가를 의뢰한 토지에 대해 최고 7억원 이상까지 가격을 과다하게 산정해 행정차질을 빚게 했다.E씨의 불성실한 업무처리 때문에 빚어진 과실이라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 또한 시흥시 본청이 2003년 학교가 들어설 용지 부근에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내 금지시설인 경륜장외매장의 설치를 승인하는 등 부적절하게 건축사업을 승인한 사례도 상당하다. 제식구 감싸기식의 행정처리도 적지 않았다. 재정경제부 F씨는 4·5급 인사와 근무평정 업무를 담당하면서 4년 이상 휴직중인 사무관을 중간에 복직한 것처럼 처리했다. 그 결과 해당 사무관은 휴직 중에도 복직된 것으로 처리돼 인사발령을 받는 등 인사상의 혜택을 받았다. 그 외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사업대상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실적조사 등 관리를 허술하게 해 보조금을 과다 집행하는 등 국고손실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남군에서는 자생란 재배단지 조성사업 대상자에게 온실공사 명목으로 8억여원을 지급했으나 회사측이 온실공사에 들인 비용은 4억여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업무수행에 있어 도덕적 해이를 보이는 사례가 많다.”면서 “감사원에 접수되는 민원을 바탕으로 연중 직무감찰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혁신 공기업 탐방] ⑤ 김칠두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인터뷰

    [혁신 공기업 탐방] ⑤ 김칠두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인터뷰

    반월·시화산업단지에 위치한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 연구실. 업체 직원과 인근에 있는 공대 교수들이 6개월 동안의 연구 끝에 초현대식 휴대전화 모니터를 개발했다. 곧바로 단지내에 있는 디지털TV 제조업체의 생산라인을 활용,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생산라인 변경에 따른 금융지원은 단지내 입주한 은행이 맡았다. 수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소개받은 미국 휴대전화 업체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산단공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클러스터 사업의 장기적인 플랜이다. 김칠두 산단공 이사장은 24일 “과거의 산업단지는 제조업체들의 단순한 집합체에 불과했다.”면서 “앞으로는 산업단지내 입주업체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종전의 생산기능에 연구개발과 인적교류, 주거, 물류, 복지시설 등을 집합한 혁신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과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다. 내부 결재단계를 대폭 줄여 화제가 되고 있다. -종전 과장, 팀장, 처장, 본부장, 부이사장·이사장으로 이어지던 결재단계를 팀장에서 부이사장·이사장으로 줄였다.5단계의 의사결정 단계를 2단계로 줄인 것이다. 권한도 대폭 이양했다. 전체 업무의 70%는 팀장이 전결로 처리한다. 직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는 자율경쟁체제를 만들었다. 사업이 정례화되면 예산집행도 팀장에게 맡길 생각이다. 조직체계도 바꿨다. 본사 조직은 슬림화시켜 ‘클러스터 추진본부’ 체제로 개편하고,5개 지역본부는 현장 중심의 ‘클러스터추진단’ 체제로 재구축했다. 본사 인력을 대거 지방으로 전진 배치한 것이 골자다. 직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불안해하는 반응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조직이 유연해지는 것 같다. 결재단계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대(大)팀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대팀제로 인해 지역본부가 활성화되면서 조직에 활력이 생겼다. 전에는 능력있는 직원을 발탁하고 싶어도, 최소 승진기한이 있어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10년 정도 근무한 3급 직원에게 작은 팀을 맡길 수 있게 됐다. 전체 팀장 가운데 3급 팀장이 9명이다. 그중 여성 팀장도 2명이나 있다. 조직이 유연해지고 탄력이 붙었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성과관리는 어떻게 하나. -전 임직원의 성과관리를 위하여 업적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도별 사업목표에 대한 부서 및 개인별 평가지표를 명확히 설정·평가해 그 결과를 보상체제에 반영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개인별 업적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고 있다. 앞으로는 업적평가결과를 보수뿐만 아니라 승진 등 인사고과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또 기관장 경영계약, 임원 성과계약 제도를 도입하여 이사장은 물론 임원들의 책임경영체제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칭찬카드’가 있다고 들었다. 어떤 것인가. -조직의 힘은 단순한 구성원의 합(合)이 아닌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 같은 식구, 동료라는 인식을 공유하려면 자기 잘한 것만 따지면 안 된다. 조직이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월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은 직원 1명을 적어낼 수 있는 칭찬카드를 전직원에게 줬다. 제일 많은 이름이 나온 직원에게 상을 주는 것이다. 일종의 이달의 인기사원 같은 개념이다. 기(氣)를 살리는 직장문화를 중요시하는데, 기를 살리는 직장은 어떤 직장인가. -직원의 기를 살리는 것은 신바람나는 직장을 의미한다. 그래야 우수한 인재가 모이게 된다. 거대한(Big) 기업보다는 좋은(Good) 기업을 추구하는 것이다. 칭찬카드도 같은 맥락이다. 직무공모제를 통해 희망 부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신바람나는 직장을 만들겠다는 차원에서다. 직원간 친목과 조직활력을 높이기 위해 축구, 등산, 마라톤, 테니스 등 동호인 모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조직내 상하·수평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격주 토요일을 ‘토마토데이’로 지정, 재미있게 토론하고 강의도 듣고 있다. 산단공의 이름도 바꾼다고 들었다. -올해 산단공이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사업의 주관 기관으로 지정됨에 따라 제2의 창단을 한다는 각오로 회사 개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름은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를 주도하는 산단공의 변화 이미지를 담기에 미흡하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한국산업단지공단’을 ‘산업단지진흥원’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른 시일내 관련 법률 개정을 거쳐 변경하겠다.“혁신클러스터 선도기관으로서 우리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각오 아래 그동안의 권위적 이미지를 벗어나 고객 지향의 수준 높은 조직이 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다만 ‘산업단지’란 명칭은 그대로 두어 기존의 정체성을 유지하여 혼선이 없도록 하였다. 또 클러스터의 의미가 국민들로서는 생소한 외래어임을 감안,‘진흥원’이란 용어를 쓰게 됐다. 클러스터 사업을 설명해달라. -제조업 위주로 개발되었던 산업단지에 연구개발과 주거, 물류, 복지시설 등 기업지원 서비스 기능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산업단지내 입주기업체와 다양한 관련기관들이 상호학습, 인적교류 등 네트워킹을 통한 자생적인 혁신능력을 갖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혁신역량이 우수한 7개 산업단지를 혁신클러스터 육성 시범단지로 지정했고,4대 주요사업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연구개발 기능과 기업지원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각종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미니 클러스터란 클러스터가 생산기능에 연구개발, 기업지원기능이 결합된 개념이라면 미니클러스터는 세부업종이나 기술별로 조직된 소규모 협의체를 말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7개의 시범 미니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다. 기계·메카트로닉스 중심의 클러스터로 지정된 창원산업단지는 공작기계·금형·운송장비 등의 미니클러스터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첨단 디지털전자 클러스터인 구미산업단지는 디스플레이·홈네트워크 등 10개 미니클러스터를 구성했다. 울산산업단지는 엔진모듈 등 4개, 반월·시화산업단지는 기계부품·자동차부품 등 7개, 광주첨단단지는 발광다이오드(LED)·광통신 부품 등 6개, 군산산업단지는 자동차부품 등 4개 클러스터를 구성했다. 산업단지내 입주기업의 업종과 환경 등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미니클러스터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네트워크가 완벽하게 조성돼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산단공은 업종별 전문가와 대학교수, 연구원, 지원기관 전문가 등을 망라하는 전문가풀을 만들었다. 언제라도 입주기업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산단공 관계자는 “클러스터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업종별, 기술별 미니클러스터가 우선 자리를 잡아야 한다.”면서 “향후 계획대로 클러스터 사업이 추진될 경우 2013년쯤이면 국내 산업단지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산업단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김칠두 이사장은 김칠두씨가 지난해 10월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에 취임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다. 김 이사장이 산업자원부 차관으로 재직하면서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고, 참여정부가 이를 중점 국정과제로 삼은 것이다. 산단공이 클러스터 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됐으니 그가 이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평이다. 지난해 그가 신임 산단공 이사장 공모에 지원했을 때 노조가 적극 반겼던 것도 전문성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클러스터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는 그를 사무실에서는 보기 힘들다.30개에 달하는 관할 산업단지와 기업인들을 직접 찾아 나서는 것이 주요 일과다.2만여 산업단지 입주기업체를 대변하는 최고경영자(CEO)를 자임하고 나선 셈이다. 지난 1973년 공직에 입문한 김 이사장은 30여년 동안 줄곧 산업자원부에서만 행정경험을 쌓았다. 산자부 선배로 4년 전부터 같은 자리를 지켜온 노정규 부이사장과 찰떡 궁합을 자랑하고 있다. ▲부산(55) ▲동래고·연세대 행정학 ▲행시14회 ▲산자부 생활산업국장·무역투자실장 ▲산업자원부 차관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우리가 남이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회계부정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한집안 식구인 GM대우와 호주 홀덴사가 교차 마케팅에 나서 눈길을 끈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 줌으로써 시장을 지키고 모기업의 위기 전이를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GM대우는 홀덴차에 자사 브랜드를 붙여 한국에서 팔고, 홀덴사는 GM대우차에 홀덴 브랜드를 붙여 호주에서 팔기로 했다.GM대우 닉 라일리 사장은 최근 호주에서 데니 무니 홀덴 회장과 만나 한국에서 개발하고 만든 GM대우 차량을 올 하반기부터 호주에 수출하기로 합의했다. 라일리 사장은 “수출차량은 홀덴 브랜드로 판매되며 구체적인 모델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호주 자동차시장의 사정을 감안할 때 4기통 모델이 유력하다.”고 밝혔다.GM대우가 갖고 있는 4기통 차량은 라세티와 칼로스다. 반면,GM대우는 홀덴의 대형차인 ‘스테이츠맨’을 다음달 말쯤 국내에서 시판한다. 스테이츠맨은 호주의 대형차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베스트셀러로, 완성차 형태로 들여와 GM대우 브랜드로 판매된다. 이로써 GM대우는 경차에서 대형차까지 상품 구색을 골고루 갖추게 돼 ‘대형차종 하나 없는 완성차업체’라는 냉소에서 벗어나게 됐다. GM대우와 홀덴은 여세를 몰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공동 개발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홀덴은 급성장하는 호주의 SUV시장 진입을,GM대우는 SUV까지 얹어 풀라인업을 갖출 기회다. 지난달 르노삼성차에 내수 3위 자리를 내주면서 자존심을 구겼던 GM대우는 이같은 크로스 마케팅을 통해 현재 10% 안팎인 내수시장 점유율을 2007년까지 15∼20%로 끌어올려 르노삼성은 물론 기아차도 따돌린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녹색공간] 먹을거리와 생명/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정책위원

    먹을거리는 관계다. 우리는 음식을 먹으면서 복잡한 관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곡물이 만들어지는 과정만 해도 태양·흙·물·바람·벌레와 세균의 도움이 있어야 하고 수고하여 키우는 사람들의 땀이 있어야 한다. 재배된 곡물은 수천㎞를 이동하여 소비되는 경우도 많다. 식량이 음식이 되기 위해서도 시장에 진열된 먹을거리를 사서 다듬고 조리하여 식구들이나 손님에게 내어 놓는 사람의 마음과 손길이 있어야 한다. 먹을거리를 먹는 일도 간단한 일이 아니다. 먹을거리를 먹는 것은 자신이 속한 문화권의 문화를 재생산하는 행위이며, 금기하는 먹을거리의 예에서 보듯이 종교적인 행위이기도 하다. 값비싼 먹을거리처럼 계층을 구분하는 정치적인 행위이기도 하며, 사랑을 나누기 위한 은밀한 유혹의 행위도 될 수 있다. 결국,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행위는 한 생명체가 살아가려면 외부의 조건에 의존해야 하고, 오직 그러한 관계 속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우리는 우리 안에 생명의 원천이 존재한다고 착각하지만 실제 우리의 살아 있음은 외부의 다른 요소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일은 바로 이러한 ‘관계로서의 생명’을 환기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먹을거리의 이러한 기능은 농업이 화학비료와 농약에 의존한 공업으로 바뀌고, 다국적기업의 패스트푸드 시장이 확대되면서 은폐되거나 무시되고 있다. 먹을거리의 생산과 소비라는 관계의 연결고리를 소수의 다국적기업들이 독점하는 바람에 우리는 그 관계를 생각하지 못하고 상품으로서의 먹을거리를 생산하거나 소비하게 되었다. 관계성을 잃어버린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소비한 결과는 비만과 기아의 공존, 그리고 안전하지 않은 먹을거리의 범람이다. 다국적기업들은 먹을거리가 인구에 비해 모자라기 때문에 기아문제를 해결하려면 유전자변형 먹을거리를 대량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아가 생기는 이유는 민주주의의 부족 탓이지 먹을거리의 부족 때문이 아니다. 지구는 모든 사람들이 매일 약 3000㎈의 영양을 섭취할 수 있을 정도의 먹을거리-여기에 콩·감자·호두·과일·채소는 포함시키지 않았다-를 만들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이윤 창출을 위해 다국적기업들은 유전자를 변형하여 곡식을 더 많이 생산해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낸 곡식의 거의 절반은 가축사료로 사용되고, 이 가축들은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육식의 증가와 더불어 패스트푸드가 확산된 결과 비만과 성인병, 특히 당뇨병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비만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 생활습성 등 다양하지만 잘못된 먹을거리 소비가 큰 원인이다. 미국에서는 비만으로 인해 연간 30만명이 사망하는데, 이 숫자는 총기폭력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의 10배에 해당한다고 한다.OECD국가의 비만 통계에 의하면 가장 날씬한 나라인 한국(15세이상 성인 100명당 비만인구 3.2명. 미국은 30.3명이다)도 지난 1년간 20세 이상 성인의 24.3%가 살을 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먹을거리의 관계성을 생각하지 못하게 된 폐해가 아닐 수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먹을거리의 관계성을 성찰하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기농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이 연대하여 안전한 먹을거리가 유통될 수 있도록 조합을 만든다든지, 제주도처럼 친환경 학교급식 조례를 만들어 자연과의 관계 회복뿐만 아니라 입시에만 치우친 교육도 다시 회복하려는 노력도 있다. 학교 주변의 텃밭에 학생들이 직접 농사를 지어 급식에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먹을거리의 관계성을 일깨우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학교 운동장에 농원을 만드는 운동이 계속 확장되고 있다고 한다.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자신이 먹을 샐러드에 넣을 채소를 직접 키우는 것이다. 아무것이나 먹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생산되고 유통된 먹을거리를 찾아다니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이 사람들이 비싼 것만 찾아다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자신이 먹는 먹을거리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우리 역시 이러한 노력에 동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주말농장도 좋고, 주변 텃밭도 좋다. 운동장이 좁다면 학교 옥상을 이용해 보는 것은 또 어떤가. 이제 먹을거리의 관계성을 다시 성찰함으로써 자연과 교감하는 능력을 키우고 생명이 관계속에 있음을 배워야할 때이다. 우리의 작은 선택들이 모여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지금과 다른 세계는 분명히 가능하다. 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정책위원
  • 패륜부른 가정폭력

    강원도 강릉경찰서는 17일 상습적으로 가정폭력을 일삼은 아버지를 목졸라 살해한 이모(14·중3년)양에 대해 존속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양은 지난 16일 오전 3시쯤 강릉시 모 연립 집에서 아버지(40)가 술에 취해 병환으로 누워 있는 할아버지(74)와 할머니(70)를 괴롭히며 욕설을 하고, 이를 막는 이양에게 주먹을 휘두르자 두 손을 묶고 넥타이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양은 경찰에서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가 툭하면 술에 취해 집 기물을 부수고 식구들을 때리는 등 난동을 피워 왔다.”면서 “이날도 아버지의 폭력이 두려워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결과 4년 전 이혼한 이양의 아버지는 상습적으로 이양과 조부모에게 가정폭력을 휘둘러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Love & Wedding]이재훈(34·약사) 김현숙(30·인터콘티넨탈 호텔)

    [Love & Wedding]이재훈(34·약사) 김현숙(30·인터콘티넨탈 호텔)

    “퀵퀵 슬로∼퀵퀵 슬로∼” 신랑과의 만남은 2000년 3월 라틴댄스 동호회에 처음 발을 들여놓으면서부터다. 당시 춤을 가르치던 강사이자 동호회장이었던 신랑은 큰키에 마른체격에 평범한 옷차림으로 소위 ‘날라리’들만 모이는 곳이면 어쩌나 하는 우려를 일거에 없애 주고도 남는 평범한 범생 스타일이었다. 그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내 한평생 반려자가 될 줄이야! 처음 몇년은 그저 동호회원으로 지냈다.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 우리가 본격데이트를 시작한 것은 2002년 인라인을 타면서부터다. 신랑은 친한 약사들끼리 소모임으로 인라인을 즐기고 있어 자연스레 인라인 사는 것부터 타는 법까지 가르쳐주고 모임에도 같이 나가게 됐다. 공식적으로 사귀게 된 뒤 통신사에서 주최한 4륜 오토바이를 즐기는 커플 이벤트에 당첨됐다. 떠나기 전날부터 신랑은 야릇한 뉘앙스를 보이며 상당히 들떠있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동분서주 가이드와 무언가를 얘기하는 등 바빴다. 무슨 일이냐 물어도 “아무것도 아니야.”라며 시종일관 혼자 웃는 모습이란…. 버스에 올라타서도 앞쪽 자리를 일찌감치 잡는다 싶더니 가이드가 뜬금없이 오늘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 분은 지금 얘기하면 상을 준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큰 덩치의 신랑이 손을 번쩍 들고 가이드 앞으로 나갔다. “김현숙씨 저와 결혼해 주시겠어요?”라며 반지와 함께 내밀었다. 버스에 가득 찬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집중되었을 나의 당혹스러움이란.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지만 통신사에 프러포즈 이벤트를 문의하고 그쪽에서 좋다는 연락을 하루 전날 받아 반지도 집근처의 마트에서 산 것이었다. 2년이 흘러 187㎝의 마른 체형의 신랑은 이제 25㎏나 살이 더 붙은 아저씨가 됐고 나 역시 산후 조리 후 몸무게가 6㎏이나 불었다. 서로 나온 배를 보며 살 좀 빼라고 구박하기도 하지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남편과 아내로 9개월 된 아들 윤호와 시어머니 이렇게 4식구가 알콩달콩 살고있다. 지금은 일하랴 아기 키우랴 바빠서 춤이나 인라인은 엄두도 안 나지만 언젠가는 예전처럼 재미있는 취미생활을 맘껏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 “마주보니 미소가 먼저 보여요”

    “마주보니 미소가 먼저 보여요”

    “여의도 벚꽃 구경이 정말 좋았어요.”“나는 63빌딩이 제일 재미있던데.”“구경도 좋았지만 어제 저녁 홈스테이하면서 먹은 불고기가 정말 맛있었어요.” 1박2일 동안의 짧은 ‘서울구경’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관광버스에 오른 장애우 가족들은 13일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장애우 가족의 홈스테이를 자청해 하룻밤을 함께 보낸 서울 가족들도 섭섭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전북 남원에서 사는 장애우 아홉 가족의 식구 27명이 서울에 온 것은 지난 12일.4월 ‘장애우의 달’을 맞아 서울 서초동의 장애우 재활시설 ‘사랑의 복지관(관장 김해용)’이 마련한 제8회 ‘마주보기’ 행사에 참여한 것.‘마주보기’는 수도권 밖의 장애우 가족이 서울로 나들이해 비장애우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친목을 다지는 장애우 가정교류 행사다. 시각장애우 오생기씨 가족을 초청해 홈스테이를 한 송진우, 민경미씨 부부의 큰아들 의환(14)군은 정신지체 2급인 오씨의 큰아들 성경(14)군을 떠나보내면서 “장애우인 사촌동생 서해를 만난 것 같아 행복했다.”며 손을 꼭 잡았다. 의환군은 지난해 미국에서 살고 있는 정신지체장애 1급인 조카 방서해(12)양과 4개월 동안 같이 지내며 정이 쌓였다고 한다. 의환군은 “서해에 대한 그리움에 홈스테이를 적극 지원했다.”면서 “성경이에게 보드게임을 가르쳐 주면서 친해졌는데 시간이 너무 짧다.”고 아쉬워했다. 장애가족들은 전날 여의도 63빌딩을 찾았을 때도 모두들 들뜬 표정이었다. 정신지체 2급 장애 부부인 신재열·고순이씨의 장애없는 큰딸 미연(14)양은 “평소 말수가 적은 아빠와 엄마가 아이맥스 영화를 볼 때 저렇게 크게 웃는 모습은 난생 처음 봤다.”며 즐거워했다. 13일에는 서울 가족들과 남산타워를 나들이했다. 정신지체 2급 장애를 앓는 서중석(48)씨 가족의 홈스테이를 맡은 국영진(53)씨는 “5월에는 우리가 남원으로 찾아가 인연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의 복지관 김소영 사회재활팀장은 “홈스테이로 장애우과 비장애우 가정이 인연을 맺으면 장애우은 기쁨을 느끼고 비장애우들은 장애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며 미소지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아파트 바닥 더 두껍게

    오는 7월 이후 지어지는 아파트는 바닥판 두께가 현재 180㎜에서 210㎜로 두꺼워져 층간 소음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건설교통부는 어린이가 뛰는 소리인 ‘중량충격음’ 기준을 50㏈ 이하로 하는 내용의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마련,12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대부분의 아파트에 적용되는 벽식구조의 경우 바닥 두께를 210㎜, 라멘조(철근콘크리트구조)는 150㎜로 정했다. 바닥판 두께 기준은 지난해 4월에도 기존의 150㎜에서 180㎜로 상향 조정됐었다. 바닥판 두께가 210㎜로 되면 150㎜인 기존 주택과 비교할 때 공사비는 평당 5만 2000원(25평 기준 130만원)가량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주택업체가 소음차단 성능이 뛰어난 시공법을 개발, 주택공사 등으로부터 인증을 받을 경우 바닥 두께를 210㎜로 하지 않아도 된다. 한편 개정 기준은 7월1일 이전에 사업승인을 받은 주택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계란으로 바위치기’ 의료소송

    ‘계란으로 바위치기’ 의료소송

    “우리나라 법치의 치명적인 사각지대를 아십니까? 바로 의료사고 피해자들에게 법과 제도가 덤터기 씌우는 부당한 판정과 거기에서 비롯되는 고통입니다. 생각해 보면 정말 이상하지 않습니까?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는 의료사고 말입니다.”의료사고. 병을 고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더 큰 병을 얻거나 생명을 잃는 경우를 이르는 이 말이 우리에게 ‘돌이킬 수 없는 선고’나 ‘파국’의 다른 말쯤으로 각인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렇듯 의료사고는 우리 사회에 비일비재한 일방통행식 폭력의 성향을 갖는다. 이 공공연한 폭력성은 대부분 제도권 내에서 형성된 ‘침묵의 카르텔’이 주도해 왔으며 피해자는 힘없는 ‘개인’들이었다. 그 ‘개인’들이 이제야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던 그들이 뭉쳐 제도권 내에서 공공연히 빚어지는 의료사고의 가해자 찾기에 나선 것.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는 의료소비자의 주권과 참의료 실현, 의료사고 예방을 위해 결성된 ‘의료소비자 시민연대(의시연)’ 출범식이 있었다. 이 단체는 지난 2001년 몇몇 의료사고 피해자와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는 사회 인사들이 모여 만든 ‘의료사고 시민연합’이 모태가 됐다. 이 단체 출범의 산파 역할을 한 강태언(42) 의시연 사무국장을 만났다. 그는 우리 사회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더 이상 이런 폭력이 없어야 하며, 있다면 그 진실이 한 점 의혹없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사고가 갈수록 늘고 있으나 공정한 법적 절차에 의해 피해를 구제받은 사람이 거의 없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며 “정부에서도 이 사안을 쉬쉬하며 덮으려고만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가 제시하는 우리의 의료사고 현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정부와 의료계에서는 설문과 의료소송 관련 감정신청 건수, 의료분쟁 관련 민원을 종합해 연간 5000건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미국의 경우 2000년 병원 입원환자 중 최고 9만 8000명 가량이 의료 과실로 사망한 점 등을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50만건, 많게는 100만건의 의료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물론 통계는 없다. 의료사고는 병원과 의료인의 부적절한 치료행위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병원 내 감염, 응급의료사고, 약물에 의한 약화사고 등을 모두 포함한 개념인데, 본인이 모르는 경우도 허다해 통계 산출이 어렵고, 그나마 국가기관에서 그런 실태를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병원 감염사고만 해도 그렇다. 우리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미국에서도 연간 200만명 이상이 병원에서 감염돼 이중 10% 정도는 목숨을 잃고, 여기에 지출되는 사회적 비용도 연간 50억 달러를 넘는다. 우리나라도 응급실에서 숨지는 환자 2명 중 1명은 죽지 않아야 될 사람으로 보이는데, 이는 병원들이 수익을 내세워 응급실에 전문의 대신 인턴이나 레지던트를 집중 배치해서 생기는 오진과 응급처치 과실 등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사실 그도 지난 95년 의료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었다.6년간의 소송 끝에 본안소송과 의료비 소송을 모두 이겼지만 그에게 남은 것은 상처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아픔을 더는 되새기고 싶지 않다며 이해를 구했다. 강 국장은 현재의 법원 판결에서 드러난 문제도 지적했다.“재판부가 전문적인 의료지식이 없어 사안에 대해 외부에 감정을 의뢰하는데, 여기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모두 의사들이다. 그러다 보니 뻔한 사안, 즉 일주일이면 나올 감정의견이 1년 후에 나오기도 하고, 의사들도 대부분 진실 규명에 비협조적이다. 어차피 같은 부류인데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례는 만들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의사조직의 폐쇄성도 의사들의 양심적인 감정을 막는 장애물이다. 게다가 판결에 절대적인 증거도 거의 병원 측이 독점하고 있어 여기에 개인이 맞선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다.” 상황이 이런 데도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의료분쟁 조정제도가 있지만 이 제도가 병원이나 의사들에 의해 악용된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재판 과정에서 병원측 과실이 드러날 상황이면 병원이나 의사들은 기를 쓰고 이 제도를 이용하려고 든다. 재밌는 현상이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례를 만들기보다 차라리 조정안을 받아들이는 게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89년 의료인들이 주축이 되어 제안한 의료분쟁조정법도 16년째 햇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그 법안이 또 웃긴다. 이게 무과실 보상제 등 의료인들 보호에 편중돼 의사와 병원 안전에만 포커스를 맞춰 놨는데, 그러고도 이걸 통과시키지 못해 14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됐다. 아마 이 법안이 채택됐다면 엄청난 반발이 있었을 것이다.” 그는 대책이 없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더 이상 의료분쟁의 감정을 같은 부류인 의사들에게만 맡겨서는 안된다. 당연히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감정 기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의지만 있으면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것 말고 공정성을 담보할 대책은 없다. 또 사실상 치외법권 지역인 병원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에도 흔한 CC-TV를 설치해야 한다. 의료분쟁에 있어 사실은 어떤 주장이나 논리보다 중요한 것 아닌가. 이렇게 한 뒤에 의사들이 면책논리를 내세워야 설득력이 있다.” 그는 이런 견해도 내놨다.“특히 잦은 분만 사고의 경우 태아 심박동그래프기록만 보면 거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데, 우리나라는 이의 법정 제출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명백한 의료과실로, 의사가 잘못을 인정한 사안조차도 재판에서는 병원이 이긴다. 의료 사고로 미숙아가 됐는데, 재판부는 미숙아여서 생긴 문제라고 보는 식이다. 이 때문에 가슴을 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더는 우리 사회에 돈과 권력의 ‘카르텔’이 자행하는 의료사고라는 폭력은 없어야 한다는 그는 대부분의 의료사고와 분쟁이 의사 개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제도와 시스템의 문제인 만큼 앞으로 이를 바로 잡는데 주력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그는 조카를 의료사고로 잃은 한 젊은 의사의 편지를 소개하며 말을 맺었다. 한사코 공개를 꺼린 그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소송을 진행해 오면서 의사협회의 제 식구 감싸기식 객관성이 결여된 답변 내용, 피고 의사의 파렴치한 거짓말, 사고 조작 등에 대한 분노가 극에 치달아…. 젊기에 분노했고, 의사였기에 의사의 잘못과 파렴치한 변명을 쉽게 알아채고 더 철저하게 따져왔지만 넘을 수 없는 산을 만난 뒤 오히려 더 쉽게, 더 크게 좌절하고….”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아들 뇌병변 장애 4년소송 패소한 송인주씨 송인주(여·40·가명)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제기한 의료분쟁 소송에서 패소했다. 지난 2001년 2월에 낸 아들 유섭(7·가명)의 뇌병변장애가 의료진의 과실이라며 마산 F병원(현재는 창원으로 이전)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은 병원측 손을 들어줬다. 송씨는 그 판결에 대해 “지금도 죽고 싶을 만큼 억울하다.”며 울먹였다. 종합병원의 수간호사로, 결혼 후 슬하에 1남1녀를 둔 송씨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유섭이를 가진 지 31주 되던 지난 99년 6월 무렵이었다. 갑자기 복통 증세를 느껴 병원을 찾은 그에게 의사 M씨는 태반 조기박리와 복막염이라며 수술을 권했고, 그는 의사의 권유를 받아들여 임신 31주 5일 만에 유섭이를 미숙아로 출산했다. 그는 “내가 간호사였지만 그 때는 의사의 진단을 믿었다.”고 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왔다. 간호사로 차트 읽기에 능숙한 그가 우연히 자신에게 태반조기박리는 없었으며, 복통도 복막염이 아닌 단순한 대장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그는 그때까지도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인큐베이터에 있던 유섭이에게 산소부족으로 보이는 청색증이 나타났다. 송씨는 “뒤늦게 인큐베이터 산소공급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안 병원측이 무려 2시간 반 만에야 인공호흡을 시켰다.”며 “산소가 2∼3분만 공급되지 않으면 뇌사상태에 빠지는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먼저 태어난 두 아이는 건강하며, 유섭이의 병증을 의심할 만한 어떤 가족력도 없었다. 유섭이는 조기출산한 미숙아였지만 의사들도 걱정하지 말라고 할 만큼 건강이 좋아 출산 직후 신생아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아프가(APGAR)지수가 정상 범주인 7이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유섭이는 병원에서 정상적으로 퇴원했으나,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여긴 송씨에 의해 이듬해인 2000년 뇌병변장애 판정을 받았다. 송씨는 “지금도 그 때의 청색증과, 청색증 원인인 인큐베이터의 산소공급 중단이 문제라고 믿고 있다.”며 “이런 확신으로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그 후,4년여를 끌어온 소송에서 패한 뒤 그는 항소를 포기했다. “그 판결 이후 이 나라에서 산다는 게 한없이 고통스럽고 억울하다.”고 털어놨다. 송씨는 “법원은 마땅히 양심에 따라 판결해야 하며, 법원의 양심은 과학적으로 설명되는 것이어야 한다.”며 “비록 나는 자식을 억울하게 잃은 셈이 됐지만 나같은 억울한 사람이 해마다 수십만명씩 새로 생기는 나라, 그래서 국민들이 의료인과 법조인의 양심을 믿지 못하고, 정부의 존재를 비웃는 나라는 아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은 잊고 싶으며, 유섭이 같은 아이들이 최소한의 재활훈련과 교육을 받고,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국력에 걸맞은 사회복지 시스템을 갖춰주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얘기하는 동안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어떻게 지내세요] 국내무대 복귀한 요들 대부 김홍철씨

    [어떻게 지내세요] 국내무대 복귀한 요들 대부 김홍철씨

    “산에 오르면 우리가 ‘야호’라고 크게 외치거든요.‘요들송’은 바로 이같은 자연의 소리입니다. 또한 머리를 공명시키는 두성(頭聲)이기 때문에 뇌질환 예방도 많이 도와주지요.” 국내 요들(Yoddle)의 대부 김홍철(59)씨.“귀여운 목소리로 요들레잇디∼”라는 대목을 연상하면 금방 떠올릴 수 있다.‘아름다운 베르네 산골’과 ‘아름다운 스위스 아가씨’ 등으로 1970∼80년대를 풍미했다. 지난 2003년 말 10년 동안의 캐나다 이민생활을 접고 귀국했다. 방윤식·최완희·윤길훈·윤우현과 함께 ‘김홍철과 친구들’도 재결성했다. 또 전국의 요들 클럽 회원들을 상대로 ‘고급 요들’을 가르쳐주는 ‘요들 마스터 클래스’를 열어 요들 보급에 다시 나섰다. 요즘에는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김홍철과 친구들’이라는 야외무대를 마련했다. 지난 주말 공연 직전에 김씨를 만났다.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은 40대로 보인다고 하자 “요들을 불러서 그런 것 같다.”면서 “부족하지만 상대방에게 즐거움을 전달해주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 아니냐.”며 활짝 웃는다. “지난 6월 이후 전국에 10개의 사이버 요들클럽이 생겨났습니다. 또 지난 1∼2월 두달 동안 에버랜드에서 야외공연을 가졌지요. 반응이 좋았던지 오는 6월까지 연장하게 됐어요.” 공연은 매일 오후 세 차례(오후 3시30분,4시30분,5시30분)로 매회 300명 이상이 찾는다. 공연이 끝나면 추억의 팬들로부터 많은 사인공세를 받아 더없이 즐겁다고 싱글벙글이다. 요즘 젊은 세대는 너무 랩에 빠져 있는 것 같다면서, 꼭 요들이 아니더라도 자연과 산 그리고 꽃에 대한 노래는 정서순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학교 1년 때 라디오에서 우연히 요들을 처음 듣게 됐다. 고교 3년 때 스위스의 신문사 여섯 곳에 무작정 편지를 써서 ‘요들악보’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 가운데 ‘타게스-안자이거(Tages-Anzeiger)’에서 악보와 요들이 담긴 카세트 테이프를 보내왔다. 1년 뒤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위해 직접 녹음한 테이프를 다시 보냈다. 그러자 ‘한국의 킴(Kim)이 요들을 불렀다.’는 기사와 함께 동양에서는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68년 4월, 이 신문사는 창립기념일에 맞춰 김씨를 초청했다. 이때 집중적으로 요들을 배웠고, 스위스 TV에도 여러번 출연했다. 스위스에는 15차례나 드나들며 유명스타가 된다. 귀국 후 국내 산악회와 학생단체, 그리고 방송출연 등을 통해 인기를 누렸다.80년대엔 스위스 음악과 음식을 즐기는 ‘샬레 스위스’란 스위스 레스토랑을 운영했으나 93년 캐나다 이민 길에 오른다. 슬하의 두 딸은 현재 캐나다 밴쿠버에서 대학 재학 중이다. “웰빙시대입니다. 화창한 봄날 한번쯤 집안 식구끼리 모여 요들송을 불러보세요.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그는 ‘알프스문화원’ 설립을 위해 주한 스위스대사관측과 협의 중에 있다고 귀띔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12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제3지대 (KBS1 밤 12시) 산골에서 당나귀를 키우며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일곱명의 ‘당나귀 가족’. 공부보다 자연과 노동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자연주의자 아버지와, 도시인의 삶도 가르치고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어머니. 경북 영덕 속곡리의 명물 ‘당나귀 가족’의 생생한 산골일기가 펼쳐진다. ●오픈 스튜디오(SBS 오후 4시10분) 한 평생을 새와 함께 살아온 윤무부 교수와 함께 생태계의 진객인 새들의 세상에 대해 알아본다. 현재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는 독도에 서식하는 새에서부터 동요에 자주 등장하는 따오기, 뜸부기, 파랑새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새와 환경오염으로 사라져가는 새들에 대한 이야기도 듣는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25분) 노인과 장애 인구가 늘어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들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재활을 위한 의료기술이다. 특히 사회복지의 향상과 함께 비용 절감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데 주목, 재활공학연구소를 찾아 손상된 인간의 동작을 복원시키는 첨단 재활기술을 알아본다.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산만한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자꾸 지적받게 되면 더 큰 정서적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화나고, 억울하고, 불안하고, 위축되고, 소외감을 느끼는 정도가 보통의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심하게 나타나는 것. 산만한 아이들이 겪는 정서적인 어려움을 도와줄 수 있는 해결법을 알아본다. ●원더풀 라이프(MBC 오후 9시55분) 집에 돌아온 세진은 자신을 반기는 신비와 승완을 보며 즐거워하고, 집안이 깨끗이 정리된 사실에 감동한다. 승완은 도현을 찾아가 세진에게 키즈베어의 원서를 준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 두 사람은 활주로에서 함께 달리고, 승완은 도현에게 다음에는 하늘에서 한번 붙자고 제의한다. ●용서(KBS2 오전 9시) 다급해진 형우는 인영에게 빨리 땅을 처분해 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하지만 인영은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한편, 재훈은 사진관에서 수민의 사진을 정리하고,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희만은 착잡하다. 수민이 식구들이 모여 식사하는 자리에 나타나지 않자 순복은 형숙을 시켜 데려오게 한다.
  • [토요영화]

    [토요영화]

    ●머시니스트(KBS2 오후 10시5분) ‘아메리칸 사이코’,‘이퀼리브리엄’의 연기파 배우 크리스천 베일이 30㎏ 이상을 감량해 화제가 되었던 작품. 그의 병적이고 섬뜩한 외모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인 데다, 덤으로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의 제니퍼 제이슨 리의 새로운 모습도 만날 수 있다. 단순노동을 반복하는 기계공 트래버(크리스천 베일)는 1년째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앙상한 몰골에 소극적인 행동으로 따돌림을 당하는 그에게 공항 커피숍의 웨이트리스 마리아(아이타나 산체스 기욘)와 매춘부인 스티비(제니퍼 제이슨 리)만이 말동무가 되어 준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반이라는 사내가 등장하면서 의문의 사건들이 트래버를 혼란에 빠뜨린다. 트래버의 실수로 동료 하나가 기계에 팔을 잃게 되는 큰 사고를 겪는데, 그 사고의 원인 제공자라고 지목한 아이반이 사실은 공장 근로자가 아니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것. 아이반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트래버의 결백을 믿어주는 사람 역시 없다. ‘잠든 게 아니라면 어떻게 악몽에서 벗어날 것인가.’라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이 주는 긴장감과, 그 속에서 한 인간이 겪는 괴리와 고립이 작 녹아있는 작품이다. 토론토 영화제 공식 출품작이며, 스페인 시체스 영화제에서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스페인에서 제작된 브래드 앤더슨 감독의 지난해 작품.95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초콜릿 고마워(EBS 오후 11시45분) 명망 높은 피아니스트 앙드레(자크 뒤트롱)는 초콜릿 회사 사장 미카(이자벨 위페르)와 재결합한다. 그들에게는 둘이 헤어져 지내던 동안 앙드레가 함께 살았던 여자가 낳은 아들 기욤이 있다. 한편 부다페스트 피아노 대회에 참가하려고 연습에 몰두하고 있던 잔(안나 모글레리스)은, 태어나던 날 병원에서 자신이 기욤과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잔은 무작정 앙드레의 집을 방문하고, 앙드레는 잔의 말을 믿지 않으면서도 기다려온 제자가 나타난 것 같은 흥분에 휩싸인다. 잔은 우연히 미카가 식구들에게 타주는 초콜릿 음료 속에 독약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알프레드 히치콕의 ‘의혹’(1941)에서 소재를 빌려온 작품. 인간 본성의 사악한 욕망을 들추면서, 동시에 부르주아의 뿌리 깊은 위선의 가면을 벗겨내고 있다. 엄청난 음모를 감추고도 흔들리지 않는 이자벨 위페르의 연기는 소름끼칠 만큼 섬세하고 음산하다.2000년작.1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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