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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동네 억척엄마의 눈물겨운 봄나기

    산동네 억척엄마의 눈물겨운 봄나기

    KBS 1TV ‘현장르포 동행’은 ‘굿바이, 산 7번지’를 24일 오후 11시30분에 방송한다. 하루 아침에 보금자리를 잃게 된 억척엄마 연님씨의 눈물겨운 봄나기를 가까이서 함께 지켜본다. 4월, 인천의 마지막 산동네 부개동 산 7번지.3남매를 키우는 연님씨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난데없이 강제철거 명령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짓기 위해 이 동네를 모조리 깔아뭉갠단다. 800만원 정도의 보상금이 손에 쥐어지지만, 살아갈 일이 막막하기만 하다. 연님씨는 홀몸으로 여러가지 일을 억척스레 해낸다. 평일에는 화장품 방문판매업, 주말에는 경찰학교 청소를 하고 그것도 모자라 짬짬이 또 다른 부업들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억척같이 일해서 버는 돈은 한달에 겨우 100만원 남짓. 그래도 빚 하나 없이, 연탄난로에 비가 새는 천장일망정 네 식구만의 둥지에 함께 살 수 있어 행복한 나날이었다. 남매도 학원을 보내주지 않는 엄마를 한번도 원망한 적이 없다. 단비(16), 한솔(15), 우석(13)은 서로서로 공부를 가르치며 오히려 엄마를 위로한다. 그런데 호사다마라 했던가. 연님씨는 얼마 전 청소를 하다 그만 계단에서 미끄러져 갈비뼈가 나가버렸다. 게다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니 4월 안으로 자진철거를 하라는 통고장까지 받았다. 이주보상금을 받고 많은 집이 떠나갔지만, 고작 월세 13만원짜리 세입자 신세인 연님씨에게 주어지는 보상금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는 연님씨. 봄이 가기 전에 아이들에게 새 보금자리를 선물해 주고 싶다는 그녀의 소원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길섶에서] 열쇠/함혜리 논설위원

    아침 산책을 나갔다. 은은한 꽃 향기를 실은 바람이 상쾌했다. 집으로 돌아와 아파트 출입문으로 들어서려는데, 주머니를 아무리 뒤져도 열쇠가 없는 것이다. 열쇠를 찾느라 산책 코스를 다시 훑어야 했다. 여벌 열쇠를 가진 식구들에게 전화를 해야 하는데 전화기도 집에 두고 나왔고, 주머니에는 동전 한푼 없는 형편이다. 더구나 전화번호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모든 전화번호를 휴대전화에 입력시켜 놓고 사용하다 보니 머릿속에 저장된 번호가 한개도 없었던 것이다. 말로만 듣던 디지털 치매였다. 결국 열쇠는 찾지 못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전화를 빌려서 회사에 좀 늦는다고 전화하고, 그 다음 열쇠 수리공을 불러 일단 문을 따는 수밖에. 이참에 디지털 열쇠로 바꿔야겠다. 열쇠 잃어버릴 염려가 없도록.’이런 생각을 하면서 아파트 출입문을 지나 현관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현관문 자물쇠에 열쇠가 꽂혀 있는 게 아닌가. 문을 잠그기만 하고 열쇠 뽑는 것을 잊고 나온 것이었다. 못 말리는 건망증이다. 디지털 열쇠는 또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렉시 “이번 앨범에 나의 모든것을 짜냈다”

    렉시 “이번 앨범에 나의 모든것을 짜냈다”

    힙합 여전사 렉시가 4집 앨범 ‘The LEXY’를 들고 다시 한번 날갯짓를 시작한다. 데뷔부터 10년간 동고동락한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 SB&W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렉시에게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붉은색 계통의 자켓에 ‘LEXY’라는 영문자가 크게 박힌 앨범을 들고 찾아온 렉시는 이번 앨범을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은 사람으로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자 프로듀서인 양현석을 꼽았다. 렉시는 “지금은 비록 다른 식구가 됐지만 10년의 시간을 함께 해온 한 식구에요. 그간 쌓였던 정은 변하지 않을거에요. 그런 의미에서 새 앨범은 양현석 사장님께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었어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몸도 마음도 다 지쳐서 이젠 악으로 버틴다’고 말할 만큼 힘든 상황에서 음악 작업을 했다는 렉시는 이번 4집 ‘LEXY’에 대해 어느 때 보다 특별한 앨범이라고 전했다. “렉시 라는 한 여자를 농축해서 진하게 짜낸 앨범이에요. 보통 1집 앨범에 자신의 이름을 타이틀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4집에 와서야 제 이름을 붙이네요. 하나에서 열까지 렉시라는 사람이 담겨 있고 저의 희로애락을 한 장의 CD로 만들고 싶었어요.” 무대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는 다르게 인터뷰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울고 웃으며 진솔한 이야기를 전한 렉시는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고 한다. “사실 ‘애송이’ 이후로 성적이 나쁜건 사실이잖아요? 그래서 이번 앨범은 제 개인적인 비전의 제시에요. 그간 쌓아온 것에 대해 밥그릇을 챙기려 하기 보다는 더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할거에요.” 자신은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하지만 대다수 여성들의 지지를 받고있는 렉시는 다시 한번 특유의 랩과 허스키한 보이스로 가요계에 도전장을 던졌다. 인형 같은 외모와 간드러진 보이스의 여성그룹이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가요계에 렉시라는 존재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SB&W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 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24)경남 하동군 화개면 호동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24)경남 하동군 화개면 호동마을

    바람이 불 때마다 함박눈처럼 흩날릴 꽃잎에 흠뻑 젖어보는 것도 좋고, 사람에 치이고 도로 정체에 시달려도 평생 한번, 딱 한 번만큼은 천천히 걸어볼 만도 할 화개 십리벚꽃길…. 사랑을 고백하면 이루어진다 하여 ‘혼례길’로 불리고 아무리 걸어도 길멀미가 나지 않는 곳.4월, 범왕리 호동마을로 가려면 절정기를 지나 폭탄처럼 내려앉는 이 벚꽃 가로수를 지나야 한다. 예부터 농악을 할 땐 호랑이가 놀라지 않도록 징을 치지 않았다는 호동의 총 가구수는 다섯 집. 차가 다닐 수 없는 산속 두 집은 스님들 공부하는 곳이고, 한 집은 아직 공사 중이니 결국 이집 저집 제하고 나면 실제 두 집뿐인 셈이다. 김옥곤(69) 할아버지가 이곳으로 들어온 건 20년도 더 전의 일이다. 대대로 선유동에 살다가 무장공비 사건 등으로 산중마을 대부분이 일괄 철거되던 시절 정부에서 지어준 집, 그러니까 범왕리 입구 신흥마을에서 몇 년쯤 살다가 호동으로 올라온 것이라고. 민가가 사라진 선유동엔 아직도 그때 심어둔 배나무며 감나무가 있다. 모르는 사람들이 산중에 저절로 난 과실나무로 생각하고 따가버리는 터라 정작 주인인 김 할아버지는 마음먹고 갔다가 빈 손으로 돌아오기 일쑤다. 속상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아깝거나 서운하지는 않은지 허허, 웃음을 보이신다. 장남이자 외아들 종복(43)씨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3년 전 고향으로 내려와 아버지 일을 돕고 있다. 산나물이나 매실은 먹을거리 정도로 조금 하고, 고로쇠와 녹차·송이 채취가 주 수입원이다. 직접 덖음차를 만들기도 하고 찻잎만 따로 판매하기도 한다. 진즉에 무농약 인증을 받아놓은 상태지만 일손이 모자라 수확도 못하고 그냥 버려두는 잎이 허다하단다. “이런 산중에 누가 시집오겠습니까? 집도 허름하고요.” 종복씨는 아직 미혼이다. 회사가 어려워 겸사겸사 낙향했지만 그동안 여섯 명이나 되는 여동생들을 살뜰히 살펴온 믿음직한 오빠다. 중국으로 유학 간 두 동생도 종복씨의 도움을 받았다.“산 밑에 사는 사람은 도시로 나가기 힘들어요. 계산적이고 바쁜 서울 생활에선 맛볼 수 없는 여유가 있으니까요.” 고된 걸로 따지자면 농사일 역시 만만치 않지만 그는 지금 20년 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삶의 여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김 할아버지댁 위쪽엔 황토집 공사가 한창이다. 경남 사천에서 이주해온 사내는(국수에 동동주까지 대접받았지만 끝내 이름은 알려주지 않는다) 10여년 전부터 지리산 일대를 다니며 살 곳을 알아보다 이 마을과 인연을 맺었다. 녹차작업장을 짓고, 흙과 볏짚을 섞어 벽을 바르고, 소나무와 대나무로 천장을 잇대어 모양새가 나는데도 입주 날짜는 기약없다. 설계한 사람도, 공사를 돕는 인부도 품앗이 개념이다.“집이 완성되면 맛있는 차를 언제든지 마실 수 있게 해주겠다.”고 호언장담한 게 전부라고. 결혼 승낙을 얻기 위해 지리산 계곡수를 퍼다 당시 아파트에 살았던 아내에게 6년간 바친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다. 산기슭 구석구석 숨어 있는 야생차밭에서 여린 찻잎을 따다 선물도 했다. 차를 좋아했던 아내는 사내의 정성에 마음줄을 놓았고, 이제는 돌을 갓 지난 딸까지 세 식구가 되었다. 김옥곤 할아버지는 이들 부부에게 고마운 존재다. 수년 전 처음 드나들 때부터 쌀, 감자, 과일까지 많은 지원을 받았다.‘평화공간 설정’을 모티브로 내건 이 댁의 분홍빛 벚나무가 이른 저녁 불 밝힌 가로등처럼 황톳빛 창틀을 살포시 비추고 있다. 새 이웃을 맞는 할아버지에겐 기다림마저 행복한 봄날이다. #가는 길 경남 하동군 화개면까지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부산 사상 서부터미널을 이용한다. 자가용의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IC, 대전∼통영간고속도로 장수IC,88고속도로 지리산IC, 남해고속도로 하동IC 등에서 구례로 간 다음 19번 국도를 따라 화개로 진입한다. 이후 쌍계사 방면으로 직진하여 10㎞쯤 달리다 칠불사 쪽으로 좌회전, 다시 곧바로 다리를 건너 우회전해서 길이 끝나는 곳까지 계속 올라간다. 글 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 기자 (www.emountain.co.kr)
  • 「샤론·테이트 」살인(殺人)사건…여자(女子)공범의 고백(告白)

    「샤론·테이트 」살인(殺人)사건…여자(女子)공범의 고백(告白)

    비록 내일「개스」실서 처형될지라도 「맨슨」과 함께 있는 오늘은 황홀할뿐 내가「사디·메이·글루츠」라고 이름을 고친 것은 아직 내가 애를 낳기 전의 일이었다. 이름을 바꾼데는 별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자연히 그렇게 돼버린 데 불과했다. 우리들의 세상에서는 법률상의 이름이 그렇게 큰 뜻을 가지는 건 아니다. 딴사람이 되고 싶다면, 누구든지 언제든지 될 수 있는 거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들은 과거와도 미래와도 관계를 끊어버릴 수가 있었다. 어느날「맨슨」이 그저 우연히 「사디」하고 나를 부른 것이 계기가 된 것뿐. 『어때,「사디·메이」』 「찰리」가 말을 붙여 오면 나는 단지『오·케이』하고 대답만하면 충분했다. 어떻든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게임」처럼 즐거웠다.「찰리」와 「버스」를 함께 탔을 때 이미 우리들은 과거의 세상과는 손을 끊은 셈이다. 따라서 사람이 변하는 것은 당연하기도 하며, 자연의 법칙에도 맞는 일이기도 했다. 덕분으로 나는 과거의 망령에 겁먹을 필요도, 불안과 공포에 떨 필요도 없어졌다. 이런 불안과 공포에서 나를 해방시켜 준 사람은 다름아닌 「찰즈·맨슨」이었다. 비록 내일「개스」실 또는 전기의자에 앉게 되는 일이 있더라도 나는 공포로 새파래지거나 와들와들 떨지는 않을 것이다. 나에게는「찰즈·맨슨」이 붙어있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스판」목장에서의 생활은 끝없는 「뷰티풀」한 「파티」였다. 아침 몇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룰」도 없으니 자기 좋을 때 일어나면 됐다. 한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때의 식구는 모두 25명, 물론 남녀 합해서였다. 모든 구속에서 벗어난 「작은 왕국」, 목장은 글자그대로 「자기들만」의 세계였다. 거긴 우리들이 오랫동안 꿈꾸어 왔던 「이상향」, 이른바「탈체제(脫體制)」였다. 이러한 세계는 짐승의 세계였다. 문명과는 전혀 인연이 먼 사막에서「섹스」를 즐기고 「마리화나」를 피우며 「스판」목장은 문명과는 뭐하나 인연이없는 「죽음의 사막」, 외부에서 들어오기란 어려운 일이고, 한번 들어서게 되면 길을 잃어 두 번 다시 사바세계로는 돌아갈수가 없는 곳이다. 여덟번인지 아홉 번인지「찰리」가 모는「버스」는 고장을 거듭하면서 달리다 쉬다했다. 「캔디」를 먹으며 「마리화나」를 피우며 야숙을 하다가는 「엔진」이 움직이면 다시 떠난다. 넓으나 넓은 목장의 유일한 교통기관인 마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것은 정말 「스릴」만점이었다. 모두들 가족처럼 지냈다. 「오빠」「언니」로 부르고 불리면서. 나는 언니 구실이 떠맡겨졌다. 아기도 함께였다. 사막의 따가운 햇볕에 모두가 검둥이, 타서 물집이 생길 정도였다. 한낮의 사막은 「프라이·팬」처럼 뜨겁다가도 밤이 되면 냉장고처럼 차가왔다. 우리들은 광부가 버리고 간 오두막 2채에서 얼기설기 얽혀서 잤다. 오두막이라야 이름뿐, 거미집 투성이에 별이 보일 지경이었다. 그러나 고치려는 사람도, 일의 분담도 없이 모두가 제멋대로였다. 요리를 하고 싶으면 해도 좋았고 마음 내키지 않으면 안해도 좋았다. 여자가 많으니 내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하게 마련이었다. 몸에 걸리는 옷이나 내복까지 공유, 매일처럼 서로 바꿔입었다.「변한다」는게 우리들의 사는 보람이었으니까. 과거도 미래도 없이, 있는 것은 다만 현재의 이 순간뿐. 이 순간을 풍부하게 하려면 끊임없는 변화가 필요했다. 이름을 바꾸고 옷을 바꾸고 「섹스」의 상대를 바꾸고…. 밤이면 으레「파티」다. 전등이 없으니 촛불을 켜놓곤 「캔들·파티」. 우리들은 미친듯 춤추고 목청이 터져라 노래했다. 잔소리할 사람이 있을리없다. LSD나「마리화나」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 교회도 성서도 없는 그곳, 찬미의 대상은 오직 「찰리」한사람 매일 이런 것에 취해 있는 것 같은 생태였으니까. 「찰리」와 함께라면 「뷰티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찰리」의 여행은 내 여행, 「찰리」의 바램은 내 바램이었다. 광막한 사막에는 철학도 책도 성서도 교회도 없었다. 「찰리」그사람이 철학이며 교회였다. 「찰리」의 생활과 행동이 바로 살아 있는 성서였다. 「찰리」와 우리들의 촉매(觸媒)는 뭣일까. 음악이었다. 그 「기타」와 비길 데 없이 고운 목소리였다. 「뷰티풀」한 음악은 언제나 우리들을 별천지로 날라다줬다. 바로 「천사의 소리」그것이었다. 「찰즈·맨슨」은 정말이지 우리들에게 있어서 신과 같은 존재. 모두「찰리」를 찬미하고 숭배했다. 열광적이었다. 「우먼·리브」인지 뭔지 참으로 어리석은 수작들이다. 정말의「우먼·리브」란 여자로서의 자기를 아는 것. 「찰리」는 내가 훌륭한 여자임을 깨닫게 해줬다. 「이브」가 「아담」에게 사과를 먹인 이래, 여자는 남자를 「콘트롤」해왔다. 「이브」가 「아담」을 속인 것이다. 그럼 왜 「아담」은 속았을까. 남자란 본래 성격적으로 약한 동물, 어이없게도 속기 잘하는 약한 존재인 것이다. 그러나 여자로서의 자기를 깨달은 나는 이제는 남자를 속일 필요가 없어졌다. 남자를 모욕해서 무슨 소득이 있단 말인가. 남자는 남자를 떠나서 아무것도 아니다. 남자는 어디까지나「킹」이며 여자는 「퀸」인 것이다. 「퀸」은 「킹」이 하자는대로 하는 수밖에 없다. 그대신 「킹」은 「퀸」을 즐겁게 해줘야만 한다. 「퀸」을 즐겁게 해줄 수 없는 사내는 「킹」의 자격이 없다. 「찰리」는 「킹」중의 「킹」. 그의 이름을 한번 뜯어보는 게 좋다. 「맨슨」은 「맨」(인류)「슨」(아들)-즉「사람의 아들」이란 뜻이다.「사람의 아들」이라 불린 것은 아마도 예수와 「찰리」뿐이리라. [선데이서울 71년 7월 25일호 제4권 29호 통권 제 146호]
  • [길섶에서] 어머니의 자장면/오풍연 논설위원

    어머님이 매우 편찮으시다. 지난해 8월부터 병마와 싸우고 있다. 그러나 자식들에게는 내색을 안 하신다. 지방에 계셔 자주 찾아 뵙지도 못한다. 고작 하루 한두차례 전화를 하는 것으로 불효를 대신한다. 그때마다 어머님은 “괜찮으니까 너희들이나 아프지 말아라.”라고 먼저 자식 걱정을 한다. 지난 주말 아내와 함께 어머님을 뵙고 왔다. 집으로 가지 않고 식당에서 만났다. 나오시기 싫다는 것을 억지로 모셨다. 서울에서 내려가기 전 식구들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어머님께 자장면이라도 한 그릇 사드리고 싶다고 졸라댔다. 쉰이 다된 자식의 소원을 들어준 셈이다. 모시고 살지 않는 탓에 지금까지 한 번도 어머님과 외식을 하지 못했다. 그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어머님께서는 맛있게 드시는 양 했다. 그러나 음식은 비워지지 않았다. 더욱 수척해진 모습에 마음이 저려왔다. 누군가 ‘7788’이라고 했다. 일흔일곱까지 팔팔하게 살다 가면 그것이 행복이라고. 그때까지만이라도 제발 살아계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무소속 금배지들 ‘금값’

    18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무소속 당선자들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친박연대·친박 무소속을 제외한 ‘순수’ 무소속 당선자들에 대해 여야가 치열한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과반 의석인 153석을 얻었지만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여전히 몸집 불리기에 목말라 있는 상태다. 강재섭 대표가 안정적 수치로 제시한 157석이 일차 목표다.30∼40여명에 이르는 당내 친박계 의원들과 친박연대, 친박무소속연대 등 범친박계의 세력화도 ‘순수 무소속’ 영입에 집착하는 이유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순수 무소속 4사람만 영입해도 157석”이라면서 “무소속 당선자들도 여당 소속일 때의 유리함을 알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길부(울산 울주), 김광림(경북 안동), 김세연(부산 금정), 송훈석(속초·고성·양양), 최욱철(강릉) 당선자 등을 언급했다. 특히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인 김세연 당선자는 영입 1순위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이날 “153석이면 과반수인데 뭐가 아쉬워서 원칙에 어긋나는 일을 하느냐.”며 무소속 영입 시도를 질타했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는 분위기다. 통합민주당 역시 호남 지역 무소속 당선자들 영입에 나설 태세다. 호남 지역 31석 가운데 무소속 당선자는 모두 6명이다. 당 안팎에선 “당연한 수순 아니냐.”는 목소리가 많다. 당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호남 무소속들은 민주당과 한식구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남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호남 무소속 후보들은 공식 선거전을 치를 당시부터 민주당으로의 복당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전남 목포의 박지원 당선자는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50년 민주평화 세력의 정통성을 가진 당이다. 기필코 돌아간다.”고 복당 의사를 분명히 했다. 광주 남구의 강운태 당선자도 “민주당이 먼저 입당 제의를 해 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부정적 여론도 만만치 않다.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세균 의원은 “호남의 탈당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은 정치 도의와 원칙에 맞지 않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과거 여당일 때는 국정을 책임있게 뒷받침하기 위해 의석수가 대단히 중요했지만 지금은 의석을 늘리는 것보다 원칙을 지키는 게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18석을 얻은 자유선진당은 무소속 영입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원내교섭 단체 구성을 위해 2명의 의원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의사협의 과정에서 발언권을 확보하고 분기마다 10억원이 넘게 지원되는 국고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라도 교섭단체 구성이 절실하다. 선진당은 한나라당과 송훈석·최욱철 당선자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연희(동해·삼척) 당선자도 ‘작업’ 대상이다. 심지어 당내 일각에서는 이인제(논산·계룡·금산) 당선자의 영입설도 일고 있다. 국민중심당 출신 인사들의 강력한 반발로 성사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선진당이 의석 확보에 얼마나 집착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선진당은 박병석(대전 서구), 양승조(충남 천안) 등 충청권 민주당 당선자들에게도 ‘충청 맹주 정당’임을 내세워 영입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한상우 박창규기자 cacao@seoul.co.kr
  • FC바르셀로나 호나우지뉴 AC밀란에 새 둥지

    브라질 축구대표팀의 간판 공격수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에 몸을 담고 있는 호나우지뉴(28)가 이탈리아 세리에A의 AC밀란에서 ‘하얀 펠레’ 카카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유럽축구 전문 온라인매체 ‘골닷컴’은 아직 구체적인 몸값 협상이 시작되진 않았지만 바르셀로나와 AC밀란이 그의 이적에 합의했다고 11일 전했다. 이로써 호나우지뉴는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던 AC밀란에 새 둥지를 틀어 카카, 파투, 부상에서 회복 중인 호나우두 등 쟁쟁한 삼바군단 멤버들과 한 식구가 됐다. 그의 이적료는 2000만유로(약 309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03년 파리 생제르맹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호나우지뉴는 2004년과 2005년 연거푸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로 뽑혔던 인물.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부상과 컨디션 난조, 감독과의 불화 등으로 정규리그 30경기에서 13차례만 선발로 나와 8골 2도움에 그쳤고 오른쪽 허벅지 근육 파열로 시즌을 마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테마 기행(EBS 오후 8시50분)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종착역인 모스크바를 둘러본다. 먼저 연상되는 건축물이자 게임 ‘테트리스’의 배경이기도 했던 성 바실리 성당을 비롯해 길거리 예술가들의 천국인 아르바트 거리에서 무명의 화가도 만나본다. 또 에르미타슈 미술관을 찾아가 러시아 예술의 근원적 힘은 무엇인지 느껴본다.   ●사미인곡(KBS1 오후 7시30분) 18대 총선 최고의 스타! 판사 출신의 ‘얼짱’ 대변인 나경원과 전 KBS 앵커출신 신은경이 서울의 심장부 중구에서 한판 진검승부를 벌였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금배지를 향해 달리는 그녀들의 하루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승리를 향해 선의의 경쟁을 펼친 두 ‘여걸’의 지난 2주 동안의 여정을 되짚었다.   ●코끼리(MBC 오후 8시20분) 미경은 저렴한 디디크림이 효과가 없는 것 같아서 해영에게 주기로 한다. 디디크림을 바른 해영의 피부가 좋아 보인다며 식구들의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미경은 점점 더 해영에게 준 디디크림이 아까워진다. 자신의 물건을 굉장히 아끼는 성현. 그런 성현의 만화책을 빌려간 현지가 성현은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0분) 호주 동포 젊은이들을 위한 축제 ‘코리안 유스 페스트’가 시드니에서 열렸다. 동포 젊은이들을 위한 첫 행사로, 최근 한국인 유학생 살해 사건으로 침울했던 동포 사회에 활력소가 됐다. 한식과 중식, 일식 등 먹을거리와 제기차기, 다트, 마술쇼, 즉석 장기자랑 등 다양한 오락프로그램들이 펼쳐졌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20분) 한때 길수씨는 100평짜리 넓은 집에 사는 교사였다. 그런 안정된 삶을 버리고 선택한 3평짜리 집과 떠돌이 생활. 남들에겐 불안해 뵈는 삶이지만 그의 3평짜리 집에서는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었다. 발길 닿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떠나는 여행길. 오늘도 목적지 없는 여행을 떠나는 길수씨 가족이다.   ●온에어(SBS 오후 10시10분) 기준은 승아에게 에이든이 남자 주인공으로 결정되었다고 통보하고, 승아는 영은을 찾아가 어떻게 에이든을 연기파트너로 낙점할 수 있냐고 따진다. 영은은 체리에게 의사답게 머리를 당장 자르라고 명령하고, 체리는 눈물을 흘리며 미용실을 찾는다. 한편, 영은과 경민은 5,6부 대본수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다.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14) 고누와 나무하기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14) 고누와 나무하기

    김홍도의 작품 ‘풍속화’다. 그림 오른쪽에는 상투를 튼 어른이 나무에 기대어 곰방대를 물고 물끄러미 아이들이 노는 장면을 보고 있고, 그림 중앙에는 아이 둘이 웃통을 벗고 놀이에 한창이다. 그리고 그 왼쪽에 아이 둘 역시 구경을 하고 있다. 그림의 위쪽에는 집채만 한 나뭇짐을 얹은 지게 둘을 언덕에 기대어 놓았고, 그 왼쪽에 다시 더벅머리 아이 하나가 나뭇짐을 지고서 오고 있다. ●아무 곳에나 말판 그리고 놀이… 방식도 다양 이 그림은 고누 두는 그림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고누는 흙 마당이나 종이 등 아무 곳에나 말판을 그리고 상대방의 말을 많이 잡아먹거나, 상대의 집을 차지하거나, 상대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 이기는 놀이다. 지방에 따라 꼰, 고니, 꼬니, 꼬누 등 여러 가지로 부르고, 그 놀이의 방식도 다양해서 우물고누, 네줄고누, 밭고누, 호박고누, 샘고누, 강고누, 줄고누, 팔자고누, 십자고누 등 많은 종류가 있다. 장기와 바둑은 놀이하는 판이 정해져 있지만, 고누는 다양한 이름만큼 말판의 종류도 많고, 노는 방식도 다양하다. 또 말판이 간단하여 언제 어디서나 둘 수 있었다. 필자 역시 어릴 적에 적잖이 즐겼다. 한데 이 그림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 이 그림의 고누판은 둥근 원을 그리고 그 속에 다시 십자를 그리고 있는데 이런 고누판은 현재 전하지 않는다. 사실 이 그림은 윷판으로 보인다. 윷가락이 없으니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둥근 원형 안에 작은 물건 넷이 보이는데, 이것이 윷일 수 있다. 윷은 꼭 나무로 길게 만든 것이 아니라도 된다. 나는 어렸을 때 동네 어른들이 작은 고동 껍데기를 윷가락 대신 쓰는 것을 보았다. 땅에 살짝 굴려도 도 개 걸 윷 모가 나왔다. 이제 나뭇짐 쪽으로 말머리를 옮기자. 도시에서 나고 자란 50대 이하의 세대는 나무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것이다. 필자 역시 나무를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아버지 세대, 그리고 주변의 시골출신들은 나무 하러 다닌 기억을 종종 떠올린다. 나무가 없으면 취사와 난방을 할 수 없었으니, 나무는 필수적인 생존 수단이었던 것이다. 필자의 직장인 부산대학이 있는 부산 동래는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조선조 때부터 있던 온천이 본격적으로 개발된 것은 일제강점기 때부터다. 일제시대에 온천장을 소개하는 사진엽서가 만들어졌는데, 사진 속의 금정산을 보면 완전히 민둥산이다. 왜냐고? 땔감 때문에 나무가 남아나지 않았던 것이다. 대한민국의 산이 우거진 것은 연탄을 연료로 쓰면서부터일 것이다. 물론 적극적인 식목정책도 한몫을 했지만. 김홍도가 살던 조선시대는 나무 하기가 쉬웠던가. 조선시대가 지금보다 환경이야 더 깨끗했겠지만, 국토가 온통 나무로 뒤덮인 것은 당연히 아니다. 나무를 할 만한 곳은 모두 개인의 소유로 분할되어 있었고, 그 개인 소유지에 들어가는 것은 당연히 불법이었다.‘경국대전-공전’을 보면 나무하는 곳, 즉 시장(柴場)이란 곳에 대한 흥미로운 조항이 있다.‘시장’은 땔나무를 하는 곳으로 관청에는 땔나무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관청마다 일정한 면적으로 땔나무 하는 곳을 분배해 준다. 예컨대 봉상시·상의원·사복시·군기시·예빈시·내수사에는 모두 사방 20리, 내자시·내섬시·사재감에는 15리, 사포서에는 5리의 ‘시장’을 지급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게 뒷날 문제를 일으킨다. 명종 9년 12월10일 사헌부에서 올린 상소문의 일부를 보자. 서울 주위 30리의 꼴과 땔나무가 있는 곳은 모두 세도가가 독점하여, 베어가는 것을 금지합니다. 때문에 근방의 나무를 해서 파는 사람들이 그 위세에 눌려 손을 대지 못하고 개울을 건너고 고개를 넘어 가기 때문에 너무나 고생스럽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파는 나무 값이 극히 비쌉니다. ●나무 할 만한 곳은 모두 권세가들이 독점 권세가가 서울 근처의 나무를 할 만한 곳을 모두 독점해 버려 나무 값이 뛰어오른다는 것이다. 이런 권세가를 한 명 밝히자면, 문정왕후의 오라비였던 윤원형이 있다. 박순(1523∼1589)의 상소에 의하면, 윤원형은 수락산 일대를 독차지하여 주민들의 무덤까지 파헤치면서 주민들을 내쫓은 뒤 시장(柴場)을 만들고는 그곳에서 땔나무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중 일부를 세금조로 바치게 했다고 한다. 원래 수락산은 서울에 가깝기 때문에 누구나 땔나무를 하거나 꿩이나 토끼를 잡기 위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산이었는데, 이것을 윤원형이 독점했던 것이다. 한데 이것은 윤원형과 같은 일부 권세가의 문제가 아니었다. 훨씬 전부터 시장의 독점은 있어왔고, 조선후기에도 사정은 동일하였다. 성종 연간의 인물인 서거정의 시에 나무꾼을 둘러싼 꽤나 진지한 시가 한 편 있다.‘토산(兎山)의 시골집에서 농부의 말을 기록하다’라는 제목의 긴 시를 남기고 있는데, 나무꾼의 하소연을 옮겨 적은 것이다. 앞부분을 요약해 보자. 이 농부는 불암산 기슭에서 농사를 지으며 겨우 살아간다. 그런데 뜬금없이 간교한 자의 토지 소유권 소송에 걸려든다. 교활한 아전들의 협잡질로 오막살이 한 채만 남기고 땅을 죄다 빼앗기고, 근근이 남아 있는 묵은 땅을 경작해 보지만, 흉년까지 든다. 세금을 낼 형편이 아니건만 아전들은 날마다 찾아와서 세금을 내 놓으라 닦달이다. 급기야 산속으로 달아나 숨어 있자니, 굶주린 뱃속에 불이 붙는 듯 아리고, 얼굴빛은 날마다 까맣게 타들어간다. 그래서 나무를 해다 팔기로 한다. 이제 나무꾼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땔나무 하러 산 속으로 들어가면 산중에 땔나무 무성하지요 집에 누런 송아지 한 마리 있지만 한 해 내내 먹지 못해 뼈만 앙상해 나뭇짐 나를 수 없기에 한 발짝에 두 번씩 꼬꾸라지며 걸음걸음 내가 지고 이고 나르니 두 어깨살은 벌겋게 부풀어 올랐지요 해 떨어질 녘에야 성으로 들어와서는 길에서 만난 야박한 장사치가 푼전까지 다투며 나무 값 후리치니 쌀값은 비싸고 내 품삯은 헐하기 짝이 없네요 농부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나무를 한 짐 해서 나오는데, 뼈만 남은 몸이라 등에 지고 오자니 그것도 힘이 든다. 시내에 들어와 팔려하지만, 야박한 장사치가 값을 후리치니, 품삯도 안 나온다. 그래도 어쩔 것인가. 자신에게 의지하는 가족들이 있다. 그래도 집에 있는 열 명의 식구 밥 달라고 소리치는 걸 생각하면 한 되든 한 말이든 어찌 따질 수 있겠습니까 그나마 주린 창자를 달래얍지요 집에 돌아와 마누라 자식놈과 마주 앉아 차츰 죽이라도 먹게 되었지만 이렇게 하여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내 삶이 정말 딱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나마 나무를 해 팔아 처자식과 점차 죽이나마 먹게 되었다. 하지만 웬일인가. 사람 고생은 끝이 없다. 얼마 전부터 권세가의 힘이 나무며 돌까지 미쳐 산이란 산은 죄다 제 땔나무 밭으로 차지해 사람들 나무 하고 꼴 베는 것을 막고부터 서쪽 집은 땔나무 한 번 한 죄로 매질 마구 하여 피가 철철 흘렀고 동쪽 집은 소가 밭을 밟은 죄로 아비 아들 나란히 묶여 갔지요 아무런 이유 없이 백성의 재물 약탈해 낫과 도끼까지 모두 빼앗아 갔지요 ●땔나무 한번 잘못하면 가혹한 私刑 힘 있는 권세가의 힘이 나무와 돌에까지 미쳐 산마다 줄을 치고 자기 땔나무 밭으로 삼는다. 만약 그 독점 공간에 들어가 땔나무를 하게 되면, 찾아와서 피를 흘릴 정도로 가혹한 사형(私刑)을 가하고, 낫과 도끼까지 빼앗아 갔던 모양이다. 시를 지은 서거정은 이 비극적 사태를 보고하면서 시의 끝에서 “나는 지금 이 말을 듣고 나서/ 한밤중에 홀로 흐느끼어 우노라”라고 깊은 동정을 표했지만, 조선조 말까지 백성들의 고통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김홍도의 이 한 장의 그림에도 뜯어보면, 사실 조선조 백성들의 삶과 역사가 깊이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길섶에서] 야박한 세태/ 오풍연 논설위원

    살다 보면 나쁜 일을 많이 겪게 된다.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인생사다. 그래도 삶 자체엔 의미가 있다. 부자도, 가난뱅이도 다를 바 없다. 그런데 남의 얘기를 포장해 전하는 이가 적지 않다. 물론 사실관계를 정확히 모르고 그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당사자는 큰 상처를 입게 된다. 당해 보지 않고서는 누구도 그 심정을 헤아리지 못한다. 한동안 두통으로 고생을 했다. 내로라하는 병원·한의원을 다 찾아다녔어도 원인을 찾지 못했다. 그러면 똑같은 대답이 돌아온다.‘스트레스’가 원인이란다. 하긴 명의인들 검사결과 이상이 없다면 뾰족한 수가 있겠는가. 다른 회사 지인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다. 한 친구가 대뜸 “중병에 걸렸다며…”라고 애처로워했다.“무슨 말이냐.”고 했더니 필자의 회사 식구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말이 와전됐으리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서운한 감정은 숨길 수 없었다. 말이란 그렇다.‘어’다르고,‘아’다르다고 했다. 요즘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닮은꼴이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쉬운 때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온통 노오란 빛 어찌 이리도 고울까

    온통 노오란 빛 어찌 이리도 고울까

    “음지로 넘어가는 젯만뎅이에는 벌써 산수유가 딴 데보다 쪼메 더 핏니더. 함 귀경가 보소. 이쁘니더.”-사곡산수유총각 “오늘 드디어 사진으로만 보던 산수유 피는 마을을 갈까 합니다. 우리 식구 다섯 모두 시간 내어 가기가 힘드네요. *”-깨알이 경북 의성의 산수유꽃 피는 마을 홈페이지(cafe.daum.net/ussansuyu)에 누리꾼들이 남겨 놓은 댓글이다. 의성 산수유 마을이라…. 마늘 냄새만 ‘등천´할 것 같은 그곳에 산수유가 남모르게 무리지어 피어나고 있었던가. # 산수유꽃 십리길 숲실마을이라 했다. 다래덩굴에 덮여 숲을 이루고 있는 골짜기라는 뜻에서다. 경북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 골이 깊고 벼농사가 잘된다고 해서 화곡(禾谷), 가뭄이 심해도 물이 마르지 않고 계속 풍년이 든다고 해서 전풍(全豊)이라고도 불렸다. 요즘엔 산수유 꽃피는 마을로 자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화전2리에서 3리에 이르는 십리길이 온통 노란색 산수유꽃에 점령당한 듯하다. 수령 300년가량의 산수유 3만여 그루가 화석 같은 나뭇가지에서 노란색 꽃을 틔워 내는 모습은 어디서고 쉽게 보기 어려운 풍경. 남녘에서 시작된 화신(花信)이 다소 늦어지면서 이곳 산수유 또한 예년보다 늦게 개화해 이달 중순쯤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 연초록과 노랑의 어울림 산수유 노란 꽃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것이 연초록의 마늘밭이다. 금실 좋은 부부처럼 노란색이나 초록색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경계하며 화사한 풍경을 연출한다. 마늘이야 예전부터 의성의 특산품으로 성가가 높았고, 산수유 열매 또한 중국산이 쏟아져 들어오기 전엔 고가의 한약재로 팔려 나갔다. 의성 사람들을 먹여살렸던 특산품 두 가지가 이젠 관광상품으로 효자 노릇을 할 모양이다. 숲실마을엔 아직도 옛 정취가 잘 살아 있다. 정월대보름이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뜻에서 마을 입구의 할배바위, 할매바위에 고추와 숯을 새끼줄로 엮어 금줄을 거는 습속이 여전하고, 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실개천 돌제방에는 오래 산 거북의 등딱지처럼 세월의 흔적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 사철 꽃피는 마을 마을 이름만큼이나 풍경 또한 변화무쌍하다. 산수유가 질 무렵이면 의성개나리가 노란색 바통을 이어받는다.5월이면 작약꽃이 마을을 덮고, 모란꽃이 그 뒤를 잇는다.7월부터 9월에 이르는 동안은 목화꽃과 메밀꽃 천지.11월이면 마을은 다시 산수유 열매의 빨간 옷으로 갈아입는다. 의성 산수유마을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데는 사진작가들의 역할이 컸다. 한 사진작가의 작품이 대통령 집무실에 걸리면서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렸고, 점차 여행자들의 발길이 잦아지게 됐던 것. 노란 산수유꽃들이 포근하게 마을을 품고 있는 형상이 꼭 ‘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모양’(金鷄抱卵)을 닮았다. 풍수지리상 최상의 길지라던가. 지형상 명당은 아닐지 몰라도 최소한 풍경의 명당임은 분명해 보인다. # 산골마을에서 처음 열리는 산수유축제 숲실마을은 전남 구례나 경기 이천 등의 산수유마을과 달리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저 산수유 군락이 예쁘다는 입소문을 듣고 알음알음 찾아오는 사람들이 전부였다. 숫기 없는 산골마을 사람들이 처음으로 산수유 축제를 연다. 제 자랑하는 것이 여간 쑥스러운 일이 아닐 테지만, 외지 손님들을 위해 주차장도 마련하고, 마을 부녀회에서는 마을회관을 임시 식당으로 개조해 간단한 먹거리를 파는 등 부산한 모습이다. 순박한 시골 인심이 얹혀진 부침개에 막걸리 한 사발 들이켜도 좋을 듯.13일까지 계속된다. 글 사진 의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남안동 나들목→의성 방면 5번 국도→의성읍→912번 지방도→신감 삼거리 우회전→오상 삼거리 좌회전→신리→화전3리→좌회전→화전2리. ▶맛집:의성 하면 역시 마늘 먹인 소가 대표 먹거리. 의성읍 도서리 의성마늘목장은 직접 사육한 마늘소를 식재료로 사용한다. 모둠(한 근 600g) 3만 8000원부터, 갈비살(한 근) 4만 8000원부터.834-9292. ▶잠잘 곳:군에서 운영하는 금봉산 자연휴양림이 깨끗하다. 콘도식이어서 취사도 가능하다.6만∼13만원.833-0123. ▶둘러볼 곳 ▲제오리 공룡발자국 화석지: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4종류의 공룡 발자국 316개가 남아 있다. 천연기념물 제373호. 평지가 아닌 도로 경사면에 남아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금성면 제오리. ▲등운산 고운사:단촌면 구계리에 있는 신라시대 사찰. 신문왕 원년(68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치원이 지었다는 경내 가운루는 계곡에 발을 내린 듯한 3쌍의 긴 기둥이 눈길을 끄는 건물. 고운사에서 가장 오래된 불상인 석조석가여래좌상도 놓쳐선 안 된다.833-2424. ▲금성산 고분군:삼한시대 소국으로 알려진 조문국(召文國)의 경덕왕릉 등 200여기의 고분이 남아 있다. 의성군청 새마을문화과 833-5053, 장성진 화전2리 이장 010-7709-5782.
  • “우리금융, 산은·기은·대우증권 인수? 왜 그런 얘길 했는지…”

    “우리금융, 산은·기은·대우증권 인수? 왜 그런 얘길 했는지…”

    2일 이른 아침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보험사 최고경영자들과의 상견례에 참석한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행사가 끝난 뒤 취재차 온 기자들에게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했다. 우리금융지주, 산업·기업은행을 합쳐서 메가뱅크를 만드는 안에 대한 언론 보도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러나 몇번의 망설임과 주위의 만류로 자리를 떠났다. 행사장을 빠져 나가는 전 위원장을 동행해 기자는 몇가지를 물어봤다. ‘메가뱅크’에 대한 질문에 전 위원장은 금융정책 입안의 중심은 금융위라는 점을 명확하게 했다.“메가뱅크 안을 두고 기획재정부와 헤게모니 싸움이네 하지만 금융산업 발전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금융위이며 그것이 현재의 금융위를 만든 까닭”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재정부의 메가뱅크 안이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나와서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내가 그 자리에서 다른 부처에서 혹시 다른 안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최선의 방안을 강구하는 열린 자세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부는 공공기관 민영화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의견을 제시한 것이고 산은 민영화에 대해서는 다른 부처도 의견을 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강 장관이 재정부 입장에서 발언을 할 수밖에 없다며 위원장의 양해를 구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이 산업·기업은행과 대우증권을 인수해 키우는 방안을 정부에 제의했다는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이어 “매킨지의 컨설팅을 받았다고 하는데 재정부도 매킨지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으로 안다.”면서 “메가뱅크 안보다, 그런 보고서를 여기저기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더 기삿거리가 아니냐.”고 되물었다.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메가뱅크에 대해 별로 언급하지 않은 언론이 있는데 그 언론이 감을 잘 잡은 것”이라며 메가뱅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다시 강조했다. 관료들과의 협조 여부에 대해서 “나도 공무원, 관료”라고 응수했다. 이어 “그러나 (예전의 관료 스타일에) 물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갑·을 관계가 바뀌니 어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갑·을 관계라는 표현 자체가 잘못됐고 나는 그 용어에 매우 부정적”이라면서 “갑·을은 없고 우리만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나는 공무원을 장악 대상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공공의 목적을 향해 함께 뛰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장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카리스마는 주어진 제도에서 찾는 것이 아니고 지향하는 바가 앞서가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취임 이후 한달이 조금 안 됐지만 몸무게가 2㎏ 빠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식구(금융위 직원)들이 열심해 해서 크게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최태환칼럼] 박근혜 태업의 명암

    [최태환칼럼] 박근혜 태업의 명암

    지난해 가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였다. 작가 이문열은 걱정했다. 후보 검증이 내전의 칼로 쓰여선 안 된다고 했다.17대 총선 때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을 맡았던 그다.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사생결단을 두고 한 말이었다. 검증공방이 도를 넘었다. 네거티브 전략이 난무했다. 사실상 내전이었다. 갈등은 가까스로 봉합됐다. 박근혜 후보의 경선패배 승복이 마침표였다. 대선 승리의 출발점이었다. 집권 두 달을 넘기지 못했다. 한나라당이 다시 내전이다. 공천갈등이 내전의 칼이 됐다. 대선 승리의 여운이 사라지기도 전이다.18대 총선 결과를 우려하는 상황까지 왔다. 공천심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호기가 넘쳤다. 공천혁명을 표방했다. 안강민 전 검사장은 공천혁명을 이끈 전천후 폭격기였다. 당 안팎으로부터 스텔스기라는 찬사를 받았다. 결과는 새로운 내전의 출발이었다. 안강민이 떠난 당엔 분열과 갈등의 골만 깊고 선명하다. 한나라당은 전선이 없다. 지도부는 전선없는 전장을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당은 여전히 과반의석 확보의 기대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유권자를 끌어들일 절박한 호소는 보이지 않는다. 한나라당의 2라운드 내전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심란하다. 한나라당의 한계를 봤기 때문이다. 국정 운영능력의 바닥을 들여다봤기 때문이다. 친이·친박의 윈윈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내전의 끝은 뻔하다. 어느 일방의 굴복을 향해 달리는 형국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지금 ‘이중 당적’이다. 몸은 한나라당, 마음은 바깥에 쏠려 있다. 집을 뛰쳐나가 친정을 압박하는 원군의 위세가 만만찮다. 그는 당 공천 결과를 두고 ‘자신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했다. 이중당적, 총선지원 태업의 명분이다. 하지만 그의 태업은 당은 물론 자신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우선 포퓰리즘 행보의 극치라는 당 안팎의 시선이다. 그는 친이측으로부터 배신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공천 협상과정에서 좀더 정치력을 발휘했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너무나 순진했다. 수족이 잘린 아픔은 이해하지만, 협상력·정치력 한계의 자업자득이다. 뒤늦은 태업이 곱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박근혜 마케팅이 달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총선 결과 역시 부담이다. 한나라당 측에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면 그의 입지는 그만큼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몽니를 부리다 상처만 입었다는 비아냥을 듣기 십상이다. 태업 효과가 극대화돼도 문제다. 안정의석 확보에 실패한다면 그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태업이 해당행위 시비로 비화할 수 있다. 오로지 당권·대권에 집착하는 이미지가 부각된 측면도 부정적이다. 친박측은 태업을 원칙·신의가 무너진 데 대한 반격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식구 챙기기가 공천의 최우선 가치였던 데 대해선 비판의 시각이 적지 않다. 변화와 쇄신의 여망을 회피하는 수구의 이미지를 각인케 했다. 어쨌든 물갈이, 쇄신이 공천의 화두였다. 당장 7월 전당대회가 문제다. 당권경쟁을 앞두고 친박연대, 무소속연대 인사들의 복귀를 둘러싼 갈등이 노골화될 게 뻔하다. 내전은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당의 다수를 장악한 친이측과의 전선을 어떻게 갖고 가야 할지도 숙제다. 이번 총선서 그는 ‘박근혜 마케팅’의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대중적 인기를 새삼 확인했다. 하지만 화려했던 인기가 아픈 추억이 될지도 모른다. 새로운 시험대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23) 전남 구례군 산동면 수락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23) 전남 구례군 산동면 수락마을

    구례군 산동면 수기리에 위치한 수락폭포는 동편제의 대가 국창 송만갑 선생이 득음했던 장소로 구례 10경 중의 하나다. 폭포 상단에는 신선들이 바둑을 두었다는 신선대가 있고, 치마에 돌을 담아 올려 놓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할미암이 있다. 근래의 수락폭포는 여름철 물 맞으러 오는 관광객들로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산후통, 근육통, 신경통에 효과가 있다 하여 삼복더위가 시작될쯤이면 물살을 맞으려는 인파로 북새통이라는 것. 임진왜란 때 해주 오씨가 처음 들어와 정착한 수락은 10가구도 채 안 되는 폭포 위쪽 산중마을이다. 해발 400m 남짓인데도 산동면에서 유일하게 여름 채소 재배가 잘 되는 곳인데다 예부터 땅이 기름지고 배수가 양호해 많은 밭작물이 생산되었다 한다. 높은 지대에 비해 오히려 첫서리가 평지보다 늦게 내리는 경우도 많았다고. 다만 요즘은 농사를 짓는 집이 총 가구 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산 너머 상위마을에서 시집와 여든 해를 넘긴 오도임 할머니와 대대로 수락에 태를 묻은 정판길(81) 할아버지는 한국전쟁 내내 생이별하며 살았단다. 당시 산동에서 12명의 젊은이가 징집되었는데 살아 돌아온 이는 2명뿐이었다. 할머니는 강원도에서 전투 중인 할아버지를, 할아버지는 고향에서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젊은 아내를 그리워했을 뿐 서로의 생사는 확인할 길이 없었다. 그러다 3년 후쯤 “앵두설기떡을 했던 날”이라고 기억되는 그 반세기 전의 어느 날 편지가 도착했다. 할아버지가 부상을 당해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이었다. 할아버지는 치열한 전투 속에 발가락 대부분을 절단해야만 했다. 몇 해 전 시멘트 소로가 뚫려 차량 통행이 가능해졌지만 양길순(71) 할머니가 이 마을로 시집왔을 때만 해도 네 명의 가마꾼이 새색시더러 “걸어가라.” 할 만큼 첩첩산중이었다. 한번은 한밤중에 소변이 마려워 마당에 나섰는데 맞은편 산속에서 호랑이불이 번득이는 게 아닌가. 질겁하고 다시 방으로 들어섰지만 갓 시집온 각시는 시댁 식구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긴긴 밤을 보내야 했다. 시집살이 고생은 말도 못한다. 지독히도 가난했던 시절, 지쳐 쓰러질 때면 칡순으로 갈증을 해소했다. 그럼 거짓말처럼 “뽈딱” 일어나 다시 일을 할 수 있었다. 하필 딸 넷을 내리 낳느라 시집살이는 더 고됐다. 9년 전 먼저 떠난 남편은 대단한 술보였다. 남편이 술 마시러 가는 날은 꼭 수락폭포까지 마중을 나가야 했다. 인사불성이 된 남편에게 날달걀을 먹이고 데려온 적도 많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산중에서 제사를 치를 판이었다.“차라리 서울서 식모살이라도 해라.” 오빠의 권고도 있었지만 딸들을 두고 떠날 수는 없었다. 적어도 양 할머니에게 수락에서의 젊은 시절은 배고파서 고생, 시집살이 고생, 애주가 남편 때문에 고생,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생의 연속이었다. 마을에서 차가 없는 집은 이 댁을 포함해 딱 두 집뿐이다. 버스가 다니는 중기(수락폭포 아랫마을)까진 그럭저럭 40분, 올라올 땐 1시간도 더 걸리는 데다 6000원인 택시비가 아까워 구례읍으로 나가는 일은 큰맘 먹어야 가능한 일이 되었다. 다시 여름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시원한 폭포수에 온몸을 맡길 것이다. 그 물은 지리산 서부능선의 기운이 녹은 물, 수락마을 주민들의 오래된 아픔과 고통과 그리움이 절절이 밴 물, 그 물은 다시 섬진강이 되고 남해가 되어 머나먼 바다로 긴긴 여행을 떠날 것이다. 글 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기자(www.emountain.co.kr) ▶가는 길 전남 구례까지 가는 대중교통은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용산역, 부산 서부 사상시외버스터미널 등에서 탈 수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IC,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장수IC,88고속도로 지리산IC 등에서 남원으로 간 다음 19번 국도로 들어선다. 이후 밤재터널 지나 ‘산동’ 혹은 ‘수락폭포’ 이정표를 따른다.
  • 2단계 정부조직개편 대상·규모 확대 시사

    2단계 정부조직개편 대상·규모 확대 시사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조직 개편작업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강조했다. 특히 중앙부처에서 3427명을 줄인 1단계 조직개편에 이어 2단계 조직개편에서는 대상이나 규모가 훨씬 더 커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원 장관은 “남는 인력을 억지로 넣은 부처별 태스크포스(TF)의 필요성 여부를 재검토할 방침”이라면서 “일단 놀지 않게 배치했을 뿐, 임시 방편으로 이뤄진 인사에 대해 일제 정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기획재정부 등 일부 부처가 초과 인력을 TF로 편법 관리하는 등 ‘하나마나’식 조직개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데 따른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각 부처들의 ‘내 식구 챙기기’에도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여수박람회 등 주요 국가행사에 민간인 대신 조직개편에 따른 초과 인력을 우선 배치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권한 있는 부서가 더 그렇다.”고 꼬집었다. 원 장관은 또 2단계 조직개편과 관련,“정부·지방·민간이 할 일이 따로 있는데, 지금은 지방·민간이 잘할 일도 정부가 하면서 일을 키우고 있다.”면서 “민간이 잘하는 것은 과감히 위탁하고, 이 경우 공무원도 자리만 옮기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이 준 데는 인력을 감축하지 않고, 일이 는 데만 공무원을 계속 늘리기도 했다.”면서 “공기업도 업무상 1∼2개면 족할 것이 여러 개가 만들어져 있는 만큼 머리(기관) 수를 줄여 낭비 요소를 제거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기고] 국민이 만드는 준법사회/지영환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 조사관

    [기고] 국민이 만드는 준법사회/지영환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 조사관

    일본·싱가포르 하면 잘 정돈된 국가 이미지와 더불어 준법·법치가 떠오른다. 싱가포르 국민들은 스스로 ‘벌금국가’라고 부를 정도로 준법이 생활화돼 있다. 일본 역시 다르지 않다. 인적이 드문 밤거리에서조차 빨간 신호등을 무시하는 운전자를 발견하기 어렵다.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동시지향적’ 의식구조가 ‘법질서’와 함께 숨쉰다. 국가가 존립·발전하기 위해 법치의 실현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기초질서 준수에선 후진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 광화문이나 시청주변은 상습 시위지역이다. 아침·저녁 출퇴근 길에 확성기 소음 공해는 기본이다. 일부 시민들이 “시위자들이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의 홍보보다는 시민들을 괴롭히는 데 더 초점을 맞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우리 모두 그러려니 하며 지나친다. 통계에 따르면 불법폭력 집회로 인해 치르는 사회적 비용만 연간 12조 3000억원을 넘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1.5%에 이른다고 한다. 물론 우리 국민의 낮은 법질서 의식은 먼저 정부 책임이 크다. 헌법 위에 ‘떼법·정서법’이 용인되는 사회 풍조를 국가가 용인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전 떼법정서를 추방할 것을 강조한 것도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논리적인 설득이나 주장보다 막무가내의 우격다짐이 통하는 사회였다. 우리 일상 주변에서 나타나는 불법·탈법은 기초생활 곳곳에서 나타난다. 불법 주정차, 과속 위반은 예사다. 각종 범칙금 납부도 버티는 경우가 많다. 아예 무시해 버리는 사례도 자주 목격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시간을 내어 경찰서에 나와 진술하거나 제대로 범칙금을 내는 사람만 손해본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늘고 있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수많은 과속·불법 주차 단속 카메라도 국민들의 준법의식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오히려 시민들에게 양심을 속이도록 하는 거추장스러운 애물단지일 뿐이다. 공직자들의 법준수 의식 역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많은 국민들은 공무원들의 법 준수 의식이 일반 국민에 비해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공직자가 비위를 저지르거나 불법행위를 했을 때도 자체 기관 등을 통한 솜방망이 징계가 다반사다. 법질서 준수 의식이 희박해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고의로 탈세한 공무원이나 교통신호를 지키지 아니한 경찰관이 법집행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듯이, 부여된 공권력이나 인·허가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함으로써 빚어진 부작용도 법질서 붕괴에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국가의 법집행이 정당한 권위와 위신을 잃고 무너져 내린다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이제 정부나 국민들이 발상을 바꿀 때다. 원칙과 상식에 따른 기초질서 확립의 가치를 우선 가치로 둬야 한다. 적당주의는 누구에게도 도움에 되지 않는다는 의식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엄격한 법집행의 관행이 자리잡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가꿔나가야 한다. 내가 할 때는 절박한 심정이니까 이해해 달라 하고, 남이 할 때는 불편하니까 막아 달라는 이기심은 사회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뿐이다. 시민의식도 바뀌고, 법집행을 담당하는 경찰이나 사법당국의 의지도 단호해야 함을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새 정부가 내세우는 선진화는 세계화시대에 발맞추기 위한 국민의식의 선진화라고 할 수 있다. 폭력·불법의 시위문화 개선, 불법·탈법 주정차 질서 개선, 고속도로에서의 갓길운행 금지 등이 더 이상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는 사회가 되길 기대한다. 지영환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 조사관
  • 소년병·인종갈등·무국적자·AI…

    우리가 꼭 알아야 하지만 놓치고 있는 지구촌의 주요 사건들은? ‘세계정부’ 유엔이 27일 지구촌 식구면 꼭 알아야 할 열 가지를 뽑았다. 켜켜이 쌓인 국제적 현안들에 밀려났지만 꼭 개선해야 할 사안들을 되돌아보자는 뜻이 담겼다.# 총알받이로 내몰린 아이들 콜롬비아, 파키스탄, 콩고민주공화국 등에 30만여명의 어린이들이 총을 든 채 전쟁터에 병사로 내몰려 있다.10세 안팎에 13∼17세까지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절반은 소녀라고 자선단체 ‘아동을 구하라’가 밝혔다. 이들은 성폭행 등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사회복귀도 매우 어렵다.# 봄 되찾는 인종갈등 지역 유엔은 우간다를 대표적인 나라로 꼽았다.1962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40여년간 내전이 이어졌다.그러나 특히 북부지역에서 이러한 갈등을 줄이려는 노력이 엿보인다고 유엔은 밝혔다.# 국적도 없이 떠도는 이들 쿠르드족, 집시 등 유랑민족들은 물론 동유럽, 아프리카에서 고국을 떠나 더 살기 좋은 곳으로 향해 정처없는 여정을 계속하고 있다. 주로 귀화, 결혼, 입양, 영토변경 등의 사유 때 국가간 협정이 없어 발생한다. 전세계 1500여만명으로 추산되며, 교육·의료혜택 등 제도에서 소외된 채 숨어 지낸다.# 기후변화가 끼치는 악영향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는 일상생활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겨져 소홀히 하기 쉽다. 하지만 대재앙이 닥치기 전에 준비하는 자세를 국제적으로 갖추지 않으면 인류를 곧 재앙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땅 꺼진 십자로(十字路) 유엔은 기로에 선 아프가니스탄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눈을 돌리자고 촉구한다.탈레반과 정부군의 전쟁으로 2001년 이후에만 민간인 15만명이 애꿎게 목숨을 잃었다.# 아프리카 할퀴는 말라리아 해마다 100만명 이상 사망자를 내는 금세기 최악의 재앙이다.주로 아프리카의 어린 새싹들이 희생된다. 유엔은 방충망 보급확대와 새 의약품 개발로 상황은 차차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봤다.# 확산일로 조류 인플루엔자 2003년 처음 나타난 뒤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도 사라지지 않아 대책이 시급하다. 최근 중국과 동남아시아까지 확대되며 동아시아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도 치료제 비축률이 3%에도 못 미치는 등 준비가 소홀하다.이밖에 서부 다르푸르와는 달리 남부 수단에서 펼쳐지고 있는 평화복구 노력과, 유엔 인권위원회 및 평화유지군 활동도 눈여겨볼 이슈로 꼽았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집안일 하랴 아이 돌보랴 거기에 공부하기까지 하루 24시간이 부족하기만한 호티벤. 그녀는 현재 양원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우등생이다. 공부뿐만 아니라 사근사근한 성격 탓에 교실 안에서도 인기만점이다.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준 남편에게 오티벤가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세계 테마 기행(EBS 오후 8시50분) 한약 재료로 팔팔 끓인 육수에 얇게 썬 고기와 야채를 살짝 데쳐 먹는 중국식 샤브샤브 ‘훠궈’. 오래전 몽골과 신장 등 유목민족들이 양고기를 탕에 익혀 먹었던 것이 남쪽으로 내려와 훠궈가 되었다고 한다. 훠궈의 어떤 맛이 13억 중국인들을 매료시켰는지, 몸이 건강해지는 훠궈 기행을 떠나본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0분) 최근 워싱턴 지역 한국 식당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랜 불경기 탓이라고 하지만 몇십년을 이어온 대형 유명 식당들이 문을 닫거나 휴업에 들어가 동포사회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건비와 물가 상승, 불경기뿐 아니라 공급 과잉도 한 원인으로 꼽는다.   ●아현동 마님(MBC 오후 7시45분) 길라네 식구들은 시향이 맞벌이하는 것에 대해 투표를 한다. 식구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투표를 하고, 시향과 길라는 결과에 승복하자고 한다. 한편 석기는 미녀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석기의 마음 씀씀이가 마음에 든 미녀엄마는 미녀를 시켜 반찬을 건네주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온에어(SBS 오후 9시55분) ‘티켓 투 더 문’ 제작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경민과 영은은 해외촬영 문제로 갈등을 빚게 된다. 여러 조건을 고려해 타이완을 해외촬영지로 선택하자 타이완 관광청 측에서 오승아가 타인완 홍보 대사가 되어줄 것을 요구한다. 해외헌팅과 홍보대사 일정이 겹치면서 네 사람은 함께 타이완으로 떠나게 된다.   ●낭독의 발견(KBS2 밤 12시45분) ‘낭독의 다양한 변주’라는 주제로 소설가 황석영, 배우 손숙, 시인 도종환, 가수 호란이 200회 특집 낭독의 무대를 꾸민다.200회 동안 녹화장을 찾고, 끝없는 사랑을 보내준 애청자의 특별무대도 이어진다. 산모원에서 신생아를 돌보는 이순옥씨가 신생아들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특별한 시를 소개한다.
  • [26일 TV 하이라이트]

    ●환경스페셜(KBS1 오후 10시) 인간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 그러나 지구 한편에선 물 부족으로 인간의 생명이 위협받는 ‘물 위기의 시대’를 맞고 있다. 우리가 마실 물은 우리 스스로의 노력으로 지킬 수밖에 없다는 냉혹한 자연의 섭리를 깨닫게 되는 현실이다. 인류 생명의 원천, 물을 지키는 우리의 올바른 자세는 무엇일까.   ●다큐 프라임(EBS 오후 11시10분) 20세기 들어 9명의 영국 총리와 47명의 노벨상 수상자 등 걸출한 인물들을 배출해온 영국 교육의 중심 옥스퍼드. 데니스 노블 교수는 그 옥스퍼드에서도 손꼽히는 대학자이자 교수다. 진정한 옥스퍼드인의 전형이라고 칭송받는 옥스퍼드 최고의 석학 노블 교수의 연구와 학문, 교수생활 등을 엿본다.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성장이냐, 물가 안정이냐? 원자재 가격 급등,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욕심이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이겠지만 현실을 보면 그렇게 순탄하지가 않은 것 같다. 기획재정부 최중경 차관과 함께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본다.   ●누구세요?(MBC 오후 9시55분) 승효는 꿈에서 본 일건의 얼굴을 떠올리며 영인에게 최근 일건을 찾아온 사람이 없었냐고 묻는다. 재하는 갤러리에 같이 온 승효와 영인을 보고 의아해하고, 승효와 재하는 영인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선다. 승효는 하영에게서 일건이 예전 화랑과 계약된 화가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온에어(SBS 오후 10시) 승아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티켓 투 더 문’과 같은 시기에 촬영하는 영화에 출연 계약이 맺어져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기준은 영화 출연을 백지화하려 법적 대응을 준비하지만, 위약금을 물지 않는 한 별다른 방도가 없단 얘기에 좌절한다. 진상우의 농간임을 알게 된 승아는 SW엔터테인먼트로 쳐들어 가는데….   ●쾌도 홍길동(KBS2 오후 9시55분) 활빈당 식구들은 산채에서 왕과 대적하기 위해 싸움을 준비하고, 길동은 처음으로 자신의 봉을 버리고 칼을 무기로 든다. 관군들과의 전쟁이 시작되고 이를 알게 된 이녹은 무작정 산채로 뛰어들어가 길동을 만나려 한다. 이에 창휘는 위험한 산채에서 이녹을 빼내려고 길동에게 서찰을 보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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