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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사가 걸어온 길] 5. 영원한 은막의 여인 최은희

    [명사가 걸어온 길] 5. 영원한 은막의 여인 최은희

    어느 시인이 말했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너무나 드라마틱했다. 전혀 예상치도 못한 운명적 단어들로 여자의 일생이 가득 채워졌다. 15살에 집을 나가 배우가 됐고 순탄치 않은 결혼과 이혼, 전쟁의 아픔, 그리고 신상옥 감독과의 만남, 납북과 탈출 등으로 이어지는 질곡의 세월은 말 그대로 한 편의 서사시였다. 사람들은 이러한 그를 가리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인생’이라고 말한다. 영원한 은막의 스타 최은희(83)씨.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까만 모자에 안경, 목도리가 잘 어울리는 차림이었다. 파란 많은 삶을 살아온 그 세월이 무진할 텐데 수줍게 웃는 모습이 여전히 은막의 소녀처럼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가끔씩 창밖을 바라본다. 안경 너머의 눈빛,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신 감독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애절하게 서려 있는 듯했다. 중얼거림으로 다가온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길고도 모진 세월을 살아왔다. 고생을 모르고 자유와 평화 속에서 살아온 젊은 세대들은 짐작도 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시간들이었다”라고 말이다. 최씨는 지난해 12월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선정 제2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시상식에서 공로예술인상을 수상했다. 이 자리에서 영화 ‘은교’로 신인예술인상을 받은 한참 후배 김고은의 손을 잡고 격려해 주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요즘에는 어떻게 지낼까. “올겨울에는 날씨가 워낙 추워서 되도록 집에서 쉬면서 지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생의 삶, 지나온 세월 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됐지요. 요새는 쉬어도 피곤함을 느낍니다. 모든 것이 다 그렇지만 기능을 너무 많이 혹사시켰나 봐요. 제 삶을 되돌아보면서, 자기 몸을 돌보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 나는 참 바보처럼 살았다’라는 식으로 말이죠.” 그는 한마음한몸운동본부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하지만 몸이 불편해 외부활동을 하지 못하고 대신 마음의 정성을 담은 카드 등을 보내는 일로 대신하고 있다. 나들이할 때에는 걷기가 힘들어서 휠체어에 의지한다. 젊었을 때 너무 열정적으로 일을 하다보니 건강을 돌보지 못했고 요즘에는 노후 관리라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단다. 집에는 사촌동생이 함께 있고 가끔 영화감독인 아들 신정균과 영화 이야기를 나눈다. 아들은 1999년 ‘삼양동 정육점’으로 데뷔했으며 ‘스무살’(2001)과 ‘나의 스캔들’(2008) 등을 제작했다. 아들의 영화에 대한 평을 부탁했더니 “열심히 잘하고 있는 것 같다”며 웃는다. 자연스럽게 우리 영화 얘기로 이어졌다. 지난해 ‘영화 관람객 1억명 돌파 시대’와 관련해 그는 “너무 고맙고 흐뭇한 일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잘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 1961년 자신이 출연했던 ‘성춘향’을 떠올렸다. 이 영화는 당시 설 연휴 때 명보극장에서 개봉돼 서울에서만 4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당대 최고의 흥행작이었다. 이로 인해 ‘신상옥-최은희’ 전성시대를 열었다. “지금은 시대도 바뀌었고 자유롭게 작품을 만들 수 있어요. 옛날에는 검열이 심했거든요. 그로 인해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요즘에는 패밀리 영화가 자주 나오는데 좋은 현상이고 고무적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영화가 세계를 제패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신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 당시를 잠시 떠올린다. 북한을 탈출한 뒤 신 감독은 할리우드에 ‘신프로덕션’을 설립해 ‘쓰리 닌자’를 제작했으며 시사회 때 미국 전역 1500개 극장에 배급이 결정된다. 이는 대단한 사건이었고 신 감독은 할리우드 진출 1호로 기록됐다. 최씨는 2007년 자신의 영화 인생을 담은 자서전 ‘최은희의 고백’을 펴냈다. 이와 관련, “영국의 한 제작사에서 작년부터 제의가 들어왔고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곧 촬영에 들어간다. 또 최근 미국 드라마 제작사에서 제의가 들어와 국제변호사와 얘기하고 있다”고 말해 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영화 발전을 위해 원로 연기자로서의 견해를 밝힌다. “집에 있으면서 드라마를 자주 보는 편입니다. 작가가 대본을 잘 쓴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고 때로는 얼굴만 가지고 등장하는 후배 배우도 있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예를 들면 대사 구성을 잘 못하는 경우이지요. 뭐든지 확실한 기초를 다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들, 어머니, 딸 역할이 분명해야 하구요.” 드라마를 볼 때마다 자신이 걸어온 인생을 반추해보며 영화배우로서의 삶을 되돌아보는 일이 많아졌다. 화제를 데뷔 당시로 돌렸다. 어린 시절 활달하지 못한 성격이어서 친구들도 거의 없었다. 일제강점기 말이었다. 방공호에서 만난 친구가 “배우하자”고 느닷없이 제의했다. 그러더니 친구가 방공호에 함께 있는 배우 문정복(탤런트 양택조의 어머니)씨한테 가서 배우시켜 달라고 졸랐다. 당시 문씨는 연극계에서는 유명한 주연배우로 현대적이고 세련된 미인이었다. 이튿날 그는 친구와 함께 종로6가에 있는 극단 ‘아랑’ 사무실에서 문씨를 다시 만났다. 부모한테 허락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친구는 거침없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 바람에 허드렛일을 시작하면서 단원이 됐다. 나중에 연극협회 회원증을 받아 정식 회원이 됐고 덕분에 정신대에 끌려가지 않게 됐다. 얼마 후 지방 공연 일정이 잡혔다. 첫 행선지는 대전이었다. 기차를 타고 가는데 문씨가 대본을 건넸다. 얼떨결에 읽었다. 그랬더니 이번 지방공연 때 무대에 한 번 서 보라고 권유했다. 제목은 ‘청춘극장’으로 하녀 역할이었다. 반응은 성공적이었다. 이렇게 해서 연기자로 데뷔하게 됐다. “지금도 첫 무대의 낯섦과 두려움, 떨림과 환희, 관객들의 숨소리, 뜨거운 눈물과 갈채를 잊지 못합니다. 극단 연구생으로 어렵게 치러냈던 첫 무대에서 이미 연극의 마력에 푹 빠져 버렸습니다. 열심히 했고 운 좋게도 주연을 많이 맡았습니다.” 광복이 되자 새롭게 시작하고픈 마음에 이름을 최경순에서 최은희로 바꿨다. 극단 활동 또한 ‘토월회’와 ‘극예술연구회’ 등으로 넓혀 ‘40년’ ‘맹진사댁 경사’ ‘이순신’ ‘세자매’ ‘나도 인간이 되련다’ 등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영화를 처음 시작한 것은 동양극장에서 연극할 때였다. 토월회에서 함께 일했던 최운봉 선생이 찾아와 시나리오 대본을 주면서 같이 영화를 하자고 권유했던 것. 신경균 감독의 ‘새로운 맹세’에서 순박한 어촌 처녀 역할이었다. 이 영화 역시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이어 ‘마음의 고향’ ‘밤의 태양’ ‘무영탑’ 등에서 잇따라 주인공역을 맡으면서 영화계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다가 목포에서 ‘사나이의 길’을 촬영할 때 6·25전쟁을 맞이한다. 배우들이 우왕좌왕했다. 부산으로 피란을 가거나 월북하는 배우들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남편과 집안 식구들이 걱정돼 서울로 왔다. 집에서 지내다가 먹을 것이 없어 시장 보러 가던 중 그를 알아보는 인민군 장교를 만나 어쩔 수 없이 북한 내무성 소속 경비대 합주단원이 됐다. 당시 합주단 사무실은 명동 성당의 수녀들이 숙식하던 곳이었다. 배우 김동원·김승호, 지휘자 임원식, 성악가 등 200여명의 예술인들이 모여 있었다. 포로들처럼 수용돼 사상교육을 매일 받았다. 그러다가 인천상륙작전으로 북한군이 후퇴할 때 평남 순천 쪽으로 끌려갔다. 평양에 거의 다다랐을 때 목숨 건 탈출을 했고 그 과정에서 국군을 만났다. 최씨는 인민군복에서 국군복으로 갈아입고 정훈공작대원으로 선무활동에 나서게 된다. 전쟁의 와중이라 목숨을 걸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다 1·4후퇴 때 서울을 거쳐 피란지인 대구에서 극단 ‘신협’ 단원들과 연극을 하게 된다. 이때 출연했던 작품이 ‘마의태자’ ‘춘향전’ ‘맹진사댁 경사’ ‘뇌우’ 등이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수십편의 연극에 출연했다. 신 감독과 만난 것은 ‘춘향전’ 공연 때였다. 어느날 알고 지내던 배우 황남씨가 영화 출연 교섭을 해왔고 며칠 뒤 중국집에서 신 감독을 처음 만났다. 이후 신 감독은 극단에서 공연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열정을 보였다. 결국 영화를 하자는 구애작전이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1954년 3월 7일 을지로6가의 허름한 여인숙에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둘은 하루 24시간 그림자처럼 같이 다녔다. 영화 같은 삶이 시작된 것이다. 두 사람이 찍은 첫 작품 ‘꿈’을 비롯해 최씨는 ‘젊은 그들’ ‘무영탑’ ‘지옥화’ ‘춘희’ ‘성춘향’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등 1976년까지 130여편에 출연했다. 이 가운데 ‘어느 여대생의 고백’으로 대박을 터뜨리며 대종상의 전신인 문교부 주최 제1회 국산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후 ‘다정도 병이런가’ ‘동심초’ 등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신 감독과 함께 전성기를 누린다. 우리 영화사의 큰 획을 그은 것도 이때였다. 1978년 최씨는 신 감독과 이혼을 했으며 안양예술학교를 운영하는 일에 전념했다. 어느 날 홍콩 금정영화사의 초청으로 홍콩을 방문했다. 일정을 소화하던 중 북한의 요원들에 의해 납북된다. 이후 5년 동안 연금 상태에서 혼자 지내다가 북한에서 신 감독과 다시 운명적인 재결합을 한다. 그렇게 9년 동안 북한에서 지내면서 모두 17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이때 찍은 대표작이 ‘불가사리’ ‘임꺽정’ 등이다. “당시 매주 금요일에 연회가 열렸고 여러 번 참석하면서 김정일 위원장과 여동생 김경희·장성택 부부, 김영남 외교부장 등과도 만났지요. 김정일 생일에도 초대를 받은 적이 있어요. 김정일과 관계된 곳은 공공 건물이든 가정집이든 어디나 영사실이 부설돼 있는 게 특징이었습니다.” 1986년 베를린영화제에 참석했다가 탈출에 성공한 최씨 부부는 미국에서 한동안 지내다가 1999년 다시 국내로 돌아왔고 2006년 신 감독이 세상을 떠나자 혼자 노년을 보내고 있다. 최씨에게 앞으로 출연기회가 온다면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물었더니 “그동안 정적인 역할이 많았다. 발랄한 연기를 하고 싶다”며 빙그레 웃는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2부) ④ LG 사랑의 다문화학교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2부) ④ LG 사랑의 다문화학교

    “엄마, 학교에 오지 마.” 어머니가 부끄러웠다. 중국 한(漢)족 출신인 어머니는 서투른 한국말 때문에 금세 외국인인 게 티가 났다. 주변의 수군거림이 싫었다. 어릴 땐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그런 어머니에게 노골적으로 화를 냈다. 짜증을 내고 반항도 했다. 아버지는 최근 학교 경비 업무를 맡기 전까지 벌이가 일정치 않은 일용직 노동자였다. 어머니는 청소부다. 인천 강화군에 사는 박정우(15·인천 강화중)군은 한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 탓에 1년 전만 해도 네 식구(여동생 포함)가 29.7㎡(9평)짜리 원룸에 살았다. 사춘기에 접어든 박군에게 개인 공간이 없는 집은 숨이 막혔다. 그런 박군에게 지난해 3월 변화가 찾아왔다. 어머니의 권유로 지원한 ‘LG 사랑의 다문화학교’에 다니면서부터다. 평소 수학, 과학을 좋아했던 박군은 한 달에 한 번씩 한국과학기술원(KAIST) 영재교육원에서 진행하는 실험 강의에 흠뻑 빠져들었다. 카이스트 대학생 멘토 선생님이 꾸려가는 강의는 과학에 대한 이해의 폭을 한층 넓혀 줬다. 멘토는 혼자 고민해야 했던 공부 방법을 알려주고, 진로에 대한 박군의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그런 뒤엔 멘토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힘을 북돋아줬다.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학교 성적도 쑥쑥 올라갔다. 그리고 지난해 7월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 국제 청소년 과학 엑스포’에 박군은 다문화학교 친구 4명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로 참가했다. 자신이 낸 아이디어인 무선으로 전기를 공급받아 움직이는 ‘미니 온라인 전기 자동차’가 조직위원회상을 받았을 땐 너무 기뻤다. 특히 영어로 진행된 개인 발표 부문에서 태양광 발전기에 관한 프레젠테이션상도 받았다. 블라인드에 태양광 패널을 붙여 빛을 차단하는 동시에 패널에 흡수한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활용하는 박군의 아이디어는 심사위원들에게 많은 찬사를 받았다. 새달이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박군의 성적은 최상위권이다. 가고 싶은 과학고 문턱에도 한 발짝 다가섰다. 집안 형편 때문에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받아본 적이 없는 박군은 “학원보다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한 것 같다”며 학교에서 저소득층 자녀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방과 후 수업과 다문화학교 수업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군은 27일 “저의 미래와 성적 고민, 진학에 대해 많은 도움을 준 대학생 멘토 선생님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건 정말 행운이었다”면서 “과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성적도 많이 올랐고 부모님에 대해서도 많이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 꿈이 생명과학자인데 부모님에게 중국의 언어와 문화를 잘 배워서 나중에 중국에서도 활동해보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박군과 같은 기간 다문화학교를 다닌 이병찬(16)군은 올해 특목고인 경북외국어고 중국어과에 합격했다. 그가 다니던 중학교에서 외고에 합격한 학생은 이군이 유일하다. 비정규직으로 중장비 일을 하는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군은 외고에 진학할 때 다문화학교 대학생 멘토 형, 누나들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군은 “실험 수업을 직접 준비해오는 멘토들의 색다른 시각은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특히 진로에 대해 같이 고민해주고 외고 면접 볼 때 자기소개서를 차별화하라는 조언과 미리 충분히 연습할 수 있도록 도와줘 긴장을 덜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이군은 다문화학교를 통해 수학, 과학 성적이 전교에서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경북 봉화군 과학경시대회에 출전해 동상을 받았고 자신감과 사교성, 리더십이 강해지면서 학급 부반장을 맡기도 했다. 중국인 어머니로부터 집에서 틈틈이 중국어를 익히고 있는 이군은 한국과 중국을 잇는 외교관을 꿈꾸고 있다. 이군은 “피부색 등 외모나 집안 환경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2010년에 시작된 LG그룹의 ‘사랑의 다문화학교’는 다문화가정의 자녀 중 과학과 이중언어 분야에서 재능이 있는 청소년들에게 2년 동안 한국외대와 카이스트 교수진이 대학생 멘토링 제도 등을 결합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무료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4대 그룹 가운데 다문화가정 청소년 교육 지원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550여명의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이 온·오프라인 교육 혜택을 받았으며 LG는 연간 10억원(1인당 평균 500만원)의 교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과학인재과정 2기에서는 이군 외에 안은지양이 청주외고 영어과에, 이소은양이 청심국제고에 합격하는 등 중학교 3학년 8명 가운데 3명이 특목고에 진학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성추문 피해자 사진유출’ 검사 2명 약식기소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조상철)는 26일 성추문 검사 사건의 피해 여성 사진을 그림 파일로 만들거나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송한 국모(39) 검사와 박모(37) 검사, 검찰 직원 나모(30·여)씨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약식 기소했다. 단순히 검사의 지시에 따랐거나 외부 유출을 하지 않는 등 위법 행위 정도가 약한 검찰 직원 2명은 기소유예 처분했다. 경찰은 봐주기 수사라며 반발했다. 국 검사는 지난해 피해 여성의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며 사진을 구해 오라고 지시한 뒤 증명사진 캡처 파일을 만들어 출력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검사는 자신이 직접 증명사진 캡처 파일을 만들어 검찰 내부 직원 6명에게 메신저를 통해 사진을 전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각각 500만원과 3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21일 검찰시민위원회를 열어 논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처벌 수위를 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피해 여성이 고소 취소 및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한 경찰의 반발과 함께 검찰이 ‘제 식구 감싸기’로 미온적 처벌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의 전형적인 ‘봐주기’ 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은 경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했으나 핵심 자료를 제때 건네 주지도 않았다. 경찰은 이 같은 검찰 수사 결과를 예견하고 있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촌티난다고? 막걸리 같은 영화는 다시 찾더라고요

    촌티난다고? 막걸리 같은 영화는 다시 찾더라고요

    ‘챔프’ ‘각설탕’ 등 휴머니즘을 기반으로 한 영화를 만들었던 이환경 감독이 이번에 제대로 일을 냈다. 그가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영화 ‘7번방의 선물’이 23일 마침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이다. ‘천만 감독’의 반열에 오른 소감을 묻자 그는 “쟁쟁하신 분들 사이에 속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면서 “그동안 영화를 통해 일관되게 사랑과 희생을 이야기해 왔다. 장르가 좀 달라질 수는 있어도 앞으로도 이 주제 의식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6세 지능의 지적 장애인 아버지 용구(류승룡)의 딸 예승(갈소원)에 대한 애틋한 부성애를 그린 이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맞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평단에서는 눈물만 쏙 빼는 신파조 영화로 치부하기도 했다. “억지 눈물이다, 주인공을 극단적으로 끌어내면서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비판을 들었을 때 물론 섭섭했죠. 저 자신이 영화를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만드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다소 촌스럽고 투박할지언정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는 용구가 사형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예로 들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이기도 하다. “용구가 애달프게 부르는 딸 예승의 목소리에 다시 돌아보는데, 용구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 더 세련된 연출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아이를 가진 아빠라면 본능적으로 딸에게 반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멋있어 보이거나 머리로 이해하는 것은 그다음이 아닐까요.” 예승이는 이 감독의 13살 된 친딸의 이름이기도 하다. 자신이 연출한 영화마다 딸 이름을 사용할 정도로 그는 ‘딸 바보’로 통한다. 그가 자극이 없고 가족애를 강조한 무공해 ‘착한 영화’에 집착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제겐 가족이 정말 소중합니다. 부모님이 살아계신데 두 분이 제게 사랑과 희생을 정말 많이 보여주셨어요. 그분들께 보답하고 제 식구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어요. 제가 누아르나 스릴러를 못 만들어서 안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그런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요즘 TV나 영화를 보면 무섭고 센 작품이 많지만 제 아이가 성장하기 전까지는 제 영화를 통해 사랑과 희생을 많이 배우게 하고 싶습니다.” 한 아버지가 잘못을 저질러 경찰에 연행되면서도 끝까지 엄마가 없는 딸의 밥을 챙기는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는 이 감독은 딸 예승과 실제 에피소드를 통해 코미디를 강조했다. 용구와 예승의 우스꽝스러운 바보놀이 같은 것이다. “‘챔프’나 ‘각설탕’이 부성애라는 대주제를 올곧게 먼저 던져주는 형식이었다면 이번에는 가볍게 다가가려고 했어요. 에피소드를 강조하고 편하게 접근했더니 그 안에 가족이 있더라고요.” ‘착한 영화’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피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접근방법의 승리일 수 있다는 얘기다. 아버지를 지적 장애인으로 설정한 이유는 아버지를 돌보는 일곱살짜리 딸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TV와 다큐멘터리를 통해 200여명의 지적 장애인의 참고 자료를 뒤져서 용구의 모델을 찾아냈다. 절대로 용구를 희화화해 관객몰이를 하지 말자는 데 류승룡과 뜻을 모았다. 결국 이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는 수많은 관객의 눈시울을 적셨다. “요즘 할리우드 영화나 한국 영화나 거의 수준이 비슷해졌잖아요. 위스키나 와인을 맛봤지만 결국 우리가 가장 좋아하고 편한 막걸리를 찾게 되는 것처럼 관객들이 다시 한국적인 정서를 찾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가 그동안 가족을 너무 잊고 살았고 스스로 혼자 서야 한다는 외로움이 커진 상황에서 부성애 같은 가족의 ‘아가페적인 사랑’을 갈구하게 된 것이 아닐까요?” 그는 류승룡과 오달수, 정만식, 김정태, 박원상 등 ‘7번방’ 식구로 등장하는 배우들에게도 공을 돌렸다. 이 감독은 “류승룡씨는 첫 주연작인데도 욕심을 부리지 않았고 다른 배우들도 절대 먼저 나서는 경우가 없었다. 그래서 서로를 받쳐주는 연기가 오히려 빛을 발하고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 감독은 어떤 영화 세계를 펼치게 될까. “영화를 투자받을 때마다 제 영화는 너무 착하고 재미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말이 무척 싫었는데 관객들이 제 손을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큰 선물을 받은 거죠. 세 작품 정도 시나리오를 써 놓긴 했는데 다른 분들의 각본을 연출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아, 지난해 아들 예준이가 태어났어요. 이번 영화에 사진으로 살짝 등장하지만 다음번엔 아들과의 이야기도 다뤄 보고 싶네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CEO칼럼] 사화만사성을 위한 마음먹기/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CEO칼럼] 사화만사성을 위한 마음먹기/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하루의 3분의1 이상을 회사에서 보낸다. “집에 다녀오겠습니다”라며 퇴근한다는 자조 섞인 농담도 있듯 자는 시간을 빼면 하루의 대부분은 회사에서 보내는 이들이 태반이다. 이런 현실을 보면 ‘가정이 즐거워야 만사가 잘된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보다는 ‘회사가 즐거워야 만사가 잘된다’는 ‘사화만사성’(社和萬事成)이 더욱 현실적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인생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가 즐거운 곳이 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일과 사람에 대한 마음가짐을 바로잡는 게 최우선이라고 꼽고 싶다. 식상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30년 넘게 회사에 다니며 깨달은 점은 즐거운 직장생활을 위해 그 이상의 묘약은 없었다는 점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회사는 전혀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도 있듯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마음 잘 먹어서 손해 볼 일은 없다. 우선 일이 즐거우려면 근무를 잘해 좋은 평가와 보상을 받고 그로 인해 다시 동기 유발이 돼 일을 잘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춰야 한다. 일을 잘하려면 경험이 쌓여야 하는데 사실 그 과정이 지루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이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다른 궤적을 그리게 된다. 경험이 많아질수록 일을 잘하게 되고 나만 할 수 있는 일,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생겨난다. 점점 성공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힘들고 보람 없고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는 일을 왜 나 혼자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 많은 시간을 들여가며 쌓은 경험이 주는 실력은 결코 흐지부지 사라지지 않는다. 회사에서 보상을 받는 때가 좀 더 일찍 찾아올 수도 있고 더디게 올 수도 있을 뿐이다. 그래서 경험은 돈을 주고서라도 살만한 가치가 있다.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수많은 직원과 함께 일해왔지만,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이 일을 잘하는 경우도 못 봤고 좋은 평가를 받는 사례도 극히 드물었다. 사소한 보고서 한 장을 쓰더라도 거기서 남다른 의미를 찾고 작은 성취감을 느끼며 즐겁게 일해보라. 작은 성취감을 꾸준히 쌓다 보면 어느 날 불현듯 성공이 찾아와 있을 것이다. 불평꾼은 천국에 가서도 불평을 한다고 하지 않는가. 같은 상황에서도 일을 즐기며 좋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 것인지, 불평만 하며 더욱 불행해지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 것인지는 다 자신에게 달렸다. 사람에 대한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직장 내 인간관계야말로 항상 스트레스 원인 1위다. ‘회사는 왜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한가’라고 느껴진다면 입장을 바꿔 그들에게 나는 어떤 동료일지 냉철하게 따져보자. 그들 또한 나로 인해 힘들어할지 모른다. 기업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일정한 성과를 내 돈을 벌어야만 생존하는 숙명을 타고났다. 그러니 내 옆의 동료는 나와 명운을 함께하는 운명공동체다. 회사(Company)의 어원이 ‘함께 빵(밥)을 먹는 조직’이라고 하듯 내 옆의 동료는 함께 밥을 먹고 밥벌이를 해야 한다. 특히 지금처럼 글로벌 경제위기로 1~2년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누굴 미워하고 말고 할 시간도 없다. 식구를 생각하듯 동료를 바라보자. 그게 회사가 잘 되고 내가 잘 되기 위한 지름길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작은 선택들의 결과가 누적되면서 우리의 삶이 바뀌어간다. 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마음만 잘 먹는다면 일요일 저녁도 행복할 수 있다. ‘금요일이라 고맙습니다’(Thanks God, It’s Friday)가 아닌 ‘월요일이라 고맙습니다’(Thanks God, It’s Monday)라는 말도 먼 세상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 “학교는 유일한 안식처… 가난·시련도 졸업할래요”

    “학교는 유일한 안식처… 가난·시련도 졸업할래요”

    조선족 손건성(14)군은 2011년 1월 한국땅을 밟았다. 3년 전 한국에 먼저 들어온 엄마 아빠를 찾아왔다. “가방에 넣어서라도 한국에 데려가 줘”라고 떼쓰는 외아들이 눈에 밟혔던 부모는 힘들더라도 함께 살기로 했다. 하지만 생활은 팍팍하고 고단했다.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반지하 셋방은 폭염도 추위도 막아주지 못했다. 찬바람을 맞은 어머니 김순옥(43)씨는 안면마비가 왔을 정도다. 아버지 손강수(49)씨는 매일 날품을 팔아 고단한 생계를 꾸렸다. 부모는 건성이가 오자마자 입학시킬 학교를 수소문했다. 하지만 한국말을 못하는 아이를 받아주는 학교는 없었다. 그러다 개교를 앞둔 다문화 대안학교인 ‘지구촌 학교’의 전단지를 발견했고, 건성이네는 희망을 찾았다. “엄마 아빠랑 떨어져서 다시 중국으로 갈까 봐 너무 무서웠어요. 학교 입학이 결정됐을 때 세 식구가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또래들에게 너무나 당연한 학교지만 건성이에겐 삶의 유일한 숨통이자 안식처였다. 한국말을 배우고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마냥 좋았다. 어머니가 일하는 공장이 경기 김포로 이전한 지난해에는 학교를 포기할 뻔한 위기도 있었다. 통학하는 데만 왕복 6시간. 김포 월곶면에서 서울 구로구 오류동 학교까지 버스 세 번을 갈아타는 고된 여정이었지만 건성이는 결석 한 번 안 했다. “워낙 외지에 있어서 15분을 걸어나와 버스를 탔고, 50분씩 버스를 기다릴 때도 있었어요. 그래도 학교는 제 생활의 끈이라 안 간다는 생각은 안 해 봤어요.” 부모와 떨어진 세월 동안 말과 웃음을 잃었던 건성이는 2년의 학교생활을 통해 본래의 밝은 성격을 되찾았다. 한국말도 자연스러워졌다. 쉬는 시간이면 교실 앞뒤에서 춤추고 노래를 하며 끼를 뽐낸다. 인기도 많아 지난해 2학기에는 전교 회장에 당선됐다. “속 얘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의견상자’를 만들어서 수요일마다 토론하고 있어요. 축구를 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아서 월·화요일 7~8교시를 축구시간으로 만들었어요. 잘했죠?” 장밋빛 미래도 꿈꾼다. “중학교에서는 더 열심히 공부할 거예요. 제일 좋아하는 수학 과목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계획입니다.” 틈틈이 춤과 노래를 연습해 아이돌그룹 인피니트처럼 멋진 가수가 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내 최초의 다문화 대안초등학교인 지구촌 학교는 15일 건성이를 포함해 6명의 1기 졸업생을 배출한다. 건성이가 졸업생 대표로 답사를 한다. “졸업식이 벅차고 설레요. 가난·시련·아픔 같은 것도 얼른 졸업할래요.” 글 사진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행원 전체 1인당 생산성 1년새 ‘반토막’

    행원 전체 1인당 생산성 1년새 ‘반토막’

    6대 은행 중 신한은행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가장 낮았다. 한 식구가 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생산성 후퇴가 두드러졌다. 저금리와 경기 침체 등으로 지난해 전체 은행의 생산성은 전년에 비해 반토막났다. 서울신문이 13일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기업 등 6개 은행의 지난해 공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신한은행은 직원 1명이 1억 154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2011년 1인당 순익이 1억 475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210만원(21.7%)이나 줄었지만 전년 1위 외환은행을 제치고 은행권 1위를 차지했다. 기업은행은 1인당 순익이 1억 365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전년(1억 3421만원)보다 3065만원(22.7%) 줄었다. 우리은행은 생산성이 1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1인당 순익이 1억 3810만원에서 9630만원으로 4190만원(30.3%) 감소했다. 국민은행은 1인당 순익이 6700만원으로 전년(9360만원)보다 2660만원(28.4%) 줄었다. 6대 은행 중 가장 낮았다. 순익 규모는 우리은행과 비슷하지만 임직원이 약 7000명 많은 탓이다. 시너지 효과를 노렸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생산성 저하가 오히려 다른 은행보다 더했다. 하나은행은 임직원 1명당 7510만원의 순익을 냈다. 전년에는 1억 3500만원의 순익을 올렸지만 한 해 사이 5980만원(44.3%)이나 줄었다. 2011년만 해도 1인당 순익이 2억 1470만원으로 은행권 1위였던 외환은행은 지난해 8430만원에 그쳤다. 무려 1억 3040만원(60.7%)이나 줄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경기 둔화로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든 데다 기업회생 절차 신청 등이 늘어 (떼일 것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액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6대 은행은 총 8만 949명이 7조 2143억원의 수익을 내 1인당 생산성 8912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4503만원(51%) 줄어든 수치다. 은행권은 주요 고객층과 수익구조 등이 달라 1인당 순익으로만 생산성을 평가해서는 곤란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정재 ‘신세계’ vs 양조위 ‘무간도’ 비교해보니

    이정재 ‘신세계’ vs 양조위 ‘무간도’ 비교해보니

    악당인 줄 알았는데 의외의 선심을 베풀고, 착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 누구보다도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모인 곳. 그래서 누가 착한 사람인지, 누가 악당인지 구별할 수 없는 곳. 이분법으로는 도저히 나눌 수 없는 남자들의 세계를 그린 영화 ‘신세계’(각본/감독 박훈정)는 바로 그런 곳이다. 경찰청 수사 기획과 강과장(최민식 분)과 국내 최대 범죄조직 ‘골드문’의 후계자인 정청(황정민 분), 10년 간 ‘골드문’에서 정청의 손발이 되어 신임을 얻은 동시에 경찰 스파이로 활동한 이자성(이정재 분) 세 사람은 저마다의 신세계를 꿈꾸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갈등과 힘의 충돌을 경험한다. 범죄 조직에 잠입한 경찰과 배후에서 그를 조종하는 또 다른 경찰, 누구도 믿을 수 없는 범죄조직의 수장 구도는 느와르 장르의 대표작인 영화 ‘무간도’와 꼭 닮았다. 특히 경찰 신분이 탄로날까봐 두려움에 떠는 이정재의 모습에서는 어쩔 수 없이 양조위가 떠오른다. 하지만 ‘신세계’가 ‘무간도’와 차별화 된 점은 양조위와 달리 두려움보다 더 깊은 곳에 자리잡은 인간으로서의 욕망에 더욱 충실한 등장인물들의 선택이다. 범죄 조직을 경찰의 손아귀에 쥐려는 욕심의 최민식 역시 마찬가지다. ‘큰 것을 위해서는 작은 희생도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는 적진에 보낸 ‘내 식구’를 감싸기 보다는 목표에 방해가 되는 것은 그저 내칠 뿐이다. ‘무간도’로 대표되는 기존 느와르와 ‘신세계’의 다른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단순히 남자들 사이의 땀 냄새 나는 의리를 그린 것이 아니라, 진짜 인간의 솔직한 내면을 드러낸 것이다. 캐릭터의 면밀한 표현과 더불어 ‘신세계’를 무간도와 분리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은 군더더기 없는 영상과 의상, 음악의 앙상블이다. 느와르 장르의 묘미는 누가 뭐라해도 스타일리시한 영상인데, 박훈정 감독은 이를 간과하지 않았다. ‘무간도’가 홍콩 특유의 컬러풀하면서도 짙은 잿빛이 가미된 영상이었다면, ‘신세계’는 블랙과 화이트의 중간인 밝은 그레이컬러가 메인으로 등장한다. ‘무간도’에 등장하는 기존의 조폭이미지를 엎고 스마트한 느낌을 주기 위해 제작된 수트는 120벌에 달하며, 이러한 외모와 맞아 떨어지는 모던하고 깔끔한 음악 등은 ‘신세계’가 느와르 영화 장르에 꼭 맞아떨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물론 최민식이 기자간담회에서 “쇠파이프 등이 등장하는 장면이 진부해 보일 수 있다.”고 한 ‘고백’처럼 ‘신세계’는 신선하지 않다. 하지만 권력과 욕망 앞에서 소용돌이치면서도 신세계를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는 세 남자를 보고 있으면, 그들이 영화 속 인물이 아니라 실제로도 존재할 것만 같은 짙은 리얼리티를 느낄 수 있다. 21일 개봉.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어릴적 받은 이웃사랑… 25년 모은 1억 기부로 갚아요

    어릴적 받은 이웃사랑… 25년 모은 1억 기부로 갚아요

    “어린시설 여덟 식구가 고구마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고 굶을 때도 잦았죠. 그럴 때 이웃에서 보내 준 고구마와 밀가루죽은 우리 가족의 행복이었습니다. 고마운 이웃의 사랑을 이제 조금이나마 갚게 됐습니다.” 현대중공업 대형엔진시운전부에 근무하는 박우현(57·기원)씨는 지난달 28일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와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00만원씩 모두 1억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박씨는 당시 성금을 계좌로 이체해 신분을 숨기려 했으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수소문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전남 곡성군 오곡면 구성리의 가난한 농가의 6남매 중 맏아들로 태어난 박씨는 “어릴 때 도와준 이웃에게 항상 마음의 빚을 지고 있었다”면서 “저의 작은 나눔이 싹이 돼 또 다른 결실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서울 공사현장과 중동 건설현장 등에서 일하다 198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직장이 안정되면서 매월 급여의 일부를 별도로 모았고 25년 만에 결실을 보았다. 성금은 박씨의 뜻에 따라 혼자 사는 노인과 장애인, 이주정착민 등 소외계층을 후원하고 재난 긴급구호품을 마련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그의 이웃 사랑은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2008년 사내 직무서클인 엔진기계 반장협의회 회장을 맡아 지금까지 환경정화활동과 어려운 이웃 물품지원, 집수리 등 각종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2011년 7월에는 고향 마을(오곡면 구성리) 노인 40여명을 거제도로 여행을 보내주기도 했다. 박씨의 나눔 활동은 부인과 두 아들의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부인 조길자(54)씨도 건설현장과 시장에서 부업으로 모은 돈을 기부금에 보탰다. 그는 “아내와 아이들이 제 뜻을 이해하고 성금 전달에 흔쾌히 협조했다”고 말했다. 회사 동료 서명규(49)씨는 “수십년을 함께한 나도 소문을 통해 기부 소식을 알게 됐다”면서 “회사에서도 늘 솔선수범해 주위 동료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주변 사람들의 배려와 관심이 없었다면 나 역시 행복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돈의 많고 적고를 떠나 서로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씨는 현대중공업 생산현장에서 총 1512건의 공정개선안을 도출하고 특허출원한 베테랑 기능인으로 지난해 12월에는 ‘대한민국 신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몰랐다” 말에… 서울대 논문조작 솜방망이 처벌

    지난해 한국 학계를 뒤흔든 서울대 교수들의 잇단 논문조작 사건에 대해 서울대가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 강수경 수의대 교수만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을 뿐, 강경선 수의대 교수와 김상건 약대 교수는 사실상 ‘면죄부’에 해당하는 연구진실성위원회 차원의 엄중경고에 그쳤다. 연구의 모든 책임을 지고, 평가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가 주어지는 교신저자들의 ‘몰랐다’라는 해명을 받아들인 데 대해 학계의 비난이 거세다. 서울대 진실성위가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대 진실성위는 지난달 31일 “강경선 교수가 2011년과 2012년 국제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대해 교신 저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연구 부적절행위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진실성위는 김상건 교수의 2011년 논문 두 건에 대해서도 연구 부적절행위로 판단하면서도, 두 교수 모두 의도가 없었고 관리의 소홀함에 불과했다고 보고 엄중경고 조치를 내렸다. 4편의 논문이 다른 공저자의 조작이나 실수에 의한 것으로, 교신저자는 관리감독의 책임만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서울대조사위원회가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사건에 대해 황 전 교수가 직접적으로 논문 조작을 주도하지 않았지만, 교신저자로서의 책임을 물어 파면한 것과는 상반되는 판단이기도 하다. 엄중경고는 강의시수나 연구비 수주 등에 아무런 제재가 없는 형식적인 처분에 불과하다. 두 교수 모두 정년보장 교수로 경고로 생길 수 있는 가장 큰 피해인 승진심사 불이익조차 해당되지 않는다. 학계에서는 황당한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교신저자가 연구윤리를 위반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판단은 말도 안 된다”면서 “논문에 이름을 올린다는 건 권한과 책임, 의무를 모두 동시에 진다는 뜻이고 해외 어느 나라에서도 저자의 책임을 나눠서 묻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서울대 출신으로서 서울대의 결정이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이형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교신저자는 연구 책임자로 더 무거운 책임이 있다”면서 “조작을 몰랐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대의 한 교수는 “김 교수의 경우 이미 같은 사건으로 한 차례 경고를 받았는데, 같은 방식의 주장을 반복하고 또다시 빠져나가는 것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고 비난했다. 논문조작 사건으로 타격을 받은 서울대가 중징계가 불가피한 강수경 교수를 본보기로 삼아 사태를 무마하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진실성위가 17편의 논문조작을 주도했다고 판단한 강수경 교수는 정직이나 파면 수준의 중징계가 확실시된다. 수의대의 한 교수는 “강수경 교수는 사건 초창기부터 서울대 출신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학내에서 여론이 더 좋지 않았다”면서 “반면 서울대 출신인 강경선 교수와 김 교수에 대해서는 동정론이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길섶에서] 할머니의 멘붕/최광숙 논설위원

    친정 식구들이 오랜만에 모였다. 2년 전 결혼한 큰조카가 아들을 낳아 얼마 전 백일 잔치를 했는데 다들 이런저런 이유로 자리를 같이하지 못해 이번에 큰마음 먹고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오랜만의 반가운 조우에다 갓난쟁이의 출연에 온 집안 식구들이 다들 좋아 어쩔줄 모른다. 식사 자리에서도 다들 귀여운 애기 옆에 앉으려고 은근히 경쟁을 벌이다 결국 초등학교 3학년 조카가 행운의 당첨권을 따냈다. 3학년짜리는 “사촌 언니한테 허락을 받아 애기를 안아 보겠다”고 벼르고 왔던 터라 고사리 같은 애기 손을 만지며 아주 신이 났다. 애기에게 홀딱 반해 그후 자기 엄마한테 동생을 낳으라고 재촉이 심하단다. 그러고 보니 내가 할머니가 됐다. 고모 할머니. 완전 멘붕이다. 이 나이에 할머니라니…. 집안을 환히 밝히는 새 생명을 얻었으니 그 정도는 감수해야겠지만 마음 한편이 개운하지가 않다. 그렇지 않아도 희끗한 내 머리를 보고 다들 염색하라고 난리인데 진짜 할머니가 되고 보니 하얗게 센 머리가 유난히 희게 보이는 것은 왜 일까.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행복한 대한민국 국민대토론 제1편(KBS1 밤 10시)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한국 경제도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숙제인 가계부채, 일자리, 경제민주화 등의 문제를 경제 세 주체인 가계, 기업, 정부의 관점에서 풀어 본다. 프로그램은 행복한 대한민국의 방안을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국민대토론으로 진행된다. ■사랑과 전쟁 2(KBS2 밤 11시 10분) 잘생긴 외모와 매너를 갖춘 국제변호사 남편. 거기다 미국에 사는 시집 식구들 덕분에 자연스레 분가까지. 자신이 원하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남편과 이상적인 결혼생활을 하는 아내. 그러던 어느 날 아무런 연락 없이 귀국해 신혼집을 찾아온 시어머니는 아내에게 괜한 트집을 잡으며 무언의 요구를 한다.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3(MBC 밤 9시 55분) 출중한 실력파 참가자들. 예년과 달리 여성 참가자들의 활약이 돋보이며 호평을 받아 왔다. 그동안 멘토들의 강력한 트레이닝 시스템을 통해 프로 연예인 못지않은 끼와 비주얼을 뽐내며 화려한 모습을 드러냈다. 첫 생방송 경연을 앞둔 본선 진출자 12명의 화려한 모습을 공개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5시 35분) 밤마다 엄마 젖을 찾는 지우 때문에 지우 엄마는 1년 넘게 제대로 자 본 적이 없다. 만성 피로에 푹 자지 못하는 지우의 건강도 걱정이다. 이런 방법, 저런 방법 엄마표 처방에도 밤중 수유 끊기는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밤중 수유를 끊고 싶은 초보 엄마들에게 꼭 필요한 밤중 수유의 비밀을 밝힌다. ■명의(EBS 밤 9시 50분) 혈관벽이 약해져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동맥류는 언제, 어디에서 터질지 모른다. 이 동맥류는 뇌와 복부에 가장 흔하게 생기는 질환이다.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어 더 치명적인 동맥류.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터지는 순간 사망까지 이르는 무서운 질환 동맥류에 관한 모든 것을 두 명의를 통해 알아본다. ■흡혈형사 나도열(OBS 밤 12시 5분) 2006년 서울의 밤 도로 한복판.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의 고성에서 항공기를 타고 서울에 잠입한 흡혈모기는 먹이를 찾는 한 마리의 하이에나처럼 날아든다. 그러던 중 도로 한복판에서 일어난 충돌사고 현장에서 열혈형사 나도열의 도드라진 혈관을 포착한다. 그리고 그의 목을 인정사정없이 물어 버리는데….
  • 외환銀, 中企돕기 ‘국제금융 자문센터’ 설립

    외환은행이 ‘중소기업 국제금융 자문센터’를 설립한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금융 상담은 물론 자금 중개까지 무료로 도와주는 전담 조직이다. 정부나 공기관이 아닌 시중은행이 이런 전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처음이다. 외환은행은 24일 이르면 2월 중 ‘중소기업 국제금융 자문센터’를 개소한다고 밝혔다. 금융 자문에서부터 자금 중개, 신용장 개설, 환율 변동 대처, 해외투자신고, 해당국 정보, 현지 진출 노하우 등에 이르기까지 해외 진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 제공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전문 자문역들이 각 단계별로 하나부터 열까지 상세히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그렇더라도 서비스를 무료로 책정한 것은 다소 파격이다. ‘중소기업도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살고, 그래야 은행도 산다’며 윤용로 행장이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후문이다. 1차 지원대상은 하나금융그룹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이다. 외환은행, 하나은행, 하나대투증권과 거래 실적이 있으면 된다. 거래 실적이 없더라도 신규 거래를 트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코트라(KOTRA) 등과 제휴해 진출 대상국의 규제정보 제공과 사업 파트너 연계 등 비금융 분야에 대한 자문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전 세계 23개국에 뻗어 있는 외환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토대로 미주, 동남아, 유럽, 중국 등 지역별로 세분화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전담직원 40~5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해외근무 경험자 중 임금피크 대상자나 외환 트레이딩 경험자 가운데 뽑을 방침이다. 눈에 띄는 점은 하나은행과의 협업이다. 센터 설립 주체는 외환은행이지만 서비스 이용 대상에 하나은행 거래고객을 포함시켰는가 하면, 하나은행 인력 중에서도 센터 자문역을 뽑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도 뽑고, 퇴직을 앞둔 고참 은행원의 일자리도 창출하고, 한 식구가 된 외환·하나은행의 내부 단합도 다지는 ‘일석삼조’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밤 11시 40분) 엄마의 가출과 아빠의 알코올 중독으로 오갈 데 없는 원일이와 동생 형준이에게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집이 되어 주었던 보육원. 하지만 스무 살이 되는 원일이는 보육원을 떠나야 한다. 그렇게 퇴소를 시작으로 동생과 아빠까지, 세 식구가 함께 살고 싶은 원일이는 월세방 보증금 모으기에 나선다. ■삼생이(KBS2 오전 9시) 금옥의 명령으로 봉무룡이 지어준 보약을 대신 먹게 된 삼생은 설사를 하게 되고, 봉무룡은 삼생에게 체질에 대해 설명해주면서 새 보약을 지어준다. 사기진은 자꾸만 가까워지는 삼생과 봉무룡에 안전부절못한다. 게다가 막례로부터 봉출이 약초를 팔러 서울에 갈 거라는 전화를 받게 되자 심한 불안에 사로잡힌다. ■불만제로 UP(MBC 밤 8시 50분) 요즘 엄마들의 로망인 해외 명품 유모차. 그 중에도 노르웨이의 S사 유모차는 선호 1순위다. 안전하고 편하다고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한편 P 인터넷쇼핑몰에서 구매하면 시중 매장가 160여만원짜리 유모차도 90만원에 구입 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유모차는 수개월째 깜깜무소식이라는데….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밤 8시 50분) 세상이 놀랄 만한 신(新) 자린고비가 등장했다. 30년째, 지갑 한 번 열어본 적 없다는 오늘의 주인공 홍송자 할머니는 강릉 바닥에서 이미 소문 자자한 구두쇠다. 그런데 패션만큼은 그 누구도 따라올 자가 없다. 발목까지 오는 롱드레스에 깔맞춤 챙 모자까지 화려함으로 중무장한 할머니의 일상을 엿본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일본 홋카이도 천혜의 자연과 그 자연이 선물한 풍요로움을 만나 본다. 전국 연어 어획량의 88%를 차지하는 홋카이도의 앞바다는 풍요 그 자체다. 이처럼 풍부한 연어 어획량 덕분에 이곳은 연어요리가 잘 발달할 수 있었다. 그 중 1880년에 설립되어 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연어요리 전문점을 찾아가 본다. ■건강버라이어티-올리브(OBS 밤 11시 5분) 유쾌한 토크와 운동, 퀴즈를 통해 연예인들의 건강한 삶의 비법을 알아보며, 명의들이 직접 출연해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되는 비법을 공개한다. 이번 주는 섹시 아이콘 개그맨 곽현화와 함께 과민성대장증후군에 대해 알아본다. 과연 건강한 몸을 타고났다는 그녀의 건강 상태는 안전할까.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싱싱한 제철 재료 가득한 밥상… 세계가 주목할 장수·건강 식단

    배추를 손으로 우두둑 분질러 넣고 된장을 심심하게 푼 국. 비늘과 내장 그대로 토장을 찍어 먹는 쉬자리(작은 자리). 멸치젓 쌈 싸 즐기는 양애와 콩잎. 각종 물회, 해산물 죽들…. 제주 요리는 단순하다. 일에 쫓겼던 제주 여인들의 고단한 ‘생’이 밥상에 그대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별 양념 없이 된장을 풀거나 물을 부어 날것으로 간단하게 먹었다. 쌀 재배가 쉽지 않아 잡곡이 주식이었고, 울안에는 사철 푸른 우녕밭(텃밭)이 있었다. 몇 걸음만 나가면 산과 바다가 있으니 신선한 제철 재료가 그대로 밥상에 올라왔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슬로 푸드의 핵심 ‘로컬 푸드 0㎞’가 그대로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음식은 약이었다. ‘꽝’(뼈) 아픈데 겡이죽(게), 젖 부족한 산모는 아강발국(돼지족발), 홍역과 기침에는 꿩엿 등 민간요법이 음식 속에 그대로 배어 있다. 게다가 ‘자낭’(절약)과 ‘수눌음’(품앗이) 문화는 ‘돼지 한 마리 잡는 데 물 한 허벅’이라고 할 정도로 극도로 아끼면서 돼지고기 삶은 물까지 몸국을 끓여 먹을 정도로 버리는 것이 없었다. 쉰 보리밥조차 재활용했다. 누룩을 넣어 발효시킨 것이 대표적인 기호식품 ‘보리쉰다리’다. ‘낭푼 밥상’은 제주식 나눔 밥상이다. 밥을 낭푼이라는 놋그릇 하나에 담아 밥상 가운데 두고 온 식구가 같이 먹었다. 제주향토음식을 연구하는 오영주 제주한라대 교수는 “제주는 기후나 토질이 본토와 달라 제주만의 에스닉푸드(민족음식)가 발달했다”며 “싱싱한 제철재료를 얻을 수 있는 우영 밥상이야말로 세계가 주목하는 장수식단”이라고 설명했다.
  • “제식구 살리기 아닌 공익이 우선돼야 클린턴도 임기말 동생 사면했다 역풍”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말 대통합을 내세워 측근 인사들이 포함된 특별사면을 검토하자 학계를 중심으로 사면제도의 본질을 되새겨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법학 및 행정학 전공 교수들은 13일 대통령의 사면권이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공익 증진을 목적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이번 사면 대상에는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사면도 예상한다. 고문현 숭실대 법과대학 교수는 “이 대통령은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임기 말에 마약 소지로 복역 중이던 자신의 이복동생 로저 클린턴을 사면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던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면서 “권력형 부정부패 사범 등 특정 범주의 범죄자에 대해서는 사면 자체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사면배제 조항을 사면법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준 한국국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논문을 통해 “대통령이 자기 식구 살리기를 위해 자의적 결단을 내렸다면 사면권의 공익성을 무시한 것으로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미국 연방대법원도 사면은 사면권자 개인의 은사(恩赦)가 아니라 공공의 복리 실현에 목적이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치주의의 틀을 깨는 사면의 남용은 말이 안 된다”면서 “사면제도의 본질은 법이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가혹한 판결을 바로잡거나 양심수를 처벌함으로써 발생했던 사회적 갈등을 해소시켜 주는 공익성에 있다”고 말했다. 박찬걸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특별사면도 가석방처럼 유기징역은 형기의 3분의1 이상 경과된 사람, 무기징역은 20년 이상 복역한 사람 중에서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면서 “특별한 사정이 있더라도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 때 재적위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예외를 인정하는 등 강화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국가권력 사적 남용” 여야 질타에 고민 빠진 靑

    이명박 대통령이 권력형 비리로 구속된 친인척 및 측근들에 대한 특별사면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뒤 정치권과 여론의 거센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이 대통령의 처사촌인 김재홍 전 KT&G 이사장 등이 특사 리스트로 거론되면서 국민적 공분이 커지자 청와대는 고민에 빠졌다. 권력형 비리 인사에 대한 특사는 지금까지 이 대통령의 발언이나 태도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대통령은 2009년 6월 29일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제 임기 중에 일어난 사회지도층의 권력형 부정과 불법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0일 “정치권이나 국민의 걱정하는 목소리를 잘 듣고 있으며, 결국 그런 점들을 다 감안해서 대통령이 최종 결심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의 경우에는, 1심 판결이 나도 본인이 ‘다툼’을 계속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검찰 역시 항소를 포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사면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이날 한 목소리로 권력형 비리를 저지른 측근과 친인척들을 사면하는 것은 ‘국가 권력의 사적 남용’이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은 ‘국민 대통합’을 내세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서둘러 선 긋기에 나섰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직 대통령이 비리를 저지른 친인척을 직접 특별사면해 준 전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대통합’이라는 말은 적을 풀어줄 때 쓰는 말이지 자기 식구를 풀어줄 때 쓰는 말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권력형 비리를 특사로 구제하는 것은 ‘유권무죄’처럼 특권층에 대한 특혜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국민 무서운 줄도, 하늘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이명박 정권의 끼리끼리 ‘셀프사면’은 이 나라가 법치국가인지 의심하게 하는 일”이라면서 “박 당선인은 국민적 지탄이 되고 있는 특별사면에 대해 사전 보고를 받았는지, 찬성인지 반대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먹고 튀는 ‘먹튀자본’이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정권 말기에 풀어주고 튀는 ‘풀튀정권’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봤다”며 사면법 전면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당선인 측은 “대통령의 사면권을 분명하게 제한해 무분별하게 남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한편 법무부 관계자는 설 연휴 특별사면에 대해 “아직 청와대에서 어떤 지시도 오지 않았으며, 법무부 차원의 계획이나 방침도 없다”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IOC 선수위원 도전”… ‘로즈란’ 새 출발

    “IOC 선수위원 도전”… ‘로즈란’ 새 출발

    “다른 선수들 은퇴하는 걸 보면 울지 말고 쿨하게 해야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이 자리에 앉게 되니까 눈물이 난다.” ‘역도 여제’ 장미란(30)이 10일 경기 고양시청 체육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진행하다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복받친 눈물은 한동안 멈추지 않았다. 15년 동안 들어올린 바벨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겨우 감정을 추스른 뒤 “3개월 정도 고민을 했다. 서운함과 아쉬움이 있었고 조금 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과 미련이 남아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마음도 몸도 최선을 다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용인대 박사과정과 장미란재단 일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힌 그는 “이제 끝인가 하는 괴로움도 있었지만 바꿔 생각해 보니 인생의 2막을 열 수 있겠다는 희망도 품었다. 앞으로의 시간이 내게는 큰 기대로 가득하다”며 은퇴를 결심한 뒤의 홀가분함도 함께 전했다. 그러면서 201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문대성 위원의 모습을 보면서 꿈을 갖게 됐다. 의지가 있었던 만큼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것이다. 마음먹는다고 되는 건 아니지만 선수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자신을 응원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아무 꿈도 없었던 중3 소녀가 지금은 국민의 사랑을 넘치게 받는 체육인이 됐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힘이 되어 준 가족들과 태릉선수촌 식구들, 응원해 준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늘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었다. 15년 선수생활이 그리울 만큼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런던올림픽 후에 보내준 응원과 격려를 잊지 못한다. 역도 선수로서 누린 사랑을 재단을 통해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강동삼 기자 kangtong@seoul.co.kr
  • 이동국 ‘쌍쌍’둥이 아빠 된다

    이동국 ‘쌍쌍’둥이 아빠 된다

    딸 쌍둥이 아빠 이동국(34·전북)이 또 쌍둥이를 보게 됐다. 이동국은 지난 5일 서울 양천구 해누리체육공원에서 열린 ‘최강희 풋볼클럽’ 창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겨울 휴식기에 아내가 아이를 가졌는데 또 쌍둥이다. 아주 기쁘고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부인 이수진씨는 이동국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미들즈브러에서 뛰던 2007년 딸 쌍둥이 재시와 재아를 출산한 바 있다. 부부가 6년 만에 또다시 쌍둥이를 출산하게 됐다. 그는 지난해 1월 브라질 전지훈련에서 “아이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 두 딸이 있다고 해서 꼭 아들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 소원을 이루게 됐다. 소속팀 전북은 프로축구 1부리그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대어급을 영입하는 등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도 월드컵 8회 연속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동국 개인적으로도 A매치 100경기를 뛰면 가입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센추리 클럽’에 6경기만 남겨 놓은 상황에서 복덩이들이 태어나게 됐다. 이동국은 “식구가 늘어난다고 생각하니 어깨가 더 무겁다”며 올해 활약을 다짐했다. 강동삼 기자 kangtong@seoul.co.kr
  • [2013 빛낼 스포츠스타] (5) 재기 다짐하는 프로축구 홍정호, 그를 읽는 네가지

    [2013 빛낼 스포츠스타] (5) 재기 다짐하는 프로축구 홍정호, 그를 읽는 네가지

    ‘제2의 홍명보’로 불리던 프로축구 유망주 홍정호(24·제주)는 지난해 불운했던 축구 스타로 손꼽힌다. 지난해 4월 왼쪽 무릎 후방 십자인대가 파열돼 수술대에 올라 런던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지금도 재활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 5일 김포공항에서 만난 그는 재활 중이란 사실이 믿기 힘들 만큼 표정이 밝았다. 서울 강동구청 옆에 있는 최주영(전 대표팀 의무팀장) 재활클리닉에서 재활 마무리에 열중하고 있는 그는 소속팀 소집에 응하느라 제주를 다녀오는 길이라고 했다. “부상 직후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누가 부르면 나가기 싫고, 혼자 있고만 싶고…. 초기 재활치료는 석달 동안 독일에서 받았다.” 그는 생일이 몇 개월 빠른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만난 게 큰 힘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에이전트 식구이기도 한 구자철은 ‘올림픽에는 함께 못했지만 브라질월드컵엔 같이 가자’며 위로해줬다. 구자철을 형이라고 부르는 홍정호는 “정말 형은 아우크스부르크의 영웅이었다. 형 경기를 관전하며 유럽 진출의 꿈도 키웠다. 힐링의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아픈 것은 다 나았다. 러닝하면서 몸을 끌어 올리고 있다. 20일 정도 마무리 재활을 마치면 30일쯤 팀에 합류해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라운드 복귀는 늦어도 5월에는 가능할 전망이다. 몸이 온전하지 않은데도 그는 최근 중국프로축구 베이징 궈안 입단설이 나돌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나 역시 기사로 접했다. (에이전트) 사장이 신경 쓰지 말라고 하셨다. 나도 중국으로 갈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뒤 올해 안에 유럽에 진출하고 싶다”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가고 싶지만 첫술에 배부를 순 없어 네덜란드나 독일 쪽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가고 싶은 팀은 첼시. 수비를 맡고 있지만 공격적인 자신의 성향과 어울린다고 생각해서다.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첼시는 수비수들이 더욱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데 이 점이 마음에 쏙 든다고 했다. 제주 외도초교 4학년 때 축구화를 처음 신은 그는 사실 학창 시절 스트라이커였다. 하지만 중앙고 1학년 때 빈혈 증세가 심각해져 1년을 쉬면서 키가 14㎝나 자랐고 그 뒤 수비수로 전향했다. 그는 박경훈 제주 감독과 홍명보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만난 것이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두 감독 모두 수비수 출신인 데다 자신의 장단점을 꿰뚫고 있고, 꼼꼼한 지도 덕에 몰라 보게 성장할 수 있었다. 홍정호는 “두 분 모두 선수들을 다그치기보다 칭찬하며 장점을 끌어 내는 스타일이다. 너무 많은 걸 배웠고 덕분에 실력이 늘 수 있었다”며 “걱정해 준 두 분을 위해 올해는 톱 클래스의 축구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부상 악몽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했다고 털어놓은 홍정호는 늘 마음속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어. 늦을 수도 있지만 마지막엔 웃을 수 있어’라고 주문을 건다고 했다. “박 감독님이 올해는 너의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해 줬다”고 전한 그는 “오늘 훈련이, 오늘 경기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고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글 사진 강동삼 기자 kangtong@seoul.co.kr 홍정호는 누구 ▲1989년 8월 12일 출생 ▲186㎝, 77㎏ ▲제주 외도초-중앙중-중앙고-조선대 ▲홍귀강·이영란씨 슬하에 형 정남(전북 골키퍼) ▲취미 음악감상(좋아하는 가수 윤하) ▲별명 루키루키, 레옹 ▲2009년 11월 제주 입단, K리그 46경기 출장 1골 2도움. 2010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동메달, 쏘나타 K리그 대상 수비수 베스트 11, 20세 이하 청소년대표, 2011년 제15회 AFC 아시안컵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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