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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할머니의 멘붕/최광숙 논설위원

    친정 식구들이 오랜만에 모였다. 2년 전 결혼한 큰조카가 아들을 낳아 얼마 전 백일 잔치를 했는데 다들 이런저런 이유로 자리를 같이하지 못해 이번에 큰마음 먹고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오랜만의 반가운 조우에다 갓난쟁이의 출연에 온 집안 식구들이 다들 좋아 어쩔줄 모른다. 식사 자리에서도 다들 귀여운 애기 옆에 앉으려고 은근히 경쟁을 벌이다 결국 초등학교 3학년 조카가 행운의 당첨권을 따냈다. 3학년짜리는 “사촌 언니한테 허락을 받아 애기를 안아 보겠다”고 벼르고 왔던 터라 고사리 같은 애기 손을 만지며 아주 신이 났다. 애기에게 홀딱 반해 그후 자기 엄마한테 동생을 낳으라고 재촉이 심하단다. 그러고 보니 내가 할머니가 됐다. 고모 할머니. 완전 멘붕이다. 이 나이에 할머니라니…. 집안을 환히 밝히는 새 생명을 얻었으니 그 정도는 감수해야겠지만 마음 한편이 개운하지가 않다. 그렇지 않아도 희끗한 내 머리를 보고 다들 염색하라고 난리인데 진짜 할머니가 되고 보니 하얗게 센 머리가 유난히 희게 보이는 것은 왜 일까.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외환銀, 中企돕기 ‘국제금융 자문센터’ 설립

    외환은행이 ‘중소기업 국제금융 자문센터’를 설립한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금융 상담은 물론 자금 중개까지 무료로 도와주는 전담 조직이다. 정부나 공기관이 아닌 시중은행이 이런 전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처음이다. 외환은행은 24일 이르면 2월 중 ‘중소기업 국제금융 자문센터’를 개소한다고 밝혔다. 금융 자문에서부터 자금 중개, 신용장 개설, 환율 변동 대처, 해외투자신고, 해당국 정보, 현지 진출 노하우 등에 이르기까지 해외 진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 제공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전문 자문역들이 각 단계별로 하나부터 열까지 상세히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그렇더라도 서비스를 무료로 책정한 것은 다소 파격이다. ‘중소기업도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살고, 그래야 은행도 산다’며 윤용로 행장이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후문이다. 1차 지원대상은 하나금융그룹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이다. 외환은행, 하나은행, 하나대투증권과 거래 실적이 있으면 된다. 거래 실적이 없더라도 신규 거래를 트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코트라(KOTRA) 등과 제휴해 진출 대상국의 규제정보 제공과 사업 파트너 연계 등 비금융 분야에 대한 자문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전 세계 23개국에 뻗어 있는 외환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토대로 미주, 동남아, 유럽, 중국 등 지역별로 세분화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전담직원 40~5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해외근무 경험자 중 임금피크 대상자나 외환 트레이딩 경험자 가운데 뽑을 방침이다. 눈에 띄는 점은 하나은행과의 협업이다. 센터 설립 주체는 외환은행이지만 서비스 이용 대상에 하나은행 거래고객을 포함시켰는가 하면, 하나은행 인력 중에서도 센터 자문역을 뽑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도 뽑고, 퇴직을 앞둔 고참 은행원의 일자리도 창출하고, 한 식구가 된 외환·하나은행의 내부 단합도 다지는 ‘일석삼조’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행복한 대한민국 국민대토론 제1편(KBS1 밤 10시)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한국 경제도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숙제인 가계부채, 일자리, 경제민주화 등의 문제를 경제 세 주체인 가계, 기업, 정부의 관점에서 풀어 본다. 프로그램은 행복한 대한민국의 방안을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국민대토론으로 진행된다. ■사랑과 전쟁 2(KBS2 밤 11시 10분) 잘생긴 외모와 매너를 갖춘 국제변호사 남편. 거기다 미국에 사는 시집 식구들 덕분에 자연스레 분가까지. 자신이 원하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남편과 이상적인 결혼생활을 하는 아내. 그러던 어느 날 아무런 연락 없이 귀국해 신혼집을 찾아온 시어머니는 아내에게 괜한 트집을 잡으며 무언의 요구를 한다.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3(MBC 밤 9시 55분) 출중한 실력파 참가자들. 예년과 달리 여성 참가자들의 활약이 돋보이며 호평을 받아 왔다. 그동안 멘토들의 강력한 트레이닝 시스템을 통해 프로 연예인 못지않은 끼와 비주얼을 뽐내며 화려한 모습을 드러냈다. 첫 생방송 경연을 앞둔 본선 진출자 12명의 화려한 모습을 공개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5시 35분) 밤마다 엄마 젖을 찾는 지우 때문에 지우 엄마는 1년 넘게 제대로 자 본 적이 없다. 만성 피로에 푹 자지 못하는 지우의 건강도 걱정이다. 이런 방법, 저런 방법 엄마표 처방에도 밤중 수유 끊기는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밤중 수유를 끊고 싶은 초보 엄마들에게 꼭 필요한 밤중 수유의 비밀을 밝힌다. ■명의(EBS 밤 9시 50분) 혈관벽이 약해져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동맥류는 언제, 어디에서 터질지 모른다. 이 동맥류는 뇌와 복부에 가장 흔하게 생기는 질환이다.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어 더 치명적인 동맥류.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터지는 순간 사망까지 이르는 무서운 질환 동맥류에 관한 모든 것을 두 명의를 통해 알아본다. ■흡혈형사 나도열(OBS 밤 12시 5분) 2006년 서울의 밤 도로 한복판.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의 고성에서 항공기를 타고 서울에 잠입한 흡혈모기는 먹이를 찾는 한 마리의 하이에나처럼 날아든다. 그러던 중 도로 한복판에서 일어난 충돌사고 현장에서 열혈형사 나도열의 도드라진 혈관을 포착한다. 그리고 그의 목을 인정사정없이 물어 버리는데….
  • [24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밤 11시 40분) 엄마의 가출과 아빠의 알코올 중독으로 오갈 데 없는 원일이와 동생 형준이에게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집이 되어 주었던 보육원. 하지만 스무 살이 되는 원일이는 보육원을 떠나야 한다. 그렇게 퇴소를 시작으로 동생과 아빠까지, 세 식구가 함께 살고 싶은 원일이는 월세방 보증금 모으기에 나선다. ■삼생이(KBS2 오전 9시) 금옥의 명령으로 봉무룡이 지어준 보약을 대신 먹게 된 삼생은 설사를 하게 되고, 봉무룡은 삼생에게 체질에 대해 설명해주면서 새 보약을 지어준다. 사기진은 자꾸만 가까워지는 삼생과 봉무룡에 안전부절못한다. 게다가 막례로부터 봉출이 약초를 팔러 서울에 갈 거라는 전화를 받게 되자 심한 불안에 사로잡힌다. ■불만제로 UP(MBC 밤 8시 50분) 요즘 엄마들의 로망인 해외 명품 유모차. 그 중에도 노르웨이의 S사 유모차는 선호 1순위다. 안전하고 편하다고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한편 P 인터넷쇼핑몰에서 구매하면 시중 매장가 160여만원짜리 유모차도 90만원에 구입 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유모차는 수개월째 깜깜무소식이라는데….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밤 8시 50분) 세상이 놀랄 만한 신(新) 자린고비가 등장했다. 30년째, 지갑 한 번 열어본 적 없다는 오늘의 주인공 홍송자 할머니는 강릉 바닥에서 이미 소문 자자한 구두쇠다. 그런데 패션만큼은 그 누구도 따라올 자가 없다. 발목까지 오는 롱드레스에 깔맞춤 챙 모자까지 화려함으로 중무장한 할머니의 일상을 엿본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일본 홋카이도 천혜의 자연과 그 자연이 선물한 풍요로움을 만나 본다. 전국 연어 어획량의 88%를 차지하는 홋카이도의 앞바다는 풍요 그 자체다. 이처럼 풍부한 연어 어획량 덕분에 이곳은 연어요리가 잘 발달할 수 있었다. 그 중 1880년에 설립되어 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연어요리 전문점을 찾아가 본다. ■건강버라이어티-올리브(OBS 밤 11시 5분) 유쾌한 토크와 운동, 퀴즈를 통해 연예인들의 건강한 삶의 비법을 알아보며, 명의들이 직접 출연해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되는 비법을 공개한다. 이번 주는 섹시 아이콘 개그맨 곽현화와 함께 과민성대장증후군에 대해 알아본다. 과연 건강한 몸을 타고났다는 그녀의 건강 상태는 안전할까.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싱싱한 제철 재료 가득한 밥상… 세계가 주목할 장수·건강 식단

    배추를 손으로 우두둑 분질러 넣고 된장을 심심하게 푼 국. 비늘과 내장 그대로 토장을 찍어 먹는 쉬자리(작은 자리). 멸치젓 쌈 싸 즐기는 양애와 콩잎. 각종 물회, 해산물 죽들…. 제주 요리는 단순하다. 일에 쫓겼던 제주 여인들의 고단한 ‘생’이 밥상에 그대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별 양념 없이 된장을 풀거나 물을 부어 날것으로 간단하게 먹었다. 쌀 재배가 쉽지 않아 잡곡이 주식이었고, 울안에는 사철 푸른 우녕밭(텃밭)이 있었다. 몇 걸음만 나가면 산과 바다가 있으니 신선한 제철 재료가 그대로 밥상에 올라왔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슬로 푸드의 핵심 ‘로컬 푸드 0㎞’가 그대로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음식은 약이었다. ‘꽝’(뼈) 아픈데 겡이죽(게), 젖 부족한 산모는 아강발국(돼지족발), 홍역과 기침에는 꿩엿 등 민간요법이 음식 속에 그대로 배어 있다. 게다가 ‘자낭’(절약)과 ‘수눌음’(품앗이) 문화는 ‘돼지 한 마리 잡는 데 물 한 허벅’이라고 할 정도로 극도로 아끼면서 돼지고기 삶은 물까지 몸국을 끓여 먹을 정도로 버리는 것이 없었다. 쉰 보리밥조차 재활용했다. 누룩을 넣어 발효시킨 것이 대표적인 기호식품 ‘보리쉰다리’다. ‘낭푼 밥상’은 제주식 나눔 밥상이다. 밥을 낭푼이라는 놋그릇 하나에 담아 밥상 가운데 두고 온 식구가 같이 먹었다. 제주향토음식을 연구하는 오영주 제주한라대 교수는 “제주는 기후나 토질이 본토와 달라 제주만의 에스닉푸드(민족음식)가 발달했다”며 “싱싱한 제철재료를 얻을 수 있는 우영 밥상이야말로 세계가 주목하는 장수식단”이라고 설명했다.
  • “제식구 살리기 아닌 공익이 우선돼야 클린턴도 임기말 동생 사면했다 역풍”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말 대통합을 내세워 측근 인사들이 포함된 특별사면을 검토하자 학계를 중심으로 사면제도의 본질을 되새겨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법학 및 행정학 전공 교수들은 13일 대통령의 사면권이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공익 증진을 목적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이번 사면 대상에는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사면도 예상한다. 고문현 숭실대 법과대학 교수는 “이 대통령은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임기 말에 마약 소지로 복역 중이던 자신의 이복동생 로저 클린턴을 사면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던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면서 “권력형 부정부패 사범 등 특정 범주의 범죄자에 대해서는 사면 자체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사면배제 조항을 사면법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준 한국국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논문을 통해 “대통령이 자기 식구 살리기를 위해 자의적 결단을 내렸다면 사면권의 공익성을 무시한 것으로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미국 연방대법원도 사면은 사면권자 개인의 은사(恩赦)가 아니라 공공의 복리 실현에 목적이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치주의의 틀을 깨는 사면의 남용은 말이 안 된다”면서 “사면제도의 본질은 법이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가혹한 판결을 바로잡거나 양심수를 처벌함으로써 발생했던 사회적 갈등을 해소시켜 주는 공익성에 있다”고 말했다. 박찬걸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특별사면도 가석방처럼 유기징역은 형기의 3분의1 이상 경과된 사람, 무기징역은 20년 이상 복역한 사람 중에서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면서 “특별한 사정이 있더라도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 때 재적위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예외를 인정하는 등 강화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IOC 선수위원 도전”… ‘로즈란’ 새 출발

    “IOC 선수위원 도전”… ‘로즈란’ 새 출발

    “다른 선수들 은퇴하는 걸 보면 울지 말고 쿨하게 해야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이 자리에 앉게 되니까 눈물이 난다.” ‘역도 여제’ 장미란(30)이 10일 경기 고양시청 체육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진행하다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복받친 눈물은 한동안 멈추지 않았다. 15년 동안 들어올린 바벨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겨우 감정을 추스른 뒤 “3개월 정도 고민을 했다. 서운함과 아쉬움이 있었고 조금 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과 미련이 남아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마음도 몸도 최선을 다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용인대 박사과정과 장미란재단 일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힌 그는 “이제 끝인가 하는 괴로움도 있었지만 바꿔 생각해 보니 인생의 2막을 열 수 있겠다는 희망도 품었다. 앞으로의 시간이 내게는 큰 기대로 가득하다”며 은퇴를 결심한 뒤의 홀가분함도 함께 전했다. 그러면서 201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문대성 위원의 모습을 보면서 꿈을 갖게 됐다. 의지가 있었던 만큼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것이다. 마음먹는다고 되는 건 아니지만 선수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자신을 응원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아무 꿈도 없었던 중3 소녀가 지금은 국민의 사랑을 넘치게 받는 체육인이 됐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힘이 되어 준 가족들과 태릉선수촌 식구들, 응원해 준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늘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었다. 15년 선수생활이 그리울 만큼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런던올림픽 후에 보내준 응원과 격려를 잊지 못한다. 역도 선수로서 누린 사랑을 재단을 통해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강동삼 기자 kangtong@seoul.co.kr
  • “국가권력 사적 남용” 여야 질타에 고민 빠진 靑

    이명박 대통령이 권력형 비리로 구속된 친인척 및 측근들에 대한 특별사면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뒤 정치권과 여론의 거센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이 대통령의 처사촌인 김재홍 전 KT&G 이사장 등이 특사 리스트로 거론되면서 국민적 공분이 커지자 청와대는 고민에 빠졌다. 권력형 비리 인사에 대한 특사는 지금까지 이 대통령의 발언이나 태도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대통령은 2009년 6월 29일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제 임기 중에 일어난 사회지도층의 권력형 부정과 불법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0일 “정치권이나 국민의 걱정하는 목소리를 잘 듣고 있으며, 결국 그런 점들을 다 감안해서 대통령이 최종 결심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의 경우에는, 1심 판결이 나도 본인이 ‘다툼’을 계속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검찰 역시 항소를 포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사면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이날 한 목소리로 권력형 비리를 저지른 측근과 친인척들을 사면하는 것은 ‘국가 권력의 사적 남용’이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은 ‘국민 대통합’을 내세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서둘러 선 긋기에 나섰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직 대통령이 비리를 저지른 친인척을 직접 특별사면해 준 전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대통합’이라는 말은 적을 풀어줄 때 쓰는 말이지 자기 식구를 풀어줄 때 쓰는 말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권력형 비리를 특사로 구제하는 것은 ‘유권무죄’처럼 특권층에 대한 특혜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국민 무서운 줄도, 하늘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이명박 정권의 끼리끼리 ‘셀프사면’은 이 나라가 법치국가인지 의심하게 하는 일”이라면서 “박 당선인은 국민적 지탄이 되고 있는 특별사면에 대해 사전 보고를 받았는지, 찬성인지 반대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먹고 튀는 ‘먹튀자본’이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정권 말기에 풀어주고 튀는 ‘풀튀정권’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봤다”며 사면법 전면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당선인 측은 “대통령의 사면권을 분명하게 제한해 무분별하게 남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한편 법무부 관계자는 설 연휴 특별사면에 대해 “아직 청와대에서 어떤 지시도 오지 않았으며, 법무부 차원의 계획이나 방침도 없다”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전국서 조직원들 잇단 조문…경찰 150여명 경계 배치

    전국서 조직원들 잇단 조문…경찰 150여명 경계 배치

    “형님.” “어. 우리 식구 애들이 안 보이는구먼.” 6일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층 20호. 1970~80년대 폭력조직 ‘범서방파’를 이끌며 국내 조직폭력계를 주름잡았던 김태촌(64)씨의 빈소에서 검은 정장 차림의 조직원 10여명이 일렬로 서서 조문객을 맞이했다. 김씨는 지난 5일 0시 42분쯤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갑상샘 치료를 위해 2011년 말 입원했다가 지난해 3월부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중환자실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아 왔다. 빈소에는 전국 각지와 해외에서 보낸 화환 200여개가 입구부터 엘리베이터까지 빼곡히 들어찼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가수 설운도, 국악인 신영희 등 유명인들부터 건설회사, 각종 무술연맹까지 화환을 보낸 사람의 면면도 다양했다. 부산 영도파 두목 천달남, 칠성파 두목 이강환, 원로 조폭 이신영 등 왕년에 유명했던 폭력조직 거물들이 보낸 화환도 눈에 띄었다. ‘울산동생 ○○○’, ‘청주 ○○○’ 등 지역명과 보낸 사람 이름만 적힌 화환도 상당수였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와 연을 맺었던 지역 유지나 조직원들이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보다 선배격인 1970년대 폭력조직 ‘신상사파’ 두목 신상현(79)씨는 전날 빈소를 찾았다. 생전에 각별한 친분을 쌓았다는 하일성 야구해설가는 이틀 연속 조문했다. 빈소 주변에선 ‘형님’ ‘아우’란 호칭이 이어졌다. 한 조직원이 “지방에서 오기로 한 애들은 어떻게 됐냐. 버스를 알아봐라”고 말하자 부하로 보이는 이들이 서둘러 뛰어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전·의경 1개 중대를 포함해 경찰관 150여명을 장례식장 주변에 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난투극 등 험악한 상황이 벌어질 분위기는 아니다”면서도 “조폭계의 거물이었던 만큼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975년 전남 광주의 폭력조직 ‘서방파’ 행동대장으로 조폭계에 몸담은 김씨는 1977년 서울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김씨는 1986년 조직원들을 시켜 뉴송도호텔 나이트클럽 사장을 습격한 사건으로 징역 5년에 보호감호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1989년 폐암 진단을 받고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지만 1992년 ‘범서방파’ 결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아 수감생활을 계속했다. 김씨 유족은 김씨의 시신을 화장한 뒤 유해를 고향인 전남 담양 군립묘원에 안치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동국 ‘쌍쌍’둥이 아빠 된다

    이동국 ‘쌍쌍’둥이 아빠 된다

    딸 쌍둥이 아빠 이동국(34·전북)이 또 쌍둥이를 보게 됐다. 이동국은 지난 5일 서울 양천구 해누리체육공원에서 열린 ‘최강희 풋볼클럽’ 창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겨울 휴식기에 아내가 아이를 가졌는데 또 쌍둥이다. 아주 기쁘고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부인 이수진씨는 이동국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미들즈브러에서 뛰던 2007년 딸 쌍둥이 재시와 재아를 출산한 바 있다. 부부가 6년 만에 또다시 쌍둥이를 출산하게 됐다. 그는 지난해 1월 브라질 전지훈련에서 “아이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 두 딸이 있다고 해서 꼭 아들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 소원을 이루게 됐다. 소속팀 전북은 프로축구 1부리그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대어급을 영입하는 등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도 월드컵 8회 연속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동국 개인적으로도 A매치 100경기를 뛰면 가입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센추리 클럽’에 6경기만 남겨 놓은 상황에서 복덩이들이 태어나게 됐다. 이동국은 “식구가 늘어난다고 생각하니 어깨가 더 무겁다”며 올해 활약을 다짐했다. 강동삼 기자 kangtong@seoul.co.kr
  • [2013 빛낼 스포츠스타] (5) 재기 다짐하는 프로축구 홍정호, 그를 읽는 네가지

    [2013 빛낼 스포츠스타] (5) 재기 다짐하는 프로축구 홍정호, 그를 읽는 네가지

    ‘제2의 홍명보’로 불리던 프로축구 유망주 홍정호(24·제주)는 지난해 불운했던 축구 스타로 손꼽힌다. 지난해 4월 왼쪽 무릎 후방 십자인대가 파열돼 수술대에 올라 런던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지금도 재활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 5일 김포공항에서 만난 그는 재활 중이란 사실이 믿기 힘들 만큼 표정이 밝았다. 서울 강동구청 옆에 있는 최주영(전 대표팀 의무팀장) 재활클리닉에서 재활 마무리에 열중하고 있는 그는 소속팀 소집에 응하느라 제주를 다녀오는 길이라고 했다. “부상 직후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누가 부르면 나가기 싫고, 혼자 있고만 싶고…. 초기 재활치료는 석달 동안 독일에서 받았다.” 그는 생일이 몇 개월 빠른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만난 게 큰 힘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에이전트 식구이기도 한 구자철은 ‘올림픽에는 함께 못했지만 브라질월드컵엔 같이 가자’며 위로해줬다. 구자철을 형이라고 부르는 홍정호는 “정말 형은 아우크스부르크의 영웅이었다. 형 경기를 관전하며 유럽 진출의 꿈도 키웠다. 힐링의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아픈 것은 다 나았다. 러닝하면서 몸을 끌어 올리고 있다. 20일 정도 마무리 재활을 마치면 30일쯤 팀에 합류해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라운드 복귀는 늦어도 5월에는 가능할 전망이다. 몸이 온전하지 않은데도 그는 최근 중국프로축구 베이징 궈안 입단설이 나돌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나 역시 기사로 접했다. (에이전트) 사장이 신경 쓰지 말라고 하셨다. 나도 중국으로 갈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뒤 올해 안에 유럽에 진출하고 싶다”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가고 싶지만 첫술에 배부를 순 없어 네덜란드나 독일 쪽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가고 싶은 팀은 첼시. 수비를 맡고 있지만 공격적인 자신의 성향과 어울린다고 생각해서다.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첼시는 수비수들이 더욱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데 이 점이 마음에 쏙 든다고 했다. 제주 외도초교 4학년 때 축구화를 처음 신은 그는 사실 학창 시절 스트라이커였다. 하지만 중앙고 1학년 때 빈혈 증세가 심각해져 1년을 쉬면서 키가 14㎝나 자랐고 그 뒤 수비수로 전향했다. 그는 박경훈 제주 감독과 홍명보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만난 것이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두 감독 모두 수비수 출신인 데다 자신의 장단점을 꿰뚫고 있고, 꼼꼼한 지도 덕에 몰라 보게 성장할 수 있었다. 홍정호는 “두 분 모두 선수들을 다그치기보다 칭찬하며 장점을 끌어 내는 스타일이다. 너무 많은 걸 배웠고 덕분에 실력이 늘 수 있었다”며 “걱정해 준 두 분을 위해 올해는 톱 클래스의 축구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부상 악몽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했다고 털어놓은 홍정호는 늘 마음속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어. 늦을 수도 있지만 마지막엔 웃을 수 있어’라고 주문을 건다고 했다. “박 감독님이 올해는 너의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해 줬다”고 전한 그는 “오늘 훈련이, 오늘 경기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고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글 사진 강동삼 기자 kangtong@seoul.co.kr 홍정호는 누구 ▲1989년 8월 12일 출생 ▲186㎝, 77㎏ ▲제주 외도초-중앙중-중앙고-조선대 ▲홍귀강·이영란씨 슬하에 형 정남(전북 골키퍼) ▲취미 음악감상(좋아하는 가수 윤하) ▲별명 루키루키, 레옹 ▲2009년 11월 제주 입단, K리그 46경기 출장 1골 2도움. 2010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동메달, 쏘나타 K리그 대상 수비수 베스트 11, 20세 이하 청소년대표, 2011년 제15회 AFC 아시안컵 국가대표
  • ‘모자 로고’ 바뀌는 프로골퍼들

    ‘새 모자 쓰고 뛰어 보자, 폴짝~.’ 매년 이맘때 프로골퍼들은 ‘털갈이’를 한다. 지난 2~3년 동안 지원을 받아 왔던 후원사와의 계약을 끝내고 새로운 둥지를 튼다. 주 후원사의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다른 것으로 바꿔 쓰는 일. 그런데 올해는 유난히 그 수가 많다. 지난해 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 연속 상금왕에 오른 김하늘(25)은 지난해까지 비씨카드 소속이었지만 앞서 이 회사를 KT가 인수, 골프단까지 접수하면서 소속도 자연스레 바뀌게 됐다. 한솥밥 식구인 김혜윤(24)도 KT 모자를 새로 썼다. KLPGA 투어 통산 4승, 지난해 상금 순위 5위에 오른 양수진(22)은 주방전문업체 넵스와의 2년을 청산하고 지난 2일 KGC인삼공사가 운영하는 정관장골프단과 새로 인연을 맺었다. 역시 넵스 출신으로 지난 시즌 다승왕(3승)인 동갑내기 김자영은 계약기간과 금액 등을 놓고 LG전자와 막판 협상 중이다. 가장 주목받는 ‘블루칩’은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멤버 유소연(23)이다. 지난 2년 동안 한화에 둥지를 틀었던 그는 재계약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는 3일 “현재 다른 후원사 후보군과 접촉 중이다. 한화와의 재계약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지난해 내내 ‘빈 모자’를 썼던 박인비(24)도 물밑 접촉 중이다. 남자는 덩어리가 크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출전해 28개 대회에서 13차례나 25위 이내의 성적을 내는 등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보낸 ‘영건’ 노승열(22)은 타이틀리스트와의 계약을 뒤로한 채 지난 2일 나이키와 손을 잡았다. 한국 국적 선수로 최경주(43)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키 군단’에 합류한 노승열의 계약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이키가 세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10년 동안 22억 달러(약 2200억원)에 잡은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일 것이라는 게 국내 골프계의 관측이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3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험하디험한 산길에 ‘인제 가면 언제 오나’라는 한 맺힌 가락이 전해오는 백두대간의 첩첩산중 강원 인제 용대리. 이곳에는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추위와 살을 에는 듯한 매서운 바람을 축복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한편 용대리에서 처음으로 황태덕장을 연 최귀철씨는 올해 50년째 덕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의뢰인 K(KBS2 밤 8시 50분) 평소처럼 집으로 가려고 택시를 탄 한 여자. 그런데 택시기사가 다짜고짜 피해자에게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고 한다. 기사는 여자의 휴대전화를 숨긴 뒤 차문을 잠가버린다. 남자는 택시기사로 위장한 납치범이었던 것. 그렇게 여자를 협박하며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가려는 남자. 이에 여자는 당황했지만 기지를 발휘한다. ■일일연속극 오자룡이 간다(MBC 밤 7시 15분) 공주는 자룡에게 첫사랑 마리와 재회했는지 묻는다. 그리고 자신이 자룡을 좋아하는 것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자룡에 대한 마음을 접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한편 신제품 아이템으로 떡볶이를 내세운 공주. 레시피와 시장 파악을 위해 자룡네 떡볶이 포장마차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밤 8시 50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직 한 스타일로 등산한다는 남자가 있다. 도대체 어떤 스타일로 등산하는지 궁금하던 찰나, 갑자기 신발을 벗고 맨발로 산에 올라가는 오늘의 주인공 윤영창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등산용 신발에 아이젠까지 착용한 등산객들보다도 빠르게 산에 오르며 제작진을 놀라게 하는데…. ■다문화 휴먼다큐 가족(EBS 밤 12시 5분) 5년 전 한국으로 시집 온 네팔인 라마 다와돌마. 지금은 지리산 자락인 경남 함양에서 곶감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감 깎는 작업이 힘들어 혼자 우는 날도 많았던 그녀. 그럴 때마다 항상 옆에서 보듬어 주는 남편의 사랑은 힘이 되었고, 어느덧 동네에서 예쁨받는 며느리가 되었다. ■올리브(OBS 밤 11시 5분) ‘2013년 사상체질로 건강 계획 세우기’를 주제로 성대현과 더불어 올리브 식구들의 체질을 진단한다. 이에 한의학 박사 김수범 원장은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나뉘는 체질의 각 특성에 따라 건강계획도 달리 세워야 한다고 권장한다. 한편 성대현은 신혼 초부터 지금까지 각방을 쓰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 [교육나눔 캠페인] 알바로 찌든 삶 대학은 내게 사치 가난의 굴레 못 벗어나네요

    김유진(가명·24·서울 양천구)씨는 중국 전문가의 꿈을 품고 어렵게 들어간 대학을 2010년 자퇴했다. 김씨는 “엄마가 한 달에 100만원을 벌어서 고등학생 동생과 나까지 세 식구를 거두는 상황에서 정규 대학에 다닌다는 것은 사치였다”면서 “당시엔 지긋지긋한 아르바이트와 가난이라는 굴레로부터 벗어나고만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중국이란 큰 나라에 가면 내 꿈을 이루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아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자퇴서를 내고 학교를 나설 때는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의 가정이 원래 어려웠던 것은 아니다. 2002년까지는 아버지가 작은 가게를 하며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남들처럼 학원도 다니며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반에서 줄곧 1, 2등을 다퉜다. 그런데 그해 겨울방학 직전 아버지의 가게가 부도나고 이후 아버지가 가출하면서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중산층에서 한순간에 빚쟁이 도시 빈민으로 전락한 것이다. 어머니가 돈벌이에 나섰다. 집 근처 어린이집에서 아이들 밥과 간식을 해 주며 한 달에 1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남긴 빚과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부터 김씨는 학원을 그만뒀다. 고등학교 때부터는 한참 성적이 밑이었던 친구가 상위권으로 올라서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학원과 담을 쌓은 김씨의 성적은 중위권으로 떨어졌다. 꿈 많은 여고생에게 세상은 불공평했고 도움을 받을 곳도, 어려움을 나눌 곳도 없었다. 빈곤층이었지만 가출한 아버지가 있어서 한 부모 가정 지원도 받지 못했다. 중국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2007년 어렵게 대전의 D대학 중국학과에 입학했다. 그때부터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근로 장학생으로 일하고 편의점, 패밀리 레스토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는 “힘들고 외로웠지만 중국 전문가란 꿈이 있어서 그때는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 3인 남동생의 장래와 자신의 학비 부담 때문에 그는 결국 자퇴했다. 김씨는 지금 파견직 사원으로 조그만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가난은 떼려 해도 떨어지지 않는 굴레인 것 같아요.” 김씨의 얘기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메뉴판에 육류 100g 표시? 처음 듣는데요”

    새해부터 실생활 속 바뀌는 제도가 많지만 정부의 홍보부족 등의 탓에 정작 혜택을 누려야 할 사람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최종가격 제시·육류 100g 단위 표시 ▲반려견 등록제 ▲최저임금 시행 ▲아날로그 방송 종료 ▲군 계급별 복무기간 변경 등에 대해 1일 시민 목소리를 들었다. 올해부터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육류는 메뉴판 등에 100g당 가격을 적어야 한다. 하지만 이날 서울 영등포역 인근 고깃집 10여곳을 돌아본 결과 100g당 가격을 표시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대부분 “처음 듣는 이야기” “왜 그렇게 바꿔야 한대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 적어놨다”고 밝힌 A 식당도 메뉴판에는 고기 종류·부위에 따라 170g, 250g 등 1인분을 표시하는 식이었다. 주인들은 1인분이 몇 g인지 표시해 놓았을 뿐,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인 100g으로 표시해야 하는 건 전혀 몰랐다. 보건복지부는 위반 시 1차 시정명령, 2차 영업정지 7일(과징금 대체 가능)을 적용한다. 식당·카페·술집도 부가세와 봉사료 등을 모두 최종가격을 포함해 써야 한다. 부가세와 봉사료를 각각 10%씩 받는 고급음식점은 대체로 최종가격 표시를 시행하고 있었다. 서울 중구의 C 호텔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미리 부가세와 봉사료가 포함된 가격으로 안내해 오고 있다”면서 “가격이 올랐다고 놀라는 손님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은 메뉴 가격을 내니 편리하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3개월 이상 된 개를 키우는 사람은 의무적으로 동물 대행기관에서 이름·연락처·번호 등을 등록해야 하지만, 역시나 행동에 나선 사람은 적었다. 애완견 두 마리를 키우는 박진규(44)씨는 “잃어버렸을 때 쉽게 찾을 수 있고 유기견을 방지하는 차원에서도 제도의 취지에 공감한다”면서 “하지만 애견가들 사이에서는 마이크로칩을 강아지 몸에 넣는 게 부담스럽고, 칩이 중국산이라는 얘기까지 떠돌아 꺼리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박씨는 “집집마다 방문해 등록 여부를 검사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실효성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직장인 윤철(33)씨도 “얼핏 소식을 들었지만 아직 등록은 하지 않았다”면서 “유기견을 줄이자는 목적인 듯한데 나처럼 강아지를 애지중지 키우는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그는 “등록을 안 하면 최대 40만원에 달하는 과태료를 내야해 하긴 하겠지만 꼭 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구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국적이나 고용형태에 관계없이 최저임금(시간급 기준)이 4580원에서 4860원으로 오른다는 소식도 전해듣지 못한 이가 많았다. 한국외국인력지원센터에서 7년째 상담업무를 맡은 스리랑카인 푸쉬파 프레마랄(42)은 “최근 하루 50~60통씩 최저임금과 관련한 상담전화를 받았는데 회사에서 별다른 설명을 듣지 못해 문의전화를 한 근로자가 대부분”이라고 귀띔했다. 적은 인상폭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프레마랄은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더 돈을 많이 부칠 수 있어 기쁘지만 뛰는 한국 물가를 감안하면 낮은 인상 폭이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 휘경동 C아파트 경비원인 김동진(57)씨는 “재취업이 힘든 나이라 그나마 자리를 지키려 하지만 올랐다는 최저임금만으로는 두 식구도 살기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종료됨에 따라 먹통이 된 TV를 보고 당황해 하는 일도 속출했다. 서울 강남구 임대주택에 홀로 사는 윤모(72·여)씨는 “TV를 켜는데 듣기 싫은 지지직 소리만 나오고 멀쩡했던 화면이 검게 변했다”면서 “그나마 TV보는 게 낙인데 적적해서 오늘은 라디오만 들었다”고 했다. 경기 분당구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김모(80)씨는 “정부 지원을 받아 셋톱박스를 설치했는데 오늘 아침 TV가 안 나와서 당황했다”면서 “콜센터에 전화해도 문의가 많은지 한참을 기다리게만 했다”고 전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2013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기막힌 동거/임은정

    [2013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기막힌 동거/임은정

    등장인물 아영(25) 숙자(37) 동곤(25) 집주인(55) 아들(28) 장씨(50)- 1인 2역 때 현대 겨울 장 소 도심 변두리 다가구주택 무 대 오래되고 낡은 느낌의 집이다. 조그만 마당이 있고 셋방으로 들어가는 문이 보인다. 문을 사이에 두고 마당과 방이 나뉜다. 방 안은 소박하고 단출하게 꾸며져 있다. 벽에는 커다란 시계가 걸려 있고 옷장, 책상, 앉은뱅이 화장대가 한구석을 차지한다. 부엌에는 싱크대와 소형 냉장고가 있다. 부엌 옆으로 화장실로 들어가는 문도 보인다. 네모난 종이 상자가 몇 개 놓여 있고, 일상용품과 옷들이 흩어져 있다. 1장. 마 당에서 방 안을 기웃거리는 정장 차림의 숙자. 한 손에는 고객 파일을 들고 있다. 목에 건 스톱워치를 보며 초조한 듯 시간을 재고 있다. 숙자 5, 4, 3, 2, 1.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간다. 아영 아직 내 시간이에요. 숙자 이제 내 차례야. 아영 (시간 확인, 밖으로 나간다) 이제 아영이 밖이고, 숙자가 방 안이다. 아영이 밖에서 방 안을 기웃거린다. 휴대전화 보며 시간을 기다리다 방 안으로 소리친다. 아영 1분 남았어요. (모래시계 꺼내서) 시, 작! (다 떨어지면) 땡!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간다. 숙자 아직 내 시간이야. 아영 이제 내 차례예요. 숙자 (시간 확인, 밖으로 나간다) 다시 마당에서 방 안을 염탐하는 숙자. 밖으로 나오는 아영을 붙잡아 방으로 밀고 들어온다. 숙자 전화는 왜 안 받아? 요리조리 도망만 다니고. 무조건 피하면 다야? 일부러 그런 거지? 어떻게 됐어? 벌써 며칠째냐고. 오죽하면 대낮에 일하다 말고 너 잡으러 왔겠어. 더 이상은 안 돼. 아영 숨 넘어 가겠어요. 숙자 시간 없어. 말일까지는 해결해줘. 아영 무리예요. 숙자 안 쫓겨나는 것만도 다행이거든. 아영 조금만 더···. 숙자 최후통첩이야. (고객 파일을 두고 나간다) 아영, 마당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밖으로 나온다. 어깨에 큰 가방을 메고 있다. 집주인, 빗자루 들고 다가간다. 집주인 꼼짝 마. 아영 으악! 집주인 내려놔. 아영 아니에요. 오해세요. 집주인 가방 내려놓으라니까. 아영 고모 모르세요? 여기 사는 분요. 집주인 (방 쳐다본다) 아영 키 좀 크고, 얼굴 동그랗고, 파마머리···. 집주인 젊은 게 어디 할 짓이 없어서. 아영 저 방이, 숙자 고모예요. 친척 동생, 아 그러니까···. 조, 조카예요. 집주인 도둑년이 어디서 수작질이야. 아영 (가방을 쏟으며) 조카 맞아요. 보세요. 다 옷뿐이잖아요. 고모 부탁으로 세탁소 가던 길이었어요. 훔친 거 아니에요. 두 사람은 대치하고 있고, 숙자가 급히 들어온다. 아영 고모! 도, 도둑으로 몰렸어요. 집주인 (빗자루 내리며) 아는 사람이야? 숙자 오해를 하신 것 같아요. 조카가 놀러 왔어요. 집주인 이 시간에 집에는 웬일이야? 숙자 뭘 좀 두고 와서요. 집주인 객식구는 오늘 가지? 숙자 (머뭇거리다) 며칠만 있을 거예요. 집주인 은근슬쩍 넘어갈 생각 말고 계산이나 똑바로 해줘. 숙자 무슨···. 집주인 수도, 전기, 가스! (수첩 꺼내서 적으며) 단 하루라도 사람이 늘었으면 더 내야지. (시계 보며) 어머, 마트 타임 세일···. (나간다) 아영, 떨어진 옷을 가방에 챙겨 넣는다. 숙자 조심하랬잖아. 아영 연습한 시나리오대로 잘 말했어요. 숙자 그 아줌마 눈치가 보통 아니야. 들키지 않게 잘해. 아영 (일어난다) 너무 억지를 부려요. 놀러왔다는데 세금이라니···. 숙자 밀린 방세나 신경 써. 숙자, 방으로 들어가 고객 파일을 챙겨 나간다. 아영,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벽시계 쳐다본다. 오후 2시 무렵. 우유 배달 아줌마 변장을 한 동곤, 손수레를 끌며 마당을 서성인다. 동곤 (노크하며) 신선하고 고소한 내추럴 우유 왔어요. 아영 (문 가까이 다가와) 아무도 없어? 동곤 장트라블타에 직방인 야쿠르트 왔어요. 아영은 동곤이 온 것을 확인, 문을 열어 준다. 동곤, 후다닥 방으로 들어간다. 변장용 옷과 가발을 벗는다. 동곤 이렇게까지 해야 돼? 아영 앞으로 더한 것도 해야 돼. 동곤 뭘 또 시키려고? 아영 다른 방법이 없잖아. 동곤 이런 기발한 생각은 어떻게 한 거야? 아영 한 수 모방했지. 동곤 이런 걸 뭐라고 하냐? 월세방은 아니고, 파트방인가? 아영 아무려면 어때. 동곤 우리 시간제로 방 쓰잖아. 그러니까 시간방 아니야? 아영 잘도 갖다 붙인다. 2시부터 8시면 황금 시간대야. 어디가도 이런 방에, 이런 가격 없어. 동곤 방세 좀 깎아줘. 아영 휴학하고 미친 듯이 알바 뛰는 거 보고도 그래. 동곤 나도 밤마다 미친 듯이 부킹한다고. 아영 그럼 다른 방 알아보든지. 동곤 아, 아니야. (사이) 망이나 좀 봐. 슈퍼 좀 갖다 오게. 두 사람, 조심스럽게 마당으로 나오다 집주인과 맞닥뜨린다. 아영 (둘러대며) 동, 동생이에요. 집주인 동생? 혹시 남동생도 같이 이 방에···. 아영 아니, 놀러 온 거예요. (동곤에게) 뭐해? 들어가자. 집주인 나오던 거 아니었어? 아영 들어가던 길이예요. 아영과 동곤은 방으로 들어오고, 집주인은 자기 집으로 간다. 동곤 동생이라니? 아영 급한데 그렇게라도 둘러대야지. 이제부터 나는 누나, 그 누님은 고모야. 동곤 졸지에 수상한 가족 탄생! 불안 불안해서 여기 계속 살겠냐? 아영 변장 안 하면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마. 출입 금지야. 동곤 무슨 감옥도 아니고. 아영 그래 봐야 저녁 8시까지야. (나간다) 동곤은 손수레에서 침낭을 꺼내 덮고, 벽시계는 꺼내서 베고 잔다. 저녁 8시. 숙자는 방 앞에서 스톱워치 보며 계속 차례를 기다린다. 시계 알람 소리 몇 번 울린다. 동곤, 겨우 일어나 허겁지겁 나온다. 숙자 거기서 왜···. 동곤 ···. 숙자 누구···. 동곤 오, 오빠예요. 숙자 오빠라뇨? 동곤 아영이는 알바 가고, 깜빡 잠이 들어서···. 집주인이 마당으로 나오다 순식간에 두 사람과 마주친다. 숙자는 당황하고, 동곤은 침착하게 대처한다. 동곤 고모도 만나고 가려고···. 집주인 누가 뭐래. (숙자에게) 건넛방, 할 얘기가 있어. (집 전화 울린다) 잠시만. 집주인은 나가고, 숙자는 동곤을 붙잡아 방 안으로 들어간다. 숙자 오빠라고 안 했어요? 동곤 저···. 숙자 고모는 또 뭐예요? 동곤 둘 다예요. 숙자 무슨 소리예요? 동곤 그렇게 돼 버렸어요. 아니 그렇게 해야 돼요. 숙자 혹시 주인이 아영이를 알아요? 그쪽도요? 동곤 다 같이 만났어요. 숙자 만나다뇨? 동곤 주인은 우리가 남매인 줄 알아요. 숙자 남매가 아니에요? 동곤 아니 맞아요. 아영이는 동생입니다. 숙자 오빠라며? 너 뭐하는 놈이야? 동곤 (물러선다) 오, 오빠라니까요. 숙자 아영이는 분명히 형제가 없다고 그랬어. 동곤 사, 사촌 오빠. 사촌끼리 워낙 친하게 지내서 그냥 오빠라고 그래요. 숙자 뻥까지 말고 바른 대로 대. 동곤 복잡하게 생각 마세요. 집주인은 아무것도 몰라요. 아영이가 집주인한테 잘 둘러댔어요. 그러니까 우린, 모두, 아무것도 들키지 않았다고요. 숙자 가택 침입으로 경찰에 신고할 거야. 동곤 가택 침입이라뇨? 여긴 내 방이에요. 숙자 여기가 왜···. 동곤 이 방은···. 숙자 둘, 둘이 동거해? 동곤 대박! 근친상간이라고요? 숙자 빌려 쓰는 방에서 살림을 차리면 어떡해? 동곤 아니 점점···. 숙자 빨리 불어. (휴대전화 꺼내며) 당장 경찰에 신고할 거야. 콩밥 좀 먹어 볼래. 동곤 세, 세 들었어요. 숙자 세라니? 동곤 아영이가 세 든 12시간 중에서, 6시간을 다시···.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집주인. 숙자 (동곤에게) 꼼짝 말고 있어. 밖으로 나가본다. 집주인과 싸움이 벌어진다. 숙자 갑자기 이러시면 곤란해요. 집주인 일이 그렇게 됐어. 숙자 이 추운데 당장 방을 어디서 구해요. 집주인 원래 거기가 우리 아들 방이었어. 숙자 법적으로도 이건 걸려요. 이런 식은 문제가 있다고요. 집주인 젊은 사람이 팍팍하게 왜 그래. 법까지 들먹이는 건 좀 그렇잖아. 숙자 심한 게 누군데요. 집주인 내가 주인인데, 내 집을 맘대로 못 할 게 뭐가 있어. 숙자 다 낡아 빠진 집 한 칸 있다고 유세는···. 집주인 뭐, 유세···. 숙자 주인이면 다야? 집주인 이 여자가···. 당장 방 빼. 2장. 숙자, 아영, 동곤이 서로를 경계하며 마당을 빙빙 돈다. 숙자는 목에 건 스톱워치를 손에 들고, 아영은 가방에서 모래시계를 꺼내고, 동곤은 우유 손수레에서 큰 벽시계를 꺼내 든다. 도는 속도 점점 빨라진다. 숙자 0.5 아영 0.4 동곤 0.3 숙자 0.2 아영 0.19 동곤 0.18 숙자 0.17 아영 (건너뛰며 재빨리 다 센다) 0.16, 0.15, 0.13, 0.11. 땡! 다같이 내 차례야. 세사람은 서로 방으로 들어가겠다고 난리 법석. 순식간에 몰려 들어와 각자 방 안의 일상을 시작한다. 숙자는 출근 준비를 서두르고, 동곤은 시계를 베고 눕는다. 아영은 방의 벽시계 시침과 분침을 돌려 오전 8시로 맞춘다. 아영 내 시간이에요. 빨리 해주세요. 숙자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 아영 시간 가요. 빨리요. 숙자 (단단히 화가 나) 아영이 너···. 아영 ···. 숙자 사람을 들이면 어떻게 해? 동곤 (노래하듯) 뛰는 놈, 그 위에 나는 놈. 아영 조용히 해. 숙자 이건 엄연한 계약 위반이야. 이제 너하고는 계약 해지야. 아영 갑자기 그러시면···. 숙자 저 놈만 끌어들이지 않았어도 아무 탈 없었어. 동곤 (일어나며) 이거 왜 이래요. 나는 피해자예요. 아영 방법이 있을 거예요. 숙자 괜히 들켜서 피곤해지느니 방 빼서 다른 데 가는 게 나아. 어차피 주인도 나가라고 한바탕 난리 부렸어. (사이) 아들이 여기로 들어온대. 아영, 동곤 네? 아영 제발 그것만은···. 동곤 우리도 같이 이사 가요? 아영 (동곤을 째려본다) 숙자 계약 해지라니까. 동곤 해지라뇨? 겨우 하루 살았다고요. 숙자 내가 뭐 어쨌다고. 동곤 시간방을 탄생시켰잖아요. 이 방의 어머니 같은 존재랄까요? 아영 농담이 나와? 동곤 맞는 말이잖아. 숙자 헛소리 집어 치우고. 아영이하고 해결해. 숙자, 휴대전화가 울린다. 친절하게 통화한다. 숙자 네, 고객님. 암보험요? 자녀분 것도 드신다고요. 그리로 금방 갈게요. (통화 마치고, 아영을 쏘아본다) 빨리 해결해. 저놈도, 월세도. 숙자, 서둘러 나가다 뭔가 생각난 듯 뒤돌아 온다. 깜빡한 가방은 챙겨 가고, 휴대전화를 책상 위에 두고 나간다. 급하게 나가다 문을 살짝 열어두고 간다. 아영 안 들키게 조심하랬잖아. 동곤 변장까지 시켜서 끌어들인 게 누군데. 아영 끝까지 모른다고 버텼어야지. 동곤 더 있다가는 짭새 뜰 뻔했다고. 아영 주인집 아들이 문제야. 그놈만 안 오면 아무 문제 없는데. 동곤 우리 업소 형님들한테 부탁 좀 해볼까? 아영 허튼 짓 하지 마. 아영,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 벌컥벌컥 마신다. 동곤을 쳐다본다. 아영 내 시간이야. 동곤 치사하게. 비상이라고 일찍 오라며? 아영 다 끝났잖아. 동곤 그래서 지금 날더러 나가라고? 아영 응. 동곤 우리도 해결 봐야지. 아영 걱정 붙들어 매. 이 방은 반드시 지킬 거야. 동곤 오늘만 그냥 좀 있자. 아영 너랑 같이? 동곤 뭐 어때? 우리 같이 건조한 사이에. 아영 가줄래. 머리 아파 죽겠거든. 동곤 나갔다 오면 집주인 눈치도 봐야 하고. 어디 갈 데도 없다고. 아영 약속한 시간을 지켜줘. 동곤 그러지 말고 한 번만!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있을게. 아영 6시간만이라도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아. 동곤 (옷장 가리키며) 저, 저기 들어가 있을게. 아영 뭐라고? 동곤, 순식간에 옷장으로 뛰어 들어간다. 아영이 밖으로 끌어내려 한다. 아영 뭐하는 짓이야? 동곤 이제 편하게 쉬어. 방해 안 할게. 아영 거기서 당장 나와. 동곤 나 없다고 쳐. 그거, 투명 인간! 아영 죽고 싶어? 동곤 여기 한숨 때리기 딱이다. 아영 좁아 터진 데서 잠이 와? 동곤 시간 되면 바로 깨워. 낯선 남자가 방 안으로 슬그머니 들어온다. 아영 (멀찍이 서서) 누, 누구세요? 아들 그쪽은요? 아영 ···. 아들 여기 살아요? 아영 네. 아들 (굉장히 놀라며) 이 방을 세 줬어요? 아영 누구신데···. 아들 아들 집 나간 지 얼마 됐다고. 아영 혹시, 주인집? (사이) 일단 여기 좀 앉으세요. 두 사람, 어색하게 앉는다. 아영 이 방으로 이사를 온다고···. 아들 누가요? 내가요? 아영 그래서 방 빼라고 그러셨는데. 아들 그럴 리가 없어요. 뭔가 꿍꿍이가 있겠죠. 아영 무슨···. 아들 그게 아마도···. (망설인다) 아무튼 내가 이 방에 오는 건 아닙니다. 오늘은 집에 잠시 왔다가, 내 방에 두고 온 게 생각나서. 아영 (옷장을 쳐다본다) 아들 저, 화장실 좀 써도 될까요? 아영 그러세요. 주인집 아들이 화장실에 간 사이, 아영은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옷장을 두드린다. 아영 그새 잠든 거야. 반응이 없자, 더 세게 두드린다. 아영 시간 됐어. 빨리 튀어 나와. 동곤, ‘시간’이라는 말에 놀라 옷장 밖으로 나온다. 이때 아들이 화장실에서 나온다. 아영 그자야. 주인집 아들. 동곤 뭐? 아영과 동곤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는다. 동곤, 손수레에서 업소용 쟁반을 꺼내 아들을 위협한다. 동곤 너 잘 걸렸다. 아들 (물러선다) 왜 그래요. 동곤 우리 형님들이 얼마나 무서운 줄 알아? 아들 무슨 소리야? 아영, 부엌에서 식칼을 찾아 동곤에게 주려 한다. 아영 이걸로 해. 동곤과 아들, 모두 놀란다. 동곤 사람 놀라게. 아영은 칼을 든 채 아들에게 위협적으로 다가간다. 아영 이 방은 우리 거야. 여기로 들어오지 마. 아들 도, 도둑이었어? (동곤 보며) 그것도 2인조. 책상 위로 강하게 칼을 내리꽂으며 협박한다. 아영 이 방에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 아들 ···. 동곤 한 발짝도 안 돼. 발모가지를 확 그냥···. 아들 (주머니 뒤진다) 돈 가진 거 다 줄 테니까 제발 나 좀 보내줘요. (손목시계 푼다) 이 시계도 가져요. 비싼 거예요. 다 가져요. 아영 지금 무슨 헛소리 하는 거야? 동곤 도둑들 아니고 세입자들! 아들 정말이에요? 도둑 아니에요? 동곤 이렇게 때깔 좋고 잘생긴 도둑 본 적 있어? 아들 아니 근데 왜 나한테···. 아영 당신 때문에 쫓겨나게 생겼다고. 동곤 이 방에 들어온다고 그래서. 아들 아니 들어올 일 없다니까 자꾸 왜 그래요. 이 방 월세 밀렸다고 엄마한테 쫓겨나서 친구 집 전전하면서 산다고요. 밀린 방세도 아직이에요. 동곤 (쟁반 내리며) 아들인데도 월세를 받아? 아들 자식이라고 봐주는 거 없어요. 악착같이 뜯어 갑니다. 아영 그러니까 진짜 이 방에 이사 올 일이 없다고? 아들 그렇다니까요. 아영 그럼 주인 아줌마 속셈은 뭐지? 아들 그건···. 아영, 아들이 망설이자 꽂혀 있는 칼을 뽑아 들려고 한다. 아들 월, 월세 올려 받으려는 거예요. 아영 (더 위협) 확실해? 아들 보증금 빼줄 돈도 없을 거예요. 밖에서 숙자가 문을 두드린다. 숙자 문 좀 열어 봐. 동곤, 아영은 몹시 당황한다. 숙자 (계속 두드린다) 안에 없어? 아영 (동곤에게) 옷장. (아들에게) 당신은 화장실. 빨리 피해. 동곤 화장실은 위험해. 아영 둘 다 옷장! 빨리! 아들 누군데 그래요? 동곤 사채업자. 동곤, 옷장에 들어가 숨는다. 아들도 얼떨결에 따라 들어간다. 옷장 안이 비좁아 아영이 억지로 밀어 넣고 문을 닫아버린다. 문 열어주자 숙자가 급하게 들어온다. 아영은 옷장 앞에 선다. 숙자 빨리 안 열고 뭐했어? 아영 자느라고요. 집에는 왜 다시···. 숙자, 무언가를 찾는다. 책상 위에서 휴대전화 발견. 숙자 내 정신 좀 봐. 여기 두고. (책상에 꽂힌 칼을 본다) 저건 뭐야? 아영 (다가가 칼 뽑으며) 과일 좀 깎아 먹으려고. 숙자 취미도 참 별나. 숙자, 가려다 뒤돌아 다시 들어온다. 숙자 내 목도리를···. 어디 뒀더라. 방 안을 찾다가 옷장을 보고 서서히 다가온다. 놀란 아영은 가방에서 자기 목도리를 꺼내준다. 아영 바쁜데 이거 그냥 하고 가세요. 선물이에요. 숙자 (받는다) 선물은 선물이고, 월세는 월세야. 목도리 두르고 나가는 숙자를, 아영이 잠시 불러 세운다. 아영 밤에 들를게요. 방 때문에 상의할 게 좀 있거든요. 숙자 집주인 조심해. (나간다) 옷장 안에서 두 사람 쏟아져 나온다. 헉헉거린다. 동곤 죽을 뻔했어. 둘은 안 돼. 무리데스. 아들 사채업자 아니죠? 누군데 그래요? 아영 이 방 주인. 아들 네? 우리 엄마가 주인 아니에요? 동곤 쉽게 말해서. (노래하듯) 세 준 놈, 그 위에 세 준 놈, 그 위에 세 준 놈. 동곤의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린다. 동곤 (받는다) 뭐라고요? 현빈 형님요? 알았어요. 총알같이 갈게요. (끊는다) 1시까지는 다시 올 수 있어. 괜찮겠어? 아영 너는 2시부터야. 동곤 저 사람은? 아영 바로 돌려보낼 거야. 동곤, 서둘러 나가는데 아영이 불러 세운다. 아영 (우유 손수레 가리키며) 야, 장동곤! 저거는? 동곤 어차피 다시 올 거잖아. 아영 변장 안 해? 들고 가. 들키면 어쩌려고. 동곤, 마지못해 손수레에 자기 물건을 쑤셔 넣고 밖으로 나간다. 아들도 슬쩍 따라 나가려고 한다. 아영 잠깐만요. 정말 죄송해요. 워낙 방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우울증이 심해서 그래요. 가끔 나도 모르게 불같이 화가 나는데···. 아들 아니, 뭐, 그럴 수도···. 아영 혹시 하루 종일 집에 있어요? 아들 취직도 안 되고 해서, 밤에는 친구 가게에서 일을 좀···. 아영 굉장히 싼 방이 있는데. 아들 ···. 아영 하루 종일은 아니고 아침 8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쓸 수 있어요. 하루 6시간, 월세는 8만원만 내면 돼요. 아들 그런 방이 있어요? 아영 네. 시간방! 오전에는 방에서 쉬고, 오후에는 도서관 가고. 어때요? 아들 거기가 어딘데요? 아영 (손짓) 여기! 아들 이 방요? 3장. 숙자는 얼굴에 수건을 묶고 마사지크림을 바르고 있다. 아영은 그 옆에 앉아 숙자 눈치를 살핀다. 아영 주인이 아무래도 빼줄 보증금이 없는 것 같아요. 숙자 (쳐다본다) 누가 그래? 아영 동네 아줌마들 염탐 좀 해봤는데 확실해요. 소식통 슈퍼 아줌마한테 들었는데, 글쎄 주인집 아들이 다단계에 홀딱 빠져서 패가망신할 뻔했대요. 주인이 그 일 처리하느라 빚까지 엄청 지고, 난리도 아니었대요. 숙자 뭐? 큰소리만 뻥뻥 치더니 뭔가 미심쩍다 했어. 아영 보증금은 확실히 없어요. 숙자 순둥인 줄 알았더니 재주도 용하다. 아영 버티면 돼요. 이 방에서 안 나가도 된다니까요. 숙자 그래도 그놈은 해결해야 돼. 아영 월세를 아예 안 낼 수도 있는데. 숙자 (솔깃하며) 하나도? 아영 대신 밀린 월세 몇 달만 좀 봐주세요. 숙자 그거야···. 아영 언니라고 해도 되죠? 숙자 편하게 불러. 아영 저희 합쳐요. 숙자 같이 살자고? 아영 어차피 밤에 알바하느라 집에 거의 안 들어와요. 아침 8시부터 밤 8시까지 같이 방 써도 집에 거의 없을 거니까. 숙자 불편하지 않을까? 아영 월세 하나도 안 내셔도 된다니까요. 숙자 (바싹 다가간다) 진짜 무슨 수가 있어? 아영 하나 더 들이세요. 숙자 ···. 아영 셋이서 월세 다 부담할게요. 숙자 지금도 주인 눈치 보이는데 어떻게 그래. 들키기라도 하면···. 아영 안 들키게 철저하게 교육시킬게요. 시간도 그대로 쓰고, 월세도 안 내고. 언니는 손해날 거 하나도 없어요. 대신 밀린 월세만 좀···. 숙자 괜히 일을 더 크게 벌이는 것 같은데. 아영 돈 급하시잖아요. 카드 빚도 갚아야 하고. 그래서 12시간 세도···. 숙자 그걸···. 아영 카드 회사 독촉장 봤어요. 오해 마세요. 방에서 그냥 우연히 본 거니까. 사각 티슈 몇 장을 연거푸 뽑아 얼굴에 마구 문지른다. 숙자 내가 쓴 거 아니야. 다 그놈이 저지른 거야. 아영 누가···. 숙자 망할 놈의 개자식. 원수덩어리. (사이) 전 남편. 아영 그러니까 사람 하나 더 들이세요. 빨리 빚 갚아야죠. 숙자 사람을 어디서 구해? 아영 적임자가 하나 있어요. (휴대전화 울린다) 네. 지금 나가요. (끊는다) 알바하다 잠시 온 거라서···. 숙자 잠은 안 자? 아영 그럴 시간 없어요. 월세는 봐 주시는 거예요. (마당으로 나간다) 집주인이 아영을 기다리고 있다. 집주인 정말 올려 줄 거야? 아영 네. 그렇다니까요. 집주인 고모 일에 조카가 왜? 아영 월세 올려 드리고 저도 여기 같이 살까 하고요. 집주인 그래? 근데 얼마나? 아영 십오 정도. 그냥 아드님 쓰라고 하기에 방이 좀 아깝지 않아요? 다달이 사십을 집에 갖다 주는 것도 아니고. 집주인 (혼잣말) 사십! 아영 생각해 보시고 연락 주세요. 집주인 나가고, 아영도 밖으로 나간다. 째깍째깍 시간이 흐른다. 아영, 조심스럽게 다시 방으로 들어온다. 동곤이 마당에서 방 쓸 차례를 기다린다. 아영, 나오다 기겁한다. 아영 뭐해? 변장도 안 하고? 동곤 이제 조카잖아. 그럴싸하게 연기만 하면 돼. 아영 자주 들락거리면 의심받아. 아영, 동곤을 데리고 재빨리 들어간다. 동곤, 벽시계를 2시에 맞춘다. 동곤 안 가고 뭐해? 내 시간이야. 아영 잠시만. 중요한 일이야. 동곤 지정된 시간을 지켜줘. 아영 그새 따라 하기는. (사이) 방세 올려줘야 돼. 동곤 뭐? 아영 집주인이 요구를 해. 동곤 아들놈 때문이라며? 아영 원하는 건 돈이었어. 동곤 고모한테 더 내라고 해. 아영 장난하지 말고. 한 방에 사니까 공동 책임이잖아. 동곤 주인하고 계약한 건 그 여자야. 아영 십오를 더 달래. 동곤 이런 낡은 방을? 아영 당장 아쉬운 건 우리잖아. 동곤 (시계 본다) 일단 좀 씻고. 쓰레기통에서 수건, 칫솔, 면도기를 꺼내 빠르게 움직인다. 아영 거기다 왜···. 동곤 들고 다니기 귀찮아서 짱박았어. 아영 들고 다녀. 숙자 언니가 질색해. 동곤 잘만 숨기면 돼. 아영 더 낼 거지? 동곤 씻고, 쉬고, 자고, 밥 먹고, 똥 싸고. 꾸물거리다 언제 다 해. 나이트에서 부킹이 필수라면, 시간방은 스피드가 생명이지. 동 곤은 화장실로 들어가 쏜살같이 씻고 튀어나온다. 아영 그러니까 그 언니가 우리 사정 봐줘서 5만원을 더 내는 거야. 보증금도 그 언니가 내고 있고 12시간 쓰니까 15만원. 나머지는 너, 나 6시간에 각각 12만 5000원. 동곤 4만 5000원이나 더 내라고? 아영 이런 방을 어디 가서 구해. 동곤 고시원으로 갈까? 아영 거기도 한 달에 최소 삼십은 넘어. 그걸 어떻게 견뎌? 업소에서 오전에 쪽잠이라도 잘 수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인 줄 알아. 동곤 돌겠다! 아영 너도 살고, 나도 살고. 동곤 주인 살고, 우린 죽고. 아영 ···. 동곤 5000원이라도 깎자. 아영 사용 시간에 따라 공평하게 고통 분담! 동곤 이 넓디넓은 지구에, 하루 24시간 내 몸뚱이 하나 편하게 누일 방 한 칸이 없다니···. 아영 지구는 좀 심하다. 동곤 심한 건 이 방이야. 아영 다음 달부터 올리는 거다. (나간다) 동곤, 부엌 싱크대 안에 숨겨둔 침낭과 시계를 꺼내서 잠을 청한다. 똑딱똑딱 시간이 흐른다. 저녁 8시 무렵, 숙자가 밖에서 문 두드린다. 동곤, 후다닥 일어나 방을 나오다 숙자와 마주친다. 숙자 이러다 의심받아. 빨리 가. 동곤 가요, 가. 숙자는 방으로 들어와 곧바로 잠을 잔다. 시간 흘러 아침 7시 30분. 알람 울리자 옷을 갈아입고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한다. 아영은 방 밖에서 기다리다 졸고 있다. 모래시계를 손에 쥐고 있다. 숙자 (나오며) 빨리 들어가. 아영 (잠꼬대하며) 찜질이세요? 목욕만 하세요? 숙자 (깨우며) 여기 집이야. 아영은 비몽사몽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벽시계를 8시에 맞춘다.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든다.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 들리자, 벌떡 일어난다. 집주인 아가씨, 있어? 아영 네. 나가요. 아영, 정신을 차리고 눈빛을 번뜩인다. 집주인 그때 말한 월세는···. 아영 안 그래도 다른 방 열심히 알아보고 있어요. 집주인 다른 방이라니? 아영 보증금이나 잘 준비해주세요. 집주인 아들놈 잘 구슬려서 다락방 쓰라고 하면 돼. 아영 아드님한테 미안해서요. 그냥 이사 나갈게요. 집주인 이사라니? 내 집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지내. 아영 그 월세면 투 룸도 가능하겠고. 아무래도 둘이라 불편하기도 하고. 집주인 그러지 말고 조금만 올려주고 그냥 살아. 이사 비용도 만만치 않잖아. 아영 얼마나···. 집주인 10만원만 더 내. 아영 그 돈이면 그냥 이사 가는 게···. 집주인 섭섭하게 왜 그래. 그럼 딱 5만 원만. 아영 보증금 준비를 최대한 서둘러 주세요. 집주인 (자기도 모르게 소리 지른다) 안 돼! 아니, 당분간은 그냥 살아. 아영 최종 결정은 고모가 해야 하니까···. 집주인 월세만 밀리지 말아줘. 집주인은 울상을 짓고 나가고, 아영은 방으로 들어와 한숨을 돌린다. 혼자 계산을 해보며 웃음 짓는다. 아영 계산이 그러니까. (계산기 두드려 보며) 동곤이 6시간 12만 5000원, 주인 아줌마 아들 6시간 8만원. 나는 12시간 4만 5000원! 숙자 언니 0원! 겨우 25만원 딱 맞췄네. 이제야 두 다리 뻗고 자겠다. 마당으로 낯선 남자 한 명이 들어와 문을 두드린다. 장씨 나야. 아영 누구세요? 장씨 (여자 목소리 들리자 침묵) 동곤이 들어오다, 장씨를 보고 당황한다. 동곤 왜 이렇게 빨리 왔어요? 장씨 뭐가 잘못됐어? 집주인이 마당으로 나오다, 두 사람을 본다. 집주인 이 분은 또 누구···. 동곤 삼, 삼촌이세요. 장씨 (얼떨결에 목례) 집주인 친척들 사이가 아주 죽고 못사나 봐. 조카에, 삼촌에···. 동곤 저희 집안이 워낙에 서로 친해가지고. 아영은 웅성거리는 소리에 밖으로 나와 본다. 동곤 (아영에게) 삼, 삼촌 오셨어. 아영 (놀라서 바라본다) 집주인 (수첩 꺼내 적으며) 세금 추가! 친척들이 너무 많이 들락거려. (나간다) 아영은 두 사람을 데리고 황급히 방으로 들어간다. 아영과 동곤은 싸우고, 장씨는 방을 둘러본다. 아영 삼촌이라니? 동곤 그게···. 아영 뭐야? 동곤 삼촌 맞다니까. 장씨 동곤이 삼촌 맞습니다. 아영 아저씨는 빠지세요. 동곤 삼촌한테 왜 그래? 아영 누굴 속이려고. 동곤 삼촌이 나 보러 오셨다니까. 아영은 부엌에서 식칼을 가져와 책상에 위협적으로 내리꽂는다. 장씨, 놀라서 물러선다. 아영 당장 불어. 동곤 방, 방세가 올라서. 아영 뭐? 동곤 그냥 같이 지내려고. 아영 그게 다야? 동곤 룸메이트라니까. 아영 방을 같이 써? 동곤 반, 반. 아영 월세를? 아영은 다가가 동곤을 마구 꼬집는다. 동곤 악, 방을···. 아영 어떻게? 동곤 너처럼···. 아영 혹시? 동곤 아, 세 시간···. 아영 설마···. 동곤 악, 세, 세를···. 아영 너까지···. 동곤과 아영이 싸우는 사이, 장씨는 벽시계 시간을 오후 5시로 돌려서 맞춘다. 장씨 (손을 들고 큰 소리로) 잠깐! 아영과 동곤은 놀란 표정으로 장씨를 쳐다본다. 장씨 (벽시계를 가리키며) 이제, 내 차례입니다. 이때 문 밖에서 ‘똑똑똑’ 노크 소리 들려온다. 세 사람은 의아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본다. 경쾌한 음악 소리 들린다. 서서히 어두워진다. [당선소감] 실패를 두려워 않고 길 찾아 나섰다 먼 길을 돌아 다시 출발선에 섰습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열심히 글 쓰고 살았다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니 결국 어느 것 하나에도 제대로 덤벼들지 못했습니다. 삶의 시기마다 그래야 했던 이유와 핑계는 무수히 많았습니다. 결국 문제는 내 안에 있었습니다. 실패가 두려운 거였어요. 그와 맞서 보려고 하지 않았더군요. 그때부터 쉽고 익숙한 것들을 내려놓고, 더 늦기 전에 정진의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희곡을 쓰면서 실패하고 좌절했던 곳에서 새롭게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올곧게 홀로 서야 함께 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 길에 ‘신춘문예’는 큰 목표 지점이었고 파고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남들보다 뒤늦게 뛰어든 만큼 많이 더디 가겠지만, 그래도 가다 보면 언젠가 깨우칠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뭐라도 되겠지’ 그런 무한 긍정의 마음을 품고. 감사합니다. 너무나도 큰 행운을 만났습니다. 당선 소식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습니다. 기쁨의 눈물도 흘렸습니다. ‘정말이야? 꿈 아니야?’라고 몇 번이고 되물었습니다. 좌절을 거치니 희망이 옵니다. 노력은, 간절함은 결코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고마운 분들의 얼굴이 뜨겁게 떠오릅니다. 덕분에 오늘 제가, 여기, 있습니다. 부족한 작품, 천금 같은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 감사합니다. 더욱 정진하며 열심히 쓰겠습니다. 다시 희곡 쓸 용기를 주신 라푸푸서원 차근호 작가님 특별히 감사합니다. 선욱현 작가님, 최원종 작가님, 김경락 연출님, 박세환 작가님 감사합니다. 마지막 퇴고를 도와준 배우 오혜진, 함께 고생한 지희야 정말 고맙다. 묵묵히 외조해 준 우리 남편 정재만, 부모님, 가족들, 모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약력 ▲1976년 포항 출생▲계명대 국문과 졸업▲구성작가, 프리랜서 기자 활동 [심사평] 서민층 주거 문제, 탁월한 리듬감으로 살려 올해 희곡부문에는 254편의 작품이 출품되었다. 기록적인 숫자다. 구어적인 것을 글로 담는 것에 익숙한 세대가 도래한 것일까? 연극을 많이 보는 문화적 환경이 조성된 덕분인가? TV 매체에 대한 친근감이 삶의 드라마화를 촉진한 것일까? 아니면 문예창작과와 연극 전공 학생 수의 비약적인 증가가 누적된 결과일까? 출품작 중에 현실을 포착하는 능력, 혹은 발상이 빛나는 작품도 적지 않았다. 가능성 있는 작가들을 많이 발견하게 된 것이 올해 신춘문예의 큰 기쁨이다. 출품작들이 다룬 소재 중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자살, 주거 문제, 실업 문제였다. 사람살이가 극도로 힘들어진 서민과 젊은 층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살’과 관련한 작품이 이례적으로 많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자살률이 최근 8년간 가장 높다는 현실을 말해주듯 자살사이트, 자살학원, 자살을 둘러싼 해프닝과 사후 망자의 이야기까지, 자살의 연극화에는 끝이 없었다. 자살과 생명보험을 연결시킨 작품도 많아 자살의 주요원인이 경제적 문제임을 짐작하게 한다. 절박한 상황들을 기정사실로 한 채 그것을 연극적 놀이의 대상으로 삼는 작품이 많이 등장한 것에서 이 시대의 누적된 피로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당선작인 임은정의 ‘기막힌 동거’ 역시 서민층 주거 문제의 어려움을 증식 이미지의 코미디로 변형시킨 작품이다. 생존 문제를 타개하려는 평범한 등장인물들의 노력이 황당무계한 방식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인물들의 숨찬 생활의 리듬은 작가에 의해 연극적 템포감으로 변환되었다. 무대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작가의 감각이 탁월한 연극적 리듬과 타이밍으로 드러난다. 끝까지 논의된 또 하나의 작품은 김경민의 ‘욕조 속의 인어’다. 이 작품 역시 오늘날 한국 사회의 20대가 처한 주거 문제를 은유적으로 다뤘다.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떠올리게 하는 독창적인 상황 설정이 매력으로 꼽혔으나 인간을 일면적으로 이해하는 감상성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이 외에 변효진의 ‘연기수업’, 김중원의 ‘다금바리’, 안재희의 ‘완벽한 화장실을 찾는 법’ 등도 최종 논의에 올랐다.
  • [기고] 더 진실해져야 할 때다/박얼서 시인

    [기고] 더 진실해져야 할 때다/박얼서 시인

    도덕과 양심이 제자리를 이탈하게 되면 그 어떤 지성적·종교적 양심마저도 바로 설 자리를 잃은 채 그대로 주저앉고 말 터이다. 정직과 정의가 사라진 세상을 상상해 보라! 자기 자신마저 속이는 양심이라면 이건 곧 인간성 상실에 처한 셈이다. 생각만 해도 두려움이 앞선다. 정직과 정의를 빼앗긴 깜깜한 어둠 속에서 불안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위기의식마저 사라져 가고 있다는 증세다. 이런 황폐한 토양 위에 점점 더 뿌리를 뻗치는 건 사회적 불신과 갈등뿐이다. 비겁한 경제논리에 짓밟힌 우리 사회의 현주소이다. 이런 음습함 속에선 악순환적인 병폐들만 사회 곳곳에 숨어들 판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깊이 뿌리내린 이기심과 증오, 폭력과 살인, 심지어 패륜적 범죄까지…. 이런 흉악함 앞에서 어떤 죄책감이나 거리낌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 사회 분위기 속에서 불쑥불쑥 공포를 느끼곤 한다. 물론 우리들 먹고사는 방식들, 그 자체가 늘 위험하고 각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하는 각축장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요즘의 세상살이, 그 행태를 듣고 바라보노라면 우리 사회의 불안이 재앙의 수준으로까지 비쳐지는 까닭이다. 그 어둠의 정도가 지나치다 못해 깊은 중병의 신음처럼 들려오니 말이다. 사실 우린 서로가 한 사슬에 묶인 공동운명체일 테다. 함께 마음 졸이고 함께 살아남아야 하는 한배를 탄 식구들인 셈이다. 서로의 안전과 생명을 걱정하고 책임져야 할 존재들이다. 풍랑이 거세면 거셀수록 더 단단히 붙잡고 서로 의지해야만 하는,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인연 줄로 이어져 있다. 높고 짙게 둘린 장벽, 이런 사회적 병리현상에 대한 책임과 손해도 고스란히 우리 스스로의 몫이라는 걸 이참에 반드시 깨달아야 할 때다. 우리 사회의 모순적 갈등의 올바른 치유책이 절실한 오늘이다. 그 증상에 맞는 진단과 처방이 적극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우리 서로가 층층 겹겹이 쌓인 고질병적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까닭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 많은 지혜와 슬기를 모아야 할 참이다. 하루속히 정직과 정의, 상식의 가치를 올바르게 세우는 일이 급선무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만연한 반칙과 부정, 속임수를 철저히 감시하고 막아내는 일이 성장의 가치보다도 더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건강한 우리 사회를 갈망하는 진심 어린 양심들이 더 많이 쏟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자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더 먼저 챙길 줄 아는 그런 공정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기쁨보다는 이웃의 아픔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 귀 기울이는 그런 착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우린 숨차게 달려 왔다. 지금쯤 다시 한 번 호흡을 가다듬을 때이다.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등등 그 어떤 현안을 앞세우며 최우선이라는 논리는 있을 수 없다. 수레바퀴 어느 한 축도 멈출 수 없는 동반성장이 미래가치이기 때문이다. 이젠 한 걸음 더뎌질지라도 순리를 되찾을 때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진실해져야 할 때다. 하늘은 진실만을 응원하기 때문이다.
  • 40cm 키 차이 극복한 커플 화제

    40cm 키 차이 극복한 커플 화제

    무려 40cm에 달하는 키 차이를 극복한 커플이 해외 언론에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브라질 살리노폴리스에 사는 세계에서 키가 가장 큰 10대 소녀와 그녀의 평범한 남자친구를 소개했다. 모델을 꿈꾸고 있는 엘리사니 다 크루즈 실바(17)는 키가 203.2cm이며, 애인 프란치날두 다 실바 카르발류(22)의 키는 162.5cm 정도 된다. 그 차이는 정확히 40.7cm. 이 커플은 서로 애정 표현을 하기 위해서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키스 한 번 하려면 엘리사니가 몸을 앞으로 숙여야 하고 프란치날두는 고개를 뒤로 젖혀야만 한다. 건설 노동자인 프란치날두는 “친구들이 항상 ‘그녀를 어떻게 안아주느냐?’고 물으면 그때마다 ‘다 방법이 있다.’고 답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남들의 시선은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실 엘리사니는 성장을 조절하는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겨 11세 때부터 키가 급격히 자라는 병을 앓았다. 그녀가 14세가 될 때 키는 이미 201cm였다고 한다. 다행히도 2년 전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을 수 있어 더는 키가 자라지 않는다. 그녀는 조그만 집에서 부모님,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식구들의 키는 모두 정상이지만 자신만 키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상당한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또한 그녀는 학교에 가는 스쿨버스에 타는 것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그녀를 더욱 힘들게 한 것은 또래 친구들의 놀림이었고 결국 학교를 그만두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프란치날두를 만나게 돼 너무 행복하며 모델이라는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고 엘리사니는 밝혔다. 사진=멀티비츠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투표율 75% 넘으면 알몸 말춤”… ‘개념 연예인’ 등극 위한 민망한 몸부림

    “투표율 75% 넘으면 알몸 말춤”… ‘개념 연예인’ 등극 위한 민망한 몸부림

    국회의원 선거에다 대통령 선거까지 선거로 유독 뜨거웠던 2012년, 연예계도 투표를 독려하는 ‘개념 연예인’ ‘개념 드라마’가 대세를 이뤘다. 투표 인증샷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소극적인 투표 격려가 주를 이루다 지난 19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는 투표소에서 패션 대결을 펼치자는 아이돌 가수부터, 무료 결혼식 축가와 프리허그 등 재치 있는 ‘공약’을 내건 개그맨까지 다양한 시도가 쏟아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알몸 공개까지 거론되면서 “지나치다.”는 비난 여론도 일었다. 선거를 활용해 지명도를 높이려는 ‘스타 마케팅’이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이번 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75.8%. 연예인 가운데 투표율 70%를 목표로 내건 이들이 많았다. 개그우먼 김지민은 투표율 70%가 넘으면 KBS ‘개그콘서트’의 ‘거지의 품격’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연기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같은 프로그램의 ‘용감한 녀석들’팀은 신혼부부 70쌍에게 무료로 결혼식 축가를 불러주겠다고 했다. 이달 말 출산 예정인 가수 박기영은 만삭의 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71% 이상을 공약한 연예인도 있었다. 개그맨 김원효는 투표율 71% 이상이 나오면 할아버지 분장으로 클럽에 춤추러 가겠다고 했다. 케이블채널 tvN의 개그프로그램인 SNL ‘여의도 텔레토비’의 김민교는 “투표율 75%가 넘으면 텔레토비 식구들을 설득해 탈을 쓰고 광화문에서 2시간 동안 프리허그와 사인회를 하겠다.”는 이색 공약까지 내놨다. 가수 이효리는 ‘나꼼수’팀이 진행하는 딴지라디오와의 전화 통화에서 “투표율 80%가 넘으면 섹시 모바일 화보를 무료로 배포하겠다.”고 했지만 다행히 투표율이 이에 미치지 못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공약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다. ‘용감한 녀석들’에 출연 중인 개그맨 박성광은 SNS에 “첫 번째 축가 당선자는 경북 영주에 계신 신모씨”라며 “오는 일요일 (결혼식에 다녀와) 인증샷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개그맨 김원효도 “어르신 한복 곱게 펴놔야겠다.”며 조만간 할아버지 분장으로 클럽에 갈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연예인들의 투표 독려가 아름답기만 한 건 아니다. KBS ‘미녀들의 수다’ 출신인 귀화 연기자 라리사는 투표율이 75%가 넘으면 대학로에서 알몸으로 말춤을 추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지난 20일 서울 대학로에서 자신이 출연 중인 연극 ‘교수와 여제자3’ 무대에 올라 알몸 말춤을 선보였다. 이를 바라본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렸고, 대다수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개그맨 김인석은 “투표 독려가 처음에는 신선하고 멋있었는데 옷 벗기에 나체댄스는 도를 넘은 것 같다.”며 일침을 가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조카 사랑 각별… 여동생과는 육영재단 운영권 다툼 후 소원

    조카 사랑 각별… 여동생과는 육영재단 운영권 다툼 후 소원

    박근혜 당선자는 독신이다. 역대 대통령 중 처음이다.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어머니 육영수 여사 사이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박 당선자는 어머니를 1974년 8월 15일 저격범 문세광의 손에, 아버지를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손에 잃는 비운을 겪었다. 여동생 근령(58)씨와 남동생 지만(54)씨, 이들과 결혼한 신동욱(44) 전 백석문화대 교수, 서향희(38) 변호사가 당선자와 가장 가까운 피붙이 및 배우자다. 지만씨 부부 외아들로 초등학교 1학년인 세현(7)군은 당선자의 유일한 친조카다. 박 당선자는 각종 인터뷰에서 “단란한 가족을 보면 저 가족의 행복을 지켜드리고 싶다.”고 말해 왔다. 비운의 가족사를 겪으면서 평범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내외는 당선자 남매를 엄격하게 훈육했다. 어린 시절 청와대 생활을 하면서 특권의식이 몸에 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박 당선자는 1999년 쓴 ‘나의 어머니 육영수’에서 어머니에 대해 “부드러운 성품이셨지만 훈육방식은 엄했다.”고 회고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당선자가 성심여중 때 우연히 관용차량을 타고 등교했던 날 따로 불러 꾸짖을 정도였다고 한다. ●친·외가 대식구… 정·관·재계 ‘화려’ 지만씨는 16살 때 어머니를, 육군사관학교 3학년인 21살 때 아버지를 총탄에 잃고 방황을 거듭했다. 1986년 육군 대위로 전역한 이후 31살 때인 1989년 코카인 흡입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이후 2002년까지 다섯 차례나 구속됐다. 그러나 고 박태준 전 총리의 도움으로 삼양산업(현 (주)EG) 부사장으로 취직한 이후 안정을 찾게 된다. 2004년 16살 연하 서향희 변호사와 결혼했다. 서씨는 전북 익산 출신으로 부산 중앙여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박 당선자는 지만씨 부부 결혼식을 앞두고 자신의 미니홈피에 “동생이 막상 결혼을 한다고 하니 지나온 날들에 대한 생각 때문에 눈물이 나오려고 합니다.”, “(서향희는) 동생과 아주 잘 어울리는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라고 썼다. 그의 조카 사랑은 유별나다. 2005년 9월 서향희씨가 세현군을 낳자 “우리 가문의 귀한 아이가 태어나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가문에 귀한 선물을 안겨준 올케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고….”라고 했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당선자는 조카 소식을 듣고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던 도중 병원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그가 최고회의 중간에 나간 것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2007년 잃고 싶지 않은 세가지로 ‘조카 세현이’를 꼽았다. 최근 한 여성지 인터뷰에선 조카가 가장 사랑스러울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태어나서 저와 처음 눈을 마주쳤을 때 감동을 잊을 수 없다.”면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나면 케이크가 없어도 허공에 대고 후후 하면서 촛불을 끄는 척하기도 한다.”고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케에 대한 박 당선자의 애정도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동생인 근령씨와는 몇 차례 갈등을 겪은 뒤 소원한 사이다. 경기여고,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한 근령씨는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언니의 개인비서를 자청해 활동하다 10·26을 맞았다. 1986년 4월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1990년 귀국한 근령씨는 언니로부터 육영재단 이사장직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3남매 간에 운영권을 놓고 18년여간 지리한 다툼이 이어진 끝에 자매 사이는 틀어졌다. 근령씨는 현재 한국재난구호 총재, 대한댄스스포츠실업연맹 총재, 세계바둑표준화협회 이사장 등의 직함을 갖고 있다. 올해 4·11 총선 때 무소속으로 어머니 고향인 충북 보은·옥천·영동에서 출마했지만 곧 사퇴했다. 지만씨 부부는 몇 차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저축은행 비리로 수감 중인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의 개인 친분, 서 변호사가 이 회사 법률고문을 맡았던 전력 등이 그것이다. 서 변호사는 결혼 이후 활동 반경을 크게 넓혀 왔다. 씨엔에이치(CNH) 감사, 케이엠에이씨(KMAC) 사외이사,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공제조합 운영위원, 코오롱 법률고문 등 각종 사외이사, 법률고문 경력이 화려하다. 2009년 4월엔 대전고검장을 지낸 이건개 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주원을 설립해 공동대표를 맡았다. 지난해 주원에서 탈퇴해 법무법인 새빛을 설립, 공동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법시험 합격 이후 별다른 경력이 없던 서 변호사의 약진은 박 당선자의 후광 효과라는 말도 나왔다. 서 변호사는 2007년 뉴욕과 바하마를 다녀온 여행기를 책으로 펴내기도 했고 2009년엔 하루 81홀을 도는 철인골프대회에 출전해 화제를 뿌렸다. 이런 그에 대한 언론 관심도 지대하다. 서 변호사가 지난 7월 세현군 영어연수 차 홍콩으로 출국한 것을 두고 박 당선자의 사전 가족관리라는 세간의 평도 나왔다. 근령씨와 2008년 10월 결혼한 신동욱 백석문화대 겸임교수는 14살 연하이다. 두 사람 모두 재혼이다. 근령씨는 1982년 풍산그룹 창업자의 아들과 결혼했다 6개월 만에 이혼한 바 있다. 신 교수는 부산 성도고, 경상전문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했다. 영화 수입 일을 하다 호서대 벤처전문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2005년 말 한나라당 디지털정당 위원장에 응모, 한나라당 전국위원이 돼 정계에 입문했다. 2008년 총선 때 서울 중랑을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떨어졌다. 신 교수는 지난해 8월 박 당선자와 지만씨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판결을 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 중이다. 박 당선자는 직계가족은 단출하나 친인척들은 친·외가 양쪽으로 화려하다. 정·관계는 물론 사돈관계를 통해 연결된 기업인과 재벌가 인물들이 많다. 정치권에선 박 당선자의 사촌오빠이자 4선을 지낸 박재홍 전 의원, 외삼촌인 5선 육인수 전 의원, 사촌형부인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한승수 전 총재가 있다. 김 전 총리는 박정희 정권 2인자로 김대중 정부 때 국무총리까지 지냈다. 김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 형 박상희의 딸인 박영옥씨 남편이다. 박 전 대통령에게는 조카사위다. 한 전 총리는 육영수 여사 언니인 인순씨 딸 홍소자씨와 결혼했다. 박 당선자에게도 한 전 총리는 사촌형부가 된다. 한 전 총리의 사위가 고 김진재 전 국회의원 아들인 김세연 국회의원이다. 박 당선자의 이모인 육인순씨는 전 혜원학교 이사장을 지냈고 남편 홍순일씨 사이에 3남 5녀를 뒀다. 딸 소자씨는 대한적십자사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딸 은표씨와 재희씨는 정치인과 결혼했다. 은표씨는 재무부국장, 농수산부 장관 등을 지낸 장덕진 전 의원과, 막내 재희씨는 기업인이자 11대 국회의원이었던 윤석민 전 의원과 결혼했다. 윤 전 의원의 경우 자신이 운영하던 기업(서주산업) 명의로 불법 융통어음을 발행해 32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법정 구속되기도 했다. ●김희철·허동수 회장 등 ‘사돈 인연’ 박 당선자의 막내이모 육예수씨는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지낸 조태호씨와 결혼했다. 선거운동 때 박 당선자 지원유세에도 나섰던 가수 은지원씨는 5촌 조카로 박 전 대통령 누나인 귀희씨 손자다. 재계 쪽으로는 친가 사돈관계를 통해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등이 연결되어 있다. 박 후보 친사촌인 박설자씨가 벽산그룹 김인득 창업주 둘째 아들 김희용 동양물산 회장과 결혼했다. 김 회장 형인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은 허동수 GS 칼텍스 회장 누나 허영자씨와 결혼해 먼 관계이기는 하나 허 회장과 박 당선자는 사돈지간이다. 친인척이 많다 보니 이에 얽힌 불미스러운 일들도 있었다. 박 당선자 사촌인 박준홍 전 대한축구협회장은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친박연합’을 만든 뒤 3500만원을 받고 시의원 공천을 준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지난해 9월엔 박 후보의 5촌 조카인 박용수씨가 또 다른 5촌인 박용철씨를 채무 등의 이유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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