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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간·미·오’ 삼겹살, 님과 한겹… 봄맛 두겹

    ‘홍·간·미·오’ 삼겹살, 님과 한겹… 봄맛 두겹

    오랜 세월을 말해주는 낡은 간판이 걸려 있는 허름한 식당. 모여 앉아 삼겹살을 구우며 소주잔을 기울이는 모습에선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람 냄새가 물씬 난다. 삼겹살을 상추에 싸 한입 가득 넣어주는 풍경에서는 푸근한 정이 느껴진다. 삼겹살이 서민을 대표하는 음식이자 소통 문화의 코드로 불리는 이유다. 시인 안도현은 딱 두 줄짜리 시 ‘퇴근길’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없다면/아, 이것마저 없다면’이라고 삼겹살을 예찬했다. 혹자는 말했다. 삼겹살은 세월이 한 겹, 정성이 한 겹, 희망이 한 겹이라고. 여기에 지역의 특성과 문화까지 더해졌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삼겹살은 ‘비계와 살이 세 겹으로 돼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돼지 갈비에 붙은 살’을 말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삼겹살은 아니었다. 세겹살로 불리다 해방 이후 삼겹살이란 단어가 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겹살이 삼겹살로 바뀐 설 가운데 재미있는 것은 개성 유래설이다. 개성 사람들이 돼지에게 지역 명물인 인삼을 먹였다고 해서 삼겹살이 됐다는 것이다. 이 설이 사실이라면 인삼의 고장 충북 증평군이 탄생시킨 홍삼포크삼겹살이 진정한 삼겹살이다. 군은 10여년 전 홍삼 부산물을 사료로 먹인 돼지를 시험 사육했다. ‘부산물에도 사포닌이 많은데 사람이 먹기는 좀 그렇고, 한번 돼지에게 먹여볼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홍삼포크의 시발점이 됐다. 6개월간 친환경 사료 1t당 2㎏을 섞여 먹였더니 고기가 부드럽고 연하며 담백했다. 성공을 확신한 군은 2003년부터 보강천 체육공원에서 홍삼포크삼겹살 축제를 열고 있다. 축제의 백미는 기네스북에 최장 길이로 등재된 204m의 구이판에 홍삼포크삼겹살을 구워 먹는 이벤트다. 군은 2005년 12월 ‘사미랑 홍삼포크’란 상표까지 등록했다. 사미랑은 ‘인삼의 고장’, 홍삼포크는 ‘홍삼 먹인 웰빙 돼지고기’에서 이름을 땄다. 2008년 4월에는 홍삼 부산물을 이용한 돼지사육방법을 특허등록했다. 송정현(40·여) 사미랑영농조합 대표는 “일반 삼겹살보다 색깔이 진하고 탄력성이 뛰어나 쫄깃쫄깃하다”며 “잡냄새가 거의 없고 구워서 쌈장 없이 고기만 먹어도 될 정도로 고소하다”고 자랑했다. 가격은 일반 삼겹살과 같다. 군은 2015년 증평읍 송산로에 홍삼포크 전문 판매장을 열었다. 현재 증평에는 총 10곳의 홍삼포크 판매장과 식당이 있다. 인근 청주나 음성 등에도 홍삼포크 식당들이 영업 중이다. 충북 청주는 삼겹살의 고장으로 불린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삼겹살거리가 있고, 삼겹살축제까지 열린다. 세종실록지리지 충청도 편에 ‘청주가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쳤다’는 기록까지 나온다. 청주는 독특한 삼겹살 문화가 자리잡았다. 1960년대 초 청주에 삼겹살집들이 문을 열었는데 생삼겹살을 간장에 담갔다가 구워 먹는 간장구이와 대파를 가늘게 썰어 양념에 절인 파절이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원조가 누군지 불분명하지만 생강과 대파 등을 넣어 달인 간장소스에 삼겹살을 한번 적셨다가 구우면 누린내가 안 나고 육질이 부드러워졌다. 파절이는 느끼한 삼겹살과 찰떡궁합을 이뤘다. 이후 간장구이와 파절이는 청주 삼겹살과 ‘한몸’이 됐다. 청주 삼겹살거리는 2012년 서문시장에 조성됐다. 인근 대형마트에 밀려 인적이 끊긴 전통시장을 살려보겠다는 시민들이 청주시에 제안해 명물이 탄생했다. 현재 300여m 남짓의 작은 시장 골목에는 삼겹살 전문식당 12곳이 영업 중이다. 업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간장소스를 차별화했다. 김동진(54) 함지락식당 대표는 “지방분해에 좋은 녹차나 향이 좋은 당귀 등을 넣어 간장소스를 만드는 등 식당마다 특징이 있다”며 “간장을 찍어 구우면 간장치킨처럼 고기 맛이 짭짤해 자꾸 먹게 된다”고 말했다. 해마다 3월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이곳에선 삼겹살 축제가 열린다. 올해에는 2만여명이 다녀갔다. 매년 봄이면 경북 청도군 한재 미나리 생산단지에는 미나리의 향미를 즐기기 위한 미식가들이 전국에서 몰려든다. 주말과 휴일에는 수십여대의 관광버스가 한재마을을 가득 메워 관광명소를 연상케 한다. 마을 초입부터 미나리 식당촌이 이어지고 식당마다 ‘미나리삼겹살’ 파티가 한창이다. 한재 미나리는 2월부터 4월까지가 제철이다. 3월이 되면 향취가 더욱 강해진다. 한재 미나리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3월 중순부터 4월까지 생산단지를 찾아가는 게 좋다. 식객들은 연신 암반수를 이용해 키운 알싸한 봄 미나리를 삼겹살에 둘둘 말아 한입 가득 넣고 씹어 댄다. 차가운 물에 씻은 미나리와 뜨겁고 기름진 삼겹살이 만나 절묘한 맛을 낸다. 미나리는 아삭하게, 삼겹살은 부드럽게 씹힌다. 고기를 다 먹은 뒤에도 입안에서 미나리 향이 감돈다. 모두 행복한 표정이다. 이기동(58·대구 수성구)씨는 “매년 이맘때쯤 동료와 한재마을에 미나리삼겹살 먹으러 오는 일이 관례처럼 됐다”며 “싱싱한 봄 미나리와 삼겹살 쌈을 즐기는 맛에서 봄을 느낀다”고 했다. 한재 미나리는 다른 미나리보다 줄기가 굵고 육질이 연한 게 특징이다. 미나리는 혈액순환과 해독 효과가 있어 빈혈, 냉증,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 미나리삼겹살을 즐기기 위해서는 손님들이 고기와 김치, 음료수 등을 준비해야 한다. 불판과 가스레인지 등 기본적인 것만 제공한다. 주변에 와인터널, 프로방스, 운문사 등 둘러봐야 할 곳도 많아 미식 여행지로 제격이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는 ‘오삼불고기’ 명소로 유명하다. 겨울이 길고 눈과 바람까지 많은 탓에 50여년 전부터 매콤 달콤한 오삼불고기가 생겨났다. 오삼불고기 탄생에는 높고 골이 깊은 험준한 산세도 한몫 했다. 먹거리가 부족했던 산골마을 사람들이 대관령 아래 강릉 주문진에서 지천으로 나던 오징어에 고추장, 파를 넣고 불고기를 만들어 먹으면서 자리잡은 음식이다. 처음에는 오징어만 갖고 막걸리와 소주 안주로 얼큰하게 만들어 먹던 게 시작이다. 이후 1980년대 들어 대관령 일대에 대단위 스키장과 고랭지 배추 농사가 유명해지고, 외지인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삼겹살을 섞어 오삼불고기로 변천했다. 요즘에는 건강식으로 더덕을 이용한 더덕즙을 양념장에 넣어 돼지고기 특유의 향을 잡는다. 대관령면에만 100여곳 식당에서 오징어불고기를 판다. 요즘에는 오징어와 삼겹살에 파를 썰어 넣은 게 인기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오삼불고기거리사업이 추진돼 외지인 발길이 이어진다. 횡계10리 인근 뒷골목 네거리에 11곳이 모여 있다. 함영만 오삼불고기거리사업추진위원장(횡계10리 이장)은 “오삼불고기는 대관령의 맛깔난 음식 가운데 하나로 다양한 메뉴도 함께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청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살 올라 되게 맛난 대게 뱃속에 동해를 품었네

    살 올라 되게 맛난 대게 뱃속에 동해를 품었네

    봄철 맛 기행의 1번지는 동해안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만물이 꼬물꼬물 기지개를 겨는 요즘 경북 포항에서 영덕, 울진으로 북상하는 7번 국도는 차량들로 북적인다. 대게 철을 맞아 전국의 식객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도로변에는 대게축제 깃발들이 줄지어 펄럭이며 식객들을 맞고, 포구엔 대게 찌는 냄새로 진동한다. 그야말로 대게 세상이다. ‘소는 한 마리 다 먹어도 흔적이 안 남지만, 대게는 작은 놈 한 마리만 먹어도 숨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특유의 담백한 맛도 일품이지만, 멀리서도 느낄 수 있을 만큼 향기가 진하고 오래간다는 뜻이다. ●영덕·울진, 전국 생산량 80% 이상 차지 크다는 뜻이 아니라 8개의 다릿마디가 마른 대나무처럼 쭉 뻗었다는 의미로 붙여졌다는 대게는 동해안에서 11월부터 5월까지 잡을 수 있다. 최대 대게 산지는 포항 구룡포를 비롯해 영덕, 울진 등 경북 동해안이다. 전국 대게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7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지역에서 잡은 대게는 수협 위판과 개인 판매를 합쳐 1768t(421억원어치)이다. 위판량은 영덕이 822t(190억원어치)으로 가장 많다. 포항 687t(139억원), 울진 596t(116억원) 등이다. 대게가 한창 맛있을 때는 살이 차기 시작하는 설 무렵부터 3월까지다. 사실 대게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인지도가 낮았다. 그러다 1997년 MBC 주말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 방영을 통해 대게 열풍이 불었다. 드라마가 영덕 강구항을 중심으로 촬영되면서 대게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대게 중에는 울진군과 영덕군 사이 앞바다에서 잡힌 것을 최고로 친다. 이유는 울진 후포항에서 20여㎞ 떨어진 수중 암초인 ‘왕돌초’에 있다. 왕돌초는 영덕과 울진 사이에 걸쳐 있는데, 현지에선 ‘왕돌짬’이라 부른다. 수심 200~400m에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데다 연중 기온도 2~3도로 대게가 살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수중 암초 ‘왕돌초’에서 잡혀야 제맛 왕돌짬 인근에서 울진 배가 잡으면 울진대게가 되고, 영덕 어민이 잡으면 영덕대게가 된다. 그런데 식객들은 울진대게보다 영덕대게를 진짜 대게로 생각한다. 그래서 가격도 영덕대게가 더 비싸다. 두 지자체는 1995년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하던 대게 ‘원조’ 감투를 놓고 다투고 있다. 심지어 한때는 대게 이름을 둘러싸고 법정 싸움까지 벌였지만 결론은 무승부였다. 그러나 지자체 간 다툼은 결과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울진군은 해마다 2월 말 전후, 영덕은 3월에 대게 축제를 열어 관광객 수십만명씩을 불러 모은다. 울진군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4일간 후포항에서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를 개최해 관광객 42만명을 유치했다. 영덕군은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강구항 일원에서 영덕대게축제를 연다. 제22회째다. 동해안의 최고 먹거리 축제로 꼽히는 영덕대게축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축제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공개된 설문조사 결과 85개 축제 응답자의 24.3%가 참가 희망축제로 꼽아 1위에 올랐으며, ‘가장 인상 깊은 축제’ 부분에서도 화천산천어축제(32.3%)에 이어 2위(26.3%)를 차지할 정도다. ‘천년사랑 왕의 대게’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영덕 축산면 경정2리 원조대게마을인 차유마을에서 축제 성공지원제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영덕대게축제 21~24일 나흘간 열려 축제는 매년 관광객들 사랑을 받는 ‘황금대게 낚시’, ‘황금대게 밤낚시’, ‘대게 싣고 달리기’, ‘영덕 박달대게 경매’, ‘어린이 대게 잡이’ 등 5대 체험행사 위주로 꾸며졌다. 또 ‘영덕 판타지- 왕의 대게, 빛이 되다’라는 주제 공연과 대게문화공연(월월이청청, 천하제일 꾀쟁이 방학중 등), 인간장기대회, 풍물놀이 공연, 영덕대게 퓨전요리 품평회, 경북색소폰오케스트라 공연 등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배가 든든해야 축제도 즐거운 법이다. 강구항에는 대게 상가가 250여개 몰려 있다. 상가마다 대게를 찌는 찜통에서 뿜어져 나오는 희뿌연 김과 냄새는 침샘을 자극한다. 영덕대게는 각종 아미노산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특유의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2010년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만찬장에 올랐으며, 2011년 농업진흥청 151개 시군 인지도 조사 특산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최상품 박달대게 몸값만 ㎏당 20만원 영덕대게 중에서도 최상품은 박달대게다. ㎏당 몸값이 20만원 선이다. 살이 꽉 차 박달나무처럼 단단하다 해서 이름 붙여진 박달대게는 맛과 향이 단연 뛰어나다. 대게는 식당에서 사 먹어도 되고, 아니면 대게를 구매한 후 커다란 찜기에 통째로 넣어 쪄 주는 가게로 가져가 먹어도 된다. 대게는 특별한 요리법이 필요 없다. 산지에서 신선한 놈을 바로 구입해 쪄 먹는 맛이 최상이다. 대게는 크기와 속살이 찬 정도에 따라 상·중·하품으로 나뉜다. 가격은 대부분 시세이다. 흥정할 때 꼭 다리를 살짝 만져 보고 살이 찼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잡은 지 얼마나 됐는지, 살이 얼마나 찼는지가 맛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수족관에 오래 둔 것이라면 당연히 살이 빠진다. 크더라도 먹을 게 없는 ‘물게’가 되고 만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영덕대게는 고려 태조 왕건이 맛을 보고 간 후 꾸준히 임금님 상에 진상됐을 정도로 천년의 맛을 자랑한다. 이런 대게의 진미를 즐기기에는 요즘이 적기”라며 “축제에 오면 영덕의 자랑인 대게를 맛보고 푸른 동해와 복사꽃을 구경하며 온 가족이 힐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덕·울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은수미 시장 ‘독립운동가 웹툰 프로젝트’ 참여 작가와 간담회 가져

    은수미 시장 ‘독립운동가 웹툰 프로젝트’ 참여 작가와 간담회 가져

    은수미 성남시장은 26일 오후 성남아트센터에서 ‘독립운동가 웹툰 프로젝트’ 참여 작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독립운동가 웹툰 프로젝트’는 성남문화재단이 ‘성남시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앞두고 만화가 33명이 참여해 독립운동가 항일활동을 웹툰 콘텐츠로 제작하는 사업이다. 은 시장은 “역사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웹툰을 통해 국가 탄생 100주년, 성남 탄생 50년을 조명할 수 있는 콘텐츠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타짜’ ‘식객’ 등으로 잘 알려진 허영만 작가, ‘바람의 나라’ 김진 작가 등 독립운동가 웹툰 프로젝트에 참여를 확정지은 대한민국 대표 만화가들이 참여했다. 유재호 성남시의회 의원, 박명숙 성남문화재단 대표 등도 참여해 만화가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동해안 도루묵· 양미리 풍어

    동해안 도루묵· 양미리 풍어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강원 동해안에 양미리와 도루묵이 풍어를 이루고 있다. 강원도환동해본부는 16일 개체 수가 줄어 어획량이 저조했던 겨울철 동해안의 별미 어종인 양미리와 도루묵이 올 겨울들어 풍어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덕분에 강릉과 속초지역에서는 양미리와 도루묵을 테마로한 축제가 잇따라 펼쳐지고 있다. 양미리는 지난 10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조업이 시작돼 현재까지 620t이 잡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어획량 258t에 비해 240% 증가한 양이다. 어획량이 급격히 늘면서 가격은 38㎏(1 가구) 기준 9만 6000원대로 전년 15만 9000원 선의 60% 수준을 보이고 있다. 양미리는 한류성 어종으로 동해 연안 수온이 낮아지면서 어획량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로 지난주 동해 연안의 수온은 14.6~19.0도로 전년 대비 0.6~3.2도 낮았다. 앞으로 저수온이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양미리 풍어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루묵도 예년보다 많이 잡혀 축제까지 펼쳐지고 있다. 속초항 일대에서는 지난 2~11일까지 양미리축제가 펼쳐진데 이어 16~25일까지 도루묵 축제가 열린다. 청호복합자망협회 주관으로 이마트 속초점 건너편 주차장 일원(항만부지)에서 열리는 ‘속초 도루묵 축제’는 시민 노래자랑과 품바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됐다. 요즘 도루묵은 알이 연해 구워 먹거나 찌개를 끓여 먹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밖에 속초관광수산시장 어시장에서는 제철을 맞은 심퉁이, 물곰, 골뱅이, 문어 등 풍성한 먹거리가 있어 식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강릉· 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동해안 도루묵· 양미리 풍어

    동해안 도루묵· 양미리 풍어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강원 동해안에 양미리와 도루묵이 풍어를 이루고 있다. 강원도환동해본부는 16일 개체 수가 줄어 어획량이 저조했던 겨울철 동해안의 별미 어종인 양미리와 도루묵이 올 겨울들어 풍어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덕분에 강릉과 속초지역에서는 양미리와 도루묵을 테마로한 축제가 잇따라 펼쳐지고 있다. 양미리는 지난 10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조업이 시작돼 현재까지 620t이 잡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어획량 258t에 비해 240% 증가한 양이다. 어획량이 급격히 늘면서 가격은 38㎏(1 가구) 기준 9만 6000원대로 전년 15만 9000원 선의 60% 수준을 보이고 있다. 양미리는 한류성 어종으로 동해 연안 수온이 낮아지면서 어획량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로 지난주 동해 연안의 수온은 14.6~19.0도로 전년 대비 0.6~3.2도 낮았다. 앞으로 저수온이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양미리 풍어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루묵도 예년보다 많이 잡혀 축제까지 펼쳐지고 있다. 속초항 일대에서는 지난 2~11일까지 양미리축제가 펼쳐진데 이어 16~25일까지 도루묵 축제가 열린다. 청호복합자망협회 주관으로 이마트 속초점 건너편 주차장 일원(항만부지)에서 열리는 ‘속초 도루묵 축제’는 시민 노래자랑과 품바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됐다. 요즘 도루묵은 알이 연해 구워 먹거나 찌개를 끓여 먹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밖에 속초관광수산시장 어시장에서는 제철을 맞은 심퉁이, 물곰, 골뱅이, 문어 등 풍성한 먹거리가 있어 식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강릉· 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김강우, ‘현지에서 먹힐까?’ 예능 첫 출근길 “소통하는 배우 되고파”

    김강우, ‘현지에서 먹힐까?’ 예능 첫 출근길 “소통하는 배우 되고파”

    배우 김강우의 예능 첫 출근길이 공개됐다. 김강우는 19일 오전 tvN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 촬영을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섬머 이지룩 공항패션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김강우는 팬들의 함성에 다정한 손 인사를 건네며 이동했다. 김강우는 스트라이프셔츠에 워싱진을 매치해 깔끔한 캐주얼룩을 완성했다. 김강우는 “팬들에게 조금 더 가깝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현지에서 먹힐까?’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첫 예능 출연 소감을 전했다. 그동안 ‘돈의 맛’, ‘간신’, ‘사라진 밤’, ‘식객’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선굵은 연기를 선보이며 배우로 활동한 김강우는 첫 예능프로그램 도전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강우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 초이스 장편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폭넓은 행보를 선보이고 있다. 배우에서 영화제 심사위원으로 그리고 예능인으로 다양한 팔색조 매력을 선보일 김강우의 첫 예능 도전이 기대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현지에서 먹힐까?’ 김강우, 데뷔 17년 만에 첫 예능 도전

    ‘현지에서 먹힐까?’ 김강우, 데뷔 17년 만에 첫 예능 도전

    배우 김강우가 첫 예능 도전에 나선다. 김강우는 tvN ‘현지에서 먹힐까?’ 시즌2 중국편에 출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김강우는 그동안 ‘돈의 맛’, ‘간신’, ‘사라진 밤’, ‘식객’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선굵은 연기를 선보이며 배우로 활동했다. 드라마에서도 김강우는 강렬한 캐릭터의 시즌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날카롭고 매서운 연기를 펼쳤다. 김강우는 최근 MBC ‘데릴남편 오작두’를 통해 멜로 연기로 안방극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김강우의 멜로 연기가 이렇게 달콤하고 사랑스러울 거라고 그 누가 예상했을까. 김강우의 연기변신에 시청자들 또한 열광했고, 새로운 변신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김강우는 배우로서의 활동영역에서 한발자국 더 나아가 시청자들을 조금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기존의 이미지와 다른 ‘인간 김강우’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해외에서 펼쳐지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을 통해 배우 김강우가 아닌 인간 김강우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성격인지 어떤 취향을 가진 사람인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알 수 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만나던 연기 잘하는 배우 김강우의 실제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김강우는 대표작중 하나인 영화 ‘식객’에서 이미 화려한 칼솜씨를 뽐낸 적이 있다. 영화의 명장면을 기억하는 관객들은 ‘현지에서 먹힐까?’가 기대가 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김강우의 예능 도전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또 있다. 김강우는 영화, 드라마, 연극무대가 아닌 공간에서 시청자나 관객을 만난 적이 없다.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김강우의 첫 예능 도전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한편 김강우는 12일부터 진행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영화제에 참여한다. 데뷔 17년차 배우에서 심사위원으로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 출연까지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김강우의 활동을 기대해본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세월호 논란’ MBC ‘전지적 참견 시점’ 30일 방송 재개

    ‘세월호 논란’ MBC ‘전지적 참견 시점’ 30일 방송 재개

    ‘세월호 참사 특보 화면 편집’으로 물의를 빚고 방송이 중단됐던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이 방송을 재개한다. MBC TV는 오는 30일 ‘전지적 참견 시점’의 방송을 재개한다고 5일 밝혔다. 앞서 이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진인 이영자씨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 세월호 참사 뉴스 특보 화면을 부적절하게 편집해 끼워넣어 논란을 빚었다. 당시 최승호 MBC 사장까지 나서 직접 사과하고, 내부 진상조사를 거쳐 제작진을 교체했다. MBC 측은 “새로 구성된 연출진과 함께 30일 밤 11시 5분에 방송을 재개할 예정”이라면서 “새 연출진은 이영자를 비롯한 출연자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다음 에피소드를 기다리는 시청자분들을 찾아뵙기로 했다. 구체적인 녹화 일정은 출연진들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새로 연출을 맡은 안수영 PD는 “두 번 다시 잘못을 되풀이할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시청자분들이 한번 더 주신 기회라 여기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 토요일 밤 안방에 다시 건강한 웃음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수영PD는 ‘느낌표’, ‘쇼! 음악중심’, ‘7인의 식객’, ‘일밤-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을 연출한 19년차 예능 PD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전지적 참견 시점’ 30일 방송 재개, 새 연출진 “신중 기할 것”

    ‘전지적 참견 시점’ 30일 방송 재개, 새 연출진 “신중 기할 것”

    ‘전지적 참견 시점’이 새로 구성된 연출진과 함께 오는 30일 토요일 밤 11시 5분에 방송을 재개할 예정이다. 새 연출진은 이영자를 비롯한 출연자들과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다음 에피소드를 기다리는 시청자분들을 찾아뵙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인 녹화 일정은 출연진들과 협의 중이다. ‘전지적 참견 시점’의 연출을 맡은 안수영 PD는 “두 번 다시 잘못을 되풀이할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시청자분들이 한 번 더 주신 기회라 여기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토요일 밤 안방에 다시 건강한 웃음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안수영PD는 ‘느낌표’, ‘쇼! 음악중심’, ‘7인의 식객’, ‘일밤-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을 연출한 19년 차 베테랑 예능 PD다. ‘전지적 참견 시점’은 지난달 5일 9회 방송 이후 담당 PD, 조연출 등 연출진 경질에 따라 결방이 이어졌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公슐랭 가이드] 우리가 사랑한 비린 것들

    [公슐랭 가이드] 우리가 사랑한 비린 것들

    우선 간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없지는 않지만 골목 어귀 높은 곳에 달려 있어 눈에 띄지 않는다. 겨우 찾아와 대문을 들어서면 해산물 전문점인데 수족관이 보이지 않는다. 메뉴판도 따로 없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네거리 충정빌딩 뒤편 골목에 숨어 있는 맛집 동해관의 첫인상이다.# 선어회·아귀수육 주요리… 상어편육 밑반찬으로 2004년 서대문구 냉천동 지금 자리에서 문을 연 동해관은 ‘우리가 사랑하는 비린 것들’로 가득한 식당이다. 디귿자형 기와집과 한지 미닫이문, 낡은 병풍 등이 식객의 마음을 풀어 주며, 외갓집처럼 친숙한 공간에서 잘 차린 한 상을 받아먹는 느낌을 준다.이 집에는 따로 메뉴가 없다. 고객 수에 따라 해산물 위주의 상이 나온다. 우선 멍게, 해삼, 꼴뚜기, 청어, 군소, 가자미식해 등 극피·연체동물과 해초·복족류를 동원해 구성한 기본 반찬이 맛깔나다. 절임류를 제외하면 간이 세지 않아 재료 맛을 잘 살렸다. 상어편육, 방풍나물, 포항초 등 쉽게 구하기 어려운 아이템들도 반찬으로 깔린다. 이것만으로도 가성비가 높은 편이다. 저녁에는 문어숙회와 해삼 등 몇 가지 제철 별미가 더해진다. 주요리는 선어회와 아귀수육이다. 선어회는 계절에 따라 우럭, 광어, 도미, 달갱이 등이 번갈아 올라온다. 아귀수육은 이 집의 간판 접시다. 담백하게 데쳐낸 아귀의 부드러운 맛과 더불어, ‘바다의 푸아그라’라 불리며 전 세계 고독한 미식가들의 재료 리스트에서 영토를 광개토대왕처럼 확장하고 있는 아귀 간의 부드러운 매력을 한 입 맛볼 수 있다. 냉동 아귀가 아니라 생물이라는 점이 이 집의 자랑이다.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 시어머니와 핫라인… 포항서 매일 생물 보내와 동해관은 낙지, 꼬막 등 서해안산을 제외한 모든 ‘비린 것들’을 다 포항에서 가져 온다. 세상이 잠든 새벽 3시, 포항 옛 포구로 밤샘 어로를 마친 어선들이 귀항하면, 포구 옆 전통 해산물 집산지인 죽도시장에 있는 해산물 가게의 주인이자 동해관 김효인 대표의 시어머니인 최길자씨의 손길이 바빠진다. 선어로 숙성되도록 손질한 횟감 등을 서울 동해관으로 보내기 위해서다. ‘물건’을 보낸 뒤 최씨는 동해관 주방으로 전화를 걸어 각종 재료를 다루는 법을 코칭한다. 포항과의 핫라인이, 수족관 없이도 매일 신선한 해산물을 식탁에 올릴 수 있는 동해관의 영업 기밀이다. 겨울철엔 포항에서 직접 말린 과메기도 올라온다. 포항 핫라인은 이 집의 약점이기도 하다. 태풍 등 기상 악화로 바다가 뒤집어지면 이 집 식탁에 빈틈이 생기기 때문이다. # 철마다 다른 상차림… 단골 홀린 비법은 ‘맛 소통’ 본의 아니게 골목 깊숙이 숨어 있지만 동해관은 인근의 기업체, 은행, 언론사, 관공서 직원들 사이의 입소문 네트워크를 통해 비교적 충성도 높은 단골들을 확보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계절 음식집이기 때문에, 철마다 상차림이 달라지는 걸 알고 찾아오는 고객들과 맛으로 소통하는 일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이상수 명예기자 (서울교육청 대변인)
  • [해외에서 온 편지] Taste Korea!… 단언컨대, 파리는 지금 한식이 대세

    [해외에서 온 편지] Taste Korea!… 단언컨대, 파리는 지금 한식이 대세

    문화원장의 명예를 걸고 단언컨대, 파리는 지금 한식이 대세다. 과거 교민과 주재원들의 회식 모임으로 자리를 채우던 한국식당이 프랑스인들로 북적이는 걸 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25년째 파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사장님은 “손님이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주말엔 가족, 주중엔 직장인, 학생, 예술가 등 고객층이 다양하고 고르게 늘어나 더 좋다”며 반짝 현상이 아닐 거라 예견한다. 바쁜 척 빼는 현지 파트너들에게 ‘끝내주는 한국식당을 알고 있다’고 넌지시 던지면 금방 약속이 잡히곤 한다. 마치 20여년 전 일본 음식이 파리지앵들 사이에서 뜨던 모양새와 비슷하다. 나름 세련된 미각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프랑스인들이 왜 한식에 열광하는 걸까?# 맛의 정성·색의 조화… 깐깐 파리지앵 사로잡다 한국을 자주 오가며 나보다 한식에 대해 더 잘 아는 프랑스 유명 셰프 다미앙 뒤켄은 “한식은 신선한 채소를 많이 쓰기에 균형 있는 식사다. 한식도 프랑스 요리만큼이나 발효음식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알았는데, 특히 모든 밥상에 풍미를 더하는 김치는 건강에 아주 좋다. 음식 하나하나를 준비하는데 들이는 시간과 정성을 보면 프랑스인들이 음식을 대하는 자못 성스런 태도에 못지않다”며 한식을 예찬한다. 문화원에서 32년째 근무 중인 조르쥬 아르세니제빅은 “1986년 파리에 한국식당이 6~7개밖에 없었으나 현재는 100여개가 있다. 각종 재료로 만들어진 요리는 다채로운 색의 조화를 이룬다. 프랑스 요리가 플레이팅의 미학을 가지고 있다면, 한식에는 음식 자체가 지닌 색의 미학이 있다”고 평한다. 그의 주 종목은 육회 비빔밥이고, 여기에 프랑스 남부의 랑그도크 와인 한잔이면 세상에 더이상 바랄 게 없단다. # 영화서 시작한 한류, 이젠 한식이 대표선수 프랑스에서 한류의 선봉장은 영화였다. 2000년대 초반 시작된 한국 영화에 대한 인기로 인해 이제 임권택, 홍상수, 박찬욱 감독 등은 두텁고 다양한 팬층을 갖고 있다. 파리의 개봉관에서 최신 한국 영화를 보는 것은 더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칸 국제 영화제와 프랑스 내 대표적인 아시아 영화제인 브줄과 낭트 3대륙 영화제에서는 매년 한국영화가 경쟁작으로 선정된다. # 비빔밥·국밥… 파리 핫 아이템 될 날 머지않아 프랑스에서 한국 문화를 각인시키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영화를 시작으로 케이팝을 거치면서 프랑스인들의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바로 이때 새로운 주자로 때마침 떠오른 것이 한국 음식이다. 맛있는 음식 한 접시 먹으러 수백 킬로미터 운전도 마다하지 않고, 결혼기념일 이벤트로 수개월 전부터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예약하며, 진정으로 한 나라의 음식이 그 나라 문화의 척도라 굳게 믿는 프랑스인들이 우리 음식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정말 축복 같은 일이다. 파리 문화원은 2016년부터 한식과 관광 그리고 전시와 공연 등을 두루 묶어 ‘한국관광문화대전 Taste Korea!’를 개최해 오고 있다. 제1회 경상도·전라도·강원도 특집에선 음식 만화전(식객), 유네스코 구내식당 점심 메뉴 행사, 한식&관광 콘퍼런스 등을 통해 세 지역의 관광과 식문화를 소개했다. 지난해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강원도 특집을 기획,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곤드레 불고기와 메밀 구절판 등 강원 대표 음식을 현장에서 조리하는 모습을 대형 화면으로 생중계하고 바로 테이블에 올리기도 했다. 뜨거운 반응과 찬사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올해는 예향의 도시 전주의 음식과 문화를 다룰 생각이다.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이 파리의 또 다른 핫 아이템으로 떠오를 것으로 확신한다.
  • ‘사리원’ 전쟁…대법 “상호 독점 안 돼”

    ‘사리원’ 전쟁…대법 “상호 독점 안 돼”

    북한 황해도의 지명 ‘사리원’(沙里院)을 두고 서울과 대전의 식당이 벌인 소송에서 대법원이 사리원을 독점 상표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서울 강남에서 ‘사리원불고기’를 운영하는 나성윤씨가 대전에서 ‘사리원면옥’을 운영하는 김래현씨를 상대로 낸 상호등록 무효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특허법원에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특허심판원의 행정심판이 사실상 1심이기 때문에 특허소송은 2심제로 운용된다. 황해북도 도청 소재지인 사리원은 불고기와 냉면 등 음식으로 유명한 곳이다. 전국에서 ‘사리원’을 상호에 포함한 식당이 30곳 이상 된다. 나씨는 사리원식 불고기를 팔던 외할머니로부터 1992년 가게를 물려받아 사리원불고기를 차렸다. 만화 ‘식객’에 국내 대표 불고깃집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대전의 사리원면옥은 1951년 개업했다. 1996년 상표 등록도 마쳤다. 당시 상표법에 따르면 현저한 지리적 명칭은 상표 등록이 불가능하지만, 등기된 상호명에 대해서는 예외가 적용됐다. 이 예외 조항은 2002년 폐지됐다. 김씨는 증조할머니로부터 사리원면옥을 물려받아 운영하다가 2015년 나씨에게 “사리원불고기가 상표권 침해했으니 가게 이름을 바꾸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나씨는 특허심판원에 등록무효심판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특허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동안 ‘사리원’이라는 간판은 사용하지 못하고 ‘사리’ 혹은 ‘사리현’이라는 상호로 영업했다. 1심 재판부는 “사리원이 실제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지리적 명칭으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사리원이 황해도의 지역 명칭이라는 점, 교통요지이고 도청 소재지라는 점, 초·중고 사회 교과서 등에 이런 점이 지속적으로 서술되거나 지도에 표기된 점, 사리원이 신문기사에 북한의 대표적인 도시 중 하나로 언급된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사리원면옥이 상표 등록할 무렵에 ‘사리원’이라는 상표가 지명이라는 이유로 등록 거절되기도 한 사례도 감안했다. 재판부는 “사리원이 조선 시대부터 유서 깊은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을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를 거쳐 이후에도 여전히 북한의 대표적인 도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며 ”사리원은 일반 수요자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역대급’ 한파가 몰아쳤던 지난주 여성 손님 넷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이들이 한둘일까만 이들은 좀 특별했습니다. 올해 처음 시도된 ‘코리안 투어리즘 앰배서더’였으니까요. 우리 식으로는 한국 관광 명예대사쯤 될까요. 이들을 초청한 한국방문위원회 측에선 ‘한국 관광 알리미’라 표현했습니다. 이들은 온라인 세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이른바 ‘인플루언서’들입니다. 4박 5일 일정으로 내한한 알리미들은 2박 3일에 걸쳐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 강릉과 평창, 서울 등을 둘러봤습니다. 이들을 따라 강원과 서울 일대를 돌아봤습니다.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한국은 어떤 모습일지, 또 어떤 풍경에 심드렁할지 궁금했기 때문이지요. 여성들로만 이뤄진 터라 이들이 외국인 관광객 전체를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겁니다. 다만 여성 관광객의 시각은 확인할 수 있겠지요.# 강릉_영하 26도_미리 보는 평창 한국관광 알리미들이 강원도를 찾던 날. 평창의 기온이 영하 26도까지 곤두박질쳤다. 우리나라 사람조차 경험해 보지 못한 맹추위다. 한국관광 알리미들이 잘 견딜 수 있을지 우려의 시각이 많았다. 한데 이는 기우였다. 한국을 잘 알고, 잘 대비했던 알리미들은 외려 보기 드문 추위를 한껏 즐겼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일행은 모두 4명이다. 미국 중동부 오하이오주에서 온 스타 렌가스와 대만 타이베이 출신의 린완링(지나, 이하 괄호 안은 온라인 활동 이름), 태국 방콕의 파타라라위 바우수완(베스티), 그리고 일본의 미요코 오모모 등이다. 이들의 주요 활동무대가 온라인인 만큼 KT에서 ‘속도 갑’의 와이파이 공유기를 제공했고, 숙소는 ‘가성비’ 높다고 소문난 롯데호텔 L7강남에 마련됐다.이번 팸투어는 강원 강릉과 평창, 서울을 묶어 돌아보는 2박 3일 일정이다. 강원 지역은 K트래블버스 운행 코스대로 돌았다. K트래블버스는 각 지역의 명소를 1박 2일로 돌아보는 외국인 전용 여행상품이다. 교통과 숙박, 통역까지 포함됐다. 애초 한국방문위에서 운영하다 지금은 각 지방자치단체로 업무가 이관됐다. 코스는 모두 7개다. 서울에서 출발해 강원, 충청, 대구 등을 오간다. 외국인 전용상품이긴 하지만 봄, 가을 여행주간 등엔 한국인 친구들이 동행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알리미들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강릉의 올림픽홍보체험관이다. 올림픽 유치 과정의 자료와 경기장 시설 건립 현황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종목별 선수들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입체조형물 전시장과 스키 점프를 실감 나게 관람할 수 있는 4D체험관 등이 마련됐다. 건물들의 건축미도 빼어나다.# 안목해변_파란바다_꺄아 >0< 초당순두부로 점심 요기를 하고 오죽헌에 들러 한국 전통 가옥의 아름다움을 엿본 알리미들은 중앙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중앙시장은 강릉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이다. 낡은 시장이지만 뜻밖에 젊은이들의 발걸음도 잦다. 새 명물로 떠오른 아이스크림호떡, 감자옹심이 등의 먹거리를 찾는 이들이다. 이어 방문한 곳은 안목해변. 경포대가 강릉의 ‘고전’이라면 안목은 ‘신세계’쯤 되겠다. 예전엔 썰렁하기 이를 데 없던 곳이었지만 커피를 파는 카페들이 들어서면서 일약 강릉 관광의 ‘핫 스팟’으로 떠올랐다. 일정을 소화하느라 다소 피곤한 듯했던 알리미들의 표정은 안목해변에 닿자마자 활짝 펴졌다. 미국 중동부 지역에서 온 스타는 그럴 수 있다. 코발트빛 바다를 보는 게 흔한 일은 아니었을 테니 말이다. 한데 베스티의 반응은 유별났다. 태국에도 우리 못지않게 빼어난 해변이 널려 있는데, 대체 왜? 그는 “바다 빛깔이 태국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태국의 바다는 대체로 연둣빛이다. 이에 견줘 한국의 동쪽 바다는 파란빛이다. 특히 겨울에는 잉크를 풀어놓은 것처럼 짙푸르다. 그는 이 빛깔이 마음에 든 거다. 물론 마음 한켠에는 TV드라마 ‘도깨비’를 촬영하느라 이 해변을 오갔을 배우 공유에 대한 상념이 단단히 자리를 잡았을 터다. 이어 평창으로 향한 이들은 올림픽 설상경기장을 돌아본 뒤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금강교_‘도깨비’다리_공유♥ 평창 여정의 핵심은 월정사다. 겨울철엔 눈 덮인 전나무 숲길이 특히 볼거리다. 전나무 숲길은 일주문에서 금강문까지 이어진다. 채 1㎞가 못 되는 거리에 반듯하게 솟은 전나무가 빽빽하다. ‘천년의 숲’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사실 숲에서 가장 나이 든 나무는 수령 370년 정도다. 대개는 수령 80년 안팎의 젊은 나무들이다. 숲은 오백 살 먹은 전나무 아홉 그루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들의 씨가 퍼져 지금의 숲을 이뤘다는 것이다.숲길의 들머리는 일주문이다. ‘월정대가람’ 현판 아래로 들어서면 전나무들이 빚어낸 수직세상이 펼쳐진다. 숲길은 곧지 않다. ‘S’자 모양으로 휘었다. 숲 가운데 모퉁이엔 성황각도 있다. 토속 신들을 모신 곳이다. 전나무 숲길의 끝자락은 금강교다. 다리는 그리 오랜 내력을 갖지 못했다. 당연히 고색창연한 맛은 없다. 한데 알리미들의 발걸음은 도무지 다리에서 떨어질 줄 모른다. 한파가 살갗을 찢는 듯한데도 말이다. 이유는 스타의 인스타그램을 엿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 그의 인스타그램엔 배우 공유가 눈 덮인 전나무들을 뒤로하고 멋진 자세로 다리 위를 걷는 사진이 걸려 있다. 그 다리가 바로 금강교였던 거다. 전나무숲에서도 공유와 김고은이 엇갈린 운명을 슬퍼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일행들의 발걸음이 유독 이 일대에서 엿가락처럼 늘어졌던 것도 그제야 이해가 된다. 역시 한류 드라마의 힘은 바다 건너 먼 나라의 여성들에게까지 속속들이 미쳤던 게다. # S라인 전나무숲_월정사품격 ‘유난히’ 길었던 전나무 숲길의 끝은 월정사다. 절집 건물 대부분이 한국전쟁 이후 다시 세워졌지만 오대산을 병풍처럼 두른 모습에서 깊고 묵직한 품위가 전해져 온다. 월정사는 조선의 왕 세조가 자주 찾은 곳이다. 조카를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죄를 씻어내고 싶었던 게다. 대웅전 앞에 서면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호)이 객을 맞는다. 팔각의 2층 기단 위에 고려시대의 탑이다. 탑 앞의 맨바닥엔 석조보살좌상(보물 제139호)이 부복해 있다. 무엇인가 간절히 기원하는 모습이다. 불교 신자인 베스티 역시 뭔가 종교적 의례를 하고 싶은 눈치였지만 촉박한 일정 탓에 총총히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용평면에 들어선 정강원은 전통 음식을 맛보고 조리 체험까지 할 수 있는 곳이다. 외국인들이 특히 자주 찾는다. SBS 드라마 ‘식객’의 촬영지였던 곳으로, 정문 앞 장독대에 늘어선 300여개의 옹기가 눈길을 끈다. 알리미들은 정강원에서 비빔밥 만들기, 기미상궁 등을 체험했다. 글 사진 평창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대구 음식 홍보전도사가 떴다

    대구 음식 홍보전도사가 떴다

    ‘대구음식 홍보 우리가 책임진다.’‘대구 식객단’이 29일 대구시청 대회의실에서 발대식을 가졌다. 70명으로 구성된 식객단은 공모를 거쳐 선발됐으며 3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20대에서 60대까지 연령별로 골고루 분포돼 있고 여자가 52명, 남자가 18명이다. 평소 대구 음식과 별미 음식 등에 관심이 많은 미식가와 수준급 사진촬영기술을 보유한 블로거들의 참여가 많았다고 대구시는 밝혔다 이들은 음식문화개선 모니터링을 통해 대구 음식을 알리고 맛집 발굴에 나선다. 또 음식점의 위생상태는 물론이고 친절서비스 수준을 모니터링한다. 여기에다 지역 외식업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도 제시하게 된다. 올 연말까지 활동한다. 지난해 활동한 대구식객단은 지역 음식점 방문 후기 4310건을 남기는 등 대구음식 문화수준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이 글을 올린 대구음식 홈페이지’(www.daegufood.go.kr)에는 714만 7910명이 방문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5개월 만에 수익률 8%… ‘건강한 돈’ 보여줄게요”

    “5개월 만에 수익률 8%… ‘건강한 돈’ 보여줄게요”

    기자들과 노작가 사이에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논쟁이 오갔다. 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허영만(70) 화백의 주식투자 만화인 ‘허영만의 3천만원-주식에 빠지다’(가디언출판사) 출간 언론 간담회에서다.허 화백은 지난해 7월부터 종잣돈 3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하고 실제 매도·매수한 종목에 대한 분석과 수익 결과를 웹툰으로 그려 매주 웹진 채널예스에 연재하고 있다. 신간은 그 연재 내용을 단행본으로 묶은 첫 권이다. 왕초보인 허 화백은 홀로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다. 만화 기획 과정에서 선정한 주식투자대회 수상자 출신의 전업투자자 등 자문단 5인이 600만원씩 계좌를 나눠 각자 스타일에 따라 투자할 주식을 선정하면 허 화백이 집행한다. 투자 밑천은 허 화백 지갑에서 나왔지만 실제 투자 종목 선정부터 매도·매수 대응, 시장 대처 등 주요 소재는 자문단 취재를 통해 습득한다.간담회에서는 ‘왜 이제서야’라는 의구심도 적지 않았다. 미국의 전설적 투자가 워런 버핏이 직접 쓴 투자철학서부터 추종자들이 쓴 수많은 번역서가 출간돼 있고, 국내에서도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들의 정체불명 대박 비법서가 난무하는 출판 시장에 주식투자는 닳고 닳은 소재가 아닐까라는 인식부터 잘못된 투자 정보를 제공하게 될 위험성 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허 화백은 담담했다. 그는 “평생 만화를 그리며 여윳돈은 은행 통장에 넣어 뒀다”며 “하지만 내 손주들이나 젊은층은 나처럼 살지 말고 주식 투자를 통해 경제와 돈에 대한 안목이나 역량을 키우는 게 좋다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를 만화로 그리겠다는 기획은 두 번이나 엎어졌다. 2015년 8월 직접 주식 투자를 하고 그 수익을 공개하는 주식 웹툰을 기획했지만 자칫 작전 세력에 이용될 수 있다는 주변 만류로 포기했다. 그 후 전문가가 포함된 자문단을 꾸려 재시도했지만 ‘시장질서교란행위방지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답보 상태였다. 돌파구는 모 증권사 법률팀에서 나왔다. 매도·매수가 이뤄진 뒤 2주일 후에 그 내용을 연재하는 식의 ‘안전장치’를 두면 가능하다는 의견이었다. 지난달 15일 공개된 그의 주식 통장 잔고는 3142만 9963원(자문위원 1명이 최근 추가 합류해 현재 운용금은 3600만원이다)이다. 종잣돈 3000만원을 뺀 수익금은 142만 9963원이다. 허 화백은 “8월부터 5개월 만에 8% 수익을 거둔 건 나쁜 성적이 아니지만 코스닥이 (같은 기간) 너무 올라 돋보이는 수익은 아니다”라면서 “어쨌든 골병이 생긴 대가”라며 웃음을 지었다. 집필 작업에 방해돼 평소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도 잘 확인하지 않던 그는 이 연재를 시작한 후 증시 거래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휴대전화를 거의 놓지 않는다. 자문단의 단체 카톡방에 수시로 뜨는 매도·매수 메시지도 확인해 처리한다. “자문단의 매수 추천 종목을 다 공부하고 분석한다”는 그는 “일흔 살인 나도 이 웹툰 연재를 위해 40여권의 주식투자 책을 공부하고 30여명의 고수를 만났다”며 “몰빵하지 말고, 모르고 덤비면 판판이 깨진다. 반드시 자신의 결정으로 투자하라”는 초보의 기본자세를 제시했다. “주식 웹툰은 사전에 스토리를 짜 놓고 시작했던 ‘타짜’나 ‘식객’과는 완전히 달라요. 콘티가 없는, 정말 그때그때 시장 변동에 따라 만화 내용도 달라지거든요. 제 목표는 주식투자 이야기를 통해 ‘건강한 돈’을 보여 주는 거예요. 모두가 워런 버핏이 될 수 없듯이 각자 지향하는 투자의 정석이 있겠지만 전 독자들이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나의 삶을 지탱하는 소중한 얼굴은 누구일까

    나의 삶을 지탱하는 소중한 얼굴은 누구일까

    이마를 비추는, 발목을 물들이는/전경린 지음/문학동네/256쪽/1만 3000원오랜 시간이 지나도 끝내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학창 시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 누구보다 위로와 위안을 먼저 건넨 연인, 힘들고 괴로울 때 곁에서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그 누군가. 마음 한편에 오도카니 자리잡은 이들에 대한 기억은 오래된 집처럼 아늑하고 따스하다. 섬세한 묘사로 삶과 사랑의 깊은 곳을 그려 내는 작가 전경린의 신작 소설 ‘이마를 비추는, 발목을 물들이는’은 누군가의 삶을 지배한 강렬한 기억에 대한 이야기다.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서 지난 3~7월 연재한 작품을 상당 부분 고쳐서 묶어 냈다. 작품은 화자인 나애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인연들의 이야기를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그려 낸다. 극적인 서사나 사건은 없지만 인간의 섬세한 감정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작가 특유의 필치가 기억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이끌고 변화시키는지 엿보게 한다. 나애는 어린 시절 유치원에서 알게 된 친구 도이와 상으로부터 마치 전생을 함께 살았던 것처럼 끈끈한 정을 느낀다. 형편상 가족과 떨어져 한 병원에 딸린 집에서 식객으로 살게 된 나애가 고독의 그늘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이들과의 유대 관계 덕분이다. “도이와 상이라는 축이 없었다면, 나의 유년 세계는 기억으로 구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다른 수많은 나날이 유실되었듯이, 어딘가로 빠져나가 사라지는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두 사람은 나애의 삶 그 자체였다. 병원집 별채에서 기거하며 살림을 도맡아 하던 종려할매 역시 부재하는 것이나 다름없던 어머니의 빈자리를 빈틈 없이 채워 준 존재다. 시간이 흘러 뜻하지 않게 마주한 불운에 상은 스스로 죽음을 택하고 요양병원에 입원한 도이는 점점 기억을 잃는다. 소중한 사람들을 차례로 잃고 상실에 친숙해진 나애는 성인이 된 이후 3년간 동거인으로 지낸 희도와의 이별 앞에서도 담담하다. 하지만 나애는 종려할매의 말에서 이내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다. ‘사람은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다 합친 존재’라는 것.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우리는 관계를 맺은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서로에게 기대며 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작가가 ‘작가의 말’에서 강조한 한마디가 어쩌면 모든 것을 함축적으로 말해 주는 듯하다. “너를 기억하는 힘으로.”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저마다의 삶을 지탱하는 소중한 얼굴과 이름을 곱씹게 될 책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公슐랭 가이드] 무한리필 7첩 반상…불맛한상 무한식객

    [公슐랭 가이드] 무한리필 7첩 반상…불맛한상 무한식객

    서울 종로구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옛 왕조의 육조거리에 터를 잡은 이곳 주변에는 맛있는 한끼를 위한 선택지가 많다. 내자동 골목의 한정식 식당들과 어느새 핫플레이스가 돼 버린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와 서촌의 맛집들이 대표적이다. 광화문역 1·8번 출구 인근 골목과 빌딩 지하상가에도 다양한 메뉴를 자랑하는 식당들이 배고픈 직장인들을 유혹한다. 그럼에도 가끔은 점심 메뉴를 결정하는 데 아무런 노력을 들이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런 경우 추천하고 싶은 식당이 있다. 오늘의 메뉴는 정해져 있지만 날마다 바뀐다. 무한리필이지만 가격은 착하다.# 매일 다른 밥상 15년 한결같은 맛 ‘남도밥상’ 정부서울청사 건너편 광화문 플래티넘 빌딩 지하상가 깊숙한 곳에 백반집 ‘남도밥상’이 있다. 가게로 들어서면 15년째 같은 자리에서 장사하고 있다는 친절한 부부 사장이 자리를 안내해 준다. 테이블에는 배추 겉절이와 묵은지 볶음, 두부샐러드, 미역줄기 무침, 도토리묵, 멸치조림, 부침개, 구운 김 등 밑반찬이 미리 세팅돼 있다. 손님이 자리에 앉자마자 따뜻한 밥과 된장국, 제육볶음, 생선구이가 나온다. 준비하는 시간을 줄이면서도 손님에게는 따뜻한 음식을 제공하려는 주인 내외의 아름다운 마음이 느껴진다. 흑미를 섞어 지은 밥 역시 근처에서는 보기 어렵다. 반찬이 워낙 많다 보니 종류별로 한 번씩만 먹어도 밥 한 그릇은 뚝딱 해치울 수 있다. 밥과 국, 모든 반찬은 무한리필. 매의 눈으로 손님들을 지켜보는 사장이 더 달라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반찬을 리필해 주신다. 백반집이기에 메뉴는 날마다 달라진다. 가격은 1인당 7000원.# 낮엔 정식메뉴·밤엔 고기 한판 ‘화로명가’ 광화문 센터포인트 건너편 영진빌딩 2층에 자리잡은 ‘화로명가’는 한마디로 고깃집이다. 하지만 점심에는 특별한 정식을 판다. 매일 메뉴를 바꿔 가면서 제육볶음, 버섯불고기, 김치두루치기, 오삼불고기, 안동찜닭 등을 무한리필로 제공한다. 사장에게 물어 보니 2004년부터 점심시간대에 정식메뉴를 팔았다고 한다. 고깃집이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의외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매장에 들어서면 불판 위에서 화끈하게 조리되고 있는 오늘의 메인 메뉴를 볼 수 있다. 사람수에 맞춰 정식을 주문하면 패스트푸드보다도 더 빠르게 음식이 나온다. 같이 나오는 김치, 미역무침, 배추나물, 김, 어묵, 소시지 등 밑반찬만으로도 한끼 식사를 할 수 있을 듯하다. 제육볶음과 같은 메인 메뉴 리필을 요청하면 처음 나오는 양만큼 화끈하게 채워 준다. 밥과 국, 밑반찬 역시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다. 여기서 화로명가의 별미인 큼직한 계란말이를 추가로 시켜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다. 정식 1인분 7000원, 계란말이 5000원.전경현 명예기자 (행정안전부 대변인실 주무관)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매운 인생을 담았다. 고추장의 재발견 - 순창 장류박물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매운 인생을 담았다. 고추장의 재발견 - 순창 장류박물관

    “서울은요, 인심이 야박해서 옆집 사람이 죽어나가도 몰라요...시멘트 벽이 가로막아서 이웃 간에 정이 없어요”(만화 식객, 2화 고추장 굴비 편) ‘식객(食客)’을 그린 만화가 허영만(許英萬·69)은 식객 51화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건 ‘고추장 굴비’편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고추장이야말로 한국인의 입맛을 드러내는 원형이기 때문이다. 하긴 고추장은 된장이나 간장 등속과는 사뭇 성격이 다르다. 고추장은 그 자체로도 양념 소스가 되기도 하고, 음식이 되기도 한다. 외국에 나갈 요량이면 그래도 한두 개 정도 마지막으로 주머니에 아쉬운 대로 챙겨 가는 것은 여지없이 고추장이다. 스테이크든, 식빵이든 온갖 기름기 잘잘 흐르는 입 물리는 외국 관광지 음식에도 고추장을 바르는 순간 고향 내음이 난다. 마성의 맛이다. 미더운 맛이다. 고추장의 마을, 순창 장류박물관이다. 조선왕조의 국왕들 중에서 영조(英祖)는 83세로 가장 장수한 왕이자, 통치기간도 52년에 이를 정도의 건강한 왕이었다. 1768년(영조 44년)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 의하면 영조는 ‘고초장(苦椒醬)’이 없으면 입맛이 돌지 않는다 할 정도로 고추장 애호가였다. 또한 다산 정약용 역시 “고추장에 파뿌리를 곁들여서 먹는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고추장은 이미 조선의 사대부 입맛도 사로 잡았다. 이렇듯 조선시대부터 사랑받아온 고추장은 ‘전통식품 표준규격’에 의한 정의를 빌리자면 '전통적인 방법으로 성형 제조한 메주를 발효원으로 하고, 숙성 전에 고춧가루, 전분, 메줏가루, 소금 등을 혼합하여 담근 것'을 말한다. 한국 음식으로는 드물게 고추장은 된장과는 달리 2009년 7월 국제식품표준규격(CODEX)에 이미 공식적으로 등록되어 타바스코나 스리랏차, 칠리 페퍼소스와 같은 위상으로 '고추장(Gochujang)'으로 표기마저 통일된 저력있는 세계적인 맛이기도 하다. 2014년 통계를 기준으로 장류에서 고추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1.6%로 간장 보다는 비중이 낮고, 된장 보다는 높다. 또한 국내 생산규모는 총 생산량 13만7천톤, 총 생산액 2,154억 원이며, 국내 출하규모는 총 출하량 11만4천 톤, 총 출하액 2,869억 원에 이르며 매년 15% 정도의 성장성이 높은 장류 식품이기도 하다. 바로 이런 고추장 산업에서는 전라북도 순창 지역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지리적으로 내륙에 위치하여 섬진강을 안고 있다 보니 메주를 말리기에 아주 적합한 기후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물맛 또한 일품이어서 순창의 고추장은 다른 지역의 고추장보다는 빛깔이 곱고 장맛이 깊은 편으로 이름 나있다. 그러하기에 순창에서는 고추장을 특화한 박물관이 있다. ‘순창 장류 박물관’은 2007년도에 개관된 국내 최초, 전국 최초로 장류를 테마로 조성한 박물관으로 전통장류의 본 고장인 순창을 홍보하는 대표적인 문화공간이다. 이 곳에는 고추장 관련 자료 외에도 사라져 가는 향토 민속자료 및 장류관련 유물 906점을 전시하여 전통장류의 맥을 이어 가고 있으며 다양한 기획 전시를 통하여 전통문화 보존 및 계승에 핵심 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장류의 역사, 장 담그는 법, 모형을 통한 순창고추장 소개, 대형 고추 속 어린이 애니메이션 상영, 순창 초가, 장류관련 민속유품 등을 만날 수 있어 우리 역사 속 고추장의 의미를 다시금 찾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순창 장류박물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순창을 들린다면, 시간이 그럼에도 좀 남는다면, 크나큰 기대없이. 2. 누구와 함께? - 어린 자녀와 함께. 3. 가는 방법은? - 전북 순창군 순창읍 장류로 43 / 650-1627(063) 4. 감탄하는 점은? - 이런 테마 박물관도 있다는 점.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크게 알려져 있지도 않고, 관광객들의 발길도 뜸한 편. 6. 꼭 봐야할 장소는? - 고추장의 역사에 대한 찬찬한 이해.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순창전통순대집’(653-3976), 매운탕 ‘농가맛집 장구목’(653-3917), 한정식 ‘옥천골’(653-1008), 비빔국수 ‘강천풍경식당’(652-2620) /지역번호 063 8. 홈페이지 주소는? - tour.sunchang.go.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녹두장군 전봉준관, 전라북도 산림박물관, 가인 김병로선생 생가터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순창이라는 고추장 브랜드에 맞춘 테마형 전시관. 그리 큰 기대없이 둘러본다면 나름 의미있는 박물관. 박물관 뒤편에 도자기 제작 체험도 할 수 있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 이야기] 마초를 유비에게 투항케 한 양송의 모함… 법적 처벌 가능할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 이야기] 마초를 유비에게 투항케 한 양송의 모함… 법적 처벌 가능할까

    유비는 장로와 벌일 전투를 위해 유장에게 3만명의 병력과 군량 10만석을 요청한다. 하지만 유장은 늙은 군사 4000명과 식량 1만석만 보낸다. 화가 난 유비는 성도로 말머리를 돌려 부성, 파성, 낙성, 면죽관을 파죽지세로 점령한다. 벼랑 끝에 선 유장은 장로에게 원군을 요청한다. 장로도 촉을 탐내 마초를 대장으로 삼아 원군을 보낸다. 유비는 장비와 호각지세(互角之勢)로 맞서는 마초가 탐난다. 그래서 마초가 장로에게 충성하는 대신 촉을 빼앗아 왕이 되려고 한다는 소문을 낸다. 마초가 장로에게 돌아갈 수 없게 하려는 것이다. 결국 장로에게 의심받아 진퇴양난에 빠진 마초는 유비의 부하가 되기로 결심한다. ※ 원저:요코야마 미쓰테루 ※참고: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유비는 장로의 심복인 양송이 뇌물에 약하다는 점을 이용한다. 뇌물을 받은 양송이 장로에게 ‘마초가 모반을 꾀하고 있다’고 모함한 것이다. 장로는 양송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마초를 의심하게 된다. 장로의 믿음을 잃은 마초는 오갈 곳 없는 처지가 되어 결국 유비의 품에 안긴다. 마초가 유비에게 투항한 것은 양송의 모함이 결정적이다. 진실이 아닌 거짓된 말로 마초를 모함한 것이다. 양송의 모함은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될 수 있을까. ●나라를 망하게 한 양송의 거짓말 마초는 조조와의 싸움에서 진 후 장로의 식객으로 지냈다. 마초가 출정한 것은 촉을 점령해 장로에게 바침으로써 은혜에 보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장로를 배신할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었다. 그런데 양송의 모함으로 모든 게 틀어지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장로도 멸망하고 말았다. 그것은 양송도 의도하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양송의 거짓말 한마디가 실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상급자나 국가에 대한 거짓된 신고는 경우에 따라 이처럼 엄청난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우리 형법도 양송과 같이 거짓으로 신고한 경우를 무고죄로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나 공무원에게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경우에 성립한다(형법 제156조). 일반적으로 무고죄라고 하면 거짓으로 형사 고소를 한 경우만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반드시 형사 고소만으로 한정되진 않는다. 마초의 경우를 살펴보자. 양송이 장로에게 한 건의는 마초를 형사적으로 처벌해 달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딴마음을 먹고 있으니 징계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그런데 공무원에게 징계란 사실상 공무원으로서의 꿈과 희망을 빼앗는 것이나 다름없다. 징계를 받게 되면 승진이나 평가에서 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무원으로서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할 의욕이 꺾이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실제로 마초도 촉을 점령해 장로에게 바치려는 의지가 사라지고 말았다. 그 결과 장로의 나라는 더이상 지도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란 알 수 없다. 실제로 마초에게 촉을 점령한 다음 이를 발판 삼아 재기하려는 욕망이 있었을 수도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옛 부하들과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는 양송이 모함한다는 생각으로 ‘마초가 모반하려고 한다’고 했다면 어떻게 될까. 즉 양송은 모함한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모함이 아닌 경우다. 이 경우에도 무고죄가 성립할까. 그렇지 않다. 양송의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무고죄에서 허위의 사실이란 신고한 내용이 객관적인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무고죄가 무고당한 개인의 억울함을 풀어 주려는 목적으로 규정된 죄가 아니라는 점과 관련 있다. 무고죄는 거짓된 신고로 인해 국가의 공권력이 낭비되거나 잘못 작용하는 것을 막는 것이 목적이다. 양송이 결과적이지만 진실된 내용으로 신고를 했으므로 공권력이 낭비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장난전화, 장난 아닌 심각한 범죄 장비와의 싸움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 마초가 스스로 ‘나한테 모반할 마음이 있다’고 신고한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장비의 장팔사모에 죽는 것보다는 차라리 장송에게 추궁당하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그리 했다면, 이 경우에는 무고죄가 성립할까.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경우에만 성립한다. 즉 자기 자신을 거짓으로 신고한 경우에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거짓 신고의 유형 중에는 장난 전화와 같은 것도 있다. ‘장난’이란 사전적으로는 ‘심심풀이로 하는 짓궂은 일’ 정도로 해석된다. 그런데 장난 전화라고 해서 정말로 장난으로 여겨질까. 거짓 신고 전화는 대표적으로 범죄 신고 전화인 112나 화재, 응급 신고 전화인 119에 집중된다. 112와 119를 합하면 허위 신고 건수가 매년 5000건을 훌쩍 뛰어넘는다. 허위로 신고된 사건을 처리하다 정작 도움이 필요한 곳에 공권력의 도움을 줄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때문에 허위 신고는 장난이 아닌 범죄가 되어 처벌의 심판대에 올라갈 수 있다. 허위 신고는 경중에 따라 다르게 처벌된다. 단순하고 1회성인 경우에는 경범죄처벌법에 의해 60만원 이하의 벌금 등으로 처벌된다. 반복적인 경우에는 정식으로 입건되어 형법상 ‘위계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된다. 최근 5년간 반복된 허위 신고로 구속된 사람만도 100여명에 달한다. 장난 전화는 장난이 아닌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심각한 범죄다. ●무고와 위증 사이… 사실대로의 두 얼굴 양송의 말을 사실로 믿은 장로가 마초를 소환해 반역죄로 재판을 열었다고 치자. 재판에는 양송이 증인으로 나왔다. 양송은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대로 말하고 만일 거짓말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합니다’라고 선서했다. 그런데 양송이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게 ‘마초가 반역을 꾀했다’고 증언했다면 어떻게 될까. 위증죄가 성립하는 것이 당연하다. 만일 마초에게 반역할 마음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에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처럼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이 경우에는 양송에게 위증죄가 성립한다. 위증죄에서 ‘사실대로’ 증언한다는 것은 무고죄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위증죄에서 사실대로란 ‘스스로가 알고 있는 사실대로’ 증언하는 것을 말한다. 양송은 마초에게 반역할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다만 유비의 뇌물에 마음이 흔들려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게 증언했다. 즉 양송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게 증언한 대가로 위증죄로 처벌된다. 승리가 지상 목표인 전쟁터에서 무고는 최고 전략일지도 모른다. 유비는 마초를 무고한 덕분에 서량에서 제일가는 마초를 우군으로 만들었다. 덕분에 유장의 항복까지 얻어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무고와 허위 신고는 국가의 기능을 심각하게 마비시킬 수 있는 범죄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국가로부터 올바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인 것이다. 박하영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 쉬어가볼까 더 늦기 전에

    쉬어가볼까 더 늦기 전에

    먼 길 날아온 기러기가 쉬어 가는 정자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전북 완주의 비비정(飛飛亭)입니다. 정자 앞을 흐르는 만경강과 모래톱에 내려앉는 기러기 떼를 ‘비비낙안’(飛飛雁)이라 부르며 완산8경의 하나로 꼽는다니 필경 수묵화 같은 비경이 펼쳐지는 장소겠지요. 게다가 단풍으로 이름난 대둔산이 지척이고 삼례문화예술촌 등 독특한 여행지도 주변에 널렸으니 주저할 게 있겠습니까. 그저 행장 꾸려 떠나면 되는 것이지요.비비정(飛飛亭)이 선 곳은 삼례읍의 만경강 초입이다. 전주천 등 크고 작은 하천들이 합류하는 지역이다. 예전엔 큰 개천이란 뜻의 한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정자 이름은 장비와 악비, 두 중국의 장수 이름에서 따왔다고 전해진다. 비비정을 1573년(선조 6년)에 처음 조성한 이가 무인 최영길이었다는 걸 떠올리면 이는 자연스러운 일처럼 여겨진다. 비비정에서 본 기러기떼… 완산8경, 비비낙안 (飛飛落雁) 이 일대 풍경을 따로 ‘비비낙안’(飛飛落雁)이라 일컫기도 한다. 완산8경의 하나로, 비비정에서 한내 백사장에 내려앉는 기러기 떼를 바라보는 것을 일컫는다. 정자 이름을 지은 이가 이런 중의적인 풀이까지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비비’라는 표현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건 분명한 듯하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40~50년 전만 해도 이 일대는 잔풀 하나 없는 하얀 모래밭이었다고 한다. 이 멋진 풍경 속에 어찌 기러기만 있었으랴. 너른 강물 위로 목선들이 오가고, 모래밭은 술추렴하는 사내들의 불콰한 얼굴로 가득했을 터다. 그러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강안으로 제방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갈대와 풀 등이 터를 잡으며 점차 모래밭도 사라졌다는 것이다.여러 전란 등을 거치며 사라졌던 비비정은 1998년에 복원됐다. 비비정은 건물 자체로는 별 감흥을 주지 못한다. 세월의 흔적이 깃들지 않은 탓이다. 한데 주변 풍광과 어우러지는 모습은 정말 멋들어지다. 만경강이 뱀처럼 휘돌아가고 그 너머로 억새 무성한 습지가 넓게 퍼져 있다. 드넓은 호남평야는 가을걷이를 앞둔 벼들로 온통 노란빛이다. 저물녘엔 더 멋지다. 해가 익산 쪽으로 넘어갈 때면 사위가 시뻘겋게 물든다. 불 칼처럼 빛나는 만경강 위로는 기러기들이 ‘차르르’ 소리를 내며 내려앉는다. 이건 뭐 딱 ‘한 폭의 그림’이다. 이 장면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정자 바로 뒤 카페다. 삼례 출신의 사내가 낙향해 운영하는 업소다. 이 카페 옥상에 올라가면 이 ‘그림’을 온전히 담을 수 있다. 염치가 있으니 최소한 차 한 잔은 마셔야겠지만 그쯤의 값어치야 하고도 남는다.비비정 오른쪽은 옛 만경강 철교(등록문화재 579호)다. 길이는 476m. 문화재청에 따르면 옛 만경강 철교는 일제강점기인 1912년 목교로 건설됐다. 당시만 해도 한강철교 다음으로 긴 교량이었다. 이어 1928년 호남평야의 쌀 등 농산물 수탈을 목적으로 철교로 다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 내내 자행됐던 수탈의 역사를 온전히 기억하고 있는 증거물인 셈이다. 그러다 2011년, 바로 옆에 새 다리가 놓이면서 철교로서의 기능을 잃었다.일제 수탈사 서린 만경강 폐철교, 예술열차 칙칙폭폭 철교 위엔 예술열차가 세워져 있다. 퇴역 열차를 개조해 만든 것으로, 식당 겸 카페 등으로 구성됐다. 예술열차 안에서 주변 풍경을 내다보는 맛도 각별하다. 비비정 뒤편은 카페 비비낙안이다. 옛 물탱크를 리모델링한 전망대와 도회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카페 건물이 어우러진 곳이다. 기껏해야 ‘동네 뒷산’ 정도의 야트막한 언덕이지만 사방이 훤히 트인 덕에 비비낙안에서 굽어보는 미감은 아주 색다르다. 왼쪽으로는 너른 만경평야와 대둔산 등 호남의 산들이 걸개그림처럼 어우러져 있다. 정면으로는 전주 시가지 풍경과 모악산 등이 어울려 있고, 오른쪽으로는 익산 쪽 풍경이 아스라하다. 전망대는 옛 물탱크 위에 세워져 있다. 양수장에서 물을 퍼 올려 익산 등으로 보내던 설비라고 한다. 그러니 언덕 아래 옛 삼례양수장(등록문화재 221호)과는 한 세트인 셈이다. 비비정 일대는 몇 년 전만 해도 삼례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이었다. 변변한 땅뙈기 하나 없는 이들이 만경강 인근의 자투리땅에 집을 짓고 살면서 형성됐다. 나날이 쇠락해 가던 마을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기 시작한 건 비비정 농가 레스토랑이 들어서면서부터다. 비비정 레스토랑은 ‘엄마의 레시피’를 맛볼 수 있는 집이다. 가난해도 자식에겐 맛있는 밥을 먹이려 했던 마을 엄마들이 정성껏 만든 음식들을 낸다. 알음알음 입소문이 퍼져 이젠 ‘농가 집밥’을 맛보려는 식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비비낙안 언덕에서 일제강점기 때 조성됐다는 계단을 내려가면 비비정 레스토랑이 나온다. 비비낙안 카페 건물과 쌍둥이라 할 만큼 빼닮은 건물이다. 농가 레스토랑 앞은 옛 삼례양수장이다. 붉은 벽돌의 옛 건물과 모던한 레스토랑 건물이 제법 잘 어울린다. 비비정 마을에서 길 하나 건너면 삼례문화예술촌이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양곡창고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비주얼미디어(VM)아트미술관과 디자인박물관, 책박물관, 목공소 등 독특한 공간이 모여 있다. 옛 삼례역을 활용한 ‘세계 막사발 미술관’도 예술촌 초입에 있다. 완주에선 호수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는 맛이 각별하다. 완주가 뜻밖에 깊은 풍경을 갈무리하고 있는 곳이라는 걸 새삼 일깨워 준 것도 바로 이 구간이다. 경천저수지와 대아저수지, 동상저수지 등을 따라 실로 다양한 풍경과 만날 수 있다. 호수와 나란한 도로 주변은 대개 단풍나무다. 아직 일러 붉어지지는 않았지만, 만추에 이를 무렵이면 실로 농염한 풍경을 선사하지 싶다. 대아호와 동상호 주변 풍경이 특히 빼어나다. 732번 지방도가 두 호수를 바짝 끼고 도는 드라이브 코스다. 차량 통행량이 적어 적요하고, 높은 산과 깊은 물이 번갈아 차창에 매달린다. 눈이 호강하는 순간이다.울긋불긋 단풍·그림 같은 폭포, 위봉재에서 만난 ‘비경’ 동상면 쪽에서 위봉재를 넘다 보면 능선 중턱의 도로에서 폭포를 만난다. 위봉폭포다. 폭포는 길 건너편 산자락에 펼쳐져 있다. 차를 몰아가다 이게 뭔가 싶어 초점을 맞추다 보면 뜻밖에 제법 긴 폭포가 암벽 위에 걸려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폭포는 60m 높이를 2단으로 굽이쳐 떨어진다. 폭포수는 굵지 않다. 타래에서 풀린 명주실 가닥을 닮았다. 폭포 주변으로는 근육질 사내의 ‘알통’을 닮은 바위절벽이 둘러쳤다. 울긋불긋한 단풍과 암벽, 그리고 명주실 같은 폭포가 기막히게 어울렸다. 도로에서 폭포까지 목재데크가 놓여져 있다. 계단을 따라 10분 정도 내려가면 폭포와 마주할 수 있다. 위봉재 너머엔 위봉산성이 있다. 조선 숙종 원년(1675)부터 7년에 걸쳐 쌓았다는 성이다. 안내판은 “유사시 전주 경기전에 있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옮겨 보호하기 위해 조성됐다”고 적고 있다. 당초의 성의 규모는 16㎞에 달했다는데, 지금은 높이 3m의 아치형 석문과 복원된 성벽 일부가 남아 있다. 위봉산성을 내려서면 송광사와 만난다. 열십자 형태의 범종각(보물 1244)이 인상적인 절집이다. 이런 형태의 범종각은 국내에서 유일하다고 한다. 대둔산을 빼놓을 수 없다. 겨울 설경 못지않게 가을철 단풍 명소로 이름을 날리는 산이다. 단풍과 암릉의 변주곡이 이제 막 시작됐으니 다음주 초반까지는 화사한 단풍을 만날 수 있을 듯하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3) →가는길:비비정은 호남고속도로 삼례 나들목으로 나오는 것이 가장 간명하다. 비비정 주변에 농가 레스토랑, 비비낙안 카페 등이 밀집돼 있다. 삼례문화예술촌도 멀지 않다. 예술촌 안 시설물은 입장권을 사야 들어갈 수 있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이다. 대둔산 케이블카는 오전 9시~오후 6시,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주말에는 더 자주 오간다. 왕복 9000원.→맛집:경천저수지를 끼고 있는 화산면은 붕어찜이 유명하다. 가장 오래됐다는 산수장가든(263-5078), 약수가든(262-2602), 화산식당(263-5109) 등이 이름났다. 비비정 레스토랑(291-8609)은 평일 오후 2시 30분께 문을 닫는다. →잘 곳: 대둔산 주변에 펜션이 많다. 대둔산 안쪽으로도 대둔산장 등 숙소들이 있다. 지은 지 다소 오래된 곳들이어서 값이 저렴한 편이다. 대둔산 관광호텔은 리모델링 공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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