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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에 ‘성소수자 부부’가 이렇게나? “동성 배우자·연인과 삽니다” 처음 드러난다

    한국에 ‘성소수자 부부’가 이렇게나? “동성 배우자·연인과 삽니다” 처음 드러난다

    2025 인구주택총조사, 성별 같아도 ‘배우자’ 입력 가능 국내 성소수자 부부 또는 동거 중인 동성 연인 규모가 인구주택총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실제 응답률은 미지수이나, 관련 자료가 국가 통계에 처음 기록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 22일 시작돼 다음달 18일까지 진행되는 ‘2025 인구주택총조사’에는 ‘동거인’ 항목에 ‘비혼동거(함께 사는 연인 등)’ 관계가 새로 추가됐다. 또 성별이 같더라도 ‘배우자(사실혼)’ 또는 ‘비혼동거(함께 사는 연인 등)’로 입력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이 변경됐다. 이같은 변화는 1925년 첫 조사가 시작된 이후 100년 만의 일이다. 인구주택총조사는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복지·경제·교통 등 국가 정책 수립에 필요한 자료 수집을 목적으로 전국 가정 20%를 표본으로 선정해 5년마다 진행하는 조사다. 앞서 시민단체와 정치권 일각에선 국가 통계에서 성소수자를 배제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개선을 촉구해왔다. 무지개행동과 모두의결혼은 2018년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에서부터 동성 부부 관계 입력 허용을 촉구했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 장혜영 당시 정의당 의원은 강신욱 통계청장에게 “필립 터너 주한뉴질랜드 대사는 결혼 26주년이 된 동성 커플(부부)인데 우리 인구주택총조사 기준으로 ‘가구주와의 관계’ 항목에서 어디에 해당하느냐”라고 물었고, 강 청장은 “배우자에 해당된다”고 답했다. 이에 장 의원은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동성 부부 역시 ‘배우자’로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는 이번 변화를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무지개행동은 성명을 통해 “국가 통계에 성소수자의 삶을 포괄하는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밝혔다. 정의당도 “이번 변화가 매개가 돼 더 많은 변화로 이어질 수 있길 바라며 트랜스젠더의 존재들도 인구 통계에 포착되는 날도 곧 다가올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어 “통계 반영을 넘어 동성혼 법제화와 성소수자 권리 보장 등 실제 정책적 반영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변화와 관련해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는 “2020년 조사에서 ‘가구주와의 관계’ 문항에서 가구주와 성별이 같은 사람이 ‘배우자’를 선택할 경우 ‘입력 오류’로 처리하였으나, 이번 조사에서 선택 가능하도록 자료 입력 방법을 변경했다”며 “이번 자료처리는 동성 배우자 관련 자료수집을 위한 적극적 조사가 아니라 총조사 전반의 정확성을 더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동성혼 관련 조사는 사회적합의 및 법제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다수인만큼, 이를 공식 항목에 넣어 통계로 집계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국가데이터처의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 [서울데이터랩]미국 증시 지수 종합

    [서울데이터랩]미국 증시 지수 종합

    2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주요 지수들이 보합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나스닥 종합, S&P 500 지수 모두 소폭 상승하며 마감했다. 반면 다우운송 지수는 하락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뉴욕 거래소(NYSE)에서 46,734.61로 마감하며 전일 대비 144.20포인트(0.31%) 올랐다. 시작가는 46,519.13이었으며, 최고가는 46,802.15, 최저가는 46,490.06을 기록했다. 하루 거래량은 407,574천주였다. 나스닥 종합 지수는 나스닥 증권거래소(NASDAQ)에서 22,941.80으로 마감하여 전일 대비 201.40포인트(0.89%) 상승했다. 하루 거래량은 1,484,721천주였으며, 시작가는 22,751.33, 최고가는 22,983.46, 최저가는 22,732.18이었다. S&P 500 지수는 6,738.44로 종가를 기록하였고, 전일 대비 39.04포인트(0.58%) 상승했다. 하루 거래량은 3,317,281천주였다. 한편, 다우운송 지수는 15,421.02로 마감하며 299.36포인트(1.90%)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6,847.39로 169.82포인트(2.54%) 상승했다. 나스닥 100 지수는 25,097.42로 전일 대비 218.41포인트(0.88%)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VIX 지수는 17.30으로 전일 대비 1.30포인트(6.99%) 하락했다. VIX 지수는 20 미만으로 안정적인 시장을 의미하며, 현재 불확실성은 낮은 편이다.
  • 성남시 “2030년 부터 UAM 운행”

    경기 성남시가 2030년까지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을 실제 운행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24일 오후 시청 제2회의실에서 ‘성남시 도심항공교통(UAM) 추진계획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미래형 교통수단인 ‘성남형 UAM’ 구축에 본격 착수한다. 보고회에는 시 관계부서를 비롯해 4차산업특별도시추진단 미래모빌리티 분과위원, 롯데컨소시엄 관계자, 용역 수행기관 ㈜루다시스 등이 참석해 사업 추진 일정과 향후 방향을 논의한다. 성남시는 지난해 7월 롯데컨소시엄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매월 실무협의회를 통해 정부 정책과 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 ‘성남형 UAM 로드맵’을 구체화해왔다. 또한 지난해 5월에는 ‘UAM 도입방안 정책연구’를 통해 정책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도심항공교통산업 육성 및 기반조성 지원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틀을 완비했다. 이번 용역은 그간의 연구 성과를 구체적 실행계획으로 발전시키는 단계로 ▲운항 노선 및 버티포트(이착륙장) 입지 분석 ▲시민 수용성 확보 방안 ▲인프라 구축 전략 등을 포함한다. 시는 이를 토대로 향후 국토교통부 지역 시범사업 공모에 참여할 계획이다. 용역 기간은 내년 5월까지 8개월이며, 수행은다시스가 맡는다. 신상진 시장은 “이번 착수보고회는 성남시가 도심항공교통 산업의 선도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하늘길을 열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해 도시 성장의 기회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 하수 찌꺼기로 수소 만든다…성남시 “하루 7대 충전분”

    하수 찌꺼기로 수소 만든다…성남시 “하루 7대 충전분”

    경기 성남시가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메탄·이산화탄소 혼합물)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24일 미국 휴스턴에 본사를 둔 유틸리티 글로벌(Utility Global)과 ‘하수처리시설 바이오가스 활용 수소 생산 실증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임종철 성남시 부시장과 파커 믹스 대표, 필립 손 부사장, 권오준 한국지사장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2027년 1월 복정동 성남수질복원센터에 고순도 수소 생산시설이 들어서며, 6개월간 시범 운영된다. 이 시설은 하수 처리 과정에서 생기는 하루 504N㎥의 미활용 바이오가스를 정제해 순도 99% 이상의 수소 35㎏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수소차 7대(대당 5㎏)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시는 사업 부지 500㎡를 제공하고, 행정적 지원을 맡는다. 유틸리티 글로벌은 내년 말까지 설비를 설치하고, 2027년 상반기 실증 기간 동안 수소 생산·공급·판매를 담당한다. 생산된 수소는 중원구 갈현동 수소충전소로 공급된다. 6개월간 약 5000만원으로 예상되는 수소 판매 수익은 전액 성남시에 기탁돼 저소득층 냉·난방비 등 복지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하수처리시설이 단순한 수처리를 넘어 청정에너지 생산 거점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탄소중립·자원순환·국제협력 등 ESG 가치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전국복싱대회 도중 중3 ‘의식불명’ 50일째… 복싱협회 관계자 5명 입건

    전국복싱대회 도중 중3 ‘의식불명’ 50일째… 복싱협회 관계자 5명 입건

    경찰은 지난달 전국시도 복싱대회에서 경기 중 뇌출혈로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진 15세 중학생 선수 사고와 관련해 대한복싱협회 관계자 등 5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24일 대한복싱협회 관계자와 심판, 복싱관장 등 5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3일 서귀포시 남원읍 공천포전지훈련센터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에서 전남 무안 중학생 A(중3)군이 경기를 치르던 도중 상대 선수에게 여러 차례 맞고 기절해 의식을 잃었다. A군은 인근 서귀포의료원으로 옮겨져 곧바로 뇌수술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50일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의 가족들은 당시 피해자가 1라운드에서 다운된 후에도 경기가 재개돼 사고가 났으며, 사설 구급차를 이용한 탓에 병원 이송 시간이 지체됐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앞서 대한체육회가 이 사고를 자체 조사한 결과 복싱협회는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지 않았고, 경기 규칙상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진을 배치해야 하는데 사고 당일 의무진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선수를 보조한 세컨드(코치)는 2025년도 지도자 등록을 하지 않은 무자격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현장에 대기하던 구급차 내 바이털 기기와 사이렌이 작동하지 않았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도 응급처치와 이송 경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 이송하는 데 30분이나 걸리는 등 골든타임을 놓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이런 문제를 항의하던 A군 아버지는 대회가 진행 중인 경기장에 찾아가 자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현재 제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지난주 서귀포경찰서로 부터 사건을 인수받아 수집된 증거자료를 토대로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추가 입건 대상자가 있는지 추가 자료 확보에 나섰다.
  • 한 발짝! 느린 그곳, 어두울수록 빛나고… 깊고 높은 파도 아래 예술의 영감 숨 쉬네

    한 발짝! 느린 그곳, 어두울수록 빛나고… 깊고 높은 파도 아래 예술의 영감 숨 쉬네

    충북 청주가 불렀다. 그 재미없다는 ‘노잼 도시’가 말이다. 정확히는 온갖 인연이 손짓했고, 그들이 건네는 말에 귀 기울이다, 블랙홀처럼 ‘훅~’ 빨려들었다. 이번 여정에선 예술로 청주를 다시 본다. 단언컨대 당장 행장을 꾸리지 않는다면, 이는 당신에게 명백히 손해다. 이즈음에 한해, 청주에선 예술이 단풍보다 낫다. 광복 80주년의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연초의 떠들썩함은 많이 가라앉았다. 79주년을 지나, 81주년을 앞둔 일상의 한 해이니 새삼스러울 건 없다. 그래도 일제강점기에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이 퍽 많았다는 걸 확인한 건 큰 수확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들 중 몇몇을 다시 청주에서 만나게 된다. 청주는 사실 예술 불모지(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가 들어서고 ‘청주의 테이트 모던’이라 할 문화제조창 등 이런저런 문화 시설들이 상승 작용을 하면서 예술에 대한 감수성이 그야말로 폭풍 성장하는 중이다. 옛날 소 기르던 종축장 터에 머지않아 아트센터가 들어서고 나면 아마 나라 안 어디에도 뒤지지 않을 문화예술 도시로 발돋움하지 싶다. ●日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진품 전시 청주의 첫 번째 부름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파도’란 상찬을 받는 일본의 목판화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神奈川沖浪裏)였다. 그것도 진품이 국립청주박물관으로 온다는 소식이었다. 한데 왜 야마나시와 청주일까. 충북과 야마나시현은 1992년에 자매도시 결연을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야마나시현 전시회는 그 우의의 연장선에 있는 교류전 행사다. 야마나시는 후지산의 북쪽 기슭에 자리했다. 흔히 ‘후지의 나라’라고 부른다. 청주 전시회 이름도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 특별전’이다. 일본의 보물 격인 중요문화재 13점 등 문화유산 100여점이 전시 중이다. 전시 하이라이트인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는 가쓰시카 호쿠사이(1760∼1849)의 대표작이다. 18세기 에도 시대에 성행한 회화 장르인 우키요에의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일본 미술의 상징이 된 데 이어 바다 건너 유럽까지 전해지면서 빈센트 반 고흐 등의 미술가, 클로드 드뷔시 등 인상주의 음악가들에게도 깊은 영감을 안겼다. 우키요에는 애초 유럽으로 수출되는 일본 도자기의 포장재였다고 한다. 유럽인들이 이 ‘포장재’의 진가를 알아본 이후 19세기 말에 이르러선 ‘자포니즘’이란 문화적 경향으로까지 확산했다.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진품은 소장처인 야마나시현에서도 지난 20년 동안 딱 3주만 공개할 정도로 애지중지하는 작품이다. 청주는 물론 한국으로 바깥나들이를 한 것 자체가 처음이다. 앞서 9월 4~14일 공개됐고, 전시 말미인 12월 26∼28일에 또 한 번 특별 공개된다. 현재는 복제품이 전시 중이다. 박물관 건물 자체도 볼거리다. 한국 건축계의 거장 김수근이 설계했다. 전시물만 볼 게 아니라 한 발짝 떨어져 전체를 보는 여유도 가지시길.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 형제’의 숨결 두 번째 부름은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 아사카와 형제였다. 청주박물관 전시장 한쪽에 그들을 조명한 공간이 별도로 마련됐다. 아사카와 형제는 일제강점기 조선 연구에 인생을 바치고, 그만큼 조선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진정한 ‘한류 팬’이다. 굳이 구분한다면, 형인 아사카와 노리타카(1884~1964)는 조선의 도자기, 동생 다쿠미(1891~1931)는 공예와 소반, 식목사업 등에 헌신했다. 먼저 만난 이는 동생 다쿠미였다. 몇 해 전 서울 중랑구 망우역사공원에서다. 흔히 ‘망우리 공동묘지’로 불렸던 곳. 유관순 열사 등 독립지사와 화가 이중섭 등 유명인 다수가 잠든 이곳에 함께 묻힌 일본인이 두 명이다. 그중 한 명이 다쿠미였다. 다쿠미가 노리타카와 친형제라는 걸 알게 해 준 건 최근 간행된 ‘이타미 준 나의 건축’(마음산책)이란 책이다. 재일교포 2세 건축가 유동룡(이타미 준)이 생전에 남긴 글을 딸 유이화가 엮었다. 이 책에 건축가이자 민화연구자였던 조자용 등 청주행(보은 포함)을 ‘부추긴’ 인물이 여럿 등장한다. 아사카와 형제는 그중 하나였다. 아사카와 형제는 야마나시현 후쿠토시에서 태어났다. 형 노리타카는 ‘조선 도자기의 신(神)’이라 불린다. 1913년 경성의 소학교에 미술교사로 온 그는 1946년 돌아갈 때까지 33년 동안 조선 도자 연구에 몰두했다. 이듬해엔 그의 권유로 동생 다쿠미가 조선에 온다. 다쿠미는 먼저 황무지 같았던 한반도의 녹화운동에 헌신했다. 현 한국 인공림의 37% 정도가 그의 공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본의 민예운동을 이끌고, ‘민화’라는 단어를 처음 쓴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가 조선 백자에 눈을 뜨게 만든 것도 1915년 청화백자를 들고 그를 찾아간 아사카와 형제였다. 야나기에 관한 우리의 평가는 무척 엇갈리는 편이다. 다만 그가 아사카와 형제와 함께 경성에 설립한 조선민족미술관이 광복 직후 국립민족박물관을 거쳐 6·25전쟁 직후 현 국립중앙박물관에 흡수되는 과정만큼은 분명한 ‘팩트’로 보인다. 다쿠미는 급성 폐렴으로 40세에 요절하면서 “조선의 옷을 입혀 조선식으로 장례를 치르고 조선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당시 그의 관을 매겠다며 나선 조선인들이 장사진을 이뤘다고 한다. 동생을 먼저 보낸 노리타카는 이후 반평생 모았던 공예품과 도자기 등을 신생 한국에 기증하고 일본으로 돌아가 1964년에 세상을 떴다. 야마나시 출신 인물은 또 있다. ‘불량스러운 조선의 아나키스트’ 독립지사 박열(1902~1974)의 일본인 아내 가네코 후미코(1904~1926, 생몰연대는 한국의 공훈전자사료관과 일본 국회도서관 기준)다. 가네코가 태어난 곳은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지만 성장한 곳은 야마나시다. 아홉 살 때 친할머니와 고모를 찾아 야마나시에서 충북 청원군 부강면(현재 세종시에 속하지만 2012년 출범 이전까지 99년 동안 충북, 청주 등에 속했던 탓에 정서적으로 청주에 가깝다)으로 온 그는 7년간 모진 학대를 받으며 일제의 멸망과 일왕 폭살을 꿈꾸는 ‘아나키스트 전사’로 성장한다. 부강에서의 삶은 그의 이후 생애를 지배하는 정신적 뿌리가 됐다. 가네코의 자서전에 따르면 할머니와 고모의 학대와 억압 속에 살던 그가 “유일하게 숨을 쉴 수 있었던 것은 부강의 자연과 그곳 사람들의 따스한 인간애 덕분”이었다. 죽고 싶을 만큼 힘겨울 때마다 찾았던 곳 역시 야마나시에서 본 후지산을 닮은 산, 부용산이었다. 부강에 남은 그의 자취는 많지 않다. 묻힌 곳은 경북 문경 박열의사기념관이고, 그가 살았던 집터와 등굣길의 헌병대(현 부강파출소), 일본과의 연결고리였던 부강역 정도가 있다. 그를 기리는 ‘가네코 후미코 다실’도 올해 문을 열었다. 아주 상냥한 가격에 맛있는 일본식 우동과 튀김 등을 맛볼 수 있다. 사족 같은 이야기 하나. 호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가네코 후미코를 다룬 동명의 영화가 지난 10일 미국 뉴욕영화제에서 감독상 등 5관왕에 올랐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1000만엔(약 1억원) 조성에 성공하면서 제작된 영화다. 전 청주시 공무원인 이규상(65) 가네코후미코선양사업회 회장에 따르면 그의 사후 100주년이 되는 내년 7월쯤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할 예정이다. ●한국 ‘민화의 영웅’ 조자용의 일생 이제 우리 ‘민화의 영웅’ 조자용(1926~2000)을 말할 차례다. 민화를 사랑했고 민화 속 호랑이처럼 강렬하고 기개 넘치는 삶을 산 사내다. 후대의 기억 속에 거의 존재하지 않다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호랑이 ‘더피’ 덕에 조금씩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국내 내로라하는 미술관들이 민화를 주제로 거푸 전시회를 여는 중이고,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점의 호랑이·까치 배지는 수개월째 예약 대기 중이다. 이런 민화 열기 이면에 민속미술 운동의 선각자였던 조자용이 있다. 그는 북한 황해도 출신이다. 1945년 광복 때 홀로 월남해 미 7사단에서 통역, 식당 일 등을 하며 지내다 1947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밴더빌트대에서 토목공학 학사, 하버드대에서 건축학과 구조공학으로 석, 박사 과정을 보낸 그는 7년 만에 유엔재건단 일원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서울 정동 미대사관저, 대구 동산병원 등이 그의 작품이다. 당시 한국건축 양식을 계승하기 위해 전국의 사찰을 돌던 그는 신라 기와 끝(와당)에 새겨진 도깨비에 매혹돼 기와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의 수집 대상은 민화, 공예품으로 확대됐다. 당시 모은 문화유산들을 보존하기 위해 그는 사재를 털어 1968년 서울 등촌동에 에밀레 박물관을 세웠다. 그가 말년을 보낸 곳은 보은 속리산 국립공원 옆의 에밀레 박물관이다. 등촌동에 있다가 1983년 이전해 왔다. 청주 시내에서 30분 정도 거리다. 박물관은 저 유명한 ‘정이품송’ 바로 옆에 있다. 하지만 아는 이도, 찾는 이도 거의 없다. 영화 제목에 비유하면 꼭 ‘죽은 건축가의 사회’ 같다고 할까. 2000년 조자용이 작고하면서 사실상 버려지다시피 했다. 어렵게 운영되고는 있지만, 외부의 도움이 절실해 보인다. 에밀레 박물관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 당시 양옥 개축을 위해 헐릴 뻔했던 한옥구조물들을 사다가 재사용했다고 한다. 우리 고유의 귀틀집, 돌담벽 등이 생경하면서도 인상적이다. 전시물은 대부분 민화다. 송규태, 엄미금 등 민화 작가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 ‘대호도’(임모도)가 특히 인상적이다. 조자용이 지방 출장 중 발견한 작품으로, 당시 너무 탐이 나 타고 간 지프차와 즉석에서 바꿨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박물관의 상징물은 ‘왕도깨비 조각’이다. 충남 부여의 한 절터에서 출토된 8개의 연화문도깨비벽돌 중 연꽃 위에 선 도깨비를 표현했다. 다시 청주 시내로 온다. 냉전 시대의 산물 ‘당산 벙커’가 목적지다. 1973년 전시(戰時) 대비 시설로 은밀히 조성됐다가 50년 만인 2023년에 비밀 해제됐고, 이듬해 열린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청주시립미술관과 함께 ‘국립현대미술관 X 청주시립미술관 청주프로젝트 2025’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당산 벙커에선 ‘벙커: 어둠에서 빛으로’전이 열리고 있다. 11개 벙커에서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 수상작인 ‘방황하는 혹성들 속의 토우-그 한국인의 정신’(전수천), 자본의 흐름을 호흡에 비유한 ‘플라스틱 유기체’(이병찬) 등 설치·영상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새달 16일까지 진행된다. 입장료는 없다. 새달 2일까지 이어지는 청주시립미술관 ‘다시, 찬란한 여정’전에선 백남준 작가의 ‘티브이(TV) 부처’, 이우환 화백의 ‘선으로부터’ 등 거장의 작품과 만날 수 있다. 역시 무료다. 2년마다 개최되는 청주공예비엔날레도 빼놓을 수 없다. 도자, 목칠, 섬유, 금속 작품 등 공예의 모든 분야와 만날 수 있다. ‘청주의 테이트 모던’이라 할 문화제조창 본관에서 진행 중이다. 새달 2일 종료된다. 문화제조창 밖에선 ‘2025 청주 파빌리온 아이디어 공모작’이 전시되고 있다.
  • [서울광장] 오얏나무 아래서 사법개혁안 밀어붙이면

    [서울광장] 오얏나무 아래서 사법개혁안 밀어붙이면

    권력이 독립적인 사법기관의 구성원을 마음대로 해임할 수 없을 경우 대법원의 재구성을 통해 우회한 사례들이 있다.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는 2011년 개헌을 통해 헌법재판소 규모를 기존 8명에서 15명으로 늘렸다. 여당인 피데스당 단독으로 새 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해 친정부 판사로 채웠다. 2004년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당시 대통령은 대법관을 20명에서 32명으로 늘려 그 자리에 ‘혁명적’ 측근들을 앉혔다. 이후 9년 동안 대법원은 정부에 반대하는 판결을 단 하나도 내놓지 않았다.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은 저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선출된 권력이 사법기관을 장악하는 것을 ‘심판의 매수’에 비유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0일 대법관을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5가지 사법개혁안을 내놨다. 증원안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내에 22명의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다. 대법원이 이 대통령의 코드에 맞게 재구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관의 과중한 업무 부담 해소를 위해 증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여러 정권에 걸쳐 임명이 분산되지 않는다면 권력으로부터 사법부의 독립성이 확보되기 어려울 것이다. 대법관 증원 논의가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사건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5월 1일 이후 급물살을 탄 점도 동기의 순수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법원 재판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낼 수 있도록 헌법재판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이럴 경우 이 대통령의 선거법 사건이 유죄로 확정된 뒤에도 헌재의 판단을 다시 받을 기회가 생긴다. 3심제를 원칙으로 하는 우리 형사사법체계와 충돌하는 사실상 4심제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야당에서 ‘이 대통령 재판 뒤집기’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에 출연한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4심제가 아니고 새로운 재판, 새로운 1심”이라고 했다. 함께 나온 민주당의 또 다른 의원들은 “K법률이, 법률 강국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한국적 민주주의 만세”라고 외쳐야 할 판이다). 4심제건 아니건 기본권 보장을 두텁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충분히 검토할 가치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재판소원은 ‘사법권은 법원에 있고, 최고법원은 대법원으로 한다’는 헌법(101조 1·2항)에 위배되므로 개헌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또한 재판소원 도입 시 재판 불복 심화, 사건 종결까지 걸리는 시간의 장기화로 재판 비용과 국민 부담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재판 지연 해소를 위해 대법관을 증원하겠다면서 재판 지연을 심화시킬 재판소원을 도입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헌재는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1만 2000건의 사건이 추가로 늘 것으로 전망한다. 한 해 약 2500건의 사건을 맡고 있는 헌재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목적이 의심받게 되면 개혁은 성공하기 어렵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공직자재산공개, 금융실명제 등 일련의 개혁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먼저 자신의 재산부터 공개하는 자기희생의 솔선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당에서 내놓는 ‘사법개혁안’들은 하나같이 이 대통령이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사건 뒤집기용’이라는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연관성을 굳이 부인하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선거법 사건에 대한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졸속재판’, ‘사법쿠데타’라고 공격하고, “대법원 개혁 문제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자초한 것”이라고 한다.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어도 그런 소릴 하겠나. 판결 직후부터 쏟아진 대법관 100명 증원론, 30명 증원론, 선거법 개정안, 엊그제 정청래 대표가 도입을 지시한 ‘(판·검사의) 법왜곡죄’ 같은 발상이 나왔겠나. 법정에서 이 대통령의 5개 재판은 중단돼 있지만 민심이라는 재판은 현재진행형이다.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매지 말라 했다. 거칠게 밀어붙이는 ‘사법부 개혁론’이 되레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긁어 부스럼으로 만들 수도 있다. 충분한 공론화를 통해 오해와 부작용의 소지를 최소화할 때 비로소 사법개혁이 법치국가 공화정에 걸맞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박성원 논설위원
  • [기고] 길에서 들은 1만개 민원… 시민이 만든 96% 신뢰

    [기고] 길에서 들은 1만개 민원… 시민이 만든 96% 신뢰

    2022년 7월 1일, 나는 민선 8기 광주 광산구청장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취임식은 열지 않았다. 대신 함께 일할 직원들과 직급별 간담회를 가졌다. 화려한 행사보다 중요한 건 함께 일할 사람들과의 첫 대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서 나는 행정의 근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가장 하위직 공무원일지라도, 민원인을 대하는 그 공직자가 곧 구청장입니다.” 시민은 구청장을 직접 만날 일이 많지 않다. 그러나 창구 직원, 전화 상담원, 현장 담당자 등을 통해 광산구를 느낀다. 민원을 대하는 태도 하나가 행정의 품격을 결정한다. 나는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민원인은 하루아침에 구청을 찾지 않습니다. 며칠을 망설이고, 마음을 다잡고 오는 겁니다. 그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합니다.” 그래서 “그건 안 됩니다” 대신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라고 말하자고 했다. 행정의 신뢰는 그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취임 후 내가 결재한 첫 문서는 ‘찾아가는 경청구청장실’이었다. 구청 집무실이 아니라 거리와 시장, 공원으로 나가는 행정. 그것이 내가 꿈꾼 광산형 행정의 첫걸음이었다. 나는 시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갔다. 시장 골목, 버스정류장, 경로당, 아파트 단지, 그리고 온라인 문자창구까지. 그렇게 이어진 여정이 어느새 1만건의 민원으로 쌓였다. 민원은 때로는 행정의 짐이지만, 나는 그것을 행정의 교과서로 삼았다. 시민의 목소리 속에 행정이 나아갈 길이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광산구의 시민 만족도는 2023년 93%, 2024년 94%, 그리고 올해는 96%에 이르렀다. 나는 이 수치를 ‘정책의 성과’가 아니라 ‘시민의 신뢰’라 부른다. 행정이 시민의 마음을 닮아갈 때 생겨나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님도 성남시장 시절 민원을 발굴하고 해결한 공직자에게 승진의 기회를 주며 행정의 문화를 바꿨다. 광산구의 1만건 민원 또한 그러한 철학 위에 세워진 신뢰의 기록이다. “안 된다” 대신 “한번 찾아보겠다”는 태도의 변화가 행정을 바꾸고, 행정의 변화가 시민의 신뢰를 만들었다. 행정은 서류와 통계로만 존재할 때 사람의 얼굴을 잃는다. 하지만 한 사람의 사연에 귀 기울일 때 행정은 온기를 얻는다. 민원은 시민의 고통이자 희망이다. 억울함의 호소이기도 하고, 지역의 변화를 바라는 제안이기도 하다. 그 목소리를 외면하는 순간 행정은 시민의 현실을 놓친다. 나는 그 길 위에서 웃음과 눈물을 함께 보았다. 해결되지 못한 민원도 있었지만, 시민의 한마디가 나를 일으켰다. “그래도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행정은 완벽할 수 없지만, 진심은 전해진다. 이제 광산구의 행정은 ‘민원을 처리하는 행정’을 넘어 ‘시민의 삶을 이해하는 행정’으로 나아가고 있다. 1만건의 민원은 숫자가 아니라 관계의 역사이며 96%의 만족도는 행정이 시민의 마음을 닮아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이다. 나는 오늘도 믿는다. 민원은 행정의 거울이고, 시민의 목소리는 그 거울에 비친 빛이다. 그 빛이 흐려지지 않도록, 나는 오늘도 길 위에 선다.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그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 길 위에서 광산의 행정은 언제나 시민에게로 향한다. 박병규 광주시 광산구청장
  • 본지 ‘대한민국 정신건강 리포트’ 기자협회 ‘정신건강’ 우수보도상

    본지 ‘대한민국 정신건강 리포트’ 기자협회 ‘정신건강’ 우수보도상

    한국기자협회가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과 함께 신설한 ‘정신건강 우수보도 기자상’ 제1회 수상작으로 서울신문 사회2부 시청팀(이두걸·김동현·박재홍·장진복·조희선·서유미 기자)의 ‘대한민국 정신건강리포트-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등 3건을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서울신문은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짚은 대한민국 정신건강 리포트 기획 시리즈를 2023년 11월 30일부터 12월 14일까지 5회에 걸쳐 연재했다. 정신질환 내담자와의 심층 인터뷰와 정신건강 의료시설의 도시·지방 간 격차 통계 등을 통해 한국 사회의 정신건강 현실을 다각적으로 조명했다. 한국기자협회와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은 정신건강 우수보도 기자상을 올해 신설하고 정신건강보도 권고기준의 확산과 정신건강 이해 기반의 보도문화 정착을 위해 낙인 해소에 기여한 우수보도작을 선정했다. 수상작에는 중앙일보의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 시급한 엘리트 선수 마음돌봄’, 세계일보의 ‘망상, 가족을 삼키다’도 이름을 올렸다. 시상식은 오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 입시 개혁이 교육 개혁··· 임태희 “공정한 평가체제가 시작”

    입시 개혁이 교육 개혁··· 임태희 “공정한 평가체제가 시작”

    입시 아닌 배움이 중심 되도록공평하게 수행평가 손질 최선“교육의 중심은 언제나 학생이어야 합니다. 입시가 아니라 배움이 중심이 되는 학교, 경쟁이 아니라 성장이 중심이 되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경기교육은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평가체제를 구축하겠다. 경기교육의 변화가 대한민국 교육의 표준이 되도록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임 교육감은 취임 이후 수행평가 재구조화와 인공지능(AI) 교육 시스템 도입이라는 두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음은 임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교육의 본질 회복을 위한 지난 3년의 성과는. “교육의 본질은 학생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도록 키우는 것이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학생이 자기 삶을 설계하고 미래 사회를 살아갈 기본 인성과 기초역량을 갖추도록 돕는 게 교육의 책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 교육은 입시 도구로 전락했고, 학생들은 끝없는 경쟁 속에 내몰리며 삶의 성장은 외면당해 왔다. 교육감 취임 이후 지난 3년간 경기교육은 교육의 본질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왔다. 경기교육은 ‘자율, 균형, 미래’를 기조로 학생 중심 교육 실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또한 학생의 꿈 실현을 위해 학교를 중심으로 공교육의 영역을 학교 밖과 디지털 온라인 공간으로 확장했다. 지역사회 교육자원을 활용해 학교 안팎의 배움을 연결하는 세상에서 가장 큰 학교 ‘경기공유학교’를 통해 학생의 배움을 확장하기도 했다. 지역의 한계를 넘어 모든 학생과 청소년의 교육 기회 보장을 위한 ‘경기온라인학교’도 개교했다. 사교육비 경감, 교육 격차 해소와 대학입시 제도 개편의 중요한 도구로 AI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도 보급했다. 아울러 지난해 유네스코와 공동으로 개최한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을 통해 경기교육의 다양한 미래 교육 정책을 세계에 알렸다. 경기교육은 학교를 중심으로 배움의 범위와 깊이를 넓히고 세계 각국과 미래교육을 논의하며 글로벌 교육의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 경기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의 표준이 되겠다.” -대입 제도 개편의 구체적 방향은. “우리 교육의 가장 큰 구조적 문제는 대학입시다. 입시가 교육의 방향을 결정하고 교실을 시험 준비의 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입시가 달라져야 교육이 변하고 공교육이 회복된다. 그동안 대학입시는 모두 24번 이상 개편됐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교육의 3분의1을 책임지고 있는 경기도교육청이 시도교육청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2032 대학입시 개편안’을 제시했다. 핵심은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평가체제를 확립하는 것이다. 2032 대학입시 개혁안의 주요 내용은 ‘내신 평가 개선’, ‘수능 시험 개편’, ‘대입 전형 대(大)강화’다. 전형 방식도 단순화하려 한다. 지금처럼 복잡한 수시·정시 구분을 없애고, 내신·학생부·수능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통합전형’으로 개편하려 한다. 현재 시도교육감협의회와 대학교육협의회에서 이미 제안 설명을 마쳤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도 협의 중이다. 앞으로는 국가교육위원회와 새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사회적 공론화와 합의를 통해 제도화할 계획이다.” -수행평가 제도 개선은 대입 제도 개편과 연결되는가. “수행평가는 원래 학생의 학습 과정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다. 그런데 지금은 입시 경쟁 때문에 본래 취지가 왜곡되고 있다. 암기식, 학원 찬스식이 늘면서 학생들은 ‘수행 지옥’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힘들어한다. 고등학생 기준 학기당 열 과목을 배우면 과목당 두세 번씩 수행평가를 봐야 하니까 연간 50회 이상 평가를 치르는 셈이다. 지필고사(중간・기말고사) 시기와 겹치면 부담은 더 커지고, 교사는 채점 부담에 시달린다. 평가 공정성 시비도 계속 제기돼 왔다. 그래서 경기도교육청은 수행평가 제도를 구조적으로 바꾸려고 한다.” -남은 임기 중점 추진할 정책은. “교육은 단기 성과보다 방향과 완성이 중요하다. 남은 임기 동안 ‘교육의 본질 회복’과 ‘미래교육 기반 완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 3년 동안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면 앞으로는 학교 현장이 그 변화를 실감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 우선 경기공유학교, 경기온라인학교, 하이러닝을 통해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줄이고, 학생의 여건과 상관없이 공정한 학습 기회를 보장하겠다. 교원의 교육 활동 보호 정책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교사가 수업과 학생 성장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 부담을 줄이고, 문제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 체계를 더욱 구체화하겠다. 대학입시 개혁은 반드시 제도화하겠다. 새 정부, 대학, 교육 관련 기관과 협력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2032 대입 제도를 완성할 계획이다.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 확대, 미래형 과학고 설립, 직업계고 재구조화, 예술·체육 교육 강화 등도 추진 중이다. 교육의 본질은 결국 사람이다. 학생이 중심이 되고, 교사가 존중받으며, 학부모가 신뢰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들려고 한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배움을 누릴 수 있는 공정하고 공평한 교육 환경, 그것이 경기교육의 모습이다.”
  • 충남 “수소차 1만 8000대 보급, 충전소 67기 설치”

    충남도가 청정 수소 교통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30 청정 수소로 이음 업무협약’에 따라 2030년까지 수소차 1만 8000대 보급과 수소 충전소 67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도는 23일 시군 공무원과 충남버스운송사업조합·충남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기업 통근버스 관계자 등 200여명을 대상으로 무공해차 보급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공공기관에는 관용·통학버스 등 신규·대체 수요 반영과 수소충전소 설치를 지원하고, 운수사에는 차고지 내 충전소 설치와 금리 할인 등을 통해 정책 실행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무공해차 보급 확대를 위해 도민이 수소차 구매 시 최대 3250만원, 전기 승용차는 1280만원을 지원한다. 
  • 지방의료원 경영 악화·인력난… 위기 몰린 지역 공공의료

    지역공공의료의 주축인 지방의료원들이 3년째 계속된 경영난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적극 대응한 이후 환자수 회복이 더딘데다 의정갈등으로 인한 채용난이 겹쳐 적자가 누적되면서 대규모 임금체불과 의료진 이탈의 악순환에 직면해 있다. 23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의료원이 급여일인 지난 20일 직원 월급의 절반만 지급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을 맡은 이후 민간 의료기관으로 보냈던 일반환자가 돌아오지 않으면서 지난해 3년 연속 누적 적자액이 394억 8400만원에 달했다. 경영악화로 부산의료원은 지난해 100억원을 금융권에서 차입한 데 이어 올해 역대 최대인 174억원을 시에서 지원받았지만 이미 바닥났다. 이에 의료원과 시는 40억원을 추가 차입해 밀린 월급을 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재정난은 다른 지방의료원도 마찬가지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35개 전체 지방의료원이 2021년 약 3810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났으나, 2023년 3073억원, 지난해 1601억원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적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지방의료원 중 82.9%인 29곳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청주의료원 75억 4100만원으로 적자 규모가 가장 컸고 군산 68억 4000만원, 파주 55억 7300만원 순이었다. 재정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병상 이용률이다. 6월 기준 35개 지방의료원 평균 병상 이용률은 62.7%에 그쳤다. 성남시의료원이 39.1%로 가장 낮았고 45.1%를 기록한 부산의 경우 팬데믹 이전인 2019년 81.7%에 비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이다. 경영난은 ‘의료인력 이탈’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지방의료원을 떠난 퇴직자가 1만 121명에 달한다. 임금과 수당 체불도 2023년에만 2643명에게 44억 565만원으로 조사됐다. 박 의원은 “국가적 위기 앞에 지방 공공의료를 최전선에서 책임졌던 지방의료원의 운영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걷기 좋은 ‘남산 하늘숲길’… 한강·관악산도 조망

    오는 25일부터 서울 용산구 후암동 체력단련장에서 남산도서관까지 이어지는 무장애 산책로 ‘남산 하늘숲길’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23일 “남산 하늘숲길은 1.45㎞ 구간으로 울창한 숲을 관통하고 확 트인 도심 경관부터 멀리는 한강과 관악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면서 “기존 가파른 경사와 협소한 보행로를 개선해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앞서 지난 6월 개방된 남측순환로 연결 안전데크와 7월 조성된 북측숲길에 이어 남산 하늘숲길이 완성되면서 시민과 관광객들의 남산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남산 하늘숲길 곳곳에는 유리펜스 형태의 ‘노을전망대’ 등 8개 조망 지점과 ‘소나무쉼터’ 등 8개 매력 지점을 설치해 생태·치유·문화 공간을 즐길 수 있다. 남산도서관 진출입로에 있는 김소월 시비 주변에는 ‘소월정원’이 새로 조성됐다. 진출입로 주변도 정비됐다. 남산체력단련장에는 비·바람을 막고 차양이 가능한 야외 헬스기구가 설치됐다. 친환경 공법으로 산림 훼손을 최소화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데크 노선은 나무가 없는 빈터를 중심으로 최대한 지형을 유지하고, 나무가 있는 곳은 구조물로 보호하거나 노선을 우회하는 식으로 조성했다. 산책로 하부에는 야생동물 이동통로를 확보했다. 위해 덩굴식물 등으로 훼손된 구간에는 남산 자생종 수목 등을 심었다. 이수연 시 정원도시국장은 “앞으로도 서울을 대표하는 남산을 시민에게 오롯이 돌려드릴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 상금 1·2위 홍정민·노승희와 한 조… 이율린, 우승 기운 이어 가나 [광남일보 해피니스 오픈]

    상금 1·2위 홍정민·노승희와 한 조… 이율린, 우승 기운 이어 가나 [광남일보 해피니스 오픈]

    지난주 펼쳐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에서 개인 통산 81번째 출전 끝에 통산 10승의 박지영을 누르고 생애 처음 우승한 이율린이 올 시즌 상금 1, 2위를 달리는 홍정민, 노승희와 같은 조에서 기량을 겨룬다. 이율린은 24일 전남 나주의 해피니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광남일보·해피니스 오픈(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홍정민, 노승희와 함께 오전 10시 55분 가장 마지막 조로 출발한다. 홍정민은 올 시즌 상금 13억 625만원, 노승희는 12억 9533만원으로 이 부문 선두를 다투고 있다. 이율린은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 4라운드 전날 숙소를 찾아온 국가대표 1년 후배이자 친구 같은 황유민으로부터 격려와 함께 우승 기운을 받아 감격의 첫 승을 거뒀다. 황유민은 앞서 추석 연휴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 정상을 밟은 바 있다. 이율린이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예비 상금왕들과 경쟁한다는 부담감을 떨쳐야 한다. 올 시즌 17개 대회에 출전한 이율린은 13개 대회에서 컷오프됐으며 상금도 3200만원에 불과했다.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 직전까지는 상금 74위로 시드전 출전을 걱정해야 했으나 대회 우승으로 순위를 28위까지 대폭 끌어올리며 걱정을 덜고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이율린은 “여전히 간절한 마음가짐으로 모든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조별 편성을 상금 랭킹 중심으로 짜여졌다. 이 때문에 이율린의 바로 앞 조는 상금 3위 유현조(12억 5316만원)와 4위 방신실(11억 2376만원), 그리고 5위 이예원(9억 7814만원)으로 묶여 상금왕 역전극을 위해 샷을 날린다. 홍정민, 방신실과 나란히 시즌 3승을 거둔 이예원이 이번 대회에서 올해 홍정민, 노승희, 유현조, 방신실에 이어 상금 10억원을 돌파할지도 관심이다. 이예원은 상금 2500만원이 주어지는 8위 이상의 성적을 내면 10억원을 넘긴다. 이 경우 한 해에 상금 10억원을 넘긴 선수가 KLPGA 투어 사상 처음으로 5명이 된다.  상금 6위인 이동은(8억 3790만원)도 이번 대회에서 우승만 하면 10억원 돌파가 가능하다. 이번 대회 조 편성은 철저하게 상금 랭킹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27위 김시현과 29위 김민별, 30위 서교림이 한조에서 경기한다. 공교롭게도 김민별은 2023년 신인왕이고 서교림은 올해 신인 포인트 1위, 김시현은 3위를 달리고 있어 김민별이 예비 신인왕들과 샷 대결을 펼치는 장면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비평포럼(소영현 등 17명 지음, 문학과지성사) “살아 있고자 하는 이들이 손을 잡고, 이마를 짚으면서 서로를 알아보고자 하는 몸짓을 시가 소중히 기록해 나갈 때, 변혁을 위한 연대와 공감이 불가능하다는 우리 시대의 소문은 거짓으로 판명할 것이다. 살림의 문법으로 쓰이므로, 녹색 계급의 시는 언제까지나 멸종의 맞은편에 있다. 사랑함으로써 살아 있음을 다시 쓰는 편에, 생존을 포함한 생존 너머에.”(양경언 문학평론가) 소수자와 타자의 미래를 위해 쉬지 않고 달려온 한국문학의 현재를 조망할 수 있는 동시대 비평가들의 앤솔러지다. 지난해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국문학을 향한 세계적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비평적 시선을 통과한 한국문학은 또 어떻게 세계의 독자와 만날까.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아카데미가 기획하고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했다. 412쪽, 2만 6000원. 의미들(수잰 스캔런 지음, 정지인 옮김, 엘리) “한 권의 책은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누군가에게 말하는 한 방식이다. 이 책은 나에게 살아가는 방식에 관한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살아감의 다른 방식들을.” 여성, 정신의학, 자기돌봄, 글쓰기에 대한 깊은 성찰을 탁월하게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의 신간이다. 저자가 자신의 정신병동 장기 입원과 낙인의 기억을 문학 읽기 경험에 겹쳐 내며 다시 써 내려간 기록이다. 회고록과 문학비평을 아우르는 에세이라고 보면 되겠다. 실비아 플라스, 마르그리트 뒤라스, 버지니아 울프 등 마음의 고통에 천착했던 여성 작가들의 문장이 저자의 아픔과 포개진다. 512쪽, 2만 2000원. 나는 3학년 2반 전설의 애벌레(김원아 글, 이주희 그림, 창비어린이) “우리는 먹다 먹다 자라서 무엇이 될까?” 2016년 출간 후 30만부 이상 판매되며 화제를 모았던 ‘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가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왔다. 이 책은 3학년 2반 교실에서 가장 먼저 깨어난 ‘1번 애벌레’의 흥미진진한 모험을 그린 이야기다. 잎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허물은 언제 벗어야 하는지 알려 줄 ‘선배 애벌레’가 없는 상황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스스로 깨우치는 1번 애벌레. 뒤이어 태어난 애벌레들의 든든한 뒷배인 ‘형님 애벌레’를 자처한다.
  • 식료품·생필품 싣고 어디든 갑니다… 농촌 마을 찾아가는 ‘이동장터’ [폴리시 메이커]

    식료품·생필품 싣고 어디든 갑니다… 농촌 마을 찾아가는 ‘이동장터’ [폴리시 메이커]

    경기·전남 이동장터 현장 벤치마킹마을별 인기 품목 달라 서비스 고민“어르신들 좋아하시는 모습에 뿌듯” “어르신들이 이렇게 좋아하실 줄 알았더라면 더 일찍 도입할 걸 그랬나 봐요.” 이은진(34·7급 공채)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재생지원팀 주무관은 23일 ‘찾아가는 이동장터’ 사업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찾아가는 이동장터는 농촌에 식료품과 생필품을 배달·판매하는 사업으로, 지난 12일 전남 함평군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함평 이외에도 지난달부터 전국 농촌 마을 4곳에서 시범 운영이 시작됐다. 그는 식료품을 사기 힘든 농촌 현실에 주목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농촌 내 음식료품 소매점이 없는 마을은 74%나 된다. 교통이 불편한 농촌 현실을 고려한 이 주무관은 이동식 판매 차량을 운영하던 지방자치단체를 직접 찾아가 ‘이동장터 운영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차량 구매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을 마련했다. 이 주무관은 “마을마다 지리적 여건이나 인기 품목도 달라 어떻게 하면 많은 분이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을지 고민됐다”며 “경기 포천과 전남 영광의 이동장터를 찾아가고 지자체 담당자와 지역 농협, 전문가 의견을 들은 뒤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장 반응은 기대했던 것보다 뜨거웠다. 이 주무관은 “마을 어르신들께서 ‘이 좋은 걸 왜 이제야 시작했느냐’며 만족해했다”면서 “더운 여름 마을회관 앞 이동장터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드시며 좋아하시던 모습이 떠올라 지금도 뿌듯하다”고 전했다. 앞으로 규모를 늘리고 기능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안에 농촌 마을 4곳에서 추가로 이동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그는 “생필품 외에도 이미용 서비스, 문화 프로그램을 결합하고 무인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 취약계층 빚 1500만원 넘어도 탕감

    내년부터는 채무원금 1500만원 이상인 기초수급자와 저소득 고령자 등 취약채무자도 최대 95%까지 빚을 탕감받을 수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아 서민금융·채무조정 현장 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제도 개선 방안을 밝혔다. 우선 현행 신용회복위원회의 청산형 채무조정 제도의 지원 대상 금액을 상향한다. 신용회복위원회 청산형 채무조정 제도는 채무원금 합계금액이 1500만원 이하인 기초수급자, 중증장애인 및 저소득 고령자(70세 이상)를 대상으로 원금을 최대 90% 감면 후 3년 이상 성실하게 상환하면 잔여채무를 면책해주는 내용이다. 원금 기준으로 5%를 갚으면 나머지 95%의 채무가 사라지는 셈이다. 이 위원장은 “새도약기금의 채무감면 기준을 감안해 청산형 채무조정제도의 지원대상 금액(1500만원 이하)을 상향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의 빚을 정리해주는 제도다. 또 가족의 빚을 상속받아 연체·추심에 시달리는 일을 막기 위해 미성년 상속자도 사회취약계층에 준해 청산형 채무조정 대상에 포함시킨다. 앞으로는 미성년 상속자도 3년 이상 일정 금액을 성실히 상환하면 나머지 채무를 면제받을 수 있게 된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앞으로 신복위 채무조정 시 신규 채무비율 제한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된다. 기존에는 최근 6개월 내 발생한 채무가 전체의 30%를 넘으면 조정을 신청할 수 없었지만, 피해금은 제외된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최근 대출 비중이 높다는 이유로 조정 신청을 미루어야 했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이 위원장은 “채무불이행의 원인이 개인의 책임만이 아닌 실업과 질병 등 사회적이고 예상치 못한 요인이라면 채무감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전력 끊겨도 열리는 터널 천장… 다스코 ‘K방재’ 새 역사 쓴다

    전력 끊겨도 열리는 터널 천장… 다스코 ‘K방재’ 새 역사 쓴다

    화재 3초 내 공기압으로 자동 개방유독가스·열기 배출해 참사 예방설치비 31%, 유지비 49%까지 절감“혁신 넘어 재난 대응 인프라 국산화”말레이시아·태국 등 해외 진출 박차 2022년 12월 경기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5명이 숨지고 41명이 다쳤다. 불보다 치명적이었던 것은 순식간에 터널 내부를 뒤덮은 유독가스와 열기, 그리고 단전으로 멈춰 버린 배연 장치였다. 이 참사는 터널 안전 시스템이 전력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전기가 끊기면 환기·배연·경보 설비가 모두 멈춰 버리는 구조였다. 그로부터 3년, 그 비극의 교훈이 새로운 기술로 되살아났다. 도로안전 전문기업 다스코㈜가 개발한 ‘공압식 자동배연창 시스템’(A.O.S·Automatic Open System)이 행정안전부의 재난안전신기술(제2025-23호)로 지정됐다. 전력 공급이 끊겨도 작동하는 국내 최초의 ‘무전력 자율 개방형’ 방재 기술이다. A.O.S는 전기 대신 공기에 가해지는 압력으로 작동한다. 공기를 압축해 저장해 뒀다가 화재 감지 즉시 실린더가 이를 밀어 1~3초 내에 배연창을 완전 개방한다. 전력이 끊겨도 작동이 멈추지 않는다. 덕분에 단전·누전 등으로 배연이 불가능했던 기존 시스템의 치명적 약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핵심은 ‘페일 세이프’(Fail Safe) 설계다. 전원이 차단되면 전자석이 풀리면서 자동으로 창이 열린다. “전기가 끊기면 열린다”는 역발상 구조다. 주 구동부인 실린더는 스테인리스 재질로 만들어 내열성과 내구성이 높고,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기존 터널은 대부분 전동식이나 유압식 시스템으로, 개방까지 30초 이상이 걸렸다. 화염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인명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 많았다. 단전 시에는 작동 불능에 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A.O.S는 전력이 없어도 움직이고 화재가 감지되면 즉시 열린다. 불길과 유독가스를 빠르게 배출해 대피 시간을 늘리고, 구조대 진입도 쉽게 만든다.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기존 터널은 천장에 제트팬(고속 송풍기)을 달아 연기를 강제로 밀어내는 방식이었지만 설치비가 높고 유지관리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A.O.S는 이런 제트팬 방식보다 설치비는 최대 31%, 유지관리비는 최대 49% 낮다. 이 기술은 2019년 개발에 착수해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현 산업통상부) 실증사업을 통해 성능을 검증받았다. 이후 부산 기장 삼성1지하차도, 광주 제2순환도로, 수도권 제2경인고속도로 등 주요 현장에서 실증을 완료했다. 다스코 관계자는 “현장 테스트에서 개폐 속도·내열성·유지관리 효율성 모두 목표치를 웃돌았다”며 “전력 의존형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할 실질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스코는 40년간 도로안전시설 분야를 선도해 온 기업으로, 2024년 기준 방음시설 매출은 470억원, 시장점유율은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번 신기술 지정으로 ‘K방재 기술’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 다스코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싱가포르 법인을 중심으로 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국에 A.O.S 시스템 수출을 추진 중이다. 기후변화로 폭염과 고온 현상이 잦아지면서 터널 화재 위험은 세계적 과제가 됐다. 특히 전력 인프라가 불안정한 지역에서는 공압식 시스템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다스코 관계자는 “전력이 끊겨도 작동하는 공압식 배연 시스템은 인프라가 취약한 국가일수록 실효성이 높다”며 “K방재 기술의 글로벌 표준화를 목표로 시장을 넓혀 가겠다”고 말했다. 과천 화재 이후 정부는 한국도로공사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전국 터널의 화재안전 설비를 전면 점검했지만 대부분이 여전히 전력 의존형 구조였다. A.O.S는 이 한계를 근본적으로 해소한 자율형 방재 시스템(Self-Activated Safety)이다. 사람이 조작하지 않아도 불길이 감지되는 즉시 스스로 움직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술이 노후 터널의 안전관리 기준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정부도 신기술 인증을 계기로 민자도로와 지자체 터널의 화재안전 기준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한남철 다스코 대표는 “이번 지정은 단순한 기술 인증이 아니라 국민 생명을 지키는 재난 대응 인프라의 국산화 성과”라면서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품질 혁신으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 관세 불확실성에 환율 5개월 만에 장중 1440원 넘어

    관세 불확실성에 환율 5개월 만에 장중 1440원 넘어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0원을 넘어서면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0원을 넘긴 것은 지난 5월 2일(1440원) 이후 처음이다. 한미 관세 협상의 불확실성에 더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취임 이후 엔화 약세로 인한 강달러의 영향이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이날 사상 처음으로 장중 3900을 터치한 코스피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인 끝에 결국 하락 마감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9.8원 오른 1439.6원에 마감했다. 이날 전일대비 2.0원 오른 1431.8원에 출발한 환율은 오후 들어 상승 폭을 확대해 한때 1441.5원까지 올랐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해 한국이 매년 250억 달러씩 8년 동안 2000억 달러(약 286조원)의 대미 투자를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이 원화 약세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엔화 약세로 인한 강달러 현상도 원화 약세에 한몫하고 있다. 일본 총리로 선출된 다카이치 자민당 총재가 재정지출 확대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엔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엔달러 환율은 152엔 중반대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99선을 웃돌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과 관련, “한 달 사이 35원 정도 올랐는데, 4분의 1 정도는 달러 강세 영향, 4분의 3은 위안화와 엔화 약세, 관세 문제와 3500억달러 대미 투자금 조달 걱정 등의 영향이었다”면서 “관세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환율을 올리는 쪽으로 작용했는데,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내려가는 좋은 방향으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환율이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38.12포인트(0.98%) 내린 3845.56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47.89포인트(1.23%) 내린 3835.79로 출발해 3822.33까지 물러났지만, 낙폭을 점차 줄이며 반등해 사상 처음으로 3900선을 돌파한 뒤 3902.21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고점 부담과 함께 환율 변동성 때문에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7.12포인트(0.81%) 떨어진 872.03으로 장을 끝냈다.
  • 아베 넘어선 다카이치 내각… 첫 지지율 71%로 ‘역대 5위’

    아베 넘어선 다카이치 내각… 첫 지지율 71%로 ‘역대 5위’

    성별 차이 없이 젊은층 지지 급증‘사나에노믹스’ 경기 활황 기대감하토야마·스가 등 단명 사례 경계 ‘강한 일본’을 내세운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출범 직후 71%의 압도적 지지율을 기록했다. 2006년 아베 신조 1차 내각(70%)을 넘어 역대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1~22일 유권자 10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71%에 달했다고 23일 전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는 신문이 1978년 오하라 마사요시 내각 이후 실시해온 지지율 설문 조사 가운데 5번째로 높은 수치다. 전임인 이시바 시게루 내각은 51%, 직전의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56%였다. 역대 내각 출범 시 지지율 1위는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87%)이었다. 이어 2009년 9월 하토야마 유키오 내각 (75%), 2020년 9월 스가 요시히데 내각(74%), 1993년 8월 호소카와 모리히로 내각(72%) 순이다. 다카이치 내각은 전임 이시바 내각과 비교해 젊은층의 지지세가 크게 뛰었다. 18~39세 지지율이 80%로 전임 이시바 내각(15%)을 압도했다. 40~59세도 전임 29%에서 75%로 대폭 상승했다. 첫 여성 총리에 대한 기대감이 젊은층 지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성별 차이도 거의 없었다. 다카이치를 지지한다는 남성은 71%, 여성은 72%로 당초 여성 유권자에게 인기가 없다는 기존 평가가 뒤집힌 모양새다. 지지 이유로는 ‘정책에 기대할 수 있다’가 41%로 가장 많았다. 과감한 확장 재정과 금융 완화로 장기 침체를 극복한 아베 전 총리의 대표 정책 ‘아베노믹스’ 기조를 그대로 이어받아 ‘사나에노믹스’로 경기 활황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발표된 교도통신 조사에서도 다카이치 내각의 지지율은 64.4%로 이시바 내각(50.7%)과 기시다 내각(55.7%)을 모두 웃돌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높은 출범 지지율을 발판으로 ‘강한 일본’ 구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그는 24일 소신 표명 연설에서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끌어올리는 시점을 올해 안으로 앞당기겠다고 밝힐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사회보장 급여와 부담 구조 개편을 논의할 국민회의 설치, 최첨단 산업을 통한 성장 실현을 위한 ‘일본성장전략회의’ 신설도 추진한다. 다만 높은 지지율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전망할 수 없다. 요미우리신문은 “하토야마 내각이나 스가 내각 등 출범 초 지지율이 높던 내각도 단명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짚었다. 출범 지지율 3위를 기록했던 스가 내각 역시 출범 한 달 만에 10% 포인트 가까이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초기 기대감이 빠르게 식은 전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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