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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교생들과 SMS로 정답 교환

    경기 성남시의 한 고교에서도 ‘전국연합학력평가’의 일부 문제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돼 시험관리에 또다시 허점을 드러냈다. 17일 성남 A고교와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A고교는 지난 12일 실시된 전국연합학력평가와 관련해 ‘수리영역 시험문제지에 착오가 생겼다.’며 다른 학교와 달리 임의로 2교시 수리영역 시험을 3교시에 치르고, 대신 3교시에 치를 예정이던 외국어영역 시험을 2교시에 실시했다.이날 학력평가는 전국 1800여개의 고교가 동일하게 1교시 언어영역,2교시 수리영역,3교시 외국어영역,4교시 과학탐구·사회탐구영역 순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A고교 일부 학생들은 시험 시간이 변경되자 갖고 있던 휴대전화 문자서비스 등을 이용해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1시간 먼저 봤던 외국어영역 시험 문제와 정답을 알려줬다. 대신 다른 학교 학생으로부터 수리영역 문제와 정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고교측은 “인터넷 웹상에 시험문제지 유형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담당 교사가 인문계반 학생(300여명)들이 볼 수리영역 ‘나’형 문제를 자연계반 학생들이 보는 ‘가’형 문제로 잘못 신청해 불가피하게 시험시간을 조정해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학교측의 임의 행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본부용으로 온 수리영역 ‘나’형 문제지를 교내에서 임의로 복사해 인문계반 학생들의 시험을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학교측은 시험문제지를 받은 뒤 사전 확인하고 오류가 있으면 도교육청으로부터 추가 시험문제지를 배포받아 시험을 치르라는 도교육청의 지침도 따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국연합학력평가를 대입수학능력시험 시행 절차에 준해 실시하기로 하고, 부정행위 방지 등을 위해 학생들의 시험장 내 휴대전화 소지를 금지하는 지침도 지키지 않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인쇄상태 불량 등으로 학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잘못이 있는 시험지는 추가로 지급받아 시험을 치르도록 지침을 내렸는데 A고교가 임의로 시험지를 복사해 사용한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이어 “휴대전화 소지를 금지하지 않은 것도 잘못”이라면서 “A학교를 대상으로 진상조사를 벌여 재발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영원한 하숙생’ 최희준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영원한 하숙생’ 최희준

    스피노자는 스스로 ‘왕따 철학자’였다.46세 폐병으로 죽을 때까지 집을 떠나 홀로 ‘하숙생’과 ‘나그네’로 전전했다. 하지만 주위의 어떤 비난과 찬사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삶을 살았다.‘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철학을 폈다. 그래서 헤겔은 “철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스피노자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상 곳곳에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 대부분 철학자나 다름없다. 부모를 뒤로하고 고향집을 떠나 ‘하숙생’으로, ‘나그네’로 다들 살고 있을 터이다. 모진 비바람이 닥쳐도 ‘나름대로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며 하나 둘 꿈의 벽돌을 쌓고 있다. 이름을 떨치든 아니든 ‘나 태어나 열심히 잘살아 보겠노라.’고 고민하고 다짐하면서 고군분투한다. TV가 아주 드믈었던 1964년,‘하숙생’이란 드라마가 있었다. 미스코리아 출신의 애인을 구하려다 화상을 입고 버림받은 남자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을 그렸다. 사람들은 비운의 사랑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을 졸여야 했다. 그럴 때마다 허스키한 저음의 음성이 미치도록 나지막이 깔렸다.‘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 어디로 가는가/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정이랑 두지 말자 미련이랑 두지 말자/인생은 나그네 길 구름이 흘어가듯 정처 없이 흘러간다∼’ 전파를 탄 지 불과 10일도 안돼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모았다. 경향각지 선술집에서는 너도나도 젓가락 반주에 ‘인생은 나그네길∼’을 불렀다. 그럴듯한 ‘철학적 깊이’에 다들 심취하는 모양이었다.‘그래, 인생이 뭐 별거냐, 벌거숭이로 왔다가 벌거숭이로 가는 것을’이라고 중얼거리면서. 서민들의 지친 삶을 어루만지는 노래로 대표되는 ‘하숙생’이다.1960년대 톱가수 최희준(72)씨가 불렀다.5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다. 왜? 이 노랫말을 직접 쓴 고 김석야 선생이 생전에 답했다.“교통 요충지인 천안삼거리를 오가는 길손들의 애환을 어릴 적부터 보면서 드라마로, 노래로 만들어 보겠노라.”고. 40대 이상의 팬들은 물론 30대의 젊은 층도 가수 최희준을 아는 사람이 많다. 전무후무하게 서울대 법대를 나온 가수이자 전 국회의원, 그리고 학사 출신 가수 1호로도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일흔을 넘긴 지난해 그는 ‘대한민국 연예예술상대상’과 ‘화관문화훈장’을 받으면서 ‘영원한 하숙생’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2008년 그에겐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1936년 쥐띠생인 그가 쥐띠해를 맞아 노래인생 50년을 기념한다.‘우리 애인은 올드 미스’‘진고개 신사’‘빛과 그림자’‘하숙생’‘종점’‘팔도강산’ 등 수많은 히트곡을 모아 올가을 특별한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되도록 추억의 팬들을 많이 만나려고 대극장을 물색 중이다. 그를 서울교육문화회관 커피숍에서 만났다. ▶노래 인생 50년을 맞는 소감은 어떠신지요? “벌써 그렇게 세월이 흘렀네요. 예나 지금이나 노래를 부른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마구 떨려요.‘우리 애인은 올드미스’로 데뷔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당시 사회적 분위기로 봤을 때 ‘올드미스’라는 제목이 쉽게 나왔을까요? “제가 본격적으로 노래를 부른 것은 서울대 3학년 때인 1958년입니다. 지금 동숭동 문리대 교정에서 법대 대표로 저와 가야금 하시는 황병기 선생이 출전해 입상을 했지요.6·25이후 미군의 영향이 많았을 때였습니다. 군복을 염색해 입고 다니기도 했거든요.1959년 대학졸업 후 미8군에서 노래를 하고 있는데 손석우 선생님이 저를 부르더니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내사랑 주리안’‘그림자’‘목동의 노래’ 등을 주시더군요. 그러면서 온 가족이 다 함께 모여서 부를 수 있는 밝은 풍의 노래를 보급시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하셨지요. 이른바 ‘홈송’입니다. 여전히 꼬장꼬장하신 손 선생님은 나이가 90인데도 건장하게 잘살고 계십니다. 지난해에 한번 만나 뵈었지요.” ▶데뷔 당시 같이 노래를 부른 가수가 여럿 되지요? “패티김, 이미자, 남일해, 한명숙, 박재란, 위키리 등 많습니다. 미8군에서 노래를 같이 부른 사람도 많고요.” ▶서울대 법대를 진학했다면 당연히 법관 지망생이었겠네요? “원래는 상대 입학원서를 들고 다녔는데 아버님께서 무조건 법대를 넣으라고 했어요. 장차 법조인이 되라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노래로 빠졌으니 아버지가 많이 속상해하셨습니다.‘우리 애인은 올드미스’를 발표하고 나더니 당시 대한일보의 임영웅(현 산울림극단 대표)씨가 ‘대기만성형 학사가수 1호’ 어쩌구저쩌구 대문짝만 하게 기사를 쓰는 바람에 아버님이 알게 됐습니다. 보름 동안 아무 말씀도 안 하셨지요.” ▶법대를 진학했는데 고시공부는 안 했습니까? “대학 3학년때 제8회 고등고시에 응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험지를 받아봤더니 ‘이건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포기했습니다.” ▶대학 동기들은 누구입니까? “서울대 법대 12회 출신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이한동 전 총리, 남재희 전 국회의원, 김용태 전 내무장관 등입니다. 동기들 중 저 혼자 노래를 부르다 보니 모임에 가면 제 주변에 다들 앉으려고 했는데 나중에는 정치실세들 주변에 모이더군요, 하하하.12회니까 매년 12월12일날 송년회 겸 만납니다.” ▶가수에서 국회의원도 했습니다. 재선에는 왜 도전을 안 하셨는지요? “1996년 새정치국민회의로 안양지역구에서 출마해 다행히 당선이 됐습니다. 문화관광위를 맡아 입법을 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재선도전은 공천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아 관뒀습니다.” ▶세월이 지나도 ‘하숙생’의 가사가 잊혀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인생이 뭐냐 하는 것은 항상 화두가 됩니다. 이 노래의 가사는 때로는 묵상을 하게 만들고, 철학적으로도, 종교적으로도 들리지요. 종교계에 계신 분들도 ‘생각할수록’ 의미가 깊다는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저도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그래 과연 인생이 뭘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또 가사처럼 부담없이 인생을 살다 보니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해병대에서 복무하셨지요? “121기입니다.1961년 9월에 입대해 64년 2월에 제대했지요.‘해병 연예대’의 모병 광고를 보고 지원했습니다. 한 달에 두세 번 나가는 모병선전과 전국 위문공연을 많이 다녔습니다. 여자 가수도 동행했는데 박재란, 이금희, 한명숙, 현미, 이춘희 등 당대의 스타들이었습니다. 해병 연예대의 멤버는 도미, 남백송, 박일호, 방태원, 박경원, 코미디언으로는 임희춘 등이었지요. 우리의 뒤를 이어 남진, 진송남, 박일남, 오기택 등이 해병 연예대의 전통을 이었습니다.” ▶요즘 노래를 들으면서 격세지감을 느끼시지요? “옛날에는 생각도 못 했던 깜짝 놀랄 만한 노래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중음악이 정규대학의 과목으로도 채택되고 있고 노래를 참 잘 부르는 후배들이 많이 활약하고 있지요. 한류가 힘을 갖는 것도 실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들 근황은 어떻습니까? “아들 둘, 딸 하나 두었는데 다들 결혼해 잘살고 있습니다., 안사람과 단둘이 오붓하게 살고 있지요. 일주일에 두어 번 헬스클럽에서 안사람과 같이 운동을 합니다. 좋아하던 술은 3년 전에 딱 끊어 버렸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저작권료를 얼마 받느냐고 하자 “가수는 받는 게 별로 없다. 그런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돼야 되는데….”라고 했다. 노래는 무엇이냐고 했더니 “말만 들어도 사춘기 때처럼 여전히 가슴이 뛴다.”며 웃는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36년 서울 출생 ▲54년 경복고 졸업 ▲59년 서울대 법대 졸업 ▲58년 가요계 데뷔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 ▲64∼66년 10대가수왕 ▲70∼72년 한국연예협회 가수분과위원장 ▲96∼2000년 새정치국민회의 안양동안갑지구당위원장.15대국회 문화관광위원 ▲01∼04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상근감사 ▲02년 최희준 가을밤 콘서트(정동극장) ▲03∼현재 한국대중음악연구소 이사장 ●주요 히트곡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 하숙생, 팔도강산, 빛과 그림자, 종점 등 200여곡 발표
  • [中 11기 전인대 개막] 시진핑·리커창 中개혁 기수로 부상

    [中 11기 전인대 개막] 시진핑·리커창 中개혁 기수로 부상

    5일 개막된 제11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집권 제2기를 공식화하고 제5세대 지도층을 라인업하는 계기란 의미를 갖는다. 이 때문에 중국인들은 이번 전인대를 통해 차기 지도자의 선두주자인 시진핑(習近平)과 리커창(李克强)의 미래, 그리고 중국의 내일을 내다보려 하고 있다. 일단 리커창은 당장 눈앞에 놓인 대부제(大部制)의 그림을 어떻게 짜느냐 하는 시험지를 받아쥐고 있다. 시진핑에겐 인권 문제를 포함한 올림픽의 성공 개최의 총체적인 책임이 떠맡겨졌다. 둘 모두에게 만만찮은 숙제가 부여된 셈이다. ■ 정국·후계구도 관전 포인트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대부제는 비대하고 방만한 정부 조직을 전면적으로 재정비하겠다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후진타오 집권 2기의 정책방향을 집약해준다는 측면에서나, 후 주석의 직계로 총리 후계자인 리커창 정치국 상무위원이 칼자루를 쥐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대부제는 당초 예상했던 만큼의 대대적이고 전면적인 시행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후세하다. 이번 행정 개편안은 시작부터 대대적인 이해 집단간의 충돌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핵심인 국가에너지부 신설은 대형 석유회사와 에너지 유관 기관의 저항으로 초반부터 좌절됐다. “향후 리커창의 행보에 상당한 타격이 가해질 것”이란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 ●후 주석 5세대 지도자 시험대에 세워 당초에는 시대의 요청에 따라 에너지부를 신설하고 현 28개 부처를 21개로 축소하는 방안이 논의됐었다.▲운수부(교통부+철도부+민항총국+국가우정국)와 ▲농업부(농업부+수리부+임업국) ▲환경보호부(환경보호총국+기상국)▲국토건설부(국토부+건설부+지진국)▲국가금융감독관리위원회(인민은행+은행·증권·보험감독위원회) 등 5개 영역이 개편 대상이었다. 현재 ▲공업부 또는 공업(산업)정보통신부 ▲운수부 또는 대교통부 ▲대위생부 정도가 해체·통합작업을 거쳐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공업부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산업정책, 중소기업, 전매사업, 경제관리 직능을 토대로 국방과학기술공업위원회의 국방무기 조달 기능을 흡수한다. 시진핑 상무위원의 국가 부주석직 승계는 이미 오래 전부터 따놓은 당상이었다.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직에 오를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였다. 성사된다면 후진타오 주석이 거쳐온 모든 포스트를 거치게 됨으로써 대권 후보 1순위로 바짝 다가서게 된다. 전인대를 앞두고까지 홍콩의 일부 언론들이 이를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후진타오 주석의 사례를 떠올리고 있다. 베이징의 한 군사전문가는 “후진타오 시절에도 숱한 언론보도와 승계설이 나돈 뒤에야 임명됐다.”면서 “시진핑에 대한 일련의 하마평도 그같은 과정의 일부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인권문제·올림픽 성공 개최 과제로 한편 이번 전인대에서는 부총리들이 대거 교체된다.4명의 부총리 가운데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새로운 인물로 채워지게 된다. 우이(吳儀) 부총리와 쩡페이옌(曾培炎) 부총리는 퇴임하고 리커창 수석 부총리, 왕치산(王岐山) 부총리, 장더장(張德江) 부총리가 새롭게 이름을 올린다.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담당 국무위원 자리를 다이빙궈(戴秉國)가 인계하는 등 국무위원들도 대거 교체될 전망이다. 이번 전인대를 계기로 중국 정·관계에는 5세대 지도부가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1960년대에 출생한 엘리트 집단들도 행정 1선에 배치될 전망이다. jj@seoul.co.kr ■ 최대 화두는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특별히 설명드릴 것이 있습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8%로 제시한 것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5일 11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차회의의 정부 업무보고에서는 사뭇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난해 전인대에서 제시된 GDP 성장 목표치도 역시 8%였지만 올해는 부가설명이 붙었다.“경제 성장률을 일방적으로 추구하거나 맹목적으로 비교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긴축 정책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얻기 위한 해명인 셈이다. 이번 전인대의 최대 화두는 역시 ‘물가’였다.‘민생’이 강조됐던 지난 몇해에 비해 문제가 훨씬 압축됐음을 의미한다. 그간의 민생문제는 의료난, 학비난, 주택난 등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번 현안은 한층 구체적이고 더 직접적이다. 원 총리가 2008년 주요임무로 물가 억제를 제시하면서 그 수단을 일일이 나열한 것은 그 심각성을 드러낸다. 이번 업무보고에는 지난해와 같은 자신감이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중국 경제·사회 발전에 모순과 결함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부족함’을 인정하는 여유를 보였었다. 당시에는 부조리와 부패, 구조적 모순, 성장 방식의 문제점까지 스스로 들춰냈다. 중국 경제가 1년새 얼마나 다른 처지에 놓였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국내외 경제 형세에 불확정적인 요소가 많은 점을 감안해…경제에 큰 파란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라는 대목에서는 비장함까지 느껴진다. 경기 전망과 관련, 취훙빈 HSBC 중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과열과 경착륙 위험이라는 두 가지 어려움에 봉착한 탓”에 낙관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과열 경기도 잡아야 하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증시도 적절하게 부양해야 한다. 주가는 이미 최고가의 3분의2선까지 떨어져 있다. 집값을 잡으면서도 올림픽 이후 예상되는 부동산 버블 붕괴도 방지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 금리 인상 논쟁부터 위안화 절상 속도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번 전인대를 통해 구성되는 새 경제팀은 시작부터 녹록지 않은 장애물을 만났다고 볼 수 있다. jj@seoul.co.kr ■ 조선족 대표·위원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5일 개막한 제 11기 전인대에서 활약 중인 재중 조선족 동포들은 10명이다. 이들은 조선족이 집중 거주하고 있는 랴오닝(遼寧)성, 지린(吉林)성, 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동북3성 출신이다. 지역별로 지린성이 6명으로 가장 많고 헤이룽장성과 랴오닝성이 각각 3명과 1명을 차지하고 있다. 지린성에서는 이용희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주장, 김석인 옌볜자치주 부서기, 김병민 옌볜대학교 총장, 조병철 지린성 종교국 당조서기 겸 주임이 선출됐다. 여성으로는 무용가 함순녀씨, 최금순 지린성 광위안 실업그룹 대표가 포함됐다. 헤이룽장성 대표는 대러시아 투자에 성공해 중국 상무부 주목을 받았던 기업인 최용길씨, 박광종 헤이룽장성 동안실업무역유한공사 이사장이다. 이미란 하얼빈 난강교회 목사는 여성대표로 참가 중이다. 랴오닝성에서는 푸순시 이석채소학교 김죽화 교장이 선출됐다. 앞서 3일 시작된 중국공산당 자문기구이자 통일전선기구인 전국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제11기 1차회의에 참여하는 조선족 위원은 8명이다. 정협은 지역이 아닌 직능별 선출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전인대보다 조선족 진출이 적은 편이다. 이덕수 국가민족사무위원회 주임. 그가 현직에서 물러나면 중국 내 최고위급 조선족 인사로 부상하게 되는 전철수 중화전국공상연합회 당조서기 겸 제1부주석이 이 주임과 함께 정협위원에 올랐다. 문화예술계 대표인 장천일씨는 중국에서 인기를 모은 가요 ‘칭짱(靑藏)고원’을 작사, 작곡한 인물이다. 과학계에서는 조선족으로는 유일하게 박영 칭화대 항공기술중심 부주임이 포함됐다. 임현욱 국가통계국 부국장, 이성일 광저우 모드모아주식유한공사 이사장, 이승숙 국가1급 안무가, 박혜선 옌볜대 약학원 부원장도 소수민족계 위원으로 정협에 들어갔다. 조선족 인사들은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로 꼽히는 양회에서 명맥은 유지하고 있으나 정치적 영향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개최된 제17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는 조선족 이덕수씨 등 8명이 대표로 참가했지만 204명을 뽑는 중앙위원에는 1명도 들지 못해 조선족 영향력 감소를 반영했다. jj@seoul.co.kr
  • 닻오른 李정부

    닻오른 李정부

    25일 이명박 정부의 공식 출범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커다란 변화의 물결이 예상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추구하는 변화의 핵심은 ‘실용’과 ‘창의’로 압축된다. 소모적 논쟁보다는 생산적 협력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탈 여의도 정치’와 개혁·개방의 남북관계, 진일보한 4강 외교, 새로운 노사관계, 대운하 등 이명박 시대의 핵심 아이콘들이 가진 비전과 과제를 5차례에 걸쳐 진단해본다. ‘탈(脫) 여의도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누누이 강조해온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한마디로 압축한 표현이다. 기존 정치권과는 지나치게 가깝지도 않고, 그렇다고 멀지도 않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따로, 또 같이’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당리당략과 정쟁에 몰두하는 ‘여의도식 정치’로는 더 이상 발전이 없는 만큼 무조건적인 비판과 발목잡기가 아니라 대화와 상생의 정치, 네거티브가 아닌 포지티브의 정치를 펴나가겠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기본 구상이다. ●변화와 실용 위해 여야 넘나든다 이 대통령은 선진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하고, 변하지 않으면 도태한다고 믿고 있다. 변화의 최일선에 서야 할 주체이자, 가장 변화가 필요한 곳이 정치권이라고 역설했다. 변화를 주도해야 할 정치권이 최우선 변화 대상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정치권이 국가의 발전 방향과 실천 대안을 만들어 제시하는 동시에 민생고를 덜어주고 희망을 주는 실용정치를 하자.”면서 소모적인 기존 정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기성 정치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변화와 실용을 통한 생산적 정치를 위해서라면 대화의 문을 활짝 열고 여야를 넘나드는 ‘광폭 정치’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역으로, 비생산적 논쟁이나 정략적 공방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비상 조각’ 같은 극약 처방 우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여야가 정부조직 개편 협상 막바지에 이르렀던 지난 18일 각료 인선안을 발표하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정치권의 지지부진한 협상에 발목이 잡히다 보면 새 정부 출범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통합민주당은 “오만과 독선”이라고 강력 반발했고, 한나라당 일각에서도 “무슨 정치를 그렇게 하느냐.”는 불만이 쏟아졌다. 비록 결실을 얻어내긴 했지만 정부조직 개편 협상에서 ‘탈 여의도 정치’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이번 협상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둔 민주당측이 더이상 버티지 못했던 이유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같은 승부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즐겨 사용했던 극단 처방이었다.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이 대통령이 이번 협상에서 보여준 극단적 승부수를 자주 사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극약을 상비약처럼 쓴다면 그 결과는 뻔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치권과 대국민 소통 필요 그런 이유로 청와대의 정무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여야는 물론이고 국민들과 상시 소통할 수 있는 원만한 정치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비록 노 전 대통령이 폐지했던 청와대 정무수석과 총리실 특임장관을 되살리긴 했지만 중요한 것은 수석과 장관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무기능이 제대로 발휘되려면 이 대통령의 정치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현실 정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면서 “정치가 안정되지 않고는 경제 살리기도 어려운데, 이를 위해서라도 여당은 물론 야당까지 동반자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치컨설턴트인 박성민 민기획 대표도 “노무현 대통령이 실패했던 것은 자신을 지지하는 편향적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반대편에 대해선 철저하게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 이라며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하고, 대통령의 측근들도 단소리뿐 아니라 쓴소리까지 전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남북관계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취임사에서 실용의 잣대로 남북관계를 풀겠다고 밝히면서 남북협력의 조건으로 북한의 핵포기와 개방을 거듭 촉구, 실용적 상호주의가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는 새 정부의 대북정책이 지난 10년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추진한 햇볕정책 및 대북 포용정책과는 다른 노선을 택할 것임을 천명한 셈이다 ●‘남북관계도 경제적 관점으로’ 이 대통령은 ‘경제 대통령’답게 취임사를 통해 대외적으로 글로벌 외교, 자원외교 등을 내세웠다. 같은 맥락으로 남북관계도 생산적인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후보 시절부터 밝혀온 남북관계 구상인 ‘비핵·개방·3000구상’을 통해 북한 주민의 소득을 올려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로 접근하는 것이 동족을 위하는 길이고, 결국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서라면 남북 정상이 언제든지 만나 가슴을 열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은 “남북관계를 실용적으로 풀겠다는 것은 지난 정부의 대북정책과 달리 남북관계를 철저히 경제논리로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비핵·개방·3000구상’은 북한이 핵폐기 결단을 내리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10년 후 북한 주민 소득이 3000달러에 이르도록 경제·교육·재정·인프라·복지 등 포괄적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북핵 폐기를 이끌어내기 위해 ‘당근’을 제시한 것이지만 대북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한반도 비핵화라는 것을 재차 강조함으로써 북핵문제와 남북관계를 철저히 연계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핵·남북관계 연계 어떻게? 그러나 북핵 6자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회담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남북관계도 답보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6자회담이 북·미관계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만큼 북·미간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남북관계가 실종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핵문제 등에서 북한측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우리가 먼저 적극적으로 남북관계 진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점에서 남북관계의 공은 북한 쪽에 넘어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연구원 허문영 실장은 “핵문제라는 국제적 이슈와 남북관계라는 민족적 이슈를 일치시켜 선후관계로 끌고갈 것이 아니라 구분론적 관점에서 병행해야 한다.”며 선(先) 비핵화, 중(中) 개방, 후(後) 3000달러 추진의 병행을 주문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는 “북한이 ‘비핵·개방·3000구상’처럼 자신들의 변화를 전제로 한 남북협력방안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특히 북핵문제 진전이 더디거나 어려울 경우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가 과제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어떤 반응 보일까? 이 대통령이 직접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힘에 따라 지난해 12월 대통령 당선 이후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북한의 태도가 주목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이 대통령의 취임사를 살펴본 뒤 공식 입장을 밝히거나 3·1절 기념사까지 보고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4월까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북 비료·식량 지원 관련 남북접촉에서 우리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가 대북정책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북 소식통은 “식량·비료는 인도적 지원인 만큼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이산가족·국군포로 문제 등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며 “남주홍 통일장관 후보자 등 외교안보라인이 국수주의 정책에만 치중할 경우 남북관계 경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단독]“무역통상 법률가 되어 기업인들 도울래요”

    [단독]“무역통상 법률가 되어 기업인들 도울래요”

    “다시 한국에 돌아오면 무역통상 부문에서 많은 법률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인들을 돕고 싶어요.” 한국인 최초로 도쿄·게이오·와세다대 등 일본의 명문 로스쿨에 동시 합격한 명맑음(24·여)씨는 29일 설렘과 긴장감 가득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여행 즐기고 소주 한 병 거뜬히 서울에서 외동딸로 태어난 명씨는 쇼핑과 여행을 즐기고 소주 한 병을 거뜬히 비우는 당찬 ‘알파걸’. 지난해 일본에서 치러진 3대 명문대 로스쿨 시험에 당당히 합격, 합격증 3개를 차례로 챙겼다. 그는 이 가운데 도쿄대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 새달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도쿄대 로스쿨에는 337명이 응시해 105명이 합격했다. 도쿄대는 영어, 논술, 법학적성시험, 학교성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그가 로스쿨 시험을 준비한 건 서울대 외교학과(02학번·현대고 졸)를 졸업했던 2006년. 도쿄대 대학원에 정치사상 전공 연구생으로 들어가 로스쿨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시험 지문은 물론 논술까지 일어로 적어야 하는 상황. 고교 시절 1급 일본어능력시험 자격증까지 땄지만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결국 첫 시험에서 실패를 맛봤다. 독해에서 현저히 속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수업을 청강하면서 학교도서관에서 일본어 공부에 전념했다. 모의고사를 풀고 난 뒤 여러번 소리내 읽고 B4용지 2개면을 가득 채우는 9∼11개의 긴 지문을 일일이 손으로 베껴썼다. 그렇게 매일 5시간을 시험지와 씨름한 지 1년 6개월, 그는 마침내 성공했다. 명씨는 무역 협상과 통상에 관심이 많다.“처음엔 과 친구들처럼 외무고시를 준비할까 생각했어요. 한데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로스쿨이 더 좋았어요.” 3년 뒤 로스쿨에서 나오면 기업이나 로펌에 들어가 국제 상거래 법률 자문가가 되는 것을 꿈꾼다. 판·검사는 희망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안에 앉아서는 다국적 외국인들의 사정을 잘 알 수 없을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명씨는 “협상은 한쪽의 승리가 아니라 양쪽의 균형점을 찾아내는 것”이라면서 “기회가 된다면 자유무역협정(FTA) 등 국가의 통상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학원 대신 모의고사 풀며 시험 대비 그는 오는 8월 국내 처음으로 로스쿨 1차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에게 ‘적성’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떤 공부를 할 것인지가 명확해야 로스쿨에 들어가서도 흥미롭고 중점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것. 그는 학원 대신 매주 모의고사를 풀면서 시험에 대비했다고 귀띔했다. 명씨는 로스쿨 졸업 뒤 일본에서 2년간 실전 경험을 쌓고, 이후 5년 뒤쯤 한국땅을 다시 밟을 계획이다. 명씨는 “일본인들이 한번 읽을 때 전 두번 더 본다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해 훌륭한 법률가가 될게요.”라며 밝게 웃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공무원 감축 ‘바람’… 올 행·외시 46대1

    공무원 감축 ‘바람’… 올 행·외시 46대1

    ‘이번 시험이 마지막 시험?’ 올해 고등고시(5급 공무원 공개채용시험)는 ‘전쟁’을 방불케 정도로 치열할 전망이다. 내년부터 공무원 신규 채용 규모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험생들이 앞다퉈 응시했기 때문이다. 중앙인사위원회는 지난 18일 행정·외무고시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339명 모집에 1만 5646명이 지원해 평균 4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만 4592명보다 1054명(6.7%)이 늘어난 수치다. ●행정직 정원 감소 불구 지원 10% 늘어 240명을 모집하는 행정고시의 경우 행정직은 1만 1836명이 원서를 내 49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1만 744명보다 1000명 이상이 늘어났다. 이에 견줘 정원수는 8명이 줄어 경쟁은 더욱 뜨거워졌다. 기술직은 64명 모집에 2260명이 접수(35대1)했다. 행정직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직렬은 검찰 사무직이다.2명을 선발하는데 238명이 원서를 접수, 무려 119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5명을 뽑는 법무 행정도 78.8대1을 기록했다. 가장 많이 응시한 직렬은 전국권 일반 행정직이다.98명 모집에 4905명이 몰려 50.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외무고시 지원자,4년 연속 상승 외무고시는 모집정원과 지원자수 모두 4년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명이 늘어 35명 모집에 1550명이 출원해 4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2005년 당시 모집정원과 견주면 해마다 5명씩 꾸준히 증가해 현재 75%가 늘어난 셈이다. 불과 2명을 뽑는 영어능통자 경쟁률은 52.5대1에 달했다. 조대일 한림법학원 원장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선출된 이후 외교적 업무를 처리할 인력이 필요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분간 외무고시의 인기는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일부와 통합이 가시화된 외교부는 인력을 크게 보강할 것으로 점쳐지지만 내년에도 모집정원을 늘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외교부는 증원을 최소화하는 대신, 나머지 소요인력을 언어나 지역전문가 특별채용 등 다양한 채용방식을 통해 충원할 방침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82.4대1로 최고 올해부터 본인이나 부모의 주민등록기준 지역에서 응시할 수 있도록 거주지제한규정이 바뀌는 지역별 모집에는 40명 선발에 1946명이 원서를 제출, 평균 48.7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서울 지역의 일반 행정직은 7명 모집에 577명이 지원해 예년의 3배 수준인 82.4대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경기 지역도 65.5대1로 두배 이상 뛰었다.1차 필기시험은 새달 23일 서울·부산·대전·대구·광주 등 5개 지역에서 실시된다. 합격자 발표는 행시 4월25일, 외시 4월4일로 사이버국가고시센터(http://gosi.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행시 필기 합격선은 65.8점(일반행정 기준), 외무고시는 63.3점이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올해부터 의사소견서 등 구비서류가 확인되면 확대 시험지·답안지 및 시험 시간 연장 등의 편의를 제공받게 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슈퍼 화요일때 대세론 갈린다

    미국 민주·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반면 공화당은 뚜렷한 선두주자가 나타나지 않는 안개속 구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네바다 승리 힐러리, 히스패닉 지지 재확인힐러리 의원은 19일(이하 현지시간) 네바다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거푸 승리를 따냄에 따라 최대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보다 한발 더 앞서 나가게 됐다. 특히 이번 승리는 대선 초반판세의 풍향계 역할을 했던 2곳에서 1승씩을 나눠가지면서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불씨를 살린 힐러리 대세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힐러리·오바마 양강구도 대신 힐러리 1강구도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마저 나온다. 하지만 오바마의 ‘검은 돌풍’이 완전히 잦아든 것은 아니다.‘변화와 희망’을 내세운 오바마에 환호하는 미국인들이 많고 존 케리 상원의원을 포함해 오바마 지지 세력이 날로 커가고 있기 때문이다. 힐러리가 여론조사에서 접전이 예상됐던 네바다 코커스에서 거둔 승리는 히스패닉 표심을 잡았다는 면에서 무엇보다 의미가 크다. 네바다는 서부지역 히스패닉계 표심의 ‘리트머스 시험지’인 곳이다. 네바다 승리는 히스패닉 유권자가 많은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애리조나, 뉴멕시코 등 서부 다른 주에서의 승리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히스패닉은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던지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오바마 “남부서 검은 돌풍 몰고 간다” 두 라이벌은 새달 5일 ‘슈퍼 화요일’에 치열한 사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세가 오른 힐러리는 22개 주가 한꺼번에 경선을 치르는 슈퍼 화요일에 결판을 내겠다는 각오다. 이날 투표로 결정되는 대의원수는 2075명으로 후보 지명에 필요한 2025명을 넘어선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 힐러리가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 등에서 1위를 달리고 있어 이런 희망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오바마가 오는 26일 흑인 유권자가 많은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검은 돌풍을 재연하고, 그 여세를 슈퍼 화요일까지 몰고 간다면 승부는 다시 초접전의 구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절대 강자없는 공화당 경선구도 `혼미´ 공화당 경선은 점점 더 복잡한 구도가 돼가고 있다. 승자가 주(州)별로 달라 뚜렷한 선두주자가 부상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미트 롬니(사진 왼쪽)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와이오밍 코커스, 미시간 프라이머리, 네바다 코커스에서 각각 이겨 3승을 올렸다. 존 매케인(오른쪽) 상원의원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이겨 2승을 거뒀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주지사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이겨 1승을 얻었다. 일단은 롬니와 매케인이 초반 선두주자군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은 아무도 공화당 대선후보로서 경쟁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롬니는 선거결과가 주마다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전국 지지도에서는 선두로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케인도 전국 지지도는 선두로 올라서고 있지만 결정적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21개 주가 경선에 참여하는 슈퍼 화요일이 대세를 가를 분수령으로 떠오르면서 후보들간 배수진을 친 ‘한판 승부’가 점쳐진다. 이날 투표로 결정되는 대의원수는 975명으로 후보 지명에 필요한 1191명의 80%를 넘는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고시명문 5개 사립대 “비법 있다”

    ‘사립 빅5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연세·고려·성균관·이화·한양대 등 5개 사립대는 고시 명문대다. 이들 대학 출신들의 사법·행정·외무 등 국가고시 합격자 비중은 매년 절반에 육박한다. 지난해 사시 합격자 비중은 41%였고, 행시는 45%에 달했다. 이들 ‘빅5’의 공통점은 고시반 운영, 장학금 지급 등 학교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 학생들이 고시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까다로운 입실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각 대학이 고시생 지원에 적극 나서는 것은 고시 합격률이 대학 경쟁력의 중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합격자수를 상위 대학의 순위를 결정짓는 ‘보증수표’로 여긴다. 연세대는 170명 규모의 사법고시반과 사법시험지원팀을 운영한다. 매년 1차시험에서 70%,2차에서 50%가 합격통지서를 받는다. 장학금은 물론,1차 합격자에게는 1인당 8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고 동문회에서도 100만원을 지원한다. 49회 사시에서 여자수석이자 전체차석을 배출한 이화여대는 행시와 사시반을 뒀다.행시반은 매학기 ‘입실고시’를 통해 70명 안팎의 준비생을 선발한다. 수험생들에겐 각종 모의고사와 PSAT 관련자료 제공, 프레젠테이션과 그룹토의 등 3차 면접대비 특강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33년 전통의 한양대 법대고시반에는 자료실은 물론 헬스기구까지 마련돼 있다. 추미애 전 국회의원, 정동기 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법무행정 간사, 손용근 서울행정법원장이 고시반 출신이다. 이중 손 원장은 ‘1호’ 합격자다. 성균관대는 먹고 자면서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숙사 안에 고시반을 뒀다. 재정의 80%를 학교가 부담한다. 고려대도 기숙사를 갖췄다.100명이 지도교수 체제 하에 특강 등을 받는다. 강의실과 세미나실을 갖췄다. 반면 최고 합격률을 보이는 서울대는 지원을 하지 않는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깔깔깔]

    ●난 천재라고요 김 여사의 두 아들 중에서 첫째 아들인 길동이는 무척 똑똑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쯤 되어서는 벌써 1학년 교과서를 모두 이해할 정도였다. 첫 시험을 치른 후 김여사는 길동이가 만점을 받으리라 기대했는데, 길동이가 가져온 시험지에는 ‘100’점 대신에 ‘0’점을 받아왔다. 살펴보니 답이 하나도 쓰여 있지 않았다. 그런데 시험지 밑에 길동이 글씨로 한마디 쓰여 있었다.“다 안다.”●복 받는 방법 어떤 제빵 업자가 교회 안에서 무지무지하게 큰 목소리로 복을 달라고 통성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그러자 그의 옆에 있던 사람이 제빵 업자에게 충고하기를 “형제님, 기도소리는 지금보다 더 작게 내고, 그 대신 빵을 더 크게 만들어 팔면 분명 하나님이 더 큰 복을 내려 주실겁니다.”
  • 수능등급제 후유증 일파만파

    올해 처음 도입된 대입 수능시험 등급제의 폐해에 반발하고 있는 학생 학부모가 행정소송과 위헌소송을 내는 등 집단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학 당국도 등급제의 부작용 대책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따라 등급제 후유증은 확산되는 분위기다. 전국 200여개 대학 협의체인 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인 이장무 서울대 총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등급제 시행으로 혼란이 있다.”면서 “대교협 이사회를 소집하거나 회장단 회의를 통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요청이 있어 빠른 시일 내에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수능 점수를 1점까지 반영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등급간)폭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게 해야 한다.”며 등급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총장은 점수를 공개하지 않는 방침에 대해 “(대학들이)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학생들이 자기 점수를 알고 교사와 학부모가 진학지도를 해야 하는데 지금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학들이 점수 공개를 요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입시는 예고한 대로 가야 혼란이 없기 때문에 당장 그렇게 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입시를 자율화한다 해도 본고사 회귀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과 몇 점 차이로 등급이 떨어진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등급제 무효화를 위한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회원 수가 455명이 넘는 인터넷 카페 ‘등급제무효 행정소송 준비위’는 이날 게시글을 통해 올해 대입 전형에서 등급제 적용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행정가처분신청을 제출하기로 하고 고소인 모집에 들어갔다. 카페 회원 ‘iseokp’는 “김포외고 시험지 유출 사건과 연세대 시험 오류사건 모두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져 선의의 피해자가 없었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가처분신청을 낼 예정이니 동참할 사람은 지원해 달라.”는 글을 올렸으며 60여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한 회원은 “외국어 영역에서 1점, 화학에서 1점씩 모자라 원하는 대학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며 동참 의사를 밝혔다. 다른 회원은 “수리 나형에서 84점을 받았는데 71점을 받은 사람과 똑같이 3등급이라니 너무나 억울하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소송을 돕겠다는 변호사도 나왔다. 김형준 변호사는 “수험생이 각자 치른 점수조차 알지 못한 채 넓은 영역의 학생들을 하나의 등급으로 평가하는 수능등급제는 헌법이 규정한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을 낼 수 있는 충분한 사유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학사모)도 이날 교육부에 수능 원점수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정보공개 청구를 내기로 했다. 고진광 대표는 “학생들이 직접 행정소송에 나서면 올해 대입전형 자체를 놓칠 우려가 있어 학부모단체가 나서기로 했다.”면서 “우선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한 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위헌소송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이주의 책갈피]

    ●아우라 사회논술 통합교과형 논술에 대비해 일선 학교 교사들이 팀별 협동 수업(팀 티칭) 방식으로 정리한 논술 학습서. 학생과 교과별 교사가 공교육에서 일궈낸 논술 공부의 성과를 담았다. 학생들은 물론 학교에서 논술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사에게도 좋은 가이드북이 될 것 같다. 해나무 출판사.1만 8000원.●수만휘 공부법 네이버 수험생 카페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수능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수만휘)’ 카페 운영자들이 후배들을 위해 쓴 공부와 진로 가이드. 공부를 잘 하건, 못 하건 자신의 실력에 맞는 과목별 맞춤 공부법은 물론, 학과·진로선택 가이드 등 학생들의 크고 작은 고민을 풀어 준다. 동아시아.1만 2000원.●천재들이 만든 수학퍼즐 영재교육원 교사들과 현직 초·중·고 교사들이 쓴 퍼즐 학습서. 영재교육의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수학 주제와 개념 원리를 퍼즐을 풀면서 쉽게 이해하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본편과 익히기 각 60권으로 구성됐지만 관심 있는 주제만 골라 풀어봐도 좋을 듯하다. 자음과 모음. 각권 본편 1만 1000원, 익히기 1만 2000원.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단독]첨삭해설·성적분석 학원에 맡겨

    [단독]첨삭해설·성적분석 학원에 맡겨

    “대표 강사들이 시범 강의를 했고 학생들이 투표를 했습니다.‘강의 배틀(경연)’이라고 보면 됩니다.” 대원외고 1학년 논술고사를 맡은 박학천논술연구소 S씨는 28일 이 학교의 학원 선정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대원외고는 2008학년도 입시를 본격 준비하기 시작한 올 초 학원과 접촉해 논술 프로그램을 짰다. 박학천논술학원의 관계사인 학천미디어 L씨는 “3학년 진학담당 교사와 전화로 상의했고,3월 초 제안서를 낸뒤 그달 말 학교에 방문해 프레젠테이션(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잘하면 몰아줄 수도 있다.’며 학원 경쟁을 부추겼고, 가격 흥정도 마다하지 않았다. L씨는 “올해 시범적으로 해서 잘하면 내년에는 한 업체에 몰아줄 수도 있다고 했다.”면서 “처음에 1회 1인당 가격을 2만 7000∼2만 8000원으로 제안하니까, 가격을 좀 깎자고 해서 2만 4000원으로 정했다.”고 소개했다. 업체 선정 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L씨는 “몇 개 업체가 지원했는지 알 수 없고, 영업 능력에 따라 학년이 결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모의고사 출제는 ‘007작전’처럼 비밀리에 진행됐고, 맞춤식 문제의 외부 공개도 철저히 차단했다. 학천미디어 관계자는 “시험 전날 오후 문제지를 밀봉해 1학년 학년부장에게 직접 가져다 줬다.”면서 “토요일 오전에 시험을 보고 11시30분쯤 수거해 학원 첨삭팀에 보냈다.”고 말했다.3학년 담당 종로학원 S씨는 “답안지는 박스로 묶어서 학원으로 보내줬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문제 내용과 분량, 시험지 크기 등 세부 사항까지 주문했다. 종로학원 측은 “서울대 논술 시험은 5시간인데 학교에서 2∼3시간 동안 쓸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해서 ‘세미(간이) 문제’를 만들어 줬다.”고 말했다. 박학천논술학원도 “처음에 해설지와 답안지를 서울대 시험지 사이즈로, 문제지는 작은 사이즈로 했는데, 문제지를 실전 사이즈로 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첨삭과 해설, 성적 분석 등 ‘애프터 서비스’도 철저히 학원에 맡겼다. 박학천논술학원은 “학교에서 꼼꼼하게 첨삭해 달라고 했고, 학원의 대표 강사 논술 동영상을 CD로 전달해 1학년 학생들에게 틀어줬다.”면서 “성적표에는 전체석차, 반석차, 개인석차와 표준편차를 입력해 뭐가 강하고 약한지 알 수 있도록 점수를 내줬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좋았다. 한 학생은 외고 전용 인터넷 카페에 “학교에서 논술을 보면 학원에서 성적표 형식으로 반 등수와 전교 등수를 보여주는데, 그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른 학교에서 벤치마킹할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일부에서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논술 부담을 학원에서 덜어 주고, 개인별로 학원에서 강의를 듣는 것보다 비용도 저렴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서재희 황비웅기자 s123@seoul.co.kr
  • 서울 타고교도 학원에 의존

    서울시내 다른 고등학교들도 사설 학원의 논술 모의고사에 의존하고 있었다. 치밀함에 있어서는 대원외고가 단연 으뜸이지만 특목고, 일반고 가릴 것 없이 학원이 제공하는 문제를 풀고 석차 분석 등을 학원에 맡겼다. 28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학원가의 고교생들은 “학교가 일년에 수차례씩 사설 입시학원의 유료 논술 모의고사를 치르게 한 뒤 학원에서 첨삭한 답안지와 등수가 나오는 성적표를 나눠 줬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학생들은 “상위권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응시해야 했고, 수업시간까지 논술 시험에 할애했다.”고 말했다.S고 3학년 김모(18)군은 “오늘(28일)도 J사 논술 모의고사를 전교 30등까지 의무적으로 봤다.”면서 “내가 가고 싶은 대학을 밝히면 성적표에 모집 단위 석차까지 나온다고 했다.”고 말했다. H고 3학년 박모(18)군도 “전교 30등까지 9월에 한 번,10월에 두 번 봤다.”면서 “시험지와 성적표에는 학원 이름을 지운다. 나중에 적발되면 학교가 곤란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고 선생님들이 말했다.”고 전했다. 서재희 김정은기자 s123@seoul.co.kr
  • [사설] 김진춘 경기교육감은 교육자인가

    경기도교육청이 그제 김포외고 합격자 가운데 9명을 추가로 불합격 처리했다. 이들 역시 시험문제 유출의 근거지인 목동 J학원에 다닌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로써 김포외고·명지외고·안양외고 등 경기도 지역 외고 3곳에 응시해 합격했다가 취소된 학생은 모두 63명으로 늘어났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추가된 학생 9명은 시험문제가 유출되기 전인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7일 사이에 학원을 그만둔 학생들이다. 시험 당일 학원버스에서 시험지를 넘겨받은 것과는 상관없이 단순히 특정 기간에 해당 학원에 ‘등록’된 기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합격을 취소 당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는 학원을 진즉에 그만두었는데도 학원측 전자등록기에 기록만 남은 학생이 포함됐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경기도교육청은 “추가된 9명이 모두 버스에 탔는지 알 수 없다.”고 시인하면서 “억울하게 포함됐더라도 차후 사법부 판단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발뺌했다. 이같은 처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김진춘 교육감을 비롯한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들에게 당신들이 교육자인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사회 일각의 요구야 어떻든, 교육자라면 학생 쪽에 서서 과연 그들이 ‘입시 비리’에 능동적으로 가담했는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는 않을까 고민해야 한다. 그러기는커녕 불합격 대상자 선정은 경찰에, 최종 판정은 사법부에 떠넘기고 우리는 일단 자르고 본다는 식이면 굳이 그들에게 경기도 교육을 맡길 이유가 없다. 사법부가 나중에 ‘무리하게’ 불합격 처리된 학생들을 구제하더라도 그사이 학생·학부모가 입을 상처와 교육에 대한 불신은 어떻게 보상하겠는지 김진춘 교육감은 즉시 밝혀야 한다.
  • 경기도 외고 시험지 봉인 사전개봉 논란

    지난달 30일 실시된 경기도내 9개 외고의 일반전형 시험의 문제지 봉투가 학교에 도착하기 전 개봉됐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9개 외고 교사들로 구성된 공동출제위원들은 10월20일부터 10일간 화성시 L리조트에서 언어·논리, 창의·사고력 등 4개 영역 352문항의 문제를 출제했다. 각 학교 교사들은 이 가운데 자신이 근무 중인 학교에서 치를 시험의 문제 60∼80문항을 선정, 학교별 시험지 원본을 만들었다. 도교육청은 이 시험지 원본과 문제가 파일로 저장된 USB메모리, 영어듣기평가용 CD를 한 봉투에 담아 봉인한 뒤 시험 전날인 지난달 29일 낮 12시쯤 L리조트에 모인 각 외고 교감들에게 전달했다. 봉투를 받은 각 외고 교감들은 도교육청 관계자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봉투를 개봉, 내용물을 확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유출됐을 가능성에 대해 일부에서 문제 제기를 하고 있으며 경찰에서 이 부분에 대해 수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서울광장] 김경준의 미소/진경호 정치부 차장

    [서울광장] 김경준의 미소/진경호 정치부 차장

    닷새 남았다고 한다. 대선까지는 한 달이지만 25일 대선후보 등록 전에 사실상 모든 게 끝난다고 한다. 이 닷새 안에 뭐가 터지느냐, 터지지 않느냐에 대선 흐름이 결정되고 다음 정권 5년이 달라진다고 한다. 이번 한 주의 그 엄청난 무게에 무릎이라도 꿇어야 할 판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출신의 멀쑥한 실업가(금융사기꾼이기도 하다) 김경준을 직접 본 적이 없다. 잠깐 들어와 금융사기로 300여억원을 챙긴 것 말고는 40년 대부분을 미국에서 살았다니, 이 땅에만 발 붙이고 살아온 처지로 그를 볼 일이 없었다. 그런 그가, 앞으로도 이 땅에서 세금 꼬박꼬박 내며 살아야 할 사람의 대통령을 좌우할 것이라고 한다. 김경준이 거품을 물면 이명박이 울고, 하품을 하면 정동영이 운다고 한다. 김경준 앞에 ○×시험지를 펼쳐 놓고는 답을 찍으라고, 다음 정권을 택하라고 한다. 대체 이게 무슨 경우인가. 내 대통령을 왜 김경준이 뽑나. 학계에선 이번 대선을 20년만의 중대선거(critical election)로 보기도 했다. 민주화 20년을 매듭짓고, 그 이후의 시대를 여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그런 번듯한 선거의 조짐은 보이질 않는다. 정책대결, 이념대결은 BBK라는 블랙홀로 빨려들었다. 이명박, 이회창, 정동영은 죄다 ‘김경준’‘BBK’를 무슨 주술처럼 왼다.‘말하소서, 말하소서, 이명박을 말하소서∼’,‘민란이 날지니, 민란이 날지니∼’ 수갑 찬 손을 모포로 가리고 인천공항에 들어선 김경준의 미소에서 이명박, 정동영은 무엇을 봤을까. 뭔가 있다고 봤을까, 별것 없다고 봤을까. 버시바우 주한미대사가 “매우 흥미롭다.”고 한 대선, 이 희극적 상황에 대한 조롱을 그들은 보지 못했을까. 김경준이 무슨 말을 하든 이 굿판은 12월18일 자정, 선거운동이 끝나는 순간까지 갈 것이다.‘이명박과 한패였다.’고 하면 정동영과 짠 게 된다.‘이명박은 죄가 없다.’고 하면 이명박과 여전한 공범이다. 사건의 실체를 가리자고 하지만 오직 표가 되느냐 아니냐만이 지고지선의 가치인 이 정글의 정치에서 진실이 뭔지는 정작 관심 밖의 일이 됐다. 대선까지 남은 30일, 김경준 말고 따져 봐야 할 것들은 너무나 많다. 이명박이 정말 빵을 줄 사람인지, 그 빵은 누가 먹게 되는지 다시 따져야 한다. 빵만 얻을 수 있다면 자녀를 위장전입시켜 가르치고 가짜로 취업시켜 세금을 빼돌린 일 정도는 슬쩍 눈 감아줘도 되는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 지난 4년 분당, 창당, 탈당, 창당, 합당으로 분주했던 정동영이, 신한국당과 민주당, 자민련, 국민중심당, 민주당을 숨가쁘게 드나든 이인제와 힘을 합쳐 무슨 정치를 하자는 것인지 짚어봐야 한다. 정계은퇴를 뒤집고 느닷없이 대선 3수에 나선 이회창의 법은 무엇이고, 원칙은 또 뭔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김경준에게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김경준의 한마디를 갈구하고, 이인제의 쥐 눈만한 지분에 목매는 원내 1당 정동영 후보의 모습은 초라하다. 지지자들까지 부끄럽게 하는 일이다. 민란 운운하는 이명박 후보의 오만함은 국민에 대한 모욕이다. 그를 민란으로 보호해야 할 만큼 국민들은 그에게 진 빚이 없다. 오로지 이명박이 낙마해야 존재의 의미를 지니는 이회창 후보 또한 마치 감나무 밑에서 대권을 찾는 듯해 보기 딱하다. 김경준에 의해 당선되는 대통령을 보고 싶지 않다. 남은 한 달만이라도 자기 이름으로 선거하라. 진경호 정치부 차장 jade@seoul.co.kr
  • 고3 입시폐지 1인 시위도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5일 전국 78개 시험지구 980개 시험장에서 대체로 순조롭게 치러졌다. 수험생들은 ‘수능 한파’로 고생하던 예년과 달리 포근한 날씨 속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뽐냈다. 아침 일찍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 학부모와 선후배들은 수험생을 격려했다. 그러나 시험장을 착각해 엉뚱한 시험장을 찾거나 고사장에 불이 나 수험생이 대피하고, 이름이 기재되지 않은 수능 답안지가 발견되는 등 크고 작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서울과 안양에서 MP3를 소지한 수험생 3명이 적발됐고, 충남 홍성과 부산, 인천에서는 휴대전화와 워크맨을 소지한 수험생이 적발됐다. 수능 응시를 거부한 대안학교 학생 허그루(18·간디학교 3년)군은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수능과 입시제도 폐지를 위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휴대전화·MP3·워크맨 소지 수험생 적발 고사장을 잘못 찾거나 수험표를 두고 와 하마터면 시험을 못 치를 뻔한 상황이 올해도 벌어졌다. 수험생 이모(19)군은 시험을 치를 장소가 강원 춘천시 소양로 춘천고였지만 후평동 춘천기계공고에 들어가 대기하던 중 시험장을 착각한 사실을 깨닫고 119에 도움을 요청해 가까스로 시험을 치렀다. 학부모 정모(47·여)씨는 입실 마감시간이 임박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로 허겁지겁 뛰어왔다. 정씨는 “아들이 최근 감기 몸살이 심해 정신이 없었는지 수험표까지 두고 갔다.”며 글썽였다. 이날 낮 12시40분쯤 대구 수성구 지산동 능인고 2층 제7고사장에서 전기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5분 만에 자체 진화됐다. 당시 28명의 학생들이 2교시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고 있어서 시험 차질을 빚지는 않았고, 학생들은 다른 빈 교실로 이동해 3교시 시험을 치렀다. ●일본인 수험생, 링거 꽂은 수험생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인창고 앞에서는 선정고에 재학 중인 일본인 고교생 50여명이 모여 수능에 응시한 오노사와 다다구니(19)군을 응원했다.7년 전에 한국에 왔다는 오노사와는 “도쿄대 경제학과를 지망하고 있는데 서류가 필요해서 수능을 본다.”면서 “한국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성적이 잘 나올지는 모르겠다.”며 웃었다. 부산 북구 화명고 이모(18)양은 어머니의 승용차를 타고 시험장인 대덕여고로 이동하던 중 저혈압 경련을 일으켜 경찰의 도움을 받아 인근 구포 성심병원 응급실에서 링거를 꽂은 채 시험을 치렀다. 서울 종로구 경운동 경운학교에서는 뇌성마비 장애인 수험생 28명이 119구급대 차량과 리프트 장치가 달린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해 입실했다. 이들은 비장애 수험생보다 시험시간을 매교시 20분씩 연장해 시험을 치렀다. ●시험 감독관 하이힐·지각 도착 눈총 수험생들에게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해 짙은 화장과 미니스커트, 하이힐을 자제하도록 권고한 교육부 지침에도 불구하고 시험 감독관이 이를 무시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부 감독관은 고사장에서 준비해온 굽 낮은 구두 등으로 갈아 신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시험장에는 20대 여교사가 하이힐에 무릎 위로 올라온 짧은 치마를 입고 나타났다. 이 여교사는 “차에 갈아 입을 것을 준비했다. 시험이 시작되면 갈아 입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 강서구의 40대 여교사는 입실마감 시간인 8시10분이 지난 뒤 도착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학부모는 “늦을 것 같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감독 교사로서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수능 응원가 ‘텔∼미’ 상종가 올해 수능 응원가로는 ‘국민가요’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원더걸스의 ‘텔미’가 단연 상종가를 달렸다. 경기 안산 송호고 정문에선 원곡고 학생들이 ‘텔미’를 개사해 “내가 좀 혹시 실수했을까봐. 혼자 얼마나 애태운지 몰라∼ 그런데 내가 일등급이라니 어머나!… 텔∼미 텔∼미 테테테테텔미. 내가 합격이라고 날 기다려왔다고…”라며 수험생들을 즐겁게 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중대부고 앞에 모인 숙명여고 학생들은 텔미를 개사해 “언∼니, 언∼니, 수능대박 나세요, 수능대박 나세요.”라며 목청이 터지도록 응원했다. ●출제요원 651명 35일 만에 해방 수능시험 출제에 동원된 출제위원 315명과 검토위원 161명, 말하기 시험 녹음에 참여한 성우, 편집자, 보안요원, 경찰, 행정요원, 의사, 간호사 등 각종 지원인력 175명 등 651명이 5교시가 끝난 직후인 이날 오후 6시5분쯤 35일 만에 합숙생활에서 풀려났다. 임일영 류지영기자·전국종합 argus@seoul.co.kr
  • 김포외고 전면 재시험 유력

    김포외고 시험지 유출사건에 대한 대책을 강구 중인 경기도교육청은 전면 재시험을 치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14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일반계 고교의 원서접수가 마감되는 오는 20일을 사실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데드라인으로 보고 16일쯤 이같은 내용의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당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J학원 출신 합격생 47명만을 불합격 처리하고 재시험을 통해 이 인원만큼 다시 선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하지만 학부모에게도 시험문제가 넘어간 사실이 추가로 드러남에 따라 김포외고 전체 응시자 2444명을 대상으로 전면 재시험을 치르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시험문제가 J학원뿐 아니라 학부모에게도 유출된 데다, 앞으로 경찰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경우 혼란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김포외고 합격자 중에는 승용차를 타고 온 경우도 있어 J학원생이라고 해서 무조건 불합격 처리할 수 없다.”면서 “원칙을 지키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전면 재시험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김포외고 응시자들에게 일반계 고교 지원을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면 재시험을 치르든,47명만 불합격 처리하고 47명을 추가로 선발하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어 불합격생들의 반발과 함께 집단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이종현의 나이스샷] 골프의 기본 ‘에티켓’

    최근 교육계를 뒤흔들고 있는 김포외국어고 시험지 유출사건은 한국 사교육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만약 일련의 사건이 미국이나 일본에서 일어났다면 문교부 장관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을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이들을 합격시키고 보자는 속성교육이 가져온 결과다. 기본을 무시한 속성교육의 폐단은 골프에서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제주도에서 끝난 KLPGA 대회를 관전하다 보기 민망한 장면을 자주 목격했다.1m짜리 퍼트가 홀에 들어가지 않자 퍼터로 그린을 쿵하고 내리치는 선수, 좋지 않은 성적 때문에 부모에게 심하게 꾸중 듣는 선수, 그리고 캐디에게 클럽을 던지다시피 하는 선수 등등. 해서는 안 될 부끄러운 모습들이다. 심지어 올해 한 남자대회에서 모 프로의 어머니는 생방송 중에 볼을 못 친다며 자기 아들에게 심하게 욕설을 퍼붓는 화면이 그대로 방송을 타 눈살을 찌푸리게 한 적도 있다. 프로는 행동 하나하나가 곧 자신의 상품성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과 언행은 방송 카메라와 갤러리의 눈을 통해 평가의 잣대가 된다. 일반 골퍼들 역시 기본을 무시하기는 마찬가지다. 골프에서 가장 강조되는 에티켓과 론 룰을 지키지 않고 있다. 얼마 전 제일CC는 법을 통해 ‘불량 골퍼’들을 ‘단죄’한 적이 있다. 캐디들에게 강제추행과 모욕, 협박 등의 행위를 하고 심지어 문자메시지를 통해 골프장을 모욕하는 등 운영을 방해했음이 인정돼 현시세가 아닌 입회금만 돌려주고 퇴출키로 했다. 최근 각 골프장마다 클럽챔피언대회가 한창이다. 클럽챔피언은 회원이 꿈꾸는 가장 영광스러운 타이틀이다. 그러다보니 참가 선수들 사이에 말다툼이 나고 조직폭력배를 끌어들여 법정까지 가는 사태도 심심찮게 이어진다. 과정은 생략된 채 결과만을 인정하는 우리의 잘못된 문화 때문이다.‘빨리빨리’ 문화가 컴퓨터나 휴대전화의 발전을 가져왔지만 반대로 기본과 과정을 무시하는 속성문화를 조장했다. 올시즌 상금 6억원과 함께 8승을 기록한 신지애는 “골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스탠스, 즉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많은 골퍼들이 어떻게 하면 슬라이스와 훅이 나지 않느냐고 물어오는데 70∼80%는 스탠스를 잘못 잡고 있다.”고도 했다. 골프를 잘 치기 위한 기술적인 습득도 중요하지만 골프를 잘 치게 해주는 스탠스부터 먼저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스탠스는 바로 기본이다. 골프장에 나갈 때 얼마나 룰을 잘 지키고 에티켓에 충실한지, 그리고 티박스에 설 때 과연 ‘기본’을 잊고 있지나 않은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사설] 김포외고 재시험 선의 피해자 없어야

    김포외고를 비롯한 경기도내 외국어고의 입학시험 문제가 유출된 사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이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온 뒤에야 수습책을 정하겠다고 처리를 미뤄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부정이 밝혀진 이상 부당하게 합격한 학생의 자격을 박탈하고 억울하게 탈락한 학생을 구제하는 길을 여는 것은 당연한 조치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 해결의 어려운 점은 부정행위를 단정짓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현재 수습책의 초점은 재시험을 치르느냐와, 치게 되면 탈락 및 재시험 대상을 어떤 기준으로 한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에 따라 전면 재시험부터 시험지를 유출한 학원의 수강생 47명을 탈락시키는 것으로 종결하는 방안까지 갖가지 논의가 진행 중이다. 우리는 그 결정을 내리는 기본원칙으로 최소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교육 목적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먼저 전면 재시험 실시는 결코 옳지 않다. 만약에 문제된 학원과 전혀 관계없는 학생이 재시험에서 떨어지면 그 피해는 누가 보상할 텐가. 해당학원 수강생들의 합격을 취소하는 방식도 옳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학생·학부모가 시험 부정을 사전공모하지 않은 이상 학원측 범죄에 학생들의 공동책임을 묻는다는 건 지나치기 때문이다. 아울러 본인 의도와 상관없이 사전에 문제 일부를 푼 것이 합격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판정할 근거도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합격생 모두의 자격은 인정하되 억울한 탈락자를 구제하는 차원에서 47명분을 추가 모집하는 것이 그나마 차선책이다. 경기도 외고 입시부정은 추악한 어른들이 빚어낸 범죄인데, 그 행위로 어린 학생들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교육 당국은 단 한명의 억울한 피해자도 생기지 않도록 합리적으로 마무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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