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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숙명여고 시험 유출 前교무부장 징역 7년 구형

    숙명여고 교무부장 재직 시절 자신의 쌍둥이 딸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업무방해)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교사 A(52)씨에게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A씨는 이 사건이 자신을 둘러싼 음모론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양심을 어긴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 심리로 열린 A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업무방해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이지만 경합범 가중을 고려하면 상한은 7년 6개월이 된다. 검찰은 “국민 다수가 가장 공정해야 할 분야로 교육을 꼽는다”면서 “그런데도 피고인은 개인적인 욕심으로 지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르고 세상의 믿음을 저버렸다”며 구형 배경을 설명했다. 또 “피고인은 개전의 정이 없이 (시험지 유출 의혹이) 정시 확대 추진 세력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범죄를 숨기기 위해 아이들의 인성까지 파괴하고 있는데, 그게 이 사건보다 더 나쁜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날 재판에 이르기까지 혐의를 하나도 인정하지 않았다. “(출제서류가 담긴) 금고 비밀번호까지 알고 있던 피고인이 양심을 저버린다면 문제 유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 않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는 “말씀드릴 수가 없다. 저는 양심을 어긴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이 재판에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실추된 제 명예와 태풍에 꺾인 꽃 같은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편견과 선입견에 휘둘리지 않는 공정한 판결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서울 자사고 9개교 수학시험, 선행학습금지법 위반”

    “서울 자사고 9개교 수학시험, 선행학습금지법 위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9개교 수학시험지 분석 결과교육과정에 없는 ‘삼차방정식의 근과 계수의 관계’도 등장서울 소재 자율형사립고(자사고) 9곳이 수학 시험에서 교육과정을 넘어선 문제를 출제했다는 교육시민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소재 자사고 9곳의 지난해 1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수학 시험에서 2학기 이후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문제를 출제하는 등으로 선행학습금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사걱세가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서울 자사고 9개교의 수학 시험지를 현직 수학교사 17명이 분석했다. 선행학습금지법(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은 초·중·고등학교에서 학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시험에 출제해 평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분석 결과 9개교 모두 고교 교육과정을 넘어선 문제를 시험에서 출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개정 교육과정부터 1학년 1학기에서 2학기로 미뤄진 ‘유리함수와 무리함수’ 관련 문제를 1학기 시험에 출제하는 등 2학기 이후 배우는 내용을 1학기에 출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1학년 1학기 범위이나 교육과정을 위반한 고난도 문제를 출제하기도 했다. 교육부가 내놓은 ‘2015개정 교육과정 수학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보고서’에서는 고교 1학년 수학 평가에서 “이차방정식의 근과 계수의 관계를 활용하는 복잡한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는데도 이를 활용한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2015개정 교육과정부터 삭제됐거나 교육과정에 없는 내용을 출제한 사례도 있었다. 1학년 1학기 수학 학습내용에서 삭제된 ‘미지수가 3개인 연립일차방정식’과 ‘부등식의 영역’, 교육과정에 아예 없는 ‘삼차방정식의 근과 계수의 관계’ 등도 이들 학교 시험에 등장했다. 사걱세는 “서울교육청이 지난해 7~8월 23개 자사고 전체를 전수조사한 결과 고1 시험에서 선행학습금지법을 위반한 학교가 없었다고 보고했다”면서 “교육청은 자사고의 선행학습금지법 위반 사례를 재조사하고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빨갱이 XX, 여잔 男 낳아야”…서울시립대 교수 해임 취소 판결

    “빨갱이 XX, 여잔 男 낳아야”…서울시립대 교수 해임 취소 판결

    수업 중 대답 못하면 “모자란 XX”“여자 30살 넘으면 안 싱싱해 출산 문제”“여자는 男아이 낳아야 하니 컴퓨터 많이 하지 마”법원 “학생들 집중도 높이기 위한 측면…성희롱 의도 약해”“빨갱이 XX”, “여자는 남자아이 낳아야 하니 빨리 결혼해” 등 학생들에게 수업 도중 수차례 막말과 성차별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해임된 서울시립대 교수에 대한 징계 처분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본인이 공개 사과했고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측면, 성희롱 의도가 약한 점 등에서 징계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박성규 부장판사)는 서울시립대 김모 교수가 서울특별시를 상대로 “해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김 교수는 2016년 수업 중 대답을 못 하거나 틀린 답을 한 학생에게 “빨갱이 XX”, “모자란 XX” 등 폭언을 하고, 죽비로 학생들의 어깨를 치며 “맞으면서 수업을 들을 자신이 없으면 나가라”고 말한 사실이 학생 대자보를 통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그는 또 여학생들에게 “30살 넘은 여자들이 싱싱한 줄 알지만 자녀를 출산했을 때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빨리 결혼해야 한다”, “여자는 남자아이를 낳아야 하니까 컴퓨터를 너무 많이 하거나 TV 시청을 많이 하지 마라”는 등 성희롱과 성차별 요소가 있는 발언도 했다. 대자보가 게시되자 김 교수는 수업 시간에 공개 사과를 했으나 직후에 연구교수가 시험지를 잘못 가져오자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욕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학생은 대자보 게시, 국가인권위원회 및 서울시의회에 대한 진정 등 과정을 거치며 일부 동료 학생들과 원고를 옹호하는 대학원생 및 졸업생들로부터 비난받는 등 2차 피해를 보기도 했다. 김 교수는 2017년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으나, 재심사 후 해임 처분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김 교수의 비위 내용을 인정하면서도 징계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비위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성희롱의 경우’에는 해임 외에도 정직, 감봉, 견책 등 처분이 가능한데 해임을 한 것은 징계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교원으로서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원고가 여러 비위 행위를 해 소속 대학교와 교원들의 명예 및 신뢰를 실추시켰다는 점에서 잘못이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도 해임 사유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재판부는 “강의 과정에서 학생들의 집중력 등을 높이기 위해 그 같은 언행을 한 측면도 있고, 폭언·욕설 및 폭행 수준이 중하지 않다”면서 “성차별적 발언은 출산율 저하 문제 때문에 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성희롱 의도는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피해 학생에 대한 2차 피해는 원고가 개입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이를 원고에게 불리한 징계 양정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고는 대자보 게시 직후 공개적으로 잘못을 사과했다”면서 “동종 징계 전력도 없고 이 사건 징계 이전까지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받은 바 없어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으니 반성할 기회를 부여받으면 더 성숙한 교육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단출해진 ‘서른 살 전교조’… 사회적 역할 다시 고민하겠다

    단출해진 ‘서른 살 전교조’… 사회적 역할 다시 고민하겠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오는 25일 결성 30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12월 제19대 위원장에 선출된 권정오(54) 위원장은 말 그대로 전교조의 산증인이다. 1989년 창립 멤버인 그는 전교조의 굴곡을 손금처럼 꿰뚫고 있다. 한때 조합원이 10만명에 육박했던 전성시대에 비하면 지금은 6만명 조합원으로 단출해졌다. “전교조의 사회적 역할을 치열하게 다시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30년을 돌아보는 권 위원장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본부에서 만났다. -지난해 12월 위원장 선거에서 ‘교사의 일상에 주목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전교조가 내부 조직원들과의 소통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눈길을 끌었다. “교육의 핵심 주체는 교사다.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의 교육권이 보호되지 않으면 무엇도 바꿀 수가 없다. 전교조는 교사를 보살펴야 하는 울타리다. 교육노동이 어떤 외부 환경에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작업을 늦출 수 없다. 시험만 끝나면 학부모들이 시험지를 들고 교사를 찾아와 항의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해졌다. 치열한 입시경쟁 탓이겠지만, 교사들이 받는 상처는 참담한 수준이다. 이런 비참한 현실을 방관할 수는 없지 않은가.” -교육권 보호를 위해 어떤 장치를 구상하고 있나. “이를테면 교육권보호센터 같은 곳을 만드는 거다. 교육현장에서 상처를 입은 교사들을 보호하고 치유를 도와주는 센터를 각 지부에 만드는 방식이다. 퇴직한 조합원 교사들이 누구보다 좋은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선 교사들의 일상에 중점을 두게 된 절실한 배경이 있는지. “우리로서는 아픈 이야기다. 교장, 교감을 제외한 교사는 43만명쯤 된다. 이들 중 10%가 조금 넘는 6만명이 현재 조합원이다. 조합원수가 가장 많았던 때는 2003년, 9만 3000명이었다. 전교조가 정치투쟁으로 사회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많이 줄었다. 하지만 그건 핑계로 들릴 거다. 2030세대 젊은 교사들에게 전교조가 함께하고 싶은 매력적인 단체로 다가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크게 반성할 점이다.” -입시제도를 무엇보다 고민해야 할 것이다. 특목·자사고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데. “자사고가 도입될 때부터 우리는 강력히 반대했다. 국영수 중심의 입시학원이 되리라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사고는 지금 입시에 특화된 학교가 돼 있다. 경제력이 없으면 보낼 수 없는 학교이므로 기득권층을 위한 학교로 변질됐다고 본다.”-전교조나 진보교육감들의 인식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세간의 비판이 많다. 많은 사람은 자사고를 특권학교라고 보지는 않는다. 국영수 주요 과목의 사설학원을 보내는 돈이면 외고나 자사고 학비를 감당할 수 있다. “솔직히 그렇게 자세한 상황은 파악하지 못했다(웃음). 현실을 더 자세히 살펴보겠다. 분명한 것은 교육은 학습뿐만 아니라 사회통합 기능을 아울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자사고는 사회의 다양한 계층과의 소통이나 통합을 방해하는 학교다. 혁신학교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진보교육감들이 강력히 추진하는 혁신학교는 현장의 저항이 크다. 왜 내 자식으로 교육실험을 하느냐는 원색적인 비판까지 터뜨리는 현실이다. “그 진통 과정을 겪어내야 한다. 성공한 혁신학교 모델이 이미 나오고 있다. 주목받는 혁신학교는 현장 교사들의 작은 노력에서 성공의 싹이 튼다. 입시에 최적화한 학교를 좋은 학교라고 규정하는 우리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그런 인식틀을 깨면 혁신학교의 가치가 보일 텐데, 학부모들은 어떻게든 내 자식만큼은 입시학원처럼 주입식 교육을 잘 시키는 학교로 보내고만 싶어 한다.” -교원평가 및 차등성과급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수업의 질을 개선하려면 이런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시각도 엄존한다. “교사를 점수로 평가해 줄세우는 제도는 장기적으로 없애야 한다. 수업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평가든 받아들일 수 있지만, 현재의 교원평가 방식은 승진의 장치로 활용될 뿐이다. 교직생활을 객관적 수치로 평가하기는 불가능하다. 지금처럼 교원평가 결과가 승진 통로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 -교장공모제 확대도 주장하는데, 교장승진 제도를 바꿔야 학교가 개혁된다고 보는 건가. “당연하다. 우리 교육체계에서는 교장 한 사람이 전권을 행사한다. 교장의 의지가 없으면 아무것도 움직일 수 없다. 지금처럼 평가점수를 잘 받아서 승진한 교장이 어떻게 자율적으로 학교혁신을 주도하겠는가. 대한민국 교사의 최소 10%가 전교조 조합원이다. 교장이나 교감도 그만큼은 전교조 조합원이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자습을 시키고 학교 업무를 보거나 논문을 써야 현행 시스템에서는 점수를 따서 승진할 수 있다. 전교조 교사들은 그런 시스템에 찬성할 수도 없으며, 그 관문을 통과할 수도 없다.” -현재 전교조가 풀어야 할 최대 난제는 법외노조 문제일 것이다. “가장 절실한 우리의 과제다.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법적 지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개혁의 주체로 나서려야 나설 수가 없다. 학교를 바꾸고 교사의 일상에 주목하고 싶은데, 2013년 이후 7년째 법외노조 신세를 벗어나려는 싸움에 발목 잡혀 있다. 법외노조 통보 직권 취소에 청와대도 공감은 하고 있다. 정권 초기, 지난해 지방선거 즈음 등 정부가 해결할 기회가 있었는데 다 놓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 어려울 것이다. 권 위원장은 1989년 전교조 결성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교직에 발을 디딘 지 4개월 만에 해직됐다. 1994년 복직해 고교에서 물리를 가르쳤으며, 2013~2016년 울산지부장을 지냈다. 2016년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 소송에서 패소하고도 학교 복귀를 거부해 현재는 해직교사 신분이다. sjh@seoul.co.kr 7년째 법외 노조 신세…34명 학교 복귀 못해 1인 시위 이어 가는 전교조 전교조는 2013년 법외노조로 분류됐다. 해직 공무원을 조합원에 가입시켰다는 사유로 당시 고용노동부는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내렸다. 고용노동부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고치고 조합에서 배제하라고 명령했다. 전교조는 그에 맞서는 처분 취소 소송을 냈으나 1, 2심에서 모두 패소했고 2016년 2월 상고한 이후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다. 2016년 2심 패소 이후 학교로 복귀하지 않아 해직된 교사는 34명. 오는 25일 설립 30주년 교사대회 전까지 정부가 법외노조를 철회해 달라는 것이 전교조의 입장이다. 법외노조 취소를 촉구하는 전국 권역별 교사 탄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했고, 청와대와 대법원 앞에서 해직교사 1인 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 왜 배웁니까?… 당신에게 돌직구 던진다

    왜 배웁니까?… 당신에게 돌직구 던진다

    40년간 학습개혁 이끈 교육 전문가 美 선도 학교 200곳 40주동안 탐방 주입식 대체할 혁신교육 사례 수집 학교의 변화 방향으로 ‘PEAK’ 제시 목적·필수역량·주체성·지식 키워야미국 상위권 고등학교 가운데 하나인 아이젠하워고교. 교내 24개 AP(대학 과정을 고교에서 미리 듣는 제도) 과목을 개설했고, 방과후 활동도 다양하다. 수업 참여도를 성적에 반영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수업 도중 “이 부분이 시험에 나오나요?”라고 자주 묻는다. 학생들은 매년 20시간의 봉사활동도 해야 한다. 대입 시험인 SAT나 ACT를 더 잘 보려 개인과외를 받기도 한다. 약에 의존하며 공부하는 학생도 상당수다. 학생들에게 ‘어떤 분야에 흥미가 있느냐’고 질문하면 마치 외국어라도 들은 것처럼 멀뚱멀뚱 쳐다볼 뿐이다. 대신 “우리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해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어째 익숙한 풍경이다. 우리도 인문계 고교 학생 대부분이 내신 준비 때문에 좋아하지도 않는 과목을 억지로 공부한다. 학생부 종합전형을 준비하느라 동아리 활동, 독서활동, 봉사활동은 물론 교내 경진대회 참석에 여념이 없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를 위해 기출문제, 예상문제 풀이에 매진한다. 학생들이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 역시 아이젠하워고교 학생과 마찬가지다.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다. 신간 ‘최고의 학교’는 이런 문제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40년 동안 공공정책과 교육 자선사업 등에서 학습개혁을 이끌어온 교육혁신 전문가다. 그는 아이젠하워고교처럼 학생들이 사회에서 잘 써먹지도 않는 과목을 그저 대학에 가려고 억지로 배우고, 객관식 시험문제를 좀더 잘 맞히려고 암기 위주로 공부하는 지금 상황이 과연 옳으냐고 묻는다. 그리고 해답을 찾아 나섰다. 너도나도 교육혁신을 외치고 그럴듯한 이론을 들이대지만, 저자는 좀더 과격하게 접근했다. 미국 50개 주의 선도적 학교 200곳을 40주 동안 탐방하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혁신교육 사례를 직접 수집했다. 책에는 유치원생에게 만들기를 통해 수학을 가르치는 사례를 비롯해 블록 게임의 일종인 마인크래프트로 글쓰기와 역사연구, 수학과 과학 수업을 접목한 초등학교 사례, 학생들이 정원을 가꾸면서 실생활 기술을 배우는 고교, 각 상급생이 팀장을 맡아 12명의 하급생 팀원을 이끌며 학교 운영을 하는 고교 사례가 담겼다. 아울러 지역 기업 40곳과 협력해 산업계에서 내놓은 아이디어를 파트너 교사들과 학생이 프로젝트로 풀어 나가며 역량을 기르는 수업 사례 등도 눈여겨보자.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고 창의적 도전 과제를 수행하며 삶과 연계된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여러 학교의 사례가 생생하다. 던바 인터미디엇스쿨, 찰스턴 칼리지에이트스쿨, 올림픽 고교, 액턴아카데미 등 혁신적인 수업을 하는 학교를 비롯해 빅픽처러닝, 칸 아카데미, 노블임팩트, 센트럴시티컨선(CCC)과 같은 비영리단체와 기업들의 성공 사례까지 제시한다. 저자는 이런 우수 사례의 핵심을 네 글자로 요약한다. ‘목적의식’(Purpose), ‘필수역량’(Essentials), ‘주체성’(Agency), ‘지식’(Knowledge)의 머리글자를 딴 ‘PEAK’(피크)다. 사실 이런 혁신교육 사례는 국내에도 많이 알려졌다. 혁신학교를 비롯해 중학교 자유학기제, 일부 지역에서 시작한 IB(국제바칼로레아) 등이다. 하지만 혁신교육은 ‘대학 입학’이라는 큰 벽에 가로막히기 일쑤다. 사회가 대학 내실보다 간판을 더 따지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이름 있는 대학에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태 이후 불거진 내신 불신, 점수가 아닌 잣대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 관한 불신 때문에 학교를 믿지 못하겠다는 목소리도 높다. 암기 위주 수업을 강조하고 시험을 통해 산출한 점수로 학생을 줄 세우는 일을 반복한다. 이렇게 혁신교육은 또다시 한 발짝 물러선다. 저자는 이런 현실을 우려하듯 “기존의 현실과 싸우는 식으로는 절대로 변화를 일으키지 못한다. 뭔가를 변화시키려면 기존 모델을 쓸모없게 만드는 모델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혁신교육에 부정적인 이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배움의 목적은 대학 입학인지, 아니면 삶의 준비인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숙명여고 쌍둥이 “실력으로 성적 올렸는데 모함 받아”

    “맘카페·국회의원·교육감 세력이 조작” “피고인이 증인과 동생에게 숙명여고 시험지나 답안지를 사전에 유출해서 준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습니까.”(변호인) “아닙니다. 결코 없습니다.”(쌍둥이 언니 A양)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 심리로 열린 전 숙명여고 교무부장 현모씨의 재판에서 아버지로부터 시험 답안을 미리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쌍둥이 자매는 아버지의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특히 두 자매는 검찰 조사에서 “모함받고 있다”, “조작됐다”며 억울함을 토로한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은 “검찰 조사에서 실력으로 좋은 성적을 받았는데 아버지가 교무부장이라는 이유로 다른 학부모나 학생에게 모함을 받는 거라고 주장했는데 맞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동생인 B양도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맘카페, 국회의원, 교육감 세력이 이 모든 상황을 조작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자매는 똑부러지는 말투로 검찰과 변호인의 질문에 답하며 의혹을 극구 부인했다. 모의고사 대신 내신 성적에 집중했고, 교사 성향을 빨리 파악해 공부를 열심히 한 결과 성적이 급상승했다는 게 공통된 주장이었다. 그러면서도 A양은 매 시험마다 자신의 성적에 대해 대부분 “기억이 안 난다”고 했고, B양은 검찰의 신문마다 “질문 취지가 뭔가”, “문제를 보여 줘야만 답할 수 있다”며 받아치기도 했다. 시험지나 메모지에 숫자를 나열해 사전 유출된 답을 적은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장이 불러준 모범답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B양은 음악 시험에 나온 용어들을 메모지에 적은 것에 대해 “유용하고 아름다운 용어들을 평생 기억해 놓으려고”라는 취지로 검찰 조사에서 말했지만 법정에서는 “기억이 안 난다”고도 했다. 쌍둥이 자매의 증인신문에는 어머니가 신뢰관계인으로 옆자리에 동석해 네 가족이 모두 한 법정에 자리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버시바우 “북러정상회담서 러시아 대북 지원 의문… 김정은 꿈꾸고 있을지도”

    버시바우 “북러정상회담서 러시아 대북 지원 의문… 김정은 꿈꾸고 있을지도”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가 24~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북러정상회담과 관련 “러시아가 (북한에) 어떠한 지원을 할지 의문”이라면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신만의 꿈을 꾸고 있을 수 있다”며 러시아가 북한이 원하는 대북 제재 완화에 적극 나서긴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아산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아산 플래넘 2019: 한국의 선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은 러시아의 지원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우리 북쪽 국경에도 우방국이 있다고 보여줌으로써 대북 제재를 완화하라고 압박을 가하는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러시아는 지금까지 핵 비확산을 지지했고 대북 제재 조치 관련 미국과 한 약속을 깬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김 위원장은 러시아 측에 북한의 입장을 지지해달라는 정치적 지원을 요청하고 대북 제재 해제 관련 요구도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러시아에 재정적, 경제적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하지만 (북러가) 딜을 이루기 위해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준비가 돼야 하고 북한도 비핵화에 대한 준비가 돼야 한다”며 “이런 준비가 돼 있고 (비핵화) 움직임이 있을 때 철도나 가스관 등을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미국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 강경하고 경직된 접근 방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전부 아니면 전무’ 접근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며 “지금이 비핵화 시작 단계임을 감안했을 때 이러한 관점과 태도는 경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미국이 북한에 요구하는 일괄타결 빅딜이 아닌 스몰딜이 북미 간에 이뤄질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내놓은 패키지 딜을 수락하지 않고 협상장을 나왔던 것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일부 폐기하는 대가로 대북 제재의 거의 대부분을 풀어달라고 애매모호하게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어쩌면 아주 작은 규모의 스몰딜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스몰딜이 이뤄지면서 균형 잡힌 방식으로 거래와 협상이 진행된다면 북한도 비핵화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북미가 포괄적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이행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비핵화까지 시간이 걸리기에 하나의 로드맵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로드맵을 만들었을 때 북한이 첫 번째 스텝을 취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원하는 건 ‘제로 뉴클리어’(Zero Nuclear)”라며 “이는 수년이 걸리며 대북 제재 해제 조치도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버시바우 전 대사는 북한이 비핵화 첫 조치로서 하노이 회담에서 내놓은 영변 핵시설 폐기보다는 더 큰 조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중재안으로 제시한 굿 이너프 딜이 북한 비핵화에서 존재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북한 핵과 관련) 위협감소의 기준이 무엇인가 생각해야 한다”며 “영변 핵시설 폐기 자체가 다른 핵무기나 핵시설의 해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한국과 미국에 대한 위협을 줄여나간다는 리트머스 시험지로서 북한이 (비핵화를) 얼마나 진지하게 약속하고 이행하는가가 중요하다”며 “하지만 북한이 그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행보는 안보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러시아통으로 평가받는 버시바우 전 대사는 2001~2005년 주러시아 미국대사, 2005~2008년 주한 미국대사를 거쳐 2009~2012년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를 역임한 뒤 2012~2016년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차장을 지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숙명여고 ‘문제 유출’ 쌍둥이 언니 “모함받았다 생각한다”

    숙명여고 ‘문제 유출’ 쌍둥이 언니 “모함받았다 생각한다”

    숙명여고 정답 유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교무부장 재판에 나온 쌍둥이 딸 중 언니가 ‘실력으로 1등 한 것인데 학부모와 학생들의 모함을 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 심리로 23일 열린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씨의 공판에서 현씨의 딸 B양이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은 쌍둥이 딸 중 언니인 B양이 먼저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은 아버지 앞에서 증언했다. 검찰이 ‘시험 전에 A씨로부터 정답을 받아서 적은 전혀 없나’라고 질문하자 B양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오로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실력으로 1등 한 것인데 아버지가 교무부장이라는 이유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시기 어린 모함을 받았다는 건가’라고 묻자 “맞다.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앞서 B양은 수사 과정에서 갑자기 성적이 좋아진 이유에 대해 ‘1학년 1학기 시험을 치르고 교과서 위주의 출제 방식과 과목교사의 성향을 터득하고 맞춤형 공부 방법으로 시험 범위를 철저히 암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이날 재판에서 밝혀졌다. 그러면서 ‘2학년 2학기에 점수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검찰 질문에 “국영수 과목에서 순서를 잘못 써서 틀린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신 성적에 비해 전국 모의고사 성적이 안 좋은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학생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모의고사를 열심히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시험을 치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영어 시험지에 서술형 문제 정답 문장이 적힌 것에 대해 “공부하다가 중요해 기억하려 한 것을 시험 시작 후에 더 정확히 기억하고자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A씨 측 변호인이 ‘허위로 답한다면 증인의 인생에서 큰 잘못이 생길 뿐만 아니라 큰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A씨가 사전에 답 알려준 게 한번이라도 있나’라고 물었을 때에도 B양은 “아니다. 결코 없다”면서 재차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또 ‘문제 하나를 암기하는 것과 숫자 20개를 외우는 것 중에 무엇이 더 쉬운가’라는 물음에는 “전자가 더 쉽다”고 말했다. 증인 신문이 끝난 뒤 B양은 “이 사건에 관해 주변과 언론에서 많은 말들이 나왔지만, 판사님은 법정 안 모습을 보고 정확히 판단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숙명여고에서 교무부장으로 재직하던 중 2017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2018년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5차례 교내 정기고사에서 시험 관련 업무를 총괄하며 알아낸 답안을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던 쌍둥이 두 딸에게 알려주고, 응시하게 해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1학년 1학기때 각각 문과 121등, 이과 59등이었던 쌍둥이 자매는 2학기에는 문과 5등, 이과 2등으로 성적이 크게 올랐고, 2학년 1학기에는 문과와 이과에서 각각 1등을 차지하는 급격한 성적 상승을 보여 문제 유출 의혹의 대상이 됐다. 이들은 경찰 수사가 발표된 지난해 12월 퇴학 처분을 받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9살 제자 시험지에 ‘완전 한심하다’…교사 해고 요구 봇물

    9살 제자 시험지에 ‘완전 한심하다’…교사 해고 요구 봇물

    초등학교 2학년 제자의 수학 시험지에 ‘완전 한심하다’는 평을 남긴 교사에 대해 해고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은 19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크리스 필랜드 씨가 16일 이 같은 평이 적혀 있는 아들 캄딘의 수학 시험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고 전했다. 필랜드는 밸리뷰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 캄딘이 집으로 가져온 수학 시험지를 보고 분노에 휩싸였다. 60개의 뺄셈 문제를 3분 안에 최대한 많이 푸는 시험에서 캄딘은 절반에 못 미치는 13문제밖에 풀지 못했고 몇몇 문제는 정답을 맞추지 못했다. 그리고 시험지를 채점한 교사는 캄딘의 시험지에 “3분 동안 13개밖에 풀지 못하다니 정말 완전 한심하구나”라는 평을 남겼다.필랜드는 페이스북글에서 “캄딘의 선생은 너무 무례했다. 아들이 시험지를 들고 왔을 때 교육자라는 사람이 어떻게 학생에게 이런 평을 남길 수 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해당 교사에 대한 해고 탄원이 줄을 이었고 심지어 청원사이트인 ‘체인지’(Change.org)에 해고 요청이 게시됐다. 19일 오전까지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하면서 여론이 들끓자 밸리뷰초등학교 로즈 민티니 교장은 해당 사실을 알게 된 뒤 바로 교사를 불러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민티니 교장은 그러나 “해당 교사인 앨리사 러프 보헤넥에 대한 인사 조치는 매우 공정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면서 “사실과 증거에 따라 공정하게 조사할 것이며 결코 SNS의 여론에 영향을 받아 인사조치가 좌지우지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보헤넥은 2013년부터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캄딘의 아버지 필랜드는 “어느 누구라도, 심지어 교사라도 어린이에게 이런 식으로 동기부여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해당 교사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아이eye]안정적인 직업과 행복/이효정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기자단

    [아이eye]안정적인 직업과 행복/이효정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기자단

    드라마 ‘스카이(SKY) 캐슬’ 속에서는 의사가 되기 위해 시험지를 훔치고, 친구들과 싸우는 모습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어른들은 안정적인 직업인 의사가 되어야 자신들이 행복해진다고 말하는 걸 자주 보게 된다. 그래서 난 ‘돈 많고 안정적인 직업을 얻게 되면 과연 우리가 행복할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요즘 우리들은 드라마와 같이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해야 좋은 직장을 구하고 편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사실 정치인, 의사, 교사, 공무원 등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고, 좋아하는 직업들이지만 어른들의 생각과 행동들이 그렇게 만들어 낸 건 아닌지 생각이 든다. 나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다. 하지만 이 꿈은 결코 안정적인 직업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다. 사실 교사라는 직업은 미래에 없어지게 될 지도 모른다. 요즘처럼 저출산으로 인한 아동 수 감소와 온라인 강의, 홈스쿨링 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한 상황에서 학교를 오가며 선생님에게 배우는 방식은 없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육 기회와 방법이 다양해 질 뿐 무엇인가를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선생님의 역할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미래에는 선생님에게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것을 넘어, 삶의 지혜를 배우고 익히는데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나는 내가 겪었던 소중한 경험들을 미래의 아이들에게 전달해주는 전달자의 역할을 하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꼭 해보고 싶다. 교사의 수가 점점 줄어들어 안정적인 직업이 아니게 될 수도 있지만 여전히 나는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상상을 하며 즐거움을 얻는다. 우리는 나중에 행복하려면 지금 노력해야 하고 힘들지만 참아야 한다고 배운다. 그리곤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 한다. 나는 나중에 꼭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지금 우리가 교실 밖에 나가 뛰어 놀고 싶은 것처럼 정말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비로소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방정식과 영어 단어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아닌 우리의 미래를 잠시 꿈 꿔 볼 수 있는 시간이다.*서울신문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어린이, 청소년의 시선으로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는 ‘아이eye’ 칼럼을 매달 1회 지면에, 매달 1회 이상 온라인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 전남지역 고교생 자녀와 함께 근무하는 교사 47명

    전남 지역 고등학교들이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없도록 하는 상피제가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남에서는 공립고 교사 7명과 자녀 학생 7명, 사립고 교사 40명과 자녀 41명이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공립은 4명, 사립은 16명이 줄어든 수치다. 이와관련 이혁제(더불어민주당, 목포4)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은 지난 3일 열린 도정질문에서 장석웅 교육감에게 지난해 약속했던 상피제가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이 의원은 “전남교육은 지난해 시험지 유출로 전국적인 신뢰를 잃었고, 이 사건으로 교육감은 사학비리를 척결하고자 상피제 도입을 약속했었다”며 “동일학교에 다니는 교사와 학생 수가 작년에 비해 약간 줄었을 뿐 여전히 많은 수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어 일부 학부모들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 숫자엔 재단 친인척이나 관계자 자녀는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수행평가나 서술형 평가에서 교사의 정성평가가 들어가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걱정하고 있어 철저한 학사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 아이도 부정적 특혜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 교육감은 “공립은 2020년부터 인사규정으로 만들지만 사학법인의 인사권은 해당 법인에 있다”며 “사립학교는 강제할 수 없어 상피제 도입이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교사 부모, 자녀 시험지 관리…‘제2의 숙명여고’ 위험 여전

    서울 시내 일부 학교에서 최근 2년 사이 교사와 자녀가 한 학교에 있으면서 교사가 자녀 학년의 시험문제를 결재하는 등의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교육청은 제2의 ‘숙명여고 사태’를 막기 위해 이달부터 교사와 자녀가 한 학교에 있을 수 없게 하는 ‘상피제’(相避制)를 시행하고 있다. 24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1일부터 12월 14일까지 교사와 자녀가 한 학교에 있는 한영고와 보성고, 숭문고, 한국삼육고, 서울영상고 5개 학교를 대상으로 감사를 벌인 결과 보성고에서는 2017년에 한 교사가 자녀 학년의 1·2학기 중간·기말고사 출제 원안과 각 문항 평가 내용 및 배점, 정답 등이 담긴 이원목적분류표 등을 수합하고 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교사는 성적처리실의 평가문제 보관함 비밀번호도 관리했다. 해당 학생의 성적이 큰 폭으로 오르는 등 문제 소지는 없었지만 교육청은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렸다는 점을 감안해 학업성적관리지침 위반이라고 판단, 해당 교사의 경징계(견책)을 학교법인에 요구했다. 숭문고에서는 2017년 교사가 자녀 학년의 과목 지도를 담당했다. 당시 해당 과목 담당 교사 2명 중 다른 교사가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등의 상황 탓에 해당 교사를 자녀가 있는 학년에 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학교의 해명이었다. 한영고에서는 감사 당시 교사 2명이 담임 또는 수업을 맡은 학년에 자녀들이 있었으나 교사가 자녀를 직접 지도하지는 않았다. 서울영상고에서는 교사가 자녀 학년의 고사 원안을 결재했고 한국삼육고에서는 교사가 자녀 학년의 경시 대회 문제를 출제했다. 교육청은 “지침을 명확히 지키지 못했지만 문제 유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면서 관련자 경고 등 경징계를 학교에 요구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미국판 스카이캐슬’… 입시 코디, 수년간 뒷돈 283억원 챙겼다

    ‘미국판 스카이캐슬’… 입시 코디, 수년간 뒷돈 283억원 챙겼다

    유명배우·CEO 학부모 등 50명 연루 예일대 등 명문대학 7곳에 부정입학 대입시험 감독관·코치 감독 등 매수 성적 바꿔치기에 운동경력 위조까지 브로커 소유 비영리재단서 뇌물세탁지난 8년간 2500만 달러(약 283억원)에 달하는 뒷돈을 받고 미국 부유층 자녀를 명문대에 부정 입학시킨 입시 브로커의 행각이 드러나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조지타운, 예일, 스탠퍼드,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등 유명 대학 7곳과 유명 TV 스타, 기업체 최고경영자(CEO) 등이 연루됐다. 수단을 가리지 않고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성공시켜 부를 대물림하려는 미 상류층 부모의 엇나간 욕망이 불러온 전대미문의 입시 비리로 평가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메사추세츠주 연방지방검찰청이 공개한 수사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 33명, 대학 코치 10명, 대입시험 관리자 4명, 입시 브로커 3명 등 50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검찰은 이들을 사기공모·공무집행 방해·탈세 등 12개 혐의로 기소했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20년형에 처해지는 중범죄다. 다만 검찰은 이번 사건을 입시 브로커를 통한 학부모와 대학 코치·대입시험 관리자 간 공모로 보고 부정 입학한 학생과 대학 측은 입건하지 않았다. 미국 사상 최대 규모 입시 비리의 중심엔 입시 브로커 윌리엄 싱어(58)가 있다. 그는 대입 컨설팅 회사 ‘엣지 칼리지 앤드 커리어 네트워크’와 비영리재단 ‘키월드와이드’를 운영하는 입시 컨설턴트지만 미 대학수학능력시험(SAT)·학력고사(ACT) 감독관과 대학 코치·종목 감독 등을 매수해 성적을 위조하고 운동 경력이 전무한 학생을 체육특기생으로 조작한 대가로 2011년부터 지난달까지 학부모들로부터 모두 2500만 달러를 챙겼다. 부정 입학을 위해 시험지 유출과 살인까지 저지르는 국내 드라마 ‘스카이캐슬’ 입시코디 김주영과 닮았다. 싱어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고 유죄 확정 시 최대 징역 65년형과 벌금 125만 달러 등이 선고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싱어가 소유한 비영리재단은 학부모가 건넨 뇌물을 세탁하는 통로였다. 세탁된 돈은 스탠퍼드·조지타운 등 대학 측 공모자에게 건네졌다. 예일대에 축구 특기자로 합격한 여학생의 부모는 120만 달러(약 13억 6000만원)의 뇌물을 건넸으며 이 중 40만 달러가 대학 축구팀에 전해졌다. 비리가 집중된 전공 종목은 배구, 수구, 요트 등이라고 NYT는 전했다. 한 학부모가 제공한 최대 뇌물액은 650만 달러였다. 싱어의 조언에 따라 학습장애가 있는 것으로 위장한 학생은 사전에 매수된 감독관이 있는 특별시험장에서 시험을 치고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 합격했다. 감독관의 성적 바꿔치기 덕분이었다. 그 대가로 부모는 7만 5000달러를 냈다. 심지어 싱어는 다른 사람을 내세운 대리 시험을 치게 하기도 했다. 성적 바꿔치기나 대리 시험은 한 건당 1만 5000~7만 5000달러에 거래됐다.싱어에게 자녀의 부정입학을 의뢰한 학부모 가운데 인기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펠리시티 허프먼과 시트콤 ‘풀하우스’에 나온 배우 로리 러프린 등 TV 스타·할리우드 배우도 포함됐다. 러프린은 두 딸을 USC 조정팀에 넣어주는 대가로 찬조금으로 가장한 사례금 50만 달러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CEO 더글라스 호지 등 기업 CEO들도 다수 있었으며 변호사, 의사, 교수 등 직군이 대부분이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죽음으로 항거했던 황현 유산 ‘매천야록’ 등 4건 문화재된다

    죽음으로 항거했던 황현 유산 ‘매천야록’ 등 4건 문화재된다

    일제의 탄압에 죽음으로 항거한 독립운동가 매천 황현(1855~1910)의 유산 4건이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황현이 1910년 경술국치 후 순절하기 직전에 남긴 ‘절명시’가 수록된 ‘대월헌절필첩’(待月軒絶筆帖)을 비롯해 ‘매천야록’(梅泉野錄), ‘오하기문’(梧下記聞), ‘매천 황현 시문, 관련 유묵·자료첩, 교지·시권·백패통’ 등 황현 관련 자료 4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선말부터 대한제국기의 역사가이자 시인이며 독립운동가인 황현은 국권이 일제에 넘어가자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하는 지식인으로서의 무력감을 토로하며 사랑채였던 대월헌(待月軒)에서 자결했다. ● 당시 위기상황·지식인 동향 파악 가능한 자료 황현의 대표 저서인 ‘매천야록’은 흥선대원군이 집정한 1864년부터 일제가 국권을 빼앗은 1910년까지의 역사를 정리한 글로 7책으로 구성됐다. 구한말 위정자들이 저지른 비리와 비행, 일제 침략상을 상세히 기술해 근대사 연구에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매천야록’의 초고로 추정되는 ‘오하기문’에도 19세기 후반부터 1910년까지의 역사적 사실과 항일활동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매천 황현 시문, 관련 유묵·자료첩, 교지·시권·백패통’은 뛰어난 문장가였던 황현이 지은 친필 시문과 저술, 그의 친구들이 보낸 편지, 1888년 생원시 장원급제 당시 작성한 시험지인 시권과 왕명서 교지, 이 자료를 보관한 백패통 등으로 구성됐다. 황현이 당대 문장가들과 교유한 편지와 그가 모은 신문기사는 당시 국가의 위기 상황과 지식인들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꼽힌다. ●여성 독립운동가 ‘윤희순 가사집’도 등록 예고 문화재청은 또 다른 항일문화유산인 ‘윤희순 의병가사집’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대한독립단에서 활동한 여성 독립운동가인 윤희순(1860∼1935)이 의병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지은 낱장의 친필 가사들을 절첩(折帖) 형태로 이어 붙인 순 한글 가사집이다. 여성 독립운동가의 문집이라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있고, 순 한글로 기록돼 국어학·국문학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실전처럼…고3 첫 모의고사

    실전처럼…고3 첫 모의고사

    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인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7일 서울 동작구 수도여고에서 학생들이 시험지를 배부받고 있다. 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시험은 전국 1891개 학교 고등학생 107만명이 응시한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여기는 남미] 딱 걸렸어! 여친 대신 대입시험 보려던 여장 남학생 덜미

    [여기는 남미] 딱 걸렸어! 여친 대신 대입시험 보려던 여장 남학생 덜미

    황당한 대리시험사건이 남미 볼리비아에서 발생했다.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위해 대신 대학 입학시험을 봐주려던 남자대학생이 발각됐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사건은 최근 입학시험을 실시한 산미겔대학에서 벌어졌다. 시험장에 응시한 학생들이 착석하고, 시험관들이 막 시험지를 나눠주려던 순간이다. 가장 앞줄에 앉은 한 여학생이 매우 긴장돼 보였다. 대학시험을 앞두고 바짝 긴장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이 학생은 유난히 정도가 심했다. 시험관은 떨고 있는 학생에게 다가가 조용히 물었다. "학생 이름이 뭡니까?" 학생은 "조셀린입니다"라고 답했지만 그런 그럴 조용히 살펴보던 시험관은 "당신은 그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했다. 얼굴엔 화장을 하고 가발을 눌러 쓴 채 여자옷까지 입어 완벽한 변신(?)을 꾀하고 있었지만 '매의 눈'을 가진 시험관에 비친 응시생은 분명 남자였다. 순간 극도로 당황한 표정으로 돌변한 학생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셀린이 아닌 게 맞습니다"라고 사실을 실토했다. 이어진 남학생의 진술. 그는 "돈을 받고 대리시험을 봐주려고 했다. 인터넷에서 만난 누군가가 대리시험을 봐줄 사람을 찾는다는 가족과 중간 역할을 했다"면서 "돈이 궁해서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했다. 하지만 이건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남학생이 대리시험을 쳐주려 한 사람은 다름 아닌 그의 여자친구였다. 현지 언론은 "처음엔 돈 때문에 대리시험을 봐주려했다고 했지만 이내 진술을 바꿨다"며 "사랑 때문에 벌어진 일로 판명이 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남학생은 처벌을 면했다. 시험지를 나눠주기 전 시험관이 그의 정체를 알아본 덕분(?)이다. 경찰은 "시험지를 받아 서명을 했다면 사기가 성립되지만 시험장에서 단순히 타인인 척한 건 현행 형법상 범죄가 아니다"며 "청년을 처벌할 도리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남학생은 산미겔대학 공대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가 남학생을 징계할 예정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진=산미겔대학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SKY 캐슬’ 염정아VS김서형 “연기력을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SKY 캐슬’ 염정아VS김서형 “연기력을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SKY 캐슬’ 염정아와 김서형이 화려한 연기 신공으로 인생캐를 경신했다. 전적으로 믿게 되는 두 배우의 완벽한 연기력 덕분이었다. 오늘(1일) 종영하는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제작 HB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 총 20부작)에서 강예서(김혜윤)의 서울의대 합격이라는 비뚤어진 욕망을 좇는 한서진 역을 맡은 염정아와 서진 가족을 파멸시키려고 한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 역을 맡은 김서형. 첫 방송부터 빈틈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연기력으로 매순간마다 높은 몰입도를 이끌어내며, 믿고 보는 배우임을 재입증했다. 이에 ‘SKY 캐슬’은 지난 19회에서 전국 23.2%, 수도권 24.6% (닐슨코리아, 유료가구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딸 예서의 서울의대 합격으로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였던 서진. 수십억짜리 입시 코디를 받기 위해 주영이나 시어머니 윤여사(정애리) 앞에서 무릎 꿇는 것도 거리낌 없었다. 극 초중반, 서진은 자녀들의 잘못을 감싸는 그릇된 교육관을 펼치고, “아갈머릴 확 찢어버릴라”라는 자극적인 언행도 불사했다. 이처럼 자신의 욕망에 누구보다 솔직했던 서진은 김혜나(김보라)의 죽음과 황우주(찬희)의 누명으로 예서가 망가지기 시작하자, 욕심을 내려놓고 딸을 지키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전에는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무릎을 꿇었다면, 지금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상처 받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있다. 때론 시청자들을 경악시키는 그릇된 모성애를 보이기도 했던 서진이 ‘인생캐’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염정아의 연기력 때문이었다. 염정아는 이름까지 바꿀 정도로 잊고 싶은 가정환경에서 벗어나 상류층의 삶을 살고 싶은 서진의 절박함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예서를 붙들고 “엄마, 네 인생 포기 못 해”라며 눈물을 흘릴 때면, 그 간절함에 자연스럽게 몰입됐다. 또한, 대사와 표정뿐만 아니라 얼굴 근육, 손동작, 목소리 톤 등 모든 디테일이 살아있었다. 시청자들 사이에선 “얼굴에 선 핏줄도 연기한다”는 평이 있을 정도였다. 드라마의 화제성과 더불어 드라마배우 평판 1위, ‘염정아 신드롬’의 이유였다. 올백 헤어스타일, 블랙 의상, 포커페이스로 첫 등장부터 남다른 아우라를 내뿜은 주영 역시 방송 내내 화제의 중심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무표정으로 일관한 주영이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라고 말할 때마다 서진은 다시 그녀의 손을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주영은 혜나를 살해하고 우주에게 누명을 씌우고, 시험지를 유출하는 등 다양한 악행을 저질러왔다. 그러나 경찰 체포를 앞두고 사고로 9살에 머물러있는 딸 케이(조미녀) 앞에서 뒤늦게 보여준 절절한 모성애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서진과 예서를 파멸로 몰고 간 악인이었지만, 그녀 역시 엄마였던 것. 주영 캐릭터를 연기하기가 “힘들고 외로웠다”는 김서형. 하지만 그녀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주영이 상상되지 않을 만큼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감정을 철저히 배제해야하는 장면에선 눈썹과 입꼬리만으로 미묘한 내면을 드러냈고, 순간순간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에서는 소름 끼칠 정도의 반전 연기기 펼쳐졌다. 서진의 과거를 알고 악마 같은 웃음을 터트리거나 케이 앞에서 오열을 하는 장면들은 김서형의 연기 디테일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완급을 조절하는 연기 내공과 한계 없는 변신은 김서형의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경신시켰다. 극중 서진과 주영이 대립할 때마다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텐션을 끌어올린 염정아와 김서형. 어느덧 최종회만을 남겨둔 가운데, “어머니는 혜나의 죽음과 무관하십니까”라는 주영의 날 선 질문이 두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증을 안겨주고 있다. ‘SKY 캐슬’, 오늘(1일) 금요일 밤 11시 JTBC 최종회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SKY캐슬’ 욕하면서 자녀 잡는 당신, 한국 교육의 현주소

    ‘SKY캐슬’ 욕하면서 자녀 잡는 당신, 한국 교육의 현주소

    “저렇게까지 하나”vs “학교 수업으로 안돼”또다시 불거진 학종 vs 정시 논쟁 “‘저렇게까지 서울대에 가고 싶을까’라며 욕하고 시작했다가 마지막엔 사교육에 올인해 시험지까지 빼돌리고도 서울대에 가고 싶다고 울부짖는 한서진(염정아 분)과 강예서(김혜윤 분)를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섬뜩했어요.” 평범했다고 생각하는 서울 강북의 한 가정에서 자란 김모(34·여)씨는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보며 오로지 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했던 고교 시절이 떠올랐다고 했다. 김씨는 드라마 속의 예서처럼은 아니지만 학원도 가고 과외도 받으며 ‘인서울’ 대학 진학에 성공해 졸업 후 직장에 다니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그는 예서의 모습에서 왜 남들을 이기고 좋은 대학에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 공부만 했던 자신이 겹쳐 보였다고 회상했다.새달 1일 종영을 앞두고 있는 ‘스카이캐슬’은 우리나라 교육과 사교육, 입시 문제에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시청자들은 학원도 다니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전교 상위권에 든 우주(찬희 분)와 혜나(김보라 분)보다 예서에게 더 공감했다. ‘학교 수업과 교과서만 공부해 서울대에 합격했어요’라는 말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일인지 시청자들이 알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교육계 전문가들은 ‘스카이캐슬’을 통해 제기된 우리 사회와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개선과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당사자인 학생들과 학부모가 현 교육 제도의 문제점을 스스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적극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스카이캐슬’에서는 혜나가 친구들의 수행평가를 대신 해 주고 돈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명백한 부정행위다. 예서의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 분) 선생이 학교 시험지를 빼돌려 1등을 하는 장면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숙명여고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성적 조작과 비리가 일상처럼 묘사되자 부정의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중심의 정시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난해 교육부가 대입 제도 개편과 함께 정시를 일부 확대하기로 결정한 뒤 수그러들었던 ‘학종 폐지, 정시 확대’가 다시 힘을 얻기 시작한 것이다. 정시확대추진학부모모임은 “‘스카이캐슬’을 보고 욕하면서도 입시 컨설팅 문의는 더 늘었다는 사실은 현실이 ‘스카이캐슬’보다 더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면서 “학생부종합 전형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종 폐지론자들은 ‘스카이캐슬’이 사교육과 학교 성적 비리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명문대에 가려는 현실을 꼬집었다며 정시를 늘려야 한다고 한다. 수능 중심의 정시가 확대된다면 드라마와 같은 비리가 끼어들 여지가 줄어든다는 논리다. 이기정 미양고 교사는 “학종은 학교 내 친구들끼리 경쟁하도록 부추겨 ‘스카이캐슬’에서 보여 준 다양한 폐해들이 현실에서도 나타날 것”이라면서 “학종은 점차 줄이고 정시나 논술 등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반면 일부에 해당하는 비리로 학종이 매도돼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전대원 위례한빛고 교사는 “제자 중에 전체적인 성적은 높지 않았지만 심리학 분야에 높은 관심과 재능을 보여 서울 주요 대학의 해당 학과에 들어간 사례도 있었다”면서 “학종이 없었다면 그 제자는 재능을 살리지 못한 채 점수에 맞춰 대학을 가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도 “학종에서 부정을 저지르는 행위가 전체의 몇 %나 되겠느냐”면서 “학종은 학생 개개인의 재능과 희망 진로를 잡아 줄 수 있는 현재로선 유일한 전형”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스카이캐슬’이 보여 준 근본 문제가 ‘줄세우기식 입시 제도’라는 부분에선 대부분의 의견이 일치했다. 민경찬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스카이캐슬’에서 보여 주는 현실이 진짜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거의 사교육업계 사람들”이라면서 “현실의 일부를 소재로 차용, 과장해 보여 주는 드라마를 그대로 믿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본부 공동대표는 “드라마 속 학부모들의 욕망 구조를 들여다보면 우리 교육의 문제점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면서 “아이 스스로 결정해야 할 일을 부모가 떠먹여 주려는 잘못된 교육관이 결국은 아이를 몰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공동대표의 지적은 드라마 속에서 대학병원 교수이자 예서 아빠인 강준상(정준호 분)을 통해 드러난다. 준상은 드라마에서 어머니 윤여사(정애리 분)를 향해 “저를 나이 쉰이 되도록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놈으로 만들었다”며 절규했다. 10대 마마보이 입에서나 나올 법한 이 대사는 이 드라마의 지향점을 보여 준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나이 쉰이 되도록 인성을 갖추지 못한 강준상이나 품위를 지키다가도 불리하면 “아갈머리를 확 찢어버릴까 보다”라고 육두문자를 서슴지 않는 한서진에게 공감을 보냈다. 서울대 입학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다른 인물들을 이상하다 여기며 상식적인 행동을 보인 이수임(이태란 분) 가족이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됐다.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우리 사회의 교육에 대한 인식이 인성 개발 등 교육의 바른길이라는 ‘공적 영역’과 내 아이는 명문대에 보내 성공시켜야 한다는 욕망이 투영된 ‘사적 영역’이 혼재돼 있다”면서 “시청자들은 공적 영역에서 이수임에게 공감은 하지만 한국 사회는 그렇지 못하다는 현실 인식에 따라 한서진에게 공감을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 교사는 “우리 사회에서는 전교 1등이 잘못을 저지르면 주변에서 바로 ‘애 좋은 대학 안 보낼 거냐’는 압력이 들어온다”면서 “사회 전체가 이미 좋은 대학이 목표가 된 현실에서 학교가 인성을 가르친다고 아이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배 교수는 “인성 교육은 학교와 학생의 노력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학부모가 집에서 아이를 가르치고, 사회가 그 가르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줘야 제대로 된 인성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 사회가 함께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카이캐슬’ 주인공들의 목표는 명문대 입학이다. 하지만 정작 드라마에 대학의 모습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민 명예특임교수는 대학이 바뀌어야 교육이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대학은 스스로 대입 구조를 만들고 학생들이 그 틀을 향해 달려가도록 만들었다”면서 “교육의 변화를 가져오려면 대학들 스스로가 대입 과정의 잘못된 점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교육의 변화는 대학 스스로 새로운 사회에 대한 철학을 고민하고 큰 담론을 통해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카이캐슬’에서 공부 못하는 아들을 둔 진진희(오나라 분)는 아들 수한(이유진 분)이 함께 자고 싶다고 침실로 찾아오자 품에 안고 함께 잠든다. 진희는 “예서 엄마가 롤모델이었지만 대학을 위해 꼭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을까”라고 생각하다가도 “수한이가 고3이 돼도 내가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고 걱정한다. 윤 교수는 “결국 ‘스카이캐슬’에서 공부하라 잔소리는 하지만 아이의 말을 가장 잘 들어주는 진희가 작가가 말하는 우리 교육이 갈 길이 아닌가 한다”면서 “그럼에도 아들의 고3을 걱정하는 모습은 현실의 한계점을 보여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사는 “고3들이 쉬는 시간에는 웃고 장난치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과거의 우리와 다르지 않다”면서 “이 아이들에게 입시 지옥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기 위해서는 교육 당국만이 아닌 교사와 학부모, 학교와 사회가 모두 함께 입시 제도 개선에 대해 적극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SKY캐슬’ 욕하면서 자녀 잡는 당신…부모가 변해야 교육도 바꿀 수 있다

    ‘SKY캐슬’ 욕하면서 자녀 잡는 당신…부모가 변해야 교육도 바꿀 수 있다

    “‘저렇게까지 서울대에 가고 싶을까’라며 욕하고 시작했다가 마지막엔 사교육에 올인해 시험지까지 빼돌리고도 서울대에 가고 싶다고 울부짖는 한서진(염정아 분)과 강예서(김혜윤 분)를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섬뜩했어요.” 평범했다고 생각하는 서울 강북의 한 가정에서 자란 김모(34·여)씨는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보며 오로지 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했던 고교 시절이 떠올랐다고 했다. 김씨는 드라마 속의 예서처럼은 아니지만 학원도 가고 과외도 받으며 ‘인서울’ 대학 진학에 성공해 졸업 후 직장에 다니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그는 예서의 모습에서 왜 남들을 이기고 좋은 대학에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 공부만 했던 자신이 겹쳐 보였다고 회상했다.새달 1일 종영을 앞두고 있는 ‘스카이캐슬’은 우리나라 교육과 사교육, 입시 문제에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시청자들은 학원도 다니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전교 상위권에 든 우주(찬희 분)와 혜나(김보라 분)보다 예서에게 더 공감했다. ‘학교 수업과 교과서만 공부해 서울대에 합격했어요’라는 말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일인지 시청자들이 알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교육계 전문가들은 ‘스카이캐슬’을 통해 제기된 우리 사회와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개선과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당사자인 학생들과 학부모가 현 교육 제도의 문제점을 스스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적극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스카이캐슬’에서는 혜나가 친구들의 수행평가를 대신 해 주고 돈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명백한 부정행위다. 예서의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 분) 선생이 학교 시험지를 빼돌려 1등을 하는 장면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숙명여고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성적 조작과 비리가 일상처럼 묘사되자 부정의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중심의 정시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난해 교육부가 대입 제도 개편과 함께 정시를 일부 확대하기로 결정한 뒤 수그러들었던 ‘학종 폐지, 정시 확대’가 다시 힘을 얻기 시작한 것이다. 정시확대추진학부모모임은 “‘스카이캐슬’을 보고 욕하면서도 입시 컨설팅 문의는 더 늘었다는 사실은 현실이 ‘스카이캐슬’보다 더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면서 “학생부종합 전형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종 폐지론자들은 ‘스카이캐슬’이 사교육과 학교 성적 비리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명문대에 가려는 현실을 꼬집었다며 정시를 늘려야 한다고 한다. 수능 중심의 정시가 확대된다면 드라마와 같은 비리가 끼어들 여지가 줄어든다는 논리다. 이기정 미양고 교사는 “학종은 학교 내 친구들끼리 경쟁하도록 부추겨 ‘스카이캐슬’에서 보여 준 다양한 폐해들이 현실에서도 나타날 것”이라면서 “학종은 점차 줄이고 정시나 논술 등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반면 일부에 해당하는 비리로 학종이 매도돼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전대원 위례한빛고 교사는 “제자 중에 전체적인 성적은 높지 않았지만 심리학 분야에 높은 관심과 재능을 보여 서울 주요 대학의 해당 학과에 들어간 사례도 있었다”면서 “학종이 없었다면 그 제자는 재능을 살리지 못한 채 점수에 맞춰 대학을 가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도 “학종에서 부정을 저지르는 행위가 전체의 몇 %나 되겠느냐”면서 “학종은 학생 개개인의 재능과 희망 진로를 잡아 줄 수 있는 현재로선 유일한 전형”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스카이캐슬’이 보여 준 근본 문제가 ‘줄세우기식 입시 제도’라는 부분에선 대부분의 의견이 일치했다. 민경찬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스카이캐슬’에서 보여 주는 현실이 진짜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거의 사교육업계 사람들”이라면서 “현실의 일부를 소재로 차용, 과장해 보여 주는 드라마를 그대로 믿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본부 공동대표는 “드라마 속 학부모들의 욕망 구조를 들여다보면 우리 교육의 문제점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면서 “아이 스스로 결정해야 할 일을 부모가 떠먹여 주려는 잘못된 교육관이 결국은 아이를 몰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공동대표의 지적은 드라마 속에서 대학병원 교수이자 예서 아빠인 강준상(정준호 분)을 통해 드러난다. 준상은 드라마에서 어머니 윤여사(정애리 분)를 향해 “저를 나이 쉰이 되도록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놈으로 만들었다”며 절규했다. 10대 마마보이 입에서나 나올 법한 이 대사는 이 드라마의 지향점을 보여 준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나이 쉰이 되도록 인성을 갖추지 못한 강준상이나 품위를 지키다가도 불리하면 “아갈머리를 확 찢어버릴까 보다”라고 육두문자를 서슴지 않는 한서진에게 공감을 보냈다. 서울대 입학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다른 인물들을 이상하다 여기며 상식적인 행동을 보인 이수임(이태란 분) 가족이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됐다.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우리 사회의 교육에 대한 인식이 인성 개발 등 교육의 바른길이라는 ‘공적 영역’과 내 아이는 명문대에 보내 성공시켜야 한다는 욕망이 투영된 ‘사적 영역’이 혼재돼 있다”면서 “시청자들은 공적 영역에서 이수임에게 공감은 하지만 한국 사회는 그렇지 못하다는 현실 인식에 따라 한서진에게 공감을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 교사는 “우리 사회에서는 전교 1등이 잘못을 저지르면 주변에서 바로 ‘애 좋은 대학 안 보낼 거냐’는 압력이 들어온다”면서 “사회 전체가 이미 좋은 대학이 목표가 된 현실에서 학교가 인성을 가르친다고 아이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배 교수는 “인성 교육은 학교와 학생의 노력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학부모가 집에서 아이를 가르치고, 사회가 그 가르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줘야 제대로 된 인성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 사회가 함께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카이캐슬’ 주인공들의 목표는 명문대 입학이다. 하지만 정작 드라마에 대학의 모습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민 명예특임교수는 대학이 바뀌어야 교육이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대학은 스스로 대입 구조를 만들고 학생들이 그 틀을 향해 달려가도록 만들었다”면서 “교육의 변화를 가져오려면 대학들 스스로가 대입 과정의 잘못된 점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교육의 변화는 대학 스스로 새로운 사회에 대한 철학을 고민하고 큰 담론을 통해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카이캐슬’에서 공부 못하는 아들을 둔 진진희(오나라 분)는 아들 수한(이유진 분)이 함께 자고 싶다고 침실로 찾아오자 품에 안고 함께 잠든다. 진희는 “예서 엄마가 롤모델이었지만 대학을 위해 꼭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을까”라고 생각하다가도 “수한이가 고3이 돼도 내가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고 걱정한다. 윤 교수는 “결국 ‘스카이캐슬’에서 공부하라 잔소리는 하지만 아이의 말을 가장 잘 들어주는 진희가 작가가 말하는 우리 교육이 갈 길이 아닌가 한다”면서 “그럼에도 아들의 고3을 걱정하는 모습은 현실의 한계점을 보여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사는 “고3들이 쉬는 시간에는 웃고 장난치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과거의 우리와 다르지 않다”면서 “이 아이들에게 입시 지옥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기 위해서는 교육 당국만이 아닌 교사와 학부모, 학교와 사회가 모두 함께 입시 제도 개선에 대해 적극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시론] 비무장지대 GP 시범 철수로 큰 전환 이어지길/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실장

    [시론] 비무장지대 GP 시범 철수로 큰 전환 이어지길/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실장

    얼마 전 관계 기관의 주선으로 비무장지대에서 시범 철수한 감시초소(GP)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11곳 가운데 10곳은 이미 완전히 파괴됐다고 하고, 보존하기로 한 감시초소는 건물만 남아 있을 뿐 모든 인력과 장비·시설은 물론이고 전기까지 끊긴 상태였다. 이미 남북이 상호 검증을 마쳤으며, 손에 잡힐 듯 건너편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는 북측 감시초소는 폐기물까지 완전히 제거돼 평지로 변해 있었다. 남북 간 상호 검증을 위해 최근에 개설했다는 오솔길은 중간에 설치된 군사분계선을 알리는 노란 표지만 없다면 이곳이 비무장지대인지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물론 남북이 감시초소 몇 곳을 철수했다고 해서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경험이 축적되지 않고 평화가 이루어질 것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18년 한반도 정세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변화의 핵심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 표명과 이를 둘러싼 협상의 진행일 것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변화의 하나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관련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를 들 수 있다. 내가 방문했던 폐기된 감시초소 역시 이 합의의 일부였다. 남북 간 군사분야 합의가 가지는 의미는 첫째, 비무장지대를 말 그대로 비무장화하는 노력의 시작이라는 점이다. 비무장지대의 비무장화는 정전협정의 근본 취지이자 남북 간에 평화적 질서를 구축하고 평화체제로 나아가는 기본 조건이다. 감시초소의 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비무장화, 공동 유해 발굴을 위한 지뢰 제거 등이 그 사례다. 이러한 사안들은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바꾸려는 것으로 정전협정의 취지에 완전히 부합한다. 둘째, 일련의 군사부문 합의 이행은 남북이 상호 신뢰를 쌓아 가는 중요한 수단이자 그 가능성을 판단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남북 간의 정치·군사적 대립이야말로 한반도의 근본 문제이기 때문이다. 접경 지역 육상·해상·공중에서의 적대행위 중지, 사격훈련 및 정찰감시 중단,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등이 이에 해당한다. 대부분 아직 남북이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사안들이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하지만 군사적 제한은 양자에 비례적으로 가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이행만 된다면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남북 간 군사분야 합의는 남북 교류의 군사적 보장을 포함하고 있다. 비무장지대 내 공동 유해 발굴 및 역사유적 공동조사, 서해 평화수역 조성, 한강 하구 공동이용 등이 대표적이다. 서해 평화수역 조성은 정전협정에서 해결하지 못한 해상 경계와 관련된 것이자 매우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다. 또한 이 사안들의 대부분은 유엔사와의 협의가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남북한 협력의 경험이 쌓이고 그것이 제도로 연결될 수 있다면 향후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데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최전방 감시초소 11곳의 시범 철수는 비무장지대와 접경 지역의 변화는 물론이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향한 첫걸음이다. 특히 올해 신년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접경 지역에서의 적대행위 중지를 한반도 전역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하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해 더 많은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아직 남북 간에는 정치·군사적 긴장을 초래할 수 있는 수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핵화와 평화체제 프로세스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다른 분야의 변화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비핵화 부문에서의 진전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은 남북 군사분야 합의가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뢰는 상호 관계의 반복 속에 생성되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남북 간 합의를 도출하고 이를 이행하는 과정을 통해 신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논리적으로 본다면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북이 핵을 포기해도 위협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해 주어야 한다. 2019년에는 남북한과 주변국들이 더 진전된 합의를 만들어 내고, 이를 이행하는 과정이 축적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불가역적인 단계로 진전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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