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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BS 토목달, 토익시험대비 무료특강 오픈

    EBS 토목달, 토익시험대비 무료특강 오픈

    올해 10월에는 토익 시험이 두 번 치러진다. 이미 지난 10월 12일 토익시험이 실시됐으며, 오는 27일 260회차 시험이 예정되어 있다. 이에 EBSlang이 토익수험생들의 목표점수 달성에 도움을 주고자 토익시험대비 무료특강을 10월 21일 오픈했다. 무료특강은 파트별로 나누어 LC 김태우 강사, RC 김정훈 강사가 진행하며, 총 10강으로 구성돼있다. 강의시간은 LC/RC 파트당 짧게는 20분, 길게는 40분 가량 소요된다. 강의는 토익출제 예상문제를 풀이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문제지를 별도 구매하지 않아도 다운받아서 사용할 수 있으며, LC 음성 파일도 무료로 제공하므로 편리하다. 모든 강의를 수강하기에 시간이 부족할 경우, 학생 본인이 취약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골라 수강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이고 집중도 높은 학습이 가능하다. 토목달 관계자에 따르면, 토익 수험생들은 EBSlang의 토익시험대비 무료특강에 대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6,7월에만 100건 이상의 조회수를 올렸으며, 2013년 들어 누적 조회수는 450만 건을 기록했다. EBSlang은 앞으로 더 많은 수험생들이 무료특강을 이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료특강은 EBSlang 사이트(www.ebslang.co.kr) 내 무료학습관에서 찾아 볼 수 있으며 지난 무료특강도 함께 볼 수 있다. 한편 토익목표달성(이하 토목달)은 토익 초보부터 고득점자까지 목표점수별로 수강할 수 있는 온라인 강의로 현재 100% 환급미션을 실시하고 있어 성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학습일기 작성 등의 미션만 완료한다면 환급이 가능하다. 이는 경제적으로 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 동기 부여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토목달은 국내 유일의 교육과학기술부 평생학습계좌제 인증을 획득한 온라인 토익 강의이기도 하다. 수강인정 및 증명서 발급이 가능하므로 e-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취업 준비에 활용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윤희 합참의장, 새달 첫 합참회의서 이지스함 3척 건조계획안 논의

    해군이 지난해 말 이지스 구축함(7600t급) 3척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합동참모본부(합참)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취임한 최윤희 합참의장이 다음 달 처음으로 합참회의를 주재하면서 이 문제를 다루게 된다. 사상 첫 해군 출신 합참의장인 최 의장으로서는 각군 지휘 능력을 보여줄 일종의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다음 달 합참회의에 이지스 구축함 소요 제기가 정식 안건으로 상정될 것”이라면서 “지난해 소요 제기된 안건이 지금 합참회의 안건으로 올라올 정도면 실무 차원의 논의는 상당 부분 이뤄진 것으로, 큰 이견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참회의에서는 합참의장과 각군 참모총장 등 4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 만장일치제로 운용되는 회의에서 안건이 부결되는 일은 흔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지스 구축함 추가 도입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군 안팎에 공존하는 만큼 실제로 예산에 반영되기까지는 해군총장 시절부터 이지스함 추가 건조를 위해 발벗고 나섰던 최 의장의 추진력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군의 한 관계자는 “당초 이지스함은 기존의 3척이면 충분하다고 했던 만큼 추가 건조 필요성 및 재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해군은 세종대왕함과 율곡 이이함, 서애 류성룡함 등 3척의 이지스함을 운용 중이다. 합참에서 추가 건조계획안을 의결하면 2020년대 중반부터 이지스 구축함 3척이 만들어진다. 척당 건조 비용은 약 1조원이다. 2023년부터 도입 예정이던 차기호위함(KDDX·5000t) 건조 계획을 뒤로 미루는 대신 더욱 긴급한 이지스함 도입에 투입한다는 게 해군의 복안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中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 공식 출범

    중국 대륙에서 처음으로 홍콩과 같은 자유무역지대인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가 29일 공식 출범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상하이 와이가오차오(外高橋) 보세구에서 한정(韓正) 상하이시 당 서기, 가오후청(高虎城) 상무부장(장관), 양슝(楊雄) 상하이시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 현판식을 갖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 설립에 강한 의지를 보인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당초 예상과 달리 나타나지 않았다.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는 상하이 와이가오차오 보세구, 와이가오차오 보세 물류원구, 양산(洋山) 보세 항구, 푸둥(浦東) 공항 종합 보세구 등 4개 지역으로 이뤄졌다. 총면적은 상하이시 전체 면적(636.18㎢)의 4.5%인 28.78㎢에 달한다. 국무원이 출시한 시험구 운영 방안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기업들의 제한적인 위안화 자유 태환과 은행들의 금리 자유화, 금융 거래 중개에 조세나 외환의 특혜를 주는 오프쇼어(off-shore) 금융이 시행된다. 외국인 투자에 대해서는 투자 실행 이전 단계부터 내국민 대우를 해 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자유무역시험구 안에서 외자은행이나 중국과 외국 합작은행 설립도 지원한다. 수출입 화물 통관 수속, 국제 환적 수속, 검사 검역 등의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은 물론 자유무역시험구 내 화물이 보세구역 등 세관 감독 관리 구역에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금융업을 비롯해 항운, 상업, 무역, 전문 서비스, 문화, 사회 서비스 등 6대 서비스 분야의 개방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당초 기대됐던 인터넷 방화벽 해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해외판은 지난 25일 “상하이는 정치적인 자유무역시험구가 아니며 중국에서 인터넷상 정치적 조차지(租借地·빌려준 영토, 즉 반식민지)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정치적인 이유로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물론 일당 독재를 비판하는 각종 국외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도록 방화벽을 쳐 놓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셰브첸코는 구단주 애완동물”이라던 에투, 본인은?

    셰브첸코는 구단주 애완동물”이라던 에투, 본인은?

    ‘득점기계’라는 별명을 가진 ‘발롱도르’ 수상자. 당당히 프리미어리그에 등장했던 안드레이 셰브첸코가 첼시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던 2006년, 당시 바르셀로나 소속이던 사무엘 에투는 셰브첸코에게 모욕적인 말을 남기며 세계의 축구팬들에게 비난을 샀다. 어떤 의도로 그 말을 했는지를 떠나, 동료선수에게 하기에는 심한 말이었다는 것이 대부분의 반응이었다. 그 에투가, 그 첼시 유니폼을 입고, 같은 감독의 지휘아래 중요한 일전에서 팬들과 언론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상대팀은 5라운드까지 최소실점을 기록하고 있는(1실점) 지역 라이벌 토트넘(현재 2위)이다. 에투의 앞으로의 커리어에 큰 갈림길이 될 수 있는 경기다. 이 경기에서 득점을 한다면, 전성기의 기량이 아주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며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그는 EPL 데뷔 첫 달인 9월을 무득점으로 마감하게 되며(4경기 연속) 언론과 팬, 그리고 첼시 최고의 권력자이자 토레스를 총애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압박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에투는 데뷔전이었던 에버튼과의 경기 시작 전 자신만만한 성격답게 방송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며 웃음을 보였다. 그러나 그 여유가 사라지는 데는 28분이면 충분했다. 골키퍼가 자리를 비운 상황, 전성기의 그였다면 가볍게 성공시킬 수 있는 완벽한 찬스에서 날린 슛이 골문을 커버하러 들어왔던 가레스 베리의 다리에 막혀버린 것이다. 지금까지 에투는 총 3경기 선발출전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했으며 같은 기간, 그를 직접 영입한 무링요 감독 또한 선수기용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 다른 팀이라면 3~4경기쯤 골 못 넣을 수도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EPL 최고의 2선을 지녔다고 자부하는 첼시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설상가상으로, 캐피털원컵에서 선발 기회를 잡은 포지션 경쟁자 토레스는 1골 1도움을 기록 MOTM(맨오브더매치)에 선정되며 선발 자리를 노리고 있다. 토레스가 첼시에서 아무리 부진하더라도, 영국 팬들이 그를 기다려주는 이유는 그들이 리버풀 시절 토레스의 기량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투는, 셰브첸코가 그랬듯이, 영국에서 입증된 것이 없다.에투의 첼시에서의 성공여부는 또 다른 한 사람에게도 매우 중요한 이슈다. 바로 그를 직접 영입한 무링요 감독이다. 과거 셰브첸코가 부진했을 당시는 무링요 감독은 비난에서 빗겨갈 수 있었다. 셰브첸코는 “감독이 아닌 구단주가 원해서 영입된” 선수로 낙인 찍혔으며 때때로 경기력이 부진할 때도 “셰브첸코 영입으로 인해 팀워크가 깨졌다”는 면죄부가 주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은 경우가 완전히 다르다. 에투는 자신이 직접 영입한 선수이며 심지어 지휘해본 경험도 있는 선수다. 또한 첼시는 결코 돈이 부족한 구단이 아니다. 더 많은 돈을 내서 더 뛰어난 공격수를 노릴 수도 있는 첼시이지만 무링요는 첼시의 현재 공격수와 에투면 충분하다는 판단을 했고, 뛰어난 공격자원인 루카쿠를 에버튼으로 임대까지 보냈다. 시즌 초반 골 부족으로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계속된다면 그 책임이 온전히 감독 본인의 것이 되는 것이다. 영국 현지에서도, 국내에서도 이미 많은 팬들로부터 “토레스가 에투보다 낫다”라거나 “에투를 도대체 왜 영입한 거야”라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에투는 올해 33세(만 32세)다. 세계 정상급 공격수가 전성기를 지나면 얼마나 폼이 떨어질 수 있는지를 가장 잘 아는 것이 첼시 팬들이다. 발롱도르 수상자 셰브첸코의 몰락을 직접 지켜봤기 때문이다. 한국시간 28일(토) 오후 8:45분에 열리는 첼시와 토트넘의 경기. 냉정한 시험대에 오른 에투가 골을 기록하는지 여부는 프리미어리그 6R 최고의 관심사인 동시에, 첼시와 무링요 감독의 이번 시즌 행보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요소이다. 만일 그가 비성공적인 첼시 커리어를 보내게 된다면, 셰브첸코에게 했던 “첼시로의 이적은 실수였다”는 말은 그 자신에게로 돌아올 수 있다. 이성모 스포츠 통신원 London_2015@naver.com
  • 기초연금 등 복지공약 후퇴 논란…朴대통령 26일 입장표명 나선다

    기초연금 등 복지공약 후퇴 논란…朴대통령 26일 입장표명 나선다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6일 내년도 예산안이 상정되는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 등 복지공약 후퇴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애초 국무총리가 주재하기로 돼 있는 이날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기로 했다고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23일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 수석은 “내년도 예산안이 26일 국무회의에 상정돼 처리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기초연금 문제 및 4대 중증질환의 국고지원 및 정부지원에 대한 박 대통령의 말씀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6일 발표될 예정인 정부의 기초연금 최종안은 ‘65세 이상 노인의 소득하위 70% 내지 80%에만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경제적인 형편을 고려해 최고 20만원 한도에서 차등 지급’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는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후퇴한 것이다. ‘반값 등록금’이나 ‘고교 무상교육’ 등 교육 분야 복지 공약도 원안대로 추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복지 어젠다는 경제민주화와 함께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표를 끌어모은 ‘일등 공신’이라는 점에서 역풍이 만만치 않다. 벌써부터 민주당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공세의 강도를 높이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대선공약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세수 부족에 따른 재정 형편상 어쩔 수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래 세대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점을 충분히 알리면서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 이슈 이외에 이산가족 상봉 연기 등 남북관계 악화, 여야 대치에 따른 국회 정상화 문제 등 간단치 않은 난제들도 적지 않다.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의 민생 챙기기와 세일즈 외교에 전념하겠다는 당초 구상이 난관에 부딪힌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취임 7개월 만에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고강도 위기가 닥쳐 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중대한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민생 법안의 국회 통과도 여전히 난제다. 민주당은 원내외 병행 투쟁을 강화한다는 방침하에 국회에서 정부 정책을 호되게 따지겠다는 계획이어서 정부가 민생 입법과 예산심의 과정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국정 운영이 급격히 동력을 잃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첫 시험대… 北 재발방지 이행이 관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첫 시험대… 北 재발방지 이행이 관건

    지난 4월 3일 북한의 일방적 통행제한 조치로 개성공단 사태가 촉발된 이후 11일 개성공단 재가동에 합의하기까지 남북은 161일간 지루한 ‘줄다리기’를 계속해왔다. 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한 당국 간 실무회담만 7차례 개최됐고, 6차회담 때는 남북 회담관계자들이 서로 ‘멱살잡이’를 하며 싸우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험난한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지난 10일 열린 개성공단 남북공동위 2차 회의는 20시간에 걸친 마라톤협상 끝에 다음 날 동틀 무렵인 새벽 6시 20분에야 종료됐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회담 소식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으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의 완전 정상화까지 갈등의 파고가 유독 높았던 이유는 이 문제가 향후 남북관계의 척도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사태 해결 과정을 통해 북한의 신뢰도를 평가하고 이를 남북대화의 시금석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남북 간 ‘신뢰’를 출발점으로 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대남 정책이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로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된 셈이다. 북한이 재발방지 보장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지 여부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 개선 속도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개성공단 제도 개선에 대해 북한이 과거에 비해 적극적이고 진전된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개성공단 사태가 일단락됨에 따라 5년간 중단된 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도 주목된다. 금강산 관광 실무회담을 빨리 개최하자는 북한의 요구에 대해 우리 정부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문제를 차근차근 풀자며 다음 달 2일로 회담 날짜를 변경, 제의한 상태다. 정부는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재발방지 약속,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장치 마련을 관광 재개를 위한 ‘3대 선결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결국 북한이 우리 측 요구에 얼마나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 주느냐가 금강산 관광 재개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금강산 관광의 빠른 재개를 원하는 북한이 우리 측 요구를 전격 수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한·중 ‘큰 호랑이 사냥’ 관전법/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한·중 ‘큰 호랑이 사냥’ 관전법/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10일 미납 추징금 1672억원을 완납하겠다고 밝혔다. 전씨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미납 추징금 환수에 대한 여론이 일기 시작할 때만 해도 “돈이 없다”며 완강히 버텼다. 검찰이 전방위 압수수색과 계좌추적을 통해 일가의 재산 내역을 상당 부분 파악하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자진 완납하자 검찰 측에 자진 납부 의사를 타진했다. 처남 이창석씨가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되고 아들들에게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백기 투항했다. 두 전직 대통령이 대법원 추징금 확정 판결을 받은 지 16년 만에 ‘대호불사(大虎不死) 신화’가 깨졌다. 다른 고액 미납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등도 검찰의 사정권에 들었다. 중국 사정 당국도 ‘큰 호랑이(최고위급 부패 관료) 사냥’이 한창이다. 당중앙 정치국은 연초 “전당(全黨)은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호랑이와 파리(지방 말단 비리 관료)를 한꺼번에 때려잡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시진핑(習近平) 당총서기 체제가 출범한 이후 장제민(蔣潔敏) 전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 등 10여명의 장·차관급 부패 혐의자를 잡아들여 큰 호랑이 사냥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사실상 끝냈다. 사정 당국의 칼끝은 이제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와 유착설이 나도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을 정조준하고 있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 회장 출신인 장제민 외에도 왕융춘(王永春) 부회장을 비롯한 CNPC 고위 임원 9명 등 석유방(석유 관련 인맥) 인사, 재산관리인 우빙(吳兵) 등 저우의 심복들까지 줄줄이 조사실로 불러 주변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큰 호랑이’ 저우가 조사받는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CNPC 대표이사 등 30여년간 석유 업무를 주관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온 저우 일가의 재산은 1000억 위안(약 17조 7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저우가 큰 호랑이로 지목된 것은 보시라이가 당서기직에서 해임될 때까지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당시 9명) 중 유일하게 그를 공개 지지한 것과 관련이 있다. 지난해 2월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의 미국 망명시도 사건과 관련한 기밀 정보를 보시라이에게 전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최고 지도부가 지난해 3월 영국인 기업가 피살 사건에 보시라이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연루됐다는 보고를 받은 뒤에도 그를 적극 옹호하는 등 당중앙의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완전히’ 눈 밖에 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정 당국의 칼끝이 곧 무뎌질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중국 정가에는 최고 권력에 직접 도전하지 않는 한, 최고위 지도자에게 손을 대지 않는 관례가 있다. 중국에는 ‘위에 정책이 있으면 아래에는 대책이 있다’(上有政策 下有對策)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빠져나갈 ‘구멍’을 잘 만드는 문화도 보편화돼 있다. ‘철혈재상’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가 “관 100개를 준비해라. 99개는 부패 관리의 것이고 하나는 내 것”이라며 부패와의 전쟁을 벌였지만 끝내 실패한 것도 이런 문화와 무관치 않다. 한국과 중국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험대에 서 있다. khkim@seoul.co.kr
  • 親푸틴 후보 모스크바 시장 선거 진땀 승리

    8일(현지시간) 치러진 러시아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서 통합러시아당 후보가 신승을 거둔 가운데 ‘반(反)푸틴’ 야권 세력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거둠에 따라 향후 정국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모스크바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집권 통합러시아당 출신의 세르게이 소뱌닌(55) 현 시장대행이 전날 치러진 시장 선거에서 51.37%를 득표해 당선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모스크바 시장 선거는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해야 하지만 소뱌닌 후보가 근소하게 과반을 넘겨 시장으로 최종 당선됐다. 크렘린의 강력한 지원을 받은 소뱌닌은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 60% 이상의 안정적인 득표율로 당선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결과는 달랐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반대하는 야권 운동을 이끌어온 유력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37)는 27.24%라는 예상 밖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여론조사에서 나발니의 득표율은 15%대로 예상됐다. 변호사 출신 유명 블로거로 2011년 총선과 지난해 대선 이후 선거 부정을 규탄하는 야권 시위를 이끌며 반푸틴 저항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부상한 나발니의 높은 득표율은 앞으로도 크렘린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신들은 푸틴 3기 정권에 대한 신임을 묻는 시험대로 치러진 이번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서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온 것은 현 정권에 대한 모스크바 시민들의 불만이 상당 수준에 올라가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교통난과 높은 물가, 관료들의 부패 등 여러 문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표심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洪의 남자들’ 10일밤 진짜 실력 보여준다

    ‘洪의 남자들’ 10일밤 진짜 실력 보여준다

    유럽파의 골폭죽을 앞세워 자신감을 충전한 홍명보호(號)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7개월 만의 설욕전에 나선다. 축구 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동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세계랭킹 8위)를 상대한다. 유럽파가 대거 합류한 아이티와의 경기에서 4골을 쓸어넣었지만 홍 감독은 경기 과정에 대해 혹평했다. 홍 감독은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까지 5경기를 했는데 아이티전 내용이 가장 좋지 않았다”며 “미드필더 쪽에서 어떤 조합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 주느냐에 따라 본선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아티아는 월드컵에서 맞붙을 유럽팀과 같은 경기력을 지녀 실전 같은 평가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팀의 아이티전 결과가 약체를 상대로 한 착시효과인지, 제대로 된 진짜 실력인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대표팀은 지난 2월 영국 런던에서 크로아티아에 0-4로 패했던 악몽이 있다. 당시 손흥민(레버쿠젠)·이청용(볼턴)·구자철(볼프스부르크)·김보경(카디프시티)·기성용(선덜랜드) 등의 정예멤버가 나섰기에 대패의 충격은 더 컸다. 구자철은 이날 “당시 유럽팀과 유럽에서 경기했는데 실력 차가 크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2% 부족한 게 있어서 졌다. 강팀과 계속 부딪치면 분명 적응력이 생기는 만큼 자신 있다”고 눈을 빛냈다. 다만 크로아티아가 최정예 멤버가 아닌 게 아쉽다.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이비차 올리치(볼프스부르크), 니키차 옐라비치(에버턴) 등 쟁쟁한 선수들이 모두 빠졌다. 16명의 엔트리 중 9명이 A매치 출전 두 경기 이하의 ‘초짜’다. A매치 106경기에 나선 주장 다리오 스르나, 에두아르두(이상 샤흐타르 도네츠크), 이반 펠리시치(볼프스부르크) 정도가 눈여겨볼 선수다. 크로아티아는 지난 8일 오전 도착해 인천의 호텔에서 간단히 실내운동을 하고, 경기 당일 전주로 내려올 정도로 느긋하다. 주요 선수는 빠졌지만 홍 감독은 “한국에 온 선수들도 분명 주전 못지않게 열심히 뛸 거다. 개개인의 경험은 떨어지지만 팀 경기력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유럽의 강호를 상대하는 건 처음인 만큼 ‘한국형 축구’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4명의 전방 공격수의 유기적인 움직임과 세밀한 패스플레이를 맞춰 보는 건 물론 역습 대처법과 압박까지 조련했다. 그동안은 ‘더블 스쿼드’를 운영하며 불꽃경쟁을 유도했지만 크로아티아전에서는 ‘홍심’을 사로잡은 베스트11의 윤곽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자철을 원톱에 배치하고 김보경이 처진 공격수로, 좌우 날개에 손흥민과 이청용을 배치하는 포지션이 유력하다. 모두 멀티 플레이어이기에 전통 스트라이커가 아닌 ‘제로톱 전술’을 공격 옵션으로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주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준비된 도시’·재정 지원이 방사능 불안 눌렀다

    ‘준비된 도시’·재정 지원이 방사능 불안 눌렀다

    이변은 없었다. 8일 새벽 2020년 여름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 결과는 예상대로 ‘가장 확실한 선택’을 희구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의 표심이 결집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11일 차기 위원장이 선출돼 출범하는 불확실한 시기에 2016년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처럼 차질을 빚는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도쿄가 막판에 불거진 방사능 오염수 악재를 딛고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국제대회 개최 경험과 완비된 인프라, 일본 정부의 재정적 지원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터키와 스페인에 견줘 일본 국민들의 지지 열기가 낮은 것도 감표 요인이었지만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나선 프레젠테이션에서 문제 해결을 약속한 것이 이들 악재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과거처럼 유럽 표가 뭉치지 않은 점도 호재였다. 1차 투표부터 42표로 치고 나간 도쿄는 스페인 IOC 위원 둘이 참여한 결선 투표에서 1차 때보다 18표를 더 확보한 반면, 마드리드와의 2차 투표에서 49표까지 약진했던 이스탄불은 결선 투표에서는 1차 때보다 10표 늘어난 데 그쳤다. 프랑스 파리가 2024년 올림픽 유치를 희망해 유럽 및 아메리카 대륙 표가 분산된 반면, 아시아와 오세아니아표는 집결한 것이 승리의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스탄불이 2차 투표에서 받은 지지표를 결선투표에서 결집하지 못한 것은 이웃 시리아 정세 악화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는 ‘IOC는 가장 안전한 선택을 했다’고 평가한 뒤 “도쿄는 일본 정부로부터 45억 달러(약 4조 9000억원)의 재정 보증을 받았다. 교통과 숙박능력도 완벽하다. 하지만 원전 사고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2016년 대회 유치에 나섰다가 탈락한 설움을 깨끗이 되갚은 일본 열도는 환호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도쿄 세타가야구의 고마자와 올림픽공원 체육관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지켜보던 시민 1000여명은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도쿄’를 호명하는 순간 부둥켜안거나 펄쩍 뛰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회사원 가이누 히카루(33)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소름이 돋을 정도로 기쁘다”며 “원전 오염수 문제도 있었지만 도쿄가 될 것으로 믿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쿄 지요다구의 도쇼홀에 모여 있던 유치위원회 관계자 등 500여 명도 개최지 발표 순간,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만세삼창을 했다. 도심 곳곳에선 신문 호외를 펼쳐들며 미소 짓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서울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사설] 이제부터가 박근혜정부의 진정한 시험대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부로 취임 6개월을 맞았다. 역대 정부가 그러했듯 박근혜 정부의 첫 6개월도 다사(多事)와 다난(多難)의 시기였다. 뜻하지 않은 인사 파동과 정부 조직 개편 차질로 국정 동력이 적지 않게 훼손되기도 했고, 경제민주화의 수위를 둘러싼 논쟁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복지와 재정의 충돌을 최소화할 해법은 여태 공란으로 남아 있다. 여의도 정치는 대선 전 대립 구도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박 대통령이 다짐한 국민 대통합 또한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희망의 조짐을 발견한 6개월이기도 했다. 좀 더 지켜봐야겠으나 개성공단 정상화와 이산가족 상봉 재개 합의 등을 통해 지난 5년 가까이 단절돼 온 남북 관계에 다시 숨통이 트이고 있다.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북한이 호응하기 시작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미 동맹의 틀 위에서 중국과 한 단계 높은 신뢰를 쌓아 가고 있는 것 또한 환영할 일이다. 전직 대통령 불법자금 환수와 재벌총수 비리 단죄, 그리고 불공정 거래 관행 타파 등을 통해 흐트러진 사회적 가치를 바로 세우려 노력하고 있는 점도 높게 평가할 대목이다. 성공적 외치(外治)와 만족스럽지 못한 내치(內治)로 정리되는 현 정부 6개월의 성적표는 최근 실시된 각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국민 다수가 이구동성으로 대북정책 등에서 후한 점수를 준 반면 인사와 사회통합, 경제 활성화 등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고 있다. 그나마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도가 60~70%를 기록, 민주화 이후 6명의 대통령 가운데 두 번째로 여론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적어도 그 수치만큼 많은 국민들이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우호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좀 더 잘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청와대가 누누이 강조했듯 박근혜 정부의 국정은 이제부터다. 지난 6개월이 국정 비전과 정책 과제를 수립하는 파종(播種)의 시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정책의 성과를 하나둘 가시화해야 하는 육종(育種)과 수확의 시기다. 무엇보다 국민 다수가 제1과제로 꼽고 있는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임기 중 고용률 70% 달성 목표와 대폭 확대된 복지재정 수요 등을 감안하면 적어도 5% 안팎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하며, 공정 거래질서 확립과 별개로 과감한 규제 철폐 등 기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 펼쳐 나가야 한다. 정치의 안정과 이를 통한 사회 통합도 중요한 과제다. 지금의 정국 파행이 길어지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입게 된다. 민주당이 즉각 국회에 복귀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나, 이를 위해서라도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과 여당이 야당과의 대화에 보다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 [2013 공직열전] 기획재정부 (상)실장급 이상 역할과 면면

    [2013 공직열전] 기획재정부 (상)실장급 이상 역할과 면면

    박근혜 정부에서 기획재정부는 명실상부한 경제팀의 총괄부처가 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동시에 폐지됐던 경제부총리제가 부활하면서 5년 만에 장관이 부총리를 겸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에 수반되는 각종 중장기 정책과제와 활력 잃은 우리 경제의 회생이라는 당면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지난 6개월간 동분서주해왔다. 기재부의 고위직 인맥에는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과 옛 재무부(MOF) 출신이 두루 포진하고 있다. 기재부 사람들은 합쳐진 지 이미 20년이 다 돼가는 과거 양대 부처 시절을 아직까지 거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하지만 이건 공식적인 언급일 경우에 한해서다. 현실에 존재하는 출신의 근원을 떼어놓고 인재와 인맥을 말하기 곤란할 뿐 아니라 두 부처가 합쳐진 1994년 이후 들어온 직원들도 도제식으로 일을 배우는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이와 무관하게 성장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방 조직이 없는 기재부는 현오석 부총리 이하 근무 인원이 1206명(파견·휴직 포함)에 이른다. 장·차관 이하 6명의 실장급(1급)이 각자 3~4개의 국(局)을 거느리고 있다. 차관은 두 명이다. 추경호(53·행시 25회) 제1차관과 이석준(54·26회) 제2차관이 공룡부처를 이끌고 있다. 경제정책국, 정책조정국, 장기전략국 등을 지휘하며 투자활성화, 서비스산업 선진화 대책 등 대형 경제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정은보(52·28회) 차관보는 2011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으로 있을 때 ‘관치’ 논란이 일 정도로 강한 메시지를 시장에 보낸 소신파로 유명하다. 반면 부처 내 후배들에게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이다. 올 초 금융위 사무처장 재직 때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회에 파견돼 새 정부 금융정책의 밑그림 구상에 참여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은성수(52·27회) 국제경제관리관은 꼼꼼한 업무 스타일이 특징이다. 국제금융 분야 전문가로 국제금융정책국, 국제금융협력국, 대외경제국을 이끌고 있다. 2010년 국제금융정책관 시절 국제회의에서 장관 수행을 탁월하게 해 ‘의전의 달인’으로 불렸다. 만약을 대비해 호텔에서 회의장까지 장관의 동선을 3안까지 마련했다고 한다. 지난달 모스크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선진국 출구전략(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이는 것)의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 우리나라의 입장을 공동합의문에 넣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고국, 재정관리국, 공공정책국 등을 이끄는 김상규(52·28회) 재정업무관리관은 국세청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예산·세제·재정 분야에서 다양한 보직을 두루 거쳤다. 으레 고위직에 오르면 나타나는 ‘승진병’이나 줄서기 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아 후배들 사이에 사심 없는 선배라는 평을 들어왔다. 조용한 성품에 꼼꼼하게 자기 일을 해내는 스타일이라는 평을 받는다.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최원목(53·27회) 기획조정실장은 후배 직원 사이에 ‘성군’(聖君)으로 통한다. 실무 중심의 조직 운용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 런던 재경관 시절 방문했던 정·관계 인사들이 그의 세계사 설명에 반해 박학다식한 공무원으로 기억하고 있다. 음식점에서 ‘최원목 메뉴’를 만들어 줄 정도로 미식가다. 나라살림의 지출을 책임지는 방문규(51·28회) 예산실장은 기재부 실·국장급 중 유일한 인문학 (영문학과) 전공자다. 사무관과 직접 업무를 논하며 문답법으로 잘못을 깨우치게 해 합리적이고 온화하다는 평이 많다. 대변인으로서 뛰어난 친화력을 보였던 것으로 출입기자들은 기억하고 있다. 김낙회(53·27회) 세제실장은 보고서의 작은 실수 하나하나까지 모든 것을 파악하고 정리하는 완벽주의자로 통한다. 그러다보니 후배들 사이에서 쉽게 넘어갈 수 없는 까다로운 상사로 통한다. 세제 전문가로 국무총리실 산하 조세심판원 원장을 지냈다. 나랏돈의 씀씀이(세출)를 맡고 있는 방 실장과 나랏돈의 벌이(세입)를 담당하는 김 실장은 앞으로 큰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쓸 돈은 부족하고 쓸 곳은 많은 현 상황에서 국민과 국회를 어떻게 잘 설득해 연말 세법 개정안과 내년도 예산안을 연착륙시킬지 이목이 쏠린다. 당장 지난 8일 발표된 정부 세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문재인 국민보고·5차촛불도 불참

    문재인 국민보고·5차촛불도 불참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지난 3일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한 야권의 ‘국민보고대회’와 제5차 국민촛불대회에도 불참했다. 민주당 장외투쟁이나 시민단체의 촛불대회 모두 자신과 관련이 있어서 매우 곤혹스러운 듯하다. 장외투쟁은 국정원 대선 개입 국정조사 증인 문제로 촉발됐고, 일련의 촛불집회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맞물려 있다. 문 의원이 이후의 장외투쟁에 참석할 것인지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선주자를 지냈던 인사가 장외투쟁에 나섰다가 입게 될 타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문 의원이 나서면 ‘대선불복’의 인상을 강하게 줄 수 있고, 그러면서 장외투쟁의 목적이 흐려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한편 당 내부에서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4일 당내 일부 인사들은 “문 의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정국에 불을 붙여서 당이 땡볕에 장외투쟁을 하고 있는데 너무 한가하다”며 동참을 요구했다. 문 의원이 지난달 31일 장외투쟁 여부를 결정했던 긴급 의원총회에 불참한 것이나, 앞서 문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부산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장외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도 분을 품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당 밖도 소란스럽다. 다음 ‘아고라’에는 ‘NLL(서해 북방한계선) 대화록 실종! 문재인 의원의 해명을 촉구합니다!’라는 1만명 청원 서명이 진행 중이다. ‘문 의원이 나라를 어지럽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발의돼 오는 15일 마감 예정이며, 서명자는 이날 현재 600여명을 넘었다. 당 안팎의 도전으로 문 의원의 위기 돌파 역량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위클리 포커스] ‘개혁 시험대’ 베이다이허 회의 전망

    [위클리 포커스] ‘개혁 시험대’ 베이다이허 회의 전망

    중국 시진핑(習近平) 정권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베이다이허 일대에 이미 보안과 공안들이 눈에 띄게 배치되는 등 경비가 강화돼 회의가 임박했거나 이미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화권 언론들도 지난 2일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을 비롯해 당의 주요 은퇴 원로들이 베이다이허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이번 회의는 시 주석의 근검절약을 강조한 ‘8조’(八條)와 친민을 강조한 ‘군중노선’ 원칙에 따라 이전보다 대폭 간소하게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당 중앙을 비롯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무원, 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 중앙군사위원회 등 주요 당·정·군 기관은 물론 지방 정부 수장들과 수행 요원들까지 모두 참석하기 때문에 이전에는 수천명가량이 집결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 주석의 지시에 따라 참여 규모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 서버를 둔 뉴스 사이트 둬웨이(多維)는 중국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 주석이 지도자들의 휴가를 위해 베이다이허에 별장을 신축해선 안 되며, 일부 원로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장기간 별장에 머무르는 대신 일반 숙박시설을 이용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는 오는 10월 중 열릴 18기 3중 전회(제18기 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준비하는 데 초점이 모아질 전망이다. 시 주석의 정치개혁 방안과 이를 위한 새 정부의 정치 노선을 확정 짓는 한편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주도하는 경제 개혁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개혁 방안은 18기 3중 전회에서 구체적으로 발표되지만 앞서 이 회의를 통해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이 밖에 조만간 공판이 열리는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 서기의 처리 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번 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주요 국정 문제를 논의하는 정부 회의가 해마다 비공개적으로 열리는 것은 시스템보다 사람에 의존하는 중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용어 클릭] ■베이다이허 회의 보하이(渤海)만 인근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에 위치한 해안 휴양지다.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300㎞가량 떨어져 있다. 1958년 베이다이허에서 당 중앙정치국 확대 회의가 실시된 것을 계기로 거의 해마다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이곳에 모여 여름휴가를 겸해 당의 노선과 인사,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 1958년 타이완의 진먼(門)섬 포격 등 역사적 결정들이 이 회의에서 이뤄졌다.
  • 日 아베의 장기집권 TPP 협상에 달렸다

    日 아베의 장기집권 TPP 협상에 달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지 가늠해 볼 첫 시험대가 마련됐다. 바로 25일까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열리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다.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자유무역을 추구하면서도 자국 농업을 보호하려는 ‘두 마리 토끼’를 아베 총리가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5일부터 진행된 이번 TPP 18차 회의에 일본은 23일 오후부터 정식 참가했다. 일본 협상단 100여명은 24일 ‘일본 세션’을 갖고 자국의 입장을 각국에 알리는 한편 시장접근 및 투자, 환경, 지적재산권 분야 등 6개 분야의 협상에 곧바로 착수했다. 태평양을 둘러싼 국가에서 물건과 서비스를 교환할 때 관세나 규제를 최대한 없애는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인 TPP는 현재 연내 타결을 목표로 12개국이 참가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TPP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아베노믹스 때문이다. 세 번째 화살이자 가장 중요한 성장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본 경제의 구조적인 개혁이 필요한 데, 이 TPP를 통해 세계적 추세인 경제 개방화에 발맞추겠다는 의도다. 일본 내각부는 TPP 참가로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매년 0.5%(약 3조엔·33조 4000억원)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TPP의 최대 피해자가 일본의 농업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아베 정권은 참의원(상원) 선거 때부터 “5대 주요 농산품인 쌀, 보리, 소·돼지고기, 유제품, 설탕 원료는 반드시 보호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지방 농민들은 각지에서 시위를 벌이며 동요하고 있다. 특히 농·수·축산업의 비중이 큰 홋카이도현에서 반대 목소리가 크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22일 홋카이도 기타미시에서는 TPP를 반대하는 ‘오호츠크 총궐기 집회’가 열렸다. 관내 농·어업 조합장과 지역구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보공개와 토론이 없는 협상은 무효”라며 정부에 즉시 협상 탈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자민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은 지역 농민이기 때문에 자민당 내에서도 지방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선거 때 가고시마 현에서 당선된 오쓰지 히데히사 의원은 “국가가 1차 산업을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기본이기 때문에 TPP는 계속 반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국정원 국정조사] 문재인 “NLL 논란 끝내자” 성명 당 내외서 거센 후폭풍

    지난해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이제 NLL(서해 북방한계선) 논란을 끝내자”고 밝혔으나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후폭풍이 거세다. 당 내외 실망의 목소리가 높다. 여론도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정국을 이끌었던 문 의원이 설명도 없고, 사과도 없이 달랑 성명만 던진 것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문 의원이 정치력 시험대에 올라선 형국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24일 비노(비노무현) 세력을 중심으로 “대선후보까지 지낸 국회의원이 당과 국가를 우선시하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만 계산한 성명이었다”며 실망과 함께 비판을 가했다. 그의 성명에는 당의 위기나 혼란스러워하는 국민들에 대한 일언반구의 해명이나 유감 표명이 없어 책임 있는 큰 정치인의 모습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 의원이 NLL 대화록 열람을 먼저 제안했고, 지난달 29일에는 “NLL 포기 발언이 있었다면 정계 은퇴를 하겠다”며 여야 극한 대립을 촉발했으면서도 회의록 증발 뒤 은근슬쩍 논란을 종식시키자고 하는 것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정치 지도자로서 무책임하고 ‘아마추어적’이라며 당내 장악력의 급속한 약화를 점치기도 했다. 문 의원이 대선 패배 책임 부분에 대해서는 얼버무린 뒤 다음 대선을 목표로 서둘러 정치의 한복판으로 나서려 한 게 문제였다는 지적까지 정치권에서 나온다. 아무리 국회 초년병이라고 하지만 회의록 국면을 이용해 자신과 친노(친노무현)의 정치적 공간을 무리하게 확보하려고 민주당이나 국민을 고려하지 않고 질주하다 급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당내에서조차 담벼락을 치는 친노의 배제와 독선의 정치에 대한 비난과 반성 요구 소리도 공개·비공개로 나온다. 중도파 김영환 의원은 이날 개인성명을 통해 “이번 일은 대선에 지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애정으로 뭉친 특정 계파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의 절제되지 못한 주장을 단절하지 못한 지도부에도 책임이 있다”면서도 문 의원과 친노 측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치지도자 문재인’의 상처는 분명 커 보인다. 자질 부족을 드러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반면 “현재 야권에 문재인을 대체할 지도자가 부재한 상태다. 지도자는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여권에서조차 “문 의원과 야권의 힘을 너무 빼면 여야 균형추가 무너져 정치권 전체가 약화될 수 있다”며 출구전략 주문도 나오고 있다. 정치는 냉정한 현실이다. 문 의원은 이날 회의록 실종 사태에 대해 성명 발표를 한 지 하루 만에 입을 열었다. 문 의원은 트위터 글에서 성명 발표에 따른 후폭풍을 감안한 듯 “혹 떼려다 혹 하나 더 붙였나요”라며 “대화록이 왜 없나, 수사로 엄정 규명해야죠”라고 말했다. 이어 “칼자루가 저들 손에 있고 우리는 칼날을 쥔 형국이지만 진실의 힘을 저는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특검 수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창간 특별기획] 한반도는 美·中 새판짜기 핵심… 전략적 외교로 주도권 펼쳐야

    [창간 특별기획] 한반도는 美·中 새판짜기 핵심… 전략적 외교로 주도권 펼쳐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달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국제 질서의 축으로 ‘신형(新型) 대국관계’ 정립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중 신형 대국관계는 향후 박근혜정부의 외교적 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신문은 17일 김흥규 성신여대 교수와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의 대담을 통해 한반도 안보 지형에 미칠 영향을 진단하고 우리 외교 전략을 모색했다. 두 교수는 한반도가 미·중 간 전략적 이익이 교차되는 주요 지역으로 부상하고, 미·중이 새판짜기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한반도 주도권을 전개하는 한국의 전략적 공간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미·중 신형 대국관계 현실화될까. -김흥규 교수(이하 김흥규) 중국은 후진타오 체제까지는 발전도상국으로 인식했지만, 시진핑 시기부터 스스로를 강대국으로 인식하고 있고, 이 맥락에서 신형 대국관계 수립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 현실적인 중국의 부상을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호혜 평등의 입장에서 상호 핵심 이익을 존중하자고 주장한다. 신형 대국관계는 향후 세력전이의 판도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중국은 2020년 이전에 경제적 총량 규모에서 미국을 추월하겠지만, 미 중앙정보국(CIA) 보고서나 중국 내부 평가를 보면 미국과의 군사적 대등 시기는 2030년 이후다. 중국은 2020년까지 전략적 기회의 시기로 보고, 미국이 이끄는 국제질서의 틀 안에서 경쟁할 것이다. 세력전이가 본격화될 향후 10~20년 사이가 신형 대국관계가 크게 시험받는 시기가 될 것이다. 미·중이 핵을 사용하는 전면적 대결은 불가능한 시대다. 중국의 핵전략은 미·소 간 냉전을 가능하게 했던 ‘상호확증 파괴 능력’(Second Strike Capability)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중국의 탄도핵은 50기 이하다. 신형 대국관계의 요체는 중국이 미국에 대한 군사적 도전을 하지 않는 대신 중국의 핵심 이익은 챙기겠다는 의도다. -김현욱 교수(이하 김현욱) 신형대국관계가 미·중 간 협력하는 관계로 나가자는 것이지만, 양국의 속내는 다르다. 2010년 미·중 갈등기를 겪고 난 후 미국이 적극적인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펴기 시작했다. 신형 대국관계는 중국이 미국에 대해 좀 더 균등한 패권국으로 성장할 때까지 시간을 벌려는 의도가 크다. 즉, 중국은 미국의 아시아 정책을 무디게 만들기 위해 대국관계를 제시했다. 향후 5년, 길게 보면 10년까지 신형 대국관계가 유지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 주도의 국제 체제에 중국을 편입하려고 하기 때문에 신형 대국관계는 오랜 기간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시진핑 체제의 중국 외교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김흥규 시진핑 체제의 핵심 외교 기조는 ‘신형 대국관계’와 ‘균형’이란 개념으로 요약된다. ‘신형 대국관계’는 미국과의 협력에 방점이 있고, ‘균형’은 경쟁에 방점이 있다. 시진핑 주석이 방문한 국가를 보면 러시아, 아프리카, 남미였고, 리커창 총리는 인도, 파키스탄, 독일, 동유럽을 방문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동남아시아를 먼저 찾았다. 그림을 그려보면 미국이 재균형 정책으로 집중하고 있는 아시아를 역으로 포위하는 구도다. 시진핑 외교는 미국과의 조정과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경쟁에 나서는 기조다. -김현욱 신형 대국관계는 이미 존재하고 있다. 소위 G2(주요 2개국) 관계가 신형 대국관계이다. 미·중은 이미 상호 경쟁과 협력 속에서 국제 사회를 이끌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자국 위주의 국력, 인프라, 소프트 파워 개발을 통해 미국 중심 체제에 실질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시기가 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목표일 것이다. 이를 위해 군사적으로 중국을 압박해 나갈 수 있다. -김흥규 과거 미국은 중국을 지역적 차원의 ‘이해상관자’로 대우하면서 상응하는 책임을 요구했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을 글로벌 차원의 ‘이해상관자’ 지위로 격상했다. ‘신형 대국관계’에 대한 미국의 긍정적 태도는 대중국 전략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신형 대국관계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김흥규 신형 대국관계에서 한반도는 미·중의 전략적 이익이 교차되는 지역이고, 양국 간 협의·조정·타협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결을 회피하면서 주변국 외교를 강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고, 한국이 그 대상이다. 중국 내 전략사고에서 과거 완충 지대가 북한뿐이었다는 생각이 강했다면, 이제는 한반도 전체를 완충 지대로 보고 있다. 중국이 왜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을 중시했고,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제스처를 보이는지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은 물론이고 한국에 대한 영향력도 확대해 한반도 전체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 한다. 한·중 관계는 중국의 남북한 균형정책 속에서 북·중관계와 맞물려 갈 수밖에 없다. -김현욱 신형 대국 체제에서 미·중 양국은 한반도에서의 갈등 상황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북한을 전략적 완충지대로 여겼던 건 미국의 대 중국 압박 정책에 대한 대응이었다. 신형 대국관계로 미·중 간 적대관계를 어느 정도 청산할 수 있다. 중국은 한국을 전략적으로 중시하고 북한에 대해 채찍도 쓸 수 있다. 즉,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는 미·중관계 변화로 인한 것이다. 한국이 한·미·중 3자 공조의 공간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앞으로 북·중 관계를 전망하면. -김흥규 북·중관계에 혁명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시진핑 체제에서 일어난 2013년 2월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중국은 북한과의 정상 국가관계를 전면적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북한이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해치면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인식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중국은 북핵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까지는 대미 카드로 효용성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북한의 핵무장을 막지 않으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자체가 상실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아직은 중국이 북한을 포기할 만한 객관적, 구조적 조건들이 변한 건 없다. 중국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태도는 물론이고 한·중, 미·중관계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중국의 고민은 김정은이 김정일만큼 전략적 사고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이 자신의 전략적 이익을 존중할 것인지에 대한 불신 속에서, 김정은 정권이 중국에 전략적 부담이 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김현욱 3차 핵실험 이후 북·중 관계가 변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중국은 비핵화를 대북정책의 우선 순위로 격상했다. 그렇지만 이런 변화가 시진핑 시대의 근본적인 대북정책의 변화인지는 미지수다. →우리의 외교 전략을 조언해달라. -김흥규 국제 관계에서 우리(한국) 위상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정권 초에는 늘 원대한 목표와 이상을 제시하고도 정권 말이 되면 전형적인 ‘약소국 외교’로 돌아섰다. 현재의 국제 관계를 이상이나 당위성 차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 중견국이고, 그렇다고 강대국의 게임에 피동적으로 움직이는 약소국도 아니다. 분명한 한계는 있지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공간도 분명히 존재한다. 우리 외교가 쉬운 답만 찾는 근시안적 처방을 추구하면 안 된다. 약소국이 가장 적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초강대국과의 동맹 외교다. 그러나 미·중 간 세력전이가 일어나는 상황에서는 단기적인 생존 전략일 뿐 중·장기적으로는 치명적일 수 있다. 복잡하고 불가측한 국제 정치를 읽어내고 전략적 사고를 하면서 유연하게 미·중과의 공통 이익을 찾아 나가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 외교의 인적·조직적 자원을 확충하며 전략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 -김현욱 우리가 중국에 밀착해도 한·미동맹은 중시해야 한다. 중국이 왜 한국에 대해 칙사 대접을 할까 생각하면 결과적으로는 미국과의 관계 때문이다. 한·중 관계가 중국의 대미 정책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한·미동맹을 축으로 중국과 북한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이 중국으로서는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계속 상기시키는 이유가 된다. 중국과의 신뢰를 확장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해야 하지만 우선적으로 중요한 건 한·미동맹이다. 미·중이 한반도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 미·중관계가 악화되면 한반도가 그 갈등의 희생양이 되거나 휩쓸릴 수 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궁극적 목표는 남북통일이다. 한반도 비핵화는 남북통일로 가기 위한 프로세스다. 결국 남북관계의 정상화가 중요하다. 남북관계는 미·중 사이에서 우리가 한반도 상황의 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는 궁극적인 해답이 아닐까 싶다. 정리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흥규 교수는 -현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및 민주평통 상임위원 -서울대 외교학과 학사 및 석사 -미국 미시간대 정치학 박사 -前 청와대 정책자문위원 및 국가정보원 중국 정책자문위원 ■ 김현욱 교수는 -현 국립외교원 교수 및 미주연구부장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미국 브라운대학교 정치학 석박사 -전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미스터 고’ 제작기간 3년 6개월·제작비 225억원… 베일 벗은 화제작

    ‘미스터 고’ 제작기간 3년 6개월·제작비 225억원… 베일 벗은 화제작

    올여름 최대 화제작으로 꼽히는 영화 ‘미스터 고’가 지난 8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총 제작 기간 3년 6개월, 제작비 225억원이 투입된 이 작품은 한국 최초의 ‘풀 3D’ 영화다. 고릴라 링링은 김용화 감독이 사재를 털어 만든 ‘덱스터 스튜디오’에서 국내 순수 기술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15세 소녀 웨이웨이(서교)가 빚을 갚기 위해 링링과 한국행을 택하고 링링이 한국 프로야구에 정식으로 데뷔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17일 한국 개봉을 시작으로 중국의 5000여 3D 상영관을 비롯해 아시아 10여 개국에서 대규모로 개봉된다. 이를 통해 한국 영화의 기술력과 스토리의 힘도 본격 시험대에 오른다. [UP] 빛난다, 3D로 빚은 킹콩 타자 기술적 성취를 빼고 ‘미스터 고’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 고릴라 링링은 진짜 같다. 링링이 등장하는 장면이 1000컷에 가깝지만 몰입을 방해하는 부분은 찾기 어렵다. 3D 효과도 할리우드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객석을 향해 날아오는 야구공 때문에 관객은 무심결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무엇보다 모두 국내 기술이다. 내용은 원작과 크게 다르지만 허영만 화백의 상상력은 스크린에 그대로 재현된다. 한국 영화는 기술뿐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캐릭터와 이야기도 얻은 셈이다. 여러 번 상찬받아 마땅한 진전이다. 이야기가 전형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거꾸로 말하면 이야기의 전형성은 대중적인 매력을 갖췄다는 뜻도 된다. 서커스단의 고릴라가 야구 선수가 된다는 설정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좋아할 수 있는 소재다. 신파조의 이야기도 한국 관객의 정서에 나쁘지 않다. 김용화 감독의 전작 ‘미녀는 괴로워’와 ‘국가대표’도 치밀한 구조를 갖춘 작품은 아니었지만 각각 662만명과 848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조연들의 호연을 보는 기쁨도 크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메종 드 히미코’와 ‘마이웨이’로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한 일본 배우 오다기리 조의 카메오 출연이다. 야구 해설위원으로 출연하는 마동석도 중간중간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야구 선수 류현진과 추신수도 깜짝 출연한다. 야구를 소재로 한 것도 강점이다. 타석에 서는 족족 홈런을 날리는 킹콩 타자의 엄청난 타격력은 야구 팬의 판타지를 만족시킨다. 극중 실제 이름으로 등장하는 두산 베어스의 팬이라면 더욱 즐겁게 볼 수 있다. [DOWN] 헐겁다, 허술한 스토리 어떤 완벽한 기술도 인간의 감정까지 만들어 낼 수는 없다. ‘미스터 고’는 그런 어려움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영화다. 가장 큰 문제점은 드라마의 약화로 인한 캐릭터 구축의 실패다. 야구하는 고릴라라는 소재는 볼거리 면에서 큰 장점이지만 동시에 드라마로 풀어 내는 데 섬세함이 요구된다. 가뜩이나 생소하고 대사도 없는 동물을 주인공으로 앞세우는 데는 위험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영화는 도입부부터 삐걱대기 시작한다. 웨이웨이와 링링이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오는 과정 이후의 전개가 개연성이 떨어지고 스토리 라인이 탄탄하게 받쳐 주지 못해 흡인력도 부족하다. 에피소드가 제대로 다듬어지지 못하고 이음새도 헐겁게 묘사된 탓이다. 인간과 동물의 교감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해 관객들이 감정 이입할 대상을 찾지 못한다. 밀도가 떨어지고 부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은 3D로 만들어진 고릴라에 생명력까지 불어넣지는 못했다. 글로벌 프로젝트의 전형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어정쩡한 색깔도 영화에 거리감이 느껴지게 하는 요인이다.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영화지만 변희봉, 김희원 등 국내 배우가 중국어로 연기하고 서교가 어설픈 한국어로 연기하는 장면은 적잖은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일본 에이전트로 오다기리 조까지 등장하지만 한·중·일의 모든 관객을 만족시키기에는 이야기의 힘과 보편성이 다소 떨어진다. 스크린에 자주 등장하는 협찬사들의 과도한 간접광고(PPL)도 영화에 몰입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진일보한 한국의 3D 기술력은 칭찬받을 만하지만 할리우드 눈높이에 맞춰진 관객들의 까다로운 입맛까지 맞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은주·배경헌 기자 erin@seoul.co.kr
  • [프로축구] 줄줄줄 부상군단 이끌고 말말말 SNS 논란 끝내고

    [프로축구] 줄줄줄 부상군단 이끌고 말말말 SNS 논란 끝내고

    두 감독 모두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다. ‘토종 군단’에서 ‘부상 군단’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프로축구 포항의 황선홍 감독과 팀 쇄신에다 기성용(스완지 시티)과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입씨름으로 번민에 휩싸인 전북의 최강희 감독 얘기다. 두 팀은 7일 오후 7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지는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를 통해 나란히 벼랑 탈출을 벼른다. 포항은 승점 32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고 전북은 승점 24로 7위여서 순위만 따지면 포항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포항의 미드필더 황진성이 발목을 다쳐 출전이 불투명하다. 이미 황지수와 노병준이 부상자 명단에 오른 데다 김원일은 경고 누적으로 나설 수 없다. 더욱이 경고 한 장만 더 받으면 다음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도 이명주와 신광훈을 포함해 7명이나 돼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포항은 전북과의 고비를 넘기더라도 성남과의 10일 FA컵 16강전과 13일 정규리그 2연전에 이어 16일 수원전 등 숨 가쁜 일정을 치러야 한다. 2위 울산(승점 30)이 바짝 따라붙은 상황에서 이번 경기는 선두 수성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다만 전북과의 홈 경기에서 6경기 연속 무패(3승3무)를 기록한 점은 자신감을 복돋운다. 또 올해 홈에서 6승1무1패로 강했던 데다 시즌 원정 6경기에서 2승(2무2패)밖에 챙기지 못한 전북을 앞선 점도 위안거리다. 전북 역시 최강희 감독이 1년 6개월 만에 지휘봉을 잡으면서 신홍기 수석코치와 박충균 코치 등을 영입한 효과를 드러내야 할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경남과의 복귀전에서 4-0 대승을 이끌어 연착륙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 3일 성남에 2-3으로 져 연승에 실패했던 터. 이날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공중제비를 돈 제파로프(우즈베키스탄)는 16라운드 MVP로 5일 선정됐다. 포항과의 고비를 넘어서면 10일 울산과의 FA컵 16강전과 13일 부산 등 난적들이 기다리고 있다. 포항에 덜미를 잡히면 시즌 두 번째 연패에 빠지게 되는 만큼 승리가 꼭 필요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서울광장] 대북정책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조언/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북정책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조언/진경호 논설위원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통찰은 흔히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로 치환된다. 동물의 세계가 그렇듯 개인과 사회, 나라 또한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변화를 슬기롭게 헤쳐 가느냐로 존망과 성쇠가 갈린다. 멀리서 찾을 것 없다.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60년 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과 1인당 국내총생산(GDP) 720달러의 최빈국으로 남북이 갈린 한반도가 살아 있는 증거다. 우리는 변화를 탔고, 그들은 거부했다. 강한 자가 됐고, 멸종위기종이 됐다. 한반도 분단사에서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기록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러나 훗날 분단사의 한 꼭짓점으로 남을 가능성을 담은 몇 가지 흐름이 지금 한반도를 휘감고 있다. 북한과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이던 중국이 변하고 있고, 29세 김정은의 리더십은 여전히 성글다. 고립된 북의 경제는 좀처럼 기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를 응축된 변혁 에너지가 한반도의 유동성을 한껏 높이고 있다. 하기에 달렸다. 행운이 준비와 기회의 소산이듯, 이런 흐름에 앞으로 어떻게 조응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다. 500년 전 약육강식의 격랑에 휩싸인 이탈리아 반도에서 조국 피렌체를 살리려 외교의 최일선에 섰던 마키아벨리가 지금 한반도를 들여다본다면 박 대통령에게 몇 가지를 당부할 듯싶다. 무엇보다 어설픈 승리 말고, 확실한 승리를 추구하라는 말을 할 듯하다. 마키아벨리는 “인간이란 사소한 피해에는 보복하려 들지만 엄청난 피해에는 감히 엄두를 못 낸다. 인간은 다정하게 안아주거나 아니면 짓밟아 뭉개야 한다”고 했다. 거칠기 짝이 없는 언사지만, 섣부른 타협을 경계하고 확고한 원칙을 추구하라는 말이다.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관통하는 정책기조와 궤를 같이하는 만큼 마키아벨리가 중언부언할 까닭은 없어 보인다. 귀담아들을 대목은 다음일 것이다. “공명정대는 분명 칭찬받을 일이나, 위대한 업적을 남긴 군주는 인간을 혼동시키는 데 능숙했다.” 성실과 신뢰에 더해 책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원칙을 앞세우되 능수능란한 전술로 뒤를 받쳐야 외교가 완성된다는 얘기다. 오는 27일 박 대통령이 시험대에 선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마주 앉아 자신의 외교력을 대내외에 펼쳐보이게 된다. 과거와 달라졌다지만 북한만 바라보다 살짝 돌아앉은 데 불과한 중국이다. 박 대통령과의 친분이 두텁다지만 시 주석 홀로 외교정책 방향을 결정할 수 없는 집단지도체제의 중국이다. 몸집만큼이나 한발 한발 움직이는 게 더디다. 회담은 어렵지 않겠으나, 회담 이후 한반도 상황은 그래서 쉽지 않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남북 대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할 것이고, 시 주석은 조속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상호 노력을 주문할 것이다. 이 두 목소리는 적어도 회담장에서만큼은 조화와 균형을 이룰 것이다. 그러나 정작 회담 이후의 한반도는 다를 듯하다. 남북대화보다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싼 신경전으로 요동칠 공산이 크다.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 된다”고 선을 그은 박 대통령을 향해 6자회담 참여를 요구하는 중국의 목소리는 점차 커질 것이다. 경제 제재 완화를 바라는 북한이 이에 가세하면서 북한을 향한 지금의 한·미·중 3각 압박 전선이 한·중 정상회담 이후 흐트러지는 역설적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제휴란 자신을 강하게 할 때만 의미가 있다고 마키아벨리는 말했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확대하는 회담을 넘어 우리가 한반도의 주도권을 확고히 하는 회담이 돼야 한다. 단호한 북핵 불용(不容) 의지와 함께 한반도 해법에 있어서 남북 대화가 제1과제라는 목소리가 시 주석의 입에서 나오도록 해야 한다. 사자도 되고, 여우도 되라고 했다. 그게 도태 위기의 북을 상대하는 남을 위한 마키아벨리의 처방이다. 열흘 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력을 입증해야 한다.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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